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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당은 적폐”라더니… 민주당, 특활비 밥그릇엔 짝짜꿍

    민주당 지지층 “촛불민심 벌써 잊었나” 지지율 2주째 하락… 정의당으로 돌아서 참여연대 “영수증만 증빙? 당장 폐지를” 정의당 “양당의 적폐 특활비 사수 민망”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거대 양당이 지난 8일 올해 국회 특수활동비를 전액 반납하는 대신 모두 양성화하겠다고 합의한 데 대해 여론의 역풍이 거세다. 특히 평소 한국당을 적폐세력으로 규정하며 비판하던 민주당이 특활비라는 ‘밥그릇’을 놓고는 한국당과 일사천리로 ‘담합’한 것을 두고 “촛불민심을 벌써 잊었느냐”는 지지층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참여연대는 9일 성명을 통해 “국회가 정보·기밀수사에 사용돼야 하는 특활비를 쌈짓돈처럼 지급받아 왔다는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일말의 반성과 사과도 없이 영수증 증빙 처리만 하면 문제 될 게 없다는 식으로 민주당과 한국당이 합의했다”며 “국회는 특활비를 즉각 반납하고 내년 예산에서 전액 삭감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2018년 국회 예산에 이미 특정업무경비 등이 책정돼 있다”며 “특활비를 업무추진비 등의 명목으로 계속 지급받겠다는 합의는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터넷 공간에는 민주당이 한국당과 손잡고 밥그릇 지키기를 고수하는 데 대한 지지층의 비판이 분출하고 있다. 아이디(ID) ‘sp00’은 “영수증을 제출해도 제대로 된 검증이 없으면 끝입니다. 국민들 눈과 귀를 더이상 속이려 하지 말고 특활비를 폐지하세요”라고 했다. ‘ths4’는 “민주당 정신 차리세요. 국민을 바보로 압니까? 당신들 그 지지율로 자기 배 채우라고 있는 거 아닙니다”라고 했다. ‘ehch’는 “이런 적폐를 폐기하라고 촛불 들고 응원했던 민주시민에 대한 배신이다. 민주당이 잘해서 선택했다고 자만하지 마라”고 했다. magi는 “여야가 그리 싸우다가도 세비 인상&특활비 등 돈 문제라면 똘똘 뭉친다”고 했다. 성난 민심은 고스란히 여론조사로 확인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지난 6~8일 전국 성인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도는 지난주 대비 2.7% 포인트 내린 40.1%로 2주째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정의당은 0.2% 포인트 오른 14.5%로 3주째 최고치를 경신했다. 개혁 성향의 일부 민주당 지지층이 정의당 지지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양당의 특활비 양성화 합의는 “양두구육”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특활비는 적폐 중의 적폐”라며 “거대 양당이 손을 맞잡고 특권을 사수하겠다고 함께 히죽대고 있으니 지켜보는 이들이 부끄럽고 민망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日 사업 실패·소송, 형제들 불화 얽힌 베델… 한국행 배에 오르다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日 사업 실패·소송, 형제들 불화 얽힌 베델… 한국행 배에 오르다

    일본에서 무역 일을 하던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은 한동안 성공 가도를 달리는 듯했으나 오래지 않아 악재가 겹쳐 어려움을 겪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일본 업체들의 담합·소송에 휘말리고 형제들과도 관계가 나빠져 결국 일본 사업을 포기했다.●9개나 되는 공장 차렸다가 못 버티고 폐업 1888년 고베에 와 아버지와 이모부 밑에서 무역 일을 배운 베델은 1899년 ‘베델 브러더스’를 세워 독자 사업에 나섰다. 일본의 골동품을 영국에 내다파는 중개업에 자신감이 붙은 베델은 한발 더 나아가 일본에서 직접 물건을 만들어 영국에 수출하기로 마음먹었다. ‘베델 브러더스’가 생산하기로 한 첫 제품은 바로 러그였다. 러그는 바닥깔개나 무릎덮개 용도로 쓰는 직물제품을 말한다. 베델은 형제들과 1901년 7월 오사카 남부 사카이 지역에 소규모 러그 제조 공장 9개를 차렸다. 당시 사카이에는 일본인들이 조합 형태로 운영하는 러그 공장이 많았다. 한때 이곳은 지역 주민의 70%가 러그 생산에 매달릴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베델 브러더스’는 이런 사카이에 공장을 차린 첫 외국인 업체였다. 이들이 만든 러그는 품질도 꽤 좋았던 것 같다. 영자지 ‘재팬 크로니클’은 기자가 사카이 공장을 직접 방문하고 쓴 르포 기사에서 “베델의 러그는 터키에서 생산된 최고급 제품과 차이가 없다”고 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조업을 처음 해 보는 베델이 한꺼번에 9개나 되는 공장을 무리하게 운영한 것이 화근이 됐다. 일본에서는 1899년 외국인에 대한 치외법권이 마무리돼 이들에 대한 소송이 급증했는데 ‘베델 브러더스’도 예외가 아니었다. 품질 좋은 러그를 만들기 위해 주변 공장에서 일하던 일꾼들을 대거 스카우트한 것이 일본업체들을 자극했다. 공장을 9개나 돌리다 보니 경쟁회사에서 데려 온 장인의 수도 상당했을 것이다. 이 지역 카르텔은 ‘베델 브러더스’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영업을 방해했다. 결국 베델 형제들은 이들의 보이콧을 버티지 못하고 얼마 안 가 러그 사업을 접었다.●3억원대 러그 납품 분쟁… 日반감도 커져 베델은 이 시기 최소 3건의 소송에 휘말렸다. 사업과 관련된 것으로는 ‘수세미 사건’과 ‘러그 사건’이 대표적이다. ‘수세미 사건’은 주방용품이나 목욕용품으로 쓰는 수세미의 납품을 둘러싼 분쟁이었다. 1902년 2월 고베 상인 나리타 세이사부로는 “‘베델 브러더스’가 수세미 3만 6942개를 주문했지만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며 1567.31엔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905년 7월까지 3년 반 동안 재판이 이어졌다는 기록이 남아 있지만 결론은 알려지지 않았다. ‘러그 사건’은 러그 납품 대금 관련 소송이었다. 베델이 조선에 온 뒤인 1904년 10월 러그 상인 도이 젠노스케는 베델을 상대로 대금 5026.73엔과 6%의 이자를 별도로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미국 뉴욕·샌프란시스코에서 거래된 엔화의 평균가를 고려하면 5026.73엔은 지금 가치로 27만 4870달러(약 3억 700만원)에 해당하는 거액이었다. 베델은 이 시기 조선에서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창간해 활동하고 있었다. 원고(도이)와 피고(베델)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자 손해배상 청구가 자연스레 기각돼 사건이 마무리되는 듯 했지만, 도이가 이듬해 2월 베델을 상대로 또 한 번 소송을 제기했다. 손해배상 청구 금액도 처음보다 11% 늘어난 5795.73엔으로 책정했다. 고베 지역 영자지 ‘고베 크로니클’은 이 사건의 첫 공판이 있었던 1904년 10월부터 1905년 2월까지 네 차례의 공판을 기사로 다뤘다. 이 역시도 재판 결과는 기록이 없다. 사업과 관련한 두 가지 분쟁 사이에 작은 소송 하나가 더 있었다. 1903년 초 고베에 살던 히로시마 수마라는 여성이 “1902년 베델의 부인 메리 모드 게일(1873~1965)과 아들 허버트 오언 친키 베델(1901~1964)이 영국에 갔을 때 이들을 수행하고 96.91엔을 받기로 했지만 실제 대가는 40엔이 전부였다”며 재판을 걸었다. 비록 수세미나 러그 대금처럼 큰돈은 아니었지만 베델 입장에서는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이렇다할 합의 노력 없이 소송부터 하고 보는 일부 일본인들의 행태에 상당히 실망했던 것 같다. 영국 런던에서 만난 베델의 손자 토머스 오언 베델(59)은 “할아버지(베델)가 자신과 아무 이해관계도 없는 한국을 돕기 위해 나선 이유 가운데 하나로 일본인들의 줄소송으로 인한 반일 감정 때문이 아니었나 추측한다”고 전했다.●日사업하던 형제들 항일 신문 만든 베델 내쳐 베델은 매사 솔직하고 직설적이었다. 베델의 후손들은 그가 성질이 급한 사람이었다고 전한다. 1901년 8월 베델은 고베의 인력거꾼들과 요금을 놓고 시비를 벌이다가 싸움이 나서 심한 부상을 입었다. 이를 두고 당시 ‘고베 크로니클’은 “외국인을 집단 폭행한 인력거꾼들의 잘못이 크지만 인력거 면허번호를 떼어 내는 등 불필요한 행동으로 이들을 자극한 베델도 생각이 모자랐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화를 다스리지 못하는 성격 탓에 베델은 형제들과도 사이가 나빠져 결국 동업을 정리하게 된다. 아마도 이들은 일본인들과의 소송 과정에서 관계가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베델이 한국에서 신보와 KDN을 발행하던 1905년 ‘고베유신일보’ 11월 27일자에는 ‘베델 브러더스’ 고베 지사에서 일하던 S E 길스가 신문사로 찾아왔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는 “베델은 한때 ‘베델 브러더스’의 일원이었다. 하지만 그는 술고래였고 결근도 잦았다. 급기야 회사를 내팽개치고 한국으로 건너갔다. 이제 이 회사는 베델과 아무 관계도 없다. 우리는 이 내용을 신문에 광고도 했다”고 밝혔다. 길스를 대리인으로 내세우긴 했지만 베델을 과음과 근무태만, 무책임 등의 단어로 묘사한 것을 볼 때 (사실 여부를 떠나) 그를 바라보는 남동생 허버트(1875~1939)와 아서 퍼시(1877~1947)의 감정이 부정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일본 영자신문에 베델이 해고됐다는 사실을 광고까지 한 것을 보면 한국에서 항일신문을 발간한 큰 형(베델)을 이렇게라도 내치치 않을 경우 ‘베델 브러더스’를 유지하기 어려웠을 형제들의 복잡한 속내가 읽혀지기는 한다.앞서 ‘고베유신일보’는 11월 26일자 기사에 “베델은 1899년 ‘베델 브러더스’를 설립해 지난해(1904년)까지 도자기업을 운영하다가 (사업) 실패로 야반도주하다시피 한국으로 건너간 러시아 스파이”라고 비난했다. 베델이 러시아 스파이라는 주장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가 사업에 실패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러그 사업이 실패한 뒤 도자기 판매로 활로를 모색했지만 이마저도 성공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베델은 사업 실패와 잇따른 소송, 형제와의 불화 등으로 16년간 살던 고베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후 1904년 러일전쟁이 시작되자 영국 일간지 ‘데일리 크로니클’의 조선 특파원에 지원해 언론인으로서 새 삶을 시작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그가 일본에서 사업에 실패한 것이 조선에는 되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고베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런던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현장 찾은 백운규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1조 5000억 투자”

    현장 찾은 백운규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1조 5000억 투자”

    中반도체 굴기 위협 “글로벌 1위 지키자” 투자유치 지원제도 개편·규제 개혁 추진 기업들, 공장증설 세액공제 확대 등 건의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30일 반도체 제조 현장을 직접 찾은 것을 계기로 하반기 기업 지원 정책들이 얼마나 나올지 시선이 쏠린다. 미·중 무역전쟁, 국제유가, 환율 등 하반기 글로벌 경제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재계는 규제 일부 완화 등 투자·고용을 위한 숨통이 어느 정도 트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백 장관은 이날 SK하이닉스 경기 이천공장과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연이어 방문해 반도체 분야 민간기업 투자 현황을 점검하고 애로 사항을 들었다. 행사에는 정태성 SK하이닉스 사장, 진교영 삼성전자 사장이 각각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백 장관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응하고 ‘반도체 세계 1위’를 지키기 위한 대형 예산사업 등 세 가지 전략을 밝혔다. 그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 확보를 위해 앞으로 10년간 1조 50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D램은 현재 한국이 세계 점유율 1위지만 글로벌 가격 하락 전망, 중국의 대규모 투자계획 등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가 본격 나서겠다는 것이다. 나머지 전략은 기존 메모리 반도체를 대체하는 차세대 소자·소재 개발 및 새 성장동력인 시 스템 반도체·파운드리(맞춤형 생산) 산업 강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국내 생산라인 유치 등 반도체 제조 허브화 등이다. 백 장관은 “민관이 함께 협력해 경쟁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글로벌 1위를 유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재계는 이날 백 장관이 “투자유치 지원제도를 개편하고 정주여건 개선, 입지·환경 규제개혁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주목했다. 주요 기업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기업을 당당하게 적극적으로 만나라’고 지시한 이후 현장 방문 등 소통 행보가 늘어난 것은 반갑다”면서도 “실제로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후속으로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제조 2025’,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메이크 인 인디아’ 같은 중장기 차원의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경제 활성화, 고용 창출에 기업 투자가 직접적인 만큼 정부 부처 차원의 협업도 필수적이다. 실제로 두 회사는 업계 애로사항으로 핵심기술 유출, 중국 담합조사를 비롯해 평택 반도체공장 증설에 필요한 송전선로 적기 구축, 신성장동력 연구개발을 위한 세액공제 확대를 건의했다. 재계 관계자는 “관련 규제 정비 등 실질적인 지원을 위한 후속 조치가 나오지 않겠나”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대기업 계열사 24곳 일감 몰아주기 추가 규제

    대기업 계열사 24곳 일감 몰아주기 추가 규제

    총수 지분율 상장사 30%→20%로 강화 리니언시 정보 檢 제공… 전속고발 유지 이르면 내년부터 재벌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20% 이상인 상장회사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는다. 총수 일가의 편법 경영 승계를 차단하기 위해 대기업 공익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의결권 행사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가 이런 내용의 최종 개편 방안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특위 권고안을 토대로 다음달 중순쯤 정부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전면 개편은 법 제정 38년 만에 처음이다. 권고안에 따르면 일감 몰아주기를 비롯한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규제 대상 기준이 강화된다. 지금은 총수 일가 지분율이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 이상인 경우만 규제 대상인데 상장사도 20%로 낮춘다. 대기업들이 규제의 턱밑인 29.9%로 총수 일가의 지분율을 조정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새 기준이 적용되면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이노션과 글로비스 등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30% 사이인 24개사가 규제 대상에 추가된다. 또 공익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계열사 주식에 대해서는 의결권 행사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자산 총액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이 대상이다. 다만 임원 선임이나 정관 변경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의결권을 제한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렇듯 재벌 규제 강화에는 가속도가 붙었지만 공정위 개혁 문제를 놓고는 어정쩡한 절충안이 만들어졌다. 개혁의 핵심으로 꼽히던 전속고발제를 폐지하는 대신 보완,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공정거래 분야 위반 행위는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 검찰 수사가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공정위가 ‘경제 검찰’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원인으로 작용했으며,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전속고발제 폐지를 공약했다. 다만 특위는 공정위에 담합 자진신고 감면제(리니언시) 정보를 검찰에 제공하라고 권고했다. 공정위는 검찰에 정보를 넘기면 다른 불법 행위까지 조사할 것을 우려해 기업이 자진신고를 꺼릴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반면 검찰은 리니언시 정보를 모르면 자진신고 기업도 조사할 수 있어 기업 리스크가 커진다는 입장이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4층 제한 어기고 5층 원룸 건축 허가는 잘못”

    경기 수원시가 원룸형 주택 건축허가를 내주는 과정에서 건축허가 신청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 건축주에게 특혜를 준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담당 공무원 2명을 징계하라고 수원시장에게 요구했다. 감사원은 24일 이런 내용의 수원시와 과천시 기관운영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수원시 팔달구 건축과는 2015년 12월 수원시에 제1종 일반주거지역 내 5층 규모의 도시형 생활주택 신축이 법령에 적합한지 여부에 대한 협의를 요청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제1종 일반주거지역 내에 원룸형 주택은 4층까지, 다세대 주택은 5층까지 지을 수 있다. 팔달구가 협의를 요청한 도시형 생활주택은 원룸형이어서 4층까지만 지을 수 있었다. 수원시 담당자들은 관련 규정을 잘 알고 있었지만, 건축허가 신청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 팔달구에 “5층 규모 원룸형 주택 건축이 적합하다”고 통보했다. 이 때문에 4층이 아닌 5층 건물이 지어져 건축 제한을 위반했고 건축주는 부당하게 가구 수 증가 특혜를 받았다. 감사원은 담당 공무원 2명에 대해 경징계 이상 징계를 요구했다. 과천시는 2015년 3월 한 업체와 관급자재 납품 수의계약을 맺었다. 이 업체는 담합 행위를 저질러 2015년 1월까지 입찰참가자격 제한조치를 받은 상태였다. 입찰참가자격 제한조치를 받은 업자는 해당 조치가 종료된 뒤 6개월이 지나야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감사원은 수의계약 배제 사유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숨기고 계약을 체결한 업체에 향후 관급공사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하고, 과천시에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연 매출 5억원 편의점 사장님, 연봉 2500만원 실화입니까

    연 매출 5억원 편의점 사장님, 연봉 2500만원 실화입니까

    서울 강서구 주택가에서 2년 3개월째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A(36)씨의 연 매출은 5억원이 넘는다. 하루 140만~15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데다 직원 4명을 두고 일하는 A씨는 언뜻 속 편한 ‘사장님’처럼 보이지만 실제 연봉은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 초봉에도 못 미치는 2500만원에 불과하다. 최근까지 편의점 점포 2곳을 운영했지만 경기 침체,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한계에 몰려 몇 개월 전 점포 하나를 정리했다. A씨의 지난 6월 매출 분석을 통해 편의점 수익구조를 분석했다.A씨는 주택가 단독주택 1층을 빌려 49.5㎡(15평) 규모의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중심 상권에서 벗어나 그나마 임대료가 비교적 저렴한 150만원 정도의 점포를 얻었다. 인근 중심 상권 임대료는 400만~500만원 수준이다.A씨는 평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는 직접 편의점에서 일한다. 나머지 시간에는 아르바이트생 4명에게 맡긴다. 아르바이트생은 평일 야간(오후 9시~오전 6시)과 주말 주간 2명(7시간씩) 2명, 야간 1명(10시간)을 쓰고 있다. 이렇게 나가는 인건비만 400만원이다. A씨는 “지난해까지 하루 9시간씩 일했지만 올해 최저임금이 14.6%가량 올라가며 인건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하루에 15시간씩 근무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A씨 점포의 지난달 매출액은 부가세를 제외하고 약 4270만원 정도다. 매출 규모만 놓고 보면 적지 않은 액수다. 하지만 제품 구입비와 가맹수수료, 카드 수수료, 인건비, 임대료, 잡비 등을 제외하고 지난달 A씨가 번 순수익은 210만원에 불과하다. A씨의 수익을 계산해보면 지난달 매출액 4270만원 가운데 73.1%인 3120만원이 제품 구입 원가다. 여기서 가맹 수수료로 310만원을 냈다. 가맹수수료는 점포가 73%, 본사가 27% 가져가는 구조다. 통상 점포가 71~73% 가져가도록 계약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가맹수수료는 총 매출에서 따지는 게 아니라, 매출총이익(전체 매출에서 상품 원가를 뺀 금액)에서 산정한다. 다시 말해서 A씨의 경우 4270만원에서 3120만원을 제외한 약 1150만원의 27%가량을 가맹수수료로 지급한 것이다. 여기에 카드수수료로 65만원이 빠져나갔다. 전체 매출액의 1.5%에 이르는 금액이다. 이렇게 만져보지도 못하고 자동적으로 빠져나가는 돈을 제외하고 A씨의 통장에 들어온 돈은 760만원이다. 여기서 다시 인건비 400만원과 점포 임대료 150만원, 기타 잡비 15만원을 제외하고 A씨가 최종적으로 가져간 돈이 210만원이다. 하루 15시간, 주 5일 75시간을 근무하고 가져간 돈은 전체 매출액의 4.9% 수준이다. A씨의 수입을 시급으로 계산하면 시간당 2500원에 불과하다. A씨는 “보통 물가상승률이 있기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상권이 그대로인 이상 연 매출이 1.5~2.0% 정도는 올라야 작년만큼 유지했다고 보는데, 올해는 매출이 말 그대로 제자리”라면서 “매출은 제자리인데 인건비가 15%씩 뛰어오르니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다른 편의점도 사정은 비슷하다. 강남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B씨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야간에는 문을 닫을까도 생각했지만, 본사와의 특약 조건 때문에 야간에 영업을 하지 않으면 본사의 전기료 지원이 끊기고 추가배분율이 삭감되는 등 월평균 100만원을 손해 보는 셈이라 포기했다”면서 “만약 내년에도 정부 혹은 본사에서 별다른 지원책 없이 최저임금이 현안대로 인상될 경우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고 주 7일 근무를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주를 압박하는 요인은 인건비 외에 매출 가운데 상당액을 차지하는 가맹 수수료와 카드 수수료의 부담도 크다. 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은 현재 가맹본부에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업종별·지역별 차등적용과 함께 가맹본사에 지불하는 가맹 수수료 인하, 근접출점 방지 대책, 정부의 카드 수수료 분담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편협은 “가맹 수수료를 인하해 점주가 가져가는 비율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편의점업계에서는 편의점주뿐 아니라 가맹 본부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 등이 속한 한국편의점산업협회 관계자들은 “편의점 본사들이 올해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상생안을 내고 점주들을 지원한 후 영업이익률이 1%대로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편의점 5개사의 영업이익률은 1~4%대였으며, 올해 최저임금 인상 후 1분기 영업이익률은 0~1%로 낮아졌다는 것이다. 카드 수수료 인하와 관련해서는 카드사들도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골목상권 또는 영세자영업자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카드 수수료 인하가 대책으로 거론되면서 지난 10년간 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실질적으로 9차례 인하됐다는 것이다. 2007년 상한 수수료가 2.30%(연 매출 4800만원 미만)에서 2017년 0.80%(3억원 이하)로 떨어지면서 ‘역마진’을 우려할 판국이라는 호소다. 가맹점주들은 생존을 위해서는 현재 같은 브랜드만 250m 이내 신규 출점을 않는 근접출점 금지를 전 편의점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측에서도 “근접 출점 제한은 공정위에서 담합 행위로 정해 놓은 사안이라 본사들 간 논의조차 위법 행위가 될 수 있다”면서 “근접출점 방지를 위한 업계 규약을 마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검토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맹 본사들은 또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담배의 세금 관련 카드 수수료 인하도 최저임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꼽았다. 편의점 점포 수 증가로 인한 과당 경쟁도 어려움을 겪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2012년 영업이익률 5~7%를 기록하던 국내 편의점 본사들의 영업이익률은 2% 밑으로 떨어졌다.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은 여전히 5~10%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때문일까. 한국에서 편의점주가 임대료를 부담하는 경우 대략 35% 정도 수수료를 내지만 일본 점유율 1위인 세븐일레븐은 약 43%의 수수료를 거둬간다. 일본 세븐일레븐은 점포의 70%가량을 본부가 직접 임차하고 있어 수수료율이 더 높다. 하지만 일본은 수수료를 낮춰주는 경우가 많고, 보조금도 적지 않다. 프랜차이즈비교닷컴에 따르면 일본 세븐일레븐에서 월 매출 1500만엔(약 1억 5000만원)을 내는 매장은 상품단가(1100만엔)와 제품 폐기(50만엔) 등을 빼면 매출은 450만엔 정도다. 일본 정부의 노동 정책 강화에 따라 임금이 오르자 지난해 9월부터 세븐일레븐은 특별수수료 1%를 낮춰줬다. 24시간 영업하면 2%를 더 낮춰준다. 이 경우 수수료를 13만 5000엔을 줄일 수 있어 점포는 450만엔 가운데 261만엔을 로열티로 낸다. 5년 이상 넘은 점포는 최대 3%를 더 줄여준다. 일본 편의점의 전기료에는 누진제가 적용되지만, 전기료의 80%를 본사가 부담한다. 게다가 일본과 한국의 점포당 인구수는 격차가 크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는 1300명당 1개, 일본은 2200명당 1개꼴이다. 일본 프렌차이즈 체인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전국 점포수는 5만 5438개. 지난해 5월 대비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레드오션화된 시장에서 더 이상 출혈 확장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최저수익을 보장한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24시간 영업점에 연간 2000만엔 총수입을 보장한다. 매월 우리 돈으로 1450만원 정도를 보장해주는 셈으로 여기서 운영비를 빼도 수입이 안정적이다. 한국의 편의점당 하루 매출은 150만원 내외지만, 일본은 3배가 넘는다. 대만도 한국의 2배 수준이다. 국내 업계도 최저수입 보장제가 있지만 임대료를 포함해 매월 500만원 수준이다. 여기서 인건비와 전기료, 임대료까지 내야 하고, 1~2년만 보장되는 초기 정착금 개념이다. 우리나라는 1개 점포로 수익을 얻기 어렵기 때문에 1명의 점주가 많은 점포를 내게 된다. 약 30%의 점포는 다점포 점주의 소유로, 점주 1명당 평균 2.5개를 보유했다고 알려진다. 일본은 가입 조건도 까다롭다. 처음 가맹점을 낼 때는 여러 개를 낼 수 없다. 세븐일레븐은 60세 이하의 건강한 사업주를 포함해 부모, 자식, 형제, 자매 등 친척 2명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만든 ‘모범거래기준’에 250m 내에 편의점을 추가로 내지 않도록 권고했지만, 2014년에 사라졌다. 결국 2014년 하반기부터 국내 편의점 출점이 급증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세비인상 땐 속결, 특활비 폐지 미적… 민주·한국 ‘밥그릇 담합’

    세비인상 땐 속결, 특활비 폐지 미적… 민주·한국 ‘밥그릇 담합’

    국민 2.1%만 특활비 인정하는데 민주·한국 당론 없이 “논의” 말만 질질 끌다간 9월 예산 심사 편성국회의원의 쌈짓돈으로 전락한 국회 특수활동비를 폐지하라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거대 정당은 ‘제도 개선’만 운운할 뿐 폐지 방침을 좀처럼 밝히지 않고 있다. 평소 정쟁으로 국회를 마비시키기 일쑤인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밥그릇이 달린 문제에 대해서는 한통속으로 ‘담합’해 온 악습이 이번에도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5일 2011~2013년 국회 특활비 지출 내역을 공개한 참여연대는 9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특활비의 지급 중단과 편성 폐기를 거듭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의원들은 특활비 반납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특활비 폐지 당론을 모으는 데 나서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국회 특활비를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1%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CBS의 의뢰로 지난 6일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하지만 민주당과 한국당은 특활비 제도 개선을 위한 국회 운영위 내 소위를 구성하고 소위에서 논의하자는 방침만 정했을 뿐 당 차원에서 폐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의 한 의원은 “특활비를 폐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만들어 보려고 생각했지만 보좌진이 다른 의원들의 눈치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오는 9월부터 예산 심사가 시작되는데 거대 양당이 특활비 폐지 방침을 정하지 않고 논의만 질질 끈다면 내년 예산에도 특활비가 자연스럽게 편성될 수밖에 없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전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속히 폐지 방침을 정하고 국회사무처가 구체적인 안을 내놓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거대 정당들이 국민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예산을 마음대로 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총선 직후 의원들은 특권을 내려놓겠다며 임기 내 세비 동결을 약속했지만 지난해 12월 세비 중 일반수당을 2.6% 올리고 보좌관을 1명 늘리는 2018년도 예산안을 얼렁뚱땅 통과시킨 바 있다. 다른 예산 항목을 놓고 싸우느라 결국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을 넘겼지만 자신들의 밥그릇 항목에서는 일절 이견이 없었다. 당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일부 의원은 개별적으로 세비 인상분을 반납 또는 기부하겠다고 했지만 여야 정당은 전체적으로 미적지근한 모습으로 일관해 세비 인상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됐다.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가 국가정보원 등 정부의 특활비를 통제하겠다고 나선 게 정당성을 가지려면 자신들 먼저 떳떳하게 특활비 개혁에 나서야 한다”며 “거대 양당의 담합으로 내부로부터의 개혁이 어렵다면 외국처럼 국회의원 세비나 국회 예산을 외부의 독립기관이 정하는 정책을 도입하는 극약 처방을 쓸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감사원, 정권 입맛에 맞춘 코드 감사” 비판

    “감사원, 정권 입맛에 맞춘 코드 감사” 비판

    MB·박근혜 정부 때 감사했지만 예산낭비·담합 등 변죽만 울려 MB측 “정치적 감사 중단돼야”감사원은 4대강 사업만 네 차례의 감사를 진행했다. 이번엔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눴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가 앞선 세 차례의 감사와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 설명했지만 그간 정권 입맛에 맞춰 ‘코드 감사’를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감사원은 4일 “기존에 감사하지 않았던 4대강 사업 결정 과정, 환경영향평가 등 법적 절차와 사업 집행에 이르기까지 사업 추진 전 과정을 감사했다”며 “기존 감사에서 일부 확인된 사항을 보완하거나 이행실태 위주로 점검했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은 2009년 10월 착공돼 2012년 12월 주요 공정이 마무리됐다. 감사원은 앞서 2010년 1~2월 이명박 정권 아래에서 1차 감사를 진행했다. 당시엔 사업 초기 단계에서 계획을 잘못 수립해 발생할 수 있는 예산 낭비나 비효율을 방지하는 게 목적이었다. 사업을 결정하는 과정 자체에 문제가 있었지만 이를 들여다보지 않았다. 이후 2·3차 감사에서도 변죽만 울리긴 마찬가지였다. 사업 마무리 단계였던 2차 감사 역시 이명박 정권하인 2012년 5~9월 이뤄졌지만 보 등 주요 시설물의 품질이나 수질관리 문제점, 시설물 운영·유지 관리의 적정성을 검증하는 수준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에도 감사원은 코드 감사를 했다. 사업 결정 과정을 건드리지 않았고, 당시 공정거래위원회가 4대강 사업 관련 담합을 지연 처리했다는 의혹과 국토교통부가 이에 적정하게 대응했는지 정도만 살폈다. 그러나 정권이 교체된 문재인 정부에서는 달랐다. 감사원은 비로소 4대강 사업의 ‘몸통’을 겨냥해 전 과정을 감사했다. 앞선 세 차례의 감사에서 건들지 못했던 부분이다. 감사원이 정권의 입맛에 따라 편향된 감사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대법원도 2015년 4대강 사업이 적법하게 시행됐다고 판결했다”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치적 감사는 중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6년째 물가보다 더 뛴 관리비…담합·유착 막는다

    6년째 물가보다 더 뛴 관리비…담합·유착 막는다

    물가 상승률의 최대 5.6배 달해 올 들어서도 매달 5%↑ 고공행진 관리업체 선정 과정 등 불법 여지아파트 관리비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6년 연속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업체들의 가격 담합, 입주자대표회의와의 유착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부는 독버섯처럼 번지는 각종 비리를 뿌리 뽑기 위한 대책을 올해 안에 내놓기로 했다.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24일 “공동주택 관리비 운영이 불투명해 입주자 불만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공동주택 관리·운영에서 경쟁을 제한하거나 투명성을 저해하는 각종 불공정 행위를 시정할 대책을 국토교통부와의 협의를 거쳐 올해 안에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최근 ‘공동주택 관리업에 대한 시장분석’ 연구용역 입찰 계획을 공고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만 해도 공동주택 관리비 상승률은 3.0%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4.0%보다 낮았다. 그러나 2012년(관리비 4.3%, 소비자물가 2.2%) 역전된 뒤 지난해까지 이 추세가 이어졌다. 최근 6년 동안 연간 관리비 상승률은 물가 상승률의 최소 1.9배, 최대 5.6배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관리비는 매달 5% 이상 오르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전 국민의 60%가량이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거비 상승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공정위는 관리업체 선정 과정에서 빚어지는 각종 불공정 행위가 관리비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2015년 기준 전국 주택관리업체는 499개인데 경쟁 과열에 따른 관리수수료 하락을 막기 위해 가격 담합 등 밀실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공정위는 지난 2월 서울·경기·충남 5개 아파트단지의 관리업체 선정 입찰에서 7개 업체의 담합 사실을 적발하고 4개 업체를 검찰 고발했다. 공정위는 또 일반관리와 하자보수, 생활편의시설 운영, 청소 등 관리비에 포함된 모든 서비스 거래의 운영 체계와 방식을 조사하고 개선 대책을 만들 계획이다. 부정 청탁이나 뒷돈 거래, 입주자대표회의·부녀회와의 유착 등 불법 행위가 개입될 여지가 많다는 판단에서다. 국토부는 지난해 816개 아파트단지에 대한 감사를 벌여 87.4%인 713개 단지에서 3435건의 비리를 적발했다. 이 과정에서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 5년 동안 2억 70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번 대책 추진은 지난 14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공동주택 관리·유지보수 등 소비자 불만이 큰 분야는 시장 분석을 실시해 경쟁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한 발언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주택관리업계는 전체 관리비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경비원 등의 ‘인건비 증가’를 관리비 상승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궁색하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서울의 한 아파트 주민은 “경비원 월급이 지속적으로 올랐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고, 관리비가 오르면 하자보수 등 서비스가 나아져야 하는데 체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리니언시까지 넘기라는 檢… 버티는 공정위 손보기?

    전속고발권 폐지엔 합의했지만 공정위, 공동 리니언시엔 부정적 “기업에 자수 두 번 하라는 얘기” 檢 “공동운영… 정보 공유 취지” 문무일 검찰총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에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검찰이 공정위에 ‘리니언시’(자진신고 감면 제도)까지 넘기라고 요구했고, 공정위가 난색을 표하면서 부처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정부와 재계에서는 지난 20일 검찰이 공정위 압수수색에 나선 것도 이 같은 배경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검찰과 공정위에 따르면 양 기관은 이미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에 대해선 폐지를 결정했지만, 리니언시까지 검찰이 함께 운영하는 방안을 놓고 다투고 있다. 검찰이 공정위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에 대해 겉으로는 공정위가 대기업 사건을 부당하게 종결했고 공정위 간부들의 부당 취업 의혹이 있다고 내세우지만 리니언시를 놓고 다투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전속고발권이란 담합 등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표시광고법, 대규모유통업법, 가맹사업법, 대리점법 등 6개 법과 관련된 불공정 행위를 공정위만 고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고발이 남발되면 기업 활동이 어려워질 수 있어 공정위에만 고발권을 줬다. 하지만 그동안 공정위가 불법행위를 저지른 기업을 고발하는 데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전속고발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과 공정위의 유착 가능성도 지적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 같은 문제 때문에 전속고발권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검찰과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문 총장과 김 위원장의 첫 회동 이후 전속고발권 폐지 문제를 논의해 왔다. 공정위는 당초 대규모유통업법과 가맹사업법, 대리점법 등 ‘유통 3법’에 대한 전속고발권만 폐지하겠다는 카드를 내밀었지만, 검찰은 가격 담합 등 공정거래 관련 모든 법 위반 행위에 전속고발권 폐지를 요구했고 양 기관이 합의했다. 공정위는 리니언시까지 검찰이 갖고 가면 기업 담합 행위 적발이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검찰이 리니언시를 갖고 간다는 의미는 담합을 자진신고하는 대가로 과징금을 면제받으려면 공정위에, 형사 고발을 면하려면 검찰에 각각 두 번 자수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도 우려한다. 대기업 관계자는 “자칫 검찰에 담합을 자진신고했다가 검찰에서 ‘이미 담합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서 리니언시를 인정하지 않고 압수수색에 나서면 다른 불법행위까지 적발될 수 있어 담합을 더 숨길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검찰은 “리니언시를 넘기라는 것이 아니라 공동 창구에 리니언시를 접수받아 투명하게 운영하자는 의미”라면서 “공정위가 검찰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면 전속고발권 폐지의 취지를 살릴 수 없고, 검찰이 리니언시 사실을 알지 못해 자진신고자가 압수수색을 당할 위험에 처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인트라넷에 ‘검찰 압수수색 관련 직원 여러분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글을 올려 “정당한 업무수행에 따라 발생한 결과에 대해서는 위원장인 제가 적극 나서 직원 여러분이 개인적 책임을 지는 일이 없도록 조직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공정위 전·현 부위원장 검찰 ‘취업 특혜’ 수사

    신세계 등 주식 신고 누락 묵인 퇴직자 부정 취업 정황 확보 검찰이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 퇴직자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한 단서를 잡고 수사에 나섰다. 전·현직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이 나란히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구상엽)는 20일 오전 세종시 공정위 기업집단국과 운영지원과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의 공정위 압수수색은 2007년 9월 이후 11년 만이다. 검찰은 공정위의 조사를 받은 기업이 퇴직한 공정위 간부 등을 불법적으로 채용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자윤리법은 4급 이상 공직자가 퇴직 전 5년간 소속됐던 기관·부서의 업무와 관련이 있는 곳에 퇴직 후 3년간 취업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부정 취업을 한 전직 공정위 간부는 7~8명 정도로 알려졌다. 특히 수사 대상에는 현직인 지철호 부위원장과 전임자인 김학현 전 부위원장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 부위원장은 2015년 공정위 상임위원을 지내다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상임감사를 맡았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중기중앙회는 취업 제한 기관이 아니고, 지난 4월 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문제가 없다는 답변도 받았다 ”고 해명했다. 검찰은 공정위의 일부 공무원이 대기업 사건 등을 부당하게 처리한 정황도 포착했다. 또 공정위가 담합 사건 등을 검찰 고발 없이 부당하게 종결한 구체적 사례도 파악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도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공정위가 신세계와 네이버 등 기업 수십곳이 주식소유 현황 신고를 누락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해당 기업을 제재하거나 검찰에 고발하지 않고 사안을 임의로 마무리 지은 사실을 파악해 담당 부서인 기업집단국을 수사 중이다. 또 올해 초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횡령·배임과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공정위가 주식 현황 신고 누락을 사실상 묵인한 정황도 포착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스웨덴전 직관한 정몽준…FIFA 복귀하나

    스웨덴전 직관한 정몽준…FIFA 복귀하나

    한국의 월드컵 유치를 위해 투표 담합을 했다는 의혹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던 정몽준 전 FIFA 부회장이 18일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한국과 스웨덴 경기를 관전하며 축구 활동 재개를 알렸다. 정 전 부회장은 양복 차림으로 이날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의 귀빈석에서 경기 장면을 지켜봤다. 지난 2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결정으로 FIFA 징계가 해제된 후 축구와 관련한 첫 공식 나들이다. 정 전 부회장은 지난 2015년 10월 FIFA 윤리위원회로부터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유치와 관련해 영국과 투표 담합을 했고, 한국의 월드컵 유치를 위해 동료 집행위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라는 이유로 1심에서 자격정지 6년의 징계를 받았다. 자격정지는 축구와 관련한 활동을 전혀 할 수 없는 조치다. 그는 곧바로 항소해 FIFA 소청위원회로부터 활동 정지 기간을 5년으로 감면받았다. 이어 지난해 4월 CAS에 정식 제소했다. CAS는 FIFA의 5년 자격정지 기간을 1년 3개월로 완화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정 전 부회장의 징계는 지난해 1월 7일로 이미 만료됐다.징계 족쇄가 풀린 그는 일시 정지됐던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직을 회복했다. 특별한 권한은 없지만 축구 활동을 시작하는 발판은 될 수 있다. 정 전 부회장은 이날 귀빈석에서 경기를 함께 관전한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도 자연스럽게 만났다. 그는 FIFA의 징계로 실추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FIFA에도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형태로든 FIFA에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이다.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이 FIFA의 집행기구인 평의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가운데 정 전 부회장까지 세계 축구를 총괄하는 FIFA에서 목소리를 내는 임무를 맡게 될지 주목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보호무역 파고에 과징금 폭탄까지… 철강업계 ‘울상’

    [단독] 보호무역 파고에 과징금 폭탄까지… 철강업계 ‘울상’

    건설단가 올려 집값 인상 영향 공정위, 역대 최대 과징금 예상 철강업계가 국내에서는 가격 담합 행위로 최대 조 단위 과징금을 물게 될 처지에 놓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르면 다음달 중 건설용 철근값을 담합한 혐의가 있는 철강사들을 상대로 징계 수위를 최종 결정한다. 해외에서는 덤핑 판매 의혹으로 고율의 관세를 맞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철강업계는 수출길이 막힌 마당에 과징금까지 부과되면 경영 악화가 우려된다는 볼멘소리를 내놓고 있다. 반면 불법적인 가격 담합을 통해 폭리를 취해 온 만큼 공정위가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7일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현대제철 등 7개 철강사들의 철근값 담합 사건을 조만간 전원회의에 올려 과징금 등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수년 동안 이뤄진 담합으로 인해 관련 매출액만 수십조원이라 수조원의 과징금 폭탄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정위가 퀄컴의 이동통신 특허 남용에 매긴 1조 311억원의 역대 최고 과징금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공정위는 2016년 12월 철근값 담합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최근 조사를 마무리했다. 공정위 안팎에서는 공정위가 이번 사건에 과징금을 깎아 주는 등의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철강업체들의 조직적 담합으로 아파트 등 주택 건설 단가가 올라 집값 인상을 부추겨 일반 국민들이 피해를 봤다는 판단이다. 집값 안정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다. 철강업체들의 담합이 처음이 아닌 것도 이유다. 현대제철 등 6개 업체는 지난해 12월 한국가스공사 강철 파이프 입찰에서 10년 넘게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위로부터 총 921억원의 과징금을 맞았고 검찰에 고발됐다. 수출에도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철강업계는 울상이다. 미국으로부터 25%의 철강 관세를 면제받았지만 올해부터 대미 수출 물량을 2015~2017년 수출의 70%인 268만t로 줄이는 쿼터(수입제한)가 적용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철강업계는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철강 관세와 쿼터를 적용받지 않는 품목별 예외를 기대했지만 어렵게 됐다. 이날 미국 무역 전문매체 인사이드 US 트레이드에 따르면 미 상무부가 관세 면제 대신 쿼터에 합의한 나라에는 품목 예외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보호무역주의가 세계 각국으로 퍼지면서 한국산 철강에 대한 수입 규제가 늘어나는 점도 악재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한국산 철강·금속제품에 가하는 반덤핑·상계 관세와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 수입 규제는 95건에 달한다. 한편 철강 외에도 담합 사건은 늘어나는 추세다. 공정위에 접수된 담합 건수는 2013년 90건에서 2014년 207건, 2015년 237건, 2016년 310건으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257건으로 다소 줄었지만 4년 사이 2.9배가 됐다. 이호영(한국경쟁법학회장)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리니언시(자진 신고자 감면제)가 활성화되면서 담합 적발 건수가 늘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여전히 담합으로 얻는 부당 이익이 공정위에 적발돼 부과되는 과징금보다 많아서 담합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면서 “공정위가 담합 조사를 리니언시에 너무 의존하고 있는데 조사·적발 수단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오늘의 경제 Talk 톡] 리니언시(자진 신고자 감면제)

    담합 행위를 자진 신고한 기업에 과징금을 감면 또는 면제해 주는 제도. 담합 사건의 특성상 리니언시가 없으면 전모를 밝히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담합으로 가장 많은 부당 이득을 챙긴 기업이 자진 신고해 처벌을 면할 수 있다는 점은 폐해로 지적된다.
  • [사설] 美 통상압력, 中 기술굴기에 샌드위치 된 한국 산업

    우리 산업의 집토끼라고 할 반도체와 자동차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압박이 거세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에서 파생된 G2(미국과 중국)의 압박은 공교롭게도 우리의 주력 수출상품에 맞춰졌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해 외국산 자동체에 대한 고율의 관세 검토에 들어갔다. 우리 자동차가 미국의 안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이 나면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승용차의 관세를 면제받으면서도 해마다 수출이 줄어드는 판에 추가로 관세를 물면 자동차 수출은 반 토막이 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2025년까지 기술 독립을 이룬다는 ‘중국 제조 2025’에 따른 ‘반도체 굴기’(屈起·몸을 일으킴)도 우리로서는 걱정스럽기만 하다. 현재 15%인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리기 위해 3000억 위안(약 51조원)의 펀드 조성에 나섰다고 한다. 최근에는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미국의 마이크론 등 ‘반도체 빅3’에 대한 가격 담합 조사에 돌입하는 등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미국의 마이크론을 타깃으로 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한국의 반도체 업체를 손보겠다는 의도가 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2015년 불공정 거래를 이유로 퀄컴에 60억 위안(약 1조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전력을 감안하면 마냥 안심할 일은 아니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은 979억 4000만 달러였다. 자동차는 완성차 416억 9000만 달러와 부품 231억 4000만 달러 등 모두 648억 3000만 달러를 수출했다. 두 업종이 지난해 수출 5737억 달러에서 차지한 비중은 28.3%였다. 아직 혁신성장은 더디고, 우리 경제의 새로운 캐시카우(수익창출원)는 빈약한 게 현실이다. 여전히 반도체와 자동차는 대체가 불가능한 주력 수출상품이다. 미국과 중국처럼 보호무역주의로 갈 수 없다면,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G2의 통상 압박을 이겨 낼 방안을 찾아야 한다. 기술을 혁신하고, 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혁신성장은 중소기업이나 공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반도체와 자동차, 정보통신기술(ICT)에도 절실하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이 이를 깨달아야 한다. 정부도 무리한 통상 압력에 당당히 맞서고 내부로는 과감히 규제 철폐에 나서야 한다. 집토끼를 육성하면서 산토끼도 잡는 지혜가 진정 필요한 시점이다.
  • “반도체 담합 조사 공정하게”… 中 답변 얻어낸 백운규

    “반도체 담합 조사 공정하게”… 中 답변 얻어낸 백운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5일 중국 정부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대상으로 한 반도체 담합 조사와 관련해 공정한 조사를 촉구했다. 백 장관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중산(鐘山) 상무부장과 회담을 갖고 중국 정부의 반도체 담합 조사와 관련, “한국투자기업들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중산 부장은 “관련 부처와 협의해 공정하게 처리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전기차 배터리, 롯데마트, 단체관광 등 우리 기업들의 애로사항들을 중국 정부의 개방정책 차원에서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 산하 반독점국은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에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사무실에 갑작스레 들어가 가격 담합, 끼워 팔기 등 반독점 조사를 벌였다. 우리 정부는 중국 당국의 의도를 파악하며 업계와 대응 수위를 결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백 장관은 중국 기업의 한국 진출과 투자 확대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백 장관은 “1000여개 한국 기업이 중국 측 한·중 산업협력단지에 진출했으나, 한국 측 한·중 산업협력단에는 중국 진출 기업이 아직 없다”며 중국 기업의 적극적인 한국 투자를 요청했다. 이에 중산 부장은 “시진핑 주석의 개방정책 등 중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해외투자 증대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심화에 따라 중국 기업의 한국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양측은 지난해 12월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한·중 산업협력단지 활성화, 한·중 투자협력기금 조성·운영에 관한 실행방안을 오는 12일 열리는 ‘한·중 산업협력단지 차관급 협의체’에서 마련키로 했다. 양측은 또 지난 3월에 개시된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한·중·일 FTA 협상의 진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앞서 백 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사드 보복’ 이후 처음으로 투자 유치 활동을 벌였다. 백 장관은 현지 투자자들을 상대로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 참석한 중국 투자자로부터 5억 달러(약 5350억원)의 투자 신고를 받았다. 장관급의 대중 투자 유치 활동은 2016년 4월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中, 삼성·하이닉스·마이크론 메모리 반도체 가격 담합 조사

    스마트폰社 불만·해외 견제 분석 중국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3사의 가격 담합 혐의 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고 중국 21세기경제보도가 3일 전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 산하 반독점국 조사관들은 지난달 31일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에 있는 삼성,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사무실에 들이닥쳐 반독점 조사를 벌였다. 반독점국은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 이후 지난 3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가격조사국, 상무부 반독점국, 공상총국 반독점국 등이 합쳐져 세워진 시장감독기구다. 반독점국이 대대적인 조사에 나선 것은 기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들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의 배경에 가격 담합을 통한 시세 조정과 끼워팔기와 같은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를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24일 미국 마이크론에 대해 소환 조사 및 교육을 하는 ‘웨탄’(約談)을 진행했다. 상무부는 웨탄을 통해 지난 수분기 동안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며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공정 경쟁을 해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언론은 이들 3사의 가격 독점 행위가 판단되면 과징금이 4억 4천만~80억 달러(약 4730억~8조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미국 마이크론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사는 관례적인 것으로 우리는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장 확인이 불가능하다. 정확히 파악하겠다”는 입장을, SK하이닉스 측은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급등에 따른 중국 업체들의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당국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계속 오르는 데다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호소했다. 미국의 중국 통신장비 업체 ZTE 제재 후 ‘반도체 굴기(堀起)’에 박차를 가하는 중국의 외국업체 견제 심리도 커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서울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日 오늘부터 ‘플리바겐’… 숨죽인 기업들

    1일부터 ‘플리바겐’이 공식 발효되는 일본에서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플리바겐은 다른 사람의 범죄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대신 자신의 처벌을 가볍게 하는 것으로 일본에서의 명칭은 ‘사법거래’다. 한국에는 도입되지 않았다. 아사히는 “사법거래의 시행으로 기업들의 고민이 커지면서 기업 대상 세미나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사법거래가 일반 형사사건은 물론이고 분식회계나 가격담합, 입찰담합 등 기업들이 주로 저지르는 범죄들도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적용형태도 다양하다. 이를테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분식회계 등 부정을 실행한 직원이 경영진이나 상사의 지시임을 밝히고 선처를 구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부정행위가 발생했을 때 경영진이 부하 직원들이 저지른 것임을 입증해 회사에 부과되는 벌금을 감면받을 수도 있다. 지난 25일 도쿄의 법률정보서비스회사 렉시스넥스재팬이 개최한 세미나에는 건설회사나 제조업체 등 20개 기업의 법무 담당자들이 참석해 도쿄지검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의 강의에 귀를 기울였다. 요지는 “기업의 부정을 최대한 빨리 발견함으로써 이 제도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것. 한 제조업체 법무 담당자는 “회사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법거래를 통해 빠져나가려고 하는 직원이 있으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가 고민이 된다”고 토로했다. 검사 출신인 히라오 사토루 변호사는 “지난 1년 동안 10차례나 사법거래 강의를 했다”며 “기업들이 사원과 기업의 이해관계 충돌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사법거래를 어떤 경우에 이용해야 하는 지 등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담합 등 똑같은 경제범죄, 中企보다 대기업 엄벌

    담합 등 똑같은 경제범죄, 中企보다 대기업 엄벌

    선진국 과징금제도 ‘업그레이드’ 소송 패소·솜방망이 처벌도 보완과징금 달라 형평성 논란 소지도 제도개선 방안 쉽게 도출 미지수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 부과율을 기업별로 차등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는 불법행위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대기업은 엄벌하고, 과징금 납부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은 선처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특히 담합 등으로 소비자 가격을 올려 국민을 우롱하는 대기업의 경제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이를 두고 공정위 안팎에서는 똑같은 위법행위에 대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서로 다른 과징금 부과율을 적용하는 방식은 비합리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같은 잘못을 저질렀는데 ‘맷집이 세다고 매를 더’ 때리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논리다. 공정위 관계자는 29일 “일본을 포함해 경쟁법 선진국의 과징금 제도를 분석·검토해 현행 과징금 제도의 운용 실태를 진단하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다는 계획”이라면서 “기업 규모별로 과징금 부과율을 차등화하는 일본식 모델도 개선 방안 중 하나”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과징금 부과에 대한 재량권 조정도 추진한다. 폭넓은 재량권에 따른 과도한 과징금 부과로 인한 행정소송 패소, 과소 과징금 부과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논란 등 두 가지 문제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개선안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과징금 액수가 기계적으로 결정되는 등 경쟁 당국의 재량권이 적은 반면 미국이나 유럽연합(EU)은 더 많은 재량권을 인정한다”면서 “어떤 모델이 옳고 그르다는 이분법적 사고가 아니라 정책적 판단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정위가 이미 2016년 11월 과징금 고시를 개정하면서 과징금 감경 기준의 재량권을 축소한 바 있어 공정위 내부에서 ‘2년도 채 되지 않아 과징금 제도를 또다시 대폭 손질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 감사원 지적을 받고 과징금 감경과 관련된 재량권을 상당히 줄여서 현 제도에서는 더이상 감경해 줄 사유가 없다는 게 일부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이번 과징금 제도 개선 추진 방향이 공정위의 재량권을 다시 넓히는 쪽으로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 과징금 부과 관련 재량권을 줄여 놔서 새 정부에서 과징금을 활용해 재벌 개혁 등 정책을 펼 운신의 폭이 좁아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게 과징금 부과 방식을 바꾸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징금이 대기업의 불법행위에 대한 제재와 부당이득 환수, 예방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과도한 과징금은 오히려 거래를 위축시킬 우려도 있어 공정위가 제도 개선 방안을 쉽게 도출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외부에서는 담합이나 시장지배력 남용 등 불법행위를 공정위가 다 잡아내 거액의 과징금을 때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공정위로서는 과징금 남용의 부작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두 가지 사안을 놓고 섬세한 외줄 타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대기업·中企 과징금 차등 부과한다

    남용 논란 재량권 조정도 검토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순환출자 등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매기는 과징금 제도를 대폭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특히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 등 기업 규모별로 과징금을 차등화하는 방식을 검토한다.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인 공정경제와 경제 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해 시장 경쟁을 저해하는 대기업을 엄벌하는 대신 중견·중소기업은 선처하겠다는 취지다. 과징금 부과에 있어 공정위 재량권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그동안 공정위는 재량권 남용으로 인한 과도한 과징금 부과가 행정소송 패소로 이어지고, 대기업에 과징금을 대폭 감경할 경우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공정위 관계자는 29일 “과징금 부과 제도 개선안을 모색할 것”이라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경쟁법 선진국의 제도를 분석해 국내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를 위해 최근 ‘경쟁법 위반 행위에 대한 과징금 제도의 비교법적 연구’를 주제로 연구용역 입찰을 공고했다. 5개월 뒤에 나올 연구 결과를 토대로 과징금 제도 개선안을 본격 검토한다. 공정위는 “향후 과징금 제도 개선 수요 발생 시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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