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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광주 연극판 터줏대감 전성환-박윤모 특별대담

    부산과 광주연극판의 터줏대감 전성환(59)과 박윤모(46)가 지난 2일 서울에서 만났다.전성환은 지난 63년 부산에서 극단 ‘전위무대’를 창단하면서 본격적인 연극생활에 돌입한 뒤 151편의 작품에 참가했다.박윤모는 광주 토박이로 대학연극반에서 연극과 첫 인연을 맺은 뒤 70여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이들은 각각 광대인생 35년과 30년 기념작으로 소속 지역에서 히트친 ‘물건’으로 서울 공연 길에 나섰다.전성환은 ‘리어왕’(이윤택 연출)으로,박윤모는 모노드라마 ‘아버지를 위하여’(김종진·한창용 연출)를 들고 왔다.이들의 대화는 정작 작품 얘기보다는 지역 연극인의 애환과 고충을 중심으로끝없이 이어졌다.연극이라는 ‘주변부 예술’을,그것도 저 변방에서 외곬으로 지켜온 이들의 맺힌 응어리를 들어 보았다. 먼저 말문을 연 쪽은 선배인 전성환. “한 마디로 참담합니다.손톱 만큼의 지원에다 ‘새 것’을 두려워하는 문화행정가들의 마인드가 겹쳐 창작극은 거의 불가능합니다.물론 연극인이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런 질식할 듯한 공기도 무시할 순 없지요”. 여기에 박윤모가 동병상련의 심정을 털어놓았다.“그나마 부산은 시립극단이라도 있지만 광주는 오래 전에 명맥이 끊겼습니다.제가 수년 동안 노력을기울여 재창단이 눈 앞에 다가왔는데 IMF때문에 그나마도 물거품이 되었죠. 상황이 열악하다 보니 초청공연이 태반이고 힘들여 자체 공연을 올려 놓아도 반응이 서늘합니다”. 하지만 ‘절망의 우물’에서 희망을 긷는 방법에선 한 목소리를 냈다.“돈이죠.현재 각 지역에서 거둔 문예진흥기금을 서울 문예진흥원에서 모아 지역별로 예산을 배정하는데 실제 제작비의 10% 밖에 안 됩니다.‘우리가 거둔건 우리가 쓴다’는게 꿈인데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른다면 지원 규모라도 늘려야 합니다”. 지원을 30%만 늘려도 지역극단을 키울 ‘종자돈’이 된다고 한다.한국연극협회 소속의 연극단체가 부산은 14곳,광주는 10곳.지금의 지원으로는 설 땅이 거의 없다는게 공통된 의견이다.전성환이 방송국에서,박윤모가 강단에서돈을 벌어야 했던 이유다. 이런 척박한 땅에서 무대를 지켜온 배경도비슷했다.“지방 연극을 지키겠다는 게 아니라 무대 매력에 빠져 약간의 ‘허영’으로 시작했는데 세월이가면서 애증이 교차하고,오기가 생기고 뭐,그런 과정이 쌓인겁니다”라는 선배의 말에 후배는 “연극 연습하는 순간에는 두렵고 고통스런 모든 것을 잊을수 있어서 그냥 좋았습니다”라고 응수한다.이어 “남들은 이해 못 할지모르지만 신들림이나 끼 같은 거라고 할까요”라고 말하자 전성환은 “미친거지”라고 거들었다. 이들은 개인 사정으로 무대에 오르지 못했을 때 “생기가 없고 허전했다”는 경험을 공유하고 있었다. 화제는 지역간 문화교류로 이어졌다. 박윤모가 “5·18광주항쟁 20주년을 맞아 내년에 민관 합동으로 총체극을공연합니다.황석영씨 극본의 이 작품을 지역화합 차원에서 부산의 이윤택씨에게 연출을 제의했습니다”라고 교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이어 “선배와의 만남을 계기로 제 작품도 영남 순회공연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전성환은 “‘리어왕’으로 순천을 다녀왔는데 좋은 반응이었다”며 “기꺼이 돕겠다”고 말했다.두사람은 공교롭게도 13일까지 동시에 서울공연 일정이 잡혀있어 서로의 작품을 볼 수 없게 된 데 대해 아쉬움을 나눈뒤 ‘정기적인 연극교류의 디딤돌’이 되자고 다짐을 하며 자리를 떴다. 첫 만남이었지만 이들은 ‘연극의 다리’ 위에서 오래된 지인처럼 통했다. 각자의 연습장으로 돌아가는 이들의 얼굴엔 ‘무대’하나로 지난 세월을 버텨온 고집과 ‘연극 지킴이’로서의 자긍심이 빛났다. 이종수기자 vielee@- 전성환-박윤모 두 사람이 말하는 내작품 ■리어왕 원작 ‘리어왕’은 4시간이 넘는 작품으로 인내심이 없으면 볼 수 없다.연출을 맡은 이윤택이 스토리텔링이나 맥만 유지하고 2시간10분으로 재조합했다.시적 언어와 운율은 그대로 살리고 현대적 분위기를 강조했다.예컨대 리어왕이 등장하여 세 딸에게 재산을 분배하는 장면은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프로그램 시작하는 분위기로 연출하고,리어왕이 헤매는 황야는 포장마차로 설정했다.주제는 동양적인 효(孝)사상과 신·구세대의 갈등으로 잡았다.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13일까지.(02)516-1501■아버지를 위하여소설가 한승원이 처음 쓴 희곡으로 현대의 ‘고개 숙인 아버지’를 달래는내용이다.전반부는 정통극 형식으로 후반부는 마당극으로 진행한다.회갑연을 맞은 주인공이 손님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집안 내력과 11남매를 키워 온 희노애락을 들려주는 형식이다.걸쭉한 남도사투리로 눈물과 웃음이 공존한다.모노드라마의 취약점인 서사성도 보완해 작품성을 높였다.아울러 관객을자식으로 상정하여 떡도 나누어 먹고 대화도 함께 하는 무대다.대학로 마당세실극장에서 13일까지.(02)742-8836이종수기자
  • 공정위,세무사·관세사등 가격담합 조사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중순부터 세무사와 관세사 공인회계사 등 8개 전문자격사의 사업자단체들이 보수 또는 수수료 기준을 제시,사실상 가격담합을유도하고 있는지를 집중 점검키로 했다. 또 통조림이나 가방 전광판 연탄 등 올해 단체수의계약물품 지정에서 제외된 52개 품목에 대해 경쟁입찰이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1일 “8개 전문자격사의 가격결정 카르텔(부당공동행위)을 폐지하는 내용의 카르텔일괄정리법이 지난 2월 말 발효됐음에도 일부는 사업자단체의 가이드라인이 실질적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있어 이행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올초 단체수의계약물품 지정에서 제외된 품목을 중심으로 각 사업자 조합이나 단체들이 아직도 수의계약을 하는지,아니면 경쟁입찰 과정에서담합을 조장하는지 등을 주로 살펴볼 방침이다. 김상연기자 carlos@
  • “국세청 주세법령 따랐다”맥주업계,과징금에 반발

    OB와 하이트,진로쿠어스 등 맥주 3사는 2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맥주값 담합’을 이유로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하자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맥주 3사는특히 “국세청이 정한 주세법령에 따라 맥주가격을 정했는데도 공정위가 이를 담합행위로 규정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국세청의 지도를 받은행위에 대해 같은 정부기간인 공정위가 과징금을 물린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것이다.조만간 이의신청을 낼 방침이다. 맥주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의 저물가 정책에 호응해 맥주 가격을 한자리수 이내로 인상하다보니 가격이 같아진 ‘특수 사정’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맥주업계는 최근 대규모 경품행사와 주세체제 변경 문제를 둘러싸고 전개된 정부 당국과 업계간 힘겨루기가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노주석기자 joo@
  • 가격담합 맥주3사 과징금

    국세청의 행정지도를 핑계로 값을 똑같이 올렸던 맥주제조 3사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부과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공정위는 26일 ㈜두산(옛 오비맥주)과 하이트맥주㈜,진로쿠어스맥주 등 3사가 98년 2월 병맥주와 캔맥주,생맥주 등 각 주종의 가격을 똑같이 올리는 부당공동행위를 해 총 11억4,600만원의 과징금을 물렸다고 밝혔다. 맥주3사가 가격담합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받기는 처음이다.행정지도를 핑계삼아 가격을 담합해 온 주류업계의 뿌리깊은 관행에 공정위가 철퇴를 가한것이다.과징금은 매출액 규모에 따라 두산이 2억3,800만원,하이트가 6억7,800만원,진로쿠어스가 2억3,000만원 등이다. 공정위는 “국세청이 맥주3사에 대해 평균 가격인상률이 한자릿수 이내가되도록 지도하긴 했으나 업체들이 종류별·규격별 인상률을 각각 8.5∼14.0%로 똑같이 한 것은 각 회사의 원가나 경쟁력을 무시한 것으로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김상연기자
  • 대한생명 유찰 배경·전망-LG,인수금 올려 재입찰 나설듯

    대한생명의 매각 유찰은 어느정도 예상됐었다.국내외 경쟁입찰이라고 하지만 세계 굴지의 보험사들이 모두 빠져 LG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이렇다할 경쟁자가 없었다. 김철호(金澈鎬) 회장의 명성이 2조5,000억원을 써냈지만 금융감독위원회는김 회장의 건재를 알리려는 일종의 ‘해프닝’으로 여겼다.아예 재입찰 요청서도 보내지 않을 계획이다. 부동산 개발·관리 업체인 미국계 JE 로버트 펀드나 인수·합병(M&A) 전문그룹인 노베콘도 보험업 발전보다는 대한생명이 가진 부동산과 매매차익에만 관심을 보여 금감위의 ‘홍보’에도 불구,실질적 후보군이 아니었다. LG의 경우 보험업 발전에 공헌할 가능성과 자금조달 능력에서는 후한 점수를 받았으나 자본충실화 부문에서는 형편없는 판정을 받았다.인수금액 1조9,000억원 가운데 9,000억원을 후순위 차입금으로 제시,인수금액은 사실상 1조원에 불과했다.대한생명의 순자산가치가 마이너스 3조원인 상태에서 LG에게연 1,000억원에 가까운 이자를 주면서 정상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금감위는 LG가 ‘꿩먹고 알먹는’ 전술을 썼다고 혹평했다.반도체 빅딜을양보한 대가로 LG에게 데이콤과 대한생명을 넘기려한다는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LG가 판단착오했다는 것이다.특히 미국의 메트로폴리탄생명과 프랑스 AXA가 입찰에 불참한다는 사실을 알고 금액을 낮췄거나 담합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일각에선 특혜시비를 없애기 위한 금감위의 ‘사전정지 작업’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공적자금 지원을 최소화한다는 정부방침에 변화가 없고 대한생명 부실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메트로와 AXA가 더 좋은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결국 LG가 인수금액을 더 쓰고 후순위 차입 비율을 낮추면 금감위가 LG의 손을 들어주는 수순을 밟지 않겠냐는 것이다. LG는 유찰사실이 알려지자 정재호(鄭在昊) 구조조정본부 전무가 18일 금감위 이종구(李鍾九) 제1심의관을 황급히 찾아 진의를 캐고 갔다.LG는 인수금액을 낮게 쓴 것을 후회하고 당장 가격조정 작업에 들어갔다.가격을 더 쓰고 후순위 차입을 없애거나 외자유치로 대체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물론 LG가 가격을 높이지 않아 2차 입찰도 유찰돼 정부가 공적자금을 우선지원,정상화시킨 뒤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금감위의 표정관리에 LG의 장단맞추기가 흥미롭다.
  • [돋보기] KBL의‘면피행정’

    한국농구연맹(KBL·총재 윤세영)이 ‘편의주의 행정’으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오는 7월 30일부터 3일동안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99∼00시즌 외국인선수 트라이 아웃 신청이 한창이다.지금까지 에이전트를 통해 KBL에 개인자료를보내 온 선수는 18일 현재 120여명.이달 말까지 용병 재계약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구단들은 트라이 아웃 신청 선수에 대한 궁금증이 클수 밖에 없다. 트라이 아웃에 좋은 선수들이 많이 올 경우 재계약에 신중을 기해야 하기 때문.하지만 KBL이 트라이 아웃 신청자에 대한 정보 공개를 거부해 대부분의구단은 감을 잡지 못한채 애만 태우는 실정. KBL은 “기술위원회에서 서류심사를 통해 상당수를 탈락시켜야 하는데 자료를 미리 넘겨주면 구단에서 기술위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소지가 있으며구단이 사전에 특정선수와 담합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입장.KBL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혹시라도 책 잡힐 일은 아예 하지 말자는 면피행정의 표본”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구단이 효율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적극 지원해야 할 처지인 KBL이 오히려 구단의 오판을 유도하고 있다는 게비난의 핵심.더구나 일부 구단은 이달 초부터 미국에 팀 관계자를 보내 현지 에이전트와의 공조체제를 구축해 KBL이 정보 불공개의 한 명분으로 내세운‘사전담합 방지’를 무색케 만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KBL의 면피행정으로 군소구단만 골탕을 먹는 셈”이라며 “KBL이 모든 구단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하는 곳이라는 본분을 깨닫는 것이 시급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 [제2공화국과 張勉](23)-지지부진한 혁명과업(下)

    장면(張勉)정부에게 부정축재자 처벌은 정치비리 사건 처리보다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국민감정을 만족시키려면 ‘부정축재’범위를 넓혀 주요 기업인들을 대부분 구속하고 그들의 재산을 국고에 환수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경제활동을 크게 위축시켜 가뜩이나 어려운 국민생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은 불보듯 뻔한 사실이었다.더욱이 국정지표의 으뜸으로 ‘경제제일주의’를 내건 장면정부로서는 민간경제를 파국으로 몰고갈 수도 있는 정책을 섣불리 시행하기가 어려웠다. ‘국민감정을 따른다’는 명분과 ‘경제건설의 토대를 망칠 수 없다’는 당위 사이에서 그 수위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가 장면정부의 고민이었다.그고민은,장면이 총리로 등극해 처음 민의원에서 밝힌 시정방침에도 그대로 드러나 있다. 장면은 우선 “구정권 하에서 부정·불법 축재한 자를 처단할 것은 물론이나 사업과 경제를 마비시키지 아니하는 적절한 한도는 있어야 한다”고 전제했다.이어 과도정부가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적발한 46개사,23명을 계속 수사하는 한편 추가조사도 벌이겠다면서 “증거를 포착하기 곤란한 만큼 국민의 협조가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정축재자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정치비리 관련자에 대한 것 못지않았다.이승만(李承晩)이 하야한 지 10여일만인 1960년 5월10일 서울 파고다공원에서“부정축재자의 재산을 환수하라”는 데모가 일어날 정도였다. 반면 부정축재의 범위를 정하고 범죄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기는 정치사건에 비해 훨씬 힘들었다.게다가 허정(許政)과도정부가 부정축재자 처리를 ▲징역형보다는 재산형(財産刑)으로 ▲그것도 현금이 아니라 주식으로 헌납하도록 테두리를 정한 터여서 운신의 폭은 좁았다. 장면정부가 출범한 나흘 뒤인 8월27일 참의원(상원)은 ‘부정축재자 조사특별위원회 설치에 관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31일에는 정부가 부정축재한 46개 업체에 벌과금 87억환,추징금 109억환을 통고했다. 장면정부는 정부대로,국회는 국회대로 추진하던 부정축재자 처벌은 정치비리 관련자 처리와 맞물려 소급입법 대상으로 넘어간다.개정헌법을 바탕으로 부정선거관련자 처벌법,반민주행위자 공민권제한법,특별재판소 및 특별검찰청조직법은 60년 말에 속속 제정되지만 부정축재 특별처리법만은 해를 넘긴다. ‘부정축재처벌법’제정이 늦어진 까닭은 장면정부의 경제진흥책과 깊은 관련이 있었다.61년 봄 국토건설사업을 시작해야 했고 경제개발5개년계획(1962∼66년)을 거의 성안(成案)한 입장에서 민간경제계를 ‘죽일지도 모르는’모험을 감행할 수는 없었다.더욱이 장면정부는 60년 12월5일부터 닷새동안 ‘종합경제회의’를 열어 경제개발을 해나가는 데 민간경제계와 보조를 맞추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부정축재처벌법’안은 61년 2월9일 민의원을 통과한다.60년 4월26일을 기준으로 그 5∼8년전까지를 조사대상 기간으로 정해 ▲지위 또는 권력을 이용해 부정한 방법으로 축재한 자 ▲‘3·15부정선거’에 1천만환 이상 정치자금을 제공한 자 ▲지난 5년간 연 1천만환 이상 탈세한 자를 처벌대상으로 삼았다.경쟁입찰에서 담합했거나 재산을 해외도피한 자,뇌물수수로 연 600만환 이상 이득을 취한 공무원도 부정축재자에 포함시켰다.경제계는 예상을 뛰어넘는 엄격한 기준에 큰 충격을 받았다.법안대로라면 처벌받을 사람이 5만7,000여명이나 되는 것으로 추산됐다.61년 초 결성된 한국경제협의회(전경련의 전신)는 대한상의·무역협회·방직협회·건설협회와 뜻을 모아 법안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했다. 3월4일 몇몇 일간지에 발표한 경제 5단체 성명서의 뼈대는 다음과 같다.“이 법안이 그대로 참의원을 통과하면 사회에 일대 혼란을 불러들여 기업인의손발을 묶을 것이다.기업활동을 가로막고 민족자본을 흐트러뜨리며 나아가분열을 조장하는 이 법안을 제정하지 않기를 충심으로 진언한다.”이 성명서는 사회에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그 안에 “북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남한의 경제 번영이라면,이 법안은 북괴에게 일석이조의 효과를 약속하는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는 구절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민의원이 곧바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경제협의회 대표를 출석시키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성명서 해프닝’은 경제5단체가 해명서를 신문에 싣는 것으로 결말짓지만 그 과정에서 정치권은 “중소상공인 5만여명이 피의자로 묶인다면 경제진흥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경제계 주장을 어느정도 받아들였다. 그 결과는 참의원에서의 법안 심의에 반영됐다.민의원에서 통과된 법안 내용을 참의원이 대폭 완화한 것이다.수정안은 처벌대상을 ▲3·15선거에서 자유당에 자진해서 3,000만환 이상을 제공한 자 ▲공무원 및 정당인으로서 부정하게 재산상 이득을 취한 자로 제한했다.피의자는 5만7,000여명에서 600여명으로 크게 줄었다. 참의원의 수정안은 4월12일 민의원에서 그대로 통과됐다.재석 163석 가운데찬성 138표,반대 25표였다.장면총리는 각료를 모두 대동하고 표결 현장에 참석해 재계를 지원했다. 국민감정을 만족시키느냐,아니면 경제진흥을 위해 정치에 연루된 경제인들을 용서하느냐 라는 갈림길에서 장면정부는 후자를 택했다.경제발전이야말로시대적인 사명이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다.법에 따른 부정축재처리위원회(위원장 沈宗錫 참의원 의원)는 5월4일 가동됐다.위원회는 처벌 대상자에게 5월16일까지 자진신고하라고 공표했는데 그 마감일에 쿠데타가 터졌다. 군사정권은 61년 12월20일 기업체 30개사에 494억여환,공무원 32명에 75억환의 부정축재분을 환수한다고 최종 통보했다.이어 62년 1월23일 백인엽(白仁燁)예비역 육군중장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등 부정축재자 12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張총리“소급입법 위헌”첫 지적 장경순(張慶淳·73)씨는 민주당 신파 출신으로 5대 국회에 진출,재경분과위원회에서 활약했다.김영선(金永善)재무장관의 추천으로 중앙정계에 데뷔한그는 장면(張勉)정부의 경제관련 정책을 가까이서,두루 지켜보았다. “부정축재자 처리를 민의원에서는 재경분과위에서 맡았습니다.민주당 신파건 구파건 구분없이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데는 뜻이 같았지요.하지만 장면총리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장 전의원은,민의원이 ‘부정축재자 처벌법’제정을 놓고 갑론을박하던 어느날 밤 장총리가 신파 간부 15명을 중앙청으로 불러 회의를 열었다고 했다.한명씩 돌아가며 발언한 뒤 장총리는 “특별법을 만드는 것은 좋다.그러나 제정 후에 위헌 판정을 받으면 어쩌겠느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소급입법은 위헌이므로 개헌을 거쳐야 가능하다’는 생각들을 못했기 때문에 장총리의 말에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는 것.그는 “장총리는 특별법 제정에 끝까지 신중을 기했지만,여론의 압력이 거센데다 윤보선(尹潽善)대통령마저 10월10일 특별담화를 발표해 독촉하는 바람에 소급법을추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장 전의원은 부정축재자 처벌과 관련해 민주당이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말들이 나돌았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해명했다.만약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챙겼다면 5·16쿠데타 후에 무사했겠느냐는 설명이다. 다만 몇몇 의원이 개인적으로 욕심을 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가령 민주당 이(李)모 의원이 나서 기업인들을 위협하는 발언을 하면 주위에서 “또낙전지변(落錢之辯=돈 달라는 말)이군”하며 혀를 차곤 했다고 기억했다. 장 전의원은 “장면정부가 몇년만 계속했어도 우리 경제가 훨씬 빨리,그리고 정경유착·빈부격차와 같은 부작용 없이 발전했을 것”이라며여러가지 근거를 들었다. 먼저 장총리를 비롯해 경제각료들이 모두 열의에 차 있었음을 꼽았다.“김영선장관 집으로 전화할 때는 새벽 5시 전에 해야 했다.그 시각이 지나면 이미 출근하고 없었다.참 부지런하고 청빈한 분들이었다”고 아쉬워했다. 국회 분위기도 마찬가지여서,의원 대부분은 새로 태어나야 한다는 각오 아래 소장층은 건설복을 입고다니며 새생활운동을 실천했다고 회고했다.또 국정감사를 앞두고는 의원들이 “일체의 향응에 응하지 않겠다”는 결의도 했다는 것. “서민생활 안정에 주력해 세법도 많이 개정했다”고 밝힌 장 전의원은 자신이 발의해 근로소득세 면세점을 1만6,500환에서 3만환으로 높였다고 공개했다.“하루벌이가 1달러(당시 달러당 1,300환)도 안되는 근로자에게서 소득세를 받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해 통과시켰다고 한다. 그는 5·16쿠데타후 민주당 재건에 참여,6대 국회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이후에도 “당복(黨福)이 없어(당을 잘못 선택했다는 뜻)” 낙선을 거듭하다“가족을 먹여살리려고” 정치를 포기하고 사업가로 돌아섰다.지금은 여권전직의원들의 모임인 ‘일오회(一五會)’회장으로 있다. “장면정부를 무능·부패하다고 하지만 그것은 악선전일 뿐”이라고 잘라말한 장 전의원은 “장면정부때 데모하다가 죽거나 다친 사람 있느냐”“그때경제비리가 무엇이 있었냐”고 거듭 반문하면서 “데모가 전투처럼 변한 거나 대형 경제사건이 터진 것도 모두 박정희(朴正熙)정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용원 기자
  • LG, 대한생명인수 전략과 업계 판도변화

    대한생명 인수전이 LG쪽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미국의 메트로폴리탄생명에 이어 프랑스의 AXA마저 대한생명 인수를 포기,LG의 독무대가 됐다.LG가 대한생명을 인수할 경우 보험업계의 ‘지각(地殼)변동’도 예상된다. ?擥맨渦耽窩? 판도는 LG가 대한생명을 인수할 경우 계열사와 협력업체를 상대로 한 기업(단체)영업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그동안 시장점유율은18.2%였으나 계속 강세를 보인 개인영업까지 정비되면 업계 2위인 교보생명(19.5%)과의 순위다툼이 치열해지고 삼성생명(33.8%)과의 격차도 좁힐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동아화재(5.1%)까지 인수해 LG화재(11.7%)와 합병하면 손보업계는 LG가 현대해상화재(13.5%)를 제치고 2위로 뛰어올라 삼성화재(25.5%)와 선두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辣俟?로와 AXA의 포기 배경 대한생명과 1년여 가까이 외자유치 협상을 벌인 메트로측이나 최근 30여명의 실사팀을 보낸 AXA 모두 대한생명의 가치를 2조원 이상으로 보지 않았다. 메트로측은 10억달러(1조2,000억원)를 웃도는 수준에서,AXA는 기껏해야 2조원 가까이 투자할 생각이었다.반면 금감위는 2조원 이상의 투자가치가 있다며 지나친 경쟁을 부추겼다.결국 2조원 이상을 투자할 경우 실익이 없다고판단,막판에 포기했다.AXA는 경영진의 결정을 이사회가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의 전략 당초 1조5,000억원 정도면 대한생명을 인수하겠다고 판단한 LG는 메트로측과의 공동인수 계획이 무산되고 뒤늦게 AXA가 적극적으로 나서자 투자금액을 1조5,000억∼2조원으로 올렸다.동시에 AXA에는 LG가 인수한 뒤외자유치를 통한 합작을 제의,AXA의 인수의지를 흐리게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AXA의 포기로 LG는 인수전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으나 5대 그룹의 생보진출 과정에서 특혜와 AXA와의 입찰담합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 ?辣茨별? 미국계 펀드는 일본계 자금의 출처가 분명치 않아 명성의 대한생명 인수는 거리가 멀다.그러나 김철호회장의 재기와 맞물려 재계 안팎의 관심이 높으며 일각에서는 대한생명이 확보한 신동아화재 지분을 염두에 뒀다는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계 J.E.로버트 펀드는자금력이 뒷받침되는 부동산 전문기관으로 LG와함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으나 최종 인수자로서 적격이 아니라는 평이다.인수합병 자문회사인 미국계 노베콘도 큰 변수가 되지 못할것으로 알려졌다.
  • [사설] 비리 뿌리뽑는 조합개혁을

    검찰수사 결과 농협과 축협은 비리의 ‘온상’임이 드러나 농민은 물론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검찰은 농·축·수·임·인삼협 등 협동조합에 대한 일제수사를 통해 861명을 입건,이 가운데 287명을 구속했다.이 협동조합들의 경우 중앙회 임원부터 일선 조합장 및 직원들까지 부실대출과 금품수수,가격담합 및 담합입찰,부정경매·부정선거,인사부정,면세유 횡령,분식결산등 온갖 비리와 부정을 저질렀다. 협동조합의 구심체가 돼야 할 일선 단위조합의 많은 조합장이 인사 때만 되면 부하직원으로부터 의례적으로 승진인사 사례비를 챙겨 조직 내부의 관행적 상납고리를 형성하고 인사권을 악용해 대출압력을 행사하는가 하면,선거철만 되면 광범위한 금품살포로 표를 매수하는 등 부정·부패를 일삼은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실제 주인인 조합원은 뒷전에 물러나 있고조합장 등 일부인이 이권노름을 하는 곳으로 협동조합이 변질되고 말았기 때문이다.조합이 비리의 온상으로 변함으로써 전국 1,332개 단위조합 가운데 647개 조합이 자본금을 잠식당하는 위험한 실정에 이른 것이다. 단위조합을 감독해야 할 중앙회마저 회장 선거권을 갖고 있는 조합장들의환심을 사기 위해 비자금을 조성,금품을 돌리고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결손이 났는데도 이익이 발생한 것처럼 꾸민 분식결산을 눈감아 주는 등 단위조합 비리를 오히려 부추긴 것은 더욱 가증스럽다.이번 검찰수사 결과는 오랫동안 곪아온 환부가 터진 것에 불과하다.검찰이 94년 농협중앙회 비리사건등 세 차례에 걸쳐 이 협동조합들에 대해 수사를 폈으나 비리가 더 기승을 부린 것은 감독기능이 전혀 가동되지 못한 데 있다. 지난 90년부터 단위 조합장이 직선제에 의해 선출되면서 비리가 늘어났다. 그러나 중앙회장 선거방식도 조합장이 중심이 된 대의원들이 선출하는 직선제로 바뀌면서 중앙회 회장이 단위조합장들에게 환심을 사야 하는 입장이 됐다.그렇게 됨으로써 중앙회의 단위조합에 대한 감독과 감사가 자연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농협 관련 조합의 비리는 검찰수사만으로는 근절되기 어렵다.협동조합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비리를 뿌리뽑을 수 있다.그러므로 농림부는 현재 추진중인 협동조합 개혁을 강력히 추진하기 바란다.단위조합장 선출 과정의 부정개입 소지를 없애고 일선 조합을 통폐합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농업인 협동조합법안이 하루빨리 시행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비리근절을 위해 이번 개혁에 포함되지 않은 신용사업(금융업무)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는 문제도 중기과제로 검토할 것을 당부한다.
  • 농·축협수사 의미·한계

    검찰이 ‘민생형 기획사정’을 표방하며 지난 3월부터 두달간 전국적으로진행한 생산자단체 협동조합 비리 수사가 마침내 막을 내렸다. 입건 861명이라는 수사결과가 말해주듯 이번 수사는 “농·어민의 가려운곳을 긁어주겠다”던 의지표명에 걸맞게 농·축협의 근본적 개혁 필요성을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감사원의 특감 결과 뿐 아니라 339건에 이르는 농·어민의 제보와 격려가 원동력이 됐다. 검찰은 업무 전권을 장악한 단위 조합장들이 직선 회장의 한계를 교묘히 이용,대출·인사 관련 금품수수,가격담합,면세유 횡령,한우 수매 등 모든 분야에서 자기 잇속을 채웠다고 결론을 내렸다. 중앙회는 선거권자인 단위조합장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비자금을 조성,금품을 돌리고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분식회계를 일삼는 등 도리어 끌려다니기에바빴다. 검찰은 이에 따라 농·축협에 대한 외부 감사체계를 시급히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해당 조합이나 농림부로서는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그러나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번 수사 역시지난 93년의 수사처럼 정권 출범기에 되풀이되는 ‘물갈이용 수사’였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검찰은 지난 3월 칼날을 들이댈 때만해도 개인비리 척결에 머문 93년의 수사형태를 답습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그럼에도 양대 조합의 중앙회장을 옭아맨 것은 결국 개인비리였다.소문이 무성했던 정·관계 로비에 대해서는 단한건도 밝혀내지 못했다. 검찰이 못다한 일은 농림부 등의 제도개선 노력과 생산자단체의 실질적 주인인 농·어민의 손에 넘겨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임병선기자 bsnim@
  • 수출입 수수료 무더기 인상

    시중은행들이 최근 수출입 관련 수수료를 무더기로 신설하거나 크게 올려수출업체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정부는 특히 수출지원이 절실한 중소기업에 대한 수수료 인상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은행측은 적자경영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29일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은행연합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은행들의 수수료 인상에 대한 긴급대책회의를 가졌다. 산자부에 따르면 은행들은 지금까지 무료로 발급한 구매승인서 및 수출입실적 발급수수료,국내 타행앞 외화이체 수수료 등을 건당 1,000원에서 최고 5만원까지 유료화해 적용하고 있거나 새로 시행할 계획이다. 내국신용장 개설수수료는 건당 4,000원에서 8,000원으로,수입화물선취보증발행수수료는 7,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려 부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화가치 상승과 유가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업체들의 수출경쟁력이 수수료 신설 등에 따라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특히 수출품을 제조·납품하는 중소기업에 무역금융과 관세환급 등혜택을주는 제도인 내국신용장과 구매승인서 관련 수수료가 인상 또는 신설됨에 따라 중소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자부는 “은행들은 매년 큰 이익을 보고 있는 외환매매수수료를 내려야할 것”이라며 “은행간 담합인상 등을 막기 위해 무역협회가 시중은행의 수수료와 서비스실태를 조사,공표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박은호기자 un
  • 맥주3사, 출고가 담합여부 조사

    OB맥주와 하이트맥주,진로쿠어스 등 맥주 3사가 맥주 값을 서로 짜고 올린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 허찬무(許贊茂) 과장은 15일 “이들 3개사가 지난해 2월중 며칠 차이로 가격을 올리면서 병맥주와 생맥주,캔맥주 등 3개 품목의 공장출고가격을 똑같은 수준으로 결정,지금까지 그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며 “3개사의맥주 출고가격은 1원 단위까지 같아 담합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허 과장은 “3사가 간접적인 의사표시로라도 담합을 시도했을 경우 혐의가인정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상 담합행위에 대한 처벌 수준은 매우 높아 매출액의 5%까지 과징금을 물릴 수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
  • 入札제도 개선안 내용

    재정경제부가 13일 발표한 ‘공공공사 입찰제도 개편안’은 건설업체 수익성 제고,부실공사 방지,건설사 구조조정 촉진 등 ‘세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건설업체 수익성 제고-지나친 저가입찰은 업체의 수익성 악화 뿐만 아니라 공사의 질(質)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낙찰자격기준을 현재 ‘75점이상’에서 낙찰자격 기준을 ‘85점이상’으로 상향조정했다.재경부 김우석(金宇錫) 국고국장은 “기준점수를 10점 올리면 낙찰가가 보통 10% 올라간다”고말했다. 설계부터 완공까지 일괄시공하는 ‘턴키입찰’ 탈락 업체에 대한 설계보상비를 현재의 1%에서 1.5%로 올렸다.정부가 제시한 설계의 틀과 다른 방식의설계를 내는 대안(代案)입찰의 경우에도 탈락자에게 1.5%의 보상비를 지급한다.건설사가 내는 ‘공사이행보증증권’의 보증금률을 계약금액의 40%에서 30%로 내린다. ●건설업체 구조조정 촉진-낙찰심사시 시공능력을 평가하는 기술력,시공경험,경영상태 등의 항목 중 경영상태가 차지하는 비중을 30%에서 35∼40%로 높인다.이 비중을 높이면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좋은 업체가 낙찰에 유리,구조조정을 촉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입찰 투명성 높여 경쟁 강화-종전에는 30억원 미만 공사나 2억원 미만의물품제조·용역의 경우 중소업체의 수익성 보전을 위해 예정가격의 90% 이상을 써낸 입찰자 중에서 낙찰자를 선정했으나 이를 폐지,적격심사 낙찰제를적용한다. 100억원 이상 공사에 입찰할 때 낙찰후 하도급계약 내역까지 제출하는 부대입찰제를 규제개혁 차원에서 폐지한다.단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둔다. 종전에는 78억원 미만 공사는 공동도급시 해당 지역 업체를 1개 이상 끼워넣도록 했으나 50억원 미만 공사로 축소했다. 정부가 업체들을 지명,입찰토록 하는 지명경쟁입찰제는 폐지키로 했다. ●중소기업 보호강화-전문건설공사 수의계약 대상금액을 5,000만원 이하에서 7,000만원 이하로 상향조정하고 중소기업제품에 대한 수의계약대상을 ‘중소기업 우수제품마크(GQ)인증제품으로서 생산자가 1인뿐인 경우’등으로 확대했다. ●불공정행위 제재 강화-지금까지는 담합을 주도한자는 6개월∼1년,담합을한 자는 1∼6개월의 입찰 참가 제한을 받았으나 앞으로는 각각 1∼2년,6개월∼1년으로 제한기간이 늘어난다.입찰이나 계약 관련 서류를 고의로 부정하게 사용하거나 정당한 사유없이 적격심사서류를 내지 않을 때도 1개월∼2년의제재를 받는다.
  • 公共공사 담합·덤핑입찰…4월말부터 제재 대폭 강화

    공공공사의 고질병인 담합과 저가입찰을 막기 위한 새 입찰제도 개선방안이 이르면 이달 말부터 시행된다.입찰 담합을 주도한 사업자의 입찰참가 제한기간이 앞으로 1∼2년으로 2배나 늘어나는 등 담합제재가 크게 강화된다. 또 소액(일반공사 3억원 미만)이나 기술적으로 어려운 공사의 경우 공공기관이 입찰참가 사업자를 지정해온 지명경쟁입찰제도가 담합 빌미를 제공해온 점에서 전부 폐지돼 앞으로 이런 공사도 자유경쟁입찰을 거치게 된다. 재정경제부는 13일 정부계약제도 종합개선방안을 마련,감사원 등과의 심의를 마치는 대로 이르면 이달말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입찰참가 제한기간의 경우 담합을 주도한 사업자는 현재6개월∼1년에서 앞으로 1∼2년으로,담합에 참가한 사업자는 현재 1∼6개월에서 6개월∼1년으로 각각 확대하기로 했다.또 입찰 서류를 위조나 변조한 사업자는 입찰참가 제한 최고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지나친 가격 경쟁으로 인한 부실시공이나 담합요인을 없애기 위해최저 공사비 수준을 상향조정해 주기로 하고 이를 위해 입찰때 적격심사 통과기준 점수를 현행 75점에서 85점으로 올리기로 했다.또 낙찰 여부를 판정할 때 반영하는 건설회사의 경영상태 비중을 현재 30%에서 35∼40%로 높여기업구조조정을 거친 건설회사를 우대하기로 했다. 건설회사들의 적극적인 설계 의욕을 북돋워주기 위해 정부보다 좋은 설계를 냈는데도 입찰에서 탈락한 3개 사업자를 골라 설계보상비를 공사비의 0.5%씩 지급하기로 했다.또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의 경우 탈락업체에 대한 설계보상비를 공사금액의 1%에서 1.5%로 올리기로 했다.
  • 임시국회 전망/시민단체·학계·검찰반응

    여야가 한치의 양보도 없이 정면대결쪽으로 치닫는 양상이다.그래서 8일 폐회되는 제202회 임시국회의 막판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정국긴장도 높아지고 있다.한나라당 李富榮총무가 5일 “9일부터 203회 임시국회를 소집하겠다”고 밝히자,국민회의 韓和甲총무는 “7일 한나라당 徐相穆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야는 지난 주말 총무단 접촉을 통해 한나라당이 ‘방탄국회’를 더이상소집하지 않으면 徐의원을 국회가 아닌 검찰에서 처리하는 문제를 협의했지만 완전한 타협에 이르지는 못했다. 한나라당 李총무는 “부정선거를 규명하는 임시국회를 당연히 소집해야 한다”며 “徐의원 방탄국회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하지만 여권의 생각은다르다.국민회의 鄭東泳대변인은 “겉으로는 부정선거 조사명목을 내걸었지만 실제는 徐의원 방탄국회 재소집”이라고 맞받아쳤다.일반의 여론도 ‘세풍(稅風)’사건에 연루된 徐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계속 임시국회를 이어가는 야권의 행태에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나라당은 7일 徐의원 체포동의안을 표결처리할 경우 실력행사에 들어갈생각이다.그러나 한나라당이 표결처리를 실력으로 막을 명분은 약하다.차라리 표대결에 참여하는 게 유리하다는 지적도 있다.徐의원 처리건은 일반안건이라 재적의원(현재 297명)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된다.한나라당측이 출석하지 않으면 여권 의원 157명만으로 쉽게 체포동의안이 가결된다.한나라당 의원들이 출석하면 일부 여권 의원의 반란표가 합쳐질 경우 의외의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7일 徐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여부와 맞물려 이번 임시국회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2조6,500억원의 추경안과 정부조직법 개편안의 여야 합의통과는 힘든 분위기다.徐의원 문제라는 암초가 워낙 커 여야관계 전반이 당분간 냉랭할 가능성이 높다.한나라당은 徐의원 체포동의안 처리와 ‘재보선 부정선거’를 이유로 장외(場外)로 나가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9월부터 徐의원 보호를 위한 방탄국회를 열었지만 여권의 대응도 효율적이지는 못했다.여러차례 표결처리를 외쳤지만 실천은 못했다.주목되는 것은 한나라당 비(非)주류측의 움직임.徐의원건이 당의 장래와정국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지만 아직은 드러내놓고 비판하지못하고 있다. 더이상 여야가 徐의원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거나 담합하지 말고 깨끗한 승부를 할 때가 됐다는 게 대다수 국민들의 뜻인 것 같다. - 시민단체·학계 반응‘徐相穆 방탄국회’를 바라보는 시민단체와 학계 전문가들의 인내력이 한계에 달한 느낌이다.이들은 한나라당 徐相穆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를둘러싸고 6개월 동안 파행정국이 계속되고 있는 데 대해 ‘절차에 입각한 조속 처리’를 주문했다.徐의원 문제를 절차대로 마무리,국회를 정상 가동해야 한다는 논지다. 정치개혁시민연대 金石洙사무처장은 “야당은 비리 의혹을 사고 있는 국회의원을 비호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고,여당 역시 이를 정치적 흥정거리로 이용하고 있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면서 “이 문제는 정치적 타협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당리당략을 떠나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개혁국민연합 權己赫조직부장은 “지위 고하를 떠나 부정이 있으면 공정하게 사법처리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면서 “徐의원 문제를 하루빨리매듭짓고 산적한 민생·개혁법안 등을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사회 공동선운동연합 具英珠간사는 “여야가 양비론(兩非論)을 제기하기에 앞서 문제의 원인 제공자인 야당이 먼저 ‘버티기’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학계에서도 ‘방탄국회’를 끝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성균관대 任鏞淳교수는 “徐의원 문제는 국회운영과 별개로 다루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한 개인의 문제로 국회가 파행운영되어서는 안된다”며 당리당략에 따른 방탄국회를 비난했다.이어 “잘잘못을 가리는 것은 사법기관이알아서 할 문제로 국회는 절차대로 처리하면 되는 일”이라고 당리당략에 따른 방탄국회를 비난했다. - 검찰의 입장 여권이 오는 7일 한나라당 徐相穆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강행하겠다고 거듭 공언하자 검찰은 ‘정치권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유보하면서도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있다. 지난해 정치인 사건 때문에 ‘정치검찰’ ‘표적사정’ 등 각종 비난을 감수해야 했던 검찰로서는 徐의원 사건을 가장 부담스러운 정치인 관련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金泰政 검찰총장도 徐의원 사건이 정치쟁점화될 때마다“정치권 문제만 담당하는 검찰총장을 별도로 뒀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을 정도다.그만큼 徐의원 문제는 지난해 8월 수사가 시작된 이후 검찰에게는감당하기 어려운 멍에로 작용했다. 현행법상 회기 중에는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지 않는 한 현역의원을 구속할 수 없다.그럼에도 검찰은 정치권의 직무유기로 빚어진 모든 비난까지도 감수해야 했다.검찰권 행사와 관련한 공정성 시비의 틈새를 헤집고정치권이 비난의 화살을 검찰로 돌렸다는 게 검찰관계자들의 항변이다. 대검 고위 관계자는 “검찰로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 외에 더이상 제재수단이 없다”면서 “8개월 이상 되풀이된 소환→소환 불응→방탄국회 소집이라는 지루한 공방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검찰은국회가 표결처리를 통해가결이든 부결이든 결론만 내려준다면 한결 부담을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가결되면 법원이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발부할 것이고,부결되면 정치권의 의사를 존중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 국정개혁 보고-金대통령이 공정위서 밝힌 ‘경제개혁론’

    29일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개혁보고회의에서 金大中대통령은 재벌개혁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채찍론(論)’등 종전에 비해 명쾌한 논리적 근거를 제시,눈길을 끌었다. ▒사랑의 매는 불가피하다 金대통령은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정부개입의 타당성 논란과 관련,유력 시장경제주의자들의 입을 빌어 정식으로 입장을 피력했다.金대통령은 “울펜손 세계은행 총재와 98년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티야 센 교수 등이 최근 한국정부의 재벌 구조조정 개입을 정당하다고 평가했다”면서 “시장경제 육성을 위해서는 사랑의 채찍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또 “자유방임경제의 시조로 알려진 애덤 스미스조차 독과점과 불공정행위를 정부가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맹목적인 국산품 애용 시대는 갔다 金대통령은 국제경쟁력이 없는 기업은문을 닫아야 한다고 못박았다.나아가 “지금은 국산품 애용이 애국인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金대통령은 “국산품인지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경쟁력이 있느냐가 중요하다”면서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개혁을 하든지 퇴출당하든지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金대통령은 우리가 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해야 하는가에 대해 색다른 논거를 제시했다. 그는 “20세기를 돌아볼 때 민주주의는 군국주의 같은 우익독재,공산주의 같은 좌익독재와 싸워 이겼고 시장경제는 우익의 통제경제,좌익의 계획경제 등과 싸워 살아남았다”며 합리적인 대안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정위 토론내용金大中대통령은 공정위 국정개혁보고회의에서 20여분간 보고받은 뒤 30여분간 토론을 벌였다. 金대통령은 먼저 “기업들의 개혁상황을 설명해달라”고 田允喆위원장에게물었다.田위원장은 “지난해 구조조정의 기본 틀이 마련된 이후 기업관행이많이 바뀌고 있다”며 “그러나 6대 이하 그룹은 구조조정이 상당히 진행된반면 5대 그룹은 오히려 경제력집중이 심화된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金대통령은 申光湜 KDI 연구위원에게 “5대 그룹으로 경제력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의견을 구했다.申위원은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외국인투자를 확대하고 소액주주 집단소송제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金대통령은 이어 “입찰담합이나 하도급비리는 국고의손실을 초래하는데다 부실공사의 근원이 되는 등 국민들을 2중 3중으로 고통받게 한다”고 관심을 표명했다.李漢億 하도급국장은 “대기업들의 우월적지위 남용행위에 대해 적극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金대통령은 “21세기는 소비자시대”라고 전제,“소비자의 역할을 확대할만한 정책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에 姜大衡 소비자보호국장은 “12개 소비자보호단체와 정기적 협의를 통해 생생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며 “이들을 모니터 요원으로 지명,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망으로도 활용할계획”이라고 설명했다. 金相淵 ■금감위 토론내용금감위 국정개혁보고회의는 李憲宰위원장의 보고에 이어 金大中대통령이 실무자들에게 질문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金대통령은 “부실금융기관 구조조정자금으로 책정된 64조원이 부족하다는얘기가 있다”며 금감위의견해와 대책을 물었다.尹源培 금감위 부위원장은“금융구조조정자금 64조원은 경제여건이 나쁜 상태를 감안,책정한 것으로올들어 경제가 호전돼 64조원으로도 대외신인도를 해치지 않고 금융구조조정을 끝낼 수 있다”고 답변했다.尹부위원장은 부실채권 매입자금으로 책정된32조5,000억원 중 남는 부분을 대한생명과 제일·서울은행의 추가로 발생하는 부실에 충당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金대통령은 이어 “금융기관이 부동산 담보만 믿고 대출해주는 낙후된 금융기법에 의존한 것이 금융부실의 원인”이라며 신용대출 관행을 정착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물었다.李晶載 금감원 부원장은 그동안 신용대출이 미진한 요인을 분석했으며,각 은행이 자체개혁을 추진하는 단계에 들어갔다고 보고했다. 金대통령은 또 “워크아웃은 기업부실을 빨리 수습해 기업과 은행부실을 동시에 막고자 하는 것인데 경제상황이 조금 나아졌다고 기업들이 이를 회피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책을 물었다.金相勳 금감원 부원장은 “주채권은행을 통해 해당기업과 협의하면서 독려하고 있고 신동방그룹 계열 4개사와고려산업이 추가로 워크아웃에 들어왔다”고 보고했다. 金均美■금융감독위 보고요지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은 29일 국정개혁보고회의에서 5대 그룹의 자산재평가와 현물출자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은 인정하지 않겠다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00%로 축소하도록 분기별로 이행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기업구조조정 경영·금융관행 혁신 등 소프트웨어를 개선하고 신금융지식인을 육성,금융기관 및 기업의 국제경쟁력과 생산성을 높여나간다. 부실 생보사 구조조정에 역점을 두되 재정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수·합병방식 등을 활용하고 대한생명과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생보사에 대한 감독·감시를 강화한다. 금융구조조정 재원 64조원 중 부실채권 매입 재원 12조6,000억원,증자지원재원 8조1,000억원 등 20조7,000억원이 남았지만 공적자금 부족에 대비하고정부출자지분의 회수전략을 세우겠다. 은행들이 재무구조개선약정 이행사항을 보다 철저히 점검한다.중소기업에대해 대출금 일괄만기연장 조치를 지양하고 전담역제도를 활성화하며 대출금 출자전환에 힘쓰겠다. ▒금융제도·관행 혁신 금융기관 내부의 의사결정기능과 집행기능을 분리하고 사외이사제를 활성화하겠다.신용정보시스템을 확충하고 합리적인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한다.어음·수표 담보제공관행 및 연대보증제도를 개선,신용대출관행을 정착시켜 나간다. ▒금융감독기능의 선진화 소비자보호 및 피해구제 기능을 강화하고 금융그룹에 대한 연결감독체계를 구축한다.
  • ‘공공공사 중앙조달이 공정’ 기고에 대한 반론

    다음은 지난 18일자 본지 6면에 ‘공공공사 중앙조달이 공정하고 경제적’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조달청 申三澈계약과장의 기고에 대한 李相昊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행정학박사)의 반론입니다. 공공공사 입찰담합의 1차적 원인은 입찰자들이 자신의 점수를 사전에 알 수 있다는 데 있다. 기술력이나 경영상태 평가기준이 시공실적,기술자 보유수,부채비율과 같은형식적 지표이기 때문에 입찰자들이 사전에 자신의 점수를 알아낼 수 있고낙찰을 받기 위한 가격협의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 덤핑입찰은 최저가낙찰제도로 운영되고 있는 현행 적격심사제도의 구조적모순에서 비롯되고 있다.현 제도에서는 최저가입찰자 순으로 적격심사를 하되 적격심사점수가 75점 이상인 자를 낙찰자로 결정하기 때문에 75점만 받을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저가격에 입찰하지 않을 수 없다.그 결과 현재의 낙찰률은 제도적으로 허용된 최저 수준인 69%대에 몰리게 돼 있다.건설업계는이같은 낙찰률로는 정상적으로 공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업체간 담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담합과 덤핑을 유발하는 근본적 원인은 중앙집중조달체계에 있다. 1개의 중앙정부기관에서,적은 수의 공무원으로 연간 10조원이 넘는 시설공사의 입찰·계약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공사의 특성과 상관없이 획일적인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감사를 의식해야 하는 공무원으로서는누가 평가하더라도 동일한 점수가 나올 수밖에 없는 객관적이고 형식적인 잣대를 갖고 입찰·계약을 하지 않을 수 없다.더구나 우리나라 공직사회는 거의 1년 단위로 자리를 옮기는 순환보직제가 적용돼 입찰·계약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수시로 바뀌게 된다.이같은 인사체계 아래에서는 시설공사 조달업무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없어도 입찰자를 평가하고 낙찰자를 선정할 수 있는 손쉬운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기술력이나 경영상태 평가는 입찰자도 충분히 알 수 있을 만큼 쉽고 객관적이게 되고,낙찰자의 선정 기준은 최저입찰가격이 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중앙집중조달체계를 운용하고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특히 시설공사의 중앙집중조달방식은 우리나라 외에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시설공사는 ‘규모의 경제’효과를 누릴 수 있는 물품조달과 달리 특성상 동일한 공사가 한 건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공사의 특수성을 감안해 수요 기관에서 공사건별로 다양한 입·낙찰 절차와 기준을 만들고 계약도 직접 체결하는 분산조달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담합과 덤핑을 막고 조달제도의 선진화를 향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 [金三雄칼럼]實事求是 정치론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큰 정치를 하겠다”는 여야 총재의 청와대회담합의는 가뭄끝의 단비처럼 꼬일대로 꼬인 정국을 풀고 정치개혁의 계기가 될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지탄의 대상이 된 정치가 ‘큰 정치’를 통해 국민통합의 바탕에서환난극복과 남북화해 그리고 선진한국 건설의 전동차 역할을 해주면 얼마나좋을까. 우리 정치구조와 행태는 전근대적이고 비효율적이다. 공리공담과 적대적 파쟁을 일삼거나 지역갈등적 기능을 해왔다. 국회 정당 선거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때가 되었다. 방만한 구조와 비생산적인 논쟁을 지양하고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실용성 있는 정치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에겐 실사구시의 실학사상이 있다. 실학은 17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전반에 걸쳐 일어난 근대지향적이고 민족지향적인 새로운 학풍이었다. 지식인(선비)들의 새로운 인식을 추구하는 학문운동이다. 鄭寅普의 “조선 근고(近古)의 학술사를 종관하여 보면 반계(磻溪)가 일조(一祖)요 성호(星湖)가 이조요 다산(茶山)이 3조인데 다산이 그 집성의 미를향유…”란 지적대로 다산은 실학사상의 중심인물이다. 다산은 ‘오학론(五學論)’에서 공리공담의 선비를 “성리학의 껍데기나 핥는 선비,훈고학의 꼬리나 붙잡고 있는 선비,역학(易學)의 곁길에서 술수나일삼는 선비,사장(詞章)이 전부인 줄 아는 선비,과거공부에만 몰두하는 텅빈 출세주의자들”이라 비판하면서,이러한 선비들의 존재는 ‘빈’ 이름을 도둑질하여 어리석은 백성들을 속이는 사회의 ‘좀’이요 ‘도포입고 낮에 도적질하는 사람’이라고 질타했다. 다산이 질타한 ‘선비’는 오늘로 치면 정치인과 지식인의 한 묶음이다. 과연 오늘의 정치인,지식인들에게는 면책되는 말일까. 당초 ‘실사구시’의 담론은 청나라 고증학의 문을 연 고염무(顧炎武:1613∼1682)에 의해 주창되었다. 공론만 일삼는 양명학에 대한 반동으로서,사실에 토대하여 진리를 탐구하는 학문의 방법론이다. 그는 공허한 현학과 이학을 배척하고 실용주의 노선을 제창했다. 청나라는 고염무의 주창을 받아 대제국을 건설했지만 조선조는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공론만 거듭하다가망국의 비극을 겪었다. 조선건국기 정도전은 ‘조선경국전’을 통해 민본사상을 제시했다. 위정자들의 모든 행위는 백성을 위하고(爲民),백성을 사랑하고(愛民),소중하게 여기며(重民),백성을 보호하고(保民),교육하며(牧民),편안하게(安民)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주장이다. 조선조 실학자들은 이러한 민본사상을 실사구시를 통해 실현하자는 실학운동을 전개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정도전의 민본사상이나 실학자들의실사구시 정신을 오늘의 정치에 대입해도 별로 달라질 것이 없다. 지금까지과연 우리 국회가 백성을 위하고,백성을 사랑하고,소중하게 여기며,백성을보호하고,교육하며,편안하게 해주었는가. 대답은 뻔하다. 민본사상과 실사구시의 정신이 실종된 까닭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국회와 정당과 필요하면 지방행정체제까지 일괄하여 개혁하고 조정해야 한다. 정파의 이해나 정치인들의 득실에 따른 땜질용이 아닌 그야말로 21세기,새 밀레니엄에 대비하고 통일시대를 예비하는 결단으로 정치구조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때마침 金大中대통령이 각 정당의 ‘전국정당화’와 ‘유능한 신인’의 정치권 수혈을 밝혔다. 정치가 달라지지 않고는 개혁은 공염불이 되고 지역갈등과 고비용 저효율의 국정난맥을 고치기는 어렵다.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의근절도 쉽지 않다. 만악의 근원이 잘못된 정치에 있고 만병의 치유는 정치개혁에서 비롯된다. 율곡이 “언로(言路)가 열리고 닫히는 데 국가의 흥망이 달려 있다”고 했지만,언로는 이미 열렸는데 문제는 정치에 있다. 지역갈등 구조에서 손쉽게 국회의원이 되고 이를 기화로 지역토호 노릇이나 하는 선량들,범법의원 한 명 보호하고자 5차례나 방탄국회를 여는 국회,민생법안이 업계 로비로 변질되고,농·수·축협이 곪아터져도 국정감사는 겉치레 행사로 시종되는 국회구조와 기능으로는 갈수록 살벌하고 냉혹해지는 국제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탈(脫)산업사회에 적합하고 국민화합과 전문성을 갖춘,그러면서 행정부를견제하고 민심을 추스르는 실사구시의 정치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김삼웅 주필
  • 동문 임용위해 교수들 담합

    지방 K국립대의 동문회와 미술학과 교수들이 서로 짜고 K대 출신을 미술학과 교수로 채용한 사실이 교육부 감사에서 적발됐다. 교육부는 K대의 지난해 1학기 신규 교수 채용과정에서 미술학과 車모교수(51) 등 5명이 이 대학 출신인 崔모씨(40)가 채용되도록 서로 짜고 똑같이 높은 점수를 준 사실을 밝혀내고 車교수 등 5명에 대해 감봉과 견책 등의 조치를 내렸다고 18일 밝혔다. 이 과정에서 동문회측도 학교측과 해당 교수들에게 崔씨를 채용하도록 압력을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車교수 등 미술학과 교수 5명 가운데 3명은 崔교수의 대학 은사이며 나머지 2명은 선배인 것으로 드러났다. 車교수 등은 96년에 崔씨를 교수로 임용하려 했으나 전공적부 심사,연구실적 심사,논문 심사 등의 종합평가순위에서 다른 지원자 보다 밀리자 아예 채용 자체를 백지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 대한건설협회 첫 직선회장 張永壽씨

    “지금의 공공 공사 입찰제도 아래서 입찰담합을 하든지 저가낙찰을 받든지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데 담합을 하면 처벌을 받고,저가로 수주하면 회사가 망하니 건설업체들은 어떻게 해야 할 지 갈피를 못잡고 있습니다.” 지난 달 대한건설협회 창립 47년 만에 첫 직선 회장으로 당선된 張永壽회장(대우건설 총괄사장·64)은 “우리가 ‘제값 주고받고 제대로 일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입찰제도의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이러한 배경이 있기 때문”이라며 강력한 제도개선 의지를 밝혔다.朴性泰 경제과학팀차장이 18일 張회장을 만났다. ▒공공 공사 입찰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현행 적격심사 낙찰제는 최저낙찰 기준점이 너무 낮게 설정돼 공사원가에도 못미치는 예정가격 대비 69% 내외의 덤핑 낙찰이 아무 제한없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싼값에 공사를 할 수 있어 정부예산이 절감되는 장점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덤핑은 해당공사를 부실화시키고 기업유지를 어렵게 만들어자칫 건설산업의 기반자체가 붕괴될 우려가 있습니다. ▒업계의 자율조정에 대해 정부가 담합으로 간주,처벌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자율조정은 그 목적이나 형태가 담합과는 크게 다르므로 구별되어야 합니다.자율조정이란 덤핑방지 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덤핑입찰을 자제하는 자구수단으로 업체간에 경쟁력을 비교해 보고 무모한 경쟁을 스스로 피하는 것입니다.부당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입찰가격을 사전에 협정하거나 낙찰예정자를미리 정하고 금품을 수수하는 등의 담합행위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그러나 정부가 덤핑방지책 없이 업계의 자율조정에 대한 처벌만 강화함으로써 98년 하반기 이후로는 공공공사 평균 낙찰률이 예가의 69∼72%로 낮아졌습니다.따라서 입찰담합에 대한 처벌은 덤핑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라는선행조건이 총족된 후 과거보다는 앞으로의 위반행위에 대해 점진적,단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효과적인 덤핑방지에 특별한 아이디어가 있습니까. 어느 입찰이 기술과 경험 등 경쟁력을 가진 적절한 입찰인지 무모한 덤핑입찰인지를 심사하려면 상당한 자료와 심사 공무원의 노하우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우선 적격심사기준 점수를 현재의 75점(정부가 80점으로 올리겠다고 했으나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에서 85∼90점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시급합니다. ▒협회차원에서는 어떻게 대책마련을 하고 계시는지요. ‘제값주고 받고 제대로 일하기’운동을 전국적으로 1년내내 벌이겠습니다. 우선 발주기관이 제값을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설계가격의 오류 여부만을점검 조정해 그대로 예정가격으로 인정하도록 입찰제도 개선을 추진하겠습니다.업계도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 입찰담합을 일삼거나 덤핑낙찰을 하지 않도록 교육과 홍보를 철저히 해 나가겠습니다. ▒일각에서는 입찰제도보다 건설업계의 그롯된 관행을 지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동안 건설업이 성장위주로 커 오면서 부실시공이나 각종 공사비리 등으로 이미지가 실추되었기 때문입니다.국가경제의 14%라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있으면서도 제 목소리를 못낸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분석됩니다.제값 주고받고 제대로 일하는 풍토를 만들어건설인 스스로 위상을 높혀 나가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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