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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의 시간끌기? 전격타결 의도?

    美의 시간끌기? 전격타결 의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에 대한 한·미 양측 장관급의 추가 협상이 중단국면을 맞다가 연장됨에 따라 그 배경과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측의 제안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기대섞인 관측이 있긴 하지만, 머리만 맞댄다고 해법이 있겠느냐는 부정적인 시각이 주류를 이룬다. ●한국 귀국카드로 압박 시각도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조기 귀국하려 한 데는 국민들을 설득하는 필요충분 조건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머물 이유가 없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협상단이 한·미 양국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끌어내는 데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면서 “미국 수출업계 차원에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바람에 ‘자율규제’를 둘러싸고 입장정리가 완전히 되지 못했고, 때문에 업계의 ‘입김’에 따라 움직이는 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의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협상단은 미국의 강화된 사료조치가 시행되는 내년 4월까지 최소 1년간의 자율규제 유예기간을 요구했지만, 미국 수출업계가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미국 정부도 업계 입장을 근거로 수용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리 협상단이 요구한 자율 규제에 대한 미국 정부 차원의 문서 보증이나 수출증명(EV) 프로그램의 강력한 적용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가 여전히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본부장의 전격 귀국 행보를 협상전략의 하나로 보는 시각도 있다. 우리만큼 절박한 미국의 속사정을 역으로 활용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이 양측 대표의 ‘면전 대화’를 제안한 것을 근거로 들고 있다. 미국으로서도 하루빨리 미국 쇠고기를 한국으로 팔아야 하는 수출업자들의 입장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김 본부장과의 막판 담판을 제안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김 본부장이 갑자기 귀국하려고 했던 것은 ‘협상 전략’이라기 보다는 내놓을 만한 협상의 성과가 없었기 때문인데, 한국내 민심이 더 악화될까봐 미국 정부가 시간을 갖고 더 논의해 보자고 제의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부정적인 시각에 무게를 뒀다. ●한국측 제안 실효성 담보가 관건 통상교섭본부측은 앞으로 남은 문제는 실효성을 어떻게 담보하느냐에 달려 있을 뿐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양측 대표간의 추가 논의는 우리측이 제안한 문서 보증에 준하는 대안을 미국측이 어떤 방식으로 내놓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일각에서는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출의 민간 지율규제 기간을 둘러싸고 실무자급의 막후 협의가 심도있게 진행 중이라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미 의회 농업위 일부 의원들이 자율규제 유예기간과 관련,“길어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미국의 5개 주요 수출업체들도 “수출용 상자에 30개월령 이상 또는 미만 여부를 최장 120일까지 표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라 얽힌 실타래를 풀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기술적인 세부사항’을 이유로 조기귀국이란 카드를 던진 김 본부장과 다시 논의하자며 손을 내민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간의 수싸움은 16일 있을 헤드테이블에서 속내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주병철 이영표기자 bcjoo@seoul.co.kr
  • 김종훈 돌려 세운 워싱턴 왜?

    |워싱턴 김균미특파원|한·미 장관급 쇠고기 추가협상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15일(이하 현지시간) 양측이 장관급 협상을 중단,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등 한국 대표단이 귀국한다고 발표한 지 2시간만에 하루 이틀 더 협의를 하기로 했다고 앞서 발표 내용을 뒤집으면서 협상에 돌파구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협상단은 협상이 “쉽지 않다.”며 설익은 낙관론을 경계했다. ●긴박했던 하루… 돌파구 기대 한국 협상단은 이날 오전 내부 회의를 열어 13·14일 두차례 장관급 협의 내용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30개월령 이하의 쇠고기 수입을 보장할 수 있는 실효적인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실무 차원에서 기술적인 세부사항을 먼저 협의할 필요성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실무협의가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김 본부장이 워싱턴에 계속 머물며 기다리기보다는 귀국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미국에 압박을 가하는 ‘초강수’로 귀국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김 본부장은 16일 0시30분 뉴욕발 항공기 편을 예약했다.15일 오후 6시30분쯤 뉴욕을 향해 워싱턴을 출발하기 전 미국측에 귀국 사실을 통보했다. 미국도 이에 합의했다. 그러나 오후 9시를 전후해 상황이 급변했다. 미 USTR쪽에서 주미 한국대사관과 주한 미국대사관을 통해 긴급하게 연락이 왔다고 한다. 장관급 협의가 더 필요하니 귀국을 미뤄달라는 요청이었다. 뉴욕에 머물고 있던 한국 협상단은 미측 요청을 받아들였다. 워싱턴 시간으로 자정이 가까운 오후 11시48분쯤 통상교섭본부에서 이같은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한국 협상단이 귀국하기로 했다는 기사가 보도된 지 2시간여만이다. 워싱턴과 서울에서는 이처럼 급박한 상황을 놓고 협상에 돌파구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정부가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을 충분히 알고 있는 미국으로서 한국 협상단의 귀국을 ‘막아가며’ 장관급 추가 협의를 제안했다면 보다 진일보한 제안을 들고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워싱턴의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아무것도 예단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그러나 한·미 정부 협상단 모두 쇠고기 추가협상을 오래 끌 경우 양측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 이번 기회에 최종 담판을 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靑, 외교부 앞서 협상 복귀 흘려 일각에선 청와대가 외교부보다 먼저 김 본부장의 워싱턴 복귀 사실을 흘렸다는 점에서 양국이 고위 라인을 가동했다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양국 정부는 한국내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기 위해 우선 ‘30개월령 미만’쇠고기만 수출한 뒤 일정 유예기간 후 ‘30개월령 이상’쇠고기도 수출한다는 큰 틀에서는 의견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수출업계도 빠른 교역재개를 원한다며 이같은 틀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미국 정부가 우리 협상단에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측은 당초 계획대로 16일 오후 추가 협상 3차 협의를 열 예정이다. kmkim@seoul.co.kr
  • 30개월이상 쇠고기 제한 美정부에 ‘수출증명’ 요구

    |워싱턴 김균미특파원|한국과 미국은 13일(현지시간) 통상장관회담을 열고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를 위한 추가협상에 나선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오후 워싱턴 USTR 건물에서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한국 수입을 차단하고 이를 미국 정부가 담보하는 방안을 놓고 최종 담판에 나선다. 알렉산더 아비주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는 양국 수출·수입업계가 논란의 핵심인 월령 30개월 이상 쇠고기에 대한 ‘월령 표시’ 체계 등에 합의한다면 행정부는 이를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 정부가 어떤 형식으로든 담보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데 비해 미국측은 문서로 보증하는 방안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 대표단이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을 막기 위해 미국 정부에 별도의 수출증명(EV)프로그램 운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kmkim@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75) 병자호란이 일어나다 Ⅱ

    [병자호란 다시 읽기] (75) 병자호란이 일어나다 Ⅱ

    1636년 12월10일 압록강을 건넜다. 이렇다 할 저항이 없었다. 그들은 곽산(郭山)과 정주(定州)에 사실상 무혈 입성했다. 홍타이지는 투항해 온 곽산과 정주의 군민들을 해치지 말라고 유시하는 한편, 그들의 머리를 깎아 치발(髮)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버일러 두도(杜度)에게 정예병을 뽑아 철산(鐵山)과 가도, 운종도(雲從島) 일대를 공략하라고 지시했다.15년 동안 목에 걸린 가시처럼 청을 배후에서 위협했던 가도의 동강진(東江鎭)을 제거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었다. ●동요하는 조선 조정 청군이 이미 안주를 지났다는 사실을 알리는 김자점의 장계가 조정에 들어온 것은 12월13일이었다. 인조는 대신들을 불러모았다. 영의정 김류는 경기 일대의 군사를 빨리 불러모아 어가(御駕)를 호위하여 강화도로 들어가자고 촉구했다. 하지만 인조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청군이 깊이 들어올 리가 없다며 좀더 기다려 보자고 했다. 김류가 다시 재촉하자, 인조는 신하들 가운데 늙고 병든 사람들을 먼저 들여보내라고 지시했다. 청군의 철기(鐵騎)가 무서운 속도로 돌진해 오고 있는 상황에서 인조의 판단에는 분명 문제가 있었다. 무슨 근거로 적이 깊이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우선 청군의 침입 상황을 신속히 보고하지 않은 도원수 김자점의 책임이 컸다. 또 청군 침입 직전, 격렬하고 지루하게 이어졌던 척화·주화 논쟁을 거치면서 인조의 판단력이 흐려졌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튿날 청군 철기가 이미 개성을 지났다는 보고가 다시 날아들었다. 다급해진 인조는 원임 대신 윤방(尹昉)과 승지 한흥일(韓興一)을 시켜 종묘에 모셔진 역대 선왕들의 신주(神主)를 수습하고, 빈궁(嬪宮)과 왕자들을 호위하여 강화도로 들어가게 했다. 한성판윤 김경징(金慶徵)을 검찰사(檢察使)로 삼아 강화도의 민정과 방어 문제를 책임지게 했다. 또 이민구(李敏求)를 부검찰사로 삼아 강화도로 들어가는 데 필요한 선박의 관리와 왕실 인척들의 배행(陪行)을 맡도록 조처했다. 인조가 강화도로 들어가려 했던 때는 날이 이미 어두워지고 있던 무렵이었다. 인조 일행이 숭례문(崇禮門)에 도착했을 때, 청군이 이미 양철평(良鐵坪)까지 왔다는 보고가 날아들었다. 양철평은 지금의 은평구 녹번동 부근이다. 인조 일행이 당황하고 있을 때 마부대(馬夫臺)가 이끄는 청군 선봉은 이미 홍제원(弘濟院)을 지나고 있었다. 인조는 숭례문 문루로 올라가고 훈련대장 신경진(申 景 )을 시켜 모화관(慕華館)으로 나아가 적을 막으라고 지시했다. 청군이 코앞에 들이닥치자 도성은 그야말로 공황 상태로 빠져 들었다. 인조 이하 신료들이 어찌 할 바를 모르고 당황하는 와중에 피난하려는 백성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최명길의 용기 인조는 결국 강화도로 들어가지 못했다. 청군 선봉이 시시각각 도성을 향해 옥죄어 오고 있는 데다 강화도로 이어지는 뱃길도 이미 차단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광해군 시절부터 유사시의 피난지로 점찍어 준비해 왔던 강화도였다. 상당한 양의 식량과 화약도 비축되어 있었다. 그런데 인조는 정작 가장 절실했던 순간, 강화도로 들어가지 못했다. 허망한 일이었다. 당시 강화도까지 가려면 대략 이틀 정도가 걸렸다. 인조가 김자점의 장계를 받자마자 강화도행을 시도했으면 성공했을 것이다. 그러면 전쟁의 양상은 또 달라졌을 것이다. 청은 병자호란을 도발하기 전부터 조선을 깊이 연구했다. 그들은 유사시 조선 조정이 강화도로 들어가려 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모문룡(毛文龍)이 바로 자신들의 코앞에서 약을 올리고 있었음에도, 수군과 전함이 없어서 발만 동동 굴렀던 그들이었다. 그들은 정묘호란 당시에도 비슷한 체험을 했다. 인조가 강화도로 들어가는 바람에 맥이 빠져 버렸다. 이번에는 달랐다. 아예 인조가 강화도로 들어가는 길을 막아버렸던 것이다. 길이 막혔다는 소식에 인조와 조정 신료들은 어쩔 줄을 모르고 허둥댔다. 바로 그때 최명길이 나섰다. 자신이 청군 진영으로 나아가 담판을 벌이겠으니 그 틈을 타서 남한산성으로 들어가라고 건의했다. 인조는 최명길에게 강화(講和)를 청하면서 시간을 벌어 보라고 지시했다. 절박한 위기의 순간, 인조는 다시 주화론 쪽으로 돌아섰다. 적장을 만나 시간을 벌겠다고 자청했던 최명길의 용기는 대단한 것이었다. 당시는 분명 전시(戰時) 상황이었다. 막 무악재를 넘어서려 하고 있던 마부대 일행에게 최명길의 출현은 ‘시간 끌기’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았다. 가자마자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최명길은 적진으로 나아갔고, 그가 마부대와 담판을 벌이는 사이 인조 일행은 남한산성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화친으로 나라를 망친 자’라고 매도당했던 최명길이지만, 위기의 순간 신하로서 그가 보인 용기와 충성심은 참으로 대단했다. 최명길은 마부대에게 청군이 깊숙이 침입한 까닭을 물었다. 마부대는 ‘조선이 까닭 없이 맹약을 어겼으므로 새로 화약을 맺기 위해 왔다.’고 둘러댔다. 조선을 안심시키고, 자신의 배후에서 홍타이지가 대군을 이끌고 내려오고 있는 사실을 감추기 위한 포석인지도 몰랐다. 한편 인조가 도성을 빠져나와 남한산성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처연했다. 도성을 버리고 피난하는 것이 이괄의 난, 정묘호란의 뒤를 이어 벌써 세 번째였다. 구리재(銅峴)를 넘어 수구문(水口門)으로 이어지는 파천 길에는 어가 행렬과 백성들의 피난 행렬이 서로 뒤엉켰다. 인조를 호위하던 군사들부터 갈팡질팡하여 대오가 흩어졌다. 혼란의 와중에 가족과 떨어져버린 백성들의 통곡 소리가 넘쳐났다. 빨리 적을 피해야만 하는 황망한 상황에서 말이 제대로 준비될 리 없었다. 신료들 가운데는 말이 없어서 도보로 수행하는 자들이 있었다. 날은 어두워지고, 기온은 더 떨어지고 남한산성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강화도로 가자는 논의가 다시 등장하다 인조 일행은 저녁 9시가 다 되어서야 남한산성에 도착했다. 산성에 들어서자마자 다시 논란이 벌어졌다. 영의정 김류는 인조에게 강화도로 가자고 다시 강청했다. 홍서봉(洪瑞鳳)과 이성구(李聖求)도 김류의 의견에 동조했고, 이홍주(李弘胄) 등은 위험하다고 반대했다. 김류는 강화도로 가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산성은 고립되어 양식과 말먹이가 부족하다. 강화도는 우리에게는 편리한 곳이나 저들에게는 침범하기 어려운 곳이다. 또 청의 본래 의도는 명을 치는 데 있으니 우리를 상대로 지구전(持久戰)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다.’ 강화도로 들어가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김류는 청군이 공유덕(孔有德) 등의 귀순을 통해 수군과 함선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청군이 함선을 갖고 있고, 수군을 지휘했던 경험이 있던 공유덕 등이 이 전쟁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화도는 더 이상 안전한 곳이 될 수 없었다. 하지만 인조는 김류의 제안에 귀가 솔깃했다. 인조는 귓속말로 김류에게 어느 길로 갈 것인지를 물었다. 김류는 수행 인원을 단촐하게 줄여 과천과 금천(衿川·시흥)을 경유하면 강화도로 갈 수 있다고 했다. 대제학 이식(李植)은 일단 인천까지 가서 배를 타자고 했다. 병력과 군량이 제대로 준비되어 있지 않은 남한산성의 상황이 불안했던 것일까? 인조는 김류 등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밀실에서 파천론이 다시 논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삼사의 언관들이 격렬히 반대했다. 1636년 12월15일 새벽, 인조 일행은 남한산성을 나와 강화도로 향했다. 하지만 눈보라가 심하게 몰아치고 비탈진 산길은 얼어붙었다. 말들이 미끄러지면서 어가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인조는 말에서 내려 걷기 시작했다. 얼어붙은 길이 국왕을 알아 볼 리 없었다. 인조도 수없이 넘어지고 자빠졌다. 신료들은 놀라 어가를 다시 돌렸다. 날씨마저 철저히 인조를 외면하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단독]‘독도 문제’ 日과 담판짓나

    한·일 정부가 양국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오는 5일 도쿄에서 양국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열어 일본이 중학교 사회과목 새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기술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입장을 조율키로 해 주목된다. 정부 소식통은 1일 “한·일 외교차관이 5일 만나 오는 12일 교토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 대한 의제를 조율하고 오는 9월 중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에 대해서도 협의할 예정”이라며 “3국 외교장관 및 정상회의에서 양자 회의도 열리게 되는 만큼 한·일간 현안인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독도 문제는 3자 회의의 공식 의제는 아니지만 현안인 만큼 권종락 차관에 이어 유명환 외교장관이 일본에 가서 우리 입장을 전하고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달 18일 일본 정부가 중학교 사회과목 새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 주장을 포함시킬 것이라는 일본 언론보도에 대해 19일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 사실일 경우 엄중히 대응하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를 전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본측은 지난달 말까지도 우리측에 “기술 내용은 미정이며 방침을 정한 사실이 없다.”고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설서 작업을 주도하는 일본 문부과학성의 입장이 강경한 것으로 알려져 한·일 관계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측은 오는 7월14일까지 독도 기술 여부 등 해설서 내용을 확정, 관보에 고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정부가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시작으로 외교장관회의에서도 독도 문제를 협의하겠지만 참여정부처럼 드러내놓고 일본을 자극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독도 문제는 ‘조용한 외교’라는 원칙 아래 ‘로키’(low-key)로 대응하면서도 단호한 입장을 전달, 해결책을 모색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참여정부 때 독도 관련 강경 대응이 일본측의 대응 수위를 더 높이고 정치적으로 흘러 부작용을 일으켰다는 지적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미얀마 어린이 수천명 아사 위기

    미얀마 어린이 수천명 아사 위기

    “사이클론 나르기스가 할퀴고 지나간 디다에 지역엔 폭우 속에서도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구호품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구호품이 한시라도 빨리 전달되지 않으면 겨우 살아남은 사람들마저 굶어죽게 될 것이다.” ●설사병등 전염병 확산 태국 방콕에 본부를 둔 미얀마 망명매체 ‘이라와디’는 국제구호 자원봉사자들의 말을 빌려 3주째를 맞은 사이클론 참상에 대해 25일 이렇게 전했다.‘우리는 모두 눈물 속에 있다’는 제목의 기사였다.‘마셜’이라고만 밝힌 미얀마인 자원봉사자는 지난 23일 새벽 의료진, 교수, 교사 등 24명과 함께 사이클론 최대 피해지역인 이라와디 삼각주에서 옛 수도 양곤와 가장 가까운 이곳을 찾았다. 정부 지원이 지연되자 보다 못한 민간인들이 알음알음으로 팀을 짜 구호에 나서고 있다. 마셜도 그런 팀의 일원이다. 생존자들은 “아직까지 정부로부터 진료는 말할 것도 없고 먹을 것이나 약품 등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250만명에 이르는 이재민들 가운데 50만명 정도만이 구호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유엔 구호담당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긴급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라와디 삼각주 지역의 5세 이하 3만여명이 심한 영양결핍 상태에 놓였으며 이 가운데 수천명의 목숨은 경각에 달렸다고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디다에 지역 마기칸 마을 교회 신도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설사병을 앓고 있다.”고 귀띔했다.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도 각종 돌림병이 확산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유엔에 기대는 미얀마 이재민들 마셜은 “이재민들의 모습을 비디오테이프에 담으며 관리들에게 붙잡힐까 두려웠다.”면서 “우리 (방문객)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집으로) 돌아왔다.”고 글을 끝맺었다. 미얀마 당국은 여전히 ‘외세 개입’을 막으며 상황을 통제하려 하고 있다. 지난 20일 이 나라 최고지도자 탄 슈웨 국가평화개발위원장이 양곤에서 처음으로 이재민들을 만났다지만 주민들은 군부의 지원에 더 이상 기대를 걸지 않는 눈치다. 양곤에 인접한 디다에가 이런 정도이면 다른 곳 이재민들의 어려움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미얀마 이재민들은 이제 유엔의 움직임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지난 23일 탄 슈웨 장군과의 담판을 통해 국제지원에 문호를 개방할 것을 약속받았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24일 중국 쓰촨 대지진 현장에서 “재난재해는 어느 때라도, 세계 어디서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공조해 이같은 도전과 위기를 함께 극복해야 한다.”면서 “최근 잇따르고 있는 세계적인 자연재앙과 관련해 유엔 차원의 체계적인 방지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군부 “민간선박만 구호활동할 수 있다” 한편 미얀마 지원기금 마련을 위한 국제회의가 25일 양곤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에는 반 총장과 50개국 대표 및 국제 구호기관들이 참석했다. 아웅산 수치 여사 등 야권에 대한 탄압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으면서 고립돼온 군부가 국제회의를 받아들인 게 정작 사이클론 이재민들에게 반가운 일이 될지, 그 결과에 지구촌 눈길이 쏠리고 있다. 외교통상부도 25일 40만달러 상당의 긴급 구호물자를 미얀마 정부에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회의에 참석한 테인 세인 미얀마 총리는 “국제사회의 조건 없는 지원을 환영한다.”면서도 “민간, 그것도 선박만 구호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송한수 김미경기자 onekor@seoul.co.kr
  • 미얀마軍政 외국지원 전면 수용

    ‘폐쇄 국가’미얀마가 빗장을 풀었다. 미얀마 군정은 23일 사이클론 ‘나르기스’ 재난구호를 위한 해외인력 지원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국제사회의 압력과 호소는 결국 결실을 맺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미얀마가 빗장을 푼데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공이 컸다.”고 보도했다. 반 총장은 군정 최고지도자 탄 슈웨 장군을 만나 국제사회의 지원을 전면 수용해달라고 촉구했다. 군정은 그동안 외국 구호인력을 제한적으로 받아들였다. 재난지역 출입도 통제해왔었다. 반 총장은 지난 22일 양곤에서 테인 세인 미얀마 총리 등 군정 지도부를 면담했다. 구호단제 요원들을 격려하고 재난지역도 직접 둘러봤다. 그리고 이날 양곤에서 400㎞ 떨어진 네이피도로 날아가 탄 슈웨 장군과 담판을 지었다. 탄 슈웨는 “국적에 관계 없이 해외 구호인력을 전면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면담 직후 “해외 구호인력을 빨리 받아들여 구호품을 빠른 시일 내에 이재민들에게 나눠줄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미얀마 경색국면에 물꼬를 튼 반 총장은 이날 태국 방콕으로 돌아와 24일에는 중국 쓰촨(四川) 지방을 방문할 예정이다. 반 총장의 중국 방문은 비슷한 시기에 재난을 당한 양국의 태도를 대비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미얀마의 최대 동맹국인 중국을 통해 개방 압력을 넣기 위한 포석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현재 미얀마의 피해상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군정은 “나르기스로 인해 7만7738명이 숨지고 5만5917명이 실종돼 총 희생자 수는 13만3655명이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 국제기구와 구호단체는 “희생자 수가 발표치보다 훨씬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총 희생자는 20만명 이상, 이재민은 2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대한통운 글로벌 물류기업 가속화

    대한통운 글로벌 물류기업 가속화

    대한통운이 새 둥지를 찾아 종합 물류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날개를 달았다. 지난 4월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뒤 같은 그룹 소속사인 항공·타이어·건설과 연계를 통해 시너지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법정관리 7년 동안 뼈를 깎는 노력으로 영업흑자를 내 모범적인 법정관리 탈출 회사로도 꼽힌다. ●1930년 창립 한국 물류산업 역사 대한통운은 1930년 창립 이래 국가 물류산업을 지켜왔다. 그래서 대한통운의 역사는 한국 경제개발의 역사이고 물류산업의 역사이다. 대한통운 창립기념일인 11월15일이 물류의 날로 지정됐을 정도다. 국내 최대 종합 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남들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인프라와 78년간 쌓아온 전문 운송 노하우다.40개 지점,23개 항만하역장,200개 창고·물류센터 등 거미줄처럼 연결된 완벽한 인프라를 갖췄다. 여기에 트럭·크레인·특수 중장비 1만 6500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장비를 대부분 직영해 언제 어디서라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네트워크와 장비를 일시에 가동하면 일반화물 2만 9000t, 컨테이너 1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운송할 수 있다. 항만하역과 육상운송부분은 경쟁 상대가 없을 정도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물동량도 늘어났다. 해외건설 진출이 늘면서 각종 자재와 장비를 실어나르는 일도 맡았다. 지난해에는 택배사업도 1위를 차지했다. 연간 실어나른 택배 물량은 1억 2242만상자다. 가로, 세로, 높이가 30㎝씩인 상자를 기준으로 하면 지구 한 바퀴를 돌 수 있는 양이다. 올해 택배배달 목표는 2억상자다. ●법정관리 속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잘나가던 대한통운도 2000년 최대 위기를 맞았다. 동아건설과 함께 리비아 대수로 공사에 컨소시엄으로 참여, 지급보증을 섰던 것이 족쇄가 됐다. 동아건설이 워크아웃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대한통운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동아건설은 대한통운을 팔아 동아건설의 빚을 갚으려고 했다. 대한통운만 삼키면 국내 물류시장에서 패권을 차지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매각 결정만 기다리며 군침을 흘리는 기업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직원들의 ‘매각 결사반대’ 다짐으로 다른 기업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리비아 정부가 대한통운에 공사 중단에 따른 손해배상금 13억달러를 요구하자 결정적인 위기를 맞기도 했다. 리비아 공사를 독자적으로 인수해 완공하고 예비완공증명을 요청했다. 그래야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독자경영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비아 정부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예비완공증명을 내주지 않았다. 이국동 사장은 2005년 7월 취임하자마자 리비아로 날아가 가우드 대수로관리청 장관과 담판을 짓고 그해 12월 예비완공증명을 얻는 데 성공했다.50년 하자보수 보증도 1년으로 단축했다. 연말쯤에는 공사 최종 완공증명을 받아낼 것으로 보고 있다. 임직원들이 뭉쳐 동아건설을 대신해 1조원 가까이 빚을 갚고도 100%대의 양호한 부채비율을 유지했다. 법정관리로 신규투자를 하지 못했지만 1위 물류기업이라는 자존심과 노력으로 매출이 늘고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에는 매출 1조 6100억원, 영업이익 88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신성장 동력을 찾고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키워 2010년에는 매출 3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항공·건설·타이어와 연계 시너지효과 지난 4월1일 7년간의 암흑의 터널을 빠져나와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새 둥지를 틀었다. 국제 물류기업으로 다시 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같은 계열사인 대우건설·금호건설과는 전국에 보유하고 있는 땅과 국내외 항만 및 터미널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첫 사업으로 대전 문평동 메가허브터미널(6만 1500㎡)을 짓는다. 국내외 건설현장 및 발전소 기자재 운송, 해외수출 기자재 운송 및 통관업무 대행도 맡는다. 금호석유화학·금호타이어가 생산하는 제품의 국내외 운송 일감도 많다. 아시아나항공의 항공화물도 실어나를 예정이다. 대우건설과 함께 추가 발주될 리비아 대수로, 농수로 공사 수주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해외에 나가있는 그룹 계열사의 130여개 현지 법인 및 생산 거점과도 연계해 세계적인 물류 네트워크를 갖출 계획이다. 미국, 중국, 베트남 등 현지 물류 거점 기지를 늘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동력도 찾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대북 물류사업이다. 최초로 대북지원쌀 육로운송을 무사히 마쳤고 대북 민간물자 물류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철도·해상 운송 루트도 개척하고 있다. 경의선, 경원선과 나진 하산을 연결하는 철도 물류사업도 추진 중이다. 북한 주요항 항만하역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중국에 이달 안으로 중국 삼진유한공사, 한국철도공사 등과 합영회사인 삼통물류유한공사를 설립해 단둥∼신의주 철도 화차 임대사업을 시작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40대 마담놓고 연적은 62세와 70세

    40대 마담놓고 연적은 62세와 70세

    70살된 노인과 62살의 노인이 42살된 대폿집 「마담」을 가운데 놓고 눈치싸움을 벌이다가 마침내 피를 본 싸움이 일어났다. 한강 강바람에 마음들이 싱숭생숭, 늦바람이 불었던 탓일까? 『몸이야 늙어 쭈글쭈글 하지만 마음이야 어디 늙을까 보냐』는 노익장 사랑싸움의 전말. 밀려나자 “보통사이 아니다” 소문 퍼뜨려 7월 30일. 올해 70살된 나경칠(羅京七)노인(가명·서울시 영등포(永登浦)구 흑석(黑石)2동)은 노량진경찰서 형사과 보호실에서 손자뻘되는 다른 피의자들과 쭈그려 앉아 있었다. 노량진경찰서 창설이래 가장 나이많은 피의자라고 한 형사과 직원은 껄껄 웃는다. 나노인의 직업은 소개업자. 흑석2동에서 복덕방일을 보며 소일하는 처지였다. 나노인의 사랑의 「라이벌」은 이종식(李鍾植)노인(가명·62·무직·흑석2동). 그리고 두노인의 틈바구니에 끼어 사랑의 고민(?)을 한 여자는 조민애(趙閔愛)여인(가명·42·무허가 대폿집 경영·흑석2동). 7월29일 9시께부터 사건의 전초전은 시작됐다. 피해자인 이노인이 나노인에게 사실이 아닌 「스캔들」을 왜 뿌리고 다니느냐고 시비하면서, 홧김에 목에 두르고 있던 수건으로 때렸다. 「스캔들」의 내용인즉 이노인이 조여인과 보통 사이가 아니고, 더구나 30만원을 보태주어 대폿집을 차리게 했다는 것. 이 소문을 이노인은 평소 시샘이 많았던 나노인이 퍼뜨리고 다니는 것이라 단정, 취소를 요구한 것이다. 나노인 입장으로 치면 조여인의 단골손님. 외상술도 통하고, 상당히 친한 사이로 동네에서도 알려졌다. 이러한 나노인의 기득권(?)을 무시하기라도 하듯 70년 가을부터 조여인에 대한 이노인의 노골적인 접근작전이 눈에 띄게 표면화했다. 조여인의 말인즉 같은 경북(慶北)출인인데다가 이씨가 무슨일이든지 어려운것이 있으면 도와주겠다고 했다고. 그 정도뿐 아니라 주점의 안방에 들어앉아 글씨가 서툰 조여인을 도와 외상장부의 정리까지 도와주었다는 것. 단골끼리 접근 작전 끝에 혼자 끙끙 앓던 나노인은 생각도 못해 『몹쓸 여자니까 가까이 하지 말라』고 넌지시 충고까지 했다. 나노인의 속셈을 눈치챈 이노인은 『그런 것까지 참견하지 말라』고 퉁명스러운 응수. 이 충고사건 이후로 나·이노인의 우정은 급격히 파괴되어 험악하게 되었고, 이노인의 주장에 따른다면 『창피한 소문을 동네에 퍼뜨린 장본인』이 나노인이랄 정도로 견원지간이 됐다. 「라이벌」싸움에서 수세에 몰린 나노인의 열등감을 더욱 자극한 사건이 이노인의 외상독촉. 얼마전 나노인이 술마시러 가자 안방에 있던 이노인이 밖으로 나왔다. 그때 조여인이 『외상값 좀 정리해 줘요』라고 하며 밀린돈 1천1백80원을 요구하자 옆에 있던 이노인이 장부를 펄럭이며 외상을 갚으라고 윽박질렀다. 이노인보다 나이가 8살이나 더 되었고, 더구나 자신으로부터 멀어져 가는 조여인과 이노인의 「관계」를 아니꼬와 하던 나노인은 『수상한 사이』라고 동네에 「스캔들」을 마구 퍼뜨렸다는 것. 29일 아침의 담판은 대강 이러한 감정대립과 경위에서 벌어졌다. 이노인에게 수건으로 얻어 맞은 나노인은 하루종일 어찌나 울화가 치밀었던지 복덕방일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힘으로는 당할수 없고, 그놈을 혼내주기 위해서는 상처를 내주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읍니다』 궁리하다 못해 저녁에 술을 마실때 혼을 내주기로 결심한 그는 17㎝되는 미제과도를 한복 조끼 주머니에 넣고 조여인의 대폿집으로 갔다. 시간은 29일 하오 6시20분. 주점에 들어가 소주를 시켜놓고 밖에서 동네 친구들과 윷놀이를 하는 이노인을 불러오게 했다. 『이거봐, 오늘 아침에 자네가 수건으로 날 쳤지?』 『그건 그때 서로 화해하고 다시는 얘기하지 않기로 했는데 왜 또 다시 말하는게지』 『말할건 해야지. 자네는 형님도 없나?』 외상값 독촉 받고는 울컥 “그놈 상처내서 혼내주자”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이노인은 방안에서 나왔다. 『너 이놈자식 어디로 도망쳐』 나노인이 뛰어 나오며 의자에 앉으려는 이노인을 덮쳤다. 이노인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나노인에게 오른쪽 목을 찔린 이노인은 병원으로 옮겨지고, 대폿집은 벌컥 뒤집혔다. 조여인은 나노인과 3년전부터 교제(?)해온 사이. 남편이 첩을 얻어 살기때문에 단신으로 나와 술장사등으로 살아온 처지였다. 조여인의 딱한 처지를 동정한 나노인은 담배도 사다가 주고, 말벗도 해왔다. 이러한 동정심이 차차 연정(?)으로 변했고 두사람 모두 『아무런 관계(육체관계를 뜻함)도 없었다』고 경찰조서에서 밝히듯 육체적인 교섭은 불가능했지만 감정만은 밀도(密度)있게 진전됐던 것. 이러한 늘그막의 알뜰한 연정에 나타난 도전자가 바로 이노인.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나노인은 61살된 부인과 3아들을 두었고, 이노인은 59살된 부인과 9남매를 둔 유부남(有婦男). 여자 좋아하는 바람기는 결국 연령따위 같은건 우습게 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나 할까? [선데이서울 71년 8월 8일호 제4권 31호 통권 제 148호]
  • 스페인 정부 ‘先보상·後협상’으로 깔끔한 해결

    스페인 정부 ‘先보상·後협상’으로 깔끔한 해결

    대형 기름유출 사건의 피해 규모는 대체로 선주보험사와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의 보상한도를 넘는다. 스페인 프레스티지호·프랑스 에리카호·일본 나홋카호 사고가 그랬고, 태안 기름유출 사고의 추정 피해액도 마찬가지다. 한도액을 웃도는 손실을 제대로 보상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스페인이나 프랑스 등의 사례에서 알 수 있다. ●국영 보험사가 감정… 주민 요구 모두 수용 “정부가 모든 일을 처리했다.” 스페인 서북부 갈리시아 해안의 지방신문 기자 파블로 곤살레스는 프레스티지호 사고의 피해 보상 때 “정부는 훌륭했다.”고 평했다. 2002년 11월13일 7만 7000t의 기름을 싣고 가던 프레스티지호가 갈리시아 해안 인근에서 침몰했다. 이 지역 해안 400㎞가 검은 기름으로 뒤덮였다. 유럽 최대의 기름유출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프랑스 에리카호 기름유출 사고 등을 취재했던 곤살레스 기자는 이 사고 취재에 뛰어들었다. 그는 피해 보상이 험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스페인·프랑스·포르투갈 등 3개국 주민 수백만명에게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힌 사건이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그의 예상은 빗나갔다. 스페인 정부가 ‘혁명적인’ 보상 특별법을 내놓았기 때문이다.2003년 6월과 2004년 7월에 스페인 정부는 프레스티지호 사고와 관련해 특별법 2개를 제정했다. 정부가 국책은행을 통해 피해 주민에게 먼저 보상금을 지급하고 IOPC에 대한 보상청구권을 주민으로부터 인수한다는 내용이었다. 일반적으로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하면 피해 주민들이 직접 IOPC에 보상금을 청구해야 한다. 경험이 적은 주민들이 국제기구인 IOPC와 개별적으로 협상하다 보면 보상금 액수도 적고 지급시기도 늦춰진다. 하지만 스페인은 ‘IOPC 협상은 정부가 맡는다.’고 선언했다.2003년 10월 정부는 추정 피해액 3억 8370만유로(약 6152억원)를 IOPC에 청구했다.IOPC 보상한도액인 1억 7152만유로(약 2739억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이었다.IOPC는 난색을 표했다. 대신 IOPC가 산정한 ‘피해 평가액’의 30%만 지급하겠다고 했다. 이에 스페인 정부는 “그러면 ‘피해 청구액’의 30%를 지급해 달라.”고 역제안했다. 실제 피해액이 청구액보다 적으면 보상금을 되돌려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국책은행 담보까지 제공했다. 협상 끝에 스페인 정부는 ‘피해 청구액’의 30%인 1억 1500만유로(1844억원)를 ‘주민 보상금’으로 선지급받는 데 성공했다. 스페인은 IOPC 선지급과 정부 예산을 토대로 1년7개월만에 주민 보상을 95% 마무리했다. 스페인 대통령부 재난지휘센터 푸리피카시온 카레이라 국장은 “우리 정부의 목표는 ‘국민 고통 최소화’였다.”고 말했다. 같은 사고로 피해를 입은 프랑스·포르투갈 주민들이 아직도 IOPC와 ‘개별’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특히 스페인 정부는 피해액을 ‘깐깐한’ IOPC 감정사가 아니라 ‘너그러운’ 스페인의 국영 보험사가 결정하도록 했다. 덕분에 피해 주민들이 주장하는 손실 청구액이 대부분 수용됐다.IOPC에서 따낸 1억 1500만유로의 ‘주민 보상금’에 정부가 지출한 방제비, 피해 지원금 등을 포함, 실제 주민들이 보상받은 규모는 9억유로(약 1조 4375억원)에 이른다. 기름유출 사고 역사상 유례가 없는 보상 규모다. ●佛, 전문법률가 무료 지원 전액 보상받아 굴·홍합으로 유명한 프랑스 서북부 브르타뉴 해안은 99년 에리카호 사고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지방자치단체 모르비앙은 20만유로(약 3억 1500만원)를 부담해 피해보상 전문가를 고용했다. 지역 주민들의 소득 증명과 서류 작성을 돕기 위해서였다. 덕분에 주민들은 청구액을 모두 IOPC에서 보상받았다. 조지프 케르게리 모르비앙 도지사는 “지자체의 역할은 어민들이 피해 보상을 받고 정상적인 생산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정부는 또 어민·관광업자들이 IOPC에서 피해액 100%를 보상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지출한 방제비 1억 7900만유로(약 2800억원)를 IOPC에 따로 청구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태안지원특별법’을 제정,IOPC 보상한도액(3216억원)을 초과하는 피해액을 국가가 지급하기로 했다. 피해 사정은 IOPC가 맡지만, 무허가 어업 등을 이유로 IOPC에서 보상받지 못하는 피해 주민은 국가가 특별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피해 주민을 위한 법률적 지원이나 피해 규모 산정 작업 등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스페인이나 프랑스 등의 사례를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특별취재반
  • ‘성화 폭력’ 中유학생 영장 기각

    경찰이 베이징올림픽 성화 국내 봉송시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집시법 위반 등)로 중국인 유학생 진모(20)씨에 대해 신청한 사전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동부지법 최봉희 영장전담판사는 2일 진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피의자가 범죄사실을 다 인정하고 동영상 등 증거자료가 다 확보돼 증거인멸 우려가 없는 데다 기숙사에서 거주하는 관계로 도주 우려도 없다.”고 밝혔다. 진씨는 성화봉송이 진행된 지난달 27일 오후 2시∼2시30분에 송파구 올림픽공원과 인근 호텔 앞에서 다른 중국인들과 함께 한국인 박모(49)씨를 주먹과 깃봉으로 때리고 발로 차는 등 집단 구타한 혐의로 경찰에 의해 사전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진씨는 앞서 영장심사를 마친 뒤 심경을 묻는 기자들에게 “많이…많이…미안…”이라고 더듬거리며 말했다.경찰은 검찰과 협의해 진씨에 대한 구속영장 재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北·美 핵신고 사실상 합의

    북핵 6자회담 북·미 수석대표가 8일 싱가포르에서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를 놓고 최종 담판을 벌인 결과 사실상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본부의 승인을 밟아 북한이 핵 신고서를 제출하고 미국이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절차에 착수하는 등 비핵화 2단계 이행이 가시화하면 다음달 초쯤 6자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이날 2차례 북·미 회동 후 기자들에게 “의견이 상이한 부분을 많이 좁혔다.”며 “회담이 잘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부상은 “앞으로 합의에 따라서 필요한 사업들이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핵 신고 방안 합의 여부에 대해서는 “좀더 시간을 가지고 인내심을 가지고 생각해 달라.”고 했다.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도 “좋은 협의를 했다.”며 “제네바 회동(3월13일) 때보다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또 “얼마나 좋은 협의인지는 곧 알게 될 것”이라며 “오늘 협의에 대해 본국 훈령을 받기로 했으며 일이 잘되면 베이징에서 더 많은 것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은 이날 주 싱가포르 미 대사관에서 만나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및 시리아 핵 협력 의혹에 대한 이견을 조율했다. 외교 소식통은 “북·미는 플루토늄 양은 공식 신고서에 담아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하고 UEP·시리아 핵협력 등은 ‘간접시인’ 방식으로 합의, 비공개 양해각서에 담아 공유한 뒤 나머지 회담국들에 설명하는 방식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9일 베이징으로 이동, 한·중·일·러측과 각각 만나 북·미 회동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김계관·힐 北核합의 8일 담판짓나

    북핵 6자회담 북·미 수석대표가 8일 싱가포르에서 회동, 핵 프로그램 신고 및 테러지원국 해제와 관련한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7일 베이징 서두우공항을 떠나 오후 4시(한국시간)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했다. 김 부상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채 공항을 떠났다. 김 부상은 지난 5일 베이징에 도착, 협상에 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도 이날 저녁 동티모르를 떠나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힐 차관보는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이상 지연시킬 이유가 없다.”며 “이제는 진전을 이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내일 김 부상과 만나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를 위한 모든 사항들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회담 결과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은 8일 오전부터 양국 대사관을 오가며 릴레이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북·미 회동은 제네바 회담 이후 4주일 만에 제3국에서 열리는 것으로, 양측이 핵신고 관련 이견을 상당히 좁힌 것으로 알려져 합의 도출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외교 소식통들이 전했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미측이 제시한 공식 신고서와 ‘간접시인’에 따른 비공개 양해각서 분리방안을 검토한 뒤 먼저 만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이 적극적인 만큼 합의 여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9일 베이징에서 한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측에 북·미 회동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힐 차관보는 “가장 중요한 것은 6자회담을 최대한 빨리 본궤도에 올려 놓는 것”이라며 “신고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6자회담을 열지 않겠다는 것이 중국의 판단이니 결과를 지켜보자.”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美 7~8일 싱가포르서 ‘핵담판’

    북핵 6자회담 북·미 수석대표가 오는 7일, 또는 8일 싱가포르에서 양자회동을 갖고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 문제에 대해 최종 담판을 짓는다고 AFP통신이 4일 보도했다. 통신은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 미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6자회담에 정통한 서울의 외교소식통은 4일 “힐 차관보가 7일 싱가포르로 이동, 김 부상과 만날 것으로 안다.”며 “7일 만찬회동에 이어 8일 본회담에서 본격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힐 차관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이른 시일 내 북한의 핵신고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6일 동티모르 방문을 마친 후 북한 김 부상을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 회동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 회동은 북·미 제네바 회동 이후 4주 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그동안 6자회담의 발목을 잡아온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및 시리아 핵협력 논란에 대해 양측이 합의를 도출할지 주목된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미 제네바 회동 이후 양측은 북한이 플루토늄 관련 내용을 담은 공식 신고서를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하고 UEP 및 시리아 핵협력 관련 내용은 북·미간 합의서를 교환한 뒤 나머지 회담국들에 통보,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안다.”며 “이번 회동에서 북·미간 합의서 문안이 확정되면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송한수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삶은 마음자세 따라 달라져”

    “삶은 마음자세 따라 달라져”

    조계종 총무원의 ‘작은 거인’ 원철(49) 스님이 첫 산문집 ‘아름다운 인생은 얼굴에 남는다’(뜰刊)를 펴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시각과 감칠 맛 나는 글을 쓰는 ‘소문난 글쟁이’ 원철 스님은 원래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을 은사로 해인사에서 출가한 학승(學僧).7년 전 중국 송대 이후 고승들의 전기를 모은 ‘선림승보전(禪林僧寶傳)’ 30권을 우리말로 처음 번역해 세상에 내놓은 인물이다. 해인사 강원 강사와 ‘월간 해인’ 편집장을 지낸 뒤 5년 전 상경해 조계종 포교원 포교국장과 총무원 기획국장을 지내고 지금은 재무국장 소임을 맡고 있는 스님. 산중에서 수도하는 납자가 아니라 서울에서 행정 소임을 맡아 살고 있다고 해서 자신을 수도승(修道僧) 아닌, 수도승(首都僧)이라 농담삼아 부른다. ‘아름다운’는 신문, 잡지 등에 20여년간 써온 글 66편을 추린 책. 해박한 경전 해석을 바탕으로 절집 살이와 선사들의 이야기를 쉽게쉽게 풀어낸다. 출가승이면서 속인으로 겪는 크고 작은 일에 대한 단상을 무겁지 않으면서도 잔잔한 울림으로 전한다. 특히 책 제목답게,“삶은 자신의 마음공부와 자세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일화들이 흥미롭다.“가난, 가난 해도 ‘얼굴 가난’만큼 서러운 게 없다.”는 한 보살의 말을 빌려 인생살이와 함께 달라져가는 얼굴에 대한 책임은 자기 자신이 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등에 짊어진 널빤지 때문에 자기 앞만 보고 걸어야 하는 사람인 ‘담판한(擔板漢)’을 빗대 자기 교단·종단의 이익에 매몰된 종교계를 싸잡아 비판하기도 한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親朴“분당 배제안해” 親李“총선관여 당연”

    親朴“분당 배제안해” 親李“총선관여 당연”

    4월 총선 공천을 놓고 한나라당 내 친(親)이명박 진영과 친 박근혜 진영 사이에 일촉즉발의 전운이 형성되고 있다. 곧 구성될 공천심사위에 친이(親李) 핵심인 이방호 사무총장이 포함될 것이란 소식이 21일 알려지면서, 친박(親朴) 쪽에서는 ‘탈당’‘분당’과 같은 최후통첩성 발언까지 돌출했다. 총선기획단은 23일 외부인사 6명과 내부인사 5명 등 총 11명의 공천심사위 인선을 확정해 24일 최고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인데, 이 때가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1일 총선기획단 3차 회의는 사실상 파행됐다.5명의 내부 인사 공심위원 구성을 놓고 친박은 계파별 균형을 요구한 반면, 친이는 계파 안배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특히 1차 공심위원 인선안에 이방호 총장이 포함된 것을 놓고 서병수 의원 등 친박 의원들이 “사무총장이 공심위에 들어간 전례가 없다.”며 이의를 제기했으나, 친이 의원들은 “총선 책임자인 사무총장이 포함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맞섰다. 정종복 제1사무부총장은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공심위원장으로 2∼3명을 놓고 논의를 계속 중이며, 위원은 2배수로 압축한 상태”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공심위원장 후보로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이 ‘1순위’로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지검장은 17대 총선에서 공심위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데다, 친박 쪽에서도 거부감이 적어 공심위원장으로 유력한 후보다. 공심위원 내부 인사로는 이 총장 외에 당연직인 강창희 인재영입위원장과 권영세·홍준표·장윤석·이종구 의원, 그리고 여성 몫으로 박순자 여성위원장이 거명되고 있다. 외부 인사로는 송호근 서울대 교수, 강혜련 이화여대 교수, 이은재 건국대 교수 등이 거론된다. 당내에서는 이날 박근혜 전 대표 측이 김무성 최고위원을 통해 강재섭 대표에게 공심위원으로 이혜훈·유승민 의원과 이성헌 전 의원 등 3명을 추천했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유정복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공천이 잘못되면 탈당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런 부분을 배제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다른 측근은 기자들에게 “탈당은 곧 분당을 의미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중국특사 활동 보고를 겸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회동을 갖고, 공천 문제를 담판지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상연 김지훈기자 carlos@seoul.co.kr
  • 김동주, 두산과 14일 최종담판

    거취를 놓고 프로야구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김동주(32)가 협상 타결 초읽기에 들어갔다. 자유계약선수(FA) 계약 마감일이 15일로 바짝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 때까지 팀을 찾지 못하면 1년간 국내에서 뛰지 못한다. 최근 자존심까지 내팽개치며 일본 진출을 노렸다 실패를 맛본 김동주는 지난 12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신분조회 요청이 들어와 선택권을 하나 더 쥔 상태다. 팀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빅리그에서 관심을 보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김동주가 미국에 알려지지 않아 몸값은 극히 낮을 전망이다. 해외 진출의 뜻이 강한 김동주가 사상 첫 FA의 미프로야구 진출이라는 명예를 위해 ‘헐값’을 무릅쓸 수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는 평.김동주는 지난 11일 친정 두산 관계자를 만나 4년간 최고 62억원에서 한 발짝 물러난 4년간 50억원 후반대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14일 최종 담판을 내리기로 했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태안 타르 덩어리에 치사성 독성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는 24일 충남 태안 원유유출 지역에서 수거한 타르 덩어리에 물벼룩을 이용한 독성실험을 한 결과,‘급성치사성 생물독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반면 방제당국은 타르 덩어리에 독성이 없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이번 실험의 문제점을 지적해 ‘독성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환경연구소로부터 실험을 의뢰받은 서울대 최경호(환경보건학) 교수는 이날 “안면도 꽃지 해수욕장에서 수거한 타르 물질을 희석한 물(농도 60㎎/ℓ)에 물벼룩을 48시간 노출시켰더니 물벼룩의 절반 이상이 치사해 급성치사성 생물독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번 실험은 규정에 맞게 평균 50일간 사는 물벼룩의 수명 중 10%(5일) 이하인 2일 동안 진행됐다. 농도가 더 낮은 물에서는 물벼룩의 치사량이 50%를 넘지 않았지만 죽지 않은 물벼룩들도 수면에서 부유하고 움직임이 저하되는 현상을 보였다고 시민환경연구소 측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해안경찰 방제대책본부는 “오염 현장처럼 타르 덩어리에서 자연적으로 용출되는 해수조건에서 독성실험을 해야 하는데 이번 실험은 타르 덩어리를 수거해 초음파에 인위적으로 분해시켜 물에 녹인 뒤 이뤄졌다.”면서 시험 방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방제본부는 “타르 덩어리는 유출된 원유 중 독성이 강한 휘발성 성분이 대기중으로 날아가고 중유 등 무거운 성분만 물과 결합해 끈적끈적하게 변한 것으로 기름 중의 유독한 성분이 해수에 녹아 나오는 양은 미미하다.”면서 “현재 타르 덩어리의 유해성에 대해 학계에 보고된 직접적인 피해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대전지법 서산지원 이상우 영장전담판사는 해양오염방지법 위반 혐의로 영장이 신청된 삼성중공업 소속 해상크레인 선장 김모(39)씨와 예인선장 조모(51)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또 다른 삼성중공업 소속 선장과 홍콩 유조선의 선장 등 2명에 대해서는 경찰이 보강수사를 하고 있다.태안 이천열·서울 김경두 이경원기자sky@seoul.co.kr
  • 대선 선거판에 ‘허경영 신드롬’

    ‘결혼하면 1억원, 출산하면 3000만원,60세 이상이면 월 70만원’새마을운동 주제곡인 ‘새나라노래’에 맞춘 공약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8번 찍으면 팔자 핀다.’는 기호 8번 경제공화당 허경영 후보의 이른바 ‘대표공약’들이다.‘BBK공방’에 파묻힌 올 대선정국에서 그는 파격적이어서 황당하기까지 한 공약들을 잇달아 내놓아 적잖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허 후보 마니아들은 ‘허 후보의 지지율이 민주당 이인제 후보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큰소리 친다. 인터넷 공간에서의 인기는 ‘허경영 신드롬’ 수준이다.“각종 개그프로 섭외 일순위”라는 댓글도 있지만 “어쨌든 웃겼으니 한 표 준다.”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IQ 430의 ‘천재 대통령’을 외치는 허 후보는 ‘UN본부의 판문점 이전’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허 후보가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과 이미 ‘담판’ 지은 사안이라고 한다.‘정당제도 폐지, 국회의원 자격시험 도입’ 등 ‘혁명’에 가까운 제안도 했다. 이력은 공약만큼이나 화려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밀 정책특보’로서 새마을운동을 최초로 제안하고 방송통신대학 설립을 건의했다고 주장한다. 고(故) 이병철 삼성 전 회장의 양아들로서 삼성의 경영 방향을 자신이 제시했다고도 한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이명박 특검법 통과] 선거판 ‘허경영 신드롬’

    [이명박 특검법 통과] 선거판 ‘허경영 신드롬’

    ‘결혼하면 1억원, 출산하면 3000만원,60세 이상이면 월 70만원’ 새마을운동 주제곡인 ‘새나라노래’에 맞춘 공약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 ‘8번 찍으면 팔자 핀다.’는 기호 8번 경제공화당 허경영 후보의 이른바 ‘대표공약’들이다.‘BBK공방’에 파묻힌 올 대선정국에서 그는 파격적이어서 황당하기까지 한 공약들을 잇달아 내놓아 적잖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허 후보 마니아들은 ‘허 후보의 지지율이 민주당 이인제 후보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큰소리 친다. 인터넷 공간에서의 인기는 ‘허경영 신드롬’ 수준이다.“각종 개그프로 섭외 일순위”라는 댓글도 있지만 “어쨌든 웃겼으니 한 표 준다.”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IQ 430의 ‘천재 대통령’을 외치는 허 후보는 ‘UN본부의 판문점 이전’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허 후보가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과 이미 ‘담판’ 지은 사안이라고 한다.‘정당제도 폐지, 국회의원 자격시험 도입’ 등 ‘혁명’에 가까운 제안도 했다. 이력은 공약만큼이나 화려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밀 정책특보’로서 새마을운동을 최초로 제안하고 방송통신대학 설립을 건의했다고 주장한다. 고(故) 이병철 삼성 전 회장의 양아들로서 삼성의 경영 방향을 자신이 제시했다고도 한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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