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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첸대통령­러국방 담판/러군증파 계속/러의원들,협상위해 수도에

    【그로즈니 로이터 연합】 조하르 두다예프 체첸공화국 대통령이 6일 파벨 그라초프 러시아 국방장관과 회담하기 위해 수도 그로즈니를 출발했다고 삼세딘 유세프 체첸 외무장관이 말했다. 유세프장관은 두다예프대통령의 차량행렬이 인접 잉구세티아 나즈란 마을을 향해 떠난 뒤 그같이 밝히면서 『회담의 의제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면담은 그라초프의 제안』이라고 전했다.그는 협상 가능성에 회의를 나타내면서 『모스크바측은 체첸을 러시아연방에 강제편입시키려 하나 우리는 결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미 독립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로즈니 AP 연합】 조하르 두다예프 체첸 대통령은 러시아 하원의원들이 체첸에 체류하는 대가로 러시아군 포로들을 석방한다는데 동의했다고 이들 의원이 6일 밝혔다. 야블린스키는 『두다예프 장군에게 5일 일종의 교환을 제안했다』고 확인하고 『우리가 여기 체류한다는 사실이 공격 가능성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인의 협상술(최두삼 귀국리포트:18)

    ◎득실 계산 무궁무진한 전략 구사/고의범착·악인고장 등 다양… 세부계략 더 복잡 북경특파원 생활중 뜻하지 않게 독자여러분들을 속였던 일이 있었음을 이 자리에서 고백할까 한다.고의는 아니지만 몇차례 오보를 냈던 것이다.그것은 다름아니라 서울과 북경간에 곧 직항로가 뚫릴 것이라는 기사다.북경에서 이삿짐을 풀고난 직후부터 1년반동안의 체류기간 내내 서울∼북경 직항로에 대해 『의견 접근』,『내달 개통』,『연내 개통』,『완전 타결』 등의 기사를 수없이 보냈으나 본인이 특파원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지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깜깜소식인 것이다. 도대체 서울∼북경간 직항로는 왜 아직도 안뚫리는가.최근 들리는 소식으로 내년초에는 개통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긴 하지만 다시는 곧 개통된다는 따위의 기사를 취급하지 않을 생각이다. 직항로가 쉽게 뚫리지 않은 것은 한·중 양측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내일이면 타결될 것이라는 우리측의 낙관적인 얘기만 듣고 기사를 보내놓고나서 내일이 되고나면 잘 안풀리고,또 다음날에도 비슷한 일이 되풀이되고,그러다가 오늘까지 오게 된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우리가 생각해볼 것은 중국인의 협상전략전술이다.한마디로 그들의 협상전술은 끈질기다.그동안 수십차례에 걸친 항공회담에서 중국측이 적당히 양보했다면 문제는 쉽게 풀렸을 터인데 좀체로 양보하지 않은 것이다.물론 중국측 입장에서 보면 한국이 조금만 양보해도 벌써 타결됐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한국외교관들이 지독하다고 혀를 내두를지도 모른다. 어쨋든 중국인들은 협상에 관한한 귀재로 통한다.중국이 유태인이나 아라비아 상인들과 함께 세계 4대 상인에 속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선지 상술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 협상술 역시 뛰어난 면모를 과시한다.어려서부터 중국인이면 누구나 읽는 삼국지나 수호지 손자병법 등의 영향이 클것이다. 중국인들은 협상을 할 경우 우선 협상전략 수립단계부터 철저한 면모를 보인다.우선 현상을 철저히 분석해서 문제점과 추세 이견 정황 등을 추려내고 협상 목표를 설정한다.그런다음 여러가지 가상시나리오를 수립해서 이해득실을 정확하게 파악한다.이를 기초로 최상책과 최하책까지 마련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한다. 중국인들이 구체적인 협상전략으로 응용하는 예를 들어보자.그들은 협상에서 시간을 활용하는 전략으로 사람을 피로에 지치게 만들어 손을 쉽게 들도록하는 「피로전전략」,등소평이 영국과 홍콩반환문제를 협상할때 사용했던 것처럼 협상기한을 정해놓고 그 기간내 마치도록 몰아치는 「기한전략」,최후통첩을 해놓고 선택을 강요하는 「최후통첩전략」 등을 많이 애용한다.공간을 활용하는 전략으로는 「검은 얼굴 흰얼굴 전략」,「허장성세 전략」,「장외교역 전략」 등이 있다고 하나 자세한 방식은 알 수 없다. 중국에서 최근 발간된 「경제담판」이란 책을 보면 그들의 협상술이 어느정도인지 그저 감탄스러울 뿐이다.이 책에서는 협상에서 종종 등장하는 각종 기묘한 계략까지 소개하면서 이들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하라고 충고하고 있다.여기 나오는 계략으로 우선 「고의범착」을 보면 이는 실수를 가장하여 본뜻을 왜곡하는것으로 자구를 빼먹거나 왜곡하는 방식이다.이 경우 상대방에 의해 발각되었을 경우 실수라며 이해를 구할 수 있다.「노폭급광」은 상담중 고의로 성을 내거나 난폭하게 굴거나 급하게 서둘거나 미친듯한 행동을 보여서 상대방의 협상결심을 흔들어 보는 전략이다. 협상중에 상대편에 강적이 있어서 각종 기계와 전략이 좀처럼 먹혀들지 않을 경우 「악인고장」전략에 따라 그 강적을 비방해서 동료들로부터 이간시킨다. 중국인의 협상술이 여기에서 그치는게 아니다.협상과정에서의 세부전략으로 서두전략 가격제시전략 값깎기전략 판매협상전략 등 한권의 책으로 소개해도 부족할만큼 수많은 전략이 있다.그래서 협상을 위해 나오는 중국인들은 말한마디 손짓 하나에도 전략이 숨어있다고 한다. 그동안 중국이 한국과의 항공협상에서 얼마나 많은 협상전략을 구사해왔을지 생각만해도 흥미롭다.그들의 끈질긴 공세에도 손을 들지 않고 지금껏 견디어온 한국측 협상대표들에게도 한번쯤 박수를 보내도 좋을것 같다.
  • 여야 물밑접촉…「경색해법」찾기 분주/김대통령 귀국앞둔 정가 움직임

    ◎「12·12」 논의 불가속 영수회담엔 유연/민자/“대통령과 담판” 강조… 협상카드 고심/민주 민자당이 다음주 초에 민주당이 불참하더라도 국회를 소집하기로 방침을 세워 놓은 가운데 여야는 김영삼 대통령과 이기택 민주당대표의 회담을 통해 국회정상화의 돌파구를 마련해 보자는 생각에서 잇따른 접촉을 갖고 있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민자당◁ ○…김대통령과 이대표의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50대 50이라고 밝히면서도 무산되는 쪽에 무게를 두는 눈치.현안에 대해 여야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김대통령과 이대표가 만나기란 쉽지 않고,만난다고 해서 경색정국을 풀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일단은 청와대회담을 추진한다는 방침 아래 일련의 일정표에 따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물밑 접촉을 통해 접점을 찾아 나가고 김대통령이 19일 귀국하면 그 결과를 보고해 결심에 따르겠다는 생각이다.김대통령은 아직 이 문제와 관련해 아무런 지시나 생각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자당 관계자들은 오는 21일 김대통령이 3부요인과 여야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순방성과를 설명하는 자리에 이기택 대표가 참석할 가능성에 대해 기대를 걸었으나 이대표는 18일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한 고위관계자는 『이대표가 불참하면 다음주에 영수회담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봐도 좋다』고 못박았다.이 관계자는 『여야 영수회동은 국정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여야지 쟁점을 확대하고 재생산하는 자리여서는 곤란하다』고 「12·12」문제에 대한 민주당의 「사전보장」요구를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범진 대변인도 이날 고위당직자회의가 끝난 뒤 『12·12문제에 의제를 국한한 영수회담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민자당 관계자들은 민주당이 의제를 미리 정하자고 고집하지 않으면 회담은 쉽게 열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대야 협상창구인 서청원 정무1장관은 『김대통령이 포괄적인 주제로 만나자고 하면 민주당 이기택대표가 거절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그러나 그동안 김대통령과 이대표의 4차례 회담이 그랬듯이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아무런 「결실」이 없으면 상처만 깊어지게 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강삼재 기조실장이 『영수회담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다』고 신중론을 개진한 것도 이러한 고민을 반영하고 있다. ▷민주당◁ ○…18일 아침 열린 긴급확대간부회의를 통해 청와대에서 제의가 오면 회담에 응하기로 가닥을 잡았다.『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 마당에 당사자가 만나자는데 못 만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이는 언뜻 「기소요구를 받아 줄 의사가 없는 한 회담에 응하지 않겠다」던 강경자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그렇지 않다.여권과의 기세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이 보다 강하게 담겨 있다.여권의 회담 제의가 경색정국을 풀기 위한 화해제스처로 일반에 비쳐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복안인 것이다.나아가 영수회담을 장외투쟁의 명분축적용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도 깔려 있다. 어차피 여권은 청와대회담을 통해 내놓을 카드가 없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김대통령의 생각에 변화가 없는 한 회담은 실패로 끝날 것이뻔하고 그렇다면 그에 따른 부담은 아무래도 청와대측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여권이 먼저 청와대회담을 거론하고 있지만 당장 제의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다만 파행정국을 헤쳐 나갈 관문은 결국 영수회담 밖에 없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따라서 일단 청와대회담에 대비해 기소촉구에 총력을 기울이되 내부적으로 테이블 밑으로 주고 받을 카드를 마련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12·12」는 이미 청산된 사건”/미래지향·생산적 정치 아쉬워/「일하지 않는 국회」에 불만/김봉조 민자의원(인터뷰) 국회가 「과거문제」로 장기간 공전하고 있는데 대해 답답해 하는 여당 국회의원들이 많다.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민자당의 김봉조의원은 『일하지 않고 과거에 집착하자는 것이 무슨 정치협상거리가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는 평소에는 부드러운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의 국회공전사태에 대해서만은 『생각만 해도 열이 난다』고 했다. 김의원은 『김영삼 대통령이 세계화 장기구상을 밝힌것은 경제적 의미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할것 없이 모든 분야에서 미래지향적이고 생산적인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이라고 풀이하고 『지금도 세계정상들이 모여 국가차원의 경쟁을 하고 있는데 국회가 이래서야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국회 예산결산위원장과 우루과이 라운드 특위위원장도 지낸 그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 남지 못한다』면서 『모든 것이 세계화,미래화로 가는데 뒤돌아 서서 과거로 가서야 되겠느냐』고 민주당의 공세를 비난했다. 민주당의 이기택대표가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데 대해서는 『역사라는 것은 현재 우리가 노력하고 행동하는 일들에 대해 훗날 평가되는 것이지 누가 만든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12·12사건」 관련자에 대한 기소 요구에 대해서도 『준사법부인 검찰에 정치권이 기소하라,말아라 하는 월권적 요구를 해서는 안되며 대통령이 기소를 지시할 사항은 더 더욱 아니다』라면서 『12·12사건은 여소야대였던 13대 국회에서 당시 4당대표의합의 아래 전직대통령을 국회증언대에 세움으로써 끝난 문제』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그때 이기택대표가 5공청산 특위위원장을 맡았고 동료의원인 정호용의원이 희생됐었다』고 상기시키면서 『법적으로 보더라도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 만들어진 대통령 직선제 헌법 아래 새정부(6공 지칭)가 출범했다』고 강조 했다. 그는 민주당의 이대표와는 야당 시절 절친한 동료였던 때문인지 이대표에 대한 비판이 인신공격성으로 이해될까봐 상당히 부담스러워 했다.그러나 국회가 공전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이대표가 생산적인 명분을 내세우지 않은 것은 방향 설정이 잘못됐다』면서 『12·12 때는 멀리 떨어져 있던 사람이 이제와서 갑작스럽게 국회를 볼모로 정치공세를 펴는 것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분명한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인터뷰 끝에 『내년에 지방자치 선거도 있는데 예산이 제때에 심의되고 통과되지 않으면 나라살림은 말할 것도 없고 지방자치단체의 행정도 마비된다』고 지적하고 『추곡수매량도 결정되지 않아 농민들이 벼를 집에쌓아놓고 있다는 사실을 민주당은 아는지나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 “민심 어수선하다는 것 알고 있다”/박관용청와대비서실장 회견

    ◎인사·정책혼선 국민지적 겸허히 수용/개혁 실종이라니?… 소리없이 지속될것/외교안보팀 윤리대결… 「갈등」으로 보는건 곤란/불평하는 노재봉의원등 포용해야지요/부산시장 출마 전혀 불고려… “우전서울시장 천거” 언론보도는 무책임 □대담=이중호정치부장 청와대의 박관용 비서실장은 김영삼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필하고 있는 사람이다.김대통령의 그림자와 같이 늘 곁에서 김대통령의 뜻을 헤아리고 그 뜻에 따라 움직인다.서울신문은 창간 49주년을 맞아 김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개혁을 통한 신한국 건설의 성과와 현위치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전망등을 들어보기 위해 박실장을 만났다.대통령비서실장이 된 뒤 그는 한차례도 정식 인터뷰에 응한 적이 없다고 했다.그런 박실장이 서울신문의 창간기념일(11월22일)을 축하하는 뜻에서 처음으로 이중호 정치부장을 청와대 집무실에서 만나 한시간남짓 개혁문제를 중심으로 김대통령 주변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대통령께서 안 계실 때의 느낌은. ▲신경이 훨씬 더 쓰이고 무거운 책임감이느껴집니다.평소보다 일찍 출근해 늦게까지 있게 되고 위보다 아래에 신경을 쓰게 되지요. ­새정부 개혁의 성과와 미흡한 점은 무엇이라 봅니까. ○“개혁에도 리듬” ▲보는 사람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우리 정부가 들어선 이후 엄청난 부분을 개혁했습니다.특히 깨끗한 정치를 위한 선거법 개정,군의 사조직정비,금융실명제 등은 굉장한 개혁입니다.김영삼대통령이 아니면 할 수 있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지요.개혁은 우리 정권의 기반이요,철학입니다.개혁은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됩니다.개혁실종이라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어요.개혁에도 리듬이 있어야 합니다.비리 관련자를 처벌하는 것만이 개혁이 아닙니다.생활개혁도 있고 경제개혁도 있어요. ­그래도 개혁실종이라는 일부의 지적이 있는 것은 사실 아닙니까. ▲개혁을 주도하는 처지에서 보면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대외적으로 드러내놓고 하는 개혁,즉 비리관련자를 처벌한다거나 실명제등은 소리나는 개혁입니다.의식개혁,기초질서확립,중소기업대책등은 소리 안나는 개혁입니다.개혁의 실종은 사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입니다. ­최근 대통령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입니까. ▲대통령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국정전반이지요.상황에 따라 조금씩 바뀔 뿐입니다.요즘은 성수대교 붕괴사고후 각분야의 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에 신경을 많이 쓰십니다.60년대 개발붐을 타고 공사를 많이 했는데 기술부족과 자재부족으로 시공부실이 많아 안전사고가 많을 수 있어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고 흐트러진 민심과 국가기강을 바로잡는게 주요 관심사지요. ­시중여론이나 대통령의 인기도를 자주 보고하십니까. ○인기 연연 않을것 ▲인기는 올라갈 때도 있고 내려갈 때도 있습니다.초기에 너무 인기 높았던 것이 비정상적이랄 수 있지요.구체적 통계는 없으나 성수대교 이후 떨어졌을 것으로 봅니다.인기도 중요하나 너무 연연해서는 안될 것 같아요. ­민심수습대책으로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까. ▲성수대교붕괴라는 대형참사를 당하니까 국민 전체가 받는 충격이 큽니다.민심이 어수선하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전반적 관리를 잘못한데 대해 책임을 공감합니다.민심을 일거에 수습하는 묘책은 없습니다.끊임 없는 개혁을 통해 하나하나 시정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그러나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봅니다.그 이유는 국민들이 현 정부를 정통성이 없다든지 도덕성이 없다,정경유착했다고 비판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정책혼선 혹은 인사잘못,능력 없다든지의 비난은 시정할 수 있습니다.성실히 하고 국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 해낼 수 있습니다. ­한일은행장 경질로 제2의 사정이 시작된게 아니냐 하는 관측도 있는데. ▲언론에서는 뭘 만들어 내려고 하는데 우리는 일반론적으로 사심없이 엄정하게 하겠다는 것일 뿐입니다.은행장 그 사람 어떤 일로 나갔는지 모르나 한사람 일로 제2사정 운운 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일부에서는 실장께서 청와대 비서진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비서실 장악문제에 대해 어떤 얘기가 있는지 모르나 나는 비서실장 자리에 임명받았을 때 과거처럼 청와대는 권부가 아니니 실장의 권한 이하도 이상도 아닌 적절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과거에는 명령 하나에 움직이도록 되어 있었습니다.그렇지 않으면 물리적 힘이 가해졌습니다.그것은 안기부로 대표되겠지요.비서실장에게는 대통령과 수석 사이의 가교역할이 맡겨져 있을 뿐입니다.대통령의 보좌기능은 수석 각자가 하는 겁니다.매일 수석회의를 주재하는데 일사불란하다고 생각합니다.내부적으로는 비서실 운영에 별다른 얘기가 없습니다.일반 국민은 물론 언론까지 30년 넘게 군사정권에 부지불식간에 길들여져 있다고 생각됩니다.지휘봉 하나로 움직이는 정부가 되어서는 안됩니다.일반의 시각이 이처럼 흐르는 것은 군사문화의 획일성에서 다양성으로 가는 과도기에서 나오는 현상이라고 봅니다.청와대 비서실이 문제 있다면 구체적 사안을 제시해 보세요.다만 내가 어느 계보출신이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행정부와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대통령중심제여서 행정부와의 갈등은 없습니다. ­이회창 전총리시절에는 문제가 있었지요. ▲그것은 특정인의성격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외교안보팀 안의 갈등은 여러군데서 지적되는데. ▲갈등이라는 용어는 절대 부적절합니다.통일원장관 외무장관 외교안보수석 모두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그러나 집행에는 이견이 없지 않습니까.과정에서 다를 뿐입니다.회의도 한번 안한 상황에서 개인 생각을 물으면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지 않아요.통일안보조정회의라든지 한번 모이면 통일됩니다.특히 학자출신이 많아 회의에서 논리대결이 많은데 좋아 보입니다.그것을 갈등이라고 몰아붙이면 언론기피증이 생깁니다.장관이 언론을 기피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때로는 혼선으로 비쳐져도 국익을 위한 것이라 믿으면 충분히 조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국민들의 걱정은 알고 있지만 인식부족 측면이 있어요. ­최근 노재봉의원 발언 등 여권 내부가 삐거덕거리는 측면이 있는데. ▲우리 당이 걸어온 길을 국민들이 다 알고 있습니다.민자당은 3당 합당을 한 정당입니다.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게 사실입니다.당내에서 불평을 했다 해서 항명 혹은 파동이라며 쫓아내면 문민정부가 아니라고 봅니다.큰 걸음으로 포용해야 겠지요. ­민주계가 행정능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내각에 민주계 장관은 3명 밖에 없어요.청와대수석은 2명이고 비서실장까지 3명입니다.개별적으로 능력이 있다 없다고 얘기할 수는 있어도 그 정도 인원이 국정의 문제점을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지요. ­숫자는 적더라도 실세 아닙니까. ▲모두 잘한다고는 생각 않습니다.그러나 민주계 잘못으로 돌리기에는 차지한 자리가 별로 없어요.너무 민주계만 타켓이 되고 있는 측면도 있어요. ­공직자의 복지부동을 타파할 특별한 대책은 없는 겁니까. ▲무사안일에 대한 지적은 지난해 개혁과정에서부터 나왔습니다.그러나 다수 공무원은 열심히 합니다.감사원 감사등 상당히 체크해 보았습니다.일부 공무원에게는 무사안일이 발견되지만 다수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사정활동이 있으면 공무원이 위축되는게 사실입니다.그래서 미래지향적 사정을 할 예정입니다.과거에는 돈주면 불가능한 것도 가능했습니다.요즘은 돈을 안받으니 불가능한 것은안되는 것입니다.그에 대한 불만도 있고 실제 복지부동도 있겠지요.정말 복지부동이 있다면 그들을 엄벌하는게 과제입니다.그밖에도 발탁인사를 하려 하고 있으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시험 없이 승진시키는 방안,복수직급제로 진급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는 것등 공무원 사기진작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공무원 사기진작이 복지부동을 없애는 길이라고 봅니다.처우개선도 노력하고 있으나 한정된 재원을 가지고 안타까운 점이 많습니다. ­내년 지방자치제선거를 앞두고 지방행정 조직이 흔들리는 것 같은데. ▲지방자치를 실시하는 것 때문에 실제로 무사안일이 일어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누가 시장 군수 되느냐 하고 눈치보고 따라다니느라고 업무를 등한히 하는 것 같습니다.그러한 선거의 과도기적 혼란은 다 있는 것입니다.그것을 최소화해야 합니다.후보자를 놓고 눈치보면 가차없이 엄단해야 합니다. ­통일전문가로서 통일에 대한 전망을 어떻게 보는지. ○통일 절박한 문제 ▲과거 국회 통일특위위원장,남북국회대표 등을 맡았을 때는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했습니다.이 자리에 오니 나의 얘기가 마치 대통령의 뜻인 것처럼 비쳐질 수도 있어 자제하고 있습니다.통일은 언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를 절박한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노태우 전대통령,김대중씨 등 유력인사들의 자제가 정치를 하거나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대통령 아들이라고 정치 못하라는 법은 없다고 봅니다.얼마나 자질이 있는지는 국민이 판단할 문제입니다.그러나 구체적인 면면은 잘 알지 못합니다. ­대통령께서 돌아오신 뒤 특별한 예정이 있습니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총회를 통해 느끼신 세계화에의 철학을 구체화시켜야 되겠고 또 국회문제나 이완돼 있는 민심수습책에도 골몰하실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 야권과 서로 이해부족인 것 같고 그래서 국회가 파행으로 이어지는 것 아닙니까. ▲대통령은 야당사람들과 정치를 했던 분입니다.누구보다 그들의 처지를 알고 이해하고 있습니다.야당과의 대화도 마다하지 않습니다.그러나 야당이 자기들 안에서 일어난 복잡한 상관관계로 생긴 일을 가지고 여당 혹은 국회 전략으로 표출할 때는 아주 곤혹스럽습니다. ­황낙주 국회의장이 여야 영수회담의 주선을 공언했는데. ▲사전교감은 없었으나 대통령이 야당과의 대화를 피한 적이 없습니다.그러나 여건은 조성되어야겠지요. ­민주당은 「12·12」 관련자 기소를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담판자리」 안될말 ▲그게 조건이 될 수 있습니까.이 기회에 말 한마디 하겠습니다.두분의 만남은 국정심의 과정에서 각자 생각을 개진하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무엇을 담판하는 것이나 쟁취하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됩니다.조건을 붙이고 선물을 주고 받고 하는 것이 대표자 면담이 아닙니다.여야 대표자 면담이 흥정거리가 돼서는 안됩니다.무엇 하나를 얻고 안 얻고,쟁취한다 않는다 라는 고식적인 벽을 허물어야 합니다. ­국회의 정상화 전망은. ▲여러 현안들을 법정기일 안에 처리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요구가 강하면 국회가 정상화되지 않겠습니까.국회문제는 두 교섭단체가 있으니까 잘 되어갈 것이고 국민의 뜻에 따라 정상화될 것으로 믿습니다. ­부산시장 출마설이 있던데요. ▲전혀 생각이 없습니다.이자리에 올 때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 하겠다고 밝히고 왔습니다.다만 대통령의 뜻에 따를 뿐입니다. ­우명규 전서울시장을 천거했다는 소문은. ▲언론에서도 이미 파악했겠지만 무책임한 보도입니다.경상도 말로 「택도 아닌 기사」를 써서 나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해명을 하자니 구구하고 가만 있자니 답답하고….우씨 자신이 8개월짜리 서울시장을 내심 흔쾌하게 받아들인 것도 아니라고 알고 있어요. ­사생활에 불편은 없습니까. ▲왜 없겠습니까.그러나 이자리에 올때 사생활을 사실상 포기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아침마다 수영하고 일요일 상오 북한산에 2시간가량 등산하는 것으로 피로도 풀고 정신을 맑게 하는 것이 제 사생활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 중동평화 「셋째 고개」 넘었다/이­요르단 평화협정 체결 의미

    ◎「이」서 애·PLO와 화해 이은 새전기 마련/수로·영토 양도… 시리아·레바논협상 “호재”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46년만에 평화협정에 가조인함으로써 중동평화를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지난 79년 아랍국가로는 처음으로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한데 이어 올들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와 자치협정을 맺고 이번에 이스라엘­요르단의 관계정상화까지 도출해냄에 따라 중동지역에 평화가 정착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번 이스라엘­요르단 평화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주요 쟁점은 국경획정과 안전보장,요르단강및 야르무크강에 대한 수자원권,국경지대 3백50㎦ 지역에 대한 요르단의 영유권 주장등이었는데 이스라엘이 요르단에 대한 물공급을 보장하고 일부 영토를 돌려주는 선에서 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요르단은 67년 중동전 기간중 이스라엘이 점령한 영토의 일부를 돌려받고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이미 개간한 지역에 대해서는 대토보상등의 형식으로 보상받으며 일부 국경선이 바뀔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은 비교적 온건한 노선을 추구,중동분쟁에서 완충역할을 했던 요르단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이제 중동평화협상의 최대 「난적」인 시리아와의 담판을 남겨놓고 있다.양측의 평화협상은 이스라엘이 67년 6일전쟁 당시 시리아로부터 빼앗은 골란고원으로부터의 철수방식을 둘러싼 이견으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있다.이스라엘은 평화협정체결과 외교관계정상화의 조건으로 골란고원 주둔 이스라엘군을 3년간에 걸쳐 부분적으로 철수할것을 주장하는 반면 시리아는 완전철수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이스라엘투쟁을 위한 아랍국가의 단결을 주장하고 있는 시리아는 이스라엘­PLO간의 자치협정체결에 이어 이번에 이스라엘­요르단간 평화협정이 체결됨에따라 더 큰 고립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번 평화협정은 향후 양국협상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 아랍국가들과 포괄협상이 아닌 개별적인 쌍무협상을 벌이고 있는 점을 비난해온 시리아는 이번 협정 체결에도 반대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이 시리아와 레바논과의 타결없이는 지역평화를 이룩할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길 바란다』고 밝혀 협상에 의한 타결의 불가피성은 인정하고 있다. 이밖에 역시 대이스라엘 강경노선을 추구하고 있는 레바논이 지역평화협상의 주요 당사자로 남아 있으나 시리아로부터 강력한 영향력을 받고 있음을 감안할때 이스라엘­시리아 협상의 성공여부가 궁극적으로 중동지역에 평화를 정착시키는데 있어서 마지막 고빗길이 될것으로 보인다.
  • 안전성 높은 한국형 표준원전/북에 지원할 울진 3·4호기

    ◎미기술 우리실정 맞게 개량설계/운전 실수로 인한 사고위험 줄여/1기 건설비 1조6천억… 북에 건설땐 30% 절감 울진 3·4호기는 한국 표준형 경수로 1호로 각 1천메가와트급이며 미 컴버스천 엔지니어링사의 가압경수로(PWR) 시스템 80을 우리 실정에 맞게 개량 설계한 영광 3호기를 제작모델로 삼고 있다. 이번에 합의된 울진 3·4호기형 경수로는 중수로,흑연 감속 가스 냉각로보다 성능과 안전성 등에서 뛰어난 기종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실제로 세계 원전의 약 80%는 경수로형이다.경수로는 우라늄 235를 약 3%로 저농축시킨 핵연료를 사용하며 감속재로는 경수(보통 물)를 사용한다. 울진 3·4호기는 지난 91년 7월 설계가 시작돼 현재 원자력 연구소 전체 연구원의 15%인 4백여명이 투입되고 있으며 각각 98년과 99년에 준공 예정이다.울진 3·4호기의 장점은 「인간공학」개념의 도입이다.한국인의 신체치수에 맞게 설계해 운영이 쉽도록 했고 운전원이 사소한 실수로 일으킬 수 있는 사고의 확률을 울진 원전의 개량형 제어실에서는 대폭 줄였다.특히 급수상실사고에 대비해 안전 감압계통을 최초로 설치,냉각수 감압기능을 강화한 것을 비롯해 잔열 제거계통의 감시기능을 강화하는 등 안전성에 최대 중점을 두고 설계됐다. 울진 3·4호기급 경수로 건설에는 총 3조2천억원이 든다.그러나 관계자들은 북한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면 부지매입비,노무자임금,자재비용 등에서 약 15% 정도의 절감이 가능하고 북한 당국의 정책적인 지원이 곁들여지면 추가 절감이 가능해 약 30%의 비용절감이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2기를 건설하는데 필요한 인력은 1년기준으로 계통설계분야 8백명,보조설계분야 2천5백명,시공분야 1만5천명 정도로 추산된다.이중 시공을 제외한 기술인력(연 3천3백명)중 3분의 1 정도가 현장에 투입되어야 함을 감안하면 연 1천1백명 정도가 북한에 파견될 것으로 예상된다.또 이와는 별도로 완공후 운영과정에서 운전요원,일반직원,보수요원,기능직 등 1천2백명 정도의 상주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관계자들은 원자로 2기를 북한에 건설하는데 필요한 총기간은 8∼10년 정도로 보고 있으며 이에 앞서 1년간의 지질 조사등 타당성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2003년까지 완공하려면 96년에는 착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이와 관련,김시중 과학기술처장관은 국정감사에서 계통설계,원자로 설계·건설,안전성 심사를 우리 기술로 하게 될때 전체 원전 건설기술의 93%를 지원할 수 있다며 통일에 대비한 원자로 표준화를 기할 수 있고 원자력 개발능력을 세계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국산화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밝힌바 있다. ◎미­북 핵타결 순간 제네바 표정/최후담판후 한­미­북 11시간 3각협의/한밤 북수용 통보받고 갈루치 합의 발표 18일 상오 합의사실이 발표되기까지 11시간동안 미국과 북한,한국과 미국은 전화로 3각협의를 계속하는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결국 북한이 막판에 남북대화재개의 명문화 의사를 통보해옴으로써 5일동안 진통을 거듭해온 기본합의문 마련은 성공했다. ○…미국과 북한의 핵협상은 양측이 17일 상오 10시30분부터 3시간여동안 「최후 담판」형식의 실무자회의를 갖고 난뒤한국정부 관계자에게서 「대기」발언이 나오면서부터 긴박하게 움직이기 시작. 한 관계자는 『미국이 남북대화 재개문제를 비핵화공동선언과 별개조항으로 하고 시기도 못박지 않는 수정안을 제시했다』고 밝히고 『오늘은 꼼짝말고 대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타결가능성을 강력히 시사. 관계자는 『늦어도 하오 8시쯤이면 합의사실이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정작 미국대표부는 『진전이 없었다』고만 발표해 진통이 계속되는 듯한 인상.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18일까지 수정안에 대해 수용여부를 통보해오지 않으면 더 이상 회담을 진행할 필요가 없어 회담을 휴회하고 로버트 갈루치수석대표는 귀국할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한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수용의사 통보에 대해 관심이 집중. 미국과 북한은 실무자회의를 마친뒤 전화접촉을 갖고 남북대화 재개의 명문화 문제를 계속 협의했으며 한국정부 관계자들도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갖는등 3각협상을 진행.특히 한국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측과 협의를 하느라 눈코 뜰새없이 바쁜 움직임. 밤이 깊어가면서도 북한측으로부터 통보가 없자 「또다시 내일을 기다려 봐야할 것같다」는 분위기가 지배적.다만 미국대표부의 셰리던 벨공보관은 하오 8시쯤 『회담이 열릴지는 아직 알수 없으며 시간이 갈수록 가능성이 적어지고 있다』고 밝혀 여운. ○…하오 11시쯤부터 2시간뒤인 18일 상오 1시 발표설이 나돌아 이때부터 회담 관계자들은 이를 확인하느라 다시 긴박하게 움직이기 시작. 미국측의 한 관계자는 『갈루치대사가 조금전에 들어왔으며 그로부터 어떤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 「뭔가」있다는 추측이 나오기 시작했으나 북한대표부는 『회견을 할 계획도 없고 대표단들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고 말해 대조. 미국측은 하오 11시가 넘어 북한으로부터 남북대화 조항의 수용통보를 받고 취재진에게 밤 12시까지 대표부로 와달라고 연락.그러나 북한의 연락사실을 모르는 취재진들 사이에는 합의발표 또는 회담휴회 발표설이 엇갈리는 분위기. 벨공보관은 『회견에서 한국·일본·외신기자등으로 나눠 3명의 질문만 받겠다』며 회견내용을 묻는 질문에 『여러분들이 제네바를 떠나야 하는 뉴스』라고만 언급해 궁금증은 여전. 이어 갈루치대사는 18일 0시10분쯤 심야기자회견을 갖고 합의사실을 발표했는데 한국언론이 회담내용을 자세하게 보도한데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외신기자의 질문에 『한국언론이 자세하게 브리핑을 받았지만 브리핑을 잘 받았다고 말할수는 없다』고 우회적으로 답변. ○…강석주 북한수석대표는 18일 상오11시 북한대표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합의사항에 만족감을 표시. 강부부장은 이날 평소와는 달리 메모지를 보아가며 회담결과에 대해 10여분에 걸쳐 간단히 입장을 밝히고 기자회견을 서둘러 마치는 모습. 강부부장이 갈루치 미국수석대표보다 무려 11시간 늦게 기자회견을 가진데 대해 갖가지 추측이 나오기도. ◎“북은 핵안전의무 이행을”/유엔 분과위,IAEA보고 들어 17일 유엔총회 제1분과위원회(비무장및 국제안보)에서 오는 19일 본회의 상정을 결정한 국제 핵안전 결의안은 그동안 국제적 관심을 모아온 미국과 북한간의 핵협상타결과 함께 국제사회가 앞으로 북한의 핵투명성 노력을 촉구하는 국제적 합의로 볼 수 있다. 이날 회의는 상오 10시 한스 블릭스 국제원자력위원회(IAEA) 사무총장의 94년도 IAEA 활동보고를 시작으로 모두 24개국이 발언에 나서 핵위협에 대한 경고와 핵안전 방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등 다른 분과위에서 보기 어려운 진지한 분위기에서 계속됐다. 원래 이 회의는 핵무기를 비롯한 재래식 무기의 확산,군비통제,지역안보 등 광범위한 국제안보에 관한 논의를 위한 자리였으나 블릭스 총장이 장을 달리해 보고한 이라크와 북한의 핵위협이 주요 관심사로 등장했다.특히 제네바에서의 미·북한 협상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북한 핵문제에 대한 언급이 주를 이뤘다. 회의 마지막에 총회상정이 결정된 41개국이 공동제안한 결의안 초안은 ▲북한과 IAEA간의 핵안전협정 이행과 관련한 IAEA 결의안 ▲북한 핵위협과 관련한 두차례의 안보리 의장성명(3·31,5·30일자)을 강조하며 북한의 핵안전 의무 불이행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이 즉시 핵안전 협정을 완전히 이행하도록 촉구하는 등 어느때보다 강력한 내용으로 돼 있다. 이날 회의에서 북한대사 박길연은 한국이 미·북회담을 방해하고 있다는 상투적 주장을 되풀이 하고 한국이 영국과 프랑스 등으로부터 많은 플루토늄을 수입,비축하고 있다며 한국에 엉뚱한 비난을 퍼부었다. 이에대해 유종하대사는 북한이 핵투명성 보장시 한국의 경제원조 용의를 다시 한번 천명하며 북한은 IAEA의 사찰에 응할 것을 재촉구했다. 이날 분과위 결의안은 19일 본회의에서 압도적 표차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되며 미·북 합의와 함께 이제 볼은 북한으로 넘어갔다고 볼 수 있다.
  • 「남북대화 명시」 막판 절충/미­북회담

    ◎미,“비핵화선언­「대화」 분리” 제시/미,“오늘중 수락여부 통보 안할땐 귀국” 통첩 【제네바=박정현특파원】 미국과 북한은 17일 미국대표부에서 비공식실무회의를 가진데 이어 전화접촉등을 갖고 막판담판을 벌였다. 미국은 이날 한반도 비핵화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해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을 이행한다는 조항과 남북대화재개를 한다는 조항을 분리하는 타협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측은 남북대화와 관련해 제시한 타협안에 북한이 18일까지 수락여부를 알려주지 않으면 갈루치 수석대표가 일시 귀국하는등 휴회를 갖자고 북한측에 최후통첩 형식으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에 대해 약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남북대화재개의 구체적인 사항에 여전히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네바의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남북대화를 재개한다는 조항과 비핵화공동선언 이행조항을 별도의 문서화한다는 타협안을 제시했다』며 『북한은 이에 대해 다소 입장변화를 취하고 있으나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방위비 분담 갈등 내년 더 커질듯/한·미 안보협의회 결산

    ◎내년 미국요구액의 30% 부담 결정/북한자극 우려 「팀」 훈련 우회표현 이번 제26차 한­미안보협의회(SCM)회의는 북핵문제가 남­북간 직접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점과 21세기의 한­미양국 안보협력은 상호보완적 관계로 발전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미양국관계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살펴봐 예년에 비해 내용이 알찬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방위비분담금의 경우 한­미양국이 한동안 팽팽한 줄다리기를 펼친 끝에 막바지 장관간의 담판으로 간신히 결정됐다는 점에서 내년부터는 이 문제가 한­미간 주요현안이 될 전망이다. 한­미양국은 이번 회의에서 북한핵의 해결은 궁극적으로 남북한 간의 직접대화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 합의,한국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직접당사자임을 분명히 했다. 또 혹시 북한이 앞으로 핵무기를 확보,공격할 것에 대비해 미국의 핵우산을 한국이 계속 제공받기로 한 것과 주한미군의 2단계감축을 동결하기로 한 지난해 SCM의 합의사항을 재확인,미국의 한반도 안보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특히 올해 팀스피리트훈련(TS)의 실시와 관련,정확한 명칭의 거론 없이 『한­미군사훈련이 긴요하다』고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당분간 상황전개를 지켜보기로 해 양국이 미묘한 시기에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뜻을 엿보였다. 그러나 한­미양국은 이병태장관의 언급처럼 현재 진행중인 북­미회담의 추이와 북한의 권력세습과정을 지켜 본뒤 늦어도 이달안으로 올해 TS의 실시여부를 결정키로 해 TS를 북한설득의 중요한 도구로 삼는다는 원칙을 견지키로 했다. 한­미양국은 그러나 한없이 북한의 지연전술을 용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정리,경우에 따라 한반도정세가 지난봄의 긴장국면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회의는 북한핵문제등과 관련해서는 양국간에 별다른 이견을 나타내지 않았으나 방위비분담 규모를 둘러싸고는 치열한 신경전을 전개,실제 돈이 오가는 문제에서는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됐었다. 미국은 처음 한국이 방위비를 부담하기 시작한 91년 당시 주한미군현지주둔 원화비용(WBC)을 8억4천만달러로 정해놓고 94년까지 이에 따라 방위비 협상을 치러왔으나 갑자기 올들어 환율과 물가등을 이유로 95년도 WBC를 9억3천만달러라고 제시,한국에 이의 3분의1인 3억1천만달러를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이에 대해 한국은 종전의 WBC에 근거,부담금 규모를 2억8천만달러로 계산하고 이번 회의에서 협상이 안되면 내년초 재협상을 통해서라도 우리의 금액을 관철한다는 복안을 세우고 맞서왔다. 한국은 그러나 장관간 회담을 가진뒤 미국측의 요구에 근접한 3억달러를 내년 방위비분담금으로 물기로 결정,96년 이후 방위비부담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회의에서 「한반도방위동맹」차원에 머물고 있는 한­미동맹관계를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동맹」으로 확대 발전시키기로 한 것도 하나의 수확이라고 볼 수 있다. ◎한·미 국방장관 일문일답/팀훈련 미·북회담 결과본뒤 결정/한국의 핵개발 가능성 전혀 없다 다음은 이병태국방부장관과 페리국방장관과 가진 일문일답. ­양국국방장관들은 지난 4월 11월중 팀스피리트훈련(TS)의 실시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페리장관=94년 TS는 계속 계획하고 있다.그러나 어떤 시기가 훈련실시에 적절할지에 대해서는 이번 회의에서 논의가 없었다. ­북한핵에 대응해 한국이 핵을 개발할 가능성은. ▲이장관=그럴 가능성은 절대 없다. ­북한핵 해결을 위한 미국의 입장은. ▲페리장관=북한핵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특별사찰은 북한핵을 규명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이지만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미국의 입장은 북한핵의 과거가 밝혀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군 전력증강에 대한 합의는. ▲이장관=한국군은 자체적으로 중장기발전계획을 수립,꾸준히 전투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 TS 실시여부를 말해 달라. ▲이장관=이번 회의에서 TS는 거론된 바 없다.그러나 현재 미­북제네바회담이 진행중이고 북의 권력세습이 이달 중순 이루어질 것이므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TS를 11월중 가질지의 여부는 적절한 시기,10월말이전에 결정할 것이다. ­북핵과 관련,군사적 행동계획이 있는지. ▲페리장관=북핵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그렇지 못하면 지난 봄 위치로 복귀하는 셈이다.지난봄 한­미양국은 유엔제재·군사력증강등 두가지 조치를 평행적으로 취했다. ◎한·미 공동성명 요지 ▲양국은 한반도안보가 아·태지역 안정및 번영에 필수적이고 세계평화와 미국안보에도 중요함을 확인하고 북한의 계속적 군사력 증강에 우려를 표명. ▲한국이 외부의 무력침공을 받을 경우 미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즉각 지원하고 핵우산도 계속 제공. ▲북한의 핵활동과 관련,과거·현재·미래의 투명성 보장을 위해 북한에 대해 IAEA의무이행을 요구하며 북한핵문제의 완전해결을 위해 남북대화의 실질적 진전과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의 완전이행이 긴요. ▲한반도 안보문제는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른 남북간 직접대화를 통해 해결돼야 하며 군사정전협정은 영구적 평화협정으로 대체시까지 유효. ▲북한핵의 불확실성이 완전해결될 때까지 주한미군 2단계 감축을 유보하고 한국국민이 희망하는한 주한미군을 유지하며 전력의현대화도 지속 추진. ▲평시작통권의 12월1일부 한국군 이양을 위해 「군사위원회및 한미연합군사령부 관련 약정」에 공식 서명했으며 연합방위태세의 유지를 위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지속 실시. ▲한국정부가 95년도 방위비분담금으로 3억달러를 지원키로 하고 향후 방위비분담 방안을 마련키 위해 협력. ▲한미방산기술 협력체제의 호혜적 발전을 위해 공동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연합전투능력 향상을 위해 전시지원계획을 조속히 시행하고,미항공기의 한국내 정비,미정부보증판매,한국산 방산물자의 제3국 수출등에 협력. ▲남북관계 진전이 한미양국의 장기적 공동이익과 아·태지역평화및 안정에 기여한다는데 공감하고 21세기 한미안보협력관계는 포괄적이고 상호보완적이어야 함.다자간 지역안보 대화는 한미양국의 쌍무적 안보관계를 보완하고 클린턴 대통령의 신태평양공동체 구상을 촉진시킨다는데 공감. ▲양국 국방장관은 92년 24차 SCM의 합의에 따라 추진해온 「21세기를 지향한 한미안보협력 방향 공동연구」의 최종 결과를 보고받고 미래에도안보협력관계의 지속적인 유지가 중요하다는 연구결과에 동의.
  • 미­일,오늘 무역협상 최종 담판/조달시장 개방 등 마지막 절충

    ◎캔터 미대표,내일새벽 결과발표 【도쿄·워싱턴 AFP 로이터 연합】 미·일 양국 무역협상팀은 타결시한을 목전에 둔 30일 최종담판을 갖고 정부조달시장개방등 주요현안에 대한 마지막 절충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은 30일 자정(한국시각 10월1일 하오1시)까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되지 못할 경우 미키 캔터 미무역대표가 경고한대로 제재조치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캔터대표는 30일 하오 고노 요헤이(하야양평)외상과 정부조달시 개방문제를,이어 하시모토 류타로(교본용태낭)통산상과는 자동차부문등을 논의하는 연쇄접촉을 갖고 일본측의 양보를 강력히 촉구할 예정이다. 캔터대표는 1일 정오(한국시각 2일 새벽1시)에 기자회견을 갖고 협상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양측은 시한을 넘긴 이후에도 12시간동안 연장협상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국의 입장◁ ◎미국/“보험개방 낙관… 제한적 제재 고려” 30일 자정(한국시각 1일 하오1시)까지의 포괄무역협상시한을 앞두고 미국과 일본은 최종타결을 시도하겠지만 좀처럼 타협점을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일양국이 시한내 합의를 끌어내지 못할 경우 미국은 예고한대로 대일무역보복조치를 취할 방침이다.그러나 통상관계분석가들은 설령 미국이 제재에 착수한다하더라도 제한적인 제재만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협상의 핵심은 ▲통신및 의료장비의 일정부조달시장개방 ▲보험,자동차및 부품,판유리에 대한 일시장개방이라고 할 수 있다.무역협상타결시한인 30일은 미국정부가 슈퍼301조에 따른 우선협상대상국을 지정하는 시한이기도 하다.따라서 일본정부가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지 않을 경우 일본은 이 조항적용의 대상이 된다. 통상전문가들은 미국이 일본을 최종순간까지 밀어붙이면 보험과 정부조달시장부분에서 어느정도의 양보를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에 반해 판유리부분은 다소 난점이 있고 자동차및 그 부품분야도 합의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같이 불투명한 협상전망은 시장개방정도를 구체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분야별 「수치목표」를 설정하자는 미측과 이는 관리무역이라고 비판하는 일측의 시각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의 최종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미국은 보복에 나서겠지만 그 행동반경은 매우 좁을 수밖에 없다.그 구체적인 이유가운데 주요한 대목의 하나는 제재의 부메랑효과를 들고 있다. 일부 경제분석가들은 미국이 제재조치를 취하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쳐 엔화의 가치가 올라가고 이럴 경우 일본의 대미무역흑자축소에는 일부 기여하지만 미국내에 인플레를 유발,이자율이 상승하는 문제점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지난 2월에도 양국이 협상에 실패하자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던 것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가뜩이나 클린턴민주당행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은 설상가상의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슈퍼301조의 발동에 의한 자동차및 부품,판유리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지정도 단기적으로 보면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바람직하지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수치설정 불가… 보복엔 대응 자신” 난항을 겪고 있는 미일 포괄무역협상시한인을 앞두고 일본은 전면충돌을 피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되 원칙을 양보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협상결과 부분적인 보복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미국이 일본에 대해 전면적인 무역보복을 실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또 부분적인 보복은 전혀 두려울 것이 없다는 자신감도 보이고 있다.지난 몇년동안 미국과의 협상과 보복을 통해 상당한 내성을 길러온 것이다. 일련의 회담을 통해 일본은 정부조달부문과 보험부문등은 의견이 접근된 것으로 보면서도 소위 「장래의 결과를 보증할 수 있는 수치목표를 약속하는 객관기준」은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민간업체의 외국제품구매계획을 제시하라는 미국측 요구에 대해 일본정부로서는 민간분야에 간여할 수 없기 때문에 제시할 수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게다가 판유리분야는 일본이 미국에 연간 3천4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형편이다. 일본은 미국이 보복을 가한다해도 부분적으로 밖에 하지 못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지난 87년과 89년의 대일무역보복조치가 미국내 인플레로 이어진 예가 있기 때문에 미국의 보복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또 일부 분야에서 보복당하더라도 피해액수가 그다지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해당 산업분야는 이미 대응할 준비가 갖춰져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 북,김정일승계 맞춰 핵타결 속셈/미­북회담 답보배경과 전망

    ◎특별사찰·경수로 문제 종전 주장 고집/새달 3차회담서 합의… 내부 선전 노려 미·북 3단계고위급 2차회담은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있는 가운데 종반에 접어들고 있다. 양측이 이번 회담에서 타결을 도출해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회담장 주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정부의 한 당국자는 『합의 발표문이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때문에 모두들 회담이 합의없이 끝날 경우에 대비하는 등 회담장 주변은 벌써부터 파장분위기다. 특히 양측 수석대표인 로버트 갈루치핵대사와 강석주 외교부부부장이 각각 오는 30일 귀국비행기 예약을 해 놓은 것으로 알려져 이런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이제 관심은 회담이 언제 어떤 형식으로 끝나고 3차회담이 언제 열릴지에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양측은 28일 사흘째 수석대표회담을 열어 핵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방안을 협의했으나 회담은 꽉 막힌 듯 숨통을 찾지 못하고 양측 입장은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한 외교소식통은 『이견을 보이고 있는 부분에 대해 논의를 거듭했으나 어느것 하나의견접근을 이룬 것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양측 수석대표는 정치적인 문제보다는 핵동결의 세부적인 방안과 경수로 지원을 시간대로 연결짓는 기술적 문제를 중점논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특히 양측이 이견을 보인 부분은 특별사찰의 수용과 실시시기 문제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몇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경수로 건설자재가 도착되기 전까지는 핵투명성 확보를 위해 특별사찰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북한은 『남북간의 신뢰가 조성되고 관계가 정상화됐을 때 핵투명성은 보장될 수 있다』는 기존입장을 여전히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은 경수로지원과 연계된 핵문제 해결방안을 최대한 늦추려는 이행계획 방안을 고집하고 있다.대체에너지의 지원 시점도 논란이 되고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흑연감속로 완공예정 시점으로 원유나 전기시설의 제공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 반면 에너지난이 심각한 북한은 흑연감속로 건설을 중단하는 시점부터 에너지를 제공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지난달 1차회담 당시의 합의문은 『미국이 경수로와 대체에너지 제공을 「보장」하는 즉시 북한은 흑연감속로 건설동결 등의 조치를 취한다』고 되어 있다. 북한이 핵연료봉을 재장전하겠다고 말하고 있으나 어디까지나 「위협용」일 뿐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회담이 계속되는 전제조건이 핵연료봉 재장전과 재처리를 하지 않는 것이어서 연료봉의 재장전은 곧 회담의 파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북한이 본국정부의 훈령을 받아 담판을 벌이고 있는데도 회담이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북한 내부사정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김정일은 김일성의 사망 1백일을 맞는 다음달 16일쯤 주석직을 물려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은 핵문제의 포괄적 합의라는 완전타결을 김정일의 주석직 승계에 맞춰 잔치분위기를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소식통들은 북한이 이번 회담을 축제준비단계 정도로 삼고 있는 것같다고 분석한다.애당초 이번 회담에서 타결을 이뤄낼 의지가 없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양측은 「핵문제 해결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했으나 일부 진전에도 불구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는 정도의 발표문을 낼 것으로 여겨진다. 3차회담의 시기는 김정일의 주석직 승계 예정시점을 전후해 열릴 가능성이 높다.2주일 정도의 휴회기간이 있다면 그동안 전문가회의를 한차례 갖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협상방식은 「벼랑끝 타기」이다.한참 밀고당기는 줄다리기를 벌이다 막판에 「숨겨놓은 카드」를 드러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이런 예측불가능성 때문에 이번 회담 막판에 전격 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 중국/“한반도 긴장완화의 원년될 것”/세계의 반응

    ◎신중론속 “대서방 문호개방의 단초”/미/“핵노력 평가… 핵과거 의혹도 풀려야”/일/자국 경수로 채택 배제되어 심드렁/러 ▷미국◁ 빌 클린턴 미행정부는 12일 제네바의 미·북한 3단계 고위급회담에서 핵동결 등에 관해 합의가 이뤄진데 대해 중대한 진전이라며 환영을 표하면서도 문제가 완결된 것은 아니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미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측으로부터 핵확산금지조약(NPT)의 당사국으로 잔류하고 한반도비핵화선언을 이행하겠다는 다짐을 받아낸 것은 큰 성과라고 말하고 그러나 다음달 제2차 회의에서 북한의 핵무기개발계획이 완전히 폐기될 수 있도록 하는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CNN­TV는 백악관의 분위기를 전하면서 『북한핵문제 해결의 커다란 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일부 인사는 상당히 흥분할 정도로 이를 반기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백악관의 고위당국자는 제네바로부터 보고를 접하고 상당히 흥분했으며 북한의 원자로건설 및 재처리동결은 김일성사망후사실상 권력을 승계한 아들 김정일이 보인 대서방문호개방의 서곡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일본◁ 일본은 핵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합의성명」을 일단 환영하고 있다.그러나 북한 핵문제는 아직 많은 의혹이 남아 있으며 플루토늄 추출등 과거문제도 해결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외무성은 13일 『미국과 북한이 핵문제 해결에 일단 합의한 것은 큰 진전으로 환영한다.미국의 끈질긴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이 이번 합의를 성실히 준수,핵무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켜 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해 앞으로 북한대응을 주시할 방침임을 나타냈다. 일본은 북한 핵문제가 안보와 직결되기 때문에 핵무기제조용 플루토늄 보유등을 우려하며 과거의 문제보다 미래의 문제를 강조하는 미국의 협상전략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 중국은 제네바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외교대표부 설치,북핵 동결문제 등이 합의된 것과 관련,13일 이를크게 환영했다. 중국정부는 회담성과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북한핵문제와 관련,자신들이 주장해온 ▲한반도비핵화 ▲당사자간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 등이 회담결과 현실로 구체화된 것으로 보고 크게 만족해 하는 분위기이다. 이와 관련,중국의 한 한반도문제 전문가는 『북한과 미국이 핵동결과 외교대표부 설치에 합의한 것은 올해가 한반도 긴장완화의 원년이 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러시아의 텔레비전,라디오방송들은 13일 대부분 제네바 북·미회담소식을 주요뉴스로 내보냈다.북핵문제에 대해 그동안 러시아의 언론보도나 러시아정부의 공식입장은 핵확산반대와 한반도비핵화라는 큰틀위에서 대부분 한·미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이었다.하지만 북·미합의 소식을 접한 13일 상오 러시아외무성 당국자들의 입장은 다소 복잡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북핵문제해결이라는 큰줄기에서 보아 이번 합의를 『일단 환영한다』라고 하면서도 북·미 해결과정이 두나라간의 담판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점에 대해 심히 못마땅한 입장들을 개진했다.러시아정부는 북핵문제해결을 위해 이미 남북한을 비롯,안보리상임이사국,IAEA,유엔사무총장등이 참가하는 8자 국제회담을 제의한 바 있다.아울러 북한의 경수로 전환에 대해서도 러시아의 경수로제공 의사를 밝혀놓은 상태이다.그런데 이 두가지 방안이 모두 배제된 것이다.
  • FBI/명지휘자 번스타인 30년간 감시

    ◎40년대부터 공산주의와 연계 혐의 둬/미 시민자유연합 정보청구로 밝혀져 미 최고작곡자이자 지휘자중의 한사람으로 지난 90년 작고한 레너드 번스타인을 미연방수사국(FBI)이 공산주의자 내지 국가전복혐의를 두고 30년동안이나 감시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미시민자유연합(ACLU) 남캘리포니아지부가 자유정보청구권을 앞세워 지난 4년동안 끈질기게 요구한 끝에 FBI로부터 확보한 6백66쪽에 달하는 문서에 따르면 FBI는 지난 40년대부터 70년대까지 반체제적이거나 공산주의로 분류된 단체와 번스타인을 연계,민권운동이나 반전운동에 대한 그의 지원활동을 꾸준히 관찰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FBI의 이번 문건은 뉴욕필하모닉의 지휘자이던 번스타인을 공산당원으로 규정하지는 않았으나 그가 「공산주의전선」이라고 명명된 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한 사실을 지적하고 있으며 그의 자유주의적인 성향,공산주의자들로 분류되는 인사들과의 허물없는 친교,반미적인 발언,해외여행 등을 자세하게 관찰·감시한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FBI는 이번 자료에 대해 논평을 요구하는 질문을 받자 성명을 통해 『이 자료들은 이제 공공의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됐으며 역사적인 정보에 대해 논평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오랜 관행』이라고 답했다. 번스타인의 딸 제이미 번스타인 토머스는 이같은 감시사실이 놀라운 것이 아니라며 『아버지는 40년대후반 유럽행 여권발급을 거부당해 국무부와 직접 담판을 벌였는데 그때부터 FBI의 미행과 감시를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버지는 자유에 대한 신념이 요구하는 한 어떤 단체에 대한 가입이나 지지도 망설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베를루스코니내각 붕괴 위기/이 신포고령 파문 어디까지

    ◎「검사 권한제한」 조치로 여론 등돌려/부패거물 천여명 석방뒤 “사면초가”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총리 정부가 출범 4개월만에 내각붕괴의 위기를 맞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베를루스코니총리가 지난 14일 부패사건을 담당하는 치안판사의 체포·구금권한을 제한하는 「반구금 포고령」발동에서 비롯됐다.베를루스코니는 『사법당국의 예방적 구금을 제한,기본권의 침해소지를 없앰으로써 이탈리아의 경찰국가화를 막으려는 것』이라고 포고령 발동근거를 설명했다.그는 이어 법령이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을 경우 사임을 불사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포고령 발동 나흘만인 18일까지 모두 1천5백명을 석방시켰다. 그러나 포고령이 발동되자 즉각 거센 반발이 터져 나왔다.야당측은 이번 포고령이 총리가 소유하고 있는 거대한 통신재벌 핀인베스트사 관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언론도 베를루스코니가 친구들을 보호하기 위해 포고령을 발동했다고 비난하고 있다.이탈리아 정치지도자들의 부패를 파헤쳐 국민적 신망을 얻고 있는 부패사건 전담판사들도 부패수사가 방해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사표를 내는 등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베를루스코니총리의 「포르자 이탈리아」당과 함께 연정을 이루고 있는 국민연합이나 북부동맹도 비난대열에 가세했다.북부동맹의 움베르토 로시당수가 포고령 철회를 강력 촉구하고 나섰으며 북부동맹 출신의 로베르토 마로니 내무장관은 16일 포고령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사임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히고 있다.국민연합의 잔프란코 피니당수도 평소 베를루스코니를 적극 옹호하던 것과는 달리 포고령에 반대,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반구금 포고령」이 이처럼 파문을 일으킨 것은 포고령 발동시기가 베를루스코니총리의 동생이 연금기금 운용과 관련된 부정혐의로 기소된지 1주일도 못되는데다 이로 인해 공금횡령 혐의로 체포된 프란체스코 데 로렌조 전보건장관과 줄리오 데 도나토 전사회당 당수,금융가 지안카를로 로시,넬로 폴레세 전나폴리 시장등 부패혐의와 관련돼 수감돼 있던 수천명의 정·재계 거물들이 모두 풀려나게 됐기 때문이다.검찰에 대해 현재 튀니지에 머물고 있는 베티노 크락시 전총리에 대한 인도를 튀니지에 요청하지 못하도록 금지시킨 것도 의혹을 부르고 있다. 크락시는 총리재직시 베를루스코니가 TV재벌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를루스코니가 지난 3월 정당 창당 수개월만에 총선에서 승리,40년간 독주해온 집권 기민당 시대를 마감하고 총리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92년2월부터 시작된 이탈리아 검찰의 대대적인 반부패 사정수사에서 3천명 이상의 정·재계 지도자들의 부패연루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정·경유착의 고리가 끊기고 정치인들의 부정에 대한 국민적 분노에 편승한 덕분이었다.그러나 국민들이 등을 돌리게 만든 이번 포고령을 둘러싼 공방은 이같은 사정분위기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은 결과가 돼 붕괴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 그의 잔영은 여전히 잔인하다/몽상적 독재자 김일성의 저승길을 보며

    ◎광신적 오열행렬에 피란짐보다 더 무거운 슬픔이…/“미망이 저런건가”… 통일로 가는길 먹구름 보는듯 불과 열흘전 한반도에서는 82세로 그 인생을 마감한 헛된 몽상가의 죽음이 있었다.필자는 그 죽음의 소식을 남쪽으로가는 여행길의 휴게소에서 들었다.그리고 두가지의 충격을 받았다.그 첫째는 물론 김일성의 물리적인 죽음이었고,다른 한가지는 백여명을 헤아리는 그 휴게소 여행객들이 보여준 의연한 침묵이었다.그러나 그 무표정에 묻어 흐르고 있는 일말의 아쉬움 또한 필자는 읽을 수 있었다.죽기 전에 남북정상이 서로 만나 허심탄회하게 회담을 갖자 하던 그의 결심이 진정한 조국애에서 비롯되었기를 바란 것이었기에 그 죽음의 아쉬움은 우리 가슴에 진한 구두점을 찍어준다.분단 50년의 포한을 풀려 한 것이 진정이었다면,하필이면 이 찰나에 불귀의 객이 되었는가에 대한 아쉬움이고 미련이다. 그러나 그 몽상가는 그 유례를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정치문맹이었다.그는 이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스탈린의 추종자였다.스탈린이 그러했듯인민을 그의 수하에 두었고 인민을 그의 이념구현의 도구로 삼았다.그는 2천5백만 인민을 울타리속에 가둬두고 필요에 따라 동원하고 배급으로 울게 만들었다.그가 일으킨 전쟁으로 말미암아 이 좁은 땅위에 살던 군인과 민간인 2백58만명이 초개와 같이 죽거나 실종되었고,무려 5백50만여명이 미망인·불구자·고아등으로 비참한 전쟁후유증을 겪었다.그 전쟁은 게르만민족의 대이동보다 더 많은 민족의 이동을 불러 북한에서 남한으로 피란한 남북이산가족이 1천만명에 이르러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 전쟁의 깊고 깊은 상흔은 가시지 않고 민족적인 비극으로 남아 있다.그와 그의 추종자들이 말끝마다 나가라고 외치고 있는 미군은 그가 일으킨 전쟁으로 이 나라에 들어왔고,소련군대와 중공군까지 불러들여 동족을 살상하고 국토를 초토화시키는 일에 이용했다.설혹 물리적인 피해는 당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그가 일으킨 전쟁으로 말미암아 우리 겨레의 가슴에는 피맺힌 슬픔이 자리잡고 말았다.그 폐단의 상흔 역시 우리의 진솔한 삶의 그롯속에 아직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가 전쟁을 일으켰을 때 필자는 11살,산골국민학교 5학년 시절이었다.먼 산자락을 뒤흔들던 포성소리가 가까워지자 어머니는 새우잠을 자고 있던 우리 어린 두 형제를 깨웠다.문 바깥은 한치 앞을 분별할 수 없을 정도의 칠흑같은 어둠,동생을 들쳐업은 어머니는 포성을 등뒤로 하고 허둥지둥 발걸음을 떼어놓았다.11살의 나이로는 엄두조차 못낼 무거운 피란봇짐을 등에 진 필자 역시 경황없이 어머니의 뒤를 무작정 따라야했다.동이 트기 시작하는 어느 산기슭에선가 우리는 벌써 쇠파리가 들믿는 국군의 시체를 보았고,그 곁에 인민군에 포위된 채 매복하고 있는 국군을 보았다.남하의 피란길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우리는 산협의 낯선 농가의 추녀 아래서,그리고 빗물이 새어드는 움집에서 병고와 굶주림에 시달리며 살아남아 그 모욕적인 전쟁이 먼발치로 떠나가주기를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그로부터 40여년이 흘러간 작년 여름,필자는 중국의 집안에 있는 선착장에서 작은 배를 타고 그 맞은편에 있는 만포의 강안을 스쳐간 적이 있었다.우리가 탄 배가 북한의 만포연안을 서행으로 거슬러 올라갈제 40여년전 필자 나이 또래였던 헐벗은 아이들이 몰려와서 담배를 달라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필자 곁에 있던 일행중 한사람이 담뱃갑을 던질듯 포즈를 취하다가 그만두자 그 천진난만해야 할 아이들은 배를 향해 돌을 던지기 시작했다.돌팔매질을 사양 않던 그 철부지들의 단도직입적인 호전성을 목격하면서 자리잡은 충격적인 슬픔은 11살의 나이가 감당하기엔 무거웠던 40여년전의 피란짐보다 훨씬 무거웠다.집권 49년을 그는 북한 인민을 일사불란하게 동원하였고,그 인민은 동원의 미망속에 살고 있다.그 인민은 미망속에 살면서 언제 어디서든 수령의 명령만 떨어지기를 기다려왔다.그들은 스스로 창조하려는 몸부림보다 식량배급표를 쥐고 있는 수령의 명령과 교시만을 따르려 하였다.그런 바탕위에서만 우리는 북한의 그 엄청난 오열의 행렬을 이해한다.울먹이는 목소리로 독재자의 죽음을 알리고 있는 북한 아나운서의 슬픈 가슴을 이해한다.냉정한 검증을 거쳐가는 역사에 참여되고 있는 민족이 아닌한 독재자의 신격화에 동원되었던 인민의 미망을 슬픈 시선으로 바라보면서,우리는 또 다른 무게로 등을 덮치는 인내와 기다림의 시간과 마주서야 한다.우리는 통일의 열쇠가 이제 우리와 유명을 달리한 독재자 김일성의 손에 달려 있었다는 미망과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우리가,그리고 우리겨레가 한마음으로 바라고 있는 그 통일의 열쇠는 공교롭게도 바로 백성으로 이름되는 우리 모두의 이해와 용서와 화합에 달려 있다.그렇기에 그에 대한 냉정한 검증없이는 국민의 이해와 용서는 구걸조차 어려울 것이다. 고달픈 인생살이에는 필경 눈물이 많은 법이고 가슴을 에는 듯이 통렬한 예배의 대상을 둠으로써 심정적 위안을 획득한다.우리가 북쪽에 있는 동포에게 보내고 있는 슬픔이 바로 그런 모습들에 있다면 그들이 겪고 있는 비참한 궁핍에서 벗어나고 자기개발과 창조의 길이 무엇이라는 것을 터득시켜 그들이 겪고 있는 미망에서 하루빨리 벗어나도록 주선하는 아량과 노력이 통일을 위한 정치적 담판과 병행되어야 할 줄 안다. 2년전 겨울 필자는 중국의변경에 있는 어느 해관(세관) 식당에서 중국의 친지방문을 위해 방금 북한땅에서 건너온 어떤 모녀의 점심식탁을 목격한 적이 있었다.그 두사람의 식탁은 너무나 빈약해서 오랫동안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애옥살이를 견디고 있는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삶의 기쁨을 줄 수 있는 것은,죽은 자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것도 아닐 것이고,전쟁도 아니고 핵을 개발하는 데도 있지 않다는 것은 정신적으로 미숙한 아이들도 알고 있는 일이다.그것은 바로 남북한간의 화합과 용서,그리고 그 다음에 오는 통일일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든 이제 한시대는 물러났다.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한반도의 북쪽에서 가장 야만적인 모습으로 군림하던 독재자는 사라졌다.그러나 그 잔영은 너무나 진하게 우리앞에 남아 있음을 또다시 목격하게 된다.그가 살아 있을 때와 조금도 다름아닌 비방과 이간질의 현실이 북한땅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오늘 아침 신문에서도 우리는 읽고 있다.아연한 시선으로 허공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통일로 가는 길위에 놓인 고통과 갈등을 예견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 「주체사상의 지주」는 무너지고…/운동권 새진로 모색할까

    ◎북체제 변화따라 방향 수정할듯/한총련선 “당분간 현노선 고수할것” 김일성사망이후 한총련등 운동권 학생들의 앞으로의 행동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망소식이 발표된 이후 운동권 학생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학생들은 『사태변화를 지켜볼뿐 지금 상태에서는 말할 입장이 못된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몇몇 대학에 대자보가 등장했으나 김의 사망사실만 전하고 있을 뿐 특별한 논평등은 싣지 않고 있다. 한총련 관계자는 11일 『김주석의 사망소식에 충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남북상황등을 정확하게 인식,앞으로의 통일사업을 어떻게 전개하느냐를 논의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총련 간부들은 지난 9일 사망소식이 보도된뒤 긴급 중앙상임위원회를 열어 추모방법과 김주석사후의 통일운동방향등을 논의했으나 구체적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이에 따라 10일쯤 공식 기자회견을 갖겠다던 계획도 취소했다. 김준일한총련정책위원(26)은 『현재로서는 북의 체제변화에 따라 한총련의 통일노선이 갑자기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 어떠한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민족통일3대원칙이 지켜진다면 대화상대로 인정할 것이라는 원칙론을 펴고 있다. 하지만 김일성 사망을 계기로 학생운동의 노선이 크게 수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민족해방(NL)계열이 주도하고 있는 학생운동권이 김일성이라는 사상적 지주를 잃음으로써 자연히 방향전환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구나 북한내부체제가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따라 국제정세및 통일환경 역시 달라질 것으로 보여 운동권의 자세변화도 필연적이라는 해석이다. 지금까지 학생들은 그들이 말하는 통일운동을 전개함에 있어 북한의 전권을 쥐었던 김일성과의 직접대화에 전적으로 의지해 왔다. 수차례에 걸쳐 학생대표를 평양에 파견한 것이나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베를린에 있는 범청학련 사무국장 최정남씨(25)를 보내기로 했던 것도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정일 후계체제가 확립되면 학생들은 통일운동에 있어 그전의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찮다. 법적 제약등 여러가지 현실적 한계로 인해 비밀방북을 통한 북한 최고통치자와의 담판등에 의존할수 밖에 없는 운동권으로서는 별다른 대안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운동권은 김정일 후계체제를 기정사실화하고 그에 따른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정책위원은 『김정일은 수십년전부터 후계기반을 닦아왔기 때문에 권력승계에는 아무런 문제점이 없을 것』이라면서 『그가 김주석 통일노선을 계승한다면 언제라도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학생운동권의 통일에 관한 구체적 노선변화는 북한내부변화와 맞물려 이뤄질 전망이다.
  • 핵해결 「마지막 담판」돼야/막오른 미­북회담… 정부시각

    ◎“핵동결” 보장 없는 「관계개선」에는 반대/한미 단계타결로 정상회담 연계 전략 8일 시작된 미국과 북한의 3단계회담을 보는 정부의 시각은 어떤 것일까.정부는 한마디로 이번 회담이 미국과 북한의 관계개선에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핵문제해결의 마지막 회담이 되어야 한다는 확고한 뜻을 지니고 있다. 정부는 이번 회담이 많은 상황변화속에서 열린다는 점에 유의하고 있다.이번 회담은 지난해 7월 제네바 2단계회담이 열린 지 꼭 1년만에 열린다.그런만큼 서로 상대방의 의중을 처음으로 공식확인하는 자리인 셈이다.그동안 상대가 얼마나 바뀌었고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는 회담 하루만이면 자연스레 표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1,2단계회담과는 달리 북한핵의 과거보다는 현재와 미래문제가 더 중요한 의제로 떠올라 있다.미국과 북한의 논의와 함께 중요한 해결축이 될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이 열리고 있다.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핵개발동결을 약속하고 특별사찰문제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경수로전환지원과핵선제불사용 보장,상호연락대표부 설치프로그램등 실질적인 조치들을 서로 주고받게 될 것이다. 이를 감안,정부는 북한으로부터 미국이 받아낼 약속의 수준과 경수로 지원등에서 앞으로 우리의 역할,그리고 남북정상회담과의 연계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3단계회담이 남북정상회담에 많은 영향를 미칠 것으로 보고 두 회담의 연계전략을 마련하느라 부심하고 있다.예전과 달리 외무부 김삼훈핵담당대사등 4명의 실무팀을 현지에 파견한 것도 그때그때의 회담상황에 맞춰 정부의 대응전략을 신속히 수립하려는 의도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정부는 이번 회담이 처음부터 관계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정치회담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회담벽두부터 미리 미국이 북한에 줄 「당근」을 내비춰서는 안된다는 뜻이다.만일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미국이 북한측과 경수로 지원,상호연락대표부 설치,핵무기 선제불사용등 구체적인 것을 보여줬다가는 정상회담에 대해 북한이 부도를 낼 공산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미 두 나라가 이번 회담을여러 단계로 나눠 그 중간에 정상회담이 끼이도록 전략을 마련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남북대화를 극구 반대해온 북한이 정상회담을 전격수용한 것은 미국측으로부터 많은 양보를 얻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바깥에는 미국이 남북정상회담을 무산시키려는 것같이 보이도록 회담을 교묘하게 이끌어감으로써 미국에 부담을 줘 북한의 요구가 먹혀들어가는 상황을 조성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여론에 민감한 외교의 생리상 한·미 사이에 갈등이 빚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정부는 어떠한 처지에서도 한국과 미국의 공조체제가 깨어져서는 안된다는 확고한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회담 처음에는 서로 원칙만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것은 정상회담 뒤에 논의한다는 전략도 세웠다.나아가 북한이 핵동결카드를 세분화할 것으로 보고 미국측과 이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 대만,대중 직교류 결정/통신·항공·해운 곧 개방

    ◎대륙위 부주임/비정치적 본토영화 상영 허용 【대북 AFP AP UPI 연합】 대만정부는 중국과 통신과 항공및 선박운행에 있어서의 직교류를 허용키로 했다고 행정원 대육위원회(MAC) 고공염 부주임위원이 6일 밝혔다. 고 부주임위원은 대만의 대중국대륙정책 검토를 위한 지난 이틀간 고위당국자회의에서 교통부의 직항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중국정부에 대해 항공및 해양에서의 대만의 법적 권리를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같은 계획은 49년 중국공산화 이후 지금까지 유지해온 통상과 통항,통우금지에 관한 「3불통정책」의 공식포기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고위원은 또 대만교통부가 1년내로 이들 분야에 대해 양안간 이질적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중국정부에 제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마 카이 중화경제연구소연구위원은 중국정부가 오는 97년 홍콩을 인수할 예정인 점을 감안,중국과의 통상및 관광에 관한 직교류금지 해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밝혔다.현재 대만의 대중국 통상과 투자의 대부분은홍콩을 경유해 간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대륙정책회의에는 이와함께 대만 신문및 잡지사 소유자들의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와 비정치적 내용의 중국영화 상영을 허용키로 결정했다. ◎3불통정책 사실상 포기/대만,간접교역창구 홍콩반환이후 대비/경제적 실리 염두… 정치적 화해까진 험로(해설) 대만정부가 6일 중국과의 통신및 수송수단에 대해 직교류를 허용키로 한 것은 중국대륙을 둘러싼 정세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경제적 현실주의노선을 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결정은 특히 대만·중국간 직통전화는 물론 직항로의 개설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대만 국민당정부가 지난 49년부터 중국에 취해오던 통상·통항·통우를 금지하는 「3불통」정책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대만은 중국에 대해 이같은 3불통정책을,중국은 대만과는 반대로 대만에 대해 통신·교통·통상을 요구하는 3통정책을 펴왔다. 대만정부는 지난 90년 이등휘총통이 재선된 뒤 제한적으로 직접투자등 경제교류를 허용,경제분야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3불통정책을 완화해왔으나 정책의 폐기는 선언한 적이 없다.그러던 지난 3월 중국을 방문중이던 대만관광객 24명이 강도를 만나 몰살된 이른바 「천도호」사건이 발생,대중국투자금지조치를 내리는 등 양측사이에 한때 긴장상태가 조성되기도 했다.이 사건과 관련,중국은 범인들을 즉각 기소해 처형하는 등 「신속한」조치를 취함으로써 대만측에 신뢰감을 조성했다. 대만정부가 3불통정책을 사실상 포기한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대중국 무역과 투자창구역할을 해온 홍콩이 오는 97년 중국에 반환돼 직접교역창구를 개설할 필요성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직접교류창구를 트지 않을 경우 지금까지 쌓아온 경제적인 실리를 모두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으리라는 추측이다.더욱이 매년 1백억달러 이상의 무역흑자를 올리고 있는 미국과의 통상마찰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과의 직접교역을 염두에 두었으리라는 분석이다.시간이 갈수록 중국은 대만 뿐만아니라 전세계의 더없는 교역시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정책결정은 그러나 금융·외환거래및 송금에 대해서는 완전자유화를 허용하지 않아 3불통정책을 완전히 포기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대만은 또 이날 중국측의 직항로개설 제안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중국에 대해 항공과 해양에서 국제법상 대만의 법적 지위 인정을 요구하고 나서 이와 관련한 중국측의 반응도 주목되고 있다. 3불통정책과 함께 대만은 중국 공산정권과의 정치적 접촉을 금지하는 불타협 불협상 불담판이라는 3불정책도 고수해왔는데 이 정책은 당분간 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중국정책과 관련 대만은 그동안 행정원내에서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는 현실주의론자와 교류를 강화하면 그만큼 중국에 귀속된다는 보수강경론자 사이에 대립하는 양상도 보여 왔다.
  • 힘은 국론통일에서(남·북한 화해시대:8)

    ◎「4,500만 한목소리」 북 역이용 막는다/혁신­보수 갈리면 통일전선전략 말려/국회가 「재량권인정」 결의… 앞장을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사회안에서 심상치 않은 조짐이 일까봐 바짝 긴장하고 있다.혁신세력 쪽의 움직임과 함께 극보수의 목소리,모두를 염려하고 있다.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 일부 과격 재야세력이나 운동권 학생들이 집단행동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정상회담으로 전쟁위험이 없어졌으니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주한미군도 철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할 것 같다는 예상이다. 보수세력쪽은 아직은 심각하지 않은 상태다.다만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동족을 죽인 김일성과 무슨 대화냐」하는 논리를 내세워 세를 얻을 수도 있다. 공산주의자와 대화 또는 전쟁을 하면서 내부분열로 낭패를 본 케이스는 수없이 많다.공산주의의 최고전략은 통일전선전략이다.상대 내부를 이간시켜 힘을 뺀뒤 굴복시키는 방식이다.북한도 해방이후 줄곧 남북한의 제정당·사회단체 연석회의를 주장해왔다.우리 정부를 야당이나 재야단체와 같은 반열에 놓고 의견차로 분열이 일어나게 만들어 보자는 생각일 것이다.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내부에서 앞서 언급한 우려들이 실제로 나타난다면 북한은 더없는 호재로 여길 것이다.정부의 정통성·대표성을 의심하게하는 선전을 펼칠 지도 모른다.김일성과 역사적 담판을 하는 김영삼대통령의 처지도 상당 부분 어렵게 만들려고 할 것에 틀림없다. 정부가 생각할때는 정치권의 움직임이 그리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야당이 김대통령에 대해 직접적인 비난은 자제하는 느낌이지만 그야말로 초당적 지지를 보내는 인상은 없다.김대통령이 정말 힘을 갖고 평양으로 가게 하기 위해서는 4천5백만 남한 국민이 김대통령을 한마음으로 지원한다는 가시적 조치들이 바람직스럽다.여야 정당과 국회가 그것에 앞장설 필요가 있다. 국론통일을 위해 노력해야하는 주체는 여러 갈래로 나누어진다. 먼저 김대통령 스스로이다.김대통령은 정상회담이 성사된 지난달말부터 이미 국론집약 작업을 시작했다.여야 국회직 인사,이북5도민대표,평통관계자를 만났고 김수환추기경으로부터 정상회담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앞으로도 최규하·전두환·노태우 전대통령과 남북 고위급 회담에 간여했던 강영훈·정원식전총리등 국가원로들을 차례로 만날 일정을 짜고 있다.종교계를 비롯해 사회 각계 지도자와의 면담도 계획중이다. 그 다음은 정부이다.정부도 청와대와 통일원이 주관이 되어 정상회담에 대비한 여론수렴을 하면서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우리사회 안에서 극단세력이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막을 1차적 책임도 정부 몫이다.그들을 설득하고 자제시키기 위한 홍보방안이 마련되어야한다. 국회와 여야정치권도 나몰라라 할수는 없다.정상회담 과정및 결과에 있어 김대통령을 적극 지지하고 재량권을 인정하는 결의안이라도 채택해야 한다.그렇게 하면 지방의회및 각 사회단체도 따라올 것이다.김대통령을 정치적으로 반대하는 것과 남북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를 지지하는 것은 별개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다.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민족사에 대단한 의의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들뜨거나 과도한 기대를 갖지 말아야 한다.차분하고 냉철하게 회담의 경과를 지켜봄으로써 김대통령이나 정부의 부담을 줄여줄때 의외의 성과가 나올수 있다.
  • 의전에 북측 이해부족… “미완의 합의”/정상회담 실무접촉 안팎

    ◎회담형식 「배석자있는 단독」으로 조정/TV중계 등 이견은 큰 걸림돌 안될듯 지난달 28일 예비접촉에서의 전격적인 합의와는 달리 1일의 실무접촉은 난항을 겪은 끝에 완전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그렇다고 해서 과거처럼 실무적인 부분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정상회담 자체가 무산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추가 접촉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타결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접촉이 끝난뒤 우리측 윤여전대표는 『경호문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의전문제에 있어 북한의 이해가 의외로 부족했다』고 말했다.대결 분위기였다면 우리측 대표는 북한의 저의를 의심하는 발언을 했어야 마땅하다.하지만 윤대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상황이 전과는 사뭇 다른 것으로 여겨지는 사례다.윤대표는 「현격한 의견 차이」라는 표현을 쓰기는 했지만 그것이 접촉의 결렬을 예상한 발언은 아닌 것 같다. 이날 접촉에서 북한은 대표단의 규모를 수행원 1백명과 보도진 80명 등 모두 1백80명으로 하자는 우리측의 제의를 받아들였다.북한은 정상회담의 복수 개최에도동의했다.다소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회담의 형식도 단독정상회담으로 한다는데 의견의 접근을 이루었다. 그러나 사전답사반(선발대)의 파견과 TV중계팀 파견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북한은 선발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선발대의 역할과 필요한 시간에 대해서는 별로 비중을 두지 않았다.회담 15일전까지 15명 안팎의 선발대가 평양에 도착해야 한다는 우리측 주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북한은 회담 며칠 전이면 충분하다면서 인원도 그렇게까지는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었다.북한의 생각은 선발대가 그렇게 할 일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북한은 우리측 선발대가 미리 들어와서 의전절차를 준비하고 경호상태를 점검한다고 회담장 주변과 숙소등지를 돌아다니는 일을 허용할 수 없다는 생각인 것이다.북한은 TV중계팀의 수행에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행낭편을 통해 테이프를 서울로 보낸뒤 지정된 뉴스시간에 방영하면 된다고 버텼다. 하지만 선발대와 TV중계팀의 파견은 회담의 형식에 비해 그리 큰 문제는 못된다. 회담이 우리측의 안대로 단독회담의 형식을 띠기는 했지만 고위급 각료 1명 또는 2명씩 배석하는 어정쩡한 형태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데 아쉬움이 남는다.김일성과의 단독 대좌에서 특유의 결단력으로 담판을 짓는다는 김영삼대통령의 복안이 그대로 실현되기에는 어딘가 충분하지 못한 구석이 있어보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처음에는 단독회담 없이 확대정상회담 한차례면 충분하다고 나왔다.단독정상회담만 두차례 갖자는 우리측의 생각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확대정상회담이란 대개 정상간의 단독 대좌에서 어떤 원칙이 합의됐을 때 열리는 것이 보통.대체로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열리는 제3국 정상과의 회담에서는 단독정상회담에 이어 으레 고위급 수행원들이 배석하는 확대정상회담이 추가로 열린다.하지만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성격상 그런 회담과는 거리가 있다.지금까지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정부의 최고책임자들간의 회담이다.서울에서 회담이 다시 열릴 가능성을 상정하더라도 확대정상회담만으로는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일조차도 힘들것 같다.배석자가 있는 단독정상회담도 마찬가지라고 할수 있다. 배석자의 숫자만 적을뿐 실질적으로 확대정상회담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단독정상회담을 반대하는 배경에는 김일성을 따르는 혁명 1세대 원로보수세력과 김정일을 추종하는 소장파들간의 알력이 숨어있는 것처럼 비쳐지기도 한다.회담의 형식이 단독으로 결정되면 김정일진영은 그 결과를 직접 알 수 없다.그래서 김정일이 단독정상회담을 수용하지 말도록 했을 가능성도 엿보이는 대목이다. ◎“예비접촉 합의는 두정상 결단의 소산”/판문각 실무대표 접촉 이모저모 ○…1일 열린 남북실무대표접촉은 지난번 예비접촉에서 중요한 문제가 합의됐기 때문인지 부드럽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시작. 이날 접촉에는 당초 예상과 달리 안병수조평통부위원장이 아니라 백남준정무원책임참사가 북측대표로 나와 다소 의외라는 반응. 백대표는 우리측 윤여전대표에게 『통일각은 처음이시죠.85년도에 착공했는데 석달만에 완공했다』고 회담장을 소개.이에 윤대표도 『역사적인 장소가 되도록 해야죠』라고화답. 윤대표는 이어 김용순북측예비접촉단장과 안대표의 안부를 물으면서 『김단장은 언변도 좋고 풍채도 좋은신게 정치인같다』고 칭찬. ○…양측대표는 지난번 예비접촉에서 전격적으로 정상회담을 성사시킨데 대해 덕담을 교환하면서 사명감을 피력. 북측 백대표는 『북남최고위급회담으로 세상이 들썩하는 것 같습니다.북녘에선 분단 50년을 한해 앞두고 통일의 역사를 창조하는 것 같다며 흥분하고 있다』고 소개. 우리측 윤대표는 『분단 반세기 만에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연다는 시간적 공간적인 의미를 넘어서 민족사적 의미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너무 기대가 커서 과연 회담이 이루어지는가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다』고 호응. 두대표는 이어 지난번 예비접촉에서 합의가 이뤄진 것은 두정상의 정치적 결단때문에 가능했다는데 의견을 일치. 백대표가 『김영삼대통령이 용단을 내렸습니다』고 말하자 윤대표는 『지금까지 회담 관례로 볼때 김대통령이 첫 회담장소로 평양을 받아들인 것은 보통의 용기와 결단이 아니고서는 이루어지기힘든 것이었다』고 언급. ○…북측 백대표는 『장마가 지면 직업과 계층별로 반응이 다른데 농민은 관개가 잘돼 괜찮지만 청소년들은 별반 좋아하지 않는것 같다』며 『북쪽 청소년들은 1년에 15일씩 국가 부담으로 야영생활을 하기 때문에 이를 무척 기다리는데 비가오면 좋지않기 때문』이라고 설명. 윤대표는 이에 대해 『옛날에 우산장사와 짚신장사 아들을 둔 어머니가 있었는데 날씨가 좋아도 고민이고 날씨가 나빠도 고민이었다는 말이 있다』고 맞장구. 백대표는 인사말을 교환한뒤 『우리 오늘 끝내도록 합시다.비가 와도 방안에 앉아 있으니 문제가 없겠지요』라며 회담시작을 제의. 윤대표는 『저희측 북한문제 전문가들로부터 백선생이 참가한 회담은 다 잘됐다는 말을 들었습니다.지난번 회담도 약간의 진통은 있었지만 잘되지 않았습니까』라고 화답. 이에 백대표는 큰 소리로 기분좋게 웃으며 『사실입니다.우리 오늘 속보로 나가봅시다』라고 말한뒤 회담에 진입. ○…이날 하오접촉은 저녁 늦게까지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회담시작 1시간만에 종료. 양측대표들은 농담까지 주고 받는 등 밝은 분위기속에서 회의를 속개. 우리측 윤대표가 먼저 북측 수행원으로 나온 최승철 조평통서기국부장을 가리키며 『최선생은 쌍꺼풀도 지고 얼굴이 미남인데 우리처럼 못생긴 사람들은 원래 미남옆에는 잘 안가는 법』이라고 칭찬하자 좌중은 웃음바다. 이에 북측 백대표가 『원래 남남북녀라고 했는데…』라고 응답하자 윤대표가 다시 『70년대초 서울에 온 북측회담대표중 이청일씨라는 여성대표가 당시 신문기자였던 나에게 「조선여자는 남북 가릴것 없이 다 이쁘다」고 말한적이 있다』라고 말하는등 서로 덕담을 교환. ○…이날 접촉에서는 개성에도 종합대학인 성균관대학이 있음이 북측대표 입을 통해 밝혀져 화제. 하오 접촉에서 구본태통일원통일정책실장이 『개성이 한창 개발중이라는데요.』라고 운을 떼자 북측 백대표는 『금년초 왕건릉 확장공사가 완료됐고 종합대학인 성균관대학도 2년전에 설립됐다』고 설명.백대표는 『성균관대학은 주로 경공업중심의 대학으로 개성이 인삼으로 유명한만큼 「인삼학부」도 개설돼 있다』고 소개. ○…당초 관심을 모았던 대표단 규모문제는 이날 상오 접촉에서 이미 확정됐다는 후문. 회의 벽두에 우리측 윤대표가 『취재기자단 수를 좀 늘려야 될 것같다』면서 북측의사를 타진하자 백대표는 『기자수는 그냥 80명으로 하는게 좋겠다』고 말해 기자단외의 대표단 1백명등 전체 일행수가 모두 1백80명으로 결정됐다고. ○…한편 북측기자들은 정상회담이 열리게 된데 대해 남측기자들에게 『남조선 주민들의 반응은 어떠냐』고 집중 질문. 이들은 『전해 듣기로는 남조선 주민뿐 아니라 미국 일본등 외국의 반응도 대단히 좋다는데 사실이냐』고 우리국민과 서방의 움직임에 관심.
  • 실효성 있는 제재가 답이다(사설)

    벼랑끝에 서 있는 북한이 한발 뒤로 물러서기는 커녕 더욱 위험한 끝으로 나아가는 자살적 위협을 하고 있다. 북한은 13일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IAEA(국제원자력기구)에서의 즉각탈퇴 ▲핵안전장치의 지속성보장을 위한 사찰불허 ▲유엔안보리제재 선전포고 간주 등의 선언을 함으로써 IAEA와의 대화나 협상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IAEA이사회가 원자력기술지원중단등 대북제재결의안을 채택한 데 대한 보복적 행동으로 보인다.그리고 국제기구의 감시·통제로부터 벗어나 핵무기개발을 자유로이 강행하겠다는 뜻을 표출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동시에 미국과 세계,그리고 한국이 어떻게 대응하느냐를 떠보겠다는 계산도 그속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IAEA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해놓고도 NPT(핵확산금지조약)에서의 탈퇴에 대해서는 계속 유보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노려온대로 IAEA를 배제시킨 채 미국과의 직접담판을 통해 핵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속셈이다.그러나 미국이 IAEA를 탈퇴한 북한과의 대화에 간단히 응하는굴욕을 감수하지는 않을 것이며 결국 북의 NPT탈퇴도 시간문제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미국이나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북한에 대한 단호한 제재뿐이다.온건하고 단계적인 제재보다는 강도높고 실효성있는 경제제재를 결의하는 것이 북핵저지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미국정부로서는 카터 방북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을지 모르나 북한이 그의 방북직전에 IAEA 탈퇴라는 극약처방을 내놓은 것은 카터의 설득을 봉쇄하고 그를 이용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무튼 공은 미국과 유엔으로 넘어왔다.다시 유화적인 온건대응으로 나간다면 북한의 「국제깡패적 행동」을 정당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사태를 그르칠 뿐이다. 북한은 유엔안보리의 제재결의가 곧 선전포고를 의미한다는 그들의 협박이 허구가 아님을 의도적으로 강조하고 있는데 그것이 결국은 북한정권의 파멸을 초래하는 독약임을 이번 기회에 명확히 인식시켜야 한다.한·미 두나라 정부는 지금까지 북한의 핵도발에 양보와 후퇴만 거듭해왔다.그러나얻은 것은 하나도 없다. 우리정부는 미·일정부와 굳건한 공조체제를 유지하면서 북핵저지를 위한 실질적인 제재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다각적인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도 대북제재에 동참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이런 긴박한 사태에서 우리 모두가 명심해야 할 것은 확고하고 단결된 범국민적 안보태세다.북한이 어떤 도발을 해오더라도 냉철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결연한 의지를 지녀야 한다.그것만이 북한의 도발을 제압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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