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담장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천안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이턴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760
  • 수원 초·중교에 ‘그림같은 숲’

    수원 초·중교에 ‘그림같은 숲’

    “학교에 숲이 생겼어요.” 경기도 수원시내 초·중·고교에 공원 같은 숲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자연학습장과 휴식공간으로, 인근 주민들에게는 도심속 공원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김용서 수원시장은 30일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삭막한 학교에 녹색의 숨결을 불어 넣기 위해 각급 학교에 소규모 숲을 조성하는 사업을 4년째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도심에 500평의 공원을 조성하는 데 30억∼40억원이 소요되나 학교 숲은 부지를 매입할 필요가 없어 1억원 정도만 들여도 훌륭한 공원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2010년까지 60개교 추가… 전체 70%로 확대 지난 2003년 인계초등학교에 숲을 조성한 이래 지금까지 모두 48개(초등학교 34개·중학교 14개)학교에 숲을 조성했다. 내년에 15개 학교에 숲을 만드는 등 매년 15개교씩 2010년까지 모두 60개교에 숲을 더 만들 계획이다. 수원시내 전체학교(170개)의 70%가 숲을 갖게 되는 셈이다. 학교 숲은 계획단계부터 세심한 정성을 쏟는다. 수원시가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고 수혜자인 학생과 학부모, 교사, 동창회, 지역주민 등을 참여시킨다는 데 특징이 있다. 기본계획 수립과 실시설계는 물론 어떤 나무를 심을 것인지도 이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일례로 교사와 학무모가 설계를 한 권선구 권선동 남수원중학교의 경우 교문부터 수목원 입구를 연상케 한다. 학교 건물에 이르는 50여m 구간 길옆에는 벗나무와 이팝나무, 참빗살나무, 단풍나무, 능소화나무, 은행나무, 목화나무 등 다양한 나무가 심어져 있다. 또한 주차장 공간에는 자그마한 생태연못과 개울을 만들어 연꽃과 부들을 심고 금붕어·비단잉어를 풀어 놓았다. 학생들은 등하굣길에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거나 숲속에 뛰어노는 메뚜기를 잡기도 한다. 산비둘기 등 각종 산새들도 물을 먹으러 이곳을 찾는 등 도심속 생태공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학교 건물과 운동장 사이에도 크고 작은 다양한 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고 학생들이 쉴 수 있는 벤치를 마련, 한여름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 휴양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인근 주민 산책코스로 인기 이 학교 김경진(61) 교장은 “학교숲의 교육적 가치는 학생들이 숲을 가꾸면서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고 자연보호를 스스로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담장을 헐고 그곳에 숲을 조성한 수성중학교와 북중학교 등은 시설을 개방, 인근 주민들의 산책코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주부 양모씨(41·장안구 조원동)는 “동네에 공원 등 쉴 곳이 마땅치 않았는데 인근 학교에 숲이 생긴 이후 가족들과 산책하러 자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시 이용호 녹지공원과장은 “학교 숲이야말로 도심속에서 최소의 비용으로 학생과 인근 주민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원을 만들 수 있는 사업”이라며 “오는 2014년까지 시내 모든 학교에 학교 숲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HAPPY KOREA] 울산·부산 주민활동 탐방

    [HAPPY KOREA] 울산·부산 주민활동 탐방

    도시민들에게 고향은 늘 먼 곳에 있다. 이웃의 정이 끊긴 도시에 정을 붙이기는 어렵다. 때문에 도시는 ‘살기 편한’지역은 될 수 있을 지언정 ‘살기 좋은’지역은 아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똘똘 뭉쳐 갈등과 반목을 접고, 공동체의식을 싹틔우는 곳이 있다. 도심 속 고향이 되기를 꿈꾸고 있는 울산 남구 무거1동 굴화두레마을과 부산 해운대구 반송2동을 찾았다. ●시골 인심 부럽잖은 굴화두레마을 울산 굴화두레마을은 12개동 1046가구 3700여명이 거주하는 아파트단지다.1997년 입주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정식 명칭은 ‘굴화주공1단지아파트’였다. 하지만 입주자들은 이웃간 정을 되살리자는 취지에서 2001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우리 민족 고유의 상부상조 전통인 두레를 마을 이름에 넣은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낡은 아파트의 값을 올려보겠다고 새로운 건설회사 브랜드를 내거는 ‘억지 개명 바람’과는 차이가 있다. 이재호 입주자대표회의 111동 대표는 “우리 마을도 처음에는 여느 아파트단지처럼 위탁관리업체와 주민대표의 유착 등 관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주민간 반목도 심했다.”면서 “내 고향은 아니지만, 내 아이들의 고향이 될 수 있도록 마을을 바꿔나가자는 취지가 주민들의 공감을 얻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입주자대표회의와 여성회는 물론, 아파트단지의 갖가지 자생단체·모임이 함께 참여하는 ‘단체회의’를 결성했다. 주민들과 관련된 모든 사안은 단체회의에서 협의해 결정하고 있다. 특히 소속감을 높이고자 마을축제를 철마다 개최하고 있다. 예컨대 정월 대보름에는 ‘민속놀이한마당’, 봄에는 ‘벚꽃축제’, 가을에는 ‘그림전’이나 ‘사생대회’ 등이 열리고 있다. 윤삼희 아파트관리사무소장은 “행사 준비와 진행, 자원봉사단 구성에 이르는 모든 과정은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면서 “행사 비용도 분리수거나 어린이집 임대료 등 관리외수익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민들은 정부 지원을 받아 단지에 연못을 만드는 등 도심 속 자연생태계를 복원하려는 ‘비오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주민들 스스로 단지 내 생태환경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입주민 중 상당수는 주변 공단 근로자로, 생애 처음 마련한 주택이라 애착을 많이 느끼고 있다.”면서 “마을은 살면서 정이 드는 것이지, 정을 붙일 수 있는 사람만 이사오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만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싹트고 있는 공동체의식이 단지를 애워싸고 있는 담장을 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웃에는 900여가구의 굴화주공2단지아파트와 1000여가구의 강변그린빌아파트 등이 있지만, 소통은 단절된 상태다. 울산시 관계자는 “소통을 이끌어낼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지만, 아직은 뾰족한 수단을 찾지 못한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차이를 통해 같음을 찾는 부산 반송동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 경계를 허물어 나가고 있는 대표적 사례는 부산 반송2동에서 찾을 수 있다. 당초 이곳은 부산 동쪽 끝자락의 한적한 마을이었다.1965∼1975년 부산항 일대 도심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저소득층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1995년에는 택지개발로 서민들을 위한 아파트가 추가로 들어섰다. 지금은 원주민 3000명, 정책이주민 1만 3000명, 아파트 주민 2만명 등 1만 2000여가구 3만 6000여명이 더불어 사는 작지 않은 동네가 됐다. 정상윤 반송2동장은 “80년대 화장장,90년대 쓰레기매립장 건립 문제가 주민들의 소속감을 높이고, 결속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이후 마을에 위치하고 있는 재래시장을 활성화해 이질감을 갖고 있던 주민들이 서로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반송동 주민들은 5년전 ‘반송지구발전협의회’를 만들어 지역공동체 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시작했다.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을 돕는 ‘나눔반’, 마을을 제대로 알고 홍보하기 위한 ‘학습동아리’, 맞벌이 부모의 자녀를 위한 ‘푸른하늘 공부방’ 등이 자발적으로 생겨났다. 또 여성 중심의 지역공동체 활동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좋은 아버지 모임’도 등장했다. 지금은 이런저런 동아리와 모임이 30여개에 이르고, 참여하는 사람은 1500명이 넘는다. 주민들과 지역단체, 학교, 기업 등을 하나로 묶는 각종 지역사업도 추진되고 있다.2004년에는 공원과 하천 등 공공시설을 자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공공시설물관리 주민자율봉사활동’을 시작했다. 형편은 어렵지만 재능있는 아이들을 후원하기 위해 ‘꿈나무 물주기’, 교육공동체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희망의 사다리’ 운동 등도 지난해부터 펼쳐나가고 있다. 최낙용 반송2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지역발전은 주민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반송발전 100대 실천사업’을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면서 “돈을 벌어 떠나기에 앞서 잠시 머무는 곳이 아니라, 고향이 될 수 있도록 ‘마음속 담장 허물기’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다만 마을을 가로지르는 반송천을 생태하천으로 되살리고, 취업 등 고민을 덜어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과 주민들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부산·울산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반송동·무거동 男주민 본보기 지역 단위로 이뤄지는 사회참여활동은 대부분 여성이 중심이다. 때문에 지역단체는 으레 부녀회 같은 여성단체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남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여성 위주의 지역활동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다. 천현숙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 등 특정 계층만 지역활동에 참여할 경우 이익단체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쉽고, 갈등을 부추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지역공동체의식 형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은 개인으로서 참여하지만, 남성은 가족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경향을 갖는다.”면서 “지역사회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증가할수록 공동체 중심의 사회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과 울산 남구 무거동 굴화두레마을의 경우 지역활동에 남성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예컨대 반송동 지역시민단체인 ‘희망세상’의 소모임 ‘좋은 아버지 모임’은 남성들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이 모임은 직장에만 파묻혀 지역이나 육아 문제에 무관심한 아버지의 모습을 180도 바꿔놨다. 공원 청소와 방범 활동은 물론, 동네 아이들의 고민 상담도 마다하지 않는다. 김혜정 희망세상 사무국장은 “반송동 지역모임 참여자의 40%가량은 남성”이라면서 “여성들에게는 어렵고 힘에 부치는 일을 남성들이 앞장서서 주도하다 보면 활력이 생기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굴화두레마을도 마찬가지. 이 마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하는 각 동의 대표는 주민들이 투표로 선출한다. 보통 아파트 동 대표를 여성이 맡고 있는 것과 달리 이 마을은 12개 동 대표 가운데 여성은 2명에 불과하다. 이재호 입주자대표회의 111동 대표는 “남성들은 직장이나 사회 생활에서 얻은 경험을 아파트 관리와 운영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 것 같다.”면서 “노조 문화가 활성화된 울산의 경우 노사 관계처럼 주민간 관계도 발전시킬 수 있다는 믿음도 바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울산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美, 1000개 공산품 관세철폐 제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 이틀째인 24일 양국 대표단은 이견차로 전날 중단됐던 상품 분과 회의를 하루 만에 재개했다. 미국측이 1000여개의 공산품의 관세를 즉시 철폐하는 내용의 추가 수정 양허안을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상품·농산물·무역구제·금융·자동차 등 14개 분과 협상이 진행됐으나 노동 등 일부 분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연내 타결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회담장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상품 분과 협상이 속개된 것은 4차 협상에서 상품 관세 양허안만이라도 합의를 도출해내겠다는 양국 협상단의 의지를 반영한다. 이혜민 한·미FTA 기획단장 겸 상품분과장은 24일 속개된 협상에서 “미국이 대략적인 개선방향을 제시하면서 추가로 개선할 의사를 표명해 왔다.”고 밝혔다. 미국은 관세철폐기간 3∼5년에 해당하는 1000여개 안팎의 공산품 관세철폐 이행기간을 즉시로 단축하는 등 추가 양보 의사를 우리측에 전달했다. 하지만 미국이 추가로 관세 즉시 철폐를 제시한 품목들이 전체 협상 대상 공산품 8800여개 가운데 10%가량을 차지하지만 대미 수출비중은 이의 절반에도 훨씬 못미친다. 한편 특별 세이프가드 도입에 합의한 농업 분과 협상에서 미국측은 23일과 24일 우리측에 관심품목(리퀘스트 리스트)을 전달, 본격적인 주고받기식 협상 국면을 맞고 있다. 우리측은 상품 분과의 협상 및 세이프가드 발동 요건에 대한 협상 상황을 봐가며 수정 개방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세이프가드 대상 품목은 가짓수보다는 비중을 따져 선정할 방침이며, 세이프가드의 존속기간은 해당 품목의 관세철폐이행기간과 맞추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다른 분과와 달리 연말까지 두 나라가 최종 협정문에 들어갈 내용에 합의해야 하는 반덤핑 규제 등의 무역구제 협상은 빠듯한 일정에도 불구, 난항을 겪고 있다. 우리측은 법을 개정하지 않고 개선할 수 있는 무역구제 절차 5가지를 새로 제시했으나 미국측은 이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미국은 자동차 작업반 첫날 협상에서 배기량 기준 국내 자동차 세제(稅制)의 즉각적인 폐지를 요구한 데 이어 둘째날 협상에서는 ‘자동차안전기준 작업반’의 상설화를 요구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한편 금융 분야에서 미국은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활동 영역에 대해 상업적 고려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공식적으로 제기했으나 우리측은 “국책은행은 포괄적으로 협상대상이 아니다.”고 맞섰다.서귀포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오늘의 눈] 일주일에 4번이나 해명자료 낸 문화재청/김미경 문화부 기자

    지난주 문화재청은 언론보도에 대한 해명자료를 무려 4건이나 내놓으며 불을 끄기에 바빴다. 우선 최근 복원된 낙산사 동종 내부에 유홍준 문화재청장의 이름이 새겨져 논란이 있다는 언론의 지적에 대해 “복원기록을 다시 새겨넣을 것”이라고 했다가 해명자료를 배포,“통상적인 관례에 따라 주관 관청명 뒤에 기관장 이름을 표시한 것”이라며 입장을 바꿨다. 아울러 주무관서의 장과 주조한 장인의 이름을 새겨넣어 후세에 알리는 것도 문화재청의 중요한 책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회 문화관광위 손봉숙 의원은 “문제는 자문회의가 아닌, 자문위원 1인이 유 청장의 이름을 넣어 초안을 작성했고, 문화재청이 바로 작업에 착수했다.”고 지적했다. 낙산사 등 다른 관계자들의 의견은 듣지 않고, 서둘러 대대적인 타종식을 행하는 우를 범하고도 해명하기에 급급했다. 또 있다.“안동별궁 담장이 탐방로 조성공사로 훼손됐다.”는 19일자 보도에 대해서도 하루만에 해명자료를 내고 “현 공사로 훼손이 발생한 것이 아니며, 기존 담장의 원형대로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며 무성의한 자세로 일관했다. 그러나 담장 옆을 지나는 사람들이 담장의 붕괴위험을 느낄 정도라면 납득할 만한 설명이 우선돼야 한다. 문화재청은 이와 함께 ‘보물1호 동대문이 위태롭다’‘신라유물 상당수 보존처리 미흡’ 등 언론의 지적이 나올 때마다 “종합적인 방안을 검토할 것”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등의 원론적인 대책만 되풀이했다. 반면, 최근 서울지방경찰청과 문화재청이 공조해 문화재 절도·은닉범을 적발하고, 도난 문화재를 회수하자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다음부터는 경찰 대신 문화재청이 브리핑을 해야겠다.”고 했다. 문화재청이 잘못된 홍보마인드도 문제지만 문화재를 관리하고 보호해야 할 본연의 일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김미경 문화부 기자 chaplin7@seoul.co.kr
  • [한·미·중·일 북핵 조율] 유엔총장 당선 덕담등 화기애애

    19일 반기문 외교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간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반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당선을 화제로 시작됐다. 라이스 장관은 오후 3시25분쯤 접견실에 들어선 뒤 “유엔 사무총장이 된 것을 축하한다.”면서 “이제 우리 동네(미국 뉴욕)로 이사하는 거 아니냐.”고 덕담을 건넸다. 반 장관은 이에 “전에 약속했던 것처럼 다시 방문해줘 정말 기쁘다.”고 화답했다. ●보혁단체 잇단 집회로 분위기 어수선 두 장관은 이어 곧바로 현안인 북핵 문제 논의에 들어갔다. 반 장관은 “북핵 위기가 벌어진 현 시점에 이뤄진 이번 방문은 타이밍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면서 “당신의 방문은 북한 핵문제에 있어 우리가 단합돼 있다는 매우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라이스 장관은 “서로에 대한 강력한 방위 의지와 한·미 간의 두터운 우정을 재확인하고 싶었다.”면서 “한국과 동북아 지역의 안보 복원을 위해 협력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빡빡한 순방 일정에도 불구하고 라이스 장관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빈틈없이 깔끔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라이스 장관은 옅은 흰색 핀스트라이프가 들어간 진회색 바지 정장, 짙은 금색의 블라우스에 금 목걸이와 금 귀고리로 악센트를 줬다. 회담장에는 우리 측에서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이용준 북핵기획단장, 조병제 북미국 심의관, 추규호 대변인 등이, 미국측에서는 로버트 조지프 국무부 군축 차관, 필립 제리코프 장관 보좌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 빅터 차 백악관 아시아담당 보좌관 등이 배석했다. 이날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전후해 북핵저지시민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외교부 청사 앞에서 북한 핵실험을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는가 하면,‘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회원들이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반미 성격의 시위를 갖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미·일 외교 만찬회담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반 장관과 라이스 장관은 아소 다로 일본 외상과 함께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에서 만찬을 겸한 3자 외교장관 회동을 갖고 북핵 공조방안을 협의했다. 아소 외상은 반 장관에게 “축하한다.”면서 인사를 건넸고, 라이스 장관은 방명록에 “당신의 환대와 우정에 대해 감사한다.”고 썼다. 반 장관은 만찬사를 통해 “작년 9·19 공동성명 하루 전에 뉴욕에서 3자가 만났으며, 그때의 만남이 공동성명 채택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고 세 장관의 만남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이 기회를 빌려 두 장관에게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서 강력히 지지해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면서 “한반도의 비핵화를 바란다.”고 건배를 제의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낙엽 따라 낭만을 열매 보며 추억을

    낙엽 따라 낭만을 열매 보며 추억을

    서울시는 19일 가을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단풍과 낙엽의 거리’‘열매의 거리’를 선정했다. 단풍과 낙엽의 거리 등에선 시민들이 낙엽을 밟으며 낭만을 만끽할 수 있도록 다음달 중순까지 낙엽을 그대로 두고 청소를 하지 않을 계획이다. 경복궁 담장을 끼고 돌며 은행나무, 느티나무 등이 알록달록한 물을 들인 삼청동길(동십자각∼삼청터널·2.9㎞) 등 53곳이 단풍과 낙엽의 거리로 선정됐다. 아차산 생태공원 옆길로 차량통행이 적고 보도가 목재로 된 워커힐길(아차산 생태공원∼뚝섬유원지역·2.0㎞), 월드컵공원을 둘러싼 느티나무 단풍이 아름다운 난지도길(월드컵경기장∼구룡로3거리·3.6㎞), 홍제천길((사천교∼홍연교·2.1㎞) 등도 감동을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또 감, 모과, 억새 등을 보며 가을의 풍요를 느낄 수 있는 열매의 거리로는 하늘공원의 억새밭 길, 성북구 석관로(감나무길), 양천구 안양천 길 목동 중심축 도로, 관악구 낙성대길 및 단감나무길 등 8곳이 선정됐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안동별궁 돌담 사라지나

    서울 안국동에 있는 조선 후기 궁궐 ‘안동별궁’(安洞別宮)의 돌담 보존작업이 문화재청과 서울시의 외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18일 문화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지난 7월부터 북촌 한옥마을 가꾸기의 일환으로 벌이고 있는 ‘화동길 탐방로’ 조성 공사 과정에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안동별궁 돌담이 훼손되고 있다. 서울시는 풍문여고 부근에서 탐방로 조성공사를 진행 중인데 이 과정에서 돌담 아래 쪽 일부가 떨어져 나갔고 예전부터 흙에 덮여 묻혀 있던 돌담 밑의 장대석(長臺石·하부에 가로로 놓는 돌)은 돌담에 맞닿게 새로 설치한 화강암에 갇힌 모양이 됐다. 북촌 가꾸기를 위한 공사가 오히려 소중한 문화재에 상처를 입히고 있는 셈이다. 1881년(고종 18년)에 지어져 왕실 만찬장으로 쓰이던 안동별궁은 지금은 내부 건물은 대부분 자취를 감추고 그 자리에 풍문여고가 들어섰다. 풍문여고 담장 자리에 있던 돌담도 3개면은 모두 없어지고 학교 정문에서 정독도서관으로 향하는 한 쪽 면만 남아 학교 담장으로 쓰이고 있지만 이마저도 노후로 붕괴 위험이 큰 상태다. 이처럼 돌담 보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문화재청이나 서울시가 문화재로 지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연합뉴스
  • 서울 자치구 “수출길 넓혀라”

    서울 자치구들이 해외시장 개척에 발벗고 나섰다. 영등포구(구청장 김형수)는 지난달 11∼21일 동유럽 3개국(불가리아, 루마니아, 크로아티아)에서 시장 개척활동을 벌여 1146만달러(한화 약 112억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김형수 구청장을 단장으로 ㈜로얄 라이프,㈜토산산업개발, 협신실업 등 관내 7개 중소기업 대표들이 참여한 해외시장 개척단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통해 현지의 정보를 발빠르게 수집하고, 현지에 상담장을 마련해 이 같은 성과를 올렸다. 주요 계약 품목은 자동차 정비시설과 수동도어록, 공구, 와이어로프, 반도체장비 프레임, 실내 건축인테리어 자재 등이며, 국가별로는 루마니아가 5건 781만달러, 불가리아가 5건 257만달러, 크로아티아가 5건 108만달러를 각각 수주했다. 김 구청장은 “해외시장 개척단 참가기업에 대해 향후 6개월간 수출계약에 관한 상담 및 각종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해외시장 개척은 유가 불안과 환율하락, 내수부진 등 국내외 경제 여건 악화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에 경쟁력 확보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로구(구청장 양대웅)는 지난 12∼17일 6일 동안 중남미 지역인 베네수엘라와 페루, 과테말라를 방문해 해외시장 개척 활동을 벌였다. 구는 지난 7월 참가업체 모집공고와 간담회를 거쳐 해외시장 진출을 희망하지만 인력과 정보 부족으로 독자적인 마케팅이 미흡한 유망 종소기업 10개업체를 선정, 해외개척단을 꾸렸다. 해외시장 개척단에는 무선 송수신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넥스트로닉스와 텐트 제조업체인 디지텍스, 자동차정비기기 개발업체인 ㈜석영기기공업 등 구로를 대표하는 첨단 기업들이 참가했다. 구는 시장 개척을 위해 홍보용 카탈로그 제작비 50%와 관심 국가별 바이어 조사, 상담장 설치, 업체별 통역 등을 지원했다. 양 구청장은 “이번 시장개척단을 시발점으로 중남미뿐만 아니라 해외 각 지역 진출에 대해 계속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관내 기업들과의 멋진 하모니를 통해 구로구가 세계적인 도시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조현석 정은주기자 hyun68@seoul.co.kr
  • [지금 대구에선] 담장 허물기 10년…회색도시가 녹색공간으로

    [지금 대구에선] 담장 허물기 10년…회색도시가 녹색공간으로

    “담장을 허무니 마음의 벽이 무너졌어요. 이웃끼리 마당을 함께 쓸고 왕래도 잦아지고…”. 대구시 수성구 지산1동 1020의 9에 사는 정길석(41)씨가 담장을 허문 것은 지난 2004년 6월. 마당이 좁아 항상 답답함을 느꼈던 정씨는 이웃 노석수(56)씨와 함께 담장을 없애기로 결정했다.2년여가 지난 지금 정씨는 크게 만족하고 있다.“왜 진작 담을 허물지 않았는지 후회될 정도”라고 말했다. 대구시가 지역 13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구사랑운동 시민회의와 공동으로 ‘담장 허물기 운동’을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답답한 회색 담장 대신 나무와 벤치가 정감있게 자리잡아 도시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담 10년간 378곳 17㎞ 헐어 담장 허물기는 지난 1996년 10월 대구 서구청 담장을 뜯어내면서 시작됐다. 서구청 직원들은 요즘 “담장이 있을 때는 마치 권위적이고 답답한 분위기였다.”며 “방범문제 때문에 걱정했지만 담장을 허물어 낸 뒤 앞쪽이 확 틔어 근무분위기가 아주 좋아졌다.”고 말한다. 시민들의 반응도 좋다. 대구시가 2001년 시민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80% 이상이 이 운동에 적극적인 동참의사를 나타냈다. 또 94.6%는 대구의 명예와 자긍심을 높였다고 답변했고 89.3%는 도시환경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시민들의 반응이 좋아지면서 대구사랑운동 시민회의가 중심이 돼 시민운동으로 확산됐다. 지난해까지 관공서 104곳과 주택과 아파트 113곳, 상업시설 49곳, 복지·보육·종교시설 60곳, 공공·의료시설 16곳, 학교 18곳, 기타 2곳 등 모두 362곳이 참여했다. 허문 담장의 길이만도 17㎞에 이른다. 콘크리트가 있던 자리가 아담한 공원으로 바뀌면서 녹지 7만 8000여평이 생겨났다. 올들어서도 주택 11곳과 병원·종교시설 각 2곳, 학교 1곳 등 16곳의 담장을 헐었다. 2000년 담장을 허문 수성1가 수성성당의 경우 주민들이 주변에서 쉬는 것은 물론 성모상 앞에 멈춰 묵상에 잠기기도 해 선교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또 당초 우려했던 도난문제도 지금까지 한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수성구 시지초등학교는 2005년 담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나무터널을 만들어 학생들의 야외학습장과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담장 허물기 전국으로 확산 지금까지 서울·부산·인천·성남·부천·광주·대전·울산 등 전국 1000여 기관·시민단체가 담장 허물기 운동을 배우기 위해 대구를 방문했다. 동참하는 도시들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에서는 교통방송본부, 성북구 종암경찰서, 강남병원 등 공공기관과 초·중·고등학교 등 500여곳이 담장을 허물었다. 부산에서도 부산대병원과 동부경찰서 등 공공기관과 학교 200여곳이 담장을 무너뜨렸다. 이밖에 대전시가 2003년부터 유성구청, 중앙고 등 40여곳의 담장을 허는 등 인천·성남·부천 등이 담장 없애기에 동참했다. 2002년에는 법문사가 펴낸 고교교과서 ‘인간사회와 환경’과목에 소개되기도 했다.‘한마음 한뜻-바람직한 의사결정’이라는 제목으로 4쪽에 걸쳐 ‘담장 허물기 운동’의 추진배경과 성과·의미 등을 사진을 곁들여 상세히 소개했다. 또 “열린행정과 시민의 사회참여가 조화롭게 펼쳐지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는 경기 부천시 한 시민단체 관계자의 현지답사 보고서 내용도 담았다. 이밖에 상당수 대학 교수와 학생들의 논문에도 이 운동이 인용되었다. ●추진에 애로도 많아 이 운동을 추진하면서 어려움도 많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담장에 대한 고정관념. 일반적으로 시민들은 담장을 재산의 경계표시, 외부침입의 방지, 사생활 보호 등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주택을 보호하는 담장을 없앤다는 불안감이 초기 이 운동 확산에 장애물로 작용했다. 제한된 예산도 문제다. 공공건물은 공사비 전액을, 개인주택은 300만원까지 지원한다. 신청은 밀리고 있으나 시는 사업비 문제로 매년 30곳 정도로 대상을 제한하고 있다. 이밖에 담장을 허문 곳에 나무 등을 심는 조경공사를 하고 있으나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대구시는 이 운동이 마음의 벽을 허물고 자연을 복원하는 생활환경 운동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우선 연말까지 14곳의 담장을 더 허물 계획이다. 또 내년 30곳 등 매년 30곳 이상의 관공서와 개인주택의 담장을 허물 방침이다. 지금까지 담장 허물기에 들어간 돈은 135억여원에 이른다. 시는 투자비의 15배가 넘는 2000억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거뒀다고 추산하고 있다. 또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그린파킹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주택의 담장을 철거한 뒤 주택내 여유공간에 주차장 및 녹지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보행자 안전과 주거환경을 적극적으로 고려한다는 방침아래 현재 세부 추진계획을 마련중이다. 내년에 20∼30가구 규모의 골목단위 사업대상지 1곳을 선정,3억원 정도로 예상되는 사업비 전액을 시비로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완료키로 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김범일 대구시장 인터뷰 “담장 허물기 운동으로 보수와 단색의 도시였던 대구가 녹색의 푸른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김범일 대구시장의 ‘담장 허물기 운동’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내륙분지에다 시민들의 배타적인 기질 등 여러가지 불리한 여건 속에서 이 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10년 동안 370여곳이 참여하고 전국 도시에서 앞다퉈 벤치마킹하고 있다. 김 시장은 “이 운동의 시작은 공공기관이였지만 확산은 시민들이 했다.”면서 “서구청과 경북대병원이 담장을 허물 때만 해도 대구 전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3년뒤 지역의 한 시민단체 간부가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의 담장을 허물고 그곳에 조경하여 이웃에 개방함으로써 시민참여 운동으로 불을 지피었다. 특히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에서 담장 허물기 운동을 중점 기획사업으로 선정함으로써 본격적인 시민운동으로 확산되었다고 설명했다. 경제적인 효과도 상당하다. “도심에서 녹지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비용이 없청나게 든다.”며 “담장을 없애면서 적은 비용으로 자연스럽게 도심에 시민들이 쉴 수 있는 녹지공간이 만들어지는 효과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담장 허물기로 7만여평의 녹지공간을 조성했는데 대구 도심 땅값을 300만원 정도로 계산할 경우 2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절감한 셈이라는 것이다. 김 시장은 “더 나아가 앞으로는 ‘담장 안하기’ 운동도 함께 펼치겠다.”고 했다. 건물을 신축하거나 개축할 때 담 대신 나무를 심거나 거리 소공원으로 가꾸자는 내용이다. 그는 “담장 허물기 운동은 지난 2002년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세계환경정상회의에서 우수사례로 소개될 만큼 국제적으로도 화제”라며 자랑도 잊지 않았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김경민 대구YMCA관장 경험담 “담을 헐면 더 넓은 세상이 보입니다.” 김경민(44)대구 YMCA 관장은 7년전 자신이 사는 대구시 중구 삼덕동 자택 담장을 헐었다. 이전에 몇몇 관공서나 공공건물에서 담장을 허물었지만 개인주택은 김 관장이 처음이었다. 집도 자신의 소유가 아닌 전세집이었다. 그가 담장을 허문 것은 아주 우연한 생각에서다. 새로 얻어 들어간 집의 담이 높아 늘 그늘이 져있었다. 또 담장 앞에는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담장을 헐면 정원도 넓게 보이고 햇볕도 많이 들어올 거라고 생각했죠.” 집 주인을 찾아가서 사정을 설명하고 담장을 헐자고 했다. 친구 장인인 집 주인은 처음에는 김씨를 정신이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했단다. 그러나 김 관장의 끈질긴 설득으로 6개월 만에 허락을 얻어냈다. “하지만 막상 담장을 없애고 보니 집이 이가 빠진 것처럼 엉성해 지나가던 사람이 ‘이 집 식당으로 바꾸는 모양이지.’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는 황당하기까지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래서 정원을 새로 꾸미고 집에 그림도 그려 넣었다. 내친 김에 동네 어린이들을 정원에 모아 그림대회를 열었다.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을 그곳에 전시하자 제법 그럴 듯했다. 그는 “처음에는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던 이웃들이 한두명씩 뒤를 따라왔다.”고 말했다. 현재 김 관장이 사는 삼덕동에는 담을 허문 집과 관공서가 10여곳에 이른다. 인근 삼덕동 동사무소도 담을 헐고 은행나무를 심었는데 여름이면 동네 사람이 모이는 명소가 되었다. 삼덕초등학교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김 관장은 “개인적으로 시작한 담장 허물기가 이렇게 확대될 줄은 몰랐다.”며 “지역 이미지가 좋아져서 집값도 올랐다.”고 자랑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홈런 ‘경계령’

    ‘승리=홈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홈런포가 갈수록 위력을 더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기가 홈런에 따라 승부가 갈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수들에게는 ‘홈런 경계령’이 떨어진 상태다. 지금까지 치른 플레이오프(PO) 2경기와 준PO 3경기에서 나온 홈런은 무려 11개. 이 홈런들이 경기의 승패를 결정지은 것. 특히 지난 14일 PO 2차전에서 한화는 김태균의 1회 선취 2점포에 힘입어 적지에서 귀중한 1승을 챙겼다. 앞선 1차전에서는 반대로 5-3으로 쫓기던 현대가 중반 이택근의 시원한 2점 홈런으로 추격권에서 벗어나 결국 승리했다. 준PO 3차전에서도 역시 이범호와 김민재의 대포로 기선을 잡은 한화가 KIA를 꺾고 PO에 진출했고, 앞선 2차전에서는 KIA가 이현곤의 만루포로 승리했다. 16·17일 열리는 PO 3·4차전에서도 홈런포가 승부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기가 열리는 대전구장은 다른 구장에 비해 펜스 거리가 짧다. 담장이 114m로 잠실구장(125m)에 견줘 11m나 짧다. 때문에 다른 구장에서 평범한 외야플라이로 처리될 타구가 대전에선 홈런으로 연결될 수 있다. 물론 3차전 선발 전준호(현대)와 류현진(한화)은 홈런을 자주 허용하는 투수는 아니다. 정규리그에서 피홈런이 각각 7개와 11개뿐이다. 전준호는 정규리그에서 김민재에게 1개를 허용한 것이 한화에 내준 유일한 홈런이다. 류현진도 역시 정성훈(현대)에게 단 1개만 허용했다. 그러나 이는 통계에 불과할 뿐이다. 올시즌 투수 3관왕에 오른 류현진은 준PO 2차전에서 생애 첫 만루포를 맞으면서 무너졌었다. 홈런포를 노리는 ‘천적’들도 즐비하다. 우선 김민재(.444)를 비롯해 고동진(.455), 이범호(.400) 등이 전준호에게 강세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무려 3개의 홈런을 폭발시키며 물오른 타격감을 선보인 이범호의 방망이가 예사롭지 않다. 현대 이숭용(.667), 이택근(.375) 등도 명예회복을 노리는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사냥에 나선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심상덕의 서울야화] 을지로7가 지날때면 대장간 소리 아련히…

    어린 시절 장터의 한쪽에 자리잡고 있던 대장간에서 들려오던 소리.‘또르랑 탕탕∼ 또르랑 탕탕∼ 또르랑 탕탕∼.’ 박자가 척척 잘 맞아떨어지는 이 소리를 기억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겁니다. 한 30여년 전만 해도 동대문 운동장 남쪽 담장을 끼고 돌면서 을지로7가의 대로변에 시골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대장간이 한 스무 군데쯤 줄지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오랜 역사를 가진 대장간이 1955년쯤에 문을 연 ‘을칠 철공소’였고요. ‘을칠 철공소’보다 더 먼저 생긴 게 ‘봉화 철공소’였다고 합니다.‘봉화 철공소’가 개척자였지만 중간에 문을 닫았고,‘을칠 철공소’ ‘광흥 철공소’ ‘대성 공작소’ 등이 성업을 하다 모두 자취를 감춰 아쉬움을 줍니다. 을지로7가 그 대장간 앞을 지날 때 들려오던 음악 같은 소리,‘또르랑 탕탕∼ 또르랑 탕탕∼ 또르랑 탕탕∼.’ 이렇게 쇠메를 내려친 다음에 그 두들겨진 쇳덩어리를 물 속에 담글 때마다 ‘쉬이이익∼ 피지지직∼’이라는 소리가 나곤 했잖아요. 칼이나 낫 같은 것은 이러한 담금질을 최소한 5차례 정도는 해야 됐고 쇠스랑 같은 것은 최소한 8차례 정도 담금질을 했다고 합니다. 담금질을 많이 하면 할수록 쇠붙이가 더 단단해지거든요. 우리 사람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한 세상 살면서 어떤 시련을 겪으면 겪을수록 그 사람 인생살이도 더 단단해진다고 하잖아요. 우리에게 이러한 교훈도 줬던 그 대장간들. 지금은 그 옛날 대장간들이 거의 다 사라졌지만 우리 서울에는 아직도 그 옛날식 대장간이 몇 군데 남아 있습니다. 그 중에 한 곳이 어딘가 하면, 구파발쪽으로 이어지는 은평구 대조동, 이곳에 가면 아직도 그 옛날식 대장간이 한 군데 남아 있습니다. ‘또르랑 탕탕∼ 또르랑 탕탕∼ 또르랑 탕탕∼.’ 가을 하늘에 울려퍼지는 이 소리. 대장간 주인은 6·25전쟁이 끝날 무렵, 어린 나이에 먹고 살기 위해 대장간 허드렛일을 도와주면서 대장장이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전에는 불광동, 대조동 인근에 농사짓는 사람들이 많아 호미나 낫 같은 걸 만들어주곤 했지만, 요즘은 농사짓는 사람들이 점점 사라져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해요. 대조동의 이 대장간도 언젠가는 우리 기억 속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조바심이 드네요.
  • [사설] 北 핵실험 세계평화에 대한 도전이다

    북한이 어제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이성을 상실한 행위다. 생존할 수 있는 길이 있는데도 북한 정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북한이 그동안 벼랑끝 전술로 이득을 얻긴 했지만 이번 핵실험은 경우가 다르다. 한반도 비핵화를 깨뜨렸음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도발행위였다. 여기서 덮지 못하면 주변국의 핵무장 도미노 현상이 벌어지고, 동북아를 넘어 세계평화가 심각한 위협을 받는다. 북한은 한민족을 파멸 위기로 몰아넣으면 핵무장을 인정받거나, 많은 반대급부를 따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크나큰 오판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이 개발한 핵무기를 서울 한복판에 터뜨리면 수십만이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북한은 또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마쳤다. 때문에 한국·미국·일본은 물론 중국·러시아가 북핵을 인정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무엇보다 국제사회가 북한을 핵클럽 일원으로 받아들이면 한국·일본에 이어 타이완도 핵무장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처럼 동북아 주변환경은 인도·파키스탄과 비교하기 힘들다. 북한의 핵보유가 용인될 국제 조건이 전무한데 이를 무시하는 북한의 무지가 안타깝다. 엄포용 외교전략 측면에서도 북한은 잘못된 판단을 했다. 북한은 단계적으로 도발 강도를 높여왔다. 핵시설 봉인제거, 흑연감속로 가동, 핵무기 보유선언, 연료봉 인출과 재처리, 미사일 발사 등이다. 이같은 도발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중국 정부는 대북 유화정책을 버리지 않았다. 포괄적 접근방안을 새로 만들어 북한이 6자회담장으로 돌아올 경우 줄 수 있는 보상방안을 확대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핵실험 강행은 이런 대화 노력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반대급부가 커지기는커녕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핵실험이 내부 결속에도 도움이 되지 않음을 북한 정권은 깨달아야 한다. 노동당 창건 61주년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핵실험을 함으로써 이른바 강성대국의 면모를 과시하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국제제재 강화로 주민들을 더욱 궁핍하게 만들면서 핵무기만 움켜쥐고 있으면 김정일 독재체제가 유지된다고 보는가. 국제사회의 경제·금융 제재가 확대되고, 군사조치가 논의되기 시작하면 북한 사회는 근본부터 흔들릴 수 있다. 북한은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핵보유국 위치를 인정받겠다는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 핵무기를 가졌다가 폐기한 전례가 있다. 옛 소련이 붕괴한 뒤 우크라이나는 핵미사일 176기, 핵탄두 1800기를 보유한 세계 3위의 핵무기 보유국이 되었다. 우크라이나는 1994년 미국·러시아·영국과 ‘핵확산금지조약 가입에 관한 안전보장각서’를 체결하고 모든 핵무기를 없애거나 러시아로 넘겼다. 관련국의 경제지원과 다자안전보장이 대가로 주어졌고, 이는 핵폐기의 성공사례로 평가받는다. 북한은 우선 추가 핵실험이나 핵기술 이전을 자제해야 한다. 그리고 비핵화를 약속한 ‘9·19 공동성명’의 정신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북·미대화를 통해 이견을 절충한 후 6자회담에 복귀, 핵폐기-보상 협상을 본격화하는 것만이 북한의 생존을 보장할 것이다.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겨레말 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 고 은 시인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겨레말 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 고 은 시인

    불현듯 부질없는 상상을 해본다. 언어가 없는 인간세상을 말이다. 우선 ‘사랑한다’고 못하겠지. 또 ‘미안하다’는 말을 못해 엉뚱한 싸움판도 벌어지겠지. 이래저래 오해와 진실이 마구 뒤엉켜 결국은 멸망? 지구상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과연 몇개나 될까. 학자들에 따르면 6000여개는 족히 넘는다. 또 2주에 걸쳐 하나씩 소멸된다고 한다. 이는 지구 생태계 또는 작은 부족의 멸종과 비례한다는 뜻이다.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민족의 상처와 영혼을 켜켜이 담으며 살아온 우리 언어. 남북 분단 60여년, 겨레의 언어 역시 그 세월만큼 간격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몇가지 예를 들어 보자. 남쪽에서 사용하는 ‘전업주부’를 ‘가두녀성’으로,‘도넛’을 ‘가락지빵’으로,‘반딧불이’를 ‘에디벌레’로 각각 다르게 사용한다. 또 계산기 하면 남쪽에서는 전자계산기를 연상하지만 북한에서는 컴퓨터로 통한다. 아울러 ‘해커’를 ‘헤살꾼’으로 ‘스파게티’를 ‘구멍국수’ 등으로 사용하며, 전문·학술용어의 경우 그 차이의 정도는 훨씬 심각하다. 만약 남북 의사가 같이 수술대에 있다면 시술이 불가능할 정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마 제주도에서 함경도의 방언까지 몽땅 비교한다면? 쉽게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지난 1970년대초였다.7·4 공동 성명과 적십자 회담 등을 위해 6·25이후 남북 당국자가 처음으로 만났다. 남측 요원이 회담장에서 서비스를 하던 북한 여성에게 “아가씨”라고 했더니 정색을 하며 “접대부로 불러주세요.”라고 당황케 했던 일화는 지금도 회자된다. 남과 북이 분단된 후 언어차이를 처음으로 실감케 한 사례였다. ●겨레말은 남한 표준어·북한 문화어·방언 합친 말 1989년 3월이었다. 문익환 목사가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일성 주석을 만나 남북 언어의 이질감을 얘기하면서 ‘통일대사전’을 공동으로 편찬하자고 했다. 이후 논의가 중단되다가 2004년 12월 13일 금강산에서 남북 편찬위원들이 만나 결성식을 가짐으로써 본격적인 출발을 하게 됐다. 이후 지난해 2월 편찬위 1차정기회의(금강산)를 시작으로 그동안 7차례에 걸친 실무접촉을 가졌고 오는 2012년까지 30만여 어휘를 담은 남북한 단일사전, 즉 ‘겨레말큰사전’을 펴내기로 했다.‘겨레말’은 남한의 표준어, 북한의 문화어, 그리고 남북의 방언을 합친다는 뜻이다. 현재 남측과 북측은 각각 방언조사 등 편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글날을 앞두고 ‘겨레말 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고은(73) 시인을 만났다. 장소는 서울 마포에 위치한 편찬사업회 사무실. 지난달 말 제7차 편찬위 평양회의에 다녀온 직후였다. 어느 정도 진척이 됐을까. 그는 “현재 ‘ㄱ’과 ‘ㄴ’ 부분을 끝냈다면서 남북 모두 관심이 높기 때문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ㄱ’의 경우만 하더라도 올림말이 6만 9000여개에 달했단다. 남쪽은 10여군데에 대한 방언조사를 끝냈고 북측도 다섯군데를 조사해 서로 CD로 자료를 교환했다. ●우리말은 세계 10위권 유지하는 민족어 남과 북에서는 현재 ‘표준국어대사전’(50만 9000여 어휘 수록)과 ‘조선말대사전’(33만여 어휘)이 주로 쓰이고 있지만 이 사전들은 현장조사에 바탕을 두고 있지 않다. 이 두 사전에서 공통적인 것과 다른 것 20만개를 뽑고, 이들 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10만개를 새로 추가시키는 작업이다. 예를 들어 최근 조사된 호복이(전북지방, 흠씬 익도록 삶거나 끓이는 모양), 큰아베(경북, 할아버지), 쪼시락허다(전남, 하찮다) 등이 될 수 있다. “언어란 세월이 지나면서 소멸 또는 변질되지요. 우리 근대사 이후 겨레 언어가 여러 지역으로 흩어졌습니다. 연해주, 중앙아시아, 만주 일대는 물론 60년대 이후 미국으로 가지고 간 언어도 조사해야 합니다.” 아울러 “얼마전 사할린 징용자 위령제에 다녀왔다.”면서 30년대 후반부터 우리 동포가 약 15만명이 이주했는데 현재는 3만명밖에 안된다고 했다. 그만큼 우리 순수 언어도 줄어들거나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남과 북 각 지역의 방언과 향토어 속에 우리 말을 찾아내는 작업도 병행된다고 부연했다. 따라서 훈민정음 창제 이후 최초로 우리 겨레말을 집대성하는 일이며, 우리 후손들이 만나야 할 ‘대사전’이라고 의미부여를 했다. 때문에 2012년 이후에도 계속 보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작업에 참여하는 남측 편찬위원들은 학자나 교수들이 대부분이지만 북한의 경우 사회과학원 소속 연구원에서 직접 관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글은 세계 문자 역사상 가장 경이로운 문자입니다. 또 한국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프랑스어보다 많은 세계 10위권 안에 들어갑니다. 러시아어도 푸슈킨 이후 주목을 받았고 독일어는 괴테의 ‘파우스트’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지요.” 우리말도 근대문학 이후 표현력이 아주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그 이전의 양반들은 주로 한문 중심이었다는 것. 예를 들어 편지를 쓸 때에도 ‘기체후일향만강(氣體候一向萬康)하시옵고….’라는 식이었다. 결국 활발한 신문학 운동은 모국어 발전에 크게 기여했으며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 대국어들이 횡행하는 오늘날에 우리말이 세계 10위권을 유지하게 된 것도 대단한 민족어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고 이사장은 이런 우리글이 다음 세대에 가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많다. 인터넷상에 계속 퍼지는 언어와 영어 등의 영향으로 우리 언어가 크게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겨레말 큰사전을 통해 방향타를 잡고 또 자국어 보존을 위한 정책도 꾸준히 펼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아울러 “말이란 한 시대가 지나면 사라진다.6·25 이후만 보더라도 우리말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고대시와 지금이 다르듯이 현재 사용되는 우리말이 나중에 고어로 남게 되고 일부는 공중에 흩어져 소멸된다고 했다. ●남북, 문화행위로써 우선 동질성 회복해야 훈민정음 창제와 관련,“당시 세종대왕은 몽골과 여진 지역에도 학자를 파견했다. 또 티베트어 연구는 물론 산스크리스트어를 사용하는 승려도 참여시키는 등 세계적 언어로 만들려고 애를 썼다.”고 했다. 실제로 몽골에 가면 당시 사신이 다녀갔다는 자료가 현재 남아 있다는 얘기를 몽골학자한테 전해들었다고 귀띔했다. 또 세종은 여진과 말갈족들을 끌어들이는 등 이주정책을 펼쳤는데 놀랍게도 아직까지 함경도 지방에 경상도 사투리가 남아 있단다. “아마 당시 한글창제 작업은 중국 몰래 했겠지요. 한자(漢字)와 다른 문자를 따로 만든다는 것은 천자(天子)를 자처하는 입장에서 볼 때 불온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래서 공표도 조심스럽게, 즉 보다 쉽게 민중에게 뜻을 전달하기 위한 글이라는 식으로 중국을 달랬지요. 또 비로소 한자 지배의 구속에서 벗어나 최초로 민중문자와 민족언어를 가졌다는 역사적 의미도 있습니다.” 칠순을 넘긴 나이에 겨레말 편찬사업에 남다른 열정을 쏟는 고 이사장. 세상에 놀러오지는 않았다고 강조하는 그는 “남북은 정치·군사적 문제만이 아닌 먼저 문화행위로써 서로 동질성을 회복하고 스며들다 보면 통일도 가능해진다.”고 역설했다. 이어 “겨레말에 의탁하여 살아온 지난 역정을 바쳐 ‘이젠 죽을 수 있다. 이제 죽어도 된다.’라는 몇년 뒤의 궁극적 감회를 예감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km@seoul.co.kr ■ 고은이 걸어온 길 ▲1933년 군산 출생(본명 고은태), 군산고 중퇴 ▲52년 입산,10년간 승려생활(법명 일초) ▲58년 조지훈 등의 천거로 ‘현대시’에 ‘폐결핵’ 발표로 등단 ▲60년 첫 시집 ‘피안감성’ ▲62년 환속, 재야 운동가로 활동 ▲74년 시집 ‘문의 마을에 가서’ 출간. 제1회 한국문학상 ▲86년 ‘세계의 문학’에 ‘만인보’ 연재 ▲89년 제3회 만해문학상 ▲90년 민족문학작가회장 ▲99년 미 하버드대 연구교수. 버클리대 초빙교수 ▲2004년 제4회 베를린문학페스티벌 자문위원 ▲05년∼현재 겨레말 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
  •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바다사자 장군이의 ‘끝없는 사랑’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바다사자 장군이의 ‘끝없는 사랑’

    ‘첫 사랑을 잊지 못하는 할아버지의 순정.’ 대공원 해양관에는 젊은 시절 풋사랑을 잊지 못하고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애틋하게 옛 친구를 그리워하는 동물이 있다. 주인공은 올해 15살인 바다사자 장군(♂)이. 장군이는 8살짜리 장순이를 옆에 두고도 동갑내기 ‘그녀’만을 애타게 찾고 있다. 장순(♀)이와 함께 돌고래쇼장 뒤쪽 우리에서 살고 있는 장군이의 연인은 옆집 오타리아관에 있는 동갑내기 바다사자 ‘그녀’다. 그녀는 장군이와 장순이처럼 애칭도 없이 암컷바다사자로 불린다. 5년전만해도 장군이는 장순이, 그녀와 한 우리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650㎏이나 나가는 육중한 장군이가 관심의 표현인지, 괴롭히려는 것인지 그녀에게만 하도 치근대는 통에 그녀가 견뎌내지 못했다. 결국 사육사들은 동갑내기 그녀를 떼어놓기로 하고 옆의 오타리아관으로 옮겼다. 그런데 그녀가 떠난 뒤 장군이는 틈만 나면 ‘실종’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아침에 우리 문을 열면 장순이 혼자 덩그러니 남아 있기 일쑤였다. 장군이가 연인을 만나기 위해 ‘사랑의 월담’을 시도, 계단처럼 돌이 박혀 있는 2m높이의 담벼락을 타고 오타리아관으로 넘어간 것이다. 월담이 계속되자 사육사들은 고민 끝에 담장 위로 2m 높이의 철제 스탠드를 설치했다. 담벼락도 오르기 힘들게 울퉁불퉁한 돌들을 제거했다. 하지만 스탠드에 가로막힌 뒤에도 장군이의 구애는 끝나지 않았다. 지금도 틈만 나면 담벼락에 기대 ‘우후우웅∼우후우웅∼’하는 울음 소리를 내며 그녀를 부른다. 짝짓기를 할 때가 되면 더욱 심해진다. 담벼락을 기어올라 오타리아관만 쳐다보고 있기도 한다. 물개류의 수명은 15∼20년. 이제 장군이도, 그녀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됐지만 장군이의 구애는 식을 줄 모른다. 함께 생활하는 장순이에게는 별 관심이 없다. 바람난 것이 아니냐는 비난 아닌 비난(?)도 듣지만 장군이야말로 첫사랑을 지키려는 진정한 순정파가 아닐까.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Again 2000’ 세계청소년야구 오늘 한·미 결승

    ‘미국!이번에도 혼내주마.’ 한국이 6년 만에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결승에 올랐다.27일 쿠바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캐나다를 6-1로 거꾸러트린 것. 한국이 이 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지난 2000년 이후 처음이며 통산 4번째다. 한국은 선동열(삼성 감독)과 김건우(MBC-ESPN해설위원)를 앞세워 81년 제1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이승엽(요미우리)과 김선우(신시내티)가 맹활약한 94년과 추신수(클리블랜드)가 원맨쇼를 펼친 2000년 우승했다. 한국은 ‘종주국’ 미국과 28일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한국의 결승 진출은 ‘0.1톤 슬러거’ 이두환(장충고3)이 주연을 맡고 ‘닥터K’ 김광현(안산공고3)이 조연을 맡았다. 1-1의 균형을 깨뜨린 것은 올시즌 장충고를 창단 43년만에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끈 4번타자 이두환. 이두환은 5회 왼쪽 담장을 훌쩍 넘는 투런홈런을 뿜어내며 순식간에 승부의 추를 한국 쪽으로 돌렸다. 체중 105㎏에 육박하는 이두환은 타고난 유연성, 특히 손목의 움직임이 좋아 타구를 부채꼴로 날리는 ‘스프레이히터’다. 지난 4월 대통령배대회 타격 4관왕에 이어 7월 황금사자기대회에서도 타율과 최다안타 1위에 오르며 장충고를 2관왕으로 이끌었다. 이두환은 이번 대회에서도 홈런 3방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렸다. 그는 두산과 계약금 1억원에 입단한 상태다. 타이완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왼손 에이스 김광현도 4회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아 4와 3분의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3승째를 챙겼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NPB] 李 흔들리지마

    “힘내라! 이승엽” 일본프로야구 홈런왕 성적표를 들고 메이저리그에 당당하게 입성하겠다는 이승엽(사진 왼쪽·30·요미우리)의 전략이 다소 흔들리고 있다. 그가 무릎부상과 체력 저하로 홈런 페이스가 눈에 띄게 떨어진 반면, 경쟁자들은 막판 무서운 기세로 이승엽을 몰아붙이고 있는 것. 24일 도쿄돔에서 열린 한신전에서 이승엽은 6회 무사 1루 찬스를 맞아 깔끔한 우전안타를 때려내 요미우리가 영패를 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요미우리의 1-4 패배. 하지만 최근 6경기에서 홈런 단 1개에 그치는 등 장타 가뭄은 계속됐다. 이에 견줘 24일 야쿠르트-한신전에선 약속이나 한 듯 침묵을 지켰지만 23일 맞대결에서 나란히 37호를 쏘아올렸던 2위그룹 타이론 우즈(오른쪽·37·주니치)와 애덤 릭스(34·야쿠르트)의 페이스는 자못 무섭다. 특히 이승엽의 ‘9년 맞수’ 우즈는 최근 6경기(18∼24일)에서 타율 .391(23타수 9안타)에 3홈런 10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릭스는 정확도가 떨어지지만 걸렸다 하면 홈런일 만큼 파워를 뽐냈다.6경기,8안타 가운데 4개를 담장 밖으로 넘긴 것. 줄곧 선두를 내달려온 이승엽으로선 내색하지 않지만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3개차로 앞서 있지만 이승엽은 11경기밖에 남지 않은 반면 우즈와 릭스는 각각 17경기와 16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승엽의 컨디션이 여전히 정상이 아니라는 점. 배팅 때 지지대 역할을 하는 무릎이 좋지 않아 타구에 힘을 싣지 못한다. 하체 활용 정도에 따라 비거리가 4∼5m까지 차이나는 점을 감안하면 이승엽이 고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물리적·정신적으로 유리한 안방 도쿄돔에서 6경기가 남은 점. 이승엽은 40홈런 가운데 21개를 도쿄돔에서 쏘아올렸다. 시즌 막판이면 누구든 동계훈련 때 충전시킨 ‘배터리’가 닳아 없어지기 마련이다. 결국 정신력 싸움이다. 이승엽의 ‘악바리 정신’을 기대해본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지금 인천에선] ‘제2의 번영기’ 누리는 차이나타운

    [지금 인천에선] ‘제2의 번영기’ 누리는 차이나타운

    인천시 중구 선린·북성동 일대에 자리잡은 차이나타운의 불빛은 언제나 휘황찬란하다. 시간이 멈춘 듯한 ‘한국 속의 작은 중국’인 이곳 가로등에 불이 하나둘씩 켜질 무렵이면 중국 전통 대문인 파이러우(牌樓) 사이로 자석에 이끌리듯 사람들이 몰려든다. 외식을 하러온 가족, 중국 물품을 사러온 사람, 그저 이국적 정취를 느끼려고 온 연인 등으로 옛날 우리 장터와 같은 흥겨운 분위기가 연출된다. 인천 개항과 같은 역사를 지닌 차이나타운은 한때 사양길을 걸었지만 중국인 특유의 뚝심을 반영하듯 최근 제2의 번영기를 누리고 있다. ●거리 곳곳 이국적 정취 물씬 인천차이나타운 하면 흔히 자장면의 발상지로 알려져 중국요릿집만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는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격으로 이곳에 가면 중국 만물상을 접할 수 있다. 거리를 걷다 보면 중국 의상와 민예품, 각 지역의 차(茶) 등 이색적인 물품들에 정신이 팔려 이곳이 인천인지, 중국 도시의 뒷골목인지를 잊게 만든다. 그래도 역시 차이나타운 얘기는 ‘먹을거리’부터 풀어나가는 것이 순리인 것 같다. 인천역에서 차이나타운으로 올라가는 조그만 골목길 왼편에는 ‘공화춘(共和春)’이라는 중국요릿집이 있다. 이곳이 바로 1905년 ‘외식의 왕중 왕’인 자장면을 탄생시킨 주역이다. 당시 가난한 부두노동자 등을 위해 간편식으로 춘장(중국 된장)에 면을 비빈 것이 빅 히트를 쳤다. 이로 인해 공화춘은 차이나타운을 대표하는 요릿집으로 명성을 누리다 1984년 문을 닫았다. 지금은 빈 건물로 방치돼 있다. 하지만 차이나타운에 있는 25개 음식점들은 모두 자장면에 관한 한 ‘원조급’임을 내세운다. 종류도 삼선자장, 유니자장, 사천자장, 옛날자장 등 백가쟁명식이다.‘자장면의 날’이 있을 정도로 이곳 화교들의 자장면에 대한 애정은 대단하다. 술은 한술 더 뜬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고량주와 이과두주는 기본이고 수정방, 주귀주, 모태주, 소흥주, 공부가주, 오량순 등 이름조차 야릇한 중국술들이 애주가들을 솔깃하게 한다. 중국만두만 전문적으로 파는 음식점이 따로 있고 월병, 오향 등 중국과자를 취급하는 점포도 있다. 차(茶)를 파는 집에는 철관음, 오룡차, 감비차, 용정차, 국화차 등 중국 차들이 망라돼 있다. ●중국 만물상도 접할 수 있어 거리 곳곳에는 중국 공예품과 의상, 문구류, 잡화 등을 파는 상점 30여개도 있다.‘화하량자’라는 이색적인 간판을 내건 점포는 도자기, 공예품, 전통의류 등을 취급하고,‘중강무역’은 점잖은 명칭에 걸맞게 골동품과 옥, 그릇 등을 판다.‘중화예원’은 중국 의상과 신발, 액세서리 등을 다루는데 맞춤복을 전문으로 한다.‘홍복’은 중국 술과 차, 음료 등을 취급한다. 이들은 중국 상하이·베이징·다롄·광저우 등에서 배로 수입한 중국물품을 파는데, 국내 제품보다 40∼50% 가량 싼 편이다. 차이나타운내 유일한 백화점인 ‘보문중국백화점’에는 60∼100평 규모의 대형 매장 7개가 자리잡아 차, 생활용품, 도자기, 조각품, 옷 등을 판다. 특이한 것은 화교들의 본거지인 차이나타운에 수년 전부터 중국인들의 진출이 눈에 띈다는 점이다. 중국음식점은 아직 화교들이 장악하고 있는 반면, 상품점은 절반 가량이 중국인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오래 거주한 화교가 운영하는 가게는 대화가 통해 흥정이 가능한 반면, 중국인이 운영하는 점포는 정찰제지만 상품의 수준은 더 높다는 평이다. 거리에서 만난 화교 손미령(孫美·41·여)씨는 “이곳 화교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태어났다.”면서 “한국 사람들이 차이나타운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자주 찾아주어야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나타운에서는 중국인 특유의 자존심을 반영하듯 호객을 하는 행위가 전혀 없다.‘오고 싶으면 오고, 아니면 말고’라는 식이다. 딱딱한 상술 같지만 거리를 다니기에 부담이 없어서 좋다. 차이나타운에는 중국식 한약방도 두곳이 있지만 우리나라 한의대에서 학위를 딴 전문의들이 개업했다고 한다. 한약방만은 ‘한국식’인 셈이다. 무엇보다 차이나타운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것은 화교학교다. 거리 중간 ‘중화당한의원’ 뒤편에 있는 화교학교에는 유치부 및 초·중·고 과정에 500여명의 화교 자녀들이 다니고 있다.2004년 12월 이 학교 후문 담장에 그려진 ‘삼국지 벽화’는 차이나타운의 새로운 명물이다. 무려 135m에 달하는 담장에는 유비·관우·장비의 ‘도원결의’에서부터 진(晉)의 삼국통일까지 ‘소설 삼국지’의 77개 주요장면이 자세한 해설과 함께 천연색 벽화로 그려져 있다. 등장인물들의 표정이 워낙 생생해 금방이라도 벽을 뚫고 나올 것 같다. ●활성화 대책 인천시 중구는 2001년 차이나타운을 포함한 월미도 일대가 관광특구로 지정되자 120억원을 들여 차이나타운 활성화 사업을 펼쳤다. 차이나타운 3곳에 큰 대문 모양의 중국 상징물인 파이러우(牌樓)와 사자상, 삼국지벽화 등을 설치했다. 파이러우는 중국 웨이하이(威海)시 등이, 공자상은 칭다오(靑島)시가 각각 중국 현지에서 만들어 기증한 진품으로 한·중 친선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 도로는 전선 등을 지중화한 뒤 바닥은 붉은색 아스콘으로 포장했다. 도로 곳곳에는 중국풍 붉은 깃발을 꽂은 기둥을 설치했다. 차이나타운 한복판에 위치한 북성동사무소까지 중국풍으로 바꿨다. 지난해 4월 한·중 교류 활성화를 위해 차이나타운 입구에 들어선 한·중문화관은 720평 부지에 중국 전통양식의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중국문화소개관, 중국기증물품전시관, 문화예술공연장 등을 갖추었다. 중구 관계자는 “차이나타운 활성화 대책 이후 수백명에 불과하던 관광객들이 주말이면 수천명으로 크게 늘어났다.”면서 “차이나타운을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관광지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신용대출 규제 완화·편의시설 확충 절실” “인천차이나타운 개발은 이제 시작에 불과할 뿐입니다.“ 인천화교협회 부회장인 손덕준(50)씨는 인천시와 중구 등이 추진하는 차이나타운 활성화 대책에 기대를 표하면서도 “지금까지 지자체가 추진한 활성화 방안이 지지부진한 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손씨는 차이나타운에서 중국요릿집인 ‘태화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장면 원조인 ‘공화춘’의 마지막 주방장 아들이기도 하다. 손씨는 화교에 대한 규제가 차이나타운 활성화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998년 외국인부동산취득법 개정으로 화교들의 부동산 취득이 자유로워지는 등 규제가 많이 완화되기는 했지만 아직 금융기관에서 신용대출이 안 되는 등 보이지 않는 규제들이 상존해 있습니다.” 외국인부동산취득법 완화 이전에는 화교는 상업지역의 경우 50평 이하, 주거지역은 200평 이하만 취득이 가능했다. 화교 2세들이 대거 미국이나 동남아 등으로 떠난 것은 이러한 재산권행사 제한 때문이었다고 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화교에게 선거권이 주어지는 등 당국이 화교에 대한 차별철폐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좀더 과감한 규제철폐가 이뤄져야 합니다.” 그는 특히 중국 투자자들이 차이나타운에 진출하려면 초청장을 받아야 하는 등 출입국상의 규제는 시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차이나타운 자체 자본만으로는 활성화에 한계가 있어 중국 본토 및 동남아 등의 화교자본이 유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손씨는 또 차이나타운 내 부족한 주차장과 편의시설 등을 지적하면서 “차이나타운이 관광특구로 지정된 만큼 이들 시설에 대한 보완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미국·일본과 같이 제대로 된 차이나타운이 조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손씨는 중구와 협력해 중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1990년대 중반 중국음식점 10여개만이 남아 숨이 끊어질 듯하던 차이나타운을 회생시키는 데 일조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경복궁 발굴현장 체험하세요

    경복궁 발굴현장 체험하세요

    ‘경복궁에서 발굴현장 관람하세요.’ 경복궁에는 근정전과 향원정, 경회루 등 밖에서 보이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문화재청 경복궁관리소(소장 조성래)는 경복궁을 찾는 관람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조사 중인 경복궁 흥복전지(興福殿址) 발굴현장을 개방한다. 기간은 20일부터 연말까지이며,1일 6회 공개한다. 흥복전은 왕의 후궁들이 살던 공간인 빈궁(嬪宮)으로, 여성 관리인 내명부에 적절한 소임을 주고 각 전(殿·독립된 건물채)에 배속시키는 본부 역할을 했으며, 외국 사신을 만나는 편전으로도 활용됐다. 그러나 1917년 화재로 소실된 창덕궁을 중건하기 위해 흥복전 일곽이 철거됐으며, 그 자리에 조선총독부는 일본식 정원을 조성했다. 향원정 남쪽에 위치한 흥복전지에 대한 발굴조사는 2004년에 시작돼 현재 흥복전과 부속행각의 배치 및 규모를 확인한 상태다. 또 당시 건물구조를 추정할 수 있는 문이나 구들, 배수시설, 담장 등 흔적도 드러났다. 문화재청은 이번 발굴조사 결과를 토대로 내년부터 흥복전 일대에 대한 복원·정비를 시행한다.(02)734-2457.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한·미 정상회담 뒷말 혼란스럽다

    한·미간 대북 정책을 둘러싼 시각차가 심상찮다.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 추진에 의견접근을 이뤘음에도 후속 조치가 매끄럽지 못했다. 정부는 정상회담 성과를 그럴듯하게 포장하려다가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청와대와 외교부, 주미대사관 사이에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정부 내부가 이렇게 혼란스러워서야 미국과 북한을 제대로 설득할 수 있겠는가. 무엇보다 한·미 정상회담 전후 상황이 헷갈린다. 껄끄러운 대화나 논의 내용을 덮음으로써 뒷말이 끊임없이 나오게 만들었다. 포괄적 접근방안의 실체를 놓고도 한·미 당국자간 설명이 달랐다. 우리 정부는 북한을 유인할 만한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미 국무부 관계자는 대북 제재 추진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세세한 부분까지 입을 맞추긴 어렵겠지만 큰 방향에서는 보조가 맞아야 실천력을 의심받지 않는다.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와 미국의 대북 추가 제재에 대해 청와대와 이태식 주미대사가 엇갈리는 언급을 한 점은 심히 우려스럽다. 노무현 대통령이 폴슨 미 재무장관에게 BDA조사 조기종결을 요청했는지 여부는 중요하다. 한국 정부가 미국에 대북 제재 유예를 공식요구했는지도 관심사다. 그러나 이처럼 미묘한 사안을 내부에서 제대로 조율하지 못하고 불협화음을 내는 것이 더욱 문제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또 미국에 솔직해져야 한다.BDA 금융제재 완화·해제를 요구하는 것인지, 미국의 대북 제재를 어디까지 용인할 것인지 분명히 하는 편이 낫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1994년 이전으로 대북 제재 환원을 언급했다. 일본·호주는 어제 대북 금융제재에 돌입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북한을 6자회담장으로 유도하기 어렵다고 본다. 미국이 좀더 참아야 북핵 문제가 풀린다는 사실을 워싱턴 당국자들에게 확실히 알릴 필요가 있다.
  • [20일 TV 하이라이트]

    ●클로즈 업(YTN 오후 1시20분) 김성호 법무장관에게 법무부의 주요 현안에 대해 들어본다. 사법개혁과 법조비리의 척결 대책인 로비스트법과 검사 해임제 도입 추진일정, 검찰의 견제 장치라고 볼 수 있는 공직부패수사처 건립에 대한 의견을 들어본다. 이와 함께 인권보호와 사법정의를 동시에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복안도 들어본다.   ●코리아, 코리아(EBS 오후 8시) 곧 출산을 앞둔 아내 곁을 떠나 화물차 운전 일을 하고 있는 명성씨. 같이 손발을 맞춰 일하게 될 아저씨들은 붙임성 좋은 명성씨가 마냥 귀엽기만 하다. 하지만 다니던 학교마저 휴학하고 일터로 나선 명성씨는 한 가족을 짊어져야 할 가장이라는 이름 아래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져 온다.   ●뉴스추적(SBS 오후 11시5분) 등교길 학생 삥 뜯기, 취객 지갑털이, 앵벌이, 무전취식, 노숙. 이것이 취재진이 만난 10인조 가출 청소년들이 거리의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가출 청소년들의 실생활을 24시간 동행해 이들의 생각과 행동을 추적 보도하고 가출 이유와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가정·학교·정부의 지원 시스템을 점검한다.   ●여우야 뭐하니(MBC 오후 9시55분) 병희는 사무실 컴퓨터 앞에 앉아 주몽 세트장을 배경으로 한 음란한 기사를 쓰고 있다. 여행에서 돌아온 철수는 누나의 집을 찾지만 다른 사람의 집으로 바뀌어 있고, 철수는 병희의 집 담장을 뛰어넘어 제 집처럼 들어간다. 저녁 찬거리를 사들고 귀가한 병희는 누군가가 샤워하는 소리에 깜짝 놀란다.   ●추적60분(KBS2 오후 11시5분) 수입 명품에 대한 맹목적인 열광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름마저 생소한 해외 브랜드 제품들이 명품으로 둔갑한 채 고가에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수십 년간 갈고 닦은 국내 기업들의 기술이 외면당하는 현실이다. 수입 명품만을 좇는 흐름의 실태와 그 부작용을 알아본다.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동국은 윤후에게 싱가포르로 가지 않으면 자식 취급을 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신형은 윤후가 공항에서 곧바로 국화를 찾아갔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한편, 홍 영감은 혜숙이 만든 나비넥타이를 남기고 떠났다는 말에 정신없이 뛰쳐 나간다. 같은 시간 혜숙은 기차를 기다리며 마음을 정리하는데….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