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담장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수원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제재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창당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육지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760
  • 밤이면 밤마다…北서 구글 접속 사이버맨은 누구?

    밤이면 밤마다…北서 구글 접속 사이버맨은 누구?

    주민들의 인터넷 사용이 철저히 통제돼 있는 북한에서 최근 미미하지만 주목되는 변화가 포착됐다. 밤이면 누군가가 검색사이트인 구글에 접속해 남북관계나 북·미 관계 같은 뉴스를 검색하는 일이 늘기 시작한 것이다.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담장 너머로 남 몰래 내다보는 모습이다. 2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북한 지역에서 누군가가 검색사이트인 구글을 통해 이 방송의 홈페이지에 접속하기 시작했다. 접속에는 IP 6개가 사용됐다. 접속횟수는 점차 늘어 지난 6월에는 24차례 방문했다. RFA는 이 IP를 역추적했다. 그 결과 이 IP의 주소가 정보기관이 아닌 일반 학교와 또 다른 교육기관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검색도 북한이 자체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 운영체제(OS)인 ‘붉은 별’ 대신 사실상 사용이 금지된 윈도XP를 통해 이뤄졌다. 사실상 사용이 금지된 OS로 열람이나 검색이 금지된 정보를 들여다 보고 있는 셈이다. 접속은 대부분 밤 9시 이후에 이뤄졌다. 북한 주민과 관련된 기사나 이산가족 상봉 관련 기사,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 등에 대한 소식들을 클릭했다. 이 IP주소 가운데 2개는 이전에는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북한이 주로 사용하는 ‘net.kp’가 아니라 학교나 교육기관이 사용하는 ‘edu.kp’가 사용됐다. 북한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대남기구나 당 총정치국 정도다. 그러나 최근에는 김일성종합대학이나 김책공대 등에서도 학습을 목적으로 한 인터넷 사용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RFA는 한글을 러시아어로 번역한 기록이 남아있는 점을 근거로 북한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이러한 활동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일성대 등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지급받은 카드의 번호를 입력해야 하고 이 번호에 검색기록이 남기 때문에 단순한 호기심이나 개인적인 목적으로 검색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상황이나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감안하면 서핑 주체가 북한주민일 수도 있다. 최근 평양에 종합지국을 개설한 AP통신은 지난달 25일 김일성 종합대학의 물리학도인 김남일(21)씨를 소개하면서 “전 세계 다른 젊은이들처럼 책으로 공부하는 것보다 온라인에서 배우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전한 바 있다. 김군은 학교 컴퓨터 실습실에서 3∼4시간을 보내며 이메일을 쓰고 온라인으로 음악을 듣기도 한다고 했다. 국내의 한 탈북자는 2일 “지난해부터 북한 IP가 탈북자 홈페이지에 접속한 흔적들이 발견됐다.”면서 “북한 당국이 언제까지 외부세계에 대한 주민들의 호기심을 통제할 수 있을지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프로야구] 황재균 짜릿한 만루포 ‘쾅’

    LG와 롯데가 승차 없는 ‘4강 전쟁’을 이어갔다. LG는 선발 박현준의 호투로, 롯데는 황재균의 천금 같은 만루포로 승리를 합창했다. LG 박현준은 2일 문학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과 3분의2이닝 동안 4안타 2볼넷 2실점(1자책)으로 막았다. 박현준은 시즌 11승째를 기록, 다승 단독 2위로 뛰어오르며 선두 윤석민(KIA)에게 2승차로 다가섰다. 박현준은 사이드암이면서도 최고 시속 147㎞의 빠른 직구를 주무기로 친정팀 SK의 강타선을 요리했다. LG는 박현준의 호투와 이병규(9번)의 2점포를 앞세워 5-4로 이겼다. LG는 롯데와 같은 승률(.506)로 여전히 공동 4위를 이뤘다. 이병규는 3-1로 앞선 7회 2점포를 쏘아올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LG로 이적해 8회 첫 구원등판한 송신영은 1과 3분의1이닝 동안 1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봉쇄,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SK 안치용은 7회 3점포를 폭발시켜 최근 6경기, 6홈런의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팀의 패배로 빛을 잃었다. 한편 LG 톱 타자 이대형은 1회 초 첫 타석에서 ‘번트 2루타’라는 진기록을 연출했다. 이대형은 글로버의 2구째 공을 3루 쪽으로 번트를 댔다. SK 3루수 최정이 번트에 대비해 전진 수비를 하고 있었지만 공은 최정의 왼쪽을 빠르게 지나쳐 외야 잔디까지 굴러가서야 멈췄다. 유격수 박진만이 2루로 재빠르게 던졌지만 이대형의 발이 빨랐다. 번트로 유격수 앞 2루타. 롯데는 대전에서 황재균의 극적인 만루포로 한화를 9-3으로 꺾었다. 이로써 롯데는 시즌 처음으로 파죽의 5연승을 내달렸다. 롯데는 3-3으로 팽팽히 맞선 8회 무사 만루에서 황재균이 상대 바티스타의 154㎞짜리 2구째 직구를 통타,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짜릿한 만루포를 뿜어내 순식간에 승부를 갈랐다. 삼성은 대구에서 새 외국인 투수 덕 매티스의 역투에 힘입어 넥센을 5-3으로 눌렀다. 삼성은 반 경기차로 KIA에 앞서 선두를 굳게 지켰다. 타자 가코를 대신해 이날 국내 무대에 첫선을 보인 매티스는 6이닝 동안 7안타 3볼넷을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버텨내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9회 등판한 오승환은 3타자를 가볍게 제압, 1994년 정명원(태평양)이 세운 최소경기(37경기) 30세이브와 타이를 이뤘다. KIA는 잠실에서 장단 15안타를 퍼부으며 두산을 8-3으로 잡았다. 4강 꿈을 접지 않은 두산은 최근 4연패에 빠졌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서대문형무소 담장 무너져 9명 부상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공원 안에 있는 서대문형무소의 담장 일부가 무너져 견학을 온 학생 등 9명이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복원공사를 하던 서대문형무소의 2m 높이의 담장 일부가 무너지면서 인도를 덮쳤다. 이 사고로 교회에서 견학을 온 학생 8명, 근로자 1명 등 9명이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이들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24시간도 모자라… 자치구 수해복구 구슬땀

    24시간도 모자라… 자치구 수해복구 구슬땀

    최악의 기습폭우로 수해피해를 당한 자치구들이 피해 복구에 힘을 쏟고 있다.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던 강북지역 자치구들은 피해가 큰 강남지역 자치구에 도움의 손길을 보탰다. 우면산 산사태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서초구와 대규모 침수피해를 겪은 강남구는 지난달 27일부터 전 직원들이 비상근무를 하며 피해복구에 매달리고 있다. 서초구는 피해 주민들에게 신속한 도움을 주기 위해 전국재해구호협회와 함께 구청에 ‘수재의연금 접수창구’를 설치했다. 진익철 구청장은 “피해의 규모가 크고 범위가 넓어 복구에 오랜 시간이 예상되는 만큼 성금과 자원봉사 모두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며 “하루라도 빠른 복구를 위해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성금과 성품 접수는 복지정책과(2155-6636)로 문의하면 된다. ●서초, 수재의연금 창구 설치 강남구는 신연희 구청장이 직접 주택가 침수지역을 돌며 물빼기 작업을 돕는 등 24시간 수해복구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구는 단전·단수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은마아파트 등 주민들의 식수와 생활용수를 해결하기 위해 5t짜리 급수차 2대를 투입하고, 3개 지역 33곳에 비상용 수도시설을 설치했으며, 생수 12만병을 긴급 지원했다. 또 직원 200여명과 자원봉사자 50여명은 노인·장애인 등 노약자 가구에 식수를 배달했다. 성동구는 이번 폭우로 침수차량의 신속한 정비를 위해 지역 5개 초·중학교 운동장을 침수차량 주차장으로 제공했다. 구는 이번 폭우로 서울에서 5000대 이상의 차량이 침수피해를 입어 차량정비업체마다 주차공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을 전해듣고 이같이 결정했다. 성동구에 있는 100여곳의 대형 자동차 정비업체에는 침수 차량 피해가 큰 서초구와 강남구의 차량이 몰렸다. 영등포구는 지난달 29일 신정교 아래 안양천 시민공원에서 주민 등 150여명이 합심해 집중호우로 떠밀려온 토사 등을 제거하기 위한 대청소를 실시했다. 구는 물차 4대와 바스켓 2대 및 소방차 등을 동원해 안양천·도림천으로 떠밀려 온 쓰레기와 토사 등을 제거했다. ●직원·봉사자, 노약자에 식수 배달 기습폭우로 3000여건의 침수피해가 발생한 관악구는 전 직원이 비상근무를 하고 있으며, 1000여명의 소방서와 군 인력 등을 지원받아 수해복구를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는 자매결연 도시인 전남 함평군으로부터 10㎏ 사랑의 쌀 1000포대를 전달받아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성북구는 침수가옥 80여채와 붕괴된 축대와 담장, 도로 등 340여곳에서 수해 복구작업을 했다. 또 우면산 산사태 피해복구 지원을 위해 물청소 차량, 포클레인 등 장비 10대와 인력 153명 등을 지원했다. 330건의 침수피해가 접수된 동대문구는 주민들과 함께 중랑천 등 피해현장에서 복구작업을 했다. 수해를 입은 7명의 직원들에게 수해복구를 위한 특별휴가를 줬으며, 지역 봉사단체 회원 수십명은 우면산 형촌마을을 찾아 복구작업을 지원하기도 했다. 양천구는 일선 공무원이 목동빗물펌프장 등 5곳의 수방 시설을 점검하고 저지대인 신월동과 신정동 등 피해지역을 점검했으며, 금천구는 반지하 가구가 밀집한 시흥3동에서 토사 제거와 물빼기 작업을 했다. 조현석기자·서울종합 hyun68@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잘 자야 잘 산다

    하얀 이불호청이 널린 빨랫줄에서 막 날갯짓을 시작한 제비들이 한가롭게 털을 다듬습니다. 나리꽃 담장 그늘에서는 닭들이 연방 홰를 쳐대며 흙장난을 치고, 흙마당엔 칠월 한낮의 땡볕이 뜨겁습니다. ‘여름 일은 아침 일’이라 서둘러 들일을 마치고 나면 딱히 할 일도 없는 터라 삶은 감자로 뱃골을 채운 뒤 마룻장에 드러눕습니다. 파란 하늘에 뽀얗게 흰구름 피어나는 모습을 보고 누웠자니 슬슬 잠에 빠져듭니다. 그때 잤던 잠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잠이었던 것 같습니다. 머리 커진 후로는 그렇게 편한 잠에 빠져본 기억이 별로 없으니까요. 잠은 휴식이자 충전입니다. 그렇기에 생애의 반은 잠을 자도록 인간이 설계된 것이겠지요. 그런데 그런 섭리를 어기는 일이 다반사고, 그래서 현대인은 늘 수면 부족의 병을 안고 삽니다. 의사들은 하룻밤을 꼬박 새우거나 1주일 동안 매일 4시간만 수면을 취하면 혈중알코올농도 0.1% 상태와 맞먹으며, 1주일간 잠을 자지 않으면 아예 뇌의 알파파가 없어져 통제하기 어려운 흥분상태에 빠진다고 합니다. 당연히 잠은 잘 자야 하는데, 그렇게 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술이라도 마신 날이면 어김없이 한밤중에 깨어 곤욕을 치르고, 그런 날은 출근해서도 몸이 천근만근 가라앉기 십상입니다. 잠이라는 게 사람마다 다르지만 성인의 경우 7시간 30분 정도는 자줘야 한다는데,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에 불과합니다. 직장인들이야 눈치보여 내놓고 졸기도 쉽지 않지만, 졸리면 토막잠이라도 청하는 것이 몸과 마음을 정돈하는 지혜입니다. 쏟아지는 잠을 견딘다고 일이 잘 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잠을 청하는 모습이 더러 나태해 보이기도 하지만 열심히 일한 탓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일이지요. 어떻든 잠은 밤에, 잠자리에서 해결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만, 세상 일에 이리저리 치이다 보면 현대인들, 신권(神權)인 잠조차 맘대로 못자고 삽니다. 그래서야 건강한 삶을 누리기 어렵지요. 잘 자는 게 잘 사는 일인데도 말이지요. jeshim@seoul.co.kr
  • [중부 또 폭우] 우면산 피해주민 “서초구청 소송”

    ‘우면산 산사태’ 피해 주민들이 서울 서초구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재해의 책임이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폭우에 따른 산사태로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방배동 래미안아트힐 아파트 자치회장 곽창호(55)씨는 31일 “산사태와 관련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면서 “서울시와 서초구의 대처가 빨랐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임을 밝혀내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8명의 사망자가 난 방배동 전원마을 주민들도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적 공방의 핵심은 서초구가 산사태 위험지역인 우면산에 적절한 예방조치를 했는지와 사고 당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는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원마을 주민 김모(54)씨 등 피해 주민들은 “지난해 추석 수해 때 부러진 나무를 베어 달라고 구에 민원을 넣었지만 그대로 방치했다.”며 구에 대한 강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간간이 강한 비가 쏟아진 이날 전원마을에서는 포클레인 2대와 양수기가 마을 도로에 가득 찬 진흙을 치우고 있었다. 그러나 작업은 더뎠다. 마을 곳곳은 산사태의 후유증으로 여전히 진흙밭이었다. 역류한 하수 냄새가 섞인 흙냄새가 마을 전체에 가득했다. 복구작업 중이던 마을 주민 권모(55·여)씨와 김모(38)씨는 “목숨을 건진 것만도 천만다행”이라면서도 “복구 인력을 너무 늦게 보내준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1일로 예고된 폭우 대비는 요원했다. 자원봉사자들이 무너진 담장을 대신해 모래주머니를 쌓았지만 높이가 30㎝도 되지 못해 물막이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일부 배수구는 토사에 막혀 물이 빠지지 않았다. 김씨는 “다시 폭우가 예보돼 마음을 졸이고 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도 같은 심정이었다. 인근 형촌마을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주민 최상길(59)씨는 “지하에 들어찬 토사를 50%밖에 빼내지 못했는데 또 폭우가 내린다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北·美, 입장차 속 대화의지 공감

    1년 7개월 만에 미국 뉴욕에서 재개된 북한과 미국의 당국 간 회담이 29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친 공식 일정을 마쳤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을 비롯해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 최선희 부국장 등으로 구성된 북한 대표단과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클리퍼드 하트 6자회담 특사,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담당 보좌관 등으로 구성된 미국 대표단은 이날 주유엔 미국 대표부에서 이틀째 회담을 가졌다. 미국 측은 6자회담 재개에 앞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포함한 모든 핵개발 활동의 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2005년 9·19 공동성명 이행 확약,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중지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등에 대한 성의 있는 자세 등 남북관계 개선도 촉구했다. 반면 북한은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와 함께 평화협정 논의, 북·미관계 정상화, 대북 제재 해제 등을 주장했다. 대북 식량지원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도 개진했다. 양측은 추후 계속해서 대화를 갖자는 데 공감했다. 앞서 이날 아침 10시쯤 김 부상은 숙소인 호텔을 나서면서 취재진의 질문공세에 직접적 응답을 피한 채 북한 말투로 “잠들 잘 잤시요(잤어요)?”라고만 말한 뒤 차에 올랐다. 전날 비교적 성의있게 대답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회의 시작은 9시 30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김 부상은 30분 정도 ‘지각’한 셈이다. 그는 다소 피곤해 보였다. 반면 보즈워스 대표는 8시 45분쯤 회담장에 일찌감치 도착해 김 부상을 기다렸다. 보즈워스 대표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도 회담은 계속될 것이다.”라고만 말했다. 앞서 첫날 총 4시간여에 걸친 회담이 끝난 뒤 숙소에 도착한 김 부상은 지치고 어두운 표정이어서 회담이 난항을 겪은 듯한 인상을 줬다. 그러나 이날 저녁 보즈워스 대표는 김 부상을 뉴욕 시내 한 식당으로 초청, 만찬을 대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회담 분위기는 그런대로 괜찮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뉴욕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구룡·화훼마을 520여가구 침수 “무허가 수리 엄두 못내다가 결국…”

    ‘부자동네의 대명사’ 타워팰리스가 내다보이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지난 27일 오전 대모산에서 흘러내려온 흙탕물이 판자촌인 이 마을을 휩쓸었다. 전체 1200여가구 가운데 513가구가 흙탕물 파도를 맞았다. 10가구 가운데 4가구꼴로 피해를 당한 셈이다. 무허가인 탓에 하수구 시설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유입된 물이 하수구로 배수되지 못하고 그대로 방안까지 들어왔다. 흙탕물이 방안에서 무릎 높이로 넘실거렸다. 28일 오락가락하는 빗속에서 주민들은 당장 입을 옷을 세탁하고, 이불에 뭍은 진흙을 털어내다 이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주민 이혜정(48·여)씨는 “어제(27일) 오후에는 집안으로 물이 허벅지까지 들어차 가전제품과 옷, 이불 등이 진흙과 뒤엉켜버렸다.”고 말했다. 이씨는 “어떻게 손을 대려 해도 댈 수가 없다.”면서 “진흙탕이 된 집을 물로 청소하고 싶어도 물이 역류할까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장지동 화훼마을 역시 이번 폭우의 직격탄을 맞았다. 나무 판자로 지붕을 막고 비닐과 차광막으로 덮어놓은 부실한 집은 시간당 100㎜ 안팎의 빗물을 견딜 수 없었다. 이 마을 10여가구의 지붕에서 빗물이 줄줄 새는 바람에 집 안이 물바다로 변했다. 주민들은 세숫대야와 양동이로 빗물을 받아내고 있지만, 집이 무너지지 않을까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한 주민은 “무허가 건물이라 집을 조립식 건물로 교체하고 싶어도 구청이 허가를 내 주지 않았다.”면서 “지붕을 수리하고 싶어도 비용이 100만원은 족히 들어 엄두를 못 냈는데, 결국 이렇게 돼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주택 침수와 산사태 우려 등으로 서울 1060명(759가구), 경기 3441명(2697가구) 등 모두 4566명(34 80가구)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농경지 645㏊가 침수됐다. 전국 11만 6716가구가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다. 경기 남양주 국도 43호선과 청계천, 한강 잠수교 등 도로 32개 구간이 통제됐고, 경원선(소요산∼신탄리역)과 경의선(문산∼도라산역) 운행이 중단됐다. 서울 한성여중 등 52개교와 강동교육지원청 등이 천장 누수, 벽체 균열, 지하실 침수, 옹벽·절개지 붕괴 등의 피해를 겪었다. 경기 일산고의 담장이 붕괴됐고, 고양 삼송초교와 고양외고는 각각 담장·음수대 붕괴, 지하 침수로 인해 접근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예술의전당과 국립국악원은 29일까지 모든 공연과 행사를 취소했다. 국립국악원은 30일 상설공연 ‘토요명품공연’부터 정상적으로 운영할 예정이고, 이날 창경궁에서 열리는 ‘국립국악원이 여는 창경궁의 아침’도 예정대로 진행된다. 한편 서울시에서 재개발·재건축 등이 벌어지는 45곳은 이번 폭우로 공사가 모두 멈춘 상태였지만 별다른 사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김진아·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힐에게 ‘거짓말쟁이’ 폭언한 김계관 “심장터져 죽을 것 같아 그랬다” 변명

    “당신은 거짓말쟁이다.”(김계관) “뭐 거짓말쟁이라고? 미국 대표인 나한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나.”(크리스토퍼 힐) 2008년 12월 베이징 북핵 6자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의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험악한 설전을 벌인 것으로 뉴욕 북·미회담을 하루 앞둔 27일(현지시간) 뒤늦게 밝혀졌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충돌은 두 달 전인 2008년 10월 평양에서 힐과 김계관이 한 ‘과학적 방법으로 핵 사찰을 한다.’는 합의의 진실을 둘러싸고 벌어졌다. 힐은 과학적 방법에 시료 채취가 포함된다고 해석했고, 김계관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누구 말이 맞는지가 쟁점이 된 것이다. 시료 채취는 핵 능력을 정확히 산출해 낼 수 있는 방법이어서 북한이 극구 꺼리는 것이다. 12월 6자회담 석상에서 힐이 “당신이 시료 채취가 과학적 방법에 포함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따지자, 김계관은 “내가 언제 그랬느냐.”면서 “당신은 거짓말쟁이”라고 했다. 그 말을 옆에 앉은 최선희 외무성 부국장이 “유아 라잉(You are lying).”이라고 통역하자 힐은 “라잉(Lying)?”이라면서 발끈했고 격한 말싸움이 오갔다. 회의는 정회됐고 화가 난 힐은 우다웨이 중국 수석대표에게 다가가 “미국 대표인 나한테 거짓말한다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회의에서 막말해도 되는 거냐.”라고 따졌다. 김숙 한국 수석대표는 김계관에게 “미국사람한테 거짓말쟁이라는 말은 엄청난 모욕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계관은 “난들 그런 얘기 하고 싶어 했겠느냐. 내가 심장이 약한 사람이다. 힐이 자기 멋대로 해석하는데 내가 심장이 터져 죽을 것 같아서 순전히 내 육체적 방어를 위해 그런 말을 했다.”고 변명하더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김계관은 실권이 별로 없어 나중에 상부의 명령에 따라 말을 바꾸는가 하면 회담장에서도 자기 대표단의 감시를 의식해 과도하게 격한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6자회담은 북한이 12월 회담에서 검증의정서 초안에 합의할 수 없다고 회의장을 나가면서 장기 교착 상태에 빠졌었다. 뉴욕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北, 천안함·연평도 진정성 보여라”

    美 “北, 천안함·연평도 진정성 보여라”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미국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회담을 갖고 비핵화와 6자회담 재개, 북·미관계 정상화 문제 등을 논의했다. 북·미 양측이 공식 대화를 갖기는 2009년 12월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주유엔 미국대표부 건물에서 열린 회담에서 미국 측은 특히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할 것을 북한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은 비핵화에 명백히 위반된다며 개발 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반면 북한은 6자회담을 조건 없이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북 식량 지원이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회담에서 양측은 서로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갖게 된 불만을 상대 측에 밝혔다. 양측은 이틀째인 29일 마지막 회담을 갖는다. 회담장으로 가기 위해 호텔을 나서던 김 부상은 기자들에게 “쌍무관계, 지역정세 등 관심사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면서 “오늘 회담이 잘되길 바라지만 실제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 아는 일”이라고 말했다. 회담장에 먼저 도착해 기다리던 보즈워스 대표는 회담 전망에 대한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답한 뒤 김 부상이 도착하자 현관 앞으로 나가 악수하고 함께 회담장 안으로 들어갔다.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6자회담이 재개되기 전에 북한이 플루토늄 핵무기는 물론 UEP 문제에 대해서도 불법성을 인정하고 비핵화 조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그러지 않으면 6자회담이 열리더라도 UEP 등의 성격 규정을 놓고 지루한 논쟁이 이어지면서 시간만 허비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오늘 회담에서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은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한국이 직접 제기하는 것보다 미국이 거론하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공감대를 한국과 형성한 가운데 오늘 회담에서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에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면서 “북한이 비핵화는 실현할 것처럼 말하면서 천안함 사건 등에 대해서는 태도 변화가 없다면 미국이 북한의 진정성을 확신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번 만남은 탐색전이고 앞으로 수차례 양측이 만나면서 첨예한 이견을 좁혀야 하는 지난한 과정이 남아 있다.”고 했다. 한편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차석대표인 조현동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은 28일 오전 미국 뉴욕으로 출국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조 단장의 방미는 미국 측으로부터 북·미 고위급 대화에 대한 설명을 현장에서 바로 듣고 본부에 알려 대책을 마련하고, 미국 측과 북·미 대화 후 후속 과정 등 현안에 대해 협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김상연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 carlos@seoul.co.kr
  • 세계유산 ‘공릉’ 일부 붕괴

    집중호우로 문화계도 타격을 받았다. 27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경기도 파주시 조리읍 삼릉 가운데 공릉(恭陵·예종의 원비 장순왕후 한씨의 묘)의 일부가 붕괴됐다. 또 서울 종로구 와룡동 창경궁도 집춘문에서 초식사 가는 길의 외곽담장 하단 석축 일부가 붕괴됐다. 비닐피복, 우장막 등으로 급히 추가 붕괴를 막았다. 또 대표적 삼국시대 고분군으로 꼽히는 서울 송파구 방이동 고분군에서도 관람로 6m 정도가 유실됐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저 이화장도 본관 뒤편 화단이 무너지면서 건물 일부가 손실됐다. 폭우가 이어지면서 발굴조사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유물 손실은 물론, 발굴현장 붕괴로 인한 인명피해 방지를 위해 기관별로 즉각 응급조치에 나섰다. 산사태가 난 우면산 일대 예술의전당과 국립국악원 공연도 줄줄이 취소됐다. 예술의전당은 모든 전시관의 문을 닫았고, 자유소극장에서 공연 예정이던 연극도 취소됐다. 아카데미, 식당 등 휴게시설 모두 임시휴관에 들어갔다. 다만, 콘서트홀과 리사이틀홀의 공연, 토월극장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무용콩쿠르는 진행된다. 국립국악원도 지하 전기실 침수로 인해 우면당에서 예정됐던 퓨전국악 보컬그룹 아나야의 공연을 취소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39)강릉 오죽헌 율곡매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39)강릉 오죽헌 율곡매

    사람살이의 오래된 자취를 간직한 고택이나 산사와 같은 문화재에서 옛사람의 흔적을 가장 많이 담고 서 있는 건 노거수(巨樹), 나무다. 옛 건축물이나 조형물은 오래 지키기 위해 사람의 손을 조금씩 덧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제아무리 솜씨 좋은 건축가라 해도 오래된 나무만큼은 새로 지어낼 수 없을뿐더러 덧댈 수도 없다. 옛 사람들의 숨결을 조금씩 담아내며 살아온 나무를 사람이 흉내낼 수는 없는 일이다. 나무는 앞서서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지만, 오래된 문화재의 안팎에서 옛사람들의 숨결을 고스란히 지켜주는 참으로 소중한 자연문화재다. 물론 그의 깊은 속내를 들춰내는 건 사람에게 주어진 몫이다. 오래된 문화재를 찾는 사람들 가운데 그 안에 남아 있는 나무를 돌아보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숨결이 남아 있는 강릉 오죽헌 뒤란에 서 있는 한 그루의 매화나무 앞에서 불현듯 떠오르는 의문이었다. 사람살이의 오랜 자취를 담고 있는 오죽헌의 큰 나무에 눈길을 맞추는 사람을 수굿이 기다렸다.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찾아드는 단체 관광객들은 쉼 없이 이어지지만, 뒤란의 큰 나무 앞에서 발길을 멈추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이렇게 큰 나무가 매실나무 맞아? 정말 크네.” “여기 그렇게 써 있잖아. 신사임당이 살아있을 때부터 있던 나무래.” ●오죽헌을 짓고 심은 600살 된 매화 말없이 스쳐 지나는 사람들 틈에서 신혼 부부로 보이는 한쌍의 젊은 연인이 나무 앞의 안내판을 바라보며 허투루 두어 마디 던지고는 곧바로 걸음을 옮긴다. 나무에게 곁을 주지 않는다. 나무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지도 모를 누군가를 기다리며 시간을 더 흘려 보냈다. 공들여 사진을 찍고, 나무 주위를 천천히 돌며 나무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는 여대생 정은선(22)씨가 나무를 찾아온 건 한 시간쯤 지난 뒤였다. 정씨는 여러 장의 사진을 찍고 나서도 걸음을 떼지 않고 신기한 표정으로 나무를 바라보았다. “나무에 대해 잘 몰라요. 그런데 안내판을 보고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어요. 신사임당과 율곡 선생님이 애지중지 키운 나무라는 게 신기해요. 나무의 내력을 알고 나니, 오죽헌 방 안에서 사임당의 목소리가 들려 오는 듯해요.” 2007년 가을 천연기념물 제484호로 지정된 강릉 오죽헌 율곡매는 ‘율곡매’라는 이름으로 매화 애호가들에게 널리 알려진 매화나무다. 600여 년 전인 1400년대 초반에 이조참판을 지낸 최치운이 이 집을 짓고, 뒤란에 심은 나무다. 신사임당이 이 집에 머무를 당시에는 이미 100년쯤 된 큰 나무였다. 사임당은 매화를 유난히 좋아했다고 한다. 맏딸의 이름에 매화를 넣어 매창(梅窓)이라 한 것도 매화를 얼마나 좋아했는지를 보여주는 예다. 뒤란의 매화나무를 극진히 보살폈을 게 틀림없다. 사임당이 남긴 그림 가운데에는 고매도, 묵매도 등 매화를 소재로 한 그림도 여럿 있다. 대개는 자신의 집 뒤란에서 도담도담 자라는 이 매화나무를 보고 그린 것이지 싶다. 이 나무가 율곡매라는 이름을 얻은 건 최근의 일이다. 오래된 매화는 대부분 자기만의 고유 이름을 가진다. 오래전부터 선비들은 매화를 좋아했던 까닭에 그의 기품을 살리기 위해 특별한 이름을 붙였다. 이를테면 남명 조식이 심은 매화를 남명매, 퇴계 이황이 키운 도산서원 매화를 퇴계매 등으로 부르는 방식이다. 오죽헌 매화나무는 율곡 선생이 사임당과 함께 키운 매화여서 율곡매라 이름했다. 율곡매는 연분홍 꽃을 피우는 홍매로 키가 7m를 넘고, 줄기 둘레는 2m 가까이 된다. 나뭇가지는 동서로 8m, 남북으로 7.4m나 뻗어냈다. 우리나라의 여러 매화나무 가운데에 손가락에 꼽히는 규모다. 600살이라는 나이 또한 우리나라 최고령의 매화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매화는 은은한 향기가 좋은 나무다. 옛 선비들은 그래서 매화향을 암향(暗香)이라 했다. 코를 찌르는 짙은 향기는 아니지만, 은은하면서도 아득히 멀리까지 퍼진다는 것이다. 또 매화의 암향을 감상하는 걸 선비들은 문향(聞香)이라 했다. 코를 바투 들이밀고 향기를 맡는 것이 아니라, 침묵을 깨뜨리면서 고요하게 번져오는 향기를 귀로 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번잡한 저잣거리가 아니라, 선비의 고택이나 천년고찰의 정원에 서 있는 매화를 매화 중의 으뜸으로 꼽는 근거다. ●오죽헌 앞마당엔 ‘명품’ 배롱나무 오롯이 꽃 지고 열매 맺는 여름이지만, 가만히 바라보면, 오죽헌의 옛 풍광이 그려진다. 정갈한 방안에 든 사임당은 침묵 속에서 벼루를 갈아 한 송이 매화 꽃을 그리고, 뒤란의 매화는 까무룩이 암향을 퍼뜨리는 풍경이 긴 세월의 늪을 탈출해 살아난다. 오죽헌의 앞마당에는 오래된 명품 나무가 한 그루 더 있다. 여름에 붉은 꽃을 피우는 배롱나무다. 이 배롱나무 역시 율곡매와 같은 나이의 나무로 사임당이 이곳에 머물 때 함께 있던 나무다. 뒤란의 율곡매가 꽃 지고 열매를 매달 즈음, 앞마당의 배롱나무는 서서히 붉은 꽃을 피워 여름 한낮의 무더위를 희롱한다. 오죽헌에서 율곡매와 배롱나무 없이 신사임당과 율곡의 자취를 온전히 느끼는 게 불가능하다면 지나친 호들갑일까. 그러나 두 나무는 모두 사임당보다 먼저 이곳에 자리잡고 살았다. 바라보는 사람이 없어도 나무들은 옛사람의 손길을 어떤 건축물보다 생생하게 오래 간직할 것이다. “나무를 잘 모른다.”면서도 “나무가 참 좋아요.”라며 떠난 여대생 정씨의 한마디가 유난히 고마운 이유다. 글 사진 강릉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강원도 강릉시 죽헌동 201. 강원 양양에서 동해를 잇는 동해고속국도를 이용하면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다. 동해고속국도의 강릉 요금소를 나온 뒤 왼쪽의 강릉 방면으로 원주대학교 캠퍼스까지 간다. 원주대학교 정문 로터리에서 우회전하여 800m 남짓 북쪽으로 가면 오죽헌 담장이 보이는 교차로가 나온다. 여기에서 좌회전하면 곧바로 오죽헌 입구의 주차장에 닿게 된다. 시내 곳곳에 오죽한 방향을 알리는 안내판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 [사설] 南은 유연해지고 北은 진정성 보여라

    남북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 간 비핵화 회담을 개최했다. 이어 지난 2008년 7월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 이후 3년 만에 외교장관들도 비공식 접촉을 가졌다. 이를 계기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단계 접근 방안, 즉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 6자회담 가운데 첫 단추가 꿰어졌다. 발리에서 날아온 낭보가 한반도 해빙으로 이어지려면 남북 모두 변화된 자세가 필요하다. 남측은 유연성을 발휘하고, 북측은 진정성을 보여줄 때 한 발 더 나갈 수 있다. 남북이 화기애애한 만남을 가진 이후 6자회담 관련국 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가 열렸고, 북·중 고위급회담과 북·러 접촉도 이뤄졌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이 조기에 재개되도록 관련국들이 성의를 갖고 임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북측이 미국과의 직접 대화에 집착해 온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자칫 남북 대화가 의미 없는 수순밟기에 그칠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 측이 주도권을 확보하도록 단호한 의지와 치밀한 전략이 수반돼야 한다. 청와대는 남북 관계의 중대 변화 가능성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막연한 낙관을 자제하고 냉철하게 상황 전개를 예의주시하는 태도는 바람직하다. 비핵화 회담과 남북 문제 해결을 별도로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는 시도는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렇더라도 연평도·천안함 도발에 대해 북측의 사과를 받아낸다는 원칙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북측에 잘못했으니 싹싹 빌라는 식으로 강요하는 자세로는 진전을 보기 어렵다. 북측이 사과에 준하는 유감 표명과 재발 방지 보장 등 진정성을 보이면 수용하는 유연성도 발휘할 필요가 있다. 모처럼 조성된 대화 무드를 살려 나가는 게 우선이다. 남북 정상회담까지 성사시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북측은 한 달 전만 해도 남측과 상종하지 않겠다고 했다. 언제 또다시 표변할지 모른다. 식량 지원 등 그들이 원하는 것만 내주고 아무런 결실도 얻지 못한 채 모든 게 유야무야되면 곤란하다. 한반도 비핵화는 물론이고 전반적인 남북관계에 실질적인 성과를 얻어내는 대화로 가야 한다. 의제로 옥신각신하다가 북측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는 악순환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 유인촌 前장관 “특보 조기 임명은 뜻밖 총선 출마엔 관심 없어”

    유인촌 前장관 “특보 조기 임명은 뜻밖 총선 출마엔 관심 없어”

    “아직 내정이니까, 대통령께 재고해 달라고 하면 안 될까…. 그럼 불경(不敬)이 되겠지요?” 최근 대통령실 문화특보로 내정된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난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유시어터 극장에서 만났다. 그는 난감한 표정으로 “차관 인사가 초점이고, 나는 비상근인데 왜 이리 관심을 많이 쏟는 것이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유 전 장관은 “장관을 퇴임하면서 특보는 내년 초쯤에 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쳤는데, 청와대가 예고 없이 발표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총선 출마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다.”면서 “내 나이 60세이고, 여기까지는 순조롭게 잘 왔지만, 정치적으로 욕심을 내려면 팔자를 극복해야 하고 그것이 ‘비극’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박형준 특보나 이동관 특보와 함께 정책홍보나 정치 컨설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원래 나는 그쪽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문화예술 쪽에만 전념해 왔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문화특보가 하는 일은 뭔가. -아직 잘 모르겠다. 김두우 홍보수석이 “평창 동계올림픽과 여수 엑스포를 잘 챙겨 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는 보도를 봤다. →현재의 특보단에 유 특보까지 가세하면 청와대 비서실보다 특보단에 무게가 더 실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말을 만들자고 하면 무슨 말을 못 하겠나. 그러나 정책과 예산, 인재가 모두 행정부에 있기 때문에 특보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특보는 보좌의 역할을 벗어나지 않는다. 부처의 공무원들이 더 잘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조력하는 역할일 것이다. 특보단에 무게가 실린다는 것은 집행 능력이 없어서 현실화되기는 어렵다. 다만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의견을 내는 것이다. 의견을 내서 갈등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원래 올 1월에도 거론됐다고 하던데, 이번에 수락한 이유는. -수락한 것이 아니고, 내정되던 날 오전 7시에 인사수석실에서 전화가 왔다. 그 전날 밤에 전화했는데 내가 전화를 안 받았다며, 문화특보에 내정됐으며 곧 발표한다고 말했다. →비례대표를 포함해 내년 총선에 나가나. -출마를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다. 정치는 다른 팔자가 있어야 한다. 미리 생각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안 하겠다고 해서 안 하는 것도 아니다. 상의를 해 봐야 한다. 개인적으로 정치에 욕망이 있거나 하지 않다. →문화부 장관도 정치인 아니냐. -장관은 정치인이 아니고, 행정가라고 생각한다. 일을 계획하고 예산을 만들며 정책을 집행해야 하니까 일로서의 판단이 중요하다. 장관을 정치인으로 생각했다면 재임 때 두루두루 잘 지냈을 것이다. →서울시장이 공석이 되면 서울시장에 나갈 생각은 있나. -국회의원 몇 선을 한 사람도 아니고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도 아니다. 서울시장은 원하는 분이 많이 있을 테니까 나는 아니다. 인간에게는 팔자소관이라는 비극이 있다. 옛날 작품을 보면 인간이 자신의 운명을 타파해 보려는 욕망 탓에 정점에 나가려고 노력하지만, 때론 정점까지 못 가고 죽거나 정점에서 실패한다. 이것이 비극이다. 비극을 감상하는 포인트는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노력과 용기에 있다. 나도 타고난 팔자가 있을 텐데 팔자를 극복하려고 하면 안 된다. 여기까지는 순항했지만, (더 하려면) 이제는 팔자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태 살아온 과정을 보면 장관을 지낸 것도 엄청나고 최고로 온 것이다. 분수를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연기자일 때는 ‘국민 배우’로 사랑을 받았는데, 장관이 된 다음에는 인기가 떨어졌다. 이번에 또 ‘완장’을 찼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장관 퇴임 후 재능기부의 성공적인 비정부기구(NGO) 모델을 만들고 싶었다. 정부 예산이나 지원을 받지 않고 지역의 예술가와 독지가들이 함께 힘을 모아서 청소년에게 예술적 체험을 할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거의 매주 4일 동안 6~7시간씩 소년원을 방문해 구내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으면서 청소년들과 함께 연극을 한 것은 청소년의 예술 체험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이다. 의왕, 안양 소년원을 중심으로 올가을에 파일럿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 전국 10개 소년원으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청소년 쉼터, 기초생활수급가정의 청소년, 소년소녀가장 등을 위한 문화사회 활동을 하려고 했다. 특보가 되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홍준표 대표가 ‘대통령이 외교, 경제는 잘했는데, 정치는 못했다.’고 발언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여당의 입장에서 의사를 전달할 때 표현을 잘할 필요가 있다. 여당이 협력적으로 아픈 상처를 만져 주고 가야 하는데, 이럴 때 말 한마디가 중요하다. 감정이 한 번 상하면 그것을 회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단어 선택에서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많이 깨달았다.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지나야 하고, 임기 중에 어떤 평가나 결말을 내려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유 前장관과 인터뷰를 마치며… 유 전 장관과 인터뷰를 잡은 시점은 지난 20일 오전. 그 며칠 전 의왕시 서울소년원 청소년들에게 연극을 가르치면서 보람을 느낀 그가 지역예술인들과 재능기부를 하는 비정부기구(NGO)를 결성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뉴스가 없으니 ‘인물탐구’에 집중해야겠다며 그와의 인터뷰 계획을 세웠지만, 계획은 보기 좋게 틀어졌다. 첫 번째는 21일 청와대가 ‘유인촌 문화특보’를 발표하면서 갑자기 정치적 의미가 부각됐고, 두 번째는 이날 오전 강연회에서 “경복궁 담장이 낮아서 민비가 시해됐다.”고 발언했다는 보도가 논란을 부른 탓이다. 이에 대해 유 전 장관은 “우리나라 문화는 개방적이고, 그래서 경복궁 담장도 낮다는 취지에서 그런 말을 했는데, 문화의 개방성에 대한 언급을 빼고 전달하니 부적절하게 발언한 것으로 됐다.”고 해명했다.
  • 두바퀴 천국, 한강

    두바퀴 천국, 한강

    자전거 동호인들이 주목하는 대표적 명소인 한강 자전거도로에는 한여름 뙤약볕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동호인들로 북적인다. 오히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무더위를 식힐 수 있어 좋다. 22일 한강 자전거 도로 일주에 도전했다. 가양대교 남단을 출발, 광진교를 경유해 다시 가양대교 북단으로 도착하는 장장 60㎞ 코스다. 이 도전을 테마별로 분석해 봤다. 시청팀 hyun68@seoul.co.kr [준비과정] 말이 60㎞지 나들이 가는 기분으로 도전했다간 낭패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안전사고에 대비해 헬멧과 자전거 장갑 착용은 필수. 페이스 조절을 위해 속도계를 달았고, 먼지를 피하기 위해 마스크도 썼다. 가방에는 1.5ℓ 물 한 병도 담았다. 장기간 자전거를 타면 엉덩이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패드가 부착된 타이즈를 입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다. 다만 민망한(?) 타이즈를 그대로 입을 용기가 없어 겉에는 아웃도어 바지를 덧입었다. [조망]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5~7월 두 달간 자전거도로를 이용한 시민은 300만명이 넘는다. 이 때문에 서울시도 자연스럽게 역량을 집중하다 보니 자전거를 타며 주변 경치를 둘러보는 데도 최고다. 특히 한강 자전거도로는 12개 한강 공원을 지나기 때문에 생태공원과 맞물려 시골 정취도 자아낸다. 다만 한강공원은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기 때문에 감속은 필수다. 자전거길과 산책길이 따로 나뉘어 있지만 언제 사람이 지나갈지 모르니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오히려 한강공원을 벗어난 자전거도로가 더 운치 있다. 속도도 낼 수 있고, 오솔길 분위기도 묻어난다. 가령 동호대교 남단과 청담대교 남단을 잇는 자전거도로는 시멘트 제방을 걷어내고 돌로 쌓아 분위가 한층 더 낭만적이다. 다만 가양대교 남단~성산대교 남단 구간은 시멘트 제방 위를 그대로 달리는 코스라 좀 투박하다. 한강철교 남단~동작대교 남단 구간은 88올림픽대로 바로 밑에 자전거도로가 나 있어 굴에 있는 듯한 답답함이 생긴다. 특히 이 구간은 급커브길이 많으니 조심 운행이 필요하다. [편의시설] 자전거도로를 끼고 있는 12개 한강 공원은 고속도로의 휴게소 역할을 한다. 그늘 벤치와 화장실, 편의점, 식수대 등 다양한 편의시설들을 갖춰 쉬어 가기 좋다. 하지만 장거리 사이클러들은 정확히 편의시설 유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강 북단의 자전거도로에는 남단에 비해 편의 시설이 부족하다. 12개 한강공원 가운데 8개가 남단에 있어 남단에 편의시설이 많다. 북단 도로의 편의점은 8개지만 남단은 16개다. 북단 도로의 경우 페이스 조절을 위해 식수 구입을 하지 않고 편의점을 지나쳐 버리면, 다음 편의점이 나올 때까지 꽤 고생을 할 수도 있다. 갈증이 심한 한여름에는 치명적일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듯싶다. [한강 건너기] 사이클러들에게 또 중요한 게 바로 자전거 타고 한강다리 건너기다. 상당수 한강 다리가 한강 남단과 북단 자전거도로를 엘리베이터나 계단, 경사로 등을 통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해놨다. 하지만 아닌 경우도 있으니 미리 체크해 두는 게 좋다. 반포대교를 지나 동쪽으로 향하는 한강 북단 자전거도로는 영동대교까지 한강을 건널 방법이 없다. 성산대교에서 서쪽으로 향하는 남단 자전거 도로도 행주대교 전까지 강북을 갈 수 없다. 잠수교 자전거도로는 한강을 건너는 데 최적이다. 계단이나 경사로도 없어 곧바로 남북단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다만 잠수교는 한강을 건너는 자전거가 많으니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 [수영장] “한강 자전거 도로 가운데 가장 사고가 많이 나는 곳은 수영장 앞이다.” 여의도공원에서 잠시 쉬다 사이클러들 사이에 떠도는 유명한 소문을 들었다. 말인즉 사이클러들이 수영장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곁눈질로 만끽하다 사고가 많이 난다는 우스갯소리다. 실제 서울의 한강공원 잠실·광나루·뚝섬·잠원·여의도·망원지구에는 수영장이 있고 뚝섬지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자전거도로가 수영장에 인접해 있다. 아직 수영장을 열지 않아 진위 확인은 어려웠지만, 텅 빈 수영장임에도 많은 사이클러들의 고개가 저절로 돌아갔다. 다만 잠원공원 수영장은 식물담장으로 안을 들여다볼 수 없게 해 놨다. 물론 정확한 통계는 없다. 예상대로 뜬소문이었다. 오히려 수영장을 보기 위해 사이클러들이 속도를 줄이기 때문에 사고가 덜 난다는 재미난 반박도 있다. 어쨌든 사이클러들의 안전과 수영장 이용객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라도 잠원지구 수영장처럼 안을 들여다볼 수 없게 하는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후기] 시민들의 한강 자전거도로 만족도는 높다. 하지만 일반 도로의 경우 자전거 도로망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자전거도로의 역량이 한강에 거의 집중돼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자전거가 ‘생활’보다 ‘여가’에 가깝다는 것을 방증하는 게 아닐까. [여름철 주의사항] 무더운 날씨에는 무리한 라이딩을 피하는 게 좋다. 라이딩을 할 때는 목과 귀 뒤, 얼굴과 팔, 등에 선블록 로션을 바르고 나서야 한다. 장기간 햇빛에 노출되면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자전거 관리에도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여름에는 비가 자주 와 자전거를 타다 비를 만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비에 젖은 자전거는 체인과 나사 등 녹이 슬기 쉬운 부품의 물기를 제거해 줘야 한다. 타이어가 직사광선을 오래 받으면 열에 의해 펑크가 날 수 있는 만큼 수리 키트나 예비 튜브를 챙기는 것도 좋다.
  • 남·북→북·미→6자 회담… 비핵화 3단계 접근 ‘첫단추’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리용호 부상) “2004년 런던 국제회의에서 만났었죠. 건강해 보이십니다.”(위성락 본부장)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대표단 6명이 22일 오후 3시(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웨스틴호텔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 등 5명과 만났다. 리 부상 등 북측 대표단은 다소 긴장한 분위기로 회담장에 들어와 기다리고 있던 우리 측 대표단과 한국 기자들에게 인사를 했다. 표정이 상기돼 있었다. 인사와 덕담을 주고받은 두 수석대표는 곧바로 회담을 시작했다. ●2시간가량 회담 진행 회담은 예상보다 길어져 2시간가량 진행됐다. 5시쯤 회담장을 나온 수석대표들의 표정은 밝았다. 기자들의 질문에 리 부상은 “솔직하고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답했다. 위 본부장도 “생산적이고 유익한 대화였다.”고 밝혔다. 북측은 회동을 앞두고 매우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회동 장소와 시간이 미리 외부에 공개되면 만남 자체를 없던 일로 하겠다며 우리 측에 철저히 보안을 지켜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취재기자단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우리 측 대표단이 마련한 버스에 올랐고, 도착한 다음에야 회담 장소를 알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이뤄진 회담은 교체된 북측 수석·차석대표와의 상견례 성격도 있었지만 남북은 오랜 시간 동안 솔직하게 의견을 개진했으며, 논의는 다양한 의제들에 대해 상당히 깊숙한 수위를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우리 정부의 ‘그랜드 바겐’에 대해 설명해 북측의 오해를 풀었고, 북측이 남북대화를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 등 6자회담 재개 전제조건에 대해서는 “우리 측이 제기해야 할 이슈는 모두 제기했다.”며 “전제조건은 1단계인 남북회담에서 다 해결하는 것이 아니고, 6자회담 재개 전까지 1단계·2단계에서 망라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에서 양측은 북핵문제뿐 아니라 경색된 남북관계 진전 가능성도 상당히 깊이 있게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천안함·연평도 사건도 원론적 수준으로 거론됐으나 남북 간 논쟁은 없었다.”고 말했다. ●북한의 진정성이 관건 2008년 12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남북이 북핵 논의를 위한 테이블에 마주 앉음에 따라 그동안 고사 상태였던 6자회담도 본궤도를 찾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남북 수석대표회담 개최는 북·미대화 및 6자회담으로 가는 첫 번째 단추를 꿴 것으로, 그동안 6자회담 참가국들이 추진해 온 3단계 접근안이 본격 가동한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관건은 북한의 진정성이다. 이날 회담에서도 의제에 대해 접점을 찾기보다는 입장 차를 확인했다. 남북은 차기 회담 일정은 잡지 못했으며, 북·미대화가 조만간 열릴지도 미지수다. 정부 당국자는 “23일 한·미, 한·일,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통한 협의를 시작으로 향후 일정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리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주말 영화]

    ●싸인(OBS 일요일 밤 11시 15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벅스 카운티에 소재한 그래함 헤스(멜 깁슨·가운데)의 농장. 농가 안쪽에서 바라본 창밖 세상에는 평화로운 기운만 가득하다. 그런데 그때 2층 창문의 투명한 유리가 물결치듯이 잠시 일렁이는 모습을 포착한다. 그 유리창을 통해 누가 창밖을 보고 있었던 것일까. 바로 그날 아침 그래함은 아이들과 애완견의 비명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어난다. 밖으로 달려 나간 그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자신의 옥수수 농장에서 이상한 흔적이 발견된 것이다. 그것은 원과 선으로 된 복잡한 패턴의 미스터리 서클이었다. 그날 이후 그래함은 미스터리 서클에 관해 조사에 들어간다. 그리고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충격적인 존재와 마주치게 된다. 그래함이 목격한 존재는 그 자신뿐만 아니라 동생 메릴(호아킨 피닉스)과 아들 모건(로리 컬킨·왼쪽), 그리고 어린 딸 보(애비게일 브레슬린·오른쪽)의 인생에도 엄청난 충격과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 과연 멈추지 않는 의문의 메시지, 그 마지막은 무엇일까. ●로미오와 줄리엣(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몬터규가의 로미오(레너드 위팅)는 원수 집안인 캐풀렛가의 가면파티에 몰래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히 아름다운 여인과 마주친다. 그녀의 이름은 줄리엣(올리비아 하세)이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에 반한 로미오는 그녀가 바로 원수 캐풀렛가의 딸이란 사실을 알고 놀란다. 하지만 그녀에게 끌리는 감정을 막을 수 없었던 그는 밤에 담장을 넘어 창가에서 그녀를 만난다. 줄리엣 또한 로미오를 보고 사랑에 빠지고, 둘은 신부님의 주례로 몰래 결혼식을 치른 뒤 첫날밤을 보낸다. 그러나 친구 머큐쇼와 싸움에 휘말린 로미오가 실수로 줄리엣의 사촌오빠인 티볼트를 죽이고 만다. 그로 인해 로미오는 쫓기는 몸이 되고, 그 사건을 시작으로 둘의 운명은 비극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12명의 노한 사람들(EBS 일요일 오후 2시 30분) 한 소년이 친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배심원들의 판결을 앞두고 있다. 판사는 배심원들에게 만장일치로 유·무죄를 가려줄 것을 부탁한다. 그렇게 12명의 배심원은 최종 판결을 위해 배심원실로 들어선다. 배심원단의 분위기는 거의 유죄판결로 기운 상태. 하지만 한 남자만이 무죄 쪽에 손을 든다. 2명의 증인이 소년이 아버지를 살해했다고 증언했고, 현장에서 범행에 쓰인 칼이 발견됐으며, 소년은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하는 데 실패했음이 확인됐다. 하지만 그 사나이는 피고인 측 변호인의 무성의한 변호와 사소한 의심을 하나씩 꼬집어가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그렇게 배심원들은 하나둘 그의 논리적이고, 타당한 지적에 수긍하며 점차 무죄 쪽으로 마음을 바꾸기 시작한다.
  • 중구청장, 주민과 대화에 푹~

    중구청장, 주민과 대화에 푹~

    최창식 중구청장은 요즘 주민들과 대화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지난 4월 재선거를 통해 당선된 뒤 사무실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지역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웃는다. 12일 중구에 따르면 최 구청장은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매월 2·4주 토요일을 주민과의 대화인 ‘토요 해피데이트’로 정해 지난 9일 오전 10시 첫 만남을 가졌다. 이날 대화에서는 까다로운 민원이 쏟아졌다. 장충동에 사는 한 주민은 “집 뒤에 고시원을 짓는데 이로 인해 뒷산이 무너질까 겁난다. 먼저 옹벽을 설치해 달라.”고 말하자 건물주와 감리자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 구청장은 “민원인과 건축주, 감리자에 대한 불신이 문제인 것 같다.”며 “도시관리국장과 건축과장이 직접 현장에 나가 옹벽과 담장을 바로 쌓을 수 있는지 판단하라.”고 지시했다. 민원인은 “구청장을 믿고 따르겠다.”며 장시간의 대화를 마무리했다. 을지로6가 평화시장 상인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가장 바쁜 새벽 시간대에는 청계로 일대의 주차단속을 완화해 달라.”고 했다. 최 구청장은 “평화시장 주변은 항상 민원인들의 주차단속 요구가 많은 곳인 만큼 시장 자체적으로 주차질서 노력과 주차공간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며 교통흐름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밤 10시부터 새벽 3시까지 주차 허용구간을 선정해 이 시간대는 주차단속을 하지 않는 방안을 제시했다. 구는 매주 둘째주엔 개인 민원을, 넷째주엔 집단 민원을 듣는다. 데이트 신청은 감사담당관실을 방문하거나 구 홈페이지(www.junggu.seoul.kr)에서 하면 된다. 대상은 애로사항과 구정 전반에 대한 건의사항이다. 행정기관과 소송 중이거나 주차단속, 담배꽁초 등 단순한 행정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절차 중, 또는 종료된 사안, 단순 제안이나 건의는 제외된다. 최 구청장은 “주중에는 각종 행사와 회의로 인해 직소민원실에서 민원을 듣고 있지만 아쉬운 점이 많아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구정에 반영함으로써 구민들의 참여행정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새단장 서울 남산 소월길 준공

    서울시는 남산 소월길 도로와 보도 3.4㎞를 보행자 편의 위주로 개선해 1일 준공했다고 밝혔다. 남산 소월길은 남산 남쪽 기슭에 있는 숭례문에서 한남동에 이르는 도로로 수목이 우거져 경관이 아름답고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그동안 보도 폭이 1m 내외로 좁아 보행자들에게 불편을 줬던 구간의 폭을 2.5~3m로 넓히고, 주변 경관을 살필 수 있는 3개의 데크와 띠 녹지 4곳을 설치해 쾌적한 보행 여건을 조성했다. 특히 용산구 후암동 후암초등학교 주변에 설치돼 도시 미관을 해치던 기존 방음벽과 담장을 철거하고 친환경적인 방음 녹지와 방음둑을 설치해 남산 길의 독특한 멋을 살리고 방음 효과도 높였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프로야구] 김상현·나지완 ‘대포 합창’

    [프로야구] 김상현·나지완 ‘대포 합창’

    김상현(31)과 나지완(26·이상 KIA)이 시원한 ‘쌍포’로 3연승을 이끌었다. 김상현은 29일 사직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앞선 3회 왼쪽 담장을 넘는 2점포를 쏘아올렸다. 4-1이던 5회에는 나지완이 가운데 펜스를 훌쩍 넘는 쐐기 3점포를 뿜어냈다. KIA는 대포 2방과 트레비스의 역투로 롯데를 7-2로 제압, 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40승 고지를 밟았다. 3위 KIA는 1위 삼성을 1경기차로 위협했다. 반면 무기력한 모습으로 4연패에 빠진 6위 롯데는 7위 한화에 반경기차로 쫓겼다. 4번 타자 최희섭이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KIA의 응집력은 강했다. KIA는 0-0이던 3회 안치홍·이용규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김선빈의 2루 땅볼 때 선취점을 얻었다. 이범호가 좌전 안타로 2루 주자 이용규를 홈으로 불러들여 KIA는 2-0으로 달아났다. 김상현은 흔들리는 롯데 선발 사도스키를 2점포로 두들겼고 5번 타자로 나선 나지완은 4-1이던 5회 3점포로 사도스키를 침몰시켰다. KIA 선발 트레비스는 4회와 7회 이대호와 홍성흔에게 1점포를 허용했지만 7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솎아내며 2실점, 7승(4패)째를 수확했다. 4년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한 김진우는 8회 구원 등판, 1이닝 동안 이대호 등 2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적응력을 높였다. 전날 5타수 4안타의 맹타를 터뜨린 KIA 이용규는 이날 5타수 3안타를 기록, 타율을 .379로 끌어올리며 타격 선두를 질주했다. 한편 LG-삼성(잠실), 넥센-두산(목동), SK-한화(문학)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