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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GO/“시민단체 출신 정부 고위직인사 이라크 파병 찬·반 소신 밝혀라”시민단체들 “침묵땐 사퇴운동”

    시민단체들이 이라크 파병 찬·반논란을 둘러싸고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 출신 정부 고위직인사들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들은 시민·사회단체출신 고위급 인사들이 앞장서서 이라크파병 반대 의사를 과감하게 피력해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실제 일부 시민단체 내부에서는 침묵하고 있는 인사들에게 사퇴를 요구해야 할지 여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최선희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사무처장은 “대통령이 이라크파병 결정을 내렸다고해서 시민·사회단체출신 인사들이 침묵하는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파병에 반대해 사표를 제출했다는 영국의 한 고위 인사처럼 우리 인사들도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소신있게 행동해 주길 바란다.”고 점잖게 꼬집었다. 이영철 참여불교재가연대 사무처장도 “많은 시민·사회단체출신 인사들이 국무회의의 구성원이거나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참석자인데도 불구하고 이들이 소신있는 발언이나 행동을 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면서 “정부에 들어가기 전에간직했던 신념과 초심을 잃지 말고 실천해 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시민·사회단체출신인사들이 내심으론 반대하고 있으면서도 겉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무엇보다 파병정책을 결정하는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에 시민단체 출신들이 없어 이같은 사단이 벌어지고 있다고 풀이한다. 현재 참여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중 청와대에는 문재인 민정수석(민변),정찬용 인사보좌관(광주YMCA사무총장),박주현 국민참여수석(참여연대) 등이 있다.내각에는 지은희 여성부장관(여성단체연합),한명숙 환경부장관(여성단체연합)이 활동중이며 이남주 부패방지위원장(전국YMCA사무총장),김창국 국가인권위원장(참여연대),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한국성폭력상담소장) 등도 대표적 인사들이다. 노주석기자 joo@
  • 단식 崔대표 ‘특별한 외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단식 9일만에 특검 재의결 투표차 국회 본회의장으로 ‘외출’을 했다.수염도 말끔히 깎고 정장 차림에 코트까지 걸쳤지만,휠체어에 앉아 투표를 했다.당초 걸어서 입장하는 것도 고려했지만,어지럽고 하체에 힘이 빠져 휠체어에 의지하게 됐다는 전언이다. 최 대표는 5일쯤에나 단식을 그만둘 것 같다.전국을 돌고 있는 ‘특검쟁취 릴레이 시위 깃발’이 중앙당에 도착하면,이를 수령한 뒤 정국과 관련한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이후 서울대 병원에 입원해 1주일 이상 요양하기로 했다. 동조단식을 해오다 급격히 건강이 나빠진 이재오 총장도 같은 이유로 주변의 권유를 뿌리치고 입원을 5일로 미뤘다.최 대표는 이날 아침 현기증에도 불구,주위의 눈을 피해 한층 아래의 사무총장실로 내려가 10분 남짓 이 총장과 담소를 나눴다.단식투쟁을 거치면서 끈끈한 인간적 관계가 형성됐다는 것이 최 대표 측근의 전언이다. 최 대표가 요양에 들어가면 당은 당분간 홍사덕 총무의 권한대행체제로 운영된다.그러나 홍 총무는 이날 상임운영위원회에서 “앞으로 당의 주요 현안은 정책위의장 및 상임운영위원들과 ‘공화체’ 형식으로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서열 2위로 당헌·당규상 대표 유고시 당연히 대표권한대행을 맡게 된 홍 총무가 굳이 ‘공화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일단 최 대표에 대한 예우를 위해서인 것으로 해석된다.아울러 대표대행이지만 당을 당분간 집단지도체제 방식으로 이끌어 가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지운기자 jj@
  • [나의 건강보감] 세브란스 외국인 진료소장 인요한 박사

    “사냥에는 저를 뛰어넘는 의미가 있습니다.1895년 처음 이 땅을 밟으신 저의 진외증조부(아버지의 외조부) 유진 벨 이후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모두 사냥을 했습니다.그 분들에게 사냥은 이국에서의 외로움을 달래는 방편이자 이 땅 구석구석을 이해하는 길이었습니다.” 연대세브란스병원 외국인 진료소장 인요한(44) 박사.처음 본 사람은 누구나 그를 ‘외국 사람’이라고 한다.금발에 파란 눈,체격도 110㎏이 넘으니 그럴 수밖에.그러나 마주보고 인사 한마디라도 나눈 사람치고 그를 외국인이라고 우길 사람은 없다.확실히 그는 ‘벽안(碧眼)의 한국인’이다. ●진외증조부 이후 5대가 109년간 한국생활 그의 가족은 5대 109년동안 이 땅을 지키며 살고 있다.그와 그 가족들이 이 땅에 씨뿌려 가꾼 사랑이라는 이름의 나무는 어느새 웅숭깊게 자라 그 허구한 세월을 과실처럼 매달고 우뚝 서있다.3대의 조상이 이 강산에 혼백을 묻었음에도 우리에게 더 건 그 무엇이 아직도 남아 있는 걸까.“저는 한국과 한국인에게서 받은 게 참 많습니다.이 땅에서 이국의 선교사 아들로 태어나 한국인으로 자라 교육받고 또 이렇게 병마의 고통을 더는 구원의 일까지 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한 축복이 어딨겠습니까?”그러면서 “제가 이 나라를 위해 무슨 일을 해야할지를 고민하며 살고 있다.”고 했다. 이런 그에게 사냥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이 땅과 이 사람들을 더 깊이 이해하는 값진 지침’이다.그래선지 사냥이라면 밥먹다가도 숟가락을 놓는다.“최근엔 가족들이 전남 보성에서 사냥 휴가를 보내고 왔어요.일주일동안 꿩만 열댓마리 잡았지요.”사냥을 위해 여름 휴가를 미뤘다가 수렵장이 개설되자마자 부리나케 뛰어가 보성의 산야를 훑고 왔다.네살난 막둥이는 물론 부인 이지나(41)씨도 사냥을 즐겨 최근 수렵 면허시험을 치르기도 했다.해마다 수렵장이 개설되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못가도 스무번은 사냥길에 나선다.“매년 번갈아 순환수렵장이 열리기 때문에 해마다 고을 하나씩을 섭렵할 수 있다.”며 덩치가 집채만한 그가 좋아라 웃는다. 그는 사냥을 ‘단순한 살생’으로 보는 시각에 아니라고 고개를 젓는다.지금처럼 먹이사슬이 붕괴된 상태에서 사냥은 생태계의 건강성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그렇다고 그가 오로지 사냥에만 매달리는 건 아니다.그는 산,그중에서도 지리산을 끔찍하게 사랑한다. ●어머니 품 같은 지리산 천번넘게 찾아 “제가 지리산을 오른 횟수는 줄잡아 천번이 넘을 겁니다.보통은 수렵기가 끝나는 3월부터 10월 사이에 가는데,사연이 있습니다.”그와 지리산의 인연은 깊다.진외증조부 이래 그의 조상들은 지리산에서 지난한 선교의 영적 힘을 얻었는가 하면 종교적 근신을 하곤 했다. 또 지리산은 그의 선조가 콜레라 등 풍토병을 피하는 피난처이기도 했다.지금도 노고단과 왕시루봉 인근에는 이 땅의 고단한 선교 역사를 증언하는 이들 유적이 남아 있어 그들이 살았던 세월을 묵묵히 웅변하고 있다. “전 강보에 쌓인 젖먹이때부터 이곳을 찾기 시작했어요.그 후 세상에 걷어 차이고 사람 때문에 울고 싶을 때마다 이곳을 찾아 묵상에 들곤 합니다.묵상 속에서 다시 용서와 화해의 힘,그리고 고난을 이겨내는 용기를 얻곤 하지요.”이를테면 인 교수 가족에게 지리산은 영혼의 안식처이자 그들이 하릴없이 엎어지지 않도록 건강을 준 어머니의 품같은 곳이다. 그에게는 남다른 아픔이 하나 있다.누군가 그곳에 선대의 희생을 모욕하듯 ‘이 곳은 무엇을 했던 곳일까요?’라는 제목의 안내판을 세운 것.제목 밑에는 선교사들이 마치 외세의 전위대인 것처럼 써놓은 내용이 실려 있었다.이 대목에서 그의 안색이 굳어졌다. “제 선조는 일제로부터 고종 황제를 지키기 위해 몸을 던졌고,폐교와 추방의 아픔을 겪으면서도 신사 참배를 거부했으며,3·1운동 때는 일제의 학살 만행을 알리기 위해 사선을 넘었습니다.또 저는 부끄럽지만 광주민주화 운동때,그 처절한 살륙의 현장을 지키며 외신 기자들에게 진실을 알리다 추방되기도 했고요.전 감히 말합니다.역사는 온당하게 읽어야 한다고.”그 안내판은 그후 슬그머니 철거됐다. ●젓갈없으면 밥 못먹는 ‘진짜 한국인' 인 박사는 1959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순천에서 보냈다.1895년 이 땅에 첫 발을 내디딘 진외증조부 유진 벨 남장로교 선교사와 할아버지 윌리엄 린튼,아버지 휴 린튼에 이어 그와 그의 자녀들까지 5대가 이 땅을 지키며 산다.처음 한국땅에 들어올 때 유진 벨은 당시 상대적으로 낙후한 전남 지역을 택해 그 소외의 땅에서 눈물겨운 선교활동을 시작했다.이런 선조의 고난을 두고 “그 분들은 이 땅에 간과 쓸개,혼까지 아낌없이 바쳤고,나는 그 분들의 음덕으로 편하게 사는 셈”이라고 회고했다.그러나 그 역시 선대가 그랬듯 편안한 길을 택하지 않았다. 그는 진외증조부가 이 땅에 들어온지 100년이 되는 지난 95년 둘째형 스티브 린튼과 ‘유진벨 재단’을 설립,북한돕기에 나섰다. 처음에는 식량을 지원하다가 지금은 결핵 퇴치사업에 주력하고 있다.그들 형제가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 지난 6년동안 북한에 물경 300억원이 넘는 의약품을 지원할 수 있었다.이 약품으로 북한의 결핵환자 15만명을 치료,이 가운데 13만여명이 완치됐다며 흐뭇해 했다. 그는 틀림없는 한국인이다.이 땅에서 오래 살았다거나 이름을 바꿨대서가 아니라 한국인과 정체성을 공유하기 때문이다.“식사는 한국식으로 합니다.양식은 한두끼만 먹어도 질리는데,한식은 안그래요.젓갈 양념에 버무린 김치와 청국장,보쌈을 모르고 사는 서구인들,불행해요.한번은 뉴욕엘 갔어요. 기내식에 질려 도착하자마자 우래옥이란 한식집을 찾아갔는데,그곳에서 먹었던 알탕 맛을 평생 잊을 수 없습니다.” ●유진벨재단 설립 北에 의약품 300억 지원 젓갈이 없으면 밥을 못먹고,술이라면 청탁을 가리지 않으며,사람을 좋아해 틈만 나면 달려나가 술판을 벌이기 일쑤인가 하면 ‘연세세브란스는 내 모든 것’이라는 한국적 연고의식,그러면서도 북한돕기의 열정을 감추지 않는 심지까지 가진 그가 한국에서 주변인이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담소 말미에 덧붙인 그의 얘기는 우리에게 자괴스러운 부끄러움이었다.“북한을 오가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분단의 상처가 이렇게 큰데,지역이 다시 갈려 있다는 건 우리 민족의 건강성을 해치는 고질입니다.이젠 청산해야죠.” 심재억기자 jeshim@ ■사냥 건강예찬 “사냥만 한 스포츠가 어딨습니까?자연과 교감하며 몸과 정신을단련하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도 물에 씻은 듯 털어냅니다.골프처럼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주색잡기처럼 몸이 상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종종걸음으로 아버지를 따라 사냥터를 누볐다.벌써 초등학교 5학년때 할아버지에게서 20구경 외대 단발총을 넘겨받아 품고 잤던 일도 생생한 기억.젊어서는 훌치기 총인 레밍턴 870을 사용하다가 5년전 거금 200만원을 들여 이탈리아제 베넬리123 자동연발총을 구입했다. 사냥에는 사냥개도 필수.아버지 대까지는 포인터종을 사용했으나 그는 냄새가 싫어 포인터 대신 영국산 코커스패니얼을 택했다.사냥능력이 뛰어나면서도 절대 사람에게 해코지를 하지 않아 마음에 든다고 했다. ‘열혈 헌터’답게 그의 사냥건강론은 막힘이 없다.“가장 멋진 매력은 이 땅의 곳곳을 내 눈으로 살피며 애정을 키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알다시피 사냥은 정해진 길이 없습니다.대자연 속에서 지향없이 걷고 뛰며 야성과 만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 뛰는 즐거움 아니겠습니까?그뿐이 아닙니다.표적을 쫓아 격발하는 순간,세상의 모든 일들을 말끔히 잊곤 하죠.” 전국의 수렵장을 돌며 생경한 풍경과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즐거움도 무시하지 못한다.더러 희귀 조수류와 만나는 것도 기쁨이다.최근에도 오소리와 산까치를 봤다고 자랑했다. 어려서부터 몸에 밴 탓에 그의 사냥원칙은 철저하다.아무리 그럴듯한 표적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절대 안전핀을 풀지 않는다. 보호 조수를 지키는 일도 그의 몫.평소 보호 조수를 머릿속에 담아 실수로라도 그것들을 살상하지 않는 철칙을 어긴 적이 없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바이러스성 간병(肝病)이 번져 야생토끼의 개체수가 줄고 있다며 수의사에게 원인 규명을 의뢰할 만큼 그는 지킬 것은 지키는 사냥꾼이다. 심재억기자
  • ‘술 마시는 여성’ 왜 늘까/ 가정법률상담소 27일 세미나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27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의 이 단체 건물 6층 강당에서 ‘여성들은 왜 술을 마시는가-여성음주,개인의 선택인가 불평등의 결과인가’ 세미나를 개최한다. 통계청은 여성 음주 인구를 86년 20.6%,92년 33.0%,99년 47.6%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와같은 현상에 대해 사회여론은 여성 음주 운전자의 증가와 같은 부정적인 면만 강조,여성 음주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남녀간 이중적인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남편과의 불화,시댁 스트레스가 음주 부추겨 가정법률상담소는 지난 9월 한달동안 전국의 만18세 이상 여성 4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59%가 20대에 음주를 시작했으며,18∼20세에 음주를 시작한 사람도 29.5%나 됐다고 밝혔다.대체로 고교를 졸업한 직후인 18∼20세에 음주를 시작한 것이다. 음주량은 한번에 소주 반병∼한병을 마시는 사람이 43%로 술을 마시는 빈도는 절반이상(54.5%)이 월 1회 이하로 마시지만 31.5%는 1∼2주에 한번 마시는 등 정기적으로 술을마시는 여성이 꽤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혼 여성들이 술을 마시는 이유는 남편에 대한 불만을 음주를 통해 해소하려는 경향이 30.9%였고,시부모와의 갈등(38.3%)도 음주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가사노동에 보람을 느끼지 못한 여성(33.3%)도 음주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술,여성에게 더 치명적 영동세브란스병원 남궁기(정신과)과장은 “보건복지부 통계에 의하면 남성들 중에서 평생 알코올 중독을 앓는 비율이 80년대 18.9%에서 2001년 12.1%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여성은 80년대 1.2%에 불과했으나 2001년에는 3배 이상인 3.9%로 증가했다.”며 지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 알코올중독은 빠르게 발병해 남성이 술을 마신 지 10년이 지나야 정신과를 찾는다면 여성은 4년이면 중독에 이른다고 한다. 여성은 알코올 분해 효소도 남성에 비해 적어 술에 쉽게 취할 뿐 아니라 태아에게도 나쁘고,남성들에 비해 지방간 고혈압 빈혈 위장관 출혈 위궤양 간경화 등 부작용에도 더 일찍 노출된다.알코올성 치매도 더 빨리올 수 있다. 허남주기자
  • 여성 + α

    여성활동가 위한 작은학교 개설 서울여성플라자는 ‘여성 활동가를 위한 작은학교-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27일부터 2박3일간 실시한다.교육 장소는 서울 대방동에 있는 이 단체 건물.모집인원 20명,참가비 8만원.(02)810-5036,www.seoulwomen.or.kr 여성장애인 폭력방지 캠페인 ‘세계여성폭력주간(11월25일∼12월10일)’을 맞아 서울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는 25일 오후 2시부터 2시간동안 서울 지하철 1·4호선 환승역인 동대문역에서 ‘여성 장애인 폭력없는 세상 만들기’ 거리 캠페인을 실시한다.여성 장애인 활동가인 박지주씨의 사회로 진행되는 장애인과 일반인이 함께 펼치는 퍼포먼스로 장애 여성들의 5분 발언대,여성 장애인의 성명서 발표,시민이 동참하는 여성 장애인 폭력방지 홍보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위민넷' 교육 프로그램 무료제공 여성부가 운영하는 여성포털사이트 ‘위민넷’은 다른 사이트에서 유료로 제공하는 컴퓨터 활용교육·자녀교육 프로그램·사회초년생과 직장인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등 콘텐츠를 강화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컴퓨터 강좌는 초보는 물론 직장인이 알아야할 워드와 엑셀·파워포인트 등 ‘오피스 프로그램’까지 제공하고 있다.또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초등학교 전 과정의 요점 정리와 한자·영어·인물 사전과 유아를 위한 놀이 마을도 제공하고 있다.(02)3703-2571
  • “겨울철 노숙자 걱정돼요”/市 특별보호대책 마련 목욕·무료진료등 확대

    서울시는 17일 겨울철 노숙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동절기 노숙자 특별보호대책’을 마련,시행하기로 했다. 시에 따르면 전체 노숙자 수는 총 2690명으로,지난해 같은 기간 2760명보다 다소 줄었으나 노숙자 쉼터 등에 입소하지 않고 길거리에서 생활하는 ‘거리 노숙자’는 지난해 415명에서 540명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시는 12월과 내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민간업체의 후원을 받아 ‘사랑의 옷 갈아입기’ 행사를 갖는 등 노숙자 보호대책을 시행키로 했다.다음달 중순쯤 합숙시설에서 2박3일간 열릴 ‘노숙자 희망갖기’ 행사를 통해 거리 노숙자를 대상으로 집중 상담을 실시,시설 입소를 유도할 계획이다.또 자유롭게 목욕을 할 수 있도록 남대문 쪽방상담소에 10평 규모의 샤워시설을 확충하고,노숙자들을 위한 편의시설인 ‘Drop-in center’ 2곳과 쪽방상담소 5곳의 목욕시설을 개방하기로 했다. 시 공무원 및 전문상담요원으로 상담팀을 구성,심야상담과 순찰활동을 벌이고 노숙자 밀집지역에 대해서는 방역활동도강화할 계획이다.서울역 앞에는 무료진료소도 설치한다. 조덕현기자 hyoun@
  • ‘호주제 멍에’ 남성들의 하소연/호주제 폐지 여성만의 문제라고?

    여성들만이 호주제 폐지를 원하는가. 아니다.남성들도 호주제 폐지를 원하는 사람들이 날로 늘고 있다.최근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 8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의 51.6%가 호주제 폐지에 찬성했고,남성들은 39.1% 찬성했다.여성과 남성간 인식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남성 10명 가운데 4명이 찬성한 의견을 소수의견이라고 깎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다.더욱이 남성들의 찬성은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고 네티즌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60∼70%의 남성들이 찬성할 만큼 젊은 층은 긍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왜 남성들이 ‘기득권’을 포기해야 하는 호주제 폐지를 원하는가.한국가정법률상담소와 여성단체연합 등 여성·사회단체 상담창구에서 만난 남성들의 사례에서 그 의문을 풀어본다. ●영원한 이방인 김정호(35·가명)씨는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명절이 두렵다.”고 말했다.“내가 한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몇 년 후 어머니는 재혼하셨다.새 아버지와 어머니의 극진한 사랑을 받으면서 자랐지만 나는 아버지와 동생들과도 다른 내 성 때문에 늘 힘들었다.주위와 선생님들의 편견은 날 주눅들게 했다.지금 나는 행복한 가정을 꾸렸고,두 아이의 아빠가 됐지만 여전히 호주제로부터 자유롭지 않다.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이면 집안의 남자들 중 나와 내 아이들만 성이 다르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명절이 다가오면 학교다닐 때의 꿈을 꾸기도 한다.” 30년이 넘게 가족으로 살았지만 영원히 새아버지와는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없었다고 말하는 김씨는 자신을 ‘이방인’이라 말했다.동생들도 어머니가 낳았고 함께 자랐지만 벽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라고 했다. 재혼가정의 재이혼은 초혼가정보다 훨씬 더 높아 60∼70%나 된다고 이혼상담소 자체통계는 밝히고 있다.또한 아이가 있는 20∼30대에서는 아이의 성 문제 때문에 동거중이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게 위험을 줄이는 결혼방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왜 아버지와 성이 다르냐?’는 질문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대를 잇기 위한’ 존재일 뿐 정호진(28·가명)씨는 4대 독자다.3대 독자로 딸만 내리 다섯을 낳은 그의 아버지는 ‘대를 잇지 못한 불효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50대 후반,외도로 그를 낳았다.그가 세 살 나던해 아버지는 돌아가셨고,그는 홀어머니 슬하에서 어렵게 자랐다.“이미 오래 전부터 누나들과 나는 가족이 아니다.아버지는 대를 이었으니 할 일을 다한 것인지 모르지만 나는 자라면서 내 존재에 대해 경멸감을 느꼈다.대를 잇는다는 절대적인 책임감은 호주제가 폐지된다면 없어질 것이다.나도 호주제의 피해자다.나도 호주제 폐지를 여성들만큼 바란다.” ●장남은 괴로워 윤경진(54·서울 마포구 서교동)씨는 어릴 때부터 6남매의 장남으로 동생들 뒤치다꺼리를 맡아왔다.“가난했던 시절이었고 장남이라면 누구나 힘든 부모님을 돕는 것이 당연했다.신혼시절 단칸방에서도 남동생을 데리고 있었고 자연히 아내와의 갈등도 많았다.그후로도 부부간의 문제는 대부분 장남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생긴 것들이었다.3살 아래 남동생은 참 자유롭고 재미있게 사는 것 같은데….나도 장남만 아니었으면 아내와의 사이도 지금과는 달랐을 것 같다.” 윤씨는 너무 미안해서 오히려 아내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선뜻 할 수 없었고,“가난한 집안,장남한테 시집올 때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쯤은 알지 않았느냐?”고 오히려 윽박지르며 살아왔다고 했다.“장남으로서의 책임,그것이 내 인생의 족쇄였다.사표낼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남성들도 자신을 호주제의 ‘피해자’라고 말하길 주저치 않았다.호주제가 결코 ‘기득권’이 아닌 ‘덫’이라 했다. ●버리고 싶은 姓 가정폭력으로 얼룩진 어린 시절을 떠올리기도 싫다는 김국호(25·가명·대학원생)씨는 “나를 정말 사랑하고 길러주신 어머니의 성을 따르지 못하고 이날 이때까지 고통만 준 아버지의 성을 따라야 하는 현실이 증오스럽다.더 이상 내 자신의 성을 경멸하지 않고 살고 싶다.호주제가 폐지되면 나는 이름도 새롭게 지어서 새 인생을 살고 싶다.그로 인해 겪는 불편은 감수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서성우(26·가명·회사원)씨는 이혼한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그동안 아버지는 단 한 번도 만난 적도 없었는데 여권발급을 받으면서,또한 이력서를 쓰면서 ‘호주’란에 아버지 이름을 써야 하는 사실의 불합리한 면을 깨달은 후 호주제 폐지를 찬성하게 됐다.“호적에 의하면 제 어머니는 낯선 여성이고 제게 동생이 둘이나 더 있더군요.저를 키워주신 어머니는 맨 뒤에 ‘이혼’이라고 나와 있고요.가족이란 같이 사는 사람인데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가족이고,내 어머니와는 같이 살고 있어도 남이라니….흔히 성을 뿌리라고 하는데 썩은 뿌리가 무슨 제구실을 할까.나는 뿌리를 모른다.연락 한 번 없고,연락할 길도 없는 뿌리가 무슨 뿌리인가.차라리 완벽하게 잘라내고 싶을 뿐입니다.” 서씨는 호주제 폐지로 가족이 해체되는 것이 아니라 호주제로 인해 자신의 가족이 해체된 현실을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가정법률상담소 곽배희 소장은 “호주제의 피해자는 이혼이나 재혼 등 개인사를 숨기고 싶은 여성일 뿐이란 생각은 편견에 불과하다.상담창구에서 호소하는 남성 피해자들을 만나는 것은 그리 드문 예가 아니다.”고 말했다. 허남주기자 hhj@
  • 편집자에게/ “여성 종중회원 대법서 현명한 판단을”

    -‘딸들의 반란 대법서 첫 공개변론’기사 (대한매일 11월10일 1면)를 읽고 여성을 종중회원으로 인정할지 여부를 놓고 대법원이 사상 처음으로 공개변론을 열기로 한 데 대해 환영한다.최근 법원은 지난 92년 대법원 판례를 들어 충분한 심리도 없이 소송을 기각해 왔다.그런데 이번에 전문가들과 함께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과거보다 진일보한 태도다. 종중회원을 ‘성인 남성’으로 규정한 대법원 판례는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구시대 판결이다.결혼하지 않은 여성,이혼한 여성,외동딸이 늘어가는 요즘 ‘결혼’을 기준으로 가족구성원을 결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또 ‘권리는 시집에서 찾으라.’는 주장도 어불성설이다.남편이 모든 권리를 소유하고,여성은 인간의 권리를 꿈꾸지 말고,남편의 권리에 만족하라는 논리일 뿐이다.국민의 법감정과 완전히 동떨어진 억지 주장이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상속법이 바뀐 지도 오래다.딸과 아들의 상속권한이 동등해졌을 뿐 아니라 결혼도 상속권한을 제한하지 않는다.헌법상 보장된남녀평등권이 늦게나마 실현된 것이다. 종중개념은 성문법에 없기에 대법원만이 판례로 바로잡을 수 있다.지난 10년간 종중의 역할과 가족개념이 크게 달라진 것을 적극 고려,대법원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기 바란다. 박소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위원
  • [나의 건강보감] 서정범 경희대 명예교수

    “이제마 선생의 사상체질론은 이전의 중국식 의료지식을 거의 비판없이 수용해 온 조선사회에 던진 충격적인 반동이자 각성입니다.지금이라면 노벨상을 타고도 남았겠죠.그러나 사상체질론이 결코 완성은 아닙니다.저는 그 ‘미완’이라는 부분에 집착했고,그 결과가 바로 우리 민족의 체질을 남방계와 북방계로 구분한 것입니다.” 우리말 어원연구의 대가인 서정범(78)경희대 명예교수.그에게서 듣는 ‘남방·북방계 체질론’은 종래의 이제마식 사상체질론과 근원적으로 다르다는 점에서 귀가 솔깃한 얘기다.그는 “내가 일평생 내 몸으로 체득해 숱한 조사와 검증을 통해 얻은 결론”이라며 주저없이 자신의 병력(病歷)까지 들췄다. ●개고기도 체질 나름…위장병 더 심해져 “지금 내 몸무게가 50㎏인데,전보다 한 3㎏쯤 빠진 거야.안 좋아서 빠진 게 아니고,이제야 몸이 제대로 된 것 같애.그 전에는 위궤양에 위하수,위무력증까지 겹쳐 약이다,뭐다 입에 달고 살았지.젊어서 꽤 유명하다는 한의사가 나보고 소음체질이라며 개고기를 많이 먹으라는 거야.그때부터 개고기를 입에 달고 살았어.하루 세 끼를 그걸로 때우기도 했으니깐….”정말 그는 개고기를 즐겼다.한번은 일본의 유명한 잡지사에서 그를 취재해 ‘보신탕 박사’라는 제목으로 기획 기사를 내보내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게 문제였다.개고기에 인삼,꿀과 찰밥 등 소음인에게 좋다는 걸 다 챙겨 먹는데도 몸이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위궤양만 더 심해졌다.“위장병 오래 앓았어요.내 아들이 의사인데 약 없어서 못고쳤겠어요.약 먹어도 그때 뿐이야.좀 나아지다 재발하고,또 생기고….나중엔 ‘이럴 바엔 차라리 거꾸로 먹어보자.’는 생각이 들어 찰밥 대신 쌀밥,사과 대신 바나나를 먹었지.그랬더니 소화도 잘되고 위궤양도 진정되더라고.그래서 뭐가 문제였나 하고 고민을 시작한거지.” ●사상체질론 대신 남방·북방계 체질론 그래서 얻은 결론은 ‘사상체질론의 한계’였고,그가 제시한 대안은 ‘남·북방계 체질론’이었다.“뭐냐면,우리 민족의 기원을 보면 남방계와 북방계로 나뉘는데,수만년을 어우러져 살아왔어도 체질은 분명하게 갈려요.난 남방계로 태양인 체질인데,소음인으로 알고 평생 잘못된 섭생을 해왔으니 몸이 잘되겠어.그래서 조사를 해봤더니 사상의학의 체질 구분이라는 게 절반 정도는 틀려요.이게 문제지.” 남방계와 북방계는 기원부터 다르다.남방계는 해양문화권에 뿌리를 둔 더운 지역의 혈통이고,북방계는 시베리아나 몽골처럼 목축과 수렵에 능한 추운 지역의 혈통이다.“살펴보면 차이가 확실해요.북방계는 눈이 작고 광대뼈가 불거지고 살집이 통통해.혹한의 기후조건과 육식 위주의 섭생에 적응하기 위해 인체가 그렇게 적응한 거지.반면 남방계는 눈이 크고 광대뼈가 밋밋하며 살도 잘 찌지 않아.더러는 피부가 거무잡잡한 특성도 나타나고.”말문이 트이자 여든을 바라보는 노학자의 어디에 그런 에너지가 있었을까 싶게 말에 힘이 실렸다.지금도 대학원에서 강의를 하는 그는 우리나라 최고령 교수일 거라며 웃었다.“다른 나라 민속춤을 보면 이런 차이가 더 또렷해.남방계는 몸통은 놔두고 손가락이나 눈을 움직이는 정적인 춤인데 북방계는 발로 뛰며 역동적 춤을 추거든.” ●흰밀가루·조미료·커피등 모두에 안좋아 이런 차이는 체질로 구체화된다.“추위를 견뎌야 하는 북방계의 체질은 속이 차고 겉이 덥습니다.코가 낮고 육식을 즐기며,위가 커 많이 먹지요.반대로 더운 곳에 사는 남방계는 속이 덥고 겉은 찹니다.위가 작아 한꺼번에 많이 먹지 않아요.그러니 몸에 맞는 먹거리와 신체적 특징이 당연히 다르지요.” “우리나라 전체로는 북방계가 많습니다.평안·함경도 지방은 80%,중부지방은 75%,전라·경상도 등 남부지방은 65∼70% 정도가 북방계입니다.체질이 다르니 섭생도 당연히 다르지요.북방계는 속이 냉해 열성 식품,즉 고기류를 많이 먹어야 합니다.단,한방에서 성질이 차다고 하는 돼지고기는 남방계 식품이어서 이런 체질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돼지고기는 잘 먹어야 본전’이라는 말도 이런 연원을 갖는 것입니다.개고기와 사과,대추,밤 등이 대표적인 북방계 식품이죠.반면 남방계는 돼지고기를 제외한 육류는 어울리지 않아요.대신 채소나 과일류가 좋은데,바나나,오이,파인애플,참외,수박이 여기에 속합니다.술도재미있어요.북방계는 독한 소주나 곡주가 맞고 남방계는 포도주나 막걸리가 좋습니다.실제 북한에는 막걸리가 없거든.오랜 세월 체질이 섞여 더러 예외도 있지만 대체로 이 원칙은 맞습니다.” 물론 체질만 맞춘다고 다 좋은 섭생은 아니다.그는 흰밀가루와 정제된 흰소금,조미료와 커피,담배,맥주와 쌈밥집에 가면 자주 나오는 붉은 채소류는 어느 체질에든 안좋은 식품이라고 했다.이런 결론을 얻기까지 그만의 줄기찬 임상시험이 한 몫을 했다.“한번은 제자가 첫 애를 낳았는데 미역국을 먹어도 젖이 나오지를 않는다고 푸념을 해요.애가 달아 흑염소,개소주까지 먹어봤지만 효과가 없더라는 거예요.그래서 배추쌈에 돼지고기 수육을 먹어보라고 권했더니 일주일쯤 후에 연락이 왔어요.어찌 된 건지 젖이 풍풍 잘 나온다고….그 산모는 남방계인데 북방계 식품인 미역을 계속 먹었으니 젖이 안나올 수밖에.” ●더위 약한 북방계 마라톤 못해 그의 주장에 따르면 남방계는 사상의학의 양성(陽性),즉 태양·소양인이고,북방계는 음성(陰性),즉 태음·소음인이다.또 사상체질과 달리 그는 다형(多型)과 소형(小型)으로 체질을 구분한다.이를테면 태양인은 남방계 소형,소양인은 남방계 다형이며,소음인은 북방계 다형이고 태음인은 북방계 소형에 해당한다.이제마가 간과 심장,비장,폐,신장의 허실(虛實)로 사상체질을 구분한 반면 그는 철저하게 문화인류학적 기준을 적용한 것이 큰 차이다.“사상체질론은 인체 장기의 허실을 살피기 어려워 오류가 많은 반면 내 구분법은 간단해.오링테스트만 거치면 되거든.” 이런 체질법은 스포츠에도 적용된다.“지구력이 떨어지고 더위에 약한 북방계는 절대 마라톤을 못해요.대신 격투기처럼 순간적으로 힘을 모으는 운동을 잘합니다.이런 점을 고려해 종목을 고른다면 훨씬 재미있고 효율적으로 운동할 수 있겠죠.”세계적인 마라톤 선수가 대부분 남방계라는 점에서 이해가 되는 대목이었다. ●“사람 몸은 안 움직이면 고장납니다” 그는 10년 넘게 이 주제와 씨름하고 있다.‘뭐든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 탓에 다른 일로 외국엘 가도 이 주제를 놓지 않았다.그의 주장이 주장차원을 넘어 신실한 설득력의 무게를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터뷰때,그의 손에 난 상처를 보았다.등산하다 다쳤다고 했다.퍼렇게 멍이 든 손가락 사이에 찢긴 상처가 있었다.괜찮으냐고 물었더니 “예전엔 면역력이 약해 곧잘 염증이 났지만 요즘엔 이딴 거 가만 놔둬도 낫는다.”며 웃었다.168㎝의 키에 몸무게라야 고작 50㎏인 그가 결코 작아 보이지 않았다.술,담배를 모르고 살았고,지금도 매일 테니스,등산 같은 운동을 빠뜨리지 않는다.전에는 탁구를 곧잘 치곤 했다.그에게 정말 건강하게 잘 사는 법을 물었다. “사람 몸은 구조적으로 움직이게 돼 있어 안 움직이면 고장납니다.특히 나이가 드니 체력이 경제력이라는 생각이 들어 운동에도 신경을 쓰는데,그렇다고 운동만으로 다 건강해지는 건 아니지요.섭생이 중요한데,이치는 간단합니다.자기가 먹은 것이 자신에게 맞으면 건강하고,반대로 아무리 맛있어도 자신에게 안맞으면 되레 건강을 해칩니다.맞는 말인지는 스스로 곰곰 생각해 보면 금방 답이 나옵니다.” 정말 흥미있게 묻고,들었던 담소를마치고 연구실을 나서면서 문득 한 젊은 사회학자의 말이 떠올랐다.“모든 담론이 완성을 지향하는 미완의 논의일진대,이런 점에서 선대의 이론을 뒤집는 모든 탐구와 모색은 선현에 대한 가장 값진 추앙이다.” 심재억 기자 jeshim@
  • [시론] 누가 이 엄마에게 돌을…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위대한 성현으로서 예수의 인상 깊은 가르침을 기억한다.안식일에 밀이삭을 훑어 먹은 그의 제자들을 비난하는 교조주의자들에게 던진 한 말씀.“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다.” 더불어 맹자를 읽을 때 감명 깊었던 구절을 떠올리게 된다.양혜왕이 올바른 정치에 대한 가르침을 청하자 특유의 비유법으로 맹자는 가르치셨다.사람을 죽이는 데 지팡이나 칼로 하는 것이 다른가,칼이나 정치로 하는 것이 다른가,지팡이로 죽이든 칼로 죽이든 또 정치로 죽이든 사람을 죽인다는 것에 있어서는 같다는 말씀이다. 하물며 오늘날에 이르러 법과 제도와 관습과 정치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를 새삼 물어야 하는 현실이 답답할 따름이다. 여기 한 엄마가 있다.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홀로 어린 두 딸을 3년 간 키웠다.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났다.인생을 함께할 자신의 배우자인 동시에 두 딸의 아빠가 되어줄 사람이었다.그런데 새로 만난 아빠와 아이들은 성이 달랐다.아이들이학교에 가면 듣게 될 “너는 왜 아빠하고 성이 달라?” 무심코 던지는 말들이지만 어린 마음에 상처가 되고 그늘이 될 이야기였다.얼마나 긴 시간을 고민했을까.결국 허위로 딸들의 출생신고를 했고,아이들의 입학 과정에서 경찰에 적발되었다. 호적조작(공정증서부실기재)이라는 죄명이 붙고,자신의 직책을 남용했다는 비난도 있다.일단 이 비난을 수긍하더라도 우리는 물어야 한다.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개인의 존엄을 존중받고 싶다면 누가 무엇이 이 엄마를 그렇게 몰고 갔는지 모두 아파하며 되돌아보아야 한다. 올해 초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는 재혼가정의 행복할 권리를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한 바 있다.그 때 아이들을 데리고 재혼한 여성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이 있었다.전혼 자녀를 데리고 재혼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으나 아빠와 성이 달라 고통받는 아이를 지켜보는 심정을 이야기하며 그 여성들은 이야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 그런데 현행법과 제도와 관습이 수많은 재혼가정과 한부모가정과 비혼모가정의 평화를 짓밟고 있다. 가정문제에 관한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내담자들을 수도 없이 만나게 된다.아이를 사망신고하고 다시 출생신고하는 방안을 너무 절실하게 물어오는 그들에게 그것은 법을 어기는 것이어서 권할 수 없다고 대답해야 하는 심정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호적조작이라는 위법을 감행한 엄마는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 것이다.그이를 그렇게 몰아간 것은 다름 아닌 법과 제도이며 좀더 분명하게 말하면 재혼가정 자녀의 성과 본을 바꿀 수 있는 길을 터 놓은 ‘친양자 제도’를 포함한 민법개정안을 몇 번의 회기 동안 한 번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은 국회이다.이들이 현행 민법 가운데 가장 독소조항인 호주제의 폐지를 담고 있는 법무부 민법개정안을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나아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 책임을 나누어 져야 한다.왜냐하면 저들은 바로 우리가 선출한 국회의원들이기 때문이다.구성원에게 편법과 위법을 강구하도록 만드는 사회에 우리 모두 책임을 느껴야 할 것이다. 덧붙이고 싶은 것은 재혼한 새 아버지의 성을 따를 수 있도록 하자는 것도 사실은 하나의 과정이라는 점이다.‘아버지’만 성을 물려줄 수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불합리하다.자녀는 부모의 사랑의 결실이므로 궁극적으로는 아버지의 성이든 어머니의 성이든 선택적으로 따를 수 있는 법적 개정을 이루는 것이 시대적 요청일 것이다. 곽 배 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
  • 성고문 피해자·교수 권인숙씨 군부대 성폭력 실태조사 나서

    ‘부천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이자 여성학자인 권인숙(39) 명지대 교수가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함께 군부대 성폭력 실태조사에 나선다.국가인권위는 군대 성폭력 실태조사의 용역을 공모,한국성폭력상담소를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권 교수는 성폭력상담소의 연구자문위원을 맡고 있으며 이번 조사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한다.이들은 다음달부터 내년 1월말까지 현역병과 제대병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뒤 실태보고서를 제출한다.권 교수는 “군대 성폭력은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권 교수는 미국 남플로리다주립대에서 여성학 교수로 재직하다 귀국,지난 2월 명지대 교육학습개발원 교수로 부임해 여성학을 강의하고 있다. 구혜영기자 koohy@
  • ‘비혼모가정의 법적권리’ 심포지엄

    한국가정법률상담소(소장 郭培姬)는 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상담소 6층 강당에서 ‘비혼모에게 인권은 있는가-비혼모가정의 법적 권리와 복리’를 주제로 창립 47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갖는다.(02)780-5688.
  • 바람난 사회

    우리 사회는 ‘바람난 사회’인가. 가정주부의 일탈,남편의 외도….얼마전 끝난 드라마 ‘앞집여자’의 시청률이 30%에 이르고,영화 ‘바람난 가족’이 100만명 관객을 동원하는 등 ‘바람’이 문화계의 담론으로 이미 대두돼 있지만 이 ‘바람’이 법원 통계로 확인돼 충격을 던지고 있다.곳곳에서 남녀의 불륜과 외도가 일상화되면서 삶의 기둥인 가정의 행복이 위협받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특히 여성들의 ‘일탈’로 인한 이혼이 급증해 전통적인 여성의 성윤리가 급변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이혼소송 하루 130건 23일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03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이혼 소송의 사유 가운데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49.3%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 됐다.특히 여성 배우자가 불륜으로 이혼소송을 당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불륜으로 이혼소송을 당한 여성은 지난 2000년 4747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6198명으로 늘었다.2년새 무려 30.5%나 급증한 것이다.이혼소송 이유를 볼 때도 남성의 경우 불륜이 48.7%였지만 여성은 50.2%로 오히려 높았다. 결혼 3년 미만인 부부가 낸 이혼소송 비중은 98년 40.4%이던 것이 2000년 42.8%,2001년 46.6%에 이어 지난해 49.5%로 증가했다.신혼부부의 가정파탄이 뚜렷해진 것이다.지난해 전체 이혼소송은 4만 7500건으로 2001년 4만 9380건보다 1880건 감소했다.하루 평균 130쌍이다. ‘남성의 전화’ 이혼상담소 이옥(53·여) 소장은 “10년 전만 해도 거의 없었지만 요즘은 한달 300건 정도되는 외도 상담 가운데 여성이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말했다.한국가정법률상담소 조경애 상담위원도 “배우자 부정 행위가 이혼의 주 원인이며 아내의 부정 때문에 이혼을 상담하는 경우는 20대와 30대 초반 부부 사이에서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 ●인터넷이 불륜 부추긴다 가정상담사들은 불륜이 싹트는 최대의 공간이 인터넷이라고 말한다.‘채팅이 이혼율을 높인다.’는 것이다.남편에게 불만이 많은 여성들이 일종의 탈출구로 채팅을 하다 ‘잘못’을 저지른다는 지적이다. 서울에 사는 김모(30)씨는 올초 채팅으로 20대 대학원생을 만나 성관계까지 갖고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다 남편(33)에게 들통나 결국 이혼했다.서울에 사는 결혼 3년째인 박모(28)씨는 남편 이모(28)씨가 채팅을 통해 여고생들과 교제하는 것을 알고 넉달 만에 이혼했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결혼 5년째인 이모(33)씨는 남편의 사업 실패와 나쁜 술 버릇 때문에 불화를 겪다 30대 유부남을 만나 이혼을 준비중이다.남편이 8년 연상의 술집 주인과 사귀며 이혼을 요구한다거나 남편이 다른 여자와 사귀며 집을 나가 1년반 동안 들어오지 않는다는 상담도 있다. 이혼사건을 맡고 있는 판사·변호사들은 젊은이들이 결혼을 쉽게 생각하는 게 이혼 급증의 주요인이라고 지적한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조경애 상담위원은 “요즘 결혼하는 세대들은 중년 부부의 이혼을 보면서 결혼 모델을 상실해 가정에 대한 책임감이 많이 엷어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서울가정법원 정상규 판사는 “우리나라가 세계 제2위의 이혼국가이지만 이혼에 대한 사회·문화적 인프라가 전혀 형성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은주 이두걸기자 ejung@
  • 여의도는 지금 ‘배반의 계절’

    #장면1 23일 오전 민주당 기자실은 술렁였다.지난해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의 1등 공신이었던 유종필 전 후보공보특보가 ‘반노’(反盧)의 기치를 내건 민주당 대변인으로 전격 임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내년 총선 때 서울 관악을에서 통합신당측 이해찬 의원과 일전을 앞두고 있는 유 대변인은 곧 기자실에 나타나 “대선 이후 청와대쪽과는 교류가 없었다.”고 ‘진로 변경’을 분명히 했다. #장면2 지난 19일 통합신당의 원내대표 선출행사에 앉아 있는 박양수 의원은 외로워 보였다.다른 참석자들은 앞줄에 나란히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지만,민주당 구주류 출신으로 신당참여를 선언한 박 의원은 친한 사람이 없어서인지 멀찌감치 뒤에 떨어져 자리를 잡았다.그를 발견한 의원들이 “앞으로 오라.”고 여러 차례 권유했지만,박 의원은 “괜찮다.”고 한사코 사양했다. ●정치성향과 다른 진로 선택 여의도는 지금 ‘변신’의 계절이다.친노(親盧) 성향 정치인들의 통합신당 창당으로 민주당이 둘로 쪼개지면서 원래 성향과는 정반대의 진로를선택한 의원들이 속출,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고 있다. 먼저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만든 민주당을 박차고 나가 통합신당을 만든 정치인 중에는 친(親) DJ 인물이 적지 않다.범동교동계로 분류되는 의원만 해도 박양수 의원 외에 정동채·배기선 의원이 있다.DJ 정부에서 국방장관 및 국정원장을 역임한 천용택 의원과 교육부장관을 지낸 이해찬 의원,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일한 이강래 의원,경제부총리를 지낸 강봉균 의원,문화부장관을 지낸 김한길 전 의원도 신당으로 간 사람들이다. DJ에게 “연어가 되겠다.”며 충성심을 과시했던 송석찬 의원도 신당행을 택했다.대선과정에서 반노 입장을 보였던 김명섭·송영진·김덕배·설송웅 의원이 신당에 합류한 것도 눈길을 끈다. 반면 대선 때 노 대통령 만들기에 일조했지만 신당을 외면하고 민주당 잔류를 택한 정치인들도 적지 않다. 조순형·추미애 의원은 대선 때 각각 공동선대위원장과 국민참여운동본부장으로서 공신 역할을 했지만,지금은 반노파의 선봉장으로 민주당을 사수하고 있다.대선 때 노 대통령을적극 도왔던 김상현·김경재 의원과 대통령당선자 대변인을 지낸 이낙연 의원도 당 잔류를 택했다. ●17대 총선 위한 고육지책 ‘변신’의 옷을 갈아 입은 이들은 하나같이 “소신에 따른 선택”이라고 강변하고 있다.하지만 줄곧 비슷한 노선을 걸어온 정치인들이 하루아침에 정반대로 갈리는 현상은 정치인 스스로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이다.중도파였던 김근태 의원이 3일간 단식 후 돌연 신당행을 밝혔을 때 같은 재야 출신으로 오랜 세월 가까이 지내온 김영환 의원이 “나는 선배님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의아해한 것이 단적인 예다. 결국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지역구 민심과 정치적 계산에 따라 진로를 선택했다는 관측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이와 함께 각 당에서 고위당직이나 정부관료직,전국구 상위순번 등을 보장받고 진로를 정했다는 얘기도 무성하다.특히 민주당쪽에서는 “신당에 간 사람 중에는 검찰에 개인비리가 걸려 어쩔 수 없이 소신과는 정반대의 선택을 한 경우도 있다.”는 미확인소문도 나돌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
  • [나의 건강보감]한국 性의학 개척자 최형기 교수

    ●의대시절 테니스와 인연… 구력 34년 우리나라 성의학(sexology)의 개척자 가운데 한 사람인 연세대 의대 최형기(58·영동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그는 테니스를 좋아한다.세미나나 학회 일로 지방엘 갈 때도 자동차에는 라켓과 운동화가 실려 있다.짬만 나면 테니스장으로 달려갈 요량이다.그의 전공 과목인 비뇨기과도 사실은 테니스와 무관하지 않다.“제가 70년도에 의대를 졸업했는데,당시만 해도 비뇨기과를 선뜻 지망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어요.성병이나 고치는 곳으로 잘못 인식돼 있었거든요.그런데 내 판단기준은 달랐어요.여유롭게 테니스도 칠 수 있고,그러면서 개척의 여지가 많은 곳이 어딘가를 살폈지요.” 그렇게 해서 그는 비뇨기과를 선택했다.당시 비뇨기과는 환자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일이 많지 않아 테니스를 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미개척 분야라는 점도 한몫했다.그는 이후 34년의 구력(球歷)을 쌓아오고 있다. 테니스 치고 싶어 비뇨기과를 전공한 덕분에 그동안 쉬쉬하던 수많은 비뇨기질환을 치료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등 ‘한국 성의학의 개척자’ 대열에 끼게 됐다.지난 83년에는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발기부전을 치료하기 위해 임포텐츠 수술을 시작했는가 하면,85년에는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에 역시 국내 처음으로 성기능장애클리닉을 설치했다.주변에서는 “대학병원에 이런 거 설치해도 되나.”라며 떨떠름해 했지만 그는 “인간적인 의학의 시도”라고 맞섰다.그의 정력적인 활동으로 98년에는 아시아 성의학회가 창립됐으며,순수 생약제제로 조루증 치료제를 발명하기도 했다.그는 “이런 성취가 건강해서 가능한 일이었고,건강은 테니스가 준 선물”이라고 했다. ●생약제제 조루증치료제 세계 첫 개발 그가 테니스를 처음 시작한 건 연대의대 예과 시절.체육시간에 라켓을 잡아본 것이 계기가 됐다. 그 전에 경기도 안성에서 중학교를 다닐 때 잠시 연식 정구를 맛보긴 했지만 테니스와는 달랐다.그러다 공부 때문에 한동안 놨던 라켓을 졸업후 인턴이 된 뒤에 다시 들었다.“테니스가 좋았어요.땀흘리는 운동이어서 건강을 다지는 건 기본이고,직업상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릴 수 있다는 게 매력이었죠.” ●“스트레스 풀고 어려운 수술 너끈히” 몰두하면 뭔가 이뤄내는 게 세상의 이치다.테니스에 미친 덕에 그는 벌써 70년대 초반에 전국 의사테니스대회를 석권했고 해군에 입대해서는 해군 대표로 활약했다.그러더니 금세 의사들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전국 아마추어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아마추어 전국대회 2,3위를 차지한 것도 여러 번이다.“미국 유학 때도 그랬고 군에 있으면서도 틈만 나면 테니스를 쳐댔어요.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제 경우 테니스로 스트레스를 풀고 몸의 컨디션을 유지하면 어렵겠다 싶은 수술도 아주 잘 되곤 해요.당연한 얘기지만 스트레스를 술이나 담배 등으로 감당하는 것과 운동으로 푸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 아니겠어요?” 그는 국내 성의학을 일군 의사다.그에게서 듣는 테니스의 효용론은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저를 찾는 환자는 누구든 운동부터 하라는 권유를 받습니다.꼭 테니스가 아니라 조깅이나 등산,자전거타기 등 하체를 단련하는 유산소운동이면 뭐든좋습니다.그렇게 해서 변화를 체험하면 그때부터는 운동이 ‘즐거운 중독’이 되는 겁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운동은 제쳐두고 혐오스러운 스태미나식만 찾는 왜곡된 정력문화를 못마땅해 했다.“운동이야말로 가장 쉽고 간단한 정력제인데,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이런 방법을 외면합니다.” 테니스 덕으로 자신의 생체 연령이 열살은 젊을 것이라는 그는 테니스를 ‘재미있어서 오래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했다.“재밌어요.지금도 가능하면 단돈 만원이라도 걸고 시합을 하는데,더 진지하게 운동을 하게 되더라고요.내가 지면 상대방이 좋아해서 좋고,이기면 최선을 다한 보답이어서 좋고요.그렇게 여러 사람과 어울리다 보면 인격 수양도 되는 것 같아 흡족합니다.” 고건 국무총리를 비롯,정몽준·박근혜 의원과 이명박 서울시장,임창열 전 경기지사 등 그가 테니스장에서 만난 사람은 셀 수 없이 많다. 테니스 말고 그가 즐기는 여락은 바둑.공인 아마3단인데,공인받은 게 오래 전이어서 지금은 ‘강 4단,약 5단’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바둑을 여락으로 삼다 테니스를 좋아하는 윤기현 9단과 막역한 사이가 됐는가 하면 ‘돌부처’ 이창호 9단을 테니스에 입문시킨 이도 바로 최 교수다. ●이창호 9단에 테니스 입문시키기도 “뛰어라.뛴 만큼 강해진다.” 담배는 아예 입에 대지 않았으며 환자 진료를 의식해 술이래야 맥주 한 두잔을 마실 뿐이지만 건강한 삶,자신있는 삶을 일구는 데 일가를 이룬 그의 건강론은 너무나 평범했다.“뛰는 모든 운동이 다 건강에 좋겠지만,성 기능과 관련해 제게 비방이 없느냐고 묻는 많은 사람들에게 제가 한 말을 똑같습니다.테니스는 물론이고 축구,농구,태권도,수영,체조와 골프가 다 좋다.이런 운동이 회음부의 근육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다.단,어떤 운동이든 즐겁게,오래 해야 한다.나도 테니스를 30년이 넘도록 하고 있지 않은가.”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강성남기자 snk@ ■최형기교수의 테니스 건강론 최형기 교수의 ‘테니스 건강론’은 ‘테니스 신봉론’의 다른 이름이다.이창호 9단에게 “나이 40∼50쯤 되면 내가 테니스를 권한 뜻을 알 것이다.”는 ‘건강화두’를 남길 정도로 테니스의 효용을 신봉한다.일상적으로 주어지는 스트레스를 즐겁게 해소하는 것은 물론 비만으로 위협받는 성인들에게 운동,특히 테니스는 어떤 보약보다도 좋은 운동이라는 것이다. 물론 초창기에 팔관절에 통증이 오는 엘보를 겪기도 했지만 6개월 가량 페이스를 늦춰 극복해 냈다. 체중 75㎏인 사람이 한 시간에 최고 480∼490㎉의 열량을 태우는 테니스는 확실히 좋은 운동이다.게다가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운동이어서 사교의 폭을 넓힐 수도 있으니 꿩먹고 알먹는 격이다. 한창 젊었을 때는 틈만 나면 테니스장으로 달려 나가곤 해 아내 눈치를 안살핀 건 아니지만 “내가 건강해 내 일을 충실하게 하는 것만큼 더 가정적인 배려가 있겠느냐.”며 설득했고,지금은 오히려 아내가 그의 건강을 고마워할 정도다. 그렇다고 그가 가족과의 단란을 등한시하는 건 결코 아니다.특별한 일이 없으면 거의 매일 아내와 1시간 정도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눈다. 진솔한 삶의 단면이기도 한 이런 부부애의 저변에는 ‘금실(琴瑟)의 운동’인 테니스의 위력이 숨어 있다. 얼굴에서 쉰여덟 나이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그는 “몸이 건강하면 생각이나 판단이 바르고 긍정적이며,그런 마음가짐이 바로 건강한 삶의 전제”라며 “이렇게 말하면 이상할지 모르나 테니스는 비뇨기과라는 내 전공과목과 함께 나를 지지하는 두개의 버팀목”이라고 했다. 대한테니스협회 김웅태 과장은 “정해진 시간 동안 필사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축구 등과 달리 경기 중에도 스스로 체력을 안배할 수 있어 노약자나 여성,어린이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으며 하체를 비롯한 전신 근력 강화와 인체의 유연성,순발력을 길러주는 격조있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기자
  • “뜻있게 살던사람 역사가 재평가”한통련인사들 만난 DJ 對北송금 수사 불만 비쳐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일 서울 동교동 자택을 찾은 재일본 한국민족통일운동연합(한통련) 인사들과 30년 만에 만나 과거 해외민주화운동 등에 관해 담소하며 감회에 젖었다. 김 전 대통령은 한통련 양동민·곽수남 부의장,김정부 기획실장,손마행 사무총장이 30년 전 도쿄 납치사건 후 자신의 구명운동에 앞장섰던 데 대해 감사의 뜻을 밝혔다.곽동의 한통련 의장은 협심증으로 불참했다. 30분에 걸친 면담에서 김 전 대통령은 “미국·일본·유럽 교포들이 민주화투쟁을 끊임없이 해왔다.”며 “필리핀 아키노 상원의원을 만났더니 필리핀 민주화 시위 당시 우리 교포들이 시위참여 인원을 채워 줬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교류가 획기적으로 증진됐다.”면서 “과거 뜻있게 살았던 사람들이 생전에 평가를 못받고 역사속에서 재평가를 받은 경우가 많다.”고 말해 대북송금 수사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나타냈다. 김 전 대통령은 양 부의장이 “앞으로 정치발전에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하자 “정계은퇴한사람인데…”라며 말끝을 흐리면서도 “나라가 잘 되려면 국민이 훌륭해야 하고,(대통령이)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정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연기자
  • ‘부천 성고문 피해’ 권인숙씨 강단에/ 명지대서 여성학 강의

    “한국 여성의 문제는 한국에서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에 돌아왔습니다.이제 학생들과 열심히 공부하는 일만 남았어요.” 지난 86년 경기 부천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인 노동운동가 권인숙(39)씨가 명지대 교수로 돌아왔다. 권씨는 94년 여성학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 미국 클라크대에서 ‘군사화된 여성 의식과 문화’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남플로리다 주립대의 여성학 교수로 재직했다. 권씨가 지난달 25일부터 가르치고 있는 여성학 과목은 ‘여성과 현대사회’‘결혼과 가족’.그는 “오랜만에 한국 학생들을 만나 한국말로 강의하게 돼 신이 난다.”면서 “미국에 있으면서도 늘 한국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권씨는 최근 한국의 군사주의 문화를 다룬 ‘군사화된 여성의 의식’과 한국에서 일하는 조선족 여성에 관해 연구한 ‘세계화속 여성이 살아온 경험’에 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한국 여성학계가 크게 성장했다고 지적한 권씨는 “성폭력 상담소 등 여성 단체의 활동이 활발해진 것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80년대를 떠들썩하게 한 ‘성고문 사건’을 모르는 젊은 제자들도 많지만,기회가 되면 “그 경험도 녹여서 강의하고 싶다.”고 했다. 노동운동가나 투사의 이미지를 벗고 이제 여성학자로 인정받고 싶다는 권씨는 “앞으로 후학을 양성하는 데 노력을 다하는 학자로 남고 싶다.”고 밝혔다. 연합
  • 메트로 플러스 / 여성전화 상담원모집

    인천시여성복지관은 여성긴급전화 ‘1366’ 상담원 9명을 8∼20일 공개모집한다.자격은 운전 및 PC활용이 가능하고 여성긴급전화·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에서 유급 또는 무급 자원봉사원으로 1년 이상 상근 경력자이어야 한다.또는 사회복지사 3급 이상 자격증 소유자 및 1년 이상 사회복지사업에 종사한 경험자다.(032)434-6436.
  • 2003 베스트브랜드 경영대상 / 20·30대 인기있는 멀티패션 아이스카페

    ● YES엔터테인먼트 ‘2B Free’ 예스 엔터테인먼트는 아이스크림 수입판매 및 캐릭터 개발,카페 사업을 하는 회사다.이 회사가 운영 중인 ‘2B Free’는 아이스크림과 베이커리 케이크,커피 등의 기능을 합한 형태의 멀티패션 아이스 카페.20∼30대의 기호에 맞춰 ‘만남의 장소+가벼운 음식’을 제공하고 있어 젊은층에 인기다.이곳에서는 회사가 수입한 유기농 또는 천연원료를 사용한 슈퍼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인 레인보우와 케이크가 나온다.또한 유럽의 고급 카페에서 맛볼 수 있는 디저트 아이스크림과 유럽 레스토랑 및 베이커리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베이커리 케이크도 담소를 하면서 즐길 수 있다.
  • 불륜시대 / ‘아내 외도’ 부추기는 사회?

    “요즘 애인없는 사람이 어딨어요?”라거나 “애인없는 사람이 바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이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다면 “나는 시대에 뒤떨어졌나?”라는 생각에 우울해질지도 모르겠다.‘외도’하는 사람이 부러워서가 아니라 ‘세상과의 괴리감’ 때문이다.그 ‘괴리감’은 주부들의 열등감을 자극한다.최근 텔레비전과 영화에서 온 가족이,온 동네가 함께 불륜에 빠져드는 시추에이션이 전개되면서 소문 속에 흘러다니던 여성들의 ‘바람’이 마치 기정사실로 뿌리내릴 판이다.현실을 반영했느냐,상상이 현실을 잠식하느냐.이를 단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그러나 현실이라기보다는 일탈을 바라는 사람들의 심리가 숨겨졌음은 더 말할 필요도 없겠다. 미국의 진화 생물학자 올리비아 저드슨 박사는 ‘모든 창조물에게 주는 타티아니 박사의 섹스 어드바이스’란 책을 통해 “동물의 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제도가 일부일처제”라고 말했다. 그래서 일까.최근 이혼의 증가는 물론 아예 독신과 저출산 등 일련의 현상을 두고 ‘결혼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 시작됐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이혼통계에 의하면 남녀가 배우자의 외도와 부정으로 이혼에 이르는 비율이 전체 이혼자의 40%를 넘는다.대부분 성격차이로 틈새가 벌어지지만 결국은 배우자의 외도가 가장 큰 이유라 한다.‘남편의 외도’뿐 아니라 최근에는 ‘아내의 외도’도 이혼의 사유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 시대,남성들의 전유물 정도로 인식됐던 외도가 이제는 여성들에게도 ‘금기’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물론 이는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부부간에는 ‘신뢰’ 즉 ‘정조의 의무’가 깨어져서는 결혼이 유지될 수 없다는 명제만은 흔들림없다는 또다른 방증이기도 하다. ●현실을 반영하나,허구가 현실을 잠식하는가 56년 발표된 영화 ‘자유부인’은 대학교수 부인이 춤바람으로 가정을 버린다는,당시로는 파격적인 내용이었다.그래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용납될 수 없는 죄악’으로까지 지탄받았다. 이른바 ‘불륜’을 담기 위해서는 ‘가정이 있는 여성이 왜 남편아닌 사람과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었는가.’라는 나름의 ‘타당성’을 담아야만 했고,결론은 비극적이어야만 했다.이는 40년간이나 계속됐던 ‘불문율’이었다.그리고 96년,드라마 ‘애인’은 가정을 가진 두 남녀의 ‘뒤늦은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그러나 이 드라마는 정작 불륜시비로 국정감사장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고,‘드라마소재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토론회를 열게 할 만큼 사회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어쨌든 그후 “요즘,애인없는 주부가 없다더라.”는 확인되지 않는 소문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2003년 여름,‘불륜’은 새로운 양상으로 나타났다.텔레비전 드라마 ‘앞집 여자’는 온 동네에 감염된 ‘바람’을 그리고 있다.“불륜은 비타민”,“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집안일도 바람도 척척 해낸다.”는 신종 ‘슈퍼우먼’이 등장한다.영화 ‘바람난 가족’은 남편과 아내는 물론 시어머니까지 모두 바람이 났다.‘불특정한 여성들’이 아닌 ‘내 아내와 어머니’의 바람이 그려진 이 영화는 가족해체의 또다른 표현이다. 이젠,결혼 후 새로운 사랑을 알게 된다해도 더이상 가슴조이며 아쉬워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어차피 생활에는 ‘활력소’가 필요하고,잠깐의 외도는 죄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도출될 판이기 때문이다. 하긴,여성들의 ‘바람기’에 불이 붙기 전,우리 사회는 도덕적이었나? 기혼남성들의 20%정도가 외도를 한다는 통계는 91년,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간통의 실태와 의식조사’에서도 나왔고 최근 한 불륜관련 인터넷사이트의 조사결과로도 입증되는 수치다.오히려 지나치게 낮게 파악된 통계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이런 통계도 있다.2001년 한국가족학회가 전국 15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족문화에 대한 인식조사’에 의하면 남성은 15%,여성은 3%가 ‘외도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또 남편이 외도한 적이 있다고 말한 여성은 16%,아내의 외도를 경험한 남성도 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도,즉 혼외관계란 성적인 관계를 포함한다.‘성적 요소가 없는 경우에는 부부관계에 미칠 불안전성이나 배신의 의미가 적기 때문이다.’고 ‘혼외관계의 이해’란 책에서경북대 전귀연 교수는 쓰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불륜’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현실에서 ‘바람난’ 여성을 찾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 ●집안은 너무 갑갑해 남편이 전문경영인이라는 한 30대 후반 여성은 “남편이 해외출장을 가면 가끔 호텔 나이트클럽으로 놀러간다.자연스럽게 어울려 술 한잔하고 이야기 나눈다.그렇게 이상한 눈길로 볼 것 없다.정말 ‘바람쐬는 것’이다.그 이상은 없다.”고 말했다.“가정에 아무 문제도 없지만 시간없는 남편만 바라보고 불만에 젖어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잠깐의 ‘외출’로 가정을 깰 생각은 더욱이 없다고 말하는 여성들 중에는 드라마에서처럼 ‘활력소’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30대 중반의 한 여성은 “서로 명함을 주고받다보면 교수나 변호사 등 서로 이야기가 될 만한 사람들이 많다.부부이기 때문에 하지 않는 이야기들도 자연스럽게 나누게 된다.그렇게 내 스트레스도 씻어내고,또 남편의 문제도 객관적으로 보게되는 등 오히려 남편을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더라.”고 말했다.그렇게 만난 사람들과 ‘애프터’는 없느냐는 질문을 어렵게 했더니 “뭘 그리 어려워하느냐?”는 듯 스스럼없이 말했다.“가끔,가끔이지만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그리고 한두번 밥을 먹기도 했다.” 아내의 외도를 호소하며 상담소를 찾은 한 남성(39세)에게서는 달라진 세상사의 한 예를 볼 수 있었다.“아내(37세)가 얼마전 부터 남자를 만나고 있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다.화가 나서 따졌더니 아내는 잘못을 빌기는커녕,오히려 큰소리다.집안일도 깔끔하고 아이들 뒷바라지도 잘 하는데 잠깐 바람쐬는 것도 안된다면 이혼하자고 한다.아이들을 위해서도 이혼은 원치 않지만 이런 아내를 내가 영원히 용서하고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더욱이 아내가 먼저 이혼하자니 배신감을 느낀다.” ●해체되는 가족속의 여성들 옷가게를 운영하는 40대 중반 여성은 “일에 묶여서 지내지만 나를 위해 가끔 즐긴다.”고 말했다.‘즐긴다.’는 단어의 묘한 어감 때문에 다시 물으니,이혼을 원하거나 남편에 대한 불만을 본격적으로 터뜨리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고등학생 아들의 뒷바라지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내 관리는 내가 한다.남편에게 기대할 것도 아니고,더욱이 아이들에게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라고 기대할 것도 없다.”라고 말했다. 40대 후반의 한 여성은 여고 동창들과 ‘일요등산회’를 구성했는데,몇 주 전부터 그 모임에 남성들이 동행하고 있단다.“우연히 등산길에서 만난 이후 일요일마다 함께 등산한다.회사에서 뒷전으로 밀렸다는 50대들이라 이야기가 통한다.남자들처럼 젊은 애들과 노느라 돈드는 것도 아니고,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기분전환을 하는 것인데 문제될 것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러다 친구들 중,무슨 문제가 생기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긍정했다. 그러면서 덧붙였다.“내가 새댁일 때,우리 동네에 꽤 부잣집 부인이 바람이 났었어.집공사를 했는데 글쎄,도배장이와 눈이 맞았다던가.결국 그 부인이 자살했는데 그때만해도 ‘늙은 여자의 더러운 욕망’이라고 손가락질을 해댔거든.그런데 지금 내가 그 나이가 되니까 그 부인이 바람난 게 아니라 외로움 때문에 사람이 그리웠던 것 같아.돈 좀 번다고 유세하면서 아내를 무시한 남편과는 이미 마음의 담이 높지,아이들은 걔들 나름대로 바쁘지,이럴 때 아마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생겼던 모양이야.이젠 이해가 돼.” 가정기능의 약화는 진작부터 논의됐었다.그래서 이를 여성들의 ‘숨겨졌던 바람기’로 보기보다는 가족해체 현상의 한 단면으로 봐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2001년,한국여성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부산 신라대 공미혜 교수는 15명의 외도하는 여성을 면접,조사결과를 통해 “과거에 비해 여성들이 외도에 대해 관대해진 것은 사실이다.심지어 가부장 중심의 결혼생활에 대한 도전,혹은 능동적 성적주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으로까지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성들은 혼외관계를 낭만적인 사랑이라고 생각하며 상대남성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만으로 자기도취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보고,남성들의성적 접촉과는 차이가 있음을 지적했다. ●행복한 가정에 외도없다 대한 가정법률복지상담원 양정자 원장은 “그전보다 여성들의 생각과 사회적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그것은 특별한 일이기 때문에 화제가 된다.”고 확대해석을 막았다.남편의 외도가 아직도 이혼상담소를 찾는 대부분 여성들의 고민거리라는 것이다. 한편 정신과 전문의 김병후 박사는 “경제적으로나 부부관계에서 아무 문제없는 가정의 부인들이 바람이 났다는 말은 모순.”이라고 말했다.외부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고,그들 스스로도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외도의 경우,대부분 ‘복수성 외도’라 한다.배우자에 대한 불만을 풀지못한 채 부부갈등의 절망적 선택,마지막 출구로 외도를 택한다는 것이다. “현실에서의 외도는 영화처럼 그렇게 잠깐 스치고 지나가지 않는다.외도를 선택했을 때,부부관계가 그만큼 피폐해졌기 때문에 외도를 그만둔다고 하더라도 상처는 깊게 남는다.”고 경고했다.결코 바람이 ‘생활의 활력소’가 될 수 없음을,중년여성들이 꿈꾸는‘메디슨카운티의 다리’는 허구에 지나지 않음을 강조했다. 허남주 기자 h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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