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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고속철·원전 참여 길닦아

    브라질 고속철·원전 참여 길닦아

    |브라질리아 진경호특파원|19일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국제 금융질서 개편을 위한 공조와 함께 양국간 통상·투자 확대 방안에 논의의 초점이 맞춰졌다. G20(주요 20개국) 금융정상회의를 통해 지구의 대척점에 있는 두 나라가 세계 금융질서의 개편을 주도할 트로이카로 자리매김한 것을 계기로 밖으로는 신흥경제국의 위상 확대를 위한 공동노력을 펼치고, 안으로는 전방위적인 통상·투자 협력을 통해 세계적 실물경제 위축의 난국을 돌파하는 파트너로서 손을 맞잡은 셈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리우데자네이루~상파울루~캄피나스를 잇는 브라질 고속철 건설 사업과 원전 건설 사업에 한국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는 데 역점을 뒀다.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겨냥해 리우~캄피나스 520㎞를 고속철도화하는 이 사업은 15조~20조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국가 프로젝트다. 정부와 관련업계는 이 가운데 철도차량 판매에 관심을 두고 있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고속철도를 자체 개발한 기술력을 갖춘 만큼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2030년까지 8기를 건설할 예정인 브라질 원전 사업도 우리의 공략 대상이다. 이 대통령은 1990년 이후 11기의 원전을 건설한 경험과 기술력을 갖춘 점을 들어 한국 기업의 진출을 요청했다. 두 정상은 브라질의 풍부한 자원과 한국의 기술력을 접목해 조선·철강부문과 석유화학·환경기술 등 녹색성장 사업분야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브라질산 바이오 에탄올 사용이 가능한 플렉스(Flex)형 자동차 공동 개발과 심해유전 공동개발, 브라질 농업연구청의 아시아 협력센터 한국 설치 등에도 합의했다. 한국 기업이 브라질 자원개발사업에 진출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수출입은행이 브라질의 철광석 수출회사인 발레(VALE)사에 10억달러 규모의 여신을 제공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수출입은행은 한국기업 참여를 조건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회담에서는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 등 4개국으로 구성된 메르코수르(MERCOSUR·남미공동시장)와 한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추진도 논의됐다. 한·메르코수르 FTA는 브라질 정부가 그동안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온 분야다. 이 대통령은 G20정상회의에서 브라질이 자유무역 의지를 강도 높게 천명한 만큼 이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이 끝난 뒤 이뤄진 정상오찬은 외교 의전상 찾아보기 힘든 뷔페식으로 이뤄졌다. 격식을 따지지 않는 두 정상의 외교 스타일이 이런 파격을 만들었다. 두 정상은 접시를 들고 장내를 오가며 양국 배석자들과 담소를 나눴다. 오찬사와 환영사도 원고 없이 즉석연설로 이뤄졌다. 한편 이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숙소에는 때맞춰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포르투갈 축구 영웅 호날두가 포르투갈 국가대표 동료들과 함께 머물러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jade@seoul.co.kr
  • [Zoom in 서울] 서울 쪽방촌 확 바뀐다

    [Zoom in 서울] 서울 쪽방촌 확 바뀐다

    서울시는 일명 ‘쪽방촌’에 사는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19일 2~4㎡의 작고 낡은 시설에 혼자 사는 노인 등 취약계층 등을 화재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에너지·난방시설을 새로 마련해 주는 등 ‘5대 쪽방촌 개선 종합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현재 영등포구 영등포동 등 5개 지역 291개 건물의 3557개의 쪽방에서 3240명이 사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종합대책은 ▲화재 및 안전 ▲에너지·난방 ▲보건·의료 ▲생활편의시설 개선 ▲자존감 회복 및 자활지원 등을 주요 추진 내용으로 포함하고 있다. 우선 시는 겨울철을 앞두고 시급한 화재 안전대책과 에너지·난방대책을 올해 안으로 대부분 마무리하기로 했다. 화재예방을 위해 모든 쪽방에 화재시 고온을 감지해 자동으로 약제가 퍼지는 ‘자동확산 소화용구‘를 설치한다. 또 위급한 상황을 알릴 수 있는 비상 방송설비와 가스누설 경보기, 비상 조명등, 완강기 등의 안전시설도 설치하고 거주자 전원에게 휴대용 손전등과 방연 마스크를 지급한다. 이와 함께 시는 서울의료원과 보라매병원 등 3개 시립병원과 장애인치과병원이 함께 참여하는 ‘현장이동 종합진료실’을 주 1회 이상 운영, 결핵 등 전염성 질환과 치과 질환을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특히 내년에는 정신보건 전문요원 2명을 쪽방촌에 배치, 정신질환자와 우울증 환자·알코올 중독자 등을 치료하기로 했다. 시는 주거환경 개선도 지원한다. 교체가 요구되는 저효율 조명기기 1391개를 모두 절전형 형광등으로 바꾸고, 필요하면 불량전선 및 콘센트 교체 공사도 함께 할 계획이다. 교체나 수리가 필요한 출입문과 창문 502개는 한국에너지복지재단이 고쳐준다. 쪽방촌 내 공동 화장실 신축과 쪽방 상담소 내 세탁실에 세탁기와 건조기, 탈수기 등도 추가 보급한다. 게다가 쪽방촌 거주자 중 신용회복이 필요한 경우 행정안전부, 신용회복위원회,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등과 협조해 신용회복을 지원한다. 과거 경력을 감안, 체계적인 직업 재활도 교육하고 안정적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근로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거주자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공동작업장’ 설치도 검토한다. 이밖에 쪽방촌 거주민들의 자존심을 회복시켜 주는 ‘인문학 코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각종 자존감 회복 프로그램을 가동할 예정이다. 조인동 서울시 기획담당관은 “이번 쪽방촌 종합대책은 민선 4기 후반기 시정방향인 ‘생활시정’을 구현하는 방안 중 하나”라면서 “이미 발표한 ‘희망드림 프로젝트’와 함께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외계층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종로구, 노숙인 ‘따뜻한 겨울’ 돕는다

    도심 빌딩 사이로 불어 오는 차가운 칼바람에 몸도 마음도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거리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노숙인들이다. 종로구가 이런 노숙인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나섰다. 18일 종로구에 따르면 내년 3월15일까지 거리 노숙인 집중상담과 시설안내 등 ‘노숙인 보호 특별대책’을 마련했다. 현재 종로구 지역을 배회하는 노숙인 수는 시설입소자와 거리노숙인을 합쳐 100여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주로 종각역 등 지하철역이나 경희궁 공원, 원서 공원 등에서 무료급식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바람이 덜한 곳을 잠자리로 삼는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 구는 먼저 이들을 위해 ‘부랑인 및 노숙인 계도 상담반’을 운영하기로 했다. 상담반은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시설입소를 유도할 계획이다. 주간 1개조 3명, 야간 5개조 20명이 주5회 지하철 역사와 공원 등을 돌며 거리상담을 전개한다. 상담반은 노숙인 보호시설 입소 계도 활동을 벌인다. 이를 통해 장기노숙으로 인한 악취발생, 위생상태 불량 등 시민혐오 행위를 없애고 질병이나 음주 등으로 인한 사고도 줄일 계획이다. 또 관할 경찰서, 쪽방상담소, 노숙인 쉼터 등 유관기관과의 공조로 효율적인 보호대책이 될 수 있도록 업무연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밖에 노숙인 밀집지역인 지하상가나 지하보도, 공원 주변 등 시설물 관리기관과 함께 지도감독 및 청소활동, 월1회 방역소독 등 지속적인 정화활동도 하기로 했다. 노숙인 쉼터 입소 희망자는 중간쉼터(영등포 보현의 집)로, 입소를 기피하는 거리 노숙인은 서울역상담센터(365-0386) 및 브릿지상담보호센터(서소문공원 북쪽·363-9119) 이용을 권유할 방침이다. 음주 등으로 쉼터입소 곤란자는 재활쉼터인 비전트레이닝센터로, 여성·노인 등 시설 입소 곤란자는 특화쉼터, 알코올 중독과 정신질환 노숙인은 서울역앞 무료진료소로 안내하는 등 노숙인 겨울나기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로 했다. 이종백 주민복지과장은 “구는 효율적인 노숙자 보호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사회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노숙인들까지 보듬는 정책 실현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월드이슈] “우월한 문화 없어… 각국 뿌리 인정해야”

    [월드이슈] “우월한 문화 없어… 각국 뿌리 인정해야”

    |아비뇽 이종수특파원|‘아비뇽 포럼-문화, 경제, 미디어’에는 포럼 명칭에 걸맞게 세 분야의 명망가들이 운집했다. 문화·예술 분야의 경우 ‘연인’을 감독한 장자크 아노, 말리의 술레이만 시세 감독, 세계적 건축가 장 누벨 등이 참석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항공우주산업의 선두 주자인 프랑스 다소 그룹의 로랑 다소 부회장, 프랑스의 대표적 석학 자크 아탈리 등이 포럼장을 찾았다. 또 장 마리 콜롱바니 전 르몽드 발행인, 피에르 루에트 AFP통신 사장 등도 자리에 함께 했다. 이들 가운데 가장 많이 눈길을 끈 이는 브라질의 세계적인 작가 파울로 코엘료(61)였다. 포럼에 참석한 많은 이들이 앞다퉈 코엘료를 찾아와 담소를 나눌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프랑스 문화부의 초청으로 브라질에서 날아 왔다는 그는 약간 느릿한 어투로 “이번 포럼은 문화와 경제·미디어를 절묘하게 연결시킨 매우 중요한 행사”라며 “이제 문화도 개별 국가 차원의 발전이 아니라 이런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코엘료는 문화 다양성 협약과 관련,“문화에는 우월이 없다.”고 전제한 뒤 “모든 나라가 지닌 고유한 뿌리를 인정하고 서로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네스코 ‘영적 집중과 상호문화교류’ 프로그램 특별자문위원을 지낸 작가답게 “문화 다양성에 바탕해 서로 다른 문화가 교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문화다양성 협약에 반대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미국 시장환경의 차이 등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에둘러 대답했다. 대표작 ‘연금술사’(그가 건네준 명함에 적힌 이메일 주소도 연금술사( an alchemist)로 시작했다.) 등 그의 많은 작품이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하자 코엘료는 “한국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걸 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작을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쓰고 있는 작품은 없다.”면서 “언젠가 새 작품을 세상에 내놓지 않겠느냐?”며 특유의 느릿한 어투로 들려 주었다. vielee@seoul.co.kr
  • [관가 포커스] ‘대전청사’ 정부 3청사 맞아?

    정부대전청사에 일부 중앙기관 지방조직 이전을 앞두고 기존 입주기관들이 반발하는 등 정체성 논란이 일고 있다. 공간 부족과 함께 청사 조성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 17일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소에 따르면 내년 9월 코레일이 대전청사를 떠나면 빈 자리를 외청이 아닌 중앙행정기관의 소속기관(지방조직)이 입주할 예정이다. 코레일이 사용 중인 2동 6~17층, 약 1만 3860㎡(4200평)에 대전지방공정거래사무소와 충남지방노동위원회, 병무민원상담소, 문화체육관광부 불법저작물 상속단속대전반의 입주가 확정됐다. ●“청사 조성 목적에 맞지않다” 반발 그러나 기존 입주기관의 공무원들은 청사 조성 목적에 맞지 않고 ‘격’이 낮아진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중앙기관 소속기관이 대거 입주할 경우 ‘3청사’‘정부대전청사’라는 명칭이 무색해진다는 것. 이들은 특히 중앙기관 지방조직을 위해 마련해 놓은 지방합동화 부지는 10년째 방치되고 있는 점도 지적한다. 1998년 이전 당시 힘있는 기관들은 빠지고 힘없는 기관만 내려왔다는 논란도 재연될 조짐이다. 청사관리소는 당초 방위사업청 등 18개 외청을 대상으로 이전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3개 기관은 행정도시 이전 및 서울 잔류 확정을 이유로,5개 기관은 규모 문제 등을 들어 이전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무공간 확충 기대도 사라져 입주 기관들의 사무공간 확충 기대도 꺾이게 됐다. 대전청사에 입주한 각 청들은 10년간 직제 확대 및 증원에도 불구하고 적정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 왔다. 당시 4100여명이던 공무원은 2008년 6월 현재 4900여명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사무 공간 부족이 심각하다고 호소한다. 특허청은 공간이 부족해 콜센터를 외부로 내보냈고,3동에 입주한 병무청은 자체 회의실조차 없다. 이에 따라 특허청은 8개 층을 요청했고, 조달청도 2개 층 규모의 공간 필요성을 읍소하고 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Local] 생활한국어 길잡이 수첩 배부

    대구 달서구는 외국인 주민들의 한국생활을 돕기 위해 외국어로 된 ‘생활 한국어 길잡이 수첩’ 1200부를 제작해 배부한다고 13일 밝혔다. 베트남어와 인도네시아어, 영어 등 3가지 종류로 제작된 65쪽 분량의 수첩에는 실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생활회화를 비롯해 병원과 금융기관, 공공기관 이용 방법, 시내 정보 등이 수록돼 있다. 오는 18일부터 달서구청 종합민원과와 달서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 등 외국인주민 지원기관 및 단체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열린세상] 만인사제주의와 한국의 개신교 문화/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열린세상] 만인사제주의와 한국의 개신교 문화/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유학생 시절 한 미국인 교회에서 목격한 일화다. 주일예배가 끝난 후 교인들은 교회정원에 조촐하게 마련된 다과를 들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연신 쾌활하게 떠들던 한 중년남자에게 마침 나이 지긋한 담임목사가 다가왔다. 이 남자는 마치 오랜 친구를 대하듯 ‘헤이 존(Hey John)’하면서 목사의 어깨를 다른 한 손으로 감싸 안았다. 목사 역시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그 남자와 한 동안 어깨동무를 한 채 교인들과 어울렸다. 이 광경은 필자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다. 공개된 장소에서 목사의 이름을 존칭 없이 부르고 장난치듯 신체적 접촉을 나누는 모습은 생경함을 넘어 일종의 문화적 충격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권위에 가득 찬 근엄한 이미지의 성직자에 익숙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31일은 종교개혁 491주년이었다. 면벌부 판매를 비판하는 마르틴 루터의 ‘95개조’로 촉발된 종교개혁운동은 천오백년 동안 단일체제를 유지해 온 기독교 세계를 양분하였고 나아가 새로운 종교적 패러다임을 창출하였다. 당시 개혁가들이 가톨릭교회와 결별하면서 제시한 대안은 이신칭의론(以信稱義論)이다. 구원은 사제가 집전하는 성사참여를 비롯한 선행에서 연유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예수를 구세주로 인정하는 믿음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이 교리는 개혁의 대의명분이었고 오늘날까지 전 세계의 모든 프로테스탄트 종파가 신봉하는 으뜸의 원리다. 이신칭의론은 만인사제주의라는 또 하나의 중차대한 교리를 낳았다. 구원은 성직자의 도움 없이 개인의 독자적 믿음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므로 모든 인간은 이제 스스로 자신의 사제가 된다는 것이다. 이 만인사제주의는 결국 성직자와 평신도는 절대자 앞에서 영적으로 평등하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이는 기독교 역사에서 한 획을 긋는 혁명적 변화였다. 19세기말 서양 선교사들에 의해 전래된 한국의 개신교는 유례없는 기세로 성장해 왔다. 붉은 십자가가 서울 장안의 밤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고, 수 만 명의 신도를 뽐내는 화려한 초대형 교회가 즐비하며, 위험을 아랑곳 않는 강렬한 선교의 열기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오지와 변방에까지 뿜어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외적 성장에 골몰해 왔던 이 땅의 개신교가 프로테스탄티즘 본연의 정신을 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의 개신교 문화 속에 만인사제주의는 그야말로 낯선 이념으로 전락하였다. 한국의 개신교에서 성직자는 군림하고 있고, 이러한 양상은 다양하게 표출된다. 자신의 기도를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는 목회자를 손쉽게 발견할 수 있고, 엄연히 실정법을 위반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직자는 세속의 잣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시대착오적 발상과 집단적 이기주의가 일각에 도도히 흐르고 있다. 담임목사와 당회장 직은 그 흔한 재임용 절차도 없이 정년이 보장되는 것이 관례고, 많은 성직자들은 세금에 있어서 아직도 특별계급이다. ‘주의 종’에 대한 비판은 주제 넘는 태도로 간주되며, 그래서 이제는 고물이 된 권위주의가 교회에서는 여전히 건재하다. 요컨대 한국의 개신교 문화는 성직자와 평신도를 전혀 다른 부류로 구별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혁하고자 했던 대상을 오히려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으니 만인사제주의를 천명한 종교개혁의 취지가 이 땅에서는 그저 무색할 따름이다. 한국 개신교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실종된 정신을 이제 온전히 되살려야 할 당사자는 가르치는 입장에 서있는 목회자들 자신이다. 기득권에 안주하지 말고 신학대학에서 배운 바를 교회문화 속에 안착시키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담임목사의 이름을 부르면서 그 어깨에 팔을 걸치던 장면이 종교개혁 기념일을 맞이하여 자꾸 떠오른다. 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 전통 성규범 우선

    ‘간통죄 다음번엔?’ 헌법재판소가 30일 간통죄에 대해 네 번째로 합헌결정을 내린 것은 국민 대다수가 성에 대한 부부간의 성실의무 등 전통규범에 동의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앞선 세 차례 결정 때와는 달리 재판관 9명 가운데 합헌 4명, 위헌(헌법불합치 포함) 5명으로 치열하게 의견이 엇갈린 점을 고려할 때 시대변화와 과거 결정에서 나온 고민의 편린들이 반영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나아가 사상 처음으로 위헌의견이 다수를 이룬 터라 또다시 위헌 소송이 제기된다면 헌재 판단이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위헌 정족수에 육박하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입법부 차원에서 간통죄 폐지 또는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990년 9월 헌재가 6대3의 의견으로 첫 합헌결정을 내렸을 때는 한병채·이시윤·김양균 재판관이 “징역형만 둔 것은 필요한 정도를 넘어선 무거운 처벌로 기본권에 대한 최소 침해 원칙 등에 어긋난다.”며 위헌의견을 냈다. 이번 결정에서의 김희옥·송두환 재판관 의견과 어느 정도 맥락을 함께하는 것이다. 심지어 합헌의견을 낸 민형기 재판관도 “반사회적인 성격이 미약한 사례까지 처벌하는 것은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993년 3월 두 번째 결정에서는 앞선 결정을 그대로 인용했지만 2001년 10월 8대1로 합헌결정이 났을 때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이유로 하는 위헌의견이 처음 제시됐다. 권성 재판관이 “간통의 형사처벌은 애정과 신의가 깨진 배우자만을 사랑하도록 국가가 강제하는 것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인격적 자주성, 즉 성적 자기결정권을 박탈해 성적인 예속을 강제하는 것이며 존엄성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당시 합헌의견이 압도적이었으나 헌재는 입법부에 간통죄 폐지를 진지하게 검토하라고 권고하는 등 고심의 흔적을 드러냈다.▲간통죄는 세계적으로 폐지 추세에 있으며 ▲사생활 영역의 문제에 법이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협박이나 위자료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있고 ▲가정이나 여성보호를 위한 실효성도 의문이라는 것이었다. 이번 선고와 비교하면 김종대·이동흡·목영준 재판관의 위헌의견과 연결되는 대목이 많다. 합헌결정을 놓고 여성단체들이 강하게 성토하는 것도 시대변화를 새삼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소장 이임혜경씨는 “실효성 문제는 물론 죄 입증과정의 인권침해 문제도 심각한데 합헌결정이 나 아쉽다.”면서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형벌로 처벌하기보다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한황주연씨도 “간통죄 규정이 가정을 보호해준다는 정서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서 “여성의 간통을 더 심각하게 여기는 사회적 터부가 작용해 남성 간통 기소율에 견줘 여성 간통 기소율은 매우 높은 편으로 여성에게 보다 엄격하게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홍지민 김정은기자 icarus@seoul.co.kr
  • 100세 한국인 장수비결 아시나요

    오래 살려면 건강한 식생활과 적당한 신체활동, 질 높은 수면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 전북 순창군에 따르면 최근 순창에서 열린 ‘세계 장수지역 석학초청 국제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장수의 3요소로 식생활, 운동, 수면을 제시했다. 벨기에 루뱅 가톨릭대학의 루이사 살라리스 교수는 지아니 페스 박사가 대신 발표한 주제발표를 통해 “100세 이상 노인들의 삶을 분석한 결과 즐겁게 살며 적당히 먹고 마시고 끊임없이 신체활동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음식은 가축을 키우며 적당량의 돼지고기와 달걀, 과일, 콩류를 즐겼으며 평생 일을 하거나 적당한 산책을 하는 등 바쁜 신체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친인척들과 가깝게 지내며 자주 담소를 나누는 ‘가족 및 친족 네트워크’가 잘 형성돼 있었다고 분석했다. 일본 류큐 대학의 타이라 카주히코 교수는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오키나와인의 장수 비결’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건강을 지탱하는 주요 3대 축은 식생활, 신체활동, 휴양 및 수면”이라면서 “특히 새벽에 깨지 않고 충분한 시간 동안 숙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숙면을 하는 노인들은 활기찬 일상생활을 하며, 이웃과 지역이 서로 돌봐 주는 마음의 풍요로운 사회에서 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남대 이미숙 교수는 “한국의 100세인 63명을 조사한 결과 흡연자는 전체의 20.6%, 음주자는 25.4%였으며 수면시간은 전체의 75.8%가 8~10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규칙적인 식사를 하며 좋아하는 식품군은 채소류, 해조류, 과일류, 생선류 등이라고 덧붙였다.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100세 한국인 장수비결 아시나요

    오래 살려면 건강한 식생활과 적당한 신체활동, 질 높은 수면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 전북 순창군에 따르면 최근 순창에서 열린 ‘세계 장수지역 석학초청 국제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장수의 3요소로 식생활, 운동, 수면을 제시했다. 벨기에 루뱅 가톨릭대학의 루이사 살라리스 교수는 지아니 페스 박사가 대신 발표한 주제발표를 통해 “100세 이상 노인들의 삶을 분석한 결과 즐겁게 살며 적당히 먹고 마시고 끊임없이 신체활동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음식은 가축을 키우며 적당량의 돼지고기와 달걀, 과일, 콩류를 즐겼으며 평생 일을 하거나 적당한 산책을 하는 등 바쁜 신체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친인척들과 가깝게 지내며 자주 담소를 나누는 ‘가족 및 친족 네트워크’가 잘 형성돼 있었다고 분석했다. 일본 류큐 대학의 타이라 카주히코 교수는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오키나와인의 장수 비결’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건강을 지탱하는 주요 3대 축은 식생활, 신체활동, 휴양 및 수면”이라면서 “특히 새벽에 깨지 않고 충분한 시간 동안 숙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숙면을 하는 노인들은 활기찬 일상생활을 하며, 이웃과 지역이 서로 돌봐 주는 마음의 풍요로운 사회에서 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남대 이미숙 교수는 “한국의 100세인 63명을 조사한 결과 흡연자는 전체의 20.6%, 음주자는 25.4%였으며 수면시간은 전체의 75.8%가 8~10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규칙적인 식사를 하며 좋아하는 식품군은 채소류, 해조류, 과일류, 생선류 등이라고 덧붙였다.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반토막 난 주식, 두토막 난 가정

    반토막 난 주식, 두토막 난 가정

    이모(46·서울 강북구 미아동)씨는 남편 김모(48)씨와 이혼 소송 중이다. 남편이 노후 자금을 모두 날리고도 주식에서 손을 떼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 부장인 김씨는 지난해 말 5억원을 2~3개 주식에 분산 투자했다. 올 들어 주가가 급락하면서 원금 대부분을 잃었다. 김씨는 본전 생각에 발을 빼지 못했다. 집까지 담보로 잡히고, 처가에도 손을 벌려 계속 쏟아부었다. 이씨가 말려도 소용없었다. 이씨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이달 초 법원에 이혼신청을 했다. 이씨는 “주변에서 주가가 떨어지면서 이혼하는 부부들의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우리 가정이 그렇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본전 생각에 집담보 대출받아 ‘올인’ 주가 폭락으로 가정불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000선 밑으로 무너지고, 코스닥지수도 300선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등 주식 시장이 공황상태에 빠지면서 가정불화를 넘어 파탄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유모(56·강남구 삼성동)씨는 30년간 꼬박꼬박 모은 남편 월급 1억여원을 지난해 6월 주식과 펀드 등에 투자했다. 검사와 오는 12월 결혼을 앞둔 딸에게 넉넉한 혼수를 마련해주기 위해서였다. 주가지수가 2000선을 향해 치닫던 당시에 비하면 지금 주가는 반 토막이 났다. 이익은커녕 원금도 못 건질 판이다. 유씨는 남편에게 들킬까봐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며칠 전 딸 혼수 문제가 불거지며 들통이 났다. 결혼 28년만에 처음으로 남편과 심하게 싸웠다. 이후 남편은 유씨를 거들떠도 안 보고 각 방을 사용하고 있다. 유씨는 “남편이 이혼하자고 할까봐 불안하다. 딸에게 엄마로서 면목도 없고, 죽고 싶은 심정이다.”고 토로했다. 최모(29·강남구 개포동)씨는 올 1월 증권사에 다니는 지인의 권유로 대기업 주식을 8000만원어치 를 구입했다.“곧 초등학교에 들어갈 아들 교육비 마련을 위해 꼭 해야 한다.”며 말리는 부인을 설득했다. 최근 들어 주가 대폭락을 맞아 4500만원을 잃었다. 연일 부인과 다퉜다. 며칠 전 동네 주점 앞에서 부인과 또 주식 문제로 설전을 벌이다 서로 치고받는 상황으로까지 번져 경찰에 입건되기까지 했다. 직장인 장모(40·마포구 염리동)씨도 요즘 아내와 매일 다툰다. 부인이 증권사에 다니는 처형의 말만 듣고 지난해 10월 작은 평수의 아파트를 처분한 돈을 주식과 펀드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네탓” 부부싸움 속출… 이혼신청까지 장씨는 “투자금액의 절반도 남지 않았다.”면서 “몇개월만 주식과 펀드에 굴려서 수익을 붙인 뒤 큰 평수로 이사가려고 했는데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장씨는 “아내를 탓하지 말자고 하루에도 몇번씩 다짐해도 막상 퇴근 후에 아내 얼굴을 보면 짜증이 난다.”고 하소연했다. 가족문제상담소 김미영 소장은 “10월 현재까지 부부불화 상담 건수가 월평균 334건 정도 되는데, 이 중 주가급락 등에 따른 불화로 상담을 받은 이들이 60~70%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주식폭락으로 부부관계가 사랑의 관계가 아닌 돈을 중심으로 한 거래관계로 변질되는 사례가 많아 안타깝다.”면서 “대다수 투자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만큼 부부간에 상처를 주기보다는 서로 위로하며 힘든 시기를 이겨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승훈 황비웅기자 hunnam@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어찌 사나…” 돈 걱정 가득 인터넷카페 ‘카더라’ 육아법 피해 속출 [금융위기→실물위기 악순환] 지갑엔 꺼내 쓸돈 없다 유진 “팜므파탈 연기도 도전하고 싶어요”
  • 성희롱 서울대교수 정직 3개월 징계

    서울대의 한 교수가 학생을 성희롱해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4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 대학 인문대 A교수는 올해 1학기에 수업을 듣던 여학생에게 “왜 영화를 보러 나오지 않느냐.”며 수차례 전화를 걸었다.A교수는 수업의 일환으로 주말에 학생들을 불러 함께 영화를 보고 이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그러나 일부 여학생이 나오지 않자 A교수는 학생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이번 주에는 나올 수 있느냐.”며 함께 영화를 보자고 종용했다.이런 일이 계속되자 이를 부담스럽게 느낀 학생의 학부모가 조교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을 알렸고, 교내 성희롱·성폭력상담소에도 상담 요청이 접수됐다. 성희롱·성폭력상담소는 A교수의 행동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대학본부에 통보했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상계 3·4동 문화센터 개관

    노원구는 22일 옛 상계3동 유휴 청사를 리모델링한 ‘상계3·4동 문화스포츠센터’를 개관한다고 밝혔다.문화스포츠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연면적이 499.86㎡이다.1층에는 복합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한 보훈 회관과 주민생활 민원실,2층은 여유로운 차 한잔과 책을 읽으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북카페,3층은 20여종의 최신 헬스기구를 갖춘 체력단련실, 지하는 각종 주민자치 교양 강좌와 동아리 활동이 가능한 다목적실이 들어선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동호 회원으로 가입한 구민이면 누구나 저렴한 가격으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못된 의사…대학병원 의사, 환자 성폭행

    전북대학병원 산부인과 의사가 진료중에 환자를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15일 전주 덕진경찰서에 따르면 전북대병원 산부인과 태모(35) 전임의사가 지난달 14일 오후 8시쯤 이 병원 산부인과 외래진찰실에서 진모(37·경기 부천시)씨를 성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환자 진씨는 지난 추석 연휴에 시댁인 전남 영광에 갔다가 하혈이 심해 9월14일 오후 남편과 함께 전북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진씨는 산부인과 외래 진찰실로 옮겨져 전임의인 태씨로부터 진료를 받던 중 느낌이 이상해 “무슨 짓이냐.”고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밖에서 대기 중이던 남편은 아내의 고함소리를 듣고 진료실로 뛰쳐들어가 강력하게 항의를 하고 병원내 성폭력 상담소인 원스톱 센터에 신고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중증장애인 가정폭력에 더 노출

    중증장애인 가정폭력에 더 노출

    남성 장애인이 여성 장애인보다, 정신 장애인이 신체 장애인보다 가정폭력에 더 많이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07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9세 이상 성인 장애인의 8.5%가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 장애인에 대한 가정폭력 발생 비율은 12.1%로 전체 평균을 넘은 반면, 경증 장애인은 7.6%로 평균보다 낮아 장애 정도가 중증으로 갈수록 가정폭력에 더 많이 시달린 것으로 분석됐다. 성별로는 남성 장애인(9.1%)이 여성 장애인(7.5%)보다, 장애유형별로는 정신 장애인(31.3%)이 신체 장애인(20.6%)보다 가정폭력을 당하는 비율이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20.0%),30대(18.2%),40대(10.3%),50∼64세(8.0%),65세 이상(4.9%) 등의 순으로 나타나 연령이 낮을수록 가정폭력 피해율이 높았다. 또 폭력유형별로는 언어폭력 6.5%, 경제적 폭력 3.3%, 정신적 폭력 1.4%, 성적 폭력 1.1% 등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의 가해자는 배우자가 56.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형제 17.1%, 어머니 9.8%, 자녀 7.3% 등의 순이었다. 특히 장애인들이 가정에서 폭력을 당할 때 대처 방식은 ‘함께 폭력을 행사한다.’는 응답이 55%를 차지했으며,‘폭력이 끝날 때까지 참는다.’,‘무조건 피한다.’는 등의 응답도 적지 않았다. 보건사회연구원 김성희 부연구위원은 “장애인 가정폭력 예방을 위한 대국민 홍보와 인식 개선, 전문화된 장애인 보호시설의 설치, 장애인 전문 통합상담소 설치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가정폭력피해 장애여성 갈 곳 없다

    가정폭력피해 장애여성 갈 곳 없다

    “남편의 폭력을 피할 곳이 있다는 걸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한쪽 팔에 절단장애가 있는 이모(36)씨는 결혼 초기부터 15년 동안 남편의 폭력에 시달렸다. 남편(38)은 특별한 직업 없이 컴퓨터게임에 빠져 하루하루를 술로 보냈다. 의처증까지 생겨 외출도 못하게 했다. 이씨는 딱히 피할 곳이 없어 참고 지냈다. 남편은 지난 6월 흉기로 이씨와 자녀들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이씨는 집을 뛰쳐나왔다. 고생 끝에 대구의 여성장애인통합상담소를 알게 됐고, 상담소의 도움으로 장애여성 쉼터에서 당분간 지낼 수 있게 됐다. 6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장애여성의 가정폭력 상담건수는 2005년 755건에서 07년 1000건으로 늘었다. 성폭력 상담건수는 같은 기간 8780건에서 9892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그만큼 폭력을 혼자 참지 않고 외부에 도움을 청하는 장애여성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장애여성을 위한 ‘쉼터’는 전국에 네 곳에 불과하다. 가정폭력 피해 장애여성의 쉼터는 나무(서울) 한 곳뿐이고, 성폭력 피해 장애여성의 쉼터는 헬렌의 집(서울), 장애인여성연대 사랑의 집(부산), 장애인여성연대 새터(광주) 등 세 곳이다. ‘나무’의 입소신청은 지난 한 해 100건 이상이었으나, 입소인원은 한 해 평균 15명 이내에 불과하다. 수용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 현재는 12명이 입소한 상태다. 성폭력 장애여성 쉼터인 헬렌의 집에는 12명, 사랑의 집에는 10명, 새터에는 6명만이 머물고 있다. 일반가정폭력 관련 쉼터가 총 69곳으로 전체 입소정원이 1100명을 넘어서고, 일반성폭력 관련 쉼터도 17곳으로 전체 입소정원이 190여명에 이르는 현실과 비교해볼 때 장애여성을 위한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일반 가정폭력·성폭력 상담소는 전국에 183곳인 반면, 장애여성 상담소는 19곳이다. 박수경 대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알려지지 않았던 장애여성들에 대한 폭력이 많이 드러나고 있지만 상담소나 쉼터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상담소나 쉼터를 증설하고, 장애여성들이 머물 수 있는 기간도 현행 최장 2년에서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HAPPY KOREA] 지역공동체 경영, 마을 살린다

    [HAPPY KOREA] 지역공동체 경영, 마을 살린다

    새로운 상권의 출현은 경쟁 관계에 있는 기존 상권의 몰락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월마트·이마트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에 주눅들지 않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일본 재래시장이 있다. 도쿄 아다치구(區)의 도와 긴자상점가 조합원들이 출자, 설립한 ‘주민고용형 주식회사’인 ‘아모르도와’가 바로 그곳이다. 역세권 개발 등으로 급속히 쇠퇴하던 재래시장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일본 도쿄 중심부 긴자에서 지하철을 타고 외곽으로 30여분을 달려 저소득층 주거지인 가쓰시카구 가메아리역에 도착했다. 이곳에 자리잡은 아모르도와는 학교 급식, 도시락 택배 등의 사업을 통해 ‘커뮤니티 비즈니스’(지역공동체 기반 사업)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학교급식·도시락 택배 등 사업 확장 앞서 1980년대 후반 가메아리역 주변 역세권 재개발, 이에 따른 대형유통업체의 등장 등으로 영세상인을 중심으로 한 기존 상권은 시쳇말로 ‘파리만 날리는’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상점가 주민 41명은 1990년 자본금 1350만엔(약 1억 4000만원)을 출자해 아모르도와를 세우는 모험을 결행했다. 다나카 다케오(76) 대표이사는 “상점가 이외의 사람은 주주가 될 수 없으며, 소유할 수 있는 주식은 1인당 10주로 평등하다.”면서 “주주의 이익을 추구하는 회사가 아니라, 지역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한 회사”라고 강조했다. 아모르도와는 상점가에 풍부한 식재료를 바탕으로 도쿄도가 출자한 병원·식당 운영사업 등의 ‘아웃소싱’을 담당하고 있다. 초등학교·보육원 등의 급식 사업에도 진출했다. 또 사회복지시설의 요청으로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도시락 택배사업, 대형점포 청소사업권 등도 잇따라 따냈다. 게다가 직원 150여명 모두가 이 지역 주민으로, 일자리 창출에도 톡톡히 기여했다. 다나카 대표는 “처음에는 모든 사업이 대기업에 밀려 번번이 거절당했다.”면서 “하지만 지역사회 유지임을 강조해 결국 허락을 받아냈고, 지금은 역으로 관련 업체들에서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금, 지역사회 재투자 재원으로 주민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아모르도와는 설립 6년만인 1996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지금은 연간 매출액만 5억 4000만엔(약 57억원)을 올리고 있다. 수익금 중 5%는 주주총회를 열어 주주인 상점가 주민에게 고루 배분한다. 2000년대 들어 사업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주민들의 복지에도 눈을 돌렸다. 재래시장의 환경을 정비하고,‘5% 할인카드’를 제작하는 등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또 빈 상점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방과후교실을 운영 중이다. 주민이나 고객들의 각종 고민과 민원을 전담 처리하는 상담소인 ‘아다치구 안심네트워크’도 설립해 만족도를 높였다. 아모르도와에서 40년째 정육점을 운영하는 이시이 다카시(63)는 “영업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차츰 멀어지던 상점 주인들을 이어주는 효과도 발휘하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아모르도와에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업이 확대되려면 우수한 인재가 필요하지만, 육성 대책이 전무한 실정이라는 것.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데다, 대를 이어 장사하려는 젊은층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나카 대표는 “현 상황이 어렵다고 주민 고용 원칙 등을 깰 수는 없다.”면서 “조리사자격 등 필수자격증을 딴 주민들을 대상으로 정규직으로 적극 채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주민들은 정부보조금 등을 한 푼도 받지 않고 있다. 정부보조금을 받으면 자생력을 키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우리나라 대다수 농촌지역에서 개발사업을 추진할 때, 정부지원금이 얼마나 되는지에 우선 관심을 갖는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글·사진 도쿄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Local] 성매매여성 고민 1위는 ‘빚’

    성매매여성들의 가장 큰 고민은 선불금 등에서 비롯된 빚 문제인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YWCA 부설 울산성매매피해상담소는 23일 ‘2008년도 상담 분석 및 성매매 피해자 지원현황분석’ 결과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766건의 상담 가운데 빚 문제가 619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빚문제를 상담한 성매매여성 대부분은 업주로부터 선불금 명목으로 빚을 지고 일을 시작하고 빚을 갚기 전까지는 업주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 성매매(94건), 위협(44건), 진로문제(40건), 질병(48) 등의 상담 내용이 많았다. 상담 여성 나이는 20대(369명),30대(321명),50대 이상(52명),40대(16명),10대(9명) 등의 순이었다. 업소는 유흥주점 등 식품접객업소에서 일하는 여성이 682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통형 성매매업소 37명, 인터넷 등 기타 경로 25명, 안마시술소 21명 등이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돌곶이길 ‘예술문화 특화거리’로 조성

    돌곶이길 ‘예술문화 특화거리’로 조성

    요즘 성북구에서는 동네마다 ‘예쁘게 꾸미기 사업’이 활발하다. 새로 개발되는 장위뉴타운의 도로 하나라도 분명한 테마 속에 아기자게하게 꾸미고, 다리 등에는 예쁜 이름을 붙여 단장하고 있는 것이다. 사업은 참여와 공모를 통해 진행함으로써 주민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엿보인다. 10일 성북구에 따르면 미니 신도시급으로 조성되는 장위뉴타운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도로가 U-시티 개념이 어우러진 ‘예술문화 특화거리’로 꾸며진다.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강북대형공원을 잇는 장위동 돌곶이길이다. ●장위뉴타운 중앙로 꿈의 거리 장위뉴타운은 단일 재개발구역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186만 7851㎡)로,2016년까지 공동주택 2만 3846가구(임대 4072가구)가 건립된다. 앞으로 주민 7만 3270명이 거주할 지역이라 모든 시설물에도 정성을 다하고 있다. 돌곶이길(1.2㎞)의 중심부 440m 구간에는 도로 폭을 20m에서 최대 62m까지 넓히고 ‘이벤트 거리’로 만든다. 도로를 컬러 아스콘으로 포장하고, 주말에는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하면서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강북대형공원쪽 400m 구간에는 녹지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 쾌적한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들기로 했다. 공원과 연계되는 친환경 녹지축이 형성되는 셈이다. 돌곶이역쪽 360m 구간에는 건강한 향기길, 학교 가는 길 등 ‘테마가 있는 길’로 꾸밀 예정이다. 특화거리 전역에는 무선통신이 가능한 U-시티 환경을 구축하면서 주민광장, 목재 쉼터, 바닥 분수, 건강지압로, 거리 조형물 등이 곳곳에 들어선다. 물론 모든 시설물은 친환경과 도시디자인 개념을 적용받도록 했다. ●듣고 부르기 좋은 이름 공모 성북구는 특화거리의 기본설계에 참신한 아이디어를 구하기 위해 다음달 27일까지 설계 공모를 한다. 총 공사비 132억 4000만원에 예정 설계비는 2억 1800만원이다. 최우수작에는 설계권이 주어지고, 우수작 2편에도 상금이 1000만원씩 돌아간다. 주민들이 많이 찾고 있는 산책로 등에도 ‘예쁜 이름 짓기’ 주민공모를 했다. 모두 436건 중 8편을 선정한 결과, 북악스카이웨이 만남의 광장 이름은 ‘하늘한마당’으로 정했다. 등산객들이 많이 모이는 곳인 만큼 하늘을 향한 마당이라는 뜻이다. 또 단순히 육각정이라고 부르던 정자의 이름은 ‘하늘마루’, 목재다리는 ‘하늘다리’로 했다. 개운산 근린공원의 산책로는 ‘산마루길’로 정했다. 개운산운동장쪽에 있는 정자는 ‘개운정’, 구의회쪽의 정자는 ‘다화정’, 산책로쪽의 정자는 ‘담소정’, 마로니에마당쪽의 정자는 ‘화목정’이다. 모두 정답고 듣기 좋은 우리말로 지었다. 성북구 관계자는 “지역의 고품격 이미지를 되살리기 위해 주민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故 안재환의 채무, 정선희에게 상속될까?

    故 안재환의 채무, 정선희에게 상속될까?

    故 안재환(본명 안광성, 36)과 정선희(36)가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였음이 사건 당일인 8일 오후 11시 경 정선희의 진술에 따라 밝혀졌다. 이에 따라 사건의 쟁점은 사실혼 부부 관계였던 정선희가 고인의 생전 거액의 채무에 대해 ‘어느 정도 또한 어떠한 책임이 있는지’ 여부에 모이고 있다. 서울신문NTN은 법률구조법인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의뢰, 이번 사건과 관련한 4가지 경우를 가정하고 법적 조언을 요청했다. 이는 사실혼 또는 법률상 부부인 한 사람이 사망했을 경우, 보증 여부 등으로 나눠 볼 수 있다. ◆ 사실혼 부부 중 한 사람이 사망했을 경우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조은경 위원은 “사실혼 부부 사이에는 서로 상속권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 위원은 “남편이 사망하면서 재산(채무도 포함)을 남겼다 할지라고 사실혼 상의 아내는 전혀 상속을 받지 못한다.”며 “따라서 안재환이 사망하면서 거액의 채무를 남겼다 할지라도 아내 정선희는 법적으로 그 채무를 상속하지 않게 되어 상속포기 등 별도의 법적 절차를 따를 필요가 전혀 없다.”고 전했다. ◆ 사실혼 이지만 ‘보증을 섰을 경우’ 다만 사실혼이든 법률혼이든 여부와 상관없이 아내가 남편의 빚에 대해 보증을 선 경우라면 남편의 사망 여부와 무관하게 그 채무에 관하여 아내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측의 설명이다. 상담소는 “만약 아내가 생전 남편의 보증을 섰다면 사망이 아닌 이혼을 하게 된 경우일지라도 보증인으로서 책임이 적용된다.”며 “정선희가 고 안재환의 보증을 섰다면 빚에 대해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 법률상 부부 였다면 두 사람이 법률상 부부였을 지라도 아내 정선희가 보증을 서지 않았다면 이를 변제할 책임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 위원은 “안재환의 경우, 채무가 일상가사로 인해 진 채무가 아니므로 아내인 정선희에게 책임이 양도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이어 “다만 남편이 사망함에 따라 적극재산 뿐만 아니라 소극재산에 속하는 채무까지도 법정 상속 1순위인 아내에게 상속된다. 이런 경우 아내 정선희는 남편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된 날로부터 반드시 3개월 내에 법원에 상속포기를 해야지만, 채무를 상속하지 않게 된다.”고 조언했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kr / 사진 조민우·한윤종 기자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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