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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과 예술’ 인문학 특강

    한국가정법률상담소(소장 곽배희)는 오는 2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대로 법률상담소에서 인문학 공개강좌를 연다. 변호사이자 영화배우로 활동해 온 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법과 예술, 문학과 만남의 광장’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한다.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02)782-3601.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상단 일행을 호궤시키기 위해 내아에 주안상이 차려졌다. 먼저 행중이 술고래들이란 것을 알고 술을 동이째 들여놓았고, 살찐 걸귀를 잡아 대접과 접시에 안다미로 수북수북 담아내었다. 현령은 상단이 적소를 섬멸한 것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송하고 나서 반수 권재만과 곁에 앉은 사람만 겨우 들리도록 귓속말로 담소하였다. 들밥이나 못밥 따위로 주린 배를 채우던 행중에게는 문자 그대로 진수성찬이었다. 그러나 귀엣말을 나누는 두 사람의 담소 내용이 궁금했던 정한조는 줄곧 귀를 기울이며 음식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곁에는 향임이라 부르는 기녀가 구부려 세운 무릎 위에 두 손을 다소곳이 포개 얹고 그린 듯이 앉아 그를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게걸스러운 다른 행중과 달리 음식을 달갑잖아 하는 정한조의 모습을 진작부터 눈여겨보다가 기녀가 가만히 말을 건넸다. “처음부터 곁에서 지켜보았으나, 도감 어른께서는 주찬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으십니다. 무슨 까닭이라도 있으신지요?” “우리 행중이야 조밥에 소금국으로 배를 채우는 처지인데, 차려진 음식이 못마땅해서가 아니오. 지금 당장 이 산해진미가 구미에 당기지 않을 뿐이오.” “두 분 안전께서 나누는 담소에 사뭇 귀 기울이고 있으니, 산해진미인들 구미에 당기겠습니까. 필경 연유가 있겠지요.” 정한조는 비로소 곁에 앉은 기녀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좌석에 흩어져 수발하는 새파랗게 젊은 기녀들에 비하면 대여섯이나 손위로 보이는 삼십대 후반의 나이였다. 그에 걸맞게 차림새도 수수하고 얼굴도 얌전하였으나, 야무지고 다부진 성품을 말하듯 콧날이 오뚝하고 정수리의 가르마도 아주 선명하였다. 사리분별이 분명한 계집사람으로 보였다. 나이로 보아서도 얼추 행수 기생이 분명했다. “연유가 있다… 저 두 분의 담소가 궁금한데 엿듣지 못하는 것이오.” “좌석을 너무 멀리 두셨군요. 쇤네가 멀리서 눈치를 보자 하니 두 분께선 무슨 담판을 짓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좌석이 멀기는 임자나 시생이나 매한가지인데, 어찌 담소하는 내막을 구슬 꿰듯 거침없이 알아챈단 말이오?” “쇤네는 기적에 이름을 올린 지 벌써 20년이 넘었습니다. 소년의 나이에 기적에 이름을 올렸지요. 그동안 쌓은 견문이라 해보았자, 문틈으로 엿본 마당가의 동정일 뿐이지요. 그러나 서당개 삼 년이면 등 너머로 훔쳐본 글귀로 풍월을 짓는다 하였습니다. 쇤네도 멀찌감치 비켜 앉아 딴청을 피우는 선다님들의 고갯짓만 훔쳐보아도 그 속내를 얼추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행수라면 필경 안전 곁에서 수발해야 마땅할 터인데 어찌 이렇게 멀리 떨어져 앉아 있소?” “안전께서 그리 하라시니 쇤네는 따를 뿐입니다.” “장담할 수 있소?” “아녀자의 좁은 소견이니 장담은 아직 이르다 하겠으나 나중 보면 틀림이 없겠지요.” “다른 한 가지가 궁금한 게 있소. 예방(禮房)을 겸하는 호장은 그대로이나, 저기 앉아 있는 이방(吏房)은 낯설어 보이는데, 옛날 이방은 어디 갔소?” “옛날 이방은 균세빗(均稅色)으로 물러앉았습니다. 얼마 전에 예방 자리를 채운 분은 시탄빗(柴炭色)이었는데, 지금은 또다시 염세빗(鹽稅色)을 물려받았습니다.” “저희들끼리 직임을 거래했다는 것이오?” “쇤네가 목도한 적이 없으니, 잘 모르는 일입니다.” 이방이나 염세빗이나 시탄빗 역시 염전이 있는 울진 작사청에 있는 이서배들 사이에선 누구나 앉고 싶은 선망의 대상이 되는 자리였다. 앞다투어 그 자리를 꿰차려 했기에 돈을 받고 양도하는 일은 이제 와선 그다지 낯선 일이 아니었고, 이서배들에게 끌려다녀야 하는 수령들도 자리를 돈으로 사고판다는 것을 빤히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하였다. 이방은 이서배들의 대표였고 수령은 모든 업무를 이방을 통해서 집행했다. 이방은 다른 이서들의 차임을 결정하는 최고의 직임이었다. 이방은 도서원이었고 도서원은 토지와 염전의 세금 부과를 결정하는 서원들의 우두머리였다. 그 자리를 시탄빗이었던 이서가 돈을 주고 예방 자리와 염세빗 자리를 꿰차고 말았다. 물론 건네준 돈의 출처는 시탄빗 행세하면서 거둬들인 구린 돈일 것이고, 수백 냥에 이르는 돈을 건네주었기에 장차 이방과 염세빗을 겸하면서 울진 해안가에 있는 60여호의 염호들은 식산을 꾀하려는 이방의 가렴주구에 적지 않게 시달리게 될 것이었다. 게다가 지금 반수 권세만이 현령과 담판을 짓자고 하는 내막은 근자에 간벌(間伐)을 가장하고 송금(松禁)을 어겨서 결옥된 염간(鹽干) 두 사람을 방면하게 해달라는 청원이었다. 토염을 굽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땔나무였는데, 염전에 곁꾼으로 들어온 지 며칠 안 되는 염간들이 물색 모르고 금강송에 도끼날을 먹였다가 발각된 것이었다. 정한조가 음식에는 손도 대지 않고 현령과 반수 사이의 귓속말에 신경을 곤두세우던 연유가 거기에 있었다. 말래 도방에서 만났을 때, 반수와 도감 두 사람은 현령에게 그 청원을 넣기로 합의한 터였다. 그러나 근자에 염세빗을 꿰찬 이방이 수령의 분부를 속시원하게 들어줄지 그것이 의심스럽게 된 것이었다. 정한조가 잠시 뜸을 들인 뒤에 기생 향임을 보고 넌지시 물었다. “새로 이방이 된 사람의 성품은 어떻소?” “여색을 밝힌다는 것 이외에 아는 것이 없습니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에 능숙하다는 말을 들은 것이 잠시 전인 것 같은데?”
  • [당신의 책]

    승부의 세계(포 브론슨·애쉴리 메리먼 지음, 서진희 옮김, 물푸레 펴냄) 베스트셀러 ‘양육쇼크’의 저자들이 ‘경쟁의 과학’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했다. 최첨단 과학을 동원한 저자들은 서열 심리, 실수에 얽힌 신경과학, 두려움이 없는 DNA 등의 전문지식은 물론 조종사 비행훈련, 자동차 경주, 스파이 세계 등 다양한 경쟁 상황을 소개한다. 356쪽. 1만 5800원. 부서져야 일어서는 인생이다(엘리자베스 레서 지음, 노진선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미국의 저명한 치유 전문가로 미국 최대 성인 교육 센터 오메가협회의 공동설립자인 저자가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고된 삶을 정면으로 마주하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460쪽. 1만 4000원. 무엇이 우리를 일하게 하는가(한호택 지음, IGM북스 펴냄)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가 ‘가치관 경영’의 핵심 원리를 소설로 풀어 썼다. 주인공 ‘가한’이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답을 찾는 모습을 통해 ‘가치 있는 일을 하며 사람답게 사는 것’에 대해 자문할 기회를 준다. 408쪽. 1만 6000원. 신데렐라가 내 딸을 잡아먹었다(페기 오렌스타인 지음, 김현정 옮김, 에쎄 펴냄) 언제부터 세상의 모든 소녀들이 공주님이 됐을까. 소녀 문화와 딸 양육에 대해 20년간 글을 써온 저자가 ‘여성스러운 소녀’(girlie girl) 문화 속에서 딸들을 건강하게 키우는 방법을 제시한다. 아름다움과 섹시함이 아이들을 어떻게 아프게 만드는지 이야기한다. 336쪽. 1만 5000원.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다니엘 튜더 지음, 노정태 옮김, 문학동네 펴냄) 한국 생활 6년차인 영국 출신의 저널리스트가 한국의 속살을 낱낱이 파헤친 책. 지난해 11월 영어판으로 먼저 나온 이 책에는 푸른 눈의 이방인이 본 한국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정치, 경제, 문화, 역사 등을 넘나들며 촘촘하게 분석돼 있다. 456쪽. 1만 7000원. 아파트 한국사회(박인석 지음, 현암사 펴냄) 한국의 ‘아파트 불패 신화’는 왜 꺼지지 않는가를 돌아본 책. 명지대 건축학부 교수인 저자가 수십년 만에 한국인의 삶의 방식을 바꿔버린 ‘아파트 미스터리’에 대해 ‘단지 개발 전략’을 토대로 답을 내놨다. 모두가 아파트에서 탈출할 순 없지만, 좀 더 살맛 나는 아파트를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넌지시 묻는다. 400쪽. 2만원. 까치 이현세의 골프가 뭐길래(박순표 글 이현세 그림, 새론피앤비 펴냄) YTN의 정치부 기자인 박순표가 골프를 담당하면서 많은 프로선수들에게 레슨을 받고 현장에서 겪은 경험담을 수록했다. 소문난 골프광인 만화가 이현세가 삽화와 에피소드 만화를 곁들여 초보자는 물론 중상급자들에게도 꼭 필요한 테크닉과 노하우를 알기 쉽게 전해준다. 내용을 보강해 완전개정판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335쪽. 2만원. 미국 외교 50년(조지 F. 케넌 지음, 유강은 옮김, 가람기획 펴냄) 저자는 1, 2차 세계대전을 관통하는 현대사의 격동 현장을 지켜보고 국제 정세 흐름을 주도했던 ‘제국의 책사’로 불린다. 이 책은 그의 강연과 논문을 모은 고전이다. 한국어판은 이번이 첫 출간. 20세기 국제 정세에 대한 케넌의 통찰, 대외정책 분석 등이 실려 있다. 376쪽. 2만원. 마음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제리 포더 지음, 김한영 옮김, 알마 펴냄) 저명한 철학자이자 인지과학자인 저자가 기존 인지과학의 패러다임을 비판한 책. 역시 유명한 인지과학자인 스티븐 핑커의 저서 ‘마음은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대한 반론 형식을 띠고 있다. 포더는 단순한 가설을 전체 맥락과 엮어 이끌어 내는 식으로 인지가 이뤄진다는 ‘귀추 추론’ 이론을 내세운다. 228쪽. 1만 5000원. 강신주의 다상담(강신주 지음, 동녘 펴냄) 1권인 ‘사랑·몸·고독’편과 2권 ‘일·정치·쫄지마’가 나왔다. MBC라디오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 코너에서 시작해 ‘벙커1’의 ‘벙커1 특강’ 간판 프로그램이 된 ‘강신주의 다상담’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폐부를 찌르는 돌직구와 인문학을 종횡무진하며 뼈와 피가 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268쪽, 294쪽. 각권 1만 3500원.
  • 놀이터서 그네 타고 책도 보고

    송파구가 지역 어린이 놀이터에 공유 개념으로 도서관을 접목시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송파구는 잠실 파크리오 아파트 단지 등 어린이놀이터 7곳과 공원 3곳에 부스형 공유도서관을 조성한다고 9일 밝혔다. 따라서 주민들은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를 볼 때나 공원에서 휴식할 때 등 언제든지 자율적으로 책을 교환할 수 있는 ‘도서관’을 가지게 됐다. 공유도서관은 100%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무인 도서관이다. 1~2개월마다 도서를 순환 비치해 주민 모두가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더했다. 앞서 파크리오 아파트 부녀회는 공유도서관에 비치될 책 1000여권을 기증받았다. 10일 오후 4시 공유도서관 개관식을 갖는다. 놀이터 공유도서관은 ‘2013년 상반기 송파구 아이디어 공모전’에 동상으로 채택됐다. 주민들이 매일 오가는 단지 내 놀이터에 도서관을 설치하자는 재미있는 발상을 담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여기에 서울시 공동체 활성화 사업으로 선정돼 지원을 받으면서 현실로 이뤄졌다. 구는 공유도서관을 이웃 소통 장소로 기대하고 있다. 층간소음과 같은 공동주택 내 갈등이 단절된 이웃 관계에서 발생한다고 판단, 담소를 나누는 공간으로 개방성과 접근성이 높은 놀이터를 택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케이블 하이라이트]

    ■어럽쇼!(QTV 밤 9시 50분) 멤버들은 각자 개성대로 공항 패션을 차려입고 나온다. 이때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고 나온 샘 해밍턴과 한껏 멋을 내고 차려입은 박성광이 티격태격 신경전을 벌인다. 샘 해밍턴은 박성광에게 외국 행사를 위해 비즈니스석을 4번이나 타봤다고 자랑하지만, 멤버들에게 외국 행사가 호주에서 진행되는 행사라는 것을 들키고 만다. ■푸른거탑(tvN 밤 11시) 행보관과 미스김의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르게 된 3소대원들은 그동안의 군 생활을 돌아보며 추억에 잠긴다. 사건·사고의 주인공들이 모여들면서 예식장은 활기를 되찾고, 유쾌한 결혼식이 거행된다. 시간이 흘러 말년부터 차례로 한 사람씩 제대를 맞으며 순리대로 흘러가는 것만 같던 순간 어느새 민간인이 된 신병에게 충격적인 현실이 다가온다. ■굿 닥터(캐치온 오후 4시 20분) 레지던트 마틴은 신장병으로 병원에 입원한 18세 소녀 다이앤을 첫 환자로 담당하게 된다. 마틴은 누구나 인정하는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 그녀를 정성껏 치료한다. 그의 정성스러운 치료 덕분에 다이앤의 건강은 점차 나아지고 퇴원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가 퇴원한 후 마틴에게는 알 수 없는 허전함과 상실감만이 남게 되는데…. ■네이트 쇼(홈스토리 오후 5시) 다재다능한 영화배우 줄리안 무어가 첫 손님으로 등장한다. 인테리어에 관한 담소를 나누고 저렴한 비용으로 그녀만의 스타일을 따라잡을 방법을 네이트와 함께 소개한다. 신문에 등장하는 부동산 매물광고에 숨은 뜻도 살펴본다. 또한 자녀들이 인터넷을 사용함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미리 예방할 방법도 알아본다. ■트루블러드 6(스크린 밤 10시) 릴리스의 피를 마시고 변해 버린 빌. 에릭과 수키 일행은 무사히 도망쳐 나오지만 빌의 정체는 알 수 없다. 한편 제시카는 모두 앞으로의 일을 얘기하는 중에 갑자기 고통을 호소한다. 결국 수키가 제시카와 함께 빌을 찾아가고, 그 자리에 나타난 에릭과 노라. 수키는 에릭을 공격하는 빌의 등에 나무 말뚝을 박지만 빌은 죽지 않는다. ■벨제바브(챔프 밤 10시) 오가는 후루이치가 남쪽 섬으로 바캉스를 떠난지도 모르고 후루이치 집을 찾는다. 마침 쓸쓸히 앉아있는 알랭들롱도 불쌍해 보이고, 혼자만 호강하고 있는 후루이치 때문에 배가 아프기도 한 오가는 알랭들롱에게 후루이치를 데려오라고 시킨다. 오가와 함께 찜질방 같은 시민수영장을 찾게 된 후루이치는 반갑지 않은 중학교 선배들과 만난다.
  • 정신과 부담 덜고 속마음 열고… 영등포의 ‘대나무 숲’

    정신과 부담 덜고 속마음 열고… 영등포의 ‘대나무 숲’

    서울 영등포에 사는 30대 주부 A씨는 남편과의 불화 때문에 이혼까지 고려할 만큼 마음고생을 심하게 겪었다.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었으나 딱히 고민을 털어놓을 곳도 없었다. 마침 지역 소식지를 통해 힐링 캠프 상담실을 알게 됐다. 그는 주기적으로 상담실을 방문,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되돌아보며 마음을 추스르게 됐다. 생활의 활력을 찾은 것은 물론이다. 이제 A씨는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지인을 보면 힐링 캠프를 찾아가라고 권유한다. 영등포구가 현대인, 도시인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마련한 힐링 캠프 상담실이 인기를 끌고 있다. 9일 영등포구에 따르면 지난 5월 초 보건소 청사 5층에 정신적 스트레스로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고 싶지만 병원 정신과를 찾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캠프를 마련했다. 사무실 하나에 상담실 2개, 임상심리 전문가와 정신보건 사회복지사 각 1명으로 꾸려진 캠프는 이미 200건 이상을 상담했다. 정기적으로 상담받는 경우도 50명가량 된다. 힐링 캠프에 방문하면 불안, 강박, 대인 기피 등 심리 문제부터 인터넷 중독, 학교 부적응 등 청소년 문제, 이혼 및 자녀와의 갈등 등 가족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민을 털어놓고 상담받을 수 있다. 만약 정신질환 수준으로 판단될 경우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건소 내 정신보건센터 등으로 연결해 준다. 매주 수요일에는 사무실을 벗어나 지역 곳곳을 찾아가 이동 상담을 하거나 정신건강 교육을 실시한다.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운영한다. 상담을 원할 경우 전화 예약을 해야 한다. 전성규 임상심리 전문가는 “요즘 정신적인 고통을 겪는 사람이 한층 많아지고 있는데, 이에 적극 대응하지 않으면 충동 범죄나 자살이 급증하는 등 사회병리학적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엄마처럼, 언니처럼… 주례도 여성시대

    엄마처럼, 언니처럼… 주례도 여성시대

    남성 주례를 사양하는 예비 부부가 늘어나고 있다. 여성에게 주례를 부탁하거나 아예 주례 없이 결혼식을 하기도 한다. 현윤진(50·여)씨는 오는 6일 55번째 주례를 한다. 서울의 한 웨딩홀 이사로 재직 중인 현씨는 지난해 한 예비 부부의 결혼 상담을 하다가 신부의 부탁을 받고 처음 주례를 맡았다. 처음엔 극구 사양했을 정도로 어색하고 불편했던 자리가 어느덧 50회를 넘었다. 현씨는 결혼식마다 다른 주례사를 하고 식 중에 양가 부모끼리 포옹을 하게 하는 등 색다른 장면을 연출하는 것으로 유명해지면서 ‘여성 주례 대통령’으로 소문이 났다. 그는 주례를 하고 받은 사례비를 고아원 등에 기부하고 있다. 예비 부부들은 남성 주례가 대체로 딱딱하고 지루하다는 평이 많아 여성 주례를 선택했다고 말한다. 지난달 8일 현씨의 주례로 결혼한 김예나(28·여)씨는 3일 “상담을 받으러 웨딩홀을 찾았다가 밝고 경쾌한 여성의 목소리로 주례를 하는 모습을 보고 내 결혼식 주례도 맡아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신랑보다 신부 쪽에서 여성 주례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오는 10월 19일 결혼할 예정인 김보라(29·여)씨는 “아무래도 같은 여성으로서 직장 생활을 먼저 해보고 육아나 며느리 생활 선배인 여성에게 주례를 맡기는 것이 더 도움이 되고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여성 주례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현씨는 “여성 대통령이 나오는 등 최근 여성의 지위가 높아지고 결혼에서도 신부의 결정권이 커졌기 때문에 주례에 대한 인식도 달라진 것 같다”고 해석했다. 여성 주례는 종교인이나 사회단체 인사들이 많이 맡는 편이다. 최근엔 추미애 민주당 의원이 첫 주례를 경험했다. 한명숙 민주당 의원이 여성 주례로 유명하고, 고(故) 이태영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명예 이사장도 생전에 주례를 자주 봤다. 주례 없는 결혼식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최근 많은 부부들이 지루한 주례사를 사양하고 주례 없이 양가 어른들의 축사와 성혼 선언 등으로 결혼식을 치르고 있다. 최근 주례 없이 결혼한 서기철(31·가명)씨는 “주례를 봐주신 분에게 명절 때마다 인사를 드려야 한다는 점도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주례 대신 부친에게 축사를, 장인에게 성혼 선언을 부탁했다. 여성 주례와 주례 없는 결혼식에 대한 중·노년층의 인식도 바뀌는 추세다. 최근 여성 주례 결혼식에 참석한 50대 남성은 “처음엔 여성 주례에 당황스러웠지만 참신한 면도 있었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중국통신] 배우 장쯔이, 낯선 남자와 밀회?

    [중국통신] 배우 장쯔이, 낯선 남자와 밀회?

    중화권 톱스타 장쯔이(張子怡)와 그의 연인 싸베이닝(撒貝寧)이 각각 다른 이성과 한 밤의 밀회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장쯔이는 싸베이닝과 저녁 식사를 마친 뒤 낯선 남자와 함께 순이(順義)구에 위치한 자신의 별장으로 향했다. 40대로 보이는 남성은 당시 안경을 끼고 흰색 셔츠차림이었으며 장쯔이의 포르쉐를 직접 몰고 장쯔이와 함께 별장으로 들어가 별장 내부의 산책로를 따라 산책을 즐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각 싸베이닝은 한 고급 식당에서 다른 여성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검정색 스커트를 입고 한껏 멋을 낸 여성은 싸베이닝의 아우디를 직접 몰고 식당으로 향했으며 문 앞에서 싸베이징과 다정하게 담소를 나누었다. 한편 장쯔이의 남자친구인 싸베이닝은 중국 CCTV의 유명 아나운서로 두 사람은 지난해 5월부터 계속되던 열애 의혹 끝에 지난 1월 열애를 공식 인정해 화제를 모았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윤후 준수어 통역 “이조녁은 이종혁, 짜라깜은 장난감”

    윤후 준수어 통역 “이조녁은 이종혁, 짜라깜은 장난감”

    윤후가 ‘준수어’ 통역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 30일 방송된 MBC ‘일밤-아빠! 어디가?’에서는 다섯 아빠와 아이들의 강릉 현덕사 템플스테이 모습이 담겼다. 이날 저녁식사 뒤 다섯 아이들은 현종스님과 모여 담소를 나누었다. 그러나 유독 준수는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한 모습을 보였다. 현종스님이 다섯 아이들에게 아버지 이름을 묻자 준수는 “이조녁”이라고 외쳤다. 현종스님이 준수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자 이를 본 윤후는 “이종혁”이라고 준수의 아빠 이름을 또박또박 발음해 전달했다. 이어 “아빠 자랑을 해보라”는 현종스님의 말에 준수가 “짜라깜”이라고 답했고 현종스님은 이번에도 알아듣지 못하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번에도 윤후가 나서 “장난감을 많이 사줘서 좋대요. 닌자를 많이 사준대요”라며 ‘준수어’를 통역했다. 윤후 준수어 통역을 본 시청자들은 “준수어 통역 가능한 건 윤후뿐”, “윤후 준수어 통역, ’짜라깜’은 나도 못 알아들었는데”, “윤후 준수어 통역, 역시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통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9일부터 성범죄 친고죄 폐지… 여성단체, 2차 피해 줄이는 ‘3대 수칙’ 제시

    19일부터 친고죄 폐지로 피해자가 직접 고소하지 않아도 성폭력 수사가 진행된다. 하지만 준비가 안 된 성폭력 피해자가 제 3자 등의 신고로 무리하게 수사를 받을 수 있거나,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피해자의 신원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이에 따라 2차 피해를 줄이기 위한 ‘3대 수칙’을 마련해 이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 여성단체 등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여성단체는 “친고죄 폐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면서 “(친고죄 폐지와 맞물려) ▲피해자 신원 보호 강화 ▲신고의무 조항의 보완 ▲관련 수사기관 인력 및 예산 확대 등을 통해 피해자를 최우선으로 존중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친고죄 폐지를 환영한다”면서도 “제 3자의 고발이나 인지 수사가 가능해진 만큼 피해자의 신상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영지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18일 “경찰 수사, 검찰 기소, 법원 재판이라는 단계 때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주의점을 매뉴얼로 만들어 교육하고 비공개 재판을 의무화하는 등 관련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친고죄 폐지와 함께 성폭력 피해자와 신고인에 대한 보호 조치가 강화됐지만 수사 기관의 성폭력 관련 감수성이나 법 개정에 대한 이해가 떨어질 경우 얼마든지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가해자 처벌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2조에 담긴 ‘누구나 성범죄 발생 사실을 알면 신고해야 하는 의무’ 조항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법에 따르면 유치원, 학교, 의료기관, 복지시설 등 종사자는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범죄 발생 사실을 알게 됐을 경우 즉시 수사 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피해자가 믿고 상담한 교사와 상담원이 신고 의무 때문에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신고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피해자들이 원치 않는 신고를 피하기 위해 상담소나 쉼터, 보호시설 등에 도움 요청을 꺼릴 수도 있다. 더불어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한 시설 관계자들이 과태료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되는 문제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는 “최소한 피해자가 신고를 원치 않는 경우 피해자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확인서를 받아 신고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불이익을 방지 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을 둘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친고죄 폐지로 성범죄 신고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인력과 예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인원이 부족해 비전문가에게 사건을 맡기면 그만큼 피해자에 대한 보호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관련 인력과 예산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성범죄 사건을 처리하는 수사기관과 법원에 과부하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사설] 성범죄 친고죄 폐지, 피해자 신원보호와 함께

    오늘부터 성폭행 범죄는 피해자 고소나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다. 강간살인죄는 공소시효가 없으며, 13세 미만이거나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강제추행죄도 마찬가지다. 강간죄 대상을 ‘부녀’에서 사람으로 바꿔 남성도 성폭력 범죄의 피해자로 보호하는 등 성문화 인식을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모든 성범죄에 대한 친고죄 및 반의사불벌죄 폐지를 골자로 한 성폭력 관련 법률을 개정해 시행하면서 생긴 변화다. 행정부와 사법부는 이번 개정 취지가 피해자 인권 보호 및 국민의 안전생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보완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우선 정부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신원 노출 없이 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현재 성폭력 피해자들이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곤 거점병원에 마련된 원스톱 지원센터 내 여성경찰이 고작이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은 익명 또는 가명으로 조사를 받을 수 있음을 성폭력 전담 수사팀 사무실 입구나 경찰서 인터넷 홈페이지에 알리는 일이 시급하다. 진술조력인 조기 양성 및 확대 운영도 시급하다. 진술조력인은 13세 미만 아동·장애인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의 의사소통을 중개·보조할 사람이다. 법무부는 우선 30~50명을 오는 12월 19일부터 배치할 예정이란다. 교육기간을 감안한 것으로 보이나, 조기 배치 및 증원이 필요하다.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도 내실 있게 운영해야 한다.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자에게만 지원하던 피해자 국선변호사를 이번에 모든 연령의 성폭력 피해자에게 확대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운영성과는 이 제도가 말뿐인 제도였음을 보여준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조사 결과, 이 제도를 이용한 성폭력 피해자의 31.2%는 만족스럽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변호사와 연락이 되지 않고, 연락이 되어도 자신을 보호하기는커녕 가해자에게 연민을 드러내는 등 상담과정에서 2차 피해를 입었다는 불만이었다. 법무부는 이런 사례가 생기지 않도록 국선변호사 명부에 이름을 올린 변호사들은 피해자 상담 요령 등에 대한 교육을 반드시 받도록 할 필요가 있다. 사법부로서는 피해자가 증인으로 법정에 나와야 할 때, 피고인과 얼굴을 마주 보는 일이 없도록 증인석 배치를 달리하는 등 공간배치에서부터 피해자를 배려해야 한다.
  • 수원에 국내 첫 여성건강센터 건립

    경기 수원시는 7일 10∼60대 여성들에게 다양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제공할 ‘여성건강증진센터’를 전국 최초로 내년 4월 설립한다고 밝혔다. 여성건상증진센터는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제공하는 사후적, 육체적 치료 대신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사전적이고 정신적인 프로그램을 제공, 여성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활동하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센터는 이에 띠라 모자보건, 산전검사, 산전·후 서비스, 운동교실, 예방의학, 건강정보, 상담프로그램, 자조모임 등 다양한 건강증진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성폭력 및 가정폭력 상담소, 전신보건센터, 알코올상담센터, 여성 생애주기별 운동센터 등도 설치해 여성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상태를 살핀다는 계획이다. 시는 권선구 권선동 현 수원시 상수도사업소(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2500여㎡)에 센터를 입주시켜 내년 4월부터 본격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상수도사업소는 내년 1월까지 광교정수장에 사옥을 신축해 이전하기로 돼 있다. 센터의 운영은 민간기관에 위탁 운영한다. 시 관계자는 “기존 보건의료기관이 아닌 정신 및 신체의 치유 및 사전예방을 위한 여성기관은 기초자치단체 중 수원시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이라“여성적 시각으로 공간을 조성하고 내외부도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여성을 치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구청을 도서관으로” 교육소외 청소년 없앤다

    “구청을 도서관으로” 교육소외 청소년 없앤다

    “나는 마포에서 태어나 마포에서 눈감을 사람입니다.” ‘마포 토박이’라는 것을 자랑하는 박홍섭 마포구청장이 6일 ‘교육’을 화두로 들고나왔다. 조부부터 손자까지 5대째 마포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그는 “마포를 들여다볼수록 교육의 전기(轉機)를 마련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고 다소 강경한 발언도 내놨다. 바로 도서관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기준에 따르면 인구 5만명당 공공도서관 1개가 있어야 한다. 40만명인 마포에는 적어도 8개의 공공도서관이 필요하지만 현재 창전동 서강도서관이 유일하다. 문화·복지·공원·교통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선진 도시의 면모를 갖춰 가는 곳인데도 교육 분야에선 뒤처졌다. 마포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다 입시를 위해 이사하는 부모도 많다. 그래서 오명을 벗기 위해 박 구청장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게 옛 성산동 청사에 종합교육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지하 2층, 지상 6층(시설면적 7000㎡) 규모에 마포중앙도서관을 포함해 공연장, 영어체험센터, 교육·상담·직업체험을 하는 청소년교육센터 등을 세울 계획이다. 다만 사업비가 420억원으로 예상되는 데다 옛 청사 부지가 구의 핵심 자산인지라 지역민의 의견 수렴을 충분히 거치는 등 신중하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두 차례 공청회를 가진 데 이어 3~5일 서강동·합정동 주민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이어 간다. 박 구청장은 새로 짓는 종합교육시설이 청소년들에게 단순히 학업성적 향상뿐 아니라 진로를 탐색하고 전인적인 주체로 거듭나게 도와주는 마당으로 자리 잡게 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창조적 소수자가 몇만 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를 맞았다. 그런 잠재력이 있는데도 부모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뜻을 펴지 못하는 청소년이 우리 마포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민선 3기(2002~2006년) 때부터 이 사업을 구상했다. 또 박 구청장은 자치구 중 유일하게 청사 꼭대기인 12층에 북카페 겸 구립도서관을 만들어 개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VIP인 구민을 청사의 ‘펜트하우스’로 모시겠다는 뜻이다. 426.7㎡ 규모에 장서 3만권이 비치되고 한강 조망권을 즐길 수 있는 북카페(50석), 일반 열람실(50석), 독서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담소방, 야외옥상공원 등으로 꾸민다. 박 구청장은 “낮 시간에 도서관 이용이 어려운 직장인들을 위해 도서관을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개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현장총리’… 일하는 내각 기틀 다져

    ‘현장총리’… 일하는 내각 기틀 다져

    정홍원 총리는 토요일마다 어김없이 민생 현장에 나선다. 취임 후 맞은 첫 토요일인 지난 3월 2일 숭례문 복원현장을 비롯해 서울 남대문 시장을 돌아보는 것을 시작으로 특별한 공식 일정이 없으면 민생 현장에서 꼭 토요일을 보냈다. 토요 돌봄교실, 노인종합복지관, 여성 노숙인쉼터, 아동장애생활관, 학교폭력신고상담소 117센터 등이 토요일 정 총리가 찾아간 곳이다. “국민곁의 총리”를 강조해 온 그는 부처들이 현장 행정으로 정책 방향을 잡도록 독려해 왔다. 국민들의 목소리와 정책 반응을 다시 정책에 반영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취임 후 국무조정실 확대간부회의에서 처음 한 주문도 “현실인식을 갖고 정책을 만들자”, “국민 속 현장 행정을 펴자”는 것이었다. 국정공백 상태에서 취임한 정 총리는 내각을 총괄하는 ‘행정의 수장’으로서 험난했던 정부 출범 100일을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취임 다음 날(2월 27일) 그는 각 부처 차관들을 소집해 유례 없이 차관회의를 이끌며 민생과 행정을 챙겼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 지연으로 장관 임명이 늦춰지자 총리가 나서 차관들을 이끌고 국정 공백을 막았다. 21차례의 현장 방문과 8번의 각계 간담회. 아시아·태평양 물정상회담 참석을 위한 태국 방문 등 분주한 일정 속에서 정부업무평가체제 개편, 부처 간 협업 활성화 지원체제 구축 등 국정관리체제를 마련했다. 국가정책조정회의 등 국정협의체를 통한 새 정부 첫 내각의 안착을 주도했다. “틀에서 벗어난 창의적인 대안 마련”, “현장 상황을 고려한 정책 추진” 등 각 부처에 대한 그의 주문은 눈높이가 높다. 깐깐하고 구체적인 주문, 직설적인 화법의 질문과 지적에 각 부처는 여전히 긴장 모드다. 부처 장악력과 행정 운영 면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면 각 부 장관에 대한 인사권 행사 등 ‘책임총리’로서의 역할은 아직은 미지수다. 정권 초기 총리란 한계에다 오랜 검사 생활에서 밴 조심성과 정치권과의 거리두기로 그의 정치적 역할이 감춰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내각 운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고, 총리의 주례 보고를 박 대통령도 경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현장 행정]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의 18개동 ‘일일 동장 투어’

    [현장 행정]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의 18개동 ‘일일 동장 투어’

    “우리 동네에는 노숙인 보호 시설이 너무 많아요.” “영등포역 앞을 지날 수 없을 정도로 노점상이 많아요.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아요.”(주민 대표) “시설에 계신 분들은 사회 복귀를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죠. 같은 자리에서 30~40년 장사한 분들을 강제로 내쫓기는 어려워요. 상생하는 방법을 고민해 보겠습니다.”(조길형 영등포구청장) 건장한 체격의 한 남성이 29일 오전 10시 영등포구 기계공구상가 거리에 있는 영등포동 주민센터에 들어서더니 “사랑합니다”라고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아침 일찍 온천 나들이에 나선 독거 노인 100여명을 배웅하고 온 조 구청장이다. 오는 7월까지 18개 동을 순회하는 ‘일일 동장 투어’의 두 번째 날이다. 사무실보다 현장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로 현장행정이 일상이지만 일일 동장 체험은 특별한 시간이다. 동네 한 곳 한 곳을 집중적으로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다. 30년 넘게 살아온 곳이라 눈을 감고도 구석구석 모르는 데가 없을 텐데 민원 사항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주민 의견은 귀로 직접 듣고, 무엇이든지 몸으로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린다고 했다. 구정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구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지름길은 현장행정밖에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섬세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동장이 병가에 이은 교육 연수로 장기간 자리를 비우고 있는 탓에 조 구청장은 영등포동이 무척 신경 쓰이는 눈치였다. 진지한 표정으로 여름철 침수 대비 현황을 꼼꼼하게 점검하다가 주민센터 여직원까지 양수기 다루는 방법을 배웠다고 하자 그제서야 웃음을 지었다. 그는 주민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답하면서도 “물기를 조금만 줄여도 예산이 엄청나게 절약된다”며 다음 달 1일 시작하는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민원이 끊이지 않는 재정비 촉진 지역을 살피러 영등포시장통을 걸어가면서도 쉴 새 없이 곳곳을 살폈다. 쓰레기가 버려졌거나 상점에서 인도를 점거한 곳이 눈에 띄면 득달같이 지시를 내렸다. 중앙공원 인근 영삼어린이집을 찾아 어린이들에게 ‘손 하트’를 날리며 환하게 웃던 조 구청장은 곧 자치회관을 찾아 사물놀이를 즐기던 동네 주민들과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주민센터 구내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하며 직원들의 고충에 귀를 기울이고는 인근 한국조리사관학교에서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제공하는 요리 강좌의 수료식도 찾아갔다. “구민과의 약속은 끝까지 지키는 구청장으로 남고 싶다”는 조 구청장은 양평유수지 생태공원에서 열린 모내기 체험 행사까지 숨가쁜 일정을 거듭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최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주최 민선5기 3년차 기초단체장 공약 이행 평가에서 최우수구로 선정된 게 이처럼 현장을 누빈 덕택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양복 입고 다니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도 듣지만 이렇게 민방위복을 입고 넥타이를 풀어버린 채 뛰어다니는 게 좋아요. 현장에서 문제를 찾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 것, 지역 일꾼이란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동기 스토킹 대학원생 퇴학은 정당”

    동기생을 수년간 지속적으로 스토킹한 대학원생을 퇴학시킨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고려대 대학원 영어영문학과 석사과정을 밟던 A(당시 27세)씨는 2000년쯤부터 같은 과정을 이수하던 여성 B씨에게 일방적으로 호감을 표시했다. 주로 학교나 B씨의 집으로 찾아가 원하지도 않은 선물이나 쪽지를 전달했다. 참다 못한 B씨는 교내 성폭력상담소(현재 양성평등센터)에 A씨를 신고했다. A씨는 상담원과 수차례 면담을 했지만 ‘사랑한다’, ‘지켜 주겠다’는 내용의 쪽지를 보내며 B씨를 계속 쫓아다녔다. 고려대를 운영하는 고려중앙학원은 2002년 7월 수료 상태이던 A씨에게 무기정학의 징계를 내렸다. 당시 A씨는 서울 장로회신학대학에도 다니고 있었는데 B씨 가족이 A씨의 행각을 장로회신학대에도 알렸다. 이런 행각을 통보받은 장로회신학대 측은 A씨를 제적 처분했다. A씨의 스토킹은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2008년 가을부터는 B씨의 가족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B씨의 안부를 물었다. 결혼해 미국에 거주하고 있던 B씨를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A씨의 행각이 지속되자 고려대 측은 ‘품행이 불량해 개선의 가망이 없는 자는 퇴학 등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는 학칙을 들어 2010년 A씨를 퇴학 처분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5부(부장 김명한)는 징계가 부당하다며 A씨가 고려중앙학원과 장로회신학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의 스토킹 행위를 이유로 내린 퇴학 처분이 부당하게 무겁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대학이 교육목적 실현과 내부질서 유지를 위해 학칙을 제정하고 위반자에게 징계처분을 내리는 것은 존중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고려중앙학원과 장로회신학대는 A씨에게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진술할 기회를 줬기에 퇴학 처분을 무효로 돌릴 만한 절차상 중대한 하자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성폭행 낙태’ 합법이라지만…

    ‘성폭행 낙태’ 합법이라지만…

    “성폭행으로 임신한 김모(당시 15세)양은 2010년 출산 후 아이를 입양 보내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어요. 김양은 검사에게 인공유산(낙태) 지휘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고, 김양의 부모는 검사의 인공유산 지휘 거부로 출산까지 하게 됐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진행했지만 기각 판정을 받았습니다.”(모 지역 원스톱지원센터 직원) 김양처럼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 피해 여성들에게 낙태는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다. 하지만 당시 김양을 지켜본 한 원스톱지원센터 직원은 26일 “형법상 성폭행에 대한 고소가 반드시 진행돼야만 지원받을 수 있고, 사후 법정 진술이나 피고소에 대한 부담 때문에 의사들도 시술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김양처럼 적절한 시술 시기를 놓치고 비극에 이르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설치된 원스톱지원센터는 성·가정·학교 폭력 피해자들에게 의료, 수사, 상담, 법률 문제를 총체적으로 지원하는 곳이다. 현행 모자보건법(제14조)은 강간 또는 준강간으로 인한 임신의 경우 24주 이내 인공임신중절, 즉 낙태를 허용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낙태 시술을 받기 위해 원치 않는 형사 고소를 해야 하거나 상담을 강요당하는가 하면, 번번이 병원에서 시술을 거부당하는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미성년자는 보호자(부모)의 동의 요건에 대해 부담을 느껴 수술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미흡한 제도와 절차 탓에 피해 여성들은 성폭행과 별개로 또 다른 2차 피해에 직면하는 셈이다. “제 스스로 배 속의 아이를 꺼내고 싶었고,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그(성폭행을 당했던) 기억이 떠올라 숨을 쉴 수가 없다”는 양모(22)씨는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을 판단하는 데 한 달이 걸렸다. 성폭행 가해자를 특정하지 못해서다. 9주째에 낙태 상담을 했지만 결국 13주째 때 시술을 받았다. 의사와 간호사의 무관심으로 상처도 많이 받았다. 시술을 받기 위해 대기했던 양씨는 “성폭력 상담소에서 오신 분은 접수대로 오세요”라는 간호사의 외침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의사는 양씨의 얘기를 듣더니 “한 번만으로 그렇게 쉽게 임신이 되나”라고 되물었고, 양씨는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의사가) 나를 의심하는 것 같았다”고 가슴을 쳤다. 의사들도 고민이 많다. 한 의사는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상담이나 낙태 시술 이후 태아 처리, 기록 보관과 관련해 부담이 크다”면서 “의사도 인간이기 때문에 시술 후 불쾌감이나 ‘트라우마’를 갖는다”고 말했다. 여성아동폭력피해 중앙지원단이 전국 성폭력상담소를 포함한 보호시설과 상담센터 240곳을 대상으로 피해 현황 및 낙태 요청 현황을 집계한 결과, 피해 여성의 낙태 시술 지원 건수는 2009년 61건, 2010년 166건, 2011년 143건, 2012년 6월 현재 90건이었다. 까다로운 절차와 시술 거부로 불법 낙태를 선택하거나, 아이를 출산한 경우 아예 보호센터나 상담센터를 찾지 않은 사례까지 고려하면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 피해 여성은 훨씬 많을 것으로 여성단체들은 추정하고 있다. 김정숙 중앙지원단 단장은 “현행법은 가해자를 특정하고 유죄 판결이 날 때까지 피해 여성이 방치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폭행을 인정할 만한 정황을 발견하면 바로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법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DB를 열다] 1969년 잔디밭에 앉아 대화하는 대학생들

    [DB를 열다] 1969년 잔디밭에 앉아 대화하는 대학생들

    1969년 10월의 어느 날, 대학 캠퍼스 잔디밭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다. 지금보다 훨씬 적은 숫자의 학생이 대학에 들어갔던 그 시절 대학생이 된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입시 지옥의 문을 탈출했다는 것, 성인이 되었다는 것, 그래서 다방에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 술과 담배를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것, 미팅을 한다는 것 등등. 무엇보다 캠퍼스의 낭만은 대학생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대학생은 한마디로 낭만의 자유인이었다. 시간이 나면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잔디밭에 앉아 시국을 논하고 철학을 이야기했다. 누구나 가난했던 때 대학생들의 주머니도 늘 비어 있었다. 시골 출신 학생들은 소를 팔아 등록금을 댄다고 해서 대학을 상아탑(象牙塔)에 빗대어 우골탑(牛骨塔)이라 불렀다. 요즘같이 아르바이트 거리도 많지 않았고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란 가정교사가 거의 유일했다. 그마저 떨어지면 돈을 적게 쓰는 방법밖에 없었다. 가난했던 대학생들은 물들인 군복 상의를 입고 군화를 끌고 다녔다. 대학을 왜 상아탑이라 할까. 상아탑은 세속적인 생활에 관심을 갖지 않고 고고한 예술지상주의 입장을 취한 19세기의 프랑스 시인·극작가였던 알프레드 드 비니를 평론가 생트 뵈브가 평할 때 사용한 말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 말이 발전하여 현재는 대학 또는 대학의 연구실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된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소청심사위는 경찰 구제위원회?

    2011년 8월 휴대전화기를 분실했다는 민원인의 신고를 받던 A 경위는 지구대장으로부터 불친절한 언행을 지적받자 고성을 지르고 경위서 제출을 거부해 감봉 3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신청해 징계 정도가 가장 낮은 견책으로 처벌 수위가 낮아졌다. B 경사는 가정폭력상담소장의 피해신고를 받고 일반전화 신고인 줄 알고 17분 늦게 출동했다가 감봉 1개월의 처분을 받았으나 소청심사위에서 견책으로 감경받았다. 고의적 직무태만이 아니란 이유에서였다. 소청심사위원회에 불이익 처분에 대한 구제를 요청한 공무원 중 경찰의 소청이 압도적으로 많고, 징계 처분 감경률도 높다. 사건 발생 시 분노한 여론을 의식한 경찰의 중징계 꼼수가 결국 행정력 낭비로 이어지는 셈이다. 6일 소청심사위원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7~2011년 5년간 연평균 732명의 공무원이 소청 심사를 제기했는데, 이 가운데 77.5%가 경찰이었다. 기타 일반 행정공무원의 비율은 14.6%, 교정공무원은 5.3%, 세무공무원은 2.6%다. 경찰의 징계 처분 감경 비율도 지난해 55.1%에 이른다. 2010년 경찰의 감경률 43.2%보다 더 늘어났다. 평균적으로 공무원의 징계 처분이 소청심사위원회에서 변경되는 비율은 32.2%다. 소청심사위 관계자는 “경찰공무원에 대한 강도 높은 사정활동과 공무원의 권리구제 의식이 높아지면서 소청 심사건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경찰 내부적으로는 비리 경찰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란 비난 여론을 의식해 일단 중징계하고, 소청심사위에 가서 감경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듯하다”고 말했다. 소청심사위 직원들은 ‘허리 펼 시간도 없다’고 말할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허덕이고 있지만, 경찰이 중징계를 남발하는 바람에 행정력이 낭비된다는 지적이 높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커버스토리-결혼 이주여성의 위험한 탈출 그 이후] “돈 주고 사온다는 선입견… 인격체 아닌 재화 개념으로 다뤄”

    [커버스토리-결혼 이주여성의 위험한 탈출 그 이후] “돈 주고 사온다는 선입견… 인격체 아닌 재화 개념으로 다뤄”

    ‘계획적인 사기인가, 어쩔 수 없는 탈출인가.’ 결혼 이주 여성의 가출은 크게 두 가지로 읽힌다. 남편의 폭력과 부당한 대우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지만 취업 등의 목적으로 위장 결혼을 한 뒤 도망가는 사례도 많다. 잘살아 보겠다며 낯설고 물선 땅에 온 그들이 가출이라는 극단적 행동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결혼 이주 여성을 대하는 선입견과 부정적인 시선 등이 이주 여성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면서 “돈을 주고 사 온다는 개념이 일부 남아 있다 보니 여성을 배우자라는 하나의 인격체가 아니라 재화의 개념으로 다루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박천응 안산이주민센터 활동가는 “돈을 주고 데려왔는데 여자가 도망갔다고 말하는 한국 남성의 의식 구조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면서 “노예도 아닌데 집에 가둬 놓고, 한국말도 못 배우게 하는데 어느 누가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가정에 정을 붙이고 살 수 있겠느냐”고 했다. 실제 결혼 이주 여성은 외롭다는 것을 한국 생활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호소하고 있다. 의지할 수 있는 사회적 네트워크도 부실하다. 지난 2월 여성가족부가 결혼 이민자 1만 5001명(결혼 이주 여성 응답자 1만 2531명)을 설문조사한 2012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정에서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한 결혼 이민자의 비율은 2009년 9.6%에서 2012년 14.2%로 4.6% 포인트 증가했다. 자신과 집안에 어려운 일이 발생했을 때 의논할 상대가 없다고 답한 비율도 15.5%에서 21.7%로 4년 새 6.2% 포인트 늘었다. 지역 주민 모임에 참여한 경험이 없는 비율도 72.2%에서 86.7%로 14.5% 포인트 증가했다. 정부의 다문화 정책 지원으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여건이나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늘었지만 이주 여성들은 여전히 고립감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가정폭력도 결혼 이주 여성을 밖으로 내모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가 지난 1월 발표한 2012년 상담실적 보고에 따르면 가정폭력으로 상담소의 문을 두드린 건수는 2012년 8417건으로 전년 5744건에 비해 46.5% 늘었다. 센터 관계자는 “가정폭력 상담은 꾸준히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신체적·정서적인 폭력에 시달리다 못해 결혼 이주 여성들이 가출이라는 최후의 선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혼 이주 여성의 사회 참여를 가로막는 것도 문제다.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베트남이나 중국, 캄보디아 등의 국가들은 사회주의를 거치면서 여성의 사회 참여가 당연시된 곳”이라면서 “한국 남편들이 이들의 노동 참여 욕구를 억누르면서 가정생활에만 안주하게 하는 여성으로 만들려고 할 때 결혼 이주 여성들이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도피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표면적인 차원에서는 국제결혼 자체를 일정한 선에서 통제하거나 가출 여성들의 이혼과 소송 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관리·감독해야 한다”면서도 “근본적으로는 결혼 이주 여성에 대한 의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위은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이주여성법률지원단장은 “결혼 이주 여성이 부득이하게 집을 나오는 경우 가출이란 용어로 표현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면서 “가출은 남편의 입장에서 쓰는 말로, 남편의 폭력 등 기타 사정으로 집을 나온 이들에게 가출은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국 남성들이 결혼 전에 충분한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해성 지구촌사랑나눔 이사장도 “한국 남성들이 정상적으로 결혼생활을 할 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에 돈을 주고 외국인 여성을 데려오는 데서부터 한계가 발생한다”면서 “외국인 여성을 데려오기 전에 한국 남성들이 상대 배우자에 대한 언어·문화 교육을 받도록 하고 미리 건강 진단을 받게 하는 등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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