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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유랑기] 송강 정철은 왜 강화에서 굶어죽었나

    [문화 유랑기] 송강 정철은 왜 강화에서 굶어죽었나

    -한 농가에서 겨울날 홀로 임종 송강 정철이 강화에서 굶어서 죽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강화대교 초입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십리쯤 가다 보면 길섶에 ‘숭뢰리’라 새겨진 장승이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예전에 송정촌이라 불리던 마을로, 강화만으로 흘러드는 한강 줄기가 빤히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이곳 어느 허름한 농가에서 한 달 남짓 송강은 끼니를 잇기 어려울 정도로 궁핍한 생활을 하다가 영양실조로 숨을 거두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났던 이듬해 연말이었다. 송강은 그 노경에 어쩌다 홀로 강화까지 흘러들어왔을까? 조선문학의 최고봉이요, 한때는 서인의 거두로서 서슬 푸른 권력을 휘둘렀던 송강이 대체 어쩌다가 늘그막에 강화 섬으로 흘러들어와서 겨울 저녁풍경처럼 스산한 말년을 보내다가 홀로 쓸쓸히 죽어갔단 말인가? 여기서 파쟁과 유배로 점철된 그의 굴곡진 생애를 죄다 둘러볼 수는 없지만, 강화행 직전의 상황만 간략히 살펴본다면, 임진난을 맞자 선조는 유배 중인 송강을 불러 명나라 사신으로 보냈다. 하지만 사신을 다녀온 후 모함을 당하자 송강은 스스로 임금에게 사면을 청하고는 강화로 은거했던 것이다. 그가 은거처를 강화로 정한 것은 당시 강화에 살던 그의 문인 석주(石洲) 권필과 관계가 있을 법하다는 추측과 함께, 혹 나라에서 급히 부를 때 바로 달려가기 위한 노신의 충정 때문이 아니었을까 짐작할 뿐이다. 강화에서의 생활은 비참했다. 당장 생계를 꾸리기도 버거운 형편이었다. 비록 현직에서 물러났다 하더라도 여전히 정승 직책을 지니고 있던 송강이었지만, 워낙 청렴한 성품이라 무엇 하나 챙겨둔 것이 없었던 터이다. 그가 얼마나 궁핍에 시달렸나 하는 것은 친구에게 보낸 편지로도 알 수 있다. “내가 강화로 물러나온 후 사면을 둘러보아도 입에 풀칠할 계책이 없으니 형이 조금 도와줄 수 없겠습니까? 평일에 여러 고을에서 보내온 것도 여지껏 감히 받지 않았는데, 장차 계율을 깨뜨리게 되니, 늘그막에 대책 없이 이러는 게 못내 부끄럽습니다. 그러나 형처럼 절친한 이에게서도 약간의 것인즉 마음 편하겠지만, 많은 것은 감히 받을 수 없습니다.” 송강의 곤궁함과 염치가 손에 잡힐 듯하다. 송강이 죽기 직전에 남긴 마지막 시에도 그의 고단한 삶이 그대로 묻어나고 있다. 외로운 섬 나그네 신세 해조차 저무는데남녘에선 아직도 왜적 물리치지 못했다네천리 밖 서신은 어느 날에나 오려는지오경 등잔불은 누굴 위해 밝은 건가사귄 정은 물과 같아 머물러 있기 어렵고 시름은 실오리 같아 어지러이 더욱 얽히네원님이 보내온 진일주(眞一酒)에 힘입어눈 쌓인 궁촌에서 화로 끼고 마신다오.(박영주 역) 송강의 이런 고단한 삶도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다. 은거 한 달 남짓 만에 숨을 거두었던 것이다. 사인은 영양실조였다 한다. 향년 58세. 온 나라가 환란 중에 있었던 1593년 12월 18일, 추운 겨울날, 송강은 홀로 굶어죽었던 것이다. 송강이란 인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송강과 동갑내기로 같이 벼슬살이를 한 율곡 이이가 “송강은 충직하고 맑으며 의로운 선비다. 다만 성격이 편협하여 아량이 적은 것이 흠이다”고 평한 것을 보면, 그가 왜 당쟁의 한가운데서 수많은 정적을 만들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으며, 백사 이항복이 “송강이 손뼉 치며 담소하는 것을 보면 마치 신선을 보는 듯하다”고 말한 것을 보면 그가 타고난 시인임을 알 수 있다. 송강은 죽은 후 선영이 있는 경기도 고양 땅 신원리에 묻혔다가, 70여 년 후 우암 송시열의 주선으로 충북 진천 환희산 자락으로 이장되었다. 지금의 송강사이다. 송강의 문인으로 강화에 같이 인연을 맺었던 당대 최고의 문장 권필이 송강 묘를 찾아 지은 칠언절구가 전한다. 空山木落雨蕭蕭 빈산에 잎 지고 궂은비 내리는데相國風流此寂寥 재상의 풍류 또한 이같이 쓸쓸하네 惆悵一杯難更進 슬프다 한 잔 술 다시 올리기 어려우니昔年歌曲卽今朝 예전의 그 노래는 오늘을 말함인가 ‘예전의 그 노래’는 송강의 사설시조 ‘장진주사(將進酒辭)’를 말한다. 저 멀고도 고적한 곳, 북망(北邙의) 적막한 정경을 우리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이며 술 한 잔을 권하는 절창이다. 한 잔 먹세그려 또 한 잔 먹세그려 꽃 꺾어 산 놓고 무진무진 먹세그려 이 몸 죽은 후면 지게 위에 거적 덮어 주리혀 매어가나 유소보장에 만인이 울어예나 어욱새 속새 덥가나무 백양숲에 가기곳 하면 누른 해 흰 달 가는 비 굵은 눈 소소리바람 불 제 뉘 한 잔 먹자 할꼬 하물며 무덤 위에 잔나비 파람 불 제 뉘우친들 어찌리 '누른 해 흰 달 가는 비 굵은 눈 소소리바람...' -북망의 스산한 풍경을 단어 몇 개로 어쩌면 저렇게 손에 잡힐 듯이 그릴 수 있을까. 가히 대가의 솜씨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송강의 자취를 조금이라도 찾아볼 수 있을까 하여 송정촌에 들러 마을 어르신을 붙잡고 송강이 만년을 보낸 집터를 물어보았다. 예전엔 한강이 마을 바로 앞에까지 들어와 있어 송정포라 했는데, 포구 어름의 어느 허름한 농가에서 잠시 살다가 죽었다는 것, 그리고 가끔 고려산 아래 사는 젊은 선비가 찾아오곤 했다는 말을 전해들었을 뿐이라 한다. 그 선비는 아마 송강의 문인 권필 시인이리라. 그뿐, 어디에도 송강의 자취는 찾을 길이 없어 서운한 마음을 안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하기사 벌써 4백 년도 더 전의 일. 흐르는 바람 따라 자취 없이 사라지는 게 어디 그뿐이랴. 하지만 송강의 전후 미인곡과 관동별곡을 일컬어 "우리나라의 참된 문장은 이 세 편뿐"이라고 서포(西浦) 김만중이 평했듯이 송강의 명구는 아직도 살아남아, 요즘도 '관동별곡'의 결구를 가다끔 읊조리곤 한다. 강화도와 석모도 사이를 흐르는 강석해협에 푸른 달빛이 휘영청할 때면 어김없이 이 구절이 읊조려지곤 하는 것이다. "명월이 천산만락(千山萬落)에 아니 비쵠 데 없다." 어떤 진경산수화보다 아름답지 않은가!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갈등이 있는 곳엔 달려갑니다”…시민들에게 말 거는 소통 행정

    “갈등이 있는 곳엔 달려갑니다”…시민들에게 말 거는 소통 행정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해 7월 1일 취임하면서 ‘오로지 시민행복, 반드시 창조대구’를 시정 비전으로 내걸었다. 권 시장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현장소통시장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일부 비판적인 시각도 있으나 지역별 주요 현안과 관련해 이해 당사자와 대화는 물론 토론을 통해 해결 방안의 모델을 제시해 왔다는 호평이 21일 현재 이어지고 있다. 긍정적인 시각은 대구시가 일방적으로 나선 게 아니라 해당 지역 국회의원, 기초자치단체장, 지방의원, 시민단체, 이해관계인 등이 함께 참여했다는 데 큰 점수를 주고 있다. 현안 해결 여부를 떠나 시장 면담 욕구에 대한 시민의 응어리 해소, 이를 통해 시정 변화와 혁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점도 성과였다는 것이다. 그동안 추진한 현장소통시장실은 모두 57차례에 이른다. 여기에서 현안 관련 건의 262건을 받는 등의 성과를 이끌어 냈다. 첫 현장소통시장실은 지난해 7월 15일 칠성시장에서 열렸다. 당시 칠성시장은 대형 식자재마트 입점을 두고 상인과 건물주, 식자재마트 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상인들은 시장 주변 곳곳에 식자재마트 입점 반대 현수막을 내걸었고, 대구시와 북구청 등을 상대로 수차례에 걸쳐 마트 입점 불허 촉구 집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건물주는 식자재마트의 경우 허가가 필요 없는 자유업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입점을 막을 수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평행선을 달리던 상인과 건물주는 현장소통시장실에서 해법을 찾았다. 건물 1층엔 식자재마트 대신 커피숍, 정육점, 베이커리, 슈퍼마켓 등 시장 상권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업종들이 들어서기로 했다. 또 2층 전체는 식당으로 활용된다. 내년부터 대구시는 건물 일부를 임차해 냉동 창고를 만든 뒤 시장상인연합회에 운영을 맡길 예정이다. 또 대기시간이 1~3시간이나 되던 차량등록사업소 서부분소는 지난해 9월 1일 열린 현장소통시장실에서의 건의대로 민원실을 확장했고, 북부민원분소도 추가 개소했다. 대구 4차 순환도로건설로 훼손 위기에 처한 대구 도동 측백나무숲(천연기념물 1호) 보존 방안도 현장소통시장실에서 나왔다. 4차 순환도로 안심~지천 구간(23㎞)은 2008년 타당성 조사 및 기본설계에 들어가 2013년 10월 실시설계를 마무리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올 하반기 착공해 2020년쯤에는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었다. 그렇지만 도동 측백나무숲 인근 4공구 동구 지묘~둔산동 구간(4.67㎞)을 놓고 도로공사와 주민은 적잖은 마찰을 빚어왔다. 주민들은 공사 구간이 측백나무숲과 너무 인접해 있고, 산악구간 터널화도 반영되지 않아 천연기념물 훼손은 물론 주민 피해가 우려된다고 반발했다. 반면 도로공사는 주민들의 의견대로 하면 400억원 이상의 추가 사업비가 들고, 안전성 확보도 어렵다며 난색을 표해왔다. 이에 따라 권 시장은 지난해 9월 16일 동구 도동 측백나무숲 주차장에서 현장소통시장실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국토교통부에 4공구의 설계 변경을 요청하고, 추가 예산문제도 정치권과 힘을 모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해법을 도출해 냈다. 현장소통시장실의 또 하나의 성과는 대구의 40년 숙원사업인 안심연료단지 이전 작업 추진이다. 권 시장은 현장소통시장실에서 안심연료단지 폐쇄 및 이전문제 해법은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찾겠다고 했다. 또 기존 지구단위계획에 인근 지역을 추가,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연내에 마련하기로 했다. 도시개발사업은 202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밖에 현장소통시장실에서 해결한 것은 ▲상리동 음식물류 폐기물처리시설 악취해소 보완대책 마련 ▲화원동산 관리권 달성군으로 이관 관리주체 일원화 ▲테크노폴리스 내 급행노선 증편 ▲칠곡시장 활성화 사업 지원 ▲고성동 주거환경개선 사업 공영개발 추진 협의 ▲쪽방상담소 인력충원 ▲팔달신시장 쓰레기처리비용 개선 등이 있다. 물론 현장소통시장실에서 해결책을 찾지 못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가 현장소통시장실에 참석한 주민 205명을 무작위로 선발해 설문조사한 결과 86.8%인 178명이 좋았다고 답했다. 또 10.8%인 22명은 보통이라고 대답한 반면 미흡했다는 주민은 2.4%인 5명에 불과했다. 좋았다고 대답한 이유에 대해서는 “시장이 현장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주는 유례없는 일로서 그 자체가 감동적이었다”, “시장과 직접 현장에서 대화하고 토론하니 친근감이 든다”, “성의 있는 답변으로 궁금증이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현장소통시장실의 계속 운영 여부에 대해서는 96.6%(198명)가 계속 운영하는 게 좋다고 한 반면 3.4%(7명)만이 그만두는 게 좋다고 했다. 지역 시민단체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대구시민센터는 “시장이 시민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시민 중심 행정의 모델이다. 혁신적이고 신선하며, 전체 민의를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구참여연대와 대구YMCA도 “현장 목소리를 들으려는 시도 자체가 좋았다”, “종전 행정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 최고봉이다”고 평가를 하면서도 “정책이 나올 만한 곳, 주제가 있는 곳을 찾아 운영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현장시장실 운영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아 내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했다. 권 시장은 “앞으로 민원발생지역이나 취약지역 등을 중심으로 현장소통시장실을 운영할 방침이다. 또 청년 및 예술단체, 택시 및 버스 운전기사, 상인 등 직능단체와 협회 등을 대상으로 테마별로 운영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여기서 나온 현안 건의사항에 대해서는 예산과 정책에 반영해 실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102명의 헌신… 메르스를 이겼다

    102명의 헌신… 메르스를 이겼다

    “이제야 숨통이 좀 트이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습니다.” 꼬박 2주 만인 19일 격리에서 해제된 전북 순창군 순창읍 장덕리 마을은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창살 없는 감옥생활을 했던 주민들은 날이 밝기 무섭게 그동안 나가보지 못했던 논밭으로 달려갔다. 그동안 돌보지 못했던 농작물을 둘러보고 이웃들과 얼굴을 마주 보고 담소도 나누었다. 일부 주민들은 읍내에 나가 농약과 생필품을 구입하는 등 그동안 미뤄 두었던 일을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아래윗집에 살면서도 보름 만에 얼굴을 본 최복희(68·여)씨와 이성자(57·여)씨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며 서로를 끌어안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들은 “동네에 더이상의 환자가 생기지 않고 무사히 끝나 정말 다행이다. 주민 모두가 고생했다”고 입을 모았다. 밭에 나와 양파를 캐던 박유현(72)씨는 “몇 년은 된 것 같다. 감옥생활이 따로 없었다”며 “이제 숨 좀 쉬며 살 수 있겠다”고 웃음 지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농민은 “이웃 주민들과 함께 감자 캐러 나왔다”며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며 함께 일하니 힘든 줄 모르겠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황복님(72·여)씨는 “허리와 무릎이 아파 병원을 다니며 물리치료를 받다가 보름 남짓 꼼짝 못하고 생고생을 했는데 이제 한시름 놓게 됐다”고 안도했다. 주민들은 그동안 각계에서 보내준 격려와 성원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마을 부녀회장 신정순(68)씨는 “이런 물심양면의 지원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답답한 생활을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됐다”며 “얼굴도 모르지만 주민들과 함께 고맙다는 전화를 드릴 생각이다”고 말했다. 장덕마을에는 30여개 기관과 단체에서 1억 1000만원어치가 넘는 구호품이 답지했다. 하지만 메르스가 남긴 상흔이 너무 커 주민들의 일상은 예전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격리에서 해제돼 홀가분한 분위기였지만 대부분의 주민은 아직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공포심을 완전히 떨치진 못한 모습이 역력했다. 아침 일찍부터 방역 차량이 골목을 돌며 소독을 하고 의료진들이 주민들의 발열 여부를 체크하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상당수 주민들은 취재진과 마주치기를 꺼렸고 초등학교 자녀를 둔 주민들은 아이들을 통학버스 대신 자가용으로 등교시키기도 했다. 주민 양희철(41)씨는 “정부가 방역 실패로 애꿎은 주민을 죽음의 공포로 몰고 평화로운 농촌 마을을 고통스럽게 했다”며 “하루빨리 메르스 사태를 해결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초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도와 순창군은 장덕마을의 격리가 해제됐지만 바이러스 잠복 기간이 14일을 넘기는 사례가 종종 나오는 점을 고려해 앞으로 1주일간 집중 관리를 하기로 했다. 황숙주 순창군수는 “주민들의 고생이 너무 컸는데 헌신적인 협조로 무사히 이겨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편 장덕마을은 방광염 치료를 위해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던 주민 장모(72·여)씨가 메르스에 감염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난 4일 밤 11시 30분부터 통째로 격리됐다. 다행히 102명 주민의 헌신적인 협조로 지금까지 단 한 명의 이탈자나 의심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 순창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메르스로 위축된 경기침체 극복 나선 자치구들] 관악, 소비 활성화 앞장서는 구청장의 장보기

    ‘메르스로 위축된 지역경제를 살리자!’ 관악구는 메르스로 인해 침체를 겪고 있는 전통시장과 소규모 상점, 식당 등을 돕기 위해 소비활성화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유종필 구청장을 비롯해 구청 간부들은 이날 행운동의 중부시장을 방문해 식빵과 우유, 야채, 치약, 세제 등 반찬거리와 생활용품을 구매해 메르스로 자가격리 상태인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이날 유 구청장 일행이 구입한 물품은 약 100만원. 유 구청장은 “100만원이라는 돈이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다고 할 수 있지만 메르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는 될 것”이라면서 “현재 구에서도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주민들도 일상적인 생활을 통해 경제가 위축되지 않게 전통시장과 소규모 상점을 많이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구는 주민들이 불안감을 갖지 않게 하기 위해 방역작업에도 힘을 쓰고 있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불안감을 가지면 소비도 위축이 되고, 지역경제도 타격을 받게 된다”면서 “결국 철저한 메르스 확산 방지 대책이 지역경제를 지키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구는 지난달 총괄반, 역학조사반, 환자관리반, 검사반 총 4개반으로 구성된 ‘방역대책본부’를 구성했다. 본부장은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유 구청장이 직접 맡았다. 또 보건소 1층과 주차장에 메르스 상담소와 진료소를 별도로 설치했다. 구청과 보건소 민원실에는 열감지 화상 적외선 카메라도 설치했다. 지난 13일 관악구 거주민인 137번 확진자 판정 이후 주민들에게 누리집, SNS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노숙인 위해 재능 나누는 영등포

    재능 나눔으로 노숙인들의 생활 환경을 개선한다. 영등포구는 민간 건설사들과 함께 지역의 노숙인 관련 시설과 공공시설에 대한 환경개선 사업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구는 지난 2012년부터 지역에서 공사를 하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과 함께 무료로 ‘재능 나눔 환경디자인 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지역에 사업장이 있는 건설사들이 재능기부의 형태로 저소득층 가정이나 학교, 경로당 등 지역에 꼭 필요한 공공시설을 업그레이드시켜 주고 있다”면서 “지난해까지 13개 건설사들과 함께 관내 초등학교를 비롯한 교육시설과 복지시설, 공공시설 등 21개 시설의 환경개선 사업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영등포구에서 재능을 나눌 기업은 현대건설, 현대아산, 롯데건설, 태영건설, 효성건설, 대보건설 등 6곳이다. 사업대상은 ▲시립 보현의 집 ▲노숙인 현장민원실 ▲영등포동 희망지원센터 ▲영등포공원 홈리스 상담소 ▲옹달샘드롭인센터 ▲푸드마켓 ▲나눔카페 ▲장난감 도서관 등 8곳이다. 구 관계자는 “이번에 생활 환경이 개선되는 8곳 중 5곳이 노숙인 관련 시설”이라면서 “노숙인 시설에는 주로 외벽 도색이나 집기류 지원, 도배 작업 등을 진행하고, 푸드마켓이나 나눔카페 등 공공시설은 조경이나 데크 등의 설치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올해 사업비는 총 9000여만원으로 비용은 전액 해당 기업이 부담한다. 지난달에는 올해 첫 사업으로 효성건설과 함께 시립 보현의 집 공용실 14개실과 1인실 10개실 등 총 24개실 633㎡에 대한 도배를 마쳤다. 구는 올해 사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사업에 참여한 건설사들에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다. 조길형 구청장은 “이렇게 좋은 재능 나눔이 4년째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큰 의미”라면서 “이런 사업을 더욱 확대해 지속적으로 소외계층과 공공시설의 환경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번아웃증후군, 자가 진단법 화제 “심해지면 ‘자기혐오’ 빠질 수도” 충격

    번아웃증후군, 자가 진단법 화제 “심해지면 ‘자기혐오’ 빠질 수도” 충격

    번아웃증후군 번아웃증후군, 자가 진단법 화제 “심해지면 ‘자기혐오’ 빠질 수도” 충격 KBS2 ‘추적 60분’은 20일 초등학생 대부분이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는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린다고 보도했다. 번아웃 증후군은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던 사람이 신체적·정신적인 극도의 피로감으로 인해 무기력증, 자기혐오, 직무 거부 등에 빠지는 증상이다. 방송은 ‘탈출구 없는 피로사회-번아웃 증후군’ 편을 통해 번아웃 증후군이 만연한 ‘피로사회’ 대한민국의 현실을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일반 직장인들의 70% 이상이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유독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번아웃을 유발하는 스트레스 경력이 어린 나이부터 시작되고,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은 채 꾸준히 축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찍무터 학업에 시달리는 초등학생들의 번아웃 지수는 어떠할까. 추적 60분은 서울의 모 초등학교 한 학급을 대상으로 번아웃 증후군 지수를 측정해 봤다. 또 가장 건강해야 할 나이인 대학생을 대상으로도 번아웃 증후군을 측정했다. 조사 결과 20대 초반의 대학생 21명 중 16명이 번아웃이거나 번아웃 위험군에 속했다. 초등학생들의 결과는 더욱 놀라웠다. 23명의 초등학생 중 3 명은 번아웃 환자에 버금가는 스트레스 수치를 보였고, 14명의 학생은 직장경력 16년 정도의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냈다. 취업포털 미디어잡, 디자이너잡, 돌보미닷컴 등을 운영하는 MJ 플렉스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직장인 4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번아웃 증후군 극복법’을 공개했다. 번아웃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한민국 직장인의 3명 중 1명은 ‘잠자기(34%)’를 꼽았으며, 술·담배와 같은 기호 식품이 21%, 주변 친구나 지인과의 담소가 18%, 여행 및 문화생활이 13%, 운동이 7%, 쇼핑이 5%, 연애가 3%로 나타났다. 한편 증후군은 간단한 자가진단 문항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아침에 눈 뜰 때 자신이 근사하다는 마음이 드는가? △기억력이 옛날 같지 않고 깜박깜박하는가? △전에는 그냥 넘길 수 있던 일들이 요즘엔 짜증나고 화를 참지 못하게 되는가?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가? △이전에 즐거웠던 일들이 요즘은 무미건조하고 삶의 행복이 느껴지지 않는가? 위 질문에서 5가지 항목 중 2가지 이상 해당된다면 번아웃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번아웃증후군, 자가 진단법 화제 “심해지면 자기혐오” 도대체 무슨 일이?

    번아웃증후군, 자가 진단법 화제 “심해지면 자기혐오” 도대체 무슨 일이?

    번아웃증후군 번아웃증후군, 자가 진단법 화제 “심해지면 자기혐오” 도대체 무슨 일이? KBS2 ‘추적 60분’은 20일 초등학생 대부분이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는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린다고 보도했다. 번아웃 증후군은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던 사람이 신체적·정신적인 극도의 피로감으로 인해 무기력증, 자기혐오, 직무 거부 등에 빠지는 증상이다. 방송은 ‘탈출구 없는 피로사회-번아웃 증후군’ 편을 통해 번아웃 증후군이 만연한 ‘피로사회’ 대한민국의 현실을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일반 직장인들의 70% 이상이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유독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번아웃을 유발하는 스트레스 경력이 어린 나이부터 시작되고,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은 채 꾸준히 축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찍무터 학업에 시달리는 초등학생들의 번아웃 지수는 어떠할까. 추적 60분은 서울의 모 초등학교 한 학급을 대상으로 번아웃 증후군 지수를 측정해 봤다. 또 가장 건강해야 할 나이인 대학생을 대상으로도 번아웃 증후군을 측정했다. 조사 결과 20대 초반의 대학생 21명 중 16명이 번아웃이거나 번아웃 위험군에 속했다. 초등학생들의 결과는 더욱 놀라웠다. 23명의 초등학생 중 3 명은 번아웃 환자에 버금가는 스트레스 수치를 보였고, 14명의 학생은 직장경력 16년 정도의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냈다. 취업포털 미디어잡, 디자이너잡, 돌보미닷컴 등을 운영하는 MJ 플렉스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직장인 4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번아웃 증후군 극복법’을 공개했다. 번아웃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한민국 직장인의 3명 중 1명은 ‘잠자기(34%)’를 꼽았으며, 술·담배와 같은 기호 식품이 21%, 주변 친구나 지인과의 담소가 18%, 여행 및 문화생활이 13%, 운동이 7%, 쇼핑이 5%, 연애가 3%로 나타났다. 한편 증후군은 간단한 자가진단 문항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아침에 눈 뜰 때 자신이 근사하다는 마음이 드는가? △기억력이 옛날 같지 않고 깜박깜박하는가? △전에는 그냥 넘길 수 있던 일들이 요즘엔 짜증나고 화를 참지 못하게 되는가?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가? △이전에 즐거웠던 일들이 요즘은 무미건조하고 삶의 행복이 느껴지지 않는가? 위 질문에서 5가지 항목 중 2가지 이상 해당된다면 번아웃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번아웃증후군, 심해지면 ‘자기혐오’까지…어떻게 풀어야 할까

    번아웃증후군, 심해지면 ‘자기혐오’까지…어떻게 풀어야 할까

    번아웃증후군 번아웃증후군, 심해지면 ‘자기혐오’까지…어떻게 풀어야 할까 KBS2 ‘추적 60분’은 20일 초등학생 대부분이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는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린다고 보도했다. 번아웃 증후군은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던 사람이 신체적·정신적인 극도의 피로감으로 인해 무기력증, 자기혐오, 직무 거부 등에 빠지는 증상이다. 방송은 ‘탈출구 없는 피로사회-번아웃 증후군’ 편을 통해 번아웃 증후군이 만연한 ‘피로사회’ 대한민국의 현실을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일반 직장인들의 70% 이상이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유독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번아웃을 유발하는 스트레스 경력이 어린 나이부터 시작되고,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은 채 꾸준히 축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찍무터 학업에 시달리는 초등학생들의 번아웃 지수는 어떠할까. 추적 60분은 서울의 모 초등학교 한 학급을 대상으로 번아웃 증후군 지수를 측정해 봤다. 또 가장 건강해야 할 나이인 대학생을 대상으로도 번아웃 증후군을 측정했다. 조사 결과 20대 초반의 대학생 21명 중 16명이 번아웃이거나 번아웃 위험군에 속했다. 초등학생들의 결과는 더욱 놀라웠다. 23명의 초등학생 중 3 명은 번아웃 환자에 버금가는 스트레스 수치를 보였고, 14명의 학생은 직장경력 16년 정도의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냈다. 취업포털 미디어잡, 디자이너잡, 돌보미닷컴 등을 운영하는 MJ 플렉스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직장인 4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번아웃 증후군 극복법’을 공개했다. 번아웃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한민국 직장인의 3명 중 1명은 ‘잠자기(34%)’를 꼽았으며, 술·담배와 같은 기호 식품이 21%, 주변 친구나 지인과의 담소가 18%, 여행 및 문화생활이 13%, 운동이 7%, 쇼핑이 5%, 연애가 3%로 나타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피해자가 저항 안 했다고 성폭력 무죄라니…

    성폭력 기소 사건에서 논란을 부르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잠을 자고 있는 여성의 몸을 만진 남성에게 ‘피해자가 자는 척하며 저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심, 2심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여성계에서는 법원의 시각이 편향됐다며 문제를 제기한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이원형)는 유사강간 및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37)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대로 무죄를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5월 자신의 집에서 남자직원과 남자직원의 여자친구 B씨와 술을 마셨다. 그러다 남자직원과 B씨가 잠이 들자 A씨는 B씨의 몸을 툭툭 건드린 뒤 이불을 들치고 잠시 지켜봤다. B씨의 반응이 없자 다리, 엉덩이와 신체 주요 부위를 만졌다. 하지만 B씨는 자신이 일어나면 난처한 상황이 벌어질 것을 우려해 잠을 자는 척하고 있었다. 그러다 남자직원이 인기척을 내자 A씨는 방에서 나갔다. 이에 대해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이선미 활동가는 “이미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저항 여부를 따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이런 판결이 나오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법적으로 정당하게 문제 제기를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분노의 분칠, 박용성 전 이사장 “분 바르는 여학생..” 발언에 여성단체 분노 퍼포먼스

    분노의 분칠, 박용성 전 이사장 “분 바르는 여학생..” 발언에 여성단체 분노 퍼포먼스

    분노의 분칠, 박용성 전 이사장 “분 바르는 여학생..” 발언에 여성단체 분노 퍼포먼스 ‘분노의 분칠’ 분노의 분칠 퍼포먼스가 화제다. 박용성 전 중앙대 재단 이사장(75)이 일부 수시모집 전형 과정에서 “분 바르는 여학생들 잔뜩 입학하면 뭐하느냐”고 발언했다는 증언과 관련해, 여성단체들이 중앙대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분노의 분칠’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 회원 20여명은 21일 오후 1시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정문 앞에서 “박용성 전 이사장의 발언은 여학생들의 학습권 및 인권을 침해한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판하며 ‘분노의 분칠’ 퍼포먼스를 했다. 이들은 분노의 분칠 퍼포먼스를 하며 “이런 증언이 사실이라면 객관성, 공정성이 생명인 대학의 학생 선발 과정에서조차 성차별이 있다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박용성 전 이사장의 발언은 중앙대의 학생 선발 과정은 공정하고 평등한 교육 기회의 보장을 위한 과정이 아니라 성별에따른 차별의 과정이었음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다. 교육의 기본을 허무는 매우 위험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분노의 분칠 퍼포먼스와 함께 이들은 중앙대 측에 박용성 전 이사장 발언에 대한 공식사과, 공정하고 투명한 학생 선발 기준 마련, 학교 운영에 대한 불법적인 재단 개입 방지 대책 마련, 대학 내 성차별적 관행 개선 등을 촉구했다. 이어 교육부를 향해서도 “대학 입시 과정에서 이른바 ‘성비조작’이 있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대안을 마련하라”며 “각 대학은 이사진을 비롯한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인권교육 등을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중앙대 정문 잔디밭에 세워진 중앙대 로고 뒤에서 밀가루를 얼굴에 바르며 ‘분노의 분칠’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앞서 박용성 전 이사장은 2015년 경영경제계열 지식경영학부 수시모집 면접 당시 입학처장을 통해 “분 바르는 여학생들 잔뜩 입학하면 뭐하느냐. 졸업 뒤에 학교에 기부금도 내고 재단에 도움이 될 남학생들을 뽑으라”고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중앙대 측은 지난 20일 “내부적으로 살펴본 결과 ‘분 바르는 여학생’이라는 표현은 사용된 적이 없고 남학생 우대 역시 사실과 달랐다. 박용성 전 이사장의 발언은 ‘재직자 전형’이라는 특수성을 띄고 있는 지식경영학부에 지원자 수가 많지 않으니 앉아서 지원자를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재직자 전형의 장점을 알려 지원자가 증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네티즌들은 “분노의 분칠 퍼포먼스 대박”, “분노의 분칠 멋지다”, “분노의 분칠, 잘했다”, “분노의 분칠, 박용성 발언 사실이면 사과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단독] “소문날라”… 성 고충 상담관 찾는 이 없다

    “성희롱 사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편히 얘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 경찰관서에 성 고충 상담관을 2명씩 두고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11일 경찰청 기자간담회에서 강신명 청장은 이렇게 밝혔다. 헬스장에서 여대생을 성추행한 경사, 순찰차 안에서 새내기 순경을 성추행한 경위 사건 등으로 논란이 일던 때였다. 하지만 강 청장의 언급은 성 고충 상담관들의 상담 실적이 거의 전무하다는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19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전국 지방경찰청 성 고충 상담관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지금까지 상담 사례는 전체 통틀어 1건이 전부였다. 성 고충 상담원 제도는 2008년 시행령으로 제도화된 뒤 2013년 공포된 여성발전기본법에 따라 전체의 94.7%에 해당하는 공공기관으로 확대 설치 됐다. 여성가족부가 정한 공식 명칭은 ‘상담원’이지만 기관에 따라 ‘상담관’으로 부르는 곳도 있다. 경찰청 복무관리계 관계자는 “다른 기관에 비해 경찰 기강이 세고 교육도 철저히 해 피해 사례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으나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다. 상담원 선정 기준과 자격 요건을 각 기관 자율에 맡기다 보니 대부분 전문 상담사가 아닌 동료 직원들이 임명되고 있다. 전국 공공기관 상담원 중 관련 교육을 받은 비율도 53.9%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상담원들의 전문성이나 비밀 보장을 확신하지 못하는 조직 구성원들이 상담원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기 어려운 구조다. 특히 여성의 비중이 적은 조직에선 더욱 그렇다. 한 여경은 “전문 상담원도 아닌데 잘못 얘기했다간 소문만 날 것”이라면서 “설령 앞으로 피해를 당하더라도 성 고충 상담원에게 도움을 청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여경은 “우리 경찰서 여성 상담원은 같은 경찰도 아니고 일반직 공무원이라 속내를 털어놓기 더 어렵다”고 말했다. 성 고충 상담원들의 실적이 없는 것은 경찰뿐만이 아니었다. 같은 기간 여가부에 등록된 각 공공기관의 성 고충 상담원 자료에서도 16개 지방검찰청과 17개 지방교육청의 상담 건수는 0건이었다. 여가부 관계자는 “상담 실적 등록이 의무 사항이 아닌 만큼 상담을 하고도 입력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 실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현장 점검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대학을 제외한 일반 공공기관에서는 상담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여가부의 관리와 지원도 구멍이 많다. 공공기관의 성폭력 예방 활동을 평가할 때 성 고충 상담원을 지정했는지만 확인할 뿐 이들의 활동 유무는 평가하지 않는다. 지난해까지 매년 이들을 통한 상담이 전국에서 총 몇 건이 이뤄졌는지조차 집계되지 않는 실정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소장은 “제도가 있다고 해서 책무를 벗은 것처럼 여겨선 안 된다”면서 “관리가 잘 되고 있어야 신뢰가 쌓여 실적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녹지 부족한 후암동, 마을숲 만든다

    서울 용산구는 남산과 용산공원의 생태축을 잇는 후암동 일대에 ‘남산 후암골 마을숲 만들기’사업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현재 후암동은 인구가 밀집된 도심 주거지로 녹지가 부족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2027년까지 용산공원(약 243만㎡)을 완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남산과 용산공원의 생태축을 잇는 숲길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지역 주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조성 후에도 직접 유지·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은 2016년까지 추진하며 생명의숲국민운동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유한킴벌리의 후원을 받게 된다. 구는 행정 지원을, 환경단체는 사업 총괄, 민간 기업은 예산지원(1억 7400만원)을 한다. 우선 올해 구는 후암골 마을숲 만들기를 추진한다. 올해 숲을 조성하고 내년에 숲을 유지 관리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상반기에 후암로(용산고 사거리~후암시장 입구)를 시범지역으로 선정하며 숲 계획, 설계, 조성에는 주민 의견을 반영한다. 곳곳을 푸르게 만들기 위해 여는 초록상담소는 새나라어린이공원에서 매월 1회 열린다. 가드닝을 상담하고 대상지를 발굴하며 가드닝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후암동 마을가드너 양성 과정도 연다. 자투리공간을 발굴하고 식물을 심는 방법을 가르쳐 주며 5월과 8월 각각 모집한다. 실제 교육은 6월, 9월이다. 성장현 구청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숲과 자연이 일상이 되는 후암동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향후 용산공원 조성으로 대한민국의 녹색심장이 될 용산을 대표하는 마을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21일 부부재산제 개정 심포지엄

    21일 부부재산제 개정 심포지엄

    한국가정법률상담소(소장 곽배희)는 오는 21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상담소 강당에서 ‘부부의 경제적 평등을 위한 부부재산제 개정’에 관한 심포지엄을 연다. 혼인 중 형성된 재산에 대해 명의를 가지고 있지 않은 배우자에 대한 법적 보호와 배우자 상속분 상향 조정 등 부부재산제 개정 방안에 관해 논의한다.
  • 바람 피운 배우자도 이혼요구 가능해질까

    바람을 피운 배우자가 잘못이 없는 다른 배우자에게 먼저 이혼을 요구할 수 있을까.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권을 둘러싼 전원합의체 사건의 공개변론이 다음달 26일 대법원에서 열린다. 현재의 대법원 판례로는 유책 배우자가 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 이번 재판을 통해 판례가 바뀐다면 결혼과 이혼을 둘러싼 국민 생활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1976년 B씨와 결혼한 A씨는 1998년 다른 여성과의 사이에서 혼외자를 낳고 이 여성과 동거를 했다. A씨는 2011년 B씨에 대해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1, 2심은 대법원 판례에 따라 A씨에게 이혼 청구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민법 840조는 배우자가 부정한 행위를 했거나 악의로 상대방을 돌보지 않을 때, 배우자나 배우자의 직계존속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등 6가지 사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1965년부터 ‘유책주의’를 확고하게 유지해 왔다. 파탄 책임이 없는 배우자를 보호하고 가정 해체를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법원이 혼인 관계의 지속을 강제하는 건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이혼 소송 과정에서 부부간 분쟁을 부채질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대법원은 결혼 생활을 유지할 의사가 없는데도 일부러 고통을 주기 위해 이혼을 거부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이혼을 인정하고 있다. 현재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혼인 관계가 깨졌을 때 누구의 잘못인지 따지지 않고 이혼을 인정하는 ‘파탄주의’를 택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화숙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와 조경애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법률구조부장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 디지털 단식 끝내기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 디지털 단식 끝내기

    ■ 유대근 기자 ‘TALK’ 뜨다 카톡방 44개·수천개 메시지 ‘흘러간 정보’ 어쩐지… 알림음 없는 자유가 그리워진다 오전 6시 30분 머리맡 스마트폰이 평소처럼 요란한 알람을 울려 댔다. 나는 평소와 달리 뒤척임 없이 재빨리 일어나 알람을 껐다. 그러고는 뭔가에 홀린 듯 스마트폰 속 풍선 모양의 노란 이모티콘을 급히 눌렀다. 한 달 만의 카카오톡(카톡) 접속.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식을 마치고 봉인 해제한 카톡에는 44개의 대화방에 메시지 수천 개가 쌓여 있었다. 제때 확인하지 못한 생일 축하 문자 등 개인 메시지도 있었지만 대부분 단체 카톡방에서 오간 대화였다. 아침부터 카톡방 이곳저곳을 드나들며 ‘SNS로의 귀환’을 알렸고 방마다 가득 쌓인 정보를 속독했다. 한 달간의 부재를 알렸던 카톡 프로필도 바꿨다. ‘카톡 재개합니다. 언제든 카톡 주세요.’ 지난 4주간의 SNS 금식을 총평하자면 ‘막상 없어 보니 더욱 크게 보인 SNS의 유용함’ 정도가 될 듯하다. 한국 사회의 SNS화는 이미 나홀로 거스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24시간 연결된 네트워크에서 벗어나는 순간 엄청난 양의 정보와 관계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그중에는 중요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중요한 것도 적지 않았다. 친구에게 전화로 안부를 묻고 얼굴을 보며 담소를 나누는 일은 퍽 낭만적이지만 엄청난 스피드로 돌아가는 사회의 호흡과는 맞지 않았다. 세상과 연을 끊고 초야에 묻힐 각오가 아닌 이상 디지털 연결망의 유용함을 무작정 버린다는 건 불가능하고 의미 없는 일처럼 느껴졌다. 반면 SNS 재개가 마냥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안 할 때는 할 때의 유용함을 선망했는데 다시 하고 있으니 안 할 때의 자유로움이 그리웠다. 나는 카톡을 다시 시작한 지 30분 만에 카톡 창을 5번이나 열어 새 메시지가 왔는지 확인했다. 메시지 도착음이 울려서 창을 보기도 했지만 아무런 알림음이 없는데도 괜히 신경이 쓰여 창을 열어 보기도 했다. 당연히 집중력은 흐트러졌고 업무 효율성도 그만큼 떨어졌다. 아, 디지털은 옳은 것도, 그른 것도 아니구나. SNS 단식 4주와 SNS를 재개한 하루 동안 얻은 깨달음은 이랬다. 디지털은 그저 가치중립적인 기술일 뿐이었다. 이로움과 해로움, 둘 가운데 어떤 것을 얼마나 취할 것이냐는 결국 절제 의지를 지닌 각 개인이 선택할 문제였다. 카톡이 올 때마다 울리던 알림음을 무음으로 해 놓고는 프로필 문구를 다시 바꿨다. ‘카톡 잘 확인 안 합니다. 중요한 일, 급한 일은 전화나 문자 주세요.’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송수연 기자 ‘TALK’ ‘스마트폰’ 켜다 체험 전 2시간50분 →후 5시간20분 이용 그래도… 해방감보다 편리함에 더 끌린다 스마트폰과 SNS 안 하기 체험 마지막주인 4주차. 스마트폰 단식 안정기에 접어들었던 3주차와 비교해 체험이 곧 종료된다는 기대감으로 마음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해당 브랜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아야 사은품을 준다는 백화점 직원의 설명에 스마트폰에 대한 그리움이 솟구쳤고, 고요했던 마음의 호수에 파문이 일었다. D데이가 가까워질수록 하루빨리 스마트폰을 되찾고 싶다는 욕구가 달아올랐다. 이윽고 4주간의 체험이 끝난 날 팀장의 책상 서랍 안에 ‘억류’돼 있던 내 스마트폰은 풀려났고, 그것을 손에 건네받았을 때는 생이별했던 애인과 재회하는 듯 울컥한 심정마저 들었다. 한 달 동안 잠들어 있던 스마트폰의 전원을 켰다. 밀렸던 SNS와 문자메시지가 스마트폰 세계로의 귀환을 환영한다는 듯 5분여간 쉬지 않고 울려 댔다. 오랜만에 듣는 벨소리가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숨막히게 느껴졌다. 스마트폰으로의 복귀 첫날 나는 요요현상을 겪었다. 체험 시작 전 스마트폰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2시간50분이었는데 4주 만에 다시 잡은 스마트폰을 나는 하루 동안 5시간20분을 쓴 것이다. ‘디지털 폭식’이었다. 이날 하루 스마트폰을 열어본 횟수도 251회로 한 달 전(하루 평균 170.6회)보다 늘었다. 머릿속으로는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미 손가락은 스마트폰의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스마트폰 단식 기간보다 단식 종료 이후에 오히려 내가 얼마나 스마트폰에 얽매여 있었는지 더 절감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 없이 평생 살 수 있느냐’라고 누가 묻는다면 “아니오”라는 게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한 달 동안의 체험 결과 ‘스마트폰이 없는 해방감’과 ‘스마트폰이 주는 편리함’을 비교해 봤을 때 후자에 더 마음이 끌렸다. 이미 우리 일상 생활의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돌아가고 있어 혼자서 아날로그적 삶을 고집하기는 불가능한 것처럼 느껴졌다. 아침에 눈떠서부터 노동환경, 여가시간, 지인들과의 관계에 있어서까지 스마트폰 없이는 불편함이 컸다. 그렇지만 스마트한 삶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할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지난 한 달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손바닥만한 스크린 창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사는지 관찰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만큼은 스마트폰과 잠시 작별하는 게 어떨까.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 그만큼 늘어날 테니.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이두걸 기자 ‘TALK’ ‘스마트폰’ ‘노트북’ 열다 ‘이메일 폭탄’ 노트북 몸살, 밤새 스마트폰 봐 가끔은… 탈출 못해도 ‘고요함’ 즐기고 싶다 디지털 단식 4주차에 접어들며 체험 종료가 점차 임박해지자 가벼운 조증(躁症)이 찾아왔다. 괜히 마음이 들떴다. 가끔은 실없이 혼자 씩 웃기도 했다. 다이어리에서 붉은색 별 두 개로 표시된 종료일을 확인할 때면 마치 전역을 앞둔 말년병장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한 달 만에 손에 잡은 노트북과 스마트폰은 꿈에서 떠올렸던 것 이상으로 매혹적이었다. 파워 버튼을 누르자 초기 화면의 푸른 빛깔이 경쾌한 효과음과 함께 온몸으로 밀려들었다. 그런데 한 달 만에 가동한 노트북은 즉시 몸살이 걸려 버렸다. 읽지 않은 회사 계정 이메일이 하도 많이 쌓이다 보니 체험 종료 닷새 전 이전의 메일은 계정이 다운돼 버린 것이다. 전산팀에 문의하니 그 이메일들을 모두 삭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렇게 삭제하고도 남은 최근 닷새간의 수신 메일은 스팸메일을 빼고도 500건이 넘었다. 대부분 한번 읽고 삭제할 이메일들이었지만 일일이 확인하는 데만 1시간 넘게 걸렸다. 한 달 만에 받아든 스마트폰도 2시간 가까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60여개의 애플리케이션 모두 업데이트를 해야 했다. 그날 밤에는 새벽 늦게까지 방 안에서 디지털 기기를 붙잡고 있었다. 의식은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고 외쳤지만 그동안의 디지털 금식을 보상받으려는 무의식은 이를 쉽사리 무시했다. 그동안 놓쳤던 뉴스와 ‘찌라시’들을 뒤늦게 읽고 새로 발매된 음반과 책 등을 확인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튿날 아침 다른 이들처럼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확인하며 회사로 향했다. 앞으로의 생활은 어떻게 될까. 아마도 디지털에 매여 있는 예전의 모습은 쉽게 바뀌지 않을 듯하다. 내 몸의 DNA 자체가 ‘빠름’에 너무 익숙한 탓이다. 디지털 시대로부터의 탈출은 불가능하다는 게 한 달간의 디지털 단식 체험의 결론이다. 지난 한 달간 볼펜으로 원고지에 기사를 쓰고 수첩에 메모하느라 손이 아팠다가 이렇게 노트북으로 편히 기사를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낄 정도다. 현실에서도 나름대로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이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고 본다. 때때로 ‘질주’ 대신 ‘멈춤’을, ‘소음’ 대신 ‘고요’를 선택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나를 포함한 우리들이 주말 중 하루 정도는 어렵지 않게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 여긴다. 디지털 기기에만 고개를 파묻고 살기에는 봄의 꽃잎이 너무 싱그럽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성폭력 가해자가 ‘아는 사람’이면 피해자 심리적 후유증 더 커

    성폭력 가해자가 ‘아는 사람’이면 피해자 심리적 후유증 더 커

    성폭력 피해자가 주로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을 포함한 심리적 후유증은 가해자가 모르는 사람인 경우보다 아는 사람일 경우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2차 피해를 경험한 피해자가 그렇지 않은 경우 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가족부가 지원하는 경기남부해바라기센터(거점형, 아주대병원 소재)가 2014년 12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이 센터를 찾아온 피해자 84명의 사례 연구를 통해 16일 발표한 ‘성폭력 사건 관련 요인이 피해자의 심리적 후유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결과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조사결과에 따르면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관계에 있어 성폭력은 ‘아는 사람’에 의한 피해가 81%로 훨씬 많고, 성인 81.4%, 아동·청소년 86.4% 등 아동·청소년은 이런 경향이 성인보다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아동·청소년의 경우 주변사람들에 대한 경계가 없어 일상에서 쉽게 성폭력 범죄에 노출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예방과 동시에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센터측은 밝혔다.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보도나 수사과정에서 피해자를 특정하거나 인적사항 등이 누설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센터측은 강조했다. 2차 피해란 사건이 일어난 이후에 사법기관, 의료기관, 가족, 친구, 언론 등에서 보이는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으로 인해 피해자가 입는 정신적, 사회경제적 불이익이나 피해자 스스로 심리적인 고통을 겪는 것을 말한다. 또 성폭력 피해 당시 사진이나 영상 촬영이 동반되었을 경우 성폭력 피해자가 느끼는 심리적 후유증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사진이나 영상 촬영본에 대한 유출의 두려움을 알고 이를 이용한 협박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인 것으로 온라인 성폭력, 온라인 아동·청소년 성학대 근절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센터측은 지적했다. 경기남부해바라기센터는 지난 2006년 경기여성?학교폭력 피해자 원스톱지원센터로 시작했다가 2014년 11월 여가부, 경기도, 경기지방경찰청, 아주대병원 등 4자협약에 따라 기존 상담·치료 기능과 함께 성폭력 피해자 관련 연구개발을 위해 전국 첫 거점형 센터로 문을 열었다. 정영기 경기남부해바라기센터 소장(아주대학교 정신의학과학교실 교수)은 “비록 짧은 연구기간이었지만 면식범에 의한 성폭력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유의미한 사례연구였다”면서 “아동·청소년의 경우 일상에서도 쉽게 성폭력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어 그 심각성이나 위험도가 크므로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성폭력 예방교육을 철저히 해야 하고, 이와 동시에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폭력예방교육 현황과 정책과제’ 세미나 9일 열려

    ‘폭력예방교육 현황과 정책과제’ 세미나 9일 열려

    ‘폭력예방교육 현황과 정책과제’ 세미나가 국회미래여성가족포럼(공동대표 류지영), 국회성평등정책연구포럼(공동대표 남인순), 국회입법조사처(처장 임성호) 공동 주최로 9일 오후 1시30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다. 공공 및 민간영역에서 폭력예방교육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주관한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과 유승희 국회여성가족위원장의 축사에 이어 양철수 여가부 폭력예방교육과장이 ‘공공영역의 폭력예방교육 정책 성과와 향후 과제’를, 송인자 양평원 폭력예방교육부장이 ‘민간영역의 폭력예방교육 현황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각각 발표한다. 유남영 변호사(전 인권위 상임위원)가 좌장으로 진행하며,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강선미 하랑성평등교육연구소장, 손문금 전남여성플라자 원장, 김명륜 같이교육연구소 대표, 조주은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김행 양평원장은 “중요 국정과제인 ‘4대악 없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특히 성폭력·가정폭력·성매매·성희롱 등 여성과 약자에 대한 각종 폭력에 예방교육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동참을 호소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씨줄날줄] 정치인의 밥집/최광숙 논설위원

    지난해 12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63빌딩 인근 냉면집 ‘한주면옥’에 나타났다. 이곳에서 이 전 대통령은 최금락 전 홍보수석을 비롯해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진과 청와대 출입기자 등 40여명과 함께 냉면과 삼겹살을 즐기며 망년회를 가졌다고 한다. 함흥냉면으로 유명한 이곳은 이 전 대통령이 종종 다녀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이 냉면집의 주인은 바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수행비서 출신인 김재윤 전 국정홍보비서관이다. 그는 청와대에 입성하기 전부터 이 식당을 운영했는데 그러다 보니 이 냉면집은 친이계 인사들의 회합 장소로 자주 애용된다고 한다. 노무현 정부 시절 이강철 전 청와대 정무특보가 시민사회수석에서 물러난 뒤 2006년 4월 청와대 인근에 낸 횟집 ‘섬마을’도 정치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곳은 보통 횟집보다 다소 비쌌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 주인이다 보니 권력에 줄을 대려고 하는 이들의 출입이 잦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유력 정치권 인사와 고위관료들이 평소 잘 가던 한정식집을 마다하고 너도나도 이 횟집에서 식사 약속을 잡았다. 노 전 대통령도 유인태·원혜영 의원 등 7명과 함께 1996년 15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강남에 고깃집 ‘하로동선’(夏爐冬扇)을 개업한 적이 있다. ‘풀무원’ 창업자인 원 의원이 당시 “주인 없는 장사는 반드시 망한다”고 반대했지만 이들은 의기투합해 각자 2000만원씩 투자금을 내 창업했다. 하지만 결국 2년 만에 망했다. 문을 닫으면서 7명의 주주들이 돌려받은 돈은 450만원이었다고 한다. 정치인들의 밥집 역사는 문교부 장관 등을 지낸 고 민관식 국회부의장의 부인 김영호씨가 1980년 중구에 낸 한식당 ‘담소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개성 출신으로 음식 솜씨가 좋았던 그는 이후 이화여대 후문 쪽에 ‘마리’, 삼청동에 ‘용수산’도 열었다. 그때 “장관 마누라가 무슨 음식 장사를 하느냐”는 말도 들었지만 한 상 푸짐하게 내놓는 한식을 서양요리처럼 코스로 내놓은 선구자다. 권노갑 새정치민주연합 고문의 부인 박현숙씨는 1989년부터 영등포 롯데백화점 내 돈가스 전문점 ‘오메가’를 운영하다 3년 전 접고, 현재 2000년 개업한 대치동 롯데백화점의 비빔밥 전문점인 ‘예촌’을 운영하고 있다. ‘정윤회 동향’ 문건 유출 사건의 핵심 인물인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최근 서교동에 해물 음식점 ‘별주부’를 개업해 화제다. 그는 “변호사나 공무원 같은 정신노동을 하는 게 무서웠다”면서 “정직하게 몸으로 때우고 살자는 결심으로 음식점을 차렸다”고 창업의 변을 밝혔다고 한다. “서비스업을 하면서 ‘을’(乙)의 생활을 하겠다”는 그의 말마따나 식당 경험을 통해 민심을 제대로 읽고, 을의 아픔도 느껴보길 바란다. 무엇보다 식당은 ‘맛’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길.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짐승만도 못한 父

    지난달 6일 새벽, 서울 한남대교.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다리 난간에 매달려 있던 A(24)씨를 투신 직전에 구조했다. A씨를 조사하던 경찰은 충격적인 주장과 맞닥뜨렸다. A씨의 친아버지(54)는 큰딸(사망)이 만 4세이던 1994년부터 상습적으로 성추행과 성폭행을 일삼았다. 아내가 일하러 나가고 없는 사이 “아빠와 함께 하는 병원놀이”라면서 손을 대기 시작한 것. 큰딸은 2007년까지 무려 14년 동안 아버지에게 유린당했다. 아버지는 2001년부터 3년 동안 A씨에게도 손을 뻗쳤다. 2006년 아내와 이혼하면서 두 딸과도 따로 살게 됐지만 그 후로도 큰딸에게 “자꾸 반항하면 동생도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하며 성폭행을 일삼았다. A씨의 언니는 4세 때 이를 할머니에게 털어놓았다. 할머니는 오히려 언니를 마구 때리며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협박했다. 언니는 2010년 할머니가 숨진 뒤에야 비로소 어머니에게 이 같은 사실을 얘기했다. 어머니와 함께 정신과 병원과 성폭력상담소에서 치료 및 상담을 병행하면서 살아가려고 안간힘을 썼다. 2013년 5월에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사연을 보내 아동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절대 자책하지 마세요. 그건 나의 잘못이 아닙니다. 절대 자신을 미워하지 마세요. 학대하지 마세요”라며 용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하지만 중증우울증과 외상후 스트레스성 장애(PTSD)의 그림자는 짙었다. 언니는 지난해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살 터울로 친구처럼 지냈던 언니의 죽음은 동생에게도 청천벽력이었다. 지난 10개월여 동안 극심한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리던 A씨는 언니의 뒤를 따르려다가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자매의 아버지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아버지는 경찰조사에서 “딸들에게 그런 짓을 한 적이 절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심리치료 전문병원으로 옮겼고, 퇴원 뒤에는 전담상담사와 성폭력 전문 수사경찰관을 전담 배치했다. 자식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던 A씨 어머니도 심리 치료를 받게 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력 피해를 당할 경우 가족 간의 일이라고 해서 숨기지 말고 가까운 지역 해바라기센터나 성폭력상담소를 찾아 달라”고 당부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한국성폭력상담소 02-338-5801~2 ■서울해바라기 센터 02-3274-1375
  •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전도 일꾼 뽑아야 해서…청년들이 주요 대상” 신천지 입장은?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전도 일꾼 뽑아야 해서…청년들이 주요 대상” 신천지 입장은?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전도 일꾼 뽑아야 해서…청년들이 주요 대상” CBS 특집 다큐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2부가 17일 방송돼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CBS 측은 “주요 전도 대상이 청년들이었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전도를 해야 할 일꾼을 뽑기 때문인데 대학생도 주요 대상이다”라고 지적했다. 방송에서는 신천지에 빠진 딸로 인해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가족의 모습이 그려졌다. 딸은 엄마에게 “힘들어. 뭐 어떻게 하라고 나보고. 아줌마 나한테 이러지 마세요. 진짜”라고 매몰차게 대했다. 그런 딸의 모습에 엄마는 눈물을 흘렸다. 아빠는 “네가 신천지이든 아니든 간에 우린 가족이잖아”라고 달랬다. 이 내용이 방송되자 신천지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한국교회를 지키자’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신천지 아웃 캠페인’을 전개해온 CBS는 지난 4일 HD 송출 기념 특집 다큐 8부작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제작 발표회를 가졌다. 이후 5분 분량의 방송예고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됐다. 전국 교회와 신천지 피해자들은 자발적으로 전단지를 만들어 방송예고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 신천지 측은 6일 “CBS가 신천지를 사교집단이자 가출과 이혼, 가정파탄, 자살, 폭행 등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집단이라는 취지로 ‘신천지에 빠진사람들’을 제작했다”며 서울남부지법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그러나 법원은 종교적 비판은 고도로 보호돼야 할 기본권으로 판단해 CBS의 제작물을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결해 이를 기각했다. 신천지 측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의 표본집단 구성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면서 “CBS가 제작한 프로그램은 신천지 성도의 0.2%에 불과한 사례를 전체 신천지의 모습으로 확대해석 했다”고 주장했다. 또 “신천지를 비방할 목적으로 왜곡 제작한 것”이라면서 “끝까지 법적·행정적 대응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천지는 18일 “이단 상담소에서 신자들이 피해를 본 사례가 있다”며 4분 분량의 반박 동영상을 배포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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