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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코 언론인 목숨과 바꾼 신념 / 옥중문학 ‘교수대로부터의 비망록’ 출간

    “내가 글을 끝맺기 전에 교수대 밧줄이 내 목을 조른다면,남아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 글의 ‘해피엔딩’을 써주리라 믿는다.” 체코의 진보적 문학비평가이자 언론인 율리우스 푸치크의 간절한 바람은 현실이 되었다.그의 원고는 체코인 간수의 손으로 아내에게 건네진 뒤 옥중 수기 형태의 ‘교수대로부터의 비망록’(모티브출판사 펴냄)으로 햇빛을 보았다. ‘비망록’은 푸치크가 게슈타포에 체포되는 순간부터 1943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전까지의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옥중 문학’이 주는 비장감으로 시종 눈길을 붙잡아둔다.무엇보다 빛나는 미덕은 한 인간이 목숨을 담보로 지켜려 했던 신념을 통해 삶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극한 상황에서도 타협을 거부하는 모습은 감동적이다.특히 고문에 못이겨 자백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 때문에 숨이 붙어 있는 자신에게 “어머니,아버지,왜 저를 이렇게 강하게 키우셨어요?”(25쪽)라고 다그치는 모습은 성스럽기까지 하다. 그가 “미래를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작은 감방에앉아 그저 간단히 몇자 적어본” 양심수들에 대한 소개도 눈길을 끈다.내일을 기약하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반나치 투쟁에 나섰던 동지들을 향한 마음 씀씀이는 투사 이전에 인간으로서 지은이가 지닌 넉넉함을 보여준다.전차 차장 요세프,가정부 마리 등 아름다운 이들의 사연이 그의 ‘우정’에 힘입어 역사의 전면으로 복원된다. 그가 마지막 남긴 책의 마지막 대목은 인간을 울리면서 황폐해져가는 세상에 오래오래 메아리친다.“현실 속에서는 관중이란 없다.여러분 모두가 삶에 참여하고 있다.” 이종수기자
  • 韓·美 ‘인계철선’ 폐기 논의 / 러포트 “이미 파산한 개념”

    한·미 양국은 ‘인계철선(引繼鐵線·Trip Wire)’ 개념을 폐기하는 등 주한미군의 지위를 둘러싼 물밑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인계철선’ 개념은 휴전선 인근에 배치된 주한미군이 전쟁발발시 자동개입된다는 것이어서 이의 폐기는 주한미군의 한강 이남 조기 재배치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이에 따라 다음달 6∼7일 하와이에서 열리는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2차 회의에서 미2사단의 후방배치 문제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리언 J 러포트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20일 MBC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무기 시스템이 우리 모두를 미사일 사정거리 안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병력을 한강 이북에 두고 ‘인계철선’이라고 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면서 “인계철선은 부정적이고 미2사단 장병들에게는 모욕적이며,이미 파산한(bankrupt) 개념”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당국자도 “인계철선 개념은 사실 우리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용해온 것이 아니다.”면서 “생명을 담보로한다는 부정적인 개념인 만큼 이 용어가 양국간 협상 테이블에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건 국무총리는 지난달 초 ‘미2사단의 인계철선 역할 유지’를 강조,다소 다른 입장을 보였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카드사 대주주 증자 실적 저조/정부 채찍 안먹힌다

    금융시장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으나 시장안정의 중요 전제조건인 카드사 대주주들의 증자(增資) 이행실적이 저조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최대한 버텨 정부로부터 ‘당근’을 더 얻어내려는 재계와,이같은 재계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정부의 기싸움이 팽팽하다. 16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중순 카드사 대주주들을 독려해 총 4조 6000억원을 증자토록 했으나 현재까지 이행된 카드사들의 증자 실적은 ▲우리카드 1000억 ▲현대카드 1800억 등 2800억원(주금 납입 기준)에 불과하다.상반기 목표액(2조 1000억원)의 13%에 불과하다. 정부는 예정된 대주주 증자가 지연되거나 차질을 빚을 경우,간신히 기운을 추스린 금융시장이 다시 경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증자 이행실적 미미 삼성·LG·롯데 등 카드사 대주주들이 약속한 증자규모는 상반기 2조 1000억원(후순위채 발행분 4500억원 포함),하반기 1조 5000억원이다.카드사 관계자는 “이사회 의결 등 내부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증자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그러나 당장 이달에만 만기가 돌아오는 카드채 및 CP(기업어음) 금액이 5조 5000억원이나 된다. 그런데도 카드사 대주주들이 증자에 소극적인 것은 ‘증자를 안하겠다.’는 의도보다는 ‘최대한 버텨보자.’는 속셈이 짙다.재계 관계자는 “카드사 경영의 의사결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부실책임을 지라는 것은 억울하다.”면서 “외국인 주주들도 주가하락 등을 들어 증자에 반대한다.”고 강변했다.그동안 기업에 누누이 요구해온 주주이익 극대화와 계열사 독립경영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주장이다.최근 시민단체의 ‘지원사격’까지 받자 기세가 더욱 높아졌다.증자에 참여하지 말고 부실 계열사에서 아예 손떼라는 것이 시민단체의 주장이지만 후자(카드사업 철수)는 거론하지 않은 채,전자(증자참여 반대)만을 부각시키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몰고 가는 양상이다. 물론 은행들이 5조원의 긴급 ‘브리지론’(연계대출)을 통해 급한 빚을 막아주고 있는 것도 카드사들이 상대적인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원인이다. ●재경부 “모럴 해저드의 극치” 재경부 신제윤(申齊潤) 금융정책과장은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고 해서 부실경영을 방치한 대주주의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문제가 터지면 무조건 정부에 해결책을 기대하고 보는 기업들의 무임승차 관행은 근절돼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실제 재계는 정부가 카드채에 보증을 서주는 ‘프라이머리 CBO’(채권담보부증권) 발행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은 자신들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야하는 ‘증자’ 대신,남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꿔오는 ‘후순위채’(상환의무가 뒷전인 채권) 발행으로 책임을 모면해 보려다 정부의 강력한 제지를 받기도 했다. ●시민단체 주장은 공적자금 최소화 원칙에 위배 부실 카드사를 아예 퇴출시키라는 시민단체의 주장과 관련,재경부는 “그것도 해결방법의 하나이지만 공적자금 투입이 수반돼야 한다.”면서 “대주주 증자와 공적자금 투입 중 어느 쪽이 비용이 더 적게 드는 가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대주주 증자를 통한 1차적 문제해결이 국민부담 최소화 원칙에 더 부합한다는 얘기다.재경부는 대주주 증자가 제대로 이뤄지면 연말까지 카드사들이 23조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고 추산했다.그렇게 되면 카드사의 현금서비스및 대환대출 50조원 가운데 설사 50%를 떼이더라도 감당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안미현기자 hyun@
  • NGO / 시민단체인가 정치단체인가 /’국민의 힘’ 기대반 우려반

    ‘시민단체냐,정치단체냐’ 오는 19일 창립대회를 앞둔 ‘생활정치 네트워크 국민의 힘’(국민의 힘·www.cybercorea.org)이 정치권과 참여연대,경실련 등 다른 시민단체들로부터 우려와 기대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국민의 힘이 네티즌으로 구성된 최초의 온라인 비정부기구(NGO)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반면 특정 정치인에 편중된 팬클럽 구성이나 노골적인 낙천·낙선운동계획 등 시민단체라고 보기에는 정치성이 너무 강하지 않느냐는 문제제기도 한다. 정치권에서는 회원의 상당수가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와 ‘조아세’(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세상) 회원들이어서 참여정부의 ‘홍위병’이 아니냐며 경계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국민의 힘은 오는 18일 대표일꾼(대표자) 3명을 선출하는 데 이어 19일 충남 연기군 서면 조치원 청소년수련관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정치지향성 논란 거셀 듯 정치권이 국민의 힘을 ‘특정 목적을 위한 정치단체’라고비난하는 부분은 바로 낙선운동과 특정 정치인에 대한 팬클럽 때문.한마디로 시민단체로서의 순수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다. 게다가 단순히 선거기간뿐만 아니라 상시적으로 지역구 의원을 감시하겠다는 방침도 너무 심하다는 반응이다. 지난 2000년 총선시민연대의 낙선·낙천운동으로 곤욕을 치른 국회의원들의 입장에선 이 단체가 내년 총선까지 벌이겠다고 선언한 ‘정치인 분리수거 운동’‘우리동네 정치인 바로 알기운동’ 등이 달가울 리 없기 때문이다.이로 인해 앞으로 낙선운동에 대한 실정법 위반 논란과 함께 정치권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시민단체가 특정 정치인의 팬클럽을 운영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국민의 힘은 정치인 팬클럽을 ‘사는 모습이 아름다운 싹이 보이는 정치인을 골라 팍팍 밀어주고 가끔은 따끔하게 지적하는 커뮤니티’라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팬클럽 커뮤니티에는 강금실 법무부 장관과 김두관 행자부 장관,이재정·조순형·천정배·임종석 민주당 의원,송인배 민주당 지구당위원장,정윤재 전 인수위 정무분과 전문위원 등 8명의 팬클럽이 활동하고 있다.주로 참여정부의 출범과 관련된 인사나 민주당 의원 등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한나라당이 “국민의 힘은 단순히 친여 성향의 시민단체가 아니라 노무현 정권의 어용단체로 변질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20~40대 네티즌들이 만든 NGO 회원 상당수는 지난 대선에서 인터넷선거 돌풍을 몰고 온 ‘노사모’와 ‘조아세’ 등 정치적 주관이 뚜렷한 20~40대 네티즌들이다.노사모의 핵심 멤버였다가 최근 탈퇴한 문성근·명계남씨도 그것과 관계없이 이 단체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일각에서 국민의 힘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여기서 기인한다.이들은 국민의 힘이 태생적인 한계를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우려하면서 그럴 경우 순수성을 잃고 사실상 특정 정치인을 위한 정치결사체 성격을 띨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난 2000년 낙선운동에 참가했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국민의 힘의 강한 정치성향이 다소 걱정스럽다.”면서 “시민운동의 생명인 순수성을 지키고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활동을 펴야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순수성 문제는 시민들의 판단이나 여론에 의해 걸러질 것”이라면서 “출범후 얼마동안의 과도기적인 논쟁을 거쳐 곧 성숙된 시민단체로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참여정부와는 차별화노선 견지 국민의 힘측은 정치성을 표방하고 있지만 현 정권과는 거리를 둔 시민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노사모와 조아세의 회원 상당수가 참여하고 있기는 하지만 모든 의사결정은 인터넷 투표라는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이뤄지는 만큼 자신들에 대한 오해와 비난은 점차 줄어들 것이란 주장이다. 장형철 사무국장은 “정치개혁운동에 나설 방침이지만 특정 정치인을 위한 활동이 아니라 회원들의 객관적인 검증절차와 의견수렴 등을 거쳐 공정한 활동을 펼칠 것”이라면서 “최근에 우리는 특검법 거부와 이라크 파병반대 등 현 정부의 잘못된 판단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현정권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사모와 조아세는 각자의 활동영역에서 활동하면서 우리 단체와는 필요에 따라 연대를 할 뿐”이라면서 “현재 회원의 절반 이상은 노사모에 참여하지 않았던 일반 네티즌이며,단체의 활동에 관심을 가진 일반회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산은, 회사채 4조 6000억 인수/ 올 투자예정분 조기 집행

    SK글로벌 사태 이후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을 살리기 위해 산업은행이 대규모 회사채 인수에 나선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달 11일 SK글로벌 분식회계 발표 이후 회사채 발행이 중단되면서 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되자 회사채 인수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산은은 올해 투자예정분으로 잡힌 5조원 가운데 주식투자분을 제외한 4조 6000억원을 회사채 인수에 조기 투입키로 했다. 신용등급 BBB+ 이상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신용도와 재무상태를 따져 회사채 발행을 적극 주선하고,발행되는 대로 신속히 인수할 방침이다. 산은은 지난 11일 현대백화점의 공모회사채(600억원 규모) 발행을 주선,오는 18일 발행되는 대로 상당부분 인수에 나설 예정이다.앞서 지난 9일에는 신용보증기금의 프라이머리CBO(채권담보부증권) 1527억원 발행에 참여,20여개 업체의 회사채 차환발행을 지원했다. 산은 관계자는 “SK글로벌 사태 이후 기관투자가들이 회사채 투자를 꺼리고 있고 기업들은 은행대출에 의존하고 있지만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면서 “시장이 제대로 작동되려면 누군가가 회사채 발행의 물꼬를 터줘야 한다는 판단 아래 직접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녹색공간]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

    점령된 바그다드에서는 화폐가 찢어져 바람에 날리고 있고,침략군은 ‘그곳 독재자’의 시신을 찾고 있다.그러는 동안 이 땅 남쪽의 작은 섬 보길도에서 ‘댐증축 공사 문제 있다’는 말을 하기 위해 33일째 단식을 하던 한 시인은 마침내 단식을 풀었다.청와대에서 “단식을 푸는 게 어떻겠느냐.”는 대통령의 말을 전하기 위해 심부름꾼이 그 작은 섬을 찾았기 때문이다.지난 11일의 일이다. 단식을 풀면서 시인이 말했다.“사람은 밥만으로 사는 존재가 아니다.사람은 신념으로 살고,열정으로 살고,사랑으로 살기도 한다.”그리고 그는 부산의 지율스님이 38일의 단식으로 산의 몸뚱이가 뚫리는 일을 막아낸 일과 서준식 선생님이 무려 51일간의 단식으로 사회안전법을 철폐시킨 일을 이야기했다.아일랜드 IRA 회원 바비 샌즈와 그 동료들이 짧게는 46일,길게는 73일 단식을 하다가 사망한 이야기도 떠올렸다.인간의 목숨이란 이토록 모질고도 질기다는 말 외에도 그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단식을 오래 한 사람이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말과 함께 그는 단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그동안 먹어온 것이 무엇이었던가,묻고 있었다.그게 ‘밥’이었을까? 시인의 말이 이어진다.“분명 그것은 밥이 아니었습니다.우리가 그렇게 허겁지겁 먹어댄 것은 실상 밥이 아니었고,몸에 필요한 양분만이 아니었습니다.우리가 아귀처럼 먹어댄 것은 바로 욕망이었습니다.”시인은 결국,보길도 댐증축의 시도 또한 부질없는 욕망의 발로였고,가장 이상적인 대안은 욕망의 노예가 되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망상에 빠져 사는 일보다는 ‘자발적 가난’을 적극 끌어안는 게 더욱 현실적이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있었다.그 선택이 사람과 자연,모두를 살리는 길이 아니겠는가,묻고 있었다.‘단식시인’이 우리 사회에 준 선물은 너무나 익숙한 그 메시지라 할 것이다. 하지만,한 시인이 죽기로 작정하고 한달여 넘게 음식을 끊고,청와대에서 사람이 내려와 그것을 말리는 현실은 의외였지만,사회적으로는 그리 유쾌한 경험일 수가 없다.물론,‘청와대’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강원룡 목사님 같은 원로의 적극적 압력과 해외동포 차인혁씨 같은 분들의 한결같은 헌신과 인터넷을 통한 여러 사람의 간절한 소망과 마음고생,풀꽃세상의 1인시위 행렬과 여러 환경단체들의 노력이 받쳐준 것은 사실이다. ‘해수 담수화’라는 확실한 대안이 있건만,국민들의 무관심 속에서 관과 토목장사꾼들이 박자를 맞춰 산천을 대상으로 저지르려 했던 토목범죄가 막아진 일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하지만,이 나라 산천을 지키고,생명과 평화를 이야기하기 위해 또다시 누군가 단식을 해야 한다면,이보다 비극적인 세월은 없을 것이다. 높아지는 단식일수가 쓸수록 단위가 높아지는 항생제가 아니기 때문이다.그때마다 청와대가 움직인다면 그런 낭비가 어디 있을까.왜 이 땅은 죽음을 담보로 생명을 이야기해야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것일까? 지금도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핵폐기장 철회를 위한 단식이 계속되고 있다.그뿐인가? 세걸음마다 한번씩 절하며 우리 시대의 ‘탐진치 3독’을 넘어 ‘다른 세계’로 나아가자는 참회의 새만금살리기 도보팀들이 땅바닥을 기면서 서울을 향해 오고 있다. 그중 한 성직자는 무릎 관절에 찬 물을 매일 노천 막사에서 빼고 있다고 한다.“이 방법밖에 달리 할 일이 없어요.”라는 그 성직자의 말이 가슴을 친다.환경운동이 죽음을 담보로 진행되어야만 하는 세월과 어서 작별하고 싶다. 최 성 각 소설가 풀꽃평화연구소
  • “주택대출 장기로 받아가세요”

    고정금리를 적용한 만기 10년 이상의 주택담보대출이 인기다.최근 이라크전쟁 등으로 경기를 예측하기가 어려워지자 금리가 오를 가능성에 대비,장기고정금리 상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객들의 장기대출 신청이 늘어나자 국민은행은 최장 20년이던 ‘포유(For You)장기대출’ 상품의 만기를 35년으로 늘려잡는 등 시중은행들의 대출상품 만기도 길어지고 있다.만기가 길어지면 대출금 상환부담도 적어지는 이점이 있다. ●장기대출상품은 소득공제 혜택도 장기대출상품은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이를 감안할 경우 실제 내야하는 금리는 단기대출상품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아진다.장기대출상품의 고정금리는 연 7.9∼8.4%이지만,지불한 금리에서 소득공제 혜택을 받은 금액을 제외하면 6∼7%선이 된다.근로자가 만기 10년 이상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소득세를 산정할때,연간 이자 납부액 가운데 최고 6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효과가 생긴다. 특히 금리 하락기에는 시장금리 연동형이 유리하지만,상승기에는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하다.일반적으로 고정금리 대출은 시장금리 연동형에 비해 1∼2%포인트 금리가 높게 형성되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는 편이 낫다.반대로 금리 하락기에는 시장금리 연동형을 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7800만원 이하 대출에는 완전고정금리가 최적 장기대출 상품 가운데 고정금리 상품은 11년 만기때 연 7.6%,15년 만기때 연 7.9%의 완전고정금리로 운용된다.여기에 소득공제혜택을 감안하면 11년 만기 상품은 최저 연 6.29%,15년 만기는 최저 연 6.49%까지 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품은 어림잡아 7800만원 이하의 금액을 대출받는 고객에게 가장 유리하다.소득공제를 감안했을 때 실제로 내는 금리가 가장 낮아지는 대출금액은 11년 만기상품의 경우 7894만 7368원 이하,15년 만기상품은 7594만 9367원 이하이기 때문이다.대출금액이 그 이상 올라가면 연간 이자지불액이 소득공제 한도인 600만원을 넘어서는 예가 발생해 고정금리를 떨어뜨리는 효과는 줄어든다. ●고액 대출을 받을 때에는 고정·변동금리 혼합 상품도 유리 반면 고액대출자라면 부분고정금리 상품도 고려할 만하다.일반적으로 시중은행에서 출시되는 30년 이상의 장기대출 상품은 거치기간이 3∼10년이다.거치기간에는 고정금리가 적용되고,그 이후에는 변동금리로 운용되는 혼합 상품이다.따라서 이런 상품은 원금 상환부담이 무거운 대출자에게 알맞다. 고정금리는 거치기간이 3년일 경우 금리는 연 8.05%선이다.거치기간이 1년씩 늘면 적용되는 고정금리도 0.05%포인트씩 올라 거치기간이 10년일 때의 금리는 연 8.4%가 된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반론/철도안전 위해 구조개혁이 꼭 필요

    대한매일 4월10일자 15면에 실린 한국철도대학 운수경영학과 최연혜 교수의 글은 독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철도운영 현실과 안전위협 요소 등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한국 철도는 아직도 공무원이 고객유치,차표판매,열차운전,차량정비,역사운영 등 장사를 하고 있어 증기기관차 시대의 운영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이렇게 공무원조직이 철도장사를 하는 곳은 한국·인도·스리랑카 등 5대 철도후진국에 불과한 실정이다. 어디 그뿐인가.철도운송사업자인 철도청에서 자체적으로 안전정책 수립·집행,안전예방 및 점검규제,철도사고 조사 등 안전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철도안전 부문은 그야말로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는’ 격이다.그렇다 보니 일부 구간에서는 선로용량이 초과됐는 데도 안전을 무시하고 버젓이 열차가 운행되는가 하면,안전에 필수적인 선로유지 보수시기도 자체적으로 적당히 배정하는 등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철도가 운행되고 있다. 오늘의 철도안전 위협요인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현장에서 작은 사고나 장애가 발생해도 이를 은폐할 소지가 있다. 왜냐하면 내부보고를 할 경우 안전책임을 물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사고를 낸 직원이나 사고조사를 하는 직원이 같은 조직의 동료이기 때문이다. 철도운송 사업자가 동시에 안전규제의 감독자 역할을 하는 구조적 결함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실제로 외국의 경우 철도시설 및 안전관리조직과 영업조직을 분리하는 구조개혁을 추진한 결과 상호 견제와 감시기능이 강화돼 열차운전 장애,경미한 사고 등 안전관련 보고건수는 크게 증가한 반면,안전사고는 많이 감소했다.극단적인 예로 고속버스 회사가 사고가 날 경우 자체적으로 조사를 하고 대책을 수립한다면 국민들이 안심하고 버스를 이용할 수 있겠는가.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는 철도구조개혁은 안전 및 시설건설 등은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하는 한편 고객유치,매표,열차운전,차량정비,역사운영 등 영업부문은 정부 전액출자의 운영공사를 설립하도록 함으로써 안전향상,시설확충,국민부담완화,영업효율성 등 여러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는 것이다. 이런 취지의 좋은 개혁도기존 철도조직과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들의 포획물(capture)이 돼 혼란을 초래하기도 하며 이런 과정에서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이제 내년이면 첨단 고속철도가 개통된다. 한국이 일본,프랑스 등과 더불어 세계 5대 고속철도 보유국이 된다.철도운영 및 안전체제는 증기기관차 시대의 것인데 고속철도시대를 맞이해야 하니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누군가가 말했듯이 개혁에는 시간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필요할 때 바로 해야 하는 것이 개혁 아닌가. 구본환 건교부 철도산업구조개혁과장
  • 조각에 담은 책의 존엄성/ ‘책, 성과 속의 세계’ 展 여는 최은경씨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마침내 찾아낸,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독일의 신학자 아켐피스의 이 유명한 말보다 애서가의 심경을 잘 대변하는 말이 또 있을까.조각가 최은경(48)은 책이 좋아 책에 살고,책을 주제로 작업을 해온 색다른 작가다.지난해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제5회 ‘OPEN 2002’ 국제 조각설치전에 한국 작가로는 처음 초대받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그에게 ‘책’은 평생 껴안고 가야 할 화두다. 자신의 조각 개념을 소화할 만한 공간을 찾아온 그가 마침내 ‘물’을 만났다.경기도 파주 북시티의 한길사 새 사옥 한길 아트스페이스 전시장.19일부터 6월19일까지 이곳에서 ‘책,성과 속의 세계’전을 여는 그는 “지성의 등불인 출판사 공간에서 책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이게 돼 무엇보다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씨가 책을 주제로 조각작업을 하게 된 것은 “책에서 말하는 교과서적인 정의나 도덕,윤리라는 게 과연 인간의 진정한 자유를 담보해줄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품고서부터.그런 문제의식이 있기에 그의 작품에는 하나같이 상징적인,어쩌면 냉소적인 제목이 새겨져 있다.‘성(聖)과 속(俗)’ ‘장미의 이름’ ‘텅빈 지식인’ ‘추악한 지식인’ ‘거짓말’ ‘법’ ‘금서’ ‘반(反)폐쇄회로’ ‘열린 책’….‘성과 속’은 루마니아 출신의 세계적인 종교학자 미르치아 엘리아데의 책 제목을 그대로 따온 것이고,‘장미의 이름’은 이탈리아 작가 움베르토 에코의 장편소설에서 모티프를 빌렸다. 종교를 ‘성’과 ‘속’의 대립적인 개념을 가지고 새로운 지평에서 해석한 엘리아데에게서 최씨는 어떤 암시를 받았을까.“관람객은 회전문처럼 설치된 작품 ‘성과 속’의 책 표지를 열고 드나들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누구든 열려 있는 책의 문으로 들어와,성스러운 것과 속된 것이 바다가 되어 만나는 책의 세계,원시와 현대가 하나의 진리로 동일한 지평에 서는 책의 경지를 느껴보자는 것이지요.” 마치 수도원 창문 같은 형상을 갈피에 새겨 놓은 ‘장미의 이름’은 최씨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지옥의 묵시록을 연상케 하는 인간의 끝간데 없는 탐욕을 풍자해보고 싶었다.”는 게 작가의 제작의도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책의 존엄’을 한껏 조롱하는 최씨의 작품은 때로 전복적인 상상력을 요구한다.2000년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뮤지엄 초대전에서 성서를 파괴하는 내용으로 주목받은 설치작업이 그 한 예.“기독교의 본향에서 그런 작업을 벌이다니 제가 좀 당돌했죠.하지만 당시 전시장을 찾은 많은 유대교 랍비들도 박수를 보내더군요.성서라는 갑옷에 감춰진 인간의 위선을 고발하는 제 작업의 상징성을 이해해준 것이지요.” 오는 5월 그리스 초대전을 앞둔 최씨는 “파주 출판도시 한 가운데에서 열리는 이 전시가 책과 독서대중의 거리를 좁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서권기(書卷氣)·문자향(文字香) 가득한 ‘북토피아’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031)955-2000. 김종면기자 jmkim@
  • [밀레니엄]부동산시장 거품 꺼질까/ 전문가 좌담

    세계적인 디플레이션(경기침체속의 물가하락)현상이 부동산 가격 하락을 초래할지 관심을 모은다.디플레가 닥치면 일반 물가에 이어 주가도 내림세를 보이지만 무엇보다 개인의 주요 자산인 집과 땅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점에서 경제에 큰 파장을 불러온다.자산가치 하락은 소비 감소를 통해 경제를 급격히 위축시키기 때문이다.일본의 경우 10여년동안 집값이 4분의1수준으로 급락했으며,최근 선진국에서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세계적인 부동산 거품붕괴 가능성과 그것이 우리나라에도 상륙할지 여부를 짚어보는 좌담을 마련했다.본지 이상일 경제부장 사회로 강원대 장희승 교수,삼성경제연구소 최희갑 수석연구원이 의견을 나눴다. 사회=이상일경제부장 사회자 부동산 버블(거품) 가능성은 한국경제의 오랜 관심사라 할 수 있습니다.먼저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장희승 교수 일본의 부동산 가격은 지금 밑바닥입니다.도쿄에까지 서민형 초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는 것이 단적인 예입니다.전에는 땅값이 비싸 시 외곽이 아니면 이런 아파트들을 지을 수 없었습니다.도심의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 외곽에 있는 아파트들은 아예 거래가 안 됩니다.지금도 폭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전에는 평당 200만엔(2000여만원)에 팔리던 아파트들이 지금은 70만∼80만엔에 내놔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최희갑 연구원 일본에서는 1987년 도쿄 중심부의 오피스 건물을 중심으로 버블이 시작됐습니다.85년 플라자합의(엔화 가치를 높이기로 한 선진 5개국간 합의)가 큰 이유가 됐습니다.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순식간에 2배로 뛰면서 중소 수출업자들이 반발했고,이들을 달래느라 일본정부는 금리를 낮춰 통화량을 대폭 늘렸습니다.내수를 진작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그 결과 부동산 버블이 형성됐습니다.일본의 장기침체는 이 기간동안 부동산 버블을 방치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장 교수 부동산 가격이 급락해 버블이 꺼지는 것은 가격을 지탱해 오던 요인들이 일거에 사라지는 것을 의미합니다.서민들은 대출받은 부동산 자금을 상환하기 어려워지고,금융기관도 일시에 가계의 돈줄을 죄게 됩니다.자산디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이지요.가계부실로 부동산 매물이 급증하면 가격하락이 촉발되고 나아가 소비심리까지 위축됩니다. 사회자 우리나라의 부동산 가격도 많이 올랐지요. -최 연구원 부동산 거래는 계약을 체결하는 시점과 대금을 지불하는 시점간에 시차가 있습니다.때문에 정책을 쓰더라도 효과가 얼마후에 나타나게 됩니다.때문에 대외여건 등을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다만,지난해 국내에서 부동산 가격이 30% 가량 오르면서 가격 오름세가 2∼3년간 지속되면 버블로 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생겼지만 다행히 정부의 안정정책 등으로 일단 진정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장 교수 일본의 버블은 정부·기업·토지 소유자의 이해관계에 의해 만들어진 가격 폭등입니다.한때 일본 인구 1억 2000만명 모두가 투기꾼이라 불릴 정도였으니까요.부동산을 끊임없이 가격이 오르는 대상으로 인식했습니다.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가격의 통제가 정책에 의해 비교적 쉽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지난해의 경우 조세정책의 효과가 컸습니다.예전에는 보유세(재산세 등)를 강화하면 거래세(양도소득세 등)를 약화시켰는데 지난해에는 두가지 모두 동시에 발효시켰습니다.그 덕에 부동산 가격의 급등이나 급락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일본과 같은 버블 붕괴는 오지 않을 것이란 얘기지요. -최 연구원 저는 장 교수님과 다르게 생각합니다.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경상수지 흑자로 감당하기 힘들 만큼 많은 유동성(자금)이 해외에서 들어왔습니다.주택 외에 별다른 대체 투자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주택시장에 불을 지폈습니다.주택 가격은 2001년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지난해 상반기에 정점에 달했고 하반기에 안정을 찾았습니다.그러나 최근들어 가계대출 경색이 나타나고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지면서 해외에서 흘러들었던 유동성이 메말라가고 있습니다.이런 상황이 부동산 가격의 하락으로 나타나는 게 아닐까 우려됩니다.불안요인들이 가시화되면 우리 경제의 주름살은 커집니다.부동산업자나 건설업자가 도산위기에 놓이는 것은 물론이고,금융기관에 부동산을 담보로 맡긴 중소기업도 담보가치 하락으로 상환압력에 직면하게 됩니다.경제불안에 대항력이 약한 저소득층도 타격을 받게 됩니다. 사회자 부동산값은 안정됐다고 하지만 주택 수요와 공급의 부조화는 여전한 것 같습니다만. -장 교수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동산을 재테크의 수단으로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부동산을 삶을 영위하기 위한 공간으로 보는,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그러나 부득이하게 주택을 재테크의 수단으로 삼아야 할 상황이라면 민간에 의한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이런 면에서 주택공급에서 민간·공공의 명확한 역할 분담이 필요합니다.민간 부문은 시장원리에 맡겨 주택업자들이 고품질로 경쟁하게 놔두고,영세민들을 위한 공공부문만 정부가 맡아야 합니다. -최 연구원 주의깊게 보아야 할 부분이 주택의 수급 불균형입니다.지난해 사상 두번째로 많은 주택 공급이 이뤄졌지만 문제는 다세대주택 중심으로 공급됐다는 것입니다.다세대 주택은 중소 평형이기 때문에 서울 강남지역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때문에 다세대 주택의 확대는 시장수요를 무시한 것으로 주택시장 전반에 대한 효율적인 정책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지요. 사회자 정부 정책에 문제점은 없을까요. -장 교수 가격이 안정되기는 했지만 시장정책에 대한 불신은 여전합니다.지난해 정부정책이 몇번 나온지 아십니까.무려 43번입니다.정책이 난무하다 보니 정부가 발표를 해도 일시적인 처방에 불과할 것이라고들 생각합니다.가격이 급등하면 임시방편을 써서라도 이를 우선 잡아놓고 보겠다는 식이어서는 곤란합니다.근본적 대책이 필요합니다.시장을 점검할 수 있는 상설기구를 놓고 장·단기별로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부동산 시장을 체크할 수 있는 시장점검기구도 상설화할 필요가 있습니다.특히 지역 단위의 개발통제는 절대로 안됩니다.이렇게되면 지역별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특정지역의 가격상승 및 특정용도의 과밀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지요. -최 연구원 맞는 말씀입니다.제가 하나 덧붙이자면 주택시장을 경기부양의 목적으로 활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그것은 일본의 거품붕괴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물가가 오를 때 흔히 정책 당국자들은 이를 단기간에 잡고 말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1990년대 하야미 마사루 전 일본은행 총재는 취임하자마자 금리를 큰 폭으로 올려 버렸습니다.평소 인상 수준의 2배 가까이 금리가 오르는 바람에 부동산 시장의 수급이 극도로 경직됐습니다.사회 여론의 악화를 의식해 극단적인 처방을 내린 결과였지요.이것이 부동산 버블의 붕괴로 이어진 것은 물론입니다.우리나라에서도 투표권자인 저소득층 무주택자,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사회여론이 급격히 악화되면 정책당국자들이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하지만 그렇다고 과격한 정책을 펴면 일본과 같은 급격한 냉각으로 치달을 것입니다. 정리 김유영기자 carilips@ ■미·영 집값 하락세 버블붕괴 확산우려 부동산 버블 붕괴가 영국과 미국 등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는 “햄프스테드,벨그라비아 등 영국 런던 중심가의 집값이 지난해 4·4분기와 올 1분기에 각각 4%씩가파르게 떨어졌다.”며 “6개월에 걸쳐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1990년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런던 집값의 하락세가 그동안 너무 오른 데 대한 단순한 반락일까,아니면 더욱 심각한 상황을 예고하는 것일까.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영국을 비롯한 선진국에 상당한 주택가격 하락 위험이 상존하고 있으며,과도한 기업의 부채가 미국과 유럽지역에서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케네스 로고프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미국의 주택가격은 96년 이후 28% 올랐고,영국은 94년 이후 70%가 상승했다.”고 밝혔다.그는 “이 정도의 상승률은 주택가격 연구가 시작된 70년대 이후 가장 높은 것이며 수준 또한 지나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통계적으로 살펴볼 때 주택가격 붐의 40% 가량은 이후 주택가격 하락을 동반했으며 통상 25∼30%가 떨어졌다.”고 말했다.로고프는 “주택은 주식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보유하고 있으며,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피해가 더욱 심각하며 은행들에까지 파급효과를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MF의 이런 연구가 미국 주택가격의 폭락 가능성을 부추겨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특히 주택가격 하락은 전쟁과 주식가격 거품 붕괴로 약해질대로 약해진 경제를 다시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최근 “현재 미국 내에서 부동산 거품에 대한 우려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조차 “현재 영국에 주택가격 상승 우려가 있다.”고 말하는 상황이어서 미국과 유럽에서의 부동산 버블 논쟁은 점차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김유영기자
  • 재정 조기집행 합격점

    올 1·4분기 정부의 재정집행 실적이 당초 계획(37조 6000억원)보다 1억 7000만원 많은 39조 3000억원으로 나타났다.재정자금의 조기집행을 통해 경기를 떠받친다는 정부 방침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정부 부처들의 재정 조기집행 노력은 합격점이었고,공기업들의 재정 조기집행 노력도 기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기금운용실적은 낙제점이었다.정부가 11일 열린 재정집행특별점검단 회의에서 국민주택기금의 금리 인하 대책을 마련한 것도 기금대출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건설교통부 재정조기집행 실적 1위 정부 부처들은 29조원의 예산을 조기집행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실적은 31조 6000억원으로 9.1% 초과했다.경기부양효과가 큰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쥐고 있는 건교부는 당초 계획(2조 5000억원)보다 37% 많은 3조 4600억원을 집행했다.정부 부처 가운데 집행실적이 가장 좋았다. 다음은 4조 7800억원 계획에 6조 4000억원을 집행한 교육인적자원부(33% 초과),3조 8500억원 계획에 4조 9700억원을 집행한 행정자치부(29% 초과) 순이었다. 가장 낮은 부처는 8500억원을 계획했다가 7900억원 집행에 그친 정보통신부,1500억원 계획에 1400억원을 집행한 과학기술부 순이었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연구개발(R&D)예산이 대부분인 과기부의 경우 1분기에 집행하기 어려운 점 등 부처별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기업에서는 수자원공사가 1500억원 계획에 1700억원을 집행해 계획을 초과달성했고,농업기반공사는 2800억원 계획에 2700억원을 집행해 계획에 못미쳤다. ●기금대출 실적 저조 5조 3900억원의 기금을 대출할 계획이었으나 4조 3300억원 집행에 그쳤다.특히 국민주택기금의 경우 2조 5600억원 계획에 1조 8300억원 집행에 그쳐 실적은 71.8%에 불과했다. 변양균 예산처 차관은 “실적이 부진한 기금 융자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지원조건을 개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계획의 97%밖에 집행하지 못한 정보화촉진기금 지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술담보대출 한도를 늘리는 등의 대책도 나왔다. ●상반기 재정집행 실적도 초과할 듯 집행실적은 1분기에이미 계획을 초과한 데 이어 2분기에도 46조 1000억원 집행 계획을 초과할 전망이다. 예산처 관계자는 “정부 부처의 장·차관과 공기업 임원들이 3월말부터 4월11일까지 재정조기집행 현장을 찾아 실적을 점검하는 등 독려활동을 벌였다.”면서 “따라서 2분기에도 재정조기집행 실적은 계획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반기 집행 계획은 83조 7000억원이다.하지만 정부는 아직 추경편성 등의 본격적인 경기부양책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박정현기자 jhpark@
  • [사설] 예산편성 NGO 참여 확대해야

    건설교통부가 정부 부처로는 처음으로 학계·시민단체 등 민간 전문가들로 ‘예산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고 한다.건교부는 자문위원들이 예산편성 내역을 소상히 설명 들은 뒤 전문가 시각에서 중점 투자부문을 결정하면 그 부분에 예산을 우선적으로 배분키로 했다는 것이다.시민단체들이 예산 낭비를 막으려면 편성 과정부터 투명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주장을 줄기차게 폈던 점을 감안하면 건교부의 이번 조치는 재정의 민주화·투명화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예산편성 단계부터 납세자의 요구가 반영된 만큼 예산 집행 이후 민원의 소지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는 건교부의 이러한 노력이 외교·안보 분야 외의 모든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로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본다.지금까지 정부 부처 요구 예산은 ‘제로베이스 편성’을 내걸지만 항상 전년대비 얼마를 증액하느냐 위주로 짜여졌던 게 사실이다.‘균등 배분’과 ‘일률 지원’이 예산 편성의 핵심이었던 것이다.게다가 기획예산처와 국회의 심의과정도 투자 우선순위 조정보다는 얼마를 ‘칼질’하느냐에 주안점이 맞춰졌다.그 결과,필요한 곳에는 예산이 투입되지 못하고 불요불급한 곳에 도로가 추가로 건설되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예산 집행이 이뤄진 사례가 적지 않았다.수요자이자 납세자인 국민의 접근이 차단된 탓에 예산은 편성에서 집행에 이르기까지 모두 공무원들의 전유물로 치부됐다. 참여정부는 과거 정부에 비해 기업 회계의 투명성 확보와 공정한 규칙 준수를 훨씬 강도높게 요구하고 있다.하지만 기업에 이러한 규범을 요구하려면 정부가 먼저 솔선수범해야 한다.건교부의 자그마한 시도에서 재벌개혁이라는 큰 타래를 풀어헤치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뉴스 인사이드] 지자체 합동평가 ‘뜨거운 감자’

    “하기는 힘들고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고…”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합동평가 여부를 놓고 행정자치부가 딜레마에 빠졌다.지난달 김두관 장관이 각 지자체 직장협의회측의 건의를 받아들여 현지확인 합동평가를 자제하기로 약속한 탓이다. ●합동평가 폐지인가 유보인가 그러나 지난 7일 평가위원들이 이미 서류평가가 끝난 강원도와 울산시에 서류확인작업을 나가자 직장협의회측이 “장관이 약속을 어겼다.”고 강력 반발해 서류확인작업이 무산됐다. 이에 대해 행자부는 “직장협의회와 합의를 본 것은 합동평가를 폐지하는 게 아니라 현지 확인평가를 유보키로 한 것”이었다며 두 지자체 직장협의회의 주장을 반박했다. 장기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지방평가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게 행자부의 설명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지방에 권한을 대폭 이양해주는 등 지자체의 자율성을 보장해준다고 해서 중앙정부의 위임사무마저 평가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면서 “예를들어 지자체별 에너지전략 실적이 50∼500%씩 천차만별인 경우 최소한 서류확인작업은 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강원도 직장협의회 이상호 회장은 “지난 7일 행자부에서 내려와 합동평가를 실시하려 해 현장평가 및 서면평가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며 피켓시위를 벌였다.”고 말했다. ●어떤 방식으로든 평가는 계속 행자부는 결국 해당 지자체와의 논의를 거쳐 중앙정부가 추후확인작업이 필요한 업무에 대해서는 업무계통을 밟아 확인요청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선에서 합의를 봤다.올해는 지자체에 대한 현지 확인작업을 취소하고 팩스나 전화를 통한 간접평가로 대체키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다만 확인작업이 필요하면 지자체 실무자가 상경해 직접 설명을 듣는 방안도 검토중이지만 지자체의 강성 기류를 감안하면 성사여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행자부 합동평가 관계자는 “지자체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으면 책임을 담보할 수 없다.”면서 “다음달 국무조정실,중앙부처,시·도,평가전문기관 등이 참여하는 합동평가제도개선협의회를 구성,정부합동평가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지자체와의 갈등을 봉합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카드채 대란](2)정부 대책

    #입장 1.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는데 카드채 상환요구는 봇물을 이루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보자.카드사들이 일제히 긴축경영에 돌입하면 연체율은 치솟고 카드거래는 극도로 위축될 것이다.개인 파산자들이 급증하고,중소 자영업자들은 속속 문닫는다.카드대란이 일어나면 카드사들도 부도나지만 그 전에 나라경제부터 결딴난다.정부가 무슨 수를 써서든 카드사들을 살릴수밖에 없는 이유다.(한 증권사 애널리스트) #입장 2. 카드채 관련대책 기안에 착수한 지 한달이 넘었다.그동안 업체 사람들 만나 회유하고 협박한 기억밖에 안난다.그런데도 정책 집행은 더디기만 하다.온갖 이해관계가 엇갈려서다.과거에는 정책 하나 만들어서 집행하는데 일주일이면 족했다.이제는 다르다.정부가 시장에 쓸수 있는 ‘카드’도 갈수록 제한되고 약발도 줄어든다.(금융감독위원회 고위관계자) 최근 카드채 대란과 관련된 일련의 정책대응은 금융당국이 처한 딜레마를 극명하게 드러낸다.국가경제 전체로 보면 시장냉각을 그냥 내버려둘수만은 없지만 대처하려고 들면 뽑아들카드가 마땅치 않다.처방전을 내놔도 여기서는 이래서,저기서는 저래서 안된다는 소리만 나온다.자본시장의 실타래가 복잡하게 얽혀갈수록 약을 쓴다는 게 부작용만 키우기 십상이다. ●조율 안되는 이해관계 카드사 증자 등 정부의 4·3채권시장 안정대책이 나온지 닷새가 지난 8일 은행·투신권 관계자들이 모두 불려온 가운데 은행회관에서는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국장 주관 회의가 열렸다.감독당국이 시장주체들을 어르고 달래는 자리나 다름없었다.가격 조율이 안돼 ‘브릿지론’ 매각협상이 제자리걸음이었기 때문이다. 담당 국장은 “9일 오전까지 무조건 가격과 매각여부를 결정하라.”고 못박았다.기금까지 만들어 사주겠다는데도 금융기관들이 ‘가격이 안맞아’ 못팔겠다고 배부른 소리 하려거든 알아서 팔라는 으름장이었다.하지만 회의장을 빠져나온 투신권 관계자들은 “채권 종류며 업체 상황이 천차만별인데 무슨 수로 이를 무자르듯 통일시키느냐.”고 투덜댔고 협상은 10일에야 타결됐다.가격 메커니즘에 정책변수가 개입할때 불협화음이 나오는 것이다. ●버티는 외국계 일부 외국계 투신사가 “고객돈을 담보잡을 수 없다.”며 단기 카드채 만기연장방침을 거부한 데 이어 몇몇 외국계 생보사들은 ‘브릿지론’ 자금갹출에도 협조하지 못하겠다고 버티고 있다.금융당국은 “(정부의) 말을 안들으면 각종 인허가 등에서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는다. 활짝 열린 자본시장에 ‘감독당국’의 말을 고분고분 듣는데 익숙지 않은 외국계가 늘어날수록,‘왜 우리만 덤터기를 쓰느냐.’는 국내업체들의 불만도 높아갈 수 밖에 없다. ●내버려 두자니 시장이 죽고,끼어 들자니 카드사만 좋고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초 카드사 대주주들한테 모두 10조원 정도 증자에 참여시키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고 털어놓았다.이번에 증자키로 한 4조5500억원 가운데 하반기 계획분 2조5000여억원의 성사여부는 그야말로 “가봐야 안다.”는 지적이다. 모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카드 증자를 위해 삼성전자 외국 대주주들을 일일이 설득시켰더니 이번엔 삼성카드 증자에 참여한다는 이유만으로 외국계 증권사들 사이에 삼성전자 목표가격의 하향러시가 일고 있다.”고 말했다.즉각 삼성전자 주가가 요동쳤고 어렵게 마음을 돌린 외국계 대주주들은 또한번 멈칫거릴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증자계획은 시장 위기감 덕분에 그럭저럭 시행된다고 해도 일단 경영상황이 호전되고 난뒤에도 주가부담을 감수하면서 카드사들이 증자에 나서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그는 “경영이 호전돼 카드사들이 적기시정조치 등의 발동대상에서도 벗어나면 감독당국이 증자이행을 강제할 방도가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손정숙 기자 jssohn@
  • 기고/ 철도 구조개혁 안전확보돼야 성공

    철도구조개혁이 현정부의 중요한 현안으로 떠올랐다.철도구조개혁의 방법론에 관해서는 갈등과 진통의 여지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현재 관련 법률(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지난 2월 대통령직인수위는 ‘철도민영화’ 대신 ‘철도공사화’를 철도구조개혁의 기본원칙으로 제시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철도구조개혁의 골자는 소위 ‘상하분리’원칙이다.지금까지 철도청이 담당하던 업무분야를 하부구조인 시설투자부문과 상부구조인 운영부문으로 분리하여,전자는 ‘시설공단’으로 이관하고,후자는 공사 형태로 전환된 ‘철도운영회사’가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상하분리형 철도구조개혁’은 지난 87년 스웨덴에서 처음 도입된 이래 지난 91년에는 유럽연합이 회원국 철도구조개혁의 기본원칙으로 채택하면서 유럽 각국에서 추진되어 왔다.이는 장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특히 열차운행과 선로,신호,제어 및 차량간 인터페이스가 매우 강해서 시스템산업으로 일컬어지는 철도를 상하분리할 경우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배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따라서상하분리를 채택할 때는 시설공단과 운영회사의 업무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안전담보 등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다. 유럽이 상하분리원칙을 채택한 배경은 유럽 단일시장의 형성에 있다.통합된 역내 철도수송시장에서 회원국 철도운영회사들 모두가 서로의 선로를 공정한 조건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안된 장치인 것이다.그러나 유럽연합은 기능적 차원의 상하 분리만을 요구할 뿐 상하분리의 구체적 추진방법이나 시설공단과 운영회사의 업무범위 설정은 회원국들 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예컨대 프랑스나 독일의 경우 외형상 상하분리는 되었지만 선로의 건설,유지 보수 일체를 사실상 운영회사에 위탁하는 방법으로 철도의 시스템적 특성을 살리고 있다.반면 영국은 보수당 정부의 급진적인 구조개혁으로 철도를 100여개의 회사로 분할 민영화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이래 철도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다 보니,지난 30년 동안 철도영업 연장은 오히려 감소하였고,수송분담률도 10%대로 떨어졌다.따라서,상하분리형 구조개혁은 철도시설에 대한 국가의 책임 강화,철도에 대한 투자 확대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다만 상하분리 때 제기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사전에 꼼꼼히 따져봐야 하며,특히 철도 안전확보는 다른 어떤 것에도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 철도는 설비의 현대화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지는 반면,열차 운행빈도는 스웨덴의 5배,독일 프랑스의 3배 등 세계 최고 수준으로,서울∼천안간에는 편도당 5분 간격으로 열차가 운행된다.또한 최근에는 수원∼천안 2복선 전철화,호남선 전철화 등 수많은 기존선 개량사업들이 시행 중인데,이런 공사들은 열차가 운행되는 선로 상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열차운행선로를 수시로 변경해야 하는 등 시설과 운영의 긴밀한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내년 4월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경부고속철도는 2008년 완공될 때까지 기존선의 46%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선 진출입 구간 등에서 사고 위험이 상존한다.철도청이 통합운영주체인 상황에서도,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지난 93년 구포 사고나 최근의 호남선 열차사고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열차사고들이 선로 주변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것을 모르고 열차가 운행하다가 발생했다. 고속철 시대를 맞아 한국 철도의 상하분리형 구조개혁의 성공여부는 수송효율성과 안전확보에 달려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최 연 혜 한국철도대 교수 운수경영학
  • 사상최대 규모 주가조작/ 1500억원·구조조정社 동원 … 시세조종 865억 챙겨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를 동원한 사상 최대 규모의 주가조작 사건이 적발됐다. 증권선물위원회는 1500억원대의 자금을 동원,세우포리머 등 4개 회사 주가를 조작한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디바이너 대표 김모씨 등 12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일반투자자 고모씨 등 2명을 수사기관에 통보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작전 경험자를 주축으로 한 전직 증권회사 직원들로 구성된 이들은 CRC로 위장한 작전센터를 설립한 뒤 2001년 9월부터 1년여 동안 세우포리머를 비롯,상장사인 B·K사,코스닥 등록기업 H사 등 4개사를 돌아가며 시세조종해 865억원의 이익(평가익 포함)을 챙긴 혐의다. 이들은 제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에 참여,발행주식 물량을 대부분 쓸어모은 뒤 유통물량을 조종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투기적 투자자 및 증시 주변 사채업자들과 연계,유상청약주식을 사전 예약매매한 뒤 이를 담보로 대출받거나 주담보계좌를 설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체자금을 들이지 않고 단기간에 막대한 자금을 조성했다. 이들은 금융당국에 꼬리를 밟히지 않기 위해 전국 각지에 계좌를 분산시키는 치밀함을 보였다.충청·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26개 증권사 141개 지점에 325개 차명계좌를 이용,1588억원의 자금이 동원됐다.또 원가분석,목표주가 설정,매수세 유인,고가매도 방법 등 시세조종행위 전과정을 철저하게 계획하고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드러났다.이들은 지난해 10월 세우포리머 시세를 조종하다 내분을 일으켜 H증권 등의 계좌를 통해 215억원 규모의 미수사고를 일으키며 꼬리를 밟혔다.검찰 통보된 12명 가운데 2명은 아직 도피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규모는 물론 전국 각지에 차명계좌를 분산시킨 수법 등에서 근래 최대규모의 시세조종 사건이며 조치규모도 최대”라고 말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 5대그룹 채무 1.9%P 증가

    금융권으로부터 빌린 돈이 많아 금융당국의 감시대상이 되는 ‘주채무계열’로 29개 계열이 지정됐다.주채무계열로 지정되면 회사 재무구조가 채권단의 집중감시선상에 놓이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8일 2003년 주채무계열에 삼성,LG,SK,현대자동차,한진 등을 포함,29개 계열(그룹사)을 지정했다고 밝혔다.선정된 회사들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금융권 전체 신용공여액의 0.1%(5102억원) 이상을 빌려쓴 그룹들이다.신규 지정된 그룹은 없는 반면 지난해 지정됐던 포항제철,대한해운,동양화학,삼양 등 4개사는 빠졌다. 주채무계열로 지정되면 계열사 신규채무보증을 담보로 하는 은행 여신취급이 금지되며,재무구조가 취약해질 때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어 부채비율 감축,지배구조개선 등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상위 5대 계열사의 신용공여액은 삼성 8조 7738억원,LG 8조 7367억원,SK 7조 8373억원,현대자동차 6조 9981억원,한진 4조 8003억원 등 37조 1462억원으로 2001년 대비 순위변동은 없지만 금액은 8502억원(2.3%) 증가했다.이들의 채무가 29개주채무계열 전체 신용공여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로 전년(53.1%) 대비 1.9%포인트 증가했다. 6위권 밖에서는 ㈜미도파 등을 인수한 롯데의 채무가 부쩍 늘어 15위에서 8위로 올라섰다.이밖에 현대오일뱅크,CJ,대상 등의 순위가 크게 뛰었다. 우리은행이 주채권은행을 맡은 곳이 14개로 전체의 50%에 육박,대기업 채권이 한 은행에 편중되는 현상을 보여줬다.산업은행이 6곳,외환은행이 4곳으로 뒤를 이었다. 손정숙기자 jssohn@
  • “이라크미수금 11억弗 받게될것”/현대건설 재기‘단꿈’

    부채비율 780%서 200%대로 줄듯 ‘전쟁을 회생의 발판으로…’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에 놓인 현대건설이 이라크전을 계기로 재기를 벼르고 있다.전쟁이 끝나면 공사 미수대금을 회수하는데 이어 복구사업에도 적극 참여,회생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현대건설의 이같은 계획은 조기종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더욱 실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한국 정부의 의무·공병대 파견 방침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이에 힘입어 현대건설 주가는 7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개전 직전 1200원대에서 2500원대로 2배 가량 치솟았다. ●애물단지가 꿀단지로? 현대건설의 이라크 미수금은 11억500만달러다.원금 7억 7900만달러에 이자가 3억 2600만달러다. 미수금은 2000년 현대건설 유동성 위기에 한몫을 했다.1조원 안팎의 미수금이 해외부실을 부른 탓이다.유동성 위기가 한창일 때 현대건설은 미수금을 해외에 매각,빚을 갚으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채권을 사줄만한 곳이 미국·영국 기업뿐인데 두 나라가 이라크 금수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이 금액의 56%를 받을 수 없다며 대손상각해 놓은 상태다.그러나 이라크전이 조기 종결 기미를 보이면서 채권 회수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미수금이 이라크 정부의 채권이자 이라크 중앙은행이 지급보증을 선 덕분이다.현대건설은 이 돈의 회수를 위해 이라크 채권 담당팀을 3명에서 5명으로 늘렸다.현대건설은 현재 채권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거나 ABS(자산유동화증권)를 발행하는 방안,채권을 해외 매각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다.물론 전쟁이 끝난다고 해서 이 돈을 전액,조기에 회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채권을 할인해 팔거나 ABS를 발행하더라도 최소한 9억달러는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이 돈으로 빚을 갚으면 현대건설은 올해 흑자를 못 내더라도 자기자본이 5986억원에서 1조 2230억원으로 늘어나고 부채비율은 779.77%에서 289.68%로 감소한다.또 11억500만달러 전액을 회수하게 되면 자기자본은 1조 4789억원으로 늘어나고 부채비율은 222.25%로 줄어 든다.미수금 회수는 이지송(李之松) 사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전후 복구사업을 따내라 현대건설은 1000억달러로 추정되는 복구사업에도 촉각을 곤두세운다.걸프전 이전에 한국업체는 이라크에서 64억 5000만달러 상당의 공사를 따냈다.이 중 현대건설은 26건에 41억달러를 수주했다.그만큼 이라크에 대한 노하우가 많다는 얘기다. 또 걸프전 이후 10여년동안 현대건설은 미수금 회수와 향후 재진출을 위해 지사를 운영해왔다.현대건설은 지난달 중순 10여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이라크 재진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또 벡텔 등 미국·영국 업체와 제휴도 추진하고 있다.현대건설 김호영(金虎英) 부사장은 “호기를 살리기 위해 각종 변수에 대비,만전의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복구 사업은 중장기 사업인만큼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sunggone@
  • 신용카드 미결제액 4개월 연속 감소

    은행계 신용카드사의 미결제액이 4개월 연속 줄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말 현재 은행계 신용카드 채권잔액(신용카드 사용액중 미결제액)은 25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부터 다달이 8000억원,3000억원,1조원,9000억원씩 감소세를 이어갔다.이용한도액 축소 때문으로 풀이됐다.반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또다시 증가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벤처·中企 프라이머리CBO/ 4500억원 디폴트 위기

    경기침체 및 주가하락 등의 여파로 채권의 만기 자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이에 따라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신규발행 채권을 모아 이를 담보로 발행했던 프라이머리CBO(채권담보부증권)도 거액의 디폴트(상환불이행) 위험에 직면한 것으로 드러났다. SK글로벌 채권과 카드채 투자 기피에 이어 CBO마저 ‘불량’으로 드러나면서 채권 불신이 더욱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특히 증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사실상 마지막 수단인 CBO의 신뢰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신용이 낮은 기업들의 자금조달 수단에 비상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프라이머리CBO는 신규발행 채권을 담보로 하는 점에서 시장 유통채권을 모아 발행하는 일반 CBO와 구별된다. ●내년 5월 집중 만기도래 6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기술신용보증기금은 내년 5월 한꺼번에 만기가 돌아오는 총 2조 3105억원의 프라이머리CBO 가운데 4500억원이 상환불이행 사태를 맞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최근 재경부에 제출했다. 중소·벤처기업에 대해 채무보증을 해주는 기술신보는 2001년부터 6차례에 걸쳐 프라이머리CBO의 보증을 섰으나 경기침체 및 주가하락 등으로 기업의 부도 등이 잇따르면서 거액의 채무변제를 대신 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기술신보는 아직 채권 만기가 닥치지 않았지만 기업의 부도 등으로 상환이 불가능한 규모가 2001년 발행분 61억원을 비롯해 ▲2002년 1448억원에 이어 ▲올해는 1491억원 ▲2004년 1500억원 등 총 4500억원으로 예상했다. 일반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신용보증기금이 발행한 프라이머리CBO도 지난해 말까지 모두 1400억원이 부도났다. ●재원 바닥,제역할 못해 프라이머리CBO의 신뢰가 땅에 떨어지고 있지만 기술신보로는 CBO의 역할 회복에 역부족이다.CBO발행을 통해 얻는 보증료 수입이 총 608억원에 불과,펑크가 난 돈(4500억원)을 메우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게다가 기술신보는 당초 CBO를 발행할 때 2300억원의 담보 재원을 확보했지만 정부는 당초 약속한 1350억원의 추가 출연금을 주지 않고 있다.기술신보측은 “당초 재원이 워낙 빈약한데다 내년에 한꺼번에 만기가 도래해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한 관계자는 “프라이머리CBO에 편입된 채권들이 대부분 CB(전환사채)나 BW(신주인수권부사채)여서 주가가 올라가면 회수금액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도 “디폴트 사태를 피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털어눴다. 신용보증기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1조 7000억원의 종잣돈(시드머니)으로 출발해 기술신보에 비해서는 다소 여유가 있지만 벌써 재원의 7배까지 보증이 나갔다.신보는 프라이머리CBO 보증규모를 현재 16조원에서 연말까지 4조원 이내로 줄일 계획이어서 한계기업들의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프라이머리CBO 한계 드러내 따라서 추가 재원이 확충되지 않는 한 과거처럼 프라이머리CBO가 활발하게 발행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당초 정부는 ‘카드채 위기’ 심화에 대비해 최후의 수단으로 프라이머리CBO를 사용할 예정이었지만 이 역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카드채 대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검토했던 프라이머리CBO 발행에 신보가 난색을 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술신보는 기획예산처와 중소기업청에 1350억원 추가출연 약속이행과 3500억원의 특별출연을 요청했다.그러나 관계기관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지금껏 아무런 진척이 없다. 안미현기자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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