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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법안 줄줄이 표류/국회마비… 집단소송법등 회기내 통과 불투명

    정기국회 마비로 올해안에 처리돼야 할 각종 경제 법안이 줄줄이 표류하고 있다.증권집단소송법 등 상당수 법안들은 이번 회기내에 통과되지 않으면 재벌·시장개혁에 적잖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일각에서는 이번 정기국회가 끝나더라도 임시국회 등을 열어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이어서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최대 현안은 증권집단소송법안.3년여에 걸쳐 어렵사리 법사위 전체회의 문턱까지 와 있는 상태지만,여야간의 막판 절충이 쉽지 않은데다 출자총액제한제와 맞물려 있어 회기내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출한 계좌추적권도 정부와 민주당 등은 ‘3년연장’에 합의했으나,한나라당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정무위 소위에서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법안도 연내 법 통과를 전제로 내년 1월 공사를 출범키로 돼 있으나,현 상황으로 볼 때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서민들의 집장만을 위한 장기주택담보(모기지론)대출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2000년부터추진한 통합거래소법안은 재경위 소위에 상정됐지만,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내년부터 주가지수 선물·옵션을 부산 선물거래소로 이관하는 문제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경제자유구역법의 제정에 이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역특화발전특구법안 통과도 제동이 걸렸다.재경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6억달러를 탕감해주고 15억달러를 23년간 분할상환받기로 한 대(對)러시아 경협차관도 공공자금관리기금법과 국가채무관리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아 시행시기가 늦어지게 됐다. 국가채무관리법안은 본회의에 계류돼 있고,공공자금관리기금법안은 법사위 소위에 회부돼 있다.개인회생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통합도산법안은 올 2월 국회에 제출됐으나 법사위에서 지금껏 낮잠자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
  • 강남속 ‘非강남’ 공무원 임대아파트/특혜보단 서러움이 많아요

    아파트값 폭등과 급락에 일희일비하는 여느 강남지역 주민들 속에 낄 수 없는 ‘이방인’ 같은 이들.출근시간 단 한 차례 운행되는 통근버스를 타기 위해 ‘전쟁’을 치러야 하는 이들.겨울이 성큼 다가오면서 수도가 동파될까 가슴을 졸여야 하는 이들. 공무원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공무원 가족들이 느껴야 하는 ‘오늘’이다.무엇보다 부담스러운 것은 공무원 임대아파트 입주 자체를 ‘특혜’로 바라보는 시각이란다.하지만 내 집 마련의 꿈을 차곡차곡 키워나갈 수 있기에 참을 만하다는 그들이다. ●강남 특혜는 없다 강남의 부유한 이미지에는 어울리지 않게 유난히 낡은 소형차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아파트 8·9단지.공무원 임대아파트인 ‘상록아파트’가 위치한 곳이다. 이곳은 입주를 시작한 지 20여년이 지나 주거시설 등은 열악하지만,3000만∼4200만원의 입주보증금만으로도 강남 ‘교육특구’의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어 공무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개포주공아파트 15평형의 매매가가 5억 8000여만원인 현실을 고려하면 10분의 1도 되지 않는 액수다. 그러나 이들이 누릴 수 있는 ‘특혜’는 제한적이다.입주한 지 1년 가량 됐다는 김모(49·6급)씨는 “학교를 제외한 사교육비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면서 “재수하는 딸을 위해 넉넉한 뒷받침을 할 수 없다는 현실만 뼈저리게 느낄 뿐”이라며 한숨지었다. 사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파트 단지 안에 위치한 ‘상록스토아’(공무원연금관리공단 매장)에 판매원으로 일하는 공무원 아내가 많다는 사실은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이모(44·여)씨는 “매달 받는 80만원은 아이들 2명의 학원비에 보태는 데도 부족하다.”면서 “아이들이 좋은 교육환경 속에 포함될 수 있다는 기대 하나로 비좁고 열악한 주거환경은 견딜 만하다.”고 털어놨다. 이 때문에 임대기간이 끝나 이사를 해야 하는 공무원들의 70∼80%는 근처 주공아파트 4단지나 일원동 주택가로 전셋집을 마련,또다른 ‘공무원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15년째 단지 내에서 구두수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유상혁(43)씨는 “90년대 중반까지는 입주자 가운데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40대가 많았지만,지금은 유치원·초등학생 자녀를 둔 30대 공무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면서 “강남에서 10∼20년전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모(44·6급)씨는 “아파트가 비좁고 시설이 낡아 정작 노부모와 자녀가 있는 공무원은 임대아파트 입주신청 자체를 주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임대아파트가 대안적 주거공간으로서 기능을 하기보다 20∼30대 젊은 공무원들이 잠깐 머물다 가는 ‘재테크’ 수단이 되는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 대부분의 공무원 임대아파트가 이른바 ‘노른자위’ 땅에 지어진 게 아니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도 적지 않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공무원 임대아파트에 사는 이모(34·여)씨 “정부과천청사까지 오전 6시 30분 한차례 운행되는 통근버스를 놓치면 지각하기 십상이어서 아침마다 허둥지둥 서두르는 남편을 보면 안쓰럽다.”면서 “퇴근시간에는 이마저도 없어 2시간 가까이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돌아온 뒤 녹초가 된다.”고 말했다. 또 오모(32·여)씨는 “아파트가 분지에 위치해 있어 아이들의 경우 피부염이나 호흡기 질환에 많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정부대전청사 주변에는 모두 6곳 1050가구의 임대아파트가 있다.지난 98년 입주를 시작한 대전 둔산동 샘머리아파트(400가구)를 제외하면 10∼20년이 지났다. 김모(36·여)씨는 “수도에서 녹물이 흘러나올 뿐만 아니라 겨울철에는 동파될까봐 늘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임대아파트가 낙후 지역에 위치해 있어 아이들이 크면 교육 등을 위해 떠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무원 임대아파트 거주 주민들은 입주 자체를 특혜로 바라보는 시선이 가장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이모(36·6급)씨는 “‘그 정도의 입주보증금으로 그렇게 많은 혜택을 누리다니….’라는 식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공무원들이 적립한 퇴직기금을 활용하고 있는 만큼 국가재정을 축내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입주자들은 공무원 임대아파트 관련 정책이 ‘생색내기’용에 지나지 않는다는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공급물량 확대뿐만 아니라,사후관리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모(41·여)씨는 “공무원 월급으로는 내 집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에 장기간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는 임대주택이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주거환경 개선 등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임대아파트 사업 자체가 외면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승기 장세훈 유지혜기자 shjang@ ■공무원 임대주택 현황 중·하위직 공무원들의 주거안정대책의 하나로 지난 82년부터 입주가 시작된 공무원 임대아파트의 운영 및 관리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맡고 있다. 80년대에는 주택공사가 공급하는 아파트 물량의 일정부분을 공단이 매입한 뒤 이를 공무원에게 임대하는 방식이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파아트단지 내 임대아파트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소규모 임대아파트가 곳곳에 분산·운영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관리에 어려움을 겪던 공단은 90년대 이후 직접 시공자로서 임대아파트 건설에 나섰다.또 임대아파트 가운데 일정 물량에 대해서는 분양도 병행하고 있다. 현재 공단이 운영하고 있는 임대아파트는 전국 89개 단지 1만 7580가구에 달한다. 서울의 경우 개포동(2070가구)과 노원구 상계동(2100가구),강동구 고덕동(760가구) 등 4930가구(28.0%)가 있다. 또 경기 2042가구(11.6%)와 인천 840가구(4.8%) 등 전체의 절반 가까이가 수도권 지역에 집중돼 있다. 공단은 이와 함께 경기 파주시 교하(734가구)와 광주시 농성(999가구),대전시 노은(942가구),대구시 동호(711가구)지역 등에 임대아파트 건설을 추진 중이다. 경기 파주시 교하(648가구)와 용인시 죽전(232가구),남양주시 평내(662가구)지역 등에 건설 중인 아파트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분양할 계획이다. 임대아파트 규모는 13∼15평 4180가구(24%),16∼20평 9083가구(52%),21∼27평 4317가구(24%) 등이다. 공단 관계자는 “임대아파트가 지나치게 협소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국민주택규모(25.7평) 이상의 임대주택 건설은 사실상 어렵다.”면서 “새로 건설되는 임대아파트의 기준 평수를 24평으로 늘렸지만,이마저도 공무원들의 선호 평형(33평)에는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공단은 임대아파트를 행정기관별로 배정한 뒤,각 행정기관이 자체적으로 근속연수와 부양가족 등을 고려해 입주자를 선정한다. 입주기간은 최대 4년이며,입주금은 주변 전셋값 대비 60% 수준에서 책정하고 있다. 관계자는 “입주 희망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최대 8년이던 거주기간을 5년으로 단축한 데 이어,지난 98년부터는 4년으로 1년 더 줄였다.”면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입주기간을 늘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공무원 임대주택 개선방향 행정자치부가 지난 98년 실시한 ‘공무원 센서스’에 따르면 전체 공무원 88만 7000명 가운데 35.6%인 31만 5000명이 무주택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주택 구입비용이 많이 드는 서울과 인천,경기 등 수도권에 근무하는 공무원 중 무주택자 비율은 42%로 전체 평균을 웃돌고 있다. 하지만 임대아파트 수는 전체 공무원의 2%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또 90년대 이후에 건설된 임대아파트는 전체의 10%인 1761가구에 불과하며,대부분 82∼85년에 지어져 20여년이 지난 노후 아파트들이다. 이처럼 질적·양적 측면에서 수요자인 공무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지만 현 체제 아래서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연금 운용의 수익 증대와 공무원의 복지 향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하지만 임대아파트 사업이 공무원 후생복지 향상보다는 연금 증식수단으로 도입된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는 만큼,공단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도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임대아파트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공단이 직접 임대아파트 건설사업에 뛰어든 90년대 이후 공급물량이 급감한 것은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또 노후 임대아파트의 경우 재건축 또는 리모델링이 필요하지만,대규모 아파트단지에 포함되어 있는 상황에서 공단이 독자적으로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김종채 공단 임대관리과장은 “임대아파트에대한 수요가 큰 수도권의 경우 택지 확보에서부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가영 행자부 복지과 사무관은 “수익성을 우선하는 연금 운영방식과 공공성을 담보해야 하는 공무원 주택지원사업은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공무원연금관리공단 말고는 임대아파트 사업의 운영주체를 찾는 게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무원 연금기금에서 후생복지기금을 신설하거나 복지분야 전용 회계를 분리·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이어 “국민임대주택에 대한 국가의 정책방향이 장기 임대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공무원 임대아파트에 대한 접근방식도 이같은 전환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 中, 국영은행 공적자금 투입

    중국 정부가 지불불능 위기를 겪고 있는 국영은행들에 수십억달러의 공적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4일 보도했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재정부 부부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주요 국영은행들에 대한 자금지원 방침이 지난 10월 중국공산당 회의에서 결정됐으며,자금지원의 세부적인 일정과 금융시스템의 구조조정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재정부가 막바지 조정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개혁실적·지배구조 개선 따라 선별 지원 중국 정부는 금융계에 팽배해 있던 ‘대마불패 신화’가 이번에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그간 4대 국영은행(중국은행,중국건설은행,중국농업은행,중국공상은행)간에는 자신들이 전체 금융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 정부가 결코 망하게 놔두진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4대 국영은행들의 도덕적 해이에 새 전략을 들고 나왔다.4개 은행을 함께 처리하지 않고 선별 처리한다는 것.러우지웨이 부부장은 “은행마다 개별적인 기준 및 논리를 가지고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이를 뒷받침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부실채권 처리와 지배구조 개선실적이 좋은 은행들에는 우선적으로 외국 투자자들에게 지분을 취득하도록 설득하고 홍콩·상하이 증시에 상장을 허용하는 등 ‘당근’을 줄 생각이다. 러우지웨이 부부장은 은행들에 투입될 자금은 중앙은행의 통화량 확대와 채권발행,외환보유고 등을 이용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4대 국영은행의 부실대출을 총자산의 23%인 2조위안(2400억 달러)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경제전문가들은 훨씬 많은 총자산의 40%인 3조 5000억위안 정도로 보고 있다.통계에 따르면 4대은행은 모두 기술적으로 지급불능 상태에 있으며 이들 은행은 자본이동,금리,외환자유화 등을 추진하려는 금융시스템 개혁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행 지배구조 개선 전기될 듯 중국 정부가 은행들의 지배구조 개선과 부실채권 정리 실적에 따라 지원 대상을 결정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최우선 지원대상 자리를 놓고 은행들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내건 ‘당근’중 자금 우선지원과 홍콩·상하이증시 상장 허용은 특히 은행들의 구미를 끈다.누가 첫 지원대상자로 선정되느냐는 중국 금융업계의 선두자리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정부의 정책전환은 4대 국영은행들의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공상은행은 이미 외국계 회계법인을 고용,부실채권에 대한 실사를 실시중이다.임직원수를 줄이고,수익원을 국영기업들에서 개인(주택담보대출)으로 다양화하고,보고체제 단순화 등 관료적인 경영시스템도 대폭 개선할 계획이다. 김균미기자 kmkim@
  • 3차원으로 나아간 정물화/개관 20주년 가나아트센터 28일부터 ‘정물아닌 정물’展

    정물화는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정물은 고대 로마의 모자이크나 이탈리아 고대 도시 폼페이의 벽화에서도 발견된다.정물화는 특히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19세기에 들어서는 가장 일반적인 회화의 제재가 됐다.이같은 정물화는 그동안 단순히 움직이지 않는 물체를 그린 그림으로만 간주돼 비교적 최근까지도 적극적으로 평가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정물은 더 이상 정적이지 않다.그것은 탁자 위에 고즈넉이 놓인 물체만을 가리키지 않으며 벽에 걸린 회화만을 지칭하지도 않는다.오늘날 정물화는 3차원의 세계로 나아가 다양한 표현 매체를 통해 광범위한 주제를 다룬다.그런 점에서 정물화는 오늘날 가장 특징적인 장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가 개관 20주년을 맞아 마련한 ‘정물 아닌 정물’전은 바로 이러한 점에 주목한 대규모 기획전이다. 28일부터 내년 1월25일까지 계속될 이번 전시에는 20세기 초 고전적인 정물에서부터 예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표현한 현대적 개념의 정물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작가 30여명의 작품 70여점이 소개된다.회화가 50여점으로 주를 이루지만 조각과 설치작품도 ‘정물’이란 개념에 맞춰 골랐다. 해외 작가의 작품들은 스위스 바젤의 바이엘라 재단 컬렉션과 뉴욕·파리의 개인 소장자들로부터 빌려온 것.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와 상징주의 화가 오딜롱 르동의 고전적인 정물화,조르주 브라크·조르지오 모란디·니콜라 드 스타엘·도널드 저드·지아코모 만주·루치오 폰타나·톰 웨슬만 등 20세기를 풍미한 구미의 대표적인 작가들,그리고 안젤름 키퍼·대미언 허스트 등 최근 가장 주목받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우리에게 친숙한 마르크 샤갈과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도 나온다. 특히 이탈리아의 국민화가로 추앙받는 조르지오 모란디의 ‘탁자 위의 세가지 물건’ 등 4점을 비롯,최근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연 러시아 작가 니콜라 드 스타엘의 ‘정물-과일',전후 독일 현대미술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안젤름 키퍼(58)의 대작 ‘천송이의 꽃을 피우자’(660㎝×280㎝) 등은 국내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든 작품들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한국 작가로는 김기창,김환기,도상봉,박래현,손응성,이달주,이봉상,윤중식,천경자,원경환,박선기,이길래,황혜선 등의 정물화가 출품된다.김환기의 정물은 동양의 직관적 사유방식과 서양의 현대적 기법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번에 선보이는 유화 ‘정물’은 푸른색 배경의 항아리 그림으로 푸근한 서정이 넘쳐난다. 도흥록(47)의 ‘스테인리스 사과’는 새로운 감각의 미디어 설치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투명한 스테인리스 스틸과 표면의 은도금이 낳는 거울효과,그 위에 어우러지는 빛의 간섭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번 전시는 무엇보다 누구나 아름다움을 공감할 수 있는 예술적 진정성이 담보된 작품들도 꾸며졌다는 데 의의가 있다.작가 자신도 뭐가 뭔지 모르고 내놓는,난해함으로 포장된 ‘자기만족형’ 작품들이 ‘진품' 행세를 하는 미술계 현실을 감안할 때 무척 반가운 전시가 아닐 수 없다.관람료는 일반 5000원,초·중·고등학생 2000원.(02)720-1020. 김종면기자jmkim@
  • 채권단·LG·당국 긴박했던 하루/ “공멸 막자” 10시간 줄다리기

    긴박했던 하루였다. LG카드발(發) ‘금융 대란’을 막기 위해 LG카드와 LG그룹,채권단과 금융당국 관계자들이 하루종일 ‘릴레이 협상’을 벌이며 분주하게 움직였다.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LG측과 채권단의 물밑 접촉에 이어 오후에 시작된 공식 회의가 끝날 때까지 꼬박 10여시간에 걸친 ‘사투’가 이어졌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의 LG카드 태스크포스팀은 이날 오전부터 전원 출근,다른 채권은행 및 LG측과 개별 접촉하며 의견 조율을 시작했다.그러나 오전중 LG그룹이 구본무 회장의 개인 입보(연대보증)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자 더이상 절충점을 찾지 못한 채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기 시작했다. 오후들어 LG측과 채권단은 최고위급 채널을 가동,막후 절충에 나섰다.오전 내내 LG카드 및 LG그룹 임원들과 대책회의를 가진 LG그룹 강유식 부회장은 재협상안을 마련,채권단에 제시했다.이덕훈 우리은행장은 태스크포스팀과 대책을 논의한 뒤 최종적으로 마련한 수정안을 가지고 오후 4시쯤 시내 모처에서 강 부회장과 최후 협상을 시작했다.3시간가까이 이어진 대표급 협상은 그러나 6시가 지나면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한때 ‘협상결렬’위기까지 몰렸으나 결국 한발짝씩 물러나 구 회장 및 대주주의 지분 담보를 바탕으로 채권단이 2조원을 신규지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양측 협상이 끝난 직후 우리은행은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중재로 8개 채권은행 관계자들을 소집,협상 타결내용을 설명한 뒤 지원 동의 여부를 묻는 동의서를 돌렸다.저녁 9시가 지나면서 국민은행 등 대부분 채권단이 지원안에 동의하기 시작했고,농협 등 일부 은행들은 막판까지 반발하다가 결국 동의함으로써 협상 타결을 결정지었다.우리은행은 밤 10시40분쯤 LG카드에 대한 채권단의 유동성 지원 결정을 최종 밝힘으로써 금융권 전체를 불안감에 떨게 했던 LG카드 사태를 마무리했다.LG카드 관계자는 “생사(生死)를 오락가락했던 숨막힌 하루였다.”면서 “채권단이 지원을 결정한 이상 회사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 LG카드 정상화 타결

    LG그룹과 채권단이 23일 밤 구본무 회장의 개인 빚보증 없이도 LG카드에 24일부터 2조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기로 극적으로 합의했다.이에 따라 LG카드는 부도위기에서 벗어나게 됐고,지난 21일부터 중단됐던 현금서비스도 재개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19면 우리은행 이종휘 부행장과 이순우 기업금융단장은 이날 밤 10시40분쯤 브리핑을 통해 “우리·국민·산업·기업·하나·신한·조흥은행과 농협 등 8개 채권기관들은 LG카드 대주주의 자구노력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회사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LG카드에 2조원 규모의 신규 유동성을 지원하고,만기가 돌아오는 여신은 1년간 연장해 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우리은행은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문제 등 경영정상화가 안될 경우,계열주가 보유한 LG카드 지분을 소각키로 했다.”고 밝혔다.우리은행은 이날 채권기관들에게서 자금지원 동의서를 받았다.채권단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는 금융감독원의 중재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LG그룹은 LG카드의 채무상황과 향후 경영전망 등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증자 등을 통한 경영정상화가 바람직한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12월중 추진할 계획이었던 3000어원의 증자를 1조원 규모로 확대하고,필요할 경우 추가 증자를 실시키로 했다. LG그룹측은 이같은 내용의 수정 확약서를 채권기관에 제출했다.채권단은 ▲구 회장의 ㈜LG 지분 5.46%(1488만 2617주) ▲10조 4000억원 규모의 LG카드 매출채권 ▲LG 대주주가 보유한 LG카드 지분 16%(1906만 3000주)와 LG투자증권 지분 4%(537만 1300주)를 담보로 제공받아 자금을 지원하게 된다.금융기관별 지원 분담금은 농협이 5140억원(25.7%)으로 가장 많고 국민 4370억원(21.9%),산업 2878억원(14.3%),우리 2463억원(12.3%),기업 1686억원(8.4%),하나 1297억원(6.5%),신한 1137억원(5.7%),조흥 1030억원(5.2%)등이다. 채권단의 자금지원이 24일 시작되면 LG카드는 교보생명 약속어음 3015억원과 기업어음(CP) 2000억원 등 이번 주 만기가 돌아오는 5000억여원의 차입금을 갚을 수 있게 됐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 채권단 LG카드 지원합의 안팎/ 정상화 실패땐 주식 소각 ‘족쇄’

    LG그룹과 채권단의 극적 합의에 따라 LG카드 사태가 일단 진정국면에 접어들게 됐다.신규자금 2조원 수혈 외에 내년 3월까지 1조원 증자,은행권 채권만기 연장 등을 적용받으면 적어도 내년 1·4분기까지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이에 따라 카드업계 전체의 자금경색,투신권 환매사태,금융기관간 자금이동 등 금융권 전반의 걷잡을 수 없는 혼란도 피할 수 있게 됐다.그러나 LG카드가 실추된 회사 신인도와 높은 연체율 등을 개선하지 않으면 불씨는 남아 있을 것이란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금융감독 당국의 중재가 결정적 구본무 회장의 개인보증 문제를 놓고 LG그룹과 대립해 온 채권단이 전격적으로 지원을 결정한 데에는 금융감독 당국의 중재와 설득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LG카드가 지난 21일부터 자금이 없어 현금서비스를 못하게 되는 상황으로까지 치달은 것이 당국과 채권단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결국 채권단은 구 회장의 개인 빚보증을 안 받기로 했다.이로써 LG는 구 회장이 경영권은 물론 개인재산까지 송두리째 채권단의 손에 내맡기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나게 됐다. 개인보증을 서면 민법상 무한책임 대상이 돼 LG카드가 빚을 갚지 못할 경우 구 회장의 모든 재산이 채권단에 압류되는 상황이 온다. ●유동성위기 일단은 진정 신규자금 2조원은 LG카드가 내년 1분기까지 신규자금 차입 등 외부 지원없이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규모다.여기에 LG가 이미 발표한 1조원의 증자가 이뤄지고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LG카드 채권의 만기가 연장되면 LG카드의 유동성 위기는 일단 잠잠해질 것이란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그러나 LG카드의 과도한 부채는 지속적으로 부담이 될 전망이다.우선 이달 중 5000억여원에 이어 다음달에 1조 4000억여원의 만기가 돌아온다.연말까지 순수하게 만기도래하는 금액이 이번 신규지원금액과 비슷한 셈이다.내년 만기분도 10조 2000억여원에 이른다. 이번 합의에 따라 LG의 전체 차입금 21조 4000억원 중 40%를 보유한 은행쪽은 1년간 만기가 연장되지만 나머지를 갖고 있는 보험,투신 등 제2금융권의 움직임은 아직 미지수다.우리은행 관계자는 “급전을 융통하는기업들의 경우,실제 필요자금이 최초 요청액의 2배 이상이게 마련”이라면서 “LG카드가 신규지원 2조원이 예상보다 일찍 소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LG카드 신인도 추락…영업력에 큰 타격 LG카드는 이번 사태로 기업 이미지는 물론,영업기반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지난 21일 사상 초유의 현금서비스 중단 사태와 부도위기를 동시에 겪으면서 상당수 회원들이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손님들이 제시한 LG카드를 받지 않는 상점 등 가맹점들도 나타나고 있다.따라서 LG카드의 영업력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LG그룹에 남겨진 숙제도 간단한 사안은 아니다.일단 2조원의 급전은 끌어들였지만 카드사 경영을 전체 그룹 경영권과 연계시키는 강력한 족쇄를 차게 됐다.채권단과 LG는 “유동성 위기 재발 등 경영정상화가 안 될 경우 담보로 제공된 LG카드 주식을 전량 무상 소각하고 채권단이 지원한 2조원은 출자전환,국내외에 매각한다.”고 합의했다.이 경우 채권단에 담보로 맡겨지는 구 회장 보유그룹 지주회사 ㈜LG 지분 5.46%도 임의 처분에 맡겨진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 우리銀 ‘가계여신 한도제’도입/담보위주 탈피 상환능력 따져 대출

    우리은행은 24일부터 신규로 부동산을 담보로 가계대출을 해 줄 때,담보가치뿐만 아니라 개인소득 범위 내에서 상환능력을 따져 대출 규모를 제한하는 ‘가계여신 한도제(크레딧 리미트·Credit Limit)’를 도입키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상환능력을 기준으로 가계여신에 한도를 두는 것은 국내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담보 위주의 여신관행에서 벗어나 상환능력 위주의 선진화된 여신정책으로 변화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 제도는 연소득(급여,이자,연금소득 등)에서 지출비용을 뺀 가계흑자액(대략연소득의 30%)으로 이자를 부담할 수 있는 개인별 최대 여신한도를 산출하는 것이다. 다른 은행을 포함해 기존 여신이 있을 때에는 전체 한도에서 이를 제외한 범위 내에서만 대출이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신규대출 고객에게만 이 제도를 적용하고 기존 대출고객이 만기연장을 요청할 때에는 상환능력에 따라 채무원금의 약 10%를 상환받고 연장해줄 방침이다.개인별 여신한도 산출을 위해 모든 대출고객에게 소득증빙 자료를 요구할 방침이다.주부는 남편과의 합산소득을 인정해 주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차주의 상환능력과 관계없이 담보 범위내에서 무제한적으로 대출을 해줬기 때문에 경기침체나 부동산가격이 폭락할 경우 건전성 악화를 초래한다.”고 지적하고 “일시적으로 가계대출이 줄어드는 부작용도 있겠지만 담보가치만 중시하던 여신관행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LG카드 정상화 전망/具회장 개인보증 LG·채권단 ‘팽팽’

    LG카드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신규자금 2조원 지원의 조건을 둘러싸고 LG카드 채권단과 LG그룹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자금 수혈이 지연되고 있는 탓이다. 당장 21일에는 현금서비스 중단에 이어 부도위기까지 맞았다.금융회사는 문제가 생기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다는 통설이 그대로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하지만 오는 24일쯤에는 채권단의 지원이 결정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LG카드 회생,주말 협상에서 판가름 채권단과 LG의 ‘기 싸움’은 이날도 팽팽하게 이어졌다.LG는 ‘큰 맘 먹고’ 구본무 회장의 ㈜LG 지분을 내놓기로 했지만 채권단은 LG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을 추가로 담보에 포함시키고,구 회장 개인이 직접 보증을 서라고 요구했다.많게는 5000억원대의 돈을 추가로 내야 할 판인 금융기관들로서는 출발부터 확실하게 상환 가능성을 높여두자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LG는 이날 오후 채권단에 제출한 확약서에서 추가 요구사항을 전혀 수용하지 않았다. 채권단의 요구가 너무 무리하다고 반발했다.우리·국민 등 8개 금융기관장들은 긴급 회동을 가졌으나 LG의 성의표시가 미흡하다는 쪽으로만 의견을 모았다.이들은 24일 오전까지 금융기관별로 지원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채권단 관계자는 “2조원 원리금에 대한 구 회장의 개인보증만큼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LG카드 자금사정 급속도로 악화 LG카드에 21일은 어느 때보다도 긴 하루였다.우선 현금서비스가 오후 2시부터 3시간30분 동안 전면 중단됐다.LG카드는 전산장애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운용자금이 부족했거나 채권단에 금융혼란 가능성을 경고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부도 직전까지 가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교보생명은 이날 오후 LG카드 매출채권 3015억원을 창구 제시하는 방법으로 상환을 청구했다. 그러나 LG카드는 신한은행에 입금시킬 돈이 없었다.신한은행은 LG카드가 입금하지 않으면 부도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으나 결국 감독당국과 LG카드의 설득으로 교보생명이 지급 제시일을 25일로 미뤘다. 금융계는 LG카드 지원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으면 훨씬 심각한 상황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들의 만기가 잇따를 것이기 때문이다.한 카드사 관계자는 “불안해진 LG카드 회원들이 한꺼번에 현금을 인출하려 들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오히려 이런 대목이 LG와 채권단이 어떤 형태로든 합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우리은행 이순우 기업금융단장은 “양측이 주말에 서로 한 발짝씩 물러서서 생각하지 않겠느냐.”며 “정상화쪽으로 방향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 LG카드 유동성위기 심각

    LG카드가 21일 1차 부도 위기에 몰리는 등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다.이날 오후 한때 현금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으며,만기어음을 갚지 못하다 채권자와의 협의를 통해 부도를 간신히 벗어났다.LG그룹은 2조원 자금지원에 대한 담보 등을 담은 확약서를 채권단에 제시했으나 채권단은 추가 담보를 요구하고 있어 난항이 계속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교보생명은 이날 오후 만기가 돌아온 LG카드 약속어음 3015억원을 신한은행에 지급 제시했다가 밤 늦게 회수해 갔다.신한은행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LG카드와의 협의 끝에 이를 회수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LG카드는 1차 부도 위기를 모면했으나 교보생명이 2영업일 후인 25일 다시 지급 제시할 예정이어서,LG와 채권단간 협상이 타결되지 못할 경우 다시 부도위기에 몰릴 전망이다. 또 LG카드의 현금서비스가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30분까지 전면 중단됐다.LG카드는 “전산시스템 장애에 따른 일시적인 문제”라고 해명했다.그러나 자금지원 지연에 따른 유동성 위기 때문이었거나 LG가 채권단의 지원이 제때이뤄지지 않으면 금융혼란이 일어날 수도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연출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LG는 이날 구본무 회장의 ㈜LG 지분 5.46%와 10조 4000억원대의 LG카드 매출채권 등을 신규자금 2조원 지원의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채권단에 제출했다.그러나 채권단이 강력히 요구했던 특수관계인들(구씨와 허씨 일가)의 지분은 담보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우리은행 등 8개 금융기관장은 이날 LG카드 지원 여부를 논의했으나 의견이 엇갈려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각 금융기관들은 다음주 월요일인 24일 오전 10시까지 지원 여부를 최종 결정키로 했으나 일부에서 LG측 확약서의 내용이 기대에 못미친다며 반발하고 있어 최종 수용 여부가 불투명하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LG지분 담보제공’ 안팎/LG카드에 운명 건 具회장

    구본무 LG 회장이 LG카드라는 암초 때문에 그룹 경영권의 상징인 지주회사 지분까지 담보로 내놓는 상황에 몰렸다.이에 따라 LG카드의 회생 여부에 따라 구 회장이 재계 2위인 LG그룹의 총수로 계속 남을 수 있을지가 결정될 전망이다.대선자금 수사로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는 구 회장으로서는 이래저래 최대의 시련기를 맞은 셈이다. ●밀고 당기기 끝에 채권단 요구 수용 LG는 당초 크게 2가지의 담보를 채권단에 제시했다.LG카드가 갖고 있는 카드매출채권·후순위채권 등 10조 4000억원 규모의 채권·주식과 구 회장 소유의 LG카드(3.16%)·LG투자증권(0.12%) 지분이었다.채권단은 그러나 이들의 담보력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구 회장의 알짜배기 사재인 ㈜LG 지분(5.46%·1448만 2617주)을 추가담보로 요구했다. LG카드가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LG카드 등의 지분은 의미가 없고,카드매출채권 또한 회수율이 20%에도 못 미쳐 별로 건질 게 없다는 이유였다.채권단은 이와함께 연내 1조원의 추가 자본확충을 요구했다.또 ‘내년 상반기까지 LG카드의 경영이정상화되지 않으면 담보를 채권단이 대출상환용으로 임의 처분하고,은행 지원금은 출자전환해 제3자에게 매각한다.’는 것도 요구조건으로 내걸었다.그러나 LG는 이런 요구가 그룹 경영권을 사실상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따라 채권단은 20일까지를 시한으로 못박고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당초 계획했던 2조원의 신규지원 방침을 백지화하겠다고 LG에 통보했다.결국 LG는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했다.사실상 백기투항이었다. ●㈜LG 지분은 구 회장의 모든 것 구 회장이 지분을 담보로 내놓을 ㈜LG는 LG그룹 전체의 지주회사다.올해 초 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정비한 뒤 구 회장은 ㈜LG를 통해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때문에 LG와 채권단간 확약서는 앞으로 구 회장의 경영권에 커다른 족쇄로 남게 됐다.내년 상반기까지 LG카드가 정상화되지 않아 채권단이 구 회장의 ㈜LG 지분을 처분할 경우 구 회장은 그룹에 대한 영향력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막후에서 조율해 온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내년 상반기까지 LG카드 경영난이 해결되지 않으면 LG는 더 이상 구 회장의 그룹이 아니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LG 관계자는 “지주회사 지분까지 내놓은 것은 구 회장으로서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한 것”이라며 “그만큼 카드 회생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 具회장 “LG지분 담보 제공”/LG카드 채권단 2조 지원 돌파구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LG카드 채권단에 자신이 보유한 그룹 지주회사 ㈜LG 지분(5.46%)을 추가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의 2조원 자금지원을 통해 LG카드가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됐다. ▶관련기사 24면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20일 “LG그룹이 LG카드·LG투자증권 뿐 아니라 ㈜LG에 대한 구 회장의 지분을 내년 상반기까지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하는 내용의 확약서를 제출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또 구 회장외에 LG그룹 특수관계인들의 일부 지분도 담보로 제공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구 회장의 그룹지배 근거가 되는 지주회사 지분을 확보하게 됨에 따라 LG카드가 내년 6월말까지 정상화되지 않으면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채권단은 주식처분을 통해 LG그룹의 경영권을 취득할 수 있어 LG그룹 전체 지배구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구 회장에 대한 추가 담보 확보로 8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LG카드 채권단은 이날 농협 5140억원,국민은행 4370억원,우리은행 2463억원 등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총채권액 기준으로 금융기관별 지원규모를 잠정 확정했다.채권단은 21일 오후 전체 채권단 금융협의회를 연다. 한편 외환은행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외환카드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외환은행은 2대 주주인 올림푸스 캐피털이 보유한 외환카드 지분 24.7%를 주당 5000원(총 789억원)에 인수하고 추후 실사를 통해 감자비율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감자비율은 20대 1수준에서 정해질 것으로 전해졌다. 강동형 김유영기자 yunbin@
  • 경제 플러스 / 자동변액한도대출 첫 도입

    신한은행은 고객이 담보로 내놓은 예금·적금 잔액에 따라 대출금액이 자동으로 변하는 ‘자동변액한도대출’을 20일부터 국내 최초로 취급한다.1개 대출계좌에 최대 4개의 담보 예·적금 계좌를 연결,예·적금이 납입되면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증가하고 예·적금을 해지하거나 인출하면 대출가능금액이 감소하는 식이다.
  • LG카드 2조원 지원 대가 채권단, 具회장 담보 요구

    LG카드에 대해 사실상 공동관리에 들어간 채권단이 모기업인 LG그룹에 구본무 회장의 사재(私財) 출연 등 강도높은 요구조건을 제시했다.그러나 LG그룹은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19일 LG카드에 대한 2조원 신규자금 지원 대가로 그룹 오너인 구 회장의 금융계열사 주식 외에 그룹 지주회사인 ㈜LG 지분 등 사재를 공동 담보로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채권단은 특히 ‘LG카드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기존 자본을 소각하고 은행 지원 2조원을 출자전환해 제3자에게 매각한다.’는 내용을 요구조건에 포함시켰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LG측이 기존에 담보로 내놓겠다고 한 주식·매출채권 등의 가치가 결코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면서 “오너가 좀더 확실한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채권단이 지원에 나서기 어렵다.”고 말했다.그러나 LG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이 계열사인 LG카드를 위해 ㈜LG 지분을 담보로 내놓는 것은 부당한 간접지원으로 공정거래법에 저촉되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LG카드와 함께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외환카드는 외환은행에 합병될 것으로 보인다.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외환카드의 모회사인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1대 주주)와 외환카드의 2대 주주인 올림푸스캐피털이 외환카드의 은행 합병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강동형 김유영기자 yunbin@
  • ‘과거 분식회계’ 집단소송 제외를/8개 경제단체 법사위에 건의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5단체를 비롯한 8개 경제단체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의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안 논의를 하루 앞둔 18일 공동 명의로 법사위에 법안 보완 건의서를 제출했다. 경제단체들은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안의 보완을 위한 경제계 건의’라는 제목의 건의서를 통해 과거 분식회계를 소송대상에서 제외해줄 것과 악의적 원고에 대한 법원의 담보제공 명령을 허용해줄 것 등을 요청했다. 이들은 “집단소송 법안이 소송대상을 법시행 이후의 위법행위로 제한하고 있으나 분식회계의 경우 과거의 행위가 다음 회기의 회계보고서에 계속 이월되기 때문에 사실상 소급 적용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과거의 분식회계 내용을 밝히면 집단소송 위험에서는 벗어날 수 있지만 대신 주가 및 기업신용도 추락 등으로 타격을 받게 돼 과거 분식회계 내용을 밝힐 수도,안 밝힐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과거의 분식회계는 정치자금 조성 등 경영여건상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았으며 마땅한 해소 대책도 없다.”고 지적했다. 경제단체들은 또 이번 법안에는 원고 집단이 악의적으로 소송을 제기해 기업과 주주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에 대한 구제장치가 없다고 지적하고,악의적 원고에 대해서는 법원이 담보 제공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원고가 0.01%의 지분만으로 악의적 집단 소송을 제기하면 주가와 신용도 하락 등 해당 기업과 99.99%의 주주들이 받게 될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면서 “담보명령 제도는 집단소송의 옥석을 구분하고,새로운 제도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말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대출기간 연장 300억 초과대출

    은행들이 최근 1년여 동안 주택담보대출 인정비율(LTV)을 초과하는 등 부당하게 대출해준 건수가 3000∼4000건,액수는 2500억∼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은행들은 또 투기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에 치중하고,각종 편법을 통해 대출을 하는 등 부동산 투기를 부추긴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17개 국내은행 본점과 주택투기지역내 57개 영업점,외국계은행 2개 영업점을 상대로 지난해 9월부터 올 10월 말까지 주택담보대출 실태를 중간 점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의 주택 담보 대출금은 146조 2180억원으로 이 가운데 투기 과열 및 투기 지역에 대한 대출은 98조 1830억원으로 전체의 67.1%를 차지했다.전체 주택 담보 대출액은 지난해말(14조 8780억원)에 비해 11.3%가 늘어 가계자금대출 증가율 10.6%를 앞섰다. ●주택담보대출 편법사례 모 은행은 지난해 6월2일부터 투기 지역의 3년 이하 대출 LTV가 60%에서 50%로 낮아지자 대출 기간을 3년1개월로 1개월 연장하는 등 변칙적인 수법을 썼다.이에 따라 기존의 LTV 60%를 적용해 300억원의 초과 대출을 해줬다.모 은행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1년여 동안 이미 주택담보대출 인정비율 한도까지 대출해준 고객들에게 추가로 기존 대출금의 20%까지 다시 빌려 줘 초과 대출금이 1130억원이나 됐다. 이밖에 한 은행은 지난해 11월13일부터 금지된 주택 담보 대출 유치 직원에 대한 인센티브제도를 계속 운영하면서 직원들에게 성과금으로 12억원을 지급하기도 했다.또 다른 은행은 주택 담보 가격을 책정할 때 2∼3개의 평가 기관이 제공한 가격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을 적용해야 하는데도 높은 가격을 적용해 모두 7591억원을 대출해 주기도 했다. ●향후 조치 및 파장 금감원은 조사 결과 LTV 초과 대출이 투기에 사용된 것이 확인되면 초과분을 전액 회수하기로 해 대출 회수사태가 예상된다.순수한 주택 소유를 목적으로 한 선의의 대출도 만기시 초과분은 회수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또 주택담보대출 유치 직원에게 성과금을 지급한 은행에 대해서는 사실 유무를 확인한 뒤 강력 제재하기로 했다. 특히 소득이 없는 미성년자가 소유한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했을 경우 대출 자체에는 법적인 문제가 없더라도 증여세 등 탈세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국세청에 통보하기로 했다.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한 문어발식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고,변칙 상속을 통한 부동산 투기를 막겠다는 설명이다. 강동형기자 yunbin@
  • 카드사 실질연체율 30% 육박… 카드채 거래 ‘뚝’/‘카드대란’ 우려 다시 확산

    “금융시장이 카드 부실로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금융권의 공동노력이 필요하다.”(18일 금융협의회에서 박승 한국은행 총재) LG·외환 등 카드사들의 자금난이 심각해지면서 전체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카드사들은 대주주 등을 통해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해결 전망은 불투명하다.내수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은행·투신 등 다른 금융기관들이 얼마나 협조할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LG,“2조원 긴급자금 지원” SOS LG그룹은 지난 17일 구본무 회장 등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 자회사 주식과 LG카드가 갖고 있는 10조 4000억원 규모 수익증권 등을 담보로 LG카드에 2조원을 지원해 달라고 채권단에 요청했다.이에 따라 주채권은행인 우리 등 8개 은행은 LG카드채 보유 비율에 따라 국민 5000억원대,산업 4000억원대,신한·우리·조흥 2000억원대 등 지원 규모를 할당받아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19일 중 최종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외환카드의 1대 주주인 외환은행도 이르면 19일 중 외환카드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현재로서는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방안이 유력하지만 외환은행(9월 말 현재 지분 43.9%)과 2대 주주인 올림푸스캐피털(24.7%)이 출자비율 등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신한카드 역시 연말까지 1000억원의 자본을 추가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우리금융도 내년 1·4분기까지 우리카드에 추가 증자를 하기로 했다. 카드사들은 카드채 발행 등 자금조달 통로가 꽉 막힌 상태에서 연체금액이 누적돼 운영자금 조달까지 애로를 겪고 있다.현재 카드채 발행이 가능한 곳은 삼성전자가 대주주로 버티고 있는 삼성카드뿐이다.그러나 삼성카드채의 금리도 지난달 5%대에서 이달 6%대로 상승했다. ●은행·투신 등 협조 없이는 해결 불가능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한국은행 관계자는 “LG카드의 경우 자금 흐름에 여유를 찾으려면 3조원 정도의 돈이 추가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카드사들의 수익성 개선이 당분간 어렵다는 점이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들어 9월 말까지 8개 카드사의 적자규모는 삼성카드 1조 331억원,LG카드 1조 168억원 등 총 3조 6649억원에 달했다.10월 이후에도 삼성·LG 등 전업계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30%(대환대출 포함)에 육박하고 있다.LG카드 관계자는 “자금경색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카드 사용이 격감했다는 점”이라면서 “소비가 늘지 않으면 수익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카드채를 떠안고 있는 은행·투신권 등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만기연장을 해주지 않거나 중도에 환매하는 등의 사태가 빚어지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이는 전체 금융권에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그러나 국민·우리·외환 등 은행들 역시 계열 카드사의 부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고,투신사들도 투자자의 의사를 존중할 수밖에 없어 만기상환이나 환매 등이 도미노식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우리은행 관계자는 “LG카드의 경우 카드채·CP(기업어음) 등 12조여원에 달하는 전체 차입금 가운데 60%가 투신권에 속해 있어 은행권의 노력만으로는 경영정상화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冬鬪 해법없나/(하)전문가 제언

    ‘상생의 길은 진정 없는가.’ 비정규직 차별과 손배·가압류로 촉발된 노동계의 ‘동투(冬鬪)’가 사회 불안을 가속시키고 있다.노동 전문가들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는 없다.”며 “노사간 대화와 타협,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및 법제도 개선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학계·시민단체·재계의 노동 전문가 10인의 해법을 제시한다. ●“노동관계법 손질해야” 한국노동연구원 문무기 박사는 노동계의 손배·가압류에 대한 민사상 면책 주장이 노사정 3자의 합의 도출을 이끌어내기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대신 쟁위 행위의 정당성이 폭 넓게 인정되는 쪽으로 법제도를 바꾸는 게 보다 합리적이라고 밝혔다.문 박사는 “근로조건(임금,근로시간 등)을 제외한 파업은 모두 불법파업이기 때문에 합법파업의 폭을 넓혀주면 자연스럽게 손배·가압류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업 전 조정 기간을 단축하고 법원에서 가압류를 결정할 때 사용자측의 소명 외에 노조나 조합원의 변론권을 보장한다면 사용자측의 무리한 가압류 남용을 막을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대 이승욱(법학과)교수는 불법파업의 유형에 따라 손해배상의 범위를 달리하자고 주장했다.손배 범위를 정할 때 파업 수단과 관련,폭력 행위는 배상해야 되지만 목적이 정당하다면 손배액의 범위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다.이 교수는 “민노총은 아예 배상책임을 묻지 말자고 하는데 이는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불법파업과 직접 관련된 손해액은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 법의 형평성에도 맞다.”고 지적했다. ●법과 원칙을 정착시켜라 전국경제인연합회 손병두 상임고문은 법과 원칙이 무너져 노동계의 ‘떼쓰기’가 반복된다고 강조했다.손배·가압류는 불법에 따른 처벌이라고 할 수 있다.또 사용자측이 노조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그러나 일단 불법파업을 벌인 뒤 대화하자는 노조의 관행은 묵과할 수 없는 범법 행위라고 할 수 있다.손 고문은 “노조의 시위 등 초기 부작용을 우려해 정부가 법과 원칙을 포기한다면 어떠한 노동 문제도 풀 수 없다.”며 “정부의 과감한 태도 변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 박성준 박사도 노동계의 ‘막가파’식 투쟁에 대해 정부가 법과 원칙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비정규직 차별은 정규직의 과도한 보호로 발생된 사실을 접어둔 채 비정규직을 보호한다면 바른 방향이 아니다고 항변했다.박 박사는 “실업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기 때문”이라며 “이를 시장원리에 맡겨야지 법으로 해결하는 것은 기업 뿐 아니라 정규직 노동자에게도 결국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이형준 법제팀장도 정규직의 노동 유연성을 담보로 한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 개선이 합당한 해법이라고 제시했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기업에만 부담시키는 것은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정부는 비정규직에 대한 사회보장보험 확대를,노동계는 노동 유연성에 대한 불가피성을,기업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확대와 전직지원을 인정하고 힘쓸 때 비정규직 차별은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공정한 룰을 만들자 한국노동연구원 안주엽 박사는 비정규직 차별과 관련,노사정 모두에게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정부는 비정규직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했고,정규직 노조는 과도한 임금 인상으로 비정규직의 몫을 빼앗았으며,시용자는 모든 책임을 하청업체에 떠맡겼다는 비판에서 아무도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안 박사는 이런 관행을 바꾼다면 현재 상황에서도 얼마든지 노사 갈등을 치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여기에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등 4대보험을 모든 비정규직에게 확대하고 정부가 사회안전망을 보다 확충한다면 금상첨화라고 덧붙였다. 안 박사는 “비정규직 보호를 법으로 해결한다면 첨예한 노사 대립으로 영원히 답을 내놓을 수 없다.”면서 “서로 공정한 관행을 정착시킨다면 상생의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화에 나서라 참여연대 박영선 사무처장은 화물연대·철도노조 등의 파업에서 보듯 정부가 초기의 정책기조을 잃고 노동계를 견제·압박하면서,지금과 같은 극단적인 대치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진단했다.노동계 또한 기존의 이데올로기에 묶여 고차원적인 해법없이 조급함을 보인 끝에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박 사무처장은 “정부는 사회통합적인 측면에서 노동자를 포용할 수 있는 제도와 대책을 마련하고,노동계도 정부와 ‘윈-윈’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하승창 사무처장은 노사정간의 대화 노력이 매우 부실하다고 주장했다.정부는 사용자측에만 이익을 주는 현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노동계는 쟁의조정기간 등을 빌미로 사용자측과 맞대응하지 말고 대화와 타협을,사용자도 일방적인 주장보다 노동계가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중재 역할해야 서울산업대 정이환(교양학부)교수는 노사정간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단기적 해결책은 없다고 밝혔다.겉으로 드러난 이슈는 손배 가압류와 비정규직 문제지만 실상은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노동계와 재계가 실망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정부는 청와대 발표처럼 노사 대등주의에 입각한 사회통합적 노동정책의 기조를 유지하되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한다고 덧붙였다.이는 노동계의 요구를 무조건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대화와 타협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정 교수는 “노동계가 타협없이 무조건 밀어붙이면 정부도 반(反)노동정책으로 돌아선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면서 “전략적으로 대처해야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태현 부소장도 정부의 일관성없는 노동정책을 비난했다.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전 손배가압류 문제의 해결을 통해 사회통합적 노사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그러나 취임 이후 지금까지 이전 정권보다 더 많은 숫자의 노동자 구속을 양산하는 등 과거와 별반 다를 것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현재의 노사정 대립 관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3자의 타협이 필수적이다.모두 납득할 만한 수준의 방안을 내기 위해서는 정부의 중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김 부소장은 “노사정 3자의 희생이 전제되지 않는 한 긴장 구도는 계속 평행선을 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표 김경두 기자 golders@
  • 韓銀 “가계대출 금융위기 우려”

    외환위기 이후 매년 40%대의 증가율을 기록할 정도로 급증하고 있는 가계대출이 금융 위기를 부를 수 있다고 한국은행이 경고하고 나섰다. 한국은행은 13일 ‘금융위기 전후 우리나라와 북구 3국의 은행 경영 비교’ 보고서에서 “스웨덴·노르웨이·핀란드 등 북구 3국은 80년대 후반 금융자유화 등으로 크게 증가한 대출이 90년대 초반 부동산가격 하락으로 부실화돼 금융 위기가 발생했다.”고 지적하고 “유사한 상황인 우리나라는 이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북구 3국은 80년대 후반 실물경기 호황으로 부동산 및 주식시장이 급등하는 등 거품현상을 보이면서 부동산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금융기관 대출이 크게 확대됐다.”고 상기시켰다.그러나 90년대를 전후해 실물경기가 둔화되고 거품이 급격히 꺼지면서 부동산가격이 급락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관련 대출의 담보가치가 하락하고 원리금 연체가 크게 늘어 금융기관의 부실대출이 급증,금융위기 상황을 맞았다고 분석했다.한은은 따라서 우리나라도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급격히증가한 대출 자산의 위험관리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 분석 결과 우리나라 일반은행의 원화대출금(기업대출금+가계대출금)이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7년 말 36.4%에서 2002년 말에는 57.8%로 급격히 상승했다. 한은은 “외환위기 이후 가계대출이 매년 40%대의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어 경기악화로 버블이 걷힐 경우 가계대출의 대규모 부실화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 일반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99년 말 40.3%,2000년 말 42.9%,2001년 말 47%,2002년 말 42.1%를 기록했다. 한편 11월 들어서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한은과 금융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5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같은 기간의 6500억원에 비해 적은 것이지만 지난달은 10일까지의 영업일수가 이달에 비해 하루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지속된 것이다. 김태균기자
  • 부처 개혁과제 ‘중간평가’ 한다

    정부 부처별 행정개혁 추진 현황 전반에 대한 외부 전문기관의 진단과 평가작업이 실시된다. 이는 정부가 지난 7월 ‘정부혁신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4개월여 동안 진행돼 온 각종 개혁과제의 추진 실적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띠고 있다. 12일 행정자치부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등에 따르면 최근 청와대 정책실과 정부혁신·지방분권위는 이같은 방안을 공동 추진키로 하고,정부혁신 주무 부처인 행자부에 외부 연구용역 의뢰 등 실무작업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행자부 연구용역비 책정 ‘정부혁신 추진현황 진단의 기본방향’ 설정은 청와대 정책실이 맡기로 했다.정부혁신위는 각종 설문조사와 워크숍 등 지원 업무를,행자부는 연구용역 과제 설정 등 기본계획의 수립 및 계약 체결 등 실무를 각각 맡기로 배분을 했다.행자부는 이에 따라 일단 올 예산범위 내에서 사용가능한 2500만원을 연구용역비로 책정했다. 행자부는 이달 중 정부혁신위 등과 협의를 거쳐 진단기관을 최종 선정한 뒤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외부기관의 진단은 올 연말까지 한달 가량 실시되며 늦어도 내년 초에는 진단 및 평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관계자는 “연구용역의 주체를 어디로 할지 내부 논의를 진행해 왔으나,진단의 객관성과 신뢰성 등을 담보하기 위해 외부기관을 선정키로 했다.”면서 “지난 7월 정부혁신 로드맵에서 발표한 각 개혁추진 과제의 추진현황과 추진 주체의 애로점 및 개선방향 등을 전반적으로 도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뻔한 결론 유도해선 안된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과 관련,정부혁신 과제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을 통한 타당성 검증 등 피드백(feedback)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는 평가도 있으나,“개혁의 성과 등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A회계법인 관계자는 “과거처럼 정부에 우호적인 인사 등을 모아 연구용역을 의뢰해서는 정부가 뻔한 결론을 유도한다는 의혹을 사게 될 것”이라면서 “연구용역을 수행할 업체나 인사의 선정 등이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정부혁신위는 지난 7월 ▲성과평가 인프라 구축 ▲정부조직 재설계 ▲정책실명제 ▲감찰기관간 견제와 균형 등 행정혁신과 관련한 30개 추진과제를 설정,발표하면서 이 가운데 ‘권위주의 행정문화 청산’ 등 10개 과제는 정부혁신위 중점 추진과제로,나머지 20개는 주관 부처 추진과제로 분류했었다. 박은호기자 u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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