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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뱃값 7월인상 다시 논란

    담뱃값 7월인상 다시 논란

    올 7월 추가 인상을 앞두고 ‘담뱃값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지난해 말 담뱃값을 500원 올릴 때보다 논란의 강도가 더하다. 경제성장률과 물가 등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추가 인상 여부가 국민적인 쟁점이 되고 있다. 담뱃값을 올린다고 흡연 인구가 줄어들 것인지 여부도 논란거리다. 담뱃값 인상에 대한 우려는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이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승 한은 총재는 12일 지난 1·4분기의 경제성장률이 담뱃값 인상의 영향으로 3%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혀 담뱃값 인상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이어 한덕수 부총리도 13일 “담뱃값 추가 인상은 재경부·기획예산처·보건복지부 장관과 국무정책조정실장이 이미 지난해에 합의한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검토해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인상 시기를 보건복지부와 협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보건복지부 등은 단순한 수치상의 양적 개념을 따질 게 아니라 국민건강 증진 등 질적 개념을 도입해보면 담뱃값 인상은 효과가 검증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경제성장률과의 상관관계는 박 총재는 지난 연말 담뱃값 인상으로 담배소비가 줄어들면서 올 1·4분기 성장률이 0.4%포인트가량 떨어지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담배의 국내총생산(GDP) 비중(0.7%가량)에다 지난 1분기 담배생산증가율(-52.4%)을 곱하면 0.4%가량 나온다. 하지만 길게 보면 경제성장률이 반드시 떨어진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담뱃값 인상이 본격 거론되던 지난 2003년 5월쯤부터 소매상들이 담배사재기에 들어갔으며, 이후 지속적으로 20∼30%씩의 담배생산증가율을 보였다. 이때는 경제성장률 증가에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그러다 지난해 말부터 사재기 담배가 시중에 쏟아지면서 지난 1분기에는 담배생산 증가율이 52.4%나 떨어졌다. 따라서 2003년 5월부터 지난 1분기까지, 전체로 보면 경제성장률에는 크게 변동이 없다는 것이다. ●물가는 어떻게 되나 물가상승을 촉발하는 요인이 된다는 데는 이의가 없는 것 같다. 한은 조사에 따르면 담뱃값이 500원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3%포인트 상승한다. 담뱃값이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쯤 되는 데다, 생활물가지수 품목에도 포함되기 때문에 전체 물가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올 7월부터 담뱃값을 500원 추가 인상하면 하반기에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15%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생길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담뱃값 올리면 소비 줄어드나 보건복지부는 최근 담뱃값 인상으로 성인 남성 흡연율이 4%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남성흡연율은 50% 남짓이다.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도 한덕수 부총리에게 “담뱃값 인상으로 국민건강에 효과를 보고 있다.”고 자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장관은 “박승 한은 총재가 성장과 담배의 요인을 비교했는데 그렇게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국민의 건강이 경쟁력 아닌가. 담배 때문에 성장이 떨어졌다는 것은 잘못됐다. 국민건강이 나아지면 경제도 나아지고 성장도 높아지는 것이다.”라면서 “다만 상황이 바뀌었다면 관계장관들이 다시 만나 합의하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인상에 따른 부작용은 가격인상에 대한 부작용을 거론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가격을 지나치게 올릴 경우 ▲도난사고 ▲중국 등으로부터 저질 담배 유입(밀수)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며, 서민층의 경우 밀제조된 저질 담배를 구입해 피움으로써 건강을 더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연효과는 적으면서 가격만 올릴 경우 정부가 국민의 흡연을 담보로 세수만 늘린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에세 라이트 한갑 값이 2000원일 때는 소비자는 담배소비세(기금 포함) 등의 명목으로 1501원을 냈으나,2500원일 때는 1542원을,3000원이 되면 1583원을 내야 한다.KT&G측은 “담뱃값을 올리면 담배소비가 조금이라도 줄어들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담뱃값 인상은 곧 담배소비 감소라는 등식을 고집하는 보건복지부의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병철 백문일기자 bcjoo@seoul.co.kr
  • 초고속인터넷 소매업 ‘땅뺏기’

    초고속인터넷 소매업 ‘땅뺏기’

    유선통신업계 경쟁자인 하나로텔레콤과 범 데이콤 진영이 파워콤의 초고속인터넷 소매업 진출건을 놓고 또다시 ‘시장 뺏기 싸움’에 돌입했다. 데이콤의 자회사이자 망(網) 사업자인 파워콤은 최근 하나로처럼 일반가정 등을 대상으로 가입자를 모집하기로 했다. 파워콤은 정보통신부에 사업허가 의향서를 제출했다. 하나로는 “포화시장에서 함께 죽을 수 있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데이콤도 13일의 콘퍼런스콜에서 “파워콤과는 궁극적으로 합병을 해야 한다.”며 한발 나아갔다. 이처럼 파워콤은 데이콤을 중심으로 파워콤을 활용한 사업 시너지를 추구하고, 하나로는 인수한 두루넷으로 ‘통신 3강’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한치의 물러섬이 없는 상황이다. 이전의 싸움과 다른 것은 두 업체가 휴대인터넷 등 차세대사업을 포기하면서까지 시장쟁탈전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파워콤 진입 쟁점은 하나로 이종명 부사장은 지난 12일 파워콤의 소매시장 진입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주장의 핵심은 초고속인터넷시장이 8개 기간사업자 등 100여개 사업자가 경쟁을 벌이고 있어 파워콤이 시장에 들어서면 공멸한다는 것이다. 하나로는 ‘파워콤의 소매업 진출의 부정적인 영향’의 건의문을 정통부에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하나로는 망 제공업체가 소매시장에 진출, 일반가입자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면 경쟁업체에 대한 망 품질 차별화 제공 등 불공정거래행위가 불보듯 뻔하다는 것. 이 부사장은 “HFC(광동축망)와 케이블TV망 기반 사업자의 56%가 파워콤망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특히 하나로와 두루넷도 HFC망 가입자의 53%를 파워콤 것을 쓴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하나로는 이어 “두루넷 인수도 파워콤이 소매시장에 들어오지 않는 것을 전제한 것인데,‘두루넷 시너지’도 내기 전에 파워콤이 진입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하나로는 파워콤의 소매시장 진입을 허용한다고 해도 일정기간 유예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예기간에 불공정행위 방지와 비차별적인 망 제공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나아가 과다한 위약금 청구 등 자가망 전환 방해행위 금지방안도 강구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파워콤은 “불공정행위 심화는 없을 것이며, 소매업 진출의 법적 하자도 없다.”고 반박했다. 데이콤도 파워콤이 소매업에 진출하면 데이콤의 광랜 등 소매업을 파워콤에서 전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콤 이민우 부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품질과 스피드를 경쟁력으로 삼을 것”이라며 “지나친 저가로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통신시장 뒷걸음? 초고속인터넷시장은 음성전화와 함께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 이번 파워콤의 소매업 진출건 논란도 데이콤으로선 이를 타개하기 위한 것이며, 하나로는 이전투구를 우려, 반대 입장을 개진하면서 불거졌다. 통신업계에서는 논란이 포화시장의 구조적 모순 때문에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 싸움에서 지면 M&A 가능성 등 사업구조가 위험해 진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통부 관계자는 “차세대 통합망인 BcN사업 등에 힘을 쏟고 있는데, 기술적으로 한 단계 낮은 초고속시장을 두고 싸우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우체국 수신자금 1조 우수 중소기업에 지원

    우체국예금 1조원이 다음달 1일부터 우수 중소기업에 저리로 지원된다. 황중연 우정사업본부장은 12일 기업은행과 ‘중소기업 우수제품 상품화 지원협약’을 체결,6월부터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권석 은행장과 이날 협약을 맺었다.3300여업체가 혜택을 받는다. 우체국예금은 여신기능이 없어 36조원의 자산 중 8조 8000억원가량을 공적자금관리기금에 맡기고 있고 나머지는 국공채 등에 운용하고 있다. 지원 조건은 중소기업의 일반대출 평균금리보다 1∼2% 정도 낮은 우대금리다. 기술신용보증기금이 대출 보증을 하며 IT 관련 기업을 우대한다. 황 청장은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이 있지만 담보력이 없어 상품화에 애로를 겪는 중소기업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정부산하기관·공기업 임원 인사 논란] 415곳 1497개 직위 인사개입 가능

    [정부산하기관·공기업 임원 인사 논란] 415곳 1497개 직위 인사개입 가능

    공직사회의 인사개혁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부산하기관과 공기업 임원 인사를 놓고 잡음이 다시 일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우 사장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4차 공모에 들어간 상태다. 아울러 ‘낙하산 인사’에 대한 논란도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야당인 한나라당은 “이전 정부와 달라진 게 없다.”며 공세의 고삐를 풀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많이 개선됐는데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정부산하기관 및 공기업 임원 인사의 문제점과 삼고초려제의 효율성 등을 짚어 본다. 논란의 핵심은 “공정한 절차에 따라, 적임자가 임명됐느냐.”이다. 과거 밀실이나 정실로 전문성 및 경험이 없는 사람이 자주 임명되다 보니 이런 기준이 ‘중요한 잣대’가 된 것이다. ●잇단 재공모… 짜고 치는 고스톱? 최근 수차례에 걸쳐 재공모 절차가 진행되면서 참여정부의 인사기조인 ‘적재적소(適材適所)’원칙이 구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합리적인 절차를 거쳐 선정한 후보자들을 상급 기관이 분명한 이유도 대지 않고 계속 거부하는 것은 ‘특정인을 앉히기 위한 의도’라는 얘기다. 이미 정해 놓고 공모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을 떨치기 어려울 듯하다. 실제로 인천공항 사장 선임이 세차례나 무산되면서 유언비어가 난무한다. 공사측은 두 번의 재공모를 거쳐 사장추천위원회가 선정한 후보 3명을 건설교통부에 승인을 요청했으나 거푸 거부당했다. 인천공항의 한 관계자는 “(상부에서)정확한 거부 사유도 밝히지 않았다.”고 씁쓸해했다. 재공모를 한 곳은 이곳만이 아니다. 한국조폐공사, 국민연금관리공단, 산업안전관리공단, 지역난방공사 등도 같은 과정을 거치고 있다. 코트라도 재공모를 한 끝에 선임했다. ●‘낙하산 인사’ 논란도 꿈틀 지난해 11월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 선임 과정에 최종 후보군에 든 3명이 갑자기 사퇴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후보 추천위원 1명은 정부 고위층으로부터 ‘압력성 청탁’을 받았다고 주장, 낙하산 논란도 제기됐다. 결국 재공모를 거쳐 이영탁 전 국무조정실장이 선임됐다. 한나라당은 그가 17대 총선에 여당 후보로 출마한 경력을 들어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기도 했다. 앞서 문화부 산하인 한국언론재단 이사장 선임때 재단 이사회가 당시 이사장을 다시 선출하자 정부가 ‘연임불가원칙’을 들어 거부하는 사태도 있었다. 한나라당은 낙하산 인사의 ‘구태’가 여전하다고 주장한다. 여권 정치인과 전직관료 출신이 공공기관의 대표나 임원에 임명된 이른바 낙하산 인사가 95건이나 된다며 자료를 제시했다. ●문제점과 개선 움직임 종합적인 관리체계가 없는 실정이다. 산하기관 운영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이 여러부처에 산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임원 선임때만 되면 각기 다른 채널로 ‘제사람 심기’현상이 생긴다. 투명성 부족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인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 곳이 많고, 공개적으로 한다 해도 추천위원회 운영 등 명시적인 규정이나 투명성을 담보해낼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감사 또한 투명성이 없다 보니 ‘대우좋고 할일 없는 보직’으로 인식되곤 한다. 이런 탓에 부패방지위원회는 지난달 사장추천위원회를 전원 민간인으로 구성토록 권고했다.11명의 위원 중 6명을 정부부처 장·차관이 맡기 때문에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감사도 공모제를 하도록 했다.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은 법개정안을 이미 제출한 상태다. 퇴직공무원은 유관기관에 2년간 취업을 못하고, 상근감사 임명 때 정부투자기관운영위원회가 서면결의를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임원의 최소한 적격요건을 규정해 무분별한 낙하산 인사를 막자는 취지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재공모 느는 건 엄격한 심사 때문” 정부는 ‘낙하산 인사’ 지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다. 과거에 비해 훨씬 개선됐는데도 그런 시각으로 보는 것을 억울해 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이런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자 대책 마련에 나섰다. 권혁인 인사관리비서관은 청와대브리핑에서 “정실인사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공개모집을 일반화하였고, 민간인으로 구성된 추천위원회에서 후보자 추천을 위한 심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개적이고 광범위하게 공직 후보자를 발굴하기 위해 삼고초려제도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재공모’를 하는 것은 ‘입맛’에 맞는 사람을 찾으려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비해 엄격한 심사를 거치다 보니 적격자를 찾지 못해 재공모가 늘고 있다.”고 주장한다.“‘입맛’에 맞는 사람을 임명하려면 입맛에 맞는 사람을 처음부터 응모케 하고 바로 선발하면 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다양한 인력들이 경쟁을 통해 유입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있다.”면서 “산하기관의 성격에 맞추어 적재적소의 인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효율성이 중시되는 기관은 전문가가, 공공성이나 개혁성이 필요한 기관은 정치권 등 공공분야에서 잘 훈련된 인재가 상대적으로 적격이라고 평가했다. 때문에 ‘적격성’여부에 대한 고려 없이 무조건 출신배경만을 문제 삼아 ‘낙하산 인사’로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중앙인사위원회 정진철 인사정책국장도 “퇴직공무원이 정부산하기관에 부적절하게 재취업하는 관행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려고 노력한다.”면서 “산하기관에 퇴직공무원이나 외부인사가 임명됐다고 해서 그 자체만을 가지고 부적절한 인사라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적임자 여부와 인선 절차, 임명 뒤 한 일 등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공모는 적임자가 아니라고 판단되거나 검증과정에 문제가 된 경우, 이중으로 응모해 선임자를 임명 못할 때 등 여러 형태가 있다.”고 소개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정부 관여 얼마나 정부가 인사에 개입할 수 있는 산하기관은 모두 415곳이다. 기관장 413개, 상임이사 377개, 비상임 315개, 감사 392개 등 1497개 직위가 있다. 이는 정부가 2003년 마련한 ‘정부산하기관 인사운영쇄신 지침’에 따른 것이다. 정부투자기관·출자기관 등 공기업과 정부출연·보조기관 또는 정부업무 위탁기관 등으로서 임원의 인사운영에 소관부처 장관의 제청·임명·승인 등이 이뤄지는 기관이 그 대상이다. 유형별로 보면 정부 출연기관이 29.6%로 가장 많다. 이어 정부보조기관(21.9%), 정부위탁기관(20%), 정부출자기관(4.8%), 정부투자기관(3.1%) 등의 순이다. 인력은 50명 미만이 35.7%인 148곳,50∼100명 미만이 59곳(14.2%),100∼500명 미만이 119곳(28.7%),500∼1000명 미만 32곳(7.7%),1000명 이상 57곳(13.7%) 등이다. 2003년 기준 예산별로 보면 10억원 미만이 31곳(7.5%),10억∼100억원 미만이 117곳(28.2%),100억∼1000억원 미만이 159곳(38.3%),1000억∼1조원 미만이 78곳(18.8%),1조원 이상이 30곳(7.2%) 순이다.2004년 발간한 ‘공무원인사개혁백서’에 따르면 이 중 68%인 282곳은 어떤 형태로든 인사에 관여하며,133곳(32%)은 관여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곳이 46개 기관(16.3%), 장관이 승인·보고·동의·협의하는 기관이 150곳(53.2%), 장관이 임명하는 기관 75곳(26.6%), 국무총리가 임명하는 기관 5곳(1.8%), 장관이 지명하는 기관 4곳(1.4%), 장관이 추천하는 기관 2곳(0.7%) 등이다. 기관의 성격에 따라 공공성 330곳(79.5%), 효율성 63곳(15.2%), 개혁성 9곳(2.2%), 미분류 13곳(3.1%)으로 돼 있다.415곳 가운데 기관장 추천위원회가 있는 곳은 22.2%인 92곳으로, 아직 없는 곳(77.8%)이 훨씬 더 많다. 임원 추천위원회가 구성된 곳은 10.6%에 불과하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삼고초려’ 제도 효과있나 참여정부가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제도를 위해 새로 도입한 것이 ‘삼고초려(三顧草廬)’제도다. 일종의 인재추천제도이다. 청와대·중앙인사위 홈페이지(www.csc.go.kr)를 통해 장·차관, 정부산하기관장 등 훌륭한 인재를 추천받아 검증한 뒤 임명하는 것이다. 특정한 직위 또는 분야에 적임자라고 생각하면 본인은 물론 주위에서도 추천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제도로 임명된 경우가 많고, 인사의 공정성에 기여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삼고초려로 발탁됐다고 해서 뒷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관료 출신이나, 여권과 가까운 인물이 이 제도로 많이 발탁되자 ‘통과의례’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는 공개경쟁을 통해 선임됐다고 말하지만, 삼고초려로 발탁된 인사 가운데 여권이나 정치권과 관련된 인사가 많고, 추천한 사람 역시 정부 고위직에 있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지금까지 산하기관장 선임때 삼고초려로 추천된 것은 모두 32개다. 이 중 18개 직위에 삼고초려 추천자가 낙점됐다.4월말 현재 삼고초려에 오른 사람은 총 1252명이다. 자천이 329명(26%)이고, 타천이 923명(74%)이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핵연료봉 인출” 북핵 새국면] 벼랑끝 타협·핵용인후 경제봉쇄 갈림길

    [“핵연료봉 인출” 북핵 새국면] 벼랑끝 타협·핵용인후 경제봉쇄 갈림길

    ■ 北·美 전략 전문가 진단 북한의 폐연료봉 인출 선언으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 최악의 경우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에 대해 물리적 타격을 하지 않고 사실상 용인하는 대신 경제봉쇄를 강화하는 전략을 택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는 북한의 핵실험은 곧바로 미국의 선제공격으로 연결될 것이란 일각의 전망과는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장성민(세계와 동북아포럼 대표) 전 의원은 12일 기자에게 “미국은 북한이 협상용으로 폐연료봉 인출 선언을 했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기 때문에 쉽게 양보를 하지 않을 것이고, 특히 부시 행정부의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은 과거 클린턴 행정부와는 성향이 전혀 달라 북한이 완전히 두손 들고 나오길 바라고 있다.”며 “미국의 반응이 북한의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상황은 핵 재처리까지 흘러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 전 의원은 “내가 알기로, 미국은 북한이 굳이 핵실험을 한다면 못이기는 척 용인한 뒤 정치·경제적으로 북한의 손발을 완전히 잘라 고사시키는 전략까지 각오하고 있다.”면서 “북한으로서는 핵실험을 하는 순간 협상카드도 날리고 중국을 포함해 국제사회 전체로부터도 완전히 고립되기 때문에 섣불리 도발을 하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김태효 교수도 “설령 6자회담이 재개되더라도 지금 분위기로는 다시 파행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렇게 되면 북한은 차제에 핵 보유를 실현해 협상력을 실질적으로 높이려 할 것이고, 미국도 중국·러시아가 북한 편이라는 한계를 감안해 아예 핵보유를 용인하는 대신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등으로 봉쇄하는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벼랑끝 위협’ 직후 극적 타협이 도출된 전례에 비춰 6자회담을 통해 정상화될 것이란 관측이 아직까진 우세한 편이다. 중앙대 국제대학원 김태현 교수는 “과거 북한은 대화에 나오기 전에 꼭 미사일 발사 등의 카드를 통해 몸값을 높였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제부터는 중국이 본격적으로 중재 압력을 받으면서 적극적인 행보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날 한신대에서 행한 특별강연에서 “지금 한반도는 매우 불길한 위기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며 미국과 북한이 양자합의를 이룬 뒤 6자회담에서 실천을 담보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北주장 의문점 북한이 영변 5㎿원자로를 재가동한 시점은 2003년 2월로 파악됐고 가동 중단이 확인된 시점은 지난 3월 말쯤이다. 전문가들은 원자로 중단 이후 냉각시키는 데만 한달이 걸리고 연료봉 8000개를 꺼내는 작업에는 최소 두달이 걸린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해리슨 선임연구원에게 “4월부터 연료봉 제거작업을 시작,3개월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한 데서 볼 수 있듯이 원자로 가동 중단시기가 4월 초를 전후한 시기라고 해도 다음 달은 돼야 끝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북한이 지난 11일 영변의 5㎿ 원자로에서 폐연료봉 8000개를 꺼내는 작업을 완료했다고 발표해 인출속도가 단축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와 관련,“인출작업을 최단기간 내 끝냈다.”고 언급해 그간 북한이 인출작업을 위해 상당한 속도를 내왔음을 시사했다. 서울대 원자력연구센터의 강정민 박사는 12일 “북한이 모방한 영국의 칼더 홀 원자로의 경우 연료봉 인출 속도가 하루 120개(0.75t) 정도지만 북한의 기술을 감안할 때 그보다 더딜 것으로 봤다.”면서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하루에 120개가 넘는 양을 뽑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폐연료봉 하나의 무게는 6.25㎏ 정도로 8000개는 50t 정도 된다. 북한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영변 원자로가 영국의 모델보다 더 개선된 것이거나 ▲피폭을 무릅쓰고 무리하게 작업을 강행했다는 얘기가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이 작업을 완료하지 못한 채 최근 정세를 감안해 이미 끝낸 것처럼 발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인출 이후에는 수조에 담가 냉각기를 거친다. 냉각이 끝나면 바로 재처리가 가능하다. 문제는 방사화학실험실의 재처리다. 북한측은 정상적인 가동조건에서 1년에 110t의 폐연료봉을 처리할 수 있다면서 2003년 1월부터 5개월 동안 연료봉 8000개를 재처리했다고 주장했었다. 통상 원자로 중단부터 재처리까지 9∼12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북한측 주장대로라면 인출한 연료봉을 재처리하는 데 6개월이면 가능하다는 추정이 나온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청와대 우려속 “차분히 대응” |타슈켄트 박정현특파원|청와대는 북한의 폐연료봉 인출 완료 주장에 대해 차분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에 따라 반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실크로드의 교차점인 사마르칸드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타슈켄트에 남아 있던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으로부터 북한 외무성 발표와 관련한 공식 보고를 받았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동포간담회에서 북한의 폐연료봉 인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는 대신 북핵문제 해결의지와 통일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통일을 모두 소망하고 노력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면서 “천천히 할수록 무리한 비용이 들지 않고 부작용도 없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개성공단이 잘 되려면 국제적 협력을 거쳐야 하고, 이를 위해 북핵문제가 잘 풀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배석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걱정’ ‘우려’란 표현을 여러 차례 써가면서도 차분한 대응방침을 밝혔다. 반 장관은 “걱정이다. 가동중단한 지 40여일인데….”라면서 “그런 수순을 밟을 수 있다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진행됐다.”고 당혹감을 나타냈다. 반 장관은 “북한이 자꾸 이러니까 우리 정부로서도 우려스럽다.”면서 “관련국들이 북핵 문제에 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일이 일어나니 걱정이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반 장관은 “공개적으로 저렇게 발표하는 것을 보면 협상을 재촉 혹은 압박하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너무 비관하거나 낙관할 것 없이 차분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hpark@seoul.co.kr ■ 美·日 냉담… 中은 무반응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외신|북한의 핵 연료봉 인출 완료 발표에 대해 미국과 일본은 냉담한 반응 속에 북한의 핵 개발 계획 중단과 6자회담 조속 복귀를 촉구했다. ●미국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언급할 것이 없다.”면서도 “북한의 도발적인 언행은 국제사회로부터 스스로를 더욱 고립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한의 행동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모든 참가국들이 6자회담으로 되돌아가기를 원하고 있으며, 미국도 북핵 문제를 6자회담을 통해 외교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도 “그들(북한)은 과거에도 비슷한 발표를 한 적이 있다.”며 무게를 두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또 “북한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북한이 스스로를 고립시키지 말고 대화에 복귀, 건설적으로 돼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이날 “유엔 안보리 회부가 반드시 문제 해결의 최선책이라고 할 수 없다.”,“미국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해체)’라는 표현을 한동안 쓴 적이 없다.”고 밝히는 등 ‘대화 분위기 유도용’ 제스처도 이어나갔다.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협상용 발언일 가능성도 있다.”며 여지를 두면서도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해 핵 계획을 포기하는 것이 북한에 가장 이익이란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반응했다. 일본 정부대변인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은 12일 기자회견에서 “핵무기화를 완료했다는 등의 발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심각하게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자민당의 한 간부는 이날 “북한에 상당히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 곧 모종의 움직임이 있을지 모른다.”고 사태 악화를 경계했다. ●중국 당국은 12일까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 핵 개발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즉답을 회피해 왔다. 중국 외교부는 다만 북한의 발표가 나온 직후 로이터통신의 논평 요구에 “6자회담 당사국들이 회담 재개에 해가 되는 일을 하지 않기 바란다.”고 반응했다. 정부가 공식반응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들은 논평 없이 사실 보도에 치중했다. dawn@seoul.co.kr
  • 브릿지투자지주社 ‘먹튀’?

    브릿지투자지주社 ‘먹튀’?

    국내 증권사간의 인수·합병(M&A)을 통한 외국 투기자본의 ‘먹고튀기’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인수대상 증권사의 노조와 시민단체가 투기자본의 횡포를 국제 무대에 호소하고 있는 반면 국내 투자유치를 위해 세계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기업설명회(IR)자리가 자칫 한국에 대한 성토장으로 변할 처지에 놓였다. ●“투기자본의 횡포” 이영탁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이 국내 상장법인 25개사 대표단을 이끌고 11일부터 19일까지 홍콩, 영국 런던, 싱가포르, 미국 뉴욕 등지에서 갖고 있는 IR 자리에서 영국계 펀드인 ‘브릿지투자지주(BIH)’측이 한국의 투자유치 정책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앤드루 프레이저 BIH 이사는 지난 6일 런던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에서 한덕수 부총리의 발표가 끝나자마자 “한국 정부와 노동조합이 투자금 회수를 방해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발단은 BIH가 브릿지증권에 대한 대주주 지분을 리딩투자증권에 전량 매각하는 과정에서 브릿지증권 노조와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 부딪힌 데다 금융감독위원회가 법적 검토 등에 신중을 기하며 합병 승인이 미뤄지면서 비롯됐다. ●합병 승인은 정부의 권한 BIH는 지난 2월 리딩투자증권에 브릿지증권의 보유지분 86.9%를 1310억원에 매각하기로 계약했다. 계약금 20억원만 우선 받고,187억원은 리딩투자증권측이 인수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리고 나머지 1103억원은 인수후 브릿지증권의 현금성 자산을 팔아 나중에 받기로 했다. 이는 ‘LBO(후불제 외상인수)’방식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이 큰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인수후에 생길 자산가치를 담보로 외상으로 구매하는 셈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합병후 재무 건전성’ 등을 문제삼아 합병 승인을 미루다 오는 20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BIH측은 “이때 승인이 나지 않으면 27일 주주총회를 열어 브릿지증권의 남은 자산을 청산한 뒤 한국에서 철수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금감위는 “주총 일정은 BIH의 자체 일정일 뿐 금감위 심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투자수익 챙긴 뒤 철수 위한 술책” 브릿지증권 노조와 시민단체인 투자자본감시센터는 “자본금이 244억원에 불과한 소형 증권사에 덩치가 10배나 큰 증권사를 넘겨주는 것은 수년간 엄청난 투자수익을 챙긴 뒤 껍데기만 남자 막판 손털기에 나선 것”이라고 BIH를 비난했다. 노조와 시민단체는 “BIH가 지난 8년 동안 한국에서 벌인 행각은 투기자본의 전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BIH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대유증권과 일은증권을 헐값에 사들여 브릿지증권으로 통합했다. 이후 고액 배당과 수차례의 유상감자, 사옥 2곳 매각 등을 통해 대주주의 몫으로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이 때문에 브릿지증권의 자기자본은 4478억원에서 1900억원, 인원은 820명에서 240명, 지점은 40개에서 9개로 줄었다고 주장했다. ●“선진 금융기법일 뿐” BIH측은 “수년간 한국에 정상적으로 2억 80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브릿지증권의 매각자금을 포함해도 회수자금은 2억 2000만달러에 불과해 오히려 손해를 봤다.”고 반박했다. 또 “지난 2개월 동안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은 만큼 잘못된 점이 있다면 처벌받을 것”이라고 밝혔다.M&A의 당자사인 리딩투자증권측은 논란에서 한발 뒤로 물러섰다. 한 관계자는 “LBO 인수방식은 선진적인 금융기법으로 법적인 하자가 전혀 없다.”면서 “국민정서 등을 이유로 합병승인이 나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가계대출 증가 18개월만에 최대

    가계대출 증가 18개월만에 최대

    가계 및 기업대출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아파트 재건축단지의 대출이 크게 늘고, 정부의 재정지출이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가계 및 기업대출의 증가는 금리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1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결정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지개 켜는 가계·기업대출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4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3조 1058억원이 늘어나 2003년 10월(4조 2594억원 증가)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액을 나타냈다. 월평균 가계대출 증가액은 2003년 2조 6000억원, 지난해 1조 9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4월 가계대출은 지난해 같은 달의 증가분(1조 9019억원)에 비해 1조 2039억원 늘어났다. 가계대출 부문 중 주택담보대출은 전월 대비 2조 887억원이 증가,2003년 12월(2조 6298억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액을 기록했다.4월 마이너스 통장대출 등은 가계소비가 늘면서 1조원가량 늘었다. 가계대출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서울 강남 재건축단지에 대한 대규모 집단대출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4월 중 은행수신은 부가가치세(6조 5000억원) 납부에도 불구하고 전월 대비 9조 9494억원 급증했다. 지난 2월 11조 7000억원 늘어났던 은행수신은 지난 3월 4조 300억원 감소했었다. 특히 정기예금은 4월 중 3조 646억원이 증가, 올들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콜금리 결정 변수될까 가계 및 기업대출이 늘면 자금수요가 많아져 금리가 올라가게 된다. 하지만 경기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수요 증가만으로 금리를 올리기는 부담스럽다. 한은 관계자는 “실물지표 등을 보면 금리 인상 요인이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자칫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를 올릴 경우 경기를 위축시킬 우려가 커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北, 중·러 지원에 ‘초강수’ 모험

    북한이 기어이 ‘벼랑끝’으로 한 걸음 더 내딛고 말았다.11일 북한의 핵 연료봉 추출 선언은, 생존을 담보로 한 극단적인 방법을 불사해서라도 ‘원하는 것’을 얻겠다는 모험적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은 최근 모스크바에서 이뤄진 6자회담 참가국 정상들의 연쇄회동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 맹방이 미국의 대북 강경조치 시도에 제동을 걸자 상황을 더 끌 수 있다고 판단, 강수를 치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몸값 올리기 전략인가, 핵 보유 수순인가 상당수 전문가들은 일단 북한의 이같은 ‘도발’이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몸값 올리기 차원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은 2003년 2월 참여정부 출범 직후에도 영변 원자로 재가동 카드를 던져 상황을 악화시켰고 그 이후 첸치천(錢其琛) 당시 중국 국무원 부총리의 극비방북을 통한 삼지연 담판으로 북핵 위기를 북·중·미 3자회담이라는 협상국면으로 바꾼 바 있다. 하지만 정말로 ‘핵보유국 수순 밟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받아 6자회담보다 더 나은 협상조건을 만들기 위해 핵무장 수순을 진행시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성균관대 김태효 교수는 “폐연료봉 추출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라면서 “아예 핵 보유국의 위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는 의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은 지난 7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 인터넷판을 통해 “핵무기 보유국의 지위에 걸맞은 조선의 행동계획은 이미 책정돼 있다.”며 은근히 핵실험 강행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만일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과시하기 위해 지하핵실험까지 진행한다면 상황은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그렇다고 미국도 호락호락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미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달 18일 “북한이 원자로를 가동하든 않든, 연료봉을 재처리하든 않든, 북한이 처한 난국의 해법을 북한측에 안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특히 부시 행정부의 성향은 1994년 북핵 위기때의 클린턴 행정부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지적도 엄연하다. ●파국이냐, 극적 해결이냐 이번 북한의 연료봉 추출 선언으로 상황은 점점 막바지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6자회담 재개 등 평화적 해결 국면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하지만 위기가 깊어진 이후 타협이 뒤따른 전례에 비춰, 극적 해결에 대한 기대를 버릴 수는 없다. 이와 관련해 북한에 결정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중국은 더욱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야 하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향후 절차는 어떻게 북한의 이날 발표가 즉각적인 핵보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얻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연료봉 냉각 등 결정적 수순을 거쳐야 된다. 이 기간은 통상 9개월 정도가 걸린다. 하지만 북한의 이날 발표가 사실이라면, 향후 절차가 훨씬 빨라질 수도 있다. 당초 북한은 지난달 초 평양을 찾은 셀리그 해리슨 미 국제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에게 인출작업 기간에 대해 “이달(4월)부터 연료봉 제거작업을 시작,3개월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해 인출작업이 6월은 돼야 끝날 것으로 예측됐는데, 훨씬 당겨졌기 때문이다. 서울대 원자력연구센터 강정민 박사는 “북한이 모방한 영국의 칼더홀 원자로는 연료봉 인출 속도가 하루 120개(0.75t) 정도지만 북한의 기술을 감안할 때 그보다 더딜 것으로 봤다.”면서 “하지만 오히려 하루에 120개가 넘는 양을 뽑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이 작업을 끝내지 못하고도 최근 정세를 감안해 이미 완료를 한 것처럼 발표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공무원연금 제대로 개혁해야

    정부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으로 오는 7월부터 퇴직 공무원이 재취업하거나 사업으로 근로자 평균임금(올해의 경우 월 225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면 초과금액에 따라 10∼50%까지 공무원 연금을 삭감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중소득의 혜택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연금 재정 안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와 공무원단체가 5년에 걸친 줄다리기 끝에 도출한 합의안이라지만 ‘생색내기’의 성격이 짙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정부의 설명대로라면 퇴직 공무원의 추가 소득이 월 600만원일지라도 연금 삭감규모는 87만 5000원, 월소득 413만원은 45만원에 불과하다. 대상자도 연금수급자의 10% 남짓한 수준이다. 게다가 소득심사대상에 금융소득이나 임대소득은 빠져 있다. 근로소득은 포함시키면서 불로소득의 성격이 강한 금융·임대소득이 제외됐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부패척결 차원에서 금전비리로 징계 해임된 공무원은 연금을 25% 삭감하기로 했다지만 징계 확정 전 의원면직하는 관행을 제한하지 않는 한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여론의 눈치를 보며 질질 끌다가 마지못해 변죽만 울린 합의안을 내놓았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공무원연금은 과거 저임금-고물가 시대에 임금을 보전해주는 수단으로 덜 내고 더 받는 구조로 짜여졌다. 그 결과,2003년부터 적자로 돌아선 뒤 지난해 5700억원, 올해 6344억원, 내년 1조 754억원 등 2010년까지 11조원 이상을 재정에서 쏟아부어야 한다. 이런 왜곡된 구조는 그대로 둔 채 잔가지 치기식 개선안을 내놓고 개혁했다고 한다면 곤란하다. 수지상등의 원칙에 맞게 더 내든지, 덜 받는 방식으로 근본적인 손질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연금 개혁도 여론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
  • 盧 “北 극단 행동 말아야”

    |모스크바·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박정현특파원|러시아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9일 “북한이 앞으로 극단적인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은 북한의 핵실험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시내 메트로폴 호텔에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핵문제는) 6자회담 틀 내에서 해결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고 정우성 청와대 외교보좌관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아난 사무총장으로부터 ‘6자 회담틀 밖의 북·미 양자회담 개최’ 의견에 대한 질문을 받고 “6자회담의 틀이 만들어져 있고, 명분이 있기 때문에 북핵문제 해결에 양자회담보다 6자회담이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난 사무총장은 “6자회담 틀 안에서 (북·미) 양자회담을 갖는다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중요한 것은 양측 모두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사를 갖고, 모두 융통성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10일 타슈켄트에 도착해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설명했으며, 카리모프 대통령은 전적인 지지를 표시했다. jhpark@seoul.co.kr
  • 시중은행 IB “돈 안된다”

    시중은행 IB “돈 안된다”

    “은행이 살 길은 IB뿐인데 아직 그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시중은행의 한 투자은행(IB·Investment Banking) 책임자는 8일 IB 사업에 대한 어려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은행의 전통적인 수입원인 이자수익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각 은행들은 최근 수년 동안 너나 없이 ‘IB 활성화’를 외쳐왔다.IB는 기업 인수·합병(M&A), 투자자문, 부동산 관련 업무, 부채구조조정,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을 주선한다. 부실기업을 사들여 정상화시킨 뒤 되팔아 거액을 챙기기도 하고, 지분투자자로 나서기까지 하는 광범위한 사업이다. IB의 이런 특성 때문에 막대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IB에 뛰어든다면 수익구조 개선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특히 론스타, 칼라일, 뉴브리지캐피탈 등 외국자본이 국내 IB 시장을 싹쓸이하면서 토종은행들이 이들의 ‘대항마’로 크길 바라는 ‘감정적 지원’도 컸다. ●‘푼돈’ 투자에 급급 은행들은 저마다 60∼100여명의 IB사업단을 꾸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고 하지만 실적은 부진하기 짝이 없다.JP모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은 은행 전체 영업수익의 40% 이상을 IB에서 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은행들이 IB에서 거둬들이는 수익은 영업수익의 5%도 되지 않는다. 사업대상도 대부분 중소기업 재무개선이나 소규모 부동산 개발에 치우쳐 ‘푼돈’을 버는 데 그치고 있다. 지금까지 해외 IB 시장에 진출해 거액의 수수료나 투자 이익을 올린 은행은 없는 실정이다.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떠오르는 자본시장에서 큰 부(富)를 창출하리라던 다짐은 요원한 ‘희망 사항’일 뿐이다. 국내 은행에서 IB의 선두주자격인 우리은행은 지난해 부산 백양터널 공사에 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주도,100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렸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기업금융과 달리, 사업의 미래 수익성 등을 믿고 대규모 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그렇지만 우리은행의 올해 1·4분기 IB 수익은 239억원으로, 같은 시기 영업수익 9095억원의 3%에 그쳤다. 같은 기간 2976억원인 비(非)이자수익에서 IB가 차지하는 비중도 8%에 머물렀다. 다른 은행들의 IB 실적도 우리은행과 비슷한 실정이다. 오래 전부터 중개 및 투자 업무를 해온 증권사들조차 IB수익이 영업수익의 5%를 넘지 못하고 있다. ●보수적인 은행문화가 걸림돌 은행들의 투자은행 업무가 신통치 않은 것은 외국자본이 이미 국내 시장에 나온 알짜배기 ‘물건’들을 모두 사들인 영향도 크다. 펀드 관련 규정 등을 정비한 간접투자자산운용법이 불과 1년 전에 제정되는 등 제도가 완비되지 않은 요인도 있다. 그러나 은행 내부의 문제도 적지 않다. 특히 은행의 보수적인 문화가 창조적인 IB 사업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1억원의 대출을 성사시킨 행원과 100억원의 투자 수수료를 올린 행원의 월급이 똑같은 데 누가 IB에 집중하겠냐는 것이다.IB 전문가는 “IB 인력에 대해 적극적인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고,IB사업단에 최대한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은행들은 IB에 대한 면밀한 시장조사나 투자 계획 없이 다른 은행들에 뒤지지 않기 위해 졸속으로 사업단을 꾸리기도 했다.IB 분야에 정통한 시중은행 고위간부는 “IB를 제대로 하려면 은행의 최고급 두뇌를 모으고, 외부 인력을 적극 끌어들여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구색 갖추기’ 성격이 짙다.”면서 “무엇보다 은행 경영진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정상적 금융거래 제한 세금체납자 43만여명”

    지난해 세금을 내지 않아 은행 등 금융기관에 명단이 통보된 체납자가 43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세금 체납액이 5000만원 이상인 600여명에 대해서는 국세청의 요청에 의해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8일 국세청이 국회에 제출한 ‘2004년 세금 체납 현황’에 따르면 체납 발생 뒤 1년이 지났거나 1년에 3차례 이상 체납한 경우로 1인당 체납액이 500만원 이상인 납세자들은 은행연합회 등 금융권에 명단이 통보됐다. 국세청은 “각 금융기관은 신용카드 사용제한 및 대출심사 과정에서 이들의 체납자료를 활용하게 된다.”면서 “금융관련 행위에 제한이 가해지는 만큼 세금을 내야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체납액 5000만원 이상인 납세자 가운데 조세채권이 확보되지 않은 체납자에 대해선 해외출국을 제한, 국외도주 및 국내재산의 해외은닉을 막고 밀린 세금 납부를 간접적으로 강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체납액을 뒤늦게 모두 내거나 담보 또는 보증인의 보증 등으로 국세 채권이 확보되면 법무부에 출국 규제 해제를 요청하고 있다. 오승호기자 osh@seoul.co.kr
  • [Zoom in 서울] 서울 버스대란은 넘겼지만…

    서울시 버스 노사 협상이 파업을 하루 앞둔 8일 새벽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에 따라 ‘버스대란’의 위기는 넘겼지만 추가발생비용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가 숙제로 남게 됐다. 서울시는 서울 시내버스노동조합과 서울 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 노사 양측이 서울지방노동위원회 6차 조정회의에서 2005년 임금단체협약에 최종 합의했다고 8일 밝혔다. ●노조 주장 대부분 반영 서울버스 노사는 ▲10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의 주 40시간 근무제 1년 조기 실시 ▲상여금 지급시기 개선 ▲전 사업장 정년 61세 보장 등 쟁점사항을 놓고 지난 7일 오후 2시부터 8일 새벽 3시15분까지 13시간 동안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협상결과 노조의 요구사항은 대부분 수용됐다. 주 40시간 근무는 오는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 외에도 300인 미만 사업장에도 도입돼 61개 전 사업장에서 실시된다. 이에 따라 버스기사들은 현재 주 44시간·월 26일 근무에서 주 40시간·월 22일로 처우가 개선된다. 임금도 3.8% 인상돼 3년 경력의 운전기사 기준으로 약 257만원이던 월평균 임금이 약 265만원으로 오른다. 또 분기별 150%씩 모두 600%를 지급하는 상여금도 짝수달마다 100%씩 지급하기로 했다. 전 사업장이 정년을 61세로 정하자는 노조의 요구는 사업장별 노사협의회 등을 통해 별도로 협의하기로 정했다. ●변형근무 해법될까 이번 협상을 통해 타결된 임금인상·근무시간 단축 등으로 올해 추가로 발생할 비용은 176억여원에 달한다. 서울시는 요금인상이나 재정지원 없이 변형·교대근무제 등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는 서울시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서울버스노조 방선재 홍보부장은 “변형·교대근무제 도입에 대해 협의하겠다는 것일 뿐 합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분란의 소지를 남겼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7월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누적된 적자다. 환승 요금 등으로 1000억여원의 손실이 났다. 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세금 부담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서울시는 여기에 대해 구체적인 분석은커녕 해결책조차 내놓지 못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적자를 보전해 버스서비스의 공공성을 담보하는 것이 준공영제의 기본취지”라면서 “이번 협상으로 변형·교대근무제 도입 근거를 마련한 만큼 앞으로 배차간격이나 운행횟수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면 적자폭과 추가비용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전자업계 “해외 빚 줄여라”

    ‘해외 빚을 줄여라.’ LG전자가 자회사와 해외법인을 포함한 연결기준으로 20조원이 넘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6일 LG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의 연결재무제표상 지난해말 현재 부채는 21조 1825억원으로 1년 전(18조 8280억원)보다 2조 3545억원이나 늘었다. 단기차입금이 2003년 4조 1853억원에서 5조 8623억원으로 1조 6770억원이나 늘었고 장기차입금도 5798억원에서 1조 358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장단기 차입금만 6조 8981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LG전자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은 본사보다는 LG필립스LCD 등 국내 자회사와 80여개 해외법인들이 공장 증설 등을 위해 현지 금융권에서 차입금을 많이 끌어썼기 때문이다. 본사기준으로는 부채가 2003년 7조 7728억원에서 8조 2180억원으로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단기차입금은 3904억원에서 2098억원으로, 유동성 장기부채는 9895억원에서 6467억원으로 줄었다. 덕분에 부채비율은 221.8%에서 지난해말 163.8%로, 차입금 의존도는 33.6%에서 28.2%로 낮아졌다. LG전자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6일 사상 최대인 6억달러(약 6000억원) 규모의 기명식 무보증·무담보 해외 사채를 공모 방식으로 미국,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발행키로 결정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만기가 다가온 차입금을 갚고 기존 차입금도 이율이 낮은 해외사채로 ‘리볼빙’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단기차입금 비중을 줄이고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고심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카드 등의 ‘부실’을 떠안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결기준 부채는 32조 6043억원으로 LG전자보다 훨씬 많았지만 2003년 37조 8820억원에 비해 5조 2777억원이나 줄었다. 장단기 차입금도 8조 562억원에서 7조 7684억원으로 2878원 줄었다. 본사 기준으로는 장단기차입금은 전혀 없고 차입금 의존도는 0.24%에 불과하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기고] 부패방지위원회에 대한 오해/김덕만 부패방지위원회 공보담당관·언론학 박사

    공직부패수사처 설치법 처리를 앞두고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를 보노라면 공수처 설치 취지나 문제 본질이 벗어난 것 같아 안타깝다. 언론 기고에 나타난 일각의 주장에 대해 국민들의 이해 지원 차원에서 몇가지 짚어본다. 우선 공수처 설치는 여야정당 공히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던 핵심 정책이다.2004년 총선 당시 정치권에서 먼저 제기했고, 권력형 부패 척결을 위해 현존 사정 기관의 혁신 차원에서 부처간 의견 조율을 거쳐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법 단계에서 다시 정치 중립, 수사 독립, 권력의 집중 장악 등의 논쟁이 불거지는 것은 공직비리를 막기 위한 수사전담 기관을 두어야 한다는 본래 취지와 이유를 저버린 것 같다. 더욱이 최근 지도층 각계가 모여 체결한 ‘투명사회협약’에서도 ‘공직부패 수사전담 특별기구를 설치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공수처 필요성에 대해 새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다음으로 공수처 설치가 ‘검찰기능을 무력화시킨다.’거나 ‘옥상옥’이라는 주장은 오해다. 공수처는 검찰, 경찰 등 기존 사정 기관의 집행 기능을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권력형 비리 수사에 역량을 집중하는 공수처를 설치함으로써 검찰, 경찰이 다른 부담없이 고유 역할을 맡아 전체적으로 사정 기능의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수사 기구를 다원화함으로써 사정 기관간 견제와 균형 관계를 유지하고 선의의 경쟁으로 범국가 차원에서 사정 기능의 생산성을 제고하려는 것이다. 이 예는 외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보다 논쟁이 더 첨예한 것은 공수처의 부방위 산하 설치에 관한 시각차다. 첫째, 대통령 소속 기구인 부방위 산하에 공수처를 둘 경우 직무상 독립과 정치 중립을 훼손한다는 주장의 반박이다. 부방위는 입법·사법·행정 3부 추천위원으로 구성되어 있어 독립과 중립 보장면에서 유리하다. 이런 독립 기구란 점을 고려해 부방위 산하에 설치키로 한 것이다. 이보다 독립과 중립을 담보하는 데 좋은 방안이 있다면 입법 과정에서 다양하게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공수처의 권력 기관화’ 우려에 대해서는 이중삼중의 통제 장치가 있다. 즉, 공수처에 대한 국정 감사, 공수처장에 대한 인사 청문, 탄핵권 등 국회에 의한 통제를 받도록 돼 있다. 기소권은 검찰을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검찰 울타리 안에 있다. 공수처장의 임기도 보장, 임명권자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 셋째, 부방위 산하에 공수처를 설치할 경우 정책 기능이 훼손된다는 의견에 대한 해명이다. 공수처는 현재의 부방위와는 별도의 인력과 기구로 운영된다. 오히려 공수처 수사 결과와 제도 개선이 연계되어 정책 기능 수행이 탄력을 받는 긍정 효과가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공수처 설치는 부방위가 먼저 제안한 것이 아니다. 순수한 시민단체들이 부단히 제안해 왔고 너나 할 것 없이 여야 정당들이 목소리 높여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다. 국민과 정당들이 약속한 공수처 설치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부패 방지 업무를 전담하는 부방위가 정부 입법안을 낸 것이다. 여야 모두가 공수처 설치 공약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과연 부패 척결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후손과 역사에 청렴 사회를 물려 주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공수처 설치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김덕만 부패방지위원회 공보담당관·언론학 박사
  • ‘국유재산 찾아내기’ 독보적 인물 산림청 국유림경영과 노병완씨

    ‘국유재산 찾아내기’ 독보적 인물 산림청 국유림경영과 노병완씨

    컴퓨터와 인터넷이 만능으로 통하는 정보기술 시대에도 사람의 손을 거쳐야만 풀 수 있는 일들이 있다. 더욱이 그같은 능력은 소수만이 가지고 있어 빛을 발휘하기 마련이다. 산림청 국유림경영과에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노병완(73)씨도 조직에서 없어서는 안될 ‘빛’과 같은 존재다. 그는 국유재산을 식별해 분류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갖춘, 독보적 인물이다. 그런 만큼 국내 토지제도의 역사도 꿰뚫고 있다. 산림청 안팎에서 국보급(?) 공무원으로 불리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1964년 9급으로 공직에 입문한 후 1976년 6급으로 공직을 사퇴했으나 1989년 산림청의 구애를 받고 재차 공직에 발을 들여 놓았다. 국유재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션이 부여됐지만 그 업무를 수행할 인재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산림청은 그를 놓아주지 않고 있다. 아니 “못 놓아준다.”는 표현이 정확할 법하다. 숨겨진 국유재산을 찾아내기 위해 ‘장인의 손’을 더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공직 퇴임후 계약직 채용된 ‘국보급 공무원’ 그의 책상에는 모든 공무원의 필수품인 컴퓨터가 없다. 잘 깎인 연필과 일제시대 법령집 편람, 그리고 임야도와 호적등본 등 정체를 알 수 없는 서류뭉치만 수두룩하다. 국유림경영과에서 그가 맡고 있는 공식 업무는 국유림 보호·관리 및 국유재산 관련 소송 자문이다. 변호사의 공직 진출이 활발하고 해박한 지식을 갖춘 공무원들이 즐비한 공직에서 굳이 고희를 넘긴 어르신을 모시고 있는 이유가 궁금하다. 그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산림청이 국유재산 소송과 관련해 법정에서 펼치는 공수(攻守) 논리 및 근거는 그에게서 나온다. 개인이나 법인 등의 명의로 바꿔치기한 국가재산을 찾아내 회수하는 작업뿐 아니라 교묘히 조작된 옛날 서류를 들고 자기 재산임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공격을 막아내는 방패 역할도 그의 몫이다.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된 뒤 만15년간 그가 찾아내 국고로 환수한 임야만 1만 2700㏊(3800만평)에 달한다. 이는 남산(340㏊)의 37.3배, 여의도(840㏊)의 15.1배나 되는 엄청난 면적이다. 1992년에는 망실재산으로 남아 있던 강원도 고성군 수동면 옛 동경제국대학 연습림 7000㏊를 찾아내 정식 등재하는 성과를 올렸다. 금강산과 맞닿은 최전방으로 접근이 어려울 뿐 아니라 지적공부조차 불타 관심이 없었던 지역이었지만 그가 1913년 제작된 기록을 국가기록원에서 찾아내면서 가능해졌다. 소송으로 환수한 임야는 관청과 개인을 대상으로 한 682㏊로 공시지가만 23억원에 달한다. 노씨는 “국유재산 환수소송은 연 평균 200여건(지난해 377건)에 이르고 있다.”면서 “돈과 직결돼 있다 보니 소송기간도 길고 공방도 치열해 한치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뛰는 범죄에, 나는 저격수” 노씨는 “임야 등 토지와 관련한 소송이 남발되고 대처가 어려운 것은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토지대장과 지적도, 임야대장과 임야도를 통칭하는 지적공부는 일제시대에 제작됐다. 일제가 세금을 걷고 국토관리계획을 세우기 위해 만든 것이다. 구한말에 제작된 ‘결수연명부’란 토지대장이 있으나 지번이나 도면이 없어 쓸모가 없다고 한다. 더구나 제작된 지적공부 중 상당수는 6·25때 소실됐다. 특히 강원도와 경기도 등 격전지역은 더욱 심한 편이다. 국가기록원이 보관하고 있는 관보가 유일한 자료이나 색인(목록) 역할에 불과하고 6·25 이후 복구돼 지번 등이 달라진 것도 많다. 노씨는 “1960년 민법이 공포되면서 귀속재산 등기가 이루어졌지만 혼란한 틈을 타 국유재산은 물론 남의 재산까지 ‘주워먹는’ 일이 허다했다.”면서 “당시 위·변조가 남발한 것도 이런 연유에 기인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국유재산을 가로챈 사람들의 수법은 혀를 찰 만큼 놀랍다. 이들은 이를 싼값에 제3자에게 매각하거나 금융권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노씨가 적발, 환수한 임야를 놓고 당사자간 손해배상소송이 벌어지는 등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하기도 했다. 최근 개발 붐이 일고 있는 경기도 파주에서는 일제때 작성된 매도, 매매계약서는 물론 호적(제적)까지도 위·변조해 자기 땅임을 주장하는 악질범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도 현미경 같은 노씨의 눈을 피하기란 쉽지 않다. 한번은 빠져나갈지 모르지만 반드시 노씨에게 들통나고 말 것이라는 얘기다. 노씨는 공무 수행을 위해 독학으로 일본어와 토지 관련 옛 법령을 마스터했다. 당시 사용한 글씨체나 문서양식 등이 그의 머릿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일본인도 모르는 글씨를 읽는다.”는 평가가 농담이 아닌 듯하다. ●“임금 등 욕심 생기면 공무수행 제대로 못해” 그는 딱히 내놓을 만한 학력이나 특별한 자격증도 없다. 직장에서는 계약직이다 보니 직급 및 직위가 없어 승진, 호봉과도 무관하다. 70을 한참 넘긴 나이지만 매일 7시간을 투자해 서울에서 대전청사 산림청으로 출퇴근할 만큼 타고난 강골이다. 서울 근무를 요청할 수도, 보다 나은 대우를 요구할 수도 있지만 일절 입을 떼지 않는다고 한다. 사사로운 욕심이 생기면 제대로 공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지론 때문이다. 법원에서 패소한 상대로부터 민망한 욕을 듣고 폭행도 당해 봤지만 초지일관 흐트러짐이 없다. 노씨는 현재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하나하나 전수하고 있다. 우선 삼림법과 조선부동산등기령 등 옛 임업분야 법령 규정을 해석한 ‘국유재산관련송무자료집’을 만들었다. 한자와 일본어를 한글로 해석하고 설명을 단 역작이랄 수 있다. 관련 지식이 몸에 배어 있지 않으면 결정적인 실수를 할 수 있다는 행정의 기본을 직접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노씨는 “특별히 빛나는 일이 아니다.”라고 겸손해했다. 산림청도 지난해 송무계를 신설하고 지적업무에 대한 전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의 빈자리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산림청 직원들은 “우리로서는 기력이 다할 때까지 계셔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노씨의 건강을 기원했다. 평생 한 우물을 파고 있는 ‘장인’에 대한 존경심의 발로이기도 하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국민銀 주택담보대출 30년 분할상환제 도입

    국민은행이 3개월 주기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최장 30년의 분할상환 방식을 도입했다. 국민은행은 종전까지 3개월 주기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3년 이내 일시상환만 원칙적으로 허용했으나 이달초부터 최장 30년(거치기간 3년 이하 포함)의 원금 균등분할 상환제를 도입했다고 4일 밝혔다. 근로자가 국민주택규모 이하 주택을 사기 위해 15년 이상(거치기간 3년이하) 장기대출을 받으면 이자상환분 10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는 만큼 이번 조치로 3개월 주기 변동금리형 대출 고객은 약 1%포인트의 금리 감면 효과를 보게 된다. 현재 3개월 주기 상품의 금리는 초기 6개월간 각종 할인혜택을 받을 경우 최저 연 4.2%가 적용된다. 아울러 변동금리형 대출에 대해 상환기간 10∼30년짜리는 0.25∼0.5%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물리던 기간 가산금리 제도를 폐지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현대캐피탈 1400억 외자유치

    현대캐피탈이 1400억원대의 외자를 순수 신용으로 도입하는데 성공했다. 현대캐피탈은 3일 홍콩의 칼리온 은행,ING 은행과 미화 1억 4000만달러 규모의 신디케이트론 차입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신디케이트론은 두 개 이상의 은행들이 같은 조건으로 융자해 주는 중·장기 대출을 말한다. 만기는 2년이며, 금리는 연 3.9% 수준이다. 차입금은 기존 차입금의 상환 및 신규 영업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현대캐피탈 정태영 사장은 “지난 3월 자체 신용만으로 일본에서 사무라이 본드를 발행한 데 이어 유수의 글로벌 은행들을 대상으로 무담보 순수신용 대출인 신디케이트론 차입도 성공했다.”면서 “이는 해외시장에서 기업의 성장가치를 두루 인정 받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국내 2금융권 기관으로는 처음으로 1억달러 이상의 대규모 외자를 도입한 것으로 국제 금융시장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모기업인 현대자동차의 실적호조와 지난해 GE소비자금융과의 제휴로 국내외 신인도 상승에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구조조정촉진법 위헌심판 제청

    서울고법 민사1부(부장 노영보)는 2일 채권은행 협의회의 결정을 모든 채권금융기관에 강제하도록 한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제17조1항,27조1·2항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했다. 기촉법은 총 담보채권액의 4분의3 이상을 보유한 다수 채권금융기관의 찬성으로 채권 재조정 또는 신규 신용공여가 결정되면 이 의결에 반대하는 다른 채권금융기관도 의무적으로 따라야 한다고 규정했다. 지난 2001년 기업구조조정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도입된 이 법은 그동안 소수 국내 채권은행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등 위헌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법은 올 연말까지 효력을 갖는 한시법이지만, 정부는 최근까지 연장할 것을 논의했다. 기촉법에 대해 헌재가 위헌결정을 내리더라도 이 법에 따라 완료된 구조조정이 소급적용을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위헌결정을 계기로 소수 채권자들의 불만이 잇따를 경우 기업 구조조정의 시일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전체 채권자의 동의를 끌어내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2005년 5월 현재 기촉법의 적용을 받아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기업은 20여개사에 이른다. 재판부의 이번 제청은 현대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채권은행협의회를 통해 출자전환 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3개 금융사를 상대로 낸 출자전환 이행청구 소송에 대한 항소심 과정에서 나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영화속 수능잡기]닥터 지바고

    혁명전야의 러시아. 일단의 테러리스트들이 황제의 숙부인 세르게이 대공을 폭탄으로 암살하려고 한다. 대공이 탄 마차에 그의 어린 두 조카가 함께 타고 있다는 이유로 폭탄 던지기를 포기한 칼리아예프를 동료인 스테판은 강하게 비판한다.“그 두 아이를 죽이지 않음으로써 수천 명의 러시아 어린이들이 앞으로 몇 년 동안 두고두고 굶주려 죽을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칼리아예프는 이렇게 반론한다.“내가 확신할 수도 없는 먼 미래의 세상을 위해서 지금 내 형제들에게 달려들어 얼굴을 후려치지는 않겠어.” 알베르트 카뮈의 희곡 ‘정의의 사람들’의 한 대목이다.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선한 방향에서 벗어나서는 안 되며 그러나 부득이한 경우는 악한 방향도 따라야 한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의 한 대목이다. 선하게 행동하라는 원칙을 지키되 부득이한 경우에는 악을 행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는 얘기다. 그러나 결과와 목적이 정당하다고 해서 모든 수단과 절차를 합리화시킬 수 있을까. 민족과 국가를 위해서 물리적 힘을 동원해 정권을 획득했다고 한다면 목적과 이념의 숭고함 때문에 그들의 폭력적 행위는 용서될 수 있는 것일까. 민중들을 배고픔으로부터 벗어나게 한다는 것은 분명 고상한 명분이다. 그러나 그 명분의 고상함을 내세우며 정치 지도자들은 숱한 고통을 민중들에게 강요한다. 엄청난 대량살상 무기인 원자폭탄도 전쟁의 종식이라는 명분 아래 사용된다면 그것은 인간에게 흉기가 아닌 이기(利器)가 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피폭의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수많은 피해자들의 아픔은 어디에서 보상받아야 하나. 칼리아예프는 자신이 죽음이 아닌 삶의 편이며 미래가 아닌 현재의 편임을 강조한다. 미래의 목적을 위해 현재의 윤리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칼리아예프라는 인물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카뮈의 메시지다. 마침내 칼리아예프는 대공을 암살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칼리아예프는 특사 제의를 거부하면서 이렇게 말한다.“테러로써 남의 목숨을 빼앗고자 한다면 그 대가로 테러리스트 자신의 목숨 또한 내놓아야 한다.” 어떤 명분이나 이념도 인명을 살상하는 테러의 변호 수단이 될 수 없으므로, 혁명가들은 테러리즘에 응당하는 처벌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결국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 영화 ‘닥터 지바고’에서도 지바고는 칼리아예프와 같은 고민을 한다. 죄 없는 젊은이들의 죽음 위에 세워지는 이념의 공화국이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사회주의 왕국을 건설한다는 목적이 수많은 인명을 앗아가는 테러리즘에 면죄부를 줄 수 있을까. 수많은 사람의 피를 담보로 하는 목적이 과연 정당한 목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열성적인 혁명가들은 지바고와 같은 ‘회의하는 인간’들이 혁명의 방해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수많은 테러가 버젓이 고상한 명분의 옷을 입고 자행되는 오늘날, 우리에게는 아직도 더 많은 칼리아예프와 지바고가 필요하다. 의심하는 인간, 그는 바로 인간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혁명은 바로 인간을 생각하는 혁명이다. 데이비드 린 감독, 오마 샤리프·줄리 크리스티 주연,1965년작. 김보일 서울 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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