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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분석] 北, 美 6자연계 언급에 다급해졌나

    북한이 천안함 침몰사건 발생 22일만에 굳게 닫았던 입을 열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7일 군사논평원의 글을 통해 천안함 침몰사건이 북측의 소행일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은 ‘날조’라며 뒤늦게 반박 입장을 내놓았다.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북측의 첫 공식반응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은 그동안 천안함 사고와 관련한 입장 표명은 물론 단순 사실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북한 군사논평원이 발표한 글은 천안함 침몰사건 이후 남측에서 제기된 사고원인 가능성과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한나라당의 입장 표명 등을 비교적 상세히 다뤘다. 특히 남측에서 제기된 사고원인 가능성과 관련, “사고 발생 직후 내부폭발, 외부폭발, 자연피로파괴, 해저암초와의 충돌 등이 거론됐는데 시간이 흐르며 함선 침몰에 대한 책임이 점차 괴뢰군부와 현 괴뢰 당국에 쏠리게 되자 당황한 역적패당은 외부폭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우리 측 잠수정이나 반잠수정에 의한 ‘북 관련설’을 날조하여 유포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논평원은 ‘우리는 천안함을 침몰시키지 않았다.’는 식의 직접적인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북한 군사논평원은 천안함 침몰 이후 장기간 침묵을 지킨 데 대해서는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었다.”면서 “그러나 최근 남측 당국이 천안함 침몰과 북측을 연계시키고자 획책하고 있어 뒤늦게라도 입장을 표명, 경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북 관련설에 침묵하다 뒤늦게 입장을 밝힌 데에는 외부폭발 가능성이 높다는 지난 16일 민·군 합동조사단의 1차 현장조사 결과 발표와 ‘6자회담보다는 천안함 사고 원인 규명이 우선’이라는 최근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발언(14일)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8일 “천안함이 인양된 뒤 어뢰 공격 가능성이 높아지고, 사건 초기 북한 공격설에 신중한 입장을 나타낸 미국이 천안함 침몰사건 원인과 6자회담 재개 연계 입장을 시사하자 북한이 다급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계속 침묵으로 일관했다간 북의 공격설을 대외적으로 시인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보고 불리한 상황을 벗어나려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주택대출 금리 3%대 ‘뚝’

    신규 대출자용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인 연 3.0%대로 떨어졌다. 국민은행은 18일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적용해 6개월마다 금리가 변동하는 ‘신규 6개월형’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3.82~5.22%로 고시했다. 신규 대출자용 최저 금리가 3%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금리 하락은 새 대출금리 체계인 코픽스가 양도성 예금증서와 은행채 등의 금리하락으로 한 달 사이 0.36% 하락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도 신규 6개월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3.65~4.99%로 고시했다. 최저 금리와 최고 금리가 한 달 전보다 각각 0.67%포인트, 1.07%포인트 떨어졌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의 신규 6개월형 금리도 3.86~5.28%와 3.94~4.74%로 한 달 새 각각 0.36%포인트와 0.32%포인트 떨어졌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4.16~4.96%, SC제일은행은 4.46~5.56%로 최저 금리가 여전히 4%대를 유지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2금융권 가계대출 ‘조마조마’

    2금융권 가계대출 ‘조마조마’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비(非) 은행 금융기관들의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면서 제2금융권 발(發) 가계부채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앞으로 금리 상승과 주택가격 하락 등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으면서 이자 부담은 높은 제2금융권 대출자들은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제2금융권(상호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상호금융 등)의 대출잔액은 142조 200억원으로 전년동월(125조 3000억원)보다 1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제1금융권(예금은행)의 대출잔액이 390조 2000억원에서 408조 3000억원으로 4.6% 늘어난 데 비하면 제2금융권의 증가율은 얼추 3배에 이를 만큼 가파르다. 이에 따라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을 합한 전체 가계대출에서 제2금융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월 24.3%에서 올 2월 25.8%로 1년 새 1.5%포인트나 상승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부동산 과열 방지 등을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규제를 은행권에 집중하면서 주택자금 등 대출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대거 몰려 간 영향이 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대출의 위험도가 높아지면서 제2금융권이 개인대출을 확대한 것도 주된 이유다.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2월 55조 5000억원에서 올 2월 65조 5000억원으로 18.0% 늘면서 전체 대출 증가율을 크게 앞질렀다. 이에 따라 제2금융권 가계대출에 대한 금융 시스템 안정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은이 통화신용 정책 정상화 차원에서 현재 연 2.0%인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가뜩이나 상대적으로 높은 제2금융권의 이자율은 더욱 뛸 수밖에 없다.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은행권의 2월 말 가중평균 가계대출 금리는 연 5.92%(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연 5.75%)이지만 상호저축은행의 가중평균 대출금리는 연 12.72%에 이른다. 특히 주택가격의 빠른 하락이 현실화하면 개인들의 부채상환 능력은 한층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은 관계자는 “신용도 등의 문제로 은행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이 비은행 기관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 것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나 자산가격 하락 등이 나타나면 제2금융권의 대출 건전성이 우선적으로 취약해질 수 있다.”면서 “당장 금리 인상이 안 되더라도 선제적으로 제2금융권 예대율 축소와 같은 규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집값 잡자” 中 고강도 대책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주택가격을 잡기 위해 부동산담보대출 금리와 부동산 최초 계약금 비율을 인상하는 등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중국 국무원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주재로 상무회의를 열고 “부동산 경기가 과열 양상을 보이는 만큼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면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부동산대책에 따르면 1가구 소유자가 두번째 주택을 구입할 때 초기 계약금을 40%에서 50%로 높이고,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를 기준 금리의 110%로 책정했다. 또 거주 목적의 생애 첫 주택 구입일지라도 면적이 90㎡가 넘으면 주택가격의 30%(현행 20%)를 첫 계약금으로 내야 하며, 두번째 주택을 구입할 때 첫 계약금 비율을 50% 이상으로 인상했다. 3번째 또는 그 이상일 경우 첫 계약금 비율을 더욱 큰 폭으로 올렸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지난달 중국의 70개 주요 도시 부동산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 급등하는 등 10개월 연속 큰 폭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국가통계국의 발표가 나오자마자 나온 것이다. 국무원은 또 지방정부에 상황에 따라 투기성 부동산 거래를 엄격히 규제할 수 있는 정책을 적절히 취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집값 상승이 가파른 지역에 대해서는 임대용과 서민용 주택 공급을 늘리라고 주문했다. 네덜란드 크레디리오네(CLSA) 상하이본부 앤디 로스맨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의 이번 대책은 부동산 시장 안정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stinger@seoul.co.kr
  • 대법, 현재현 동양그룹회장 무죄 확정

    대법원 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15일 한일합섬을 인수합병(M&A)하는 과정에서 한일합섬의 재산을 빼돌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동양그룹 현재현(61)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인수대상 회사 자산을 담보로 해 차입한 자금으로 기업을 인수하는 차입매수(LBO)는 별도 법률이 없어 배임죄 성립 여부를 개별적인 행위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며 “동양메이저의 한일합섬 인수합병은 실질과 절차에서 하자가 없어 한일합섬이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 없다고 본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1, 2심은 “기업인이 피인수 회사 자산을 이용하려는 것은 당연하고 금지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전철(63) 전 한일합섬 부사장에게 기업 내부정보를 빼내려고 거액의 돈을 준 혐의(배임증재)로 기소된 추 전 대표와 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기소된 이 전 부사장에게 부정한 청탁의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해 유죄 취지로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추씨와 이씨 사이의 부정한 청탁에 대한 명백한 증거는 없어도 동양메이저의 한일합섬 인수를 도와달라는 취지의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볼 수 있어 배임수증재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美 “6자회담보다 천안함 규명 우선”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4일(현지시간) 6자회담 재개 논의는 천안함 침몰사고의 원인이 규명된 이후에나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캠벨 차관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 시점에선 천안함을 인양하고 함정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한국 측에 전했다.”면서 “그 이후 향후 방향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캠벨 차관보는 6자회담 재개 문제와 관련, “최근 전개된 상황을 바탕으로 다음 조치를 취한다는 데 한·미 양국이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벨 차관보의 발언은 천안함 침몰 사고 원인을 6자회담 재개 여부를 고려하는 중요 요인으로 한·미 두 나라가 고려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있는 것으로 최종 결론 날 경우 6자회담 재개는 상당기간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과 북핵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정부 고위 당국자도 천안함 침몰사고가 6자회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교한 게임 플랜은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원인이 북한 쪽으로 귀결될 경우 “회담이 진행되면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해 부정적 영향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6자회담 재개 전망과 관련,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더라도 북한이 요구하는 6자회담에 앞선 북·미 추가 접촉이 없는 상황에서 6자회담이 어떻게 될지 큰 기대를 갖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kmkim@seoul.co.kr
  • [천안함 함미 인양] 생존자 PTSD 치료지원 안된다니…

    국가 유공자로 등록되면 5개 보훈병원에서 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본인은 무료이며 유족은 60% 감면이 가능하다. 그러나 정신분열병·지속성 망상성 장애 등 정신질환만 치료 대상이고 알코올 중독,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증 등 심리질환 등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지방 보훈병원은 정신·심리질환자 치료를 위한 전담 병실이나 전문 인력, 상담클리닉조차 없다. ☞[사진]우리는 영웅들을 기억한다…천안함 순직·희생자 ☞[사진] 진실 간직한채…모습 드러낸 함미 PTSD란 큰 사고나 자연 재해, 전쟁 등 충격적 사건을 경험한 사람에게 발생하기 쉬운 불안 장애를 뜻한다. 천안함 생존자가 입원해 있는 국군수도병원은 생존자 일부가 극도의 심리적 압박에 시달려 적극적 관찰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치료는 필요한데 시스템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국내 재난피해자 심리 전문가인 최남희 서울여자간호대 교수는 “천안함 생존자들에게 가감 없이 말해도 된다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난피해자에 대한 심리상담은 2004년 대구 지하철 사건을 계기로 국내에 도입됐다. 최 교수는 “연구 문헌에 따르면 최소한 5년 이상은 지켜봐야 한다.”며 “머릿속에서 사건을 되풀이해 마음이 굳어져 인식이 왜곡되기 전에 상담에 들어가야 하는 만큼 심리상담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밝혔다. 소방방재청은 PTSD에 대한 자체 교육 등 경찰이나 군인 조직에 비해 열려 있다고 자신한다. PTSD 상담을 민간 재난 피해자까지 포함시키면서 재난피해자 사후관리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만 지원을 담보할 관련 법령은 없다. 반면 미 국방부 산하 PTSD 국립센터는 군인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PTSD에 대해서도 핫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전경하 이재연기자 lark3@seoul.co.kr
  • [천안함 함미 인양] 부유물·전선 뒤엉켜 아비규환… 곳곳에 싸늘한 시신

    [천안함 함미 인양] 부유물·전선 뒤엉켜 아비규환… 곳곳에 싸늘한 시신

    15일 천안함 함미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미귀환’ 승조원들의 주검은 생존 동료들이 앞서 풀어 놓은 사고 순간의 참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온 그들은 오랜 시간 물속에 있었던 터라 부은 모습이었지만 특별한 외상은 없어 보였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전했다. 폭발과 충격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지거나 암흑 속에서 갑작스레 들이닥친 물이 그들의 목숨을 앗아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충격 때 생겼을 것으로 보이는 타박상은 그것을 강력히 방증한다. 온기 하나 없이, 말 한마디 없는 시신들이었지만 그들이 머무른 장소와 입고 있던 복장은 폭발 직전까지 평온했던 ‘지난달 26일 오후 9시22분’에 그대로 멈춰 서 있었다. 이기식 합동참모본부 정보작전처장은 이날 실종자 수색작업 진행 중 기자실을 찾아 “해저에서 볼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선체 내부의 모습을 설명했다. 해군 해난구조대(SSU) 대원들이 실종자 수색을 위해 들어섰던 함미 내부는 말 그대로 아비규환(阿鼻叫喚)이라고 했다. 차가운 금속 파편들이 복도를 가리고 있고 을씨년스러운 부유물들과 각종 전깃줄이 뒤엉켜 통로 개척조차 쉽지 않았다. 어두운 내부에 불을 밝히기 위해 실내 작업등을 설치했지만 어둠의 그림자를 쫓아내기엔 부족했다. ☞[사진]우리는 영웅들을 기억한다…천안함 순직·희생자 아무 장비도 없이 들어간 SSU 대원들은 부서지고 넘어진 초계함 장비들 사이를 비스듬히 눕다시피 몸을 숙여 움직여야 했다. 우리 해군의 주력 초계함인 천안함은 그렇게 부서져 있었다. 이날 밤늦게까지 SSU 대원들과 해군 수중폭파팀(UDT) 대원들은 불을 밝혀 돌아오지 못한 전우들을 찾아 헤맸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나오고 들어가길 반복했다. 처음 발견된 서대호 하사는 얼룩무늬 전투복을 입은 채 자신의 근무지로 연결되는 사병식당 입구 쪽에서 발견됐다. ‘그날’ 늦은 저녁밥을 먹으며 동료들과 담소를 나눴을 이상준·방일민 하사, 이상민(1988년생) 병장은 승조원 식당에서 사선(死線)을 넘은 전우애를 남겨 두고 떠났다. 서승원 하사도 자신의 근무지인 디젤기관실에서 창백한 모습으로 발견됐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근무지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천안함의 유도무기를 관리하는 유도장 안경환 중사, 전투 능력을 담보하는 병기 담당 박석원 중사, 디젤기관 담당 정종률 중사, 병기병 이상민(1989년생) 병장, 보건대학에서 의약학을 전공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주던 이재민 병장, 그리고 나현민 일병, 동료들의 깨끗한 머리 정돈을 맡았던 이발병 안동엽 상병, 기관부 소속인 박정훈·김선명 상병은 기관부 침실에 삶의 마지막 모습을 남겼다. 천안함의 ‘막둥이’로 모든 승조원들의 동생으로 기억되고 있는 장철희 이병도 함께였다. 특별한 점호시간이 없는 함선에서 근무를 마쳤거나 또는 근무를 앞두고 취침하거나 쉬던 박 중사 등은 순식간에 발생한 침몰로 탈출의 기회도 없었던 모양이다. 침대보가 어지럽게 엉켜 있던 기관부 침실에서 그들은 그렇게 세상에 말 한마디 남기지 못하고 변을 당했다. 기관부 침실과 후타실 사이에는 탄약고가 있다. 혹시 모를 폭발의 위험 때문에 SSU 대원들도 최대한 조심스레 문을 열고 진입했다. 바닷물 탓인지 충격 때문인지 문은 쇳소리를 내며 열렸다. 하지만 평소 관리가 잘돼 있던 터라 폭발의 위험은 없었다. 대신 2명의 장병들이 왜 이리 늦었냐고 원망하듯 대원들을 향해 누워 있었다. 중사 진급을 눈앞에 두고 있던 임재엽 중사와 신선준 중사였다. 탄약고는 중간에 76㎜ 함포의 탄약이 장전되는 원형의 약실이 있고 그 주변으로 넓은 방처럼 돼 있다. 평소 이곳은 종교활동을 하거나 바둑을 두고 전우들끼리 대화를 나누는 장소로 활용됐다. 그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서로의 고민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었을 것이다. 승조원 104명에게 어머니 같은 손맛을 전해 주던 조리병 강현구 병장은 기관실에서 발견됐다. 갑판 담당인 차균석 하사는 유도 행정실에서, 가스터빈 담당인 김종헌 중사, 전기하사 김동진 하사, 이용상 병장, 김선호 상병은 체력단련실로 이용되던 후타실에서 각각 싸늘한 주검이 돼 있었다. 생존 장병들이 예측했던 장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통신담당 문영욱 하사는 제독소에서 발견됐다. 또 전자전병 정범구 상병은 전기창고 입구에서 발견됐다. 정 상병은 평소에도 전자전과 관련된 조언을 함정 장교들에게도 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것으로 기억되고 있다. 기관부 침실 뒷부분의 승조원 화장실에서는 민평기·최정환 중사, 김경수·심영빈·손수민 하사, 조지훈 일병 등이 운동복 등 편한 차림으로 발견됐다. 몇몇은 옷도 제대로 걸치고 있지 못했다. 승조원 화장실이 샤워실과 세탁실을 겸하고 있어 이들은 근무를 준비 중이거나 마치고 들어와 개인정비를 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였다. 침몰 당시 생존한 장병들 중 샤워를 하다 선임병의 손에 이끌려 나왔다고 말했던 상황대로다. 생과 사의 기로에서 이들에겐 작은 기회조차 없었던 셈이다. 세탁실과 침실, 식당, 휴게실에서 발견된 천안함 승조원들의 마지막 모습은 평온했던 사고 직전 모습 그대로였다. 순식간에 밀어닥친 대규모 폭발로 튕겨진 이들은 생사의 갈림길을 채 알아채지도 못하고 선체에 부딪혀 생의 마지막을 흘려보냈을 것이라고 해군은 추측했다. 지난 4일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던 함미에서 발견된 고(故) 남기훈 상사, 지난 7일 역시 주검으로 돌아온 김태석 상사가 익사 흔적 없이 몸 전체에 타박상과 골절상을 입고 있었다는 것도 급박했던 함미 상황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침몰 당시 선체가 뒤집히고 물이 거꾸로 역류해 들어오면서 실종됐던 승조원들이 순식간에 선체 아래쪽 디젤기관실 쪽으로 쏠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간을 정하지 않고 수색을 벌여 마지막 한 명까지 모두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우리의 임무이자 먼저 보낸 승조원들에 대한 예의”라고 말했다. 홍성규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1~2인 소형주택 공급 늘린다

    원룸·단지형 다세대 등 도시형 생활주택의 단지 규모가 현행 150가구 미만에서 300가구 미만으로 확대되고, 사업승인 대상은 종전 20가구 이상에서 30가구 이상으로 완화된다. 또 오피스텔은 업무부분 면적 기준과 욕실 설치기준이 폐지돼 주거면적과 욕실 면적을 자유롭게 늘릴 수 있게 된다. 국토해양부는 도심 지역에서 1~2인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소형주택 공급 활성화 대책’을 15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150가구 미만까지 지을 수 있는 도시형 생활주택 단지는 앞으로 300가구 미만으로 공급 규모가 2배로 확대된다. 또 도시형 생활주택의 사업승인 최소단위를 현행 20가구에서 30가구로 완화해 29가구까지는 인·허가절차가 수월한 건축허가만 받고 지을 수 있도록 했다. 상업지역 또는 준주거지역의 300가구 미만 주상복합형태의 원룸·기숙사형 주택은 일반 주상복합아파트처럼 건축허가만 받아 짓도록 했다. 준주택으로 분류되는 오피스텔의 건축기준도 불필요한 규제를 없앴다. 현행 욕실설치기준(5㎡ 이하로 1개만 설치, 욕조 금지)과 전체 면적의 70% 이상을 업무용으로 설치하도록 한 기준을 없앴다. 대신 인명과 관련된 안전·피난·소음 기준은 지금보다 강화했다. 건설사업자를 위해서는 담보물에 대한 대출이 50% 미만일 경우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업체도 국민주택기금에서 대출 받을 수 있도록 대출기준을 완화할 방침이다. 정부가 소형주택 지원방안을 발표한 것은 최근 민간 건설시장이 급속하게 위촉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경기침체와 보금자리 주택의 공급으로 사업 위기를 맞은 건설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1~2인 소형주택을 2만가구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2차례의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최근 10개월간 공급실적은 5000여가구에 그쳤다. 이번 규제완화의 핵심은 소형주택 시장에 대형건설사들도 참여하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도시형생활주택의 가구수를 150가구 미만에서 300가구 미만으로 공급규모를 키워 대형건설사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29가구까지는 건축허가만으로도 건설할 수 있도록 해 지역 소규모 건설업체에도 길을 터준 것이다. 그러나 도심은 땅값이 비싸고 수익성이 낮아 소형주택 공급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소형이라 하더라도 공정에 들어가는 인력이나 비용은 대형아파트와 비슷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고민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쇼트트랙 조사’ 시작부터 삐끗

    쇼트트랙 ‘이정수 외압’과 ‘선발전 짬짜미(담합) 파문’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야심차게 구성된 조사위원회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조사위원회 김철수(63) 위원장(대구빙상연맹회장·빙상연맹감사)은 14일 서울 오륜동 대한체육회에서 조사위원회 첫 회의를 마친 뒤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김 위원장은 “조사위원회의 첫 모임 전부터 구성원에 대한 중립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면서 “철저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담보하는 차원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한나라당 김금래 위원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쇼트트랙 조사위원회 구성원의 중립성’에 대해 질의하는 등 공정성 논란이 일자 김 위원장 스스로 사퇴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정수 측은 기자회견에서 “빙상연맹에서 발표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으로는 공정한 조사를 할 수 없다.”면서 “조사위원회에 변화가 없다면 조사에 응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외압을 행사한 당사자로 의심받는 빙상연맹 간부들로 구성된 조사위원회의 조사를 받아들일 수 없고, 조사를 받아야 할 이들이 조사를 하는 셈이기 때문에 빙상연맹이 조사위원회 구성부터 진실을 밝힐 의지가 없음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조사위 관계자는 “내일(15일) 오전이면 조사위원회 구성에 대한 문화부의 의견이 나올 것 같다. 후속 위원장은 비체육계 인사가 될 전망”이라면서 “객관성을 더 높이자는 취지인 만큼 더욱 확실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주택담보대출 이젠 고정금리가 대세?

    주택담보대출 이젠 고정금리가 대세?

    은행원 A씨는 지난 2일 황당한 경험을 했다.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위해 찾아온 고객에게 무심코 변동금리를 권했다가 항의를 받은 것이다. 대개 변동금리형 상품은 앞으로 일어날 금리 변화에 대한 위험도 등을 감안해 비슷한 조건의 고정금리형 상품보다 1%포인트 이상 낮다. 그런데 그날 뽑아본 금리 자료에는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0.1%포인트 높았다. ‘금리 역전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고객은 “다 알아보고 왔다. 누구를 바보로 아느냐.”고 화를 내면서 고정금리형 상품을 선택했다. 변동금리형 일색이던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고정금리형 상품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차가 좁혀지고 있는 데다 향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에 대비하자는 차원에서다. LG경제연구원이 지난 1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예금은행의 총 가계대출에서 변동금리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0%다.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7%였다. 이는 2004년만 해도 50% 수준이었는데 5년 만에 50%가량 증가한 것이다. 2002년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변동금리형 상품이 폭증한 데다 최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최근 기준금리 상승 기대와 변동금리·고정금리 간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생기면서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14일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외환·SC제일 등 7개 시중은행의 대표적 변동금리 상품인 코픽스연동 주택담보대출상품 금리(6개월 잔액 기준)의 평균을 내보니 4.52~5.73%였다. 이에 비해 주택금융공사의 고정금리형 대출상품 ‘e-모기지론’의 금리는 5.7~6.15%였다.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차이가 최소 0.42%포인트까지 좁혀진 것이다. 게다가 주택금융공사가 오는 6월 현행 금리보다 약 0.2%포인트 인하된 보금자리론 신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향후 이 격차는 더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6%에서 5.2%로 대폭 올려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것도 고정금리 선택의 큰 이유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변동금리형 상품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변동금리형 상품의 금리가 낮아 대부분 변동금리형을 선택하지만 금리 인상 등을 감안해 고정금리형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김민희 오달란기자 haru@seoul.co.kr
  • 천안함 의혹 안 남기는 단계별 공개가 옳다

    천안함의 함미 부분이 오늘 오전 인양된다. 숱한 의혹과 논란을 낳은 천안함 침몰의 진상이 사건 발생 20일 만에 베일을 벗기 시작하는 시점에 선 것이다. 천안함 인양을 앞두고 군 당국은 고심 끝에 어제 언론의 원거리 촬영을 통해 함미를 일반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인양 현장으로부터 270m 떨어진 지점까지 기자단을 태운 선박을 접근토록 해 문제의 절단면 등을 촬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각의 전면 공개 요구에도 불구하고 군 당국이 제한적 공개를 택한 것은 불가피한 조치로 판단된다. 천안함과 같은 구조를 가진 군함이 20여척이나 되는 상황에서 선체 내부를 전면 공개한다면 그 자체로 군사기밀을 내보이는 결과가 될 것이다. 북한 군부가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는 터에 다른 함정에 올라 있는 장병들의 안전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실종자나 그 가족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가득 들어찬 바닷물로 인해 무게가 1200여t이나 되는 함체를 거센 풍랑 속에서 꺼내 올려야 하는 어려움과 위험도 감안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나라의 역량은 완벽한 인양에 모아져야 할 것이다. 이에 방해가 되는 어떤 행위도 자제돼야 마땅하다. 군 당국은 인양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만에 하나 인양작업이 잘못돼 유실사고라도 발생한다면 진상조사는 뒤엉키고 천안함의 진실은 영원히 밝히지 못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본격적인 진상조사 국면을 맞아 군 당국은 지난 20일간 보여준 혼선을 결코 재연해선 안 될 것이다. 국민들의 변함 없는 신뢰를 얻기 위해, 대한민국 강군의 모습을 대외에 떨치기 위해 군은 지금부터 치밀하고 정교한 진상조사에 임하기 바란다. 무엇보다 기밀우선주의에 매달려 진상조사의 투명성을 해치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외국 전문가들을 진상조사에 참여시킨 것이 대외적 신뢰 확보 차원이라면, 우리 사회 내부의 신뢰 확보를 위해 실종자 가족과 여야가 추천한 전문가들을 진상조사 착수 단계에서부터 참관토록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진상조사에 있어서 단계별 공개 원칙을 세워두는 일도 필요하다. 부분적인 조사결과 발표에 따른 혼란보다 이를 외면할 경우 빚어질 의혹과 불신을 군은 경계해야 한다. 국민과 함께 하는 진상조사만이 실추된 군의 명예를 살릴 수 있다.
  • [금융상품 백화점]

    ●대한생명 ‘무배당 63멀티CI통합보험’ 중대한 병환에 대해 고액의 치료비를 지급하는 치명적 질병(CI) 보장을 3단계까지 제공하고 온 가족 실손의료 보장까지 가능한 통합보험상품이다. CI 대상이 되는 질병·수술을 3개 그룹으로 세분화해 최대 3회(그룹별 1회) 보험금을 지급한다. 기존 CI보험은 1회만 보험금이 선지급됐다. 또 가입 후 5년 이상(일시납 3년)이 지나 연금전환 특약을 활용하면 연금으로 돌려 노후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나은행 ‘직장인 오토론’ 직장인을 대상으로 최저 연 6%대 금리로 중고차를 포함한 자동차 구입자금을 빌려 주는 상품이다. 대출한도는 자동차 구입자금 범위에서 최고 1억원까지 가능하다. 대출 기간은 최장 10년이고 원리금 분할상환 방식이다. 단 대출기간 3년 이내로 5000만원 이하를 대출할 경우 처음 6개월은 원금상환 없이 이자만 내도 된다. 경차 등 친환경 자동차를 구입하면 최고 0.3%포인트까지 금리를 깎아준다. ●신한카드 ‘신한 에스모아(S-MORE) 체크카드’ 전월 이용금액에 따라 백화점 등 특별가맹점에서 최고 3.0%, 전국 모든 가맹점에서 최고 0.5%의 포인트를 적립해 주고 적립 포인트는 통장에 매월 쌓여 연 4.0%의 이자가 붙는 상품이다. 다음달 말까지 출시 기념 이벤트로 카드를 발급한 뒤 특별가맹점인 롯데·현대 백화점, CJ 오쇼핑, CJ몰을 이용한 고객은 포인트를 2배로 적립해준다. ●한국씨티은행 ‘깎아주는 퍼펙트 담보대출’ 입출금 예금 거래에 따라 대출 이자를 줄여주는 담보대출 상품이다. 지정된 예금 잔액의 50%를 차감하여 대출 금리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이자를 줄여준다. 입출금 통장 지정은 3계좌까지 가능하고 본인 계좌 외에도 예금주의 서면동의가 있으면 타인 계좌도 지정 가능하다. 씨티은행 계좌를 지정하면 폰·인터넷뱅킹 이체등 16가지 수수료를 100% 면제해준다.
  • [맥 못추는 주택시장] 거품붕괴 직전 vs 단순 가격조정

    [맥 못추는 주택시장] 거품붕괴 직전 vs 단순 가격조정

    주택시장의 침체로 최근 버블 논란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주택공급은 크게 늘어난데에 반해 수요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체로 공급이 늘어나는 만큼 수요가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급속도로 떨어지는 경우 ‘버블이 붕괴됐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의 부동산시장 급랭 현상을 간단히 ‘버블의 붕괴’로 단정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라고 충고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최근 부동산시장 상황을 보면 ‘주택 버블’이 꺼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 많다. 버블이 갑자기 꺼지면 국가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대출받아 집을 산 사람들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준다. 13일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버블세븐(강남, 서초, 송파, 양천, 용인, 과천, 분당, 평촌) 지역의 주간 변동률은 2월 중순부터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스피드뱅크 조민이 팀장은 “최근 한달 사이에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시장 상황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투자자들이 당분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서울 강남 재건축 등 시장을 선도하는 지역이 맥을 못추고 있어 시장 전반에 연쇄 파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美·日 버블붕괴 직전과 유사” 이 같은 진단은 부동산·경제 전문가들의 버블 붕괴 논란에서 시작됐다. 산은경제연구소는 국내주택 시장 상황이 과거 미국과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 직전과 유사하다고 경고했다. 버블 붕괴를 주장하는 근거는 ▲가족 형태의 변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실질소득의 감소 등 3가지를 우선 꼽았다. 주택수요가 급격히 줄어든다는 뜻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임상수 박사는 “급격한 버블의 붕괴 가능성은 항상 도사리고 있었다.”면서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주택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시장 분위기가 지속되면 가격은 급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美·日보다 LTV비중 낮다” 그러나 현 상황이 버블 붕괴 직전이라는 진단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놓는 전문가들도 많다. 가장 큰 이유는 주택담보대출(LTV) 비중이 미국이나 일본보다 높지 않다는 점에서다. 버블이 붕괴되려면 LTV 밑으로 집값이 떨어져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LTV 비중이 40~50%로 낮기 때문에 90~100%에 육박한 미국, 일본보다 안전하다는 것이다. 한양대 도시건축대학원 최창규 교수(부동산분석학회학술부위원장)는 “우리나라는 효과있는 안전장치가 몇 단계 있기 때문에 붕괴 형태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버블 붕괴의 속도를 부추길 것이라는 견해에 대해서도 “서울과 수도권 시장의 수요는 무척 탄탄하고 베이비붐 세대가 당장 집을 팔아 현금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지규현 교수는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RJP=전세가격/매매가격×100)을 자세히 보면 최근 서서히 오르고 있다.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거품이 조금씩 빠지고 있다는 뜻”이라면서 “거품이 붕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조정되고 있는 시기라고 보는 것이 맞다.”라고 진단했다. 국민은행 박합수 PB부동산팀장은 “강남 일부 지역에 버블이 끼어있는 것은 맞지만 가격이 30%는 떨어져야 붕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조정 얼마나 계속될까 이 같은 급락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심리적 분위기를 첫번째 원인으로 꼽았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가 아직 깨끗하게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미래마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공공에서 보금자리나 시프트 등 질좋은 주택을 장기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주택소유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임상수 박사는 “평소라면 공공주택 확대가 큰 문제가 아니었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은 수요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허윤경 연구원은 “불확실한 데이터를 이용한 버블 논란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주택 약세 현상이 최소한 6개월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함께 하고 있다. 최창규 교수는 “경기가 언제 좋아질 것이라는 진단은 어렵지만, 현재의 추세가 2~3년까지 갈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출구전략 시행으로 금리가 오르면 조정기간은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정세욱 풀뿌리 정치] 교육감 직선,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정세욱 풀뿌리 정치] 교육감 직선,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전직 서울시교육감이 구속되고 교육장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된 데 이어 서울의 초등학교장 586명 중 26.8%에 해당하는 전·현직 교장 157명이 형사처벌을 받거나 수사대상에 오르는 등 교육계의 구조적 비리가 계속 불거져 충격을 주고 있다. 교장들은 학생들을 수학여행·수련회에 보내면서 버스업체·여행사·숙박업자·대행업체로부터 전체 비용의 20~30%를 뒷돈으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인사비리 또는 수뢰 혐의로 서울 강남의 학교장들이 줄줄이 구속, 입건되거나 검찰 소환조사를 받고 있다. 인천 지역 47개 학교 중 43개 학교가 교장에게 뇌물을 건넨 학교급식업체와 올해 상반기 학교급식 식재료 납품 수의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교육계의 비리는 교육감 직선제 실시 이후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시·도 교육감 16명과 교육의원 77명을 뽑는 6·2 교육분야 지방선거관리에 투표용지 제작, 선거관리 인건비, 부정선거신고 포상금 등으로 무려 1261억원의 교육예산이 쓰여진다. 이 비용은 지방재정교부금에서 충당되므로 다른 용도의 시·도 교육사업을 그만큼 못하게 된다. 게다가 교육감 후보 1인당 선거비용 제한액은 서울 38억 5700만원, 경기 40억 7300만원이며 시·도 평균액은 15억 6000만원이다. 서울·경기 교육감선거에는 후보당 최소 60여억원의 선거비용이 들어, 재력가가 아니면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예비후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교육감 후보는 후원회를 통해 선거비용의 50%까지 모금할 수 있다. 따라서 당선되면 후원해준 사람들을 모른 척할 수 없다. 인사비리, 건설비리, 급식비리에 연루될 개연성이 높다. 특히 업자의 올가미에 걸려들기 쉽다. 그러므로 비리의 온상인 후원회 제도를 없애야 한다. 거액의 선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예비후보도 있다. 빚을 낸 돈으로 선거를 치러 교육감에 당선되면 빚을 갚기 위해 교육계 인사, 건설공사, 학교급식 등 비리 유혹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교육장·장학관·장학사·교장에 대한 승진·전보인사를 하면서 상납금을 챙기거나 교육관련 공사 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아 빚을 갚거나 본전을 회수하려 할 것이다. 당선된 후 비리의 늪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교육감에게 돈을 바치고 교장이 된 사람도 본전을 챙기기 위해 수학여행·수련회를 보내면서 뒷돈을 받는 등 비리를 저지르게 된다. 이런 분위기에서 교사들도 교장 눈치 살피지 않고 학부모로부터 촌지를 받을 것이다. 교육의원 선거비용 제한액도 문제다. 경기도 내 기초단체장 평균액이 약 2억 200만원인데, 인구 200만 5700명인 선거구(수원·평택·오산·화성) 교육의원은 4억 4400만원이나 된다. 도덕성과 능력을 갖춘 인사가 감히 교육의원 선거에 출마할 엄두가 나겠는가. 교육감과 교육의원 선거가 졸부들의 잔치가 될 것이 뻔하다. 정치권의 당리당략과 교육계의 집단이기주의가 어우러져 교육자치법을 기형아로 만들었다. 정부는 교육계 비리를 없애기 위해 전국 국·공립 초·중·고교 중 5% 정도에서 시범 실시 중인 교장공모제를 2013년까지 50%로 확대할 방침이라지만 근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2014년 지방선거부터는 시·도 교육의원 직선제가 폐지된다. 교육계 비리의 고리를 끊고 건전한 학교교육체제를 갖추려면 교육의원뿐 아니라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해야 한다. 시·도지사가 시·도의회의 동의를 얻어 4년 임기의 교육감을 임명하는 방안이 가장 바람직하다. 시·도지사 소속 하에 상대적 독립성을 가진 교육위원회를 두고 시·도지사가 의회의 동의를 얻어 교육위원을 임명하든지(예: 일본), 시·도지사와 교육감을 러닝메이트로 뽑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러닝메이트제를 시행하면 교육감 후보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막대한 선거비용 문제와 교육계의 피라미드형 비리구조를 근본적으로 도려낼 수 있다. 교육감이 시·도지사와 협의하여 교육정책을 수립·추진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교육감·교육의원 선거제도까지 고칠 수는 없겠지만 선거운동만이라도 라디오·텔레비전에 의한 선거공영제로 치르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하기 바란다. 명지대 명예교수
  • 우수고객 되면 우대금리 참~ 쉽죠

    예·적금 금리는 0.01%라도 높이고 대출 금리는 눈곱만큼이라도 낮추고 싶은 게 인지상정. 이렇게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우수고객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어렵지 않다. 전문가들이 소개하는 우수고객 되기 5계명을 잘 따르면 된다. ● 단골 은행을 정하라 평생 주거래 은행을 정해야 한다. 은행은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선호한다. 한 은행과 거미줄처럼 촘촘한 거래를 함으로써 스스로 그 은행에서 이탈할 우려가 적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각종 예·적금과 적립식 펀드, 방카슈랑스, 신용카드는 한군데서 구매한다. 하다 못해 인터넷·폰·모바일 뱅킹 신청 여부도 고객등급 포인트에 반영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 급여통장은 주거래 은행에 급여는 은행이 가장 눈독 들이는 수입원이다.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고 거래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을 찾기 위해 은행을 드나들면서 펀드, 신용카드 등 부수 상품에 가입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은행은 급여통장에 높은 등급 포인트를 준다. ● 가족 거래를 활용하라 가족 거래는 배우자, 자녀의 계좌를 묶어 통합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가족 한 명의 거래가 왕성할 경우 나머지 가족의 등급도 덩달아 올라 수수료 면제 등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은행도 고정 고객을 늘리는 효과가 있어 가족 거래를 장려한다. 가족 거래를 이용하고 싶으면 주민등록 등·초본 등 가족관계 확인 서류를 은행에 제출하면 된다. ● 공과금은 자동이체 시켜라 각종 공과금은 주거래 은행에 자동이체시킨다. 은행 입장에서는 이체 수수료를 챙기고 공과금이 빠져나가기 전 계좌에 머무는 여유잔고를 굴려 수익을 낼 수도 있다. 때문에 자동이체를 많이 설정한 고객일수록 우대 포인트를 많이 받는다. ● 대출 관리도 중요하다 직장인 신용대출과 내집 마련을 위한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금액이 많을수록 우대고객이 될 확률이 높다. 단, 연체가 없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은 이자가 오른 줄 모르고 자동이체로 납부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어 조심해야 한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판교 신도시에 은행 몰린다

    판교 신도시에 은행 몰린다

    지난해 은행들이 가장 주목한 ‘블루오션’은 경기도 판교 신도시였다.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4대 은행의 지점만 모두 6개가 판교에 새로 생겼다. 금융위기의 와중에도 확실히 돈이 몰리는 곳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반면 한때 각광 받았던 동탄 신도시는 부동산 경기 냉각으로 지점 5곳이 사라지며 은행권의 대표적인 ‘레드오션’으로 전락했다. 은행들의 영업점 신설과 폐쇄는 시중 자금흐름과 수익성에 대한 고도의 분석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한해동안 어느 곳에 지점 신설이나 폐쇄가 집중됐는지를 분석해 보면 ‘머니 무브(자금흐름)’가 한눈에 드러난다. 국내 4대 은행의 지난해 서울·경기 지역 지점 신설·폐쇄 현황을 13일 분석한 결과 경기 분당에 점포가 가장 많이 생겨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기 신설 지점 47개 중 8개가 분당에 몰렸다. 서울 강남·서초구에는 각각 4개의 지점이 신설됐다. 신설 지점의 34%가 서초·강남·분당에 몰렸다. ●동탄 신도시엔 폐쇄 잇따라 분당에 새로 생긴 8개 지점 중 6개가 판교 지구인 운중동·삼평동·판교동에 만들어졌다. 우리·신한은행이 2개씩, 국민·하나은행이 1개씩이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위기 여파로 지점 신설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판교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에도 불구하고 입주 고객의 50% 가량이 대출 수요가 있어 반드시 들어가야 할 곳이었다.”고 설명했다. 택지개발지구라고 다 같은 곳은 아니었다. 화성 동탄신도시에서는 은행들이 대거 철수했다. 지점 1곳이 신설된 반면 5곳이 폐쇄됐다. 한 은행 관계자는 “동탄은 2008년부터 대출 수요가 전혀 없었다.”면서 “2~3년 내 손익분기점(BEP)을 돌파해야 하는데 그렇게 안 된다는 판단에 철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서초 지역에서는 신설과 폐쇄가 동시에 활발했다. 8개가 새로 생겼고 13개가 사라졌다. 반포에 신설이 많았고 역삼·도곡·논현은 폐쇄가 많았다. 폐쇄가 눈에 띄게 많은 곳은 서울 중구(7개), 서울 영등포구(4개), 경기 용인(4개) 등이었다. ●최고층 점포서 미니골프 즐기기도 4대 은행의 지점 수는 지난해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2006년 3579개, 2007년 3715개, 2008년 3831개 등 증가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3662개로 줄었다. 지점 하나를 만드는 데 통상 40억~50억원가량이 드는 탓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점포 임대 보증금 20억원, 초기 전산구축·인테리어 비용 10억원 등은 기본이고 인건비 등 기본 운영비로만 연간 15억원 정도가 든다.”고 전했다. 은행 이용자의 75%가 인터넷뱅킹 등으로 거래하지만 덩치 큰 예금이나 대출 등 수익성의 핵심은 일선 영업점에서 나온다. 인터넷뱅킹은 단순 이체가 많고 거래액 자체가 적어 큰 돈이 되지 않는다. 펀드나 방카슈랑스 같이 거래액이 큰 상품도 장시간 상담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지점에서 주로 판매된다. 은행들은 ‘초우량고객(VVIP)’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지점을 변화시키고 있다. ‘지점 내 지점’인 BiB(Branch in Branch), BwB(Branch with Branch)가 대표적이다. 지점 위치도 예전과 달라졌다. 상가 1층에 자리를 잡는 게 대세였지만 요즘엔 ‘스카이(최고층)’가 인기다. 남의 눈에 띄지 않으면서 조망을 즐기며 차별화된 대우를 받고 싶어하는 VIP들의 속성에 맞춘 것이다. 1층에 비해 임대료도 저렴해 일석이조다. 일부 은행의 최고층 지점에서는 미니 골프 퍼팅룸, 스카이라운지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천안함 침몰 이후] 강풍·2m파도…수중작업 3번째 중단

    [천안함 침몰 이후] 강풍·2m파도…수중작업 3번째 중단

    12일 오후 늦게 천안함 함미 일부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백령도 함체 인양 현장은 순간 술렁거렸다. 실종 승조원 대부분이 갇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함미를 바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성급한 판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민간 인양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조금만 보완하면 인양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함미는 13일 새벽부터 풍랑주의보가 예상돼 이미 크레인과 연결해 놓은 체인의 변형을 우려한 군이 함체를 물살이 약한 백령도 연안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하지만 군은 이참에 함미를 인양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보고, 일단은 바다 밑으로 내려놓은 뒤 체인 하나를 추가로 연결해 안전하게 인양한다는 계획이다. 물속에서 함미를 이동시키는 데는 체인 2개로도 충분하지만 물 밖으로 끌어올리려면 3개의 체인을 감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 상태로 들어 올릴 경우 물 밖에 나오는 순간의 하중을 담보할 수 없고 무게 중심도 잡아야 하기 때문에 풍랑이 수그러들면 마지막 체인을 연결한 뒤 안전하게 인양하겠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인양팀은 함미를 연안 쪽으로 이동시켜 인양작업이 쉬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선체가 떠 있어 마지막 체인을 감는 작업이 쉬운 데다 수심도 낮기 때문이다. 침몰된 함미를 연안 쪽으로 옮긴 것은 높은 파도와 빠른 조류 때문이다. 사고해역은 이날 오후부터 초속 8~12m의 강한 바람이 불고 파도도 2m 이상 높게 일면서 인양작업이 중단됐다. 13일 새벽부터는 풍랑주의보도 내려진 상태였다. 민간 잠수업체가 지난 4일 함수와 함미 부분에서 인양작업을 시작한 이래 파도가 2m 이상으로 높아져 인양작업을 중단한 것은 3번째다. 높은 파도는 조류와 달리 인양작업의 전면 중단으로 이어진다는 데에 심각성이 있다. 인양 전문가들도 파도가 2.5m를 넘으면 인양작업을 지휘하는 해상 크레인 등이 중심을 잃을 수 있어 작업을 중단한다. 특히 천안함 사고해역의 파도는 파장이 심한 너울성 파도여서 2m만 넘어도 작업을 전면 중단할 수밖에 없다. 파도는 예정된 자연현상인 조류와 달리, 장기적이고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인양팀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파도와 동반하는 바람은 분위기를 위축시킬 뿐 인양작업에 직접적인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는다. 반면 조류는 유속이 가장 빨라지는 ‘사리’가 돼도 정조 시간만 잘 맞추면 작업을 진전시킬 수 있다. 사리 때 정조 시간은 30분∼1시간. 하루에 4번 정조가 찾아들기에 산술적으로 하루 최대 3∼4시간의 작업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유속이 가장 느린 조금 때에도 실제로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은 5∼6시간에 불과하다. ☞[사진] 17일만에 드러낸 천안함 함미…어떤 모습? 14일 시작되는 사리에도 불구하고 주말쯤 함미 부분 인양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함수도 기상여건이 좋으면 ‘조금’이 시작되는 오는 21일쯤 인양 준비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백령기상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백령도 해역의 파도가 2m를 넘었던 날은 4일이었다. 하지만 올해 4월은 이미 3번의 풍랑주의보가 내려졌다. 백령기상대는 “북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기단의 상승 속도가 느려 백령도 해역이 아직 차가운 북쪽 시베리아기단의 영향을 받고 있어 4월 치고는 파도가 높은 날이 많다.”고 밝혔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농사와 관광사업을 함께

    전북 진안군에 농사와 관광을 연계한 에덴동산 프로젝트가 추진될 전망이다. 전북발전연구원은 최근 ‘네오 에덴 프로젝트’를 진안군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대형 돔을 건설해 사계절 다양한 특작물과 생태식물을 가꾸면서 생태관광사업도 펼치는 지속가능한 신성장 모델이다. 핵심시설은 진안 한방 로하스밸리 15만㎡에 돔 3개를 건설해 1개에서는 생태교육과 체험을 접목한 형태의 녹색관광이 가능한 농사를 짓고 2개에서는 직접 판매할 농사를 짓자는 구상이다. 이 프로젝트는 청정지역의 이미지를 잘 살릴 수 있고 홍삼스파와 산약초 타운, 아토피 클러스터, 마이산 등 현행 전략사업과도 연계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발연 정명희 책임연구원은 “낙후된 동부권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자연, 교육, 놀이 중심의 대규모 환경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면서 “네오에덴 프로젝트는 공공성이 담보된 환경시설이면서 수익성이 보장되는 참여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열린세상] 금융개혁 멈춰선 안돼/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

    [열린세상] 금융개혁 멈춰선 안돼/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

    이번의 글로벌 위기를 경험하면서 재삼 확인하는 사실은 개혁 추진이 힘들다는 점이다. 정작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될 때는 당장의 안정이 중시되기 마련이며, 안정 기미가 보이면 개혁드라이브는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이번 위기도 예외는 아니다. 다행히 전례 없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세계적 정책 공조로 회복의 전기는 마련되었다. 그러나 정작 회복세를 이어가는 데 필요한 개혁드라이브는 여전히 선진국 중심으로 논의 차원에 머물고 있다. 더욱이 글로벌 환경에서 국제금융체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국가 간 공조와 합의도출은 지지부진하다. 이번 위기 때 건실한 기초 여건이 확인되었다고 판단한 아시아의 신흥시장은 이제 본격적 경기 회복을 낙관하고 있다. 수요 기반이 회복되고 금융시스템 작동도 원활해질 것으로 보는 가운데 야심찬 발전 전략이 준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체제는 이미 글로벌 차원의 조정을 감당하기에는 과부하가 걸려 있는 상태이다. 실제 G7의 재정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재균형(rebalancing)은 물론 부문별 조정(sectoral adjustment)이 불가피해진 상황은 체제적 피로도를 반영하고 있다. 특이할 만한 상황은 위기 이후의 조정이 선진국 중심으로 이루어진 점이다. 미국의 경우 공황 수준의 장기 침체를 방지하기 위한 재정의 역할이 두드러진 가운데 민간부문의 수지는 2007년 4·4분기 GDP의 2.1% 적자에서 2009년 3분기에 6.7% 흑자로 나타났다. 적자 확대로 급증한 정부 부채는 2012년까지 GDP의 100%를 넘을 것이고 중기적으로 금리 급등, 대규모 도산이나 인플레이션 등의 위험마저 안고 있다. 그나마 이러한 일련의 조정은 연방은행과 신흥국가들이 지속적으로 미국채를 매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경제적 중요성이 커진 주변 국가들의 자발적 조정과 개혁 없이 중심국가들의 조정만으로 글로벌 시스템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비기축통화국으로서 정책적 보호막이 약해졌을 때 현재의 취약성이 관리될 수 있을까? 아시아 신흥시장들이 외화 유동성에 대한 구조적 의존 구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수출 위주의 성장전략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선진 경제의 적자 확대를 기반으로 한 회복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이미 고령화의 진전으로 선진국의 재정 위기 상황은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이 평균 200%를 넘으며 일본의 경우 600%에 달한다. 특히 기축통화국의 재정 악화는 향후 적자 확대기반의 글로벌 유동성 공급이 어려워짐을 시사한다. 더욱이 환율 강세로 신흥시장의 수출 환경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아시아 성장의 기본 전제 조건이 불투명해지는 향후의 여건은 재무적 투자 차원의 결정이 신중해져야 함을 시사한다. 신흥시장들은 당장의 성장 목표 달성도 중요하지만 고용 등 기초 여건의 확보에 보다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오히려 충격 흡수 능력을 키우고 기초를 튼튼히 하는 금융부문의 개혁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금융의 내부적인 선별 기능이 회복되어야 시스템 차원의 위험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글로벌 위기는 그동안 자리 잡았던 국제금융을 지탱하는 신뢰의 축들이 과용된 결과 전반적 신뢰기반이 오히려 약화되었다는 점이 요체다. 신뢰 기반의 핵심으로서 글로벌 금융안전망(GFSN)의 구축과 같은 개혁차원의 노력이 가시화되어야 하나 공감대 형성마저 미흡하다. 앞으로 세계경제가 차별적 조정국면에 진입하면서 신흥시장은 환율 절상 기대 하의 해외 자본 유입으로 안정 기조 유지에 상당한 비용을 치러야 한다. 본격적 조정의 여파가 신흥시장으로 전가되면서 자본 흐름의 급격한 반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신용 팽창, 자산 버블의 생성과 소멸 과정을 통해 다시금 신흥시장의 고용 기반이 잠식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시스템 차원의 위험이 늘어날 수 있는 현 여건에서는 납세자 부담을 담보로 한 거시정책이나 외형적 성장보다는 구조 조정과 역내 협력을 통해 미래 성장의 기초 여건을 다져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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