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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지진과 한일 안보협력/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시론] 지진과 한일 안보협력/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거대한 자연의 힘이 일본열도를 강타하고 있다. 지진과 쓰나미로 생활터전을 잃은 일본인들에게 최악의 원전 사태까지 가세하고 있다. 전 세계가 일본을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선 마당에, 가장 가까운 이웃인 우리 역시 할 수 있는 바를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일본이 대재앙을 딛고 일어서기를 손꼽아 기원한다. 하지만 이번의 대재앙은 단순히 큰일을 당한 나라를 돕는다는 인도주의적 차원을 넘어 한·일관계 전반에 걸쳐 훨씬 더 많은 것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가장 먼저 필자의 뇌리를 스쳐간 것은 어쩌면 이번 일을 계기로 한·일 양국이 진정한 이웃으로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일본을 가해자로 생각하면서 살아왔지만, 이번엔 태평양에서 발생한 쓰나미를 고스란히 막아준 일본열도에 대해 처음으로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꼈을 수 있다. 일본인들에게도 한국을 다시 보는 기회일지도 모른다. 이웃나라를 돕기 위해 정부와 국민이 한 덩어리가 되고 있는 한국을 보면서, 그리고 일본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한류스타들이 앞다투어 거금을 쾌척하는 것을 보면서 처음으로 한국을 ‘진정한 이웃’으로 생각하게 될는지도 모른다. 이렇게만 된다면, 적어도 한·일관계에 있어서는 이번 대재앙이 소중한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계기가 되는 셈이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최근 들어 한·일관계에 미묘한 전기들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작년부터 일본의 관리들과 언론들은 ‘한·일 안보협력’을 부쩍 강조해 왔다. 금년 1월 10일 베이징에서 미국과 중국의 국방장관들이 만나던 날, 서울에서는 김관진 국방장관과 일본의 기타자와 도시미 방위청 장관이 만나 ‘물품역무상호제공협정’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의 필요성에 대해 협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동아시아의 안보정세를 보면 일본이 왜 이러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중국의 군사적 부상, 북한의 핵개발과 대남도발, 북·중동맹의 강화 등 시시각각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신냉전 구도를 보면서 일본 역시 ‘한·미·일’이라는 삼각 협력구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삼국협력을 끌어내려는 미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일 간에는 깊은 감정의 골이 존재한다. 일본은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여 한국인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으며, 과거청산에 대해서도 미온적이다. 일본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배상한 적이 없으며, 일본의 교과서들은 여전히 식민통치를 정당화하고 있다. 2차대전을 통해 저지른 침략과 유대인 학살에 대해 철저하게 용서를 빌고 국가차원에서 배상해온 독일에 비하면 일본정부의 자세는 파렴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욕심일지 모르지만, 이번의 대재앙을 계기로 이런 일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소중한 이웃으로 인정한다면 일본도 과거사 문제에 대해 새로운 발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국의 육지 영유권을 깨끗이 인정하고 수산자원과 해저자원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독도문제를 풀어갈 수는 없을까. 양국 사이의 바다를 중립적인 창해(滄海)로 개칭하고 해군협력의 터전으로 삼을 수는 없을까. 물론, 중국과 우호적 공존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한국에 있어 일본과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무척 부담스러운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이 원하는 대로만 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중관계를 담보하는 길은 아닐 터이다. 지금은 북한이 도발을 저지를수록 더 많은 안보비용을 지불하게 된다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중국에도 도발자를 두둔하는 것이 결코 자국에 유리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야 할 때이다. 지금이야말로 한·일 두 나라가 ‘소중한 이웃’ 관계로의 발전을 넘어 안보협력의 장을 열어갈 최상의 기회인지도 모른다.
  • 감사원 “저축銀 감독부실… 문책해야”

    부산의 저축은행 부실 사태와 관련, 금융감독원 등 감독 당국이 저축은행의 영업구역 내 의무대출 비율 위반, 경영 건전성 검사 등 감독을 소홀히 했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지적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행정안전부, 서울시 등을 포함한 6개 지방자치단체,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민금융 지원시스템 운영 및 감독 실태’ 감사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06년 도입된 ‘8-8 클럽’ 제도로 저축은행이 80억원 이상의 거액 여신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집중할 수 있게 됐으나 금융위와 금감원은 이에 대한 건전성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소홀히 했다. 또 금감원은 상당수 저축은행이 영업구역 내 개인과 중소기업에 신용공여 총액의 50% 이상을 공여하도록 한 규정을 위반하고 있는데도 일부만 제재하고 나머지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일부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왜곡, 과도한 부동산 PF대출, 부동산 PF대출 시 자산건전성 부당 분류 등 위법·부당한 행위에 대한 검사도 소홀했다. 금융위의 경우 부실 저축은행을 재정 건전성을 갖춘 제3자로 하여금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은행의 부실규모를 정확히 파악하지 않아 경영 정상화 지연을 초래했다. 감사원은 금융위와 금감원이 과거 개별 저축은행 중심의 단일 규제시스템을 유지, 대형 은행을 감독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또 농협에서 연체이자를 내부 기준보다 과도하게 부과해 168억원을 초과 징수하고, 새마을금고에서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대출인정비율(LTV)을 준수하지 않고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데도 이에 대한 감독이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저축은행의 검사·감독을 철저하게 하지 못한 금융위와 금감원에 기관주의를 촉구하고, 저축은행 건전성 검사를 소홀히 한 금감원 전·현직 담당 국장에 대해 주의를, 검사반장 3명에게는 문책을 각각 요구했다. 아울러 과도한 PF 대출을 취급하면서 자산건전성을 부당하게 분류하는 등 위법부당한 행위를 한 해당 저축은행의 경영진에 대해 적정한 행정처분 등의 조치를 하도록 금감원에 요구하고, 저축은행 대주주 견제를 위한 내·외부 시스템 운용 개편 등을 금융위에 요구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死地로의 출근…가족을 뒤로 한 채 그들은 그렇게 떠났다

    死地로의 출근…가족을 뒤로 한 채 그들은 그렇게 떠났다

    “나는 일본을 구하러 간다.” 18세부터 원자력회사인 주부전력에서 근무하고 있는 A(59)는 정년을 불과 6개월 남긴 채 후쿠시마 원전이 긴급 요청한 특별 지원팀에 자원했다. 지난 15일 아침 평소와 다름없이 집을 나서면서 가족들에게 이 말만 툭 남겼다. 딸(27)은 “가지 마세요.”라며 여러 번 아버지의 소매를 붙들었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체르노빌 사고 당시 자신처럼 사고 수습을 위해 투입된 자원자들이 어떤 희생을 치렀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 당시 구조대원 28명은 방사능에 노출돼 3개월 만에 숨졌고, 그 뒤로도 19명이 방사능에 의한 피부 손상과 이에 따른 감염으로 사망했다. 백혈병과 혈액암에 시달린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묵묵히 후쿠시마행을 선택했다. 딸은 “아버지는 우리들의 말을 듣지 않으셨다. 만약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아버지 스스로 정한 것이라면 후회하지 않으실 거라 생각한다.”며 무사 귀환을 당부했다. 딸은 “집에서는 별로 말도 안 하고 미덥지 못 할 때도 있었던 아버지가 지금은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의 부인(58)은 “남편은 18세부터 지금까지 원전에 종사해 왔다. 가장 안전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지원을) 결심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녀는 불안한 마음을 누른 채 떠나는 남편의 등에 대고 “현지 사람들을 안심시킬 수 있게 열심히 하고 오세요.”라는 말을 던졌다. 남편은 씩 웃었다. 그러곤 이내 발걸음을 재촉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일본 열도가 패닉에 빠져 있는 가운데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몸을 던져 사고 처리 작업에 나서고 있는 사수 대원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을 막기 위해 비공식으로 원전 근무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가며 자원자 모집에 나섰다. 목숨을 담보할 수 없는, 자칫하면 사지가 될 수도 있는 곳으로 떠나보내는 일이라 내놓고 모집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하나둘 자원자가 모여 들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A를 포함해 20명의 외인부대가 특별지원팀이라는 이름으로 꾸려졌다. 이들 말고도 도쿄전력 내부에서 230명의 지원자가 새로 나왔다. 이들은 곧바로 도쿄전력 800여명의 근로자 가운데 자원자로 현장에 남아 있던 70명과 함께 320명의 원전 사수대를 꾸렸다. 사수대는 저마다 전쟁터로 나가는 것처럼 비장한 각오를 보였다. 사수대의 굳은 결의가 공개되면 칠레 광산에서 34명의 광부가 사투를 벌인 것처럼 영화로 제작될 가능성도 있을 만큼 감동적이라고 일본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한 자원자는 ‘자칫 죽을 수도 있다.’는 설명에 묵묵히 “그게 운명이라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들이 현장에서 복구 작업을 맡고 있는 곳은 후쿠시마 원전 1~3호기다. 이들 주변에는 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줄 정도의 방사선량이 검출되고 있다. 3호기 서쪽에서는 15일 1시간당 방사선량이 연간 방사선 피폭 한도량의 400배에 상당하는 400m㏜(밀리시버트)로 계측됐다. 17일에도 이 수치는 줄어들지 않았다. 심각한 방사선 누출이 염려되는 4호기는 너무 위험해 접근조차 못하고 있다. 모니터로 감시할 수밖에 없다. 지난 16일 방사선 수치가 갑자기 정상치의 6000배를 넘으면서 일시 철수했던 이들은 늦은 밤 다시 투입됐다. 도쿄대 병원 교수는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건 마치 전쟁에서의 자살부대와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팀으로 나누어 10~15분 동안 원자로에 해수를 번갈아가며 투입하고 있다. 그 이상의 시간은 방사선 노출로 인한 피폭 피해가 허용치를 초과하기 때문이다. 압력 완화 밸브를 여닫고 냉각수를 투입하는 일도 이들의 역할이다. 도쿄전력 측은 “이들이 있는 발전소의 방사선 수치는 600m㏜에 이른다.”면서 “이것은 몇 년 동안의 최대 피폭 수치와 맞먹는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사설] 與는 ‘총선위기론’ 헤아려 재보선 임하라

    한나라당이 4·27 재·보선을 앞두고 눈앞의 승리에 집착해 원칙도 철학도 없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경기 분당을에서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출마 여부에 따라 대항마를 고르겠다며 수험생보다 못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경남 김해을에서는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국민의 망각 수준을 테스트라도 하겠다는 듯 출전 깃발을 올렸다. 당 지도부는 안팎에서 일고 있는 내년 총선 위기론을 깊이 인식하고 재·보선에 임해야 한다. 김 전 지사는 ‘박연차 게이트’ 등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에 휩싸여 40대 총리 문턱에서 낙마했고, 김해을은 박연차 게이트 때문에 보궐선거를 치르는 곳이다. 야 4당은 물론이고 당내에서조차 정치 도의상 맞지 않는다는 반대를 무릅쓰고, 김 전 지사를 후보로 내세우는 무리수를 두어서 얻는 게 뭔지를 한나라당은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 공직에 걸맞은 도덕적 잣대가 국무총리와 국회의원은 다른가 하는 물음에도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당장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높다고 해서 막상 투표 때도 변함 없을 것인지, 아니면 민심 이탈로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경우 뒷감당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냉철한 계산이 필요하다. 분당을에서는 정운찬 전 총리를 전략 공천하느냐를 놓고 여권 내부에서 권력투쟁 양상까지 드러내고 있으니 적전분열이나 다름없다. 집권 여당이 선거를 치를 때 명분과 실리를 다 갖추지 못하면 승리를 담보하기 어렵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보다 멀리 내다보는 여유를 가져야 할 때다. 무원칙·무소신 공천으로 가면 ‘눈 앞의 승리’도 신기루에 그칠 수 있다. 설령 재·보선에서 작은 승리를 거둔다고 해도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심사숙고해야 한다. 공정사회를 외치면서 불공정한 잣대를 들이대는 일이 계속 쌓이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민심의 냉엄한 심판으로 이어질 것이다. 집권당이 초연하고 당당해져야 정치가 안정되고, 국정이 순탄해진다.
  • [경제 브리핑]

    우수 향토사업에 최대 4억 지원 인삼쌀맥주 관광사업 등 지역의 특색 있는 농산물을 육성하기 위한 향토산업육성 우수사업에 최대 4억원이 지원된다. 반면 부진사업에 대해서는 페널티가 부여돼 예산이 삭감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6일 지난해 실시한 57개 시·군의 향토산업육성사업 심사 결과 인센티브 대상사업 16개와 페널티 대상사업 6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헌재 “금리인상 대신 환율 내려라”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16일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 대신 환율 하락을 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부총리는 ‘신한 프라이빗 뱅크 그랜드 투자세미나 2011’에서 “가계 대출의 80%가 부동산 담보대출이어서 금리를 잘못 올리면 가계 부담이 커지면서 2003년 가계대출 파동과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면서 “저라면 금리 대신 환율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기업銀, 일본 지진피해 성금 3억 기탁 기업은행은 16일 일본 대지진의 피해 복구 지원 성금으로 3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일본 국민이 하루빨리 상처를 극복하고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저축銀·메리츠금융지주 인가 금융위원회는 16일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영업을 인가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우리금융지주가 영업정지된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해 자본금 120억원으로 설립한 저축은행이다. 금융위는 또 국내 최초의 보험지주회사인 메리츠금융지주의 설립도 인가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화재의 분할을 통해 설립되며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메리츠자산운용, 메리츠금융정보서비스, 리츠파트너스, 메리츠비즈니스서비스 등 6개사를 자회사로 둘 예정이다.
  • [문화마당] 가온 차트와 빌보드 차트/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가온 차트와 빌보드 차트/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이번 주 1위 노래가 무엇입니까?” 누군가 물어온다면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방송이나 인터넷 음악 사이트 등 여러 차트마다 1위곡이 다르고 순위가 제각각인데…. 이쯤 되면 차트의 공정성을 담보할 신뢰가 흔들리게 마련이다. 그리고는 왜 우리나라에는 대표성을 가진 공인 차트가 없는 것일까 하고 한숨을 쉬게 된다. 그렇다. 1위를 선뜻 인정할 수 없다. 사람마다 기호가 다르다. 좋아하는 음악 장르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내가 알지도 못하는 노래가 1위라니. 그것도 나온 지 하루 만에 1위라니. 무슨 근거로? 도무지 수긍할 수 없다. 30, 40대 이상의 대중에게 ‘당신이 아는, 인정할 만한 가요 차트’를 말해 보라고 한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아마도 KBS의 ‘가요 톱 10’을 떠올릴 것이다. 1980~90년대 대중음악을 아우르는 ‘공룡’차트였다. 하지만 1998년 ‘가요 톱 10’이 폐지된 이후 사실상 우리는 가요 차트를 잃어버렸다. 10여년이 지나면서 우리는 음악차트에 대한 미련을 떨치기 힘들었다. 그 사이 귀가 따갑도록 다른 나라의 음악차트와 비교당했다. 우리는 왜 그런 신뢰와 권위 있는 전통적 차트가 없는지를 비관했다. 미국의 ‘빌보드차트’나 일본의 ‘오리콘차트’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의미 있는 음악차트가 탄생했다. 음악매출 중심의 순위 집계방식으로 이뤄진 ‘가온차트’가 그것이다. 한국 음악콘텐츠산업협회가 만든 가온차트는 대한민국 음악 콘텐츠 매출의 97%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온·오프라인 유통 사업자가 모두 참여했다. 해방 이후 한국의 모든 음악 사업자들이 매출 정보를 제공하는 전무후무한 새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가온차트는 모든 음악 콘텐츠의 성적표를 그대로 반영한다. 음악팬이 음반을 구입하거나 유료로 음원을 사용하는 모든 자료가 집계된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대중음악계의 혁명’이라 부를 만하다. 가온차트가 미국의 ‘빌보드차트’와 달리 방송횟수 집계를 포기한 것은 국내 방송환경을 꿰뚫어 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미국과 같이 수천개의 라디오 방송국을 가지고 있는 음악시장과 달리 몇몇 주요 매체(공중파 및 케이블)에서 거의 대부분의 음악방송을 하고 있는 국내 실정은 공정한 차트 선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비틀스, 롤링 스톤스, 마이클 잭슨 등 세계 음악사에 길이 남을 슈퍼스타들 중 음악 판매 매출 규모가 작았던 아티스트가 있었는가? ‘음악을 소비하는 행위’를 단순히 ‘음악성을 포괄할 수 없는 단편적 수치’라고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다. 대중의 인기도 및 이에 따른 콘텐츠 판매량이 ‘음악성’을 대변해 주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100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빌보드차트를 보면 알 수 있듯, 음악차트가 주는 산업적·역사적 가치는 단순히 ‘계량화된 통계 수치’ 이상이다. 음악차트는 그 시대의 음악 트렌드와 소비자 성향, 그리고 음악 산업의 규모와 흐름에 대해서 차트 순위라는 형식으로 풀어낸 음악 역사책과 같은 역할을 한다. 공신력 있는 차트의 탄생은 반드시 음악 산업에서 이루어야 할 과제다. 빌보드차트에서 발행하는 매거진 독자들의 70% 이상이 실제 음반이나 앨범 구입 결정과정에서 빌보드 차트 성적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음악차트의 공정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킨다. 결국 이러한 공정성 있는 차트에서 실력 있는 뮤지션의 배출도 기대할 수 있다. 인터넷 음악 사이트의 차트가 자사 중심적이라는 의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가온차트의 객관적 시각은 음악계가 거두게 될 성과의 출발을 알렸다. 머지않아 타국의 음악차트를 운운하는 일은 없어질 것이라 기대한다. 아울러 이제 갓 두돌이 지난 가온차트지만 ‘역사와 전통’을 가진 가장 공정한 음악차트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바로 그게 우리 음악 산업이 이루어야 할 숙제이기 때문이다.
  • [사설] 원전 안전신화 과장도 폄하도 옳지 않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유출 위기가 고조되면서 나라 안팎에서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고의 안전기준을 갖춘 일본마저 원전 피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이 확인된 만큼 원전 안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당연하다. 외신은 각국이 현재 건설 중이거나 신설 예정인 200여기의 원전을 정밀조사하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독일은 신규 원전 건설을 중지하는 등 원전사업 재검토에 들어갔다. 반면 전체 전력수요의 20%를 원전으로 해결하는 미국은 원자력을 이용하는 기존의 정책기조를 바꿀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일본의 원전사고는 우리 원자력산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는 현재 21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다. 최근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사상 처음으로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며 새로운 원전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국내 원전사업에도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당장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원전 확장정책을 재검토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자연재해 앞에서 원전 안전신화는 한갓 허망한 꿈에 불과함을 우리는 지켜봤다. 그렇지만 모처럼 맞은 원전 르네상스의 기운이 꺾여선 안 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원자력이 가장 경제성 있는 최상의 미래 에너지원임은 재론을 요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원전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준과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요 며칠 새 떠도는 ‘일본 방사능 한반도 상륙’ 유언비어가 증권가 메신저와 트위터 등에 나돌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경찰은 첫 유포자는 물론 메시지를 재송신하는 사람도 처벌을 검토하는 등 강력하게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또한 루머를 이용해 주식시장에서 차익을 보려는 투기세력이 있다고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지금이야말로 깨어 있는 시민의식을 발휘할 때다. 유포자가 적발되면 신속하게 당국에 인적사항을 알려 혼란을 막아야 한다. 정부도 원전에 대해 공개할 정보가 있으면 투명하게 밝혀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말아야 한다. 원전에 관한 한 안심도 방심도 해선 안 된다. 단 1%의 사고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것만이 최선의 길이다.
  • “민간·공공택지 85㎡ 초과 주택 분양가상한제 적용하지 말아야”

    “민간·공공택지 85㎡ 초과 주택 분양가상한제 적용하지 말아야”

    “2007년 9월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주택공급이 급감하고 있으며 이러한 감소세가 지속되면 2~3년 뒤 수급 불안으로 주택가격 급등이 우려됩니다.” 최삼규 대한건설협회장은 15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고 각종 부동산 금융규제를 완화하지 않으면 향후 집값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 회장은 “주택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서는 민간주택과 공공택지의 85㎡ 초과 주택에 대해서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대출인정비율(LTV)과 같은 금융규제도 주택 매매시장 침체와 전셋값 급등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어 완화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DTI 규제를 폐지하든지 최소한 3월로 만료되는 금융권의 자율규제 시한을 연장해야 하며 LTV 기준도 금융권 자율에 맡겨 실수요자들이 주택을 구입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최저가낙찰제 확대 반대, 2차 협력사 지원을 통한 동반성장 달성, 중소건설업체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자금 지원 등을 제안했다. 그는 “하도급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건설 자재와 장비업체 등 2차 협력사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며 “건설시장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민간자본을 활용한 새 수요 창출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머니테크]

    [머니테크]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시중 유동자금을 예치하려는 금융권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은행권은 금리 상승기에 맞춰 고금리 예금상품으로 고객을 유혹하고 있으며, 보험사는 금리 확정형과 고정형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상품을 출시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카드업계는 고객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실속형과 프리미엄 서비스 상품을 내놓고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가족·친구 ‘일촌’땐 최대 30만원 돌려줘 <기업은행 ‘IBK스타일 플러스 카드’> 가족, 친구 등과 ‘일촌’을 맺고 카드를 쓰면 결제금액을 합산해 1년에 최고 30만원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상품이다. 지난 한해 34만장이 나간 히트상품 ‘IBK스타일카드’의 후속작이다. 일촌 그룹은 최대 4명까지 묶을 수 있다. 1년에 2번(6월 말, 12월 말) 4명의 카드 결제금액을 합해서 1000만~2000만원이면 2만원, 2000만~5000만원이면 5만원, 3000만원 이상이면 7만원을 현금으로 돌려준다. 일촌 중에 IBK카드를 처음 발급하는 신규 가입자가 있으면 돌려주는 현금이 2배로 늘어난다. 이런 ‘더블 캐시백’ 혜택은 처음 2년 만 제공된다. 캐시백 금액은 회원별 사용실적에 따라 나뉘어 카드 결제계좌에 입금된다. 이 혜택을 받으려면 각 일촌이 6개월 동안 60만원 이상을 사용해야 한다. 60만원 미만이면 일촌 실적 산정에서 제외된다. 일촌은 전국의 기업은행 지점이나 IBK고객센터(1566-2566),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부가서비스도 강화됐다. 사용 빈도가 높은 9개 업종(쇼핑, 외식, 주유 등) 중에서 5가지를 고르면 최대 10%를 할인해준다. 할인 대신 전 가맹점 2~3개월 무이자 할부를 선택할 수도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캐시백 공동구매 방식의 신개념 카드”라고 설명했다. ▶20~30대 겨냥 금리 年 5.0% 월복리 <KB국민은행 첫 재테크 적금> KB국민은행은 젊은 고객층의 첫 목돈 마련을 지원하는 월복리 적금인 ‘KB국민 첫 재테크 적금’을 새롭게 출시했다. 이 상품은 금융 거래를 시작하는 20~30대 고객들의 재테크에 대한 관심과 니즈를 반영, 소액 예금에 최고 연 5.0%의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자유적립식 월복리 적금이다. 직장 초년생 등 처음으로 목돈을 마련하려는 젊은 고객들에게 맞춤형 상품이다. 가입 대상은 만 18세부터 만 38세 개인고객으로 저축금액은 월 1만~30만원까지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계약 기간은 3년. 기본이율은 연 4.5%로 월복리 효과를 감안하면 연 4.7%의 은행권 최고 수준의 예금금리다. 첫 거래 고객과 스마트폰 전용 뱅킹서비스인 ‘KB스타뱅킹’을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최고 연 0.5% 포인트의 우대이율을 제공한다. 우대이율은 ▲첫 거래 우대이율 최고 연 0.2% 포인트 ▲KB스타뱅킹 우대이율 연 0.1% 포인트 ▲목돈 마련 우대이율 최고 연 0.2% 포인트로 이뤄져 있다. 목돈 마련 우대이율의 경우 만기 시점에 마련한 목돈이 500만원 이상이면 연 0.1% 포인트, 1000만원 이상이면 연 0.2% 포인트가 제공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출시 2개월 만에 14만 5000계좌에 370억원이 몰렸다.”면서 “향후 3년간 목표액인 77만 계좌, 8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실적 포인트화… 정기예금에 합산 <우리은행 ‘키위 정기예금’> 금리 상승기를 맞아 정기예금에 여윳돈을 묻어 두는 것도 좋을 듯하다. 우리은행은 예금 금액과 은행 거래실적에 따라 0.1% 포인트의 추가금리를 지급하고, 은행포인트를 현금화해서 정기예금에 합산할 수 있는 ‘키위 정기예금’을 출시해 고객몰이에 한창이다. 2009년 3월부터 지난 2년간 44만 계좌에 22조 8000억원을 모았다. 개인고객만을 위한 고금리 상품으로 금액에 제한이 없다. 확정형 금리가 ▲1년 만기 연 4.10% ▲2년 만기 연 4.20% ▲3년 만기 연 4.20%다. 3000만원 이상인 신규 고객과 로열 고객에게는 0.1%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키위 정기예금의 특징은 우리은행 거래 실적에 따른 멤버스 포인트를 각각 정기예금 가입 금액의 최대 1%까지 현금으로 돌려줘 정기예금 원금에 합산이 가능하다. 또 가입원금뿐 아니라 현금으로 돌려준 금액에 대해서도 약정이율이 적용된다. 여기에 기간마다 약정이율을 변경 적용하는 ‘회전형 금리’와 신규 때 결정된 금리를 만기까지 적용하는 ‘확정형 금리’를 선택할 수 있다. 회전형 금리의 경우 회전 기간은 1개월과 2개월, 3개월, 6개월, 12개월을 고를 수 있다. 고객이 중간에 해지해도 회전기간 경과 기간에 대해서는 약정이율을 지급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 상품은 2년 전에 출시했지만 여전히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화재·도난·상해 등 가정위험 보장 <삼성화재 ‘가정종합보험 행복한 우리집’> 주택화재, 배상책임, 도난·상해사고 등 가정생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위험을 종합 보장해 주는 상품이다. 화재로 인한 손해를 실손 보상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비례 보상하던 기존 상품보다 실질적인 보장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건물가액이 2억원인 건물로 가입금액 1억원짜리 일부보험에 가입했는데 화재로 5000만원의 손해가 났다면 손해금액을 전부 보상해준다. 화재대물배상책임 보장금액은 최고 5억원, 도난·손해 보장금액은 최고 1000만원이다. 이 상품은 금리연동형과 금리확정형 등 2가지 형태로 가입할 수 있다. 금리연동형은 고객이 적립한 보험료의 80% 한도 내에서 중도금 인출이 가능하다. 금리확정형은 계약 2년이 지나면 미리 지정한 날짜에 매년 중도지급금을 받을 수 있다. 주부들의 집안 청소 부담을 덜어주는 클린홈 할인서비스도 제공한다. 홈 클리닝 10% 할인, 오존 살균 클리닝 30% 할인, 포장이사 10~20% 할인 혜택 등이 있다. 기본계약은 화재, 붕괴 등 손해담보와 임시주거비용담보로 구성된다. 보험기간은 3·5·10·15년형이 있고 납입주기는 1·3·6·12개월 중에 선택할 수 있다. 보험료는 3만~6만원 수준이다. 월 3000~4000원을 더 내면 부모님 댁의 화재보험까지 가입할 수 있다. ▶통합보험 7년뒤 적립형 계약으로 전환 <대한생명 ‘스마트변액유니버셜통합종신보험’> 처음 가입할 때는 온 가족이 함께 보장받을 수 있는 통합 보험으로 유지하다가 7년 뒤부터는 변액유니버셜 기능을 갖춘 적립형 계약으로 상품 종류와 보험 대상자를 바꿀 수 있는 상품이다. 출시 7개월 만에 5만 4000건 이상 판매되고 신계약 첫 회 보험료가 100억원을 넘을 정도로 인기다. 계약 전환 뒤에는 본인 또는 자녀가 보험 대상자가 된다. 자녀 명의로 계약자를 변경할 경우 현행 세법으로 10년간 3000만원(미성년자 증여 시 1500만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가입일을 기준으로 가입 기간이 10년 이상이면 보험 차익 비과세 혜택도 있다. 45세 이후에는 연금 전환 기능을 통해 노후자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통합 보험으로 활용할 경우, 한건의 보험 계약으로 계약자뿐만 아니라 배우자와 자녀 2명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장기간병보장, 실손의료비보장 등 다양한 특약을 20개까지 추가할 수 있다. 유니버셜기능이 있어 보험료 추가 납입 및 중도인출이 가능하다. 펀드 운용 실적이 좋으면 추가 보험금을 받고, 투자 수익이 저조해도 최저 사망보험금은 보장받는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종신보험 본연의 기능은 물론, CI보험, LTC보험, 실손의료보험, 적립보험, 연금보험 등 보험이 가지고 있는 모든 기능이 적용된 명실상부한 스마트보험”이라고 설명했다. ▶전세계 ‘성장기대’ 소비재 주식에 직접투자 <미래에셋 ‘글로벌 컨슈머 주식 랩어카운트’> 미래에셋그룹의 해외 네트워크와 해외주식거래시스템을 통해 장기 성장이 기대되는 전 세계 소비재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랩 상품이다. 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 현지법인이 맡고 있다. 이종필 미래에셋증권 영업추진본부장은 “단순 자문만 받아서 한국에서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법인의 해외주식 전문가가 직접 운용하기 때문에 철저한 분석과 합리적인 투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소 가입금액은 1억원이며 수수료는 3개월마다 0.75%를 내는 방식이다.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초과해 최대 38.5%의 종합소득세율(주민세 포함)을 적용받는 고액자산가가 이 상품에 투자하면 양도세 22%(주민세 포함)만 부담하기 때문에 절세효과가 있다. 이와 관련한 세무대행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된다. 상품 문의는 금융상품상담센터(1577-9300).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소비재 관련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랩어카운트를 올해 유망 투자상품으로 추천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005년 업계 최초의 소비재펀드인 ‘솔로몬 컨슈머펀드’를 내놨다. 지난해에는 미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신흥시장 소비성장에 따른 수혜 업종에 투자하는 ‘글로벌 이머징마켓 그레이트 컨슈머펀드’를 출시하는 등 전 세계 시장의 소비구매력 성장에 주목하고 컨슈머 섹터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전국 모든 주유소서 ℓ당 60원씩 할인 <삼성카드 ‘카앤모아카드’>기존의 주유 카드가 특정 업체에서만 할인받을 수 있었던 것과는 달리, 정유사에 관계없이 전국 모든 주유소에서 ℓ당 60원(LPG는 30원)을 할인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멤버십을 체결한 카앤모아멤버스 주유소에서는 최대 40원까지 추가로 할인받을 수 있다. 주유할인 서비스는 전월 일시불·할부 결제금액이 20만원 이상일 경우에 제공된다. 주유 금액은 실적 산정에서 제외된다. 주유 외 사용금액은 별도 주유 포인트로 적립된다. 일반가맹점에서 금~일요일에는 사용 금액의 0.4%, 나머지 요일에는 0.2%가 주유 포인트로 적립된다. 주유 포인트는 1만 포인트 단위로 주유 금액에서 자동 차감된다. 전국 애니카랜드, 스피드메이트, 카젠에서 타이어 펑크 수리, 엔진오일 1만 5000원 할인 등 차량정비 서비스와 지정 지역 내 가장 싼 주유소 또는 지정 주유소의 가격과 위치 정보를 문자메시지를 통해 주 2회 알려주는 ‘최저가 주유소 알리미서비스’, 차량에 부착된 대표번호로 휴대전화 통화를 연결해 주는 ‘주차안심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이 밖에 ▲삼성화재 특화 서비스 ▲CGV 현장 구매 시 동반 1인 50% 할인 ▲스타벅스 1만원 이상 결제 시 1000원 할인 ▲전국 6만 5000개 보너스 클럽에서 최대 5% 포인트 적립 등 다양한 서비스도 마련됐다. ▶출시 4개월만에 10만당 돌파 ‘인기카드’ <현대카드 ‘플래티넘 3 시리즈’>합리적인 프리미엄 고객들을 타깃으로 혜택을 차별화한 상품이다. 저가의 연회비를 받고 비슷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서 벗어나 소비 패턴에 따라 카드를 구분해 실용적인 혜택과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합당한 연회비를 받는다는 컨셉트가 주효해 출시 4개월 만에 발급 10만장을 돌파했다. 연회비가 7만원(M3, H3), 10만원(R3, T3)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특히 자신의 소비 패턴을 꼼꼼히 분석해 카드를 사용하는 젊은 층의 호응도가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M포인트 적립률이 일반 카드의 2배인 M3는 현대·기아차를 구매할 때 포인트를 활용하면 5년간 최고 200만원까지 사용할 수 있다. 외식·쇼핑·자동차 정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쓸 수 있다. H3는 학원·이동통신·병원·약국 등 생활 체감도가 높은 사용처에서 월 최고 10만원(영역별 3만원)까지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R3는 국내 3대 백화점 할인 등 쇼핑 특화 서비스와 M포인트 적립 혜택이 동시에 제공된다. T3는 마일리지 적립 등 항공 특화 서비스와 M포인트 적립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항공권 할인, 인천국제공항 내 라운지 무료 이용, 국내 주요 면세점 할인, 해외 이용 3개월 무이자 할부, 호텔·레스토랑·뷰티·아카데미 등 4개 부문 프리미엄 가맹점 할인, 특급 호텔 무료 발레파킹 등 공통 서비스 면면도 화려하다.
  • 서울 내진설계율 8.7%… 전국평균 이하

    서울 내진설계율 8.7%… 전국평균 이하

    서울 시내에 지진이 발생했을 때 낡은 건물이 많은 동대문구(4.8%)와 중구·종로구(평균 내진설계율 6%)가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강남구(24%) 등은 두 곳보다 4배쯤 튼튼한 건물을 지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보다 오히려 비율 떨어져 서울시는 일본 대지진 피해를 계기로 공동 주택 등 지진 피해가 우려되는 각 분야의 위험 요인을 찾아내 내진 계획을 서둘러 진행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서울 시내 건물의 내진설계 비율은 이날 기준 8.7%로 전국 평균 16%보다 낮은 수준이며, 2009년 말 9.8%보다 오히려 1%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서 내진설계를 의무화하고 있는 3층 이상, 총면적 1000㎡ 이상인 건축물(2005년 기준 마련) 65만 8298채 가운데 내진설계를 갖춘 건물은 5만 7008채로 8.7%에 불과하다. 내진설계 비율은 신축 건물이 많은 강남구(24%)와 송파구(22%), 서초구(19.9%) 등이 높은 반면에 오래된 건물들이 밀집한 중구(5.9%)와 종로구(6.2%), 용산구(6.4%) 등은 낮다. 그만큼 지진 등에 취약한 것이다. 2005년 이전까지 건축법에는 내진설계 기준이 ‘6층 이상 10만㎡ 이상 건축물’로 규정돼 그 이전에 지어진 건물에 지진이 발생할 경우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상태다. 아울러 이 규정이 정해지기 전인 1987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에는 기준이라는 것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이와 별개로 1992년 이전에 지은 시내 아파트 10가구 중 7가구는 내진설계가 안 돼 지진 위험에 노출돼 있다. 부두완 전 서울시의원에 따르면 강남구의 경우 1992년 이전에 건설된 아파트 4만 425가구 중 14.5%, 송파구 22.7%, 노원구 26.4%, 양천구 37%만이 내진설계가 적용됐다. 다행히 이후 건설된 아파트는 97%가 내진설계가 적용됐다. 학교는 2450곳 가운데 16%인 393곳만 내진설계가 돼 있어 사실상 지진의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권창주 서울시 건축기획과장은 “지난해 10월 한국지진공학회에 연구용역을 줘 건축물 내진설계 보강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일본의 경우 지진 대비책 마련을 위해 실·국 단위 조직이 있지만 우리는 팀단위조차 대응팀이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5~8호선은 내진 1등급 지하철과 도로, 교량 등 도시시설물도 강도가 높은 지진에 견디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도시철도 전체 335.9㎞ 중 내진 성능을 갖춘 철도는 234㎞로 69.7%에 불과하다. 2000년 이후 개통한 지하철 5~8호선은 내진 1등급 성능을 갖추고 있지만 그 이전에 개통한 서울지하철 1~4호선 143㎞ 구간 중 내진설계가 적용된 구간은 15.8㎞에 불과하다. 시는 지하철 1~4호선에 대해 연차적으로 내진 성능을 보강할 계획이다. 일제시대 때 축조된 한강철교의 교각과 교량 받침 모두 내진 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지적됐다. 올해 국토해양부와 철도시설관리공단은 한강철교 등 2개 교량에 40억원을 투입해 내진 성능을 보강하고, 향후 1000억원을 투입해 나머지 교랑에도 내진 보강을 완료할 예정이다. ●공공하수처리장 4곳 모두 대비 미흡 상수도시설 중 수도시설은 98.3%가 내진 성능을 갖추고 있지만 공공하수처리시설 4곳은 모두 내진성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특히 재난과 전쟁 등 위급 상황이 발생해 상수도 공급이 중단됐을 경우 시민들이 최소한의 음용수와 생활용수를 공급받을 수 있는 비상 급수시설은 지난해 7월 기준 인구대비 급수율 69%를 확보, 1282곳에서 18만 514t을 공급할 수 있다. 급수율은 1인당 식수 9ℓ와 생활용수 16ℓ 등 하루 25ℓ다. 민방위 대피시설은 3919곳으로 인구대비 266%를 확보하고 있다. 대피시설은 10시간 이내에 대피할 수 있는 시설로 도시인구를 기준으로 3.3㎡당 4인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은행권 가계대출 1년만에 줄었다

    은행권 가계대출 1년만에 줄었다

    저금리 기조를 타고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은행권 가계대출이 1년 만에 줄었다. 설 명절에 따른 기업들의 상여금 지급과 이사철 비수기 등의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한국은행이 14일 내놓은 ‘1월 중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431조 2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000억원 감소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1월(1조원) 이후 1년 만이다. 기업의 연초 상여금 지급 등으로 마이너스 통장식 한도 대출의 상환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타대출(주택대출을 뺀 대출) 감소액은 1조 4000억원으로 전월(1000억원) 대비 크게 확대됐다. 2009년 1월 2조 6000억원이 감소한 이후 2년 만에 최대폭이다.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도 1조 5000억원으로 전월(2조 7000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비은행취급기관(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상호금융, 신탁, 우체국예금)의 가계대출 잔액은 164조 7000억원으로 3000억원 늘었다. 기타대출이 2000억원 줄었지만 주택담보대출은 5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1월 말 현재 595조 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300억원 늘어났다. 증가액이 지난해 1월 1조원 감소 이후 최저 수준이다. 기타 대출은 전월 2조 3000억원에서 지난달 1조 5000억원으로 감소했고, 주택담보대출은 1조 9000억원 늘어나 증가액이 전월(3조 90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지역별로는 비수도권 가계대출이 5000억원 줄면서 1년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수도권 가계대출은 5000억원 늘었지만 증가폭은 전월 3조원보다 크게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의 설 상여금 지급으로 마이너스 한도대출 상환이 이뤄지면서 기타 대출이 감소했다.”면서 “이사 비수기인 계절적 요인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액도 축소됐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Weekly Healthy Issue] (53) 증상없는 치명적 질환 ‘복부대동맥류’

    [Weekly Healthy Issue] (53) 증상없는 치명적 질환 ‘복부대동맥류’

    생소하지만 치명적인 질환 가운데 복부대동맥류가 있다. 인체의 모든 혈관은 이상 변화를 일으킬 수 있지만 특히 이 복부대동맥류가 주목받는 것은 증상이 없고 치명적이어서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열명 중 여섯명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숨지고, 수술을 받는 나머지 네명도 생명을 담보할 수 없다.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과 1세대 영화배우 조지 스캇의 목숨을 앗아간 복부대동맥류는 그 위험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 유병률이 크게 늘고 있는 복부대동맥류에 대해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조진현 교수로부터 듣는다. ●복부대동맥류란 어떤 질환인가. 동맥류란 정상 동맥보다 직경이 50% 이상 증가하는 상태를 말한다. 간단하게 말하면 동맥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뱃속에 있으면서, 인체에서 가장 큰 동맥인 복부대동맥의 정상 직경은 약 2㎝다. 그런데 이 복부대동맥이 50% 이상 굵어져 3㎝ 이상이 되면 복부대동맥류로 본다. ●복부대동맥류가 왜 문제가 되는가. 복부대동맥류는 특이 증상이 없어 대부분 자신에게 그런 병증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지나간다. 그러다가 대동맥류의 크기가 더 커지면 파열되는데, 이 경우 60% 정도가 병원 도착 전에 사망한다. 또 병원에 도착해 수술적 치료가 이뤄지는 나머지 40%도 사망률이 30∼90%에 이른다. ●국내 유병률과 특징적인 발병 추이는. 전체적인 복부대동맥류의 빈도를 조사한 보고는 현재까지 없다. 유사한 사례를 다룬 영국의 부검조사에 따르면 전체 유병률이 1.3%에서 많게는 12.7%까지 보고되고 있다. 증상이 없는 복부대동맥류의 유병률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연인원 10만명당 3명에서 많게는 117명까지 보고되고 있다. 이런 복부대동맥류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5배나 많은데, 남성의 경우 50세부터 급증해 80세에 가장 많다가 이후 빈도가 낮아진다. 여성은 발병 빈도가 남성보다 10여년이 늦은 60세 이후에 급증한다. 남녀 공히 60세 이상인 사람의 5%가 복부대동맥류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최근 강동경희대병원이 50세 이상 성인 남녀와 복부대동맥류 가족력을 가진 일반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복부대동맥류 유병률은 1.1%로 나타났다. 특히 복부대동맥류 고위험군인 흡연력이 있는 65세 이상 남성의 경우 유병률이 4.9%로 무척 높았다. 발병 추이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심평원에 의뢰해 2004년 이후 5년간 복부대동맥류를 포함한 동맥류로 치료받은 환자를 조사한 결과 2004년 1872명, 2006년 2489명, 2008년에 3658명 등으로 5년 사이 2배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원인은 무엇인가. 동맥류는 인체의 혈류역학적 문제와 생화학적 변화, 유전성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혈류역학적 원인이란 심장 박동에 따른 스트레스가 동맥벽에 지속적으로 전달돼 혈관 벽이 약해지면서 동맥류가 형성되는 경우로, 젊은 층보다 60세 이상의 고령층에 많다. 또 동맥벽을 구성하는 결체조직을 분해하는 효소인 ‘기질단백분해효소(matrix metalloproteinase)’가 증가해 동맥류를 만들기도 한다. 물론 인체에는 이런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물질이 있지만, 그 양이 부족하면 적절하게 분해효소를 통제하지 못해 동맥류가 발생하게 된다. 유전성도 무시할 수 없다. 가족 구성원 중에 동맥류 환자가 있으면 다른 가족에게서 동맥류 발생 확률이 무려 18배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과 자가검진은 어떻게. 복부대동맥류는 거의 증상을 보이지 않으며, 증상을 보일 때면 상당한 병증의 진행이 있다고 봐야 한다. 일부 환자는 배에서 박동성 종괴(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또 간혹 경미한 복통 또는 허리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이는 대동맥류 후벽의 침식에 의한 증상으로, 반드시 파열 가능성을 확인해 봐야 한다. 복부대동맥류가 파열되면 혈압이 떨어지고, 안색이 창백해지며, 심한 불안감과 함께 점차 의식을 잃는다. 복부대동맥류를 가진 사람에게서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없이 수술을 해야 한다. 자가검진을 위해서는 편안히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굽히고 명치 끝과 배꼽 사이를 손으로 가볍게 만졌을 때, 심장처럼 박동하는 멍울이 만져지면 복부대동맥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검사 및 진단방법은. 동맥류는 대부분 건강검진 등 다른 검사 중에 우연히 발견된다. 동맥류를 검사하는 방법으로는 비침습적인 초음파검사가 우선이며, 여기에서 동맥류가 관찰되면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검사를 시행한다. ●치료는 어떻게… 치료법 효용과 한계는. 치료는 개복해 동맥류 발생 부위를 인조혈관으로 대체하는 고전적 방법과 방사선으로 투시하면서 스텐트·도관을 삽입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개복복원술은 개복에 따른 복강 및 폐·심혈관계 합병증이 스텐트·도관삽입술보다 높지만, 안정적인 수술이 이뤄지면 이후 5년 내에 CT검사를 통한 주위 대동맥의 변화를 관찰만 하면 된다. 스텐트·도관삽입술은 개복복원술에 비해 비교적 안전한 방법으로 조기회복·조기퇴원이 가능하고, 수술에 따른 합병증이 거의 없다. 그러나 시술 후 6∼12개월 간격으로 초음파나 CT를 통한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위해성과 정책적 대안은.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 건강은 국가사회에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다. 당연히 노인들의 건강관리 비용뿐 아니라 그들의 노동력을 사회에 환원시키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이런 관점에서 복부대동맥류로 인한 노동력 및 사회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확한 전수조사를 통해 유병률과 발병 패턴, 치료 및 예방법을 개발·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황진선칼럼] 봄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먼저 온다

    [황진선칼럼] 봄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먼저 온다

    사람들이 자신의 정당한 몫을 받을 수 있는 사회 질서를 확립하는 것은 모든 시대의 과제다. 이명박 대통령이 공정사회를 내세운 것도 그런 뜻일 것이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 이를테면 소득과 부, 의무와 권리, 권력과 기회, 공직과 영광 등을 올바로 분배하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라고 얘기한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협력기업과 나누는 ‘이익공유제 도입’을 제안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이해가 가지 않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부정적으로 말했다. 한나라당의 한 인사도 반시장적·급진좌파적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시장 원리가 언제나 정의로운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는 1인 1표의 원리로 움직이지만 시장은 1달러 1표 원칙에 따라 작동한다. 그래서 시장주의가 강조될수록 부자들이 우위에 설 가능성이 크다. 돈 없는 사회적 약자들은 소외되고 피해자가 되기 쉽다. 더욱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는 시장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초과 이익 공유제’ 역시 대기업은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내는 반면에 협력업체들은 납품 단가 인하 등 불공정 거래를 강요당해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그 근본 취지는 대기업이 초과 이윤을 얻는 데 기여한 협력업체에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익을 나누는 것이 오히려 시장 원리에도 부합한다. 마이클 샌델도 손을 들어줄 듯싶다. 샌델은 정의로운 사회는 자유 시장이 존중하지 않는 미덕과 좋은 삶, 공동선을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시장의 도덕적 한계를 인정하고 시민연대와 미덕을 해치는 불평등을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저자 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의 말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그는 부자들에게 더 큰 부를 제공하면 부가 아래로 흘러내려 가난한 사람들에게 스며든다는 ‘트리클 다운’(trickle down) 현상은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고 얘기한다. 더구나 그것을 시장에 맡겨두면 효과는 더 미미하다는 것이다. 그는 그 근거로 1980년대 이후 ‘부자들에게 유리한 소득 재분배’ 정책을 썼던 미국과 영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소득불평등도가 심화되었다고 지적한다. 이를테면 미국에서 소득 상위 0.1%에 속하는 사람들의 소득이 1979년에는 전체 소득의 3.5%였는데 2006년에는 11.6%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대기업 총수들에게 여러 차례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당부했지만 성과는 거의 없었다. 동반성장위원회를 만든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우리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간으로서 존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먼저 물질적으로 기본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시장 원리만으로는 존엄을 유지하기 어려운 계층과 생존이 담보되지 않는 중소기업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장하준 교수는 기회의 균등뿐 아니라 적절한 수준의 결과의 균등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정의로운 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외환위기 이후 부의 편중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양극화가 지나치면 분열과 폭력을 부른다. 그 폐해는 부유층을 표적으로 하는 ‘인질 산업’이 성행하는 일부 남미 국가에서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제 봄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봄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먼저 온다고 얘기했다. 겨울의 추위와 굶주림에 떨던 가난한 사람들이 따뜻한 봄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다는 뜻이다. 굶주림에 지쳐 있다가 봄나물을 맛볼 수 있기에 더 반가웠을 것이다. 가난을 체험해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얘기다. 대기업이 성장의 과실을 독점해서는 안 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따뜻한 봄바람이 되었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jshwang@seoul.co.kr
  • [사설] 23년 걸린 의료분쟁법 공정운영 기대한다

    23년 동안 표류해온 의료분쟁조정법이 어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의료사고에 대한 합리적인 조정과 신속한 피해구제가 가능하게 됐다. 그동안 의료사고에 대해 병원과 환자 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소송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의료분쟁으로 인한 소송건수는 한해 1000건이 넘는다. 소송기간의 장기화(평균 26.3개월)로 인한 개인·사회적 피해는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그러나 이 법에 따라 소송 전 중재를 거칠 수 있게 됨으로써 의료분쟁 해결은 한층 합리적인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소송만능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우여곡절 끝에 의료계와 정부, 시민단체 등 이해당사자가 입장차를 좁히고 상생의 길을 마련한 만큼 성숙한 제도적 운영이 요구된다. 법이 시행되면 새로 설립될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의료사고를 조사해 분쟁 중재를 맡게 된다. 정보 접근이 어려워 의료 과오를 입증하는 데 곤란을 겪어온 환자로서는 퍽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의료사고 발생시 의사가 스스로 무죄를 입증해야 처벌을 면하도록 하는 ‘입증책임 전환’ 조항이 제외된 데 대해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입증책임 전환과 관련, 피엘(product liability)법을 원용하기도 한다. 제품에 하자가 있을 때 제조사나 판매사가 제품에 결함이 없음을 증명해야 배상책임을 면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제품 소비자와 의료 소비자를 동일 선상에서 재단하는 것은 무리다. 의료분쟁의 원인이 의료인의 과실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엔 진료 결과에 대한 환자의 불만족이 소송으로 이어지는 예도 적지 않다. 의료인이 의료사고를 피하기 위해 방어진료나 위축진료에 안주하거나 응급의료를 기피하려 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간다. 그런 점에서도 입증책임 논란은 별 실익이 없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요컨대 신설될 중재원이 독립기구로서 얼마나 제3자적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어렵사리 마련된 이 법이 의료분쟁 문화의 선진화, 나아가 의료허브 대한민국의 꿈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시론] 디자인이 미래 생존 전략이다/정경원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

    [시론] 디자인이 미래 생존 전략이다/정경원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

    얼마 전 독일 에센에서 ‘2011 레드 닷 디자인 공모전’의 심사회가 열렸다. 전 세계 60여개 나라에서 4400여점이 출품돼 이틀간 심사가 진행됐다. 출품작은 지난해에 비해 4% 정도 늘어났다. 이는 세계적인 경기 불황에도 제품의 디자인 경쟁이 아주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경제가 어려울수록 구매자들의 선택 기준은 더욱 까다로워진다. 따라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이라도 사로잡아야 한다. 가정용품과 주방기기를 비롯해 사무용품, 컴퓨터는 물론 승용차와 중장비 등 다양한 제품들을 대상으로 디자인 수준에 따라 최우수상, 입상, 입선을 가려내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임무다. 제품 부문별로 필자를 포함해 각 3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혁신성, 심미성, 기능성 등 여덟 가지 디자인 선정 기준에 따라 심사했다. 국적과 배경이 다른 심사위원들이 함께 디자인의 우월을 가려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숙련된 심사위원들은 뛰어난 디자인을 선별하는 데서 쉽게 공감대를 형성한다. 한눈에 호감이 가는 형태와 색채, 사용성 등을 가려낼 수 있다. 또 사용자 입장에서 세심하게 살펴보면 편의성과 안전성 등의 우열이 판별된다. 심사를 하는 동안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속담이 머릿속에서 내내 맴돌았다. 수많은 제품 중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끄는 것들은 하나같이 형태와 기능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흔히 “아름다운 형태에 치중하다 보니 기능이 약해졌다.”라거나, “기능에 충실하려다 보니 형태가 무미건조해졌다.”라는 말을 하는데, 이는 디자인을 잘못했다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19세기 중엽 미국의 조각가 호레이쇼 그레노는 “사물의 형태적 특성은 곧 어떤 기능이 있는지를 나타내 주는 증거이며, 아름다운 형태는 그런 기능이 완벽하게 발휘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약속이다.”라고 주장했다.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새들과 물고기들의 날렵하고 멋진 형태는 공기와 물의 저항을 가장 적게 받도록 유선형으로 진화된 결과라는 것이다. 디자인도 어찌 보면 생존전략의 결과이다. 또 “디자인의 가장 훌륭한 교과서는 자연”이라는 표현은 곧 제품을 디자인하는 과정이 자연물의 진화와 매우 흡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존에 꼭 필요한 부분은 강화하고, 불필요한 것은 과감하게 퇴화시키는 진화의 법칙이 바로 디자인의 원리이다. 수많은 출품작 중에서 탁월한 디자인을 가려내는 것은 제품을 만들 때 진화의 과정이 얼마나 충실하게 이루어졌는가를 판별하는 작업이다. 제품이든 건물이든 하나의 인공물이 기능적으로 나무랄 데가 없다는 것은 단지 탁월한 디자인을 위한 출발점일 뿐이다. 특히 한눈에 그 기능이 완벽하다는 것을 약속해줄 형태를 만들어 내려면 부단히 갈고 다듬어야 한다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쓸모’와 ‘아름다움’의 융합은 치열한 진화 과정의 소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런 사실을 직시하고 실천하는 기업들만이 탁월한 디자인의 날개를 달고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한 품목당 200유로(약 30만원)라는 출품료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출품작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디자인 경쟁이 점점 더 심화됨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도 우리 기업의 제품들은 기능적으로는 큰 무리가 없지만, 매력적인 특성이 약해서 늘 “2%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중국·터키 등 신흥 공업국들의 디자인 수준이 크게 향상되어 우리의 뒤를 바짝 따라붙고 있어서, 이러다가 정말 기술력에서는 선진국에 밀리고 디자인에서는 후발 개발도상국에 쫓기는 신세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적잖다. 디자인은 사치스러운 것이라느니, 겉멋만 내는 것이라는 등 시대착오적인 논쟁이 더 이상 우리 디자인 수준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미래 경쟁력을 담보해줄 수단으로 디자인을 적극 활용하려는 의지와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 “배출권거래제 조기 도입 바람직”

    “배출권거래제 조기 도입 바람직”

    논란을 빚었던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가 2015년 도입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정부는 배출권거래제 시행시기와 방법 등을 담은 법안을 재입법 예고하고 보완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산업계에서는 인프라 구축이 미비한 상황에서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정부안이 마련됐지만 앞으로 국회 입법과정에서 논쟁의 불씨로 남아 있다. 10일 배출권거래제 정부안이 마련되기까지 업무조율에 나섰던 이재현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관(국장)을 만나 쟁점 사안들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이 국장은 “기존 발전 패러다임의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저탄소 녹색사회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전제하며 “지구촌 최대 이슈인 기후변화 대응과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조기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년 전만 해도 환경과 무역의 연계는 무관하다는 입장이었지만 현실은 너무나 당연한 시대가 돼 버렸다. 따라서 기후변화 대응이 세계적 이슈로 등장한 시대적 상황에서 소극적 대응은 흐름을 거스르는 것으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어차피 선택해야 할 길이라면 먼저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는 “앞서 자발적으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발표해 놓고, 노력의 진정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의무 감축국가 편입 압력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과거와 같은 소극적 자세로는 국제 사회의 압력을 견뎌내기 힘들뿐더러 국가 위상과 명분을 살리기 위해서도 배출권거래제 조기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출권거래제가 도입되면 새로운 규제로 추가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산업계 주장은 잘못된 인식이다. 유상할당은 최소한의 수준으로 유지되고 실제 유상할당으로 발생하는 정부 수입도 거래제 대상 기업의 감축 지원 등에 활용된다는 점에서 비용 개념으로 포함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정부도 목표관리제라는 열등한 규제를 배출권거래제라는 우월한 규제로 발전시키려는 것임에도 이를 제대로 홍보하지 못한 것에는 책임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 국장은 “단기적 손익계산을 중시하는 기업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향후 산업계와 소통을 강화해 이에 대한 오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2015년 의무 거래제 시행 이전에 시범적 형태의 자발적 배출권거래도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15년에 본격적인 온실가스 거래제가 시행될 경우 통상 3년 정도의 제도 적응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0년까지 국가 감축 목표 달성 시간이 촉박하다. 배출권거래제 실시로 온실가스 감축에 드는 비용은 목표관리제 감축 비용에서 40~68% 절감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현행 목표관리제로는 과태료 수준이 의무 이행을 담보하기에 미흡한 측면도 있다. 배출권거래제 시행에 따른 감축목표 설정과 할당은 엄정한 기준에 의해 이뤄진다. 따라서 일부에서 우려하는 정부와 업체 간 협상을 통한 재량 행위가 아니라고 못 박았다. 이 국장은 “정부 수정안대로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되면 추가 부담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돼 산업계도 충분히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생각한다.”면서 “국회 입법과정은 물론 배출권거래제의 조기 정착을 위해 세부 시행령과 각종 지침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글 사진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약력 ▲1960년 전남 영광 출생 ▲조선대 기계공학과 ▲기술고시 23회 ▲ 환경부 재정기획관 ▲낙동강유역환경청장
  • 가계빚 어쩌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확고해지면서 가계빚 부담이 앞으로 서민층을 옥죌 전망이다. 가계빚 규모가 이미 800조원에 육박한 시점에서 금리 인상은 가계의 이자부담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친 가계신용은 지난해 말 795조 4000억원으로 2000년 말(266조 9000억원)보다 198% 증가했다. 분기마다 14조 3000억원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면 가계신용은 조만간 8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가처분소득’(개인소득 중 소비·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2000년 87.4%에서 2009년 143.0%로 뛰었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면 가계의 이자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최근 시장금리와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이날 연중 최고치인 3.39%로 마감했다. 연초 대비 0.59% 포인트, 2월 말 대비 0.22% 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연 6.7% 안팎으로 인상되는 등 각종 대출금리도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11일부터 신규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고객들에게 5.27~6.77%의 대출 금리를 적용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9월 말 가계부채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2% 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이자부담은 분기당 11조 7000억원에서 16조 1000억원으로 4조 4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은미 수석연구원은 “금리는 오르는 반면 증시의 변동성은 커져 가계부채를 둘러싼 여건은 나빠질 것”이라면서 “가파른 대출 증가에 금리인상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층 대출자들의 부담은 더욱 불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가계부채는 고소득층이 많이 지고 있는 데다 금리를 0.25% 포인트 올린다고 해도 소득 대비 11%가량의 이자를 내고 있어 가계부채에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이달 중에 종합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기준금리 올려도 보금자리론 5% 유지할 것”

    “기준금리 올려도 보금자리론 5% 유지할 것”

    임주재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은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U보금자리론 금리(고정)는 가능한 한 버틸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예상대로 10일 기준금리가 오르더라도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연 5.0%대의 U보금자리론 고정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지난해 말 현재 가계빚 규모는 800조원에 이른다. 금리가 1% 포인트만 올라도 추가 이자부담액이 8조원이다. 금리 인상으로 가계의 이자폭탄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임 사장은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이후 시장금리 상황을 봐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아직까지 시장금리가 조금 더 올라도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할 여력이 있다고 보고, 당분간 안정적인 운용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상→시중금리 인상→주택담보대출금리 인상’의 연쇄 반응이 하루나 이틀 만에 실현되는 은행 변동금리 체계와는 다른 방식의 금리 운용은 어떻게 가능할까. 임 사장은 “단기로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유동화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은행은 자금을 조달할 때 3분의2 이상을 예금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의존하는데, 3~12개월짜리가 주를 이루는 단기성 자금으로 자금을 조달하니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대출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10년 이상 장기로 운용되는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려면 대출 자산을 기반으로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발행해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금융기관이 대출을 실행하고 나서도 자산으로 보유하는 등 외형만 키우는 몸집 불리기 경쟁을 해왔다. 이렇게 되면 변동금리 형태로 가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대출구조 자체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금리가 낮고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부동산을 처분해 은행빚을 갚아 나갈 수 있었기 때문에 큰 위기가 아니었지만, 주택시장 구조에 체질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임 사장은 지적했다. 그는 “만일 가계가 빚을 이기지 못해 은행이 담보로 잡은 집을 강제집행하게 되면 시장에 엄청난 파급효과가 발생해 부동산 시장이 더 침체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임 사장은 “MBS 발행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가계대출을 관리할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은행들이 지금까지처럼 시장금리 변화에 따라 오르면 오르는 대로 이자를 주고, 대출자에게는 오른 이자를 받는 식의 ‘전당포 영업’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은행은 금융 전문가로서 면모를 보여야 한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글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국회, 핵보유 정책간담회

    “북핵은 위협용인가 공격용인가.”, “미국의 핵우산은 충분한가 부족한가.”, “핵무장부터 해야 하나 첨단무기 증강이 우선인가.” 누구나 갖는 궁금증이자 불안감일 수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 전술핵 재반입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8일 국회에서 열린 핵 보유와 관련한 정책 간담회에서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정책 간담회를 주최한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은 “미국에 북핵 폐기 종료 시간표를 약속받고, 약속이 이행되지 않으면 전술핵 재배치나 자위적 핵무장·핵주권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에 나선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진정한 핵주권은 핵무장이 아니라 정부·국회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의 효력이 상실됐음을 확인하는 것”이라면서 “핵무기 개발·보유 금지라는 근본 정신은 존중하면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확대하는 것이 핵주권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태우 전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 위원도 “한·미 동맹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핵무장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면서 “탄도미사일 등 재래식 첨단무기를 공중·지상·수중에 분산 배치하는 ‘3축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이방주 칼럼니스트는 “미국의 핵우산은 구속력이 없는 ‘구두 약속’일 뿐, 우리의 안전을 담보할 수단이 아니다.”면서 “재래식 전력 증강은 비용이 많이 들고, 북핵 억제에도 비효율적”이라고 반박했다. 전원책 변호사도 “북한이 우라늄탄을 개발하는 이상 막연하게 미국의 핵우산을 믿을 수는 없다.”면서 “전술핵이 재배치되더라도 미국은 관리 권한을 넘겨주지 않을 것이기에 북핵에 대한 명분만 줄 수 있는 만큼 자위권에 기초해 핵을 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핵의 성격에 대해서도 견해가 엇갈렸다. 김 위원은 “핵 비확산을 준수하는 한 남북 간 핵 비대칭성을 해소할 방법이 없고, 북한도 이를 바탕으로 이득을 얻는 ‘핵 그림자 전략’을 쓰고 있다.”며 위협용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전 변호사는 “핵 사용 여부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통제하느냐에 달렸는데, 김정일 국방위원장 체제 이후 군부의 입김이 커졌을 때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느냐.”고 반대 논리를 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분양 훈풍… 이달 1만4992가구 봇물

    분양 훈풍… 이달 1만4992가구 봇물

    봄철을 맞아 그동안 아파트 분양을 중단하다시피했던 주택업체들이 분양물량을 대거 쏟아내고 있다. 분양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지금이 분양에 적기라고 판단, 너도나도 분양에 나서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달 말로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 유예가 끝나면 분양 열기가 수그러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택업체의 아파트 분양물량은 전국 27곳에서 1만 4992가구에 달한다. 이는 지난달 3942가구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3월 5977가구에 비해서도 3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분양시장이 오랜만에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이 광명시에 분양하는 광명 해모로 ‘이연’(以然)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이성민(45)씨는 “집값이 오를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고, 시기상 적기라는 판단에 정부가 곧 DTI 규제를 강화해 대출이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새 주택을 분양받을까 하고 모델하우스를 둘러보러 왔다.”고 말했다. 분양경기 회복과 DTI 규제 완화 종료가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다. 그동안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DTI 규제 완화는 이달 말로 끝난다.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가 이를 연장하는 문제를 놓고 의견을 조율 중이지만 연장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 기존주택에만 적용되고, 신규 분양의 경우 중도금이 담보대출로 전환될 때까지는 적용되지 않지만 주택시장에는 간접적인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주택업체들이 분양을 서두르는 것은 최근의 분양 열기를 이어가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지난 7일 ‘강남역 2차 아이파크’ 오피스텔 거주자 우선청약률이 146대1까지 치솟았다. 9실 분양에 1316명이 몰렸다. 부산 명지동 두산위브더포세이돈은 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경기 용인에서는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가 한 달 새 1000여가구가 팔린 것도 주택업체를 자극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부산발 훈풍과 DTI 규제 완화 일몰 전인 이달 신규분양에 나서는 것이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모델하우스 준비와 분양 일정 공고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대열에는 대형주택업체도 가세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서울 행당동에 서울숲 더샵 495가구의 이달 말 분양을 목표로 준비작업 중이다. 또 올해 서울 옥수 12구역 재개발 지역에 첫 물량을 선보이는 삼성물산도 분양 준비가 한창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분양시점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3월 중순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3월 분양은 아니지만 분양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는 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분양을 무기연기했던 부산 동래구 명륜동 재개발 아파트 분양시기를 5월로 앞당길 계획이다. 1420가구 가운데 1041가구를 일반분양한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국지적이기는 하지만 주택업체는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는 분양시장의 분위기를 살리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다만, DTI의 경우 기존주택을 살 때 적용되는 만큼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심리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오상도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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