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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세 시대 금융 서비스·소비자 보호 강화

    100세 시대 금융 서비스·소비자 보호 강화

    ‘100세 시대’에 맞춰 금융 관련 서비스와 금융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금융위원회가 27일 발표한 ‘금융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주안점이다. 연금 관련 조항을 완화해 노후 소득에 대한 보장을 늘릴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 보호에 주안점을 뒀다는 점에서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알맹이 빠진 규제 강화’라는 비판도 나온다. 내년 말을 목표로 종합연금포털이 구축된다. 개인·퇴직연금은 물론 국민연금 등 모든 연금의 가입을 조회할 수 있고 은행·증권·보험상품 간 장단점과 수익률을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다. 개인연금을 장기 보유할 경우 혜택이 늘어난다. 10년 이상 가입자에게는 수수료를 10% 할인해 주고 납입유예도 1년에 한 번 최대 5회까지 가능하다. 실효된 연금보험의 부활도 쉬워진다. 지금은 밀린 보험료를 모두 내야 하지만 앞으로는 1회차 보험료만 내도 계약이 부활된다. 재형저축 유인책도 마련됐다. 재형저축에 사망보장 등이 추가될 수 있다. 주춤한 재형저축 가입을 늘리기 위해서다. 주택연금 가입도 쉬워진다. 노후 생활자금이 주로 부동산에 묶여 있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는 주택 가격 9억원 이하 1주택 실거주자만 가입할 수 있지만 가입 요건이 다주택자이면서 모든 주택의 시가가 9억원 이하이거나 시가 9억원을 초과하는 일시적 2주택자로 완화된다. 또 보유하고 있는 주택에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진행되더라도 가입 자격이 유지된다.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 이외에도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포함됐다. 우선 중도상환수수료를 대출금리가 고정금리인지 변동금리인지, 또 담보대출인지 신용대출인지에 따라 차등하는 방안이 다음 달 발표된다. 또 금융사가 예금, 보험 등을 강매(꺾기)할 경우 해당 금융사의 신규 업무를 제한하고 임원에 대해서는 직무정지를 하기로 했다. 내년 중으로 전 은행에 대한 꺾기 실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기업들이 기술 개발만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신용평가 기관도 설립한다. 2015년까지 기술신용평가사를 신설해 기술평가 표준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창업할 때 일부 창업자들은 본인 연대보증 부담을 면제받는다. 단순 생계형 창업이 아닌 기술 창업 분야에서 일정 수준 이상 신용도를 갖춘 창업 기업이 대상이다. 기술력이나 투명성 정도에 따라 연대보증을 면제하는 혜택, 가산보증료 수준을 다양화하는 등의 금융 혜택을 제공한다. 금융업의 발전을 위한 대책도 내놨다. 금융투자업권에서 48개로 쪼개진 인허가 단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인 증권사에 대해서는 사모펀드 운용업 겸영 허용 등 영업인가 요건을 우대한다. 또 경영 부진 증권사의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해 적기 시정 조치 요건은 강화한다. 정부는 이런 대책으로 2023년까지 금융업 부가가치 10%, 우리 금융업 경쟁력 순위 15위권 진입을 이룬다는 목표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부정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 연구기관 연구전문위원은 “금융사들이 기업과 기술에 대해 잘 이해해서 선제적으로 유망 산업에 자금이 몰리도록 해야 하는데 오래전부터 금융사들은 독자적인 이익만 추구하고 리스크는 사회로 떠넘기고 있다”며 “이런 것을 바꾸려면 근본부터 뜯어고쳐야 하고 사람을 바꿔야 하는데 이런 선심성 대책으로 금융이 근본적으로 경쟁력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양은이파’ 조양은 필리핀서 체포

    수십억원의 대출 사기를 저지르고 해외로 달아났던 폭력조직 ‘양은이파’ 두목 출신 조양은(63)씨가 필리핀에서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필리핀 공안 당국과 공조해 이날 오전 필리핀 북부 팜팡가주 앙겔레스시에 있는 한 카지노 건물에서 조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이르면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될 예정이다. 조씨는 2010년 8월 서울 강남에서 유흥주점 2곳을 운영하면서 허위 담보서류를 이용해 제일저축은행에서 44억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조씨는 2011년 6월 중국을 거쳐 필리핀으로 달아났다.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씨를 지명수배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 수배도 내렸다. 또 지난해 3월 조씨의 여권을 무효화했다. 이 과정에서 조씨가 필리핀에서 교민을 폭행하고 협박해 수억원을 빼앗은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는 현재 필리핀 이민국에 있다”면서 “수사관이 현지로 가서 신병을 인수하고 수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1970년대 폭력조직 ‘양은이파’를 이끈 거물 조직폭력배로 1980년 범죄단체 결성 등의 혐의로 구속돼 15년형을 선고받았다. 1995년 만기출소해 ‘신앙 간증’을 하기도 했으나 이후 금품 갈취, 해외 원정도박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기소됐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글로벌은행 ‘脫코리아’… 中 등 신흥국 대이동

    글로벌은행 ‘脫코리아’… 中 등 신흥국 대이동

    HSBC, 스탠다드차타드(SC), 씨티은행이 줄줄이 국내 사업 축소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 금융 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에 놓인 탓이 크지만 저수익·저성장 지역에서는 사업을 줄이고 고수익·고성장 지역에서는 사업을 확대하는 글로벌 사업 재편의 일환이다. 이들 은행보다 수익성이 낮은 국내 은행들은 마땅한 수익원을 찾지 못한 채 국내에서만 맴돌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은행과 씨티은행은 국내은행보다 순이자마진(NIM)이 높다. 순이자마진은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다음 이를 자산으로 나눈 수치로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다. 씨티은행의 순이자마진은 2008년 3.25%에서 2011년 3.87%로 최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 2.70%로 낮아졌다가 올해 3분기 2.76%로 다소 회복된 상태다. SC은행도 2008년 2.60%에서 2010~2011년에는 은행 평균보다 낮아졌지만 지난해 2.13%로 다시 높아졌다가 올 3분기 2.08%를 기록했다. 은행 평균 순이자마진은 외국계 은행보다 한참 낮다. 2008년 2.30%에서 올 3분기 1.80%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수치 또한 외국계 은행이 포함된 것으로 국내 은행만 따로 계산할 경우 더 낮아진다. 외국계은행의 순이자마진이 높은 이유는 리스크 관리에 철저하기 때문이다. 위험도가 높은 기업대출보다는 주택담보대출이나 개인신용대출 중 소매금융에 치중한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최근 기업금융에서 부실이 발생하면서 국내 은행들은 충당금을 쌓느라 수익이 낮아졌지만 외국계은행의 충당금은 오히려 낮아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국계 은행은 한국에서는 수익이 나는 일부 사업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HSBC은행은 수익을 창출한 기업금융만 남겨두고 철수할 방침을 세웠다. SC은행은 기업금융 서비스를 중소기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씨티은행도 강점이었던 PB(고액자산관리)에 집중하고, 자산유동화증권(ABS) 시장에 뛰어들어 기업금융에 주력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은행들이 택한 고성장 지역으로는 중국이 대표적이다. 씨티은행은 중국에서 지점 수를 50개에서 150개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2월에는 신용카드 발급 허가도 받았다. 이 허가를 받은 외국계 은행은 씨티은행, 홍콩동아은행뿐이다. SC은행도 중국을 포함해 미얀마, 모잠비크, 앙골라 지역에서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HSBC은행은 홍콩법인 올 3분기 순익이 작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최근 사업을 확장했다. 저성장 지역에서의 축소는 한국만 해당하지 않는다. SC은행은 일본에서 자산관리 서비스를 철수시켰다. 성장세가 주춤한 인도에서는 자산관리와 자금관리에만 집중하고 나머지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국내 은행으로서는 국내 시장이 나아지길 바라는 수밖에 없지만 외국계 은행은 수익이 나지 않는 곳을 과감히 정리하고 다른 곳으로 진출할 수 있다”며 “국내 은행이 다양한 수익원 마련에 더욱 매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제주, 관광객에 환경기여금 부과 추진

    제주 방문객에게 항공 및 선박 이용료의 1% 수준에서 환경기여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26일 한국법제연구원이 제주도에 제출한 ‘제주 세계환경수도 조성 특별법’ 최종안에 따르면 생물다양성 증진, 온실가스 배출 감소, 환경 복원 등을 위해 방문객을 대상으로 환경기여금을 징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법제연구원은 초기에는 징수 저항을 줄이기 위해 최초 요율은 1% 수준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법제연구원은 “환경기여금이 입도세나 오염처리를 담보하는 보증금 또는 예치금과 같은 부담금은 아니다”며 제주의 환경보전에 협력하는 의미의 협력금에 가까운 환경비용이라고 설명했다. 도는 의견 수렴을 거쳐 연말까지 최종안을 확정, 내년 상반기에 입법을 추진할 방침이다. 도는 2020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처음으로 인증하는 세계환경수도 조성을 위해 지난 5월 법제연구원에 특별법 법안 연구용역을 맡겼다. 도 관계자는 “제주가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생물권보전지역·세계자연유산·세계지질공원)이지만 국비 등 재원은 별도로 지원되지 않고 있다”며 “환경부담금을 징수해 환경자산의 영구보전기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남 신안군은 2009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된 증도의 방문객들에게 2011년 5월부터 환경부담금 성격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필리핀서 검거 거물조폭 ‘조양은’은 누구?

    필리핀서 검거 거물조폭 ‘조양은’은 누구?

    수십억원의 대출 사기를 저지르고 해외로 달아났던 폭력조직 ‘양은이파’ 두목 출신 조양은(63)이 필리핀에서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필리핀 관계 당국과 공조해 26일 오전 필리핀 북부 팜팡가주 앙겔레스시에 있는 한 카지노 건물에서 조양은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조양은은 이르면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될 예정이다. 조양은은 2010년 8월 11일 서울 강남에서 유흥주점 2곳을 운영하면서 허위 담보서류를 이용, 제일저축은행에서 44억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조씨는 2011년 6월 중국을 거쳐 필리핀으로 달아났다.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씨를 지명수배하고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 수배를 하는 한편, 작년 3월 조씨의 여권을 무효화했다. 이 과정에서 조양은이 필리핀에서 교민을 폭행하고 협박해 수억원을 빼앗은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는 현재 필리핀 이민국에 있다”면서 “수사관이 현지로 가서 신병을 인수하고 수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양은은 1970년대에 폭력조직 ‘양은이파’를 이끈 거물 조직폭력배로 1980년 범죄단체 결성 등의 혐의로 구속돼 15년형을 선고받았다. 1995년 만기출소해 ‘신앙 간증’을 하기도 했으나 그 뒤 금품 갈취, 해외 원정도박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기소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택담보대출 기한이익 상실 시점 연체후 1→2개월로 늦춰진다

    앞으로 원금에 비례해 연체이자가 급격하게 불어나는 주택담보대출의 ‘기한이익 상실’ 시점이 연체 후 1개월에서 2개월로 늦춰진다. 은행들은 기한이익이 상실되기 7영업일 전에 고객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 대출금을 예금으로 갚고자 고객의 예금을 지급정지할 때도 이를 미리 통지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4월부터 은행 여신약관을 이런 내용으로 개선한다고 25일 밝혔다. 기한이익 상실 시점이 늦춰지면 대출자가 갚아야 할 지연배상금이 줄어든다. 기한이익이란 대출자가 만기일까지 대출금을 계속 쓸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기한이익을 잃기 전까지는 연체이자에 대해서만 약정 이자율에 연체 이자율을 더해 지연배상금을 내면 된다. 하지만 기한이익을 잃으면 대출 잔액 전체에 대해 지연배상금을 계산하기 때문에 내야 할 돈이 갑자기 늘어난다. 현행 은행 약관은 일시상환대출 고객이 이자를 연체하면 이자를 내야 했던 날로부터 1개월 후, 분할상환대출 고객이 원리금을 2회 연속 갚지 않으면 2회째부터 기한이익이 없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에서 한 해 발생하는 기한이익 상실 건수를 약 170만건(3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금리 연 5.0%(연체가산이자율은 1개월 7%, 1∼3개월 미만 8%, 3개월 이상 9%)에 만기일시상환방식으로 1억 2000만원을 빌렸을 경우 현재는 3개월간 이자가 밀리면 260만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기한이익 상실 시기가 늦춰지면 130만원만 내면 된다. 권대영 금융위 은행과장은 “제도 개선으로 줄어들 은행권의 이자 이익은 최대한 크게 추산했을 대 100억원 안팎으로 은행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19禁을 허하라

    19禁을 허하라

    애들은 가라? 요즘 대중문화계에 19금(禁) 마케팅이 한창이다. 가요, 영화, 방송 등 대중문화계 전 장르에 걸쳐 파격적인 19금 코드가 문화 콘텐츠의 틈새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한켠에서는 여전히 선정성과 폭력성 논란이 뒤따르고 있다. 최근 각종 차트 1위를 휩쓸고 있는 혼성 듀오 트러블 메이커. 아이돌 그룹 포미닛의 현아와 비스트의 장현성이 결성한 이 그룹은 ‘내일은 없어’라는 곡으로 온라인 음원과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돌풍에는 19금 딱지가 붙은 뮤직비디오가 단단히 한 몫을 했다. 현아와 장현승의 파격적인 스킨십과 베드신이 등장해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 노래는 지난 16일 유튜브 조회수 1000만 클릭을 돌파했다. 이어 소속사는 지난 4일 ‘내일은 없어’의 19금 무삭제판을 공개했다. 영화 ‘보니 앤 클라이드’를 모티브로 위태로운 청춘의 자화상을 담는다는 것이 기획 의도다. 아이돌 스타들이 이처럼 수위가 높은 19금 코드에 도전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여기에는 과감하고 도발적인 일명 ‘그로운-업’(성인) 콘셉트를 표방한 소속사의 전략이 숨어 있다. 소년, 소녀의 이미지를 통해 예쁘고 순수함을 강조했던 아이돌 시장에 19금이 새로운 블로오션으로 떠오른 것. 큐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10대에 데뷔한 현아와 장현승이 20대를 넘긴 만큼 그들이 성장하면서 가질 수 있는 여성미와 남성미를 극대화해 어른들의 이야기로 승부한다는 전략이었다”면서 “우리 사회는 아이돌의 섹시함에 거부감을 갖고 있기에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도입해 섹시한 느낌을 완화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최근 가요계에는 3인조 그룹 팬텀의 ‘신세계’, 빅스의 ‘저주인형’ 등 19금 뮤직 비디오가 쏟아지고 있다. 좀 더 세고 강렬한 이미지로 차별점을 찍으려는 전략으로 유튜브에 무삭제판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는 것도 관례화되고 있다. 이 뮤직 비디오의 제작자들은 이런 관행을 “곡의 가사와 분위기를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설명하지만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은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19금 코드가 포화 상태 아이돌 시장의 틈새 전략인 것은 맞지만 뮤직비디오, 노래와 퍼포먼스 등 어느 정도 완성도를 담보해야 하는 것이지 무조건 자극적이라면 흥행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가에서도 올해 아슬아슬한 19금 코드는 하나의 틈새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tvN SNL 코리아가 섹시 콘셉트를 내세운 19금 코드를 주도했고 MC 신동엽은 일명 ‘섹드립’(야한 농담) 개그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가 진행하는 종편의 ‘마녀사냥’도 회를 거듭할수록 성적 농담의 수위가 높아져 도마에 오르기도 한다. 상반기에는 MBC 에브리원 ‘하하의 19TV 하극상’ 등 19금을 전면에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도 전파를 탔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들은 지상파 범위 밖의 이야기다. 지상파에서 MBC ‘놀러와’와 SBS ‘자기야’는 19금 코드를 내세운 성인 버전을 방송했지만 수위 조절에 실패해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한편 영화계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의 19금이 유행이다. 특히 최근에는 아이돌 스타들이 등장하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가 쏟아지고 있다. 제작자들은 표현의 수위를 조금 낮추면 더 많은 관객을 모을 수 있다는 유혹을 뿌리치고 19금 전략을 앞세운다. 세고 과감한 ‘어른들의 영화’임을 전략으로 내세운 것. 영화 ‘화이’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아 16세 하이틴 스타이자 주인공인 여진구조차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아이돌 그룹 엠블랙의 이준이 출연한 영화 ‘배우는 배우다’도 이준의 노출과 베드신 등 19금 코드가 영화의 주요 마케팅 포인트 중 하나가 됐다. 한편 드라마 ‘학교’와 ‘상속자들’에서 고교생으로 출연해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은 김우빈 주연의 영화 ‘친구2’도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다. 두 드라마에서 교복을 입고 나온 김우빈은 이 작품에서 조직 폭력배 연기를 펼치며 잔인하고 강도 높은 액션 장면을 선보인다. 영화 홍보사 퍼스트룩의 강효미 실장은 “19금이 예전에는 무조건 야한 영화를 뜻했지만 요즘은 타협점을 찾지 않고 보다 날 선 표현으로 색깔을 잘 살린 영화라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한국 영화의 주 관객층이 10~20대에서 30~50대로 이동하면서 투자자도 모든 연령대보다는 성인 관객의 눈높이에 정조준한 영화를 선호하는 것이며, 이런 경향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미국 양적완화 축소 여부에 울고웃는 지구촌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미국 양적완화 축소 여부에 울고웃는 지구촌

    최근 들어 우리나라 주가 또는 환율의 움직임을 설명할 때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테이퍼링) 또는 ‘미국 양적 완화 축소 우려 완화’ 등의 표현이 자주 나온다. 과연 ‘양적 완화’(量的緩和·Quantitative Easing)란 무엇이며 미국은 왜 이것을 줄이려 할까. 미국 경제가 좋아지면 우리나라 기업의 수출이 늘어나는 등 우리 경제에는 도움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터인가 미국 경제성장률이 높아졌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은 주가 하락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이유를 알아보자.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진원지인 미국에서는 경제성장률이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실업률이 급등하는 등 실물경제 활동이 빠르게 위축됐다. 금융위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연방기금금리 목표를 큰 폭으로 내리는 한편 신용경색 해소를 위해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충분히 지원하는 등 위기에 적극 대응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되지 않고 실물경기도 계속 침체되자 연준은 같은 해 11월 장기국채 및 주택저당증권(MBS)을 시장에서 사들여 금융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크게 늘리는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정책금리가 제로(0) 수준까지 낮아져서 금리정책으로는 더 이상의 금융 완화가 곤란해졌을 때, 중앙은행이 채권 매입 등을 통해 유동성 공급을 늘려 통화정책 기조를 더욱 완화하는 것을 양적 완화라고 한다.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2001~2006년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 처음으로 양적 완화 정책을 도입한 바 있다. 미 연준은 현재 매월 400억 달러 규모의 MBS와 450억 달러 규모의 장기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 계속되면서 일본은행도 2010년 10월부터 장기국채 및 금융기관 보유주식을 매입하는 본격적인 양적 완화 조치를 부활시켰다. 영란은행(영국의 중앙은행)도 국채와 회사채를 직접 사들이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ECB)은 역내 은행에 대규모 장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금리 이외의 통화정책 수단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이 실시해 온 양적 완화는 해당국의 금융 불안 진정은 물론 국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미 연준이 양적 완화를 실시한 기간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선진국과 신흥시장국 모두 금융위기로 떨어졌던 주가가 빠르게 회복됐고, 급등하던 시장금리도 추가 상승이 제한됐다. 그러나 양적 완화가 상당기간 지속된 이후까지도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가계와 기업의 부채 축소 노력 지속, 미국과 유럽 각국의 재정상황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으로 경제주체의 심리회복에 시간이 걸리는 데다 건전성을 높여야 하는 금융기관의 자금중개 기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재정 건전화 노력도 양적 완화에 의한 경기부양 효과를 상쇄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자 미 연준 등은 2012년 하반기 이후 기존의 양적 완화 규모를 늘리는 한편 양적 완화의 지속기간을 고용 및 물가 상황(미 연준), 물가상승률(일본은행) 등에 직접 연계시켜 그 목적이 경기 부양에 있음을 보다 분명히 했다. 이런 노력 등에 힘입어 미국에서는 주택가격, 주가 등 자산가치가 오르고 고용상황도 개선됐다. 일본에서는 엔화가치 하락이 가시화되면서 수출이 늘어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장기간의 마이너스 상태에서 벗어나고 있다. 그런데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점차 뚜렷해지자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조만간 국채 및 MBS의 매입 규모를 줄여나가기 시작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다. 중앙은행으로서는 양적 완화를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우선 중앙은행은 양적 완화로 엄청난 규모의 채권을 갖게 됐다. 특히 미 연준이 사들여온 MBS는 부도 위험 등을 이유로 과거에는 중앙은행이 보유하지 않았던 자산으로 자칫 연준에 치명적인 신뢰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 또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시기에 실물경제 활동에 비해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가 지속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게 된다. 양적 완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이를 수습하기가 훨씬 어려워진다. 지난 5월을 전후해 미 연준의 양적 완화 조기 축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동안 신흥시장국 금융시장은 선진국보다 훨씬 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양적 완화 축소로 연준의 유동성 공급 증가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미국 금리가 오르자 그동안 미국에서 초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은 신흥시장국에 투자했던 외국인들이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특히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는 등 기초 경제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가들에는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금리 상승이 큰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외국자본이 급격히 유출됐다. 이에 따라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금융 불안이 확대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른 신흥시장국에 비해 외환 및 금융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위기상황이 다른 나라로 무차별적으로 전염되었던 것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었다. 우리나라의 금융·외환시장이 안정을 유지한 것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와 양호한 재정건전성 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기 회복세, 유로지역과 일본의 경제지표 개선 등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세 회복에 대한 기대가 확대된 점도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형성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미국의 예산 및 부채한도 증액 관련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일부 경제지표의 호전이 다소 둔화되는 등 미국 경제의 회복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졌다. 따라서 미 연준이 당장 양적 완화 규모의 축소를 결정할 것이라는 우려는 몇 개월 전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는 한 언젠가 양적 완화 규모가 줄어들고 종료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세계 경제가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가운데서도 우리나라는 기초 경제여건(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양호해 다른 신흥시장국에 비해서는 부정적 영향을 적게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국제 금융시장의 전개상황에 따라 그 충격이 커지고 확산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정부와 한국은행의 대응이 한층 중요해지고 있다. [쏙쏙 경제용어]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 미국의 통화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중앙은행을 가리키며 1913년에 설립됐다. 7명의 상임이사로 구성된 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와 12개 지역별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s)이 연방준비제도를 이루고 있다. ■연방기금금리(federal funds rate) 미국 예금기관들이 연준에 예치된 자신들의 예치금 잔액(federal funds)을 서로 거래할 때 적용하는 이자율로, 금융기관의 자금 과부족(過不足) 상태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이다. 연준은 특정 연방기금금리 수준을 운용목표로 삼아 이 금리가 목표 수준에 수렴되도록 통화정책을 운영한다. 우리나라에서 금융기관 간 자금거래 시 적용되는 초단기 금리인 콜금리와 유사하다. ■주택저당증권(MBS·mortgage-backed securities) 금융기관이 주택담보대출로 보유하게 된 주택저당채권을 일정한 조건별로 모아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발행(유동화)한 증권을 말한다. 이를 통해 금융기관은 대출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지 않더라도 채무 불이행의 위험 없이 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보금자리론의 유동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 [열린세상] 공론화를 통한 갈등해결의 성공조건/정정화 강원대 공공행정학과 교수·서울행정학회장

    [열린세상] 공론화를 통한 갈등해결의 성공조건/정정화 강원대 공공행정학과 교수·서울행정학회장

    정부와 주민 간의 공공갈등을 해결하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동원된다. 대개 초기에는 정부정책이나 공공사업의 시행으로 피해를 보게 되는 지역주민에 대한 보상 방안을 놓고 합의를 시도한다. 정부가 이해당사자나 반대집단을 설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업이나 공사를 강행할 경우 정부와 반대 측 모두 소송카드를 꺼내 든다. 정부는 법적 권위로 사업을 강행하기 위해 소송을 선호하고, 주민이나 반대집단은 공사를 저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송을 제기하게 된다. 국책사업을 둘러싼 소송은 행정청의 광범위한 재량행위와 매몰비용 등을 이유로 대부분 정부가 승소한다. 하지만 소송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될 뿐만 아니라 대결적 특성으로 갈등이 재연될 소지가 많고, 가치관의 대립과 같은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 소송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고안된 것이 협상, 조정, 중재와 같은 대체적 분쟁해결방식(ADR)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의 ADR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주로 활용하는 조정(mediation)보다는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이나 공식적인 권위에 의존하는 중재(arbitration)가 대부분이어서 진정한 의미의 ADR과는 거리가 있다. ADR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직접민주주의 방식인 주민투표가 활용되기도 한다. 경주 방폐장 건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방폐장 주민투표는 안면도 사태, 부안 사태 등 지역주민의 격렬한 저항으로 19년 동안 부지확보에 실패한 정부가 궁여지책으로 실시한 비정상적인 카드였다. 정부가 막대한 재정지원을 미끼로 경주, 군산, 포항, 영덕 등 전국의 4개 시·군에서 경쟁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주민투표의 본질과 기능을 상실하고 말았다. 투표과정에 노골적인 관권개입과 지역감정이 난무했고 부정선거로 얼룩졌다. 결과적으로 경주 방폐장 부지 암반의 구조적 결함으로 설계변경과 보강공사를 하느라 완공시기가 연기되고 공사비도 애초보다 두 배로 늘어나는 등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활용되는 방안이 공론화를 통한 심의민주주의(deliberative democracy) 방식이다. 합의회의, 공론조사, 정책토론 등과 같은 참여적 의사결정 기법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심의민주주의는 세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 첫째, 참여의 포괄성과 대표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의사결정 과정에 이해 당사자, 일반시민, 전문가는 물론 사회적 소수와 약자의 참여도 보장돼야 한다. 참여자 선정과정에서 특정집단이 과다 대표되지 않아야 하고, 대표성도 확보돼야 한다. 둘째, 심의과정의 소통성과 절차의 공정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논의에 필요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돼야 하고, 균등한 발언 기회와 기본규칙이 제대로 작동되어야 한다. 셋째, 합의안의 성찰성과 지속성이 담보돼야 한다. 이성적 논증 과정을 통한 합의안이 도출되어야 하고, 이해당사자들의 수용과 승인도 필요하다. 최근에 출범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사용후 핵연료공론화위원회가 바로 심의민주주의 방식에 속한다. 그러나 공론화위원회는 첫 번째 조건부터 충족하지 못해 성공 가능성이 매우 불투명하다. 위원 구성에 정부 및 지역 이해당사자가 과다 대표된 상태이고, 환경단체 위원 2명이 참여를 거부하고 탈퇴함으로써 공론화의 기초부터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들은 정보공개가 미진한 상태에서 위원이 선정되었고, 위원장도 정부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낙점한 상태에서 들러리로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사태를 우려해 전문가들은 애초부터 공론화위원회를 정부로부터 중립적인 제3의 기관에서 운영하거나, 최소한 국무총리실 산하에 설치하되 운영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산업부 산하 자문위원회로 구성됨으로써 갈등을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정부가 행여라도 사용후 핵연료의 중간저장 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공론화위원회를 활용할 의도였다면, 환경단체의 참여는 물론 일반국민의 지지도 얻기 어려울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참여의 대표성과 포괄성을 확보하는 것이 공론화의 첩경이자 제1조건임을 깨달아야 한다.
  • [사설] 가계빚은 쌓이는데 정쟁만 하고 있을 때인가

    가계 부채에 대한 경보음이 끊이질 않는다.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3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가구의 평균 부채는 5818만원으로 지난해 조사보다 6.8% 늘었다. 반면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 2557만원으로 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자산 증식은 거의 없이 빚만 늘어나다 보니 교육비(-2.9%)와 식료품(-2.0%) 지출까지 줄일 정도로 삶이 팍팍하기만 하다. 소득이 부채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가계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137%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올 들어 10월까지 은행의 가계대출은 18조 3000억원 늘어 지난해 연간 수준(20조 7000억원)에 육박했다. 내년 초 가계부채는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가계부채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가계부채의 총량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계빚의 증가 속도와 내용을 보면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은 1조 8000억원 늘었다. 9월의 6배나 된다. 지난해 1분위 가구, 즉 저소득층의 부채 규모는 24.6% 증가했다. 미국의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최근 우리나라와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4개국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금융시장의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미국(73%)의 절반을 밑도는 35%로 신용대출 비중이 훨씬 높다. 이는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서민층들이 전·월세 자금이나 생활비 등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이자율이 높은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대출을 늘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서민층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빚을 50% 감면해 주고 최대 10년에 걸쳐 나눠 갚는 국민행복기금을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소득이 없는 사람들에게 부채 탕감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탕감 이후 남는 빚을 갚을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이런 취약계층들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을 겨냥한 맞춤형 사회복지 정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부동산 시장의 완만한 회복 여부다.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세가격 오름세는 가파르기만 하다. 주택시장이 살아나 매매가 이뤄지고 빚을 갚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해야 가계빚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안타깝게도 국회는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등과 관련한 정쟁으로 핵심 민생법안 처리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전·월세가격 상한제, 임대차계약갱신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을 놓고 ‘부자 대 서민’ 이념 논쟁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정부 모두 한쪽만 옳다고 고집하지 말고 절충안을 마련해 부동산 관련법을 신속히 처리하기 바란다.
  • ‘횡령’ 이스타항공 회장 구속기소

    청주지검은 20일 회사돈 수십억원을 횡령하고, 회사에 수백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국내 저가 항공사인 이스타항공 이경일(58)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아온 이 회장의 동생 이상직(50) 민주당 의원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이 회장은 친인척을 회사 임원으로 허위 등재하고 고액의 급여를 지급하는 방법 등으로 회사돈 14억 9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또 별도 법인인 계열사끼리 아무런 담보 없이 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회사에 783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청주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문화 In&Out] 현대미술관 개관식엔 초대장도 못 받고 정부 지원금은 줄고 속만 타는 미술협회

    지난 1월 취임한 조강훈(52·서양화가)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은 요즘 속이 타들어 간다. 대한미국 미술대전에 대한 세간의 끊임없는 의혹 제기,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침체한 미술시장이 협회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7년 이후 정부의 미협에 대한 지원은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행사에 조 이사장은 초대조차 받지 못했다. 미술인들의 오랜 염원인 서울관 건립을 위해 발벗고 나섰지만 냉대만 받은 꼴이다. 조 이사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이런 행태에 대해 협회뿐 아니라 미술계도 잔뜩 화가 난 상태”라며 넋두리했다. 미협이 이렇게 냉대를 받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어 보인다. 현재 전국의 미술인은 50만명으로 추산되지만, 이 가운데 미협에 등록된 회원은 3만 5000명 안팎에 그친다. 회원들이 내는 연간 2만 5000~3만 5000원의 회비와 3000만원의 정부 지원으로는 늘 살림이 허덕일 수밖에 없다. 조 이사장이 당선되면서 내건 공약들도 빈 수레가 되어가고 있다. 회원 전용 노인병원과 미술관 건립 등은 요원한 상태다. 미술인 관련 예술인 복지법 개정, 작품담보 미술은행제 도입 등의 당면과제도 쌓여 있다. 그는 “안타깝지만 해결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실천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5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제7회 대한민국 미술인의 날’ 행사가 열린다. 이날 행사에는 1000여명의 미술인들이 참석해 회화·서예·조각·디자인 등 7개 부문에 걸쳐 9명에게 본상이 수여되는 등 잔치 분위기가 될 전망이다. 미술인들의 숙원으로 꼽혀 온 미술인 전용카드 발급도 가시화된다. 작품을 보고 싶어도 돈이 없어 미술관을 찾지 못하던 예술인에게는 무료입장의 혜택을 담은 카드가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다. 궁핍하고 서러운 겨울나기이지만, 미협은 이번 기회를 통해 뼈를 깎는 거듭나기에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아랫목의 훈훈한 온기가 되돌아올 것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베이비부머의 미래/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베이비부머의 미래/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세대는 일반적으로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계층을 일컫는다. 요즘은 베이비부머 세대를 둘로 나누어 2차 베이비부머로 지칭되는 1968년에서 1974년 사이 태어난 사람들도 같이 묶어서 언급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일반적으로 베이비부머라고 하면 지금 50대를 가리킨다. 2012년도 기준 714만명으로 인구의 약 14%에 달하는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대체로 2011년부터 시작되어 앞으로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전의 세대에 비하면 덜 가난했고 제대로 된 교육 혜택을 받기 시작했으며 경제적 격변기를 과도한 경쟁 속에 살아온 세대이다. 지금 학생들에게는 말해 줘도 믿지 않는 초등학교 2부제 수업을 받으며 치열하게 견뎌온 세대이다. 청년들의 일자리가 없다고 각종 지원책이 난무하고 노인들에게 연금을 덜 주니 더 주니, 어떤 노인들에게 줄 것이니 하는 공방으로 북새통이지만 장렬하게 은퇴가 시작된 베이비부머에 대한 관심은 눈에 띄지 않는다. 우리보다 먼저 인구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의 경우 인구의 7%가 65세 이상인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을 때 자영업의 중심은 30, 40대였지만 인구의 14%가 노인인구에 속하는 고령사회로 진입한 후 자영업의 주류는 50, 60대가 차지하고 있다. 고령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60대 이상의 자영업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고령화가 더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한국에서도 이미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50세 이상의 자영업자 수는 3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50세 이상 인구 중 20%가량이 창업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은행 자료에 의하면 은퇴가 시작된 베이비부머 세대가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과열경쟁과 부채가 급증하는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보다 많이 늘어난 기대수명을 고려하면 50대는 한창 소득이 있어야 할 나이인데 자의 반 타의 반 은퇴 후 할 수 있는 일이란 많지 않다. 그러니 겉으로 볼 때 만만해 보이는 저부가가치 자영업에 몰리는 것이다. 이미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인 도소매업과 숙박, 요식업 등 영세자영업의 경우 매년 새로 진입하는 수만큼 퇴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수익이 감소하고 부족한 창업자금에 따른 고금리 대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입에 비해 월세나 관리비와 같은 비용은 갈수록 증가하므로 결국 부채만 남기고 폐업하게 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다. 자영업이 3년 동안 생존할 확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보고가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3개월 이상 연체자를 위한 개인워크아웃 신청자 중 50대의 비중은 올해 9월 말 현재 14%로 2011년에 12.9%, 2012년에는 13.4%에 비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액 중에서 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7.3%로 전체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았고 소득 대비 이자 부담률도 10.1%로 8%대인 20~40대와 비교해서 높았다. 한국의 은퇴 계층은 소득 수준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낮은 편이어서 자영업 전환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는 것은 큰 문제이다. 100세 시대가 현실화되어가는 시점에서 베이비부머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어정쩡한 50대에 소득 없이 지내기에는 아직도 부양해야 할 자녀가 있고 부모님이 생존해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신들의 노후 준비는 고사하고 가족을 지원하기에 여념이 없는 50대들의 ‘묻지마 창업’은 가계의 재정적 파탄을 초래할 수 있다. 은행권의 자영업자 대출액은 450조원을 넘어섰다. 이 중 60조원이 부실위험수준이고 13조 5천억원은 악성부채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에 대한 종합대책이 없이는 금융권의 자산건전성도 담보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자영업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기술력이 없는 창업은 자제해야 한다. 고용률을 위해 일단 지원하고 보는 중복적인 창업지원책은 원점부터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베이비부머가 퇴직 후 재취업 또는 전직할 수 있는 기회와 다양한 형태의 고용이 가능하도록 지원과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준비된 베이비부머들이 다시 역동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 [김종민 이 생각 저 생각] 아웃바운드 관광산업 새로 보기

    [김종민 이 생각 저 생각] 아웃바운드 관광산업 새로 보기

    1962년 한국을 찾은 외래 관광객은 1만 5184명이었고 관광수입은 462만 달러였다. 해외로 나간 우리 여행객은 1만 242명이었고 관광지출은 217만 달러였다. 2012년 외국에서 1113만명이 관광을 와서 141억 달러를 쓰고 갔다. 국내에서 1378만명이 해외로 나가 157억 달러를 지출했다. 50년 만에 외국에서 우리나라로 오는 인바운드 관광산업은 방문객이 733배, 관광수입은 3052배로 늘어났다. 우리가 해외로 나가는 아웃바운드 관광산업은 여행객이 1354배, 관광지출이 7235배가 되는 등 폭발적으로 커졌다. 같은 기간 1인당 소득은 약 300배 증가했다. 1999년까지 38년 동안 인바운드 관광은 아웃바운드 관광을 능가했다. 여행수지는 항상 흑자여서 관광산업은 효자로 여겨져 왔다. 그런데 2000년 인바운드가 입국 532만명에 수입 6811만 달러가 되고, 아웃바운드는 출국 551만명에 지출 6174만 달러가 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12년 동안 아웃바운드는 인바운드를 압도해 오고 있다. 주목할 점은 매년 수십억에서 많게는 100억 달러 이상 관광적자가 발생하게 되자 아웃바운드 관광은 비판의 대상이 되었고 심지어 악덕처럼 매도되기도 한다. 저축은 미덕이고 소비는 필요악이라는 오랜 관성적 사고와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이제는 아웃바운드 관광을 보는 시각과 이해가 바뀌어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의 1인당 생산은 2만 2589달러, 실질구매력은 3만 1950달러에 이른다. 이 같은 경제력이 뒷받침되기에 해외여행이 가능했던 것이고, 경제 규모가 커지고 소득이 늘수록 아웃바운드 관광은 더욱 활성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2012년 한 해 인구의 27.4%가 해외여행을 했으며, 2018년에는 40%인 2000만명이 해외관광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전국적으로 1만 5152개의 여행업체가 있는데, 이 중 62%에 달하는 9417개 사가 해외여행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인바운드 중심에서 홀대받아온 아웃바운드 관광정책이 제자리를 찾아야 하는 소치이다. 위생, 청결, 안전, 예절, 교통, 안내, 언어, 가격, 먹거리, 볼거리, 살거리, 잠자리 등 수용태세는 관광의 만족과 직결된다. 해외여행객들에게 여행지 수용태세에 관한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여 소비자주권 보호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는 것은 기본이다. 영리 위주의 여행사에만 맡겨둘 일이 아니다. 객관성이 담보되도록 공적 투입이 필요해 보인다. 돈 많이 드는 아웃바운드관광은 국력의 간접적 과시가 되고, 세계를 누비는 관광객들은 걸어 다니는 홍보판이기도 하다. 여행자 권익만큼 중요한 것은 여행에서 비상식적 일탈이 없도록 하며, 이미지나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다. 한류가 쌓아온 성과가 덧없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좋은 방편이 된다. 도시의 미관, 청결, 질서가 좋아지고 시민의식에 긍정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날처럼 의식교육이나 집체적 계도 없이 이렇게 된 원인을 많은 전문가들은 해외여행의 학습효과에서 찾고 있다. 시민들의 비용과 자각으로 난제가 풀리니 바람직한 일이다. 부정적 시각을 털고 해외여행의 순기능을 키워내는 정책연구가 필요한 대목이다. 대륙횡단의 실크로드 익스프레스나 북극항로에 대한 이해와 참여를 높이는 데는 선제적인 시베리아 체험이나 북극해 크루즈 상품의 연구·개발이 큰 도움이 된다. 북한 땅으로 백두산을 가고, 평양에 관광센터를 짓고, 금강산이 있는 남북 고성을 국제자유관광지대로 만드는 일들 또한 창조적 도전의 기회로 성큼 다가왔다. 아웃바운드 관광산업을 새롭게 보자. 해외관광의 소비와 지출을 국력 상승으로 선순환시키는 기능을 해내도록 변환시키는 일에 우선순위가 주어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우리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는 북방으로 뻗어 나가는 첨병이 되고, 창조적 성장동력이 되도록 새로운 소명을 부여할 때이다.
  • 中 35년만에 ‘한가구 한자녀’ 사실상 폐지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이 대폭 완화되고, 악명 높던 노동교화제도 폐지된다. 중국 공산당은 최근 폐막한 18기 3중전회(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결정된 개혁 세부 방안을 공보(公報)에 담아 15일 발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은 1979년부터 소수민족을 제외하고 ‘한 가구 한 자녀’를 원칙으로 하는 산아제한 정책을 유지했다. 예외적으로 부부 모두가 독자일 경우에만 두 자녀를 낳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부부 가운데 한 명만 독자여도 두 자녀를 키울 수 있게 됐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젊은이들이 대부분 독자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두 자녀 정책’을 허용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평가다. 이 같은 정책 완화는 고령화와 성비 불균형, 경제성장 둔화 등 중국의 장기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중국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며 노동 가능 인구 역시 지난해부터 줄기 시작했다. 유엔은 중국의 노동 가능 인구(15~64세) 대비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을 2010년 11%에서 2030년 24%, 2050년 44%로 예상하고 있다. 통신은 또 그간 대표적인 인권 침해 제도로 지적돼 온 노동교화제도 없애기로 했다고 전했다. 노동교화제는 범죄인으로 취급할 정도가 아닌 위법 행위에도 재판 없이 최장 4년까지 인신을 구속하고 강제 노동을 시킬 수 있는 제도다. 1957년 도입된 이래 전국에 350여개의 노동교화소가 운영 중이다. 이 밖에도 인권 개선 차원에서 ▲고문을 이용한 강제 자백 금지 ▲사형제 적용 대상 죄목 축소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 부문에서는 민간 자본이 소규모 또는 중규모의 은행을 만드는 데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개방 폭을 넓히기로 했다. 세제 부문에서는 예상대로 부동산세를 신설하고 환경 보호를 위해 자원세, 환경보호세를 만들기로 했다. 주목돼 온 토지제도 개혁과 관련, 농민이 땅을 담보로 대출받거나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게 토지 계승권을 인정하기로 했다. 국유기업 개혁과 관련, 민간 자본의 참여를 허용하기로 했다. 또 사회복지 기금으로 가져가던 국유기업 이익의 비율을 현행 최대 20%에서 30%까지 높이기로 했다. 수도, 석유, 전력, 인터넷 등 공공 서비스 분야에 대해서는 가격 경쟁을 허용하기로 했다. 정치 분야에서는 그동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만 가지고 공직자를 평가하던 관행을 폐지했고, 지방 기율검사위원회 수장의 제청·임명권을 해당 지역 당서기가 아닌 그보다 한 단계 높은 지역 기율검사위가 행사하도록 해 반부패 시스템을 강화한다. 반면 호구(戶口·호적)제의 경우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같은 특대(特大)도시의 인구수를 엄격히 통제하겠다고 밝혀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공산당은 이번 결정 사항을 오는 2020년까지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약자를 위한 도시설계, 행복사회로 가는 길

    약자를 위한 도시설계, 행복사회로 가는 길

    도시를 걷다/이훈길 지음 안그라픽스/212쪽/1만 5000원 몇 해 전 청계광장 시점부의 왕복 차도가 완공됐을 때다. 당시 공사를 진행했던 서울시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바닥에 깐 박석에 여성들의 하이힐 뒷굽이 끼어 부러지는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꼭 여성들만 그랬을까.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나 지팡이를 짚어야 하는 노인 등에게도 길이 ‘거대한 장애물’이나 다름없지 않았을까. 만약 이들을 염두에 두고 조성했다면 길의 형태는 지금과 상당히 달라졌을 거다. ‘도시를 걷다’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장애인은 물론 임산부나 노인, 그리고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도시건축과 도시설계가 결국 모든 이의 일상을 행복하게 하고, 또 사회를 안전하게 만든다는 걸 알려 주고 있다. 흔히 장애인 편의시설이라 하면 장애인만 사용하는 시설이라고 인식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장애인의 기본권 보장은 물론 일반인의 편리함까지 담보한다. 자동문과 리모컨이 좋은 예다. 둘은 애초 장애인을 위해 만들어졌다. 한데 지금은 비장애인의 일상까지 편리하게 만들었다. 사회적 약자들이 살기 좋은 도시환경을 만든다는 건 곧 도시가 인간 중심의 공간이 된다는 걸 뜻한다. 저자가 이를 설명하기 위해 도입한 도시건축 디자인 원리가 ‘무장애 디자인’과 ‘유니버설 디자인’이다. 무장애 디자인은 장애인이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을 하는 데 아무 불편이 없도록 건물이나 도시, 시설물을 만드는 것이다. 단순하게 말해 장애인이 장벽으로 느낄 수 있는 모든 물리적 장애를 없애자는 거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좀 더 포괄적인 개념이다. 연령이나 능력에 관계 없이 모든 이들이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게 도시를 설계하자는 거다. 한데 한국의 현실은 열악하다. 도시건축에 사회적 약자의 일상을 온전하게 담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일반인 모두의 불편으로 이어진다. 책은 장애인 화장실, 출입구 단차, 계단과 경사로, 엘리베이터와 복도, 거리의 점자 블록과 건널목 보행신호 등 사회적 약자가 자유롭게 일상을 영위할 수 있게 해 주는 시설물에 대한 최소 기준, 각종 편의시설과 보도, 놀이 및 휴게공간 등에 대한 세부 지침은 물론 전반적인 법 제정의 필요성에까지 외연을 넓히고 있다. 저자는 맺는말을 통해 “우리의 일상을 각박하고 답답하게 만드는 중요 원인 중 하나가 건축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인식”이라며 “일상에서 즐겁게 만날 수 있는 건물과 시설이 많아지면 행복한 사회, 좋은 사회에 좀 더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갈곳 없는 이의 벗’ 곽병은 원장, 아산상 대상

    복지공동체 ‘갈거리 사랑촌’의 곽병은(60) 원장이 제25회 아산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13일 “반평생 장애인과 독거노인, 노숙자를 위해 헌신해 온 곽 원장은 복지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먼저 찾아 시설이나 제도를 만드는 ‘맞춤형 복지’의 모범을 보였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곽 원장은 1991년 강원 원주시 흥업면의 갈거리 마을에 농가 3채를 사들여 숙소로 개조하고 이곳을 갈 곳 없는 장애인과 노인들의 쉼터로 만들었다. 1997년에는 원주시에 노숙인을 위한 무료 급식소 ‘십시일반’을 세워 매일같이 찾아오는 노숙인 120여명에게 하루도 거르지 않고 따뜻한 점심을 대접했다. 지금까지 두 곳을 거쳐 간 노숙인만 누적연인원 140여만명에 달한다. 곽 원장은 2004년 은행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하는 노숙인들을 위해 ‘갈거리협동조합’을 설립해 월세 보증금, 자녀 학자금 등이 필요한 노숙인들에게 200만원 내에서 무담보 신용대출을 해 주고 있다. 곽 원장은 “봉사의 꿈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하라는 지원과 격려로 받아들이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곽 원장은 1996년 갈거리 사랑촌의 모든 재산을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에 기증하고 이후 운영에만 힘쓰고 있다. 재단은 또 의료봉사상에 실명 가능성이 큰 환자들에게 안과 수술로 시력을 되찾아준 국제실명구호단체 ‘비전케어’, 사회봉사상에 23년간 외국인 노동자와 한센인 등의 복지와 인권을 위해 힘써온 이정호 성공회 신부를 선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내 아산생명과학연구원 강당에서 열린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2억원의 상금이 지급된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현안 대화하되 전략적 유연성 필요” 공감… 공동성명 발표 않기로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楊潔?)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 양국 외교안보 사령탑이 얼굴을 맞대는 건 처음이다. 한·중 양국은 이번에 열리는 전략대화에서 별도의 공동성명은 발표하지 않기로 사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 최고위급 간 주요 현안에 대해 ‘깊이 있게 교감’하되 최고위급 대화 체제의 전략적 유연성을 담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도 13일 “양국 간 속내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실질적 대화를 하자는 취지”라면서 “특정 사안에 대한 양국 합의나 공동성명을 목표로 하면 전략적 대화가 제한받게 된다”고 말했다. 핵심 의제는 북한 비핵화 해법과 한반도 통일 문제, 북한 상황,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등 지역안보 현안뿐 아니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 문제까지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이 신설하는 국가안전위원회 등 한·중 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채널의 상시 소통 체제 구축 및 대화 정례화도 협의 대상이다. 한·미·중 6자회담 수석대표 간 연쇄 접촉을 통해 북핵 대화 재개를 위한 조건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열리는 전략대화인 만큼 최고위 레벨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인식과 평가가 교환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 모두 북한의 핵보유를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로서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요구하는 게 과제다. 일본 우경화와 군사적 ‘보통 국가’로서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 기류에 대한 중국의 입장도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강한 반대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혀 온 데다 한·미·일 군사 공조를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으로 이해하고 있는 만큼 우리 측의 입장을 타진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대일 비판 수위를 높이며 한국과 공동 대응하는 구도를 원하겠지만 일본에 또 다른 명분을 줄 수 있어 적절치 않다”면서도 “북한과 일본의 도발이 중국의 안보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논의가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간 향후 전략대화의 소통 폭이 조율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흥규 성신여대 교수는 “이번 전략대화는 양국 NSC 간의 대화 상설화를 위한 예비회담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한편 한·중 간에는 이번 고위급 전략대화 후속으로 김규현 외교부 1차관과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 회담 및 양국 외교·국방 국장급이 참여하는 ‘2+2’ 회동이 예정돼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현안 대화하되 전략적 유연성 필요” 공감… 공동성명 발표 않기로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楊潔?)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 양국 외교안보 사령탑이 얼굴을 맞대는 건 처음이다. 한·중 양국은 이번에 열리는 전략대화에서 별도의 공동성명은 발표하지 않기로 사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 최고위급 간 주요 현안에 대해 ‘깊이 있게 교감’하되 최고위급 대화 체제의 전략적 유연성을 담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도 13일 “양국 간 속내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실질적 대화를 하자는 취지”라면서 “특정 사안에 대한 양국 합의나 공동성명을 목표로 하면 전략적 대화가 제한받게 된다”고 말했다. 핵심 의제는 북한 비핵화 해법과 한반도 통일 문제, 북한 상황,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등 지역안보 현안뿐 아니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 문제까지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이 신설하는 국가안전위원회 등 한·중 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채널의 상시 소통 체제 구축 및 대화 정례화도 협의 대상이다. 한·미·중 6자회담 수석대표 간 연쇄 접촉을 통해 북핵 대화 재개를 위한 조건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열리는 전략대화인 만큼 최고위 레벨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인식과 평가가 교환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 모두 북한의 핵보유를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로서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요구하는 게 과제다. 일본 우경화와 군사적 ‘보통 국가’로서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 기류에 대한 중국의 입장도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강한 반대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혀 온 데다 한·미·일 군사 공조를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으로 이해하고 있는 만큼 우리 측의 입장을 타진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대일 비판 수위를 높이며 한국과 공동 대응하는 구도를 원하겠지만 일본에 또 다른 명분을 줄 수 있어 적절치 않다”면서도 “북한과 일본의 도발이 중국의 안보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논의가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간 향후 전략대화의 소통 폭이 조율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흥규 성신여대 교수는 “이번 전략대화는 양국 NSC 간의 대화 상설화를 위한 예비회담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한편 한·중 간에는 이번 고위급 전략대화 후속으로 김규현 외교부 1차관과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 회담 및 양국 외교·국방 국장급이 참여하는 ‘2+2’ 회동이 예정돼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카 푸어, 가계부채 새 뇌관

    카 푸어, 가계부채 새 뇌관

    자동차할부금융의 주요 축을 차지하고 있는 캐피탈사 연체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를 할부로 사는 ‘카푸어’(car poor)가 가계부채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캐피탈사의 연체율은 2011년 12월 1.80%에서 2013년 6월 2.67%로 48.3% 급증했다. 캐피탈사 실적의 80%는 자동차할부금융이다. 나머지는 기계류, 주택, 가전제품 등이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자동차를 사는 사람의 상당수가 캐피탈사 상품을 이용하고 있다. 캐피탈사보다 연체율이 높던 신용카드는 같은 기간 1.91%에서 2.03%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은행 연체율도 0.67%에서 0.86%로 올랐다. 반면 보험사 연체율은 0.81%에서 0.73%로 오히려 떨어졌다. 자동차 유예 할부 상품의 만기가 올해 대거 들어오면서 ‘카푸어’에 대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은 2010년부터 원금유예할부제도를 도입했는데, 이 제도의 만기인 3년이 올해 말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자동차 유예 할부 예상금액은 2204억원, 유예 리스의 만기 금액은 930억원으로 총 3134억원에 달한다. 2014년과 2015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유예 할부·리스 대금도 각각 2566억원·1192억원, 2331억원·810억원에 달한다. 자동차 유예 할부는 자동차를 구입하면서 약정 기간 중에는 이자만 내고 만기에 원금을 일시 상환하는 방식이다. 비싼 수입차를 구입하려는 젊은 연령층에게 인기다. 유예 리스는 리스 기간 중에는 낮은 리스료만 낸 뒤 기간이 끝날 때 높은 리스 잔금을 내야 하는 비슷한 구조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일반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은 할부기간 동안 원금과 이자를 정기적으로 내지만 유예 할부는 한꺼번에 내야 해 부실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용자가 만기에 원금상환이 어려울 경우 캐피탈사가 만기를 연장해 주기 때문에 우려할 사항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카푸어’가 ‘하우스푸어’(내집 소유 빈곤층), ‘렌트푸어’(전·월세 빈곤층)처럼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 연구위원은 “젊은층이 능력보다 비싼 값을 치러가며 자동차를 구매하다 보니 ‘카푸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경기가 악화되면서 연체율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40~50대는 ‘하우스푸어’, 30~40대는 ‘렌트푸어’, 20~30대는 ‘카푸어’로 고착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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