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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로의 아침] ‘관제국가’ 중국을 보는 우려의 시선/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관제국가’ 중국을 보는 우려의 시선/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의 국가이다. 개혁·개방 정책을 실시한 지 40년에 가까워지면서 자유분방해 보이는 중국인의 일상생활에서 마오쩌둥(毛澤東)시대의 ‘죽(竹)의 장막’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엄연히 헌법 제1조에 사회주의 국가로 규정돼 있고, 국가가 언론 등 기본권을 주밀하게 통제하는 탓에 중국인들은 여전히 ‘눈에 보이지 않는 그물’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의 특징 중 하나는 국가의 역할을 매우 중요시하는 만큼 모든 일이 ‘관제’(官製)를 통해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 대륙에서 세차게 불고 있는 창업 열풍과 주식투자 붐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창업 열기는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정부업무보고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창업을 적극 유도해 신규 취업자를 늘려 나가겠다고 밝히면서 본격화됐다. 국무원은 곧바로 창업 담보대출 최고 한도를 10만 위안으로 2배 늘리는 등 후속 대책을 내놨다. 이것도 부족했던지 리 총리는 이달 초 칭화(淸華)대 창업동아리 회원들에게 “청년들의 창업과 혁신이 국가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내용의 편지를 직접 써서 보내는가 하면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징 중관춘(中關村)의 창업 카페를 깜짝 방문해 창업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등 열기를 부채질했다. 이에 힘입어 중국에서 하루 1만개의 기업이 새로 생긴다는 통계도 나왔다. 중국 주식시장은 ‘버블 논쟁’이 치열할 정도로 불타고 있다. 지난해 5월 1990선에 머물던 상하이종합지수는 1년 새 무려 150% 가까이 수직 상승하며 5000선을 넘보고 있다. 중국 경제가 서서히 가라앉는 상황에서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가 힘들다. 물론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고 다른 신흥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성장률 둔화 폭이 작아 플러스 요인이 된다는 점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주가 급등은 쉽사리 설명되지 않는다. 증시 폭등장의 ‘배후’에는 국가가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낮춰 주고 기준 금리를 끌어내려 시중에 돈을 풀었다. 돈이 풀리자 손쉽게 대출을 받은 ‘개미’ 투자자들이 대박을 꿈꾸며 증시로 몰려들어 ‘묻지마 투자’에 동참하면서 주가는 가파른 오름세를 탔다. 국가가 주식시장을 받쳐 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믿음’과 사회 안정을 위해 7%대의 성장률을 유지해야 한다는 중국 정부의 ‘강박 관념’이 맞물려 경기 침체 속 주가 급등이라는 기현상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관제가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데 있다. 관제 창업 중 정부보조금 등을 타내기 위해 문서를 위조하거나 실적을 부풀리는 등 사기사건이 적지 않은데, 정부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누가 사기꾼이고 진짜 창업자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아 성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특히 국가정책이 정부의 패를 읽고 있는 시장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경제의 체질 개선과 기업 혁신 없이 상승하는 관제 증시는 ‘어린애의 불장난’처럼 리스크를 안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25%를 넘는 중국 시장에 ‘목을 매야 하는’ 우리로서는 중국 경제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답답할 따름이다. khkim@seoul.co.kr
  • “102층 올린 제2롯데월드 기초공사 양호”

    “102층 올린 제2롯데월드 기초공사 양호”

    잦은 안전사고로 문을 닫았다가 지난 12일 재개장한 제2롯데월드 타워는 현재 102층까지 올라간 상태다. 555m(123층) 높이로 최종 지어질 초고층 건물 롯데월드 타워는 구조적으로 안전한 걸까. 측량 분야 국내 권위자인 박홍기(전 한국측량학회장) 가천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26일 “초정밀 디지털 수준 측량기를 이용해 102층까지 쌓은 롯데월드 타워의 내려앉은 정도를 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 1㎝, 하중을 가장 많이 받는 중앙에서 가장자리까지 내려앉은 정도(부동침하량)는 1㎜에 불과해 수치상으로는 바닥 기초공사가 매우 잘된 상태”라고 밝혔다. 제2롯데월드 안전관리위원회는 이날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타워 현장에서 건물의 건강 상태를 의미하는 건전성지수인 ‘초고층 측량 및 수직도 관리기술’에 대한 시공 결과를 공개했다. 초고층 빌딩의 측량과 수직도 기술은 건물의 구조적 안전성, 엘리베이터의 주행 안전성 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건물 변형을 최소화해 거주자들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핵심 기술이다. 박 교수에 따르면 롯데월드타워는 국내 처음으로 4대 이상의 인공위성이 건물 상태를 동시 관측하고 건물이 좌우로 얼마나 기울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7개의 경사계 계측을 통해 건물 움직임을 고려한 보정량을 산정하고 있다. 79층에서 만난 롯데월드타워 관계자는 위성에서 보낸 측량값을 받기 위한 3개 이상의 수신기가 설치돼 있다고 전했다. 선진 기법인 위성측량시스템(GNSS)은 인공위성을 이용해 건물의 1㎜ 이하의 움직임도 실시간 감지하는 3차원 위치측량 시스템이다. 421m까지 시공된 롯데월드타워의 수직도는 북쪽으로 8㎜, 동쪽으로 1㎜ 기울어진 상태다. 박 교수는 “국제 설계 기준이 150㎜인데 롯데월드타워는 기울기를 절반 줄인 75㎜로 관리해 수직에 가깝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동부증권, 연 3.75% 특판ELS 및 연 3.5% 특판RP 상품 판매

    동부증권은 연 3% 중후반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금융상품인 특판ELS(주가연계증권), 특판RP(환매조건부채권) 2종을 신규고객 대상으로 판매 중이다. 먼저 특판ELS 상품은 격주로 출시되고 있으며, 금주에는 28일 오후 1시30분까지 신규(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총 20억원 한도로 판매한다. 이번에 판매하는 특판ELS ‘동부 마이퍼스트 해피플러스 주가연계증권(ELS)’은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만기 3개월(94일)의 원금부분보장형 상품이다. 만기평가일에 KOSPI200지수가 최초기준가격의 50% 이상이면 연 3.75%의 수익을, 10% 이상 50% 미만이면 연 3.7%의 수익을 지급한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지수가 기준가격의 10% 미만으로 하락하는 경우에도 원금의 99%를 보장받을 수 있어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고객에게 적합하며, 최저 1000만원부터 100만원 단위로 최대 1억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청약경쟁률이 1대1이 넘는 경우 안분 배정된다. 또한 특판RP 상품은 연 3.5% 금리를 지급하는 3개월 만기(90일) 상품으로 신규(휴면) 고객이라면 누구나 조건 없이 1~3천만원 한도로 가입할 수 있다. 특판RP는 수익률과 안정성이 높은 금융상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RP란 고객이 매수하면 만기 시점에 이를 판 증권사가 약속한 이자와 원금을 지급해 주는 상품으로 동부증권의 특판RP에 편입되는 담보채권은 A+부터 AAA등급까지의 우량 채권이다. 이 상품은 오는 6월말까지 매주 40억원 한도로 판매하며, 월요일 오전부터 선착순으로 예약을 접수 받아 수요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예약은 사전에 계좌가 개설된 고객에 한해 가능하다. 동부증권 관계자는 “특판RP와 특판ELS 모두 예금금리 이상의 매력적인 금리를 제공해 고객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안정적인 금융상품”이라고 소개하며, “두 가지 상품 중 한 종류만 선택이 가능하니 가입시 충분한 설명을 듣고 결정을 내리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동부증권 특판상품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동부증권 홈페이지나 전국 영업점, 고객센터(1588-4200)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개성공단 기업들 이달 내 임금 준다

    남북이 개성공단 임금 관련 확인서 문안에 합의함에 따라 북측근로자의 임금 지급이 곧 재개될 전망이다. 아울러 중단됐던 당국 간 임금 인상 문제 협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25일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과 개성공단관리위원회가 22일 ‘종전 최저임금(월 70.35달러)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하되 차액과 연체료는 차후 (남북 간) 협의결과에 따라 소급 적용할 것을 담보한다’는 확인서 문안에 합의하면서 북측이 이달 말까지 3~4월분 임금을 납부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가 회원사에 이달 말까지 밀린 임금을 지급하라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입주기업도 3~4월분 북측 근로자 임금을 납부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4월분 임금 지급기간은 이달 10~20일이었지만 합의가 늦어지면서 지급 기간이 연장됐다. 임금 지급과 함께 북측이 일방적으로 올린 최저임금 관련 남북 간 협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날짜를 정하지는 못했지만 관리위(남측)와 총국(북측) 간에 최저임금을 얼마나 올릴지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측이 우리가 제안한 ‘차액과 연체료 소급적용 담보’ 확인서 문안에 동의했다는 점에서 관리위-총국 간 협의에도 응할 것으로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우리집 대출 중도상환 수수료 얼마더라?

    우리집 대출 중도상환 수수료 얼마더라?

    요지부동이던 시중은행의 중도상환수수료가 내려갈 전망이다. 지난 2월 기업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깃발’을 들었음에도 눈치만 보던 은행들이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우리은행이 다음달 인하를 공표한 데 이어 신한은행도 7월 중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금융 당국의 압박과 여론 눈치에 은행들은 수수료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도 “안 내리는 게 아니라 못 내리는 것”이라며 볼멘소리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2013년 5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출 종류별로 원가에 따라 중도상환수수료를 합리화하라”고 주문했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돈을 빌린 사람이 만기 전에 돈을 갚을 때 물리는 수수료다. “돈 갚는 데도 벌금을 내야 하느냐”고 항변할 수 있지만 은행들로서는 “(약속한 만기에 돈이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자금을 운용하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도 수수료 부과가 일상화돼 있다. 이런 이유 등으로 버텨 오던 은행권의 공조 기류에 균열이 생긴 것은 올 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맨처음 수수료를 전격 인하한 것이다. 우리은행이 가세하기까지 석 달이 더 걸렸다. 그러자 은행들의 계산이 분주해졌다. 눈치 빠른 신한은행은 더는 버티기 어렵다고 보고 이르면 7월에 중도상환수수료 체계를 전면 손질하기로 했다. 하나·농협은행도 인하 시기를 정하진 못했지만 인하를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은 현재로서는 내릴 계획이 없다. 지금의 수수료가 이미 “충분히 낮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은행의 중도상환수수료는 신용대출 0.7%, 담보대출 1.4%이다. 담보·신용·가계·기업대출 등 대출 종류나 금리 조건(변동·고정금리)과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중도 상환 대출액의 1.5%를 수수료로 떼는 다른 은행에 비해 낮은 편이다. 우리은행은 국민은행 요율을 참조해 인하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최대 1.0% 포인트(가계 신용대출 변동금리 기준 1.5→0.5%) 내린 기업은행과 비교하면 인하 폭이 작다. 일각에서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은행들은 “속사정을 알고 나면 그런 말 못 한다”고 항변한다. 예컨대 주택담보대출(연 2.7% 변동금리)로 3억원을 빌려줬다고 치자. 은행은 근저당권 설정비로 225만 2000원을 부담해야 한다. 감정평가수수료, 대출모집인 수수료도 은행 몫이다. A은행 관계자는 “이렇듯 중도상환수수료는 은행이 초기에 투입한 대출 실행 비용과 대출 중도 해지에 따른 장래 이자수입 상실분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미국(2년 이내 상환 시 2%)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7개 시중은행의 중도상환수수료 수익은 총 2825억원이다. 2010년(2142억원)에 비해 31.9% 증가했다. B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떨어졌다고 해서 중도상환수수료를 내리라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감정평가 비용이나 모집인 수수료 등 대출실행 비용은 물가상승률에 따라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렇더라도 대출 종류나 조건 등을 따지지 않고 획일적인 수수료를 물리는 현행 체계는 문제점이 있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은행들도 이 부분은 개선할 필요성을 인정한다. C은행 부행장은 “자동화기기 운영 등에 따른 손실을 중도상환수수료로 일정 부분 벌충하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특정 수수료만 찍어 누를 게 아니라 전반적인 수수료 체계의 합리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생각나눔] 부처간 이견 커지는 ‘퇴직연금’

    [생각나눔] 부처간 이견 커지는 ‘퇴직연금’

    세제 혜택 확대로 퇴직연금에 돈이 몰리고 있지만 정부 부처 내에서의 이견은 더 커지고 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근퇴법)은 고용노동부 소관법이지만 운용이나 세제 혜택 등에 관해서는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의 입장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주안점이 자금의 안전성이냐, 자금의 자유로운 이동이냐에 대해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3월 근로자들이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자신의 ‘주머니’에서 더 낸 돈이 839억원이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권이 75.6%(634억원), 퇴직연금 유형별로 보면 개인형퇴직연금(IRP)이 84.5%(709억원)를 차지한다. 은행권 IRP에 대거 돈이 몰린 셈이다. 은행에서는 증권·보험과 달리 IRP가 퇴직IRP와 적립IRP로 구분돼 운용된다. 퇴직IRP는 55세 이전에 퇴직할 경우 퇴직금이 들어오는 계좌이고 적립IRP는 개인이 추가 적립을 위해 만든 계좌다. 은행권은 올 들어 적립IRP 유치를 위해 다양한 판촉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고용부 측은 “적립IRP는 법적 개념이 아니며, 조만간 퇴직IRP와 통합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용부 퇴직연금복지과 관계자는 “IRP를 두 개로 나눠 다른 금융상품처럼 파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소비자들이 금융상품으로 인식할 경우 돈이 필요할 때마다 쉽게 해지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IRP 두 계좌를 합치려면 한 계좌는 해지해야 한다. 이 경우 해지된 계좌의 인출금은 기타소득에 해당해 16.5%의 퇴직소득세를 물어야 한다. 반면 금융위 측은 “법적으로 복수 IRP를 금지하지 않고 있다”며 “퇴직IRP와 적립IRP는 과세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합치는 게 어렵다”고 반박했다. 퇴직연금 담보대출에 대해서도 금융위와 고용부는 다른 입장이다. 금융위는 퇴직연금 가입을 장려하기 위해 퇴직연금 담보대출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혀 왔다. 금융위는 “현행 법에서도 담보대출을 허용하고 있고, 고용부가 발표한 개정안에도 일정 한도 내에서 적립금 일부를 인출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고용부는 “퇴직금은 담보 성격을 갖지 않을 뿐 아니라 인출 금액에 대한 퇴직소득세 부과 여부에 대해서도 기재부와 협의가 안 된 상황”이라며 “담보대출을 논의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맞받아친다. 대출금을 연체할 경우 퇴직금과의 상계 문제 등도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해 8월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때 금융위는 IRP를 연금저축 계좌로 이전할 경우 같은 연금으로 보아 세제 혜택을 유지하는 방안을 마련하려 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큰 틀에서 같은 연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용부는 IRP 해지 자체는 퇴직금을 찾는 것이라며 반대, IRP와 연금저축 간 이동은 무산됐다. 금융권의 한 퇴직연금 담당자는 “근퇴법 자체가 고용부 소관 사항이라 고용부가 강하게 나오면 금융위도 어쩌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고용부 입장도 이해는 되지만 가입자들이 보다 편안한 방법으로 세부 조항이 바뀌어야 퇴직연금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연금개혁 ‘靑조율·강경파’ 벽 넘어라

    여야가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야는 협상 실무진 차원에서 잠정 합의한 개혁안 초안을 바탕으로 추가 조율 작업에 돌입했다. 앞으로 당 지도부 승인과 전문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이르면 25일 최종안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본회의 문턱을 넘기까지는 청와대와의 조율, 여야 강경파 설득 등 막판 고비도 남아 있다. 여야 지도부는 21일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여야 간사가 마련한 초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에서 뚜렷한 반대는 없었다”고,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제 합의의 가닥이 잡혀 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 쟁점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한다는 문구를 국회 규칙에 명기하는지 여부다. 여야 모두 조율이 끝나기 전에 당 안팎의 반대에 부딪힐 것을 우려해 합의한 초안 공개를 꺼리고 있다. 현재로선 ‘50%’ 문구가 들어가되 구속력이 없도록 하거나, 수치를 못박지 않더라도 관련 논의를 담보하는 내용을 포함시키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야는 추가 조율을 통해 접점을 찾아 나갈 계획이다. 새누리당은 또 청와대에 여야 잠정 합의안을 전달했다. 유 원내대표는 “청와대에서 50% 명기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초안을 갖고 절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 역시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야당이 양보한 것에 대한 보상적 대안이 조금 더 있어야 할 것”이라며 “초안과 궤는 같이하지만 첨가적 변경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강경파를 설득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각 지도부가 최종 합의하더라도 당내 이견이 강력하게 표출될 경우 언제든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초청 특별대담에 참석한 뒤 “우리는 정권을 잃을 각오로 공무원연금 개혁을 하고 있다. 선거에서 손해 보더라도 반드시 미래세대를 위해서 해야 한다”며 개혁안 처리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뉴스 분석] 평화 메신저 막고 ‘核 엄포’… 경색 악화

    [뉴스 분석] 평화 메신저 막고 ‘核 엄포’… 경색 악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이 북한의 일방적인 방북 허가 취소로 무산됐다. 개성공단 방문을 통해 평화 메신저 역할을 하려던 반 총장의 생각도 틀어지게 됐다. 오히려 북한은 20일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자신들의 핵 타격 수단이 소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해 한반도 정세에 먹구름만 잔뜩 끼게 됐다. 이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이뤄진 반 총장과의 접견에서 “북한의 번복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반 총장도 “북한과 오랜 협의 끝에 21일 개성 방문을 추진해 왔으나 북한이 돌연 입장을 번복해 허가를 철회했다. 북한이 과거에 입장을 번복한 사례가 많이 있지만 유엔에 대해서는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이어 “북한의 이번 결정 번복 경위는 잘 알 수 없으나 추후 적절한 계기에 다시 방북을 추진해 볼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의 방북이 무산되면서 이날 예정됐던 유엔 선발대 파견도 취소됐다. 방북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강조하려던 반 총장의 계획 또한 차질을 빚게 됐다. 방북 허가 취소는 뉴욕 채널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반 총장의 방북을 취소한 것은 방북을 통해 얻을 게 별로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포격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등으로 긴장 수위를 높였었다. 미국은 물론 우리 정부가 북한의 SLBM 시험 발사와 관련해 추가 제재를 시사한 데 대한 반발 성격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이날 국방위 성명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국의 독단과 전횡에 따라 움직이는 기구이며 내정 불간섭 원칙을 포기한 기구로 전락했다고 맹비난했다. 북한이 “우리의 핵 타격 수단은 본격적인 소형화, 다종화 단계에 들어선 지 오래며 중·단거리 로켓은 물론 장거리 로켓의 정밀화, 지능화도 최상의 명중 확률을 담보할 수 있는 단계”라면서 “정정당당한 자위력 강화 조치에 함부로 도전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반 총장과의 면담에서 “엄중한 정치적 상황에 대처하면서도 우리 정부가 민간 차원의 교류는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천명했다. 동시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추가 도발 시에는 유엔 안보리 차원의 강력한 대응 등 국제사회가 단합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임금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의 일방적인 임금 인상으로 개성공단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으나 남북 당국 간 협의를 통해 해결한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주식 가격제한폭 ±30%로 확대… ‘대박’도 ‘쪽박’도 많아진다

    주식 가격제한폭 ±30%로 확대… ‘대박’도 ‘쪽박’도 많아진다

    다음달 15일부터 주식의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된다. 하루 주가 변동폭이 30%에서 60%로 두 배가 되는 것이다. 1998년 ±12%에서 ±15%로 가격 제한폭이 커진 뒤 17년 만의 변화다. 불안과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주요 궁금증을 문답으로 짚어 봤다. →주가 변동폭이 두 배로 커지면 투기 매매가 늘어 시장 변동성이 커지지 않나. -과거 사례를 보면 오히려 반대다. 가격제한폭이 ±12%일 때는 코스피의 하루 주가 변동성이 2.65%였는데 1998년 ±15%로 늘리자 2.27%로 줄어들었다. 코스닥 시장도 4.59%에서 4.32%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시장의 효율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중소형주는 급락할 위험이 있지 않나. -그럴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 높지는 않다. 그래서 한국거래소가 개별 종목에 대한 변동성완화장치(VI)를 강화했다. 지난해 9월부터 개별 종목이 직전 체결가 기준으로 갑자기 3% 이상 가격이 급변하면 거래가 2분간 정지된다(동적 VI). 이에 더해 직전 단일가 기준으로 10% 이상 가격이 급변하면 2분간 거래가 정지되는 조치(정적 VI)도 도입된다. 따라서 중소형주가 시장 전체에 비해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예를 들어 금융위기 당시 코스닥 시장 전체에서 하한가를 기록한 비중이 1.7%인데 중소형주로 국한하면 2.0%로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대박’과 ‘쪽박’이 잦아지는 것 아닌가. -다음달 커지는 변동폭에서는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맞으면 주가가 반 토막이 난다. 반면 사흘 연속 상한가면 주가가 두 배가 된다. 지금은 5거래일이 걸린다. ‘대박’과 ‘쪽박’이 빨라질 수밖에 없다. →내츄럴엔도텍 같은 사례가 발생하면 시장의 혼란이 커질 것 같은데. -기업 비리나 아무 이유 없이 급등락하는 테마주 등 예외적인 사례는 개별 종목별로 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기업 비리는 관리종목 지정,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등을 통해 관리하고 급등락 테마주는 단기과열종목 지정 등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 →불공정 거래가 더 늘어날 우려는 없나. -변동폭을 늘린 이유가 불공정 거래를 막기 위해서다. 인위적으로 15% 상한가를 만들어 낸 뒤 다음날 투자자들이 이를 사면 파는 방식의 ‘상한가 굳히기’, 유동성이 적어 기업 가치와 무관하게 형성되는 ‘상한가 따라잡기’ 등이 쉬웠기 때문이다. 상한가가 30%가 되면 시세 조종을 위해 돈이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불공정 거래를 막는 효과가 있다. →대형주 하락하면 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데. -시장 전체에 대해서는 매매거래 중단(서킷 브레이커·CB)이 강화된다. 지금은 코스피(코스닥)가 전일 대비 10% 이상 하락하면 매매가 20분간 중지되는데 하루에 한 번만 발동된다. 다음달 15일부터는 CB가 3단계로 적용된다. 지수가 전일 대비 8% 이상 하락하면 지금처럼 20분간 매매가 중지되고 10분간 단일가 매매가 이뤄진다. 이후에도 지수가 전일 대비 15% 이상 떨어지면 2단계 CB가 발동돼 다시 20분간 매매가 정지된다. 10분간 단일가 매매 이후에도 전일 대비 20% 이상 떨어지면 그날 장이 끝난다. →신용거래 위험이 커지는데. -업계가 보증금률과 담보유지비율을 차등 적용하거나 신용거래 제한 대상 고객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이달 초 IMF에 “디폴트” 물밑 서한… 그리스, 특별인출권으로 빚 돌려막다

    그리스가 이달 초 국제통화기금(IMF)에 부채 상환을 못 한다고 물밑으로 선언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IMF는 보증금 격인 특별인출권(SDR)을 내줘 빚을 돌려 막게 했는데, 이는 그리스에서 언제든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이 나올 수 있다는 징후로 여겨진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 8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에게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의 추가 국채 발행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12일 만기인 IMF 차관 7억 5000만 유로를 갚을 수 없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그리스 일간지 카티메리니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디폴트를 선언했을 때 그리스 은행에서 예금이 일제히 빠져나가는 사태(뱅크 런)를 우려한 IMF는 그리스에 6억 6000만 유로 규모의 SDR 사용을 허가했다. 그리스는 SDR에 자체 융통한 9000만 유로를 더해 지난 11일 만기가 된 IMF 차관을 상환했다. 그리스의 SDR 인출 자체가 이 나라 재정이 심각한 위기 상태에 처했다는 신호로 분석된다. 그리스에 할당된 IMF SDR은 3월 말 기준으로는 7억 유로다. 이번에 활당된 SDR을 거의 소진했다. SDR은 IMF 가맹국이 위기 상황에서 활용하는 무담보 대출로, 국가별 출연금으로 조성된 자금이다. 즉 SDR을 쓴 상황은 월세를 밀린 세입자가 보증금을 까이는 상황에 빗댈 수 있다. 다음달 말 그리스에 할당된 부채 상환액은 15억 유로이고 당장 다음달 5일 3억 유로를 갚아야 한다. IMF가 불가리아, 마케도니아, 루마니아, 알바니아 등 그리스 주변 국가의 금융감독 당국에 예금보험기금 추가 확보를 권고하는 등 그리스 디폴트에 대비한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점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전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국민연금 해법을 묻다] 노인빈곤 대처하려면

    [국민연금 해법을 묻다] 노인빈곤 대처하려면

    #김명국(80·가명)씨는 서울 은평구 녹번동의 좁은 고시원 방에서 홀로 살고 있다. 김씨가 생계를 이어가는 수단은 매달 나오는 기초연금 20만원과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받는 20만원이 전부다. 김씨는 “고시원 방값 25만원을 내고 나면 15만원 정도로 한 달을 살아야 한다”면서도 “그나마 나는 일자리사업에 참여하고 있어서 다른 사람에 비해 형편이 나은 편”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김씨가 한창 일하던 시기에는 국민연금이 도입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김씨는 “그런 게(국민연금) 있었다면 가입했을텐데…”라면서 “나라 경제기반을 닦는데 나름 기여했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이제 푼돈으로 살아가야 하는 처지”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1988년 도입된 국민연금은 2014년 말 기준으로 수급자가 353만명이다. 전체 65세 이상 인구(652만명) 대비 34.8%인 226만명이 연금을 받고 있지만, 나머지 65.2%는 연금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일정한 노후 소득 보장으로 노인빈곤을 막는 취지로 도입된 국민연금이 공적연금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가 2013년 분석한 장기재정추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대비 연금 수급자 비율은 2020년 41.0%로 추정되고, 2030년이 돼야 절반(50.2%)을 넘어선다. 앞으로 15년이 지나야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 정도가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연금 수급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이 절반 이상인 데다 높은 노인빈곤율로 인해 마냥 수급자 비중이 늘어나기만을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48.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2.4%)보다 3배 이상 높다. 가난한 노인이 줄어들지 않는 데다 저출산·고령화 추세로 인해 앞으로 노인 부양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생산가능인구(15~64세) 5.8명이 노인 1명을 부양했지만, 2020년에는 4.5명이 노인 1명을, 2040년에는 1.7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앞으로 15~64세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셈이다. 하지만 근로소득이나 연금 등 노인 스스로가 노후생활을 담보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실제로 2014년 기준으로 55~79세 가운데 각종 연금을 수령한 사람은 전체의 45.7%에 불과했다. 이들의 월평균 수령액은 42만원으로, 1인가구 최저생계비(61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복지혜택을 받아야 할 노인이 늘어나면서 국가와 정부의 역할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2014년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노인 생계는 ‘가족과 정부·사회’가 함께 돌봐야 한다는 국민이 전체의 47.3%로 ‘가족이 돌봐야 한다’(31.7%)는 응답보다 많았다. 세금을 노인 복지에 써달라는 요구가 큰 만큼 정부는 노인일자리 사업과 기초연금 등 노인빈곤 해결 및 정년연장, 퇴직연금 의무화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월 20만원인 기초연금액은 빈곤층 노인이 생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인 데다 여전히 사각지대도 넓다는 지적이다. 또 정부가 추진 중인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 의무화 등은 중산층 이상의 노후대비가 가능한 사람들에게만 해당된다. 때문에 당장의 연금 수급 사각지대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초연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은 “당장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초연금 20만원을 현재보다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이 아예 없는 노인이 26% 정도지만, 중산층 이상인 경우도 있다”며 “기초연금 인상액을 높이더라도 노인의 소득수준별로 차등적으로 지급해야 정책효과가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연금이 공적 연금의 성격에 걸맞은 기능을 하고, 미래에 닥칠 노인 빈곤을 방지하는 버팀목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소득대체율을 현재보다 올리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녀교육비나 전세자금 대출이자 등으로 생활이 퍽퍽한 서민들이 다른 노후준비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 실제로 2014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주된 노후 준비 방법은 ‘국민연금‘이 37.2%로 가장 많았고, 예금·적금·저축성보험(23.7%), 부동산 운용(13.9%) 등의 순이었다. 송현주 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이 2014년 연금 가입자와 비가입자의 소득원을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 비가입자는 기초연금(40.8%)이, 가입자는 국민연금 수급액(37.9%)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대다수의 국민이 국민연금으로 노후를 준비하고 있고, 실제 수급자의 사례를 봐도 연금 수급액이 주요 소득원인 셈이다. 이권능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연구위원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함께 강화되어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기초연금을 인상했다가 국민연금 수급율이 높아지는 시점에는 다시 기초연금을 줄이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원다연 인턴기자 panda@seoul.co.kr
  • [열린세상] 이제 생활자치의 시대를 열자/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이제 생활자치의 시대를 열자/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1988년 지방자치의 재출범이라는 역사적 선언과 더불어 지방자치의 재개를 위한 지방자치법이 같은 해 전면 개정되었으나 그 내용은 매우 불완전한 것이었다. 중앙·지방 관계에서는 중앙집권적 요소가 그대로 잔존하였고 지방정부 내에서는 극강시장·극약의회 구조를 채택하였다. 지방정부 내의 주민참여는 매우 제한적으로 허용되었다. 불완전한 제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지방자치의 도입을 서두른 것은 우리나라 민주화의 완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다. 당시 정치권은 우리나라의 민주화가 여야 간의 정권교체를 거쳐야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임명직 시장, 군수, 도지사의 체제하에서 정권교체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판단한 정치권은 조속한 지방자치의 실시에 역점을 두었다. 그 결과 1995년 지방정부의 장과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역사적인 지방자치가 출범하였다. 우리는 최초의 지방선거 이후 20년 사이에 보수당과 진보당 간 두 번의 정권교체를 이룩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지난 1995년 실시된 지방자치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이와 더불어 지방선거, 특히 지방정부의 장의 선거는 권위주의적 전통 위에 수립된 우리나라 지방행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주민들에게 높게만 느껴졌던 권위적 행정이 행정 서비스로 전환된 것이다. 지난 20년의 지방자치가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의 본질이라는 관점에서는 개선의 과제가 남아 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공동체가 처리하거나 공동체가 처리할 수 있는 일을 정부가 처리하게 되면 처리 비용은 상대적으로 과다하게 소요되면서도 주민들의 만족도는 크게 떨어진다는 것은 전통적 지혜로서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주민의 참여에 의하여 생활의 질을 높이는 주민자치라기보다는 주민들의 무관심 속에 선출된 대표들에 의해 “그들만의 자치”가 이어져 왔다.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중앙정부의 법령을 어기면서까지 행정기구의 증설과 무단 승진을 단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업무추진비의 부당한 지급으로 예산을 낭비하였다. 지방의회의 관광성 해외연수는 매년 계속되고 있다. 지방정부는 물론 아파트 단지 내 입주자대표회의조차 주민들의 무관심 속에서 그들만의 권한을 남용하였다. 주택법에 따라 사업주체로부터 공동주택을 관리할 것을 요구받았을 때에는 3개월 이내에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하고 공동주택의 관리방법을 결정하여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공동주택단지에 설치된 입주자대표회의야말로 주민자치의 전형적인 예이다. 입주자대표회의의 구성과 재정이 주민에 의하여 결정되기 때문이다. 5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 입주자대표회의의 회장과 감사는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입주민들의 직접선거에 의하여 결정되며 500가구 미만의 경우에는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의 과반수 찬성으로 선출되기 때문에 대표성이 담보되어 있다. 입주자대표회의의 운영비는 주민들이 납부하는 관리비로서 충당된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주민들의 위임으로 공동주택단지 내의 공동주택관리와 관련된 전권을 가지고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되고 있다. 그런데 주민자치의 전형으로 주민의 행복과 복리를 증진시켜야 할 입주자대표회의가 주민들의 무관심 속에 비리의 온상이 되어 왔다. 공사 불법 계약, 입주자대표회의의 구성과 운영에 관한 비리, 정보 공개의 거부, 하자 처리 부적절, 감리 부적절 등 공동주택의 관리에 많은 허점을 보여 정부가 ‘공동주택 관리비리 및 부실감리 신고센터’를 2014년 설치하기에 이르렀다. 입주자대표회의의 구성과 운영이야말로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생활자치의 영역이다. 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높았다면 굳이 정부가 비리신고센터를 설치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저성장 시대에 예산을 절약하고 사회규범을 통한 사회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공동주택단지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 비공동주택에서는 공동체를 중심으로 주민들의 참여 속에 생활자치를 발전시켜야 한다.
  • 이주열 “가계빚 증가세 쉽게 꺾이지 않을 것”

    이주열 “가계빚 증가세 쉽게 꺾이지 않을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 빚 증가세가 쉽게 꺾일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가계 부채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이달 기준금리는 현 수준인 연 1.75%로 동결됐다. 이 총재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가계 부채는 통화정책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늘어난 은행권의 가계 대출은 18조 1000억원으로 이미 지난 한 해 증가액(37조 3000억원)의 절반 수준을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은 19조 6000억원으로 지난해 증가분(35조 5000억원)의 55.2%다. 마이너스통장대출은 지난달만 빼고 3월까지 전달보다 줄어들었다. 다만 이 총재는 “가계 부채 규모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금융 안정은 한국은행의 책무이므로 감독 당국, 기획재정부와 같이 가계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대외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국내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다는 것이 정확한 판단”이라면서도 “심리지표는 개선에 긍정적인 신호가 있는 게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심리지표 개선의 근거가 미약하다는 질문에 “발표하지 않고 모니터링하는 것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 총재는 최근 수출이 부진한 데 대해서는 “구조적 요인이 크기 때문에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 구조와 성장 패턴이 바뀌면서 수출이 타격을 받고 있다”며 “다른 나라들의 기술이 급격히 발달해 국내 주력 수출산업과의 경쟁력 격차가 많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금리 동결에는 1명의 금통위원이 반대(인하 주장)했다. 지난달 동결 때도 1명(하성근 금통위원)이 인하를 주장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써니 열애설 서인국, 목격담보니 “써니 서인국 지극정성으로 밤새 간호” 소속사 입장은?

    써니 열애설 서인국, 목격담보니 “써니 서인국 지극정성으로 밤새 간호” 소속사 입장은?

    써니 열애설 서인국, 목격담보니 “써니 서인국 지극정성으로 밤새 간호” 소속사 입장은? ‘소녀시대 써니 서인국 열애설’ 걸그룹 소녀시대 써니와 배우 겸 가수 서인국의 열애설이 터져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5일 스포츠서울은 복수의 방송관계자 말을 인용해 “서인국과 써니가 현재 좋은 감정으로 만나고 있다”고 써니 서인국 열애설을 보도했다. 서인국 써니 열애설에 따르면 두사람은 서인국이 주연을 맡은 영화 ‘노브레싱’(2013년)에 함께 출연한 소녀시대 멤버 유리가 연결시켜준 것으로 알려졌다. 서인국은 영화 촬영 후 유리와 써니와 함께 만남을 가지며 자연스럽게 연인 사이로 발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달에는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 건강 문제로 잠시 입원한 서인국을 써니가 지극 정성으로 간호했다는 목격자들의 제보도 이어져 눈길을 끈다. 목격담에 따르면, 당시 서인국은 이비인후과쪽 이상으로 입원했는데 써니가 조심스레 서인국을 찾아와 밤새 병간호를 하고 귀가했다는 것. 한 목격자는 “당시 써니가 신분을 감추기 위해 철저히 ‘위장’한 것처럼 보였지만, 한눈에 봐도 써니였다. 오랜 시간 병간호를 하다 돌아갔다”고 전했다. 한편 써니 서인국 열애설에 양 측이 열애설을 모두 부인했다. 15일 써니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측은 한 매체를 통해 “서인국과의 열애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열애설을 반박했다. 서인국 소속사 젤리피쉬 역시 “친한 것은 사실이지만 연인관계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써니 서인국 열애설, 써니 서인국 열애설, 써니 서인국 열애설, 써니 서인국 열애설, 써니 서인국 열애설, 써니 서인국 열애설, 써니 서인국 열애설 사진=스포츠서울(써니 서인국 열애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눈덩이처럼 빠르게 커지는 가계빚 어찌할꼬

    눈덩이처럼 빠르게 커지는 가계빚 어찌할꼬

    가계빚에 불이 났다.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이 전달보다 8조 5000억원 늘어났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같은 달 증가분(2조 1000억원)과 비교하면 4배다. 가계빚 폭증 우려가 높아지면서 15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이달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은이 14일 내놓은 ‘4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의 가계대출(모기지론 양도분 포함) 잔액은 579조 1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8조 5000억원 증가했다. 월간 증가 폭으로는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10월 6조 9000억원을 훌쩍 넘었다. 당시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에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함께 영향을 미쳤던 때다. 가계대출 증가분의 대부분은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했다. 지난달에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은 8조원으로 역시 역대 최대인 지난해 10월 6조원을 훨씬 웃돈다. 윤대혁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주택경기가 개선되면서 주택거래가 늘어난 데다 봄 이사철 수요도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1만 3900건이다. 2006~2014년 4월 평균 거래량인 7200건의 두 배 수준이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은 4000억원 늘어 지난해 4월(5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3~4월 출시된 안심전환대출은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새 대출로 바꾼 것이기 때문에 가계대출 총량 증감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이 낮은 대출로 평가되지만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달 초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 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계부채가 상당히 높은 상태라 총액이 늘어나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일부 지표들이 경기 회복을 보여 주면서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이 총재는 최근 들어 “경기가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말해 왔다.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채권시장 전문가 106명에게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93.4%가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연내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될 것이라는 관측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BNP파리바는 “저물가에다 대내외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엔화 대비 원화의 강세 흐름이 기준금리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올해 중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고정소득 없으면 거치식으로 전환하라”

    “고정소득 없으면 거치식으로 전환하라”

    시중은행들이 안심전환대출 후폭풍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3월 23일부터 4월 3일까지 9영업일 동안 31조 7000억원어치 판매됐던 안심전환대출의 원리금 상환이 본격화되면 대출 철회나 연체가 줄줄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이미 이 중 2조 2000억원(6.94%)은 대출 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거나 원리금 상환 조건에 부담을 느껴 대출을 철회했다. 은행들은 추가 이탈자들의 대출금이 연체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반 주택담보대출로의 갈아타기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금리가 싸다’고 무턱대고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한 고객이라면 전환에 따른 ‘비용’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한다. 중도상환수수료(최초 1.2%)와 안심전환대출보다 높은 금리가 대표적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안심전환대출 1차 신청분(3월 24~27일) 20조원에 대한 원리금 1회차 회수를 지난 6일까지 모두 마쳤다. 연체 발생 비율은 농협 0.43%, 우리 0.38%, KB국민 0.28%로 집계됐다. 대출자 1000명 가운데 2~4명이 연체를 했다는 얘기다. 아직은 연체율이 높지 않지만 상환 초기라는 점에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2회차 신청분(3월 30일~4월 3일) 11조 7000억원의 원리금 최초 납부 기한은 다음달 도래한다. 은행들은 2~3개월 뒤부터 ‘원리금 상환 펑크‘가 본격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권에선 안심전환대출 신청 포기분(2조 2000억원) 중 20%가량은 원리금 상환 능력이 없는 차주로 보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안심전환대출 차주들의 높은 연령대를 우려하고 있다. 안심전환대출 1차분 중 9830건을 표본 조사한 결과 대출 신청자의 48.24%가 50대 이상이었다. 50대는 32.12%, 60대는 12.48%였다. 70대 이상도 3.64%였다. 그런데 대다수 차주(73.3%)들은 20년 이상 만기를 상환 조건으로 택했다. A은행 관계자는 “곧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퇴직해 고정 소득이 없는 차주들도 원리금 장기 분할 상환을 택했다”며 “당장은 예금이나 적금 상품을 해지해서라도 원리금을 납부하겠지만 곧 상환 여력이 바닥날 것”이라며 불안해했다. 은행 창구에는 벌써부터 안심전환대출 중도 해지를 문의하는 고객이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일반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하면 된다. 안심전환대출은 기존에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했던 은행에서만 ‘갈아타기’가 가능했다. 반면 ‘안심대출→일반대출’ 전환은 제약 없이 고객이 원하는 은행에서 할 수 있다. 다만 ‘일반대출→안심대출’ 전환의 경우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됐지만 안심대출 신청 후 3년 이내에 다시 일반대출로 갈아타면 주택금융공사에 중도상환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수수료는 1.2%를 시작으로 하루씩 차감하는 구조다. 안심대출 이용 후 1년이 지나면 0.8%, 2년 후에는 0.4%로 줄어든다. 일반대출은 신청 시점의 담보 가치(주택 가격)와 차주의 상환 능력 등을 감안해 대출 금리와 한도를 다시 산출하게 된다. 지난달 시중은행들의 분할상환방식(만기 10년 이상)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연 3.0~3.35%였다. 안심전환대출(연 2.6%)보다 높다. B은행 관계자는 “안심대출에서 일반대출 전환을 희망하는 고객은 최대한 신용등급 변동 적용 없이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며 “당장 고정 소득이 없는 차주라면 (원리금 균등분할상환보다 이자만 먼저 갚는) 거치식 대출로 전환하고 훗날 집을 처분해 원금을 갚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문화마당] 현대판 탈무드의 교훈/이애경 작가, 작사가

    [문화마당] 현대판 탈무드의 교훈/이애경 작가, 작사가

    예전에 이스라엘의 유적지를 여행한 적이 있다. 남부 광야에서 사해, 예루살렘을 지나 갈릴리까지. 이스라엘의 모든 곳은 역사가 담긴 유적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성지이자 역사적 유물이 풍부한 곳이다. 유적지들을 방문하면서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가 파괴된 유적지들을 재건하는 이들의 방식이었다. 쓰러져 조각 난 높은 기둥과 많은 양의 벽돌들은 각각 숫자 등으로 일정한 마크가 돼 있을 뿐 그냥 내버려 둔 것처럼 땅바닥에 늘어져 있었고, 집 담벼락이나 마을 터도 줄만 쳐 놓은 지 십 년은 훨씬 넘은 듯 복구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전 세계의 경제력을 잡고 있는 유대인들의 조국 이스라엘이 자금이 모자라 내버려 둔 것 같지는 않았다. 설명을 해 주던 유대인에게 물으니 일부러 속도를 조절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도 모두 끝내 버릴 수 있지만 장기 계획을 잡고 미래에 후손들이 계속해서 복구할 수 있도록 일부러 남겨 둔다는 것이었다. ‘빨리빨리’와 ‘속전속결’, 그리고 인스턴트 문화에 익숙한 나라에서 온 이로서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할 수 있는데 하지 않는 것, 후손을 위해 일부러 무언가를 자제하며 미래를 지켜 낸다는 것이 우리 문화와는 너무 다르다고 느꼈다. 자기 것, 자기 문화에 대한 철칙을 가지고 지켜 가는 뚜렷한 소신은 메아셰아림이라는 마을에서도 극명히 드러났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북쪽에 자리잡은 메아셰아림이라는 마을은 초정통파 유대인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뉴스나 알림, 광고 등의 소식들을 TV, 라디오, 인터넷이 아닌 벽보를 통해 얻는다. 마을에 마련된 벽에 각종 소식을 알리는 벽보를 붙이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세상 이야기를 듣는다. 인상적인 벽보 중 하나는 이곳을 지나는 외지인들에게 야한 옷을 입고 지나가지 말아 달라는 문구를 써서 붙여 놓은 것이다. 눈으로 음욕을 품는 죄를 짓지 않도록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자신이 죄에 오염되는 것을 금기시하기 때문에 그들은 각종 죄가 넘쳐 난다고 여겨지는 인터넷과 TV 등을 가까이하지 않는다. 눈과 귀와 마음, 생각을 오염으로부터 지키는 것이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생활 수칙이기도 하다.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사람의 미래를 담보로 벌어진 사건들은 어제오늘만 있었던 일도 아니다. 아기 물티슈,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은 이 나라 미래의 몸도 마음도 아프게 만들었다. 미혼 남자 배우의 사생활이 인터넷에 적나라하게 드러난 일도 있었다. 대중들의 머릿속에는 폭행과 임신이라는 어두운 단어가 새겨졌다. 남자 개그맨의 여성 비하 발언 내용은 듣지 않는 게 차라리 나을 뻔했다. 이 정보들을 알고 나니 머릿속이 오염된 느낌이다. 머리를 닦아 낼 수 있는 비누가 있다면 거품을 내어 박박 씻어 버리고 싶지만 마치 아스팔트 도료처럼 진득하니 달라붙어 떨어지지도 않는다. 대한민국은 후손들에게 무엇을 남겨 줄 것인가. 몸도 마음도 다 망가뜨리고 말 것인가. 미래와 미래의 후손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오직 나만 생각하는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공장 폐수를 무단 방류하듯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을 다 오염시켜 놓는 인터넷을 대하는 우리들에겐 유대인들이 주는 교훈이 절실히 필요하다. 대한민국이 미래를 꿈꾸고 있고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말이다.
  • [오늘의 눈] 거기, 사람 있다/홍희경 국제부 기자

    [오늘의 눈] 거기, 사람 있다/홍희경 국제부 기자

    서울 촌놈이던 기자가 농사짓는 시골로 시집을 가 새로 알게 된 재미가 ‘고속버스 택배’다. 처음에는 복잡한 터미널에서 어떻게 짐을 찾나 싶었는데, 기우였다. 버스 도착 뒤 3분이 안 돼 당일 배송된 물건은 주인을 찾았다. 물건을 직접 받기 어려울 때엔 터미널에서 집까지 물품을 배송하는 퀵서비스가 있다. 낡은 수하증 양식이 말해 주듯 버스 택배는 아주 오래된 서비스다. 민간 택배가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절에도 버스 택배는 있었다. 신선한 채소를 받는 사람이나 중요한 물건을 고향 집에 두고 온 사람의 수요를 채워 줬다. 말하자면 버스 택배는 우체국의 미진한 부분을 채워 줬다. 공공서비스 개혁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버스 택배처럼 공공서비스의 허점을 메워 주는 방식의 아이디어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무시한다. 이들은 주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측을 ‘만악의 근원’으로 낙인찍고 ‘전면적 개혁, 조직 개편을 통한 효율화, 경쟁 체제 도입’을 촉구한다. 즉 민영화를 주장한다. 지난 20여년 동안 역대 정권마다 전기·철도·우편·통신 등이 번갈아 가며 민영화 대상으로 지목돼 왔다. 그러나 공공서비스의 전면적 민영화는 쉽지도 않을뿐더러 효율성도 담보할 수 없다. 전기·철도·우편·통신 등이 수익을 따져 탄력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편 서비스만 하더라도 효율성을 이유로 품이 많이 드는 서신이나 택배를 접수하지 않을 도리가 있을까. 현대 국가에서 편지가 닿지 않는 곳이 생긴다면, 국가의 존재가 의심받을 만한 비상 상황이 된다. 결국 민영화를 통해 효율화를 꾀할 수 있는 지점은 인건비뿐이다. 공공기관 인건비가 재정에 기대는 점을 감안하면, 인건비 절감은 서비스 효율화와 연결되기도 한다. 그러나 민영화 이후 공공기관 퇴직자의 실업수당, 실직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남은 사람들의 업무 가중 역시 재정과 사회의 부담이다. 그나마 이것은 민영화가 차질 없이 진행됐을 때 생길 기회비용이다. 섣부른 민영화 논쟁으로 이도저도 아닌 상태가 되거나 추진되던 민영화를 중도 포기할 경우 공공서비스의 질, 조직의 안정성은 무참하게 훼손된다. 2008년 민영화 논의에 휩싸였고 최근 인력 감축 대상이 된 우정사업본부의 복잡다단한 조직 구조는 이런 상태를 보여 준다. 중앙의 우정기관장은 본부직인데 지역 조직의 장은 청장인 기형적 직제, 4~5개로 중복되는 관할 부처, 정규직과 계약직이 혼재된 구성원들의 신분이 그것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우체국의 금융부문 업무를 맡는 일반직 공무원 인건비가 우편사업특별회계에서 지출 처리되는 등 회계 처리 방식도 비상식적이다. 외부 탁상머리에서 조직을 흔들고 그로 인해 구조적 문제가 쌓이면 작은 이익 때문에 조직원들은 갈라지고 각자의 삶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인다. 구조 개혁의 길은 멀어지고 이로 인한 공공서비스 악화 문제는 사회와 재정의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다. 거기까지 고민한 뒤 나온 민영화 시도와 인력 감축이었을까, 의심이 든다. saloo@seoul.co.kr
  • ‘안심전환’ 2조 2000억 자진 철회·탈락

    정부가 지난 3월 가계부채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2%대 저금리로 내놓은 ‘안심전환대출’ 신청자 가운데 5.2%인 1만 8000명이 포기하거나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심전환대출 실적은 총 31조 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자들의 평균 소득은 4000만원, 평균 대출액은 9800만원이다. 금융위원회는 12일 1~2차 안심전환대출 취급 실적과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융위 측은 “당초 신청액 33조 9000억원(34만 5000건) 가운데 93.5%인 31조 7000억원(32만 7000건)에 대해 대출을 실행하고, 나머지 2조 2000억원(1만 8000건)은 고객들이 자진 철회하거나 자격 요건이 맞지 않아 탈락했다”고 밝혔다. 대출자의 평균소득은 4000만원으로 연소득 6000만원 이하가 전체의 80.1%로 나타났다. 1억원 이상 고소득자의 비중은 5.1%였다. 담보 주택의 가격은 평균 2억 9000만원으로 6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의 비중은 4.7%였다. 평균 대출금액은 9800만원으로 1억원 이하가 64.3%를 차지했다. 만기까지 금리가 고정되는 기본형과 5년 주기로 조정되는 금리 조정형 가운데 기본형을 선택한 비율은 94.7%였다. 금융위는 앞으로 대출자들의 금리 변동 위험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사설] 北 개성공단을 문 닫게 하려는가

    북측의 일방적인 임금 인상 요구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개성공단에서 태업과 잔업 거부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지난 2월 말 느닷없이 “3월분 임금부터 기본급을 기존의 70.35달러에서 5.18% 올린 74달러로 산정해 지급하라”고 우리측에 통지문을 보낸 북측이다. 상식에서 벗어난 요구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태업과 잔업 거부를 위협하더니 4월 임금 지급 시점에 맞춰 명분 없는 실제 행동에 들어간 것이다. 사업이 또다시 제동이 걸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을 볼모로 우리측에 백기투항을 요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상호 신뢰는 고사하고 기본적인 상도의(商道義)조차 무시하는 행태를 용인하는 사업 파트너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법이다. 앞서 정부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에 북측의 임금 인상 요구에 따르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원칙이 한번 무너지면 다음에는 봇물 터지듯 온갖 무리한 요구가 잇따르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입장에서도 북측의 요구를 수용하면 당장은 공장 가동에 지장이 없겠지만, 무리한 요구가 이어질 수밖에 없으니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럼에도 몇몇 입주 기업이 지난달 북측 요구대로 기존 임금을 납부하고, 차액의 연체료 지불을 약속하는 담보서를 제출한 것은 주문받은 상품 생산을 위한 정상 가동이 그만큼 절실했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가 어느 때보다 강경한 대응을 천명한 것은 당연하다. 통일부 대변인은 그제 “북한의 부당한 행태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북측은 연장 근무를 거부하거나 태업을 위협하는 행동으로 기업을 압박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임금 문제 해결을 위해 진지한 자세로 남북 간 협의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어 개성공단 입주 기업에 북측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임금을 남측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예치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북측은 이 같은 상황 변화를 가벼이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재론할 것도 없이 우리에게 개성공단이란 남북 화해의 상징적 공간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의미를 공유해야 마땅한 북측이 개성공단을 단순히 남측을 수세로 몰아가면서 경제적 실리를 챙기는 수단쯤으로 여긴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문제는 북측의 부당한 압박이 이미 우리로 하여금 그 상징성마저 내려놓고 싶을 만큼 이미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는 것이다. 북측이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공간이라면 우리도 집착할 이유는 없다. 북측은 명분도 잃고 실리도 잃는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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