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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과열된 부동산, 대응책 머뭇대다간 화 키운다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 집값이 치솟으면서 정부의 추가 대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어제 “특정 지역에서 부분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니 모니터링을 하고 필요한 것이 있다면 만들어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해 경제를 부양하겠다는 기존 정책이 가계부채 급증과 부동산 시장 양극화라는 부작용에 직면하면서 정부가 과열 억제로 돌아선 것이다. 어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 대책은 빠졌지만 조만간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책을 발표하더라도 부동산 정책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 현 정부는 저성장, 침체 국면에서 지속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해 침체된 경제를 살리는 촉매제로 삼는 정책을 폈다. 이런 맥락에서 분양권 거래제한 강화나 청약제도 개선 등 최소한의 수요 억제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부동산 시장 양극화와 가계대출 폭등이라는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우려도 크다.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이미 3.3㎡당 4000만원을 넘어섰다. 그 열기가 강남 지역을 넘어 강북 등 서울 시내는 물론 수도권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중이다. 9월 마지막 주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값 상승률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1%대 초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몰린 탓이다. 서울 수도권 지역은 아파트 청약 공고가 나가면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의 중소도시는 ‘청약 한파’에 직면한 상황에서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속출할 정도로 양극화 현상은 심각하다. 정부가 부동산 경착륙을 우려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우리 경제의 양축인 수출과 내수 모두가 내리막길인 상황에서 그나마 온기가 남아 있는 부동산 경기마저 얼어붙을 가능성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양극화와 과잉 공급으로 인한 미분양 사태, 임계점을 넘어선 가계부채가 폭발할 경우를 대비하지 않으면 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강남 집값의 ‘나 홀로 급등’을 잡지 못하면 지역·계층 간 골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시장에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으면 반드시 혼선이 생긴다. 소극적인 ‘8·25 대책’이 바로 이런 경우다. 정부는 규제 완화 대신 수요 억제, 금융 완화 대신 돈줄 죄기로 정책의 변화를 명확하게 알려 줘야 한다. 보금자리론이나 아파트 중도금 대출 규제같이 변죽만 울리는 대책은 애꿎은 실수요자와 서민들의 피해만 늘린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과감하고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투기 세력을 잡기 위해서는 투기 과열지구 지정을 포함해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대출 규제 등 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 강남·서초·해운대… 집값 미친 동네만 콕 찍어 잡는다

    강남·서초·해운대… 집값 미친 동네만 콕 찍어 잡는다

    모처럼 살아난 시장에 ‘찬물’ 우려 洞 단위 맞춤형 정책 가능성 높아 서울 강남 지역 주택시장 안정 대책에 정부가 어떤 내용을 담을지 관심이 쏠려 있다. 정부는 고강도 수요 억제책을 동원하면 집값을 떨어뜨리고 청약 광풍을 막을 수 있지만, 섣불리 손댈 수 없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고민에 빠져 있다. 그동안 주택 투기 때마다 내놓았던 대책과는 다른 내용이 담길 수밖에 없다. 전반적인 대책이 아닌 특정 지역, 일부 수단만 들이대는 ‘마이크로 현미경 대책’이 될 전망이다. 먼저 ‘투기지구’나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같은 대책에는 정부가 부담을 갖고 있다. 투기지구를 지정하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줄잡아 10가지가 넘는다. 강도가 조금 약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다고 해도 모처럼 살아난 주택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는 19일 “강남지역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과열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투기지구나 투기과열지구와 같이 시장 전반에 영향을 주는 대책을 들이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과열을 막기 위해 대책을 내놓긴 하겠지만, 시장 전반에 영향을 주는 내용은 들어 있지 않고 강남 지역을 타깃으로 하는 맞춤형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맞춤형 대책은 우선 적용 지역을 투기 거래가 심한 일부 행정권으로 한정할 전망이다. 현재 시장이 달아오른 곳은 서울 강남권과 부산 지역 정도다. 강남권이라고 해도 전체를 한꺼번에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투기가 심한 강남·서초구, 심지어 동(洞) 단위로 한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부산도 전체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해운대 일대만 겨냥하는 대책을 고려 중이다. 내용도 ‘8·25 가계부채 대책’에서 빠졌던 수요관리 정책이 일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투기 거래가 많다고 판단되는 분양권에 대해 전매 요건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분양권 전매 기간을 수도권의 경우 6개월에서 1년으로 강화하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간에 이뤄지는 분양권 전매는 사실상 가수요이고, 이 정도의 수요억제 대책은 주택 거래 시장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파트 재당첨 금지 기간을 강화하는 방안도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분양권만큼 강도 높은 규제는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분양권 거래를 규제하면 청약시장에서 가수요가 그만큼 줄어들어 재당첨 금지 기간을 강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은 손을 대지 않는 것으로 부처 간 정리가 끝났다. 주택시장 투명성 확보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기성 거래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 강화, 주택 임대시장의 투명성 확보만으로도 투기 의지를 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신규분양 잔금은 기존 대출요건 적용…분양권 전매했다면 이용하기 힘들어

    신규분양 잔금은 기존 대출요건 적용…분양권 전매했다면 이용하기 힘들어

    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대표적인 정책금융 상품인 보금자리론이 19일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요건과 한도가 크게 강화된다. 기존에는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5억원(주택가격의 70%)까지 대출이 가능했으나 3억원 이하 주택에 1억원 대출로 변경됐다.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저렴한 보금자리론을 이용해 내 집 마련을 계획한 사람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보금자리론과 비슷한 성격의 적격대출(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도 사실상 중단됐다. 갑자기 높아진 정책금융 대출 상품의 문턱을 문답으로 짚어 본다. Q. 주택 매매 계약은 이미 체결했는데 대출 신청은 아직 못했다. A. 18일까지 계약을 체결한 사람은 기존 요건과 한도로 대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는 아낌 e-보금자리론은 대출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 거치기간(원금은 놔두고 이자만 내는 기간)을 설정할 수 없고, 대출을 받는 즉시 원리금을 쪼개 갚아야 한다. 주금공은 이번 변경과 별도로 지난달 28일부터 최대 1년간 가능했던 거치기간을 없앴다. 아직 매매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사람은 주택 구입을 잠시 미루고 내년까지 기다려야 기존 요건과 한도를 적용받을 수 있다. Q. 연말에 신규 분양 아파트에 입주하는데. A. 기존과 같은 요건과 한도를 적용받는다. 예를 들어 2014년 청약에 당첨돼 그간 중도금을 납부하다 오는 12월 입주하는 사람은 이번 변경과 상관없이 대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최초 분양자가 아닌 분양권 전매자는 변경 요건과 한도를 적용받는다. 대출 가능 주택 가격이 3억원 이하인 데다 소득 요건(부부 합산 연 6000만원)도 신설돼 사실상 이용이 쉽지 않다. Q. 보금자리론 대신 이용할 수 있는 정책금융 상품은 없나. A. 부부 합산 연소득 6000만원(생애 최초 구입자는 7000만원) 이하면 디딤돌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6억원(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에 대해 2억원(주택가격의 70%)까지 대출받을 수 있어 변경된 보금자리론보다 한도가 높다. 무주택자 전용 상품이지만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1주택자도 3개월 이내에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다. 금리는 연 2.1~2.9%이며, 다자녀가구 등은 추가 우대 금리를 적용받는다. Q. 적격대출도 중단됐다는데. A. 원래는 소득 제한이 없고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5억원까지 최장 30년 대출해 주는 상품이다. 하지만 한도가 거의 소진돼 사실상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다만 정부가 서민용에 한해서는 한도를 늘려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Q. 서민용 적격대출 기준은. A.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한시 변경된 보금자리론 요건과 비슷하게 책정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뉴스 분석] 투기 못 잡고… 집 없는 서민만 울렸다

    [뉴스 분석] 투기 못 잡고… 집 없는 서민만 울렸다

    ‘8·25 가계부채 대책’의 후폭풍이 거세다. 공공주택 공급물량 줄이기와 아파트 분양보증 축소(100%→90%)로 무주택 서민이나 주택 실수요자들에게 불똥이 튀고 있다. 파장이 커지자 정부는 뒤늦게 부동산 투기 수요를 잠재울 ‘핀셋 대책’을 고민 중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8·25 대책’은 아파트 공급과잉 해소와 가계부채 관리에 방점이 찍혀 있다. 발표 때부터 ‘알맹이’가 빠진 대책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나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 등 투기 수요를 잠재울 ‘처방’이 빠져 있어서다. 최근 가계부채 급증세는 분양시장이 주도하고 있다. 분양아파트 집단대출(중도금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10조 3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21조 8000억원으로 1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 주택담보대출(291조 1000억원→298조원)은 2.4% 증가에 그쳤다. 그런데도 정부는 분양시장 투기 수요를 ‘정밀 타격’하는 대신 주택공급 축소와 분양보증 축소라는 ‘변두리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건설사들의 ‘밀어내기식 분양’으로 2014년부터 최근까지 전국에서 120만 가구 가까이 공급된 것을 감안하면 주택공급 관리는 시급하다. 다만 정부가 공공택지 물량을 당장 올해(12만 8000가구→7만 5000가구)부터 줄이기로 하면서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까지 좁아지는 역효과가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공공택지 공급물량은 지난해보다 46% 줄어들지만 공공 임대주택이나 뉴스테이 등 임대용지는 113% 늘릴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공공주택 분양 물량 중 생애 최초 내 집 마련, 다자녀가구, 신혼부부, 노부모 부양가족 등 무주택 서민을 위한 특별공급이 줄어드는 것은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집단대출 소득심사 강화 지침은 대출 중단 사태로 번지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집단대출 취급을 꺼려 2금융권에서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갑작스러운 중단 사태를 맞은 보금자리론 역시 투기 수요를 방치한 탓이란 주장이 나온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금자리론은 일시적 1가구 2주택자인 사람이 3년 이내에 대출을 상환할 경우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않아도 된다”며 “이런 제도의 빈틈을 악용해 투기 세력들이 시중은행보다 저렴한 금리로 보금자리론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보금자리론 대출을 받은 1가구 2주택자 중 기존 주택을 처분한 숫자는 25%(올해 8월 기준)에 불과하다. 올해 대출자 중에서는 단 6%만이 기존 주택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창균 중앙대 경제학 교수는 “한도가 소진되고 나서야 보금자리론 이용 자격을 강화한 것부터가 문제”라며 “처음부터 문턱을 높여 무주택 서민들에게 집중적으로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정부는 조만간 부동산시장점검회의와 가계부채협의체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 강남의 투기과열지구 지정이나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 수도권 지역 분양권 재당첨 제한 등 추가 대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중구난방·좌고우면… 대통령 ‘입’만 쳐다보는 정부

    중구난방·좌고우면… 대통령 ‘입’만 쳐다보는 정부

    조선·해운 등 시급한 구조조정… 柳부총리 컨트롤타워 역할 못해 박근혜 정부 들어 ‘경제부총리’ 제도가 되살아났다. 개별 부처들이 우리 경제의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정책을 수행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부총리제의 부활이 성공했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자꾸만 줄어가고 있다. 경제에 대한 인식과 대응의 일관성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오고, 경제 주체들의 안정적인 변화를 유도하기보다는 혼란을 유발한다는 불만도 나온다. 우리 경제의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인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등 공급 과잉 업종 구조조정만 봐도 그렇다. 업계에 구조조정의 방향과 강도에 대한 ‘시그널’을 보내는 주체가 누구인지가 우선 불명확하다. 이런 난맥상은 지난달 말 ‘철강·석유화학 경쟁력 강화 방안’ 발표에서 잘 드러났다. 지난달 30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관계장관회의 직후에 이를 발표하기로 돼 있는 상황에서 이틀 앞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석유화학업계 간담회에서 내용을 공개했다. 구조조정을 포함한 중요 보고서가 정부에 제출되면 이를 관계 장관들이 모여서 논의한 뒤 부처 간 의견을 조율해 경제부총리가 발표하는 게 일반적인데 순서가 뒤바뀐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구조조정같이 중요한 사안을 무슨 ‘전야제’식으로 발표하느냐”는 비판이 흘러나왔다. 기재부에서는 “주무장관의 의욕이 앞선 것”이라고, 산업부에서는 “유 부총리에게 쏠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발표 시점을 미리 맞춘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후폭풍에 대한 대책 마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때는 팀장을 어디에서 맡을지를 놓고 기재부와 해양수산부 사이에 서로 떠미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강남발(發) 재건축 광풍’에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일관성 없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요 억제카드를 담지 않았던 ‘8·25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2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투기 과열지구 지정과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6월에 나온 ‘미세먼지 대책’처럼 정책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여론의 추이를 보며 좌고우면하다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지면 그제서야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하는 모습도 반복되고 있다. 입법 이후 18개월이 지나서야 시행된 ‘김영란법’(청탁금지법)의 법령 해석 지원 TF가 법 시행 17일 만에 구성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달 28일부터 법이 시행되면서 화훼업계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정부는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1일 “유관기관이 합심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지시하자 엿새 뒤인 17일에 황교안 국무총리가 당초 일정에 없었던 김영란법 관련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TF를 구성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경제부처 수장들을 바꾸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라면서 “현 경제팀이 강남 투기과열지구 지정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 강화처럼 문제 상황에 맞는 대책을 바로 실행함으로써 시장에 정부의 정책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경제정책 ‘오락가락 신호’ …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

    경제정책 ‘오락가락 신호’ …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

    가계빚 우려에 대출 옥죄기식… ‘구성의 오류’ 현상마저 발생 지난달 실업률이 11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청년실업률은 9.4%로 1년 전보다 1.5% 포인트나 오르며 9월 기준으로 역대 가장 높았다. 올 들어 다섯 번째 월별 기록 경신이었다. 실업에 대한 사람들의 위기감이 한껏 고조됐다. 이에 정부는 “실업률이 높은 것은 청년들의 구직활동이 늘어난 데 따른 통계상의 이유이고 청년 취업자 수는 증가세에 있다”고 국민 체감과 동떨어진 설명을 했다. 정부 정책의 핵심 중 하나는 신뢰다. 믿음이 있어야 정책이 먹히고 국민들이 따른다. 정책 사령탑의 역할을 강조하고 일관된 분석과 판단을 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정부 경제팀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서울 강남 재건축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묶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원들의 지적에 “당분간 부동산 가격이 엄청나게 오를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17일 유 부총리는 “강남 등을 투기과열지구로 설정하는 것을 포함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사흘 전과 다른 말을 했다. 이른바 ‘구성의 오류’ 현상도 보이고 있다. 구성의 오류는 한쪽의 합리적인 판단이 다른 쪽에는 부정적인 결과를 빚어내는 모순되는 상황을 말한다. 정부가 한국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게 대표적이다. 금리를 낮추면 가계부채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정부는 가계부채를 잡겠다며 부동산 대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한국의 재정 확대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정부 대응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유 부총리는 지난 9일 “재정정책은 할 만큼 다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8월까지 전년 대비 21조원 가까이 더 많은 세금이 걷혔다. 수도권 대학 경제학부 교수는 “고령화에 대비해 세금을 아껴 둬야 한다는 등의 설명은 없고 한은의 통화정책 역할을 강조하려다 보니 말이 꼬인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경환 전 부총리는 ‘겨울에 여름옷을 입고 있으면 안 된다’면서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완화했다”면서 “시장 상황의 변화를 정확히 인식하고, 유연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신규 코픽스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른다

    ‘황제대출 논란’ 우대금리 조사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가 9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17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9월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1.35%로 전달보다 0.04% 포인트 올랐다. 코픽스가 상승세로 전환한 건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올라 코픽스도 동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KEB하나·신한·우리·농협·씨티·SC 등 7개 시중은행의 8월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 평균금리는 연 2.71%로 집계됐다. 지난 7월(2.67%)보다 0.04% 포인트 올랐다. 특히 10월 들어서는 더 올랐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을 바짝 조이고 있어서다. A은행 관계자는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담보대출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황제대출’ 논란과 관련해 시중은행들의 대출 우대금리 체계를 전면 조사하기로 했다. 금리산정 체계를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앞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농협은행으로부터 파격적으로 저금리 대출을 받아 ‘황제대출’ 논란이 불거졌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꽉 막힌 서민주택 ‘돈줄’… “내 집 언제쯤”

    꽉 막힌 서민주택 ‘돈줄’… “내 집 언제쯤”

    연내 美 금리 인상까지 예고 주택담보대출금리 상승세 전환 “정부 카드 아직 남았다” 신중론 “내년 물량 많아 과열 진정” 전망 보금자리론에 이어 적격대출마저 사실상 중단되면서 내 집 마련을 계획했던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어정쩡한 부동산 대책과 가계부채 방안으로 애꿎은 실수요자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적격대출은 일반 주택 구입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금리조정형, 기본형)과 기존 대출 채무자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갈아타기용(채무조정형) 상품이 있다. 내 집 마련용은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까지 대출해준다. 금리조정형은 5년주기로 금리가 조정되며 기본형은 시중금리가 바뀌어도 처음 금리가 그대로 유지된다. 채무조정형은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3억원까지 빌려준다. 보금자리론에 이어 적격대출마저 막히면서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입비용 조달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시중은행들은 일반 민간 건설사의 중도금 대출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시중은행에서 ‘대출한도 초과’를 핑계로 중도금 대출 약정에 아예 응하지 않고 있다”며 “작년 10월만큼이나 대출은행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분양지역이나 건설사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무조건 안 된다는 게 은행들 태도”라면서 “작년처럼 시중은행이 아닌 새마을금고나 수협,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알아보고 있지만 여기는 대출 금리가 4%대로 시중은행보다 1% 포인트 이상 높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마저도 정부가 제2금융권 대출도 옥죄고 있어 ‘중도금 대출 금융사’ 잡기가 쉽지 않은 형국이다. 사정이 이렇자 시중은행에는 대출과 주택 구매 시기에 대한 문의가 잇따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우선 내년 초까지 시장 상황을 지켜볼 것을 권했다. 아직까지 정부의 부동산 대책 카드가 다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사실상 가계부채 총량 규제로 심리적 위축이 있지만 신규 분양 열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유민준 신한PWM 미래설계센터 부동산팀장은 “중산층 이상에서는 여전히 분양시장 프리미엄에 대한 열기가 꺼지지 않고 있다”면서 “60% 이상이 투자 목적으로 부동산을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실제 분양을 받고 입주를 계획했던 실수요자들에게는 가계대출 억제가 큰 타격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보금자리론 등 정책이 완화될 때까지 기다려보기를 권했다. 일각에서는 2018년 전국의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입주자를 찾지 못하는 주택이 속출하면서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내년 37만 3360가구, 2018년 39만 4568가구로 1998년(39만 4527가구) 이후 최대치다. 전매제한과 같은 강력한 규제 없이는 서울 강남 재건축 등 일부 지역에 과열된 시장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부동산 담당자는“전매제한을 확대하는 등의 조치 없이는 현재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엄지 척! 오늘의 정보] 다가온 연말정산 시즌… ‘13월의 월급’ 꿀팁

    [엄지 척! 오늘의 정보] 다가온 연말정산 시즌… ‘13월의 월급’ 꿀팁

    30대 직장인 김모(37)씨는 연말정산이 다가오면 설렌다. 주변에서 돈을 ‘토해내는’ 일이 적잖은데 김씨는 200만원이 넘는 ‘보너스’를 몇 년째 챙겨서다. 친정엄마, 시아버지 등 ‘가족’을 연말정산에 꼼꼼히 챙겨 넣은 게 컸다. 김씨는 “10원이라도 더 돌려받으려면 10월이 가기 전에 절세 방법들을 재점검해 지금부터라도 (공제 혜택들을) 챙겨야 한다”며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로 점심값을 결제했다. 어느새 또 연말정산 시즌이다. 남은 두 달 반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13월의 폭탄’이 ‘13월의 월급’이 될 수도 있다. 전문가 자문을 통해 세 가지 ‘벼락치기 공략법’을 들어봤다. ①장애인공제 누락 땐 5년치 환급 가능 연말정산에서 가장 큰 절세 혜택을 주는 것 중 하나가 ‘기본공제’다. 부양가족 1인당 150만원까지 세금을 공제해 준다. 그중에서 많이 놓치는 부분이 ‘장애인 공제’다. 부모님이 본인의 기본공제 대상자라면 우선 인적공제로 150만원을 받고 여기에 부모님이 장애인이라면 추가적으로 200만원을 더 공제받을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장애인’은 장애인복지법에서 말하는 것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다. 세법에서는 ‘항시 치료를 요하는 중증환자’로 표현한다. 예컨대 암, 치매, 중풍 등이다. 암에 걸렸다고 다 해당되지는 않는다. 경제활동을 할 수 없고 1년 이상의 사후관리가 필요한 경우다. 의료기관에서 발행하는 장애인증명서를 제출하면 된다. 이런 공제 조건을 몰랐다면 ‘경정청구’를 통해서 과거 5년치까지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②연금저축 소득 적을수록 공제율 높아 연금저축은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더불어 현재 가입할 수 있는 유일한 연말정산용 절세 상품이다. 총급여가 5500만원을 넘으면 13.2%, 5500만원 이하면 16.5%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된다. 소득이 적을수록 세금을 더 많이 깎아 준다는 얘기다. 맞벌이 부부라면 급여가 적은 배우자가 연금저축에 더 많이 납입해야 부부 전체 환급액을 늘릴 수 있다. 예컨대 부부가 합쳐서 300만원씩 총 600만원을 연금저축에 넣는다고 치자. 연봉 5500만원 이하인 사람이 600만원 중 세액공제 한도(400만원)까지 넣고 5500만원을 넘는 사람이 나머지 200만원을 넣는 것이 낫다. 이상혁 KEB하나은행 상속증여센터 세무팀장은 “중간에 상품을 해약하면 환급금이 다른 소득과 합산돼 종합과세를 무는 등 손실이 너무 커 고객들이 연금저축 가입을 꺼렸는데 2015년부터 법이 개정됐다”면서 “중도 해지해도 총급여 5500만원 이하라면 세제 혜택을 본 16.5%만 떼고 돌려준다”고 설명했다. 지금이라도 연금상품 가입을 적극 고려하라는 조언이다. ③전·월세도 꼼꼼히 따져야 주거비 공제는 조건을 잘 따져 봐야 한다. 무주택 가구주이면서 연봉 7000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국민주택 규모(85㎡) 이하 집에 월세를 내고 살 경우 연간 750만원 한도로 월세 납입액의 11%(주민세 포함)를 공제받을 수 있다. 또 전용 면적 85㎡ 이하의 전세주택에 거주하는 무주택 가구주라면 전세 대출금에 대해서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이자에 대해서만 공제를 해 주지만 전세금 대출은 원리금 상환액(원금+이자 상환액)에 대해서 모두 공제를 해 준다. 연말까지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공제 최대치인 750만원(750만원×40%=300만원)을 넘지 않았다면 원금을 더 갚아 공제액을 늘릴 수 있다. 전세 대출금에 대한 소득공제율은 40%, 한도는 300만원이다. 박초희 KB국민은행 WM컨설팅부 세무사는 “원금을 갚을 때 연 1.5% 안팎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물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단독] 보금자리론 이어… 적격대출도 중단

    [단독] 보금자리론 이어… 적격대출도 중단

    “집 장만 계획 어쩌라는 거냐” 금융위 “서민용은 추가 공급”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정책상품인 보금자리론에 이어 ‘적격대출’도 사실상 중단됐다. 중산·서민층이 주택 마련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창구가 잇따라 막히면서 올해 집 장만을 하려던 실수요자들의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적격대출은 주택금융공사에서 시중은행을 통해 공급하는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다. 최장 30년까지 빌려준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KEB하나·씨티·기업·농협은행 등 적격대출을 취급하고 있는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최근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A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한도가 소진돼 더이상 신규 대출을 받고 있지 않다”면서 “4분기에 추가로 공급된 한도가 없어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SC제일은행 역시 다음주 초까지만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우리은행과 수협은행은 금리조정형 외에 기본형 적격대출만 일부 남아 있지만 이 역시 이달 중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금융공사 측은 “올해 책정된 적격대출 한도가 16조원인데 이미 거의 소진했다”고 밝혔다. 보금자리론과 마찬가지로 재원이 없어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9억원 이하 주택 구입 시 최대 5억원까지 대출해 주는 적격대출은 일반 시중은행 상품보다 금리가 낮고 안정적이어서 서민들이 집을 살 때 보금자리론 다음으로 고려하는 상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 들어 우리나라도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돼 적격대출 수요가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기사가 나가자 금융위원회와 주택금융공사는 “서민층에 한해서는 추가 공급을 할 계획”이라고 서둘러 해명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공급 규모와 시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사설] 2006년식 버블 되기 전에 부동산 과열 잡아야

    부동산 과열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투기 열기는 강남에서 강북과 수도권 신도시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서울 강남 3구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평균 가격은 최근 사상 처음으로 4000만원을 넘어섰고 아현·은평 등 강북 지역 신규 분양 아파트도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신도시도 마찬가지다. 분당·판교·위례 등 신도시 아파트 가격도 지난주에만 500만~1500만원 올랐다. 강남 지역 재건축 과열 현상이 이제는 강북·수도권으로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신도시에선 전셋값과 집값의 차이를 이용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Gap) 투자’가 중소형 아파트에 몰리고 있다. 전세금에 자기 돈을 조금 보태면 주택 매입이 가능하다 보니 한 채 값만 있으면 10채를 살 수 있다. 전문 브로커들의 갭 투자는 수도권 집값 상승을 이끌었고 최근엔 지방의 ‘아줌마 부대’까지 가세하면서 중소형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형국이다. 이런 과열 현상이 2006년 부동산 폭등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음도 적지 않다. 당시 강남 저층 재건축 투자 열풍은 수도권 전역에 묻지마 투자로 이어졌다. 결국 버블이 터지면서 대량의 ‘하우스 푸어’를 양산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이상 과열은 반드시 대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아파트 분양 물량은 지난해 52만 가구에 이어 올해 40만 가구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적정 수준의 두 배나 되는 물량이 시장에 풀렸다고 지적한다. 지방 중소도시에서 벌써 미분양 사태 징후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미분양 사태가 수도권으로 상륙할 경우 부동산 거품은 삽시간에 꺼지고 건설사들의 파산은 불을 보듯 뻔하다. 가계 파산과 금융 부실이 현실화되며 소비 위축으로 경제는 더욱 침체되는 연쇄 도산이 불가피하다. 정부도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국지적 과열 현상을 인정했고 대응책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나마 인지한 것은 다행이지만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연장 등의 미봉책으로는 안 된다. 투기 과열지구 지정을 포함해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의 대출 규제도 강화해야 한다. 소극적인 ‘8·25 대책’이 부동산 과열로 이어진 만큼 이번엔 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 재건축 시장 열기, 한강 건너 강북으로

    재건축 시장 열기, 한강 건너 강북으로

    마포·서대문·은평 ‘블루칩’ 관심 “주변 시세·입지 등 잘 살펴야” “강남 재건축·재개발은 실수요자보자 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많지만, 강북은 실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수요층이 많습니다.”(서울 마포구 아현동 A부동산) “경기와 인천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이전 가격을 아직 회복하지 못한 곳도 많은데, 서울은 대부분이 당시보다 가격이 더 올라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서울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에 대한 기대가 더 클 수밖에 없죠.”(서울 성북구 장위동 B부동산) 뜨거워진 강남 재건축 시장 열기가 강북으로 옮겨 붙고 있다. 부동산 업계의 오랜 금언 중의 하나가 ‘강남의 돈은 한강을 넘지 않는다’이다. 하지만 최근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하고 싶어 하는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까지 관심을 가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내 집 마련 수요에 더해지는 투자수요 올해 강북에서 진행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들의 분양가는 3.3㎡당 1500만~2200만원대다. 이는 최근 강남에서 인기를 끈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 주공3단지 재건축 아파트)와 ‘반포 아크로리버뷰’(신반포 5차 재건축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인 3.3㎡당 4100만원대의 절반 수준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들도 재산을 증여·상속받지 않으면 강남 아파트를 사는 게 쉽지 않다”면서 “당장 집을 사기는 어렵지만 집을 사야겠다고 마음먹은 중산층들이 집값이 더 뛰기 전에 분양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북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강북이 강남에 비해 전세가율이 높아 초기 투자비용이 적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은평구 응암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서대문 홍제동과 홍은동, 은평구 녹번동과 응암동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으로 철거에 들어가는 주택이 늘어나면서 집이 부족한 상황이라 집값에 비해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높아 초기 투자금이 적게 든다”면서 “지난 봄부터 ‘강남 사모님’들이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이사를 한 집들을 몇 개씩 사 가는 경우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도심·여의도·DMC 일자리 증가 영향 강북 재개발·재건축 중에서도 마포·서대문·은평 등의 재개발 지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 고준석 팀장은 “공덕·아현의 경우 아현뉴타운 사업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서 강북권에 사는 주민들 사이에 인기가 높고 이에 주변도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서대문과 은평도 지하철 3호선을 따라 진행되는 재개발·재건축의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마포와 서대문, 은평 등 지역의 인기가 높아진 데는 광화문·종로 등 도심권과 여의도,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 등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광화문과 여의도를 중심으로 새 오피스 공급이 늘어나면서 이곳에 입주하는 기업들도 많이 늘어났다”면서 “이들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 수요가 강북 재개발·재건축으로 향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 개발사 관계자는 “서쪽(마포·서대문·은평구)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장위뉴타운 등 대단위 개발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곳도 실수요층이 두텁다”면서 “특히 길음뉴타운과 인접한 지역은 이미 상업시설과 학교 등 편의시설이 상당히 많이 갖춰져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이달부터 마포·용산·성북·서대문구 등에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공급이 쏟아진다. 먼저 GS건설은 마포구 대흥동 대흥2구역을 재개발한 ‘신촌그랑자이’ 아파트(1248가구)를 이달 분양한다. 신수1구역에 들어서는 신촌숲 아이파크도 이달 분양 예정이다. 신촌숲 아이파크는 지하 3층~지상 35층, 7개동 전용 59~137㎡, 총 1015가구로 이 중 568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이달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마포6구역 SK뷰도 입지가 좋다는 평가다. ●대흥·수색동 등 신규 분양 러시 11월에는 롯데건설이 은평구 수색동에서 ‘롯데캐슬 수색4구역’(1182가구)을, KCC건설은 중구 신당동에서 ‘신당11구역 KCC스위첸’(176가구)을 분양한다. 12월에는 노원구 월계동에서 ‘월계2구역 아이파크’(771가구)와 동대문구 전농동에서 ‘청량리4구역 롯데캐슬’(1900가구)이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분양을 했다 하면 수십 대 1은 기본이고 때로는 몇백 대 1의 대박도 터지고 있어 서울 재개발·재건축 분양은 무조건 성공하는 게 아니냐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가가 주변 집값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면 되팔 때 손해를 볼 수 있는 만큼 분양을 받으려는 단지와 주변 지역에 공급된 아파트 몇 곳의 위치와 시세를 비교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타운과 같은 대규모 정비 사업이 아닌 소규모 재개발·재건축이라면 주변에 편의시설이 잘 갖춰졌는지도 챙겨 봐야 한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아파트는 브랜드보다 입지”라면서 “학교, 교통,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는지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공사 감리 때 토목·전기·기계 각각 건축사보 둬야”

    ‘또는’의 뜻을 국어사전에선 ‘그렇지 않으면’이라고 쓴다. 건축법 시행령에 대한 법령해석에 흥미를 끄는 대목이 나왔다. ‘공사 감리자는 아파트 등 건축공사를 감리하는 경우 토목·전기 또는 기계 분야의 건축사보 한 명 이상을 둬야 한다’고 규정한 제19조 5항을 둘러싼 민원인의 해석 요청이었다. 민원인은 3개 분야 모두에서 각각 1명씩을 합쳐 3명을 가리키는지, 토목 1명, 전기와 기계 중 1개 분야를 선택해 모두 2명을 말하는지를 물었다. 16일 법제처에 따르면 결론적으로 토목과 전기, 기계 3개 분야에서 1명씩 합쳐 3명을 두도록 한 것으로 봐야 한다. 먼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참고하면 가운뎃점(·)은 열거한 구절들을 일정한 기준으로 묶어서 나타낼 때 쓰이기 때문에 ‘토목·전기 또는 기계 분야에서 각각 건축사보 한 명 이상’이란 표현은 ‘토목 분야에서 건축사보 한 명 이상’, ‘전기 분야에서 건축사보 한 명 이상’, ‘기계 분야에서 건축사보 한 명 이상’을 줄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봤다. ‘또는’을 ‘그리고’로 풀이한 셈이다. 이어 법령해석 근거로 건축사보로 하여금 공사현장에서 직접 감리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법률의 취지를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토목, 전기, 또는 기계와 같이 중요한 분야의 공사를 할 때에는 각각 전문성을 반영해야 품질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국가기술자격법’ 시행규칙을 보면 토목, 전기, 기계의 경우 각각 직무범위가 달라 하나의 자격증을 소지했다고 해서 다른 분야의 건축사보를 건축현장에 배치하지 않는 건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건축법 시행령 제19조 2항에선 건축현장 인력에 대해 토목, 전기, 기계 분야별로 해당 건축사보의 경력, 배치기간 등을 구분해 기재하도록 한 점도 강조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강남 등 투기 잡는다… 보금자리론도 ‘중단’

    강남 등 투기 잡는다… 보금자리론도 ‘중단’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 등 검토 공공분양 중도금 대출도 ‘스톱’ 정부가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의 부동산 투기 수요를 잡기 위해 ‘규제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는 연말까지 보금자리론 대출을 제한해 서민층의 수요 차단에도 나섰다.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는 16일 “강남 재건축단지의 집값 급등과 일부 아파트 청약시장의 이상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다른 지역까지 확산할 경우 가계와 경제 전반에 큰 부담이 우려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남 3구의 재건축 아파트값은 3.3㎡당 평균 4000만원을 넘어섰고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주택시장 과열에 소극적 대응을 해온 국토부가 원론적이지만 적극 개입 의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의 수요 억제 카드로는 강남을 포함해 집값이 급등하고 청약 과열을 빚고 있는 지역에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꼽을 수 있다. 또 민간 분양주택의 재당첨 제한과 청약통장 1순위 자격조건을 강화하는 것도 검토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행 6개월인 수도권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과거처럼 1년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현재로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부동산 시장을 면밀히 지켜보며 단계적으로 시장 안정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시중은행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 내 집 마련 도우미로 꼽히는 보금자리론 대출을 연말까지 사실상 받기 힘들어진다.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되는 공공분양 아파트 중도금 대출도 중단되는 등 정부의 가계빚 대책 불똥이 서민층에게 튀는 모양새다. 이날 주금공에 따르면 오는 19일부터 보금자리론 대출 한도가 현행 5억원(주택가격의 70% 이하)에서 1억원으로 5분의1로 줄어든다. 대상 주택도 9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엄격해진다. 일단은 연말까지 한시 적용된다. 이에 따라 서울에선 일부 소형 아파트나 연립주택 등을 제외하고는 보금자리론 이용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별도 제한이 없던 소득 요건도 부부 합산 연 6000만원 이하로 신설됐다.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는 아낌 e-보금자리론은 아예 대출이 불가능하다. 최대 1년간 가능했던 거치기간(원금은 놔두고 이자만 내는 기간)은 앞서 지난달 28일부터 없앴다. 대출을 받는 즉시 원리금을 쪼개 갚아야 하는 것이다. 주금공 측은 “올 들어 집행된 보금자리론 대출이 정부의 연간 목표치인 10조원을 이미 넘어 한시 제한이 불가피해졌다”고 해명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서울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공헌의 통로인가, 권력의 망령인가… 안녕하지 못한 봉황들의 재단

    공헌의 통로인가, 권력의 망령인가… 안녕하지 못한 봉황들의 재단

    “봉사보다 퇴임 후 영향력” 비판 커 육영재단 활동 활발… 운영권 분쟁 ‘비리 오명’ 일해재단 세종연구소로 DJ의 아태재단 대선 승리 이끌어 노무현재단, 盧 업적 계승에 초점 청계재단, 장학금 지출 6년새 ‘절반’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2016년 국정감사를 놓고 ‘미르·K 국감’이라는 이름표를 붙여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아직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실제 설립자가 누구인지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이 직접 설립했거나, 혹은 관련을 맺고 있는 재단들은 항상 이런저런 논란을 불러왔다. 설립 의도가 무엇이든 퇴임 뒤 갈 곳을 미리 만들어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영향력을 이어가려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美 퇴임후 사회공헌 활발… 존경받는 카터재단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퇴임한 뒤 재단 설립을 통해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재임 기간의 인기나 업적과 무관하게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내건 재단들은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는다. 심지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기념하는 닉슨 재단도 2013년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벌인 기념관 건립기금 모금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을 정도다. 미국의 퇴임 대통령 재단 가운데 가장 널리 인정받는 곳은 39대 대통령 지미 카터가 퇴임 이듬해인 1982년 설립한 카터 재단이다. 카터 재단은 전 세계 인권과 환경 문제는 물론 다양한 국제분쟁에 개입해 평화를 실현했고, 카터 전 대통령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또 2002년 8월에는 우리나라를 방문해 해비타트 운동의 일환인 ‘사랑의 집짓기 운동’에 참가해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재임 중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평가됐던 카터가 현재 ‘가장 존경받는 전임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전직 대통령들이 만들었거나 관련을 맺고 있는 재단들의 설립 목적을 요약하면 대부분 ‘인재 양성’이다. 이들 중 일부는 본래의 설립 취지에 따라 잘 굴러가기도 하지만, 다수는 논란을 불렀거나 정치적·법적인 문제 때문에 해체되기도 했다. ●最古 정수장학회… 설립과정서 재산강탈 오명 전직 대통령이 설립하고, 현재도 운영되고 있는 것 중 가장 오래된 재단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든 정수장학회다. 1962년 설립 당시 ‘5·16 장학회’였다가 1982년 박 전 대통령의 이름과 영부인 육영수 여사의 이름 한 자씩 따서 이름을 바꾼 정수장학회는 ‘불우한 영재 지원’을 목표로 설립됐다. 실제로 현재까지 4만명이 넘는 장학생이 배출됐다. 그러나 장학회 설립 과정에서 고 김지태씨의 부일장학회 재산 강탈 논란이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다. 2014년 2월 대법원은 김씨 유족 등 6명이 설립 과정에서 강제로 기부된 주식을 돌려 달라며 정수장학회와 국가를 상대로 낸 주식양도 등 청구소송에 대해 심리불속행 결정을 내림으로써 “강압으로 재산이 넘어간 사실을 인정하지만, 시효가 지나 반환 청구는 할 수 없다”고 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육영재단은 1969년 4월 영부인 육 여사가 어린이 복지사업을 목적으로 설립했다. 최근까지도 재단 설립이나 운영 과정을 둘러싼 논란은 없었고, 현재도 어린이 국제친선활동 및 체육대회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만 재단의 운영권을 놓고 박 전 대통령의 장녀인 박근혜 대통령, 차녀 박근령씨, 장남 박지만씨 사이에 분쟁이 벌어지는 등의 논란이 있었다. ●재벌 돈 뜯은 일해재단, 미르·K스포츠와 닮은꼴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3년 10월 발생한 미얀마 아웅산 테러 사건의 사망자 및 부상자, 유가족 지원과 1986·1988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대비한 스포츠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그해 12월 자신의 아호인 ‘일해’(日海)를 붙인 일해재단을 설립했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과 일해재단을 닮은꼴이라고 지적했는데, 이는 당시 재단 이사에 재벌 그룹 회장들이 대부분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전 전 대통령은 측근인 장세동 당시 대통령 경호실장을 앞세워 재벌 그룹을 대상으로 모금을 했다. 결국 일해재단은 1988년 여소야대 정국에서 5공 비리 청문회의 중심에 놓여 전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최초로 청문회에 불려 나왔고, 재단 연구소는 세종연구소로 전환됐다. ●당선 전 설립한 아태재단 ‘비자금 관리본부’ 오명 대통령 관련 재단들은 재임 중이거나 퇴임 이후에 설립됐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평화재단(아태재단)은 유일하게 당선 전에 만들어졌다. 아태재단은 햇볕정책의 토대를 설계한 김 전 대통령의 싱크탱크 성격이 강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92년 대선에서 김영삼 후보에게 패한 뒤 정계를 떠나 영국에 건너갔다가 이듬해 귀국했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하고 미국의 대북 정책이 강경화 조짐을 보이는 등 한반도 평화가 위협받는 때였다. 김 전 대통령은 부인 이희호 여사가 갖고 있던 서울 영등포역 근처 땅을 팔아 서대문구 창천동에 아태재단 사무실을 차렸다. 한반도의 평화 민주 통일, 동아시아 민주화, 세계평화 등 3가지 목표를 내세운 아태재단은 향후 김 전 대통령의 정계 복귀와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2002년 재단 부이사장을 맡았던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와 측근 이수동 전 상임이사가 권력형 비리사건인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되고, 불투명한 후원금 관리가 도마에 오르면서 아태재단은 ‘DJ비자금 관리본부’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결국 김 전 대통령은 아태재단을 연세대학교에 기증했다. 2003년 아태재단은 김대중도서관으로 거듭났다. 대한민국 최초의 전직 대통령도서관이기도 하다. ●풀뿌리 ‘노무현재단’ 친노 정치적 구심 한계 노무현재단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고 5개월 뒤인 2009년 10월에 설립됐다. 재단은 교육·연구 및 사료편찬, 지역사회 공헌 등 목적도 있지만, 가장 큰 설립 취지는 노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그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기업이나 유력한 독지가의 지원이 아니라 1만 9000여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기부로 재단의 기초를 놨고, 현재는 4만 3000여명의 시민회원이 후원을 하고 있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풀뿌리 재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정치색이 강하다 보니 재단이 이른바 ‘친노’ 진영의 정치적 구심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사재 출연 청계재단… 채무 문제로 골머리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호를 붙인 청계재단의 시작은 2007년 대선이다.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 후보였던 이 전 대통령은 BBK(주가조작 파문을 일으킨 인터넷 증권회사)가 자신의 소유라고 밝힌 동영상이 유포돼 큰 위기를 맞았다. 선거가 열흘 남은 상황에서 그는 재산 전부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청와대에 입성한 이 전 대통령은 임기 3년차인 2009년 7월 사재 331억 4200만원을 출연해 청계재단을 세웠다. 청계재단은 국가유공자, 독립운동가 자손, 다문화가정, 새터민 자녀 등 청소년 장학사업을 표방했다. 올 초 청계재단은 채무 압박 때문에 부동산을 처분했다. 이 전 대통령의 출연금은 현금이 아니라 서초동의 영포빌딩·대명주빌딩, 양재동 영일빌딩 등 이 전 대통령 소유의 건물 3채였다. 이 전 대통령은 건물을 담보로 빌린 대출금 30억원까지 재단에 떠넘겼고 재단은 빚을 갚기 위해 일부 자산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청계재단의 장학사업 실적은 추락하고 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6억 20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한 청계재단은 지난해에는 3억 5000만원을 지급하는 데 그쳤다. 6년 새 장학금 지출이 반 토막 난 셈이다. 청계재단은 지난 7월 복지사업으로 주력 분야를 바꾸려 했지만 보건복지부의 퇴짜를 맞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경제 뉴스 깊이 들여다보기] 부양책 급하지만…집값 거품 고민에 금리 묶은 한은

    [경제 뉴스 깊이 들여다보기] 부양책 급하지만…집값 거품 고민에 금리 묶은 한은

    기준금리를 넉 달째 동결(1.25%)한 한국은행의 가장 큰 고민은 부동산 시장이다.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금리를 내려 경기부양에 나서야 하지만, 당장 금리를 내리자니 부동산 자산 거품이 확대되는 게 불안하다. 한 금융통화위원은 13일 한국은행의 금통위 회의 직후 “거시 지표들을 살펴보면 10~11월 중(미국 금리인상 전) 기준금리를 한 차례 내려야 하는 게 맞지만, 부동산 시장 과열과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고려하면 섣불리 내릴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사실 통화정책은 4대 거시지표(성장, 물가, 고용, 국제수지)를 감안해 이뤄진다. 부동산 시장은 미시적인 실물 영역이다. 엄밀히 따지면 부동산 경기는 금리 방향의 고려 요인이 아니다. 그럼에도 번번이 기준금리의 발목을 잡는 것도 부동산 경기다. 올 6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치(1.5→1.25%)까지 내린 이후 ‘저금리’ 효과는 곧바로 부동산 시장에 반영됐다. 부동산정보 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3분기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2.94%를 기록했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꼭지’를 기록했던 2007년 한 해 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1.84%)마저도 크게 웃돌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무려 3.87%나 된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양적완화로 시장에 풀린 돈이 모두 부동산 시장에 쏠린 탓”이라고 해석했다. 한은이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풀었지만, 부동산 자산 거품만 키워 버린 격이 된 셈이다. ‘빚을 내 집을 사는 사람’에겐 부채가 곧 자산(부채=부동산 자산)이 돼 버렸다. 자칫 부동산 경기가 꺾여 담보(아파트 가격) 가치가 하락하면 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가 공격적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펼쳐 왔지만 경기부양 효과보다는 부동산이나 채권, 주식 등 자산버블만 키웠다는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고는 있지만 최근 은행이 자체적으로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금리를 올리는 분위기를 (가계부채 제어를 위해) 사실상 정부가 용인하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과열 우려에도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금통위원을 지낸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 교수는 “일부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물에 빠진 사람’(경기 침체)을 먼저 건져서 살려 내는 게 급하다”고 강조했다. 경기 부양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시장에 보여 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전직 한은 고위 임원은 “지금 경기 상황에서는 정부가 재정정책을 통해 소득을 재분배하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내년 대통령 선거 등 정치적 이유로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추이를 살펴보며 내년 이후 한은이 탄력적으로 금리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고속단정 침몰 닷새만에…백령도서 불법조업 중국어선 나포

    고속단정 침몰 닷새만에…백령도서 불법조업 중국어선 나포

    12일 서해 최북단 백령도 해상에서 중국어선 2척이 해경에 나포됐다. 인천해양경비안전서는 이날 배타적경제수역에서의 외국인어업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106t급 중국어선 2척(쌍타망 강선)을 나포했다. 불법조업 중국어선의 공격을 받고 해경 고속단정이 침몰한 사건이 발생한지 닷새만이다. 이들 중국어선은 이날 0시 1분쯤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남서방 46㎞ 해상에서 특정금지구역을 2.2km 침범해 불법 조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적발 후 중국 쪽 해역으로 달아나려다가 고속단정 2척으로 나포 작전에 나선 해경에 붙잡혔다. 단속 과정에서 별다른 저항은 하지 않아 함포사격 등의 강경 대응은 하지 않았다. 검거 당시 중국어선 2척에는 까나리와 잡어 등 어획물 60t이 실려 있었다. 해경은 어선 2척의 선장 등 승선원 19명을 인천으로 압송해 불법조업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중국선원들이 물리력을 사용하지 않아 함포나 권총 사격은 없었다”며 “대형함정 4척과 헬기 1대 등으로 구성된 기동전단을 투입해 단속 활동을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해경은 올해 들어 불법조업 중국어선 46척을 나포해 관련법에 따라 70명을 구속했다. 또 담보금 14억 3000만원을 징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제 블로그] 은행권, 더이상 ‘무보 보증’ 못 믿겠다는데…

    [경제 블로그] 은행권, 더이상 ‘무보 보증’ 못 믿겠다는데…

    中企 수출금융지원 축소 불보듯 은행권 리스크 관리 소홀도 문제 3조 2000억원에 이르는 희대의 사기 대출로 시중은행들을 얼어붙게 만들었던 ‘모뉴엘 사태’가 발생한 지 2년 만에 또다시 1500억원대 온코퍼레이션 부실 보증과 대출 문제가 터지면서 은행권에 찬물을 끼얹은 분위기입니다. 일찌감치 대출을 회수한 은행들은 가슴을 쓸어내리는 한편 일각에서는 은행의 리스크 관리가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은행들은 무역보험공사(무보)에 대위변제를 통해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모뉴엘의 경우 여전히 무보와 법적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온코퍼레이션도 단기수출보험 등에서 법적 분쟁이 예상됩니다. 더 큰 문제는 이 때문에 은행권의 중소기업 수출금융이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실제 수출금융 실적은 모뉴엘 사태 이후 반 토막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4년 9월 말 수출신용보증과 단기수출보험 인수 실적은 6조 2000억원이었으나 올해 9월 말 3조원대로 2년 만에 51.6%가 줄었습니다. 보증서 발급 건수도 1447건에서 398건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2013년 5월 무보와 은행이 수출기업 금융지원 확대를 위해 협약을 맺은 은행권 특별출연금 역시 ‘0원’으로 사실상 중단된 상태입니다. 은행들은 잇따라 문제가 발생하자 ”더이상 무보를 믿지 못하겠다”는 눈치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담보가 없는 수출기업들에 무보의 보증서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데 보증서 신뢰도에 금이 갔으니 이젠 담보나 신용평점 등만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물론 1차적인 책임은 무보의 부실 보증에 있지만, 은행들도 부실 대출 논란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확실한 보증이 있다 해도 은행은 돈을 빌려준 기업에 대해 철저히 모니터링하며 관리해야 합니다. 사전에 대출을 회수한 은행들은 온코퍼레이션의 매출 대부분이 외상거래이고 부채가 급격히 늘어나는 등 모뉴엘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고 얘기합니다. 문제가 터질 때마다 책임 공방을 되풀이할 게 아니라 무보도, 은행도 수출금융 시스템에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서울시의회 이정훈의원 “市, 한강공원 일부 불법 매점 신속조치를”

    서울시의회 이정훈의원 “市, 한강공원 일부 불법 매점 신속조치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이정훈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동1)은 일부 한강공원 매점이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여 신속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한강시민공원에 설치된 총 29개소 매점 중, 11개 매점은 ㈜한드림이십사에서 ‘미니스톱’ 편의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중 뚝섬 2곳, 여의도 3곳에 “김병만투마리치킨”이 입점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 편의점에서도 치킨집을 운영하였지만, 이는 서울시와의 합법적인 계약으로 운영권을 득한 사업자의 정상적인 운영이었다. 그러나 “김병만투마리치킨”은 제3사업자로서 한강공원 매점에서 사업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 ㈜한강드림이십사에서 운영권을 일부 넘겨준 것이라면 이러한 전대 형식의 위탁은 명백한 불법이다. 만약 불법 전대가 확실하다면 계약서에 따라 한강사업본부는 (주)한드림 이십사와의 계약해지가 즉시 가능하다. 아울러 ㈜한드림이십사와의 한강공원 매점 운영 계약이 2017년 11월에 끝나므로, 이후 서울시에서 운영권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여러 치킨체인점 중 특정 치킨체인점이 해당 편의점에 불법으로 입점하게 된 연유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되어야 서울시 재산의 공정한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이정훈 의원은 “한강공원 매점 운영과 관련하여 계약기간을 지키지 않는 문제와 함께 불법 운영 문제까지도 공공연히 발생하고 있다”며 “한강공원을 건강한 상태로 후세에 넘겨주기 위해서는 철저한 관리가 수반되어야 한다. 불법이 용인되는 상황에서는 한강공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으므로 서울시의 조속한 조치를 바란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땅판 후 등기증 주기 전 17억 대출해 가로챈 신종기획부동산 일당

    토지를 팔아넘긴 뒤 등기권리증을 넘기기 직전 이를 담보로 은행대출을 받아 17억원을 가로챈 신종 기획부동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부천소사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획부동산 대표 A(46)씨를 구속하고 B(53)씨 등 직원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기존 기획부동산과 달리 토지를 팔 때마다 수당을 지급하고 부하 직원 실적에 따라 추가 수당을 주는 신종 다단계 방식으로 영업했다. 범행 대상은 주로 부동산에 어두운 노인이나 주부들을 노렸다. 또 단속을 피하려고 수시로 부동산 업체명을 바꾼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부천에 토건이나 농업회사법인을 차려놓고 충남 공주와 강원 영월 일대 토지를 매입했다. 매입 후 이 토지를 계약한 매매계약일자보다 근저당 일자를 선순위로 하기 위해 A씨는 토지매매계약서를 위조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피의자 B씨는 투자자들에게 토지가 대출 담보로 근저당이 설정돼 있는데도 권리관계가 전혀 없는 토지인 것처럼 속여 팔았다. 심지어 이미 근저당이 잡혀 있는 토지 투자자들에게는 근저당을 말소시킨 뒤 바로 명의를 이전해주겠다고 속였다. 이러한 사기수법으로 2014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26명에게 17억원 상당의 토지를 팔아치웠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부동산 분양업체와 토지 매매 계약을 맺거나 잔금을 납부할 때는 항상 등기부등본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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