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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 약속한 신랑 알고 보니 ‘남장 여자’

    결혼 약속한 신랑 알고 보니 ‘남장 여자’

    결혼을 미끼로 여성에게 접근해 돈을 뜯어낸 ‘남장 여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에 사는 50대 초반의 여성 A씨는 지난해 12월 인터넷 음악방송 채팅방에서 말이 잘 통하는 B(47)씨를 알게 됐다.짝이 없던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약속을 잡고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A씨가 보기에 B씨는 배가 조금 나온 체형에 구레나룻을 기르고 남성용 점퍼와 바지를 입은 전형적인 40대 후반 남성이었다. 마음이 맞은 두 사람은 교제를 시작했다. 3개월쯤 지나자 B씨는 A씨에게 결혼을 약속하면서 “자동차 담보 대출 사업을 하려는 데 자본금이 필요하니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 A씨는 B씨가 “결혼하면 함께 살 집까지 마련했다”고 말하자,이를 믿고 자신의 전세금에다 따로 대출까지 받아 3000만원가량을 B씨에게 줬다. 그런데 돈을 챙긴 B씨는 연락을 피하더니 휴대전화번호까지 바꿔버렸다. A씨는 결국 경찰에 신고했고, B씨는 검거됐다. 그런데 검거된 B의 충격적인 비밀이 밝혀졌다. 알고 보니, B씨가 남자가 아니라 여자였던 것이다. B씨의 평소 목소리 톤이나 말투, 행동이 남자처럼 느껴져 A씨는 전혀 예상을 못 했다. B씨는 A씨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 3명에게도 결혼을 빙자해 7000만원 상당을 뜯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도 같은 수법으로 사기 행각을 벌여 실형을 선고받고 2년 정도 복역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B씨는 누가 봐도 40대 후반의 아저씨로 보여서, 우리도 처음엔 남자로 생각할 정도였다”며 “B씨 스스로 자신을 남자로 믿는 성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19일 B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seoul.co.kr
  • 메이 총리 조기총선 요청… 브렉시트 협상 승부수

    하원 6월 8일 선거 요청안 표결 보수당 의석 과반… 통과 확실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오는 6월 8일 조기 총선 실시를 요청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18일(현지시간) 내각 회의를 주재한 뒤 런던 다우닝가 10 총리관저 앞에서 성명을 통해 “유럽연합(EU)과 (탈퇴에 관한) 세부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단 한 번의 기회가 있다”면서 “우리는 지금 조기 총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국은 EU를 떠나고 있고 되돌아오는 일은 없다”며 “정부는 유럽과의 새로운 관계에 관한 협상에 올바른 계획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것이 올바른 접근이고 국익이지만 다른 정당들은 이에 반대한다”며 “의회에서 단결 대신에 분열이 있다”고 덧붙였다. 메이 총리의 이 같은 결정은 영국 정치권 내 이견이 브렉시트 협상에 임하는 정부의 협상력을 위축시킨다는 판단에 따라 조기 총선을 통해 국민에게 확실한 위임을 받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영국의 브렉시트 협상을 앞두고 메이 총리가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메이 총리는 “의회의 분열은 브렉시트 협상을 성공시킬 우리의 능력을 위태롭게 한다”며 “확실성과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한 유일한 길은 선거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결론을 지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총선이 예정된) 2020년까지 새로운 선거는 없다”며 조기 총선 가능성을 일축해 왔다. 하지만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이 곧 시작되는 상황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마음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방송은 “메이는 자기가 한 말을 지키고 싶었겠지만 냉혹한 정치논리가 그를 유혹했다”고 지적했다. 야당의 지지로 메이 총리의 조기 총선 요구안의 통과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영국민에게 투표의 기회를 준 총리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조기 총선 계획을 지지했다. 메이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은 하원 650석 가운데 과반인 330석을 차지하고 있다. 하원은 19일 총리의 조기 총선안에 대해 표결을 벌일 예정이다. 하원의원 3분의2가 찬성하면 조기 총선을 하게 된다. 영국 보수당은 2015년 5월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압승으로 정권 연장에 성공했다. 지난해 6월23일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통과되자 잔류를 주장했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사의를 표명했고 7월에 집권 보수당 당원 투표를 통해 메이 의원이 후임 총리 자리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문제로 메이 총리와 각을 세워 온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국민당 대표는 “영국을 정치적으로 우클릭하려는 총리의 욕심이 반영돼 있다”고 비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3000만원 LED 유세車 vs 100만원 스쿠터…‘錢의 전쟁’도 빈익빈 부익부

    3000만원 LED 유세車 vs 100만원 스쿠터…‘錢의 전쟁’도 빈익빈 부익부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전(錢)의 전쟁’에 돌입했다. 전국적인 조직과 대대적인 홍보·유세전이 곧 선거의 경쟁력이 되는 시점에서 당세와 지지율에 따라 후보들의 사정이 천차만별이다. 더 많은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려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한 선거운동에 후보들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선거비용 509억원 까지 사용 가능 대선 후보가 사용할 수 있는 선거비용은 최대 509억 9400만원이다.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유세차량을 빌리는 데 최대 3000만원, 언론 및 포털 사이트 광고 70억~80억원, 선거사무원 고용, 벽보·현수막 설치 등 홍보 비용이 대거 투입된다. 그러나 실제 500억원까지 돈을 쓸 수 있는 후보는 많지 않다. 정당보조금과 후보당 모금할 수 있는 후원금 25억 4970만원을 합친다 해도 500억원대를 조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8일 원내 6개 정당에 선거보조금 421억 4249만 8000원을 지급했다. 의석수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123억 5737만원, 자유한국당 119억 8433만원, 국민의당 86억 6856만원, 바른정당 63억 4309만원, 정의당 27억 5653만원, 새누리당 3258만원을 지급받았다.●민주·한국당은 자금 조달 ‘여유’ 민주당과 한국당은 자금 조달에는 큰 문제가 없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당비와 국고보조금, 은행대출, 후원금과 ‘국민주 문재인 펀드’를 통해 470억원 안팎의 돈을 사용할 계획이다. 전국 국회의원 지역구 수가 253개인데 민주당이 확보한 유세차량만 300개가 넘는다. 홍준표 한국당 후보는 국고보조금 120억원과 당사를 담보로 한 대출 250억원, 당 재산 130억원 등 500억원가량을 마련했다. 다만 실제 득표율 15%를 넘지 못하면 위기에 놓이게 된다. 국민의당은 민주당·한국당보다는 당 재정상황이 열악하지만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 사후 보전 방식으로 비용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 측도 450억원 가까이 돈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지율 부진 유승민 ‘고군분투’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는 것은 신생 정당인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와 원내 의석수가 적은 정의당 심상정 후보다. 유 후보는 100억원, 심 후보는 52억원 미만에서 ‘저비용 고효율’ 선거를 치르는 게 목표다. 바른정당은 유세차량도 17대밖에 없다. 민주당이 서울에만 52대를 배치한 것과 대조적이다. 따라서 자전거나 소형 전동 스쿠터 등을 타고 다니며 주민들과 면대면 접촉을 통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오신환 홍보본부장은 자비 100만원을 들여 소형 스쿠터를 유세차로 만들었다. 일부 유 후보의 지지자들은 홍보용 차량 스티커를 만들어 각자 차량에 붙이고 다니자는 아이디어를 모으기도 했다. 신문과 포털 광고도 두 후보는 하지 않았다. 포털의 PC와 모바일 화면 메인에 노출시키는 비용이 15억원이 넘는다. 대신 토론 능력이 좋은 두 후보가 19일부터 이어지는 TV토론을 통해 ‘공중전’에 주력할 예정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재원 대책은 뜬구름 같은 장밋빛 대선공약들

    19대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유력 대선 후보들이 자신들의 대표 공약을 부각시키고 있다. 유권자로서 보면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원하는 바를 충족시켜 주겠다는 데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들 공약은 겉으로는 화려하고 그럴 듯해 보이지만 5년 임기 동안 적게는 10조원, 많게는 20조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구체성과 지속성에 의문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공약은 유권자와의 약속이다. 의욕만 있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며, 공약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게 하려면 구체적인 재원 확보 방안이 선행돼야 한다.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어제 대구에서 첫 유세를 갖고 “일자리 문제의 획기적 전환을 위해 집권 후 즉각 10조원 이상 일자리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대선 공약’에 재원 조달 방안이 빠져 있어 공약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양극화와 실업으로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지금의 경제·민생위기는 역대 최악”이라며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때”라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물론 문 후보의 말대로 2009년 금융위기 때 17조 2000억원의 추경을 편성했고, 2016년 메르스 사태로 9조 7000억원의 추경을 편성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일자리 추경이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지, 문 후보의 관점대로 이것이 일자리 해법의 정석인지는 잘 따져봐야 한다. 추경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국가가 대출을 받는 것과 같다. 언젠가는 갚아야 할 국가 채무이며, 그 여파가 국민에게 전달된다는 점에서 가능한 한 피하는 게 좋다. 물론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8.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인 116.3%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만 놓고 보면 한국의 국가채무는 OECD 회원국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한국의 재정 건전성이 다른 국가에 비해 양호하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나랏빚을 키우는 추경에 기댈 수만은 없는 것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국방비 증액 공약 실천을 위한 재원 조달 방안 역시 뜬구름 잡기식이다. 현재 GDP 대비 2.4% 수준인 국방비를 3% 수준으로 증액하는 데 드는 10조원을 방산비리 근절과 세출예산 조정으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는데 구체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하나 마나 한 방안이다. 북핵에 따른 안보 이슈가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자 표를 의식한 공약이란 비판이 나올 법하다. 재원 조달 계획이 미흡한 공약은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숫자로 유권자들을 현혹하려는 후보들의 무책임한 공약이야말로 심판받아 마땅하다. 후보들은 지금이라도 막대한 재원이 드는 공약을 점검, 수정해서 국민에게 내놓아야 하며, 유권자 역시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
  •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과학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리라!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과학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리라!

    과학이 세상의 이치를 아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그러나 유익한, 어쩌면 매우 효과적인 방법임에는 틀림이 없다. 대중에게 과학을 알리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천문학 박사이자 생물학 박사인 칼 세이건은 과학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과학은 마치 잘 아는 듯이 허세를 부리는 사람에게 손에 든 패를 보이라고 요구한다. 과학은 잘못 적용된 종교, 신비주의, 미신 등에 대응하는 보루다. 우리가 과학의 가치에 충실하면 과학은 우리가 속고 있을 때 속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줄 수 있다.” 과학적 사고에 익숙하지 않으면 우리를 현혹시키는 주장에 넘어가기 쉽다. 이러한 예는 무수히 많다. 중세 유럽에서 흑사병이 유행해 런던은 인구의 20%가 감소하고 유럽은 전체 인구의 4분의1 이상이 줄어드는 참혹한 결과를 남겼다. 이는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페스트균에 감염된 쥐의 피를 빨아먹은 벼룩에 물려 감염된 사람들이 집단으로 모인 사람들과 접촉하면서 발생했다. 그런데 이때 많은 사람은 이를 신의 심판이라고 생각했다. 1922년에는 투탕카멘의 피라미드 발굴에 참여했던 일꾼 여러 명이 시름시름 앓다가 목숨을 잃자 많은 사람은 이를 ‘파라오의 저주’라며 두려워했다. 그런데 이 죽음은 무덤을 발굴하면서 노출된 곰팡이 때문이었다. 과학에 친숙하다고 생각하는 현대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침팬지를 사냥하면서 최초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가 사냥꾼의 상처를 통해 사람에게 옮겨진 사실과 이후에 체액과 혈액을 통해 옮겨지는 많은 예가 알려진 에이즈의 전염을 두고도 일부 사람은 ‘성도덕의 문란’에 대한 응징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주변에서도 가끔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많은 사람의 하소연 중에 단골 메뉴가 있다. 부모님이 노인을 상대로 한 약장수들에게 혹해 별로 필요가 없거나 심지어 해로울 수도 있는 식품 또는 약품을 구입했다는 이야기다. 약장수들은 과학적 판단을 요구하는 설명을 최소화하면서 감성적인 이벤트를 벌여 목적을 달성하곤 한다. 회생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에 있는 중환자들을 대상으로 마치 기적의 약이나 치료법이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무허가 의료인에 의한 피해도 꽤 있다. 이러한 미혹의 진위를 과학적으로 판단하지 않은 대가는 건강을 심하게 훼손하는 매우 부정적인 것일 수 있다.과학자들도 실수를 한다. MMR(홍역·볼거리·풍진) 백신 접종이 대장증후군과 자폐증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유력한 학술지에 실린 일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신 접종이 자폐증 위험을 높인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이 조사 결과는 단지 12명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조사 대상이 너무 적어 통계적 의미가 없으며 백신 접종과 대장증후군, 자폐증의 관련성도 실제로 조사하지 않아서 신뢰할 수 없는 주장이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누구나 ‘손에 든 패’를 볼 수 있다. 생물학 분야에서도 현대에는 과학적 소양이 필요한 많은 질문이 있다. 불포화 지방산이 포화 지방산보다 몸에 해로운 이유는 무엇인가, 섬유소는 왜 비만을 줄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는가, 범죄 수사에 DNA가 사용되는 원리는 무엇일까, 자외선과 담배는 왜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는가, 암 발생은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 중 어떤 것의 영향이 더 클까, 좋은 남편을 만드는 유전자가 있는가, 왜 아침에는 입 냄새가 그렇게 독특(?)한가, 항균 비누가 다른 비누보다 손에 있는 세균의 제거에 더 효과적인가 등이 그것이다. 우리는 과학적 소양을 쌓아야 한다. 그러면 우리는 많은 미혹에서 벗어나 자유로울 수 있다. 그리고 ‘파라오의 저주’와 같은 근거 없는 괴담보다는 피라미드에서 발견된 3300년 전의 완두가 꽃을 피운 것에 더 경이로운 눈길을 보내며 생명의 신비로움에 경탄할 것이다.
  • “보증” vs “보장” 기싸움… 집회 10시간 앞두고 극적 타결

    국민연금 “보증없는 동의 없다” 산은 “1000억 담보” 양보안 제시 “협상의 여지는 100% 열려 있습니다.” 물꼬를 튼 건 지난 13일 오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던진 한마디다. 그 후 대우조선해양 채무 재조정을 두고 평행선만 달리던 산은과 국민연금은 4박 5일간 피 말리는 마라톤협상을 시작했다. 곧바로 실무진이 움직였고, 같은 날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A호텔에서 이 회장과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은 첫 회동이 이뤄졌다. 3시간 넘는 회담.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기싸움 역시 팽팽했다. 직후 양측은 기자들에게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귀띔했다. 다음날인 14일 국민연금은 “협의점을 찾았다”고 밝힐 정도였다. 하지만 이어진 실무 협상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국민연금은 “지급 보증을 해달라”고 주장했지만, 산은은 “보장도 아닌 보증이 웬말이냐”고 버텼다. 실제 이날 산은이 건넨 ‘회사채·CP 투자자 앞 제시방안’에는 지급보증이란 단어는 찾을 수 없었다. 결국 국민연금은 10시간이 넘는 회의 끝에 ‘수용 불가’라는 방침을 산은에 통보했다. ‘보증 없는 동의는 없다’는 것이다. 양측의 주장은 엇갈린다. 국민연금 측은 “첫 회동 당시 이 회장이 회사채 상환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정작 이후 산은이 보인 행동은 회동 때와는 180도 달랐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산은 관계자들을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함께 방법을 찾자”는 취지를 자기 유리하게만 해석한다는 것이었다. 산은 관계자는 “지급보증은 산은법에 규정된 자금공급 사안에 해당되지 않아 애초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이를 모를 리 없는 국민연금이 보증을 이야기하는 것은 떼를 쓰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모든 협상이 수포로 돌아갈 상황에서 산은은 15일 오후 7시 마지막 카드로 이행 확약서를 국민연금에 보냈다. 원리금 상환액을 에스크로(조건부 인출 가능) 계좌에 예치하고, 대우조선이 청산가치(6.6%)에 해당하는 1000억원을 별도 계좌에 입금해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원하는 대로 보증을 설 수는 없지만 현 시점을 기준해 대우조선 청산가치까지는 보장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것이다. 최종제안서를 받아든 국민연금은 16일 오후 9시가 넘어 투자위원회를 개최했다. 3시간 넘게 진행된 투자위의 최종 결론은 ‘채무재조정안 수용’이었다. 1차 사채권자 집회 개최를 불과 10시간 앞둔 상황이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오늘의 경제 Talk톡] 사채권자집회

    주식회사의 사채를 가진 사채권자가 이해(利害)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해 심의·결의하기 위한 집회다. 사채권자는 사채의 최저액마다 1개의 의결권을 가지고, 결의방법은 무담보사채는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에 해당하는 방법으로 결정된다.
  • ‘TV 중간 광고’ 변칙 편성? 자구책?… 방송가 시끌시끌

    ‘TV 중간 광고’ 변칙 편성? 자구책?… 방송가 시끌시끌

    예능프로 등 1·2부로 나눠 유사 중간 광고 “케이블만 허용 역차별” vs “시청자 불편 가중” ‘변칙 편성이냐, 자구책이냐.’ 중간 광고가 방송가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현재 국내에서는 지상파 방송에 대해 법적으로 중간 광고를 금지하고 있지만 방송사들이 최근 재정난을 이유로 유사 중간 광고 형태를 줄줄이 시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 간 변칙 편성이라고 비난하지만 방송사들은 광고 시장 위축에 따른 자구책이라고 항변한다.유사 중간 광고를 가장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곳은 SBS다. SBS는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판타스틱 듀오2’, ‘K팝스타 시즌6-더 라스트 찬스’를 각각 1, 2부로 나누고 유사 중간 광고를 내보냈다. 1부와 2부 사이 1분 동안 광고를 내보내는 것. 현행 방송법상 1부가 끝난 뒤 종료를 의미하는 프로그램 타이틀을 내보내고 2부를 시작하는 것은 엄밀히 말해 불법은 아니다. SBS는 ‘프리미엄 CM’이라는 이름을 붙인 유사 중간 광고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최고 시청률이 17%까지 치솟았던 ‘K팝스타 시즌6-더 라스트찬스’의 경우 프리미엄 CM 15초 광고 1개당 3억원을 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다른 시간대 광고를 포함한 패키지 광고료다. 따라서 ‘K팝스타 6’는 1분 동안 15초짜리 광고 4개가 판매됐을 경우 프리미엄 CM으로만 20주 동안 240억원을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산된다. 제작비 축소를 이유로 일일 드라마를 폐지하는 등 긴축 정책을 펴고 있는 SBS는 5월부터 드라마에도 유사 중간 광고를 도입할 예정이다. SBS 새 수목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는 30분씩 2부로 나뉘어 방송되며 사이에는 광고가 삽입된다. 결과적으로 16부작이던 드라마가 32부작으로 늘어나는 셈이다.다른 방송사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MBC는 지난 9일 방송된 ‘복면가왕’을 1, 2부로 나누고 1분간 광고를 방송한 데 이어 인기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 ‘나 혼자 산다‘를 둘로 쪼개고 중간에 광고를 방송했다. 이는 지난 14일 첫 방송한 신규 예능 프로그램 ‘발칙한 동거 빈방 있음’에도 적용됐다. 이 같은 유사 중간 광고에 대해 지상파 방송사들로 구성된 한국방송협회의 한 관계자는 “케이블과 종편은 중간 광고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지상파에만 중간 광고를 금지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며 “제도 개선이 되기 전까지는 법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유사 중간 광고를 시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BS ‘태양의 후예’가 tvN ‘응답하라 1988’에 비해 회당 제작비가 2배 이상 투입되고 평균 시청률도 2배 이상 높았지만 케이블에만 중간 광고를 허용한 까닭에 ‘응답하라 1988’의 광고 수익이 훨씬 높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질 좋은 콘텐츠에 대한 담보 없이 중간 광고 허용이라는 규제 완화만 주장하는 것은 시청자들이 지나치게 많은 광고를 보게 유도하는 등 불편을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그동안 많은 혜택과 독점적 지위를 누려 온 지상파 방송사들이 공익적 책무를 다하지 않으면서 규제 완화만 주장해서는 안 된다”며 “질 좋고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이나 재정 확보에 대한 복안 없이 중간 광고라는 단기적인 처방으로 시청자와 광고주를 붙잡겠다는 것은 근시안적인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오늘의 경제 Talk 톡]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ebt Service Ratio의 줄임말. 원금상환액과 이자지급액의 합계를 경제주체의 수입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가계의 경우 주택담보대출·마이너스통장 등 모든 대출금액을 연간 소득금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국가의 경우 총외채 원리금상환액을 경상수입액으로 나눈 수치다.
  • 새달 주택담보대출 금리 공시 기준·가산·우대·최종 밝혀야

    다음달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 공시 때는 기준금리, 가산금리, 우대금리, 최종금리를 모두 구분해 밝혀야 한다. 또 가산금리를 올릴 때는 반드시 은행 내부 심사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은행연합회는 이런 내용의 ‘대출금리 체계 모범 규준 및 공시 기준’을 지난 14일 의결했다고 16일 밝혔다. 그동안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공시할 때 최저금리와 최고금리만 밝혀 왔다. 그러다 보니 고객들이 실질적으로 적용받는 금리를 한눈에 비교하기가 어려웠다. 앞으로는 기준금리뿐 아니라 가산금리, 우대금리, 최종금리를 모두 공시해야 한다. 시장에서 정해지는 ‘기준금리’와 달리 가산금리는 각 은행들이 업무 원가나 위험 프리미엄 등을 따져 자율 책정, ‘고무줄’이라는 비판이 높았다. 이 가산금리도 내부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치도록 한다는 게 개선 방안이지만 어차피 은행 자체 심사라 객관성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국민銀 오늘부터 DSR 적용… 연소득 3배 넘는 대출 제한

    KB국민은행은 예고한 대로 17일부터 연간 대출 원리금(원금+이자)이 연소득의 3배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국민은행은 이번 주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를 도입한다고 16일 밝혔다. DSR은 소득 대비 대출금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뜻한다. 국민은행은 이 기준을 300%로 정했다. DSR이 300%라면 연봉이 5000만원인 A씨는 연간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1억 5000만원을 넘지 못한다는 얘기다. 신한, KEB하나, 우리, NH농협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DSR 도입을 준비 중이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등 서민이 많이 이용하는 제2금융권에도 DSR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대출 심사의 주된 잣대가 총부채상환비율(DTI)에서 DSR로 바뀌게 된다. DTI는 주택담보대출 등만 원리금을 따지고 나머지 기타 대출은 원금은 놔두고 이자 상환액만 따져 빚 갚을 능력을 책정했다. 이와 달리 DSR은 마이너스통장, 자동차 할부액 등 모든 대출의 원금과 이자를 따지기 때문에 DTI보다 훨씬 깐깐하다. DTI가 ‘돋보기’라면 DSR은 ‘현미경’인 셈이다. 따라서 돈을 빌리려는 사람 입장에서는 대출 문턱이 종전보다 더 높아지게 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국민연금, 대우조선 채무 재조정안 전격 수용

    국민연금, 대우조선 채무 재조정안 전격 수용

    산은 ‘1000억원 담보’ 제안 청산 시 회수 금액 보장 약속 32곳 투자자에게 상환 확약서도 대우조선해양의 운명을 가를 사채권자 집회를 앞두고 국민연금이 대우조선 회생을 위한 채무 재조정 안을 전격 수용했다. 최대 사채권자인 국민연금이 사실상 ‘대우조선 살리기’에 동참키로 하고서도 최종 발표를 미루자 산업은행은 최악의 경우에도 1000억원은 반드시 갚아 주겠다고 수정 제안했다.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17일 대우조선 채무조정안에 찬성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사채권자 집회를 하루 앞둔 16일 늦은 밤 투자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국민연금 측은 “수익성과 안정성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심의한 결과 채무조정 수용이 기금의 수익 제고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해 찬성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이틀간 대우조선 회사채를 들고 있는 사채권자 집회가 이틀에 걸쳐 총 다섯 차례 열린다. 국민연금(3900억원)의 비중이 가장 많고 우정사업본부(1600억원), 사학연금(1000억원), 신협(900억원), 수협(600억원), 중소기업중앙회(400억원), 한국증권금융(200억원) 등의 순서다. 개인투자자도 1300억원어치 가량 들고 있다. 나머지 채권자들은 국민연금의 ‘결정’을 보고 태도를 정한다는 입장이었다. 따라서 사채권자 집회도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5번의 집회 가운데 한 차례만 부결돼도 곧바로 사실상의 법정관리인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각 집회별로 참석자 채권액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채무 재조정 안이 통과된다. 통과되면 회사채 50%는 대우조선 주식으로 바뀌고(출자전환), 나머지 50%는 만기가 3년 연장된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갖고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투자자들이 경제적 실익을 고려해 현명한 결정을 내려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32곳 투자자들에게 ‘회사채 및 CP 상환을 위한 이행 확약서’도 발송했다. 이 회장과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지난 13일 저녁 긴급 회동해 큰 틀에서의 대우조선 채무 재조정에 합의했다. 하지만 국민연금 측이 만기를 연장해 주는 대우조선 회사채 약 2000억원에 대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문서를 요구하고 산은이 난색을 표시하면서 최종 발표가 계속 미뤄졌다. 이에 산은은 15일 밤 대우조선이 설사 파산하더라도 회사채 및 CP 채권자들이 회수할 수 있는 약 1000억원을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최종 제안했다. 대우조선 청산시 투자자 예상 회수율인 6.6%(약 1000억원)를 별도 계좌(에스크로 계좌)에 미리 넣어두겠다는 얘기다. 국민연금 내부에서는 그동안 “대우조선 채무 재조정에 동의했다가 회생하지 못할 경우 그나마 지금 손을 뗐을 때 회수하게 되는 6.6%마저 못건지게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컸었다. 이 회장의 수정 제안이 이런 불안감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린 것으로 풀이된다. 산은은 청산가치 보장 외에도 ▲잔여채권 상환 원리금 전액 별도 계좌 예치 ▲신규 자금 및 미사용분, 회사채·CP 상환에 우선 지원 등을 약속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대출금리 공시때 가산금리, 우대금리, 최종금리 모두 밝혀야

    다음달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 공시 때는 기준금리, 가산금리, 우대금리, 최종금리를 모두 구분해 밝혀야 한다. 또 가산금리를 올릴 때는 반드시 은행 내부 심사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은행연합회는 이런 내용의 ‘대출금리 체계 모범규준 및 공시 기준’을 지난 14일 의결했다고 16일 밝혔다. 그동안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공시할 때 최저금리와 최고금리만 밝혀 왔다. 그러다 보니 고객들이 실질적으로 적용받는 금리를 한눈에 비교하기가 어려웠다. 앞으로는 기준금리뿐 아니라 가산금리, 우대금리, 최종금리를 모두 각각 공시해야 한다. 시장에서 정해지는 ‘기준금리’와 달리 가산금리는 각 은행들이 업무 원가나 위험 프리미엄 등을 따져 자율 책정, ‘고무줄’이라는 비판이 높았다. 이 가산금리도 내부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치도록 한다는 게 개선방안이지만 어차피 은행 자체 심사라 얼마나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롯데, ‘사드 보복 탓’ 상반기 매출 손실만 1조원 넘어

    롯데, ‘사드 보복 탓’ 상반기 매출 손실만 1조원 넘어

    롯데가 지난 2월 말 성주골프장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부지로 제공한 뒤 중국 측 보복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만 관련 매출 손실이 1조 원을 넘을 것이라는 자체 분석이 나왔다. 15일 롯데의 잠정집계에 따르면 ‘사드 보복’에 따른 지난달 그룹 전체 매출 손실 규모는 25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우선 사실상 중국 롯데마트가 현재 거의 ‘올 스톱’ 상태에 직면해 있다. 중국 롯데마트 99개 지점 가운데 약 90%(87개)가 중국 당국의 강제 영업정지(74개), 불매 운동 등에 따른 자율휴업(13개)으로 문을 닫고 있다. 나머지 문을 연 10여 개 점포에도 중국인 손님의 발길이 끊어졌다. 지난해 롯데마트 중국 현지 매출이 1조 1290억 원, 한 달에 940억 원 꼴인만큼 현재 롯데마트의 한 달 매출 손실만 거의 1000억 원에 이르는 셈. 집계액 2500억 원 가운데 나머지 약 1500억 원은 ‘한국행 단체여행 상품 판매 금지’로 타격을 입은 롯데면세점 매출 손실과 롯데 식품 계열사의 중국 수출액 감소 등에 따른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중국의 보복이 이어질 경우 올해 3~6월 상반기 4개월만 따져도 누적 매출 손실 규모는 1조 원(2500억원×4)을 웃돌 것으로 롯데는 추산했다. 매출이 줄었지만, 영업정지 상태에서도 임금 지급 등 비용 지출은 이어지면서 손익계산서상 손실도 불어나고 있다. 롯데에 따르면 3월 사드 관련 영업손실은 500억원, 4월 들어 15일까지 보름만의 영업손실만 750억원으로 집계됐다. 3~4월 통틀어 약 2000억 원의 손실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올해 연말까지 10개월 동안 영업손실도 1조 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4일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롯데쇼핑 이사회는 2300억 원의 증자와 1580억 원의 예금 담보 제공(1300억 원 중국 현지 대출)을 긴급 결의하며 사드 보복에 휘청이는 중국 사업을 지원할 재원을 마련했다. 하지만 지난 3~4월 롯데의 손실 규모로 미뤄, 수혈된 자금도 곧 동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 관계자는 “이 정도 손실이 몇 달만 지속하면 최근 긴급 증자와 담보 대출 등으로 마련한 중국 영업지원 자금도 날릴 상황”이라며 “더구나 한반도 정세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미·중 정상회담, 정부의 대(對) 중국·미국 외교 등에서 롯데에 대한 사드 보복 문제가 철저히 외면당하면서 롯데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우려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우조선 큰 고비 넘겼다… 국민연금도 사실상 회생안 동참

    대우조선 큰 고비 넘겼다… 국민연금도 사실상 회생안 동참

    산은 “만기 연장분 모두 상환” 약속에 물꼬 이행확약서 두고 진통… 최종 결정 남아 17~18일 사채권자 집회 가결도 청신호 기업어음 투자자 설득·정상화 속도 변수국민연금공단이 ‘대우조선해양 살리기’에 동참하기로 사실상 입장을 정했다. 국민연금은 14일 “산업은행이 책임감 있는 대우조선 경영정상화 의지를 보여 채무재조정안에 대한 상호 협의점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동걸 산은 회장과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전날 저녁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3시간 넘게 회동한 끝에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다. 이 회장은 “국민연금이 대우조선 회사채 50%를 주식으로 바꿔 주고(출자전환) 나머지 50%는 만기 연장해 주면 만기 연장분에 대해 100% 상환해 주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강 본부장이 수용했다. 실무진의 세부 조율 문제로 아직 최종 합의 발표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이행확약서’ 문구를 놓고 국민연금과 산은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그래도 최대 사채권자인 국민연금이 채무 재조정 쪽으로 기울면서 대우조선은 일단 큰 고비를 넘겼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회사채 3900억원을 갖고 있다. 전체 회사채의 약 30%다. 이에 따라 오는 17~18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국민 노후자금 불안’과 ‘3만여명 고용이 달린 대기업의 명운’을 두고 고민에 빠졌던 국민연금이 막판 태도를 바꾼 것은 사실상의 법정관리인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에 돌입할 경우 큰 폭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P플랜에 들어가면 사채권자의 무담보채권 출자전환 비율이 50%에서 90%로 올라간다. 대우조선이 끝내 살아나지 못할 경우 원금의 10%밖에 못 건지게 되는 것이다. 반면 채무 재조정에 동의하면 50%는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는 3년간 만기를 연장해 주게 된다. 지난 13일 회동에서 이 회장은 강 본부장에게 약 2000억원의 만기 연장 회사채에 대해 국민연금 요구대로 ‘서면 보증’을 해 주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사실상 보증이나 마찬가지인 ‘확약서’를 약속했다. ‘상환 약속’을 각서 형태로 써 주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별도 계좌 개설을 제시한 것이다. 법적 강제성은 약해도 구속력은 있다. 국민연금으로서는 최악의 경우에도 투자원금의 50%는 건질 수 있는 것이다. 강 본부장이 산은의 수정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CP 투자자는 아예 협상 테이블에 앉지조차 않은 상태다. 사채권자는 집회를 통해 가결 요건을 맞추면 채무 재조정이 가능하지만 CP 투자자는 증권사나 개인들이어서 일일이 개별 접촉해 100% 동의를 받아야 한다. 산은 관계자는 “CP가 2000억원 정도인데 금액을 떠나 한 명이라도 (채무 재조정에서) 이탈하면 ‘누구는 빼 주고 누구는 안 빼 주나’라며 연쇄 거부가 잇따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속한 정상화도 중요하다. 대우조선은 신규 자금을 지원받아 상거래 채권을 변제한 뒤 배를 짓는데 이 과정이 늦어져 배를 늦게 인도하면 발주처가 납기 지연으로 인한 수백억원의 지연배상금(LD)을 요구할 수 있다. 조선업황 전망이 잿빛인 것도 불안 요인이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는 최근 발표한 ‘조선 발주 전망 보고서’에서 2018년 선박 발주량을 2560만CGT(표준화물 환산톤수)로 내다봤다. 지난해 9월 전망치(2950만CGT)보다 390만CGT나 줄었다. 지난달 정부가 대우조선 정상화 추진 방안을 내놓을 당시 지원 근거였던 “업황 개선” 전제가 벌써부터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대우조선을 작고 강한 회사로 재탄생시켜 궁극적으로는 매각, 국내 조선업을 ‘빅3’(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에서 ‘빅2’ 체제로 재편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창립 100주년 니콘 “스마트폰이 따라올 수 없는 제품 내놓겠다”

    창립 100주년 니콘 “스마트폰이 따라올 수 없는 제품 내놓겠다”

     “체질 개선을 통해 새로운 100년에 도전하겠습니다.” 오는 7월 창립 100주년을 맞는 일본 카메라 업체 니콘이 강도 높은 구조 개혁을 실시해 광학 전문 기업으로 재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고큐 노부요시 니콘 영상사업부문 총괄은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상 사업의 매출이 예전만 못하지만 비용 절약 및 고부가가치 사업 집중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역동적이고 얼리어답터가 많아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라면서 “한국 시장에서 영상 사업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한국 법인(니콘이미징코리아) 철수설을 전면 부인한 셈이다. 지난달 일본 니콘 본사에서는 전체 직원의 10%에 해당하는 1000여명이 옷을 벗었다.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의 진화로 ‘똑딱이’로 불리는 콤팩트 카메라 시장이 위협받는 것과 관련해서는 “콤팩트 시장이 정점에 올랐을 때와 비교해 20~25% 수준으로 줄어든 것은 맞다”면서도 “스마트폰이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니콘의 콤팩트 카메라 P900처럼 초점거리 24-2000mm의 광학 83배 줌을 갖춘 스마트폰 카메라는 당분간 나오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이어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미러리스 카메라 영역에서는 여전히 렌즈 부문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 없다”며 “신제품을 많이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키미션 시리즈’로 액션 카메라 시장에도 진출한 니콘은 360도 영상 촬영 기술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앞으로 산업기기, 현미경 등 인스트루먼트, 의료 사업 등 신사업을 집중 육성해 미래 100년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영상 사업부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만큼 새로운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니콘은 이날 DSLR 카메라 D5와 D500 등 100주년 기념 제품 6종과 신제품 DSLR 카메라 D7500을 공개했다. 100주년 기념 제품은 카메라, 렌즈, 쌍안경 등 기존 제품에 100주년 로고를 입힌 디자인을 적용했다. 기념 제품에는 렌즈 브랜드 ‘니코르’도 포함됐다. 오는 6월 일반에 공개된다. 또 신제품 D7500은 D5에 탑재된 고성능 화상 처리 엔진 ‘EXPEED 5’를 탑재해 감도 성능을 향상시켰다. 초당 약 8장의 고속 연속 촬영을 최대 60초까지 지속할 수 있고, 4K 초고화질(UHD)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심민 전북 임실군수 “50년 임실군민 애환 서린 옥정호… ‘섬진강 르네상스’로 치유”

    [자치단체장 25시] 심민 전북 임실군수 “50년 임실군민 애환 서린 옥정호… ‘섬진강 르네상스’로 치유”

    심민(69) 전북 임실군수는 요즘 대선 후보 못지않게 잰걸음을 하고 있다. 50년 숙원인 ‘옥정호 개발 사업’을 새 정부의 지역개발 정책에 반드시 반영하기 위해서다. 심 군수는 하루가 멀다 하고 중앙부처를 방문해 옥정호 개발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옥정호를 생태관광 거점으로 개발하는 ‘섬진강 르네상스 상생 프로젝트’가 ‘전북도 19대 대선 공약사업’에 포함되자 이를 이슈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13일 군수실에서 만난 심 군수는 “새 정부에서는 미완의 길로 남아 있는 옥정호 제2 순환도로 건설사업을 기필코 국가사업으로 추진하고 옥정호를 임실의 미래를 담보하는 성장동력으로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옥정호를 생태, 문화, 교육, 관광이 어우러진 국내 최고의 친환경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는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다음은 심 군수와의 일문일답이다. →부임 이후 옥정호 개발을 지역 숙원 사업으로 이슈화하고 있다. -옥정호를 조성한 섬진강댐은 국내 최초의 다목적 댐이지만 임실군민들에게는 애환과 시름이 가득한 한 맺힌 인당수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는 임실 군민들이 50년 동안 흘린 눈물을 책임지고 닦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중앙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옥정호를 친환경 관광 명소로 개발해 임실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미개발지로 방치됐던 만큼 천혜의 자원으로 빛을 볼 수 있다. →옥정호 개발이 임실군의 숙원이 된 역사적 배경은. -섬진강댐은 호남평야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1965년 준공됐다. 농업용수 공급, 홍수 조절, 수력발전 등 국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된 국내 최초의 다목적 댐이다. 연간 4억 3000만t의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한다. 그러나 임실군에는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했다. 국가 발전을 위해 임실이 막대한 피해를 본 만큼 이제 국가가 나서서 보상을 해 줘야 한다. →섬진강댐 건설로 임실군민들이 겪은 애환은. -임실군민들은 수몰과 이주, 단절과 제한에 갇혀 삶을 송두리째 빼앗겼다. 강제로 삶의 터전을 빼앗긴 수몰민이 2000가구 1만 5000명에 이른다. 특히 댐을 건설하면서 당연히 추진했어야 할 순환도로마저 한쪽만 개설돼 많은 주민들이 교통 단절로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다. 운암면 주민들은 면사무소를 가기 위해 30㎞를 돌아가야 하는 실정이다. 1999년에는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임실 전체 면적의 40%가 개발 제한의 불이익을 받았다. 이로 말미암아 발생한 피해가 400억원을 넘는다. 길이 끊긴 옥정호를 건너다 숨진 주민도 40명이나 된다. 수몰민들은 부안 계화간척지로 이주했지만 13년이나 사업이 지연돼 농지 분배권도 무용지물이 됐다. 일부 수몰민들은 살아남기 위해 시화간척지로 이주했지만 공단 조성으로 이마저 잃었다. 안산시로 다시 흘러들어 간 수몰민 후손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가 되는 애환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가슴 아픈 일이다. →전북도 대선공약으로 선정된 섬진강 르네상스 상생 프로젝트 내용은. -섬진강 프로젝트는 옥정호를 끼고 있는 정읍시·순창군·임실군이 더불어 추진하는 상생 사업이다. 옥정호를 차별화된 내륙 호반관광지로 개발하는 계획이다. ‘문화와 생태가 흐르는 더불어 섬진강’이 핵심 콘셉트이다. 2018년부터 7년간 3000억원을 투입하는 대형 사업 계획이다. 재원은 국비 1950억원, 도비 840억원, 시·군비 150억원, 기타 60억원 등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옥정호 순환도로 개설 등 지역재생 기반 확충 ▲생태지역자원의 창의적인 활용 ▲지자체 간 상생 거버넌스 구축 등 3개 분야로 추진된다. 우리 군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280억원을 투입해 생태환경교육과 레포츠체험이 가능한 섬진강 에코뮤지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섬진강 르네상스 상생 프로젝트가 대선 공약으로 적합한가. -명분과 사업효과 모두 적합하다. 수자원 인프라 확충 정책으로 고향을 잃고 생활기반을 상실한 지역에 대해 국가 차원의 치유와 피해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 사업은 옥정호 주변 3개 시·군뿐 아니라 전북도 전체에 개발 효과가 파급돼 주변지역 상생 협력, 사회통합 선도 모델이 될 것으로 믿는다. 무엇보다 국가가 완수하지 못했던 사업을 책임지고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조명돼야 한다.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희생한 임실 주민들에게 정부가 뒤늦게라도 보상에 나서는 것은 의미 있고 당연한 일이다. 그게 국가가 국민을 책임지는 헌법 정신이다.→중앙부처와 정치권의 반응은. -민선 6기 군수 취임 이후 2015년 3월부터 국회, 중앙부처, 정치권, 국민권익위원회 등을 30번 넘게 찾아가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여러 차례 정부에 국비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도 설계용역비로 18억원을 요청했지만 안 됐다. 주민들도 2015년 4월 권익위에 순환도로 개설 청원서를 제출했다. →섬진강 르네상스 상생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시급한 사업은 -댐 건설로 수십년간 피해를 받은 주민들의 상처를 보듬고 낙후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게 섬진강 르네상스 상생 프로젝트이다. 그 프로젝트의 핵심이 순환도로 개설이다. 우선 도로가 개설돼야 교통 불편이 해소되고 다른 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다. 북측 1순환도로는 1990년대 겨우 개설됐지만 남측 2순환도로 15.8㎞는 아직도 미완성이다. 북측 순환도로는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될 만큼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다. 남측 순환도로까지 개설되면 옥정호 종합관광특구 조성이 촉진되고 섬진강 르네상스 시대가 열린다. 임실은 애환, 슬픔, 고통에서 벗어나 화합, 행복, 통합을 여는 미래의 길로 전진할 것이다.→옥정호 순환도로는 지방도다. 도로 개설은 전북도 몫이 아닌가. -섬진강댐 건설은 국책사업이다. 국책사업 추진으로 발생한 주민불편과 지역개발 제한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국가가 책임지고 풀어야 한다. 댐 건설 당시 추진했어야 할 사업을 미뤘다가 지방도로 지정한 뒤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정부의 자세가 아니다. 1500억원이나 들어가는 남측 순환도로 건설사업을 전북도가 혼자 추진하는 건 사실상 무리다. →섬진강 르네상스 상생 프로젝트가 전북도 공약에는 포함됐지만 새 정부 정책으로 반영 여부는 불투명하다. -옥정호 개발은 임실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북지역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필요한 사업이다. →최근 권익위가 수몰민들의 생계 대책을 내놨다. -가뭄 속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수몰민들이 겨우 자리를 잡은 폐천 용지 22만㎡가 섬진강댐 재개발로 또다시 물에 잠길 위기를 맞았으나 권익위 중재로 지킬 수 있게 됐다. 10여 차례의 조정 끝에 폐천 부지를 성토해 수몰민들에게 특용작물 재배단지 등 농경지로 제공하기로 했다. →다음달 새 정부가 출범한다. 향후 계획은. -새 정부는 치유와 화해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50년 넘게 상처가 아물지 않고 소외된 임실 군민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것도 새 정부의 몫이다. 임실군민들의 상처가 치유될 때까지 끊임없이 건의하고, 요구하고, 호소하겠다. 새 정부가 소수와 약자, 희생자와 피해자의 시각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고 풀어 주길 기대한다. 임실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다시 늘기 시작한 가계빚 ‘DSR’로 옥죈다

    연소득 3배 이하로 신규대출 제한 다른 은행들도 ‘도입 여부’ 저울질 “마지노선 없어 혼란 야기” 우려도 가계빚 옥죄기가 본격화됐다. KB국민은행은 자신이 보유한 총대출금에 대한 1년간의 원금과 이자를 합친 총액이 연간 실질소득의 3배를 넘기지 못하게 대출을 제한한다. 다른 은행들도 뒤따를 채비를 하고 있어 돈 빌리기가 더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13조 9000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한 달 사이 2조 9308억원 늘었다. 정부가 가계부채 억제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주춤하던 증가세가 다시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올 1월에는 691억원 증가에 그쳤으나 2월(2조 9315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3조원씩 늘고 있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은 오는 17일부터 모든 대출(서민금융 등 정책자금 제외)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기로 했다. 예컨대 연봉이 5000만원인 나서민씨가 연 금리 4.0%로 4억원을 주택담보대출(20년간 원리금균등분할상환) 받고, 신용대출로 1억 2000만원(1년 만기 연 5.0%)을 빌리려 한다고 치자.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은 해마다 2900만원, 신용대출 이자는 600만원이다. 기존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에 기타 대출 이자만 더해서 산출했던 데 비해 DSR은 기타 대출의 원금 상환액까지 계산해야 한다. 신용대출이 1년 만기이므로 이 경우 갚아야 할 연간 원리금은 총 1억 5500만원(이자 3300만원+신용대출 원금 1억 2000만원)이 된다. 연간 원리금 총상환액이 1억 8400만원(주택담보대출 2900만원+신용대출 1억 5500만원)으로 연봉의 3배(5000만원×3=1억 5000만원)가 넘어가는 만큼 나씨는 원하는 액수만큼 신용대출을 다 받을 수 없다. 금융 당국의 DSR 도입 권고에도 눈치만 살피던 시중은행들은 국민은행이 테이프를 끊자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다. A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공동 가이드라인 없이 DSR을 적용하면 기준이 비교적 덜 까다로운 은행으로 고객이 쏠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DTI 60%’처럼 DSR도 일종의 마지노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올 초 은행들에게 DSR을 자율적으로 적용하라는 지침만 제시한 상태다. DSR 기준 공개가 되레 혼선을 야기한다는 주장도 있다. B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은 “특정집단을 위한 특화상품의 경우 (DSR) 적용 여부를 따로 정해야 하고 신용대출, 마이너스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형태에 따라 허용 비율도 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은행마다, 금융상품마다 기준이 다른데 국민은행처럼 ‘3배 제한’ 식으로 공표하면 혼란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금융기관 왜 이러나] 가계대출 통계 또 오류… 한은 팩트체크 또 구멍

    제2금융권 가계대출 통계에서 또 오류가 발생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3월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상호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의 지난해 12월 통계치 일부가 이전에 내놓았던 수치와 달랐다. 한은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2조 9767억원이라고 밝혔지만, 이날은 2조 2419억원으로 7348억원을 줄여서 발표했다. 예·적금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을 의미하는 기타대출도 기존 1조 3028억원에서 7348억원 늘어난 2조 376억원으로 수정했다. 기타대출에 들어가야 할 대출이 그동안 주택담보대출로 잡혀서 발표됐던 것이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수치가 과잉 집계됐던 점을 확인하고 이번에 기타대출로 재분류했다”고 밝혔다. 이번 오류는 제2금융권에서 비롯됐지만 허술하게 관리한 한은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잘못된 가계대출 통계를 바탕으로 경제정책을 수립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풍선효과’로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했다는 ‘팩트’가 통계 오류에서 기인한 것일 수 있다. 지난달에는 상호저축은행의 가계대출 통계(9775억원 증가)가 잘못 집계됐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美 금리인상에… 더 커지는 아시아 ‘부채 리스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본격 금리 인상에 돌입하면서 아시아 국가의 부채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2021년까지 만기 도래하는 아시아 회사채가 1조 달러(약 1141조원) 규모이며 이 중 달러화 표시 채권이 63%인 만큼 아시아 부채 리스크가 재부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시아의 부채 폭탄은 기업부터 은행, 정부, 가계 등 경제 주체에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으며 미 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비싸지면 이들 국가의 부채 뇌관을 건드린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각국 정부가 외환보유고를 확충하고 채권시장을 강화하는 등 완충지대를 두고자 노력하지만 부채 증가 속도가 너무 가파른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258%에 이른다. 2015년(158%)과 비교하면 불과 2년 새 무려 100% 포인트나 늘었다. 중국의 부채는 대부분 기업에서 이뤄진 것으로 국영 ‘좀비 회사’가 주범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기둔화와 원자재 가격 변동, 환율 변동성 등은 역내 위험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중국 상하이의 철근부터 호주 시드니의 부동산까지 모든 부분에 거품이 끼어 있다고 경고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부채비율은 2008년 173%에서 지난해 240%로 확대됐으며, 호주도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면서 가계부채 비율이 189%로 치솟았다. 호주는 지난해 가구당 소득이 3% 증가한 데 반해 주택 관련 부채는 6.5% 증가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난 몇 년간 저금리와 부동산 붐을 통해 경기를 부양해 1344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가계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5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29%를 크게 웃도는 169%이다. 정부 부채가 GDP의 2.5배에 이르는 일본은 세계에서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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