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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권택 감독 ‘취화선’ 새달 10일 개봉

    임권택 감독이 오원 장승업이란 물감을 풀어 영화를 찍는다고 했을 때 다들 그게 인물화가 되겠거니 여겼다.그러나 최근 시사회장에서 두루마리를 푼 스크린은 차라리 풍속화,시대화에 가까웠다. 개인을 형성하는 시대의 요철을 밋밋하게 뭉개면서 한 천재화가의 개인적 드라마를 돋을새김하는 인물화하곤 거리가 있었다.오원의 예술혼은 구한말이란 베틀 속에 먹여지는 여러 실 가운데 가장 아기자기한 올이었다.예술과 시대,예술과 일상이 극도로 일기불순한 하늘처럼 간단없이 스파크를 일으키는 영화,‘취화선’이 다음 달 10일 극장가에 걸린다. 화면 가득 확 풀린 먹물이 일순 개이더니 선경인 양 돌아앉아 산을 치고 있는 사내가 오원(최민식).이윽고 카메라는 그의 어린 시절로 줄달음쳐 예술의 뿌리부터 냅다 훑어내린다. 비렁뱅이 고아 승업에겐 핏속을 철철 흐르는 환쟁이의 끼가 축복이고 또 천형이다.일찌감치 그를 알아본 개화파 선비 김병문(안성기)이 거두려하나,방랑의 역마살을 타고난천재를 사대부가 담벼락이 가둘 수는 없는 일.김병문과의인연은,승업이 삶의 매듭들을 하나씩 지을 때마다 번번이되돌아가 스스로를 비춰보는 거울로만 그치지 않는다.기둥 줄거리를 삼킬 듯 쏟아지는 인물들의 홍수속에서 잊을 만하면 되살아나는 둘의 조우는 카메라의 중심을 잡아주는삼발이이기도 하다. 외세가 조선을 한 뼘이라도 더 집어삼키려 으르렁대던 19세기 말.출신을 넘나드는 천재 화가라서 시대의 파란도 쉽게 넘나들까.명성을 박차고 “(세인의 평에) 발목 잡히면영원히 놀아나는 거야.”라며 괴나리 봇짐을 꾸리는 화가.허나 그를 편한 방에서 등떼미는 손길 하나가 갑신정변,동학혁명 등 불순한 날씨처럼 요동치는 시대라는 걸 감독은말하고 싶어 한다. 개인을 뛰어넘는 시대와 시대를 초월하는 개인의 예술혼이 전기의 음과 양처럼 맞부딪히는 영화는 거대한 기획을 요구한다.이 거대 스케일의 시대화,풍속화에는 우리 시대의내로라는 일가들이 힘을 보탰다. 한국화가 김선두가 오원 화폭 80여점을 재현,묵향을 피울때 정일성 촬영감독은 우리 국토 깊숙이 렌즈를 들이대 단아한 사계를 찍어올렸다.도올 김용옥의 박식이 난무하는대본은 국립국악원의 호젓한 정악연주에 버무려진다. ‘롱테이크(오래 찍기)’를 즐겨써온 감독이 이번엔 유난히 끊어찍기로 선회한 것은 관객의 스피드 식성을 의식한것만은 아니다. 개인사의 잔잔한 여울이 아닌 역사의 폭포를 파노라마로담기 위한 선택이었으리라.그런 화면에서 여러 부문의 쟁쟁한 일가들이 내공을 겨루다 보니 관객들은 숨이 가빠지기 쉽다.지긋이 걸터앉아 완상할 여백이라도 한 자리 있었으면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화선’은 신선하다.죽끓듯 변해가는 영화계 프레임 안에서 예술과 역사를 얽어짜는 굵은 목소리를 들은 게 얼마만인가.칸 영화제도 그걸 알아보고 일찌감치 본선무대로 불러올리지 않았던가.쉽사리 감정선을내비치지 않는 ‘취화선’을 온전히 즐기려면,값비싼 보약을 먹을 때처럼 느긋해지는 법을 알아야 하리라. 손정숙기자 jssohn@
  • 은행강도 드러난 문제점/ 범인들 軍 ‘제집 드나들듯’

    군경합동수사본부가 서울 상봉동 한빛은행 중랑교지점 소총 은행강도 사건 용의자 4명을 추궁한 결과,수방사·해병대 등 군부대의 비상근무 체제와 실탄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확인됐다. 군과 경찰의 공조수사에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실탄관리 소홀=주범인 유모(24)씨는 수방사에서 K-2소총을 탈취한 후 불과 며칠만에 자신이 근무했던 강화도 해병 2사단 모부대에 침입,K-2소총 실탄 400발을 훔쳐나왔다고 진술했다. 당시 군은 수방사 총기 탈취 사건 뒤 비상사태를 선포,총기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유씨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사단급 부대에 혼자 들어가 실탄을 훔친 뒤 유유히 빠져나온 것이다. 특히 유씨는 부대 담벼락 아래 배수로를 통해 부대 안으로 침입,준비한 절단기로 탄약고 자물통 등을 절단할 때까지 초병은 맞닥뜨리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해병대측은 이 부대로부터 실탄을 탈취당한 사실을 보고받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경 공조수사체계 엉망=경찰은 은행 뒷문에서 발견한 불발 실탄 한 발에 대해서는수사선상에 올려놓지도 않았다. 범인 검거의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었는데도 무시한 것이다. 경찰은 실탄에 대해 의구심은 갖고 있었지만 군측에 수사 협조를 요청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은행권의 카드 남발=금융권의 대학생에 대한 신용카드 남발이 범행의 한 원인이 됐다. 경북 안동의 Y고등학교 동창생들인 유씨 등 4명은 현재 20대 초반의 지방대학 재학생이거나 휴학생으로 은행권은 직장도 재산도 없는 이들에게 쉽게 카드를 발급해줬다. 이들은 “자동차 구입 할부대금과 카드빚 1500만원을 갚기 위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용의자 일문일답 “”영화 '히트' 보고 범행 모의””. 서울 중랑경찰서로 압송된 4인조 강도 용의자들은 “은행강도를 소재로 한 영화를 여러차례 보면서 범행을 계획했다.”고 털어놨다. 다음은 일문일답. ■영화에서 범행의 힌트를 얻었다고 하는데. 은행을 털기로 마음먹고 ‘히트’라는 비디오 테이프를 구했다. VTR의 비디오탐색 기능을 이용해 은행강도 관련 대목만 추려 반복해서 보았다. ■휴대전화가 추적될 줄 몰랐나. 범행 전에는 휴대전화 추적으로 경찰 수사망에 걸릴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은행을 턴 뒤 차량을 버리고 도망갈 때 2차례 정도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뒤늦게 언론보도를 통해 휴대전화 추적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았으나 ‘이미 휴대전화 통화내역이 기록됐다.’는 생각에 계속 갖고 다녔다. ■돈을 훔쳐 무엇을 하려고 했나. 카드 빚도 갚고… 많은 생각은 안해 봤다. ■범행대상 은행은 어떻게 정했는가. 구체적인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대상을 물색하던 중)우연히 그 앞을 지나다가 결정했다. ■범행 시간을 아침으로 정한 이유는. 직원들이 출근할 때 은행 뒷문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가 가장 쉬울 것으로 생각했다. ■다른 은행강도 계획은 있었나. 없었다. 액수가 많든 적든 한차례로 끝내려고 했다. ■범행에 쓴 다른 장비는. 무전기를 3대 샀다. 작업(은행털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도피하면서 불안하지 않았나. 곧 붙잡힐 것이라는 생각은 했다. 은행을 털고 3∼4일이지나면서 차량에 가스를 주입한 장소,차량을 버린 장소 등이 보도되는 것을 보고 마음 속으로 각오를 하고 있었다. 이영표기자. ●'히트'는 어떤 영화. 마이클 만 감독의 1995년 액션영화 ‘HEAT’는 로버트 드 니로가 범죄조직의 보스,알 파치노가 강력계형사반장으로 나왔던 영화.LA경찰 빈센트(알 파치노)등 경찰과 은행강도인 닐(로버트 드니로) 일행이 LA도심 한 가운데를 무대로 정면 대치해 무시무시한 총격전을 벌인다.
  • [허윤주기자의 교육일기] “”며칠씩 밤을 새다니 제 정신인가요””

    ‘전학 열풍’이 조금 수그러든 지난 4일 오전.서울시교육청 별관 민원실 앞에는 번호표를 든 100여명의 학부모가 줄을 서 있었다.전경들이 차단막을 친 민원실 현관 앞에는 민원실 관계자가 확성기를 들고 “지금 갈 수 있는 학교는 강남 0고,X고입니다.”라며 목청을 높였다.“열흘이걸리더라도 원하는 학교에 된다면 기다리겠는데….”하는어떤 어머니의 핸드폰 통화 소리도 뒤섞였다. ‘해외토픽이 따로 없군.’ 착잡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섰다가,마침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비서를 대동하고 나온 유인종 교육감과 마주쳤다. “어휴,난리네요.내년에는 어떻게 좀 전학제도가 바뀌나요?” 악수를 나누며 슬며시 물었다.그러자 “XX 여자들인데 뭘 신경을 써요.며칠씩 밤을 새다니 그게 제 정신인가요.”라고 말했다. 교육감의 ‘돌출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얼마 후 기자실에 들러서도 이 발언은 서너차례 반복됐다.“저렇게 키운 애가 효도할 것 같으냐.”는 독설도 덧붙였다. 내가 보기에도 ‘전학 밤새기’는 지나친 것 같았다.그러나 ‘맹모 삼천’이 미덕으로 자리매김한 나라에서,그것도 서울시 교육 수장의 입에서 나온 발언 치고는 지나치게‘솔직’해 거북스러울 지경이었다. 내가 과민한가 싶어 주변의 학부모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서울시교육청 담벼락에 늘어선 사람들을 보면서 미쳤다는 생각이 드냐고?’ 대답은 한결같이 ‘NO’였다.며칠 밤을 새더라도 내 아이가 좋은 학교에 가서 잘만 된다면 자기라도 줄을 서겠다는 거였다. 학벌이 한 사람의 평생 직업과 임금,결혼 조건 등을 좌우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이런 상황에서 지역과 학교에따라 교육의 질이 다르다면 좀 더 나은 환경에 욕심을 내지 않을 부모가 과연 있을까.일부에서는 이번 전학 사태를 계기로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이 관할하는 학교는 모두 1182곳,학생은 154만여명이나 된다.‘교육 특구’의 수장인 서울의 교육감이 부모의 애타는 마음을 헤아리고,해마다 반복되는 기이한 풍경을 해결하겠다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커녕‘제정신이 아닌 사람’으로 몰아부치는 것은 아무래도 납득하기 어려웠다. 지난해 자립형 사립고를 둘러싼 논쟁 때 교육 과열과 시기상조론을 내세워 불가 입장을 고수한 유인종 교육감의소신을 높이 평가한 사람들도 많았다.그러나 교육감의 이번 발언에서 그것이 ‘소신’이었는지,학부모와 학생 등교육 소비자의 불만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아집’과 ‘독선’이었는지 혼란스럽기만 했다. 허윤주기자rara@
  • 서울교육청 접수 현황/ 서울교육청 접수 80% 강남전학 희망

    “강남에 있는 학교에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릴 겁니다.” 3일 오후 서울시 교육청 보건원 2층에서는 새학기 전학 신청서를 먼저 내려고 며칠째 밤을 새운 학부모 110여명이 찬시멘트 바닥에서 대기하고 있었다.일부 학부모는 며칠째 이어진 밤샘에 지쳤는지 담요를 덮어쓴 채 누워있었고 화장실에 갈 때도 자리를 빼앗길까봐 신경전을 벌였다. 이들은 지난 달 27일부터 시교육청 담벼락에서 줄을 섰던 1700여명 가운데 자녀들이 배정받은 학교의 입학식이 4일이어서 전학 관련 서류를 내지 못한 부모들이다.자녀가 배정받았던 학교의 입학식이 2일인 학부모 1400여명은 입학식을 하자마자 전학 서류를 발급받아 대부분 그날 신청서를 내고 돌아갔다. 남은 학부모들은 입학식 날짜가 늦어 전학 기회를 동등하게 받지 못하는데 큰 불만을 표시했다.일부 학부모는 강남 지역 학교의 정원이 다 차자 포기하고 돌아갔지만 남은 사람들은 강남 학군으로 갈 기회를 놓쳤다는데 대해 ‘분하다’는감정마저 갖고 있었다. 전남 목포에서 서울 강남으로 동생의 전학을 신청하러왔다는 한 대학생은 “27일부터 가족들과 교대로 기다리고 있다. ”면서 “일찍 왔는데도 뒤로 밀려 다른 학군으로 가야한다니 기가 막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남이 아니면 안된다.’며 강북에는 절대로 안가겠다는학부모도 상당수 있었다.한 학부모는 “강남에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근처에 여관을 잡고 ‘장기전’에 들어갔다.지난해에도 강남 지역에 전학을 원하는 학부모들이 3월말까지 교육청 앞에서 노숙을 계속했다고 교육청 관계자는 전했다. 서울시 교육청이 2일 접수한 전학 신청을 집계한 결과 70∼80%가 강남,서초,송파 지역으로의 전학을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서울의 다른 지역에서 강남으로 전학한 학생은 611명으로 2000년 468명보다 30.6% 증가하는 등 매년 강남 전학생이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시교육청 윤웅섭 교육정책국장은 “선착순 접수는 일정기간 신청을 받아 배정할 경우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던 것”이라면서 “빠른 전산망을통해 신속하게 전학 절차를 처리할 수 있게 된만큼 내년부터는 전학 배정 방식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선착순 수시배정 방식은 유지하되 입학식 날짜가 달라 겪는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접수를 받는 등 보완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또 학부모들이 며칠 전부터 거리에서 밤을 새워가며 줄을 서는 것을 막기 위해 온라인 접수도 검토키로 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 2001 길섶에서/ 민들레

    서울 무교동 뒷골목에 키 작은 민들레 하나 서 있다.휘발유 냄새,지글지글 삼겹살 굽는 냄새 속에 꽃 향기는 아예기대하기도 어렵지만 그래도 악착같이 꽃은 피었다.시멘트철갑 속의 흙에도 생명의 자양분이 있었던가. 우중충한 대기 속에 샛노란 꽃이 앙증맞다. 아마 작년 이맘 때쯤 이 근방 어디에서 날아온 씨앗이리라.그러고 보니 담벼락 틈에도 피었고 보도 블록 사이에도납작하게 엎드려 있다.사람 눈에 안 띄어서 그렇지 어디서든 민들레는 자라고 꽃을 피운다. 넓은 세상 놔두고 하필이면 사시사철 매캐한 무교동 곱창집,문지방 틈에 뿌리를 내린 민들레가 딱하다.딴에는 멀리멀리 날아가라고 2세를 ‘낙하산’에 매달아 날려보내지만무교동 뒷골목에서 태어난 씨앗이 날면 얼마나 날까. 민들레뿐이랴.사람도 더러는 ‘어디서 태어 났느냐’가팔자소관이 돼 버린다.테러사건 이후 아프간 국민들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미사일 공습보다 굶주림이 더무섭다는,영혼이 깊어 보이는 순한 눈들.그들이 무슨 죄인가?김재성 논설위원
  • [대한광장] 열린사회 흔드는 적들

    플라톤도 나쁘고 마르크스도 나쁘다.철학자 칼 포퍼가 반세기 전 ‘열린사회와 그 적들’에서 한 말이다.포퍼는 자유를 열린사회의 기준으로 삼아 인류사의 자유로운 발전을저해했다는 이유로 이들을 심판대에 세웠다.그러나 포퍼의문제의식을 우리 사회로 가져오면 얘기가 달라진다. 도시 얘기로 접근해 보자.유럽의 도시가 갖는 특별한 의미는 광장에서 나온다.도시에는 성당이 있고 성당보다 낮은곳에 시청이 있으며,그 사이에는 넓은 광장이 조성돼 있다. 중요한 건물이나 역사적 조형물 역시 광장과 함께 있다.도시에서 광장의 존재는 휴식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는데,특히 시민들 사이의 ‘회합’과 ‘의사소통’을 상징한다.따라서 광장은 시민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열린도시의 증거로서 민주주의의 보루가 된다. 도시가 강을 끼고 발달하기 때문에 도시와 강의 유무상통역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런던과 템스강,파리와 센강처럼 도시와 강은 하나로 통합돼 있다.그러니 도시에서 강도 사람에게 열려 있다.독일 프랑크푸르트 지하철에는 개찰구도없고 검표원도 없다.자동발매기에서 기차표를 사서 자유롭게 이용하다가 집에 가면 된다.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지하철을 운영하는 것인데,지하철의 중심에 시민이 있음을 알 수 있다.이러한 상황이 열린사회와 열린정치를 가능하게하는 것 아닐까. 이 잣대로 우리 사회를 바라보자.우리에게는 담벼락으로둘러싸인 폐쇄적인 휴식공간이나 놀이공원은 있을지언정 개방된 시민적 광장은 없다.도시생활에서 원초적인 휴식이나놀이는 허용하되,시민적 회합과 의사소통은 봉쇄당하고 있는 것이다.강 역시 도시를 가로지르기는 하지만 강과 도시는 분리돼 시민적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지하철 이용시 개찰구 차단장치와 씨름해본 경험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 도시는 시민을 배제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시민은 도시의 중심이 아니며,도시는 시민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다.도시가 공간적으로만 닫혀 있는 것이 아니다.도시의 내부를 들여다보자.모든 권력기관들이 시민들의 접근을가로막고 있지 않는가.국회,정부청사,대법원,대검찰청 모두가 닫혀 있으며 “접근하면 발포한다”고 위압하는 자세다. 청와대의 폐쇄성은 닫힌사회의 압권이다. 민주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은 권력기관 앞에서 비굴한 민원인일 뿐이다.더 깊이 들여다보면 정치와 경제와 교육 등 사회의 모든 곳이 닫혀 있다.결국 우리 사회가 구조적으로 닫혀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닫힌사회로 전락한 것은 플라톤이나 마르크스 때문이 아니라 식민주의와 개발독재의 경험 때문이다.일본의 식민지 지배는 극한적인 수탈과 배제의 통치를 유산으로 물려주었다.해방 후에는 식민주의를 승계한 자들이 극단적 반공주의와 개발독재를 통해 식민주의의 경험을 재생산했다.이몰상식한 상황이 국민들에게 이기주의와 기회주의,가족주의와 지역주의를 생존의 법칙으로 가르쳤다.지배집단이 시민배제적 통치구조를 강제하고 국민들은 스스로 그 속에 숨어버린 것이다. 21세기 우리 사회의 화두는 민주화와 개혁이다.개혁의 원리는 간단한데,그것은 한마디로 닫혀 있는 모든 것을 국민들 앞에 활짝 여는 것이다.개혁은 청와대와 행정부와 국회를 비롯한 국가 기구의 문호를 개방하고 운영을공개하는데서 시작된다. 정치·경제·교육도 마찬가지다.그렇게 해야 독점과 전횡과 부패가 사라지면서 소외와 불만과 갈등도 사라진다.그과정에서 시민적 참여가 확대되면서 시민 중심의 재구조화가 이뤄질 수 있다.그것이 민주주의다. 포퍼가 우리 사회를 본다면 어떻게 말할까? 개혁을 방해하는 자들을 열린사회의 최대 적으로 지목할 것이다.극단적반공주의에 사로잡혀 남북관계를 가로막는 자들과 수구보수의 논리로 국민들을 현혹하는 자들도 마찬가지다. 또 있다.시민운동을 음모론으로 몰아 시세차익을 노리는자,언론자유와 탈세를 구별하지 못하는 무식한 세도(稅盜),지역주의에 빌붙어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정치적 ‘아편쟁이들’도 모두 열린사회의 적이다.당연히 포퍼는 우리가 이들과 싸워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정 대 화 상지대교수·정치학
  • 문화광장 포커스

    ■석철주전…곰삭은 된장같은 깊은 맛. 자신의 생활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 석철주의 전시회가 12∼26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스페이스 서울에서열린다.한국화 전통의 수용과 현대적 변용은 작가의 화두이다.그는 꽃,화분,분재,담벼락,빗물 등 우리 삶의 한 부분을이루는 소재로 작업한다. 작품은 장이나 김치처럼 한 번 담가두면 겉으로는 별 움직임이 없으나 속으로 발효되고 삭아 깊은 맛을 내는 ‘삭힘의 미학’이란 평을 듣고 있다. 출품한 20여점의 작품 제목이 모두 ‘생활일기’인 까닭은자신의 삶을 표현했다는 뜻이다.(02)720-1524유상덕기자 youni@. ■김덕수 새 사물놀이판 ‘청배-자연의 정신’. 사물놀이 공연의 대중화와 해외보급에 앞장서온 김덕수가 새로운 사물놀이판 ‘청배(請拜)-Spirit of Nature’를 선보인다. 오는 14·15일 이틀동안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릴 이번공연에 김덕수패가 거는 기대와 의미는 각별하다. 최근 그가 발족한 문화예술벤처기업 ‘난장컬쳐스’가 내년 3월 개관할 사물놀이 전용극장 ‘아트시어터 난장’(가칭)에서 상설로 올릴 레퍼토리를 미리 공개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신(新)사물놀이 ‘청배’는 한국전통의 신명을 보여준 기존의 ‘놀이’에다,무속을 바탕으로 해원(解寃)의 세계를 표현하는 전통연희 ‘풀이’가 덧붙여졌다.한(恨)과 흥(興)이 어우러진,김덕수식의 또다른 사물놀이가 질펀하게 펼쳐질 예정이다.(02)762-7300. 황수정기자 sjh@. ■‘7인의 남자들’…한일정상급 음악가 참여. 한·일 최정상급 음악가들이 대거 참석해 감미로운 실내악의 향연을 펼칠 ‘7인의 남자들’이 11일 수원 경기도 문화예술회관,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오후 7시30분. 97년 처음 기획돼,올해로 5회를 맞는 이 공연은 실내악의 묘미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보여 해마다 전석이 매진되는 열띤 호응을 받아왔다. 피아노는 지휘자 정명훈과 일본의 신예 요시히로 콘도가 맡는다.바이올린에 다이신 카지모토와 다카시 시미즈,첼로에조영창과 양성원,비올라에 최은식이 가세하는 등 모두가 쟁쟁한 스타급들로 구성됐다. ‘2002 한일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염원하는 뜻도 담긴 이번 공연에서는 브람스 ‘피아노 삼중주 C장조 2번’,‘피아노 사중주 A장조 2번’등이 연주된다.(02)518-7343. 허윤주기자 rara@. ■손인영무용단 ‘소통’…단절된 인간관계 형상화. 손인영무용단이 12·13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소통’(안무 손인영)은 나날이 단절되어 가는 인간관계를 부각시킨 춤이다.어쩔 수 없이 부대끼며 살아가야만 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원시시대부터 지금까지 발전해온 각종 매체와 연결해 보여준다.가장 원초적인 교유의 수단인 몸과 몸의 소통에서부터 소리를 이용한 만남,문자의 발견,그리고 사진과 영상에 이르는 소통방법이 다양한 몸짓으로 풀어진다. 시각적인 매체의 폭력에 휘둘리는 인간들이 결국 미디어를파괴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통해 원초적인 인간모습을 강조한다.한국 춤 전공자와 현대무용가가 한 무대에서 각기 다른 표현을 통해 인간의 순수한 모습을 창출해내는 연출이 독특하다.12일 오후8시 13일 오후4시·8시(02)2263-4680. 김성호기자 kimus@
  • 두살배기 강아지 ‘살신보은’

    두살배기 수컷 개가 집중호우에 집이 물에 잠기는 줄도 모르고 잠든 주인 노(老)부부를 구하고 숨진 사실이 뒤늦게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서울 관악구 신림10동 신신림시장 어귀에 사는박영서(70)·이규자씨(63·여) 부부가 키워온 ‘벤’.박씨부부는 15일 새벽 3시쯤 복개천 배수구가 막혀 넘치면서 이웃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차량 80여대가 물살에 휩쓸리며 덮치는 것도 모른 채 잠들어 있었다. 집 담벼락 구석의 시멘트 철근에 끈을 묶어 매놓았던 벤이박씨 부부를 깨운 것은 바로 이때였다. 벤은 목에 묶은 끈끝에 철근을 매단 채 노부부가 잠든 방으로 뛰어들어 박씨의 저고리를 물고 당겼다.낌새가 심상치 않다고 느낀 박씨부부가 서둘러 집을 빠져 나가는 순간 격류에 휩쓸린 승용차가 박씨의 집을 덮쳤다. 박씨는 “벤이 깨워 집을 나서자마자 승용차 한대가 집을덮치면서 순식간에 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박씨 부부는 지난 99년 8월 쓸쓸한 노년을 걱정한 조카사위(45)로부터 막 젖을 뗀 벤을 선물받고 혈족 이상으로 정을 쏟았다.벤은 15일 오전 8시쯤 박씨의 집으로부터 30m 떨어진 곳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박씨 부부는 “끈에 묶인 철근 때문에 물바다를 헤쳐나오지 못한 것 같다”면서 “자식만큼이나 소중했던 벤이 우리부부의 목숨을 구하고 갔다”며 눈물을 쏟았다. 김상진씨(47)는 “수해복구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주민들이 뜻을 모아 벤의 위령제를 지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네티즌 칼럼] 보호받지 못하는 ‘친구’

    이 시대 친구의 의미는 뭘까? 요즘 뜬 영화 ‘친구’는 보호자로서의 친구상을 제시한다.사실 386세대는 보호받지 못한 세대이다.영화 속 주인공들도 정붙일 곳이 없어 모두들친구에게 자신을 ‘의탁’한다.‘함께 있을 때 우리는 아무두려움이 없었다’는 영화의 슬로건은 친구가 서로를 보호해주고 있음을 암시한다. 내가 위험에 빠져 있을 때 몸 던져 구해 줄 수 있는 사람이친구인 셈이다. 마지막 순간 나를 보호해줄 그 무엇이 있다는 것,그래서 믿고 한껏 발랄해진다는 것,거기에서 얻어지는 약간의 순수.그 순수에서 사무치는 건 ‘미학’이다.일종의 아름다움.그거 하나만 믿고 행복하게 죽었다.386 세대들은 이 아름다움을 좇는 마지막 낭만파일지도 모른다. 한데 이 영화 ‘친구’를 둘러싼,권위만 앞세우는 영화평론가들의 비평이 마음에 안든다.한국 대박영화에는 무조건 별점을 안 줘야 잘난 평론가가 되는 분위기도 못마땅하다.외국영화에는 별 다섯개짜리 평론도 척척 한다.중국 영화 ‘와호장룡’ 같은 영화에 별 다섯개를 주면서,한국영화 ‘친구’는별 두개 반도 주지 않는다. 그 이유는 내가 볼 때 평론가들의 ‘함량 부족’에 있다.좋은 영화 ‘친구’를 융숭히 대접은 못해줄 망정 초를 쳐서야 되겠는가.영화 팬의 입장에서 볼 때 ‘친구’는 잘 만들어진 영화이다. 첫째,주제를 뚜렷하게 살렸다.보편적인 의제인 ‘친구는 어떤 존재인가’를 마음껏 드러내 놓았다.둘째,시나리오가 탄탄하다.셋째,주인공들의 연기도 뛰어나다.넷째,부산 사투리특유의 함축적인 대사도 돋보인다. 여기에다 친구는 한 가지를 덧붙였다.즉 좋은 영화가 되기위한 조건인 ‘공간’을 잘 쓴 것이다.주인공들이 제대로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공간을 잘 다루는 것은 연출자의필수 덕목이다.예를 들면 이명세의 ‘인정사정 볼것없다’는 미로같은 골목이나 벽,담벼락 등 좁은 공간 즉 입체적공간을 활용했다.하지만 과거 한국영화가 잘 안된 이유는대부분 이런 기본이 잘 안돼 있기 때문이었다.쌈질을 하더라도 ‘투캅스’처럼 주차장이나 허름한 공장마당 같은 데서 한다.평면적인 공간에서 하다보니 주변공간을 활용하지못한다.하지만이번 영화는 감독이 제 역할을 한 ‘공간친밀’이 두드러진다.보림극장 뒷편 범일동 산복도로,범내골언덕과 굴다리,육교 등 입체적인 공간구조를 활용해 주인공들의 연기도 살리고 영화의 입체감도 극대화하는데 성공했다. 최근 한국영화의 흥행을 주도하는 신인감독들은 그걸 꿰뚫고 있다는 점에서 반갑다.아무리 뛰어난 배우라도 정서적으로 친숙하지 않은 허허벌판에 데려다 놓으면 ‘용병이반’,‘애니깽’,‘비천무’,‘단적비연수’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친구는 몇 점 짜리 영화일까.100점은 줄 수 없을것이다.그러나 별 넷은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영화는 한마디로 새로운 의문을 던지는 영화이다.씨받이는 ‘대리모’라는 화두를 공개된 시장으로 데리고 나왔고 ‘서편제’는 판소리라는,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소재를 등장시켰다.‘친구’도 ‘이 시대 친구가 무엇인가’를 되묻게 만든 문제작이라는 점에서 좋은 영화인 것이다. 영화 ‘친구’를 비판하는 평자들은 극의 반전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그러나 친구는 드라마에초점을 맞춘 영화가 아니고,실화를 토대로 우리사회에 하나의 화두를던지는 작품이다.그런 평자들이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을 보고도 극적 반전 타령을 하고 있을까? ■김 동 렬 심플렉스인터넷 고문drkim@simplexi.com
  • [대한광장] 한사람의 힘

    굳게 닫힌 미대사관 철문 앞에 한 수녀님이 서 있다.앞가슴에 걸친 간판에는 ‘한강에 독극물 방류하고도 벌금 500만원 웬말이냐! 맥팔랜드를 구속하라!’라고 쓰여 있다.이자리는 지난 1월 문정현 신부님이 ‘불평등한 소파개정 국민행동’ 1인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의해 강제로 밀려난 그자리다.가끔 추운 듯 몸을 떨기도 하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응시하는 그 눈빛이 맑다. 미대사관의 어마어마한 담벼락이,구호를 외치는 것도 아닌,가만히 몸을 거기 두고 있을 뿐인 조그만 수녀님에 의해,위용을 자랑하는 궁성의 벽이 아니라 부끄러움을 가두는 감옥의 벽으로 바뀌는 순간이다.바로 1인시위의 현장이다. 국세청 앞에서는 벌써 몇개월째 참여연대가 주관하는 삼성재벌에 대한 과세 촉구 1인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현직 언론인들이 대거 이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극히최근에는 조선일보에 반대하는 시민들의,점심시간을 이용한 반짝 시위가 애교스럽게 펼쳐지고 있기도 하다. 나 역시 조만간 가슴에 피켓을 걸고 머리에는 귀여운 고깔모자를 쓰고코리아나호텔 앞에서 한시간 동안 놀 생각으로마음이 즐겁기도 하거니와, 과거의 시위형태와는 사뭇 다른이 1인 릴레이 시위를 바라보면서 새삼스럽게 ‘한사람’의힘이 얼마나 큰가를 느낀다. 1인 릴레이 시위는,처음에 집시법의 독소조항을 피해 가는새로운 시위방법을 강구하면서 개발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막상 시작하고 보니 이 방법에는 지금까지의 시위문화를근본적으로 바꾸는 힘이 있다.국회 앞에서의 국가보안법 철폐 1인 시위,대우 부평공장 노동자들의 1인 시위,박정희 기념관 건립 반대 1인 시위 등 기존의 이슈들을 시위하는 이의 숫자만 1인화한 경우도 있지만 삼성세습 반대, 조선일보반대 시위처럼 과거의 개념으로는 시위로 조직하기 어려운것들도 있다. 이제 시위는 엄청난 열정과 조직의 힘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시간과 마음이 있는개인도 ‘한사람’씩 할 수 있다. 이 ‘한사람’의 힘이,특별한 장소에서 한시적으로 이루어지던 시위를 때와 장소를가리지 않는 지속적인 시위로 바꾸어 놓았다. 물론 이 ‘한사람’들은 언뜻 보기에 참 무모하다.미군·삼성·조선일보! 몇만명이 모인 대규모 집회로도 눈도 깜짝하지 않을 것 같은 이 거대한 조직 앞에서 혼자 힘으로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일까. 그러나 왕들과 지배자들의 음모와 영광의 기록을 뒤집어서바라보는 역사는, 나쁜 현실에 종지부를 찍는 변화와 진보의 물꼬가 바로 저 ‘한사람’들의 모임, 즉 ‘각성한 개인들의 연대’에 의해 터뜨려져 왔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과연그렇다. 1인 시위는, 그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 각자에게 스스로 반대자로서의 정체성과 반대사유에 대한 보다 치밀한각성을 요구하며, 그리하여 저항의 목소리를 개별화함으로써 권력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한결 구체적인 우리 일상속으로 가지고 온다. 아울러,일상을 억압하는 권력의 얼굴들을 과거의 ‘공’권력으로부터 분화시켜 구체적으로 보여준다.그뿐 아니다.툭하면 한덩어리로 뭉뚱그려져서 ‘폭도’니 ‘불법시위자’니 ‘질서파괴자’니 하는 딱지가 붙기 일쑤였던 익명의 다수가 아니라,구체적인 얼굴과 이름을 지닌 ‘단독자’의 몸과 목소리를,살아있는 시간과 공간 속에 선포한다.이제 우리는 조직과 권력의 이름으로 우리를 억압하던 거대한 힘들에게,서로 손잡고 어제에서 내일로 이어가며 항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비록 바로 그 순간에는 실패한 것처럼 보이는 저항이라 할지라도,그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실천하는 또 다른 사람에의해 역사는 문자 그대로 강물처럼 흐른다. 지금 이 ‘한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내가 바로 그 물줄기의 처음 한방울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 그 물의 방향이 어디로 흐를까를근심하는 일이 아니다. 소위 대세, 소위 민심이라는 조작된전체주의적 언어들에 그들은 좌우되지 않는다. 그들 자신이바로 대세와 민심의 구체적 인자들이므로. 이 ‘한사람’들을 또 다른 ‘한사람’의 이름으로 지지한다. 노혜경 시인
  • 조세형 인생역정과 심리분석

    대도(大盜) 조세형씨는 왜 다시 도둑질에 손을 댔을까. 98년 11월26일 형기를 마치고 풀려난 뒤 불명예를 씻고 독실한 종교인으로 변신,새 사람이 된 듯했던 그는 2년여 만에 또다시 절도범으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조씨는 경비전문업체에 취직,매달 200만원의 월급을 받은 데다 강연 등으로 200만원의 부수입을 올리고 있었고 부인도 중소기업 사장이기 때문에 재범 동기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그는 99년 4월부터 경비업체 에스원의 범죄예방연구소 전문위원으로 위촉돼 일하면서 범죄예방과 교도소 인권개선 활동도 했다.또 경찰관이 되려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범죄학 강연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9일에는 자동차부품생산회사를 운영하는 22살 연하인 이모씨와 결혼식을 올렸고 아들도 얻어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서울 혜화동에 48평짜리 고급빌라도 갖고 있다.99년 10월부터는 해외 선교활동을 위해 최근까지 12차례에 걸쳐 일본과 미국·괌·오스트리아 등을 다녀왔다. 그러나 그의 노력도 ‘절도’의 유혹을 완전히 뿌리치지는 못했다. 조씨는 현재 일본에서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어 정확한 동기는 알 수없지만 과거의 습관에 따른 순간적인 충동을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다만 99년 3월 서울 신문로에 있는 한 빌딩에 연 ‘선교회’의 운영비가 부족해 최근 문을 닫은 점으로 미뤄 경제적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하룻밤 사이에도 수억원대의 금품을 훔치던 그가 현재 수입에 만족하지 못한 데다 ‘한탕’해서 선교원 경비도 벌자는 복합 심리가 작용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씨와 절친하게 지내온 최중락 경찰청 수사자문관은 소식을 듣고충격을 감추지 못했다.조씨와 친분이 두터운 사설경비업체의 한 관계자는 “조씨가 그동안 적잖은 월급을 받아왔고 경제적으로 부족할 게 없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놀라워했다.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표창원(表蒼園)교수는 “조씨가 절도의 유혹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은 노력과 주변의 도움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면서 “그는 국내에서 쌓았던 ‘명예’를 잃고 싶지 않아 일본을 범행 대상지로 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아로 성장한 조씨는 10살때 친구들과 함께 숟가락을 훔친 것을 시작으로 82년까지 절도죄 등으로 6차례나 교도소를 드나들었다. 특히 82년에는 고위층과 부유층의 담벼락을 넘나들며 ‘물방울 다이아몬드’ 등 보석류와 현금,수십억원대의 기업어음(CP)을 닥치는 대로 훔쳤다.그는 이중 일부를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줘 ‘대도’‘의적’으로 불리기도 했다. 지난 83년 4월 항소심 재판 도중 구치감 창문을 뚫고 탈주,‘대도’의 면모를 확인시켜주는 듯했으나 100시간 만에 다시 붙잡혀 햇볕도들지 않는 청송교도소의 1평짜리 독방에서 15년을 보내야 했다. 그는 일본에서 형 확정후 강제추방되면 국내에서 별도의 재판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보호감호처분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조현석기자
  • [세계화의 블록화](1)지역블록화, 세계화의 디딤돌인가 걸림돌인가

    *‘국경없는 경제' 신국제질서 가속. 생산체제의 다원화와 국경없는 지구촌으로 표현되는 세계화의 진전속에서도 역내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지역 블록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자유무역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뒤섞여 무역전쟁이 치열히 전개되는가 하면 유럽과 아시아,아시아와 미주 등 블록간 연계를 통한 신국제질서의 주도권 싸움도 활발하다.20∼21일 열린 3차 서울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 계기로 세계화와 지역 블록화의 함수관계 및 현황을 시리즈로 살펴본다. 지구촌 곳곳이 높은 담벼락에 둘러싸여 있다.이웃간 벽은 계속 허물어지는데도 지역단위의 울타리는 건재하다. 유럽은 자기들만의 결속을 튼튼히 하며 하나의 유럽을 완성했다.미국과 캐나다는 멕시코의 값싼 노동력을 끌어들여 배타적인 생산체제를 구축했고 동남아시아는 단일상권을 만들었다.일본도 ‘엔화 블록’을 쌓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남미와 아프리카가 독자 목소리를 내지만 정치·경제적 후진성 때문에 블록의 역할은 못하고 있다. 지구촌의 편가름은 확연하다.물방울이 뭉치듯 이웃끼리 연합체를 형성,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그러나 냉전체제에서처럼 동서로 나눠 총부리를 들이대지는 않는다.오히려 경제적 이윤을 위해 블록간 연대하거나 블록을 묶으려는 움직임도 적지 않다. 유럽과 아시아는 반상회를 열듯 2년마다 모임을 갖고 있다(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미국과 유럽도 대서양을 마주보고 ‘공동주택’의 건설을 구상한다(범대서양 경제협의체).아시아와 북미는 태평양을 가로질러 10여년째 손을 맞잡고 있다(아·태 경제협력체-APEC).미국과 유럽연합(EU)은 남미와 동구권까지 그들의 영역을 넓히려 한다(미주자유무역지대 창설과 유럽연합의 확대). 그렇다면 지역 블록화는 지구촌을 하나로 묶는 디딤돌인가,아니면지구촌을 쪼개는 걸림돌인가. 지구촌 구성원 모두가 무역 자유화를 바란다는 것은 분명하다.물건을 값싸고 자유롭게 사고 팔도록 국경을 없애고 세금도 낮추자는 생각에 공감한다.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일반협정) 체제의 뒤를 이어 출범한 것도 이같은 세계화의 연장선상에있다. 그러나 내 물건만 더 싸게 팔아야 한다는 지역 이기주의 때문에 무역분쟁은 끊이지 않는다.미국은 ‘슈퍼 301조’라는 괴물을 부활시켜 역외국의 값싼 제품에 무차별적 제재를 가하려 한다.법적인 구속력을 갖춘 WTO가 규정 위반이라고 경고해도 미국은 ‘힘의 논리’로 밀어붙인다. 유럽과 아시아가 미국을 따돌리고 서울에서 3번째 ASEM을 열었다.그러나 회원국간 구속력이 없는데다 관심 분야마저 달라 일과성 ‘통합 반상회’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고급 빌라’에 사는 유럽으로선 ‘재래주택’이나 ‘신도시’에사는 아시아가 소란을 일으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마치 이웃이 자녀들을 마구 때리거나 부부싸움을 한다든가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 ‘잘사는 마을’의 교육환경이나 쾌적함이 망쳐지지 않기를 요구하는것과 같다.외교적 표현으론 인권탄압,지역분쟁,환경오염 등의 문제다. 아시아에서의 ‘평화와 안정’은 공감하지만 아시아의 일차적 관심은 경제회복이다.행상을 해서라도 유럽에 더 많은 물건을 팔고 유럽의 앞선 기술을 배우고 싶지만유럽은 인색하다. 89년 창설된 아·태경제협력체(APEC)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다양한모임이라는 측면에서 블록을 통합할 대안으로 관심을 모았다.유럽연합이나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가 역외국에 배타적인 것과 달리 APEC은 일체의 차별성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APEC이 경제협의체임에도 아시아에서 일본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아시아에서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중국 대 일본의 대립은 APEC을 정치적 실험장에 머물게 한다. 미국 중심의 NAFTA는 역외국에 빗장을 풀지 않고 있다.아시아가 값싼 노동력으로 파고들지만 미국은 벽을 높이며 제재를 가하고 있다. 오히려 북·남미를 하나로 묶어 미주 전체를 배타적 블록으로 키우려 한다. 그럼에도 지역 블록화는 역내 시장을이웃간으로 넓혀 국경의 의미를 없앤다는 측면에서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다.블록간 통합을 위해선정치·경제·문화적으로 블록의 평준화가 이뤄져야 한다.유럽이 통합을 이룬데는 역사·문화적 배경이 같을 뿐 아니라 경제력에서도 큰격차가 없기 때문이다.북미처럼 수직적 생산체제를 갖추거나 아프리카,중동,남아시아와 같이 민족·종교적 갈등을 겪는 지역에서의 블록화는 세계화에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백문일기자 mip@. *블록화의 사각지대. 아프리카나 중동 등에도 지역 블록이 있을까.대답은 ‘예스’지만유럽이나 아시아,북미 만큼 활발하지는 못하다.회원국간 빈부 격차가 큰데다 쿠테타 등 정정불안으로 결속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서쪽의 해지는 나라’란 뜻의 마그레브연맹(AMU)이 결성된 것은 89년.모로코의 마라케시에서 북아프리카 5개 아랍국이 모여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의 협력체를 결의했다.모로코,알제리,튀니지,리비아,모리타니 등으로 회교 원리주의의 발흥에 공동대처키로 했다.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다른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공동방위조치 규정도 마련했다.그러나 경제적 불균형과 테러국으로 지정된 리바아와 다른 회원국간 알력으로 93년 이후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서부 아프리카 경제공동체(ECOWAS)는 75년 라고스협정에서 기인한다.나이지리아,감비아,가나,말리,세네갈 등 15개국 대표가 모여 90년지역경제통합체 창설에 합의했다. 그러나 경제력 차이로 인한 공동정책의 부재,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의 내전,역내의 또다른 블록 형성 등은 ECOWAS를 유명무실하게 했다. 80년 출범한 남부아프리카 개발공동체(SADC)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대한 경제의존도 축소를 기본목표로 삼은 점에서 특이하다.아직은 수자원 및 전력,도로망,통신시설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주력하는 단계다. 81년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카타르,아랍에미리트,카타르,바레인등 걸프만 연안 6개국은 경제통합을 기치로 걸프만 협력협의회(GCC)를 결성했다. 백문일기자. *‘지역블록’ 왜 생겼나. 92년 1월 싱가포르에선 4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담이열렸다.의제는 역내 무역활성화와 관세인하를 바탕으로 한 아세안 자유무역지대(AFTA)의 창설.그동안 반공(反共)을 기치로 정치적 연대를 추구해 온 ASEAN이 경제통합 쪽으로 방향을 틀며 블록을 형성했다. 한달 뒤 네델란드 마스트리히트에선 유럽공동체(EC) 12개 회원국이모였다.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추진해 온 유럽통합이 60년대 프랑스드골 대통령의 ‘국가 중심의 유럽’으로 좌초될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마스트리히트조약으로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조약은 경제·화폐통합을 넘어 외교·사법 분야의 협력조항까지 신설해 명실상부한 ‘하나의 유럽’을 그려냈다. 같은해 8월 미국은 캐나다와의 자유무역협정으로 시작한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에 멕시코를 포함시켰다.미국과 캐나다의 자본·기술에 멕시코의 노동력을 접목,세계 최대의 단일시장을 이뤘다.역내에서는 관세를 낮추면서 역외국에는 배타적 관세를 적용,보호무역주의의 성격을 띄었다. 유럽,아시아,북미가 한결같이 92년에 지역 블록화를 추진한 이유는무엇일까.89년 동구권에 불어닥친 민주화의 열풍은 90년대 국제사회에 새로운 질서를 요구했으며 그 결과 동서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자본주의와 국익을 우선으로 한 실용적 외교노선이 주류를 이뤘다.이는 문화·역사적 배경이 같은 지역에서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블록화형성의 주요한 계기가 됐다. 특히 당시 세계 경제는 1947년에 맺어진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에 따라 각종 수출입 장벽을 낮추는 무역교섭이 한창이었다.이른바 ‘우루과이 라운드’로 86년 남미 우루과이에 모여 관세인하,농산물 보조금 철폐,지적 재산권 보호 등을 놓고 다자간 협상을 벌였다. 미국,유럽공동체,일본을 위시한 아시아 개도국이 주축을 이뤘으나주도권은 미국 등 서방 선진국이 쥐고 있었고 개도국은 농업부문을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세계 자유무역의 확산을 목표로 했으나 밑바탕에는 선진국의 값싼 농산물과 경쟁력이 앞선 서비스 상품을개도국에 팔려는 일종의 무역전쟁이었다.개도국들은 자국 농민들의거센 반발에도 불구,미국 등 농산물 수출국 모임인 ‘케언즈 그룹’의 압력에 무방비 상태였다. 그 결과 2년 뒤 협상은 케언즈 그룹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 개도국은 농업부문에서 빗장을 열었다.그러나 개도국들은 협상 과정에서 경제통합체를 창설,향후 선진국의 무역개방 압력에 대비하며 지역 블록화를 선도했다. ASEAN이 먼저 깃발을 들었고 유럽은 2차 세계대전 이후미국에 대한 경제적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통합의 끈을 한층 조였다.미국은 멕시코를 NAFTA에 끌어들여 유럽과 아시아의 블록화에 맞서 결국 세계경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유럽연합,일본을 위시한 아시아로 삼분됐다. 백문일기자
  • 화장실·담벽 낙서·길거리 음악테이프 ‘추억속으로’

    컴퓨터가 화장실과 길거리를 깨끗하게 만들었다? 공공 화장실의 욕설이 사라지고 있다.PC통신망과 인터넷 홈페이지마다 운영하는 게시판이 익명의 담벼락 낙서장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80년대에는 반독재 구호나 사상 논쟁으로,90년대에는 인생이나 이성교제 문제,취업에 대한 고민과 음란한 낙서 등으로 눈을 둘 곳조차마땅치 않을 정도였지만 이제는 옛말이다. 인터넷에 욕과 음담패설만을 쓰는 사이트도 등장했다.‘욕한마디’라는 사이트에서 아이디 ‘뜨거운 백설기’는 “안보는데서 욕을 하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엄청 도움이 된다”고 적고 있다.‘욕한마디’의 방명록에는 “엄마 앞에서 못하는 욕을 하고 나니 스트레스가풀린다”는 글도 올라 있다.‘실컷 욕하고 정신차리라는’ac18.com사이트에서 뽑은 이번 달 최고의 욕은 ‘국회의원보다 못한 놈’이다.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는 최근 화장실 낙서의 대자보 기능을 부활하기 위해 종이와 필기구를 화장실에 비치했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못했다. 화장실을 문화공간으로 변모시키자는 운동이확산되면서 화장실의욕설과 음담패설을 포함한 ‘속찌꺼기’ 배출의 장으로서의 기능은인터넷으로 더욱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 김모군(25·경영학과 3학년)은 “비록 인터넷 게시판은 음란성 글로 오염되고 있지만 최근 화장실이 선진국처럼 깨끗한 문화공간으로 변하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서울 도심의 보도블록 한 귀퉁이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길거리표카세트 테이프’를 파는 손수레도 요즘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이제 컴퓨터 음악 파일인 MP3만 있으면 누구나 인터넷 사이트 ‘소리바다’와 ‘냅스터’에 접속해 상대편이 갖고 있는 MP3파일을 내려받아 음악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생 최경은(崔慶恩·26)씨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듣고 싶은신곡이 있으면 길거리에서 테이프를 샀으나 요즘에는 공짜에다 신곡도 빠르게 수록되는 MP3파일을 다운 받는다”고 말했다. 서울 구의동 테크노마트 등 전자상가에는 상점마다 MP3플레이어를사려는 청소년들이 하루 10여명씩 몰린다. 가요계는 불법복제 테이프를 팔던 길거리 손수레가 사라져 크게 반겼다가 다시 고민에 빠졌다.MP3로 음악을 다운받아 저작료를 못 받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한국음악저작권협회 김동현(31)씨는 “9,10월 중 소리바다 등의 운영자를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내겠다”고 말했다. 김경운 윤창수기자 kkwoon@
  • KBS1 ‘환경스페셜’사라져가는 두꺼비 생태 집중조명

    KBS1 ‘환경스페셜’(밤10시)은 26일 최근 사라지고 있는 두꺼비의 생태와보호방법 등을 알아본다. 두꺼비는 지난 10년사이 개체수가 90% 정도 감소해 환경부가 두꺼비를 잡는행위를 막는 법안을 입법예고할 정도이다. ‘환경스페셜-두꺼비로 살아남기’는 두꺼비의 산란과정,이동경로 등 두꺼비의 생태를 밀착취재했다.담벼락이나 야산 등지에서 사는 두꺼비는 겨울을지나 봄이 되면 자기가 태어난 물가를 향해 떠난다. 그러나 산란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도로를 건너야 한다.개구리보다 짧은뒷다리를 가져 어기적거리며 걷는 두꺼비가 자동차 등을 피해 산란지에 도착하기란 보통 힘들지 않다. 천신만고 끝에 산란지가 닿더라도 어느새 산란지인 습지는 농약 등에 오염돼 있거나 아예 택지 등으로 바뀌어 있기 일쑤다. 제작진은 “두꺼비는 유전자원으로서 가치가 높기도 하지만 자연의 건강도를 알려주는 환경지표생물”이라면서 “두꺼비가 사라진다는 것은 환경에 대한 경고인 셈”이라고 말했다. 전경하기자
  • 독자의 소리/ 관공서 담장허물기 전국 확산됐으면

    최근 전국적으로 담장 허물기 공사가 한창이라고 한다. 부산의 모 구청이 구청 담벼락을 허물고 녹지를 조성했는가 하면 또 다른인근 관공서에서도 담 허물기가 한창 진행중이다.높은 담벼락으로 싸여있던공설운동장까지도 전체 운동장을 두르고 있던 담장을 걷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담장 허물기를 놓고 ‘또 다른 예산낭비’라는 지적도 있다고 한다.그러나주변 환경 가꾸기가 벽화 그리기같은 단순한 운동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이제는 부족한 녹지공간을 조성하고 시민들에게 친근감을 주려는 적극적인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사실 우리나라는 도시환경의 발달로 인해 주변의 녹지공간이 태부족이다.이런 가운데 관공서의 담장을 허물고 나무를 심어 녹지를 조성해 시민들이 굳이 인근 산이나 들을 찾지 않아도 바로 생활주변에서 여유공간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이런 움직임이 모든 자치구로 확산됐으면 한다. 안현령[부산시 북구 덕천2동]
  • [대한매일을 읽고] 광고물 무분별 부착·배포로 도시미관 해쳐

    광고물이 홍수를 이루고 있고,불법광고까지 판을 치고 있음에도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시민들이 짜증을 낸다는 기사를 잘 읽었다(대한매일 14일자 26면). 우리 주변에 보면 가정집이나 사무실은 물론 길가 담벼락에까지 무분별하게붙어 있는 광고물을 흔히 볼 수 있다. 심지어는 자동차 와이퍼 틈에도 사채업자나 나이트클럽 선전 광고물이 끼여있기도 하다. 지하철역 부근에서는 전단지를 나눠주는 아주머니들 때문에 통행에 지장을 받고,거리는 전단지로 어지럽혀지기 일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행정기관이나 경찰에 신고하는 사람이 없다. 혹시 신고를 하더라도 ‘그런 것까지 신고하냐’는 핀잔을 듣기도 한다.행정기관이 지정한 게시판이 아닌 곳에 광고물을 붙이거나 뿌리면 옥외광고물 관리법 위반으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어 있다. 신고 후 처리절차가 까다롭겠지만 만연한 불법광고물을 방치하고 있는 당국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절차가 복잡하면 간소화하든지 처벌이 미약하면 강화를 해서라도사회질서를 되찾았으면 한다. 이형철[경기도 용인시 영덕리]
  • [대한매일을 읽고] 관청 담 허물어 주민휴식공간 제공’흐뭇’

    부산시 서구와 동구청,동부경찰서와 연제구 거제4동 사무소가 청사의 담장을 허문 데 이어 서구 서대신동 구덕운동장도 담벼락을 없애 주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는 기사(대한매일 17일자 28면)를 읽었다.이는 주민들에 대한 휴식 및 여유공간의 제공이라는 측면 외에도 열린 행정의 실천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관청들의 담장허물기는 담장이라는 외형을 없애 좁지만 여유공간을 주민들에게 제공하려는 것이다.그리고 이런 담장허물기의 결정과 실천과정은 열린행정의 실천이라는 측면도 있다.이번 부산지역 관청의 담장 허물기운동을 시작으로 다른 지역의 관공서나 다른 공공기관도 이 운동에 적극 동참하길 바란다.주민들에게 ‘열린 공간’을 제공한다면 관공서 및 공공기관과 주민 서로간의 마음의 벽을 허무는 계기도 될 것이다. 정경내[부산시 동래구 낙민동]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43)노동시인 박노해

    “긴 공장의 밤/시린 어깨 위로/피로가 한파처럼 몰려온다”로 시작되는 시‘시다의 꿈’이 황지우·김정환이 주축이 되어 나왔던 동인지 ‘시와 경제’ 제2집에 발표된 것은 1983년이었다.그리고 이듬해 당시로서는 매우 낯 선 투박한 판화에다 시집 크기로는 약간 어색하게 국판으로 된 ‘풀빛 시선’5권으로 ‘노동의 새벽’이 나왔다. “오늘 우리의 시는 마땅히 보다 인간다운 삶을 이룩하려는 몸부림의 한복판 바로 거기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풀빛 시선을 내면서’)는 이 기획의제1권은 김지하의 ‘황토’였고,이어 ‘낙화’(양성우),‘붉은 강’(강은교),‘국밥과 희망’(김준태)이 나와 있는 비중 높은 시리즈였다. 표지 날개에는 박노해를 “1956년 전남 출생.15세에 상경하여 현재 기능공. ‘일하는 사람들의 미래(‘시와 경제’ 제2집)에 ‘시다의 꿈’ 외 시 6편발표”라고 짤막하게 약력을 소개하고 있다.표4에는 “‘노동의 새벽’은 노동자 시인으로 알려져 있는 박노해의 첫 시집이다”라고 소개돼 있다.해설‘노동 현장의 눈동자’에서 채광석은“70년대 중반 유동우의 ‘어느 돌맹이의 외침’ 이래 쏟아져 나온 근로자들의 체험 수기,80년대에 들어와 ‘우리들 비록 가진 것 적어도’‘모퉁이 돌’ 등을 통해 선보인 근로자들의 시·수필·소설·르뽀·마당극 대본들과 더불어 박노해의 작품은 70년대 이래이 땅의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현실을 극복하고 인간다운 삶의 세계를 이룩하고자 노력한 고통의 결실이다”고 선언했다. “올 어린이날만은/안사람과 아들놈 손목 잡고/어린이 대공원에라도 가야겠다며/은하수를 빨며 웃던 정형의/손목이 날아갔다//작업복을 입었다고/사장님 그라나다 승용차도/공장장님 로얄살롱도/부장님 스텔라도 태워주지 않아/한참 피를 흘린 후에/타이탄 짐칸에 앉아 병원을 갔다”(‘손무덤’).손쓰기 늦어진 그 잘린 손은 “싸늘히 식어 푸르뎅뎅하고/우리는 손을 소주에 씻어 들고/양지바른 공장 담벼락 밑에 묻는다”는 냉엄한 현실적인 장면을 비롯한 노동현장의 충격으로 이 시집은 이내 판매금지 처분을 받았으나,베스트셀러가 되었음에도 시인의 얼굴은 나타나지 않았다.아니,그런 훌륭한 노동시를 쓸만한 시인은 존재하지 않고 기성 시인 누군가의 대필이라는 설이 파다한가운데 다시 그의 이름이 부각된 것은 계간지 ‘노동해방문학’을 창간(1989년 4월)하면서 였다. 발행인 김사인에 편집위원 백무산·정인화·조정환·정남영·임규찬·임홍배가 포진했던 이 잡지는 “이 나라 역사상 최초로 노동자 계급의 과학적 사상 위에 굳건히 선 노동자 월간 매체를 간행하면서,천만 노동형제들에게 우리는 그 누구에게도 종속되지 않고 순수한 노동해방 일꾼들이 주도하는 노동자계급의 매체가 될 것”을 다짐하며 “단결합시다! 힘차게 전진합시다!”고선언하고 있다. ‘노동해방문학’은 창간호 권두 특집으로 ‘노동해방 투쟁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젖히는 박노해 시인의 신작시 12편’을 싣는다.“제가 아직도 신분상의 이유로 공개적 활동을 하지 못하여 미력이라도 보탤 수 없지만,멀리서나마 동지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가슴 졸이며 함께 하고 있습니다.동지들과 함께 하는 마음으로 시 몇 편을 투고합니다.건투를 빕니다.1989년 3월 4일”이란 전문이 붙어있는 이 특집에서 그는 ‘머리띠를 묶으며’‘임투 전진 족구대회’ 등 ‘노동의 새벽’의 시보다 더 투쟁적인 작품을 발표했다.이어 그는 8월호에서 시사시를 제창하며 강력한 현실 고발시를 썼고,그 뒤 시뿐이아니라 산문으로도 현실을 고발하기 시작했다. 任軒永 문학평론가
  • [독자의 소리] 선수단 수송버스 지나친 낙서에 불쾌감

    얼마전 시내 한 도심에서 운전을 하던중 한 축구단 버스가 내 차 옆으로 지나가는데 깜짝 놀랐다.차가 아니라 무슨 괴물이 지나가는 것처럼 섬뜩해 쳐다보니 차량 색깔 자체가 검붉은 색인 데다 차량 외부 곳곳에는 팬들의 낙서로 어느 한곳 성한 데가 없었다.마치 할렘가를 무대로 한 갱스터 영화에서나볼 수 있는 담벼락 낙서가 차량 여기저기에 있었다. 축구를 사랑하고 스타를갈망하는 팬들의 애정표현을 나무랄 수 야 없겠지만 고정된 시설물도 아니고도심 여기저기를 누비는 모습은 불쾌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팬들이 낙서를 하지 못하도록 차량관리자가 제재를 하든지 이미 돼 있는 낙서라면 이를 제거하고 운행을 하기를 바란다.차량의 낙서가 훈장은 아니지않은가. 유은경[회사원·충남 홍성군 홍성읍]
  • [문명자 회고록]비화3共의 실세들(10.끝)육여사에 대한 회고

    68년 말 존슨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퇴임을 며칠 앞두고 있을 때 미세스존슨의 비서실장 엘리자베스 카펜터가 나를 불렀다. “미세스 존슨이 이것을 주리(문명자씨의 미국명)에게 주라고 했어” 그것은 대통령 휘장이 새겨진 나전칠기 상자에 들어있는 사진첩이었다.67년 존슨 방한때 육영수 여사는 존슨 여사가 청와대에서 찍은 사진들을 ‘사진첩’으로 꾸며 선물한 모양이었다.미세스 존슨은 그것을 내게 선물하고 고향텍사스로 돌아갔는데 뒷날 자신의 회고록에서 육 여사를 ‘가장 완벽한 퍼스트 레이디’라고 극찬했다. “나는 세계 각국을 방문해 각국 퍼스트 레이디들의 접대를 받아봤지만 한국의 미세스 박(육 여사)이 세계 최고다.그녀는 내가 폐경이 되지 않았다는것까지 알아보고 숙소인 워커힐 호텔 에메랄드룸 내 방 서랍에 경도대(생리대)까지 준비해 놓았다” 뒤에 청와대에서 육 여사를 만났을 때 내가 물었다. “미세스 존슨이 왔을 때 경도대까지 준비해 놓으셨다는데 그런 아이디어가 어디서 나왔어요? 미세스 존슨은 나이도 많은데” “나이오십이 넘어도 나오는 사람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걸 어떻게 아세요” “미세스 존슨이 (회고록에)그렇게 썼어요” 내가 육 여사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유신헌법’에 따라 박정희가 제8대대통령으로 선출돼 72년 12월 27일 취임식을 가질 무렵이었다.당시 나는 서울에 와 있었는데 대통령 취임식장인 장충체육관으로 초대를 받아 갔다.박정희와 육 여사는 단상 위에 높이 앉아 있었다.그들은 가슴에 훈장을 줄줄이달고 오른쪽 어깨에서 왼쪽 옆구리로 휘황한 휘장을 걸치고 있었다.전에 못보던 모습이었다. 취임식이 끝난후 나는 육여사에게 “두분은 드디어 덴노헤이카(천황폐하),고구헤이카(황후폐하)가 되셨군요”라고 말했다.그것은 물론 죽을 때까지 대통령을 하게 된 박정희의 유신체제를 빗대 한 말이었는데 육여사는 내 말뜻을 못 알아듣는 눈치였다. 그즈음 나는 육여사에게 이후락의 주선으로 박정희가 야릇한 여흥을 즐기는 안가(安家)를 제보한 일이 있다.내가 그 안가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신진자동차 사장 김창원(金昌源·작고)의 부인 이필련(李畢連)씨 덕분이었다.60년대말부터 이후락의 후원으로 승승장구하던 신진자동차는 그 여세를 몰아 69년 4월 경향신문 경영권까지 장악했는데 그때 나는 경향신문 워싱턴특파원으로 일하고 있었다.그래서 이필련씨는 워싱턴에 오면 우리집에 찾아와 자곤했다.한번은 그녀를 워싱턴 한국대사관 파티에 데려갔는데 그녀를 본 경제담당 이 모 공사 부인이 나를 쿡쿡 찌르는 것이었다.그녀는 부산출신이었다.한 구석으로 나를 데려간 이공사 부인이 나에게 물었다. “문 기자님,저 여자를 어떻게 알아요?” “왜요? 우리 회사 사장 부인인데” “이상하네….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술장사하던 여자가 틀림없는데요” 나는 그날 저녁 이필련에게 ‘자갈치시장’얘기를 꺼냈다.그런데 그녀는 전혀 스스럼없이 대답하는 것이었다.“맞아요,나 그때 술장사했어요” 나는 이 시원시원한 여성이 마음에 들었다.그녀는 자신의 지난 날에 대해 거침없이얘기해주었다.내용인즉,전 남편이 허구헌 날 야당 국회의원으로 출마해 떨어지자 먹고 살 길이 막막해 자갈치시장에서 술장사를 했는데 거기서 당시 자동차사업을 하고 있던 김창원에게 더러 돈을 빌려주고 하는 과정에서 친해졌고,그 뒤 김창원의 끈질긴 구혼으로 전 남편과 이혼하고 김창원과 재혼했다는 것이었다.듣고보니 기막힌 로맨스였다. 당시 김창원의 집은 세검정에 있었다.72년 서울에 갔을 때 이필련씨의 점심초대로 나는 그 집을 방문했는데 들어가보니 집 규모가 어마어마했다.정문쪽에 사랑채격인 영빈관같은 건물이 있고 정원 건너 안쪽에 가족들이 거처하는 안채가 있었는데 이 두 건물은 정원 밑의 지하통로로 연결돼 있었다.지하에는 심지어 실내 골프 연습장까지 있었는데 후암동 이후락의 집을 본떠서 지은 집인 듯했다.이필련씨는 점심식사를 하면서 여러가지 얘기를 털어놓았다. “이후락이는 정말 나쁜 사람이에요” “아니,이후락씨가 봐줘서 신진이 그만큼 큰 것 아닙니까? 김 사장은 나이도 아래인 이후락씨를 ‘형님,형님’하면서 깍듯이 모신다던데…” 이필련씨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창문을 열고 나를 불렀다. “저기 담장이 둘러쳐진 저 집이 뭐하는 집인줄 아세요?” “뭔데요?” “저 담벼락 안에 주말이면 기생·탤런트들을 불러놓고 노는 안가가 있답니다.저 집은 대문부터 안방까지 자동장치로만 돼 있답니다” “저 집을 언제 지었답디까?” “이후락씨가 비서실장때 지었답니다” “어떤 여자들이 드나드는데요?” “죽은 정인숙도 왔었고 ○○○도 드나들고 스튜어디스도 불러다 즐긴답니다” 그녀는 그 이야기를 남편에게 들었다고 했다.나는 집에 돌아와 육 여사에게 전화를 걸었다.“육 여사님,꼭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그런데 청와대는 안되니 다른 데로 좀 나오시지요” 육 여사는 내게 어린이회관으로 나오라고 했다.나는 육 여사에게 자초지종을 들려주고 “저하고 세검정에 가 보십시다”하고 차를 타고 세검정으로 향했다.현지에 도착한 육 여사가 내게 물었다. “그 집이 어디예요” “저 담벼락 보이시죠? 그 안이 안가랍니다” 그때 ‘어쩌면 이럴 수가…’하는 비애에 찬 표정으로 담장을 바라보던 육여사의 모습을 나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정리 정운현기자 jwh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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