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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76兆 예산전쟁… 졸속 심사 재연 조짐

    여야는 27일 국정감사를 마무리하고 곧바로 예산 전쟁에 돌입한다. 여야의 극심한 대립을 막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예산안 자동 부의제도’가 도입돼 12월 1일 본회의에 정부안이 자동으로 상정되지만 부실·졸속 심사의 조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내년도 예산 정부안은 전년 대비 5.7% 증가한 총 376조원 규모로 복지 115조 5000억원, 일반·지방행정 59조 2000억원, 교육 53조원, 국방 37조 6000억원, 사회간접자본 24조 4000억원 등으로 편성됐다. 일부 상임위는 26일 현재 예산안을 심의할 소위원회조차 구성되지 않았다. 야당의 상임위 소위 복수화 요구에 대해 여야가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정무위, 기획재정위, 교육문화체육관광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산업통상자원위, 환경노동위 등 6개 상임위가 법안심사소위를 꾸리지 못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당 소속 상임위원장과 간사들에게 “소위가 구성되지 않은 상임위는 전체회의를 열어서라도 예산 심사를 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국회 관행에 따라 소위를 통하지 않은 예산안 심사는 여의치 못한 상태다. 더욱이 예산안 자동 부의제도를 둘러싸고 여야의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국회 다수당인 새누리당은 ‘상정’에 방점을 찍고 있다. 예산 심사를 기한 내에 마치지 못할 경우 정부안을 단독으로라도 가결시키겠다는 의도가 강하다. 그러나 야당은 본회의에 넘긴다는 의미의 ‘부의’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상정을 하기 위해선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회 관례상 부의는 곧 상정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해석되지만, 엄밀히 따지면 두 개념이 달라 여야 논쟁의 발화점이 될 수 있다. 예산 처리를 앞두고 여야의 지독한 신경전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예산안 처리 시스템이 바뀌었지만 지역 개발 예산을 유치해 다음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의원들의 의식에는 변함이 없어 막판 여야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와 권력 실세들의 쪽지 예산 등이 어김없이 등장할 태세다. 또 세월호특별법, 정부조직법, 유병언법 등을 비롯해 담뱃값 인상 관련법, 경제활성화법 등 폭발력 있는 굵직굵직한 법안들이 줄줄이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은 예산안 졸속 심사를 더욱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서민 쥐어짜 재정 메우나”… 인천 공공요금 무더기 인상 추진

    2년 만에 또다시 인천지역 버스와 지하철, 수돗물 등 공공요금이 일괄 인상될 움직임이 일자 인천시가 부족한 재정을 시민들의 주머니에서 메우려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일고 있다. 20일 인천시에 따르면 최근 대중교통 업무 담당자 회의를 열어 지하철요금과 버스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인천교통공사는 조만간 회의를 열고 요금 인상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시 산하 인천교통공사는 지하철요금을 현행 카드 1050원, 현금 1150원에서 200원씩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다. 교통공사가 제시한 인상 폭은 가이드라인으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 1100원, 현금 1300원인 버스 기본요금도 이와 비슷한 폭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인천지역 버스요금은 2011년과 2012년 각각 100원씩, 지하철은 2012년 150원 오른 바 있다. 시는 수도요금을 일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계운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국정감사에서 “물값이 원가율에 미치지 못한다. 원가 정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이 언급한 물값은 원수요금을 뜻한다. 원수값이 오르면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도 요금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 관계자는 “현재는 추진하는 단계라 인상 폭이 확정되진 않았다”면서 “내년 초 인상 폭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공공요금은 통상적으로 서울시, 경기도와 연계되는 점으로 미뤄 구체적인 인상 폭은 이들 지자체와의 조율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공공요금 인상 움직임에 벌써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시의 재정이 어려운 것은 인정하지만 시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공요금 일괄 인상을 통해 재정난을 완화시키려는 건 재정을 부실하게 관리해 온 책임을 궁극적으로 시민들에게 떠넘기는 결과 아니냐는 시각이다. 최모(51·동춘2동)씨는 “정부의 담뱃값,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 방침에 이어 인천시마저 세수 확보를 위해 공공요금을 줄줄이 올린다면 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담배 인생 70년… 몸값 750배 ‘껑충’

    담배 인생 70년… 몸값 750배 ‘껑충’

    최근 정부가 담뱃세를 한 갑 2500원 기준으로 2000원 올리겠다고 밝히면서 담뱃값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물가연동제까지 시행되면 2025년에는 6000원까지 치솟는다. 인상 폭 2000원 중 600원 정도는 개별소비세다. 개별소비세는 보석과 귀금속, 모피 등 타인에게 악영향을 주는 ‘외부불경제’ 항목에 대한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부과된다. 정부 입장에서는 담배가 더 이상 기호품이 아니라는 뜻이다. 담배는 이제 천덕꾸러기 신세지만 소주 한잔과 더불어 ‘서민들이 하루 종일 일하고 난 뒤 즐기는’(2005년 당시 한나라당 논평) 품목 중 하나였다. 오랜 시간 애용되면서 값도 많이 올랐다. 해방 이후 가격과 비교하면 750배다. 서민의 기호품에서 ‘사치품’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담배 가격 변천사를 소개한다. 해방 이후 국내에서 처음 생산된 담배는 승리였다. 1945년 10개비 한 갑에 3원으로 출시됐다. 요즘 주로 팔리는 20개비 기준으로는 6원이다. 내년부터 담배 가격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르면 70년 만에 담뱃값이 750배가 되는 셈이다. ●1940년대 책 한 권·버스 6구간 비용과 같은 가격 승리는 우리 기술로 만들어진 최초의 막궐련 담배다. 광복을 기념해 출시됐다. 당시 승리 한 갑 가격인 3원은 요즘 기준으로는 상당히 고가였다. 책 한 권을 사거나 버스 6구간을 탈 수 있는 돈이었다. 3년 뒤인 1948년에 20개비 한 갑에 50원인 백구가 나왔다. 최고급 담뱃잎으로 만든 고급 담배라 부유층에서 인기를 끌었다. 1949년에는 우리나라 담배사에 빼놓을 수 없는 제품이 선을 보였다. ‘화랑 담배 연기 속에 사라진 전우야’라는 노랫말에도 등장하는 화랑이다. 대한민국 국군 창설 기념으로 4원에 출시됐다. 1981년까지 32년간 팔린 최장수 브랜드다. 단종되기 전까지 군에서 1인당 매달 15갑씩 공짜로 나눠 주기도 했다. 국내 담배업계 최초로 나온 필터 담배는 1958년 아리랑이다. 발매 당시 25원이었다. 1961년 나온 최고급 담배 파고다는 50원, 1965년 나온 신탄진은 60원이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1968년 시내버스 요금은 10원, 자장면은 50원, 극장 요금은 130원이었다. 담배 한 갑 가격과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이 비슷했다는 뜻이다. ●80년대 ‘거북선’ 500원… 시내버스 요금 10배 1969년에는 70년대 베스트셀러인 청자가 발매됐다. 당시로서는 비싼 100원에 팔렸다. ‘노래는 추자 담배는 청자’라는 말까지 유행할 정도였다. 1970년대에는 충무공의 애국심을 기리는 담배 거북선도 출시돼 인기를 끌었다. 1974년 출시 당시 가격은 300원이었지만 1989년 500원까지 올랐다. 30~60원이던 1980년대 서울 시내버스 요금의 10배 가까운 가격이다. 국내 담배 중 최고 히트작은 1980년 등장한 솔로 450원에 팔렸다.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발매된 88라이트와 더불어 80년대를 풍미했다. 한국담배인삼공사(1988년 4월) 출범 이후 처음 나온 담배는 한라산이다. 1989년 700원에 팔렸다. 국내 최초의 레이저 천공 담배로 지금도 나오고 있다. 담뱃값은 1990년대부터 1000원대로 올라섰다. 지금도 애연가들의 사랑을 받는 디스는 1994년에 처음 등장했다. 1996년 9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랐다. 풍부하고 진한 맛의 담배를 상대적으로 싸게 살 수 있어 큰 인기를 누렸다. 국산 최초의 초슬림 담배인 에쎄는 1996년에 출시됐다. 2004년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올랐다. 전 세계 초슬림 담배 소비자 3명 중 1명이 애용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초슬림 담배다. 2002년과 2003년에는 각각 시즌과 더원이 발매됐다. 2002년 말 출범한 KT&G의 ‘친자식’인 셈이다. 시즌은 국내 최초 저타르(2㎎) 담배다. 더원은 타르 1㎎ 저타르 제품의 선두주자다. 모두 2500원이다. ●담뱃값 싼 편이지만 흡연율은 세계 최고 수준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도 담뱃값이 싼 나라에 속한다. 2012년 기준으로 유럽연합(EU) 산하 담배규제위원회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22개국의 담뱃값(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2500원으로 가장 쌌다. 아일랜드가 한국의 6배인 1만 4975원으로 가장 비쌌고 이어 영국(1만 1525원), 프랑스(9400원), 독일(8875원), 네덜란드(8400원) 순이었다. 담뱃값이 싼 나라는 폴란드(3175원), 일본(3575원), 슬로바키아(3725원), 헝가리(3750원) 등이었다. 반면 흡연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 성인 남성 흡연율은 지난해 기준 42.1%로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다. 특히 30대와 40대 남성의 흡연율은 각각 54.5%, 48.0%다. 2명 중 1명이 흡연자라는 얘기다. 현재 담배 한 갑(2500원 기준)에는 1550원의 세금 및 부담금이 포함돼 있다. 담배소비세 641원, 지방교육세 321원, 건강증진부담금 354원, 부가가치세(VAT) 234원 등이다. 출고가 및 유통 마진은 950원이다. 매일 한 갑을 피우는 흡연자가 내는 연간 세금은 56만 5750원이다. ●“세수 부족분 채우려 인상” 비판도 담뱃값 인상안이 국회를 무난히 통과하면 내년부터 한 갑당 세금은 현재보다 1768원이 더 올라 3318원이 된다. 여기에는 담배소비세 1007원, 지방교육세 443원, 건강증진부담금 841원, 부가가치세 등 433원 외에 새로 부과될 개별소비세 594원도 포함된다. 흡연자가 부담하는 연간 세금도 121만 1070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담뱃값 인상이 현실화되면 정부는 2조 8000억원 상당의 세수를 추가로 걷을 수 있다. 개별소비세(1조 7000억원)와 부가가치세(1800억원) 등 국세만 1조 9000억원 정도 불어난다. ‘손쉬운 간접세 인상으로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나라 곳간을 채우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정부가 출고가 대비 77% 세율로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데 대해 위헌 소지가 크다는 주장도 나온다. 개별소비세의 입법 취지에 맞지 않고 헌법상 과잉 금지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통상 사치성 품목의 개별소비세율은 출고가의 5~20%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저소득층이 많이 소비하는 담배에 고율의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것은 세금의 역진성을 더욱 강화해 흡연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면서 “겉으로는 국민 건강을 내세우지만 실제론 세수 부족을 메꾸려는 것이 목적인 만큼 위헌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금연 성공에 이르는 5가지 방법

     정부의 담뱃값 인상안 발표로 금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많은 흡연자들이 담뱃값 부담 때문에라도 이번에는 금연을 하겠다고 벼르지만 성공보다 실패할 확률이 높다. 강한 습관성 때문이다. 금연에 실패한 많은 사람들이 금연은 의지만으로는 어렵다고 토로하는 것은 이 때문이기도 하다. 바로 ‘니코틴 의존증’이다.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이병구 교수(한국임상약학회 회장)로부터 금연에 성공하는 5가지 방법을 알아본다.    첫째, 니코틴 의존증 치료 관점에서 목표와 전략을 세워라  니코틴 흡입이 갑자기 중단되면 이에 길들여진 뇌는 강한 금단증상과 흡연 욕구를 보인다. 따라서, 금연을 결심했다면 ‘니코틴 의존증 치료’의 관점에서 목표와 전략을 세워야 한다. 금연일 설정, 금연 알림, 흡연 관련 물품 없애기 등 금연을 위한 준비를 하고, 금연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것이 우선이다. 처음부터 완전한 금연이 어렵다면 흡연량을 서서히 줄이거나 특정 장소에서만 끊어보는 등 단계별 전략을 세워도 좋다. 보건소∙의료기관이나 약국을 방문하면 금연전략 및 치료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둘째, 금연친구를 만들어라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담배를 끊은 친구를 둔 사람의 금연 성공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6%나 더 높았다. 목표와 전략을 세웠다면, 계속해서 동기를 부여해줄 금연동반자를 찾아보라. 가능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과 함께하고, 술자리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주변 사람에게 금연의 중요성과, 실패하더라도 계속 응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얘기해 지지 환경을 만드는 것도 좋다. 또, 껌을 씹거나 물을 마시거나, 체조∙스트레칭을 하는 등 잠깐이라도 흡연을 대체할 수 있는 습관을 갖도록 한다.    셋째, 니코틴 대체요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니코틴 대체요법도 금연 성공률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다. 니코틴 대체요법이란 인위적으로 니코틴을 공급해 의존성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 최종적으로는 니코틴 섭취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이다. 니코틴 제제는 인체가 요구하는 소량의 니코틴만을 공급해 금단현상을 예방하고, 흡연 욕구를 줄여준다. 임상 결과, 금연보조제인 ‘니코레트(한국존슨앤드존슨)’를 사용할 경우 자신의 의지만으로 금연을 시도할 때보다 금연 성공률을 2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이병구 교수는 “니코틴 대체요법은 안전성이 입증된 보조적 치료법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금연을 시도할 때 금연보조제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면서 “금연보조제는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사용할 때는 전문가와 상담해 적합한 제형과 사용량, 사용법, 사용기간 등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넷째, 바쁘게 움직여라  담배가 생각날수록 몸을 더 바쁘게 움직이는 것도 요령이다. 특히 이른 아침처럼 흡연에 대한 욕구가 큰 시간에는 운동, 노래 부르기와 같은 취미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흡연을 통해 얻었던 쾌감을 노래나 달리기에서 얻는 식이다. 운동을 통해 얻은 쾌감은 실제 니코틴 흡연 욕구를 경감시켜 금연에 도움이 된다.    다섯째, 칭찬과 보상을 아끼지 말아라  혜택 없이 참기만 하는 금연은 성공하기 어렵다. ‘제3자의 칭찬’은 매우 중요하므로 금연을 시도하고 있는 가족이나 친구가 있다면 시도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칭찬을 해줘야 한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자신을 스스로 칭찬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에게 스스로 보상을 주는 것도 좋다. 예를 들면, 담배값을 저금통에 모아 어디에 쓸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다양한 연구에 따르면, 금연은 두뇌 보상심리와 연관이 있어 심리적 보상이 충족됐을 때 금연 성공률이 더 높아진다. 설령 한대를 피웠더라도 ‘실패’ 대신 ‘실수’라 생각하고 곧바로 금연에 재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서민증세·가계부채·재정건전성 공방 예고

    서민증세·가계부채·재정건전성 공방 예고

    16일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한 지 정확히 3개월 되는 날이다. 기재부 국정감사는 이날 세종청사에서 시작돼 오는 17일(국회)에 이어 24일과 27일 국회에서 종합감사 형식으로 열린다. 이번 국감에서는 담뱃세 인상 등 서민증세와 가계부채, 재정건전성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야당은 정부의 담뱃세와 주민세 인상이 부자 감세에 따른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서민의 호주머니를 터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그러나 “담뱃값 인상은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조치일 뿐 증세와 관련이 없으며, 지방세 개편 역시 1992년 이후 조정되지 않은 정액세를 물가 등을 감안해 현실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소득 증대 3대 패키지 중 배당소득 증대세제와 기업소득 환류세제도 논란거리다. 기재부와 여당은 배당소득 증대세제에 대해 기업의 배당을 늘려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야당은 “재벌 세금을 깎아주고 주식 부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야당은 국감에서 법인세 인상과 부자감세 철회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현 정부에서 고소득층과 대기업 과세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통계를 통해 입증할 계획이다. 가계부채 문제 역시 ‘뜨거운 감자’다. 야당은 최 부총리 취임 뒤 단행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로 위험 수위에 있는 가계부채가 폭발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총 717조 2000억원으로 2월 말(688조 1000억원) 이후 7개월 연속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에서 “가계부채의 양 자체는 다소 증가할 수 있지만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LTV 등의 합리화 이후에 대출 조건이 나빴던 2금융권 대출이 1금융권으로 전환되는 등 가계 부채의 질적 구조가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재정건전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보다 20조 2000억원(5.7%) 늘어난 376조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지난달에 발표했다. 기재부는 경기 활성화를 위해 내년에 적자 예산을 편성했지만 재정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야당은 내년 예산안이 경기 진작의 마중물 역할을 하기 어렵고 ‘반 서민적’이어서 효과는 미미한 채 향후 세대가 부담해야 하는 재정 적자만 키운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다른 기재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최 부총리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 압박 발언과 의료 등 서비스업 선진화 방안도 거론될 전망이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중앙vs지방 재정갈등 출구 없나] 지방재정 상생방안 전문가 좌담

    [중앙vs지방 재정갈등 출구 없나] 지방재정 상생방안 전문가 좌담

    서울신문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재정갈등을 풀기 위해 원인과 해법을 모색했다. 재조정이 필요한 지방재정조정제도<10월 1일자 27면>와, 분권교부세로 인해 지자체에서 발생하는 ‘역(逆)전용’ 현상<10월 3일자 19면>, 지방재정 악화의 주범이자 특혜와 로비의 대상이 된 지방세 비과세·감면 제도의 현실<10월 7일 25면>을 짚어봤다. 해법 차원에서 제구실 못 하는 지방재정부담심의위원회<10월 14일자 25면>의 문제점을 살펴봤고, 마무리로 정부와 학계, 사회단체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을 초청해 중앙과 지방의 상생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윤영진 교수 지방재정이 꽤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에서는 ‘복지 디폴트’ 가능성이 언급됐고, 교육청에선 ‘누리과정’ 예산편성 거부가 거론됐다. 그런데 중앙정부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지난해 국세 수입이 계획 대비 8조원가량 부족했고, 올해는 부족액이 10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이는 다시 지방재정에 악영향을 미친다. 저출산·고령화와 양극화 문제로 인한 추가 재정수요도 만만찮은 과제다. 중앙과 지방의 재정갈등이 갈수록 심각해진다. 지방재정 악화 주장은 과연 얼마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지, 과장은 없는지 진단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임성일 선임연구위원 2008년 이후 지방재정이 압박을 받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세계금융위기 여파가 한국 재정에 충격을 준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또 하나는 사회복지예산이 급증하는 것이다. 도로나 상수도와 달리 사회복지는 법으로 정한 ‘사람대상 사업’이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축소할 수가 없다. 지자체는 불리한 국고보조율로 한 차례, 또 복지 확대로 또 한 차례 손해를 보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렇다고 지금 상태를 재정위기라고 규정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재정 압박을 받는 단계’라고 본다. 다만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총체적인 위기 국면이 닥칠 수 있다. 정창수 소장 지방재정위기론에 대해선 ‘절반의 진실, 절반의 과장’으로 표현하고 싶다. 세입 감소와 사회복지예산 증가는 맞다. 다만 과장이라고 보는 것은, 지역마다 상황이 다 다르다는 걸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광역지자체만 해도 시와 도가 다르고, 시·군·구도 천차만별이다. 구는 어렵지만 군도 그러한지 따져봐야 한다. 도와 군에서는 결산 기준으로 보면 복지비중이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토건예산 비중이 줄지도 않았다. 김현기 정책관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재정자주도와 재정자립도 모두 감소하는데 세출은 증가하고 있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고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측면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2011년 기준으로 지방예산 증가율이 5%가량인데 지방비 부담 증가율은 8%가량이다. 지자체로선 예산 증가보다 비용부담 증가 폭이 더 크다는 건데, 이것이 바로 지방재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특히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윤 교수 지방재정 운영에서도 그렇고 중앙·지방 갈등 유발도 그렇고, 국고보조사업에 대해서는 진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참여정부에서 2005년 국고보조사업 대폭 조정을 했는데 이명박(MB) 정부 이후 다시 급증하고 있다. 대구시를 예로 든다면, 정책 효과도 떨어지는 사업이 국고보조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우선순위를 차지하면서 발생하는 낭비와 도덕적 해이가 심하다. 무상보육과 기초연금만 해도 국가사무가 맞고, 비용도 전액 국가가 부담하는 게 맞는데도 국고보조사업으로 시행하면서 갈등이 자꾸 불거지는 것 아닌가 싶다. 정 소장 기본적으로 전국공통 업무라면 국가사무라는 게 상식이다. 무상보육이나 기초연금은 거주지와 상관없이 영·유아 혹은 65세 이상 노인이라면 일단 대상이 된다는 점만 봐도 국가사무가 분명하다. 이런 사업은 대통령이 공약에서도 밝혔듯이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당장 예산이 부족하다고 국고보조사업으로 하는 것은 재정운용 원칙에도 위배된다. 임 위원 국고보조사업 개혁은 ‘국가개조’의 한 축을 이루는 중요한 과제다. 국가가 책임지고 주도하는 사업은 재원도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 국고보조사업 중 상당수는 시대적 사명을 완료했거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다. 정부와 국회, 지자체 3자가 암묵적 담합으로 진행하는 국고보조사업은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1000개 가까이 되는 국고보조사업 전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김 정책관 지자체 상황을 보면, 예산 증가율보다 국고보조사업비 증가율이 더 크다. 이는 중앙정부가 시키는 일을 하기 위해 지방예산까지 끌어다 써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고보조사업은 중앙과 지방 갈등의 핵심이 된 지 오래다. 이를 개선하면 지방재정 문제의 상당 부분은 자연스럽게 풀린다고 본다. 윤 교수 MB 정부 감세정책이 지방재정에 끼친 악영향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소득세·법인세 감세로 인한 국세 감소는 고스란히 지방교부세 감소로 이어진데다, 전액 지자체에 배분하던 부동산교부세가 무력해지면서 또 한번 타격을 받았다. 그 후유증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지자체 세입확보를 위한 방안으로는 지방세 인상을 강조하는 자주재원주의와 지방교부세 인상을 강조하는 일반재원주의 논쟁이 있다. 학계에서는 자주재원주의가 다수설이다. 현재 지자체에선 지방세 인상과 지방교부세 인상을 동시에 요구하지 않나 싶은데, 그런 방식으론 중앙정부와 갈등을 피할 수 없다. 임 위원 감세정책으로 인한 후유증 주장에 동의한다. 지방자치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고,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의 자율적 재정수단인 지방세 강화가 필요하다. 지역 간 불균형 문제는 지방교부세 배분으로 조정할 문제다. 다만 전 세계에서 한국이나 일본만큼 지자체가 각종 업무를 처리하는 곳이 없다는 건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국세와 지방세 비중이 8대2인데 실제 지출로 보면 중앙정부와 지방이 4대6으로 역전된다. 영국만 해도 지자체에선 사회복지와 주택 업무만 담당한다. 정 소장 지방세 인상 자체를 반대하진 않지만 현 단계에서 지방세 인상이 지방재정 해법은 아니라고 본다. 수도권 집중을 비롯해 지역 간 격차가 너무 큰 상황에서 지방세 비중을 늘리면 수도권은 세입이 더 늘고 비수도권은 세입이 더 줄면서 양극화만 심해질 수 있다. 중앙정부에서 지방여건에 따라 배분해주는 지방교부세 비율을 조정하는 게 지역 간 형평화 기능에 더 유리하다. 윤 교수 주민세와 담뱃값 인상 등 지방세제 개편은 시동이 걸린 상태다. 특히 담뱃값 인상은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임 위원 향후 지방소득세와 지방소비세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난해 정부가 지방소비세를 5%에서 11%로 인상했지만 이는 취득세 영구감면 조치로 인한 세입 감소를 보전해주는 차원이었다. 정부는 지방소비세 5%를 도입할 당시 약속했던 ‘2013년부터 지방소비세 5% 포인트 추가인상’을 지키지 않았다. 아울러 보유세는 낮고 거래세는 상대적으로 높은 구조를 ‘낮은 거래세와 높은 보유세’ 구조로 바꿔야 한다. 지방자치와 조세 원리에도 부합하고 지방재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정 소장 보유세를 늘려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일부 군에 가면 자동차세가 재산세보다도 많은 곳도 있더라. 재산세 비중이 턱없이 낮다. 다만 아쉬운 건, 지방세 비과세감면이 16조원이나 된다는 점이다. 국고보조사업과 지방세 비과세·감면은 모두 지방재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데도 중앙정부가 지자체 의견을 듣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방세 비과세감면에 대해서는 지자체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어야 한다. 지방세 비과세감면 규모를 몇조원만 줄여도 지자체로선 재정운용에 숨통이 트일 것이다.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조세지출보고서에 지방세 비과세감면도 포함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한다. 김 정책관 지방소비세 약속은 아직 이행을 못 했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정부가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첨언한다면, 최근 정부가 발표한 주민세와 자동차세 인상은 비현실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던 것을 정상화시키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윤 교수 담뱃값 인상을 비롯해 주민세와 자동차세 모두 ‘서민증세’ 논쟁으로 번졌다. 시민들을 설득하는 게 만만치 않을 것이다. 증세에는 동의한다. 관건은 MB 정부에서 강행했던 ‘부자감세’를 원상복귀시키면서, ‘부유층도 세금 부담이 이만큼 늘어나니 서민들도 더 부담해달라’는 정공법으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는 데 있다. 정부가 자꾸 편법으로 접근하니까 국민 반발만 부른다. 정 소장 지금에선 증세를 꼭 해야 한다. 서민부담이 늘어나는 문제는 세금을 깎아주는 게 아니라, 거둔 세금으로 서민에게 도움이 되는 지출을 하는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간접세라고 꼭 나쁜 것으로 볼 이유도 없다. 임 위원 원칙적으로 주민세나 자동차세는 현실화가 필요하다. 그건 ‘비정상의 정상화’다. 왜 지금이냐 하는 논란은 있겠지만, 더 큰 틀에서 세출구조조정을 전제로 본격적인 증세 논의가 필요하다. 윤 교수 지방재정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건 분명한 추세라는데 참석자들 사이에 이견이 없었다. 불평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고령화 속도도 빠르다. 일부 지자체는 상당한 위기에 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저성장 시대에 진입했다는 것도 중요한 변수다. 저성장 시대에 맞는 새로운 재정운용이 필요하다. 그런 속에서 중앙정부와 지자체, 국민까지 머리를 맞대고 중지를 모아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정 소장 중앙정부와 지자체 재정운용 방식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모해야 할 시점이다. 전체적인 그림 없이 개별적으로 중구난방이 되다 보니 지자체에선 불만이 쌓이고 일부에선 도덕적 해이도 발생한다. 방만한 재정운용을 하는 지자체에 대해서는 ‘파산제’와 같은 방식보다는 강력한 납세자소송 혹은 국민소송제도가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중앙정부가 지자체 재정문제에 대해서는 ‘방만한 재정운용’을 탓하면서도 정작 납세자소송에 대해서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김 정책관 중앙정부에선 지방재정이 방만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진 않다. 방만하게 쓸 돈도 없는 수준이다. 지자체 부채만 해도 거의 없다. 광역시 일부일 뿐인데 그것도 대부분 지하철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지방재정이 방만하다는 인식은 현실과 다르다고 본다. 다만 꼭 관리해야 할 곳은 우발부채나 통합부채관리 등으로 관리제도를 강화하는 중이다. 임 위원 전 세계 선진국 가운데 지자체 파산제를 규정한 곳은 미국밖에 없다. 그것도 채무에 대한 파산인데다, 연방법원이 지자체 파산을 선고하면 비로소 채무탕감도 가능하다. 이건 한국 실정과 맞지 않는다. 물론 거시적으로 지자체 재정을 관리하는 건 필요하겠지만, 지자체 재정악화 원인이 단체장 책임인지, 중앙정부 정책 때문에 발생한 것인지 분명한 진단이 먼저다. 지자체 파산제만 자꾸 거론하는 것은 자칫 지자체 재정악화 책임을 지자체 탓으로만 돌려버리는 문제가 있다. 그것은 중앙·지방 재정갈등을 악화시키는 역효과만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정리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사진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4인의 프로필 ■윤영진 교수 ▲서울대 행정학 박사 ▲전 한국지방재정학회 회장 ▲전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 ▲전 함께하는시민행동 공동대표 ■김현기 지방재정정책관 ▲경북대 행정학과 ▲전 행정안전부 재정정책과장 ▲전 경북도 기획조정실장 ▲전 행정안전부 지방세제관 ■임성일 선임연구위원 ▲미국 텍사스대 경제학 박사 ▲전 한국지방재정학회 부회장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정책자문위원 ■정창수 소장 ▲경희대 행정학 박사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예산감시부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서울시 희망서울 정책자문위원
  • 野 “복지부가 기재부의 시녀인가” 담뱃값 인상 질타

    “보건복지부가 기획재정부의 시녀인가.”(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담뱃값 인상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야당은 정부의 담뱃값 인상 방침의 배경이 ‘국민건강증진’보다는 ‘세수 확보’에 있다고 주장하며 복지부를 압박했다. 최동익 의원은 “문형표 복지부 장관이 취임 직전 담배 적정 가격으로 6000원을 언급했다가 실제로는 2000원만 올려 4500원을 제시한 것은 이 가격대에서 세수 증가분이 2조 7000억원으로 가장 많다는 조세연구원의 분석을 반영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문 장관은 “(4500원은) 최소한 2000원 이상 올려야 금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정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목희 의원은 “담뱃세에 개별소비세를 포함시킨다고 했는데 이는 담뱃세에 넣을 성격의 세금이 아니다”라며 “담뱃세를 인상하되 건강증진부담금 비중을 더 올리지 않으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법안에 동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건강을 명분으로 진행 중인 건강보험공단의 담배소송에는 찬성하지 않다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세수 부족을 우려하자 난데없이 금연정책을 들고 나온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또 담뱃값에 포함된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올리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단 4일만 입법예고한 사실도 ‘편법’으로 지적했다. 문 장관은 “정기국회 제출을 위해선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김용익 의원은 복지부의 ‘2015년 예산안 사업 설명자료’를 근거로 “복지부가 담뱃값에서 거둬들인 건강증진기금 중 9억 9000만원을 ‘원격의료’ 사업에 편성했다”며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의 취지와 상관없는) 황당한 사용처”라고 비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甲질’도, 피감기관 감싸기도 없는 국감 하라

    정부 부처를 비롯한 672개 기관을 상대로 국회 국정감사가 어제 시작됐다. 20일간 진행될 이번 국감은 피감기관에 있어서 지난해보다 42곳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반면 준비기간은 세월호특별법 대치에 따른 국회 공전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짧았다. 그렇지 않아도 매년 ‘국감 무용론’이 제기돼 온 터이고 보면 더더욱 부실 국감을 예고해 놓은 것이나 진배없을 듯하다. 어제만 해도 12개 상임위가 53개 기관을 상대로 감사를 펼쳤다. 피감기관이 많은 날은 한 상임위가 6~7곳까지 감사해야 할 판이니 수박 겉핥기 행태를 면할 방도가 없어 보인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비단 국민안전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넘어 탐욕과 위선, 부정부패와 무사안일 같은 해묵은 적폐를 털어내야 할 소명을 안고 있다. 여야의 세월호법 합의에 힘입어 정국이 정상화 단계에 진입한 만큼 이제 적폐 척결을 위한 멀고도 험한 여정에 나서야 할 때다. 그런 점에서 이번 국정감사는 여느 해보다 무거운 시대적 책무를 안고 있다. 20일간의 감사로 뭘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있으나 첫발을 어떻게 내딛느냐에 따라 다다를 곳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가볍게 볼 수는 없는 일이다. 나아가 ‘세월호 이후’라는 명제를 넘어 담뱃값 인상 문제 등 민생과 직결된 현안들도 무엇 하나 허투루 다룰 수 없는 사안들이라는 점에서 이번 국감에 주어진 과업은 대단히 크고 무겁다고 할 것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주마간산 격으로 국감을 진행한다면 어느 것 하나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본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다짐하고 있는 세월호 참사 관련 안전대책과 여당인 새누리당이 강조하는 경제살리기에 초점을 맞추는 감사를 펼쳐야 한다. 이들 사안은 결코 여야의 몫이 따로 있는 게 아니며, 국정감사는 정부를 상대로 한 국회의 감시활동이라는 점에서 여야는 긴밀한 공조를 통해 국감의 존재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과거처럼 야당은 비판을 위한 비판에 매몰되고, 여당은 정부를 감싸는 데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될 일이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대안을 모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생산적 국감을 위해 여야 의원들은 인식부터 바꾸길 바란다. 무엇보다 ‘슈퍼 갑(甲)’으로 군림하려는 자세부터 버려야 한다. 공부하지 않은 의원일수록 호통부터 치고 본다는 걸 국민은 안다. 그런 구시대적 행태로는 재선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의원들은 직시해야 한다. 상임위 차원에서 증인·참고인을 대폭 줄여 국감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도 필요하다. 지난해 국감만 해도 기업인들을 무더기로 불러냈다가 단 한마디도 묻지 않고 돌려보내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적지 않았다.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가 분석한 결과 지난해 환경노동위의 경우 일반 증인으로 불려 나온 37명의 평균 답변시간이 2분 28초에 불과했다니 대체 이런 식의 문답으로 무슨 의미 있는 결과를 이끌어 내겠는가. 올해만 해도 현재 채택된 증인 외에 추가로 신청된 수만 671명이고, 더 늘어날 전망이라는데 이제라도 여야는 증인 신청과 채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여야 대표가 저마다 무분별한 증인 채택을 자제하겠다고 다짐했다면, 이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치혁신 차원에서 피감기관 수와 증인 수를 제한해 국감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도 강구하기 바란다.
  • [국감 하이라이트] 與 “한 해 몇 조씩 거덜나 개혁해야” 野 “왜 세금도둑 취급하나”

    [국감 하이라이트] 與 “한 해 몇 조씩 거덜나 개혁해야” 野 “왜 세금도둑 취급하나”

    7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주민세·자동차세·담뱃값 인상에 따른 ‘서민증세’ 논란과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대책, 공무원연금 개혁안, 공직자 비위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 관행 등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특히 공직사회의 가장 큰 이슈인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해선 야당도 개선의 필요성에는 동의했으나 ‘밀실 논의’ 등에 대해선 추궁이 이어졌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공무원연금 개혁은 더 미룰 수 없는 문제로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의 노력과 함께 공무원들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은 “한 해 몇 조원씩 거덜 나는 공무원연금은 개혁해야 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같은 당 박인숙 의원은 “하위직 공무원의 연금 수령액은 덜 깎고 고위직 공무원은 더 많이 깎는 하후상박식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과 한국연금학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개혁안은 졸속이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9급 공무원은 2015년 임용되면 2016년 임용되는 것보다 두 배의 기여금을 내야 한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졸속 연금개혁안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강창일 의원도 “공무원만 ‘세금도둑’으로 몰 것이 아니라 이해당사자가 참여한 사회적 대화기구를 통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정종섭 안행부 장관은 “연금을 부담할 인구는 줄어드는 상황에서 개혁을 미룰 수 없다”며 “공론의 장을 거쳐 국가에 가장 합당한 방안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주민세·자동차세·담뱃값 인상에 대해서도 “주민세와 담뱃값 인상은 서민 호주머니를 털어 부족한 세금을 메우겠다는 것”이라며 “증세가 없다던 정부가 약속을 어겼다”고 질타했다. 반면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주민세 등은 야당의 자치단체장들이 요구한 것”이라면서 “지방재정이 어렵기 때문에 지방세를 올리자는 것인데 정치 공세를 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주민세 인상은 세금 현실화를 통해 지방재정을 확충하려는 것”이라며 “주민세는 1992년 이후 손을 대지 못했다. 이제 국민도 낼 것은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은 “주민세 인상은 세수확대 효과도 미미한 데다 전체 세수의 0.5%에 불과하다”며 “전 세계적으로 일본과 한국을 제외하고 주민세를 거두는 곳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폐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국감 시작 직후 여야 의원들은 지난달 정 장관의 ‘국회 해산론’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정 장관은 “제 발언의 진의가 언론을 통해 와전돼 국회와 국회의원의 권위에 손상이 갔다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오늘부터 국감, 공무원연금·담뱃값·지방세·전국민호갱법 등 치열한 공방 예고

    오늘부터 국감, 공무원연금·담뱃값·지방세·전국민호갱법 등 치열한 공방 예고

    ‘전국민호갱법’ ‘전국민호갱법, 공무원연금, 담뱃값, 지방세’ 국회는 7일 정무위원회와 안전행정위원회를 비롯한 12개 상임위별로 소관 기관을 대상으로 일제히 국정감사에 들어간다. 박근혜 정부 들어 두 번째이자 19대 국회 세 번째 국감으로, 이날부터 오는 27일까지 20일간 진행된다. 여야는 정무위와 안전행정위에서 국무총리실·국무조정실과 안전행정부를 각각 상대로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 대응과 후속 조치의 적절성, 해양경찰청과 소방방재청을 폐지하고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을 놓고 첫날부터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안행위에서는 또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담뱃값·지방세 인상안을 놓고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과 사법연수원 등을 대상으로 하는 법사위 국감에서는 최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무죄 판결과 관련, 국정원의 대선 개입 논란이 재연될 전망이다. 기획재정위는 한국은행을 상대로 환율 하락 문제와 이에 따른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원·엔 환율의 급락에 따른 수출 경쟁력 저하 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는 쌀 시장 전면 개방에 따른 후속 대책과 513%로 잠정 확정된 수입쌀 관세율을 지켜낼 방안을 점검한다. 국방위와 외교통일위 등에서는 통영함 납품 비리, 차세대 전투기 선정 과정,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미사일 포대의 한국 배치 문제, 일본 아베 정부의 우경화에 대한 대응책 등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오늘부터 국감 소식에 네티즌들은 “오늘부터 국감, 국회의원들 오랜만에 일 좀 잘하길”, “오늘부터 국감, 치열하겠네”, “오늘부터 국감, 정치권 간만에 일하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노동시간 연장 유감/문소영 논설위원

    ‘저녁이 있는 삶.’ 손학규 전 의원이 18대 대선 야당 경선에서 제시한 정치철학이었다. 2012년 7월에 동명의 책도 냈는데 출판사는 “‘저녁이 있는 삶’이란 단순히 노동 단축이 아니라”며, “돈을 벌기 위해서는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고 대화하는 것을 포기하거나 내가 잘살기 위해서 누군가는 못살아야 한다는, 내가 옳기 위해서 누군가는 반드시 틀려야 한다는 이분법을 반대하는 가치”라고 설명했다. 1970년대 산업화의 역군이었던 아버지 세대가 고단한 야근에 치어 가족과 제대로 된 저녁상을 받아보지 못한 탓에, 은퇴하고서 아내와 자녀들에게 외면받는 외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식의 기사를 자주 봤던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며, ‘저녁이 있는 삶’에 매력을 느꼈다. 하지만 거기까지! 과연 한국서 가능할까. 너무 빠른 거 아니냐? 하고 회의했다. 초여름 해거름에 집으로 돌아가는 상상에 된장국의 구수한 냄새와 갓 지은 밥 냄새가 코끝을 간질였지만 “야근할 사람들, 저녁 먹으러 갑시다”라는 부장의 재촉에 현실로 돌아오곤 했으니 말이다. 한국 노동자의 노동시간은 지난해 1인당 2163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속한 34개 국가 중 멕시코(2237시간)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원래 1위의 자리는 1980~2007년까지 27년간 한국 노동자가 차지하고 있다가, 2008년에서 간신히 멕시코에 넘겨준 것이다. OECD 평균은 1770시간이다. 독일은 최저 1388시간을 일하고, 노르웨이는 1408시간, 러시아도 1980시간 일할 뿐이다. 미국은 1788시간, 일본도 1735시간이다. 또 OECD 평균 노동시간은 2012년보다 2013년에 3시간이 줄었다. 한 국가의 높은 생산성이 노동시간에 달려 있지 않을 뿐 아니라, 노동시간 감소가 세계적 추세라는 의미다. 담뱃값 인상만 선진국형이 아니라 노동시간 축소도 선진국형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추세에 역행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이 ‘노동시간은 더 길게, 야근 수당은 더 적게’에 초점을 맞춰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한단다.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은 “개정안은 현행 주당 12시간의 연장근무 한도가 주당 20시간이 돼 법정 근로시간이 현행 주 52시간에서 주 60시간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근로시간은 늘지만, 휴일근로수당은 현행 통상임금의 200%에서 150%로 줄인단다. 때문에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노동 착취냐’는 비난도 쏟아진다. 노동력을 쏟아붓는다고 생산력이 향상하지 않는 시대라 창조경제가 필요한 것 아니었나. 21세기의 가장도 ‘저녁이 없는 삶’을 산 탓에 미래에 가족에게 외면받는 불우한 삶을 살아야 하나.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단체장 취임 100일에 부쳐/이동구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단체장 취임 100일에 부쳐/이동구 사회2부장

    민선 6기 자치단체장에는 정치 거물들이 대거 입성해 지방행정에 굵직굵직한 변화들이 감지되는 등 주민들의 기대를 한껏 모았다. 취임 100일을 앞둔 현재 그들의 성적표는 어떨까. 솔직히 전임자들보다 더 낫다는 징후를 찾기는 어렵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최근 시의원으로부터 계란 세례를 받고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 해당 시의원은 구속됐지만 한때 거물로 통했던 안 시장의 체면은 말이 아니었으리라 짐작된다. 발단은 전임 시장이 결정했던 프로야구단의 야구장 건립지를 뒤집은 데 대한 불만이었다. 표현 방법은 잘못됐지만 계란을 던진 심경은 십분 이해가 된다. 시장과 마찬가지로 한 지역의 대표로서 지역민과의 약속을 어길 수밖에 없게 됐으니 화가 날 만도 하다. 이처럼 단체장들이 전임자가 추진했던 사업들을 하루아침에 없었던 일로 만들거나 선거기간 약속한 공약들을 나 몰라라 내팽개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전남도의 경우 박준영 전 지사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던 ‘사파리 아일랜드’ 조성사업을 중단했다. 울산시는 문수축구경기장 내 유스호스텔 리모델링 사업을 백지화했다. 이시종 충북지사의 경우 벌써 6·4 지방선거 당시의 공약 가운데 21개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기초자치단체장들의 행태도 비슷하다. 청주시장은 10%가 넘는 공약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제천시장은 전임자의 7개 핵심사업 가운데 6개를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한다. 전주시장 역시 전임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종합경기장 개발사업을 재검토하기로 하는 등 전국 자치단체마다 공약을 파기하거나 전임자의 역점사업을 재검토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선거 당시 내걸었던 공약이 모두 금과옥조(科玉條)가 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사정과 사안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들에게 공식적으로 한 약속인 만큼 단체장은 최대한 지켜내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면 자초지종을 주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약속을 못 지킨 데 대한 사과는 있어야 한다. 그것이 자신을 믿고 따라준 유권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하지만 임기 시작 4개월도 채 되지 않아 공약파기의 뜻을 비친 단체장들에게는 그런 노력들을 찾기 어렵다. 공약을 만들 때 너무나 쉽게 여겼기에 파기 또한 쉽게 생각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공약파기를 사과하는 단체장은 더욱 찾기 어렵다. 한 광역단체장은 공약파기를 발표하는 일을 공무원들에 맡기고 자신은 그 자리에 나타나지도 않았다고 한다. 유권자들을 우습게 본다는 증거가 되기에 충분하다. 전임자의 주요 추진사업들을 중단하는 행위 또한 신중해야 한다. 전임자가 추진한 사업에는 이미 소중한 예산과 행정력이 투입됐다. 쉽게 뒤집으면 안 되는 이유다. 정약용 선생은 공적재물을 절약하는 것이 목민관의 으뜸 덕목이라고 했다. 더구나 이는 행정의 신뢰성과 일관성을 훼손하는 것이 된다. 아무리 작은 기관의 업무라도 신뢰성을 잃는다면 행정력은 제대로 발휘될 수 없다. 최근 취임 100일을 맞아 광역 자치단체장들이 인터뷰를 통해 공무원연금개혁, 중앙권력의 지방이양, 담뱃값 인상 반대 등의 다양한 의견들을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공약은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밝힌 몇몇 광역단체장의 약속이 훨씬 더 믿음직스럽다. yidonggu@seoul.co.kr
  • 세월호, 서민증세, 인사 논란… 7일부터 20일간 뜨거운 국감

    세월호, 서민증세, 인사 논란… 7일부터 20일간 뜨거운 국감

    박근혜 정부 들어 두 번째 국정감사가 7일부터 27일까지 20일간 열린다. 이번 국감은 지난해보다 42곳 늘어난 672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역대 최대 규모다. 상임위원회별 주요 쟁점을 살펴본다. [운영위]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이 최대 쟁점이다. 청와대 인사 검증 실패와 낙하산 인사 역시 야당의 집중 공격 대상이다. 송광용 교육문화수석의 중도 하차,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의 대한적십자사 총재 임명, 친박근혜계 박완수 전 창원시장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내정 등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일명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개정안의 재개정 문제도 공방의 초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법제 사법위]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 등 법조계 고위 인사들의 잇단 성추문과 고위층 인사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강한 질타가 예상된다. 최근 윤모 일병 사건 등에서 드러난 군사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 행태를 비롯해 군 사법 체계의 문제점을 파악할 계획도 갖고 있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됨에 따라 2012년 대선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촉발된 정치 개입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세월호 관련 문제와 타인 명의의 은닉 재산도 추징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유병언법’도 중요 이슈다. [정무위] KB금융지주 사태 및 징계 과정 등 금융사 지배구조 개편, 금융위원회 업무 분장 및 부적절한 규제 완화, 국가보훈처의 5·18 기념곡 지정 논란, 김영란법 적용 대상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금융위·금융감독원 국감에선 KB금융지주 전산망 교체를 놓고 회장과 은행장 간 벌어진 다툼이 여야의 공통된 관심사다. 박근혜 정부 공약인 ‘금융소비자 보호기구’ 신설을 매개로 한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관련해선 야당이 벼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정가를 달궜던 김영란법 제정 논의도 도마에 오른다. [기획 재정위] 야당은 최근 조세 정책과 담뱃값 인상을 ‘부자 감세, 서민 증세’로 규정해 정부를 몰아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배당소득 증대세제를 이명박 정부의 부자 감세 정책을 계승하는 2탄 정책으로, 담배에 개별소비세를 추가 부과하려는 정부 계획은 서민에게 증세 부담을 미루는 정책으로 야당은 보고 있다. [미래창조 과학방송 통신위] 최근 시행되면서 부작용을 드러낸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에서 제외된 ‘휴대전화 보조금 분리공시제’가 최대 쟁점이다. 휴대전화 보조금을 투명하게 공시하기 위해 단통법이 도입됐지만 도입 이후 보조금이 줄면서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더 가중되고 있다. KT의 무궁화 위성 헐값 매각에 따른 국부 유출 의혹,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도 국감에서 다룬다. 곽성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을 둘러싼 낙하산 인사 논란도 있다. [교육문화 체육관광위] ‘사학’이 최대 화두다. 대학 구조조정 차원의 학과 통폐합으로 학내 분규가 불거지고 대학 적립금이 2900억원에 달하지만 정부 재정 지원 제한 대학으로 선정된 청주대, ‘사학 비리’의 주인공으로 지목받는 경영진이 최근 귀환한 상지대, 학내 비위와 관련돼 문제가 발생한 영남대와 창원대 등이 대상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딸이 조교수로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수원대도 빼놓을 수 없다. 서울 지역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 추진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 통일위] 2010년 천안함 폭침 발생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남북 교류 단절을 선언한 이른바 ‘5·24조치’의 해제 문제가 최대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4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야당의 ‘조치 해제’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2005년 발의된 북한인권법 역시 언제든 불이 붙을 수 있는 폭발력 있는 이슈다. [국방위] 윤 일병 구타 사망 사건, 임모 병장 총기 난사 및 무장 탈영 사건 등 병영 내 사고, 군기 문란 사건 등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잇단 군 관련 사고를 두고 국방부 장관 출신인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남경필 경기지사 장남의 폭행 및 가혹 행위 사건도 언급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무인기 침투 관련 대책, 4차 북핵 실험 관련 동향, 북 미사일 발사 등 안보 이슈도 주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안정 행정위] 최대 이슈는 이른바 3대 지방세(담뱃세,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 관련 ‘서민 증세’ 논쟁이다. 야당은 서민 조세 저항 및 불충분한 세수 증대 효과를 지적하는 반면 여당은 서민 증세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킬 전망이다. 가시화된 정부조직법 개편을 놓고 해경 해체, 소방방재청 개편안도 논란거리다. 최근 안전행정부가 발표한 주민등록번호 개편안과 관련해선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미흡했던 정부 대처, 개편안의 적절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전망이다. [농림축산 식품해양 수산위] 세월호 참사와 관련성이 큰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항만공사 등의 기관들이 감사 대상에 포함돼 있어 이번 국감 최대 하이라이트 상임위다. 세월호 선박 검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 실적 평가에서 E등급(아주 미흡) 판정을 받기도 했던 선박안전기술공단이 여야의 집중 공략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남 홍도 해상 인근에서 좌초한 유람선 바캉스호의 검사 기관이기도 하다. 쌀 관세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조류인플루엔자(AI), 기초농산물 수매제 등도 비중 있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 자원위] 야당은 FTA 체결에 따른 수입 가격 인하에 대한 체감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캘 방침이다. 지난해 연말 야당이 처리에 반대하며 국회를 마비시켰던 외국인투자촉진법의 성과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여야의 첨예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야당은 투자 효과를 비롯해 일자리 창출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꼬집을 계획이다. [보건 복지위] 증세 논란을 촉발시킨 담뱃값 인상 추진이 단연 이슈다. 여당에서는 국민 건강 증진 차원임을 강조한 반면 야당에서는 ‘서민 증세’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정부 여당을 거세게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위, 안정행정위 등 증세 논란 관련 위원회와 연계한 치열한 자료·논리 싸움이 예상된다. ‘의료영리화’ 논란도 거셀 전망이다. 의료법인의 부대사업을 허용하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을 정부 여당이 추진 중이지만 야당과 시민단체는 의료민영화 수순이라며 맹렬히 반대하고 있다. [환경 노동위] 불법 파견, 간접고용 논란과 관련해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증인 채택을 둘러싸고 여야 간 신경전이 한창이다. 새누리당은 “기업인들에 대한 야당의 무분별한 증인 채택”이라고 규정해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월 경기 남양주시에서 벌어진 액화질소 저장탱크 폭발로 인한 암모니아 가스 유출 사고 등 화학물질 유출 문제도 빠질 수 없다. 여름 가뭄과 녹조 피해, 싱크홀 문제도 있다. 지방상수도 개선 문제와 지하수 오염, 물이용부담금 제도, 수도요금 현실화 등이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국토 교통위] 부동산시장 활성화 등 주거 관련 이슈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을 쟁점으로 여야가 격론을 벌일 전망이다.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문제도 함께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4대강 관련 문제 제기도 빠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에서는 서울 지역 싱크홀 문제, 제2롯데월드 건설 관련 안전 문제를 두고 서울시를 집중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 광역버스 입석 금지 정책 혼란을 두고 여야의 질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성 가족위] 군대 내 성폭행 문제, 청소년 인터넷 규제 완화 조치에 다른 실효성 문제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 대상 ‘게임제공시간제한 제도’ 변경, 청소년유해매체물 제공 시 ‘본인인증제도 변경’ 여부에 대한 개선사항 역시 지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최근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청소년 안전 대책을 주로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팀 종합
  • [오늘의 눈] ‘서민 증세’를 대하는 자세/강국진 정책뉴스부 기자

    [오늘의 눈] ‘서민 증세’를 대하는 자세/강국진 정책뉴스부 기자

    담뱃값 인상은 ‘서민 증세’일까 아니면 국민 건강을 걱정하는 애민(愛民) 정신의 발로일까. 사실 별로 고민할 필요도 없는 문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9년 전 한나라당 대표 시절에 명백하게 핵심을 짚어 줬다. “(노무현) 정부가 담배 가격을 인상하려는 주목적은 흡연율 감소와 국민 건강 증진보다는 애초부터 부족한 세수를 확보하기 위한 것입니다. 소주와 담배는 서민이 애용하는 것 아닌가요. 국민이 절망하고 있습니다.” 담뱃값 인상을 두고 애연가는 물론이고 평소 흡연자를 기피하던 이들까지 마음이 편치 않다. 부자한테 깎아 준 세금을 서민들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서민 증세 규정에 공감하는 이도 많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만한 이유가 있다. ‘세금 폭탄’이란 저급한 공격으로 한껏 재미를 봤던 분들은 이제 ‘유신정권을 무너뜨린 건 다름 아닌 부가가치세 시행으로 인한 중산층 불만’이란 오래된 주문을 다시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담뱃값 인상을 백지화하는 게 옳은 길일까. 그건 또 다른 문제다. 그 모든 불만에도 불구하고 담뱃값은 올려야 한다. 그것도 지금보다 최소 5000원 이상은 올려야 한다. 담배 한 갑을 사기 위해 1만원짜리 지폐를 지갑에서 꺼내도록 만들어야 한다. 굳이 비유하자면 나막신 파는 아들과 소금 파는 아들을 둔 어머니의 심정과 비슷하다. 담배 소비가 줄면 국민 건강에 좋은 일이고, 흡연율이 줄지 않으면 정부 세입이 늘어나니 그 또한 나쁘지 않다. 담뱃값 인상 같은 간접세가 아니라 직접세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맞다. 당장 36분에 한 명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나라에 희망이란 없다. 복지 확대는 절박한 과제다. 그러려면 더 많은 세금이 필요하다. 부자 증세만으로는 재원을 감당할 수 없다. 서민 부담은 당연히 늘려야 한다. 북유럽 복지국가는 간접세 비중도 매우 높다. 이들은 모든 국민에게 많은 세금을 거둬 모든 국민을 위해 복지 지출을 한다. 그게 바로 ‘보편 복지’의 진정한 맥락이다. 우리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먼저 담뱃값 인상에 반대해 세금을 줄이는 길이다. 그럼 “돈 없어서 복지 못한다”는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조세 저항도 이해는 하지만 복지를 위한 논의는 결국 ‘증세’라는 첫 단추를 꿰지 못하면 애초에 불가능하다. 복지국가란 우리 모두가 추렴한 돈을 우리 모두를 위해 사용하는 ‘공동구매’이기 때문이다. 복지국가를 만드는 경로는 ‘홍길동’이나 ‘장길산’에게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100년에 걸친 토론을 통해 이뤄 낸 대동법 개혁에 가깝지 않을까. 이런 대응법은 어떨까. 담뱃값에 더해 종합부동산세와 임대소득과세 인상, 각종 비과세 재검토를 주장하고, 그 돈으로 ‘유아교육·보육 완전국가책임제’나 ‘기초연금’ 같은 복지 공약 이행을 요구하는 것이다. 담뱃값 발언보단 “비과세·감면은 일몰이 되면… 무조건 다 끝내는 것으로 해야 한다”는 지난해 1월 박 대통령 발언을 되짚어 주는 게 더 미래지향적이다. 텔레그램으로 사이버 망명하시는 분들에게 어느 쪽이 대통령과 여당에 더 괴로운 일일지 생각해 보시길 권한다. betulo@seoul.co.kr
  • [서울광장] ‘텔레그램’에 신화를 써주는 한국 민주주의의 퇴행/문소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텔레그램’에 신화를 써주는 한국 민주주의의 퇴행/문소영 논설위원

    ‘국민 메신저’로 카카오톡을 애용하던 시민들이 검열 프리(free)를 찾아 독일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사이버 망명을 한다. 카카오톡은 이제 ‘가카의 톡’이라고 불린다. 왜 이리됐나.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 모독이 도를 넘었다”고 발언한 직후인 지난 9월 18일 검찰은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수사팀’을 도입했다. 또 검찰은 관계기관 대책회의에 카카오 간부를 불렀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는 지난 1일 “검찰이 오라는데 안갈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참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애플의 팀 쿡 대표가 지난 9월 17일 발표한 공개서한과 비교해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다. 쿡 대표는 “우리는 어떤 나라의 어떤 정부 기관과도 협력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고 우리 서버에 접근하도록 허용한 적도 없다는 점을 완벽하게 확실히 해두고 싶다”고 말했다. ‘국가 권력이 사생활을 들여다보면 어쩌나’ 하는 우려는 한국이든 미국이든 마찬가지인데, 이 대표는 시민의 우려를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 그 전날 세월호 관련 집회 주최자의 카카오톡을 검찰이 압수수색해 그와 대화한 ‘3000명이 다 털렸다’는 소문이 퍼졌는데도 말이다. 검찰이 대통령 모독을 검열하겠다는 발상도 문제지만 ‘정보의 안전한 흐름’을 책임져야 할 IT업체의 대표가 별다른 저항이 없이 국가가 요구하면 정보를 내주겠다는 발상과 철학도 걱정이다. 카카오톡을 제치고 텔레그램이 다운로드 1위의 올라선 배경에는 요즘 강조하는 ‘스토리텔링’도 숨어 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브콘탁테’를 설립한 파벨 두로브가 2013년 독일에 서버를 둔 비영리 독립법인이다. 텔레그램(telegram)은 전보(電報)라는 뜻으로, 최초로 전기통신설비를 통해 정보를 글자로 보낸 것이니 모바일 메신저 이름으로 제격이다. 두로브는 미국 국방부의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보장국(NSA)의 검열망에도 걸리지 않을 만큼 안전한 메신저 앱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단다. 미국 정부의 전 세계 사찰을 폭로한 ‘스노든’ 사건을 기억하면 된다. 그런데 한국에서 이보다 더 재미있게 입소문이 났다. 꽃미남 개발자 두로브는 ‘자신의 조국인 러시아 푸틴 정부의 검열과 정치사찰을 피해 망명한 풍운아적 사업가’이다. 그가 지난 4월 우크라이나 시위대의 명단 공개를 거부하고 러시아를 떠났기 때문이다. 텔레그램의 대화는 암호를 걸어놓을 수 있고, 자신이 받거나 보낸 메시지가 서버에 저장되지 않도록 즉각 폭파할 수 있다. 최근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 “요즘 한국처럼 재밌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비아냥을 했는데 공감한다. 담뱃값 인상은 ‘서민증세’가 명백한데도, 청와대와 정부가 ‘국민과 청소년의 건강을 우려한 정책으로 증세가 아니다’라고 반박하는 데는 국민을 우습게 알거나 또는 정부의 부당한 결정에 저항하지 않는 국민 탓도 있다. 일간베스트(일베)의 젊은 회원들이 세월호 유가족 단식장에서 벌인 ‘폭식투쟁’은 표현의 자유를 벗어난 소동이다. 토마스 프리드먼의 책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 따르면 히틀러의 자서전 ‘나의 투쟁’은 세계의 베스트셀러지만, 독일에서는 판매금지의 금서다. 1990년대 말 인터넷서점 아마존이 등장하자 히틀러 자서전 영문판이 독일 판매 1위에 올랐다. 이에 독일정부는 아마존에 판매중지를 요청했다. 즉 한 사회가 발전해온 방향과 가치를 지키는 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데 2014년 한국은 4·3 제주 양민학살에 깊이 관여한 서북청년단을 재건하겠다고 당당히 선언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이는 ‘산업화-민주화’의 양 날개로 성장한 한국의 균형이 크게 무너진 증거다. 친중국 인사를 관리로 앉히겠다는 중국 정부에 맞서 자치권 수호에 나선 홍콩의 시민은 영화 ‘변호인’을 언급하며 “독재정권에 저항한 한국 국민처럼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을 각오하겠다”고 한다는데, 정작 한국에서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려는 노력이 거의 없다. 배만 부르면 자유·평등·인권 등 민주적 가치는 필요없다는 생각을 지속한다면, 어느 날인가 배조차 부를 수 없을 시절이 올 것이다. symun@seoul.co.kr
  • 영남권 시·도지사 “신공항 입지 정부 조사결과 수용”

    영남권 시·도지사 “신공항 입지 정부 조사결과 수용”

    신공항 건설 입지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영남권 5개 시·도 단체장들이 정부의 입지 타당성 조사 결과를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신공항 건설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부산·대구·울산시와 경남북도 등 영남권 시·도지사협의회는 2일 경남 창원 컨벤션센터에서 이 같은 합의내용 등을 담은 ‘영남권 5개 시·도 상생발전을 위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협의회에는 서병수 부산시장, 권영진 대구시장, 김기현 울산시장, 김관용 경북지사, 홍준표 경남지사가 참석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입지 선정 등 모든 절차는 국가 발전과 경제적 논리에 따라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신공항 입지 선정에서 제외된 시·도에 대규모 국책사업 등이 지원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합의에 따라 정부는 빠르면 올해 안에 신공항 건설 입지 타당성 조사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8월 김해공항이 2023년쯤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란 예측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하고 영남권 지자체와의 합의를 거쳐 신공항 입지와 규모, 경제성 등을 검증하기 위한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을 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 협의회에서 이들은 물은 국한된 지역 자원이 아닌 국가 자원이자 공공재라는 것에 인식을 같이하고 안전하고 깨끗한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남부내륙철도 등 영남권 광역 철도망이 조기에 구축될 수 있도록 내년도 국비 확보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 지역개발과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 함양∼울산 고속도로 등 영남권 광역도로망 확충을 위한 내년도 국비 확보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지방세 현실화를 위해 정부의 지방세제 개편안을 지지하고, 담뱃값 인상이 지방 재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홍 지사는 “신공항 문제는 지자체 사이 과열 경쟁과 정치적 갈등으로 무산된 적이 있다”면서 “서로 반목하지 말고 부족한 점을 보충해 주는 공생과 번영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시장은 “국가 전체의 백년대계를 바라보며 산업 재배치와 함께 신공항 선정 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며 “문제를 한꺼번에 풀기보다는 단계적으로 하나씩 풀어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역대 최대 672곳 국감… 3대 핵심 키워드

    정치권이 2일 본격적인 국정감사 모드로 전환됐다.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2014년 국정감사 대상 기관 승인의 건’을 처리했다. 대상 기관 수는 역대 최대인 672곳으로 확정됐다. 여야도 국감 종합상황실을 개설하는 등 국감 체제로 전열을 가다듬었다. 이번 국감의 3대 핵심 키워드로는 ‘세월호 사고’ ‘증세 논란’ ‘대권 전초전’이 꼽힌다. 여야도 국감에서 치열한 정치 대결이 펼쳐질 것을 예상하고 공방 논리 마련에 돌입했다. 세월호 사고의 여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야당은 청와대를 상대로 세월호 사고 발생 직후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캐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해양경찰청 폐지, 국민안전처 신설 등 세월호 사고 후속 조치 성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관련 상임위 소속 야당 의원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유가족을 챙기는 모습을 더 보여준 뒤 여기에서 얻어낸 지지를 세월호 후속 입법 처리의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증세 문제도 국감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담뱃값 인상과 관련해 기획재정위와 보건복지위 소속 야당 의원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이들이 담뱃값 인상을 ‘서민 증세’로 보고 있다는 점이 뇌관이다. “흡연율 감소를 위한 담뱃값 인상에는 대체로 동의하지만 ‘서민 증세’ 이전에 ‘부자 감세’부터 철회하라”는 게 야당 의원들의 기본 입장이다. 또 정부의 지방세, 자동차세 인상 방침도 논란이 되고 있다. 물론 정부와 여당은 “지방정부 재정 확충을 위한 결정이며 22년 동안 물가는 5배 올랐는데 주민세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증세가 아닌 현실화”라며 증세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야당은 “증세는 없다”고 했던 박 대통령의 약속을 깨트리는 것을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차기 대권을 둔 여야의 사전 기 싸움도 예상된다. 여당은 여야 통틀어 대선 후보 1위인 박원순 서울시장에, 야당은 박근혜 정부 성공 여부를 결정할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초이노믹스’에 공격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두 가지 요소는 차기 대권을 차지하기 위한 여야의 핵심 공격 포인트이자 각 진영의 심장부로 여겨진다. 서울시 국감을 담당하는 안전행정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 시장을 향한 대량 포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세의 초점은 박 시장의 최측근 인사 8명이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되면서 불거진 ‘낙하산 보은 인사’ 논란과 박 시장이 2012년부터 진돗개 3마리를 키운 비용 2346만원을 세금에서 전용했다는 의혹 등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경제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초이노믹스가 서민 경제를 악화시키고 재벌만 배부르게 한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밖에 해마다 제기돼 온 재벌 총수의 증인 채택 문제를 비롯해 공무원연금 개혁, 공기업 개혁 등의 현안도 국감장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할 핵심 변수로 언제든지 등장할 채비를 갖췄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외부 출신 무조건 낙하산 폄하 곤란… 능력 우선을”

    “외부 출신 무조건 낙하산 폄하 곤란… 능력 우선을”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재벌총수 사면과 관련해 재차 소신을 밝혔다.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다. 최 부총리는 황교안 법무장관의 발언에 공감한다는 자신의 이전 발언과 관련해 “형기의 일정부분(3분의1)을 채우면 양형 성적이나 태도를 감안한 가석방 요건이 있는데 기업인이라고 해서 일반인과 역차별해선 안 되지 않느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인에게 특별 혜택이라면 논란이지만 일반인과 똑같은 기준이라면 (가석방을 안 하면)역차별에 해당한다”면서 “정확한 팩트는 가석방을 말한 것이며, 총수가 감옥에 있는데 ‘몇 천억원, 몇 조원 투자 할까요 말까요’라고 말하기 어렵고 그래서 주요 그룹의 총수가 구속상태에서 가석방 요건이 됐는데도 그냥 있는 건 투자활성화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하는 특별사면이 아니라 법무부 장관의 권한인 가석방을 고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비리를 저지른 기업인들에 대해서는 특별사면을 하지 않겠다고 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잇따라 불거진 ‘낙하산 인사’를 계속할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가면 낙하산이 아니고 외부에서 가면 무조건 낙하산이다 이렇게 양분해서 말하기는 곤란하다”면서 “출신이나 배경도 따져야 하지만 그 직책에 맞는 관리능력, 정무적인 감각을 두루 갖췄다면 그분이 더 경영을 잘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4%의 경제성장률 달성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41조원+α’의 재정보강 패키지와 확장예산 편성 등을 통해 내수가 활성화되면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1%대의 분기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최 부총리는 “내년 경제성장률이 4% 수준으로 복귀할 수 있다”면서 “‘초이노믹스’는 연간 경제성장률 4%, 국민소득 4만 달러, 고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한 ‘근혜노믹스’의 ‘컴백’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달러화 강세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커진 데 대해서는 “급변하는 상황에 대한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면서 “경제를 회복시키고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는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단기 대책과 함께 경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근본적인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최 부총리는 특히 최근 담뱃값이나 주민세·자동차세 인상은 증세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수도나 전기요금 인상을 증세라고 하지는 않지 않냐”고 반문하면서 “주민세나 자동차세 인상은 개별 품목이나 서비스의 가격을 그때그때 맞게 조정하는 것이고 담뱃값 인상은 세수 목적의 증세가 아니라 국민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의 갈등설에 대해서는 “사이가 좋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김 대표가 경제정책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김 대표와 경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주택거래 되면 전셋값 안정’ 빈말이었나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확 푸는 내용을 담은 ‘9·1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들이 늘어나면서 매도 호가는 올라가고 있다.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가 시가 총액은 한 달 사이 2조 4000억원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문제는 집값 상승세보다 전셋값 오름세가 더 가파르다는 사실이다. 집값 오름세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면 전셋값은 자동적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은 빗나가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9월 말 기준으로 발표한 전국 아파트의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한 달 전보다 0.1% 포인트 상승한 70%를 기록했다. 감정원이 통계를 작성한 이후 전세가율 70% 돌파는 처음이다. 매매수요 진작을 유도해 전세난을 안정시킨다는 정부 복안을 비웃는 듯하다. 9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0.48%로 매매가 상승률(0.37%)을 0.11% 포인트 앞질렀다. 걱정되는 것은 전셋값이 더 뛸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서울의 경우 강남4구 재건축 사업으로 인해 이주가 예정된 2만 5000여 가구를 포함, 2만 9000여 가구의 공급이 필요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1만 2000여 가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수도권이 강남 재건축발(發) 전세난 후폭풍에 휩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시는 최근 전세난 완화를 위해 재건축 추진 단지의 이주 시기를 조정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재산권 문제와 관련이 있는 만큼 계획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서민들의 주거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8월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7만 597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1% 늘었다. 주택 매매가 살아나는데도 전셋값 상승세는 수그러들지 않는다. 전셋값은 지난 5월 이후 18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전세와는 달리 월세는 지난해 4월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저금리 여파로 이자를 보충하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어서다. 그러나 지난 9월에는 보합으로, 18개월 만에 내림세가 멈췄다. 주택시장의 이상징후라 할 수 있다. 부동산 대출 및 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한 집값 띄우기 일변도 정책의 부작용을 간과해선 결코 안 된다. 국회에는 부동산 규제완화 관련 법안들이 계류돼 있다.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 발의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치열한 논쟁을 벌이기 바란다. 개정안은 전·월세 상한제나 계약갱신청구권을 신설하는 것으로, 집주인 중심으로 돼 있는 현행 임대차 계약을 세입자 입장에서 접근하자는 취지라고 한다. 갑(甲)과 을(乙)의 수직적 관계인 임대차계약도 시대 변화에 맞춰 수평적 관계로 개편될 필요성은 충분히 있다. 정부는 주택 거래 활성화를 통한 전세 시장 안정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전셋값이 비정상적으로 오르고 있는 만큼 정상화 방안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수급 불균형을 단기간에 해소하는 것은 쉽지 않은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임대주택을 대폭 확충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임대료를 물가와 연동해 일정 수준 이상 올리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담뱃값도 물가연동제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주택 임대료에 적용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 [씨줄날줄] 디지털 흔적과 사이버 망명/정기홍 논설위원

    인터넷 공간이 ‘사이버 망명’으로 시끌벅적하다. 검찰이 허위사실 유포를 상시 모니터링한다고 하자 해외 사이트로 계정을 옮기려는 움직임이 있다. 검찰의 결정은 “대통령 모독 발언이 도를 넘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언급에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몇 년 전 보안이 좋다고 알려진 구글의 G메일로 피난했던 현상과 비슷해 보인다. 검찰은 “메신저 등 사적공간은 대상이 아니고 피해자가 고소·고발하거나 악성 내용을 최초 게시한 경우만 해당된다”며 선을 그었지만 여진은 크다. 사이버 망명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정부가 2007년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하자 해외 사이트로의 도피 행렬이 있었다. 헌법재판소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공익 효과도 미미하다”며 위헌 결정을 한 뒤 논쟁은 잦아들었다. 2008년 금융위기 원인과 정부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미네르바 사건’ 때와 2009년 검찰이 MBC PD수첩 작가의 메일을 공개했을 때도 현상은 비슷했다. 인터넷 공간은 두 얼굴의 특성을 지닌다. 익명에 편승해 오프라인보다 더 과격하고 예리한 경우가 적지 않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의 ‘사이버 왕따’나 연예인 최진실씨의 자살에서 보듯 근거 없는 사생활 폭로가 대표적이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때의 ‘뇌송송 구멍탁’(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뚫린다는 뜻)은 불안 심리를 타고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며칠 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수십조원 자금을 세탁했다’는 내용을 온라인에 유포한 7명을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그는 “정치인으로서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너무 악의적”이라고 토로했다. 이 밖에도 담뱃값과 지방세 인상 논란이 지속되면서 ‘다음달에 교통범칙금이 대폭 오른다’는 글이 확산하고 있다. 경찰이 “관련법 개정 없인 불가능하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서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인터넷 공간에서 풍문은 해명을 내놓아도 이처럼 급속히 번져간다. 하지만, 의도된 거짓 글을 일망타진하되 당국의 점검은 최소한에 그치는 것이 좋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체포된 용의자의 휴대전화를 영장 발부 없이 수색하는 것을 위헌’이라고 판시한 데서 보듯 사적인 것이 중시되는 추세다. 인터넷 공간엔 정제되지 않은 주장들이 난무하지만, 집단지성도 엄연히 자리한다. 한국이 세계 첨단기술과 제품의 테스트 베드가 되고 깐깐한 ‘한국의 아줌마’가 얼리 어답터로 주목받는 게 여기서 나온 것 아닌가. 혹여 사이버 망명 사태가 소수 권력자를 감시하고 정부의 잘못을 꼬집는 인터넷 공간 시스템마저 무너뜨릴까 하는 걱정도 앞선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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