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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양계마을 친구/진경호 논설위원

    산비탈을 제법 오르고서야 녀석 집에 들어설 수 있었다.100여가구가 모여산다는 동네인데 닭똥냄새만 지독할 뿐 인기척은 어디에도 없었다. 부모뿐 아니라 이웃 어른들도 몽땅 양계장에 나가 닭들을 돌보고 있다는 게 녀석 얘기였다. 그런가 보다 하고는 녀석 방에서 뒹굴뒹굴 늦은 오후를 보냈다. 얼마나 지났을까. 설핏 잠든 사이 매미소리마저 해거름에 잠겼는데도 여전히 집에는 이 짝꿍녀석과 둘뿐인 게 아닌가.‘저녁도 안 주나…?’ 싶어 휘 둘러보다 이내 기대를 접고는 일어섰다.“…어, 가려구? 잠깐만…” 녀석이 책상서랍에서 거위알과 메추리알을 하나씩 꺼내 쥐어주었다. 자기집 달걀들이라며, 그리고 네가 우리집에 처음 온 친구라며. 또 놀러오라며…. 대문을 나설 때 언뜻 낯선 인기척을 느꼈지만 고개가 돌아가지는 않았다. 후로 두 해가 흘렀고, 대학 첫 여름방학을 맞아 대전 집으로 내려갔을 때 건너 양계마을, 아니 나환자촌에는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었다.“엄니, 양계마을 없어졌네?”“쫓겨났지 뭐….” 신문에 나온 한센병 환자 얘기에 27년전 늦여름의 기억이 떠오른다. 녀석 장가는 갔을까. 아들 친구를 숨어 엿보던 부모님들은 살아계실까.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儒林(466)-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42)

    儒林(466)-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42)

    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42) 이러한 맹자의 설명은 맹자야말로 ‘비유의 천재’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아름다운 우산의 나무를 땔감으로 쓰거나 목재로 사용하기 위해서 도끼로 베는 것은 사욕을 채우려는 인간의 욕망 때문이며, 소나 양을 방목시켜 풀을 뜯게 함으로써 나무를 반질반질하게 고사시키는 것은 인간의 양심이 아닌 금수와 같은 욕망에 맡기는 어리석은 행위라고 비유함으로써 이러한 사리사욕의 탐욕이야말로 성선을 불선으로 바꾸는 곡망(梏亡), 즉 ‘두 손을 꼭 묶는 수갑’이라고 말한 다음,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러한 소행이 양심을 꽁꽁 묶어서 없애버리니, 꽁꽁 묶어서 없애는 것을 반복하면 양심을 보존할 수 없다. 양심을 보존할 수 없다면 짐승과 다름이 없다. 사람들은 그 짐승과 같은 모습만을 보고 일찍부터 높은 재질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니, 이것이 어찌 사람의 본래 모습이겠는가.…공자께서 ‘붙잡으면 보존되고 놓아두면 없어지고 나가고 들어가는 것에 일정한 때가 없어서 그 방향을 알 수 없는 것은 오직 마음뿐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은 이를 두고 하신 것이다.” 맹자가 지적하였던 사람이 불손하게 되는 세 번째 이유는 ‘방실(放失)’이었다. ‘방실’이란 반성할 줄 몰라 마음을 보존하지 못함으로써 결국 양심이 작용하지 못하는 타락한 상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어리석음, 게으름과 같은 ‘놓아버린 마음(放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놓아버린 마음’이야말로 사람이면 누구나 타고난 성선을 파괴하는 최고의 악행인 것이다. 이에 대해 맹자는 다음과 같이 열변하고 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은 사람의 마음이요, 의는 사람의 길이다. 그 길을 버리고 따르지 아니하며 그 마음을 놓아버리고 찾을 줄 모르니, 아아, 슬프도다. 사람은 개나 닭이 나간 것이 있으면 찾을 줄을 알지만 마음을 놓아버린 것이 있으면 찾을 줄을 모른다. 학문의 길이란 다른 것이 없다. 바로 그런 놓아버린 마음을 찾는 것일 뿐이다.’” 맹자의 이 말은 금과옥조이다. ‘학문의 길이란 놓아버린 마음을 찾는 것일 뿐(學問之道 求其放心而已矣)’이라는 맹자의 말은 맹자 사상의 골수 중의 골수이다. 그 놓아버린 마음을 찾으면 천연적으로 본래부터 사람들이 갖고 있던 어질고 선한 ‘성선지심’이 드러난다고 맹자는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비유의 천재였던 맹자가 이 ‘놓아버린 마음(放心)’에 대해서도 적절한 예를 들지 않았을 리가 없을 것이다. 맹자는 이 ‘놓아버린 마음’을 무명지(無名指)에 비유하였다. 무명지는 다섯 개의 손가락 중에서 네 번째에 해당되는 손가락으로 이름이 없다. 다른 손가락들과는 달리 별로 쓰임새가 없기 때문인 것이다. 굳이 사용할 때에는 탕약을 저을 때나 쓴다고 해서 약지(藥指)라고도 불리는데, 하지만 별로 쓸모가 없어 ‘이름 없는 손가락’, 즉 ‘무명지’라고 불렸던 손가락이었던 것이다. 이 무명지를 ‘놓아버린 마음’에 비유하여 가르친 맹자의 설법은 과연 맹자를 유가에 있어서 불세출의 투장이라고 부르게 할 만한 탁월한 것이었다.
  • [사고] 조류독감 AI로 표기

    서울신문은 조류독감이라는 용어가 사람들에게 걸리는 ‘독감’을 연상케 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닭과 오리고기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관련 업계의 지적에 따라 조류인플루엔자 또는 ‘AI(Avian Influenza)’로 표기합니다.
  • “조류독감 대신 AI로 쓰세요”

    닭과 오리를 키우는 사업자 단체들이 ‘조류독감’이라는 말 대신 ‘AI(Avian influenza:조류인플루엔자)’라는 영어식 표현을 써 줄 것을 정부와 언론 등에 호소했다. 대한양계협회와 한국계육협회, 한국오리협회, 한국치킨외식산업협회는 31일 성명서를 내고 “조류독감과 관련된 보도시 닭과 오리가 등장하는 것은 잘못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협회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광우병(mad cow disease) 대신 소해면상뇌증(BSE)이라는 전문용어를 쓰면서 축산업계의 피해를 크게 줄였다.”면서 “우리도 인체에 유해하다는 독감이라는 표현을 빼고 AI라는 전문용어를 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에선 닭이나 오리에 조류독감이 발생하지도 않았는데도 벌써 닭이나 오리고기를 먹으면 사람이 조류독감에 걸리는 것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으며, 언론 보도시 닭이나 오리의 살처분 장면을 삭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협회는 AI라는 표현을 쓸 때에도 우리말 표현으로는 ‘조류인플루엔자’가 적절하며 닭이나 오리고기를 먹어서는 절대 조류독감에 걸리지 않는다는 점을 정부와 언론이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클릭이슈] 경제자유구역청 특별지자체 전환 논란

    [클릭이슈] 경제자유구역청 특별지자체 전환 논란

    경제자유구역청(이하 경제청)의 운영주체를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갈등과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관련된 단체마다 이해관계에 따라 견해가 달라 ‘백가쟁명’식의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인천, 부산·진해, 광양 등 3곳에 설립된 경제청을 특별지방자치단체로 전환키로 하고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관련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인천시 등은 특별지자체는 중앙 직할의 전 단계로, 지자체로부터 경제자유구역을 빼앗아가는 조치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별지자체 전환을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인천은 시민단체들까지 나섰다.94개 사회단체는 ‘인천경제청 특별지자체 전환 반대를 위한 범시민협의회’를 구성하고 “인천의 알토란같은 경제청을 중앙정부에 귀속시키려는 움직임에 분노한다.”면서 반대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최근 열린 인천 당·정간담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인천시의 특별지자체 반대를 정치논리라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경제자유구역이 되도록 경제논리로 접근해야 하는데, 인천시가 이 문제를 ‘이벤트성 정치논리’로 풀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별지자체를 추진하는 까닭 재경부는 경제자유구역이 동북아 물류중심국가 건설이라는 국가 전략사업임에도 경제청이 지자체에 소속돼 전문성과 자율성 부족으로 외자유치 등이 부진하자 특별지자체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즉 독립적인 인사와 예산 운용, 개발과 외자유치를 위한 원스톱 행정서비스 등 효율적인 시스템이 가동돼야 발전을 기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경부가 구상중인 특별지자체는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가 설립 주체가 되고 중앙부처 공무원(차관급), 지자체 부단체장, 민간위원 등이 참여하는 이사회가 실질적인 권한을 갖도록 돼있다. 외자유치 등 특정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한시적 조직이며, 목적이 달성되면 관리권을 지자체에 환원시킬 계획이므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국회 재경위원회도 경제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중앙기구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재경위 간사인 열린우리당 송영길(인천 계양을) 의원은 “투자유치 강화를 위해 재정이나 기능상으로 독립성을 지닌 특별자치단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펄쩍 뛰는 인천시 인천시의 판단은 다르다. 안상수 시장은 “특별지자체 전환은 재경부의 입김을 강화하고 중앙공무원 자리를 늘리기 위한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노골적으로 반대했다. 특히 인천은 경제자유구역(6336만평)이 절반에 가까운데 이를 관할하는 경제청을 국가 기구화하겠다는 것은 인천을 반반씩 나눠 갖자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인천시가 강하게 반발하자 재경부는 인천을 특별지자체 추진대상에서 제외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굳이 반대를 무릅쓰면서 골치아픈 일을 떠맡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조성익 재경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은 “인천 때문에 부산, 광양 등 다른 경제자유구역까지 지장을 줄 수 없기 때문에 계속 반대할 경우 동의하는 지역부터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산·광양권과 입장차 안상수 인천시장은 부산시, 전남도 등에 특별지자체화 문제에 공조를 취하자고 요청했지만 입장 차이가 있어 희망사항에 불과한 실정이다. 인천경제청은 시 산하 출장소지만 부산·진해경제청은 부산과 경남, 광양경제청은 전남과 경남의 지자체 조합형태로 돼있어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문제점만 보완되면 특별지자체를 찬성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중앙정부가 특별지자체에 과도한 인력을 내려보내지 않고 중대사안을 단체장과 협의하는 등 지방자치 정신을 훼손하지 않는다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부산·진해경제청은 한술 더떠 “독립기구가 되면 청장의 인사권이 강화되고 중앙정부로부터 지금보다 훨씬 많은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어 개발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인천경제청 직원들도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상당수가 특별지자체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광양경제청을 관할하는 전남도는 반대 쪽에 다소 가까운 견해를 보이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경제자유구역을 활성화시키려는 중앙정부의 의지는 공감하지만, 특별자치단체화는 중앙기관의 지방 이관을 추진하는 참여정부 방침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지정된 지 2년도 못돼 조직개편 도마 위에 오른 경제자유구역을 놓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경제청 간에 벌어지는 공방이 복잡한 방정식으로 치닫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경북 ‘유원지 닭집’ 조류독감 무방비

    전국에 조류독감 발생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팔공산 등 주요 관광지 인근 식당가의 방역작업이 전무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대구 동구 및 경북 경산·영천시, 칠곡·군위군 등에 따르면 이들 5개 시·군·구에 걸쳐 있는 팔공산 일대에서 닭이나 오리, 꿩 등 가금류를 직접 길러 요리해 파는 음식점은 줄잡아 100여 곳에 이른다. 이들 식당은 주로 철새 또는 텃새들과의 접촉이 쉬운 인근 텃밭 등에서 오리와 닭 등을 놓아 기르다가 즉석에서 잡아서 요리를 해 단풍 관광객 등에게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방역 당국은 이들 지역에서 사육되는 가금류에 대해서는 조류독감 감염을 막기 위한 예찰활동이나 방역작업을 전혀 실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 일부 꿩·오리 전문 식당의 경우 조류독감 예방을 위해 고기를 익혀 먹어야 하지만 손님들의 요청에 따라 특정 부위 고기를 날 것으로 제공하고 있다. 현행 축산물가공처리법은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닭·오리·꿩 등을 도축할 경우 허가된 도축장에서 도축토록 하고 있지만, 관계 당국의 단속의 손길은 전혀 미치지 않고 있다. 이런 실정은 경북도 내 주왕산을 비롯해 금오산, 소백산 등 관광지 인근의 닭·오리 사육 식당가들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자들은 “현재로선 관광지 인근에서 소규모로 사육되는 가금류에 대해서는 조류독감 방역작업을 실시하지 않고 있고, 해당 식당들의 자체 방역도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특별한 방역대책 등도 없다.”고 말했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의사인 나도 한센인 편견 마찬가지”

    “의사인 나도 한센인 편견 마찬가지”

    박경철(42)씨는 경북 안동 신세계연합의원의 의사이다. 자신이 운영하는 ‘시골의사 블로그’에 틈틈이 올린 글을 묶어 책을 낸 작가이기도 하다. 한때는 주식거래의 달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범상치 않은 이력의 소유자인 박씨에게 한센인과의 만남은 부끄러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박씨의 병원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한센인들의 정착촌 89곳 가운데 한 곳인 경북 안동 성자원 근처이다. 박씨가 한센인들을 대면한 것은 성자원에서 내원 치료를 받을 수 있느냐는 전화가 오면서부터이다. 그는 “아픈 환자는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며 망설임 없이 내원을 허락했다. 이후 그가 관찰한 한센인들의 사람기피증은 유난하다 싶을 정도였다. 한센인들을 데리고 오는 봉사자들은 환자가 편리한 시간이 아니라 병원이 편리한 시간, 즉 다른 환자가 적은 시간을 택했다. 문제는 이들에 대해 일반인 환자들이 불만을 표시하고, 병원의 수입이 예년에 비해 감소하면서 불거졌다. 한센인 환자가 얼굴쪽으로 기침을 했을 때 전염성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알코올솜으로 얼굴을 닦는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을 느끼기도 했다. 한센인들의 치료는 해야겠고 병원에 오는 것은 싫어서 그는 성자원측에 왕진을 가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한센인들은 “이미 성자원에 치료를 담당하는 의사가 있다.”면서 “검사나 사진촬영을 위해 병원을 찾았던 것”이라며 제안을 거부했다. 박씨는 “빛을 보면 안되는 사람들처럼 숨어다닌 한센인들의 여린 가슴은 왕진을 가겠다는 뜻의 이면을 바로 알아챘다.”고 고백했다. 한센인들을 만나고 헤어지는 곡절을 겪은 지난 8월을 ‘위선’이라는 제목의 글로 기록한 박씨는 “얼마전부터 한센인들이 다시 하나둘씩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며 웃었다. 그는 “아파도 참는 게 버릇이 된 한센인들이 병원에 올 때는 이미 병세가 악화된 경우가 많다.”면서 “국·공립 병원이나 보건소 등에서 이들의 건강을 살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안동 신세계연합의원 박경철(42)씨의 ‘시골의사 블로그’ 제목=위선… 성자원은 안동에 있는 소위 나환자촌의 이름이다. 이곳에는 과거 한센병을 앓았던 분들이 예전부터 촌락을 이루고 사시는 곳인데,서안동에서 안동시 초입에 이르는 작은 야산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안동도 아무리 해마다 인구가 줄어드는 전형적인 시골도시지만,이곳 역시 세대가 분화하면서 외곽으로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도시반경이 조금씩 넓어져 이젠 이곳 성자원의 턱밑에까지 아파트가 들어섰다. 우리 아파트가 바로 그렇다. 우리 아파트는 성자원과 큰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언덕에 들어서 있어서,아파트 건너편 언덕이(겉으로는 숲으로 둘러쌓인 야산으로 보인다.)성자원인 셈인데,그 덕분에 여름날 저녁이면 닭똥이 분해되면서 나는 묘한 악취가 아파트 전체에 퍼질 때가 종종 있다. 사실 닭똥 냄새는 자꾸 맡다보면 약간 구수한데가 있다. 내가 어릴때는 집집마다 마당에는 소똥을 쌓은 두엄이 커다란 노적가리처럼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두엄에서 나는 소똥 냄새에는 꽤 익숙해져 있었다.사실 소똥이나 말똥,코끼리똥 같은 초식동물의 배설물은 생각 여해에 따라 별게 아닐 수 있다. 원래 우리가 어릴 때 많이 쓰던 마분지란 말똥을 씻어 말린 다음 가공을 해서 만든 종이고,인도나 동남아에서는 코끼리똥으로 종이를 만들어 쓰기도 하는 것이고,네팔이나 중국·인도쪽에서는 소똥을 말려서 그대로 연료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니,초식동물의 배설물은 어쩌면 섬유질 덩어리 그 자체일 뿐이기도 하다. 하여간 내가 어릴 때 여름날 짚가리에 마른쑥을 얹어서 모기불을 태운 다음,두엄냄새가 묘하게 풍기는 마당에 평상을 치고,할머니께서 홍두깨로 밀어서 호박을 쑹쑹 썰어넣어 끓여주시던 칼국수를 먹던 그 가물가물한 추억들이 요즘도 내 삶을 버티는 한 축을 구성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여간 닭똥도 원래는 이와 별단 다르지 않은데,다만 요새는 닭에게 사료를 먹이면서부터 닭똥의 냄새가 약간 변질되어 육식동물의 그것처럼 유쾌하지 않은 냄새를 풍기곤 해서 약간 아쉬움이 있다. 하여간 우리 아파트는 그 닭똥 냄새로부터 그리 자유롭지 않다. 만약 이런 상황이 서울이나 수도권의 어느 도시에서 벌어진다면 그야말로 목불인견의 사태가 벌어질 지 모른다.분명히 그곳에 먼저 들어와서 산 주인이 있는데,뒤늦게 지어진 아파트 주민들이 이전을 요구하면서 대대적인 시위가 벌어지던지,그쪽으로 진입하는 길에 철조망을 치던지 무슨 사단이 나도 났을테지만 아직 이곳 인심은 그렇지 않다. 이곳 사람들은 그저 원래 거기는 그런 냄새가 나거니 하고 살지,누가 거기를 향해 싫은 소리를 하거나,대책을 세우자고 부녀회를 소집하는 분들은 아무도 없다. 하여간 그 성자원에서 어른들이 우리병원에 오신다. 이분들이 처음 병원에 오실 때,성자원에서 전화가 왔었다.그쪽에서 일을 보시는 분이 우리원무과장에게 아주 어렵고 난감한 목소리로 “저희 어른들이 편찮으셔서 치료를 받으러 가끔 병원에 가셔야 하는데,혹시 그 병원에서 받아주실 수 있겠습니까?”하고 어렵사리 운을 뗐더라는 것이다. 원무과장이 내게 보고를 하면서 아주 난감한 표정으로 “원장님 다른 환자분들에 미치는 영향도 있고…”우물쭈물하면서 보고하는 품새가 거절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환자는 아프면 치료받을 권리가 있고,의사는 그 환자가 누구던 치료할 의무가 있다. 세상 어느나라던 국가로부터 의사면허를 교부받을 때는 의사는 그가 누구던 가리지 않고 병자를 돌보는 조건으로 부여받는 것이며,의사는 사회로부터 지위고하·빈부귀천을 막론하고 같은 의술을 베풀라는 약속을 요구받은 것이다. 물론 현행 제도는 그렇지 않고,그 제도는 앞으로 영리법인이 허용되면서 더더욱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 자를 차별하겠지만,의술이란 그것이 성립할 때부터 자본과 힘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평등한 대우를 받도록 약속되어진 것이다. 때문에 의료에서 자본주의 원리를 운운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부자는 좋은 집에 살고,비싼 옷을 입고,좋은 차를 탈 권리가 존중되어야 건강한 사회지만,그래도 한가지 사람이 죽고 살고,아프면 치료받고 하는 과정만은 평등해야 그것이 바로 사람이 사는 사회이다.역사를 돌이켜 보더라도 사람의 목숨에 존귀가 생기고 빈천에 따라 구분이 되는 순간 그 사회는 명운을 다하고 말았다. 이야기가 조금 빗나갔지만,다음날부터 성자원 환자분들이 우리병원에 오시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분들을 모시고 오시는 봉사자분들이 워낙 조심스러웠다. 그동안 병원을 다니는 것이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지 짐작이 갈 정도로,병원에 오시는 것을 마치 무슨 시혜라도 받는 것처럼 감사를 표했으며,병원에 오시는 시간도 환자분들이 편리한 시간이 아니라 병원이 편리한 시간(?)을 택했다.즉 병원에 환자가 가장 적은 시간을 물어서 가급적이면 그 시간에 다녀가시려고 애를 쓰는 것이다. 손가락 발가락이 없거나,한쪽 눈이 뭉개진 분,코가 없는 분들이 평생을 음지에서 살다가 그나마 몸이 아파 병원에 가시는 순간마저도 누가 그렇기 시킨 적이 없는데도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살표야했던 것인데,아마도 그것은 우리가 그동안 운이 좋아서 우리 부모나 내가 한센병에 걸리지 않아서 내 눈과 코,귀가 멀쩡한 소위 정상인들이 그렇게 만들어 준 것일 것이다. 그러나 진료가 반복되면서 약간씩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대기실에 이분들이 오셔서 짝을 지어 앉으시면,이분들을 중심으로 대기실 의자가 좌와 우로 나뉘고,마치 뜨거운 불판에 익혀놓은 계란 프라이처럼 이분들을 중심으로 대기 환자들이 앉으시는 자리에 원형의 할로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끔…아주 드물게… 이 문제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시는 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 역시 어느 순간부터 나도 이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혹시 이 문제로 좁은 지역에 원치않는 소문이 난다면 환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생각이 며칠동안 내 머리를 괴롭혔고,그런 고민은 ‘아주 가끔씩’ 이 문제를 거론하는 환자가 생길때마다 깊어져 갔다.그리고 어느날부터는 나도 모르게 작년도 같은 달 대비 총 내원환자수를 비교해보고,그 분들이 오셨을 때 같은 시간대에 병원을 방문한 환자가 재진으로 재방문을 하지 않으면 조금씩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급기야는 원무과장이 작년도 대비 진료실적이 10% 정도 감소한 상황을(올해 전국 병·의원의 의료보험 진료실적이 전년도 대비 9% 감소했다.)이 문제에 빗대어 보고하다가 내게 싫은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사실 내 마음속에도 혹시 진짜 그런 것은 아닐까라는 일말의 야비한 생각이 들었음도 사실이다. 그렇게 몇달이 흘렀다. 어느날 지역에 지인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던 중에 그 분으로부터 또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의 집착이란 무서운 것이다. 처음에는 “절대 아니다.”에서 “그럴 리가 없다.”로 그러다가 결국은 “혹시 그럴지도 몰라.”에서 결국에는 “분명히 그래.”로 바뀌게 되고,마침 그때 주변상황이 좋지 않으면 그 좋지않은 상황을 전부 그 쪽으로 몰아가 버리게 된다.부끄럽지만 어느새 내 마음속에는 시커먼 악마가 능구렁이처럼 또아리를 틀고 들어앉았고,그 악마는 총 내원환자 감소의 90%는 이 문제로 인한 것이라고 내게 속삭였다. 한동안 고민을 거듭했다. 악마가 내게 다시 속삭였다. “이봐,자네 솔직히 그 사람들 오는게 반갑지 않지?…거봐…자신을 속이지 말라구…한번 생각해봐…그 사람들이 전염성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아는 자네도 손을 잡거나,몸을 만질때마다 몸에 뭐가 스물스물 기어다니는 것 같지?…그리고 지난번에는 자네가 청진할 때 그 노인네가 자네 얼굴쪽에 기침을 했다고 알콜솜으로 얼굴을 한 백번쯤 닦았지?…그런데 일반 사람들은 코앞에서 기침을 해도 눈도 깜짝 안하쟎아?…왜?나병균이 자네 얼굴에 붙었을까봐?…그런데 일반인들이야 오죽하겠어?…심한 사람들은 같은 대기실에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다시는 이 병원에 안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구…그리고 자네가 객관적으로 한번 생각해봐…비싼돈 들여서 인테리어 하고 그림걸고 온갖 치장 다해두었는데…그 대기실에 손발과 코와 귀가 허물어진 사람들이 앉아 있다고 상상을 해봐…기분이 좋겠어?…내말이 어때?…잘 생각해봐.” 악마는 그래도 망설이는 나에게 다시 속삭였다. “이봐…좋은 방법이 있어…어차피 자네도 착한사람 컴플렉스 같은게 있쟎아…그걸 이용하라구…거 왜 자네가 가끔 써먹는 수법 있쟎아…왕진가면서 느끼는 자기 만족 같은거 말이야…사실 자네가 왕진을 가는 것도 그냥 119 보내면 되는데 솔직히 말하면 자기만족이쟎아…왠지 좋은 일을 한 것 같은 그런 기분 말이야…이 경우도 그렇게 써먹으면 돼…거기에 전화를 해서 이렇게 말하라구…우아하게 말이야…‘어른들이 일일이 병원에 나오시려면 얼마나 힘들고 불편하시겠습니까…차라리 제가 집도 그쪽이고 하니,며칠에 한번씩 퇴근길에 왕진을 가겠습니다’그렇게 말하면 자네는 그쪽에서는 그야말로 훌륭한 인격자로 비칠거고…자연스레 병원에 나병환자들이 일반환자와 뒤섞이는 일도 없을거구 말이야…그야말로 일석이조쟎아…그렇지?’” 나는 그렇게 내안의 악마에 손을 들고 말았다. 그리고는 원무과장을 시켜 그쪽에 내 의사를 전하라고 하면서 거기다 아예 주사나,링거 등을 들고 갈테니 걱정 하지 마시라는 친절한 전언까지 덧붙였다.그러면서도 나는 그 순간까지도 내가 좋은 일을 했다는,혹은 현명한 방법을 찾았다는 자가당착에 사로잡혀 악마가 내 눈과 귀를 가리고 있음을 깨닿지 못했다. 그리고 며칠 후… 그쪽에서 전화가 왔다. “원장님 원무과장님을 통해 원장님의 고마운 말씀을 잘 들었습니다.그런데 정말 죄송하지만 사실 이곳에는 저희 식구들을 돌봐주시는 의사 선생님이 계십니다.그래서 여기는 매일 그 선생님이 들러서 병환을 살펴주시고,치료도 해주시는 덕분에 항상 건강하게들 사시지만,문제는 사진을 찍거나 검사를 하거나 좀 병세가 심각하신 경우에는 의사선생님이 아무리 훌륭하셔도 도리없이 큰 병원으로 나가서 진료를 해야하는데,그 때문에 원장님 병원에 부탁을 드린 겁니다.그래서 원장님의 고마운 마음에는 너무나 감사하지만,원장님이 굳이 저희에게 왕진을 오시면 지금 돌봐주시는 선생님께 예의도 아닌데다…원장님이 오셔도 결국 검사나 사진촬영은 병원으로 가야 되잖겠습니까.아까 원무과장님의 전화를 받고 저희들이 눈치 없이 너무 자주 병원에 가서 원장님께 큰 부담을 드렸다는 생각이 들어 이래저래 전화를 드립니다.원장님…그 마음도 감사하고…그동안 돌봐주신 것도 감사합니다…너무 고맙습니다.” 그 순간 내 귀를 가리고 눈을 멀게했던 악마가 나를 조롱하는 웃음소리가 내 방에 가득함을 깨달았다. 하늘이 무너지고,땅이 꺼진다는 말이 이런 것일지 모른다. 이미 상황은 주워담을 수 없었고 나는 그날이후 그분들을 다시 뵙지 못했다. 이분들은 우리 정상인들이 무차별적으로 가했던 폭력에 상처를 입은 분들이다.이분들은 누가 자신을 슬쩍 쳐다만봐도 어깨를 움츠린다.외출을 하려면 머리에는 챙이 큰 모자를 쓰고,손에는 겨우 한두개남은 손가락을 가릴 면장갑을 끼고,커다란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마치 빛을 보면 안되는 사람들처럼 그렇게 숨어다니는 분들이다. 이분들의 여린 가슴은 “내가 굳이 왕진을 가겠다는 뜻”의 이면을 바로 알아챘고,그 이후로는 내게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해 병원에 오시지 않았다. 아마 그분들 중의 누군가는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날,시내 어느 병원의 대기실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자신의 몸을 보살펴줄 의사를 찾고 계실 것이고,하찮은 이해관계로 이분들의 가슴에 시퍼런 칼을 꽂았던 나는 오늘도 점심을 배부르게 먹고,친구들과 이런저런 농지꺼리를 던지며 의미없는 하루를 또 그렇게 보내고 있다. 내게 인생은 늘 이렇게 부끄러운 것이다. 2005/8/22 시골의사
  • 영양만점 ‘가을보약’ 호박

    영양만점 ‘가을보약’ 호박

    못생긴 사람을 빗대어 말하던 호박. 그 억울하고 슬픈 시절을 견뎌낸 호박이 요즘 행복한 인기를 누린다. 비만과 피부미용에 좋은 건강 음식, 영양덩어리로 알려지면서 ‘미인’들이 앞다퉈 호박을 찾는다. 특히 단호박은 비타민 B·C가 많이 들어있고, 밤처럼 맛이 달아 입이 즐거운 요리를 만드는 데 딱이다. 단호박이 국내 최고급 호텔 주방장의 손을 거쳐 멋진 모습으로 탄생했다. 호박무침, 호박전, 호박볶음 등 평범한 모습을 벗어난 주방장의 호박 요리로 호박 맛을 업그레이드 시켜보자. 글 사진 조현석 최여경기자 hyun68@seoul.co.kr 옛날 한방에서는 영양이 풍부한 호박을 ‘가을 보약’으로 불렀다. 동의보감에서는 ‘맛이 달며 독이 없으면서 오장을 편하게 한다.’고 설명한다. 산후 진통을 가라앉힐 때, 기침과 가래를 다스릴 때, 혈압을 떨어뜨릴 때 좋다. 늙은 호박은 중풍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쌀에 비해 열량이 10분의1에 불과한 데다 섬유질과 무기질이 풍부해 피를 맑게 하고, 혈당을 조절해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효험이 있다고도 한다. 또 노화방지에 효능을 보이는 비타민 E와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해 항암작용까지 있다. 단호박은 그냥 쪄 먹어도 좋지만 각종 음식에 들어가면 진가가 더욱 빛난다. 맛깔스러운 ‘호박파이’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양 만점 간식이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 때 온 가족이 칠면조 요리에 호박파이를 곁들여 먹기도 한다. 호박파이에 ‘호박주스’를 곁들여 주어도 좋다. 아이들에게 “해리포터에 나오는 호그와트에서 마시던 마법사들의 건강 음료”라고도 알려주면 더욱 행복한 표정으로 호박주스를 찾을지도 모른다. 또 ‘가리비로 속을 채운 단호박찜’과 ‘단호박 리조토’,‘단호박 그라탕’,‘단호박 안심말이’ 등 럭셔리한 음식으로 변신할 수도 있다. 산지에서 인터넷으로 주문할 경우 함평나비 단호박은 6㎏(6∼8개)에 1만 5000원, 해남단호박 10㎏ 1만 7000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 단호박찜 단호박 속에 밤, 대추, 쌀 등을 넣어 만든 영양밥은 대표적인 단호박 요리. 이 외에도 속을 파낸 단호박에 원하는 재료를 넣어 나만의 요리를 만들 수도 있다. 홀리데이 인 서울의 중식당 ‘왕후’의 란병생 주방장과 함께 가리비로 속을 채운 단호박 찜요리를 만들어보자. 재료:단호박 1개(350g), 가리비 120g, 파프리카 40g,XO소스 1큰술(15g), 청경채 50g, 파 8g, 마늘 7g, 생강 3g, 정종 2작은술, 닭육수 100㎖, 파기름 1작은술,소금소스(닭육수 200㎖, 소금 1작은술, 정종 1작은술, 저염간장 약간, 참기름 약간, 물전분 20g) 만드는 법:(1)단호박의 윗부분을 자르고 속을 파내 찜통에 5∼10분 정도 찐다.(2)팬에 파기름을 두르고 파, 마늘, 생강을 향을 낸다.(3) (2)에 XO소스를 넣고 볶다 정종을 넣는다.(4)살짝 데친 가리비와 작게 썰어 놓은 파프리카를 넣고 살짝 볶다 육수를 붓는다.(5)2/3 정도 익은 단호박 속에 (4)를 넣고 완전히 익힌다.(6) (5)를 접시에 담은 후 청경채로 장식하고, 소금소스를 단호박 위에 뿌려준다. 소금소스 만들기:(1)육수가 끓으면 소금, 정종으로 간과 향을 맞춘다.(2)물전분을 이용해 걸쭉하게 만든다.(3)저염간장으로 색깔을 만들고 참기름으로 윤기를 준다. Tip:XO소스 대신 굴소스를 넣으면 풍미가 강해진다. 만들어 놓은 닭육수가 없으면 그냥 물을 이용해도 괜찮다. ■ 호텔 주방장 4인이 추천하는 호박요리 ●단호박 리조토 신라호텔 ‘라콘티넨탈’ 김용수 조리장 재료:물에 불린 쌀 100g, 치킨스톡 200㏄, 단호박 40g, 다진 마늘 약간, 다진 셜롯 약간, 파마산 치즈 10g, 버터 10g, 다진 파슬리 약간, 화이트 와인,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만드는 법:(1)냄비에 오일을 두르고 다진 마늘과 다진 셜롯(양파도 가능)을 볶은 후 쌀을 넣고 다시 볶는다.(2)와인으로 향을 낸 후 치킨스톡을 조금씩 넣어 가면서 쌀을 익혀준다.(3)팬에 오일을 두르고 단호박을 소금, 후추로 간을 해 볶아 준다.(4) (2)에 호박, 버터, 파마산치즈, 다진 파슬리를 넣어 완성. ●호박주스 웨스틴조선‘베키아 앤 누보’유정애 지배인 재료:단호박, 꿀, 우유 만드는 법:(1)단호박을 잘게 썬다.(2)찜통에 넣고 꿀을 발라준 후 센불에 찐다.(3)찐 호박을 믹서기에 넣은 후 호박이 다 잠길 정도로 우유를 넣고 섞는다. ●단호박 안심말이 프라자호텔 ‘프라자뷰’ 허성구 주방장 재료:단호박 1/2개, 팽이버섯 약간, 안심 200g, 소금, 후추 약간 만드는 법:(1)단호박을 손질한 후 한 입 크기로 썬다.(2)안심을 손바닥 크기로 썬 뒤 소금, 후추로 간을 해놓는다.(3)안심 위에 단호박과 팽이버섯 약간을 올려놓고 돌돌 만다.(4) (3)을 팬에 노릇노릇하게 굽는다.(5) (4)를 오븐에 넣어 180도에서 5분간 완전히 익힌다 ●호박파이 프라자호텔‘델리그라탕’손경호 부주방장 재료:케이크 크럼 250g, 슈거파우더 35g, 버터 35g, 계피가루 3g, 커피에센스 25g,무스필링(단호박 250g, 설탕 100g, 달걀 3개, 생크림 220g, 계피가루 2g, 망고퓨레 50g) 만드는 법:(1)버터를 걸쭉하게 녹인다.(2)케이크 크럼, 슈거파우더, 버터, 계피가루와 커피에센스를 모두 섞어 반죽을 만든다.(3)단호박 껍질을 깎아 썰어서 삶은 다음 으깬다.(4) (3)에 설탕, 달걀, 생크림을 넣고 혼합한 뒤 계피가루, 망고퓨레 녹인 것을 넣고 다시 한 번 잘 섞어 무스필링을 완성한다.(5)파이 틀에 완성된 (2)를 깔고 무스필링을 채운다.(6) (5)를 오븐에 넣고 175도에서 45∼50분 정도 굽는다. ● 단호박 그라탕 프라자호텔 ‘프라자뷰’ 허성구 주방장 재료:단호박 1/2개, 양파 1/2개, 브로콜리 50g, 피자치즈 30g, 크림소스 50g, 소금, 후추 약간 만드는 법:(1)단호박의 껍질을 벗겨 한 입 크기로 썬 후 살짝 데친다.(2)양파, 브로콜리를 한 입 크기로 썬다.(3)그라탕 볼에 단호박, 양파, 브로콜리를 보기 좋게 담는다.(4) (3)에 크림소스를 넣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한 후, 피자치즈를 얹는다.(5)오븐에 넣어 180도에서 30분간 익힌다.
  • 경북 청송 주산지의 여백만점 가을

    경북 청송 주산지의 여백만점 가을

    가을의 신비로움을 찾아 경북 청송 주산지로 떠났다. 몇해 전,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보면서 ‘정말 한번은 꼭 가보리라.’마음 먹었던 곳. 물안개 피어오르는 환상적인 주산지의 모습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머릿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주왕산, 달기약수, 송소고택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간직한 청송은 숨겨진, 그래서 더 매력적인 곳이다. 그 가을의 신비 속으로 떠나 보자. 글 사진 청송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주왕산〕 가을 나들이에 단풍을 빼면 『앙꼬없는 찐빵』이다 이곳 청송에는 산세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주왕산이 자리잡고 있다 해발 720m로 야트막한 주왕산은 우리나라에서 1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정도로 거대하고 웅장한 바위가 멋진 산이다 등산로를 잘 만들어 놓아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다 등반 목적이 아니라면 정상을 향한 꿈은 접고 상의매표소에서 제1폭포를 거쳐 23폭포를 돌아오는 코스를 잡는 것이 좋다 아이들 걸음으로도 3시간 30분이면 넉넉하다. ●파란 하늘과 고즈넉한 고찰 매표소를 지나면 대전사 경내에 들어선다.‘마하 바라’불경을 읽는 단아한 목소리가 경내에 울려퍼진다. 고개를 들어 절 지붕을 쳐다보았다. 지붕 위에는 거대한 바위가 날카로운 얼굴로 내려다보고 있다. 주왕산의 ‘수문장’바위다. 당나라때 주왕이 이곳까지 도망을 와 깃발을 세웠다는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바위다. 여기서 제1폭포까지는 1.8㎞.30분을 오르면 제1폭포와 주왕굴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주왕굴은 전쟁에 패한 주왕이 은거했다는 동굴로 바위 협곡 틈에 생긴 천연굴이다. 제1폭포 주변은 주왕산 최고의 절경이다. 커다란 바위 밑으로 난 등산로에서 간신히 몸이 빠져 나오자 이내 또 다른 바위가 앞을 막아선다 ‘콸콸콸’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제1폭포에 이른 것이다. 가까이 갈수록 굉음으로 변한다.‘거대한 폭포인가보다.’하는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진다. 그런데 막상 폭포에 도착하니 상상과는 전혀 달랐다.3∼4m 정도 높이의 자그마한 폭포가 아닌가. 하지만 주위를 거대한 바위들이 감싸고 있어 폭포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린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맑은 물에 빨간 단풍잎이 한가로이 떠다닌다. ●우리나라 제일의 바위산 거대한 괴물같은 바위가 부딪칠 듯 서로 힘을 겨루고 있고 그 사이로 길이 나있다. 떡시루를 닮았다는 시루봉, 청학과 백학이 노닐었다는 학소대, 촛대봉 등 저마다 전설을 간직한 바위들이 반가운 얼굴로 이방인을 맞아준다. 다음 폭포까지 기분좋은 산책길이 이어진다. 파스텔톤의 고운 단풍이 길 옆으로 펼쳐진다. 희귀종이라는 망개나무 잎사귀는 노랗게 물들었고, 서어나무 고로쇠나무도 예쁜 옷으로 갈아입었다. 1.2㎞ 정도 가면 제2폭포와 제3폭포 갈림길이 나온다. 제3폭포는 주왕산 폭포 중 가장 크다.20여m 높이의 이단 폭포로 바위산답게 폭포 앞에도 자갈 대신 큼직한 바위들이 깔려 있다. 제3폭포를 지나면 전기가 아직 들어오지 않는다는 오지마을인 내원동이다. 400년 전부터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마을로 6·25전쟁 직후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지금은 9가구만 모여서 살고 있다. 그런데 이런 내원마을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국립공원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어 생활폐수와 오수 등이 계곡을 오염시켜 결국 관리공단에서 철거를 결정해 진행중이란다. 담쟁이 넝쿨이 감싸고 있는 정겨운 내원분교도 이제 추억의 장으로 사라질 것 같아 안타깝다. 제 3폭포에서 내원마을까지는 왕복 1시간이면 충분하다. 〔주산지〕 주왕산 국립공원 끝자락에 위치한 주산지는 수면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저수지에서 자라고 있는 왕버들로 유명하다. 주산지의 느낌을 제대로 가슴에 담으려면 해가 뜨기 전에 가야한다. 어둠이 채 가시기 전인 새벽 6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주산지로 향했다. 맑고 신선한 공기에 정신이 번쩍 든다. 걷는 길은 평지나 다름없다. 주변에는 쭉쭉 뻗은 소나무가 늘어서 있고 이름모를 새들의 지저귐이 길손을 반긴다. ●신비로운 연못 참 특이한 저수지에 도착했다. 첫인상은 충격적이었다. 기이한 모습으로 물 위에 마른 가지를 드러내고 있는 나무들. 물 밖의 몸뚱이는 하늘을 향해 공허한 몸짓을 하고 있다. 그 뿌리를 물 속 깊이 박은 채 서서히 썩어가는 고통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주산지 주변 산책로를 걸었다. 왼쪽 끝에 만들어진 전망대에 섰다. 수 백년 된 왕버들 나무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진 채 다른 나무에 기대어있다. 그 모습을 한참이나 내려다봤다. 아니 저런 나무에도 파란 잎이 돋아있다니…. 놀랍고 신기했다. 물 속에 뿌리를 몇 백년씩이나 박고 있어도 그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니. 자연의 위대함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갑자기 스산했던 주산지가 생명의 힘으로 요동치는 듯하다. 바람이 잦아들며 산 아래 저수지에서 뿌연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나무는 이내 물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며 주산지라는 그림을 완성한다. 맑은 새소리를 들어가며 주산지를 감상하는데 사람들이 몰려든다. ●주산지는 주왕산 국립공원 남서쪽 끝자락 위치한 주산지는 계곡 끝에 있는 인공 연못이다.1720년 조선 경종 때 마을 주민들이 주산계곡에 제방을 쌓아 만든 저수지다.300년이 넘게 계곡 아래 부동면 주민들의 농업 용수이자 식수였다. 주산지의 물은 벼와 청송 사과의 생명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주산지의 왕버드나무는 현재는 물기근을 겪고 있다. 수 백년이 된 왕버드나무도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가 말라 죽고 20여 그루만이 남아 명맥을 잇고 있다.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으로 아름다움이 알려지며 유명세를 탔지만 영화 촬영용 세트장이 철거돼 좀 아쉽다. 주산지민박(054-873-4093)은 3만원선. 주말에는 반드시 전화예약을 해야한다. 〔송소고택〕 청송에서 아흔아홉칸짜리 고택으로 유명한 송소고택은 원래 조선 영조 때 만석꾼이었던 심처대의 7대손 송소 심호택 선생이 조상의 본거지인 덕천동으로 들어와서 1880년에 지은 집이다. 심씨 집안 후손과 직장 동료였던 박경진씨가 가옥 전체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송소고택에서는 할 일이 없다. 방에는 TV는 물론 컴퓨터, 에어컨도 없다. 더우면 부채질을 하고 툇마루에 누워 옛날 양반들처럼 책이나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고작이다. 숙박료는 좀 비싼 편.2인 기준 5만∼9만원이며,2인이상은 1만원씩 추가요금을 내야한다.(054)873-0234,www.songso.co.kr 이밖에 청송읍내에 주왕산온천관광호텔(054-874-7000), 주왕산 입구에 꿈의 궁전모텔(054-874-1611), 주왕산가든여관(054-874-0088) 등 숙박시설이 여럿 있다. 청송의 또 다른 명물은 달기약수이다. 입안을 ‘탁’쏘는 맛이 일품인 달기약수물은 설탕 맛을 뺀 사이다 같다. 우리나라에는 오색약수를 비롯해 많은 탄산약수가 있지만 그 중에서 최고로 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달기약수는 한 곳에서만 나는 것이 아니다. 크게 상·중·하탕, 세곳에서 난다. 달기약수에 끓이는 닭백숙도 유명하다. 일단 백숙 국물부터 다르다. 꼭 미숫가루를 탄 물처럼 연한 갈색이다. 소금으로 간을 한 후 떠 먹었다. 맛이 아주 담백하고 고소하다. 찹쌀과 녹두를 넣고 같이 끊여 통통한 곡식의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역시 청송을 대표하는 먹거리다. 달기약수터 하탕주변에 많은 백숙집이 늘어서 있다. 그 중에서도 약수식당(054-873-2167)이 유명하다. 약수백수(8000원). 토종닭, 오골계(1마리·3인분 3만원), 닭불고기(1만4000원). 부산식당(054-873-2078), 예천식당(054-873-2169) 등 근처에 있는 집들은 맛이나 가격이 비슷하다. 〔찾아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를 빠져나온다. 바로 우회전해 34번 국도 영덕방향으로 달린다. 진보에서 31번 국도로 갈아타고 청송 방향으로 간다. 청송 읍내를 지나 914번 지방도로를 타고 주왕산 방향으로 가면된다. 상의매표소는 주방천 계곡, 내원동과 연결된다. 국립공원 입장료 3200원, 승용차 주차요금 1일 4000원. 주산지로 가려면 914번 도로 주왕산 국립공원 입구를 지나 영덕방향으로 6㎞ 정도 달린다. 주차장에서 주산지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다. 주산지는 국립공원에 속해 있지만 별도 입장료·주차료는 받지 않는다. 주왕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054)873-0014.
  • 신용카드 ‘디자인 승부’

    ‘가로 8.5㎝, 세로 5.5㎝의 판에 박힌 직사각형 카드는 가라.’ 하반기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있는 신용카드사들이 ‘디자인 혁신’을 통해 고객들을 사로잡으려 하고 있다. 전통적인 형태인 직사각형을 탈피한 카드가 줄줄이 나오는가 하면, 유명 화가의 그림을 담은 ‘갤러리 카드’도 출시됐다. 카드 재질이 창문처럼 투명한 것도 있고, 급기야 카드에 금을 입히기까지 했다. 카드사들은 “고객의 눈높이가 높아져 ‘파격 디자인’ 바람은 더 거세게 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서비스의 질보다는 고객에게 제작 비용이 전가될 가능성이 있는 디자인 개발에만 신경쓴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명화에서 금 로고까지 비씨카드는 26일 본격 출시되는 연회비 100만원짜리 슈퍼프리미엄급 카드인 ‘비자 인피니트 카드’의 전면을 홀로그램처리하고, 로고에 금(24K)을 입혔다. 이 카드는 연회비가 역시 100만원인 현대카드 ‘블랙’이 선점하고 있는 ‘VVIP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장당 제작원가가 보통가드의 10배 이상인 1만 4000원에 이른다. 현대카드는 세계 유명화가의 명화가 담긴 갤러리 카드를 내놓았다.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라파엘로의 ‘두 천사들’, 야수파의 거장 마티스의 ‘재즈’ 등 명화 6점을 카드에 담았다. 롯데카드도 최근 여성전용 카드를 출시하면서 19세기 프랑스 유명화가 조세프 프레드릭의 그림을 전면에 넣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카드 앞면에 어지럽게 새겨졌던 회사명과 상품명 또는 제휴사의 각종 상징 이미지와 로고의 크기를 최소화해 명화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직사각형을 탈피한 프리폼(Free Form) 카드도 많이 나온다.LG카드는 레저전용 카드인 ‘위키카드’의 디자인을 세로로 했다. 신한카드도 닭이 알을 품고 있는 모양으로 꾸민 기프트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카드 윗부분을 자동차 모양으로 꾸미는가 하면 한쪽 끝면을 둥글게 처리해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내기도 했다. 외환카드와 KB카드는 카드판을 삼차원 입체로 디자인해 보는 위치에 따라 표면 이미지가 변하는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제작원가 고객 부담 가능성 금을 입힌 비씨카드의 인피니티 카드를 제외하면 현재까지 나온 파격적인 디자인의 카드들은 제작 비용이 예전보다 크게 늘지는 않았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프리폼 카드를 찍기 위해 새로 도입한 금형기가 10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제작 비용이 특별히 더 늘어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갤러리 카드를 선보인 현대카드도 “선정한 작가 6명이 모두 사망한 지 50∼70년이 지났고, 대행업체를 통해 일괄 구매해 저작권료가 예상보다 훨씬 쌌다.”면서 “장당 추가비용이 150원 안팎”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카드 디자인이 계속해서 고급화로 치닫게 되면 제작비는 오르게 마련이고, 이 비용이 어떤 식으로든 고객에게 전가될 가능성은 있다. 지금도 평범한 신용카드의 장당 제작비는 600∼800원 정도이지만 교통가드 기능을 탑재한 경우는 1200∼1400원,IC칩 내장형은 8000∼1만원 정도로 기능에 따라 제작비용이 크게 다르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오는 2008년까지 모든 카드에 대해 현재 사용되는 마그네틱 대신 IC칩을 내장하도록 지침을 내린 상태여서 카드사들의 제작원가 부담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아직 어떤 카드사도 제작 비용을 연회비 등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지만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IC카드의 경우 추가발급시에는 수수료를 물게 할 예정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손톱 크기의 IC칩이 내장된 카드가 보편화되면 긴 마그네틱선이 필요없게 돼 카드 형태는 천차만별로 진화할 것”이라면서도 “카드사들은 급격히 늘어나는 제작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월드이슈] 각국 조류독감 대책 비상

    유럽연합(EU)이 24일(현지시간) 야생조류의 역내 반입을 금지하기로 하는 등 각국이 조류독감 차단에 총력전을 펴고 있지만 25일에도 인도네시아에서 네번째 사망자가 나오고, 중국 안후이(安徽)성에서 H5N1 발병 소식이 전해졌다. 이처럼 조류독감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각국은 방역이나 치료제 확보, 백신 개발 지원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이 쉬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형편.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방역체계가 뚫렸을 경우 치료제와 백신 등 스스로 안전을 지키는 쪽으로 옮겨지고 있다. 아직까지 사람이 조류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각국에서 개발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실험용 백신이 예방 효과가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이며, 상용화할 수 있는 준비 역시 갖춰지지 않았다. 사실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백신을 일치시켜야 하기 때문에 전염병이 번지기 전에 엄청나게 많은 항체를 확보해 각각의 변종에 맞는 백신을 만들어내기는 어려운 일이다. 예노에 라스츠 헝가리 보건장관은 지난 21일 자국 화학자들이 인체에 치명적인 H5N1형 조류독감 백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관련 정보가 없다며 논평하지 않았다. 프랑스에서 먼저 낭보가 올 가능성도 있다. 사노피-파스퇴르사는 지난 8월 미국에서 자원봉사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결과 성공적이었으며, 추가적인 안전성 실험을 거쳐 앞으로 2주 안에 WHO에 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 제약사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은 조류독감 변종이 사람들에게 급속히 확산될 경우 4∼5개월 내 수백만명분의 백신을 생산할 것이라고 데일리 미러가 24일 보도했다.H5N1으로 한정하지는 않았다. 27일 발표될 이 계획은 변종 바이러스를 규명해 백신 자체를 만드는 데 1개월, 상용화하는 데 3∼4개월이 걸린다고 신문은 전했다. 세계 최대의 혈장(血漿) 제품 생산업체인 호주의 CSL도 이날 H5N1 바이러스가 대규모 유전적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자사가 현재 인체에 시험 중인 백신이 H5N1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CSL측은 내년 2월까지 결과가 나오며,H5N1이 사람간 전염되는 형태로 변이를 일으킬 경우 3개월 내, 완전히 새로운 변종이 나타날 때는 6개월 내 대항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03년 89명이 조류독감에 감염돼 1명이 숨진 네덜란드는 이미 조류용 백신을 개발한 아크조 노벨사가 인체용에도 뛰어들었다. 독일은 자국 과학자들이 연말쯤 ‘예비 백신’을 개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선 충남대 수의학과 서상희 교수가 벤처기업 세신과 손잡고 백신 연구를 재개했다. 서 교수는 지난 1997년 홍콩 조류독감이 창궐할 당시 인체손상 원인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네이처지에 소개되기도 한 권위자다. 세신이 무균 시험공장 등에 3년간 6억원을 투자하기로 해 앞으로 6개월 내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의 독감 데이터베이스가 예산 부족으로 유료화될 전망이어서 백신 개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지금까지 무료 제공되던 미국의 로스 앨러모스 인플루엔자 시퀀스 DB가 연간 1만달러의 사용료를 받게 되면 캄보디아나 베트남 등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시사주간 타임이 최신호에서 전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조류독감 Q&A 서울 남산공원의 비둘기 구구 양은 요즘 억울해 죽을 지경이다. 치명적인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전염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부모들이 기겁을 하고 접근을 말려 꼬마들의 사랑을 받을 수 없게 되어서다. 공연한 희생양이 된 양계장 주인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 박현순(75·서울 성동구 상왕십리)씨도 보건소에서 일반 독감 접종을 받으면 조류독감을 예방할 수 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이들의 궁금증을 Q&A로 풀어보았다. ▶사람은 어떻게 조류독감에 감염되나요. -지금까지는 닭과 오리를 대규모로 사육하는 시설에서 감염된 가금류를 산 채 만진 사람에게만 감염됐어요. 감염된 닭·오리는 즉각 폐기되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된 고기를 만지거나 먹는다고 감염되지는 않아요. 감염된 고기가 유통되더라도 섭씨 70도 이상에서 익혀 먹으면 바이러스가 죽기 때문에 안심해도 좋아요. 계란도 완숙으로 먹으면 되고요. 공원의 비둘기나 동물원의 가금류 등을 통해 전염된 사례는 아직 없었어요. ▶사람끼리 감염될 수 있나요. -딸에게서 어머니에게로 옮겨졌을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는 사례가 태국에서 있었지만 입증되지는 않았어요. ▶왜 사람끼리의 감염이 위험한가요. -사람이 동시에 조류독감과 인간독감에 걸리게 되면 바이러스끼리 유전자를 교환할 수 있게 되지요. 이같은 복수 감염이 많아질수록 인간독감과 유사한 변종 바이러스가 출현할 위험성은 더욱 커지고 이것이 인간간 전염을 용이하게 만들어 인체 면역체계가 인식할 수 없는 최악의 전염병으로 발전하기 때문이죠. ▶왜 H5N1이 특별히 위험한가요. -16가지의 H형,9가지의 N형 바이러스 변종 중 H5N1은 빠르게 복제되고 다른 동물 바이러스에서 유전자를 얻어내 변종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인간에게 특히 심각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또 이 바이러스는 조류의 침과 배설물에서 10일 이상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생닭 가게나 철새들을 통해서도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어 특히 조심해야 한다는 거지요. ▶유일한 치료제로 알려진 ‘타미플루’를 미리 먹으면 예방효과가 있나요. -타미플루를 5일 정도 투약하면 증상을 약화시키고 회복을 돕는 효과가 있지만 이는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에만 한정되지요. 백신처럼 미리 먹는다고 예방되는 건 아니에요. 또 백신이나 치료제는 국가가 비축해 공급할 것이기 때문에 일반인이 미리 구입할 필요는 없지요. ▶국내에선 현재 65세 이상 노인에 독감 예방접종이 실시되고 있고, 다음달부터 양계장이나 가공공장 종사자 등에게 의무화되는데 도움이 될까요. -바이러스 유형이 달라 완벽한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요. 하지만 일반 독감 주사를 맞으면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인체 안에 들어와 변종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따라서 분명히 도움은 되지요.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치료제 ‘타미플루’는 조류독감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각국 정부가 치료약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사재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스위스 로슈사의 ‘타미플루’가 인체 조류독감에 가장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락소 스미스 클라인의 ‘리렌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알약이 아니라 흡입형 기구 형태로 돼 있어 비축과 사용이 불편해 타미플루보다 인기가 떨어진다. 때문에 각국 정부는 타미플루를 사들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은 39억달러(약 4조 1000억원)의 조류독감 예산을 배정했으며 2000만명분의 타미플루를 확보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프랑스가 900만명분의 타미플루를 비축하고 있으며, 네덜란드는 인구의 30%, 영국은 25%에 해당하는 치료약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치인 인구의 25%에 해당하는 조류독감 치료약을 비축하지 못하고 있다. 불안에 떠는 일부 시민들이 직접 타미플루 구매에 나서면서 타미플루 품귀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타이완 국립보건연구소는 24일 타미플루 카피약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타미플루 생산 확대를 촉구하면서 타미플루 생산을 지원하기 위한 ‘신속대응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대형 제약회사들도 발벗고 나섰다. 인도 제약사 시플라는 내년 1월까지 타미플루 카피약 5만정을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도 랜박시와 미국 밀란 등은 로슈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로슈사는 24일 허락을 받지 않고 타미플루를 생산하는 것은 용인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에서는 타미플루의 치료 효과에 대한 맹신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염병 전문가들은 변종 H5N1 바이러스가 나타날 경우 타미플루가 소용 없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베트남에서 발견된 변종 H5N1 바이러스는 타미플루에 부분적으로 내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26일 TV 하이라이트]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사춘기 아이들은 왜 컴퓨터 게임에 몰입을 하는지, 게임을 하면 뭐가 좋은지 아이들의 속마음을 이해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컴퓨터 게임에 몰입하는 아이들에게 부모님은 어떤 방법으로 지도를 하고 조언을 해서 도움을 주어야 할지 등 컴퓨터 게임에 빠져있는 사춘기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본다. ●해결! 돈이 보인다(SBS 오후 7시5분) 조진태씨와 이금순씨는 2년 전 집까지 처분해 고깃집을 시작했지만,1년도 넘기지 못하고 실패의 길로 들어섰고, 이 때부터 부부 사이에는 갈등의 골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에 대박사장인 하영옥씨가 이 부부 사이의 애정과 신뢰회복을 전제로 ‘닭 매운탕’요리 전수와 함께 기사회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박주현의 시사 업 클로스(YTN 오후 3시5분) 민주노총 지도부는 비리사건으로 지도부가 총 사퇴했고, 한국노총 전 위원장은 실형까지 선고받았다. 양대 노총의 도덕성과 지도부에 대한 신뢰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 아닐까 싶다. 노동운동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노사정 대타협을 또 어떻게 이뤄나갈 수 있을지 전문가와 함께 진단해 본다. ●가을 소나기(MBC 오후 9시55분) 윤재의 멱살을 잡고 울부짖던 수형이 돌아서고, 윤재는 연서가 임신했다는 말에 충격을 받는다. 규은은 윤재에게 자신이 모르는 일이 있는 것 같아 영 개운치 않다. 한편 연서에게 놀러갔던 규은은 연서의 산부인과 예약증을 본다. 연서의 임신 사실에 규은은 속상해하고, 연서는 죄책감에 고개 숙이고 울 뿐이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쫄깃쫄깃하고 구수한 맛과 향이 일품인 검은 쌀 흑미. 흑미는 일반 쌀에 비해 비타민 B·E가 4배 이상 많아 당뇨병과 성인병은 물론 여성 미용에도 효능이 있다. 또 암세포 제거와 위궤양 치료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한다. 흑미가 가진 다양한 영양소를 알아보고 흑미를 이용한 요리법을 배워보자. ●장밋빛 인생(KBS2 오후 9시55분) 성문은 살고 싶어하는 순이한테 많이 좋아졌다는 검진 결과를 전하고, 순이는 희망에 찬다. 엄마는 몸에 좋은 것들을 순이 몰래 보내며 어미의 마음을 표현한다. 박사는 영이와는 안 만나도 계속 순이를 찾아가 진료를 해준다. 순이는 박사와 영이를 이어주려고 하고, 그럴수록 박사는 영이 생각이 더 난다.
  • 영국·스웨덴도 조류독감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박정경기자|영국과 스웨덴, 크로아티아에서도 조류독감이 발생, 유럽에 초비상이 걸렸다. 아시아에서 시작된 조류독감이 러시아를 거쳐 유럽 전역으로 번진 데다 태국에서는 ‘사람 간 전염’을 주장하는 사례도 나와 ‘21세기 흑사병’이 도래할지 모른다는 공포가 지구촌 전역에 확산되고 있다.●‘21세기 흑사병’되나 영국 환경·식품·농촌부는 22일(현지시간) 남미 수리남에서 수입돼 검역소에서 통관을 기다리다 지난주 죽은 앵무새의 사체에서 H5형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인체에 치명적인 H5N1형인지는 검사 중이다. 하지만 수리남 정부는 타이완 수입 조류와 섞여 있었다며 자국에서 감염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영국은 즉각 유럽연합(EU)에 살아 있는 야생조류의 역내 반입을 전면 금지할 것을 요청했다. 밴 브래드쇼 환경장관은 BBC와의 회견에서 “EU집행위가 24개 회원국의 동의를 얻어 곧 조치를 내릴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영국은 또 가금농장 등록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앞서 스웨덴 국립가축연구소는 21일 스톡홀름 동부 에스킬스투나에서 죽은 채 발견된 오리 4마리 중 1마리가 조류독감 바이러스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H5형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철새들의 이동 경로인 크로아티아에서도 이날 동부 즈덴치 마을 연못 옆에서 폐사한 야생 백조 12마리 중 6마리가 H5형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페타르 코반코비치 농림장관은 “H5N1형인지는 분석 중이며 연못 반경 3㎞ 내 닭 1만여마리를 모두 살처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류독감이 이미 발생한 루마니아와 러시아의 우랄산맥 남부 첼랴빈스크주에서도 또다시 감염사례가 나타나 각국이 가금류 방목 금지 등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프랑스 가금류산업협회는 자국산 가금류의 안전을 홍보하기 위해 프랑스 국기 모양의 표지를 다음주부터 부착키로 했다. 표지에는 ‘프랑스에서 나서 사육, 도살됐다.’는 내용이 기재된다.●인간 대(對) 인간 전염 주장도 태국에서는 조류독감으로 사망한 40대 남성의 7살 난 아들이 조류독감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웃주민 4명도 조류독감 의심사례로 보고됐다. 당국은 아들이 죽은 닭 처리를 거들다가 조류독감에 걸린 것으로 추정했으나 가족들은 “아들이 조류를 만진 적이 없다.”며 아버지로부터 ‘전염’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다급해진 태국은 조류독감 위험지역의 가금류 사육을 전면 금지했다. 가금류의 이동은 허가를 받아야 하며 투계용 닭도 등록해야 한다. 중국은 사람 간 전염이 1건이라도 나올 경우 모든 국경과 검문소를 봉쇄할 계획이며 전국에 휴무령을 내리는 것도 검토 중이다. 호주도 사람 간 전염시 발열 증상이 있는 입국 승객을 6일간 격리 수용키로 했다. 한편 타이완은 타미플루와 성분이 99% 같은 조류독감 치료제를 개발해 특허권을 가진 스위스 로슈사에 라이선스를 요청했으며 거부될 경우라도 생산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조류독감이 사람 간 전염병으로 발전할 경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적 손실이 최소 900억달러(약 95조원)를 넘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3년 말 이후 조류독감 감염자는 118명이며 이 중 61명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사망자는 베트남 41명, 태국 13명, 캄보디아 4명, 인도네시아 3명 순이다.lotus@seoul.co.kr
  • 조류독감 몽골지역 확대

    중국 정부는 19일 네이멍구 자치구의 수도인 후허하오터 근처 농장에서 지난 두달 동안 2600마리의 닭, 거위, 공작 등이 조류독감 바이러스인 H5N1에 감염돼 죽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도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200㎞ 떨어진 툴라주 얀도브카 마을의 농장에서 닭, 거위, 오리 247마리가 14∼17일 인간에게 치명적인 H5N1 감염으로 집단 폐사했다. 루마니아에서는 19일 두번째 조류독감 감염사례가 발견됐다. 다뉴브강 삼각주 지대에서 백조와 암탉이 H5N1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확인됐다. 태국은 내년 10월을 목표로 조류독감 치료제를 독자적으로 개발중이다. 현재까지 조류독감을 치료하는 가장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인 스위스 로슈사의 타미플루가 태국에서는 특허권이 없다고 태국 정부관리는 밝혔다. 태국 정부는 로슈사가 특허권을 신청하면 ‘강제 실시권’을 이용, 타미플루 카피약을 생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헝가리도 조류독감 백신 개발 결과, 인체에 긍정적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2016년까지 보장된 로슈사의 특허권을 무시하고, 저렴한 타미플루 카피약을 생산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외신종합
  • 유행보다 튀어라

    유행보다 튀어라

    1997년 말에 시작된 외환위기를 겪은 뒤 퇴직자들이 늘면서 창업 붐이 일었다. 가맹점을 모집해 공동 브랜드를 사용하는 프랜차이즈 전문업체들도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다가 수없이 사라졌다. 최근 소자본 프랜차이즈 창업에 대한 관심이 다시 일고 있다. 경기회복의 조짐도 보이고 저금리 덕분에 사업자금 마련에도 여유가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97년 말에 시작된 외환위기를 겪은 뒤 퇴직자들이 늘면서 창업 붐이 일었다. 가맹점을 모집해 공동 브랜드를 사용하는 프랜차이즈 전문업체들도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다가 수없이 사라졌다. 최근 소자본 프랜차이즈 창업에 대한 관심이 다시 일고 있다. 경기회복의 조짐도 보이고 저금리 덕분에 사업자금 마련에도 여유가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행을 놓치지 마라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이 변신하고 있다. 과거처럼 똑같은 브랜드와 음식 종류, 판매 기법 등을 고집하지 않는다. 손님의 기호 변화에 더욱 발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다. 새로운 창업 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18일 창업 컨설팅업계에 따르면 치킨점은 맛과 기호에서 변화를 거듭했다. 단순한 튀김 닭에서 바비큐식 통닭, 이어 매콤한 양념을 곁들인 양념통닭이 인기를 끌더니 최근에는 지독히 매운 양념에 범벅한 ‘불닭’이 휩쓸고 있다. 신세대를 중심으로 손님들이 늘 새로운 맛을 원하기 때문이다. 변화에 맞추지 못한 통닭집은 문을 닫았다. 이를 반영해 최근 죽 전문점에서 아메리칸 커피를 팔고, 냉면과 칼국수를 한 접시에 내놓으며, 일식 초밥과 이탈리아식 스파게티를 동시에 파는 복합매장이 등장했다. 이를 겨냥한 프랜차이즈 전문업체들도 생겼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민속주점, 호프집, 일식 구이점 등과 같이 다른 성격의 전문점을 한 프랜차이즈 업체가 관리하며 주변의 여건과 소비자 기호의 변화에 따라 맞춤식으로 점포가 변할 수 있는 ‘변신 프랜차이즈점’도 등장했다. 이들 프랜차이점들은 대부분 ‘3년 이상 머물지 마라.’를 모토로 내걸었다. ●통념을 과감히 깨라 가맹점을 모은 뒤 관리를 못해 슬그머니 사라진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특징은 소비자에게 깊은 맛을 전하지도 못하면서 동일한 맛과 판매 방식만을 고집했고, 이를 가맹점에 강요했다는 점이다. 브랜드를 앞세운 반짝 인기 덕분에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돈을 벌었지만 막상 장사를 하는 가맹점들은 가맹점 가입비와 인테리어 비용 등만 날리고 마는 경우도 생겼다. 국내에서 인기를 잃은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중국 진출을 대안으로 삼았다. 이 때문에 변신 프랜차이즈 업체의 대표 주자인 ‘성암푸드시스템(대표 손종선)’이 내세우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행은 ‘일본→부산→서울 강남→서울 강북→전남→대전’ 등으로 이어지는데, 일본에서 대전까지 이르는 기간이 10년쯤 걸린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부산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이를 전국에 똑같은 모델로 보급하려 한다면 뜻밖의 냉담한 반응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설명이다. 한때 부산에서 색다른 실내장식과 깔끔한 안주 등으로 인기를 모았던 J생맥주 전문업체가 다른 지방에선 철저하게 외면받은 예를 근거로 삼는다. 시대의 변화에도 빨라야 한다.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는 구워먹고, 즉석에서 튀겨먹고, 뚝배기에 푸짐하게 담아 먹지만 2만달러 시대에는 색다른 분위기 속에서 나만의 맛을 즐긴다. 따라서 ‘제주흑돼지삼겹삽(단순한 예에 불과함)’ 등과 같이 상호에 지역명, 음식의 특징 등이 함축된 전문점이 꾸준한 인기를 누리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손님의 변화에 나를 맞춰라 성암푸드시스템은 대학가 주변을 노린 생맥주점 ‘모야’, 직장인을 겨냥한 일식 구이점 ‘니또내’, 주변지역의 여건을 고려한 퓨전 민속주점 ‘부치미’ 등 3종의 주점을 운영한다. 술과 본 안주는 뷔페식으로 했다. 본점에선 기본 안주 40종을 갖추고, 가맹점은 지역 여건을 고려해 15종만 선택한 뒤 테이블에 모두 내놓는다. 손님에게 고르는 재미를 주기 위해서다. 가장 큰 특징은 가맹점 가입비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본점과 가맹점은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관계다. 특정한 인테리어를 강조하지도 않는다. 여건 변화에 따라 실내장식을 순발력있게 바꾸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초기 창업자금이 적게 드는 편이다. 본점이 가맹점에 대한 ‘하드웨어’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 대신에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는 반드시 따르도록 조건을 붙였다. 즉 가맹점은 점포를 운영하는 방식, 손님을 대하는 법, 반(半)조리 공급 원료의 품질 유지 등에 대해선 본점으로부터 계속 관리받고 상의해야 한다. 가맹점이 동의하면 주방장도 본점에서 파견한다. 이는 본점이 가맹점의 지역 여건 등을 고려해 맞춤식으로 설계했기 때문이다. 설계는 수시 점검을 통해 언제든지 바뀐다. 본점은 인테리어 비용 등을 강요하며 수익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가맹점 주인이 점포를 운영하며 불편한 점을 호소했을 때 이를 해결해주는 대가로 수익을 얻는다. 홍보비, 허가 대행비, 용품 구입비 등이 이에 속한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대박 사장님의 ‘변신 철학’ “10년 장사하면 3년만 돈 번다는 옛말이 틀린 말이 아닙니다.3년만 돈을 번 뒤 변신한다면 또 다른 3년을 낚아챌 수 있습니다.” 성암푸드시스템 손종선(47) 대표는 18년 장사 경험에서 터득한 독특한 ‘변신 철학’을 내놓았다. 그는 “창업하면 처음 3년은 적자를 보고 이어 4년은 그럭저럭 장사하다 나머지 3년에 비로소 돈을 버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면서 “이제 앞의 7년은 전문가 집단인 프랜차이즈 본점에서 책임질테니 가맹점 주주들은 뒤의 3년만 장사하다 다음 3년을 찾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장사가 잘 안 되면 흔히 주인은 자신의 눈에 거슬리는 물건 탓을 하며 돈을 들여 간판이나 실내장식을 바꾼다.”면서 “그러나 손님이 원하는 것은 요란한 간판이 아니라 늘 변하는 입맛에 맞게 음식에도 신선한 느낌을 담아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장식만 바꾸면 프랜차이즈 본점만 돈을 번다.”며 혀를 찼다. 그는 “가맹점 가입비, 인테리어 비용 등에서 수익을 내지 않으면 ‘어디서 돈을 빼먹느냐.’고 사람들이 묻는다.”면서 “가맹점 주주들이 장사를 하다 보면 점포의 사정에 따라 전기가 더 필요할 수도 있고, 불량배들이 귀찮게 할 수도 있으며, 인·허가 문제 등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를 해결해주고 대가를 받아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장사를 처음 시작할 때 흔히 아이템부터 찾고, 본인의 능력이 맞는지 등을 고민한다.”면서 “아이템은 얼마 뒤에 다른 아이템으로 바꿀 것이기 때문에 그리 중요하지 않고, 무리하게 욕심부리지 않으면 저절로 (사업은)키워진다.”고 충고했다. 손 대표는 대학에서는 경영학과를 전공했다. 졸업 후 해보지 않은 음식·유흥업종이 거의 없을 정도로 가게를 차렸다. 맨처음 손 댄 ‘룸살롱’만 망했을 뿐 삼겹살 구이점, 뷔페, 생맥주점, 감자탕 전문점 등은 비교적 장사가 잘돼 업종을 계속 추가한 셈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인구 98명에 처녀는 셋뿐

    인구 98명에 처녀는 셋뿐

      한국과 일본을 가름 해놓은 망망한 대해 위 전관수역「라인」에 섬 하나. 분명 한국의 영토이면서도 나라를 모르고 육지를 잊은 섬 둘레 20리 남짓한 한국 안의 이방, 이름하여 국도 - . 여기에도 끈질긴 사람살이가 있다. 육지서 온 귀한 손님 맞아 염소 잡고 고구마떡 빚어 천길 물속에서 바로 치솟은 듯한 절벽과 바위만으로 이룩된 섬. 언제나 높이 5m의 파도가 흰 거품을 물고 검은 절벽을 핥는다. 행정상으로는 통영(統營)군 욕지(欲知)면 연화리 소속이다. 충무항에서 남쪽으로 30여「마일」달리면 나타난다. 98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것이다. 앙칼진 파도소리와 짙은 안개뿐인 고독한 이 섬에 난생 처음으로 육지의 손길이 닿아 귀한 손님이 찾아 들었다. 한국에서 가장 작은 학교의 하나인 국도국민교의 첫 졸업식이 지난 2월 25일 이곳에서 베풀어 졌을 때였다. 김상조(金相朝) 통영군수와 수행기자 2명이 선물을 안고 찾아 들었다. 섬사람들은 유사이래 처음 맞는 최고「VIP」들을 위해 귀한 염소를 잡고 고구마떡을 빚어 잔치를 차렸다. 바로 이 자리에서 5명의 졸업생 전원이 도회지로 유학을 가게 됐다. 섬나라의 경사였다. 국민교 학생은 모두 15명, 유일한 공무원은 선생님 국도에서 태어나 20리 섬나라를 벗어나지 못하고 죽어가야만 했던 어린이들이다. 이들이 김통영군수의 특별지원으로 유학길에 오르게 된 것이다. 5년 전 도비 2백만원을 들여 섬 중턱 비윗돌 위에 교실 하나, 변소 하나, 사택 하나를 지어 국도국민교라 간판을 붙인 이 학교엔 총원 15명의 학생에다 선생은 한 명이다. 1·2학년에 7명, 3·4학년에 3명, 5·6학년에 5명이 학생의 전부. 한 교실 내에서 다같이 복식 수업을 했다. 그중에서 5명이 졸업을 했다. 현재 총원은 10명으로 줄었다. 교장이며 선생, 급사까지 한 몸에 지니고 있는 하병수(河秉壽, 35)씨가 이 섬의 유일한 공무원이며 또 지도자다. 경남 함양고등학교를 나와 국도에 학교가 선다는 소식을 듣고 자원, 교사로 발령을 받아 이곳에 온 하선생은 5년을 하루같이 섬사람들을 위해 노력해왔다. 결혼을 하자마자 남편을 따라 이곳에 온 하선생의 부인 이순이(李順伊, 31) 여인도 이제 화려한 도회지의 꿈은 잊은 지 오래다. 그러나 이여인은 졸업식날 밀려온 육지손님을 보고 반가와 울었다. 5년 만에 처음 보는 육지사람들이었다. 함양이 고향인 이여인은 함양여고를 졸업, 마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하선생과 결혼, 남편의 굳은 의지를 믿고 국도까지 왔다. 5년 동안 섬생활을 하면서도 한 번의 육지 외출의 기회를 가져보지 못했다. 아무리 육지에 가보고 싶어도 뱃길이 없고 통신망이 없다. 1년 내내 쌀밥구경 못하고 고구마와 깡보리밥을 유일한 주식으로 삼아 견디고 있는 이여인은 남편을 도와 학생들을 가르친다. 그의 가장 가까운 벗은 이곳에서 길러온 10마리의 닭이란다. 슬하에 아이 하나 없는 이여인이다. 사람 살기는 91년 전부터, 약초 캐러 왔다가 배를 잃어 이곳 이장 김상갑(金上甲, 41)씨가 63년 3월 한 달간의 육지 출장을 해서 관계요로에 진정, 얻어진 것이 국도국민교였다. 이 섬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91년 전. 당시 개척자 김경팔씨가 고성(固城)에서 9명의 친구들을 이끌고 약초를 캐러 왔다가 풍랑에 배는 파손되고 갈 길이 막혀 정착한 것이 첫 시초. 칡뿌리와 바닷고기를 잡아먹고 살다가 9년만인 1887년 봄 캐먹을 칡뿌리도 동이 나고 풍랑이 심해 고기잡이도 못해 9명 중 6명은 굶어 죽고 3명이 살아남아 지나가는 어선의 도움으로 육지로 옮아갔다가 다시 7세대의 가족을 형성, 원한의 국도를 개척하겠다고 건너왔다. 그것이 지금의 98명 인구로 팽창되었다고 최고령자 이원도(李遠道, 67) 노인의 설명이다. 섬 전체의 총 자산으로는 밭 7백평에 전마선 7척, 그리고 전국에 이름난 약용염소 40마리가 있다. 해초를 뜯어 한 달에 한 번씩 오는 육지의 상고선(商庫船)에 팔아 1년에 30만원 정도 벌어들여 마을 이장이 3개월 만에 한 번 정도 육지에 나가 필요한 물품을 공동 구입, 생활한다. 음력설 하루만 쌀밥 먹고… 처녀 셋 그나마 15살 안팎 음력설 하루만은 섬사람 전부가 쌀밥을 먹지만 나머지는 전부가 깡보리밥에다 고구마 먹기로 정해놓고 있다. 그래서 부인들은「퍼머」도「나일론」옷감도 모른다. 처녀라고는 15살 안팎의 어린 소녀 3명뿐인데 옛 풍속 그대로 길게 머리를 땋고 있다. 현재까지 이 섬에서 이웃 섬으로 시집간 처녀는 모두 12명. 시집갈 때 염소 한 마리와 고구마떡 해가는 게 상례로 되어 있다. 섬 안에서는 처녀가 귀해 장가 못간 노총각이 많다. 남자 인구 60명에 여자는 38명. 아이들은 신발 없이 자라는 수가 많다. 길도 없다. 바위와 벼랑을 타고 다닌다. 주민 3분의 2가 호적이 없었던 이곳에 이번 주민등록증 발급실시로 난생 처음 신분증도 받아보았다. 군에 입대한 사람은 김인찬(金仁燦, 22)군 한 명뿐이다. 작년 가을 섬청년답게 해군에 입대했다. 이곳 염소가 약용에 좋은 것은 산에서 약초만 뜯어먹고 살기 때문이다. 한 달 중 25일 이상은 파도가 밀어닥쳐 육지에서 배가 온다손 치더라도 섬에 닿지 못하고 되돌아가야 한다. <공하종·조기제 기자> [ 선데이서울 69년 3/9 제2권 10호 통권 제24호 ]
  • [길섶에서] 석류/심재억 문화부 차장

    구불텅한 석류나무는 고샅길에 그늘을 드리우고 서있었다. 가을이 깊어 석류를 매단 가지가 휘청 늘어지고, 닭벼슬처럼 붉은 석류가 쩍, 가슴을 뽀개 유리알 같은 속을 드러내 보이자 할머니는 어린 제게 이렇게 이르셨다.“잠깐이면 손타니 니가 잘 지켜야 돼.” 너무 셔 모양에 비해 맛은 별로였지만,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군침을 삼키며 쳐다보곤 해 그걸 지켜야 하는 내게는 사람들의 그런 표정이 여간 신경쓰이는 일이 아니었다. 문제는 밤중에 일어났다. 저만 하면 잘 익어 따먹어도 되겠다 싶었는데 자고 나니 꼭대기 몇개 빼고는 모조리 ‘소탕’이 되고 없었다. 잠이 덜 깬 내 머릿속에서 잉잉, 매미 우는 소리가 들렸다. 부리나케 할머니에게 이르러 갔더니 잘 지키라시던 때와는 딴판으로 “뒤뜰에 또 한 그루 있으니 그건 보시한 셈 치자.”며 내 머리를 쓸어주셨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할머니는 석류보다 할아버지가 심으신 석류나무를 지키는 일에 더 관심이 크셨다. 그 해 늦가을, 할머니는 석류 한 개를 따들고는 할아버지 산소를 찾아 이렇게 고하셨다.“자, 맛이나 보슈. 느리(결과)도 못 볼 걸 키우느라 애만 썼으니….”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타미플루’ 내성 조류독감 발견

    ‘타미플루’ 내성 조류독감 발견

    조류독감 치료제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타미플루’에 내성이 있는 변종 H5N1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됐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트남 국립 바이러스 예방·전염병학연구소와 15개 국제조사단은 공동으로 지난 2월 조류독감에 감염된 14세 베트남 소녀에게서 검출된 바이러스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 소녀에게서 3가지 종류의 H5N1 바이러스가 발견됐는데 이 가운데 하나가 타미플루에 내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소녀는 조류독감에 걸린 21세 오빠를 간호하다 감염됐다. 타미플루는 미국 등 10여개 국가에서 조류독감 창궐에 대비, 비축을 서두르고 있는 대표적인 독감 치료제다. 이 소녀에게서 발견된 변종 바이러스는 다른 독감 치료제인 ‘리렌자’로는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아직 지나치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지만, 만약 내성이 있는 변종 H5N1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퍼지고 사람들 사이에 쉽게 전염된다면 타미플루의 효용성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변이되기 시작하면 기존의 치료약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고 우려해 왔다. 연구결과는 다음 주 발간되는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게재될 예정이다. 또 마르코스 퀴프리아누 유럽연합(EU) 보건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7일 루마니아에서 발견된 조류독감 바이러스를 정밀 분석한 결과 인간 전염 가능성이 있는 H5N1형으로 확인됐다고 15일 말했다. 루마니아에서는 앞서 14일 두 번째 조류독감 사례가 발생,H5N1형인지를 검사하고 있다. 조류독감 발생이 확인된 터키에서는 아크리 주에서 닭 1000여마리가 폐사, 확산이 우려되고 있으며 조류독감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주민 9명에 대해서는 검사가 실시됐다. 이처럼 ‘나쁜 소식’이 잇따르자 세계 각국은 더욱 긴장하고 있다. EU는 14일 수의학 담당 관료와 전문가들이 참여한 긴급 대책 회의를 열어 가금류를 철새와 분리하고, 철새 이동경로에 위치한 습지와 농장 등 위험지역에 조류독감 조기 발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방역 강화 조치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EU 외무장관들은 18일 룩셈부르크에서 회의를 갖고 조류독감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직 조류독감 사례가 발견되지 않은 남미의 브라질에서도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15일 처음 조류독감 확산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함에 따라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태국은 겨울철을 앞두고 조류독감이 재발할 것에 대비, 다음 주부터 21개 주에 대해 집중 감시를 시작하는 등 방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조류독감 예보 발령 첫날] “작년보다 상황 나빠진것 없다”

    조류독감 발생 예보로 닭고기 소비가 급격히 줄면서 양계 농가의 피해가 확산되자 농림부는 크게 당황하는 표정이다. 매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데도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언론이 너무 자극적으로 보도한다는 불만도 드러냈다. 농림부 관계자는 14일 “작년에 예보발령만 내리지 않았을 뿐 올해와 똑같은 내용의 경고를 여러차례 했다.”면서 “올해 동남아 지역의 조류독감 사망자는 10여명으로 1년전 30∼40명보다 훨씬 적은데 왜 이렇게 난리법석을 피우냐.”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부시 행정부가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앙 이후 보건예방 차원에서 조류독감 방역관련 예산을 증액한다고 떠드니까 유럽 등 각국에도 덩달아 비상이 걸렸다.”면서 “지난해보다 상황이 악화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농가들도 충분한 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에도 양계 농가 등의 불만은 정부로 쏟아졌다. 인천의 한 양계농가는 농림부 가축방역과로 전화를 걸어 “조류독감이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왜 겁을 주느냐.”고 따졌다.원주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중년 남성은 “하루에 50마리 팔리던 닭이 언론의 조류독감 보도 이후 3마리만 팔리고 있다.”면서 “방송사를 모두 폭파시키겠다.”고 소리를 질렀다. 대한양계협회는 경기도 지역에만 17만 마리의 토종닭이 판로를 찾지 못해 양계장에 묶여 있다고 밝혔다. 닭을 사가는 차량이 1주일에 3차례 정도 양계장을 찾았으나 최근에는 1대도 오지 않는다고 대책을 호소했다. 특히 닭을 70일 정도 키워 무게가 2.2㎏ 정도일 때 제값을 받고 파는데 지금은 수요가 없어 출하일을 10일 이상 넘겨 잘 팔리지 않는 3㎏ 이상의 닭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협회 관계자는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는 닭이나 오리 등을 집 주변에 풀어놓고 사육, 사람에게 감염될 소지가 높지만 우리나라는 방역체계를 갖춘 전업농들이 대부분”이라면서 “닭고기를 먹고 조류독감에 감염될 위험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전국의 양계농가는 19만가구로 닭 3만마리 이상 키우는 전업농은 5000가구에 이른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조류독감 예보 발령 첫날] “2년전 악몽 또 오나” 속타는 농가

    [조류독감 예보 발령 첫날] “2년전 악몽 또 오나” 속타는 농가

    “조류독감이 오지도 않았는데, 이거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닙니까.” 충북 음성군 삼성면 청룡리에서 산란계 3만마리를 사육중인 박덕규(56)씨는 분통부터 터뜨렸다. 조류독감 공포가 엄습하면서 계란과 육계값이 떨어지고, 소비가 줄어드는 등 피해가 이어지자 농민들의 한숨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박씨는 2003년 12월10일 국내에서 처음 발병된 조류독감 첫 신고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신고가 늦었을 뿐 이미 천안 등에서도 발병이 됐었다.”면서 “그런 데도 첫 발병지라며 엄청 욕을 먹어 조류독감이라는 말만 나와도 치가 떨린다.”고 말했다. ●계란값 40% 폭락 박씨는 당시 산란계 2만 6000마리를 길렀으나 조류독감으로 대부분 죽으면서 7000마리분만 보상받았다. 박씨는 “그 충격으로 1년을 쉬다 친환경 계란을 생산, 회사에 납품하는 방식으로 바꿨다.”면서 “그 때 망해 빚 4억 5000만원을 졌는데 지금은 더 늘었다.”고 조류독감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며 전화를 끊었다. 충남 천안 풍세면 용정리에서 닭 3만마리를 키우고 있는 배종옥(42)씨는 “일부 학자들이 조류독감이 확산되면 수백만명이 죽느니 사느니하면서 계란값이 폭락하고 있다.”고 말했다.2주 전 개당 110∼120원하던 도매가가 지금은 70∼74원 정도로 크게 떨어져 있다는 게 배씨의 얘기다. 아산시 배방면 북수리에서 육계 7만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강용식(51)씨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육계값은 현재 1㎏에 900∼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의 1500∼1700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강씨는 “이 가격은 1300원대인 생산비도 안되는 것”이라며 “이 상황이 계속되면 값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속만 끓이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23년째 육계를 생산해온 전남 나주시 반남면 청송리 정종식(52)씨는 “매스컴에서 조류독감이 위험하다고 호들갑을 떨어 양계농가는 다 죽게 생겼다.”며 “소비마저 줄어 출하날짜를 넘기게 되고 사료값이 더 들어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주시 안강읍 육통리에서 산란계 9만여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권영택(53)씨는 “조류독감 소식에 소비가 위축되면서 양계가격이 이미 폭락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닭 가공업체도 죽을 맛 닭고기 전문업체인 ㈜하림은 하루평균 출하량(주문량)이 30% 정도 줄어들었다. 종전 하루 34만∼35만마리의 닭고기가 소비됐으나 최근 조류독감 공포가 확산되면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산지가격도 급격히 하락, 성수기인 7∼8월에 비해 50% 떨어졌고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0% 정도 하락했다. 하루 2만마리의 오리를 가공하는 국내 최대 오리가공업체 화인코리아(나주시 금천면)는 이달들어 조류독감이야기가 나오면서 총매출액이 20%가량 떨어졌다.2003년 조류독감 직격탄으로 부도처리된 뒤 기사회생한 이 회사는 또 다시 그때의 악몽을 떠올리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하림 김대식 홍보팀장은 “닭고기는 배추·무와 같은 생필품인 만큼 가격, 소비변화에 대단히 민감하다.”면서 “조류독감 우려속에 매일 가격과 출하량이 요동을 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용하게 대응해달라 조류독감이 휩쓸었던 천안과 음성은 물론 국내 양계농가에서는 자치단체 등의 협조를 얻어 사육장 주변을 소독하고 출입자와 출입차량을 통제하며 조류독감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조류독감의 매개체로 알려진 철새들이 찾는 천수만과 형산강 등 도래지 주변 농가에서는 그물을 치거나 총을 쏴 철새를 내쫓는 등 예방활동을 더 철저히 펴고 있다. 강용식씨는 “이러다 양계농장 기반이 모두 무너질 판”이라며 “오지도 않은 조류독감에 너무 법석을 떠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쏟아냈다. 천안 이천열·나주 남기창 경주 김상화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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