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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가 ‘닭발’이라는데…공룡 발자국 화석 찾아낸 中 5살 소년

    모두가 ‘닭발’이라는데…공룡 발자국 화석 찾아낸 中 5살 소년

    5살 소년이 공룡 발자국 화석을 발견했다. 10일 ‘신징바오’(新京报)는 중국 쓰촨성 청두에 사는 양쩌루이(杨哲睿, 5)가 시골 마을에 묻혀있던 기이한 발자국의 주인을 가려냈다고 보도했다. 얼마 전 부모와 함께 쓰촨성 바중시 퉁장현 할아버지 댁으로 간 소년은 마을에 ‘닭발’이라 불리는 기이한 발자국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호기심이 발동한 소년은 지난 1일 부모를 졸라 발자국이 있다는 들판으로 나갔다.그곳에는 정말 닭의 것이라기에는 예사롭지 않은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현장을 자세히 들여다본 소년은 발자국의 주인이 공룡 같다는 말을 꺼냈다. 평소 공룡에 대한 아들의 관심이 남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던 부모는 SNS를 통해 공룡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다. 발자국 사진을 본 전문가는 공룡 흔적임을 직감했다. 중국지질대학교 싱리다(邢立达) 박사는 “약 1억3000만년 전 백악기 시대에 살았던 공룡 발자국 화석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중국 유명 고생물학자이자 공룡전문가인 싱 박사는 지난해 중국에서 아시아 최초로 티라노사우루스류 공룡 발자국을 발견한 인물이다.곧장 연구팀을 꾸린 싱박사는 10일 소년과 함께 현장으로 가 화석을 직접 분석했다. 박사는 움푹 팬 화석 5점이 발가락이 세 개 달린 수각류(theropods·두 발로 보행하는 육식성 공룡) 중 하나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쓰촨 분지 북부에서 발견된 최초의 백악기 시대 공룡 발자국 화석이다. 아무도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해 그간 ‘닭발’ 취급을 받던 공룡 발자국 화석은 어린 소년의 눈썰미 덕에 이렇게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싱 박사는 소년이 중국에서 공룡 화석을 발견한 최연소자라면서, 앞으로 화석을 좀 더 연구해 전시회를 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에서는 지난해에도 10살 소년이 약 6600만 년 전 후기 백악기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공룡알 화석 11개를 무더기로 발견해 세간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진중권·與, 표현의 자유 놓고 설전…김용민 “무기가 된 말의 대가 잘 치르라”

    진중권·與, 표현의 자유 놓고 설전…김용민 “무기가 된 말의 대가 잘 치르라”

    김용민 의원, ‘똘마니’ 발언 진 전 교수 상대 민사소송금태섭 전 의원, 과거 모욕제 폐지 법안 발의하기도‘조국 똘마니’ 비판한 진중권 전 교수 진중권 전 교수가 김용민 더불어민주당에게 ‘조국 똘마니’라고 했다는 이유로 민사소송을 당한 것에 대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같은당 김용민 의원을 강하게 비판하자, 이재정·김남국 의원 등이 김용민 의원을 비호하고 나섰다. 진중권 전 교수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민사소송도 하나 들어왔네요. 원고가 민주당의 김용민 의원이래요. 소장을 읽어 보니 황당. 이분 나한테 ‘조국 똘마니’ 소리 들은게 분하고 원통해서 지금 의정활동을 못하고 계신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금태섭 전 의원도 “대통령을 쥐나 닭에 비유한 글이나 그림도 있었고, 사실 관계가 구체적인 점에서 틀린 비판도 있었지만, 그런 걸 금지하거나 처벌하면 공직자에 대한 건강한 비판이나 풍자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었다”라고 말했다. 또 금 전 의원은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스스로는 아직도 자기가 진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그러라고 사람들이 촛불 든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용민 의원은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중권은 매우 강력한 스피커를 가진 분입니다. 페북에 글을 쓰면 거의 모든 언론이 기사화 시켜 주고 있습니다. 이런 분이 합리적 근거도 없이 모욕적인 언행을 사용했다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합니다”라고 비판했다. 금태섭 전 의원 “아직도 자기가 진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그러면서 김 의언은 금 전 의원에 대해서도 “그리고 제 기억에 금태섭 전 의원이 언제 진보진영에 있었는지 잘 모르겠는데, 진보를 언급하니 어색합니다. 마치 검찰이 대한민국의 정의를 바로세운다고 하는 것처럼 들리네요”라고 비꼬았다. 김 의원은 민사소송을 택한 것에 대해 “저는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위해 많이 싸웠습니다. 그래서 모욕죄로도 고소할 수도 있을 사안을 민사소송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금 전 의원을 겨냥해 “국민기본권 지킴이로 누구보다 노력해온 김변, 아니 김의원이 나름의 고민끝에 가치를 지켜며 선택한 조치, 후배의 고민의 결을 그는 정말 몰랐을까. 어떤 가치를 지키기 위한 소신있는 정치인의 느낌이 점점 사라지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무엇이 그를 이리 조급하게 만드는가”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이는 배경은 표현의 자유 억압 논란 때문이다. 20대 국회에서 표현의자유의 필요성을 가장 강하게 주장한 금태섭 전 의원이다. 금 전 의원은 20대 의원을 지내면서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측면이 크다는 이유로 모욕죄 규정을 삭제하는 형법 개정안 발의한 바 있다. 김 전 의원이 모표현의 자유를 해치지 않기 위해 민사소송을 택했다는 것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오간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금 민사, 형사 따지는 게 중요한게 아니지 않냐”며 “정치적으로 해결할 문제를 법으로 풀려고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진중권 언급된 기사가 얼마나 많은지 알지 않느냐”며 “이정도 대처는 할 수 있다고 본다”고 김 의원을 두둔했다. 표현의 자유 논란 점화 이처럼 민주당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오가는 것은 민주당이 지금껏 자유주의적 가치를 내세우며 표현의 자유를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표창원 전 의원이 본인 주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나체 풍자 그림인 ‘더러운 잠’을 국회에서 전시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21대 국회 들어 민주당의 법적대응은 더 잦아졌다. 민주당은 더불어민주당 비판 칼럼을 썼던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를 고발하기도 했다. 한편 진 전 교수과 민주당 의원들의 설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진 전 교수는 윤석열 검사장회의 소집에 ‘똘마니 규합’이라고 언급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관련한 기사를 공유하며 “‘똘마니’라는 표현은 의원님이 검사장들에게 써도되지만, 일개시민이 의원님에게 쓰면 안 됩니다. 이제라도 김용민 의원이 이 반민주적 폭거에 사과를 하면 소취하를 허락할지 진지하게 고려해 보겠습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사과할 기회를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기회를 차 주시는군요. 더 이상의 관용은 없습니다. 무기가 되어버린 말의 대가를 잘 치르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허리케인 탓에 동물농장으로 변한 멕시코 남성의 집

    허리케인 탓에 동물농장으로 변한 멕시코 남성의 집

    멕시코의 한 청년이 동물농장으로 변한 자택을 공개하며 "동물들이 굶지 않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동물보호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리카르도 피멘텔은 허리케인 델타의 상륙을 앞둔 7일(이하 현지시간) "동물들을 대피시켰다"며 자신의 자택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허리케인을 피해 칸쿤에 있는 피멘텔의 자택으로 대피한 동물은 주인 없이 길을 떠돌던, 유기견과 유기묘, 닭, 말, 토끼, 심지어 고슴도치까지 최소한 300마리를 웃돈다. 피멘텔은 "허리케인 델타가 칸쿤에 상륙한다고 하기에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는 동물들을 발견하는 대로 일단 집으로 대피시켰다"며 "최소한 300마리 이상인데 얼마나 더 있는지, 어떤 동물이 더 있는지는 나도 정확히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사료도 몇 자루 준비했고, 물탱크도 넉넉하게 채워놨지만 대피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형편"이라며 "동물들이 굶주리지 않도록 도움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피멘텔은 동몰보호단체인 '애니멀 랜드'의 설립자로 칸쿤에선 이름난 동물보호운동가다. 애니멀 랜드는 주로 유기견이나 유기묘를 구조해 보호하다가 입양하는 일을 하고 있다. 허리케인 델타가 칸쿤에 상륙한다는 예보가 나오면서 피멘텔은 긴급구조활동에 나섰다. 허리케인이 닥치면 사람 못지않게 피해를 보는 게 거리를 떠도는 동물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피멘텔은 주민들에게 SOS를 쳤다. 그는 "최선을 다했지만 300여 마리의 동물을 대피시키는 데 그쳤다"며 "주민 여러분도 유기견이나 유기묘를 발견하면 일단 집으로 대피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적지 않은 주민들이 그의 요청에 호응, 유기동물을 대피시켰다. 하지만 걱정은 이제부터다. 허리케인이 지나간 후 동물들을 돌보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피멘텔은 "전례 없이 많은 동물을 한꺼번에 수용하기엔 애니멀 랜드의 (재정적) 능력에 한계가 있다"며 후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허리케인 델타는 7일 오전 시속 175km 강풍을 몰고 칸쿤이 위치한 킨타나로오 해안에 상륙했다. 강풍이 몰아지면서 가로수와 신호등이 쓰러지고 정전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현지 언론은 "허리케인 델타의 상륙으로 유카탄에서 킨타나로오에 이르기까지 강풍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피멘텔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민주당 의원 ‘조국 똘마니’…진중권 피소에 금태섭 비판(종합)

    민주당 의원 ‘조국 똘마니’…진중권 피소에 금태섭 비판(종합)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자신을 ‘조국 똘마니’라고 부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7일 뒤늦게 알려졌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어제 민사 소송이 하나 들어왔는데 원고가 민주당 김 의원”이라며 “소장을 읽어보니 황당. 이분 나한테 ‘조국 똘마니’ 소리를 들은 게 분하고 원통해서 의정활동을 못 하고 계신단다. 그 부분에서 뿜었다”고 적었다. 진 전 교수는 김 의원이 자신을 고소한 이유 중 하나가 ‘민주당과 라임 사태의 연관 관계 의혹 제기’라고 소개하며 “자신들이 저지르는 비리에 입도 벙긋하지 말라는 경고로, 이게 ‘민주’라는 이름을 가진 당에서 하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라임 사태와 관련해 기동민 의원은 소환 요구를 받고 있고 최근에는 이낙연 대표의 사무실 복합기 대금을 라임 측에서 대납해 온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며 “그런데도 의혹 제기를 하면 민주당 의원에게 고소를 당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지난 6월 22일 페이스북에서 김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사상 최악의 검찰총장’이라고 발언한 내용이 담긴 기사 링크를 걸고 “누가 조국 똘마니 아니랄까 봐. 사상 최악의 국회의원입니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김 의원 측은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을 걸었다”며 “진 전 교수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지적한 직후에 걸었는데 소송대리인이 주소를 오기했는지 송달이 늦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와 관련해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스스로는 아직도 자기가 진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라며 김 의원의 처신을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보수 정권 시절 대통령을 쥐나 닭에 비유한 글이나 그림도, 사실관계가 틀린 비판도 있었지만 이를 금지하거나 처벌하면 공직자에 대한 건강한 비판이나 풍자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여러 사람이 정말 힘들여 싸웠지만, 탄핵이 되고 정권 교체가 되니 민주당 의원이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다”며 “그것도 표현의 자유 수호에 가장 앞장섰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국회의원이”라고 개탄했다. 금 전 의원은 그동안 칼럼을 통해 고소고발의 남발에 대해 정치가 작동해야 하는 영역에 형법이 과도하게 나서게 되면 사회가 경직되고 구성원들이 불안해진다며 부정적 입장을 개진해 왔다. ‘따박따박’ 고소고발을 일삼는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는 대한민국의 건강한 발전에 장애물을 만들고 있는 셈이라며 언론에 대한 고소고발을 이어가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겨냥하기도 했다. 금 전 의원은 주요 정당이 고소고발을 자제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명예훼손죄를 폐지해야 정치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안도현의 꽃차례] 마당을 나간 암탉

    [안도현의 꽃차례] 마당을 나간 암탉

    7:20, 아침에 모이를 주던 중에 흰 암탉 한 마리가 닭장을 빠져나가고 말았다. 당황스러웠다. 닭장 주변을 기웃거리는 암탉을 잡으려고 황급히 민물낚시 뜰채로 녀석을 덮쳤다. 녀석은 뜰채를 피해 아예 닭장 지붕 위로 날아올랐다. 갇혀 있다가 밖으로 나온 암탉은 당당했으나 나는 조마조마했다.7:25, 나는 한 번 더 닭장 지붕 쪽으로 뜰채를 휘둘렀다. 암탉은 마치 프로펠러를 장착한 헬리콥터처럼 공중으로 몸을 띄워 올렸다. 그러고는 순식간에 철제 펜스 밖으로 날아가 버렸다. 녀석이 착지한 곳은 거친 풀이 어른 허리 높이까지 자라는 풀숲이었다. 장화를 신고도 발을 들여놓기 싫은 곳. 암탉은 오도 가도 못하고 풀숲에 대가리를 처박고 있었다. 나는 정성 들여 키우던 닭 한 마리를 본의 아니게 잃어버릴 처지에 놓였다. 7:35,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생각났다. 그 동화의 주인공 ‘잎싹’은 찔레덤불에서 청둥오리 알을 부화했다. 이 녀석에게도 그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게 될까. 하지만 희망은 내 편이 아닌 듯했다. 녀석은 풀덤불 속에서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넓고 거친 야생의 풀숲으로 녀석은 해방된 게 아니었다. 비좁은 닭장이 오히려 안전했는지 모른다. 닭장으로 돌아오지 못하면 족제비나 오소리의 추격에 시달릴 수 있다. 들고양이도 암탉을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십여분 지나자 풀잎 끝이 조금 흔들렸고 녀석이 조금씩 발걸음을 떼기 시작하는 게 보였다. 7:50, 나는 궁리 끝에 펜스와 풀숲 사이에 5미터쯤 되는 각목을 걸쳐 놓았다. 이 각목을 다리 삼아 마당으로 건너오너라. 하지만 녀석은 풀숲에서 천천히 풀씨들을 쪼아 먹을 뿐이었다. 귀환하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다. 각목을 타고 뱀이라도 마당으로 건너오면 어쩌나. 밤에 족제비가 슬그머니 마당으로 기어들어 오지나 않을까. 내가 오히려 조바심을 낼 뿐이었다. 8:00, 그리고 나는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우리 집에서 키우는 열여덟 마리의 닭 중에 암탉 한 마리가 없어지면 내게 얼마만 한 손해인지를 말이다. 나는 암탉을 구할 생각은 하지 않고 옹졸한 인간이 돼 가고 있었다. 그까짓 닭 한 마리 때문에. 김수영이 생각났다.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그러면서도 마당 밖의 암탉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모이를 한 줌 던져 주었다. 8:30, 잠적한 지 삼십여분 만에 암탉이 나타났다. 나는 이번에는 수돗가에서 호스를 끌고 가 수압을 높인 뒤에 닭에게 마구 뿌려댔다. 어떻게든 내가 걸쳐 놓은 각목 쪽으로 녀석을 몰아 볼 생각이었다.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에 놀라 녀석이 다시 풀숲으로 숨어들었다. 8:35, 드디어 암탉이 바깥 쪽 각목 끝에 매우 조심스럽게 발을 얹었다. 이제 마당 안쪽으로 놓인 각목을 타고 와서 폴짝 뛰어내리기만 하면 됐다. 제발 좀 움직여라. 8:40, 암탉은 한참을 망설이더니 각목 끝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래, 조금만 더 가까이 오너라. 각목은 녀석을 구해 줄 유일한 사다리였다. 8:45, 마침내 녀석이 각목의 맨 끝에 도달했다. 나는 휴대폰을 꺼내 촬영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암탉의 귀환을 성사시킨 나를 아내와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던 것이다.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드는 순간, 암탉은 내 기대와는 달리 원래 있던 풀숲 쪽으로 다시 몸을 돌리는 게 아닌가. 두 시간 가까이 녀석과 벌인 실랑이가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참으로 허탈했다. 9:30, 늦은 아침밥을 먹고 나가 보았으나 마당 밖의 암탉은 보이지 않았다. 닭장 속에 있던 닭 몇 마리도 풀숲 쪽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10:00, 이틀 동안 바깥 일정이 있어서 나는 집을 떠났다. 마당을 나간 암탉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이튿날, 우리 집에 들른 동생에게 암탉의 안부를 물었더니 마당으로 저 혼자 들어와 있다고 했다. 후줄근하게 젖어 있는 녀석을 붙잡아 닭장으로 넣어 주었다는 것이다. 마음이 놓였지만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마당을 나갔던 암탉에게 닭장은 안식처인가, 감옥인가.
  • 80세까지 80번 풀코스 완주 도전… 난 결코 걷지 않는다

    80세까지 80번 풀코스 완주 도전… 난 결코 걷지 않는다

    “3·1운동이 일어난 지 100년, 일본 심장부인 도쿄에서 비가 오는 가운데 한 번도 걷지 않고 고개를 들고 뛰었습니다. 마치 독립투사가 된 듯한 착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고동현(70) 서대구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이 지난해 3월 3일 도쿄마라톤대회 풀코스를 완주한 직후 평소 친분이 있는 서길수 영남대 총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다. 고 이사장은 이 메시지에서 “하루 내내 비가 내려 저체온증으로 고생했지만 도쿄 시민들에게 보란 듯이 달렸다”고 밝혔다. 고 이사장에게 도쿄마라톤대회는 큰 의미가 있었다. 이 대회 완주로 아마추어 마라토너의 꿈인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이다. 보스턴(2004년·3시간46분12초)을 시작으로 베를린(2010년·4시간4분29초), 시카고(2011년·4시간10분8초), 뉴욕(2014년·4시간18분2초), 런던(2016년·4시간34분24초)에 이어 도쿄까지 세계 6대 메이저 마라톤대회를 완주했다. 아마추어 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국내 50번째 주인공이 됐다. 그의 나이 69세였다.고 이사장이 마라톤을 시작한 것은 51세인 2001년 2월이었다. 동창 모임에서 마라톤을 하겠다고 ‘깜짝 발표’를 한 다음날이었다. 당시 그는 고혈압, 고지혈증 등 성인병을 앓고 있었다. “부모님이 모두 일찍 돌아가셨습니다. 50세를 넘어서면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나 자신과 가족을 위해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죠.” 첫걸음은 쉽지 않았다. “첫날 회사 근처 구민운동장을 3바퀴 뛰니 머리가 핑 돌았습니다. 그래도 참고 매일 달렸더니 6개월 뒤에 운동장 100바퀴를 뛸 수 있게 되더라고요.” 늦은 나이에 마라톤을 시작했지만 8개월도 안 돼 풀코스를 완주했다. 그는 무슨 일을 하든 모든 열정을 쏟아붓는다. 마라톤 역시 마찬가지였다. 현재 마라톤 풀코스 완주는 모두 59차례 기록했다. 하프코스 등까지 합치면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많이 달렸다.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많은 것을 얻었다. 가장 큰 건 건강이다. 시작 당시 키 168㎝에 몸무게 77㎏, 허리 37인치였다. 지금은 몸무게 64㎏, 허리 33인치로 줄었고 근육도 탄탄해졌다. 그를 괴롭히던 성인병도 완전히 사라졌다. 마라톤으로 체력을 다진 고 이사장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영남대 섬유공학과를 나온 그는 섬유공학과와 의류학과를 통합한 영남대 섬유패션학부 동창회 초대 회장을 지냈다.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동창회 장학회 기반을 다져 봄가을로 재학생 20명에게 장학금을 준다. 중소기업중앙회 윤리위원회 위원, 대구섬유제품관협동조합 이사장, 대구달성초등학교 총동창회장을 역임했다. 달성초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행사를 치르며 비용을 절약해 동문장학회를 설립하기도 했다. 특히 2013년부터 3년간 서대구산업단지 이사장을 맡았다가 지난해 3월 또다시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2500여개에 달하는 입주업체 대표들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산업단지 재생사업과 서대구역사 건립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한 고 이사장의 능력을 높이 산 것이다. 이사장 재선임은 50년 서대구산업단지 역사상 처음이다. 또 고 이사장은 2015년부터 대한제면공업협동조합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조합 설립 53년 만에 처음 나온 지방 출신 이사장이다. 그는 2002년부터 4년간 대한제면조합 감사로 활동했다. 이 밖에도 대한제면공업협동조합 이사장과 전통제조업위원회 공동 이사장, 대구서구청 교육위원회 위원, 영남대 총동창회 수석부회장 등 다양한 직책을 맡고 있다. 이화제면을 1983년 창립해 기능성 침구류를 생산, 판매 중이다.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고 이사장은 엄청난 기록도 갖고 있다. 55세였던 2005년 4월 3일 전주마라톤대회에서 2시간59분44초로 골인했다. 아마추어 마라토너에겐 꿈의 기록인 3시간을 깨며 ‘마라톤 명인’ 반열에 오르게 된다. 이를 ‘서브 스리’라고 한다. 서브 스리 달성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식이요법과 꾸준한 운동으로 체중을 3㎏ 이상 줄였다. 체중 1㎏을 감량하면 마라톤 풀코스 기록을 3분 단축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당시 그는 아침엔 삶은 계란 흰자 3개, 점심으로는 삶은 닭 반 마리, 저녁에는 소고기 샤부샤부 150g과 소금기 없는 채소를 먹었다. 이 대회 직전에 참가한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3시간8분54초로 아깝게 서브 스리 달성에 실패했다. 따라서 전주마라톤대회에서 기록을 달성하겠다는 그의 생각은 더욱 간절했다. 그는 “전주 마라톤 전날엔 수능시험을 목전에 둔 수험생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처음 5㎞ 지점에서는 몸의 균형에 신경을 썼습니다. 15㎞ 지점 기록만 보면 서브 스리 기록보다 1분 정도 빨랐어요. 이때 조금 방심했습니다. 이로 인해 반환점 지점을 1시간30분30초에 통과했어요. 나머지 절반을 1시간29분대에 들어가야 합니다. 몸 상태가 좋아 초조하지는 않았죠. 38㎞ 지점부터 치고 나갈 작전이었죠. 이때 ㎞당 4분 속도로 달렸습니다. 경북기계공고에서 동료와 훈련한 것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운동장 입구에 들어섰을 때 20초의 여유가 있었죠. 37등으로 골인 지점을 통과하는 순간 두 팔을 번쩍 들며 함성을 질렀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는 서브 스리 후유증으로 2005년 아킬레스건이 부분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수술을 3번이나 하고 2년을 쉬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심한 부상도 마라톤에 대한 그의 열정을 멈추게 하진 못했다. 재활에 성공, 2008년부터 다시 뛰기 시작해 연간 평균 5차례 정도 풀코스를 완주했다. “수술 후 모두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재활 끝에 결국 재기했습니다. 2㎏의 모래주머니를 온종일 양쪽 발목에 차고 생활했습니다.” 그는 “마라톤을 하면서 20만원이 넘는 고가 마라톤화 밑창이 너무 빨리 닳는 게 싫어 자동차 타이어를 운동화 뒤꿈치에 붙였다”며 “이게 부상의 지름길이었다. 정말 어리석은 일이었다”고 자책했다. 마라톤에 대한 열정으로 고 이사장은 2005년 대구계성고등학교 마라톤 동호회 창단을 주도했다. 가장 보람된 마라톤 관련 활동으로 그는 2001년 6월 ‘대구달리네 부부 마라톤 동호회’를 만든 것을 꼽았다. ‘달리네’는 그가 작명한 것으로 ‘달리는 가족’이란 의미를 담았다. 처음에 대학 동기 등 지인 7쌍(14명)이 모여 창단했다. 지금은 17쌍으로 늘어났다. 평균 나이 67세로, 전국 최고령 부부 마라톤 동호회로 발전했다. 매주 토요일 합동훈련을 하는 것은 물론 1박 2일 하계수련회, 봄가을 국내 대회 참가, 2년에 한 번 해외 대회 참가 등을 통해 건강과 함께 형제애 같은 우정까지 다져 오고 있다. 경북 문경 출신인 고 이사장은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상 3회, 대구시장상 2회, 경북지방중소기업청장상을 받았으며 제1호 자랑스러운 달성인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부인 이민숙씨와의 사이에 3녀 1남을 두고 있다. 고 이사장의 좌우명은 ‘달리면 영혼이 맑아진다’였다. 그런데 이 좌우명을 ‘Age Runner’로 바꿨다. 골프의 ‘Age Shooter’에서 가져온 말이다. 자기 나이만큼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것을 뜻한다. 고 이사장은 80세까지 마라톤 풀코스를 80번 이상 완주하는 게 목표다. 그는 자신의 묘비명에 이런 글을 남기겠다고 했다. ‘나는 결코 걷지 않았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충남도 ‘악취와의 전쟁’ 8년째…전국 최대 축산단지 홍성 이전이 죄?

    충남도 ‘악취와의 전쟁’ 8년째…전국 최대 축산단지 홍성 이전이 죄?

    전국 최대 축산단지 충남 홍성군으로 옮긴 충남도청이 8년째 ‘축산 악취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도가 내포신도시 혁신도시 지정을 앞두고 악취 제거 활동에 적극 나선 가운데 환경부도 최근 이곳을 ‘환경안전 확보 및 생활불편 해소’ 추진대상으로 선정해 적잖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25일 도청에서 한국환경공단, 농협경제지주와 ‘내포신도시 주변 축산 악취 개선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내포신도시는 충남도청이 2012년 말 이전한 홍성·예산군 경계에 조성한 신도시로 충남교육청과 충남지방경찰청 등도 입주해 있다.이번 협약은 한국환경공단이 농가 맞춤형 악취 저감 컨설팅을 하는 등 각 기관이 악취 저감에 힘을 모으기 위해 체결했다. 충남도청사가 이전한 홍성군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돼지 62만 9942 마리로 국내 1위, 한우는 5만 8179 마리로 2~3위를 다투는 국내 최대 축산단지다. 도청에서 반경 5㎞ 이내만 해도 307개 축산 농가에서 돼지, 소, 닭 등 총 64만 마리를 키운다. 이들이 배출하는 가축 분뇨는 연간 18만 3000t에 이른다. 이 때문에 도청 이전으로 주거지를 옮긴 주민들이 축사 악취로 고통을 받고 있다. 축산 악취 민원이 2016년 241건에서 2017년 124건, 2018년 74건, 지난해 84건으로 줄고 있지만 여전히 쾌적한 주거 환경을 해치는 상태다. 특히 한 여름인 7~8월에는 주민들이 악취 때문에 창문도 맘대로 열어놓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대전 도심에 있던 청사를 농촌으로 옮기면서 직면한 축산 악취를 없애기 위해 도는 이전 직후인 2013년부터 각종 수단을 동원했다. 농가에 악취 저감제를 배포하고 죽은 가축을 쪄 냄새를 줄이는 폐가축처리기도 지원했다. 농가에서 축사에 살포하도록 박테리아 미네랄위터를 만드는 시설도 지어줬다. 또 악취를 뿜는 주 성분 암모니아를 희석하는 안개분무기도 제공했다. 특히 축사 옆에 무인 악취포집기를 설치해 가동하고 있다. 이같은 악취 방지를 위해 충남도와 홍성·예산군, 농가들은 모두 114억원을 투입해야 했다. 김은영 충남도 주무관은 “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한 뒤 입사한 젊은 공무원들이 악취에 더 민감하다”며 “2016년 3개 축산농에 보상을 하고 이전시켰다. 문제는 1000~4000 마리밖에 기르지 않는 개인 축산농이 아니라 기업이 만든 축산시설”이라고 했다.그 핵심 시설이 사조농산 축사다. 도청에서 2㎞도 안 떨어진 이곳에서는 충남에서 가장 많은 돼지를 사육 중이다. 도는 최근 이곳을 ‘악취배출시설 신고시설’로 지정했다. 1년 넘게 악취 민원이 이어지고 3 차례 이상 악취 배출허용 기준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악취방지법’에 따라 내년 3월 2일까지 악취 방지시설을 설치하지 않으면 조업정지 명령 등의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 최태영 주무관은 “사조농산이 1만 6000 마리에 이르던 돼지 사육두수를 8000~9000 마리로 줄이는 등 지속적인 악취와의 싸움이 효과를 보여 올 여름 악취 민원이 2건밖에 없었다”면서도 “축산 악취는 축사가 다 사라져야 끝나는 게 아니냐”고 씁쓸하게 웃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여기는 남미] 아보카도 때문에 울고 웃는 칠레…축산 농가는 다 죽을 판

    [여기는 남미] 아보카도 때문에 울고 웃는 칠레…축산 농가는 다 죽을 판

    녹색 금덩어리라고 불리는 건강과일 아보카도 때문에 칠레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아보카도 농장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다른 농작물엔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북부로 약 220km 떨어진 페토르카주(州). 10년째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페토르카주에선 지난해 여름에만 소와 양 등 가축 5만 마리가 폐사했다. 익명을 원한 한 농민은 "지난해 페토르카주의 강우량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며 "물 부족으로 망한 축산농가가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페토르카에서 평생 양봉에 종사한 70대 농민 마르타 푸엔테는 한때 100개 넘는 양봉통을 거느린 '꿀부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닭 10여 마리를 키울 뿐 그의 농장에선 양봉통을 볼 수 없게 됐다. 푸엔테는 "(우리 동네에서만) 양봉을 하던 농가가 15가구 정도 됐는데 지금은 모두 문을 닫았다"며 "물이 부족해 양봉을 계속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푸엔테의 농가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진 산은 싱싱한 녹색으로 물들어 있다. 헐값에 사들여 벌목을 하고 개발한 아보카도 농장이 산 이곳저곳에 들어서 있다. 푸엔테는 "가뜩이나 가뭄으로 물이 부족한데 그나마 얼마 되지 않는 물을 모두 끌어다가 사용하는 건 저들 아보카도 농장"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동네 농민들은 "50년 내 최악의 가뭄으로 물부족이 심각해졌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위기를 재촉한 건 다름 아닌 아보카도"라고 입을 모았다. 칠레에서 아보카도 열풍이 불기 시작한 건 1990년대 말이다. 아보카도가 건강과일로 각광을 받으면서 기업들이 칠레 중부에서 집중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주로 헐값에 산을 사들여 나무를 베어내고 아보카도를 심는 식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덕분에 칠레는 20년 만에 남미의 주요 아보카도 생산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생산물량의 70%가 유럽 등 해외로 팔려나가면서 아보카도는 칠레 외화벌이에서도 톡톡히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보카도 생산이 늘면서 가뜩이나 심각한 물 부족 문제는 더욱 심화됐다. 아보카도는 열매를 수확하기까지 킬로그램당 400리터 물을 필요로 하는 '하마 과일'이다. 기업형 농장들이 아보카도 과수원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여기저기에 수로를 내고 필사적으로 물을 뽑아간다. 다른 농가에선 피해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 현지 언론은 "페토르카 등 칠레 중부지방에서 물에 대한 기본권이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며 "(가뭄과 아보카도 집중 생산으로) 농민을 포함해 최소한 주민 4만여 명이 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회원권 하나로 국내·네팔 리조트 4곳 이용

    회원권 하나로 국내·네팔 리조트 4곳 이용

    국내외에서 회원제 휴양리조트 4곳을 운영하는 클럽 ES리조트가 통합 회원권을 판매 중이다. ES리조트 회원이 되면 청풍명월의 고장 충북 제천, 한려해상 국립공원 내 경남 통영, 제주도 곶자왈 서귀포시, 네팔 데우랠리 등 현재 운영 중인 리조트 시설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1996년 가장 먼저 문을 연 제천리조트는 57개 동 건물에 255실의 객실을 운영 중에 있고, 2009년 오픈 한 통영리조트는 8개동 건물에 106실의 객실을 갖췄다. 2018년 4월에 오픈한 제주리조트는 8개동 건물에 153실의 객실이 운영되고 있다. 2000년에 들어선 네팔리조트는 해발 1700m 마을에 위치해 히말라야 설산의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6개의 단독주택(cottage)을 갖췄다. ES리조트는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시설물을 조성한다. 지형, 지세에 맞게 건물을 분산 배치해 개인 생활을 보호하고 자연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개발을 목표로 한다. 객실 외관은 유럽의 스위스 알프스 샬레풍과 지중해풍의 단독별장형 또는 빌라형으로 조성했다. ES리조트는 객실 전용면적이 일반 리조트보다 넓어 쾌적한 느낌을 주고, 객실 주변으로 나무와 꽃이 가득한 잔디밭을 조성해 별장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중장년층이 옛 추억을 느낄 수 있는 포크송 야외 라이브공연이 펼쳐지며 토끼, 오리, 염소, 닭이 있는 방목장과 사교 모임이 가능한 야외 바비큐장 등도 갖췄다. 리조트 관계자는 “고층 아파트 같은 획일적 건물과 상업시설 위주의 대형화 된 부대시설을 운영하는 기존 리조트와 달리 자연 속에서 내 집과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느끼며 몸과 마음을 온전히 힐링할 수 있다”면서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반도의 끝자락에 위치한 통영리조트는 이탈리아 샤르데냐 섬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임효진의 입덕일지] 김태호 PD의 무한한 도전

    [임효진의 입덕일지] 김태호 PD의 무한한 도전

    유고스타, 유산슬, 라섹, 유르페우스, 유DJ뽕디스파뤼, 닭터유, 유두래곤, 그리고 지미유까지. MBC ‘놀면 뭐하니’ 속 유재석의 ‘부캐’(기존 캐릭터 외에 새롭게 만든 캐릭터)가 연이어 화제가 되고 있다. 예능계 톱 MC인 유재석을 유재석이라 부르지 않는 신선한 상황극은 시청자들을 방송에 몰입하게 했다. 무한히 영역을 넓히고 있는 ‘유니버스’의 중심에는 김태호 PD가 있었다. ‘놀면 뭐하니’는 13년간 토요일을 책임졌던 MBC 예능 ‘무한도전’을 연출한 김태호 PD가 휴식기를 갖고 돌아와 만든 야심작이다. 그는 한 예능인의 캐릭터를 살려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본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무한도전’을 통해 갈고 닦은 그의 재능은 유재석의 수많은 부캐들을 만들어 냈다. 프로젝트의 목표가 곧 유재석의 ‘캐릭터 소화’가 됐고, 이에 관심을 갖게 된 시청자들이 자연스레 프로젝트에 몰입하면서 상황극에 동참했다.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즈음이면 시청자들은 아쉬운 마음과 함께 다음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놀면 뭐하니’가 통한 이유에는 ‘리얼리티’도 있었다. 드럼 독주회, 하프를 배워서 오케스트라와 협주하기, 트로트 음원 발매하기 등은 대충 해서 완성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기본기도 없는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유재석은 매순간 최선을 다했다. 하프 연주를 하는 도중 손을 덜덜 떠는 모습, 안무 습득을 위해 쉬는 시간에도 맹연습하는 모습 등 평소 완벽해 보였던 유재석과는 다른 면모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겼다. 김태호 PD는 이러한 유재석의 능력을 십분 활용했고, 그 결과 8개의 완성형 캐릭터를 만들 수 있었다.몇몇 캐릭터는 시대적 배경이 반영되면서 더욱 인기를 모았다. ‘뽕포유 프로젝트’ 캐릭터 ‘유산슬’은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인 ‘미스터트롯’ 열풍 대열에 합류하면서 음원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닭터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에 맞게 차량을 이용한 ‘드라이브스루’ 주문 방식을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 유두래곤이 속한 그룹 ‘싹쓰리’는 ‘뉴트로 감성’과 잘 맞물렸다. 뉴트로는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을 말한다. 뉴트로 감성이 담긴 곡 ‘다시 여기 바닷가’는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를 얻었고, 싹쓰리는 음악 방송에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7월 27일 처음 방송된 ‘놀면 뭐하니’는 방송 초기 혹평을 받기도 했다. 지금의 프로젝트형 방송으로 자리잡기 전에는 프로그램 콘셉트가 불분명해 ‘산만하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자체 최저 시청률로 4.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도 찍었다. 그러나 실패와 성공을 오가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김태호 PD의 무한도전 정신과 만나 빛을 발했다. 앞으로도 계속될 그의 도전에 기대감이 더해지는 이유다. 3a5a7a6a@seoul.co.kr
  • 꿩 대신 닭? MS, 코로나 수혜 게임업체 제니맥스 미디어 인수

    꿩 대신 닭? MS, 코로나 수혜 게임업체 제니맥스 미디어 인수

    중국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앱) 틱톡 인수에 실패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기게임 ‘폴아웃’, ‘엘더스크롤’의 개발사인 베데스다 소프트웍스 등을 거느린 제니맥스 미디어를 인수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MS는 21일(현지시간) 베네스다 소프트웍스의 모회사인 제니맥스 미디어와 75억 달러(약 8조 7300억원) 규모의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제니맥스의 사무실과 직원 2300여명도 모두 승계하기로 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베데스다는 검증된 게임 개발사로 모든 게임 카테고리에서 성공을 거둔 곳”이라며 두 회사의 향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MS는 앞서 2014년 마인크래프트 제작사인 모장을 25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제니맥스는 베데스다 소프트웍스 외에도 베데스다 게임스튜디오, 이드 소프트웨어, 아케인 스튜디오, 머신게임스, 탱고 게임웍스 등의 게임 개발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번 M&A를 통해 MS는 자사 엑스박스(XBOX)에 엘더스크롤, 폴아웃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베데스다의 주요 게임을 비롯해 스크롤 시리즈 등을 선보이게 됐다. MS에서 서비스하는 엑스박스 게임패스는 다양한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월정액 서비스로 가입자 1500만명을 확보했다. MS는 현재 15개의 게임 스튜디오가 23개로 늘어나게 됐다. MS는 최근 ‘닌자 시어리’,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 등 이름 있는 개발사를 인수했다. 이런 게임사 인수는 소니와의 경쟁을 고려해 독점 콘솔 게임을 늘려나가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MS의 엑스박스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함께 비디오 콘솔 게임 시장의 양대 산맥을 구축했다. WSJ는 비디오게임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부문이지만,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더욱 각광을 받게 됐다고 소개했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집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게임을 할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MZ세대’ 1번지 잡아라… 뜨거워진 영등포 상권

    ‘MZ세대’ 1번지 잡아라… 뜨거워진 영등포 상권

    서울시내 점포 중 2030 비중 가장 커젊은 감각으로 매장 리뉴얼 등 투자 서울 영등포 상권이 백화점 업계의 미래 수익성을 가늠할 ‘테스트베드’로 떠올랐다. 소위 ‘MZ세대’라고 불리는 2030의 비중이 서울시내 점포 중 가장 크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영등포역 주변 롯데백화점(영등포점)과 신세계백화점(타임스퀘어점)은 젊은 세대들을 공략하기 위한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이어 가고 있다.롯데는 1층에서 ‘스니커즈 리셀 거래소’를 운영한다. 한정판 스니커즈(운동화) 거래 플랫폼 ‘아웃오브스탁’과 협업해 국내 최초 오프라인 거래소를 운영한다. 젊은층의 새로운 소비문화인 ‘스니커테크’를 반영한 것으로, 한정판 스니커즈를 비싼 가격에 되파는 일종의 재테크다. 젊은 세대가 즐기는 ‘B급 감성’을 반영한 편의점 ‘고잉메리’, 축구 마니아들을 위한 편집숍 ‘오버더피치’ 등 그간 온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했던 거래 플랫폼을 오프라인에 구현했다.신세계백화점은 영등포점 개점 10년을 맞아 점포명을 ‘타임스퀘어점’으로 바꾸고 1층에 업계 최초로 식품 전문관인 ‘푸드마켓’을 꾸렸다. 지하 2층은 ‘영 패션 전문관’으로 꾸며 휠라, NFL, 널디 등 젊은 스포츠 패션을 주로 다룬다. 푸드코트도 ‘서울호떡’, ‘또이또이베트남’, ‘송우리 닭공장’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가 높은 지역 맛집들로 구성했다. 백화점들의 이 같은 변신은 영등포 상권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 서울 서남권(영등포·양천·강서·구로·동작·관악·금천)의 2030 비중은 약 100만명으로 서울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2~2019년 서울시 전체 2030 비중은 0.3% 감소했지만, 서남권에선 오히려 0.9% 늘어났다. 9000가구 이상에 이르는 ‘신길뉴타운’ 등 재개발 사업들이 속속 진행되면서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하다는 점 등이 지역의 성장성을 짐작하게 한다. 서울 서부 교통의 요충지로, 신혼부부가 많이 사는 인천, 김포, 부천 등에서의 접근성도 좋다. 실제 지난해 타임스퀘어점의 20대 고객 비중은 신세계백화점 전체 평균(11%)을 웃도는 13.2%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영등포점 리뉴얼을 바탕으로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백화점 업계가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검은 잔해 속 ‘야옹’…美 산불에 피해입은 새끼고양이 잇단 구조

    검은 잔해 속 ‘야옹’…美 산불에 피해입은 새끼고양이 잇단 구조

    워싱턴과 오리건, 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부 3개주를 뒤덮은 산불이 맹렬한 기세로 세력을 키운 가운데, 화재 피해를 입은 동물이 잇따라 구조됐다. 캘리포니아주 지역신문 레코드 서치라이트는 10일(현지시간) ‘노스 복합 파이어’ 현장에서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극적으로 구조됐다고 전했다. 이날 화재 현장에 파견된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소방국은 잿더미 속에서 흘러나오는 가냘픈 울음소리에 주목했다. 소방국장 다니엘 트레비조는 “큰 불길을 잡고 잔불을 정리하는데, 오로빌 호수 근처에서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고양이 울음소리 같았다”고 말했다. 아니나 다를까. 검은 잔해 속에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소방국장은 고양이를 얼른 들어 진압복 주머니 속에 넣어 보호소로 옮겼다. 고양이는 불길에 발을 데어 적절한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이다. 소방국장은 “고양이에게 ‘파이어캣’(산불고양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앞으로 잘 살아나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11일 오리건주 화재 현장에서도 산불 여파로 다친 새끼 고양이들이 구조돼 보호소로 옮겨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남부오리건수의학전문센터(SOVSC)는 오리건주 메드퍼드시의 한 캠핑장에서 구조된 새끼 고양이 두 마리를 치료했다. 고양이들은 태어난 지 겨우 8주밖에 되지 않은 새끼들로 얼굴과 발에 화상을 입었다. 까만 고양이 ‘벨’은 불길에 얼굴을 데어 털도 듬성듬성한 모습이다. SOVSC 수의사 로리 애플게이트는 “센터 근처로도 불길이 번져 임시 거처로 동물들을 옮긴 상태다. 이번 화재로 인한 동물 피해가 심각하다”면서 “화재로 인한 연기에 동물들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센터는 현재 산불 현장에서 구조된 고양이 수십 마리를 보호 중이다.같은 날 ‘베어 파이어‘(Bear Fire) 명명된 산불 여파로 폐허가 된 베리크리크 지역에서는 잿더미 속에서 홀로 살아남은 강아지 한 마리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뷰트카운티보안관사무소는 이날 화재 구역 수색 도중 예상치 못한 생존견을 찾아 보호소로 옮겼다고 밝혔다. 맨몸으로 대피하느라 미처 챙기지 못한 가축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노스밸리애니멀구조대는 베리 크리크 일대에서 축사에 방치된 말과 당나귀, 돼지, 오리, 닭 등 가축 여러 마리를 구조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반려동물과 가축 외에 여우나 곰 등 야생동물 피해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뷰트카운티동물통제센터 관계자는 11일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8년간 이 일을 하며 여러 차례의 산불을 겪었지만, 이렇게 위압적인 화재는 처음”이라면서 “모든 것이 파괴되는 것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허탈해했다. 미국 전국합동화재센터(NIFC)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크고 작은 산불로 12일 기준 워싱턴과 오리건, 캘리포니아 3개주 1만9125㎢가 잿더미가 됐다.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번 산불로 현재까지 최소 35명이 사망했으며, 수십 명이 실종됐다. 정확한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현지에서는 인명 피해 못지않게 동물 피해도 심각하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美 산불 속 동물들도 참사…잿더미 속 반려견 극적 구조

    美 산불 속 동물들도 참사…잿더미 속 반려견 극적 구조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오리건 등 미국 서부 3개주에서 발생한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진 가운데, 동물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은 캘리포니아주 뷰트카운티 화재 현장에서 살아남은 개 한 마리가 구조됐다고 전했다. 뷰트카운티보안관사무소는 11일 베리크리크 지역에서 생존한 개 한 마리를 구조해 지역 수의학센터로 옮겼다. 보안관사무소 측은 “화재 구역 수색 도중 예상치 못한 생존견을 찾았다”고 밝혔다. 사방이 불에 타 잿더미가 된 속에서 홀로 몸을 웅크리고 있던 개는 기력이 없는 듯 사람을 보고도 좀처럼 움직이지 못했다.대원들은 개가 화상을 입은 것을 확인하고 지역 수의학센터로 옮겨 치료를 받도록 했다. 보안관사무소는 반려견 여러 마리를 키우던 지역 주민이 대피하면서 미처 데려가지 못한 한 마리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사무소 측은 구조된 개에게 ‘보안관’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보호 중이다. 개가 현장에 얼마나 오랫동안 방치돼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베리크리크 지역은 ‘베어 파이어'(Bear Fire) 명명된 산불 여파로 폐허가 됐다. 베어 파이어는 한 달 전 캘리포니아 주도 새크라멘토 북쪽에서 번개로 시작된 ‘노스 복합 파이어’의 일부다. 22개의 크고 작은 산불이 합쳐진 ‘노스 복합 파이어’로 현재까지 25만8802에이커가 잿더미로 변했다. 3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실종됐다.동물 피해도 극심하다. 지난 9일에는 연기가 자욱한 베이크리크 지역 도로를 떠도는 염소 두 마리가 발견됐다. 10일에는 LA카운티 소방당국이 오로빌 호수 근처를 헤매던 새끼 고양이 한 마리를 구조했다. 이 밖에도 농장에서 기르다 미처 데려가지 못한 소와 돼지, 말, 닭, 오리, 칠면조, 토끼 등 사육 동물이 지역 동물단체의 보호를 받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몬로비아 지역에서는 불길을 피해 마을로 내려온 곰 한 마리가 생방송 뉴스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몬로비아는 일주일 전 로스앤젤레스 국유림에서 발생한 ‘밥캣 파이어’(Bobcat Fire)가 번진 상태다. ‘밥캣 파이어’는 13일 기준 3만1991에이커를 태우고 북남쪽으로 계속 전진 중이다.12일 관련 소식을 생방송으로 전하는 폭스뉴스 카메라에 난데없이 작은 흑곰 한 마리가 포착됐다. 곰은 불길을 피해 내려온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 진압 차량을 뒤로 하고 뉴스를 진행하던 기자는 “인터뷰 중 야생동물의 산불 피해를 걱정하는 주민들이 있었는데, 실제로 이렇게 곰 한 마리가 지나가고 있다”며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곰을 가리켰다. 현지 동물통제센터 관계자는 11일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8년간 이 일을 하며 여러 차례의 산불을 겪었지만, 이렇게 위압적인 화재는 처음”이라면서 “모든 것이 파괴되는 것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허탈해했다. 그러면서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뿐만 아니라 동물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이경우의 언파만파] 편작과 의사

    [이경우의 언파만파] 편작과 의사

    중국 춘추시대의 명의 편작(扁鵲). ‘편작’의 뜻을 있는 그대로 풀면 ‘작은(扁) 까치(鵲)’다. ‘편’에는 ‘작다’ 외에 ‘두루, 널리’라는 뜻도 있으니 ‘편작’은 ‘널리 돌아다니는 까치’라는 의미도 된다. 그런데 우리도 그렇지만 중국에서도 까치는 좋은 소식을 전하는 새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는 까치를 ‘기쁠 희’ 자를 써서 ‘희작’(喜鵲)이라고 한다. 편작이 살던 시절 의사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까치처럼 여겨졌던 모양이다. 더욱이 뛰어난 의사는 좋은 소식을 더 전하게 된다. 이런 의사를 가리켜 ‘널리 병을 고치는 까치’라는 뜻으로 ‘편작’이라고 불렀었다. 편작의 본래 이름은 진월인(秦越人)이었다. 사람들은 그가 죽은 사람도 살려낼 정도라며 ‘신의’라는 별칭까지 붙여 주었다. 실제로 그는 사람들이 보기에 죽은 사람을 살려내기도 했다. 그가 ‘괵’이라는 나라에 갔을 때 태자가 죽었다고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겨 있었다. 그는 태자를 살려낼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리고 침술과 약술 등을 이용해 곧바로 태자를 깨어나게 했다. 괵나라 사람들의 생각처럼 태자는 사실 죽은 상태가 아니었다. 진월인은 스스로 살 수 있었던 사람을 살려낸 것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편작’은 진월인에게만 붙는 별칭이 되고, 진월인의 새로운 이름이 됐다. 편작이 위대한 의사가 된 이유는 과학적인 치료의 기본을 따랐기 때문이다. 그가 살던 시대는 주술적인 것을 통한 치료가 흔한 때였다. 편작은 이런 것을 버리고 환자의 동작과 호흡, 얼굴색 등을 자세하게 관찰했다. 그는 맥박에 따른 진단에도 능했다고 전한다. 그는 이 결과에 철저히 따른 치료를 할 뿐이었다. 한자 ‘의’(醫)는 ‘의학’이나 ‘의술’, ‘의사’ 등을 가리킨다. ‘앓는 소리 예’(?)와 ‘닭(술) 유’(酉)가 합쳐진 글자다. 화살(矢)에 맞아 다친 상처를 알코올로 소독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주술적이지 않고 과학적이다. 편작 같은 이들의 정신이 담긴 듯하다. 의사는 여기에 ‘스승 사’(師) 자를 붙였으니 본받을 만한 대상이라는 의미가 더해진다. 영어 ‘닥터’(doctor)는 ‘가르치다’를 뜻하는 라틴어 ‘도케오’(doceo)에서 왔다고 한다. 의사에 대한 태도에서 동서양이 같아 보인다. 편작은 부인을 소중히 여기는 한단이란 곳에서 부인과 의사가 됐다. 주나라 낙양에선 노인을 공경한다는 말을 듣고 노인병을 고치는 의사가 됐고, 진나라에서는 어린이를 존중한다는 말을 듣고 어린이를 고치는 의사가 됐다고 한다. 그에게 환자란 말은 주술적이었다. wlee@seoul.co.kr
  • “코로나에도 김치·라면이 효자”…농식품 수출 4.9% 증가

    “코로나에도 김치·라면이 효자”…농식품 수출 4.9% 증가

    코로나19 여파로 수출이 부진하지만 농식품 분야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치와 라면 등이 미국 등지에서 인기를 끌면서 수출 분야 효자로 자리 잡은 덕분이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계 농식품 수출액은 48억 4567만 달러(약 5조 7500억원)로 전년동기대비 4.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수출은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된 지난 3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다. 8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9.9% 줄어든 396억 6000만 달러(약 47조원)다. 농식품 수출 규모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주요 품목별로 보면 김치가 979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40.3%나 증가했다. 라면(4억 540만 달러)가 36.7%, 소스류(2억 90만달러) 23.5%, 닭고기(5020만 달러) 24.2%, 쌀가공식품(8500만 달러)이 21.7% 증가하며 전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김치의 경우 코로나19로 건강·발효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농식품부는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맞춰 온라인 마케팅을 벌이고 비건 김치 등 새로운 수요층을 적극 공략한 점도 주효했다는 판단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640만 달러로 69.1% 급증했다. 호주(410만 달러)와 일본(4860만 달러)에서도 각각 76.4%, 29.3% 증가했다. 장기 보관이 가능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라면은 외출 자제와 맞물려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국 수출이 크게 늘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4%에 달했다. 미국이 5320만 달러, 일본 3240만 달러, 중국 1억 580만 달러로 각각 56.7%, 48.9%, 44.9% 증가했다. 가정에서 요리하는 비중이 늘어 고추장 등 장료 소비가 증가하고 즉석밥·떡볶이가 인기를 끌면서 소스류·쌀가공식품 수출도 성장세다. 고추장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5.6% 증가한 3320만 달러다. 닭고기는 보양 식품으로 간편식 삼계탕과 베트남에서 닭가슴살 등이 인기를 끌었다. 홍콩 수출액이 560만 달러, 미국 430만 달러로 각각 89.1%, 72.4% 급증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양심을 찍는 도끼’와 ‘쇤네 근성’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양심을 찍는 도끼’와 ‘쇤네 근성’

    코로나 사태 이전 이야기다. 문학 관련 행사가 있어서 사전 답사차 안상학 시인과 강화도엘 갔다. 강화도 토호 함민복 시인의 안내와 지시를 따를 참이었다. 강화대교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인삼센터가 있고 거기에서 함민복 시인의 부인이 인삼가게를 한다. 부인께 인사를 드리고 생글생글 잘 웃는 허름한 차림의 함민복 시인을 인수받아(ㅎ) 나왔다. 시인의 배낭에는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다. 강화도 이곳저곳을 다니며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안상학 시인이 말했다. “태어날 때의 별의 운행은 물론 지구의 날씨, 태어난 시간, 태어난 곳의 풍토, 사회적 분위기, 가족들의 심리 상태 등이 모두 사주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김주대는 태어난 때를 살펴보면 봄도 여름도 아닌 시기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로 끊임없이 방황하며 불안정한 삶을 살아야 할 운명인지도 모른다. 여자는 늘 있다.” 아, 좀 안 좋다. 여자가 늘 있다는 데서 다만 위안을 얻었다. 안상학 시인은 시인으로서도 훌륭하지만 껴, 껴 하는 안동 특유의 말투 속에 촌사람의 의리와 힘을 가지고 있었다. 뼈대도 굵고 키도 큰 시인이다. 고려시대 문인 백운거사 이규보 선생의 묘소에 가서 신발 벗고 큰절을 올렸다. 키가 크지 않은 함민복 시인이 말했다. “이규보 선생이 그런 말을 했어. 여자는 양심을 찍어내는 도끼라고.” 아름다운 여인 앞에서는 양심이고 뭐고 다 해체돼 버린다는 말이었다. 가만히 생각하니 무척 좋은 내용이었다. 늘 양심을 해체하고 싶었던 나는 솔깃했다. 함민복 시인은 소박하고 섬세한 체험에서 나오는 아주 재밌는 얘기들을 낮은 목소리로 느리게 잘했다. “아, 강화도 여기 하림치킨 공장이 있어. 친구가 개를 키우는데 개 주려고 닭대가리를 하림치킨 공장에서 얻어 와서 대형 믹서기에 물을 넣고 돌려. 그러면 갈려서 물이 되는데 닭의 눈알은 갈리지 않고 물 위에 전부 동동 떠. 눈알들 수백 개가 물 위에 떠. 눈알의 탄력 때문인지, 말랑거림 때문인지 믹서기 칼날이 먹히지 않아. 부드러운 걸 칼이 못 이겨.” 키 작은 내가 대꾸를 했다. “사람들을 대형 믹서기에 넣고 갈면 뼈도 근육도 다 갈리겠지만 혀들은 안 갈려 둥둥 뜨겠네요. 말은 칼보다 세니까 말입니다” 우리는 입을 벌려 혀를 단단하게 말고 공기를 크게 토하며 웃었다. “하하하하.” “하하하하.” “하하하하.” 전등사에 가서 오규원 선생의 소나무와 전 민예총 이사장 김용태 선생의 느티나무를 보았다. 몸은 떠났지만 영혼은 어쩌면 남아 영원히 푸르게 자라고 있는 수목장들이었다. 작은 항구의 횟집에서 소주를 마셨다. 술 끊은 지 4년째라는 함민복 시인은 물만 마셨지만 어울려 주려고 그랬는지 물에도 취하는 듯이 보였다. 술값 커피값 밥값. 돈은 언제나 서로 내려고 ‘내가 낼게, 내가 낼게’ 하며 막 다투어 계산대 앞으로 달려나갔다. 안상학 시인이 말했다. “우린 셋 다 쇤네 근성이 있어.” 쇤네 근성은 소인네 근성, 혹은 머슴 근성을 말한다. 노예 근성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자신을 한없이 낮추며 상대의 비위를 맞추려는 태도를 말한다. 이런 근성을 가진 사람은 웬만해서 상대에게 싫은 소리를 못 하고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다. 다만 천한 비유이지만 한 번 화를 내면 식칼과 도끼를 든다. 쇤네 근성을 가진 우리들이 어찌하여 그토록 서로에게 친절하고 잘 어울렸는지는 지금도 알 수가 없다. 다만 지난날을 생각하면 얼굴에 저절로 미소가 그려진다. 코로나 사태가 어서 종식돼 사람 사이의 정과 대화가 무람없이 이어지는 시절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린다. 함민복 시인, 안상학 시인 부디 건강하게 살아내어서 다시 만나자.
  • [르포] 거리두기 강화 첫날 안양일번가 상인들 ‘깊은 한숨’

    [르포] 거리두기 강화 첫날 안양일번가 상인들 ‘깊은 한숨’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일번가’ 상인들이 30일 매출 급감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재확산을 최대한 막기 위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첫날인 이날 안양 최고 상권의 모습이다. 수도권 남부 인구 60만의 안양시 최고 번화가이자 젊은이의 거리인 ‘안양일번가는 8월 마지막 휴일 정오인데도 오가는 행인이 거의 없어 썰렁한 분위기였다. 바로 옆 안양역 일대도 상황은 비슷했다. 안양일번가에서 7년째 면 전문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40대 사장 김모씨는 “코로나19로 매출이 반 토막이 났는데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예고한 며칠 전부터는 10분의 1로 더욱 줄었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평소 이 시간(12시 30분)이면 만석에다 밖에 대기손님까지 있었는데 현재까지 다년간 사람이 4~5명 정도 밖에 없었다”며 하소연했다. 매장 유일한 손님인 60대 옥모씨도 “이곳은 안양일번가 유명한 맛집인데 이렇게 사람이 없는 모습은 처음”이라며 “이번 영업 규제가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호텔예식장 등 일부는 음식을 제공하며 영업을 하고 있다”고 형평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무엇보다 임대료가 가장 큰 걱정이라는 김 사장은 “이곳은 안양 최고의 상권으로 적은 평수라도 임대료가 월 2~300만원은 기본이고 좋은 위치 1층은 1000만원까지도 나가는 곳”이라며 “임대료를 깎아 달리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헀다. “주변에도 임대인의 배려로 임대료를 적게 내는 업소는 없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2~3개월만 더 지속되면 문을 닫는 업소가 줄을 이을 것”이라며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기만을 바랄 뿐”이라며 한탄했다.그나마 음식점은 나은 편이다. 인근 생맥주와 튀긴 닭을 파는 한 주점은 이번 강화조치로 직격탄을 맞았다. 김 사장은 “인근 한 호프집은 이번 영업 제한 조치로 영업시간이 4~5시간 정도 줄었다”며 “호프집 사장은 이틀 정도 영업을 해보고 매출이 오르지 않으면 아예 문을 닫을 작정인듯 하다”라고 말했다. 주점 특성상 저녁부터 영업을 시작해 새벽 1~2시에 문을 닫는데 이번 조치로 영업시간이 크게 줄어 다른 업종보다 타격이 심한 편이다. 한 생고기 전문점은 줄어든 만큼 영업시간을 앞당겼다. 한 직원은 “영업규제로 인한 매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영업시간을 오후 3시에서 정오로 앞당겼다”며 “술집도 겸하고 있어 주로 늦은 시간에 손님이 찾는 특성 때문에 매출이 이전처럼 유지될지는 모르겠다”라고 걱정했다. 영업시간에 관계없이 포장·배달 주문만 가능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12시경 방문한 안양역 부근 한 커피전문점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입구에서 열을 재고 주소를 확인한 후 손소독을 해야만 입장이 가능했다. 상당히 넓은 매장이었지만 주문 손님은 3~4명 정도에 불과했고 오히려 점원들이 많았다. 다시 방문한 오후 1시 30분경에는 아예 손님이 한 명도 없이 점원들만 매장을 지키고 있었다. 12시 30분경 방문한 인근 또 다른 커피전문점도 아예 주문 손님은 없고 점원 3명만이 매장을 지키고 있었다. 1시간 후에 다시 둘러본 매장 역시 여전히 손님이 한 명도 없어 문을 닫은 듯 썰렁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치킨·호프집과 식당, 헬스장 등이 폐업 위기에 처했다. 긴 장마와 폭염, 코로나19 수도권 재확산으로 인한 불황의 그늘이 자영업자들을 덮치고 있다. 다음달 6일까지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더욱 심각한 상황이 닥칠 전망이다 글·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와우! 과학] 닭, 가축화 과정에서 뇌부터 작아졌다

    [와우! 과학] 닭, 가축화 과정에서 뇌부터 작아졌다

    닭은 기원은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 지역에 서식하는 야생 조류인 적색야계(붉은 멧닭, 학명 Gallus gallus)다. 대략 1만 년 전에 선사시대 인류가 이를 가축화해 다른 지역으로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스웨덴 린셰핑대의 레베카 카타자마 박사과정학생과 그 동료들은 적색야계의 가축화 과정을 알아내기 위해 야생 적색야계를 대상으로 품종 개량을 시도했다. 야생 동물을 길들일 때 가장 큰 문제는 사람을 경계하고 도망친다는 점이다. 이 점은 야생 조류인 적색야계도 마찬가지다. 적색야계는 길들여진 닭과 달리 사람을 보면 포식자로 보고 본능적으로 피한다. 연구팀은 적색야계 가운데 사람을 가장 적게 피하는 그룹과 가장 적극적으로 피하는 그룹을 선별해 10세대에 걸쳐 교배했다. 그 결과 불과 10세대 만에 뇌에 분명한 차이가 나타났다. 사람을 가장 적게 두려워하는 개량 적색야계는 몸무게 대비 뇌의 크기가 작아졌다. 뇌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은 가축화된 동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징이지만, 불과 10세대만에 눈에 띄는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뇌 가운데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조절하는 뇌간(뇌줄기)이 특히 더 작아졌다는 것이다. 이렇게 뇌가 작아진 적색야계는 불빛을 이용한 자극에 덜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사람에 대한 두려움도 적었다. 이번 연구는 야생 동물이 가축으로 길들여지는 가장 중요한 첫 단계가 생각보다 빨리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 연구 결과가 야생 동물의 가축화 과정이 간단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수많은 야생 조류 가운데 적색야계가 가축화된 것은 사람이 키워서 먹기에 적당한 크기에 아무거나 잘 먹는 잡식 동물이고 주로 지상에서 생활하는 새라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세대가 짧아 가축화와 품종 개량이 쉽다는 점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이런 특징을 두루 갖춘 동물이 적었으므로 소수의 야생동물만이 가축화되어 우리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이번 연구는 적색야계를 가축으로 길들인 선사시대 인류가 적지 않은 공을 들였다는 점도 시사한다. 식량 공급이 상당히 불안한 선사시대 인류가 어렵게 잡은 새를 바로 잡아먹는 대신 여러 세대에 걸쳐 가축으로 개량한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가 먹는 고기 가운데 닭고기는 없었을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집콕’족을 위한 ‘첫맛’으로 채운 ‘홈쿡’ 레시피 공개

    ‘집콕’족을 위한 ‘첫맛’으로 채운 ‘홈쿡’ 레시피 공개

    ‘코로나19’ 확산 위기가 새로운 국면으로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장기간 계속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일상생활에는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식당, 술집 등 사람들이 붐비는 장소를 기피하고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면서 사람들 사이에는 이제 ‘집콕’, ‘홈술’, ‘홈쿡’, ‘홈트’가 일상용어가 됐다. 이러한 사회적 트렌드 속에 한 기업에서 밝힌 소비패턴 변화가 흥미롭다. SSG닷컴은 홈쿡족을 위한 ‘편리미엄’ 제품인 ‘만능 육수와 소스’ 그리고 ‘밀키트’ 등이 지난 1월부터 7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50% 증가했다며 가파른 상승의 이유를 집에서 간편하게 전문 음식점 요리의 맛을 구현해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만능 육수 하나면 조미료 없이 국물 요리 감칠맛 완성 장마 끝 시작된 폭염 속에서 찌개류, 탕류에 들어갈 육수를 우려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럴 때 청우식품 ‘만능 멸치 육수’ 하나면 꽃게탕, 된장국, 김치찌개, 전골 등 국물요리 걱정은 안해도 된다. 무, 양파 등의 신선한 야채들과 멸치로 완성된 육수를 활용하면 깊으면서도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 ‘모밀 소스’는 메밀과 곁들여 지친 기력 회복과 입맛을 돋우는데 제격인 소바, 냉면 국수 요리가 가능하다. 남녀노소 다 좋아하는 오뎅탕도 ‘모밀 소스’ 하나면 충분하다. ●여름철 시원한 무침요리는 ‘비빔 무침 양념’ 하나로 시원한 ‘치맥’이 당기는 더운 여름, 집안에서 시원한 맥주에 직접 해먹는 ‘골뱅이무침’도 일품이다. 신선한 골뱅이와 야채에 첫맛 ‘비빔 무침 양념’을 버무리면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안주요리가 완성된다. 남은 무침 양념으로는 비빔국수, 쫄면, 오이무침 등 다양한 음식에 사용할 수 있어 그야말로 만능이다. ●아이들 분식 요리도 엄마 손으로 척척 닭강정, 소떡소떡, 만두강정, 떡꼬치 등 친구들과 사먹는 학교 앞 분식도 이제 집 안에서 해결 가능하다. 치킨 너겟과 튀긴 만두에 첫맛 ‘양념치킨 소스’와 ‘땅콩 분쇄 가루’ 등을 더하면 시중에서 판매하는 음식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또한 최근 유행하는 밀키트 중 하나인 ‘핵템시즌2 떡볶이 키트’ 하나면 어린 시절 학교 앞에서 먹던 컵떡볶이를 집에서도 간단하게 재연할 수 있다. 끓고 있는 물에 떡과 양념 분말을 넣어주면 달달한 떡볶이가 완성된다. 매운맛을 추가하고 싶을 경우 캡사이신 소스를 첨가하면 아이와 어른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분식이 완성된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한 지금, 누구나 손쉽게 만능 육수와 소스, 간편한 밀키트 제품을 활용해 집 나간 입맛을 되찾아 보는 건 어떨까?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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