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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지는 것을 찾아] 닭서리

    ‘꼬꼬댁 꼭꼭…’ 녹슨 철사줄로 얼기설기 엮어놓은 마당 뒤쪽 닭장에 동네 악동들의 시커먼 손이 허공을 가른다. 비좁은 공간에서 무언가 잡으려는 손짓과 잡히지 않으려는 닭들의 몸부림이 한밤 중의 정적을 깬다. 이어 멍멍이의 우짖는 소리가 버거운 농사일에 곯아떨어진 농부의 선잠을 설치게 한다. ‘후다닥’ 소리와 함께 닭울음 소리는 어느새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맨발로 대청마루를 뛰어내려온 주인은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다. 닭모가지를 움켜쥔 채 ‘걸음아 날 살려라’며 한참 뛰다 보면 어느새 이웃마을 재를 넘는다. 모가지를 어찌나 세게 쥐었던지 닭은 금세 머리를 축 늘어뜨린다. 때로는 동무들과 함께 자기집 닭을 잡아먹고 ‘오리발 내밀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마을 집 닭서리를 하는 것은 금기였다. 다음날이면 들키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한놈은 솔가지를 주워오고 다른 녀석은 집에서 꺼멓게 그을린 냄비솥을 가져온다. 이윽고 한밤 중 언덕마루에선 뭉게구름이 피어오른다. 눈물을 글썽이며 입김을 불어 불쏘시개를 지피고 한참 지나면 잘익은 닭살이 혀끝에 녹는다. 닭을 잡아온 녀석이 닭다리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이다. 망보던 녀석에게도 한 다리가 돌아간다. 돌아오는 장에 닭을 내다팔아 아이들 옷가지나 생선을 사려던 주인의 마음은 안중에 없다. 덜 마른 솔가지 탄 냄새가 사라질 무렵 아이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어느새 먼동이튼다. 40∼50대 이상이라면 이런 광경이 눈에 선할 것이다. 요즘이야 식품점에서 단돈 몇천원이면 통닭 한마리쯤은 거뜬하지만 그때만 해도 닭은 시골집의 소중한 재산이었다. 그렇다고 닭을 잃어버린 주인은 경찰서에 절도신고 같은것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어쩌다 들키면 할머니나 어머니가 주인집에 가서 자식들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비는 정도였다. 지금은 농촌에서도 닭을 기르는 집은 별로 없다. 양계장에서 대량 사육되는 닭을 필요할 때 사다 쓰면 그만이다. 개구쟁이 청소년도 없다. 중학교만 졸업하면 도시로 유학을떠난다. 활기없는 시골에 ‘추억의 닭서리’라고 남아 있을 리 없다. 요즘의 세태는 어떤가. 도회지에선 배고픈 아이가슈퍼마켓에서 빵 하나 훔쳐 먹어도 경찰에 신고된다. 시골의 수박이나 참외밭에도 철조망이 쳐지고 방범견이 밤새 도사리고 있다. 그 시절이 그립다. 언제 어디서나 먹거리가 넘쳐나는 요즘은 예전의 ‘서리 닭’ 맛을 대체할 만한 미각도 사라져버렸다. 대량 생산과 소비가 가져단 준 풍요로워진 일상생활이지만 마음은 더욱 가난해지는 것 같다. 요란한 개 짖는 소리를 뒤로 한 채 논두렁·밭두렁에 넘어지며 닭모가지를 틀어쥔 악동들을 이젠 시골마을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최치봉기자 cbchoi@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33)박양호의 우화소설 미친새

    유신 후반기의 억압장치였던 긴급조치 9호는 ‘미친 새’의 작가에게 “독재는 인정한다.또 그렇게 쓸 수도 있다.그런데 그 독재를 없애는 방법이 무엇이냐”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우화소설인 이상 문학작품 그 자체를 심판하기에는 부담을 느낀 수사기관이 정부 전복을 위한 조직사건으로 몰아가고자 시도했으나 전혀 그런 기미가 없었던 게 이 작가의 주된 석방 이유였을것이다. ‘미친 새’는 닭 사육장을 무대로 삼는다.“사육사가 엄격히 정해 놓은 규율에 따라서” 행동하는 닭들은 철조망에 갇혀,주는 먹이로 자라다가 언젠가는 통닭집으로 끌려가는 신세이다.작가는 닭들의 삶을 이렇게 요약해 준다. “…주는대로 먹고,살라는 곳에서 살고,낳으라는 만큼의 새끼를 까고,드시겠다는 만큼 아낌없이 몸을 바치고,조용하라,하면 조용하고,떠들라,명령하면싫어도 떠들고,웃음과 슬픔과 기쁨은 이미 아득한 옛날에 잊어버린 닭이라이겁니다.옛날을 생각하며,풀 많고,물 많고 한없이 자유스러웠던 전설 속의고향을 그리워 하며,이리 가라면 짹소리 못하고 이리 가고,목포 가라면 또수긋수긋이 거기 가면서 속절없이 세월만 보내고,복종과 충성심이 강하고,맹목적으로 속기 잘하는 개떡같은 닭새끼의 무리랍니다.” 이런 울타리 속에 갇힌 닭들에게 사육사는 “바깥 세상은 무서워.나가기만하면 당장 삵괭이한테 물려 죽을 거야.너희들을 가두어 놓는 것은 다 너희들을 잘 먹이고 잘 입히고 잘 살게하기 위해서야”라는 복음주의를 설파해 대며,닭들은 긴가 민가 하면서도 별 뾰죽한 수가 없기에 숙명적인 삶을 수용한다.그들은 수시로 저항력의 상징인 발톱을 잘리면서 개의 감시 아래 사육사의 소망대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는 사라지곤 한다. 이런 무리 속으로 뛰어든 미친 닭(곧 자칭 새라기에 미친 닭이 된다)은 처음엔 다른 닭들로부터 온갖 잔혹한 학대를 받지만 “나는 닭이 아니라 새다”며,“우리들에게는 일찍이 날개가 있었고,지금도 있다.그러나 사육사들이갖다붙인 갖가지 이유에 의해서 날개를 사용하는 데 대한 규칙이 까다로워지고,또한 은근히 그것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강요되어온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우리는 항용 우리 자신에게 과연 날개라는 것이 있는 것인가,또는 그것이 환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인가,하고 의심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고 깨우쳐 준다.이어 그는 닭장의 왕초를 향하여 “당신도 샙니다”는 신념을 심어주어 드디어 둘은 철조망과 그물을 벗어나려는 듯이 날기 연습에 열중한다. 미친 새는 왕초에게 자신이 겪었던 비참한 체험이었던 양계장,밤낮도 없이전깃불 아래 갇혀 계속 알만 낳아야만 했던 곳에서 탈출하고자 자신의 알을쪼아대다가 주둥이를 뭉퉁하게 잘려 쫓겨나 이곳으로 오게된 경위를 설명해준다.그리곤 이곳의 닭들도 알을 낳을 수 있게되면 바로 그 전깃불 밑으로가게 되는데,그런 꼴을 안 당하는 방법은 오직 한가지,새가 되어 날아 도망치는 길 뿐이며,그걸 위해서라면 차라리 굶어도 좋다는 신념을 전파했다. 감동 받은 왕초와 미친 새는 날기 연습에 열중하다가 너무 몸통이 무겁다고 느껴 이튿날부터 단식을 단행하게 되었는데,그게 빌미가 되어 둘은 처참하게 살해 당하고 말았다.다른 닭들은 동료의 죽음 앞에서 “조상 대대로물려받은 비굴한 전통”을 고수하면서 침묵 속에 “서로의 눈치를 슬금슬금 살피면서 모이통에 접근해서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미친 듯이 사료를 먹기 시작했다.” 포만 속에서 누군가 “우린 새가 아니고 닭이야”란 독백으로 끝나는 이 우화는 유신 독재의 상황을 통열하게 풍자해 준 문제작이었다. 任軒永 문학평론가
  • 길 들이기/손정박(굄돌)

    때때거리는 때까치는 꽤나 시끄럽고,꼬리를 들었다 놨다 몸짓도 방정맞다.높은 가지에 얽어놓은 둥지는 똬리보다 조금 클까. 개구쟁이 심보에 기어이 올라가 둥지 털어서 막 날기 시작한 새끼 몇마리를 움켜다가 조롱에 집어넣고 잠자리 잡아 먹이면서 다 크게 키웠다.옆에만 가면 먹을 것 달라고 입 한껏 벌린다.손 때 묻으면 곧 죽을 것만 같은 저 가녀린 미물도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길들여진 경우였다.그 새끼에게 있어 나는 악마였을까,천사였을까. 부화된지 얼마 안된 꿩병아리를 방에 풀어 놓으면 푸드득 기어가 방구석에 부딪치고 푸드득 날아 창틀에 부닥뜨려 얼마 못가 나둥그러진다.큰 꿩도 마찬가지여서 정면을 못보게 막힌 안경을 끼워 사육한다. 길들여진다는 말을 급격한 상황변화에 적응한다는 말로 바꾸고 인간의 경우에 적용하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살다 보면 어느날 갑자기 생활이 완전히 1백80도 꺾이는 경우가 있다. 반에 반 평도 안되는 소위 닭장에 처음 갇혔을 때,꿩병아리처럼 시멘트벽에 머리 믿 부딪쳐 깨고 싶은 마음 어떻게달랬는지 모른다.읽을 거리 하나 없이 덩그러니 높게 걸린 쇠창틀 사이로 손바닥만한 하늘 가끔보며 몇달 보낼 때,머릿 속에 역전경주 펼치며 제자리뛰기로 땀 흘리는 재주도 없었더라면…. 하루 30분의 운동시간.사방 높은 담 속,10여평 콘크리트바닥 운동장을 삶을 확인하기라도 하듯 뱅뱅 돈다.그때 쯤이면 한 평 방이 널찍하게 느껴지고 세 바가지의 물로 머리 감고 간이목욕까지도 해낸다.그 콘크리트 운동장 틈새기에 기묘하게 자라난 봉선화,눈에 띄기도 힘든 그 틈을 비집고 나오고,거기서부터는 경이롭게도 온전한 대궁을 이루어 곱고 붉은 꽃 예쁘게도 촘촘이 매단다. 여건에 맞춰 이렇게 기막히게 자신을 변형하며 길들일 수 있다니.인생도 어떻게 보면 거역할 수 없는 틀 속에서 길들여지고,스스로 길들여가는 과정을 여러개 포개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성싶다.
  • 우루과이라운드를 이겨낸다/새롭게 일어서는 우리농촌:17

    ◎시설 자동화로 달걀원가 최소화/봉화 양계 협업단지/병아리 기르기등 철저한 공동작업/1개 10원이상씩 줄여… “수익 극대화” 「세계에서 가장 생산비를 적게 들여 재일 좋은 계란을 생산하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고품질의 계란을 생산하는 양계단지. 그곳이 바로 경북 봉화군 봉화읍 도촌리 봉화양계협업단지이다. 이 단지내 농가 21가구는 한 가구에 1만∼3만마리씩 총24만3천여마리의 알낳는 닭을 사육,1만마리에서 한달평균 1백80여만원의 순수익을 얻고 있다. 이들이 일반 양계농가에 비해 이처럼 높은 소득을 얻고 있는 비결은 시설 자동화와 공동육추장 운영등으로 계란 1개당 생산비를 대폭 낮췄기 때문이다. 현재의 생산비는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47원보다 6원이나 적은 41원에 불과하다. 봉화양계협력단지는 모든 농가가 사료주기와 물주기,계란수집,닭똥처리등 사육장내의 모든 시설을 자동화해 노동력을 크게 절감시켰다. 또 사료구입은 공장과 직거래를 하며 포장 사료가 아닌 벌크사료를 전용차로 공동구입,사육장내에 설치한 사료탱크에 투입한다. 특히 4백60평 규모의 공동병아리사육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선 생후 1∼2일된 산란용 병아리를 사들여 70일간 키운다. 어느정도 키운 닭은 큰닭 사육장으로 옮겨 기른다. 이에 따른 비용은 1천3백원쯤으로 생후 70일 기준 산란계의 시중가격 2천원보다 7백원이 적은 셈이다. 회원들은 또 현재의 계란 생산비를 3∼5원정도 더 줄여 세계에서 계란 생산비가 가장 적게 드는 양계단지로 만들기 위해 갖가지 시설자동화와 노동력 절감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현재 이 단지에서 생산하는 계란은 60%가 특란으로 시세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개당 56∼60원씩,나머지 40%는 48∼50원씩에 판매되고 있다. 이같은 계란값은 일반 양계농가에 비해 개당 5∼10원이 많은데다 생산비는 오히려 10원이상 적어 순수익은 15∼20원이나 많은 것이다. 회원들은 그동안 여러차례의 계란파동이 닥쳐왔을 때마다 힘을 합쳐 공동투자·공동작업으로 이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이처럼 높은 가격 바탕으로 UR협상에 따른 농산물수입파고는 무난히 넘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농민들의 노력에 비해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표적인 예로 양계사료에 부가세 10%를 부과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사료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찾아볼 수 없는데 외국에 비해 비싼 사료를 써서야 어떻게 수입품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는 주장이다. 이와함께 닭장등 양계에 필요한 기자재를 수입할 경우 부과되는 관세(13%)도 감면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양계단지 이홍선회장(46)은 『완벽한 양계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내년에는 종계장과 부화장을 지을 계획』이라며 『농촌에서도 지역실정에 맞는 작목을 개발,육성한다면 어떤 수입 농·축산품과도 충분히 겨룰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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