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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구멍숭숭 닭장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구멍숭숭 닭장

    한때 닭장 안에 20마리 넘게 복닥이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수탉 한 마리, 알 낳는 암탉 한 마리, 알 낳는 것에 소질 없는 뚱뚱한 암탉 한 마리 그렇게 세 마리다.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지나며 수탉은 벼슬이 얼어 허옇게 변했고 암탉은 털갈이하며 빠졌던 털이 다시 나기는 하나 여전히 까칠한 모습으로 이 겨울을 나고 있다. 세 마리밖에 없는데도 사료를 챙겨 줄 때마다 수탉은 먼저 먹으려 하고 빼앗길까 부리로 작은 암탉들을 쪼아대기 바쁘다. 넉넉하게 준다 하는데 왜 그럴까 생각해 보면 이유가 적지 않다. 처음 닭장을 지었을 때 인터넷으로 보던 고급스런 닭장 못지않은 이쁜 모습에 감탄을 했었다. 비도 들이치지 않고 흙목욕 하기에 충분히 넉넉한 공간, 산란장도 깔끔하게 분리돼 있어 닭들은 알도 많이 낳아 주고, 겨울이면 불거지는 조류독감이란 힘든 고비도 잘 넘기니 안심했었다.대부분 문제는 살다 보면 절로 드러나게 돼 있다. 매일 쌓여 가는 일상이란 맛있는 달걀을 얻고 멋진 닭들이 노니는 유유자적한 모습만이 아니라, 먼지와 배설물이 뒤섞인 환경을 만나는 것이고 다툼과 경쟁 속에서 죽음으로까지 이어지는 현실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었다. 닭을 키우는 것인지 참새를 키우는 것인지 닭장 안으로 작은 새들이 무시로 드나들며 사료를 축냈고, 어느새 쥐들도 허점을 알고 드나들기 시작한 것이다. 새들이 몰려오고 쥐가 드나드는데 맘 편하게 지내기는 어려웠을 일이다. 시멘트블록으로 임시 막아 놓기도 하고 새 쫓는다고 깡통들을 묶어 소리나게도 했지만 임시방편으로 해결될 리 없다. 그뿐일까. 한다고는 했으나 잘 모르기에 방치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로 인해 쌓이는 스트레스는 온전히 키우는 사람 책임이니 사나워진 수탉을 탓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알 낳지 않는다고 암탉을 탓할 수도 없는 일이다. 봄이 되면 닭장을 새로 개축할 계획이다. 조금 더 통풍이 잘되고 햇살이 들어오는 곳으로 옮길 것이고, 쥐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바닥 깊이 그물을 묻고, 그물망도 기존 양계망보다 촘촘한 것을 구입하려 한다. 지금 마당엔 함박눈이 내리고 있는데 이런저런 생각이 눈처럼 쌓여 간다. 벌써 봄을 재촉하는 것인가.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Eraser1/홍지연 · 이 도시의 트럭들/나희덕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Eraser1/홍지연 · 이 도시의 트럭들/나희덕

    이 도시의 트럭들/나희덕 돼지들은 이미 삶을 반납했다움직일 공간이 없으면 움직일 생각도 사라지는지분홍빛 삶이 푸대자루처럼 포개져 있다 트럭에 실려가는 돼지들은당신에게 어떤 기억을 불러일으키는가 짝짓기 직전 개들의 표정과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들의 눈망울에서당신은 어떤 비애를 읽어내는가아니, 그 표정들은 당신에게 무엇을 요구하는가 이 도시의 트럭들은너무 많이 싣고 너무 멀리 간다 엿가락처럼 휜 철근들과케이지를 가득 채운 닭들과위태롭게 쌓여 있는 양배추들과금방이라도 굴러떨어질 것 같은 원목들을 싣고트럭들은 무엇을 실었는지도 잊은 채 달린다 커브를 돌 때마다휘청, 죽음 쪽으로 쏟아지려는 것들이 있다 첫눈이 왔습니다. 오랜만에 마음이 착해지네요. 눈 덮인 하얀 세상을 바라보는 것 겨울이 준 축복입니다. 길들 지붕들 가로수들 택배 오토바이들 위에 눈이 수북이 쌓입니다. 빨간 십자가를 켜고 눈을 맞는 교회당의 모습도 춥지 않군요. 이런 날 시골집 아랫목에 앉아 할머니가 구워 준 고구마 먹으며 눈 덮인 들판을 바라본다면, 낙원이겠지요. 하나도 어렵지 않은 일이 왜 꿈이 돼 버렸는지. 시 속의 풍경 끔찍합니다. 이 도시의 트럭들은 너무 많은 소 닭 돼지들을 싣고 어디론가 달립니다. 무엇을 실었는지도 모른 채 달리는 트럭들도 있습니다. 적재함에 실린 비참한 가금류의 모습, 행선지도 모른 채 미친 듯 달리는 트럭들. 한때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 일컫던 인간의 모습 아닐까요. 곽재구 시인
  • [어린이 책] 나의 동물 친구들 지켜주고 싶어요

    [어린이 책] 나의 동물 친구들 지켜주고 싶어요

    아빠의 사업 실패로 시골 할머니 집으로 내려가 살게 된 현우. 옆집 할머니가 집을 비우게 되면서 얼떨결에 그 집 닭과 거위들을 맡아 키우게 된다. 달걀 판 돈을 다 가지라는 할머니의 제안에 홀딱 넘어가지만 난생처음 닭과 거위를 돌보면서 하루하루 전쟁터가 따로 없다. 돈을 모아 읍내 피시방에서 게임을 하자는 생각도 잠시, 매일 모이를 주고 눈도 맞추며 어느새 현우는 동물들과 친구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는 조류독감이라는 대재앙이 닥쳐온다.책 제목이기도 한 ‘위풍이와 당당이’는 현우가 거위들에게 붙여 준 이름이다.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적극적인 사랑의 표현이자 전염병이라는 난제 앞에 현우가 할 수 있는 최선이기도 했다. 엄마는 서울에 남고, 아빠는 과수원 일로 바쁜 일상에서 현우가 정을 붙일 수 있는 존재들을 위협하는 질병. 위풍이와 당당이 그리고 닭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현우는 갖은 노력을 다하고,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는 할머니와 아빠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책은 도시에 살던 아이가 동물과 교감하다가 살처분이라는 끔찍한 현실과 부딪히며 겪게 되는 혼란과 슬픔, 어른들과의 갈등, 생명에 대한 경외를 그렸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 ‘어린이들이 자라서 법을 만들고 정책을 세울 때 위풍이와 당당이를 떠올리고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들이 존중받을 수 있는 법을 만들면 좋겠다’고 썼다. 알면 지나칠 수 없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어려서부터 동물들을 ‘아는 존재’로 여기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박용만 “병든 닭 몇 잡자고 투망 던지나”

    박용만 “병든 닭 몇 잡자고 투망 던지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4일 “기업들 일부의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병든 닭 몇 마리를 골라내기 위해서 투망을 던지면 그 안에 모인 닭들이 다 어려워진다”며 정부 여당이 추진 중인 공정경제 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에 대한 반대의 뜻을 거듭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날 중구 상의회관에서 민주당 공정경제 태스크포스(TF)와 정책간담회를 갖고 공정경제 3법에 대한 재계의 우려를 전했다. 이날 간담회는 정부의 법 개정에 대한 재계의 반발이 확산하자 여당이 재계의 입장을 확인하고 개선책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열렸다. 박 회장은 “법을 꼭 개정해야 한다면 현실적 부작용은 무엇인지,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법은 무엇인지, 그 부작용을 감내할 수 있을지를 검토했으면 한다”면서 “앞으로 TF 활동을 하면서 규제가 과연 필요한지, 사안별로 꼭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얼마큼 필요한지도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에 문제가 되는 게 일부 기업 문제인지 전체 기업 문제인지를 봐 달라”면서 “기업들이 그동안 개선 노력을 많이 한 점을 고려했을 때 규제를 하는 게 필요한지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선진 경제로 갈수록 법보다 규범에 의해 해결할 일이 많아진다. 법은 지켜야 할 최소한의 경계선인데 법으로 모든 걸 규정하다 보면 지나치게 되는 우려가 없지 않다. 어디까지를 규범으로 하고 어디까지를 법으로 할지도 고려해 달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측은 정기국회 내 3법 처리 방침을 재확인하며 입장 차를 드러냈다. TF 위원장인 유동수 의원은 “공정경제 3법은 20대 국회 때부터 많이 논의되면서 나름대로 검토를 많이 한 법”이라며 “민주당은 정기국회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안을 원칙으로 검토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충분히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계란 생산성 떨어져 도살될 암탉 구하기, 코로나 와중에도 줄 이어

    계란 생산성 떨어져 도살될 암탉 구하기, 코로나 와중에도 줄 이어

    영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1일 오전 9시 30분(한국시간) 현재 32만 4196명, 누적 사망자는 4만 1489명이다. 감염자 규모로는 세계 14번째, 희생자는 미국, 브라질, 인도, 멕시코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다. 그런데 어쩌면 한가하달까, 느긋해 보이는 캠페인에 사람들이 매달리고 있다. 생후 72주가 지나 계란 낳는 생산성이 떨어지기 시작해 도살되는 일만 남은, 농장이나 양계장의 암탉들을 가정에 입양하는 캠페인 ‘암탉들에 새 출발을’이다. 지난 2008년 런던에서 시작됐는데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에 따라 봉쇄령이 내려진 지난 3월부터 동참하겠다는 이들이 줄을 이어 5만 2000여명에 이르렀다고 BBC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재키 한 캠페인 사무국장은 지난 3월 너도나도 계란 사재기에 나서 품귀됐을 때 참가 희망자들이 폭증해 처음으로 대기자 명단을 작성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생산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계란을 낳을 수 있는 암탉을 직접 길러 계란을 확보하고, 집에 갇혀 심심해 하는 아이들의 정서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소문이 돌았다. 최근 봉쇄령이 완화된 뒤에도 꾸준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 국장도 켄트주의 집 뒷마당에 80마리의 암탉을 풀어 기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주에도 332마리의 암탉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작업을 해야 해 바쁜 한 주가 될 것”이라며 “서머싯의 한 농장에서 오리 800마리를 받아 새 집을 구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3월 이후 새로 신청한 사람이 9480명이며 이들이 입양하겠다고 밝힌 암탉 숫자가 5만 2106 마리라고 했다. 가장 많았던 한 주에만 4000건이 접수됐다.한 국장에 따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지만 닭 한 마리당 2㎡의 개활지 등 충분한 공간이 있어야 하고 여우의 습격으로부터 보호할 만한 시설과 야간 잠금 장치가 갖춰져 있는지를 증명하기 위해 사진을 첨부해야 하는데 일부 위조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끈다고 했다. 의심스러운 사례들에는 어떻게든 최근에 촬영된 것이란 점을 증빙하라고 요구한다. 봉쇄령이 완화된 뒤에 일부 참가자들은 닭들을 입양한 것을 후회하며 극단적인 방법으로 닭들을 처분하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밤이 되기 전 닭장 문을 슬쩍 열어 여우에게 당한 것으로 꾸민다는 것이다. 한 국장은 “끔찍한 방법이며 필요없는 일”이라며 “후회가 돼 돌려주고 싶으면 우리는 늘 되찾아 온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전북 물폭탄에 축산·수산업도 피해 속출

    전북지역에 이틀간 쏟아진 물폭탄에 농업과 어업 분야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8일 전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축사 4곳이 침수됐다. 고창에서는 아산면 한 양식장이 물에 잠기면서 뱀장어 치어 11만 4000여 마리가 모두 폐사했다. 순창 유등면에는 닭 사육장 5991㎡가 침수됐지만, 닭들이 이미 출하돼 가축폐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또 주변의 우사 2곳 2277㎡와 남원시 송동면 우사 1곳 1046㎡도 침수됐지만, 축사가 완전히 물에 잠기지 않아 소들이 피해를 보지는 않았다. 남원시 대강면에서 하천이 범람해 인근 마을 축사가 침수되자 송아지들이 탈출하기도 했다. 진안에서는 내수면 어업용 어선(0.4t)이 유실됐다. 농작물 피해는 현재까지 2683ha가 집계됐다. 농작물 침수피해는 시간이 지날수록 면적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작물별로는 벼 2157㏊, 논콩 197㏊, 인삼 74㏊, 기타 255㏊다. 지역별로는 남원 755㏊, 고창 523㏊, 부안 381㏊, 진안 269㏊ 등 순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도내 곳곳에서 폭우 피해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집계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포토] 광화문광장에 닭들이 나타난 이유는?

    [포토] 광화문광장에 닭들이 나타난 이유는?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단체 비건세상을위한시민모임 회원들이 닭 가면을 쓰고 포대에 들어가 비건(Vegan·고기, 난류, 유제품 등 모든 동물성 식품을 거부하는 것) 채식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소음공해 소송서 ‘아침마다 울 권리’ 쟁취한 佛 수탉, 8개월 만에 세상 떠나

    소음공해 소송서 ‘아침마다 울 권리’ 쟁취한 佛 수탉, 8개월 만에 세상 떠나

    아침마다 당당히 울 권리를 인정받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수탉 모리스가 세상을 떠났다. 모리스의 주인 코린 페소는 18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휴양섬 올레롱에 있는 자택에서 한 라디오 방송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달 초 그(모리스)가 닭들 사이에서 흔한 호흡기병인 코린자 때문에 만 6세의 나이로 숨졌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페소는 당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봉쇄령이 내려진 상태였고 사람들이 충분히 걱정하고 있어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찾아오지 못하도록 부고 소식을 지금까지 미뤄왔다고 밝혔다. 이날 페소는 “우리는 모리스가 닭장에서 죽어있는 것을 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했다”면서도 “모리스는 집 마당에 잘 묻어줬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또 “코로나19가 수탉보다 중요하다”면서도 주민들이 모리스의 부재를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새로운 수탉을 사들이게 된 사연도 공개했다. 페소에 따르면, 새로 온 수탉 역시 아침마다 울긴 한다. 하지만 그녀는 이 수탉은 우리에게 모리스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모리스는 시골 사람들의 자랑이자 상징이며 영웅이었다고 말했다.모리스가 생전 소송에 휘말린 것은 몇 년 전 은퇴한 노부부가 근처 별장을 얻어 이사오면서부터였다. 이들 부부는 모리스가 아침 6시 30분만 되면 큰 소리로 울면서 소음 공해를 일으킨다며 소송을 제기했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당시 네 살이었던 모리스가 안 됐다며 세계 곳곳에서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졌고, 온라인에서는 모리스를 구하자는 청원에 14만 명이 서명했다. 모리스의 변호인은 “공해가 인정되려면 소음의 정도가 지나치거나 영구적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모리스는 두 경우 모두 해당하지 않았다”며 “그는 시골 마을의 자연 속에서 그저 자신답게 행동한 것”이라고 변론했다. 결국 재판부는 모리스의 날개(?)를 들어줬다. 지난해 9월 로슈포르 지방법원은 모리스에게 “수탉으로서 시골에서 울 권리가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소송을 제기한 이웃집 노부부에게 정신적 피해 배상금으로 1000유로(약 130만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당시 모리스는 승소 소식에도 우쭐거리지 않고 승리의 울음소리도 내지 않는 겸손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35년간 같은 마을에서 살아온 페소 역시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모든 이에게 승리다. 그들에게 선례가 되길 바란다”며 판결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었다. 사진=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英 여성, 슈퍼에서 파는 오리알로 한달 만에 부화 성공 “드문 일”

    英 여성, 슈퍼에서 파는 오리알로 한달 만에 부화 성공 “드문 일”

    영국의 20대 여성이 슈퍼마켓에서 파는 오리 알을 인공부화기에 넣어 부화시키는 실험에 성공했다. 하트퍼드셔주의 웨이트로즈 편의점에서 부점장으로 일하다 일시 해고돼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고민하던 칼리 렐로(29)가 화제의 주인공. 그는 클래런스 코트 농장에서 출하한 브래드덕 화이트 오리의 알 셋을 인공부화기에 넣어 기다렸더니 한달 만에 세 마리가 껍질을 깨고 나왔다고 BBC가 13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름까지 각각 빕, 핍, 밉으로 정했다고 밝힌 렐로는 세 마리가 자신이 애완용으로 기르는 닭들과 어울려 “아주 행복한 삶을” 누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에다 어떤 사람이 메추리알로 비슷한 실험을 해 부화에 성공한 동영상을 올린 것에 착안해 이런 실험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웨이트로즈에 있을 때도 오리알을 보며 어쩌면 부화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부화됐을 때 너무 흥분됐지만 여전히 내 마음 한 구석에는 그것들은 슈퍼마켓에서 파는 알들이란 생각이 자리하고 있다. 그것들은 농장에서 수거된 뒤 배달 트럭에 실려 덜컹거리며, 짐수레에 실려 진열대로 옮겨지고, 얼마나 많은 이들이 집었다가 내려놓거나 했던 것들이다.” 하지만 그는 같은 실험을 다시 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실험에 나선 주된 이유가 실직해 시간이 남아 애들이 날 종일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 자랄 때까지 돌볼 수 있어서였다. 여느 여건이라면 애들을 돌볼 겨를이 없을 것이다.” 웨이트로즈 대변인은 수정된 알이라 해도 안전하게 먹을 수 있고 전구에 알을 비쳐보는 검란을 통해 걸러낼 수 있다며 흰 털을 두른 오리의 성별을 감지하는 일은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부화를 앞둔 오리알은 식용으로 판매하지 않게 하고 있으며 유통시키면 압수한다. 이 대변인은 “우리 농장들에서는 암컷과 수컷을 떼놓으려고 애쓰고들 있다. 하지만 성별 구분이 어려운 탓에 이따금 암컷과 수컷이 합방하기도 한다. 이런 사례는 아주 드물다. 야생 오리가 농장의 수오리와 만났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하지만 드물다”고 말했다. 클래런스 코트 농장은 “(시판되는) 오리 알이 부화될 가능성은 확률적으로 극히 적다. 하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책 속 한줄] 죽음에 무뎌지다/김기중 기자

    [책 속 한줄] 죽음에 무뎌지다/김기중 기자

    “이런 식이면 사람도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154쪽) 웹툰 ‘이태원 클라쓰’에 나오는 장면이다. 외식업계 1인자의 냉혹한 후계 교육. “놈은 가축이고 넌 사람으로 태어났지. … 돼지나 닭을 먹을 때 미안한 마음 갖지 마라.” 아들은 과감히 닭목을 꺾는다. 2018년 출간한 한승태 작가의 ‘고기로 태어나서’(시대의 창)는 저자가 4년 동안 닭, 돼지, 개 식육농장 10곳에서 일한 경험을 생생하게 기록한 르포르타주다. 닭이 무서워 눈조차 제대로 마주치지도 못했던 저자는 점점 무감각해진다. 급기야 상품으로 팔지 못한 ‘불량’ 닭 수십 마리 목을 비틀어 버릴 경지에까지 이른다. “닭들이 지은 죄는 명백했다. 충분히 살이 찌지 못한 죄, 판매 가능한 상품이 되지 못한 죄, 비싼 사료를 낭비한 죄.” 살생을 정당화한 저자가 자신의 심경을 적은 마지막 문장이 다소 섬뜩하다. 코로나19로, 테러로 무수한 죽음을 접하는 요즘 점점 죽음에 무뎌지고 있는 건 아닐까.
  • 코로나19에 중국 닭들이 슬피우는 까닭은?

    코로나19에 중국 닭들이 슬피우는 까닭은?

    중국 대륙 영계들이 무더기로 도살 처분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창궐로 지역 간 이동이 전면적으로 통제되면서 중국 내 물류망이 완전히 붕괴되는 바람에 중국 양계농장들의 닭 사료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왕중창 전 중국농축산협회장과 닝중화 중국농업대 교수는 17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교통을 통제한 탓에 지금까지 최소 1억 마리 이상의 영계가 사료 부족으로 도살 처분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진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양계장에서는 병아리를 모조리 살처분했으며, 남부 도시 위린에서는 13개 양계농장에서는 5분의 4 수준인 670만 마리의 영계를 살처분했다. 광둥(廣東)성 양계농장들은 이른 시일 내 물류망이 개선되지 않으면 영계를 살처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1년간 중국 전역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의 만연으로 중국 내 돼지가 대규모 도살된데 이어 이번에 닭마저 대량 도살 처분함에 따라 육류 가격 상승을 부추겨 인플레이션을 촉발시키는 등 중국 경제의 불안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농업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한 번 오른 육류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미 지난해 ASF 사태로 전체 40%에 해당하는 돼지가 도살처분돼 중국 내 전반적인 육류 공급 부족이 가중되며 가격 상승이 심화한 상태다. 중국 상하이에서 근무하는 INTL FC스톤의 대런 프라이드리치스는 “다음 달부터 육류 공급 부족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물류망이 복원된 이후에도 육류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물론 살처분한 닭 개체 수가 아직은 중국 연간 생산량(93억 마리)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닭 사료 공급 부족에 대한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이동 규제 조치가 시행된 이후 화물차가 도로에서 꼼짝달싹 못하거나 운전자들이 출입 허가를 받기 위해 몇 시간 동안 대기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양계업체인 징하이(京海)양계산업그룹의 추충(邱聰)은 “하루 평균 3만 마리의 닭이 굶어 죽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향후 몇 개월 동안 닭 개체 수 급감에 대해선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양계업자들이 수지를 맞추기 위해 마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사료 생산업자들도 사료의 원재료인 옥수수와 대두(콩)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다. 유명 동물사료 제조업체인 정다(正大·Charoen Pokphand)그룹의 한 이사는 “후베이성에 있는 자사의 공장들은 2주 안에 사료 공급이 중단되고 소규모 지역 업체들도 며칠 안에 고갈될 것”이라며 “후베이성 어디를 가든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을 만큼 교통이 마비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농업자문업체인 아이커눙웨(艾格農業·CnAgri)에 따르면 중국 닭의 15%는 도축장으로 보내지고 나머지는 식당이나 시장에 팔리고 있다. FT는 다 자란 닭들이 제때 운송되지 않으면서 새로 태어난 병아리들이 파묻히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고 전했다. 이에 당황한 중국 정부는 미국산 닭고기 수입으로 공급을 늘리기로 했으나 상황이 호전될지는 미지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와 농업농촌부는 지난 14일부터 2015년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 이후 부과된 미국산 닭고기 수입 금지 조치를 전면 철회하고 본격 수입을 시작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고기’로 길러지는 동물들…그 불편한 진실을 꼬집다

    ‘고기’로 길러지는 동물들…그 불편한 진실을 꼬집다

    1389번 귀 인식표를 단 암소/캐스린 길레스피 지음/윤승희 옮김/생각의길/368쪽/1만 8000원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 동물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동물들을 보살피려는 노력도 다양하게 확산된다. 그런 반려 동물에 대한 애정과 달리 사람들은 소, 돼지처럼 식용 동물들의 고통에 대해선 대개 눈감거나 당연한 듯 여긴다. 왜 같은 동물인데 사람들의 시선은 영 딴판일까. 채식주의자인 미국의 비판적동물연구학자는 ‘1389번 귀 인식표를 단 암소’를 통해 “동물들 하나하나가 각각의 개성과 삶의 발자취를 갖고 있는 생명”이라고 말한다. 식용 제물로 희생되는 동물의 생명과 가치에 주목한 책은 농장과 도축장, 경매장을 찾아다니면서 육식이 불러오는 문제를 생생하게 기록한 고발적 르포르타주로 읽힌다. 태어난 지 하루 만에 경매장에 끌려온 송아지, 전기봉으로 고통당하는 수소, 경매장에서 강제로 분리된 송아지와 어미 소, 출산이 임박한 어린 암소. 인간에게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대규로로 사육되는 농장과 양계장 등에서 저자가 마주한 동물들의 고통은 처참할 정도다. 효율적인 달걀 생산을 위해 품종 개량을 거친 산란계 암탉은 하루에 한 번씩 알을 낳는다. 이 닭들은 수세대동안 육종한 결과다. 가장 알을 잘 낳는 닭들을 골라 번식시키고 다음 세대에서 다시 가장 알을 잘 낳는 개체를 골라내 교배시키기를 반복한 결과다. 자연 상태에서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비정상의 몸으로 바뀐 것이다. 소는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선 끊임없이 임신을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어린 송아지를 어미로부터 강제로 떼어놓는다. 불교계에선 그런 사육 동물들의 고통이 인간에 전이돼 사람들을 폭력적으로 만든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경매장에서 탈출한 수소가 사살된 것을 놓고 “질 좋은 고기를 버리게 돼 안타깝다”는 말을 들은 저자는 “나도 모르게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이고 말았다”고 했다. 저자는 “죽인다는 것은 당연히 살아 있는 동물에 대한 폭력과 기본권리의 침해를 동반한다”고 주장한다. 어릴 적 자신도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을 이상하게 여겼음을 고백한 저자는 이제 이렇게 말한다. “비폭력을 위해 헌신하고 살인이 일반화되는 것에 끈질기게 저항하는 반전 운동가가 수십억 마리의 동물들을 조직적으로 살해하는 행위가 일상화하는 것을 보고만 있는 것은 부당하다” 면서 대규모의 공장식 사육장과는 달리 동물들이 인간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는 동물보호처를 가 볼 것을 적극 권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느려진 시월 풍경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느려진 시월 풍경

    한동안 툭! 툭! 밤송이 떨어지던 소리도 그치고 감나무에 감 익어 툭툭 떨어지길 기다리는 10월. 벌써 홍시가 흔해졌다. 단풍 물들지 않았어도 이미 가을 한복판이다. 벼 수확 마치고 탈곡한 햅쌀이 집에 배달되고 고구마 수확하는 트랙터 지나간 텅 빈 밭에 할머니들이 이삭 주워 포대를 채웠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개울가 물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고 새소리, 바람소리 가득한데 땀 섞인 작은 숨소리는 퍼져 들리지 않는다. 마을은 조용하다. 도시는 함께하지 않아도, 말을 하지 않아도 늘 사람소리로 번잡한데 시골은 일이 바쁠수록 숨은 듯 조용하다. 사람들이 일하러 나간 사이 묶인 개들은 기다림으로 낑낑대고 풀린 개들은 손님을 살핀다. 오고 가는 사람들에 익숙한 옆집 강아지들은 짖는 것조차 잊고 경계하느라 꼬리 치기 바쁘다.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와 형제들인 그 강아지들은 익숙할 만도 한데 여전히 경계하며 짖어대니 간혹 서운하기도 하다. 따가운 밤송이 하나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던 녀석은 세상 시시했던가 조용히 가고. 이름을 굳이 찾기 귀찮은 풀들은 씨앗 퍼트리기 바빠 쓰러지고 있다. 온몸에 씨앗을 묻히고 집으로 돌아온 고양이들은 주인에게 몸을 부벼대기 바쁘다. 씨앗에 묻어온 사연 하나 들려주지도 않으면서 바지에 꼼꼼하게 씨앗을 심어 놓는다. 그 사이에서 진드기를 찾는 것은 일상이 되었다. 배추가 풍성하게 품을 넓혀 가는 사이 나비는 끝없이 날아들고 배추벌레는 거침없다. 점차 커지는 벌레를 잡아 닭들에게 주다가 벌레 방제용 막걸리 탄 식초를 만들어 뿌렸는데 농도가 과해 배추 모양이 처참하다. 호박 넝쿨은 한번 방치하니 한없이 뻗어 주목 꼭대기까지 휘감아 올라가고 있다.가을 한복판. 김장거리들을 남기고 나머지는 갈무리해야 할 때이다. 갈무리는 수확만이 아니다. 농사를 잘 모르는 초보에게 수확의 즐거움은 짧고, 방치되고 흐트러지고 어수선한 것을 정리하는 일은 길게 남았다. 지금까지는 떨어진 밤 줍고 밤송이는 태우는 것이 일이었는데 곧 밤나무도 잎을 다 떨구고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어 떨어지면 부지런히 쓸어 자루에 담아 놓을 일이 남았다. 이제 드문드문 남아 온 힘을 다하는 모기마저 사라지면 가을도 끝이라 하겠다. 겨울 걱정이 슬며시 다가온다.
  • ‘기형 닭’ 유통한 英 프랜차이즈 영상 충격…한국은 괜찮을까?

    ‘기형 닭’ 유통한 英 프랜차이즈 영상 충격…한국은 괜찮을까?

    영국의 유명 치킨 레스토랑이 비윤리적인 환경에서 키우는 닭을 유통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비난이 일고 있다. 현지 일간지 메트로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세계동물보호단체(World Animal Protection)가 공개한 영상은 1만 마리가 훌쩍 넘는 닭들이 발도 떼지 못할 정도로 비좁은 우리 안에서 병든 채 사육되는 끔찍한 모습을 담고 있다. 문제가 된 난도스 레스토랑은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도 즐겨 찾는 유명한 식당이며, 여행객들에게는 맛집으로 통하는 포르투갈식 치킨 요리점이다. 해당 영상을 공개한 세계동물보호단체는 닭들이 좁고 지저분한 우리 안에서 병들어 죽기 일쑤이고, 이렇게 죽은 닭들은 폐사되지 않고 고스란히 식당으로 향하는 바구니에 던져진다고 폭로했다. 이 닭들은 대체로 일반 닭에 비해 빨리 성장하는 종자인데, 이러한 종자는 질병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게다가 공개된 영상에서 닭들이 대체로 좁은 우리 안에서 다리 조차 제대로 뻗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닭들이 연골의 발육이 비정상적인 연골형성이상증에 걸렸다는 전형적인 증거로 알려졌다. 다리뿐만 아니라 척추 역시 마비 증상을 보이는 닭들이 상당수 발견됐고, 이 때문에 몸집이 작은 것이 특징이었다. 문제의 농장을 난도스가 직접 운영하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당 농장의 주 고객이 난도스라는 사실은 확인됐다. 이름을 밝히기 꺼려한 농장의 한 직원은 메트로와 한 인터뷰에서 “난도스는 주로 이렇게 작은 크기의 닭을 사길 원하고, 이미 1만 마리 이상의 이러한 닭이 난도스에 팔렸다”고 증언했다. 세계동물보호단체 측은 “우리는 난도스와 이 일에 대해 논의하길 원했지만 난도스는 이를 거절했다. 그래서 우리는 난도스의 소비자들이 진실을 알아야 한다고 판단해 영상을 공개했다”면서 “만약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지 않는다면, 난도스에 이용되는 닭은 여전히 치명적인 질병과 기형, 고통 속에서 일반 닭보다 더 짧은 생을 살다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이 확산되자 난도스 대변인은 메트로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동물복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는 우리 소비자들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라면서 “문제의 영상을 본 뒤 큰 충격을 받았고, 닭 공급업체에 대한 자세한 조사를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좁은 우리에 바글바글… ‘기형 닭’ 유통한 英 유명 체인점 영상 논란

    좁은 우리에 바글바글… ‘기형 닭’ 유통한 英 유명 체인점 영상 논란

    영국의 유명 치킨 레스토랑이 비윤리적인 환경에서 키우는 닭을 유통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비난이 일고 있다. 현지 일간지 메트로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세계동물보호단체(World Animal Protection)가 공개한 영상은 1만 마리가 훌쩍 넘는 닭들이 발도 떼지 못할 정도로 비좁은 우리 안에서 병든 채 사육되는 끔찍한 모습을 담고 있다. 문제가 된 난도스 레스토랑은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도 즐겨 찾는 유명한 식당이며, 여행객들에게는 맛집으로 통하는 포르투갈식 치킨 요리점이다. 해당 영상을 공개한 세계동물보호단체는 닭들이 좁고 지저분한 우리 안에서 병들어 죽기 일쑤이고, 이렇게 죽은 닭들은 폐사되지 않고 고스란히 식당으로 향하는 바구니에 던져진다고 폭로했다. 이 닭들은 대체로 일반 닭에 비해 빨리 성장하는 종자인데, 이러한 종자는 질병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게다가 공개된 영상에서 닭들이 대체로 좁은 우리 안에서 다리 조차 제대로 뻗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닭들이 연골의 발육이 비정상적인 연골형성이상증에 걸렸다는 전형적인 증거로 알려졌다. 다리뿐만 아니라 척추 역시 마비 증상을 보이는 닭들이 상당수 발견됐고, 이 때문에 몸집이 작은 것이 특징이었다. 문제의 농장을 난도스가 직접 운영하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당 농장의 주 고객이 난도스라는 사실은 확인됐다. 이름을 밝히기 꺼려한 농장의 한 직원은 메트로와 한 인터뷰에서 “난도스는 주로 이렇게 작은 크기의 닭을 사길 원하고, 이미 1만 마리 이상의 이러한 닭이 난도스에 팔렸다”고 증언했다. 세계동물보호단체 측은 “우리는 난도스와 이 일에 대해 논의하길 원했지만 난도스는 이를 거절했다. 그래서 우리는 난도스의 소비자들이 진실을 알아야 한다고 판단해 영상을 공개했다”면서 “만약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지 않는다면, 난도스에 이용되는 닭은 여전히 치명적인 질병과 기형, 고통 속에서 일반 닭보다 더 짧은 생을 살다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이 확산되자 난도스 대변인은 메트로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동물복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는 우리 소비자들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라면서 “문제의 영상을 본 뒤 큰 충격을 받았고, 닭 공급업체에 대한 자세한 조사를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스달 연대기’ 장동건, 송중기와 만남 ‘납치된 김의성..무슨 일?’

    ‘아스달 연대기’ 장동건, 송중기와 만남 ‘납치된 김의성..무슨 일?’

    ‘아스달 연대기’ 장동건-송중기가 드디어 아스달에서 첫 대면했다. 지난 9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아스달 연대기’(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김원석)에서는 아스달에 입성한 은섬(송중기 분)이 거대한 문명을 맞닥뜨리고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탄야(김지원 분)와 와한족을 구하기 위해 아스달 연맹장 산웅(김의성 분)을 인질로 잡고 타곤(장동건 분)과 강렬하게 만나는 모습이 담겼다. 은섬은 도티(고나희 분)와 함께 아스달 장터의 분주한 광경과 수많은 꿍돌로 이뤄진 높은 조형물을 보며 넋을 잃었던 상황. 하지만 우연히 다시 만난 아스달 사람 채은(고보결 분)으로 인해 은섬은 전쟁에서 노예로 끌려온 아이들이 발목에 나무 족쇄가 채워진 채 꿍돌을 갈고 있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게 됐다. 이에 은섬은 채은에게 “대흑벽의 어마어마한 사다리와 수많은 꿍돌을 만든 엄청난 거인이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결국 잡아간 우리 씨족 사람들을 장터에 본 작은 궤짝 안의 닭들처럼 가둬놓고 묶어놓고 시키는 거였냐고 울부짖었다. 그리고는 “우리 씨족들을 구해야 돼. 구하기 전엔 못 떠나. 연망장 산웅을 잡아서 교환할거야”라고 굳은 결심을 밝혔다. 반면, 타곤은 아사씨의 제관만이 한다는 올림사니(죽기 전 혹은 죽은 후에 신께로 인도하는 의식)를 해왔다는 사실이 누군가의 발고로 밝혀져 신성재판에 회부됐다. 그러나 이 신성재판 회부는 타곤이 태알하(김옥빈 분)를 통해 산웅에게 폭로하라고 계획했던 일. 타곤은 어린 시절 아버지 산웅이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사건을 떠올리며 괴로워하는 모습으로 엇갈린 부자관계를 드러냈다. 신성재판 하루 전날, 타곤은 대제관인 아사론(이도경 분)을 성 밖에서 은밀하게 만나 용서를 청했고, 아사론은 금괴가 담긴 상자를 꺼내며 아스달을 떠나라고 요청했던 터. 하지만 타곤은 “저는, 떠나지 않고 니르하께선, 연맹인들의 원망을 받지 않을 방법이 있다면...하시겠습니까?”라며 설핏 미소를 지은 채 두 사람이 모두 사는 방법을 제안했다. 다음날 아침, 타곤은 대칸부대와 탄야를 포함한 와한족 포로들을 끌고 인산인해를 이룬 아스달 사람들의 환호를 들으며 아스달 성문으로 들어왔던 상태. 이때, 흰산족 제관들이 타곤 앞을 가로막고는 신성 재판을 위해 무장을 풀고서 따르라 전했고, 타곤은 신성재판으로 향했다. 드디어 대신전 불의 방에서 신성 재판이 열리고, 무릎을 꿇은 타곤 옆으로 아사론과 제관들이 의식을 진행했다. 아사론은 이번 신성 재판의 결과에 대해 “잠들지 않는 신, 이소드녕께서 말씀하십니다. 새녘족의 자제, 타곤에게 신의 영능이 임했습니다”라고 했다. 이에 산웅은 경악했고, 이에 타곤은 알 듯 모를 듯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타곤의 죄를 처벌하면 아사론은 연맹인들의 마음을 잃게 되고, 타곤을 처벌치 않으면 흰산족의 권위가 무너지는, 두 사람에게 불리한 상황을 타계하고자 타곤은 아사론과 밀약을 나눴던 것. 신의 영능이 임한 타곤의 올림사니는 정당하고 마땅하다고 발표한 아사론은 타곤을 신성재판에 올리기 위해 발고했다며 오히려 산웅을 위기에 빠뜨렸다. 더욱이 아사론이 산웅을 신성모독으로 몰면서 대신전에 가두려고 하자 산웅은 단벽(박병은 분)과 호위전사를 앞세워 도망쳤고, 타곤의 대칸부대원들은 도주하는 산웅과 단벽 앞을 가로막고 격렬한 싸움을 벌였다. 이때 와한족 전사의 분장을 한 비장한 표정의 은섬이 전광석화처럼 등장해 산웅을 불렀고 산웅은 자신을 구하러 온 것이라 생각하고 은섬의 말에 올라타 숲을 빠져나갔다. 이후 사라진 산웅이 흰산족에 의해 대신전에 잡혔다고 생각한 단벽은 위맹령(연맹을 지키기 위한 군사동원 명령)을 선포했고, 타곤은 자신이 산웅과 담판을 짓겠다고 나선 가운데 은섬이 산웅을 인질로 잡고 장터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와한족 전사복장의 은섬은 산웅의 목에 칼을 겨누고는 “나는 와한의 전사 은섬이다!”라며 와한의 사람들을 데리고 오면 산웅을 건네주고 대흑벽 아래로 돌아가겠다고 선전포고했다. 그러자 타곤은 “나는 새녘족의 자제이며, 산웅 니르하의 아들, 타곤이다. 내가 기꺼이 칼을 버리고 널 만나려 한다”라며 무장을 거두고 계단을 올라갔다. 무기를 버리고 올라간 타곤은 긴장한 채 손잡이를 잡았고 몰래 숨겨온 칼에서 쇳소리가 들리는 순간, 갑자기 살기가 형형한 얼굴로 변한 은섬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타곤을 향해 달려들었다. 서로를 향해 돌진하는 두 사람의 강렬한 모습이 엔딩으로 담기면서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한편, 6월 12일부터 KT olleh tv의 tvN 채널번호가 17번에서 3번으로 변경된다. 이외 tvN은 SK Btv 3번, LG U+tv 17번, skylife 20번에서 만날 수 있다. tvN ‘아스달 연대기’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열아홉 자녀 낳은 우크라이나 부부, 일곱 이상은 100가구 넘어

    열아홉 자녀 낳은 우크라이나 부부, 일곱 이상은 100가구 넘어

    우크라이나 부부가 얼마 전에 열아홉 번째 아들인 나자르를 봤다. 글리네란 마을에 사는 스비틀라나 코발례비치(45)는 남편 페트로와의 사이에 열아홉 자녀를 뒀다고 영국 BBC가 23일 전했다. 애들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기나 할까 싶은데 스비틀라나는 거의 10초 안팎에 모두 대는 데 성공했다. 물론 순서대로 꼽았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우크라이나의 인구는 매년 줄어 정부가 고민하는데 이곳 글리네 마을은 어린이들만 3000명 이상이며 일곱 자녀 이상을 기르는 가정이 100가구가 넘는다고 했다. 종교적 신념 때문에 낙태를 하지 않고 임신한 대로 낳기 때문이다. 마을 위원회의 미콜로 코발례비치는 “‘신이 보내주시면 우리는 기르면 된다’고 얘기한답니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페트로는 “여기도 침대, 저기도 침대, 이 방에만 네 개나 되네요”라며 웃는다. 그는 살던 집을 다섯 차례나 증축해 아이들의 방을 마련했다. 지칠 법도 한데 스비틀라나는 서둘러 아이들을 떠나게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했다. “이제 완전히 적응돼 나름의 루틴대로 생활한다. 얼마나 아이들과 함께 지낼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지만 가능한 자녀들과 잘 지내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라고 했다. 동영상 마지막에 보듯 이들 가족이 모두 모였는데 아이들이 여덟 명 밖에 되지 않는다. 방송은 닭들이 마당을 돌아다니는 장면을 보여주며 “이미 몇몇 아이들은 둥지를 벗어났다”고 자막을 달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양계장 침입한 야생 여우, 닭 떼 집단 공격에 숨져

    양계장 침입한 야생 여우, 닭 떼 집단 공격에 숨져

    최근 프랑스에서 야생 여우 한 마리가 양계장에 침입했다가 닭 떼의 공격으로 숨지는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 11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최대 지역일간 ‘우에스트 프랑스’에 따르면, 지난 7일 북서부 브르타뉴 퐁티비에 있는 르 그로센 학교 부설 양계장에서 학생들이 죽어있는 여우 한 마리를 발견했다. 죽은 여우는 전날 오후 해질 무렵 이곳에 침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왜냐하면 이 양계장은 빛을 감지하는 센서가 설치돼 있어 해가 지면 자동으로 문이 닫히는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다.즉 여우가 아무리 포식자라고 해도 탈출구가 없는 곳에서 수많은 닭을 홀로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심지어 이곳에는 6000마리가 넘는 닭이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파스칼 다니엘 주임교사는 “닭에게는 집단으로 공격하는 본능이 있다”면서도 “여우를 한곳에 몰아 부리로 공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곳은 평소 닭을 평지에 풀어놓고 사육하고 있어 이들 닭은 침입자에 맞서는 데도 익숙하다. 따라서 여우는 밤새 도망칠 곳 없이 호전적인 닭들과 싸우다가 끝내 숨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다니엘 교사에 따르면, 죽은 여우는 아직 덜 자란 성체였기에 싸움에 서툴렀을지도 모른다. 반면 닭들은 지난해 7월부터 이곳에서 낮에는 야외에 방사돼 자기 몸을 지키는 법을 터득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곳에서 희생된 동물은 이번 여우뿐만이 아니었다. 닭들의 먹이를 노리고 들어왔던 비둘기들 역시 오히려 닭들에게 쪼여 숨졌고 사체 일부는 닭들이 먹어치웠다고 이 교사는 덧붙였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봄맞이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봄맞이

    설을 쇠고 나니 봄 소식이 자주 들려옵니다. 벌써 남녘은 매화가 만발하고 수선화 꽃 핀 모습을 보여주네요. 장호원은 겨우 수선화 촉이 올라올 뿐이고 매화는 겨우내 앙다문 꽃눈 그대로 꼼짝 않고 있습니다. 참으로 메마른 겨울이 지나갑니다. 부는 바람에 흩어진 낙엽들은 쓸다 보면 절로 바스러지고 진 빠진 수풀은 손 대면 툭툭 부러져 버립니다. 작년에는 혹한으로 배롱나무가 얼어 죽었는데, 긴 겨울 가뭄에 어린 나무들이 어떻게 살아날지 걱정입니다. 봄이 온다는 데도 꽃 소식보다 기다려지는 눈 소식. 그래도 봄은 오겠지요 마당에서 키우는 강아지와 닭들이 먹을 물그릇은 여전히 꽁꽁 얼어 아침마다 얼음 깨고 비워 내어 물을 채워 줘야 합니다. 지난해와 달리 닭들은 이틀에 하나씩 겨우 알을 내놓아 서운하긴 해도 탈 없이 이 겨울을 보내네요. 그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지요. 봄 되기 전 닭장 안에 쌓인 거 긁어 내어 퇴비로 만들고 새로이 왕겨 깔아 주어야 합니다. 겨우내 춥다고 쌓인 먼지도 무심히 보아넘겼는데 아지랑이 피어 오를 따뜻한 봄 오기 전에 청소도 해야지요.복숭아 맛있기로 유명한 저의 마을은 요즘 복숭아 나무 가지치기 하느라 바쁩니다. 꽃눈이 움직이기 전에 곁가지들 정리하고 벌레들 깨어나기 전에 방제도 해야 하고 퇴비도 넣어 줘야 한답니다. 여전히 추위가 물러서지 않은 나날, 사람은 뵈지 않는데 지나다 보면 잘려진 잔가지들 묶어 놓은 것이 나무들 주변에 잔뜩 쌓여 있습니다. 묵은 것들 쌓아 달집 태워 대보름 보내고 나니 어느덧 얼음은 풀리고 땅이 부풀어 오르며 봄은 시작하겠지요. 조만간 냉이도 달래도 쑥도 지천일 봄, 묵은 것을 털어내고 잘라 내고 쓸어 태우며 나무들을 깨우고 땅을 두드립니다. 그렇게 피어날 봄을 위해 궂은일을 해야 할 요즘입니다. 깨어나기 전 준비해야 하기에 절기상 입춘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본 것이겠지요. 어데 시골살이만 그러한가요. 아직까지 묵은 것 치우지 못하고 껴안고 사는 우리들. 꽃 피고 새 우는 계절이 와도 여전 겨울 그늘이 많은 세상. 그래도 봄은 오지요. 오지 않을 듯해도 언젠가 맞이할 봄입니다. 모두 함께 조금 더 따뜻해지는 세상 꿈꿔 봅니다.
  •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귀한 달걀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귀한 달걀

    오늘도 닭장 안을 들여다보니 달걀 한 알이 매초롬하게 놓여 있습니다. 밤새 추웠을 텐데 알을 낳았네요. 작년 겨울만 해도 보통 네 알 정도는 꺼냈는데 암탉이 세 마리인데도 서로 알 낳는 걸 미루는지 지금은 이틀에 한 알도 고마운 일이 되었습니다.처음 닭장 짓고 시골장에 가서 사온 것은 어린 병아리가 아니라 산란닭이라는 늙은 암탉 4마리였습니다. 예쁜 병아리 크는 모습 보는 즐거움을 기대했는데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었죠. 알 낳는 닭을 산란닭이라 하는데 정말 첫날부터 알을 낳기 시작했습니다. 사다 먹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소한 달걀을 매일 만나게 해 주었습니다. 부지런히 달걀 낳아 주고, 그냥 버리기 아까운 음식 부산물도 처리해 주고, 마당에 풀어 놓으면 벌레도 잡아먹고, 계분까지 내놓으니 시골에서 닭을 키우는 즐거움이 이런 것이구나 싶었습니다. 하루에 네 알씩! 한 판에 30알! 종이달걀판은 금방 채워지고 쌓이는 건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가족들 오면 나눠 주고 이웃에게 선물해도 시장에 내다팔지 않으니 열심히 먹고 나누어도 줄기는커녕 겨울임에도 켜켜이 쌓여 갔습니다. 그러다 봄 되어 암탉 두 마리가 알을 품었습니다. 병아리가 태어나기 시작하고 생명 그 신비함에 감탄하다 보니 닭장 안에는 30마리 넘게 닭들이 살게 되었습니다. 절로 나오던 탄성은 안타까운 한숨으로 바뀌고 먹는 것보다 처리하는 것이 일이 되었습니다. 지금 닭장 안에는 모두 정리하여 수탉 한 마리와 암탉 세 마리만 살고 있습니다. 달걀은 언제든 먹을 수 있다 생각했는데 이틀에 한 알씩 만나니 참으로 귀한 달걀이 되었습니다. 하나 있을 때 달걀 프라이 해 먹고, 두 알 모이면 풀어 떡국에 넣어 먹고, 네 알 되면 김밥에 넣을 지단을 만듭니다. 그리고 기다립니다. 많을 땐 몰랐는데 없으면 없는 대로 기다리다 만나는 달걀이 이리 맛있는 줄 몰랐습니다. 맘만 먹으면 무엇이든 언제든 취할 수 있는 세상, 귀하다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봅니다. 귀하다는 말은 보통 구하기나 얻기가 아주 힘들 만큼 드문 것을 지칭하지만 보배롭고 소중하고 존중할 만한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귀한 것이 얼마나 있는지 둘러봅니다. 조금 덜 갖고 덜 누리고 살 때 귀해지는 일상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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