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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황금알 낳는 닭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이제 우화가 아니다. ‘항암제달걀’을 낳는 암닭의 출현이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유전자공학이 올린 또 하나의 개가, 닭을 ‘제약공장’으로 둔갑시킬 수 있다는 발표가 나온 것이다. 미국의 생명공학회사인 애비제닉스의 알렉스 하비 박사는박테리아 유전자를 백색 레그혼 닭의 배아에 주입해 이 배아에서 나온 닭이 박테리아가 생산하는 효소가 함유된 달걀을 낳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생명공학 전문지 ‘자연 생명공학’ 4월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하비 박사의약이 든 달걀 생산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그 과정을 보면우선 암닭의 배아에 박테리아 유전자를 주입한다. 이렇게해서 태어난 닭의 10%가 베타 락타마제라는 효소를 생산하는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이 닭들을 다시 선택적으로 교배시켜 탄생한 닭이 베타 락타마제가 들어있는 달걀을 낳는다는 것이다. ‘락타마제’란 페니실린에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의 페니실린 킬러 효소로,‘락타마제 달걀’의 출현은 닭의 출산력을 이용해 인간에게 유용한 다른 효소나 단백질의 생산도가능하다는 말이 된다.언젠가 이 기술로 개당 6.5g의 단백질이 들어 있는 달걀을 연간 330개나 낳는 흰색 레그혼의몸을 빌려 항암제인 ‘인터페론 달걀’을 생산한다고 치자. 인터페론 1g에 5000달러,금보다 100배가 더 비싼 편이니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닭이라고 할 수 있다.이는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경제성이 없는 ‘맹물로 가는 자동차’보다는 훨씬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다. 과학도들은 불원간 동물의 자궁에서 사람의 장기를 생산하고 머리카락 한올로 사람을 복제하는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인간의 호기심,그리고 능력이 생명체의 자궁까지도 이윤창출의 도구로 보는 탐욕과 결합해 이룩해 낸 유전공학의 성과다. 하늘을 날고 물속을 자유롭게 헤엄치는 인간의 꿈이 오래전에 현실이 됐듯이 인간의 상상 속에 있는 것이 언젠가 현실이 된다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나오지 말란 법도없다.그러나 이솝이 이 우화를 쓴 것은 인간의 능력을 찬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욕심 때문에 오리를 죽이는 어리석음을 경계하기 위해서였다.자연은 수천년 동안 인류에게 황금알을 낳아 주는 거위였다.그 자연의 질서를 조작하는 것은오리를 죽이는 행위가 아닐지….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영국 만화영화 진수 만끽한다

    ‘월레스와 그로밋이 왔어요.’ ‘월레스 앤 그로밋’‘치키 런’ 등으로 유명한 영국 아드만 스튜디오를 조명하는 아드만 특별전이 열린다. 서울시 산하 서울산업진흥재단은 오는 21일부터 내년 1월20일까지 한달간 중구 예장동 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리는 제2회 영국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을 아드만 특별전으로 꾸밀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아드만은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찰흙으로 만든 모델을 만화영화에 도입해 애니메이션의 영역을 한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세계 최고의 클레이 애니메이션 제작사이다. 아드만 특별전 역시 올해 열린 세계 최고 권위의 프랑스 안시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도 화제가 됐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달에서 치즈를 맛있게 먹던 월레스와 그로밋,자유를 꿈꾸는 닭들의 반란을 그린 치킨 런의 정신없던 헛간과 치킨파이가게,아슬아슬 비행기 등 아드만 주요 작품의 클레이 모형과 세트 등이 전시된다. 또 아드만의 초기작인 ‘모프’와 ‘월레스 앤 그로밋’ ‘꼬마렉스’ 등 애니메이션 영화 30편이 상영된다.영화 상영은 오는 30일까지. 입장료는 없으며 영화는 특별전 기간 오전 11시,오후 2시,오후 5시 하루 세 차례 상영된다. 25일은 휴무.자세한 문의는 산업진흥재단 애니메이션 사업팀으로 하면된다.3455-8363조승진기자 redtrain@
  • 연말연시 16편 개봉

    연말연시 알토란같은 연휴가 기다린다.블록버스터급은 없지만 이번연휴에는 모두 16편(30일 개봉작 포함·서울 기준)이 개봉관에 걸린다.“시간없어서”내지는 “볼만한 게 없어서”란 말은 핑계가 안될것 같다.어떤 분위기에 어떤 영화가 어울릴지,포인트만 찍어 소개한다.“이거야,이거!”■온가족이 함께 양적,질적으로 가장 풍성한 쪽이 가족용 영화다.애니메이션 4편을 포함해 무려 7편이 선보인다.구구한 설명이 필요없는저패니메이션 간판작 두편, ‘바람계곡의 나우시카’(30일 개봉)와‘포켓몬스터’.일본 애니메이션의 대부 미야자키 하야오의 출세작‘바람계곡…’은 ‘합법적’으로 국내상영되는 그의 첫 작품이다.산업문명이 붕괴되고 천년 후 곰팡이숲의 위협에 유일하게 안전한 바람계곡.자연과 교감하는 능력으로 계곡을 지키려는 소녀 나우시카의 모험담을 그렸다.비디오로 봤더라도 대형스크린으로 보는 재미는 또 다를 법.지난 23일 개봉된 ‘포켓몬스터’도 방학을 맞은 꼬마관객들에게 이미 인기를 확인받고 있는 터다. ‘웰레스와 그로밋’같은점토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면,고민할 것도없이 ‘치킨런’이다.자유를 꿈꾸는 닭들의 유쾌한 반란에 배꼽을 쥔다.30일 국내 처음 개봉되는 프랑스 애니메이션 ‘키리쿠와 마녀’도놓치기 아깝다. 아프리카를 무대로 꼬마 키리쿠가 마녀에 맞서는 이야기는 환상에 푹 빠졌다 나오기 제격이다.디즈니의 ‘102달마시안’과,짐 캐리가 크리스마스에 마구 딴지를 거는 ‘그린치’는 실사영화지만 상상력은 애니메이션 빰친다. ■사랑이야기,코미디,혹은 감동의 드라마 우선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패밀리 맨’이 30일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수위에 오를 것같다.외형이 폭발력있는 건 아니다.하지만 나른한 눈빛에서 모처럼 벗어나 가족의 참의미와 인생의 소중함을 놓고 ‘현실적으로’ 저울질하는 니콜라스의 연기 변신이 볼만하다.그의 새 역할은 월스트리트최고의 투자가 잭.재력을 과시하며 플레이보이처럼 살던 그는 크리스마스날 아침 잠에서 깨어나 거짓말처럼 다른 세상에 던져진 자신을발견한다.출세를 위해 버렸던 옛 애인(티아 레오니)의 남편이자 두아이의 아빠,별볼일 없는 타이어가게 영업사원.인생이 준 가장 큰 선물이 무엇인지 고민해보자는 따뜻한 드라마다.부부나 오래된 연인에게 아주 근사한 선택이 아닐까.‘머니토크’의 브렛 래트너 감독. 로맨스에 점수를 더 준다면 박중훈·송윤아가 주연한 ‘불후의 명작’도 좋다.삼류 영화감독과 무명 시나리오 작가의 따뜻하지만 엇갈린사랑이야기. 크리스마스 연휴 개봉 이틀동안 전국 관객 10만명을 동원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색다른 이국적 사랑이야기를 기대한다면 천커신(陳可辛)이 제작한 홍콩 멜로 ‘십이야’(12夜·30일 개봉)가 있다.한국영화 ‘파이란’에캐스팅돼 화제인 장바이쯔(張栢芝)가 나와 청춘남녀의 만남과 헤어짐의 과정을 열두밤에 나눠 펼쳐놓는다.일본산 시츄에이션 코미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도 개운한 코미디로 소문이 짜하다.끝으로 ‘공동경비구역 JSA’.아직도 못봤다면 서두르자.신정 연휴가 끝나고‘쉬리’기록을 깨고나면 곧 막내린다. ■뭐니뭐니해도 SF·액션·스릴러가 최고? 이번 연말연시의 대표 SF물은 ‘레드 플래닛’(30일 개봉)과 ‘6번째날’이다.‘레드 플래닛’은 2025년 인류 이주계획을 세우고 개척중이던 화성에 산소 증산활동이 갑자기 멈추자 5명의 비행사가 원인 규명차 그곳을 찾고,뜻밖에맞닥뜨린 미지의 생물체와 사투하는 줄거리.진부한 설정이 흠이지만,발 킬머와 캐리앤모스의 정교한 연기가 좋다.지난주말 개봉한 아놀드 슈워제너거의 ‘6번째날’.한창 논란중인 인간 복제를 소재로 다뤘으니 멀잖은 미래에 있음직도 한 이야기다. 한달넘게 간판을 건 할리우드 코믹액션 ‘미녀삼총사’나 충무로의유쾌한 범죄액션 ‘자카르타’,브루스 윌리스가 여전히 불사조의 영웅인 스릴러 ‘언브레이커블’도 기다리고 있다. 황수정기자 sjh@
  • 안방극장 크리스마스 ‘메뉴’

    공중파와 케이블TV들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푸짐한 특집 프로그램을들고 시청자들을 찾아간다.유명 가수의 콘서트부터 어린이 명작만화시리즈,가슴 훈훈한 가족영화까지 각양각색이다. ■공중파TV KBS1은 24일 국내 정상급 성악가와 대중가수,연합합창단이 꾸미는 ‘성탄음악회’(오후5시40분)를 시작으로,24일 특집다큐‘아프리카로 간 6명의 천사’(오후 10시30분)가 이어진다.‘…6명의천사’는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4년째 병자와 고아들을 돌보고 있는한국인 수녀 6명의 헌신적 삶을 담았다.25일 밤1시25분 방송되는 플라시도 도밍고,루치아노 파바로티,호세 카레라스의 ‘3대테너 콘서트’는 지난해 빈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공연 실황.다큐멘터리 ‘2000성지순례 메시아’(24일 오후11시,25일 오전10시)는 기독교의 성지를여행하며 예수의 흔적을 살펴본다. KBS2TV는 이현우, 윤상, 김현철,윤종신 등 4명의 미혼 대중가수들이펼치는 토크쇼 ‘네남자의 이브’(24일 오후9시40분)를 마련한다. MBC는 가족영화 ‘나홀로집에 1, 2, 3’(23일 오후11시5분,24∼25일오후 11시35분), 25일 ‘마이키 이야기3’(25일 낮12시5분)과 함께,‘성탄특집-메시아 대연주회’(24일 새벽3시55분)를 방송한다. SBS는 2000년전 박해와 처절한 역사속에 존재했던 지하도시의 삶을조명한 ‘지하도시 2000년의 비밀’(25일 오전8시30분),‘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25일 오전11시50분),‘빅 불리’(24일 밤1시),성탄특선 만화 ‘예수’(20∼22일 낮12시5분)를 준비했다. EBS는 ‘예술의 광장-홀리나이트콘서트’(24일 오후9시20분),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소년과 눈사람과의 하룻밤 우정을 그린 특선 뮤지컬 ‘스노우맨’(25일 낮12시),로맨틱 코미디 영화 ‘시애틀의 잠 못이루는 밤’(오후1시20분)을 방송한다. ■케이블TV 채널별 특성을 내세운 메뉴가 풍성하다.영화채널 OCN(ch22)은 23∼25일 ‘다이하드’‘당신의 잠든 사이에’‘크리스마스에눈이 내리면’‘마이키 이야기3’등 크리스마스가 다양한 배경으로나오는 영화들을 차례로 방영한다.또 ‘영화로 보는 성서이야기’코너를 마련 ‘아브라함1,2’‘삼손과 데릴라 1,2’‘모세 대 람세스 1,2’등을 소개한다.예술영화TV(ch37)는 성악가 김동규,김원정,전자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이 출연하는 ‘조이 오브 크리스마스’콘서트를24일 오후8시 생중계한다. 만화채널 투니버스(ch38)는 어린이들을 위한 클래식 애니메이션으로유명한 미국의 굿 타임사 제작 세계 명작 만화 5편을 19∼22일 매일오후1시에 차례로 방송한다.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각색한 아기 흰고래의 모험 이야기 ‘모비딕의 모험’등 어린이들에게 잘 알려진 친근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또 오락채널 NTV(ch19)는 24∼26일 매일 오후10시 양치기가 되고 싶은 꿈을 지닌꼬마 돼지 ‘베이브’와 농장 친구들인 개와 오리,닭들이 펼치는 모험을 그린 가족영화 ‘꼬마돼지 베이브’와 ‘트윈스’‘사고뭉치 형사’ 등 코미디 영화 3편을 준비했다. 한편 프리미엄채널 HBO(ch31)는 오는 23일 오후8시30분 ‘HBO스페셜’코너에서 ‘안드레아 보첼리-자유의 여신상 콘서트’를,음악전문채널인 KMTV(ch43)는 23일 오후11시에 방송되는 ‘쇼! 뮤직뱅크’를 ‘god와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파티’로 꾸몄다. 허윤주기자 rara@
  • ‘엉망진창’ 크리스마스 양계장선 ‘닭 탈출극’

    이맘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극장가 고정아이템.가족용 오락물들이이번 주말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간판을 올린다.맨먼저 테이프를 끊는 작품 두편,‘그린치’와 ‘치킨 런’.16일 동시개봉돼 UIP와 드림웍스의 상상력이 키재기를 하게 된다. ■그린치(원제 The Grinch) 론 하워드 감독의 ‘그린치’는 불쑥 엉뚱하지만 재미있는 질문 하나를 던지며 시작된다.크리스마스에 세상은 왜 통째로 술렁거려야 하지? 어째서 모두들 행복한 척해야 하고?성탄절을 눈앞에 두고 들떠있는 후빌마을.흥청대는 마을을 굽어보며심술쟁이 그린치가 이죽거리며 내뱉는 비아냥이다.여기서 사족 하나. 아이 손을 잡고간 어른관객들에게 상술에 휘둘리는 크리스마스의 좌표를 새삼 곱씹어보게 할,복병같이 흥미로운 대사다. 어릴적 별난 생김새로 따돌림당한 아픔때문에 산꼭대기에서 혼자 살아온 그린치는 마을사람들이 즐거워지는 꼴을 두고볼 수가 없다.외톨이 그린치에게 관심을 갖는 건 꼬마 신디뿐.신디의 노력으로 마을축제에 초대됐지만 옛 여자친구마저 시장의 선물공세에 넘어간 것을 알게 되자 그린치는 크리스마스를 쑥대밭으로 만들기로 작정한다. ‘랜섬’ ‘아폴로 13’ 등을 찍어온 론 하워드 감독의 새 영화는 눈요깃거리 가득한 뮤지컬 드라마가 됐다.이미 만화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한 닥터 세우스의 유명동화(그린치는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훔쳤나)가 원작. 애당초 제작사쪽에서는 짐 캐리의 개인기에 잔뜩 기대를 걸었을 게 분명한 터.하지만 익히 봐온 그의 ‘원맨쇼’보다는 주변장치들이 훨씬 돋보이고 말았다.반인반수(半人半獸) 그린치를 빚어낸릭 베이커의 특수분장술은 역시 최고다.소외로 심사가 뒤틀린 괴물이크리스마스 선물을 닥치는대로 훔쳐낸다는 이야기는,판타지 가족영화로 옮겨지기에 아주 제격인 소재였다.크리스마스 트리나 선물이 쾌락의 상징으로 전락해 수모를 당하는 설정도 신선하다.가족코미디 ‘라이어 라이어’를 함께 만들었던 제작자 브라이언 그레이저와 손잡고 하워드 감독은 1억2,000만달러를 제작비로 밀어넣었다. ■치킨 런(원제 Chicken Run) ‘월레스&그로밋’시리즈로 또하나의애니메이션 아성을 쌓아온 영국의 아드만픽쳐스가 할리우드의 메이저드림웍스와 제휴해 만든 클레이(Clay)애니메이션이다.호시탐탐 디즈니의 독주에 딴지를 걸어오던 두 제작사의 만남은 일찍부터 화제가되기에 충분했다.그렇게 탄생한 영화는 보란듯 성공가도를 달리는 중이다.지난 6월 개봉 당시 미국에서만 1억달러 이상을 거둬들였다. 점토인형들이 얼마나 발랄한 상상력을 동원할지는 첫 장면에서부터감이 잡힌다.압박과 설움뿐인 닭장에서 탈출하기로 선언한 일군의 닭들.허겁지겁 울타리 흙을 파올리는 ‘닭발’에는 웬걸? 몽당숟가락이삽 대신 들려있다. 이쯤부터 폭소는 1분에 적어도 한번꼴로 터지게돼있다. 트위디 여사가 그렇게 포악을 떨지만 않았어도 농장의 닭들은 조용히알만 낳고 살려고 했었다.하루라도 알을 못낳으면 치킨파이 신세가되고마는 살벌함 속에서 닭들은 잊었던 자유를 꿈꾸고,암탉 리더인진저는 미국 출신의 수탉 록키를 영입해 어떻게든 날아보려고 온갖아이디어를 짜낸다.점토인형 특유의 둔한 듯하면서도 소박한 질감은좌충우돌 코미디를 들뜨지 않게 중심잡아준다.앙칼진 트위디 여사와우둔한 그의 남편,매사에 느리지만 진실을 견지하는 진저,합리를 위장한 편의주의자 록키.캐릭터들의 면면과 갈등구도는 탈출기를 다룬여느 실사영화 이상으로 균형잡혀있다.록키의 목소리 연기는 멜 깁슨이 맡았다. 황수정기자 sjh@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4)유배지의 한 끼니

    * 제4장 유배지의 한 끼니①** 배고팠던 졸병시절 서리한 닭 통째 삶아 포식. 술자리나 동창모임 같은 자리에서 남자들끼리 모이면 가장 오랫동안끊이지 않고 길게 지속되는 얘기꺼리가 바로 군대 이야기다.군대 얘기는 대개 몇 가지로 그 특성을 집약할 수 있다.남들은 다 뭣 빠지게 고생했지만 자기는 요령과 능력을 발휘해서 ‘재미있고 편하게 군대생활을 했다’는 것이며,자기가 얼마나 운좋게 특과로 빠지게 되었는지,그래서 주로 상관과 고참을 골탕을 먹이면서 위세를 부렸다는 얘기,등등이다.얘기 끝에 꼭 덧붙이기를 요새 군대는 아저씨 고참들 말투대로 ‘빳다가 폐지되고 기합이 빠져서 할랑한’민주화가 된 데다나라가 살만하여 ‘반찬 투정’이나 할 정도로 식사도 좋아졌다고 가볍게 넘어가 버린다. 그렇지만 개개인의 속사정을 알고 보면 신성한 의무라는 ‘군대’는젊은이들에게는 젊은 꿈을 유보시키고 일정기간 국가권력의 군율로족쇄를 채우는 악몽임에는 틀림없다.지나고 보면 늘 사람 사는 곳의그럴듯한 ‘인정’으로 달리 채색되어 있지 않던가. 처음에 훈련소에 가입대를 하면 비위가 약하거나 도회지에서 반찬 가려먹기를 하던 젊은이들은 한 이틀은 밥을 먹지 못한다.훈련을 받으면서 사나흘 지나자마자 꿀맛으로 변하기는 하지만.내가 군에 갔던육십년대에는 나라의 경제가 신통치 않은 때여서 부식이 정말로 형편없었다.일년 삼백육십오 일을 콩나물국만 먹었으니 오죽하면 콩나물늘어놓는 길이로 고참순을 따졌겠는가.멀건 된장에 배추오래기나 콩나물이 떠있고 두부가 가끔 나타났으며 ‘왕거니’라야 통째로 넣은꽁치가 고작이었다.그것도 취사장에서부터 유리한 부서 순서로 다시막사에 오기 전에 고참 순으로 건져져서 나중에는 꼬리나 대가리나가시만 바닥에 갈아앉아 있기 마련이었다.양념이나 간이란 것은 된장 고추장 그리고 소금이 전부였다.특히 생선이 ‘헤엄만 치고 지나간’콩나물국은 거의 소금국이었다. 훈련병 시절에는 뭐든지 뱃속으로 들어가지만 기간사병이 되어 부대에 배치 받고 반년쯤만 지나도 세 끼니의 밥을 넘기기가 곤욕스런 일이 된다. 신병이 부대에 배치 되어서 가자마자하는 일이 고참들의 식사당번인데 제일 먼저 주보에 가서 화학 조미료를 사다가 군복 윗호주머니에지참해 두어야 한다.국을 받아 오면 제일 먼저 국을 맛있게 드시라고 조미료를 적당량 털어 넣는다.자기 것은 포기하더라도 아랫것들 국속에서 건더기를 건져서 따로 반찬거리를 만든다.콩나물은 건져내어알토란 같이 아껴 쓰는 박카스 병에 담긴 참기름을 치고 관급 고추장에 비벼서 그야말로 반찬 콩나물을 만들고,두부는 건져서 간장과 참기름을 쳐서 두부 무침을 만들고 무 국은 무를 따로 건져서 고춧가루 조금 치고 간장 쳐서 무나물로 만든다.그래도 고참들은 뭔가 특식을 요구하기 마련인데 지난번 신병 아무개는 밖에서 무엇이든 조달해오던 천재였다면서 신병의 창의성 없음과 무능함을 꾸짖는다.그래서남들 다 자는 밤에는 신병들 몇몇이 짝을 지어 철조망을 넘어 부대인근의 민가로 보급투쟁을 나간다.풋고추에 감자에 오이며 호박은 기본이고 남의 장독에 가서 된장 고추장은 물론이고 겨울에는 김장 김치도 퍼 온다.재수가 좋을 때에는 멀리 있는 양계장까지 진출을 해서 닭서리도 해온다. 대개 단위 부대의 작은 막사 창고에는 사제 석유곤로나 아니면 하다못해 등산 버너라도 준비해 놓고 있어서 고참들을 위한 취사가 따로준비된다.겨울에는 높은 사람들 눈을 피해서 막사 안의 난로에서 직접 이루어지기도 한다.어떤 녀석은 자신도 먹지 못하는 특식을 끼니마다 장만하는 일에 역증이 나서 찌개를 끓여서 바치기 직전에 침을혀 끝에 동그랗게 몰아서 퇴 뱉고는 휘휘 저어서 갖다 주었다고도 한다.그래서인지 고참들은 맛있게 먹으면서 요리 솜씨가 훌륭하다고 칭찬이 자자했고. 그래도 원래의 부대에 주둔해 있을 적에는 근처의 주민들도 그러려니 하여 민원이 그리 심하지는 않은 편이지만,무슨 훈련이나 작전으로부대 이동이 생겨나서 다른 고장으로 가면 젊은 병사들도 뭔가 새로운 일이 없을까 하여 눈을 반짝이고 민간인들은 줄지어 항의하고 민원을 내기 마련이다.그렇게 단속을 하건만 한창 식욕이 왕성한 나이에 입을 봉하고 앉았을 리가 없다. 훈련을 나갔다가 어느 동기생 녀석과 함께 닭서리를 나간 적이있었다.보전협동이라고 탱크와 보병의 합동작전을 연습하던 중이라 분대단위로 이인용 텐트를 치고 야영 중이었는데 한밤중에 아랫마을로 내려갔던 것이다.우리는 낮에 그 집 앞을 지나치면서 대개의 지형지물을 관측해 두었던 터였다.어쨌든 개가 짖는 통에 여러 마리를 잡아올 틈은 없었고 내가 닭장 앞에서 망을 보는 사이에 녀석이 안으로 들어가 두 마리를 잡아 옆구리에 끼고 나왔다.닭이 꼬꼬댁 거리고 개가 요란하게 짖으니 주인이 누구요,하면서 방문을 열었고 우리는 논두렁 밭두렁에 고꾸라지고 엎어지면서도 간신히 주둔지까지 땀 투성이가 되어 기어 왔다.녀석이 잡아올 제 어찌나 세게 비틀었던지 한 마리는 목이 꺾여서 덜렁거렸고 또 하나는 아직 설 죽어서 날개를 퍼덕거렸다.나보고 처치하라는 것을 그저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 군화발로 지긋히 누르고 기다렸을 뿐이었다.이제 튀겨먹을 일만 남았는데 오늘 밤 안으로 처치를 하지 못하면 분명히 내일 아침에는 이동을 하거나 상관들 눈에 띨 위험이 있었다.하는 수 없이 철모를 벗어서 얼룩무늬 위장 천을 벗기고 속의 화이버도 빼내어 알철모를 만들어 물을채워서 끓이는 수 밖에 없었다.내가 준비하는 동안에 공범 녀석은 어둠 속으로 기어 다니며 소나무 마른 가지를 꺾어 왔다.먼저 불을 때서 뜨거운 물에 닭을 담가 털을 뜯고 다시 물을 끓여서 내장도 빼지않은 닭을 통째로 넣어 삶았다.물이 끓기 시작하자 아니나다를까 곁에 있던 텐트에서 구수한 냄새에 잠이 깬 분대원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닭이 대충 삶아지자 우리는 그래도 보급 당사자인지라 닭다리를 맡았고 몸통이며 다른 부위들은 깨끗이 다른 녀석들에게 넘겨 주었다.소금이 없는 대신에 라면 스푸 가루에 찍어 먹는 닭다리 맛이그만이었다. 뜯어 놓았던 닭털은 증거 인멸을 위해서 텐트 안에 습기 방지로 깔아둔 판쵸 우의를 젖히고 맨땅을 파고 묻고나서 원상복구 시켜 두었다. 지금은 작고한 시인 조태일이도 군대 시절에 소대원들이 저지른 돼지 서리를 얘기한 적이 있었다.방법이 기묘해서 기억하고 있는데 릴 낚시를 사용한다는 것이다.낚시와 줄은 바다낚시용의 제일 큰 놈을 쓰는데끝에다 고구마를 끼운다고 했다.돼지우리 속으로 낚시를 던지면 당연히 제일 힘 좋고 큰 놈이 덥석 물고 우적우적 씹는다.그때 줄을 감으면 낚시가 돼지의 혀에 탁 걸린다.돼지우리 문을 열어주고 살살 당기면 돼지는 버티지도 못하고 골골골 하는 낮은 소리를 내면서 잘도 따라온다고.그날 밤 벽지의 초소에서는 난데없는 잔치가 벌어졌다는데 이튿날 일대 색출 작전이 벌어졌다고 한다.땅에 파묻었던 돼지의 네 굽이 나오는 바람에 들통이나서 전 소대원이 봉급 몰수되고 갹출까지 해서 돼지값을 물어주고도 주동자는 사단 영창살이를 했다는데. 어느 통신부대 출신의 친구는 전봇대 애자 속을 깨면 안에 노란 유황이 들었는데 닭서리에 그만이라고 한다.유황 덩어리에 불을 붙여 닭장 안으로 던져 놓으면 노오란 연기가 피어 오르고 횃대에 올라앉았던 닭들이 비실거리며 아래로 툭툭 떨어진다고 한다.푸대 자루를 들고 들어가 슬슬 주워 담아서 유유히 사라진다는 것이다. 황석영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33)박양호의 우화소설 미친새

    유신 후반기의 억압장치였던 긴급조치 9호는 ‘미친 새’의 작가에게 “독재는 인정한다.또 그렇게 쓸 수도 있다.그런데 그 독재를 없애는 방법이 무엇이냐”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우화소설인 이상 문학작품 그 자체를 심판하기에는 부담을 느낀 수사기관이 정부 전복을 위한 조직사건으로 몰아가고자 시도했으나 전혀 그런 기미가 없었던 게 이 작가의 주된 석방 이유였을것이다. ‘미친 새’는 닭 사육장을 무대로 삼는다.“사육사가 엄격히 정해 놓은 규율에 따라서” 행동하는 닭들은 철조망에 갇혀,주는 먹이로 자라다가 언젠가는 통닭집으로 끌려가는 신세이다.작가는 닭들의 삶을 이렇게 요약해 준다. “…주는대로 먹고,살라는 곳에서 살고,낳으라는 만큼의 새끼를 까고,드시겠다는 만큼 아낌없이 몸을 바치고,조용하라,하면 조용하고,떠들라,명령하면싫어도 떠들고,웃음과 슬픔과 기쁨은 이미 아득한 옛날에 잊어버린 닭이라이겁니다.옛날을 생각하며,풀 많고,물 많고 한없이 자유스러웠던 전설 속의고향을 그리워 하며,이리 가라면 짹소리 못하고 이리 가고,목포 가라면 또수긋수긋이 거기 가면서 속절없이 세월만 보내고,복종과 충성심이 강하고,맹목적으로 속기 잘하는 개떡같은 닭새끼의 무리랍니다.” 이런 울타리 속에 갇힌 닭들에게 사육사는 “바깥 세상은 무서워.나가기만하면 당장 삵괭이한테 물려 죽을 거야.너희들을 가두어 놓는 것은 다 너희들을 잘 먹이고 잘 입히고 잘 살게하기 위해서야”라는 복음주의를 설파해 대며,닭들은 긴가 민가 하면서도 별 뾰죽한 수가 없기에 숙명적인 삶을 수용한다.그들은 수시로 저항력의 상징인 발톱을 잘리면서 개의 감시 아래 사육사의 소망대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는 사라지곤 한다. 이런 무리 속으로 뛰어든 미친 닭(곧 자칭 새라기에 미친 닭이 된다)은 처음엔 다른 닭들로부터 온갖 잔혹한 학대를 받지만 “나는 닭이 아니라 새다”며,“우리들에게는 일찍이 날개가 있었고,지금도 있다.그러나 사육사들이갖다붙인 갖가지 이유에 의해서 날개를 사용하는 데 대한 규칙이 까다로워지고,또한 은근히 그것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강요되어온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우리는 항용 우리 자신에게 과연 날개라는 것이 있는 것인가,또는 그것이 환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인가,하고 의심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고 깨우쳐 준다.이어 그는 닭장의 왕초를 향하여 “당신도 샙니다”는 신념을 심어주어 드디어 둘은 철조망과 그물을 벗어나려는 듯이 날기 연습에 열중한다. 미친 새는 왕초에게 자신이 겪었던 비참한 체험이었던 양계장,밤낮도 없이전깃불 아래 갇혀 계속 알만 낳아야만 했던 곳에서 탈출하고자 자신의 알을쪼아대다가 주둥이를 뭉퉁하게 잘려 쫓겨나 이곳으로 오게된 경위를 설명해준다.그리곤 이곳의 닭들도 알을 낳을 수 있게되면 바로 그 전깃불 밑으로가게 되는데,그런 꼴을 안 당하는 방법은 오직 한가지,새가 되어 날아 도망치는 길 뿐이며,그걸 위해서라면 차라리 굶어도 좋다는 신념을 전파했다. 감동 받은 왕초와 미친 새는 날기 연습에 열중하다가 너무 몸통이 무겁다고 느껴 이튿날부터 단식을 단행하게 되었는데,그게 빌미가 되어 둘은 처참하게 살해 당하고 말았다.다른 닭들은 동료의 죽음 앞에서 “조상 대대로물려받은 비굴한 전통”을 고수하면서 침묵 속에 “서로의 눈치를 슬금슬금 살피면서 모이통에 접근해서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미친 듯이 사료를 먹기 시작했다.” 포만 속에서 누군가 “우린 새가 아니고 닭이야”란 독백으로 끝나는 이 우화는 유신 독재의 상황을 통열하게 풍자해 준 문제작이었다. 任軒永 문학평론가
  • 화제의 자치단체장-이원종 충북지사·안영일 부산진구청장

    - 이원종 충북지사 이원종(李元鐘) 충북지사에게 요즘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지난해 선물로받은 토종닭 처리문제다.2마리를 받아 관사에서 키우다보니 어느새 50여마리로 급속히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 토종닭은 지사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 15일 공장 야간경비일을 하는 김기학(56·충북 청원군 북일면)씨가 ‘TV를 보니 너무 야위신 것 같으니 몸보신이나 하시라’며 자신이 기르던 수컷 한 마리를 지사공관에 보내온 것. 신체 장애인으로 결코 넉넉한 살림이 아닌 김씨의 순수한 정성에 감동한 이지사는 이 닭을 기르기로 했고 이를 알게 된 김씨가 나흘 뒤 짝을 맞춰 주겠다며 암탉 한 마리를 추가로 보내왔다. 이지사는 김씨를 공관으로 초청,감사의 뜻을 전한 뒤 공관 한쪽에 닭장을마련하고 음식 찌꺼기를 나눠주며 한쌍의 닭을 뜰에 풀어놓아 길렀다.이 닭들은 알 품기를 거듭해 순식간에 50여 마리로 식구를 불렸다.그러다보니 늘어나는 닭을 무작정 키울 수도 없고,김씨의 성의를 생각하면 여느 닭처럼 함부로 처리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묘안을 구상하는 것이 요즘 이 지사의 행복한 고민거리다. 공관 관계자는 “공직사회의 고급선물 관행이 도마에 오른 요즘 이지사는순수한 애정이 담긴 이 닭들에 애착을 갖고 있다”며“어려운 처지에 있는도민들에게 작으나마 희망을 줄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 김동진기자 kdj@- 안영일 부산진구청장 안영일(安英一)부산진구청장이 6일 새벽 집을 나섰다.급한 현안이 있어서가아니다.청소차를 몸소 타고 청소행정을 현장에서 파악하기 위해서다. 안구청장은 이날 새벽 4시 부산진구청사앞에서 환경미화원과 같은 주황색작업복과 모자차림으로 청소차를 탔다.굳이 청소차까지 탈 필요가 있느냐는참모들의 의견을 물리쳤다.“현장 체험 한차례가 보고서 100장보다 더 좋은행정”이라는 안구청장의 평소 소신이 나온 것이다.이날 안구청장이 탄 청소차는 연지동과 초읍동 일대를 도는 차량이다.안구청장은 청소차량 정차지점에서 쓰레기를 갖고와 들어 올리는 상차작업도 직접 했다.쓰레기 준 문전수거제의 장단점을 직접 체험했다. 이날 오전 7시까지 계속된 현장 청소행정에서 안구청장은 여느 때의 환경미화원들보다 더 열심히 일했다.주민들은 ‘환경미화원이 새로왔다’며 더 많은 쓰레기를 갖다 줬다.새벽 어슴푸레한 어둠속에서 안구청장을 알아본 주민들도 마찬가지. 이어 전포동 선별장에 도착한 안구청장은 수거한 쓰레기를 플래스틱,캔및고철,유리병,종이 등으로 일일이 분리했다. 안구청장은 이날 ▲생활쓰레기 수거및 상차 ▲생활쓰레기 배출실태 ▲정차지역 주민과 대화를 통한 불편사항 파악 ▲종사원 근무실태 등을 직접 챙겼다. 부산 이기철기자
  • 홍콩 “모든 닭 도살… 조류독감 차단”/오늘부터

    ◎총 120만∼160만마리… 전염가능성 원천봉쇄 【홍콩 연합】 홍콩 특별행정구(SAR) 정부는 28일 4명의 사망자를 내고 감염자가 늘고 있는 조류변형 독감의 확산을 막기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홍콩내 모든 닭을 도살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SAR의 스테판 엽경제국국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29일 상오 6시를 기해 홍콩내 양계장,닭 도매시장,재래시장 등에 있는 닭에 대해 도살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로써 홍콩에서는 160개의 양계장과 39개 가금류 농장에서 사육중인 닭을 비롯해 도매시장과 재래시장 등에 있는 생 닭을 합쳐 모두 1백20만∼1백60만마리로 추정되는 닭을 일제히 도살하기 시작한다. 당국은 중국 심천과 인접한 원랑에 있는 한 양계장과 장사만 닭 도매시장의 한 구역에서 문제의 독감을 일으키는 H5N1­A형 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이 두 지역을 전염지구로 선포한데 이어 모든 닭을 도살키로 결정했다. 도살된 닭들은 플래스틱 봉지에 포장돼 컨테이너로 신계지역의 매립장으로 옮겨져 최종 처리될 예정이라고 엽국장은 말했다. 당국은 닭을 도살한 뒤 도매,재래시장 등을 철저히 청소,소독해 바이러스의 감염 가능성을 원천 봉쇄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위생사는 홍콩 전역에 걸쳐 일반 진료소에 14개의 조류독감 특별센터를 설치,양계장 관련자와 닭 도소매 시장 상인들을 감염 여부를 조사하는 건강진단을 실시키로 했다. 한편 전문가들과 홍콩 보건당국은 이 변형 인플루엔자가 사람간에 상호 전염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감염 어린이를 치료했던 한 의사가 감염된 것으로 밝혀져 대인감염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보건 관계자들은 감염된 의사가 손을 씻지 않아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공기전염 가능성을 부인했다.
  • 동물 천성도 조작… 닭이 메추라기 소리

    ◎미 신경연구소 뇌세포 이식통해 성공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 AP 연합】 메추라기의 울음소리를 내고 메추라기처럼 고개를 끄덕이는 닭이 뇌세포이식을 통해 만들어짐으로써 동물의 천성적 행동의 이식이 가능할수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샌디에이고신경과학연구소의 실험신경생물학자 에번 밸러번 박사는 국립과학원 회보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미국산 닭의 뇌에서 닭의 울음소리와 고갯짓을 관장하는 특정세포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일본산 메추라기의 울음소리와 고갯짓에 관여하는 뇌세포를 이식,메추라기처럼 울고 고갯짓을 하는 닭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밸러번 박사는 닭과 메추라기의 수정란을 48시간동안 부화기에 넣었다가 알껍질에 작은 「창」을 뚫은 다음 배아상태에 있는 닭의 뇌중 특정부분을 떼어내고 그 자리에 메추라기로부터 채취한 닭뇌의 특정부분에 해당하는 뇌세포를 이식한 결과 나중에 부화돼 태어난 이 닭은 메추라기처럼 울고 고갯짓을 했다고 말했다. 밸러번 박사는 메추라기의 뇌세포가 이식된 닭과다른 닭의 뇌세포가 옮겨진 닭의 울음소리와 고갯짓을 비디오테이프에 담아 비교하는 한편 이 닭들이 태어난지 14일 후에 죽여서 직접 뇌세포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 실험은 동물의 복제와는 다른 것이지만 최근 발표된 양과 원숭이의 복제성공에 뒤이은 것이어서 유전실험을 둘러싸고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 해외여행 태국 치앙마이/코끼리타고 「원시 정글탐사」 짜릿

    ◎메이핑강 뗏목에 몸 싣고 자연 풍관 즐겨/북부 고산지대… 미인 많은 곳으로 소문나/10월∼1월 관광적기… 하루 코스 2만6천원 태국 제2의 도시 치앙마이는 방콕과 달리 소란스럽지 않고 상쾌하다.특히 10월부터 1월까지가 관광하기에 알맞은 날씨다.해발 4백20m의 고산지대라 공기가 맑다. 치앙마이는 방콕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새로운 도시」라는 뜻의 치앙마이는 13세기 말 멩라이 대왕이 도읍을 정해 태국 북부지방의 중심도시 역할을 해왔지만 시가지를 조금만 벗어나면 현대식 건물 공사가 아직도 한창이다. 그러나 태국에서도 으뜸가는 미인이 많이 나기로 이름난 곳 답게 수줍음과 상냥한 태도가 이방인을 즐겁게 한다. 방콕의 로즈가든에서 민속쇼와 함께 코끼리쇼를 즐길수 있다면 치앙마이는 코끼리를 직접 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치앙마이의 여행사는 미니버스로 북쪽으로 1시간(60㎞)거리에 있는 치앙다오의 한 코끼리 훈련장으로 안내한다.이곳에서 태국인의 생활속에 깊게 자리잡고 있는 코끼리를 능수능란하게 부리는 모습을 구경한 뒤 코끼리 등에 올려놓은 나무의자에 몸을 싣고 정글여행을 떠난다.사람의 보통 걸음 보다 느린 속도로 좁은 산길을 또는 개울물을 거슬러 깊은 산속을 돌아 다니다 보면 옛날 사냥길에 오른 태국 왕족이나 코끼리를 타고 알프스를 넘었다는 한니발 장군의 행렬을 연상케 한다.나무의자에 등이 결리는 불편을 빼면 코끼리 걸음에 따라 흔들리며 주는 자극이 짜릿하다. 1시간여의 코끼리여행이 끝나면 다시 산길을 20분 정도 걸어 「리수」족 부락을 찾아보게 된다.부족사람들의 생김새만 빼면 마을 입구에서 노니는 닭들과 초가지붕,우리없이 키우는 돼지와 개가 아무렇게나 누워 잠을 자는 모습이 한국의 어느 산골 마을과 다를게 없을 정도로 눈에 익다. 이어 미얀마에서 발원하여 방콕까지 흐른다는 메이핑강을 따라 뗏목여행도 즐길 수 있다.어른 종아리 굵기의 대나무 15개를 엮어 만든 길이 18m의 뗏목은 앞뒤에서 사공 2명이 삿대를 저어 약 5㎞(40분)를 흘러내려온다.천천히 흐르는 강물을 따라 강 양쪽에 펼쳐지는 풍광을 한가롭게 즐길수 있는 여유를갖게 된다. 도착지점에서 기다린 여행사버스가 호텔까지 데려다주는 길에 화원과 나비농장에 들러 구경과 함께 수제품 구입을 권유한다. 치앙마이에 들를 기회가 있다면 직접 현지 여행사를 통해 자기 시간에 알맞는 코스를 선택,국적이 서로 다른 외국인 대여섯명을 벗삼아 하루를 즐기는 것도 재미있다.하루코스 여행요금은 8백50바트(2만6천원).
  • 폭죽… 횃불행렬… 「빛의 축제」절정/광주비엔날레 전야제 이모저모

    ◎남사당·택견 등 3개마당 흥겨운 놀이/금남로 2㎞ 길 따라 수만시민 환호 제1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일을 하루 앞둔 19일 금남로와 행사장 주변 등 광주시 곳곳에서 「빛의 축제」인 전야제가 성대히 펼쳐졌다. 하오 4시부터 9시까지 5시간동안 수창국교∼전남도청에 이르는 금남로 2㎞구간에서 열린 전야제에는 모두 55개팀 2천1백여명이 참석했다. 「세계로 미래로」라는 주제로 4시30분부터 1시간동안 길놀이 팀이 금남로를 지나는 동안 수만명의 시민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울리며 광주비엔날레의 성공을 기원했다. 광주비엔날레를 상징하는 마스코트인 「비두리」와 호돌이 등 남녀 어린이 롤러스케이트단과 횃불행렬,전통 민속혼례,남사당 놀이,농악대,고싸움 놀이팀,해동검도,세계 전통 의상행렬,인도 민속예술단 등 국내외 39개 행렬이 뒤따랐다.도로 양쪽 건물에서는 오색 색종이가 일제히 뿌려져 두달동안의 행사의 서막을 장식했다. 하오 5시30분부터 1시간동안 광주은행 본점 4거리에서는 군졸 복장과 평상 한복을 입은 2백50명이 2개팀으로 나뉘어 고싸움 놀이를 펼쳐 박수갈채를 받았다. 전남도청 앞 광장에 설치된 특설무대에서는 대회장인 송언종 광주시장과 허경만 전남지사 등 기관장과 예술계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새역사 창조」라는 주제로 축원제가 열렸다.송시장은 『이번 행사의 성공을 통해 광주가 세계속의 예술도시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풍선박이 터지며 풍선과 오색 꽃가루가 밤하늘을 수놓고 폭죽과 불꽃놀이 행사에 이어 국제 열기구대회 참가선수들이 열기구를 띄우면서 축제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이어 열린 축하공연에서는 국수호 무용단이 연출한 「천지창조」,시립 관현악단과 도립 국악단의 연주와 판소리·가야금 병창·부채춤·진도북춤 등 각종 문화행사가 다채롭게 이어져 예향 광주의 이미지를 한껏 뽐냈다. 하오 9시까지 「경계를 넘어」라는 주제로 펼쳐진 거리축제 행사는 첫째마당 무등빌딩∼구 동구청,둘째마당 상업은행∼가톨릭센터,셋째마당 광주은행 4거리로 나뉘어 이어졌다. 마당별로 패션 카니발·농의상 패션·각시탈 인형극·택견·취타대·남사당놀이·장성 방구다리 농악등이 준배돼 시민들의 흥을 돋우고 축제무드를 높였다. ◎눈길 끄는 전시작품/싱가포르 작가 리 웬/「털 벗긴 닭」 출품/전수천씨 「뽕잎 먹는 누에」도 중외공원 안 광주 비엔날레 아트홀 1·2층에 전시된 「국제현대미술전」의 작품 88점(50개국 92작가 출품)은 한마디로 「현대미술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들이다. 18∼19일의 프레오프닝에 참석한 사람들중 미술과 관련이 없는 일반인들은 전시장을 둘러보며 『이것도 미술인가?』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할 정도였다. 광주 비엔날레의 본전시인 「국제현대미술전」에 참여한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 대부분이 『현대 미술작가들이 추구하는 예술성의 한계가 과연 어디까지 이르는가』를 생각하게 할만큼 별나고 기이하기 때문이다. 「닭들은 죽었으나 당신은 살아있다」는 제목으로 작품을 내놓은 싱가포르의 작가 리 웬은 전시코너앞에 털벗긴 닭들을 병에 넣어둔채 코너안에는 깨끗한 식탁을 차려놓았다. 한국작가 신경호씨는 광개토대왕비의 형상과 비문으로 엄숙한 작업공간을 꾸몄고 미국의 작가 척 클로즈는 자화상이란 주제아래 흑백명암이 다양하게 구사된 대형얼굴상의 실크스크린으로 벽면을 채웠다. 크로아티아의 달리 보르 마르티니스는 「표면사이에 위치한 원」이란 작품으로 폐쇄된 검은 공간속에 한줄기 빛의 화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본전시장 밖에는 전시관앞 공터에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 수상작가인 전수천씨가 30평의 유리박스에 누에를 놓아 뽕잎을 먹이는 장면을 연출했다.또 바로 옆에 벼를 베어 낸 논을 만들고 유리관 안에 설치된 60여대의 TV화면을 통해 누에가 뽕잎을 먹는 장면과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 및 각종 도형을 화면에 표시해 원시와 현대가 공존하는 모습을 재현했다. 미술관 1층에는 고도의 첨단 과학예술작품을 선보이는 「정보예술(Info Art)」전이,2층에는 예술과 역사의 고리를 이어주는 「광주5월정신전」과 「증인으로서의 예술전」이 자리를 잡았다. 본 전시가 아닌 특별전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비엔날레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전시인 「정보예술전」은 정보사회인 현대에서예술이 지향할 바가 무엇인가를 실감나게 보여주는 자리.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와 미국의 폴 개린,일본의 게이고 야마모토등의 독특한 작품들이 전시장을 환상적으로 꾸미고 있다.빛과 소리와 영상이 한데 어우러진 전시장은 미래의 우주전시장을 연상케 한다. ◎“체제 항거 「5·18도시」 오고 싶었다”/리투아 전 대통령 란스베르기스 내한/오늘 개막 축하공연서 피아노 연주 1990년부터 2년동안 리투아니아의 초대국가원수를 역임한 란스베르기스씨(63)가 20일 하오 7시 광주문예회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광주비엔날레 개막축하공연에 참가하기 위해 18일 밤 광주에 왔다. 란스베르기스씨는 19일 기자들을 만나 『거대한 예술이벤트인 광주비엔날레에서 과연 예술이 삶을 위해서 어떤것들을 창작해내고있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현재 리투아니아 야당 당수이며 상원의원이자 리투아니아의 수도에 있는 빌리우스 음악 아카데미의 교수인 그의 본래모습은 정치가 이전에 피아노를 치는 예술가이다. 그는 지난 60년대 백남준씨와 조셉 보이스등이일으킨 독일의 전위예술운동 플럭서스를 통해 오늘까지 이어오고있는 백씨와의 친분으로 비엔날레공연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이어 『백씨와의 친분도 있지만 광주가 겪은 5·18이라는 역사적 현실이 과거 내가 구 소련체제에 항거하며 페레스트로이카를 겪었던 경험과 유사하다는 생각으로 더욱 남다르게 광주를 찾게됐다』고 말했다. 21일 아침 광주를 떠나는 그는 『예술은 인간의 고정관념을 넘어 보다 열린 세계를 지향하는 고귀한 작업』이라는 예술관을 피력했다.
  • 동물이 천재지변 예감하는 까닭은(박갑천칼럼)

    며칠전의 아침 서울에 눈이 내렸을 때 조금전의 방송은 날씨가 좋을 것이라고 예보했다.그렇건만 눈은 적잖이 내렸다.인지의 현주소를 잠시 조롱해본 조화옹의 짓궂음이었다고나 할까. 그래도 기상예보는 적중률이 높다.하지만 지진의 경우 현재의 첨단장비로는 정확한 예보가 「거의」불가능한 것으로 돼있다.75년 중국 하이청(해성)지진과 78년 멕시코 지진의 예보가 맞았다 해도 그많은 지구상의 지진을 생각할 때 『소경 문고리 잡기』였다고 해야겠다.과학수준 높은 일본인데 예보능력이 있었다면 어찌 이번과 같은 큰피해를 내면서 곱송그리겠는가.제아무리 깝죽대봐야 섭리의 영위를 구극 인지가 헤아릴수 있는 것은 아니구나 싶다. 이럴때 사람들은 천재지변에 대한 동물들의 예지능력을 생각한다.우리 고로들이 말해온 까치집의 얘기도 그중 하나이다.까치가 집을 낮은데 짓는 해에는 반드시 큰태풍이 몰아친다는 것이 아니던가.갈매기도 그렇다는 기사가 「어우야담」에 보인다.제주판관으로 벼슬이 깎인 남봉김치가 추자도에 들렀을 때 사공이 말하기를몇해에 한번씩 갈매기가 안보이는데 그해에는 태풍이 거세다는 것이었다. 지난 연말연시 중국의 지진 때도 닭·돼지·쥐·고양이 따위 동물이 기이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으로 보도된다.지진발생전 쥐들이 날뛰면서 서로 꼬리를 문채 한줄을 이루는가 하면 고양이·돼지는 비명을 지르며 날뛰고 닭들 또한 원을 이루면서 한곳에 뭉쳐 있었다는 것이다.정말로 예지한 것일까,아니면 사람들이 그렇게 의미부여한 것일까. 임진왜란 같은 국난도 「조선의 동물」들은 예감했던 모양이다.선조24년 청봉 윤승훈이 강릉부사가 되었는데 이해 흰개미와 검정개미떼가 바다 쪽에서 밀려와 싸움으로 해서 주검이 언덕처럼 쌓였다.그이듬해 왜병이 쳐들어온다(김시량의 「자해필담」).이보다 좀 앞서서는 서울 경복궁 성아래서 이변이 일어났다.몇천마리인지모를 개구리들이 새끼를 업고 우글거리는 것을 성안사람들이 떼지어 보았다.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이는 어린애를 업고 피난하는 형상이라 상서롭지 못하다』(윤국형의 「갑진만록」). 비단 동물만이 아니다.지능이 낮은 사람의 경우도 예언능력을 보이는 사례가 더러 있다.지식이 없고 욕망도 없이 섭리의 영위에 순응하는 삶을 살때 섭리의 주파가 와닿는다는 걸까.
  • 보험금 지급 사상 최고액 될듯/일 관서 덮친 지진 충격과 파장

    ◎일대공장 가동중단… 간사이경제 큰 타격/무라야마,“화재진압·기간시설복구 최선” ▷경제계반응◁ ○…간사이지역의 가전제품메이커 등의 공장은 조업이 불가능한 상태.고베시의 마쓰시타전기산업의 고베공장은 마쓰시타로서는 워드프로세서·퍼스컴·게임기 등 정보기기를 생산하는 일본내 유일한 공장이지만 지진이 발생하자 조업이 전면중단됐다.유리창 등이 깨지고 수도배관이 터져 공장일부가 침수되고 창고안에 재고품도 무너져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지만 사원들은 여진이 두려워 점검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또 전국지방은행협회에 집계된 바에 따르면 이케다은행의 이타미지점이 입주한 건물과 쥬고쿠은행의 고베지점이 지진으로 무너져 업무가 일제히 중단.고베시에 본부를 두고 있는 한신은행과 효고은행은 온라인시스템이 정지돼 모든 입출금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현금자동인출기 등도 사용불능. NTT와 일본고속통신·일본텔레콤 등 각사는 회선에 장애가 발생.NTT는 효고·오사카·와카야마·교토·아이치 등과의 발·수신전화가 폭주하자 중요전화통화를 확보하기 위해 고베시와 오사카 등으로부터의 발신을 규제. ○…이날 대지진에 따른 피해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보험금지급액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 일본 손해보험협회는 이와 관련,『지금까지 최고이던 훗카이도 동쪽 해상지진(94년10월 발생)때의 12억엔을 초과할 것이 틀림없다』고 밝혔다.생명보험회사의 보험금지불도 단독사고·재해로서는 전후 최고가 될 것으로 예상. 지금까지의 최고는 지난 85년 JAL기 추락사고때 생명보험에 가입한 2백96명에게 지급한 것으로 약 1백11억엔이었다. ○…이번 지진피해복구작업과 관련,토목관련 기업들의 대규모수주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로 이날 도쿄증시에서는 건설업종주식들이 대거 상승세를 유지해 눈길.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지진복구 프로젝트에 엄청난 양의 공공기금이 쓰여질 것이라는 전망속에 건설업종의 주식들이 투자자 사이에 큰 인기를 얻었다고 증권사 관계자들이 밝혔다. 오사카에 본사를 둔 대형건설업체인 오바야시사는 이날 하루 가장 많은 거래량을 보였으며,유명철도건설업체인 오사카의 오쿠무라사도 두번째로 많은 거래량을 기록. ○…이번 지진은 간선도로 및 철도에 궤멸적 피해를 안겨줘 간사이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분석. 일본 다이와(대화)종합연구소는 피해가 가장 심각한 효고현 남동부지역의 인구규모는 긴키 전체의 약 7분의1로 지진에 따른 개인소비·생산활동등의 저조는 긴키지방의 경제성장률에 마이너스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본의 교통동맥인 동해도,산양 신칸센을 비롯한 한신고속도로의 복구시간여하에 따라서는 일본경제 전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아직 정확한 피해규모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이 정도 규모의 피해라면 정부의 긴급구조자금 투입과 복구작업관련 수요증가로 지진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정부 대책◁ ○…일본정부는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기민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대장성은 피해복구를 위해 긴급보조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정확한 액수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대장성은 파괴된 사회간접시설을 재구축하기 위해 예비비에서 일단 재원을 끌어오고 이것이 부족할 경우 추가예산을 편성할 것으로 보인다. 하시모토 류타로(교본용태낭)통산장관은 『지진피해의 영향으로 일본경제의 회복기조가 후퇴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피해지역의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지진규모는 진폭·진앙지 거리로 산출/진도는 사람의 느낌·물체영향을 지칭/지진의 「규모」와 「진도」 측정은 어떻게 일본의 대지진과 관련,지진의 크기수치인 「규모」와 「진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의 크기를 말할 때 「규모」는 절대적인 개념,「진도」는 상대적 개념의 용어로 해석된다. 규모(Magnitude)는 지진발생시 진동에너지의 총량에 대응하는 것으로서 지진자체의 크기를 대표한다.지진계에 기록된 지진파형의 진폭과 진앙(발생지점)까지의 거리 등을 변수로 해 산출된다.규모는 또한 1935년 개념을 창안한 미국의 지진학자 C·리히터의 이름을 따서 「리히터 스케일」이라고도 부른다. 진도(Seismic Intensity)는 어느 장소에 나타난 진동의 세기를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의 물체·구조물 또는 자연계에 대한 영향의 정도를 말한다.진도의 경우 세계 지역별 사회적 여건과 구조물의 차이점을 고려해 다른 계급표를 설정,사용하고 있다.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진도계급은 MM계급인데 우리나라는 일본기상청이 정한 JMA계급을 사용하고 있다.이들의 대응관계를 보면 JMA진도 0이 MM진도 Ⅰ에 해당되며 JMA진도 Ⅰ이 MM진도 Ⅱ에 해당되고 JMA진도 Ⅳ가 MM진도 Ⅵ∼Ⅶ에 해당된다. ◎지진발생전 10일전부터/닭·쥐 등 기이한 행동보여 중국 광동성 담강시지진국은 지난 12월31일과 올해 1월10일 진도 6.1이상의 지진이 중국남부에서 두차례 발생하기 전 지진발생지역의 닭·돼지·쥐·고양이 등 동물들이 종전에 볼 수 없던 기이한 행동을 보인 것을 8개소에서 8건이나 수집했다고 홍콩의 중국계 신문 문회보가 17일 보도했다. 담강시지진국이 공개한 중국내 지진발생지역 동물들의 이 이상행동은 중국과 일본에서 지진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와 흥미를 더하고 있으며 동물들의 지진예고능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북부만의 경주해협 연안인 광동성 수계현 초담진 나옥촌 주민은 12월31일 지진이 발생하기 전 10여일간에 걸쳐서 바다속의 문어들이 기이할 정도로 수많이 연안으로 몰려나오는 것을 목격했다고 신고했다. 염강시의 한 양계장에서는 지진발생 3일전인 12월28일부터 닭들이 일제히 모이를 먹지 않다가 지진이 끝나자마자 식욕을 회복했으며 담강시 파두구 남삼중학의 한 교사는 지진발생 2일전 교내의 지구자기관측실내에서 많은 쥐들이 날뛰고,서로 꼬리를 문 채 한줄을 이루고,사람을 보아도 전혀 겁내지 않는 이상현상을 관측했다. 1월10일의 지진을 앞두고도 동물들의 이상행동이 잇따랐다.뇌주시 김성농장에서 사양중인 돼지들은 이날 지진발생 20분전 마구 날뛰다가 돼지우리를 뛰어넘어 달아났으며 뇌주시 인민정부 과학위원회의 한 간부가 가정에서 기르던 닭들은 지진발생 하루전인 1월9일에는 아무리 몰아대도 닭장에 들어가지 않았다. 이밖에 수계현 우체국직원이 기르던 닭들도 이날 지진발생 이전부터 미리 놀라 원을 이뤄 한곳에 뭉쳐 있는 특이한 행동을 보였으며 뇌주시 기수진에 거주하는 한 간부가 기르던 고양이는 지진발생 전 무려 10여분간에 걸쳐 비명을 질러댔다고 문회보는 덧붙였다.
  • 백두산(연변 조선족1백년:9)

    ◎민족의 영산… “조국 그리우면 오릅니다”/산자락에 조선족 마을 여러개… “고향으로 생각” 조선족들은 중국영토에 얹혀 살지만 정신만은 아직도 부여·고구려·발해 땅에 살고 있다.이러한 의식으로 사는 것은 백두산 때문이다.그리고 백두산이 존재하는 한 이러한 의식은 지워지지 않는다.언젠가 단신으로 백두산등정을 했을 때의 일이다.연변조선족부녀회 임원 몇명과 만났다.『한국서 오셨구만요.참으로 멀리서 오셨군요.통일만 되면 바루 올라오실걸…』그렇다.중국대륙을 횡단해 우회하며 올라온 필자를 측은히 여겨 준 것이다.『우린 만주땅에 살지만 백두산이 있는한 외롭지 않아요.조국이 그리우면 백두산엘 오르는걸요』이토록 정신적 지주가 된 백두산은 진실로 물질적 정신적 모신의 요람이었다. 문득 가곡원류에 실린 이름 없는 이의 시조 한수가 떠오른다. 「백두산에 높이 앉아 앞뒤뜰 굽어보니/남북만리에 옛 생각 새로웨라/간 님의 정령 계시면 눈물질가 하노라」 이 시조작가도 넓은 만주벌을 잃은 설움에 한숨 지은 것이다.백두산은 신령의 산이다.한민족의 젖줄이며 정기가 담긴 영봉이다.최고봉이라는 것 뿐 아니라 한반도와 만주벌의 중앙에 우뚝 서서 그 옛날 한민족이 활약했던 넓은 대지를 굽어보며 흥망성쇠를 지켜본 영산이다. ○천지는 하늘의 호반 왜정 때는 잔혹한 일본인의 탄압을 피해 이곳으로 와서 가냘픈 목숨을 지탱한 곳이고,일본군의 총칼과 맞서 조국을 위해 싸운 독립군의 보금자리이기도 했다.백두산은 마치 모신의 가슴처럼 굶주린 고아들을 먹였고,외로운 고아들을 따스하게 안아준 어머니 가슴이었다. 백두산 정상에 오르면 누구나 『아아,백두산』하고 절규하지만 순간 자연의 외포와 엄숙함에 할말을 잃고 침묵이 있을 뿐이다.병풍처럼 둘러싸인 기암절벽안에 검푸른 물결로 덮인 잔잔한 천지는 거짓없는 하늘의 호반이었다.마치 금세라도 해룡이 용틀임하며 승천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그래서 천지를 용왕담이라고 하나부다.예로부터 백두산신령은 나라의 평화와 인간의 소원을 들어주는 민간신앙의 표상이었다. 백두산 정상에서 얼마 안되는 곳에 중국에서 명소로 꼽는 장백폭포가 있다.달문을 통해 흐르는 천지의 물줄기가 폭포로 힘을 얻어 벌을 적시면서 송화강에 합류한다.천지의 물줄기는 분명 조선족의 젖줄이 된다.폭포로부터 얼마 안되는 곳에 작은 담수호가 숲속에 슬며시 모습을 나타낸다.사람들은 이곳을 소천지라 부른다.그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이 작은 호수가 그토록 유명한 「선녀와 나무꾼」의 무대라는 것이다. ○중국선 장백산으로 나무꾼이 사냥꾼으로부터 쫓기는 사슴을 도운 덕택에 이 호수에서 멱을 감던 선녀를 아내로 맞는다.그러나 보여서는 안될 선녀의 옷을 보인 탓으로 아내는 그 옷을 입고 아이들을 데리고 하늘로 간다.이 슬픈 설화가 본토에서는 금강산이 무대로 되어 있지만 이곳 조선족은 자신들이 처해 있는 현재의 공간에다 설정하고 있다.이리하여 백두산을 업고 사는 만주벌을 삶의 터전으로 하면서 고향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발현이 강하게 나타난다. 폭포를 따라 내려오면서 처음 만나는 도시가 이도백하진이다.도시라기보다는 백두산의 풍요로운 임업·광산·동식물을 관리하는 관청이 있는 농촌마을이다.『안녕하십니까?』로 통하는 마을,이곳도 조선족이 개발한 지역이다.인근에 옹기종기 작은 마을을 형성하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싸리울타리에 싸릿문,호박덩굴이 지붕을 덮은 모습,닭들이 마당에서 모이를 쪼는 모습이 전날 한국 농촌의 풍경을 옮겨 놓은듯 하다.모두 조선족 마을이다.삼도진을 거쳐 매음마늘을 지나면 평지에 이른다.여기부터 평강벌이다. 백두산 자락이 펼친 면적은 8천㎦로서 전라북도의 면적과 비슷하다.지정학적으로 중국과 경계를 하고 있으니까 자연히 중국에서는 장백산으로 부른다.중국문헌을 뒤져보면 옛날에는 「넓은 황야 가운데 있으니 불함이라 이름한다.숙신땅에 속한다(산해경)」고 되어 있다.한나라 때는 「단단대령」이라 불렀고,남북조의 위시대는 「개마대산」또는 「태백산」이라했다.「장백산」이라는 이름은 당나라 때 비로소 나온다.한편 백두산을 배경으로 살아온 민족을 보면 숙신족·읍루족·물길족·말갈족·여진족·만주족 등 여러 민족을 들 수 있으나 우리 민족도 부여·고구려·발해 등 여러왕조가 백두산에 발상을 두고 있다. ○「밝달」이란 의미 유래 이와같이 백두산을 배경으로 여러 민족들이 발붙여 살아왔으나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오직 우리 민족만이 뿌리를 내리고 민족의 성산으로 숭상하면서 우리의 정신적 지주로 여겨 오래오래 살 것을 표상하고 있다.단군신화에서 환웅이 천상에서 하강한 곳도 태백산 아래 신단수로서 이곳에 신시를 만들었다.발해 대조영이 건국의 기틀을 만든 곳도 태백산이며,부여 금와왕이 고구려 시조인 동명왕의 어머니 유화부인을 만났다는 곳도 태백산으로 다름 아닌 백두산이다. 백두산의 명명유래는 성해응의 「동국명산기」에 나타난다.즉 흰독을 엎어놓은 듯한데서 붙여진 이름이란다.이유원의 「임하필기」에는 네계절 산마루에 흰 눈이 덮여 있는데서 붙여진 이름이라 했다.한편 최남선은 우리의 명산들에 백자가 많이 들어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는 광명한 산악,해가 돋는 신성한 고지 등을 의미하는 「밝뫼」나 「밝달」에서 유래되었다고 설명한다. 어떻든 이 백두산을 우러러 보며 지키고 있는사람들은 다름 아닌 중국조선족들이다.『우리 조국땅에 살아요』라는 말은 백두산에 사는 한 그게 남이든 북이든 조국이라는 의식에서다.그리고 백두산에 얽힌 수많은 전설들이 우리 동포들에 의해 생성되고 있음은 의식의 연장으로 가슴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테일러식 평양독도법/황병선(데스크 시각)

    평양을 1주일 남짓 방문하고 돌아온 한 미국 학자가 전하는 「오늘의 북한」얘기를 들으며 솔직히 머리속이 혼란스러워 지는 것을 어쩔수 없었다.그래 북한은,아니 김일성은 이 「핵사태」를 어쩌겠다는 것인지 더욱 아리송해 질 뿐이다. 워싱턴소재 전략및 국제문제연구소의 부소장인 윌리엄 테일러씨는 북한에서 전쟁준비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한 식당에 들어가 보니 음식도 풍성했다면서 평양측 핑크빛 「평화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김일성주석을 3시간 가까이 면담한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할 생각이나 능력이 없으며 「남쪽의 동포」를 먼저 공격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메시지를 곧이곧대로 전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전한 북한이 얼마나 진실에 가까운 것이냐이다. 그는 92년에 이어 김주석 면담이 이번이 두번째다.또 북한을 모두 네차례나 방문한 경험이 있다.국제문제 전문가요 북한에 대해 이정도 경험을 가진 인사의 얘기라면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미안스러운 얘기이지만 그가 전하는 말은 우리가 알고싶어하는 정보는 별로 없고 평양측 「평화 제스처」만 담고 있는것이 아니냐는 인상을 지울수 없다. 테일러부소장이 국제문제전문가로서 한반도라는 「현장」에 뛰어든 동기 자체는 순수할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그가 김주석 82회 생일에 즈음한 북한의 「핵사태 돌파를 위한 평화공세」에 이용당하고 있는것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듣다. 이번 핵사태를 어떻게 해서든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말이며 북한을 고립시키기보다 국제사회로 이끌어내 「순치」시키는 것이 바람직스럽다는 그의 충고는 귀기울일만한 것이다. 그러나 평양을 읽는 독도법에는 한 핏줄로서,그리고 오랜 체험에서 얻어진 우리 나름의 비방이 있다.테일러부소장은 판문점 부근 북의 한 마을에서 주택·학교·옥외변소 그리고 뛰노는 닭들을 보고,또 학생들을 만나보고 자신이 60년대초 미군장교로 복무했던 경기도 운천의 한마을이 연상되더라고 했다.그러나 이대목에서 90년 10월 남북총리회담을 취재하느라 평양을 방문했을때 그들의 「안내」에 따라 돌아본 「예정된 장소들」인북한의 모습이 문득 머리를 스쳤다. 테일러씨 역시 북한은 스케줄에 따라 안내원이 보여주는 곳밖에 볼수 없는 땅이라는 사실을 잘 알리라고 본다.그가 본 마을은 비무장지대에 세워놓은 선전용 마을임을 우리는 안다.전쟁준비 기미를 전혀 느낄수 없었다고 했지만 안내받아 둘러보는 외국인눈에 띄게 전쟁준비를 할 나라가 세상 어디에 있겠으며 역시 안내받아 갔을 식당에 풍성한 음식이 없을리 있겠는가.북한은 6·25직전에도 외국인 눈에는 전혀 전쟁을 준비하는 나라로 비쳐지지 않았다. 결국 그는 4차례 평양과 북한일대의 「전시장」만 돌아보고 또 미국과 세계를 향해 북한지도자들이 하고 싶은 얘기만 들었는지 모른다.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김주석이 하는 「비둘기」얘기나 사람사귀고 낚시하러 미국에 가보고 싶다는 여유있고 평화스러워 보이는 고도의 전술적 한담이 아니다.핵무기를 개발할 생각도 없는 그들이 국제원자력기구가 핵시설에 설치한 봉인들은 왜 뜯었으며 대남방송을 통해 날이면 날마다 「남조선 괴뢰와 미제국주의자」들이 침략전쟁을준비하고 있다고 위기감을 조성하면서 외국방문자의 눈에 그토록 평화스럽게 보이도록 하는 이유가 역으로 궁금한 것이다. 북한당국자의 발언이 필요와 경우에 따라 진실과 프로퍼갠더,그리고 거짓 사이를 아무런 가책없이 자유자재로 오간다는 사실을 미국사람들은 별로 괘념치 않는것 같다.그래서 우리는 한국이 배제되는 미·북한만의 대화를 항상 염려스러워 하는지 모른다.테일러 부소장이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얘기를 따로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의 평양독도법은 최근의 북한을 바로 읽으려는 사람들을 오히려 혼란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치 않을수 없다.
  • 계명성(외언내언)

    꼬끼오­.홰를 치며 우는 계명성속에 계유년 닭의 해가 밝았다.상서로운 햇살이 온누리에 번져난다.단기 4326년,서기 1993년.지난해 뽑은 새 대통령이 「깨끗한 정부」를 표방하고 「신한국」을 열어나가기 시작하는 해이기도 하다. 사람에게 새벽과 시를 알려온 닭은 주력을 갖는 서조로도 알려진다.한바탕 목청놓아 소리를 뽑으면 요괴도 달아난다.그뿐 아니다.그 울음은 귀인의 탄생도 알린다.「삼국사기」(탈해니사금9년)에 적혀 있는바 경주김씨의 시조 김알지가 들어있는 금색 궤짝아래서 울고 있는 것은 흰색 닭이었다.그곳 시림을 그래서 계림으로 고치면서 국호로까지 삼고 있다. 닭의 오덕이 흔히 말하여진다.전요라는 사람이 노나라 애공에게 말하는 가운데 임금이 갖춰야 할 덕을 비유하면서 했던 말.「한시외전」에 적혀 있다.첫째,닭의 볏(관)은 문을 상징하며 둘째,사나운 발톱은 무를 나타내고 셋째,적을 앞에 두고 용감히 싸우는 것은 용이며 넷째,먹이를 보고 그 무리를 부르는 것은 인이고 다섯째,때맞추어 욺으로써 새벽을 알림은 신이라는 것이었다. 「순오지」등에는 조선태조 이성계와 석왕사에 얽힌 얘기가 나온다.그가 안변에 있을때 꿈을 꾸었다.수많은 집의 닭들이 일시에 울고 자기는 허물어진 어떤 집에 들어가서 세개의 서까래를 지고 나오는데 꽃이 지고 거울이 떨어지기도 했다.한 스님(무학대사)이 해주는 해몽인즉­ 『수많은 집의 닭들이 일시에 울었다는 것은 고귀한 지위(고귀위=꼬끼오와 음이 비슷함)를 부른 것이요 세개의 서까래를 졌다는 것은 그 형상이 곧 임금왕(왕)자입니다.또 꽃이 지면 마침내 열매가 있는 법이요 거울이 떨어지면 어찌 소리가 없겠습니까.이 꿈은 왕업을 일으킬 징조입니다』.과연 왕업을 이루고 있다. 경남 거제군 장목면 외포리의 큰닭섬(대계마을)에서도 진작에 수많은 닭들이 일시에 울었던가,14대 대통령을 배출시켰다.큰닭섬 출신이라서였던지 그는 닭을 빗댄 명언을 남기고 있기도.『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번영 한국의 그 새벽은 열리기 시작했다.
  • 환경보전,인류생존의 최대명제로(우리가 살아야 할 지구:1)

    ◎리우 환경회의를 계기로 본 실태·과제/자연훼손 더이상 버려둘수 없다/오염·온난화 심각… 생태계 위기/자연과 인간이 공존할수있는 새질서 마련해야 지구가 숨차다.하나뿐인 지구가 오염과 절제없는 개발로 황폐화해가고 있다.환경문제는 이제 전세계인류의 가장 큰 관심사로 등장했다.오는 6월5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유엔환경회의를 계기로 지구환경의 오염현황과 세계의 지구구하기 노력을 시리즈로 연재한다. 『사과나무에 꽃이 피지 않습니다.닭들은 알을 낳았지만 병아리는 나오지 않았습니다.생명의 소리가 없는 침묵의 봄이 왔습니다』 미국의 여류생물학자겸 자연보호학자인 레이첼 카슨은 저서 「침묵의 봄」에서 환경오염이 가져다줄 숨쉬지 않는 봄을 동화로 써내려가고 있다. 종달새,개똥지빠귀의 노래는 들리지 않는다.황당하고 이상스럽게 생긴 곤충이 하늘을 날고,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에 대해 이야기하는 농부들이 늘어나는 봄이 환경학자들의 미래진단에서 그려지고 있다. 오염의 절망을 딛고 「하나뿐인 지구」를 구하려는 노력들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유엔은 지구환경문제를 사라진 동서냉전구조속의 조율역할대신에 새로운 과제로 설정했다.오는 6월 리우에서 열리는 유엔환경정상회의는 이러한 노력들의 첫 성과를 만들어낸다. 지구상에 생명체가 탄생한이래 생명체가 지구환경을 변화시킨 일은 없었다.오직 20세기라는 지구역사의 한순간에 인간은 자연을 변화시키고 오염시키는 힘을 소유했다. 환경에 대한 인류의 공격중에서,가장 치명적인 것은 위험한 물질을 땅과 강과 공기속에 버린 것이다.이런 오염은 대부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고 생명체의 존재기반인 생활환경을 「악마의 사슬」로 묶어버렸다. 과학의 발달은 지구운명의 비극성을 입증해보이고 있다.높은 안정성으로 「꿈의 신물질」로 불렸던 CFC(불화염화탄소)가 남극상공의 오존층을 파괴하고 있음이 밝혀졌다.몇년되지도 않는다. 이산화탄소·메탄이 지구를 데워가고 있음을 밝혀낸 것은 인류에게 예방의 기회를 준 것이었다.그럼에도 인류의 지구훼손은 중단되지 않고 있다. 60년대에 찍은 아마존열대림에 대한 인공위성사진은 흠집없는 푸른양탄자다.이 환상적인 양탄자는 90년대들어 경지정리된 논의 모습이거나 바둑판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환경을 지키지 못했을때의 교훈은 「침묵의 봄」이전에도 있다. 모든 고대문명의 발상지들은 무두 사막이거나 황폐화했다.그러나 역사적인 기록들은 이들 지역이 옛날에는 모두 비옥한 땅이었음을 증명한다.이집트는 「유럽의 곡창」이라는 별명으로 불렸고,팔레스타인지역은 성경에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묘사될만큼 비옥하던 땅이다. 레바논도 수천년전에는 울창한 삼림지역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 땅들은 인공으로 심지 않으면 풀 한포기 잘라수 없을만큼 황폐화했다. 50억인 현재의 세계인구는 다음세기에 들어서 80억내지 1백40억까지 올라가 안정될 것이라는게 미래학자들의 진단이다.이에따라 현재의 지구경제규모는 50년내에 5내지 10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경제는 대부분이 재생이 불가능한 에너지·광물·흙·바다에서 얻는다.지구의 한정된 자원은 곧 건덜나고 쓰는만큼 지구오염은 가속화된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목표로 「지속 가능한 성장(Sustainable development)의 개념이 도입됐다.지구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개발하고,개발의 여지를 후대에게 남겨준다는 공존과 지속을 위한 개발개념이다. 위기의식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은 지구경제의 주된 이념으로 성장하고 있다.CFC대체물질이 개발되고 이산화탄소를 줄이려는 노력도,다른 말로 바꾸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초포석일 뿐이다. 지구를 지키기 위한 지구인의 노력이 이제 걸음마를 떼놓고 있다.환경 문제가 새로운 세계질서의 중심축이 되고 있고 산업·무역의 모든 경제행위가 「환경」아래서 새로이 조명되기 시작한다.
  • 「살인더위」 기승… 익사ㆍ폐사 잇따라/전국이 33∼38도

    ◎물놀이 5명ㆍ닭 5천마리 숨져 폭염 6일째인 1일 전남 장흥의 낮최고기온이 7년만의 최고기록인 섭씨 38도를 나타낸 것을 비롯,전국이 33∼38도의 살인적 무더위로 끓었다. 이날 장흥지방은 지난83년 8월4일의 38.3도 이래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으며 대구지방도 수은주가 37.5도까지 올라갔다. 또 마산 37.1도,남해 36.8도,산청 36.7도,남원 36.3도 등 35∼38도의 무더위를 기록했고 중부지방도 서울의 33도를 비롯,35도 안팎으로 나타나 올들어 가장 높은 기온과 함께 80%가 넘는 불쾌지수와 더불어 숨막히는 살인적 더위를 보였다. 중앙기상대는 『이같은 더위는 우리나라 동서로 자리잡고 있는 고기압대가 중부이남 일대에 고온부를 형성,북태평양기단을 정체시키면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대는 그러나 중국대륙에서 다가오는 저기압대가 주말인 4일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면서 소나기와 함께 더위가 잠시 식혀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처럼 찜통더위가 계속되자 전국 곳곳에서는 양계장의 닭들이 죽고 익사사고도 잇따랐다. 【대전】 지난달29일부터 31일까지 충남 서산ㆍ홍성ㆍ공주지역 50여 축산농가에서 모두 5천여마리의 닭이 더위를 이기지 못해 폐사했다. 지난달 30일 서산시 자흥동 조만호씨(48)의 양계장에서 육계 2천마리 가운데 5백여마리가 폐사됐으며 같은날 서산시 장동 김재순씨의 닭 8백여마리가 더위로 죽는 등 서산시내 축산농가 6가구에서 모두 2천4백여마리가 폐사됐다. 또 부산ㆍ강원ㆍ경남 등지에서 1일 하룻동안 모두 5명이 무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나왔다가 물에 빠져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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