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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2차 핵실험 이후] 北핵실험 미·중·일 전문가 진단

    북한이 25일 2차 핵실험을 전격 실시함에 따라 배경과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거리 로켓을 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추가 핵실험을 강행하는 초강경 카드를 꺼내든 속내는 무엇이며, 향후 국제정세에는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해외 한반도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 봤다. ■빅터 차 美조지타운대 교수 “美, 양자접촉보다 다자 틀 해결 시도”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겸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연구프로그램 책임자는 미국이 북한과의 양자 접촉보다 유엔과 6자회담 관련국들과의 공조 등 다자틀을 통해 북핵 위기 해결을 시도해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차 교수는 25일(현지시간) 북한의 2차 핵실험의 배경과 의미, 북한의 궁극적인 목표와 향후 미국의 대응 등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CSIS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다. →북한의 2차 핵실험 의미는. -북한의 2차 핵실험은 2008년 말 조지 W 부시 행정부 말기에 (검증 의정서 내용을 놓고) 6자회담을 거부한 이래 계속되고 있는 일련의 도발행위의 연장선상에 있다. 북한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뒤 미국의 외교적 제의에 대해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6자회담 거부에 이어 2차 핵실험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이 왜 이 시점에 2차 핵실험을 단행했다고 보나. -이번 핵실험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첫째,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과 핵무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둘째, 건강 이상설이 나도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대신해 북한 내부에서 김 위원장 가족과 강성 충성파들이 점진적으로 후계구도를 잡아가는 리더십의 전환을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북한 같은 전체주의 체제에서 내부의 정치적 유동성은 일반적으로 대외적으로는 호전적인 모습을 띤다. →북한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바는. -지금까지 전례만 따져본다면 정답은 워싱턴과의 직접 대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까지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의 고위급 대화 제의를 모두 거부했다. 따라서 미국과의 직접 협상이 목표가 아니며, 이보다는 장기적인 두 가지 목표를 겨냥했다고 볼 수 있다. 첫째, 북한은 궁극적으로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부여받은 상태에서 미국과 핵 군축협상을 벌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이상적인 협상 결과는 비군사적 목적의 핵에너지를 확보하는 동시에 국제적 사찰을 받지 않는 일부 핵프로그램에 대한 통제권을 갖는 것이다. 둘째,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새로운 형태의 ‘체제안전보장’을 받아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북한이 당면한 개혁과 관련한 근본적 딜레마에서 기인한다. 즉 북한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방이 불가피한데, 이럴 경우 체제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원하는 것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체제 또는 ‘포스트 김정일’ 체제가 잠재적 불안정 요인이 있는 개혁을 추진해 나가는 동안 자신들의 체제를 지지하겠다는 확약을 원하는 것일 수 있다. →향후 예상되는 미국의 대응은. -먼저 미국은 고위급 관리를 동북아 지역에 보내 동맹국들에 미국의 안보공약과 핵우산 제공을 재확인할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안보리 결의 1718호의 전면 이행을 요구하는 새로운 결의안 채택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유엔 회원국이 모두 참여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질 것이며,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관련국들 간에 다음 단계에 대한 협의가 시작될 것이다. kmkim@seoul.co.kr ■진징이 中베이징대 교수 “핵은 협상용… 美 특사 파견해야”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최악의 상황에서 오히려 기회가 찾아오는 법입니다. 지금이야말로 북핵 문제 해결의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북한문제 전문가인 진징이(金景一) 베이징대 동방학부 교수는 26일 북한의 제2차 핵실험으로 야기된 한반도 긴장악화 상황과 관련, “제재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며 “북한의 의도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추가 핵실험을 포함해 더욱더 강력한 수단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이유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천명한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과 무관치 않다. 시간적으로 급박한데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변화가 없고, 기대했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우선순위에서도 북핵 문제는 밀려 있었다.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 ‘계속 손을 놓고 있을 것이냐.’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국제사회가 제재 수순으로 가고 있다. -제재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북한의 궁극적 목표는 핵 보유가 아니다. 핵은 협상용 카드일 뿐이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이다. 20여년 넘게 추구해온 가치다. 국제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으로 들어가야 강성대국이든 뭐든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나. -북한이 먼저일 수도 있고, 미국이 먼저일 수도 있다. 굳이 어느 쪽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면 미국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미국이 특사파견 등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중국이 강한 비난성명을 냈는데. -중국으로서도 북한의 핵실험이 기분 좋은 일일 수는 없다. 비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6자회담에 마지막 기대를 걸 것이다. 북한을 어떻게든 6자회담의 틀로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6자회담을 전망한다면. -지금 상황에서 급박하게 재개되긴 어렵겠지만 6자회담은 여전히 북핵 해결의 유용한 틀이다. 물론 북·미간 양자접촉 등이 먼저 진행될 수는 있겠지만 근원적으로 동북아 여러 나라와 관련된 문제라는 점에서 6자회담의 틀에서 문제해결의 열쇠를 찾아야 할 것이다. →한국이 PSI 참여선언을 했다. -남북관계 위기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위기를 신중하게 다뤄야 하는데 서로 고조시키는 방향으로 거꾸로 달리고 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도를 찾는 노력이 아쉽다. →북한의 향후 움직임을 어떻게 보고 있나. -북한은 미국을 움직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할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이런 북한의 움직임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더욱더 강력한 수단이 나올 수 있다. 추가 핵실험도 배제할 수 없다. stinger@seoul.co.kr ■오코노기 마사오 日게이오대 교수 “한국의 PSI 참여 큰 효과 기대못해” │도쿄 박홍기특파원│“북한의 2차 핵실험은 미국과의 협상을 위한 전략이다. 대화가 아닌 협상을 재촉하는 메시지다.” 일본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오코노기 마사오(65) 게이오대 교수는 북한의 2차 핵실험과 관련, “북한의 궁극적인 목적은 현재의 휴전협정을 평화협정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진단했다. 또 “목적이 충족돼야 핵 폐기에도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북한은 지난달 5일 로켓 발사에 이은 2차 핵실험을 강행했는데 속내는. -북한은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같은 하이레벨(고위급)의 협상을 원하고 있다. 평화체제로 바꾸기 위한 실질적인 협상이 필요해서다. 북한은 지난달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냉담한 반응을 보인 미국에 단단히 화가 났다. 2006년 1차 핵실험 땐 독일 베를린에서 북·미 협상도 이뤄졌다. 하지만 기대했던 버락 오바마 정권은 이라크·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에만 신경 썼다. 북한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 때문에 북한은 예고했던 대로 핵실험을 강행했다. →미국의 태도에 따라 북한이 또 다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새로운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더라도 북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다. 북한은 지금껏 제재 결의안을 무시해 왔다. 미국이 직접 나서지 않는 한 북한의 행동을 막기란 쉽지 않다. 북한은 이미 6자회담 불참도 선언한 상황이다. 또다시 미국의 태도를 탐탁지 않게 여길 경우 예고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차 핵실험과 북한 내부의 관계는. -미국과의 협상 이외에 북한의 군사력 혁신, 내부 결속의 의미도 크다. 2차 핵실험을 통해 높아진 군사기술력을 과시했다. 궁극적으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과 맞물린 후계자 문제 즉 체제의 생존과 직결되고 있다. →한국이 북한 핵실험에 맞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전면 참여했는데. -PSI의 전면적인 참여는 북한에 핵억지력을 갖기 위해서다. 미국이나 일본 등 관련국들이 환영할 것이다. 그러나 큰 효과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전략적 선언의 의미를 가질 뿐이다. 예컨대 한국이 북한의 의심쩍은 선박을 수색하려 한다면 무력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앞으로 북·미 간의 대화 채널은. -원론적으로 북·미 간의 대화 채널은 언제든지 만들 수 있다. 북한의 전제는 대면 접촉, 하이레벨의 대화이다. 현재 북한에 억류된 미국 여기자 2명도 북·미 간의 현안이다. 최근 제기된 앨 고어 전 부통령의 방북 추진이 실제 이뤄진다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다. hkpark@seoul.co.kr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청문회스타… 대통령… 투신… 풍운의 정치역정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청문회스타… 대통령… 투신… 풍운의 정치역정

    23일 오전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줄곧 우리 사회의 주류와 다투는 비주류의 삶을 살았다. 상업고등학교 출신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인권 변호사로 활동한 것을 시작으로 대통령 임기 중에도 노 전 대통령은 수많은 성역과 금기에 맞서 고군분투했다. 그가 불러 일으킨 ‘노풍(風)’은 주류 사회에 불어 닥친 비주류의 ‘반란의 바람’과도 같았다. 노 전 대통령은 1946년 8월6일 아버지 노판석(사망)씨와 어머니 이순례(사망)씨 사이에서 3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형제 자매로는 큰형 영현(사망)씨와 둘째형 건평(67·구속)씨, 누나 명자(81)·영옥(71)씨가 있다. 김해 진영읍에서 10리 정도 떨어진 산골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진영 대창초등학교(1959년)와 진영중학교(1963년), 부산상업고등학교(1966년)를 각각 졸업했다. ●고졸로 사시 합격… ‘인권 변호사’로 전형적인 서민 가정에서 자란 노 전 대통령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1968년 3월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당시 강원 원주에 있던 육군 1군사령부에서 부관부 행정병으로 복무했다. 만기 제대 후 노 전 대통령은 같은 고향 출신인 부인 권양숙(62)여사와 1973년 1월 결혼해 아들 건호(36)·딸 정연(34)씨를 낳았다.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권 여사는 할아버지의 병 문안차 고향에 갔다가 군에서 막 제대한 노 전 대통령을 다시 만나 연인이 됐다. 노 전 대통령은 고졸 출신에게 사법시험 응시 자격을 주는 ‘사법 및 행정요원 예비시험’을 통과한 뒤 두차례 낙방 끝에 1975년 제17회 사법시험에 유일한 고졸 출신으로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1977년 대전지방법원에서 판사로 부임했지만 7개월 만에 그만두고 부산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적성에 맞지 않아서”라는 이유였다. ‘변호사 노무현’은 곧 ‘인권 변호사’로 인식된다. 1981년 5공 정권이 사회과학 서적을 읽은 혐의로 대학생 20명 남짓을 기소한, 민주화 세력에 대한 용공조작 사건인 ‘부림사건’을 변론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에도 학생과 노동자 등이 연루된 사건을 도맡아 변호하면서 ‘인권 변호사’로 알려지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은 1988년 13대 총선 당시 부산에서 통일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정치인 노무현’의 인생은 한마디로 ‘풍운아’라고 요약할 수 있다. ‘좋은 때를 타고 활동하여 세상에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그대로 적용된다. 1988년 국회 입성도 김영삼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의 재야인사 영입 사례로 이뤄졌다. 그는 국회 5공 청문회에서 “전두환 살인마”를 외치며 전두환 전 대통령을 향해 의원 명패를 집어 던지며 ‘청문회 스타’로 부각됐다. 1990년 3당 합당 때는 ‘역사적 반역’이라며 합류를 거부했다가 ‘삼수’의 시련을 겪었다. 1992년 총선 실패, 1995년 부산시장 도전 실패, 1996년 서울 종로 패배의 쓰라린 경험이었다. 계속되는 패배로 정치권의 야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는 1997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국민회의에 입당, 김대중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새로운 기회를 잡는다. 당시 민주당 잔류파와 함께 결성한 국민통합추진회의가 ‘3김 청산과 세대교체’를 내건 이인제 후보 지지 등으로 의견이 갈릴 때 “시대의 과제는 정권교체”라고 주장했다. 이어 1998년 7월 종로 보궐선거에서 6년 만에 원내 재입성에 성공했으나 2000년 16대 총선에서 종로를 마다하고 부산에 자원 등판했다가 쓴 맛을 보게 된다. ●‘노사모’ 바람 일으켜 대통령 당선 2000년 해양수산부 장관 발탁은 새로운 전기로 작용했다. 대권 도전의 중요한 발판이기도 했다. “정치인 집단을 조직화하고 세력으로 엮어 이끌어 나가는 조직적 리더십을 한 차례도 실험해 보지 않았다.”고 스스로 고백했듯, 약점을 보완하는 기간이었다. 2001년 3월 장관직을 떠난 뒤 노 전 대통령은 본격적인 대선 후보경선 준비에 나선다. 변변한 조직도 없었지만 국민참여 경선에 힘입어 ‘이인제 대세론’을 극복했다. 몇 차례 말 실수로 ‘불안하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지지도 하락을 겪었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 4강 열기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던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해 다시 힘을 얻었다.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소액기부를 유도하기 위해 나눠 준 ‘희망돼지 저금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투표 하루 전날 정 후보의 일방적인 지지철회로 후보 단일화는 깨졌지만 그는 ‘노사모’ 등 팬클럽의 지지를 얻어 대권을 쥐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대통령 노무현’의 행보 역시 순탄치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중 선거법 중립 의무 위반, 국정·경제 파탄, 측근 비리 등의 이유로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었다. 16대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2004년 3월12일부터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한 5월14일까지 63일동안 대통령 직무가 정지됐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역풍을 불러 일으켜 제3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국회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며 한나라당의 의회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노 전 대통령의 재임기간을 떠받친 것은 ‘충돌’과 ‘도전’이었다. ‘도덕성’은 힘의 근원이었다. 가난하고 어려웠던 성장기와 자수성가형 인생 스토리는 ‘못 가진 자’에 위안을 주며 정치적 자산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중 측근인 안희정·최도술 씨 등 386세력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옥고를 치르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형 건평씨를 둘러싸고 2003년 1월 인사개입설을 시작으로 재임 기간 내내 친인척 비리 의혹이 불거졌지만 노 전 대통령은 그때마다 ‘도덕성’을 방패막이로 내세웠다. 그러나 그 방패막이로는 오래 버티기 힘들었다. 지난해 12월 건평씨가 세종캐피탈 대표 홍기옥(59·구속)씨에게서 ‘농협중앙회가 세종증권을 인수하도록 정대근 농협 회장에게 청탁해 달라.’는 명목으로 29억 6300만원을 받아 구속 수감됐다. ●수뢰혐의로 수사받자 비극적 최후 이어 노 전 대통령이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에 권 여사가 박 회장의 돈을 받아 썼다는 글을 올린 이후 권 여사와 아들 건호씨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고, 노 전 대통령 자신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되는 불명예를 남겼다. ‘노무현만은 다를 것이다.’고 평가했던 많은 국민에게는 실망을 안겨줬다. 굴곡 많던 정치인생을 버티게 했던 유일한 자산을 잃게 된 셈이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구 시대의 막내가 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K-리그] 신·구 괴물 23일 충돌

    돌아온 ‘괴물’과 새로 출현한 ‘괴물’이 그라운드에서 맞붙는다. 프로축구 K-리그 선두를 지키느냐, 뺏느냐를 가름하는 한판이어서 눈길을 더한다. 재활 공장장으로 불리는 최강희 감독의 조련을 받은 최태욱(28·전북)과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유병수(21·인천)가 23일 열리는 10라운드(전주월드컵)에서 골 사냥을 꿈꾼다. 때마침 허정무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부터 월드컵 최종예선에 뛰라는 부름을 받아 발끝에 힘이 더욱 실렸다. 승점 20(6승2무1패)으로 골 득실에서 앞서 선두를 달리는 전북은 최태욱을 앞세워 단독 선두를 질주할 참이다. 최태욱은 미드필더이면서도 8경기 5골(2도움)로 팀 선배 이동국(6득점), 전남의 브라질 꽃남 슈바(9경기 6골)에 이어 득점 3위이다. 최강희 감독은 “최태욱의 체력이 95%에 이를 정도로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어 기대된다.”고 밝혔다. 100m를 11초4에 끊는 스피드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뛰는 최태욱은 조금은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2007년 포항에서 전북으로 둥지를 옮겼다. 옛 국가대표팀에서 코칭스태프였던 최강희 감독의 품에 안긴 그는 2군을 오르내리며 속을 태웠으나, 지난해 한가위 연휴 때 다시 태어나겠다는 ‘서약서’까지 쓴 뒤로 확 달라졌다. 유병수 역시 지도자의 믿음을 사 우뚝 선 새내기다. 골 냄새를 맡을 줄 안다는 몇 안 되는 공격수로 평가받으며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K-리그에서만 9경기 4골(3도움). 피스컵코리아까지 합치면 6골(3도움)로 신인왕 싸움에서 단연 돋보인다. 내셔널리그 출신 ‘중고신인’ 김영후(26·강원FC)와 이슬기(22·대구FC·이상 공격포인트 6개)에 견주면 금세 알 수 있다. 역대 프로축구 신인왕이 5~7골 안팎을 기록한 것에 비춰 빼어난 성적표다. 허정무 감독도 “결코 깜짝 발탁이 아니다.”고 말할 만큼 기대를 부풀린다. 유병수도 100m를 12초에 끊는 준족. 팀은 득실에서 전북(+13), 광주(+9)에 밀려 3위(+7)에 올랐다. 3실점으로 그물 수비를 뽐내는 최후방을 바탕으로 득점포를 가동할 생각이다. 그는 “올 시즌 페트코비치 감독이 부임해 선입견 없이 발탁해 준 데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한 건 하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한전 내우외환

    한국전력(한전)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송전선로 공사를 놓고 대학과 빚어온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한전은 수도권 전력공급을 위해 신안성변전소~신가평변전소에 이르는 80㎞에 송전탑을 세우는 공사를 해왔다. 한전은 2007년 10월 토지소유주의 요구에 따라 공사선로를 변경했는데, 이로 인해 일부 송전탑이 용인시 총신대 양지캠퍼스를 지나가게 됐다. 그러자 총신대측은 “철탑을 보이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했고 지난해 3월 이후 공사가 중단됐다. 공교롭게도 문제의 토지소유주는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공사선로 변경은 전 정권에서 정해진 일이고, 6월까지 공사가 끝나지 않으면 여름철 성수기때 수도권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는다.”고 말했다. 때문에 합의도출에는 실패했지만 이달중 공사를 강행하기로 했다. 그러자 지난 14일에 이어 다음달 초에도 총신대 대학(원)생들은 서울 삼성동 한전본사로 올라와 항의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자칫 물리적인 충돌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 한전으로서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내부상황도 좋지 않다. 지난해 창사이후 37년만에 처음으로 3조원에 이르는 적자(2조 9525억원)를 낸 데 이어 올해도 2조 7700억원대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환율·유가·유연탄 가격의 변수가 있지만 ‘2년 연속 적자’행진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1·4분기에만 88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김쌍수 사장이 나서서 전기요금인상을 적자해소 카드로 제시하고 있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지난해 1조 4000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고 하지만 충분한 자구노력을 했는지 의심스럽고 한전이 밝힌 구조조정안이 노조의 동의를 얻어 제대로 이행될지도 불투명해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평화를 위한 두 대의 바이올린 협주곡

    평화를 위한 두 대의 바이올린 협주곡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가자지구 충돌이 한창이던 지난 1월. ‘2009 서울국제음악제’의 예술감독 류재준은 음악제에 참가할 카자흐스탄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아이만 무사하자예바(51)와 이메일을 주고받던 중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충돌이 안타깝다.”는 무사하자예바의 말에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음악제의 주제인 ‘음악을 통한 화합’(All Together in Music)에 맞게 이념, 인종을 넘어선 무대를 만들면 어떨까. 곡목은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유대인이 장악한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서 바이올린 하나로 메이저급 콩쿠르를 휩쓴 무슬림이자, 세계 모든 분쟁지역을 누비며 유네스코가 ‘평화의 예술가’로 인정한 무사하자예바에게는 어려울 것이 없었다. 문제는 함께할 이스라엘 연주자를 찾는 일. 무사하자예바의 명성에 어울리는, 그것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상황에 유대인 연주자를 찾아 동의를 얻어내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다. 연주자들에게 정중한 거절만 받은 주최측에 희소식이 날아든 것은 두 달이 지난 뒤. 이스라엘 음대 교수로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로이 실로아(39)가 함께 연주하고 싶다는 답신을 보내왔다. 팔레스타인(무슬림)과 이스라엘(유대인) 출신의 두 음악가가 한 무대에서 화합의 음악을 연주하는 ‘서울국제음악제 개막공연’은 이렇게 성사됐다. 이념을 넘어선 평화와 화합의 멜로디는 22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울려 퍼진다. ●“그저 음악의 힘을 믿을 뿐” 두 연주자들은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경력이 더없이 화려하다. 무사하자예바는 벨그레드·파가니니·도쿄·시벨리우스·차이콥스키 등 메이저급 콩쿠르에 입상했다. 류 감독은 “처음 무사하자예바의 연주를 들었을 때 경악했다.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며 넓은 콘서트홀을 완벽하게 장악한 그의 카리스마에 전율했다.”고 표현할 정도다. 실로아는 12살에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공식적으로 데뷔했다. 이스라엘 클래몽 콩쿠르에서 1991년부터 2회 연속 입상했고, 1992년 프랑수아 사피라 콩쿠르에선 최우수상을 받았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를 무대로 수많은 연주회를 가진 이들에게도 이번 연주회에 대한 의미는 남다르다. 이메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무사하자예바는 “음악을 무기로 가진 음악가는 대립하는 사람들 사이의 연결고리가 되어야 한다.”면서 “다를 것 같은 두 연주자가 지닌 ‘음악’이라는 공통점을 보여 주며 유대를 돈독하게 하는 자리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러 유대인 음악가 친구가 있고, 무슬림이라는 정체성이 활동에 영향을 주진 않았다.”는 그는 “진정한 예술은 정치와 외적인 상황들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음악을 공용어로 하나되길” 한국에 처음 방문하는 실로아는 “한국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이번 방문에 기대가 크다. 게다가 가장 위대한 음악가 중 하나인 바흐가 만들어낸 바이올린 협주곡을 무사하자예바와 함께 연주하는 이번 공연은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로 민감한 상대와 연주를 하게 돼 불편한 문제가 생기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실로아는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직접 듣지 못했지만 이번 연주회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건 충분히 짐작된다.”면서 “언제나 음악으로 사람들을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이번 일이 잘돼 너무 기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로 다른 환경과 전통을 가졌지만 생각은 하나다. “이 공연에서 우리의 전통 위에 새로운 가치인 ‘소통’과 ‘화합’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부끄러운 대전시의회

    부끄러운 대전시의회

    민의를 대변하는 대전시의회가 1년 가까이 파행을 거듭해 “시민들은 안중에 없냐.”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7일 ‘의회 파행과 사퇴 코미디’의 주역 김남욱 시의회 의장이 “의장직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 성명을 내고 “시의회가 시민을 기만하고 농락하는 집단으로 전락했다.”고 성토했다. 연대회의는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대전경실련, 대전환경운동연합 등 대전지역 12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됐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문창기 기획국장은 “다음주부터 정당과 지역구를 돌면서 19명 전체 시의원의 의원활동을 성토하고 내년 지방선거 때 공천을 못하도록 하는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대전시의회가 지난달 28일 제181회 임시회를 열어 김 의장의 사퇴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더욱 증폭됐다. 시의회는 지난해 7월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부정시비가 일어난 뒤 주류와 비주류로 갈리며 갈등이 계속되자 김 의장은 최근 사퇴의사를 밝혔다. 시의회는 김 의장의 사표를 투표 처리한 뒤 후보 등록을 한 이상태·심준홍 의원 가운데 한명을 신임 의장으로 선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투표 결과가 상식을 벗어났다. 김 의장을 뺀 18명의 참석 의원 중 찬성 9표, 반대 7표, 무효 2표로 찬성이 과반수를 넘지 못해 사표 수리가 무산됐고, 신임 의장도 뽑지 못했다. 사전 모의설까지 제기됐다. 각계에선 “우리나라에서 처음 있는 황당한 코미디”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비주류 측은 주류 측을 겨냥, “의장직을 내놓기 싫어 꼼수를 부린 것이 아니냐.”고 거세게 반발했다. 그러나 조만간 의견을 밝히겠다는 김 의장은 지난 6일 “시민단체가 모든 대전시민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의장직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발표, 시민과의 갈등을 더욱 부추겼다. 시의회는 이밖에도 여러가지 문제로 물의를 빚어 시민들의 시선이 매우 따가운 상태다. 지난 3월엔 교육사회위원회가 고등학생들의 학원 심야 교습제한시간을 새벽 1시까지 연장하기로 하는 조례안 개정 과정에서 학원연합회 관계자로부터 일부 의원이 선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시민단체에서 사법기관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같은달 산업건설위원회는 욕지도 연찬회 때 민간인들을 데리고 갔다는 의혹이 불거져 윤리위에 회부되는 등 각종 추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 의장의 의장직 계속 수행과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이 충돌하면서 시의회 파행이 장기화될 전망이라 결국 시민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고비 넘긴 쌍용차, 구조조정·자금조달 관건

    기업회생절차를 밟는 쌍용자동차가 일단 한 고비를 넘겼다. 법원의 실사 결과 회사를 살리는 게 파산보다 4000억원가량 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법원의 판단 근거는 쌍용차가 공언한 대규모 인력 감축 등 고강도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회생 각본’에서 벗어날 경우 다시 파산위기에 내몰리게 된다. 무엇보다 구조조정을 둘러싼 노사간 충돌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최대 숙제다. 쌍용차는 현재 전체 직원 7130여명 가운데 37%인 2646명을 감축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6일 법원의 ‘기업가치 보고서’ 결과에 대해 “총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고려해 해고에 맞서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쌍용차가 8일 노동부에 정리해고를 신고하는 것에 맞서 7일 오후 2시간 파업에 들어간다. 자금확보 여부도 미지수다. 이날 보고서는 직원 퇴직금 등 구조조정 비용 및 신차 SUV ‘C200’ 개발비 등 2500억원의 필요 자금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차질없이 조달될 경우를 조건으로 달았다. 그러나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단은 여전히 회생이 확실히 보장되기 전까지는 신규 자금 대출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결국 쌍용차는 노조를 설득해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현하는 동시에 자금 지원을 받아 신차를 개발해 수익을 올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22일 1차 관계인 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오는 9∼10월쯤 2·3차 회의에서 회생 여부가 최종 확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盧 전대통령 소환] 청문회 스타 의원→대통령→포괄적 뇌물 피의자로

    [盧 전대통령 소환] 청문회 스타 의원→대통령→포괄적 뇌물 피의자로

    정치인 노무현의 인생은 ‘풍운아’로 요약할 수 있다. ‘좋은 때를 타고 활동하여 세상에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그대로 적용된다. 1988년 국회 입성 과정부터 그랬다. 13대 총선에서 김영삼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에 의해 재야인사 영입 사례로 발탁됐다. 이어 같은해 ‘5공 청문회’에서 국민적 ‘스타’로 발돋움했다. 1990년 3당 합당 때는 ‘역사적 반역’이라며 합류를 거부했다가 ‘삼수’의 시련을 겪었다. 1992년 총선 실패, 1995년 부산시장 도전 실패, 1996년 서울 종로 패배의 쓰라린 경험이었다. 그는 1997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국민회의에 입당, 김대중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새로운 기회를 잡는다. 당시 민주당 잔류파들과 함께 결성한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가 ‘3김 청산과 세대교체’를 내건 이인제 후보 지지 등으로 의견이 갈릴 때 “시대의 과제는 정권교체”라고 주장했다. 이어 1998년 7월 종로 보선에서 6년 만에 원내 재입성에 성공했으나 2000년 16대 총선에서 종로를 마다하고 부산에 자원 등판했다가 쓴 맛을 보게 된다. 그러나 부산에서의 출마는 ‘지역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는 간판을 달며 ‘동서 분할 종식’, ‘국민 통합’이라는 주제어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계기가 됐다. 국민적 지지의 출발점인 ‘노사모’도 이 무렵 탄생한다. 2000년 해양수산부 장관 발탁은 새로운 전기로 작용했다. 대권 도전의 중요한 발판이기도 했다. “정치인 집단을 조직화하고 세력으로 엮어 이끌어 나가는 조직적 리더십을 한번도 실험해 보지 않았다.”고 스스로 고백했듯, 약점을 보완하는 기간이었다. 2001년 3월 장관직을 떠난 뒤 본격적인 대선 후보경선 준비에 나선다. 변변한 조직도 없었지만 ‘국민참여 경선’에 힘입어 ‘이인제 대세론’을 극복했다. 몇 차례 말 실수로 ‘불안하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지지도 하락을 경험했지만 월드컵 축구 4강 열기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던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 대권을 거머쥐었다. 제16대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는 등 정치적 굴곡은 계속됐다. 그의 20년 정치 인생은 ‘충돌’과 ‘도전’의 역사였다. ‘도덕성’은 힘의 근원이었다. 가난하고 어려웠던 성장기와 자수성가형 인생 스토리는 ‘못가진 자’에 위로를 주며 정치적 자산으로 작용했다. 대통령 재임기간에도 이 두가지는 노무현 정부를 떠받치는 기둥 노릇을 했다. 향후 판결 내용에 따라 자연인 노무현은 그에 합당한 권리를 누릴 수도 있다. 하지만 3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과 대면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치인으로서의 기반은 사실상 와해된 것으로 보인다. ‘정치의 최선은 대의(大義)를 따르는 것이며, 차선이 대세(大勢)’라고 하던 정치인 노무현은 이제 그 둘을 모두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내려 놓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재·보선 후폭풍… 여야 내전 치닫나] 한나라 이상득 용퇴론 고개

    4·29 재·보선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내분의 불씨를 남겼다..각당 지도부의 개인적 거취는 물론 당내 주도권과 계파의 생존권을 걸고 거물들이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일시 잠복할 수 있지만,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이라 사활을 건 일대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나라당은 30일 하루종일 침통했다. 각 계파가 서로 눈치를 살피며 돌출행동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이상득 용퇴론’이 오가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박희태 대표는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에게 패배의 모든 책임을 돌리는 사람은 없었다. 친이·친박을 포함한 당 전체의 책임이라는 모호한 말로 ‘책임론’을 희석시키는 분위기였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지도부 책임론은 제기되지 않았다. 안경률 사무총장이 “재·보선을 총괄 지휘한 사무총장으로서 책임질 것”이라고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 전부였다. 이번 주 안으로 안 총장과 일부 선거관련 당직자가 교체되는 선에서 정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일부 친이 핵심 의원들 사이에서는 “다른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친이 쪽의 한 핵심 의원은 “본질적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다 알지 않느냐.”고 노골적으로 말했다. 사실상 당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이상득 의원의 용퇴론을 거론한 것이다. 문제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누가 달겠느냐는 것이다. 공개적으로 ‘이상득 용퇴론’를 거론한다면 당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무한투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한 듯 이 의원은 “당분간 당의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자숙하며 낮은 행보를 보이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친박 간의 갈등도 당장 수면 위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양 진영 모두 충돌을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돌의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일 수도 있다. 친이 일부에서는 “이젠 친박 진영과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돼버린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5월에 새로 선출할 원내대표에 ‘화합형 인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친박 좌장인 김무성 의원을 염두에 둔 것이지만 친박 진영은 냉랭하다. 한 친박 의원은 “이제까지 친이 쪽이 진정성을 갖고 손을 내민 적이 없지 않았느냐.”면서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친이 내부에서 각 계파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친박 쪽의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친박과 각을 세워온 이재오 전 최고위원 쪽이 ‘화합형 인사’를 수용할지도 미지수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주공·토공 통합, 양도세 중과 폐지 등 3개법안 직권상정 처리

    국회는 30일 밤 여야 대치 끝에 주공·토공통합법과 양도세 중과 폐지와 관련된 소득세법 개정안 및 법인세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을 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통해 본회의에서 처리했다. 그러나 은행법은 수정안이 통과된 반면 금융지주회사법은 부결됨에 따라 ‘반쪽 짜리’ 금산분리 완화법이 됐다. ●은행법 통과… 금융지주회사법은 부결 김 의장은 이날 밤 본회의에서 “여야간 협상이 진전되지 않아 법사위에서 합의된 2개 법안을 뺀 3개 법안을 직권상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앞으로는 직권상정하는 일이 없도록 여야 지도부가 정치력을 발휘해 달라.”며 주공·토공통합법 등 3개 법안을 직권상정했다. 여야는 이 법안들의 합의처리를 위해 물밑 조율을 시도했으나 최종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에 김 의장은 이 법안들의 심사기일을 이날 오후 6시로 지정했다. 민주당이 본회의장에서 반대 의견을 표명한 뒤 여야 의원들의 참여 속에 표결이 이뤄져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가장 쟁점이 됐던 주공·토공통합법에 대해서는 통합 본사와 사장 및 직원을 전북 전주로 배치할지 경남 진주로 보낼지를 놓고 여야가 논란을 벌였다. 그 결과 당초 한나라당의 절충안 대로 국토해양부 장관이 국회와 협의한 뒤 최종 결정한다는 부대 의견이 첨부됐다. 당초 민주당은 전체 인력의 80%를 진주로 보내더라도 사장과 본사는 전주로 이전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하며 법안 처리를 반대했다. 소득세법 및 법인세법 개정안도 직권상정으로 처리됐다. 1가구 3주택 이상 다주택자와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세를 강남 3구를 뺀 비투기지역에 한해 지난 3월16일부터 내년 말까지 기본 세율(6~35%)로 대폭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강남 3구의 경우 최대 45% 양도세율이 한시적으로 유지된다. 금산분리와 관련된 은행법 개정안은 당초 여야 합의대로 수정안이 통과됐다. 은행법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소유 한도를 종전 10%에서 9%로, 산업자본의 사모펀드투자회사(PEF) 출자 한도는 20%에서 18%로 다소 낮춘 수정동의안이 폐회 10여분을 앞두고 가까스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반면 관련법인 금융지주회사법 수정안이 부결됨에 따라 대부분의 은행에는 금산분리완화가 적용되지 않게 됐다. 여야는 오는 6월 임시국회에서 금융지주회사법 수정안을 놓고 다시 한 번 샅바 싸움을 하게 됐다. 한편 4대 보험 통합 징수를 골자로 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과 국민연금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프로야구 2009] 롯데 이대호 2점포 6연패 사슬 끊었다

    “팀 최다 홈런 신기록의 영광을 병상에 누워 있는 성환 형님에게 바치고 싶다.”롯데 ‘빅보이’ 이대호(27)가 26일 프로야구 사직 LG전에서 올 시즌 5개째 대포를 쏘아 올렸다. 개인 통산 131호 홈런. 마해영(39·은퇴)이 갖고 있던 소속팀의 개인 최다 홈런 기록을 프로 데뷔 9년 만에 갈아 치웠다. 이대호는 7회 상대 두 번째 투수 정찬헌에게 2점포를 뽑아 팀에 6연패의 사슬을 끊는 귀중한 1승을 선물했다. 개인적으로는 홈런왕 경쟁의 불씨를 당기는 대포. 하지만 그는 모든 영광을 고스란히 팀 동료이자 선배인 조성환(33)의 몫으로 돌렸다.롯데는 올 시즌 ‘꾸준하게’ 하향 곡선을 그리며 지난 18일 히어로즈전 이후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주전들의 결장 탓이 크다. 정신적 기둥인 에이스 투수 손민한은 개막 엔트리에 합류도 못한 채 2군에 내려갔고, 클린업 트리오의 한 축인 조성환은 지난 23일 SK전에서 광대뼈 부근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고 전반기를 사실상 접었다. ‘우승 청부사’ 홍성흔도 복숭아뼈 타박상으로 결장 중이다. 병상의 조성환이 “팀이 다시 올라갈 계기가 필요했는데 내가 이렇게 맞은 게 그 계기였으면 한다.”고 할 만큼 롯데는 1승에 목말라 했다. 이대호는 선배의 절절한 바람을 2점포로 화답한 것. 이날 조성환은 “후배들이 힘을 실어 주니까 나도 힘이 된다. 강한 롯데를 보여 달라.”며 감격해 했다. 롯데는 이대호의 홈런과 선발투수 장원준의 7이닝 5안타 2실점 호투에 힘입어 ‘의사’ 봉중근이 선발로 나선 LG를 5-3으로 꺾었다.대구에서는 KIA가 3회 터진 김상현(1호)의 만루포를 앞세워 삼성에 10-2로 승리했다. KIA 선발 릭 구톰슨은 삼성 타선을 7이닝 1실점으로 막아 내며 2승(1패)째를 챙겼다. 프로야구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341)에 1개 차로 다가선 삼성 양준혁은 2루타만 2개 날려 기록 달성을 다음으로 미뤘다. 문학에서는 SK가 히어로즈에 4-3, 1점차 승리를 거두며 올 시즌 최다인 8연승을 내달렸다. 히어로즈는 5연패.잠실에서는 두산이 한화를 6-2로 꺾었다. 이날 한화 김태균(27)이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김태균은 1회 김태완의 우전 적시타 때 2루에서 홈으로 쇄도하다 두산 포수 최승환과 충돌, 머리 뒷부분을 땅바닥에 찧으며 정신을 잃었다가 응급차에 실려 이동하던 중 가까스로 정신을 되찾았다. 한화 관계자는 “컴퓨터 단층촬영(CT) 결과 특별한 이상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아산병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수유동 관광버스 브레이크 사고 7명 사망·5명 부상

    수유동 관광버스 브레이크 사고 7명 사망·5명 부상

    지난 23일 밤 서울 수유동에서 12명의 사상자를 낸 대형 교통사고는 관광버스 운전기사가 브레이크 이상을 감지하고도 무리하게 운행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를 낸 버스 운전기사 이모(61)씨는 24일 경찰조사에서 “버스가 빠른 속도로 내려오다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아 중심을 잡을 수 없었고, 버스를 멈출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전날 밤 10시쯤 강북구 수유동의 북한산 중턱에 있는 아카데미하우스에 외국인 관광객들을 내려놓고 차고지로 향했다. 출발 뒤 끽끽거리는 소리가 세 차례 나는 등 브레이크 이상 징후를 감지했지만 무시했다. 네 번째 이상 징후를 감지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당시 차량 속도는 시속 70∼80㎞였다고 이씨는 경찰에서 진술했다. 이씨는 차량을 멈추려고 반대편 도로가에 주차된 렉스턴 차량을 들이받은 뒤 진행 방향 도로변에 세워져 있던 다마스 차량을 다시 들이받았으나 가속이 붙은 버스를 세울 수는 없었다. 이 버스는 이어 삼거리 횡단보도 부근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이묘숙(45·여)씨의 아반떼XD 차량을 들이받았다. 이 충격으로 아반떼XD 위에 올라탄 버스는 그 상태로 160m가량 내달린 뒤 옵티마, 싼타페, 카니발, 렉서스, EF쏘나타 등 6대를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9중 추돌이었다. 이 사고로 아반떼 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 이씨 등 7명은 모두 숨졌고, 다른 차량에 있던 5명도 중경상을 입었다. 사망자들은 20년 전부터 친목모임을 가져온 교육공무원들로, 사고가 발생한 날 오후 7시쯤 수유동에 있는 S음식점에서 만나 저녁식사 모임을 가진 뒤 차를 마시러 인근 찻집으로 옮기기 위해 승용차 한 대에 동승해 수유동 4·19탑 주변을 지나던 중이었다. 모임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 1명은 몸이 좋지 않아 자신이 몰고 온 승용차를 타고 먼저 귀가하는 바람에 참변을 피했다. 경찰은 “이씨가 출발 뒤 브레이크 이상을 알았으면서도 운행한 점, 첫 충돌 뒤 핸드브레이크를 당기고 저속기어로 감속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춰 과실이 중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이씨에 대해 교통사고특례법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사망자들의 시신은 안치된 서울 수유동의 대한병원과 안암동의 고대병원에는 비보를 듣고 달려온 유가족들의 오열로 주위를 숙연케 했다. 고 김은경씨의 형부는 “이달 28일 결혼 20주년을 앞두고 남편과 처음으로 해외여행 간다고 소녀처럼 좋아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고 전수애씨의 남편 강신규(56)씨는 “군에 있는 아들이 충격을 받을까봐 말도 못했다.”면서 “시내 한복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울먹였다. 고 곽향숙씨의 남편(49)은 “어젯밤 줄곧 전화를 받지 않아 뜬눈으로 밤을 새웠는데 사망소식을 들었다. 큰아들이 올 7월 제대한다며 좋아했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 이묘숙(45)씨의 사연은 주위를 숙연케 했다. 이씨는 미혼으로 3남1녀 중 장녀다. 혼자 벌어 남동생들을 공부시키고 장가도 보냈다. 노부모도 지극 정성으로 모셨다고 한다. 남동생 원식(43)씨는 “지난 달에 어머니의 칠순 잔치를 하려다 8월이 길하다 해서 뒤로 미뤘는데….”라며 목놓아 울었다. 다음은 사망자 명단이다. ▲하해용(57·여·월곡초등학교 행정실) ▲곽향숙(45·여·상경중 행정실) ▲이묘숙(44·여·전동초 행정실) ▲전수애(49·여·배봉초 행정실) ▲김은경(43·여·성북교육청 근무) ▲박홍순(48·여·창동중 행정실) ▲최문숙(52·여·수송초 행정실) 오달란 박성국기자 dallan@seoul.co.kr
  • 갈릴레오 종교 재판의 진실은… 지동설이 아니라 ‘원자이론’ 때문?

    갈릴레오 종교 재판의 진실은… 지동설이 아니라 ‘원자이론’ 때문?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말로 유명한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종교 재판에 대한 진실은 무엇일까. 흔히 가톨릭 세계관이 뒷받침하는 천동설과, 과학이 지지하는 지동설의 충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유명한 과학저술가인 마이클 화이트는 ‘갈릴레오’(김명남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를 통해 갈릴레오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보다 더 위험했던 자신의 과학 이론 때문에 종교 재판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화이트는 지난 400년 동안 바티칸 문서 보관소에 잠들어 있다가 최근 공개된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가설을 제기한다. 갈릴레오가 1624년 펴냈던 ‘시금사’(금의 함량을 분석하는 사람)에서 원자 이론을 언급하며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물질 이론에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라는게 저자의 해석이다. ●바티칸 보관 자료 통해 가설 제기 아리스토텔레스는 물질에는 본질과 형상이라는 이중적인 속성이 있다고 했으나 갈릴레오는 물질이 원자라는 한 가지 구성 요소로 이뤄져 있을지 모른다고 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은 평범한 빵과 포도주가 성찬식을 통해 진짜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환된다는 교리를 정당화하는 근거였다. 때문에 로마 가톨릭이 보기에는 갈릴레오의 원자 이론은 너무나 위험한 것이었다. 하지만 원자 이론을 꼬투리 삼아 갈릴레오를 종교 재판에 세웠을 때 성찬식에 대한 논란이 확산될 것을 우려한 가톨릭은 갈릴레오가 코페르니쿠스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종교 재판에 회부한다. 이후 밀실 재판 과정에서 로마 가톨릭은 ‘지동설에 찬동한 것에 대해 처벌은 하지만 목숨은 살려주겠다. 단 원자 이론 연구와 출판을 하지 말라.’고 제안한다. 그리고 갈릴레오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현대 천문학·과학·물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탈리아 수학자 갈릴레오의 전기인 이 책은 종교 재판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아니다. “100명의 무고한 자들 가운데 죄인이 하나라도 섞여 있다면 나는 모두를 불태우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종교 재판이 횡행하던 시절, 실험 과학을 엄청나게 후퇴시켰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이 교회의 지지로 힘을 갖고 있던 시절을 거친 그의 인생을 흥미진진하게 그린다. 아버지의 지원으로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던 성장기와 아버지가 숨진 뒤 맏아들로 대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겪었던 어려움, 자유낙하실험을 했던 피사 대학의 궁핍한 시절 등이 생생하게 이어진다. 특히 그가 네덜란드 출신 한스 리퍼셰의 아이디어를 훔쳐 현대식 망원경을 만들고, 그 망원경을 통해 달과 목성의 위성 등을 관찰한 내용을 담은 ‘별들의 소식’을 통해 유럽 전역에서 명성을 얻게 됐다는 점이 흥미롭다. 하지만 이후 갈릴레오는 학문·종교적으로 자유로웠던 베네치아를 떠나 로마 교황에 종속돼 있었던 피렌체로 둥지를 옮기며 교회와 피할 수 없는 대결을 겪게 된다. 2만원. ●망원경 만들어 달 관찰 등 인생이야기도 한편 사이언스북스는 ‘하늘을 보는 눈’을 함께 펴냈다. 1609년 11월30일 이탈리아 파도바에서 갈릴레오가 손수 만든 망원경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며 시작됐던 천문학 혁명을 다룬다. 갈릴레오의 천체 관측 400주년을 맞아 제정된 ‘2009 세계 천문의 해’를 기념하기 위해 국제천문연맹이 발간한 공식도서다. 아마추어 천문가인 고베르트 실링과 세계천문의 해 사무국장인 라르스 크리스텐센이 함께 지었다. 천문학의 역사를 200장이 넘는 사진과 68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DVD를 통해 선사한다. 2만 5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단독] 김석훈 인터뷰 “디스크일 뿐, 저 괜찮아요”

    [단독] 김석훈 인터뷰 “디스크일 뿐, 저 괜찮아요”

    지난 11일 교통사고를 당해 서울 강남의 한 병원(사진)에 입원한 배우 김석훈(37)이 “부상 상태가 괜찮다. 걱정해줘 고맙다.”며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현재 김석훈은 목에 깁스를 한 채 매니저의 부축을 받아야 움직일 수 있지만 휠체어를 타고 다닐 만큼 양호한 상태다. 수염을 깎지 못해 다소 수척해 보이는 얼굴이지만 시종일관 밝은 표정이었다. 김석훈은 서울신문NTN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혼수상태라고 까지 잘못 알려졌는데 부상 상태가 심각한 것은 아니다.” 며 “이번 사고로 안 좋았던 허리가 또 다쳐 디스크가 생겼다.”고 밝혔다. 김석훈은 이어 “13일 나온 정밀검사 결과 허리 디스크와 함께 목 디스크 증세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석훈의 소속사 관계자는 “수술을 받을 지 약물 주사로만 치료를 받을 지 고민하고 있다. 수술 없이 디스크를 치료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더라.” 면서 “남아 있는 ‘천추태후’ 촬영을 생각하면 수술은 무리일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병실에는 KBS 2TV 드라마 ‘천추태후’의 전산 책임프로듀서도 병문안을 와 김석훈의 상태를 확인하며 그에 따른 촬영 여부를 논의했다. 다음은 김석훈과의 일문일답. - 생각했던 것보다 표정이 밝다. 컨디션은 어떤가? 하늘이 도왔다. 마음 편하게 하려 한다. ‘천추태후’ 제작진과 촬영을 생각하면 (걱정돼) 머리가 묵직하다. - 정밀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 허리 디스크만 있는 줄 알았는데 목에도 디스크 증세가 있다고 하더라. 특히 허리 부분은 수술을 해야 할지 약물로만 치료 받아야 할지 고민 중이다. 당장 있을 ‘천추태후’ 촬영을 위한다면 수술하면 안 될 듯하다. 주사만으로 허리 디스크가 낫는 치료법이 있다고 하는데 그것도 고려하고 있다. - 과거 영화 촬영 시 허리를 다친 적이 있다고 들었다 7년 전 ‘튜브’ 촬영 도중 허리를 다친 적이 있다. 당시 촬영분이 3분의 1밖에 남지 않은 때라 치료 받지 않은 채 촬영을 강행했는데 지금 후회된다. 그 때 상태가 안 좋았던 게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더 안 좋아졌다. 그래서 현재는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다 하고 있다. 사실 ‘천추태후’ 촬영 전 감독님께 ‘허리가 안 좋으니 과격한 액션신은 피하게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교통사고를 처음 당해봤는데 육체적인 충격보다 정신적인 충격이 더 큰 것 같다. 다시는 고속도로로 다니고 싶지 않을 만큼 심적 충격을 받았다. - 사고 당시 상황과 동승하고 있던 사람들의 부상 상태는 어떤가? 휴게소에서 쉬고 막 나와 달리던 중 차선을 변경하려다 트럭의 왼쪽과 우리 차의 조수석이 충돌했다. 코디네이터가 가장 많이 다쳤다. 코디네이터는 조수석에 타고 있었는데 에어백이 터지지 않아 앞 유리창에 머리가 부딪쳐 많이 부었다. 현재 여의도 병원에 입원 중이다. 운전한 매니저는 에어백이 터져 부상을 입지 않았다. 나는 촬영 후 피곤해 뒷좌석에서 자려고 누워 있어 그나마 덜 다친 것 같다. ‘천추태후’ 지방 촬영 일정이 빡빡해 사고의 위험 부담을 늘 안고 있었다. 나는 차가 이동 중일 때만 잠을 잘 수 있었고 매니저도 하루 2~3시간 정도밖에 잠을 못 잤다. - 앞으로 ‘천추태후’ 촬영 일정은 어떻게 될까? 지난주까지 방송된 드라마 속 내 촬영 분량은 김치양(김석훈 분)이 천추태후(채시라 분)와 싸우다 칼에 찔려 다친 상황이다. 드라마에서나 지금이나 다치긴 마찬가지인데 앞으로 대본이 어떻게 수정될지 모르겠다. 신창석 감독님 등 제작진과 상의해 봐야 한다. - 식사는 잘하고 잠은 잘 자나? 식사는 침대 등받이를 하고 앉아서 하고 있다. 새벽엔 사람들의 방문이 잦아 잠을 깊이 못 잔다. 빨리 털고 일어나 촬영에 복귀하고 싶다. 건강한 모습 보여드리겠다. 감사하다. 서울신문NTN 홍정원 기자 cine@seoulntn.com / 사진=서울신문NTN DB, 강정화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鄭 “돌아와 당 살릴 것” 강수… “19대 지역구 포기” 丁 맞불

    鄭 “돌아와 당 살릴 것” 강수… “19대 지역구 포기” 丁 맞불

    10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는 민주당 내 주도권 장악과 당권 경쟁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 전 장관이 내년 6월 지방선거와 7월 전당대회를 계기로 복당에 실패할 경우에는 분당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하지만 정 전 장관의 탈당이 당장 연쇄 탈당과 분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장관도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지지 당원들에게 당을 계속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원내로 진입한 뒤 적절한 시기에 복당하겠다는 것이다. ■ 정동영 무소속 출마 파장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로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당내 주류의 입지는 크게 위협 받게 됐다. 당분간 당내 4선 이상 중진과 비주류 연합체인 민주연대가 정 전 장관을 대리해 정 대표 쪽과 대립각을 세울 조짐이다. 실제 일부 정 전 장관 지지자들은 조기 전당대회론을 제기하며 정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비록 민주당을 떠났지만, 이번 전주 덕진 재선거에서 정 전 장관이 패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정 전 장관이 앞서고 있다. 문제는 재·보선 이후다. 지난해 대선과 총선 패배 이후 당을 정비해온 정 대표와 원내로 복귀한 정 전 장관과의 일전은 불을 보듯 뻔하다. 두 사람의 충돌은 양쪽을 지지하는 주류와 비주류간 세력 싸움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어차피 여당과의 의석수 차이가 큰 상황에서 분당을 전제로 한 다툼으로 번지진 않겠지만, 제1야당의 대표 자리를 놓고 정치 생명을 건 전면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는 “정 전 장관이 당선되더라도 복당시키지 않겠다.”고 미리 방어막을 치고 있다. 단기적으로 두 사람의 정치적 명암은 4·29 재·보선 결과에 따라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전주 완산갑에서도 공천에 불만을 품은 예비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가능성이 커 이번 재·보선 공천의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결국 정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의 운명은 유일한 중립지대이자 최대 승부처인 인천 부평을 재선거의 향배에 따라 결정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재·보선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의 장으로 만들겠다던 ‘정세균호(號)’는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 강행으로, 안팎에서 거센 파고와 맞닥뜨리게 됐다. 정 대표로서는 당내 지지층인 친노 386 그룹이 검찰의 사정(司正) 수사로 초토화되고 있어 재·보선 이후 원심력 제어를 위한 동력에 손상을 입었다는 점도 부담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정동영 “몸속에 민주당 피 흐르고 있다” “내 몸 속에는 민주당의 피가 흐르고 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10일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도중 간간이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이 역력했다. 닷새 간의 ‘전주 잠행’ 끝에 정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무소속 출마를 위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잠시라도 당사를 밟아보고 싶어서 왔다.”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민주당은 제 인생이 서린 곳”이라고도 했다. 정 전 장관은 회견에서 “고통스러운 국민과 위기에 처한 한반도, 어려움에 빠진 당에 작은 힘을 보태려고 귀국했다.”면서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반대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많은 당원과 지지자들은 원내에 들어가서 힘을 보태달라고 성원했다.”며 무소속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당 지도부는 당원과 지지자의 뜻을 거스르는 결정을 했다. 내민 손이 부끄럽고 민망하다.”며 지도부에 서운함을 내비친 뒤 “하지만 원망하지 않기로 했다. 정치하면서 제가 지은 업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에 상처가 나는 걸 원치 않는다. 지금은 제대로된 야당으로서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무엇이 진정 크게 민주당을 위한 일인지 생각하고 결정했다.”면서 “제 몸 위에 옷을 두르든 아니든, 제 몸 속에는 민주당 피가 흐르고 있다.”며 ‘원내 진입 후 복당’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정세균 대표의 ‘고향 불출마’ 선언에는 “오늘 이 시점에 왜 그런 발표를 했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꼬집었다. 회견 직후 정 전 장관은 지지자 50여명의 응원을 받으며 승용차 편으로 다시 전주 덕진 선거구로 향했다. 한 측근은 “소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민주당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하던 상황에서, 전주 덕진 재선거를 천운과 같은 기회라고 생각해 출마 의사를 밝혔던 것”이라면서 “하지만 당 지도부의 공천 배제 결정으로,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정세균 “원외 지도자 정치재개 도울 것”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달리) 당을 위해 지역구 출마를 포기하겠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10일 정 전 통일부 장관의 ‘도전’에 맞불을 놓았다. 정 대표가 차기 총선에서 현 지역구인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고향 출마’를 강행한 정 전 장관과 명확히 대비된다. 진안·무주·장수·임실은 정 대표에게 내리 4선을 허락한 고향이다. 공천 파동에서 줄곧 정 전 장관에게 요구했던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원칙과 명분을 정 대표 스스로 실천해 보이겠다는 의지로 여겨진다. 수도권을 비롯한 비(非) 호남권 출마를 감내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 대표의 한 측근은 “시련에 처한 민주당의 원칙과 기강을 바로 세우고, 당 대표로서 희생과 헌신을 감내하겠다는 뜻에서 고심을 거듭한 끝에 내린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이날 정 전 장관의 기자회견 직전까지도 ‘공천 배제’의 불가피성을 언급하며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를 만류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한편으로 ‘지도부 책임론’에 맞선 명분쌓기용 발언으로도 해석됐다. 그는 오전 당무위원회의에서 “정 전 장관의 정치재개를 반대하는 게 결코 아니다.”면서 “오는 10월 수도권 재·보선에서 정 전 장관을 포함한 원외 지도자들의 원내 진출을 적극 돕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민주개혁진영이 뭉친다면 이번 재·보선에서 승리하고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정권교체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정 대표는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인천 부평을 지역을 방문, ‘GM대우자동차 회생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공천 악재’를 털기 위한 잰걸음을 이어갔다.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GM대우를 살리기 위해 추경예산에 2500억원을 반영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하고 있으며, 4월 국회에서 대우회생특별법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재·보선과 향후 당내 역학관계에서 정 대표의 강도 높은 ‘응수’와 정면 돌파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한나라 “지역주의 부활 의구심” 10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무소속 출마 선언에 대해 한나라당은 ‘지역주의 부활’을 거론하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정 전 장관이) 지역주의 부활을 알리겠다는 것인지, 과연 어떤 식의 정치를 펼칠지 의구심만 든다.”면서 “정 전 장관이 잠시 독설과 네거티브의 달인이란 옷을 벗었지만, 지금까지 정치란 틀 속에 무엇을 어떻게 담아왔는지 국민은 잘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 대변인은 민주당에 대해서도 “말이 아니라 진정으로 새로운 정치를 이루려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며 싸잡아 비판했다. 민주당과 정 전 장관을 동시에 겨냥하면서, 한나라당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나라당은 이미 이번 재·보선을 경제살리기 선거로 규정했다.”면서 “전주 덕진에서 정 전 장관과 민주당 김근식 후보로 표가 분산되면 한나라당의 당선 가능성이 더 올라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민주당의 분열로 전통 야당 지지층의 표가 갈리면서, 한나라당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각축이 예상되는 수도권 등에서 차별화된 선거 전략을 꾸리기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듯하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정동영 탈당 무소속 출마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29일 전주 덕진 재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이날 민주당을 탈당했다. 정 전 장관은 전주 덕진 재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김근식 경남대 교수와 대결하게 됐다. 이에 앞서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오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에서 불출마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1996년 15대 총선에서 나란히 배지를 단 이후 13년 동안 정치적 동지로 지내온 정 대표와 정 전 장관은 4·29 재·보선과 이후 정국에서 정면 충돌로 치닫게 됐으며, 민주당은 거의 분당 사태와 맞먹는 내홍에 휩싸이게 됐다. 정 전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잠시 민주당의 옷을 벗지만 다시 함께할 것이며, 반드시 돌아와 민주당을 살리겠다.”면서 “백지장도 맞들면 가볍다고 손을 내밀었는데 설마 뿌리치랴 했던 것이 현실이 됐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당원 여러분과 지지자들은 민주당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2009 녹색성장 비전]국내 유일 전기차 양산업체 CT&T 당진공장을 가다

    [2009 녹색성장 비전]국내 유일 전기차 양산업체 CT&T 당진공장을 가다

    “CT&T는 이미 단거리 저속 전기차(NEV) 분야에서는 세계 1위입니다. 우리는 이 분야에만 집중할 계획입니다. 최고급 전기차는 테슬라 같은 회사에, 장거리 고속 전기차(FSEV)는 대기업에 맡기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전기차 양산업체인 CT&T의 김호성 상무는 회사의 경영전략을 간단하고 명확하게 밝혔다. 김 상무는 “최근의 라이프 사이클을 분석하면 연금생활자나 맞벌이 부부, 주부, 자영업자가 동네 주변을 다니며 실생활에 이용하는 차량을 원하는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면서 “한 달에 1만원이라는 저렴한 운영비가 이들을 계속 전기차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NEV 시장에서는 현대나 도요타와 같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CT&T와 같은 중소업체와는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계속 승자로 남을 수 있다고 김 상무는 말했다. 김 상무는 또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연료전지차는 모두 기본 기술이 전기차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전기차가 이른바 ‘그린 카’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달 10일 방문한 CT&T 본사와 생산공장은 충남 당진의 한적한 야산 지역에 자리잡고 있었다. 김 상무는 CT&T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마치자 “직접 차를 타보고 얘기하자.”며 시험주행소로 안내했다. 주행소에 가지런히 주차된 CT&T의 전기차 가운데 노란색 e-ZONE에 올라탔다. 첫 느낌은 경차와 골프 카트의 중간쯤이라는 것이었다. 작은 열쇠를 돌려 (시동을 거는 대신) 전원을 켜고, ‘전진-중립-후진’ 스위치를 전진에 맞춘 뒤,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니 차가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속도는 꽤 빨랐다. 최고속도는 시속 60㎞, 최고주행거리는 70~110㎞다. ●최고시속 60㎞, 주행거리 70~110㎞ 언덕을 내려간 뒤 27도의 경사로를 오르다가 차를 멈췄다. 브레이크 패드에서 발을 떼고 천천히 가속 패드를 밟았지만 차는 뒤로 밀리지 않았다. 산지가 많은 한국의 지형에 맞게 개발한 튜닝 기술 덕분이다. 쉽게 말하면 바퀴에 밀림 방지 장치가 내장된 것이다. e-ZONE의 차체는 철강이 아니라 플라스틱이다. 김 상무는 “전기차의 요체는 경량화”라고 플라스틱을 사용한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도로에 나가 덩치 큰 트럭이라도 지나가면 공포감이 들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를 눈치챈 김 상무는 e-ZONE이 NEV로서는 처음으로 국제 충돌안전기준을 통과했다고 강조하면서 충돌 테스트를 녹화한 DVD를 틀어줬다. DVD 영상에는 이른바 ‘짝퉁’ 전기차들의 충돌장면도 포함돼 있었다. 이들이 충돌 때 휴지조각처럼 구겨지는 것에 비해 CT&T의 전기차들은 찌그러짐이 차체 전면에만 집중됐다. CT&T의 전기차들은 세방전지 등에서 공급하는 납축전지와 EIG 등에서 납품하는 리튬 폴리머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리튬 폴리머배터리가 납축전지보다 4.5배 (600만원) 정도 비싸다고 한다. 그러나 차 값의 50% 정도를 차지하는 배터리도 양산 체제에 들어가면 3~5년 안에 성능은 좋아지고, 가격은 훨씬 떨어질 것으로 김 상무는 예측했다. 자동차를 구동하는 모터는 미국과 이탈리아 제품을 수입해 왔지만 국산을 개발중이다. CT&T의 차별화된 경쟁력 가운데 하나는 ‘In Wheel Motor’ 시스템. 모터를 아예 바퀴에 달아 추진력과 제어력을 높이는 기술이다. 김공식 공장장과 함께 생산라인으로 들어갔다. 연간 1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은 로봇의 현란한 동작과 기계음으로 가득찬 기존의 자동차 생산라인과 비교할 때 매우 한산한 편이었다. 김 공장장은 “전기차 부품의 90%를 협력업체가 제조해 오며, 이곳에서는 조립만 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생산라인 뒷문으로 나가자 연구소가 자리잡고 있었다. 40명의 연구원이 디자인, 설계, 부품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70%는 경력이 5년 이상인 베테랑들이다. 김 공장장은 “연구소에서 각종 실험과 테스트를 위해 지금까지 200대가 넘는 전기차를 부쉈다.”고 말했다. ●8월 법개정 땐 소비자 부담 1000만원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전기차가 도로를 달릴 수가 없다. 관련법에 자동차가 배기량으로만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식경제부와 국회에서 법률을 손질하고 있기 때문에 오는 8월에는 전기차의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CT&T는 기대하고 있다. 법이 통과되면 CT&T는 1350만원 정도에 전기차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환경 관련 보조금 300만원 정도를 제하면 소비자가 부담할 가격은 1000만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올해 목표는 판매 2만대, 매출 규모 1000억원이다. CT&T는 2011년까지 두바이, 카자흐스탄, 터키,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등에서 조인트 벤처를 통한 조립 생산에 들어가는 등 모두 10개국에서 16만대의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진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코트디부아르 축구경기장 붕괴…최소 22명 사망

    29일 코트디부아르(옛 아이보리코스트)와 말라위의 2010년 월드컵축구 최종예선 도중 관중이 한꺼번에 몰려 스타디움 일부가 무너져 최소 22명이 압사하거나 추락사했다고 AP통신이 정부 당국의 발표를 인용,보도했다.부상자는 132명이어서 희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국영 텔레비전에 나온 데지레 타그로 내무장관은 수도 아비장에 있는 펠릭스 후포엣-보이그니 아레나에 경기 시작 40분 전부터 몰려든 관중들이 막 경기가 시작될 즈음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오면서 이런 참변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AP의 사진기자에 따르면 킥오프한 뒤 곧바로 경비인력이 관중의 입장을 허용하자 관중들이 쏟아져 들어왔고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한 뒤 이들이 한쪽 벽으로 몰리는 바람에 무너져 내렸다.  현지 일간지에서 기자로 일한다는 딜로 캄비레는 “우리는 그저 사람들이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었어요.그때는 온통 패닉 상태였고 압사당하는 이들도 있었어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날 축구장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뛰고 있는 코트디부아르의 축구 영웅 디디에르 드록바를 보기 위해 3만 6000여명의 축구팬이 몰렸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드록바는 이날 참사에도 강행된 말라위와의 경기에서 2골을 기록,코트디부아르의 5-0 대승을 이끌었다.첼시의 살로몬 칼루와 아스널 소속 콜로 투레와 에마뉘엘 에보우에와 토트넘 소속 디디에 조코라와 스페인 리그 세비야의 니드리 로마릭과 프랑스 리그 마르세유의 바카리 코네도 코트디부아르 유니폼을 입었다.  아프리카에서 축구 경기를 둘러싼 참변은 지난 10년 동안에도 계속 이어졌다.2001년 1월 짐바브웨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 도중 13명이 숨진 것을 필두로,같은 해 4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엘리스 파크 스타디움이 붕괴돼 43명이 숨졌고 같은 달 콩고에선 압사로 14명이 목숨을 잃었다.또 다음달에는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경기장이 무너져내려 126명이 숨졌다.지난해 5월에는 알제리에서 구단 팬끼리 충돌,이틀 동안 폭동이 이어지기도 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삼성重 태안 배상책임 56억까지만”

    삼성중공업이 태안 기름 유출 사고와 관련해 56억원까지만 피해 배상 책임을 지면 된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피해 주민들은 이에 불복, 즉시 항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서울중앙지법 파산합의1부(수석부장 고영한)는 2007년 12월 발생한 태안 기름 유출사고와 관련, 삼성중공업 주식회사에 대해 선박책임제한절차 개시를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홍콩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와 충돌한 예인선단은 삼성중공업이 빌린 선박이었고, 당시 상법에는 선박 임차인이 선박을 운항하다 물적 손해가 발생할 경우 일정 금액까지만 배상하면 되도록 임차인의 책임을 제한해 주는 규정이 있었다. 이때 한도액은 선박의 무게 등 규모에 따라 정해진다. 즉 엄청난 사고가 났다고 해도 배의 t 수에 따라 감당해야 할 책임금액은 정해져 있는 셈이다. 재판부는 “태안 기름 유출 사고의 경우 선박 임차인에게 무한대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예외적인 사정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주민들이 주장하는 손해배상액은 당시 상법이 정한 책임제한액 한도를 초과한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책임한도액 및 법정이자를 56억 3400여만원으로 산정했으며, 삼성중공업은 이 금액을 공탁했다. 피해주민들은 삼성중공업 등을 상대로 2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지만, 이번 결정이 확정되면 소송에 이긴다고 해도 56억원 이상은 배상받을 수 없다.이에 대해 피해주민들은 항고하겠다고 밝혔다. 태안유류피해대책위원회 최한진 위원장은 “삼성중공업은 구상권 청구에 대한 방어책일 뿐 피해주민에 대한 배상책임을 피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당초 설명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하루빨리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박대출 선임기자 정가 In&Out] 정동영-DJ와 손학규

    “형님. 동영입니다. ○○에 있습니다.” 정동영(DY)은 권노갑에게 수시로 전화했다. 2007년 대선 경선 때다. 앞서 권노갑은 병원신세를 졌다. 감옥에서 얻은 지병 때문이다. 정동영은 병문안을 갔다. 권노갑 사면 뒤에도 인사갔다. 정동영은 계속 고개 숙였다. 권노갑은 미움을 풀었다.권 전 국민회의 고문은 김대중(DJ)계의 맏형이다. 정 전 통일장관의 입당원서도 받았다. 물심 양면으로 도왔다. 2000년 12월 둘이 만났다. 정 전 장관이 얘기를 꺼냈다. “형님보고 부통령, 김현철이라고 합니다.” 이틀 뒤 ‘권노갑 퇴진론’을 선창했다. 권 전 고문은 분노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고 개탄했다.DY는 4·29 재보선 출마를 선언했다. 전주 덕진에 출마하겠단다. 원군은 많지 않다. 박지원 의원은 환영이다. DJ와 연관짓기도 한다. 반면 정세균 대표는 ‘공천불가’다. 최재성 강기정 백원우 조정식 의원은 극력 반대다. 이들에게 DY는 ‘권노갑 신세’다. 대권에 뜻을 둔 이들도 반대그룹이다. 그래서 열심히 전화를 걸고 있다. 정동영식 ‘스킨십정치’, ‘전화정치’다.손학규 전 대표와 대비된다. 처신과 행보의 차이다. 손 전 대표는 춘천에서 칩거 중이다. 부인과 농가에서 지낸다. 일 주일에 한두 번 서울에 다녀간다. 문상이나 일이 있을 때다. 새해 초 측근들과 신년회를 가졌다. 재보선 출마 얘기가 나왔다. 그는 일축했다. “장관, 도지사도 해보고, 배지도 세 번 달았다. 무슨 재보선이냐. 나에게는 큰 꿈이 있다.”1992년 12월19일. DJ는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번복한다면 ‘국민을 속이고 역사를 속이는 것’이라고 했다. 3년만에 뒤집었다. DY는 “서울 동작을에 뼈를 묻겠다.”고 했다. 1년만에 “전주는 정치적 모태”라고 한다. DJ와 닮은 꼴이다.DJ의 뒤집기는 정교했다. ‘국민과 역사를 속이는’ 과정은 치밀했다. 아·태평화재단 설립(1994년)→조순 서울시장 옹립(1995년 지방선거)→정계복귀 선언→제1야당 구축(1996년 총선). 본인은 대중과 거리를 뒀다. 친위대가 대신 군불을 땠다. 추종세력이 떠미는 모양새로 복귀했다. 정 전 장관은 직접 승부수다. DJ와 다른 꼴이다.민주당이 DY 복귀를 놓고 시끄럽다. ‘상처 입은 복귀’가 될 공산이 크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출마 포기로 상처는 더 커지게 됐다. 그가 모를 리 없다. 원외 생활 6년째다. 더 오래가면 미래를 보장 못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이훈평 전 의원이 동조한다. 그는 “8년을 논다면 대선 주자로선 치명적”이라고 분석했다.DJ의 뒤집기를 놓고 여론은 험했다. 언론은 무차별 폭격했다. DY도 닮은 꼴이다. DJ는 1997년 초 지지도가 10%대였다. 박찬종 후보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그럼에도 역전을 이끌어냈다. 김종필과의 연합-이회창·이인제 분열이 먹혀들었다. 표심의 망각증도 한몫했다. DY는 22일 귀국했다. 이번 주가 내홍의 정점이 될 것 같다. 정 대표와는 전북 맹주-대권 경쟁이 걸려 있다. 공천탈락-무소속 출마는 정면 충돌이다. 절충안도 나온다. 부평을 혹은 10월 재·보선 출마 등이다. ‘뼈’, ‘모태’와 다른 지역이다. ‘살점’이란 얘긴가. 두사람의 담판이 주목된다. 손 전 지사도 ‘10월 준비설’이 나돈다. 수원 장안 재·보선 출마 얘기다. 역시 두고 볼 일이다. dc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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