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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다케시마의 날’ 사실상 중앙정부 행사로… 韓·日 갈등 고조

    日‘다케시마의 날’ 사실상 중앙정부 행사로… 韓·日 갈등 고조

    일본이 22일 아베 신조 내각의 차관급 고위 당국자를 참석시킨 가운데 이른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기념행사를 강행, 한·일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행사는 지방 정부인 시마네현이 주관했지만 중앙 정부가 시마지리 아이코 해양정책·영토문제 담당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을 파견, 사실상 중앙 정부 행사로 격상됐다. 시마네현은 2006년부터 해마다 2월 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지정, 행사를 열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정부 대표를 파견한 것은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시마지리 정무관은 인사말에서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주권에 관한 문제”라며 “정부는 물론 현지인을 포함한 국민 전체가 힘을 합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마쓰에시 현민회관에서 열린 행사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청년국장 등 국회의원 19명을 비롯해 정·관계와 극우단체, 현지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미조구치 젠베에 시마네현 지사는 “한국이 다케시마 점거를 기정 사실화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어 정말 유감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마네현 의회는 이날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를 통해 다케시마 영유권을 조기 확립하고 ▲다케시마의 날을 중앙정부 행사로 승격시키고 ▲교육 과정에서 다케시마를 특별히 부각시켜 달라는 내용의 요망서를 시마지리 정무관에게 전달했다. 행사 과정에서 한국 시민단체와 일본 극우단체 회원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독도수호전국연대 최재익 회장 등 회원 7명은 이날 오후 1시 10분쯤 다케시마 자료관 근처에서 ‘일본은 독도 침략 행위를 중단하라’며 규탄 결의대회를 가지려다 일본 경찰에 제지당했다. 10여분간 실랑이가 이어지자 경찰은 최 회장 등을 차에 태워 별도 장소로 데려갔다. 독도수호대 김점구 대표도 행사에 참석, 토론 제안서를 제출하려다 우익단체 회원들과 몸싸움을 벌인 끝에 경찰에 의해 격리됐다. 일본 우익단체 회원들은 아침부터 버스 10여대를 동원, 마쓰에시 전역을 돌며 확성기로 행사를 알렸다. 한편 외교통상부 조태영 대변인은 이와 관련, 성명을 통해 “일본은 ‘독도의 날’ 조례를 즉각 철폐하고,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즉각 중단할 것을 다시 한번 엄중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대해 대변인 명의로 항의 성명을 발표하고, 구라이 다카시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일본 정부에 외교문서를 전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마쓰에(시마네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인수위 있는 듯 없는 듯… 현안엔 함구 ‘깜깜’

    인수위 있는 듯 없는 듯… 현안엔 함구 ‘깜깜’

    “정권 출범 전에 지지율이 하락하는 경우는 드문데, 인수위가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다.” ‘박근혜 인수위’를 평가한 한 여권 인사의 전언이다. ‘요란했던’ 5년 전 이명박 정부 인수위와 비교해 ‘있는 듯 없는 듯’한 이번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평가다. 인수위는 지난달 4일 9개 분과 간사와 인수위원 등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5일 출범 한 달째를 맞은 인수위는 경제분과 회의와 현장방문, 정부 조직개편안 처리를 위한 국회 대응 등으로 일정을 소화했지만, 안팎의 관심이 쏠린 국무총리와 비서실장 등의 인선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총리후보자 자진 사퇴에 이어 정부 조직개편안 충돌 등 이슈가 불거지고 있지만 인수위는 향후 일정과 입장을 속시원히 밝히지 않고 있다.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전날 ‘통상교섭권 이전’과 관련해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발언에 반박하면서도 ‘당3역’인 정책위의장의 입장에서 전하는 말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각종 인수위 현안을 묻는 질문에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말하면 국민이 혼란스러워한다”, “인수위는 이름 그대로 정권 인수 업무에 충실할 뿐”이라고 답변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인수위가 논란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총리후보자 등 내각 인선이 계속 늦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 특히 여야가 바뀌는 정권교체도 아닌데 박 당선인이 ‘우군’인 청와대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중을 거듭해도 박 당선인의 ‘나홀로’ 인사 스타일은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당초 적극적으로 정책을 조율하고 내각 임명제청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인사가 새 정부 초대 책임총리로 지명될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박 당선인이 선택한 인물은 ‘사회원로’이며 조언자에 가까운 김용준 인수위원장이었던 전례는 이러한 우려를 방증했다. 외부 노출을 경계하면서도 정작 인수위 내부 단속에는 실패하기도 했다. 교육과학분과 장순흥 한국과학기술원 교수가 자신이 개편을 주도한 원자력안전기술원 차량을 이용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과거 정부의 인수위에 참여했던 한 여권 관계자는 “적절한 시점에 당선인이 외부에 모습도 비추고, 새 정부 정책에 대해 국민에게 설명하는 시간도 가져야 한다”면서 “정권이 출범하기도 전에 국정운영의 동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市 부채감축 압박에 SH사장 사의… “朴시장, 간부 전원에 사표 요구해”

    市 부채감축 압박에 SH사장 사의… “朴시장, 간부 전원에 사표 요구해”

    이종수 SH공사 사장이 3조원의 부채 감축 목표를 제시한 박원순 시장에게 반발해 사의를 표명했다. 부채 줄이기에 부담을 느낀 산하기관장들의 사의 표명이 이어지는 등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 사장은 전날 시청 기획상황실에서 열린 SH공사 혁신 방안 업무보고를 마친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회의에는 부시장단과 시 정무직 간부, SH공사 간부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박 시장은 업무 보고를 받은 뒤 이 사장과 본부장급 간부들에게 “연말까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채 3조원을 감축하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또 참석 간부 전원에게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한다는 의미에서 회의실을 나가기 전에 사표를 쓰고 나가라”면서 “특히 앞으로 3개월 동안 최선을 다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사장은 이 자리에서 부채 4000억원을 줄이는 방안을 보고했다. 그러나 간부들이 실제로 사표까지 쓰는 참담한 상황에 놓이게 되자 “간부들 대신 내가 책임을 지겠다”고 나섰다. 한 회의 참석자는 “수장으로서 부하들이 사표를 쓰는 모습을 보고 참담한 심정에 빠지게 됐을 것”이라면서 “회의 뒤 ‘임원들이 무슨 책임이 있나. 내가 책임지겠다’는 생각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SH공사의 부채는 12조 5882억원으로 서울시 전체 부채의 67.2%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시 전체 부채는 18조 7212억원으로 오히려 1년 만에 550억원이 늘었다. 지난해 시와 SH공사가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문정과 마곡지구 등의 용지매각 수입이 계획(2조 2453억원)의 절반가량인 1조 2182억원에 그친 영향이 컸다. 심지어 SH공사는 별도의 재정 지원 없이 박 시장 임기 중에 총 8만 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사실상 단기간에 대규모 부채를 감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 시장은 이 사장의 사의를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박 시장은 지난해 5월 민간 업체인 현대건설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이 사장을 SH공사 구조조정 적임자로 보고 직접 임명했다. 총 3년 가운데 2년이 넘는 임기를 남긴 상태에서 사의를 표명한 이 사장은 현재 추가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칩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부채 감축 문제로 박 시장과 산하 기관장 간에 빚어진 충돌은 이번이 두 번째다. 박 시장은 부채 감축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공약 이행에 집중하면서 곳곳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김익환 서울메트로 사장도 임기 8개월을 남겨 두고 갑작스레 물러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채가 많은 기관의 책임자들이 부채 감축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어 박 시장이 공약한 부채 6조 5000억원 감축 목표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DB를 열다] 1963년 전남 목포 부두의 마차행렬

    [DB를 열다] 1963년 전남 목포 부두의 마차행렬

    1961년 작 ‘마부’는 네 남매를 거느리고 살아가는 홀아비의 삶을 그린 영화다. 김승호가 주연으로 역할을 맡은 홀아비의 직업은 마부다. 말이 끄는 수레, 즉 마차로 짐을 옮겨 주고 운반비를 받는 직업이다. 화물을 실어나를 수 있는 차량이 부족했을 때 마차는 그 대용 수단이었다. 사진은 1963년 1월 목포 부두에서 운반할 짐을 기다리는 마차들이다. 마차는 나무로 만든 수레에 못 쓰게 된 트럭 바퀴를 달아서 만든다. 짐을 잔뜩 실은 마차를 끌어야 하는 말은 혹사당하는 일이 많았다. 특히 몹시 가파른 길을 올라갈 때면 마부는 지그재그로 마차를 몰면서 헉헉대는 말에게 심하게 채찍을 휘두른다. 마차는 아스팔트 도로를 다닐 수밖에 없어서 자동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심심찮게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아주 드물게 마차 음주운전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술을 마신 마부가 말에게 마구 채찍질을 하는 바람에 말이 날뛰어 마차가 행인들을 치고 택시를 파손한 사건이 대구에서 실제로 있었다. 자동차가 점점 늘어나면서 마차는 사라져갔다. 삼륜차, 용달차 같은 작은 화물트럭들에 밀려 마차는 변두리에서 연탄이나 실어나르는 신세가 된다. 그런 일감마저도 빼앗겨 1970년대 후반쯤 마차는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최근 서울 청계천에 관광용 마차가 나왔다가 동물 학대 논란이 일어 운행이 중단되었다. 옛날 마차를 끌던 말의 노동 강도는 관광마차와 비교가 안 된다. 이 시대에 짐을 잔뜩 실은 마차가 서울 거리에 등장한다면 동물 애호가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지름 50m 소행성’ 26일 지구 최근접 위성 궤도 진입

    ‘지름 50m 소행성’ 26일 지구 최근접 위성 궤도 진입

    우리시각으로 26일 지구에 가장 근접하는 지름 50m에 달하는 소행성을 두고 천문학계가 비상한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해 발견돼 2012 DA14로 명명된 이 소행성은 지난 1990년대 우주 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위험한 소행성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지구근접물체 프로그램의 도널드 요만스 박사는 “2012 DA14는 확실히 지구와 충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소행성은 그리니치 표준시(GMT)로 25일 오후 4시께(우리 시각으로 26일 1시께) 달의 궤도인 약 38만 3000km 내로 진입해 오후 7시께(4시께) 정지위성 궤도인 약 3만 6000km 내로 진입할 전망이다. 따라서 지난해에는 인공 위성 몇 기를 파괴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2012 DA14는 그 규모면에서도 엄청나다. 우주왕복선보다도 큰 이 소행성은 최대 지름 50m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만약 지구와 충돌한다고 가정한다면 도시 하나를 날려버릴 수 있는 TNT 2.5메가톤의 위력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지구에 최근접하는 이 소행성은 지구에서는 아시아와 유럽에서 관측할 수 있으며 관측 가능한 시간대는 미국 동부표준시(EST)로 25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우리 시각으로 26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스페이스닷컴, 미국 항공우주국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감사원, 총리실 방침엔 불만… 확전은 자제

    4대강 살리기 사업 2차 감사 결과를 발표한 지난 17일 이후 감사원은 연일 사면초가에 빠진 분위기다. 1차 감사와 반대되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적잖은 진통을 각오하긴 했으나, 후폭풍이 예상보다 훨씬 컸기 때문이다. 24일 감사원 내부에서는 “어느 시점에, 어떤 감사 결과를 내놓았든 (4대강 문제는) 시비가 붙을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총리실이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은 하지 못했다”며 난감해했다. 전날 총리실은 정부 차원에서 4대강 사업 전반을 재검증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총리실과 정면대결 모양새로 비치는 게 부담스러우면서도 감사원은 총리실의 방침에 불만이 많다. 한 관계자는 “총리실 쪽에서 4대강 사업 전반을 다시 검증하겠다는 것이지, 이번 감사 내용의 사실 여부를 재확인하겠다는 의도는 아니라고 했다”면서도 “결국 우리 쪽 감사 결과를 어떤 식으로든 저울질해 보겠다는 얘기”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다른 인사는 “감사 결과 자체에 이의제기를 하고 나온다면 감사원법에 따라 재심의 등 공식절차를 밟겠지만, 4대강 사업 전반을 점검하겠다는 (총리실) 입장에는 달리 공박할 논리가 없다”며 “향후 총리실의 움직임을 지켜볼 뿐 다른 방도가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일이 국가기관 간의 권한 충돌 양상으로 번지는 것을 우려했다. 이들은 “정부의 반박 발표가 감사원 독립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보는가 하면 “정부도 방어권 행사 차원에서 반박할 수 있다”고 보는 등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전·현직 감사원장의 대결구도로까지 비화되자 양측은 일단 확전을 자제하려는 분위기여서 앞으로도 정면 충돌로 치달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현 정권의 임기가 한 달 남은 시점에서 총리실이 재검증 작업을 서두른다 해도 공은 이미 새 정부 쪽으로 넘어간 셈”이라고 말했다. 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 [日 양적완화 파장] 일본은행 “2% 물가상승 조기 달성”… 정책·자금 총동원령

    [日 양적완화 파장] 일본은행 “2% 물가상승 조기 달성”… 정책·자금 총동원령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이 장기적인 디플레이션(물가하락+경기침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의 물가상승 목표를 설정하고, 국채매입 등 무제한 금융(양적)완화를 실시키로 확정해 파장이 일고 있다. 엔화 가치의 하락으로 수출 경쟁력이 높아진 일본 기업 때문에 각국이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 지난 2010년과 같은 글로벌 환율전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22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전년 대비 2% 물가상승 목표를 ‘가능한 한 빨리 달성’하기로 정부와 합의했다.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일본은행의 금융완화에 부응해 정부가 대담한 규제·제도 개혁을 추진하고, 세제 등을 활용한 모든 정책을 총동원하며, 지속 가능한 재정구조 확립 조치를 추진한다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일본은행이 물가의 명확한 수치 목표를 설정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10조엔(약 119조원)의 자산매입기금 확충을 결의했다. 일본은행은 물가목표 실현을 위해 제로 금리 정책과 금융자산 매입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시점까지 지속적으로 강력한 금융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올해 이미 101조엔의 자산매입기금이 확보된 만큼 추가 매입은 하지 않지만 내년부터 매월 장기국채 2조엔, 단기채권 10조엔 등 13조엔씩 매입하기로 했다. 매월 13조엔이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는 얘기다. 정부는 또 아베 신조 총리가 의장인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 일본은행의 물가 목표 달성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이 금융정책에서 독립성을 잃고 ‘아베노믹스’ 실천을 위한 하청기관으로 전락한 셈이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이날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에게 “2% 물가안정(상승) 목표를 하루라도 빨리 실현하도록 노력해 달라”고 압박했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금융완화를 단행했다. 2개월 연속 금융완화는 2003년 4∼5월 이후 9년 8개월 만이다. 이날 엔화 가치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무제한 금융완화 방침이 이미 시장에 널리 퍼져 달러당 89.16엔으로 전날보다 오히려 0.43엔이 올랐다. 하지만 앞으로 엔저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아베 총리가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승리한 지난해 9월 26일 달러당 77.71엔이었던 엔화 가치는 자민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지난해 12월 16일 83.70엔, 1월 17일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장중 90엔으로 하락했다. 4개월 동안 엔화 가치가 15% 곤두박질쳤다. 지나친 엔저 현상은 일본의 경쟁 국가들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에서는 엔저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일본의 통화정책에 대해 “인위적인 통화 가치 하락은 IMF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며 “이웃나라를 거지로 만드는 정책을 각국이 채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도 21일(이하 현지시간) 중앙은행에 대한 정치권의 완화 압박이 독립성을 위태롭게 하면서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부추기는 위험 요소라고 경고했다. 세계 금융전문가들은 다음 달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에서 환율 문제를 둘러싼 각국 간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내부에서도 무제한 금융완화가 수출 대기업의 배만 불리고,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서민 생활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반발이 만만치 않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평창 스페셜올림픽] 나는 뇌의 9할을 잃었습니다, 그래도 친구를 위해 할 일 많지요

    [평창 스페셜올림픽] 나는 뇌의 9할을 잃었습니다, 그래도 친구를 위해 할 일 많지요

    플로어하키 최경재 가끔 위독해져도 스틱 못 놔 플로어하키 최고의 공격수로 꼽히는 최경재(19·고양 홀트학교 1학년)군은 생후 8개월이 안 돼 걸음마를 떼고 형의 책을 넘겨볼 정도로 자랐다. 그러나 생후 23개월 무렵 큰 시련이 닥쳤다. 문에 손가락이 끼는 대수롭지 않은 사고를 당했는데, 뇌 조직에 세균이 침입하는 파상풍에 걸리고 만 것. 몸이 마비되고 의식불명 상태로 호흡기에 의존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가족들의 극진한 간호를 받은 최군은 두 달 만에 어렵사리 의식을 회복했으나 중증 뇌성마비 진단과 함께 4~5년밖에 살 수 없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그는 이 사고로 뇌의 절반을 잃었고, 시신경과 청각신경이 손상돼 보고 듣는 것에 제약이 있다. 또 치료약의 부작용으로 지혈이 잘 안 되는 후유증까지 앓고 있다. 그러나 최군은 운명을 거부하듯 무럭무럭 자랐고, 약한 몸을 붙들어 매며 운동을 했다. 축구와 농구를 하다 지금은 플로어하키 스틱을 잡고 국가대표가 됐다. 그를 지도하는 이화원(42) 홀트학교 교사는 “플로어하키는 지적장애인에게 가장 좋은 스포츠 중 하나”라며 “최경재가 운동하는 것을 보면 장애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대견해했다. 그는 가끔 위독할 정도로 갑자기 뇌 기능이 떨어진다. 코피라도 나면 잘 멈추지 않아 주위 사람을 긴장시킨다. 때문에 어머니 김영숙씨는 아들이 운동할 때면 늘 경기장 한쪽을 지킨다. 김씨는 아들이 운동하는 모습을 기적이라고 부른다. “아들이 보여주는 모든 것은 현대 의학으로 전혀 설명할 수 없어요. 플로어하키를 하면서 웃음을 되찾았어요. 친구들과 운동하며 체육관에서 너무나 밝게 웃는 걸 보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죽음이라는 위험이 눈앞에 있어도 아들이 얼마나 플로어하키를 사랑하는지 알기 때문에 말릴 수 없어요”라고 말했다. 최군은 “수비를 더 열심히 하면 최강의 에이스가 될 수 있다”며 “목표는 승리”라고 각오를 다졌다. 개회식에서 애국가 선창할 박모세 뇌의 이상 메워준 절대음감 이번 대회 개회식에서 애국가를 선창하는 박모세(22·삼육재활학교 3학년)씨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태어나기 전부터 뇌수가 흐르지 않아 생존하기 어렵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낙태를 권유받던 어머니 조영애씨는 “주어진 생명을 어떻게 버리느냐”며 고집스럽게 그를 낳았다. 예상대로 아기의 상태는 최악이었다. 태어났을 당시 박씨는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었다. 태어난 지 사흘 만에 뇌의 90%를 절단하는 수술을 했으며, 이후 뇌에 호스를 넣어 뇌수를 흐르게 하는 등 네 차례나 더 수술대에 올랐다. 지금도 박씨의 몸에는 목을 거쳐 배까지 호스가 이어져 있다. 겨우 생명을 유지했지만 두 발이 비틀어져 교정수술을 두 차례 받았다. 지금도 앞을 못 보고 제대로 걷는 게 힘들다. 박씨에게 기적이 일어난 것은 다섯 살 때. 부모를 따라 경기 용인의 한 교회를 다니던 그는 어느 때부터 찬송을 듣고 희미하게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일곱 살에 말문이 열리며 어눌하나마 노래를 흉내 내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밤낮으로 음악을 들려주었고 마침내 아들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보고 듣는 것은 물론 말하지도 못했던 그가 노래를 하게 된 것은 절대음감을 타고났기 때문. 특수학교에 다니며 장애인합창단에서 활동한 그의 노래 실력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11살 때인 2002년에는 추천을 받아 장애인농구대회에서 애국가를 불렀고, 지난해 2월 스페셜올림픽 프레대회에서 애국가를 선창해 관중의 힘찬 박수를 받았다. 박씨는 오는 29일 평창 용평돔에서 열리는 대회 개회식에서 다시 한번 애국가를 불러 4000여 관중에게 감동을 선사할 계획이다. 박씨의 좌우명은 ‘나보다 불편한 친구는 어떻게든 도와줘야 한다는 것’. 어머니 조씨는 “모든 장애를 이기고 세계 지적장애인의 축제에서 애국가를 부를 아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크로스컨트리 최아람 매일 20㎞ 달려 왕따 극복 크로스컨트리의 간판 최아람(14·태백미래학교 중학부)양은 초등학교 시절 “말을 잘 못한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다. 그러나 기초수급생활자인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기 싫어 묵묵히 견뎌냈다. 아픈 엄마와 뇌성마비인 언니, 동생을 혼자 돌보며 친구들의 비웃음을 애써 참아냈다. 수업 시간이면 화장실에 숨어 있기 일쑤였다. 바빴던 부모들은 아람이 지적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2007년 엄마가 세상을 떠나자 아람은 웃음을 잃었다. 2011년 초등학교 5학년이 돼서야 아버지는 딸이 지적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뒤늦게 태백미래학교로 전학을 보냈다. 최양은 이곳에서 박영철 코치를 만나 인생의 전기를 맞았다. 박 코치는 근력과 균형 감각이 좋은 최양을 크로스컨트리의 세계로 인도했다. 152㎝의 작은 키를 극복하고 심폐력을 키우기 위해 최양은 매일 20㎞를 달리는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 처음에는 10분만 달려도 숨이 차고 눈물과 땀으로 범벅이 됐지만 이를 악물고 달렸다. 여름에도 매일 학교 근처의 스키장을 찾아 2시간씩 열심히 훈련했다. 마음의 병이 깊었지만 정겹게 다가오는 새엄마에게 마음의 문을 열며 의지할 곳을 찾았다. 최양은 크로스컨트리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인 2011년 제8회 전국장애인 동계체전에서 우승하고, 지난해 2월 스페셜올림픽 프레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꽃을 피웠다. ‘왕따’에서 국가대표가 됐고, 성인을 포함해 종목 최강자로 우뚝 섰다. 최양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인 동생 최영미(12)양과 함께 이번 대회에 나선다. 최영미양은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육상 여자 초등부 높이뛰기와 포환던지기에서 2관왕을 차지한 하계 스포츠 스타. 언니를 보며 동계올림픽에 대한 꿈을 키웠고 스피드와 민첩성이 돋보이는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트에 매력을 느꼈다. ‘달려라 하니 자매’의 언니는 평창의 설원, 동생은 강릉의 빙상을 누비게 된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임화정 잃어버린 동생 찾으러 질주 “저, 옛날 얘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아요.”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에 출전하는 임화정(30) 씨는 지난 18일 경기 의정부의 숙소에서 만나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자신의 사연이 전해지면 잃어버린 남동생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얘기에 천천히 입술을 뗐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임씨는 열여섯 살 때인 1999년 아버지 손에 이끌려 동생 임종국(26)씨와 함께 부산의 한 사회복지법인에 맡겨졌다. 어머니는 집을 나갔고, 아버지는 홀로 남매를 키우느라 벅차했다. 동생은 1년 만에 복지법인에서 도망쳤고, 임씨도 동생을 찾기 위해 시설을 나왔다. 열흘가량 사방을 헤맨 끝에 한 PC방에서 동생을 찾을 수 있었다. 그날이 마침 동생 생일이라 놀이공원에서 잠깐이나마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동생은 화장실에 가겠다며 사라졌고, 그 뒤로 동생을 만나지 못했다. 2006년 부산 혜원학교에 진학한 임씨는 체육교사의 권유로 사이클을 시작했다. 승리욕과 남다른 운동능력 덕에 빠른 실력 향상을 보였고, 장애인 전국대회 등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훈련하다 정차 중인 택시와 충돌해 이빨 다섯 개가 부러지고 얼굴 10바늘을 꿰매는 큰 부상을 입었지만 사이클을 워낙 좋아했다. 임씨는 2010년에 쇼트트랙에 입문했다. “스케이트도 자전거처럼 빨리 달리잖아요. 그래서 매력을 느꼈죠.” 훈련 한 달 만에 동계체전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재능을 뽐냈다. 그리고 2년 만에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대표로 발탁됐다. 그녀의 꿈은 단 하나. 생이별한 남동생과 함께 사는 것이다.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는 김종국인데, 단지 동생과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팬이 됐다고 했다. “어렸을 적 누나가 구박 많이 해서 미안해. 누나는 이렇게 잘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우리 힘내자. 어떤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용기를 잃지 말자.”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투잡’ 즐기며 정치쇄신 외치는 국회의원들

    국회의원 3명 중 1명은 변호사·교수 등 다른 일을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민단체가 국회사무처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19대 국회의원 300명 중 32%인 96명이 의원직 외에 한 개 이상의 다른 일을 겸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9개 보직을 맡은 이도 있다. 이른바 ‘투잡의원’으로 돈을 이중삼중 버는 의원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지난해 총선과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여야는 공히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외쳤지만 결국 말뿐이었던 셈이다. 정치를 쇄신한다며 경쟁적으로 의원 특권 포기에 나설 때는 언제고 선거가 끝나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구태’로 돌아가니 집단 기억상실증에라도 걸린 것인가. 일반 공무원들이 공직에 전념해야 하듯 국회의원 또한 의정 활동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함은 당연하다. 국회의원의 경우 일반 공무원과 견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권한과 특권을 행사하는 만큼 한층 높은 윤리의식과 실천적 행동이 뒤따라야 함은 자명한 이치다. 하지만 우리 국회의 현주소는 어떤가. 무엇보다 중요한 새해 예산안을 법정 기한 내에 통과시키지 못했다. 온갖 이유를 달아 외유를 즐겼다. 그것도 모자라 ‘부업’을 통한 ‘사익’까지 챙긴다면 정치 불신은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의원들의 겸직을 금지해야 하는 이유는 권력을 이용해 직간접으로 부당하게 이권에 개입하거나 압력을 행사할 수도 있어서다. 한 전직 국회의장이 기업으로부터 변호사 수임료 명목으로 수억원을 챙긴 사실이 드러난 적이 있다. 굳이 예를 들지 않더라도 변호사 출신 의원들이 로펌 등에 고문 변호사로 이름만 올려놓고 거액을 챙기는 일은 다반사다. 소속 상임위원회와 유관한 기업의 사외이사 등을 맡아 직무상 이해충돌을 빚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 교수 출신 의원의 경우 학교를 뛰쳐나왔음에도 사표를 내지 않아 수업에 차질을 주는 일이 빈번하지만 잘못된 관행은 좀처럼 고쳐지지 않고 있다. 여야는 정치쇄신특위를 구성했다고 하니 의원특권 포기 방안을 다시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는 무보수 봉사직을 제외하고는 국회의원의 겸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반드시 입법화하기 바란다.
  • 충북도-교육청 갈등 2R?

    지난해 무상급식 예산 분담을 놓고 첨예하게 갈등을 빚었던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이 이번에는 지방교육세 지급 방법을 놓고 충돌할 조짐이다. 충북도는 17일 올해 매달 걷히는 지방교육세를 3개월치 모았다가 4차례로 나눠 분기별로 도교육청에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 2, 3월에 걷히는 지방교육세를 합쳐서 4월에 몽땅 주는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도는 월별전출 방식을 택해 왔다. 올해 예상되는 지방교육세 총액은 1270억원 정도다. 도 김희수 세정과장은 “매달 지급하던 돈을 몇 개월이라도 가지고 있으면 연간 수억원의 이자수입이 발생할 수 있어 이런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면서 “지급시기와 방법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어 교육청과 협의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부산·인천 등 5개 시·도는 월별로 지방교육세를 주고 있고, 대구·광주 등 8개 시·도는 분기별로, 충남·경남·세종시 등 3개 시·도는 반기별로 지급하고 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도교육청은 펄쩍 뛰고 있다. 도에서 매달 지방교육세가 들어올 것을 예상해 올해 사업계획을 수립했는데, 이렇게 되면 각종 교육시책사업의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도교육청 입장에서 지방교육세 1270억원은 한해 예산의 7%를 차지할 정도로 큰돈이다. 교육계 일각에선 무상급식 예산을 놓고 도교육청과 한바탕 전쟁을 치렀던 도가 지방교육세를 움켜쥐고 심술을 부리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도교육청 이영곤 세입담당은 “회사가 매달 주던 월급을 3개월마다 몰아서 지급하면 직원들의 생활이 혼란스러워질 것”이라면서 “적기에 교육재정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가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올 무상급식 예산을 놓고 지난해 말 도교육청은 급식 조리원 수당 등을 포함, 급식예산 총액을 946억원으로 잡고 반반씩 나누자고 했으나 도는 아무런 협의 없이 조리원 수당까지 포함시켜 공동 부담할 수 없다고 맞섰다. 결국 양 기관은 도의회 중재로 두 달 만에 가까스로 무상급식 총액을 933억원으로 정해 도가 465억원, 교육청이 468억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오바마 “부채한도 안 늘리면 국가부도 사태 올 것”

    4년 전 금융 위기로 도탄에 빠진 경제를 회생시키겠다며 취임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1기 임기 마지막 기자회견의 주제는 ‘거덜 난 나라 살림’이었다. 그만큼 지금 미국의 형편이 암울함을 시사한다. 당초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이 2시간 전에 갑자기 잡힌 것을 놓고 오바마 대통령이 마지막 기자회견을 생략하려고 했던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정치권이 연방 정부의 채무 상한선 상향 조정 합의에 실패하면 미국은 국가 부도(디폴트) 사태에 빠지고 주식시장과 세계 경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를 것”이라며 “시간이 없는 만큼 의회가 빨리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는 21일 2기 임기 취임식을 앞두고 있는 그는 공화당이 채무 한도 증액을 거부하는 데 대해 “경제에 대한 자해 행위이고 경제를 볼모로 몸값을 타내려는 것이며 정부의 문을 닫도록 위협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미 연방정부의 채무 상한은 16조 4000억 달러인데 지난달 말 이미 한도를 넘겨 재무부가 특별조치를 통해 2000억 달러를 임시방편으로 조달했다. 이 한도마저 넘기면 이르면 다음 달 중순 동날 것으로 전망돼 그 전에 정치권이 채무 한도 인상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강공’에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우리는 채무 한도를 올리는 대신 정부 지출을 삭감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응수, 격전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15일 미 의회가 부채 상한을 올리지 않으면 국가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이 마련하고 있는 총기 규제 대책이 합리적 방안이라고 평가하면서 의회(공화당)가 반대하면 행정 명령을 발동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규제안에는 총기 구매자에 대한 엄격한 심사와 고성능 탄창 통제, 공격용 무기 금지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곧 총기 폭력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공화당 강경파와 전미총기협회(NRA) 등 총기 옹호론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스티브 스톡맨 하원 의원은 “만약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 명령을 발동해 총기 규제안을 처리할 경우 위헌에 해당하는 만큼 대통령 탄핵도 불사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총기 옹호론자들은 오는 19일을 ‘총기 감사(感謝)의 날’로 지정하고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이에 총기 규제 찬성론자들은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암살된 날(1월 21일)을 앞두고 그런 행사를 여는 것은 미국인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발하는 등 총기 규제 여부를 놓고 미국 여론이 극렬하게 충돌하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쌍둥이 탐사선 달 추락직전 찍은 최후 영상 공개

    쌍둥이 탐사선 달 추락직전 찍은 최후 영상 공개

    약 1년여 동안 달을 탐사해온 쌍둥이 탐사선 ‘그레일’(GRAIL : Gravity Recovery and Interior Laboratory)의 마지막 촬영 영상이 공개됐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달 17일 달표면과 충돌해 장렬하게 ‘전사’한 ‘그레일’의 최후를 소개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그레일’은 마지막 순간까지 달 표면을 생생하게 촬영해 지구로 전송했다. 지난 2011년 9월 발사된 그레일은 가정용 세탁기 크기로 그간 달의 중력장 탐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으나 안타깝게도 연료가 바닥나 달 북극 부근에 떨어져 최후를 맞았다. NASA 그레일 프로젝트 매니저 데이비드 레만 박사는 “‘그레일’이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해 큰 성과를 남겼다.” 면서 “달 중력 분포 조사를 통해 얻어진 결과는 향후 인간이 달을 탐사할 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NASA 측은 그레일이 추락한 지점을 ‘샐리 라이드’(Sally K. Ride)라고 명명했다. 샐리 라이드는 미국 최초의 여성 우주인으로 지난해 7월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인터넷뉴스팀 
  • 무대서 만나는 영국의 명품 연극

    무대서 만나는 영국의 명품 연극

    서울 중구 명동 명동예술극장은 한국연극의 대중화, 국제 연극계와 소통을 주제로, 올해 작품 10편을 선보인다. 독자 제작공연 5편, 기획 초청공연 4편, 해외 초청공연 1편이다. 영국의 예술세계를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는 흐름이 눈에 띈다. 올해 한·영 수교 130주년을 맞아 영국 연극 5편을 준비했다. 새달 15일부터 3월 10일까지 데이비드 해어의 ‘에이미’(최용훈 연출)가 가장 먼저 관객을 만난다. 영국 연극계를 이끄는 극작가로 꼽히는 해어는 이 작품에 모녀의 갈등과 화해를 통해 경제·문화·사회적 변화, 신구세대의 충돌을 담아냈다. 1998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올린 초연에서는 주디 덴치가 출연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번 무대에는 2010년 초연 배우인 윤소정·백수련과 정승길이 출연한다. 3월 중순에는 셰익스피어의 고전 ‘멕베스’(15~17일)를 올린다. 일본의 연출가 겸 배우인 노무라 만사이가 원작에 일본 전통극을 접목해 신선하게 접근했다. 등장인물 5명으로 멕베스 부부의 비극을 세밀하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어 27일부터 4월 21일까지 ‘러브, 러브, 러브’(마이크 바틀렛 작, 이상우 연출)를 공연한다. 1967년에 만나 결혼한 부부의 삶에서 베이비붐 세대의 열정과 꿈, 현실을 끄집어낸다. 2011년 영국연극상 최고작품상을 받고, 바틀렛은 영국에서 떠오르는 작가 대열에 들어섰다. 비틀스의 대표곡 ‘올 유 니드 이스 러브’ 등 영국 대표 팝송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다. 아널드 웨스커의 1인극 ‘딸에게 보내는 편지’(8월 9일~9월 1일)와 리 홀 원작의 ‘광부화가들’(이상우 연출, 9월 11일~10월 14일)은 하반기에 준비돼 있다. ‘딸에게’는 자신이 더 소중했던 멜라니가 갑작스럽게 임신한 딸에게 전하는 독백이다.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활동하는 연출가 등 한국과 영국 스태프가 합작할 예정이라 주목된다. 1992년 국내 초연 때 연기한 배우 윤석화의 출연이 유력하다. 올해 명동예술극장은 제작·기획 공연 비율을 높였다. 명작소설을 희곡화해 우수 희곡을 개발한다는 계획으로, ‘그리스인 조르바’를 한국적으로 번안한 ‘라오지앙후 최막심’(양정웅 연출, 5월 1~27일)을 선택했다. 10월 26일부터 한 달 동안 안톤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를 올리고, 7월과 12월에는 각각 여름과 겨울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여름 레퍼토리에는 신체극의 교과서로 통하는 게오르그 뷔히너의 ‘보이첵’과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휴먼코메디’가 준비돼 있다. 겨울 레퍼토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朴 “북핵 용납 못 한다… 대화 창구는 열겠다”

    朴 “북핵 용납 못 한다… 대화 창구는 열겠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중국 정부 특사인 장즈쥔 외교부 상무부부장을 접견했다. 중국의 차기 외교부장으로 거론되는 장 상무부부장은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의 친서를 전달했다. 박 당선인은 장 부부장과의 만남에서 대북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핵 개발은 국가의 안보 및 국민의 안위를 위해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추가적 도발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당선인은 그러면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포함해 대화와 협력의 창구를 열어두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장 부부장은 지난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언급하며 “중국은 국제사회 혹은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가 적정 수준의 반응을 보이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중요한 것은 사태 악화를 초래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중국의 입장을 전했다. 박 당선인은 또 “앞으로 20년간 더 큰 도약을 위해 한·중 양국이 새로운 비전을 마련하자”고 밝혔다. 이에 장 부부장은 “편리한 시기에 조속히 중국을 방문해 달라”며 박 당선인의 중국방문을 공식 요청했다. 박 당선인은 중국어로 “신녠콰이러(新年快ㆍ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장 부부장은 박 당선인이 “중국에서 인기가 아주 높다”고 소개한 뒤 중국어로 함께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같이 여겨진다며 중국내에서 박 당선인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를 전달하기도 했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동북아 외교·안보 지형은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 ‘중국의 굴기’, ‘일본의 우경화’ 등 3대 세력이 정면 충돌하면서 판 자체가 출렁이는 형국이다. 여기에 최대 변수인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핵 실험 등 북핵 위기를 재점화할 태세다. 동북아는 1년 새 남북한, 미·중·일 권력 지형이 모두 급변한 전환기적 국면에 있다. 미·중 패권 다툼과 중·일 군비 경쟁이 가속화할 경우 차기 정부의 대외 환경은 어느 때보다 최악의 상황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그리는 동북아 외교 로드맵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이 핵심이다. 한·미 동맹을 한 축으로, 한·중 협력 강화를 또 다른 축으로 신뢰와 내실을 앞세운 균형 외교가 차기 정부의 대외 정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외신 기자회견에서 한·미 관계는 포괄적 전략동맹을 강화하고, 한·중 관계는 전략적 협력동반자로 발전시키며, 한·일 관계는 전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되 독도와 위안부 등 과거사는 협의 대상으로 불용인한다고 못박았다. 한·미 관계는 미국의 대중 견제책인 ‘포위 외교’ 전략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건이다. 오바마 정부가 한·미·일 동맹 강화를 기반으로 중국 견제 강도를 높일 경우 우리의 균형 외교는 ‘히든 카드’가 될 수 있다. 차기 정부의 외교·안보적 고민은 니어(NEAR) 재단이 11일 발간하는 ‘니어 워치 리포트: 한국의 외교 안보 퍼즐’ 정책 조언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보고서는 미·중과 긴밀히 협조해 국익을 최대화하는 ‘연미화중’(聯美和中) 전략과 중국과 차이점을 줄여가는 ‘구동축이’(救同縮異)의 실리적 방책을 조언하고 있다. 대일 외교는 일본 자위대의 재무장 등 군사적 우경화와 독도 마찰 등이 부담이다. 차기정부에서 대미 외교와 한·중 공조를 통한 대일 견제를 이뤄내는 외교적 역량이 중시된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중 경쟁이 한반도로 옮겨가면서 양국 모두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며 러브콜을 하고 있다”며 “한·미, 한·중 관계를 모두 강화해 우리의 입지를 높이는 게 국익을 확대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스턴트맨 산재보험 혜택요? 그건 어느나라 얘기죠?”

    “스턴트맨 산재보험 혜택요? 그건 어느나라 얘기죠?”

    #사례1. 15년간 20여편의 영화 작업에 참여해 온 촬영감독 강모(45)씨는 최근 충북의 한 시골마을로 귀농했다. 갖은 고생 끝에 감독의 자리에 올랐지만 생활고를 버틸 수 없었다. 강씨는 “관람객 300만명을 넘어선 영화에도 참여했지만 수개월씩 빚을 내 생활했고 촬영이 끝나도 돈을 못 받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사례2. 스턴트맨 김모(33)씨는 1년여 전 드라마 촬영장에서 액션 장면을 연기하다 무릎 인대가 파열됐다. 두 차례에 걸쳐 큰 수술을 받았지만 수백만원의 수술비 중 절반가량은 본인이 부담했다. 김씨는 “수술 뒤 수입 없이 재활만 해왔다”면서 “예술인에게 산재보험 혜택은 아직 먼 나라 얘기”라고 강조했다. 가난한 예술인들을 돕기 위한 ‘예술인복지법’이 시행 두 달(18일)도 안 돼 벌써부터 개정 요구에 부딪쳤다.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예산 확보가 여의치 않은데다 입법 과정에서 정리가 안 된 예술인 기준을 놓고 논란이 재연될 조짐이다. 더욱이 4대보험 혜택은 빠진 채 개인별로 가입토록 한 산재보험 규정만 남아 제대로 된 사회안전망 역할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예술인 복지법은 2년 전 굶주림으로 요절한 젊은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씨의 이름을 따 ‘최고은 법’으로도 불린다. 이 법에 따라 정부는 ‘예술인 복지재단’을 출범시키고 취업 지원과 창작금 지원, 산재보험 가입, 표준계약서 보급 등에 나섰다. 7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국내 예술인 수는 54만명 안팎이다. 이 가운데 복지법상 산재보험 대상은 4만여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산재보험 가입을 위한 복지재단의 ‘예술인 인증’ 신청자는 이날 기준으로 120명에 그쳤다. 신청자 중 자격이 인정된 사람은 81명에 불과하다. 복지법이 예술인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것은 복지재단 출범 전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다. 산재보험은 개인별로 가입, 보험료를 내도록 돼 있어 실효성이 낮았다. 한 사람이 2개 이상 작품에 출연하는 경우가 많아 사업주를 특정하기 곤란해 월 1만 1000~4만 9000원의 보험료를 가입자가 전액 납부해야 한다. 의료보험 가입마저 기피하는 상황에서 산재보험에 들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서울 홍익대 앞에서 활동 중인 인디밴드 기타리스트 정모(33)씨는 “공연당 2만~3만원을 받지만 한해 평균 50회 이상을 공연해도 연습실비와 식비를 내면 남는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드라마 촬영현장 관계자도 “위험 속에서 생활하는 스턴트맨의 경우 월 100만원도 못 버는 사람이 부지기수”라며 “생계도 빠듯한데 매달 몇 만원의 보험료를 떼어가면 누가 가입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시행 초기부터 흐지부지하자 일부 예술인은 아예 복지법 개정을 위한 연대활동에 나서고 있다. 진보 성향의 나도원 소셜유니온 설립 공동 준비위원장은 “예술인의 현장 목소리가 배제된 복지법은 예술인의 지위와 인권 향상에 오히려 장애물”이라며 “올해 초 개정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식 출범을 앞두고 이곳에서 활동 중인 예술인은 600명이 넘는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예술인복지법의 손질을 약속했지만 개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산재보상보험법 등의 개정은 다른 직군과의 형평성, 하위법령과의 충돌을 고려해야 한다. 예술인 기준을 둘러싼 논란도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예술인 복지법상 예술인임을 확인하기 위해선 ‘공표된 예술 활동 실적’ ‘예술 활동 수입’ ‘저작권(저작인접권) 등록 실적’ ‘국고·지방비 등의 보조를 받은 예술 활동 실적’ 등 4가지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복지법의 단초를 제공한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씨마저도 이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재원 마련. 어렵게 자격을 인정받았더라도 지금 상태라면 3개월간 최저 생계비 수준의 창작준비금과 취업 지원교육을 받는 데 그칠 수 있다. 올해 복지재단에 배정된 예산은 취업준비교육에 58억원, 창작지원준비금 42억에 불과하다. 국회 심의과정에서 30억원이 늘었지만 당초 요구 금액의 4분의1 수준에 그친다. 심재찬 예술인 복지재단 상임이사는 “재단이 산재보험료 일부를 보조하고 적절한 수준의 창작지원비를 제공하기 위해선 재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래저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지만 주관 부처인 문화부와 고용노동부는 팔짱만 끼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복지법의 테두리 안에 들어간 순간 혜택을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부담만 안게 되는 것”이라며 “제도가 현실을 못 따라가는 명목상의 법률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때문에 문화예술계에서는 복지법이 성공한 프랑스와 독일 등의 사례를 적극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제인단체 등이 돈을 모아 예술인의 고용보험 등을 지원해 주고, 독일은 5년간 관련 보험료의 3분의1씩을 정부와 기업, 가입자가 나눠 내고 있다. 무엇보다 복잡한 산재보험 가입 절차를 단순화해 일반 근로자처럼 근로복지공단에 곧바로 의무적으로 보험 신청을 하도록 해야 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허가하는 관리 기구를 설치해 가입자는 물론 제작사와 사업주로부터도 일괄적으로 보험료를 징수함으로써 사실상 의무가입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63빌딩만 한 소행성 9일 지구 스쳐간다

    63빌딩만 한 소행성 9일 지구 스쳐간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63시티 크기의 소행성이 9일 지구에 다가온다. 이 소행성은 2029년에는 인공위성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 지구를 스쳐 지나가고, 2036년에는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7일 소행성 ‘아포피스’가 9일 오후 8시 43분 지구로부터 약 1450만㎞ 거리까지 접근한다고 발표했다. 지구와 달의 평균거리인 약 38만㎞의 38배 거리다. 아포피스는 2004년 미국의 천문학자들에 의해 발견됐으며 지름 220~330m로 63시티(249m), N서울타워(233m)와 크기가 비슷하다. 규산염 광물로 이뤄져 있으며 지구와 비슷한 328.58일을 주기로 태양을 공전하고 30.4시간마다 자전한다. 9일 접근에서는 도구 없이는 관찰하기 힘든 밝기여서 남반구에서만 관측이 가능하다. 이서구 천문연 박사는 “아포피스가 북반구 하늘에 나타나는 2월 초중반에 국내외 관측시설을 투입해 감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포피스는 16년 뒤인 2029년 4월 14일 오전 6시 46분에는 지구를 스치는 수준까지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고도는 약 3만 1600㎞로 정지위성이 떠 있는 고도인 3만 5786㎞보다 4000㎞나 낮은 지점에서 지구를 통과하게 된다. 비슷한 규모의 소행성이 이처럼 지구에 가깝게 접근할 확률은 약 1000년에 한 번꼴이다. 특히 아포피스는 2029년 4월 14일 지구로 접근할 때 지구 중력에 의해 궤도가 변경돼 2036년 4월 13일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항공우주국(나사) 측은 이에 대해 “2036년 아포피스와 지구의 충돌 확률은 0.00043%로 매우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日 아베, 전투기 운용강화 지시…中, 센카쿠 영해서 국기게양식

    새해 벽두부터 중국과 일본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이 센카쿠열도 상공에 비행기를 잇따라 보내자 일본은 센카쿠열도 주변에서 F15 전투기 운용 등을 강화키로 했다. 중국이 공세 수위를 높여 전투기를 센카쿠 상공에 진입시킨다면 양국 전투기의 대치 및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6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아베 신조 총리는 전날 방위성과 해상보안청 간부들을 관저로 불러 경계감시 태세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항공자위대의 전투기와 해상보안청 순시선(경비선) 운용의 재검토를 지시했다. 센카쿠열도 주변 해역과 상공의 경계감시를 강화해 중국 항공기와 해양감시선 등의 활동을 견제하라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11년 만에 방위비도 늘리기로 했다. 2013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에 방위비 지출을 최소 4조 7700억엔(약 57조 5400억원) 정도로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전년에 비해 600억엔이 증가한 액수다. 중국은 항공기와 감시선을 센카쿠 주변에 보내 일본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국가해양국 소속 프로펠러기를 센카쿠 영공에 보낸 이후 같은 달 22일과 26일에 이어 지난 5일 등 네 차례 항공기를 센카쿠 주변 상공에 진입시켰고, 어업감시선의 센카쿠 영해 진입도 상시화했다. 이날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사 등에 따르면 센카쿠 해역을 순찰 중인 중국의 어업감시선 선상에서 지난 1일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게양식이 열렸다. 센카쿠 해역이 자국 영해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이벤트’로 풀이된다. 중국 국가해양국은 자체 웹사이트에 “새해 첫날 댜오위다오를 순찰한 해감(海監) 51호 선상에서 모든 승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선상 오성홍기 게양식을 개최하고, 영토와 해양주권 수호를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고 공개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7일에도 센카쿠 해역을 순찰 중인 자국 어업지도선 선상에서 오성홍기 게양식을 개최한 바 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제천여성도서관 성차별 논란

    제천여성도서관 성차별 논란

    양성평등을 위해 구성된 시민단체인 남성연대와 충북 제천시가 올해도 성차별 문제로 충돌할 전망이다. 남성연대는 3일 성인 남성의 출입이 금지된 제천여성도서관 앞에서 다음 달 중 항의 집회를 열어 도서관 진입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온라인 등을 통해 참여자를 모집해 100명 이상으로 시위단을 꾸릴 계획이다. 이들의 집단행동은 지난해 7월에도 있었다. 당시는 10여명이 진입을 시도했지만 도서관 직원들이 막아 실패로 끝났다. 김동근 남성연대 홍보팀장은 “세금으로 지어진 공공시설에 남성이 출입하지 못한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면서 “시정될 때까지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시는 도서관 부지 기증자와의 약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 도서관은 삯바느질로 돈을 모은 김학임(1997년 75세로 작고) 할머니가 여성들이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달라며 중앙로 2가 땅을 기증해 1994년 완공됐다. 연면적 965㎡(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에 책 5만권을 보유하고 있다. 동시에 100명이 이용할 수 있는 아담한 크기다. 남자 화장실이 따로 없고 사무실 내근자 3명 모두 여성이다. 현재 초등학교 저학년 남자아이의 입장은 허용된다. 최명현 시장은 “여성 도서관을 짓겠다고 땅을 기증받고서 다른 건물을 짓는 것은 장학금을 기부받아 다른 데 쓰는 것과 같다”면서 “남성연대가 항의 방문하면 다시는 못 오도록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논란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남성연대를 지지한다. 인권위 김현정 조사관은 “기증자 뜻보다 도서관 건축비와 운영비가 공공의 세금이란 점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돼 지난해 3월 시에 시정을 권고했었다”면서 “하지만 권고가 강제력이 없어 인권위도 어쩔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울에 사무실을 둔 남성연대는 2011년 3월 구성됐으며 회원 수는 5000여명이다.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檢 조직 논리 vs 개인 소신 충돌

    ‘공안 사건’ 구형을 놓고 한 여검사가 소신을 내세우며 조직 논리에 반기를 들고 나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해당 검사를 지시 불이행, 품위 손상 등의 이유로 징계할 방침이다. 3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 임은정 검사(38·사법연수원 30기)는 1961년 반국가단체(북한)를 찬양·고무한 혐의로 기소돼 1962년 유죄를 선고받은 윤길중 전 진보당 간사장에 대한 재심 사건에서 지난 28일 상부 지침을 어기고 무죄를 구형했고 법원도 바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공안 사건은 수사에서 구형까지 대검 공안부가 통제, 관리한다”면서 “공안 사건은 일반 형사 사건과 달리 통일적 처리가 중요한데 소신을 내세우며 대검 공안부의 지침을 어기고 독단적으로 처리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임 검사는 평소 ‘과거 검찰이 수사한 공안 사건 중 무리한 기소와 판결이 많다. 그런 사건은 재심에서 무죄를 구형하고 과거사를 반성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공안부는 ‘시대에 따라 사건을 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그 당시의 시각을 오늘의 잣대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어서 임 검사가 수뇌부와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장검사는 “임 검사는 공동 피고인들이 무죄가 선고됐고 법률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봐 무죄를 구형했다”면서 “임 검사가 자신의 소신과 조직의 지침을 융합시켜 나갔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다른 부장검사는 “윗선의 지시도 징역형을 구형하라는 게 아니었고 다른 절차도 제시했지만 임 검사는 모두 무시했다”면서 “생각이 다를 순 있지만 자기 확신이 강한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 검사는 검찰 수뇌부의 ▲공범 5명이 법과 원칙에 따라 선고를 해 달라는 통상 의견에 따라 무죄 선고를 받았으니 이번에도 법원 판단에 맡기자는 입장 ▲다른 검사에게 사건을 재배당한다는 결정 등을 어기고 선고 당일 ‘어떠한 징계도 감수하겠다’는 글을 검찰 내부 게시판에 올린 뒤 법정에 출석해 무죄 구형을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정상 바뀐 동북아 외교 지형도] ‘日 앞세워 中 봉쇄’ 美전략에 한국 전방위 외교 필수…中 팽창주의·日 우경화 우려 속 남북관계 개선도 과제

    [정상 바뀐 동북아 외교 지형도] ‘日 앞세워 中 봉쇄’ 美전략에 한국 전방위 외교 필수…中 팽창주의·日 우경화 우려 속 남북관계 개선도 과제

    올해 2013년은 한국과 중국, 일본 모두 새로운 지도자가 동북아시아에서 격돌하는 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다음 달 대통령에 취임하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오는 3월 국가주석에 오를 예정이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26일 총리에 취임했다. 한·중·일 3국의 권력이 동시에 교체된 건 유례가 없는 일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재선에 성공해 올해부터 2기 임기를 시작하는 만큼 사실상 한·미·중·일 등 4개국의 외교 정책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그런 점에서 올해 동북아 ‘외교 지형도’는 그 어느 때보다 심하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중국, 일본 현지의 서울신문 특파원들이 이를 심층 진단한다. 지난 3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 등을 만났다. 하지만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의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만나게 되는 한·중·일 정상은 모두 다른 인물이다. 그만큼 올해 동북아 외교의 풍경엔 급격한 변화상이 담기게 됐다. 거의 동시에 새로 출범하게 된 동북아 3국 지도자의 공통점은 모두 ‘2세 정치인’들이라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모두 2세 정치인이며 연배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들 사이에 직접적인 국제 정치적 연관성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다만 2세 정치인들은 선대(先代)로부터 이념적 정통성을 부여받은 덕택에 역설적으로 보통 사람보다 더 실용적 운신을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올해 동북아 외교에 훈풍을 기대하는 시각이 있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한 한국 내 보수정파의 공격이 절정에 달했던 2002년 박 당선인이 전격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난 게 단적인 예다. 그러나 퇴행적 정치문화가 지배하고 있는 일본의 특성상 아베 총리는 외교적으로 아버지 세대보다 더욱 우경화할 가능성이 있다. 아베 정권이 올해 7월 참의원 선거마저 승리할 경우 ‘평화헌법’을 개정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법제화하는 등 우경화의 길로 내달을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는 상황이다. 천문학적 재정 적자로 국방비 삭감이 불가피한 오바마 행정부가 ‘일본을 키워 중국을 봉쇄하는’ 전략적 선택을 굳힌다면 아베 정권의 우경화를 방조할 개연성이 있다. 이 경우 한국과 중국 등이 반발하면서 동북아에 큰 정치적 소용돌이가 일 수밖에 없다. 나아가 한·미·일 3각 동맹도 흐트러지게 된다. 시 총서기 역시 집단 지도 체제에다 이념적으로 융통성을 발휘하기 힘든 중국 특유의 정치 체제 아래서 실용적 운신에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더욱이 시진핑 정권은 폐쇄적 정치 체제에 대한 중국 국민의 점증하는 불만을 외부로 돌리려는 목적 아래 후진타오 정권 때보다 강경한 대외 정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남중국해 등의 영유권 분쟁과 미국의 ‘중국 봉쇄’ 강화는 울고 싶은 데 뺨 때려 주는 격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얽히고설킨 각국의 이해관계상 갈등이 관계를 완전히 결딴내는 파국으로까지 치달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낙관론이 아직은 우세하다. 예컨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중·일이 맞붙더라도 물리적 충돌로까지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어찌 보면 가장 난해한 쟁점은 북한 문제다. 북한 정권은 4개국이 직접적으로 통제하기 힘든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도발을 감행한다면 4개국의 관계에 심각한 ‘도전’을 안겨줄 것이다. 특히 북한 정권 내부에 급변 사태가 발생한다면 동북아 정세는 예측 불허의 혼돈을 맞을 수밖에 없다. 결국 올해 동북아는 중국의 팽창을 봉쇄함으로써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려는 미국, 그런 미국을 등에 업고 ‘보통 국가’로의 변신을 호시탐탐 노리며 우경화를 꾀하는 일본, 미국의 견제를 뚫고 동북아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중국, 세계 1~3위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안보를 확보하고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남북관계 개선도 도모해야 하는 지난한 과제를 안고 있는 한국의 외교가 전방위적으로 치열하게 각축하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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