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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차관들의 ‘페북학’ 개론…다다익선 박영선, 출사표 홍남기

    장차관들의 ‘페북학’ 개론…다다익선 박영선, 출사표 홍남기

    장차관 41명의 페이스북 소통전략 분석39%가 페북…박영선 올해만 1327개추미애는 ‘불여일견’, 김용범은 ‘학구파’ 청와대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국정 홍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페부커로 활동하는 각 부처 장차관이 점차 늘고 있다. 스타일은 제각각이다. ‘다다익선’이란 고사를 떠올리게 할 만큼 압도적인 물량(게시물)으로 승부하는 장관, 멀티미디어 시대를 맞아 사진과 동영상을 활용하는 장관, 해외 논문이나 연구 결과를 들고 와 설명하는 차관 등 다양하다. 각 부처 장차관의 페북 속 행보를 살펴봤다. 23일 서울신문이 18개 부처 장차관 41명(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포함)의 페북 계정을 전수조사한 결과 16명(39%)이 올 1월 1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최소 1개 이상의 글을 게재했다. 김연철(통일)·김현미(국토교통)·문성혁(해양수산)·박능후(보건복지)·박양우(문화체육관광)·박영선(중소벤처기업)·성윤모(산업통상자원)·유은혜(사회부총리 겸 교육)·이재갑(고용노동)·조명래(환경)·추미애(법무)·홍남기(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 장관과 김용범(기재1)·임서정(고용)·정병선(과학기술정보통신1)·홍정기(환경) 차관이다.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이는 단연 박영선 장관이다. 무려 1327개의 글을 올려 2위 박양우(100개), 3위 조명래(95개) 장관을 압도한다. 하루 평균 7.6개씩 올리는 셈이다. 이 많은 글을 박 장관이 다 직접 쓴 건 아니고, 중기부 관련 언론 기사를 공유한 게 대부분이다. 지난 20~21일엔 중기부가 준비 중인 ‘대한민국 동행세일’ 관련 기사만 6개나 링크로 올렸다. 코로나19로 침체된 소비를 되살리기 위해 기획한 대한민국 동행세일은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열리며, 부산·창원·대구·전주·청주·서울에선 현장 판매도 진행된다. 추 장관의 페북 스타일은 ‘불여일견’이다. ‘오늘 한 장’이란 문패를 달고 특정 이슈와 관련된 사진을 올리거나 유튜브 동영상을 게재하는 등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한다. 지난 18일엔 자신의 사진을 편집해 “검찰 개혁, 주저하지 않습니다”라는 글귀가 담긴 이미지를 올렸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과 검언유착 의혹 사건 감찰을 놓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충돌하자 강행 돌파 의지를 보인 것이다.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홍 부총리는 전투에 나가는 장수처럼 비장하고 스스로 각오를 다지는 내용이 많다. 지난달 통계청의 ‘4월 산업활동동향’ 결과를 설명한 글에선 “경제위기도 방역처럼 우리가 먼저 극복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하반기 경제 회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을 다짐한다”고 했다. 18명의 장관 중 12명이 페북을 하는 것과 달리 차관들의 활동은 많지 않다. 23명 중 4명만 올해 페북에 글을 올렸다. 2인자라는 부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홍 차관은 90개의 글을 올리며 각 부처 차관 중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임 차관(41개)도 같은 부 이재갑(67개) 장관과 함께 페북을 열심히 하는 인사다. 대다수 장차관이 페북을 자신의 동정이나 정책 홍보 수단으로 쓰는 것과 달리 기재부 김 차관은 경제 이슈를 논문에 가까운 수준으로 풀어낸다. 지난 22일 코로나19가 고용과 소득에 끼치는 영향을 다룬 글에선 뉴욕타임스에 실린 하버드대 라지 체티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김 차관은 금융위원회 근무 시절부터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한 생각을 페북에 자주 올렸는데, 기재부로 가서도 이어지고 있다. 팬이라고 할 수 있는 팔로어가 가장 많은 인사는 추 장관(3만 6546명)이다. 이어 이재갑(1만 7658명), 김현미(5766명) 장관, 김용범(5172명) 차관 등의 순이다. 페부커로 활동하는 장차관 중 박영선 장관만 유일하게 팔로어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장차관의 페북엔 따끔한 질책을 하는 국민의 댓글도 종종 달린다. 부동산 정책 사령탑인 김현미 장관의 글에 특히 많다. 김 장관의 가장 최근 게시물인 5월 13일 글에서 한 국민은 “정부는 양질의 아파트만 공급해 주고, 자꾸 규제하는 것은 피하세요. 규제로 인해 집값이 더 천정부지로 뛰는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인도 어린이 10명 “쇠몽둥이 휘두른 중국에 복수하러 간다” 집단 가출

    인도 어린이 10명 “쇠몽둥이 휘두른 중국에 복수하러 간다” 집단 가출

    중국에 복수를 다짐하며 길을 나선 인도 소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21일(현지시간) 인디아TV 등은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알리가르 지역에서 고속도로를 따라 걷던 소년 10명이 경찰에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무리를 지어 다니는 소년들을 보고 길을 막아섰다. 목적지를 물으며 검문을 시행한 경찰은 예상치 못한 아이들의 답변에 놀라 훈계 후 귀가 조처했다. 7세~10세 사이의 소년 10명은 “우리 군인들을 죽인 중국에 복수하러 간다”는 대답을 내놨다. 인도는 15일 히말라야 라닥 지역 갈완계곡에서 중국군과 충돌해 최소 20명의 군인을 잃었다. 시설물 설치와 철거 문제로 시비가 붙은 양국 군대는 곤봉과 돌 등을 들고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중국군이 쇠못이 박힌 몽둥이를 휘둘러 인도군의 희생이 컸다. 양국 간 국경 분쟁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1975년 이후 45년 만이다.끔찍하게 희생된 자국 군인의 복수를 위해 길을 나선 인도 소년 10명은 이번 사태에 대해 중국에 가르침을 줘야 한다고 경찰에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소년들이 사는 알리가르 지역에서 중국 접경지역인 라닥까지는 꼬박 열흘밤을 새워 걸어야만 다다를 수 있다. 아연실색한 경찰은 “애국심은 높이 사나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고 아이들을 다독였다. 현지언론은 경찰이 “어른이 되어야 적과 싸울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있는 한 너희들을 싸울 필요가 없다”면서 “집으로 돌아가 학업에 전념하라”며 소년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전했다.국경지대에서 벌어진 유혈사태 이후 인도 곳곳에선 반중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군이 휘두른 쇠못 몽둥이에 희생된 인도군 가운데 일부의 시신이 훼손된 상태였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반중정서가 확산했다. 뉴델리 인근에서는 시위대가 중국 국기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포스터를 불태웠다. 중국 제품 퇴출 운동도 전개 중이다. 중국산 앱을 손쉽게 제거하는 기능을 갖춘 앱은 한 달도 안 돼 다운로드수 500만 건을 기록했으며,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다운로드수는 한 달 사이 4위에서 14위로 추락했다.이에 인도 정부는 국경지대에서 벌어진 유혈사태 이후 총기 사용을 금지한 기존의 교전 규칙을 개정했다. 22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라지나트 싱 인도 국방부 장관은 앞으로 중국과의 국경지대에서 중국군의 적대 행위가 발생하면 현장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사격 명령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또 국영 통신사의 4G 휴대전화 네트워크용 중국산 설비 구매를 금지하고 5G 네트워크 구축사업에서도 중국 기업을 배제하라고 종용하는 등 경제 보복에도 나섰다. 중국 역시 국경지역에 평소 2~3배 수준의 병력을 배치해 양국 간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씨줄날줄] 협치 혹은 연정의 조건/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협치 혹은 연정의 조건/박록삼 논설위원

    잘 알다시피 한국은 대통령중심제다. 정부 구성과 운영에서 승자 독식 시스템이다. 행정부를 견제하고자 하는 국회와 충돌은 불가피하다. 특히 집권당과 국회 다수당이 서로 다를 경우, 즉 야당이 수적 우위를 점하는 여소야대 상황이라면 안정적인 국정 운영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다. 그래서 인위적인 정계 개편, 혹은 연정, 협치 등을 계획하곤 한다. 이미 몇 차례 그런 경험이 있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통일민주당, 평화민주당, 신공화당 등 야당들이 약진해 여소야대 국회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여소야대는 1990년 2월 ‘3당 합당’이라는 충격적 사건으로 뒤집어졌다. 217석 거대 여당 민주자유당(민자당)은 그렇게 형성됐다. 민심을 뒤엎은 정치적 야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어쨌든 정치인 김영삼의 대통령 꿈은 민자당의 틀 위에서 이뤄질 수 있었다. 2005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야당에 대연정을 제안했다. 2004년 여대야소로 시작했지만 6개 지역 재보선도 모두 패하면서 국회 과반수도 무너졌다. 참여정부의 국정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시기였다. 여기에 노 전 대통령은 국무총리 지명권, 내각 구성권까지 한나라당에 넘겨주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여야를 가리지 않고 안팎에서 뭇매를 맞았다. 그의 대연정은 지역주의 타파, 선거제 개혁을 위해 집권 초기부터 공공연히 밝히곤 했던 큰 그림이었지만, 시도조차 못한 채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미래통합당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의락 전 의원에게 정무부시장직을 제안했다. 대구시의회는 30명 중 23명이 통합당 소속이고, 무소속 2명도 통합당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민주당 출신 전직 국회의원에게 정무부시장을 제안할 이유가 없다. 과거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가 운영한 ‘연정 부지사 제도’는 야당인 민주당이 다수당이었던 탓에 나온 고육지책이었다. 민주당 소속 부지사가 도의회와 행정부의 갈등을 조율하면서 경기도정을 원활하게 이끌어 가야 할 과제가 있었다. 홍 전 의원은 이 제안에 대해 “며칠 더 고민하겠다”면서도 “시너지 효과가 없으면 가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밝혔다. 상생과 협치는 정치의 큰 덕목이다. 하지만 어설픈 상생이나 협치는 자칫 자리 나눠 먹기처럼 비쳐질 수도 있다. 민생과 개혁의 과제를 완수하는 책임정치 또한 실종될 수 있다. 현재 대구는 민주당 국회의원이 없다. 4·15총선에서 낙선한 김부겸 전 의원에게 대정부 창구를 해달라고 지역언론이 주문한 이유다. 홍 전 의원이 대구 정무부시장을 맡는다면 그에 걸맞은 권한도 부여돼야만 할 것이다.
  • 檢 ‘한명숙·검언유착’ 처리 잡음…7월 대폭 물갈이 인사 힘 실린다

    檢 ‘한명숙·검언유착’ 처리 잡음…7월 대폭 물갈이 인사 힘 실린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관련 진정 사건과 검언유착 의혹 사건 처리를 놓고 검찰 내 갈등이 격화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윤 총장에 대해 본격적인 견제에 들어간 가운데 검찰 내 잡음이 커질수록 다음달 예상되는 인사 폭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언유착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채널A 기자의 구속영장 청구를 놓고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사이에서 의견이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증거인멸 우려 등의 이유로 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대검 형사부 내에서는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 성립에 의문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채널A 기자 측 요청대로 이 사안은 전문수사자문단 판단을 받게 됐다. 앞서 윤 총장은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대검 부장(검사장) 5명에게 “심층적 논의를 해 보라”고 지시했다. 윤 총장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검사장이 연루돼 있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만큼 총장은 한발 물러선 뒤 참모진의 의견을 받아 보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19일 구본선 대검 차장검사 주재로 부장회의가 열렸다. 부장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은 주무부서 검토 등을 거쳐 이날 자문단 회부를 결정했다. 우여곡절 끝에 자문단이 열리게 됐지만 자문단 구성 과정에서의 공정성, 자문단의 결과를 놓고 대검과 수사팀이 부딪칠 공산이 크다. 한 전 총리 재판 관련 위증교사 의혹 진정 사건은 전날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시를 일부 수용했지만 여전히 인권부에 힘을 실어 주고 있어 갈등의 소지는 남아 있다. 감찰부에 조사를 맡기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도 법무부가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힌 만큼 이 과정에서 재차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대검 감찰부가 직접 조사를 맡은 참고인 한모씨도 이날 변호인을 통해 대검에 당시 검찰 지휘부와 수사팀에 대한 감찰을 요청했다. 검찰이 위증을 강요했다고 주장한 한씨는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넨 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동료 수감자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윤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도 거세지고 있지만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추 장관과 윤 총장을 향해 “서로 협력해 과감한 개혁 방안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거취를 언급하는 대신 우회적으로 갈등을 조기에 수습하라는 과제를 준 셈이다. “국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문 대통령의 주문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내부 갈등에 휩싸여 불신을 자초할 경우 다음달 인사에서는 윤 총장 라인을 겨냥한 문책성 혹은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추 장관도 “형사·공판부에서 묵묵히 일해 온 인재를 발탁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 내 쌓인 갈등이 어디서 폭발할지 예측이 어렵다”면서 “앞으로 남은 한 달이 검찰 미래에도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문 대통령, 충돌하는 추미애·윤석열 앉혀두고 ‘협력’ 주문

    문 대통령, 충돌하는 추미애·윤석열 앉혀두고 ‘협력’ 주문

    문재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과 함께한 자리에서 권력기관 개혁을 위한 협력을 촉구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은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반부패정책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이 대면한 것은 지난 2월 6일 추 장관이 대검을 방문한 이후 137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권력기관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법무부와 검찰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 법무부와 검찰에서 동시에 인권 수사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며 “권력기관 스스로 주체가 돼 개혁에 나선 만큼 인권수사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대로 서로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최근 법무부와 검찰의 충돌로 윤 총장의 사퇴론까지 나온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윤 총장 논란에서 거리를 두겠다는 의중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역시 이날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되도록 윤 총장의 이름을 언급하지 말자”고 당부한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르포] 남북관계 악화 속 서해5도, 안보 넘어 평화를 꿈꾼다

    [르포] 남북관계 악화 속 서해5도, 안보 넘어 평화를 꿈꾼다

    인천에서 대청도로 가는 쾌속선을 탄 17일은 개성연락사무소 폭파 다음날이었다. 서해5도 중에서도 북한과 가장 가까이 붙어 있는 남북 긴장의 최전선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정작 대청도와 백령도는 외지인들의 값싼 호기심을 철저히 ‘배신’했다. 주민들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고기를 잡으러 다니고 식당은 정상영업이다. 백령도에서 방문한 한 치킨집은 밀려드는 배달 주문으로 눈코뜰새 없었다. 정작 불안에 떠는건 외지인들이었다. 이경주 인하대 ‘평화와 법 센터’ 소장은 “남북긴장이 높아질 때마다 외신에서 ‘서울이 불안하다’는 뉴스를 내보낼때 우리가 느끼는 황당함과 하나도 다를게 없는 모습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서해5도만의 위험 감지법...중국어선의 역설 당초 인하대 평화와 법 센터와 함께 2박3일 일정으로 대청도·백령도를 방문하기로 한 건 한국전쟁 70년을 맞아 서해5도를 평화의 바다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상상력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였다.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남북간 긴장이 이렇게 높아질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방문 며칠 전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2010년 연평도 포격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일행 가운데 4명은 출발 하루전에 일정을 취소했다. 대청도와 백령도 어민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긴장 속 서해5도”에서 더 멀어졌다. 대청도 어민들이 계속 강조한건 4년째 꽃게가 제대로 안잡혀 힘들다, 어장확대가 필요하다, 중국어선 불법조업을 막아달라, 그리고 8월 시행을 앞둔 어선안전조업법에 대한 분노였다. 김영호 대청도 어촌계장은 “당장 꽃게잡이가 안되어 빌어먹게 생겼는데 개성공단 얘기는 먼 얘기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백령도 어민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얼핏 무심한듯 둔감한듯 보이는 건 주민들이 자포자기했다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갖가지 전쟁위기와 불안 속에서도 묵묵히 버티며 살아온 주민들은 외지인들은 쉽게 느끼기 힘든 그들만의 위험수준 평가법이 있다. 허선규 인천해양도서연구소장은 “남북간에 뭔가 큰 일이 일어난다 싶을때는 어김없이 중국 어선이 사라진다”면서 “서해5도 주민들은 중국어선에 불만이 많으면서도 막상 중국어선이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에게 중국어선은 원흉인 동시에 경고등 구실도 하는 역설적인 존재인 셈이다. 대청도에서 만난 김형도 옹진군의원은 “주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내색은 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접경지역에서 살아온 영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남편을 따라 대청도로 이사온지 22년차라는 류석자씨는 “서해5도 주민들은 총알받이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다”면서 “개성연락사무소 폭파 뉴스가 나오자 시아버지가 ‘애미야 언제 피난갈지 모르니까 밥 많이 해놔라’ 그러시더라”고 밝혔다. 서해5도 주민들은 지난 70년간 외풍에 시달렸다. 북쪽에서 불어오기도 하지만 서울과 인천시, 때론 옹진군에서 불어오는 일도 다반사다. 2007년 10·4공동선언이 서해 평화협력지대를 합의하고, 2018년 4월 판문점선언에서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지만 훈풍보단 삭풍이 더 많았다.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과 2012년 대선 당시 ‘NLL포기 논란’은 외풍에 시달리는 서해5도를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연평도 포격은 백령도와 대청도에도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대청도 농여해변은 바위와 자갈만 남아있었다. 대청도에서 문화해설사로 활동하는 김옥자씨는 “농여해변은 우리 대청도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곳이었다”면서 “해변에 군사시설 공사를 하고 나서부터 그 많던 모래가 다 쓸려나갔다”고 안타까워했다. 백령도는 산봉우리보다 높게 솟은 군사시설과 콘크리트로 섬을 둘러친 참호가 눈살을 찌뿌리게 한다. 안보 불안은 곧 생계 걱정  주민들에게 ‘안보’란 정확히 ’생계’와 반비례 관계다. 안보가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리면 당장 생업에 제약을 받는다. 특히 NLL과 중국어선 문제만큼 평화가 곧 경제라는 걸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도 없다. 남과 북이 긴장과 갈등 속에 시간만 보내는 사이 황금어장은 20여년 전부터 중국어선에 거덜 나고 있었다. 특히 4년째 꽃게가 제대로 안잡히는 대청도 어민들은 “중국어선이 꽃게 싹쓸이하고 갖가지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니 꽃게가 남아나겠느냐”고 호소했다.  박삼용 인천해경 대청파출소장은 “중국어선이 한창 몰려올 때는 섬 하나가 바다를 떠다니는 것 같았다”면서 “중국어선 한 척에서 홍어만 10톤을 압수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신현일 인천해경 백령파출소장은 “우리가 출동하면 NLL 북쪽으로, 북측에서 출동하면 NLL 남쪽으로 도망가기 때문에 단속 자체가 쉽지 않다”면서 “중국어선들을 눈앞에서 지켜봐야 하는 어민들로선 불만이 안 생길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평화와 생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법은 없을까. 일각에서는 남북 간 긴장 완화뿐 아니라 중국어선의 남획을 막을 수 있다는 차원에서 남북 공동어로구역을 고민하고 있다. 이석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홍해(요르단-이스라엘), 통킹만(베트남-중국), 북해(아일랜드-영국) 등 국가간 합의를 통해 평화수역을 만든 사례가 여럿 있다”면서 “지금 같은 때일수록 과감한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태헌 백령도 선주협회장은 “백령도와 장산곶 사이에 남북공동어로구역이 생기면 중국어선이 들어오는 길목을 막을 수다. 현재 백령도 북쪽으로는 해안에서 800m 바깥으론 조업을 못하도록 돼 있는데 어장이 확대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청도 어민 역시 “야간조업을 못하는 바람에 손해를 많이 본다”면서 “남북간에 사이가 좋아지면 어장확대도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백령도에서 인천으로 가는 여객선을 타기 전에 짬을 내서 두무진을 방문했다.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이 곳에선 한반도에서 중국과 가장 가깝다는 장산곶이 보인다. 두무진에서 장산곶은 16㎞밖에 안된다. 그에 비해 대청도와 인천은 직선거리로 170㎞나 된다. 육지까지 거리만 놓고 보면 제주도나 울릉도보다도 더 멀다. 얄궂게도 인천시 옹진군에 속한 대청도와 30㎞밖에 안되는 북한땅은 황해남도 옹진군이다. 70년을 안보에 포획된 이 섬이 평화를 위한 전진기지로 거듭날 수 있을까. 판문점선언 자체가 2년만에 폐기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흐르는 와중에 해경 관계자한테서 들었던 “오늘도 중국 어선이 보여서 다행”이라는 역설을 곱씹는다. 대청도·백령도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극우단체에 수요시위 자리 뺏긴 정의연

    극우단체에 수요시위 자리 뺏긴 정의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매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가 극우단체의 ‘꼼수’로 28년 만에 처음 시위 지점을 옮기게 됐다. 경찰은 질서 유지선을 설치해 양 집회를 분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장소가 협소해 마찰이 생길 우려는 배제할 수 없다. 22일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극우단체 자유연대는 오는 24일 0시부터 7월 중순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일본대사관 맞은편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인도에 집회 신고를 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매주 수요집회를 열어 온 장소다. 우선순위에서 밀린 정의연은 24일 원래 집회 장소 대신 10m가량 떨어진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유연대 측은 종로경찰서 인근에 상주하면서 매일 자정이 되면 집회 신고를 하는 방식으로 장소를 선점했다. 집회·시위법에 따라 최장 30일(720시간) 전부터 경찰에 신고서를 낼 수 있다. 그간 수요집회에 반대하며 근처에서 ‘맞불 집회’를 여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처럼 신고를 먼저 하는 식으로 집회를 방해하는 건 처음이다. 이에 경찰은 24일 수요집회와 자유연대 집회가 분리되도록 질서유지선을 설정할 계획이다. 소녀상을 중심으로 일종의 완충지대를 만들어 집회 참가자 간 충돌을 막겠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유연대 등이 공공조형물인 평화의 소녀상을 훼손한다는 발언을 하고 있어서 종로구에서 시설 보호 요청을 해왔다”면서 “일단 자유연대에 소녀상에서 1∼2m 떨어져 집회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고 장소가 일본대사관에서 100m 이내”라며 “대사관 방면으로 불순물을 던지거나 과도한 소음을 내보내는 등 외교기관의 기능을 침해하지 않도록 집회 참가자들에게 제한 통고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한명숙 재판 위증’ 주장 재소자, 대검에 당시 수사팀 감찰 요청

    ‘한명숙 재판 위증’ 주장 재소자, 대검에 당시 수사팀 감찰 요청

    윤석열 “인권감독실-감찰부 공조 하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사건의 조작 의혹을 제기한 고(故)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동료 수감자 한모씨가 대검찰청 감찰부에 “한 전 총리 수사팀을 감찰해 달라”고 직접 요청하고 나섰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감찰권’을 두고 충돌을 빚은 가운데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한 조사가 서울중앙지검과 대검 감찰부 등 사실상 ‘투트랙’으로 진행되면서 검찰과 감찰부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형국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씨는 22일 오후 한 전 총리 수사팀을 비롯해 당시 검찰총장 등 지휘부 10여명에 대한 감찰 요청서를 대검찰청 감찰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씨는 윤 총장이 한 전 총리 사건을 맡긴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의 조사는 거부한 채 대검 감찰부의 조사에만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사 대상인 한 전 총리 수사팀 검사들과 조사 주체인 이용일 인권감독관 모두 윤 총장 측근이라는 점을 내세워 조사의 공정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한씨는 오는 25일로 예정된 인권감독관실 조사도 응하지 않을 계획이다. 현재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한 조사는 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과 대검 감찰부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앞서 위증 교사 의혹과 관련해 지난 4월 한 전 대표의 동료 수감자 최모씨가 제기한 진정 사건의 배당을 두고 한 부장과 윤 총장이 갈등을 빚었다. 대검은 “징계 시효가 지난 사건은 감찰 부서 소관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9일 한씨를 감찰부에서 직접 조사하라고 지시하면서 한 부장 측에 힘이 실렸다. 법무부는 감찰부에서 한씨를 조사한 다음 인권감독관실로부터 조사 경과를 보고받아 수사 과정의 비위 발생 여부 등을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윤 총장은 이날 대검 인권부장에게 “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과 대검 감찰과가 자료를 공유하며 필요한 조사를 하라”라고 지휘했다. 한씨의 진정 관련 조사를 감찰부와 중앙지검이 동시에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사항은 서로 조율한다는 게 대검 측의 설명이다. 한편 대검은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장 간 ‘검언유착’ 의혹은 전문수사자문단에 회부해 외부 전문가들에게 수사에 대한 판단을 맡기기로 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與, ‘윤석열 흔들기’ 본격화에… 野 “검찰마저 어용 만드나”

    與, ‘윤석열 흔들기’ 본격화에… 野 “검찰마저 어용 만드나”

    김남국 “尹, 꼼수배당 자신도 부끄러울 것” 우희종 교수도 “빨리 거취 정하라” 가세 김은혜 “문재인 정권의 광대극” 신랄 비판 민주당, 역풍 우려에 “당론 아니다” 선 긋기한명숙 전 국무총리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의 강압 수사 의혹과 관련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충돌하자 여권에서 윤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윤석열 흔들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야당은 “검찰마저 어용으로 만들려 한다”며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서는 21일 윤 총장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특검을 해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끓었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윤 총장을 향해 “측근을 살리기 위해 (한 전 총리 사건을) 꼼수 배당을 해 스스로도 부끄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이 지난 19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가 윤석열이라면 벌써 그만뒀다”며 사퇴론의 깃발을 올린 이후 당내에서 관련 여론이 득세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시민당 대표를 지낸 우희종 서울대 교수도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이번 총선에서 집권당이 과반을 넘는 일방적 결과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윤석열씨에게 빨리 거취를 정하라는 국민 목소리였다”며 “눈치가 없는 것인지 불필요한 자존심인지”라고 썼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법무부가 윤 총장을 감찰해 달라는 청원 글이 지난 19일 올라왔고 이날 현재 1만여명이 동의했다. 윤 총장에 대한 여권의 불신은 이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때부터 뿌리 깊은 상태다. 여기에 한 전 총리 수사 건으로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자 여권 곳곳에서 사퇴 여론이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런 목소리가 ‘당론’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임기 2년 중 아직 절반이 남은 윤 총장을 중도 퇴진시킬 경우 역풍을 맞을 우려도 큰 탓이다. 미래통합당은 민주당을 ‘군사정권’에 비유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어용언론·어용시민단체·어용지식인과 지지자들을 총동원해 정치적 반대자들을 공격하는 행태는 군사정권과 닮았다”고 비판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법사위(法司委)를 법사위(法死委)로 만드는 문재인 정권의 우스꽝스러운 광대극”이라고 비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북 “이미 다 깨진 남북관계…삐라 살포 변경 없어”

    북 “이미 다 깨진 남북관계…삐라 살포 변경 없어”

    북한 통일전선부는 21일 “남북관계는 이미 다 깨졌으며 대남 삐라(전단) 살포 계획을 변경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북한의 대남 기구인 통일전선부는 이날 대변인 담화에서 통일부가 전날 북한의 대남 삐라 살포 계획에 대해 남북간 합의 위반이라며 유감을 표명하고 중단을 요구한 데 대한 입장을 전했다. 대변인은 “여지껏 자기들이 해온 짓이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도 당돌스레 유감이요, 위반이요 하는 말을 입에 담을 수 있는가”라며 “그 뻔뻔함에 대해 말한다면 세상 그 어디 짝질데 없고 보기 드문 특급 철면피한들이 아니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한 입장을 밝힌다”며 “삐라 살포가 북남합의에 대한 위반이라는 것을 몰라서도 아닐 뿐더러 이미 다 깨져나간 북남관계를 놓고 우리의 계획을 고려하거나 변경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반이요 뭐요 하는 때 늦은 원칙성을 들고나오기 전에 북남 충돌의 도화선에 불을 달며 누가 먼저 무엇을 감행했고 묵인했으며 사태를 이 지경까지 악화시켰던가를 돌이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변인은 “이제는 휴지장이 돼버린 합의에 대해 남조선 당국은 더이상 논하지 말아야 한다”며 “전체 인민의 의사에 따라 계획되고있는 대남 보복 삐라 살포 투쟁은 그 어떤 합의나 원칙에 구속되거나 고려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남조선 당국자들이 늘상 입에 달고 사는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똑같이 한 번 제대로 당해봐야 우리가 느끼는 혐오감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그것이 얼마나 기분 더러운 것인지 똑똑히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0일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 매체들은 전날 각지에서 전단 살포를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 문재인 대통령 얼굴이 들어간 전단 더미 위에 꽁초와 담뱃재, 머리카락 등을 뿌린 사진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통일부는 “북한이 금일 보도 매체를 통해 대규모 대남 비방 전단 살포 계획을 밝힌 것은 매우 유감이며,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애걔 청중이 요것밖에’ 트럼프는 “가짜뉴스 때문” 짜증

    ‘애걔 청중이 요것밖에’ 트럼프는 “가짜뉴스 때문” 짜증

    ‘애걔걔 이것 밖에 안돼?’  20일(이하 현지시간) 1만 9000명이 들어간다는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뱅크 오브 오클라호마 센터 관중석은 곳곳에 빈 자리가 듬성듬성 보였다. 코로나19 감염병 확산과 함께 석달 동안 중단됐다가 이날 대선 유세를 재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캠프는 100만명 이상이 입장 티켓을 신청했다며 대단한 인파가 몰릴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는데 훨씬 적은 인파가 찾았다고 영국 BBC와 미국 야후! 뉴스 등이 전했다. 대회장 관중석은 3분의 2정도만 찼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시작한다. 유세를 시작한다”고 호기롭게 외쳤는데 곧바로 “가짜 뉴스” 때문에 인파가 적게 몰렸다며 “(대회장) 바깥에는 일부 나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아주 나쁜 짓들을 벌인다. 날 지지하는 이들이 경기장에 들어오는 데 방해를 받고 있다”고 선동했다.  한 술 더 떠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검사 도를 늦추라고 지시했다”고 밝혀 논란을 자초했다. 코로나19 검사를 확대하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너무 많이 늘어나 정부에 ‘양날의 칼’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미국은 다른 어떤 국가보다 많은 2500만명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면서 “나쁜 점은 광범위한 검사가 너무 많은 확진자 기록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정도 규모로 검사를 한다면 더 많은 사람과, 더 많은 사례를 찾게 되는 것”이라며 “그래서 제발 검사 도를 늦추라고 당부했는데, 그들은 검사하고 또 검사한다”고 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트럼프 대통령 측은 “농담이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언론은 포화를 집중했다.  이날 유세 참가자들은 어떤 질환에 감염되더라도 유세를 개최한 측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를 작성한 뒤에야 입장할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내에서와 별도로 입장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바깥에서 한 번 더 유세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얼마 안돼 안전을 이유로 취소했는데 알고 보니 그만큼 인파가 몰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당초 주최측은 20만명 정도가 털사 중심가에 운집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턱없는 추측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마따나 연설 몇 시간을 앞두고 트럼프 캠프 관계자 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전해진 것이 어쩌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 측은 이날 코로나19 안전 조치 차원에서 검사한 결과 확진자가 나왔으며, 이들을 즉각 격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6명은 물론 이들과 직접 접촉했던 사람들도 털사 유세 현장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캠프 측은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질 것에 대비해 행사장 입장 전 발열 체크를 하는 것은 물론 원하는 사람들에게 마스크를 배포하고 손 세정제도 행사장에 비치했다. 또 유세 찬반 시위가 격렬해져 양측이 충돌하는 일이 벌어질까 우려하는 이도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를 하루 앞두고 트위터를 통해 시위자들을 향해 강한 경고를 날렸다. 그는 “오클라호마에 가려는 모든 시위자나 무정부주의자, 선동가, 약탈자 또는 범죄자들은 당신들이 뉴욕, 시애틀, 미니애폴리스에서처럼 취급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매우 다른 장면이 펼쳐질 것이다!”라고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다만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폭력적인 시위자’들을 가리킨 것이지 ‘평화롭게 시위할 권리’까지 막겠다는 차원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털사시는 이틀 동안 행사장 근처에 오후 10시부터 통행금지령을 발령했다가 이를 해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후 트윗을 올려 “방금 매우 훌륭한 GT 바이넘 털사 시장과 통화했다. 그는 집회에 참석하는 많은 지지자를 위하여 오늘 밤과 내일 밤 통행금지령을 발령하지 않을 것이라고 알려왔다”며 유세 참가자들에게 “즐거운 시간 보내시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청중들이 드문드문 떨어져 앉은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행사 사진을 올리며 “조 바이든의 집회. 열정은 제로(0)다”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털사가 왜 트럼프 대통령이 재개하는 대선 유세의 첫 장소인지를 둘러싼 시비도 있었다. 1921년 이곳에서 백인 폭도들이 흑인들과 가게들을 급습하는 폭동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전날 텍사스주에서 미국의 마지막 노예해방 선언이 이뤄진 일을 기념하는 평화 집회를 열면서 알 샤프턴 목사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참여하는 이들이야 말로 처음으로 모든 사람을 위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연설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디펜딩 챔피언 김종겸의 폴투윈으로 끝난 슈퍼레이스 개막전

    디펜딩 챔피언 김종겸의 폴투윈으로 끝난 슈퍼레이스 개막전

    20일 개막한 국내 최고 권위 모터스포츠 대회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슈퍼 6000 클래스 1라운드 결승전은 3연속 디펜딩 챔피언을 노리는 김종겸(29·아트라스BX)의 폴투윈(Pole to Win : 선두 그리드에서 시작해 선두로 끝나는 자동차 경주)으로 끝났다. 올해 개막전은 2007년 태동한 슈퍼레이스의 역대 100번째 경기다. 당초 4월 25~26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서킷에서 개막전이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두 차례나 미뤄진 끝에 두 달 뒤인 20일 관중 없이 열리게 됐다. 경쾌한 배기음과 숨 막히는 속도로 국제자동차연맹(FIA)이 공인한 그레이드 1 서킷인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을 가득 메우며 코로나19에 지친 ‘스피드 마니아’들의 답답한 가슴을 랜선으로나마 뚫어줬다. 기나 긴 스토브리그를 마친 10개 팀 23명의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거침없이 배틀을 불사하며 투지를 불태웠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조항우(45·아트라스BX)가 경기 초반 김종겸·정의철(34·엑스타레이싱)의 ‘삼중 충돌(three-way collision)’ 사고로 큰 피해를 입고 조기에 피트인했다. 베테랑 조항우는 순간 시속 200km/h가 넘는 상황에서 자칫 벽에 부딪히거나 뒤따라오는 차량과 2차 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었지만 본능적인 순간 대처로 큰 사고를 막았다. 김종겸도 이때 충돌로 인해 타격을 입었지만 중도 피트인 하지 않고 끝까지 1위로 폴투윈했다. 김종겸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른쪽·왼쪽 코너를 돌 때 차가 원래방향과 다른 방향 보였지만 끝까지 차량을 매니지먼트를 하면서 탔다”고 했다. 경기 초반 장현진(44·서한GP)과 서주원(26·로아르레이싱)은 “배고픈 사자가 날 뛰는듯한” 치열한 3위 다툼을 보여줬다. 두 선수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가 결국에는 장현진이 앞으로 올라섰다. 서주원은 장현진을 견제하다 오버페이스로 브레이킹 락이 걸리는 등 타이어를 조기에 다 써버리면서 뒤따라온 김재현에게도 밀리며 피트인했다. 차량을 들이박을듯 배틀을 거는 남자다운 레이스가 전매특허인 김재현(25·볼가스레이싱)은 이날 레이스에서는 노련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서주원과의 경쟁에서 오버페이스를 하면서 경기 후반 레이스의 백미였던 4위 그룹 싸움에서 뒤처졌다. 4위 그룹 싸움에서 무엇보다 주목해야했던 건 신예 노동기(26·엑스타레이싱)의 패기 어린 질주였다. 우승을 차지한 김종겸의 레이스는 카메라에 거의 잡히지 않았다. 노동기는 베테랑 레이서 오일기(44·플릿퍼플모터스포트), 황진우(37·준피티드레이싱팀)와 4위그룹을 형성한 뒤 경기 막판까지 치열한 다툼을 벌이며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노동기의 추월을 막으려던 황진우의 차량 왼쪽 앞 도요타 ‘GR 수프라’ 카울이 날아가기도 했다. 최명길(35·아트라스BX 모터스포츠)은 차의 상태가 좋지 않아 피트 스타트를 했지만 6위로 마쳤다. 피트 시작은 자동차 경주 출발 지점인 그리드보다 더 뒤에 있는 피트에서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지난해 블랑팡 GT 챔피언십에서 한국 최초로 챔피언에 올랐던 저력을 보이며 김종겸과 함께 거의 최상위 랩타임을 보여줬다. 하위 클래스부터 최상위클래스까지 “바닥에서 치고 올라온” 신예 최광빈(22·CJ로지스틱스)은 예선에서 차량 트러블로 인해 예선 주행을 하지 못해 가장 뒷 그리드에서 시작했지만 한때 8위까지 오르는 등 저력을 보였다. 하지만 결선에서 최명길, 이정우 선수와의 배틀을 하던 도중 충돌이 발생해 차에 피해를 입은 뒤 4랩을 남기고 리타이어(Retired)하며 레이스를 마쳤다. 영암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평범한 에코백인 줄…‘몰카 가방’ 든 中남성 현장 적발

    평범한 에코백인 줄…‘몰카 가방’ 든 中남성 현장 적발

    지나가는 여성들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20대 중반의 남성이 현장에서 적발됐다. 이 남성은 평소 자신이 촬영한 영상을 컴퓨터에 보관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저장성 닝보시 공안국은 지난 14일 지하철 역사 내에 설치된 엘리베이터에서 행인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20대 남성 오 모씨를 현장에서 붙잡았다고 20일 이 같이 밝혔다. 닝보시 공안국은 오 씨에 대해 행정구류 9일의 처분을 부과했다. 수사 결과 해당 남성의 집 안에서는 총 67명의 피해 여성의 신체 일부가 몰래 촬영된 영상 9개가 추가 발견됐다. 닝보시 소재의 광고업체 직업 오 모씨로 알려진 20대 남성은 지난 5월 온라인 유통업체를 통해 구매한 몰래카메라로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혐의다. 오 씨가 구입한 소형 몰래카메라는 온라인 상점에서 800위안(약 14만 원)에 판매 중인 제품이다. 가해 남성은 해당 카메라를 소형 에코백 내부에 넣은 뒤 여성들에게 접근해 신체를 촬영했다. 오 씨가 물색한 주요 범행 장소는 버스정류장, 지하철 역사 내부, 에스컬레이터 등 인파가 몰리는 곳이었다. 특히 오 씨는 몰래카메라로 여성들에게 접근할 시, 자신의 휴대폰과 연동해 촬영 각도를 조절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평소 이 일대에서 여성들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는 남성이 출몰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관할 공안들은 지난 14일 현장에서 오 씨를 체포했다. 사건 당일에도 오 씨는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을 주요 범죄 대상으로 물색, 에스컬레이터에 탑승한 여성에게 접근한 뒤 영상을 촬영했다.이날 현장에서 근무 중이었던 사복 공안들은 도주하던 오 씨와의 짧은 충돌 끝에 그를 결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에 붙잡힌 오 씨는 현장에서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순순히 자백했다고 현지 공안 관계자는 전했다. 체포 후 오 씨는 “영상 촬영은 순수한 개인적인 취향일 뿐이었다”면서도 “해당 영상 촬영이 불법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사건 관할 공안국 관계자는 “휴대전화 한 대를 이용해 불법 영상을 촬영하는 범죄와 비교해 소형 몰래카메라를 동시에 남용하는 범죄자는 사실상 현장 적발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평소 인파가 많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 또는 주말 시간대의 대중교통 이용 시설물 등에서 여성들의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자신의 신체에 접근하는 사람을 발견할 경우 반드시 경계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한 뒤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법정으로 옮겨온 조국대전③]조국vs김태우 ‘원칙’ 놓고 장외공방…재판장 “檢 기소, 반격으로 보일 수도”

    [법정으로 옮겨온 조국대전③]조국vs김태우 ‘원칙’ 놓고 장외공방…재판장 “檢 기소, 반격으로 보일 수도”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이른바 ‘조국대전’이 벌어졌습니다. ‘정치 검찰의 횡포’라는 입장과 ‘강남 좌파의 민낯’이라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습니다. 여러 의혹의 진위를 밝히는 일은 이제 법원의 몫이 됐습니다. 법정으로 옮겨 온 조국대전의 공방을 전합니다.조국 “원칙 어기고 날 고발한 김태우” 19일 3차 공판 출석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을 찾은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은 앞선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특감반은 이른바 ‘사직동팀’의 권한 남용을 근절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대통령 비서실 직제 7조에 따라 감찰 대상자가 엄격히 제한되고, 감찰 행위는 비강제적 방법으로 첩보수집을 하고 사실 확인을 하는 것에 한정된다”고 못박았다. 눈에 띄는 대목은 그 이후부터다. 조 전 장관은 “이러한 원칙을 어긴 사람이 (오늘) 증인으로 소환된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라고 지목하면서 “김 전 수사관은 청와대 내부 감찰을 통해 비위가 확인돼 징계 및 수사의뢰가 됐고 이후 대검에서 해임처리 됐으며 기소까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로 이 사람이 작년 1월 저를 유재수 사건으로 고발했다. 지난 총선에서 통합당 후보로 출마까지 했다”면서 “(검찰은) 김씨의 고발을 기화로 저에 대한 수사 진행하다 작년 하반기 전격 수사 확대했다. 이유 무엇인지 미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감반의 원칙을 어긴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김 전 수사관이며, 김 전 수사관의 고발을 계기로 검찰이 자신에 대한 수사를 확대했다고 자신의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김태우 “원칙 어긴 건 감찰 무마한 조국” 김 전 수사관은 자신의 재판을 이유로 이날 예정됐던 증인신문에 불출석했으나, 공방은 법정 밖에서 이어졌다. 조 전 장관의 이러한 발언 소식을 들은 김 전 수사관이 “원칙을 어겼다는 말은 조국 본인에게 해야 한다”고 받아친 것이다. 수원지법을 찾은 그는 “유재수 감찰을 해야 하는데 (조 전 장관이) 무마했지 않았냐”면서 “그것이야말로 감찰의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인데, 왜 내게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전 수사관은 ‘감찰 대상과 방법을 엄격히 제한했다’는 조 전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16개월간 매일 1건 이상씩, 백 수십건의 보고서를 올렸다. 그 많은 감찰 보고서를 받아 본 사람은 조국”이라고 꼬집으며 “조국의 승인 내지 지시가 있어 특감반에서 업무를 했는데 그렇다면 원칙을 지키지 않은 지시를 누가 한 것이겠냐.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라고 응수했다. 김 전 수사관은 유재수 사건을 비롯해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등 청와대 근무 시절 알게 된 공무상 기밀 등을 처음으로 폭로한 인물이다. 특감반 근무 당시 특감반장과 반부패비서관, 민정수석 등 ‘윗선’의 지시에 따라 민간인 사찰이 포함된 첩보를 생산했다고도 주장했다. 청와대는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하며 2018년 12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김 전 수사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조 전 장관은 국회에서 “김 전 수사관이 희대의 농간을 부린다”고 말했고,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 전 수사관을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김 전 수사관은 이듬해 2월 조 전 장관을 감찰 무마 혐의(직권남용)으로 고발했고 조 전 장관의 말처럼 이 고발로 계기로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확대됐다. 검찰은 지난해 4월 김 전 수사관에 대해 우윤근 주러시아대사의 금품수수 의혹 등 비위 첩보, 김상균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비위 첩보 등 5개 항목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한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다만 유재수 사건이나 환경부 블랙리스트 관련 의혹은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불기소 처분했다. 이날 조 전 장관과 김 전 수사관의 입장 차가 두드러짐에 따라 향후 법정에서도 특감반의 ‘원칙’이 무엇인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재판장 “檢기소, 검찰개혁 반격으로 보일 수 있어” 이날 조 전 장관의 재판에서는 지난 공판에서 문제가 됐던 증인들의 참고인 조서 열람 문제를 놓고 재판부와 검찰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판이 시작되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김미리)의 재판장은 증인들의 법정 출석 전 검사실 방문이 “자칫 잘못할 경우 진술 회유처럼 보일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이 사건의 경우 특수성이 있어서 검사가 신청한 증인들은 일반인이 아니라 검사 혹은 수사관을 장기간 재직했거나 재직중”이라면서 “(증인들은) 참고인 조사를 마쳤을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상당부분 진술을 했다”고 부연했다. 재판장은 나아가 “이 사건의 경우 검찰 개혁을 시도한 피고인(조국)에 대한 검찰의 반격이라고 보는 일부 시각이 존재한다”면서 “다른 사건과 달리 더더욱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검찰에서도 이런 점을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문제제기는 지난 공판에서 처음 불거졌다. 지난 5일 열린 조 전 장관의 2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이모 전 특감반원은 “검찰 조사에서는 하지 않았던 말”이라고 운을 떼며,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감찰에 응하지 않고 있었을 당시 “항공권의 경우 유 전 부시장이 예매 시 연락을 나눴던 대한항공 직원을 통해 알아보거나 FIU(금융정보분석원)에 공문을 보내 자료를 받아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변호인이 이 전 특감반원에게 “해당 진술을 왜 검찰 조사 때는 하지 않았냐”면서 “여기 나오기 전에 검찰에 갔었냐”고 되물었다. 이 전 특감반원이 “진술조서 확인 차 한 번 갔다”고 답하자 재판장은 “증인들이 법정에 나오기 전에 검찰 가서 조서를 확인해도 되는거냐”면서 신빙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검찰은 “증인들이 (조서에 대한) 열람·등사를 신청하면 검사실에서 이를 보기도 한다. 검찰 규정에 따른 것으로 절차상 문제가 없다”면서 “재판장님이 이런 것을 처음 들었다는 것에 놀랐다”고 항변했다. 이날 검찰은 재판장의 주의 당부에 “공감하고 유념하겠다”면서도 “형사소송법 규칙에 따르면 ‘검사가 신청한 증인은 적절한 신문이 이뤄지도록 준비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면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일반인에 대해서만 (사전면담이) 가능하다’는 재판장의 의견은 어디서 도출된 것인지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여기서 말하는 규정은 검찰사건사무규칙 115조의 4로 ‘검사는 증인신문을 신청한 경우 검사가 신청한 증인 및 그 밖의 관계자를 상대로 사실을 확인하는 등 적절한 신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필요한 준비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 다른 검사는 “검찰 측이 유리한 증언을 얻기 위해 증인 상대로 회유를 하거나 증인을 유도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재판장은 그러나 “나중에 문제가 된다면 검토하겠다”면서 “검사가 생각하는 것보다 신빙성의 문제가 항상 있어서 특수성에 대해 말한 것”이라고 재차 주의를 당부했다. 조 전 장관 측 변호인도 “일부 증인의 경우 공범일 수도 있고, 증인으로 소환된 사람 중 하나가 수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면서 “신빙성 관련해 유념해서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박병석 “여야 소통하고 대화해달라”…본회의 미룬 국회의장

    박병석 “여야 소통하고 대화해달라”…본회의 미룬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이 상임위원장 6개를 단독으로 가져간데 이어, 19일 재차 남은 상임위원장을 선출시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박병석 국회의장이 본회의 연기를 결정하며 국회 충돌을 면했다.이날 한민수 국회의장실 공보수석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 본회의 연기 소식을 전했다. 한 수석은 “지난 15일 국민의 삶과 안전을 담보해야 하는 최소한의 상임위원회를 출범시킨 것도 국회의장으로서 엄중한 대내외 환경을 앞에두고 국회가 더이상 공전되선 안된다는 절박감 때문이었다”며 “의장은 야당의 원내지도부 공백 등을 감안해 19일 본회의를 개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 수석은 “안보 경제 방역 등 3중 위기 속에서 국민에 송구하다. 여야에 다시한번 촉구한다. 소통하고 대화해 꼭 합의 이뤄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한 수석은 “양당 원내대표들은 하루빨리 합의해주길 요청한다. 21대 국회는 지금이라도 국민의 국회로 나아가야한다”며 박 의장의 말을 전했다. 박 의장이 이 같은 결단을 내린 것은 한반도 위기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야당의 동의도 없이 재차 상임위원장 인선을 밀어부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전날 민주당 원내지도부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흘렀다. 적어도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주 월요일까지는 본회의를 미뤄야 한다는 의견이 원내지도부에서 나왔다. 민주당의 한 원내지도부는 통화에서 “주 원내대표가 없는 상황인 데다 한반도 상황이 엄중해 고민이 많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원내 상황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주 원내대표가 칩거를 풀고 원내로 돌아온다면 예상외로 순탄한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英, 유엔서 홍콩보안법 강행 경고…中 강력 반발

    영국이 유엔에서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강행이 홍콩의 자치권을 훼손하고 자유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줄리언 브레이스웨이트 주제네바 영국대표부 대사는 이날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인권이사회에서 “홍콩보안법은 영국과 중국이 합의한 공동 선언(홍콩반환협정)에 따른 중국의 국제적 의무와 직접적으로 충돌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콩의 높은 수준의 자치와 권리, 자유가 유지될 수 있도록 보장해 달라”고 촉구했다. 1984년 중국과 영국은 홍콩반환협정을 체결했다. 1997년 홍콩의 주권 반환 뒤로 50년간 홍콩의 자치를 보장하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의 기본 정신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장두안 주제네바 중국대표부 인권담당은 브레이스웨이트 대사가 중국 내정에 개입했다며 “우리는 단호히 거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담당은 “중국이 홍콩 특별행정구역에서 법을 제정하는 것은 법률상 구멍을 메우고 주권과 안보를 효과적으로 수호하기 위해서다. 이것은 정당하고 합법적이며 필수적이다”라고 밝혔다. 북한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방광혁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차석 대사는 “일부 국가들이 홍콩 관련 이슈를 중국 내정 간섭에 이용하려고 한다”면서 “홍콩은 중국 주권이 행사되고 헌법이 적용되는 ‘분리할 수 없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0.001초 시간과 싸운다… 300㎞ 스피드에 홀린다

    0.001초 시간과 싸운다… 300㎞ 스피드에 홀린다

    코로나19로 세계 주요 모터스포츠 대회가 대부분 멈춰 선 가운데 한국에서 자동차 경주 대회가 무관중으로 열린다. 지난달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프로골프가 잇따라 개막해 ‘K베이스볼’, ‘K풋볼’, ‘K골프’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데 이어 ‘K레이싱’도 존재감을 과시하는 셈이다. 국내 최대 모터스포츠 대회인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하 슈퍼레이스)이 오는 20일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무관중으로 개막한다.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인 포뮬러원(F1), 영화 ‘포드 V 페라리’로 알려진 르망24 내구레이스 등 세계 주요 모터스포츠 대회가 열리지 않아 자동차 경주에 목마른 팬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인제·용인 등 3곳서 총 4개 클래스 슈퍼레이스는 매년 4월 시작해 10월까지 9라운드를 치르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두 달이 미뤄진 끝에 8라운드만 열기로 했다. 영암 KIC, 강원 인제 스피디움 서킷,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서킷 등 3곳에서 치른다. 총 4개의 클래스로 이뤄진 슈퍼레이스의 백미는 이 대회 최상위 클래스이자 2012년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공인한 국제 ‘스톡카’ 경주 대회인 ‘슈퍼6000클래스’다. 2012년부터 한중일 3개국 서킷 대회를 연 뒤 스위스 국적의 알렉스 폰타나, 일본인 레이서 가게야마 마사미, 이데 유지, 야나기다 마사타카 등이 대륙을 오가며 참여해 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 문제 등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슈퍼레이스 관계자는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장차 독일 3대 명차 브랜드 벤츠, BMW, 아우디가 참여하는 독일투어링마스터즈자동차경주대회(DTM)와 일본의 대표적 메이저 자동차 경주 대회 ‘슈퍼 GT’의 위상에 견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1948년 창설된 ‘나스카’(NASCAR·미국스톡카경주협회) 대회는 오늘날 미국 최대 인기 프로스포츠인 미국프로풋볼(NFL) 다음으로 시청률이 높다. 미국 28개 도시에서 매년 2월부터 약 9개월 동안 총 36전이 열리는데 ‘데이토나 500’은 자동차 경주의 ‘슈퍼볼’로 불린다. 우리나라의 스톡카 레이스는 나스카에서 따왔다. 주최 측이 정한 부품 규정에 따라 조립해야 한다. 겉엔 양산차 모델인 도요타사의 GR 수프라의 카울을 씌운다. 속에는 436마력을 내는 GM사의 V8, 6200㏄ 8기통 엔진, 영국 브랜드 알콘사의 브레이크, 슈퍼레이스에서 자체 제작한 트랜스미션과 레이싱 전용 클러치를 탑재해야 한다. 하지만 차량 최소 무게는 1220㎏이라 엔진 스펙에 비해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내부에는 불이 났을 때 끄는 소화 버튼, 경주 도중 물을 마실 수 있는 튜브 등만 달려 있을 뿐 에어컨 등의 편의시설이 없다. 차량 성능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드라이버들끼리 순수 실력을 겨루는 장으로 볼 수 있다. 드라이버들은 최고 시속 300㎞/h가 넘는 속도를 제어하며 추월 시점을 정하는 동시에 시시각각 변하는 차량 내부의 온도, 오일 온도, 타이어와 브레이크의 마모, 앞뒤 스태빌라이저 관리 등 여러 가지를 예민하게 신경써야 한다. ●타이어는 예선~결승까지 수량 정해져 관건은 타이어를 아끼는 것이다. 다른 부품과 달리 타이어 제조사는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지만 웜업부터 연습주행, 예선과 결승까지 정해진 수량의 타이어를 사용해야 한다. 24대가 세 번의 예선을 통해 랩타임 순서대로 결승에서의 그리드(출발 지점)를 정한다. 예선에서 최단 시간 안에 최고 기록을 세워야 타이어 마모를 최소화할 수 있고 결승 때 조금 더 앞에서 시작할 수 있다. 자동차 경주 출발 그리드 제일 앞자리를 ‘폴 포지션’, 폴 포지션에서 출발해 레이스를 우승하는 것을 ‘폴투윈’이라고 한다. 매년 F1에서 폴투윈이 나올 확률은 50%에 육박한다. 앞에서 출발할수록 유리하다는 증거다. 더 많은 차를 추월해야 하면 배틀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데 충돌이 많을수록 사고가 날 확률이 높아져 완주를 하지 못하거나 완주를 해도 랩타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결승은 한 바퀴를 돈 상태에서 시작하는 롤링스타트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때 관객들은 지그재그로 주행하며 타이어를 예열하고 타이어 접지력을 최대로 높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각 라운드에서 1, 2, 3등을 한 선수들은 다음 라운드에서 핸디캡 웨이트 규정을 적용받아 각각 차량에 80kg, 40kg, 20kg의 납을 달아야 한다. 1000분의1초 차이로도 순위가 갈리기 때문에 다음 라운드에서는 의도적으로 하위 순위를 유지하며 무게를 빨리 덜어 내는 게 상책이다. 올해 슈퍼6000클래스는 사상 최초로 3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디펜딩 챔피언 김종겸(29)과 이를 저지하려는 신예들의 구도로 이뤄져 있다. 최연소 나이로 슈퍼6000클래스에 데뷔하는 이찬준(18),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1에 출연해 인기를 모은 서주원(26), 자동차 시뮬레이션 게임인 ‘심레이싱’ 대회에서 1등을 하고 지난해 슈퍼6000클래스에 데뷔한 이정우(25), 한국 최초로 F1 하위리그인 F2에서 뛴 문성학(30), 어린 시절 네덜란드로 입양돼 F3을 경험한 베테랑 최명길(35), 한국인 최초로 인디500에 도전했던 최해민(36) 등이 있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 중 한 명은 최광빈(22·CJ로지스틱스)이다. 중학교 때 우연히 F1 경기를 티브이로 본 뒤 카레이서를 꿈꾸게 된 그는 부모님을 1년 동안 설득해 카트로 카레이싱에 입문했다. 자동차전문대학에 진학했지만 정비 위주로 진행되는 수업에 회의감을 느끼고 대학을 중퇴한 뒤 공사장 막노동에 뛰어들어 아반떼를 샀다. 현대자동차가 주최하는 아반떼컵 1, 2, 3부 리그에서 최연소 우승을 거둔 뒤 지난해 GT1 시리즈에서 코스 신기록을 달성하며 곧바로 최상위 클래스로 올라왔다. 최광빈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나는 바닥부터 한 계단씩 올라온 사람”이라며 “나를 포함한 새 얼굴들이 ‘고인 물’들을 대신해 세대교체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현대차가 좋은 차를 만들었음에도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외국인 드라이버를 내세워 우승했는데, 이제는 내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기염을 토했다.●“카레이싱 묘미는 직관인데… 안타깝다” 슈퍼레이스를 소개하는 유튜브 콘텐츠 진행자로 활동하며 ‘레린이’(레이싱+어린이, 레이싱을 처음 알게 된 사람)에서 ‘레잘알’(레이싱을 잘 아는 사람)로 거듭난 전수형(31) 아나운서는 “카레이싱의 재미는 직관에 있는데 이번에는 무관중으로 치러져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슈퍼레이스의 지난해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2만 2375명으로, 국내 4대 프로스포츠 가운데 최대인 야구(1만 120명)의 2배 이상이었다. 전 아나운서는 “여성분들이 처음에는 남자친구나 남편 손을 잡고 왔다가 막상 현장에 있으면 입장이 바뀐다. 타이어가 타는 냄새, 배기음을 내뿜으며 눈앞에서 차가 지나갈 때 흥분감을 느낄 수 있다”면서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운전하는 차에 타서 서킷을 5분 동안 경주하는 택시타임, 선수들과 자동차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그리드 워크 시간도 있다. 나도 그러면서 좋아하는 선수가 생겼고 팬심으로 선수들을 응원하며 재미를 붙였다”고 말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코로나19 딛고 K-레이싱 시동 건다

    코로나19 딛고 K-레이싱 시동 건다

    코로나19로 세계 대부분의 주요 모터스포츠 대회가 멈춰선 가운데 한국에서 자동차 경주 대회가 무관중으로 열린다. 지난달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프로골프가 잇따라 개막해 ‘K-베이스볼’, ‘K-풋볼’, ‘K-골프’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데 이어 ‘K-레이싱’도 존재감을 과시하는 셈이다. 국내 최대 모터스포츠 대회인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하 슈퍼레이스)’이 오는 20일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무관중으로 개막한다.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인 포뮬러원(F1), 영화 ‘포드 VS 페라리’로 알려진 르망24 내구레이스 등 세계 주요 모터스포츠 대회가 열리지 않아 자동차 경주에 목마른 팬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슈퍼레이스는 매년 4월 시작해 10월까지 9라운드를 치르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두달이 미뤄진 끝에 8라운드만 치르기로 했다. 영암 KIC, 강원 인제 스피디움 서킷,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서킷 등 3곳에서 치른다. 총 4개의 클래스로 이뤄진 ‘슈퍼레이스’의 백미는 이 대회 최상위 클래스이자 2012년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공인한 국제 ‘스톡카(Stock Car)’ 경주 대회인 ‘슈퍼 6000 클래스’다. 2012년부터 한중일 3개국 서킷 대회를 연 뒤, 스위스 국적의 알렉스 폰타나, 일본인 레이서 카게야마 마사미, 이데 유지, 야나기나 마사타카 등이 대륙을 오가며 참여해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 문제 등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슈퍼레이스 관계자는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장차 독일 3대 명차 브랜드 벤츠, BMW, 아우디가 참여하는 독일투어링마스터즈자동차경주대회(DTM)와 일본의 대표적 메이저 자동차 경주 대회 ‘슈퍼 GT’의 위상에 견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1948년 창설된 ‘나스카(미국스톡카경주협회·NASCAR)’ 대회는 오늘날 미국 최대 인기 프로스포츠인 미국프로풋볼(NFL) 다음으로 시청률이 높다. 미국 28개 도시에서 매년 2월부터 약 9개월 동안 총 36전이 열리는데 ‘데이토나 500’은 자동차 경주의 ‘슈퍼볼’로 불린다. 우리나라의 스톡카 레이스는 나스카에서 따왔다. 주최 측이 정한 부품 규정에 따라 조립해야 한다. 겉은 양산차 모델인 도요타 사의 GR 수프라의 카울을 씌운다. 속은 436마력을 내는 GM사의 V8, 6200cc 8기통 엔진, 브레이크는 영국 브랜드 알콘 제품, 슈퍼레이스에서 자체 제작한 트랜스미션과 레이싱 전용 클러치가 탑재해야 한다. 하지만 차량 최소 무게는 1220kg라 엔진 스펙에 비해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내부에는 불이 났을 때 끄는 소화 버튼, 경주 도중 물을 마실 수 있는 튜브 등만 달려 있을 뿐 에어컨 등의 편의시설이 없다. 차량 성능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드라이버들끼리 순수 실력을 겨루는 장으로 볼 수 있다. 드라이버들은 최고 시속 300km/h가 넘는 속도를 제어하며 추월 시점을 정하는 동시에 시시각각 변하는 차량 내부의 온도, 오일 온도, 타이어와 브레이크의 마모, 앞뒤 스테빌라이저 관리 등 예민하게 신경써야 할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관건은 타이어를 아끼는 것이다. 다른 부품과는 달리 타이어 제조사는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지만 웜업부터 연습주행, 예선과 결승까지 정해진 수량의 타이어를 사용해야 한다. 24대가 세 번의 예선을 통해 랩타임 순서대로 결승에서의 그리드(출발지점)를 정한다. 예선에서 최단 시간 안에 최고 기록을 세워야 타이어 마모를 최소화할 수 있고 결승에서 조금 더 앞에서 시작할 수 있다. 자동차 경주 출발 그리드 제일 앞자리를 ‘폴 포지션(Pole Position)’, 폴 포지션에서 출발해 레이스를 우승하는 것을 ‘폴 투 윈(Pole to Win)’이라고 한다. 매년 F1에서 폴투윈이 나올 확률은 거의 50%에 육박한다. 앞에서 출발할수록 유리하다는 증거다. 더 많은 차를 추월해야 할수록 배틀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데 충돌이 많을수록 사고가 날 확률이 높아져 완주를 하지 못하거나 완주를 해도 랩타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결승은 한바퀴를 돈 상태에서 시작하는 롤링스타트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때 관객들은 지그재그로 주행하며 타이어를 예열하며 타이어 접지력을 최대로 높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해당 라운드에서 1,2,3등을 한 선수들은 다음 라운드에서 핸디캡 웨이트 규정을 적용 받아 각각 차량에 80kg, 40kg, 20kg의 납을 달아야 한다. 1000분의 1초 차이로도 순위가 갈리기 때문에 다음 라운드에서는 의도적으로 하위 순위를 유지하며 무게를 빨리 덜어내는 게 상책이다. 올해 슈퍼6000클래스는 사상 최초로 3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디펜딩 챔피언 김종겸(29)과 이를 저지하려는 신예들의 구도로 이뤄져 있다. 최연소 나이로 슈퍼6000클래스에 데뷔하는 이찬준(18),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1에 출연해 인기를 모은 서주원(26), 자동차 시뮬레이션 게임인 ‘심레이싱’ 대회에서 1등을 하고 지난해 슈퍼6000클래스에 데뷔한 이정우(25), 한국 최초로 F1 하위리그인 F2에서 뛴 문성학(30), 어린 시절 네덜란드로 입양돼 F3을 경험한 베테랑 최명길(35), 한국인 최초로 인디500에 도전했던 최해민(36) 등이 있다.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 중 한 명은 최광빈(22·CJ로지스틱스)이다. 중학교 때 우연히 F1 경기를 티비로 본 뒤 카레이서를 꿈꾸게 된 그는 부모님을 1년 동안 설득해 카트(Cart)로 카레이싱에 입문했다. 자동차전문대학에 진학했지만 정비 위주로 진행되는 수업에 회의감을 느끼고 대학을 중퇴한 뒤 공사장 막노동에 뛰어들어 아반떼를 샀다. 현대자동차가 주최하는 아반떼컵 1,2,3부 리그에서 최연소 우승을 거둔 뒤 지난해 GT1 시리즈에서 코스 신기록을 달성하며 곧바로 최상위 클래스로 올라왔다. 최광빈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나는 바닥부터 한계단씩 올라온 사람”이라며 “나를 포함한 새 얼굴들이 ‘고인물’들을 대신해 세대 교체를 이루겠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현대차가 좋은 차를 만들었음에도 WRC에서 외국인 드라이버 내세워 우승했는데, 이제는 내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기염을 토했다.슈퍼레이스를 소개하는 유튜브 콘텐츠 진행자로 활동하며 ‘레린이(레이싱+어린이, 레이싱을 처음 알게된 사람)’에서 ‘레잘알(레이싱을 잘 아는 사람)’로 거듭난 전수형(31) 아나운서는 “카레이싱의 재미는 직관에 있는데 이번에는 무관중으로 치러져 너무 아쉽다”고 했다. 슈퍼레이스의 지난해 경기 당 평균 관중 수는 2만 2375명으로, 국내 4대 프로스포츠 가운데 최대인 야구(10120명)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전 아나운서는 “여성분들이 처음에는 남자친구나 남편 손을 잡고 왔다가 막상 현장에 와서 입장이 바뀐다. 타이어가 타는 냄새, 배기음을 내뿜으며 눈 앞에서 차가 지나갈 때 흥분감을 느낄 수 있다”며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운전하는 차에 타서 서킷을 5분 동안 경주하는 택시타임, 선수들과 자동차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그리드 워크(Grid Walk) 시간도 있다. 나도 그러면서 좋아하는 선수가 생겼고 팬심으로 선수들을 응원하면서 재미를 붙였다”고 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2000자 인터뷰 39] 이종석 “대북 전단 못 막으면 대결 시대로 되돌아가”

    [2000자 인터뷰 39] 이종석 “대북 전단 못 막으면 대결 시대로 되돌아가”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2006년 2~12월)을 지낸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로 시작해 대남 군사행동 위협으로 번진 작금의 사태와 관련, “지금은 남북 관계의 판이 깨지는 것을 넘어서 과거의 대결 시대로 돌아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대북 전단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15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전단을 기화로 호랑이 등에 올라탄 북한을 내려오게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정부가 전단 문제 해결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2000년 6월 24명의 대통령 민간인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평양에 갔던 이 전 장관은 “남북이 교착에 빠진 지금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선언을 만든 문재인 정부는 스냅백을 전제로 한 대북 제재 완화 등에 대해 할 말은 미국에 하는 능동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이 전 장관과의 일문일답 내용.●군사행동 위협 사태 -북한이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파괴나 군사행동까지 거론하고 있다. 왜 지금인가. “지난 4일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나 노동당 통일전선부 담화를 보면 마구 화를 내면서 전단 살포를 막으라는 요구가 이뤄질 때까지 우리가 가만히 안 있겠다고 하면서 예시한 세 가지가 있다. 개성공업지구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의 철거, 군사합의 파기다. 전단 살포 금지법이 나올 때까지 괴롭히겠다는 뜻이었다. 북한이 우리를 지켜보면서 압박하는 데 약간 에스컬레이트된 측면이 있긴 하다. 군사합의 파기는 예고한 것인데 그렇게 되면 (군사)행동을 취할 것이다. 전단이 심각한 게 두 가지인데 김정은 국무위원장 비방이 들어가 있고, 코로나19 같은 가장 적절하지 못할 때 북으로 날아간다는 점이다.” -북한 위협이 전단지에 국한된 얘기인가. “평론가들은 북한 경제난이 심각해 주민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서 혹은 북미 관계가 잘 안 풀리니까 대남 위협 상황을 만들었다고 한다. 검증이 안 되는 말이지만 중요한 것은 북한이 전단을 놓고 전 주민을 상대로 캠페인을 벌였다는 것이다. 그건 뭐냐 하면 쌀 50만t을 대가로 해결이 안 된다는 뜻이다. 오로지 전단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북한의 누적된 불만이 터진 지점이 전단지다. 전단지는 남한에 책임을 물을 명확한 명분이 있다. 이것을 해결해야만 경제나 그다음을 말할 수 있다. 1단계, 2단계가 있는데 딴소리하면 안 된다. 전단 살포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 태도가 문재인 정부의 남은 2년간 남북 관계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얘기하듯 분명한 해결이 없으면 남북이 더 가봐야 소용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부당하거나 일방적인 요구가 아니다. 4·27 판문점선언에서 두 정상은 전쟁과 충돌 없는 한반도를 합의하면서 그 일환으로 적대행위 중지와 전단 살포 방지 등을 합의했다. 이걸 지키라는 것이다. 비무장지대에서의 적대행위 중지와 전단 살포 방지 등의 합의가 들어 있는 만큼 매듭을 지으려고 할 것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이걸로 끝이다가 아니고 이거 하지 않으면 끝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정부가 할 일은 전단지 대책에 집중하는 것인가. “그렇다. 전단지 살포를 못 하게 만들어 내는 것이고, 시간이 경과되면 압박은 커질 것이다. 국내 여론은 더 나빠질 것이고, 그게 어떻게 작용할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그걸 이겨 내야 한다. 남북 관계의 판이 깨지는 게 아니라 잘못하면 과거 대결의 시대로 돌아갈 수 있다. 쉽게 말하면 북한은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 일단 호랑이 등에서 북한을 내려오게 해야 한다. 엉뚱하게 경제 문제라면서 쌀 주면 된다는 주장은 북한의 북자도 모르는 사람이 하는 소리다.”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선언의 의미와 성과를 재해석한다면. “평화 분위기 조성을 기다리는 게 아니고 한반도 운명의 당사자로서 주동적으로 남북 관계에 나섰고, 이걸 통해 한반도 역사의 물줄기를 대결과 갈등에서 협상과 협력의 방향으로 바꿨다. 한반도 정세 변화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정세를 만들어 가는 게 한반도 운명의 당사자임을 6·15 선언은 보여 줬다. 성과라면 둘을 꼽을 수 있다. 첫째, 대결 상태의 남북 관계를 경제 협력을 중심으로 하는 교류협력 관계로 재구성하기로 합의했다. 그 합의가 공동선언 4항에 있다. 과거에는 못 한 남북 교류협력이 6·15 이후 대결이 고조될 때조차 극단적으로 나빠지는 것을 막아 온 측면이 있다. 둘째는 통일 문제가 첨예한 이슈이지만 북이 남의 연합제에 호응하면서 ‘낮은 단계의 연방제’라는 말을 만들어서 합의를 만들고 인식의 공통성을 얘기했다. 즉 통일은 빠른 시간 내에 이룰 수 있는 게 아니고 장기적이고 단계적이며 점진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남북이 공유했다. 남북 관계에서 상대방에 대한 의심, 상대방이 나를 잡아먹을 것이라는 의구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었다.” -선언의 요체는 무엇이고 선언이 잘 이행되지 않은 이유는 뭔가. “적대와 대결의 남북 관계를 화해·협력 관계로 바꾸자는 게 요체다. 잘 이행됐더라면 4·27 선언이 필요 없었을 것이다. 이행되지 않은 이유는 여전히 남북과 북미의 대결 구조 속에 한반도가 있기 때문이다. 대결의 본질은 불신이다. 남북 관계 외에 북미 관계가 중요 변수다. 북미 대결과 불신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남북 관계 개선에 발 맞춰 그만큼의 북미 간 불신을 줄이지 못했던 게 문제였다.” -6·15 선언 20주년을 맞는 감회라면. “학계 사람으로 문정인 청와대 특보와 함께 평양을 방문했다. 평양 순안공항에 내렸을 때 감격적인 순간을 맞으면서도 지속성을 갖고 빠른 시일 안에 대결에서 화해와 협력으로 가는 길이 실현돼 공동 번영을 맞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20년이 지났는데, 그때보다는 상황이 더 좋아진 것 같지만 남북 통로가 막혀 있다. 이런 현실에 자괴감을 갖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정책에서 어떤 점을 잘했다고 보는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한 전략의 변화를 정확히 포착했다. 당시는 한반도가 전쟁 직전까지 다다랐다. 이랬던 한반도의 대결 정세를 대화와 평화 국면으로 전환하는 물꼬를 텄다. 그것이 가장 잘한 것이다. 6·15보다 진전된 내용을 4·27과 9·19에 담은 것도 잘했다. 군사분야 합의를 이뤘는데 한반도에서 종전 상황을 만들어 내는 깊이 있는 내용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난해 이후 교착 국면을 타개해 정세를 호전시키는 주도적 노력이 부족했다. 좋은 정세를 만들어 내기 위해 필요한 자기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 두 개의 정상 선언을 합의한 상태에서 핵 문제가 걸려 있다고는 하지만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도 안 하고 있다. 남북 군사 충돌도 없다. 여러 가지 말은 오가고 있지만. 북한 내부적으로는 국가 전략이 군사 중심에서 경제 중심으로 바뀐 것도 사실이다. 유엔의 대북 제재 때문에 남한, 서방과의 협력을 못 하고 있어서 그렇지 북한은 개혁개방을 했다. 이런 것들은 옛날에 없던 변화다. 이런 정도 기반이 있다면 뭔가 돌파를 해야 한다. 핵 문제처럼 매우 어려운 것도 있지만, 두 정상 선언을 일정하게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이 좋은 것도 사실이다. 주도적이고 창의적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미국과 다른 생각이 있으면 그 얘기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북한한테도 마찬가지다.” ●남북·북미 관계 전망 -꽉 막힌 남북 관계를 풀 수 있는 방안을 문재인 정부에 제안한다면. “정세를 만들어 나가는 능동적·적극적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한반도 운명의 당사자는 우리다. 미국이 아니다.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한반도 문제에 관한 한 우리가 더 잘 안다. 우리의 운명이 걸려 있다. 또 하나는 핵 문제와 관련해 스냅백(약속한 합의 사항을 이행하지 못하면 제재 해제를 철회) 조치를 전제로 해서 단계적 비핵화를 이끌어 내라고 미국에 요구해야 한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포기하면 요만큼 제재를 완화해 주고 하며 단계적으로 하자는 거다. 스냅백을 하면 미국이 손해 볼 일은 매우 적다. 북한은 비핵화 조치에서 핵실험장을 이미 폭파했다. 그다음 영구적으로 폐기하겠다는 게 동창리 엔진실험장이고 영변 시설이다. 미국은 체제 안전 보장 등을 말하지만 가장 큰 게 뭐냐. 제재 해제다. 제재가 풀리면 외부 자본이 들어가고 기술이 들어간다. 만약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게 눈에 보이거나 하면 스냅백을 해서 원래대로 되돌리면 된다. 북한이 파괴한 시설을 다시 건설하긴 어렵다. 반면에 한국이나 서방이 스냅백을 해서 보는 손해는 북한보다 훨씬 적다. 우리의 대북 진출은 한국 경제에서 작은 비중이지만 북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만일 스냅백이 이뤄지면 북한 경제는 망한다. 북한의 28개 경제 특구가 외부 자본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전혀 가동이 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한국이나 서방 투자를 먹고 떨어진다고 우려하는데 그럴 수 없는 구조다. 아무도 보지 못한 진실의 순간을 보기 위해 단계적으로 비핵화 조치를 하고, 제재 해제를 해주면서 스냅백을 걸자는 거다.” -북미 관계 전망을 해 달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비핵화를 진전 없이 그럭저럭 끌고 갈 것이다. 우리에겐 고통의 시간이 될 것이다.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문제 해결에 상대적으로 더 유리할 것이라고 본다. 공화당은 동맹에 대해 일방적인 경향이 강하다. 트럼프의 일방주의는 더 세다. 트럼프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서 북핵을 풀겠다고 했을 때 환호했지만 한계도 봤다. 철학이나 조직을 갖고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장삿속에서 하는 것이다. 한반도 문제를 풀겠다는 구도 속에서 하는 게 아니다. 바이든이 된다고 해서 미국의 대북 정책이 당장 달라질 것은 없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은 동맹의 의견을 경청하는 편이다. 그래서 대북 정책에서 한국이 말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길 것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교착 국면에서 한국이 상황을 돌파하려는 의지와 결단과 실행 능력이 중요하다. 그것이 북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marry04@seoul.co.kr이종석 전 장관은 3년간의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장을 거쳐 노무현 정권 말기 2006년 2월부터 12월까지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2003년 NSC 차장으로서 인연을 맺었다. 저서는 ‘북한-중국 국경: 역사와 현장’(2017), ‘칼날 위의 평화: 노무현 시대 통일외교안보비망록’(2014) 등.
  • [여기는 호주] 영화 ‘그린 랜턴’ 실사판?…밤하늘 날아가는 녹색 섬광 정체는?

    [여기는 호주] 영화 ‘그린 랜턴’ 실사판?…밤하늘 날아가는 녹색 섬광 정체는?

    마치 슈퍼히어로 영화인 ‘그린 랜턴’을 연상시키는 녹색 섬광이 호주 전국의 하늘에서 포착되어 시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지난 14일 밤(현지시간) 서호주부터 남호주, 동부 빅토리아 주등 전국에서 녹색 섬광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들이 올라왔다. 서호주에 사는 샤즈 후세인은 14일 밤 11시 20분경 하늘을 가로지르는 녹색 섬광을 포착했다. 녹색 섬광은 유성처럼 빛이 났지만 녹색이었고 지구 대기권으로 떨어지면서 밝게 타오르는 것이 아닌 하늘을 가로 질러 날아가는 모습이었다. 한 시민은 “자정 부근 하늘을 가로 지르며 날아가는 섬광을 보았는데 너무나 환상적이었다”고 적었고 다른 시민은 “야간에 일을 하던 중 섬광을 보았다. 굉장히 밝은 녹색 광선이었다”며 정체를 궁금해 했다.호주 채널9 뉴스의 보도에 의하면 이 녹색 섬광은 지구를 지나가는 소행성 ‘163348(2002 NN4)’의 모습이었다. 이 소행성은 그 크기가 지름 570m 정도로 지구를 잠재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소행성인 직경 250~770m 크기의 ‘지구위협 소행성’(PHA Potentially Hazardous Asteroid)중의 하나지만 충돌 가능성은 없다. 그 밝은 빛 때문에 마치 지구 가까이에서 지나가는 것처럼 보여 충돌 위험까지도 있어 보이지만 사실 지구와의 거리는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의 13배인 약 510만㎞나 떨어진 궤도를 돌고 있기 때문에 지구와의 충돌 위험성은 없다. 그렇다고 소행성들이 전혀 지구로 충돌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2013년에는 지름이 불과 17m정도 되는 소행성이 러시아 첼라빈스크 상공으로 떨어져 폭발하면서 1000여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한편 이번 소행성 163348(2002 NN4)는 태양 선회 궤도를 약 300일에 걸쳐 돌고 있으며, 2026년 6월경 다시 지구 주변을 지나가게 된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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