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달 추락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외교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케이블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은지원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상주시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242
  • [프로배구] KO당한 OK저축의 ‘성장통’

    [프로배구] KO당한 OK저축의 ‘성장통’

    용병 영입 혼선·주력 잇단 부상 작년 크리스마스 이후 승점없어 올 시즌 창단 첫 최하위 가능성두 시즌 연속 챔피언 자리에 오르며 ‘봄 배구’ 분위기를 주도했던 신흥 강호 OK저축은행이 이번 시즌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좋지 않은 장면(NG)만 잇달아 연출하며 팀 이름값을 해내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성장통’으로 해석한다. 31일 현재 OK저축은행은 4승22패(승점 13)로 V리그 남자부 최하위로 처졌다. 지난 시즌 23승을 거뒀지만 올 시즌은 22패다. 성탄절 이후 한 달 반이 지났지만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남은 10경기 모두 승점 3을 챙겨도 최종 승점은 43이다. 지난 시즌 승점인 71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플레이오프(PO)는 물론 창단 첫 최하위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다. 세계 최고 수준이던 로버트랜드 시몬(쿠바)에게 의존해 거둔 성공이 이제는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 됐다. 외인 선수 영입은 혼선을 거듭했고 주력 선수들은 줄줄이 부상에 빠졌다. 분위기를 바꿔 줄 해결사도 없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5월 열린 V리그 남자부 사상 첫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7개 구단 가운데 가장 늦게 지명권을 행사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쿠바 대표팀 주장 롤란도 세페다가 하필이면 팀에 합류하기도 전에 월드리그에서 집단 성폭행 혐의에 연루되면서 외국인 선수 악몽이 시작됐다. 새로 합류한 마르코 보이치(몬테네그로)는 부상 때문에 리그 초반 8경기 만에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지난해 12월 어렵게 데려온 모하메드(모로코)는 데뷔전에서 34득점(공격성공률 50.8%)을 올리며 기대를 높였지만 점차 상대에게 간파당하면서 파괴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국내 선수들도 부상 악몽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팀 공격을 이끌던 송명근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무릎 수술을 받은 것도 치명적이다. 박원빈은 발목 부상으로 이미 시즌을 마쳤다. 트라이아웃 제도로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가 골고루 공격에 이바지하는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점에서 ‘OK’는 최악의 상황에 빠진 셈이다. 한편 31일 대전경기에서 한국전력은 삼성화재를 3-1(25-22 20-25 25-20 25-19)로 제압하고 4위를 지킨 데 이어 승점 3을 보태 3위 우리카드(승점 47)와의 승점 차를 3으로 좁혔다. 여자부 KGC인삼공사는 현대건설을 3-0(25-22 25-18 26-24)으로 완파해 4위(12승10패·승점 34)로 끌어내리고 대신 3위(12승19패·승점 36)로 올라섰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돈에 현혹된 스포츠 정신… 명예는 추락 인생은 나락

    돈에 현혹된 스포츠 정신… 명예는 추락 인생은 나락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에서 포수, 지도자로 뛰었던 요기 베라(1925~2015)가 남긴 명언이다. 아무도 승패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스포츠의 세계를 잘 드러낸다. 그러나 승부를 조작한다면 이처럼 노력한 만큼 결실을 맺는다는 가치관은 망가지고 만다. 우리나라 국민체육진흥법은 승부조작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체육계 관계자는 15일 “연간 21조 8000억원이나 되는 불법 스포츠 도박시장 탓에 승부조작 가담자에게 돌아가는 돈도 클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법률로 따지면 승부조작의 진짜 이름은 ‘부정경기행위’다. 국민체육진흥법 제14조는 ‘운동경기의 선수, 감독, 코치, 심판 및 경기단체의 임직원은 운동경기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받거나 혹은 제공하거나 제공할 것을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승패를 뒤집지 않아도 일부러 ‘짜고 치면’ 승부조작에 해당하는 것이다. 아주 정밀한 스포츠 도박의 성격상 선수의 동작 하나에도 얽히기 일쑤다. 예컨대 농구에서 자유투를 날리거나 축구 골키퍼가 공을 놓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또 야구에서 ‘1회 첫 투구를 볼로 던져 달라’거나 ‘변화구가 아닌 직구로 던져 달라’, ‘어차피 11점이나 앞섰는데 저쪽 팀이 콜드게임으로 지면 해체된다고 하니 시원하게 헛스윙하고 들어오라’는 등 청탁도 실제로 가능하다. 우리나라 프로축구 K리그 FC서울과 일본 J리그 우라와 레즈가 맞붙은 2016년 5월 25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은 축구 역사에 남을 명승부로 꼽힌다. 연장전까지 120분에 걸친 혈전으로도 승부를 내지 못했다. 승부차기에서도 5명씩 키커로 나서고도 승부가 나지 않아 결국 여덟 번째 선수까지 나서야 했을 만큼 잠시도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접전 끝에 서울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말 그대로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만약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린 ‘극장골’,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리던 승부차기조차 ‘각본 있는’ 드라마였다면 어땠을까. 승부조작은 스포츠의 묘미를 즐기려는 팬들을 배신하는 행위다. 안타깝게도 프로스포츠는 승부조작과 길을 함께 걸었다. 역사상 승부조작을 예방하고 근절하려는 몸부림 역시 끊이지 않았다. 국내외 승부조작 사례를 되돌아봄으로써 ‘반칙 없는 한 해’를 기대해 본다. ●승부조작 부르는 ‘아는 형님’의 달콤한 유혹 연봉이 적거나 빚을 진 경우가 아니라도 선수들은 오랜 친분으로 엮이기 일쑤여서 스폰서, 이른바 ‘아는 형님’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렵다. 인연에 약한 특징을 노리는 것이다. 평소 이들은 스타플레이어나 유명 체육인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선수들에게 선물과 향응을 제공하며 환심을 산다. 그러다 결정적인 순간 승부조작을 청탁하고 선수들에겐 끼어드는 대가로 의리에 따라 돈을 건넨다. 경제적인 문제 때문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흥행 질주 한국 프로야구 제동 건 ‘이태양 사건’ 프로야구는 2016년 800만 관중을 돌파한 속에서도 승부조작이라는 찬바람이 불었다. 2012년 승부조작과 영구제명 홍역을 앓았던 프로야구는 지난해 투수 이태양이 방출되면서 4년 만에 다시 승부조작 파문에 휩싸였다. 이태양은 모두 4경기에서 브로커와 짜고 일부러 볼넷을 내주는 방식으로 경기를 조작했다가 결국 지난해 8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대만 프로야구 열기 잠재운 ‘검은 독수리 사건’ 대만에서는 지폐에 야구팀 그림을 넣을 정도로 야구가 있기를 끄는 스포츠이지만 정작 프로야구는 지지부진하다. 1990년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프로야구를 출범시킨 뒤 한때는 11개 팀이 경쟁할 정도로 성행했지만 연이어 터진 승부조작 사건으로 프로야구 토대 자체가 무너져 버렸기 때문이다. 대만 프로야구를 무너뜨린 서막은 1990년대 후반 터진 ‘검은 독수리 사건’이라 불리는 승부조작 사건이었다. 연루된 선수 대부분이 속해 있던 스바오 이글스 유니폼이 검은색인 데서 이름이 붙은 사건으로, 폭력조직 삼합회가 주동이 돼 승부조작을 일삼다 꼬리를 잡히고 말았다. 스바오 이글스는 체포된 선수가 너무 많아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지경까지 갔다가 끝내 해체됐다. 1999년에는 폭력조직이 승부조작을 거부한 감독을 칼로 찌르는 사건도 일어났다. 인기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던 대만 프로야구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해마다 승부조작 사건이 터지며 팬들에게 철저히 외면받았다. ●야쿠자와 야구선수의 결탁 ‘日 검은 안개 사건’ 1969년 일본 프로야구 시즌 도중 한 외국인 선수가 기자에게 “경기 중에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실책을 하는 동료 선수가 있다”고 귀띔했다. 이 은밀한 제보는 탐사보도로 이어졌고 결국 야쿠자가 승부조작을 주도하고 일부 선수가 결탁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주동자로 몰린 투수 나가야스 마사유키는 잠적했다가 이듬해 인터뷰를 통해 승부조작에 연루된 다른 선수들을 폭로하면서 사건은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나가야스 등 6명은 영구제명 처분을 받았고 3명은 사실상 영구제명됐다. ●1919년 세계 첫 승부조작… MLB ‘블랙삭스 스캔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세계 최초의 승부조작 사건이 벌어졌다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1919년 메이저리그 팀인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조 잭슨 등 선수 8명이 승부조작에 가담하다 들통난 블랙삭스 스캔들이 바로 그것이다. 1919년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은 신시내티 레즈와 시카고 화이트삭스 경기를 앞두고 도박사들은 당대 최고 1루수였던 화이트삭스의 치크 갠딜에게 접근해 승부조작을 의뢰했다. 구단주의 전횡에 불만이 많았던 갠딜은 동료 선수들까지 끌어들였다. 결국 신시내티가 우승을 차지하며 끝내 팀까지 망쳤다. 영원히 숨길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루머가 끊이지 않았다. 경찰 조사 끝에 결국 조작극을 벌인 선수 8명은 영구제명됐다. ●K리그 수렁에 빠뜨린 ‘국가대표 김동현 사건’ 2011년 5월 경남 창원지검 특수부가 승부조작을 종용하던 브로커 2명을 구속하고 현역 축구 선수 2명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K리그를 뒤흔든 승부조작 사건이 축구계 전체를 흔들기 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국가대표 선수였던 김동현이 주도적으로 승부조작에 개입했다는 게 충격을 던졌다. 온라인 도박과 조직폭력배, 그리고 돈을 노린 선수들이 공모하는 전형적인 모습이 드러났다. 프로축구연맹은 선수 40명을 영구제명시켰다. 수사 과정에서 선수와 감독이 자살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소속인 경남FC가 유리한 판정을 해 달라며 심판에게 돈을 준 사실이 적발됐지만 승점 10점을 삭감받는 데 그쳤다. 2016년엔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최강으로 군림하던 전북이 연루된 심판 매수 사건이 팬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이번에도 솜방망이 대응 논란이 일었다. 전북 소속 스카우트 차모(50)씨가 2013년 심판 2명에게 다섯 차례에 걸쳐 모두 500만원을 준 사실이 드러나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승점 68을 확보하며 조기 우승이 확정적이던 전북은 승점이 59로 깎였다. 결국 전북은 서울과 승점이 같은 상황에서 리그 최종전을 치렀지만 패하는 바람에 K리그 클래식 우승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伊 축구 명문 유벤투스 몰락 부른 ‘칼치오폴리’ ‘칼치오폴리’는 이탈리아 축구의 자존심을 짓밟은 사건이다. 2006년 이탈리아 경찰은 세리에A(1부 리그)와 세리에B(2부 리그) 다수 클럽이 심판을 매수해 유리한 판정을 부탁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그 결과 유벤투스와 AC밀란 등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 구단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심각한 것은 1994년부터 유벤투스 단장으로 재직했던 루치아노 모지가 매수를 주도했다는 사실이었다. 유벤투스는 청탁을 통해 승점을 쌓은 2004~05시즌과 2005~06시즌 리그 우승 트로피를 박탈당했다. 그리고 강제로 2부 리그로 강등됐다. 유례가 없는 중징계였다. 강등이 확정되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파비오 칸나바로, 파트리크 비에라 등 유명 선수들이 줄줄이 팀을 떠나면서 유벤투스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됐다. AC밀란 등도 승점 삭감·벌금형 등 중징계를 받았다. 한때 세계 최고 리그로 군림했던 세리에A는 이후로도 잇따른 승부조작 사건으로 타격을 받았다. ●첫 여성 승부조작으로 얼룩진 2012년 ‘V-리그’ 한국 프로배구 V-리그에선 2012년 2월 전현직 선수 16명이 연루된 승부조작 사건이 터졌다. 한국 배구는 세계 최초로 여자 선수들이 연루된 승부조작 사건이 발생했다는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로부터 돈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뿐 아니라 브로커 진술을 통해 프로야구 승부조작까지 드러났다. 배구계가 특히 충격을 받았던 것은 구속된 두 선수가 신인왕 출신에 팀의 기둥이었다는 점 때문이다. 한국배구연맹은 사건이 터진 이튿날 팬들에게 공식 사과한 데 이어 수사가 마무리되자 이 사건에 연루된 선수 16명을 전원 영구제명시켰다. ●범죄자로 전락한 농구 영웅… 2013년 ‘강동희 사건’ 농구에선 2013년 강동희 전 동부 감독 사건이 충격을 줬다. 강 전 감독은 2010~11시즌 일부 경기에서 브로커들에게 약 4700만원을 받고 승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그는 혐의를 시인했고 징역 10개월에 추징금 47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한국농구연맹(KBL)은 강 전 감독에 대해 영구제명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이에 따라 당대 최고 가드인 동시에 감독으로서 드물게 성공 가도를 달리던 농구 영웅은 사상 첫 감독 출신 승부조작범으로 추락했다. 강 전 감독은 한때 프로농구 무대에서 허재, 김유택과 함께 ‘찰떡 호흡’을 자랑했던 ‘허동택 라인’ 중 1명으로 유명하다. ●e스포츠에 찬물 끼얹은 2010년 ‘스타리그 사건’ 세계 최초로 프로리그를 출범시키며 한국 e스포츠를 선도했던 스타크래프트는 2010년 5월 터진 대규모 승부조작으로 신뢰와 인기를 모두 잃었다. 승부조작에 연루된 11명 중에 스타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강자로 군림하던 선수까지 포함된 게 특히 충격이 컸다. e스포츠협회는 관련 선수들을 영구제명시키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지만 신뢰 하락 여파를 감당하지 못했다. 스타크래프트 경기단을 만들었던 공군이 팀을 해체하면서 입대한 뒤에도 현역 선수로 뛰며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도 사라졌다. 결국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자체가 문을 닫으며 몰락했다. ●“근절 위해선 유소년기 윤리 교육이 가장 중요” 한 전문가는 “운동선수들을 살펴보면 어릴 때부터 합숙을 병행하며 바깥 세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승부조작의 심각성을 모르기 일쑤”라면서 “유소년 시기부터 협회와 리그, 지도자들의 노력으로 스포츠 윤리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만 애쓰기 때문이다. 운동선수들은 프로팀에 들어가서야 교육이란 단어를 접하곤 한다. 전문가들은 “건전한 스포츠 문화를 정착시키려면 운동선수를 포함한 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리그, 구단, 학교에서의 사전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법조 비리’ 정운호 1심 징역 5년…‘정운호 뇌물’ 판사 징역 7년

    현직 부장판사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처음 구속돼 대법원장이 대국민 사과까지 한 사건은 정운호(52)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비롯됐다. ‘정운호 게이트’라는 말이 나올 만큼 법조계에 전방위적으로 로비를 벌였다는 혐의로 기소된 정 전 대표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정 전 대표로부터 외제차 뇌물을 받은 부장판사는 형량이 더 높은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남성민)는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정 전 대표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김수천(58) 전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징역 7년과 벌금 2억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정씨의 행동으로 사법권의 존립 근거인 국민의 사법신뢰가 현저히 추락했다”면서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정씨가 법조계 신뢰를 하락시켰을 뿐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 사법 불신이라는 막대한 피해를 줬다”면서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정 전 대표는 본인이 연루된 사건의 재판 청탁을 대가로 김 부장판사에게 수입차 ‘레인지로버’ 등 금품 1억 5000여만원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됐다. 그는 또 자신이 고소한 사건을 잘 봐달라며 법조 브로커 이민희(57)를 통해 서울중앙지검 조사과 김모 수사관에게 2억 2000여만원을 제공하기도 했다. 네이처리퍼블릭 등 회삿돈 108억원을 빼돌리거나 회사 소유 전세권을 개인 명의로 넘겨받은 혐의도 확인됐다. 애초 100억원대 원정도박으로 구속 재판을 받던 정 전 대표는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7) 변호사에게 보석을 대가로 수십억 원을 제공했다. 그러나 최 변호사가 보석 결정을 받아오지 못하자 수임료를 반환하라는 실랑이가 벌어졌고, 격분한 정 전 대표가 접견 중 최 변호사의 팔을 꺾는 폭행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최 변호사는 정 전 대표를 경찰에 고소했고, 양측이 서로 비위 폭로전을 벌이면서 법조계 비리의 민낯이 세상에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정 전 대표의 원정도박 혐의 수사 무마를 대가로 3억원을 받은 혐의가 포착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58) 변호사는 1심에서 징역 3년형에 처해졌다. 최 변호사는 1심에서 징역 6년과 추징금 45억원을, 최 변호사 측 브로커 이동찬(45)은 징역 8년을 받았다. 정씨 측 브로커 이민희도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日 정치인 도 넘는 망언 자제해야

    일본 정치인의 연이은 막말식 발언이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부산 소녀상 설치와 관련해 염치없는 발언을 하더니 이번에는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나섰다. 그는 지난 10일 각의(국무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 통화 스와프 협상과 관련해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빌려준 돈도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며 “스와프 따위도 지켜지지 않을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된다”고 말했다. 아소 부총리의 발언은 대한민국이 빌린 돈도 갚지 않는 신용 없는 국가라고 지칭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국가의 존엄을 무시한 모욕적 언사다. 국교를 맺은 이웃 나라에 대해 일국의 정치인이자 각료로서 해서는 안 될 발언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재무상을 겸하고 있는 아소 부총리가 통화 스와프의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화 스와프는 외환 위기 등 비상시에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받도록 하는 계약으로 상호 외환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국가 간에 돈을 빌려주고 받는 차관과는 개념이 다름에도 아소 부총리는 ‘빌려준 돈도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는 몰상식적 발언을 한 것이다. 아베 정권의 2인자인 아소 부총리의 상식 이하 행동과 발언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는 2013년 4월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당시 우리 정부가 항의 표시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방일을 취소시켰다. 그해 6월엔 도쿄대 강연에서 일제의 창씨개명에 대해 “조선인들이 ‘성씨를 달라’고 한 것이 시발이었다”고 후안무치한 주장도 폈다. 외교부 대응도 문제다. 최근 일본 정부의 뻔뻔하고 강압적인 조치에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한·일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원론적 논평만 했다. 이번에도 고작 “부적절한 발언으로서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발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정도의 반박만 했다. 한·일 관계를 고려했다고는 하지만 우리의 국익을 훼손하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잇단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서는 너무도 안이한 저자세다. 일본이 한국과의 지속적인 발전을 원한다면 일제가 저지른 만행에 대해 진정한 사과를 하는 것이 순서다. 지금처럼 국민의 감정을 격앙시키는 망언은 결코 양국 화해와 협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손학규 前 민주당 대표 인터뷰] “‘안철수 현상’은 유효… 단, 새틀짜기 정치 세력화는 내가 할 것”

    [손학규 前 민주당 대표 인터뷰] “‘안철수 현상’은 유효… 단, 새틀짜기 정치 세력화는 내가 할 것”

    손학규(70) 전 민주당 대표는 9일 “‘안철수 현상’은 유효하다. 단, 안철수만 (충족)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제가 그걸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차례 대권 도전에 나섰지만 당내 경선의 벽을 뚫지 못했던 그는 “꼭 무엇이 되겠다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상황에서 나라를 구하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문재인 대세론’은 결국 폐쇄적이고 패권적인 속성 때문에 무너질 것”이라면서 “평등과 공정사회란 시대정신을 공유하는 세력들이 연대와 연합을 통해 새로운 정치세력을 재구성하는 일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인터뷰는 이종락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80분간 이어졌다. →오는 22일 발족하는 국민주권개혁회의는 무엇인가. 현역 의원은 얼마나 동참하는가. -광장에서 인상적인 구호가 ‘내가 나를 대표한다’는 말이다. ‘이게 나라냐’는 외침 속에 국민주권개혁회의는 기득권과 특권, 패권을 넘어서 국민이 주도하는 개혁을 추진할 것이다. 바로 정당을 하자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국민의당,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들도 참여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민주당에서 ‘개헌보고서’ 파동도 있었고, 의원들이 조심스럽기 때문에 모르겠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정치 빅뱅의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한 라디오 인터뷰에선 현역 의원 50~100명이 합류할 것이란 얘기도 나왔는데. -진행자가 예시를 든 것이다. 당장 민주당에서 움직이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선 정국에선 많은 의원이 참여할 수 있다. 1987년 체제에서는 대통령이 누가 되든 여소야대를 맞을 수밖에 없다. 각 정당이 서로 합의하고 타협해 한길을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연립정권이다. 연립정권의 안정적 모습을 봤기 때문에 책임총리에 의한 독일식 의원내각제와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얘기하는 것이다. →정계 복귀 이후 제7공화국을 역설했다. 내각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나도 5년 전까지는 반대했다. 파벌정치와 지역주의가 고착화된 데다 재벌 영향력이 큰 한국에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013년) 독일에서 8개월 있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의원내각제가 통제장치만 있다면 정치 안정과 경제 번영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 →대부분 대선 전 개헌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여전히 가능하다고 보는가. -의지의 문제고 선택의 문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권력구조 개편인데 이미 나와 있다. 광장 민심이 ‘나라의 틀을 바꾸자’는 것에 동의하면 간단한 일이다. 그런데 바로 자기 앞에 권력이 있는 것 같은데 왜 포기하려고 하겠느냐. 그게 당의 분위기를 지배하고 정치권을 지배하는 상황이다. →문재인 전 대표를 말씀하시는 건가. -그렇다. 눈앞에 권력이 있는 듯하니까 ‘사람(박근혜)의 문제이지 제도(대통령중심제)가 무슨 문제냐’는 얘기를 하는 것 아니겠나. 전남 강진에서 내려오며 “6공화국의 명은 다했다. 7공화국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핵심은 대통령과 권력기관의 특권을 내려놓고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뒤덮으면서 제가 떠들 필요가 없어졌지만, 이걸 정치권이 막고 있다. →그렇다면 ‘문재인 대세론’은 어떻게 보는가. -대선까지 안 간다. 지금은 시민혁명의 시기다. 시민들이 대통령을 끌어내린 것은 잘못된 틀을 바꾸자는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아주 묘하게 ‘개헌은 박근혜 세력의 정권 연장 아니냐’는 식으로 호도한다. →대세론이 허물어지는 원인이 개헌에 대한 태도 때문이란 건가. -개헌은 한 요소이고, 문 전 대표가 갖는 폐쇄적인 패권주의 속성 탓이다. 민주당이 지지율 40%까지 올라갔으면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더 올라갔어야 한다. 민주연구원의 보고서 파동이나 비문(비문재인) 잠룡에 대한 휴대전화·18원 후원금 테러를 보라. 국민은 ‘과연 저 사람이 대통령이 됐을 때 나라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걱정한다. →현재로선 당적을 가지실 계획이 없으신 것 같다. 국민주권개혁회의가 ‘제3지대’의 기반이 되는 것인가. -내 입으로 제3지대를 얘기한 적은 별로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특권과 패권, 민주당의 특권과 패권을 뛰어넘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우리나라 정치를 주도해야 된다. 그것이 국민 주도의 개혁세력이다. →‘빅텐트’도 같은 맥락인가. -기존의 특권과 패권 세력에 맞서서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어야 된다는 면에서 빅텐트론이 매개가 될 수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는 한동안 ‘러브콜’이 오갔는데. -지지율이 많이 떨어져 고민이 클 텐데 ‘안철수 현상’은 아직 유효하다. 안철수 현상은 정치를 새롭게 하자는 것이고 우리 앞에 놓인 정치·사회적 패권을 해소하자는 것이다. 사회·경제적으로 불평등한 사회, 불공정한 사회를 법 앞에 평등한 사회로 만들자는 새로운 사회에 대한 요구는 유효하다. →안철수 현상은 유효한데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추락하는 까닭은. -안철수 현상과 정치인 안철수는 다르다. 안철수 현상을 안철수만이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요구를 어떤 정치세력이 받아 키워 나가느냐가 중요하다. 제가 그걸 하겠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에게 부족한 덕목은. -경륜이 필요해 보인다. 정치란 아이디어도 필요하고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경험과 지혜가 필요하다. 단순히 경험만 축적되면 부패할 수도 있다. 미래를 지향하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지혜만 있다고 해서 복잡한 정치를 요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건 아니다. 지혜와 경험이 합쳐져야 경륜이다. →경험이 축적된 ‘바른정당’의 유승민·김무성 의원은 어떤가. -경륜이라는 말은 함부로 쓰는 것이 아니다. 오래 했다고 경륜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바른정당이 친박(친박근혜)에서 벗어난 것은 잘했지만, 새누리당에서 나왔으니까 책임이 없다는 건 안 될 얘기다. 철저한 반성과 성찰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나라를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지 비전이 서야 한다. →새로운 정치세력을 함께하는 연대와 연합의 전제조건은 무엇인가. -시대정신이다. 경제·사회적으로 불평등, 양극화가 심화됐다. 평등과 공정이 제1의 가치가 돼야 한다. 한국 정치에서 다당제는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다. 두 가지 과제가 있다. 하나는 정권 교체이고, 다른 하나는 다당제 체제에서 정치적 안정으로 구축하는 문제다. 민주당의 한 사람(문재인 전 대표)을 중심으로 한 패권적인 구도와 패권적 세력이 과연 우리 정치를 주도할 수 있느냐는 의심이 든다. 다른 세력들이 연대나 연합으로 새로운 정치세력을 구성하는 걸 생각해 볼 수 있다. 연대나 연합은 피할 수 없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연대와 연합의 대상인가. -반 전 총장의 정치적 입장, 미래 비전은 안 나와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 어떤 정치세력과 함께할지도 불투명하다. 만약 반 총장이 친박과 같이한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정계 은퇴를 요구했는데. -손학규가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다(웃음). 젊은 정치인이 옳은 정치를 잘 배워서 잘 커야 한다. 패거리 정치의 하수인이 돼선 안 된다. →개헌에 공감하고 시대정신을 공유하는 다른 분의 집권을 도울 용의도 있는가. -제가 무엇이 꼭 되겠다란 생각은 하지 않고 (강진에서) 왔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상황에서 제게 무엇이 주어지건 나라를 구하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겠다. 다음 대선은 헌법 개정이 되든 안 되든 권력 분점을 통해 대통령의 독점적 특권을 배제하는 하나의 틀이 될 것이다. →여의도에선 ‘손학규 징크스’란 말이 있다. 큰일을 도모할 때마다 더 큰일이 생겨 묻혀 버리곤 하는데. -나라를 위해 더 단련을 하라는 뜻 아니겠나. 하늘의 뜻이 첫째다. 그런데 하늘의 뜻을 아무나 구할 수는 없다. 말을 타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기병전에 이기기를 기도하겠느냐. 말 타는 법을 훈련하고 기도해야겠지. →정계 복귀 이후 두 달여인데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부족한 게 많다. 탄핵 민심에 부응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다만 탄핵은 광장의 민심이고, 나라의 건설은 정치권의 책임이다. 새로운 나라 건설에 앞장서겠다. 어떻게든지 이 나라가 고꾸라지는 것을 받쳐 다시 일으켜 세우는 바탕을 만드는 데 그동안 쌓아 온 경험과 지혜로 기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항공사고서 구사일생 살아남는 법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항공사고서 구사일생 살아남는 법

    비행기는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안전협회(NSC) 통계부에 따르면 1년 사이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할 확률은 1100만분의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전거 사고로 사망할 확률인 34만분의1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는 비행기 사고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95.7%에 달하는 것으로, 유럽교통안전위원회(ETSC)는 전체 항공기 사고의 90%에서 생존자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비행기는 교통사고 위험과 사고로 인한 사망 위험이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매우 안전한 교통수단이라는 것인데, 여전히 전 세계에서는 ‘전원 사망’ 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끔찍하고 안타까운 항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난기류부터 새까지… 항공사고의 원인 비행기 사고의 원인은 다양하다. 그중 하나는 비행기를 타 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 봤을 ‘난기류’다. 난기류가 심하게 발생하는 지역을 지나갈 때면 안전벨트를 매 달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고, 갑자기 비행기 전체가 진동모드 휴대전화 100만대가 함께 울리는 것처럼 떨리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항공기 제작 단계부터 난기류를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됐고, 최신 항공기는 난기류로 기체가 급하강 하더라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게 설계됐기 때문에 이로 인한 항공사고는 흔치 않다고 설명한다. 최근 들어 부쩍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진 사고 원인은 바로 ‘버드스트라이크’다. 비행기가 상공에서 비행하는 중 새와 부딪치는 이 사고는 생각보다 훨씬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5일 가장 최근에 발생한 비행기 사고인 러시아 국방부 항공기 추락사고 역시 그 원인 중 하나로 버드스트라이크가 제기된 상황이다. 비행기 사고에서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생존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설리-허드슨강의 기적’(2016)에도 유사한 사고가 등장한다. 2009년 미국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이륙한 US에어웨이스 1549편이 이륙 2분 만에 불시착한 사고인데, 버드스트라이크로 양쪽 엔진이 모두 꺼진 것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일반적으로 시속 300㎞ 이상으로 나는 비행기와 무게 1㎏의 새 한 마리가 부딪칠 경우 항공기는 무게 약 5t의 충격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고 방지를 위해 조종실에 특수 유리를 설치하지만, 위의 사고처럼 엔진 등 주요 부품과 충돌할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 항공사고 전문가들은 비행기 사고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사고의 횟수가 아닌 사고 경위라고 말한다. 발견된 잔해의 양도 많지 않아, 원인은커녕 사고기의 공중분해 혹은 침몰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사고도 있다. 블랙박스가 있긴 하지만 블랙박스 자체를 찾을 수 없거나 사고 원인을 규정할 만한 정보를 다 담고 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세계 각지에서 발생한 미스터리한 비행기 사고 중 일부는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발생했다. 버뮤다 삼각지대는 카리브해의 버뮤다와 미국 플로리다, 푸에르토리코를 잇는 삼각형 범위 안의 해역을 일컫는데, 1945년 12월 미국 로더데일 공군기지에서 해군 폭격기 5대가 비행훈련에 나섰다가 해당 지역에서 승무원 14명과 비행기가 모두 자취를 감춘 사고가 발생했다. 사라진 비행기를 찾기 위해 나선 다른 비행기도 함께 행방불명됐다. 이 지역에서는 비행기뿐만 아니라 배도 자주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는데, 지구 자기장이 불안정해서 이 주위를 지나는 선박이나 비행기가 바다로 빨려 들어간다는 추정은 있지만 미스터리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2014년 239명의 탑승자와 함께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사고 역시 지금까지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사고 발생 당시 실종된 여객기를 찾기 위해 주술사까지 초청하는 등 갖은 노력을 했지만 헛수고였다. 약 2년이 지난 올해 초 태국 남부 등지에서 기체 일부로 추정되는 잔해가 발견되긴 했지만, 여전히 사건은 미결로 남아 있다. ●탑승객이 사고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 비행기는 자동차와 달리 승객이 사고 예방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다수의 사고를 분석한 결과 사고를 당했을 때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한다. 2007년 미국의 한 항공전문가는 1971년 이래 미국에서 발생한 20건의 비행기 추락 사고를 조사했다. 비행기 좌석을 네 구역으로 나눈 뒤 각 구역의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앞좌석보다 뒷좌석에 앉은 승객의 생존율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등받이를 세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영국 항공사고조사위원회가 보잉 727기를 이용한 더미(마네킹) 실험을 한 결과 등받이를 세운 경우가 생존율이 가장 높고 부상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벨트만 했을 경우엔 머리 부상이 심했으며, 등받이도 세우지 않고 벨트도 하지 않은 경우엔 즉사할 확률이 높았다. 이 밖에도 소지품을 버릴 것, 기동성을 높이는 간편한 옷을 입을 것, 어린 탑승객이나 가족을 돕기 위해 자신이 먼저 산소마스크를 착용하는 ‘이기적인’ 사람이 될 것, 안내방송에 주의를 기울일 것 등이 비행기 사고 생존법으로 꼽힌다. huimin0217@seoul.co.kr
  • 스포츠 빅 이벤트 2017 즐길 준비 됐나요

    스포츠 빅 이벤트 2017 즐길 준비 됐나요

    대한민국 스포츠에 2017 정유년은 동계올림픽과 월드컵 축구대회 등을 한 해 앞두고 숨을 고르며 결실을 준비하는 해다. 특히 2월 일본 삿포로에서 펼쳐지는 ‘얼음과 눈의 축제’인 아홉 번째 동계아시안게임은 경기력이나 대회 운영 등에서 1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모의고사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역시 1년 앞으로 다가온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후반전’을 6개월에 걸쳐 치르고, 김인식 감독이 지휘하는 야구대표팀도 네 번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첫 우승을 노린다.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 2018 평창올림픽 모의고사… 한·중·일 3파전 예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전초전인 제8회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는 2011년 알마티(카자흐스탄) 대회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12개, 동메달 13개를 기록해 3위를 차지했다 이번에도 한국과 중국, 일본의 삼파전이 될 공산이 크다. 우리나라는 목표를 종합 2위로 잡았다. 한국은 2011년 스피드스케이팅에서 5개, 쇼트트랙에서 3개, 알파인 스키에서 3개, 크로스컨트리 스키에서 1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번에도 전략 종목인 이 세 종목에서 메달 사냥을 노린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선 4개 정도의 금메달을 기대한다. 유력한 후보는 이승훈(28)과 김보름(23·여)이다. 남녀 매스스타트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들은 각각 남자 1만m와 여자 5000m에서도 메달 사냥에 나선다. ‘여제’ 이상화(27)는 500m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경쟁자인 중국의 위징(31)과 일본 고다이라 나오(30)의 최근 페이스가 올라와 있다는 점이 변수다. ‘제2의 모태범’ 김태윤(22)은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남자 팀 추월 대표팀은 일본과 메달 색깔을 놓고 싸울 것으로 예상된다. 쇼트트랙도 최소 4개 이상의 금메달을 겨냥한다. 심석희(19), 최민정(18)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1000m와 15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최민정은 대표팀의 취약 종목인 500m 메달도 넘보고 있다. 남자 대표팀은 월드컵 1500m에서 연속 금메달을 딴 이정수(27)를 앞세워 1000m 금메달도 가시권에 두고 있다. 피겨스케이팅은 여자 싱글 박소연(19)과 김나현(16), 남자 싱글 김진서(20)와 이준형(21)이 출전한다. 메달권에 가장 근접하다고 평가받는 박소연의 최근 발목 골절상 치료 결과가 변수다. 설상 종목에서는 금메달 9개를 노린다. 스노보드 이상호(21)와 크로스컨트리 김마그너스(18)가 유력한 후보다. 이달 이탈리아 카레차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로는 가장 높은 4위에 오른 이상호는 평행 회전과 대회전에서 2관왕을 차지하겠다고 벼른다. 올해 초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동계유스올림픽 스키 남자 크로스컨트리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수확한 김마그너스도 마찬가지다. 지난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던 남자 아이스하키도 목표를 금메달로 상향 조정했고 지금껏 수준을 대폭 끌어올린 컬링도 메달에 도전한다. 봅슬레이와 루지는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아닌 탓에 출전하지 않는다. WBC - 줄이은 에이스 불참… 김인식號 총체적 난국에도 ‘첫 우승’ 희망가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아시안게임 통산 4회 금메달, 프리미어12 초대 대회 우승까지. 한국 야구는 국제무대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정복하지 못한 대회가 있다. 야구 국가대항전인 WBC다. 한국 야구는 2006년 첫 WBC에서 4강에 올랐고 2009년에는 준우승을 거두며 위상을 높였다. 그러나 2013년 대만에서 자존심을 한참 구겼다. 1라운드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타이중 참사’라 불리며 충격을 안긴 대회였다. 2017년 3월 WBC가 다시 열린다. 한국이 속한 A조의 1라운드 경기 장소는 국내 최초 돔구장인 서울 고척 스카이돔이다. 1라운드 A조에는 네덜란드, 대만, 이스라엘이 포함됐다. 상대 전력은 모두 만만치 않다. 네덜란드와 대만은 2013년 1라운드에서 한국에 패배를 안기고 2라운드에 오른 나라다. 한국 대표팀은 김인식 감독을 내세워 일찌감치 WBC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10월 6일 예비 엔트리 50명, 11월 10일에는 최종 엔트리 28명을 발표하며 어느 국가보다 발 빠르게 ‘드림팀’을 짰다.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가 많아졌지만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 불법도박 전력으로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했고 거포 박병호(미네소타)도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최종 엔트리 구성 이후에도 악재가 터졌다. 강정호(피츠버그)는 음주 운전 사고를 일으켜 태극마크를 둘러싸고 비난 여론이 생겼다. 물리적으로 경기 출전에 차질이 생긴 선수들도 줄을 이었다. 이용찬(두산)이 최종 엔트리 발표 직후 팔꿈치 수술로 출전이 불가능해지자 심창민(삼성)이 대체 선수로 들어갔다. 왼손 에이스 투수 김광현(SK)은 다음달 팔꿈치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붙박이 2루수인 정근우(한화)도 지난달 무릎 수술을 받아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 추신수(텍사스)는 구단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그 사이 다른 국가들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합류를 확정하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어 긴장감을 높인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김인식호의 코치진은 내년 1월 4일 회의를 열어 엔트리 문제를 다시 논의한다. 최종 엔트리 마감은 내년 2월 초여서 시간은 있다. 대표팀은 내년 2월 중 일본 오키나와로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러시아월드컵 축구 - 9회 연속 본선티켓 잡아라… 남은 5경기 승점 12점 배수진 정유년을 맞는 한국 축구의 과제는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따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서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15년 6월 시작된 2018년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에서 무결점으로 승승장구했다. 8경기 무실점에 27골(경기당 평균 3.38골)을 쓸어담는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슈틸리케호는 올해 9월부터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의 대장정에 나서 한 수 밑의 전력으로 평가된 중국과 맞붙은 1차전에서는 ‘살얼음 승부’ 끝에 3-2로 신승을 거뒀고, 이어진 시리아와의 2차전에서는 0-0으로 비겼다. 카타르와의 3차전도 겨우 3-2로 이긴 대표팀은 ‘숙적’ 이란과의 테헤란 원정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팬들은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에 의문부호를 달기 시작했다. 최종예선의 반환점을 돈 슈틸리케호의 성적은 3승1무1패(승점 10)로 이란(승점 11)에 이어 A조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9)에 승점 1차로 쫓기는 터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종예선 1, 2위팀이 본선에 직행하는 상황에서 박빙의 승점 경쟁을 펼치는 한국은 이제 2017년 시작되는 나머지 5경기에서 처절한 생존게임을 펼쳐야 한다. 만약 3위로 추락하면 B조 3위 팀과 홈 앤드 어웨이로 플레이오프를 치른 뒤 승자가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 최종예선 4위 팀과 대륙별 플레이오프를 치러 본선 티켓을 얻어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이 예상하는 월드컵 본선 진출 승점은 22점. 남은 5경기에서 12점 이상의 성적을 따내는 게 과제다. 그러기 위해서는 4승1패 이상의 성적이 필요하다. 3승2무(승점 11)의 성적도 불안할 수 있다. 5경기 중 원정이 3차례다. 부담이다. 그런데 승점 싸움에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이는 우즈베크는 마지막 원정 10차전에서 만난다. 막판까지 가야 티켓의 향방을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최종예선 ‘후반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득점보다 수비조직력의 견고함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특히 최종예선 1~5차전 동안 내준 6골 가운데 3골이 전반전 초반에 집중됐던 만큼 ‘후반기 레이스’에서는 초반 실점 이후 급격하게 수비조직력이 무너지는 약점을 보완하는 게 숙제다. 여기에 선수들의 체력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해 후반 막판 득점이 적은 것 역시 대표팀의 해결 과제다. U-20월드컵 축구 - 안방서 10년 만에 ‘4강 도전’… 내년 5월 20일 전주서 개막전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국제대회가 1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다. 내년 5월 20일~6월 11일 천안, 대전, 인천, 제주, 전주, 수원 등 6개 도시에서 열리는 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이어 2007년 U-17 월드컵을 개최한 한국은 11개국과 경쟁해 개최권을 얻었다. 24개국 1000여명이 참가해 모두 52경기가 치러진다. 6개 조로 나뉘어 조별예선을 치르고 16개국이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조 추첨은 내년 3월 15일. 개막전은 5월 20일 전주에서, 3·4위전과 결승전은 6월 11일 수원에서 펼쳐진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개최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개막전(전주월드컵경기장)과 결승전(수원월드컵경기장)을 포함한 모든 경기를 기존 경기장에서 치르기로 했다. 개최국 자격으로 A조 1번 시드에 배정된 한국의 목표는 4강 진출이다. 그러나 알 수 없다. 내년 대표팀의 주축을 이룰 U-19 대표팀은 지난 10월 바레인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조별리그 3위에 그쳐 탈락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안익수 감독을 경질한 뒤 8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라는 쾌거를 이룬 신태용 성인대표팀 코치를 긴급 투입했다. 제주도에서 13일간 전지훈련을 한 대표팀은 프로리그 부산 아이파크와 광운대를 상대로 두 차례씩 평가전을 치러 3승1패의 좋은 성적을 냈다. 대표팀은 내년 1월 포르투갈에서 3주 일정으로 전지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여기에는 이승우(19), 장결희(18·이상 바르셀로나 유소년 후베닐A), 백승호(19·바르셀로나 2군) 등도 합류해 치열한 생존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대표팀은 또 내년 3월 JS컵을 최종 모의고사로 삼아 4월 중 21명의 최종 명단을 확정한다. 체육부 종합·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비행기가 가장 안전? 참사가 끊이지 않는 이유

    [송혜민의 월드why] 비행기가 가장 안전? 참사가 끊이지 않는 이유

    비행기는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안전협회(NSC) 통계부에 따르면, 1년 사이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할 확률은 1100만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전거 사고로 사망할 확률인 34만분의 1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는 비행기 사고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95.7%에 달하는 것으로, 유럽교통안전위원회(ETSC)는 전체 항공기 사고의 90%에서 생존자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비행기는 교통사고 위험과 사고로 인한 사망 위험이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매우 안전한 교통수단이라는 것인데, 여전히 전 세계에서는 ‘전원 사망’ 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끔찍하고 안타까운 항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난기류부터 새까지…항공사고의 원인 비행기 사고의 원인은 다양하다. 그중 하나는 비행기를 타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난기류’다. 난기류가 심하게 발생하는 지역을 지나갈 때면 안전벨트를 매 달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고, 갑자기 비행기 전체가 진동모드 휴대전화 100만대가 함께 울리는 것처럼 떨리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항공기 제작 단계부터 난기류를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됐고, 최신 항공기는 난기류로 기체가 급하강 하더라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게 설계됐기 때문에 이로 인한 항공사고는 흔치 않다고 설명한다. 최근 들어 부쩍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진 사고 원인은 바로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다. 비행기가 상공에서 비행하는 중 새와 부딪히는 이 사고는 생각보다 훨씬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5일, 가장 최근에 발생한 비행기 사고인 러시아 국방부 항공기 추락사고 역시 그 원인 중 하나로 버드 스트라이크가 제기된 상황이다. 비행기 사고에서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생존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설리-허드슨 강의 기적’(2016)에도 유사한 사고가 등장한다. 2009년 미국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이륙한 US에어웨이스 1549편이 이륙 2분 만에 불시착한 사고인데, 버드스트라이크로 양쪽 엔진이 모두 꺼진 것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일반적으로 시속 300㎞ 이상으로 나는 비행기와 무게 1㎏의 새 한 마리가 부딪힐 경우 항공기는 무게 약 5t의 충격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고 방지를 위해 조종실에 특수 유리를 설치하지만, 위의 사고처럼 엔진 등 주요 부품과 충돌할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 항공사고 전문가들은 비행기 사고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사고의 횟수가 아닌 사고 경위라고 말한다. 발견된 잔해의 양도 많지 않아, 원인은커녕 사고기의 공중분해 혹은 침몰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사고도 있다. 블랙박스가 있긴 하지만 블랙박스 자체를 찾을 수 없거나 사고원인을 규정할 만한 정보를 다 담고 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세계 각지에서 발생한 미스터리한 비행기 사고 중 일부는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발생했다. 버뮤다 삼각지대는 카리브해의 버뮤다와 미국 플로리다, 푸에르토리코를 잇는 삼각형 범위 안의 해역을 일컫는데, 1945년 12월, 미국 로더데일 공군기지에서 해군 폭격기 5대가 비행훈련에 나섰다가 해당지역에서 승무원 14명과 비행기가 모두 자취를 감춘 사고가 발생했다. 사라진 비행기를 찾기 위해 나선 다른 비행기도 함께 행방불명됐다. 이 지역에서는 비행기뿐만 아니라 배도 자주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는데, 지구 자기장이 불안정해서 이 주위를 지나는 선박이나 비행기가 바다로 빨려 들어간다는 추정은 있지만 미스터리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2014년 239명의 탑승자와 함께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사고 역시 지금까지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사고 발생 당시 실종된 여객기를 찾기 위해 주술사까지 초청하는 등 갖은 노력을 했지만 헛수고였다. 약 2년이 지난 올해 초 태국 남부 등지에서 기체 일부로 추정되는 잔해가 발견되긴 했지만, 여전히 사건은 미결로 남아있다. ◆비행기 사고에서 살아남는 법 비행기는 자동차와 달리 승객이 사고예방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다수의 사고를 분석한 결과, 사고를 당했을 때 생존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한다. 2007년 미국의 한 항공전문가는 1971년 이래 미국에서 발생한 20건의 비행기 추락 사고를 조사했다. 비행기 좌석을 네 구역으로 나눈 뒤 각 구역의 생존률을 분석한 결과 앞좌석보다 뒷좌석에 앉은 승객의 생존률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등받이를 세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영국 항공사고조사위원회가 보잉727기를 이용한 더미(마네킹) 실험을 실시한 결과, 등받이를 세운 경우가 생존율이 가장 높고 부상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벨트만 했을 경우엔 머리 부상이 심했으며, 등받이도 세우지 않고 벨트도 하지 않은 경우엔 즉사할 확률이 높았다. 이밖에도 소지품을 버릴 것, 가동성을 높이는 간편한 옷을 입을 것, 어린 탑승객이나 가족을 돕기 위해 자신이 먼저 산소마스크를 착용하는 ‘이기적인’ 사람이 될 것, 안내방송에 주의를 기울일 것 등이 비행기 사고 생존법으로 꼽힌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자선·자유·킹메이커, 혹은 정치무대 복귀… 오바마 어느 길 갈까

    [글로벌 인사이트] 자선·자유·킹메이커, 혹은 정치무대 복귀… 오바마 어느 길 갈까

    미국 대통령은 오르기도 쉽지 않지만 내려오는 것도 만만치 않은 자리다. 그들은 퇴임을 앞두고 자신의 성격과 신념에 부합하는 제2의 직업을 찾아야 하지만 전직 대통령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구직에 제약이 많다. 퇴임 이후 어렵게 할 일을 찾는다 하더라도 인구 3억명의 대국을 운영하고 전 세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나날이 떠오를 때마다 엄청난 공허감과 무력감을 이겨내야 한다. 특히 한 달 뒤에 55세로 퇴임하는 버락 오바마처럼 중년에 백악관을 떠나야 하는 대통령일수록 은퇴 계획을 세우고 퇴임 이후 삶을 살아내는 데 있어 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오바마는 백악관 이후의 삶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그는 최근 자신의 대통령기념관이 들어설 시카고 남부 잭슨공원 내 시립 골프장 2개를 최고급으로 재설계하는 프로젝트를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에게 부탁했다고 시카고트리뷴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골프장은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 대회 개최가 가능하도록 재설계되며, 내년 봄 착공해 2020년 개장할 예정이다. 재설계 비용은 최소 3000만 달러(약 360억원)로 추정된다. 오바마 측은 이 골프장에 PGA 대회를 유치해 대통령기념관 홍보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오바마는 앞서 워싱턴DC의 사립학교 시드웰 프렌즈 스쿨에 재학 중인 막내딸 사샤를 위해 퇴임 이후에도 당분간 워싱턴DC에 머무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바마는 퇴임 이후 전직대통령법에 따라 연방정부로부터 연 20만 5700만 달러(약 2억 4000만원)의 연금을 받고, 사무실 운영비, 비서진 급여, 의료비, 여행 경비, 통신비 등을 지원받는다. 또 오바마와 부인 미셸은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으로부터 평생 경호를 받는다. 오바마는 퇴임 이후 자신이 머무를 집과 사무실, 자신의 업적을 기릴 기념관을 순조롭게 준비하고 있지만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역할과 직업에 대해서는 거듭 고민하는 모습이다. 미국 언론들은 미디어 분야 진출, 미국프로농구(NBA) 구단주, 벤처 기업 투자자 등 다양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오바마 측은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오바마와 마찬가지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퇴임한 빌 클린턴(70·퇴임 당시 54세)과 조지 W 부시(70·퇴임 당시 62세) 전 대통령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며 은퇴 이후 삶을 살아가고 있다. 클린턴은 2001년 1월 임기 마지막 날 억만장자 마크 리치를 사면해 논란을 빚어 퇴임 직후 한동안 공개 활동에 나서지 못했다. 클린턴은 사기, 조세포탈, 적성국과의 불법 석유 거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뒤 외국으로 도피한 리치 등 176명을 사면했는데, 리치의 전 부인 데니스 리치가 민주당과 클린턴기념관, 힐러리 클린턴의 2000년 상원의원 선거 캠프에 후원금을 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스캔들로 비화됐다. 클린턴은 몇 달 후 사면 스캔들이 잠잠해지자 클린턴재단을 설립해 공개 활동을 재개했다. 클린턴은 재단을 통해 2004년 인도양 쓰나미와 2005년 미국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대형 피해가 발생했을 때 약 1억 6000만 달러(약 1896억원)의 구호금을 모금했으며, 미국 공립학교에서 설탕 음료를 퇴출하는 등 공익 사업도 진행했다. 또 1994년 재임 당시 르완다에서 인종청소를 막지 못한 죄책감으로 퇴임 이후 르완다 등 아프리카에 병원을 건립하는 데 많은 돈을 지원했다. ●클린턴·부시, 나란히 ‘실패한 킹메이커’로 클린턴은 재단 활동을 위해 총 20억 달러의 기부금을 모았는데, 기부자 중에는 자국민의 인권을 탄압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나 이라크에서 민간인에게 총기 난사를 한 미국 사설경호업체 블랙워터 등 논란 많은 단체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클린턴 자신도 퇴임 이후 강연과 집필로 1억 5000만 달러(약 1780억원)를 벌어들여 전직 대통령이라는 지위를 전 세계적 돈벌이로 이용했다는 비아냥도 샀다. 클린턴이 퇴임 이후에도 대외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것과 달리 부시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텍사스에서 조용하고 평범한 삶을 누리고 있다. 부시는 텍사스 집에서 머물며 이웃과 바비큐 파티를 하고 골프를 치며 산악자전거를 타는 등 정계 입문 전에 즐겼던 개인적 활동을 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재단이 자궁암 퇴치를 위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병원을 보수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 아프리카에 이따금 방문하는 것이 주요 대외 활동의 전부다. 부시는 지난 2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부상을 입은 군인 66명의 초상을 직접 그려 책으로 출간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부시는 퇴임 이후 그림에 취미를 붙여 자신과 세계 지도자의 얼굴이나 개를 그려 오다가 부상 장병의 초상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부시가 자신이 결정한 이라크 침공과 관련해 정치적 의도를 갖고 부상 장병의 초상을 그리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부시의 연설작성가인 폴 웨너는 “초상화는 참전 용사에 대한 경의의 표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클린턴과 부시는 올해 가족의 대선 운동을 지원하며 함께 정치 무대에 복귀했다. 클린턴은 부인 힐러리의 민주당 경선 및 대선 유세에 직접 나서면서 선거 캠페인에 깊이 개입했으며, 공개 활동을 꺼렸던 부시도 동생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공화당 경선에 나서자 유세에 참가해 동생을 지원했다. 하지만 젭은 경선의 문턱도 넘지 못했고, 힐러리는 본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에게 패하면서 클린턴과 부시는 ‘실패한 킹메이커’가 됐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 중 가장 인기가 많고 모범으로 꼽히는 인물은 지미 카터(92·퇴임 당시 57세) 전 대통령이다. 카터는 1980년 재선에 실패하면서 불명예 은퇴했지만, 1982년 설립한 카터 센터를 통해 각종 공익 활동에 나서면서 명예를 회복했다. 카터 센터는 100여개국의 선거를 감시하며 전 세계에 민주주의를 증진시켰으며, 아프리카에서 유행하던 메디나충의 근절에도 노력을 기울여 1986년 350만명에 달하던 감염자 수를 지난해 22명으로 획기적으로 줄이기도 했다. 카터는 이러한 성취를 인정받아 2002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카터, 전직 대통령 지위 자선활동 자리로 재정의” 카터는 평화에 대한 자신의 어젠다를 추구하기 위해 퇴임 이후에도 외교적 문제에 관여했다. 카터는 1993년 북핵 위기가 발생하자 이듬해 개인 자격으로 북한을 전격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면담하면서 미국과 북한을 중재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또 조지 H W 부시 정부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키기 위한 동맹을 형성하고자 하자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에 로비해 미국의 시도를 저지시키기도 했다. 주간 애틀랜틱은 “카터는 전직 대통령이라는 지위를 인도주의적이고 자선적인 활동을 하는 자리로 재정의했다”고 평가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 위기에 몰려 미국 역사상 처음 대통령직에서 사임한 리처드 닉슨(퇴임 당시 61세) 전 대통령은 사임 이후 명예 회복을 지속적으로 시도했다. 닉슨의 부통령이었던 제럴드 포드는 1974년 닉슨의 사임으로 대통령직을 승계한 뒤 닉슨이 대통령 재임 기간 저지른 모든 범죄를 사면했지만, 닉슨의 추락한 명예는 회복시키지 못했다. 닉슨은 백악관에서 쫓겨나다시피 나와 고향 캘리포니아로 돌아간 뒤 억울함과 분노로 인해 병까지 얻기도 했다. 닉슨은 이후 자서전을 출간하고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대외 활동에 나섰고, 자신의 정치적 유산인 중국과의 데탕트를 과시하기 위해 중국을 다시 방문하기도 했다. 닉슨은 카터 정부가 1978년 중국과 관계 정상화를 할 때 조언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닉슨은 생전에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는 받지 못했다. 닉슨의 동료들은 기금을 모아 1990년 닉슨도서관을 건립했지만, 정부로부터 공식 대통령기념관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닉슨이 1994년 숨을 거둔 뒤 클린턴 당시 대통령은 장례식에서 닉슨의 외교적 성취를 평가하는 추도 연설을 했으며, 그로부터 13년이 흐른 2007년에 닉슨도서관은 연방 대통령기념관 시스템에 공식적으로 포함되게 됐다. 애틀랜틱은 오바마가 퇴임 이후 부시와 비슷하게 정적인 삶을 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사람 모두 애초에 대통령직에 대한 열망이 적었고 대중의 관심을 바라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오바마의 선임고문인 발레리 자렛은 “오바마가 서핑만 하며 소일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오바마는 자신의 사회적 의무를 강하게 인식하고 있기에 어떤 식으로든 사회 참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우주를 보다] 너무 가까운 죄… 화성의 달 ‘포보스’

    [우주를 보다] 너무 가까운 죄… 화성의 달 ‘포보스’

    인류의 식민지 후보인 화성은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초미니 달’을 2개나 가지고 있다. 울퉁불퉁 감자 모양을 닮은 지름 27㎞의 포보스와 지름 16㎞의 데이모스가 그 주인공이다. ●5억㎞ 날아 찍은 인증샷 최근 유럽우주국(ESA)은 화성 궤도 탐사선인 TGO가 촬영한 첫 번째 포보스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달 26일 약 7700㎞ 거리에서 촬영된 포보스는 마치 누군가에게 얻어 맞은 듯 군데군데 파여 있는 여러 크레이터와 긁힌 자국이 선명히 보인다. 반죽하다 만 듯한 볼품없는 모양이 우리의 달과는 비교조차 안 되지만 이 사진 한 장에도 과학자들의 힘겨운 땀과 노력이 담겨 있다. 지난 3월 ESA와 러시아연방우주국은 화성 탐사를 위해 탐사선 ‘엑소마스’를 쏘아 올렸다. 7개월간 4억 9600㎞를 날아가 화성에 도착한 엑소마스는 이후 TGO와 착륙선 스키아파렐리로 분리됐다. 안타깝게도 스키아파렐리는 화성 표면에 착륙하던 중 추락해 폭발했으나 TGO는 단 한번에 화성 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엑소마스가 달 인증샷이나 찍으러 머나먼 화성까지 간 것은 아니다. 엑소마스는 ‘화성 우주생물학’(Exobiology on Mars)의 줄임말이다. 곧 엑소마스의 임무는 화성 궤도를 돌면서 대기 속에 포함된 메탄 성분을 찾는 것이다. 메탄은 주로 미생물이 배출하기 때문에 강력한 생명체의 증거가 된다. 이제 홀로 남은 TGO는 4일을 주기로 길쭉한 타원형 궤도로 화성을 돌며 탐사를 벌일 예정이다. 지난 1877년 미국 천문학자 아사프 홀에 의해 발견된 포보스는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를 갖고 있는 위성이다. 포보스는 화성 표면에서 불과 6000㎞ 떨어진 곳을 돌고 있는데 이는 태양계의 행성 중 위성과 거리가 가장 가깝다. 지구와 달의 거리가 평균 38만㎞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가까운지 알 수 있는 대목. ●중력 못 이기고… 결국 찢겨 사라질 운명 이같이 붙어 있는 특징 때문에 결국 포보스는 화성의 중력을 견디지 못하고 점점 가까워져 짧으면 수백만 년 내에 갈가리 찢겨 사라질 운명이다. 그리스 신화의 쌍둥이 형제에서 이름을 따온 포보스는 ‘공포’를 뜻한다. 자신의 운명과 가장 어울리는 명칭을 가진 셈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청주 크레인 노동자 추락사고, 공사 현장 안전규정 안지켜

    청주 크레인 노동자 추락사고, 공사 현장 안전규정 안지켜

    ‘전형적인 후진국형 산업재해’로 지목되는 12일 4명의 사상자를 낸 청주 크레인 추락사고는 당시 공사 관계자들이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29분쯤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의 한 공장에서 크레인에 연결된 바구니에 올라타 외벽 판넬 보수공사를 하던 인부 4명이 8m 아래 지상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20년간 공사 현장에서 동고동락한 삼형제가 화를 당했다. 서모(53)씨와 그의 막내 동생(48)이 목숨을 잃었고, 서씨의 둘째 동생(49)과 나머지 동료 1명이 현재 중상이다. 경찰이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는 가운데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은채 작업이 진행된 점을 확인했다. 무엇보다 작업에 동원된 카고 크레인은 사람이 탈수 없는 장비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이동식 크레인을 사용해 근로자를 운반하거나 근로자를 달아 올린 상태에서 작업에 종사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중에서 판넬 작업을 할 경우 판넬을 들어올리는 카고 크레인과 인부를 태우는 스카이차를 각각 투입해야 하지만, 공사 비용을 아끼려고 카고 크레인을 불법 개조해 작업하는 것이 업계 관행이라고 한다. 또한 ,인부들도 헬멧과 안전고리 등 안전장치 없이 일했다. 경찰은 공사 안전관리의 책임소재를 가릴, ‘크레인을 누가 투입했나’를 조사했지만,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장과 공사계약을 맺은 외벽보강 시공업체가 크레인을 투입했다는 진술과 이 시공업체로부터 일을 하도급받은 인부들이 직접 크레인을 가져왔다는 진술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과 크레인을 정밀 감식하고 공사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사고로 화를 입은 3형제는 전국 공사 현장을 누비면서 남다른 우애를 과시하던 ‘의좋은 3형제’로 전해졌다. 외삼촌의 소개로 일을 시작한 이들은 20여년간 함께 일했다. 이들은 불경기로 수입이 줄었지만, 누가 더 많이 가져갈지를 놓고 다툼 한 번 없었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 삼형제 가운데 숨진 큰 형만 유일하게 가정을 꾸렸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5. ‘연락하는 횟수=애정의 척도’일까?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5. ‘연락하는 횟수=애정의 척도’일까?

    ‘까톡’. 한 남자에게서 다급한 연락이 왔다. 현 상태로 ‘연못(연애 못하는 사람)’인 기자이지만 연애 칼럼을 쓴다는 이유로 연애 관련 상담 신청이 왕왕 있다. 잘생겼지만사람들이못알아보는남자(28)는 기자에게 “여성으로서의 감정을 알려 달라”며 상황을 설명했다. 상황은 이러했다. 애인과 카톡 대화를 나누다 밤 9시쯤 넘어 잠이 들었(다고하)던 그. 갑작스런 연락 두절에 애인은 한참 뒤 전화를 했지만, 그는 수면 중이었다(고 한다.) 이튿날 아침이 되어서야 그는 “미안하다.”라고 문자를 남겼지만, 답이 없자 다시 잠들었고, 사과와 상황 설명을 기다리던 그녀는 결국 폭발했다. “12시간 넘게 잠만 잔 건가? 안 잤다면 뭘 한거지?” 기자는 “화가 안 나...”라고 얘기했지만 그 여자분은 달랐던 모양이었다. 그에게 연락, 더 정확히는 메시지가 안와서 ‘광광 우럭따’는 이야기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무수히 많다. 현저하게 떨어진 ‘비트윈 대화수’ 통계를 증거로 제출하며 “이거 애정이 식은 거 맞죠?”라고 상담도 한다.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한다고 믿어 마지 않는 그는 왜 내게 연락을 안하는 걸까? 정말 연락하는 횟수 = 애정의 척도인가? # 정말 바빠서 ‘까톡’을 못하는 걸까? ‘왜 연락을 안 하느냐’는 연인의 말 끝에 꼭 따라 나오는 말은 “넌 화장실도 안 가? 밥도 안 먹어?”다. 화장실도 가고 밥도 먹으면서 왜 나한테 연락할 시간은 없냐는 사자후인 것이다. 이에 아이러브합정(32·남)은 이렇게 말했다. “그래, 밥도 먹고 화장실도 가지. 가는데... 문제는 일 하다가 갑자기 ‘남친 모드’로 전환이 안 된다는 거야. 부장한테 실컷 깨지고 나서 갑자기 ‘우리 쟈기는 모해?♥’가 안 된다는 거지.” 그 즈음 데스크에 자주 깨지던, 기자는 폭풍 공감했다. 연락을 못 하는 이유에 대해 많은 이들은 ‘바빠서’라고 얘기한다. 물론 바빠서가 맞다. 몸이 바쁘든, 합정남처럼 마음이 바쁘든. 그러나 ‘바빠서’만은 아닌 것도 우리는 안다. 이 정도는 이해하겠지, 이 정도는 그러려니 하겠지, 하는 마음이 작동하는 거다. 상대의 말마따나 화장실에 가거나, 밥을 먹고 커피 마실 시간에 우리는 충분히 손가락을 놀릴 수 있다. # “내가 어디까지 보고해야해?” 기자는 “넌 화장실도 안 가? 밥도 안 먹어?” 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많다. (그러나 해 본 적은 없다.) 관성적인 ‘밥 먹었어?’, ‘퇴근은 언제 해?’가 싫기 때문에 카톡은 어디까지나 ‘간헐적으로’를 지향하기 때문. 연락이란 정말로 상대가 생각이 났을 때 하는 것이지, 연락을 위한 연락을 하거나 그걸로 상대에 부담을 주기 싫었던 까닭이다. 연락을 위한 연락은 딱 티가 난다. 내용이 풀풀 날린다. 그걸 보낸 사람도 후에 잘 기억하지 못하는, 그런 것이다. 물론 내가 사랑하는 그의 일거수일투족일랑 궁금하다. 그러나 내가 그의 모든 것을 내가 다 알고 있다고 해서 그를 더 사랑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해서 그의 바람기를 단속할 수 있다고도 생각치 않는다. 역시나 바람은 ‘필놈필’이기 때문에. 내가 단속한다고 막을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 오버페이스 후 연착륙해야지, 추락하면 어떡하는가 누구나 연애 초반은 무엇이든 말 달리듯 ‘달리게’ 된다. 카톡 대화도 몇 분 단위로 경마하듯 이어진다. 초반에 ‘이건 좀 아니다’ 싶게 마구 달리던 상대가 “자기, 내가 나중에 연락 잘 안한다고 해서 삐지면 안 돼~ 나 원래 안 이러는데 이건 좀 과해...”라던 고백은 차라리 귀엽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연애 초반엔 원래 이런거고, 곧 식을테니까 니가 이해해라!”라고 윽박지르는 거면 그게 무슨 사랑인가, 강요지. 마찬가지로 “너 화장실도 안 가? 밥도 안 먹어? 넌 손이 없어, 발이 없어?”라며 윽박지르는 것 또한 사랑은 아니라고 본다. 바쁜 그를 이해하는 것도 사랑이니까. 잘못남은 결별 직전 연인과 평화로운 합의에 이르렀다. 딴 건 몰라도 퇴근 보고는 꼭 하는 것으로. 잘못남은 “GPS 인식해서 회사 벗어나면 자동으로 퇴근보고가 되는 어플리케이션 개발 중”이라며 헛소리를 중얼거렸지만, 그 자체로 평화로운 결말에 본인도 만족하는 듯 했다. 오버페이스 후의 연착륙을 서로가 이해하고, 또 배려하는 게 사랑이지. 연착륙 없이 끼약~ 쿵! 하고 추락하면 그건 사고지, 사랑이 아니잖은가.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스무 살, 갓 상경한 꼬맹이는 십여 년 전 나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연애를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리’처럼 프라다 VIP가 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은 못 신고 살지만 뉴욕 맨하튼이나 서울이나 사람 사는 모양새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만은 알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쓰는 좌충우돌 여자 이야기, ‘러브 앤 더 시티’다.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 [우주를 보다] ‘화성의 달’ 포보스…ESA 탐사선 첫 포착

    [우주를 보다] ‘화성의 달’ 포보스…ESA 탐사선 첫 포착

    인류의 식민지 후보인 화성은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초미니 달’을 2개나 가지고 있다. 울퉁불퉁 감자모양을 닮은 지름 27km의 포보스(Phobos)와 지름 16km의 데이모스(Deimos)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유럽우주국(ESA)은 화성 궤도 탐사선인 TGO(Trace Gas Orbiter)가 촬영한 첫 번째 포보스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달 26일 약 7700km 거리에서 촬영된 포보스는 마치 누군가에게 얻어 맞은 듯 군데군데 파여있는 여러 크레이터와 긁힌 자국이 선명히 보인다. 반죽하다 만 듯한 볼품없는 모양이 우리의 달과는 비교조차 안되지만 이 사진 한 장에도 과학자들의 힘겨운 땀과 노력이 담겨 있다. 지난 3월 ESA와 러시아연방우주국은 화성 탐사를 위해 탐사선 ‘엑소마스'(ExoMars)를 쏘아올렸다. 7개월 간 4억 9600㎞를 날아가 화성에 도착한 엑소마스는 이후 TGO와 착륙선 스키아파렐리로 분리됐다. 안타깝게도 스키아파렐리는 화성 표면에 착륙하던 중 추락해 폭발했으나 TGO는 단 한 번에 화성 궤도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엑소마스가 달 인증샷이나 찍으러 머나먼 화성까지 간 것은 아니다. 엑소마스는 ‘화성 우주생물학'(Exobiology on Mars)의 줄임말이다. 곧 엑소마스의 임무는 화성 궤도를 돌면서 대기 속에 포함된 메탄 성분을 찾는 것이다. 메탄은 주로 미생물이 배출하기 때문에 강력한 생명체의 증거가 된다. 이제 홀로 남은 TGO는 4일을 주기로 길쭉한 타원형 궤도로 화성을 돌며 탐사를 벌일 예정이다.   한편 지난 1877년 미국 천문학자 아사프 홀에 의해 발견된 포보스는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를 갖고 있는 위성이다. 포보스는 화성 표면에서 불과 6000km 떨어진 곳을 돌고 있는데 이는 태양계의 행성 중 위성과 거리가 가장 가깝다. 지구와 달의 거리가 평균 38만 ㎞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얼마나 가까운 지 알 수 있는 대목. 이같이 붙어있는 특징 때문에 결국 포보스는 화성의 중력을 견디지 못하고 점점 가까워져 짧으면 수백만 년 내에 갈가리 찢겨 사라질 운명이다. 그리스 신화의 쌍둥이 형제에서 이름을 따온 포보스는 '공포'를 뜻한다. 자신의 운명과 가장 어울리는 명칭을 가진 셈이다. 사진=ESA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설] 압도적 탄핵안 가결, 혁신의 기폭제로…낡은 정치와 사회 전체를 바꿔 나가야

    탄핵으로 주권재민 헌법정신 확인 촛불집회, 구조적 문제에 대한 저항 빈부격차, 실업 등 국민 불만 새기고 국정 혼란 없이 경제살리기 매진해야 68년 헌정사에 또 하나의 큰 획이 그어졌다. 비선 실세 최순실과 함께 국정을 농단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국민은 가차 없이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고, 국회는 그런 준엄한 민의를 받들어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압도적으로 가결했다. 헌법적 절차에 따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재판이 끝날 때까지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박 대통령의 모든 권한은 정지됐다. 박 대통령 탄핵 사태는 매우 안타까운 국가적 불행이지만 우리는 이제부터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찾는 데 모든 힘을 집중해야만 한다. 대한민국 일대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박 대통령 탄핵 소추는 두말할 필요 없이 국민이 만들어 낸 국민의 승리다. 국민은 여섯 차례에 걸친 대규모 평화 촛불집회를 통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주권재민(主權在民)의 헌법 정신을 만천하에 각인시켰다.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력을 비선 실세 등 측근들의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데 악용한 박 대통령을 국민은 더이상 원하지 않았다. 아무리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국민의 신임을 배반하는 권력 행사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준엄한 헌법적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런 점에서 탄핵안 가결은 이 땅의 민주주의가 엄연하게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산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손상된 헌법 질서 회복의 대장정에 들어섰다. 탄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인 것이다. 광장에 결집된 국민적 역량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용광로 같은 뜨거운 열기는 그 어떤 역경과 고난도 능히 물리칠 수 있을 만큼 강렬하다. 전 세계인들은 수백만명이 운집한 촛불집회가 그토록 평화롭게 열리고, 마침내 혁명적 결과를 일궈 낸 과정을 목도하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놀라운 저력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그 역량을 이제 국가 혁신의 에너지로 승화시켜야 한다. 탄핵을 출발점으로 삼아 우리 사회 전체의 대대적인 혁신을 이뤄 냄으로써 후세에 오늘과 같은 불행한 역사의 부담을 지우지 말아야 한다. 오늘도 어린 학생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세대와 계층을 초월한 수많은 국민이 광장에 모여 촛불을 들 것이다. 그 하나하나의 촛불에 농축된 기대와 희망을 저버린다면 우리에게 진정 미래는 없다. 촛불 민심은 분명히 박 대통령에 대한 분노감이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국정 운영의 문란, 법률 위반, 도덕적 파탄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요구했다. 하지만 어디 그것뿐이겠는가. 날로 심화되는 양극화와 가중되는 청년 실업, ‘희망의 사다리’조차 찾을 수 없는 신분고착에 절망한 많은 국민이 촛불을 손에 들고 그 해법을 요구하고 있다. 박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앙시앵레짐(구체제)을 극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내라는 것과 다름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탄핵 사태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분야에 걸친 적폐를 일소하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명령이다. 박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돼 황교안 국무총리가 권한을 대행하지만 헌재 결정 때까지 안정적 국정 운영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헌재에 국민의 이목과 압력이 집중될 것이다.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헌재가 헌법적 절차를 준수하면서도 탄핵심판 시간을 최대한 앞당기는 수밖에 없다. 정치권은 정략적 셈법에 매달리면서 국가적 위기를 조장해선 안 된다. 헌재의 최종 결정 때까지 황 권한대행의 과도 체제는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가 되찾기 위해 그토록 노력했던 헌법 정신을 또다시 흔드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제 정국을 안정시키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데 여야 정치권이 지혜를 모으고 합심해야 할 때다. 국회가 황 권한대행과 수시로 협력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다소나마 안정적 국정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 국회도 국정 운영의 한 축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 광장의 촛불 민심을 제도권 정치에 담지 못한다면 촛불 행진은 여의도로 향할 수밖에 없다. 탄핵심판 시기가 중요하지만 ‘대선 시계’는 훨씬 앞당겨질 것이다. 사실상 이미 차기 대선전에 돌입했다고 볼 수도 있다. 탄핵과 대선이 맞물리면서 혼돈과 혼란이 극대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정략적 판단을 뒤로하고, 오로지 국가와 국민만 염두에 두길 바란다. 대한민국은 내우외환의 비상시국을 맞아 기로에 서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에 휩쓸려 국정이 멈춘 것이나 다름없고 나라 경제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국민의 여망이 담긴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부결 시 우려했던 극도의 정치적 혼란은 피했지만 대내외적인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으로 경제의 추락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고 빈부 격차에 허덕이는 서민들의 생활고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심각한 지경이다. 대외 상황은 더욱 악화일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등장 이후 미·중 관계는 불확실성의 시대로 접어들었고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의 통상 압력은 갈수록 거세지는 시점이다. 우리 안보의 핵심 위협인 북핵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지만 대북 정책을 조율해야 할 리더십은 국정 농단 사태에 휩쓸려 실종 상태다. 더 우려되는 것은 탄핵안 통과 이후 분열과 혼돈의 에너지가 가득한 정치권이다. 조기 대선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개헌론을 둘러싸고 벌써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야권도 어제 긴급회의를 열고 민생 현안과 안보 불안 해소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책임 있는 수권 정당으로서의 모습으로 국정 혼란 수습에 나서야 한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정국을 강타한 이후 한국 사회는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박 대통령의 진퇴 문제가 불확실하면서 우리 사회의 마지막 보루인 공직사회가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손을 놓고 있던 것도 사실이다. 정책을 추진할 동력이 사라진 상황에서 굳이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공직사회의 분위기도 일조했다. 국가의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 자신이 국회에서 탄핵을 당할 정도로 헌법을 유린하고 법치의 근간을 무너뜨린 상황에서 공직 기강이 무너져 내리는 책임을 공무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되지만 이런 상황에서 복지부동의 행태를 보이는 것은 국민 공복의 자세가 아니다. 공직자들은 정치권 혼란과 리더십 실종 상태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공직자들의 투철한 사명 의식과 엄격한 기강이 확립돼야 한다. 엄혹한 비상시국을 맞아 공직사회는 대한민국의 버팀목으로서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이행해 달라는 국민의 당부를 잊지 말아야 한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경제 상황이다. 활력을 잃은 채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경제는 이미 저성장 고착화의 늪에 빠져들었다. 수출과 고용의 절벽, 초저유가, 예고된 미국 금리 인상의 후폭풍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불확실성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내년 경제도 2%대 초반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실업률은 1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며 더욱 가파른 고용 절벽으로 향하고 있다. 가계·기업부채 등 대형 리스크들이 경제의 숨통을 죄고 있는 첩첩산중의 비상한 상황이다. 내년 예산을 조기 집행해서라도 적극적인 재정·통화 정책에 나서야 한다. 대외 상황은 더욱 나쁘다. 중국은 사드 문제로 한국 제품에 대해 노골적으로 통상 압력을 가하고 있고 보이지 않는 비관세 장벽을 활용하고 있다. 이것도 모자라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까지 강행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압력도 예상된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촉발된 혼돈의 정국이 결국 탄핵안 가결로 대통령의 권한 정지로 귀결됐지만 대한민국 자체가 표류해서는 안 된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임종룡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지명도 철회된 상태다. 대통령 비서실의 기능마저 정지된 상황에서 유일호 부총리가 경제정책의 수립과 결정에 대한 전권을 쥘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야권이 새롭게 심기일전해 막중한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어떤 시련이 닥쳐도 대한민국은 전진해야 한다. 탄핵안 처리 이후 갈등과 분열의 불확실성이 우리 사회를 엄습하고 있지만 불굴의 도전 정신으로 대한민국에 닥친 국난을 극복해야 한다.
  • [사설] 수렁에 빠진 경제, 컨트롤타워부터 세워야

    경기가 급속히 가라앉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그제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올 4분기의 경제성장률이 0.0%에 머물 것이라고 한다. 마이너스 성장의 여지도 있다고 했다. 내년도 성장률도 지난 5월 2.7% 전망에서 2.4%로 크게 내려 잡았다. 그나마도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치 혼란 여파를 고려하지 않은 수치다.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등 정치적 혼란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얼마나 더 나빠질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KDI는 4분기 들어 급랭한 경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회복이 어렵고 민간 소비와 설비투자 증가율이 매우 낮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정치적 혼란이 심할 경우 소비와 생산, 설비투자가 위축되면서 성장률이 추가로 0.4% 포인트 추락할 위험이 있다고도 했다. 글로벌 환경이 나아질 기미도 안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이 출범하면 보호무역주의가 거세지고, 그로 인한 교역 위축이 불가피하다. 남북 관계 단절,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움직임 등 악재만 가득하다.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는 한 경제 하강이 가팔라질 것이다. 우선 경제 정책을 이끌어 갈 컨트롤타워 회복이 시급하다. 최순실 게이트 본격화 이후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물론 후임자로 지명된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나라 살림이 한 달 이상 두뇌 없는 로봇처럼 갈팡질팡하면서 경제만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의결이 예정돼 있다. 가결되든 부결되든 국회는 경제부총리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최순실 사태 이후 관료들은 새로운 정책을 내놓는 데 극히 소극적이라고 한다. 관료들을 다잡아 대책을 세우고, 강력하게 실천하려면 컨트롤타워 회복이 절실하다. 경기 급락을 늦출 처방도 하루바삐 마련해야 한다. KDI는 정부와 한국은행에 전방위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재정 지출 확대 방안과 기준금리 인하를 권고했다.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만하다. 상황이 위급한 만큼 정부와 한은이 민간 부문 위축을 풀어 줘야 한다. 다만 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등을 통해 부동산 시장으로의 돈 쏠림 등 부작용은 줄일 필요가 있다.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득이 많이 감소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정치권이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해 탄핵 이후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모든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 총수의 독단 막는 이사회 시스템 도입해야

    총수의 독단 막는 이사회 시스템 도입해야

    ‘총수 입맛’ 사외이사 깜깜이 추천 모든 의사 결정은 이사회 통하고 정부·정치권 각성…유착 끊어야 총수 1인 체제로 운영되는 한국 재벌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급기야 지난 6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는 “재벌의 경영 방식이 조직폭력배와 같다”는 발언(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까지 나왔다. 재벌 총수들은 일제히 “정경유착을 끊겠다”며 추락한 신뢰를 다시 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전문가들은 “면피성 발언에 그치지 말고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경유착의 악습을 끊으려면 정부와 정치권이 대오각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7일 “치약(기업)은 짜면 나온다”면서 “힘(정부)이 있는 곳에서 달라고 하면 ‘노’라고 할 수 없는 게 한국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가해자, 기업은 피해자’라는 일률적인 잣대만 들이대면 정경유착은 앞으로 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기업 또한 정부의 요구를 거스르면 어떤 결과가 오는지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보험용’으로 돈을 내는 것”이라면서 “이사회가 총수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에 제동을 거는 투명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총수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 선임 등 ‘패거리 문화’를 뿌리뽑지 않으면 조폭 운영 방식에서 나아질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도 “은행은 사외이사 추천, 임명이 엄격하게 이뤄지는 반면 기업은 여전히 ‘깜깜이 추천’을 하고 있다”면서 “현 이사회 체제를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사회가 총수의 ‘입’만 쳐다보고 있는 현실에서는 어떠한 전문가를 앉혀 놔도 ‘다른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이사회의 권한이 강화되는 만큼 확실히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뇌물 등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주주 대표 소송 등 민사 소송을 활성화하고 형사 책임도 물을 수 있도록 현행 법을 엄정하게 집행해 달라는 주문이다. 박재완(전 기획재정부 장관)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장은 “정부의 인사 개입, 출연 강요는 범죄 행위에 가깝다”면서 정부의 반성을 촉구했다. 대통령 해외 순방 때 불필요하게 많은 기업인을 따라 나서게 하는 것도 정경유착의 싹을 키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치권이 정경유착을 끊으라고 하면서 기업에 일자리를 창출하라고 강요한다”면서 “이 또한 기업들 팔을 비트는 새로운 형태의 정경유착”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정경협력’ 자체를 없애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최중경(전 지식경제부 장관) 동국대 석좌교수는 “특정 기업과의 금전, 자리 거래는 원천 차단해야 하지만 경제,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긴밀히 대화하는 장은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샤페코엔시 참사 “연료 부족 때문“ 관제탑과 교신 내용은?

    샤페코엔시 참사 “연료 부족 때문“ 관제탑과 교신 내용은?

     브라질 프로축구 샤페코엔시 선수단과 취재진 등 71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세기 추락이 어처구니없게도 연료가 바닥나 벌어진 참사인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와 미국 ESPN 등은 전세기가 추락한 콜롬비아의 다수 언론이 조종사와 콜롬비아 메데인 국제공항 관제사가 주고받은 교신 녹음파일을 입수해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고 1일 전했다. 77명의 탑승자 가운데 6명만 목숨을 구하고 선수 19명, 취재진 20명 등 모두 71명이 희생됐는데 어이없는 참사 원인이 폭로돼 앞으로 손해배상 소송 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전세기가 추락한 뒤에도 폭발과 화재가 없었다는 점도 연료가 부족해 추락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콜롬비아군 소식통은 AFP통신에 밝혔다. 추락 현장에 유류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고 ESPN은 전했다.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 146 기종의 이 전세기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추락 직전 9000피트(2743m) 상공을 비행하다 “전자기기가 먹통“이라며 ”연료가 부족하다“고 관제탑에 알린 것으로 녹음파일에 나온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참사에서 살아남은 볼리비아 여성 승무원 시메나 산체스도 비슷한 증언을 했다고 ESPN이 전했다. 산체스는 인명 구조에 나선 아르퀴메데스 메히아에게 ”연료가 바닥나 비행기가 떨어졌다“고 말했다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팀은 지난달 30일 그녀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가 인터뷰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팀은 또 참사 순간 메데인 국제공항 관제탑과 교신해던 아비앙카 상업항공의 부기장 후앙 세바스티앙 우페귀와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뜻도 표명했다. 우페귀는 참사 순간 근처를 비행하다가 관제탑과 교신하던 도중 사고기 조종사와 여성 관제사의 대화 내용을 들었다고 친구와 4분 동안 전화 통화한 내용이 소셜미디어에 돌아다니고 있다. 그는 사고기 조종사가 연료가 부족하다며 긴급 착륙할 공항을 알려달라고 요청했으며 차츰 목소리가 간절해지다가 ”전자기기가 먹통“이라며 ”메이데이! 메이데이!“라고 외치는 것을 들었다고 친구에게 털어놓았다. 사고기의 속도가 떨어져 추락하기까지 3분 정도 걸렸다고도 했다.  우페귀는 “난 그들을 도우려고 열심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도 ´해봐, 해봐, 해봐, 해봐´라고 말했다. 그 다음에 멈췄다. 관제사 목소리가 갈라지기 시작했고 정말 슬퍼하는 것 같았다. 우리 비행기에서도 울음이 터져나왔다”고 말했다.   여객기의 연료가 바닥난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없다. 탑승 정원에 미달한 77명만 비행기에 올랐기 때문에 연료가 누출된 것은 아닌가 의심된다고 BBC는 전했다. ESPN은 통상 항공기는 다른 공항으로 갈 수 있도록 30~45분 정도의 비상 연료를 싣는데 희귀하게 이상기류나 다른 이유 때문에 직선비행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참사 원인을 조사 중인 조사팀은 아직 추락 원인을 하나로 밝혀내지 못했으며 철저한 조사 결과를 내놓으려면 여러 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생존자 중에는 선수 2명이 포함돼 있는데 위중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으며 골키퍼는 다리 한 쪽을 잘라내고 다른 쪽마저 잃을 위기에 놓여 있다. 하지만 한 기자는 위중한 상태라고 구단은 전했다. 생존한 승무원 어윈 투미리는 안전수칙을 따랐기 때문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 많은 이들이 일어나 비명을 질러댔다. 난 가방을 다리 사이에 끼우고 고개를 처박고 있어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사흘의 애도기간을 선포했고 수천명의 샤페코엔시 서포터가 홈 구장인 아레나 콘타에 모여 희생된 선수들을 추모했다. 구단 사무국은 희생된 선수 신원이 모두 파악된 뒤 2일이나 3일 열릴 장례식에 10만명 정도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서포터는 “우리는 시신들이 도착해 그들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누길 고대하고 있다. 이 도시는 온통 멈춰서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박 대통령 ‘퇴진’ 담화… 정치권 해법 찾아야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발표한 제3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대통령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여야 정치권이 논의하여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주시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며 “하루속히 대한민국이 혼란에서 벗어나 본래의 궤도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문에서 처음으로 퇴진 문제를 거론한 것은 그동안 버티기로 일관했던 상황에서 성난 민심을 일부 수용했다는 의미는 있지만 5차례 촛불집회에서 표출된 ‘조건 없는 퇴진’이란 국민 정서와 다소 동떨어진 측면도 있다. 어제 정치권이 보인 반응 역시 복잡하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아무런 반성과 참회가 없다. 한마디로 탄핵을 앞둔 교란책이고 탄핵을 피하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꼼수 정치’로 규정한 뒤 “대통령은 촛불의 민심과 탄핵의 물결을 잘라 버리는 무책임하고 무서운 함정을 국회에 또 넘겼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사실상의 하야 선언”이라는 평가와 함께 야권에 탄핵 일정의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박 대통령이 거론한 임기 단축 문제는 개헌을 전제로 한 사퇴로 볼 수 있다. 5년 단임제나 제왕적 대통령제를 고치려면 국회의원 3분의2의 찬성과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 역시 험난하고 지난하다. 현재의 분열된 정치 구도 속에서 개헌이 이뤄질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야당이 즉각적으로 탄핵 추진 의사를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새누리당 비주류로 구성된 비상시국위원회도 대통령 조기 퇴진 로드맵 마련을 위한 여야 협상을 요구하면서도 내달 9일 이전을 협상 시한으로 제시했다. 여야가 합의에 나서되 협상이 결렬될 경우 곧바로 탄핵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정치권에 개헌이 전제조건인 대통령의 임기 단축과 진퇴 문제를 결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 자체가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대통령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해 검찰조차 최씨와 공범으로 지목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반성도 없다는 것은 스스로 탄핵 회피용이라는 의심을 샀다.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탄핵 진행의 초점을 흐리려는 목적이 있다면 국민적 저항은 더욱 거세질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박 대통령의 발언이 의심을 받는 건 당연하다. 국민과의 약속을 뒤집고 검찰의 수사를 거부하는 등 시간을 끌면서 지지 세력을 결집해 상황을 반전시키려는 의도를 경계하고 있다. 이는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 박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정당성과 도덕성 모두를 상실한 상태다. ‘바람이 불면 촛불이 꺼진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산이다. 지지율 4%로 추락할 정도로 대통령으로서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지난 한 달간 400만명(주최측 추산) 안팎이 촛불 시위에 참여할 정도로 대통령의 퇴진 압력은 거세다. 혹시나 박 대통령이 성난 민심에 맞서 분열된 정치권에 기대 권력을 유지하려는 계산이 있다면 더 큰 민심의 역풍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하루빨리 박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국민의 자괴감을 덜어 주고 만신창이가 된 국격을 회복해야 한다. 국민은 정치권의 분열과 무능을 우려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는 와중에도 박 대통령의 2선 후퇴와 거국중립내각을 요구하다가 즉각 퇴진으로 선회하는 등 일관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제1야당 대표의 청와대 회동 철회 소동까지 일어났다. 야 3당은 박 대통령의 퇴진을 둘러싸고 당리당략에 따른 혼돈의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저마다 주판알을 튕기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국정 공백과 혼란을 막기 위한 ‘질서 있는 퇴진’은 퇴임 시한을 못박고 국회와 정부에 질서 있게 권력을 인계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어제 밝힌 대국민 담화에는 퇴임 시한을 못박지 않아 되레 혼란을 부추길 가능성이 커졌다. 친박과 비박으로 갈라진 여권은 반목과 갈등으로 구심점도 없고 야 3당은 책임총리 하나 결정하지 못할 정도로 분열돼 있다. 당장 박 대통령 퇴임을 전제로 한 책임총리제나 거국내각 구성 등을 논의해야 하지만 여야 모두 내부적 갈등이 심각하다. 여당은 친박 지도부와 비박계가 반목 대립하며 분당 위기에 직면해 있다. 야당 역시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힘겨루기가 치열하다. 정치권은 5차례 촛불 집회에서 표출된 민심을 바라보며 가야 한다. 박 대통령의 진정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정치권 합의만으로 대통령의 진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 탄핵 절차를 밟으면서 국민을 설득할 정치적 해법을 만들어야 하는 이중고에 직면한 것이다. 정치권은 박 대통령에게 요구할 퇴진 시점과 책임총리 추천 문제, 대통령 퇴진 이후의 정치 일정에 대한 합의부터 이뤄야 한다. 5차례 촛불 시위에서 보여 준 국민의 단합된 힘을 정치적으로 승화시키는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내년 대선에서의 유불리만 따질 경우 그 후유증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야권은 수권 세력으로서 책임 있는 리더십을 보여 주지 못하면 분노하는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는 것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박 대통령이 정치권의 분열을 이용해 권력을 유지하려고 시도할 경우 결국 탄핵 절차에 의해 강제로 쫓겨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 [수요 에세이] 언론사의 대학평가 유감/전호환 부산대 총장

    [수요 에세이] 언론사의 대학평가 유감/전호환 부산대 총장

    지난 토요일 우리 대학 입학 논술시험이 있었다. 총장 취임 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입학시험이다. 고사장을 돌아보기 위해 아침 일찍 출근했다. 생각과 달리 혼자 교문을 들어오는 수험생은 드물었다. 엄마 손을 잡고 오는 사람이 많았다. 시험이 시작되자 교정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모두가 기도하는 마음이었다. 두 손을 모으고 고사장 건물을 도는 어머니도 있었다. 문득 최근 불거진 이화여대 부정입학 사건이 떠올랐다. 당사자는 고 3때 학교를 한 달 만 다니고도 대학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을 접한 수험생과 학부모님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고사장 옆에서 기도하고 있는 어머니들의 간절한 눈빛이 불공정한 평가에 대한 분노와 허탈감으로 느껴졌다. 세계 경제 저성장과 맞물려 우리나라 경제 추락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10월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전체 실업자의 44.5%가 대졸자다. 대학을 나와도 일자리가 없다. 학령인구 급감으로 수년 내 우리나라 대학의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아야 한다. 대학이 무한 경쟁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대학 행·재정은 학생 유치에 편중되고 교육의 질적 제고를 위한 투자는 뒷전인 대학이 많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돌아간다. 국내 주요 언론사인 조선·중앙·동아일보는 대학을 평가하고 그 순위를 대대적으로 발표한다. 대학 종합 순위는 수험생들이 대학을 선택하는 현실적 기준이 된다. 불과 1∼2점 차로 순위가 뒤바뀌는 대학 서열에 의미가 있을까. 전공이나 학과의 미래와 함께 대학의 교육이념이 선택의 중요한 요소가 되어야 함에도 말이다. 안민석 국회의원의 분석에 의하면, 2015년 전국 4년제 대학 재적학생의 3명 중 1명이 휴학생이다. 진로와 취업 고민으로 휴학이나 자퇴, 전과를 하거나 졸업을 유예하는 학생들이 많은 탓이다. 신중하지 못한 대학 선택이 청년실업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통계다. 언론사 대학 평가는 정부나 대학이 주도하는 평가와는 다른 점이 있다. 평가의 목적과 결과의 활용에 있어서 지향하는 바가 같지 않다. 공정한 평가에 불만이 있을 수 없다. 견현사제(見賢思齊)라는 논어의 구절처럼 평가를 통해 대학들은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다. 문제는 평가의 잣대 즉 지표의 공정성이다. 특정 대학과 관련 있는 언론사가 대학을 평가하는 것도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 고려대 등 많은 대학 총학생회의 대학 평가 거부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공교롭게도 언론사들의 대학 평가에서 지역거점 국립대학들의 순위는 매년 추락하고 서울 소재 사립대학들이 상위를 대신한다. 학생들의 서울 선호 현상으로 이들 대학의 경쟁력이 향상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역 국립대학들에 불리한 평가항목들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10월 발표된 한 언론사의 대학평가 항목을 보자. 교수 확보율, 전임교원 강의담당 비율, 강의 규모는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 지표들이다. 국립대학의 교수확보율 증가는 대학 자체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교육부가 국립대 신규 교수 증원을 동결한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임교원 강의담당 비율과 강의 규모에서 또다시 중복 평가를 받는다. 사립대의 경우 재정 절약을 위해 전임교수 5명 중 1명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다. ‘사립대학의 전임교원 확보율 증가는 긍정적이나 교육의 질을 높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안민석 의원의 말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평가항목도 수시로 바뀐다. 2015년 42개 평가항목 중에서 올해 9개 항목이 빠졌다. 지역 거점대학들이 좋은 점수를 받아오던 항목들이다. 지역거점 국립대학은 인문·사범·예술대학 등을 가진 종합대학이다. 취업과 창업교육 비율에서 불리한 구조다. 기능적 요소에 민감한 사립대학과 달리 국립대학의 책무는 인문학적 사고와 소양을 갖춘 전인적인 지식인을 길러내는 것이다. 게다가 지역 국립대학은 지역인재 배출과 봉사를 통해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건강한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대학 설립 이념과 철학, 특성화 그리고 ‘지적거점’으로서의 대학의 책무 등도 중요한 평가항목으로 존중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평가는 합리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하고 그 결과가 순기능이어야 한다.
  • [사설] 박 대통령에게 선택의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

    지난 주말 5차 촛불집회에서 헌정 사상 최대 인원이 운집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퇴진의 목소리가 최고조에 달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촛불집회는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지난 한 달 연인원 400만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성난 민심은 사그라지기는커녕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5차 촛불집회와 관련, 정치권은 “민심의 준엄한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는 원칙하에 여당은 질서있는 국정 수습을 강조했고 야권은 박 대통령의 즉각 하야를 촉구하면서 탄핵안 가결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여야 전직 국회의장과 국무총리 등 국가 원로들이 어제 현 시국과 관련해 정국 혼란을 타개할 해법을 논의했고 촛불 민심을 겸허하게 수용하라는 의견을 모았다. 검찰 역시 어제 최순실씨 측근인 차은택씨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 5명을 재판에 넘기면서 밝힌 기소장에 박 대통령의 지시로 KT 등 기업에 일감을 몰아주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적시했다.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번 주부터 박 대통령을 겨냥한 탄핵소추안 마련과 특검 임명, 국정조사 기관 보고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된다. 새누리당 윤리위원회도 28일 박 대통령의 출당 문제와 관련한 징계안 심의에 들어간다. 박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정당성과 도덕성을 모두 상실한 상태다. 특검을 포함해 검찰 조사를 성실하게 받겠다던 대국민 약속을 뒤집고 불공정 검찰로 매도하면서 수사를 거부했고 국회 추천 총리를 수용하겠다는 제안도 정치 상황이 불리해지자 철회의 뜻을 내비치며 스스로 국민적 불신을 초래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도 최근 한국 정부의 마비 상태를 우려하면서 “박 대통령이 신뢰 회복을 바란다면 최씨의 비행을 모두 인정하고 모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할 정도가 됐다. 대통령 한 사람의 아집적인 태도와 권력에 대한 미련 때문에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망신 대상으로 추락했다는 점에서 참으로 참담한 상황이 됐다. 부득이 국민이 부여한 헌법의 권리를 총동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앞으로 예상되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서 핵심 변수라는 점에서 검찰은 막바지 수사 과정에서 강도를 높여 체포영장 청구와 피의자 소환 등의 모든 압박 수단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박 대통령은 촛불 시위가 거대한 횃불 민심으로 바뀌는 지난 3주 동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민심을 계속 외면할 경우 일부 국민에게 마지막 남은 인간적 연민마저 분노로 바뀔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역사 앞에 더이상 부끄럽지 않은, 마지막 선택을 촉구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