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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이나 리포트 2004] (8)커지는 빈부격차

    |베이징·상하이 이석우특파원|베이징의 명동,왕푸징의 상가들은 밤 10시가 넘도록 관광객과 손님들로 대낮처럼 북적거린다.루이뷔통,샤넬,프라다,아르마니 등 즐비한 명품 상점들도 화려함을 더한다.상하이 화이하리루나 난징루,광저우의 베이징루나 티엔허 등 다른 대도시 번화가 역시 축제를 벌이듯 활력이 가득하다. ‘베이징어’의 1인당 평균소득은 3707달러.상하이,광저우는 각각 5643달러,5787달러다.물가수준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그보다 2∼2.5배가량 높다.수치상으론 대도시 주민 1억명 가량은 한국과 비슷한 생활수준에 와 있는 셈이다.명품족이 어림잡아 1000만∼1500만명 수준이란 계산도 일맥상통한다. ●베이징시 등록차량 200만대 넘어서 베이징시는 등록차량 200만대를 돌파,마이카 시대로 돌입했다.‘중국창업투자&하이테크’란 중소 잡지사의 월급쟁이 사장인 쉬장핑(許江萍·37)은 24만위안(3600만원상당,1위안은 150원) 하는 중국산 혼다어코드를 몰고 다닌다.베이징대 출신의 쉬 사장은 “주변 친구들은 모두 다 차가 있다.”고 말했다.상하이시는 급증하는 차량 증가를 막기 위해 신규허가 차량을 제한,차를 사기 위해선 차량번호 경매에 참가해야 한다.번호값은 4만∼5만위안이나 웃돌지만 이를 사기 위해 줄이 늘어서 있다. 대학가 게시판의 운전실습 광고와 젊은 직장인 사이의 운전면허증은 당연한 것이 됐다.대학가 마이카족도 심심찮게 눈에 띄고,해외여행도 도시민에겐 빼놓을 수 없다.쉬 사장의 올 휴가계획도 유럽이다.지난달 유럽 일부국가에 대한 중국정부의 여행자유화 조치로 가족이 오붓하게 다녀올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대학생도 해외여행 대열에 끼어들었다.카메라 기능을 지닌 고급 휴대전화,무선통신 노트북컴퓨터,자동차,해외여행 등은 젊은 신소비계층의 일반품목이다. 풍요 속에 민초들의 상대적 빈곤과 박탈감은 더한다.중산층이 형성되기도 전에 소수의 부자와 다수의 빈자란 구조 속에 계층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노동자 한달 월급에 해당하는 한 잔의 차,일년 월급보다 많은 한끼 식사는 대수롭지않은 일이 됐다.베이징·상하이 등에는 입회비가 몇백만원을 넘는 헬스클럽,식당형 사교클럽 등 멤버스 클럽도 확산 중이다. 안후이성 출신으로 베이징의 한 대형 식당 종업원인 리샤오리(李小莉·22)는 “한 끼에 내 한달 월급을 먹어치우는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만난다.”면서 “30대이면서 여러 채의 집을 소유,세놓고 살면서 명품으로 치장하고 벤츠와 BMW를 타면서 고급 식당과 유흥장을 출입하며 소일하는 사람들이 왜 이리 많냐.”고 반문한다.휴일 없이 일하는 샤오리의 월급은 700위안,이런저런 부수입을 모아 한달 평균 1000위안을 버는데 6명이 함께 쓰는 닭장 같은 방값 400위안,식비 300위안씩을 쓰고 나면 저축할 돈도 얼마 남지 않는다며 상대적 빈곤감에 우울해한다. ●도시빈민 상대적 빈곤·박탈감 빈부차의 이유는 많지만 주요 원천 중 하나는 도시와 농촌의 격차다.통계수치론 3배.사회보장,공공교육 혜택 등을 따지면 6배 이상 벌어진다.중국의 1인당 평균소득은 1090달러지만,광둥성 선전시는 6500달러나 된다.경제성장의 과실이 도시로 집중,9억이 넘는 농민들은 2등 국민으로 전락했다.농촌에서 도시로 흘러들어온 유입인구들은 저소득 하층민이 됐다.중국사회과학원 사회학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베이징에만 20만∼50만이 빈민생활을 한다.월소득 500∼900위안의 일용직이나 날품팔이,노점상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도시로 몰려드는 농촌 인구는 1년 평균 연인원 1억 2000만명.공사장 막노동은 하루 30∼50위안.창고 등을 개조한 막사 같은 곳에서 10∼20명이 함께 새우잠 자고 한 끼 1∼4위안가량 하는 음식으로 떼우면서 몇달을 버틴다.대부분 몇달 일한 뒤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일부는 가족을 거느린 채 도시를 전전한다.평균 월소득은 600∼800위안.농촌인구의 도시정착이 확대되면서 도시빈민이란 개념이 생겨났고 당국의 빈민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공사장 인부 등 노동자임금 체불은 공식통계만도 연 200억위안.저소득계층의 사회보험이 제대로 안돼 있어 사고가 나거나 중병에 걸려도 돈이 없어 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하는 일이 적잖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중국일보사 쟈오더런 부사장은 지적한다.베이징대의 한 퇴직교수는 “앞으로 써야 될 지출의 용도와 규모가 가늠되지 않아 허리띠를 졸라매고 산다.”고 말했다.급격한 사회변동이 저소득계층뿐아니라 중산층에도 불안감을 가져오고 있다.새로운 사회보장망이 확충되지 못한 과도기 속에 중국 특유의 사회주의는 때로 ‘정글 자본주의’의 색깔을 띤다.더이상 국가가 돌봐주지 않는다는 강박감 때문인지 사회 전체는 돈을 향해 큰 수레바퀴처럼 굴러간다.그 밑에 깔리면 모든 것이 끝장이란 생각이 사람들을 더 불안하게 만든다. 그래도 성장 사회의 활력 때문일까.낙담보단 희망과 기대가 큰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다.베이징 푸라이야 건강센터 안마사인 왕펑(王鋒·30).한달에 1200위안을 받는 왕은 “죽어라고 일해도 한달에 200∼300위안 벌기도 힘겨운 고향 쓰촨 농촌사람들을 떠올리면 지금 수입도 황송하다.2008년 올림픽을 치르면 지금보다 훨씬 더 잘 살 수 있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내일에 대한 기대가 상대적 빈곤감을 앞서고 있는 셈이다. ●성장혜택에 기대·희망 큰 편 빈부차를 나타내는 중국의 지니계수는 0.4∼0.45 수준.양퉁팡(揚通方) 베이징대 한국학연구센터 소장은 “한국보다 격차가 크지만 소득차의 확대 속에서도 기회와 선택의 폭이 늘고,희망적인 기대로 빈부격차가 사회불안정을 일으킬 단계에는 와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swlee@seoul.co.kr ■ 中부자들 어떤 사람 |베이징·상하이 이석우특파원|중국 최고 갑부는 중국판 빌 게이츠격의 컴퓨터 귀재로 불리는 33세의 딩 레이(丁磊),윌리엄 딩이다.2000년 나스닥에 상장된 자신의 인터넷 검색엔진 왕이(罔易·Netease.com)의 주식가격이 뜨면서 단번에 13억달러의 재산가로 부상했다.중국인 1인당 연평균소득이 1090달러인 것을 감안할 때 12만명이 1년 동안 벌어야 겨우 딩 레이 한 사람의 재산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IT 재벌은 딩 레이 말고도 줄을 서 있다.천티엔차오(陳天橋·31) 오락게임사이트 셩다왕루오의 회장,장차오양(張朝陽·40) 인터넷 검색엔진사이트 소후(Sohu.com) 회장 등이 그들이다.각각 4억 9000만달러,2억 7000만달러의 재산가다.IT 재벌들은 30대 초·중반이 많다.대부분 기술이나 전문지식을 통해 재벌이 됐다는 점에서 일반 대중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자산가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부침이 더 심하다.IT 재벌들의 재산은 나스닥이나 홍콩증권시장 등에 상장된 주식에 의존해 있어 주식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다른 상당수 재벌총수들은 은행으로부터 거액의 특혜대출,권력자와의 유착관계 등의 구설수 속에 불편한 처지다.“포브스지의 중국자산가 순위는 쇠고랑 차는 순서”란 식의 비꼬는 말이 유행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재산증식 과정이 석연치 않은 사람도 적잖다. 지난해엔 20대 자산가에 꼽히던 산시 하이신철강그룹 리하이창(李海倉) 회장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엽총으로 살해당했고,허난성 최대 갑부 챠오진링(喬金) 황허실업 회장은 은행의 대출금 상환 압박 속에 의문의 자살을 택했다.올 들어선 상하이 최대갑부로 통하는 저우정이(周正毅) 농카이그룹 회장이 대출금 유용,미상환 등을 이유로 구속돼 3년형을 선고받았다.중국 부자들이 돈을 벌어도 수면 위에 나서길 원하지 않는 것도 축재의 투명성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IT업계의 기린아들이 약진하고 있지만,비율로 보면 아직 중국 자산가의 대다수는 부동산업의 ‘큰손’들이다.정부 입김을 크게 받아 개발이익이 많은 부문이다.지난해 말 현지 언론들이 꼽은 30대 자산가 중 절반이 넘는 16명이 부동산으로 치부를 한 재력가들이었다. 중국 100대 자산가의 출신 지역은 개혁·개방이 가장 빨랐던 광둥성 출신이 22%로 가장 많았다.상하이 14%,베이징 11%,저장성 8% 순이다.국무원 발전연구센터의 후장윈(胡江雲) 박사는 “소득격차 그 자체보다는 부자들이 어떻게 축재를 했는가하는,돈을 버는 수단과 방법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투명성에 대한 요구의 증가가 점점 쟁점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swlee@seoul.co.kr
  • 시민단체들이 만든 프로그램

    여름방학을 맞아 시민·사회단체들이 운영하는 다양한 종류의 캠프가 앞다퉈 개설되고 있다. 시민단체들이 주최하는 여름캠프는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체나 단체들이 개설한 캠프에 비해 내용이 알차고 비용도 저렴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올여름 각 시민단체들이 준비하고 있는 여름 캠프는 먹을거리·생태·탐사캠프를 비롯해 가족캠프,과학·문화캠프 등 다양하다. 시민단체의 여름캠프는 여흥을 즐기는 일반 여행과는 다른 만큼 참가에 앞서 관련단체 홈페이지나 전화 문의를 통해 캠프의 개설 취지와 일정,참가비용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게 좋다. ●알찬 방학 자연과 함께 환경단체들이 개설한 각종 캠프는 햄버거와 라면 등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아이들의 식생활을 바꾸고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가 담겨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www.kfem.or.kr)은 다음달 17∼19일 충남 홍성군 환경농업마을에서 ‘건강 밥상캠프’를 개최한다.패스트푸드에 길들여져 있는 도시 어린이들에게 우리 먹을거리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봉숭아 물들이기와 황토염색,유기농 채소 수확체험,볏짚을 이용한 달걀꾸러미 만들기 등 도시에서는 체험해 보지 못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환경정의시민연대(www.eco.or.kr)가 마련한 ‘시루떡 학교’도 비슷한 취지에서 개설됐다.다음달 10∼12일과 12∼14일 두차례 지리산 실상사에서 열린다.환경과 먹을거리를 주제로 한 역할극과 함께 ‘건강한 먹을거리와 환경’이라는 강연도 준비돼 있다. 녹색연합(www.greenkorea.org)의 ‘왕피천 청년 생태학교’는 다음달 8∼13일 은어와 연어가 돌아오고 수달이 뛰어노는 경북 울진군 왕피천에서 열린다.야생동물 흔적찾기와 공동체놀이,야영체험 등을 맛볼 수 있다. 또 고양 YWCA의 ‘자연아 놀자’(8월13일·경기 가평 자연학교),안양천살리기 시민모임의 ‘푸른어린이 교실’(8월4∼6일·경기 안성),과천 녹색가게의 ‘얘들아 들꽃 보러 가자’(8월11일·경기 안양),그린패밀리운동연합의 ‘더불어 함께하는 농촌사랑’(8월11∼13일·경기 양평),군산 경실련의 ‘푸름이와 함께 떠나는 여행’(8월9∼14일·전북 군산) 등이 있다. ●신기한 과학·문화유산 찾아서 문화유산 탐방과 과학캠프 등 현장 체험을 통해 우리 문화와 과학의 세계에 대해 눈을 뜰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된다.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www.culturalaction.org)는 26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10차례에 걸쳐 ‘청소년과 함께하는 세계유산/과학문화유산을 찾아서’라는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이 행사는 학생들이 천년의 고도 경주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문화관광부가 참가비의 50%를 후원해 참가비가 7만 5000원으로 저렴하다. 행사에서는 첨성대의 구조파악과 측정,천마총 축조법,석빙고의 원리이해 등 선조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우주과학교육센터는 다음달 4일부터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충북 보은 서당골리조트 천문대에서 우주비행사 선발과정과 로켓제작발사 등 다양한 우주체험을 할 수 있는 ‘NASA 우주비행사 캠프’를 개최한다. 서울 YMCA(www.ymca.or.kr)는 해리포터 마술캠프(8월3∼5일·경기 가평 두밀자연학교)와 하늘을 나는 비행체험캠프(8월10일·경기 화성 어섬비행장),신나는 갯벌캠프(8월12∼14일·충남 태안갯벌학교),어린이 문화탐방단(8월17·18일·서울시내 박물관)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참가비는 행사에 따라 7만∼12만원이다. 진주 YMCA(www.ymca.jinju.or.kr)는 다음달 4∼6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대덕 연구단지 등을 돌아보는 ‘카이스트 과학캠프’를 준비하고 있다.행사에서는 국립중앙과학관 관람과 EXPO과학공원 체험,대덕연구소 견학 등이 마련돼 있다. ●내용·일정·비용 꼼꼼히 체크 서울 YWCA(www.seoulywca.or.kr)는 오는 30∼31일 강원 춘천 남이섬에서 ‘포크음악과 함께하는 가족캠프’를 개최한다.70년대 전설적인 포크아티스트 윤연선씨 등 가수들의 공연과 평화를 생각하는 캠프파이어 등 다채로운 행사가 개최된다. 한국스카우트연맹은 다음달 5∼11일 강원도 고성 세계잼버리수련장에서 ‘아·태 및 한국잼버리 대회’를 개최한다.행사에는 50개국 1만 50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업코리아는 다음달 17∼20일 강원도 평창군 보광휘닉스파크에서 전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21세기 대학생 리더 캠프’를 연다.행사에는 홍원탁 서울대 교수와 박세일 한나라당 국회의원,서경석 경실련 중앙위 의장 등 전문가들의 강연이 예정돼 있다. 여름 캠프를 고를 때는 자녀의 적성과 관심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며,시민단체의 홈페이지와 전화문의를 통해 행사 내용과 안전대책,보험가입 여부 등을 알아보는 게 좋다. 캠프에 아이를 보낼 경우 준비물을 꼼꼼하게 챙겨주고,만일의 사태에 대비,인솔자들의 연락처를 꼭 적어둬야 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삶과 경영 이야기] (20) ‘무소유 경영’ 실천 전재준 삼정펄프 회장

    “생산업자는 만드는데만 신경써야지.땅팔아 큰 돈벌겠다는 생각은 상도(商道)에 벗어나는 것이야….돈이란 끝이 없어.일만 열심히 하면 벌 수 있는 게 돈이고,영원토록 가질 수 없는 게 돈인 게야.” 전재준(81) 삼정펄프 회장은 젊은 경영인들을 만나면 그의 ‘경영철학’을 이렇게 말한다.‘무소유 경영’이다.그의 삶의 궤적에서도 자본보다는 신용을 중시했던 ‘개성상인’의 상도가 배어 있다.전 회장은 지난 해 시가 300억원 상당의 공장터를 경기 안양시에 기증한다고 밝혀 세간의 관심을 불렀다.최근에는 5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성균관대에 기탁을 했다.그는 기자와의 만남에서도 “자신에게 남길 것과 남에게 줄 것을 정리하는 것으로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확고한 신념을 밝혔다.자식들에게도 이 원칙을 지켜가고 있다. ●돈버는 것처럼 쉬운 게 없었다 -나는 개성에서 2남매중 둘째로 태어났다.가정형편이 어려워 송도중학교를 졸업한 직후 어린 나이에 일터로 뛰어 들었다.6·25가 발발하기 1년전인 1949년에 부모님을 모시고 서울로 올라왔다.20대 중반때이다.그당시 개성에는 총성이 끊이질 않아 안전한 곳에서 새롭게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하지만 출가한 누님은 개성에 남겨 둘 수밖에 없었다.올해로 87세가 되는 누님의 생사가 불확실하지만 동생인 내가 살아 있는 만큼 생존해 계실 것으로 믿고 있다.며칠전 남북 이산가족들의 상봉장면을 TV로 보며 누님을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빌고 또 빌었다. -10대때부터 잡화점과 문방구 점원 등 무엇이든지 해냈던 나는 서울 명륜동 4가에 터를 잡고 섬유와 면사장사를 시작했다.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종이 도매상으로 방향을 바꿨다.문방구 점원으로 일해서인지 ‘종이장사’에 익숙했고,나날이 번창했다.열심히 땀을 흘린 만큼 돈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일에만 매달렸다.한자리에 앉아 밥을 먹는 시간도 아까워 호떡 몇개 입에 물고는 달음박질을 쳐 종이를 배달했다.세상에 돈 버는 일이 제일 쉽고 신명나게 느껴지던 때였다. -일에만 미치다 보니 29살이 될 때까지 혼자 지냈다.주위에서 여러번 맞 선을 보라고 권했지만 돈 버는 일이 더 좋은 때였다.그러던 어느날 인척 한분이 무작정 맞선을 보러 가자고 다그쳤다. 그 당시 원조품인 미군복을 입고 고무신을 신고 있던 나는 땀범벅이 된 얼굴을 가리키며 손사래를 쳤다.그러나 그 분은 막무가내로 집으로 오라고 성화를 내셨다.후환이 두려워 집을 찾아가니 안방에 어여쁜 아가씨가 앉아 있었다.나는 방에 들어갈 엄두도 못내고 마루끝에 10여분 앉아 있다가 후다닥 집을 나왔다.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녀는 개성에서 소학교 교사를 하다가 남동생과 함께 상경해 외삼촌집에 살고 있었다.같은 동향사람이어서 혼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소학교 선생님은 평생의 반려자가 됐다. ●편법보다는 정도로 승부해야 -결혼후 사업 규모도 점점 커져 종이도매상에서 성보실업,동남교역을 창업했다.이후 1961년 안양역 근처에 인쇄용지 제조회사인 삼덕제지를 운영하며 본격적으로 기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연매출 950억원에 이르는 삼정펄프의 시장 점유율은 15% 안팎이다.종이 생산량은 국내 2위이지만 소비자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주위에서는 TV광고도 하고,마케팅을 강화하면 1위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다고 조언했다.그러나 나는 편법을 쓰고 싶지 않다.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사용하며 평가해야지,이미지 광고로 소비자를 현혹시켜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다.지난 해 안양시에 공장부지를 기증할 때도 일부 직원들은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300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하면 ‘톱 브랜드’로 키울 수 있을 텐데 미련하게 기부했다는 소리도 들었다. -그러나 나의 우직하고 외골수적인 경영철학은 개성상인의 피를 이어받은 결과다.아무리 돈이 많아도 거짓말을 하고 속이면 상대를 하지 않았던 개성상인들의 습관이 몸에 뱄기 때문일 것이다.일례로 70m 24롤짜리 화장지팩을 다른 업체들은 언제부턴가 50m로 슬그머니 줄였지만 삼정펄프의 ‘리빙’ 만큼은 70m를 유지하고 있다. -몇년전 세무서 직원이 우리 회사에 왔다가 놀란 적이 있다.은행 무차입은 물론 판공비와 판촉비가 한 푼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혀를 내둘렀다.허튼 돈 1원도 쓰지 말고 충심으로 제품을 만들어 오직 품질로 승부하라고 직원들에게 주문한다. ●땅을 상품화해서는 안돼 -안양시와 성균관대에 땅을 기증한 뒤에 아직도 주위 사람들이 의아해 하고 있다.부동산 재테크에 미련이 없었느냐는 질문이 그치질 않고 있다.그때마다 생산업자는 생산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말을 들려준다.생산업자에게는 땅값이 올라봐야 무의미한 것이다.사업을 그만 두고 땅을 팔면 생산업자는 갈 곳이 없다.진정한 생산업자는 돈 몇푼 남기겠다고 땅을 팔아버리기 보다는 공장을 못하게 되는 사실을 아파해야 한다. -지난 해 안양시내 한복판에 있던 삼덕제지 공장부지 4364평 기증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졌다.대규모 제지회사들이 생겨나면서 300억원에 달하던 안양공장의 연매출이 30% 정도로 떨어졌고,설비를 확장하려고 해도 주변이 도심지라 처리에 고심했다.어느날 집사람이 공장을 공원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기증하자고 제안해 “바로 이 것이다.”라고 무릎을 쳤다. -공장 땅은 땀흘려 번 것이 아니다.노력해서 번 돈이 아닌 만큼 내가 쓸 수는 없다.공장을 운영하며 먼지나 진동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항상 사회에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했다.안양시민들의 도움으로 회사를 이 만큼 성장시킬 수 있었고 이제 공장을 이전하는 만큼 보상차원에서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이곳에 공장을 세운 것은 나지만 계열사들을 거느릴 정도로 회사가 커진 것은 결국 안양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땅은 가꿀 수 있는 사람이 가져야 -이번에 성균관대에 기증한 경기도 포천군 일대 토지 40만여평도 나와 아들들보다 더 좋게 가꿀 수 있는 사람들에게 주자는 차원에서 이뤄졌다.포천 땅은 70년부터 주말마다 아내와 함께 조경·조림사업에 매달려 잣나무와 낙엽송이 수십만 그루에 이를 정도로 울창한 산림으로 탈바꿈했다.그러나 이제 나이가 들다 보니 자주 그곳에 들를 수 없게 됐다.이미 아들들에게 상속한 땅이지만 아들들도 가꿀 능력이 안된다고 판단했다.40년 넘게 명륜동에 살면서 인연을 맺었고 조경학과가 있는 성균관대에 기증키로 했다. -토지공개념 차원에서 정부도 공장 건폐율 규제를 없애야 한다.일본만 해도 병원,학교,공장에는 건폐율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땅을 가지고 투기를 하지 않는 양심적인 기업가에게는 배려가 있어야 한다. ●부자로 죽는 일은 부끄러운 일 -세아들과 딸에게는 집 한 채 정도씩만 물려줬다.다행히 자식들이 별다른 불만을 달지 않아 고마울 따름이다.지난 해부터 집사람과 나는 여생을 의미있게 마칠 수 있는 계획을 짜고 있다.회사도 크게 일구고 자식들도 잘 키웠는데 인생을 잘 마무리하자는 차원이다.단돈 1원도 아버님으로부터 물려받지 않은 나도 이렇게 자수성가했는데 자식들은 더 크게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도 기부를 결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안양과 포천 땅 기증을 위해 여러 차례 가족회의를 했으나 자식들 모두가 기증에 흔쾌히 동의했다.돈에 대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지만 내 것보다 남의 것을 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자식들도 지니고 있는 것 같아 행복하다.빈손으로 왔으니 빈손으로 가야하는 것 아닌가.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전재준 회장은 부(富)의 사회환원이라는 차원에서 그의 경영원칙은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될 만하다.불필요한 것은 갖지 않는 절제의 삶을 실천했기 때문이다.그의 기부의 바탕은 ‘내 것’과 ‘네 것’ 혹은 ‘우리 것’의 구분을 허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도권의 도심에서 공장을 뜯어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만으로도 칭송받을 만한데 엄청난 개발이익이 예상되는 주거지역내 공장부지를 선뜻 공원 터로 내놓는 일은 좀처럼 실천하기 어렵다.성균관대에 기증한 땅도 두 아들에게 이미 상속한 땅을 두 아들의 동의를 얻어 내놓은 것이어서 큰 감동을 줬다. 그러나 이런 전 회장은 정작 본인과 가족에게는 엄격하다.경기 평택,충남 천안,경남 함안 등 3곳에 3만평 규모의 공장을 소유한 탄탄한 기업의 오너이지만 회장 집무실은 보잘 것이 없다.서울 혜화동에 위치한 본사 사무실은 80평에 불과하고 한쪽 구석에 칸막이를 친 집무실이 있다.부인과 그럴싸한 여행조차 하지 않았다.20년전 환갑때 자동차를 타고 동해안 일주를 갔다 온 것이 고작이다. 이 회사 한홍일 상무는 전 회장 책상 모서리에 세워 놓은 우산을 가리켰다.전 회장이 72년 일본에 갔을 때 사왔는데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 [구정 이삭]

    ●서울 서초구는 23일(금) 오전 10시 보건소에서 고혈압 환자 및 가족을 대상으로 고혈압 진단 및 치료,예방에 관한 무료강좌를 실시한다.(02)570-6587. ●서울 서대문구는 24일(토)까지 65세 이상 저소득 노인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 신청을 받는다.11월까지 구보건소 건강검진센터에서 실시한다.(02)330-1357. ●서울 구로구는 24일(토)까지 고척도서관 1층 전시실에서 전국 미술단체 초대전인 ‘청색회전’을 개최한다.(02)860-3407. ●서울 성북구는 26일(월)∼28일(수) 무료 정보화교실 수강생 204명을 모집한다.교육은 다음달 4∼31일 주 3회 실시된다.(02)920-2922. ●서울 노원구는 26일(월)∼30일(금) ‘자동차 자가정비교실’ 참가자 7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강좌는 다음달 16일부터 6주간 주 2회(월·화) 이뤄진다.수강료는 무료.(02)950-3956. ●서울 양천구는 26일(월)∼8월5일(목) ‘관절염 자조교실’ 참가자 3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강좌는 다음달 10일부터 한달 동안 매주 화요일에 진행된다.(02)2650-3424. ●서울 강남구는 ‘청소년 한문·예절 교실’에 참여할 초등학교 1학년 이상 학생을 선착순 모집한다.교실은 이달 말부터 논현1동·역삼1동사무소와 강남청소년수련관,일원청소년독서실 등 4곳에서 열린다.(02)2104-1654. ●서울 서초구는 ‘어린이 영어교실’에 참여할 관내 초등학생을 선착순 모집한다.영어교실은 다음달부터 3개월간 구민회관과 서초2동사무소 등 2곳에서 유명 영어학원 강사를 초빙,실용영어를 배우게 된다.수강료 월 10만원.(02)570-6490. ●서울 양천구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관내 주민을 대상으로 고급 여행용 가방(60ℓ)을 무료 대여한다.여행 1주일 전까지 전화(02-2650-3310∼3)로 신청하면 된다. ●서울 서초구보건소는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만보기를 무료로 대여한다.대여시 비만도·혈압·혈당·혈액검사 등도 함께 해준다.(02)570-6587.
  • [구정 이삭]

    ●서울 서초구는 23일(금) 오전 10시 보건소에서 고혈압 환자 및 가족을 대상으로 고혈압 진단 및 치료,예방에 관한 무료강좌를 실시한다.(02)570-6587. ●서울 서대문구는 24일(토)까지 65세 이상 저소득 노인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 신청을 받는다.11월까지 구보건소 건강검진센터에서 실시한다.(02)330-1357. ●서울 구로구는 24일(토)까지 고척도서관 1층 전시실에서 전국 미술단체 초대전인 ‘청색회전’을 개최한다.(02)860-3407. ●서울 성북구는 26일(월)∼28일(수) 무료 정보화교실 수강생 204명을 모집한다.교육은 다음달 4∼31일 주 3회 실시된다.(02)920-2922. ●서울 노원구는 26일(월)∼30일(금) ‘자동차 자가정비교실’ 참가자 7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강좌는 다음달 16일부터 6주간 주 2회(월·화) 이뤄진다.수강료는 무료.(02)950-3956. ●서울 양천구는 26일(월)∼8월5일(목) ‘관절염 자조교실’ 참가자 3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강좌는 다음달 10일부터 한달 동안 매주 화요일에 진행된다.(02)2650-3424. ●서울 강남구는 ‘청소년 한문·예절 교실’에 참여할 초등학교 1학년 이상 학생을 선착순 모집한다.교실은 이달 말부터 논현1동·역삼1동사무소와 강남청소년수련관,일원청소년독서실 등 4곳에서 열린다.(02)2104-1654. ●서울 서초구는 ‘어린이 영어교실’에 참여할 관내 초등학생을 선착순 모집한다.영어교실은 다음달부터 3개월간 구민회관과 서초2동사무소 등 2곳에서 유명 영어학원 강사를 초빙,실용영어를 배우게 된다.수강료 월 10만원.(02)570-6490. ●서울 양천구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관내 주민을 대상으로 고급 여행용 가방(60ℓ)을 무료 대여한다.여행 1주일 전까지 전화(02-2650-3310∼3)로 신청하면 된다. ●서울 서초구보건소는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만보기를 무료로 대여한다.대여시 비만도·혈압·혈당·혈액검사 등도 함께 해준다.(02)570-6587.
  • 여름방학 아이들과 함께 볼만한 공연

    아이들의 방학은 엄마들의 시험기간이다.학기중 부족했던 공부를 보충하도록 격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소 접하기 힘든 문화적,정서적 자양분을 섭취하는데 소홀하지 않도록 올바른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할 때다.아이들과 함께 가볼 만한 공연을 소개한다. ●놀이야,연극이야?-전통 소재로 한 창작극 우리 전래 동요와 놀이를 활용한 어린이극 3편이 나란히 선보인다.극단 사다리의 ‘꼬방꼬방’(23일∼8월15일,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은 전래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극중극 형태로 삽입해 위기를 이겨내는 지혜와 평등을 전하는 한편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꼬방꼬방’‘해야해야 붉은 해야’ 등 전래 동요 15곡을 들려준다.우리 고유의 문화와 서양 타악기 연주를 접목한 새로운 형식의 놀이음악극으로,30가지가 넘는 악기들이 사용된다. 극단 톰방의 ‘이야기 할아버지의 이상한 집’(23일∼8월29일,동영아트홀)은 옛날 이야기가 하나씩 담겨 있는 노래들을 통해 우리의 전통 문화를 알기 쉽게 전해주는 어린이극.‘녹두영감’‘꿩생원과 서생원’‘길을 가다가’ 등 신기한 옛 이야기들이 민요풍의 흥겨운 가락과 서양악기들의 풍성한 화음이 결합된 크로스오버 동요로 펼쳐진다.그런가하면 어린이문화예술학교의 창작극 ‘춘하추동,오늘이’(22일∼8월4일,정동극장)는 제주도 전통 구전신화 ‘원천강 본풀이’를 바탕으로 전통악기 연주와 숨바꼭질,썰매타기 등의 정겨운 사계절 놀이들이 등장한다. ●시원한 얼음이 좋아-아이스발레 내한공연 보기만 해도 가슴속까지 얼어붙는 아이스발레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어린이 관객을 찾아온다.수년간의 한국 공연으로 친숙해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아이스발레단(31일∼8월7일,세종문화회관)은 ‘호두까기인형’과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 2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40년 역사를 간직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아이스발레단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발레리나와 피겨 스케이팅 선수 출신으로 구성돼 고난도 기량과 격조 있는 예술성을 자랑한다.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설치될 아이스링크는 최첨단 기술로 24시간내에 얼음이 얼고,4시간이면 해체할 수 있다. 디즈니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는 ‘디즈니 아이스쇼’(8월6∼22일,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온가족이 즐기기에 적당한 옴니버스 공연.미키마우스,백설공주,인어공주 등 은반위에서 멋지게 스케이트를 타는 애니메이션 주인공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동심의 세계에 흠뻑 빠질 만하다. ●노래하고,춤추고-가족뮤지컬 한국과 벨로루시(백러시아)의 합작 뮤지컬 ‘인어공주’가 24일부터 8월22일까지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공연된다.인어공주와 언니 역으로 캐스팅된 4명의 벨로루시 배우들은 3개월간 한국어 교습을 받아 모든 대사와 노래를 한국어로 연기한다.이들이 펼치는 벨로루시의 전통무용과 발레,아크로바틱 등도 색다른 볼거리로 기대를 모은다.인어공주의 회상등 주요 장면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영상기법으로 처리된다. 극단 21의 ‘올림푸스 어드벤쳐’(27일∼8월22일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는 그리스·로마신화를 바탕으로 한 가족 뮤지컬이다.공연 전후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시공간과 독서공간,놀이시설 등이 마련된다.또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일본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헬로키티 패밀리 뮤지컬’이 오리지널 현지팀 내한공연으로 30일부터 8월3일까지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다. ●어린이 오페라 ‘마술피리’ 예술의전당의 여름용 레퍼토리로 기획돼 2001년부터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인기를 모았던 오페라 ‘마술피리’가 올해는 새달 7∼22일 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마술피리’는 ‘돈조반니’‘피가로의 결혼’‘코지 판 투테’와 함께 모차르트의 4대 오페라 가운데 하나.타미노 왕자가 파미나 공주를 찾아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환상적인 여행 이야기가 기본 줄거리다.이번 공연은 3시간이 넘는 원작을 1시간반으로 줄이고,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동화속 사랑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췄다. 무대는 우주공간 같았던 지난해와 달리 사실적이고 따뜻한 느낌을 강조하고,의상은 보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바뀔 예정.세 요정의 비중도 커졌다.연출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연출자이자 ‘오페라를 읽어주는 남자’의 저자인 김학민씨. 이순녀 김소연기자 coral@seoul.co.kr
  • “노사협상 잘 봐달라”대구 버스지부장등 2명 구속

    대구지방경찰청은 13일 노사협상에서 잘 봐달라는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주고 받은 대구시내버스조합 전 이사장 이모(64)씨와 버스노조 대구지부장 장모(57)씨를 배임증재 및 수재 혐의로 구속하고,박모(53)씨 등 버스노조 간부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2년 10월쯤 대구시 중구 공평동 모 식당에서 노조지부장 장씨에게 ‘노사협상에서 잘 봐달라.’며 100만원권 수표 20장을 주는 등 2001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3회에 걸쳐 모두 3700만원을 건넨 혐의다. 박씨 등 노조간부 6명도 2002년 10월쯤 이씨 등을 별도로 만나 각각 200만∼300만원씩 등 모두 13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이사장이 노조 간부에게 제공한 돈 가운데 일부는 대구지역 시내버스 광고를 독점하고 있는 S광고 대행사가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조사 결과 장씨 등 노조간부들은 2002년 10월 버스조합으로부터 별도로 3300만원을 공식 지원받아 호주와 뉴질랜드 등에 여행까지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로버트 김 가택수감 풀려

    기밀누설 혐의로 미 연방 교도소에 수감됐다 가택수감 생활에 들어간 로버트 김이 27일(미국 현지시간) 석방돼 3년간의 보호관찰 생활에 들어간다.로버트 김 후원회는 다음 달 20일쯤 로버트 김의 한국 방문을 추진키로 했다. 로버트 김 후원회는 13일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었던 로버트 김이 발목에 채워진 전자감응 장치를 해제하고 당초 정해진 일정대로 27일 오후 2시 석방된다.”면서 “보호관찰 기간에는 자택이 있는 버지니아주 내부 등 일정 거리까지는 여행할 수 있고,판사와 교도관이 허락하면 출국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로버트 김 후원회는 “로버트 김의 명예회복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하고,이명박 서울시장 앞으로 ‘로버트 김 거리’를 조성해 달라는 호소문을 전달할 예정”이라면서 “모금 캠페인과 자서전 출간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아테네 화필기행](4) 조각가 김봉준씨가 본 피레네의 샘

    [아테네 화필기행](4) 조각가 김봉준씨가 본 피레네의 샘

    발칸반도 남단의 그리스는 에게해 서쪽 이오니아 섬에서 동쪽의 터키까지 길게 늘어선 2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강렬한 햇빛이 그대로 내리꽂히는 그리스는 역시 역사의 무게를 느끼게 했다.‘서광(瑞光)의 땅’이라고 할까.양기가 뻗은 언덕이나 곶에는 으레 신전들이 세워져 있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바닷바람을 타고 수니온 곶에 내려와 물을 넘봤다.하늘과 땅을 다스린 제우스는 신과 인간의 지배권을 장악했으니,벌겋게 물든 핏빛 영웅주의 신화가 완성됐다.지금 남아 있는 신화는 바로 이 제우스가 천하를 제패한 영웅시대의 신화다.가이아,데메테르,칼리스토,메데이아,아리아드네 등 숱한 여신들은 모두 남근주의 제우스 신에 무릎을 끓었다. 신화의 나라 그리스.눈에 보이는 세상은 지중해처럼 맑고 하얀 집들처럼 평화롭지만,보이지 않는 세계는 전쟁과 권력다툼으로 얼룩진 비극의 땅.그리스는 내게 그런 두 겹의 이미지로 다가왔다. ●그리스 조각은 신들보다 위대 그리스를 여행하면서 나는 그 완미한 그리스 조각의 세계에 푹 빠졌다.질 좋은 대리석이 많은 것도 여간 부럽지 않았다.어쩌면 2500년 전에 그처럼 완벽한 조각양식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페르시아나 로마제국의 침략만 없었어도 지금보다 수백,수천 배의 조각상들이 더 남아 있으리라 생각하니 경외감이 앞섰다. 고대 그리스의 조각문화는 영웅신화보다 위대하다.서양의 미술사는 고대 그리스에서 이미 절정을 이뤘다.그리스 조각에는 절제미가 있다.완숙한 경지에 이른 장인의 미덕이 살아 숨쉰다.그러나 그 완벽함의 이면에는 조금 ‘이상한’ 데가 있다.합리적인 신체 비례와 숭고미 일변도의 신상에서 나는 너무나도 아폴론적 이성주의의 흔적을 보았다.크레타의 자유분방함,디오니소스적인 미적 스파크는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유럽의 조각사에서는 생명력 넘치는 동물조각,정령이 깃든 자연물이 사라졌다.신의 이름으로 숭고한 아름다움만 좇은 게 아닐까. 고대 그리스 펠레폰네소스 반도의 옛 도시 코린토스를 찾았다.그곳에 있는 ‘피레네의 샘’을 보기 위해서다.신화에 따르면 강의 신 아소보스의 딸 피레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의 사이에 두 명의 아들을 낳았다.그러나 이들은 전장에 나가 모두 비참한 죽음을 당했다.피레네는 너무 슬퍼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마침내 그 눈물이 모여 샘이 됐다.샘물은 지금도 흘러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일설에 의하면 피레네의 샘은 시신(詩神) 뮤즈가 타는 날개 달린 말 페가수스가 말발굽으로 대지를 치자 솟은 것이라고도 한다.어머니의 극진한 사랑이 녹아 있는 ‘모성의 우물’이기에 피레네의 샘은 영원한 감동을 자아낸다. ●그리스 신화에 숨은 여신들의 역사 그리스 신화는 남성적인 영웅담이 주를 이루지만 이처럼 가끔 여성성 혹은 모성이 감도는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용감하고 착한 페라이 왕국의 아드메토스 왕을 살리기 위해 대신 죽겠다고 나선 아내 알케스티스 신화는 빼놓고 갈 수 없다.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왕을 대신해 죽음을 택한 왕비 알케스티스를 참사랑의 표본으로 간주했다.이것은 플라톤이 위대한 예술가 오르페우스를 한갓 ‘겁쟁이 악사’로 본 것과 퍽 대조적이다.우악스러운 영웅 이야기와 애증,복수가 판치는 그리스 신화의 갈피를 헤쳐보면 이처럼 모성과 자애의 여신들이 고이 잠들어 있음을 알게 된다. 나 여기 ‘피레네의 우는 여인’과 ‘풀을 이고 가는 당나귀’라는 두 점의 조각상을 빚어 바치노니 여신이여! 온전히 가져가소서. ●母神의 재발견… 평화 살림의 신전에 모실것 아테네 화필기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며 나는 다짐했다.앞으로 몇 년이 걸려도 좋다.고대 인간족들의 신화에 감춰진 모신(母神).자애의 신,대지의 신,생산의 신,정령의 신들을 찾아 신전의 역사를 새로 만들어가리라.‘데메테르신과 그 딸’‘피레네의 우는 여인’‘풀을 이고 가는 당나귀’‘신시에 앉아 계신 마고 할멈과 할배’‘두꺼비­업둥이,달의 정령’‘소­광명의 신 미트라,디오니소스 자신,또는 동방의 성물’….올 여름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릴 ‘아테네 신화 화필기행’전에 우선 내놓을 작품 목록들이다.나는 그것들을 모두 내가 구상하는 ‘평화살림 신전’의 가족으로 맞아들이고 싶다.이 패악한 ‘테러의 시대’,올림픽의 땅 그리스, 아니 세계 만방에 평화가 가득 깃들기를 기원해 본다.
  • [섬 財테크]덕적도와 ‘새끼섬’

    [섬 財테크]덕적도와 ‘새끼섬’

    한국해운조합이 최근 주5일 근무제 확대 시행을 앞두고 섬지역에 대한 관광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섬을 다녀온 여행객 1000명에게 ‘이제까지 방문한 섬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물었다.이에 따르면 옹진군 덕적도는 울릉도,홍도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덕적도는 인천 연안에 산재돼 있는 섬들의 ‘안방’격이자 섬관광의 ‘지존’이라 할 수 있다.게다가 소야도,문갑도,백아도 등 7개의 ‘딸린 섬’과 34개의 무인도 등 당당한 진용을 갖췄다.옹진군 섬 가운데 ‘가장 섬답고 볼거리가 많다.’는 말이 과장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지면에 소개됐던 다른 섬들이 각종 개발정책에 따른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부동산 거래붐이 이미 일었거나 일고 있는데 비해 이곳은 아직 ‘무풍지대’다.그만큼 재테크의 가치가 적다는 반증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사람의 손이 덜 탔기 때문에 오히려 잠재성이 풍부하다는 역설도 가능하다. ●풍광 빼어나 전원주택지 유망 이러한 역설은 우선 다른 섬들에 비해 현저히 싼 땅값을 통해 탄력을 받는다.평당 전(밭) 15만원,답(논) 5만원,임야 3만원,대지 25만∼30만원으로 다른 섬들에 비해 크게 낮다.인근 문갑도와 백아도 등은 더욱 낮아 전과 답,임야 모두 1만원 선이면 살 수 있다. 이같은 현상은 섬에 대체로 돈이 말랐기 때문이다.전체 443가구 가운데 어업에 종사하는 주민은 일부에 불과하고 절반 이상이 관광수익으로 살아가는데 휴가철 한 달 벌어 1년을 버티자니 어렵기만 하다.주민들이 운영하는 20여개의 펜션과 150여개의 민박집이 있지만 재미를 보기는커녕 건축비 때문에 빚을 진 경우가 많다.이로 인해 주민들은 낯선 사람이 와서 지리를 물으면 “땅사러 오셨느냐.”고 되묻곤 한다.이곳은 수년간 부동산거래가 거의 없었다.한 부동산업소 관계자는 “주민들이 몇 천원 가지고 벌벌 떠는 경우가 많다.”면서 “주민의 70% 가량이 땅을 팔 의향이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서포리 웃말·능동 자갈마당 등 적지 덕적도의 여러 여건을 종합해볼 때 단기간내 시세차익을 노린 재테크보다는 전원주택이나 주말농장 등 실수요를 목적으로 한 투자를 권유하고 싶다.이 섬이 인천 연안권에서 벗어났다고 하나 인천에서 뱃길로 불과 1시간 거리인 점을 감안하면 전원주택 등의 입지로 적절치 않은 것은 아니다.더구나 옹진군 일대 섬에 보다 빠른 쾌속선이 투입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개발 붐은 생각보다 가깝게 다가올 것이다.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 투자가 결과적으로 뜻하지 않은 ‘고도의 재테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이미 오래전에 이 섬에 있는 산의 3분의2 가량을 외지인들이 사들였다는 사실도 가능성을 보여주는 징후이기도 하다. ●형질변경 어려운 임야는 피해야 전원주택 대상지는 굳이 따질 필요가 없다.섬 전체적으로 경관이 빼어나기 때문이다.바다에 인접한 곳을 선호한다면 서포리 웃말·넘말과 능동자갈마당·어름실 등이 적합할 것이다. 다만 논은 많지 않은데다 복토가 필요해 전원주택지로서의 입지가 밭보다 떨어진다.유명 관광지인 서포리해수욕장과 밭지름해수욕장 인근 마을에도 지목상 ‘전’인 부지가 산재해 있는데 평당 20만∼3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다.임야는 다른 섬들과 마찬가지로 형질변경이 까다롭기 때문에 매입 전에 건축허가 가능 여부를 면사무소 등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 덕적도 가는 길 ● 인천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프린세스호(50분 소요)나 오클랜드호(1시간 소요)를 타면 된다.요금은 프린세스호 1만 7500원,오클랜드호 1만 3000원이다.차량을 실어 가려면 카페리인 골드진도호(2시간 소요)를 이용해야 하며 사람 1만원,승용차 4만원이다.운항시간은 평일과 주말,휴가철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사전에 문의해야 한다.(032-888-9600) 경기도 안산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서도 덕적도로 갈 수 있는데 쾌속선은 없고 카페리(2시간 소요)만 있다.(032-886-3090) 덕적도에 딸린 섬들은 덕적도 진리선착장에서 오전 11시에 출항하는 해양호를 타면 된다.물때에 따라 문갑도(20분)~굴업도(50분)~백아도(1시간 10분)~지도(1시간 20분)~울도(1시간 40분)로 가거나 그 반대로 다니기도 한다.피서철에는 매일 운항하지만 날씨에 따라 변수가 많기 때문에 역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소야도는 덕적도에서 하루 5번 운항하는 종선을 5분 정도 타면 닿을 수 있다.(032-887-2891) 덕적도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부동산업소 달성 (032)831-5223 섬 (032)831-3990
  • [섬 財테크]덕적도와 ‘새끼섬’

    한국해운조합이 최근 주5일 근무제 확대 시행을 앞두고 섬지역에 대한 관광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섬을 다녀온 여행객 1000명에게 ‘이제까지 방문한 섬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물었다.이에 따르면 옹진군 덕적도는 울릉도,홍도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덕적도는 인천 연안에 산재돼 있는 섬들의 ‘안방’격이자 섬관광의 ‘지존’이라 할 수 있다.게다가 소야도,문갑도,백아도 등 7개의 ‘딸린 섬’과 34개의 무인도 등 당당한 진용을 갖췄다.옹진군 섬 가운데 ‘가장 섬답고 볼거리가 많다.’는 말이 과장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지면에 소개됐던 다른 섬들이 각종 개발정책에 따른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부동산 거래붐이 이미 일었거나 일고 있는데 비해 이곳은 아직 ‘무풍지대’다.그만큼 재테크의 가치가 적다는 반증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사람의 손이 덜 탔기 때문에 오히려 잠재성이 풍부하다는 역설도 가능하다. ●풍광 빼어나 전원주택지 유망 이러한 역설은 우선 다른 섬들에 비해 현저히 싼 땅값을 통해 탄력을 받는다.평당 전(밭) 15만원,답(논) 5만원,임야 3만원,대지 25만∼30만원으로 다른 섬들에 비해 크게 낮다.인근 문갑도와 백아도 등은 더욱 낮아 전과 답,임야 모두 1만원 선이면 살 수 있다. 이같은 현상은 섬에 대체로 돈이 말랐기 때문이다.전체 443가구 가운데 어업에 종사하는 주민은 일부에 불과하고 절반 이상이 관광수익으로 살아가는데 휴가철 한 달 벌어 1년을 버티자니 어렵기만 하다.주민들이 운영하는 20여개의 펜션과 150여개의 민박집이 있지만 재미를 보기는커녕 건축비 때문에 빚을 진 경우가 많다.이로 인해 주민들은 낯선 사람이 와서 지리를 물으면 “땅사러 오셨느냐.”고 되묻곤 한다.이곳은 수년간 부동산거래가 거의 없었다.한 부동산업소 관계자는 “주민들이 몇 천원 가지고 벌벌 떠는 경우가 많다.”면서 “주민의 70% 가량이 땅을 팔 의향이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서포리 웃말·능동 자갈마당 등 적지 덕적도의 여러 여건을 종합해볼 때 단기간내 시세차익을 노린 재테크보다는 전원주택이나 주말농장 등 실수요를 목적으로 한 투자를 권유하고 싶다.이 섬이 인천 연안권에서 벗어났다고 하나 인천에서 뱃길로 불과 1시간 거리인 점을 감안하면 전원주택 등의 입지로 적절치 않은 것은 아니다.더구나 옹진군 일대 섬에 보다 빠른 쾌속선이 투입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개발 붐은 생각보다 가깝게 다가올 것이다.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 투자가 결과적으로 뜻하지 않은 ‘고도의 재테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이미 오래전에 이 섬에 있는 산의 3분의2 가량을 외지인들이 사들였다는 사실도 가능성을 보여주는 징후이기도 하다. ●형질변경 어려운 임야는 피해야 전원주택 대상지는 굳이 따질 필요가 없다.섬 전체적으로 경관이 빼어나기 때문이다.바다에 인접한 곳을 선호한다면 서포리 웃말·넘말과 능동자갈마당·어름실 등이 적합할 것이다. 다만 논은 많지 않은데다 복토가 필요해 전원주택지로서의 입지가 밭보다 떨어진다.유명 관광지인 서포리해수욕장과 밭지름해수욕장 인근 마을에도 지목상 ‘전’인 부지가 산재해 있는데 평당 20만∼3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다.임야는 다른 섬들과 마찬가지로 형질변경이 까다롭기 때문에 매입 전에 건축허가 가능 여부를 면사무소 등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 덕적도 가는 길 ● 인천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프린세스호(50분 소요)나 오클랜드호(1시간 소요)를 타면 된다.요금은 프린세스호 1만 7500원,오클랜드호 1만 3000원이다.차량을 실어 가려면 카페리인 골드진도호(2시간 소요)를 이용해야 하며 사람 1만원,승용차 4만원이다.운항시간은 평일과 주말,휴가철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사전에 문의해야 한다.(032-888-9600) 경기도 안산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서도 덕적도로 갈 수 있는데 쾌속선은 없고 카페리(2시간 소요)만 있다.(032-886-3090) 덕적도에 딸린 섬들은 덕적도 진리선착장에서 오전 11시에 출항하는 해양호를 타면 된다.물때에 따라 문갑도(20분)~굴업도(50분)~백아도(1시간 10분)~지도(1시간 20분)~울도(1시간 40분)로 가거나 그 반대로 다니기도 한다.피서철에는 매일 운항하지만 날씨에 따라 변수가 많기 때문에 역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소야도는 덕적도에서 하루 5번 운항하는 종선을 5분 정도 타면 닿을 수 있다.(032-887-2891) 덕적도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부동산업소 달성 (032)831-5223 섬 (032)831-3990˝
  • [아테네 화필기행](4) 조각가 김봉준씨가 본 피레네의 샘

    발칸반도 남단의 그리스는 에게해 서쪽 이오니아 섬에서 동쪽의 터키까지 길게 늘어선 2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강렬한 햇빛이 그대로 내리꽂히는 그리스는 역시 역사의 무게를 느끼게 했다.‘서광(瑞光)의 땅’이라고 할까.양기가 뻗은 언덕이나 곶에는 으레 신전들이 세워져 있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바닷바람을 타고 수니온 곶에 내려와 물을 넘봤다.하늘과 땅을 다스린 제우스는 신과 인간의 지배권을 장악했으니,벌겋게 물든 핏빛 영웅주의 신화가 완성됐다.지금 남아 있는 신화는 바로 이 제우스가 천하를 제패한 영웅시대의 신화다.가이아,데메테르,칼리스토,메데이아,아리아드네 등 숱한 여신들은 모두 남근주의 제우스 신에 무릎을 끓었다. 신화의 나라 그리스.눈에 보이는 세상은 지중해처럼 맑고 하얀 집들처럼 평화롭지만,보이지 않는 세계는 전쟁과 권력다툼으로 얼룩진 비극의 땅.그리스는 내게 그런 두 겹의 이미지로 다가왔다. ●그리스 조각은 신들보다 위대 그리스를 여행하면서 나는 그 완미한 그리스 조각의 세계에 푹 빠졌다.질 좋은 대리석이 많은 것도 여간 부럽지 않았다.어쩌면 2500년 전에 그처럼 완벽한 조각양식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페르시아나 로마제국의 침략만 없었어도 지금보다 수백,수천 배의 조각상들이 더 남아 있으리라 생각하니 경외감이 앞섰다. 고대 그리스의 조각문화는 영웅신화보다 위대하다.서양의 미술사는 고대 그리스에서 이미 절정을 이뤘다.그리스 조각에는 절제미가 있다.완숙한 경지에 이른 장인의 미덕이 살아 숨쉰다.그러나 그 완벽함의 이면에는 조금 ‘이상한’ 데가 있다.합리적인 신체 비례와 숭고미 일변도의 신상에서 나는 너무나도 아폴론적 이성주의의 흔적을 보았다.크레타의 자유분방함,디오니소스적인 미적 스파크는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유럽의 조각사에서는 생명력 넘치는 동물조각,정령이 깃든 자연물이 사라졌다.신의 이름으로 숭고한 아름다움만 좇은 게 아닐까. 고대 그리스 펠레폰네소스 반도의 옛 도시 코린토스를 찾았다.그곳에 있는 ‘피레네의 샘’을 보기 위해서다.신화에 따르면 강의 신 아소보스의 딸 피레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의 사이에 두 명의 아들을 낳았다.그러나 이들은 전장에 나가 모두 비참한 죽음을 당했다.피레네는 너무 슬퍼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마침내 그 눈물이 모여 샘이 됐다.샘물은 지금도 흘러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일설에 의하면 피레네의 샘은 시신(詩神) 뮤즈가 타는 날개 달린 말 페가수스가 말발굽으로 대지를 치자 솟은 것이라고도 한다.어머니의 극진한 사랑이 녹아 있는 ‘모성의 우물’이기에 피레네의 샘은 영원한 감동을 자아낸다. ●그리스 신화에 숨은 여신들의 역사 그리스 신화는 남성적인 영웅담이 주를 이루지만 이처럼 가끔 여성성 혹은 모성이 감도는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용감하고 착한 페라이 왕국의 아드메토스 왕을 살리기 위해 대신 죽겠다고 나선 아내 알케스티스 신화는 빼놓고 갈 수 없다.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왕을 대신해 죽음을 택한 왕비 알케스티스를 참사랑의 표본으로 간주했다.이것은 플라톤이 위대한 예술가 오르페우스를 한갓 ‘겁쟁이 악사’로 본 것과 퍽 대조적이다.우악스러운 영웅 이야기와 애증,복수가 판치는 그리스 신화의 갈피를 헤쳐보면 이처럼 모성과 자애의 여신들이 고이 잠들어 있음을 알게 된다. 나 여기 ‘피레네의 우는 여인’과 ‘풀을 이고 가는 당나귀’라는 두 점의 조각상을 빚어 바치노니 여신이여! 온전히 가져가소서. ●母神의 재발견… 평화 살림의 신전에 모실것 아테네 화필기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며 나는 다짐했다.앞으로 몇 년이 걸려도 좋다.고대 인간족들의 신화에 감춰진 모신(母神).자애의 신,대지의 신,생산의 신,정령의 신들을 찾아 신전의 역사를 새로 만들어가리라.‘데메테르신과 그 딸’‘피레네의 우는 여인’‘풀을 이고 가는 당나귀’‘신시에 앉아 계신 마고 할멈과 할배’‘두꺼비­업둥이,달의 정령’‘소­광명의 신 미트라,디오니소스 자신,또는 동방의 성물’….올 여름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릴 ‘아테네 신화 화필기행’전에 우선 내놓을 작품 목록들이다.나는 그것들을 모두 내가 구상하는 ‘평화살림 신전’의 가족으로 맞아들이고 싶다.이 패악한 ‘테러의 시대’,올림픽의 땅 그리스, 아니 세계 만방에 평화가 가득 깃들기를 기원해 본다.˝
  • [이주일의 어린이책] 바다가 좋아!/무라카미 야스나리 글

    신나는 여름이에요.엄마 아빠가 이번 휴가땐 바다에 가자고 하셔요.그런데 어쩌죠?전 바다가 무서운데….어,이 책에 나오는 소년도 저랑 똑같나봐요.발만 담근 채 물에 들어갈 생각을 안하네요.어휴 저도 그 맘 알아요. ‘안녕? 어서 들어와!무섭다고? 그럼,그 파란 소라딱지를 주워볼래? 귀에 대보렴.바닷소리가 들릴 거야,어때 좋지?’ 망설이는 소년앞에 갑자기 문어가 나타났네요.소년을 바닷속으로 데려가려나 봐요.저기 보세요.어느새 용기를 낸 소년이 물안경을 끼고,호흡기를 입에 물고,또 오리발까지 달고,아주 용감한 표정으로 바다쪽으로 걸어가네요. ‘출∼렁,꼴깍!’‘쏴∼아,푸하!’‘출∼렁,휘청!’‘쏴∼아,야호!’우와 보기만 해도 가슴이 울렁거려요.저건 또 뭐죠? 생김새도 가지가지,색깔도 알록달록한 재밌는 물고기들이 참 많네요.갯민숭달팽이,흰동가리,불가사리,말미잘,성게….문어가 가르쳐준 이름들이에요.아 바닷속이 이렇게 신나고 멋진 곳이었구나. ‘친구야,바다여행 재미있었니?’물밖으로 나온 소년의 얼굴에 문어가 먹물로 작별인사를 하네요.‘친구야,또 올거지?’소년은 이제 바다가 하나도 무섭지 않은가 봐요.어느새 다시 찾아온 걸 보면.저도 막 바다가 좋아지려고 해요.이번 휴가땐 맑고 파란 바닷속에 꼭 한번 들어가봐야겠어요.4∼8세용.8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먹을거리소식]

    ●농심 켈로그는 영화 ‘스파이더 맨2’ 개봉에 맞춰 스파이더 맨 스페셜 한정팩 150만개를 한정 판매하고 ‘스파이더 맨 포토 페스티벌’을 실시한다.스파이더맨 스페셜 한정팩은 ‘콘 푸로스트’와 ‘첵스 초코’로 구성되어 있으며,스파이더맨 물총 또는 레이저 빔이 들어있다.제품을 들고 멋진 사진을 찍어 켈로그 홈페이지(www.kellogg.co.kr)에 올리면 인기 투표와 심사를 통해 4명의 수상자를 뽑아 일본 여행권을 준다.2인의 일본 왕복 항공권과 숙박권,유니버설 스튜디오 입장권이 포함되어 있다.문의 080-023-6411. ●피자헛은 전국 300여개 매장에서 신제품 리치골드 핫 앤 스위트 피자를 1588-5588로 전화 주문하는 고객에게 선착순 물놀이용 원반을 제공한다. ●비타민아울렛은 제품을 구입하는 선착순 1000명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비타민 하나 더!증정’ 행사를 연다.지난 달 구매했던 회원이 또 구매하면 ‘츄어블 액시도필러스’를,회원 가입만 했던 회원이 제품을 사면 ‘아세로라 비타민C 롤팩’을 준다.또 7월 가입자에게는 연회비 5만원을 면제해 준다.www.vitaminoutlet.co.kr,문의 1544-6653. ●한국맥도날드는 야채를 대폭 보강한 샐러드 ‘맥도날드 후레시 플러스’를 출시했다.11가지 고급 샐러드 야채로 만든 ‘맥도날드 가든 샐러드’(3500원),야채에 닭고기 가슴살을 넣어 맛과 영양을 더한 ‘맥도날드 치킨 샐러드’(4800원),갓 구워낸 플랫 브래드에 신선한 야채를 넣은 ‘야채 폴더’(2800원),닭고기 가슴살을 첨가한 ‘치킨 폴더’(3600원),요거트에 블루베리와 허니오트 등을 넣어 고급스러운 맛을 더한 ‘베리나이스 요거트’(2500원) 등 5가지 메뉴로 구성되어 있다.
  • 도전! 백두산 꽃길 트래킹

    도전! 백두산 꽃길 트래킹

    장맛비와 무더위가 교차하는 요즘,백두산 고원지대엔 봄이 한창이다.초록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구릉지엔 각양각색의 야생화들이 알록달록 수를 놓고,산기슭 군데군데 얼어붙은 눈더미는 마치 남극 바다를 떠다니는 빙하같다. 이맘때의 천지 주변은 ‘고산화원’(高山花園)‘천상화원’(天上花園)으로 불린다.예부터 한민족의 정기를 상징한다는 백두산 천지는 그 새파란 물빛이 서슬 푸른 9척 장수의 부릅뜬 눈을 보는 듯하다.천지 주위를 덮은 꽃밭은 개선장군의 목에 두른 꽃다발이라고나 할까.야생화가 절정에 이른다는 7월 초,백두산을 종주하는 꽃길 트레킹을 다녀왔다. 백두산 서쪽 기슭에 자리잡은 마을 쑹장허(松江河).서파코스로 오르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하늘아래 첫동네’다.대부분 이곳에서 하룻밤 묵고 이른 새벽 산에 오른다.새벽 3시,어슴푸레하게 밝아오는 여명속에 숙소를 나섰다.기다란 뱀이 기어오르듯 구불구불 이어진 산길을 버스를 타고 오른다.예전에 벌목을 위해 낸 길을 깔끔하게 포장했다. 20여분쯤 올랐을까.방금까지 산을 덮었던 원시림은 온데간데 없고 밖은 온통 초록세상이다.버스에서 내려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됐다.중국 장백산보호국의 조선족 가이드인 야생화전문가 안이호(38)씨에게 물어보니 해발 1700m란다. “바람과 땅속 화산재 때문에 나무가 자랄수 없습니다.화산재를 덮은 흙 깊이가 20∼30cm밖에 안되기 때문에 나무 뿌리가 밑으로 뻗지를 못해요.조금 자라다가도 거센 바람을 만나 이내 뽑혀버리고 맙니다.” 등산로 양쪽 구릉지에선 꽃잔치가 벌어지고 있다.주인공은 노란만병초(萬病草).연노랑 꽃잎이 탐스러운 이 식물은 글자 그대로 만병에 효과가 있다는 약초다.이름에 얽힌 전설이 그럴듯하다.그 옛날 백두산 아래 한 마을에 병든 시어머니를 수발하던 며느리가 있었다.효심에 감복한 호랑이가 씨앗을 몇개 물어다 준 것을 심었더니 싹이 트고 예쁜 꽃이 피더란다.시어머니는 잎을 따서 달인 것을 마시고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았다고 한다.노란만병초는 천지에 이를 때까지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며 자태를 뽐낸다.올라갈수록 기온이 낮아지면서 꽃이 싱싱하고,일부는 아직 봉오리 상태다. 버스에서 내린 지 2시간여 만에 천지에 닿았다.중국과 북한 국경을 표시하는 5호경계비가 서있는 곳이다.경계비 오른쪽(남쪽)은 북한땅,왼쪽(북쪽)은 중국땅이다.초소라도 있을 법하지만 아무도 지키는 이가 없다.관광객들은 마음대로 북한땅을 밟는다는 기분 때문인지 몇번씩이나 경계비 양쪽을 들락거리며 뛰어다닌다. 안개가 옅게 끼었지만 천지의 모습은 비교적 뚜렷했다.천지 오른쪽,북한쪽으로 백두산 최고봉인 장군봉(2749m)을 위시해 심기봉,고준봉,해발봉,단결봉,제비봉 등이 우뚝우뚝 솟아 있다.왼쪽(중국)으로는 마천봉,청석봉,백운봉(장백산),지반봉,천문봉 등이 이어지며 천지를 감싸고 있다. 본격적인 꽃길 트레킹은 경계비부터 시작된다.천지를 오른쪽으로 끼고,중국쪽 봉우리들을 넘거나,때로는 에둘러서 소천지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천지에 오르기까지 본 야생화들은 맛보기에 불과했다.마천봉을 넘어 청석봉 뒤로 이어지는 대평원에선 그야말로 꽃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노란만병초는 물론,진보랏빛 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두메자운,하얀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모양의 개감채,이름 만큼이나 소박하면서도 예쁜 구름국화,흰동백을 따서 뿌려놓은 뜻한 담자리꽃,금매화 등등.꽃을 사랑하는 방식도 제각각이다.어떤 이들은 꽃이 밟히는 것이 안타까워 안절부절못하고,또 다른 이들은 아예 꽃밭에 눕거나 업드려 향기를 만끽한다. 안이호씨는 백두산 해발 1700m 이상 고원지대에 서식하는 야생화는 170여종이라고 설명한다.개화기는 6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가장 화려한 시기는 7월 초·중순이다. 만병초를 시작으로 두메자운,담자리꽃,담자리참꽃,하늘매발톱 등이 차례로 꽃을 피운다.가장 먼저 피는 만병초는 해발 2000m 이하에선 이미 지는 추세.꼭 꽃이 아니라도 촘촘히 얽혀 자란 풀과 이끼가 덮인 바닥을 밟는 촉감은 푹신하고 부드럽다.발등까지 쏙쏙 묻히며 한걸음씩 내디딜 때 기분은 이미 하늘을 난다. “이렇게 넓고 부드러운 고원은 처음입니다.백두산 하면 천지를 먼저 떠올리지만 저는 실상 이 고원지대가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트레킹에 참가한 한 공기업체 간부 정천은(52)씨의 입에선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백두산에 대한 찬사가 끊일 줄 모른다. 중국쪽 최고봉인 백운봉(2691)을 에둘러 금병봉쪽으로 가는 동안 오른쪽은 두메자운 군락지가 이어진다.두메자운의 보랏빛과 천지의 옥색 물빛,그리고 희미하게 낀 운무가 어울려 신비스러운 기운을 느끼게 한다. 백운봉을 지나 하산이 시작되면서 꽃의 종류가 조금씩 달라진다.가장 많은 게 담자리참꽃.꽃모양은 진달래인데 나무키는 한뼘도 채 안 된다.‘난쟁이 진달래꽃’이란 별명을 붙여주고 싶다.또 풀속에 숨듯이 머리만 살짝 내민 비로용담,어린 계집아이 머리에 달린 리본 같은 미나리아재비도 제법 많다. 좀 더 고도가 낮아지고 종착점이 가까워지면서 키를 넘는 수목지대가 이어진다.나무 아래는 온통 원추리 군락이다.아직은 꽃이 피지 않았지만 10일쯤 지나면 이 일대가 온통 원추리꽃 물결로 뒤덮인다고 한다. 글 백두산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어떤 코스있나? ●체력짱엔 서파코스 서파코스 트레킹은 길다.5호 경계비에 올라 청석봉,백운봉,금병봉 등을 거쳐 소천지로 내려오려면 보통 10시간은 걸린다.또 기상이 변화무쌍해 악천후라도 만나면 2∼3시간 더 늦어지기 일쑤다.이날도 산행 12시간중 7시간 동안 비가 와 애를 먹었다.바람까지 심하게 불어 우비를 착용했음에도 하의가 흠뻑 젖었다.등산로가 나 있지 않은 곳도 많으므로 비가 올 때 무리에서 떨어지면 길을 잃고 조난당하기 쉽다. 서파 트레킹은 그래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반팔과 긴팔 옷,등산복,윈드재킷,우의,면장갑,손전등,방수 등산화는 필수.일교차가 심하므로 보온용 스웨터도 하나쯤 넣어가자.보통 새벽 3시쯤 등산에 나서므로,도시락도 2개가 필요하다.초콜릿이나 오이 등 간식거리도 챙기자. ●쉬엄쉬엄 북파코스 체력에 자신이 없다면 비교적 쉬운 북파코스를 선택하자.서파트레킹에서 중간에 체력이 바닥나 하산할 때 엄청 고생하는 사람들을 보았다.북파코스는 지프를 타고 천지 턱밑까지 올라가 걸어서 10분이면 천지에 닿는다.천지부터 천문봉,철벽봉을 거쳐 장백폭포쪽으로 내려오는 3시간 코스다.백두산 여행상품을 선택할 때 자신에게 맞는 코스가 있는지 먼저 알아보는 게 좋다. ■두만강 따라 걷다 북한 엿보기 두만강을 따라 강 건너 북한을 들여다보는 것도 이곳 여행의 묘미다. 백두산 북쪽 산문을 나와 얼다오바이허쪽으로 조금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두만강으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비포장도로를 30분쯤 달리니 두만강 발원지다.2∼3평 남짓한 웅덩이에 불과하다.웅덩이 건너편은 북한땅.50여m 떨어진 숲속에 북한군의 벙커가 보인다. 발원지서 시작된 강을 오른쪽으로 끼고 올라갔다.버스 차창을 통해 강 건너 북한의 모습들이 70년대 이전의 흑백영화 장면처럼 휙휙 지나간다.폐가를 연상케 하는 집들과,까맣게 그을린 주민들의 모습이 간간이 보인다. 북한 청소년 대여섯명이 두만강에서 천렵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자 버스가 선다.북한 사람들의 모습을 좀 더 가까이 보여주기 위한 여행사측의 배려.말이 강이지 폭이 15m 정도밖에 안 되는 개천이다.물 깊이가 무릎에도 못 미친다.넘어오려고 하면 어린아이라도 가능할 것 같다. “무엇을 잡느냐?”며 큰 소리로 말을 걸면서 사진을 찍자 한 북한 청년이 “찍지만 말고 사진을 꼭 보내달라.”고 대꾸한다.하지만 수십명의 관광객들이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어대자 부담스러웠는지 이내 족대를 걷어 마을 쪽으로 돌아간다. 강건너 마을 뒤편 산에 나무가 없다.식량이 궁한 주민들이 산꼭대기까지 밭을 일궜기 때문이다.가이드는 “저렇게 어렵게 일구어 씨를 뿌려도 폭우가 쏟아지면 모두 쓸려내려가 식량 한톨 얻기 어렵다.”며 정말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안타까워한다. 강을 따라 올라가니 김일성이 생전에 즐겼다는 김일성낚시터가 나온다.북한측이 주민들을 교화하는 애국주의 교양기지로 활용한다는 곳.여기서 좀 더 올라가자 북한 무산으로 건너가는 교량이 있는 충산(崇善)으로 이어진다.교량 끝 북한 초소에서 북한군인이 경계를 서고 있을 뿐,국경에서 느낄 법한 긴장감은 느끼기 어렵다. “옌볜이 한국보다 30년쯤 뒤졌다면,북한은 옌볜보다 또 30년쯤 떨어져 있지요.” 친척 방문을 위해 북한을 서너번 다녀왔다는 조선족 가이드의 말이 가슴을 누른다. ●항공편 및 교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중국 북방항공에서 인천∼옌지 직항편을 띄운다.왕복 항공료는 50만원 정도.조선족의 왕래가 많아 단체나 비수기 할인율이 매우 낮은 편.따라서 여행사들은 선양(瀋陽)이나 창춘(長春),다롄(大連)을 경유해 옌지(延吉)로 들어가는 일정으로 상품을 구성한다.옌지에서 백두산으로 가려면 룽징(龍井),허룽(和龍)을 거쳐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까지 온 다음 서파와 북파 코스로 갈라진다.얼다오바이허에서 북파코스를 위한 장백산산문까지는 포장이 잘돼 있어 30분 정도면 갈 수 있다.그러나 서파코스를 위한 서파산문까지는 백두산 아래 북서쪽을 관통하는 비포장도로를 3시간 정도 달려야 한다.따라서 서파코스 트레킹을 위해선 산행 전날 서파산문에서 가까운 쑹장허(松江河)에서 하룻밤 묵어야 한다.버스의 경우 옌지∼쑹장허는 7시간 정도,옌지∼장백산산문은 5시간쯤 걸린다.옌지나 얼다오바이허에서 택시나 지프를 빌려 백두산까지 갈 수도 있다.비용은 하루 400∼500위안. ■강추! 백두산 비경중의 비경 ●천지 백두산 천지에 오르면서 가이드가 들려주는 우스개. ‘천지에 올라 천지를 못 보는 사람이 천지라서 천지’란다. 실제로 백두산에 올라가 비교적 윤곽이 뚜렷한 천지를 볼 확률은 20% 정도라고 한다.트레킹에 나선 날도 천지를 제대로 본 시간은 2시간에 불과했다.올라갈 땐 비교적 맑았으나,트레킹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폭우로 바뀌었다.중간에 2시간 정도는 언제 그랬냐는 듯 파란 하늘이 드러나며 천지가 신비스러운 자태를 보여주었다. 가이드는 하산길에 “여러분은 맑은 날의 천지와 흐린날의 천지,폭우속의 천지를 맛보았으니 백두산을 세번 온 것이라고 생각하세요.”라며 지쳐 있는 사람들을 위로했다. 천지엔 산천어가 산다.80년대 초반 북한측에서 붕어 등 몇가지 물고기를 넣었으나 소멸됐고,이후 87년 산천어를 넣었는데 크게 번식해 천지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가끔 천지에 그물을 쳐 산천어를 잡는데,큰 것은 3㎏이 넘는다고 한다.가끔 북한 군인들이 그물째 거두어가기도 한다고.천지엔 원래 산천어가 먹을 만한 작은 물고기 등 먹이가 거의 없다고 한다.산천어의 먹이는 천지 주변의 고산화원의 곤충들이다.꽃에 붙어 있던 나비나 벌 등이 거센 바람이 불 때 속절없이 천지에 떨어져 수면을 덮고,산천어는 이들을 먹는다. ●금강대협곡 북파코스 방향으로 천지 7㎞쯤 못 미친 곳에 오면 금강대협곡이라는 거대한 계곡이 나온다.목재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1시간 정도 걷는 동안 만나게 되는 이곳은 화산활동에 의해 생긴 특이한 지형이다.화산 폭발때 지반이 약한 곳이 꺼져들면서 90∼100m 깊이의 V자형 협곡이 생겨났다.이곳에 침엽수림이 울창하게 자라 지하삼림이 만들어졌다. 산책로 주변엔 아름드리 가문비나무와 전나무 등이 하늘을 가릴 듯 뻗어 있고,30∼40m 높이의 고목들이 쓰러져 썩어가면서 짙은 나무향을 뿜어낸다.금강대협곡은 지난 87년 발견돼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백두산의 대표적 볼거리다. 천지 물이 남쪽 달문을 통해 흘러나와 장쾌하게 떨어지는 장백폭포,폭포에서 3㎞쯤 더 내려오면 만나는 소천지도 들를 만하다. 소천지는 물이 거울처럼 맑고,둘레에는 아름드리 사스레나무들이 물에 발을 담그고 있다.‘나무꾼과 선녀’의 전설이 담겨 있는 곳이다.장백폭포 아래쪽 개울에선 섭씨 80도가 넘는 중탄산나트륨 온천이 솟는다.마치 용이 입김을 뿜는 것 같다고 해 취룡(聚龍)온천이라고 불리는 곳.곳곳에서 온천물에 삶은 계란을 판다.우리 돈으로 ‘1000원에 3개’라고 써놨다.온천탕도 마련해 놓았다.시설은 허름하지만 물은 좋다.입욕료는 우리돈으로 1만원 정도. ■꼬치구이도 맛보세요 ●숙박과 먹을거리,환전 옌지나 장백산산문 인근엔 4성급 호텔이 있어 숙박이 크게 불편하지 않다.옌지시의 백산호텔,소천지 인근의 장백산국제호텔은 시설이 깔끔한 편이다.하지만 서파코스를 위해 묵는 쑹장허는 매우 열악하다. 옌지에서 하루 묵는다면 시내에 나가 꼬치구이를 맛보자.백산호텔에서 중심가쪽으로 10분쯤 걸어가면 골목마다 ‘뀀점’이란 간판이 즐비한데,바로 꼬치구이집이다.꼬치 메뉴가 소갈비와 닭똥집,닭날개,닭심장,양고기 등 30여가지나 된다.고기 4∼5점을 쇠꼬챙이에 끼워 숯불에 구워먹는다. 1꼬챙이에 0.5위안부터 3위안까지.맛본 것중 우설(소혀)이 고소하고 쫄깃해 가장 기억에 남는다.4명이 꼬치를 골고루 15개 정도를 구워먹으면서 이과두주 4병,칭다오맥주 2병을 마셨는데 모두 53위안(8000원).너무 싸 감동적인 곳이다.중국돈 1위안은 우리돈으로 150원 정도. ●여행 패키지 세일여행사가 3박4일 및 4박5일 백두산 야생화트레킹 상품을 판매중이다.모두 노팁,노옵션 상품.3박4일은 인천∼선양∼옌지를 거쳐 백두산 북파코스를 오른다.천문봉∼철벽봉∼천지∼달문∼장백폭포로 이어지는 코스다.두만강 도문에서 북한쪽을 조망하고,룽징의 대성중학교,해란강,일송정도 돌아본다.22일,29일,8월12일,8월26일 각각 24명 출발.요금은 85만원(8월26일은 79만원).서파트레킹을 포함한 4박5일 패키지(14일 출발)는 91만원.(02)737-3031.
  • 도전! 백두산 꽃길 트래킹

    장맛비와 무더위가 교차하는 요즘,백두산 고원지대엔 봄이 한창이다.초록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구릉지엔 각양각색의 야생화들이 알록달록 수를 놓고,산기슭 군데군데 얼어붙은 눈더미는 마치 남극 바다를 떠다니는 빙하같다. 이맘때의 천지 주변은 ‘고산화원’(高山花園)‘천상화원’(天上花園)으로 불린다.예부터 한민족의 정기를 상징한다는 백두산 천지는 그 새파란 물빛이 서슬 푸른 9척 장수의 부릅뜬 눈을 보는 듯하다.천지 주위를 덮은 꽃밭은 개선장군의 목에 두른 꽃다발이라고나 할까.야생화가 절정에 이른다는 7월 초,백두산을 종주하는 꽃길 트레킹을 다녀왔다. 백두산 서쪽 기슭에 자리잡은 마을 쑹장허(松江河).서파코스로 오르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하늘아래 첫동네’다.대부분 이곳에서 하룻밤 묵고 이른 새벽 산에 오른다.새벽 3시,어슴푸레하게 밝아오는 여명속에 숙소를 나섰다.기다란 뱀이 기어오르듯 구불구불 이어진 산길을 버스를 타고 오른다.예전에 벌목을 위해 낸 길을 깔끔하게 포장했다. 20여분쯤 올랐을까.방금까지 산을 덮었던 원시림은 온데간데 없고 밖은 온통 초록세상이다.버스에서 내려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됐다.중국 장백산보호국의 조선족 가이드인 야생화전문가 안이호(38)씨에게 물어보니 해발 1700m란다. “바람과 땅속 화산재 때문에 나무가 자랄수 없습니다.화산재를 덮은 흙 깊이가 20∼30cm밖에 안되기 때문에 나무 뿌리가 밑으로 뻗지를 못해요.조금 자라다가도 거센 바람을 만나 이내 뽑혀버리고 맙니다.” 등산로 양쪽 구릉지에선 꽃잔치가 벌어지고 있다.주인공은 노란만병초(萬病草).연노랑 꽃잎이 탐스러운 이 식물은 글자 그대로 만병에 효과가 있다는 약초다.이름에 얽힌 전설이 그럴듯하다.그 옛날 백두산 아래 한 마을에 병든 시어머니를 수발하던 며느리가 있었다.효심에 감복한 호랑이가 씨앗을 몇개 물어다 준 것을 심었더니 싹이 트고 예쁜 꽃이 피더란다.시어머니는 잎을 따서 달인 것을 마시고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았다고 한다.노란만병초는 천지에 이를 때까지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며 자태를 뽐낸다.올라갈수록 기온이 낮아지면서 꽃이 싱싱하고,일부는 아직 봉오리 상태다. 버스에서 내린 지 2시간여 만에 천지에 닿았다.중국과 북한 국경을 표시하는 5호경계비가 서있는 곳이다.경계비 오른쪽(남쪽)은 북한땅,왼쪽(북쪽)은 중국땅이다.초소라도 있을 법하지만 아무도 지키는 이가 없다.관광객들은 마음대로 북한땅을 밟는다는 기분 때문인지 몇번씩이나 경계비 양쪽을 들락거리며 뛰어다닌다. 안개가 옅게 끼었지만 천지의 모습은 비교적 뚜렷했다.천지 오른쪽,북한쪽으로 백두산 최고봉인 장군봉(2749m)을 위시해 심기봉,고준봉,해발봉,단결봉,제비봉 등이 우뚝우뚝 솟아 있다.왼쪽(중국)으로는 마천봉,청석봉,백운봉(장백산),지반봉,천문봉 등이 이어지며 천지를 감싸고 있다. 본격적인 꽃길 트레킹은 경계비부터 시작된다.천지를 오른쪽으로 끼고,중국쪽 봉우리들을 넘거나,때로는 에둘러서 소천지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천지에 오르기까지 본 야생화들은 맛보기에 불과했다.마천봉을 넘어 청석봉 뒤로 이어지는 대평원에선 그야말로 꽃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노란만병초는 물론,진보랏빛 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두메자운,하얀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모양의 개감채,이름 만큼이나 소박하면서도 예쁜 구름국화,흰동백을 따서 뿌려놓은 뜻한 담자리꽃,금매화 등등.꽃을 사랑하는 방식도 제각각이다.어떤 이들은 꽃이 밟히는 것이 안타까워 안절부절못하고,또 다른 이들은 아예 꽃밭에 눕거나 업드려 향기를 만끽한다. 안이호씨는 백두산 해발 1700m 이상 고원지대에 서식하는 야생화는 170여종이라고 설명한다.개화기는 6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가장 화려한 시기는 7월 초·중순이다. 만병초를 시작으로 두메자운,담자리꽃,담자리참꽃,하늘매발톱 등이 차례로 꽃을 피운다.가장 먼저 피는 만병초는 해발 2000m 이하에선 이미 지는 추세.꼭 꽃이 아니라도 촘촘히 얽혀 자란 풀과 이끼가 덮인 바닥을 밟는 촉감은 푹신하고 부드럽다.발등까지 쏙쏙 묻히며 한걸음씩 내디딜 때 기분은 이미 하늘을 난다. “이렇게 넓고 부드러운 고원은 처음입니다.백두산 하면 천지를 먼저 떠올리지만 저는 실상 이 고원지대가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트레킹에 참가한 한 공기업체 간부 정천은(52)씨의 입에선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백두산에 대한 찬사가 끊일 줄 모른다. 중국쪽 최고봉인 백운봉(2691)을 에둘러 금병봉쪽으로 가는 동안 오른쪽은 두메자운 군락지가 이어진다.두메자운의 보랏빛과 천지의 옥색 물빛,그리고 희미하게 낀 운무가 어울려 신비스러운 기운을 느끼게 한다. 백운봉을 지나 하산이 시작되면서 꽃의 종류가 조금씩 달라진다.가장 많은 게 담자리참꽃.꽃모양은 진달래인데 나무키는 한뼘도 채 안 된다.‘난쟁이 진달래꽃’이란 별명을 붙여주고 싶다.또 풀속에 숨듯이 머리만 살짝 내민 비로용담,어린 계집아이 머리에 달린 리본 같은 미나리아재비도 제법 많다. 좀 더 고도가 낮아지고 종착점이 가까워지면서 키를 넘는 수목지대가 이어진다.나무 아래는 온통 원추리 군락이다.아직은 꽃이 피지 않았지만 10일쯤 지나면 이 일대가 온통 원추리꽃 물결로 뒤덮인다고 한다. 글 백두산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어떤 코스있나? ●체력짱엔 서파코스 서파코스 트레킹은 길다.5호 경계비에 올라 청석봉,백운봉,금병봉 등을 거쳐 소천지로 내려오려면 보통 10시간은 걸린다.또 기상이 변화무쌍해 악천후라도 만나면 2∼3시간 더 늦어지기 일쑤다.이날도 산행 12시간중 7시간 동안 비가 와 애를 먹었다.바람까지 심하게 불어 우비를 착용했음에도 하의가 흠뻑 젖었다.등산로가 나 있지 않은 곳도 많으므로 비가 올 때 무리에서 떨어지면 길을 잃고 조난당하기 쉽다. 서파 트레킹은 그래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반팔과 긴팔 옷,등산복,윈드재킷,우의,면장갑,손전등,방수 등산화는 필수.일교차가 심하므로 보온용 스웨터도 하나쯤 넣어가자.보통 새벽 3시쯤 등산에 나서므로,도시락도 2개가 필요하다.초콜릿이나 오이 등 간식거리도 챙기자. ●쉬엄쉬엄 북파코스 체력에 자신이 없다면 비교적 쉬운 북파코스를 선택하자.서파트레킹에서 중간에 체력이 바닥나 하산할 때 엄청 고생하는 사람들을 보았다.북파코스는 지프를 타고 천지 턱밑까지 올라가 걸어서 10분이면 천지에 닿는다.천지부터 천문봉,철벽봉을 거쳐 장백폭포쪽으로 내려오는 3시간 코스다.백두산 여행상품을 선택할 때 자신에게 맞는 코스가 있는지 먼저 알아보는 게 좋다. ■두만강 따라 걷다 북한 엿보기 두만강을 따라 강 건너 북한을 들여다보는 것도 이곳 여행의 묘미다. 백두산 북쪽 산문을 나와 얼다오바이허쪽으로 조금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두만강으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비포장도로를 30분쯤 달리니 두만강 발원지다.2∼3평 남짓한 웅덩이에 불과하다.웅덩이 건너편은 북한땅.50여m 떨어진 숲속에 북한군의 벙커가 보인다. 발원지서 시작된 강을 오른쪽으로 끼고 올라갔다.버스 차창을 통해 강 건너 북한의 모습들이 70년대 이전의 흑백영화 장면처럼 휙휙 지나간다.폐가를 연상케 하는 집들과,까맣게 그을린 주민들의 모습이 간간이 보인다. 북한 청소년 대여섯명이 두만강에서 천렵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자 버스가 선다.북한 사람들의 모습을 좀 더 가까이 보여주기 위한 여행사측의 배려.말이 강이지 폭이 15m 정도밖에 안 되는 개천이다.물 깊이가 무릎에도 못 미친다.넘어오려고 하면 어린아이라도 가능할 것 같다. “무엇을 잡느냐?”며 큰 소리로 말을 걸면서 사진을 찍자 한 북한 청년이 “찍지만 말고 사진을 꼭 보내달라.”고 대꾸한다.하지만 수십명의 관광객들이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어대자 부담스러웠는지 이내 족대를 걷어 마을 쪽으로 돌아간다. 강건너 마을 뒤편 산에 나무가 없다.식량이 궁한 주민들이 산꼭대기까지 밭을 일궜기 때문이다.가이드는 “저렇게 어렵게 일구어 씨를 뿌려도 폭우가 쏟아지면 모두 쓸려내려가 식량 한톨 얻기 어렵다.”며 정말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안타까워한다. 강을 따라 올라가니 김일성이 생전에 즐겼다는 김일성낚시터가 나온다.북한측이 주민들을 교화하는 애국주의 교양기지로 활용한다는 곳.여기서 좀 더 올라가자 북한 무산으로 건너가는 교량이 있는 충산(崇善)으로 이어진다.교량 끝 북한 초소에서 북한군인이 경계를 서고 있을 뿐,국경에서 느낄 법한 긴장감은 느끼기 어렵다. “옌볜이 한국보다 30년쯤 뒤졌다면,북한은 옌볜보다 또 30년쯤 떨어져 있지요.” 친척 방문을 위해 북한을 서너번 다녀왔다는 조선족 가이드의 말이 가슴을 누른다. ●항공편 및 교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중국 북방항공에서 인천∼옌지 직항편을 띄운다.왕복 항공료는 50만원 정도.조선족의 왕래가 많아 단체나 비수기 할인율이 매우 낮은 편.따라서 여행사들은 선양(瀋陽)이나 창춘(長春),다롄(大連)을 경유해 옌지(延吉)로 들어가는 일정으로 상품을 구성한다.옌지에서 백두산으로 가려면 룽징(龍井),허룽(和龍)을 거쳐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까지 온 다음 서파와 북파 코스로 갈라진다.얼다오바이허에서 북파코스를 위한 장백산산문까지는 포장이 잘돼 있어 30분 정도면 갈 수 있다.그러나 서파코스를 위한 서파산문까지는 백두산 아래 북서쪽을 관통하는 비포장도로를 3시간 정도 달려야 한다.따라서 서파코스 트레킹을 위해선 산행 전날 서파산문에서 가까운 쑹장허(松江河)에서 하룻밤 묵어야 한다.버스의 경우 옌지∼쑹장허는 7시간 정도,옌지∼장백산산문은 5시간쯤 걸린다.옌지나 얼다오바이허에서 택시나 지프를 빌려 백두산까지 갈 수도 있다.비용은 하루 400∼500위안. ■강추! 백두산 비경중의 비경 ●천지 백두산 천지에 오르면서 가이드가 들려주는 우스개. ‘천지에 올라 천지를 못 보는 사람이 천지라서 천지’란다. 실제로 백두산에 올라가 비교적 윤곽이 뚜렷한 천지를 볼 확률은 20% 정도라고 한다.트레킹에 나선 날도 천지를 제대로 본 시간은 2시간에 불과했다.올라갈 땐 비교적 맑았으나,트레킹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폭우로 바뀌었다.중간에 2시간 정도는 언제 그랬냐는 듯 파란 하늘이 드러나며 천지가 신비스러운 자태를 보여주었다. 가이드는 하산길에 “여러분은 맑은 날의 천지와 흐린날의 천지,폭우속의 천지를 맛보았으니 백두산을 세번 온 것이라고 생각하세요.”라며 지쳐 있는 사람들을 위로했다. 천지엔 산천어가 산다.80년대 초반 북한측에서 붕어 등 몇가지 물고기를 넣었으나 소멸됐고,이후 87년 산천어를 넣었는데 크게 번식해 천지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가끔 천지에 그물을 쳐 산천어를 잡는데,큰 것은 3㎏이 넘는다고 한다.가끔 북한 군인들이 그물째 거두어가기도 한다고.천지엔 원래 산천어가 먹을 만한 작은 물고기 등 먹이가 거의 없다고 한다.산천어의 먹이는 천지 주변의 고산화원의 곤충들이다.꽃에 붙어 있던 나비나 벌 등이 거센 바람이 불 때 속절없이 천지에 떨어져 수면을 덮고,산천어는 이들을 먹는다. ●금강대협곡 북파코스 방향으로 천지 7㎞쯤 못 미친 곳에 오면 금강대협곡이라는 거대한 계곡이 나온다.목재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1시간 정도 걷는 동안 만나게 되는 이곳은 화산활동에 의해 생긴 특이한 지형이다.화산 폭발때 지반이 약한 곳이 꺼져들면서 90∼100m 깊이의 V자형 협곡이 생겨났다.이곳에 침엽수림이 울창하게 자라 지하삼림이 만들어졌다. 산책로 주변엔 아름드리 가문비나무와 전나무 등이 하늘을 가릴 듯 뻗어 있고,30∼40m 높이의 고목들이 쓰러져 썩어가면서 짙은 나무향을 뿜어낸다.금강대협곡은 지난 87년 발견돼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백두산의 대표적 볼거리다. 천지 물이 남쪽 달문을 통해 흘러나와 장쾌하게 떨어지는 장백폭포,폭포에서 3㎞쯤 더 내려오면 만나는 소천지도 들를 만하다. 소천지는 물이 거울처럼 맑고,둘레에는 아름드리 사스레나무들이 물에 발을 담그고 있다.‘나무꾼과 선녀’의 전설이 담겨 있는 곳이다.장백폭포 아래쪽 개울에선 섭씨 80도가 넘는 중탄산나트륨 온천이 솟는다.마치 용이 입김을 뿜는 것 같다고 해 취룡(聚龍)온천이라고 불리는 곳.곳곳에서 온천물에 삶은 계란을 판다.우리 돈으로 ‘1000원에 3개’라고 써놨다.온천탕도 마련해 놓았다.시설은 허름하지만 물은 좋다.입욕료는 우리돈으로 1만원 정도. ■꼬치구이도 맛보세요 ●숙박과 먹을거리,환전 옌지나 장백산산문 인근엔 4성급 호텔이 있어 숙박이 크게 불편하지 않다.옌지시의 백산호텔,소천지 인근의 장백산국제호텔은 시설이 깔끔한 편이다.하지만 서파코스를 위해 묵는 쑹장허는 매우 열악하다. 옌지에서 하루 묵는다면 시내에 나가 꼬치구이를 맛보자.백산호텔에서 중심가쪽으로 10분쯤 걸어가면 골목마다 ‘뀀점’이란 간판이 즐비한데,바로 꼬치구이집이다.꼬치 메뉴가 소갈비와 닭똥집,닭날개,닭심장,양고기 등 30여가지나 된다.고기 4∼5점을 쇠꼬챙이에 끼워 숯불에 구워먹는다. 1꼬챙이에 0.5위안부터 3위안까지.맛본 것중 우설(소혀)이 고소하고 쫄깃해 가장 기억에 남는다.4명이 꼬치를 골고루 15개 정도를 구워먹으면서 이과두주 4병,칭다오맥주 2병을 마셨는데 모두 53위안(8000원).너무 싸 감동적인 곳이다.중국돈 1위안은 우리돈으로 150원 정도. ●여행 패키지 세일여행사가 3박4일 및 4박5일 백두산 야생화트레킹 상품을 판매중이다.모두 노팁,노옵션 상품.3박4일은 인천∼선양∼옌지를 거쳐 백두산 북파코스를 오른다.천문봉∼철벽봉∼천지∼달문∼장백폭포로 이어지는 코스다.두만강 도문에서 북한쪽을 조망하고,룽징의 대성중학교,해란강,일송정도 돌아본다.22일,29일,8월12일,8월26일 각각 24명 출발.요금은 85만원(8월26일은 79만원).서파트레킹을 포함한 4박5일 패키지(14일 출발)는 91만원.(02)737-3031.˝
  • [여성&남성] ‘주5일제’ 주부의 생활패턴 바뀌나

    “당신은 나무늘보가 아니다.쉬는 날에는 제발 집안 일 좀 같이하자!” 지난 1일부터 주5일 근무제가 본격화됐다.일주일에 이틀의 휴식은 주부의 생활패턴을 어떻게 변화시킬까.‘주5일 근무족(族)’에 새로 합류한 이들이 지난 주말,기념여행이라도 계획했다면 태풍 민들레가 조금은 야속했겠지만,처음 맞은 이틀 동안의 휴식만으로도 새삼 살맛을 느끼지 않았을까. 하지만 주5일근무제를 일찍 경험한 주부들은 시큰둥하기만 하다.가족의 삶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목소리는 많지 않다.여전히 이틀 휴식은 꿈도 꾸기 어려운 중소기업이 많은 상황에서 ‘가진 자의 여유’일까.대신 밥상 차리는 횟수가 늘거나,외식비로 허리가 휠 지경이라는 ‘엄살’이 많았다.남편의 휴일이 이틀로 늘어난 주부들에게 질문을 던졌다.“토요일 오전,어떻게 보내십니까?” 그리스나 스페인처럼 여름이 더운 나라에는 한낮의 폭염을 피하여 낮잠(시에스타·siesta)을 잔다.그런데 우리나라에도 새로운 잠 풍습이 생겨나고 있다.주5일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토요일 오전 내내 잠만 자는 것이다. 김복자(46·경기도 안산시)씨의 남편은 토요일이면 언제나 늦잠을 잔다.남편이 일어나는 시간은 오전 11시쯤.둘만의 늦은 식사를 위해 김씨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뒤 할인점에 가서 색다른 요리재료를 사오기도 한다. 김은숙(41·경기도 고양시 행신동)씨도 비슷하다.토요일 오전 남편은 늦잠을 잔다.뒷산에 산책을 가기도 하지만 월례행사다.김미선(40·서울 강남구 도곡동)씨의 남편은 금요일마다 고주망태가 되어 들어온다.한낮까지 잠을 자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한걸음 나아가 이미영(37·서울 관악국 봉천본동)씨는 남편이 토요일 아침에 깨우는 걸 싫어하다 보니 아예 온 가족이 늦잠을 잔다고 했다. 그렇다 해도 토요일 오전,실컷 자고 일어난 남편은 ‘밥타령’만 할 뿐 집안일에는 ‘협조’하지 않는다.이은정(33)씨는 “남편이 집에 있는 날은 끼니가 걱정”이라고 했다.주영아(37·서울 도봉구 창동)씨는 “토요일 가장 큰 스트레스는 식사”라면서 “평일에도 선심쓰듯 ‘집에 가서 저녁 먹겠다.’고 전화하면 짜증나는데 그게 주말까지 이어지면 어떻겠느냐.”고 한숨지었다. 김은숙씨도 “남편이 하루종일 집에 있으니까 가사부담만 늘어났다.”면서 “남편이 주말만이라도 집안일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푸념했다.이미영씨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남편이 집에 붙어 있다 보니 귀찮을 때가 더 많다.”고 했다.하루종일 따라다니며 어지럽힌 것 치우고,뒤치다꺼리하는 것도 큰 일이라는 것이다. 토요일 오전에 아무리 늦잠을 잔다고 해도 하루 반의 여가는 남는다.토요일 오후와 일요일은 어떻게 보낼까. 이은정씨는 “부지런한 사람은 주5일근무제가 아니더라도 알차게 주말을 보낸다지만 우리는 그저 무엇을 할까 고민만 한다.”면서 “결국 아이들과 장보기 등 주중의 일상에 대한 준비로 시간을 보내가 일쑤”라고 말했다. 김은숙씨는 “남편과 같이 노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공통된 취미생활을 찾기가 어렵다.”면서 “차라리 이런 거라면 주5일근무제를 안 하느니만 못한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젊은 세대에 속하는 신경아(32·서울 성동구 행당동)씨는 “주말에는 집에만 있지 말고 놀러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금요일 저녁마다 뭔가를 궁리해 여행을 떠난다.”고 밝혔다.신씨는 나아가 “주말만이라도 주부들이 가사에서 해방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영씨는 “아이들을 위하여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여행도 좀 다녔지만 요즘은 집에서 쉬는 날이 많다.”면서 “놀러가는 데 드는 비용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박영순(40·서울 구로구 구로동)씨는 “주말에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라.”고 조언한다.박씨는 “주5일근무제로 갑작스럽게 생긴 여유에 오히려 적응하기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면서 “가족이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깨달으면 그 자체만으로 충분한 것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늘어난 여유시간이 성생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특히 토요일 자녀들이 학교에서 돌아오기 전까지는 부부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노마크 찬스’가 아닌가.하지만 주부들이 대부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김유선씨는 “토요일 오전에 남편은 잠만 자고,애들은 학교 가고,나는 내 일을 하는데 무슨 변화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고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김은수(44)씨는 “토요일 오전을 남편과 함께 보낸다고 성관계가 늘어나는 것은 아나다.”라면서 “마음만 먹으면 휴일이 하루 더 있든 말든 별 상관없는 일 아니냐.”고 말했다.오히려 주말마다 여행을 떠난다는 신경아씨는 “집에 있는 시간이 줄어드니 성관계도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편하게 부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주말 육아전담 기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은정씨는 예외에 속했다. 주5일제 아내들이 남편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뜻밖에도 남편들을 다그치기보다는 이해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김복자씨는 “남편은 예전부터 공부하고 싶다는 얘기는 많이 했다.”면서 “꼭 주말에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여유있게 책도 읽고 미래를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김미선씨는 “토요일 하루 운동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싶기도 하지만,아무튼 건강을 위하여 뭔가 생산적인 것을 했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밝혔다.남편이 대기업에 다니는 김은수씨는 “가뜩이나 지친데다 항상 명퇴 위협을 안고 사는데 가족을 위해 닦달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면서 “그런 생활에 활력소가 될 수 있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주부가 남편에게 공통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이유는 여행이나 성생활,토요일 오전의 여유 등 제각각이었지만….그것은 신경아씨의 요구처럼 “제발 금요일 저녁 술 약속은 자제해달라!”는 것이었다. 안동환 이재훈기자 sunstory@seoul.co.kr˝
  • 영월로 추억사냥 떠나보자

    친구,이번 여름휴가엔 아이들과 ‘추억사냥’이나 떠나볼까?어릴적 이맘때면 마을 앞 냇가에서 하루종일 살았었지.‘쉭쉭’ 파라미떼를 몰아대고,다리 밑 돌덩이에 새까많게 달라붙은 다슬기를 줍다보면 어느새 해는 서산 꼭대기에 걸려있었지.그날 밤,안마당 평상에 둘러앉아 어머니가 삶아주신 다슬기를 까먹다가 문득 하늘을 보면,별들이 금방이라도 쏟아져내릴 것 같았어.너무 아름다워 어린마음에도 눈물이 나올 뻔했다니까.아이들이 참 좋아할거야.꿈같은 얘기 하지 말라고.지금 그런데가 어디 있냐고?모르는 소리.강원도 영월에 한번 가보라구.그곳은 아직 ‘살아 있는 생태박물관’이야.주천강엔 피라미는 물론 유명 영화 제목으로 모셔졌던 귀하신 몸 ‘쉬리’가 득실거리고,다슬기도 많아.그 옆 동강에선 래프팅도 실컷 즐길 수 있다니까.폐교를 활용해 만든 자연체험학교엔 ‘꽃누르미’란 별난 체험거리도 있지.‘영월로 가는 추억사냥’.어때 마음이 동하지 않나? ●아찔스릴 래프팅 “자,머리가 물에 닿을 만큼 몸을 뒤로 젖히고 구령에 맞춰 보트를 흔듭니다.하나,둘,하나,둘….” 보트는 뒤집힐 듯 흔들리고,안간힘을 다해 버티던 청춘남녀들은 이내 강물에 거꾸로 처박힌다.괴성과 깔깔거림,그리고 허우적대는 소리. 지금 강원도 영월의 동강엔 발랄함이 넘친다.굽이쳐 흐르는 동강 물줄기를 따라 줄지어 내려오는 보트에 매달린 사람들의 얼굴에서 더위는 찾아보기 어렵다.더욱이 비가 부슬부슬 내릴 때에도 래프팅은 계속된다. 래프팅(급류타기)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깎아지른 듯한 계곡을 아슬아슬하게 헤쳐내려오는 스릴감.하지만 동강에 이처럼 스릴 있는 코스는 없다. 10여 군데 물살 급한 여울이 있지만 모험을 즐기는 이들에겐 성에 차지 않는다.대신 보트에 동승한 가이드가 갖가지 ‘짓궂은’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의 혼을 빼놓는다. 뱃전에 어깨동무하고 서서 배흔들기,몸 뒤로 젖혀 보트 뒤집기,다른 보트와 부딪치며 물싸움 하기 등등.물살이 없는 곳에서 하기 때문에 다칠 위험은 거의 없다. 물살이 세찬 여울에서는 인위적으로 배를 팽이처럼 회전시키며 내려가면서 스릴을 연출하기도 한다. 동강은 내린천이나 오대천에 비해 물살이 완만하기 때문에 어린아이를 둔 가족이 래프팅을 즐기기에 적당하다.탑승 전 구명조끼와 헬멧을 반드시 착용토록 하고,가이드가 함께 타므로 생각보다는 안전하다. 동강 래프팅은 스릴은 덜한 반면 강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기암괴석 등 비경을 감상하는 기쁨을 준다.영월읍 문산리 문산나루를 출발,‘섭새’라고 불리는 삼오리 어라연주차장 앞까지의 9㎞ 코스엔 옥선암,두꺼비바위,상·중·하선암 등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늘어서 있다. 또 ‘햇살이 비친 물고기 비늘이 비단처럼 아름답다.’는 어라연(魚羅淵),한때 댐 예정지로 거론된 만지(滿池)가 이어진다.만지는 아리랑의 발원지 정선 아우라지로부터 목재를 운반하던 사공이 뗏목을 대놓고 쉬던 자리.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가득하다는 뜻으로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동강 래프팅은 출발 지점에 따라 3가지 코스가 있다. 참가자가 가장 많은 구간은 문산나루∼어라연주차장(9㎞)코스로,3시간 소요.요금은 2만원.이밖에 진탄리에서 출발하는 코스(12㎞·3만5000원),정선읍 운치리에서 출발하는 코스(30㎞·7만원)가 있다.보통 10인승인 래프트와 달리 카누 모양의 3인승 ‘더키’도 탈 수 있다.4만 5000원.몇번씩 물에 빠지게 되므로 반바지와 티셔츠,속옷 등을 여벌로 준비해야 한다. 동강 섭새 인근에 대자연레저본부(www.iloveleisure.co.kr 02-4000-582)등 50여 대행업체가 있다.퉁가리여행사(011-9409-2677)는 래프팅과 주천강 천렵,감자캐기 등 농사체험,인근 명소 답사 등을 묶은 상품을 판매한다. ●주천강 천렵 영월군 수주면 무릉리 무릉2교 아래 주천강.전에도 몇 번 오간적이 있었다.그저 평범한 하천이려니 하고 자동차를 타고 휙 지나쳤었는데 막상 바지를 걷고 들어가니 완전 딴세상이다. “쉬리,퉁가리,피라미,돌라리(돌고기),꺽지,없는 게 없어요.다슬기는 그냥 깔렸다니까요.” 영월의 토박이로,돼지고기 전문 프랜차이즈 식당 ‘계경목장’ 대표인 최계경씨가 신이 났다.물에 들어오기 전엔 ‘여행기자가 취재왔다니까 신소리좀 하나보다.’ 했는데,그게 아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아닌가.족대를 잡고 나섰다.물살이 빠른 곳에 족대를 대고 위쪽에서 고기를 몰아대니 물고기들이 사방으로 흩어진다.보이는 것은 많은데 막상 족대에 걸린 것은 2마리.그러나 첨벙대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잡다보니 금세 20여마리를 잡았다. 투망은 불법.최씨는 “물고기가 얼마나 많은지 투망 시범만 보이겠다.”며 멋지게 그물을 던진다.그물을 거두니 20여마리가 파닥거리며 끌려올라온다.‘그럼 그렇지’,흐뭇한 표정의 최씨가 잡은 물고기들을 다시 물에 던져 풀어준다. 다리 하류쪽에선 낚시가 한창이다.일명 ‘파리낚시’.예전엔 얼래에 낚싯줄을 감아 파리를 미끼로 하는 견지낚시를 했지만 요즘은 릴 낚싯대에 가짜 파리를 달아 미끼로 쓴다. 두 다리가 정강이까지 빠지는 여울에 버티고 서서 연신 낚싯줄을 당겼다 풀었다 하며 피라미를 낚는다.손가락 만한 피라미를,그것도 낚시로 얼마나 잡을 수 있으련만,조사의 진지함은 말을 붙이기 어려울 정도.하긴 1급수가 흐르는 강물 위를 오르내리며 한 마리씩 낚는 재미를 옆에서 지켜보는 범인들이 어찌 알겠는가. 주천강 천렵은 강 주변 민박집에 하룻밤 묵으며 하면 좋다.무릉2교 앞 주천강변에 최근 지은 ‘무릉가족콘도식민박’(033-372-6658)이 있다.4인가족 기준 1실 평일 4만원,주말 5만원.이곳에 여장을 풀고 강에 나가 옛날식 어항인 ‘보쌈’을 놓거나 밤에 횃불을 밝히고 물고기나 다슬기를 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천렵 말고도 영월엔 자연 체험거리가 즐비하다.먼저 주천면 도천리 비산체험학교(www.bisanschool.com)에 가보자.숲해설가인 김은선(40)씨 부부가 폐교를 활용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말린 꽃을 이용해 다양한 소품을 만들어보는 ‘꽃누르미’ 체험이 재미 있다.학교 인근에 나는 갖가지 들꽃을 따서 말려 두었다가 액자,열쇠고리,보석함,스탠드,찻상 등을 만든다. 농사체험도 할 수 있다.요즘엔 감자캐기가 한창이다.주먹만한 감자가 뿌리채 달려올라오는 것을 보면 아이들이 탄성을 질러댄다.8월부터는 옥수수 따기를 진행할 예정.이곳에서 하룻밤 묵으며 감자나 옥수수를 쪄먹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보통 가족단위로 이곳을 많이 찾는다.4인 기족 기준으로 학교에서 1박 및 3끼 식사,꽃누루미와 숲해설,감자캐기 등을 포함해 12만원.(033)374-1258. 영월자연학교(www.youngwol.net)에서도 다양한 자연생태체험을 할 수 있다.동강 래프팅,캠프파이어와 감자,옥수수 구워먹기,송어 잡기,텃밭가꾸기,별마로천문대에서의 별자리 관찰,감자캐기,손두부와 묵 만들기 등 농촌체험을 할 수 있다.4인가족 기준 1박2일 7만 7000원(1인요금,래프팅 요금은 별도).(033)374-7353.2박3일 일정의 여름방학캠프(14만 5000원)도 운영한다. ●이렇게 가세요 중앙고속도로 신림IC에서 빠져 88번 국도를 탄다.영월 방향으로 30분쯤 달리면 주천에 이른다.천렵을 하려면 주천면 소재지에서 좌회전해 주천강 상류쪽,수주면 방향으로 더 올라가야 좋다.주천에서 88번 도로를 타고 직진하면 영월읍내로 이어지는 38번도로와 만난다.읍내를 지나 동강교를 건너면 왼쪽으로 동강 어라연 가는 길이 나온다.어라연계곡 못미쳐 섭새에 이르면 넓은 주차장이 나오고 래프팅 진행업체들이 모여 있다. ●이곳도 가보세요 영월은 산간 오지인 동시에 5개의 강이 흐르는 물의 고장이기도 하다.주천강과 평창강이 만나 서강을 이루고,서강은 동강을 만나 남한강을 합작한다.동강은 긴 논란을 빚었던 동강댐 덕분에 유명세를 얻은 뒤 래프팅 명소로 명성을 얻으면서 ‘어라연’,상·중·하선암 등 비경도 제법 알려졌다. 그러나 주천강과 서강에도 동강 못지 않은 비경을 품고 있다.이중 88번 도로를 타고 주천에서 서면쪽으로 넘어가는 고개인 군등치(君登峙)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은 주천강 비경의 진수다.조선시대 단종이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영월 청령포로 유배 가던 중 힘겹게 넘었다고 해 이같은 이름을 얻었다. 서강에선 서면의 ‘한반도지형’과 소나기재 인근의 선돌이 으뜸이다.서남마을 앞 서강이 휘돌아치는 물굽이 속에 들어있는 게 한반도지형이다.물줄기가 돌아 나가며 동해안과 남해,서해를 이루고 멀리 압록강 건너 중국의 단둥 공업지대까지 빚어 놓았다. 영월읍내로 들어가기 전 넘어야 하는 소나기재에 오르면 ‘선돌’이란 안내판이 보인다.서강 물굽이 절벽에 자리하며 기묘한 자태로 탄성을 자아내는 곳이다. ■ 도리뱅뱅·꼴두국수도 맛보세요 영월에서 주천강의 민물고기 맛을 보지 않을 수 없다.가장 흔한 민물고기 요리는 매운탕이지만 영월에선 ‘도리뱅뱅’이라는 음식을 먹어보자. 피라미,퉁가리,꺽지 등 민물고기를 튀겨 양념간장을 얹어내는 요리다.튀김옷을 입히지 말고 그대로 튀겨야 한다.큰 접시에 담을 때 가운데를 중심으로 빙 둘러놓기 때문에 ‘도리뱅뱅’이라고 한다.뼈채 씹히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주천 시외버스터미널 옆의 ‘퉁가리식당’(033-372-0277)이 유명하다.3∼4명이 먹을 만한 한 접시에 2만원.매운탕(2만 5000원)도 얼큰하고 시원하다.수주면 무릉리 무릉2교 앞의 ‘무릉가족콘도식민박’에서도 바로 앞 주천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도리뱅뱅’을 해준다. 두부 전문식당인 ‘콩깍지 밥상’(033-37-9434)에 가면 직접 만든 두부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두부부침과 두부전골,모두부,순두부,청국장,비지장 등 두부요리를 골고루 맛볼 수 있는 ‘콩깍지 정식’이 7000원.직접 농사지어 생산한 무농약 콩만 쓴다. 주천면의 ‘제천식당’(033-372-7147)은 순메밀 면발로 만든 ‘꼴두국수’로 유명한집.넓적하게 뽑은 국수에 묵은 김치를 넣어 걸죽하게 끓여낸다.예전에 배고팠던 시절 강원도 화전민들이 주식으로 먹으며 ‘꼴도 보기 싫다.’고 했다고 해서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구수한 메밀향과 신김치가 어우러진 맛이 제법 그럴 듯하다.1그릇(3500원)만 먹어도 배가 든든하다. 글 영월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 영월로 추억사냥 떠나보자

    영월로 추억사냥 떠나보자

    친구,이번 여름휴가엔 아이들과 ‘추억사냥’이나 떠나볼까?어릴적 이맘때면 마을 앞 냇가에서 하루종일 살았었지.‘쉭쉭’ 파라미떼를 몰아대고,다리 밑 돌덩이에 새까많게 달라붙은 다슬기를 줍다보면 어느새 해는 서산 꼭대기에 걸려있었지.그날 밤,안마당 평상에 둘러앉아 어머니가 삶아주신 다슬기를 까먹다가 문득 하늘을 보면,별들이 금방이라도 쏟아져내릴 것 같았어.너무 아름다워 어린마음에도 눈물이 나올 뻔했다니까.아이들이 참 좋아할거야.꿈같은 얘기 하지 말라고.지금 그런데가 어디 있냐고?모르는 소리.강원도 영월에 한번 가보라구.그곳은 아직 ‘살아 있는 생태박물관’이야.주천강엔 피라미는 물론 유명 영화 제목으로 모셔졌던 귀하신 몸 ‘쉬리’가 득실거리고,다슬기도 많아.그 옆 동강에선 래프팅도 실컷 즐길 수 있다니까.폐교를 활용해 만든 자연체험학교엔 ‘꽃누르미’란 별난 체험거리도 있지.‘영월로 가는 추억사냥’.어때 마음이 동하지 않나? ●아찔스릴 래프팅 “자,머리가 물에 닿을 만큼 몸을 뒤로 젖히고 구령에 맞춰 보트를 흔듭니다.하나,둘,하나,둘….” 보트는 뒤집힐 듯 흔들리고,안간힘을 다해 버티던 청춘남녀들은 이내 강물에 거꾸로 처박힌다.괴성과 깔깔거림,그리고 허우적대는 소리. 지금 강원도 영월의 동강엔 발랄함이 넘친다.굽이쳐 흐르는 동강 물줄기를 따라 줄지어 내려오는 보트에 매달린 사람들의 얼굴에서 더위는 찾아보기 어렵다.더욱이 비가 부슬부슬 내릴 때에도 래프팅은 계속된다. 래프팅(급류타기)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깎아지른 듯한 계곡을 아슬아슬하게 헤쳐내려오는 스릴감.하지만 동강에 이처럼 스릴 있는 코스는 없다. 10여 군데 물살 급한 여울이 있지만 모험을 즐기는 이들에겐 성에 차지 않는다.대신 보트에 동승한 가이드가 갖가지 ‘짓궂은’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의 혼을 빼놓는다. 뱃전에 어깨동무하고 서서 배흔들기,몸 뒤로 젖혀 보트 뒤집기,다른 보트와 부딪치며 물싸움 하기 등등.물살이 없는 곳에서 하기 때문에 다칠 위험은 거의 없다. 물살이 세찬 여울에서는 인위적으로 배를 팽이처럼 회전시키며 내려가면서 스릴을 연출하기도 한다. 동강은 내린천이나 오대천에 비해 물살이 완만하기 때문에 어린아이를 둔 가족이 래프팅을 즐기기에 적당하다.탑승 전 구명조끼와 헬멧을 반드시 착용토록 하고,가이드가 함께 타므로 생각보다는 안전하다. 동강 래프팅은 스릴은 덜한 반면 강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기암괴석 등 비경을 감상하는 기쁨을 준다.영월읍 문산리 문산나루를 출발,‘섭새’라고 불리는 삼오리 어라연주차장 앞까지의 9㎞ 코스엔 옥선암,두꺼비바위,상·중·하선암 등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늘어서 있다. 또 ‘햇살이 비친 물고기 비늘이 비단처럼 아름답다.’는 어라연(魚羅淵),한때 댐 예정지로 거론된 만지(滿池)가 이어진다.만지는 아리랑의 발원지 정선 아우라지로부터 목재를 운반하던 사공이 뗏목을 대놓고 쉬던 자리.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가득하다는 뜻으로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동강 래프팅은 출발 지점에 따라 3가지 코스가 있다. 참가자가 가장 많은 구간은 문산나루∼어라연주차장(9㎞)코스로,3시간 소요.요금은 2만원.이밖에 진탄리에서 출발하는 코스(12㎞·3만5000원),정선읍 운치리에서 출발하는 코스(30㎞·7만원)가 있다.보통 10인승인 래프트와 달리 카누 모양의 3인승 ‘더키’도 탈 수 있다.4만 5000원.몇번씩 물에 빠지게 되므로 반바지와 티셔츠,속옷 등을 여벌로 준비해야 한다. 동강 섭새 인근에 대자연레저본부(www.iloveleisure.co.kr 02-4000-582)등 50여 대행업체가 있다.퉁가리여행사(011-9409-2677)는 래프팅과 주천강 천렵,감자캐기 등 농사체험,인근 명소 답사 등을 묶은 상품을 판매한다. ●주천강 천렵 영월군 수주면 무릉리 무릉2교 아래 주천강.전에도 몇 번 오간적이 있었다.그저 평범한 하천이려니 하고 자동차를 타고 휙 지나쳤었는데 막상 바지를 걷고 들어가니 완전 딴세상이다. “쉬리,퉁가리,피라미,돌라리(돌고기),꺽지,없는 게 없어요.다슬기는 그냥 깔렸다니까요.” 영월의 토박이로,돼지고기 전문 프랜차이즈 식당 ‘계경목장’ 대표인 최계경씨가 신이 났다.물에 들어오기 전엔 ‘여행기자가 취재왔다니까 신소리좀 하나보다.’ 했는데,그게 아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아닌가.족대를 잡고 나섰다.물살이 빠른 곳에 족대를 대고 위쪽에서 고기를 몰아대니 물고기들이 사방으로 흩어진다.보이는 것은 많은데 막상 족대에 걸린 것은 2마리.그러나 첨벙대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잡다보니 금세 20여마리를 잡았다. 투망은 불법.최씨는 “물고기가 얼마나 많은지 투망 시범만 보이겠다.”며 멋지게 그물을 던진다.그물을 거두니 20여마리가 파닥거리며 끌려올라온다.‘그럼 그렇지’,흐뭇한 표정의 최씨가 잡은 물고기들을 다시 물에 던져 풀어준다. 다리 하류쪽에선 낚시가 한창이다.일명 ‘파리낚시’.예전엔 얼래에 낚싯줄을 감아 파리를 미끼로 하는 견지낚시를 했지만 요즘은 릴 낚싯대에 가짜 파리를 달아 미끼로 쓴다. 두 다리가 정강이까지 빠지는 여울에 버티고 서서 연신 낚싯줄을 당겼다 풀었다 하며 피라미를 낚는다.손가락 만한 피라미를,그것도 낚시로 얼마나 잡을 수 있으련만,조사의 진지함은 말을 붙이기 어려울 정도.하긴 1급수가 흐르는 강물 위를 오르내리며 한 마리씩 낚는 재미를 옆에서 지켜보는 범인들이 어찌 알겠는가. 주천강 천렵은 강 주변 민박집에 하룻밤 묵으며 하면 좋다.무릉2교 앞 주천강변에 최근 지은 ‘무릉가족콘도식민박’(033-372-6658)이 있다.4인가족 기준 1실 평일 4만원,주말 5만원.이곳에 여장을 풀고 강에 나가 옛날식 어항인 ‘보쌈’을 놓거나 밤에 횃불을 밝히고 물고기나 다슬기를 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천렵 말고도 영월엔 자연 체험거리가 즐비하다.먼저 주천면 도천리 비산체험학교(www.bisanschool.com)에 가보자.숲해설가인 김은선(40)씨 부부가 폐교를 활용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말린 꽃을 이용해 다양한 소품을 만들어보는 ‘꽃누르미’ 체험이 재미 있다.학교 인근에 나는 갖가지 들꽃을 따서 말려 두었다가 액자,열쇠고리,보석함,스탠드,찻상 등을 만든다. 농사체험도 할 수 있다.요즘엔 감자캐기가 한창이다.주먹만한 감자가 뿌리채 달려올라오는 것을 보면 아이들이 탄성을 질러댄다.8월부터는 옥수수 따기를 진행할 예정.이곳에서 하룻밤 묵으며 감자나 옥수수를 쪄먹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보통 가족단위로 이곳을 많이 찾는다.4인 기족 기준으로 학교에서 1박 및 3끼 식사,꽃누루미와 숲해설,감자캐기 등을 포함해 12만원.(033)374-1258. 영월자연학교(www.youngwol.net)에서도 다양한 자연생태체험을 할 수 있다.동강 래프팅,캠프파이어와 감자,옥수수 구워먹기,송어 잡기,텃밭가꾸기,별마로천문대에서의 별자리 관찰,감자캐기,손두부와 묵 만들기 등 농촌체험을 할 수 있다.4인가족 기준 1박2일 7만 7000원(1인요금,래프팅 요금은 별도).(033)374-7353.2박3일 일정의 여름방학캠프(14만 5000원)도 운영한다. ●이렇게 가세요 중앙고속도로 신림IC에서 빠져 88번 국도를 탄다.영월 방향으로 30분쯤 달리면 주천에 이른다.천렵을 하려면 주천면 소재지에서 좌회전해 주천강 상류쪽,수주면 방향으로 더 올라가야 좋다.주천에서 88번 도로를 타고 직진하면 영월읍내로 이어지는 38번도로와 만난다.읍내를 지나 동강교를 건너면 왼쪽으로 동강 어라연 가는 길이 나온다.어라연계곡 못미쳐 섭새에 이르면 넓은 주차장이 나오고 래프팅 진행업체들이 모여 있다. ●이곳도 가보세요 영월은 산간 오지인 동시에 5개의 강이 흐르는 물의 고장이기도 하다.주천강과 평창강이 만나 서강을 이루고,서강은 동강을 만나 남한강을 합작한다.동강은 긴 논란을 빚었던 동강댐 덕분에 유명세를 얻은 뒤 래프팅 명소로 명성을 얻으면서 ‘어라연’,상·중·하선암 등 비경도 제법 알려졌다. 그러나 주천강과 서강에도 동강 못지 않은 비경을 품고 있다.이중 88번 도로를 타고 주천에서 서면쪽으로 넘어가는 고개인 군등치(君登峙)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은 주천강 비경의 진수다.조선시대 단종이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영월 청령포로 유배 가던 중 힘겹게 넘었다고 해 이같은 이름을 얻었다. 서강에선 서면의 ‘한반도지형’과 소나기재 인근의 선돌이 으뜸이다.서남마을 앞 서강이 휘돌아치는 물굽이 속에 들어있는 게 한반도지형이다.물줄기가 돌아 나가며 동해안과 남해,서해를 이루고 멀리 압록강 건너 중국의 단둥 공업지대까지 빚어 놓았다. 영월읍내로 들어가기 전 넘어야 하는 소나기재에 오르면 ‘선돌’이란 안내판이 보인다.서강 물굽이 절벽에 자리하며 기묘한 자태로 탄성을 자아내는 곳이다. ■ 도리뱅뱅·꼴두국수도 맛보세요 영월에서 주천강의 민물고기 맛을 보지 않을 수 없다.가장 흔한 민물고기 요리는 매운탕이지만 영월에선 ‘도리뱅뱅’이라는 음식을 먹어보자. 피라미,퉁가리,꺽지 등 민물고기를 튀겨 양념간장을 얹어내는 요리다.튀김옷을 입히지 말고 그대로 튀겨야 한다.큰 접시에 담을 때 가운데를 중심으로 빙 둘러놓기 때문에 ‘도리뱅뱅’이라고 한다.뼈채 씹히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주천 시외버스터미널 옆의 ‘퉁가리식당’(033-372-0277)이 유명하다.3∼4명이 먹을 만한 한 접시에 2만원.매운탕(2만 5000원)도 얼큰하고 시원하다.수주면 무릉리 무릉2교 앞의 ‘무릉가족콘도식민박’에서도 바로 앞 주천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도리뱅뱅’을 해준다. 두부 전문식당인 ‘콩깍지 밥상’(033-37-9434)에 가면 직접 만든 두부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두부부침과 두부전골,모두부,순두부,청국장,비지장 등 두부요리를 골고루 맛볼 수 있는 ‘콩깍지 정식’이 7000원.직접 농사지어 생산한 무농약 콩만 쓴다. 주천면의 ‘제천식당’(033-372-7147)은 순메밀 면발로 만든 ‘꼴두국수’로 유명한집.넓적하게 뽑은 국수에 묵은 김치를 넣어 걸죽하게 끓여낸다.예전에 배고팠던 시절 강원도 화전민들이 주식으로 먹으며 ‘꼴도 보기 싫다.’고 했다고 해서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구수한 메밀향과 신김치가 어우러진 맛이 제법 그럴 듯하다.1그릇(3500원)만 먹어도 배가 든든하다. 글 영월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바뀌는 서울 교통체계] (상)요금 어떻게…교통카드만 할인 혜택

    7월1일부터 지하철,버스 등 서울의 대중교통 체계가 대폭 개편된다.새 시스템 도입에 따른 불편과 혼란을 줄이기 위해 주요 내용을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새 교통체계는 교통카드 이용자에게만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현금을 내면 할인이 안 돼 일반 버스와 지하철은 100원,마을버스와 순환버스는 50원을 더 내야 한다.따라서 교통카드가 없는 사람은 반드시 구입하는 것이 좋다. ●현금일 땐 지하철 100원·버스 50원 더 내야 새 교통카드는 전자화폐 겸용으로 ‘티머니(T-money)’라고 불린다.7월1일부터 시내 지하철 매표소에서 구입하거나 충전할 수 있다.그러나 철도청과 인천지하철,기존 버스정류장 충전소에서의 판매는 업자들과 협의가 끝나지 않아 당분간 시민들이 불편을 겪게 됐다.서울시 교통국 관계자는 28일 “당초에는 지난 25일부터 새 교통카드를 발매할 예정이었으나 현행 카드 시스템과 충돌로 인한 혼란이 예상돼 카드발매를 다음 달 1일로 늦췄다.”고 밝혔다. 새 교통카드는 두 종류다.티머니에서 T는 최고(Top),터치(Touch),여행(Travel),기술(Technology)을 뜻한다.교통요금 전용인 보급형은 1500원이며 마일리지 혜택이 주어지는 고급형은 2500원짜리다.수도권 전철과 서울시내 마을버스와 시내버스,서울과 경기,인천을 오가는 서울시내 등록 버스 전체에 사용할 수 있다.그러나 경기도,인천시 안에서 오가는 버스에서는 연말쯤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오는 8월부터는 신용카드사,이동통신사와 제휴한 후불식 교통카드,휴대전화 장착 교통카드도 선보인다. 만 6∼18세의 청소년·어린이용 교통카드도 지하철 매표소에서 구입할 수 있다.청소년카드를 구입한 뒤엔 티머니 홈페이지(www.t-money.co.kr)나 고객센터(1644-0088)에 일주일 안으로 등록해야 한다.아울러 일반인이 청소년카드를 쓰다 적발되면 해당 운임의 30배를 벌금으로 물게 된다. ●통합거리비례제… 버스도 환승료 면제 이동거리에 따라 요금을 내는 통합거리비례제도 적용이 된다.버스도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승·하차할 때 단말기에 체크해야 환승료가 면제된다는 얘기다.그러나 환승하지 않을 경우에는 현재처럼 탑승할 때만 체크하면 된다. 물론 기존의 교통카드도 사용할 수 있다.다만 현재의 카드로는 이르면 다음 달 중순부터 새 교통카드 이용자에게 적용되는 부가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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