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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현충일 아침에 생각한다/김양 국가보훈처장

    [기고] 현충일 아침에 생각한다/김양 국가보훈처장

    호국·보훈의 달 6월은 오늘의 대한민국이 무엇을 딛고 이 지구상에 존재할 수 있었나를 생각해 보는 달이다. 우리에게는 불과 1세기 전만 해도 외세의 침략으로 불안에 떨었던 때가 있었으며,6·25전쟁으로 더할 수 없는 아픔을 겪었던 때가 있었다. 빼앗긴 나라를 찾기 위해 만주의 거친 벌판이나, 조국을 지키기 위해 이름 없는 산기슭에서 장렬히 산화한 애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있었다.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자유와 번영 속에서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은 국민 모두가 흘린 땀의 결실이기도 하지만 조국을 위해 헌신한 분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모든 현상에는 양면성이 있듯이, 이러한 과정에서 사회적 부작용, 즉 도덕성의 상실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는 급격한 서구화에 따른 정신적 빈곤 속에서 이기주의 만연과 세대, 계층간 갈등의 벽이 높아만 가고 있기 때문이다. 배금주의 풍조와 사회적 통합 해이의 결과라고 할 것이다. 선열들의 위국헌신 정신을 사회통합과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승화시켜 나가는 국가보훈의 중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국가보훈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가 충분하지 못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애국지사나 호국용사들의 위상이 바로 서지 않고는 국민의 가치관과 사회정의가 바로 설 수 없음은 너무 자명한 이치다. 이분들이 국권회복과 국가수호의 주인공으로서 응당히 평가받고, 나라를 위한 희생과 헌신이 영예로운 것으로 존경 받을 때 국가안보가 튼튼해지고 우리의 미래도 밝아질 것이다. 선진국들이 하나같이 확고한 보훈의식과 발달된 보훈제도를 갖추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로 광복의 기쁨을 안은 지 63년,6·25전쟁 발발 58년이란 긴 세월이 흘렀다. 나라없는 설움과 전쟁의 참상을 체험하지 못한 세대가 우리 사회의 주역이 되어가고 있다.58세의 초로가 6·25전쟁 발발 당시 겨우 태어났다. 민족의 비극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세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6·25를 단지 ‘역사’로만 객관화하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그러나 6·25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많은 이산가족과,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전쟁의 상흔으로 고통받고 있는 전상군경과 유가족들이 많이 있다. 그동안 많은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국가발전 수준에 비해 시간이 갈수록 국가보훈 인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국가유공자의 고귀한 희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약해지고 국민들의 호국·보훈의식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정신이 없는 민족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교훈을 우리는 세계의 역사 속에서 보아왔다. 그리고 한 민족이 생명력을 잃지 않고 민족정신을 유지하고 계승할 수 있는 것은 국가라는 삶의 터전이 있기 때문이다. 국가의 생존은 곧 나의 생존이며, 그 무엇도 이 생존의 가치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보훈정신을 잊지 않는 국민만이 새로운 시대가 주는 자유와 행복을 만끽할 수 있음을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현충일 53주년을 맞는다. 전에는 현충일이면 국민들이 경건하게 머리 숙여 호국영령들께 묵념도 함께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틀만 연휴가 되면 필리핀이나 호주로 골프여행을 계획하고 행락 일정을 세우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현충일에는 국립묘지나 가까운 현충탑을 찾아 애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명복을 비는 시간을 가져보자. 주위의 보훈가족을 찾아보고 조국의 소중함을 되새겨 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지면 더욱 좋겠다. 김양 국가보훈처장
  • 高물가에도 카드사용 ‘高高’

    고물가의 여파로 신용카드 사용액이 급증하고 있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신용카드 사용액(현금서비스 제외)은 121조 39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85% 늘었다.5월 한달 동안의 카드 사용액도 25조 275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9.99%, 전월 대비 2.33% 증가했다. 비씨카드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업종별 결제금액을 보면 주요소에서 쓴 신용카드 사용액은 1년 전에 비해 30.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형 할인점 결제금액도 16.6%나 늘어났다. 소비자들이 가격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쉽게 줄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지출 항목으로 스포츠레저(31.3%), 건강식품(19.3%), 여행(17.1%), 학원(14.7%), 백화점(13.1%) 등의 업종에서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여신협회는 카드소비액이 급증한 1차적인 원인은 생필품의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에 5월에 비해 4.9%, 식료품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구입하는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5.9%나 뛰었다. 특히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은 25.3%나 치솟았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태안 모래밭이 살아난다

    지난해 12월7일 충남 태안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가 7일로 6개월째를 맞는다. 사고 발생후 국민들은 시커먼 기름덩어리가 덕지덕지 붙었던 해안가를 자원봉사자란 이름으로 ‘100만 인간띠’를 만들어 기름을 닦아냈다. 검었던 백사장은 어느샌가 본래의 하얀 모습으로 얼굴을 드러냈다. 모두가 기적이라 불렀다. 태안을 대표하는 만리포해수욕장이 되살아났고, 태안군은 오는 27일 이곳을 시작으로 올 여름 이 일대 모든 해수욕장을 개장하겠다고 밝혔다.이날 만리포해수욕장 백사장에는 고둥과 게 몇 마리가 기어다녔다. 갈매기 2∼3마리도 백사장에 앉았다 날아갔다. 먹잇감이 생기자 다시 찾아온 듯했다. 한달 전만 해도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5살배기 아들과 함께 경기 분당에서 온 정현수(39·회사원)씨는 “자원봉사를 하고 궁금해 찾았는데 굉장히 좋아졌다.”며 “올 여름 이곳으로 피서를 오려고 했는데 그렇게 해도 문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본래의 초록색을 되찾은 파래들도 더러 보였다. 기름 흔적은 없었다. 바닷물도 코발트 빛이 났다. 졸업여행을 온 평택기독교외국인학교 학생과 해양수련차 찾은 초등학생 등 수백명이 몰려 평일인데도 만리포해수욕장은 꽤 붐볐다. 이들은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백사장 위에서 축구를 하며 뛰어놀았다. 만리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현섭(38)씨는 “자원봉사자들이 다시 찾아와 밥 먹고 잠 자고 간다.”면서 “예년의 절반도 안 되지만 주말이면 수백명의 손님이 찾아와 회복 조짐이 보인다.”고 귀띔했다. 인근 슈퍼마켓 주인 김복자(68)씨도 “2∼3월보다 관광객이 5배 이상 늘어났다.”고 전했다.사고가 난 뒤 만리포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집중적으로 찾아와 기름제거 작업을 벌였다. 충남대 대전환경기술개발센터는 지난달 초에 만리포에서 총대장균군이 하나도 검출되지 않는 등 1급수로 해수욕에 ‘적합’하다고 판정했다.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이평주 사무국장은 “본격적인 피서철 전에 장마와 태풍이 몰아쳐 바다 속을 몇차례 뒤집으면 한결 더 좋아질 것”이라고 보았다. 태안군에는 국내 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32개 해수욕장이 있다. 지금까지 자원봉사자 125만명이 찾아 기름제거 작업을 벌였다. 요즘도 하루 150여명의 자원봉사자와 주민 등 1200∼1300명이 소원면 의항리 구름포 등 해수욕장과 태안 및 보령 관내 몇몇 섬지역에서 방제작업을 한다. 태안군 관계자는 “아직 구름포해수욕장은 백사장 모래에서 기름이 조금 흘러나오고 있지만 태안반도의 모든 해수욕장 개장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5월 이후로 안면도가 예년 수준을 거의 회복하는 등 태안군 전체 관광객도 70% 정도 회복됐다.”고 말했다.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우리말 여행] 가늠,가름,갈음

    가늠은 짐작하거나 목표, 기준에 맞는지 안 맞는지를 헤아려 보는 일이다.“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그녀.” “민심의 현주소를 가늠하다.” 가름은 따로 나누거나 상황을 구별하고 분별하는 것이다.“생사를 가름하는 일이다.” “누가 옳은지 가름을 해 달라.” 갈음은 다른 것으로 바꾸어 대신한다는 말이다.“그는 웃음으로 답변을 갈음했다.”
  • 夜~好 그곳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夜~好 그곳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여행은 밤에도 멈추지 않는다. 은은한 경관 조명이나 교교한 달빛 아래 낮보다 빼어난 자태를 뽐내는 여행지가 적지 않다.‘꿈결 같은 야간 여행´에 걸맞은 여행지를 모았다. # ‘별 헤는 밤´ 경기 양주 송암천문대 송암천문대는 스페이스센터와 천문대, 호텔급 숙소 등을 갖추고 있는 천문테마파크다. 첨단우주체험기기로 가득 차 있어 낭만과 즐거움을 찾는 연인, 가족 모두에게 제격인 별 여행지. 천문테마파크 너머 북한산까지 이어진 능선 위로 총총하게 박혀 있는 별들이 더할 수 없이 아름답다. 천문대 아래 스페이스 센터에는 사계절의 별자리를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 플라네타륨과 우주공간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시뮬레이션 그래픽으로 관찰할 수 있는 챌린저 러닝센터 등이 갖춰져 있다. 개관시간 주중 오전 11시∼오후 10시, 주말은 오전 10시∼오후 10시. 천문대 이용권+케이블카 왕복 탑승권+플라네타륨 관람권 어른 2만 6000원, 청소년 2만 3000원.3인 가족은 패밀리티켓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6만 1000원. 양주시청 문화체육과 031)820-2121, 송암천문대 894-6000∼2. # ‘천년의 도시´ 전북 전주 한옥마을 한옥마을은 1930년대 일본인의 세력 확장에 반발한 인사들이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한옥촌을 형성하면서 시작됐다. 이 일대 한옥군은 주변 일본 가옥들과 대조를 이루는 한편, 화산동 선교사촌 등 서구식 건물들과 어우러지며 기묘한 도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해질 녘 한옥마을 야경 탐방에 나서면 호젓하게 도보여행을 즐길 수 있다. 경기전을 기점으로 도보로 10분 거리에 풍남문, 전동성당, 오목대 등의 볼거리는 물론 감칠맛 나는 오모가리탕 집들이 늘어선 가리내길 등 전주를 대표하는 맛집들이 늘어서 있다. 덕진공원 야경도 빼놓으면 서운하다. 여름이면 연꽃이 만발해 전국의 사진작가들을 불러모은다. 전주시청 문화관광과 063)285-5151, 전주한옥마을 282-1330. # 화려한 신라의 달밤 경북 경주 경주 야경의 백미로 꼽히는 임해전지(안압지)와 월성, 계림, 첨성대 등은 국립경주박물관과 대릉원 사이 7번 국도 1.5㎞ 구간에 모여 있다. 천천히 걸어도 20분 정도면 닿는 거리. 저마다의 야경도 화려하거니와 이들을 자연스레 이어주는 산책로 또한 무척 운치가 있다. 임해전지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7시30분 공연이 펼쳐진다. 신라문화원에서 마련한 ‘달빛·별빛 역사기행’도 인기 프로그램. 매월 보름을 전후한 토요일에 경주시 유적지를 둘러본다.14일,21일 출발. 참가비는 별빛 1만 4000∼1만 6000원, 달빛은 1만 6000∼1만 8000원. 경주시청 문화관광과 054)779-6061, 신라문화원 774-1950. # “밤이 멋져부러∼” 전남 여수 수많은 섬과 전형적인 리아스식 해안이 어우러지며 빼어난 자태를 자랑하는 여수는 밤만 되면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고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야경의 하이라이트는 유람선 투어. 해맞이 포인트로 유명한 오동도의 음악분수대 앞에서 출발해 자산공원∼해양공원∼돌산대교∼국동 어항단지를 1시간가량 돌아본다.10월 말까지 운항한다. 여수의 또 다른 관광명소인 진남관은 충무공 이순신이 전라좌수영의 본영으로 사용하던 곳. 단층 목조건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향일암은 한국 4대 관음기도처 중 한 곳. 암자 내 울창한 동백나무숲과 아열대 식물이 금오산 주변 기암괴석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항아리 속처럼 오목한 방죽포 해수욕장도 가볼 만하다. 여수시청 관광진흥과 061)690-2037. # 달빛 아래 젖는 효심(孝心) 수원 화성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수원시 화성은 조선 22대 임금 정조의 지극한 효심이 배어 있는 곳.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 가까이에서 어머니 헌경왕후(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살기 위해 2년8개월에 걸쳐 축성했다. 저녁이 되면 수원화성 전체가 은은한 조명 속에서 한껏 매력을 드러낸다. 특히 정조의 어좌가 있었던 방화수류정의 용연은 ‘용지대월(龍池待月)’이라 해서 수원8경의 하나로 꼽힌다. 하늘에 뜬 달이 용연과 술잔에 비치고, 다시 그 달들이 연인의 눈동자에 뜬다는 것.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무예 24기 시범, 장용영 수위의식 등 다양한 상설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창룡문 근처에 활쏘기체험장, 용차탑승장 등이 있다. 활쏘기 체험은 초등학교 1학년 이상이면 누구나 가능하다.1순(5발)당 1000원. 용차는 연무대앞과 팔달산 강감찬 장군 동상 앞을 순환하는 코스로 운영된다.1500원. 수원시청 문화관광과 031)228-2068, 수원시화성사무소 228-4410∼4, 수원시티투어 256-8300. # 야(夜)한 곳 찾아가는 여행상품 ▲‘감춰진 보석 김천! 별빛기행’은 김천시에서 지난달 31일 처음 시작한 야간 프로그램. 해 지는 직지사 경내를 둘러보는 산사체험과 경쾌한 음악 분수쇼를 즐길 수 있다. 솔항공여행사 02)2279-5959. ▲‘야(夜)∼한 밤에 섬&크루즈’는 퇴근 후 데이트를 즐기고픈 커플들을 위해 저녁시간대에 유람선을 출발시킨다. 인천 연안의 고즈넉한 섬, 세어도에서의 도보 데이트와 서해 야경을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현대마린개발 032)885-0001. ▲‘별 따라 소리 따라 남도 선비여행’은 첫날 전남 장흥 천문문학관에서 별 헤는 밤을 체험하고, 이튿날 밤 목포 루미나리에 거리 야경을 감상한다. 롯데관광개발 1577-3700.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 제주, 짧은 기쁨 긴 한숨

    제주, 짧은 기쁨 긴 한숨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요즘 제주지역 관광업계는 밀려드는 관광객 특수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해외 항공요금 부담 증가, 달러 환율 상승으로 외국여행 경비가 증가하면서 제주를 찾는 국내 관광객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주말에는 제주행 항공권 구하기 전쟁을 벌어지는 등 지역 관광업계는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마냥 즐거워 할 수만 없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국내선 항공요금 인상, 제주 기점 국제선 감축 등이 예상되고 있어 이같은 관광객 증가 특수가 이어질지 미지수다. 지난 5월 한달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무려 60만 6876명. 이는 지난해 5월에 비해 10% 늘어난 것이고 1960년 이후 월 단위 관광객수로는 최고 수치다. 유가 급등에 따른 국제선 항공요금 부담 증가와 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관광객들이 국내로 선회하면서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줄을 잇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유가·환율 상승에 발길 부쩍 늘어 또 지난달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 연휴 등도 관광객 증가에 한몫을 했고 바가지 추방, 관광요금 인하 운동 등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게 제주도의 자체 분석이다. 제주도는 6월을 ‘제주 세계자연유산의 달’로 정하고 성산일출봉 등 자연유산지구 무료 개방 등으로 관광객을 끌어 모은다는 전략이다. 특히 본격적인 여름 휴가가 시작되는 7·8월 피서철에는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또 중국 지진 여파와 엔고 등 환율 상승 등이 지속돼 중국과 일본 등지로 여름 휴가를 예정했던 피서객 상당수가 제주로 발길을 돌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주관광협회 관계자는 “주말에는 항공권 구하기가 어려워 제주행을 포기하는 관광객이 많다.”면서 “해수욕장 바가지 추방 등으로 올 여름 제주를 찾는 피서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선에도 유류할증료제 추진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국내선 항공요금 인상 여부에 제주도와 지역 관광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역 관광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가 유가 인상과 국내선 적자 등을 이유로 국내선에도 유류 할증료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 유류 할증료 제도는 항공유의 국제시세에 연동해 기본 항공료 이외에 별도로 징수하는 제도로 현재까지는 국제선에만 적용돼 왔다. 항공사들이 국내선에 유류 할증료를 적용하면 현재 8만 8400원(공항이용료 포함)인 김포∼제주 편도 운임은 10만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저가 항공사를 표방하고 있는 제주항공은 최근 유가 급등을 이유로 7월부터 항공요금을 두 항공사 대비 70%에서 80% 수준으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항공료 비중 높아 관광객 급감 우려 제주 관광비용 가운데 항공요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 항공요금이 인상되면 관광객이 급감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제주국제공항의 국제선 감축과 폐지 등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걸림돌이다. 지난 5월부터 주 4편 운항해온 동남제주∼마닐라 노선이 잠정 운휴에 들어갔고, 제주∼상하이 노선을 주 2편 운항해온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5월7일부터 무기한 운휴에 들어갔다. 대한항공은 주 6편 운항해온 일본 후쿠오카 노선을 지난 1월부터 운항을 중단한 상태이고, 나고야 노선 역시 올해 초 주 10편에서 주 6편으로 감편, 운항하고 있다. 또 대한항공은 7월부터 현재 주 14편 운항 중인 제주∼오사카 노선을 주 8편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고경실 제주도 문화관광교통국장은 “관광 요금 인하 등으로 제주관광의 이미지가 개선돼 관광객들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국제선 노선 유지와 피서철 국내선 제주노선 증편 등을 항공사에 요청하는 등 항공 좌석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22) 고달픈 나그네의 휴식처,주막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22) 고달픈 나그네의 휴식처,주막

    김홍도의 그림(1) ‘주막’이다. 짚으로 엮은 지붕 아래 왼쪽에는 주모가 구기로 술독에서 술을 떠내고 있고 옆에는 치마꼬리를 잡고 칭얼대는 어린 아들이 있다. 오른쪽에는 패랭이를 쓴 사내가 격식 없이 만든 밥상을 앞에 놓고 그릇을 기울여 마지막 한 술의 밥을 뜨고 있다. 국에 만 밥인가, 아니면 물에 만 밥인가. 이 사내가 쓴 패랭이는 대를 가늘게 쪼갠 댓개비로 갓 모양으로 엮은 모자다. 패랭이는 원래 여러 계층의 사람이 두루 쓰는 것이었지만, 조선시대에 들어서면서 대개 천민이나 보부상이 썼다. 보부상이 쓰는 패랭이에는 목화송이를 달지만 이 사내는 그것이 없다. 아마도 이 사내는 여행 중인 천민일 것이다. ●기둥에 초가지붕만 얹은 옥외공간이 ‘정석´ 패랭이 쓴 사내의 뒤에는 망건도 하지 않은 맨 상투의 사내가 입에 짧은 곰방대를 물고 주머니를 열고 있다. 아마도 밥을 먹은 돈을 내려나 보다. 한데 이 사내 역시 배꼽까지 내놓고 있는 것을 보아서 당연히 양반은 아니고, 패랭이 쓴 사내와 거의 대차 없는 신분일 것이다. 주모가 있는 곳 뒤에 창 같은 것이 보인다. 아마도 그것은 건물일 터이다. 그것은 김홍도의 또다른 그림(2) ‘주막’에서도 볼 수 있다. 역시 주막 그림인데, 건물이 확실히 보인다. 갓을 쓴 양반이 마당에서 상을 차리고 밥을 먹고 있는 중이다. 다시 김홍도 그림(1) ‘주막’으로 돌아가자. 지금 주모가 있는 곳은 기둥에 초가지붕만 얹은 반 옥외 공간이다. 그리고 그 밖에 싸리로 엮은 담이 빙 둘러쳐져 있다. 이것은 익히 알고 있듯 주막이다. 이밖에 주막집 그림이 몇 점 남아 전하는데, 이 그림처럼 아주 간단한 형태를 띠고 있다.TV의 사극을 보면 주막집이라면 초가집이 몇 채가 있고, 가운데 마당이 있어 평상을 군데군데 펼쳐 놓고는 술손님을 받는다. 한데 그런 형태의 주막집이 어디서 유래했는지 나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주막은 조선전기에 이미 있었다. 임진왜란 전을 살았던 유희춘은 1574년 경연에서 선조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있다.“경기도 일대의 숯막(炭幕)은 여행하는 사람들이 숙박하는 곳인데, 도둑들이 쳐들어가서 협박하고 그 집을 불태웁니다. 서울 안에서도 밤에 또한 도둑이 많다고 합니다.” 임진왜란 전부터 주막은 여행자들의 숙박처였던 것이다. 재미난 것은 여기서 주막을 숯막(炭幕)으로 쓰고 있다는 것이다. 주막은 숯을 굽는 곳이었던가? 이덕무의 ‘서해여언(西海旅言)’이란 기행문에 그 해답이 있다.“술과 숯은 발음이 서로 비슷하므로 술막(酒幕)이 와전되어 숯막(炭幕)이 된 것이다.” 술막이 숯막이 된 이유다. 조선전기 주막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좀 한심한 수준이었다. 윤국형이 쓴 ‘갑진만록’에 이런 기록이 나온다. “중국은 방방곡곡 점포가 있고 술과 음식, 수레와 말을 모두 갖추고 있다. 비록 천리 먼 길을 간다 해도 단지 은자 한 주머니만 차고 가면 자신이 필요한 모든 것을 구할 수 있으므로 그 제도가 아주 편리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백성은 모두 가난하여 시전이나 행상 외에는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오직 농사로만 살 뿐이다. 호남과 영남의 대로에 주점이 있기는 하지만, 여행하는 사람이 도움을 받는 것은 술과 물, 꼴과 땔나무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길을 떠나는 사람은 반드시 여행에 필요한 물건을 싣고 가는데, 먼 길일 경우 말 세 마리에 싣고 가까운 길이라도 두 마리 분량은 되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괴로워한 지가 오래다. 경리(經理) 양호(楊鎬, 임진왜란 때 참전했던 명나라 장수)가 우리나라에 와서 중국을 모방해 연로에 점포를 개설해 그 지방 사람들이 물건을 대도록 했으니 정말 좋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습관을 바꾸기 어렵고 재력이 미치지 못하여 사람들이 그렇게 하려고 들지를 않았다. 수령들은 책임을 면하기 위해 중국 장수들이 지나갈 때면 관에서 물건을 갖추어 길옆에 진열하여 사고파는 듯 보여주다가 지나가고 나면 다시 거두었으니, 도리어 아이들 장난만도 못한 짓이라, 중국 사람들에게 비웃음 사고 말았으니, 한심한 일이다.” 주막이란 술이나 물, 꼴, 땔나무를 공급할 뿐이고, 먹을 양식과 이부자리 같은 것은 여행객이 모두 갖추어가지고 떠났던 것으로 보인다. 주막이 본격적으로 늘어난 것은 역시 임진왜란·병자호란 이후다. 전쟁의 상처가 가라앉고, 대동법 같은 상업을 자극할 수 있는 법령의 제정과 일본과 중국을 잇는 중계무역의 발달, 그리고 농업에서 발생한 잉여 등이 상업을 자극하자, 물자의 이동이 보다 활발해졌던 것이고, 이에 여행객에게 술과 음식, 그리고 숙박을 제공하는 주막들이 제법 번성하게 되었던 것이다. 예컨대 김창흡은 1702년 호남 일대를 여행하는데, 천안의 주막에서 아침을 먹고는 주막에서 여행객들에게 팔기 위해 늘어놓은 떡과 술을 보고 곡식을 쓸데없는 데 허비하는 해로움을 알았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으로 주막이 술과 떡으로 행인을 유혹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임진왜란 끝난 뒤 본격 성업 이제 직접 주막을 이용한 사람의 기록을 보자. 평민들이야 기록을 남길 리 만무하니, 양반 두 사람의 경우다. 신정(申晸,1628∼1687)은 1671년 9월1일 암행어사로 임명된다. 하지만 임무 수행지가 영남으로 정해진 것은 14일이었고, 그는 그날 출발한다. 그의 암행어사 수행 일기인 ‘남행일록(南行日錄)’을 읽어보면 주막에서 잔 기록이 나온다. 그는 15일 숙소를 새벽에 출발하여 지금의 판교 주막에 도착하여 아침을 먹는다. 점심은 용인 어증포 주막에서 먹고, 그 날 밤은 금량역(金梁驛)에서 잔다. 역에서 잔 것은 그가 암행어사였기 때문이다. 그는 민간에서 여러 날 묵는다. 그러다 20일에 조령 고사리(高沙里) 주막에서 아침을 먹었고, 점심 때는 다시 용추의 주막에 들른다. 송상기(宋相琦,1657∼1723)는 신임사화 때 소론의 탄핵을 받아 1722년 1월 전라남도 강진으로 귀양을 가는데, 이때의 기록이 ‘남천록(南遷錄)’이다. 그는 1월2일 한강을 건너 과천에서 하루를 자고,3일 정오에 미륵당 주막에 도착하여 밥을 먹고, 그 날 밤은 수원에서 잔다. 이후 간간이 주막에 들른 이야기가 나온다.8일에는 이산(尼山)의 수령 윤의래가 경천(景天)의 주막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그 날 이산의 주막에 도착했다고 한다. 또 9일에는 오목(五木) 주막을 지나다가 우연히 상경하는 이보혁을 만나 주막에 들렀고,10일에는 참례(參禮) 주막으로 송사윤이 찾아왔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경우를 보면 잠은 주막 아닌 민가에서 잘 수도 있지만 식사는 주막에서 해결하는 것이 보통이었던 것이다. ●도적 출몰 잦아 골머리 앓기도 주막은 교통의 요지에 있기 마련이고, 그곳에 들르는 사람은 상인이나 공무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에 강도가 노리는 곳이기도 하였다.‘영조실록’ 32년 윤9월 5일조에 의하면, 창과 칼로 무장한 도적이 성환(成歡) 주막에 돌입해 사람을 해치고 공주와 영동에서 상납하는 군포전(軍布錢)을 빼앗아 갔다고 하니, 그 사정을 알만 하지만 주막은 그 이름대로 역시 여관업이라기보다는 우선 술집이다. 여행객들이 한 잔 술로 피로를 푸는 것, 그것이 바로 주막의 본 면목이다. 조선 후기에 와서 사람들이 명승지를 찾는 유람이 유행하자 자연히 그런 곳에는 주막이 성행했다. 정조의 문체반정에 걸려들어 곤욕을 크게 치렀던 문인 이옥은 1793년 8월22일 민원모, 김려, 김선 등 친구들과 북한산으로 놀러가자는 계획을 세운다. 가기 전에 세 가지 약속을 하는데, 좋은 경치를 만나면 시를 지을 것, 산행을 할 옷차림을 하고 장비를 갖추었으니(장비래야 지팡이지만) 뛰든 구르든 어디를 가도 무방하지만 절대로 백운대는 올라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조건이 하나 더 붙는다.“산골짜기나 개울가에 다행히 주막이 있거든 술이 붉은지 누런지 묻지 말 것이며, 맑은지 걸쭉한지 묻지 말 것이며, 술 파는 여자가 어떠한지 묻지 말 일이다.…술을 마시기는 하되 석 잔에 이르는 것을 일절 허용하지 않는다.” 탐승을 떠나기 전에 주막에서 술 마실 것부터 걱정하는 것이 정말 재미있지 않은가.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올 경상적자 67억달러

    올 경상적자 67억달러

    경상수지가 지난해 12월부터 다섯달째 적자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올 1∼4월 누적적자 규모는 67억달러로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4월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이달 중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15억 6000만달러로 전월의 1억 1000만달러에 비해 확대됐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12월 8억 1000만달러 적자를 시작으로 1월 27억 5000만달러 적자,2월 23억 5000만달러 적자 등 5개월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1∼4월의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67억 8000만 달러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90억달러 적자 이후 최대 수준이다.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4월에는 대외 배당금 지급 등에 따른 계절적인 요인으로 경상수지 적자폭이 전월보다 확대됐으나 지난해 같은 달의 20억 8000만달러 적자에 비해서는 개선된 것”이라면서 “5월에는 배당금 지급이 마무리되고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경상수지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수지 경우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수입 증가세가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수출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흑자 규모는 전월의 4억 7000만달러에서 이달에는 16억 5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9억 8000만달러로 전월의 6억 8000만달러에 비해 3억달러 확대됐다. 이는 운수수지의 흑자가 전월의 8억 2000만달러보다 줄어든 6억 2000만달러에 머물고 여행수지 적자가 5억 7000만달러에서 8억 6000만달러로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여행수지 가운데 일반여행의 적자는 2억 5000만달러에서 5억 1000만달러로, 유학·연수 적자는 3억 2000만달러에서 3억 5000만달러로 각각 증가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DMZ 철책선 따라 들리는 생명의 노래

    DMZ 철책선 따라 들리는 생명의 노래

    2만 31일. 총부리를 겨눴던 남과 북이 휴전협정을 맺고, 동시에 한반도를 횡으로 가르는 155마일 비무장지대(DMZ) 철책을 세운 날로부터 오늘에 이른 시간이다. 반세기가 훨씬 넘는 세월 동안 상처받고 훼손됐던 ‘죽음의 땅’은 스스로를 치유하기 시작했다. DMZ는 이제 발길 닿는 곳마다 생명의 울림이 깃드는 평화와 생명의 땅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비무장지대로의 여행은 전쟁의 기억을 되살리고 반공을 외치는 안보관광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DMZ를 포함한 동서횡단 여행 코스가 새로운 여행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대치의 현장에서 화해의 장으로, 그리고 평화와 통일을 이야기하는 여행지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 # 아주 특별한 땅에서 만난 열쇠전망대 DMZ(demilitarized zone)는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과 북이 각각 2㎞씩 뒤로 물러서 형성된 공간이다. 세계 유일의 분단 지역. 비극과 통한의 현장이긴 하지만, 희소가치 때문에 관광상품으로서의 매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경기도 연천의 열쇠전망대를 찾았다. 몇 발짝 뒤 후방지역과 같은 산, 같은 물인데도 DMZ로 향하는 민간인통제지역의 그것들에서는 왠지 모를 무거움이 느껴진다. 영화의 한 장면인 듯, 시간을 초월한 공간처럼도 느껴진다. 화약냄새 무성했을 반세기 이전에도 산자락 곳곳마다 민들레가 무시로 피고 지고, 산새들은 아침을 노래했을 게다. ‘강한 친구’ 육군 이모 상병이 간단한 신분확인 절차를 마친 뒤 전망대로 향하는 바리케이드를 열었다. 방문객에게 단정한 웃음을 짓는 것도 잊지 않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DMZ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금단의 땅이었다. 요즘은 많이 변했다. 신분증만 있으면 어지간한 전망대는 손쉽게 출입할 수 있다. 대북방송용 확성기가 치워진 것은 이미 오래고,‘견즉필살’ 등 섬뜩한 구호 일색이던 수색대대 담장은 ‘컬러풀’한 벽화가 대신하고 있다. 강원도 철원군 평화전망대의 경우 전망대 오르는 길에 모노레일까지 깔아 뒀다. 열쇠전망대는 북녘땅이 한눈에 보이는 곳에 터를 잡았다.‘통일의 열쇠’가 되겠다는 의지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철책선 아래 넓게 펼쳐진 DMZ의 신록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관광객 중 일부는 통일을 바라는 마음에 민들레 씨앗을 날려보내기도 하고, 리본에 구호 등을 적어 가시 돋친 철사에 매달기도 했다. # 철책 따라 여행해 볼까 DMZ를 평화생명지대(PLZ·Peace Life Zone)로 탈바꿈시켜 관광상품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한국관광공사는 ‘분단과 화해’를 테마로 4개 시범코스를 제시했다. 아직 공식 상품화된 것은 아니지만, 시범코스대로 DMZ를 돌아보는 것도 훌륭한 테마여행이 될 듯하다. ‘분단의 판문점에서 화해의 개성까지’ 코스는 서울을 출발해 북한 개성과 판문점, 연천 열쇠전망대 등을 1박2일 동안 돌아본다.‘평화가 흐르는 한강 뱃길’ 코스는 서울 여의도에서 애기봉, 초치진 등 김포와 강화 지역을 돌아오는 당일 일정.‘전쟁이 만든 생태를 만나다’는 철원 평화전망대와 금강산 철교, 칠성전망대, 수달보호구역 등 철원, 화천, 양구 지역을 돌아보는 1박2일 코스다. 인제와 고성, 금강산 등을 묶은 ‘설악과 금강의 아름다운 만남’은 금강산과 통일전망대, 화진포, 외설악 등을 돌아보는 3박4일 일정으로 짜여졌다. DMZ관광주식회사는 비무장지대 전문여행사다.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www.dmztourkorea.com,(02)706-4851. 글 사진 연천·철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전방지역 주요 전망대 ● 경기도 ▲오두산통일전망대 : 임진강 하류 너머 황해도 땅이 보인다. 자유로를 타고 가다 성동리 나들목에서 빠져나간다. 당일 방문이 가능하고 신분증은 필요없다. 오전 9시∼오후 5시.(031)945-3171. ▲도라산전망대 : 임진강 자유의 다리 너머 도라산역 앞에 있다. 개성의 송악산, 김일성 동상, 북의 선전촌인 기성동, 개성시 변두리, 개성공단 등이 보인다. 임진각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가면 편리하다.30명 이상 단체만 가능하고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오전 9시20분∼오후 3시.(031)940-8347. ▲태풍전망대 : 한국전쟁 격전지로 유명한 베티고지와 노리고지가 지척이다.3번 국도를 따라 전곡을 지나 322번 지방도로로 갈아탄 뒤 백학 방면으로 진행한다. 군 초소에 신분증만 제출하면 출입할 수 있다. 오전 9시∼오후 5시.(031)839-2789. ▲열쇠전망대 : 비무장지대에서 가장 너른 들판과 마주할 수 있다. 철책에 소망 리본을 달아 놓을 수도 있다. 경원선 대광리역에서 마전리 초소를 지나 들어간다. 신분증 지참. 오전 9시∼오후 5시.(031)839-2789. ● 강원도 ▲철원 평화전망대 : 철원평야에서 북한의 평강고원, 낙타봉 등으로 이어지는 철의 삼각지대가 압권이다. 인근에 백마고지 전적비, 노동당사, 월정리역 등 유적지들이 산재해 있다. 고석정에 있는 한탄강관광사업소에서 신분증을 제시하고 출입 허가(화요일 제외)를 받아야 한다. 하루 네 번 출입.(033)450-5558. ▲승리전망대 : 휴전선 155마일의 정중앙에 자리해 있다. 금강산철도,43번 국도 결절점, 광삼평야, 아침리 마을 등이 보인다.43번 국도를 타고 김화까지 가 마현리 입구를 찾는다. 철원군청에서 운영하는 승리전망대 매표소가 있다. 방문 요령은 철원 평화전망대와 동일하다.(033)450-5900. ▲칠성전망대 : 중동부 전선 백암산 기슭에 있다. 북한 금성천 변이 조망된다. 자유 관광 불가.7사단 칠성부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신청서는 관람 일주일 전 화천군청 민군협력계를 통해 낸다. 오전 10시30분∼오후 5시.(033)440-2307. ▲을지전망대 : 전망대 앞으로 스탈린 고지가 보인다. 날씨만 좋으면 금강산 비로봉·차일봉·월출봉 등도 볼 수 있다. 해발 1049m.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북쪽 능선 위에 있다. 근처에 제4땅굴이 있다. 양구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가다 453번 지방도로 갈아탄다. 통일관에 대표자 1인의 신분증과 출입신고서를 작성해 제출한다. 오전 9시∼오후 5시30분.(033)480-2674. ▲통일전망대 : 동해안 최북단 고성군 현내면 명호리에 있다. 해금강 대부분 지역이 눈에 들어오는 곳.7번 국도를 타고 명호리까지 가면 된다. 통일안보공원에서 출입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한다. 오전 8시30분∼오후 6시.(033)682-0088.
  • 김연수 산문집 ‘여행할 권리’ - 공선옥 산문집 “행복한 만찬”

    김연수 산문집 ‘여행할 권리’ - 공선옥 산문집 “행복한 만찬”

    소설가 김연수(사진 왼쪽·38)와 공선옥(오른쪽·44)이 각각 산문집 ‘여행할 권리’(창비)와 ‘행복한 만찬’(달)을 펴냈다.‘여행할 권리’는 작가가 국경 너머에서 만난 사람들과 나눈 문학적 고민과 삶의 이야기를 담아낸 산문집. 작가의 문학적 고민까지 담아낸 12편의 글이 실렸다. 중국 지린성 룽징(龍井), 일본의 도쿄, 독일의 밤베르크, 미국의 캘리포니아 버클리, 러시아의 우수리스크…. 작가에게 국경을 넘는다는 것은 곧 자신의 정체성을 온몸으로 체득하는 일과 통한다. 작가는 “공항을 찾아가는 까닭은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고자 하는 욕망 때문”이며 국경을 넘는 경험을 통해 자신의 문학 지향성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된다고 말한다. 어떤 위기 상황이 닥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느긋하게 ‘일없슴다(괜찮다)’고 말하던 훈춘(琿春) 사람 이춘대씨 등 타국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묘사가 정겹다.1만 2000원. 공선옥의 ‘행복한 만찬’은 전남 곡성에서 보낸 작가가 어린 시절 겪은 소소한 기억을 바탕으로 한 소박한 한 상의 만찬 같은 이야기. 봄이면 마치 무엇에 홀린 듯 산과 들로 쏘다니며 나물을 캐러 다니던 작가는 고구마, 쑥, 감자, 방아잎, 메밀, 산딸기, 미꾸라지 등 26가지의 먹을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조근조근 들려준다. 고향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음식들을 다루는 만큼 단순히 음식의 ‘맛’과 ‘영양’보다는 그 음식을 둘러싼 바람과 공기와 햇빛, 음식에 담긴 가족, 이웃의 이야기가 고즈넉하게 다가온다.“봄에서 여름 그리고 햅쌀이 나올 때까지는 그야말로 집 안에 쌀 한 톨이 없었다. 쌀이 얼굴을 내밀 때는 늘 조신하게 몸을 숨기던 보리가 당당히 주인 노릇을 하는 계절. 그때가 바로 여름이다. 물에 만 보리밥에 멸치며 무짠지며 짭짤한 밑반찬을 한 점씩 얹어 어둑시근한 부뚜막에 걸터앉아 먹는 맛!” 바람에 일렁이는 보리밭 풍경과 고향 정취 물씬 풍기는 음식 이야기 속에 절대자유의 영혼이 넘실댄다.1만 2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법정서 본 가정의 위기] (2) 판례로 본 가족과 성

    공무원 A(33)씨는 2005년 2월 동호회 회원들과 유흥업소에 갔다가 여종업원인 B(25)씨를 만났다.A씨는 첫날 B씨와 성관계를 맺은 뒤 여행을 제안했다.2박3일 동안 함께 지내며 A씨는 “결혼했지만 성격이 맞지 않아 1년 만에 헤어졌다. 당신과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B씨는 남자 친구도 있었지만 A씨를 믿기로 했다. 유흥업소를 그만두고 대학 졸업 후 준비하던 자격증 시험도 다시 공부했다.A씨는 월세방을 얻어 주며 B씨와 연인 관계를 지속했다. 그러나 ‘단꿈’은 A씨 부인이 이를 알아 채면서 산산조각났다.B씨는 2002년에 결혼한 A씨가 사실은 이혼한 것이 아니라, 딸까지 둔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B씨는 A씨를 혼인빙자간음죄로 경찰에 고소했다. ●결혼 약속한 유부남 공무원 솜방망이 처벌 1심 재판부는 A씨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벌금 500만원으로 형량을 대폭 줄였다. 감형 이유는 A씨와 B씨가 유흥업소에서 만나 첫 관계를 맺었다는 데 있었다. 특히 B씨가 유흥업소 여종업원으로 계속 일했다면 A씨가 거짓으로 결혼을 약속했더라도 ‘무죄’라고 밝혔다.B씨를 ‘음행의 상습이 없는 부녀’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현행 형법은 혼인빙자간음죄를 ‘음행의 상습이 없는 부녀’를 속여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규정한다.‘음행의 상습이 없는 부녀’란 불특정한 남자와 성관계를 갖지 않은 여자를 뜻한다. 때문에 유흥업소 여종업원은 혼인빙자간음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성문화가 변하고 있는 요즘 여성의 정조관념을 지나치게 강조한 시대착오적 조항으로, 생계형 여종업원이 유흥업소에서 일한다는 이유만으로 선의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를 악용할 경우 가정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학생인 조카와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주부 C(26)씨가 구속기소됐다.3남매를 둔 C씨는 2006년 10월 수원에 사는 시가 쪽 친척집을 방문해 조카 D(13)군을 만났다. 친척이 많아 C씨와 D군은 한방에서 잠을 자게 됐다.C씨는 D군에게 다가가 성추행했다. 두 달 뒤에는 남편을 통해 D군을 용인시 집으로 초대했다. 남편이 새벽에 출근하자 C씨는 D군에게 접근,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 검찰은 C씨를 강제추행죄로 기소했고 1심 법원은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미성년男 강간해도 강제추행죄만 적용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는데 왜 강간죄가 아니라 형이 훨씬 가벼운 강제추행죄가 적용됐을까. 강간죄를 폭행 또는 협박으로 ‘부녀’와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것이라고 규정한 형법 때문이다. 강간의 피해자를 여자로 한정해 피해자가 남자인 경우엔 처벌할 수 없도록 규정한 것이다. 대법원은 성전환 수술로 여성의 외모를 갖춘 ‘성전환자’를 윤간한 사건에서도 피해자가 호적상 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무죄라고 판결했다. 강간이란 남녀 간의 행위라 남자 상호간, 여성 상호간에는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이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형법이 강간죄의 피해자를 여자로 한정한 것은 여자를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성과 여성 간의 고정적 성역할을 법제화한 것”이라면서 “형법을 개정해 피해자를 ‘사람’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한달 만에 딴소리 ‘갈팡 질팡’ 교과부

    한달 만에 딴소리 ‘갈팡 질팡’ 교과부

    교육과학기술부가 ‘자율화 정책’과 관련해 우왕좌왕하며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교과부는 한달여 전 ‘4·15 학교 자율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지침을 대거 폐지했다. 하지만 한달 만에 완전히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없애거나 손보겠다고 한 지침과 비슷한 내용을 새로 만들었고, 이전보다 오히려 강화된 지침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18일 교과부가 발표한 ‘클린 365대책’이 대표적이다. 교과부는 4·15 학교 자율화 추진계획에서 ‘촌지 안주고 안받기 운동계획 지침’등 부패 관련 지침을 대거 폐지했지만 클린 365대책은 자율화 대책 발표 이전보다 훨씬 강한 부패 방지 지침을 내세우고 있다. 당시에도 교육·시민 단체에서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면서 촌지관련 지침 등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교과부는 일축했다. 당시 교과부는 “시·도교육청에 부패관련 업무를 넘겨도 알아서 잘 해낼 것”이라면서 “부패를 없애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데 교과부가 굳이 나설 필요가 있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교과부는 클린 365대책을 내놓으면서 정반대의 논리를 제시했다. 교과부는 “지난해 청렴도를 조사해 보니 공직사회는 전반적으로 상승추세지만, 시·도교육청은 측정대상 중 최하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자율화 취지에 맞게 시·도교육청에 맡기려고 했지만 믿을 수가 없다는 얘기다. 결국 스스로의 논리를 한 달 만에 뒤집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교과부는 학교운동부의 운영, 학교급식관리,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수학여행 등 학내 감시기구인 학생운영위원회의 고유업무마저 시·도교육청이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직접 점검’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교조 현인철 대변인은 “효율성을 강조하는 현 정부의 모토에도 불구하고 행정소요만 더해 스스로의 모순에 빠진 꼴”이라고 말했다. 교과부 관계자도 “지난번 대구 성폭력 사태 당시 학교자율화 방침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들의 비난이 교과부로 집중됐다.”면서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자율화란 명목으로 부패 문제에 마냥 손을 놓고 있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반면 교과부 민원조사팀 관계자는 “교과부가 일선 학교를 직접 지도·점검하고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의도는 아니다.”면서 “촌지 지침 등은 강화된 교원의 징계양정기준과 개연성이 떨어져 자율화를 저해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세계 3대 녹차 재배지 제주 다원

    세계 3대 녹차 재배지 제주 다원

    #제주 못잖은 전국의 차밭 ▲보성차밭(전남 보성군) 국내 차밭 여행 1번지. 연녹색 차나무의 파도와 찻잎을 따는 사람들이 아름답고 향기로운 풍경을 펼쳐낸다.(061)852-2593. ▲월출산다원(전남 강진군) 남한의 금강산이라고 불리는 월출산 남쪽 자락에 있다. 월출산다원 여행은 산행과 문화유적 여행을 아우르는 것이 좋다. 영암군 천황사에서 출발해 도갑사로 내려오는 종주 코스가 일반적.(061)432-5500. ▲하동 야생차밭(경남 하동)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차가 재배된 시배지(始培地)다. 천년차나무도 보존돼 있다. 보성차밭 등이 잘 정돈된 정원같다면 하동차밭은 지리산 자락을 에둘러 돌아가며 소박한 풍경을 자랑한다.21∼25일 하동 야생차문화 축제(festival.hadong.go.kr)도 연다. 한라산 자락의 ‘꺼멍한’(검은) ‘작지왓’(자갈밭)이 연초록으로 물들어 간다. 그 끝간데 없이 펼쳐진 푸르름에 마음마저 초록빛으로 물드는 듯하다. 차밭치고 아름답지 않은 곳이 있으랴. 야트막한 언덕을 따라 단아하게 펼쳐진 초록 계단, 햇살에 반짝이는 싱그러운 잎들은 보는 이의 마음에서 날 선 긴장을 몰아내고 입 끝에 잔잔한 미소를 걸어준다. 회색도시에 갇혀 여태 봄이 주는 신록의 향연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이제라도 차밭의 곡선이 주는 아름다움에 빠져 볼 일이다. #도순다원의 초록빛에 물들다. 제주도가 일본의 후지산, 중국의 황산과 더불어 ‘세계 3대 녹차 재배지역’으로 꼽힌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 화산 토양이어서 배수가 잘되는 데다 풍부한 일조량과 큰 일교차, 따뜻한 기후 등 차를 재배하기 알맞은 자연환경을 갖춘 까닭이다. 한라산 자락 주변으로 너른 차밭이 셋 있다. 서광다원, 도순다원, 한남다원이다. 모두 아모레퍼시픽에서 운영한다. 세 곳을 합한 면적은 국내 전체 재배 면적의 4.9%에 불과하나, 생산량은 전체의 24%를 차지한다. 크기로 보나 연륜으로 보나 서광다원이 맏형격. 하지만 차밭 특유의 은근한 아름다움으로 치자면 도순다원에 한 수 양보해야 한다. 서광다원 절반 크기의 도순다원은 추사 김정희가 유배됐던 곳과 인접해 있다. 그가 일필휘지로 써내려간 글씨처럼 굽어진 차밭 샛길을 따라 다원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면 기대이상의 풍경과 만나게 된다. 팔을 뻗으면 한라산 부악이 한 손에 잡힐 듯하고, 멀리 발 아래로는 옥색의 서귀포 앞바다가 두 눈에 가득 찬다. 도순다원은 빼어난 풍경 위에 한 가지를 더 보탠다. 한라산에서 발원한 암반수 강정천이 차밭 한가운데를 흘러가는 것. 청량한 물줄기가 찻잎의 성장을 도와 차맛을 뛰어나게 만든다. 연초록 물결 중간중간 둘러쳐진 검은 차광망도 이채롭다. 빛을 차단하는 차광재배를 위해서다. 유주 장원설록차 책임연구원은 “차광재배를 통해 첫째 떫은 맛을 내는 타닌 성분을 억제하는 한편, 약간 단맛을 내는 아미노산의 분해를 지연시키고, 둘째 잎의 녹색도를 높이며, 셋째 찻잎을 부드럽게 해주는 효과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향긋한 차 한 잔에 입을 헹구고 제주의 차밭은 전남 보성 등 뭍과 다른 점이 많다. 우선 뭍의 차들이 여러 종자가 섞인 재래종인 반면 제주차는 모두 단일 품종이다. 같은 품종끼리는 수정이 잘되지 않는 차의 특성상 삽목을 통해 수정시킨다. 따라서 시간과 경비가 많이 소요된다. 장점도 있다. 재래종이 해마다 차의 맛과 향이 조금씩 다른 반면 단일종은 인위적인 조절이 가능하다. 고객들의 꾀까다로운 입맛에 맞출 수 있다는 뜻이다. 차의 맛에 대해서도 봄차를 최고로 치는 뭍의 생각과 다소 차이가 있다. 유 연구원은 “한 가지에서 잎이 3장 났을 때 가장 맛있다.”며 “초봄에 올라오는 어린 잎은 부드러우나 맛과 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아무러면 어떤가. 깊은 산은 깊은 물을 만들고, 이 맑은 물로 목마름을 달랜 찻잎은 사람의 입을 청량하게 헹군다. 온통 곡선을 그어놓은 듯 푸른 차밭의 아름다움. 잠시 머물 것만 같았던 차밭에서의 시간들은 오늘을 더욱 잊을 수 없는 하루로 만든다. #내 손으로 찻잎 따고 덖고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서광다원은 단일 재배단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도순다원에 비하면 초록의 지평선을 볼 수 있을 만큼 광활하다. 관광지로도 이미 적잖게 이름을 얻고 있다. 서광다원 내 녹차박물관 ‘오 설록(o’sulloc)’은 잊지 말고 들러볼 곳.‘차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다. 녹차아이스크림 하나 들고 전망대에 오르면 한라산의 당당한 풍모와 서광다원의 서정적인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서광다원은 새 달 1일까지 주말과 공휴일에 ‘2008 설록 페스티벌’ 행사를 연다. 올해 2회째. 직접 찻잎을 따서 무쇠솥에서 덖고 비벼 내 손으로 녹차를 만들어 볼 수 있다. 무료버스를 타고 52만m1/3(약 15만 7000평)에 이르는 푸른 녹차 밭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눈 가리고 설록차 맛 알아내기, 녹차 잎 카드 만들기 등 부대행사도 충실하게 준비했다. 원래 무료로 운영되는 곳이지만 행사기간 중에만 입장료를 받는다. 오전 10시∼오후 6시. 입장료 3000원.4인가족권 1만원. 제주행 아시아나항공 보딩패스 및 할인쿠폰 지참 시 50% 할인.sulloc.co.kr (064)794-5312. 글 사진 서귀포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기고] 블루오션, 농촌관광자원 개발 나서자/조순재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개발연구소장

    [기고] 블루오션, 농촌관광자원 개발 나서자/조순재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개발연구소장

    전북 고창군 공음면에서 청보리 축제가 열렸다.30만평에 펼쳐진 보리밭의 푸름과 농촌 정취를 즐기기 위해 수도권 등에서 이곳을 찾은 관광객은 하루 평균 2만명이다. 지난해에는 한달 동안 열린 청보리 축제를 찾은 관광객이 52만명, 이들이 공음면에 기여한 경제효과는 약 63억원이었다. 그곳 학원농장 주인 진영호씨가 지난해 12만평의 보리경작으로 얻은 판매 조수익은 1억 1000만원, 음식물 판매·민박 등을 통해 얻은 관광소득은 2억원이었다. 관광자원으로서 보리밭이 올린 소득이 보리판매 소득의 2배가 된다. 농촌이 도시에 식량만을 공급해서 살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식량자원을 뛰어넘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농촌 어메니티(amenity·문화경관) 자원의 활용만이 미래의 농촌소득을 올릴 수 있다.2006년 농촌관광 인구는 3000만명이었으나,2013년에는 1억 2000만명으로 늘어 국내관광시장의 25%를 점유하고 시장규모도 10조원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에서 도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67.8%가 직장은퇴 후 농촌생활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이 친환경, 전원생활을 선호하는 경향은 국민소득과 연관된다.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에 대한 관심이 높고 정신적인 편안함과 여유, 공동체적 삶에 대한 향수를 갈구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이런 방향으로 사회적 트렌드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이는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어려워진 농업 여건을 타개할 수 있는 기회요인이다. 어메니티 자원이란 야생지, 경작지경관, 역사적 기념물, 문화적 전통을 포함하여 농촌공간에 존재하면서 미학적이고 휴양적인 가치와 효용을 발휘하는 자연환경, 문화, 사회자원을 통틀어 말한다. 예를 들면 특이지형, 농촌경관, 수자원, 마을숲, 전통음식, 유적지, 유래, 특산물 등이다. 서유럽국가들은 1960년대부터 농촌 어메니티 자원을 국민의 정주생활과 레저 공간으로 잘 가꾸고 보전하여 궁극적으로 농가소득 향상과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어메니티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여 얻어지는 소득이 농업생산소득보다 훨씬 많다. 농가의 농외소득률은 2006년도 미국 88.9%, 일본 85.7%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58.4%에 머물러 있다. 우리도 하루빨리 세계적 흐름과 국민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맞추어 농외소득률을 제고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농촌 어메니티 자원에 대한 국민의 수요에 비해 공급기반은 취약한 게 현실이다. 농촌마을 환경과 민박시설은 집보다 불편하고, 맛깔스러운 먹거리나 특산물도 특별한 것이 없으며, 민박농가의 고객서비스도 만족스럽지 않다. 농촌 어메니티를 지역성장의 원천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두가지 할 일이 있다. 첫째, 기초기반기술 개발이 우선되어야 한다. 국가는 농촌공간에 무한히 잠재되어 있는 어메니티 자원을 발굴하여 이 정보를 산업체와 국민에게 제공해 주어야 한다. 어느 곳에 어떤 어메니티 자원이 있는지에 대한 정보제공시스템을 구축하여 이를 토대로 여행업체가 농촌에코투어와 같은 관광상품을 만들고, 개인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곳을 찾아 나설 수 있다. 둘째, 지역부존자원을 시장재화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현대화 과정에서 사라지고 있는 농촌경관, 전통문화자원을 복원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통하여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여 효용가치를 높여 나가야 한다. 농촌어메니티는 블루오션이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대표적인 농촌 지식산업의 원천이다. 농촌 어메니티자원의 개발과 활용에 농촌의 미래가 달려 있을 뿐 아니라, 도시은퇴자 문제 해결의 열쇠가 걸려 있다. 조순재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개발연구소장
  • 고산 “우주선 조종 기술 배우려다 교체돼”

    한국 최초 탑승 우주인으로 선발됐던 고산(32)씨가 예비우주인으로 교체된 배경에 대해 “좀 더 많은 유인 우주기술을 배우려다 (그렇게 됐다.)”고 처음 입을 열었다. 고씨는 지난달 28일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30)씨와 함께 귀국한 후 현재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연구원 신분으로 근무를 하고 있다. 고씨는 15일자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좀 더 많은 유인 우주기술을 배우려던 과정에서 (교체가) 됐다.”며 “러시아 측에서 갑자기 강경한 태도로 교체를 요구해서 매우 당혹스러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2∼3중 안전장치가 고장났을 때 우주선을 직접 조작할 수 있는 비행기술을 가장 배우고 싶었다.”며 “하나라도 더 배워오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러시아 교관들도 호의적이었다.”고 전했다. 고씨는 “교체 당시 가장 큰 힘이 된 사람은 ‘건강하게 돌아오라.’고 담담하게 말씀하셨던 어머니”라며 “1년이 넘는 훈련기간 중 이때 딱 한 번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주인이 아닌 우주여행객에 불과하다.’는 논란에 대해 “소모적인 논쟁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우주인 배출사업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우주인을 배출하기 위한,정부가 할 수 있었던 최상의 선택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고씨는 “후속 우주인 배출계획이 없어 아쉽다.”며 “러시아에서 어렵게 배워온 유인 우주기술이 사장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그는 향후 최소 2년간 항우연 연구원 신분으로 한국의 달 탐사 계획에 참여할 예정이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미수다’ 손요,지진 지역서 연락두절

    중국 쓰촨성 대지진 발생 후 KBS 2TV ‘미녀들의 수다’(이하 ‘미수다’)의 중국인 손요(25)가 연락 두절됐다.손요는 지진 발생 당시 쓰촨성 부근에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13일 소속사에 따르면 손요는 지난 2일부터 한 달 일정으로 중국 유명 여행지를 소개하기 위한 책을 쓰러 현지조사를 갔다. 그후 손요는 11일 지인들에게 “윈난성 소개 원고 정리를 끝냈다.내일(12일)은 쓰촨성 지역으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전한 것을 끝으로 연락이 끊긴 상태.이 일정대로라면 그는 쓰촨성 지진 발생 당시 인근에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소속사 관계자는 “한국서 로밍서비스를 한 뒤 가져간 휴대전화로도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지인들과도 연락이 되지 않아 무척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3일 오전 중국 정부는 이번 지진으로 9200여명이 사망하고 건물 50만여채가 붕괴했다고 발표했다.하지만 전화 등 통신망이 피해를 입어 정확한 피해 조사에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맛난 산나물 쌈에 삼겹살 먹고, 얼레지 된장국으로 요기하는 곳

    맛난 산나물 쌈에 삼겹살 먹고, 얼레지 된장국으로 요기하는 곳

    봄철이면 향긋한 나물반찬이 그리워진다. 일반적으로 들녘에 피어나는 들나물을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나물 향은 산나물이 최고이다. 특히 강원도 깊숙한 곳에서 채취되는 나물을 최상으로 친다. 그중에서도 강원도 홍천의 응곡마을(일명 통바람골, 내면 명개리)은 요즘 보기 드문 오지마을 중 하나다. 깊은 산속에는 당귀, 곰취, 산마늘이 텃밭에서 자라나 향내를 풍기고 산속에는 보랏빛 얼레지가 지천으로 피어난다. 귀하디 귀한 야생화도 만발하는 곳. 마을 사람들은 힘겹게 나물을 뜯어와 말리면서 나무 장작을 지펴 고기도 구워 먹고 순 연한 얼레지를 삶아 된장국을 끓여 요기를 한다. 그곳에서 맛보는 음식은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이다. 강원도 오지의 야생화 마을 구름도 쉬어간다는 운두령 고갯길을 넘고 내면을 거쳐 구룡령을 앞두고 우측 오대산 쪽으로 차를 돌려 가다 왼편에 ‘입산금지’라는 현수막을 기점으로 비포장 임도길을 만난다. 초보자라면 눈여겨보아도 지나칠 그런 장소다. 필자도 오래전 갈천약수터에서 만난 약초꾼의 정보로 알게 된 곳이다. 그해 3번이나 찾아가 어렵사리 취재를 했었지만 목적 없으면 또 잊어버리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초봄, 오랜만에 이곳을 다시 찾는다. 마을 표시 하나도 없는 울퉁불퉁한 비포장 길이 4km 정도. 여전히 마을까지 들어가는 길은 길다. 임도 초입의 잘 지어놓은 집 한 채를 지나면 이내 민가는 끝이 난다. 하늘 향해 쑥쑥 뻗어나간 소나무 숲길을 지나고 몇 개의 개울을 잇는 다리를 건너고 시원한 계곡길을 따라 지리할 정도로 한참을 가야만 민가 한 채가 모습을 드러낸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띄엄띄엄 텃밭 주변으로 민가가 둥지를 틀고 있는 모습에서야 겨우 사람 사는 곳이라는 곳을 알게 되는 곳. 바로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응곡마을이다. 뒷산에 매가 사는 골짜기(응곡산)라는 뜻을 지닌 ‘응곡마을’의 지도상의 실제 표기는 응복산(1359.6m)으로 되어 있으며, 통바람골, 약수골로도 불린다. 현재 이 마을에는 9∼10집이 살고 있는데 토박이들은 아니고, 10∼20여 년 전부터 이곳에 둥지를 튼 사람들이다. 대부분 겨울철에는 뿔뿔이 헤어졌다가 봄철 얼레지꽃이 피어나면 다시 모여든다. 마을을 찾아간 그날, 동네사람들과 산나물을 뜯으러 산으로 올랐다. 골짜기를 거슬러 능선을 따라 1시간여 정도 오르면 간간히 야생화들이 반긴다. 노랗게 피어난 ‘괭이눈’과 ‘꿩의 바람꽃’ ‘댓잎 현호색’, 노랗게 종 모양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백두대간 능선 아니면 볼 수 없는 ‘한계령풀’이 눈 속에 들어온다. 누가 일부러 이렇게 아름다운 화원을 만들어낼 수 있단 말인가. 그렇게 귀하다는 한계령풀이 노란 꽃밭을 만들고, 그 사이 얼레지의 보랏빛 꽃들이 합세해 더욱 빛이 난다. 이처럼 응곡마을은 산나물을 뜯어 생계를 잇고 있는 몇 안 되는 강원도 전형적인 오지마을이다. 감기 바이러스조차 침범할 수 없다는 맑은 이곳에 물질적인 이기를 벗어 던지고 잠시 속세의 끈을 놓아버린다. 장화 신고 계곡을 건너 찾아간 명개약수터 그리곤 명개약수터로 향한다. 처음 명개약수터를 찾기 위해 준비해 두었던 장화를 꺼내 신고 개울을 건넌다. 물살이 세서 결국 양말까지 다 젖어 버린다. 사람들이 찾은 흔적이 역력한데도 이상하게도 계곡에는 징검다리를 만들어 놓지 않았다. 아는 사람들만 찾아오라는 뜻인 듯하다. 물을 건너가면 소로(우측길로 가면 안 된다)가 나온다. 계곡 옆길로 난 길이라 산책하기에 아주 좋은 길이다. 가래나물, 팥고비, 풀고비, 당귀싹, 화살나물, 골담초 등등, 나물 새순이 뾰족하게 올라오고 애기괭이눈과 꽃잎에 점이 박혀 보기 쉽지 않다는 ‘긴개별꽃’도 눈에 띈다. 산나물과 야생화를 관찰하면서 10분 남짓 올랐을까? 자그마한 폭포를 앞두고 약초꾼이 지어놓은 천막이 나선다. 켜켜이 장작을 쌓아놓고 부엌과 방을 들여놓고 뒤켠에는 연통도 있다. 분명히 사람이 살았음직한 나물꾼의 천막은 당시에도 이곳에 있었는데, 여전히 사람은 만날 수 없다. 자연은 참으로 신비하다. 계곡 옆에 이런 철분 약수터가 어떻게 생겼는지 생각할수록 오묘하다. 붉은 물 사이로 뽀르르 기포가 올라온다. 물 위에 떨어진 낙엽을 걷어내고 손으로 물을 마신다. 강한 철분 맛보다 톡 쏘는 탄산 맛이 느껴져 설탕만 넣으면 사이다와 같다. 어쨌든 이 약수를 통상 명개약수라고 하는데 통바람약수라고도 부른다. 그래서 산 이름도 약수산이다. 약수산을 둘러싸고 남으로는 명개약수, 서쪽으로는 삼봉약수, 북으로는 갈천약수, 동으로는 불바라기약수가 있다. 약수가 여러 곳에서 나온다고 하여 부른 듯하다. 직접 만든 아궁이에 산나물을 삶아 말리고, 지친 몸 술 한잔으로 풀어내고 다시 마을을 찾은 것은 나물 삶는 모습을 보기 위함이다. 필자가 맨 처음 만났던 노인부부가 사는 곳으로 향한다. 할아버지(68세)가 나물을 삶는 동안 할머니(69세)는 부엌에서 저녁을 준비한다. 커다란 무쇠솥이 두 개, 고기도 구워 먹고 화로로 쓰는 널찍한 양철통이 한편에 놓여 있고, 산물을 끌어다 쓰기 때문에 수도꼭지는 잠그지 않은 채로 졸졸 물이 흘러내린다. 무쇠솥에 물을 한 가득 넣고 군불을 지핀다. 자그마한 풍무를 돌려가면서. 가스레인지 위에는 구수한 된장국이 부글부글 끓는다. 하루 종일 나물 뜯느라 지친 몸을 얼레지 된장국에 찬밥을 넣고 김치 한 가지로 때우는 것이다. “하루 정도만 우려내면 돼. 미역국처럼 맛이 좋아서 꼭꼭 얼려 두었다가 자식들에게 주지.” 겨울이면 춘천에 살다가 봄철 나물 뜯으러 온다는 할머니는 인심 좋게 된장국 한 그릇을 퍼준다. 그 맛이 얼레지 묵나물보다 훨씬 좋아서, 슬그머니 욕심이 생긴다. 뜯어오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그때 아랫집인 통바람 산장에서 찾는다. 삼겹살 파티가 한창인 모양이다. 풍성한 식탁엔 고기에 직접 재배했다는 표고버섯과 막 뜯어낸 곰취와 참나물, 산마늘 쌈이 차려져 있고, 여름까지 먹는다는 묵은 김치와 된장, 굵은 소금장이 있다. 막 지은 밥과 꽁치조림까지 곁들여지는 동안 마을 사람들은 계속 찾아든다. 매캐한 연기를 뿜어내면서 밤이 이슥할 때까지 술판을 벌인다. 이곳에서 먹는 반찬은 이 세상 어느 곳보다 맛있고 정겹다. 아직까지 이런 곳이 남아 있다니. 이것을 관광상품화 한다면 덜 힘겹게 살텐데…. 언제 이곳을 다시 찾을지 모르지만 해마다 봄철 산나물이 쏟아져 나올 때면 늘 마음은 이곳으로 다가서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유난히 하늘에 떠 있는 달빛이 환하다. 글·사진 이신화 《여행지 맛집 967》의 저자, www.sinhwada.com ※ 여행 포인트 얼레지는 일명 가제무릇이라 불리기도 하며 고산지대의 숲속 음지에 자라는 백합과의 다년생 초본이다. 높이 25센티 정도 자라고 4월에서 6월에 자주색꽃(흰색 변이도 있다)이 핀다. 잎이 얼룩덜룩하여 얼레지라 이름 붙였다고 하며 꽃말은 ‘질투’ 또는 ‘바람난 여인’이라고 한다. 얼레지는 씨앗이 발아하여 꽃을 피우기까지 7년 이상이 걸린다고 하니 생계가 아닌 이상 보호해야 할 식물이다. 그저 눈으로 보는 것으로 족하고 필요하다면 주민들에게 사오면 될 일이다. 꽃 피는 시기도 주민에게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 가는 요령 영동고속도로-속사IC-운두령 고개 넘어 창촌 방면으로 난 56번 국도 이용-창촌-구룡령 가는 길에 우측 명개리로 들어가는 446번 지방도로 우회전. 다리 앞에서 왼편 비포장길로 좌회전(팻말이 없다)-비포장길 따라 올라가면 바위로 입구를 막아놓은 장소가 명개약수터 가는 길목이다. 이곳에서 개울을 건너 맨 처음 물줄기를 따라 곧추 올라가면 된다. 비가 많이 오면 물살에 덮여 찾지 못한다. 마을은 길 따라 10여 분 올라가면 된다. 숙박정보 응곡마을의 통바람 산장(011-9795-1684)이 있으며 기타 삼봉 자연휴양림(435-8535-6, 홍천군 내면 광원리)이나 속사의 자연속으로(334-0770, www.naturalpension.com) 펜션이 좋다. 럭셔리한 인테리어와 아기자기한 소품과 편안한 구조가 눈부시다. 월간 <삶과꿈> 2008년 5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외교부 “교전 발생 수단 여행자제”

    외교통상부는 12일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발생한 수단에 대한 여행자제를 당부했다.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수단은 정정이 불안해 이미 지역별로 여행경보 2단계(여행자제)나 3단계(여행제한)로 지정돼 있다.”면서 “이번에 발생한 교전으로 하르툼 등 일부 지역에 통행금지가 내려지는 등 상황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니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밝혔다.외교부는 “수단 내에 머물고 있는 우리 교민 98명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현지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도 이동을 자제하고 공관을 통해 안전정보를 수시로 확인하는 등 신변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기고] 삼각산의 역사,문화가 경쟁력이다/김현풍 서울 강북구청장

    필자는 2002년 서울 강북구청장에 처음 취임하고 기분좋은 별명을 얻었다.‘문화구청장’‘삼각산 도사’가 그것이다. 아주 자랑스럽고 감사한 별명이어서 누가 이렇게 불러주면 그의 얼굴을 한번 더 보게 된다. 그런데 몇몇 분은 그게 영 마뜩잖은가 보다.“재정 상태가 좋지도 않은 강북구에서 뉴타운, 균형발전촉진지구, 경전철 등 개발사업은 제쳐두고 왜 고루하고 돈도 안 되는 역사, 문화 이야기만 찾느냐.”는 것이다. 그럼 필자는 “21세기는 문화가 돈이 되는 세상입니다. 제 꿈은 삼각산의 역사와 문화를 통해 부자 자치구를 만드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삼국시대부터 역사에 등장하는 삼각산은 2000년 가까이 숱한 역사와 문화를 품어왔다. 삼각산은 늘 우리 민족사의 중심에 우뚝 솟아있음을 알 수 있다. 백제의 온조왕, 고려의 도선국사, 조선의 무학대사가 나라의 기틀을 세울 때마다 삼각산에 올랐다. 조선시대에는 나라의 진산(鎭山)이자 종산(宗山)으로 뭇 백성들에게 추앙을 받았다. 그럼에도 일제는 삼각산을 북한산이라고 제멋대로 이름을 붙이고, 지금 우리도 이 괴상한 이름에 익숙해져 있다. 손병희 선생은 일제와 맞서 삼각산 자락의 우이동 봉황각에서 3·1 독립운동을 준비했다. 지금도 봉황각 옆에 잠들어 계신다. 이준 열사, 이시영 선생, 신익희 선생, 여운형 선생 등 순국 선열들의 묘역과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모신 국립 4·19 민주묘지도 삼각산 자락에 오롯하다. 백제 개로왕 때 만든 토성을 조선 숙종 때 개축한 북한산성, 도선국사가 창건한 도선사를 비롯해 화계사, 백련사, 용덕사 등 사찰과 보물 제 11-5호 화계사 동종, 도선사 마애석불 등 문화재도 값지다. 백운봉, 만경봉, 인수봉, 우이령 등 자연 비경도 빼어나다. 삼각산을 찾는 등산객이 연간 1000여만명이고, 그 경제적 가치가 6조 1000억원이라는 게 허투루 나온 것이 아니다. 흔히 21세기를 ‘문화의 시대’라고 이른다. 관광산업은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최고의 부가가치 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기고 관광활성화 정책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자연 환경, 특산물,TV, 영화, 문학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지역을 알리고 있다. 심지어 고전문학 작품의 출생지를 놓고도 자치단체 사이에 다툼을 하기도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1200만명 관광객 유치’를 대명제로 삼았다. 하지만 강북구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 머리를 쥐어짤 필요가 없다. 삼각산의 역사와 문화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것을 활용, 재가공해 상품으로 내놓기만 하면 된다. 매년 1월1일 삼각산 시단봉에서 열리는 해맞이 행사를 시작으로 봉황각 3·1독립운동 재현행사,4·19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소귀골 음악회, 삼각산 우이령 마라톤대회,10월3일 단군제례와 함께하는 삼각산 축제 등 의미가 남다른 축제를 열고 있다. 축제만큼 관광객을 많이 끌어들일 수 있는 아이템도 드물다. 삼각산 주변에 흩어져 있는 순국선열 묘역들을 서로 연결해 역사체험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여기에 4·19 민주묘지와 사시사철 태극기가 휘날리는 ‘태극기 사랑길’을 연계하면 민족 의식과 자긍심을 일깨울 수 있는 여행이 완성된다.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김구 선생께서 60여년 전에 밝힌 금언을 다시 한번 마음 깊이 되새긴다. 필자는 소중한 별명을 자랑스러운 훈장처럼 달고, 삼각산이 보호하는 강북구를 ‘문화·관광 1등구´로 만들겠다. 김현풍 서울 강북구청장
  • [10일 TV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10시) 영화 ‘괴도 루팡’의 배경이 된 에트르타. 뮤지컬 영화 ‘쉘부르의 우산’의 배경이자 밀레의 예술적 고향인 쉘부르. 인상주의 화가들의 화폭에 담기고, 에릭 로메르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아름다운 항구 옹플뢰르. 역사적인 가치와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노르망디. 영화의 추억과 낭만을 찾아서 프랑스 노르망디로 떠나본다.●과학카페(KBS1 오후 7시10분) 박테리아로부터 철저히 차단된 무균실. 그런가 하면 3만여종의 박테리아가 보물처럼 보관된 연구소.21세기에 박테리아는 전쟁의 대상이자, 지켜야 할 자원이다. 우리 생활공간 속 박테리아는 어떤 모습일까? 생활 집기 및 공중 화장실의 박테리아 검출 조사를 통해 우리 주변을 둘러싼 박테리아의 실체를 공개한다.●엄마가 뿔났다(KBS2 오후 7시55분) 경화는 영수에게 며칠 동안 소라를 돌보라며 일정표를 건넨다. 소라는 영수가 마중나온 것을 보자 못마땅해 학원에 안가고 집으로 가겠다며 고집을 부린다. 한편, 운동을 나갔다가 화가 난 채 돌아온 은아는 정현과 영미가 하루종일 전화 한 통화도 없어 창피했다며 툴툴대며 영미를 나무라기 시작한다.●TV 속의 TV(MBC 오전 11시) 정치,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와 화제의 사건들까지,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비판하는 프로그램 이색토크쇼 ‘명랑 히어로’에 대해 살펴본다.‘TV 시간여행’ 코너에서는 추억 속 그 시절의 ‘결혼’ 풍경과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왕년의 인기 스타들의 결혼식 등 ‘결혼’에 얽힌 이모저모를 살펴본다.●달콤한 인생(MBC 오후 9시40분) 호텔 로비의 전화 부스에서 집에 전화를 건 혜진은 언제 오냐고 천진하게 묻는 딸 나리에게 대답을 대충 얼버무린다. 나리에게 혜진의 전화를 넘겨받은 동원은 무심하고 퉁명스러운 말투로 일관하고, 이런 동원의 태도에 혜진은 서운하다. 한편, 맥이 빠진 혜진에게 준수는 모든 걸 자신에게 맡겨 달라고 한다.●조강지처클럽(SBS 오후 10시) 길소장은 임신한 나미가 찾아와 길억의 연락처를 묻자 길억의 앞날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길억을 찾지 말라고 충고한다. 분자는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현실이 선수가 준비한 거라며 선물을 건네자 좋아한다. 한편, 나미의 전화를 받고 약속장소로 나간 기적은 배부른 나미의 모습을 보고 긴장하는데….●미래포럼 2050(EBS 오후 10시30분) 2001년 세계적인 과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우리가 사는 지구에는 현재 생명체를 위협하는 요소들이 너무 많다며 인류가 향후 1000년 안에 우주를 정복하지 않으면 멸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과연 인류는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우주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만 하는 것일까?●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우리 눈이 메말라가고 있다. 눈물이 너무 많이 나오거나 충혈되고 따갑다면 안구건조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 4명 중 1명이 중증 안구건조증을 앓고 있다. 현대인의 대표적인 질환으로 떠오른 안구건조증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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