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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돌만큼 바쁜 49년차 가수 양희은, “식구보다 보보·미미가 먼저죠”

    아이돌만큼 바쁜 49년차 가수 양희은, “식구보다 보보·미미가 먼저죠”

    “우리 직업이 사람들 앞에서 일하는, 말하자면 직업자체가 열려 있는 직업이죠. 때문에 어떤 의미에선 개인적인 폐쇄성이 짙어요. 미국에서 두 번째 암수술하고 집에서 휴양할 때 남편과의 일상적인 얘기만 나눌 뿐, 다른 누구하고도 얘기할 수 없었죠. 그럴 때 강아지하고 눈 맞추고 배변 훈련하며 같이 데리고 산책할 때의 시간이 세상에서 가장 평화롭고 좋았어요. 행복이라는 게 ‘아. 난 행복해’ 한다고 행복해지는 건 아니잖아요. 그냥 잔잔한 산들바람처럼 스치고 지나가는 순간의 평온함이 행복인 거 같아요. 반려견은 저에게 그와 같은 시간들을 많이 줬죠” 대학교 1학년 때인 1971년, 70~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 된 노래 ‘아침 이슬’로 데뷔한 후, 올해로 49년째를 맞이하는 가수 양희은(67)씨. 그녀를 지난 11일 일산의 한 애견 카페에서 만났다. 양희은씨에게 반려견은 그녀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다. 미국에서 암투병을 겪으며 외롭게 생활하고 있었을 때 구입한 보보·미미(퍼그種)도 그랬고, 한국에 돌아와 바쁜 방송생활을 하며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는 노견 보보·미미(푸들種)도 그렇다. 미국에서의 반려견 보보·미미(퍼그種)은 한국에 함께 돌아온 후, 나이 들어 오래전 세상을 떠났지만 순간순간 함께 했던 모습들은 그녀의 머릿속에서 떠나 보낼 수 없을 정도로 그 누구보다도 많이 사랑했던 존재였다. 그들을 보낸 후, 우울해 있던 그녀를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던 동생 양희경씨가 위로차 구해다 준 푸들 두 마리에게도 보보와 미미란 같은 이름을 지어줬다. 강아지의 나이는 사람보다 5~6배 빠르게 흘러간다고 하지 않던가. 직접 낳아 키운 자식만큼, 아니 그 보다 훨씬 더 지극 정성으로 키우며 동고동락하고 있는 보보·미미도 사람나이로 벌써 70대 후반이다. 양씨 자신도, 보보·미미도 그렇게 인생 후반기에 접어들었다. 두 마리 ‘노견 자식들’과 함께 솔솔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맞으며 소소한 행복을 만끽하고 있는 양희은씨와의 만남을 정리했다.(Q) TV, 라디오 등 많이 바쁘시다. 평소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특별히 건강관리를 따로 하는 건 없고 노래하는 일 외엔 집에만 있다. 엄마가 90세, 남편이 71세 내가 68세, 우리 강아지들이 12살이 넘었다. 사람나이로 70대 후반이다. 내가 제일 연소하다. 수발 들어줄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일이 없을 땐 언제나 집에 있다. 밖에서 외식 잘 안하고 에너지를 가급적 뺏기지 않는 게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Q) 입양한 유기견 보보, 미미는 어떻게 키우게 됐는지1987년 결혼하고 미국에 가서 살면서 적적한 마음에 퍼그 두 마리 사서 키웠다. 그 애들 이름이 미미, 보보다. 마당이 있는 집을 마련하고 맘껏 뛰어놀 수 있게 해줬다. 한국에 돌아와서 방송활동 하면서 15~16살에 나이들어 죽었다. 그 후 3년 간 너무나 우울했다. 동생 희경이가 나의 ‘애도기간’에 ‘우리 언니 저렇게 내버려 두어선 안 되겠다’며 2007년 태어난 지 두 달 된 지금의 푸들종 보보·미미(동일이름) 두 마리를 데려왔다. 나는 다시는 안 키우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생이 집에 데리고 왔다. (Q) 보보, 미미는 한국 나이로 80세에 가까운 노견, 살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이전에 키웠던 퍼그종(보보·미미)는 환자들에게 웃음을 주고 기운을 회복해 주는 걸로 잘 알려진 강아지다. 당시 내가 키우던 애들은 굉장히 철학적이며 많은 웃음을 줬다. 하지만 견종이 푸들로 바뀌면서 많이 힘들었다. 녀석들은 매우 조급하고 초라니 방정 떨고 아무튼 정신없다. 하지만 내가 50대, 60대가 지나고, 지금은 애들이 팔딱팔딱 뛰는 모습이 우리 집안의 늑수구리한 분위기를 업시켜 주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너무 좋다.(Q) 보보, 미미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두 녀석 모두 심장이 나빠서 북어를 압력솥에 푹 과서 북어 국물에다 사료를 넣고 북어대가리를 완전히 빻아, 가시도 다 발라내고 그렇게 정성들여 먹이고 있다. 산책은 아침 7시, 10시 반, 오후 4시, 저녁 7시 반, 하루에 4~5번 정도 한다. (Q) 바쁘셔서 돌보지 못하게 될 때 맘이 불편하지 않은지웬만하면 떠나 있지 않지만, 지방에 1박을 하게 될 경우 정말 솔직히 다른 식구들 보다 미미·보보 생각이 제일 먼저 난다. 그 만큼 늘 보고 싶은 존재다. (Q) 90년대 초 퍼그 보보·미미가 미국에서 죽었다. 마음의 상처가 컸을 텐데말로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 아픔을 35주년 음반에 담았다. ‘내 강아지’, ‘잘 가라 내 사랑’ 두 곡을 작사해서 노래했다. 그 노래 가사엔 내가 그 얘들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잘 녹여져 있다. 미국에서 생활할 당시 남편도 없고 날씨도 짓궂고 할 때 그 애들을 가슴에 앉고 있으면 아무것도 무섭지 않았다. 주인을 향한 엄청난 집중과 나이 들어 아프고 괴로웠을 텐데도 같이 산책하면서 아픈 티를 안 냈던 것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찡하다. (Q) 반려동물과의 여행을 생각해 본 적 있는지강원도나 우리나라엔 아름다운 곳들이 너무나 많다. 그런 곳으로 캠핑 가고 싶다. 근데 현실을 그렇지 않다. 남편도, 나도 늙었고, 엄마도 구순이라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집에 다 있어야 된다. 그냥 로망일 뿐이다. (Q) 보보·미미와 헤어질 마음의 준비를 가끔 하는지어느 날 집에서 콘서트 연습을 하는 데, 당시 병원에 입원해 있던 (퍼그)보보가 허공에 보였다. 나한테 어떤 말을 하고 있는 건 아니었지만, ‘얘가 이제 곧 가겠구나’라고 직감적으로 확실하게 느낀 적이 있었다.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화를 내면서 (퍼그)보보를 병원에서 데려다 달라고 했다. 그 후 곧 죽는다는 그 애를 특별히 만든 생식을 세 달 가량 먹여서 생기가 돋게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결국 (퍼그)보고는 세상을 떠났지만 보보가 항상 앉아 있던 그 자리에 언제나 있는 거 같았어요. 물론 (푸들)보보·미미와의 이별 준비를 안 하는 건 아니다. 이제 3~4년 정도 남은 거 같다. 그래도 요새는 관리 잘하면 스무 살 까지는 산다는데, 두 아이 모두 심장이 안 좋아서 걱정이다. (Q) 이별 후, 또 다른 입양을 생각하는지남편은 애들이 세상을 떠나면 또 입양해서 키운다는 데 나는 반대다. 물론 애들이 젊었을 때는 좋겠지만 얼마나 오랫동안 같이 살지 모르는 데, 내가 70살 넘어서까지 내 몸 뒤뚱뒤뚱하면서 애들 수발드는 건 좀 힘겨울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Q) 앨범 아침이슬 속 노래의‘백구’는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지막내 동생이 글짓기 한 게 뽑혔고 그 글을 김민기씨가 작곡해 만든 게 ‘백구’다. 아버지가 개를 엄청 좋아하셨다. 집에 개장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안에는 포인터, 진돗개 그리고 많은 발발이가 있었다. 그 발발이들 중 한 마리가 백구다. 어느 날 백구가 집에서 새끼를 낳다가 태가 걸려서 동물병원에 급히 데려 갔다. 하지만 안타깝게 백구가 겁을 먹고 병원에서 뛰쳐나오다 초등학교 앞에서 차에 치어 숨이 넘어가는 걸 집으로 데려왔고, 결국 집에서 죽었다. 너무 착하고 집을 잘 지켰고 영특했던 개였다. (Q) 미미, 보보에게 노래도 가끔 불러주시는지노래 연습할 때 애들이 자면 노래가 잘 되는 거다. 근데 노래 부르는 데, 애들이 나를 보고 깜짝 놀라서 쳐다보면 음악의 균형이 잘 안 맞는 거다.(웃음) (Q) 동물학대 등 여러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미국에서 살 때, 미국 사람들이 개를 학대하는 거 보면 이게 인간이 한 짓인가 싶었다. 근데 우리나라도 이제 와서 똑같은 행동들을 하고 있다. 어린 아이 때부터 같이 함께 살아가는 지구상의 동식물과의 건강한 유대감 등에 대한 훈련을 시켜야 된다고 생각한다. (Q) 반려동물을 키우려고 시작하는 초보맘들에게 식물이든 동물이든 어떠한 생명을 돌볼 때는 공부를 많이 해야 된다. 그냥 키우면 될 거라는 생각은 절대 말아야 한다. 아이 기르듯이 예방접종, 먹이는 것, 배변활동 등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잘 관찰 해가면서 키워야 한다. (Q) 보보, 미미에게 보내는 영상편지보보야 미미야. 우리가 나이 들어가면서 너희가 있다는 게 정말 많은 위로가 되고 집안에 활기가 되는 구나. 너희들 목욕 보내면 두 세 시간은 집안이 적막강산일 정도로 쓸쓸하구나. 너희들이 할머니와 엄마, 아빠에게 정말 기쁨 그 자체라는 거 알아주길 바래. 그리고 너희들 심장이 나빠서 걱정이지만 그래도 잘 보살펴 줄 게, 아프지 않게 엄마가 최선을 다해서 도와줄 테니깐 건강하게 잘 보내자.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내년이 데뷔 50주년이다. ‘뜻밖의 만남’이란 작업을 통해 지금 아홉 번째 작업까지 디지털 싱글로 발표 했다. 틈틈이 콘서트도 하면서, ‘더 이상은 무리다’ 싶을 때 조용히 마무리 지을 거다. 어쨌든 기운 닿은 데 까지 좋은 노래 만들어서 발표할 생각이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sungho@seoul.co.kr
  • 도로 건너는 아나콘다 위해 차 멈춘 운전자들

    도로 건너는 아나콘다 위해 차 멈춘 운전자들

    거대한 아나콘다가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도록 시민들이 발 벗고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23일 동물 전문 매체 ‘도도’는 브라질의 한 고속도로에서 촬영된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은 이탈리아에 거주 중인 페르난데스와 그의 아내가 브라질을 여행하던 중 촬영한 것이다. 영상에는 아나콘다 한 마리가 고속도로를 가로질러 건너려는 모습이 담겼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를 가로질러 간다면 언제 치여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페르난데스는 “뱀이 도로를 건너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뱀이 기어가는 동안 차들은 기다릴 기미가 없었고 결국 우리는 차를 세우고 내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차에서 내린 페르난데스는 달리는 차량 운전자들에게 속도를 줄여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의 걱정과는 달리 운전자들은 페르난데스의 신호에 응답해주었고, 심지어 차에서 내려 도와주기까지 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차에서 내려 도와주었고, 사람들이 선의를 베푸는 것에 놀라운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뱀은 사람들의 도움 덕에 안전하게 길을 건너갔다. 페르난데스는 “뱀은 숲으로 안전하게 들어갔고, 이날의 사건은 굉장히 아름다웠다”고 덧붙였다. 사진·영상=Rajat Bhoyar/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조국의 영공(領空)을 지켜라 - 청주 공군박물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조국의 영공(領空)을 지켜라 - 청주 공군박물관

    # 빨간 마후라(Red Muffler), 故 김영환 장군 1951년 최초로 착용 ‘전투 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는 고 김영환(金英煥) 장군이 1951년 10월 강릉기지 비행단장(대령) 시절 최초로 착용했다. 김대령은 부관을 시켜 강릉시장에서 `빨간 인조견'을 사오도록 해 조종사 숫자대로 재단, 출격하는 조종사들의 목에 직접 둘러줬다.’ <국방일보, 2013년 1월 4일 기사 중에서>공군 조종사들이 느끼는 가장 가슴 벅찬 순간은 언제일까? 바로 빨간 마후라(Red Muffler)를 목에 처음으로 감을 때라 한다. 사실 `마후라(マフラ?)`라는 단어는 머플러(muffler)의 일본식 표현이어서 엄밀히 ‘머플러’ 혹은 ‘스카프’라고 부르는 것이 맞겠지만 조종사들이 그동안 불러온 관행에 따라 ‘마후라’라고 계속 부른다고 한다.공군사관학교에 입교 후 비행교육훈련 중에서 실습과정을 마치면 청색 마후라, 기본과정을 끝내면 보라색 마후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종고등과정까지 다 마친 후에는 공군참모총장이 직접 신임 조종사에게 조종사 신분을 뜻하는 ‘파일럿 윙(Pilot Wing)'을 달아주면서 빨간 마후라도 메어준다. 진짜 대한민국 공군 조종사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한국 독립군 공군의 시간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 공군이 메어온 '빨간 마후라'의 역사가 남아있는 청주의 공군박물관이다. # 공군박물관은 공군사관학교 내부에, 1919년 대한 독립군 공군이 처음 결성청주에 위치한 공군박물관은 공군사관학교 안에 있다. 이곳에는 우리나라 공군의 시초인 한국 독립군 공군이 1919년 미 북가주지역에서 처음 결성된 당시의 자료와 더불어 현재까지 대한민국 공군에 관한 역사 자료들을 시간별로 잘 나누어 전시하고 있다.우리나라의 공군의 역사는 생각보다 꽤나 오래되었다. 1920년 2월 임시정부 국무총장 노백린 장군이 주축이 되어 미국의 캘리포니아의 윌로우스에 비행사 양성소(Korea Aviation Club)를 설립, SJ-1를 훈련기로 최초 한인 조종사 6명을 배출하였다. 이후 40여 명의 조종 훈련생을 양성하였고 이들은 후일 중국 등지에서 항일 독립 운동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 광복 이후 대한민국 공군은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되는 데 공군박물관에는 바로 이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공군, 그리고 공군사관학교의 역사를 잘 품고 있다.공군박물관에는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공군 최초 초등훈련기인 ‘부활호’를 비롯하여, L-4 연락기 등 각종 실제 항공기들과 군사문화유산 8,000여점이 소장 전시중이다. 특히 야외전시장에는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우리나라 초기 공군의 전투기와 수송기들이 실물 그대로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무공원에서는 ‘나이키 유도탄’을 비롯하여 귀한 공군 전략 무기 자산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천문대에서는 직접 망원경을 통하여 태양의 흑점을 관찰할 수도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는 인상 깊은 박물관 견학 체험을 남겨 준다. <공군박물관에 대한 방문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추천하는 방문지야? - 반드시 시간을 내어서라도 견학하기를 권한다. 진짜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2. 누구와 함께? - 어린 자녀들과 함께. 군인 혹은 조종사의 꿈을 품는 청소년이 있는 가정이라면 3. 가는 방법은? - 미리 견학신청을 해야 한다. 당연히 무료. 휴관일은 매주 수요일 / 정훈공보실 또는 공군사관학교 인터넷 사전 예약 4. 놀라는 점은? - 그냥 다 놀란다. 체계적인 방문 프로그램이 훌륭하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생각보다 관람객들이 많지는 않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천문대, 야외항공전시장, 매점 7. 관람시 주의사항은? - 군사 시설이어서 통솔자의 안내를 따라야 한다.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afa.ac.kr:8081/user/indexMain.action?handle=1&siteId=museum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청주 국립 박물관, 청주 고인쇄박물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 필자가 손꼽는 우리나라 3대 박물관. 전시품도 훌륭하지만 견학 프로그램 자체가 뛰어나다. 특히 천문대에서 태양계에 대한 민간 해설사의 설명과 아울러 망원경으로 체험하는 태양 흑점 관찰은 인생 경험이 될 수도 있다. 꼭 가 보길 권유한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단독] 정준영 일당 중계하듯 영상 공유… ‘우정 여행’은 ‘범죄 여행’이었다

    [단독] 정준영 일당 중계하듯 영상 공유… ‘우정 여행’은 ‘범죄 여행’이었다

    영상 공유 3건 늘어난 14회 공소장 적시 승리 “대만 손님 성접대 준비” 언급 조사 ‘집단 성폭행’ 의혹도 강원 여행 중 발생 함께 간 버닝썬 김씨, 영상 수차례 전송절친들의 ‘우정 여행’으로 포장됐던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와 정준영(30), 최종훈(29) 등의 수차례 동행이 사실상 범죄 여행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준영은 승리와 비밀리에 떠났던 대만 여행에서 성관계 영상을 몰래 촬영해 유포했고, 최근 불거진 정준영 카톡방 멤버들의 ‘집단 성폭행’ 의혹 등도 강원도 여행 중 벌어졌다.서울신문이 24일 입수한 정준영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정준영이 모두 9번 성관계 등을 불법 촬영했고 이를 14차례에 걸쳐 카카오톡 등을 통해 공유한 혐의가 있다고 적시했다. 동영상 공유 횟수는 경찰 발표(11건)보다 3건 더 늘었다. 특히 2015년 12월 정준영과 승리의 대만 여행은 범행으로 얼룩졌다. 두 사람은 비밀리에 대만으로 떠나 함께 여행을 즐겼고, 이 모습이 현지 매체에 포착되기도 했다. 둘만의 우정을 과시하는 모습으로 비쳤지만 정준영은 당시 현지 호텔에서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 촬영했고 같은 달 11일 카톡방에 유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승리가 2015년 12월 6일 카톡방에서 “대만 손님을 위해 강남 클럽에 성접대 자리를 준비하라”고 말했다는 의혹도 조사하고 있다. 이외에도 승리가 필리핀 등 해외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국내에서도 이들 일당이 여행을 떠날 때마다 범행이 이어졌다. 범죄 온상이었던 정준영의 ‘8인 카톡방’ 멤버인 버닝썬 직원 김모씨는 남의 성관계 장면을 마치 중계하듯 공유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씨는 2016년 1월 강원도의 한 리조트에서 타인의 성관계 모습을 당사자 동의 없이 촬영했고 이를 몇 분 간격으로 수차례 단톡방에 전송했다. 김씨는 모두 9차례 불법 동영상을 촬영했고 11차례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이 여행도 정준영·최종훈과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정준영 일행이 2016년 1월과 11월 강원도 모처에서 여성들을 집단성폭행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김씨는 2016년 4월 미국에서 열린 행사 참석 후 인근 리조트에서 일행 여성을 강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준영과 김씨는 5월 10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단독]승리·정준영·최종훈 우정여행? 사실 범죄여행이었다

    [단독]승리·정준영·최종훈 우정여행? 사실 범죄여행이었다

    정준영 공소장 입수…승리와 대만 여행 때 불법촬영·공유‘8인 단톡방’ 김모씨, 강원 여행서 불법 촬영 릴레이 중계정준영·김씨, 다음달 10일 첫 재판절친들의 ‘우정 여행’으로 포장됐던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와 정준영(30), 최종훈(29) 등의 수차례 동행이 사실상 범죄 여행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준영은 승리와 비밀리에 떠났던 대만 여행에서 성관계 영상을 몰래 촬영해 유포했고, 최근 불거진 정준영 카톡방 멤버들의 ‘집단 성폭행’ 의혹 등도 강원도 여행 중 벌어졌다. 24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정준영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정준영이 모두 9번 성관계 등을 불법 촬영했고 이를 14차례에 걸쳐 카카오톡 등을 통해 공유한 혐의가 있다고 적시했다. 동영상 공유 횟수는 경찰 발표(11건)보다 3건 더 늘었다. 특히 2015년 12월 정준영과 승리의 대만 여행은 범행으로 얼룩졌다. 두 사람은 비밀리에 대만으로 떠나 함께 여행을 즐겼고, 이 모습이 현지 매체에 포착되기도 했다. 둘만의 우정을 과시하는 모습으로 비쳤지만 정준영은 당시 현지 호텔에서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 촬영했고 같은 달 11일 카톡방에 유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승리가 2015년 12월 6일 카톡방에서 “대만 손님을 위해 강남 클럽에 성접대 자리를 준비하라”고 말했다는 의혹도 조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승리가 필리핀 등 해외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국내에서도 이들 일당이 여행을 떠날 때마다 범행이 이어졌다. 범죄 온상이었던 정준영의 ‘8인 카톡방’ 멤버인 버닝썬 직원 김모씨는 남의 성관계 장면을 마치 중계하듯 공유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씨는 2016년 1월 강원도의 한 리조트에서 타인의 성관계 모습을 당사자 동의 없이 촬영했고 이를 몇 분 간격으로 수차례 단톡방에 전송했다. 김씨는 모두 9차례 불법 동영상을 촬영했고 11차례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이 여행도 정준영·최종훈과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정준영 일행이 2016년 1월과 11월 강원도 모처에서 여성들을 집단성폭행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김씨는 2016년 4월 미국에서 열린 행사 참석 후 인근 리조트에서 일행 여성을 강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준영과 김씨는 5월 10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정부, ‘연쇄 폭탄 테러’ 스리랑카 ‘여행유의→여행자제’ 상향

    정부, ‘연쇄 폭탄 테러’ 스리랑카 ‘여행유의→여행자제’ 상향

    정부가 연쇄 폭탄 테러 참사가 발생한 스리랑카에 발령한 여행경보 단계를 1단계(여행유의)에서 2단계(여행자제)로 상향 조정했다. 외교부는 23일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와 인근 지역 교회·호텔 등에서 연쇄 폭발이 발생해 최소 300여명이 사망하고 500여명이 다친 상황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스리랑카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신변 안전에 특별히 유의하고, 스리랑카를 여행할 예정이라면 여행 필요성을 신중히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외교부는 스리랑카 정세와 치안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여행경보 추가 조정 필요성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스리랑카에서는 부활절인 지난 21일(현지시간) 호텔과 교회 등 전국 8곳에서 동시다발적인 폭발 테러가 발생했다. 사망자 300여명 중 영국과 인도, 미국 등 10여개 국적의 외국인 30여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최저임금?주휴수당?휴게시간?… 세상에 나쁜 사장님은 많다

    최저임금?주휴수당?휴게시간?… 세상에 나쁜 사장님은 많다

    10대 알바생 5명 관찰기국내 구직시장은 ‘전쟁터’다. 그만큼 살벌하다는 얘기다. 치열한 각축장에서 10대만큼 만만한 존재도 없다. 서울교육청·여성가족부 등의 조사를 보면 10대 청소년 10명 중 2명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이 중 30% 이상은 임금체불, 산업재해, 저임금 등 노동권을 침해받는다. 노동하는 10대가 맞닥뜨린 현실은 정말 시궁창일까. 서울신문은 직접 확인하고자 현재 일하고 있거나 일자리를 구하는 10대 5명과 협업해 이들의 일상을 관찰, 기록했다. 기간은 3월 28일부터 4월 18일까지 3주간이다. 또 노동 전문가 3명에게서 이들이 인지하지 못한 채 겪은 부조리는 없었는지 분석했다. 현실은 어땠을까. 일지 형식으로 재구성했다.#김현우 - 공부 포기했어?… 도돌이표 같은 질문 3월 28일 “왜 여기서 고기를 굽고 있어. 공부는 포기했어?” 반주를 걸친 손님이 도돌이표 같은 질문을 또 던졌다. 처음엔 화가 났지만 이젠 그러려니 한다. 경북 구미에 사는 김현우(18·가명)군은 학교를 마치면 곧장 가게로 향했다. 인문계고에 다니는 현우가 알바를 시작한 건 애견미용학원 비용을 보태기 위해서다. 하교 시간은 오후 6시. 가게까지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터라 숨 돌릴 틈도 없다. 같은 시간 친구들 대부분은 학원으로 향한다. 가게에 도착해 손님 수대로 반찬을 세팅하고, 쉴 새 없이 그릇을 나르다 보면 퇴근시간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6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다.<전문가 조언①> 3월 29일 ‘금요일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현우는 속으로 생각했다. 평소보다 두 배는 많은 손님이 몰리기에 사장님은 웃지만, 알바생에겐 마(魔)의 요일이다. 그래도 이 고깃집 업주는 자애로운 편이다. 금요일엔 현우보다 한 살 어린 알바생을 1명 더 쓴다. 10개 남짓한 테이블을 치우고, 반찬을 담고, 고기 자르는 손놀림이 빨라진다. 다음주 월요일까지 내야 하는 학교 수행평가 따윈 생각할 틈이 없다. 근로계약서도 쓰고, 시급 8350원에 주휴수당까지 꼬박꼬박 챙겨 주는 이만한 알바 자리는 찾기 어렵다.② 주말마다 웨딩홀 뷔페를 다시 전전하긴 싫다. #이기문 - 80군데 연락해 어렵게 구한 주말 알바 3월 31일 광주에 사는 이기문(18·가명)군은 오전 10시 출근해 세숫대야만 한 기름통 3개에 튀김용 기름을 가득 채웠다. 대안학교에 다니는 기문이는 여행 자금을 모을 목적으로 주말마다 아르바이트를 한다. 오전 11시가 되자 팔 토시를 끼고, 얼굴에는 기름이 튈까 봐 알로에크림을 바른 채 기름통에 냉동 돈가스 135개를 넣고 튀겼다. 이곳에 오기 전 기문이는 80군데 넘는 가게에 연락을 돌려야 했다. 어렵게 구한 알바 자리다. 석 달간 정들었던 이곳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매주 토·일요일마다 하루 7시간씩 근무하기로 하고 일을 시작했지만, 손님이 줄면서 지금은 하루 4시간 일한다. #박지연 - 주휴수당 안 주려고 퇴근시간 꼼수 4월 1일 광주의 한 국숫집에서 일하는 박지연(16·가명)양은 월급을 받아들고는 한참을 생각했다. 지난 2주간 일한 시간과 시급을 곱해보니 몇만원이 비었다. 한참을 고민하다 용기 내 “월급을 좀 덜 주신 것 같아요”라고 물었다. 사장은 “수습기간이라 처음 한 달은 시급 8000원이야”라고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③ 4월 2일 ‘망하지 않을 만큼만 장사가 됐으면 좋겠다.’ 학교를 마치고 오후 6시 가게로 출근한 지연이는 고되게 일하다 이 생각이 들었다. 장사가 잘되든, 안 되든 통장에 꽂히는 최저임금 수준 급여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 식당의 전천후 일꾼이다. 반찬을 내어 가고, 주문받고 나서 그 내역을 포스기에 입력하고, 주방에 알린다. 덮밥 주문이면 밥을 퍼서 주방으로 전달하고, 덮밥 위 재료가 완성된 뒤에는 깨나 김가루 토핑을 뿌려 손님 상으로 가져가는 것도 지연이의 몫이다. 손님이 식사를 마치면 테이블도 치운다. 4월 4일 ‘주휴수당은 받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연이는 “저는 그거 자격이 안 돼요”라고 했다. 지연이는 일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근로계약서를 썼다. 근로계약서에는 퇴근시간이 오후 8시 30분~9시라고 돼 있다. 공식마감이 오후 8시 30분이고 뒷정리를 하면 9시쯤 끝나는데 사장은 지연이를 오후 8시 40분쯤에 보낼 때도 있다. 지연이는 “3시간씩 5일 일하면 주 15시간이 되기 때문에 사장이 일주일 1~2일은 일찍 보내려 한다”고 했다. 10~15분씩 더 일해도 출퇴근카드에 적혀 있는 퇴근시간은 8시 30분이다.④ 4월 5일 지난 주말 돈가스 가게를 그만둔 기문이는 일주일째 알바 사이트를 뒤지고 있다. “저희는 시급 6000원이에요. 그 이상은 못줘요.” 그나마 시급이라도 알려주는 이 편의점은 친절한 편이다. 공고에 ‘시급은 협의’라고 써 놓고는 막상 전화하면 협의가 아니라 통보하는 가게가 적지 않다.⑤ “이번 가게에서는 밥 먹는 시간을 30분 정도는 줬으면 좋겠어요.” 기문이가 내건 다음 알바의 조건에 주변 친구들은 “눈이 너무 높다”고 말했다.⑥ #김원우 - 용역업체 수수료 떼면 최저임금 안돼 4월 7일 김원우(18·가명)군은 지난 주말부터 일주일째 20군데 넘는 가게에 문자를 보냈다. 1년 전 학교를 그만둔 원우는 알바로 월세와 생활비를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웨딩홀 뷔페, 전단지, 택배 상하차 등 웬만한 아르바이트는 모두 섭렵했다. 원우는 “하루 8시간 일할 수 있고, 딱 최저임금만 받으면 된다”고 했다. 원우는 하루짜리 알바라도 하려고 웨딩홀 뷔페 알바 용역업체 사이트에 신청서를 냈다. 4월 9일 전날 밤늦게 용역업체에서 ‘4월 9일 오전 10시까지 OO호텔로 올 것’이라는 문자를 받았다. 오전 10시에 호텔에 도착하니 뷔페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지부터 묻는다. 원우는 “몇 번 일한 적이 있다”고 했고, 곧장 유니폼을 입고 연회장에서 식기와 냅킨을 테이블 위에 놓는 일을 시작했다.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연회장 음식을 서빙하고, 다시 빈 그릇을 수거한다. 길었던 행사가 끝나니 다시 이전의 연회장 모습으로 되돌리는 작업이 시작됐다. 오후 6시 30분. 예정됐던 시간보다 30분이 초과됐지만, 일당은 8시간만 계산된다. 손목이 저리고, 발바닥은 불이 난 듯 화끈거리지만,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알바다. 시급 9000원짜리는 흔치 않다. #최보연 - 주유소 출근 3일간은 한 푼도 못 받아 4월 11일 최보연(17·가명)군이 8개월 넘게 일한 주유소를 그만둔지는 한 달 정도 지났다. 보연이는 일하던 주유소 사장을 노동청에 신고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보연이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 5시간씩 일했지만, 주휴수당을 받지 못했다. 또 첫 출근날부터 3일간은 아예 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교육과 실습이라는 명목에서다.⑦ 4월 12일 보연이는 올해 초 학교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주휴수당 말을 꺼내면 잘릴까 봐 사장에게 당장 말을 하지는 못했다. 받아야 할 것을 받지 못해 아까웠다. 일을 그만두고 최근 주유소 사장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사장은 “네가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는 답장만 보내고, 연락이 없다. 신고를 하자니 절차가 복잡할까 두렵다. 당연히 근로계약서는 쓰지 않았다. 4월 13일 원우는 운 좋게도 웨딩홀 뷔페 알바를 다시 구했다. 하는 일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지만, 예식장 뷔페는 일반 행사 때와 달리 날라야 하는 접시가 압도적으로 많다. 오전 9시 출근해 모두 4번의 예식을 치르고 나면 어느덧 오후 6시다. 400석 규모의 뷔페에서 7명이 일했는데, 이 정도면 알바생을 꽤 많이 쓴 편이다. 일당은 최저임금에 딱 맞춘 6만 6800원. 여기서 용역업체가 2300원(임금의 3.3%)을 수수료로 떼고 원우에게는 6만 4500원이 입금된다. 결과적으로 최저임금도 받지 못한 셈이다. 4월 15일 원우는 여전히 구직 중이다. 몇 군데에서 연락이 왔지만 조건이 맞지 않았다. ‘수습 3개월간 시급의 90%만 지급’, ‘학생은 시급 7500원’ 등 대부분 10대라는 이유로 돈을 적게 주는 경우가 많았다. 원우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근로계약서를 쓰고, 최저임금을 준다. 동네 작은 규모의 가게는 ‘근로계약서’라는 단어조차 꺼낼 수 없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알바 자리는 대학생들의 몫이 된 지 오래다. 그래서 원우는 하루라도 빨리 스무 살이 되고 싶다. 시급은 큰 차이가 없지만, 술집이나 호프집에서도 일할 수 있게 되면 야간에도 일할 수 있고, 알바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4월 18일 지난 3주간 원우는 웨딩홀 뷔페 등 하루짜리 알바만 3번 했다.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일자리는 결국 구하지 못했다. 수습기간 한 달이 지난 지연이는 이제 최저임금을 받는다. 기문이는 30곳 넘게 전화를 돌린 끝에 이틀 전 면접을 보고 이날부터 피자집에서 일을 시작했다. 이번 피자집은 최저임금을 준다고 한다. 보연이는 노동청에 사장을 신고했다. 노동청 공무원이 불러서 나갔는데 사장도 나와 있었다고 한다. 보연이는 “사장을 직접 마주해야 해서 당황했다”며 “돈을 일부 돌려받았지만 사장과 분리해 조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우는 평소처럼 일을 한 뒤 업주와 회식을 했다. 현우는 “최저임금도, 근로계약서를 쓰는 것도 지금 사장님이 말해 줘 알게 됐다”면서 “세상에 나쁜 사장님만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어떻게 관찰했나 서울신문은 성인인 기자가 직접 체험할 수 없는 청소년 주요 구직 업종의 노동 실태를 취재하기 위해 기사에 등장하는 10대 5명(고교생 3명·학교 밖 청소년 2명)과 협업했다. 10대 섭외에는 특성화고연합회, 청소년 유니온, 특성화고노동조합, 알바노조, 청소년인권복지센터 내일, 하자센터, 즐거운교육상상 등 청소년 단체와 각 지역의 청소년노동인권센터, 교육청,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의 도움을 받았다. 10대 노동자 5명이 매일 업무 전후 전화와 메신저, 페이스북 메시지 등을 통해 전해 주는 업무 일지를 토대로 현실을 파악했다. 정리된 일지를 토대로 노동 전문가 3명(송태수 한국기술교육대 고용노동연수원 교수,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이원희 노무사)에게 위법성 여부 등을 자문받았다. 아직도 노동현장에 있는 10대들에게 불이익이 갈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모두 익명 표기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10대 노동자들이 일하다가 겪는 갑질과 임금 미지급, 부당해고 등 부조리한 행태를 집중 취재하고 있습니다. 직접 당하셨거나 목격한 사례 등이 있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제보해주신 분의 신원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알려주신 내용은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조문근 오늘(21일) 결혼..예비신부는 4살 연하 메이크업 아티스트

    조문근 오늘(21일) 결혼..예비신부는 4살 연하 메이크업 아티스트

    가수 조문근이 오늘(21일) 결혼식을 올린다. 이날 조문근은 서울의 한 웨딩홀에서 4살 연하의 예비신부와 결혼식을 올린다. 예비신부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식 사회는 가수 일락이 맡는다. 조문근은 결혼식 이후 한 달 동안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올 예정이다. 조문근은 예비신부와 약 2년 6개월 열애 끝에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 결혼 소식이 보도된 이후 조문근은 예비신부에 대해 “해피 바이러스 같은 사람”이라며 “꽁냥꽁냥 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조문근은 Mnet ‘슈퍼스타K1’에서 준우승을 한 이후 솔로로 음악활동을 하다 조문근밴드를 결성했다. 올 1월 발매한 앨범 ‘This is Paradise’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며, 올 여름 새 앨범 발매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롤링컬쳐원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노트르담 화마 덮치기 전 빛났던 부녀, 익명으로 남길 원했다”

    “노트르담 화마 덮치기 전 빛났던 부녀, 익명으로 남길 원했다”

    “(부녀를) 찾는 일은 끝났다! 그 사진은 아빠와 가족에게 전달됐다. 다만 아빠는 이 비극의 와중에 익명으로 남길 선택했다.”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 화마가 덮치기 한 시간 전, 마당에서 행복한 한때를 보낸 부녀를 찾고 있던 미국인 관광객 브룩 윈저(23)가 18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미시간주에 사는 그녀는 친구와 함께 파리를 여행하던 중 지난 15일 대성당을 돌아보고 떠나기 전 부녀로 보이는 두 사람이 천진난만하게 어울리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게 됐다. 부녀가 맞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방해하고 싶지 않아 관뒀다. 그런데 사진 속에 밝게 빛났던 첨탑이 화마에 스러진 뒤 생각해보니 두 사람에게는 아주 특별한 사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윈저는 트위터에 사진을 올리고 “트위터, 네가 마술을 부려 그 남자가 이걸 보게 도와주렴”이라고 적었는데 지금까지 24만회 이상 공유됐고 ‘좋아요!’가 64만 7000개를 넘겼다. 윈저는 트위터 글을 통해 아이 아빠가 ‘다시 한번 아름다운 사진에 감사드리며, 우리는 특별한 곳이란 것을 알아내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고 전하며 “그 사진을 공유하고 따듯한 말들을 건네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녀 역시 다른 거리에서 850년 넘은 대성당의 목재 지붕과 첨탑이 불에 타 스러지는 것을 보고 발을 동동 굴렀다. 재앙의 와중에 두 사람의 사진은 “역사적”이며 “시의적절하게 특별한 순간”이라고 많은 트위터리언들이 말하고 있다. 미셸 뱌신은 “이 사진은 ‘그 사진’이 될 것”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테오도라 웨이트는 “대성당 건물이 햇볕 속에서 고요하고 안전했던 모습을 보는 것은 슬프다. 이 끔찍한 재앙이 일어나기 직전이었다”고 적었다. 스콧 그린은 “간직해야지! 대단한 사진이다. 역사적인 사진이 될 수도 있다”고 댓글을 달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재건을 약속했고, 유네스코 인류 유산인 대성당을 복구하는 데 써달라고 기탁을 약속한 금액만 8억 유로(약 1조 245억원)에 이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팔로우미 11’ 장희진, 사업가와 열애 심경 ‘어떻게 만났나?’

    ‘팔로우미 11’ 장희진, 사업가와 열애 심경 ‘어떻게 만났나?’

    ‘팔로우미 11’ MC 배우 장희진이 열애 심경을 밝혔다. 장희진은 17일 서울 광화문 시네큐브에서 열린 패션N 새 예능 ‘팔로우미 11’ 제작발표회에서 “연애를 하고 있어 인정했지만, 시기가 일러 조심스럽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나이가 있다 보니 여러 사람들의 축하 속에 만나고 싶어서 열애 사실을 공개했다”며 “남자친구와 결혼 이야기는 한 적 없다. 조금 더 알아간 다음에 하지 않을까 싶다. 우선 잘 만나겠다”고 덧붙였다. 장희진은 30대 후반의 사업가 A씨와 약 1년째 교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의 소개로 만난 뒤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했다. 전날 소속사 럭키컴퍼니는 장희진의 열애 소식을 전하며 “결혼을 논의하기에는 이르다. 예쁘게 봐달라”고 말했다. 한편 장희진은 ‘팔로우미’ 시즌 9부터 MC를 맡아왔다. 시즌 11은 뷰티에서 라이프스타일로 영역을 확장해 쇼핑, 여행, 레저 등 최신 트렌드를 다룰 예정이다. 장희진과 함께 래퍼 스윙스 여자친구인 모델 임보라, 탤런트 표예진, 장희령, 그룹 ‘오마이걸’ 승희가 호흡을 맞춘다. 오는 18일 오후 7시 첫 방송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화재 한 시간 전, 노트르담 빛나는 첨탑 아래 행복했던 부녀 찾아요

    화재 한 시간 전, 노트르담 빛나는 첨탑 아래 행복했던 부녀 찾아요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 화마가 덮치기 한 시간 전, 마당에서 행복한 한때를 보낸 부녀를 찾는 움직임이 소셜미디어에서 번지고 있다. 미국 미시간주에 사는 브룩 윈저(23)는 친구와 함께 파리를 여행하던 중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대성당을 돌아보고 떠나기 전 마당에서 부녀로 보이는 두 사람이 천진난만하게 어울리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게 됐다. 부녀 사이인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방해하고 싶지 않아 관뒀다. 그런데 사진 속에 밝게 빛났던 첨탑이 화마에 스러진 뒤 생각해보니 두 사람에게는 아주 특별한 사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윈저는 트위터에 사진을 올리고 “트위터, 네가 마술을 부려 그 남자가 이걸 보게 도와주렴”이라고 적었는데 지금까지 6만 6000회 공유됐고 전 세계 사람들이 둘을 찾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나섰지만 아직까지 누군지 알아내지 못했다고 영국 BBC에 16일 털어놓았다. 그녀도 부녀 사이인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인정하면서 “그 순간에 끼어드는 것을 놓고 논쟁이 일어날 수 있지만 그들에게서 발견한 역동성 때문에 부녀가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나라면 이 특별한 순간을 기억하고 싶을 것 같다. 그도 나처럼 느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녀 역시 다른 거리에서 850년 넘은 대성당의 목재 지붕과 첨탑이 불에 타 스러지는 것을 보고 발을 동동 굴렀다. 프랑스가 당한 재앙의 와중에 두 사람의 사진은 “역사적”이며 “시의적절하게 특별한 순간”이라고 많은 트위터리언들이 말하고 있다. 미셸 뱌신은 “이 사진은 ‘그 사진’이 될 것”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테오도라 웨이트는 “대성당 건물이 햇볕 속에서 고요하고 안전했던 모습을 보는 것은 슬프다. 이 끔찍한 재앙이 일어나기 직전이었다”고 적었다. 스콧 그린은 “간직해야지! 대단한 사진이다. 역사적인 사진이 될 수도 있다”고 댓글을 달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강서, 강원 산불 피해지역에 성금

    강서, 강원 산불 피해지역에 성금

    서울 강서구는 지난 4일 강원 고성군, 속초·동해시에서 발생한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한 성금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한다고 16일 밝혔다. 지역민들이 모금을 주도했다. 이상연(72) 대한노인회 강서구지회 부회장은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1년간 모은 150만원을 기부했다. 익명의 한 70대는 구청 당직실을 찾아 민원서류라며 봉투를 두고 갔다. 안에는 ‘여행비용으로 50만원을 모았는데, 산불 피해 주민들에게 써 달라’는 내용의 편지와 함께 돈이 들어 있었다. 환경운동연합 등 21개 관내 단체는 지난 12일 구청 앞에서 기저귀, 의류, 침구류, 식료품 등 물품을 접수해 강서구와 자매결연도시인 강릉시에 전했다. 노현송 구청장을 비롯해 구청 직원 1600여명도 뜻을 함께해 1400만원을 모았다. 노 구청장은 “이번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고, 피해 복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기억하라 존중하라 그리고… 치유하라

    기억하라 존중하라 그리고… 치유하라

    800여명 나환자 밤에만 걸어 140㎞ 이동… 눈물로 지은 공동체수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켜켜이 쌓은 가치… 그 가치 담은 공간●애양원에 대한 무섭고 슬프고 아름다운 단편들 #기억 1. 초등학교 때 아버님을 따라 시골의 할아버지 댁을 두어 번 갔었다. 그곳은 전기도 대중교통도 닿지 않는 ‘깡촌’으로 어린 내게도 낯설고 불편한 곳이었다. 그러나 마을 뒷산을 넘으면 바로 바닷가로 내 또래 아이들과 물놀이하는 큰 재미도 있었다. 바다 건너편에 교회가 보이는 녹음 우거진 섬이 있어 호기심이 일었다. 그러나 친척 아이들이 들려준 얘기는 정말 무서웠다. ‘문둥이’들이 사는 곳이며 그 섬에 헤엄쳐 갔다가 사라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기억 2. 배정받은 중학교는 성경과목을 가르치는 미션스쿨이었다. 어느 날 담당 목사 선생님이 한 권의 책을 가져와 한 인물을 소개했다. ‘사랑의 원자탄’이라는 책으로 주인공은 손양원 목사였다. 일제 말기에 신사참배를 거부해 6년간 옥살이를 하다 해방 후 지방 교회의 목회를 맡았다. 공산당의 반란이 일어나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이 총살을 당했다. 그러나 손 목사는 아들을 살해한 주범을 용서하고 오히려 양자로 삼는 사랑을 실천했다. 6·25전쟁 때 그 역시 목사라는 이유로 처형을 당했다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기억 3. 10년 전, 여수공항 뒤에 있는 한 병원을 방문하게 됐다. 애양원이라는 이곳은 원래 미국 선교사들이 세워 나환자들을 수용해 치료하던 곳이었다. 서울의대를 졸업한 김인권 원장(현 명예원장)은 나환자 섬인 소록도에 공중보건의로 자원 복무했고 제대 후 바로 애양병원에 부임해 소외된 이들을 위해 일생을 헌신하는 우리 시대의 의인이었다. 동행했던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을 포함한 일행들은 김 원장의 고귀한 삶에 크게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40여년 전, 어릴 때 단편적 기억들의 무대는 모두 이곳 전남 여수 애양원이었다. 이제는 강같이 좁은 애양원 앞바다 건너편 공단 지역이 아버님 고향마을이 있던 곳이다. 육지에서 돌출한 반도의 끝을 본 것을 섬이라 착각했고 ‘문둥이’라 두려워한 가상의 대상은 한센병 환자들이었다.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목사는 이곳 애양교회에 부임해 한센인들을 돌보다 여순반란사건(여수·순천사건)에 휘말려 두 아들과 함께 목숨을 잃었다. 세 부자의 순교묘지와 손양원기념관이 있는 이곳은 개신교의 성지로 많은 신자들의 순례지가 됐다.●나환자들 사회서 격리돼 비참한 삶… 1909년 벽돌가마터에 환자 첫 수용 처음 방문한 애양원 일원은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그러나 애양원의 역사는 안타깝고 처절한 이야기다. 한국의 개신교는 조선말 개항기에 주로 미국 선교사들에 의해 전파됐다. 초기 선교사들은 의료 기술을 겸비한 이들이 많았는데, 미국 영사관 의사로 와서 제중원을 설립한 알렌이 대표적이다. 일제강점기를 거쳐 1960년대까지 1000여명의 외국인 선교사들이 이 땅에서 활동했는데 그들은 기독교 전파뿐만 아니라 현대적 의료시설을 설립하고 교육기관을 정착시켰다. 1909년 봄날, 미국 남장로회에서 파견한 목포선교부의 포사이트 선교사는 광주의 동료 선교사가 위중하다는 소식에 말을 타고 광주로 향했다. 도중 길가에서 여자 나환자를 발견해 광주로 호송했고 광주진료소 인근의 벽돌가마터에 수용해 치료하기 시작했다. 당시 나환자들은 치료는커녕 가족과 사회에서 버림받은 불가촉천민으로 저주의 대상이었다. 당시 벽돌가마터 여환자의 비참한 모습은 이랬다. “몇 달 몇 년 동안 빗질도 않고, 옷은 더러운 넝마이며, 손발은 짓물렀다. 온몸에서 참을 수 없는 냄새가 났다. 한 발은 짚신을, 다른 발은 두꺼운 판자조각을 묶어 걸을 때마다 심하게 절뚝거렸다.” 이 사건을 계기로 광주선교부에 한센환자의 집이 설치됐고 2년 후에는 광주나병원이 출범했다. 애양원의 역사는 바로 1909년 4월 7일, 벽돌가마터에 여환자를 수용한 날부터 시작한다. 초대 원장인 윌슨(우일선) 선교사는 체계적인 치료는 물론 나환자들의 자립자생을 위해 목공, 석공, 직조, 의료기술까지 자체 기술자들을 양성했다. 또한 교회를 설립해 신앙을 통한 재활을 시도했다. 이 신앙적 한센공동체는 이후 애양원의 전통이 됐다.일제는 도시 공공위생을 문제 삼아 나병원 이전을 강권했고 1926년 여수 율촌면 신풍리 바닷가로 이전 명령을 내렸다. 800여 나환자와 가족들은 기차도 못 타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밤에만 걸어서 무거운 침상과 짐을 들고 140㎞를 이동했다. 이른바 ‘눈물의 이주’ 끝에 애양반도에 한센인의 자치 공동체, 애양원을 건설하게 된다. 반도의 중앙에 병원과 교회를 세우고 그 남쪽에 여환자 숙소를, 북쪽에 남환자 숙소를 각 20여동 지었다. 이외에도 기술학교, 이발소, 창고, 오락실 등 총 110동의 건물을 세웠다. 현지에서 채취한 응회암과 사암들로 돌벽을 쌓고 목조 지붕틀을 올린 간략한 서양식 건물들이었다. 목수, 석공, 토공 등은 모두 훈련된 한센인들로, 자체 인력과 기술로 완성한 공동체 건축이었다. 해방 후에는 한성신학교를 세워 한센인 교역자를 양성했다. 첫 방문 당시, 남환자 숙소는 모두 철거돼 그 터에 한센인 정착지인 도성마을이 자리잡았다. 병은 완치됐지만 신체적 불구로 남은 음성한센인들의 자립갱생을 위한 마을이었다. 여환자 숙소는 폐가인 채로 14동이 남았고 한성신학교는 토플하우스라는 숙소로 개조했다. 원래 병원 건물을 애양병원역사관으로 개조했고 입구 쪽에 새 병원 건물을 크게 세운 상태였다. ●1967년 건축가 조자룡 설계·김종규 전시관 증축 계획… 장장 한 세기 걸친 건축 애양원 설립부터 1950년대까지 건설된 모든 건물들은 선교사들이 계획하고, 한센인들이 건설한 일종의 민간건축이었다. 굳건한 막쌓기 돌벽과 직선적인 서양식 지붕들은 마치 18세기 유럽의 마을에 온 듯 이국적인 경관을 이룬다. 경제적 부족과 기술적 제약으로 건물은 비록 낮고 허술하지만, 소외된 이들의 초보적인 안식처로서 충분한 근원적인 건축들이다.1967년 새로운 병원을 세우게 되는데 설계를 건축가 조자룡(1926~2000)이 맡았다. 해방 직후 하버드대학원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했고 스웨덴 설계회사에서 실무를 쌓은 후 귀국해 1950~60년대를 풍미한 풍운아였다. 돌아가시기 얼마 전 그분을 뵙게 돼 1박2일로 말씀을 들었는데, 아마도 설계한 건물이 150개 이상은 되리라 회고했다. 그럼에도 조자룡은 늘 한국의 전통미에 관심을 두었다. 1970년 민학회를 조직했고, 최대의 민화 수집가로서 사설 민속박물관까지 경영했다. 새 애양병원에 도입된 휘어진 처마나 쌍사자석 등을 모티브로 한 현관 기둥도 그가 노력한 전통 계승의 표현이었다.2010년 애양원 방문 때 2년 후 열릴 여수해양엑스포에 대비해 여환자 숙소 잔해들을 철거하고 새롭게 펜션을 지을 계획이라고 들었다. 나는 남겨진 건축적 흔적을 살려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고 그 설계를 자원해서 맡았다. 기존 건물의 돌벽을 최대한 보존하고, 그 뒤편에 단순하고 무성격한 새 숙소를 부가했다. 원 숙소부는 새 숙소의 안마당이 되고, 원 건물의 정면만이 돋보이도록 설계 전략을 세웠다. 애양원 개척 당시의 소중한 건축유산을 보존하고 새롭게 쾌적한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치유의 숲’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원 병원이었던 역사관은 외벽의 풍화가 심하고 비좁았다. 함께했던 서 회장이 비용을 쾌척해 기존 역사관을 수리하고 넓은 새 전시관을 증축하게 됐다. 이 설계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창조적 건축가 김종규가 맡았다. 그 역시 기존 건물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뒤편에 단순한 형태의 백색 전시관을 덧붙였다. 기존 건물에서는 느낄 수 없는 내부공간의 깊이와 빛의 변화를 담은, 외유내강형의 세련된 건축이다.거의 한 세기에 걸쳐 애양원은 수많은 이들의 건축적 노력을 결집해 왔다. 선교사들과 한센인들, 조자룡, 김봉렬, 김종규 등 전문, 비전문 건축가들은 이국적인 돌집부터 미니멀한 현대적 공간까지 다양한 형태와 공간을 차곡차곡 쌓아 왔다. 그럼에도 이들은 서로 중요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과거의 의미를 기억하고, 앞선 건축의 흔적들을 존중하며, 총체적인 환경의 상처와 기억의 아픔들을 치유하려는 소중한 가치들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건축학자
  • [세월호 5주기] “악플보다 세월호와 함께한 눈물이 훨씬 많아요, 꼭 기억하세요”

    [세월호 5주기] “악플보다 세월호와 함께한 눈물이 훨씬 많아요, 꼭 기억하세요”

    ‘삼풍 생존자가 말할게요’ 글 올린 A씨 세월호 유가족들은 지난 5년간 슬픔에 잠겨 있지만은 않았다. 진실을 은폐하려는 국가 권력과 맞서 싸웠고, 또 다른 재난이 발생하면 먼저 달려가 피해자들을 보듬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와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피해자들도 마찬가지다. 팽목항으로 달려가 세월호 유족들과 함께했다. 재난 피해자들의 끈끈한 연대가 안전 사회의 귀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 “저는 정부로부터 제대로 사과를 받았는데도 20여년 전 그 일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어요. 그런데 세월호 때는 정부 사과는커녕 진실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잖아요. 어떻게 세월호를 잊을 수 있겠습니까.”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피해자 A(필명 산만언니)씨는 지난 11일 서울신문과 만나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대처는 삼풍백화점 때보다 못했다”고 비판했다. A씨는 세월호 침몰 직후 전남 진도 현장으로 달려갔다. A씨는 삼풍백화점 붕괴 때 정부의 대응은 비교적 빠르고 확실했다고 기억한다. 당시 A씨는 뒤에서 날아온 건물 파편에 피투성이가 됐다. 다행히 지나던 시민이 그를 병원으로 옮겼다. 입원실로 조순 당시 서울시장의 꽃바구니와 위로금이 왔다. 공무원들도 수차례 다녀갔다. 따로 요구하지 않았는데 대통령이 사과했고, 보상금도 바로 지급됐다. 사고 원인을 제공한 공무원 다수가 처벌받았다. 세월호 참사를 보며 A씨는 무언가 단단히 잘못됐다는 생각을 했다. 여론도 삼풍 때와 달랐다. 일부 시민들은 세월호 가족들에게 ‘자식 목숨 장사’를 한다며 손가락질했다. A씨는 지난해 한 네티즌이 올린 세월호 유가족 비난 글을 보고는 며칠 동안 잠을 못 잤다. 결국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세월호가 지겹다는 당신에게 삼풍 생존자가 말할게요’를 통해 삼풍 사고와 세월호 참사에서 정부와 사회의 달랐던 반응을 조목조목 나열했다. 수십 개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됐다. 그는 “세월호 어머니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고 말했다. “참사 생존자인 내가 그들 대신 말해 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겼다. 돈을 들먹이며 유족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향해 “나도 충분한 보상금을 받았다. 그러나 그 돈 열 배를 돌려주고서라도 안 겪었으면 하는 게 피해자 마음”이라고 썼다. 세월호 유가족과 연고가 없는 A씨는 최근 가까운 수녀님을 통해 세월호 어머니들이 자신의 글을 접하고 많이 울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진심이 돌고 돌아 닿은 뭉클한 순간이었다. 분노로 올린 글이었지만, A씨에겐 ‘따뜻한 기억’으로 남았다. 그의 글을 공유하며 세월호 피해자들을 걱정하고 지지하는 수많은 사람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악플을 달고 모진 말을 하는 도드라진 소수보다 함께 아파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세월호 유가족이 꼭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씨는 ‘피해자다움’ 프레임에서 과감하게 벗어날 것을 조언했다. 그는 “나를 만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얘기가 ‘우울하게 살 줄 알았는데 멀쩡해서 놀랐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A씨에겐 그런 말이 2차 가해로 느껴졌다. “피해자들이 더 크게 웃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아무리 슬픈 장례식장이라도 밥은 먹고 웃을 수도 있잖아요. 세월호 유가족들이 여행도 다니고 맛집도 다니면서 밝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세월호 5주기] 일반인도 똑같은 희생자인데… 국민 관심도, 예산 편성도 뒷전

    [세월호 5주기] 일반인도 똑같은 희생자인데… 국민 관심도, 예산 편성도 뒷전

    잠수사 이광욱 씨 등 44명 봉안함 안치 3년 전 개관 후 폐관 등 파행 운영 험난평일 20여명 방문… “정부 관심 아쉬워”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된 추모관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비 30억원을 투입해 지상 2층, 연면적 504㎡ 규모로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인천가족공원에 세운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는 세월호 참사로 사망한 44명의 봉안함이 안치돼 있다. 학생들을 살리느라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세월호 직원 박지영·정현영씨, 사무장 양대웅씨, 아르바이트생 김기웅씨 등 세월호 승무원 9명을 비롯해 환갑 여행을 떠났다가 한꺼번에 변을 당한 인천 용유초등학교 동창 12명, 시신 인양을 하다 순직한 잠수사 이광욱·이민섭 씨 등 (단원고 희생 학생들을 제외한)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공간이다. 박씨와 정씨는 매점과 커피숍에서 각각 일하는 직원이었지만 진짜 세월호의 선장이었다. 이들은 승객 구조 의무가 있는 승무원이라기보다는 영업직에 가까웠으나 선원들이 모두 도피한 상태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학생들을 구조하다 시신으로 발견됐다. 박씨와 정씨, 양씨 3명은 의사자로 인정돼 지난해 10월 국립현충원으로 유골이 옮겨졌지만 이들이 있던 자리는 사진, 추모글과 함께 그대로 보존돼 있다. 전시실에는 세월호 축소 모형과 세월호 사고 관련 영상, 희생자들의 영상·유품 등이 전시돼 있다. 그러나 추모관 운영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세월호 2주년인 2016년 4월 16일 문을 연 추모관은 다음날부터 파행 운영됐다.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데다 추모관 운영 주체가 애매해 상주인력이 한 명도 배치되지 않아 문을 닫았다가 같은 해 9월 재개관됐다. 이듬해인 2017년에도 예산 편성이 늦어져 1·2월 두 달간 운영을 못했다. 지금은 인천시설공단이 채용한 직원 3명이 교대로 근무하고 있지만 연임이 되지 않은 8개월 짜리 단기 계약직이어서 전문성이 떨어진다. 때문에 유가족 2명이 상주하면서 운영을 지원하는 실정이다. 추모관이 개관한 지 3년이 됐지만 이곳을 아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 평일은 20~30명, 주말에는 60여명이 찾고 있다. 전태호(43) 세월호일반인유가족협의회 위원장은 “정부나 국민들의 관심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면서 “해양사고 안전 매뉴얼 등 새로운 콘텐츠를 담으려면 시청각실 등이 필요한데 예산이 미흡해 공간 확충에 어려움에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경북 나드리 열차’ 타고 봄나들이 즐겨 보세요

    “‘경북 나드리 열차’ 타고 봄 여행 떠나 보세요.” 경북도는 한국철도공사 대구본부와 함께 봄을 맞아 ‘경북 나드리 열차’를 새롭게 단장하고 초특가와 신규 상품을 선보인다고 15일 밝혔다. 초특가 상품은 포항 바다열차와 청도 불빛열차 패키지 상품이 있다. 기존보다 최대 50%까지 저렴한 1만원 대에 판매한다. 포항 상품(1만 6600원)은 열차로 이동해 시원한 바다를 느낄 수 있는 운하 크루즈와 죽도시장, 영일대를 돌아볼 수 있다. 청도 상품(1만 4000원)은 가족과 연인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방스와 와인 터널로 구성했다. 신규 상품은 기존 문경, 예천, 안동, 영주, 봉화 등 8개 상품을 묶은 산타열차에 다음 달부터 상주 패키지를 추가한 것. ‘먹고 보고 즐기는 상주 이색 여행’을 주제로 승곡마을 곶감 강정 만들기, 국제승마장 체험, 경천대 보트 유람 등을 하고 찰밥 도시락,뽕잎 밥상 정식을 맛볼 수 있다. 희망자는 동대구역 여행센터(053-940-2223)나 여행사(1666-0533)로 문의하면 된다. 총 193석 규모인 경북 나드리 열차는 동대구역에서 출발하는 금요일 주간 포항 바다 열차, 금요일 야간 청도 불빛 열차, 토·일요일 분천 산타 열차 3개 노선을 운행한다. 한만수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열차를 타고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고 일반 열차에는 없는 공연·이벤트 공간, 매점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열차 안에서 각종 이벤트를 선사한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춘향이 발그레하듯… 생기 도는 광한루, 몽심재·구룡폭포… 이몽룡 다녀간 듯

    춘향이 발그레하듯… 생기 도는 광한루, 몽심재·구룡폭포… 이몽룡 다녀간 듯

    ‘이편에는 함양 저편에 담양/ 꿈에는 가끔가끔 산을 넘어/ 오작교 찾아찾아 가기도했소/ 그래 옳소 내 누님, 오오 누이님/ 해 돋고 달 돋아 남원땅에는/ 성춘향 아가씨가 살았다지요/ (김소월의 시 ‘춘향과 이도령’ 중) 퇴기 월매의 딸 성춘향과 남원 부사의 아들 이몽룡의 신분을 뛰어넘은 로맨스는 전북 남원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사랑 이야기다. 춘향가는 지금까지 전해지는 판소리 다섯 마당 중 음악적으로나 문학적으로 으뜸으로 꼽히고, 이들의 사랑을 노래한 명시만도 여러 편이다. 춘향제가 열리는 매년 5월이 다가올 무렵이면 남원은 이팔청춘 춘향이처럼 생기가 돈다. 싱그러운 봄바람이 살랑이던 날 지리산 자락의 맑은 정취, 천년고찰의 운치, 민족의 문학혼을 함께 돌아볼 수 있는 남원을 다녀왔다.●기왓장과 나무로 지어진 옛 서도역 수도권에서 남원으로 향한다면 남원 시내에 이르기 전 시 북동쪽에 자리한 옛 서도역에 먼저 들르는 것이 동선을 짜는 데 좋다. 임실군과의 경계에 위치한 옛 서도역은 전라선 철도에 놓인 기차역으로 일제강점기인 1931년 영업을 시작했다. 2002년 전라선이 정비되면서 도보로 5분 남짓 떨어진 곳에 새 역사가 생겼고 철거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보존을 주장하는 주민들의 요구에 남원시가 철도청으로부터 역사와 부지를 매입했고, 기왓장과 나무로 지어진 과거 모습으로 복원하면서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로 거듭났다.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는 아름드리 벚나무 아래 세월을 거슬러 서 있는 듯한 옛 서도역을 돌러보던 중 짤랑짤랑 방울 소리를 들었다. 할아버지를 따라 산책을 나온 생후 1개월 된 강아지가 짧은 다리로 아장아장 뛰어다니고 있었다. 젊은 시절 군대에 가기 전 서도역에서 급사로 일했었다는 이길무(76) 할아버지는 지금도 서도역 맞은편에 살고 있다. 이 할아버지는 “기차가 다니던 시절엔 줄을 서서 표를 끊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며 “그때는 역 앞에 여관도 있었고 하루 한 마리씩 돼지를 잡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역 앞 벚나무는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에도 컸고 수령 100년은 족히 넘었다고 한다.●소설 속 여러 장면 볼 수 있는 혼불문학관 최근에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 중 한 곳으로 소개되며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최명희의 대하소설 ‘혼불’의 배경이 된 곳으로 오랫동안 알려져 있다. ‘혼불’은 1930년대 말 전라도의 유서 깊은 문중에서 무너지는 종가를 지키는 종부 3대를 통해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담아낸 작품이다. 소설 속 종가집 효원이 마을로 시집을 오는 장면, 주인공 강모가 전주로 전학하는 장면 등에서 서도역은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다. 옛 서도역에서 차로 3분가량 떨어진 곳에 혼불문학관이 자리하고 있다. 문학관 내부에서는 소꿉놀이, 혼례식, 액막이연 날리기, 명혼식, 장례식 등 소설 속 여러 장면들을 디오라마(입체전시)로 볼 수 있고 각 장면마다 전통 풍속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생전 집필실이 재현돼 있고 자필 원고 등 여러 전시물을 통해 작가의 생애를 돌아볼 수 있다. 문학관 옆 최명희 가문에서 100여년 전 만들었다는 청호저수지는 둘레로 짧은 산책을 하기 좋다.●몽룡이 춘향이 보고 첫눈에 반한 곳,광한루 혼불문학관을 나서 차로 25분쯤 달려 남원 시내의 광한루원으로 향한다. 광한루에 올라앉아 있던 이도령이 단오날 그네를 뛰는 춘향이를 보고 첫눈에 반한 그곳이다. 보물 281호인 광한루는 지금으로부터 600년 전인 1419년 남원으로 유배를 오게 된 황희 정승이 지은 누각으로 처음에는 광통루라고 이름 붙여졌다. 이후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한 정인지가 이곳의 경치에 취해 달나라 미인 항아가 사는 ‘광한청허부’로 부른 것을 계기로 광한루라는 이름을 얻었다. 1461년에는 부사 장의국이 광한루를 보수하면서 남원 시내를 흐르는 요천의 물을 끌어다 둘레에 연못을 만들었다. 1582년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한 정철은 연못 가운데에 신선이 살고 있다는 전설의 삼신산을 따 섬을 만들고 정자를 세웠다. 금실 좋은 원앙 한 쌍이 노니는 연못 위로 돌다리 오작교가 가로놓여 있다. 버드나무 가지가 수면에 닿을 듯 드리우고 그 너머 광한루가 고즈넉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풍경은 그대로 한 폭의 수묵화가 된다. 여러 차례에 걸친 확장공사로 2만 여평 부지에 조성된 광한루원에는 수중누각 완월정, 춘향 어머니의 집인 월매집, 이도령과 춘향이 백년가약을 맺은 부용당, 춘향전기념관 등이 있어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다. 한편에서는 춘향이 된 듯 커다란 그네를 타고 투호놀이 등도 즐길 수 있다. 춘향의 일편단심을 기리기 위해 1931년에 세워진 영정각에는 김은호 화백이 그린 단아한 모습의 춘향 영정이 모셔져 있다. 이 사당에서 축원을 빌면 백년가약이 이뤄진다고 하니 광한루원을 찾은 연인이라면 이도령과 춘향의 사랑을 떠올리며 소원을 빌어 봐도 좋겠다.●요천 따라 산책로 양옆으로 벚꽃 활짝 광한루원을 나서면 맞은편 도로변에 활짝 핀 벚꽃이 장관이다. 남원 중심부를 흐르는 요천을 따라 숭사교에서 춘향교 부근까지 산책로 양옆으로 벚나무가 빽빽이 심겼다. 사방으로 풍성하게 뻗은 가지마다 핀 벚꽃이 연분홍 장막을 드리운다. 군밤, 솜사탕 등을 파는 노점이 즐비하고, 엿장수의 구성진 입담에 지나가던 어르신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함박웃음을 짓는다. 벚꽃으로 물든 요천변과 광한루원 일대는 다음달 8일부터 12일까지 춘향제의 무대로 변신한다. 완월정 무대에서는 개막공연과 춘향선발대회, 춘향국악대전 등 공식행사가 펼쳐진다. 평소 출입이 제한되는 광한루각은 1년에 단 한 번 축제 기간 동안 개방된다. 이 밖에 명인·명창·명무들의 국악 향연과 전국에서 온 버스커들의 거리공연도 풍성하게 열린다.●춘향테마파크 지나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요천 벚꽃길 남쪽의 춘향테마파크를 지나 춘향의 흔적에서 벗어나 본다. 춘향테마파크 남쪽 출구 부근에 옅은 회색의 깔끔한 외관이 인상적인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이 서 있다. 지난해 3월 개관한 공립미술관으로 남원 출신 김병종 작가가 남원시에 기증한 컬렉션을 기반으로 문을 열었다. 입구로 들어서는 나지막한 오르막길 주위로 계단식 물의 정원이 조성돼 있다. 작품 감상에 앞서 잡념을 씻어 주는 듯하다. 1층에서는 김병종 작가의 상설전이, 2층에서는 기획전이 열린다. 약 2000권의 미술·문학·인문학 서적이 비치된 1층 북카페는 물의 정원을 바라보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에 제격이다.●몽심재, 조선 후기 상류 가정 가옥 형태 그대로 시내를 벗어나 ‘숨은 보석’을 찾아 떠난다. 차를 타고 남쪽으로 15분가량 가다 호곡삼거리를 지나면 몽심재에 다다른다. 내비게이션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다면 ‘수지면 내호곡2길 19’로 주소를 입력하면 찾아갈 수 있다. 마을 입구 빨간 하트 모양 표지판이 ‘남원의 숨은 보석 10선 몽심재’라고 길을 안내한다. 몽심재는 조선 후기 전북 지방 상류 가정의 전형적인 가옥 형태를 고스란히 보존한 고택이다. 경사진 지형 위에 뒤로는 대나무숲을 두고 앞으로는 소나무가 병풍처럼 자란 낮은 언덕을 마주한다. 잿들에서 흘러내린 물이 마당 앞으로 흘러 연못을 이루고 배산임수의 명당을 완성시킨다. 솟을대문을 높게 세웠는데, 여인네들이 가마를 타고 마당 안까지 들어올 수 있도록 지은 것이라고 한다. 대문 오른편으로는 하인들이 기거하는 문간채가 있다. 문간채 앞으로는 거북 모양의 큼직한 바위가 놓여 있어서 사랑채가 바로 보이지 않는다. 하인들이 마음 놓고 쉴 수 있도록 배려한 조경이라고 한다. 가옥 중심에 있는 사랑채는 정교하게 쌓인 높은 축대 위에 자리해 고고하고 위엄 있는 인상을 준다. 사랑채 뒤편 안채에는 양편으로 다락이 있다. 다락방의 창을 열면 사랑채 지붕 너머로 집 앞 아미산의 눈썹 같은 능선이 내다보인다. 건물 주위를 둘러싸고 높낮이를 알맞게 조절해 완성한 배수시설에서는 몽심재의 세심한 건축기법을 엿볼 수 있다. 몽심재를 방문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곳에서 묵어갈 수 있다. 사랑채와 안채 등의 일곱 칸을 묵어가는 방문객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지리산 자락 구룡폭포·회덕마을도 가볼 만 이번에는 남원 동남쪽 지리산 자락으로 들어간다. 내비게이션에 ‘구룡폭포 주차장’을 찍고 달리다 보면 어느새 경사가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길이 계속된다. 40분가량 달려 도착한 주차장에서 구룡폭포까지는 400여m. 가까운 거리지만 산길을 타고 가는 게 쉽지만은 않다. 산을 오르다 작고 가파른 계단 400여개를 내려가야 폭포를 만날 수 있다. 4월 초파일에 아홉 마리의 용이 내려와 놀다가 승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구룡폭포는 굽이쳐 흘러내리는 물살을 보면 그 전설에 왠지 수긍이 간다. 작지만 아찔한 출렁다리에서 폭포를 감상한 뒤 비폭동, 지주대, 유선대, 육모정으로 이어지는 절경을 둘러볼 수도 있다.구룡폭포 주자창에서 멀지 않은 곳에 회덕마을이라는 동네가 있다. 지리산 둘레길 상에 놓인 이 마을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오래된 샛집이 있다. 평범해 보이는 시골마을인 회덕마을 경로당 뒤편에 자리잡은 덕치리 초가는 1985년 박창규씨가 지은 것이 시초로, 6·25전쟁 때 불타 없어졌다가 1951년 재건했다. 억새풀로 지붕을 이은 샛집은 조선시대 일반가옥 형식을 따르고 있어 지리산 골짜기 마을의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을 느낄 수 있다.●신라 흥덕왕 때 창건한 천년고찰 실상사 마지막 목적지는 경남 함양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천년고찰 실상사다. 회덕마을에서 40여분 차를 달리면 닿는다. 신라 흥덕왕 때인 828년 증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실상사는 신라 구산선문 중 처음으로 문을 열었을 만큼 유서 깊다. 이곳에는 국보 제10호 백장암 3층석탑과 보물 제33호 수철화상능가보월탑 등 1000년 넘는 세월을 견딘 유물이 가득하다. 막상 절 문턱을 넘으면 글로 쓰인 거창한 역사 대신 고즈넉한 분위기에 사로잡힌다. 지리산 자락 봉우리들이 사방을 에워싸고 있는 한가운데 너른 평지에 자리잡아 부처님 품에 감싸인 듯한 안온한 느낌이 든다. 절 오른편에 조성된 크지 않은 대숲에서는 마음을 툭 내려놓고 바람이 움직이는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글 사진 남원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여행수첩 전북투어패스를 이용하면 남원을 포함한 전북 여행을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다. 광한루원, 춘향테마파크, 지리산허브밸리 등 남원의 유료 관광지를 여러 곳 방문할 계획이라면 전북투어패스를 사용하는 것이 저렴하다. 관광형 카드 기준 1일권 8300원, 2일권 1만 3900원, 3일권 1만 9900원 등이 있다. 전북 14개 시·군의 60여개 주요 관광시설에 해당 기간동안 제한 없이 입장할 수 있다. 교통형 카드 이용 시 시내버스, 공영주차장 무료 이용 등 혜택이 추가된다. 관광안내소 등 40개 판매점과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 ‘회사가기싫어’ 직장인들의 진짜 꿈? “퇴직”

    ‘회사가기싫어’ 직장인들의 진짜 꿈? “퇴직”

    ‘회사 가기 싫어’가 직장인의 애환을 제대로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극했다. 지난 9일 방송된 KBS 2TV 초밀착 리얼 오피스 드라마 ‘회사 가기 싫어’ (극본 박소영 강원영, 연출 조나은 서주완, 제작 몬스터유니온)에서는 초고속 승진의 전설 강백호(김동완 분)가 한다스 영업기획부에 들어와 조직의 운명을 책임질 M 문고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다시 돌아온 한다스 직원들. 그 사이에 뉴페이스 신입사원 노지원(김관수 분)이 등장한다. 최영수(이황의 분) 부장은 새로 들어온 지원에게 “수첩을 파는 것이 네 꿈은 아니었을 거 아냐”라며 “너의 진짜 꿈은 무엇이냐”고 물었고 이에 지원은 “퇴직하고 세계여행 가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해 한다스 직원들을 당황케 했다. 반면 KBS 다이어리 납품 건이 18원 차이로 떨어져 부서 합병설이 나도는 가운데 최영수 부장은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이제 부장 중에 50대는 너밖에 없다. 네가 사장이라면 누구부터 자르겠냐?”는 이사의 말에 가족사진을 보며 고민스러워하는 영수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영수는 KBS 입찰 실패를 만회할 만한 새로운 영업 플랜으로 M 문고 프로젝트를 회의에서 추진하지만 ‘연필로 종이를 기록하는 시대는 갔다’는 강백호의 주장으로 사원들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고 만다. 설상가상으로 ‘졸대’에 걸려 넘어지게 된 영수는 화를 내며 백호를 옥상으로 불러내 긴장감을 조성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이 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사이가 좋아 보이는 둘의 모습에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어 강백호는 M 문고 입점 프로젝트를 발 벗고 도와줄 것을 사원들 앞에서 약속하고 직원들은 지난 밤 백호와 영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 한다. 사실 지난 밤, 영수는 백호를 호기롭게 옥상 위로 불렀지만 본인을 도와서 M 문고 프로젝트를 완수 시켜달라며 애원했던 것인데. 마지막 불꽃을 태워보고 사라지고 싶다는 영수의 말에 백호는 착잡한 표정을 짓는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소중한 무언가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특히 시대에 뒤떨어지면 결국 버려질 수 없다는 두려움을 앉고 사는 중년의 직장인의 모습이 짠해 보이기도 하는데. 그 모습이 우리 자신 혹은 가족의 모습이 아닌지 새삼 주변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수도권 시청률 2.6%(닐슨 기준)로 좋은 출발을 알린 ‘회사 가기 싫어’는 매주 화요일 밤 11시 10분 KBS 2TV에서 방영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씨줄날줄] 재난과 관광/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재난과 관광/이순녀 논설위원

    재난은 그 자체로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주지만, 특히나 관광업이 발달한 곳이라면 피해는 갑절이 되기 십상이다. 추가적인 재난의 위험이 없어도 왠지 불안한 마음에 다른 선택지를 찾으려고 하는 게 인지상정인 데다 무엇보다 피해 복구에 땀 흘리는 현지인들에게 미안한 심정 때문에 관광객의 발걸음이 뚝 끊기는 경우가 많다. 관광으로 먹고사는 지역민들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중 피해를 고스란히 당해야 한다. 실제로 2016년과 2017년에 지진 피해를 입은 경주와 포항은 한동안 관광객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시간이 지나서야 서서히 회복했다. 이런 이유로 재난 현장이 어느 정도 수습되고, 피해민에 대한 기초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나면 해당 지자체는 관광객 유치에 발벗고 나서지 않을 수 없다. 지난 4일 발생한 산불로 피해를 본 강원 동해안 지역도 마찬가지다. 최문순 강원지사와 김한근 강릉시장은 그제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관광을 오시는 게 최대의 자원봉사”라고 호소했다. “벚꽃 축제가 시작되면서 많은 사람이 강원도를 찾아올 시점인데 재난 때문에 미안해서 안 오는 것 같다”며 “마음에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고성, 속초, 강릉, 동해 등 동해안 일대 6개 시군은 연간 5000만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 있는 관광지다. 그런데 지난 주말엔 속초의 숙박시설 80%가 비었을 정도로 관광객이 확 줄었다고 하니 애가 탈만 하다. 다행히 소셜미디어 등에서 동해안 관광 캠페인이 활발히 벌어지는 모양이다. “산불로 많은 것을 잃었고 모두 부족하지만, 가장 부족한 것이 관광객”이라는 한 속초 시민의 글이 화제를 모으면서 예약을 취소하려던 사람들이 예정대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는 사례가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 강원도도 외국인 관광객 대상 여행사에 도지사 서한문을 보내고, 각 시도 교육청에 국내 수학여행단을 차질 없이 보내 달라고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 활동에 나섰다. ‘Again, Go East’라는 타이틀로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거리 홍보를 하고 DMZ 평화둘레길과 산불 지역을 연계한 국외 여행사 팸투어도 계획하고 있다고 하니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재난을 당한 이웃을 십시일반으로 돕는 한국인의 저력은 이번에도 빛을 발하고 있다. 기부금은 지난 8일 기준으로 150억원이 모였고, 자원봉사자들도 4000명 넘게 활동하고 있다. 위문품 택배가 산처럼 쌓인단다. 자랑스러운 미덕이다. 여기에 평소처럼 관광객이 몰린다면 상처 입은 지역민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위로가 되지 않을까.
  •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예방 백신 없어…中·베트남 등 발병국 축산물 반입 금지를”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예방 백신 없어…中·베트남 등 발병국 축산물 반입 금지를”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9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국내 유입 예방과 관련해 “중국, 베트남, 몽골 등 ASF 발생국을 여행할 경우 축산농가와 발생지역 방문을 자제하고 국내 입국 시 축산물을 휴대 반입하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정부 합동 담화문을 통해 “ASF 감염 시 치사율이 매우 높고, 구제역과 달리 예방 백신이 없어 발생할 경우 막대한 국가적인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와 유럽에서만 발생하던 ASF는 지난해 중국(110건)에 이어 올해 몽골(11건)과 베트남(211건), 캄보디아(1건)까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발생되지 않았지만 중국 여행객이 가져온 돼지고기 축산물에서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14건 검출됐다. 이 장관은 “선박·항공기 운항노선에 검역탐지견을 투입하고 휴대 수하물에 대한 엑스레이 검사를 확대할 것”이라며 “전국 6300여 돼지농가에 전담공무원을 지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양돈농가는 외국인근로자가 모국의 축산물을 휴대하거나 국제우편으로 반입하는 일이 없도록 지도·교육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불법 축산물 적발 시 과태료를 최고 1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장관은 “등산, 야외활동 시 먹다 남은 소시지 등 음식물을 버리거나 야생멧돼지에게 주는 것을 금지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은음식물을 먹이는 양돈농가는 가급적 일반사료로 전환하고, 부득이 남은 음식물 사료를 먹이는 경우 반드시 80도 이상에서 30분 이상 열처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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