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달 여행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6월 부진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청년 실업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역전골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3%의 여백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927
  • 해수욕 뺨치는 ‘호수욕’… 인근 누드비치는 언감생심

    해수욕 뺨치는 ‘호수욕’… 인근 누드비치는 언감생심

    베를린에 살기 시작한 지 7개월이 됐다. 아직 1년도 안 된 새내기 베를리너이지만 베를린의 여름만큼은 어느 정도 익숙하다. 12년 전 베를린에 처음 왔다가 매료돼 열심히 드나든 덕분이다. (지금은 절판된) 내 인생 첫 책의 제목도 ‘다시 베를린’이었다. 책 이름처럼 1~2년에 한 번씩, 어느 해엔 연달아 베를린에 왔다. 잡지 취재로도 오고, 출장으로도 오고, 휴가로도 왔다. 그리고 그 계절은 항상 여름이었다. 내게는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자 언제나 돌아오고 싶은 때였다. 올 때마다 베를린의 여름을 탐험하는 강도도 높아졌다. 처음엔 힙한 동네 ‘미테’와 ‘크로이츠베르크’를 어슬렁리며 갤러리와 바, 맛집 등을 탐험했다. 부지런히 동네를 익히고 힙한 곳을 찾아다니는 데만도 시간이 모자랐다. 도시에 익숙해지자 하나라도 더 봐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이 줄었다. 크로이츠베르크의 ‘크’자도 모르던 20년지기 친구가 베를린에 정착해 살기 시작한 후로는 더 느긋한 마음이 생겼다. 그녀는 내 집처럼 자기 집 한켠을 내주며, 여름이 다가오면 물었다. “언제 올 거야?” 그래서 나는 많은 여름을 베를린에서 있었다. 거창한 계획도 없이, 친구 집 거실을 별장 삼아. 더울 땐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 들어가 앉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거나 슈프레 강가에 누워 맥주를 마셨다. 베를린에 사는 친구들과 공원에 앉아 슈퍼마켓에서 산 5유로짜리 와인을 하루 종일 마시기도 했다. 게으른 베를리너들의 흔한 여름 피서법이었다. 하지만 공원의 그늘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날이 있다.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가는 때다. 오래된 집들은 대부분 에어컨이 없어서 서울 집처럼 시원한 냉기가 없다. 에어컨 없는 카페, 에어컨 없는 지하철. 도시에는 에어컨 없는 것들투성이다. 그래서 여름이 짙어지면 베를리너들은 호수로 간다. ●내륙 도시 베를린… “바다 대신에 호수로” 베를린에는 시내를 관통하는 슈프레강과 서쪽의 하펠강, 그리고 80여개의 크고 작은 호수가 있다. 사람들은 여름이 되면 슈프레 강가에서 일광욕을 하거나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호수로 가서 물놀이를 즐긴다. 바다가 없는 베를린에서는 해수욕이 아닌 ‘호수욕’을 즐기는 것이다. 그동안 물놀이라 해 봐야 티어가르텐 안에 있는 카페 암 노이엔 제에서 배를 타거나 슈프레 강변에서 맥주를 마시는 게 전부였는데, 여름마다 오다 보니 점점 새로운 물가를 탐험하게 됐다. 베를린의 여러 호수를 가 봤고, 이제는 시간 날 때마다 세일링도 한다. 가까운 호수 중엔 쿠담비치를 제일 먼저 가봤다. 서쪽의 부자 동네, 쿠담에서 조금 더 가면 나오는 작은 호수, 하렌제(Halensee) -제(see)는 독일어로 호수를 뜻한다- 앞에 갔다. 호숫가에는 긴 풀장과 선탠할 수 있는 나무 데크, 고운 모래사장과 흰색의 비치의자들이 단정하게 비치돼 있다. 한눈에 보기에도 운치가 있는데, 쿠담비치는 아마도 베를린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해변 중 하나일 것이다. 맥주보다는 샴페인을 마셔 줘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넘친다. 호수 위에는 카푸치노 그랜드 카페가 자리해 있다. 이곳 역시 지중해풍의 하얀색 의자와 테이블, 흰 소파들이 휴양지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많지만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풍경을 즐기기엔 아깝지 않다. 비싼 데 돈을 잘 안 쓰는 베를리너들에겐 조금 사치스러운 분위기이긴 해도, 리조트 같은 여유와 분위기를 바란다면 한번쯤 즐길 만하다.●베를린에서 가장 큰 뮈겔제 호수 쿠담비치 이후엔 베를린 인근의 호수로 반경을 넓혔다. 대중교통으로 1시간 30분 정도 가야 하지만 거리가 좀 멀어서 그렇지, 가는 길이 어렵진 않다. 그중 가장 멋졌던 호수는 뮈겔제다. 베를린에서 가장 큰 호수로 동쪽 끝에 있다. 호수의 길이는 4.5㎞, 너비는 2.5㎞에 달한다. 수심이 깊은 곳은 8m에 이른다. 지하철 타고 트램 타고 걸어 걸어 찾아간 뮈겔제에서 우리가 간 곳은 ‘작은 뮈겔제’(Kleiner Mggelsee)였다. 근처에 누드비치(독일 말로는 에프카카(FKK)라고 한다)도 있다는데, 그곳에서 놀 배짱까진 없었다. ‘작은 뮈겔제’는 숲처럼 나무가 가득한 언덕 위에서 호수까지 고운 모래사장이 이어져 있다. 사방은 나무로 막혀 있고 자연적으로 생긴 해변처럼 은밀하고 아름다웠다. 아는 사람이 아니고선 쉽게 못 찾아올 것 같은데, 호수 초보자에게나 그렇지 그곳엔 이미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친구들, 연인, 어린아이를 데려온 가족 단위로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도 돗자리를 깔고 오후 반나절을 작은 뮈겔제에서 보냈다. 호숫가에 맥주와 간단한 먹을거리를 파는 가게도 있어 부지런히 맥주도 사다 마셨다. 하지만 사람들의 줄이 길어 많이 사 마시진 못했다. 오후 6시가 돼도 해가 쨍쨍했다. 짙은 에메랄드빛의 호수는 차가울 것 같았는데, 아직도 한낮의 온기가 남아 따뜻했다. 해가 나무 너머로 넘어갈 때까지, 그래서 사방이 그늘에 잠길 때까지 우리는 이 작은 뮈겔제에 오래오래 누워 있었다.●유난히 물 맑은 크루메랑케 작년 여름에는 나름 고르고 골라 현지인들이 많이 간다는 크루메랑케(Krumme Lanke)로 갔다. 지난여름에 유난히 많이 들은 호수 이름이었다. 물이 제일 깨끗하다, 젊은 현지 애들이 많이 간다는 평이었다. 베를린 동쪽에서는 뮈겔제, 베를린 서남쪽에서는 반제 호수와 크루메랑케가 유명하다. 그래서 30도가 넘어간 어느 금요일 낮, 크루메랑케 피크닉 팀을 급 결성했다. 멤버는 셋. 중간 역에서 만나 장도 봤다. 화이트 와인을 세 병 사고(각 일 병씩 마실 것이므로) 과일, 샐러드, 살라미, 치즈 등을 주렁주렁 사 들고 갔다. 가는 길에 제대로 된 FKK(누드비치)도 봤다. 잘 정돈된 호숫가 비치베드에 사람들이 몽땅 옷을 벗고 누워 있었다. 그들을 가로질러 갈 뻔한 걸 일부러 돌아돌아 먼 길로 갔다. 호숫가엔 한여름 해수욕장처럼 사람이 많았다. 그나마 오후 1시 전에 도착해서 다행이지 3시가 넘어가니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돗자리 두 개를 붙이고 얼음까지 챙겨 칠링된 화이트 와인과 음식을 오후 내내 먹었다. 하지만 크루메랑케에서 먹은 최고의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크나가 준비해 온 비빔밥이었다. 아침 내내 나물을 볶았다는 그녀는 북한산 비박하는 것 같은 큰 배낭을 메고 나타났다. 그 안에는 각종 나물과 밥, 달걀프라이는 물론 한꺼번에 넣고 비빌 수 있는 큰 ‘스뎅’ 그릇도 두 개나 들어 있었다. 다들 물놀이하러 왔는데 우린 먹으러 온 사람들처럼 둘러앉아 밥을 비볐다. 경치 좋은 크루메랑케 호숫가에서 참기름 두르고 고추장 두르고 쓱쓱 비벼 먹은 크루메랑케의 비빔밥은 정말이지 내 인생 최고의 비빔밥이었다. 부른 배로 내내 누워 있다가 해가 쨍쨍한 모래사장으로 가서 선탠도 하다가, 타 죽을 것 같으면 호수로 뛰어들었다. 물도 엄청 시원했다. 짙은 물빛은 그 속을 알 수 없게 깊었다. 베를린 호숫가에서 유일한 단점이라면 근처에 화장실이 없다는 것이다. 입장료를 받는 슈트란트바드(Strandbad)가 아닌 이상 화장실이 거의 없다. 그래서 호수 주변 숲속은 온통 휴지 천지다. 오줌 누고 싶은 곳이 다 비슷한 건지, 숲속에 유난히 휴지가 모여 있는 곳이 있다. 처음엔 누가 볼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급하게 볼일을 보지만 이것도 하다 보면 요령이라고 이제는 숲에서도 싸고, 물에 들어가서도 싼다. 사이 좋게 숲으로 들어가 갈라지며 후배가 말했다. “선배, 베를린에서 살다 보면 방광이 튼튼해져요. 아무 데나 화장실이 있는 게 아니고 공중 화장실이 있어도 50센트(750원)씩 돈을 내야 하니까 확실히 화장실을 덜 가게 돼. 나도 모르게 튼튼한 방광을 갖게 된다니까요.”●와인 마시며 요트 탈 줄 알았는데… 작년 여름 베를린에 왔을 땐 뭔가 삶의 또 한 챕터를 끝낸 기분이었다. 다니던 F&B회사의 홍보 일을 그만뒀고, 글은 거의 쓰지 않는 날들이었다. 나는 조금씩 시들어서 벽에 고정된 ‘드라이 플라워’ 같은 마음이 있었다. 베를린으로 여행을 오면서 생각했었다. 서울로 돌아갈 땐 내가 사랑하는 여름의 태양처럼 다시 뜨거워진 마음으로 가고 싶다고. 그리고 베를린에서의 두 달. 특별한 누군가를 원했지만 기대하지 않았고(늘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누군가를 진짜로 만나게 될지도 몰랐던 여름을 보내게 됐다. 큰 기대 없이 시작했던 일이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 일이 됐고, 나는 막연히 살고 싶다고 생각했던 베를린에서 곧 사랑하는 사람과 살게 됐다. 올해의 여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그와 함께 자주, 테겔 호수에서 보내게 될 것이다. 테겔 호수는 뮈겔제에 이어 베를린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다. 한 시간 정도 지하철을 타고 U6 알트 테겔 역에서 내리면 된다. 여기만 와도 분위기는 완전 다르게 느껴진다. 한적한 독일의 교외 동네로 놀러 온 느낌이랄까. 나이 든 노인들이 광장의 노천카페에 앉아 하염없이 해를 쬐고 있다. 6페니라는 이름의 젝사브루케 다리를 건너고 작은 오솔길을 15분 정도 걸어가면 남자친구의 요트가 있는 선착장이 나온다. 요트는 자그마하다. 네 명이 타면 적당한 크기다. 세일링을 좋아하는 그를 따라 작년에도 올해도 여러 번 이곳에 왔다. 처음에 세일링은 폼 나는 건 줄 알았다. 배에서 샴페인도 마시고 점심도 먹고 노닥노닥하다 오는 건 줄 알았다. 해외 출장 때, 큰 요트에서 몇 번 그렇게 한 적도 있어서 다 비슷한 줄 알았다. 하지만 모터를 끄고 바람으로만 가는 세일링은 전혀 다르다. 항상 바람의 속도와 방향을 잘 파악해야 한다. 바람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면 돛의 위치도 바로바로 바꿔야 하는데, 이를 놓치면 배가 갑자기 한쪽으로 크게 기울 수도 있고 뒤집어질 수도 있다. ●바람의 변덕을 다스리는 세일링 “테겔 호수는 바람이 꽤 변덕스러운 편이야. 그래서 뮈리츠 호수보다 세일링하기가 더 까다로워.” 나는 바람이 소리도 없이 방향을 바꿀 때마다 남자친구의 지시에 따라 갑자기 키도 잡고, 운전도 하고, 줄도 당기고 해야 했다. 그리고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갑자기 좌우로 돌아가는 돛의 아랫대에 머리를 맞는 것. 갑자기 획 돌아가는 대에 머리를 맞으면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고 물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그게 제일 위험하다. 싸 가지고 간 샌드위치는 입에도 못 댔다. 물만 벌컥벌컥 마실 뿐. 상황이 이런데 샴페인은 무슨! 한번은 배가 거의 물에 닿을 정도로 한쪽으로 기울어서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이러다 물에 빠지는 거 아냐? 나 빠지면 구하러 올 거지?” 양손으로 배 난간을 잡고 다리를 십일 자로 쫙 뻗어서 배가 기우는 쪽으로 안 가게 중심을 잡으며 내가 물었다. “음, 아니. 난 배에서 내릴 수가 없어. 나까지 배에서 내리면 배가 뒤집어져.” “뭐라고??? 그럼 난 어떻게 살아나와?” “네가 빠진 데로 내가 바로 배를 댈 거니까 넌 배를 잡고 올라오면 돼. 그때까진 물에 떠 있어야지. 수영할 수 있다며. 수영 못 하면 항상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야 하고.” 그때 깨달았다. 요트는 절대 둘만 타면 안 되겠다는 걸, 꼭 수영 잘하는 한 명을 더 데리고 타야겠다고 말이다. 나는 수영을 할 줄 알지만, 예전에 발이 안 닿는 3m 깊이의 방콕 수영장에서 한번 빠져 죽을 뻔한 이후로 발이 안 닿는 데에선 수영을 오래 못 한다. 그의 말을 듣자마자 나는 바로 구명조끼를 꺼내 입었다. 열 살 때부터 세일링을 배운 남자친구는 꼼꼼하고 섬세한 스타일이라 요트를 잘 몰았다. 오늘따라 변덕스러운 바람이 분다고 했지만, 나도 이내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는 테겔 호수가 하펠강과 만나는 지점까지 주욱 내려갔다가 다시 선착장이 있는 북쪽으로 유유히 올라왔다. 갈 때는 엄청 멀게 느껴졌지만, 바람을 잘 타고 달리면 돌아오는 건 순식간이었다. 바람이 뒤에서 부드럽게 불어와 양 돛을 버터플라이 형태로 펼치고 나아갈 때는 세일링의 맛을 좀 알 것 같았다. 사방엔 세일링 요트가 점점이 떠 있고 호수 주변을 둘러싼 작은 집과 섬, 나무들이 정겹게 지나갔다. 호수 위는 30도 더위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시원하고 조용하다. 원한다면 닻을 내려서 배를 고정시키고 수영을 하고 놀 수도 있다. 파란 하늘 밑에 더 새파란 호수가 있고, 배 위에서는 가만히 바람의 소리를 들었다. 도시 안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또 다른 자연의 풍광이 테겔 호수 안에 가득 차 있었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우양미술관, 스누피 탄생 70주년 한국특별전 열어

    우양미술관, 스누피 탄생 70주년 한국특별전 열어

    우양미술관에서 스누피 탄생 70주년을 기념해 “To the Moon with Snoopy” 한국특별전을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2020년 7월 10일부터 2021년 1월 10일까지, 총 185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관람시간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오후 6시이며, 추석 당일과 신정 당일은 휴무이다. 마지막 입장은 오후 5시 30분까지 가능하다. 입장료는 성인 12,000원, 학생 10,000원, 미취학아동 8,000원이며, 20명 이상 단체 관람객과 경주시민, 만 65세 이상 경로자,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은 입장료가 할인된다. 스누피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피너츠’는 “찰스 슐츠”의 4컷 연재만화에서 탄생한 캐릭터로, 찰리 브라운과 반려견 스누피 등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로 시작됐다. 피너츠는 1950년부터 약 50년간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신문매체에 연재돼 기네스북에 올랐으며, 두 주인공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는 1969년 달 착륙의 순간을 함께한 바 있다. 미국과 구 소련을 중심으로 전 세계가 너무나도 차갑게 대립하던 냉전시기 아폴로 10호의 콜 사인은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였다. 이는 스누피 안의 따뜻함과 자유로움을 함께 보여주고자 했던 인류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우양미술관 스누피 전시회는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스누피를 주제로 한 것으로, 홍경택, 이동기, 강강훈, 노상호, 홍승혜, 권오상, 이수경, 박승모, 그라플렉스, 스티키몬스터랩, 샘바이팬, 신모래 등 한국 현대미술 작가가 대거 참여해 스프레이 페인팅, 일러스트 등 상업미술과 순수미술의 영역을 넘나들며 대중과 호흡할 예정이다. 전시 외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으로 <피너츠 친구들은 어느 우주행성으로 가서 여행을 하고 싶을까? Planets of Peanuts!>, <너의 생각을 보여줘! Show me what you think!>, <Q&A 퀴즈>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도록 구성됐으며,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오후 4시에 10명 이하의 관람객을 대상으로 도슨트 전시 해설이 진행된다. 전시 해설은 사전에 예약해야 참여 가능하며, 선착순으로 예약 확정된다.한편, 우양미술관에서는 스누피 전시 관람객을 대상으로 그래피티 작가 제이플로우의 라이브 페인팅(Live graffiti)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7월 10일~11일)를 비롯해 스누피 친구들의 인형탈과 함께하는 포토타임(7월 10일 ~ 8월 31일, 매주 토, 일), 스페셜 기프트 음료 증정(7월 10일부터 7월 17일, 소진 시 종료) 등 여러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벤트는 각각 진행 날짜, 시간이 다르므로 미리 우양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 후 참여하는 게 좋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술은 내 오랜 연인… 미술계 손흥민 찾겠다

    미술은 내 오랜 연인… 미술계 손흥민 찾겠다

    신문선(62) 명지대 기록정보대학원 교수가 서울 마포구 홍익대 정문 앞에 화랑을 연 것은 지난해 9월이다. 홍익대 인근의 와우산과 영어 감탄사 ‘와우’(Wow)의 이중적 의미를 담은 와우갤러리를 개관하면서 신 교수는 “미술계의 손흥민을 찾겠다”는 비상한 포부를 밝혔다. 국가대표 출신 축구 해설위원, 성남FC 사장을 지낸 축구 행정가 등 축구인으로만 그를 기억하는 이들에겐 뜻밖의 반전이었다. 그러나 그가 열정적인 미술애호가이자 안목 있는 컬렉터(수집가)라는 사실을 아는 지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보면 그는 축구 못지않게 다방면의 문화예술에 조예가 깊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방송 중계를 할 정도로 바둑 실력이 수준급이고, 온갖 명품 카메라를 수집할 만큼 한때 사진에도 미쳤다. 빈티지 오디오로 클래식 음악을 즐기고, 차(茶)문화에도 일가견이 있다. 장르와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에게선 고전적인 언어로는 ‘르네상스인’, 현대 용어로는 ‘융합형 인재’의 면모가 엿보인다. 미술은 그중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마음에 품어 온 연애 상대였다. 회화는 물론 도자, 고가구, 조각 등에 두루 관심이 많다. 하지만 미술을 좋아하는 것과 작가를 발굴해 작품을 전시하고 거래하는 갤러리 운영은 다른 차원이다. 비유하자면 관중석에 앉아 있던 축구팬이 벤치에 합류해 경기에 뛰어든 격이다. 뒷얘기가 궁금했다. ‘우아한 컬렉터’에서 화랑 주인으로 변신한 지 열 달이 된 그를 지난 5일 만났다. -갤러리 개관을 10년 넘게 고민했다고 들었다. “2006년 독일월드컵 스위스전 오프사이드 사건으로 지상파 해설위원에서 중도하차했을 때 갤러리를 열려고 했었다. 집이 마포 상수동이라 매일 홍대 거리를 지나다니는데 유명한 미술대가 있는 지역에 제대로 된 전시 공간이 부족한 현실이 항상 안타까웠다. 이듬해 명지대 교수로 가게 되는 바람에 계획이 미뤄졌다. 그런데 환갑을 넘기면서 더이상 늦추면 안 되겠다 싶더라. ‘정년 뒤에 하고 싶은 게 뭐지’ 스스로에게 물으니 답이 나왔다. 지금은 교사 출신 아내가 대표를 맡고 있고, 나는 명예관장이다.” -개관 때 축구와 미술의 공통점을 얘기하며 ‘미술계의 손흥민’을 찾겠다고 했다. “축구든 미술이든 세계적인 스타를 배출하려면 마음껏 뛰놀 운동장이 있어야 한다. 2002년 월드컵을 거치며 한국축구가 한 단계 도약했고, 달라진 환경을 기반으로 손흥민 같은 특급 선수가 나올 수 있었다. 미술계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작가들 실력이 세계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기회와 환경이 주어지지 않았을 뿐이다. 개관전 ‘우보천리’ 때는 갤러리 이름을 알리기 위해 권순철, 서용선, 주태석 등 유명 작가들을 모셨지만, 이후엔 권영범, 이경 등 잠재력 있는 신진 작가 위주로 개인전을 기획하고 있다.” -전시를 함께할 작가를 선택하는 기준은 뭔가. “일단 작업실에 무조건 간다. 얼마나 치열하게 작업하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한다. 나는 작품을 수집하는 컬렉터이기 때문에 그림을 사는 사람의 심리를 잘 안다. 돈 많은 사람만 그림을 산다는 건 오해다. 월급쟁이들도 용돈을 아껴서 좋아하는 그림을 구입한다. 좋은 작가라면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작품을 우선적으로 내놓아야 하고, 미술 대중화를 위한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연세대 재학 때 일본 게이오대와 매년 교류전이 있었다. 한번은 게이오대 선수가 자기 집으로 초대해서 갔는데 다실에 조선 반닫이와 달항아리, 한국도예가들의 다완(차 사발)이 있는 걸 보고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그때부터 학교와 가까운 아현동의 고서화점이나 인사동의 화랑가를 쏘다녔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부터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 방송 해설위원으로 해외에 나갈 때마다 현지 미술관과 박물관 관람은 빼놓지 않았다. 외국 여행 가서도 꼭 그림 한 점씩은 사 왔다.”-처음 수집한 컬렉션과 특별한 사연이 있는 소장품을 소개해 달라. “박고석(1917~2002)의 설악산 울산바위, 쌍계사 그림 2점을 맨 처음 수집했다. 돈이 있다고 함부로 그림을 사지는 않는다. 좋아하는 작가에 대해 충분히 공부한 뒤 이력을 줄줄 외울 정도가 될 때 작품을 구입한다. 작품에 얽힌 인연도 소중하게 생각한다. 박영선(1910~1994)의 플루트 부는 여인 청동 조각상이 그런 사례다. 효창동 청파초등학교를 다닐 때 인근에 그분 아틀리에가 있었다. 당시 최고의 누드작가로 명성이 높았는데 호기심에 창 너머로 훔쳐보다 들켜서 혼나기도 했다. 2006년쯤 유작전에 갔다가 어릴 때 봤던 조각상을 발견했다. 작품을 팔지 않겠다는 유족을 간신히 설득해 손에 넣었다. 오디오룸에 놔두고 매일 보고 있다. 재작년에는 미국에 사는 박고석 선생의 아들이 우리 집에 와서 아버지 그림을 직접 보고 가기도 했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를 꼽는다면. “소정 변관식(1899~1976) 선생이다. 작품도 훌륭하지만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의 비리를 비판하는 등 기성 화단의 권위에 맞섰던 그분의 반골 기질을 좋아한다. 나도 ‘축구계 만년 야당’이라는 별명이 있지 않나. 권순철, 김종학, 박고석, 박영선, 오승윤 작가의 작품도 여러 점 갖고 있다. 남들은 ‘돈이 많아서 그런가 보다’ 여기겠지만, 외상으로 산 적도 많다. 아내에게 ‘0’ 단위를 하나 빼고 작품 구입 금액을 속이기도 했다. 어렵게 구입한 작품들이다 보니 지금까지 내다판 그림은 하나도 없다.” -‘신문선 미술관’ 설립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인생의 마침표를 어떻게 찍을까 고민을 많이 한다. 나는 체육인이지만 체육도 문화의 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축구를 하면서 해외를 자주 오갔기 때문에 한 나라 문화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고 있다. 죽고 나서도 문화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무언가를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한 지 꽤 됐다. 갤러리가 첫 단추라면 궁극적 목표는 미술관이다. 지금 살고 있는 상수동 언덕 붉은 벽돌 집을 미술관으로 꾸밀 계획이다. 작지만 내실 있는 미술관을 만들어서 시민들이 편히 구경할 수 있게 하고 싶다.” -미술 외에도 바둑, 글쓰기, 차(茶), 음악 등 다양한 문화예술적 소양을 지니고 있다. 타고난 재능인가, 노력의 결과인가. “운동선수는 한 우물만 판다는 편견이 싫었다. 그리고 모든 스포츠는 어느 정도 폭력성이 내재해 있는데 그 에너지가 긍정적으로 분출되도록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 나는 바둑과 글쓰기, 차 마시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내면의 균형을 맞춰 왔다. 승부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동료 축구인들에게 그래서 그림을 권한다. 운도 좋았다. 신문 칼럼 쓰고, 방송하면서 쌓은 인연과 내공이 큰 맥락에서 도움이 됐다.” -27세에 은퇴해 기업 홍보부장과 축구해설가, 축구행정가, 교수까지 여러 분야에서 일했다. 살면서 후회한 순간은 없나. “인생에 두 번의 터닝포인트가 있었다. 논문 쓰겠다고 20대 때 선수 그만둔 것과 2014년 성남FC 사장 임기를 연장하지 않고 학교로 돌아온 것이다. 둘 다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남이 하지 않은 걸 가장 먼저 해 왔다는 자부심이 있다. 최연소 해설위원을 하고, 처음으로 억대 연봉을 받았다. 하지만 내가 더이상 있을 곳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면 미련 없이 돌아섰다. 바닥까지 내려가는 대신 20~30% 여력이 남았을 때 스스로 내려놓는 게 맞다고 본다.” -인생철학이나 삶의 지침이 있다면. “세상은 흔히 돈과 명예를 성공의 척도로 삼지만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가’, ‘정의롭게 사는가’가 기준이다. 만년 야당 소리 들어가며 축구계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것도 할 말은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무엇보다 재밌게 즐기면서 사는 인생이 가장 행복한 듯싶다. 그러려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 내가 갤러리를 연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월드피플+] 딸 결혼식 위해…홀로 6400㎞ 항해한 한 팔 없는 아빠의 도전

    [월드피플+] 딸 결혼식 위해…홀로 6400㎞ 항해한 한 팔 없는 아빠의 도전

    한 팔이 없는 노년의 한 남자가 자신의 요트를 타고 무려 6400㎞를 홀로 항해해 고향에 도착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해외언론은 카리브 해 북동쪽 섬인 세인트마틴에서 출발해 37일 만에 고향인 북아일랜드 런던데리에 무사히 도착한 게리 크로더스의 사연을 보도했다.올해 나이 64세의 크로더스는 지난 2008년 오토바이 사고로 인한 합병증으로 고생하다 2년 전 한 팔을 절단한 가슴 아픈 과거를 안고있다. 그와 같은 많은 장애인들이 자신의 상황에 좌절하는 것과는 달리 크로더스는 장애인에게 항해 기회를 주는 자원봉사단체에 가입해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크로더스는 "내 신체적 외상이 매우 심각했지만 내 마음 속에 숨겨진 정신적 고통도 똑같이 극복하기 어려웠다"면서 "봉사단체 활동을 통해 단지 팔을 잃었다는 이유 만으로 내 인생이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술회했다.그가 카리브해에 몸이 묶인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찾아오면서다. 당초 그는 이곳에 요트를 정박한 뒤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고 다시 고향인 아일랜드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비행편이 끊기고 허리케인 시즌까지 찾아오면서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특히 오는 9월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중요한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크로더스는 "계속 이곳에 있다가는 딸 결혼식도 참석하지 못할 것 같다는 위기감이 들었다"면서 "직접 배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털어놨다.이에 크로더스는 충분한 식량을 비축하고 머나먼 고향을 향한 대서양 횡단 항해에 나섰다. 원래 2명이 함께 운항하지만 도와줄 사람이 없어 고된 항해를 크로더스 혼자의 힘으로 오롯이 견뎌야 했다. 크로더스는 "항해 경험이 많은 편이지만 가장 길었던 단독 항해는 단 7일이었다"면서 "한달이 넘는 긴 시간을 혼자서 보내는 것은 정말 이상하고 힘든일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보트 수리, 정비 등 혼자 해야할 일이 많아 너무나 바쁘다"면서 "진짜 힘든 일은 푹 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길고 긴 항해에 나선 크로더스는 출발한 지 37일 만인 지난 4일 오후 목적지인 런던데리에 무사히 도착했으며 '집에 돌아와 황홀하다'는 소감을 남겼다. 그리고 항구에는 아내와 결혼식을 앞둔 딸이 마중나와 그의 도전 성공을 축하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5월 경상수지 한 달만에 23억 달러 흑자 전환…한은 “올해 570억 달러 흑자 가능”

    5월 경상수지 한 달만에 23억 달러 흑자 전환…한은 “올해 570억 달러 흑자 가능”

    지난 4월 코로나19 여파로 1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던 경상수지가 5월에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7일 한국은행의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5월 경상수지는 22억 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4월 33억 3000만 달러 적자에서 한 달 만에 흑자로 전환됐다. 다만, 흑자 규모는 전년 동월 대비(51억 8000만 달러) 반 토막 수준에 그쳤다. 상품 수출입 차이인 상품수지 흑자는 25억 달러로, 4월 6억 3000만 달러보다 늘었다. 지난해 5월(55억 달러)와 비교하면 흑자폭은 30억 달러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4월엔 전 세계적으로 록다운(lock down·봉쇄령)이 가장 심했고, 5월 들어 조금씩 봉쇄가 풀렸다”며 “이 때문에 상품수지가 4월보다 나아질 수 있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수출(345억 5000만 달러)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2%, 수입(320억 5000만 달러 흑자)은 24.8% 줄었다. 수출과 수입 모두 전년 동월 대비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수출엔 세계 교역량과 제조업 위축에 따른 주요 수출 품목 물량·단가 하락, 수입엔 유가 하락에 따른 원유 등 원자재 수입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여행·운송수지 개선 영향으로 전년 동월 5월 9억 5000만 달러에서 4억 8000만 달러로 축소됐다. 한은은 당초 예상한 올해 경상수지 전망치인 570억 달러(상반기 170억 달러·하반기 400억 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 5월까지 경상수지 흑자는 122억 9000만 달러다. 한은은 “상품수지와 밀접한 6월 통관무역수지 실적치를 보면 대중국 수출이 증가 전환하고 전월보다 흑자폭도 확대됐다”며 “예상대로 흑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집 없이 빚만 물려줄까 봐…아이는 안 낳겠습니다” [아무이슈]

    “집 없이 빚만 물려줄까 봐…아이는 안 낳겠습니다” [아무이슈]

    ‘이전 세대보다 자기중심적이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낭비적이다’. 밀레니얼(millennials·1981~1996년 출생) 세대를 바라보는 일부 부모 세대의 비판이다.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태어나 온갖 지원을 받고도 ‘명품백’, ‘고급 디저트’ 등에 사치하며 집 한 채 마련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 그야말로 ‘절심함’이 부족한 세대라는 지적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플렉스’(Flex·사치성 소비를 과시하는 문화)하는 이유는 정말 ‘정신머리가 글러 먹었기’ 때문일까. 결혼을 미루면서 아이 낳기를 꺼리는 이유는 이들이 ‘이전 세대보다 이기적’이기 때문일까. 2020년 평균 연령 만 29세에 이르며 어느덧 사회와 조직의 허리를 담당하게 된 이들. 가장 스마트하면서도 역사상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첫 번째 세대라는 이들에게 속마음을 물어봤다.아이? 내가 받은 만큼 다 해줄 수 있을까 결혼 2년차 회사원 김모(32·여)씨는 7일 내년으로 예상했던 출산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고 했다. 김씨는 “30대 직장인이 서울에 집을 사려면 43년이 걸린다는 뉴스를 봤다.”면서 “애 키우기가 어려워서 출산을 미루는 것보다 내가 부모에게 받은 만큼 나는 아이에게 해줄 수가 없을 것 같아 남편과 진지하게 딩크(Double Income No Kids·자녀를 두지 않은 맞벌이 부부)를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결혼 3년차 회사원 서모(35)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자녀 출산 계획에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돈”이라면서 “내 삶을 유지하면서 좋아하는 삶을 살다가 딩크로 삶을 마무리할 건지, 이왕 결혼했으니 아이를 낳아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했다. 이번 달 초 첫 아이를 출산한 회사원 박모(32)씨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건 매우 기쁘고 좋지만 돈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라면서 “결혼할 때 부모님이 보태준 돈을 항상 갚는다고 이야기했었는데 한동안 공수표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말을 하면 옛날엔 다 단칸방에서 어렵게 시작했다고들 혀를 차시는데 금리가 높고 경제 성장이 한창이었을 때나 이야기지 열심히 살아도 우리는 부모세대처럼 해피엔드로 끝날 것 같지 않다”며 자신이 아주 운이 좋다고 덧붙였다. 철 없다고?… 비혼·딩크가 죄는 아니잖아 결혼이나 출산을 ‘의무’로 보다 보니 밀레니얼 세대가 ‘철없는 애들’ 취급을 받는다는 얘기도 나왔다. 김씨는 “아이를 낳든지 해외여행을 가든지 이건 선택의 문제인데 왜 후자를 택하면 무책임하고 그러다 후회할 거란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결혼과 출산도 이제는 선택할 수 있는 행복인데 안 하면 할 도리를 안 하는 사람처럼 몰고 가는 경향이 아직도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비혼인 회사원 송모(33·여)씨는 “어렸을 땐 뭐든 할 수 있다고 배웠는데 과거 부모 세대가 일을 포기하거나 했던 것처럼 나를 일부 포기하면서 결혼이나 출산을 하고 싶지 않다”면서 “요즘 연애를 하면서 동거 정도 하면 어떨까 진지하게 고민한다”고 말했다. 비혼인 회사원 이모(34)씨는 만 34살 미혼 회사원이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소외당하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신혼부부 대출이나 청년 대출, 임대주택 등 여러 가지 지원책이 있지만 만 34살 이후 미혼 회사원에 대한 정책은 거의 전무”하다면서 “나라를 위해 결혼하고 애도 낳고 세금도 더 내야 하는데 미적거리고 있으니 널 도와줄 정책 따윈 없다는 말을 (정부가) 은연중에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라는 공부도 열심히 했고, 열심히 일도 하면서 주식 펀드, 부동산 소액 투자도 하는데 돈은 안 모인다”면서 “도대체 뭘 더 열심히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었는데…현실은? 이씨는 “중소기업은 일손이 부족하고, 지방에는 싼 집도 많다며 우리 세대가 유난히 욕심이 많고, 분수도 모른다는 식으로 취급당하기도 하는데 사실 우리는 부모 세대 기준과 다른 기준을 가진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원하는 이상치가 어느 세대보다 높다. 부모 세대의 전폭적인 지원에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배우고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부딪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마음에 큰 ‘좌절’을 안고 살아가는 세대라고 설명한다. 소셜미디어(SNS)가 발달 돼 있다 보니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요소도 커졌다. 이경민 마인드루트리더십랩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는) 경제성장기를 지나 경제침체기를 살아가면서 부모가 자신과 또래였던 시절에 자녀인 내게 줬던 만큼의 생활수준을 스스로 힘으로 달성하기 어려워졌다”면서 “원하는 이상치는 이미 높은데, 개인의 노력과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보니 불행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많아졌다”고 말했다.차곡차곡 모으면 된다?…집 못 살 바엔 ‘소확행’ 밀레니얼 세대가 과시적 소비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배경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숨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 교수는 “과거에는 적금을 들고 돈을 모아 집을 사고 넓혀나가는 등 소비에 우선순위가 있었다”면서 “문제는 차곡차곡 돈을 모아서 서울지역에 집을 사는 게 거의 불가능해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밀레니얼 세대는 불가능해 보이는 주택 마련 보다 지금 당장 현실적으로 손에 잡히는 것,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고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한치 앞으로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한 시대에 열심히 사는 나에게 이 정도도 못해주나 하는 보상 심리도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선 부의 재분배 원하는 ‘사회주의’ 유행 서구 밀레니얼 세대도 팍팍하긴 매한가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모기지론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부모에게 얹혀사는 캥거루 족이 늘었다는 조사도 있다. 집 장만에 어려운 요인은 임금 상승률이 도저히 따라잡지 못하는 집값 상승률이다.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가운데 미국 등 일부 서구권에서는 ‘밀레니얼 사회주의’가 인기를 끌고있다. 스타벅스나 아마존 등 대기업의 물건을 사용하지 않고 부의 공정한 ‘재분배’를 요구한다. 플렉스 문화와는 언뜻 방향이 달라보이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밀레니얼 세대가 가진 좌절과 특성이 똑같이 드러난다.이 교수는 “표면적으로는 결이 다르지만 결국 기존의 주류 문화, 기성 문화에 반기를 드는 밀레니얼 세대의 자기표현·개성의 욕구라는 측면에서 궤를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공정’과 ‘정직’을 외치는 밀레니얼 세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력하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확신’을 달라는 요구다. 김씨는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만 봐도 현금 쥔 기득권만 이득을 보는 구조 같아 답답하다”면서 “노력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욕망을 악으로 치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공정하고 정직한 룰 속에서 그저 열심히 겨룰 수 있게만 해달라”고 말했다.■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분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 이용 의원 “경주시청팀에 당한 피해자들 8명 더 만났다”

    이용 의원 “경주시청팀에 당한 피해자들 8명 더 만났다”

    경주시청 철인3종(트라이애슬론)팀 김규봉 감독과 주장인 장모 선수와 김모 선수, 무자격 팀닥터 안모 씨 등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의 수년에 걸친 가혹행위는 고 최숙현 선수 외에도 최소 8명에게 행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그간 8명의 피해자들의 증언을 청취했고, 이중 2명과 함께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 최숙현의 동료 선수들은 최 선수가 그들에게 당한 가혹행위를 직접 목격했고, 경주시청 선수들은 수시로 폭력에 노출돼 있었다고 증언했다. 두 선수는 “김 감독이 고 최숙현 선수를 손으로 팔과 종아리 등을 때리는 것을 목격했다”며 “뺨을 맞고 가슴을 주먹으로 맞고, 명치 맞는 것은 일상”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입에 항상 욕을 입에 달고 살았고, 폭행으로 인해 고막이 터진 선수도 있었다. 구체적인 폭력 사건 정황도 드러났다. 두 선수는 “김 감독이 숙소에서 선수를 밖에 세워두고 뺨을 때리고 발로 차고 발이 아프다고 하더니 한쪽 신발만 신고 와서 발로 찼다. 그리고 엎드려 뻗치기를 한 다음 행거봉으로 때려 행거봉이 휘어지니까 야구방망이를 찾아올 동안 휘어진 행거봉으로 때렸다”고 했다. 또 “김 감독이 새벽 시간에 훈련장에서 발로 손을 차 손가락이 부러졌다”고도 했다. 또 “김 감독은 화가 나서 청소기를 집어 던지고 쇠파이프로 머리를 때리고 눈에 보이는 것은 다 던졌다”고 했다. 또 “주로 야구방망이로 많이 맞았다”고 했다. 또 “합숙생활 중 맹장 수술을 받았는데 이틀 뒤 퇴원한 뒤 김 감독이 ‘반창고를 붙이고 수영해라. 그거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했다”고 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선수들이 미성년자 신분일 때도 술을 강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두 선수는 “특히, 2015년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회식을 하는데 감독이 당시 고등학생인 선수들에게도 술을 먹이고 다른 선수에게 ‘토하고 와서 마셔라. 운동 하려면 이런 것도 못 버티냐 정신이 나약해서 무슨 운동을 하냐’고 해서 바닥을 기면서 봐달라고 했지만 웃었다”고 했다. 이때 두 선수는 최 선수가 당한 식고문을 목격했을 뿐만 아니라 술고문도 행해졌다고 했다. 두 선수는 “단합 여행에서 냄비와 양동이에 소주와 맥주를 타서 계속 억지로 마시게 했다”며 “술을 마시다가 화장실에 가서 토를 하면 다시 잡아와 먹이고 또 토를 하면 다시 잡아와서 먹이고를 반복했다”고 했다. 이어 “술을 일주일마다 마시면서 술 마시는 것도 운동의 일부다라고 선수들에게 술을 마시는 것을 강요했다”고 했다. 김 감독은 팀을 옮기는 과정에서 동의서를 안 써주기 위해 연락을 끊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어 “팀을 옮기면 주장 선수가 경기 중에 폭언을 하고 때리는 방식으로 보복했다”며 “외부인이나 다른 팀 선수들과 인사하는 것에 예민했다”고 말했다. 또 김 감독은 “팀을 나온 뒤에는 김 감독이 ‘혹시 어딘가에서 전화가 오면 다른 말을 할 필요가 없고 그냥 몸이 안 좋아서 그만 둔거다’라고 말하라고 했다”며 입단속을 시켜 무마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팀닥터는 치료 과정에서 폭행 뿐만 아니라 성추행을 서슴지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두 선수는 “안 씨는 치료를 이유로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며 “심지어 심리 치료를 받고 있는 숙현이 언니를 “극한으로 끌고 가서 자살하게 만들겠다”라고 까지 말했다”고 했다. 또 선수들은 “안 씨에게 힘들어서 돈을 못내겠다고 하면 장 모 선수가 ‘투자라고 생각해라’라고 했고, 안 씨는 ‘이러면 내가 못한다. 너 하나 때문에 다른 애들도 못한다’며 돈을 내도록 계속 유도했다”고도 했다. 전지훈련비 명목으로 주장 장 모 선수 계좌로 돈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뉴질랜드 전지훈련 때마다 항공료·합숙비 명목으로 돈을 몇백만원씩 걷어갔다”고 했다. 최 선수의 사건을 담당했던 경주 경찰이 부실 수사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두 선수는 “경주경찰서 참고인 조사에서 담당 수사관이 ‘최숙현 선수가 신고한 내용이 아닌 자극적인 진술은 더 보탤 수가 없다’며 일부 진술을 삭제했다”며 “폭행은 벌금 20~30만원에 그칠 것이라며 “고소하지 않을 거면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했다. 두 선수는 지난 2월 고 최숙현 선수와 함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을 고소를 하려했다가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피해자들은 “선수 생활 유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숙현이 언니와 함께 용기 내어 고소를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숙현이 언니와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이용 의원도 “나머지 피해 선수 6명도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오늘 함께 하지 못했다”고 했다. 한편, 무자격 팀닥터를 제외한 가해자로 지목된 3명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의 트라이애슬론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 침해 관련 긴급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참석해 ‘사죄할 마음이 없느냐’는 질문에 “마음이 아프지만,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는 답변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2020 BIFAN 즐기기 “추천은 내가 할게, 어떤 영화 볼래?”

    2020 BIFAN 즐기기 “추천은 내가 할게, 어떤 영화 볼래?”

    제24회 경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집행위원장 신철)가 제3차 올해의 추천작을 3일 공개했다. BIFAN에서 상영하는 42개국 194편(장편 88편, 단편 85편, VR 시네마 21편) 가운데 김종민 프로그래머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욘드 리얼리티’ 추천작 5편이다. ●레인 프루츠(Rain Fruits) 미얀마에서 한국으로 일하러 온 투라의 개인적인 글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다. 스스로가 외국인 노동자인 투라는 관찰자적 입장에서 한국에서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불평등과 불합리한 차별에 대해 묘사,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명암에 대해 다소 시적인 의견을 전한다. 감정의 이입에 강점을 가진 VR과 볼류매트릭 포인트 클라우드 형태의 이미지가 가진 시적인 특징을 결합, 관객에게 직접 투라의 분노와 슬픔과 소외감, 그리고 외국에서 노동자로 살아가며 느끼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비단 한국에 있는 투라 뿐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본주의 세계에서 그 어디에서건 누구나 이방인일 수 있다. 미얀마 출신 외국인 노동자의 자전적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타지에서 겪는 외로움과 차별·분노와 같은 감정들을 함께하다 보면 한국 자본주의 사회가 가지고 있는 여러 부조리한 장면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볼류 매트릭 캡처한 이미지를 변형하여 표현한 것도 상당히 예술적이고 실험적이다. 이러한 새로운 룩이 정교한 스토리텔링과도 잘 어우러지면서 이 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깨닫게 하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트라이베카·칸국제영화제 등 해외 영화제에서도 호평받고 있는 작품이다. ●퍼스트 스텝(1st Step) 달 착륙이라는 꿈이 현실로 이루어진 아폴로 미션에 대한 VR 다큐멘터리이자 한 편의 ‘동화’같은 이야기다. 이륙 직전의 로켓을 엘리베이터로 올라 사령선의 비좁은 내부를 살펴보는 등 달 탐사 미션을 완수한 아폴로 11호의 이륙 및 귀환 과정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본다. 지난 주 온라인에서 개최된 칸 XR 영화제에서 360 부문 Future Award를 수상한 작품이다. XR이 다른 시공간을 경험하는 데에 특화된 미디어라 우주를 다루는 가상현실 작품들은 초창기부터 많이 있었다. 그러나 단순히 우주의 이미지를 둘러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달을 여행하는 우주인의 시선에서 흥분과 불안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상당히 높은 완성도를 지닌 작품이다.●룩앳미(Look at Me) 모두가 VR 기술에 의존하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로맨틱 멜로드라마다. 주인공 장과 주변 사람들은 VR 중독에 시달리고 있다. 장은 데이트하는 동안 여자 친구가 더 이상 눈을 맞추지 않고, 이로 인해 사랑을 나눈 지도 오래라 매우 우울하고 좌절한다. 그러던 중 현실에서의 상호작용을 갈구하는 세상을 발견하는데…. 매년 시네마틱 VR 작품의 중요한 레퍼런스를 만들어내는 대만 가오슝 영화제 오리지널 작품이다. VR을 비롯한 뉴미디어들이 이미 정착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사람들 간의 관계가 어떻게 바뀔지를 진지하게 고찰하는 작품이다. 늘 여러 가지 가상 관계들에 몰입하고 있는 연인과 조금 더 가까워지기를 원하는 주인공은 결국 사설 파이트 클럽을 찾아가게 되고, 맞고 부딪히면서 살아있음을 느낀다. 매체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대중적 이야기 구조에 잘 녹인 작품으로, 주제의식과 표현 방법이 적절한 균형을 맞추고 있는 수작이다. ●괴수 대소동(Kaiju Confidential) 큰 괴물들 간 작은 무시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매개로 펼쳐지는 몰입형 VR 코미디다. 이 구역에서 가장 크진 않지만 가장 예민한 괴수다. 어느 날 그리곤은 자신의 구역에서 전설적인 메가 히드라가 날뛰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수동적이면서도 공격적인 사이에서 묘한 균형을 유지하며 싸움을 벌인다. 2019년 선댄스영화제에 초청된 작품. 감독은 짧은 러닝타임 안에서도 위트 있고, 즐거운 영화적 경험을 충분히 제공한다. 장르적 컨벤션을 새로운 미디어에 녹여내는 것에 발군의 기량을 보여주는 에단 감독은 이 작품 외에도 Space Buddy를 선보이고 있다. 영화적 상상력이 VR 안에서도 충분히 발휘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업스탠더(Upstander) 괴롭힘에 대해서, 그리고 그 상황에 개입했을 때 어떤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야기 전개 과정에서 VR이라는 수단이 가지는 특성을 활용해 제작해다. 관객이 작품에 몰입해 학교 내 괴롭힘에 대해 생각하고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어린이를 형상화 한 책가방을 캐릭터로 활용했다. 학교 내 괴롭힘, 지켜만 볼 것인가 아니면 변화의 한 걸음을 내디딜 것인가. 올해 트라이베카영화제에서 선보인 작품이다. 따돌림에 대한 사회적 이슈를 귀여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냈다. 학생들을 ‘가방’으로 표현한 것도 참신하지만, 대사 없이 작은 동작만으로도 캐릭터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것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제24회 BIFAN의 XR 부문 ‘비욘드 리얼리티’는 관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상시적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체제로 정비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영화제의 XR 부문 비욘드 리얼리티에서는 가상 단계를 넘어 확장 영역을 구현해내는 국내외 유수의 XR(eXtended Reality) 콘텐츠를 한데 모아 선보인다. 국내 XR 플랫폼인 ‘SK텔레콤 Jump VR’과 협업을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로 초청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다음 주 개막을 앞둔 제24회 BIFAN은 ‘관객과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코로나 19 감염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주요 행사를 축소·연기·폐지하고 CGV소풍과 토종 온라인 플랫폼 왓챠, 모바일 플랫폼 스마트시네마코리아 등을 통해 오프·온라인 상영을 병행한다. VR체험과 해외 게스트 마스터 클래스 등 산업프로그램과 이벤트는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오는 9일부터 16일까지 8일간 개최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확진자 나온 대구 경명여고 학생·교직원 260명 모두 음성

    확진자 나온 대구 경명여고 학생·교직원 260명 모두 음성

    코로나19 확진자 1명이 나온 대구 경명여고 학생과 교직원 260명에 대한 진단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3일 대구시교육청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1일 이 학교 3학년 A양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교내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고3 학생 219명과 교직원 41명을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그러나 A양이 다닌 대구 중구 연기학원과 학교 관계자 300여명에 대한 검사에서 달서구 성서고 학생 2명, 예담학교 학생 1명, 수성구 남산고 학생 1명이 추가 확진됐다. 달성군 유가초 3학년 1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학생은 가족과 최근 제주도를 여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당국은 추가 확진자가 나온 학교 학생과 교직원 등 1386여명을 검사하고 있다. 성서고 862명, 예담학교 332명, 남산고 130명, 유가초 62명 등이다. 시교육청은 이날 확진자가 나온 유가초 전교생 1668명에 등교중지 조치하고 원격수업으로 대체했다. 검사 결과에 따라 등교중지 대상 학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추가 확진자가 나온 중구 연기학원이 대구 도심인 동성로와 가까워 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확진자가 추가로 나온 학교는 이날 등교를 중지한 뒤 주말 상황에 따라 다음 주 월요일 등교수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거리두기 여유찾기… 명당, 여기

    거리두기 여유찾기… 명당, 여기

    한국관광공사와 서울관광재단 등 7개 지역관광공사로 구성된 지역관광기관협의회에서 전국의 ‘언택트 관광지 100선’을 선정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국민들이 코로나19를 피해 상대적으로 여유롭고 안전하게 국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추천 관광지 중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 ▲개별 여행 및 가족 단위 테마 관광지 ▲야외 관광지 ▲자체 입장객 수 제한을 통해 거리두기 여행을 실천하는 관광지 등의 기준에 부합하는 곳들이다. 다만 몇몇 여행지의 경우 이미 널리 알려진 관광지거나 방문객끼리 근접해 지나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진 곳이어서 여행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서울 방호시설 재탄생 도봉 평화문화진지 서울에선 도봉구의 평화문화진지가 돋보인다. 군사용이었던 대전차 방호시설을 공간재생사업을 통해 문화 창작공간으로 조성한 곳이다. 성북구의 북정마을도 오래된 골목길의 정취와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무장애 둘레길이 조성된 배봉산, 솔밭근린공원에서 이어진 국립4·19민주묘지, 평안도에서 온 봉화를 남산으로 보냈던 안산(무악산), 양천향교 등도 차분하게 돌아볼 만하다. 다만 돈의문박물관마을과 서울함 공원 등은 실내 시설이 다수이고 아차산이나 몽촌토성 등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어서 방문 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인천·경기 ‘차박’은 포천… 라이딩은 옹진섬 80년 넘은 잣나무들이 울창한 가평 잣향기푸른숲, ‘차박’의 성지로 떠오른 포천 한탄강주상절리길, 산림치유사와 함께 숲에서 힐링하는 광주 곤지암리조트의 힐링 캠퍼스, 바다 위 신기루 ‘풀등’이 인상적인 이작도와 3개 섬이 다리로 연결돼 자전거 라이딩에 최적화된 신도·시도·모도 등 옹진의 섬들, 인천에서 유일하게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는 선녀바위·거잠포 등이 선정됐다. 평택 바람새마을 소풍정원, 고양 행주산성역사공원 군초소 전망대(행호정), 김포 평화누리길 1코스(김포 함상공원), 강화 교동도·석모도·동검도, 동두천 자연휴양림, 남한강을 따라 명성황후 생가까지 걷는 여주 여강길 등도 추천됐다.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경인아라뱃길·계양산 둘레길과 파주 평화누리공원, 시흥 갯골생태공원 등은 야외시설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주의해야 한다. ‘백패커의 성지’라는 옹진 굴업도는 섬 대부분이 특정 기업의 소유인 데다 환경단체와 주민, 해당 기업 등이 분쟁을 벌였던 곳이라 여행하기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강원 의암호·삼척항·논골담길 걸어보기 의암호를 둘러싼 의암호 자전거길, 삼척항과 삼척해수욕장을 잇는 이사부길 등이 추천됐다. 덜 알려져 호젓하게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묵호 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그린 벽화로 널리 알려진 동해 논골담길은 많은 이들이 찾는 여행지인 데다 골목길이 좁아 오갈 때 주의해야 한다.●대전·충남 맨발로 걸어보는 계족산 황톳길 대전에선 메타세쿼이아 숲길이 좋은 장태산 자연휴양림, 대전과 충북에 걸쳐 있는 대청호 오백리길, ‘맨발 트레킹의 명소’ 계족산 황톳길 등을 비롯해 만인산 자연휴양림·뿌리공원·상소동 삼림욕장·식장산 문화공원·수통골 등이 있다. 국립 대전현충원의 보훈 둘레길도 빼어난 휴식처다. 다만 장소의 특성상 소란스런 행위와 요란한 복장은 피하는 게 좋다. 서산 웅도, 예산 황새공원 등도 꼽혔다. 청양 칠갑산도립공원의 경우 관광객들이 몰리는 출렁다리 방문 때 조심해야 한다. ●세종·충북 독창적 전시물 오대호아트팩토리 진천의 만뢰산자연생태공원, 괴산 갈론계곡(갈론구곡), 세종 운주산성 등이 선정됐다. 충주 오대호아트팩토리는 독창적인 전시물이 인상적이지만 실내 시설이 다수라는 점에서, 세종 고복자연공원·조천연꽃공원은 유원지화됐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전북 동학운동의 성지 남원 교룡산성 동학농민운동의 성지 교룡산성, 선국사가 있는 남원 교룡산국민관광지는 덜 알려진 명소다. 계곡이 좋은 장수 누리파크 캠핑장과 창포를 집단 재배하는 완주 고산창포마을 등도 생경한 곳이다. ●광주·전남 광주호수와 숲 야영장 광주호에 조성된 광주호호수생태원, 북구 시민의 숲 야영장 등이 선정됐다. 광주 펭귄마을, 목포 서산동 보리마당&시화마을, 해남 우수영 명량대첩 기념공원, 고흥 우주발사전망대 등은 이미 유명 관광지이거나 실내 시설이 다수인 곳들이어서 방문 시 주의해야 한다. ●대구·경북 바다 위 걷는 호미반도둘레길 바다 위에 길을 낸 포항 호미반도해안둘레길, 초록빛 왕버들과 보랏빛 맥문동이 어우러진 성주 성밖숲, ‘비밀의 숲’이라 불리는 안동 낙강물길공원, 한반도 생태계의 핵심축인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등이 꼽혔다. 구미 금오산 올레길, 문경 진남교반, 영덕 벌영리메타세쿼이아길, 울진 등기산스카이워크 등도 가볼 만하다. 다만 울릉 행남해안산책로는 절경이긴 하나 길이 좁고 사람들이 몰려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대구엔 동촌유원지·옥연지 송해공원·사문진 주막촌이 있다. ●부산·울산·경남 밤이 아름다운 장산·다대포 부산의 야경 명소로 꼽히는 장산과 황령산, 일몰 명소인 다대포해수욕장 등이 선정됐다. 부산 구덕야영장·아미르공원·회동수원지·평화조각공원·대저생태공원과 기장 안데르센동화마을·치유의 숲, 울산 선암호수공원·편백산림욕장, 울주 대운산 치유의 숲 등도 덜 알려진 명소들이다. 합천 대장경 테마파크, 김해 분청도자박물관, 산청 수선사 등은 실내 시설이 대부분이다. ●제주 한 달에 10차례 바다 갈라지는 서건도 제주 고유의 곶자왈 숲이 온전히 보존된 고살리 숲길을 비롯해 신풍리 밭담길·애월 휴림·물영아리오름·한라산 천아숲길·무릉 자전거도로·정물오름 등이 포함됐다. 서건도는 한 달에 10차례 바다가 갈라질 때 접근할 수 있는 섬이다. 해녀들이 자주 찾는 곳이어서 운이 좋다면 이들이 물질하는 장면과 마주할 수도 있다. 북촌리 4·3길은 필수 코스이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거문오름은 입장객 수가 제한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오늘부터 유럽 갈 수 있다

    오늘부터 유럽 갈 수 있다

    유럽연합(EU)이 1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일본, 호주, 캐나다 등 14개국 국민에 대해 입국을 허용한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일부 지역에선 오히려 악화하는 추세지만 이들 국가의 방역 조치는 EU에 입국할 만큼 안전하다고 판단한 조치다. 입국 허용국에는 알제리, 조지아, 몬테네그로, 모로코, 뉴질랜드, 르완다, 세르비아, 태국, 튀니지, 우루과이 등도 포함됐다. 최근 확진자가 폭증하거나 상황이 악화된 미국과 중국, 브라질은 제외됐다. 다만 EU는 중국이 EU 여행자들의 중국 입국을 허용하는 상호 협약을 제안하면 중국을 입국 허용 국가에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회원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3월 중순부터 필수적이지 않은 제3국민의 역내 입국을 금지해 왔다. 최근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역외 국가에서 오는 여행객에 대한 입국 제한을 1일부터 부분적·단계적으로 해제할 것을 회원국들에 권고했다.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기도 했지만 매년 여름철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EU 역내국가를 방문하는 점에서 산업적 영향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일본 정부는 한국 등에 대한 입국 규제 조치를 7월 말까지 한 달 연장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단기 체류자에 대한 비자 면제제도 효력이 계속 정지됨에 따라, 한국인에 대한 ‘90일 비자 면제’ 중단조치도 연장됐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입국하는 외국인을 계속 막겠다는 것이다. 또 일본은 입국 금지 대상에 알제리, 쿠바, 이라크 등 18개국을 추가해 총 129개 국가·지역으로 늘렸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유커들이 몰려온다, 한한령 해제?

    유커들이 몰려온다, 한한령 해제?

    30일 한국관광공사 발 ‘한한령 해제’ 소식에 관광업계가 종일 요동쳤다. 무엇보다 주식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오전과 오후 등락을 반복하는 등 하루종일 출렁댔다. 호텔 등 여행 관련주는 물론 엔터테인먼트, 미용 등 관련주들도 낙수효과를 기대하며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관련 뉴스를 전하는 언론들의 제목도 갈수록 대담해졌다. ‘한한령 해제 공식화’에서 시작해 ‘한한령 해제’에 이어 급기야 ‘中 여행객이 몰려온다’는 기사까지 떴다. 실제 한한령이 해제되고 중국 관광객이 몰려오는 걸까? 이날 한국관광공사가 ‘한국관광공사, 中 씨트립과 한국 여행상품 라이브 커머스 실시’라는 제목으로 내놓은 보도자료의 요지는 이렇다. 관광공사가 새달 1일 중국의 대표적인 여행기업 트립닷컴그룹의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Ctrip·携程)과 공동으로 한국 관광상품을 판촉하는 라이브 커머스 ‘슈퍼보스 라이브쇼’를 진행한다는 것, 이 쇼의 진행자가 트립닷컴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량젠쟝(梁建章) 회장이라는 것 등이다. 씨트립은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OTA)다. 당연히 중국과 한국 여행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그런 회사의 수장이 직접 상품을 팔겠다고 나섰으니 예사로운 일은 분명 아니다. 한국 여행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도 타당하다. 관광공사 역시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관리와 안전함을 증명하는 한편, 일상적인 교류가 회복되는 대로 한국이 인기 관광목적지가 될 것이라는 중국 여행업계의 기대를 반증한다”며 반겼다. 그럼 이제 언론의 보도대로 한한령이 해제되고 중국 여행객이 몰려오는 것일까. 속사정을 들여다 보면 꼭 그렇지는 않은 듯하다. 우선 ‘중국이 아닌 해외 목적지 상품이 방송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란 건 사실과 다르다. 관광공사 중국팀 관계자에 따르면 경북 성주 사드 사태로 한국관광이 중단됐을 때도 단체관광 상품 판매에 국한됐고 개별 관광객의 한국 여행상품은 계속 판매됐다고 한다. 이번 상품 역시 예전부터 팔아왔던 것인데 라이브쇼 진행자가 인플루언서, 연예인 등에서 량 회장으로 변경된 것이다. 중국 관광객이 국내에 입국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현재 항공사별 노선 하나만 제한적으로 운항 중이고 국내 입국 역시 특별허가를 받은 비즈니스객이나 연고자들만 가능하다. 그 외 방문객의 경우 각 방문국에서 14일 간 격리된다. 전체적으로는 최대 한 달 가까이 격리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광당국에서 한·중, 혹은 한·중·일 3국 간 여행 재개와 관련한 테스트 이벤트를 고민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여행 재개까지는 사실상 요원한 상태다. 의도와 다르게 보도자료에 대한 반응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관광공사 측에서도 “(라이브 쇼가) 개인·단일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단체여행 한한령 해제와 무관하다”며 서둘러 선 긋기에 나섰다. 관광공사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여 여행업계 사기를 진작하고자 중국 여행업계의 슈퍼스타인 량젠쟝 회장의 ‘슈퍼 보스 라이브쇼’ 프로모션을 기획하게 되었다”며 “이는 코로나19 이후 최초의 방한관광 프로모션일 뿐 그 이상의 확대 해석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관광업계 관계자들도 “중국 최대 OTA 수장이 한국 관광의 매력도를 최우선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중국 내에서 한국 관광에 대한 폭발적 수요가 잠재돼 있다는 걸 확인한 것이 이번 이벤트의 가장 큰 수확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국 국내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슈퍼보스 라이브쇼는 지난 3월 23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총 15차례 방송됐다. 회당 평균 거래액은 4000만 위안(약 68억원)이며 현재까지 누계판매 금액은 6억위안(약 1020억원)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재고 면세품 인기에 2차 온라인 판매…“할인율 최대 70%”

    재고 면세품 인기에 2차 온라인 판매…“할인율 최대 70%”

    6월 말 풀린 재고 면세품이 큰 인기를 누리면서 롯데와 신라면세점이 7월부터 온라인으로 재고 면세품 2차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3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다음 달 1일부터 롯데그룹 통합온라인몰인 롯데온에서 29개 해외 유명 브랜드의 재고 면세품 800여종을 판매한다. 판매 품목은 가방과 신발, 시계, 뷰티 디바이스 등이며 선글라스도 100여종 포함됐다. 할인율은 시중 판매가 대비 최대 70%다. 앞서 이달 23일 시작된 1차 판매에서는 행사 시작 1시간 만에 준비 수량의 70% 이상이 판매됐다. 롯데백화점과 아웃렛 등 오프라인 채널에서도 3일간 53억원어치 재고 면세품이 판매됐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1차 때 좋은 반응에 힘입어 2차 때는 브랜드와 할인율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온라인 판매액의 0.5%를 코로나19 의료진 지원에 기부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도 다음 달 2일부터 자체 여행상품 중개 사이트인 ‘신라트립’을 통해 재고 면세품 2차 판매에 나선다. 이어 다음 달 9일 3차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발리, 발렌티노, 발렌시아가 브랜드 상품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대표 상품은 발리 타니스 슬링백, 발렌티노 락스터드 크로스 바디백, 발렌시아가 클래식 실버 미니 시티백 등이다. 할인율은 면세점 정상가 대비 30∼40% 수준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EU 7월부터 여행 허용하는 14개국에 한국과 일본, 美·브라질·中 제외

    EU 7월부터 여행 허용하는 14개국에 한국과 일본, 美·브라질·中 제외

    유럽연합(EU)이 1일(이하 현지시간) 부터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다고 판단돼 여행객들을 받아들이는 14개국에 한국과 일본을 나란히 포함시켰다.  알파벳 순으로 알제리, 호주, 캐나다, 조지아, 일본, 몬테네그로, 모로코, 뉴질랜드, 르완다, 세르비아, 한국, 태국, 튀니지, 우루과이 등 14개국이라고 영국 BBC가 30일 전했다. 역시나 미국과 브라질, 중국은 제외됐다. 다만 EU는 중국 정부가 EU 여행객들을 받아들이겠다고 제안하면 쌍무 협정을 준비하기로 했다고 외교관들은 덧붙였다.  EU 회원국의 적어도 55%, 인구로는 65% 정도가 이 리스트를 바탕으로 여행객들을 받아들이게 된다. 회원국들의 의견 차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스페인은 관광 산업의 부활을 간절히 바라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워낙 극심해 가급적 리스트를 줄이고 싶어했다. 독일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관광업에 목을 매달 수 밖에 없는 그리스와 포르투갈은 조금 더 리스트를 늘리고 싶어했다. 방송은 회원국끼리 치열한 타협 끝에 그나마 14+1 타협안이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권고안에 불과해 개별 국가가 어느 정도로 적용할지 정할 수 있는 권한은 남아 있다. 미국과 러시아, 터키 등은 리스트에 포함시켜달라고 맹렬한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물론 블록 안에서의 국경 통제는 거둬들여 EU 국민들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하며 영국 여행객들을 어떻게 할지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틀에서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영국 국민들은 12월 31일까지 주어진 브렉시트 과도기 동안 EU 국민과 똑같이 대우된다. 따라서 영국 국민과 가족들은 임시 여행 제한 조치에서 면제된다. 권고안은 노르웨이, 스위스,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유럽의 국경 간 자유 이동 체제인 솅겐 협정에 가입된 4개 EU 비회원국에도 해당된다.  이달 초 유럽이사회(EC)는 발칸 반도 서쪽 비(非) EU 국가들에 국경을 개방하는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하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EU 회원국인 크로아티아가 세르비아, 코소보, 보스니아, 북마케도니아 등의 여행객들을 14일 동안 자가 격리하겠다고 지난 24일 발표하면서 사실상 유야무야 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건강·생활 업종 혜택 담아… 사용액 5% 캐시백

    건강·생활 업종 혜택 담아… 사용액 5% 캐시백

    롯데카드 ‘아임 액티브’(I’m ACTIVE) 카드는 ‘건강하고 활동적인 나’라는 콘셉트로 건강·생활 업종 혜택을 담았다. 이 카드는 건강 업종에서 결제 시 캐시백 혜택을 제공한다. ▲의료(병원·약국·동물병원) ▲피트니스(운동·레저스포츠), ▲웰빙(건강보조식품·유기농숍·보험료) 부문별로 5%를 캐시백 해준다. 전달 이용금액이 40만·80만·120만원 이상이면 각각 5000·1만·1만 5000원의 한도를 부문별로 제공한다. 또한 생활 밀접 업종을 6개 그룹으로 나눠 한 달 동안 가장 많이 이용한 상위 3개 그룹에 대해 5%를 캐시백 해준다. 그룹별 업종은 1그룹 주유소, 2그룹 백화점·마트·슈퍼, 3그룹 해외, 4그룹 숙박, 5그룹 여행사·항공사·렌터카, 6그룹 펫숍이다. 전달 이용금액이 40만·80만·120만원 이상이면 5000·1만·1만 5000원의 통합 한도가 제공된다. 연회비는 1만 5000원.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사설] 스포츠 경기 ‘직관’, 거꾸로 가는 방역대책 아닌가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국내의 지역감염 상황은 충분히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면서 ‘K방역’에 거듭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러면서 ‘7월 1일부터 시행하는 특별여행 주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달라’며 여행을 권장하고 지난주부터 시작된 ‘대한민국 동행세일’도 홍보했다. 정부 입장에서 소비와 경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임은 이해한다. 문 대통령도 “코로나 상황이 걱정되지만, 방역과 소비촉진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서울 수도권발 감염이 전국화하면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광주·전남에서 발생한 일가족 확진 사례는 광주의 한 사찰과의 관련성이 확인돼 확진자 수가 12명으로 늘었고 서울 관악구의 한 교회에서는 3차 감염 사례까지 발생해 누적환자 수가 28명이 됐다. 관악구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는 누적 확진자가 210명이다. 신규 확진자의 11.8%는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이다. 부산항만의 부실방역 등으로 해외유입 확진자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 636명 가운데 해외유입 사례는 217명으로 34.1%였다. 미국 등 일부 국가가 경제를 위해 방역을 희생하면서 확진자 폭증 사태를 맞고 있어 우리도 같은 길을 걷게 되지 않을까 불안하다. 어제 발표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 및 조치’의 1단계에서 스포츠 직접 관람과 등교수업, 해수욕 등을 허용한 것은 너무 느슨한 방역이 아닌가 우려할 수밖에 없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백신과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기 전까지 발생 규모와 속도를 억제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고 국민은 공감한다. 정부는 방역을 놓쳐서는 경제도 챙길 수 없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 목욕탕·헌책방·창고 카페… 추억·유행 함께하는 ‘성수 브루클린’

    목욕탕·헌책방·창고 카페… 추억·유행 함께하는 ‘성수 브루클린’

    “솔솔솔 오솔길에 빨간 구두 아가씨/ 똑똑똑 구두 소리 어딜 가시나.” 아주 유년시절 들었던 노래다. 누가 불렀는지,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아가씨가 신고 있는 빨간 구두가 예쁘다는 사실, 아니면 빨간 구두를 신고 있는 아가씨가 예쁘다는 것을 이 노래를 통해 어렴풋이 이해했다. 이처럼 구두는 어림짐작보다 많은 메타포를 내포하고 있다. 굳이 콩쥐팥쥐나 신데렐라 얘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구두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하며 숱한 전설과 신화를 생산했다.한국인에게도 구두는 많은 얘깃거리를 주었다. 짚신과 고무신을 주로 신고 다니던 한국인에게 산업화 시대 도입된 구두는 하나의 신드롬이었다. 그래서 백구두를 ‘빽구두’라고 경음으로 발음하고 뽀쪽구두니, 킬힐이니 하며 구두에 얽힌 설들이 많았다. 그런 한국인들이 구두를 얘기할 때 누구나 떠올리는 장소가 있다. 성수동이다. 정확하게는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일대가 대한민국 구두제작의 메카쯤 된다. 성수동이 한국의 구두산업의 진원지가 된 데는 여러 가지 배경이 있다. 가장 그럴듯한 설이 마장동 도축장 관련설이다. 도축장이 인근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가죽 확보가 쉬웠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기성세대에게 익숙한 에스콰이어, 금강 등 한국 제화업계의 두 산맥이 이곳에 똬리를 틀었고 이어 가죽, 액세서리, 부자재 등 관련 업체가 수백여곳 생기면서 구두거리가 됐다. 그뿐 아니다. 숱한 장인들에 의해 제작 판매되는 부티크형 수제 구두가게들도 즐비하다. 서울역 염천교 일대가 주로 남성용, 작업용 구두들이 중심인 데 비해 성수동 구두는 패셔너블하고 디자인 개념이 들어간 구두공장들이 많다.그러나 성수동을 지금도 구두공장 동네로 알면 시대에 덜 떨어진 아재쯤으로 전락한다. 커피업계의 애플이라는 블루보틀까지 성수동 붉은 벽돌창고를 개조해 매장을 차렸다. 이쯤 되면 이 일대가 서울에서 얼마나 핫한, 아니 요즘 말로 얼마나 힙한 거리인지 짐작이 가게 된다. 그래서 누구는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을 패러디해 ‘한국의 브루클린’으로 부르기도 한다. 성수동이 새롭게 주목받는 배경은 드라마틱하다. 인쇄, 주물, 금형, 자동차 정비업소 등이 있었던 볼품없는 낡은 공장의 변신이 그 주인공이다. 과거 산업화 시대 경공업의 중심지였던 성수동에는 유난히 붉은 벽돌로 지어진 공장과 창고가 많다. 그런 빛바랜 낡은 벽돌 공장들이 대림창고, 어니언 등 카페, 스튜디오, 맛집, 책방, 편집숍 등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뉴욕의 브루클린처럼 젊은 예술가들도 몰리고 있다. 일대가 서울문화유산의 이름으로 재탄생되고 있는 것이다. 용접 불꽃이 날리며 기계 소리가 시끄럽던 공해스러운 동네가 이제 힙한 청춘의 거리로 완전히 탈바꿈해 가고 있다.성수동을 유명하게 하는 데는 목욕탕이 한몫했다. 성수목욕탕이다. 1967년 문을 연 이래 지금까지 같은 장소에 있다. ‘서울미래유산’ 청동 사각패가 반세기 걸친 성수탕의 역사를 증거한다. 사실 사우나나 찜질방이란 이름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지금의 시대에 목욕탕이라는 이름은 촌스러움을 떠나 오히려 낯설다. 그 많은 목욕탕들은 어디로 갔을까? 구태여 통계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한국인들의 애환이 깃들었던 목욕탕은 기하급수적으로 사라지고 있다. 대개 유년시절 아들은 아버지와, 딸은 어머니와 같이 목욕탕을 가면서 성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수증기 자욱한 탕 속에서 말없이 교감하는 등짝 문지르기는 부모, 자식 간 무언의 교감이었다. 반세기를 어렵게 버텨 온 탓일까, 장맛비 속에 찾은 성수탕은 남루하다. “어휴 하필이면 장날에 오셨네. 정기 휴일인 매주 수요일인데….” 지난 24일 목욕탕은 굳게 잠겨 있었다. 비에 홀딱 젖은 필자가 딱해 보였는지 앞집 이병선(80) 할머니가 방금 만들었다며 식혜를 권한다. 순간 잠깐 나는 2020년 서울특별시 성수동에서 아득한 시절 어느 한적한 시골로 되돌아갔다.25년 전 1994년 10월 21일 성수대교가 무너졌다. 등교, 출근길에 32명의 서울시민이 숨졌다. 흔히 성수대교 붕괴라고 말하지만 정확히는 전체 16개 교각 중 10~11번 교각 사이 상부 상판(트러스) 48m가 무너져 내린 것이다. 성수대교는 1979년 10월 4차선으로 준공됐다. 한강다리 중 교통량이 가장 많은 다리 중의 하나다. 특히 강남북을 가로지르는 차량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이 하중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수대교는 산업화시대의 짙은 그늘로 상징된다. 우리가 세월호에서 견디지 못하는 것처럼 성수대교 붕괴에도 숨진 무학여고생들이 많았다. 1997년 10월 21일 성수대교 북단 한강 둔치에 위령비가 세워졌다. ‘분하고 원통할셔. 비명에 가신 이들 애닯다. 부실했던 양심 탓이로다’ 등의 추도비문도 새겨졌다. 서울시 의뢰로 이를 쓴 이는 무학여고 국어 교사였던 시인 변세화(당시 55세)씨. 변 교사가 속한 무학여고는 당시 사고로 8명의 학생을 한꺼번에 잃었다. 세월이 흘러 위령비도 2012년 ‘서울미래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정작 찾아가기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연 700만명이 찾는 서울숲 바로 인근에 있지만 자동차 전용도로인 강변북로 사이 외딴 주차장에 있기 때문이다. 차량으로 갈 순 있어도 대중교통이나 도보로는 접근이 불가능하다. 설립 당시만 해도 가능했지만 2005년 성동구 금호동 방면에서 강변북로 진출입을 위한 램프가 설치되면서 길이 끊겼다고 한다. 교통체계 개편 때문에 부득이했다 할지라도 아직도 흔한 신호등이 하나 없다. 횡단보도를 건너려면 두 손을 치켜들고 밀려오는 차들에 부탁해야 한다. 미래유산에 대한 서울시의 대처가 아쉬운 대목이다.성수동이 조금 지적인 냄새를 풍기는 데는 공씨책방이 한몫한다. 지하철 2호선 뚝섬역에서 내려 성동교 사거리 쪽으로 500m쯤에 있다. 노팅힐에 등장하는 세련되고 엣지 있는 서점을 상상하면 곤란하다.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가 등장하는 신데렐라 같은 얘기의 배경서점이 되기에는 힘에 부친다. 영화처럼 세계를 꿈꾸는 팬시한 여행전문 서점이 아니라 온갖 잡동사니 책, 낡은 엘피판들이 가득해 곰팡이 냄새가 진동하는 헌책방이다. 알려진 대로 2년 전 46년간 자리를 지켰던 신촌에서 성수동1가 ‘안심상가’로 옮겨 문을 열었다.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에 밀려났기 때문이다. 안심상가는 공씨책방처럼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밀려난 상인들에게 임대료를 저렴하게 공간을 제공한다. 성동구청에서 직접 운영한다.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공씨책방은 과거와 비슷한 녹색 간판을 달고 책도 대부분 옮겼지만 아직은 어딘지 낯설다. 오래된 책의 묵은 향도, 켜켜이 쌓인 책을 뒤적이며 ‘보물’을 찾아보려는 사람들도 눈에 띄지 않는다. 서울에서 가장 힙한 거리로 떠오르는 성수동에는 묘한 냄새가 난다. 신촌이나 홍대입구, 강남역, 청담동과는 또 다른 냄새다. 굳이 말로 표현하자면 고단한 삶의 냄새라고 할까. 세계적인 명품 커피가 자리잡아도, 세련된 카페와 편집숍들이 거리의 밤을 밝혀도 이 동네에서는 노동의 냄새가 난다. 야근을 끝내고 집으로 가는 길, 낱잔 소주를 한입에 틀어 마시던 그렇고 그런 냄새들이 여전히 거리 곳곳에 배여 있다. 장시간 저임금에 시달리면서도 가족을 위해, 자신의 미래를 위해 고군분투했던 그들의 슬픔과 고통이 여전히 느껴진다. 그래서 성수동을 찾는 우리는 얼마간의 예의와 겸손을 지녀야겠다. 세월은 너무 빨리 갔고 지금의 한국을 견인한 장년 세대들은 이제 미래유산을 찾으며 성수동 거리를 추억하는 세대가 됐다. 글 김동률 서강대 교수사진 공창원 사진작가
  • 금천 ‘코로나 블루’ 인문학으로 극복

    서울 금천구는 ‘코로나 블루 극복은 명화 속 치유여행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29일 밝혔다. ‘2020년 도서관길 위의 인문학’ 자유기획 부문 운영 지원관으로 선정된 금천구립독산도서관은 다음달부터 9월까지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길위의 인문학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며 지역 공공도서관에서 독서·토론 탐방을 연계한 인문학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프로그램은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독서, 강연, 토론, 탐방 등의 형식으로 총 10회에 걸쳐 진행된다. 선착순 30명을 모집하며 참가 신청은 1일부터 금천구립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받는다. 코로나19로 인해 상황에 따라 온라인과 오프라인 강의를 병행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풍경을 끌어안고, 이야기를 끌어내다

    풍경을 끌어안고, 이야기를 끌어내다

    마리오 보타라는 건축가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내가 건축 공부를 시작했던 1979년쯤 ‘A+U’라는 일본의 건축잡지를 통해서였다. 보타는 1943년생이니 그때 그의 나이 36세였을 게다. 카데나초와 리바 산 비탈레의 주택들과 모르비오 인페리오레 학교가 실렸는데, 매우 기하학적으로 간결하고 정연하면서도 자연과의 오묘한 조화를 이루며 강렬한 시적인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그의 건축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루이스 칸, 르코르뷔지에와 일했고 스카르파에게 수학했다는 보타의 작품들은 그 세 명의 분위기가 묘하게 융합된 이미지를 보여 주고 있었다. 이후 그가 발표하는 일련의 주택 시리즈는 연이어 세계 건축계를 강타하며 최고로 주목받는 건축가가 됐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그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건축가였다. 1980년대 내가 프랑스 파리에서 건축 공부를 하던 시절에도 보타는 최고의 관심을 받으며 활약의 범위를 넓혀 가고 있었다. 프랑스 샹베리의 문화센터를 시작으로 프랑스 에브리의 대성당, 스위스 루가노의 고타르도 은행과 바젤의 팅글리 미술관,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등 기념비적인 프로젝트들이 진행되었다. 그를 위시해 ‘티치노 학파’라고 불리는 일련의 건축가들이 유럽의 건축계를 열광시키고 있었다. 80년대 후반 파리에서 마리오 보타의 강연회에 참가했던 적이 있었다. 입추의 여지 없이 가득찬 청중의 열기는 뜨거웠으며, 강연 후에는 그와 일해 보고 싶다며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들고 온 젊은 건축가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 실제로 그의 사무실에 그렇게 찾아가서 일할 기회를 가졌다는 신화적인 이야기들이 소문으로 떠돌며 건축학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도 했었다.1987년경 파리 벨빌 건축학교에서 조직한 ‘티치노 건축투어’에 참가해 1주일 동안 티치노의 건축가들을 찾아 볼 기회가 있었다. 보타를 비롯해 루이지 스노치, 아우렐리오 갈페티, 리비오 바키니 등의 건축물을 둘러보면서 티치노에 오랜 건축의 전통과 문화적 풍토가 있어 왔음을 알게 됐다. 이 여행은 나의 건축가로서의 일생에 커다란 영향을 주게 된다. 무엇보다도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지어진 건물이 주변의 대지와 어우러지며 보여 주는 엄청난 힘이었고, 잘 지은 건물의 장인적 완벽함에서 풍겨 나는 아우라와 그것이 주는 감동이였다. 그때 나는 건축 이론과 역사 등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이 좋은 건물을 ‘짓는’ 것으로 귀결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나 역시 건물을 실제로 ‘짓는’ 건축가가 돼야겠다는 결심을 마음속 깊이 새겨 두게 되었다. 1989년도로 기억한다. 교보생명의 신용호 회장이 오랜 노력을 통해 마리오 보타를 한국에 초청했고, 그 프로젝트에 참여할 건축가를 찾고 있었다. 당시 파리에서 일하고 있던 내가 연결됐고 면접 후 함께 일하기로 결정되면서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마리오 보타 부부를 만났다.보타는 일과의 대부분을 건축에만 집중한다는 사람이었으며, 실제로 건축주와의 미팅, 식사, 현장 방문 등 공식일정을 제외하고는 호텔방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든지 개인적인 업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교보생명에서 보타를 초청한 이유는 부산에 교보빌딩을 설계하기 위해서였다. 보타는 그 사이트를 방문하고 업무협의를 마친 뒤 돌아갔다. 나 역시 파리로 돌아왔고 교보와 보타 사이의 연락 업무를 담당하며 월 1회씩 루가노에 있는 그의 사무실을 방문해 프로젝트 협의를 진행하게 됐다. 보타 사무실은 설계를 시작했고 몇 차례 그의 사무실을 방문하면서 몇 달이 흘러 갔지만 프로젝트는 쉽사리 진척되지 않고 있었다. 이 같은 상황을 보고받은 신 회장은 내게 적극적으로 보타 사무실에 합류할 것을 독려했고, 결국 보타 사무실에 합류하여 부산 사옥과 서초동 사옥의 두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게 됐다. 스튜디오 보타에 도착했을 때 보타는 실장 역할을 하는 마우리치오 펠리와 인사를 시키고는 비어 있는 책상을 찾아서 여기서 작업하라고 한 뒤 아무 말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나는 작업 도구들을 챙기고는 여기저기 물어 물어 사무실 내부에 있는, 이 프로젝트와 관계 있는 자료들을 모두 파악했다. 며칠인가 지나서 드디어 보타가 나타났다. 그는 태연하게 마치 매일 보았던 것처럼 그동안의 진행 상황을 들여다보고는 코멘트하고 스케치도 하면서 첫 미팅을 마무리했다. 그렇게 스튜디오 보타에서의 일은 시작됐다. 프로젝트는 한 달에 걸쳐 치열하게 전개됐다. 보타는 매우 직관적이고 핵심을 바로 짚어 가지만 또한 새로운 비전을 찾아내기 위해서 수많은 시도를 반복하는 작업 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 과정을 지나며 프로젝트는 아주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해 가기도 했다. 드디어 두 프로젝트가 1차적으로 마무리돼 가면서 우리는 그 결과에 대해 약간 흥분할 정도로 좋은 제안들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보타도 매우 흡족해했고 사무실의 다른 직원들도 모두 와서 둘러보고는 감탄을 연발했다 그 두 가지 안을 들고 한국으로 향해 신 회장을 만났다. 그분은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가만히 두 프로젝트를 응시했다. 그분의 손이 약간 떨리고 있다고 느껴졌다. “음, 역시 좋아…. 이 두 프로젝트 모두 진행해야겠어.” 그렇게 1991년 교보생명 서초동 사옥과 부산 사옥의 설계가 시작됐다. 나는 약 1년 정도를 예상하고 스위스 루가노의 스튜디오 보타에서 함께 일을 하게 됐다. 루가노는 매우 조용하면서도 아름다운 도시였고 사무실 직원들도 매우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이었으며 일은 흥미롭게 진행됐다. 사무실의 최고참 마우리치오가 내게 귀띔했다. “프로젝트가 완료되기까지는 아마도 길고 긴 시간이 걸릴 거야.” 그의 말대로 대구 동성로 사옥과 서울 상계동 사옥이 추가되고, 특히 서초동 사옥이 우여곡절을 거치게 되며 4년을 보타 스튜디오에서 보내게 됐다. 그의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는 것은 매우 독특한 경험이었다. 티치노와 이탈리아 북부의 문화와 건축을 알게 되고 보다 친숙해질 수 있었던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보타와 함께 일하면서 나는 알게 모르게 그의 스타일에 적응해 가기 시작했다. 그의 사무실에는 ‘마리오 보타’ 이외의 도서는 ‘금지’돼 있었다. 직원들은 보타 특유의 언어에 익숙해 있었고 ‘마리오라면 어떻게 할지’를 추정하며 작업들을 진행했다. 심지어 마리오가 직원들에게 상당한 여지를 주는 것 같아도 프로젝트를 마칠 때면 모든 것이 항상 그의 뜻대로 돼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들도 들려왔다. 그는 직원들이 충분히 능력을 발휘하도록 여지를 주면서도 끊임없이 그의 생각들을 발전시켜 갔고 본인이 만족할 만한 결과에 도달할 때까지 프로젝트를 끌고 갔다. 보타의 건축은 뚜렷한 형태 언어적인 특색을 지니고 있다. 그러한 언어가 구사된 그의 건축은 항상 그만의 뚜렷한 개성을 지닌다. 그러나 하나하나의 프로젝트들은 또한 그 대지와 프로그램들과 연결되어 매번 다른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기도 하다. 그에게는 루이스 칸과 르코르뷔지에, 그리고 스카르파라는 스승이 있었고, 그는 이 셋의 탁월함을 자신의 건축 세계에서 조화롭게 펼치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나 역시 루이스 칸과 르두, 팔라디오 등에 대한 학창시절의 관심과 공부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지만 보타의 건축을 이해하고 함께 일하면서 맥락을 같이할 수 있었고 좋은 소양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1995년 이후 나는 한국으로 돌아와서 사무실을 시작했다. 2005년인가 리움 관계로 서울을 방문한 보타와 재회하고 서울대에서 있었던 강연을 듣게 됐다. 보타와 그의 건축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던 나에게 그 강연은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내가 그의 사무실을 떠난 후 10년 사이 그는 건축 관련 미디어의 시야에서는 약간 멀어진 것으로 여겨졌었다. 하지만 그는 많은 프로젝트들을 계속하며 여전히 마리오 보타라는 뚜렷한 특색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었다. 그에 대한 감탄과 경의를 되새기게 된 계기였다. 2011년 6월 이상각 남양성모성지 신부가 마리오 보타와 성당 설계를 진행하기를 원했다. 현장과 마스터플랜에 관한 자료들을 보내고 보타와 통화했다. 보타는 평소와는 달리 즉석에서 동의하고 8월 20일 성지를 방문했다. 10월 14일에는 이미 1차 제안이 도착했고 이어서 설계 계약이 이루어졌다. 최초의 요구사항은 3000석 수용 가능한 성당이었다. 보타는 경사면을 이용하고 지하에 위치하며 높은 두개의 타워가 있는 안을 제안했다. 그리고는 또 그 특유의 긴 여정이 시작됐다. 2011년 8월 사이트를 처음 방문한 후 2014년 9월 설계를 마무리하기까지 3년에 걸쳐 거의 1~3개월마다 13회에 걸쳐 계획안을 발전시켜 왔다. 2014년에는 예산 문제로 3000석을 1200석으로 축소해야겠다는 신부님의 설계변경 요구가 있었다. 보타는 오히려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동조하며 새로운 방향을 제안해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공사는 장학건설이 담당했다. 2017년 4월 1일(보타의 생일이기도 하다) 착공해 2020년 5월 공사가 완료됐다. 풍경 속에서 마치 땅에서 솟아난 듯 그 대지와 융합되고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진화를 거듭하는 보타의 저력을 보여 주는 강력한 작품이 긴 숙성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언덕에 자리잡은 성당을 바라보면 가슴 깊이 뜨거움이 느껴진다. 과정을 함께하며 보낸 긴 시간과 우리의 노력과 열정이 벽돌 한 장 한 장에 담겨 있는 것 같아서다.최근에 준공한 디어스 사옥은 마리오 보타를 닮지는 않았으나 그와 함께했던 시간들과 또 ‘팔라디오’라는 뿌리를 공유하고 있는 작업이다. 그 장소의 특성과 자연의 빛, 그리고 공간의 깊이와 풍부함, 간결함과 강렬함, 질서와 변이들이 하나로 융합되어 만들어진 하나의 ‘메타포를 지닌 공간적 장치’이다. 디어스 사옥으로 2019년 건축가협회상을 수상한 것은 ‘짓는’ 건축가에게 큰 격려가 됐다. 건축가 한만원
  • 영어의 가장 흔한 욕 F***의 유래 얼마나 알고 계세요

    영어의 가장 흔한 욕 F***의 유래 얼마나 알고 계세요

    유월의 마지막 휴일인데 아침부터 상소리를 늘어놓아 송구하다. 애들은 저리 가셨으면 한다. 영국 BBC의 동영상 사이트 릴은 가끔 뜨악한 소재를 늘어놓곤 하는데 이달 초 영어 가운데 가장 상스럽게 쓰이는 단어, 함부로 네 글자 모두를 쓰지도 못하는 ‘F***’의 유래와 용례를 상세히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방송도 ‘근처에 자녀들이 있으면 다음에 시청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전편찬자(Lexicographer)이며 어원 학자(etymologist) 겸 방송인인 수지 덴트가 동영상을 만들어 우리는 2분 50초로 요약된 시간 여행을 쫓아가면 된다. 언어학자들에게 영어 가운데 가장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단어를 꼽으라고 하면 단연 이 단어가 으뜸으로 꼽힌다. 문장 가운데 어느 위치에 들어가더라도 어색하지 않다. 명사로도, 형용사로도, 동사로도, 강조어로도, 일상의 이중 꾸밈 말로도(예를 들어 abso-****ing-lutely) 쓰인다. 심지어 현대 들어선 문법에 어긋나게 사용되는 일도 용인된다. 예를 들어 a **** off hat나 **** me shoes 같은 것들이다. 아무 데나, 아무렇게나 써도 다 말이 되고 이해가 된다. 우리네 전라도 말 ‘거시기’, ‘머시기’와 비슷하다는 얘기다. 부풀려 말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이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3세기 무렵이었다. 당시만 해도 경멸하거나 모욕적인 표현이라기보다 부적합한 단어로 인식됐다. 그랬는데 종교적 의미가 더해지면서 금기시됐다. 이 단어의 유래에 대해 널리 알려진 속설은 ‘Fornicaton Under Command of the King’의 머릿글자를 조합했다는 것이다. 국왕 명령 아래 저지르는 음행(淫行)이 된다. 전염병 창궐의 책임을 돌리기 위해 마녀사냥을 일삼던 국왕이 모든 이에게 자신의 악행을 앞으로 나서 고백하라고 강요하자 문에 이 머릿글자 조합을 새긴 판을 내걸어 집안에서 중요한 일을 하고 있으니 어떤 일이 있더라도 건드리지 말라고 알렸던 것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속설보다 라틴어로 싸우다를 의미하는 푸나레(Fugnare)가 여러 차례 변형됐다는 것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또 처음에는 성적인 표현이 아니라 누군가를 친다는 뜻이 더 많았다. 그렇기에 아주 오랜 옛날에는 사람 성(姓)으로도 쓰였다. 예를 들어 Mr ****beggar라고 불리는 가문도 있었다. 13세기에는 그저 과격한 시민이란 뜻으로 쓰였다. 같은 시기 새 황조롱이가 wynd****er 로도 불렸는데 이때도 날갯짓으로 바람을 친다는 뜻이었다. 그랬던 것이 17세기 성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식으로 확장됐다. 그러면서 검열 대상이 됐다. 해서 글자 대신 대시, 별 표, 샤프(우물 정) 등 약물기호 등으로 대신했다. 1960년대 DH 로렌스의 책 ‘채털리 부인의 연인(또는 사랑)’을 출간하려는 펭귄 북스를 저지하기 위해 검찰이 기소했으나 무죄가 선고되면서 600년 이상 된 이 단어는 세상의 온갖 경멸적이거나 상스러운 단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단어가 됐다. 수지 덴트는 2011년 옥스퍼드 사전이 뽑은 올해의 단어 ‘쥐어짜인 중산층(squeezed middle)’, 이듬해 ‘도처에 난장판(omnishambles)’를 선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브렉시트 기념주화 50펜스 짜리를 발행했을 때 한 영어 문장 가운데 셋 이상의 항목을 열거할 때, 마지막 항목 앞에 붙는 ‘그리고’(and)나 ‘또는’(or) 앞에 쉼표(,)를 붙이는 옥스퍼드대학 출판부의 문법 형식을 좇아 주화를 다시 인쇄하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문법학자들의 주장에 동조했다. 주화에 적힌 문장의 ‘평화, 번영 그리고 모든 나라들과의 우정(Peace, Prosperity and Friendship with all nations)’ 가운데 ‘번영’(Prosperity)과 ‘그리고(and)’ 사이에 옥스퍼드 쉼표가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이었는데 물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동영상 보러 가기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