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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한전선그룹-故설원량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한전선그룹-故설원량 회장家

    대한전선과 대한방직, 대한제당은 모두 한뿌리 기업들이다. 인송 설경동(작고) 회장이 설립했던 회사들로 장남인 설원식(83) 전 회장이 1960년 대한방직과 대한산업의 경영권을 승계해 가장 먼저 계열분리했다.3남인 설원량(작고) 회장은 1972년 인송의 실질적인 ‘경영 후계자’로서 당시 대한그룹의 주력사인 대한전선과 대한제당을 물려받았다. 고 설원량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한때 25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기도 했지만 오일쇼크의 충격과 가전사업 매각 등으로 사세가 크게 줄었다. 또 동생인 설원봉(57) 회장이 88년 대한제당을 갖고 분가하면서 옛 대한그룹은 사실상 대한전선만 남게 됐다. 지금은 고 설원량 회장의 부인인 양귀애(58) 고문이 오너가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으며, 임종욱(57) 사장이 실질적인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고 설 회장의 장남인 윤석(24)씨는 대한전선 경영전략팀 과장으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이처럼 1950년대 재계 서열 다섯손가락 안에 들었던 대한전선그룹은 오늘날보다 과거가 더 화려한 기업이다. 혼맥도도 이와 비슷하다. 창업주인 설경동 회장가(家)는 지금은 흔적만 남은 옛 재벌가(家)와 적지 않은 인연으로 엮여 있다.4남2녀를 뒀던 인송은 1970∼80년대 욱일승천했던 국제그룹 창업주 양태진 회장가(家)와 대농그룹 박용학 회장가(家)와 사돈지간이다. 관계에서는 김용식 전 외무부장관과 임송본 전 대한석탄공사 총재가 사돈들이다. ●50년대 재벌가 인송 인송은 1901년 평안북도 철산군 인송리에서 부친 설흥업옹과 모친 조성녀 여사 사이에서 외아들로 태어났다. 어릴 적 이름은 정동(鄭童)이었지만 서당 스승께서 ‘큰 인물로 대성하라.’는 뜻에서 경동(卿東)으로 지어줬다. 인송의 어린 시절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그는 부친을 세살 때 여의고, 모친을 따라 함경북도 부령으로 이사해 무산보통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3년간 허드렛일을 하며 집안을 돌보던 인송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어렵게 오쿠라 고등상업학교에 입학했지만 끝을 보지 못하고 중도에 귀국해야 했다. 인송은 이후 부령 군청에서 잠시 일을 하다가 1921년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일본인을 동업자로 끌어들여 삼광운송점과 삼광상회를 설립, 운송업과 곡물·해산물 위탁판매사업을 벌였다.1936년에는 동해수산공업주식회사를 설립해 청진 앞바다에서 정어리를 잡아 이를 가공해 많은 부를 축적했다.1940년대 초에는 어선 70척에 비행기로 고기를 탐지할 정도의 함경도 거부로 성장했다. 그러나 광복과 함께 북측에 공산군이 진주하면서 월남한 인송은 무역회사인 대한산업과 부동산 회사인 원동흥업을 세워 남쪽에서도 곧 거부 대열에 올라섰다.6·25전까지 그가 수원에 세운 성냥공장은 남한시장을 석권하기도 했다. 인송은 53년 재벌의 터전이 된 대한방직을 인수해 근대적인 경영을 시작했다.55년엔 대한전선 인수,56년에는 대동제당(현 대한제당)을 세워 당시 국내에서 손꼽히는 재벌가로 올라섰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할까. 인송은 54년 자유당 재정부장을 맡으며 정계에 잠깐 발을 담갔다. 그러나 이로 인해 그는 60년대 초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인송은 4·19 의거와 5·16 쿠데타로 정권이 바뀌면서 당시 내로라하는 그룹 창업주들과 함께 부정축재자로 몰려 험난한 시기를 보냈다. 특히 인송은 강제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을 뿐 아니라 부동산도 몰수당했다. 부친의 이같은 시련을 지켜봤던 설씨가(家) 4형제는 훗날 정치와 담을 쌓은 것은 물론 부동산 투자도 꺼렸다. 인송은 검소한 생활로 유명했다. 그는 종이 한 장이라도 소홀히 버리지 않았다. 편지가 오면 칼로 봉투의 한 귀퉁이를 잘 도려내고, 그 뒷면을 이용해 한번 더 사용했을 정도였다. 인송이 송인상 효성 고문(당시 부흥부장관)에게 보낸 편지 에피소드는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평소하던 대로 송 장관에게 소식지 ‘무역통신’ 뒷면을 이용해 서신을 보냈다. 이를 받은 송 장관은 대기업 사장의 검소함에 탄복해 서신을 양복 안주머니에 넣어두었다가 수년간이나 회의석상이나 강연회에서 이를 소개했다고 한다. ●옛 영화가 가득한 혼맥 인송은 두번 결혼했다. 그는 첫번째 부인 이태하(작고)씨 사이에 원식과 원철(68)씨 등 2남을 뒀다. 두번째 부인 유인순(작고)씨 사이엔 원량과 명옥(59), 원봉, 영자(53)씨 등 2남2녀를 뒀다.4남2녀 가운데 여자 형제는 중매로, 남자 형제는 연애 결혼했지만 당시 재벌가의 통혼이 그러하듯 인송은 관·재계의 명문가를 사돈으로 맞았다. 장남인 설원식 전 대한방직 회장은 일제시대 식산은행(현 산업은행) 총재와 대한석탄공사 5대 총재를 지낸 임송본씨의 딸 희숙(75)씨와 연애결혼했다. 당시 원식씨는 희숙씨와 결혼하기 위해 미국에서 유학할 대학을 바꿀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고 한다. 설 전 회장 부부는 설범(47) 대한방직 회장과 설경화(46)씨 등 1남1녀를 뒀다. 차남 설원철 전 대한방직 고문은 김용식 전 외무부 장관의 딸 보경(66)씨를 미국 유학중에 만나 인연을 맺었다. 보경씨는 코리아헤럴드 출신의 언론인이다. 설한(39), 설훈(35), 설혜선(34) 등 2남1녀를 뒀다. 3남 설원량 회장은 1969년 동생인 명옥씨의 소개로 서울대 음대를 졸업한 양귀애 고문과 결혼했다. 명옥씨와 양 고문은 친구 사이다. 양 고문은 국제그룹 양태진 창업주의 막내딸이며, 양정모 전 국제그룹 회장의 누이 동생이다. 윤석(24), 윤성(21)씨 등 2남을 두고 있다. 4남 설원봉 회장은 박용학 전 대농 명예회장의 장녀인 선영(56)씨와 혼례를 치렀다. 선영씨는 이화여대 생활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를 다녔던 설 회장과 선영씨는 학창시절부터 오랜기간 만남을 가졌다. 윤호(30)와 혜정(25)씨 등 1남1녀를 뒀다. 장녀 명옥씨는 정수창 전 두산그룹 회장 가문의 소개로 71년 김우기(63) 서울대 의대 교수와 결혼했다. 동철(33)과 승철(31)씨 등 2남을 뒀으며 장남은 의사, 차남은 대한제당에서 근무하고 있다. 차녀 영자씨는 고 설원량 회장의 친구인 정근모 명지대 총장의 중매로 차동완(58) 한국과학기술원 교수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진영(28)씨와 종현(25)씨 1남1녀를 두고 있다. 3세들도 속속 가정을 꾸리고 있다. 설원식 전 대한방직 회장의 장남인 설범 회장은 한연나씨와 결혼했으며, 장녀 경화씨도 차정하씨와 혼인을 치렀다. 양 고문의 장남 윤석씨는 지난해 6월 연세대 경영학과 동기생인 심현진(24)씨와 연애 결혼했다. 현진씨의 부친은 심광일(52)씨로 중견 건설업체인 석미건설을 경영하고 있다. 양 고문은 “오랫동안 연애를 한 데다 아들의 판단을 믿었다.”면서 “설 회장도 생전에 둘의 결혼을 허락한 만큼 일찍 결혼을 시켰다.”고 말했다. 설영자-차동완 교수 부부의 장녀 진영씨는 조현식(35) 한국타이어 부사장과 인연을 맺었다. 조 부사장은 조홍제 효성 창업주의 손자로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장남이다. 진영씨는 대한전선 3세 가운데 유일하게 재벌가(家)와 통혼했다. ●일찍 시작한 분가 설경동 가문의 기업 분가는 여느 재벌가(家)와 달리 일찍 시작됐다. 창업주 사후에 2세들의 분가가 이뤄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인송은 생전에 대한방직과 대한산업 등을 계열분리시켰다.1960년 정치권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데다 가정불화마저 겹치면서 인송은 어쩔 수 없이 대한산업과 대한방직 등을 장남 원식에게 맡겨 2세 경영을 펼치도록 했다. 인송은 이후 대한전선과 대한제당을 중심으로 경영을 해오다가 72년 건강이 악화되면서 3남인 당시 설원량 전무에게 경영권을 승계토록 했다.74년 인송이 결국 타계하자 설 회장이 대한전선그룹을 이끌게 됐다. 대한전선은 88년에 또 한차례의 변화를 겪었다. 창업주 인송의 유지를 받들어 설원량 회장이 계열사인 대한제당을 분가시킨 것이다. 설 회장은 동생인 설원봉 회장이 대한제당에 입사한 이래 경영수업을 충실히 받아왔다고 보고, 대한제당 관련 주식을 설원봉 회장에게 모두 양도해 대한전선에서 완전 분리시켰다. 대한제당은 현재 식품소재사업과 레저, 외식업 등에 진출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인송의 후계자 설원량 회장 고 설원량 회장 유족들은 지난해 9월 1355억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의 상속세를 신고했다. 매출 2조원이 안되는 중견기업이 사상 최대 규모의 상속세를 자진 신고하자 고 설 회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상속이나 증여세를 덜 내기 위해 갖은 편법을 동원하는 다른 재벌가(家)와 비교하면 시사하는 바가 대단했다. 그는 평소 “기업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하는 손님이 되어야지, 불청객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의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 한토막. 대한전선 본사와 각 공장 구내식당에서 제공되는 한 끼 밥값은 80원이다. 공짜로 주는 것이 낫겠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설 회장의 지시에 따라 이같이 정해졌다. 설 회장이 내 돈을 내고 밥을 먹어야 음식이 혹시라도 부실해지면 회사에 당당히 요구할 수 있다고 해서 내린 조치였다. 설 회장 본인도 줄곧 구내식당을 이용했는데, 이 역시 회장이 자주 이용하면 음식에 좀 더 신경을 쓰지 않겠느냐는 판단에서였다.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낸 것과 달리 설 회장은 부친인 설경동 회장 못지않은 ‘구두쇠’였다. 그는 양복을 한 벌 사면 소맷단이 해질 정도로 입었다. 식당에서 사용한 휴지는 잘 접어두었다가 화장실에서 다시 사용했다. 쉽게 쓰는 휴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나무가 베어지는가를 생각하면 아무리 사소한 휴지라도 함부로 쓸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이같은 성품 때문일까. 그는 4형제 가운데 부친으로부터 가장 많은 총애를 받았다. 설 회장이 미국 텍사스주립대로 유학갔을 때, 인송의 커다란 기쁨 가운데 하나가 아들의 편지를 받아보는 것이었다. 특히 인송의 건강이 점점 나빠지면서 설 회장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졌다. 설 회장은 67년 대한전선 총무부장으로 입사했다. 인송은 설 회장을 후계자로 내정하고 호된 경영자수업을 받도록 했다. 설 회장은 68년에 상무,70년엔 전무 등 주요 사업부 수장을 거치면서 다양한 실무경험을 쌓았다. 72년 사실상 경영 대권을 이어받은 설 회장은 견실한 전선사업과 가전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70년대 중반 25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재벌로 대한전선을 키웠다. 후계자로서 연착륙했다는 주변의 평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대한전선과 금성사(현 LG전자)가 선점한 가전시장에 삼성전자가 후발업체로 뛰어들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70년대 후반부터 덩치에 밀린 대한전선은 자금난으로 갈수록 어려워졌다. 설 회장은 “사업을 하면서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은 적이 없다.”고 토로할 정도로 힘든 순간이었다고 했다. 그는 부친의 유업을 일순간에 포기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젊은 기업가로서 그간의 도전이 실패로 끝나고 만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더욱 어려웠다고 했다. 대한전선 가전사업에 관심이 컸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당시 “가전사업이 어려우면 언제라도 대우에 협력제의를 해달라.”는 의중을 넌지시 전해왔다. 한동안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며, 혼자서 시간을 보내던 설 회장은 83년 3월 그룹 임직원들에게 가전부문 매각을 발표했다, 매각 금액은 2억달러 규모로 당시엔 그야말로 빅딜이었다. 가전사업과 생산직원 모두 대우로 넘어갔다. 대우그룹으로 바꿔타는 직원이 무려 6000여명. 대한전선에 남는 인원은 3000명 남짓이었다.24개 계열사 중 10개사가 대우에 속하게 됐으며, 남은 계열사는 통폐합 절차를 거쳐 7개사로 줄었다. ●‘풍운아’ 설원식 대한방직 회장 설원식 전 대한방직 명예회장의 이력은 좀 독특하다.50년대 국내 대표적인 재벌가(家)의 장남이었지만 그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한 뒤,55년부터 5년간 중앙대 문과대에서 강사(서양학)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러다가 그는 1960년 대한방직과 대한전선 사장직에 갑자기 취임했다. 이후 3년간이나 부친인 인송과 재산 다툼을 벌였지만 그는 결국 법적으로 대한방직과 대한산업을 옛 대한그룹에서 떼어내는데 성공했다. 설 전 회장은 70년대 대한종합개발을 설립해 건설업에 진출했으며, 아세아종합금융을 세워 금융업에 손을 대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업 진출은 그에게 큰 시련을 안겨주었다. 그는 아세아종금 주가가 폭락하면서 퇴출위기에 몰리자 주식시세를 조종해 유죄판결을 받았다. 아세아종금은 이후 진승현씨에게 인수돼 한스종금으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훗날 ‘진승현 게이트’로 불거졌다. 설 전 명예회장은 98년 장남인 설범 회장에게 대한방직 경영권을 물려주며 현장에서 물러났다. 차남인 설원철 전 대한방직 고문의 이력도 형에 못지않다. 그는 일본 게이오대 법대와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했지만, 그는 부친의 기업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자신의 뜻을 펼쳤다. 그는 대한무역진흥공사에 입사해 조사부 부장과 샌프란시스코 무역관 관장을 거쳤다.91년엔 형인 설원식 전 회장에 이어 대한방직과 대한산업 사장에 올랐다.2년 후에 고문직으로 물러났다. ●‘3무 경영’ 설원봉 회장 설원봉 대한제당 회장은 연세대 법대와 미국 브루클린 공대대학원을 거쳐 1976년 대한전선 종합조정실 이사로 경영에 첫 발을 내디뎠다.83년 대한제당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88년엔 형으로부터 대한제당을 물려받았다. 그는 형과 달리 부드럽다는 평이다. 그러나 나서기를 꺼려하는 것은 다른 형들과 똑같다. 재계에서 친한 인사로는 경기고 동기인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을 꼽을 수 있다. 설 회장은 현장과 인재 관리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는 외환위기 극복에서 잘 드러났다. 당시 국제 원자재값 급등으로 위기에 몰렸을 때 설 회장은 직원들의 신뢰속에 감원과 임금 삭감, 노사분규 없이 힘든 시기를 헤쳐왔다.‘무감원, 무감봉, 무분규’라는 대한제당 특유의 ‘3무(無) 경영’은 이렇게 나오게 됐다. 대한제당은 현재 의약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그룹 나침반 임종욱 사장 대한전선의 대표 최고경영자(CEO)인 임종욱(57) 사장은 서울생으로 선린상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95년 회장 비서실장에 임명된 이후 9년간 설원량 회장의 경영 방침과 철학을 받들어 회사경영 전반에 대해 실무관리를 해오고 있다.97년 외환위기 때에는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3배 이상 끌어올렸다. 무주리조트와 쌍방울 인수, 진로채권 투자에 나서는 등 사업다각화에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 임 사장은 설 회장이 타계한 이후 회사 경영의 나침반으로서 차세대 ‘먹을 거리’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golders@seoul.co.kr ■ 미망인이 본 故설원량 회장 “그는 철저한 원칙주의자예요. 자기 자신에게 너무 엄격했어요. 자제심도 대단했고요. 남편을 사회와 일에 빼앗겼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겁니다. 평생 일만 하다 간 분이에요. 그림이나 음악에도 대단히 조예가 깊었는데….” 양귀애 고문은 남편인 고 설원량 회장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아직도 감정이 남아있는 듯 설 회장을 언급할 때는 대단히 조심스러웠다. 설 회장은 지난해 3월 뇌출혈로 쓰러져 갑작스럽게 타계했다. “아직도 설 회장 사진을 안봐요. 집이나 사무실에 있는 남편 사진들을 다 치웠어요. 감정이 많이 정리가 됐다고 해도 가끔은 가슴이 휑해요. 유품을 정리하는데 옷가지들이 너무 낡았더라고요. 대기업 회장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와이셔츠 소매는 다 헐었고, 구두는 신기 민망한 수준이었어요.” 그는 일만 했던 남편이 썩 재밌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둘만의 데이트는 자주 했다고 했다.“설 회장은 사업이 꼬이거나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면 어김없이 저를 불러요. 옆에 있어달라는 뜻이에요. 그리고 한동안 생각만 해요. 그 때는 옆에서 말 거는 것을 굉장히 싫어해서, 그래서 저를 불렀던 것 같아요. 덕분에 둘이서 남산을 자주 산책했고, 가끔은 골프도 둘이서만 치고 다녔답니다.” 그는 불임으로 꽤 고생했다. 장남인 설윤석 과장을 결혼 12년차에 가질 정도였다.“시댁식구들 눈치 많이 봤죠. 재벌가(家)로 시집와서 12년간 애기가 없었으니 얼마나 말들이 많았겠어요. 그때마다 남편이 바람막이가 돼 줬습니다. 참 고마웠죠.” 양 고문은 시아버지인 인송 설경동 회장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아버님이 저를 특히 예쁘게 보셨어요. 항상 자신 옆에 자리를 마련해주시고, 외출을 하면 꼭 저를 데리고 다니며, 같이 사진도 찍고 그랬어요. 한복입은 모습이 예쁘다고 해서 신혼 초에는 한복만 입은 적도 있었습니다.” 설 회장은 자식을 엄하게 대했다고 한다.“남편은 아들들에게 절대 용돈을 풍족하게 주지 않았습니다. 수입도 없는 애들이 돈 쓰는 버릇부터 들이면 안된다는 것이었죠. 비행기를 탈 때도 애들은 항상 이코노미석이었습니다.” 양 고문은 지금까지 남편 뒷바라지와 자식 교육에 자신의 전부를 쏟았지만 앞으로는 나를 위해 살고 싶다고 했다. 특히 시아버지와 남편이 일군 대한전선을 제대로 키워보겠다고 했다. 한편 그는 큰 오빠인 양정모 전 국제그룹 회장의 근황과 관련,“건강하시고 친구들을 만나 소일하신다.”면서 “(국제그룹 해체로) 당시엔 심리적인 타격이 컸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잊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golders@seoul.co.kr ■ 막오른 3세 경영 인송 설경동(작고) 회장이 창업한 대한전선과 대한제당, 대한방직 등은 모두 3세 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다.3세가 최고경영자(CEO)로 전면에 나서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이제 실무부서에 배치돼 첫 걸음마를 시작한 곳도 있다. 가장 빨리 ‘세대교체’가 이뤄진 곳은 대한방직. 설경동가(家)의 장손인 설범(47) 회장이 1998년 대한방직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함으로써 설씨가(家)의 3세 경영을 알렸다. 그는 85년 대한방직 이사로 출발해 91년 상무,95년 부사장,96년 대표이사 사장 등을 맡으며 다양한 실무경험을 쌓았다. 그러나 설 회장은 2001년 한스종금 불법대출 사건에 연루되면서 ‘그만두라.’는 소액주주들과 주총에서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등 한차례 큰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주변에선 설 회장을 소탈하고 온화하다고 평한다. 집안 가풍대로 보수적이며, 사업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스타일이다. 업계에서는 만능 스포츠맨으로 유명하다. 배재고와 연세대 경영학과, 미국 더 뷰크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지난해 설원량 대한전선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학업과 경영수업을 동시에 했던 장남 설윤석(24)씨는 올 들어 경영전략팀 과장으로서 본격적인 후계자 수업을 쌓고 있다. 그는 대한전선의 최대주주인 삼양금속 지분의 절반 가까이를 보유하고 있다. 재계에선 설 과장의 나이가 아직 어린 데다 모친인 양귀애 고문이 후견인으로 나서는 만큼 급하게 경영 대권을 잇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종욱 대한전선 사장이 전문경영인로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하고 있어 후계자 교육에 더욱 치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 고문은 “설 과장의 진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승진이나 유학 등은 상황에 따라 이뤄질 것이에요.”라고 했다. 동생인 윤성(21)씨는 중학교 3년때 미국으로 유학가 현재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을 다니고 있다. 설원봉 대한제당 회장의 장남인 윤호(30)씨는 경영 대권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그는 2000년 6월에 입사해 현재 제당식품사업부를 책임지는 전무로 일하고 있다.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매우 꺼린다. 설 전무는 경기고와 미국 클레어먼트 대학원에서 인문학을 전공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든든한 겨울나기 청국장으로!

    든든한 겨울나기 청국장으로!

    어린시절 차갑게 언손을 비비며 집안으로 들어섰을 때 우릴 반기던 그 퀴퀴한 청국장 냄새는 참으로 괴로웠다. 하지만 요즘 집에서 청국장을 만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제 청국장은 음식이 아니라 ‘보약’대접을 받고 있다. 다이어트와 노화방지는 기본이고 항암효과도 있다고 알려지면서 더욱 인기다. 더욱이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게 말려서 곱게 간 분말이나 환(丸) 형태로 먹기도 한다. 또 청국장 요리도 찌개를 벗어나 쌈밥, 롤과 각종 소스 등 퓨전음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추운 겨울날씨, 건강도 챙기고 추억 한 조각까지 느끼게 하는 청국장을 먹어 보자. 글·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역사-청국장은 어느 나라 음식일까. 청국장은 중국에서 유래된 것이 아니다. 신라시대 이전부터 내려온 우리 고유의 음식이다. ■ 효능-청국장은 장을 건강하게 해준다. 변비는 물론 또한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데도 한 몫 한다.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먹는 현대인에게는 섬유질, 비타민, 미네랄이 부족하게 마련이다. 이런 영양소가 부족하면 열량을 내는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이 완전분해가 되지않아 지방으로 축적되고, 비만과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반면에 청국장에 포함된 레시틴이나 사포닌은 혈액 속의 과도한 지방이나 콜레스테롤 성분을 흡수, 배출하며 각종 미생물과 효소 등이 몸의 신진대사 기능을 활발하게 해 성인병은 물론 자연스럽게 살을 빼는데도 도움을 준다. 인터넷에 보면 청국장으로 암을 이겼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잘 발효된 청국장을 젓가락으로 떠 보면 끈적끈적한 거미줄 같은 실들이 엉켜있는데 이것의 주성분이 폴리글루터메이트이다. 폴리글루터메이트는 탁솔이라는 항암물질을 체내로 운반하는 중요한 작용을 하며 그 자체가 항암작용을 한다. 또 대두 사포닌은 대장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인터넷이나 홈쇼핑 등에서 팔고 있는 청국장 기계는 3만원부터 8만원정도. 청국장 기계를 살 때 따져봐야할 것은 바닥은 물론 옆면 모두 가열되는 제품을 골라야 한다는 것. 그래야 진이 많은 청국장을 만들 수 있다. ■ 만들기 (1)흠집이 없고 노란빛이 도는 메주콩(백태)을 준비한다.팁:수입콩은 방부제 등을 사용해 발효가 되지 않을 수 있으니 국내산 햇콩을 고른다. (2)깨끗이 씻은 메주콩 한 컵반을 용기에 담은 뒤 5컵의 물을 붓고 12시간 정도 불린다. (3)찜솥에 콩을 4∼5시간동안 찐다. 찬 공기가 들어가지않도록 뚜껑을 열지말 것.팁:콩을 삶으면 영양분의 손실이 많아지므로 찌는 것이 좋다. 압력밥솥을 사용하면 콩 껍질이 가스배출구를 막아 사고의 위험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4)완전히 익은 콩을 소쿠리에 놓고 식혀준다. 전통적인 방식은 볏짚을 이용하는데 그냥 공기 중에서 두기만해도 균이 접종된다. (5)약 40℃의 온도와 80% 정도의 습도를 유지시켜 발효시킨다.팁:제대로 발효가 되지않는다면 콩이 완전히 무르도록 익혔는지, 공기 중에 충분히 노출시켰는지 확인할 것. ■ 보관 잘 발효된 청국장은 냉장실에 보관할 경우 한 달 정도 저장할 수 있다. 단 6개월정도 보관하려면 일주일 정도 먹을 분량씩 랩으로 싼후 냉동실에서 보관한다. ■ 요리-이런 청국장 요리 어때요? 청국장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보자. 새싹이나 양배추 등에 청국장을 살짝 넣어 먹는다면 아이들도 거부감없이 청국장을 먹을 수 있다.풀무원의 브랜드 참마루 메뉴개발실 박경리씨는 맛있고 먹기 편한 청국장 요리를 제안한다. (1) 새싹 청국장 밥 재료:모듬 새싹, 공기밥 400g(2공기), 참깨 5g, 흑임자 5g, 소금 1g, 참기름 3g, 청국장 약간, 상추 약간, 깻잎 약간 만드는 법:(1)새싹, 상추, 깻잎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 한다.(2)밥에 참깨, 흑임자, 소금, 참기름을 넣고 잘 버무린다.(3)상추, 깻잎 위에 밥을 한 술 올리고 청국쌈장, 새싹을 올려 먹는다. (2) 두부구이 재료:두부 1모, 단호박 200g, 고구마 1개, 새송이 2개,청국장 구이 소스(청국장 70g, 꿀 20g , 잣 으깬 것 5g, 땅콩 으깬 것 15g, 참깨 2g) 만드는 법:(1)두부를 통째로 전자레인지에 2분간 돌린 후 무거운 것을 올려놓아 씹히는 맛이 좋아지게 한다.(2)야채류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3)두부도 야채의 크기에 맞추어 자른다.(4)대나무 꼬치에 두부, 단호박, 고구마, 새송이버섯을 꽂는다.(5)오븐에서 앞 뒤 노릇노릇하게 굽는다.(오븐이 없을 경우 팬에서 구워도 된다.) (6)다 구워지면 청국장 구이 소스를 발라 접시에 담아 낸다. (3) 양배추 롤 재료:두부 1개, 양파 150g, 당근 40g, 부추 20g, 곱게 다진 쇠고기 70g, 마늘 5g, 밀가루 10g, 소금 2g, 밥 200g(1공기), 양배추 1/2개, 달걀 1개, 미나리 약간, 후추 약간, 정종 약간 만드는 법:(1)두부는 물기를 꼭 짜둔다.(2)양파는 다진 후 살짝 볶아둔다.(3)당근, 대파도 다져둔다.(4)다진 쇠고기는 후추, 정종을 조금 뿌려 재어운다.(5) (1)에 (2)∼(4), 밀가루, 달걀, 밥을 넣고 잘 섞고 소금으로 밑간을 맞추어 놓는다.(6)양배추는 반으로 자른 후 심을 제거하고 찜기에 넣어 10분간 찐다.(7)양배추 한겹 위에 두부밥을 올린 후 청국쌈장을 올려 잘 만 뒤 데친 미나리로 묶는다.(8)접시에 담아 낸다. (4) 두부 버거 스테이크 재료:두부 1모, 백일송이 버섯 100g, 곱게 다진 소고기 80g, 달걀 1개, 빵가루 30g, 부침가루 10g, 양파 1개, 대파 1/2개, 삶은 감자 1개, 양상추 50g, 파프리카 30g, 드레싱 약간, 소금 약간, 후추 약간, 굴소스 15g,청국쌈장 버거 소스(청국쌈장 50g, 진간장 10g, 마요네즈 20g, 토마토 케첩 10g, 설탕 5g, 물 20g) 만드는 법:(1)두부의 물기를 꼭 짜고, 양파와 대파는 곱게 다져 놓는다.(2)팬에 올리브 오일을 둘러 양파와 대파를 넣고 노릇노릇하게 볶는다.(3)백일송이 버섯을 잘게 다진다.(4)준비한 재료를 모두 볼에 담아 골고루 섞은 뒤 소금으로 간을 한다.(5)원하는 크기만큼 덜어낸 후 손으로 잘 치대 동그랗게 만든다.(6)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약한 불로 두부 버거를 앞 뒷면으로 노릇하게 굽는다.(7)접시에 두부 버거를 담고 소스를 얹고, 야채와 함께 낸다. (5) 청국쌈장 된장찌개 재료:청국쌈장 50g, 된장 50g, 국물용 멸치 6g(4마리), 감자 70g(1/2개), 애호박 40g, 양파 1/4개, 백일송이 버섯 50g, 청양고추 1개, 다진 마늘 1작은술, 대파 1/2개), 두부 200g(1/2모), 물 600g(3컵), 콩가루 1작은술 만드는 법:(1)감자, 양파, 애호박, 두부는 먹기 좋게 잘라둔다.(2)백일송이 버섯은 밑둥을 자른 뒤 하나씩 떼어 놓는다.(3)청양고추, 대파를 저며놓는다.(4)냄비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마늘을 볶다가 감자, 양파, 청국장, 된장을 넣고 1분간 잘 볶는다.(5) 물을 붓고 (4)를 넣어 잘 풀어준 뒤 멸치를 넣는다.(6)찌개가 끓기 시작하면 청양고추, 대파, 애호박, 백일송이 버섯을 넣는다.(7)3분간 끓인 후 두부를 넣고 1∼2분간 더 끓인다.(8)불 끄기 직전에 콩가루를 넣는다. ■ 맛집-청국장 맛있는 집을 보자. 삼청동 총리공관 앞에 있는 향나무세그루(02-720-9524)는 마니아들에게 검증받은 청국장집.10여년전, 다양한 한식으로 시작한 이 집은 청국장으로 소문나면서부터 현재는 점심 메뉴는 청국장만 하고 있다. 큰 그릇에 밥과 청국장 한술, 고추장, 참기름을 넣고 반찬으로 나온 싱싱한 콩나물, 무생채, 시금치 등을 넣어 비벼 먹는다. 청국장은 군산에서 가지고 온다.4000원. 중구 필동의 필동면옥 근처에 있는 고향식당(02-2264-0240)의 청국장 찌개는 맛이 깊다. 전라도 할매가 손수 발효시킨 청국장에 묵은 우거지와 돼지고기 사태를 몇 점 넣어 그야말로 담백한 청국장을 맛 볼 수 있다. 분식점과 같은 겉모습만으로 얕보기엔 음식이 너무 맛깔스럽다.4000원.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맞은편 한국신용평가건물 지하 1층 진주청국장(02-785-6918)은 한정식집을 연상케 하는 깔끔한 인상처럼 청국장 맛도 부드럽다. 뚝배기에 끓여 담아낸 청국장은 절구에 빻아 통콩이나 콩조각 등 알갱이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서울 사직공원옆 사직파출소 맞은편에 있는 사직분식(02-736-0598)은 문을 여는 순간 구수한 청국장 냄새가 코를 찌른다. 그릇에 담아낸 청국장 찌개는 걸쭉한 국물에 콩이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서울 안국동 풍문여고 뒤쪽 골목에 있는 별궁식당(02-736-2176)의 냄새는 골목 끝까지 느낄 수 있다. 느타리버섯·팽이버섯·호박·두부·파 등을 넣고 하얗게 보글보글 끓여낸 청국장은 꿀맛이 따로없다. 이밖에 공평동 제일은행 본점 뒤쪽 하나로식당(02-733-0678)에서는 가정식백반(5000원)에 무·배추를 듬뿍 넣은 청국장 찌개(5000원)가 나온다. 담백하다. 동교동 제일은행 뒤쪽의 전주식당(334-8500)은 한식 전문이지만 바지락과 두부 호박을 넣은 청국장 찌개(4500원)가 깔끔하다. 냄새때문에 청국장이 싫다면 환이나 분말형태의 청국장을 먹으면 된다. 또 청국장에 클로렐라, 석류, 녹차 등을 섞은 기능성 청국장환도 나온다.콩예원(www.congyewon.com,02-990-2030)은 철저한 품질관리와 기능성 청국장 개발의 선두주자다. 우리 콩을 쓰는 것은 기본. 경기도 포천시 내촌의 깨끗한 물로 어머니표 청국장을 만들고 있다. 청국장의 명가(www.cleanmeal.co.kr), 지리산홍화인(www.honghwain.co.kr) 등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집들이다. 삼청동 총리공관 앞에 있는 향나무세그루(02-720-9524)는 마니아들에게 검증받은 청국장집.10여년전, 다양한 한식으로 시작한 이 집은 청국장으로 소문나면서부터 현재는 점심 메뉴는 청국장만 하고 있다. 큰 그릇에 밥과 청국장 한술, 고추장, 참기름을 넣고 반찬으로 나온 싱싱한 콩나물, 무생채, 시금치 등을 넣어 비벼 먹는다. 청국장은 군산에서 가지고 온다.4000원. 중구 필동의 필동면옥 근처에 있는 고향식당(02-2264-0240)의 청국장 찌개는 맛이 깊다. 전라도 할매가 손수 발효시킨 청국장에 묵은 우거지와 돼지고기 사태를 몇 점 넣어 그야말로 담백한 청국장을 맛 볼 수 있다. 분식점과 같은 겉모습만으로 얕보기엔 음식이 너무 맛깔스럽다.4000원.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맞은편 한국신용평가건물 지하 1층 진주청국장(02-785-6918)은 한정식집을 연상케 하는 깔끔한 인상처럼 청국장 맛도 부드럽다. 뚝배기에 끓여 담아낸 청국장은 절구에 빻아 통콩이나 콩조각 등 알갱이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서울 사직공원옆 사직파출소 맞은편에 있는 사직분식(02-736-0598)은 문을 여는 순간 구수한 청국장 냄새가 코를 찌른다. 그릇에 담아낸 청국장 찌개는 걸쭉한 국물에 콩이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서울 안국동 풍문여고 뒤쪽 골목에 있는 별궁식당(02-736-2176)의 냄새는 골목 끝까지 느낄 수 있다. 느타리버섯·팽이버섯·호박·두부·파 등을 넣고 하얗게 보글보글 끓여낸 청국장은 꿀맛이 따로없다. 이밖에 공평동 제일은행 본점 뒤쪽 하나로식당(02-733-0678)에서는 가정식백반(5000원)에 무·배추를 듬뿍 넣은 청국장 찌개(5000원)가 나온다. 담백하다. 동교동 제일은행 뒤쪽의 전주식당(334-8500)은 한식 전문이지만 바지락과 두부 호박을 넣은 청국장 찌개(4500원)가 깔끔하다. ■ 구입-요즘 청국장이 변화하고 있다. 냄새때문에 청국장이 싫다면 환이나 분말형태의 청국장을 먹으면 된다. 또 청국장에 클로렐라, 석류, 녹차 등을 섞은 기능성 청국장환도 나온다.콩예원(www.congyewon.com,02-990-2030)은 철저한 품질관리와 기능성 청국장 개발의 선두주자다. 우리 콩을 쓰는 것은 기본. 경기도 포천시 내촌의 깨끗한 물로 어머니표 청국장을 만들고 있다. 청국장의 명가(www.cleanmeal.co.kr), 지리산홍화인(www.honghwain.co.kr) 등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집들이다. ■ 박경리씨는… 일본 도쿄 조리사전문학교와 식품업체에서 4년간 일본요리를 경험한 전문가. 풀무원 찬마루 브랜드 메뉴개발실에서 일하면서 풀무원 생가득 샐러드 드레싱, 청국쌈장 등 다양한 히트상품을 기획해냈다.
  • 백화점은 연말 브랜드 세일

    백화점은 연말 브랜드 세일

    ‘스키시즌이다.’ 지난주부터 용평, 무주 등 국내 주요 스키장들이 일제히 개장했다. 때를 맞춰 주요 백화점과 할인점들은 잇따라 스키관련 용품을 내놓고 있다. 1년을 묵묵히 기다려 왔던 스키어들인 만큼 준비용품 고르는데도 남다른 세심함이 필요하다. 예년과 달리 기능성 상품들도 화려한 색상으로 재무장해 ‘폼생폼사’를 중시하는 스키용품 시장에 활력이 되고 있다. 특히 초보자들을 위한 세트상품들이 다양하게 출시, 소비자들에게 그 어느때보다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백화점들의 연말 마케팅이 시작됐다. 지난주 스키장들이 일제히 개장한 데 이어 23일 수능이 끝나면서 백화점들의 겨울 판촉전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 겨울 판촉전은 대부분의 백화점들이 ‘브랜드 세일’로 연말 분위기를 한껏 띄우는 전략을 구사해 소비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 신재호 판촉팀장은 “경기가 다소 호전되는 분위기를 보임에 따라 이러한 분위기를 연말까지 이어나가기 위해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한해의 대미를 장식하고 크리스마스 및 연말 분위기를 물씬 풍겨낼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본점은 예년보다 15일 이상 앞당긴 지난 4일부터 롯데타운(본관 및 에비뉴엘, 영플라자)에 23.5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몄다. 이 장식은 앞으로 3개월간 유지된다. 이와 더불어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는 ‘유명 브랜드 특집전’을 실시해 정상가 대비 50% 이상 저렴하게 판매한다. 겨울 유명 골프의류 특집전, 모피 특집전, 남성 정장·코트 대전, 겨울 인기 아이템 특별기획전 등의 행사를 진행한다. 다음달 2일부터 11일까지 10일간은 ‘2005년 송년 겨울 정기 바겐세일’을 진행해 겨울 인기품목 차별화 기획전을 전개할 예정이다. 특히 연말특수를 위해 다음달에는 이웃사랑 실천 테마로 전 상품군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바자행사인 ‘이웃사랑 캠페인’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8층 특설행사장에서는 ‘2005 스키·보드매장 시즌 오픈 행사’가 18일부터 열리고 있다. 행사 기간에 로스뇰 고글은 6만 8000∼7만 2000원에 판매하고 알피나 헬멧은 9만 6000∼12만원에 판매한다. 이밖에도 루디스 마스크는 1만원선, 장갑은 1만∼4만원선에 판매한다. 신세계 이마트에서는 30일까지 스키매장 오픈기념 초특가전을 전점에서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스키 풀세트(플레이트, 바인딩, 부츠)를 29만원에 판매하고 보드 풀세트(데크, 바인딩, 부츠)도 29만원에 판매한다. 이와 함께 백화점 각 점포에서는 18일부터 27일까지 ‘2005 겨울 레이디스위크’를 진행한다. 본점에서는 레이디스위크 축하 상품으로 카라롱 패딩코트를 19만 9000원에 판매한다. 모드아이 코트를 14만 9000원. 스테파넬 하프코트를 7만 9000원에 각각 판매한다. 또 미스코트에서는 이태리 직수입 울코트를 59만 8400원에 판매하고 알파카 코트는 28만 6400원에 판매한다. ●현대백화점 경인지역 6개점과 서울 천호점, 미아점, 목동점에서는 25일부터 일제히 ‘스키 상품전’을 연다. 스키복 전문브랜드 폴제니스, 라시엘로, 로시뇰 등의 기획상품과 1∼2년 정도 된 이월상품의 경우 스키복 상하의 세트를 15만∼20만원에 판매한다. 스키용품 전문브랜드 아토믹, 살로몬의 플레이트, 부츠, 바인딩(부츠와 플레이트 연결도구), 스키폴 등으로 구성된 초보자용 스키세트는 40만∼50만원선에 판매한다. 또 스키시즌 매장에서는 최신상품을 판매하는 스키전문 로드숍과는 달리 초보자에게 어울리는 이월 및 기획상품을 많이 판매하기 때문에 초보의 경우 백화점을 이용해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연말, 연시 잦은 회식자리나 각종 행사 등에 사용될 와인을 위한 특별행사도 마련했다. 구입한 와인 뒷면에 고객이 원하는 사진이나 문구를 넣은 라벨을 별도로 붙여주거나, 와인병에 조각으로 글씨를 새겨 금·은박을 입혀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송년 정기세일에 앞서 25일부터 ‘브랜드세일’에 들어간다. 이번 세일은 비교적 많은 브랜드가 참여하고 시즌오프 행사, 연말 선물제안형 기획행사 등으로 소비자들은 저렴하게 평소 원하던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잡을 수 있다. 갤러리아 명품관WEST의 경우 ‘동우모피, 에밀리오까발리니, 다이안 본 퍼스텐버그, 쿠스토바르셀로나, 타라자몽, 폴리니’ 등의 브랜드가 30% 세일에 참여한다. 또 명품식기 ‘야드로’는 10% 세일을 펼친다. 또 콩코스점 등 각 점포에서도 10∼40%에 이르는 할인율로 세일행사를 펼친다. 수원점은 유아용 브랜드가 세일에 대거 참여하는 한편, 기획행사도 함께 진행해 아이들 겨울의류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랜드백화점 ‘겨울 방한의류 기획전’을 열고 최고 50∼80%의 할인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뱅뱅, 에드윈, 아날도바시니, 옴파로스 등 20여 브랜드에서 참여한 방한의류전 행사로 패딩점퍼 2만 9000원, 오리털점퍼 3만 9000원, 골덴재킷 3만 9000원, 오리털코트·패딩코트 각 6만 9000원 등에 판매한다. 또한 ‘코트 기획전’으로 요하넥스 코트 15만 9000원, 링시 하프코트 10만 8000원, 베스띠벨리 하프코트 9만 9000원, 까뜨리네뜨 코트 12만 9000원, 쥬디첼리 롱코트 9만 9000원 등을 30∼50% 할인 판매한다. 일산점에서는 ‘차일영 모피 초특가 초대전’으로 40∼50% 할인판매 한다. 수원 영통점에서는 ‘가죽자켓 겨울 패션제안’행사로 20∼60%의 할인행사를 펼친다. ●애경백화점 겨울맞이 상품전으로 매일매일 릴레이 파격가 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구로점은 다음달 1일까지 진행하는 ‘겨울맞이 상품전’에서 유통단계를 최소화하여 유통마진을 제거한 제품을 판매한다. 재킷 하프코트 롱코트 모직투피스 등 유명 디자이너 제품을 5만∼20만원의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15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토끼털 목도리를 증정한다. 행사 시작일부터 매일 릴레이 파격가 판매전도 진행한다.25일에는 신사반코트 100장 3만원,26일 숙녀재킷 50장 1만원,27일 신사콤비 100장 1만원,28일 등산바지 100장 1만원,29일 숙녀재킷 100장 1만원,30일 패딩점퍼 200장 2만원,12월 1일 숙녀니트 100장 1만원 등에 판매한다. ●삼성플라자 분당점은 25일부터 ‘스키 웨어 및 용품 판매전’을 시작한다. 오픈 기념으로 스키웨어와 용품 가격 특집전으로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일주일간은 스키 매장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 대잔치를 실시한다.1등 1명에게 휘닉스 시즌권,2등 2명에게 보드복 세트,3등 3명에게 고글,4등 20명에게 스키 장갑을 증정한다. 당첨 발표는 다음달 3일. 이에 앞서 23일부터 27일까지는 수험생 특별할인을 실시해 수험표 제시 고객을 대상으로 키사, 미소페, 빅토리녹스, 만다리나덕의 구두 및 가방을 10∼30% 할인해 주고,MCM, 버팔로는 20%, 레스포삭은 10% 할인해 준다. 또 30일까지는 분당점 6층 피부관리실 NAABI(나비)에서 수능 수험표를 제시하면 비만관리, 성형마사지, 네일, 체형관리, 스킨케어 등 전품목을 50% 할인해 준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스키용품 이렇게 고르세요 스키장에서는 장비보다 복장이 눈에 먼저 들어오기 때문에 맘에 드는 스키복을 잘 고르는 것이 우선 순위라고 할 수 있다. ▲초보자의 경우 스키를 타다 넘어져 옷이 젖는 경우가 많아 패션보다 방수, 발수, 보온 등 기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나오는 고어텍스 소재의 보드복도 방수, 발수, 보온성이 우수해 스키복으로 즐기는 데 무리가 없다. ▲스키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는 고가의 스키장비 SET를 처음부터 구입하지 말고 스키장 등에서 1∼2회 장비를 렌털해 즐기다가 스키가 본인에게 맞는 운동인지 확인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스키장에서는 자외선이나, 눈(雪)에서 반사되는 빛이 강하므로 눈의 보호를 위해 고글은 필수 아이템이다. 초보자의 경우 넘어지거나 옆사람 등과 부딪혀 렌즈에 마모나 긁힘이 많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야 하며, 얼굴과 고글이 맞닿는 부분이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워야 충돌 사고에도 얼굴을 보호할 수 있다. ▲스키장갑은 손가락을 맘대로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크기에 손가락이 시리지 않도록 두께가 있어야 한다. 안감이 고어텍스로 되어 있으며 겉은 방수 처리된 가죽제품이 좋다. 지퍼가 달린 것이 사용에 편하다. 가격은 10만원정도가 적합하다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스포츠바이어 이성우
  • “I love Korea” 한국 찾은 두 사람

    ■ 야스쿠니 다룬 다큐 ‘안녕, 사요나라’ 공동연출 가토 구미코 감독 “고이즈미 총리, 일본 대표로서 정말 이래도 되는 건가요?” 한국 감독 김태일(42)씨와 함께 연출한 작품 ‘안녕, 사요나라’가 개막작으로 상영된 제5회 인디다큐페스티벌에 참가한 일본의 여성 다큐멘터리 감독 가토 구미코(30).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그는 일본법원의 위헌판결에도 불구하고 최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고이즈미 총리를 향해 대뜸 목소리를 높였다.“전쟁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함이라면 다른 방법이 있겠지요. 진정 일본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그래서는 결코 안 됩니다.” 이번 작품도 야스쿠니 신사참배의 부당함을 일본인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일본인은 이웃나라가 화내는 이유조차 몰라요. 야스쿠니 신사가 전쟁을 위한 도구였다는 것, 또 거기에 숨겨진 진실들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으면 합니다.” ‘안녕,’는 일제에 징용됐다가 야스쿠니에 합사된 부친의 유해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벌이는 한국여성 이희자(63)씨와, 그를 돕는 일본인 후루카와 마사키(43)의 이야기. 두 사람의 발길을 쫓으며 매듭되지 않은 양국의 과거, 그리고 같이 풀어나가야 할 미래를 조명한다. 이미 오사카, 도쿄에서 일본 관객을 상대로 시사회를 가져 “감동했다.”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야스쿠니 문제를 새롭게 돌이켜볼 계기를 마련한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그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원폭 피해자였다. 역사 문제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어찌보면 운명적인 일. 대학에서 개발경제를 공부했으나, 우연히 필리핀에 갔다가 위안부 할머니를 만나 전환점을 맞았다.“국가간에는 이해가 걸린 문제가 많지만, 사람 사이에는 국경이 없어요. 서로 마주한다면 갈등은 사라질 겁니다. 다큐를 통해 여러 나라에 걸쳐진 ‘벽’을 허물고 싶습니다.”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싶어하는 그는 조만간 재일 한국인의 애환을 다뤄보고 싶다고 했다. 한국 2·3세인 친구들이 한국과 일본, 어느 곳에서도 정체성을 찾지 못한 채 고뇌하는 모습을 자주 지켜봤기 때문이다. 홍지민 윤설영기자 icarus@seoul.co.kr ■ 시카고大 스마트미술관 리처드 본 수석 큐레이터 “한국 전통미술에 푹 빠졌어요.” 미국 시카고대 스마트미술관 수석 큐레이터 리처드 본(56)의 명함 뒷면에는 용이 새겨진 조선시대 분원백자 사진이 실려있다. 한국 전통미술에 심취한 나머지 명함에도 한국 도자기 모양을 새긴 것이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권인혁)이 한국문화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해외 박물관·미술관의 한국미술 담당 큐레이터를 대상으로 매년 개최, 올해로 7회째를 맞은 ‘해외 큐레이터 워크숍’에 참가한 그를 만났다. 본 큐레이터는 1972년 시카고에서 열린 한국미술 전시회 관람을 계기로 한국미술과 인연을 맺었다. 한국의 고미술, 회화, 도자기, 불교미술, 공예, 고분유물 등 매년 달라지는 워크숍 주제에 흥미를 느껴 2000년부터 이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가해온 열성파다.“평소 시카고대학내 동양문화 프로그램이 많아 관심을 갖고 있던 중 한국미술품을 접하면서 빠져들게 됐습니다.” 한국미술에 대한 관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박물관내 상당수의 중국·일본 미술품과 한국 미술품 3점으로 구성된 ‘동아시아 코너’를 확대,1980년대 초 드디어 ‘한국컬렉션’ 전시를 시작했다.1910년대부터 대학이 소장해온 17세기 분청 등 고려·조선시대 도자기와 회화 등 20여점으로 조촐하게 출발했지만 구입 및 기증을 통해 소장품이 60점 정도로 늘어났다. 그의 노력으로 한국컬렉션은 삼국시대·통일신라 유물과 서예·불교회화, 현대작가의 작품까지 갖춰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게 됐다.“국제교류재단 워크숍에서 배운 지식으로 전시물의 수준을 높이고 시대별 대표유물을 갖추게 됐지요. 후배 큐레이터와 관람객에게 한국미술에 대한 지식을 나눠줄 수 있어 보람이 큽니다.” 요즘은 조선말기∼근대기 한국미술을 공부하고 있으며, 은퇴한 뒤엔 한국관을 별도로 하나 만들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8일 개관한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대해서는 “신설된 동아시아관이 인상적”이라면서 “주변국가들의 문화가 한자리에 모인 만큼 중앙박물관이 아시아 문화의 중추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더 친숙해지는 ‘DMB폰’

    DMB폰의 대중화 시대가 바짝 다가섰다. 그동안 위성DMB만 서비스 됐지만 12월부터 지상파DMB가 본방송을 시작한다. 단말기 제조업계는 제품 출시 준비로 분주해졌고, 고객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다음 달엔 위성·지상파 단말기 출시가 잇따를 전망이다.●위성폰, 지상파 서비스가 원군? 위성DMB폰은 삼성전자가 4종류,LG전자와 스카이텔레텍·팬택&큐리텔이 1개씩을 내놓았다. 현재 이용자들이 쓰고 있는 단말기에 탑재된 카메라,VOD,MP3기능이 모두 내장돼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화면을 옆으로 돌리는 위성폰(모델명 SCH-B100)을 처음 출시했고,8월 ‘가로본능 위성DMB폰(SCH-B250)’까지 4종류를 시판 중이다. 가로본능폰 디자인은 시장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신용카드, 교통카드로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70만∼80만원대. 삼성전자는 연말까지 2∼3종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LG전자가 출시한 위성폰은 360도 회전이 가능한 ‘LG-SB120’.‘박주영 TV폰’으로 불리며 출시때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회전때 자동으로 TV가 켜진다.3시간 연속 TV시청 가능하다.LG전자는 또 세계 최초로 ‘타임머신’ 기능을 탑재한 위성DMB폰을 개발, 이 달에 열렸던 한국전자전에서 선보였다. 이 제품은 방송을 놓치는 상황에 대비해 ‘타임머신’ 기능을 갖췄다. 다음달 출시예정.70만원대. 팬택계열(스카이텔레텍 포함)은 지난 4월 터치 스크린형 위성폰인 ‘스카이 IMB-1000’을,7월에는 블루투스 위성DMB폰 ‘큐리텔 PT-S130’을 출시했다. 위성폰 시장에서 약 15만대를 판매했다.‘스카이 IMB-1000’은 터치 스크린형으로, 사용이 편리하다. 가로 슬라이드 방식을 채택했다.‘큐리텔 PT-S130’은 세계 최초로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다. 휴대성이 좋다.●지상파폰 11월 출시 준비 지상파폰은 출시를 기다리는 기기가 많다. 일부는 공개됐다. 지상파폰은 휴대전화 중심의 위성폰과 달리 노트북, 차량용 등의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지상파폰(SPH-B1200)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 10월에 2차 모델(SPH-B2300)을 공개했다.SPH-B2300은 화면을 180도 돌릴 수 있는 스윙폰이다. 방송을 보면서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걸 수 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TV(모델명 DMB-T450)도 개발,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고, 캠코더에 지상파DMB 수신 기능을 결합한 명함 크기의 ‘미니켓(모델명 SCD-K50)도 내놓았다. LG전자는 ‘LG-LD1200’을 준비 중이다. 다음달에 나온다. 화면 크기는 2.2인치로 200만 화소급 카메라 기능이 있고,3시간30분 TV 시청이 가능하다.LG전자는 지난 4월과 6월에 지상파DMB 수신이 가능한 노트북 컴퓨터 ‘X노트 익스프레스 LW40/LW20’도 출시했다. 팬택은 내장 지상파 안테나를 채택한 컴팩트 슬라이드형 지상파 DMB폰 2종을 다음 달에 선보인다. 내장형 지상파 안테나는 평소에는 휴대전화 뒷면에 내장돼 있지만 방송을 볼 때는 꺼내 사용할 수 있다. 팬택계열은 4·4분기에 지상파폰 2종을 추가로 출시한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38) 천문은 ‘정감록’의 기둥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38) 천문은 ‘정감록’의 기둥

    예언서 ‘정감록’을 한 채의 기와집에 비유하면, 정면 기둥은 풍수지리와 미륵신앙이 아닐까 한다. 얼핏 눈에 잘 띄진 않으나 집의 뒷면에도 기둥은 있는 법이다. 천문과 역법이 그에 해당하지나 않을지 모르겠다. 풍수와 미륵에 대해선 그동안 제법 자주 이야기를 해온 셈이다. 하지만 천문과 역법에 관해선 따로 말할 기회가 없었다. 한꺼번에 많은 이야기를 다 털어놓자니 어려운 점이 적지 않다. 그래서 이번에는 우선 천문사상이 ‘정감록’에 남긴 흔적을 더듬어 보았으면 한다.‘정감록’에 보면 이런 대목이 있다.“혜성이 진성(軫星) 머리에서 나타나 은하수로 들어간 뒤 다시 자미(紫微)를 범하고 두미(斗尾)로 옮았다가, 두성(斗星)을 거쳐 남두(南斗)에서 멈출 것이다. 그러면 대중화(大中華)와 소중화(小中華)가 일시에 멸망하리라.”(감결) 이것은 정감의 예언이다. 그는 여러 별자리에 괴변이 일어나면 중국(대중화)과 한국(소중화)이 동시에 망한다고 했다. 요모조모 ‘정감록’을 잘 뒤져보면 비슷한 내용이 자꾸 눈에 띈다.“진성(軫星) 머리에서 혜성이 나와 몇 달 동안 없어지지 않네. 그 뒤 별들이 남극(南極)에서 싸우고 흰 무지개가 태양을 꿰뚫었네. 하늘 길이 한번 트이니 하늘 북이 두 번 울리네.”(삼도봉시) 조선건국의 주역 정도전이 지었다는 예언시의 일절이다. 실제로는 위작이 분명한데 이 시에 등장하는 천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좀더 새겨봐야겠다. 비록 그렇다 해도,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드는 것만은 어쩔 수가 없다. 하나만 더 예를 들어보자.“자미(紫微)에 저녁 무지개가 떴네. 다시 들러서 동쪽으로 나뉘니, 나라에 변괴가 있고, 상사가 참혹하네.”(경주이선생가장결) 역시 천문을 살펴 자미성에 이상한 징후가 일어날 경우 나라에 변괴가 있다고 예언하였다.‘정감록’에서 이와 엇비슷한 예언을 찾아내 일일이 언급한다면 끝이 없을 것이다. ●나라의 운명을 관장하는 별과 혜성 고대로부터 동아시아 사람들은 28수(宿)를 중시했다. 이것은 황도(皇道)에 가까운 별자리들이었다. 황도란 지구에서 태양의 운행괘도를 일년간 연속적으로 관찰할 때 하늘에 그려지는 하나의 원이다.28수는 황도의 동서남북에 각기 7개씩 배치돼 있다. 그 가운데서도 한국 사람들이 비교적 많은 관심을 표했던 별자리는 기성(箕星·궁수좌), 벽성(壁星·페가수스좌), 익성(翼星·바다뱀좌) 그리고 진성(軫星·까마귀좌)의 4개였다. 특히 진성에 대한 관심은 아주 유별났다. 이 별자리를 이른바 “청구칠성”이라 하여 청구 또는 한반도의 운명을 주관하는 것으로 보았다.‘정감록’에서도 진성의 머리에서 혜성이 나오면 나라가 망한다는 식으로 예언한 것은 그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그 뿌리를 캐 보면 진성은 신라의 국운을 담당하는 별자리였다. 헌덕왕 7년(815) ‘삼국사기’의 기록에서 단초를 발견한다. 그 해 서쪽 변방에 큰 흉년이 들어 굶어죽는 사람이 많았다 한다. 그러자 도적 떼가 연달아 일어나 조정에서는 군대를 파견해 토벌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런 변고를 예언케 하는 천문 현상이 있었고 문제의 별이 등장한다.“큰 별이 익성과 진성 사이에서 나타나 서쪽을 향해 뻗어 갔다. 그 빛의 길이가 여섯 자쯤 되고 너비가 두 치나 되었다.”고 하는 기록이 그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큰 별은 혜성이다. 만일 아니라면 별의 길이와 너비가 그처럼 컸을 턱이 없다. 혜성이 서쪽으로 움직여 가자 천문을 담당하는 신라의 관리들은 반란의 진원지가 서쪽임을 알게 되었다. 하필 혜성이 익성과 진성 사이에서 시작된 것은 두 별자리가 28수 가운데 서로 이웃해 있기 때문이다. 익성과 진성은 이른바 남방주작(南方朱雀)에 해당한다. 황도의 남쪽에 있어서 그런 명칭이 붙었다. 방금 말한 두 개의 별자리 말고도 정(井), 귀(鬼), 유(柳), 성(星), 장(張)의 다섯 별자리가 더 있다. 통일신라 이후 한반도의 운명은 진성에 달린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삼국시대엔 사정이 달랐다. 고구려의 운명은 서쪽 하늘의 별들이 맡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중국 측의 역사기록에 나와 있다. 고구려 보장왕 27년(668) 4월, 필(畢)과 묘(昴) 사이에서 혜성이 관측되었다. 그러자 허경종(許敬宗)이 보고하기를,“혜성이 거기 나타난 것은 고구려가 장차 멸망할 징조입니다.”(‘삼국사기’, 권 22)라고 하여 당 태종을 기쁘게 하였다. 허경종은 천문에 능한 당나라 관리였다. 그 역시 ‘정감록’이나 ‘삼국사기’와 똑같은 방식을 써서 고구려의 비참한 종말을 예언했다. 필성과 묘성은 모두 황도 서쪽의 별자리들이다. 묘성(황소자리)은 누(婁) 및 위(胃)와 더불어 호랑이 새끼 3마리로 여겨졌고, 필성(오리온자리)은 호랑이의 입으로 이해되었다.‘정감록’을 전파한 조선후기의 술사들은 되도록이면 고구려의 전통을 따르고자 했다. 그런 그들도 고구려의 별인 백호를 저버리고 주작(진성)을 국운의 상징으로 간주했다. 통일신라 이후 천년 동안 내리 지속돼 온 전통의 무게를 감당하기란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자미, 남북두성, 그리고 남극성에 숨은 뜻 변란을 알리는 혜성은 ‘정감록’에 객성(客星) 또는 요성(妖星)으로 나온다. 혜성은 때로 자미를 침범하거나 북두칠성, 남두육성도 쳐들어간다. 심지어 남극성을 유린하기까지도 한다. 이들 별자리는 우리에게 과연 무엇인가. 자미는 이른바 북쪽 하늘을 셋으로 쪼갰을 때 그 가운데 하나다. 사마천(司馬遷)은 ‘사기(史記)’에서 태미(太微), 천시(賤視) 및 자미를 삼원이라고 했다. 달리 말해, 자미는 북두칠성의 북쪽에 위치한 별로 천자 또는 임금의 운명을 관장하는 별이다. ‘삼국사기’를 보면 일찌감치 백제 기루왕 9년(85) 4월에 이미 객성이 자미를 침범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왕위를 찬탈하려는 시도가 있으리라는 예언이었다.‘정감록’은 18세기에야 등장했다고 할 때, 최소한 그보다 1600년이나 앞서 반역에 관한 천문예언이 존재했던 것을 알 수 있다. 또 하나. 밤하늘을 수놓은 숱한 별자리 가운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다 아는 것이 북두칠성(北斗七星)이다. 그 반대편인 남쪽 하늘엔 남두육성(南斗六星·궁수좌)이 있다. 이 별들은 상징하는 바가 다르다.7성은 죽음을 관장하는 별로 먼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이 섬겨왔다. 그에 비해 6성은 삶의 세계를 맡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오늘날엔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6성은 서양식 명칭으로는 궁수좌인데,28수의 하나인 기성과 중복되기도 한다. 그 옛날 고구려 사람들은 별자리에 대한 관심이 대단했다. 고구려 고분벽화들을 보더라도 틀림없이 그랬다. 지금까지 모두 22개나 되는 고분에서 다양한 별자리 그림들이 발견되었다. 그 중에서도 북두칠성은 19개의 고분에 등장하고 있으며, 남두육성 역시 최소한 10군데서 확인되었다.6성이 발견된 고분벽화에는 7성이 어김없이 짝을 이뤄 나타난다. 고구려인들은 두 별자리를 함께 염두에 두었던 것이다. 요컨대, 생과 사를 주관하는 별자리가 6성과 7성이었다. 그런데 혜성이 그 별들을 모두 침입한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 전란, 굶주림, 또는 질병으로 수많은 인명이 살상될 조짐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정감록’은 한국 고대의 천문 전통에서 이런 예언 방식을 그대로 이어받았다.“기성(箕星)이 희어질 무렵 피가 흘러 절구공이가 떠내려가고, 천리가 한 책상이 되니 갑옷에 두 뿔이 나는구나.”(정북창비결)라는 구절이 있다. 남두육성으로 볼 수도 있는 기성은 태풍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은 이 별자리가 풍해를 막아준다며 받들기도 한다. 최근 미국 남부지방을 강타한 허리케인도 기성과 연관해 생각해 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피가 강물을 이뤄 민가의 절구공이가 떠내려갈 지경이라면 단순히 자연재해로 간주하기 어렵다. 전란의 피해로 봐야 옳을 것도 같다. 인용문의 뒷부분에 갑옷이 등장한 점으로 볼 때 더욱 그렇다. 흉조라는 점에선 남극성(노인성이라고도 함)을 당해낼 별이 없다. 통일신라의 마지막 왕이던 경순왕이 고려 태조 왕건에게 항복하기로 결심한 것도 남극성을 보았기 때문이라 한다. 경순왕 8년(934) 9월 그 별이 나타나자 왕은 고심했고, 이듬해 10월 마침내 항복문서를 바쳤다.(‘삼국사기’ 권 12) 때로 남극성은 태평성대의 상징으로 풀이된다. 남극성이 빛을 발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개는 그렇게 긍정적으로 해석되지 않는다. 더구나 ‘정감록’에서 보듯 혜성이 남극성을 침범하는 경우라면 기성 왕조가 완전히 붕괴되고 만다는 예언으로 풀이된다. 혜성뿐만 아니라 무지개가 별을 꿰뚫을 경우도 흉조로 해석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백홍(白虹·흰 무지개)이 해를 꿰뚫고 지나간다는 예언이다. 이것은 국왕이 바뀔 징조로 여겨졌다. 예컨대 고려 현종 5년(1013)에도 “흰 무지개가 관일(貫日)하였다.”는 기록이 ‘고려사’에 나오는데,‘정감록’에도 유사한 표현이 여러 군데서 발견된다. ●오성의 변괴 이밖에도 ‘정감록’엔 오성 즉, 목성, 화성, 금성, 수성 및 토성의 변화에 대한 언급이 제법 많다. 물론 국가의 운명이 그와 직결된다는 전제 아래 끔찍한 예언이 도처에 숨겨져 있다. 우리 역사를 잘 살펴보면 오성은 사실 고대로부터 큰 관심거리였다. 고구려 차대왕 4년(149) 5월에 이런 일이 있었다. 오성이 동쪽하늘에 모였다. 목성(세성 歲星), 화성(형혹 熒惑), 금성(태백 太白), 수성(진성 辰星) 및 토성(진성 鎭星)이 한자리에 늘어선다는 것은 정말 희귀한 일이지만, 그것은 실상 흉조였다. 그러나 담당관리인 일자(日者)는 왕이 화낼까 걱정돼 거짓말로 둘러댔다.“이는 임금님의 덕이요, 나라의 복을 뜻합니다.” 왕은 그 말에 만족하였다.(‘삼국사기’ 권 15) 고구려는 일찍부터 천문이 발달한 나라였다. 고분벽화마다 별자리를 그려놓을 정도였으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미 국초부터 조정에 천문을 담당하는 특수 직책이 설치돼, 별을 보고 국운을 점치는 관리가 존재했다. 오성에 관한 예화에서 보듯 가끔은 담당관리가 국왕을 속이는 일도 있었다. 예언이라면 고려나 조선시대처럼 풍수가 아니라 천문이 근간을 이뤘다. 그런데 오성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길조로 해석될 때도 있었다. 고려 인종 10년(1132) 11월 동짓날, 오성은 물론 해와 달까지, 그러니까 칠요(七曜)가 정북방향에 모여들었다. 인종은 이 같은 길조가 예언서에 이미 예고돼 있다며, 국정을 일신할 중요한 계기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고려사’ 권 16) 칠요가 한 곳에 모이는 것은 신라 때부터도 길한 징조로 받아들여졌다. 삼국통일의 명장 김유신은 칠요의 정기를 받아 태어났기 때문에, 등에 칠성을 뜻하는 점이 있었다 한다. 영웅이 될 기상을 가진 그에게는 어려서부터 기이한 일이 많이 일어났다.(‘삼국유사’) 본래 칠요란 개념은 서양 고대에 있었던 것이다.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별의 신들이 인간세상을 관장한다고 보았다. 성신(星辰) 신앙이라고 할 만하다. 별의 신들은 전쟁, 흉년, 지진, 가뭄과 홍수를 마음대로 하며, 모든 인간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믿어졌다. 특히 행성인 오성과 해와 달을 합한 칠요는 더욱 중요시 됐다. 칠요의 신들은 시공을 뛰어넘어 모든 인간사를 맡아본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칠요신앙은 실크로드를 따라 동양에도 전파된 것 같다. 김유신이 태어난 7세기에는 한국에서도 대중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다. 한국 고대에 칠요신 특히 그 가운데서도 오성의 신들이 열렬한 신앙대상이 돼 있었다는 점은 다른 역사기록에서도 확인된다. 태봉의 발풍사란 사찰에는 석가여래상 앞쪽에 토성(塡星 또는 鎭星)의 신을 새긴 조각이 봉안돼 있었다 한다.(‘고려사’ 권 1) 궁예 왕은 토성의 신을 예언서 ‘고경참’의 저자로 믿었다.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오성과 칠요의 신은 한국 민중의 뇌리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잔영은 ‘정감록’에 여전히 남아 있다.“계축년에 세성(歲星·목성)이 바다에 잠기니 왕자가 섬으로 도망친다.”(오백론사)라고 했다. 목성은 천문학상 매우 중요한 별이다. 그 공전궤도를 12등분해 목성이 처한 위치에 따라 한 해의 이름을 다르게 불렀을 정도다. 이를 세성기년법(歲星紀年法)이라 하는데, 목성에 일어난 자그만 변화도 개인이나 국가의 운명을 뒤바꾸는 징조로 이해됐다. 화성의 변화도 중요한 조짐으로 받아들여졌다. 고려 때 달이 형혹성(熒惑星·화성)을 침범하자 일관(日官)은 “귀인이 죽을 것입니다.” 라고 풀이하였다. 최근 발견된 ‘송하비결’에도 화성에 관한 예언이 실려 있다.“형혹성이 기성을 범하리니 북쪽 문에서 천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누런 용이 여의주를 얻으리라.” 혹자는 화성이 목성을 침범했으므로 한반도엔 전쟁에 버금갈 만한 큰 변고가 일어난다고 풀이하기도 했다. 화성은 화란 또는 전쟁의 징후를 알려주는 별이고, 목성은 가득차거나 이지러지거나 또는 변화가 멈춘 현상을 보여주는 별이라서 그렇다 한다. 목성은 나라의 명운을 예고하기에 적합한 별이라는 것이다. 이런 목성을 화성이 쳐들어갔다는 것은 나라에 병란이 일어난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마련이다. 여기서 일일이 거론할 수는 없지만 ‘정감록’엔 금성과 수성에 관계되는 흉한 예언도 많은 편이다.‘삼국사기’를 비롯한 역사기록에서도 마찬가지다. 만일 차이가 있다면 역사에는 오성의 길조가 꽤 많이 언급됐다는 사실이다. ●복성이란 존재 ‘정감록’에도 천문에 관한 예언이 길조로 나타난 경우가 있다. 그 대표적인 예를 들면,“산의 동쪽과 삼남(三南)에 복성(福星)이 두루 비친다.”(서계이선생가장결)라고 한 대목이다. 복성은 녹성(祿星) 및 수성(壽星)과 더불어 삼성이라 일컬어진다. 보통은 북두칠성의 왕별인 무곡성을 복성으로 믿고 있다. 조선후기의 유명한 고소설인 ‘토끼전’에선 복덕성(福德星)으로 간주해 목성으로 본다. 복성에 관해 한 가지 재밌는 전설이 있다. 임진왜란 때 변도탄이라는 선비가 살았는데, 그는 천문에 밝았다. 군량미를 관리하는 관원으로 일하던 중 어느 날 우연히 천기를 보았더니 머지않아 전쟁이 일어날 조짐이 역력했다. 그는 국난에 대비해야 된다고 상소했으나, 인심을 흉하게 만든다며 도리어 관직만 빼앗겼다. 변 선비는 낙향을 결심했는데 어느 날 밤 복성(福星)이 남쪽으로 밝은 빛을 내뿜는 것을 보았다. 그는 평소 저장했던 양식을 소달구지에 싣고 복성의 빛을 따라 발길을 재촉했다. 그러기를 여러 날 동안 하다 전북 장수군 번암면의 한 골짜기에 도착했다. 복성의 인도를 따른 것이다. 과연 얼마 안 되어 왜적이 침입해 온 나라가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변 선비가 터를 잡은 곳은 아무 일도 없었다. 7년에 걸친 전쟁이 끝나자 조정에서는 미리 앞을 내다 본 변 선비의 뛰어난 지혜와 충성심에 감탄해 상을 내려주었다. 그 소식을 듣고 사람들이 모여들어 마침내 복성(福星)마을을 이루게 됐다 한다. 복성을 따라 피난처를 구했다는 전설이나 복성을 보고 길지를 찾을 수 있다 한 ‘정감록’ 예언은 ‘성경’에 나오는 동방박사들의 이야기를 연상하게 만든다. 그들 역시 별빛의 인도로 먼 길을 걸어 아기 예수에게 경배할 수 있었다 했기 때문이다. 이제 도시의 하늘에선 더 이상 별빛을 보기 어렵다. 별을 봤댔자 어느 별이 어느 별인지 구별도 못할 만큼 현대인들은 천문에서 멀어졌다. 별은 더 이상 우리의 현재도 미래도 아니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새모습 갖추는 국회의사당

    새모습 갖추는 국회의사당

      우리나라의 국회의사당이 새 모습을 갖출 준비를 하고 있다. 그것은 적어도 3년 뒤면 한강의 수중도시 여의도에 우뚝 솟아 화강석의 장엄한 외양(外樣)을 가지고 새로운 관광「코스」의 하나로도 등장할 것 같다. 국회사무처가 의사당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간판을 달고 선보인 신축기본계획에서 새「민의의 전당」의 크기와 넓이와 높이를 한번 알아보자. 건축공사는 69년 7월께 기공 예정이다. 총 공사비는 약 90억 원으로 책정되어 있고 9개년 간에 걸쳐 3단계로 구분해서 한다. 그러니까 78년에 이르러 비로소 완공되는 큰 역사다. 그렇지만 3년 후인 71년까지에는 본관의 일부를 완공시킬 계획이 되어 있다. 건축양식은 현대적 감각과 한국문화의 전통을 반영하게 되고 내부시설은 초현대식으로 꾸며진다. 그 위치는 여의도의 제2한강교쪽 언저리, 표고 32m인 양말산 일대로 대지의 넓이는 약 10만 평. ★ 의사당 본관 제2한강교를 업고 서울대교와 인도교를 향해서 우뚝 선다. 총 건물면적은 약 1만 5천 5백 평. 현재 태평로에 자리잡은 국회본관과 기타 부속시설 등 모두를 합해도 약 5천 평 밖에 안된다. 이 본관 하나만도 현 국회의 모든 건물보다 3배나 크다. 지하 2층, 지상 6층이 되는 건물의 높이는 34m. 정면과 뒷면의 길이는 150m, 측면의 길이는 110m. 그래서 대지의 표고 32m를 고려하면 표고 66m의 우람한 백악(白堊)의 대건축이 한강 위에 솟는다. 정면과 뒷면에는 간격 10m 80cm를 두고 높이 19m 80cm의 화강석 기둥이 선다. 측면에도 역시 기둥 9개씩이 서서 장엄감을 더한다. 여기에 들어설 의석은 제1단계 공사가 완공되어 본 건물의 일부를 사용할 수 있는 71년 말 현재로 240석. 의석을 우선 240석으로 예정한 것은 역대 국회 중에서 의원수가 제일 많았던 시기(제3대 국회·자유당 때의 233명)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다. 제2단계 공사에서 의석수를 더 많이 예정했다. 남북통일이 이루어지고 단원제(單院制)의 민의원(民議院) 의석으로 계획한 것으로 300석이다. 제3단계 공사로 완공이 되면 남북통일이 되고 양원제(兩院制)가 채택되었을 경우를 예상해서 민의원 300명, 참의원(參議院) 100명의 의석을 준비했다. 의사당 본관 앞에는 넓이 2만 8천 평의 국회 대광장이 마련되고 광장의 주변은 녹지화된다. ★ 의원회관과 도서관 의사당 본관 오른편에 8,700평의 의원회관 5동이 선다. 모두 지하 1층이 있는데 3동이 6층짜리, 2동이 7층짜리 건물이다. 1층에는 식당, 다방 등이 들어가고 2층 이상에는 400명을 수용하는 비서실과 의원의 객실이 들어간다. 도서관은 장서 50만권을 갖추는데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건물이 차지하는 면적은 5,600평이다. 위치는 의사당 본관의 왼편으로 광장을 사이에 두고 의원회관을 마주 보는 자리. 기타 시설로는 총 2,700평의 대지에 공관, 의원「클럽」, 경비대「헬리콥터」이착륙장이 만들어진다. ★ 내부시설 본회의장의 내부시설은 승강기,「에스컬레이터」, 춘하추동의 실내온도 조절기,「인터폰」등 초현대식으로 꾸민다. 본회의장의 넓이는 민의원의 경우 8백㎡로 의원 한 사람이 차지하는 공간이 2.8㎡이고, 참의원의 경우는 6백㎡로 의원 한 사람이 차지하는 공간이 4㎡이다. 민의원 본회의장에서는 의석이 의장석을 향해 타원형으로 배치된다. 의석은 의원 2명씩이 나란히 앉게 된다. 의석의 좌우에는 통로가 마련된다. 참의원의 경우는 의석이 하나씩 떨어져서 배치된다. 그리고 민의원의 경우보다 더 좋은 책상과 의자가 놓여진다. 이것은 외국의 예에 따라 상원(上院)을 더 대접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러한 시설 중에서도 특히 우리 국정(國情)을 고려해서 만든 것은 방공(防空)시설. 의사당 본관의 지하 2층에는 방공시설이 되어 있어 만약의 경우 직격탄을 맞아도 끄떡없이 의사를 진행할 수 있게 했고 본관과 의원회관 사이 220m의 거리에도 폭 10m의 지하도를 마련, 역시 방공시설을 해 놓았다. 총 대지 10만 평 중 건물과 시설이 차지하는 면적은 3만 2천 평, 나머지 6만 8천 평은 광장, 도로, 공원 등이다. 조원비(造園費)로는 1억 원이 계상되고 있다. 이상이 지상(紙上)에서 본 새 국회의사당의 전경이다. 현재 정부가 건설계획을 추진 중인 한강 하류, 경기도의 팔당「댐」이 완공되면 수위가 언제나 일정하게 유지되어 한강은 물을 가득히 안은 고요한 인공호수로 화한다. 여기에 여의도가 둥실 떠있게 된다. 이 여의도에는 높이 66m의 우람한 백악의 건물이 멀찍이 바라다 보일 것이다. 이것이 의사당이다. 여의도 건설계획에 따라 국회의사당에 들어가 보자. 마포 쪽에서 자동차로 간다면 먼저 서울대교를 건넌다. 왼편에 인도교가 보이고 오른편에 제2한강교가 걸려있다. 서울대교 중간쯤에서 입체교차로를 거쳐 여의도로 들어간다. 자동차 앞에는 폭 100m, 길이 800m의 여의도관통중앙광로(汝矣島貫通中央廣路)가 국회의사당 쪽으로 뻗어 있다. 이 길을 지나면 국회의 정문이 나서고 정문을 지나면 넓은 국회광장이 눈앞에 펼쳐진다. 광장 저편에 희랍의「파르테논신전」을 방불케 하는 화강석의 대건물이 서있다. 그것이 바로 의사당 본관인 것이다. 혹시 하늘에는 국회전용의「헬리콥터」가 날개소리를 내면서 공중에 떠있을 지도 모른다. 이러한 기본설계는 일반에서 공모된「아이디어」를 참작해서 건축가 김중업(金重業), 김광로(金光魯) 양씨가 용역에 의해 협작(協作)한 것이다. 여기에 세부적인 수정을 가한 본 설계는 금년 6월 말까지 완성될 예정이다. [ 선데이서울 69년 2/16 제2권 7호 통권 제21호 ]
  • “집에선 꿈 못꿀일 여기서 해냈어요”

    “집에선 꿈 못꿀일 여기서 해냈어요”

    |딜리(동티모르) 홍희경특파원|“Welcome to our family.(당신은 우리 가족, 환영합니다)” 지난 달 28일 동티모르의 수도 딜리 시내의 돈보스코 성당에 환영 플래카드를 들고 나온 30여명의 아이들을 본 지원단원의 얼굴에 일순 곤혹스러운 표정이 스친다. 플래카드라 해봤자 코카콜라 종이 상자를 찢은 뒷면에 어설프게 만든 것이다. 그들이 불러주는 환영 노래가 17박18일의 긴 여정이 시작됐음을 일깨운다. 그러나 이 나라에서 ‘우리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인천공항을 출발해 이곳에 오기까지의 긴 비행 중 단원들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물음이 맴돌기만 했다. ●“도와줄 수 없어서 화나.” 국제청소년지원단과 한국천주교 살레시오 소속 청소년 30여명은 딜리에 여장을 풀고 닷새를 보냈다. 본격적인 지원활동을 할 오큐시 이동을 앞두고 봉사에 필요한 장비를 사고, 독립전쟁 전적지도 방문하면서 1999년 인도네시아에서 독립해 국가 재건의 삽질이 한창인 인구 80만명의 동티모르와 친숙해져 갔다. 지난 1일 그들은 배에 올라 공해를 거쳐 12시간을 항해해 오큐시에 닿았다. 섭씨 40도를 오르락거리는 이곳은 수도는커녕, 전기조차 없고, 이불마저 모자랐다. 샤워도 못한 채 준비해온 손전등과 침낭에 의지해 밤을 보냈지만 정작 봉사단을 괴롭힌 것은 한국과 비교할 수 없는 환경보다는 이들에게 제대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었다. 송정민(19·대학생)양은 “참가를 결정할 때는 봉사를 핑계로 또래들과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불순한 의도도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와보니 어디서부터 도움을 줘야 할지조차 모르겠고, 그런 것을 치밀하게 생각하지 못한 자신에게 화가 났다.”고 말했다. ●동티모르 아이들 응원 속 페인트칠과 우물 파기 그러나 한가한 이런 생각도 잠시. 곧 새 교회당 건물을 페인트로 칠하는 팀, 양수기를 설치하는 팀 등으로 나뉘어져 활동에 들어갔다. 혹독한 더위 속에서 하루 종일 페인트칠을 하고는 샤워도 못한 채 쓰러져 잠든 지 1주일 만에 교회당 건물은 하얗게 변했다. 김진(17)양은 “흰색과 파란색을 유난히 좋아한다는 동티모르 사람들에게 깨끗한 건물을 선사했다.”면서 “한국이었다면 못했을 일을 날마다 몰려와 구경하는 동티모르 아이들 덕분에 힘을 얻어 해치울 수 있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또 설치된 양수기에서 콸콸 물이 쏟아져 나올 때 박수를 치기까지 했다. 지원단장인 이명천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은 “봉사활동 자체에도 의미가 있지만,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이 남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도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지원단 대부분이 부모의 권유로 참여했기 때문에 봉사 목적을 혼자서 깨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아이들의 큰 웃음 배웠습니다” 이 단장의 말대로 지원단원들은 봉사활동을 하고 동티모르 사람들과 부대끼는 날이 거듭될수록 생각도 자라고 있는 듯했다. 의사가 돼서 의료봉사를 하고 싶다는 정한나(16)양은 “이곳 아이들을 보니 내가 도울 사람이 누군지 알겠다.”면서 “막연했던 꿈이 확실해지는 기분”이라고 털어놨다. 지원단의 활동과 동티모르 사람들의 생활을 촬영해 방송국에 보낼 생각이라는 이충범(21)씨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밝게 웃는 이들의 모습이 신기한지 페인트칠을 하다가도 사람들이 웃을 때마다 비디오카메라를 들이댔다.“돈도 없고 일자리도 없고 단지 있는 건 희망뿐인 이곳에서 어떻게 다들 저런 큰 웃음을 지을 수 있죠.”라며 되묻는 충범씨의 미소는 이미 그들을 닮아 있었다. saloo@seoul.co.kr
  • 2007년 발행 새 1만원권 용비어천가등 도안

    2007년 발행 새 1만원권 용비어천가등 도안

    2007년 상반기에 발행될 새 1만원권의 앞면 배경 그림이 현재의 흉배무늬와 물시계에서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와 용비어천가 제2장으로 바뀐다. 또 같은 시기에 발행될 새 1000원권의 앞면 배경그림은 흉배무늬와 투호 대신 매화와 명륜당으로 변경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1일 본회의를 열고 이같은 도안의 새 1만원·1000원권을 발행하기로 의결했다. ●뒷면 주제는 혼천의로… 앞면주제는 현행대로 새 1만원권의 앞면 부제로 실릴 일월오봉도는 해, 달, 다섯 봉우리, 소나무, 폭포 등이 그려진 그림으로 조선시대 임금의 배후 병풍으로 사용됐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앞면 부제로 함께 채택된 용비어천가 제2장은 훈민정음 창제 후 한글로 표기된 최초의 문학작품이다. ●새1000원권 앞면배경 매화·명륜당으로 새 1만원권 뒷면 주제는 현재의 경회루에서 혼천의(渾天儀)로 바뀐다. 혼천의는 천체의 운행과 위치 등을 관측하고 시계역할을 하던 천체 관측기구로,1만원권에 실리는 것은 국보 제230호로 지정된 조선시대 송이영의 혼천시계 일부다. 새 1만원권 앞면 주제는 현행대로 세종대왕이 유지된다. 또 새 1000원권의 앞면 부제로는 매화와 명륜당이 실리며 앞면 도안 인물은 현행대로 퇴계 이황이 유지된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3)이제는 환경기술

    [일본을 다시본다] (3)이제는 환경기술

    |특별취재팀|‘2년 연속 1조엔 순익 기록’,‘세계 자동차 품질조사 단연 1위’,‘세계 자동차메이커들의 도요타 벤치마킹 열풍’…. 최근 도요타자동차에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세계적인 자동차회사인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가 정크본드 수준으로 추락할 정도로 난국에 처해 있지만 도요타는 오히려 더 잘 나가고 있다. 일본 전체가 휘청거린 ‘잃어버린 10년’에도 도요타는 딴 세상이었다. 그래선지 일본인들은 도요타에 대한 자긍심과 자랑이 대단하다. 대부분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운다. 대졸자나 대졸예정자들이 입사하고 싶은 직장 순위에서 늘 1,2위를 다투는 것도 그때문이다. 각종 서점에서도 도요타 관련 서적은 인기 상종가다. 앞으로의 기상도 역시 ‘맑음’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개선’과 ‘회사’의 일본어인 ‘가이젠’과 ‘가이샤’를 세계 공통어로 만든 도요타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그 답을 알고 싶어 도요타시에 위치한 도요타자동차 공장을 찾았다. 나고야 신칸센역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달려 도착한 도요타시. 차량 생산공장 4곳과 엔진 등 부품공장 8곳, 그리고 150개 협력업체들로 짜여진 도요타시는 그야말로 ‘도요타 왕국’이었다. 시 이름도 고로모에서 도요타로 바뀌었다고 한다. ●‘G21 프로젝트’ 그 중에서도 쓰쓰미 공장을 둘러봤다.114만㎡의 면적(도쿄 돔의 34배)에 6400여명이 작업을 하는 곳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종은 캠리를 비롯, 모두 8종이었다. 프레스, 용접, 도장, 조립, 최종 점검 등 각각의 생산공정을 거쳐 20시간만에 자동차가 한대씩 출고됐다. 이 공장에서만 한달 평균 3만 1000대를 생산한다. 공장 천장쪽에 설치된 ‘계획대수, 실적대수, 가동률’ 전자 계기판이 수시로 변하면서 근로자들을 독려하고 있었다. 여러 공정을 살펴보면서 도요타 특유의 작업방식으로 알려진 ‘JIT(Just In Time)’, 즉 3만개의 부품이 정확한 시간에 공급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부품 거치대가 라인을 따라 움직이면서 작업자를 돕거나 사소한 문제라도 생기면 라인이 자동 정지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에 쏙 꽂힌 것은 하이브리드 카의 총아로 불리는 프리우스 차량이었다.21세기 첨단 자동차로 평가받는 하이브리드는 누구나 인정하는 환경기술 작품이다. 자동차 기술혁신의 중심에는 대기오염 감축과 이산화탄소 저감을 통한 연비 향상이 자리잡고 있다. 이는 곧 환경기술과 맥이 닿는다. 공장에서 만난 도요타맨들은 프리우스를 가족처럼 느끼는 듯했다. 하이브리드 기술에 관한 한 도요타가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이 배어 있어서일까. 다이쇼 와세다대 교수는 일본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적어도 5년은 앞서 있다고 진단했다. 하이브리드 카는 저속에서는 전기로, 고속에선 가솔린으로 운행한다. 그런 하이브리드의 대표 차량이 프리우스다. 도요타는 ‘잃어버린 10년’ 기간동안 미래형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했다. 이른바 ‘G21 프로젝트’다. 수성에만 급급했던 일본 내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해외시장 개척에도 공격 경영으로 치고 나갔다고 한다. ●“변해야만 한다” 오쿠다 히로시 도요타 회장은 지난 1995년 사장 취임 당시 취임사를 통해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고 이런 기조는 조 후지오 현 사장체제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도요타가 G21 프로젝트에 주력한 것은 갈수록 심해지는 지구온난화 현상 때문이었다고 마스다 기요시 환경부장(이사)은 전했다.2002년에는 ‘2010 글로벌 비전’까지 발표했다. 연간 생산대수를 900만대로 잡고 연료전지차, 전기차, 천연가스 차량 등 다른 환경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물론 재생·순환형 사회에 발맞춰 자동차 폐기문제도 친환경적으로 다뤄 나가겠다는 게 골자다. 조 후지오 사장은 “환경문제에 대응하는 요구들이 점차 강해졌고 하이브리드 기술은 그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원의 다양화도 연장선상에 있다고 덧붙였다. 고객의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해 만족할 만한 제품을 내놓는 것, 그것이 세계 일류기업을 만드는 동력임을 읽을 수 있다. 1997년부터 시판에 들어간 프리우스는 2010년 100만대 판매를 목표로 잡고 있다. 환경기술 차량이란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어 판매 목표치를 초과할 가능성도 크다고 마스다 부장은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는 전세계 모든 자동차가 하이브리드로 바뀌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가량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사 상생 돋보여 무엇보다 좋은 노사관계가 도요타의 오늘을 이끌었다는 게 중론이다. 마스다 부장은 “회사의 발전과 개인의 행복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면서 “노사 모두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도요타 노조는 2년 연속 순익이 1조엔을 초과할 정도로 회사 사정이 좋았음에도 임금 동결을 선언, 다른 기업들을 갸우뚱거리게 만들 정도였다.19년전 입사한 시노하라 마사히코(37) 총무국 주임은 “일본 전체가 어려울 때도 우리는 불경기를 느끼지 못했다.”면서 “근로자들의 회사 사랑과 단체의식이 남다르다.”고 밝혔다. 시노하라는 “노조가 일반 사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이를 경영진에게 전달하는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의 다카하시 요시오 부사무국장은 “도요타는 노사관계가 좋은 일본적 기업”이라면서 “임금 동결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으로 긍정 평가한다.”고 밝혔다. 공장 곳곳에 붙여져 있는 ‘좋은 품질, 좋은 생각’ 푯말이 어느때보다 가슴 속에 다가왔다.jthan@seoul.co.kr ■ “교토의정서 배출가스 규제 친환경 자동차 개발은 필수”|특별취재팀|“21세기 시장전략은 사람들의 꿈을 신기술로 창조하는 것이고, 그 중심에는 환경문제와 안전을 실현하는 기술개발이 있습니다.” 도요타자동차의 환경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마스다 기요시환경부장(이사)은 환경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넉넉한 인상의 마스다 부장은 도요타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에 대해 비교적 소상히 털어놨다. ▶도요타가 환경기술 개발에 가장 앞서 있는데. -지구 온난화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대기오염과 이산화탄소 배출문제가 핵심이다. 교토의정서도 2010년 배출가스를 지금보다 6% 낮추도록 규제하고 있다.2002년말 전세계 자동차 보유 대수는 8억 1500만대였다.2050년에는 17억 800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더욱이 석유 매장량도 한계에 다다른데다 최근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도요타차가 환경기술 즉, 하이브리드 개발에 주력한 이유다. 물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업계 특유의 적자생존 원리도 배제하기 어렵다. 도요타가 지구환경헌장을 채택하고 ‘배기가스 제로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북미지역에서도 하이브리드에 대한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천연가스, 수소, 바이오에너지 등 에너지원의 다양화를 위해서도 환경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교토의정서 발효와 환경기술 개발의 상관관계는.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는 1997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했고, 도요타는 이미 93년 ‘21세기 미래 자동차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연비가 2배 이상 높고 배기가스를 대폭 줄이는 것이 1차적 목표였다. 교토의정서의 발효와는 관계없이 진행된 것이다. 프리우스는 시판 이후 올 2월말까지 34만대가 팔렸다. ▶하이브리드 기술을 다른 회사에도 제공한다는데. -현재 6종류인 하이브리드 차종을 다양화하고 판매지역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닛산자동차와 제휴를 맺어 2006년부터 북미지역 닛산 브랜드인 ‘알티마’에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한 뒤 향후 5년간 10만대를 판매키로 했다. 포드자동차에도 하이브리드 기술을 제공할 예정이다.GM측에도 하이브리드 기술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 ▶개발 중인 다른 환경기술 분야는. -천연가스 차량, 가솔린과 에탄올을 동시 사용하는 플렉스 차량,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반응에 의해 차량이 운행되는 연료전지 차량 등이 있다. 이들 모두 석유의 고갈에 대비하고 환경오염 최소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문제는 적정한 가격대에 실용화 할수 있는지 여부이다. 미래형 차량이라 불리는 연료전지차만 하더라도 실용화에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1대당 1억엔 이상으로 추정되는 고비용도 문제지만, 수소 공급의 인프라 정비에도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폐차도 친환경적으로 하는 방안을 연구중이라는데. -자동차의 리사이클 설계를 말한다. 자동차 부품도 친환경적인, 예컨대 사탕수수 등의 식물을 원료로 한 플로어 매트 등을 사용하고 폐기처분시에는 보다 쉽게 해체하고 분진이 가급적 생기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다. jthan@seoul.co.kr <
  • YTN스타 새내기 앵커 방송 시작

    YTN스타 새내기 앵커 방송 시작

    “매 시간 차별화된 즐거움을 시청자들에게 배달하겠습니다.” ‘일곱 색깔 무지개’에 비견될 새내기 여성 앵커 7명이 케이블 연예정보 전문채널 YTN스타를 점령, 상큼한 봄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슈퍼모델 출신 김효은(24) 앵커를 비롯해 박보경 박서진 손문선 최애리나 홍유경 이은영 앵커 등이 그 주인공. 이들은 이번 달부터 YTN스타에서 자체 제작하는 모든 프로그램에 전격 투입됐다. 스튜디오의 방송프로그램 진행뿐만 아니라 각 취재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리포터 역할까지 감당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월 두 차례의 오디션과 필기시험을 거치는 등 140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뒤 약 5개월 동안 자체교육과 훈련을 통해 연예뉴스를 전달하는 앵커로서의 기량과 소양을 쌓아왔다. YTN스타는 새내기 여성 앵커들을 앞세워 오전 10시부터 ‘스타뉴스’, 낮 12시 ‘스타뉴스 투데이’(박서진)와 오후 2시 ‘스타뉴스’(이은영),‘스타뉴스4’(이은영 박서진), 오후 6시 ‘스타 N 스타’(최애리나 김효은), 오후 10시 ‘스타 포커스’(박보경) 등 2시간마다 1시간씩 연예 뉴스를 생방송으로 내보내며 시간별 차별화를 강화할 예정이다. 오후 1시에는 ‘스타T’(이은영 김효은)를 통해 연예뉴스 뒷면의 에피소드 등 다양한 정보를 전달한다. 연예 정보에 YTN의 24시간 뉴스 전송방식을 접목시켜 지난해 12월 문을 연 YTN스타는 짧은 시간 안에 시청률 20위권(스카이 라이프)으로 도약하는 등 시청자들로부터 새롭고 신선한 연예정보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맏언니 격인 이은영 앵커는 “방송이라는 큰 숲을 보면서 하나의 나무로 탄탄한 뿌리를 내리고 싶다.”며 “어떤 프로그램을 맡아도 빛을 발할 수 있는 MC가 되자는 것이 우리 모두의 각오”라고 귀띔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日 독도주권 침해] 독도로 첫 호적 옮긴 송재욱씨

    [日 독도주권 침해] 독도로 첫 호적 옮긴 송재욱씨

    “내 고향을 뺏긴 거나 마찬가진데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지난 1987년 처음으로 일가족 전체가 독도로 호적을 옮긴 송재욱(65·서울 노원구 공릉동)씨. 송씨는 16일 일본 시마네현의 독도 조례안이 가결되기 전날부터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해 고향인 전북 김제에 내려와 선산을 찾아 기도를 하던 중 기자의 전화를 받았다. 이곳에는 송씨가 30여년 전에 직접 지은 ‘동동동심원’(東同童心園)이라는 공원이 있다. 지난 1994년 이 공원에 직접 ‘독도영토비’도 세웠다고 한다. 비석 뒷면에 새겨진 ‘여기 영토 찾는 기원을 심노니, 아 내 조국 잃어버릴 수 없는 땅 어서 와서 하나되게 하소서.’라는 구절을 들려주던 송씨는 목이 메는지 잦아드는 소리로 몇 번이나 비문을 되새겼다. 지난 1987년 11월4일. 부인 계명의(63)씨와 네 자녀 모두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리 67호’라는 새 호적을 얻은 날이다. 호적을 옮기겠다고 하자 주변에서 ‘미친’ 사람 취급을 했던 기억이 가장 마음 아팠다고 털어놨다. 송씨는 “울릉 부군수까지 만나 주머니에 있는 돈 20만원을 보여주며 내가 여기서 오징어장사라도 할 테니까 도와달라.”고 간곡히 요청한 끝에 겨우 호적을 옮길 수 있었다고 한다. 그가 호적을 옮기는 데는 1987년 8월 작고한 고 최종덕씨의 영향이 컸다. 최씨는 지난 1981년 처음으로 독도로 주민등록을 옮긴 주인공이다. 호적을 옮긴 지 몇달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울릉군청에서 부재자 투표용지가 도착하자 호적을 옮긴 것을 실감했다는 송씨. 독도에 직접 발을 디뎌본 것은 3차례였다고 한다.“3년 전 독도수호대원 2명이 교통사고로 죽고 나서 화장한 뒤 그곳에 재를 뿌렸지.”라며 아픈 기억도 들려주었다. 그는 1년에 한두번씩 독도영토비를 찾아 정화수를 떠놓고 기도를 올린다. 송씨는 “정부가 진작 세게 대응했더라면 이런 사태까지 왔겠냐.”면서 “나이도 많고 가진 것도 없지만 여생은 독도를 지키는 젊은이들을 위해 마음으로나마 후원자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공직이 변해야 나라가 변한다] (7)국세청 김승기 조사관

    [공직이 변해야 나라가 변한다] (7)국세청 김승기 조사관

    남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사회 구조적으로 뿌리내린 부조리로 피해를 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돕기란 더욱 그렇다. 세상살이가 갈수록 각박해지고 있지만, 그래도 남을 보고 도와주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이들은 곳곳에 적지 않다. 중부지방국세청 고양세무서의 김승기(45·6급)조사관도 그런 사람이다. “최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사채업자들에게 시달려 잠도 제대로 못 잔다는 하소연을 주위에서 너무 많이 들어왔습니다. 장기를 팔아서라도 빚을 갚으라는 사채업자의 협박이나, 이를 못 이겨 부인이 가출했다는 등의 얘기를 들을 때는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심정이었습니다.” 김씨는 지난해 6월 금융결제원으로부터 매달 넘겨받는 고양지역내 면세사업자들의 결제내역을 훑어보다 눈이 확 끌렸다. 꽃집을 경영하는 사람들의 결제계좌에서 뭉칫돈이 움직이는 것이었다. 심야에 고액의 신용카드 매출이 꽃집에서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었다. 꽃집을 사채업자들의 ‘현금 또는 카드할인’(현금·카드깡)을 위한 위장업소로 만든 뒤 인터넷 등을 보고 찾아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채놀이를 한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1977년 성북세무서를 시작으로 조사과에서만 근무해온 ‘조사베테랑’인 그가 이를 놓칠 리 없었다.“그대로 놓아둘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퇴근 후 변칙거래 내역을 일일이 확인했습니다.” 현장 확인은 쉽지 않았다. 우선 신용카드 조기검색시스템, 국세정보시스템(TIS) 등을 이용해 관내 신용카드 불법발행 대상 업체가 밀집한 지역을 대상으로 한달 가까이 밤샘 확인을 했다. 여러 동(洞)에 걸쳐 61개 꽃집에서 혐의가 파악됐다. 꽃집 주인의 명함 뒷면에서 ‘사채 문의’ 등이 담긴 내용도 확인했다. 실물거래 없이 발행된 상당량의 신용카드매출전표도 어렵사리 확보했다. 인터넷을 통해 모집한 대출희망자를 상대로 고가의 화분을 구입한 것으로 위장해 신용카드매출전표를 발행하는 식이었다. 대출이자는 월 평균 30%를 웃돌았다. “돈의 실제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지방청으로부터 혐의 대상자의 예금계좌에 대한 금융조사 승인을 받아 돈줄기를 캐고 들어갔죠. 이래저래 확보해둔 혐의 인물들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관련자의 호적도 일일이 떼어 보았습니다. 그렇게 몇달간 고구마줄기 캐듯 끝도 없어 파고들다 보니 깊숙이 숨어있던 전주(錢主)들의 실체가 드러나더군요. 커넥션은 주로 아들·부인·삼촌·할아버지·시동생 등 가족으로 단단히 얽혀 있었습니다.” 4개월여의 노력 덕분에 기업형과 소규모의 사채업자 61명을 적발해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공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중 상당수는 사법처리됐다. 고양지역에서 자진 폐업하는 사채업자들이 줄을 잇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를 계기로 올 들어서도 전국의 세무서가 사채업자들로부터 피해를 당한 사람들을 돕는 데 관심을 갖게 된 것이 무엇보다 가슴 뿌듯합니다.” 그는 “요즘 공무원 사회에서 불고있는 혁신의 바람도 남을 도우려는 ‘따뜻한 마음’에서 시작된다고 봅니다.”라고 덧붙였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 사채를 이용하려는 유혹에 끌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피해자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도 좀더 보강됐으면 하는 게 김 조사관의 소박한 바람이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육여사, 문세광 총에 안맞았다? ‘미스터리’

    육여사, 문세광 총에 안맞았다? ‘미스터리’

    1974년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발생한 박정희 대통령 저격사건으로 한국과 일본간 외교관계가 수교 10년 만에 단절 일보직전에까지 치달았던 당시 상황이,20일 공개된 박정희 대통령 저격사건 관련 외교문서에서 확인됐다. 이는 사건 공동정범에 대한 일본측의 수사 부진과 조총련에 대한 조치 문제가 첨예한 갈등요인으로 작용한 때문이며, 한국 정부는 일본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미국에 협조를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중재에 나선 미국은 “한·일 관계가 깨지면 한국 방위도 어렵다.”고 경고, 한국이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30년간 ‘문세광 사건’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은 이날 공개된 총 15권 3030쪽짜리 관련 외교문서에서도 밝혀지지 않아 실체적 진실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흉탄 미스터리 ●경호원 오발설등 의혹 여전 모든 암살사건이 음모설을 동반하듯 ‘박정희 대통령 저격시도’에도 몇가지 의문점이 사건 당시부터 제기돼 왔다. 핵심 의혹은 ‘수사당국의 발표대로 정말로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이 쏜 총탄에 숨진 게 맞나.’란 점이다. 20일 공개된 관련 기록에도 이런 의혹을 일거에 해소시켜줄 만한 확실한 내용이 따로 없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의혹을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이유는, 사건 직후 현장검증을 하고 수사본부 요원으로 참여한 실무자가 주장했기 때문이다. 당시 서울시경 감식계장이었던 이건우(99년 작고)씨는 89년 월간지 ‘다리’와의 인터뷰에서 “육 여사는 절대로 문세광 총탄에 죽지 않았으며, 사건이 숱하게 은폐되고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수사발표에 따르면, 현장에 울린 총성은 모두 7발. 문세광은 5발이 장착되는 ‘스미스 앤드 웨슨’ 권총을 사용했고 범행 후 1발이 권총에 남아 있어 총 4발을 쏜 것으로 결론났다. ●육여사 쓰러진 자세도 논란 견해차는 문세광이 쏜 탄착지점에 있다. 수사발표는 ‘1탄→실수로 자신의 허벅지 관통,2탄→연단 좌측,3탄→불발,4탄→육 여사,5탄→연단 뒷면의 태극기’다. 반면 이씨의 주장은 ‘1탄→오발,2탄→연단,3탄→태극기,4탄→천장’이다. 수사당국은 경호원의 총탄 중 2발이 천장과 합창단원 장봉화양을 맞혔다고 발표했으나, 이씨는 장양뿐 아니라 육 여사도 문세광의 총에 맞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호원의 오발 또는 ‘제3의 저격수’가 있었다는 얘기다. 이씨는 특히 “현장검증도 하기 전에 청와대 경호실에서 핵심 증거물인 탄두를 수거해 갔다. 육 여사를 숨지게 한 사람이 누구인지 짐작이 가나 밝힐 수 없다.”고까지 말했다. 육 여사가 쓰러진 자세도 의혹을 더하는 부분이다. 육 여사는 관객석에서 봤을 때 연단의 우측에 앉아 있었다. 문세광이 행사장 좌측 뒤에서 앞으로 뛰어가며 쐈기 때문에 총탄을 맞은 육 여사의 머리는 우측으로 넘어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저격 후 육 여사의 머리는 좌측으로 젖혀져 있었다. 문세광이 권총과 실탄을 휴대하고도 김포공항을 통해 무난히 입국할 수 있었던 점, 출입비표도 없이 권총까지 소지하고 경호가 삼엄한 행사장에 버젓이 입장한 것도 의혹을 남긴다. 행사 당일 청와대 경호과장이 이례적으로 검문 완화 지시를 내렸고, 행사장 로비에서 문세광이 경호계장과 나란히 앉아 있었다는 미확인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단교 직전까지 ●美 “한일관계 깨지면 안돼” 중재 한국은 당시 ‘북한 김일성 주석의 지시에 의해 문세광을 포섭한 조총련의 조직적 범행’으로 발표했지만 일본은 ‘문세광과 조총련의 직접적인 관련 증거를 포착하지 못했다.’고 최종 판단, 양국은 서로 다른 수사결과를 내놓았다. 아울러 이번 문건의 사실관계는 검찰수사결과를 토대로 하고 있어 단독범행 여부부터 제3의 저격설, 김대중 납치사건과의 관련설 등 사건에 대한 여러 의혹을 규명하는 데도 별도움을 주지 못했다. 다만 문세광 사형집행 이후 일본이 문세광 수사본부를 해체한 데 대해 한국 정부가 이의를 제기하자, 일본은 김대중 사건 수사본부 해체를 언급해 두 사건 수습과정이 전혀 무관치는 않다는 추론을 가능케 했다. ●서승 형제 간첩사건 문서등도 공개 한편 박정희 대통령은 그해 9월19일 특사로 파견된 시이나 에쓰사부로 당시 자민당 부총재와 만난 자리에서 “과연 일본 정부가 우리를 우방으로 생각하고 있느냐. 일본이 끝내 이런 태도로 나온다면 우리는 일본을 우방으로 인정할 수 없지 않느냐.”며 격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외교부가 공개한 문서는 이밖에도 육영수 여사 장례식 관련 2건, 재일본한국인 서승·서준식 형제 간첩사건, 재사할린 동포 귀환교섭, 포드 미국 대통령의 방한, 재일교민 북한송환 등 총 27건,11만여쪽에 달한다. 이지운 구혜영기자 jj@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교육부총리 사퇴 보도 유감/홍의 언론지키기 천주교모임 고문

    지난 1월4일 단행한 6개 부처 개각은 많은 화제를 뿌렸다. 개각 발표가 나오자마자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이기준 교육부총리 기용의 부적절함을 지적하며 일제히 반발했다. 평소 매사에 견해를 달리해오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교총)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이 교육부총리가 서울대 총장 재직 당시 대기업 사외이사를 맡았고 판공비 편법 지출, 장남 병역 의혹 등으로 임기 전 사임한 데 대한 비도덕성 문제 때문이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청와대와 이 부총리의 입장은 단호했다. 그러나 재산문제 등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자 급기야 이 부총리는 7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사퇴의사를 밝혔다. 개각발표 3일 만에 낙마하고 만 것이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이 언론을 통해 속속들이 보도되면서 국민들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서울신문 역시 이 부총리의 임용에서 사퇴까지의 과정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그러나 기사가 충실했던 것에 비해 기사배열이나 제목 등 편집은 너무 차분했다는 느낌이다. 첫 보도인 1월5일자 1면은 큰제목 ‘교육 부총리 이기준씨’ 아래 각 부처 신임 장관 이름을 부제목으로 썼다. “이기준 부총리 기용 부적절” 제목은 본문 안에 조그맣게 고딕체 글씨로 처리했다. 이기준씨의 교육부총리 임용에 대한 사회적 물의는 사회2면인 10면에 ‘李교육부총리 도덕성 논란’이란 제목을 붙여 상보했다. 그러면서도 바로 아래에 이 신임부총리의 기자회견 기사를 게재하여 균형을 맞추려 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다음날(6일) 1면에는 이와 관련된 기사가 ‘이기준 교육 교체 안 한다’는 청와대측 입장을 내세운 제목으로 1단 처리되어 있었다. 역시 상보는 6면에 ‘李교육 도덕성 논란 확산’으로 들어가 있다.7일자 1면에는 이와 관련된 기사가 한 줄도 나와 있지 않았다. 기사가 없어서가 아니었다.‘국적포기 한달뒤 장남 건물등기’라는 새로운 사실을 찾아내 이를 건물 사진과 함께 11면 톱기사로 내보냈다. 이럴 경우 우선 1면에 기사 요지를 보도하고 뒷면에 상보를 게재하는 것이 상식인데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이 부총리가 사퇴를 표명하자 8일자 서울신문은 며칠간의 차분함에서 돌변했다.1면 톱으로 ‘이기준 교육부총리 사퇴’,2면엔 ‘개각에서 사퇴표명까지’를 배치하고,3면은 지면 모두를 이 부총리 사퇴로 채웠다. 이러한 변모는 사설에서 두드러진다. 서울신문은 1월6일 사설 ‘논란속 취임한 李부총리가 할일’에서 “도덕적 흠결이 가볍지 않아 교육·시민단체 반발은 당연”하다면서 ‘추가비리가 없다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그를 기용한 정부의 고육지책을 이해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신임 교육수장에게 교육계 및 국민신뢰 회복과 난마처럼 얽힌 현안을 강력한 추진력으로 풀어나가길 기대한다.”고 천명했다. 비난 여론이 높은 가운데에서도 신임교육부총리 임용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논조였다. 차후의 어떤 변화 가능성도 이 사설에선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1월 8일 사설 ‘교육부총리 도중하차가 남긴것’에서는 ‘사표수리는 당연’하며 “언론과 시민단체가 바로 찾아내는 의혹들을 청와대가 미리 걸러내지 못했던 점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1월6일 사설과 너무 대조적이다. 같은 신문의 사설인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이 부총리의 비도덕성을 둘러싼 비난 여론이 결코 쉽사리 가라앉지 않으리라는 걸 예견하지 못하고 불과 이틀 사이에 바뀐 사설의 논조는 독자들에게 혼돈을 줄 수 있다. 사안에 대한 깊은 통찰과 논지의 일관성을 기대한다. 홍의 언론지키기 천주교모임 고문
  •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빛이 스며든 자리/우승미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빛이 스며든 자리/우승미

    눈을 떴다. 문밖에서 노랫소리가 들렸다. 일어나려 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시간이 얼마나 흐른 것일까. 암실에 있으면 의식도 시간도 모두 멎었다. 이곳에 온 후 나는 주로 암실에서 지냈다. 둥글게 몸을 말고 바닥에 누워, 불필요한 감각이 퇴화된 심해의 생물처럼 눈과 귀를 닫았다. 마지막까지 남는 것은 촉각이었다. 밀폐된 공간의 공기는 아래로 가라앉았다. 공기는 욕조 속의 더운 물처럼 따뜻하고 부드럽게 내 몸을 감쌌다. 소리가 점점 선명하게 들렸다. 경쾌한 리듬의 허밍이었다. 멜로디가 귀에 익었다. 가게 안으로 누가 들어온 모양이었다. 힘겹게 팔을 들어 몸 마디마디를 주물렀다. 피가 돌면서 눌려있었던 몸 왼쪽이 저려왔다. 암실 문을 열자 빛이 쏟아졌다. 손그늘을 만들고 부신 눈을 떴다. 딱딱한 알루미늄 가방 위에 여자가 앉아 있었다. 햇빛 속에 앉아있는 여자는 스스로 빛나고 있는 빛 무더기처럼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자 주변을 감싸고 있던 빛이 스러지면서 여자의 윤곽이 드러났다. 긴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은 여자는 얼굴빛이 유달리 희었다. 여자가 내 쪽으로 팔을 뻗어 손을 내밀었다. 여자의 팔은 윤곽이 희미했다. 홀로그램의 영상처럼 반쯤은 투명해보였다. 악수를 청하는 것인지 자신을 일으켜 달라는 것인지 몰라 잠시 주춤거리다가 여자의 손을 맞잡았다. 여자는 손아귀 깊숙이 손을 넣고 힘차게 흔들었다. 자칫하면 못 찾고 그냥 돌아갈 뻔했어요. 초행이라면 찾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십수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도시에서 상가가 가장 발달한 곳이었다고 한다. 다리 건너편으로 버스터미널이 이전하면서 그쪽에 신시가지가 형성된 후로는 죽은 골목이 돼버렸다. 사진관은 옛 번화가의 뒷골목에 위치했다. 원래는 주택가였는데, 주택을 허물고 상업용 건물을 급조해 형성된 상가였다. 지금은 가게를 연 곳이 거의 없어서 대부분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 이곳은 구식 양옥의 1층을 개조해 가게로 쓰던 것이어서 밖에서 보면 가정집처럼 보였다. 오기 전에 부동산에 들렀어요. 한 달 전에 이미 매매되었다고 하더군요. 혹시나 싶어 물어보는 건데 저에게 세 놓을 생각 없어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임대를 목적으로 산 집이 아니었다. 여자는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중고로 구입한 17분 컬러 현상기가 한 구석에 놓여있을 뿐, 가게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사진관을 하려고 산 건물이지만 한 달째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하루의 대부분을 암실에서 보냈다. 배가 고프면 끼니를 때우기 위해 2층으로 올라갔다. 여자는 얼룩져 더러워진 벽을 따라 걷다가 쪼그리고 앉아 바닥의 나뭇결을 들여다보았다. 곳곳의 정경들을 기억 속에 새겨두기라도 하려는 듯 천천히 세밀하게 보았다. 여긴 제가 태어난 곳이에요. 오래전에 아버지가 여기서 사진관을 했어요. 위층에 살림을 차리고요. 여자의 나이를 가늠해봤다. 캐주얼한 옷차림 때문에 언뜻 보면 어려보였지만 눈가에 옅은 주름이 잡혀 있었다. 나와 비슷하거나 한두 살 아래쯤일 것이다. 여기서 함께 지내게 해주세요. 처음엔 그냥 둘러보고만 가려고 했어요. 막상 와보니 여기 있고 싶어지는군요. 세를 놓는 건 싫다고 하셨죠? 대신 일을 하겠어요.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가게를 열면 가게일도 도와드릴게요. 여자는 눈을 깜박거리며 나를 말끄러미 보았다. 여자의 눈빛 속에는 거절하지 못할 거라는 확신과 거절할 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이 한데 섞여 있었다. 어떤 말도 선뜻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당혹스러울 뿐이었다. 어머니가 병중에 있을 때 집안일과 병간을 도맡았던 아주머니와 6개월여를 함께 지내본 적은 있지만, 나는 타인과 함께 생활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단호하게 거절을 하기에는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여자가 이곳에서 태어났다는 점. 자신이 태어난 곳을 찾아와 그곳에 살고 싶어 한다면 무언가 절박한 사연이 있을 것 같았다. 어딘지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여자가 태어났다는 이곳은 내가 태어난 곳이기도 했다. 투병 중이었던 어머니와 묏자리를 보고 오는 길이었다. 어머니는 자동차 안에서 손가락으로 도로의 모퉁이에 나 있는 골목을 가리켰다. ―저기가 느이 아버지가 사진관을 하던 자리다. 나는 자동차 속도를 줄이며 어머니가 가리키는 곳을 보았다. 저녁 어스름이 내린 골목은 동굴의 입구처럼 어두웠다. 가로수에 가려 골목의 입구가 보이지 않았다. 바람에 무성한 나뭇잎들이 흔들리며 음산한 소리가 났다. ―예전에는 이 길이 번화가였지. 세가 워낙에 비싸서 느이 아버지가 저 골목 끝에 있는 집을 사서 아래층을 가게로 개조했다.2층에다 신접살림을 차렸고, 너도 거기서 낳았어. 아버지가 그렇게 일찍 죽지만 않았어도 저기서 오래 살았을 게야. 그때는 입구가 보이지 않는 골목 어름을 언뜻 보고 지나쳤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사진관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어두운 골목 안으로 성큼 들어서고 싶어졌다. 내가 태어난 곳에서 생전의 아버지처럼 사진관을 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의 최면에 걸린 것처럼 내 머릿속은 어두운 골목으로 가득 찼다. 그곳에 가면 지금과는 다른 종류의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세월의 유순한 흐름을 따라 유유히 나의 생을 흘려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49재를 치르고 어머니의 무덤에 왔다가 이곳에 들렀다. 이곳은 비어 있었다. 오랫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는지 뽀얀 먼지가 켜켜이 쌓여 있었다. 무성한 것은 지붕까지 뻗어있는 담쟁이덩굴뿐이었다. 근처의 부동산을 찾아가 가격을 흥정하지 않고 곧장 계약서를 썼다. 다니던 잡지사에 사직서를 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내내 사진기자로 일하던 직장이었다. 지구 곳곳의 풍경을 주제로 하는, 사진 중심의 다큐멘터리 잡지였다. 사직서는 그날로 수리되었다. 잡지는 상업성이 강한 잡지들을 출간하는 모(母)기업의 품격을 위해 창간된 것이었다. 전문적인 사진이 실리는 잡지를 다수의 대중은 외면했다. 독자가 많지 않으니 당연 광고도 들어오지 않았다. 경기가 침체되자 모기업은 서서히 경영에 압력을 가해오기 시작했다. 내가 사직서를 내지 않았다면 누군가는 권고사직을 당할 형편이었다. 마지막으로 인사를 나누는 동료들의 얼굴에는 안도감이 어려 있었다. 내가 사무실 문을 나서자 동료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각자의 자리에 앉아 업무를 시작했다. 통장으로 입금된 퇴직금은 얼마 되지 않았다. 어머니와 함께 살았던 아파트를 내놓았지만 매매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어머니의 보험금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빨리 내려오지는 못했을 것이다. 어머니가 남긴 상자에는 어머니의 결혼 예물과 아버지의 사진 그리고 세 장의 보험증서가 있었다. 장례식을 치르는 내내 눈물을 흘리지 않았던 나는 보험증서를 쥐고 오열했다. 오십 몇 년의 삶의 흔적이라기에는 세 장의 종이는 너무도 가볍고 쓸쓸한 것이었다. 2층의 방을 쓰세요. 저는 여기 암실에서 지내면 되니까.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제가 혼자 있는 시간을 방해해선 안 됩니다. 어려운 조건은 아니로군요. 여자는 알루미늄 가방을 메고 2층으로 올라갔다. 이곳에 오랫동안 살았던 사람처럼 밖으로 나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자연스럽게 밟고 올라갔다.2층에는 방이 하나밖에 없었다. 나는 반으로 접히는 휴대용 침대를 암실에 갖다놓고, 내 물건들은 거실에 놓았다. 여자가 식사준비를 했다. 여자는 냉장고 뒤쪽 구석에 쑤셔 넣어두었던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여자의 행동은 거침이 없었다. 자기 집에서 요리를 하는 것처럼 양념통이나 필요한 재료가 있는 곳을 단번에 찾아냈다. 무언가 도와야 할 것 같아서 주위를 서성대던 나는 머쓱해져서 1층으로 내려왔다. 여자가 차린 상은 정갈했다. 냉장고에는 맥주와 인스턴트식품만 가득했었는데, 여자가 차린 밥상에는 찌개에 윤기가 흐르는 밑반찬까지 고루 갖춰져 있었다. 여자의 음식은 어머니가 해주던 것과 맛이 흡사했다. 이 정도면 합격인가요? 여자는 소리를 내지 않고 싱긋 웃었다. 환한 빛이 얼굴 가득 퍼졌다. 이곳에 머무는 대가로는 좀 과분하군요. 시간은 고요하게 흘러갔다. 여자는 늘 조용히 움직였다. 내게 먼저 말을 걸지도 않았고,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나를 의식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나는 여전히 대부분의 시간을 암실에서 보냈다. 여자는 시간에 맞춰 요리를 했다. 거실로 내어 놓은 옷장 속에는 바싹 마른 옷가지들이 반듯하게 개어져 있었다. 여자가 내게 종이 몇 장을 내밀었다. 종이에는 거칠게 그린 가게 구조도와 비용에 관한 세목이 적혀 있었다. 사진관을 열었으면 해요. 여자가 건넨 종이를 건성으로 훑어보았다. 종이 몇 장으로는 가게의 모습이 요연하게 잡히지 않았지만 내 생각보다는 훨씬 구체적이었다. 우선 가게에 있는 17분 현상기는 되팔았으면 좋겠어요. 오랫동안 사진과 관련된 일을 해왔지만 사진관에 대해서는 거의 몰랐다. 증명사진이나 간단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작은 스튜디오를 갖추고, 현상·인화 서비스를 하면 되겠다 싶어 17분 컬러 현상기를 중고로 구입한 것이었다. 여자는 내 옆으로 바투 다가와 앉아 손끝으로 그림을 가리키며 계획을 설명했다. 암실은 공간이 꽤 넓으니까 두 개로 나누었으면 해요. 조명기기와 카메라 장비를 구입해서 작은 스튜디오를 만들고요. 표준화된 QSS방식으로는 사진을 기록물로만 여기는 사람들의 기대만 충족시킬 수 있죠. 요즘은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돼서 현상만으로는 가게를 유지하기가 힘들어요. 암실을 개방해서 수작업을 할 수 있게 하고, 차나 맥주를 마시며 자유롭게 지식과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곳, 제가 꿈꾸고 있던 사진관이에요. 암실에서 나와 보니 벽에 호두나무색 페인트가 칠해져 있었다. 가게 구석에 있던 자동 현상기는 보이지 않았다. 여자는 무릎을 대고 엎드린 채 기름걸레로 바닥의 나무를 닦고 있었다. 여자의 손이 닿는 곳마다 켜켜이 나무의 결이 살아나고 있었다. 조금 있으면 암실 공사하러 인부들이 올 거예요. 가벽을 세우는 거라 오래 걸리지는 않겠지만 조금 시끄러울 거예요. 어디 잠깐 다녀오는 건 어때요? 카메라 가방을 메고 밖으로 나왔다. 이곳에 내려온 후로는 첫 외출이었다. 나오기는 했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종착지를 알 수 없는 시내버스를 탔다. 버스 안에서 가방을 열었다. 가방 안에는 SLR 디지털 카메라가 들어 있었다. 잡지사에서 일하는 내내 들고 다녔던 것인데, 검은 몸체의 카메라가 낯설게 느껴졌다. 오랫동안 사진을 찍지 않았던 것처럼 아니, 사진을 찍어본 적이 없었던 것처럼 카메라가 이물스러워 보였다. 마음에 드는 풍경이 있으면 버스에서 내려 몇 컷의 사진을 찍었다. 내가 한번도 가본 적 없는 이국의 풍경처럼 주위의 모든 것이 생경스럽게 느껴졌다. 풀조차 자라지 않는 들판에 앉아 서서히 땅에 내리고 있는 어둠을 응시했다. 구릉처럼 낮은 산의 언저리에는 스러진 햇빛이 모여 검붉은 노을로 타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람도 차도 없었다. 희미하게 보이던 사물의 윤곽이 어둠에 검게 물들어 보이지 않았다. 길을 따라 걸었다. 아무리 걸어도 피로하지 않았다. 끼니를 걸렀는데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몸속이 텅 비어버린 것 같았다. 불현듯 여자가 몹시 보고 싶어졌다. 가게에 걸려 있는 간판에 불이 환했다. 간판에는 검은 바탕에 흰색 글씨로 ‘암실카페 - 빛이 스며든 자리’라고 씌어 있었다. 공사가 끝났는지 가게 안은 조용했다. 출입문을 열자 직사각의 탁자 세 개가 보였다. 한쪽 면을 벽에 붙인 탁자에는 어림잡아 20명 정도는 앉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암실과 스튜디오 사이의 자투리 공간에는 주방이 들어섰다. 주방은 음료와 간단한 안주를 만들 수 있는 바bar 형태였다. 주방 옆에는 냉장고가 놓여 있었다. 여닫이 유리문이 달린 업소용 냉장고 안에는 캔음료와 몇 종류의 맥주가 가득 채워져 있었다. 암실 옆의 공간에는 몇 개의 조명기구가 놓여있는 작은 스튜디오가 꾸며졌다. 스튜디오를 제외한 가게의 정경은 카페에 가까웠다. 늦은 시간에 맥주를 마시려는 사람들이 찾아오겠군요. 사진관보다는 호프집에 더 어울리는 이름이죠. 하지만 저는 이 이름이 썩 마음에 들어요. 어두운 방에 스며든 빛의 흔적, 그게 바로 사진이니까요. 여자는 벽의 진열장을 닦고 있었다. 이곳에 카메라를 진열해 놓았으면 해요. 예전에는 사진관에 카메라 진열대가 있었지요. 집집이 가정용 카메라를 구비해놓기 이전에는 사진관에서 카메라를 대여했으니까요. 가방 속에 묵혀두는 것보단 가게로 내오면 오래된 사진관 이미지도 풍기고, 손님들에게 쉽게 접할 수 없는 클래식 카메라도 보여주고 좋을 것 같은데요. 진열대는 애초부터 카메라를 놓으려고 만든 것 같았다. 천장에 진열대를 비추는 작은 조명이 있었다. 나무판으로 만든 선반 형식의 진열대에는 유리문이 달려 있었는데, 먼지가 새어들지 않도록 틈새에 실리콘으로 패킹 처리가 되어 있었다. 2층에서 카메라들을 가져왔다. 케이스에 넣어 상자에 보관해왔지만, 오랫동안 손을 타지 않은 흔적이 역력했다. 사진기자 생활을 하면서 클래식 카메라를 사용할 기회가 없어졌다. 처음에는 오토포커스 카메라에 망원렌즈를 부착해 사용했고, 얼마 전까지는 디지털 카메라를 썼다. 내게는 꽤 많은 카메라가 있었다. 사진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은 여러 대의 카메라를 보유하게 마련이었다. 클래식 카메라는 아버지의 유품이었다. 카메라는 내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의 전부였다. 아버지는 내가 세 살 되던 해 봄에 교통사고로 죽었다. 내게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었다. 아버지의 존재는 내게 그리움 따위의 정서적인 것이 아니라 사진첩에 꽂혀있는 사진이나 카메라처럼 정물적인 것이었다. 어머니는 단 한 대의 카메라도 팔지 않았다. 어머니는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한 달에 한 번씩 카메라를 꺼내 닦았다. 그 일은 어머니에게 지난 일을 추억하게 하는 사진첩과도 같았다. 어머니는 카메라를 닦으며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는 그 이야기가 듣기 싫었다. 어머니의 기억 속에서 되풀이되는 추억은, 흐려지지 않는 아버지라는 존재의 그림자는, 사막에 묻힌 수천 년 전의 미라처럼 영원히 썩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어머니가 나를 버리고, 좋은 남자를 만나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길 바랐다. 어머, 이건 콘탁스II네요. 여자의 음성이 높아졌다. 사진 찍는 일을 업으로 삼기 전에는 이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어요. 처음 사진을 배울 때부터 이걸 썼어요. 사진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이 주로 갖고 있는 카메라는 니콘FM2였다. 가격에 비해 성능이 꽤 괜찮은 제품이었다. 간혹 클래식 기종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대부분은 라이카를 들고 다녔다. 콘탁스를 사용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이 카메라는 아버지가 월남전에서 돌아올 때 구입한 것이라 들었다. 언젠가 어머니가 이 카메라의 각별한 내력을 말했으나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여자가 2층으로 올라가 알루미늄 가방을 들고 내려왔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앉아있던 가방이었다. 여자가 가방을 열었다. 거기에는 콘탁스와 똑같은 디자인의 카메라가 들어 있었다. 카메라 앞면에는 키릴문자로 киев라는 로고가 각인되어 있었다. 이 카메라는 1949년에 생산된 키예프 카메라예요. 생산지는 우크라이나의 키예프 지방이지만 부품은 독일의 드레스덴에서 왔지요.2차 대전에서 독일이 패전하자 소비에트는 전쟁배상금으로 콘탁스 카메라의 메이커인 자이스 이콘(Zeiss Ikon)을 요구했어요. 공장의 모든 부품과 2천여 명의 노동자가 우크라이나로 이송됐지요. 파견된 드레스덴의 노동자들이 자이스 이콘의 부품을 조립해서 만들었으니 이 카메라는 콘탁스II와 완전히 똑같은 쌍둥이인 셈이지요. 여자는 수건으로 자신의 카메라를 닦았다. 카메라를 만지는 여자의 손놀림은 병든 육친의 몸을 닦아주는 손길처럼 조심스럽고 애틋해 보였다. 이 카메라는 제게 존재증명과도 같은 거예요. 아버지가 남기신 유일한 유품이거든요. 아버지는 월남전에 참전했었지요. 월남에서 번 돈으로 이 카메라를 샀어요. 지금이야 회사원의 한 달 월급밖에 되지 않지만 당시에는 그 돈이면 읍내에 집 한 채를 살 수 있었다고 해요. 어렵게 구입한 카메라지요. 아버지가 월남에서 부쳐온 돈을 큰아버지가 들고나갔었다니까요. 장사를 해보겠다고요. 그 사실을 안 어머니가 읍내의 모든 술집을 뒤졌대요. 동생이 목숨 걸고 번 돈인데 술맛이 나더냐고 꾸짖어 모셔왔대요. 정혼한 사이긴 했지만 결혼 전이고 손위 시숙인데, 어머니는 무슨 용기로 그랬을까요. 큰아버지는 하는 일 없이 술과 여자로 평생을 보냈어요. 나쁜 분은 아니에요. 어느 집안에나 그런 무능하고 호방한 큰아들이 있는 법이잖아요. 그때 만약 어머니가 큰아버지를 말리지 못했더라면 제게 유품 같은 건 남지 않았겠지요. 지금은 부모님 모두 돌아가시고 저 혼자니까요. 이 카메라 외에는 제 존재를 증명해줄 무엇도 남지 않았어요. 같은 시대를 살아왔기 때문일까. 나와 비슷한 삶의 내력을 갖고 있는 이 여자가 오래전에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혈육처럼 가깝고도 멀게 느껴졌다. 어쩌면 내가 이 사진관으로 온 것도 여자가 카메라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과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어머니가 죽고 난 후 나는 한동안 공황상태에 빠졌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던 그 막연한 불안감은, 이 세상에 나의 존재를 증명해 줄 무엇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회귀성 어류처럼 내가 태어난 이 사진관으로 흘러들었던 것인지도. 사진관에는 손님이 없었다. 몇 차례 늦은 시각에 술에 취한 사람들이 들어와 맥주를 찾았다. 여자는 암실을 이용할 수 있는 사진관이라고 가게에 대해 설명한 후 사람들을 돌려보냈다. 첫 손님은 세일러복을 입은 여자애였다. 주민등록증에 쓸 증명사진을 찍으러 왔다고 했다. 요즘은 디지털 카메라로 즉석에서 사진을 올린다고 말했다. 여자애는 알고 있다며 한 음절씩 힘주어 말했다. “꼭 필름사진이어야 해요.” 여자애는 탁자에 앉았다. 움직일 때마다 유난히 검은 단발머리가 찰랑거렸다. 여자애에게 뜨거운 코코아를 주었다. 커피였으면 더 좋았을 텐데, 여자애가 중얼거리며 코코아를 홀짝거렸다. 여자애는 기름종이로 이마와 콧등의 유분을 닦고, 콤팩트 퍼프로 꼭꼭 눌렀다. “왜 꼭 필름사진이어야 해요?” “이건 증명사진이니까요. 처음 발급받는 주민등록증이거든요. 원판이 있는 사진을 찍고 싶어요.” 사진으로 무엇을 증명할 수 있을까. 주민등록증으로 무엇을 증명할 수 있을까. 숫자와 지명과 이름과 125분의 1초 동안의 모습과 소속된 나라 외에 또 무엇을 증명할 수 있을까. 증명이라는 말이 하나의 역설처럼 느껴졌다. 증명이 목적인 플라스틱 카드는 정작 중요한 것은 증명할 수 없었다. “저는 디지털 사진을 좋아하지 않아요. 디지털 사진은 원판이 없잖아요. 디지털 사진은 곧바로 확인할 수 있고, 삭제하는 것도 복사도 고치는 것도 쉽지만, 어쩐지 그것들은 떠도는 이미지들처럼 느껴져요. 상이 음각으로 새겨진 필름의 원판은 이를테면 이미지가 깃드는 집 같은 거죠.” 여자애의 오른쪽 눈 아래에 점이 있었다. 작고 까맣고 윤기가 도는 점이었다. 나는 보정을 원한다면 점을 없애주겠다고 했다. 여자애는 고개를 저었다. “눈 아래에 있는 점은 눈물점이라고 어른들이 빼라는 말을 많이 해요. 하지만 저는 이 점이 좋아요. 점도 제 몸의 일부니까요. 사람들은 이 점 때문에 저를 쉽게 기억해요. 아마 아저씨도 그럴걸요.” “사진은 내일 찾으러 와요. 여기서 직접 현상을 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려요.” 사진을 담아두는 봉투를 내밀었다. 여자애는 볼펜을 꾹꾹 눌러가며 자신의 이름을 썼다. 동글동글한 귀여운 글씨였다. 여자애는 이현아라는 이름 옆에 한쪽이 지나치게 부푼 하트 문양을 그려 넣고, 내게 찡긋 윙크를 했다. 여자애가 지갑을 꺼냈다. 첫 손님이니 돈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여기 암실도 이용할 수 있나요?” “암실에서 직접 현상할 수도 있고, 현상을 맡길 수도 있어요. 스튜디오도 사용할 수 있고요.” “좋은데요.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어요. 곧 손님이 늘어날 거예요.” 암실에 누워 있다가 몹시 갈증이 나 밖으로 나갔다. 진열대의 조명등만 켜져 있었다. 여자는 탁자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들고 여자의 맞은편에 앉았다. 암실은 깊은 바다 속 같아요. 햇빛이 닿지 않아 어둡고 추운 곳. 암실에서는 눈을 감아도 떠도 온통 농밀한 어둠뿐이에요. 저는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것들이 무서워요. 보이지 않는 것들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져요. 거기에 있으면 무섭지 않아요? 무서워요. 그런데 당신은 왜 그곳에 있나요? 거기엔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나요? 두려움, 고독, 침묵, 약간의 위안, 그리고 나. 암실에 누워 있으면 또 다른 내가 보여요. 조금은 우울한 표정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는 또 하나의 나예요. 수면에 비친 모습처럼 좌우가 바뀐 그 모습을 보며 생각해요. 암실에 누워있는 나와 나를 응시하는 나 중에 진짜 나는 누구일까. 나는 존재하는 걸까. 당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건 당신 자신이 아니라 당신의 주변이죠. 당신이 존재할 수 있는 건 당신을 보고 있는 내가 있기 때문이에요. 불빛을 등지고 있어서 여자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여자가 조금 울었는지도 모르겠다. 마주 앉아있는 여자의 모습이 거울 속의 내 모습처럼 느껴졌다. 어떤 물리학자들은 우주가 물질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들은 거울에 비친 것과 같은 구조를 가진 반물질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빅뱅 직후 물질과 반물질이 각각 우주와 반우주를 형성했으며, 이 둘은 서로 맹렬한 속도로 멀어져갔다고 추측했다. 반물질은 물질을 만나는 순간 백만 분의 1초보다 빠른 속도로 상쇄되기 때문에 물질계에 있는 우리들은 반물질을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맥주잔을 쥐고 있는 여자의 손을 잡고 싶었다. 여자를 향해 뻗은 손을 거두었다. 내 손이 여자에게 닿는 순간, 물질을 만난 반물질처럼 순식간에 사라져 버릴 것 같아서 두려웠다. 사진관에 온 두 번째 손님은 가게로 들어와서 내게 악수를 청했다. 그는 잡은 손을 경쾌하게 흔들었다. 그는 이현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한눈에 그가 이현아의 오빠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그에게 이현아의 증명사진이 든 봉투를 건넸다. “현아 오빤 거 어떻게 아셨어요? 신기하네. 남매지만 닮은 데가 별로 없거든요.” 굳이 닮았다고 한다면 이미지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비슷한 이미지로 알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현아가 다녀가고 난 후 그 다음 손님이 현재였기 때문이었다. 곧 손님이 늘어날 거라던 현아의 말이 불쑥 떠올랐다. “형이라고 불러도 되죠? 앞으로 자주 보게 될 거예요, 형.” 그는 가방에서 세 통의 필름을 꺼냈다.‘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아마추어 사진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론으로만 접했던 현상·인화 작업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두 개의 필름을 그에게 다시 건넸다. 외형발색 필름이었다. 외형발색 필름은 유제층 안에 발색제가 없어서 필름제조회사에서만 현상할 수 있었다. 암실 수납장 안에는 약품부터 액정에 불이 들어오는 디지털시계, 라텍스 장갑까지 작업에 필요한 모든 것이 들어있었다. 현재가 알고 있는 것은 암실작업의 일반적 과정뿐이었다. “암실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입니다.” “말 놔요, 형.” 현재가 내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암실 작업도 사진 찍는 것과 같아.” 나는 사람들에게 쉽게 말을 놓는 편이 아니었다. 막상 말을 놓고 보니 현재가 훨씬 더 가깝게 느껴졌다. 서글서글한 눈매 때문인지, 웃음기 많은 얼굴 때문인지 현재에게서는 처음 만난 사람에게 느껴지는 거리감이 없었다. 세이프라이트를 켜자 현재가 암실 문을 닫았다. 작업을 하며 가능한 한 자세하게 설명했다. 현재는 손바닥만 한 수첩에 꼼꼼히 적었다. “열심히 이론공부를 해도 직접 찍어보기 전에는 실력이 늘지 않잖아. 암실작업도 그래. 온도와 시간을 지킨다고 발색현상이 잘 되는 건 아냐. 날씨나 환경에 따라 그날그날의 기온과 습도가 다르니까. 적절한 온도와 시간은 암기가 아니라 감이야. 감을 잡으려면 결국 많이 해보는 수밖에 없어.” 현재는 인화된 사진을 보며 뿌듯해 했다. 그의 사진은 대부분 인물사진이었다. 수준급인 사진도 더러 있었지만 사진의 노출이 대부분 오버돼 있었다. 현재는 다음 동호회 모임은 이곳에서 갖기로 했다며, 이제부터는 손님이 꽤 늘어날 거라고 했다. 동호회 사람들은 현재와 비슷했다. 제일 먼저 현재가 현아와 함께 왔고, 오후가 되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암실에서 작업을 하거나 각자의 사진을 돌려보았고, 더러는 일찌감치 술판을 벌이는 치들도 있었다. 열 명 남짓 되는 인원이었다. 그들은 나이도 직업도 각색인 듯 보였다. 그들은 내 이름을 부르거나 현재처럼 나를 형이라고 부르며 격 없이 대했다. 그들은 원래는 풍경사진을 주로 찍는,‘미라지Mirage’라는 비교적 큰 규모의 동호회에서 갈라져 나온 사람들이었다. 세상의 아름다움이 자연 속에 있다고 믿었던 그들은 시야를 좁혔다. 자연으로서의 인간을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내게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 물었고, 자신이 찍은 사진을 봐달라고 부탁했다. 사람들은 밤늦도록 돌아가지 않았다. 끝까지 남아있던 사람들은 한 잔 더 해야겠다며 여관방을 잡아 나갔다. 현재가 가게 정리하는 것을 돕겠다고 했지만, 돌려보냈다. 가게 문을 닫고 어질러진 탁자를 그대로 놓아둔 채 암실로 들어왔다. 오랜만에 꽤 많은 양의 술을 마신데다가 몸이 몹시 피곤했다. 구석에 접어놓은 침대를 펼치자마자 나는 혼곤한 잠에 빠져들었다. 문소리에 잠이 깼다. 열린 문 사이로 새어든 달빛이 바닥을 은백색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침대 옆에 우두커니 서 있던 여자는 내 쪽으로 몸을 숙였다. 내 머리카락 속에 손가락을 넣고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여자는 내 뺨을 감싸 쥐고 내게 입을 맞추었다. 입술 사이로 여자의 혀가 들어왔다. 여자는 혀로 내 잇바디를 훑었다. 여자의 혀는 복족류의 속살처럼 차고 부드럽고 미끈거렸다. 가슴이 더워졌다. 나는 팔로 여자의 등허리를 감고 입을 열어 여자의 혀를 받아들이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나는 잠이 든 체하며 눈을 감았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뜨거워진 가슴을 달랬다. 여자는 깊은 한숨을 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들어올 때 그랬던 것처럼 조용히 걸어 나가 문을 닫았다. 늦게야 일어나 암실에서 나왔다. 여자의 둥근 등이 보였다. 여자는 암실을 등지고 탁자에 앉아 있었다. 오후의 햇살이 가게 안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여자는 내가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몸속의 색소가 다 바랜 것처럼 여자의 얼굴빛이 창백했다. 당신의 사진에는 색이 없군요. 하나같이 흑백사진뿐이에요. 게다가 당신의 사진은 너무 어두워요. 노출이 부족해요. 노출이 모두 -2스톱이군요. 글쎄요. 저는 적정하다고 생각했는데요. 슬라이드 필름을 쓸 때에는 노출이 오버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배웠거든요. 카메라는 어두운 방이죠. 무언가를 찍기 위해서는 빛이 들어와야 해요. 조리개를 조금만 더 열고 셔터 속도를 늦춰요. 햇빛 때문일까. 뒷면에 양면테이프를 붙인 사진을 스크랩하는 여자의 손끝이 투명하게 보였다. 물에 떠 있는 한천질의 자포생물처럼 손가락 아래로 사진이 흐릿하게 비쳤다. 여자의 얼굴은 창백한 것이 아니었다. 눈과 코와 입술의 윤곽이 희미해져 있었다. 나는 눈을 비비고 다시 여자를 봤다. 여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눈을 감았다 뜬 사이 감쪽같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다시 탁자를 보자 여자는 여전히 사진을 정리하고 있었다. 내가 몇 번이나 눈을 비비며 여자를 보자 여자는 싱긋 웃었다. 여자는 자주 사라졌다. 몇 시간 또는 며칠씩 사라지기도 했다. 돌아온 여자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집안일을 하고 가게를 돌봤다. 손님이 점차 늘어서 가게일이 바빴다. 손님들과 어울려 이야기를 하다 보면 여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여자가 어딘가로 떠난 것이 아니라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가게 안에 있던 여자가 어느새 연기처럼 희미해져 실루엣으로만 넘늘거리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었다. 여자가 완전히 사라지던 날, 현재가 현아와 함께 찾아와 라이트 페인팅 작업을 했다. 사진 관련 잡지에서 루미노그램(Luminogram,光跡사진)에 대한 글을 보고 실제로 해보고 싶어서 왔다고 했다. 끝에 불이 들어오는 펜 모양의 라이트를 들고 온 현아는 이민 간 친구에게 라이트 페인팅으로 편지를 써서 보낼 거라며 몹시 들떠 있었다. 라이트 페인팅은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비교적 단순한 작업이었다. 암실에서 카메라를 삼각대에 고정시키고 릴리즈를 연결한 후 세이프라이트를 껐다. 셔터 속도를 Blub에 놓았다. 현아는 한 자 한 자 소리 내어 읽으며 글씨를 썼다. 제2노출에서 셔터를 Blub에 맞추고 1 스톱 부족의 노출에서 스트로보를 조사하면 글씨를 쓰고 있는 연출자의 모습이 사진에 나온다. 현아의 작업이 끝난 후 여자가 펜라이트를 들었다. 여자는 허공에 대고 천천히 글씨를 썼다. 제2노출에서 스트로보를 켜자 여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허공에 떠있던 라이트펜이 따닥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손님들은 여전히 가게로 찾아와 암실을 사용하고 차를 마시고 더러 늦게까지 술을 마시기도 했지만 누구도 여자에 대해서 묻지 않았다. 여자가 사라진 후로는 일을 할 수 없었다. 나는 다시 암실로 들어갔다. 암실은 더 이상 따뜻하지 않았다. 나는 무기력하게 어둠 속에 누워있었다. 나는 스스로 어둠 속에 갇혔다. 시간은 여전히 흘렀고, 어두울수록 더욱 명징해지는 의식은 여자에 대한 기억을 쫓고 있었다. 문밖에서 경쾌한 멜로디의 허밍이 들려왔다. 처음 내게로 왔던 날처럼 빛에 둘러싸인 채 여자가 앉아 있을 거라고 기대하며 문을 열었다. 가게 안은 어두웠고 텅 비어 있었다. 여자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내 외로움이 불러낸 환영 같은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여자는 나를 위로하기 위해 우주의 반대편에서 달려온 또 다른 나는 아니었을까. 내가 마음을 열려는 순간 물질을 만난 반물질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버린 것은 아닐까. 현상한 라이트 페인팅 사진을 꺼내보았다. 필름의 마지막 장에는 서정주의 시구가 씌어 있었다. 물 위에 뜬 유성물감처럼 글씨의 획이 부드럽게 연결되어 있었다.‘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여자가 서 있었을 사진의 오른쪽 모서리 공간은 검은 어둠만 가득 차 있었다. 나는 낮은 소리로 시의 남은 구절을 읊조렸다.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바람처럼 사라진 여자는 이 사진 한 장으로 내게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여자가 택한 이별이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것이라면, 나는 조금 더 담담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었다. 언젠가 여자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다시 입 맞춘다면, 거리낌 없이 이를 열어 여자가 내민 혀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여자의 둥근 어깨를 감싸 안아줄 수 있다면, 그것은 꼭 지금이 아니어도 좋았다. 내 몸이 완전히 스러지고 난 후 먼먼 내생의 어느 날이어도 좋았다. 진열대에는 여자가 남기고 간 키예프 카메라가 놓여있었다. 나는 그 옆의 콘탁스를 꺼냈다. 노출을 오버스톱으로 다시 맞추고 뷰파인더에 키예프 카메라를 고정시켰다. 여자가 자신의 유일한 존재증명이라고 말했던 키예프 카메라는 내게는 여자에 대한 기억의 증거가 되었다. 이 사진은 어두운 방에 잠시 스며들었던 빛, 그 빛의 흔적을 기록한 한 장의 루미노그램으로 남을 것이다.(끝) ■ 당선소감 제게는 아버지가 없습니다. 아버지가 운영하셨다는 사진관을 스쳐지나간 적이 있습니다. 평범한 상가 2층 건물이었지요. 그 후부터였습니다. 어찌할 수 없이 사는 일이 힘들어지면 아버지의 사진관이 떠올랐습니다. 그곳에서 예전에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사진관을 열고 싶었습니다. 유리로 된 진열장에 오래된 사진기가 들어있는 곳. 증명사진을 찍으러온 나이 지긋한 노신사가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다가 웃으세요, 한 마디에 어색한 미소를 짓는 곳. 소읍의 탄생과 죽음과 기쁨과 슬픔을 기록하는 곳. 돈을 벌어도 좋고 벌지 못해도 좋은, 그런 사진관을 하고 싶었습니다. 마음속에 사진관을 넣어두고 저는 수시로 꺼내보곤 했습니다. 그러면 더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일들도 그럭저럭 견딜 만한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언젠가부터 사진관 안에는 허약한 식물이 자랐습니다. 제 소설은 결여의 토양에서 결핍의 양분을 먹으며 자랐습니다. 지닌 게 없어도 너무 지독하게는 살지 말자고 제 마음을 다독일 즈음 당선 소식을 들었습니다. 미약한 소설 뽑아주신 심사위원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구효서 선생님! 선생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릴 수 있어 기뻐요. 한결같이 제게 여여한 미소를 보여주셔서 마음이 든든했어요. 가족과 문우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응오씨, 당신은 제 삶에서 만난 가장 큰 행운입니다. 저를 존재하게 하는 건 당신이에요. 이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우승미 ●약력 1974년 강원도 양구 출생 2003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 ■ 심사평 예심을 통과한 9편의 작품은 각기 그 나름의 장점을 지니고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젊은 문학도들에게 패기와 정열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삶의 이름으로건 예술의 이름으로건 하나의 진실에 도달하겠다는 의지보다는 ‘소설 같은 소설’ 한 편을 적당히 꾸려내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 아닐까. 그러나 그 가운데 좋은 작품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심사위원들이 특별히 주목한 작품은 ‘소년’‘달을 보고 짖는 개’‘펑크로커 실종기’‘빛이 스며든 자리’ 등 4편이었다. ‘소년’은 불행한 환경에서 태어난 한 소년의 미래없는 삶을 진지하게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호감을 샀지만, 구성이 치밀하지 못하다는 약점이 있다. 삶에 대한 진실을 움켜 쥘때 문학적 형상화도 함께 따라올 것이다.‘달을 보고 짖는 개’는 이야기를 끌고나가는 솜씨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여 주었지만, 주제와 구성에서 독창성을 발견하기는 어려웠다. 잘 만든 이야기, 그러나 너무 자주 들었던 이야기다. 반복되는 낡은 이야기에 새로운 진실이 담기기는 어렵다. ‘펑크로커 실종기’는 누아르 서사의 형식 속에 펑크족들의 생활양태를 담은 소설로 문장이 경쾌하고 구성이 치밀했다. 훌륭한 작품이지만 아쉬운 점도 그만큼 많았다. 무엇보다도 한 세계의 겉과 속을 심도있게 성찰하려 하기보다는 이미 알려져 있는 문화적 코드들을 조합하는 데 급급한 나머지 ‘펑크족은 펑크족이다.’라는 말 이상의 매시지를 전달하지 못했다. 새로운 것은 새로운 풍속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시선에서 온다. ‘빛이 스며든 자리’는 구렁각시의 민담과 피그말리온의 전설을 현대의 사진예술론으로 재해석하는 가운데 현실과 환상을 정교하게 봉합해서 꾸며낸 예술가 소설이다. 새로운 창조의 자리가 아버지의 자리를 다시 발견하는 일이었다는 주제의 설정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당선자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내며, 모든 응모자들의 정진을 빈다. 현길언 황현산
  • [2004하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고품질 다기능’으로 불황타개

    ■ 특별상·본상 35개 선정 ‘2004년 하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에 35개 제품이 선정됐다. 지난 13일까지 접수된 상품을 대상으로 소비자 만족도, 상품의 시장성, 마케팅 효율성 등을 평가해 뽑았다. 올 초 이슈로 등장했던 ‘웰빙’ 추세가 하반기 히트상품에도 이어지고 있다. 소비 주체의 중심인 젊은 세대를 겨냥한 다기능 제품·서비스도 대거 선보였다. 미래 경기가 불투명할수록 기업은 과감한 투자보다 내실있는 투자를 지향하는 성향을 보인다. 이번 히트상품 역시 효율적인 투자로 가격대비 높은 성능을 인정받은 제품들이 주를 이뤘다. 꾸준히 히트상품으로 군림하던 제품들은 고품질·성능을 가진 경쟁상품에 자리를 내줘, 장수상품의 세대교체를 엿볼 수 있다. 특별상은 올해 선보인 신상품이 대부분이다. KT가 독주하던 유선전화시장에 동참한 하나로텔레콤의 하나폰이 눈에 띈다. 자동차의 내수불황으로 쌍용자동차의 로디우스만이 SUV부문에 선정됐다. LG전자는 휘센 투인원에어컨의 기능을 높인 투인원플러스를 출시, 겨울철 판매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수출 효자상품인 이동전화단말기는 삼성전자의 가로폰이 뽑혔다. 가로화면의 편리함을 독특한 광고로 소비자에게 어필했다. 건설부문의 침체에도 불구, 오벨리스크와 브라운스톤의 약진이 돋보였다. 식음료부문에선 간에 좋은 쿠퍼스, 비타민음료 비타500, 인삼이 들어있는 한뿌리 등 기능성을 높인 제품이 뽑혔다. 웅진코웨이의 룰루비데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수상했으며 눈높이놀이수학, 기탄한글은 상품의 질을 높여 고객을 사로잡았다. 하이마트와 KT메가패스도 소비자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가 불황일 때 기업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보다 제품 기능을 향상시키고 알리는 것에 노력해야 한다. 또 소비자는 충동구매를 지양하고 상품의 질을 따져 구매하는 것이 현명하다. 기업들의 제품투자가 끊임없이 이뤄져 소비가 활성화될 때 불황의 끝은 보일 수 있다. kim@seoul.co.kr ■ 소비자만족상-하나로텔레콤 ‘하나폰’ ‘하나폰’은 하나로텔레콤이 지난 7월 선보인 유선전화서비스다. 시내전화뿐만 아니라 시외전화, 005국제전화에서 고객맞춤형 요금제 및 각종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요금은 KT유선전화보다 최고 52%가 싸다. 브랜드 인지도 향상과 고객만족도 제고에 노력한 결과, 지난 10월말에 5.8%의 시장점유율을 보였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 시외전화의 경우 통화가 많은 3개 전화번호를 사전등록하면 요금의 50%를 할인해주는 ‘패밀리요금제’, 통화량에 따라 요금을 최고 15% 할인해주는 ‘다량이용할인제’ 등의 서비스가 있다. 005국제전화의 서비스로는 국내 수신자가 요금을 부담하는 ‘글로벌콜렉트콜’, 해외 이용자가 로컬번호를 통해 통화하고 요금은 국내 사전계약자가 부담하는 ‘글로벌로컬번호’, 사전에 지정한 유무선 전화에서 착발신한 국제통화요금을 할인해주는 ‘005패밀리’ 등이 있다. ■ 소비자인기상-삼성전자 ‘하우젠 김치냉장고’ 2005년형 하우젠 김치냉장고는 김치 맛을 지켜주는 능력이 강화됐다. 핵심 기술은 김치냉장고의 문에 있다. 연구진은 김치냉장고의 온도가 변해 김치 맛이 달라지는 이유가 문을 여닫는 행동 때문이라 판단하고, 문에서 직접 온도를 지키는 ‘디지털 온도과학’ 기술을 개발했다. 문을 여닫는 횟수는 물론 열어 놓은 시간까지 자동으로 감지, 저장실 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준다. 김치냉장고의 내·외부 및 문에서 총 3단계로 온도를 지켜준다. 회사 관계자는 “2002년 하우젠 김치냉장고 출시 후 경쟁사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프리미엄급 가전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짚어내고 일깨웠기 때문”이라며 “끊임없는 신기술 개발과 품질 유지에 대한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의 하우젠 김치냉장고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고객만족상- KTF ‘굿타임 파티’ KTF는 지난해 하반기, 경영전략 정비에서부터 ‘Have a good time’으로의 슬로건 교체까지 변혁을 이루며 ‘고객만족’을 표방했다. 올해 초 번호이동제 실시를 앞두고 ‘굿타임 찬스’ 캠페인을 펼쳐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소비자의 입장에 섰다는 점이 공감대를 일으킨 것으로 평가된다. KTF는 올해 하반기 이후 고객만족의 기업각오를 업그레이드 한 ‘굿타임 파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고객들이 파티의 주인공으로 맘껏 즐기게 되며, KTF는 고객을 위해 배려와 대접을 하는 파티 플래너 역할을 한다. ‘KTF적 파티’는 파티의 주최자 및 주인공간의 격조있는 커뮤니케이션과 배려 및 만족감을 중시하는 파티의 근본 정신을 담고 있다. KTF는 단말기 안심서비스, 무료통화이월요금, 서치뮤직 서비스, 무제한 사진메일, 보이스엔, 300만화소 디카폰 등 ‘굿타임 파티’에 어울리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마케팅상-팬택엔큐리텔 ‘큐리텔 PG-K6500’ 130만화소 디카폰 ‘PG-K6500’은 폴더를 닫았을 때 디지털카메라처럼 보인다. 뒷면의 외부 LCD를 보며 가로로 촬영할 수 있다. 주파수 검색으로 라디오(FM) 채널을 최대 10개까지 설정해 들을 수 있으며 모닝콜 기능이 있다. 직접 영어단어를 입력하면 뜻, 예문, 발음을 확인시켜 준다(저장 단어 2800여개). 단어의 뜻만 검색하는 차원을 넘어 예문과 발음까지 알 수 있다는 게 장점. 촬영한 사진, 동영상을 인화하고 PC에서 편집할 수 있다. 45가지 스티커사진, 디지털 4배줌, 9회 연속촬영, 9가지 액자꾸미기, 셀프타이머, 접사촬영(최대 7cm), 오토플래시 등의 기능을 갖췄다. 이밖에 26만컬러 TFT LCD, 64화음 멜로디, GPS, 아바타 꾸미기, 폰트 설정, 무선인터넷 기능이 있다. 가격은 40만원대이며 이어폰, 접사렌즈가 함께 제공된다. ■ 뉴브랜드상-서울우유 ‘호두우유’ 우유에 국내산 호두, 땅콩, 잣 등을 넣어 맛과 영양을 살렸으며 호두의 텁텁한 맛과 우유의 밋밋한 맛을 없앴다.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B1·B2·E, 칼슘, 인, 철분 등의 영양소가 들어있다. 많은 물량의 증정품과 사은품을 통해 소비자가 호두우유의 맛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호두의 특이성을 나타내기 위한 유머성 광고를 신문, 잡지, TV의 3대 매체에 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한 이벤트도 실시 중이다. 지난 6월15일 판매를 시작해 현재 하루평균 25만팩을 판매하고 있다. 호두는 ‘삼과피(三果皮)’라 하여 밤, 잣, 은행 등과 함께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으로, 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해 머리를 맑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격은 180ml 500원, 900ml 1800원. ■ 본상 - 쌍용자동차 ‘로디우스’ 승용차의 승차감, SUV의 성능, 미니밴의 다용도성을 합친 MPV(Multi Purpose Vehicle·다목적 복합 자동차)이다. 2700cc 커먼레일 DI엔진, 수동겸용 5단 자동변속기 등을 갖췄으며 2개 유형(9·12인승)의 모델이 있다. C·D필러를 분리한 그린하우스(차체에서 유리창으로 둘러싸인 부분), 유럽풍의 후면 디자인, 범퍼가드바, 세단형 스윙도어(양여닫이문), 큐빅 유형의 가니시, 패션 루프랙 등을 적용했다. 센터클러스터로 운전자의 넓은 시야를 확보했으며 4열시트는 다양한 배열이 가능하다. 후륜구동시스템 및 현가시스템으로 안전성과 승차감을 살렸다. 전후방 충격흡수프레임을 달았고 전차종 기본으로 EBD/ABS브레이크, 운전석 에어백을 장착했다. 수동 11.1km/ℓ, 자동 10.2km/ℓ의 1등급 공인연비를 자랑한다. ■ 본상-삼성전자 ‘파브 홈시어터’ 파브시스템을 구성하는 디지털TV(모델명 SVP-50L7HX·SVP-56L7HX)는 화질기술인 2004년형 ‘DNIe’를 적용했으며, 명암비 2500대 1이 자연에 가까운 화질을 느끼게 한다. 피부색, 잔디색, 하늘색 등을 사용자가 조절할 수 있는 ‘나만의 색상조정기능’이 있다. ‘sDSM’ 음향기술을 가진 홈시어터(HT-DS1100T)는 5.1채널 음향을 입체적으로 구현한다. 파브는 개발단계부터 시스템형 출시를 고려해 TV와 홈시어터가 고품격으로 디자인됐다. 로켓용 엔진을 사용해 TV를 수직으로 세우고 두께(50inch 기준 화면부 두께 33cm)를 줄여 거실공간의 활용도를 높였다. 세로 형태의 DVD플레이어와 함께 고급스러운 거실 인테리어를 연출한다. PC모니터로 사용할 수 있고 램프 밝기를 조정할 수 있다. 가격은 50인치 TV와 홈시어터 시스템이 600만원대, 56인치 TV와 홈시어터 시스템이 700만원대. ■ 본상- LG전자 ‘휘센 투인원플러스’ 별도의 액자형 공기청정기가 ‘투인원 에어컨’과 연동해 집안을 골고루 빨리 시원하게 해준다. 가격부담을 줄였고 설치공간 활용의 장점이 있다. 스탠드형 에어컨과 액자형 에어컨, 액자형 공기청정기를 1대의 실외기와 함께 세트로 구입할 수 있고 나중에 액자형 에어컨 실내기나 벽걸이형 공기청정기만 구입할 수도 있다. 원하는 온도에 도달하면 2대의 압축기 중 1대만 가동하는 초절전 시스템(TPS)은 2대의 실외기를 사용할 때보다 전기료를 최대 65% 줄여준다. ‘플라즈마 크린 시스템’과 ‘나노 헤파 크린 시스템’이 미세 먼지 및 냄새를 제거해준다. 스탠드형 에어컨으로 액자형 공기청정기의 동시 제어가 가능하다. 스탠드형 15평형 모델, 액자형 5평형 모델, 공기청정기가 360만원선이나 현재 예약판매기간에 구입하면 3대를 240만원선에 살 수 있다. ■본상- 삼성전자 ‘애니콜 가로폰’ LCD 화면이 가로로 돌아간다. 그 모습이 영어 ‘T’ 와 흡사해 T타입이라 불린다. 이동전화단말기의 부가서비스를 받아즐기는 소비자가 늘었지만 사용 용도에 맞게 와이드형 LCD를 채용한 이동전화단말기가 없었다는 게 제품 제작의도. 이 제품의 광고는 이동전화단말기가 가로여야 하는 이유를 말해준다. 세로로 베는 베개, 세로 골대, 세로로 된 차 번호판, 세로 안경 등을 등장시켜 가로형태의 편리함을 역으로 생각하게 한다. 회사 관계자는 “애니콜 가로폰은 차세대 패러다임으로 불리며 불경기에 판매가 주춤하는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며 “F-1을 닮은 디자인, 100만화소, MP3 기능을 갖춰 소비자를 흥분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본상- 이수건설 ‘브라운스톤 천호’ 브랜드 마크는 삶 이상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미지화했다. 중세 저택을 심볼화한 외곽형태에 네이밍을 푸른색톤으로 표현해 브라운스톤이 추구하는 ‘DIFFERENT LIVING’의 의미를 강조했다. 현재 이수건설은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주상복합 오피스텔 ‘브라운스톤 천호’의 상가를 분양한다. 지하 3~지상 6층이며 지하 3층은 지하철역과 연결된다. 지하 2·3층은 푸드코너, 문구, 전문식당가, 액세서리점, PC방으로 분양하며 평당분양가는 1000만~2000만원선. 지상 1층은 은행·패스트푸드·편의점, 2층은 레스토랑·대형 호프, 3·4층은 클리닉센터, 5층은 학원·스포츠센터, 6층은 증권·보험·금융사무실로 각각 분양한다. 평당분양가는 900만~5000만원선. 지하철 5·8호선 천호역과 직접 연결된 환승역세권을 갖췄으며 올림픽대로, 천호대로, 풍납로 등 강남북을 잇는 교통요충지다. (02) 472-6633. ■본상- 한화건설 ‘오벨리스크’ 오벨리스크는 4000년이 지난 오늘에도 원형 그대로 전해지고 있는 건축의 명품이다. 한화건설(대표이사 김현중)은 오벨리스크의 견고성과 건축미학을 추구한다. 한화건설의 심볼마크는 오벨리스크의 이미지를 형상화했고 황금색 서체로 컨셉트를 표현했다. 현재 서울 마포구 창전동에 주상복합아파트 ‘서강 한화 오벨리스크 스위트’ 192가구를 선착순 분양한다. 29·30·33·39·46·50평형 각각 10·4·150·11·16·1가구며 지하 3~지상 15층 3개동 규모. 계약금 5%, 중도금대출 40% 이자후불제다.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이 걸어서 1분거리. 내부순환도로, 강변북로, 마포·서강·양화대교 등의 교통망과 한강시민공원, 월드컵공원·경기장, 난지도 생태공원 등의 문화시설이 가깝다. 신촌 및 대학가(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가 인접했다. 입주는 2007년 4월. 모델하우스는 여의도 통일주차장에 있다. (02) 786-7100. ■본상- 삼성 ‘센스X15’ 센스X15는 ‘세상에서 가장 얇고 가벼운 노트북 센스X10’의 계보를 잇는 15인치 모델로 고해상도 그래픽을 제공한다. 센트리노를 채용했으며 ‘지포스 FX5200’의 그래픽 카드가 있다. CD 및 DVD데이터로 기록할 수 있는 ‘DVD-Multi’도 특징. 센스X15는 ‘성능과 이동성’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 및 모니터 기술이 총동원됐다. 현재 노트북 컴퓨팅은 센트리노 기술 및 무선랜의 보급으로 인터넷서핑, 음악감상, 영화감상, 게임 등의 엔터테인먼트 개념으로 옮겨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15인치 LCD와 실감나는 그래픽 성능은 시대의 대세이자 소비자의 사용환경 변화에 발맞추기 위한 필수 요소”라며 “센스X15는 노트북의 새로운 역사를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대표브랜드로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상- LG전자 ‘Xfee’ 인코딩, 가사지원, 다국어지원, FM수신, 음성녹음, SRS음장효과 지원, 폴더 등의 기능이 있는 MP3다. 표면은 알루미늄 재질에 UV코팅으로 처리됐으며 크기가 작다. 조그다이얼로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128·256·512MB의 메모리 용량이 있다. 실버, 티타늄, 블루, 핑크의 4가지 컬러가 있으며 AAA건전지 1개로 15시간이상 연속재생이 가능하다. USB2.0으로 파일 전송속도를 높였다. Xfree는 XCANVAS, XNOTE 등 LG전자 디지털제품군의 ‘X’ 컨셉트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는 Xfree브랜드로, 해외에는 LG브랜드로 MP3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란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 LG전자는 Xfree 전용 홈페이지(www.lgxfree.co.kr)를 개설하고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이벤트 진행과 함께 음악가사 지원, 영어·중국어·일어 등의 어학 콘텐츠 다운로드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본상- CJ’한뿌리’ 4년근 인삼 한뿌리를 통째로 사용했다. 꿀을 넣고 곱게 갈아 맛이 부드럽고 소화 흡수에 부담이 없다. 올해 1월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가 9개월 만에 300만병을 돌파, 9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일반 음료시장에 비해 판매량은 많지 않으나 주소비층이 30~50대에 한정돼 있어 하루에 한병씩 마시는 음료라는 빈도수를 감안하면 매출과 판매율이 높은 편이다. 이 제품이 단기간에 인기를 끈 것은 ‘웰빙’ 추세와 더불어 4년근 인삼을 통째로 넣었다는 것이 소비자에게 어필했기 때문. 회사 관계자는 “건강식품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은 효능이 인정된 인삼을 간편하게 먹고 싶어한다”며 “이런 소비 심리를 반영한 인삼 가공식품이 잇따라 개발되면서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은 120ml 한 병에 2950원, 4개들이 1만 1700원, 10·15개들이 선물세트는 각각 2만 9000원, 4만 3500원이다. 080-310-1010. ■본상- 한국야쿠르트 ‘쿠퍼스’ 지난 9월 출시된 ‘쿠퍼스’는 발효유의 기능을 간까지 넓힌 새로운 개념의 발효유다. 알코올성 간질환을 예방하고 간기능을 활성화시키는 4종의 유산균과 기능성소재 Y-Mix와 LS, 간염 유발 바이러스의 감염을 억제하는 초유 항체가 들어있다. 또 베타인, 비타민 B군 6종, 항산화 비타민 2종 등의 영양소와 총 5종의 혼합과즙을 담고있다. 서울대 수의대 박재학 교수팀이 진행한 동물실험결과 이 제품을 2주간 먹이고 알코올을 투여한 동물이 대조군에 비해 간수치와 간손상 정도가 낮게 나타났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 지난 3년간 5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이 제품은 간에 존재하는 면역관련 세포를 발견한 쿠퍼박사에 착안해 만들었다. 현재 하루 15만개를 생산하며 내년에는 하루 30만개 이상 판매, 연간 15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본상- 광동제약 ‘비타500’ ‘비타500’의 특징은 세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차별화된 맛과 향이다. 따라할 수 없는 맛과 향으로 소비자들이 선호하게 된다. 둘째는 유통의 차별화다. 약국 판매에 의존해 온 드링크 시장을 슈퍼마켓, 편의점, 사우나, 골프장 등으로 확대해 어디서나 접할 수 있게 했다. 셋째는 차별화된 마케팅이다. 무카페인의 ‘마시는 비타민C 음료’라는 기능적 가치와 ‘웰빙(Well-Being)’이라는 정서적 가치를 동시에 노렸다. 또한 가수 ‘비’를 광고모델로 등장시켜 젊은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한층 높였다.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는 ‘비타500’은 2001년 53억원, 2002년 98억원, 2003년 28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는 월평균 4000만병을 판매해 약 9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미국, 동남아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본상- 남양유업 ‘남양맛있는우유GT’ 남양유업은 최근 우유 소비가 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가 우유를 마실 때 나는 ‘이취(異臭)’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에 따라 우유속 잡맛을 없애는 ‘GT(Good Taste)’ 신공법을 개발, 실용화했다. 이 공법은 우유를 생산할 때 생긴 목장 냄새나 사료취, 기타 이물질의 냄새를 제거한다. ‘남양맛있는 우유GT’는 우유 본래의 맛을 재현하는 데 성공해 냄새 때문에 기피해왔거나 기존 제품에 식상했던 소비자들의 구매가 늘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 지난 8월 출시돼 100일만에 1억개, 9월부터 하루평균 100만개 이상, 최고 150만개가 판매됐다. 남양유업은 GT공법을 모든 제품에 사용하기로 하고 신공법 기계를 외국에 발주하는 등 발빠른 후속 대책을 진행하고 있다. 또 ‘GT 체험단’을 매주 1000명씩 선정해 GT우유를 평가하도록 하고있으며 유통매장, 학교 등에서 시음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본상- 웅진코웨이개발 ‘룰루비데’ 신제품 ‘BA06-A’는 분사되는 물줄기의 범위를 원하는 만큼 조절할 수 있다. 곧은 분사에서 퍼지는 형태까지 4단계로 조절이 가능하다. ‘은 나노 세라믹 정수용 필터’가 있으며 3중 필터가 세정수를 깨끗히 한다. 노즐팁의 교체가 편리하며 노즐 위치가 5단계로 조절된다. 착좌센서에 인체가 감지되지 않으면 자동절전기능에 의해 1분 후 절전모드로 전환된다. 자가진단기능이 있어 이상 발생 시 조작부의 램프가 깜빡인다. 저소음 분사 펌프를 설치해 수압이 낮아도 원활한 사용이 가능하며 노즐 강제 세척기능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 제품에 사용된 와이드 세정 기능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선보인 것으로 소비자 의견을 반영했다”며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렌탈 비용은 월 3만~1만 6500원. 구입가는 74만원. ■본상- 태평양 ‘헤라 루즈 홀릭’ ‘헤라 루즈 홀릭’은 지난 10월에 선보인 립스틱으로 컨셉트는 유혹적인 여성. 겉으로 강해 보이나 내면의 정열과 열정을 품은 여성을 표현했다. 용기의 불투명 검은색 부분은 강인함을, 투명 빨간색 부분은 부드러움을 나타낸다. 크림을 바른 것처럼 부드럽고 편안해 입술이 답답하거나 당기는 느낌이 없다. 지속성이 좋아 덧발라야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이 제품의 질감과 색감은 ‘립 홀릭 시스템’에 의해 탄생했다. 1단계는 ‘터치 홀릭 시스템’으로 홀릭 파우더에 의해 부드럽고 얇게 발리며 끈적이지 않는다. 2단계 ‘컬러 홀릭 시스템’은 한번의 터치로 색상이 눈에 보이는대로 표현된다. 3단계는 ‘컨디셔닝 홀릭 시스템’으로 비타민 E 등의 컨디셔닝 성분이 유해산소로부터 입술을 보호해준다. 사과, 은방울꽃, 와인 등의 향이 있다. 지난 10월부터 이달말까지 42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격은 3만원대. ■본상- 롯데칠성음료 ‘스카치블루’ 스카치블루의 성공은 품질전략, 유통전략, 광고·판촉전략으로 압축할 수 있다. 품질전략에 있어 스카치위스키 21년산과 6년산 원액을 절묘하게 블렌딩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췄다. 숙성 기간보다 맛과 향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위스키 음용 및 구매행동 조사’ 결과 주위 사람의 권유로 위스키를 주문한다는 응답자가 대부분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주류판매업소 직원이 고객의 소비를 직접 유도하는 ‘pull전략’을 채택했다. 고객 밀착형 마케팅인 셈이다. 광고·판촉전략은 일관된 컨셉트를 유지해 타깃을 집중 공략했다. 스코틀랜드의 역사·문화를 소재로 한 광고를 꾸준히 해 ‘스카치블루=스코틀랜드 고급위스키’가 자연스럽게 연상되도록 했다. 또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무료시음회 및 제품증정을 통해 부드러운 맛을 알리는 데 노력했다. ■본상- 농협 ‘아름찬 김치’ 아름찬이란 ‘한아름 가득찬, 정갈한 찬거리’의 합성어로 아름답고 풍성한 식탁을 의미한다. 아름찬김치는 100% 국산농산물만을 사용하며 원료구입부터 제품출하까지 연구소의 철저한 품질검사를 거친다. 김치원료 표준배합비율에 따라 전통김치 제조방식으로 만들고 농협에서 생산하는 청결고춧가루와 정갈한 젓갈만을 사용한다. ISO9002와 전통식품 품질인증을 받았으며 미국방성 위생검사에 합격했다. 시드니올림픽 공식김치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일본과 뉴질랜드 등에 아름찬 브랜드로 수출되고 있다. 포기·맛·깻잎·총각·열무김치 등이 있으며 포장규격은 80g~10kg. 인터넷 쇼핑몰(shopping.nonghyup.com)과 무료전화(080-399-9988, 080-456-7800)로도 구입할 수 있다. ■본상- 포스탑 ‘포스원’ (주)포스탑의 ‘포스원’은 냉방과 난방을 한대로 해결할 수 있다. 기름이나 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와 공기를 열원으로 냉난방을 한다. 유해가스 배출을 차단했기 때문에 환경 친화적이며 열복사 방식의 난방으로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지 않는다. 기존 냉난방기에 사용됐던 연료통, 오일호스, 가스라인 등의 설치가 필요없다. 4단계 사이클 방식보다 효율이 높은 6단계 사이클 방식을 사용해 성능이 좋고 전기 및 등유량을 각각 30%, 70%씩 줄여준다. 국내외 특허 10여종을 보유했으며 지난해 대통령 산업 포상을 수상한 바 있다. (주)포스탑은 대우일렉트로닉스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가스보일러 생산 계약을 맺었으며 가정용뿐만 아니라 상업용도 생산하고 있다. 산업용 냉난방 온수 디지털 시스템 및 청정공조 시스템을 갖췄다. 1588-1357. ■본상- 대교 ‘눈높이놀이수학’ 총 60세트로 구성된 (주)대교(회장 송자)의 ‘눈높이놀이수학’은 하나에서 열까지 개수세기를 통해 양의 감각을 길러주고, 사물의 개수와 수의 연결을 통해 수 학습의 기초를 다져준다. 각 세트는 수학동화, 테마학습, 손놀이의 3가지 테마로 돼 있다. 수학동화는 ‘내가 갖고 싶은 곰 인형’, ‘공주를 구해 주세요’ 등의 동화로 구성됐으며 테마학습은 알아보기, 익히기, 적용하기의 3단계 과정으로 돼 있다. 손놀이는 본 학습과 연계된 내용으로 다양한 놀이기법을 통해 학습을 정리할 수 있다. ‘눈높이놀이수학’은 들춰보기, 펼쳐보기, 뜯어보기, 접어보기, 오려서 넘겨보기, 접어서 넘겨보기, 만들어보기, 색칠해보기, 끼워보기 등 다양하고 독특한 놀이기법을 배치했다. 앞으로 학습할 내용을 한 눈에 보여주는 얌냐미의 테마놀이·손놀이·수놀이 등의 부교재가 있다. 080-222-0909. ■본상- 아울북 ‘마법천자문’ 한자능력검정시험에 나오는 한자 중 사용 빈도가 높은 한자를 뽑아 권당 20자의 새로운 한자로 엮었다. 한자의 모양, 뜻, 음을 이미지로 기억하게 하고 만화로 구성해 아이들이 쉽게 익힐 수 있다. 한자의 뜻과 소리를 주문처럼 외치며 한자를 써야 마법이 발휘된다는 내용. 한자를 외우려는 부담을 갖지 않아도 쉽게 외워지는 무의식의 학습을 경험하게 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마법천자문’은 경영능력, 마케팅, 시장성, 기술력, 재무상태, 관련 분야 파급효과 등에서 우수한 점수를 획득해 2003년 3차 문화산업진흥기금의 지원사업 대상 도서로 선정됐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선정하는 청소년 권장 도서 중에 아동 도서를 대표하는 도서로 뽑히기도 했다. 권당 8000원(총 6권). (031) 955-2171. ■본상- 웅진코웨이개발 ‘공기청정기’ 실내 공기의 오염물질을 흡입한 후 단계별 필터를 거쳐 청정화한다. ‘RBD(저항체 방전)플라즈마 항균촉매 시스템’을 통해 오염물질을 제거한 후 2단계필터를 통과시킨다. 정화된 공기는 부유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항균 터보팬을 통해 건강 클러스터 음이온과 함께 배출된다. 총 6단계 필터 방식이다. 이 제품의 특징은 ‘RBD플라즈마 촉매 시스템’. 플라즈마 발생기를 10W 이내 전압으로 낮추고 안정적인 전기 방전이 되도록 특수 반도체 장벽을 설치했다. 항균 촉매 필터는 물 세척이 가능하며 건강 클러스터 음이온은 공기 중에 존재하는 활성산소 및 정전기를 제거한다. 1단 기준으로 24시간 사용했을때 한달 전기료가 670원 정도며 소음이 작다. 플라즈마는 고체, 액체, 기체에 이은 제4의 물질이라 불리는 것으로 공기 중의 산소분자를 산소원자로 분리해 오염물질을 순간적으로 연소시킨다. 렌탈 비용은 월 3만 3000~3만 7000원. ■본상- 잔디로 ‘산야로’ 산야로(SANYARO)는 골프명가 (주)잔디로가 100년 전통의 영국 피타드사(PITTARDS)와 소재를 제휴해 만든 등산화다. 고어택스 기능보다 뛰어난 방발수 천연가죽 신소재(WR100)를 사용한 제품으로 일본수입 육성내피로 마감해 안정성, 편안함, 기능성을 살렸다. 발에 오는 충격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깔창(안창)은 땀 흡수, 항균, 향취 기능이 좋은 일본수입 천연소가죽을 사용했다. 발을 고정시키는 부분은 에어매시, 라텍스, EVA, 네오라이트의 5겹 기능적 구조로 돼 있어 장시간 산행해도 쾌적함을 유지시켜주며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한다. 관절을 보호해주는 산야로는 등산화를 한차원 업그레이드시킨 제품이다. (02) 2690-9000. ■본상- ING생명 ‘라이프인베스트 변액연금보험’ 실적 배당형 연금상품으로 노후 준비가 가능하다. 채권에 70% 이상 투자하는 국공채형, 채권 및 주식의 혼합 상품인 안정 혼합형, 안정 성장 혼합형, 시스템 주식형, 채권형 등 5가지 펀드 상품을 통해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 고객의 투자 성향을 반영해 해마다 4회 이내로 펀드를 변경할 수 있다. 연금 지급은 특별 개정 운용실적과 관계없이 이미 납입한 주계약 보험료의 70%(1종), 100%(2종)를 보장한다. 사망보험금이 주계약 납입 보험료보다 적은 경우 이미 납입한 주계약 납입 보험료를 지급한다. 연금 수령방법은 종신·확정·상속·실적 연금형 등이 있고 여러가지 특약으로 개개인에 적합한 연금 및 보장 설계가 가능하다. 10년 이상 유지 시 ‘만기 도래, 중도 인출 또는 해약’의 경우 발생하는 이자 소득(보험 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있다. ■본상- 현대카드 ‘현대카드S’ 카드 하나로 현대백화점의 우대서비스와 현대카드의 부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이용 시 5% 할인쿠폰, 2·3개월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며 무료 주차권 쿠폰을 비롯해 ‘톱 클래스(TOP Class)’ 우대서비스를 받는다. 현대홈쇼핑과 Hmall을 이용할 경우 5% 추가 혜택(3% 할인, 2% 적립)이 있으며 헤어숍, 스파, 뷰티클리닉, 휘트니스, 명품점은 최고 20% 할인받는다. 영화예매(장당 2000원)와 항공권 구입(국내선 5%, 국제선 7%) 시에도 할인받을 수 있다. 현대백화점 이용 시 0.1%의 ‘백화점 포인트’가 적립되며 적립된 포인트는 현대백화점 상품권·사은품 교환 및 홈쇼핑·Hmall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현대백화점을 이용할 경우 0.5%의 오토포인트가 별도로 적립돼 신차(현대·기아차) 구입 시 최고 200만원까지 할인받는다. 현대카드S와 현대백화점카드는 서로 전환이 가능하며 전국 13개 현대백화점, 현대카드 지점, 현대카드S 홈페이지(www.ehyundaicard.com), ARS(1577-6700)를 이용하면 된다. ■본상- 제일은행 ‘더블플러스통장’ 양도성예금증서(CD)를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것처럼 통장으로 거래하도록 만든 통장식 CD상품이다. 예금에 가입하면 CD실물 대신 통장을 받게 된다. 따라서 CD가 갖는 증서식(유가증권)의 단점인 도난, 분실에 따른 위험이 없다.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지 통장식, 증서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예치기간 중에 예금주가 다치거나 사망하면 예금액의 2배 범위내에서 최고 10억원까지 보험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시장실세금리를 반영해 만기까지 확정금리를 지급하므로 일반정기예금 대비 0.1%의 우대금리가 있다. 예금만기 시에는 은행에서 자동으로 입출금식통장에 입금된다. 예치기간은 30일에서 1년까지 일단위로 가입할 수 있으며 법인도 가입이 가능하다. 더블플러스통장은 정기예금의 목돈운용 개념에서 탈피해 거래의 편리성 및 금리우대는 물론 거래기간 중에 발생하는 사고로부터 미래의 안심까지 담보하는 금리우대 방카슈랑스 상품이다. ■본상- 기탄교육 ‘기탄한글’ 출시 전 2000명의 학부모 고객평가단을 모집한 기탄교육(www.gitan.co.kr)은 주부모니터링을 통해 교재에 대한 만족도를 높였다. 한달 분량의 학습지 4권이 각각 표지를 달고 들어가 있는 ‘4in1’ 제본방식이다. 각 단계별로 인문, 사회, 과학, 문화, 예술의 4영역으로 구분돼 있어 체계적인 한글학습이 가능하다. 동요CD, 낱말카드, 낱자카드, 낱말 브로마이드 등의 부교재가 지루함을 덜어준다. ‘엄마는 가장 좋은 선생님’이라는 슬로건 아래 사교육비 줄이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기탄교육은 한달 한글교육비 9500원이라는 가격으로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기탄한글 고객평가단에 참여했던 한 주부는 “엄마가 직접 한글을 지도하기 때문에 자녀와의 유대감 형성에 도움을 주고 자녀의 몰랐던 면을 발견하게 된다.”고 말했다. (02) 586-1007. ■본상- 삼성생명 ‘삼성유니버설종신보험’ 보험료는 자유롭게 내면서 정해진 사망보장은 그대로 받을 수 있는 자유 입·출금식 종신보험이다. 최근 월평균 2만건, 출시 6개월 만에 12만건 판매로 납입보험료 400억원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적립액 증가 효과를 강조’하는 1종과 ‘사망보장을 강조’하는 2종으로 구분돼 있다. 1종은 보험료를 공시이율에 따라 적립하기 때문에 적립액 증가효과가 높아 목적자금 설계에 유리하고, 2종은 공시이율과 최저보증이율의 차이를 변동보험금으로 발생시켜 추가적인 사망보험금 확대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망보장 니즈가 강한 고객에게 적합하다. 보험료의 자유납입은 가입 2년 후부터 할 수 있고 적립액의 중도인출은 2년 후부터 해약환급금의 50% 범위 내에서 1년에 4차례까지 가능하다. ■본상- 여행가는날 ‘유럽여행’ 여행가는날(www.gotourday.com)의 유럽상품은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독일을 12일 동안 둘러보는 상품이다. 주요 관광일정은 다음과 같다. 영국과 프랑스에서 대영박물관과 루브르 박물관, 개선문과 에펠탑, 샹제리제 거리 등을 보게된다. 스위스에서 등산열차를 타고 알프스 융프라우 3454m를 등정한 후 이탈리아에서 가장 비옥한 롬바르디아 주의 주도인 밀라노로 이동한다. 여행은 세계적인 오페라 극장 라스칼라좌, 피사의 사탑, 바티칸 박물관, 성베드로 성당, 영화 ‘로마의 휴일’로 유명한 트레비분수, 베네치아 광장, 원형 경기장 콜로세움 등을 거치게 된다. 세계 3대 미항의 하나인 나폴리, 화산재의 도시 폼페이, 노래의 도시 소렌토 관광을 마치고 꽃의 도시인 피렌체로 이동해 미켈란젤로 언덕, 천국의 문 등을 들러본 뒤 물의 도시 베니스로 이동한다. (02) 778-2700. ■본상- KT ‘메가패스’ 지난해 1월 가입자 500만명에 이어 지난 9월 600만명을 돌파했다. 한국 인터넷 가입자 1100여만명 중 76%에 해당한다. 2000년 5월 런칭된 이후 2개월 만에 선발업체를 역전시키기 시작해 업계 최초로 가입자 100만명 돌파에 이어 22개월 만에 가입자 400만명을 기록했다. 2002년에만 고객 100만명이 증가했다. 2002년 7월 VDSL(Very high bit rate DSL) 기술을 이용, 대도시 중심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VDSL서비스를 시작했다. VDSL은 업로드와 다운로드 시 13~50Mbps의 속도를 제공한다. 2002년 12월에 20Mbps급, 지난해 2월에는 50Mbps급의 VDSL을 선보였다. 현재 메가패스 VDSL은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KT는 24시간 고객상담센터, 메가매니아 24시간 지킴이 등의 고객서비스를 제공한다. ■본상- 하이마트 하이마트(www.himart.co.kr · 대표 선종구)는 전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며 매장규모는 평균 400~500평이다. 주차장, 휴게실, VIP상담실, 유아놀이방 등을 갖췄다. 현재 직원수 5000여명, 전국매장 250개, 물류 14개소, 서비스센터 11개를 보유했으며 2003년도에 매출액 1조 8000억원을 기록했다. 협력사는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소니, 브라운, 필립스 등 국내외 총 110여개로 취급하는 제품은 5000여종이다. 하이마트의 물류 및 전자제품 수리를 담당하는 하이로지텍(주)은 물류센터와 서비스센터가 전국에 각각 14, 11개소가 있다. 계열사 (주)HM투어는 여행사업과 여자프로골프단 사업을 한다. 하이마트는 인터넷 전자제품쇼핑몰(www.e-himart.co.kr)을 운영하고 있다. ■본상- 농협생명 ‘농협종신공제’ 출시 100일 만에 7만 4000건, 올해에만 15만 1000건을 판매하는 등 전년도 11월 대비 170% 증가했다. 신규수입보험료만 2000억원을 넘어섰다. 농협생명은 종신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지난 9월15일 이벤트 행사를 열어 해외 및 제주도 여행권을 전달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농협 보험사업 강화를 위해 금융연수원 주관하에 모집자격시험을 치뤄 직원 중에 92%가 자격증을 소지했다”며 “특히 종신, CI, 연금 보험상품은 은행업무외에 세무, 부동산, 증권 등 금융상품 포트폴리오 구성에 풍부한 실전경험이 필요한 맞춤 상품이기 때문에 보험만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농협공제보험교육원을 통해 매년 240명의 NFC(Nong hyup Financial Consultant)를 배출해 현재 1000여명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 디카·휴대전화 서로 모방…“싸우면서 닮는다?”

    싸우면서 닮는다고 했던가.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를 맞아 제품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외형만으로는 무슨 제품인지 구별하기 힘든 디지털 기기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소니코리아가 최근 출시한 ‘모바일 디카’ 무비 사이버샷 DSC-M1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디카폰과 혼동하기 십상이다.LCD창이 좌우 270도까지 움직이는 세로 그립의 디자인으로 가로 직사각형이라는 디카의 고정관념을 깼다. 삼성전자의 ‘권상우 폰’과는 닮아도 너무 닮았다. 휴대전화의 디자인을 빌려왔지만 510만 화소, 광학 3배줌에 최대 1㎝까지 초근접 촬영 가능 등 디카 본연의 기능에는 충실하다. 소니코리아 김군호 이사는 “세로 그립은 디자인은 휴대전화 사용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디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면서 “한손으로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오랜시간 동영상을 찍어도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디자인 경계 허물기는 휴대전화가 먼저 시도했다. 통화를 할 때는 세로로, 사진을 찍을 때는 디카처럼 가로로 사용하는 제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의 300만 화소폰은 제품 뒷면에 줌 기능을 갖춘 렌즈를 달아 앞면은 휴대전화, 뒷면은 디카의 이미지를 구현했다. 팬택앤큐리텔의 디카폰 PH-K1500도 뒷면은 완벽한 디카의 모습이다. 게다가 안테나까지 몸체 안으로 집어 넣어 휴대전화의 ‘흔적’을 완전히 지웠다. 한 물 간 것으로 치부됐던 유선전화도 휴대전화를 벤치마킹하면서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KT의 휴대전화형 유선전화기 ‘안(Ann)’은 디자인뿐만 아니라 문자메시지 송수신, 전화번호부 기능, 발신자번호표시,24화음 벨소리, 대형 LCD화면 등 휴대전화의 장점을 고스란히 가져왔다. 뉴스, 지역정보, 엔터테인먼트 등을 음성으로 청취할 수 있어 이동통신의 무선인터넷 기능도 대체가능하다. KT 관계자는 “유선전화 요금이 저렴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휴대전화의 편리함 때문에 습관적으로 집안에서도 휴대전화를 이용해 왔던 통화 습관에 변화를 주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KT는 올해 20만대,2005년과 2006년에는 각 100만대 이상의 안 전화기를 보급할 계획이다. 가전에서는 김치냉장고가 일반냉장고를 닮아가고 있다. LG전자의 디오스 김장독은 1m 미만의 높이에 뚜껑식·서랍식이 대부분인 김치냉장고의 틀을 깨고 상단부는 도어형으로, 하단부는 2단 서랍식으로 디자인을 차별화했다. 높이도 양문형 냉장고의 비슷한 1.7m나 되고 동치미 등을 위해 냉동기능도 갖췄다. LG전자 관계자는 “김치냉장고 수요가 김치 보관에서 반찬, 쌀, 야채, 생선 등으로 늘어나면서 디자인도 변화를 겪게 됐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美, 車번호판 변경 재고요청

    미국 자동차업체들이 미 무역대표부(USTR)를 통해 우리나라의 자동차 번호판 전면 개편을 재고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14일 외교통상부와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개최된 한·미 통상현안 분기별 점검회의에 참석한 USTR측이 정부가 추진 중인 자동차 번호판 개정이 미국차의 한국 수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USTR 관계자는 “한국의 새로운 자동차 번호판 규격에 맞추기 위해서는 700만달러의 설비투자를 새로 해야 하는데 한국에서 연간 판매되는 미국차는 3000대 안팎에 불과하다.”면서 “미국 자동차회사들은 이런 사정을 감안해 한국정부가 합리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교부는 이르면 2007년부터 생산·판매되는 차에 대해 번호판의 규격을 현행 335×170㎜에서 520×110㎜ 형태로 바꾸기로 방침을 정했다. 번호판 규격을 이렇게 바꾸면 차체 뒷면의 틀을 바꾸어야 하므로 금형설비를 위해 새로 투자를 해야 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無방부제 빵’ 정말일까

    지금은 빵에 방부제를 쓰지 않는 게 거의 상식이 되었지만,10여년 전만해도 제빵회사나 제과점에서 ‘무(無)방부제’라는 슬로건이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그 때 대부분의 국민들은 우리 사회도 이제 전근대적인 방부제를 쓰지 않는 선진 음식문화로 발전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지 모르겠다. 하여간 그런 시절을 거쳐 이제는 방부제를 쓴다는 것은 마치 콩나물에 농약을 치는 것인 양 거부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볼 만한 점이 있다.방부제를 쓰지 않는다는 빵의 유통기한을 보면 대개 1주일은 족히 된다.부드러울 정도로 촉촉하여 병균이 살기에 알맞은 습도를 갖추고 있고,설탕,버터 등의 영양분이 충분히 있는데도 상온에서 상당 기간을 버틴다니 이상하지 않은가.여름날 밥과 빵을 똑같이 놔두면 밥이 먼저 상하는데 정말 이상하지 않은가. 그러나 이상할 게 하나도 없다.빵을 만드는 사람은 방부제를 쓸 필요가 없다.왜냐하면 원료인 밀가루에 이미 충분한 방부제가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통밀이나 밀가루는 대부분 선박을 통해 장기간의 유통기간을 거치면서 수입되는 농산물이고,그 과정에서 방부제,표백제,붕해제 등의 화학 첨가물의 ‘세례’를 받게 된다. 빵이 제과점에서 우리 가정으로 유통되는 데는 1주일이면 충분하지만,밀가루가 외국에서 제과점까지 유통되는 데는 최소한 몇 개월,길게는 몇 년이 걸린다.1주일 유통을 위해서는 방부제가 필요 없지만,몇 년의 유통을 위해서는 방부제가 꼭 필요해진다. 그러면 제빵회사나 제과점이 ‘無방부제’라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인가,참말인가. 자신이 직접 방부제를 쓰지 않았다고만 항변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이다. 중국이나 일본의 왜곡된 역사교과서로 역사를 가르치는 선생이 “나는 교과서대로 바르게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들은 ‘미필적 고의’에 의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사실 방부제만이 문제는 아니다.곡류와 채소가 주식인 우리나라 사람은 그동안 섬유질이 풍부한 식사를 해왔다. 그러나 수입 밀은 부드러운 맛을 위해 껍질을 상당히 깎아내는 관계로 섬유질과 많은 영양소가 제거된 상태로 가공되게 된다. 따라서 수입 밀로 만든 빵을 주식으로 할 경우에는 수십,수만년 동안 이루어온 우리나라 사람의 몸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또 빵의 설탕 함유량이 15∼20%라고 말하면 깜짝 놀랄 수 있을 것이다.이 또한 빵이 우리의 주식이 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빵이 주식인 경우는 중국의 꽃빵이나 프랑스의 바게뜨를 보아도 알 수 있듯 이렇게 달게 만들지 않는다. 사실 대부분의 유혹은 당의정과 같다.쓴 약을 달콤한 맛으로 감싼 알약처럼 달콤함에 끌리지만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쓰디 쓴 결과일 수 있다. 빵의 그 부드럽고 달콤한 맛 속에는 영양소와 섬유질이 제거되고 설탕과 버터를 듬뿍 함유시킨 쓰라린 아픔을 안에 감싸안고 있는 것이다.우리밀로 만든 빵을 먹어본 사람은 빵맛이 거칠다고 한다.그럴 수밖에 없다. 밀의 겉 표면을 수입 밀처럼 깎아내지 않았기 때문에 거칠 수밖에 없다. 그 거칠음이 바로 건강이요,영양인 셈이다.또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봄에 심어서 가을에 거두는 수입밀은 잡초나 병충해가 심한 여름에 많은 농약을 사용해야 하는 반면,가을에 심어 봄에 거두는 우리밀은 겨울에 자라기 때문에 농약을 치지 않고도 좋은 수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거친 맛에 익숙하도록 해야 한다.부드러운 빵맛에 길들여지면 거친 빵에 손이 가지 않는다.부드러운 빵은 잘 씹지 않으므로 치아 발육이나 두뇌 개발에도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빵을 구입할 때도 금방 구웠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원재료가 무엇이고 첨가물이 어떤 게 들어갔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그러니 꼭 뒷면의 재료 표시 정보를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무방부제’는 덧씌워진 라벨에 불과하다. 이 라벨을 떼어내서도 ‘무방부제’라는 글씨가 선명한 것이야말로 진정 건강한 빵이다.이제 라벨을 떼어내자.그 라벨과 함께 빵의 부드러운 맛을 잃어버릴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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