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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쌀 미래는 있다] 쌀알 깨지지 않게 살살… 3~4번 정도 씻어야 ‘제맛’

    [쌀 미래는 있다] 쌀알 깨지지 않게 살살… 3~4번 정도 씻어야 ‘제맛’

    “맛있는 밥을 짓는 방법은 어렵지 않아요. 요즘 유행어대로 좋은 쌀을 골라 깨끗이 씻고 물을 정확히 맞추면 끝.” 요즘은 전기 압력밥솥으로 밥하는 집이 많다. 밥솥에 있는 눈금에 따라 대충 물을 맞추면 되지만 똑같은 쌀, 물, 솥으로 밥을 짓더라도 밥맛은 꽤 달라진다. 하루 세끼 먹는 밥이지만 ‘밥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보다 맛있는 보약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지난 20년 동안 맛있는 밥을 짓는 방법을 연구해 온 김성민(43) 쿠쿠전자 품질혁신팀장은 “모든 음식이 재료에 따라 맛이 달라지듯이 맛있는 밥을 하려면 좋은 쌀을 고르는 게 첫째”라고 말했다. 시중에 팔리는 쌀의 포장지를 보면 투명한 부분이 있어 안에 있는 쌀을 볼 수 있는데 윤기가 흐르고 투명해야 좋은 밥맛을 낸다. 김 팀장은 “포장지 뒷면에 도정한 날짜가 찍혀 있는데 최근에 도정한 쌀일수록 밥맛이 좋으니까 꼭 비교하고 사야 한다”고 전했다. 쌀을 신선하게 보관하는 일도 중요하다.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15도에서 냉장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무겁고 부피가 큰 쌀의 특성상 냉장 보관이 어렵다. 대신 햇빛이 들지 않고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햇빛을 많이 받은 쌀은 건조해지고 금이 가서 맛이 떨어진다. 너무 습한 곳에 두면 곰팡이가 피거나 쌀벌레가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쌀 포장을 뜯고 난 뒤 15일, 늦어도 한달 안에 먹는 것이 좋다. 쌀은 부드럽게 씻어야 한다. 김 팀장은 “쌀을 너무 빡빡 문지르면 쌀이 깨진다. 이는 진밥이 되는 이유”라면서 “영양소가 많은 쌀눈도 떨어져 나가므로 살살 여러번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 처음에 씻은 물은 빨리 버려야 한다. 도정할 때 묻은 이물질이 물에 씻겨 나오므로 최대한 빨리 버려야 불순물을 제거할 수 있다. 김 팀장은 “쌀은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3~4번 정도 씻고, 쌀뜨물이 남아 있으면 안 좋은 냄새가 날 수 있으니 밥을 할 때 쌀뜨물은 다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맛있는 밥을 하려면 물 조절이 필수다. 김 팀장은 “요즘은 밥솥에 표시된 눈금에만 맞추면 맛있는 밥을 할 수 있지만 그래도 물 조절 공식이 있다”면서 “물의 비율은 압력밥솥의 경우 쌀의 1.2~1.3배, 일반 밥솥은 1.4~1.5배로 맞추면 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밥 4인분(쌀 150g)을 할 때 적정한 물의 양은 압력밥솥의 경우 720㎖, 일반 밥솥의 경우 780㎖ 정도다. 김 팀장은 “최근 건강을 생각해 수돗물 대신 정수로 밥을 짓는 주부들이 많은데 밥맛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지구가 낳은 달, ‘어두운 뒷면’ 미스터리 풀렸다

    지구가 낳은 달, ‘어두운 뒷면’ 미스터리 풀렸다

    비밀 속에 쌓여 있던 달의 ‘어두운 뒷면’에 대한 미스터리가 마침내 풀렸다. 미국 펜실페이니아주립대의 천체물리학자들이 달의 반대편에 ‘바다’(Maria)가 거의 없는 이유를 밝혀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여기서 달의 바다는 평탄하고 어두워 보이는 지형을 말한다. 연구팀은 달의 뒷면에 바다가 없는 이유가 달의 형성과 진화의 과정에서 나타난 앞면과 뒷면의 지각 두께에 대한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제이슨 라이트 부교수는 “어린 시절, 달의 모형을 처음 봤을 때 앞뒤 양면이 너무 달라 놀랐었다”고 회상하며 “달의 뒷면에 산과 크레이터(충돌구 혹은 운석공)로만 이뤄진 것은 지난 1950년대부터 수수께끼였다”고 말했다. 이런 의문은 옛소련의 탐사선 ‘루나 3호’가 달 뒷면을 최초로 관측하면서 불거졌다. 천문학자들은 이를 ‘달의 반대편에 있는 고지에 대한 의문’(Lunar Farside Highlands Problem)이나, 그 이유를 규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달의 어두운 이면’이라고 불렀다. 오늘날 달의 기원은 지구가 형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화성 크기의 천체 ‘테이아’가 지구에 충돌해 부서지면서 나온 파편으로부터 탄생했다는 ‘달 거대 충돌설’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대해 연구를 주관한 스타인 시구르드손 교수는 “이 충돌로 곧 지구와 달은 엄청나게 뜨거워졌다”고 말했다. 물론 이 충돌로 두 천체가 녹지는 않았지만, 암석과 마그마 등의 파편 일부가 증발해 지구를 원반 구조로 둘러쌓았다는 것이다. 이 시점의 달은 오늘날보다 10~20배 정도 지구와 가까웠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번 연구를 이끈 석사과정의 아르피타 로이 연구원은 말했다. 연구팀은 오늘날 달이 항상 얼굴이 되는 앞면을 지구로 향한 채 자전하며 지구를 공전하는 일정한 궤도주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달은 지구보다 훨씬 작아서 충돌 이후 식는 것도 빨랐으며 지구를 향해 한쪽 면(앞면)을 처음부터 향하고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므로 달의 앞면만 섭씨 2500도 이상의 고온이었다고 한다. 이는 지구로부터 복사열을 받아 걸쭉하게 녹은 상태였던 것. 이 앞면과 뒷면의 온도 변화가 달의 지각이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연구팀은 보고 있다. 달의 표면에는 알루미늄이나 칼슘 등 증발하기 어려운 물질이 밀집해 있는 데 “증기가 식기 시작하면서 먼저 쌓인 물질은 알루미늄과 칼슘이었다”고 시구르드손 교수는 설명했다. 이런 물질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식어가는 달 뒷면의 대기 중에서 응축했다. 이후 수천 만 년에서 수백만 년이 지난 끝에 달의 맨틀 중에 있는 규산염과 결합해 사장석을 형성했고 결국 표면으로 이동해 지각을 형성하게 됐다. 즉 달 뒷면의 지각은 앞면보다 광물이 많아 더 두꺼워진 것이다. 지금은 달이 완전히 식어 표면 아래도 굳어버렸지만, 형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무렵에는 큰 천체가 달의 앞면에 충돌하고 심지어 지각에까지 도달해 대량의 현무암질 용암을 방출하도록 만들어 오늘날 볼 수 있는 달의 바다를 형성한 것이다. 반면 뒷면에 충돌한 대부분 천체는 두꺼운 지각을 관통할 수 없었고 따라서 현무암질 용암이 분출하지 않아 크레이터와 계곡, 고지대가 형성됐을 뿐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아스트로피지컬 저널 레터스’(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9일 자로 게재됐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달 뒷면엔 왜 ‘바다’가 없을까?…미스터리 해결

    달 뒷면엔 왜 ‘바다’가 없을까?…미스터리 해결

    달의 뒷면에 대한 미스터리가 마침내 풀린 듯하다. 미국 펜실페이니아주립대의 천체물리학자들이 달의 반대편에 ‘바다’(Maria)가 거의 없는 이유를 밝혀냈다고 ‘아스트로피지컬 저널 레터스’(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9일 자로 발표했다. 여기서 달의 바다는 평탄하고 어두워 보이는 지형을 말한다. 연구팀은 달의 뒷면에 바다가 없는 이유가 달의 형성과 진화의 과정에서 나타난 앞면과 뒷면의 지각 두께에 대한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제이슨 라이트 부교수는 “어린 시절, 달의 모형을 처음 봤을 때 앞뒤 양면이 너무 달라 놀랐었다”고 회상하며 “달의 뒷면에 산과 크레이터(충돌구 혹은 운석공)로만 이뤄진 것은 지난 1950년대부터 수수께끼였다”고 말했다. 이런 의문은 옛소련의 탐사선 ‘루나 3호’가 달 뒷면을 최초로 관측하면서 불거졌다. 천문학자들은 이를 ‘달의 반대편에 있는 고지에 대한 의문’(Lunar Farside Highlands Problem)이나, 그 이유를 규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달의 어두운 이면’이라고 불렀다. 오늘날 달의 기원은 지구가 형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화성 크기의 천체 ‘테이아’가 지구에 충돌해 부서지면서 나온 파편으로부터 탄생했다는 ‘달 거대 충돌설’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대해 연구를 주관한 스타인 시구르드손 교수는 “이 충돌로 곧 지구와 달은 엄청나게 뜨거워졌다”고 말했다. 물론 이 충돌로 두 천체가 녹지는 않았지만, 암석과 마그마 등의 파편 일부가 증발해 지구를 원반 구조로 둘러쌓았다는 것이다. 이 시점의 달은 오늘날보다 10~20배 정도 지구와 가까웠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번 연구를 이끈 석사과정의 아르피타 로이 연구원은 말했다. 연구팀은 오늘날 달이 항상 얼굴이 되는 앞면을 지구로 향한 채 자전하며 지구를 공전하는 일정한 궤도주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달은 지구보다 훨씬 작아서 충돌 이후 식는 것도 빨랐으며 지구를 향해 한쪽 면(앞면)을 처음부터 향하고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므로 달의 앞면만 섭씨 2500도 이상의 고온이었다고 한다. 이는 지구로부터 복사열을 받아 걸쭉하게 녹은 상태였던 것. 이 앞면과 뒷면의 온도 변화가 달의 지각이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연구팀은 보고 있다. 달의 표면에는 알루미늄이나 칼슘 등 증발하기 어려운 물질이 밀집해 있는 데 “증기가 식기 시작하면서 먼저 쌓인 물질은 알루미늄과 칼슘이었다”고 시구르드손 교수는 설명했다. 이런 물질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식어가는 달 뒷면의 대기 중에서 응축했다. 이후 수천 만 년에서 수백만 년이 지난 끝에 달의 맨틀 중에 있는 규산염과 결합해 사장석을 형성했고 결국 표면으로 이동해 지각을 형성하게 됐다. 즉 달 뒷면의 지각은 앞면보다 광물이 많아 더 두꺼워진 것이다. 지금은 달이 완전히 식어 표면 아래도 굳어버렸지만, 형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무렵에는 큰 천체가 달의 앞면에 충돌하고 심지어 지각에까지 도달해 대량의 현무암질 용암을 방출하도록 만들어 오늘날 볼 수 있는 달의 바다를 형성한 것이다. 반면 뒷면에 충돌한 대부분 천체는 두꺼운 지각을 관통할 수 없었고 따라서 현무암질 용암이 분출하지 않아 크레이터와 계곡, 고지대가 형성됐을 뿐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서울 타요버스 중단설 사실무근” 서울 타요버스 업체 측 공식 입장 밝혀

    “서울 타요버스 중단설 사실무근” 서울 타요버스 업체 측 공식 입장 밝혀

    ‘서울 타요버스’ ‘타요버스 중단설’ 서울 타요버스 중단설이 사실무근이라고 타요버스 운영업체 측이 입장을 밝혔다. 서울 타요버스를 운영하는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아이코닉스는 11일 타요버스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 타요버스 운행 종료에 대한 진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현재 서울 타요버스는 100대로 20대는 차량 전체 래핑(wrapping, 자동차 표면에 색상·무늬 등을 덧씌우는 작업), 80대는 차량 앞뒤 부분만 래핑해 운행 중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버스 외장에 부착해온 광고 게재가 중단돼 발생하는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워져 타요 버스 운행을 중단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면서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측이 직접 해명에 나선 것이다.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최근 언론에 이번 달로 서울 타요 버스 운행을 종료한다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본 내용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말씀드리는 것이 우선인 것 같아 타요 페이지에 알려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차량 1대당 대략 월 70만원 정도의 광고비가 소요되니 20대를 계산하면 월 1400만원의 광고비가 들어간다. 이에 본 부담을 계속 지우기 힘들어 해당 차량에 대해 광고를 허가한 것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조합 측은 “완전 풀 래핑한 차량이 없어진다는 것은 좀 아쉽지만 우리의 타요 버스는 시민들에게 더 안전하고 웃음을 주는 대중교통의 마스코트로서 그 역할을 다하겠다. 재미난 표정의 앞면과 뒷면 모습은 그대로 유지된다”며 타요버스가 멈춰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타요버스의 처음 아이디어를 낸 임진욱 동아운수 대표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지금 이 시각에도 타요버스는 서울 시민들을 모시고 운행 중”이라며 “당분간 계속 운행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4) 스페인 구겐하임 미술관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4) 스페인 구겐하임 미술관

    건축가의 위대한 발상과 창의적인 디자인은 도시의 역사를 바꿔 놓을 수 있다.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방의 소도시 빌바오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이 바로 그 증거다. 세계에서 가장 저명하고 영향력 있는 건축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프랭크 게리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획기적인 이 미술관은 쇠퇴한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세계적 문화 아이콘으로 우뚝 섰다. 미술관이 반드시 상자 모양일 필요가 없다는 프랭크 게리의 신념을 반영하고 있다. 런던의 서쪽 끝에 있는 숙소에서 북동쪽에 있는 스탠스테드 공항까지 가는 시간과 거리 계산을 잘못하는 바람에 빌바오로 가는 비행기를 놓쳤다. 오후에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학예사와 인터뷰 약속이 잡혀 있고, 다음 날 오전엔 기차편으로 파리로 가야 하는데 모든 스케줄이 엉망이 되는 순간이었다. 마침 빌바오와 가장 가까운 아스투리아스로 가는 비행기가 1시간 뒤 출발이었다. 아스투리아스 공항에서 오비에도로 들어가서 그곳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을 택했다. 계획에도 없었던 도시들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빌바오 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 15분. 택시를 타고 기사에게 예약해 놓은 숙소 주소를 알려준 뒤 중간에 구겐하임 미술관을 들러서 가 달라고 부탁했다. 영화배우처럼 잘 생긴 기사는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고, 나는 스페인어를 못하지만 ‘구겐하임’만으로 소통이 가능했다. 터미널에서 10분 정도 달리자 기사는 차를 세웠다. 그러곤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무언가를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 “퍼피!” 알록달록한 꽃으로 꾸며진 거대한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한밤의 방문객을 반기고 있었다. 빌바오 시민들이 자신의 애완견처럼 사랑한다는 제프 쿤스의 설치작품 ‘퍼피’(Puppy)였다. 그 뒤로 비틀어진 티타늄 벽들로 이뤄진 거대한 건물이 보였다. 20세기 최고의 건축물이라 칭송받는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이 야간 조명 아래 신비로운 빛을 발하고 있었다. 강 건너편으로 가서 야경을 바라보았다. 또 다른 모습이다. 유유히 흐르는 네르비온 강을 배경으로 서 있는 미술관은 감탄사가 저절로 튀어나올 정도로 아름다웠다.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웅장했고, 훨씬 관능적이었다. 뉴욕타임스의 건축비평칼럼니스트 허버트 머스챔프는 구겐하임 빌바오를 가리켜 “마치 메릴린 먼로가 환생한 것 같다”고 했다는데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각기 다른 방향으로 휘어져 있는 티타늄 벽면이 마치 지하철 송풍구 위에서 휘날리는 먼로의 흰 드레스 자락 같았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미술관으로 달려갔다. 하필 비가 내렸지만 오히려 구겐하임 빌바오의 건축적 특성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계단을 따라 강 쪽으로 내려가 미술관을 한 바퀴 돌아보는 데 시간이 꽤 걸린다. 강을 따라 건축면적 2만 4000㎡에 정면, 측면, 뒷면의 형상이 모두 다르고 비틀어지고 굽어진 입체적 외형이 신기하기만 하다. 게리는 이 미술관을 설계할 때 물고기의 이미지를 연상하며 콘셉트 스케치를 했다고 한다. 그런 다음 모형을 중심으로 건축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수정을 거듭하고, 3D 설계 프로그램으로 설계를 완성했다. 유선형의 굽어진 벽면은 항공기 몸체에 쓰이는 티타늄 패널 3만여장을 사용했다. 티타늄은 금속이지만 따뜻한 느낌을 주고, 빛을 반사하지 않고 흡수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비가 내리고 우중충한 날이면 황금빛을 띤다. 게다가 녹이 슬지 않으니 비가 많이 오고 흐린 날이 많은 빌바오의 기후적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소재였다. 게리의 미래지향적 디자인과도 너무나 잘 어울릴 뿐 아니라 전통적 철강도시인 빌바오의 이미지도 살린다. 게리는 티타늄에 유리 커튼월과 연한 복숭아색 석회암 패널을 맞물려 자연스럽게 주변 풍광에 어울리도록 했다. 미술관의 건물 높이는 최대 55m를 유지해 주변 도시 기반시설들과 어우러지도록 하고, 건물의 다른 한쪽은 빌바오시 지면보다 16m 정도 낮게 해 네르비온 강가와 맞닿아 있다. 강변에 산책 나온 사람들과 수변 공원을 찾는 시민들은 광장의 넓은 공간을 지나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주 출입구에 도착한다. 미술관의 학예사 루시아 아기레의 안내를 받아 미술관 내부를 둘러봤다. 푸른색 건물인 사무동에서 본관의 수장고, 그리고 중앙 공간인 아트리움과 각 전시 공간이 모두 통한다. 외부가 유선형이듯 내부도 완만한 곡선의 연속이다. 아트리움을 중심으로 3개 층에 20개의 전시실이 있다. 전시공간의 면적만 1만 1000㎡나 된다. 티타늄 외장처리된 부분의 길고 큰 전시공간에는 조각가 리처드 세라의 작품이 영구 설치돼 있다. 아기레 학예사는 “미술관 건물 자체가 조형미를 지닌 예술품이라고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소재 선택, 공간 활용이나 미술관으로서의 기능성 측면에서도 완벽하게 설계된 작품”이라며 “건물과 주변경관을 하나도 놓치지 않도록 하면서 관람객의 자연스러운 동선을 유도하고, 예술가의 전시 작품이 건물에 묻히지 않도록 배려했다는 점은 뛰어난 건축가이자 예술가로서 게리의 능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은 미국 뉴욕의 구겐하임을 시작으로 베를린, 베네치아에 분관을 지은 세계적인 미술재단인 솔로몬 R 구겐하임 재단과 조선·철강 산업의 쇠퇴로 위기를 맞아 도시재생을 도모하던 빌바오시, 독특하고 자유로우면서도 인간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만남으로 시작됐다. 1991년 처음 머리를 맞댄 이후 설계부터 시공까지 7년 동안 당초 예산의 1400%에 달하는 건축비가 들었지만 그 효과는 톡톡히 보고 있다. ‘빌바오 효과’(The Bilbao Effect)라는 단어가 생겼을 정도다. 건축물 자체가 예술작품으로 평가받는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은 2010년 세계의 건축 전문가들에 의해 최근 30년간 세워진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축물로 뽑혔다. 게리의 독특한 디자인의 조형적인 아름다움과 미술관으로서의 기능성, 그리고 미술관이 도시재생에 결정적 기여를 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인구 50만명에 불과한 바스크 지방의 쇠퇴한 공업도시 빌바오는 1997년 구겐하임 미술관이라는 문화적 랜드마크가 생기면서 한 해 100만명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거듭났다. 바스크 지방정부는 미술관 개관 후 첫 10년 동안 16억 유로에 달하는 관광수입을 올렸다. 빌바오를 새롭게 만드는 여러 가지 프로젝트들이 줄을 이었다. 노먼 포스터가 디자인한 획기적인 지하철 시스템, 페데리코 소리아나가 설계한 유스칼투나 콘서트홀, 발렌시아 출신의 건축가 겸 조각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가 설계한 주비주리 다리 등이 들어서면서 빌바오는 문화예술도시·도시재생 건축학의 살아 있는 학습장이 됐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빌바오의 기적은 계속되고 있다. lotus@seoul.co.kr
  • 12살 암투병 소녀가 남긴 ‘비밀편지’…“내리막길이 없다면 오르막도 의미 없다”

    12살 암투병 소녀가 남긴 ‘비밀편지’…“내리막길이 없다면 오르막도 의미 없다”

    12년의 짧은 생을 마감한 한 소녀가 가족들에게 남긴 ‘비밀편지’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을까? 영국 일간지 메트로,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의 5일자 보도에 따르면, 아테나 오차드라는 이름의 소녀는 골육종(뼈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고통 받다 지난 달 28일 결국 세상을 떠났다. 오차드는 수 개월간 암과 싸우며 이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을 먼저 떠나보낸 뒤, 오차드의 부모는 또 한 번 가슴 아픈 눈물을 흘려야 했다. 딸이 쓰던 거울 뒷면에서 오랫동안 써내려간 듯한 장문의 ‘비밀편지’를 발견한 것. 총 3000자로 쓴 이 편지에는 자신이 사랑하는 가족과 형제에게 남긴 진심이 담겨져 있다. 그녀는 항암치료로 고통 속을 헤맬 때 “행복은 우리 각자에게 달려 있다.(중략) 평범한 것과 특별한 것의 차이는 크지 않다”며 12살의 나이에 맞지 않는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이밖에도 “행복은 (나아가는) 방향이지, 목적지가 아니다”, “존재하는 것에 감사한다. 행복하고, 자유롭다”, “사랑은 거울과 같아서 깨지기 쉽다”, “사랑은 희귀하고, 삶은 기이하다. 영원한 것은 없고, 사람들은 변한다” 등 자신의 신념과 생각을 담은 글귀도 눈에 띈다. 자신을 응원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전한 메시지도 있다. 오차드는 “하루하루가 특별하다. 그러니 최대한 즐기며 보낼 수 있다.”, “만약 당신이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절대 그를 떠나가게 그냥 두어서는 안된다”, “인생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로 가득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내리막길이 없다면, 올라가는 것은 어떤 의미도 없다”라고 남겼다. 12살 된 딸이 남긴 장문의 메시지를 본 오차드의 아빠는 “딸은 투병 기간 동안 이 편지에 대해 단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다. 이 편지는 아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을 것”이라면서 “딸의 마음을 오래도록 기리기 위해 이 편지를 세상에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카드 뒷면’ 읽는 유명 도박사 ‘희대 사기꾼’일까?

    ‘카드 뒷면’ 읽는 유명 도박사 ‘희대 사기꾼’일까?

    과연 희대의 도박사일까 아니면 사기꾼일까? 최근 미국 아틀란틱 시티 카지노가 유명 프로도박사 필 아이비(38)를 사기도박 혐의로 소송을 제기해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아틀란틱 시티 카지노 측은 아이비가 지난 2012년 부터 4차례 바카라 게임을 하면서 사기 수법으로 무려 960만 달러(약 100억원)를 따갔다며 연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카지노 측이 밝힌 아이비의 사기 수법은 소위 카드 뒷면의 무늬를 읽는 기술이다. 특정 업체에서 생산된 카드 뒷면의 결점을 파악한 아이비가 이를 게임에 응용해 거액의 돈을 따갔다는 것. 뉴저지주에서는 이같은 수법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어 카지노 측은 승소를 자신하고 있다. 이 소송으로 다시 현지언론의 주목을 받게된 아이비는 ‘포커계의 타이거 우즈’라 불릴만큼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아이비는 해마다 ‘월드 시리즈 포커대회’에 출전해 무려 9번이나 우승을 차지하며 천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이때문에 아이비는 전세계 카지노 회사의 요주의 인물이 됐으며 그간 수차례 크고 작은 송사에 휘말려 왔다. 지난 2012년에는 말레이시아의 카지노 회사 젠팅 그룹이 이번 사례와 같은 이유로 아이비를 상대로 소송을 벌였으며, 지난해 9월에는 반대로 아이비가 바카라 게임을 하며 딴 돈 780만 파운드(약 135억원)를 달라며 영국 사설 카지노인 메이페어 클럽을 상대로 소장을 냈다. 당시 아이비는 바카라 게임을 벌여 780만 파운드를 땄으나 카지노 측이 프로도박사라는 점과 카드의 뒷면을 읽었다는 이유로 지급을 거절한 바 있다. 아이비는 소장에서 “내가 카드 뒷면을 읽어낸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이는 불법이 아니며 일정 게임이 끝나면 카드를 폐기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은 카지노 측 잘못”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이번 아틀란틱 시티 카지노 측의 소송에 대해 아직까지 아이비 측은 별다른 입장과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데스크 시각] 기업가 정신의 앞뒷면/이지운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기업가 정신의 앞뒷면/이지운 정치부 차장

    박근혜 대통령이 새해 기자회견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내놓자 재계는 크게 기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앞다퉈 환영의 뜻을 밝혔는데, “기업 활력 제고를 통한 일자리 창출로 경제활성화를 꾀하려는 대통령의 구상에 공감한다. 경영 환경 개선에 힘써 달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개중 유독 눈에 띄는 것이 경총의 성명이다.“‘기업가 정신’을 회복하도록…”이라는 표현을 썼다.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은 뒤이은 박 대통령의 새해 첫 해외 순방의 키워드 중 하나였다. 제44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워싱턴 컨센서스’를 대체할 새로운 것으로 ‘다보스 컨센서스’를 만들어 내자면서 ‘기업가 정신’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은 한계 상황을 뛰어넘어 기존 질서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세계를 재편해 나갈 동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라면서 “지속 가능하며 포용적인 성장을 달성하는 원동력은 ‘기업가 정신’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리더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고양할 경제·사회·정치·문화적 환경을 만드는 역할을 담당해달라”고 요청했다. 재계는 더욱 기뻐했다. 어떤 전문가는 ‘경제민주화에 죽은 기업가 정신, 박 대통령이 살려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 시점에 기업가 정신이라는 용어를 내세운 정치적 감각은 새롭다”고 평가했다. “기업가 정신은 제도 개혁을 통해 경제활성화로 가는 과정일 뿐이다. 그동안 우리 기업가는 경제민주화란 깃발에 기가 죽었고, 국회의 후속 입법으로 경제 도전 정신이 훼손되었다”는 주장이었다. 줄곧 경영 환경의 개선을 강조해온 박 대통령은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을 앞에 두고 “기업 투자와 관련된 규제를 백지상태에서 전면 재검토해서 꼭 필요한 규제가 아니면 모두 풀겠다”고도 거듭 약속했다. 재계는 충분히 기뻐할 만하지만 생각해 볼 점은 있다. ‘기업가 정신’에 대한 개념이다. 이에 대한 박 대통령과 재계의 인식이 온전히 일치하는지는 따져볼 여지가 있다. 먼저 박 대통령의 기업가 정신이 미국 경제학자 슘페터의 이론과 얼마나 부합하는지부터 비교해볼 일이다. 슘페터는 자본주의의 역동성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창조적 혁신을 주창했고, 특히 경제발전 과정에서 기업가의 창조적 파괴 행위를 강조했다. 또한 어떤 ‘새로운 것’을 포함하지는 않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한 인터넷 백과사전을 찾았더니 기업가정신을 ‘기업의 본질인 이윤 추구와 사회적 책임의 수행을 위해 기업가가 마땅히 갖추어야 할 자세나 정신’이라고 정의해 놓았다. 박 대통령의 기업가 정신이 기업 또는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과는 무관한지도 챙겨봐야 한다. 만약 전혀 무관하지 않다면 앞선 칼럼의 지적처럼 박 대통령의 기업가 정신에는 상당한 ‘정치적 감각’이 묻어 있을 수 있다. 지난 대선 전부터 시작해 줄곧 대립된 개념으로 평행선을 그려온 경제 활성화와 경제민주화를 대체하거나 개괄하는 개념으로 발전해나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켜봐야겠지만 그런 점에서라면 ‘기업가 정신’은 집권 2년차 박 대통령이 소리 없이 내놓은 화두일 수 있다. jj@seoul.co.kr
  • 20년 못 푼 암호편지… 美네티즌 수사대 13분만에 해결 화제

    20년 못 푼 암호편지… 美네티즌 수사대 13분만에 해결 화제

    미국 미네소타주(州)에 거주하는 자나 홈은 자신이 11살 때인 1994년 뇌암으로 사망한 할머니가 여러 알파벳 글자로 남긴 미스터리한 편지의 의미를 알지 못해 20년 동안이나 궁금증 속에서 살아야 했다. 그녀는 드디어 지난 20일(현지시각), 인터넷 한 포럼 사이트에 할머니가 남긴 편지의 앞면과 뒷면에 담긴 내용을 올리며 네티즌들의 도움을 요청했다. 홈은 사진을 올리면서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당시 조카들과 함께 몇 달을 이 편지의 의미를 풀어보려고 했지만 허사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글을 올린 지 불과 13분 만에 편지 뒷면에 있는 두 문장은 ‘주기도문’의 내용 일부라고 한 네티즌이 풀이 결과를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네티즌은 중간에 연속되는 ‘A’는 ‘아멘(Amen)’을 뜻하는 것이고 주로 약어로 되어 있는 성경책을 활용하여 풀어본 결과, 이 문장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대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Our Father who art in heaven... For thine is the kingdom and the power and the glory forever and ever. Amen)”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두번째 사진) 이에 대해 홈은 “당시 할머니가 급작스럽게 병세가 악화되어 말을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신앙생활을 한 것이 사실인데 이 편지가 주기도문과 관련이 있을지는 상상도 못 했다”며 “편지 내용을 풀이할 실마리를 발견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수많은 네티즌들이 아직 풀리지 않은 편지 앞면을 풀어 보려는 시도로 화제를 몰고 있다. 현재 해당 도움 요청 글이 올려진 사이트에는 수많은 댓글들이 달리며 저마다 자신이 풀이한 뜻을 올리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 자나 홈의 할머니가 남긴 미스터리 편지 앞뒷면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한국문화 근간 도교의 옛 흔적 찾아서

    한국문화 근간 도교의 옛 흔적 찾아서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는 조선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왕실화다. 왕이 사망했을 때 신하들이 마치 생전의 왕을 모시듯 할 정도였다. 해, 달, 산봉우리, 소나무, 파도를 담은 이 그림은 조선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양식을 띤다. 다섯 산봉우리의 가운데 자리한 가장 큰 봉우리를 중심으로 좌우 대칭을 이루며 해는 오른쪽에, 달은 왼쪽에 위치한다. 폭포는 봉우리 사이에서 시작해 한두 차례 꺾인 뒤 파도가 물결치는 바닥으로 떨어진다. 물결 양쪽의 소나무는 각각 두 그루씩 마주 보며 적갈색 몸통에 녹색 잎사귀, 군데군데 낀 이끼를 드러낸다. 왕이 하늘의 이치를 본받아 태평성대를 이뤄야 한다는 교훈을 담았다. 경복궁 근정전, 창덕궁 인정전, 덕수궁 중화전 등 정전(正殿)의 어좌 뒤에 놓인 일월오봉도는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물론 1만원권 지폐에도 등장해 대중에겐 친숙한 존재다. 국립중앙박물관이 10일 개막해 내년 3월 2일까지 이어 가는 ‘한국의 도교 문화-행복으로 가는 길’은 한국 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옛 도교의 흔적으로 이 일월오봉도를 첫손가락에 꼽았다. 전시에선 높이 194㎝, 길이 219㎝의 현존 최고 일월오봉도(19세기 추정)가 처음으로 공개된다. 20세기에 그려진 일월오봉도와 달리 중국에서 들여온 서양 안료를 쓰지 않고 고유의 천연 안료인 석채를 사용했다. 뒷면에는 신선 세계의 복숭아를 뜻하는 ‘해반도도’(海蟠桃圖)가 그려졌다. 역시 처음으로 공개되는 왕실 해반도도는 곤륜산에 사는 도교 최고 여신인 서왕모의 과수원에서 3000년에 한 번 열린다는 복숭아를 형상화했다. 왕의 불로장생을 축원하는 뜻을 담았는데 해와 달, 학이 등장하지 않는다. 박물관 측은 창경궁영건도감의궤(1834)를 참고해, 함인정(涵仁亭)에 내걸렸던 그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 첫 도교 관련 대규모 유물전으로 국보 7점, 보물 4점을 비롯해 고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회화와 공예품, 전적류, 고고 발굴품 등 300여건을 망라한다. 안경숙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우리는 도교라고 하면 늘 ‘무엇이 도교냐’는 질문에 봉착한다”면서 “유교나 불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시됐던 도교에 대한 역사적 제자리 찾기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종교라기보다 문화의 형태로 안착한 도교의 다양한 모습은 다른 유물에서도 엿볼 수 있다. ‘백제 금동대향로’(국보 287호)는 불교 의식에 쓰던 유물이지만 신선들이 산다는 신산(神山)을 표현한 조각들을 담아 도교적 세계관을 나타냈다. 김홍도가 그린 ‘군선도 병풍’(국보 139호)에는 소를 타고 도덕경을 든 노자처럼 도교에서 신선으로 추앙받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1441년(세종 23년) 간행된 ‘초주갑인자본 주역참동계(周易參同契)’ 금속활자본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보다 무려 42년이나 앞선다. 도교의 3대 경전으로 우리나라에서 간행된 주역참동계로는 가장 오래됐다. 퇴계 이황(1501~1570)이 중국의 수련서를 요약해 그린 ‘활인심방’(活人心方)에는 일종의 건강 체조라 할 도인법이 담겼다. 점을 칠 때 쓰던 ‘천지반’(天地盤)의 조각도 공개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흑백 평화공존 지속 불투명… 후광 잃은 ANC도 정치적 미래 회의적

    흑백 평화공존 지속 불투명… 후광 잃은 ANC도 정치적 미래 회의적

    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상징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5일 밤(현지시간) 세상을 떠나면서 만델라 사후 남아공의 앞날이 어떻게 펼쳐질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만델라가 이룬 흑인과 백인의 평화 공존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만델라의 후광에서 벗어나면서 오히려 정치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만델라 사후 흑백 갈등 가능성은 만델라가 병원에 입원할 때마다 거론돼 왔다. 만델라 타계로 흑인들의 불만이 자주 분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흑인 고위 간부는 “이는 편견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만델라 사후 정치 지형의 변화도 예상된다. 지난 7월 만델라가 입원했던 수도 프리토리아 병원 앞에서는 2주일 이상 ANC 관계자들이 모여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넬슨 만델라”를 연호했다. 이들 대다수는 ANC를 상징하는 녹색과 노란색의 옷을 입었으며, 일부는 내년 대선에 출마할 제이컵 주마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티셔츠의 뒷면에는 “2014년 ANC에 투표하자”는 선거 캠페인성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주마 대통령 등 ANC 지도자들이 잇따라 병원을 찾았고, 만델라의 병세를 실시간으로 국민에게 알린 것도 반(反)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의 상징인 만델라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NC의 지도자들은 앞다퉈 만델라와 ANC의 관계를 강조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델라와 ANC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주마 대통령과 ANC가 만델라를 이처럼 챙겨온 이유는 무엇일까. 워싱턴포스트는 “만델라 사후 ANC의 정치적 미래에 대한 회의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정치적으로 은퇴한 지 오래된 만델라는 여전히 ANC 출신 가운데 가장 사랑받는 지도자이자 도덕적 권위를 가진 지도자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평가는 만델라 사후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반면 주마 대통령을 포함한 현 지도자들은 엘리트주의적이거나 부패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심각한 파벌주의로 갈등을 겪고 있다. 20여년에 걸쳐 집권해 온 ANC 정권의 부패와 실정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경제 양극화와 불안한 치안 등도 남아공이 풀어야 할 숙제다. 남아공의 정치 분석가 윌리엄 구메데는 “ANC 일부 지도자들이 지나치게 ‘만델라’라는 브랜드에 의존하고 있는 사이 당원들은 ANC를 떠나고 있다. ANC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치 비평가인 앤서니 버틀러 케이프타운대 교수는 “ANC의 전문 정치인들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위해 만델라의 유산을 핵심 재료로 활용하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반아파르트헤이트운동의 베테랑 여성 지도자이자 의사 출신 정치인인 맘펠라 람펠레(65)가 ‘짓다’라는 의미의 신당 ‘아강’을 창당, ANC에 도전장을 내 주목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람펠레가 내건 선결 과제는 부정부패 척결과 교육 개선 등이다. 람펠레는 지난 6월 신당 창당대회에서 유권자들에게 “과거가 아닌 미래를 위해 투표해 달라”며 ANC 정권을 비난했다. 그는 또 국민들에게 “꿈꾸는 나라 건설의 여정을 함께하자”고 호소해 지지를 끌어내는 등 내년 대선에서 ANC의 강력한 도전 세력이 될 전망이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가전업계에 ‘퓨전 신제품’ 바람

    가전업계에 ‘퓨전 신제품’ 바람

    가전업계에 융합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 2개 제품에서 따로 구연하던 기능을 하나로 묶은 결합 가전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가전기기 보급률이 포화 상태인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을 찾기 위한 업계의 자구책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삼성전자가 14일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S4 줌’은 앞뒤가 다른 제품이다. 앞에서 보면 영락없는 디지털 카메라지만 뒤로 돌려놓으면 스마트폰이다. 세계 최초로 광학 10배 줌 기능을 탑재한 디지털 카메라 뒷면에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을 달았다. 디지털 줌 기능만 지원하는 기존 스마트폰과 달리 광학 10배 줌 렌즈를 장착했고 화소 수도 1600만 화소로 올렸다. 사진을 찍을 때 쥐는 느낌부터 촬영 버튼의 위치까지 일반 디지털 카메라와 같다. 카메라 경통을 돌리면 곧바로 카메라가 실행되는 ‘줌 링’ 기능에 DSLR 등에서 탑재된 광학식손떨림보정(OIS) 기능도 지원한다. 스마트폰 사양도 최신 폰에 그리 뒤지지 않는다.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1.5㎓ 듀얼코어, 화면은 4.3인치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배터리 용량은 2330㎃h(밀리암페어시)다. 냉장고도 기존 가전과 결합한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최근 들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지펠 스파클링 냉장고’(탄산수 제조기+냉장고)와 ‘디오스 정수기 냉장고’(정수기+ 냉장고)를 내놓으면서 때아닌 물맛 경쟁에 나섰다. 각각 물의 맛과 질에서 자사의 제품이 탁월하다고 선전하지만, 따로 사던 제품을 냉장고 속에 넣어 경쟁력을 높였다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다. 소형 가전에서도 결합은 활발하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 6월 ‘프라이어 오븐’을 출시했다. 광파오븐과 전자레인지 기능에 기름 없이 튀김요리를 할 수 있는 에어프라이어까지 단 제품이다. 업계 최초로 세 가지 기능을 묶어 놓은 프라이어 오븐은 따로 팔 때보다 매출이 3배나 뛰었다. 가습에 제습, 공기청정 기능까지 갖춘 에어워셔도 인기다.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에어워셔를 선보인 위니아 만도는 최근 공기청정에 가습 기능을 갖춘 기존 에어워셔에 제습 기능을 더한 ‘에어워셔 프리미엄’을 출시해 인기몰이 중이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두 가지 이상 기능을 합치면 소비자로서는 공간과 구입 비용을, 업계로서는 새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고 말했다. 위니아만도 관계자도 “보급률 측면에서 보면 집집마다 없는 게 없을 정도가 돼버린 데다 경기불황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결합상품이 레드오션을 블루오션으로 바꿔 줬으면 하는 것이 업계의 바람”이라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새 아이폰, 깜짝쇼는 없었다

    새 아이폰, 깜짝쇼는 없었다

    “약간 실망스러운 출시(slightly disappointing launch)다”(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더 이상 소비자들에게 신선함을 주지 못했다”(CNN). 기대가 너무 큰 탓이었을까. 깜짝쇼는 없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본사를 둔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본사 강당에서 사상 처음으로 아이폰 5의 후속작인 ‘아이폰 5S’와 중저가 모델인 ‘아이폰 5C’를 함께 발표했다. 프리미엄 제품만을 판매하던 전략을 수정해 다양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그동안 애플이 보여줬던 신선한 충격을 던지기엔 기술력도, 가격도 2% 부족했다는 평이다. 프리미엄 모델인 아이폰 5S는 애플이 자체 설계한 64비트 중앙처리장치(CPU)인 A7 칩을 달았다. 칩 속에 10억개가 넘는 트랜지스터가 들어 있어 기존 모델인 5보다 연산속도가 2배 이상 빠르다. 두 개의 플러시를 장착한 카메라와 지문인식 기능 등을 탑재해 성능을 높였다. 아이폰의 상징인 검정과 흰색을 버리고 은색, 금색, 회색을 택했다. 하지만 변화는 거기까지다. 10.2㎝(4인치)인 화면 크기에 326ppi(인치당 픽셀 수) 해상도, 무게 및 두께 등 외양은 전작과 동일했다. 심지어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트(LTE-A)는 지원조차 않는다. 사실 이번에 관심이 쏠렸던 것은 아우 격인 저가형 아이폰 5C다. 이날 공개된 아이폰 5C는 전반적으로 구모델인 아이폰 5와 닮은꼴이다. 하드웨어를 보면 A6 프로세서를 장착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4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 800만 화소급 카메라 등 전작인 아이폰 5와 다른 점을 찾기가 어렵다. 젊은 층을 노린 듯 외관은 분홍, 연두, 파랑, 노랑, 하얀색 등으로 화려해졌다. 뒷면과 옆면이 일체형 강화 플라스틱으로 변했다. 적어도 사양은 출시 전 네티즌 예상이 족집게처럼 들어맞았다. 오히려 반전이 있었다면 높은 가격이었다. 앞서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아이폰 5C가 400달러 미만의 가격으로 중국 등 신흥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례로 스튜어트 제프리 노무라증권 분석전문가는 “아이폰 5C가 400달러 이상으로 책정되면 중국 등 새 시장은 얻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 매체인 시넷이 예상한 16기가바이트(GB) 아이폰 5C 가격(약정 제외)은 549달러(약 59만 6000원), 32GB 제품은 무려 649달러(70만 5000원)다. 그나마 부가세를 제외한 가격이다. 이쯤 되면 저가형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결국 5C의 판매 격전지가 중국이 아닌 북미와 유럽 등의 기존 시장으로 옮겨진 셈이다. 깜짝쇼가 없었다고 경쟁업계가 긴장을 늦출 수 있는 건 아니다. 지난해까지 애플은 신제품을 내면 중가 시장에는 전년 모델을, 저가 시장에는 2년 전 모델을 공급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별도의 라인을 구축해 다양한 신형 모델로 시장을 공략했다. 북미 시장 등에서 한국 업체들이 선전한 배경이기도 하다. 2년 약정 시 미국에서 아이폰 5C는 16GB 모델이 99달러(10만 7000원), 32GB 모델은 199달러(21만 6000원)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무주공산이던 북미와 유럽 중급 시장에서 애플이라는 새 제품을 들고 나타난 셈”이라고 평했다. 두 제품은 이달 20일 미국, 호주, 캐나다, 중국, 프랑스, 독일, 일본, 싱가포르, 영국 등 9개 국가에서 1차 판매에 들어간다. 한국은 1차 출시국에서 제외됐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기아자동차 더 뉴 스포티지R 타보니

    기아자동차 더 뉴 스포티지R 타보니

    기아자동차의 더 뉴 스포티지R는 소형 SUV(다목적 차량)이다. SUV의 튼튼함과 세단의 승차감, 미니밴의 공간 활용성 등을 합쳐놓은 듯한 인상이다. 특히 최근 늘어난 캠핑 등 가족 여행 수요에 알맞게 내부 디자인을 강화했다. 더 뉴 스포티지R의 외관은 2011년 3월에 출시된 스포티지R와 겉으로 보기엔 거의 차이가 없다. 다만 디자인을 고급화하고자 앞부분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에 크롬라인을 적용했다. 뒷면에는 발광다이오드(LED) 리어콤비네이션 램프를 달았다. 내부에는 계기판(센터페시아) 아래와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에 놓인 컵 받침에 무드 조명을 설치해 분위기를 더했다. 운전자뿐만 아니라 함께 차를 타는 가족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쓴 부분이 이 차의 강점이다. 같은 급에서는 처음으로 동승석(조수석)에 통풍시트를 적용했다. 뒷자석은 등받이 기울기를 2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아이가 잠들었을 때나 어른이 탔을 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또 뒷자석에도 에어벤트를 새롭게 설치했다. ‘SUV는 시끄럽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더 뉴 스포티지R는 시동 걸 때나 주행 중에 귀에 거슬리는 소음이 느껴지지 않았다. 기아차의 설명에 따르면 앞면 유리에 소음을 차단하는 이중접합 차음 글래스를 적용하고, 차량에 소음을 흡수하는 흡차음 패드를 보강해 정숙성을 개선했다고 한다. 하지만 새 차는 대부분 조용하고 SUV는 타면 탈수록 소음이 심해진다는 평가가 있어 이 부분은 두고봐야 할 것 같다. 기능을 추가했지만 이전 모델보다 가격은 낮아졌다. 기본 모델인 럭셔리는 2220만원으로 58만원의 인하 효과가 있으며 주요 트림인 프레스티지는 60만원 인하한 2565만원이라고 기아차는 밝혔다. 선택품목인 내비게이션 가격도 기존 165만원에서 85만원으로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스포티지R는 올해 1~7월 2만 1672대가 판매됐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뒤에 숨은 전원 버튼 스튜디오 수준 음질… 세상에 없던 폰 ‘G2’

    뒤에 숨은 전원 버튼 스튜디오 수준 음질… 세상에 없던 폰 ‘G2’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LG G2’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G2를 발판삼아 글로벌시장에서 삼성과 애플과의 격차를 좁히겠다는 전략을 세운 LG전자는 여느 때보다 공격적인 글로벌 마케팅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7일(현지시간) 뉴욕 센트럴파크 인근 재즈 앳 링컨 센터에서 글로벌 미디어 관계자, 세계 주요 통신사업자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제품 공개행사를 열었다. G2는 고정관념을 깨는 버튼 디자인을 채택했다. 전원과 볼륨버튼을 과감하게 뒷면 상단에 배치했다. 화면이 큰 스마트폰을 잡을 때 검지가 제품의 상단 부근에 위치한다는 점을 고려한 설계다. 사라진 옆면 버튼 덕에 오작동 가능성도 줄었다. 테두리(베젤)를 2.65㎜로 가장 얇게 제작해 같은 공간에 큰 화면을 구연했다. 최적의 그립감(쥐는 느낌)을 유지하면서 5.2인치 대화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이다. 제품의 가로 길이는 2.7인치일 때 가장 좋은 그립감이 나온다는 업계의 불문율을 지켰다.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에서 하이파이 사운드를 구연한 것도 눈길을 끈다. 이전까지 스마트폰에서는 CD수준의 음질(16bit·44.1㎑)이 한계였지만 G2에선 스튜디오 녹음 수준(24bit·192㎑)인 무손실 음원(MQS)의 음질을 재생할 수 있다. 음질이 뛰어난 아이폰을 겨냥한 기능이다. 카메라에는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 기술을 탑재해 보다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했다. 동영상을 촬영할 때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나는 소리만 키우는 ‘오디오 줌’ 기능도 눈에 띈다.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보다 편리하게 쓸 수도 있게 했다. 예를 들어 약속장소와 시간이 적힌 문자메시지를 클릭하면 자동으로 달력이나 주소록, 메모장 등에 저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폰을 꽂으면 통화나 음악 재생을 할 건지 동영상을 볼 것인지 등을 묻는다. 액정을 두드려 화면을 켜고 끄는 ‘노크온’(Knock On), 스마트폰을 귀에 갖다 대는 것만으로 통화가 시작되는 모션 콜(Motion Call)등도 눈에 띈다. LG전자 내부에서는 G2에 사활을 걸었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 삼성과 애플을 추격하려는 기세지만 “자칫하면 그만그만한 마이너로 남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존재하는 탓이다. 실제 LG전자는 스마트폰 개발에 때를 놓치면서 최근 5년 동안 고배를 맛봐야 했다. 2009년 10%가 넘었던 LG의 세계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7%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마창민 LG전자 마케팅 담당 상무는 “지금까지 나온 LG전자의 어떤 스마트폰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판매 목표치를 밝힐 수는 없다고 했지만 내부적으론 과거 기록인 1000만대 이상을 목표치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8주 이내에 세계시장동시 판매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출시 이동통신사로 모두 130여 곳을 잡았다. 기존 전략폰인 옵티머스G나 옵티머스G 프로보다 2배 이상 많은 공격적인 마케팅이다. LG관계자는 “G2가 LG의 구세주가 될지는 두 달이면 판가름날 것으로 본다”면서 “제품 품질에 자신이 있는 만큼 여느 때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인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극과 극](3)뉴욕까지 1300만원…‘하늘위 스위트룸’ 일등석의 모든 것

    [극과 극](3)뉴욕까지 1300만원…‘하늘위 스위트룸’ 일등석의 모든 것

    지난 7월 한 달 동안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간 우리나라 국민은 107만 9703명이다. 지난해 7월보다 7%나 증가했다. 물질적 여유 속에 항공기 이용객들이 늘어난 것이다. 해외여행을 위해서든,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해외 출국이 잦아졌다. 말마따나 세계가 먼 곳이 아닌 가까이에 있다. 그만큼 항공기를 탈 기회도 많다. 다만 같은 항공기를 타더라도 좌석에 따라 급이 달아질 수밖에 없다. 이코노미석, 비즈니스석, 퍼스트 클래스(일등)석으로 나뉘어 가격에서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차이가 분명하다. 불편한 진실이 아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다. 일등석,누가 타나요항공기의 일등석은 일반 좌석과 확연히 다르다. 국내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일등석에는 공통적으로 ‘스위트’라는 용어가 쓰인다. 호텔 스위트룸처럼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주로 유럽, 미주 등 장거리 노선 위주로 운항하는 일등석 티켓의 가격은 무려 900~1000만원 선이다. 다른 좌석과는 달리 할인가격도 거의 없다. 직항 노선 가운데 비행시간이 가장 긴 미국 뉴욕의 경우 1300만원을 훌쩍 넘는다. 1000만원대의 티켓을 예약하는 동시에 승객은 항공사로부터 특별 대우를 받는다. 마치 개인 전담 비서가 동행하는 듯한 1대 1서비스도 가능하다. 항공사 측에서는 ‘VVIP’ 고객이다.일등석 승객은 사실상 한정적이다. 항공기 삯으로 1000만원을 선뜻 낼 서민은 드물기 때문이다. 물론 좌석 수도 적다. 대체로 10석 안팎이다. 대한항공 A380 기종의 일등석은 12석에 불과하고, 아시아나항공 B777-200 기종의 일등석은 단 8석 뿐이다. 일반 이코노미석이 300석 남짓인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소수정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이 주로 일등석을 이용하는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항공사 측은 “일등석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사생활을 엄격하게 보호하고 있다. 자주 이용하는 이른바 ‘상용 고객’들을 별도로 신경쓰고 있다. 보통 ‘서민’은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일등석 승객으로는 주로 비즈니스차 출장으로 나가는 대기업 회장이나 임원, ‘공무원 여비 규정’의 여비지급 구분표 1호에 포함된 국무총리·감사원장·장관 등이 있다. 유명 연예인도 없지 않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일반 여행객 뿐만 아니라 비행기 마일리지를 차곡차곡 모은 ‘알뜰 승객’들이 일등석에 앉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출발부터 VVIP급~일등석은 공항 서비스부터 차이가 난다. ‘최대한 편안하게’라는 원칙 아래 공항에서 항공기까지, 출국에서 귀국까지의 모든 과정을 승객에게 맞춰주는 서비스다. 승객들은 출국 하루 전까지 원하는 좌석을 선택할 수 있고, 전용 카운터를 통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탑승 수속을 밟을 수 있다.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속 절차를 미리 준비해 놓은 상태에서 서비스에 들어간다” 는 게 아시아나항공 측의 설명이다.일등석 승객의 짐은 비닐이나 플라스틱 커버로 일일이 포장이 되고 비행기에서 내린 뒤 가장 먼저 찾아갈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탑승을 마친 승객들에게 직원들이 직접 자필로 감사의 편지를 써서 우편으로 보내주기도 한다.  대한항공은 한국~중국, 한국~일본 노선의 경우, 귀국할 때 탑승수속 카운터에 들르지 않도록 출국할 때 미리 모든 절차를 마쳐주고 있다. 또 미국행 일등석 승객들을 위해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뉴욕 등 10개 도시에 취항한 정기 항공편 뿐 아니라 미국 현지에서 비즈니스 전용기를 타고 미국내 5000여개 공항으로 원하는 때에 언제든 이동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출발 전 공항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VIP 라운지도 ‘특권’ 가운데 하나다. 라운지에는 샤워실과 전동 안마의자가 비치된 수면실, 라커룸, DVD룸 등이 마련돼 있다. 편안하게 기다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직장인들을 위해 빔 프로젝터가 갖춰진 회의실도 따로 마련돼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라운지에서 국내 유명 호텔 조리사의 요리를 맛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메뉴에는 인삼 도가니탕, 장어구이 등 보양식과 봄나물 비빔밥, 화전 등 계절 음식, 명절 음식이 들어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국내 승객은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우리의 음식문화를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라운지를 이용하는 승객 개개인에 대한 차별화를 위해 명함을 코팅해주는 서비스와 함께 금속으로 된 ‘네임 플레이트’를 선물하고 있다. 수하물이나 다른 가방에 매달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금속 앞면에는 탑승 비행기의 그림이 그려져 있고 뒷면에는 승객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작지만 세심한 ‘배려’인 셈이다. 침대형 좌석에 전용 바 까지…비행기야 호텔이야이코노미석과 분리된 탑승구를 통해 기내에 들어서면 일등석 만의 특별 서비스를 더욱 실감할 수 있다. 좌석들은 모두 독립된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180도 수평으로 눕혀지는 좌석에는 양쪽에 칸막이나 문이 있어 하나의 방과 같다.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자유자재로 좌석을 움직이고 조명도 조절할 수 있어 개인이 원하는 최적의 환경에서 장거리 비행을 즐길 수 있다.  대한항공의 일등석 ‘코스모 스위트’는 지난 2011년 A380 기종이 도입되면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1층 앞쪽, 12석의 일등석은 기존 일등석보다 공간이 15.3cm 넓어졌다. 승객들이 취향에 따라 언제나 다양한 음료 및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전용 바도 갖춰져 있다. 23인치 LCD 모니터와 주문형 오디오비디오(AVOD)는 장시간의 무료함을 달래기에 충분하다. 아시아나항공 B777-200 기종의 일등석 ‘퍼스트 스위트’는 슬라이딩 도어로 각각의 좌석을 하나의 방처럼 꾸몄다. ‘방해하지 마세요’라는 버튼을 누르면 좌석 입구에 표시등이 켜져 자기만의 업무와 휴식에 집중할 수 있다. 중요 서류나 귀중품을 보관할 수 있는 개인 수납장과 미니 바도 갖춰져 있다. 시간 별로 조명이 달라지기도 하고 밤 하늘의 별을 볼 수 있는 조명 장치도 있다. 32인치 HD 개인 모니터에서 다양한 영상을 즐길 수 있고, 커플 여행객을 위해 좌석에 보조 의자가 있어 식사테이블을 펼치고 2명이 마주보면서 식사할 수도 있다.  두 항공사의 일등석 승객들에게는 공통적으로 고급 침구세트와 함께 명품 화장품, 세면도구 등이 담긴 여행용품 파우치, 고급 헤드셋이 제공된다. 집에서 입는 잠옷처럼 편안한 의상도 따로 비치해 놓고 있다.   한식 양식 중식 코스요리 원하는 시간에 척척일등석의 또 다른 ‘특권’은 기내식이다. 이코노미석에 서비스되는 플라스틱 도시락 용기가 아니라 고급 도자기 그릇에 담긴 식사가 나온다. 테이블에는 모두 테이블보를 깔고, 유리 잔, 포크와 나이프로 식사를 할 수 있다.  두 항공사 모두 한식과 양식, 중식, 일식 등 다양한 코스요리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소믈리에의 까다로운 선정을 거친 고급 와인은 고객들의 입맛을 돋구는데 한 몫 한다. 승객들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메뉴로 식사할 수 있고 2차례의 식사 외에 라면, 케익, 과일 등 간식도 수시로 먹을 수 있다.  최근 ‘라면상무’가 화제가 되면서 좌석별 ‘라면등급’이 알려졌는데, 이코노미석에서는 작은 컵라면에 물을 부어주는 정도이지만 비즈니스석과 일등석에서는 라면을 직접 끓여준다. 계란과 파, 콩나물까지 곁들여진 라면이 그릇에 담겨 나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에는 미주(인천~LA) 노선과 유럽(인천~프랑크푸르트)노선에 월 1회 세계 요리학교를 수료한 요리사 승무원과 국제 소믈리에 자격증을 소지한 승무원들이 탑승한다. 전문 요리사 4명이 조리사 복장 차림으로 다양한 카나페와 양갈비, 계절별 요리를 제공하는 데다 소믈리에 승무원들은 승객들과 디켄팅, 와인설명 등 전문적인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대한항공 측은 “제주 목장에서 방목 생산한 명품 한우와 토종닭, 무공해 유기농 농산물과 친환경 곡물류를 모든 메뉴에 사용한다”고 말했다.  특히 항공사들의 와인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세계 최고 일등석 와인으로 뽑혔던 ‘뫼르소 프리미에 크뤼(Meursault 1er Cru ‘Clos Des Poruzots’ 2009)’를 대표 와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와인은 영화 ‘도둑들’에서 배우 신하균이 “아시아나는 화이트가 훌륭합니다“라고 말한 장면이 나오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대한항공은 세계적 와인 명가인 프랑스의 ‘로랑 페리에(Laurent-Perrier)’사의 샴페인을 내놓고 있다. 로랑 페리에사의 와인들은 2007년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공식 와인으로 지정된 바 있다. 특히 프랑스 대통령 전용기에서 서비스되는 ‘그랑 시에클(Grand Siecle)’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기록을 가진 ‘큐베 로제 브륏(Cuvée Rosé Brut)’도 일등석 만의 메뉴다.  얼마 전 유럽 여행 때 일등석을 이용한 김모(60)씨는 “가격은 부담스러웠지만 큰 맘 먹고 나와 아내를 위해 최고급 서비스를 선택했다. 말이 달리 필요없을 만큼 서비스에 만족했다. 좋았다”고 말했다. 저가항공,기내식은 스낵박스…항공료 최대100배 저렴한 차례에 1000만원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말이다. 이에 따라 나름의 만족을 얻으려는 실속파들을 겨냥해 저가항공사들이 분주하다. 대형 항공사들의 틈새에서 저가항공사들도 단거리 위주의 해외 노선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기내 서비스를 곁들였다.  대형 항공사들과 시간대를 달리해 차별화했다. 예를 들어 대형 항공사의 동남아 노선 일정이 밤 시간 출국에다 새벽 시간 귀국이라면, 저가항공사는 아침 시간에 출발해 오후 시간에 돌아오는 방식이다. 애매한 일정이나 이동하기 어려운 시간대 탓에 기존 항공사의 선택을 고민하는 승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저가항공 서비스를 제일 먼저 시작한 제주항공의 경우, 괌, 홍콩, 방콕, 세부, 마닐라 등의 해외노선을 갖고 있다. 요금은 비성수기 평균 10만~30만원 안팎이다. 동남아 단거리 노선은 왕복 10만원 대의 알뜰 여행이 가능하다. 일등석과 비교하면 최대 100배 차이다. 항공사 자체 할인행사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어 더욱 알뜰한 여행이 가능하다. 대형 항공사 이코노미석의 반값 수준도 안 되지만 기존 항공사 못지 않게 여행의 즐거운 추억을 남겨주기 위한 노력들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가항공사들은 “저렴한 가격 만큼 비용을 절약하면서도 합리적인 기내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는 ‘감성 서비스’를 자처하고 있다. 대형 항공기에 있는 비디오·오디오 서비스를 할 수 없는 대신 승무원들이 직접 마술쇼를 펼치기도 하고 풍선아트로 만든 작품을 승객들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같이 게임을 하거나 다양한 소품을 이용해 사진 촬영을 해주는 등 이색적인 이벤트를 통해 직접 승객들과 마주하고 소통하는 게 감성 서비스의 특징이다. 프러포즈나 기념일, 그 밖의 사연이 있는 승객의 경우 티켓 예약 때 신청을 하면 선정을 통해 기내에서 특별한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기내식도 기존 항공사들이 선보이는 요리와는 차이가 있다. 3~4시간의 비교적 잛은 해외 여행에 알맞게 센스 있는 ‘스낵박스’가 제공된다. 종이상자 안에 요거트와 머핀, 삼각김밥, 샌드위치, 빵, 두유 등 간단한 간식거리들이 노선에 따라 종류별로 담겨져 있다. “대형 항공사의 메뉴처럼 든든한 식사는 아니지만 값싼 비용으로 여행하면서 요기를 할 수 있어 괜찮았다” 저가항공을 이용해 동남아를 갔다온 여행객의 말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과거 지구의 달은 2개…충돌로 하나됐다”

    과거 지구에 달이 2개 있었다는 주장이 또다시 나왔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지구 행성 과학과 교수 마틴 애스퍼그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오는 9월 영국 런던 왕립 자연 과학 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애스퍼그 교수의 이 연구결과는 지난 2011년 8월 네이처 지(誌)에 발표한 논문과 이어져 있다. 당시 애스퍼그 교수와 동료 과학자 마틴 저지 박사는 수천만 년 전 지구가 2개의 달을 가지고 있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놔 화제가 됐다. 애스퍼그 교수의 가설은 46억 년 전 이른바 ‘자이언트 임팩트’(Gaint Impact)가 일어나 초기 지구와 2개의 달이 생겨났다는 주장이다. 이중 현재 인류가 보는 달의 3분이 1 크기인 ‘미니 문’(Mini-moon)이 지구와 또 다른 달 사이에 놓여 있었지만 미묘한 궤도 변화로 또 다른 달과 충돌해 현재의 달이 됐다는 것이다. 애스퍼그 교수는 영국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미니 문은 또 다른 달과 충돌하기 전까지 최소 수백만년은 함께 공존했다” 면서 “3000만년~1억 3000만 년 전 충돌 후 하나로 합쳐졌으며 일부 잔해는 우주 밖으로 나갔다”고 설명했다. 박사의 이같은 주장은 소위 ‘달의 이중성’(Lunar dichotomy)이라 불리는 의문을 해결하고 있다. 왜 달의 반대편은 산 지형인 반면 앞 모습은 바다로 불리는 현재의 모습이 되었는지에 대한 논쟁이다. 애스퍼그 교수는 “달의 뒷면이 산 지형이 된 것은 미니 문과의 충돌 때문”이라면서 “미니 문이 달을 밀어내면서 녹은 마그마가 굳어진 자국이 달 뒤에 남은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문단데뷔 40년 영원한 청년작가 박범신

    [김문이 만난사람] 문단데뷔 40년 영원한 청년작가 박범신

    그의 집은 ‘와초문학뜰’이다. 뜰 바로 아래에는 조용히 출렁이는 탑정호(塔亭湖)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잔디 마당에는 조각가 류훈의 작품 ‘오늘 저녁 술 한잔 어때요’가 있다. 이 조각은 세 명의 인간형상이다. 하나는 담배를 피우며 시름에 빠진 중년의 노동자이고 나머지 둘은 서로 떠들다가 ‘술 한잔 하자’는 자세를 취하며 어른을 바라보는 젊은 노동자이다. 집 뒤에는 작은 정자가 있다. ‘흐르고 머무니 사람이다’(流留亭)라는 문패가 그럴듯하게 걸려 있다. 그가 직접 쓴 글씨로 새겨넣었다. 얼핏 보아도 붓글씨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그의 부인은 10년 동안 서예공부를 했다. 부인이 그가 쓴 ‘흐르고 머무니~’를 보더니 “10년 공부한 사람보다 더 잘쓰면 어떡하느냐”며 한동안 삐쳤다(?)고 한다. 정자 바로 앞에는 앙증맞은 작은 계곡이 있다. 물이 졸졸 흐르고 붕어새끼들이 이리저리 뛰놀기에 딱이다. 정자에서 몇 발짝 걸어가면 텃밭이 있다. 상추와 고추 등 푸성귀들이 자라고 있다. 글을 쓰다가 소일거리로 잠깐씩 들러 자라는 식물과의 대화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는 곳이다. 시간과 공간이 흐르는 곳,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홀로 가득 차고 따뜻이 비어 있는 집’이다. 이 집은 팬들을 위해 ‘행복한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1년에 봄, 가을 두 번 공개한다. 그럴 때면 전국 각지에서 200여명이 찾아온다. 글을 써서 인세로 장만한 집일까. “논산시에서 임대해 준 것이고 임대료는 내지 않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집필실은 1층과 2층에 있다. 1층은 정자가 바라보이는 곳이고 2층은 호수가 내려다보인다. ‘영원한 청년작가’ 박범신. 최근 ‘와초문학뜰’에서 문단 데뷔 40년이 되는 해에 40번째 장편소설 ‘소금’을 썼다. ‘은교’ 이후 홀연히 고향 논산으로 내려간 그가 2년여의 침묵 끝에 발표한 작품이다.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와 ‘비즈니스’로 연결되면서 자본의 폭력성에 대한 ‘발언’을 모아 펴낸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거대한 자본의 세계 속에서 가족들을 위해 ‘붙박이 유랑인’으로 살 수밖에 없는, 그래서 가출할 수밖에 없는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난달 26일 고향에서 첫 작품을 쓴 박씨와 와초문학뜰에서 만났다. 늘 그렇듯이 편하고 허름한 옷차림이다. 마당에서 만남이 이루어지다 보니 정자 얘기부터 먼저 나왔다. “원래는 마음 심(心)자를 써서 ‘심유정’이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뻥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이 머무는 적은 없어요. 그래서 흐를 유(流)자로 바꿨더니 뻥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지요. 원래 붓글씨를 배워 본 적이 없는데 제가 직접 먹을 갈고 화선지에 쓰고 현판에 새겨 달아놓았습니다.” 머물고 흐르는 것이 곧 마음에 있는 것은 아닐까. 그는 잠시 후 배도 고픈데 식당으로 가자고 했다. 미리 와 있던 두 명의 손님과 함께 인근 민물고기 매운탕집으로 옮겼다. 식당 주인이 그를 단골손님처럼 반긴다. 그는 자리에 앉으면서 주인 아주머니에게 ‘닭도리탕’과 ‘매운탕’을 주문하고 “막걸리 두 병과 소주 한 병 주세요”라고 했다. 주종과 주량을 물었더니 “오늘은 속이 별로 안 좋아 막걸리 두어 잔만 하겠다”고 말한다. 술은 많이 마시지 못하지만 잠자기 전 소주 반 병 정도나 과실주를 주로 마신다고 했다. 2년 동안 고향에서 어떻게 지냈을까. “원래는 고향으로 내려올 생각을 안 했는데 하루는 40대의 젊은 시장이 ‘형님, 고향으로 오시죠’라고 해요. 그 형님 소리가 듣기 좋더라구요. 그래서 결정했습니다. 여기에서 2년 동안 살면서 금강문화권을 다시 공부했습니다. 탑정호수 건너편에 황산벌이 있습니다. 계백이 깨진 곳이지요. 이 금강문화권은 또 백제와 후백제의 멸망, 그리고 동학군이 최후를 맞이한 곳이기도 합니다. 원혼이 많아 한밤중에 귀신이 자주 나타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루는 이런 일이 있었단다. 밤에 술을 마시고 마당에 앉아 있는데 누가 절뚝거리며 다가오더라는 것. 누구냐고 했더니 ‘계백 장군 똘마니 장수’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왜 안 가고 그러고 있느냐고 재차 물었더니 장수는 ‘계백 장군을 버리고 갈 수 없어서’라고 했단다. 얘기를 흥미롭게 듣다가 웃으면서 패망한 군인들의 원혼과 함께 있어서 외롭지 않겠다고 했더니 “뼛골만 있어도 생명을 불어넣고 그런 것이 작가가 아니냐.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묻혀 있는 곳이다. 2년 동안 고향사랑을 많이 했다”고 말한다. 술 한 잔을 마시고 담배 한 대를 입에 문다. “어린 시절 가난했던 추억만 가지고 있어서 고향에 오기가 싫었는데 지금은 아니다”라며 잠시 창밖을 바라본다. 40번째 장편소설 ‘소금’에 대해 얘기한다. “과거에는 어머니들이 희생했다면 요즘은 아버지들입니다. 베이비부머 시대의 아버지들이 쓸쓸하고 외롭습니다. 가부장의 권위도 해체되고, 아버지는 늘 자식을 위해 과실을 따오고 30대의 장성한 자식조차 여전히 아버지 등에 빨대를 꽂아 과실을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거대한 소비문명이 자식들을 빼앗아 갔습니다. 이것은 건강하지 못한 사회입니다. 이 시대의 아버지들은 어디에서 부랑하고 있는지, 지난 반 세기동안 무엇을 얻었고 잃었는지 묻고 싶었습니다. 아버지들이 젊었을 때에는 자식을 위해 수시로 돈을 뺄 수 있는 통장 역할을 하고 나이 들어서는 보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이 소설은 가족을 버리고 끝내 ‘가출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자본주의가 만들어 낸 거대한 폭력과 쓸쓸함을 비판하면서 특정한 아버지가 아닌 동시대를 살아온 ‘아버지1~아버지10’을 다루고 있다. 애당초 젊은이들에게 읽히고 싶어 시작한 소설인데 정작 젊은이들에게 반발을 일으킬까 봐 걱정되기도 한다며 웃는다. ‘은교’의 경우 시간의 반란을 그리기 위해 남자 주인공을 원래 77세로 설정했다. 그런데 출판사에서 젊은이들이 읽지 않는다며 65세로 해달라고 했다. 겨우 타협점을 찾은 것이 70세. 뚜껑을 열었더니 예상과 달리 20대 여자들이 책을 많이 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번에 쓴 ‘소금’은 그렇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소금’은 지금까지 7만부를 찍었다. “요즘 글을 쓰는 사람은 많고 독서 인구는 그에 비해 적어요. 예를 들어 문학책이 10만부가 팔렸다고 할 때 문학을 알고 사는 사람은 2만명, 나머지 8만명은 사회적 이슈이거나 자극적인 데서 책을 구입합니다. 5만 독자를 유지한다는 것은 행복입니다.” “문학은 작업”이라고 말하면서 우리 수준이 문화적으로 높아져야 잘못된 제도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소설이란 마라톤과 같으며 빈틈없는 전략으로 뒤집기를 잘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요즘 작가들은 스타트는 좋으나 체력이 문제라면서 “소설이란 걸어갈수록 강력한 힘을 발휘해야 하며 달의 뒷면, 어두운 면까지 가는 것이 문학”이라고 설명한다. 정신적인 끈기와 투지가 있어야 하며 작가의 뒷심이 약하면 시대를 바라보는 뒷심 또한 약한 것이라고 한다. 요즘 젊은 작가들은 정보에 의존해 쓰다 보니 이야기를 확실히 장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한다. 그는 신문을 잘 안 본다고 했다. 나머지 인생을 굳이 정보에 의존해서 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순간 달의 뒷면을 볼 수 있는 직관력으로 살아가려고 한단다. “30대에는 사랑받고 싶어 넓이에 정체성을 두고 글을 썼고 40대를 넘기면서 깊이를 추구했습니다. 치열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글을 써오는 동안 벌써 40년 연애한 것처럼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저 자신에게 아직도 순정주의 문학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도 연애한다고 생각하니 행복합니다.” 그는 히말라야 등정을 15차례나 했다. 존재의 등반이다. 자신의 내면 속으로 걷기, 초월적인 세계를 실감하기, 인간의 갈망이 있는 그곳에서 불멸과 순간, 현세적 삶과 초월적 삶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그의 작품 ‘비우니 향기롭다’, ‘나마스테’, ‘촐라체’ 등이 이 같은 산악 세계에서 비롯되고 있다. 지금도 걷는 것은 누구보다도 자신있어 한다. 앞으로 그의 ‘문학적 걷기’는 어떻게 될까. “여기 올 때 고전소설 몇십 권을 가져왔는데 다시 틈틈이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밀란 쿤데라 작품도 읽어봤고, 아마 다음은 역사소설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조선 후기 노론의 기반이 되는 곳이 바로 논산이거든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생활의 모토에 대해 물었더니 ‘가난한 밥상’과 ‘쓸쓸한 배회’라고 했다. 달랑 물에 만 밥과 김치를 먹으며 육체와 정신의 기름기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박범신은 누구 194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원광대 국문과와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78년까지 소외된 계층을 다룬 중·단편 소설을 발표하며 문제작가로 주목받았다. 1979년 장편소설 ‘죽음보다 깊은 잠’, ‘풀잎처럼 눕다’ 등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1981년 ‘겨울강 하늬바람’으로 ‘대한민국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밖에 주요 장편소설로는 ‘불의 나라’, ‘더러운 책상’, ‘나마스테’, ‘촐라체’, ‘고산자’, ‘은교’,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 ‘비즈니스’ 등이 있다. 김동리문학상(2001년), 만해문학상(2003년), 한무숙문학상(2005년), 대상문학상(2009년) 등을 수상했다. 현재 상명대 석좌교수로 있다.
  • 진짜 사나이 진급 측정…샘 해밍턴 최대 고비

    진짜 사나이 진급 측정…샘 해밍턴 최대 고비

    ‘일밤-진짜 사나이’(이하 ‘진짜 사나이’) 멤버들이 일병 진급 측정을 받게 됐다. 오는 30일 방송되는 MBC ‘진짜 사나이’ 녹화에서 배우 김수로, 방송인 서경석, 배우 류수영, 개그맨 샘 해밍턴, 가수 손진영 등 5명의 멤버들은 이병에서 일병으로 진급하기 위한 테스트를 받았다. 앞서 지난 3월 육군 훈련소에 입소했던 진짜 사나이 멤버들은 이번 일병 진급 측정에서 실거리 사격,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3km 뜀걸음 등 체력 검정을 거쳤다. 이날 녹화에서 ‘진짜 사나이’ 멤버들은 진급 측정의 마지막 코스인 ‘3km 뜀걸음’에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특히 샘 해밍턴이 이 코스에서 고비를 맞아 팀원들의 걱정을 샀다. 이를 본 류수영은 그를 부축하며 끝까지 함께 뛰는 의리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진은 “진급을 앞두고 뜨거운 전우애를 과시한 멤버들의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5월 입소한 배우 장혁과 그룹 제국의아이들 멤버 박형식은 이번 진급 측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진짜 사나이’ 멤버들의 진급 측정 소식에 네티즌들은 “진짜 사나이 진급 측정, 결과 기대되는데?”, “진짜 사나이 멤버들 진급 측정 받았다는데 벌써 시간이 그렇게 지났나?”, “진짜 사나이 진급 측정, 장혁과 박형식도 두달 뒷면…”, “누가 붙고 누가 떨어질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먹지 말아주세요” 슬퍼 보이는 초콜릿 사진 화제

    “먹지 말아주세요” 슬퍼 보이는 초콜릿 사진 화제

    ’슬픈 표정’을 하고 있는 초콜릿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슬픈 표정의 초콜릿은 이미지 공유 사이트인 ‘임구르(Imgur)’에 한 유저가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됐다. 포장이 반쯤 벗겨진 초콜릿의 뒷면이 군데군데 파여 슬픈 듯한 사람의 표정이 선명하게 나타나 있다. 초콜릿의 뒷면이 파이는 일은 제조과정에서 흔히 일어나는 것이다. 이 초콜릿을 구매한 네티즌은 “슬픈 표정의 초콜릿이 내가 먹지 못하게 하는 것 같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려 폭소를 자아냈다. 이 사진을 본 네티즌은 ““먹히기 직전의 초콜릿이 먹지 말아 달라며 우는 것 같다”며 재미있어하고 있다. 사진=Imgur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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