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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트럼프식 포함(砲艦) 외교, 포문 여나?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트럼프식 포함(砲艦) 외교, 포문 여나?

    포함외교(Gunboat diplomacy). 외교적 마찰이 있거나 협상이 진행 중일 때 주로 군함을 이용해 적국에게 무력시위를 함으로써 협상테이블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외교정책이다. 제국주의 시기 횡행했던 이러한 외교는 우리나라에게도 신미양요나 제너럴셔먼호 사건 등을 통해 익숙하게 알려진 개념이다. 사실 이러한 외교정책은 현대에 들어와서도 강대국에 의해 종종 사용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분쟁이 발발했을 때 미국이 항공모함을 보내 상대국을 압박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포함외교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우리 국민들 역시 북한이 큰 도발을 자행할 때마다 한반도 인근을 찾아오는 미 항모전단을 보며 이러한 포함외교를 상당히 자주 보고 있다. 그런데 미국이 오는 4월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러한 포함외교, 그것도 매우 고강도의 포함외교에 서서히 시동을 거는 움직임이 포착되어 트럼프의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해군은 관할구역에 따라 동태평양의 제3함대, 대서양의 제4함대, 중동의 제5함대, 지중해의 제6함대, 서태평양의 제7함대 등 5개의 함대를 두고 있다. 통상 약 90~100여 척의 전투함이 해외 전개(Deployment) 상태에 있는 미 해군은 연일 분쟁으로 시끄러운 중동의 제5함대와 유럽·북아프리카 일대를 관리하는 제6함대에 약 20%, 서태평양 일대를 담당하는 제7함대에 약 70%의 전력을 배치해 운용해오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해군력 배치에도 일종의 법칙이 있다. 이슬람 무장세력 창궐이나 시리아 내전, 예멘 내전 등 분쟁이 끊이지 않는 제5함대 해역과, 북한의 군사적 도발과 중국의 남중국해 팽창 등으로 안보 불안 요소가 끊이지 않는 제7함대 해역에는 반드시 힝공모함 전단을 배속시켜둔다는 점이다. 이러한 항모전단은 함대 전투력의 핵심으로써 평시 무력시위를 통한 분쟁 억제 등의 상황 관리를, 유사시 항공모함 타격전단이 갖는 강력한 군사력으로 분쟁지역을 제압해버리는 임무를 수행하는데, 여의치 않아 항모를 배치할 수 없는 경우에는 강습상륙함에 수직이착륙 전투기를 얹어 항모전단의 ‘대타’로 운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미 해군 전력 배치에 이상한 점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시리아 내전, 후티 반군에 의한 예멘 내전의 격화 등 중동 정세가 아직도 위태로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제5함대 소속 항공모함 타격전단이 중동을 비운 것이 확인된 것이다. 미 태평양함대는 지난 27일, 시어도어 루스벨트(USS Theodore Roosevelt, CVN-71)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한 제9항공모함타격전단(Carrier Strike Group 9)이 서태평양 해역의 제7함대 작전구역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제9항모타격전단은 F/A-18E/F 슈퍼호넷 전투기와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E-2C 호크아이 2000 조기경보기 등을 보유한 제17항모비행단(Carrier Air Wing 17)을 싣고 호위함으로 1척의 이지스 순양함과 3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대동한 채 7함대 구역에 들어왔다. 제5함대에 배속된 항공모함이 제7함대 작전구역에 들어온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그런데 이번 루스벨트 항모전단의 전개는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전개 시점이다. 루스벨트 항모는 작년 10월 모항인 샌디에이고를 출항했다. 통상 해외 전개 주기가 6개월임을 감안하면 아직 해외 전개 일정이 2개월 남았다. 루스벨트 전단 후속으로 중동 지역에 전개할 해리 S. 트루먼(USS Harry S. Truman, CVN-75) 항공모함은 최근 해외 전개를 위한 최종 훈련인 COMPTUEX(Composite Training Unit Exercise)를 마치고 미국 동부 노포크(Norfolk) 기지에서 출항을 준비 중이기 때문에 중동 해역에 진입하려면 아직 한 달은 더 지나야 한다. 시리아와 예멘, 사우디, 이라크 문제 등으로 혼란스러운 중동 지역에 무려 한 달 이상 항모 공백 상황이 생기는데도 불구하고 제5함대 항모를 빼서 제7함대 구역으로 보냈다는 것이다. 더 이상한 것은 제7함대에 항모가 부족한 상황도 아니었다는 점이다. 원래 제7함대에 배속된 로널드 레이건(USS Ronald Reagan, CVN-76) 항공모함은 이달 초부터 다음 달 말까지 약 2개월 일정의 정기 정비를 받고 있다.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칼 빈슨(USS Carl Vinson, CVN-70)을 중심으로 한 제1항공모함타격전단이 지난달부터 이미 제7함대 구역을 순찰 중이고, 2월에 F-35B를 싣고 신규 배치된 와스프(USS Wasp, LHD-1) 원정타격전단(Expeditionary Strike Group)과 교대해 미국 본토로 돌아갈 예정이던 본험리처드(USS Bonhomme Richard, LHD-6) 원정타격전단도 일정을 바꿔 오키나와에 계속 머무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제7함대 작전구역 안에는 핵항모와 이지스함으로 구성되는 3개의 항모타격전단, 대형 강습상륙함과 약 2000명의 해병 강습부대, 이지스함으로 구성되는 2개의 원정타격전단 등 5개의 타격전단이 들어와 있는 걸프전 이래 최대 규모의 해군력 집중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여기에 미국 서부 해안에는 존 C. 스테니스(USS John C. Stennis)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하는 제3항모타격전단이 대기 중이다. 스테니스 항모는 올 하반기 해외 전개가 예정되어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전개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고, COMPTUEX를 위해 전단을 구성하는 주요 호위함들이 모두 출항 준비를 마치고 항모와 함께 대기 중이기 때문에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언제든지 한반도 인근으로 올 수 있다. 한반도 인근에서 미국이 군사행동을 결심할 경우 최대 4개 항모전단과 2개 강습상륙함 전단이 투입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미 해군의 이러한 공격적인 함대 운용은 최근 매파 일변도로 구성되고 있는 트럼프의 외교안보라인 구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미 합의에 따라 이들 항모전단과 원정타격전단은 4월 한미연합 KR/FE 훈련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멀지 않은 해역에 북한 전역을 몇 시간이면 초토화시키기에 충분한 수준의 대규모 함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본격적인 회담에 앞서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하려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김정은의 깜짝 방중은 미국의 이러한 압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정은은 중국의 뒤에 숨어 미국의 압박을 피해보고자 하겠지만 그는 이번에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원하는 트럼프는 포함외교가 먹히지 않을 경우 그 포함의 포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과연 중국이 김정은을 향한 미국의 포격을 막아줄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열린세상] 페이스북 제거 운동에 동참하고 싶으신가요?/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페이스북 제거 운동에 동참하고 싶으신가요?/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디지털 시대에 개인은 종종 무기력하다. 개인은 디지털 세계에서 활동하고, 교류하고, 또한 소비하는 동안 자신의 정보와 활동 기록을 고스란히 남기지만 비밀을 보장받지도 못하거나 활동 기록을 통제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개인정보를 해킹당하고, 프라이버시를 침해당해도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고객정보를 해킹당한 업체가 사과하고 경찰이 수사에 나서지만 이미 개인의 정보는 디지털 세상을 떠돌아다닌다. 어떤 계기로 신상정보나 사적인 자료가 공개되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완전히 삭제하는 것이 불가능한 채 2차, 3차 피해를 감내하며 살게 된다.이번에 더욱 심각한 사건이 터졌다. 페이스북 이용자 50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에 유리하게 사용됐다는 스캔들이 터졌다.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데 그 정보가 선거운동에 활용됐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5000만 이용자의 성향, 즉 ‘좋아요’를 누르는 페이지, 친구 관계 등의 내용에 따라 그들의 투표에 영향을 미치는 가짜뉴스, 정보 등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연결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스캔들이 터진 이후 트위터에서 페이스북 제거 운동(#deletefacebook)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에서 자유로워진 후 얼마나 좋아졌는지 증언하는 사용자, 이 운동에 동의하지만 막상 없애려니 자주 보지 못하는 친구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 갈지 걱정된다는 사용자 등 페이스북 제거 운동을 둘러싼 논쟁이 활발하다. 일부 언론에서는 “페이스북을 제거하는 5가지 단계”라는 기사를 실었다. 페이스북 계정으로 편하게 가입했던 앱이나 웹사이트, 페이스북에 저장돼 있는 사진 또는 개인 자료 등을 어떻게 단계별로 정리할 수 있는지를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페이스북 제거 운동이 앞으로 얼마나 확산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 사건이 우리에게 보여 주는 분명한 교훈은 개인이 더는 디지털 세계의 ‘객체’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디지털 세계에서 ‘회원 가입’ 절차를 통해 가입을 허락받아 왔고, 우리의 정보와 활동 내용 등을 고스란히 디지털 업체의 손에 맡겨 왔다. 그들이 우리 정보를 해킹당해도, 프라이버시를 침해해도 침묵했으며 뉴스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편집하면 그냥 받아들였다. 우리가 디지털 세상에 남긴 무수한 흔적은 ‘빅데이터’로 축적됐고, 그들은 그것을 무기로, 자원으로 활용하면서 제국을 구축했다. 유럽연합(EU)은 약 두 달 뒤인 5월 25일을 기점으로 ‘개인정보보호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을 시행한다. 가장 큰 특징은 개인에게 자신의 정보에 대한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자신의 정보에 대한 주권을 가진다는 의미는 디지털 업체가 자신의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며, 그에 대해 보고받고, 자신에 관한 정보를 회수할 권리(잊힐 권리)를 가지며, 자신의 정보를 옮길 권리를 갖는다. EU 국민의 개인정보를 다루는 기업은 기업의 국적을 막론하고 정보보호담당관(Data Protection Officer)을 두어야 한다. EU는 개인정보보호법을 어기는 기업에 대해서는 2000만 유로(약 264억원) 또는 글로벌 매출의 4% 중 더 큰 금액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앞으로 이 법이 글로벌 디지털 기업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줄지는 큰 관심의 대상이다. EU의 개인정보보호법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될 조짐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최근 발표된 헌법 개정안에 정보문화향유권과 함께 자기 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새롭게 추가한 것은 좋은 출발이다. 법 개정과 더불어 중요한 것은 정보에 대한 개인의 주권 의식이다. 역사상 가장 엄격한 개인정보보호법이 EU에서 발효될 예정이고, 그 시행을 불과 2개월 앞두고 발생한 세계 최대 디지털 제국에서의 개인정보 스캔들. 과연 페이스북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사용자들의 ‘제거 운동’은 성공할 수 있을까. 제거할 수 없다면 주도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디지털 시대의 주권 찾기, 더는 미룰 수 없다.
  • [자치단체장 25시] “통합대구공항 유치… 소멸 위기 군위, 화려한 날갯짓 할 것”

    [자치단체장 25시] “통합대구공항 유치… 소멸 위기 군위, 화려한 날갯짓 할 것”

    인구 2만여명에 불과한 ‘초미니 지방자치단체’인 경북 군위군이 세계로 열린 대구·경북 관문 도시로 화려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김영만 군수가 2016년 7월 빈사상태인 군위 살리기를 위해 대구국제공항·K2공군기지(이하 통합대구공항) 유치전에 전격 뛰어든 게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국방부가 최근 ‘군위군 우보면’ 단독지역과 ‘의성군 비안면 및 군위군 소보면’ 공동지역 2곳을 군 공항 이전 후보지로 선정한 것이다. 김 군수의 과감한 결단력과 강한 추진력을 앞세운 리더십이 바탕이 됐다. 이로써 군위는 머지않아 대구·경북의 거점공항 유치는 물론 국가 관문공항 기능을 원활히 수행하는 신공항 도시로 도약할 전망이다. 1930년대 건설해 민·군이 함께 사용하는 통합대구공항은 대구 도심에서 북동쪽 6㎞ 지점에 있어 소음 피해, 고도 제한에 따른 도시공간 단절, 기능 제한 등이 한계에 달해 국방부와 대구시 등이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개항이 목표다.27일 군수실에서 만난 김 군수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군수는 “군위의 미래 100년을 위해 우보면 일대에 꼭 통합대구공항을 유치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다음은 김 군수와의 일문일답이다. →국방부의 군 공항 이전 후보지 선정 의미는. -통합대구공항 이전과 관련한 그동안의 논란에 쐐기를 박는 계기가 됐다. 이번 결정으로 사업 추진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공항 이전과 관련이 있는 대구시와 경북도, 군위군, 의성군 4개 자치단체가 소모적인 논쟁을 하기보다 하나 된 힘으로 똘똘 뭉쳐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는 게 급선무다. →군위가 공항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우리 지역은 대도시인 대구와 인접하면서도 전체 인구가 2만 4166명(2월 현재 기준)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37%인 8933명에 이른다. 군의 인구 10명 가운데 4명 정도가 노인인 셈이다. 지난해 출생자는 102명에 불과했고, 사망자는 345명에 달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선정한 ‘30년 이내 사라질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자체 10곳’에서 3위를 차지한 게 바로 군위다. 존립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군위가 사는 길은 공항을 유치해 인구를 늘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길밖에 없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절박한 생존의 문제다. →유독 우보면 일대에 공항을 유치하려는 이유는. -최적지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단독 후보지인 우보면은 대구와 30분 거리로 가깝고 50㎞ 반경 내에 대구·경북 총 인구 520만명 가운데 69%가량인 353만명이 살고 있는 대구·경북의 중심점이다. 양쪽에 산이 있어서 자연 방음도 되는 등 천혜의 요새이기도 하다. 반면 소보면 등 공동 후보지의 경우 대구와 상대적으로 멀고 50㎞ 반경 내 인구가 169만명으로 절반도 안 돼 입지 조건이 열악하다. 아울러 의성군과 공항 진출입로 위치 결정, 주변 지역 주민 지원사업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갈등 요소가 많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군위는 공동 후보지보다는 우보면 일대 단독지역을 절대적으로 희망한다. →공항 유치로 어떤 성과가 기대되나. -당장 소멸위험 도시가 일약 국제 도시로 발돋움할 뿐만 아니라 도시 브랜드 가치도 엄청나게 높아지게 된다. 군인, 군무원, 가족 등 1만명, 민간공항 관련 상주인구 600여명이 유입될 것으로 예측된다. 물자와 서비스 조달 및 장병의 외출·외박, 연간 공항 이용인구 250만명 등으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되고 학교와 병원, 도로, 상업시설 등 기반시설 확충 등의 다양한 사회적 파급 효과도 예상된다. 전체적으로는 대구·경북에 12조 9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 5조 500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 12만명의 취업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국방부가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한 ‘군 공항 이전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 분석 용역’의 결과다. →앞으로 사업 추진 절차와 방식은. -국방부는 이전 후보지 2곳에 대한 지원 계획을 세우고 공청회와 주민투표 등을 거쳐 연내 최종 이전 부지를 선정할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이전 사업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우리 군은 원활한 공항 이전을 위해 경북도, 대구시, 의성군과 적극 협력하겠으며 주민들의 의지와 역량을 결집해 통합 이전의 추진 동력으로 삼겠다. K2공군기지는 ‘군 공항 이전 특별법’에 따라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추진하고, 민간공항 건설은 전액 국비로 충당한다는 게 원칙이다. 기부 대 양여 방식은 기존 공항을 이전한 뒤 이전터를 개발하거나 매각해 비용을 충당하는 방식이다.→공항 이전 후보지 주민 상당수가 공항 유치에 반대하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군위 통합공항유치 반대추진위원회’가 구성돼 계속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군위군수에 대한 주민소환을 추진하는 등 지역 내 파장이 적지 않았다. 이유는 다양하다. 군수가 주민 의견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공항 유치에 나섰다거나 공군기지에서 전투기 이착륙 소음이 발생하고, 땅값이 크게 떨어진다고 한다. 무엇보다 평생을 살아온 터전을 떠나야 한다며 반발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주민 대부분이 공항 유치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사라질 위기에 놓인 지역을 단기간에 살려내는 유일한 대안이 공항 유치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품격 있는 문화도시 육성에도 적극적이다. -군위는 일연 선사가 삼국유사를 완성한 곳으로 ‘삼국유사의 고장’이다. 이를 바탕으로 군위를 대표하는 브랜드인 삼국유사 문화관광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의 주요 내용은 삼국유사 속 신화, 설화, 향가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교육 체험형 테마단지를 만드는 것이다. 이른바 ‘삼국유사가온누리’ 조성 사업으로, 올해 말까지 준공할 예정이다. ‘가온누리’는 중심 세상을 뜻하는 우리 고유어이다. 의흥면 이지리 일대 부지 72만 2000여㎡에 총 공사비 1223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삼국유사가온누리 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확신하며 53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000여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거둘 것이다. 또 인근 인각사 복원 사업을 추진해 삼국유사 집필 당시의 모습을 재현, ‘삼국유사 성지’의 면모를 갖추도록 하겠다.→전국 유일의 ‘김수환 추기경 사랑과 나눔공원’이 오늘(27일) 문을 열었는데 소개해 달라. -군위읍 용대리 일대 3만㎡ 터에 추기경의 사랑과 나눔 정신을 실천할 수 있는 체험과 수련의 정신문화 공간으로 꾸몄다. 공원 안에는 추기경의 생가와 추모전시관, 추모정원, 십자가의 길, 평화의 숲, 잔디광장 등이 있다. 추모정원은 추기경의 사진과 생전 말씀 등을 타일로 표현했고 평화의 숲에는 십자가를 상징하는 계단을 만들었다. 생가에 딸린 우물과 옹기를 굽던 옹기굴도 복원해 놨다. 청소년수련원과 야외 집회장, 운동장, 미니 캠프장, 수련의 숲 등도 함께 들어섰다. 특히 사랑과 나눔공원에서 500m 정도 떨어진 옛 군위초교 용대분교에 자리 잡은 청소년수련원은 9322㎡의 터에 1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숙박 시설을 갖추고 수련 활동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하도록 조성됐다. 전국 각지의 천주교 신자는 물론 추기경의 ‘사랑과 나눔’ 정신을 체험·수련하기 위해 국민들의 방문이 줄을 이을 것으로 기대된다. →팔공산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도립공원인 팔공산은 면적이 125.7㎢에 이르며 대구·경북의 영산(靈山)으로 꼽힌다. 전체 면적의 17.4%인 21.9㎢가 군위에 속해 있다. 이 일대에 산림레포츠단지, 원효 구도의 길, 둘레길, 치유의 숲 등을 조성해 관광자원화하는 것이다. 군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14년전 단역 자매 사망 재조사 국민청원 20만명 넘어

    14년전 단역 자매 사망 재조사 국민청원 20만명 넘어

    14년 전 발생했던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의 재조사를 요구하는 내용의 국민청원에 참여한 사람이 20만 명을 넘었다.지난 3일에 올라온 이 청원에는 26일 오전 8시 현재 20만 1000여명이 참여함으로써 청와대 수석비서관 또는 관련 부처 장관이 공식 답변을 내놓기로 한 기준인 ‘한 달 내 20만 명 참여’를 충족했다. 청원 내용에 따르면 2004년 당시 대학원생이던 A씨는 드라마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했고 배우들을 관리하던 현장 반장 등 관계자 12명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며 이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이 조사 과정에서 가해자를 옆에 둔 채 A씨에게 피해 상황을 자세히 묘사하라고 하는가 하면 고소를 취하하라는 가해자들의 협박까지 계속되자 이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2009년에 자살했다는 게 청원 글의 내용이다. 이후 A씨에게 단역 아르바이트를 소개한 A씨 동생도 자살했고 피해자 아버지 역시 두 딸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뇌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을 제기한 사람은 “경찰과 가해자를 모두 재조사해달라”면서 “공소시효를 없애고 수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번 청원은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답해야 할 23번째 국민청원이 됐다. 이 청원 외에도 ‘연극인 이윤택 씨 성폭행 진상규명 촉구’, ‘대통령 개헌안 실현’, ‘경제민주화 지지’, ‘미혼모가 생부에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게 하는 법안 마련’ 등의 국민청원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GM ‘운명의 1주일’

    한국GM ‘운명의 1주일’

    희망퇴직자 한달새 두 명 자살 내일 임단협 변수로 급부상 한국GM이 이번 주 중대 고비를 맞는다. GM 본사의 신차 배정과 7000억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가 이번 주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게다가 희망퇴직이 결정된 한국GM 근로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또 발생해 이번 주 재개될 노사 임단협에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들은 희망퇴직으로 인해 다가온 취업난과 경제적 어려움 등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4일 전북 군산시 미룡동 한 아파트에서 A(47)씨가 숨져 있는 것을 여동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한국GM 군산공장에서 20년 넘게 생산직으로 근무한 A씨는 최근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오는 5월 말 희망퇴직이 확정된 상태였다. 경찰은 “A씨는 아내가 몇 년 전 오랜 지병으로 숨지고 딸이 외국 유학 중이어서 혼자 생활해 왔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에는 한국GM 부평공장 근로자 B(55)씨가 희망퇴직 승인이 난 당일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한 달 새 희망퇴직자 두 명이 숨진 가운데, 남은 부평과 창원 공장에 대한 신차 배정 여부는 이번 주 중 결론이 날 전망이다. 한국GM 관계자는 “한국의 구조조정 상황 때문에 본사 발표가 늦춰졌지만 아무리 늦어도 이달 중엔 신차 배정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라면서 “다른 나라 사업장의 생산 일정 등을 고려하면 계속 미룰 수만은 없다는 게 GM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현금 유동성 측면에서도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다. 우선 상환을 두 차례 연기한 본사 차입금 7000억원이 이번 주 만기를 맞는다. GM은 지난해 말 7000억원의 채권 만기를 올해 2월 말로 연장했고, 지난달 23일 이사회에서도 만기를 이달 말로 한 차례 더 늦췄다. 한국GM 관계자는 “실사 중에는 회수를 보류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지만 100% 장담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3월 만기가 연장되더라도 다음달 1일부터 8일까지 무려 9880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다시 돌아온다. 대부분 GM 글로벌 금융 계열사로부터 빌린 돈으로, 이자율은 4.8~5.3% 수준이다. 또 다음달 말부터는 희망퇴직자 2600명에 대한 위로금도 지급해야 한다. 1인당 평균 2억원으로만 계산해도 약 5000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 한국GM은 만기 연장과 유리한 신차 배정을 위해서라도 이번 주 27일로 예정된 임단협 결과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적어도 ‘포괄적 합의’ 정도는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GM은 올해 임단협을 통해 적어도 연 2500억원의 인건비를 절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GM 관계자는 “고정비용이 연 2500억원 정도 줄면 당장 올해는 아니더라도, 5년 내 흑자 구조 달성의 기반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노조가 사측의 교섭안 중 ‘올해 임금 동결, 성과급 지급 불가’ 방침을 받아들여 연 1400억원 정도는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한국GM은 ‘복지후생비 삭감’을 통해 추가로 1000억원의 고정비용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걸음마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스노보드 타는 아기 (영상)

    걸음마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스노보드 타는 아기 (영상)

    태어난 지 18개월에 불과한 두 살배기 아이의 놀라운 스노보드 실력이 공개됐다. 미국에 사는 전직 스노보드 강사 맷(44)은 최근 아내 로라(44) 및 18개월 된 아들 소여와 함께 스키장을 찾았다. 소여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걸음마를 뗀 것은 불과 2개월 전. 여전히 혼자 서 있거나 걷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갓난아기지만, 이날 맷은 아들의 재능을 찾는데 성공했다. 맷은 걷기 시작한지 8주 밖에 되지 않은 생후 18개월 아들에게 아이용 스노보드를 신긴 뒤 활강을 시켰다. 미끄러지는 눈 위에서 중심을 잡는 것은 초보 성인도 하기 힘든 동작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소여는 넘어지지 않고 ‘무사히’ 평지까지 내려가는데 성공했다. 걸음마도 간신히 걷는 아이가 놀라운 균형감각을 자랑한 것. 맷은 “아이가 걷기 시작한 지 몇 주 지나지 않아 바로 스노보드를 가르쳐봤다. 나는 몇 년간 스노보드 강사로 일했기 때문에, 스노보드를 알려주는 것이 스포츠와 속도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데 매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맷은 당초 집 거실에 밧줄을 설치하고 아이에게 이를 잡고 서 있는 연습을 시켰다. 어느 정도 균형감각이 생겼다고 판단되자 곧바로 야외로 나가 보드위에 올라서게 했다. ‘예상대로’ 소여의 균형감각은 타고난 수준이었고 걷기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보드 활강이 가능한 수준이 됐다. 맷의 아내는 “아이가 얼마 전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금메달을 딴 숀 화이트의 경기를 집중해서 보던 장면이 떠오른다”면서 “하던 놀이를 모두 멈추고 숀 화이트의 경기에 엄청난 흥미를 보였다”고 말했다. 맷이 최근 공개한 영상에는 혼자 스노보드 위에 올라서지도 못하는 아이가 꽤 긴 거리를 활강하는 장면은 물론이고, 한쪽 다리를 살짝 구부려 정지하는 모습도 담겨져 있다. 맷 부부는 “우리 부부는 아들의 1년 후 모습이 더욱 기대된다”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정두언 “김윤옥 받은 명품백에 3만불 들어있었다”

    정두언 “김윤옥 받은 명품백에 3만불 들어있었다”

    정두언 전 의원은 21일 김윤옥 여사의 명품백(에르메스 가방) 사건이 대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경천동지할 세 가지 일’ 가운데 하나가 맞다고 밝혔다.정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명품백 사건이 경천동지할 세 가지 중의 하나가 맞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그는 “당시 명품백에 (재미 여성 사업가가) 3만 불을 넣어서 줬다. 그런데 그것을 그냥 차에 처박아 두고 있다가 두 달 만에 돌려줬다고 제가 확인했다”며 “확인해보니 사실인데 후보 부인이 3만 불의 돈이 든 명품백을 받았다고 하면 진짜 그건 뒤집어지는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 전 의원은 “그 얘기를 들은 뉴욕 교포신문 하는 사람이 한국으로 와서 모 월간지 기자하고 같이 (기사로) 쓰자고 한 것”이라며 “월간지 기자가 캠프로 찾아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붙잡고 통사정을 하고 원하는 게 뭐냐고 했더니 자기 사업을 도와달라. 그리고 자기가 MB 캠프에서 못 받은 돈이 있다고 했다”며 “그것(못 받았다는 돈)은 그냥 급하니까 그냥 확인도 제대로 안 하고 줬다”고 말했다. 즉, 정 전 의원 본인이 당시의 상황을 무마시키기 위해 MB 캠프에서 못 받았다고 주장하는 돈 4000만원을 사비로 건넸다는 주장이다. 정 전 의원은 이어 “그리고 그것보다도 더 큰 것을 요구했다. 정권을 잡으면 자기 일을 몰아서 도와달라고…”라며 소위 ‘정두언 각서’가 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한 뒤 “각서로서 효력도 없고, 그냥 무마용으로 써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전 의원은 다만 당시 이런 상황을 이 전 대통령은 몰랐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당시 확인을 사위한테 했기 때문에 MB는 몰랐을 것”이라며 “그걸 알면 MB한테 얼마나 야단맞았겠느냐. MB한테는 숨겼을 수도 있죠”라고 언급했다. 정 전 의원은 이들이 이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정권 초기에도 찾아와 신재민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연결해 줬지만, 신 차관이 “특별히 해 줄 수 없다”고 돌려보냈다고 전했다. 정 전 의원은 “경천동지할 일 세 가지 중 나머지 두 가지도 김윤옥 여사와 관련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비극은 돈과 권력을 동시에 잡으려 했다는 것이다. 돈이 일종의 신앙, 돈의 노예가 돼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전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판단을 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같은 경우는 끝끝내 자기가 무죄가 될 것이라고 어리석게 판단한 것 같은데 MB는 (스스로) 유죄가 될 것으로 판단한 것 같고 그래서 스타일은 구기지 말자(고 한듯하다)”며 “본인까지 안 나타나는데 그걸 불구속하면 정말 이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달 1일부터 한·미 훈련… 기동훈련 한 달 줄이고 장비 축소

    새달 1일부터 한·미 훈련… 기동훈련 한 달 줄이고 장비 축소

    새달 남북·북미 정상회담 고려 인원 1만여명 늘어도 강도 낮춰 한·미 “방어적 성격 훈련”강조 국방부 군통신선 통해 北에 통보 美와 규모·기간 등 발표 혼선도한국과 미국 국방 당국은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계기로 미뤘던 연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다음달 1일 시작한다고 20일 공식 발표했다. 군 관계자는 “병력과 장비가 움직이는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훈련은 다음달 1일부터 4주간,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지휘소 연습인 키리졸브연습은 다음달 중순부터 2주간 진행된다”고 말했다. 일정상 키리졸브연습은 남북 정상회담 기간 중에도 일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 국방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훈련 규모가 “예년과 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독수리훈련과 키리졸브연습에 참가하는 미군은 총 2만 3700명으로 지난해보다 700여명 늘었다. 우리 군 병력은 지난해보다 1만명 많은 30만명이 참여한다. 독수리훈련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한·미 해병대의 상륙작전 훈련인 쌍룡훈련은 한·미에서 각각 연대급과 여단급 병력이 참가해 다음달 1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다. 오키나와 주일 미군기지의 미 제3해병원정군이 쌍룡훈련을 위해 대형 강습상륙함 와스프함 등을 이용해 조만간 이동을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 와스프함은 올해부터 수직이착륙기 MV22 오스프리 외에 스텔스 전투기 F35B를 탑재하는데 이번 훈련에 F35B가 참가할지는 불투명하다. 유엔사는 이날 오전 8시 30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군사분계선(MDL) 근처에서 핸드마이크로 훈련 일정과 성격 등을 북측에 설명했다. 국방부도 오전 9시 30분쯤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북한 측에 연합훈련 일정을 통보했다. 기동훈련 일정이 한 달 정도 줄어든 데다 동원되는 장비도 2016년 및 지난해에 미치지 못해 상당히 ‘조용한 훈련’이 될 전망이다. 이처럼 기간과 훈련 강도가 축소된 것은 다음달 말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 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올 들어 북한이 도발을 일시중단하고, 대화 테이블에 앉았는데 떠들썩한 훈련으로 구태여 도발 재개의 빌미를 줄 필요가 있겠느냐는 한·미 양국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 군사 당국이 이날 한목소리로 “연합 연습은 방어적 성격의 연습”이라고 강조한 것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한·미 양국 군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 독수리훈련에서는 미 전략자산 등을 동원해 북한의 핵심 핵·미사일 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훈련은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 작전계획인 작계 5027이나 작계 5015가 아닌 별도의 연습 작계를 세워 국가 중요시설 및 기지 방어, 해상 기뢰 제거, 연합 해병훈련 등을 실시하는 등 사실상 방어 훈련에 집중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한편 미 국방부의 크리스토퍼 로건 대변인이 발표 후 질의응답에서 훈련의 기간 등에 대해 “지난해와 같은 규모, 같은 범위, 같은 기간으로 진행된다”고 답변해 한 달간 진행한다는 한국 측과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한국 측이 의도적으로 축소발표한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국방부 측은 “5월11일 실시하는 연례 한·미 연합 공군훈련(맥스선더)을 우리 측은 독수리 훈련에 포함시키지 않은 반면, 미 측은 독수리 훈련의 일환으로 판단하는 것 같아 생긴 오해”라는 입장을 밝혔다. 맥스선더 훈련은 지난해에는 독수리 훈련의 일환으로 실시됐으나 때에 따라 별도 훈련으로 실시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열린세상] 이백의 진실, 음주산행의 거짓/김종면 서울여대 국문과 겸임교수

    [열린세상] 이백의 진실, 음주산행의 거짓/김종면 서울여대 국문과 겸임교수

    중국 당나라의 시인 이백은 ‘월하독작’(月下獨酌)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읊었다. “하늘이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하늘에 주성(酒星)이 없을 것이요/ 땅이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땅에 주천(酒泉)이 없으리/ 하늘과 땅이 술을 좋아하니 술을 좋아해도 하늘에 부끄러움이 없도다.” 굳이 이백의 주덕송(酒德頌)까지 끌어올 것도 없다. 술을 좋아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어디서 어떻게 마셔야 할까. 술을 좋아해 주성이라 불린 이백은 남달랐다. 이백은 사흘에 두 번은 주루에서 술을 마셨지만 혼자 밤낮을 이어 마신 날이 많았다고 한다. 달 아래서 홀로 술잔을 기울인 이백에게 술은 마치 신비 의식을 거행하는 샤먼과도 같았다. 밝은 달과 어둑하게 물든 달그림자, 그리고 낭만가객, 그렇게 셋이서 박자를 맞추어 벌이는 술판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이백이 노래하면 달이 이리저리 서성였고, 춤을 추면 달그림자가 어지러이 움직였다. 자연과 인간은 이미 한 몸이다. 석 잔을 마시면 대도와 통하고 한 말을 마시면 자연과 하나가 된다고 한 호언이 빛을 발한 것인가. 술 속의 멋을 잘도 뽑아냈다. 이백에게 주흥은 곧 시흥이다. 한 말 술을 마시면 시 백 편을 지었다. 산중에 은거하며 시를 쓰기도 했다. 그중에는 꽃 피는 산에서 은자와 마주 앉아 일배일배부일배(一杯一杯復一杯) 하며 음풍농월한 것도 있다. 산중음주시라 할 만하다. 그러나 그보다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유유자적하는 삶의 정취를 노래한 시들이 더 눈에 띈다. 칠언절구 ‘산중문답’(山中問答)에서 이백은 산 속의 삶을 ‘복사꽃 물 따라 아득히 흘러가는 별천지’로 묘사했다. 산에 있어 마음이 저절로 한가로운 심자한(心自閑)의 경지, 그런 탈속의 멋이 있기에 우리는 산을 찾는다. 산에 오를 때는 자기 그림자만 데리고 가야 제격이다. 세속의 욕망을 한 꺼풀 벗겨 내기 위해, 더 투명하고 단순해지기 위해, 비움으로써 채워지는 텅 빈 충만을 경험하기 위해 산에 오르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조용히 자신의 내면을 두드리며 길을 걸을 일이다. 머릿속에 넣어둔 불망(不忘)의 시구라도 있으면 그것을 꺼내어 가며 미음완보(微吟緩步)해도 좋다. 그런데 계곡에서도 정상에서도 소잡하기 이를 데 없다. 남의 귀는 아랑곳하지 않고 노랫가락을 틀어 댄다. 반반한 터에 대놓고 술자리를 편다. 짐승은 쉬어 간 자취도 남기지 않는다는데 사람들은 왜 그렇게 흔적을 남기지 못해 안달일까. 자연의 품에 안겨서도 저잣거리의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 어설픈 산객이 너무 많다. 인간의 이기심에 산은 멍들어 가고 있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자연공원 내 대피소와 탐방로, 산 정상부 등에서 술을 마시지 못하도록 한 것은 다행이다. 건전한 산행문화의 정착을 위해 더는 미룰 수 없다.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느니 실효성이 없다느니 구시렁대는 것은 온당치 않다. 등산도 문화일진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우리는 참을 수 없는 등산의 가벼움으로 인한 폐해를 너무도 많이 보아 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산술’을 고집하는 것은 무엇보다 산에 대한 생각이 깊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니,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영국의 등산가 조지 맬러리는 왜 위험한 에베레스트에 오르려고 하느냐는 질문에 “산이 거기 있기 때문”이라는 선문답 같은 말로 응수했다. 사람들이 산을 찾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산꼭대기에 올라가 마시는 이른바 ‘정상주’를 등산의 낭만으로 여기는 이들도 있다. 정상주에서 정녕 낭만을 찾으려 하는가. 다시 이백으로 돌아가 보자. 이 호방한 기상의 대자연인은 벽산(碧山)에 숨어 살며 ‘산중문답’ 같은 다정다감한 주시(酒詩)를 많이 남겼다. 하지만 ‘우리식’ 정상주를 마신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그 같은 ‘술을 위한 술’, ‘술 아닌 술’에서는 천지자연과 하나가 되는 진정한 낭만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을 아낌없이 품어 주는 자연 앞에서까지 음주의 객기를 부리겠다는 것은 산을 사랑하는 자의 자세가 아니다. 술을 좋아하는 자의 자세도 아니다. 다만 부끄러울 뿐이다. 미망에서 깨어나야 한다.
  • [수요 에세이] 평창과 한반도 비핵화/김영목 전 코이카 이사장

    [수요 에세이] 평창과 한반도 비핵화/김영목 전 코이카 이사장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여러 기록을 남겼다. 역대 최대 규모인 92개국·2920명이 참가했고 나이지리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에콰도르, 가나 등 더운 기후의 동계스포츠 불모지 6개국이 처음 출전했다. 한국은 스켈레톤, 컬링 등 6개의 종목에서 17개의 메달을 획득해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49개국·570명이 참가한 패럴림픽도 사상 최대 규모다. 그러나 이번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전 드라마가 펼쳐진 외교무대로서 역사에 기록될 것 같다. 지난 수년간, 특히 2017년 내내 계속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 위협, 그리고 이에 따른 전쟁의 공포가 있었고, 일부 우방국들은 평창올림픽이 과연 안전할까 의문을 제기했다. 북한의 동계올림픽 참가 결정부터 시작된 일련의 교섭은 혼신의 힘을 다해 경기에 나섰던 선수의 호흡만큼 가쁘게 진행됐다. 특사단이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깜짝 뉴스를 갖고 돌아온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한 우리 특사단을 면담하자마자 김정은을 만나겠다는 입장을 발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특사단은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와 ‘핵·미사일 실험중단’이라는 약속,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회담 초청의사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외교가 국제적 칭찬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경계심은 계속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있을 때까지 경제제재를 계속하겠다 하고,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이 구체적 조치를 하는 걸 전제로 만날 수 있다고 단서를 달고 있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유일한 억지력이라고 간주되는 한·미 연합훈련도 패럴림픽이 끝나면 구체적인 발표와 함께 진행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드라마틱한 반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진의와 게임플랜에 대한 의구심은 미국 내뿐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광범위하게 남아 있다. 사실 북한은 여러 차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에 합의한 바 있고, 이번에도 이것을 ‘선대의 유훈’이라 했다. 우리와 미국은 비핵화에 대해 의당 핵무기의 해체를 생각한다. 반면 북한 입장에서 비핵화는 쌍방 비핵화다. 그들에게 의제는 늘 ‘한반도(조선반도)의 비핵화’다. 즉,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 전력뿐 아니라 한국에 전개되고 투입될 수 있는 인근과 태평양상의 모든 미군 전력이 한반도 비핵화의 대상이라는 주장을 해왔다. 이런 개념에서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을 핵전쟁 연습이라 비난하고 심지어 괌, 하와이에 대한 미사일 발사를 위협한다. 그리고 대미 평화협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유사시 후방기지가 되는 일본에 대해서도 유감없이 공포를 조성한다.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위협하는 것도 큰 문제이고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이 강화되는 것도 문제다.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는 동시에 주한미군이나 한·미 동맹이 약화된다면 중국엔 금상첨화다. 중국이 보는 비핵화는 이러한 전략적 틀 속에 있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늘 협상할 기회를 찾아왔다. 지금 다른 것은 과감성이다. 미국이 적대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핵 전력은 당당한 억지력이라는 입장을 북한은 강하게 견지해 왔다. 누구든 자신에게 최대한 유리한 카드를 갖고 협상에 임하는 것이 기본이다.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 장소를 판문점으로 최종 낙점한 것도 기존 입장을 배경으로 한 과감한 베팅이다. 과거의 핵 협상도 그랬지만 비핵화 협상은 정치, 군사, 경제, 거버넌스, 인도적 문제 등 모든 면을 다룰 수밖에 없다. 더구나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만나게 된다면,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주제가 다루어질 것이다. 경제제재가 해소되고, 진정한 상호관계, 북한의 포용적 경제 사회개발이 이뤄지려면 더욱 그렇다. 한반도뿐 아니라 미ㆍ중이 격돌하는 서태평양 지역 균형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질지 모르는 역사적 사건은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무대로 시작됐다. 비핵화 협상이 금메달 시상대에 오르냐 여부는 결국 북한 지도부가 진정으로 사람과 민생을 중시할지에 달려 있다.
  • [우주를 보다] 메이드 인 스페이스…ISS서 재배한 상추 맛은?

    [우주를 보다] 메이드 인 스페이스…ISS서 재배한 상추 맛은?

    우리 머리 위 수백 ㎞ 상공을 도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도 우주인의 먹거리가 될 채소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ISS에서 재배 중인 채소의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붉은 빛 속에서 싹을 틔우고 먹음직하게 자란 이 채소는 경수채와 적 로메인상추, 양배추 등이다. NASA 측은 그간 ISS 내에서 식물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베지'(Veggie)라는 별칭의 우주 미니 농장을 만들어냈다. 현재는 베지-03(Veg-03) 단계로 과거보다 채소도 더욱 다양해진 상태. 사실 우주에서 식물을 키우기 일은 쉽지않다. 특히 ISS는 중력이 거의없는 극미중력 상태로 이같은 공간에서 재배된 식물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도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ISS에서의 식물 재배를 위해 개발된 베지 시스템은 직접 태양 광선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햇빛과 유사한 효과를 내는 청, 적, 녹색의 LED 광선을 사용한다. 그렇다면 NASA 측은 왜 우주에서 야채를 키우려 하는 것일까? 물론 이는 단순히 가공식품에 질린 우주인의 입맛을 북돋아주는 용도는 아니다. 실제 목적은 유인 화성탐사 등 장기 우주여행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신선한 야채를 현지에서 직접 조달하기 위해서다. 특히 달과 화성 등 다른 천체에 인류의 기지를 건설하고 유지할 때 동식물 재배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007 제임스본드’ 영화에 나온 일본 신모에다케 화산, 폭발적 분화

    ‘007 제임스본드’ 영화에 나온 일본 신모에다케 화산, 폭발적 분화

    1960년대 007시리즈 ‘두 번 산다’에 등장했던 일본 신모에다케(新燃岳) 화산에서 폭발적 분화가 발생했다. 이 화산에서 화산가스와 화산쇄설물을 동반한 폭발적 분화가 발생한 것은 2011년 이후 7년 만이다.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일본 남부 가고시마, 미야기현에 걸쳐 있는 이 화산의 분화는 6일 오후 2시쯤 관측됐다. 첫 분화로 연기가 분화구에서 2100m 상공까지 올라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분화가 계속되면서 연기는 최고 2300m까지 치솟았다. 신모에다케 화산은 1967년 개봉한 007 시리즈 ‘두 번 산다’에 악당 블로펠트(도널드 플레전스 분)의 비밀기지의 배경으로 등장해 유명해졌다.숀 코너리가 제임스 본드로 5번째 출연한 이 영화는 일본을 무대로 설정하고, 007 시리즈 가운데 처음으로 동양인 본드걸을 등장시켜 화제가 됐다. 일본 기상청은 분화경계 수위를 3단계(입산규제)로 유지하고 분화구에서 반경 3㎞ 범위에서는 분석 낙하 등에 따른 피해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경계해 달라고 당부했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신모에다케 화산의 분화로 제주도가 화산재 영향을 다소 받겠다고 예측했다. 기상청은 도쿄 화산재 정보센터(Tokyo VAAC) 분석 정보를 인용해 6일 오후 9시 5분 기준 분연주(화산재 구름) 높이가 3900m이며, 화산재는 남서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화산재가 7일 오후 제주 지방에 약하게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소연 “정권 바뀌었다고… 우주정거장서 새 정부 로고 다느라 진땀”

    이소연 “정권 바뀌었다고… 우주정거장서 새 정부 로고 다느라 진땀”

    정부 물건 넣느라 개인 공간 없어 미리 보낸 고산씨 겉옷 챙겨 입어 “귀환 후 실험 제안 정부가 묵살 과학 모르는 사람들이 사업 기획”“우리 정부는 우주인 배출 후속 사업에는 관심이 전혀 없었어요. 나는 상품이었을 뿐입니다.” 한국 첫 우주인인 이소연(41)씨가 우주 비행을 한 지 10년 만에 작심하고 과거 정부의 우주 프로젝트에 대해 비판했다. 이씨는 최근 출간한 과학비평잡지 ‘에피’(이음) 3호 인터뷰에서 우주에 가기 전과 우주에서의 10일, 그리고 귀환 뒤의 상황 및 공개되지 않은 일화 등을 소개했다.이씨는 2007년 9월 예비 우주인으로 선정됐다. 당시 고산씨가 비행 우주인이었지만 출발 한 달 전인 2008년 3월 보안규정 위반으로 이씨가 급하게 우주선에 올랐다. 이씨는 같은 해 4월 8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우주선 소유스호를 타고 출발해 4월 10일 우주정거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9박 10일 동안 열여덟 개의 우주과학 실험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했다. 이씨는 인터뷰에서 당시 곤혹스러운 상황도 설명했다. “우주선에 개인 물품을 예상하고 짐의 양을 계산해야 하는데, 정부와 항공우주연구원이 공식적인 물건을 보내는데 모두 써버려 개인 물건을 가져갈 공간이 거의 없었죠. 그래서 우주정거장에 도착한 뒤 겉옷은 미리 보낸 고씨의 옷을 입어야 했어요.” 그는 “미국 우주비행사인 페기 윗슨이 보다 못해 자신의 빨간 티셔츠를 입으라고 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씨에 따르면 우주선이 앞서 화물을 쏘아 올렸을 때 정부 부처명은 ‘과학기술부’였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서 해당 부처명도 ‘교육과학기술부’로 교체돼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씨는 ‘과학기술부의 로고와 패치를 다 바꾸라’는 명령을 받고 결국 우주정거장에서 비행복 패치를 칼로 뜯어내고 새 패치로 바꾸는 작업을 틈만 나면 해야 했다. 가지고 간 실험 도구들의 스티커도 모두 떼고 죄다 바꿨다. 이씨는 “지구와의 교신에서도 ‘그거 다 뗐느냐? 확실히 다 붙였느냐?’라는 내용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이씨는 동승했던 다른 나라 우주비행사들이 “뭐하는 짓이냐?”고 물으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고 전했다. 지구에 귀환한 후에도 곤혹스러운 상황은 이어졌다. 이씨가 교육과학기술부 담당자에게 “우주에서의 실험을 계속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그는 이와 관련, “정부가 우주인을 보낸다고 대국민적으로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우주인 배출사업에 대한 의지가 없었다. 과학실험에 대해 본질적으로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일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허탈했다”며 “나는 우주인 배출 사업이 만들어낸 상품”이라고 토로했다. 이씨가 2012년 미국으로 건너가 UC 버클리대 경영전문석사(MBA) 과정을 듣고 이듬해 재미교포와 결혼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씨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지만 이씨는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 2014년 국정감사에서 이씨가 우주에 다녀온 뒤 4년 동안 진행한 우주인 관련 연구과제가 4건에 불과하고, 외부 강연만 200여건에 이른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는 이와 관련해 “우주인 후속 사업이 없는 게 저의 문제인 것처럼 보도될 때, 나는 어떻게 해야 이걸 제대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욱한 것 반, 먼 미래를 계획한 것 반의 이유로 한국을 떠나게 됐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씨는 현재 미국 워싱턴대 공대 자문위원 자격으로 연구 및 교수 활동을 하고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경제 알지 못해도 쉬워요] 카드 결제액 크게 늘거나 할부 여러 개면 신용 ‘뚝‘

    직장인 박모(27)씨는 얼마 전 100만원짜리 항공권을 새 신용카드로 결제했습니다. 해당 카드로 결제하면 5만원 넘게 할인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신규 가입자는 연회비가 무료인 데다 연체를 하지 않으면 신용등급에도 영향이 없다고 알고 있어 안심했습니다. 50% 한도도 넘기지 않았죠. 그런데 며칠 뒤 신용등급을 조회해 보니 한 단계 떨어져 있었습니다. 1년치 학원비와 병원비를 할부로 결제한 직장인 이모(28세)씨도 비슷한 경험을 겪었습니다. ‘신용거래 정보가 적은 사회초년생은 4~6등급이지만, 신용카드를 꾸준히 이용하면 신용등급을 관리할 수 있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용등급은 오히려 한 단계 낮아졌습니다. 반대로 석 달 전부터 모든 지출을 신용카드로 결제한 직장인 최모(29)씨는 신용등급이 한 단계 상승했습니다. 신용카드로 할인 혜택을 쏠쏠히 누리고 신용등급도 관리하려던 세 사람의 신용등급이 다르게 변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연체를 하지 않아도 갑자기 카드 결제액이 크게 늘어나거나, 할부를 여럿 받으면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박씨는 전달보다 지출이 50% 넘게 늘었고, 역시 지출이 훌쩍 늘어난 이씨는 할부 결제가 여러 개 있었습니다. 대신 최씨는 지출이 10%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그러나 모든 지출을 신용카드로 긁다가는 신용등급이 올라도 연말공제 때 후회할 수 있습니다. 공제율의 경우 신용카드는 15%이지만 체크카드는 그 두 배인 30%이기 때문입니다. 신용카드로 결제한 신차 구입비나 보장성 보험료, 전화료나 가스료 등도 소득공제에서 제외됩니다. “카드만 바꿔도 한 달에 몇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말에 혹하다가 더 큰 세제 혜택을 놓칠 수 있는 셈입니다. 서민금융진흥원 관계자는 “신용카드는 신용거래 이력을 쌓기 위한 용도로 한도 대비 20~30% 수준으로만 결제하고, 나머지 지출은 체크카드를 활용하라”고 조언합니다. 또 연간 카드 사용액의 소득 공제 문턱인 연봉의 25%까지는 신용카드 혜택을 챙기는 편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평소 신용점수를 꾸준히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2011년 10월부터 신용등급을 조회해도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나이스지키미’나 ‘올크레딧’에서 1년에 세 번까지 무료로 조회가 가능하고, 간편송금 애플리케이션(앱) ‘토스’에서는 무제한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우형찬 서울시의원 “원종홍대선 광역철도- 2호선 신정 지선연장 협의회 개최”

    우형찬 서울시의원 “원종홍대선 광역철도- 2호선 신정 지선연장 협의회 개최”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우형찬 의원(더불어민주당, 양천3)은 원종홍대선 광역철도와 2호선 신정 지선연장 관련 지자체 실무협의회가 구성돼 28일 오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1차 협의회가 개최된다고 밝혔다. 우형찬 의원은 “신정차량기지 활용 문제로 막혀있던 원종홍대선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그간 서울시의회 서부지역 광역철도건설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서울시와 경기도간 공동협력기구 구성과 노선 재기획의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해 왔다”고 말하면서 “이번에 서울시, 경기도 뿐만 아니라 6개 광역․기초 지자체가 참여하는 실무협의회가 구성되어 원종홍대선 사업 추진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실무협의회 개최를 환영했다. 원종홍대선 및 신정지선 연장 관련 관계기관 실무협의회는 서울시, 경기도, 부천시, 강서구, 마포구, 양천구 관계자로 구성되며, 필요 시 전문가 자문단도 꾸려진다. 협의회는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변경) 반영 시까지 매월 1회 개최될 예정이며, 협의회 운영은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및 국가철도망 구축계획(변경)을 주관하는 서울시가 맡는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2015년 11월 ‘수도권 서부지역 광역교통망 확충을 위한 공동협력 협약’을 체결해 원종홍대선의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및 후속조치 진행을 위한 상호 협력을 약속했으며,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협약 수행을 위해 실무협의회를 구성‧운영할 수 있다는 내용을 협약서에 명시한 바 있다. 실무협의회를 통해 서울시 등 관계기관은 원종홍대선 및 신정지선 연장(까치산~화곡) 사업의 타당성 확보를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관계기관 쟁점사항에 대한 합리적 해결방안 도출을 위해 힘을 모을 예정이다. 부천 원종과 서울 홍대입구를 연결하는 원종홍대선(16.3km, 2조 1,664억원)은 민간투자사업으로써 당초 신정차량기지 활용을 전제로 사업추진이 검토되었으나, 차량기지의 용량부족 문제로 사업 추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원종홍대선은 2013년 강서구, 마포구, 부천시 공동용역 당시 신정차량기지 활용 시 경제적 타당성(B/C=1.01)이 확보되는 것으로 나타나 사업추진이 검토되었으나, 서울시가 2016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신정차량기지 활용 가능성 사전 타당성조사를 시행한 결과 차량기지 용량 부족으로 별도 차량기지 신설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기지 신설 시엔 사업비가 늘어나 사업성이 크게 악화(B/C=0.5~0.7)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는 올해 다시 ‘광역철도(원종홍대선) 차량기지 확보 및 신정 차량기지 이전 관련 사전타당성 조사용역’을 시행하여 원종홍대선 광역철도의 노선 및 차량기지를 재검토하고, 2호선 신정지선과 원종홍대선 연계 및 통합 차량기지 추진 방안을 검토하는 등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우형찬 의원은 “서울시 양천구를 포함한 수도권 서남부에는 2백만이 넘는 주민이 살고 있지만 도심으로 진입하는 교통망이 수도권 타 지역에 비해 취약한 실정이고, 특히 신월동 일대는 교통여건이 열악할 뿐만 아니라 항공기 소음 피해 지역이기도 하다”고 강조하면서 “어렵게 국가철도망 계획에 포함됐던 사업인 만큼 사업이 좌초되면 주민들의 실망감도 가중되고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형찬 의원은 “관계기관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쟁점사안을 해결하고 차량기지를 확보해 사업이 무산되지 않도록 더욱 힘써 달라”고 주문하는 한편, “서울시 서남부 교통여건 개선과 항공기 소음 피해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보상하는 뜻을 담아 원종홍대선 사업이 탄력 받을 수 있도록 서부지역 광역철도건설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앞으로도 서울시 등 관련 지자체에 적극적인 협력을 촉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달리는 버스에서 3D 영상 끊기지 않고 즐긴다

    데이터 전송 기존보다 4배 빨라 달리는 버스에서도 3D 영상이나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콘텐츠를 끊기지 않고 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한국과 유럽연합(EU)간 5G 공동연구를 통해 ‘모바일 핫스팟 네트워크(MHN)-E’ 기술을 이용한 ‘초다시점 미디어 전송서비스’를 개발하고 지난 21일 평창동계올림픽의 빙상 종목 경기가 열리고 있는 강원도 강릉 율곡로 일대에서 시연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시연에 활용된 ‘MHN-E’ 기술은 기존 MHN 기술보다 4배 이상 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르다. MHN 기술은 1.25기가bps의 속도를 보이지만 이번에 개발된 MHN-E는 이보다 4배 정도 빠른 5기가bps의 속도로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 기존 초고속 모바일 인터넷으로는 불가능했던 안경 없이 보는 3D 영상이나 VR, AR 콘텐츠의 전송도 가능하다. 이번 시연에서도 강릉 시내를 주행하면서 동영상을 끊김 없이 송수신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기술을 고속도로에 적용할 경우 500m 내에서 2500여명의 이용자가 동시에 고화질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예상했다. 정현규 ETRI 5G기가서비스연구부문장은 “내년 말까지 현재 MHN-E를 보다 고도화시켜 최대 속도를 10기가bps까지 끌어올릴 것”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10년간 주인 무덤 지킨 충견, 끝내 주인 곁으로 떠나

    10년간 주인 무덤 지킨 충견, 끝내 주인 곁으로 떠나

    10년 넘게 죽은 주인의 무덤 곁을 지킨 아르헨티나의 충견 '캡틴'이 세상을 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캡틴은 19일(현지시간) 주인이 묻혀 있는 비야 카를로스 파스의 공동묘지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각국 외신에도 소개되면서 아르헨티나의 대표적 충견으로 널리 알려진 캡틴은 올해 15살 정도 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으로 치면 이미 노인과 다름 없었고, 건강상태도 좋지 않았다. 꾸준히 공동묘지를 방문해 캡틴을 돌봤던 수의사 크리스티안 스템펠스는 "캡틴이 약 4년 전부터 신부전을 앓았고, 부분적으론 시력도 잃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자주 토하고 쏟아지는 졸음 때문에 괴로하는 날이 많았지만 캡틴은 끝까지 주인의 무덤 곁을 지켰다. 스템팰스는 "걷는 것도 힘들어 했지만 죽기까지 주인의 무덤을 떠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캡틴이 비야 카를로스 파스의 공동묘지에 나타난 건 2007년 1월이다. 그때부터 캡틴은 아예 공동묘지에 살면서 주인의 무덤을 지켰다. 다만 캡틴이 주인의 무덤을 어떻게 찾았는지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다. 캡틴의 주인 미겔 구스만은 2006년 3월 사망했다. 카를로스파스 병원에서 사망한 그의 시신은 바로 빈소로 옮겨졌고, 여기에서 장례를 치른 뒤 공동묘지에 묻혔다. 가족들은 캡틴을 병원이나 빈소에 데려가지 않았다. 무덤에 데려간 적도 없다. 주인이 사망한 지 몇 달 되지 않아 캡틴은 갑자기 연기처럼 집에서 사라졌다. 가족들은 캡틴이 집을 나간 줄 알고 찾기를 포기했다. 그렇게 사라진 캡틴이 나타난 곳은 주인이 묻혀 있는 공동묘지다. 지금도 당시를 생생히 기억한다는 공동묘지 관리책임자 엑토르 베사가는 "어느 날 갑자기 캡틴이 나타나더니 하루종일 묘지를 돌다가 혼자 주인의 무덤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캡틴은 그날 이후 아예 공동묘지에 눌러앉았다. 가족들이 무덤에서 캡틴을 발견한 건 몇 개월 뒤다. 가족들은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공동묘지를 혼자 찾아갔다는 건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연을 알게 된 공동묘지 직원들은 캡틴을 진심으로 돌봤다. 캡틴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것도 공동묘지 직원들이다. 직원들은 "이제 캡틴은 떠났지만 캡틴에게 정말 많은 걸 배웠다"면서 "매일 공동묘지를 돌다가도 정확히 오후 6시가 되면 주인의 무덤을 찾아 지키던 캡틴을 영영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라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서울광장] 평창서 날아오른 최다빈과 젊은 영웅들/이순녀 논설위원

    [서울광장] 평창서 날아오른 최다빈과 젊은 영웅들/이순녀 논설위원

    나도 모르게 숨죽이고, 손에 땀이 밴 2분 50초였다.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경기장인 강릉 아이스아레나에 들어설 때만 해도 가벼운 흥분 정도를 예상했을 뿐 이 정도로 관중석에서 긴장할 줄은 몰랐다. 은반 위 그녀는 오히려 의연했다. 자신감이 넘쳤고, 무대를 즐겼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없는 클린 연기를 마친 뒤 미소 짓는 그녀에게 박수와 환호가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최다빈이 해냈다. 첫 올림픽 개인전 무대에서 개인 최고점 67.77점을 따내며 쇼트 8위를 기록했다. 23일 프리 스케이팅 결과를 봐야겠지만 이번 올림픽 목표인 ‘톱 10’에 한 발 더 가까워진 건 확실하다. ‘피겨 여왕’ 김연아의 빈자리를 ‘연아 키즈’ 최다빈이 이토록 빨리 메울 줄은 몰랐다. “그동안 열심히 훈련했기에 나 자신을 믿고 뛰었다”고 말했지만 그는 지난해 어머니를 여읜 슬픔과 부상으로 인한 슬럼프가 겹치면서 올림픽 국내 선발전 포기도 고려했을 만큼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랬기에 지난 11일 단체전에서의 개인 최고 기록에 이어 또다시 최고점을 경신한 성과가 더욱 빛나고 소중하다. 올해 16살인 대표팀 막내 김하늘도 올림픽 데뷔전에서 전체 30명 가운데 상위 24명만 참가하는 프리 스케이팅에 진출했으니 한국 피겨계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 평창올림픽이 연일 단비 같은 위로와 감동을 전하고 있다. 사실 평창올림픽은 흥행은 고사하고, 별 탈 없이 치르기만을 바랄 정도로 기대치가 낮았던 게 사실이다. 한데 뚜껑을 열고 보니 반전의 연속이다. 범작 수준을 예상했던 개회식은 우리 고유의 문화와 첨단 IT의 절묘한 조화로 기대 이상의 호평을 이끌어 내며 올림픽 흥행의 불씨를 댕겼다. 개회 직전까지 저조한 실적으로 조직위원회의 애를 태웠던 입장권 판매율도 93%를 넘어섰다. 강풍으로 설상종목 경기가 지연되고, 일부 시설물이 부서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 정도를 빼면 안전하고 순조로운 올림픽이라고 자부할 만하다. 어떤 난관에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우리 국민의 저력이 새삼 놀랍다. 뭐니 뭐니 해도 올림픽의 주인공인 선수들이 보여 준 감동의 드라마, 휴먼 스토리가 일등공신이다. 국경과 이념을 뛰어넘어 스포츠로 평화와 화합을 이루는 올림픽 정신을 구현한 영화 같은 명장면들이 잇따랐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대표적이다. 세라 머리 감독과 박철호 북한 감독, 그리고 남북 선수들이 그제 스웨덴과 마지막 순위 결정전을 마친 뒤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올림픽 참가로 남북 단일팀이 급조되면서 여러 논란과 우려가 있었지만 불과 한 달 만에 이들은 동료애로 똘똘 뭉친 ‘팀 코리아’로 거듭났다. 비록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지만 평화올림픽의 금메달감이라는 데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빙상 여제’ 이상화와 일본 선수 고다이라 나오의 우정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경기 뒤 감정에 북받쳐 울고 있는 이상화에게 고다이라가 “잘했어”라고 한국말로 위로해 주고, 함께 경기장을 돌며 관중에게 인사하는 장면은 경쟁자이면서 동반자인 두 선수의 속 깊은 우정과 복잡하게 얽힌 한ㆍ일 양국 관계를 극적으로 대비시키며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이런 게 정치가 흉내낼 수 없는 올림픽 정신이고, 스포츠의 위대함일 것이다. 경기에서 최종 경쟁자는 결국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각인시킨 멋진 스포츠 영웅들을 발견한 것도 평창이 준 행운이다. 허벅지 근육이 세 번이나 파열되는 혹독한 훈련 끝에 입문 6년 만에 스켈레톤 황제에 등극한 윤성빈, 일곱 차례 수술을 견디고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임효준, 그리고 캐나다와 스위스 등 컬링 강국을 차례차례 쓰러뜨리며 한국에 컬링 열풍을 일으킨 여자 컬링 대표팀은 인간 승리 그 자체다. 무엇보다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에서 가치를 찾는 젊은 선수들의 긍정적이고 당당한 태도가 반갑고 기쁘다. 이제 평창올림픽도 나흘밖에 남지 않았다. 후회 없이 경쟁하고, 아낌없이 응원하자. coral@seoul.co.kr
  • 中, 美ㆍ英 겨냥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 군사 자유 의미 아냐”

    “일부 국가가 국제법을 잘못 해석해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가 군사행동의 자유라고 생각한다.” 최근 폐막한 제54회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중국대표 저우보(周波) 중국 국방부 국제군사협력판공실 주임이 이같이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0일 보도했다. ‘국방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는 이 회의에서 중국 대표는 “남중국해 문제는 중국과 아시아 국가 간의 문제”라며 기존의 주장을 반복했지만, 이전보다는 상당히 공세적인 태도를 취한 것으로 평가된다. 해당 지역에 대해 과거 중국 자신의 자유를 강조하던 것에서 더 나아가 상대 미국의 자유를 제약하려는 발언이어서다. 중국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난사 군도)의 7개 산호초를 인공섬으로 고쳐 공군·해군기지 등을 건설해 완공을 앞두고 자신감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남중국해를 두고 오랫동안 중국과 영유권을 다툰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19일 중국·필리핀 기업 총회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시설은) 우리를 겨냥한 게 아니라 미국에 대비한 방어용”이라고 말해 평소의 반미 친중 성향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저우 주임은 “남중국해는 중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일부 국가 간의 분쟁으로 반드시 중국과 일부 아세안 국가가 공동 노력해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중국과 아세안은 남중국해 문제를 협의해 순조롭게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핵항공모함 칼빈슨호는 전략적 순찰을 이유로 필리핀 마닐라에 지난 16일 입항해 수일간 머무른 데 이어 다음달에는 베트남으로 향한다. ‘항행의 자유’로 이름 붙여진 이 군사작전에 영국도 합류해 잠수함 호위함인 서덜랜드호가 다음달 남중국해를 항해할 예정이다. 한편 ‘통제 불능의 핵 안보’란 주제로 열린 뮌헨안보회의 총회에 참가한 푸잉(傅瑩)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외사위원회 주임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 결의 10건을 통과시킨 지 10여년이 지났는데도 평화 협상은 계속 겉돌고 있다”며 “평창올림픽을 통해 물꼬를 틀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미국, 올 여름 이전에 북한에 ‘칼’ 빼드나?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미국, 올 여름 이전에 북한에 ‘칼’ 빼드나?

    지난 18일, 뮌헨안보회의(MSC)에 참석한 제임스 리쉬 미 상원의원의 발언이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리쉬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무력을 사용한다면 이는 코피작전이 아니라 대규모로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며, 사상자와 파괴의 규모는 엄청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회의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공화당 상원의원이 개인적 견해를 밝힌 것일 수도 있지만, 최근 미군의 행보가 제한적 타격 작전이 아닌 전면전을 염두에 둔 것 같은 모습을 보이면서 리쉬 의원의 주장이 현실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중국과 일본, 러시아 역시 이러한 대규모 전면전에 대비하는 군사적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어 트럼프의 대북 군사 옵션 시행이 자칫 대규모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부터 북·중 접경지역인 창바이현(長白縣) 스바다오거우(十八道溝) 등 5개소에 50만 명 이상의 북한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수용소를 건설했거나 가동을 준비 중이다. 또한 중화권 일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제78집단군 예하 일부 합성여단(보병∙포병∙기갑 제병연합부대)과 무장경찰 병력 등 30만 명에 달하는 병력이 국경 지역에 증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전면전 또는 북한 정권 붕괴에 대비한 조치다. 러시아 역시 극동 지역에 Su-34 전폭기를 2배 이상 증강하고, 북한 접경 지역인 프리모리에 지역에 기갑여단을 전진 배치하고 실탄 훈련을 강화하는가 하면, 블라디보스토크 주둔 태평양함대의 초계 활동을 전년 대비 60% 이상 늘리며 한반도 비상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미국과 일본의 움직임이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물론 백악관과 내각의 주요 인사들이 나서서 북한 정권의 반인륜적 범죄와 문제점들을 연일 지적하며 ‘명분 쌓기’에 한창이다. 평창 올림픽 개막식 참가를 위해 방한했던 펜스 부통령은 방한 일정에서 두 차례나 故 오토 웜비어 군의 부친을 대동하고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비난했다. 또 평택 제2함대사령부와 천안함을 찾아 북한의 전쟁 범죄에 대해 성토하기도 했다. 미 외교가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UN에서는 최근 후티 반군이 사우디에 발사한 탄도 미사일이 북한제 화성 6호였으며, 중동과 아프리카 등지에서 북한의 불법 무기 유통이 확산되고 있다는 보고서가 공개됐다. 비트코인 해킹 등 세계 각지에서 행해지고 있는 북한의 사이버 범죄와 마약에 대한 문제제기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이러한 세력을 무력으로 응징하기 위한 명분 쌓기다. 미국은 이러한 명분 쌓기와 병행하여 실질적인 전쟁 준비도 거의 끝마쳤다. 먼저 지상군이 조용히, 하지만 대규모로 움직이고 있다. 주한미군 예하 기갑여단 전투단의 순환배치 일정이 조정되면서 당초 1개였던 기갑여단이 한시적으로 2개로 늘어났다. 미군 순환배치는 장비는 그대로 두고 병력만 들어오는데 새로 들어온 병력을 무장시킬 수 있는 전차와 장갑차 등 물자도 이미 준비되어 있다. 경북 왜관 소재 사전배치물자(APS-4)는 새로 창설되는 제16기갑여단 창설 물량 확보를 위해 올해부터 미국으로 보내질 예정이었으나 현재 그 어떤 물자도 외부로 반출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한미군은 최근 한국 근무 장병에게 가족 동반 금지령을 내리는 한편, 훈련이나 부대 움직임과 관련한 그 어떤 내용도 당국 승인 없이는 SNS에 게재하지 말라는 특별 보안 강화 지침도 하달하는 등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다. 본토 육군과 태평양육군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사단 전체가 낙하산으로 투입되는 제82공정사단 예하 부대 일부가 오키나와에 전개해 미 해병 제3원정군과 강제진입작전 훈련을 실시하는가 하면, 유사시 신속기동부대로 가장 먼저 투입되는 제25보병사단은 예하 4개 여단이 모두 해외 전개를 앞둔 전투준비태세 점검과 파병 전 훈련을 수행 중이다. 25사단 예하 1스트라이커여단이 알래스카 동북부 소재 웨인라이트 기지에서 앵커리지로 이동했고, 제2여단과 제3여단 역시 예하 부대를 합동준비태세훈련센터(JRTC : Joint Readiness Training Center)로 보냈으며, 제4여단은 북극지역 전투훈련센터에 입소해 혹한기 산악지역 전투 훈련을 수행 중이다. 본토에서는 전후 안정화작전 수행을 위한 제1안보지원여단(1st Security Force Assistance Brigade)이 당초 일정보다 4개월 앞당겨 급히 창설되었으며, 제200헌병여단과 제9원정지원사령부, 제103원정지원사령부 등 예비부대가 소집되는가 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예비전력센터까지 가동되기 시작했다. 해군력 증강도 두드러진다. 미국은 기존 7함대 항모 전력인 로널드 레이건 항모전단에 더해 최근 칼 빈슨 항공모함타격전단을 7함대에 추가 배치했다. 이뿐만 아니라 유사시 대규모 상륙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원정타격전단(ESG : Expeditionary Strike Group)도 2배 증강했다. 당초 1월 말 와스프와 교대해 미국 본토로 귀환할 예정이었던 본험리처드 상륙함은 지난 2월 초부터 오키나와에서 제3해병사단 병력을 태우고 태국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상륙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새로 7함대에 배속된 와스프 상륙함은 2척의 상륙함과 2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추가로 배속 받아 해외원정작전 편제인 원정타격전단으로 완편되어 일본 사세보에 대기 중이다. 현재 제7함대에는 미 해군 작전배치 함정의 60%에 육박하는 함정이 배속되어 있으며, 이러한 해군력을 지휘하는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바로 얼마 전까지 중동 지역에서 공습작전을 지휘했던 파일럿 출신의 ‘공습 전문가’ 제5함대 사령관 존 C. 아킬리노 제독이 최근 지명됐다. 공군도 바쁘다.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는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3종이 모두 비행대 완편 체제로 대기 중이며, 최근에는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이 배치되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가데나 기지의 F-35A 전투기는 언제든 고도의 스텔스성을 유지한 상태로 작전에 투입될 수 있도록 이례적으로 레이더 리플렉터(Radar reflector)를 제거한 상태로 대기하고 있다. 이들 전략폭격기들은 가데나의 스텔스 전투기 또는 일본 항공자위대, 심지어 호주공군과도 함께 장거리 폭격 및 공중급유 훈련을 지난해 말부터 집중적으로 실시해오고 있다. 본토에서는 유사시 한반도 전구에 투입되는 제355전투비행단이 예하 2개 A-10 공격기 대대를 24시간 이내에 해외 긴급 배치하는 고강도 훈련을 실시했다. 또한 본토 각지의 합동기지에서는 미 공군 현역과 주방위군 수송기는 물론 예비전력사령부 소속 수송기, 심지어 미 공군 임차 대형 수송기까지 동원되어 일본 북부 치토세 공군기지와 중부 요코타 공군기지에 대량의 물자를 실어 나르고 있는데, 지난 1월 한달간 치토세에 들어온 대형 수송기는 확인된 것만 40편이 넘는다. 치토세와 요코다는 모두 인근에 대형 화물선이 접안할 수 있는 항만이 있으며, 항공자위대 고사군 패트리어트 포대의 보호를 받는 요충지다. 특히 치토세 기지는 지난해 12월 미 해병대와 대규모 상륙/강습 훈련을 실시했던 일본 육상자위대 유일의 완편 기갑부대인 제11여단 주둔지와도 가까워 유사시 미∙일 연합 상륙군의 출격 거점으로 유력한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동향을 종합해보면 미국은 가까운 시일 내에 코피 작전 이상의 대규모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전쟁 개시 여부는 우리의 의사와는 무관해 보인다. 소련의 혁명가 레프 트로츠키는 “당신은 전쟁에 무관심할지 몰라도, 전쟁은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고 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전쟁에 대비해야 하며, 북한 역시 한반도 전체의 전화(戰火)를 막기 위한 비핵화 노력에 좀 더 진정성을 갖고 나서야 할 때이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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