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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든 정의 TECH+] 우주 원자력 르네상스 열릴까 - NASA의 우주 원자로 킬로파워

    [고든 정의 TECH+] 우주 원자력 르네상스 열릴까 - NASA의 우주 원자로 킬로파워

    과거 원자력은 미래의 에너지로 주목을 받으면서 여러 나라에 도입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탈원전 정책을 두고 여러 나라에서 논쟁이 오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비용 대비 효과적이고 안전한 에너지원이라는 주장과 만에 하나라도 사고 발생 시 감당하기 힘든 방사능 오염 가능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원자력의 미래는 지구가 아닌 우주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1970년대 초반 중단했던 핵 추진 로켓 프로그램을 소규모로 재가동 한 데 이어 달과 화성 기지, 혹은 장거리 우주 탐사선에 동력을 제공할 우주 원자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사실 원자력 로켓이나 우주 원자라고 하면 상당히 미래의 일 같지만, 1950년만 해도 원자력을 거의 모든 분야에 응용하려는 시도가 있었을 만큼 원자력이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시 미국은 핵 추진 선박과 잠수함은 물론 항공기, 로켓까지 개발하려는 의욕에 불타고 있었습니다. 1950년대부터 진행된 원자력 로켓 개발은 여러 프로토타입 로켓을 만드는 수준까지 진행되었지만, 막대한 비용과 방사능 오염 문제로 인해 실제 비행까지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1970년대에 이르러 베트남전과 오일 쇼크로 인해 우주 프로그램에 그전처럼 많은 돈을 투입할 수 없게 되면서 중단되었습니다. 세월이 흐른 후 NASA는 다시 인류를 달과 화성으로 보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장시간 유인 기지에 동력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태양 전지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습니다. 달의 경우 하루가 거의 한 달에 가까워 14일 정도 밤이 지속되기 때문에 태양 에너지로는 장시간 유인기지를 유지하기 힘듭니다. 화성의 경우 하루의 길이가 지구와 비슷하긴 하지만, 태양에서 도달하는 빛의 세기가 지구보다 약하고 종종 발생하는 모래 폭풍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우주에서 장시간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원자력이 최선입니다. 우주 개발에서 원자력의 사용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원자력 전지라고 알려진 RTG(radioisotope thermoelectric generator)가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RTG는 원자력 발전에서 사용되는 방식과는 달리 열에너지를 바로 전기로 변환시키는 방식으로 에너지 효율이 낮습니다. 따라서 작은 우주 탐사선에 사용하기엔 적합하지만, 유인 우주 기지를 유지할 만큼 전력을 공급하기는 어렵습니다. NASA는 전통적인 원자로와 유사하게 열에너지로 터빈을 돌려 발전을 하는 소형 원자로인 킬로파워(Kilopower)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킬로파워는 이름처럼 10kW급의 소형 원자로입니다. 이 정도 발전이 가능한 원자로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문제는 화성까지 보내기 위해서 매우 작고 가벼워야 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고장 나면 거의 수리가 불가능하므로 안전성과 신뢰성이 매우 높은 것은 기본입니다. 이를 위해 NASA의 엔지니어들은 스털링 엔진 기반의 소형 원자로를 개발해 작년 11월부터 테스트에 들어갔습니다.(사진) 우라늄 - 235를 사용하는 킬로파워는 10년간 유지보수 없이 작동할 수 있는 신뢰성 높은 초소형 초경량 원자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10kW 킬로파워 4기를 이용하면 장시간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유인 우주기지에 안정적으로 동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화성이나 달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없는 지역이고 방사선이 높은 환경이라 만에 하나 사고가 발생해도 피해가 크지 않겠지만, 우주인의 안전을 위해 발전기는 기지와 떨어진 위치에 나눠서 배치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우주 원자력 르네상스가 열리기 위해선 일단 인류가 다시 우주로 나가야 합니다. NASA가 차세대 로켓을 개발해 인류를 달 너머로 보낸다는 계획이지만, 유인 우주기지까지 건설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문제가 수두룩합니다. 특히 우주 개발 분야는 미국조차도 예산 배정에서 우선순위를 받기 어려운 분야라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인류가 화성에 기지를 건설할 때 지구에서 찬밥 취급을 받은 원자력이 다시 효자 노릇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생각나눔] “반려동물 가구 32% 넘는데…” “일반 화장장도 꺼리는 판에…”

    [생각나눔] “반려동물 가구 32% 넘는데…” “일반 화장장도 꺼리는 판에…”

    인천시가 10개 기초자치단체가 건의한 반려동물 화장장 건립에 대해 ‘중장기 검토사항’으로 돌림으로서 사실상 무산됐다. 시는 대상 부지가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했지만, 일반 화장장과 같이 님비(지역 이기주의) 현상이 빚어지는 반려동물 화장장 건립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인천지역 군수·구청장협의회는 반려동물을 기르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화장장을 지어달라는 요구가 잇따르자 인천시에 반려동물 화장장 건립을 요구해왔다. 동물의 사체는 폐기물관리법상 생활폐기물로 간주돼 종량제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이 깊은 주인들은 화장 등 제대로 된 절차를 선호하는 추세다. 동물 화장비용이 18만∼30만원에 달하지만 이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전국적으로 26곳에 달하는 반려동물 화장장이 생겨났다. 경기도에는 광주 5개, 김포 4개, 화성·고양 각각 1개 등 무려 14개의 반려동물 화장장이 있다. 동물보호법 상 동물 화장장은 동물장묘업으로 분류돼 설립이 가능하다. ‘2017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개나 고양이 등의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 비율은 28.1%다. 인천지역은 이보다 높아 32%에 달한다. 동물 숫자로는 개 46만 마리와 고양이 11만 마리다. 협의회는 주거지로부터 비교적 멀리 떨어진 데다 소각시설이 있는 LNG기지 인근 송도자원환경센터를 반려동물 화장장 운영에 적합한 후보지로 내세웠다. 하지만 시는 도시계획조례 상 반려동물 화장장이 보전녹지·생산녹지 등에 건립이 가능한데 송도자원환경센터는 자연녹지여서 불가능하다며 협의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상 요구가 충족되는 지역은 옹진군과 강화군뿐이며 나머지 지역은 반려동물 화장장 건립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옹진군은 지역 전체가 섬으로 구성돼 접근성이 떨어지고 강화도 역시 연륙교로 육지화됐다고는 하나 인천시내와 멀리 떨어져 있다. 시는 반려동물 화장장 건립을 중장기 과제로 남겨 추진할 방침이지만 후보지가 정해지더라도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주민들의 반발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대구, 경남 등에서 반려동물 화장장 건립을 놓고 주민 간 갈등 및 장례업체의 반발이 빚어진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인간 시신을 처리하는 화장장을 짓는 데도 난관이 많은데 동물 화장장까지 건립하는 데는 시민들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단독] 다국적 피싱범 58명 놓고 ‘양안 갈등’… 통역가 16명 동원해 국내법으로 단죄

    [단독] 다국적 피싱범 58명 놓고 ‘양안 갈등’… 통역가 16명 동원해 국내법으로 단죄

    양측 요구 달라 중앙지검서 수사 ‘양안(兩岸) 갈등’에 중국·대만 국적의 보이스피싱 사범들이 한국에서 무더기로 죗값을 치르게 됐다.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진동)는 최근 대만인·중국인·한국인으로 이뤄진 보이스피싱 조직 58명을 범죄단체 조직 및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한국인은 단 1명이었고, 대만인이 50명, 중국인이 7명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제주도에서 오피스텔을 빌려 약 7개월간 중국인들을 상대로 보이스피싱 사기를 저질렀다. 주한 대만 대표부로부터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지난해 12월 이들을 일망타진했다. 검찰 조사 결과 총책인 대만인 백모(36)씨와 한국인 이모(42)씨가 조직을 이끌었고, 중간 간부인 대만인 5명이 교육 및 자금 관리 등을 담당했다. 이들은 모두 대만 조폭 소속으로 대만 현지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말단 조직원들은 가짜 피해 사실을 알리는 ‘통신사 사칭’과 입금을 유도하는 ‘중국 공안 사칭’으로 나뉘어 교육받았다. 이들은 매달 실적 정산 후 곧바로 장부를 폐기하는 등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해 왔다. 검찰 관계자는 “정산이 끝나지 않아 남아 있던 5억원어치의 한 달 장부와 녹음 파일만 가지고 수사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해외에 있는 외국인을 상대로 저지른 범죄를 해당 국가에 넘기지 않고, 우리 검찰이 직접 수사한 까닭은 중국과 대만 간 외교 갈등 때문이었다. 중국 공안 측에선 중국인 외에 대만인들까지 자국으로 인도해 달라고 비공식적으로 요구했다. 반면, 대만 측은 자국민이 중국으로 송환될 것을 우려해 지속적으로 국내 수사팀과 접촉하며 수사 상황을 주시해 왔다. 중국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외교적 갈등이 예고되는 상황이라 검찰은 국내 수사를 선택했다. 지난해 말 58명을 한꺼번에 송치받은 검찰은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했다. 통역가 16명과 함께 형사3부 산하 8개 검사실이 모두 투입돼 신문 내용을 통역하고 증거로 압수한 휴대전화 150대에서 나온 녹음 파일들도 일일이 번역했다. 또 중국 공안의 협조로 현지 피해자 진술을 전달받았다. 검찰이 밝혀낸 피해자는 최소 200여명에 달하지만 현재까지 확보된 진술서는 8500만원 상당의 피해자 6명분뿐이었다. 검찰은 구속 시한에 맞춰 전원 구속 기소했지만, 피해자 진술이 추가 접수되는 대로 공소장을 변경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 58명과 담당 교도관들이 한꺼번에 법정에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라며 “원활한 재판을 위해 수사를 도운 통역가도 모두 법원에 연결시켜 줬다”고 말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靑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가능성 없는 건 아니다”

    靑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가능성 없는 건 아니다”

    청와대는 가상화폐 거래소 논란과 관련해 일단 ‘연착륙’을 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기억제 정책에도 불법행위와 투기 과열 현상이 계속된다면 결국 거래소 폐지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커 보인다.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5일 “청년층이 희망을 찾고자 가상화폐 거래에 많이 관여하고 있는데, 투기로 흘러가 자칫 이것마저 물거품이 되는 것이 정부로선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거래소 폐지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불법투기로 피해를 본 국민이 생기지 않도록 하되,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의 진화와 관련이 있다면 강한 규제가 되지 않도록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내야 해 어려운 문제”라면서 “이 문제를 염려스럽게 보고 있어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거래소 폐쇄’ 발언에 대해) 청와대가 구두 개입을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 부처도 각각 입장과 의견이 있어 이를 종합적으로 컨트롤하며 투기로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시장의 반응을 보며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가상화폐 문제를 ‘국부 유출’로 보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 전면 금지 정책을 펴는 중국을 예로 들며 “가상화폐 규제는 철저히 국익 중심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가상화폐 거래와 채굴(복잡한 연산 과제를 풀어 가상화폐를 얻는 행위)을 금지한 것도 비트코인 채굴이 전력을 대량으로 소비하고 투기를 조장한다는 이유에서였다”며 “우리만 해도 블록체인 기술은 없고 가상화폐 거래만 이뤄지다 보니 가상화폐를 만드는 나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은 국익 측면에서 좋지 않다”며 “각 나라도 자국 이익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상화폐 규제에 반대하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날 오후 10시 기준으로 19만 7900여명이 참여했다. 청와대가 공식 입장을 내놔야 하는 기준선인 ‘한 달 내 20만명’에 임박한 수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권력의 이동’ 앞둔 동남아… 영유권 분쟁은 中에 달려

    ‘권력의 이동’ 앞둔 동남아… 영유권 분쟁은 中에 달려

    ‘골디락스의 해는 갔다.’ 아시아전문 온라인매체인 아시아 센티넬은 지난 2일자 기사에서 지난해를 관통한 기조를 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서 따와 표현했다. 지난해는 소녀 골디락스가 먹은 수프처럼,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딱 적당한 상태였다. 그러나 2018년은 뜨거운 수프만 남은 듯하다. 아시아 전역에 변화를 가져올 상수와 변수들이 존재한다.올해 아시아 각국은 굵직한 선거를 앞두고 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캄보디아가 총선을 치른다. 인도네시아도 내년 4월 대선의 전초전 격인 자바 주지사 선거가 오는 6월 예정돼 있다. 지난해 10월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 장례식을 치르고 애도 기간이 끝난 태국에선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쁘라윳 총리는 올해 11월에 총선을 치르겠다고 약속했지만, 최근에는 ‘정치적 혼란이 진정돼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총선을 미룰 가능성이 있다. 2014년 4월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총리를 중심으로 군부 정당이 형성돼 총선에 참여하면서, 총리가 민정 이양이 아닌 장기집권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르면 2월, 늦어도 8월까지 총선을 치러야 하는 말레이시아는 나집 라작 총리가 3선에 성공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집권여당연합 국민전선(BN)은 나집 총리의 국부펀드 말레이시아개발유한공사(1DMB) 스캔들로 60년 역사상 최대 위기에 몰려 있다. 2015년 불거진 이 스캔들은 1DMB의 운용자금 중 40억 달러(약 4조 2500억원)가 유용됐고, 이 중 일부가 나집 총리의 비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을 담고 있다. 그러나 나집 총리에게 기회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야권연합 희망연대(PH)의 실질적 지도자인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는 2014년 동성애 사범으로 몰려 수감된 상태다. 그를 대신해 PH의 총리 후보로 추대된 이는 말레이시아를 22년간 이끈 마하티르 모하맛 전 총리다. 92세의 고령인 데다 오랜 기간 철권통치를 한 터라 마하티르 전 총리가 다시 전면에 나서는 데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이 있고, 말레이계 무슬림이 여전히 나집 총리를 지지하고 있어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 캄보디아는 32년째 권력을 잡고 있는 훈 센 총리가 오는 7월 총선에서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훈 센 총리는 지난해 9월 제1야당 캄보디아구국당(CNPR)을 강제 해산하고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영자지 ‘캄보디아 데일리’를 강제 폐간하는 등 정지 작업을 해왔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019년 4월 대선의 전초전인 자바의 주지사 선거를 6월 치른다. 수도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에는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2억 6500만명)의 60%가량이 거주하고 있어, 선거 결과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운명도 가늠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선거의 키포인트는 점차 정치세력화하고 있는 이슬람세력의 향방이다. 인구의 90%가 이슬람교를 믿는 인도네시아는 최근 들어 원리주의와 종교적 배타주의가 기승을 부려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4월 차기 대권의 디딤돌로 일컬어지던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서 중국계 기독교도인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일명 아혹) 당시 주지사는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모독했다는 강경파 이슬람 세력의 공세에 밀려 결국 패배했다. 이번 주지사 선거에서도 강경파 이슬람 세력이 지원하는 후보가 얼마나 당선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올해 아시아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국지적인 분쟁 여부다. 향배를 가를 변수는 중국의 대외전략이다. 지난해 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1인 체제’를 구축해 내부 결속을 다진 중국은 올해 바깥으로 눈을 돌려 영향력 확대에 나설 공산이 크다. 미국 시사잡지 애틀랜틱은 지난해 12월 11일 ‘2018년 주목할 만한 분쟁’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외교협회(CFR)의 연례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중국이 동남아시아의 한 국가와 남중국해에서 영토 분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필리핀·대만·베트남·말레이시아·브루나이와 영유권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지난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중국 공군 인사에서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남부전구(戰區) 공군사령관 쉬안상(61) 중장이 공군 공산당위원회 상무위원 겸 공군 부사령관으로 임명됐다. 남중국해 담당자가 공군의 최고 지휘부인 당위원회 상무위원 10명에 포함된 것이다. 중국은 남중국해 섬과 암초들을 요새화하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 해양투명성 이니셔티브’(AMTI)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해 이 일대에 항공기 격납고, 미사일호, 탄약고 등을 새로 지은 면적은 총 29만㎡(약 8만 8000평)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가 지난해 6월부터 2개월 넘게 군사 대치를 벌였던 도카라(중국명 둥랑·부탄명 도클람)에도 위기감이 감돈다. 지난 3일 인디아 타임스에 따르면 인도는 국경 지역에 1조 루피(약 16조 7700억원)를 투입해 인프라와 작전시설 등 전력의 대대적인 증강에 나섰다. 중국군은 둥랑에 최대 5000명이 주둔할 수 있는 영구기지를 건설하고 이미 1600~1800명 규모 병력을 배치해 만반의 체제를 갖췄다. ‘힌두 민족주의’를 기조로 하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인도는 도카라뿐 아니라 카슈미르 지역에서도 유혈충돌을 거듭하고 있어 ‘아시아의 화약고’가 될 듯하다. 카슈미르에서는 2016년 7월 무슬림 젊은이들의 신망을 얻고 있던 분리주의 반군 지도자 부르한 와니(당시 22세)가 경찰의 총격에 사망한 것을 기화로 무슬림 주민들과 인도 군경 간 충돌이 부쩍 잦아졌다. 지난해에만 분리주의 대원 200여명, 인도 군경 75명 및 민간인 40여명이 사망해 2010년 이후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어머니 기일까지 술접대’…고(故)장자연 사건에 네티즌 분노 “처벌해야”

    ‘어머니 기일까지 술접대’…고(故)장자연 사건에 네티즌 분노 “처벌해야”

    고(故) 장자연 사건은 2009년 신인 배우 장자연이 유력인사들에게 성 상납을 강요받고 수차례 폭행을 당하다 이를 폭로하는 내용의 유서와 유력인사 리스트를 남기고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당시 장자연은 2006년 CF 모델로 데뷔했으며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출연해 이제 막 얼굴을 알린 신인배우였다.유서에는 연예기획사 관계자, 대기업·금융업 종사자, 언론사 관계자 등 31명에게 100여 차례 이상 술접대와 성상납을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유서에 자신이 쓴 글임을 증명하기 위해 서명과 주민번호가 적혀 있었다. 당시 경찰은 리스트 속 인사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지만, 의혹이 제기됐던 유력인사 12여 명에 대해서 모두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고 결국 장씨의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만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대해 JTBC ‘뉴스룸’은 8일 ‘장자연 사건’의 수사기록을 단독 입수, 검찰의 부실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현재 이 사건은 검찰 과거사 위원회가 재조사를 검토 중인 사안이다. 경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지난 2008년 10월 장씨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유흥주점에서 열린 술자리에 불려 나갔다. 장씨의 전 매니저는 이날 장씨 어머니 기일이었고 제사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술접대 자리에 불려 나간 장씨가 차 안에서 눈물을 보이며 신세를 한탄했다고 진술했다. 또 해당 술자리 참석 전 장씨는 미용실에서 머리 손질을 했는데, 소속사 실장은 사진을 찍어서 비용 증빙할 것을 요구했다고 적혀 있다. 장씨의 개인적 참석이 아닌 회사 비용으로 이뤄진 술접대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장씨는 숨지기 한 달 전인 2009년 2월 소속사 대표 김모씨로부터 한 영화감독과의 골프 접대 자리를 위해 태국으로 오라고 강요받았다. 장씨는 드라마 촬영 스케줄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고, 소속사 대표는 장씨가 타고 다니던 차량을 처분하는 조치를 취했다. 장씨는 숨지기 5일 전 매니저와 나눈 통화에서 “소속사 대표가 내 지인에게 ‘내가 나이 든 사람과 만난다’는 등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했다”며 “사장님은 이 바닥에서 나를 발 못 붙이게 조치를 다 취했다”고 말했다.장씨와 같은 소속사 동료 연예인 윤모씨는 소속사 전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소속사 대표가 부른 접대 자리만 40여 차례다”라고 증언했다. 윤씨는 “술자리 같은 곳에 가기 싫어하니까 장자연이 한숨을 쉬면서 ‘너는 아직 발톱의 때만큼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말했다. 윤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리 배치까지 그림으로 그리며 정치인 A씨가 장씨에게 불미스러운 행동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검찰은 윤씨가 가해자를 번복하는 등 진술에 대한 신빙성이 낮다는 이유로 A씨를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당시 A씨는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거짓’ 반응이 나왔고 “연예인과의 술자리가 알려지면 정치지망생으로서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웠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A씨의 편을 들어준 것이 아니고, 진술 외에 혐의를 입증할 방법이 없었다”면서 결국 윤씨의 증언 대신 A씨의 ‘거짓’ 반응에 대한 해명을 믿었다. 네티즌들은 “장자연 몸에, 영혼에 죄지은 31명 전부 밝히고 구속시켜라.(dora****)”, “장자연 실검 1위였다가 순식간에 사라진거 실화냐?(ares****)”, “사실을 적고 목숨을 끊었는데 유력인사 10명은 무혐의. 참.. 우리나라는 돈, 권력이면 죄 지어도 죄가 없네. 죽은 사람만 억울하게 됐다(sell****)” 등의 댓글을 남겼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생태 돋보기] 우주생태 시대를 대비하자/정길상 국립생태원 생태기반연구실장

    [생태 돋보기] 우주생태 시대를 대비하자/정길상 국립생태원 생태기반연구실장

    영화에서 묘사되는 미래 지구는 인간에 의해 파괴돼 황량하고 암울한 모습이다. 지구에 살아남은 이들은 얼마 남지 않은 깨끗한 땅을 찾아 오지로 나서거나 아예 우주로 떠난다. 우주의 별 가운데 화성은 특히 지구인에게 관심이 높다. 지구와 가장 가까운 별이라서 그럴 게다. 지구를 떠나 화성에 정착하는 내용은 영화의 단골소재가 된 지 오래다. 최근에는 화성에서 조난당한 우주인이 극한의 생존 투쟁을 벌인 끝에 지구로 무사히 돌아오는 영화가 화제였다. 그 영화에서 화성에서 식물을 키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이 상상이 아닌 현실로 점차 다가오고 있다. 지난 50여년간 화성에 대한 프로젝트는 55개나 되고 대부분은 미국과 소련 간 냉전이 가져온 결과물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30년까지 인간의 화성 이주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한 민간기업은 2025년부터 화성에 기지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유럽연합(EU) 역시 화성에 관심을 갖고 임무를 수행 중이며 유럽의 민간기업들도 이에 맞춰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중국은 2020년에, 일본은 2024년에 무인우주선을 화성에 착륙시킬 계획을 세웠다. 화성 이주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식량을 자급할 수 있느냐’라고 할 수 있다. 얼핏 땅에 식물을 심고 비료를 주면 그냥 자란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생명체가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는 데는 매우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하물며 지구가 아닌 다른 별에서 결실을 맺으려니 얼마나 힘이 들까? 네덜란드 연구진은 NASA와 협업해 수년간 노력 끝에 화성과 유사한 환경에서 여러 종류의 채소를 기르고 있다. 지력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지렁이가 이곳에 알을 낳는 단계까지 와 있다. 그럼 네덜란드 연구진이 식물을 재배하는 화성의 토양은 어디서 왔을까? 지구에는 화성의 토양과 성분이 유사한 곳이 두 군데 있다. 하나는 하와이 화산섬 지역이다. 네덜란드 연구진은 이곳에서 토양을 가져와 화성 환경에 맞게 실험하고 있다. 또 하나는 바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우리나라 제주도다. 제주도는 약 200만년 전 화산이 폭발해 생겨난 섬으로 한라산 기슭을 따라 여러 생물들이 살아가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췄다.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우주 발사체를 독자개발한 강국이다. 우리 국민의 70% 이상이 달 탐사계획에 찬성하는 등 열의도 높다. 우주에서 식량을 자급하기 위한 생태 노하우는 우주개발시대의 핵심사업이다. 이를 준비하는 데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가진 땅과 흙은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미래를 밝힐 중요한 자산이다. 이처럼 첨단 우주 시대에도 생태 분야 지식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은 우리 인류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은 바로 생명과 생태라는 방증이리라.
  •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남자를 위한 우주비행 프로젝트 (유소영)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남자를 위한 우주비행 프로젝트 (유소영)

    “나는 네가 상상도 못할 것을 봤어. 오리온 전투에 참가했었고, 탄호이저 기지에서 빛으로 물든 바다도 봤어.” 넓은 스튜디오를 가득 채운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지금 이 순간, 나를 향하고 있었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었다. “…1982년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대사예요. 리들리 스콧 감독, 해리슨 포드 주연.” 침착해 머큐리. 할 수 있어. 네가 어떤 고생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프레디가 처음으로 보여준 영화였어요.”원형 스튜디오의 중앙을 가득 채운 대형 홀로그램 화면에 프레디의 사진이 떴다. 누가 로봇 아니랄까봐, 저 로봇미소는 어째 변하질 않냐. 입꼬리만 올라간 프레디 특유의 어색한 미소는 그가 최근 돌보기 시작한 7살짜리 브라이언의 환한 웃음과 대비되어 떨떠름해 보이기까지 했다. ‘아이 돌보기는 이제 지긋지긋해. 웃기지 않아? 그게 내가 제작된 유일한 이유인데. 하지만 그 생각만 하면 유동액이 역류할 것 같아.’ 그런데 너는 아직도 그러고 있구나. 어쩌면 영원히 그래야겠지.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D구역 아동보호시설 아이들은 대부분 생일을 자기가 정해요. 언제인지 모르니까. 저는 프레디와 처음 만난 날이 생일이죠. 7살 생일날 밤, 프로틴 바를 하나 먹고 자려고 누워 있는데 갑자기 프레디가 그러더라구요. 우리, 나가자.” 그때 꽉 잡혔던 손목의 감각을 아직도 기억한다. 정신없이 이끌려 따라간 곳은 기숙사 옥상이었다. 프레디는 옥상 한쪽 벽에 기대 앉았다. 나도 그 옆에 쪼그려 앉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우리 둘뿐이었다. 여기 춥고 무서워, 나는 중얼거리며 프레디 옆에 몸을 바짝 붙였다. 프레디는 대답 없이 팔에 붙은 버튼을 만지작거렸다. 별안간 깜깜하던 밤하늘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눈앞을 가득 채운 별들은 금방이라도 내게 쏟아질 듯 가까웠다. 우와! 나도 모르게 입술 새로 탄성이 새어나왔다. “일곱 살짜리가 볼 건 아닌데, 그래도 볼래?”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건 분명 반칙이었다. 이미 영화의 첫 장면이 눈앞에 펼쳐진 이상, 내게 선택권 따위는 없었다. 하지만 순진했던 나는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나는 네가 상상도 못할 것을 봤어. 오리온 전투에 참가했었고, 탄호이저 기지에서 빛으로 물든 바다도 봤어.” 프레디는 영화를 보는 내내, 거의 모든 대사를 목소리까지 바꿔 가며 따라했다. 좀 조용히 하라고 말하려던 순간이었다. “그 모든 기억이 곧 사라지겠지…. 빗속의 내 눈물처럼.”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어둠 속에서 푸르게 빛나던 프레디의 옆얼굴. 영화 속 안드로이드 로봇의 마지막 대사를 따라하면서, 프레디는 분명 울고 있었다. 내가 로봇의 눈물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꼬맹아, 재미있었어?” 영화가 끝나자 프레디는 언제 울었냐는 듯 예의 그 쾌활하고 능글맞은 목소리로 돌아왔다. 나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재미있었다, 정말로. “너 정말 별난 애다. 보통 5분 내로 지루해하던데. 끝까지 다 본 애는 네가 처음이야.” “나, 저기 갈래.” 아, 정말이지 일곱 살이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때의 나는 방금 전까지 눈앞에 펼쳐졌던 별세계에 진짜 갈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 프레디가 피식 웃었다. “나도 가고 싶어. 우주로 갈 수만 있다면 없는 영혼이라도 팔겠다.” “그럼, 가자.” 나는 프레디의 옷소매를 잡아당겼다. “그래, 가자.” “언제? 언제 가?” “음….” 잠깐 말이 없던 프레디는 손가락으로 자기 머리를 툭툭, 가리켜 보였다. “여기 저장돼 있는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정말?” “그럼.” 프레디는 우주에 가려면 알아야 할 게 많으니까, 영화를 많이 봐 둬야 해. 라고 덧붙였다. 아아, 그렇구나. 일곱 살의 나는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우주를 꿈꿨던 건 그때부터였어요.” 대형 홀로그램 화면을 가득 채운 내 얼굴이 보였다. 프레디가 영화를 보여 줄 때마다 얼빠진 표정이라고 놀렸던, 꿈꾸는 듯한 눈동자였다. “하지만 제 인생은 시작부터 지지리도 운이 없었죠. 하필 D구역에서, 자연출산으로 태어났어요. 그래도 여자로 태어날 가능성이 50%는 있었는데, 보시다시피 그마저도 저버렸죠. 그것도 모자라 세상에 나오자마자 길가에 버려져서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졌어요. 저도 알아요. 우주는 여자, 그것도 최고로 우수한 유전자들만 배양한 인공자궁에서 태어나는 A구역 여자들에게만 허락된 영역이라는 거. 하지만 기적처럼 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저는 166만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어요. 이번 한 번만, 제 인생에도 행운이 찾아와 주길 바라면 안 될까요?” 다음 순간, 고막을 찢을 것 같은 함성이 장내를 울렸다. 홀로그램 화면을 가득 채운 내 이름 아래 숫자가 미친 듯이 올라가고 있었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한테 투표했다고? 나는 멍하니 화면을 쳐다보았다. 그 어마어마한 숫자가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지구 연방 시민 여러분, 정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석 달간 이어져 온 프로젝트가 드디어 끝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제, 최후의 한 명을 밝힐 차례입니다. 지구연방 항공우주국 QUEEN에서 주최한 <남자를 위한 우주 비행 프로젝트>의 최종 탑승자는,” 사회자가 여기까지 말하고 입을 다물자, 일제히 야유가 쏟아졌다. 그녀는 스튜디오를 훑으며 여유롭게 웃어 보였다. 제발. 제발. 제발! 1초가 영원처럼 느껴지는 순간, 사회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행운의 주인공은 바로 D구역이 낳은 기적의 소년, 머큐리 군입니다! 축하드립니다!” 그 이후에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멍멍하게 울리던 함성, 번쩍이는 플래시, 내 목에 걸린 지구 모양 메달의 무게, 대형 홀로그램 화면을 꽉 채우던 실시간 리플들, 밤하늘에 수없이 아로새겨지던 네온 폭죽들, 밖으로 튀어나올 듯 거세게 뛰던 내 심장 박동, 그런 것들이 드문드문 기억날 뿐이다. 다음날 새벽, 눈뜨기가 무섭게 최신형 AVR 세트 광고 촬영이 시작되었다. AVR 콘택트렌즈와 귀 뒤에 부착하는 센서티브 패치, 웨어러블 슈트에 AVR 워치까지, 그야말로 풀세트였다. AVR 기기를 주렁주렁 차고 침대에 누워 있자니, 실험용 생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나는 괜히 몇 번 몸을 떨었다. 광고 촬영 장소는 카페였다. AVR 시스템에 접속해 장소를 설정하고 이동 버튼을 누르자, 나는 순식간에 어느 대형 체인 카페의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이동하자마자 맨 먼저 느껴진 것은 감미로운 커피 향과 갓 구워진 빵 냄새였다. 뒤이어 은은하게 흐르는 카페 안의 음악 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쿠션감이 가득한 의자는 편안했고, 노란빛이 감도는 조명은 정면으로 올려다보아도 눈이 시리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나는 자고 일어난 모양 그대로 숙소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아니 지금도 그러고 있을 텐데, 한껏 꾸미고 카페에 여유롭게 앉아 있는 또 다른 나는 테이블에 세팅된 초콜릿 케이크를 포크로 우아하게 떠냈다. 촉촉한 빵과 끈적이는 초콜릿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떠낸 케이크를 입에 넣었다. “!” 쌉싸름하고 달콤한 초콜릿이 혀를 싸고돌았다. 프로틴 바만 먹고 살았던 나로서는 생전 처음 느껴 보는 맛이었다. 입속에서 폭죽이 터지는 듯한 느낌에 나는 잠시 멍해졌다. “저기, 머큐리다!” 날카로운 하이 톤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어느새 몰려든 내 팬클럽 회원들이 카페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촬영감독의 미간이 확 찌푸려지는 게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곧 언제 그랬냐는 듯 상냥하게 웃어 보였다. “죄송하지만, 촬영에 조금만 협조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저렇게까지 공손할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 감독은 C구역 사람인가 보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감독의 애처로운 부탁에도 불구하고, 카페에 접속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가히 폭주 상태였다. 어느새 넓은 홀을 꽉 채우며 테이블 바로 앞까지 몰려온 그녀들은 내 몸 이곳저곳을 함부로 만지고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악! 아파!” 비명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아픔도 감각이라는 걸 잊고 있었어! 최신 버전 AVR답게 머리카락이 통째로 뜯기는 아픔은 너무나도 생생했다. 나는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 AVR 전원을 껐다. 짧은 삐 소리와 함께 다시 침대 시트와 주렁주렁 달린 AVR 세트들의 감촉이 온 몸으로 느껴졌다. 왠지 모를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촬영을 마치고 QUEEN에 도착하자마자, 공기는 180도 달라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나는 A구역 여자들마저 극성팬으로 만든 기적의 소년이었는데, QUEEN으로 들어오는 순간 거짓말처럼 다시 D구역 머저리 남자아이가 되어 있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나를 훑는 눈길들은 서늘하기 그지없었다.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우주로 갈 거야. “네가 머큐리구나. 나는 이번 프로젝트의 총괄 책임자인 비치 박사라고 한다.” 그녀의 첫인상은 뭐랄까… A구역을 사람으로 만들면 나올 것 같은, 그야말로 ‘A구역 표준형 인간’이었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탄력 있는 피부와 완벽한 몸매, 지적이면서도 단정한 인상까지. 금발 머리를 한 올도 삐져나오지 않게 틀어 올렸는데, 그 동그란 머리가 각진 은빛 유니폼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엉거주춤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7일간 여기 머물면서 우주 비행에 필요한 훈련과 검사들을 할 거야. 그리고 7일 후 우주로 출발한다. 더 궁금한 점은?” “아, 저기….” “다음 일정은 기자회견이야. 이동.” 내 말은 못 들은 건지 안 들은 건지, 비치 박사는 자기 팔목에 채워진 AVR 워치만 만지작거렸다. 나는 못 다한 말을 혀 밑에 꾹 눌러 씹은 채 조용히 그 뒤를 따랐다. 벌써 세 시간이 지났는데, 기자회견은 도무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A구역마저 사로잡은 애교 한 번 보여 달라는 기자의 끈덕진 요구에 나는 마지못해 볼에 어색하게 바람을 넣었다. 욕이 나오려는 걸 꾹꾹 참고 억지로 웃어 보이느라 광대뼈가 아려왔다. 내가 생각한 인터뷰는 이런 게 아니었다. 아니, 다른 우주비행사들 인터뷰 영상에는 멋있고 프로페셔널한 질문들이 막 넘쳐나던데, 어? 그래서 어제 밤을 새서 예상 질문이랑 답변도 다 연습했는데. 왜, 왜 나한테는 피부 관리 비결이나 물어보고, 애교나 부리라는 거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 그럼 다음 질문. 자신이 QUEEN의 수석연구원이었다고 주장한 메이 박사가 공개한 영상이 오디션이 진행되는 내내 큰 이슈가 되었는데요. 머큐리 군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그게 무슨….” “잠깐,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질문입니다. 머큐리 군은 이 질문에 대답하지 않습니다.” 내가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비치 박사가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 “QUEEN에서 이미 입장을 발표한 바와 같이, 문제의 영상은 논리적 근거가 1%도 없는 가십성 루머에 불과합니다. 현재 QUEEN은 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메이 박사의 영상과 관련해 매니스트(MENIST) 또한 QUEEN 측에 의혹을 제기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QUEEN의 입장은 앞서 말한 바와 같으며, 따로 언급할 가치가 없는 사안입니다.” 기자들의 머리 위로 앞다투어 초록색 광선이 나타났다. 다들 실시간 기사 전송 중이구나. 이런저런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했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다시 한 번 초록색 광선이 우수수 떠올랐다. 좋아, 완벽했어.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아무도 눈치 못 챘을 거야. 나는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AVR 검색 기능을 켰다. 메이 박사는 뭐고, 매니스트는 또 뭐야? 생전 처음 듣는 이름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D구역에는 제대로 된 미디어나 검색 장치가 하나도 없었다. 고작해야 스마트폰이니, 말 다했지 뭐. 요즘 누가 스마트폰 쓴다고. ‘메이 박사 영상’을 입력하자 사람들이 올려놓은 문제의 영상이 여기저기 떴다. 이미 모두 재생이 막힌 상태라는 게 문제였지만, 그래도 영상 아래 달렸던 댓글들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나는 정보의 조각들을 짜 맞추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내가 실험체라는 거네?” 메이 박사의 주장은 충격적이었다. 그녀의 말대로라면 QUEEN의 최종 목적은 우주 공간에서 AVR 시스템을 구현시키는 것으로,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우주는 지구와는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실험체가 꼭 필요했다. 여기서부터가 문제였다. 희생당할 게 뻔한 실험체를 QUEEN의 고급인력들로 채울 수는 없었다. 실험을 진행하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 또한 골칫거리였다. 그래서 열린 게 ‘남자를 위한 우주비행 프로젝트’라는 거였다. 실험체도 얻고, 프로젝트에 쏟아지는 사람들의 관심에 따라 거대기업들로부터 굴러들어오는 지원금은 덤이라는 게 그녀의 결론이었다. 사람들은 댓글마다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었다. <이게 진짜일까요?> <queen에서 듯.=“” 헛소리인=“” 그냥=“” 생각에는=“” 제=“” 한다던데요?=“” 강경대응=“”> <매니스트에서도 진상규명을 요구하던데, 뭔가 있으니까 그러는 거 아닐까요?> 맞다. 매니스트. 저건 뭐지? 나는 다시 검색어를 입력했다. <매니스트: 여남이 평등하며 가치가 동등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 또는 그 단체.> 백과사전에서 말하는 매니스트는 간단명료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그 아래에는 훨씬 복잡한 댓글들이 가득했다. <여남의 권리 평등은 법으로 보장되어 있는데 웬 헛소리?> <이론과 실제는 다르죠. 모든 직업에 여남 모두 지원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실제로 남자가 뽑혔단 얘기 들어보셨어요? 분명히 차별은 있어요.> <여자가 가진 특성이 현대 사회에 더 적합한 걸 어쩌란 말입니까? 남자들이 가진 거라고는 육체적 힘뿐이잖아요. 요즘 세상에 로봇이 있는데 누가 그걸 남자한테 시키겠어요?> <그러니까 문제죠. 심지어 D구역에서조차 여아선호사상 때문에 남자가 태어나면 버리거나 낙태시킨다고 하더라구요. 최소한 아이들이 죽는 건 막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분 대화가 안 통하네. D구역 여자들이 스스로 그렇게 하겠다는 걸 우리가 무슨 수로 막아요? 당신 매니스트죠?> <아니, 그건 아닌데….> 한 가지 확실한 건, ‘매니스트’라는 단어는 욕이나 마찬가지였다. 너 매니스트지? 는 상대방을 꼬리 내리게 하는 마법의 주문 같았다. 아니, 그런데 매니스트고 뭐고 간에…. 나는 어떻게 되는 거야? 분명히 알게 된 건 많은데, 정작 중요한 의문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었다. 메이 박사 영상이 사실일까? 그대로 믿기에는 너무나도 허무맹랑한 소설 같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소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남자, 그것도 D구역 남자니까. “에휴, 모르겠다.” 나는 AVR 워치의 전원을 꺼 버렸다. 렌즈도 빼고, 센서티브 패치도 떼고, 종일 입고 있던 슈트도 벗어던지고 침대에 몸을 던졌다. 메이, AVR 시스템, 실험체, QUEEN, 매니스트, 여자, 남자… 방금 전까지 봤던 낱말들이 뒤죽박죽 섞여 머리 위를 떠다녔다. 나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몰려드는 글자들을 쫓아냈다.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졌다. 다음날 첫 번째 일정은 우주선 홍채 등록이었다. 홍채 등록은 AVR로 대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세밀한 작업이기 때문에 실제 눈동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덕분에 나는 직접 우주선으로 가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내 이름을 딴 우주선, 머큐리-17473호는 모든 점검을 마치고 발사대에 설치된 상태였다. 출발 신호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거대한 우주선을 보자 새삼 가슴이 벅찼다. “자, 홍채가 제대로 등록됐는지 점검한다. 눈을 여기 갖다 대.” 비치 박사가 시키는 대로 홍채를 인식시키자, 육중한 우주선 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나는 정신없이 우주선 내부를 둘러보았다. 여기저기서 계기판과 레버, 버튼들이 깜박이고 있었다. “저 중앙에 있는 녹색 버튼이 출발 버튼, 그 옆에 있는 건 자동항로검색장치….” “자동항로검색장치를 아나?” “인공 지능에 등록된 우주 지도를 이용해서 목적지의 좌표를 찍으면 알아서 최단거리의 항로를 찾아주는 장치죠,” “그 위에 있는 파란색 레버는?” “수동조종레버요. 작동법도 싹 다 외웠어요. 물론 실제로 해 본 적은 없지만.” “보통이 아니군.” 비치 박사가 찌르는 듯한 시선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 또한 눈을 피하지 않았다. “어디서 감히….” 비치 박사가 입을 열려는 찰나, 연구원 한 명이 그녀에게로 급하게 뛰어왔다. 그녀의 말을 듣던 비치 박사가 곧 입술을 잘근거리며 내 쪽으로 걸어왔다. “넌 일단 돌아가 있어.” 비치 박사는 그 말만 남긴 채 쌩하니 몸을 돌렸다. 하여튼 싸가지 없긴. 이번엔 또 뭐야? 나는 부지런히 숙소로 걸음을 옮겼다. “매니스트, QUEEN 측에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시위 시작?” AVR 시스템을 켜자마자 기사들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었다. 아까 숙소로 올 때 주변에서 어른거리던 것들이 그럼 매니스트 회원들이었나 보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부지런히 기사를 클릭했다. “뭘 보고 있는 거지?” 아뿔싸. 나는 천천히 돌아섰다. 비치 박사가 문간에 서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5분 내로 인터뷰실로 이동해. 긴급 기자회견이야.” “하지만….” “메이의 영상은 당연히 거짓말이야. 그래서 너한테 알리지도 않은 거고. 다만 지금 여론이 너무 뒤숭숭하니까 네가 나서서 불필요한 헛소문을 좀 멈추라는 뜻이야. 알겠니?” “….” “지금 헛소문이 돌아봤자 너한테 좋을 건 하나도 없어.” 그래. 지금 헛소문이 돌아봤자 나한테 좋을 건 하나도 없지. 나는 비치 박사의 말을 떠올리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저는 QUEEN과 비치 박사님을 전적으로 신뢰합니다. 매니스트 회원들은 근거 없는 루머에 휘둘리고 있어요. 당장 불법 시위를 멈춰야 합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기자들이 앞다투어 손을 들었다. 지켜보고 있던 비치 박사가 손을 들어 웅성거리는 장내를 정리했다. “머큐리 군의 입장 표명은 이상입니다. 기자회견을 종료하기 전에, QUEEN 측에서 준비한 영상을 이 자리에서 최초로 공개하겠습니다.” 비치 박사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버튼을 눌렀다. 심드렁하게 화면을 쳐다보던 나는 영상이 재생되자마자 튕기듯 일어섰다. “프레디!” 화면에 등장한 건 프레디의 얼굴이었다. “안녕, 머큐리. 잘 지내고 있지? 오늘이 벌써 9월 4일이야. 네 생일 이브.” 그러고 보니 내일이 내 생일인 것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우리는 항상 9월 4일에서 9월 5일로 넘어가는 밤, 12시가 되면 기숙사 옥상에서 영화를 봤지. 한 번도 빼먹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 생일에 너는 QUEEN 숙소에 있겠구나. 그곳 옥상은 어때? 보고 싶어, 머큐리.” 영상은 거기서 끝이었다. 기자들이 앞다투어 소감을 물었다. 나는 거의 울기 직전의 표정으로 너무 놀랍고 보고 싶다는 등의 말을 주워섬겼다. 기자들의 머리 위로 녹색 광선이 휙휙 지나갔다. 아마 실시간으로 ‘머큐리와 프레디, 감동적인 만남의 현장!’ 따위의 기사가 쏟아지고 있을 것이다. 나와 프레디의 기사가 매니스트의 시위 기사를 밀어낼 수 있을까?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비치 박사는 꽤 만족한 얼굴이었다. “좋아. 오늘 일정은 여기서 끝이야. 쉬어도 좋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나는 숙소로 이동했다. AVR 워치를 뽑아내듯 벗겨내 던져 버리고, 침대 위에 쪼그려 앉았다. 춥지도 않은데 몸이 덜덜 떨려왔다. 프레디와 나는, 단 한 번도 9월 4일에서 9월 5일로 넘어가는 밤 12시에 영화를 본 적이 없었다. 처음 영화를 보던 날은 9월 5일에서 9월 6일로 넘어가던 밤이었다. 그 이후로는 시도 때도 없이 영화를 봤었고, 생일이 되면 내가 영화를 보여 달라고 조르긴 했지만 시간을 정해놓은 적은 없었다. 옥상은 더더욱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처음 영화를 보던 날, 내내 옥상에서 찬바람을 맞은 내가 지독한 감기에 걸려 몇 주를 앓았기 때문에 프레디는 그 이후로 옥상이라는 말만 나와도 거부 반응을 일으켰다. 프레디는 왜 그런 말을 했을까? ‘9월 4일에서 9월 5일로 넘어가는 밤, 12시가 되면 기숙사 옥상에서 영화를 봤지.’ ‘이번 생일에 너는 QUEEN의 숙소에 있겠구나.’ ‘그곳 옥상은 어때?’ ‘보고 싶어.’ 순간 머릿속에 불이 번쩍, 했다. 지금이 몇 시지? 튕기듯 일어나 AVR 워치를 켜자, 11시를 가리키는 계기판 알림음이 울렸다. 나는 알림음이 끝나기도 전에 AVR 시스템의 전원을 껐다. A구역에서 AVR 없이 움직인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지만, 실시간 위치를 노출시키는 것보다는 나았다. 나는 살금살금 숙소를 빠져나왔다. 옥상은 여기서 61층 위. 진공관에 타는 게 가장 빠르겠지만 들킬 위험이 너무 높다. 나는 계단 쪽으로 눈을 돌렸다. 아마 이 건물이 세워진 이래 한 번도 쓰인 적 없는 계단일 것이다. 1일 필수 운동량조차 실내 운동기구로 해결하는 A구역 사람들이 건물에 계단을 만든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하지만 D구역에서 14년을 살아온 나라면 얘기가 다르지. 나는 심호흡을 하고 계단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각오는 했지만, 61층을 걸어 올라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장이라도 주저앉고 싶었지만 계단을 오르는 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낭비했기 때문에 멈출 수가 없었다. AVR 시스템을 껐으니 지금이 몇 시인지도 알 도리가 없었다. 그저 최대한 빨리 도착하는 수밖에. 나는 얼얼한 다리를 이끌고 걸음을 재촉했다. 드디어, 옥상이었다. 나는 쓰러지듯 한쪽 벽에 기대앉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나 하나뿐이었다. 여기 춥고 무서워, 나는 중얼거리며 두 팔로 무릎을 감쌌다. 그 순간 내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열네 살짜리가 볼 건 아닌데, 그래도 볼래?” “프레디!” 조용히 해야지, 프레디가 속삭였다. 나는 재빨리 입을 다물었다. 프레디가 씩 웃으며 팔에 붙은 버튼을 만지작거렸다. 깜깜하던 밤하늘이 환해짐과 동시에, 나는 입을 틀어막았다. 영상에 등장한 사람은 비치 박사였다. 그리고 그녀 앞에 한 사람이 등을 보이며 서 있었다. “…시위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제는 머큐리 팬클럽까지 합세하고 있다고.” “지금 그게 문제가 아냐.” “그럼? 대체 이것보다 큰 문제가 뭐야?” “머큐리가 우주선 조종법을 알아. D구역 남자애 주제에 건방지게 어디서 주워들은 건지. 하도 어려서 아무것도 모를 줄 알고 뽑아놨더니, 내 발등을 내가 찍었어.” “뭐? 그럼 어쩌자고?”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머큐리가 우주선 안에서 수동조종이라도 한다면 통제할 방법이 없어. 무슨 일이 있어도 저런 걸 우주선에 태워선 안 돼.” 영상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오늘 밤 12시에 공개될 거야.” 프레디가 말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한동안 둘 다 말이 없었다. 다시 입을 연 건 프레디였다. “돌아가자, 머큐리.” 나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프레디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방금 영상 못 봤어?” “봤어.” “여기 있으면 위험해. 메이 박사의 영상은 거짓말이 아냐. 저들은 애초에 널 우주선에 태울 생각이 없어! 그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널 카메라 앞에 내세워서 이용할 뿐이지, 나중에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고.” “나도 알아.” “그럼 돌아가자. 난 이런 곳에 너를 1초도 놔둘 수 없어.” “아니, 나는 안 돌아가.” “머큐리!” 프레디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프레디, D구역과 우주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 “뭐?” “둘 다 AVR 시스템이 안 통한다는 거야. 우주는 누구에게나 평등한 곳이니까. 우주에 가는 길이 평등하지 않아서 문제였지. 그런데 이렇게 기회가 왔잖아. 이제 와서 스스로 이걸 포기하라고?” “머큐리, 우주에 가고 싶은 건 나도 마찬가지야. 아니, 내가 더 간절할지도 모르지. 너는 7년 동안 간직한 꿈이지만 나는 59년이니까.” 프레디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하지만 머큐리, 지금 네가 우주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0%에 수렴해.” “0%에 수렴한다는 말은 0%는 아니라는 말이네. 생각보다 희망적인데?” “머큐리!” “내가 우주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0%에 수렴한다면, 내가 지구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그냥 0%야. 왜 아직도 그걸 몰라?” “뭐?” “네가 영원히 아이 돌보기 로봇에서 벗어날 수 없듯이, 나 또한 영원히 D구역 남자니까. 지구에서 우리에게 허락된 미래가 있어?” “….” “아주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난 그걸 택하고 싶어.” 다시, 한동안 둘 다 말이 없었다. 이번에도 먼저 입을 연 건 프레디였다. “머큐리, 마지막으로 물을게. 정말 나랑 같이 가지 않을 거야? 나를 여기 데려다 준 매니스트 회원들이 우리가 돌아가는 걸 돕기 위해 기다리고 있어. 지금이 아니면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없어.” “미안해.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는 건 나도 마찬가지야.” “그럼 좋아, 머큐리. 우주에 간다 치자고. 지금 QUEEN 주위에 수십만 명이 있어. 우주선까지는 어떻게 갈 거야?” “어차피 다 AVR 홀로그램이야. CCTV에만 안 들키면 돼. 밤이고, 나는 몸집이 작으니까 잘 숨으면 눈에 안 띌 수도 있어.” “무모한 짓인 걸 알면서도 해보겠다는 거지, 결국은.” 프레디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불쑥 손을 내밀었다. “그럼, 네 AVR 세트를 나한테 줘.” “뭐?” “난 인간형 로봇이니까, AVR 착용이 가능할 거야. 그럼 너 대신 내 위치가 노출되겠지. 오래는 못 버티겠지만, 시간을 조금 더 벌어줄 수는 있을 거야.” “하지만 프레디, 너무 위험하잖아!”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너는 하면서, 나는 하지 말라는 건 반칙 아냐?” 프레디가 내 손에서 AVR 워치를 풀었다. 이러면 안 된다고 해야 하는데, 어쩐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내가 멍청히 서 있는 사이, 프레디의 손목에 내 워치가 채워졌다. 다음은 렌즈, 그 다음은 센서티브 패치, 마지막으로 내 웨어러블 슈트와 프레디의 옷까지 바뀌었다. 내가 된 프레디가, 프레디가 된 나를 보고 웃었다. “이 마당에 부담 주긴 싫지만, 이렇게 된 이상 넌 꼭 성공해야 돼.” “프레디….” 지금 울면 안 돼. 프레디의 기억 속에 그렇게 남으면 안 돼. 애써 웃어 보이려 노력하는데도 눈가가 자꾸 화끈거렸다. 프레디가 나를 꽉 끌어안았다. “머큐리, 그거 알아? 네가 이 프로젝트 지원하던 날 밤에 본 영화, 그게 내 저장 장치 속 마지막 영화였어.” 그 말을 마지막으로 프레디가 등을 돌렸다. 곧이어 빠르게 계단을 내려가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나는 계단을 향해 무작정 소리쳤다. 울음 때문에 발음이 제멋대로 뭉개져 나왔다. “프레디! 나 꼭 돌아올게! 옥상, 옥상으로 올 거야! 그러니까 기다려…. 무조건 기다리고 있어야 돼!” 내 말이 들렸을까. 발소리는 점점 작아지더니 곧 사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숙소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홀로그램들이 크게 동요하며 일렁거렸다. 홀로그램들은 일제히 비행장 반대 방향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지금이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계단으로 달렸다. 바깥은 아수라장이었다. 여기저기 홀로그램들이 떼 지어 몰려다니고, 경비로봇들이 울리는 사이렌 소리가 날카롭게 귀를 파고들었다. 나는 비행장 쪽으로 있는 힘을 다해 달렸다. 목에서 쇠 맛이 나더니, 나중에는 피 맛이 났다. 머큐리-17473호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조금만 더, 열 걸음만 더, 한 걸음만 더…! “홍채를 인식합니다.” 정신없이 얼굴을 갖다 대자, 경쾌한 안내 음성이 울렸다. “환영합니다! 비행사는 우주선 안으로 입장해 주십시오.” 우주선 전체가 윙윙거리며 진동했다. 계기판과 레버, 버튼에 불이 깜빡였다. 머큐리-17473호는 날아오를 준비를 마치고 비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조종간으로 다가갔다. 녹색 버튼을 누르자 추진 로켓이 굉음을 내며 떨리기 시작했다. 7살 생일날 밤, 내 앞에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처럼 반짝이던 별들이 떠올랐다. 주인공 로봇을 흉내 내던 프레디의 눈물방울이 별빛에 반사되어 빛났다. 꿈꾸는 듯 펼쳐졌던 그 모든 것들이 지금 이 순간 우주선 밖으로 보이는 밤하늘과 겹쳐졌다. 얼굴에 번진 눈물을 대충 훔쳐내고, 조종석에 앉아 벨트를 채웠다. 남자, 여자, D구역, A구역, 비치 박사, QUEEN, 그리고 나를 괴롭게 했던 모든 것들. 안녕히 계세요. 나는 이제 떠날 거예요. 우주로 갈 거예요. 장미성운의 그 오묘한 빛깔을 내 눈으로 보고, 말머리성운의 머리 위를 비행할 거예요. 별의 물결이 흐르는 파로크 바다를 항해하고, 불사라 지구의 쏟아지는 운석들 사이에서 아찔한 곡예비행도 할 거예요. 이제 막 태어나는 별을 발견하면 프레디와 내 이름을 붙여줄 거고, 주어진 운명을 다하고 사라지는 별도 말없이 지켜볼 거예요. 우주에서라면 그 모든 것이 가능하죠. 나는, 그냥 머큐리일 뿐이니까. “가자, 머큐리.” 수동 조종 레버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2166년 9월 5일 01시 06분 11초, 머큐리-17473호 발사.
  • 하나 된 열정, 러시아·자카르타까지 대~한민국

    하나 된 열정, 러시아·자카르타까지 대~한민국

    2월 동계올림픽 35억 가슴에 ‘평창’ 새기고6월 월드컵 신화창조 꿈★ 이루고8월 아시안게임 6회 연속 종합 2위 금맥 캔다 ‘황금 개띠’ 해인 2018년 대한민국의 스포츠 캘린더는 빅이벤트로 가득하다.●동계올림픽·월드컵·AG 종합선물세트 4년마다 열리는 하계올림픽 사이 짝수 해에는 늘 동계올림픽과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축구대회, 아시안게임이 한 세트처럼 차례로 열리기 때문이다.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로 들썩거린 2002년 당시에도 2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5월 말~6월 말 월드컵, 9월 말에는 부산에서 아시안게임이 잇달아 꼬리를 물었다. 특히 굵직한 이 3개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이 국내에서 펼쳐진 터라 2002년 한 해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스포츠의 한 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열기가 한반도를 뒤덮었다. 비록 올해 국내에서 열리는 이벤트는 평창동계올림픽뿐이지만 무게는 더 묵직하다. 1988년 열렸던 서울대회 이후 국내에서 치러지는 두 번째 올림픽인 데다, 동계대회로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열리기에 그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제23회 평창동계올림픽은 2월 9일 개막해 강원 평창, 강릉, 정선에서 17일간 열전을 치르고 2월 25일 폐막한다. TV중계를 시청하는 인구만 세계 35억명을 뽐내게 된다. 3월 9일에는 올림픽의 바통을 이어 받아 세계 장애인들의 올림픽 겨울축제 동계패럴림픽이 막을 올린다. ‘하나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라는 모토 아래 세계 42개국 이상, 550여명이 6개 종목 80개의 금메달을 놓고 레이스를 벌이는 평창패럴림픽은 동계올림픽과 같은 평창, 정선의 산악클러스터와 강릉에서 열흘에 걸친 ‘우정의 스포츠 잔치’를 벌인 뒤 같은 달 18일 막을 내린다. ●험난한 월드컵… ‘申의 한 수’ 부탁해 석 달도 지나지 않은 초여름에는 전 세계 축구팬들의 심장이 요동친다. 올림픽을 제외하고 단일 스포츠로는 세계 최대 규모 이벤트인 FIFA 월드컵이 6월 14일부터 7월 15일까지 러시아 11개 도시, 12개 경기장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본선에 오른 32개 나라가 출전해 4개 팀씩 8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16강∼8강∼준결승 토너먼트를 거쳐 7월 15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대망의 결승전에서 우승팀을 가린다. 천신만고 끝에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축구대표팀은 러시아에서 새로운 신화 창조에 나선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해 12월 2일 조 추첨식에서 독일, 스웨덴, 멕시코와 함께 F조에 편성돼 험난한 도전을 예고했다.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6월 18일 오후 9시 모스크바 인근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스웨덴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이어 24일 오전 3시에는 소치와 가까운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멕시코와 2차전을, 27일 오후 11시에는 지난 대회 우승국 독일과 모스크바 동쪽 카잔 아레나에서의 최종 3차전을 통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이후 역대 두 번째 원정 16강을 타진한다. 대표팀은 16강 진출의 전초기지인 베이스캠프를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확정했다. 조별리그를 치를 경기장 3곳을 2시간 안팎의 비행으로 이어 줄 거점인 데다 무엇보다 기후 등 대표팀의 휴식을 위한 자연 환경과 훈련 여건이 좋기 때문이다. ●일본, AG 1진급 총출동 경계령 8월에는 44억 아시아인의 최대 축제인 아시안게임이 월드컵 축구의 열기를 이어받는다. 올해 아시안게임은 8월 18일부터 9월 2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팔렘방에서 열린다. 자바 섬에 있는 자카르타와 수마트라 섬에 있는 팔렘방은 609㎞나 떨어져 있어 비행기로도 1시간이 걸린다. 자카르타에 있는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이 주 경기장이다. 40개 종목에 462개 금메달이 걸려 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이후 6차례 연속 종합 2위에 도전한다. 자타가 인정하는 아시아 최강 중국을 앞지르기에는 벅차지만 일본보다는 나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목표를 걸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에 종목별 2진급 선수를 파견하던 일본이 2020년 안방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전원 1진급으로 선수단을 꾸릴 것으로 보여 종합 2위 수성이 쉽지 않다는 게 체육계 안팎의 전망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불어라 평창 신바람] 손에 손잡고·대~한민국… 전 국민이 만드는 ‘평창의 감동’

    [불어라 평창 신바람] 손에 손잡고·대~한민국… 전 국민이 만드는 ‘평창의 감동’

    #1. 1988 서울올림픽은 전 국민적 관심과 지지속에 치러졌다. 6·25 전쟁의 상흔을 딛고 일어난 ‘한강의 기적’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일념이 국민들을 똘똘 뭉치게 했다. 자원봉사자와 공무원은 밤늦게까지 거리를 쓸고 페인트칠을 하며 손님맞을 채비를 했고, 4인조 혼성그룹 코리아나가 부른 올림픽 주제곡 ‘손에 손잡고’를 전 국민이 따라 불렀다. 일부 암표상들은 임시 사무실을 차리고 벽보까지 붙여가며 입장권을 판매해 개회식 티켓이 300만원까지 호가했다. 올림픽 경기 시청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VDT 증후군’(스크린에서 나오는 해로운 전자기파로 인한 증세)과 수면 부족을 호소하는 이들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2.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대한민국 거리는 온통 붉은 물결이었다.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연일 승전보를 울리며 역대 최고 성적인 4강 진출을 달성하자 축제 분위기로 들썩였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Be the Reds’ 티셔츠를 입고 길거리로 나가 “대~한민국”을 외쳤다. 일부 학교는 한국 대표팀 경기 날에 학생이고 선생님이고 도저히 수업 집중이 안 돼 단축 수업을 하기도 했다. 월드컵 주제곡인 ‘오! 필승코리아’를 부른 윤도현밴드(YB)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정몽준 월드컵 한국조직위원장은 강력한 대선 후보로 부상했을 정도다. 대회 기간 연인원 약 2100만명이 길거리 응원에 나선 것으로 추산된다.‘메가스포츠 이벤트’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는 개최국 국민들의 참여다. 손님을 초청해 놓고 정작 주인이 즐기지 못한다면 그 축제는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될 수밖에 없다. 관중석의 상당수를 차지할 개최국 국민들의 응원이 있어야 경기장 분위기도 달아오른다. 그런 면에서 서울올림픽과 한·일 월드컵은 성공한 대회였다. 서울올림픽을 매개로 온 국민이 하나 돼 세계에 대한민국을 소개했고, 한·일월드컵을 통해 ‘다이내믹 코리아’를 각인시켰다. 그리고 한국은 서울올림픽을 치른 지 30년 만에 또다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빅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도 앞선 대회처럼 전 국민적 호응이 있으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뜨뜻미지근하다. ‘메가 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국민 시선이 달라진 데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직간접 영향을 받아 부정적 이미지가 씌어졌다. 대회를 앞두고는 체감온도 영하 20도까지 떨어질 ‘평창 혹한’이 흥행을 가로막는 요소로 지적받고 있다. 빙상 종목을 빼고는 여전히 동계 스포츠가 생소한 탓도 크다. 축제 분위기가 아직 달아오르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기회가 왔을 때 잘 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번 기세를 타면 멈추지 않는 한국의 ‘신바람 국민성’을 생각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한·일월드컵조직위 홍보국장을 맡았던 인병택 세종시문화재단 대표는 “한·일월드컵도 개막을 앞두고 한 달 전까지 붐이 일어나지 않았다. 청와대가 조직위에 비서관을 보내 자체 감사를 나왔을 정도였다”며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에게 조언을 구해 보니 ‘걱정하지 말라. 월드컵 붐은 축구 선수 발끝에서 나온다’고 말하더라. 실제로 외국 선수들이 입국하고 선수단 캠프가 차려지니 분위기가 확 뜨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창도 조바심을 내서 인위적으로 홍보할 게 아니라 대회가 시작될 때 흐름에 맞게 이벤트를 만들어 상승 작용을 일으키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배종신 전 문화관광부 차관은 “1988년은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장 빛났고, 2002년은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장 신났다고 평가한다. 서울올림픽을 통해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보여 줬고, 한·일 월드컵을 통해 대한민국을 세계 사람들 머릿속에 새겨넣었다”며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떠오르지 않는다. 국민들도 납득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답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대택 국민대 스포츠건강재활학과 교수는 “올림픽을 즐기는 국내외 모든 사람들이 ‘좋았다’, ‘편안했다’는 느낌을 받는 게 중요하다. 교통·안전에 문제가 없고, 큰돈 들이지 않고 편안한 시간을 보낸다면 즐거운 기억이 오래 남을 것”이라면서 “더불어 과거 대회처럼 우리나라 선수들의 성적이 좋으면 흥행에도 긍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일로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39일, 폐막까지는 55일 남았다. 평창발(發) 신바람은 지금부터 우리 하기에 달려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김포도시철도 양촌역~김포공항역 전구간 시운전 “이상없다”

    김포도시철도 양촌역~김포공항역 전구간 시운전 “이상없다”

    내년 11월 개통을 앞두고 있는 경기 김포도시철도 ‘골드라인’ 전구간 시운전 행사가 열렸다. 김포시는 27일 오후 시민 유관기관 등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강차량기지(양촌역)~김포공항역 23.67km 전 구간 차량주행 검증시험과 시승견학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시는 지난 6월 김포한강차량기지~마산역 우선시험구간에서 차량 주행시험에 착수했다. 지난 15일에는 운행 열차 46량(2량 1편성)이 모두 반입됐다. 20일부터는 김포공항역까지 전 구간에서 공종별 시험과 종합시험운행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개통전까지 차량은 철도관련 안전법령에 따라 형식시험과 전수·가속도·제동시험 등 한국철도연구원의 철저한 안전 검증을 거칠 예정이다. 노반 등 정거장과 출입구 마무리 공사는 내년 6월 대부분 완료된다. 최고 운행속도 시간당 80km로 다른 지역 차량보다 10km 이상 빠르고, 차량 공간도 넓다. 양촌역에서 김포공항까지 이동시간은 28분가량 걸릴 전망이다. 특히 배차간격 3분으로 김포공항에서 환승이 편리하고 정거장 접근성이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영록 시장은 “연일 계속되는 혹한속에서 근로자들의 건강과 현장 안전관리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며, “시민이 전 세계 어느 대중교통보다 김포도시철도를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하실 수 있도록 모범적인 건설과 운영 준비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현장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김포도시철도는 김포한강차량기지에서 김포공항역까지 총 노선연장 23.67km, 정거장 10개소, 차량기지 1개 규모로 건설되고 있다. 12월 말 현재 90%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종합시운전을 거쳐 2018년 말 개통예정으로, 개통 이후 5년간 서울지하철 1~8호선 운영사인 서울교통공사가 일괄해 운영을 담당한다. 시 도시철도과 담당자는 “환승통로 공사 이후인 내년 3월 시민을 대상으로 철도시스템과 차량·시운전 상황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씨줄날줄] ‘북핵 외계인’/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북핵 외계인’/최광숙 논설위원

    2015년 이탈리아의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외계인이라는 황당한 주장이 나왔다. 파러노멀 크루서블이라는 한 영상 전문매체가 ‘모나리자’, ‘암굴의 성모’ 등 다빈치의 원래 작품과 거울에 비친 그림을 나란히 이어붙이자 외계인의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1947년 6월 미국 워싱턴주에서 한 민간 비행사가 정체불명의 비행 물체를 목격했다고 처음 보고한 이래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미확인 비행 물체(UFO)를 봤다는 목격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미국은 유난히 UFO에 대한 관심이 다른 나라보다 높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 정보자유법에 따라 가장 많이 자료를 요청했던 주제가 UFO였을 정도다. 심지어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은 1976년 대통령 선거 유세 중 자신이 1969년 “달처럼 밝은 UFO를 목격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아예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UFO에 관한 진실을 국민에게 밝히겠다”는 공약까지 내놓았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UFO에 대한 비밀을 알면서도 함구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특히 네바다주 사막의 비밀군사기지 ‘51구역’은 미국인과 외계인들의 공동연구개발단지라는 의혹까지 받았다. 하지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51구역을 방문했지만 외계인은 없었다”면서도 “외계 생명체가 지구를 방문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외계인 존재를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얼마 전 뉴욕타임스는 미 국방부가 5년 전까지 UFO에 대한 비밀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는 현재 UFO 연구를 중단했다고 밝혔지만 뉴욕타임스는 해당 프로그램에 매년 지원되던 2200만 달러 규모의 예산만 중단됐을 뿐 연구는 최근까지도 계속됐다고 전했다. 이 보도 후 최근 백악관 브리핑에서 “대통령도 UFO의 존재를 믿느냐”는 질문까지 등장했다. 설상가상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밤하늘에 정체불명의 특이한 비행체가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날아가자 UFO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알고 보니 그 비행체는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우주사업체인 스페이스X가 쏘아 올린 로켓이었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저녁에 우리 가족이 로켓을 보고 즐거운 외계인 논쟁을 벌였다. 머스크에게 감사한다”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그러자 머스크는 트위터에 “그건 북한에서 날아온 핵 외계인 UFO”라는 농담을 남겼다. 핵·미사일 도발로 인류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이 급기야 외계인으로 취급받고 있다. bori@seoul.co.kr
  • “생명공학도 꿈 부풀었는데 꽃도 못 피우고 가버렸다”

    “생명공학도 꿈 부풀었는데 꽃도 못 피우고 가버렸다”

    18세 김모양, 수능 후 헬스클럽 등록 서울에 있는 여대에 4년 장학생 합격 “아빠 불났어, 못 참겠다” 마지막 통화 또 다른 18세 김모양도 대학에 합격할머니·엄마·딸 3대가 목욕갔다 참변“어머니 1시간 30분 살아 계셨는데…”“생명공학 연구원을 꿈꾸던 아이였는데, 꽃도 피우지 못하고 가버렸습니다.” 지난 21일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에서 화재로 사망한 김모(18)양의 시신이 안치된 제천시 고암동 보궁장례식장에서 김양의 할아버지 김모(78)씨는 허망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제천의 한 여고에 다니던 김양은 서울에 있는 여대에 4년 장학생으로 합격한 상태였다. 김씨는 “집과 학교, 도서관만 오가며 공부밖에 모르던 아이였다. 학원 한번 안 다니고, 겸손하고 착한 손녀였다”며 고개를 떨궜다. 김양은 수능시험이 끝나 할인을 받을 수 있다면서 헬스클럽에 등록했다. 이날도 이곳에서 운동을 하다가 변을 당했다. 김양의 아버지는 사고가 난 날 오후 4시쯤 “6층에 불이 났다”는 김양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침착하고, 연기 마시니까 말하지 마라”고 한 후 현장에 도착해 계속 통화를 하며 김양을 진정시켰지만, 김양은 “못 참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당시 상황을 이야기해 주던 김양의 할아버지는 슬픔과 억울함을 감추지 못하고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김양의 큰아버지는 “동생(김양의 아버지)이 아이들을 뒷바라지하겠다며 하던 일도 그만두고 한 달 전부터 치킨집을 운영했다”면서 “이제 다 잘 풀리고 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양의 시신으로는 신원을 확인할 수 없어 유족들은 경찰에게서 유품 사진을 받은 뒤에야 김양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에 있던 목걸이가 김양이 친구와 함께 맞춘 것임이 확인되자 김양의 어머니는 현장에서 오열했다. 김양이 다니던 학교 관계자는 “김양과 함께 헬스에 간 친구는 다행히 빠져나왔다”고 전했다. 이번 화재 사고로 스러진 또 다른 열여덟 여고생은 할머니, 어머니와 함께 건물 2층 목욕탕에서 끝내 탈출하지 못했다. 용인에서 고등학교에 다닌 김모(18)양은 수능이 끝난 뒤 어머니 민모(49)씨와 제천에 있는 할머니 김모(80)씨 댁에 들렀다. 김양도 대학 입학을 앞둔 상태였지만 안타깝게 꿈을 이루지 못했다. 김양의 할머니는 화재가 난 후인 오후 5시 17분 막내딸 집에 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막내 사위 박모(47)씨는 “장모님이 휴대전화를 챙기지 않은 채 목욕탕에 갔는데 유일하게 외우는 번호가 우리 집 전화번호”라면서 “장모님이 초등학교 5학년인 딸에게 엄마랑 아빠가 있냐고 물어봤다고 한다”고 전했다. “손녀가 엄마는 없고 아빠는 통화 중”이라고 말하니 힘없는 목소리로 “알았다”라면서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김씨의 둘째 아들 민모(52)씨는 전화 통화를 했다는 소식에 안심했지만, 오후 9시쯤 비보가 전해졌다. 민씨는 “어머니도 1시간 30분 정도 살아 계셨는데 결국 돌아가셨다”면서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참사로 아내를 잃은 윤모씨는 오후 4시 6분쯤 아내로부터 구조를 요청하는 전화를 받고 1분 후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윤씨는 “아내가 전화기 너머 다급한 목소리로 살려 달라고 외쳤다”면서 “4시 27분에 유리만 깼어도 살지 않았겠나”라고 되물었다. 이번 화재 사고 사망자 중에는 코레일 기관사도 있었다. 코레일 제천기관차 승무사업소 소속 안익현(58) 기관사는 사고 당일 부인과 등산을 다녀온 뒤 점심 식사 후 오후 2시 30분쯤 사우나에 들어갔다 사고를 당했다. 안 기관사는 발견 당시 등산 복장 상태였다. 사우나를 마치고 나오려다 사고를 당한 것이다. 한편 이날 오후 4시부터 제천 시민회관과 제천시청 로비에 임시 분향소가 설치됐다. 23일에는 제천실내체육관에 임시 합동분향소가 추가로 마련된다. 제천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제천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주말 과학산책] 세계적인 과학저널이 선택한 올해의 과학사진들

    [유용하 기자의 주말 과학산책] 세계적인 과학저널이 선택한 올해의 과학사진들

    다사다난했던 2017년 정유년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한 해가 끝날 무렵이 되면 방송사는 올해 돋보였던 연예인들을 선정해 시상식을 갖기도 하고 신문이나 잡지 등 인쇄매체들은 올해 눈길을 끌었던 주요 뉴스들을 꼽습니다. 과학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표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 사이언스는 올해 10대 과학 인물, 올해 10대 과학뉴스, 올해 10대 인포그래픽, 올해 10대 과학 사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계를 조망합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는 올해 네이처 편집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14장의 과학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과학사진을 보다보면 다시 한 번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함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1. 그레이트 아메리칸 이클립스 지난 8월 21일 미국 대륙 14개 주를 관통했던 ‘그레이트 아메리칸 이클립스’는 올해 최고의 ‘과학 쇼’였습니다. 태양과 달, 지구가 나란히 놓여 달이 태양면을 가리며 생기는 일식은 월식보다 더 자주 일어나는 천체현상이지만 대부분 바다에서 관측이 가능하다. 이번 개기일식은 육지에서도 관찰이 가능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것 같습니다. 이번 일식과 정확히 같은 위치로 지나가며 발생하는 개기일식은 375년 만의 일이라고 하네요. 사진은 미주리주 페리빌에서 관측된 일식의 진행과정을 찍은 것이라고 합니다.  2. 지옥에서 온 벌레? 악몽에서나 나타날 듯한 이 생물체는 기생충의 하나인 ‘유구조총’(Taenia solium)을 200배 확대한 것입니다. 유구조충은 갈고리 촌충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갈고리 촌충은 돼지를 중간 숙주로 해 사람들에게 옮겨지곤 했습니다. 예전에는 돼지가 지저변한 환경에서 키워졌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덜 익혀먹을 경우 갈고리 촌충에 감염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돼지들도 위생적으로 만든 사료를 주면 갈고리 촌충은 거의 멸종상태라고 합니다. 사진은 카메라 제조사인 니콘에서 주최한 ‘작은 세상 사진대회’에서 본선에 진출한 작품입니다. 3. 오직 위로, 위로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찍은 방해석 결정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방해석 결정 위에 새겨진 화살표 모양의 작은 부조물을 만들어 낸 것은 결정 표면에 달라붙은 단백질이고 결정이 성장함에 따라 특정한 패턴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4. 불빛 아래에서 미국의 사진작가 크레이그 버로우가 아네모네 꽃을 자외선 이미지로 찍은 사진이라고 합니다. ‘사랑의 괴로움’이라는 꽃말을 가진 아네모네는 그리스 신화에서 미소년 아도니스가 죽을 때 흘린 피에서 생겨난 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네모네는 빨간색, 흰색, 분홍색, 하늘색, 노란색, 자주색으로 피는데 자외선을 이용해 사진을 찍자 아네모네의 숨겨진 색깔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5. 문어를 업고 있는 거북이 문어와 거북이라는 서로 다른 종들 사이에서 이처럼 어부바를 하고 있는 장면은 보기 드물다고 하는데 사진작가 마이클 하디가 하와이 앞바다에서 찍었다고 합니다. 이 사진은 스미소니언협회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스미소니언닷컴’ 사진전에서 본선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6. 지상 관제탑 노르웨이 스발바르섬에서 낮게 깔린 태양이 안테나에 역광을 비춘 모습입니다. 이 안테나는 JPSS-1이라는 위성에서 데이터를 수신받는다고 합니다. JPSS-1은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청(NOAA)가 기후와 환경을 파악하기 위한 기상환경위성으로 지난 11월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됐습니다. JPSS-1은 기상학자들에게 대기권 온도와 수분, 구름, 지표면 온도, 대양 색깔, 해빙의 규모, 화산재는 물론 산불정보까지 제공해 날씨 예보의 정확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7. 날리는 불꽃 전자방사 현상을 통해 만들어 낸 불꽃 모습이라고 합니다. 전자방사(electrospinning) 현상인데 고분자 물질에 고전압의 전기장을 걸어주면 물질 내부에 전기적 반발력이 생겨 분자들이 뭉쳤다가 나노 크기의 실 형태로 갈라지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화려한 색깔을 보이는 불꽃놀이 장면처럼 보입니다. 8. 무시무시하게 생긴 화석 사진상으로는 엄청나게 크게 보이지만 실제 크기는 1밀리미터(㎜)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중국 산시성 지역에서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이 발견한 화석으로 벌레와 바다생물, 척추동물까지 모든 종류로 진화했던 후구동물의 화석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소 5억 2900만년된 것으로 보이는 이 화석은 전자현미경을 통해 찍은 것으로 어류 아가미로 진화할 수 있는 부분과 소화기관으로 추정되는 작은 구멍 등을 발견했습니다.  9. 뱃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임신한 개구리 임신한 유리개구리의 알이 투명한 배를 통해서 선명하게 보입니다.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에 주로 사는 유리개구리는 피부가 투명해 속을 훤히 볼 수 있는데 12속 152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0. 단일 세포 인간 세포 하나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요. 지난 10월 스위스 연구자들은 세포의 무게를 잴 수 있는 외팔저울을 만들어 한 쪽에 세포 하나를 올려놓고 레이저를 이용해 저울을 흔든 뒤 출렁이는 진동수를 계산해 무게계산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11. 다시 지구로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일론 머스크가 이끌고 있는 민간우주개발업체인 스페이스X는 재활용이 가능한 로켓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팰콘9이라는 로켓 1단이 태평양 위에 떠 있는 선박에 재착륙하는 장면입니다. 팰콘9은 위성을 궤도에 전달한 뒤 지구로 귀환했는데 이처럼 재활용 로켓 시스템이 활발하게 사용될 경우 우주여행이나 우주운송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12. 격리구역 지난 5월 중국 베이징에 있는 ‘루나 팰리스-1’이라는 연구시설에 과학자들이 격리 생활을 자원했다고 합니다. 이 시설은 달기지 건설에 대비해 생명유지 시스템을 테스트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라고 합니다. 13. 오렌지색깔 심연 멕시코 카리브해 연안 툴룸에 있는 ‘세노테 카워시’라는 해저동굴을 찍은 사진입니다. 비가 많이 내리면서 주변 숲에서 식물들이 바다로 유입되면서 식물의 탄닌 성분이 녹아들면서 오렌지 색깔을 보이고 있습니다. 심연에서 보이는 오렌지 색이 약간 오싹하게 만드는 느낌을 주네요.  14. 산호양식장 미국 플로리다주 태버니어 앞바다에 있는 곳에서 400그루 이상의 산호나무가 양식되고 있습니다. 마치 굴을 양식하는 양식장의 느낌까지 줍니다. 사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해 산성화되면서 산호가 하얗게 변해 죽는 백화현상들 때문에 산호가 멸종위기에 처하자 산호를 인위적으로 양식하는 것이라고 합니다.올해 최고의 과학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니 ‘개띠의 해’인 내년에는 어떤 신비한 자연의 세계가 우리 앞에 펼쳐질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씨줄날줄] 종현의 죽음/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종현의 죽음/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인기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종현(본명 김종현)이 세상을 떠났다. 18일 저녁 퇴근길에 스마트폰 속보로 전해진 그의 사망 소식은 믿기지 않았다. 그의 나이 이제 겨우 27살. 아직 한창이다. 불과 1주일여 전인 지난 10일 서울에서 단독 콘서트까지 성공적으로 마치고 내년 초 일본 공연을 준비 중이었다고 한다. 종현의 사망 소식에 국내외에서 추모의 물결이 끊이지 않고 있다.가족과 경찰에 따르면 사인은 우울증에 의한 자살로 추정된다. 몇 달 전 ‘즐거운 사라’의 저자인 마광수 전 연세대 교수가 우울증을 앓다 자살한 충격과는 또 다른 차원의 충격으로 다가온다. 아직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케이팝의 대표 주자인 아이돌그룹 멤버의 자살은 거의 처음이고, 데뷔 후 10년 동안 샤이니와 함께 성장한 젊은 팬들의 충격은 생각보다 훨씬 큰 듯하다. 가족 동의 아래 공개된 그의 유언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난 속에서부터 고장 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 “난 오롯이 혼자였다. … 눈치채 주길 바랐지만 아무도 몰랐다.” 우울증으로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고스란히 드러난다. 종현의 사망 소식에 배우 박진희가 발표했던 우울증 관련 논문이 새삼 관심을 끈다. 박진희는 2009년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에서 “자살과 먼 거리에 있을 것만 같은 연예인들 중 40%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과도한 사생활 노출, 악성 댓글, 불안정한 수입,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종현의 사망은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과 우울증 문제를 돌아보게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8.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2003년 이후 13년간 1위다. 2위인 일본은 18.7명으로 차이가 크다. 자살의 원인으로 스트레스가 꼽히지만, 우울증 역시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우울증에는 연령도 성별도 경제력도 상관이 없다. 주위에 정도의 차이뿐 우울증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면서도 전문가 도움은 꺼린다. 주변의 시선 때문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우울증은 국민 30~40%가 평생 한 번은 경험하는 흔한 병이다. 우울증은 종종 ‘마음의 감기’에 비유되곤 한다. 그만큼 쉽게 걸릴 수 있지만, 그렇다고 감기처럼 놔두면 저절로 낫는 병은 결코 아니다. 우울증을 바라보는 시선부터 바뀌어야 한다. 잠시 질주를 멈추고 주위에 도움을 청하는 눈길은, 손짓은 없는지 관심을 갖는 것이 시작이다.
  • 유시민, 청와대 국민청원 올려…“빈 교실 보육시설로 활용”

    유시민, 청와대 국민청원 올려…“빈 교실 보육시설로 활용”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초등학교 빈 교실을 공공보육시설로 활용하자는 청원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유 전 장관은 지난 12일 ‘초등교실을 활용한 공공보육시설 확충’이라는 제목의 청원에서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은 젊은 부모들이 마음 놓고 필요한 시간만큼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취학 전 영유아를 가진 젊은 부모들은 공공보육시설 확충을 간절하게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 수 감소에 따라 생긴 초등학교의 여유 교실의 일부를 공공보육시설로 활용할 것을 청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정부가 늘어난 국가부채 등으로 재정 여력이 소진된 탓에 짧은 시간에 공공보육시설을 많이 짓기 어렵다”며 “초등학교의 쾌적한 시설을 잘 조정하면 초등 교육에도 지장이 생기지 않아 국가의 시설투자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전 장관은 “만약 교육과 보육을 하나의 정부부처가 관장했다면 이 아이디어는 이미 실현됐을 것”이라며 “여러 부처가 합의하고 협력해야 하는 일은 한 부처 혼자 하는 일에 비해 진척이 더뎌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청원은 13일 오후 2시 기준 4만 934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는 한 달 간 20만명 이상의 국민이 추천한 국민청원에 대해 답변을 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방위, 자유한국당 반대로 5·18 특별법 의결 무산

    국방위, 자유한국당 반대로 5·18 특별법 의결 무산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안’과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안’이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반대로 13일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한국당 의원들은 두 법안이 기존 법률을 개정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법률을 만드는 것인 만큼 국회법 규정에 따라 공청회부터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결국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켰다. 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이나 군 의문사의 진상규명은 당연히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의견이 첨예한 제정법안은 공청회를 거치는 등 더 정확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정진석 의원도 “법안의 취지에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공청회를 하지 않는 것은 절차적으로 명백한 하자”라고 지적했다. 앞서 한국당 경대수·이종명 의원은 지난 11일 법률안심사소위원회에서 공청회 없는 법안 의결을 양해하기로 했으나 이날 전체회의에서 같은 당 의원을 설득하지 못했다. 법안소위 위원장인 경 의원은 “소위에서 능력을 다해 최대한 심사해 전체회의로 올렸다”며 “여야 의원 구분 없이 판단하고 결정해달라”고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 5·18 특별법의 12월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를 추진해온 여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국방위가 그동안 언제 무슨 공청회를 했다고 지금 이렇게 막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억울한 사람들 숨통 틔워주자는 정도로법안을 수정했는데, 법안을 제대로 보고 얘기하시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진표 의원은 “제정법의 86%가 공청회를 거치지 않고 상임위에서 의결됐다. 소위 위원들이 만든 조정안을 두고 공청회를 문제 삼는 것은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방위 민주당 간사인 이철희 의원이 여야 합의로 법안소위를 통과한 법안이므로 그대로 의결하자고 거듭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한국당 소속인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의원들의 의견이 다를 경우 공청회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정은 나중에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은 “방금 전 한국당 김성태 신임 원내대표를 만나 5·18 특별법을 처리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는데 당혹스럽다. 내년 2월 국회에서는 본회의까지 통과시킬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군 의문사 유족 25명이 이철희 의원을 통해 회의장 방청을 요청했으나, 김영우 위원장은 이를 허가하지 않은 채 대신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회의실에서 국회방송 중계를 통해 지켜보도록 조치했다. 한편, 한국당 소속 국방위원들은 이날부터 20일까지 미국 하와이와 일본의 미 태평양사령부 등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태평양사령부 핵심 기지를 찾아 전략자산 전개 현황을 둘러보고 한미동맹을 점검할 계획이다. 반면 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은 임시국회 일정을 고려해 애초 미 태평양사령부 방문에 동참하기로 했던 일정을 취소했다. 이철희 의원은 “하루가 급한 법안 처리에 절차를 논하면서 한미동맹 차원에서 외국에 나간다는 견강부회가 어디 있느냐. 가지 않으면 한미동맹이 깨지나”라고 쏘아붙이면서 “공청회를 최대한 신속히 열고, 남은 법안심사 일정을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45년 만에 달 간다

    미국이 45년 만에 달 유인탐사를 재개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행정지침에 서명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우주정책 지침 1’이라는 이름의 이 지침은 궁극적으로는 화성 탐사를 목표로 우선 달 탐사의 기초를 세우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서명식에는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전직 우주 비행사인 버즈 올드린과 해리슨 슈밋, 현역인 페기 윗슨 등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지침 서명 후 “미국은 우주 탐사 분야에서 리더이며 앞으로도 리더로 남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1972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인 우주 비행사를 달로 돌려보내는 중요한 단계”라며 “이번에는 (달에) 국기를 꽂고 발자국만 남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확히 45년 전인 1972년 12월 11일 해리슨 슈밋은 우주선 아폴로 17호를 타고 마지막으로 달에 착륙해 탐사를 했다. 앞서 버즈 올드린은 1969년 아폴로 11호를 타고 닐 암스트롱에 이어 인류 두 번째로 달에 발자국을 찍었다. 미국의 달 유인탐사 재개는 중국이 우주 탐사 분야에서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중국은 지난 6월 인간의 달 착륙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펜스 부통령은 지난 10월 열린 첫 국가우주위원회 회의에서 미국이 다시 달에 우주 비행사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1989년 조지 W H 부시 정권에서 만들어진 국가우주위원회는 1993년 해체됐지만 트럼프 정부 들어 지난 6월 다시 만들어졌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45년만에 미국 달 유인탐사 시작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45년만에 미국 달 유인탐사 시작

    “우리는 1960년대가 끝나기 전에 달에 도착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 도전은 우리가 마땅히 받아들여야 하는 도전입니다.”(1962년 미국 라이스대학에서 존 F 케네디 대통령 연설)1969년 7월 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했다. 1972년 12월 11일 아폴로 17호가 달에 착륙해 마지막 탐사를 한 뒤 지금까지 달에 간 사람은 없었다. 아폴로 17호의 달 탐사 45주년이 되는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성 탐사를 목표로 달 유인탐사를 재개하는 행정지침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지침 서명 후 “1972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인 우주 비행사를 달로 돌려보내는 중요한 단계로 이번에는 달에 국기를 꽂고 발자국만 남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달 유인탐사 재개는 화성탐사, 그리고 그 너머 많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궁극적인 임무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정서명은 중국이 지난 6월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백악관은 서명식 직후 “우주탐사의 선도자로서 미국의 지위를 되찾고 일자리 증진에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며 “21세기 우주 역량을 키우는 민간 산업을 위한 인센티브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서명식에는 국가우주위원회(NSC) 위원장이기도 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전직 우주 비행사 버즈 올드린과 해리슨 슈미트, 현혁 우주 비행사 페기 윗슨 등이 참석했다. 서명식을 갖기는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달 유인탐사와 관련한 시한이나 예산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한편 트럼프는 지난 3월 2033년 화성 유인탐사 성공을 목표로 한 항공우주 지원법률에 서명하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스윗소로우’ 성진환 “공식적으로 모든 활동 멈춘다”...12년 활동 마무리 이유는?

    ‘스윗소로우’ 성진환 “공식적으로 모든 활동 멈춘다”...12년 활동 마무리 이유는?

    ‘스윗소로우’ 멤버 성진환이 돌연 활동 중단을 선언해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9일 그룹 스윗소로우 멤버 성진환(37)은 이날 공식 팬 카페 ‘인 스윗소로우’를 통해 건강상 이유로 활동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성진환은 ‘그리운 친구들에게’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편지를 게재, “공식적으로 스윗소로우 멤버이자 가수 성진환으로서 모든 음악 및 대외 활동을 멈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윗소로우는 저를 제외한 호진, 우진, 영우형이 스윗소로우컴퍼니 대표 성현 형과 함께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성진환은 “얼마 전부터 이대로라면 건강이 위태로워지겠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그 느낌이 착각이 아닌지를 계속해서 자문하고 오히려 더 음악에 몰두해보기도 하며 스스로를 시험하고 고민한 끝에 일단 모든 것을 멈추어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활동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그는 “다시 만날 거라는 호언을 하기에는 겁이 나지만 저 또한 분명히, 지금보다도 더 많이 그리워하겠죠. 언젠가 어딘가에서 어떤 모습으로든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며 복귀에 대한 여지는 남기지 않았다. 이어 “부디 지금까지보다 더 큰 힘을 내게 될 스윗소로우를 향해 더 큰 사랑과 응원의 마음을 보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성진환은 이날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12년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인사를 했다. 다음은 성진환 팬카페 글 전문 그리운 친구들에게 정말 오랜만이지요? 다들 추운 날씨에 감기 안 걸리고 잘 지내고 있나요. 진심으로 여러분의 안부가 궁금합니다. 오랜만에 읽으시는 제 글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마음에 들지 않는 내용일 것 같아 머리속이 계속 하얘지고 도무지 손이 움직이질 않네요. 저에게도 고통스럽고 힘든 편지가 될 것 같아 벌써 여러 번을 실패한 끝에 이렇게 다시 쓰기 시작해봅니다. 지난 몇 달 간 많이 조용했지요. 여러분의 걱정이 깊어지기에 충분할 만큼 데뷔 이래 가장 긴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화음 콘서트가 끝난 어느 날, 형들을 한 사람씩 만나서 이야기를 했어요. 지금 상태로는, 아무래도 이 일을 계속 하기 힘들 것 같다고. 열아홉 살에 형들을 만나고 서른일곱이 된 지금까지 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잘 설명하기 힘듭니다만 이 길을 걸으면서 느꼈던 행복이나 기쁨만큼 무언가 다른 것이 제 안에 쌓여간 것 같습니다. 계속 노력했지만, 쌓여가는 것들을 멈출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 과정에서 이 직업 안에서 제가 사랑하는 세 가지인 음악과 멤버들과 또 여러분을 대함에 있어 단 하나의 거짓도 없었다는 것이에요. 얼마 전부터, 이대로라면 제 건강이 위태로워지겠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 느낌이 착각이 아닌지를 계속해서 자문하고 오히려 더 음악에 몰두해보기도 하며 스스로를 시험하고 고민한 끝에 일단 모든 것을 멈추어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힘들어하고 있고, 이겨내기 위해 나름대로 애쓰고 있다는 건 이미 오래 전부터 형들도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정말 한계가 온 것 같다는 이야기는 처음이라 아마도 멤버 모두에게 시간이 필요했을 거예요. 큰 충격과 불안감과 여러 가지 복잡한 마음으로 몹시 힘들었을 게 분명한데도 형들 모두 내내 따뜻하게 제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일단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다 같이 쉬는 동안 최대한 마음 편하게 있어 보자는 이야기까지 해주었지요. 그렇게 지난 가을의 페스티벌 공연들을 제외하고는 팀의 활동을 멈추고 각자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여러분께는 참 죄송한 시간이었습니다. 맘 편히 쉬자고 말은 했지만, 저희 지금 좀 쉬고 있어요~라고 여러분께 맘 편히 말씀드리지는 못했네요. 왠지 그럴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모두에게 걱정을 끼치고, 이 죄스러움을 어쩌면 좋을까요. 최근에 다 같이 모여 다시 몇 번 이야기를 나누었고 결국 지금에서야 이렇게, 근황이 아닌 힘든 인사를 전하게 되었어요. 이 또한 형들이, 자신들의 고민을 애써 누르고 동료이기 이전의 동생으로서 저에게 따뜻하게 조언해 준 결과입니다. 공식적으로 저는 이제 스윗소로우 멤버이자 가수 성진환으로서 모든 음악 및 대외 활동을 멈추기로 하였습니다. 스윗소로우는 저를 제외한 호진, 우진, 영우형이 스윗소로우컴퍼니 대표 성현형과 함께 이어 나갈 예정입니다. 라디오에 보내주셨던 사연들, 형들의 농담, 우리가 같이 만들어갔던 수많은 공연들, 모두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얼마나 저라는 인간에게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는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 그렇게 느껴집니다. 저는 스윗소로우라는 팀의 엄청난 팬입니다. 그리고 팬으로서 내가 기대하는 무언가를 해보이려 더 많이 노력하곤 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여러분과 같은 마음으로, 지금까지보다 더 큰 사랑과 응원과 존경을 보내려고 합니다. 부디 여러분도 지금까지보다 더 큰 힘을 내게 될 스윗소로우를 향해 더 큰 사랑과 응원의 마음을 보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다시 만날 거라는 호언을 하기에는 겁이 나지만 저 또한 분명히, 지금보다도 더 많이 그리워하겠지요. 언젠가 어딘가에서 어떤 모습으로든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도저히 글로 표현 못할 만큼 미안합니다. 그리고 지난 12년 동안 여러분 덕분에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2017년 12월 9일 진환 올림 사진=스윗소로우 컴퍼니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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