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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길이 15cm… ‘몬스터 달팽이’ 침략’에 英 몸살

    몸길이가 15㎝가 넘는 ‘몬스터 달팽이’가 영국서 발견돼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데번주에 사는 돈 프록터는 최근 자신의 집 마당에서 몸길이 6인치의 대형 달팽이를 발견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프록터는 “아내가 어느 날 자신이 심어놓은 채소들에서 무엇인가에 뜯어먹힌 흔적들을 발견했지만 가족 모두 원인을 찾지 못했었다.”면서 “연일 쏟아진 비 때문에 습기를 머금은 토양이 달팽이 성장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데일리메일은 올 들어 영국 전역의 온화한 기후와 지난 5월의 이상더위, 최근 내린 비로 인한 습기가 많은 날씨 등이 달팽이 성장을 촉진시키고 개체수를 급증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영국 전국농민연합(National Farmers Union)의 조사에 따르면 1m²당 평균 1000마리의 달팽이를 관찰할 수 있으며 영국 전역에만 150만 마리의 달팽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농민연합 대변인은 “‘달팽이 침략’이 가져온 피해가 매우 크다.”면서 “달팽이들은 하룻밤 새에 땅에 심은 밀 씨앗 50개가량을 씹어 먹을 수 있다.”면서 “달팽이 개체수가 급증한 것은 그다지 좋은 소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똥지빠귀나 찌르레깃과의 검은새 등 일부 조류에게는 반대로 희소식일 수 있다.”면서 “어미 새가 새끼에게 주는 먹이(달팽이)가 풍부해지면서 성체로 살아남는 새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제주 중산간은 반딧불이 천국

    제주 중산간은 반딧불이 천국

    제주 중산간이 반딧불이 천국임을 입증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권진오 박사팀은 “6월 18일부터 20일까지 서귀포시 중산간 일대를 조사한 결과 운문산반딧불이가 골고루 퍼져 있으며 4~5곳에서 집단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 제주시험림에서 운문산반딧불이 국내 최대 개체군을 발견한 이후 서귀포시 중산간에서도 반딧불이를 목격했다는 제보가 잇따르자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조사 결과 서귀포시 하원동 법정사, 돈내코계곡, 영남동 일대, 천지연폭포, 안덕면 군산 등에서 오후 8시 이후 수만 마리의 반딧불이가 빛을 내며 비행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반딧불이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지만 서식지 환경의 민감성으로 인해 그 수가 감소하는 데 반해 제주도에서 서식지가 새롭게 발견되고 있다.”며 “이는 그만큼 제주도가 청정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말했다. 또 서귀포시 중산간에 반딧불이가 많은 것은 계곡이 많고 잘 보전돼 있는 데다 풍부한 강우량으로 다른 지역보다 숲 내 습도가 높아 먹이자원이 되는 달팽이류가 서식하기에 아주 좋은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부고]

    ●함훈섭(서울신문 윤전부 차장)영택(영등포구청 공무원)영중(회사원)씨 부친상 18일 영등포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02)2631-2299 ●김병규(전 한국일보 호남취재본부장)병균(전 하나대투증권 사장)씨 모친상 민수(한국경제TV 경제팀 기자)씨 조모상 18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0일 오전 6시 (02)2258-5940 ●이충석(사업)씨 부친상 김한호(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박창수(사업)박인철(〃)씨 장인상 18일 서울 국립의료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2)2262-4811 ●이상배(전 삼성전자 말레이시아 세렘반복합단지장·전 말레이시아 상공회의소장)씨 별세 김정연(삼성증권 주임)씨 장인상 1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30분 (02)3410-6914 ●이찬형(전 삼미 대표이사)진형(삼성엔지니어링 전무)홍자(전 서울사대부설여중 교장)씨 모친상 이재형(전 KSNET 대표이사)씨 장모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30분 (02)3410-6915 ●박영규(달팽이건설 대표)준규(삼성전자로지텍 차장)씨 모친상 윤석원(대구일보 편집위원 겸 뷰 편집장)씨 장모상 18일 대구의료원, 발인 20일 오전 8시 30분 (053)560-9572 ●정재덕(전 안성초 교감)씨 별세 백남(DND학원 원장)씨 부친상 나충용(가우테크닉스 대표이사)씨 장인상 박은진(신내초 교사)씨 시부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6시 (02)3010-2294 ●임해욱(서영엔지니어링 전무)씨 별세 6일 페루, 빈소 서울성모병원, 발인 21일 오전 6시 30분 (02)2258-5940 ●최영환(서영엔지니어링 전무)씨 별세 6일 페루, 빈소 서울성모병원, 발인 21일 오전 6시 30분 (02)2258-5940 ●최기봉(국립극단 미술감독)기천(인하대 공과대학)기하(현대모비스 팀장)기훈(사업)씨 모친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2)3010-2230
  • 인공 달팽이관 투자금 세탁… 140억 해외로 빼돌려

    인공와우(인공 달팽이관)를 밀수출하고 받은 대금과 가짜 서류로 수출 실적을 부풀려 받은 투자금 등 140억여원을 해외로 빼돌린 중소업체 관계자들이 세관에 덜미를 잡혔다. 관세청 인천공항본부세관은 10일 인공와우 제조업체 감사 윤모(41)씨 등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업체의 실제 대표인 재미교포 장모(45)씨에 대해 재산국외도피 혐의 등으로 체포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장씨는 미국으로 도피한 상태다. 장씨 등은 경기 성남에 있는 인공와우 제조업체 M사 경영진으로, 2007년 6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1000만 달러(약 120억원) 상당의 인공와우를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밀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렇게 허위로 부풀린 매출 실적을 내세워 벤처투자사들로부터 105억원을 투자받아 유상증자한 뒤 이 가운데 20억여원을 해외투자, 직원급여 등을 지급한 것처럼 세탁해 해외로 위장 송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시청각 장애인은 달팽이…섬세한 촉수로 꿈꾸며 살아요”

    “시청각 장애인은 달팽이…섬세한 촉수로 꿈꾸며 살아요”

    “시청각 중복장애인은 ‘달팽이’ 같아요. 우리는 다른 사람과 소통을 하려면 아주 느리거든요. 손으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달팽이의 촉수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30일 오후 6시 30분 서울대 문학관 대강당에서 장애와 접근성이라는 주제로 ‘달팽이의 희망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시각장애를 가진 방송인 이동우씨의 사회로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와 다큐멘터리 영화 ‘달팽이의 별’의 이승준 감독, 영화 주인공인 조영찬·김순호 부부가 함께했다. 행사는 중증 지체장애에도 열정적으로 연구에 전념하는 이 교수와 시청각 중복장애에도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영화 주인공과의 만남을 통해 장애에 대한 사회의 올바른 이해와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 마련됐다. ●“성숙한 사회일수록 배려라는 키워드 낯설지 않아” ‘달팽이의 별’은 실제 시청각 중복장애를 가진 조씨와 척추장애로 키가 작은 김씨 부부의 일상을 동화처럼 그린 영화다.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한국 최초로 장편 부문 대상을 받았다. 250여명의 관객이 조씨 부부의 따뜻하고 유쾌한 일상에 푹 빠졌다. 김씨는 “완성된 영화를 4번쯤 봤다.”면서 “영화가 자신들을 동정이나 연민의 대상으로 비추지 않아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조씨는 모든 장면과 대사를 텍스트로 친 파일로 영화를 감상했다. 이 감독은 “무언가 반드시 찍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없애고 있는 그대로 일상 속의 소중한 순간들을 잡아내겠다는 원칙이 있어 서로 가족처럼 믿으면서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성숙한 사회일수록 배려라는 키워드가 낯설지 않다.”면서 “장애인들의 접근성을 배려해서 정책을 만들고 건물을 지으면 되는 일이다. 여유가 안 되면 소수자는 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은 참 천박하다.”고도 했다. 조씨는 “내 인생을 바꾼 첫 번째 기적이 아내와의 결혼이라면 두 번째 기적은 점자 정보 단말기와의 만남”이라고 말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무관심 깨우쳐주는 작품” 이 교수는 “이 영화는 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편견과 무관심을 깨우쳐주는 작품”이라면서 “우리 사회의 소수자 중 소수자인 중복 장애인을 위한 보조 공학 기술의 개발과 지원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제고되는 계기가 됐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악어를 한입에’ 초대형 고대거북 발견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약 6000만년 전 남미 일대에 초대형 고대 거북이 존재했던 것으로 확인돼 화제가 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데일리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연구진이 지난 2005년 콜롬비아 석탄광산에서 발굴한 화석은 거대 거북의 것이었다고 고생물분류학 저널에 발표했다. 이 고대 거북은 세레존 지층에 있던 한 탄광에서 발견됐다 하여 ‘석탄 거북(coal turtle)’이라는 의미로 학명은 카보너미스 콘프리니(Carbonemys cofrinii)로 명명됐다. 석탄 거북은 약 24cm 너비 두개골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미식 축구공 크기 정도로 매우 크다. 또한 등껍질 폭 역시 172cm에 달해 완벽하게 복원할 시 소형차 이상의 몸집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연구진은 이 석탄 거북이 가로목거북에 속한다고 밝혔다. 가로목거북은 일반 거북과 달리 머리를 등껍질 안으로 집어넣는 대신 양옆으로 목을 꺾는 특징이 있다. 이 거북의 조상은 공룡들이 활동했던 시기에도 존재했으나, 거대화된 석탄 거북은 공룡이 사진지 500만년 후에나 출연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 거북의 천적은 거의 없었으며 커다란 몸집답게 식욕 또한 엄청났을 것이라고 연구진을 보고 있다. 연구진의 댄 크셉카 박사는 “석탄 거북은 아주 강력하고 큰 턱을 갖고 있어 달팽이를 포함한 연체동물부터 작은 거북이나 심지어 악어까지도 잡아먹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거대 고북은 호수 한가운데 살면서 먹이를 놓고 경쟁하는 주변 생물들을 모조리 잡아먹음으로써 생존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 증거로 주변에 비슷한 크기의 거북이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이는 한 서식처에 여러 마리의 석탄 거북이 있었다면 먹이 경쟁으로 인해 생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석탄 거북이 거대한 몸집을 가질 수 있었던 배경으로 풍부한 먹이와 적은 포식자, 넓은 서식지, 기후 변화 등을 꼽았다. 한편 지금까지 알려진 세계에서 가장 큰 거북은 몸길이는 약 2.74m, 무게는 약 914kg이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2012 여수세계박람회] 첨단기술의 바다에 빠져들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 첨단기술의 바다에 빠져들다

    “바다와 어우러진 첨단기술이 흥미를 배가시킵니다.”(일본인 관광객 아사노 도미코) 여수엑스포의 국내 기업관과 각국 전시관들이 앞다퉈 흥미로운 첨단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13일 엑스포 관련업체들에 따르면 이 같은 첨단기술은 박람회장 곳곳의 전시 콘텐츠 속에 숨어 있다. 관람객들은 입장권 예매 순간부터 인터넷, 모바일을 통한 전시관 예약과 교통·숙박·관광·쇼핑 등의 맞춤형 정보를 접한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IT) 기술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박람회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접하도록 도와준다. 박람회장 중앙의 엑스포디지털 갤러리(EDG)는 세계 최고 화질의 발광다이오드(LED)와 3D사운드 등 미래 기술을 대변한다. 대우조선해양관에는 최첨단 해양 IT 기술과 장비가 집합했다. 물 속을 유유히 떠다니며 유려한 움직임을 드러내는 대형 물고기 로봇 ‘피로’는 센서를 이용해 장애물을 피해 다닌다. 터치 스크린으로 조종도 가능하다. 두 발로 걷는 인간형 로봇 ‘찰리’는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는 센스까지 자랑한다. 미국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찰리는 이번 전시가 끝나면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30개의 모터를 이용해 사람의 표정을 흉내내는 로봇 ‘에버 4’, 립싱크 전문 로봇인 ‘메로’, 정교한 춤동작을 선보이는 ‘나오’, 손가락 움직임이 정밀한 ‘로보 데스피안’, 현란한 몸동작이 인상적인 로봇 댄스 그룹 등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7개 기업관은 첨단기술의 경연장이다. LG관에선 세계 최초의 미디어 샹들리에가 등장했다. 포스코관에선 귓속 달팽이관을 형상화한 공간에서 3D 디지털 빅맨쇼를 경험할 수 있다. SK텔레콤관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 스마트폰으로 혈당과 혈압을 측정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헬스 기술을 제공 중이다. 세계 최초로 홀로그램 영상을 물 위에 투사한 레이저 쇼가 등장하는 ‘빅오쇼’도 놀라운 기술력으로 관람객들을 사로잡는다. 여수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누드 브리핑] 박원순 시장 ‘영화 번개’ 즐기는 이유는

    지난 19일 종로구에 위치한 한 영화관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나타났다. 직원들과 함께한 ‘영화 번개’였다. 박 시장은 황인식 과장을 비롯한 장애인복지과 직원 14명과 이승준 감독의 ‘달팽이의 별’을 관람했다. 황 과장은 “장애 관련 작품이라 장애 인식 개선에 도움도 되고 직원들 사기 진작도 고려해 박 시장이 추진한 것으로 안다.”고 26일 귀띔했다. ●장애인복지과 직원과 다큐영화 관람 박 시장은 취임 초기부터 시청 직원들은 물론, 팬클럽 회원, 출입 기자들과 영화 번개를 통한 스킨십을 애용했다. 그런데 직원들과 함께하는 영화 번개는 단순한 감상과 친목 도모로 끝나지 않는다는 게 직원들의 전언이다. 직원들과의 단체 관람은 자연스럽게 가벼운(?) 정책토론으로 이어진다. 대중예술인 영화의 고민지점을 정책으로 연결시켜 보자는 것이다. 장애인복지과 직원들과 달팽이의 별을 관람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달팽이의 별은 시청각 장애를 가진 영찬씨와 척추장애를 가진 순호씨 부부의 일상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19일 관람 이후에도 토론은 벌어졌다. 직원들은 가벼운 감상에서부터 현장 사례, 영화를 바탕으로 적용 가능한 정책 등을 쏟아냈다. 박 시장은 특히 청각장애인에 대한 고려를 한결 더 강조하며 “국내에서 통용되는 수화는 일상 대화 수준이 대부분이라 앞으로는 서울시도 법률·의료 같은 전문 분야 수화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시장 “법률·의료 분야 수화인력 양성해야” 박 시장은 지난 24일에는 도시계획국, 주택정책실 직원 20여명과 함께 정재은 감독의 영화 ‘말하는 건축가’를 관람했다. ‘기적의 도서관’을 만들었던 건축가 고 정기용씨의 마지막 인생 여정을 다룬 작품이다. 공공 건축에 대해 다 같이 고민하자는 취지였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오랜만에 가슴 뭉클한 영화 봤다”

    “오랜만에 가슴 뭉클한 영화 봤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13일 오후 대법원 대강당에서 장애인 부부의 사랑과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달팽이의 별’을 관람했다. 대법관들과 판사, 법원행정처 직원도 함께 봤다. 양 대법원장은 영화가 끝난 뒤 “오랜만에 가슴 뭉클한 영화를 봤다. 과연 내가 더 많이 보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못 보는 건 저 사람들(장애인)이 보니까.”라고 소감을 말했다. 또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 ‘현실 속에 못보는 건 꿈에서도 못 본다.’, ‘어둠이 짙어야 밤이 더 빛나고, 밤이 깊어야 먼동이 튼다.’라는 대사를 예로 들었다. 영화는 실제 부부인 시청각 중복장애인 조영찬씨와 척추장애인 김순호씨의 잔잔한 일상을 카메라에 그대로 담은 서정적인 작품이다. 대법원은 시사회를 마련한 배경에 대해 조씨처럼 시각 장애를 가진 최영 판사가 최근 서울북부지법에 임용되는 등 장애인에 대한 사법부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 대법원장은 시사회에 앞서 인사말에서 “우리가 평소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행복이 무엇인지, 장애인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었는지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최 판사는 시각 장애를 극복하고 몇배의 노력으로 법관에 임관돼 장애인에게 큰 격려가 됐다.”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음량전쟁에 청소년 청각 멍든다

    음량전쟁에 청소년 청각 멍든다

    ‘음량전쟁’(Loudness War)의 시대, 청소년들의 청각이 위험하다. 스마트폰 등 휴대용 음향기기가 일반화되면서 누구나 이어폰이나 헤드셋을 사용한다. 갈수록 소리도 커져 청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소음성 난청 환자가 느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여기에는 음반업계도 한몫 거들고 있다. 한껏 볼륨을 높여 음반을 제작해 청소년들이 점점 고음량에 길들여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문제는 청각이 이런 소음에 빠르게 익숙해진다는 점. 입맛과 마찬가지로 귀 역시 자극적인 소리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쉽게 길들여진다. 그럴수록 청력에 이상이 오기 쉽지만 대다수 청소년들은 여기까지 따지지 않는다. 흔히 난청을 노화현상으로 알지만 청소년 난청은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초래된 경우가 훨씬 많다. ●같은 볼륨도 음량 크면 더 자극 음량전쟁이란 경쟁 음반보다 소리가 좋게 들리는 효과를 겨냥, 음량을 키워서 음원을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는 음원의 음량은 간과한 채 볼륨만 조절한다. 하지만 같은 볼륨이라도 음량이 크면 소리가 더 빵빵해 청각에 가해지는 자극도 커진다. 이론적으로는 90㏈ 이상의 소음에 하루 8시간 이상, 105㏈ 이상의 소음에 하루 1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소음성 난청이 생기기 쉽다. 그런데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음원의 음량은 대부분이 100㏈ 안팎이다. ‘소리 좋다.’는 평가를 얻기 위해 제작 과정에서 음원의 음량과 음압 등을 경쟁적으로 높인 결과 청각에 무리가 가는 상황까지 다다른 것. 보통 대형 트럭이 지나갈 때 나는 소리가 90㏈, 드릴이나 체인톱 소리가 10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소음성 난청이 진행되어도 자신은 잘 깨닫지 못한다. 청력은 매우 더디게 나빠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변에서 지적해주기 전에는 스스로 난청을 알아채기 어렵다. 특히 젊은 층은 일상적으로 큰 소리에 노출되지만 난청에는 무관심하다. 따라서 평소 음악을 크게 듣거나 이어폰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 중에 간혹 다른 사람의 말을 놓쳐 되묻는 경향이 있다면 청력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최대음량 60%·하루 60분 권고 난청은 한번 진행되면 되돌리기가 어렵다. 예방이 최선이다. 특히 소음성 난청은 청각신경의 기능이 떨어져 소리를 못 받아들이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이 경우 손상된 신경을 되살릴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예방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위원회는 난청을 줄이기 위해 최대 음량의 60%로 하루 60분 정도만 음악을 듣는 ‘60·60법칙’을 권고하고 있다. 소음으로부터 청력을 지키려면 이어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볼륨이 비슷하더라도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 소리가 귀 내부에서 증폭돼 달팽이관에 더 강한 충격을 준다. 당연히 스피커에 비해 청각신경세포 손상 가능성이 더 크다. 만약 이어폰을 1시간 사용했다면 5분 이상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난청이 의심되면 청력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청력검사에는 순음청력검사, 어음검사, 임피던스청력검사 등이 있는데, 이 중 순음청력검사는 난청의 정도와 경과를 관찰하는 기본 검사다. 감각신경성 난청이 의심되면 이음향방사검사, 뇌간유발반응검사 등을 통해 달팽이관 및 청신경기능을 확인하게 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귀전문클리닉 김희남 박사
  • [길섶에서] 어머니의 손/최광숙 논설위원

    미국 아동문학가 마이런 알버그가 쓴 ‘아버지의 손’을 읽다 보면 눈가가 촉촉해진다. 청각장애인을 부모님으로 둔 작가의 유년시절 얘기다. 6살부터 부모님의 귀와 입이 돼야 했던 어린 아이. 아버지는 해변에 가서도 “파도의 소리는 어떠냐?”고 묻는다. 침묵의 세계에 사는 아버지는 아들을 통해 세상의 소리를 끊임없이 듣고자 했다. 그런 아버지는 두 손으로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수많은 이야기를 풀어 냈고, 사랑을 엮어 냈다. 한 다큐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달팽이의 별’ 주인공들의 삶도 그렇다. 눈과 귀가 다 먼 남편과 척추 장애인 아내는 손등의 손가락 위에 점자를 치는 방식으로 대화를 한다. 부부 싸움을 하면 아내는 남편의 손가락 위에 아프게 점자를 콕콕 쳐낸다고 한다. 그래도 온기가 전해지는 손 덕분에 금방 풀린다고 한다. 풍부한 언어를 표현하는 손. 어머니의 두툼하고 거친 손이 떠오른다. 자식들을 건사하느라 늘 쉴 새 없이 놀려야 했던 어머니의 손은 사랑과 헌신 그 자체였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3월… 독립영화 바람 분다

    “제2의 ‘파수꾼’, ‘돼지의 왕’을 찾아라!” 실험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지난해 국내 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한국 독립영화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축제가 마련된다. CGV의 다양성영화 브랜드인 무비꼴라쥬는 3월 한 달 내내 CGV압구정을 비롯해 전국 9개 무비꼴라쥬관에서 한국 독립영화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3월에 개봉하는 독립영화를 비롯해 지난해 최고의 평가를 받은 독립영화 등 모두 36편의 장·단편 영화를 상영하는 자리다. 무비꼴라쥬가 이처럼 대규모로 한국 독립영화를 조명하기는 처음이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진출한 김경묵 감독의 ‘줄탁동시’를 비롯해 ‘열여덟 열아홉’ ‘말하는 건축가’ ‘로맨스 조’ ‘청춘 그루브’ ‘핑크’ ‘홈 스위트 홈’ ‘달팽이의 별’ ‘해로’ 등 9편의 올해 독립영화 개봉작을 잇달아 상영한다. 이 가운데 새로운 건축을 꿈꾸며 치열하게 살아간 고 정기용 건축가를 통해 한국 건축 문화사를 엿볼 수 있는 ‘말하는 건축가’와 복합 장애인을 다룬 휴먼 다큐 ‘달팽이의 별’을 주목해 볼 만하다. 무비꼴라쥬가 시작된 2004년부터 대표적인 한국 독립영화들을 모은 ‘한국 독립영화 베스트 8’ 섹션도 마련된다.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 등 8편이 관객과 만난다. 아울러 3월 1일부터 14일까지 CGV대학로·강변에서 열리는 ‘파수꾼 1주년 특별 기획전’에서는 CGV 무비꼴라쥬가 지난해 최고의 영화로 선정한 ‘파수꾼’의 감독이 연출하거나 이 영화의 주연배우가 출연한 작품 6편이 상영된다. 해마다 유망한 신인 감독을 배출하는 한국영화아카데미와 함께하는 ‘KAFA FILM 2012’도 진행된다. 올해 신규 장편 영화 ‘밀월도 가는 길’ ‘가시’ ‘은실이’ ‘태어나서 미안해’가 상영된다. 3월 8일부터 14일까지는 CGV대학로에서, 15일부터 21일까지는 CGV서면에서 개최된다.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된 독립 단편영화 화제작들을 소개하는 서울독립영화제 단편 스페셜도 마련되며 3월 9일부터 11일까지는 CGV압구정, 16일부터 18일까지는 CGV대학로에서 열린다. 강기명 다양성영화팀 팀장은 “한국 독립영화 수작들의 빛나는 성과와 의미를 되새길 기회와 함께 새로운 흐름을 점쳐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전 세계에 단 306마리?희귀 초소형 달팽이 공개

    동전보다 5배 이상 작은 초소형 달팽이의 모습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현재 마웰 동물원이 보호하고 있는 희귀 초소형 달팽이인 파튤라 기바 달팽이(Partuala gibba Snail)의 모습을 공개했다. 전 세계적으로 306마리만 남아있는 이 달팽이는 몸집이 매우 작은 것으로 유명하며, 괌 등 태평양의 섬에서 주로 서식했지만 환경이 파괴되면서 멸종위기를 맞았다. 환경보호활동가들은 파튤라 달팽이의 개체수를 보존하기 위해 마웰 동물원, 런던 동물원 등지에서 이를 보호하고 있다. 환경보호단체는 올 해 일부 개체를 야생으로 돌려보낼 계획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관찰해 자립적인 개체 증가를 도울 예정이다. 달팽이멸종방지운동을 펼치는 환경보호가 제프 리드(61)는 “이 달팽이는 매우 희귀한 동물임이 틀림없으며 유의해서 보살펴야 할 동물”이라면서 “야생으로 돌아가 스스로 번식해 멸종을 막을 수 있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한편 파튤라 종(種)달팽이는 다양한 종이 존재하지만, 태평양 섬에서 서식하던 종 대부분은 거의 멸종위기에 놓여있다. 이중 가장 큰 멸종위기에 닥친 기바 달팽이는 최대 10년까지 살 수 있으며, 몸 크기가 1인치(2.54㎝)에 불과할 만큼 매우 작다. 송혜민기자 kimus@seoul.co.kr
  • “장애·가난… EBS 교재·강의가 유일한 디딤돌”

    “장애·가난… EBS 교재·강의가 유일한 디딤돌”

    김공렬(27)씨는 수능 공부 7년 만에 대학에 입학하게 된 ‘장수생’이다. 처음 수능시험에서 형편없는 점수를 받았던 김씨는 일곱 번째 도전인 2012학년도 수능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연세대 생명공학과와 한양대 화학공학과에 동시에 합격하는 쾌거를 올렸다. 김씨는 “학원이나 과외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100% 이해할 때까지 완벽하게 학습을 한 것이 성적 향상의 비결이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골육종 진단을 받고 병원 신세를 지게 된 김씨는 이후 계속된 항암수술과 10차례에 걸친 대수술로 초등학교도 간신히 졸업해야 했다. 중·고등학교를 모두 검정고시로 이수한 김씨에게 대입 수능시험 공부는 힘든 과정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나이인 17세 때 한쪽 다리를 절단한 터라 학원도 제대로 다닐 수 없었다. 그런 김씨에게 거의 유일한 공부방법은 EBS 교재와 강의였다. 김씨는 “특히 EBS 외국어영역 문제집과 수능의 연계율이 높아 모든 지문을 4~5번 꼼꼼히 보며 거의 외우다시피 했다.”고 자신만의 공부 비법을 소개했다. 김씨는 “오랜 시간 꿈꾸던 대학생활을 할 수 있게 돼 정말 꿈만 같다.”면서 “우선 학과공부를 열심히 따라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황현호(19·경북 구미 선산고)군 역시 열악한 환경에서 꿋꿋이 자신의 꿈을 이뤄냈다. 뇌병변 장애 1급을 가진 아버지와 기초생활수급자라는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공부를 놓지 않았던 황군은 올 3월 연세대 생명공학과 2012학번 새내기가 된다. 황군의 아버지는 황군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인 1999년 교통사고로 장애 판정을 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새로 이사간 시골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어머니까지 달팽이관 이상으로 병원신세를 져야 했다. 일정한 수입이 없는 황군의 가족은 기초생활수급자 신세가 됐고, 황군은 그때부터 수급자들에게 제공되는 EBS 문제집에 의지해 공부를 했다. 과외나 학원, 흔한 동영상 강의 한 번 듣지 못했다. 황군은 “수능문제가 EBS와 연계율이 높아지면서 저처럼 어려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면서 “EBS 수능특강으로 기초공부를 하고, 그 뒤에 다른 교재로 점수를 올렸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EBS는 2012학년도 수능 응시자 가운데 열악한 환경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EBS 수능강의로 공부하며 좋은 결과를 이룬 김씨와 황군 등 14명을 ‘EBS 열공 장학생’으로 선정, 19일 오전 시상식을 가졌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황군에게는 상금 500만원, 우수상을 받은 김씨 등 3명에게는 각각 상금 200만원이 주어졌다. EBS는 또 열공 장학생들의 공부비법을 담은 ‘EBS 공부의 왕도 스페셜’을 제작해 다음 달 20~24일 방영하기로 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미리보기·다시보기… 영화팬들 좋겠네

    미리보기·다시보기… 영화팬들 좋겠네

    CGV의 다양성 영화 브랜드 무비꼴라쥬는 오는 1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CGV 압구정과 강변에서 기획전 ‘해피 뉴 무비’를 개최한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작품성을 검증받은 영화와 올해 개봉할 영화 중 작품성이 돋보이는 영화를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2011 다시보기’ 섹션에서는 총 6편의 영화가 선보인다. 영국의 거장 마이크 리 감독의 ‘세상의 모든 계절’, 이탈리아 영화의 부활을 알리는 ‘아이 엠 러브’, 작은 영화 가운데 최다 관객을 동원한 ‘그을린 사랑’,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 ‘사랑을 카피하다’ 등을 소개한다. 리얼리즘에 기반을 둔 장률 감독의 ‘두만강’과 박정범 감독의 ‘무산일기’도 볼 수 있다. ‘2012 미리보기’ 섹션에서는 올 상반기 기대작과 화제의 다큐멘터리 8편이 상영된다. 1920년대 무성영화 시대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감동 로맨스 ‘아티스트’가 대표적이다. 이 작품은 아카데미와 골든글러브상의 주요 부문 후보작에 오르기도 했다. 다큐멘터리로는 최초로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대상을 받은 ‘아르마딜로’도 소개된다. 아프카니스탄 전쟁에 파병된 덴마크인 어린 병사들의 실상을 담은 작품으로 현대 전쟁의 충격적인 실상을 담고 있다. 이 밖에 암스테르담 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 최초로 대상을 수상한 한국영화 ‘달팽이의 별’과 고 정기용 건축가의 건축과 삶을 담은 ‘말하는 건축가’도 상영된다. ‘댄싱 채플린’은 ‘발레 다큐멘터리’를 표방한 작품. 영화 ‘쉘 위 댄스’를 연출한 수오 마사유키 감독이 동명의 발레극을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빈센트 반 고흐의 명작 ‘별이 빛나는 밤’을 모티브로 한 타이완 영화 ‘별이 빛나는 밤’은 인생의 짧은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유전자 복제를 소재로 한 ‘웜’은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예술영화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부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코미디 영화 ‘슬랩스틱 브러더스’도 주목할 만하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동화 심사평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동화 심사평

    응모작의 수준이 높은 편이었다. 기성작가들이 썼다면 ‘수작’ 소리를 들을 만한 작품이 여러 편 있었다. 소재도 다양했다. 학교폭력, 부모의 실직이나 공부 강요로 인한 가정 내 갈등, 장애아나 장애동물에 대한 연민, 일상생활에 얽힌 애환 등. 예년에 봇물을 이루던 다문화가정 이야기가 쑥 들어간 점은 눈에 띄는 변화였다. 이번에도 작자의 유소년 시절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어떤 의미로든 현재의 상황과 연계되지 않으면 한낱 추억담에 그치고 만다는 점을 유의할 일이다. 개중에는 문장이나 기법이 세련되고 이야기의 완성도도 높지만 주제의식이 결여된 작품, 또는 서두는 그럴듯하게 읽히나 결말이 흐지부지된 작품이 많았는데, 이런 응모자들은 동화문학에 대한 내적 탐구에 좀 더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끝까지 남아 저울질을 하게 한 다음 4편 중, 직업의 귀천을 떠나 자기 개성을 살리려고 하는 어린이와 어머니 사이의 갈등을 그린 ‘나의 첫 번째 손님’은 흠잡을 데 없이 무난한 작품이었으나 기성작가들이 이미 많이 다룬 주제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해 연립주택 지하층에 살게 된 소녀의 엉뚱한 꿈을 그린 ‘닭꼬치와 진주 원피스’는 문학성도 높고 결말의 반전도 재치 있었으나 별나라 소녀와 현실의 소녀가 처음 만나는 장면 묘사가 부자연스러워 이야기 전체가 작위적으로 느껴졌다. 억척 엄마가 작은 달팽이의 죽음 때문에 여성 본래의 유연함을 찾게 되는 ‘달팽이’는 엄마의 캐릭터가 매력적이었으나 일관된 줄거리가 없이 여러 개의 에피소드를 엮어 다른 작품에 비해 산만한 인상을 주었다. 당선작 ‘조나단은 악플러!’는 최근 사회 문제로 떠오른 악성댓글을 소재로 한 것인데 악플 때문에 갈등하는 두 소녀의 모습이 리얼하게 그려졌고 소재 자체도 다른 작품에 비해 신선했다. 최신의 소재를 순발력 있게 작품화한 작가의 저력에도 신뢰가 가 이 작품에 낙점을 찍기로 했다. 아쉽게 탈락한 분들에게 다음 기회에 좋은 작품으로 재회하기를 기대하며 분발을 당부한다.
  • 울릉도 그리고 독도 느린 시간 속에 머물다

    울릉도 그리고 독도 느린 시간 속에 머물다

    독도 바람에 풍화되고 파도에 깎여져도 굳건히 제자리를 지키는 것이 있다. 대한민국 최동단의 섬, 독도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울릉도 그리고 독도 느린 시간 속에 머물다 습관처럼 뜨거운 커피 생각이 났다. 울릉도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도동항을 샅샅이 뒤져도 ‘시럽 뺀 아메리카노’를 찾을 수 없었다. 허름한 다방 앞에 서서 그때서야 내 착각이 한참 심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문명의 파도에 아랑곳 않고 제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은 섬 중의 섬 울릉도, 그리고 독도인 것이다. 글·사진 전은경 기자 취재협조 코레일 관광개발 섬이란 곳은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 감정은 어른이 되어 처음으로 떠난 섬 여행에서 출발한다. 사실 그 섬에 대해선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과감무쌍하게 돌아가는 배가 뜨지 않길 바랐던 것만은 기억한다. 그것은 무단외박을 소망하던 어린 날의 혈기만은 아니었다. 스스로 고립된, 그리하여 찾아오는 사람마저 고립되게 만드는 ‘섬’의 특성에 매료되었던 탓이다. 이번 울릉도, 독도 여행에서 죽도竹島(울릉도의 44개 부속섬 중 가장 큰 섬)를 바라보며 그날의 기억이 문득 떠오른 것은 단지 우연이 아닌 듯했다. 울릉도의 대표 관광지이지만 실제 주민은 단 한 명뿐이며, 물이 전혀 나지 않아 빗물을 모아 사용하는 섬. 죽도는 첫 섬 여행에서 채우지 못했던 환상이 고스란히 구현된 곳이었다. 마치 외로운 두 사람이 만난 것 같은 동지애가 든든하게 차올랐다. 사실 울릉도 도동항에 도착하던 날, 비가 올 것이라던 일기예보와 달리 햇빛이 반짝 났다. 배에서 내린 사람들은 청명하게 갠 하늘을 보며 함박 웃었다. 파도가 제법 높긴 하지만 독도까지 가는 것도 무리가 없을 것이란다. 아마 이번 여행도 무사히, 섬에 갇히는 일 따위 없이 귀환할 것 같다. 섬에서의 일정은 내가 아닌, 하늘이 결정한다. 그래서 섬 여행은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한 풍경 포항을 출발한 배가 3시간을 달려 도동항에 도착했다. 사실 서울에서 울릉도까지 오는 길이 녹록치만은 않았다. KTX와 버스, 여객선을 갈아타며 반나절 내내 멀미에 시달리는가 싶더니 배에서 내리자마자 불어온 갑작스런 강풍이 끈적거리는 머리를 봉두난발 헝클어트렸다. 그러나 육지에 발을 내딛어 몇 걸음 나아가자, 더 이상 바닥이 울렁이지 않는다는 안도감에 온몸에 뭉쳐있던 긴장감이 풀리기 시작했다. 그때, 어디선가 훅하고 바람이 불어왔고, 순간 여행의 세포가 온전히 돌아왔다. 그것은 비릿함이나 끈적거림이 없는 청정해안 울릉도의 상쾌한 바람이었다. 울릉도의 첫인상은 산과 돌이다. 울릉도를 여행하다보면 울릉도에 많다는 다섯 가지-돌, 바람, 물, 미인, 향나무-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산중으로 갈수록 풍경은 울창한 숲과 화산암벽으로 압도되고, 인적을 찾는 일은 무의미해진다. 심지어 울릉도에는 모래사장으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이 단 한 곳도 없다. 모두 검은 자갈이나 몽돌로 이루어져 있다. ‘모래사沙’자를 쓰는 사동해수욕장마저 물속으로 들어가야만 고운 모래를 볼 수 있을 정도다. 그 매끄러운 몽돌을 기념품 대신 챙겨온 것은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울릉도는 동해에 솟아난 거대한 화산암 지역이다. 섬의 중앙부에 솟아 있는 울릉도 최고봉인 ‘성인봉(984m)’, 울릉도의 유일한 평야지대라고 부를 만한 화산분화구 ‘나리분지’ 등은 지질학적으로도 꼭 한번쯤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그러나 울릉도는 언제 어디서나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니다. 1년 중 쾌청한 날이 약 55일밖에 되지 않고 1년에 서너 차례 울릉도를 덮치고 가는 태풍이 가뜩이나 좁은 문지방을 한껏 높인다. 그러나 울릉도가 문명의 색에 완전히 물들지 않은 이유도 바로 약간 모자란 그 접근성 때문이다. ‘신비의 섬’ 울릉도는 고맙게도 우리에게 자연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선사한다. 또한 도시와 결별하고 과거와 만나는 경험을 안겨준다. 백화점은 고사하고 5층 아파트가 최고층인 이곳에서는 프랜차이즈 식당이나 커피전문점 대신 곳곳에 소박한 밥집과 다방이 성업 중이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울릉도에서 여행자들은 오징어와 호박엿, 그리고 추억을 양 손 가득 들고 돌아온다. 작고 소박한 바닷가 마을을 가다 울릉도는 44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에서 사람이 사는 곳은 고작 4개 섬에 불과하다. 마을의 개수는 25개나 되지만 인구는 고작 1만명이라 각 마을마다 옹기종기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이 작고 소박한 마을의 사람 사는 풍경을 보게 된다. 울릉도의 최대 항구 도동항이 있는 ‘도동마을’, 어업전진기지가 들어선 저동항이 있는 ‘저동마을’ 등 제법 북적이는 마을이 있는가 하면 평온한 바닷가 ‘태하마을’, 울릉도 최고의 오지 ‘천부마을’ 등도 있다. 이 외에도 겨울이면 3m씩 눈이 쌓이는 ‘나리분지’나 울릉도에서 가장 따뜻한 마을 ‘남양’, 수심 1,500m 앞바다에서 해양심층수를 생산하는 ‘현포’, 비좁은 골짜기에 자리잡은 갯마을 ‘통구미’ 등 저마다의 특징을 간직한 마을들이 한데 모여 오만가지 조화로운 색상으로 울릉도를 이루고 있다. 사실 이 마을들을 잇는 울릉도 일주도로는 한 바퀴 둘레가 56.5km인데, 그중 4.4km가 아직 완공되지 않아서 완전히 한 바퀴를 돌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 덕에 울릉도 최대 관광지인 나리분지 바로 옆에 관광객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고요한 ‘천부마을’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태하마을의 오징어 말리는 풍경 태하마을은 일명 ‘달팽이탑’이라 불리는 전망대에서 감상하는 평온한 바닷가가 인상적인 곳이다. 그러나 태하마을에서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해변을 따라 죽 늘어뜨린 오징어였다. 예전에는 ‘황토구미’라고 불리었던 이곳은 울릉도 다른 지역에 비해 경작여건이 좋아 한때 논농사를 지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바람이 유독 세게 불어 오징어 건조에 유리하기 때문에 뭐니뭐니 해도 오징어 말리는 풍경을 빼놓을 수가 없다. 태하마을을 방문한 시각, 때마침 불어온 바닷바람이 석양노을을 머금고 태하마을의 오징어를 한껏 무르익게 만들고 있었다. 오징어 말리는 풍경 속을 걷다 보면 그 속에서 정성스레 오징어를 돌보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다. 오징어 한 축의 가격을 물었더니 가격보다 중요한 게 오징어 ‘고르는 법’이라 한다. 건네준 오징어에는 상표와 동네 이름이 찍혀 있다. 울릉도에서 잡은 오징어임을 증명하는 방법이다. 뿐만 아니라 오징어는 살아있을 때 등이 검붉은 게 좋은 상태라는 것, 잡은 뒤 하루나 이틀 안에 건조시키지 않으면 맛과 향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렇기에 반드시 ‘당일바리’ 오징어를 사야 한다는 귀띔까지. 가격은 오징어 한 축에 5만원 정도다. 예전에 비해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볼멘소리를 했더니 몇 년 전만해도 오징어배 조업일이 일 년에 120~130일 정도 됐었기 때문에 가격이 쌌지만 작년엔 오징어가 안 나서 고작 50일밖에 조업을 나가지 못한 탓이란다. 독도로 가는 배에서 멀미를 방지하기 위해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는 사람들을 제법 봤다. 사실 배멀미에는 심이 없어 부드럽고 향이 없는 것이 특징인 울릉도 더덕이 더 좋다. 그러나 항구에서 배를 기다리며 다리 한 짝, 몸통 한 쪽 찢어가며 먹는 오징어는 울릉도를 추억하게 만드는 가장 인상적인 심심풀이 ‘오징어 땅콩’이다. 1 통구미 마을의 망망대해를 지키는 것은 한결같이 우뚝 서 있는 화산암이다 2 오징어는 마르는 동안 울릉도의 바닷바람을 머금는다 3 태하마을 황토굴 입구에서 붉은 황토 암석층을 볼 수 있다 4 울릉도 더덕은 심이 없어 부드럽고, 향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5 청정 지역인 울릉도에서 잡힌 오징어는 중금속이 함유되어 있지 않다 6 홍합밥은 홍합을 넣어 지은 밥에 각종 울릉도 자생 나물을 곁들여 먹는 음식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신비의 섬’의 비밀을 찾아서 사실 울릉도도 사람이 제법 많이 살았던 때가 있었다. 1970년대에는 대략 3만명으로 최대 인구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고작 1만명 정도가 모여 살 뿐이고, 그나마도 항구마을에 밀집되어 있다. 어딜 가든 한 무리의 관광객이 빠져나간 곳에는 도통 인적을 찾기가 힘들다. 그 때문일까, 울릉도 해변은 텅 빈 공간을 거북이바위, 새바위, 코끼리바위, 악어터널 등 바다 위 오롯이 솟아오른 바위들이 채우고 있다. 바다 깊숙한 곳부터 뿌리를 박은 조면암, 안산암, 직지암. 이들은 마치 오랜 세월 울릉도를 지켜 온 수호신처럼 한결같은 모습으로 이방인들을 받아들인다. 얼마 전, <론리 플래닛>은 울릉도를 ‘2011년 지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비밀의 섬 10곳’ 중 하나로 선정했다. 수심을 헤아릴 수 없는 검푸른 바다, 깎아지른 해안절벽, 그 꼭대기에 홀로 자라난 향나무를 바라보며 느끼는 경외감은 말이 필요 없는 확실한 증거이다. 그러나 그 어떤 것보다도 해안절벽을 따라 걷는 한 걸음, 원시림을 헤치고 가는 한 걸음 한 걸음에서 울릉도의 신묘한 아름다움이 온몸을 따라 아로새겨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리분지를 찾게 되나 보다. 성인봉 북쪽의 칼데라화구가 함몰하여 형성된 화산분화구. 특이한 점이라면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사람이 사는 분화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곳은 화산재로 덮여 있어 보수력이 약하기 때문에 밭농사를 할 뿐, 논농사는 불가능하다. 그런데다가 농작물의 피해가 크고 겨울에는 3m 이상의 눈이 내릴 뿐만 아니라, 흘러드는 물이 외부로 나갈 출구가 없어 집중적인 호우에는 일시적으로 호수로 변한다. 사람이 살기엔 너무나 척박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16가구의 주민들이 여전히 이곳에 살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이러한 자연조건 속에서 빙설에 대비한 ‘너와지붕(기와 대신 얇은 나무 조각이나 돌조각을 얹은 지붕)’과 ‘우데기(옥수숫대 등으로 집 바깥을 둘러친 외벽)’라는 합리적인 가옥 구조를 만들어내고, 주로 더덕·취·삼나물 등의 산채나물과 약간의 옥수수와 감자를 재배하며 살아 왔다. 근래에는 나리분지를 찾는 관광객이 부쩍 늘어나 민박이나 식당 등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관광객을 위해 만들어놓은 민속촌이 아니고서는, 이제 더 이상 울릉도 고유의 가옥인 우데기집을 찾아보기도 힘들어졌다. 울릉도는 서서히 변하고 있다. 4.4km의 도로가 이어지면 자동차로만 온전히 울릉도를 일주할 수 있게 된다. 육지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 시간 만에 섬에 도착하는 날이 그리 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직 울릉도는 가본 길보다 가보지 않은 길이 더 많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만으로도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며, 자연을 뒤엎고 세워 올린 건물보다 항구의 노점상이 더 친근한 동네다. 울릉도를 떠나는 날, 멀미약 하나를 단숨에 들이켜고 배를 기다리던 중 울릉도에 이주한 이장희씨와 마주쳤다.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한잔의 추억’ 등을 부르며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라기엔 무척이나 소박한 모습이었다. 자신의 보금자리에 ‘울릉 천국’이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로 울릉도에 흠뻑 매료된 그는 꾸미지 않은 울릉도 풍경처럼 자연스레 그 속에 녹아있었다. “나 죽으면 울릉도로 보내 주오. 나 죽으면 울릉도에 묻어 주오.” 그가 최근 발표한 ‘울릉도는 나의 천국’ 노래가사가 계속 귓가에 맴돈다. 신선이 사는 섬, 독도 생각하면 먹먹해지는 몇 가지가 있다. 독도를 떠올리면 한번쯤은 그런 먹먹함에 빠지게 된다. 울릉도에서 87.4km 떨어진 독도. 대한민국 최동단에 홀로 우뚝 선 이 섬은 사람이 살지 못하는 척박한 땅이다. 그래도 우리는 독도를 찾아간다. 볼거리라곤 양 옆으로 솟아난 두 개의 섬, 동도와 서도 그리고 주변에 흩어져 있는 89개의 바위섬밖에 없지만 독도에 발을 디딘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떤 여행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감정의 동요를 느낀다. 그것은 어쩌면 지켜내야 할 것을 지키지 못한 미안한 마음 때문일 것이다. 돌섬. 울릉도 개척 당시 입도한 주민들이 사방이 온통 돌뿐인 이 섬을 ‘돌섬’이라 부르기 시작하였고 훗날 ‘독섬’을 거쳐 ‘독도’라 불리게 되었다. 문헌에 따르면 독도는 인간이 사는 섬이 아니라 신선이 사는 섬이다. 독도에 대한 사람들의 환상을 드러내는 한편, 역설적으로 사람이 살기에 적당하지 못한 섬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신선의 섬에 갈 시간이다. 울릉도 저동항에서 출발한 배가 독도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예정시간은 1시간 30분. 배가 작아 멀미가 수반될 것이라는 안내방송이 객실에 울리자, 사람들은 재빨리 위생봉투를 챙기고 억지로 잠을 청한다. 사실 독도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10분, 길어도 30분뿐이다. 게다가 기상의 영향으로 일 년 동안 독도에 접안할 수 있는 날은 채 60일이 되지 않는다. 독도에 근접해서도 차마 밟아 보지 못하고 주위만 맴돌다 돌아와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래도 사람들은 여행의 반나절을 온전히 독도 방문에 바친다. 독도에 휘날리는 태극기를 그려보고, 독도 주민 김성도, 김신열 부부와 엄태명, 하호규 독도 등대원을 만나는 상상을 한다. 척박한 땅 독도에는 ‘우리’라는 동질감이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나무 조각 위에 돌조각을 올려 놓은 전통 가옥구조인 너와지붕 2 9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부드럽고 통통한 울릉도 오징어가 잡히는 시기 3 원없이 보게 되는 바다와 바위는 울릉도를 떠나서도 결코 잊을 수 없는 풍경이다 4 밤낮으로 독도를 지키는 독도수비대의 또 다른 의무는 끝없는 촬영 요청에 응하는 것일지도 5 독도의 동도. 서도보다는 작지만 비교적 꼭대기가 평탄하여 등대와 경비초소 등의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울릉도와 독도를 한번에! ‘독도 지킴이 여행’ 기차, 버스, 배를 꼬박 두 번 반복해서 타야 하는 울릉도행 여정. 번거로움을 조금이나마 덜고 싶다면 표 예매는 물론이고 2박 3일 일정까지 알차게 잡아주는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울릉도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한편, 향토음식인 홍합밥, 씨껍데기술, 산채전 등을 맛볼 수 있다. 둘째 날 우리 땅 독도를 방문하고, ‘명예독도주민증’을 받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여행상품 ‘아름다운 우리 땅 독도지킴이 수호대 여행’ 출발 방침상 독도 방문은 올 11월 중순까지만 진행되며 내년 2월에 재개된다. 요금 2박3일 29만9,000원(왕복 교통 및 여객선비, 숙식료, 관광비, 여행자 보험 포함) 문의 코레일 관광개발 www.korailtravel.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책꽂이]

    ●몸과 삶이 만나는 글, 누드 글쓰기(고미숙 등 지음, 북드라망 펴냄) 미신 내지는 거리에 즐비한 사주카페로 소비되는 ‘사주팔자’를 가지고 ‘자기구원’을 신조로 사주 글쓰기를 시도한 책. 고전평론가 고미숙을 필두로 한의학과 명리학을 함께 공부하는 학자들 사이에서 ‘누드 글쓰기’(치유로서의 글쓰기)는 자기 삶의 풀리지 않는 상처와 응어리를 풀어내는 실천적 수단이다. 1만 1900원. ●아버지의 오래된 숲(베른트 하인리히 지음, 서소울 옮김, 이순 펴냄) 미국의 저명한 동물행동학자가 아버지의 삶을 재구성한 수필. 아버지는 평생을 맵시벌 연구에 바친 열정적인 곤충 수집가였으며, 아들은 아버지의 박물학자적 감성과 윤리의식을 이어받은 ‘변종 생물학자’가 된다. 부자의 이야기 속에 근현대 생물학 100년의 역사가 담겨 있다. 2만 5000원. ●갯벌에도 뭇 생명이…(권오길 지음, 지성사 펴냄) ‘꿈꾸는 달팽이’ 등의 책으로 알려진 생물학자가 ‘흙에도 뭇 생명이’ 이후 2년 만에 출간한 생태 수필. 앞으로 ‘강에도 뭇 생명이’와 ‘산야에도 뭇 생명이’를 더 출간할 예정이다. 1만 6000원. ●정조 치세어록(안대회 지음, 푸르메 펴냄) 성균관대 교수인 저자가 조선의 부흥기를 이끈 정조의 말과 글을 엮었다. 안 교수는 정조 통치의 비결 중 하나가 글을 통해 자기 생각을 적극적으로 밝힘으로써 나라를 이끈 것이라고 설명한다. 1만 3800원. ●언론분쟁 뛰어넘기(이상록 지음, 한울아카데미 펴냄) 법조계를 취재했던 현직 기자가 언론보도와 관련된 법적 분쟁 이야기를 생생하게 다뤘다. ‘생생하다’는 표현이 적확한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자신을 포함한 주변 기자들의 경험담을 담았다. 사례를 읽다보면 구체적인 사건이 연상되면서 읽는 맛이 늘어난다. 다른 하나는 기자 측 입장만 얘기한 것이 아니라 반대편 당사자인 취재원들의 목소리까지 가감없이 드러냈다. 그래서 매우 역동적이다. 1만 4000원. ●도래할 책(모리스 블랑쇼 지음, 심세광 옮김, 그린비 펴냄) 프랑스 작가 겸 사상가(1907~2003)인 저자가 1959년 출간한 책으로 문학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았다. 마르셀 프루스트를 비롯한 다양한 작가와 작품들을 통해 문학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2만 7000원. ●시대를 이끈 휴머니스트(김의정 지음, 학고재 펴냄) 쌍용그룹 창업주인 고(故) 김성곤 회장의 부인으로 전통 차 문화 복원을 위해 헌신해 온 명원 김미희 선생의 삶과 업적을 그의 딸이 정리했다. 2만 3000원.
  • [화장실도 경쟁력이다] (4)화장실 공모전 지향점은

    [화장실도 경쟁력이다] (4)화장실 공모전 지향점은

    ‘효율적인 정책, 편리한 시설, 그리고 청소·관리자의 수고와 노력’ 화장실 환경개선을 위해서는 두뇌·몸통·손발에 해당하는 이 3박자가 고루 갖춰져야 한다. 민간이 주도하고 행정안전부가 후원하는 3개 화장실 공모전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3개 화장실 공모전은 한국화장실협회의 ‘녹색화장실문화대상’과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의 ‘아름다운 화장실대상’, 그리고 화장실문화시민연대(화문연)의 ‘전국화장실우수관리인상’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민간에서 주도하는 공모전으로 전국 화장실 설치·운영이 단순히 법령에 나온 기준을 따르는 것을 넘어, 부가 서비스가 개발되는 등 전반적인 화장실 문화가 향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재래식 화장실 환경 개선 각 지자체와 기업들의 화장실 운영 정책을 평가·시상하는 녹색화장실문화대상은 올해로 2회째다. 화장실 전담조직·업무, 화장실관련 조례 제·개정, 공중화장실 전수조사(점검) 실적, 단체장 현장방문 등이 심사 척도다. 올해 대상을 받은 제주시청은 최근 3년 동안 1400여곳의 재래식 화장실 개량을 지원했다. 또 올레길에 있는 화장실 78곳 가운데 12곳에 구급용품, 여성용 생리대를 설치했다. 또 ‘공중화장실 설치 및 관리’라는 독자적인 조례를 설치, 화장실 환경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수유실·전망대 등 편의시설 완비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은 주로 화장실의 ‘시설’에 대해 평가한다. 올해는 13회째로 수상자는 11월 초 발표한다.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에 적합한 설치 ▲물·에너지 절약 ▲디자인·창의성 등이 평가요소다. 지난해 대상(국무총리상)은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에 있는 ‘수락산 달팽이 화장실’로 유아용 변기, 모유수유실은 기본이고 전망대·생태연못·분수대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옥상에 설치된 운동용 자전거 페달을 밟을 때 발생하는 전기가 화장실 운용 에너지로 활용된다. ●청소·관리자의 숨은 노력 ‘전국화장실 우수관리인상’은 화장실 환경 개선의 숨은 주역인 청소·관리자를 대상으로 시상하고 있다. 1991년부터 20년 넘게 화장실 청소를 하는 박종숙(51·여·은평구청)씨 등 9명이 지난달 27일 올해 최우수상(행안부장관상)을 받았다. 박씨는 “한 10년 전만 해도 비누통 같은 건 하루가 멀다 하고 누군가 부수고 훔쳐가고 했는데, 요즘은 (화장실 이용문화가)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표혜령 화문연 대표는 “대한민국 화장실이 세계 1등이라고 하지만, 청소하는 분들의 손길이 없다면 1등은 어림도 없는 일”이라면서 “이런 일을 계기로 청소하는 분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느껴 화장실 문화를 이끌어 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보사노바 종주국 브라질에 보사노바 역수출

    보사노바 종주국 브라질에 보사노바 역수출

    ‘러시아에 보일러를 수출하는 일은 러시아에 발레를 수출하는 것만큼 놀라운 일’이란 보일러 회사의 광고 문구는 종주국 시장을 뚫는 어려움을 잘 대변한다. ‘새로운 경향’ ‘새로운 감각’이란 뜻을 지닌 보사노바 음악의 종주국은 브라질이다. 일본에서 리사 오노 등 수준급 보사노바 뮤지션이 나온 건 남미와 교류가 잦았던 데다 음악시장이 두터운 덕분이다. 반면 다른 나라에서 전문적인 보사노바 가수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포르투갈어 부담은 물론 브라질 특유의 감성과 리듬을 소화하기 어렵기 때문. 국내에서도 1980년대 후반부터 보사노바 리듬의 곡들이 드문드문 발표됐지만, 앨범에 1~2곡 끼워넣는 수준에 그쳤다. ●“진짜 보사노바 리듬·정서 느껴보고 싶었죠” 보사노바 음악만으로 15곡을 빼곡 채운 데뷔앨범 ‘히나’(HEENA)를 발표한 나희경(24)에 눈길이 가는 까닭이다. 더군다나 혈혈단신 브라질로 건너가 현지 최고 뮤지션들과 편곡, 녹음까지 마쳤다. 그가 자신의 CD와 기타만 덜렁 챙겨들고 리우데자네이루로 떠난 건 지난해 10월. 앞서 9월에 ‘보싸다방’이란 이름의 미니앨범(EP)을 발표한 게 공식 경력의 전부다. 딱히 초대를 받은 것도, 기획사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지난 21일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나희경은 “진짜 보사노바 리듬과 정서를 느껴보고 싶었다. 또 내 음악을 그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고 군더더기 없이 설명했다. ●새달 브라질로 날아가 현지 앨범 발매 추진 출국 전 달팽이관 이상으로 한 달쯤 입원했던 터라 컨디션은 엉망. 도착한 뒤 바이러스 감염으로 3주를 앓았다. 걸어다닐 만하자 곧바로 보사노바 ‘성지’로 꼽히는 라이브클럽 ‘비니시우스 바’를 찾아갔다. 무작정 EP를 나눠주고 공연하고 싶다고 했다. “노래를 해보라기에 조빔의 ‘데사피나두’(Desafinado)를 불렀어요. 보사노바 음악을 비판하던 평단을 향해 조빔이 ‘너희들은 나를 음치가수라고 부르지만, 내 음악에는 사랑이 있다’며 반박하는 노래인데 제 맘대로 자유롭게 불렀어요. 그 모습을 보고 관계자들이 보사노바 정신에 충실하다고 느낀 것 같아요.” 입소문을 타고 꼬리를 물듯 기회가 이어졌다. 유명 밴드 보사쿠카노바의 마르시우 메네스칼은 보사노바 선구자로 꼽히는 아버지 호베르투에게 음원을 전달했다. 강한 인상을 받은 호베르투가 연락처를 수소문해 직접 전화했다. 나희경은 “낮잠 자다가 전화를 받았는데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곡을 직접 준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녹음 과정에서 편곡과 기타 연주까지 해줬다.”며 웃었다. 얽힌 인맥을 타고 또 한 명의 거장 세자 마샤두가 총괄 프로듀서로 앨범에 참여했다. 나희경은 “한 달간 합숙하면서 눈만 뜨면 녹음하기를 반복했다. 브라질 사람들이 들어도 외국인임을 눈치 못 채게 한다는 목표로 미세한 발음 하나까지 신경 썼다.”고 말했다. 떠나기 전 독학으로 한 달 익힌 게 포르투갈어 실력의 전부. 앨범을 들은 현지 관계자들은 “65%쯤은 원어민 발음과 같은 느낌”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새달에는 브라질로 다시 날아가 현지 앨범 발매를 추진할 작정이다. 공연과 방송 일정도 잡혔다. 보사노바 리듬으로 만들어진 가요를 포르투갈어로 번안·편곡해 리메이크 앨범을 발표하고 싶다는 ‘로망’도 털어놓았다. ●“보사노바는 외유내강의 음악” “보사노바는 외유내강의 음악이에요. 한없이 부드러운 듯싶지만, 내공과 탐구가 없으면 결코 할 수 없죠. 역설적인 이야기지만 음악을 채워가는 동시에 벗어던지고 싶어요. 알몸으로 태어나 옷도 걸치고, 관념도 생기고, 인간관계도 촘촘해졌지만 음악을 통해 하나씩 지워나가야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어요.” 글 사진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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