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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하! 우주] 우리 태양계의 크기, 과거 학자들은 어떻게 쟀을까?

    [아하! 우주] 우리 태양계의 크기, 과거 학자들은 어떻게 쟀을까?

    -천문학자들의 줄자 '우주 거리 사다리’(2) 삼각법으로 알아낸 태양계의 크기 달까지의 거리를 자로 재듯이 정확하게 측정한 히파르코스의 후예는 무려 1,800년 뒤에야 나타났다. 이탈리아 출신의 천문학자 조반니 카시니가 그 주인공으로, 그가 발견한 토성의 카시니 간극으로 우리에게도 낯익은 사람이다. 1625년 니스에서 태어난 카시니는 일찍이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겨우 25살 나이에 볼로냐 대학의 천문학 교수가 되었다. 그는 특히 행성 관측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 1665년 목성의 대적반 변화를 관찰, 목성의 자전주기가 9시간 56분임을 밝혔고, 이듬해에는 비슷한 방법으로 화성의 자전주기가 24시간 40분임을 확인했다. 카시니가 태양까지의 거리를 재겠다는 야심찬 계획에 도전한 것은 그가 프랑스 루이 14세의 초청을 받아 파리 천문대장에 취임, 거금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된 최초의 천문학자가 되었을 때였다. 당시 태양과 각 행성들 간의 거리는 케플러의 제3법칙, 행성과 태양 사이의 거리의 세제곱은 그 공전주기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공식에 의해 상대적인 거리는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 거리가 알려진 게 없어 태양까지의 절대 거리를 산정하는 데는 쓸모가 없었다. 카시니는 먼저 화성까지의 거리를 알아내고자 했다. 방법은 역시 시차(視差)를 이용한 삼각법이었다. 시차를 알고 두 지점 사이의 거리, 곧 기선의 길이를 알면 그것을 밑변으로 하여 삼각법을 적용해서 목표물까지의 거리를 구할 수가 있다. 이 기법은 이미 1,900년 전 히파르코스가 38만km 떨어진 달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데 써먹은 방법이었다. 그러나 좀더 멀리 떨어져 있는 천체와의 거리를 정확하게 재기 위해서는 좀더 긴 기선이 필요하다.  카시니는 먼저 제1단계로 시차를 이용해 화성까지의 거리를 구하기로 했다. 마침 화성이 지구에 접근하고 있었다. 이는 곧 큰 시차를 얻을 수 있는 기회임을 뜻한다. 1671년, 카시니는 조수 장 리셰르를 남아메리카의 프랑스 령 기아나의 카옌으로 보냈다(기아나는 ‘빠삐용’에 나오는 유명한 유형지 악마의 섬이 있는 곳이다). 파리와 카옌 간의 거리 9,700km를 기선으로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리셰르는 화성 근처에 있는 몇 개의 밝은 별들을 배경으로 해서 화성의 위치를 정밀 관측했고, 동시에 파리에서는 카시니가 그와 비슷한 측정을 해서 화성의 시차를 구했다. 계산 결과는 놀랄 만한 것이었다. 화성까지의 거리는 6400만km라는 답이 나왔다. 이 수치를 ‘행성의 공전주기의 제곱은 행성과 태양 사이 평균 거리의 세제곱에 비례한다’는 케플러의 제3법칙에 대입하니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는 1억 4000만km로 나왔다. 이것은 실제값인 1억 5000만km에 비하면 오차 범위 7% 안에 드는 훌륭한 근사치였다. 오차는 화성의 궤도가 지구와는 달리 길죽한 타원인 데서 생겨난 것이었다. 어쨌거나 이는 태양과 행성, 그리고 행성 간의 거리를 최초로 밝힌 의미 있는 결과로, 인류에게 최초로 태양계의 규모를 알려주었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한 일이었다. 당시 태양계는 토성까지로, 지구-태양 간 거리의 약 10배였다. 이로써 인류는 태양계의 크기를 최초로 알게 되었다. ‘광속’도 천문이 알려준 것이다 태양-지구간 거리는 천문학에서 ‘천문단위’(Astronomical Unit 또는 AU)라 하며, 태양계를 재는 잣대로 쓰인다. 천문단위는 단지 길이의 단위일 뿐만 아니라 천문학에서 중요한 상수이다. 태양계 내의 행성이나 혜성 등의 천체 사이의 거리는 천문단위를 이용함으로써, 취급하기 쉬운 크기의 값으로 나타낼 수 있다. 예를 들어, 화성이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할 ​​때, 화성과 지구 사이의 거리는 0.37AU 정도이고, 태양에서 토성까지는 약 9.5AU, 가장 먼 행성 해왕성까지는 약 30AU가 된다. 30AU부터 100AU까지에는 명왕성을 비롯한 태양계 외부 천체가 분포하고 있다. 태양계의 경계이며 혜성의 고향이라고 여겨지는 ‘오르트 구름’은 수만 천문단위에 걸쳐져 있으며, 천문단위가 사용되는 한계이다. 빛이 8분 20초를 달리는 거리인 1AU, 곧 1억 5000만km는 시속 100km의 차로 밤낮 없이 달려도 170년이 걸리는 엄청난 거리지만, 우주를 재기에는 턱없이 작은 단위다. 그래서 별이나 은하까지 거리를 재는 데는 광년(Light Year 또는 LY)을 쓴다. 빛이 1년간 달리는 거리로, 약 10조km쯤 된다. 그런데 카시니 시대에 이르도록 빛이 입자인지 파동인지, 또는 속도가 있는 건지 무한대인지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 인류에게 빛이 속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도 역시 ‘천문’이었다. 카시니는 갈릴레이가 발견한 목성의 4개 위성에 대한 운행표를 계산했는데, 이것은 해상에서의 경도(經度) 결정에 중요한 자료가 되었다. 이의 보정을 위해 카시니는 제자인 덴마크 출신 올레 뢰머에게 목성의 위성을 관측하는 임무를 맡겼다. 그는 1675년부터 목성에 의한 위성의 식(蝕)을 관측하여, 식에 걸리는 시간이 지구가 목성과 가까워질 때는 이론치에 비해 짧고, 멀어질 때는 길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목성의 제1위성 이오의 식을 관측하던 중 이오가 목성에 가려졌다가 예상보다 22분이나 늦게 나타났던 것이다. 그 순간, 그의 이름을 불멸의 존재로 만든 한 생각이 번개같이 스쳐지나갔다. “이것은 빛의 속도 때문이다!” 이오가 불규칙한 속도로 운동한다고 볼 수는 없었다. 그것은 분명 지구에서 목성이 더 멀리 떨어져 있을 때, 그 거리만큼 빛이 달려와야 하기 때문에 생긴 시간차였다. 뢰머는 빛이 지구 궤도의 지름을 통과하는 데 22분이 걸린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지구 궤도 반지름은 이미 카시니에 의해 1억 4천만km로 밝혀져 있는만큼 빛의 속도 계산은 어려울 게 없었다. 그가 계산해낸 빛의 속도는 초속 21만 4,300km였다. 오늘날 측정치인 29만 9,800km에 비해 28%의 오차를 보이지만, 당시로 보면 놀라운 정확도였다. 무엇보다 빛의 속도가 무한하다는 기존의 주장에 반해 유한하다는 사실을 최초로 증명한 것이 커다란 과학적 성과였다. 이는 물리학에서 획기적인 기반을 이룩한 쾌거였다. 1676년 광속 이론을 논문으로 발표한 뢰머는 하루아침에 광속도 발견으로 과학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제자가 잘되는 꼴을 못 보는 카시니는 가만 있지 않았다. 그는 이오가 늦게 나타나는 것은 그 자체의 궤도가 불규칙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제자를 깎아내렸다. 목성 위성을 수도 없이 보아왔던 카시니는 자신은 왜 그런 생각을 못했는지 한탄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실은 감추어지지 않는 법이다. 빛의 입자설을 내세웠던 뉴턴과, 그에 맞서 파동설을 내세웠던 하위헌스가 모두 뢰머를 지지하고 나서자 카시니의 주장은 자연 무시되고 말았다. 우주에서 광속보다 빠른 것은 없다. 그러나 이 광속으로도 우주의 크기를 재기에 버거울 만큼 우주는 광대하다. 3000억 개의 별들이 버글거리고 있는 우리은하지만, 별들과의 평균 거리는 약 4광년이다. 그러니 다른 은하와 충돌하더라도 별들끼리 부딪힐 확률은 아주 낮다. 동해 바다에서 미더덕 두 개가 우연히 부딪힐 확률과 비슷하다. 그래서 어떤 천문학자는 별들 사이의 아득한 거리에는 신의 배려가 깃들어 있다고 표현했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은 센타우리 프록시마란 별인데, 거리는 4.2광년이다. 빛이 거기까지 갔다오는 데 8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바로 이웃에 다녀오는 데 8년이 걸린다면 광속도 우주에 비하면 달팽이 걸음과 다를 게 없다. 한편, 카시니는 행성관측에 매진해, 토성 근처에서 4위성을 발견하고, 토성 고리에서 이른바 카시니 간극을 발견하는 등, 천문학사에 뚜렷한 발자국을 남기고 1712년 생을 마감했다. 향년 87세. 그의 이름은 1997년에 발사된 토성 탐사선 ‘카시니-하위헌스 호’와 화성의 지명에 남아 있다. 그가 죽은 지 13년 뒤인 1725년, 영국의 천문학자 브래들리가 광행차(光行差)를 발견하여 빛의 속도가 유한함을 결정적으로 증명함으로써 뢰머의 광속 이론은 완전히 입증되었다. 지하의 카시니도 그제야 제자의 업적을 인정해줬을까? ​중학교 중퇴자가 최초로 별까지 거리를 쟀다 별까지의 거리를 재려면 시차를 알아야 한다. 그러면 지구 궤도 반지름을 기선으로 삼아 별까지의 거리를 계산해낼 수 있다. 이 궤도 반지름을 기선으로 삼는 별의 시차를 연주시차라 한다. 다시 말하면, 어떤 천체를 태양과 지구에서 봤을 때 생기는 각도의 차이를 연주시차라는 말이다. ​‘연주(年周)’라는 호칭이 붙는 것은 공전에 의해 생기는 시차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주시차를 구할 때, 관측자가 태양으로 가서 천체를 관측할 수 없기 때문에, 지구가 공전궤도의 양끝에 도달했을 때 관측한 값을 1/2로 나누어 구한다. 이것만 알면 삼각법으로 바로 목표 천체까지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다. 1543년,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발표한 이래, 천문학자들의 꿈은 연주시차를 발견하는 것이었다. 지구가 공전하는 한 연주시차는 없을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이 지구 공전에 대한 가장 확실하고도 직접적인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후 3세기가 지나도록 수많은 사람들이 도전했지만 연주시차는 난공불락이었다. 불세출의 관측 천문가 허셜도 평생을 바쳐 추구했지만 끝내 이루지 못한 것이 연주시차의 발견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장 가까운 별들의 평균 거리가 10광년으로 칠 때, 약 100조km가 되는데, 기선이 되는 지구 궤도의 반지름이라 해봐야 겨우 1.5억km이다. 무려 1,000,000 대 3이다. 어떻게 그 각도를 잴 수 있겠는가. 그야말로 극한의 정밀도를 요구는 대상이다.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발표한 지 거의 300년 만에야 이 연주시차를 발견한 천재가 나타났다. 놀랍게도 중학교를 중퇴하고 천문학을 독학한 프리드리히 베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천재는 삶의 내력도 재미있을 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매력적인 점이 많은 사람이었다. 베셀의 최대 업적이 된 연주시차 탐색은 그가 쾨니히스베르크 천문대 대장으로 있을 때인 1837년부터 시작되었다. 별들의 연주시차는 지극히 작으리라고 예상됐던만큼 되도록 가까운 별로 보이는 것들을 대상으로 선택해야 했다. 고유 운동이 큰 별일수록 가까운 별임이 분명하므로 베셀은 가장 큰 고유운동을 보이는 백조자리 61을 목표로 삼았다. 이 별은 5.6등으로 어두운 편이라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것을 베셀이 굳이 선택한 것이다. 베셀은 1837년 8월에 백조자리 61의 위치를 근접한 두 개의 다른 별과 비교했으며, 6달 뒤 지구가 그 별로부터 가장 먼 궤도상에 왔을 때 두 번째 측정을 했다. 그 결과 배후의 두 별과의 관계에서 이 별의 위치 변화를 분명 읽을 수 있었다. 데이터를 통해 나타난 백조자리 61번별의 연주시차는 약 0.314초각이었다. 이 각도는 빛의 거리로 환산하면 약 10.28광년에 해당한다. 실제의 10.9광년보다 약간 작게 잡혔지만, 당시로서는 탁월한 정확도였다. 이 별은 그후 ‘베셀의 별’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지구 궤도 지름 3억km를 1m로 치면, 백조자리 61은 무려 30km가 넘는 거리에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그 연주시차를 어떻게 잡아내겠는가. 그 솜털 같은 시차를 낚아챈 베셀의 능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 10광년의 거리는 사람들을 경악케 했다. 그러나 그 거리 또한 알고 보면 솜털 길이에 지나지 않다는 사실을 머지않아 우리는 알게 된다. 천왕성을 발견한 윌리엄 허셜의 아들이자 런던 왕립천문학회 회장인 존 허셜 경은 베셀의 업적을 이렇게 평했다. “이것이야말로 실제로 천문학이 성취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하고 영광스러운 성공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그토록 넓으며, 우리는 그 넓이를 잴 수 있는 수단을 발견한 것이다.” ​베셀의 연주시차 측정은 우주의 광막한 규모와 지구의 공전 사실을 확고히 증명한 천문학적 사건으로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별들의 거리에 대한 측정은 천체와 우주를 물리적으로 탐구해나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에서 독학자 베셀은 천문학의 새로운 길을 열었던 것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골목놀이터서 만나는 전래놀이의 즐거움

    노원구는 아이들의 신체와 감성 발달을 높이기 위해 동네 골목과 공원마당에서 주기적으로 ‘골목골목 주말 놀이터’를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주중에는 아이들을 돌보는 곳이 많지만 주말에는 그렇지 못한 환경을 감안해 동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한 것이다. 주말놀이터는 올해 구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선정됐으며 비영리단체인 ‘마을 놀이꾼’의 전래놀이 강사 10여명이 17일부터 오는 11월까지 진행하게 된다. 주말 놀이터는 매달 한 가지의 큰 놀이와 작은 놀이, 자유놀이 등을 진행하며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상계8동 숲속작은도서관 인근 공원에서는 매주 금요일에, 월계2동 종합사회복지관 인근 공원과 중계2·3동 목련아파트 단지 내 잔디구장에서는 매주 토요일에, 상계3·4동 당고개근린공원에서는 매주 일요일에 문을 연다. 4~5월과 10~11월에는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운영하며, 6~9월에는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2시간가량 진행된다. 4월에는 달팽이·망줍기, 5월에는 8자놀이·비석치기, 6월에는 몫잡기·실뜨기, 7월에는 신발뺏기·구슬치기, 8월에는 열발뛰기·고누, 9월에는 삼팔선·어미새끼, 10월에는 두부놀이·까막잡기, 11월에는 진치기·고무줄 놀이를 한다. 또 굴렁쇠, 투호, 제기, 윷놀이, 딱지, 산가지, 공기놀이 등 자유놀이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최장집 교수 “청년들이여, 촛불만 들지 말고 표 결집을”

    최장집 교수 “청년들이여, 촛불만 들지 말고 표 결집을”

    국내 대표적 정치학자인 최장집(72) 고려대 명예교수가 청년 조직에 ‘쓴소리’를 했다.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 뭉친 청년들에게 “촛불만 들지 말고 표를 결집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벤트성 활동에서 벗어나 시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적극적인 대안을 모색하라는 조언으로 풀이된다. 최 교수는 31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청년유니온’ 출범 5주년 기념 포럼의 기조강연에서 “민주주의 체제가 사회적 약자에게 부여한 가장 강력한 힘은 시민의 표를 결집하는 일”이라며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결사체들이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표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관에는 청년유니온과 청년 주거권 운동단체 ‘민달팽이유니온’, 정치교육 학교인 ‘정치발전소’ 회원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최 교수는 “일자리, 주거, 교육 등 영역에서의 청년 문제 해결을 추구하는 개인들이 결사체를 결성해서 집단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도 “사람들에게 ‘같이 촛불을 들자’는 식으로만 호소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취업난 등 청년 실업 문제가 비단 청년들의 일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1960년대부터 성장 지상주의 정책을 펴 오면서 심화된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청년들의 취업난 등과 모두 연결돼 있다”며 “고용 안정을 꾀하는 인간 중심의 경제 정책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갑작스레 나타나는 급성 어지럼증, 왜 생기는 걸까?

    갑작스레 나타나는 급성 어지럼증, 왜 생기는 걸까?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갑작스레 찾아오는 어지럼증에 대해 빈혈이나 영양부족 등으로 오인해 증상을 가볍게 여겨 치료시기를 종종 놓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의하면 2013년까지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2011년 61만 522명에서 2013년 70만 8천 646명으로 3년 새 16%가량 증가했다. 또한 과거엔 60대 이상의 환자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들어 20~30대 젊은 층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흔히 말하는 어지럼증은 생활하다 보면 종종 나타나는 증상으로 머리가 멍하거나 앉았다가 일어날 때 잠깐 눈 앞이 깜깜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가벼운 어지럼증은 대개 피곤하면 잠깐 나타났다가 쉬면 괜찮아지는 편이며, 매우 흔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갑자기 눈앞이 빙빙 돌거나 주변이 흔들리는 것 같은 심한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는 전정계통의 문제로 인한 증상이라고 본다. 전정계란 귀속에 있는 전정기관과 연계되어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신경계통을 말한다. 전정계 어지럼증은 주변이나 내가 빙빙 도는 느낌의 회전성 어지럼증인 경우가 많고 구역질이나 구토를 동반하고 자세와 균형을 유지하기 어렵다. 전정계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는 흔히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 세 가지가 있으며 갑작스럽게 시작하는 급성 어지럼증의 약 80%를 차지한다. 주로 아침이나 새벽에 머리를 처음 움직일 때 심한 어지럼증이 느껴지는 이석증이란 귓속 전정기관 안에 있어야 할 이석 조각이 떨어져 세 반고리관으로 잘못 들어가서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심하게 어지러운 증상을 말한다. 대개 누워 자다가 뒷 반고리 관으로 이석이 들어가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머리를 움직일 때 반고리관 안에 들어간 이석이 같이 움직이므로 머리를 앞뒤나 좌우로 돌리면 어지럼증이 나타나는데 지속시간은 대개 30초 정도이고 가만히 있으면 차츰 가라앉는다. 치료는 이석의 크기가 작으면 녹을 때까지 기다리기도 하는데 원래는 잘못 들어간 이석을 원위치로 되돌려 넣는 이석 정복술이 가장 좋은 치료라고 볼 수 있다. 전정신경염은 귀속 전정기관에 연결된 전정신경에 바이러스 감염이나 혈액공급 문제가 생겨 심한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석증처럼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가만히 누워있는 자세 외에는 모두 어지럽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주변이 빙빙 도는 느낌이 들게 된다. 초기에는 하루 이틀 심하게 어지럽고 2주정도 지나면 차차 나아지는데, 이 증상의 지속기간 및 회복기간은 다양하다. 전정신경염 치료법으로는 도수치료와 전정재활치료가 있으며 이를 통해 약해진 전정기능을 회복시킨다. 전정신경염의 경우, 초기 발견 시 다소 어지럽더라도 적절한 운동을 통해 꾸준히 치료를 하는 것이 빠른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메니에르병은 귀속 달팽이관에 물이 차서 내이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어지럼증 이명과 동시에 귀가 꽉 차는 느낌의 증상을 말한다. 재발이 잦은 편이며, 반복해서 재발하게 되면 점차 청력이 떨어져 난청으로 가게 되는 병이다. 평소 컨디션이나 먹는 음식과 관련이 많아서 과로나 수면부족 상태에서 짠 음식 등을 먹고 나서 귀가 멍멍해지다가 갑자기 빙빙 도는 어지럼증과 구토, 귀울림 증상이 발생하고 수 시간 이상 혹은 수일간 지속된다. 메니에르병의 치료법으로는 급성기에는 귀속에 압력을 조절해 줄 수 있는 약을 사용하고 철저한 저염식을 한다. 만성기에는 과로를 피하고 염증과 알러지를 잘 일으키는 음식들을 피하며 가벼운 운동으로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해나가는 것이 좋다. 앞서 소개한 세 가지 원인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모두 급성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며 모두 재발의 가능성이 있다. 전체 이석증 환자의 50%가 5년 내에 재발하고 전정신경염의 경우 완전한 전정신경의 회복은 없기 때문에 치료 후에도 가끔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어지럼증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전정신경염이나 메니에르병 환자들은 이석증이 잘 생긴다. 평소 일찍 자고 과로나 스트레스를 멀리해서 최적의 컨디션을 만들어주는 것이 어지럼증의 재발 방지에 중요하고 특히 술,커피,밀가루,튀긴 음식처럼 염증을 잘 일으키는 음식이나 유제품이나 콩 같이 알러지를 잘 일으키는 음식은 가급적이면 멀리하는 것이 좋다.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해서 평형기능을 좋게 해주는 것도 어지럼증의 빠른 회복과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 광동한방병원 어지럼증 클리닉 조지원 원장은 “대부분 급성 어지럼증의 원인으로는 이석증,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과 같은 말초성 어지럼증이지만 소뇌나 뇌줄기, 대뇌의 문제와 같은 중추성 어지럼증이 원인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지럼증은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이므로 세심한 관찰과 정밀 검사로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지럼증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하더라도 균형감각 재활치료를 통해 재발의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 광동한방병원 조지원 원장)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제대로 알자! 의학 상식]

    ●무조건 참으면 안되는 생리통 전체 여성의 50%, 미성년의 경우 많게는 90%까지 생리통을 경험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참고 지낸다. 하지만 일부 생리통은 특정 질환 때문에 생기는 것일 수도 있어 무조건 참는 게 능사는 아니다. 월경 시 약간의 복부 불편감만 느끼는 여성도 있지만,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증상이 심해 응급실까지 방문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구역질이나 구토, 설사, 허리 아래 부위의 통증, 대퇴부 통증, 두통, 피로감, 불안감, 어지럼증을 느끼고 드물게는 실신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생리통은 월경으로 인한 일반적인 생리통인 ‘1차성(원발성)’과 원인 질환이 있는 ‘2차성(속발성)’으로 나뉜다. 2차성 생리통은 대개 월경 시작 전부터 통증이 있고, 월경이 끝나고도 2~3일 정도 더 통증이 지속된다. 주로 자궁내막증이나 자궁선근증, 자궁근종, 자궁용종, 자궁내막 유착증, 골반 내 염증, 선천성 자궁기형을 가진 여성에게서 2차성 생리통이 나타난다. 따라서 생리통이 심한 여성은 병원을 찾아 2차성 생리통이 아닌지 감별하고 원인 질환이 있다면 먼저 치료해야 한다. 보통 생리통은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면 나아질 수 있다. ●어지럼증 어지럼증에서도 ‘현훈’은 본인이나 주변 사물이 움직이는 느낌, 특히 회전하는 느낌을 말한다. 머리가 텅 빈 것 같거나 눈 앞이 캄캄해지면서 쓰러질 것 같은 느낌과는 다르다. 현훈은 달팽이관과 반고리관 등 속귀(내이)나 뇌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원인질환으로는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 병, 만성 중이염 합병증, 뇌종양, 뇌졸중, 뇌신경장애 등이 있다. 이 밖에 뇌 혈류의 일시적 감소, 편두통, 당뇨합병증 등에 의해 현훈이 발생하기도 한다. 현훈 증상이 있다면 진찰과 검사를 통해 어떤 원인에 의해 증상이 발생하는 지를 밝혀야 한다. 일반적으로 현훈이 있을 때는 메스꺼움, 구토, 체한 느낌이 들고 땀이 많이 난다. 원인질환에 따라 청력 저하나 귀울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만약 손발을 움직이기 힘들고 힘이 빠지거나 말하는 게 어눌해지고 물체가 겹쳐서 혹은 나뉘어 보인다면 빨리 병원에 가는 게 좋다. 만약 뇌졸중과 같은 중증 뇌질환이 원인이면 초기에 제대로 진단받아야 치료도 빠르다. 이 밖의 일반적인 경우는 대부분 적절한 치료를 통해 완치되거나 호전될 수 있다. 오래되고 반복된 현훈이라도 올바르게 진단하고 치료받으면 좋아질 수 있다. 다만 평형기관 기능이 떨어져 만성적인 어지럼이 있는 경우는 꾸준한 재활치료가 필요하다. ■도움말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채희동 교수, 이비인후과 정종우 교수
  • 은밀한 한 컷, 위대한 변화…웃겨라, 세상을 뒤집을 만큼

    은밀한 한 컷, 위대한 변화…웃겨라, 세상을 뒤집을 만큼

    풍자, 자유의 언어 웃음의 정치/전경옥 지음/책세상/584쪽/3만원 지난 1월 7일 프랑스 파리에서 이슬람 근본주의 성향의 두 형제 테러리스트는 그동안 마호메트를 우스꽝스럽게 그리면서 조롱과 풍자를 한 시사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를 상대로 피의 복수극을 벌였다.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이 테러는 언론의 자유와 한계에 대한 사회적 논의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됐다. 글보다 더 함축적이고 즉각적으로 비판하거나 공격하려는 대상과 의도를 환기하면서 여론을 효과적으로 움직이는 풍자 이미지는 기원전 1360년 이집트에서 클레오파트라부터 하급정부 관리에 이르는 지배층을 공격할 때 처음 등장했다는 기록이 있다. ‘풍자, 자유의 언어 웃음의 정치’는 풍자 이미지를 통해 근대 유럽의 정치·경제·사회·문화를 조망한 책이다. 근대는 절대권력, 신흥계급, 교회, 대중, 국제관계, 여성을 둘러싸고 큰 변화가 일어나면서 중세의 봉건적 질서를 벗어나 시민사회로 이행하는 역동적인 시기였다. 자유와 평등 개념이 확산하고 정치적 규범과 철학이 대거 형성되면서 사회 전반에서 발전이 이뤄졌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연재해와 전쟁에 따른 인명 희생, 산업화와 도시화가 낳은 빈곤과 노동착취, 빈부격차 문제도 심각해졌다. 책은 이처럼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지닌 근대의 두 얼굴을 당시 유행한 풍자 이미지를 통해 생생히 보여 준다. 책은 특히 정치·경제적으로 강성했고 근대성의 요소를 공통으로 많이 지닌 16~19세기 영국·프랑스·독일에 초점을 맞춘다. 자유주의 정신이 확산되고, 정치적 규범과 철학이 대거 형성됨으로써 정치·사회·문화 전반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뤘고 급속하게 산업화가 진행되던 당시 만화와 만평, 캐리커처, 전단지, 풍자소설 등이 어떻게 생겨나 어떤 경로로 유포되고 향유됐으며 어떤 반향을 일으켰는지를 우선 살핀다. 이어 중세의 봉건제가 무너지고 절대왕정이 성립되어 가는 과정, 왕족과 귀족, 고위 성직자가 모든 특권을 독차지한 것에 대한 반발과 자유 평등 개념의 확산으로 시민혁명이 일어나는 과정이 펼쳐진다. 가톨릭의 부패와 성직자의 타락, 이에 대한 반발로 종교개혁이 일어나는 과정,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간의 갈등과 막대한 희생을 부른 종교전쟁도 풍자의 대상이 됐다. 불공평과 불의에 맞서기도 하지만 쉽게 해이해지는 대중의 속성을 꼬집고, 근대에 새로이 등장한 지식 엘리트와 신정치 엘리트에 대한 풍자도 흥미롭다. 근대의 유럽 풍자 이미지에서 여성은 중세의 폐쇄적인 인식에서 다소 벗어나긴 했지만 여성의 사회적 역할, 지위, 사회참여에 대해서는 여전히 차별적이고 가부장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여성을 사치스러운 생활의 표본 혹은 정치적 부패의 원인으로 그리면서 ‘친절하지만 나약하고, 정의롭지만 악마의 유혹에 쉽게 빠지고, 남성의존적이며 공적인 영역에 적합한 자질이 없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종교, 왕권, 식민지, 무역 등을 둘러싸고 일어난 국가 간의 갈등과 충돌도 풍자의 주요 소재였다. 라이벌 관계였던 영국과 프랑스에서 정치적 선전과 선동을 목적으로 배포된 풍자화들에서 같은 사안을 놓고 상반된 시각을 펼치는 점도 흥미롭다. 19세기 초반 전 유럽을 상대로 정복전쟁을 벌인 나폴레옹은 단골 등장인물로 당시 정세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표현된다. 책에 따르면 “풍자는 편견, 악덕, 모순, 부조리, 어리석음 등을 비난하거나 이를 개선하려는 기대감을 갖는 빈정거림이며 보이는 것에만 가치를 두는 것을 경계하는 대안”으로 “대중담론을 형성하는 방법이며 일종의 현실 참여적인 정치행위”였다. 서양정치사상을 연구해 온 저자는 서문에서 “풍자만화는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도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한다”며 “이미지라는 문화적 형태와 풍자라는 문화적 행위가 어떻게 정치적인 것이 되는지 보여 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영국의 제임스 길레이와 윌리엄 호가스, 프랑스의 자크 칼로와 샤를 필리퐁, 오노레 도미에 등 당대를 풍미했던 저명한 풍자화가의 작품은 물론 재치와 기지로 대중을 사로잡은 무명 작가들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일반적인 만평과 캐리커처뿐 아니라 게임카드와 게임보드 형식의 풍자화, 여러 장면을 달팽이 형태로 연결해서 보여 주는 파노라마식 풍자화, 위아래로 돌리면 상반된 이미지가 나타나는 풍자화 등 다양한 기법과 형태의 풍자 이미지도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세계 첫 유소년 청각장애 연주단 ‘행복 연주회’

    세계 첫 유소년 청각장애 연주단 ‘행복 연주회’

    27일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로비에서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는 행복연주회’에서 ‘사랑의 달팽이 클라리넷 앙상블’ 소속 어린이들이 연주회를 마친 뒤 하트를 만들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랑의 달팽이 클라리넷 앙상블은 세계 최초의 유소년 청각장애 연주단으로,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통해 소리를 찾은 아이들로 구성돼 있다. 행사를 주관한 지구촌합창단은 다문화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경기 안산시가 운영하는 청소년 합창단이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와우! 과학] 푸른 민달팽이는 식물처럼 ‘광합성’ 한다

    [와우! 과학] 푸른 민달팽이는 식물처럼 ‘광합성’ 한다

    보통 식물과 동물을 나누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광합성의 여부다. 내부에 엽록체를 가지고 태양에너지를 이용해서 광합성을 하는 식물은 지구 생태계를 지탱하는 기반이다. 동물들은 식물이나 다른 동물을 먹어서 그 에너지의 일부를 사용하는 생명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항상 예외는 있게 마련이다. 자연계에는 식물인지 동물인지 구별이 어렵거나, 혹은 변칙적인 방법으로 에너지를 얻는 동식물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산호는 동물이지만 내부에 광합성을 하는 조류를 받아들여 여기서부터 에너지를 얻는다. 반면 식충 식물들은 식물인데 동물을 먹어서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한다. 그리고 지금 소개할 에메랄드 푸른 민달팽이(Elysia Chlorotica)는 아예 엽록체를 빼앗아서 자신이 광합성을 하는 데 사용한다. 과학자들은 이미 1970년대에 일부 민달팽이들이 자신들이 섭취한 조류(algae)에서 엽록체를 빼앗아 광합성을 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엽록체를 소화하는 대신 자신의 세포 안으로 이동시켜 이를 광합성에 활용한다. 에메랄드 푸른 민달팽이의 경우 해조류같이 보이는 위장을 하고 있는데, 생김새도 마치 나뭇잎 같지만 실제로도 광합성을 할 수 있는 놀라운 재주를 지니고 있다. 과학자들은 어떻게 엽록체가 이렇게 오래 다른 동물의 체내에서 생존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해왔다. 최근 미국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 시드니 피어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민달팽이가 자신이 먹은 조류로부터 엽록체를 장기간 유지하는데 필요한 유전자를 얻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조류의 일종인 Vaucheria litorea의 일부 DNA가 플라스미드(plasmid) 형태로 민달팽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추적해서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 이는 수평적 유전자 전이라는 방식으로 두 개의 다른 종 사이의 유전자 교환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 민달팽이는 조류로부터 엽록체와 유전자 모두를 넘겨받아 자신의 체내에서 광합성을 할 수 있다. 덕분에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일부 에너지는 광합성으로부터 얻고 나머지는 자신이 먹은 조류에서 얻는 것이다. 우리가 볼 때는 작은 민달팽이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자신의 먹은 것을 이렇게 잘 활용하는 동물도 아마 드물 것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난치성 메니에르병, ‘고실개방 후 약물 투여’가 효과적

    난치성 메니에르병, ‘고실개방 후 약물 투여’가 효과적

     평소에 멀쩡하던 귀가 갑자기 안 들리면서 어지러운 증상이 반복되면 ‘메니에르병’일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 의사인 메니에르에 의해 보고된 이 병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최근 들어 발병률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항생제에 반응 없으면 두개골 열고 치료  어지럼증과 현기증, 난청, 이명(귀울림 현상) 등의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메니에르병은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귓속의 달팽이관과 균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 사이의 내림프액 순환장애로 인해 귀의 가장 안쪽에 있는 내이(內耳)에 부종이 발생하면서 생기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메니에르병은 잔존 청력의 정도와 어지럼증의 빈도에 따라 단계적인 치료를 시행해야 청력을 보존하면서 어지럼증을 개선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치료를 위해 먼저 생활습관 조절과 이뇨제 등을 투여하는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그래도 증상이 계속되면 항생제 겐타마이신을 고막 안쪽에 주입하는 ‘겐타마이신 주입술’을 적용하는데, 이 치료로 대부분은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겐타마이신 주입에도 여전히 어지럼증이 호전되지 않거나 재발하는 환자들은 두개골을 열고 접근하는 고난이도의 ‘전정신경절단술’이나 전정 미로를 제거하는 ‘미로절제술’ 등 비교적 큰 수술 이외에 더 이상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었다.    ■고실 개방술 후 항생제 주입이 대안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한 치료법이 ‘고실 개방술을 통한 겐타마이신 주입술’이다. 이 치료법은 난청 혹은 중이염 환자의 질환 원인을 찾기 위해 시행하는 ‘시험적 고실개방술’을 메니에르병 치료에 적용한 것으로, 고막 안쪽에 약물 전달을 방해하는 장애요인이 없는 지를 확인한 뒤 달팽이관 입구로 직접 약물을 투여해 증상을 개선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구자원 교수팀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 치료법을 임상에 적용한 뒤 성공적인 치료 사례를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구자원 교수팀은 난치성 메니에르병으로 진단된 환자 780명을 대상으로 청력 정도 및 어지럼증 빈도에 따라 단계적 치료를 시행한 뒤 2~7.5년간 추적 연구를 진행했다.  환자들에게는 치료 단계에 따라 ‘생활습관 조절 및 약물 치료’와 ‘고실 내 겐타마이신 주입술’을 시행했으며, 이 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환자에게는 ‘고실 개방술을 통한 겐타마이신 주입술’을 시행했다.  그 결과, 71.4%의 환자에게서 어지럼증이 개선되는 등 뚜렷한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의료진은 “최종적으로는 연구 기간에 내원한 메니에르 환자 중 2명(0.3%)을 제외한 모든 환자의 증상을 호전시켜 단계별 메니에르병 치료의 효용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구자원 교수는 “수술을 부담스러워하는 환자들의 걱정을 크게 덜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의 확인이라는 점이 성과”라면서 “침습적 수술은 환자나 의료진 입장에서 최후의 선택인데, 이번 치료법의 성과가 입증돼 보다 많은 메니에르병 환자들이 큰 수술 부담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구자원 교수는 이어 “새로운 치료법에도 불구하고 극소수에서는 여전히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효과적으로 조절되지 않았는데, 이들에게는 ‘전정신경절단술’이나 ‘미로절제술’ 등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이비인후과 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Laryngoscope) 최신판에 게재됐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1교시 언어이해 - 이은희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1교시 언어이해 - 이은희

    Ⅰ <첫 번째 문제> 다음 상황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그녀는 하루에 세 문제를 만들었다. 월급에 대비해 그만큼이면 적당한 노동량인 것 같았다. 책을 만지면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에 아주 기뻤다. 읽은 것에 관해 말할 줄 아는 정도의 능력만 있으면 되었다. 한 개의 독해 지문에 세 개의 문제를 만들어 달면 업무가 끝났다. 그녀는 기쁜 마음으로, 오래오래 회사생활을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회사였다. 그녀의 동료들은 일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읽거나 읽은 것에 관해 생각하는 일을 귀찮아했다. 한 달에 세 문제를 만들까 말까 하는 정도였으며 문제의 수준도 형편없었다. 그녀의 동료들은 일하는 척으로 일과를 보냈다. 대수롭지 않은 것에 관해 큰 목소리로 토의하며 바쁜 척했다. 읽고 생각하기만 하면 되지만, 적혀 있는 그대로를 읽어내는 능력 자체에 문제 있는 사람들로 보이기도 했다. 한때 그녀는 국문과 대학원생이었다. 지도교수가 갑자기 죽은 뒤에 이상하게도 그녀의 꿈이 사라졌다. 그녀는 학업에 품었던 자신의 꿈이 로스쿨 입시용 문항으로 재생산되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을 때에는 세 시간 만에 세 문제가 만들어지기도 했고, 인고의 노력을 쥐어짜야 할 때에는 아홉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쉽게 만들어지든 오래 걸려 만들어지든 간에 개개의 문제가 전부 걸작이었다. 어떤 때에는 혼자 풀기 아까운 문제가 나오기도 했는데, 너무나 흥분한 나머지 동료들 모두에게 그 문제를 자랑하고 당장 풀어보게 만들기도 했다. 동료들은 마지못해 그녀가 낸 문제를 풀어보았으나 답을 맞히지 못했다. 그녀는 동료들이 지닌 지적 능력의 총합을 초월하는 자신의 창의력을 확인한 양 우월감을 느꼈고, 콧대가 우뚝해져서는 도파민의 폭풍에 정신 잃은 채 기뻐했다. 소용돌이 모양으로 생성된 회전은하와 스케이터의 연속 회전 간의 원리적 유사성에 관한 문제를 출제했을 때에는 그만 김연아 선수에게 그 문제를 선물할 뻔했다. 김연아 선수와 접촉할 방법이 있었더라면 그녀는 당장 전화를 걸었을 것이다. 김연아 선수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금메달리스트의 스케이트 날처럼 날렵한 독해문제를 출제했으니, 한시바삐 문제를 풀어보고, 각운동량보존법칙에 관한 이해를 동원하여 더욱 멋진 연기를 보여 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아울러 김연아가 그녀보다 훨씬 어린 사람이지만 존경한다는 말을 문제에 실어 전하고 싶었다. 김연아가 팔을 길게 뻗어 회전할 때에 보여주는 느긋한 우아함과, 몸을 움츠렸을 때 운동량이 보존됨에 따라 속도가 높아지면서 생겨나는 간절함은 청년이 생에 대하여 품어야 하는 희망이 어떠한 양상이어야 하는지 물리학적으로 보여주는 것과 같다고 전달하고 싶었다. 그녀의 대학시절 교수님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담아 교수님의 소설로 문학문제를 출제하기도 했다. 헌정 출제의 성격을 완성하기 위해서 교수님의 작품 세계 전반에 대한 이해를 보충하는 <보기>를 달아 심화된 감상을 유도하기도 하였다. 어느 날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후 타인들의 머리에 더듬이가 생겨난 것을 발견한 주인공의 혼란을 다룬 작품에서 ‘사람의 모습이 갑자기 바뀌었을 리 없다’라는 독백에 밑줄을 치고 ㉠을 단 뒤, 그 ㉠에 관해 아주 많이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인간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란 얼마나 허망하고도 희망적인 것인지에 대해 파악하도록 요구하는 문제였다. 그녀는 교수님의 소설과, 자신이 낸 문제를 바라보며 그 희망적인 허망함에 관해 성찰했고, 청년으로서 자신의 무거운 사명을 통감하면서 한 방울의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차곡차곡 쌓인 그녀의 업무량과 비교하여 동료들의 게으름은 크게 눈에 띄기 시작했다. 동료들은 하루에 세 문제씩 꼬박꼬박 생산해내는 그녀가 미친 기차 같다고 자기들끼리 욕했으며, 방해하기 위해 시끄럽게 굴었다. 그들은 자신의 무능함을 감추기 위해서 촘스키가 글을 참 못 쓴다고 욕을 하거나, 과학 전공자가 아니고서야 과학 문제를 출제하는 것은 위험천만하지 않은가에 관해 토론하거나, 푸코의 저서는 번역이 엉망이어서 출제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비난하거나, 문학문제를 출제하기 위해서는 많은 독서가 바탕이 되어야 하므로 주어진 시간 안에 끝낼 수 없는 불가능한 임무라며 불만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값싼 노동력으로 하루에 세 문제씩을 즐겁게 생산하고 있는 그녀가 존재한다는 것은 그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 같았다. 하루는 그녀의 동료 중 한 인물, 항상 고려청자색 눈빛을 지니고 있는 우애경이 그녀에게 말했다. “나는 약간의 실수 때문에 서울대에 못 갔어요. 그 이후로는 모든 게 잘되지 않았어요. 이런 회사에서 문제 내는 일이나 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내가 서울대에 가기만 했어도 나는 여기 있을 사람이 아닌데 말이죠.” 그녀는 우애경에게 진지하게 말했다. “그런 생각이 젊은 시절을 비탄에 빠지도록 만드는 거예요. 그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지만 실제로 개인에 주어진 잠재력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자신의 잠재력을 직시하고 올바른 전제에서 추론을 시작해야 나의 모습을 검증할 수 있어요. 그것이 스스로를 성찰하는 과학적인 방법입니다.” 그녀는 멋있는 말이라고 생각하며 우애경으로부터 등을 돌린 뒤 다시 문제를 냈다. 모니터를 들여다보다가 이상한 소리가 나서 뒤돌아보니 우애경이 시뻘건 얼굴로 식식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다시 출제에 골몰했다. 출제를 하며 우애경에 관해 생각했다. 우애경은 왜 화가 났을까? 어떤 결과에 이르기까지 원인은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으며 때로는 그것을 먼 원인과 가까운 원인으로 분류하여 한 줄로 세워볼 수 있다. 그녀는 우애경의 화라는 결과를 가져온 원인들을 물리화학적 원인과 심리적 원인으로 구분하고 생각나는 대로 정리를 해보았다. 일단 생리 중일 수도 있다. 배가 고프거나 몸이 피곤하여 스트레스에 취약한 상태일 수도 있다. 이러한 물리적 상태가 저혈당증을 일으키고, 저혈당증은 다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뉴런 간 화학·전기신호 작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중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들은 화를 내는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것일 뿐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는 못하므로, 설령 이러한 이유가 작동했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오로지 먼 원인일 뿐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그리하여 그녀는 우애경의 분노를 초래한 심리적 원인에 관해 생각해보았다. 가능성과 잠재력의 차이를 검토해보라는 말이 기분 나빴을 수도 있다. 그렇게 느꼈다면 그 이유 중에는 아래와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다. ①가능성과 잠재력의 차이를 검토하기 싫어서, ②가능성과 잠재력에 차이가 있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아서, ③그 말을 하는 사람(즉, 이우리)의 표정이나 말투가 기분 나빠서, ④그 말을 하는 사람(즉, 이우리)이 싫어서, ⑤아니면 모종의 의도가 있었는데 그것을 묵살당해서?(이 지점은 상상의 영역이므로 과학적 추론 불가) 위 내용 중 무엇에 해당하든 그것은 화가 나게 한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기분이 찜찜해졌다. 알 수 없는 뭔가가 엄습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엄습하던 무언가의 실체는 다음날 점심시간부터 분명해졌다. 유난히 칼국수가 늦게 나오는 그 식당에 둘러앉아, 그녀의 동료들은 하염없는 잡담을 시작했다. 그녀는 대화에 참여하지 않기 위해 깍두기를 먹고 있었다. 잡담은 점점 석연찮은 내용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대학 시절 미팅하던 때처럼 남녀가 줄을 지어 앉아 밥을 기다리는 중이라는 데에서 시작한 잡담이 각자들의 출신대학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우애경이 유부장에게 말하기를, 유부장의 동문들과 미팅했던 것이 학창시절 가장 언짢은 일이었다고 했다. 유부장도 자신의 학창시절에 우애경의 동문들과 미팅했던 적이 있지만 유쾌하지 않았다고 했다. 두 사람은 티격태격했으나 마주보는 눈빛들은 사실 뭔가를 만끽하는 중인 듯 행복해 보였다. 화제는 갑자기 신촌의 추억을 늘어놓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때껏 잠자코 있던 다른 인물이 배꽃처럼 웃으며 동참하더니 신촌의 추억을 떠들어댔고, 그들의 대화를 끊을 수도 낄 수도 없어서 가만히 듣고 있던 그녀는 칼국수가 나오기를 애타게 기다렸다. 끊을 수도 낄 수도 없는 인물로는 그녀 말고도 한 사람이 더 있었는데, 서교동에 있는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서울시 서대문구 전체에 관한 추억으로 이야기가 확장되지 않는 한 자연스럽게 대화에 끼지 못할 터였다. 서교동의 추억을 지닌 인물이 왠지 모를 경멸 섞인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자신이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들킬까 봐 몹시 조심했지만 아무래도 들킨 것 같았다. 그녀가 지닌 신촌의 추억이란 극장 앞에서 시외버스를 기다린 것밖에 없었으므로, 그녀는 혹시나 자신에게 어떤 질문이라도 주어질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월미도나 맥아더장군에 관한 화제가 갑자기 나오는 것은 아닐지, 그러다가 그녀가 졸업한 대학에 관한 화제가 등장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했다. 하지만 때마침 양푼에 가득 담긴 칼국수가 등장해주었고, 대화는 서대문구 창천동 일대에 관한 이야기에서 그친 채 모두 얌전히 칼국수를 먹었다. 그리고 마치 먹는 데에 열중한 것인 양 아무도 그녀에게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그날 저녁, 그녀는 회사에 혼자 남아 쓸쓸히 책을 뒤지고 출제를 했다. 김소진의 ‘개흘레꾼’을 다시 읽었고, 학생운동을 하다가 유치장에 갇힌 주인공이, 허름한 차림으로 빵을 사들고 온 아버지를 냉대하는 대목을 발췌하여 문제를 냈다. 개흘레꾼의 주인공은 말했다. ‘아버지는 ㉠테제도, 그렇다고 ㉡안티테제도 아니었다. 나의 아버지는 개흘레꾼이었다.’ ㉠과 ㉡의 의미에 대한 출제를 하다 말고 그녀는 자신의 사원증을 꺼내어 바라보았다. 포토샵으로 다듬은 사진 아래에는 ‘이우리’라는 그녀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그녀는 ㉠ 혹은 ㉡에 머물러 자기 자신의 의미가 규정되도록 놓아두지 않겠다고 결심했고, 일단 맹렬히 출제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그 결심을 실현하기로 했다. 1. 위 글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①주인공은 인천을 싫어한다. ②주인공은 우애경에 대한 반격을 결심했다. ③주인공은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자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④주인공은 ´개흘레꾼´의 주인공에게 자신의 처지를 이입하여 생각하고 있다. ⑤주인공은 자기의 인생이 남들의 인생에 포함관계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Ⅱ <두 번째 문제> 다음 상황에 대하여 추론한 것으로 옳은 것은. 그녀는 하루에 아홉 문제를 출제하기로 했다. 세 개의 지문을 뽑아 각각 세 개씩의 문제를 다는 데에 온종일이 걸렸다. 그러기를 일주일이면 혼자서 한 벌의 모의고사를 완성할 수 있었다. 모두가 말하길, 그녀는 인간이 아니라 출제 기계라고 했다. 그녀의 유능함에 견주어 우애경은 점점 더 무능해 보였고, 아무나 붙든 채 자기가 수능에서 한 문제만 더 맞았더라면 서울대에 갔을 것이며 이 자리에 있지는 않았을 거라고 말하고 다녔다. 그런 우애경을 보며 그녀는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얼마나 열정적이고 유능한지, 모니터를 향한 거북이처럼 되어버린 자세로 하루에 아홉 문제씩을 생산한 그녀가 얼마나 탁월한 출제자인지를, 시간이 흐르면 그녀의 문제를 풀어본 수많은 학생들이 직접 증언할 터였다. 그러던 어느 날, 우애경이 사고를 쳤다. 오전 열시의 고요한 사무실에서 들려오던 그 소리를 모두가 잊지 못할 것이었다. 처음엔 작게 시작한 그 소리가 점점 커졌고, 일본어이긴 했지만 그게 어떤 상황에서의 무슨 말인지는 누구나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소리는 우애경의 컴퓨터에서 새어나오고 있었다. 어안이 벙벙해진 모두가 우애경을 지켜보는 가운데, 우애경은 붉어진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몰려든 사람들 가운데로 숨었다. 우애경 주변의 남자 사원들이 대단히 당황하더니 화면 가득한 살색 움직임들을 어떻게든 없애려 하다가 끝내는 컴퓨터를 두들겨 패듯 꺼버렸다. 우애경은 마치 남의 일인 것처럼 생글생글 웃으며 나 몰라라 하는 모습이었다. 인터넷 창에 지나가던 배너를 건드렸을 뿐인데 민망한 장면들이 끊임없이 튀어나오더라고 했다. 오히려 당황한 것은 남자 직원들이었는데, 그들은 우애경의 컴퓨터를 복구하느라 오전 업무시간을 다 써야만 했다. “지나가는 배너를 건들기만 했는데도 저 정도로 감염이 될 수 있나요?” 그녀는 동료들에게 물었다. 모두가 못 들은 척 했다. “지나가는 배너는 왜 건드리죠?” 그녀는 우애경을 향해 물었다. “포르노 사이트 광고였나요, 아니면 일반 광고였는데도 그렇게 된 건가요?” 그녀는 궁금한 것이 생기면 못 참는 성격이었다. 우애경은 달팽이관이나 청소골 같은 것이 없기라도 한 양 그녀 쪽은 쳐다보지 않은 채 배실배실 웃고 있었고, 속으로는 민망해 죽겠지만 어떻게든 상황을 모면하고 넘어갈 작정인 것 같았다. 그녀는 우애경과 담소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향해 물었다. “원래들 업무시간에 포르노 사이트에 들어가시기도 하는 건가요?” 정말로 궁금해서 그런 것인데, 우애경과 동료들은 아주 불쾌한 듯, 마치 포르노 사이트 접속으로 오전 업무를 마비시킨 장본인이 그녀이기라도 한 듯 아래위로 노려보더니 탕비실을 향해 우르르 가 버렸다. 그녀는 모두가 떠나 버린 사무실에 앉아 홀로 출제를 했다. 그녀는 정말로 왕따였다. 그녀는 우애경이 회사를 그만두거나, 적어도 질타를 감당하지 못해 괴로운 회사 생활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우애경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우애경의 성격이 갑자기 능글맞고 넉살 좋게 바뀌었다는 것인데, 우애경은 스스로를 희화화하는 것으로 수치스러운 그 사건을 덮어버렸다. 유부장에게 말하길 “어머, 부장님. 계속 그렇게 야근시키시면 전 또 그 배너 건드려 버릴 거예요” 라고 하거나, 다른 팀 직원에게 말하길 “다들 너무 일만 하면서 침체되어 있기에 내가 야동 바이러스 감염으로 활력소가 되어준 거잖아” 라고도 했다. 우애경은 매일 스스로 그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 “그동안 몰랐는데, 일본어 공부에 좋은 게 일제 동영상이더군요” 라는 말을 해서 일부 남자 직원들이 즐거워하도록 만들었으며 절묘한 순간에 “일하기 싫은 사람은 내 감염된 컴퓨터를 쓰도록 해” 라는 말을 던져 좌중을 웃기기도 했다. 그러한 일이 반복되자 우애경이 재미있고 유쾌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만 남고, 살색 가득하던 컴퓨터 화면에 대한 기억과, 우애경이 업무시간에 포르노를 보는 여자라는 인상은 희미해지고 말았다. 종래엔 유부장이 “앞으로 말 안 듣는 사람 있으면 우애경 씨 컴퓨터를 쓰게 할 거야”라고 농담하기도 했는데 그런 말에 모두 웃게 되기까지는 사건 후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 우애경은 변죽 좋아 보이도록 성격이 바뀐 것만이 아니었다. 갑자기 유능함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우애경은 아무 문제도 생산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 이우리를 향해서 발톱을 세운 채 이우리가 하루에 아홉 개씩 낸 문제를 꼼꼼히 살피고, 거기서 오류를 발견해내는 것을 주요 업무로 삼았다. 각운동량보존법칙과 회전하는 나선 은하에 관한 문제에서는 은하의 나선 팔에 관한 설명 부분이 지나치게 길다고 지적했다. 실제 시험에 비해 한 단락 분량이 더 추가된 것이므로 모의고사에 수록하기에는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지적 때문에 그녀는 우애경과 한 시간을 싸워야 했다. 나선 은하의 나선 팔 부분과 중심부는 각각 산개성단과 구상성단으로서 밀도가 다르다는 점이 은하의 형성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아주 중요한 대목이라는 것을, 따라서 줄일 수도 뺄 수도 없는 부분이라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 한참을 다퉜으나 그녀가 진 것처럼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흥분하면 이마에 핏발이 서면서 얼굴이 새빨개지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마치 뭐라도 잘못해서 당황한 사람처럼 보였고, 동료들은 그녀가 곤란해 하는 것을 즐거워했다. 그리고 그녀가 중력섭동이라든가 산개성단을 구성하는 중원소에 관해 자기가 공부한 내용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동안 다들 하품을 하고 듣기 싫어했다. 이마에 핏발이 선 이우리가 언성을 높여가며 하는 말들이 알 수 없는 소리라고들 했다. 반면 그에 응수하는 우애경의 논리는 아주 간명한 것이었다. “어찌 됐든 길잖아요. 지문이 너무 길잖아요. 안보여요?” 그녀가 낸 모든 문제에 관해 우애경은 어떻게든 시빗거리를 찾아냈다. 가장 억지를 부렸던 것은 ‘개흘레꾼’이 논란을 불러올 수도 있는 정치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녀는 ‘개흘레꾼’이 한 대학생의 자기 탐구와 심리묘사가 흥미진진한 작품일 뿐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라고 볼 수 없으며, 1990년대 작품이기 때문에 현 시대상황과도 직접 관련이 없다고 대답했다. 우애경은 그에 대해서도 간명하게 말했다.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 자체를 없애야 해요. 경쟁사에서 우리를 불리하게 만들 수 있는 여지를 남기면 안 돼요.” 민주화운동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라는 것과 테제, 안티테제 등의 용어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작품에 관해 출제된 문학 문제가 좌파 이념 전파에 기여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지난번 사건을 이우리 씨가 잊은 것은 아니겠죠. 이우리 씨가 조심하지 않으면 나라도 나서서 조심할 수밖에 없어요. ‘개흘레꾼’ 문제는 폐기하는 걸로 하죠.” 그녀는 말이 안 나왔다. 혀의 근육 어딘가가 마비되어 버린 것 같았다. 우애경은 마치 그녀의 상관이라도 되는 것처럼 굴고 있었다. 지난번 모의고사에서 그녀는 ‘내가 광우병에 걸려 병원 가면 건강보험 민영화로 치료를 못 받고 그냥 죽을 텐데 돈도 없고 땅도 없으니 화장해서 4대강에 뿌려다오’ 라는 안치환의 노래 가사를 문법적 오류가 존재하지 않는 정답의 선택지로 삼아 어법 문제를 출제한 바 있었다. 모의고사 시행 직후 게시판에 이의제기가 올라왔다. 출제자 중 누군가가 현 정권에 대한 강한 비판의식을 지닌 것 같은데 이는 모의고사의 공정성과 적합성에 대한 의심을 하게 만든다는 내용이었다. 실제 시험을 본 학생이 올린 것처럼 적혀 있었지만 회원가입일이 게시일 당일인데다가 모의고사에 응시한 기록도 없는 회원의 글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출제한 문제에 대한 비방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직접적인 비방이라고 생각했고, 직관적으로 그 글이 우애경의 짓이라고 생각했다. 본래 과학 연구에 있어 최초의 가설 설정이란 직관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녀는 ‘우애경이 자작 이의제기를 게시판에 올린 것이다’라는 가설을 수립한 뒤 그것을 검증해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증거가 하나도 없었다. 유부장은 게시판 사건 때문에 노발대발하였으나 진짜 응시자가 올린 글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며칠 추이를 지켜보자고 하더니 곧 잊어버렸다. 그녀 자신도 잊을 뻔한 일이었다. 그러나 우애경은 잊지 않고 있었고, 모두가 잊지 않기를 바라는 듯 그것에 관해 자주 이야기했다. 그녀가 우애경에게 닦달당하고 있을 때이면 어디선가 유부장도 홀연히 나타났고, ‘그러니까 지문이 길어요, 안 길어요. 그것만 대답해요’ 라든가, ‘데모하다 잡혀가는 학생 이야기가 나와요, 안 나와요. 그것만 대답해요’ 라는 말만을 귀에 담아 들었다. 그리고 사람들 시선을 피해 유부장이 우애경의 등허리를 툭툭 치거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기도 했는데, 그럴 때 우애경은 청자색 눈빛으로 유부장을 응대했다. 두 사람은 왠지 서로를 치켜 주는 것을 의무라고 여기는 듯했다. 학창 시절에 서로의 동문들과 미팅한 추억 말고는 별 공통점도 없는데 왜 그러는지는 이해 못 할 일이었다. 유부장은 ‘이우리 성질을 컨트롤할 사람은 우애경 씨 밖에 없어. 우애경 씨만 믿어’ 라고 했다던데, 그런 뒤 두 사람은 함께 칼 퇴근을 했다는 말도 들려왔다. 그녀는 자신이 원했던 바대로, ㉠테제에 의해서나 ㉡안티테제에 의해서 규정되는 존재가 아니었다. 하지만 대체 자기 자신은 이 회사의 무엇일까 하는 고민에 길게 빠졌다. 우애경과 싸우느라 흥분해서 문제의 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아홉 문제를 꼬박꼬박 출제하리라 결심했지만 그걸 못 채우는 날이 늘어갔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모의고사 회차가 거듭되면 훌륭한 문제에 관한 학생들의 칭송이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응시생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이 바로 탁월한 출제 덕분이라고 생각하려 했으나 유부장은 그것이 자기 공이라고 했다. 모의고사의 성공은 곧 마케팅의 성공이라는 것이었다. “아무리 개판으로 문제를 만들어 놓는다 해도 나는 전국 최다 응시생을 끌어모을 수 있어.” 그녀는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을 위한 선택을 함부로 할 리가 없으니, 응시생이 늘어간다는 것은 결국 훌륭한 교육물이라는 것을 인정받았다는 말이지 않겠느냐고 했다. 유부장은 한심하다는 투로 말했다. “뭔가 착각하는 것 같은데, 우리 회사는 교육을 하는 곳이 아니야.” 그녀는 그렇다면 무얼 하는 회사인 거냐고 반문했다. 유부장은 좌중을 둘러본 뒤 선언했다. “교육 콘텐츠를 파는 곳이야.” 진정 훌륭한 모의고사, 참된 독해력과 사고력 증진의 기회를 제공하는 모의고사 등등을 운운하며 보다 열정적으로 문제를 만들어 이 세상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그녀를, 유부장은 구경하듯 바라보았다. “마케팅 비용이 문항제작비의 이십 배는 돼. 마케팅이 훨씬 어렵고 중요한 거라고. 이우리 씨의 생사 또한 마케팅에 걸려 있는 거야.” 유부장은 벽에 붙은 포스터광고를 가리켰다. ‘명문대 출신 엘리트가 만든 모의고사!’ 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당신을 법조인으로 탄생시켜줄, 업계 최고의 역작’이라는 글씨가 시뻘겋게 붙어 있었다. “응시생들은 절박한 상황이지. 어떻게든 기득권층이 되겠다는 욕심으로 가득해. 욕심으로 눈 먼 애들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먹고살 거야.” 그녀는 유부장에게 따지고 들었다. 진정한 법조인이 되기 위해 그 길을 선택한 수많은 청년들이 있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유부장은 짜증스럽게 말했다. “진정한 법조인이 되고 싶은 애들이 몇 명이나 되겠어. 있다 할지라도 그놈들은 알아서 혼자 공부해. 나한테 속아 넘어갈 놈들이 아니란 말이다. 사설업체 모의고사 같은 건 안 본다고.” 동료들은 매일 놀고만 있었고, 자신들이 할당량을 채우지 못해도 이우리가 꼬박꼬박 만들어놓은 문제들이 있으니 걱정 없다는 말까지 했다. 이우리는 대체 이 회사에서 무엇인 걸까? 아무래도 자신의 정체가 진짜 출제기계인 것은 아닌지, 그래서 기계처럼 문제만 뽑아내면 이우리가 잘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그녀는 모두가 그렇게 여기는 것만 같아 괴로웠다. 빈 사무실에 앉아 밤늦도록 출제를 하고 있을 때, 대표이사가 그녀에게 다가왔다. “남아있는 사람은 이우리 씨밖에 없군.” 대표이사는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다. “내가 퇴근하는 척 나가고 나면 모두가 집에 가 버릴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 대표이사는 텅 빈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누가 남아 있나 체크하러 나는 돌아왔지. 역시 이우리 씨 말고는 믿을 사람이 없어.” 대표이사는 무릎이 날깃날깃 닳은 트레이닝복을 그녀에게 자랑했다. “이건 내가 젊었을 적에 입던 옷이야. 나는 긴장을 늦출까 봐, 내가 가장 어렵던 시절의 옷을 버리지 않았어. 오늘 남아있는 직원들에게 이 옷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이우리 씨밖에 못 보게 되었군.” 대표이사는 반짝이는 대머리를 기울여 그녀의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았다. “양자역학에 관해 출제를 하고 있었네.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브라운 운동과 러더퍼드의 금박막 실험이라. 흥미로운데. 풀어봐야겠어. 나는 자네가 낸 문제의 팬이야. 힘내라구.” 대표이사는 격려하는 표정으로, 그녀의 등도 아니고 옆구리도 아니고 겨드랑이도 아니고 오른쪽 가슴도 아닌 애매한 어딘가를 톡톡 치고는 떠났다. 팬이라는 말에 기뻐하다 말고 그녀는 모호한 기분에 휩싸였다. 정확히 어디인지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찌 됐든 함부로 만져지면 안 되는 것 같은 부위에 대표이사의 손길이 남아 있었다. 찜찜한 그 부위를 괜히 긁적이며, 그녀는 대표이사가 청년시절을 잊지 않기 위해 입는다는 늘어난 트레이닝복을 생각했다. 세월이 흘러 그녀가 자신의 청년기를 떠올리면 어떤 장면을 가장 먼저 생각할까. 그녀는 절박한 마음으로 취업을 모색하던 백수시절을 떠올렸다. 어디든 취직만 된다면 일단은 살 것 같은 마음이었다. 그 시절이 생각난 것 때문에 그녀는 공지영의 ‘부활 무렵’이라는 단편소설로 문학 출제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부활 무렵’에서, 병아리는 알을 뚫고 나가려 안간힘을 쓴다. 사투를 지켜보던 아이들은, 병아리가 살아갈 힘을 얻으려면 스스로 뚫고 나오게끔 놓아두어야 한다고 배웠다 했다. 하지만 주인공인 아이들 엄마는 알 껍질을 조금 뜯어내어 준다. “누가 그런 소리를 하든. 한 번만 살게 해주면 앞으로 어떻게든 사는 거야.” 대표이사의 칭찬에 힘입어 그 소설의 구절이 생각났고, 겨드랑이가 좀 찜찜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녀는 멋진 출제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녀에게 뻔한 미래란 없다. 청년이란 미시세계의 전자처럼 입자이자 파동인 존재이다. 불확정성의 원리는 양자역학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도 존재하니 말이다. 위 상황에 대해 추론한 내용으로 옳은 것은? ①이우리는 대표이사와 자신의 계급 차를 망각하는 우를 범했다. ②부하직원들은 그들의 상사인 유부장을 위해 존재하는 도구와 같다. ③이우리는 자신의 업무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④대표이사가 이우리의 몸 어딘가를 만진 것은 곧 다른 데도 만질 것이라는 예고이다. ⑤회사의 인물들이 품은 동상이몽은 결국 매한가지로 거대하고도 알 수 없는 것을 지탱하고 있다. Ⅲ <세 번째 문제> 다음 상황에 대하여 파악한 것으로 적절한 것은. 그녀는 하루에 열두 문제를 출제하기로 했다. 대표이사가 그녀를 알아봐 주는 한 유부장이나 우애경이 그녀를 어떻게 괴롭힌들 상관없었다. 하루에 열두 문제라면 한 주 동안 모의고사 2회분이 생산될 양이었고, 우애경이 검토하고 흠을 잡기에도 벅찰 분량이었다. 그녀는 묵묵히 일하다 보면 모두가 자신을 인정할 거라는 생각은 버렸고, 본인이 하루에 열두 문제를 출제하고 있으며 그것은 어떤 것들인지에 관해 누가 듣든 말든 마구 이야기해대기 시작했다. 말을 많이 하느라 점심시간이면 밥을 거의 먹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부석부석 말라갔고, 밥을 씹어 삼킬 힘조차 아껴서, 문제를 내는 데에만 에너지를 썼다. 잠도 거의 자지 않았고 때로는 어차피 돌아와야 하는 것이 귀찮아서 집에 가지 않은 채 밤을 새우곤 했다. 그녀는 자신이 낸 아름다운 문제들과, 자신을 바라보는 우애경의 표정에서 희열을 느꼈다. 열두 문제를 내고 나면 뉴런 다발들이 걸레처럼 비틀어지는 것 같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우애경을 이겼다고 생각했다. 우애경의 눈 속에서 청자색이 옅어진 것을 본 그녀는 우애경을 때려눕히고, 옥수수처럼 흩어진 이빨을 주워 모아 목걸이를 해 걸기라도 한 것처럼 뿌듯해했다. 어느 날의 점심시간, 그녀는 유부장에게 조언했다. “계란을 많이 드세요.” 유부장은 반찬투정을 했다. “흰자는 괜찮은데 노른자가 메스꺼워서 나는 계란을 안 먹어.” 그녀는 드디어 원인을 찾았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 사십년 생애 내내 계란을 멀리 하셨나요?” 유부장은 무심히 말했다 “그랬지. 내가 싫어하는 것 몇 가지가 있지. 계란, 콩. 두부.” 그녀는 식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식생활에서 주된 콜린 공급원인 계란과 콩을 멀리하시니, 체내에선 아세틸콜린 합성이 원활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것도 사십년째이니 결핍이 심각하리라고 예상되어요. 밤에 잠은 잘 주무시나요.” 유부장은 그녀에게 의학 상담이라도 하는 듯 진지해졌다. “잠은 쉽게 드는데 새벽에 곧 깨서는 전혀 못 자곤 해.” 그녀는 무릎을 탁 쳤다. 아세틸콜린 부족증상과 일치하고 있었다. 그녀는 유부장에게 자신이 출제한 문제를 꼭 풀어보라고 권했다. 치매의 발생과 뇌 내 아세틸콜린의 관계에 대한 문제였다. “요즘 기억력이 많이 떨어지시는 것 같아 유부장님의 뇌 내 아세틸콜린 감소폭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부디 콩을 드세요.” 그녀는 유부장을 보며 말했다. 유부장은 국에서 콩나물을 건져내고 있었다. “난 콩이 싫어.” 그녀는 유부장의 전두엽기능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도덕 원칙이 대단히 흐려진 상태인 걸로 보아서 전전두엽에 기능이상의 뉴런들이 많이 분포하고, 거기에 아밀로이드 침전물이 생겨나고, 그것 때문에 아세틸콜린 수치가 상당히 낮아지고, 낮아진 아세틸콜린 수치는 다시 전전두엽의 기능이상을 야기하는 악순환이 일어나는 중인 것 같았다. 유부장은 어느 날, 그녀가 낸 문제들을 일괄 검토하고 싶으니 원본파일로 보내달라고 했다. 그녀는 수백 개의 문제를 유부장에게 주었다. 얼마 후, 이영준이라는 강사가 그 문제들을 묶어 저서를 출간한 것을 알게 되었다. 이영준이 말하길, 잠을 줄여 만들어낸 토끼 같고 알토란 같은 문제들을 수험생에게 바친다고 했다. 그녀는 대체 어떻게 왜, 그녀가 출제한 수많은 문제들이 강사가 출제한 문제로 둔갑하였는지를 알고 싶었다. 유부장은 별로 당황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그녀를 훈계했다. “이우리 씨는 이 회사에서 월급 받고 문제를 낸 사람이고, 그 문제를 어디다 어떻게 쓸지는 몰라도 돼. 그건 회사가 결정하는 거야.” 그녀는 주변을 수소문해서 사건 경위를 알아냈다. 이영준 강사는 계약을 해제한 뒤 경쟁사로 옮겨갈 계획을 품고 있었다. 유부장은 인터넷 스타강사인 이영준을 붙들어야 했고, 저서를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싱어송라이터인 가수가 사랑받는 것처럼, 직접 출제한 문제로 강의하는 엘리트 미남 강사라면 더욱 사랑받을 터였다. “그건 저의 저작인격권을 침해한 거예요.” 그녀는 바쁜 척, 그녀 같은 건 눈에 보이지도 않는 척 사무실을 누비는 유부장을 따라다니며 말했다. “저작권에는 두 가지 개념이 있어요. 하나는 저작재산권, 다른 하나는 저작인격권. 저는 이 회사의 직원이므로 제 생산물의 재산권이 이 회사에 귀속되는 것만은 맞습니다. 하지만 저작인격권마저 유부장님이 침해하실 수는 없어요.” 사과받고 싶은 나머지 애원하는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제 인격권을 침해하신 점, 사과 바랍니다.” 하지만 유부장은 들은 척도 않았고, 거래처에 간다며 나가버렸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유부장은 기억력이 심히 나빠진 것 같았다. 그녀가 자신 몫으로 매달 나오는 사원복지비를 전혀 쓰지 않았던 것은 그녀가 왕따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것이 있는지도 몰랐으니 청구하는 방법을 알 리가 없었다. 하지만 관리팀 김미영 대리는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무슨 소리냐며 반문했다. “꼬박꼬박 사원복지비 십 만원씩 쓰셨던데 무슨 소리예요? 유부장님이 이우리 씨 복지비 신청을 대신 해주시던데요? 제가 영수증 다 갖고 있어요.” 관리팀 김미영 대리와 함께 그녀는 그간 자신이 제출했다고 기록되어 있는 수십 장의 영수증을 살펴보았다. 밤 열한시 삼십분에 강남역 근처에서 맥주를 마셨다든가, 백화점에서 초밥을 먹었다든가, 동반인 1인과 함께 영화를 보고, 어린이용 문구세트를 샀다든가, 향수를 사고, 햄버거세트를 먹었다든가, 디저트카페에서 타르트를 먹은 일 따위가 영수증에 씌어 있었다. 김미영 대리는 씁쓸한 표정으로 그녀를 돌아보며 말했다. “유부장님이 매번 자기 계좌로 금액을 청구하시기에 좀 의아하긴 했어요.” 그녀는 왜 자기 명목의 금액을 유부장이 사용한 것인지 따져 물었다. 유부장은 청각장애가 있기라도 한 양 빤히 보기만 했는데,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인 것처럼도 보여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여러 번 천천히 쉽게 또박또박 말해보기까지 했다. 한참 후에나 유부장은 씩 하고 웃으며 겨우 말했다. “미안, 나는 기억이 나질 않네. 이우리 씨가 무슨 말 하는 건지 전혀 모르겠어.” 그런 뒤 유부장은 거래처에 간다며 휑하니 나가버렸다. 그녀는 허탈했고, 그리고 진짜로 자신이 뭔가 착각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기까지 했다. 그다음에는 다시 그 이야기를 할 기회가 오지 않았다. 유부장은 며칠 지방 출장을 가 있었고, 유부장이 돌아왔을 때에는 그녀가 모의고사 마감을 해야 해서 미처 싸울 틈이 없었다. 열흘쯤 지난 뒤에 사원복지비 이야기를 꺼내려 하니 마침 유부장이 활짝 웃고, 다정해 보이기도 했기 때문에 차마 그 치사한 일에 대한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저작인격권 침해라는 더 중요한 문제도 있었기 때문에 그것부터 해결해야만 했다. 그래서 그녀는 말했다. “부디 콩을 많이 드시고 착하게 사세요.” 그녀는 밥을 먹는 유부장을 바라보았다. 유부장은 들은 건지 만 건지 콩나물은 건져둔 채 국물만 마셨다. 저작인격권 침해에 관해 유부장은 끝내 이렇게 말했다. “아, 정말 짜증 나게 하네. 이우리 씨, 잘 들어. 월급 매달 제날짜에 받았어, 못 받았어?” 그녀는 월급이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했다. “네가 말하는 그것까지의 대가가 네 월급이야. 알았어?” 유부장은 내친김에 더 뻔뻔해지기로 한 것 같았다. “그리고, 이영준 강사한테 교재를 넘긴 건 널 위한 일이기도 했어. 이영준이 고객을 끌어모아서 돈 벌어올 거고, 그러면 그 고객들이 네 모의고사에 응시할 거야. 결국 그 이익은 너에게로 돌아갈 거고 말이야. 난 오로지 회사를 위해서 한 일이었다고.” 사과를 받지 못한 그녀는 대표이사를 찾아갔다. 대표이사는 자기 방을 찾아온 그녀를 아주 반가워했고, 대학 시절 미처 말 걸어보지 못했던 추억의 여인을 바라보듯 아련하게 미소 짓고 손수 음료도 내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하소연을 진지하게 들어주었다. 인격권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그녀가 눈물지을 때에는 티슈를 내어주기도 했다. 그녀는 대표이사가 맞장구까지 치면서 자기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에 마음이 좀 풀렸고, 울고 난 뒤에는 정신과 상담을 한 것만 같은 기분도 들었다. 대표이사는 그녀에게 말했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이우리 씨가 그런 마음으로 회사생활을 하고 있었다니 가슴이 아프네. 그동안 몰라주어서 그게 참 미안하다.” 그러나 대표이사는 선량하고 무력한 듯한 표정으로 덧붙였다. “하지만 회사에는 위계질서가 있는 거야. 사원인 너의 불만을 대표인 내가 직접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면 내가 임명한 중간 관리자인 유부장의 권한을 무시한 게 돼.” 대표이사는 콧물을 닦고 있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천천히 일어나 문을 열어주었다. “생각해 볼 테니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 내겐 곧 중요한 회의가 있다.” 그녀는 다 털어놓고 난 뒤의 후련함과, 그러나 결국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으므로 여전히 석연치 않은 기분을 안은 채 자리로 돌아왔다. 컴퓨터 앞에 앉아 그녀는 생각했다. 대표이사가 말한 ‘나중에’는 오늘의 나중인지, 아니면 미래의 다른 어떤 날을 의미하는 것인지? 다른 어느 날이라면 가까운 미래인지 설마 먼 미래를 의미하는 말인지? 그 ‘나중에’가 오늘 저녁을 의미하는 것일까 봐 그녀는 밤 열시가 되도록 앉아 있어 보았다. 그때껏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무얼 기다리는지도 모른 채 허망한 희망을 품고 아주 천천히 출제를 했다. 어느 순간 등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대표이사였다. “이우리 씨.” 돌아보니 대표이사는 멋쩍은 듯 웃음을 띤 채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손은 등 뒤로 감춘 채였다. 그녀는 순간, 자신의 가슴 속에서 희망이 반짝이는 것을 느꼈다. 대표이사는 씩, 하고 웃었다. 무릎이 허연 트레이닝 복을 입은 채였다. “일단 집에 가긴 갔는데, 이우리 씨가 생각나서 그냥 있을 수가 있어야지.” 대표이사는 혀를 살짝 내밀고 웃었는데, 그런 모습을 처음 봐서 어이가 없었다. 자기가 어렵던 시절을 잊지 않기 위해 젊을 때 타던 찌그러진 소형차를 몰고 왔다고 했다. 이따 한번 구경하지 않겠느냐고 묻는데 표정이 좀 이상해 보였다. 그녀는 대표이사에게도 치매가 시작된 것은 아닌지, 혹시 대표이사도 사십팔년째 콩이나 계란을 배제한 식생활을 하는 건 아닌지 잠시 생각했다. 의아해하며 대표이사를 바라보는 가운데, 대표이사는 새삼 주변을 둘러보고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더니 그녀의 턱 앞에 손을 불쑥 내밀었다. 따뜻한 김이 끼쳤다. 손바닥에 커다란 감자 두 알이 놓여 있었다. “야근하느라 배고프지? 이거 먹어.” 대표이사는 그녀의 책상에 감자 두 알을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감자의 온기가 남아있는 손을 그녀의 등 위에 올려놓았다. 아주 짧은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의 손바닥이 그녀의 7번 경추부터 꼬리뼈까지를 훑어 내려갔다. 그녀는 그 손바닥에서 몸을 떼어냈다. 반사적으로 말이 흘러나왔다. “저는 감자 안 먹습니다. 사장님이나 드세요.”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는데 뒤에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돌아보았더니 대머리까지 전부 빨개진 대표이사가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내가 감자 준 직원이 이 회사에 있는 줄 알아? 나 아무한테나 이러는 사람 아니야.” 대표이사는 잠시 입을 앙다물더니 다시 말했다. “감자 싫으면 그럼, 초밥 사다줄까? 초밥 먹을래?” 그녀는 대꾸도 하지 않았다. 돌처럼 굳어버린 채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었다. 대표이사는 등 뒤에서 식식거리더니, 쿵쿵대는 발걸음으로 사라졌다. 그녀는 한참을 생각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이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때가 왔다. 흐와스코의 소설에는 격리되어 철교 건설에 투입된 일꾼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건설기간 동안 그들의 모든 일상은 오로지 노동을 위한 것이었으며, 그들의 꿈은 단 한 가지, 건설현장에서의 마지막 날을 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고대하던 그 마지막 날, 그들이 만든 다리를 떠나며 일꾼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그들은 눈물의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때 나는 그 다리가 이미 추억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앞으로도 그 철교를 건너는 사람들은 그 다리가 우리의 것이라는 사실을 결코 모를 것이다.’ 그녀는 소설 속의 인물들이 흘린 눈물과 알 수 없이 아파오는 마음에 관해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에 관해 마지막 문제를 내고 싶었지만 그 눈물의 의미를 정확히 표현하는 것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눈물’의 의미와 위 글의 인물들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①그들의 청춘 전부가 바쳐진 다리를 자신의 창작물처럼 여기고 있다. ②가장 본질적인 것까지 쥐어짜 노동했던 일에 관해 슬픔을 느끼고 있다. ③자신들의 청춘과 자신이 만든 다리를 동일시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④박탈당한 청춘에 대한 애착이 말 못할 눈물을 흘리게 만들고 있다. ⑤드디어 노역에서 놓여났다는 기쁨보다 자신을 위해 쓰지 못한 청춘의 의미가 더 크기 때문에 눈물이 흐르고 있다……. 선택지는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⑥피 같고 살 같고 자식처럼 여겼던 대상이 고작 철교였다는 것을 깨달았으므로 그제야 흐르는 눈물이다. ⑦그들의 미래란 두고 온 날들보다 나을 것이 없으리라는 예감 때문에 흐르는 눈물이다. ⑧그들의 청춘이 누군가의 인생 속에서 부품이고 도구였다는 것에 대한 회한의 눈물이다. ⑨가장 중요한 것을 침해당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기억할 수조차 없으므로 흐르는 눈물이다. ⑩정작 울어야 할 자들이 울지 않기 때문에, 대신하여 흘려주는 눈물이다……. 그녀는 알 수 없이 굴러 떨어진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마지막 문제를 버려둔 채 자리를 떠났다. <끝>
  • 가슴 따뜻한 시가 흐르는 관악

    가슴 따뜻한 시가 흐르는 관악

    “계절이 바뀌는 때면 구청에 볼일이 없어도 간판을 보러 가요. 이번에는 또 어떤 글이 쓰여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좋은 글귀를 읽다 보면 저절로 힐링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관악구 주민 김모씨) 30일 서울 관악구청사 앞에 서면 주민들 사이에 일명 ‘간판’으로 불리는 ‘시가 흐르는 유리벽’이 눈앞에 들어온다. ‘시가 흐르는 유리벽’은 딱딱한 관공서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2011년 유종필 구청장이 제안해 만든 것으로 구청 전면에 아름다운 글이나 시구를 올리고 있다. 계절별로 도전과 용기, 내일의 희망과 사랑을 전달할 수 있는 문구를 주민과 직원 공모로 선정한다. 2011년 7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21편이 게시됐다. 올해에는 정호승 시인의 ‘사랑하면 더 많은 별이 보인다’, 헤르만 헤세의 ‘노래하라 내마음아. 오늘은 너의 시간이다’, 양광모 시인의 ‘길이 멀어도 가야 할 곳이 있는 달팽이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나짐 히크메트의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이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가 게시됐다. 글과 그림은 광화문 글판으로 유명한 캘리그라피스트 박병철 작가의 작품이다. 구 관계자는 “구청을 찾거나 지나가는 주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음미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젊은 친구들은 시가 흐르는 유리벽을 배경으로 사진을 많이 찍는다”고 설명했다. 구는 이번에 새해를 맞아 ‘시가 흐르는 유리벽’을 새롭게 꾸며 공개했다. 새해편은 을미년을 맞아 구민에게 사랑과 용기를 전하고 희망을 주는 글로 소설가 이외수씨의 ‘절대강자’ 중 ‘태양에 임자 있나요. 가슴에 품은 사람이 임자지요. 태양도 사랑도 희망도 그대를 위해 존재합니다’가 게시됐다. 유 구청장은 “태양을 가슴에 품고 뜨겁게 살아가는 희망찬 새해가 되길 바란다”면서 “을미년 새해에는 모든 구민이 더욱 건강하고 가정에 행복과 평화가 깃들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올 홈쇼핑 트렌드는 ‘불황형 소비’

    올 홈쇼핑 트렌드는 ‘불황형 소비’

    경기 불황을 반영하듯 올해 홈쇼핑에서 소비자들의 선택도 실용성 있는 제품에 초점이 맞춰졌다. 올해 국내 홈쇼핑업체들의 10대 인기 상품에서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은 패션 상품 외에 10만원 미만의 생활 상품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15일 현대홈쇼핑이 올해 10대 인기상품을 집계한 결과 패션을 제외한 부문에서 3만원대 세탁용 세제와 프라이팬 세트, 5만원대 견과류 제품 등이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10만원 미만의 실속형 상품에서 8위를 차지한 에코라믹 프라이팬과 10위를 차지한 인터쿡 다이아몬드 프라이팬은 3만 9900원에 5종의 프라이팬을 제공하는 파격적인 구성을 앞세워 65만 세트가 팔리기도 했다. 6위를 차지한 세탁용 세제 ‘세제혁명’도 3만 9900원의 가격으로 37만 세트가 판매되는 기록을 남겼다. 김주환 현대홈쇼핑 마케팅 팀장은 “세월호 여파 등에 따른 극심한 소비 침체로 3만원대 프라이팬 세트와 세탁세제 등이 10대 히트 상품에 등장했다”면서 “반면 디자이너 브랜드, 백화점 입점 브랜드 등 고급 패션 브랜드가 1~4위를 휩쓴 것을 볼 때 불필요한 지출을 아껴 자기 자신을 꾸미는 데 아낌없이 투자하는 가치 소비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불황에 색조화장품이 잘 팔린다는 속설도 증명됐다. CJ오쇼핑에 따르면 올해 인기상품 8위는 ‘아이오페 에어쿠션’으로 이를 포함한 색조화장품 부문의 주문 금액이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광채 효과로 화사한 안색을 만들어 주는 이색 색조화장품인 ‘리엔케이 빛크림’도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이상 성장률을 보이며 인기상품 21위를 차지했다. 경제성장률이 3% 상승했던 지난해에 색조화장품의 주문금액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현상이다. 간편함과 멀티 기능을 강조한 미용 제품의 판매도 눈에 띄었다. 롯데홈쇼핑에서 판매순위 4위를 기록한 ‘허니블룸 by 태양’의 트리트먼트는 샴푸와 트리트먼트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신개념 제품으로 롯데홈쇼핑에서 매진(25회), 상품평가 수(24만건) 등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GS샵에서 70만 세트가 팔리며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린 것은 ‘스튜디오 보니’ 의류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스튜디오 보니는 국내 유명 백화점에 입점된 보니알렉스의 세컨드 브랜드다. NS홈쇼핑에서 인기가 높았던 것은 1위 엘렌실라 달팽이 크림, 2위 엘크릿 헤어틴트 브러쉬, 3위 신데렐라 마스카라 등 기분전환에 도움이 되는 홈케어 이미용 상품이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나치 악몽’ 겪은 뇌과학자의 기억 여행

    ‘나치 악몽’ 겪은 뇌과학자의 기억 여행

    기억을 찾아서/에릭 캔들 지음/전대호 옮김/알에이치코리아/556쪽/2만원 2000년 한림원이 발표한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에게는 각별한 관심이 쏠렸었다. 바다달팽이를 실험 동물로 삼아 뇌에 기억이 저장되는 신경학 메커니즘을 규명한 에릭 캔들. 치매와 기억상실 치료의 길을 열었다는 대중적 관심에 더해 ‘분석 불가’로 여겨져 온 기억 메커니즘을 밝혀낸 수상자인 유대인 과학자의 개인사가 회자됐었다. ‘기억을 찾아서’는 14년 전 노벨상 발표 때의 관심과 충격을 그대로 모아 대중에게 다시 전하는 듯한 책이다. 어릴 적 나치 치하 오스트리아에서 겪은 공포 기억으로부터 시작된 과학 여정과 정신과학 발전사를 씨줄날줄로 엮어 자전적 형식으로 쓴 뇌과학 입문서라 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 빈 태생인 저자는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과학자다. 하버드대에서 역사와 문학을 공부하던 중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에 빠져 뉴욕대 의대에서 의사의 길을 걷다가 사람 정신과 기억의 근원을 파헤치기 위해 과학자로 돌아선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기억’을 화두로 삼아 평생 그 풀이에 매진해 온 그의 지론은 ‘기억은 인간의 정체성과 뿌리 깊게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어릴 적 나치의 공포를 지금도 기억한다는 그가 뇌과학자로 기억을 평생 화두로 삼았음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기억이 없다면 우리는 우리의 개인사를 알지 못할 것이며 우리 삶의 기쁜 순간들을 회상할 수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의 말을 곱씹어 보면 우리가 우리인 것은 바로 우리가 배우고 기억하는 것들 때문이라는 것으로 압축된다. 그의 업적은 많은 과학자들이 인정하듯 세상을 크게 바꿀 성과로 평가된다. 기억이 저장되는 과정에서 뇌세포가 물리적으로 변하는 성질, 즉 시냅스 가소성 분야에서의 쾌거는 기억과 학습 과정을 세포 단위에서 규명했다는 것이다. 그 성과는 인간 본성에 대한 칸트의 합리론과 로크의 경험론이 모두 타당함을 확인시켜 준 것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학습이 어떤 변화를 통해 뇌에 저장되는지, 그리고 기억이 평생 지속될 수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 규명한 것이 압도적이다. 적지 않은 과학자들은 저자가 의사에 안주했다면 인류는 지금만큼 뇌를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본다. 그 평가처럼 결코 어렵지 않은 과학서인 이 책을 통해 저자가 건넨 말이 인상적이다. “나는 일찍부터 불확실성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핵심 문제들에 대한 나 자신의 판단을 신뢰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기숙형 캠퍼스 열풍 꺾은 역풍

    기숙형 캠퍼스 열풍 꺾은 역풍

    전인교육 강화를 명분으로 유행처럼 번지던 대학가의 ‘기숙형 캠퍼스’(레지덴셜 칼리지·RC) 추진이 정작 학생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등 반대 여론에 부딪혀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영미권 대학에서 운영하는 기숙형 캠퍼스는 신입생 전체가 교수들과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교과목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성 교육을 받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2일 이화여대에 따르면 당초 서울 신촌캠퍼스에 2016년 도입 예정이던 RC를 학교 당국이 전면 재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이화여대는 신촌캠퍼스에 건축 중인 연면적 6만 1118㎥ 규모(4개동)의 기숙사가 2016년 2월 완공되면 신입생 3000여명 전원을 입소시켜 생활하도록 할 계획이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서울에 거주하는 학생 비율이 높은 데다 기숙사에 입소하면 추가 비용을 떠안아야 하는 학부모들의 반발도 클 것으로 예상돼 재검토하고 있다”면서 “기숙사 생활을 원하는 학생들만으로 우선 실시한 뒤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대와 서강대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대는 2007년 이장무 총장 시절 경기 시흥캠퍼스 건립을 추진한 이후 지난해 ㈜한라와 사업 계약을 맺었다. 학교 측은 시흥캠퍼스에 RC 도입을 고려했지만 지난달 13일 예정됐던 ‘실시협약’을 내년 2월로 미뤘다. 지난 10월 대학본부에서 학부, 대학원생 2만여명을 대상으로 시흥캠퍼스 운영방안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도 결과를 공표하지 못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총학생회의 시흥캠퍼스 태스크포스인 ‘세움단’은 지난해 11월 RC 건립 반대 삭발·천막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철수 서울대 기획처장은 “학생들이 신입생 전원의 기숙 생활을 의무화하는 (연세대) 송도캠퍼스형 모델을 반대해 시흥캠퍼스를 산학협력클러스터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할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2017년까지 남양주시에 RC 전용 캠퍼스를 조성하기로 한 서강대 또한 국토부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캠퍼스 부지에 대한 그린벨트 해제 승인이 떨어지길 1년째 기다리고 있다. 손영롱 서강대 총학생회장은 “신입생 전원의 기숙사 생활을 강제하는 송도형 모델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동아리, 학회 등의 활동을 하며 학창시절을 보낼 권리를 침해한다”며 “선후배 간 단절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성희연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RC는 수도권 통학 학생들에게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지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각 대학이 캠퍼스 확장을 위해 내세운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한솔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대학 입장에서는 지자체가 캠퍼스 부지를 제공하고 사업자가 캠퍼스 인근 부지 개발 수익을 캠퍼스 건축비에 투자하기 때문에 큰 비용 부담 없이 제2캠퍼스를 확보할 수 있어 앞다퉈 뛰어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김예나 서울대 총학생회 전 부총학생회장은 “청년주거권운동단체인 민달팽이 유니온과 함께 연세대 송도 캠퍼스를 포함, 국내외 대학의 RC 실태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학교 측에 보고서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민달팽이유니온 “원룸 한달 적정 관리비 1만 4000원대”

    민달팽이유니온 “원룸 한달 적정 관리비 1만 4000원대”

    원룸 관리비를 원가에 기반해 계산했을 때 1만 4000원 안팎이 적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약 5만원 이상의 관리비를 내고 있었다. 21일 민달팽이유니온이 발표한 ‘표준 원룸 관리비 기준표’에 따르면 원룸 하나의 적정 관리비는 1만 3450~1만 4525원이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청소비가 2700~3300원, 물탱크 청소비가 550~695원, 정화조 청소비가 250~280원, 승강기 점검비가 5250원, 인터넷 비용이 4700~5000원이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조사를 위해 원룸 30개가 있는 건물을 기준으로 청소비와 승강기 점검비, 인터넷 비용 등을 100여개 담당업체에 알아본 뒤 최대값과 최소값을 빼고 정리했다. 그러나 실제로 원룸 거주자에게 청구되는 관리비가 1만 4000원 안팎인 경우는 드물었다. 민달팽이유니온이 서울의 원룸에 거주하는 357명에게 조사한 결과, 원룸의 3.3㎡당(보통 원룸 하나가 15㎡) 관리비는 1만 876원으로 아파트의 3.3㎡당 관리비(5613원)의 2배에 육박했다. 아파트의 관리비는 일반관리부터 청소, 경비, 소독, 승강기 유지, 수선 유지, 보험, 장기수선충당금, 안전진단 등의 비용이 모두 포함됐고, 개별 비용이 지로 용지로 거주민에게 원 단위까지 보고됐다. 하지만 원룸 거주자들은 절반 이상이 관리비가 어느 항목에 얼마나 쓰이는지 알지 못했다. 원룸에 따라 폐쇄회로(CC)TV와 도어락·카드제어기 등 보안시설에 대해서도 관리비에 포함시켜 청구하는 경우가 있었다. CCTV나 도어락은 처음 설치할 때 큰 비용이 들 뿐 따로 매달 들어가는 관리 비용이 없다. 정부가 전·월세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후엔 집주인들이 월세을 대신해 관리비를 올리는 경우도 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원룸 계약을 맺으려는 세입자들에게 “집주인에게 관리비 금액과 구체적인 항목을 물어본 뒤 ‘표준 원룸 관리비 기준표’와 비교해보고 의문가는 점을 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국토교통부에서 만든 표준임대차계약서를 들고 가서 그것으로 계약을 맺자고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민달팽이유니온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관리비가 월세에 포함돼 있고 지역별로 임차인위원회가 있어 위원회가 집주인에게 관리비 산정 근거를 갖추고 그에 따른 관리비만 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 대해선 관리비 관련 규정이 있지만 원룸의 관리비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민달팽이유니온의 임경지 세입자네트워크 팀장은 “원룸의 관리비를 투명하게 하기 위한 법령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서울시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 제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재석, 히든싱어 이적편에 전화연결을? 어떤 말 전했나..

    유재석, 히든싱어 이적편에 전화연결을? 어떤 말 전했나..

    방송인 유재석이 이적과의 훈훈한 우정을 과시했다. 4일 방송된 ‘히든싱어3’ 에는 가수 이적이 출연해 모창능력자들과 대결을 펼쳤다. 이날 MC 전현무는 유재석과의 전화연결을 시도했고 유재석은 “안녕 맹꽁이”라며 이적과 통화를 이어나갔다. 이날 유재석은 “처진 달팽이에서 사실 메인보컬은 나였다”고 농담을 건네며 이적의 긴장을 풀어줬다. 또 유재석은 이적의 ‘다행이다’를 열창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사진=방송캡쳐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히든싱어3 이적, “내가 처진달팽이 메인보컬” 유재석에 이적 반응이? ‘깜짝’

    히든싱어3 이적, “내가 처진달팽이 메인보컬” 유재석에 이적 반응이? ‘깜짝’

    ‘히든싱어3 이적’‘히든싱어 이적’ 국민MC 유재석이 가수 이적에게 폭풍 잔소리를 해 눈길을 끈다. 4일 방송된 ‘히든싱어3’ 가수 이적 편에는 국민MC 유재석이 101번째 히든 판정단으로 참여했다. 이날 MC 전현무는 “히든싱어에 꼭 출연하고 싶어했는데 스케줄로 오지 못한 분이 있다”며 “대신 전화연결을 해보겠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어 진행된 전화 연결에서 유재석은 “안녕 맹꽁이”라고 이적에게 인사했고, 이적은 깜짝 놀란 반응을 보였다. 유재석은 긴장한 이적에게 “기교 부리지 말고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불러라”고 폭풍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또 유재석은 “이적과 팀을 이뤘던 처진 달팽이에서 사실 메인보컬은 나였다”며 이적의 ‘다행이다’를 열창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방송에서 이적은 ‘다행이다’를 비롯해 ‘왼손잡이’, ‘하늘을 달리다’ 등을 열창하며 모창능력자와 대결을 펼쳐 최종 우승을 거뒀다. 히든싱어3 이적 유재석 전화연결을 접한 네티즌들은 “히든싱어3 이적, 유재석이랑 정말 친한 듯”, “히든싱어3 이적, 유재석도 나왔으면 더 재밌었을 듯”, “히든싱어3 이적 노래 정말 잘 하더라”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방송캡쳐(‘히든싱어3 이적’)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지구촌 책세상] 약한 수컷, 강한 수컷의 암컷 어떻게 빼앗나

    [지구촌 책세상] 약한 수컷, 강한 수컷의 암컷 어떻게 빼앗나

    상사에게 흠씬 깨지고 돌아와 가슴 속의 사표를 만지작거리는 당신. 속으로 이런 말을 중얼거리고 있을 것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거다.” 당신 말이 맞다. 인간 사회뿐 아니라 온 자연계가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 책, ‘약자의 전략’에 따르면 말이다. 잡초 생태학 전문가인 이나가키 히데히로 시즈오카대학 대학원 농학연구과 교수가 쓴 이 책은 ‘약육강식’의 자연계에서 강한 생물뿐 아니라 약한 생물도 훌륭하게 살아가고 심지어 자손까지 남기고 있다는 점을 각종 동식물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약자가 끈질기게 살아남을 수 있는 데는 그 나름의 ‘전략’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정어리는 항상 무리지어 헤엄친다. 이렇게 작은 물고기가 한꺼번에 움직이면 천적인 큰 물고기는 목표를 정하기가 어렵다. 일제히 움직이면 커다란 한 마리의 물고기로 보이기 때문이다. 같은 종 안에서도 약자들은 어떻게든 끈질기게 살아남는다. 강한 수컷에 도저히 승산이 없는 약한 수컷은, 스스로 경쟁을 피하고 활동 시간을 옮겨 다른 수컷이 잠들어 있는 시간대에 살금살금 움직인다. 조금 더 치사한 방법으로는, 무기가 있는 것처럼 허세를 부려 다른 수컷의 공격을 따돌리거나 강한 수컷에 이끌려 다가온 암컷을 빼앗아 대신 차지하는 것들도 있다. 이런 눈물겨운 전략을 통해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것이다. 약하다고 얕보면 안 된다. 얼룩말과 사자의 관계를 보면 알 수 있다. 얼룩말은 늘 사자에게 잡아먹힌다. 그러나 멸종이 우려되는 쪽은 얼룩말이 아닌 사자다. 왜냐하면 먹이사슬상 잡아먹히는 쪽은 언제나 숫자가 많다. 먹잇감이 되는 얼룩말의 숫자가 적어진다면 사자는 생존이 불가능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강해 보이는 사자의 치명적인 약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동물은 사자, 시베리아호랑이 등 맹수류가 많다. 이렇게 약함은, 때로 강함이 된다. 저자는 말한다. “냉혹한 경쟁이 계속되는 자연계에서 패자는 멸종되어 갈 뿐이다. 지금 우리 주변에 있는 쥐며느리나 민달팽이같이 하찮아 보이는 것들도, 자연계에 살아남아 있다는 점에서 모두 ‘성공자’다. 그들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생존 전략을 발전시키고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유재석 히든싱어3 출연, 이적 응원…유재석 “안녕 맹꽁이~ ‘처진 달팽이’ 메인 보컬은 나” 폭소

    유재석 히든싱어3 출연, 이적 응원…유재석 “안녕 맹꽁이~ ‘처진 달팽이’ 메인 보컬은 나” 폭소

    ’히든싱어 유재석’ ‘히든싱어 이적’ 히든싱어 유재석 출연이 화제다. 히든싱어 이적 편에 판정단으로 깜짝 출연한 것. 유재석은 4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히든싱어3’ 이적 편에 101번째 히든 판정단으로 참여했다. 이날 전현무는 “’히든싱어’에 꼭 출연하고 싶어했는데 스케줄로 오지 못한 분이 있다. 대신 전화연결을 해보겠다”며 유재석을 소개했다. 이에 유재석은 특유의 발랄함으로 대화를 하다 이적에게 “안녕 맹꽁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적을 위해 스케줄을 쪼개 목소리로 참여한 것이다. 유재석은 방송에서 바짝 긴장한 이적을 위해 농담을 섞어가며 용기를 북돋았다. 또 “기교 부리지 말고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불러라”며 조언했다. 이어 “이적과 팀을 이뤘던 ‘처진 달팽이’에서 사실 메인보컬은 나였다”고 말하며 이적의 ‘다행이다’를 불러 웃음을 자아냈다는 후문이다. 유재석 히든싱어3 출연 소식에 네티즌들은 “유재석 히든싱어3, 깜짝이야” “유재석 히든싱어3 , 가수로 출연한 줄 알고 깜짝 놀랐다” “유재석 히든싱어3, 유재석 정말 좋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재석 히든싱어3 출연 이유는? 유재석 “‘처진 달팽이’ 메인 보컬은 이적 아닌 나” 신경전

    유재석 히든싱어3 출연 이유는? 유재석 “‘처진 달팽이’ 메인 보컬은 이적 아닌 나” 신경전

    유재석이 JTBC 히든싱어3에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재석이 MBC ‘무한도전’에서 ‘처진 달팽이’로 함께 활약했던 가수 이적과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JTBC ‘히든싱어3’에 출연해 관심을 모았다. 유재석은 최근 진행된 JTBC ‘히든싱어3’ 이적편 녹화에 101번째 판정단으로서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전화연결을 통해 이적에게 응원을 보낸 것. 이적을 위해 바쁜 스케줄을 쪼개 ‘진짜 이적 찾기’에 동참한 유재석은 바짝 긴장한 이적을 위해 아낌없는 조언과 격려를 했다. 유재석은 “이적과 팀을 이뤘던 ‘처진 달팽이’에서 사실 메인보컬은 나였다”고 폭탄발언을 날리며 이적의 ‘다행이다’를 열창해 대폭소를 유발했다. 유재석 히든싱어3 출연 소식에 네티즌들은 “유재석 히든싱어3, 진짜 출연하는 줄 알았네” “유재석 히든싱어3 , 전화 연결이었구만” “유재석 히든싱어3, 유재석 이적 사이좋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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