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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서비스, 올해도 KSQI 고객접점부문 1위 지켜

    삼성전자서비스, 올해도 KSQI 고객접점부문 1위 지켜

    삼성전자서비스(대표이사 심원환)가 ‘2019 한국산업의 서비스품질지수(KSQI)’ 제조 A/S(애프터서비스) 평가에서 가전 A/S 9년 연속 1위, 휴대전화 A/S 8년 연속 1위에 선정되며 올해도 고객접점부문 1위 자리를 지켰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의 KSQI-MOT는 한국산업의 서비스품질에 대한 고객들의 체감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다. 삼성전자서비스는 고객이 시간의 제약 없이 언제나 쉽고 편리하게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콜센터를 365일,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 외국어 상담 서비스도 제공된다. 또한 고객이 어디서나 편리하게 제품 점검 및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업계에서 최대 규모인 178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서비스센터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보다 넓고 쾌적한 환경에서 제품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센터를 리뉴얼하는 등 세심한 배려도 아끼지 않고 있다. 생활필수품인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은 최대한 빠른 점검을 목표로 친절한 방문 출장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수리 엔지니어들에게는 제품별 증상에 따라 정확한 점검방법을 알려주는 ‘맞춤형 수리 정보’를 제공해 기술력 편차 없이 높은 수준의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는 고객이 원격으로 제품을 점검받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원격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원격상담 서비스를 이용하면 서비스센터를 방문하거나 수리 엔지니어의 출장 방문 서비스를 기다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삼성전자서비스 홈페이지에서는 고객이 쉽고 편리하게 제품의 증상을 확인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자가진단 기능과 동영상 가이드도 제공된다. 아울러 삼성전자서비스는 고객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고객 중심의 서비스 정책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고객의 수리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제품을 사용한 기간에 따라 수리비에 상한선을 두는 ‘수리비 상한제’, 수리한 부품의 보증기간을 1년으로 연장해주는 ‘부품 보증기간 연장제’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국내 최대 AS 인프라를 활용한 지역 사회 나눔 활동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서비스가 오랜 기간 국내 최고의 서비스 기업으로 고객에게 사랑받아 온 이유는 묵묵히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에서도 찾을 수 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임직원들의 특화된 제품 수리 기술력을 활용해 사회복지시설에서 사용하는 삼성전자 제품을 무상으로 점검해주는 재능 기부 활동을 전국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청각장애 아동에게 인공 달팽이관 수술비 및 언어재활 치료비를 후원하고 사회적 소외계층 아동들의 생활비를 정기 후원하는 등 고객에게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는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앤디 워홀은 저장강박증이었다(클로디아 캘브 지음, 김석희 옮김, 모멘토 펴냄) 미국의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은 수백개의 상자를 해묵은 엽서와 진료비 청구서, 수프 깡통 따위로 가득 채웠다. 찰스 다윈은 툭하면 복통에 시달렸고, 과학자 모임에서 몇 분간 발언하고는 24시간 동안 계속 토했다. 심리학과 정신의학의 렌즈를 통해 현대사에 깊은 발자취를 남긴 인물들의 삶을 들여다봤다. 393쪽. 1만 5000원.정선(전윤호 지음, 달아실출판사 펴냄) 시력 28년 차 시인이 정선을 통째로 시집에 옮겼다. 이별과 서러움 같은 전통적인 ‘한’의 정서가 전편을 누비는 한편 ‘아우라지’, ‘곤드레’ 같은 시어로 절절한 고향 사랑을 행간마다 녹였다. 삶을 살아내느라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유년의 기억들, 고향의 기억들을 소환하는 시집. 152쪽. 1만 2000원.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팽이의 속도로(김인선 지음, 메디치 펴냄) 1980년대 말 ‘샘이깊은물’ 잡지사 기자로 일하다 생활고에 쫓겨 낙향했던 저자의 1주기 산문집. 자연 속에서 동식물과 어울려 살아가는 즐거움, 농촌의 인간군상에 대한 묘사와 함께 곤궁한 생활을 버티게 하는 허풍, 현실과 꿈의 경계를 뛰어넘는 기이한 이야기를 담았다. 380쪽. 1만 6000원.공연의 사회학(최종렬 지음, 오월의봄 펴냄) 한국 사회가 집합 의례를 통해 수행한 네 가지 자아성찰을 다룬다.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쳤던 2016년 촛불시위를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를, 이명박 정부의 한미 소고기 협정에서 촉발된 2008년 촛불집회를 통해 성장주의를, 이자스민 전 의원이 한국 시민사회에 편입되는 과정을 통해 혈족적 민족주의를,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비키니 사건을 통해 젠더주의를 분석했다. 476쪽. 2만 4000원.식물학자의 식탁(스쥔 지음, 박소정 옮김, 현대지성 펴냄) 식물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은 물론, 음식에 대한 열성까지 뛰어난 한 식물학자가 선사하는 식물 백과사전 겸 요리책. 각종 식물의 역사를 열거하고 영양 성분과 독성을 분석한 뒤, 먹어도 되는지, 맛있는지, 어떻게 먹는지를 정리했다. 400쪽. 1만 7500원.지구에서의 내 삶은 형편없었다(임승훈 지음, 문학동네 펴냄) 2011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작가의 첫 소설집. 파란 새를 찾는 탐정, 마지막 경기를 앞둔 복서, 외계인에게 개조당한 소설가 등 지금 여기의 나와는 다른 삶을 유머와 지질함이 배합된 상상과 가미시켜 읽는 내내 ‘단짠단짠’하다. 432쪽. 1만 5000원.
  • 목공·요리·물놀이까지… 우리 동네에서 체험하세요

    목공·요리·물놀이까지… 우리 동네에서 체험하세요

    ‘지역 연계’ 과학수업·문화예술 캠프 등 다양이르면 이달 초부터 초·중·고교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입시 부담이 덜한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은 학교 공부에서 벗어나 미래의 꿈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다. 서울교육청이 각 자치구와 함께하는 ‘서울형 혁신교육지구’는 마을과 학교가 연계해 학생들에게 배움의 범위를 넓혀 주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2015년 도입 당시에는 일부 자치구에서 시행됐지만 올해부터 25개 전체 자치구로 확대됐다. 서대문구에서 매주 토요일 진행하는 ‘토요동학교’와 ‘달팽이 학교’는 관내 12개 동주민센터가 참여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북가좌2동 주민센터는 지역 공방과 연계해 학생들이 직접 책상과 의자 등을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목공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또 요리에 흥미를 보이는 아이들이 직접 요리를 배우고 만들 수 있도록 해주는 ‘뒤죽박죽 요리사’ 수업과 기후환경 등 다양한 환경캠페인 활동을 벌이는 체험형 과학수업 ‘에너지프런티어’ 등도 운영 중이다. 성동구에서는 8월 5일부터 24일까지 관내 도서관 5곳과 함께 초등학생 대상으로 독서활동을 진행한다. 관내 ‘미니 도서관’인 꿈샘작은도서관, 꿈터작은도서관, 올리브나무작은도서관 등을 다니며 책 읽기 행사에 참여하고 스탬프를 모으면 작은 선물도 줄 예정이다. 마포구는 문화예술교육 ‘꿈타래 엮기’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인 지역 내 학생들에게 문화예술 프로그램 경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달에는 중동초와 상암초 2곳에서 지역 내 문화예술 전문가들이 직접 학교에 찾아가 학생들과 함께하는 문화예술 캠프를 개최한다. 금천구에서는 관내 초등학교 2학년들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찰방찰방 물놀이 학교’를 오는 10일부터 20일까지 안양천 물놀이장에서 연다. 단순히 물놀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물놀이 안전교육, 생태교육 등도 함께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을 학교에서만 담당한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생활하는 마을도 학교와 함께 교육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이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사업’”이라면서 “굳이 먼 곳을 찾지 않아도 내가 살고 있는 지역 내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문의는 각 구청에 하면 된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서울포토] 서울 세택 애완곤충경진대회, 어린이들은 곤충들과 교감 중

    [서울포토] 서울 세택 애완곤충경진대회, 어린이들은 곤충들과 교감 중

    23일 서울 세텍에서 열린 대한민국 애완곤충경진대회에서 어린이들이 대형지네와 달팽이를 바라보고 있다. 2019.6.23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전주시 국제 슬로시티 어워드 최고상

    전주시 국제 슬로시티 어워드 최고상

    전북 전주시가 전 세계 슬로시티 가운데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선정됐다. 전주시는 “국제슬로시티연맹이 ‘2019 국제슬로시티 어워드’에서 대상 격인 ‘오렌지 달팽이상(Chiocciola Orange 2019)’에 전주시를 선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연맹은 세계 252개 슬로시티 회원 도시 가운데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슬로시티 정신을 가장 잘 실천한 도시에 이 상을 주고 있다.시는 올해 국제슬로시티 어워드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도시정책’ 분야에 참여, 6개 부문 평가에서 각각 최고점을 받았다. 특히 시는 이번 평가에서 구도심 문화 소외지역에 25년 동안 흉물로 방치된 폐 산업시설을 재생한 팔복예술공장, 전라감영 복원 등 문화 콘텐츠가 있는 도시 공간 조성 등에 힘써온 성과를 인정받아 슬로시티 정책에 가장 부합하는 도시정책을 펼친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탈리아(에너지·환경), 타이완(방문객·지역주민 정신 교육), 오스트리아(삶의 질 향상), 폴란드(사회기반시설), 네덜란드(지역사회 연대 강화), 일본(농업·관광·전통예술 보호)도 이번 어워드 각 부문 수상국으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22일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거행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반지하, 빈곤의 미로에 갇히다

    반지하, 빈곤의 미로에 갇히다

    영화 ‘기생충’ 흥행으로 반지하의 삶 주목 “싫어도 돈 아끼려” 도시빈민 최후의 공간반지하·옥탑 가구 중 93%가 수도권 집중“냄새를 언급하는 부분에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최근까지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반지하 원룸에 살았던 김모(31)씨는 영화 ‘기생충’을 본 후 씁쓸한 기억이 떠올랐다. 대저택에 사는 박사장(이선균)과 반지하에 사는 기택(송강호)의 가족에게서 나는 ‘냄새’가 다른 부분을 보고서다. 김씨는 “반지하의 곰팡이 핀 냄새는 아무리 없애려고 해도 없어지지 않는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 흥행까지 성공하면서 영화의 한 배경인 반지하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봉 감독은 칸에서 “반지하는 영어나 불어에는 없는 단어로 한국만의 독특한 주거 공간”이라고 말했다. 도시의 열악한 주거 공간인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 중 하나인데, 거주 경험자들은 “한 번 살아보면 그 꿉꿉함을 잊기 어렵다”고 말한다. 저소득층도 최소한의 주거 환경은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2월 대한건축학회 논문집에 실린 ‘다가구 주택 반지하세대의 주거환경 분석’에는 약 14개월(2016년 5월~2017년 7월) 동안 경기 안산의 반지하 세대 10곳의 주거환경 실태 및 실내 온·습도를 조사한 내용이 담겼다. 조사 결과 10가구 모두에서 결로 및 곰팡이가 발생했다. 특히 수증기 발생이 잦은 화장실과 부엌에 곰팡이가 많이 피었다. 열악한 줄 알면서도 반지하에 사는 건 돈 때문이다. 10년 전 대학생이 돼 처음 서울에 올라왔던 강모(30)씨는 군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8년째 반지하에서 살고 있다. 지금 사는 곳은 보증금 1000만원, 월세 36만원(관리비 포함)이다. 지상에서 살려면 10만원 이상 더 필요하다. 그는 10만원을 아낀 대신 곰팡이, 습도, 사생활 침해 문제로 골치를 앓는다. 강씨는 “대학 다닐 때는 등록금과 생활비에 허덕였고, 지금은 사회초년생이라 최대한 집값을 아끼려고 반지하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반지하는 범죄 위협에도 쉽게 노출된다. 지난 3일 새벽 1시 45분쯤 20대 남성은 관악구 봉천동의 한 다세대 주택 반지하에 사는 여성의 집 안을 한참 동안 훔쳐보다 도망쳤다. 주거권단체 민달팽이유니온이 청년 242명을 대상으로 한 ‘2017년 청년주거안전 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거환경이 위험하게 느껴진다’는 항목에 지하·반지하·옥탑방 거주자의 37.9%(지상층 거주자 22.2%)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현관 출입구 보안장치나 폐쇄회로(CC)TV 등 방범 시설이 하나도 없다’고 응답한 지하·반지하·옥탑방 거주자 비율은 36.7%(지상층 19.3%)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집계 결과를 보면 전체 가구(1911만 1731가구) 중 36만 3896가구(1.9%)는 지하(반지하)에 거주하고, 5만 3832가구(0.3%)는 옥상(옥탑)에 살았다. 전국에서 지하(반지하) 및 옥상(옥탑)에 거주하는 41만 7728가구 중 38만 9981가구(93.4%)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다. 반지하와 옥탑방은 도시빈민의 최후 공간이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반지하가 줄고 고시원이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최저기준에 미달하는 주거지는 규제해야 하고 경제적인 이유로 최저기준 미만에서 사는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괴짜지만… 인간적인 과학자, 다윈

    괴짜지만… 인간적인 과학자, 다윈

    의학·신학보다 자연·생명에만 관심 집 뒷마당서 비둘기 사육 등 ‘바보 실험’ 7명 자녀·주변인들과 소통하며 연구 ‘종의 기원’은 새로운 시각에서 시작신이 자연을 설계했다는 자연신학에 맞선 진화론으로 근대 과학계를 뒤흔든 영국 생물학자 찰스 다윈(1809~1882). 사람들은 그를 ‘위대한 과학자’라 부른다. 심지어 미국 철학자 대니얼 데닛은 다윈을 뉴턴, 아인슈타인보다 더 위대한 사상가로 치켜세운다. 에든버러대에서 의학공부를 한 지 2년도 못 돼 낙향하는가 하면 케임브리지대에서 신학 공부를 하면서도 생명에만 관심을 가졌던 다윈. 그는 어찌 보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문제아이자 이단아였다. 미국 웨스턴캐롤라이나대 생물학 교수인 저자는 지금까지 알려진 다윈보다 더 솔직한 다윈을 추적했다. 오랜 천착의 결실인 이 책을 통해 다윈은 이렇게 정의된다. ‘끊임없이 관찰, 실험하고 주변사람들과 소통한 인간적인 과학자’.비글호에 몸을 싣고 5년여에 걸쳐 진행했던 남아메리카 탐방은 다윈의 인생 행로를 결정지은 단초임에 틀림없다. 다윈은 좁은 선실에서 우상인 찰스 라이멜의 저서 ‘지질학 원리’를 탐독했고 정박지마다 열대림과 해안의 온갖 동식물을 관찰, 채집했다. 19세기 과학계를 뒤집어놓은 진화론의 결정체인 ‘종의 기원’은 바로 갈라파고스를 포함한 그 탐험에서 연원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종의 기원’을 비롯한 큰 업적이 어디서 발현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책은 다윈이 40년간 살며 위대한 발견을 도출해 낸 다운하우스의 시골집 뒷마당에 현미경을 들이댄다. 그 뒷마당 실험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어떤 이들과 교류하고 고민했는지를 세밀하게 소개한다. 다윈은 아버지로부터 외면당한 과학자다. 줄창 생명과 자연에만 관심을 쏟는 다윈을 향해 아버지는 ‘가족과 네 자신에게 부끄러운 존재가 될 것이다’는 폭언을 했다고 한다. 대신 다윈은 할아버지의 기질을 더 많이 받았다. 영국의 유명 시인 콜리지가 ‘다윈화하기’(darwinizing)라는 단어를 만들만큼 대담한 창의력을 지닌 의사 겸 시인이었던 할아버지 이래즈머스 다윈. 저자는 할아버지의 기질을 물려받아 평범한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며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려 한 것이 위대한 ‘종의 기원’의 시작이라고 잘라 말한다. ‘발견을 위한 진정한 항해는 새로운 풍경을 찾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갖는 데 있다.’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일갈처럼 다윈은 당대의 주류인 자연신학에 의심을 품고 자연의 진리를 밝히기 위해 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바로 그 의심과 실험의 역사적 장소가 집 뒷마당 실험실이다. 종의 이동 실험을 위해 오리발로 만든 달팽이 사육장과 갖가지 농도의 소금물 항아리들, 실험용 씨앗을 얻기 위한 잡초 정원, 변이 실험을 위해 만든 따개비밭과 비둘기 사육장….그곳에서 다윈이 진행한 온갖 관찰과 실험 과정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 세계에서 수집한 비둘기를 키우고 온실에서 덩굴식물을 키우며 아이들과 함께 벌들을 쫓아다닌다. 파리지옥에 손톱과 머리카락을 먹이로 주는가 하면 지렁이에게 합주곡을 들려주는 등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진화론이라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실험했다. 저자는 특히 그 기발하고 독특한 실험이 세상과 동떨어져 혼자만의 연구로 이루어진 게 아님을 강조한다. 7명의 자녀가 다윈 곁에서 언제나 기꺼이 조수 역을 맡았다고 한다. 사촌과 조카는 물론 집사와 가정교사까지 자신의 연구에 끌어들이는 데 능숙했으며 친구와 지인들을 동원해 표본을 구하거나 실험에 필요한 도움을 구했고 동료들에게도 수시로 조언을 받았다. 다윈 자신도 그 실험들을 가리켜 ‘바보실험’이라 부르곤 했다고 밝힌 저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다윈은 한때 새로운 풍경을 찾아 세계를 여행했지만 나머지 시간은 자신의 주변을 새로운 시각으로 살펴보는 법을 터득하면서 보냈다. 우리도 실험가 다윈을 알아 가다 보면 친숙함 속에서도 친숙하지 않은 것을 발견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뇌세포에 전기자극 장치 삽입 수술 받고 부모에게 “사랑해요”

    뇌세포에 전기자극 장치 삽입 수술 받고 부모에게 “사랑해요”

    평생을 완벽한 침묵 속에 살아갔을지 모르는 영국의 일곱 살 소녀가 두 살 때 뇌수술을 받고 몇년째 이어진 치료 끝에 부모들에게 자신의 목소리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런던 동부 다게넘에 사는 레이아 아미티지. 태어날 때부터 귀의 안쪽이나 청각신경이 없어 보청기나 달팽이관 이식으로도 도움을 받을 수 없어 평생 말할 수도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아빠 봅은 “폭탄을 딸 뒤에서 터뜨려도 그녀는 전혀 들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부모들은 두 살 때 아주 복잡한 뇌수술을 받아야 하는 영국 최초의 청력 뇌세포 이식 수술을 받기로 했다. 뇌 아래의 뇌세포에 전기자극을 전달 받는 장치를 직접 삽입하는 시술이다. 귀 주위에 이어폰처럼 생긴 장치를 끼어야 하는데 이것이 전기자극을 보낸다. 처음에 부모들은 딸이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도록 자동차 경적음 정도만 들을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영국 건강보험(NHS)의 가이스 앤드 성토머스 재단 트러스트(Guy’s and St Thomas‘ NHS Foundation Trust)가 수술을 돕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 응했다. 수술 경과도 좋았다. 처음에 열차 문 소리가 들리면 고개를 돌리던 레이아는 차츰 부모가 반복해 들려주며 따라 해보라고 하는 단어들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 뒤 5년 동안 웅변과 언어치료를 꾸준히 받아 완벽한 문장을 만들고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전화기 안의 목소리를 알아들을 정도가 됐다. 레이아는 엄마 앨리슨과 봅에게 자신의 목소리로 사랑한다는 말까지 들려줬다. 봅은 “아래층에서 위층에 있는 레이아를 부르면 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비장애우와 함께 공부하는 학교에 다니는데 수어(手語)를 할 줄 아는 보조교사와 일대일로 시간을 많이 보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봅은 “열심히 따라잡아 또래 아이들에 견줘 그리 많이 처지지 않았다”며 “집에서도 ‘사랑해요 아빠’란 말을 곧잘 하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라고 말했다. 엄마 앨리슨은 “침대에 누이면 딸이 ‘잘 자요 엄마’라고 말하는데 내가 결코 들을 수 없다고 여겼던 말”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 수술을 받는다고 모두가 레이아처럼 좋은 경과를 보장 받지 못한다. 댄 장 교수는 “어떤 아이들은 웅변이 가능한 정도로 회복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도 있을 수 있다. 다만 조금 더 어렸을 때 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소리의 개념을 배우고 집중치료를 견딜 수 있는 다섯 살 이하가 적절하다고 했다. NHS는 이 수술이 “진정 인생을 바꿀 수” 있다며 다른 비슷한 여건의 청각 장애 어린이들에게 기금 지원을 계속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선 일년에 15명 정도를 진단해 그 중 아홉 명 정도가 수술대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진안 꽃잔디 축제 13일 개막

    전북 진안군 꽃잔디 축제가 오는 13일 개막한다. 진안군은 진안읍 원연장마을 꽃잔디 축제가 오는 13일부터 한 달간 열린다고 11일 밝혔다. 축제에서는 꽃화관·꽃잔디 화분·꽃등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를 즐길 수 있다. 주민이 운영하는 먹거리 장터와 진안고원 청정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농특산물 판매 장터도 문을 연다. 주말마다 달팽이 밴드, 한빛 음악회 등 진안군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팀들이 공연을 선보인다. 해마다 축제가 열리는 이 꽃동산은 이기선(83) 씨가 2000년부터 개인 힘으로 30ha에 이르는 동산에 꽃 잔디를 가꾸면서 진안군의 명품 동산으로 탄생했다. 이곳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한 ‘봄 향기 느끼기 좋은 농촌관광코스 1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무대 위 집에서 시작… 진짜 집 세우기가 꿈이랍니다”

    “무대 위 집에서 시작… 진짜 집 세우기가 꿈이랍니다”

    6월 노숙인 자립 위한 연극 시작이 목표 수익으로 주거공간 마련 프로젝트 시작 “길거리 캐스팅 난항 겪어도 희망 보여 역동적 예술 통해 서로 자연스레 섞일 것”“노숙인들에게 연극 무대가 하나의 집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연극 이후에는 진짜 집까지 세우는 게 목표입니다.” 노숙인들을 주인공으로 연극을 만들고 그 공연 수익으로 노숙인 주거 공간을 짓기 위해 예술가와 노숙인 지원단체가 뭉쳤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비영리 예술단체 ‘에이가십(AGOSSIP)’의 이시형(36) 대표는 17일 “연극 무대가 노숙인들에게 무형의 집이 되고, 극단은 가족과 친구가 되어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원래 직업은 건축 디자이너다. 중국 칭화대에서 건축학을 전공했고 미국 코넬대에서 건축으로 석사까지 마친 뒤 건축가로 일했다. 7년 전 귀국한 그는 분야를 넓혀 설치미술, 영상 등 다양한 예술 영역에서 활동했다. 그러다 2014년 처음으로 노숙인 밴드 멤버들이 참여한 옴니버스 연극을 연출하며 노숙인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당시 연출자로 참여하며 이들에게도 예술적 역량이 충분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후 노숙인 배식 봉사 등에 종종 참여하던 그는 노숙인 자립을 위한 지속가능한 계획을 고민하다 연극을 떠올렸다. 노숙인 지원단체인 ‘달팽이 소원’을 찾아 아이디어를 공유했고 ‘집 없는 집’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집, 가족, 사랑을 주제로 빛과 소리를 활용한 퍼포먼스와 즉흥을 가미한 옴니버스 연극이 프로젝트의 중심이 될 예정이다. 그는 “연극은 역동적인 예술이어서 노숙인과 노숙인이 아닌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직접 거리로 나가 배우를 섭외하고 있다. 말 그대로 ‘길거리 캐스팅’이다. ‘달팽이 소원’의 윤건 대표와 강남역 등 노숙인이 많은 지역을 돌아다니며 노숙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연극에 관심이 있는지 물어본다. 물론 배우 섭외가 쉽지만은 않다. “내가 무슨 연극이냐”고 되묻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공고를 보고 연극을 해보겠다고 찾아온 노숙인도 있었다. 이 대표는 “연극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보고 싶다고 하더라”며 “맨땅에서 노숙인 배우를 찾는 것은 처음이라 어렵지만 희망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주거가 불안한 노숙인들이 갑자기 연습에 못 나오는 상황이 생길 수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그 모든 것이 연출가의 몫”이라고 답했다. 그는 “변수가 있으면 연출자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한 명의 노숙인에게라도 도움을 주려는 기획인 만큼 중간에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3월까지 배우 섭외를 마친 뒤 6월에 첫 공연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오는 21일 프로젝트 설명회를 연다. 노숙인들과의 만남은 집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도 됐다. 건축학도로서 집을 대할 때는 학문과 일로 접근했지만, 집을 생존의 문제로 다시 바라보게 된 것이다. 그는 “그들도 우리와 똑같고, 우리도 누구나 노숙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연극이 잘 되면 카페와 갤러리, 주거 공간을 결합해 일자리까지 제공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국내 첫 미국 진출 꽃 피운 충남 태안 호접란

    국내 첫 미국 진출 꽃 피운 충남 태안 호접란

    까다로운 승인 조건에도 현장점검 통과충남 태안군 농가에서 키운 호접란이 국내 처음으로 화분째 미국에 수출됐다. 화려한 자태로 미국에서 사랑받는 난이지만 검역 탓에 흙을 털어내고 뿌리를 세척한 뒤 박스에 담겨 한 달 후 미국에 도착하면 시들고 활착이 안 돼 상품성이 떨어졌다. 태안군은 지난 6일 박진규(38)씨가 재배한 화분 호접란 2만 1000개(4830만원 상당)가 미국 수출길에 올랐다고 10일 밝혔다. 박씨가 화분 호접란 수출에 성공한 것은 한미가 2017년 12월 제정한 검역기준과 요건에 부합하는 온실로 승인받았기 때문이다. 승인받으려면 2중 자동문 설치, 달팽이 방지 기구설치 등 재배과정에서 12가지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미국 농무관들이 박씨 농장을 수차례 현장 점검한 끝에 화분째 수출을 허락했다. 이 호접란은 10개월간 기른 것으로 뿌리까지 닦아 수출한 것(그루당 700원)보다 훨씬 비싼 2달러(약 2300원)다. 어린 호접란은 매입자인 한인 농장주가 5개월쯤 더 길러 꽃 피기 전후로 출하한다. 박씨의 호접란은 오는 7월과 12월 두 차례 더 모두 10만개 화분이 수출된다. 박씨는 태안읍 2500㎡ 농장에서 연간 30만개의 호접란을 생산한다. 박병용 군 농업기술센터 화훼팀장은 “캘리포니아주 등으로 수출을 확대해 100만 화분 호접란을 수출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함께 가요” 영정 품은 노부부는 마지막 잠에 들었다

    “함께 가요” 영정 품은 노부부는 마지막 잠에 들었다

    2016년 6월 19일 저녁 부산 금정구의 한 빌라. 노부부는 인생의 황혼기를 함께한 낡은 빌라에서 작은 잔치를 열었다. 할머니의 여든 두 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근처에 사는 둘째 아들이 고기를 사들고 왔다. 할머니가 호호 불어가며 할아버지(당시 85) 입에 고기를 넣어주었다. 식사를 마칠 때까지 삼킬 수 있는 건 단 두 점이었지만 할아버지는 “맛나다”며 환하게 웃었다. 할아버지는 많이 아팠다. 위암 4기였다. 2011년 이 몹쓸 병이 덮쳤다. 수술을 받고 나은 줄 알았는데 재발했고, 식도와 십이지장까지 번졌다. 의사는 위 전체를 들어내고 식도와 장을 직접 연결해야 하는데,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그렇게까지 하면서 살고 싶지 않다”며 수술을 거부했다. 두 달 만에 15㎏이 빠졌다. 낮에는 걸을 힘이 없어, 밤에는 배를 찢는 고통에 바닥을 기었다. 64년간 해로한 할머니에게 할아버지는 “이제 그만 헤어질 시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가요. 당신 없이 혼자 남겨지기 싫어요.” 잔칫상을 물리고 아들마저 돌아간 밤 10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안방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둘 다 곱게 한복을 차려입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손을 잡고, 각자 영정을 팔에 낀 채, 마지막 잠에 들었다. 노부부는 한날한시에 떠났다. 어느덧 석 달 뒤면 탈상(脫喪)이지만 늙은 아들은 아픈 기억을 털어내지 못했다. 같은 동네에 살며 매일 문안을 왔던 둘째 아들 김영성(59·가명)씨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이미 숨을 거둔 부모를 처음 발견해 신고한 이도 그였다. “처음 위암이 발병했을 때는 바로 수술도 받고, 억지로라도 음식 삼키게 하는 약까지 먹어가며 밥 드셨어요. 암이 재발했다는 말을 하니까 두 분 다 충격 많이 받았죠. 그때 그 표정은 평생 못 잊습니다.” 할아버지의 병은 점점 깊어졌다. 가장 큰 고통은 먹지 못하는 괴로움이었다. 새 모이처럼 잘게 썬 것만 간신히 넘길 수 있었다. 죽이 아니면 씹다가 내뱉는 게 대부분이었다. 협심증까지 덮쳤고, 종종 심근경색 증상이 왔다. 1931년생인 할아버지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용사였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누구보다 건강하다고 믿었지만, 병에는 장사가 없었다. 결국 스스로 백기를 들었다. 자식에게 가장 하기 어려운 말을 건냈다. “이제 그만 내를 놔도….” 침묵이 흘렀다. “근데 걸리는 건 느그 엄마다. 자꾸 같이 가자고 안 카나…. 만다꼬 그래쌌는지 모르긋다. 니가 쫌 어뜨케 해봐라.”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아들 내외와 좀 더 살며 남을 생을 누려주길 바랐다. 두 사람은 전쟁 통에 백년가약을 맺었다. 할아버지는 전쟁 후 공무원으로 일하며 남 부럽지 않은 가정을 꾸렸다. 할머니는 걱정이 많고 쉽게 우울해지는 성격이었다고 한다. 젊은 시절부터 ‘와 이리 쓸쓸하노’를 입에 달고 살았다. 하지만, 듬직한 남편인 할아버지를 의지하며 정성껏 세 아들을 길렀다. “내 나이가 인제 팔십인데 느그 아부지까지 없으면 내가 무슨 낙으로 살겠노. 내 친구 중에 살아 있는 아는 아무도 없다. 이 정도면 천수 누린거다. 그카고 맨날 토하는 이 병, 니는 안 겪어봐서 모른다. 하루종일 뱅기(변기) 붙들고 토악질해봐라. 딱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 읍따.” 할머니도 아팠다. 젊어서부터 메니에르병을 앓았다. 귓속 달팽이관이 부어 갑자기 어지럽고 구토가 이어졌다. 처음엔 단순히 체한 것인 줄 알았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게 이상해 병원에 가보니 치료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건강할 때는 그래도 버틸만 했지만, 나이가 드니 병은 마치 달거리처럼 어김없이 찾아왔다. 사흘 내내 지속했고, 후유증으로 열흘은 누워 있어야 했다. 아들은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가자고 권했다. 노부부 모두 고개를 저었다. “병원에 있는 건 딱 하루도 싫다. 고마 마음 편히 내 집에 있다 때 되면 갈 꺼니까 걱정하지 말그라. 몬 참아가 모르핀(마약성 진통제) 맞아야 하믄 때가 온 기다.” 노부부는 하나둘 작별할 준비를 했다. 가장 좋아하는 옷 한 벌씩을 꺼내 입고 사진관을 찾았다. 할아버지는 베이지색 남방, 할머니는 분홍색 재킷을 골랐다. 입체(3D) 사진을 찍고서 두 사람의 모습을 20㎝가량의 작은 인형으로 만들었다. 인형 속 두 사람은 죽음을 결심한 사람답지 않게 환하게 웃고 있었다. 적금도 해지해 아들들에게 나눠줬다. 마지막 목욕을 하고 하얀 종이에 글을 적었다.할머니의 생일잔치가 열렸던 그날, 노부부는 이미 마음을 굳혔다. 고기를 들고 온 아들에게 숯불로 구워먹고 싶다며 번개탄을 사오라고 했다. 아들이 자리에서 일어난 건 오후 8시쯤이었다. “제가 종종 어무이 곁에서 자거든요. 얼마나 더 사실지 모르니까 조금이라도 품을 더 느껴보고 싶어가…그날도 그랄라고 했는데, 자꾸 집에 가라고 하더라고요.” 노부부가 숨을 거둔 건 아들이 떠나고 2시간쯤 뒤로 추정된다. 지난 2년간 조금씩 모아왔던 수면제를 함께 입에 넣었다. 고기를 굽다 남은 번개탄에 불을 붙였다. 메스꺼운 연기가 시커멓게 방 안을 가득 메웠다. 고통 없이 떠나는 방법으로 번개탄을 선택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한 듯했다. 몸부림친 흔적이 짙게 남아있었다. 자식들에게 부담 주지 않고 싶었던 노부부 바람과 달리 아들은 곤욕을 치렀다. 부모의 자살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번개탄을 사다 놓은 게 문제가 됐다. 당시 아들은 집에 가지 않고 노부부 집 옥상에 있는 의자에 3시간 반가량 앉아 있었다. 오후 11시 30분쯤 노부부가 잠이 들었을 것으로 생각하고 조용히 함께 자려는 생각으로 내려갔다가 참사의 현장을 발견했다. 검찰은 이게 아들이 노부부의 자살을 예견했던 정황증거라고 판단했다. 아들은 “평소에도 자주 옥상에 있다가 내려갔고, 부모님이 이렇게 돌아가실지는 상상도 못했어요”라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아들의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적 공방에 지친 아들은 항소하지 않았고, 검찰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모든 일이 마무리 되고서 아들은 아내와 함께 노부부의 집으로 이사했다. 노부부가 숨을 거둔 방을 침실로 사용한다. “저한테는 이 집이 슬프면서도 추억이 어린 장소예요. 맨날 이 문을 열면 두 분이 웃는 얼굴로 앉아 계셨는데…. 텅 빈 방을 보고 있으면 제가 꿈을 꾸는 것 같아요. ‘내한테 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셨던가…’ 이런 생각도 들고요.” 안락사가 허용됐다면 노부부는 좀 더 편히 떠날 수 있었을까. 우리나라에선 지난해 2월 연명의료결정법(일명 존엄사법)이 시행됐다. 임종이 임박한 환자가 원할 경우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 등 연명의료를 중단하고 죽음을 맞을 수 있게 한 것이다. 환자가 의식이 없을 땐 가족 동의로도 가능하다. 하지만 환자의 죽음을 앞당기기 위해 영양 공급을 중단하는 ‘소극적 안락사’나 치명적인 약을 주입하는 ‘적극적 안락사’는 여전히 허용되지 않는다. 노부부가 세상을 떠났던 2016년엔 존엄사법도 시행되지 않았던 때였고, 결국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아들은 우리 사회가 안락사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해야 할 때라고 했다. “제가 (부모 죽음을 바랐던) 패륜아처럼 보입니까? 제 심정은 당사자가 아니면 절대로 알 수 없습니다. 그때는 ‘더 사셔야 한다’고 말하는 거 자체가 두 분께 또 다른 괴로움을 주는 거였어요. ‘죽기 전까지 고통을 더 참으라’는 말과 같은 거니까. 죽음을 보는 사회 인식도 이제 많이 바뀌었잖아요. 공포나 두려움, 소멸 이런 게 아니라 새로운 시작으로 보기도 하잖아요. 저는 몹쓸 병에 걸린다면 주저 없이 아버지와 같은 길을 선택할 겁니다. 본인의 죽음을 과연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인지, 공론의 장이 열렸으면 합니다.” 부산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부산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당신도 난청 예비군?

    당신도 난청 예비군?

    “ 당신도 난청(難聽) 예비군?” 스마트폰과 테블릿 PC 등 휴대용 음향기기의 이용 확대로 청력을 잃어가는 청소년 등 젊은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스마트폰 등을 크게 오래들어 발생하는 ‘소음성 난청’은 현대 의학으로는 고치기 어렵다고 NHK가 최근 전문가들을 인용해 경고했다. 소음성 난청은 귓속의 달팽이관 안의 세포나 신경이 손상을 입어 청각을 잃고, 소리를 듣기 어렵게 된 상태이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도 전세계 젊은이 가운데 11억명 가량이 난청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난 17일 경고했다. 전 세계 12세에서 35세까지의 젊은이 가운데 거의 절반인 11억 명이 장시간 큰 소리에 과다 노출돼 난청으로 빠질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WHO 등은 이 같은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1주일동안 80데시벨 이내로 40시간까지 청취할 것을 권고했다. 80데시벨은 지하철 차량 내 소리에 상당한다. WHO는 스마트폰과 MP3플레이어 등의 음량을 제한하는 기능과 일정 기간 내에 얼마나 소리를 들었는지를 표시하는 기능도 음향 전자기기 등에 갖추도록 권고하고 있다. 도쿄대 부속병원의 전문의인 야마기와 다쓰야는 NHK와 인터뷰에서 “젊었을 때부터 오랜 시간 큰 음량에 노출돼 있게 되면, 그 충격이 쌓여 30~40대에 이미 노인성 난청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등 이어폰을 통해 오랜 동안 큰 음량에 노출돼 생기는 소음성 난청은 조금씩 진행해 자각증세가 없는데다가, 난청이 상당히 진행됐을 경우에도 알아채기 어렵다. 일본 의료계에서는 자각증세이 없는 상태로 큰 음량으로 음악을 듣는 젊은이가 늘면서, 이들이 30~40대에 들어서면서 노인성 난청을 일으킬 환자들이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있다. NHK는 “한 번 잃은 청력은 원래 대로 돌아오지 않는다”면서 “예방을 하거나 빨리 치료를 시작해 진행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는 전문의들의 조언을 전했다. 또, ‘골전도’라는 기술을 이용해 음량을 과도하게 올리지 않아도 듣기 쉬운 이어폰이나 헤드폰이 시판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제품은 공기를 진동시키지 않고서도 머리 뼈에 진동을 더해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이 기기는 고막의 손상등으로 난청 된 사람에게는 효과가 높지만, 소음성 난청에는 거의 효과가 없다는 한계가 있다. 다만, 지하철 안이나 번화가 등 주변 소음이 심한 곳에서 음악 등을 들을 경우, 골전도 이어폰을 사용하면 음량을 크게 올리지 않고도 듣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NHK는 스마트폰의 확산 등으로 난청에 취약한 생활 환경이 만들어져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음량을 지나치게 높이지 않도록 주의하고, 휴식을 적절히 취한다면 난청 공포를 물리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
  • 박명수, 난청 어린이 수술비 지원..미담까지 ‘피해자임에도..’

    박명수, 난청 어린이 수술비 지원..미담까지 ‘피해자임에도..’

    박명수가 난청 어린이의 수술비를 전액 지원했다. 사단법인 사랑의 달팽이는 18일 박명수가 5살 난청 어린이의 인공달팽이관 수술비와 언어 재활 치료비 일체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사랑의 달팽이는 난청 아동의 인공달팽이관 수술과 언어 재활 등을 지원하는 단체로, 박명수는 이 단체를 통해 2017년 6월부터 꾸준히 난청 어린이들의 수술비를 지원해왔다. 박명수는 사랑의달팽이에 기부를 시작하고 벌써 4명의 난청 어린이들을 위해 ‘인공달팽이관’ 수술비를 지원하게 됐다. 박명수의 선행은 ‘도로 위의 성자’에서부터 시작된다. 2015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한 택시가 박명수 차량을 들이받는 접촉 사고가 있었다. 이날 박명수는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70대 고령의 운전사 상황을 배려해 수리비를 자신이 전액 부담했다. 또 과거 한 호텔을 찾았다가 주차요원 아르바이트생의 실수로 차량 범퍼가 파손되는 사고를 당해 수리비 견적만 무려 800만 원이 나왔지만, 자신이 수리비 전액을 직접 부담한 사연도 있다. 이렇듯 박명수의 훈훈한 미담과 함께 그의 기부 활동이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정글의 법칙’ 이연복 깐풍 생선 맛 본 멤버들 “끝판왕” 엄지 척

    ‘정글의 법칙’ 이연복 깐풍 생선 맛 본 멤버들 “끝판왕” 엄지 척

    ‘정글의 법칙’ 이연복 셰프가 정글에서 셰프의 위엄을 보여준다. 16일 방송되는 SBS ‘정글의 법칙 in 북마리아나’에서 이연복 셰프가 더욱 스페셜한 식재료로 본격적인 실력 발휘에 나선다. 병만족은 이연복 셰프와 네이처 루가 왕달팽이 ‘아카티나 퓨리카’를 획득한데 이어 이태곤과 지상렬이 절벽 낚시로 양손 가득 물고기를 들고 오며 풍족한 먹거리를 획득하게 됐다. 이를 본 이연복은 눈을 번뜩이며 깐풍 생선 요리에 나섰다. 하지만 깐풍 생선의 핵심인 양념 재료들이 부족해 이연복은 난관에 부딪혔다. 이를 본 지상렬은 대담하게 제작진과 협상을 시도했고, 화려한 언변으로 결국 협상에 성공했다. 이어 필요한 재료들을 말해달라는 제작진에게 이연복은 마치 랩을 하듯 숨도 쉬지 않고 재료들을 내뱉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연복 셰프는 풍족해진 요리 재료에 신난 표정으로 국자 뒤집기, 눈 가리고 칼질하기 등 중식의 대가다운 화려한 요리 기술을 선보이며 깐풍 생선 요리에 돌입했다. 병만족은 이연복 셰프의 요리 솜씨에 눈을 떼지 못하며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완성된 깐풍 생선을 맛본 멤버들은 “정글에서 맛볼 수 없는 궁극의 맛”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지상렬은 “입에서 여의도 불꽃 축제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며 극찬했다. 한편, SBS ‘정글의 법칙 in 북마리아나’는 16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정글의 법칙’ 이연복, 자연 재료로 펼친 요리 향연 “역대급 만찬”

    ‘정글의 법칙’ 이연복, 자연 재료로 펼친 요리 향연 “역대급 만찬”

    ‘정글의 법칙 in 북마리아나’가 시즌 자체 최고 시청률을 새로 썼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8일 방송된 SBS ‘정글의 법칙 in 북마리아나’는 15.9%(수도권 가구, 2부), 분당 최고 시청률은 18.1%까지 치솟았다. 이 날 ‘정글의 법칙’에서는 김병만, 셰프 이연복, 개그맨 지상렬, 배우 이태곤, 한보름, 아나운서 김윤상, 갓세븐 유겸, 네이처 루의 ‘로타섬’ 생존 1, 2일차 모습이 그려졌다. 세 팀으로 나뉘어 탐사에 나섰던 병만족은 생존지에 다시 모여 각자 잡은 먹거리를 꺼냈다. 이태곤과 지상렬이 잡아온 물고기를 본 이연복은 이를 이용해 “탕수생선을 만들겠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중식 대가 이연복에게도 정글 한복판에서 한정된 재료로 요리를 하는 것은 최초의 도전. 이연복은 “자연 재료로 만든다는 게 사실 한계가 있어서 쉽지는 않다. 요리를 45년 해왔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이연복은 거침없는 칼질로 생선을 손질했고, 뒤이어 코코넛 오일과 깔라만시, 사탕수수 등 천연 재료를 이용해 생선 탕수를 만들었다. 코코넛 오일에 튀겨지는 생선을 보며 부족원들은 군침을 흘렸다. 이연복은 가장 먼저 족장인 김병만에게 시식을 권했다. 김병만은 “새콤달콤 코코넛 향이 나면서 진짜 탕수육이다. 생선 탕수육”이라고 평했다. 물고기를 잡았던 이태곤은 “웬만하면 이런 리액션 안 하는데 진짜 맛있다”고 말하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지상렬도 “칼같이 예리한 맛”이고 감탄했다. 병만족은 순식간에 사라진 탕수 생선을 보며 아쉬워했다. 생선탕수에 이어 멤버들은 칼라만시를 뿌린 회를 맛봤다. “원래 회를 안 먹는데 진짜 맛있다”며 유겸은 먹방을 선보였다. 김병만이 나무를 깎아 만든 뒤집개까지 갖춰진 가운데 이연복은 김병만의 제안으로 고구마에서 전분을 짜고 남은 덩어리을 활용한 ‘코코넛 고구마전’까지 탄생시키며 역대급 만찬을 장식했다. 식사 후 이태곤, 유겸, 한보름은 다시 한번 먹거리를 구하기 위해 밤바다로 나갔다. ‘이태공’ 이태곤은 낚시뿐만 아니라 작살 사냥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잠들어 있는 물고기들을 쏙쏙 찾아낸 이태곤은 끝까지 물고기를 쫓아가 작살 발사와 동시에 잡아냈다. 유겸도 맨손으로 낮은 수심에 있는 물고기들을 찾아내 돌 위로 던져 올렸다. 처음에 두려워하던 한보름 역시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결과, 잡는 방법을 습득하며 맨손으로 물고기 잡기에 성공했다. 다음 날 신입 멤버 김윤상, 유겸, 한보름은 족장을 따라 섬 탐사에 나섰다. 박쥐에 대한 설명부터 바나나 줄기 속 심으로 비상시 수분을 섭취하는 방법 등 김병만은 ‘족장’ 포스로 유겸을 감탄하게 만들었다. 한보름은 나무타기를 선보여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나무는 타본 적 없는데 도전하는 걸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한보름은 라임을 따기 위해 나무에 오르기 시작했다. 무서운 기색을 보이기도 했지만 김병만의 코칭과 다른 이들의 응원 속에서 라임이 있는 곳까지 오르는데 성공했다. 이에 김윤상은 “나무 타는 여자는 처음”이라며 “진짜 놀랐다. 보름이 누나가 체력이 정말 좋더라”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병만은 “팔힘이 없으면 보통 시도하지 않는다. 스스로 올라가서 따는 것만 봐도 신뢰가 가더라”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태곤과 지상렬은 다시 한번 바다 낚시에 돌입했다. 강한 바람과 세찬 비가 두 사람을 방해하는 와중에도 이태곤은 “무조건 고기를 잡자는 마음뿐 이었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각자의 포인트를 잡은 가운데 지상렬의 낚싯대에 입질이 왔다. 지상렬은 “깜짝 놀랐다. 이게 어마어마하더라”라고 했다. 엄청난 대물이 예상되는 는 바. 이태곤은 버거워하는 지상렬을 곁에서 도왔다. 이에 지상렬은 “태곤이한테 너무 고마웠다. 내가 하마터면 딸려 갈 뻔했었다”라며 다급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낚싯대를 잡은 이태곤과 뜰채를 잡은 지상렬은 환상의 호흡으로 낚시에 성공했다. 그들이 잡은 것은 무려 60cm에 달하는 갈돔. 이태곤은 “처음에는 경쟁 구도였는데 나중에는 누가 잡든 함께 하는 것이 즐거웠다”고 말했고, 지상렬은 “이태곤이가 나한테 마음을 열었다고 하는데 나도 그렇더라. 참 좋은 친구”라며 경쟁을 버리고 알콩달콩 ‘곤이열이’ 형제미를 뽐냈다. 이연복과 루는 ‘부녀 케미’를 선보이며 달팽이 수집에 성공했다. 이연복은 “배고프니까 눈에 뵈는 게 없다”고 의지를 불태우며 바위를 번쩍 번쩍 들어올렸다. 두 사람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왕달팽이들을 획득하는 이 장면은 분당 최고 18.1%로 이 날 ‘최고의 1분’을 차지했다. 한편 2011년 첫 방송 이후 지금까지 금요일 밤을 평정해왔던 ‘정글의 법칙’은 오는 16일부터 토요일 밤 9시대로 전격 이동해 시청자들을 찾아온다. 킬러 콘텐츠 ‘정글의 법칙’을 통해 SBS가 토요일 밤까지 강력한 ‘예능 존’을 확장하게 된 것. 천상의 섬 북마리아나 제도에서 펼쳐지고 있는 병만족의 정글 생존기는 오는 16일 오후 9시에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젊은층 노인성 난청 증가 ‘심각’, 보청기 통한 재활 필요

    젊은층 노인성 난청 증가 ‘심각’, 보청기 통한 재활 필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또는 길을 거닐 때, 그밖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장소를 보면 대부분 스마트폰에 이어폰을 꽂은 채 여러 가지 콘텐츠들을 즐기고 있는 모습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지속적인 이어폰 사용을 통해 노인성 질환으로만 알려졌던 소음성 난청을 겪는 연령층이 점점 젊어지고 있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는 연구 결과로도 밝혀진 사실이다. 서울의대 연구팀이 최근 중·고등학교 1학년 학생 2,879명을 대상으로 청력검사와 이비인후과 검진, 설문조사를 한 결과 17.2%가 난청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도 실린 이 연구 결과로 인해 개인 음향장비에 과도하게 노출된 청소년들이 난청 유병률도 사실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역시 젊은 층의 소음성 난청 증가를 실감하게 해준다. 자료에 따르면, 2015년에 양쪽 청력이 손실된 10~29세 소음성 난청 환자 수는 4,173명이었으나 2016년 4,326명으로 증가했으며, 한쪽 청력은 정상이고 반대쪽 청력만 손실된 경우는 2015년 2316명에서 2016년 2357명으로 늘어났다. 청력은 한 번 손상되면 처음처럼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때문에 정기적인 청력검사와 함께 난청 증상이 계속 심해진다면 보청기 착용을 통해 청력의 손실을 잡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계속 미루게 되면 달팽이관 내의 모세포 노화를 막을 수 없으므로 뒤늦게 보청기를 착용하더라도 효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보청기 착용률은 매우 낮은 편에 속한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부담되는 구입가격이다. 특히 경제활동을 아직 시작하지 않았거나 사회 초년생인 젊은 층의 경우, 계속적인 보청기 가격비교에도 구입 비용 때문에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난청이라는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적절한 시기에 보청기 착용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혹은 보청기 착용의 필요성은 느끼고 있으나 부담되는 가격 때문에 구입을 꺼리거나 한쪽 귀에만 착용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에 대해 국내 보청기 브랜드 딜라이트 보청기 관계자는 “소음성 또는 노인성 난청을 겪고 있음에도 증상과 대처방법을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난청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청각관리, 그리고 보청기 선택 기준은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그럼에도 아직까지 경제적 부담으로 보청기 착용을 망설이는 난청인들이 많다”며 “현재 딜라이트 보청기를 비롯한 많은 보청기 회사들이 합리적인 가격을 통해 난청인들이 갖고 있는 부담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딜라이트 보청기의 경우, 저렴한 가격에 우수한 품질의 프리미엄 보청기를 제공하고자 매달 새로운 프로모션을 선보이면서 난청인들의 보청기 비용 주담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세한 사안은 공식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서울, 인천, 수원,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 전국적으로 직영점을 운영 중인 딜라이트 보청기는 전문 청각사와 청능사로 구성된 전문가들이 최신 장비를 이용한 정밀한 청력 평가부터 보청기의 선택, 보청기 조절, 청각재활프로그램 운영, 언어재활, 사후 관리까지 책임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녕? 자연] 새해 첫날 멸종…세계 단 한마리 달팽이 세상 떠나다

    [안녕? 자연] 새해 첫날 멸종…세계 단 한마리 달팽이 세상 떠나다

    전세계인들이 새해 희망에 부풀어 있던 1일, 가문의 멸종을 고하고 사라진 달팽이가 있다. 최근 미국 하와이 토지 자연보호부(DNLR) 측은 그간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달팽이 조지가 1월 1일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14세 나이로 생을 마감한 조지에 얽힌 사연은 인류와 함께사는 수많은 생물종 보호에 대한 인식을 다시한번 상기시킨다. 조지는 '하와이안 나무 달팽이'(학명·Achatinella apexfulva)종으로 놀랍게도 지구 상에 단 한마리 남아 가문을 이어왔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 1997년 DNLR 측은 멸종위기에 놓인 고유 달팽이종을 보호하고자 하와이안 나무 달팽이 10마리를 포함한 여러 고유종들을 하와이 대학 실험시설로 데려와 키우기 시작했다. 당초에는 종을 번식시켜 개체수를 늘리려는 계산이었으나 태어난 새끼들은 다 죽고 조지만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이 달팽이에 조지(George)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갈라파고스의 명물이자 생물 보존의 아이콘인 핀타 섬의 마지막 코끼리거북 ‘외로운 조지’에서 따온 것이다. 곧 하와이의 조지 역시 생물보존의 아이콘으로 관심과 보호를 받아왔으나 결과적으로 자손을 남기지 못한 채 멸종됐다. 그렇다면 왜 하와이안 나무 달팽이는 멸종이라는 비극을 맞았을까? 대표적인 화산섬인 하와이는 원래 생물이 살지 않았으나 다양한 외래종이 새와 배 등 전달 통로를 통해 섬으로 유입됐다. 이후 외래종들은 하와이 특유의 자연환경 속에서 살면서 고유종으로 진화했다. 이중 하와이안 나무 달팽이가 대표적인 셈. 보도에 따르면 19세기만 해도 하와이 섬들에 사는 달팽이는 하루에 1만 마리를 잡을 수 있을만큼 흔하디 흔했다. 그러나 20세기 초반 유럽인들 사이에 야구카드를 수집하듯 '달팽이 모으기'가 인기를 끌면서 하와이 달팽이들이 무차별적으로 잡혀 이 과정에서 일부 종이 멸종됐다. 다행히 하와이안 나무 달팽이는 살아남았으나 이번에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기다리고 있었다. 1955년 또다른 외래종인 아프리칸 랜드 달팽이(Achatina fulica)를 없애기 위해 육식성 포식 달팽이인 늑대달팽이(Euglandina rosea)를 섬으로 들였는데 문제는 하와이안 나무 달팽이같은 토착종까지 무차별적으로 잡아먹은 것. 하와이 대학 생물학자 마이클 G 해드필드 박사는 "우리는 달팽이가 사라지고, 또 사라지는 것을 그저 지켜만 봤다"면서 "늑대달팽이가 등장하면서 토착종의 3분의 1이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쥐와 애완동물로 카멜레온이 들어오기 전까지 하와이는 달팽이의 보고였다"면서 "하와이의 여러 섬에 아직 남아있는 여러 달팽이종도 외래종과 기후변화 탓에 멸종위기에 직면해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호수서 가져온 식물 속 ‘정체불명’ 곤충, 외계생물체 해프닝

    호수서 가져온 식물 속 ‘정체불명’ 곤충, 외계생물체 해프닝

    뉴질랜드의 한 남성이 ‘외계생물체’를 연상시키는 특이한 모양의 곤충을 발견해 그 정체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뉴질랜드헤럴드는 8일(현지시간) 앵거스라는 이름의 남성이 그의 수족관에서 특이한 곤충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앵거스는 한 달 전 뉴질랜드 와이카레모아나 호수에서 식물 일부를 채취해 자신의 수족관에 옮겨 심었다. 얼마 후 앵거스는 옮겨 심은 식물 사이에서 수상한 생물체가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 지난 6일 앵거스가 공개한 영상에는 속이 투명한 식물 사이로 무언가 꿈틀거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앵거스는 “마치 외계생물체 같은 초록색의 무언가가 포착됐다. 수족관에는 물고기도 없고 그저 달팽이 다섯 마리가 살고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당신이 잠든 사이 당신을 죽일지도 모른다”며 해당 곤충의 정체에 의구심을 품었다. 이후 앵거스는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는데, 마치 알을 깨고 부화하듯 정체불명의 곤충이 식물 사이를 뚫고 나오는 장면이 포함됐다. 영상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일부 사람들은 해당 생물체가 “날도래류의 일종”이라고 추측했다.물 속에 사는 나방인 날도래류는 전 세계적으로 1만 4,500여종에 달하며, 우리나라에도 10과 26종이 분포해 있다. 주로 유속이 느리고 수온이 낮은 강이나 계곡, 호수 등에 서식하며, 몸길이는 2cm 정도다. 얇은 표피를 보호하기 위해 나뭇잎을 직사각형으로 잘라 나선형으로 돌려 긴 원통형 집을 만들곤 한다. 앵거스가 발견한 생물체 역시 크기 1cm 남짓에 나뭇잎 안에서 서식하고 있었던 것에 비추어 날도래류의 한 종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추우면 어지럼증 심해질 수 있어…이석증이 원인 20~50% 차지해

    추우면 어지럼증 심해질 수 있어…이석증이 원인 20~50% 차지해

    어지럼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머리와 귀, 혈관 등 다양한 부위의 질병과 관련이 있다. 대부분은 저절로 증상이 사라지지만 일부는 청력 손상 등 치명적 합병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6일 임기정 고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에게 어지럼증의 증상과 원인,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Q. 빈혈을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A. 어지럼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환자들은 이비인후과, 신경외과, 신경과 등 다양한 과로 오는데 원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이석증’이다. 어지럼증 원인의 20~50%를 차지한다. 두 번째는 ‘전정신경염’으로, 귓속의 전정신경에 발생한 염증으로 인해 어지럼증을 경험하는 질환이다. 세 번째는 ‘메니에르병’이다. Q. ‘잘 먹으면 낫는다’는 속설은. A. 영양분이 부족하면 어지럼증을 느낄 수도 있지만 대부분 관련이 없다. 빈혈이라고 오인해 철분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활성산소를 많이 생성시키는 부작용을 일으킨다. Q. 추워지면 증상이 심해지나. A. 자율신경계나 혈관에 문제가 있으면 어지러움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추워지면 자율신경 기능이 활성화되고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무너진다. 그래서 몸의 긴장도가 높아진다. 춥고 일교차가 심할 때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어지럼증도 심해질 수 있다. Q. 이석증은 어떤 병인가. A. 귓속 ‘전정기관’에는 ‘이석’이 있어 몸의 흔들림을 감지한다. 이석증은 이석이 떨어져 나가 ‘세반고리관’으로 들어가는 병이다. 주변이 빙빙 돌고 한쪽으로 기울어지며 땅이 울렁거리는 증상을 경험한다. 아침에 증상이 심해진다. 검사로 이석 위치를 확인하면 간단한 약물 치료와 귓속의 불순물을 이동시키는 운동 치료로 증상을 없앨 수 있다. Q. 전정신경염은. A. 심한 어지럼증과 구역, 구토가 갑자기 생기면서 수 시간, 길게는 하루 이상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전정신경염은 저절로 호전되기 때문에 증상을 견딜 수 있으면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 ‘전정신경 재활운동’을 통해 전정기관을 강화하면 예방할 수 있다. 전정신경 재활운동은 눈으로 목표를 주시하도록 해 평형 기능을 강화시키고 어지러움을 덜하게 해준다. Q. 메니에르병의 치료법은. A. 메니에르병은 귀에 물이 찬 듯이 먹먹한 느낌이 드는 병으로 쉽게 말해 ‘귀 고혈압’이라고 할 수 있다. 귓속 ‘달팽이관’ 안에는 ‘내림프액’이 순환하는데 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달팽이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초기에는 귀가 먹먹한 느낌이 들고 점차 청력이 떨어지면서 이명이 생긴다. 압력이 세지면 달팽이관이 터지는데 이때 극심한 어지럼증을 느낀다. 짜고 단 음식과 국물, 소금, 설탕 등을 많이 먹어 생기는 현대인 병으로, ‘이뇨제’를 먹어 염분을 배출해주는 것이 좋다. 정말 어지러울 때를 대비해 어지럼증 비상약과 안정제를 준비해놓는 것이 좋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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