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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10만 경찰 중 단 65명에게만 허락된 ‘21세기 셜록 홈스’

    [단독] 10만 경찰 중 단 65명에게만 허락된 ‘21세기 셜록 홈스’

    어떤 분야에 정통한 사람을 보통 ‘마스터’라고 부른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변화하면서 전문가의 영역은 전보다 한층 세분화되고 그 수요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범죄 수사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말처럼 범죄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교묘해지고 있다. 똑똑해지는 범죄에 맞서는 베테랑급 전문가들이 경찰 안에도 있다. 바로 ‘전문수사관 마스터’들이다. 경찰은 강력·지능경제·사이버 등 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 수사력을 키우기 위해 2005년 8월부터 범죄수사 분야 경찰관(수사관)을 대상으로 ‘전문수사관’을 선발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총 1600명의 전문수사관이 배출됐다. 이는 전체 경찰 수사관(1만 8000여명)의 8.9%에 해당한다. 전문수사관이 되려면 인증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순경부터 경정까지 이 시험을 볼 수 있다. 응시를 위해서는 강력·지능경제·사이버·과학수사 등 각각의 부서에서 2년 이상 근무한 경력과 일정한 근무 실적이 필요하다. 이후 경찰수사연수원에서 교육을 받고, 이론·평가 시험(100점 만점)에서 8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연수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증심사위원회의 종합심사를 통과해야 최종적으로 전문수사관 인증을 받을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분야별 인증 정원이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사관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면서 “다만 응시 자격 요건이 까다로워 전문수사관이 될 만한 사람들만 지원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문수사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 ‘전문수사관 마스터’다. 전문수사관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근무 경력(5년 이상)과 실적, 연수원 교육, 평가시험 성적, 위원회 인증심사 등 과정이 필요하다. ●현장 감식의 달인… “억울한 죽음, 원혼 풀어줘야죠” 경찰청 과학수사센터에서 근무 중인 박영일(53) 경감은 경위 시절이던 2005년 전문수사관으로 선발됐고 2010년 마스터가 됐다. 그의 전문 분야는 현장 감식이다. 올해로 23년째 범죄 현장을 다니며 지문, 머리카락, 발자국, 침, 혈액, 정액 등 단서가 될 만한 증거물을 살펴보고 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현장 감식은 빛을 보지 못했다. “1992년 당시 서울경찰청 현장감식반에 갔을 때 주변에서 ‘시체 만지고 승진도 잘 안 되는 곳에 왜 갔느냐’고 말릴 정도였어요.” 그는 서울경찰청에서 16년간 감식요원으로 일하면서 ‘지존파 사건’(1994년)부터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투신 사건’(2003년), ‘배우 최진실 자살 사망 사건’(2008년), ‘수원 팔달산 시신 유기 사건’(2014년) 등 굵직한 사건의 현장감식에 참여했다. 올해에는 2월 ‘경기 화성 육절기 살인 사건’, 8월 ‘동거녀 시화호 암매장 사건’ 등에서 큰 역할을 담당했다. 박 경감은 2009년 사건 현장 바닥에 빛을 투사해 족적 등 증거물을 잘 보이도록 하는 증거물 검색기를 스스로 개발해 특허를 받은 적도 있다. “사망한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이 사람도 죽고 싶어서 죽은 건 아닐 텐데 얼마나 억울할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통하게 죽은 사람의 한을 풀어줘야겠다는 마음으로 일을 합니다.” 현장의 경험과 실적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마스터가 될 수는 없다. 연수원에서 주관하는 세미나에 참석하거나 외부 기관에 나가서 강의도 해야 하고, 학위 논문을 작성하거나 교육용 교재 집필 등에도 참여해야 한다. 자기 분야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 보니 지금까지 마스터는 전문수사관 전체의 4.1%인 65명뿐이다. ●추적 수사의 대가… “어디로 도망쳐도 내 눈은 못 피한다” A경감은 ‘추적 수사’ 분야의 마스터로 인증받은 정통 강력계 형사다. 하지만 한사코 이름 밝히기를 꺼렸다. “나보다는 지금 한창 현장에서 땀 흘리는 후배들을 만나보는 게 나을 것”이라며 말문을 닫고 있다가 한참만에 입을 열었다. “전 발로 뛰는 사람이에요. 가끔 의자에 앉아서 서류와 영상으로 범인의 동선을 분석할 때도 있지만, 발품 파는 일이 더 많아요. 현장과 접목시켜야 합니다. 통화 내역, 금융거래 내역, 폐쇄회로(CC)TV, 자동차 블랙박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으로 범행 장소를 좁혀 나가죠. 그곳에 가면 새로운 단서가 또 나올 수도 있거든요.” 그는 전문수사관이 되기 전인 2002년 전문 프로그래머와 함께 통화 내역을 발신자 번호, 통화 장소, 수신자 번호별로 분류해 분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터득한 수사 기법 노하우를 A경감은 2000년부터 2013년까지 연수원 등을 다니면서 다른 경찰관들에게 전수해 왔다.“마스터라고 해서 특별한 건 없어요. 단지 사건 경험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 보니 일선 형사가 바쁘고 피곤해서 혹은 경험 부족으로 놓칠 수도 있는 단서를 발견하게끔 도움을 주는 거죠. 수사의 동반자라고 하는 편이 맞겠죠.” 그가 해결한 대표적인 사건은 2002년 발생했던 한빛은행 총기 강도 사건. 그해 2월 유모(당시 23세)씨 등 3명이 서울 용산구에서 차를 훔친 뒤 그 차를 이용해 수도방위사령부 초병으로부터 총기를 강탈하고 한빛은행에 가서 현금을 강탈한 사건이다. 그는 “유씨 일당이 차를 훔친 장소, 총기를 빼앗은 수방사, 현금을 빼앗은 은행, 도주하면서 차를 버리고 간 곳 등에서 이뤄진 통화 내역을 확보해 범인을 추려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법 최면 수사의 개척자… “증거 없는 사건은 내가 해결한다”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계 소속 김상현(54) 경감은 경찰 수사에서 불모지였던 ‘법 최면 수사’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 마스터가 된 인물이다. 1999년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가 최면 수사를 새로운 수사 기법으로 인정한 뒤로 경찰, 검찰, 군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최면 수사 교육을 실시했다. 당시 김 경감은 수강생 중 한 명이었다. “전에 전혀 듣지 못했던 새로운 수사 분야라서 관심을 갖게 됐어요. 요즘은 범행 단서를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해 법 최면 수사를 의뢰하는 일이 점점 줄고 있지만, 증거를 하나도 발견하지 못한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는 모든 수사 기법을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최면은 여전히 유용한 수사 기법입니다.” 최면 수사는 범행을 목격한 사람과 피해자가 당시의 상황을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할 때 최면을 통한 잠재의식 상태의 기억을 끌어내 단서를 찾아내는 방법이다. 그는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최면 수사를 90여건 실시해왔다. 경찰 생활 대부분을 최면 수사요원으로 지낸 김 경감은 “더 많은 수사관들이 전문수사관이 되려는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전문수사관 또는 전문수사관 마스터가 된다고 해서 수당 등에서의 인센티브는 없다. 하지만, 전문수사관의 경우 일선 경찰서 또는 지방경찰청 내 수사 부서 팀장 보직 발령 때 우선권이 주어진다. 경찰은 향후 전문수사 분야를 더욱 넓힐 방침이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얼마 전 신설한 문화재 분야를 비롯해 그 필요성이 인정되는 분야에 대한 전문수사관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전문수사관이 전체 수사관의 절반 수준에 이르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프로야구] 윤성환, 자신을 넘은 날

    [프로야구] 윤성환, 자신을 넘은 날

    ‘커브의 달인’ 윤성환(삼성)이 데뷔 12년 만에 특급 투수 반열인 15승 고지에 올랐다. 윤성환은 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kt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삼진 5개를 낚으며 7안타 1실점으로 호투,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세 경기 연속 승리를 따내며 유희관(두산), 해커(NC·이상 17승)에 이어 올 시즌 세 번째로 15승을 달성한 투수가 됐다. 2004년 데뷔한 윤성환은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 14승을 달성했을 뿐 15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었다. 윤성환은 또 시즌 172이닝째를 소화해 3년 연속 170이닝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 2013년 170과 3분의2이닝을 뛰어넘는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 이닝이다. 34년 역사의 KBO리그에서 세 시즌 연속 170이닝을 넘긴 투수는 19명(20차례)뿐이며 2000년대 들어서는 KIA 및 두산에서 뛴 리오스(2003~07), 봉중근(LG·2008~10), 나이트(넥센·2011~13), LG와 롯데 시절의 옥스프링(현 kt·2008, 2013~14)까지 4명에 불과하다. ‘괴물’ 류현진(LA 다저스)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삼성은 1회 박한이의 선두타자 홈런으로 선취점을 올렸으나 6회 초 김상현에게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6회 말 이지영의 적시타로 다시 리드를 잡았고 8회 박찬도와 우동균의 연속 2루타로 두 점을 추가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문학에서는 롯데가 SK에 10-4 완승을 거두고 올 시즌 팀 최다인 6연승(1무 포함)을 질주했다. 1회 최준석의 2타점 적시타와 폭투로 석 점을 얻은 롯데는 3회 아두치의 솔로포, 6회 정훈의 투런포로 SK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광주에서는 NC가 KIA 에이스 양현종을 무너뜨리며 5-1로 승리했다. NC 선발 해커는 시즌 17승을 완투로 장식하고 유희관과 함께 다승 부문 공동 선두에 올랐다. 목동에서는 넥센이 박헌도의 생애 첫 그랜드슬램을 앞세워 두산에 11-3으로 이겼다. 4위 넥센은 3위 두산에 승차 없이 승률 1리 차로 따라붙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오바마, 곰이 먹다 남긴 연어 맛 보더니...

    오바마, 곰이 먹다 남긴 연어 맛 보더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출연하는 TV 프로그램이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뉴스 인터뷰와 시사토크 프로그램은 물론 정치 풍자 코미디쇼, 여성들이 진행하는 한낮의 토크쇼에 출연해 뛰어난 정치적 감각에 이어 ‘예능감’까지 유감 없이 발휘했던 오바마 대통령이 이제는 리얼리티TV쇼에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미 의회전문지 ‘더 힐’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NBC방송이 공개한 자연 리얼리티쇼인 ‘러닝 와일드 위드 베어 그릴스’ 예고편 영상에서 곰이 먹다 남긴 연어를 맛보는 모습을 선보였다. 영상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진행자인 ‘생존 전문가’ 베어 그릴스가 알래스카의 이끼 밑에서 곰이 반쯤 먹고 숨겨놓은 연어 반 토막을 찾아 꺼내자 깜짝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릴스는 연어 조각을 칼로 잘라 불판에 살짝 구운 뒤 건네자 오바마 대통령은 “맛있다. 크래커와 같이 먹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국 특수부대 출신인 그릴스는 자신의 쇼에서 유명인들과 함께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는 법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바마 대통령 지난 1일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알래스카를 방문했는데, 때 맞춰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것. 백악관도 예고편 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렸고, 오바마 대통령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그가 ‘셀카봉’으로 찍은 동영상을 올리는 등 기후변화에 대한 대통령 메시지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릴스와 촬영에 대해 “대통령 임기 중 최고의 시간 중 하나였다”며 정장을 입지 않고 점퍼 차림으로 사무실을 벗어날 수 있었다는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미 CBS방송과 시사주간지 타임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이후 지난 7월말까지 최소 11차례 심야 토크쇼에 출연했다. 주로 자신이 심혈을 기울인 정책들을 발표한 전후에 집중적으로 출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고 수요자들이 정책 전문 방송인 C-SPAN을 시청하지 않고 뉴욕타임스를 읽지 않기 때문에 아예 자신이 중산층이 즐겨 보는 심야 토크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책들을 설명하는 방법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영화배우들이 자신이 출연한 영화 개봉을 앞두고 홍보차 여러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임기 중 주요 정책을 국민들에게 직접 알리고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예능 프로그램에도 주저하지 않고 출연하는 오바마 대통령. 목소리를 높이며 TV 모니터 앞에서 연설을 하는 것보다 알래스카에서 곰이 사냥해 먹다 숨겨놓은 연어를 맛보는 모습이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데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아는 소통의 달인인 셈이다. 국민들에게 주요 정책 방향과 성과를 알리기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행보가 리얼리티TV쇼를 넘어 어디까지 갈지 주목된다.
  • 종일 자고 싶고 식욕 당기면 우울증… 햇볕부터 쬐세요

    종일 자고 싶고 식욕 당기면 우울증… 햇볕부터 쬐세요

    초가을 길목에 들어서 제법 찬 바람이 불어오면 남루한 일상에 이렇게 한 해가 간다는 씁쓸함과 허전함이 밀려온다. 누구든 가을에는 한 번씩 우울감을 느끼지만 무기력증에 일상생활이 영향을 받을 정도면 그저 계절 탓이라고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우울증은 계절에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계절 변화에 따른 우울증을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한다. 주요 우울증의 11% 정도가 계절성 패턴을 보이며 주로 가을과 겨울에 발병한다. 계절성 우울증의 원인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일조량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반인도 15% 정도가 가을·겨울철이 되면 다소 울적한 기분을 경험하고, 2~3%는 계절성 우울증으로 악화한다고 한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가을이 되어 일조량이 줄면 멜라토닌이란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량이 줄어 기분이 가라앉고 우울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행복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 등 뇌신경전달물질의 분비량도 덩달아 줄어 에너지 부족, 활동량 저하, 슬픔 등의 생화학적 반응이 나타난다. 계절성 우울증은 일조량이 적은 북반구 지역에서 더 많이 발생하며, 남성보단 여성 환자가 많다. 일반적으로 우울증 평생 유병률은 남성이 5~12%, 여성이 10~25%인데, 계절성 우울증은 여성 환자의 비율이 이보다 높다. 계절성 우울증 역시 우울감과 무기력감, 과도한 피곤함, 동기 저하, 예민함 증가 등의 전형적인 우울증 증상을 보인다. 다만 전형적인 우울증 환자에게서 불면증과 식욕 감소 증상이 나타나는 것과 달리 계절성 우울증 환자는 오히려 수면시간이 과도하게 늘고 식욕이 증가하는 비전형적인 양상을 보인다. 수면 욕구가 증가해 온종일 자고 싶은 생각만 들고, 아무리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아 만사가 짜증스럽다. 탄수화물이 많은 밥, 라면, 빵 등 단 음식을 많이 찾게 돼 살도 찌게 된다. 계절성 우울증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건강한 신체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야외에서 규칙적으로 1~2시간씩 햇볕을 쬐고, 운동을 해 몸을 자주 움직여야 우울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심한 우울증세가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계절에 따라 자신의 기분이 어떻게 변하는지 스스로 살피고, 우울한 기분이 든다 싶으면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이고선 가까운 사람들과 꾸준히 대화를 시도하며 극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절성 우울증은 일조량 감소가 주된 원인이므로 강한 광선을 반복적으로 쬐어 멜라토닌의 분비량을 늘리는 광선 치료가 효과적이다. 광선치료로도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면 약물치료를 하거나 운동요법, 이완요법을 병행한다. 낮에는 커튼을 걷고 사무실 의자는 되도록 창문 쪽을 향하도록 배치한다. 한의학에서는 기가 울체되고 장기의 기운이 손상돼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본다. 따라서 침이나 뜸 치료로 울체된 기를 풀어주고 손상된 장기의 기운을 바로잡는 치료를 한다. 한방차로는 연자육(연밥씨)차가 좋다. 연자 2분의1컵을 흐르는 물에 씻어 건진 후 물기를 빼고 물 4컵 정도를 붓고선 약한 불에 충분히 달인다. 최도영 경희대 한방병원 침구과 교수는 “연자육은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고 오장을 편하게 해 주며 원기를 보해 주고 피로와 갈증을 해소해 신경쇠약, 불면증, 불안 신경증, 우울증 치료에 쓰인다”고 소개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수천 번 강하·무술의 달인… 놀라운 여군 특전사들

    수천 번 강하·무술의 달인… 놀라운 여군 특전사들

    국방부는 지난 7월 기준으로 여군은 총 9783명으로 장군 2명, 영관급 731명, 위관급 3867명, 원사 23명, 상사 416명, 중사 2085명, 하사 2659명이라고 4일 밝혔다. 올해 안에 1만명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해군은 2020년쯤 3000t급 잠수함(장보고Ⅲ)에도 여군을 배치할 예정이다. 육군은 6일 여군 창설 65주년을 맞아 여군 1만명 시대의 역사를 새로 쓴 특수전사령부 ‘검은 베레 특전우먼 3인방’을 4일 소개했다. 33년간 특전사로 복무한 전명순(55) 준위는 1988년 1000회 강하를 달성해 ‘골드윙’(Gold Wing) 마크를 단 최초의 여군이 됐다. 육군 현역간부 중에도 2명뿐인 4000회 이상의 강하 경력을 가진 전 준위는 내년 1월 31일 특전사 여군 최초로 34년 최장기간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다. 최애순(44) 원사는 여군이 받을 수 있는 특전사의 모든 훈련과정을 마친 최초이자 최고의 전투 여군이다. 최 원사는 공수기본, 고공기본과정(HALO), 대테러 특수임무, 강하조장 교육(JUMP MASTER)뿐만 아니라 정보사령부 인간정보교육, 심리전교육 등을 이수하고 태권도, 특공무술, 일반격투기 도합 9단인 유단자이다. 김정아(44) 상사는 여군 최초로 세계군인체육대회 태권도 대표선수로 나가 1993년 캐나다대회 은메달, 1994년 페루대회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 상사는 태권도에 음악과 에어로빅 동작을 가미한 ‘태권무’를 제작해 전군에 보급했을 뿐만 아니라 특전사 최초로 여군 부중대장을 맡아 천리행군을 완주하기도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피로는 그때그때 푸세요… 환절기 감기가 노려요

    피로는 그때그때 푸세요… 환절기 감기가 노려요

    낮과 밤 기온이 10도 이상 차이 나는 환절기에는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신체 저항력이 떨어지거나 감기에 걸려 시름시름 앓아 눕기 쉽다. 기온 변화에 빨리 적응하지 못하면 피로해지고 몸이 약해질 수 있어 몸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찬 공기가 불면 호흡기가 가장 먼저 반응한다. 건강한 성인은 며칠 앓고 지나가는 정도로 끝나지만, 소아나 노인은 예기치 않은 합병증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고창남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는 “노인은 신체 저항력이 약해 병이 초기에 치유되지 않고 오래가며, 폐렴을 일으키는 등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의학에서는 감기를 ‘몸이 피곤하고 허약해 환경 변화, 기후 변화로 인한 나쁜 기운이 인체에 침입해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정의한다. 감기에 걸리면 입맛이 떨어지고 열이 나고 춥기도 하며 콧물, 기침, 근육통 등이 나타난다. 인체의 면역력이 나쁜 기운과 싸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따라서 감기에 걸렸을 땐 종합감기약을 사 먹기보다 면역력이 제 역할을 하도록 자신의 증상에 맞는 치료법을 따르는 게 좋다. 감기 치료에는 땀을 내 몸속의 나쁜 기운을 없애는 ‘한법’(汗法)을 많이 사용한다. 몸을 따뜻하게 해 체력을 회복시키는 ‘온법’(溫法), 소화를 잘 되게 하고 소화 기능을 북돋아 주는 ‘소법’(消法) 등 치료법이 다양하다. 기침에는 도라지, 생강탕, 오미자, 파뿌리 달인 물이 좋다. 환절기 감기 예방법에는 특별한 게 없다. 밤에 잘 때는 문을 꼭 닫고 자고, 과격한 운동은 피한다. 몸이 노곤해지지 않도록 피로는 그때그때 풀고, 아침저녁으로 춥다고 뜨거운 물로 샤워하지 않는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해야 체온이 급격히 변하지 않는다. 외출 후에는 손발뿐만 아니라 입 안도 닦는다. 피부가 건조한 사람은 환절기에 증상이 더 심해져 가려움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럴 땐 우선 잦은 목욕과 비누칠을 피한다.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피로 회복 차원에서 매일 뜨거운 온탕 목욕이나 사우나를 즐기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피부 보호막을 손상시켜 가려움증을 유발하고 노화를 촉진하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샤워 횟수는 1주일에 3회 정도가 적당하다. 거친 때밀이 수건으로 박박 문지르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집안의 습도는 높이고 과도한 난방은 하지 않는다. 심장과 혈관도 환절기가 오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자율신경계의 작용으로 혈관이 갑자기 수축해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에 부담을 준다. 특히 동맥경화증·고지혈증·당뇨병·고혈압 환자와 노인 등 심혈관 질환 위험도가 높은 사람은 쌀쌀한 날씨에 갑자기 노출되면 흉통이 악화하거나 심장 발작이 생길 위험이 그만큼 커진다. 김종진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더운 여름에는 혈압이 낮아지지만 날씨가 추워지면 정상인도 혈압이 다소 상승한다”며 “고혈압 환자는 혈관의 탄성도가 떨어져 혈압이 더 많이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혈압을 더 자주 측정해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새벽에 잠깐 신문을 가지러 나가거나 실외 화장실을 이용할 때는 잠깐 외투를 걸치는 게 좋다. 꾸준히 운동하되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쌀쌀한 날씨에 과도하게 운동하는 것은 피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커버스토리] 등 밀며 목욕탕 민심 청취…직접 생일 축하 전화까지

    [커버스토리] 등 밀며 목욕탕 민심 청취…직접 생일 축하 전화까지

    내년 4월 총선까지는 7개월 이상 남았지만, 현역 의원들은 이미 출발선을 박차고 나갔다. 지역에 ‘꿀단지’를 숨겨 놓은 듯 틈만 나면 지역구로 달려간다. 28일 특수활동비 개선 소위원회 구성 문제로 국회 본회의가 파행되자마자 여당 원내지도부가 국회 대기령을 해제한 까닭 또한 많은 의원들이 지역구 일정을 잡아 놓은 채 발을 동동 굴렀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한 의원들의 홍보 전략도 각양각색이다. “경쟁자와 차별화되지 않으면 어렵다”는 인식이 만연했다. 내년 총선을 향해 뛰는 ‘배지’들의 남다른 지역구 관리법을 살펴본다. ●해결사형… 생활 민원 해결이 대세 최근 들어 ‘민원 상담’을 통한 생활밀착 지역구민 관리는 여의도의 새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거리에서도 의원들의 민원 상담 행사를 알리는 플래카드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새누리당 김용태(서울 양천을, 재선) 의원이 18대 국회 때부터 운영해 온 ‘민원의 날’이 원조 격이다. 나경원(서울 동작을, 3선) 의원은 ‘토요데이트’, 심윤조(서울 강남갑, 초선) 의원은 매월 첫째 주 금요일 ‘사랑방좌담회’라는 이름으로 벤치마킹을 했다. 이노근(서울 노원갑, 초선) 의원도 40년에 가까운 공직 경력을 토대로 매주 금요일 주민 민원을 해결해 준다. 최근에는 아파트 단지별 동 대표 회의에도 참석하고 있다. 이 의원은 “간혹 주례를 서 달라 하거나, 소개팅 요청도 온다”며 웃었다. 야당 의원들도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인천 남동갑, 초선) 의원은 마지막 주 토요일 ‘민원 상담의 날’을 운영한다. 무소속 천정배(광주 서구을, 5선) 의원은 일요일마다 지역구 내 풍암호수 그늘에서 ‘2시의 데이트’를 열고 동네 민원부터 정치 현안까지 두루 청취한다. ●마당발형… 넉살로 승부한다 넉살 좋은 의원들은 ‘스킨십’을 주무기로 내세운다. 새누리당 박대출(경남 진주갑, 초선) 의원은 지역구에 머물 때는 꼭 새벽에 일어나 목욕탕 네다섯 곳을 돌면서 알몸으로 주민들과 만나 소통한다. 진주 민심의 집합소인 중앙시장과 서부시장을 찾아 생생한 현장의 소리도 듣는다. 특히 박 의원은 행사 개회식에서 축사만 하고 떠나는 형식적 행사 참석을 기피한다. 그래서 한 자전거대회에 참여해 직접 63㎞를 완주했다가 근육이 뭉쳐 한동안 뒤뚱뒤뚱 걷기도 했다. 같은 당 배덕광(부산 해운대·기장갑, 초선) 의원도 목욕탕을 즐겨 찾는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주민들과 대화하면 더 진솔한 얘기를 나눌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운대구청장 시절부터 목욕탕을 찾아 민원을 청취했다는 배 의원은 “이제 목욕탕이 민원 상담소가 됐다. 며칠 뒤 다시 만나 민원 결과를 꼭 들려준다”면서 “등도 밀어 주면서 친밀감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목욕탕 스킨십’을 즐기는 새정치연합 박수현(충남 공주, 초선) 의원은 지역민들의 장거리 행사까지 찾아가 인사하는 정성을 보여준다. 서울이나 공주에서 출발해 밤늦게 워크숍 등 행사 숙소에 도착하면 아예 다음날 ‘기상 인사’로 참가자들을 놀라게 한다는 것. 신성범(경남 산청·함양·거창, 재선) 의원은 각종 지역행사 챙기기의 달인이다. 지역축제, 기념식, 출판기념회 축사를 도맡아 한다. 최근에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로서 지역 교육 분야와 관련된 민원 청취에도 힘쓰고 있다. 새누리당 홍철호(경기 김포, 초선) 의원은 늘 빨간색 운동화를 신고 김포를 종횡무진 활보하고 있다. 새누리당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재선) 의원은 지역구민 경조사 챙기기에 많은 신경을 쏟는다. 결혼·장례는 물론 신혼여행 다녀온 뒤 축하 인사와 ‘삼우제’(장례 후 3일째 되는 날 묘지를 찾아가 지내는 제사) 때 위로 전화 등 철저한 ‘AS’로 유명하다. 이철우(경북 김천, 재선), 김용남(경기 수원병, 초선) 의원은 생일을 맞은 지역 주민과 당원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하는 ‘감동의 생일 전화’를 운영하고 있다. 이 의원의 경우 하루에 30~40명에 이르며,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이학재(인천 서·강화갑, 재선) 의원은 자전거 마니아다.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다니며 주민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은 물론 인천 서구에서 서울 여의도 국회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닐 정도다. ●탈정치형… 정치색 뺄수록 가까워진다 정치 색깔을 뺀 지역 활동에 주력하는 의원들도 있다. 서울 강서을에 출사표를 던진 새정치연합 진성준(비례대표) 의원은 지역 사무실을 아예 ‘북카페’로 만들었다. 의원 사무실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보좌진이 지역민을 위한 바리스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저녁에는 와인 파티를 종종 연다. 또 명사들이 강사로 나서는 ‘목민관 학교’도 개설했다. 같은 당 이인영(서울 구로갑, 재선) 의원은 성공회대 소공원에서 열리는 벼룩시장 ‘구로팜’을 매번 찾아 친환경에 관심이 많은 주부들과 소통한다. 새누리당 김명연(경기 안산 단원갑, 초선) 의원은 땀으로 소통한다. 축구, 배구, 족구, 배드민턴, 테니스, 배구 등 안 하는 운동이 없다. 안산시 생활체육대회 축구선수로도 출전할 예정이다. 농부의 아들인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초선) 의원은 수확철이 되면 트랙터와 경운기를 직접 몬다. 검사 시절부터 농번기 때 부모님의 일손 돕는 일이 습관화됐다고 한다. 같은 당 강동을 당협위원장인 이재영(비례대표) 의원은 지난 7월부터 천호동·성내동의 추어탕집, 편의점에서 일일 아르바이트에 나서 화제를 모았다. ●클린형… 깨끗한 정치가 오래간다 깨끗한 정치 구현에 무게를 두는 의원들은 ‘클린형’으로 분류된다. 새누리당 이정현(전남 순천·곡성, 재선) 최고위원은 지역구민에게서 후원금을 받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의원과 유권자 사이에 이해관계가 생기면 투명한 정치를 해 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기업인에게서 100만원 이상 고액 후원금을 받지 않는 것도 원칙으로 내세웠다. 로비·청탁이 통하지 않는 의원임을 보여 주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새정치연합 유대운(서울 강북을, 초선) 의원은 아예 후원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유 의원은 올해 자신의 돈 5000만원을 정치후원금 계좌로 이체해 사용하고 있다. 식사비, 의정보고서 제작비 등을 모두 자비로 충당한다. 지난해 후원금 모금액도 3400만원으로 전체 의원 가운데 뒤에서 2등을 기록했다. 유 의원은 “후원금을 받으면 신세를 지는 것인데, 국정활동하는 데 후원자가 도움을 요청하면 안 해 줄 재간이 없다”면서 “코 꿰는 일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역 맞춤형… 고향에선 ‘모국어’ 사투리로 지역 인구 특성에 따라 맞춤식 관리법을 개발한 의원들도 있다. ‘뜨내기’가 많은 도심 지역구는 앞번 총선 유권자들이 다음 총선 시점에도 유권자로 잔존하는 비율이 30~50%에 그치기도 한다. 이런 곳을 지역구로 하는 의원은 임기 4년 가운데 마지막 해에만 집중적으로 관리해도 당선이 보장된다. 새정치연합 박광온(경기 수원정, 초선) 의원의 지역구인 수원 영통구의 주민 평균 연령은 32.6세로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젊은 편이다. 특히 여성, 임산부, 신혼부부의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박 의원은 원내 입성 1년 1개월 동안 저출산 관련 법안만 21개를 발의할 정도로 30대 여성 유권자들에게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박 의원은 또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가 적힌 명함을 지역 주민들에게 돌리면서 ‘민원 해결사’를 자임하고 있다. 새누리당 홍지만(대구 달서갑, 초선), 김제식(충남 서산·태안, 초선) 의원을 비롯해 많은 여야 의원들은 평소에 구수한 사투리를 많이 사용한다. SBS 뉴스 앵커를 지낸 홍 의원은 표준어 구사가 원활한 데도 ‘모국어’ 사용에 애착을 갖고 있다. 김 의원도 정감 있는 충청도 사투리로 “그류”(그래)라고 말하곤 한다. 지역구민들이 의원과 동질감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이병석(경북 포항북, 4선)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쌀’이라는 단어를 ’살’로 발음한 뒤 “저는 죽을 때까지 두 발음을 구별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이상주의 신학생이었던 청년 스탈린

    이상주의 신학생이었던 청년 스탈린

    젊은 스탈린/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 지음/김병화 옮김/시공사/712쪽/3만 2000원 ‘20세기 최고 괴물’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조셉 스탈린(1878~1953)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게 엇갈린다. 그리고 그를 향한 좋지 않은 평가의 방향은 대개 ‘불우한 어린 시절 탓에 극악무도한 독재자가 됐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하지만 정작 스탈린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알려진 게 별로 없다. 볼셰비키 혁명이 발발해 세상에 알려진 1917년 이전의 일은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는 것이다. ‘젊은 스탈린’은 가난한 제화공의 아들로 태어나 이상주의 신학생으로 자랐던 스탈린이 어떻게 무자비한 음모가이자 잔혹한 억압자로 변신했는지를 살피고 있어 흥미롭다. ‘예루살렘 전기’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저자가 10년에 걸쳐 9개국, 23개 도시에서 진행한 조사와 연구의 산물로, 분량이 무려 700쪽에 이를 만큼 방대하다. 저자는 혁명 이전에도 스탈린의 일탈적 행동과 범죄는 부지기수로 많았다고 쓰고 있다. 은행강도, 폭력적 갈취, 방화, 약탈, 해적질, 살인…. 강도단 두목을 훨씬 능가하는 폭력성을 보였던 그의 일생은 명암이 극명히 교차하는 모순적 행로로 소개된다. 저자에 따르면 제화공의 아들인 그는 스무 살 때 이상주의 성향의 신학생이 됐고 낭만주의적 시를 쓰고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다. 하지만 서른 살 무렵인 1907년 은행강도가 돼 어둠의 길로 빠진 그는 폭력과 약탈, 방화 등 범죄행위를 겁내지 않았다. 여러 정부들과 애정행각을 벌여 사생아를 낳는 등 가정생활도 일탈의 연속이었다. 물론 여기에는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은 어린 날의 상처를 무시할 수 없다. “스탈린을 형성한 데는 이처럼 비참한 어린 시절보다 훨씬 더한 것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자 했다.” 저자에 따르면 스탈린은 일찍부터 정치 조직가 겸 폭력단원이었으며 차르 체제의 보안 시스템을 뚫는 달인이었다. 신체적 위험을 무릅쓰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대장인 레닌과 맞서는 것조차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대담했다. 이를테면 지식인의 재능과 살인자의 재능을 겸비한 독특한 인물이랄까. 레닌은 1917년 혁명을 성공시킬 수 있는 이상적인 부관으로 스탈린을 일찌감치 평가해 등용했다고 한다. 1917년은 이들이 서로 알고 지낸 지 12년째가 되는 해였다. 수십 개의 이름을 쓰던 그가 스탈린이라는 성을 공식 사용한 것도 1917년이었다. 저자는 결국 “레닌과 스탈린은 혁명 이전에 각자가 거느리던 무자비한 음모가들의 작은 그룹을 모방해 기묘한 소비에트 시스템을 만들었던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방산비리 ‘사정 칼날’ 해·공군 이어 육군 겨냥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해군과 공군에 집중됐던 방산비리 수사를 육군으로 본격 확대하고 있다. 육군 무인 정찰기 ‘헤론’에 이어 육군의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 개발 사업 관련 비리에 대해서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합수단 관계자는 26일 “전날 체포한 국방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인 박모 육군 중령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곧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중령은 성능 미달인 현궁 평가 장비를 인수받고 허위로 확인서 등을 써준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전날 국방과학연구소와 방산업체인 LIG넥스원 등 현궁 개발 사업과 관련된 기관 4∼5곳을 압수수색했다. 합수단은 압수수색한 기관들로부터 확보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납품 관련 서류 등을 분석한 뒤 납품사 관계자 등을 잇달아 부를 계획이다. 수사 대상 방산업체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국방과학연구소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LIG넥스원 등으로부터 총 80억 3000만원 규모의 내부피해 계측 장비와 전차 자동조종 모듈 등 현궁 평가 장비들을 납품받아 검사 업무를 수행했다. 감사원은 지난 7월 국방과학연구소가 내부피해 계측 장비에 진동센서와 제어판이 부착돼 있지 않아 작동할 수 없는데도 합격 판정을 내리고 이 업체에 11억여원을 부당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합수단은 400억원대 무인정찰기 헤론 도입 비리 의혹도 수사 중이다. 중개를 맡았던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이 헤론 선정 과정에서 육군 고위층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벌였는지도 캐고 있다. 이와 관련, 이 회장에게 사전에 관련 군 기밀이 유출됐다는 정황을 포착, 수사를 하고 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커버스토리] 인생 2막 ‘希스토리’

    [커버스토리] 인생 2막 ‘希스토리’

    내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지만 직장인의 절반은 여전히 정년을 채우지 못한 채 회사를 떠나고 있다. 연봉이 높아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금융권에서도 ‘명퇴’(명예퇴직)와 ‘찍퇴’(찍혀서 퇴직) 등을 통해 최근 1년 새 5만 7000개의 일자리(올 6월 말 기준)가 사라졌다. 서울신문이 퇴직 은행원 10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인생 2막’에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스펙’(SPEC)이다. 기술(Skill), 전문성(Professionalism), 시도(Endeavor), 소자본(less and less Capital)의 머리글자다. 상고를 나와 국민은행에서만 30년을 근무한 이만호(59)씨의 지금 직업은 보일러 수리공이다. 지금까지 따 놓은 자격증만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전기기능사 등 9개에 달한다. 이씨는 “기술과 자격증이 있으면 보수가 올라가고 그만큼 제2의 정년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2011년 기업은행에서 본부장으로 퇴직한 노희성(59)씨는 은행원 시절 전문성을 살려 박사 학위 없이도 대학(유한대) 강단에 서고 있다. ‘영업의 달인’, ‘인수·합병(M&A) 전문가’ 등 자신만의 고유 브랜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오영란(47) 지구촌사랑나눔 이주여성지원센터 이사는 지난해 10월 한국씨티은행에서 물러났다. 고액 연봉을 뿌리치고 무일푼 자원봉사자의 삶을 선택했다. 오 이사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 시도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부지점장 출신인 조성준(63)씨는 개인택시 기사다. 택시를 선택한 것은 소자본으로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개인택시 면허와 차량 인수에 들어간 돈은 1억원 남짓. 출퇴근 시간에만 집중적으로 일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손주들을 보거나 운동을 한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퇴직 은행맨들의 인생 2막 이야기] ■Skill(기술) - 퇴직 6년차 이만호 국민은행 보일러 기사 보일러기사 되니 지점장 망신이라고?… ‘9개 자격증 별’ 달아 봤어? ‘생즉사 사즉생.’ 국민은행 본점 보일러실에 근무하는 이만호(59) 기사는 “정말 죽기 살기로 기술을 배웠다”고 했다. 상고를 졸업하고 국민은행에서 30년을 근무하며 지점장까지 올라왔지만 ‘여기가 끝’이라고 생각한 그는 2010년 희망퇴직을 하고 직업학교를 다녔다. 그가 가장 먼저 도전한 자격증은 보일러 기사. 나이 제한(만 55세) 직전에 걸려 있었던 이씨는 학교와 도서관을 오가며 공부를 시작했다. “용어가 생소하니 외워지질 않는 거예요. 그래도 필기시험은 실기보다는 나아요. 용접을 하다 옷을 태우는가 하면 손발을 다치기도 했죠.” 수업 중에 실수를 해 학생들의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던 그는 하지만 첫 도전에 바로 합격했다. 이후 공조냉동기능사 자격증에도 곧바로 도전했다. 보일러기사 자격증으로는 일 년 내내 돈을 벌기가 싶지 않기 때문이다. 여름철에도 뭔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공조냉동기능사가 눈에 띄었다. 실기시험에서 한 차례 낙방을 했지만 두 번째 시도에서 합격했다. 그리고 지난해 그는 국민은행 보일러 본점 시설과에 채용됐다. 주변에서는 “이만호가 지점장 망신시키고 다닌다”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후배들 시선도 곱지 않았다. 이씨의 월급은 140만원. 지점장 시절에 비하면 ‘쥐꼬리’이지만 이씨는 “이게 어디냐”며 미소 짓는다. 보일러기사로 근무하면서 따놓은 자격증이 어느새 9개. 이씨는 앞으로 전기 분야 최고 자격증으로 통하는 전기기능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전기기능장이 되면 월 400만~500만원은 거뜬히 벌 수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Professionalism(전문성) - 퇴직 5년차 노희성 유한대 경영과 교수 30년 노하우로 산학협력 영업 뛰어… 박사 학위 없이도 교수 평가 100점 “지난해 교수 평가에서 100점을 맞았습니다. 비결이 뭐냐고요? 은행 30년 경력 때문이죠.” 노희성(59) 유한대학교 경영과(세무회계 전공) 교수는 자신을 소개하면서 은행원 출신임을 여러 번 강조했다. 기업은행 강남지역본부장을 끝으로 2011년 희망퇴직한 노 교수는 한국교통대를 거쳐 지난해 유한대 산학협력 교수로 초빙됐다. 박사학위 없이 현업에서의 전문성과 경력만으로 교수가 됐기 때문에 각론 과목보다는 원론 수업(경제학원론, 경영학원론 등)을 주로 맡는다. 은행 인사부장 경험을 살려 인사·조직관리, 리더십 등의 과목도 가르친다. 그의 업무 중 또 한 가지 중요한 일은 기업들과 산학협력을 맺는 것이다. 노 교수는 이 부분에서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은행에서 지점장, 지역본부장을 하면서 거래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게 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의외로 학교 주변에 산학협력을 원하는 기업들이 많아요. 개별 접촉을 하기도 하고, 인근 지역 지점장 소개를 받기도 하고, 본부 부서(기업은행 일자리창출팀)를 통해 다자 간 협력을 맺다 보니 산학협력을 체결한 기업체 수만 60~70곳이 넘네요.” 산학협력 교수는 해마다 평가를 통해 2년 단위로 연장하는데, 노 교수는 첫 교수 평가에서 만점을 받았다. “정년(65세)까지는 학교에 남아 있을 것 같다”며 노 교수는 웃음을 터뜨렸다. 인생 3막도 준비 중이다. 80세까지 할 일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가 구상하고 있는 다음 직업은 진로 지도사. 지난달 방학 기간을 틈타 한국진로지도협회도 세웠다. “학교에 있다 보니 진로 지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겠더라고요. 학생들이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지팡이 역할을 해줄 겁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ndeavor(시도) - 퇴직 2년차 오영란 지구촌사랑나눔 이사 20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렸던 나 ‘우리’ 돌아보는 ‘새 시작’에 설레 오영란(47) 지구촌사랑나눔 이주여성지원센터 이사는 피부가 까무잡잡하게 그을려 있었다. 7월 말부터 2주간 스리랑카에 다녀온 ‘훈장’이다. “스리랑카에서는 아이들이 왕복 4시간의 산길을 걸어 통학해요. 농번기엔 가정에서 아이들이 홀로 지내죠. 이런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스리랑카에 그룹홈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오씨는 이런 자신의 모습이 스스로도 낯설다고 했다. 그는 1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씨티은행 부장이었다. “20년 넘게 은행원 생활을 하다 어느 날 문득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어요. 이웃이나 주변을 살펴보지 않고 오로지 나만을 위해 내달려오던 ‘이기적인’ 모습을 발견하게 됐죠.” 지난해 10월 은행을 그만뒀다. 그리고는 곧장 다문화가정 미혼모를 위한 지원센터 설립에 매진했다. 은행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총괄하며 다문화 가정의 열악한 현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계기였다. 월급 한 푼 받지 않는 ‘재능기부’이지만 오씨는 기업체, 대학병원, 법무법인 등 후원을 해줄 수 있는 곳이라면 닥치는 대로 쫓아다녔다. 오씨는 이 센터에서 미혼모 6명과 자녀 10명을 돌보고 있다. 그는 “불법 이주노동자 출신의 미혼모에게서 태어난 자녀 역시 ‘불법 이민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어 정부 지원은커녕 이 땅에 기댈 곳이 없다”며 “적어도 아이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법률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체 재취업도 준비 중이다. 이 역시 다문화 가정 지원사업의 연장선상이다. “씨티은행에서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회공헌 활동이 필요한 기업과 다문화 가정을 연계해주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게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이제 시작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Capital less and less(소자본) - 퇴직 11년차 조성준 개인택시 기사 택시하려고 퇴직금 따로 떼어뒀지… 핀잔 주던 동기들, 이젠 부러워해 “어디로 모실까요?” 개인택시 기사 조성준(63)씨는 매일 아침 “10명의 손님한테 칭찬을 받자”는 다짐을 한다. 은행원 시절 고객을 대하는 자세로 임하면 택시를 타는 손님들 마음도 열릴 것으로 본 것이다. 조씨는 “운전이 고되긴 하지만 손님들한테 ‘인사를 잘하신다’ ‘운전을 편안하게 하신다’ ‘인상이 좋다’는 말을 들으면 절로 힘이 난다”고 말했다. 1976년 국민은행에 입행해 30년을 한 직장에서만 지내온 조씨는 2005년 부지점장을 끝으로 퇴직을 결심했다. 지점장을 노려볼 수는 있었지만 어차피 퇴직을 해야 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나와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게 낫다고 봤다. 희망퇴직을 하면서 특별퇴직금으로 30개월치 월급을 한꺼번에 받았는데 이 중 1억원은 개인택시를 하기 위해 따로 떼어놨다. 조씨는 “동기들이 ‘은행 다니는 놈이 택시는 무슨’이라며 핀잔을 주기도 했지만 개인택시만큼 안정적인 일도 없다. 식당을 차렸다가 장사가 안되면 투입한 돈을 모두 날리지만 개인택시는 나중에 면허를 반납하면 그 돈을 고스란히 돌려받는다”고 말했다. 조씨의 하루 근무 시간은 약 10시간. 오전 7시부터 11시, 오후 3시부터 9시까지 주로 출퇴근 시간에만 운전한다. 심야에도 일할 수 있지만 욕심부리면 위험하다는 생각에 자제하고 있다. 월평균 수입은 200만원이 조금 넘는다. 여기에 국민연금 월 120만원을 받고, 개인연금도 매월 50만원 남짓 나오니 부부가 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요즘에는 동기들도 다들 부러워해요. 제 삶만큼 자유로운 삶이 있을까요. 내년 5월 아내와 북유럽 여행을 다녀 오려고 적금을 붓고 있습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사진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박윤슬기자 seul@seoul.co.kr
  • 혈통견이라더니... 정체는 염색한 잡견

    혈통견이라더니... 정체는 염색한 잡견

    뛰어난 이발(?)과 염색 솜씨로 사기를 치던 사기단이 결국은 쇠고랑을 찼다. 페루 경찰이 잡견을 혈통견을 둔갑시켜 비싼 가격에 팔던 사기범 두 명을 검거했다. 알고 보니 범인은 사기를 가업처럼 대물림한 아버지와 아들이었다. 리마에서도 인구가 북적이는 로스올리보스에서 최근 벌어진 사건이다. 사기범들은 인터넷에 요크셔테리어를 분양다는 광고를 올렸다. "반려견을 많이 키울 처지가 아니라 귀여운 새끼를 저렴하게 분양하려고 한다. 혈통을 100% 보증한다"는 광고를 보고 금방 여러 명이 반려견을 사겠다고 달려들었다. 부자는 600누에보솔레스, 우리돈으로 약 24만원을 받고 개를 팔아넘겼다. 하지만 얼마 뒤 반려견을 산 사람은 경찰서를 찾아갔다. 처음엔 몰랐지만 반려견을 키우다 보니 점점 외모가 변해갔기 때문이다. 고발인은 "처음엔 요크셔테리어가 분명해보였지만 개의 모습이 갈수록 달라져갔다"면서 "얼마쯤 시간이 지나자 완전한 잡견의 모습이 됐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봐도 분명 요크셔테리어는 아닌 것 같았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모 직거래사이트에서 반려견을 분양하는 부자를 찾아냈다. 광고엔 "치와와, 요크셔테리어, 웨스트하일랜드테리어를 저렴한 가격에 분양합니다. 사기 걱정 없이 안심하고 구입하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경찰은 광고에 명시된 연락처로 연락을 취해 혈통견을 분양한다는 두 사람을 잡아들였다. 두 사람은 각각 40살과 20살 된 부자였다. 두 사람은 잡견을 혈통견으로 둔갑시키는 데 달인이었다. 부자는 적절히 털을 깎고 염색을 해 잡견을 감쪽같이 혈통견으로 만들어 분양했다. 아버지와 아들은 '벼룩들'이라는 이름까지 만들고 상습적으로 가짜 혈통견을 분양해왔다. 경찰은 "워낙 솜씨가 정교해 처음엔 아무도 의심을 하지 못했다"면서 "지금까지 최소한 수십 마리를 이런 식으로 분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성실했지만 힘겨운 이들을 위한 ‘작은 영화 큰 울림’

    성실했지만 힘겨운 이들을 위한 ‘작은 영화 큰 울림’

    박근혜 대통령은 2010년 11월 14일 박정희 전 대통령 제93회 탄신제에 참석해 “성실히 노력한다면 누구나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타깝게도 이는 과거에도 쉽지 않았고, 지금은 더 어려워졌다. ‘성실’의 가치는 과거 초기 산업화시대 노동자들에게 요구되는 미덕이었다. 하지만 산업발전이 고도화되고 자본의 집적을 통한 이윤 창출이 대세로 이뤄지면서, 개인의 성실이 행복과 성공을 가져다주는 충분조건이 될 수 없음은 이미 확인됐다. 뒤늦게 진실을 확인한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그리 많지 않았다. ‘암살’, ‘베테랑’, ‘미션임파서블5’ 등 흥행 대작들이 위세를 펴는 가운데 13일 나란히 개봉하는 두 편의 작은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와 ‘위로공단’은 이 지점에서 각각 출발한다. 영화는 블랙코미디와 다큐기법이라는 상반된 방식을 취하지만 공통적으로 ‘성실한 사람’과 ‘성실하게 살아온 삶 이후’를 조명한다. 웃프게 위로하다 삼포세대의 쓰디쓴 현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속 성실한 이는 수남(이정현)이다. 여상을 다니며 14개의 자격증을 취득한 놀라운 스펙을 자랑하지만 결국 컴퓨터에 일자리를 뺏겨야 했다. 작은 공장 경리로 일하다 만난 남편 규정(이해영)과 소박한 행복을 누리며 살려고 했지만 기계 소음에 청각을 잃어버린 남편은 프레스에 손가락까지 잘리고, 급기야 자살 시도 끝에 식물인간이 되고 만다. 그러다 산동네 허름한 집일지라도 남편의 숙원인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다.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그 빚을 갚기 위해 수남은 새벽에는 신문배달, 오전에는 청소대행, 오후에는 식당 주방보조, 짬짬이 남는 시간에는 명함 돌리기 등을 하며 새벽부터 밤까지 몸이 으스러지도록 일을 해야 했다. 하는 일마다 달인 수준의 높은 경지임은 말할 것도 없다. 역시 성실히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일까. 남편 병원비와 대출이자 압박을 견디다 못해 집을 부동산에 내놓으려는 순간 산동네 재개발 소식을 듣는다. 수남은 모처럼 행복감에 부푼다. 하지만 이는 도리어 비극의 시작이었다. 더 큰 탐욕을 좇는 이들에게 작은 행복을 맹목적으로 바라는 수남은 함께 공존할 수 없는 걸림돌일 수밖에 없었다. 피 칠갑이 된 모습도 마다하지 않은 채 우연이든, 필연이든 수남은 이들을 우스꽝스럽거나 슬프게 하나씩 제거해 나간다. 1996년 영화 ‘꽃잎’에서 거대한 국가의 폭력 앞에 미쳐버린 소녀를 연기하며 데뷔했던 이정현이 다시 자본과 개발이 폭력처럼 강제하는 시대에 ‘순수한 광기’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여성을 표현했다. 곳곳에서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코미디지만, 삼포세대를 넘어 오포세대라고 자조하는 20~30대의 슬픈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청소년 관람 불가. 다큐로 다독이다… ‘여공’으로 견뎌낸 세월 ‘위로공단’은 조금 다르다. 다큐영화답게 많은 ‘성실한 이들’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풀어나간다. 이 작품 속 성실한 이들은 ‘봉제공장 노동자로 일해 온 어머니’와 ‘삶과 노동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살아온 많은 여성 노동자들’이다. 평화시장 청계피복, YH무역, 동일방직, 대우어패럴 등에서 일하며 1970~80년대 근대화의 역군 혹은 여공, 공순이로 불렸던 이들이기도 하다. 그 시절 얘기에 머물지 않는다. 기륭전자, 콜트악기, 한진중공업, 삼성전자, 다산콜센터, 항공사 여승무원 등에 이르기까지 1990년대, 2000년대를 넘어오면서 형태는 바뀌었지만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들이다. 15살 나이에 봉제공장에 취업해 일했고, 철야하다 다음날 타이밍(각성제) 먹으며 또 근무하고, 그러면서도 월 최저임금도 못 되는 7만~8만원의 월급 받고, 중간관리자에게 성폭행당하고서 말도 못한 채 회사에서 쫓겨나가고, 폐결핵 걸려 술집으로 밀려났던 시간들의 집합체였다. 최저임금을 달라고, 노동3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가 구속되고 해직됐던 시간들은 억울하고 서러웠다. 많은 이들이 때로는 눈물짓기도 하지만, 이제는 웃으면서 덤덤히 그 기억과 세월을 더듬기에 더욱 가슴이 먹먹해진다. 다큐의 힘은 강하다. 어설프게 설명하는 내러티브는 단 한마디도 끼어들지 않는다. 대신 인터뷰 중간중간에 울울한 숲길, 구로공단 쪽방촌(벌집), 고층건물의 패션타운으로 변모한 가리봉동 등 주변 풍경을 배경으로 여백미 가득한 음악이 흐른다. 평생에 걸쳐 쉼없이 달려온 이들의 삶을 위로하고 다독여 주기 위한 감독의 미장센이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가 임흥순 감독에게 한국 최초로 은사자상을 안긴 것은 현실 속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수많은 이들에 대한 또 다른 위로였다. 15세 관람가.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새 영화] ‘미쓰 와이프’

    [새 영화] ‘미쓰 와이프’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시대. 자의반 타의반 싱글을 선택한 남녀의 수는 점점 늘고 있다. ‘미쓰 와이프’는 결혼의 필요성에 강한 의구심을 품고 독신을 결심한 남녀라도 가족의 의미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 연우(엄정화)는 부러울 것 없는 이 시대의 골드미스다. 승소율 100%의 억대 연봉 변호사인 그는 넓은 집, 좋은 차 등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며 산다. 하지만 가슴 한쪽에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은 뒤 겪은 깊은 외로움과 상처를 안고 있다. 어쩌면 그 아픔이 그를 더욱 악착같이 앞만 보고 달리게 한 원동력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꿈에 그리던 뉴욕 발령을 눈앞에 둔 연우에게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교통사고를 당해 이승과 저승의 문턱에 서게 된 것. 하지만 한 달만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면 원래의 삶으로 돌려보내 주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그 제안을 덜컥 받아든 연우에게 상상하지도 못했던 아줌마 라이프가 펼쳐진다. 때 되면 밥 달라, 돈 달라 외쳐대는 아이들도 적응이 안 되는데 동네 아줌마들과의 수다 모임에도 껴야 하고, 35원짜리 봉투를 붙이는 부업까지 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생소한 것은 바로 남편이 생겼다는 점이다. 성환(송승헌)은 가진 것은 없지만 아내와 가족에 대한 사랑만큼은 넘치는 구청 공무원이다. 연우는 쓸데없이 얼굴만 잘생긴 성환이 영 불만이다. 하지만 성환은 달라진 아내를 구박하기보다는 혹시 자신에게서 마음이 떠난 것은 아닌지 전전긍긍하는 애처가다. 한 달간의 시한부이기 때문에 버텨 보기로 작정한 연우. 하지만 그는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가족들의 정에 물든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편이 돼 주는 남편, 달라진 엄마가 갱년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살뜰하게 챙겨주는 아들, 사춘기이지만 모녀의 끈끈한 정을 나누는 딸은 어느새 그녀를 지켜주는 든든한 울타리가 돼 있었다. 재벌의 입장에서 변호를 했던 연우는 엄마가 되면서 세상을 보는 시각과 가치관이 달라진다. 평범한 동네 아줌마인 연우가 변호사로서의 능력을 활용해 동네 부녀 회장의 비리를 조목조목 짚는 장면과 성폭력을 자행한 재벌 아들에게 경고를 하는 장면은 통쾌함을 안겨 준다. 후반부로 갈수록 가족 드라마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눈물샘을 자극하는 신파조로 흐르는 건 아쉽다. 하지만 가족에 대한 따뜻함이라는 일관된 주제는 잘 살았다. 일견 뻔한 판타지 영화로 흐를 뻔한 영화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도도한 골드미스 연기로는 대체 불가인 엄정화가 극의 중심을 잡고 송승헌은 힘을 뺀 생활 연기로 빈틈을 잘 메웠다. 또한 맛깔나는 조연 연기의 달인 라미란과 김상호, 아역 배우 서신애와 정지훈은 영화를 탄탄히 받치는 힘이다. 영화 ‘조폭 마누라’의 각본을 쓰고 ‘육혈포 강도단’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던 강효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3일 개봉. 15세 관람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김태호 “미래 위해 공부” 총선불출마 선언

    김태호 “미래 위해 공부” 총선불출마 선언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3일 “미래를 위해 공부하겠다”며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다만 정계 은퇴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당 지도부 입성 후 잇단 돌출 행보에 이은 그의 불출마 선언을 놓고서 ‘대권을 향한 숨 고르기’ 등 해석이 분분하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려운 경제로 인해 견디기 힘든 세월을 겪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두려운 마음”이라며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연소 군수, 도지사를 거치면서 몸에 배인 스타 의식과 조급증이 지나치게 많은 사람을 만나게 했고 반대로 몸과 마음은 시들어 갔다”고 반성했다. 그는 “정계 은퇴는 아니다”며 정치적 재기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대권 행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정치적 계산이 없다. 미래에 걸맞은 시각과 깊이를 갖췄을 때 돌아오겠다”고 선을 그었다. 최고위원직도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최고위원의 돌발적인 불출마 선언과 시점에 대해 당 안팎에선 ‘뜻밖이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는 지난해 7·14 전당대회 때 6선 이인제·친박계 홍문종 의원을 앞서며 3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경남도의원, 거창군수, 경남도지사를 거쳐 중앙정치에 진출, 재선의원까지 5연승한 선거의 달인이다. 최연소 광역단체장 기록(42세)도 가졌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총리 후보로 지명되며 ‘40대 대권주자’로 부각됐지만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하는 시련도 겪었다. 그간 그의 돈키호테식 행보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했다. 지난해 말엔 ‘경제활성화법의 국회 장기 계류’를 이유로 돌연 최고위원 사퇴를 선언했다가 번복하며 이미지를 구겼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정국에선 지도부 합의를 깨고 유 전 원내대표에게 총구를 겨누며 최고위원회의 파행 사태를 촉발키도 했다. 불출마 선언은 그의 자성과 더불어 야풍이 거센 지역구 상황도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봉하마을이 있는 김해을은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위원장이 19대 총선 패배의 설욕을 벼르는 등 민심 분위기가 가파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과학수사의 달인을 찾아라!’

    ”과학수사의 달인을 찾습니다!” 전북지방경찰청은 29일 ‘숨은 흔적을 찾아라’라는 주제로 과학수사 현장실습관에서 ‘과학수사 달인 선발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달인 선발대회에서 6개 팀 40명의 과학수사대원이 가상의 범죄현장에서 숨겨진 증거들을 찾으며 경연을 벌였다. 6명의 심사위원은 참가팀이 채취한 지문, 족적, 혈흔 등 증거물과 감정의뢰서 등을 평가해 우수 팀을 선발했다. 이번 대회에서 선발된 3개 팀에게는 전북경찰청장 표창이 주어졌다. 홍성삼 전북경찰청장은 “범죄현장에서 과학수사를 통해 얻는 증거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최신 과학수사기법을 경찰이 습득해 날로 지능화하는 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응해달라는 취지에서 이번 대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꼭 살아서 갈게요. 어머니!” 잊지 않겠습니다

    [밀리터리 인사이드] “꼭 살아서 갈게요. 어머니!” 잊지 않겠습니다

    6·25 전쟁. 우리에겐 너무나 아픈 역사입니다.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남침을 시작으로 낙동강 방어, 서울 수복, 평양 탈환, 다시 1.4후퇴와 서울 수복으로 이어진 공방전은 한반도에 결코 지울 수 없는 생채기를 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호국 보훈의 달인 6월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국민들의 관심사에서 사라지는 역사이기도 합니다. 우리 장병 전사자만 16만명. 여전히 유해조차 발굴하지 못한 전사자가 13만명에 달합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발굴한 전사자 유해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국군 8477명, UN군 13명, 북한군과 중공군 등 적군 1189명 등 9500여명에 불과합니다. 정전협정일(7월 27일)을 맞아 저마다 아픔을 간직한 그들의 사연을 되돌아 봤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을 가면 특이한 묘비가 하나 있습니다. 이른바 ‘이름없는 묘’라고 불리는 묘비인데요. 묘비에는 ‘육군소위 김○○의 묘’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이름 부분은 지워진 것이 아니라 아예 새긴 흔적조차 없습니다. ‘김 소위’의 묘라니, 무명용사의 묘비를 직접 보면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는데요. 현충원에서 유일한 이름없는 묘라고 합니다. 여기에는 애틋한 사연이 있습니다. ●14년 만에 찾은 전우 故 김수영 소위 6·25 전쟁 초기인 1950년 8월. 낙동강 방어선의 동쪽 지역인 안강지구의 도음산(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학천리)에서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기세가 오른 북한군 12사단은 이 지역을 돌파해 포항을 손에 넣으려 했고, 수도사단이 주축이 된 우리 군은 병력을 정비해 맹렬하게 반격했습니다. 당시 한 부대의 소대장이었던 황규만 소위는 이 치열한 전투의 중심에 있었죠. 전투로 녹초가 되다시피한 어느 날, 다른 부대의 소대장 김모 소위가 지원 병력으로 도착했습니다. 가뭄의 단비와 같았고, 장병들의 사기는 크게 올랐습니다. 두 사람과 소대 장병들은 힘을 합쳐 싸웠지만, 27일 안타깝게도 김 소위는 적의 총탄에 숨을 거두고 맙니다. 정식으로 매장할 겨를이 없었기 때문에 황 소위는 김 소위의 주검을 능선 아래쪽 소나무 밑에 가매장한 뒤 돌로 표시하고 전투를 계속했습니다. 전투가 벌어진 지 14년이 지난 시점에 황 소위는 진급을 거듭해 어느새 대령이 돼있었습니다. 1군 사령부 비서실장이었던 그는 전우의 시신을 찾기 위해 직접 도음산으로 향했습니다. 가물가물한 기억을 더듬으며 산속을 헤맨 끝에 다행히 유해는 찾았지만 전우의 이름을 알 길이 없었죠. 그래도 물러서지 않고 육군참모총장에게 청원한 끝에 1964년 5월 29일 국립묘지 제54묘역 1659호에 이름없는 전우의 유해를 안장하게 됩니다. 황규만씨는 준장까지 오른 뒤 1976년 예편했지만, 단 한시도 이름없는 전우의 묘비를 잊은 적이 없었습니다. 각고의 노력 끝에 1990년 11월 드디어 가족과 이름을 찾았습니다. 고(故) 김수영 소위. 비극적인 역사와 전우애를 잊지 말자는 의미로 그의 묘비는 지금도 여전히 ‘육군소위 김○○의 묘’로 남아있습니다. 6·25 전쟁에 형제가 나란히 참전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례도 있습니다. 전사한 지 60년 만에 만나 현충원에 묻힌 고 이만우 하사와 이천우 이등중사, 65년 만인 올해 나란히 묻힌 고 강영만 하사와 강영안 이등상사가 그들입니다. 경북 청도에서 태어난 이만우, 이천우 형제는 낙동강 전투가 한창이던 1950년 8월과 9월 차례로 자원입대했습니다. 형과 동생의 나이는 각각 21세와 18세였습니다. 요즘 같으면 한창 공부에 매진하거나 한껏 젊음을 누릴 나이지만, 형이 먼저 입대한 뒤 홀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7남매의 막내인 동생도 기꺼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뒤를 따랐습니다. ●홀어머니 만류도 뿌리치고 형과 함께 군으로 형은 1사단, 동생은 7사단 소속으로 두 사람 모두 서울 수복에 이어 북진 선봉에 서서 평양탈환작전에 참여하는 등 혁혁한 무공을 세웠다고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1951년 5월 경기 고양지구 봉일천 전투에서 형이 먼저 전사한 데 이어 9월에는 동생도 강원 양구군의 백석산 탈환을 앞두고 무명 901고지 부근 능선에서 운명을 달리하고 말았습니다. 두 사람은 모두 화랑무공훈장을 수훈했습니다. 이들이 1년 남짓 참전기간 동안 군화를 신고 걸었던 거리는 3400km. 서울과 부산을 4번 가까이 왕복할 수 있는 거리를 두 형제는 싸우고, 또 싸우며 걸었습니다. 형은 1960년 5월 서울현충원에 몸을 누일 수 있었지만, 동생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동생은 그렇게 강산이 여섯 번 바뀔 동안 쓸쓸히 차디찬 땅에 남겨져 있었습니다. 심지어 먼저 현충원에서 안식처를 찾은 형조차도 화랑무공훈장이 수여됐음에도 불구하고, 신원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가족들은 이런 사실을 몰랐습니다. 다음해 두 사람은 현충원에 나란히 묻혔고, 가족들도 소중한 유품을 전달받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호국형제의 묘’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지난 6월에는 강영만 하사와 동생 강영안 이등상사의 합동안장식이 열렸습니다. 두 번째 형제의 묘입니다. 강 하사는 중공군 공세가 한창이던 1951년 1월 자원입대해 횡성전투, 호남지구 공비토벌 작전에 참여했습니다. 1951년 8월 북한군 1만여명과 일주일 동안 치열한 고지전을 벌인 2차 노전평 전투에서 장렬하게 산화했죠. 동생인 강영안 2등 상사는 6·25 전쟁 발발 전인 1949년 1월에 입대해 2사단 소속으로 옹진반도 전투, 경북 상주 화령장 전투,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한 역전의 용사였습니다. 1952년 10월 강원 철원군 김화읍 부근에서 벌어진 저격능선전투에서 전사했습니다. 고지를 빼앗으려는 중공군의 파상공세를 저지한 저격능선전투는 백마고지전투와 함께 6·25 전쟁 2대 격전으로 불리는 치열한 전투였습니다. 동생 강 이등상사의 유해는 전투 직후 수습돼 서울현충원에 안장돼 있었지만 형의 유해는 찾지 못해 위패만 있었죠. 형제는 65년 만인 올해 현충원에서 유골로나마 서로를 마주하게 됐습니다. ●박격포탄 들고 육탄으로 백마고지 탈환에 나서다 서울 용산구의 전쟁기념관에 들어가면 1952년 10월 강원 철원 북방의 백마고지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던 ‘육탄 3용사상’이 있습니다. 9사단 30연대 1대대 1중대 1소대장인 고 강승우 소위와 부하였던 오규봉·안영권 일병은 395고지(백마고지)를 탈환하기 위해 적의 기관총 진지로 접근했습니다. 오규봉 일병이 먼저 대공포판을 등에 메고 돌격했고, 안 일병과 강 소위가 엄호사격을 했습니다. 강 소위는 직접 박격포탄과 TNT를 들고 기관총 진지 7m 지점까지 접근했고, 폭발물을 던지는 순간 총상을 입었지만 안 일병이 다시 주워 진지에 던져 넣었습니다. 이후 오 일병도 진지 안에 수류탄을 던졌고, 세 사람은 현장에서 산화했습니다. 9사단은 그들의 활약에 힘입어 고지를 탈환했죠. 이후 강 소위는 중위로, 오 일병과 안 일병은 각각 하사로 추서됐습니다. 강 중위와 안 하사는 고향과 모교에서 추모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됐지만, 직계 자손이 없었던 오 하사의 상황은 좀 달랐습니다. 국가 유공자 보상을 받을 수 없었던 것은 물론 변변한 추모비조차 없었죠. 뒤늦게 유일한 혈육인 동생으로부터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들은 9사단 관계자와 전우회 등이 2013년 1월부터 모금활동을 벌이고 고향인 천안시에서 부지를 제공해 그 해 오 하사 추모비를 건립했습니다. 정규군조차 되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영웅적인 전투를 벌인 학도병의 슬픈 사연도 많습니다. 특히 1950년 8월 포항여중 전투에서 산화한 학도병들의 이야기는 2010년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수도사단 김석원 준장의 명성을 듣고 온 학도병 수백명 가운데 71명은 김 준장이 3사단으로 옮기자 함께 싸우겠다며 8월 8일 포항으로 왔습니다. 이들은 변변한 무장도 하지 못한 빈몸이었습니다. 3사단은 학도병 1명당 미 해병대에서 받은 M1 소총 1정과 실탄 250발을 지급했죠. 이들은 9일부터 사단 후방지휘소가 있는 포항여중에 집결해 있었습니다. 이곳에는 연락장교와 소규모 지원인력만 있었을 뿐 전투병은 모두 전방에서 북한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당장 지휘소로 적군이 몰려올 것이라는 예상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 내용은 일부 각색돼 영화 ‘포화속으로’의 소재가 되기도 했죠. 일부 학도병은 소년원에 가기 싫어 끌려온 것으로 설정돼 있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비록 군번은 없었지만 모두 나라를 지키겠다는 신념으로 스스로 찾아온 이들이었죠.  ●“전쟁은 왜 해야 하나요?” 학도병들의 비극 비극은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습니다. 11일 새벽 4시 30분부터 총성이 들리기 시작했고, 진격해오는 북한군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적이 학교 앞 50m 지점까지 다가오자 학도병들의 사격이 시작됐습니다. 갑작스러운 기습에 20여명을 잃은 북한군은 해가 뜨자 전열을 정비해 공격했고, 학도병들의 항복을 종용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항복을 거부하고 실탄을 모두 소진할 때까지 치열한 전투를 벌였습니다. 무기 창고를 부순 뒤 수류탄 약간과 실탄을 다시 확보해 물러서지 않고 전투를 벌였습니다. 그러자 북한군은 장갑차 5대를 동원해 전진했고, 그 중 2대가 학교 정문으로 돌입하며 기관총을 난사했습니다. 실탄이 떨어진 학도병들은 적이 눈 앞까지 다가오기를 기다려 수류탄을 던지며 분전했지만 결국 48명이 전사했습니다. 6명은 부상당했고 4명이 실종, 13명은 포로가 됐습니다. 포로가 된 이들 가운데 대부분이 탈출했지만 2명의 행방은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죽음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3사단 지휘부와 포항 시민들은 학도병들이 전투를 벌이는 사이 무사히 남쪽으로 대피했고, 14일 전열을 재정비한 1군단이 다시 포항을 탈환하게 됩니다. 전사한 서울 동성중 3학년 이우근 대원의 옷속 수첩에서는 영화에서처럼 부치지 못한 편지가 발견됐습니다. 절절한 내용에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아래는 편지 내용입니다. “어머니! 나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돌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10여명은 될 것입니다. 적은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팔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어머니! 전쟁은 왜 해야 하나요? 어제 내복을 빨아 입었습니다. 물내나는 청결한 내복을 입으면서 저는 왜 수의(壽衣)를 생각해냈는지 모릅니다. 어쩌면 제가 오늘 죽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살아가겠습니다. 꼭 살아서 가겠습니다. 어머니! 상추쌈이 먹고 싶습니다. 찬 옹달샘에서 이가 시리도록 차가운 냉수를 한없이 들이키고 싶습니다. 아! 놈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다시 또 쓰겠습니다. 어머니 안녕! 안녕! 아, 안녕은 아닙니다. 다시 쓸 테니까요. 그럼 …”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고은, 8월 30일 결혼 “4세 연하 회사원”

    한고은, 8월 30일 결혼 “4세 연하 회사원”

    배우 한고은(40)이 8월 30일 결혼을 발표했다. 최근 결혼설에 휩싸인 한고은이 결국 결혼 날짜를 8월 30일로 확정해 발표했다. 한고은의 소속사 지앤지프로덕션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고은이 다음달인 8월 30일 결혼하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한고은 씨가 8월 30일 결혼한다. 예비신랑은 4세 연하의 회사원”이라고 설명했다. 소속사 측은 “한고은 씨와 예비신랑은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 두 사람의 교제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으나, 예비신랑의 따뜻하고 한결 같은 모습과 시간이 갈수록 서로의 장점을 닮아가는 모습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결혼을 약속하게 되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한고은 “4살연하 회사원과 8월 30일 결혼” 공식 발표..웨딩드레스 입은 모습 보니

    한고은 “4살연하 회사원과 8월 30일 결혼” 공식 발표..웨딩드레스 입은 모습 보니

    한고은 “4살연하 회사원과 8월 30일 결혼” 공식 발표..웨딩드레스 입은 모습 보니 ‘한고은 결혼 발표, 한고은 8월 30일 결혼’ 배우 한고은(40)이 8월 30일 결혼한다. 한고은의 소속사 지앤지프로덕션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고은이 다음달인 8월 30일 결혼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소속사는 “한고은 씨가 8월 30일 결혼한다. 예비신랑은 4세 연하의 회사원”이라고 밝혔다. 소속사 측은 “한고은 씨와 예비신랑은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 두 사람의 교제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으나, 예비신랑의 따뜻하고 한결 같은 모습과 시간이 갈수록 서로의 장점을 닮아가는 모습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결혼을 약속하게 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인 진행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예비신랑과 양가 친지들을 배려해 결혼식은 친인척만을 초대해 소규모의 소박한 비공개 예식으로 진행 될 예정”이라며 “이에 당일 취재 및 촬영 협조가 어려운 점 미리 깊은 양해 부탁 드린다. 한고은 씨는 앞으로도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모습과 함께 배우로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저희 지앤지 프로덕션도 한고은 씨가 좋은 작품을 통해서 여러분께 인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사진=웨딩블로그 스포엔샤(한고은 8월 30일 결혼)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한고은 8월 30일 결혼, 누구와 결혼하나 보니..

    한고은 8월 30일 결혼, 누구와 결혼하나 보니..

    배우 한고은(40)이 8월 30일 결혼을 발표했다. 최근 결혼설에 휩싸인 한고은이 결국 결혼 날짜를 8월 30일로 확정해 발표했다. 한고은의 소속사 지앤지프로덕션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고은이 다음달인 8월 30일 결혼하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한고은 씨가 8월 30일 결혼한다. 예비신랑은 4세 연하의 회사원”이라고 설명했다. 소속사 측은 “한고은 씨와 예비신랑은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 두 사람의 교제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으나, 예비신랑의 따뜻하고 한결 같은 모습과 시간이 갈수록 서로의 장점을 닮아가는 모습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결혼을 약속하게 되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사진=웨딩블로그 스포엔샤(한고은 8월 30일 결혼)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한고은 8월 30일 결혼 “4세 연하 회사원” 결혼 서두른 이유 알고보니? [전문포함]

    한고은 8월 30일 결혼 “4세 연하 회사원” 결혼 서두른 이유 알고보니? [전문포함]

    한고은 8월 30일 결혼 “교제기간 길지 않았지만..” 4살연하 예비신랑 직업은?[전문] ‘한고은 8월 30일 결혼 발표’ 배우 한고은(40)이 8월 30일 결혼을 발표했다. 최근 결혼설에 휩싸인 한고은이 결국 결혼 날짜를 8월 30일로 확정해 발표했다. 한고은의 소속사 지앤지프로덕션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고은이 다음달인 8월 30일 결혼하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한고은 씨가 8월 30일 결혼한다. 예비신랑은 4세 연하의 회사원”이라고 설명했다. 소속사 측은 “한고은 씨와 예비신랑은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 두 사람의 교제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으나, 예비신랑의 따뜻하고 한결 같은 모습과 시간이 갈수록 서로의 장점을 닮아가는 모습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결혼을 약속하게 되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구체적인 진행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예비신랑과 양가 친지들을 배려해 결혼식은 친인척만을 초대해 소규모의 소박한 비공개 예식으로 진행 될 예정”이라며 “이에 당일 취재 및 촬영 협조가 어려운 점 미리 깊은 양해 부탁 드린다. 한고은 씨는 앞으로도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모습과 함께 배우로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저희 지앤지 프로덕션도 한고은 씨가 좋은 작품을 통해서 여러분께 인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하 한고은 소속사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배우 한고은씨의 소속사 지앤지 프로덕션입니다. 항상 한고은씨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한가지 기쁜 소식을 전해드리게 되었습니다. 한고은씨가 오는 8월 30일 사랑하는 사람과 백년가약을 맺게 되었습니다. 예비신랑은 알려진 바와 같이 4세 연하의 회사원으로 자상하고 건실한 청년입니다. 한고은씨와 예비신랑은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나 연인으로 발전하였습니다. 두 사람의 교제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으나, 예비신랑의 따뜻하고 한결 같은 모습과 시간이 갈수록 서로의 장점을 닮아가는 모습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결혼을 약속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진행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예비신랑과 양가 친지들을 배려해 결혼식은 친인척만을 초대해 소규모의 소박한 비공개 예식으로 진행 될 예정입니다. 이에 당일 취재 및 촬영 협조가 어려운 점 미리 깊은 양해 부탁 드립니다. 한고은씨는 앞으로도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모습과 함께 배우로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저희 지앤지 프로덕션도 한고은씨가 좋은 작품을 통해서 여러분께 인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 동안 한고은씨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리며, 이제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에 선 한고은씨에게 많은 사랑과 축복을 보내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웨딩블로그 스포엔샤(한고은 8월 30일 결혼)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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