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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고건 책임총리에게 거는 기대

    어젯 밤 국회에서 진통 끝에 임명 동의를 받은 고건 총리에 대한 기대는 안정적인 내각 운영이다.‘개혁 대통령’에 ‘안정 총리’ 구도로 참여정부의 국정운영이 조화를 이뤄나가기 바란다.노무현 대통령의 개혁 마인드를 고 총리의 경륜과 전문성으로 뒷받침해달라는 것이다.고 총리는 ‘행정의 달인’으로 불릴 만큼 공직사회는 물론 정치권의 신망이 두텁다.반면 노 대통령에 대한 기득권층 등의 시각은 우호적이지 못하다.따라서 이들 비우호 집단이나 계층의 협조를 이끌어내 통합의 기운을 북돋우고 행정의 연속성을 꾀하는 일이 고 총리에게 맡겨진 중요 역할 가운데 하나라고 본다. 고 총리가 노 대통령이 공약한 책임총리라는 사실도 주목거리다.책임총리는 ‘얼굴마담’식 총리와는 달리 실질적인 내각통할권과 각료제청권을 갖는다.고 총리는 이번 조각 마무리 과정에서 유력한 장관 후보 몇몇을 탈락시키는 등 각료제청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더라도 참여정부의 인선 작업에 대한 의구심이 누그러진 것은 아니다.내정자나 유력후보의면면을 살펴보면 파격과 의외성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학력 파괴에,40대가 상당수에 이르고,전문성보다 개혁성을 앞세우며,여성 장관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에 따라 일부 부처에서는 소속원들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등 관료사회 전반이 술렁인다고 한다. 파격적 인선에는 관료문화를 혁신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본다.그만큼 공직사회에는 관료주의적 색채와 비능률적 요소가 도사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개혁에는 진통과 위험부담이 따르기 마련이다.파격 인사를 통해 부처이기주의나 보신주의 등 고질적 타성이 사라지기를 기대한다.하지만 참신성에 매달리다 보면 자칫 과욕과 시행착오로 흐르기 쉽다.부처간 지나친 실적 경쟁도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내각의 신중한 처신과 더불어 고 총리의 빈틈 없는 부처 장악을 주문한다.
  • [新 엘리트관료] ⑥ 행정자치부

    노무현(盧武鉉) 정부에서의 행정자치부는 지방분권과 행정개혁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산파역을 맡게 될 전망이다.노 대통령의 대선 핵심공약인 행정수도 이전과 지방분권을 이뤄내 명실상부한 지방화 시대를 열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도 25일 취임사에서 “중앙과 지방은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발전해야 하고 비상한 결의로 이를 추진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실질적인 분권화와 자율·경쟁 원리를 앞세운 행정개혁이 국가경영의 주요 어젠다인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의 지방자치제도는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입법권,인사조직권,재정권,행정권 등을 사실상 움켜쥐고 있는 ‘자치속의 타치’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제 민선 3기를 맞은 지방자치단체는 분권화 개혁을 추진해야 하는 시대적 요구에 직면해 있다. 이른 시일내에 구성될 정부혁신위원회가 단행할 행정개혁과 정부조직 개편도 개혁정책의 성패를 가를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행자부 신(新) 관료 엘리트들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지방화 시대는 우리가 연다 정부가강력하게 추진할 지방분권 업무는 정채륭(丁采隆) 차관보가 진두지휘할 가능성이 높다.행시 14회 출신인 정 차관보는 남해군수,충무시장,창원시장과 경남 부지사,행자부 지방재정경제국장과 민방위 재난통제본부장 등을 거쳐 분권업무를 지휘할 적임자로 꼽힌다.그러나 새 장관이 취임한 뒤 다른 자리로 옮길 경우 교부세과장과 지방행정국장을 지낸 김지순(金之淳·13회) 민방위재난통제본부장이 대타를 맡을 공산이 크다. 지방자치 업무를 실질적으로 추진할 자치행정국장에는 전임 권선택(權善宅) 국장이 청와대 인사비서관으로 옮겨감에 따라 구미 부시장과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 등을 지낸 김용대(金龍大·18회) 민방위재난관리국장이 거론되고 있다. 분권화는 제도개혁뿐만 아니라 재정의 지방이양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이런 면에서 박승주(朴昇柱·21회) 지방재정경제국장이 주목받을 엘리트다.그러나 박 국장이 1급으로 승진할 경우 재정과장을 역임한 제2건국위 김동기(金東琪·17회) 국장 등이 후임자로 하마평에 올라 있다. 과장급에는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인 박재영(朴在泳·25회) 자치행정과장이 단연 돋보인다.지난 1995년 지방자치제도 출범시 산파역을 맡아 ‘분권통’으로 불린다.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파견 근무시 김병준(金秉準) 정무분과 간사가 박 과장을 가리켜 ‘노무현 정부 5년동안 분권업무를 이끌어갈 핵심인물’로 꼽았을 정도다.이외에 시·군 통합과 관련해 재정업무에 정통한 김동완(金東完·23회) 재정과장을 비롯,박경배(朴炅培·24회) 교부세과장,김대영(金大榮) 지방세제담당관 등이 지방분권의 주역들로 꼽히고 있다. ●행정개혁만이 효율적인 정부를 ‘좋은 정부,일하는 정부’의 기치를 내건 노무현 정부의 행정개혁은 박명재(朴明在) 기획관리실장이 적임자다.박 실장은 총무처 출신 현역 관료중 ‘인사·조직행정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행시 16회 수석합격자인 그는 총무처 조직1과장·조직기획과장을 거쳐 청와대 행정비서관,경북 부지사 등을 역임했다.박 실장이 승진·전보인사 대상이 될 경우에는 이성열(李星烈·17회) 중앙인사위 사무처장과 권오룡(權五龍·16회) 전청와대 행정비서관 등이 후임을 놓고 경합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행정개혁을 실질적으로 추진할 야전 사령관에는 김영호(金榮浩·18회) 행정관리국장이 유력하다.조직기획과장을 오랫동안 역임하는 등 정부내 행정전문가로 손꼽힌다.김 국장이 정부혁신위원회 등에 1급으로 승진하면 기능분석단에 근무중인 김호영(金浩榮·21회),김남석(金南奭·23회) 국장과 공무원단결권 추진기획단에 근무중인 정진철(鄭鎭澈·21회) 국장 등이 대타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김호영 국장은 정책기획위원회 사무국장과 인사위 인사관리심의관을 거쳤고,김남석 국장은 기획예산담당관을 역임한 뒤 인수위 파견근무를 했다.정 국장은 영국 엑스터대 박사 출신으로 이론과 실무 경험을 두루 갖췄다. 과장급으로는 박찬우(朴贊佑·24회) 기획예산담당관과 김상인(金相仁·26회) 조직정책과장이 신 엘리트 관료로 부상하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
  • [사설]총리 인준안과 특검제 연계 안돼

    고건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한 이틀간의 인사청문회가 끝났으나 인준안 처리 전망이 다소 불투명하다.원내 1당인 한나라당이 고 총리 지명자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계속 내놓으며 여권을 압박하고 있다.특히 대변인 논평을 통해 “책임총리로서 자질과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으며,안정총리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처세의 달인’이라는 우려를 갖게했다.”고 혹평하기에 이르렀다. 고 총리 지명자에 대한 평가는 소속 정당의 입장과 특위 위원들의 개인적 시각과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다.문제는 총리인준 동의안과 현대상선의 대북송금 의혹을 파헤칠 특검제 법안을 연계 처리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물론 한나라당은 특검법과 총리인준안을 연계 처리하지 않는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다.그러나 의사일정을 변경해 취임식 하루 전날인 24일 본회의를 열어 특검법을 먼저 처리하자는 한나라당의 요구는 사실상 두 안건의 연계전략으로 여겨진다. 이러니 민주당에서는 벌써부터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후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둥,물리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둥 말들이 많다.노무현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정치권이 힘겨루기를 하고,각 정파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새 정부 길들이기를 시도하려 한다면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새정부 출범과 직결되는 총리인준안과 특검법을 별개로 처리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총리 제청권 문제에 걸려 조각조차도 하지 못하는 대혼란이 초래된다면 결국 애꿎은 국민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특검법은 어느 한쪽이 기를 쓰고 반대하거나 밀어붙인다고 될 일이 아니므로 여야간 타협과 협상이 좀더 필요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 [사설]행적보다 국정능력 검증해야

    고건 총리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오늘 끝이 나고,새정부가 출범하는 25일 오후 본회의에서 인준동의안이 처리될 예정이다.한나라당이 청문회에서 고 총리 지명자의 과거 행적에 대해 고삐를 바짝 죄고는 있으나 어쩐지 시들한 느낌이 든다.민선 서울시장으로 출마하면서 이미 한차례 검증을 받은 데다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까지 겹쳐 국민들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난 형국인 것이다. 이러한 저간의 사정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사청문회는 그 의미가 다르다.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고 총리 내정자를 지명하면서 밝혔듯이 고 총리는 ‘개혁 대통령’의 파격성을 보완할 ‘안정 총리’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판이다.자신이 가진 경륜과 국정운영 능력,국가관으로 각 부의 장관들을 통솔하고 이끌어 가야 한다.또 전문성보다는 개혁성으로 똘똘 뭉친 ‘노무현 대통령의 젊은 청와대’와 내각과의 관계설정에서 조화와 균형을 유지해야 할 책무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고 총리 지명자의 과거 행적을 둘러싼 의혹은 많다.병역문제에서부터 10·26 당시근무지를 피해 잠적했다는 의혹,수서지역 택지분양 때 청와대 눈치만 보았다는 주장 등 속시원하게 밝혀져야 할 의혹들이 적지 않다.고위공직자로서 도덕성을 재확인하는 차원에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깔끔한 매듭이 이뤄져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새 시대를 이끌어갈 국정수행 능력일 것이다.고 총리 지명자는 오랜 공직생활을 거친 탓인지 ‘행정의 달인’ ‘처세의 대명사’와 같은 각종 수사가 따라다닌다.그러나 이제는 노무현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서의 검증이다.권력집중의 폐해를 막기 위한 책임총리로서의 소신과 원칙을 지니고 있는지,또 현안인 북핵문제 해법과 경제회생을 위한 근본적인 구상은 있는지,국민화합을 이룰 비전은 가지고 있는지 국민들은 궁금해하고 있다.여야를 떠나 국민들이 품고 있는 이같은 의문을 풀어주는 청문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 [新 엘리트 관료] ③ 환경부

    새 정부의 환경정책은 수도권 대기질 개선을 비롯,먹는 물 관리와 국토의 친환경적 개발에 초점이 맞춰진다. 특히 국토 난개발을 막기 위해 전략적인 환경평가를 도입,환경파괴적인 요소들의 예방적 정책보완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환경부는 국민들의 건강과 자연보전을 바탕으로 상수원 대책과 각종 국토건설에 대한 환경보전의 목소리를 높여왔다.하지만 환경정책은 대부분 개발우선 정책에 밀리는 구조적인 모순도 있었다. 새만금과 경인운하 건설,북한산 관통도로 사업 등 굵직한 국책사업들은 개발과 보전이란 차원에서 아직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새 정부는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국토개발에 따른 전략적인 환경영향평가 강화를 천명하고 있다.예방적 환경보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환경부로선 한층 힘이 실리게 됐다. 환경부가 새 정부의 환경마인드를 무리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행정·기술직 전문가들의 조화가 필요하다.곽결호(郭決鎬·57·기술고시 9회) 기획관리실장이 그 한가운데에 있다. 맏형격인 곽 실장은 지난 74년 건설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20여년 동안 상·하수도국과 수질국 등 물에 대한 업무를 도맡아 ‘물 박사’로 통한다.부처간 업무조정능력이 뛰어나고 개발에 따른 이해관계에 얽힌 문제들을 무리없이 처리,환경부 직원들로부터 신망이 두텁다. 새 정부의 전략적인 환경평가 도입과 최대 현안인 대기질 개선책 등 주요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환경정책국과 대기보전국 실무사령탑의 역할도 중요하다.두 가지 어젠다는 윤성규(尹成奎·47·기시13회)·고윤화(高允和·49·기시15회) 두 국장이 핵심이다. 윤성규 환경정책국장은 꼼꼼하고 치밀한 업무처리로 전략적인 환경평가 적임자로 꼽힌다.고참 국장들을 제치고 선임 국장의 자리에 오른 것도 그 때문이다.‘독일병정’이란 별명에서 느낄 수 있듯이 때론 융통성이 없다는 소리도 듣지만 맡은 일은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으로 기술관료의 기질을 가진 인물이다. 고윤화(高允和·49·기시15회) 대기보전국장은 공장오염 총량제를 비롯한 수도권 대기질 개선과 경유차 도입 등 첨예한 환경문제들을 총괄하고 있다.대기질 분야 박사로서 문제해결 능력과 협상경험이 돋보인다. 환경부 업무 가운데 수질보전 업무도 빼놓을 수 없다.이 분야 전문가로는 문정호(文廷虎·47·행시24회) 수질보전국장이 우선 꼽힌다.문 국장은 물관리 업무 주요 부서를 거쳐 지금 자리에 올랐다.어느 자리에 앉혀도 업무파악이 빠르고 추진력이 있어 자타가 공인하는 엘리트 관료다.조용하면서도 핵심을 빠뜨리지 않는 업무 장악력으로 윗선의 신임이 두텁다.그동안 한강 상수원 수질개선대책과 3대강 특별법 시행 등을 무리없이 추진해온 성과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큰 틀의 환경정책 추진과 더불어 세부적인 업무에도 전문가들이 포진돼 있다.김영화(金榮和·52·특채) 자연보전국장을 비롯,환경부 개방직 1호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남궁은(南宮垠·52·개방직) 상하수도국장,류지영(柳枝榮·53) 폐기물자원국장 등도 눈여겨봐야 할 인물들이다. 부이사관급인 윤종수(尹鍾洙·45·행시26회)·이필재(李弼載·43·행시29회)·윤승준(尹丞·47·기시16회)·안문수(安文洙·46·기시20회) 과장 등은 ‘젊은 피’로 통하는 신진 엘리트 그룹이다.윤종수 과장은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쳐 부처 내 ‘행정의 달인’으로 통한다.고참 과장으로서 업무파악능력과 기획력이 탁월하다.이필재 과장은 환경부 내 여성 선두주자다.동기들보다 진급이 빠르고 현재 인수위 파견근무 중인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앞으로 보다 큰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윤승준 과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근무 등으로 국제적 감각이 돋보이고,안문수 과장은 환경공학박사 출신으로 논리적인 정책대안과 협상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유진상기자 jsr@
  • 고건 총리지명자 지상청문회

    대한매일은 오는 20·21일 이틀간 예정된 고건(高建) 국무총리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서 선정한 청문회 증인들로부터 고 지명자를 둘러싼 의혹들에 대한 증언을 먼저 들어봤다.또 고 지명자의 직접 해명도 청취했다.증인들의 설명으로 그동안 제기됐던 갖가지 의혹들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었다.그러나 차남 휘씨의 병역 문제 등 몇몇 사안에 대해서는 증인들이 취재에 응하지 않아 명확한 사실 여부를 가리는 데는 어려움이 따랐다. 1. 병역 의문점 ●본인의 병역문제 고 지명자는 1958년 갑종 판정을 받은 뒤 1960년 3월 대학을 졸업했다.이어 61년 12월 고등고시에 합격했으며,62년 5·16 군사정부에서 수습 사무관 발령을 받았다.문제는 고 지명자가 갑종 판정을 받았음에도 대학 졸업 뒤 왜 입영을 하지 않았으며,병역을 마치지 않고 어떻게 공무원에 임용될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고의로 병역을 기피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병적기록에 ‘미하령(未下令)’이라고 적힌 문구에 대한 해석도 영장이 발부되지 않았다는 의미와,발부됐으나 본인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엇갈린다. 이에 대해 고 지명자는 “영장이 나오지 않았으며,공무원 임용때는 군사정부여서 병역기피 사실이 있었다면 신규공무원으로 임용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증인으로 채택된 이상호 전 병무청장은 이와 관련,“4·19와 5·16 직후 병무당국이 병역 기피자들을 상대로 자수기간을 주면서 대대적인 색출작업을 벌였다.”면서 “그 때문에 당시 징집 자원이 한꺼번에 몰렸다.”고 말했다.그는 “98년 5월 국방위에 참석하기 위해 고 지명자의 병역 관련 서류를 검토한 결과 미하령(未下令)으로 확인됐다.”면서 “영장이 발부됐으나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는 추측도 있으나 고 지명자의 경우 영장이 발부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차남 병역문제 증인으로 채택된 주치의나 군의관,심지어 논문 지도교수까지도 차남 휘씨에 대해 함구하고 있어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지 않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휘씨의 병역문제에 대해 알려진 내용은 84년 7월26일 신체검사를 받아 현역판정을 받았고,85년 입영을 연기했으며,87년 5월2일 5급판정을 받아 제2국민역에 편입됐다는 것이 전부다.국회 인사청문회에 제출한 지명자 직계비속의 병역사항에 고 지명자는 ‘질병명 비공개’를 요구했으나 추후에 의혹이 잇따르자 ‘현대사회병’이라고 밝혔다. 고 지명자는 “차남이 11개월 동안 입원 치료를 했으며 이에 따라 재신검을 통해 현역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면서 “가장으로서 최소한의 프라이버시는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보다 구체적인 병명을 공개하고 싶지 않으며 의문을 제기한다면 주치의만큼은 알려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치의인 이승민(신경정신과 전문의)씨는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다.당시 군의관으로서 신검 소견서를 냈던 정남진씨도 “당시 자료를 봐야 기억이 날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차남의 논문지도교수였던 김종상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의 부인은 “(남편이) 내가 직접 가르친 아이인데 그때 몸이 아팠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 전했으나 김교수의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최광숙 조승진 박승기황장석기자 bori@kdaily.com 2.10.26때 행적 고 지명자는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할 당시 정무2수석비서관이었지만 10·26 직후 3일 동안이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의혹이 지난 98년 지방선거 기간 중에 제기됐다.특히 당시 국방장관을 지낸 노재현씨는 “장례를 치를 때까지 고 지명자를 보지 못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당시 고 지명자의 비서관이었던 백형환씨는 “고 후보자는 당시 본관에서 장례 준비를 하고 있었다.”면서 “잠적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백씨는 “청와대 본관과 신관이 분리돼 있었기 때문에 신관에 있던 사람들이 본관에 있던 사람들을 못 봤을 수는 있다.”면서 “고 지명자는 그때 3일동안 잠을 못자고 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비표가 없어 신관에 있었고,본관에 가지를 못해 고 지명자를 본관에서 직접 볼 수는 없었다.”면서 “고 지명자는 거의 매일 한차례 이상 나와 직접 통화를 했으며,퇴근 무렵 사무실에 별일 없느냐고 전화를 했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그는“당시 정무 2수석은 총무처를 관장하는 자리여서 본관에서만 일했다.”면서 “노재현 국방장관처럼 가끔 청와대에 한번씩 들른 사람이 못봤다고 해서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고 지명자는 이에 대해 “김종필 당시 공화당 의장이 직접 장의차 모델을 그려 보내줘 현대자동차에 장의차에 대해 문의하는 등 본관에서 가족들의 결정사항을 총무처에 지시하는 등 장례 준비를 했다.”면서 “워낙 경황이 없어 기억하는 사람이 적을지는 몰라도 터무니없는 의혹 제기”라고 밝혔다.(장의차는 현대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 대우자동차의 전신인 새한자동차가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이에 대해 고지명자는 “현대자동차에 조립중인 버스가 있는지 여부를 직접 확인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큰딸인 박근혜 의원은 “그 당시 경황이 없었다.”면서 “옆에 누가 있었는지도 모르는데 고 지명자에게 어떤 지시를 한 기억이 있을 리 없다.”고 말했다.박 의원은 또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누구 보고 있으라 마라 지시를 했을 리도 없다.”고 말했다. 고 지명자 주변인사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10·26 이후 3일동안 고 지명자를 본관에서 직접 봤다는 증언은 나오지 않았다.따라서 청문회에서 고 지명자가 이를 직접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한편,노재현 전 국방장관은 외유중이어서 직접 본인으로부터 증언을 듣지 못했다. 강동형 박정경기자 yunbin@kdaily.com 3.5.17이후 거취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고 지명자가 ‘비상계엄 확대는 군정’이라고 판단,사직서를 내고 집에서 칩거했다고 밝힌 데 대해 신두순 당시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최광수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비서진 가운데 누구도 그의 사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 고 지명자의 차를 운전했던 신판근(현 개인택시 운전기사)씨는 “17일은 토요일이었기 때문에 비서는 일찍 퇴근했고 내가 밤 9시쯤 이송용 비서실장 비서관에게 사표서를 전달했다.”고 증언했다.신씨는 “당시 고 지명자는 미리 비서실에 이야기해뒀으니 하얀봉투를 갖다주라고 했다.”면서 “기사가 혼자 청와대에 들어갈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이 비서가 연락을 받고 사무실 입구에 나와 있었다.”고 증언했다.그는 “처음에는 봉투에 뭐가 들었는지 알 수 없었으나 나중에 그것이 사직서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황호항 경찰발전연구소 이사장(당시 치안비서관)은 “17일 퇴근해 집에 있었는데 고 수석이 전화를 해 청와대로 들어오라고 했다.”면서 “수석실에 도착하니 고 수석이 ‘계엄확대 비상국무회의가 열리는데 나는 참석하지 않고 김유후 법무담당 비서관을 대신 보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김유후 비서관은 비상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로 가던 중 길이 막혀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짐) 고 지명자는 그때 “백형환 비서의 책상서랍에 내 도장이 있는데 문이 잠긴 상태라 못 꺼내고 있다.”고 도움을 청해 황씨가 직접 드라이버와 망치를 가져다가 책상을 부수고 도장을 꺼냈다고 한다.그는 “내가 고 수석에게 도장을 주면서 보니 탁자 위에 사직서가 놓여 있었다.”면서 “내용은 못 봤지만 도장을 힘들게 꺼낸 것으로 봐 ‘사직서를 쓰는구나.’하는 생각을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 지명자는 그 다음날부터 출근하지 않았으며,보안사·중앙정보부·경찰청에서는 ‘고건이 DJ와의 밀약 때문에 출근하지 않는다.처벌해야 한다.’는 정보보고가 올라왔다.”고 전하고 “며칠후 직접 고 수석의 집에 찾아가서 정보보고 이야기를 해줬더니 ‘어떤 말이 오가도 상관없다.내가 알아서 하니까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고 지명자는 이에 대해 “당시 수석들은 국무회의에 잘 참석하지 않았으나 비서실장이 참석하라고 해 거부했다.”고 말했다.의혹을 제기한 신씨의 직접 증언은 듣지 못했다. 강동형 박지연기자 yunbin@kdaily.com 4. 재산.업무 스타일 고 지명자가 신고한 직계존비속의 재산 35억 6100만원(본인과 부인명의 13억 9000여만원)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증인 선정도 하지 않았다. 취재 결과 장남과 차남 부부가 소유하고 있는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은 모두 이들이 성인이 된 뒤에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한 측근은 “고 지명자가 공직자로서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청렴성”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무 스타일에 대해서는 “행정의 달인”이라는 찬사와 “중요한 것은 절대 결정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김진애 서울포럼 대표는 “서울시장 시절 고 지명자는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현안이 있을 때 반드시 당사자들을 모두 설득시킨 뒤 업무를 추진하는 치밀함을 보였다.”면서 “일부에서 ‘면피주의’라는 불만이 있었으나 이는 공무원의 일방적 시각에서 벗어나 여론 중심으로 가는 데서 나온 것”이라고 고 지명자를 옹호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아쉬운 대목을 꼽으라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반대에 부딪히더라도 밀어붙였으면 했던 몇몇 사업들을 마무리짓지 못한 것”이라면서 서초구 원지동 추모공원이나 주거환경 개선 사업을 예로 들었다. 6·10민주화 항쟁 당시의 행적과 관련,최인기(호남대 총장) 당시 내무부 차관보는 “고 지명자는 시위대에 대한 공권력 투입의 경우 충돌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고,그 맥락에서 명동성당의 공권력 투입도 반대했다.”면서 “시위대에 공권력을 투입하면 정부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었다.”고 회고했다. 최광숙 송한수 조현석기자 onekor@
  • 근로소득공제 축소 추진 논란 과세형평 맞나

    ‘세수 확대냐,과세 형평이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세원확대 차원에서 근로자 급여에 대한 근로소득 공제율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조세제도 개편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그동안 근로자의 세 경감 차원에서 공제를 확대하고 세율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세원을 넓히고 납세자의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소득공제율 인하 추진배경 인수위측은 최근 최종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세입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근로소득 공제율을 낮추는 등 과세를 현실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관계자는 “근로소득세 과세대상 근로자의 절반 가량이 근로소득공제 등을 통해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고 있다.”면서 “공제율 조정을 통해 국민 모두가 세금을 조금이라도 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수위의 이같은 입장은 근로소득공제 확대 등으로 근로자의 세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은 것으로,새 정부가 ‘참여복지’를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세원확대는 물론,근로자 사이에서도 공평과세를 실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근로자 과세 형평성 논란 과표 양성화가 미진한 자영업자와 달리 근로자는 ‘유리지갑’에 따라 세금을 꼬박꼬박 내고 있어 소득세에 대한 형평성 문제는 항상 제기돼 왔다.그러나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각종 소득공제와 세액공제가 적용되면서 과표가 미달돼 세금을 내지 않는 과세표준 미달인원이 50%에 육박해 또 다른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현실이다. 2001년 근로소득세 부과 대상자 1155만 5000명 가운데 644만 6000명(55.8%)만 세금을 냈다.절반 가량이 근로소득을 올리고도 세금을 내지 않은 것이다.이같은 과세 비율은 미국 등 선진국의 80∼84%에 비해 턱없이 낮다. 게다가 지난해 소득세법 개정에 따라 공제율이 늘어나고 세율이 낮아지면서(표 참조) 근로소득세 면세기준(4인 가족 기준)이 2000년 연간 1267만원에서 2001년 1318만원,지난해 1456만원으로 계속 늘었다.지난해 1500만원 가량 급여를 받았지만 가족 3명을 부양하고 있다면 공제를 받아 비과세혜택을누린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조세전문가들은 공제율 조정 등을 통해 과세 비율을 높여 세원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율 낮춰 조세저항 줄여야 그러나 공제율 인하는 자영업자에 대한 과표 양성화,탈루세원 적발 등을 동시에 추진,근로소득자에 대한 형평성을 개선하면서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또 공제율을 인하해 세원이 넓어질 경우 세율을 낮춰 조세저항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한국조세연구원 김재진(金栽鎭) 박사는 “공제율을 조정하거나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를 일원화하는 등 세원을 넓혀 근로자에게도 납세 의무를 지워야 한다.”면서 “그러나 세원이 넓어지면 조세저항을 고려해 세율을 낮추는 방안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재정경제부 최경수(崔庚洙) 세제실장은 “납세인원을 늘려야 하는 것은 맞는 방향이지만 각종 소득공제 조정에 대해서는 인수위측의 보고서를 검토한 뒤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금융권, 2억달러 北송금 시기 전후 현대 8900억 신규지원

    현대가 북한에 2억달러를 보낸 2000년 6월9일을 전후해 금융권이 현대건설과 상선에 모두 89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현대가 2억달러 외에 금융기관 지원금 중 어느 정도를 북한에 추가로 보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의 2억달러 대북송금일을 전후한 2000년 5월 초에서 6월 말 사이 국책·시중은행들은 현대상선에 문제의 4000억원을 포함한 5400억원,현대건설에 3500억원 등 모두 89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건설의 경우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을 비롯,조흥·한빛(현 우리은행)·주택(현 국민은행) 등이 2000년 5월23일부터 27일 사이 당좌대월 한도를 500억원씩 증액하는 형태로 2000억원을 지원했다. 산업은행은 다음달인 6월26일 채권을 인수해 주는 방식으로 1500억원을 신규지원했다.현대상선은 산업은행이 6월7일 4000억원,26일 900억원 등 6월에만 4900억원을 지원했고,이에 앞서 외환은행도 5월17일 500억원을 당좌대월 한도 증액 형태로 수혈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전경련회장 수락한 손길승회장

    ‘이순(耳順)에 숙명을 받아들인 사나이’ 손길승(孫吉丞) SK 회장이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28대 회장직을 공식 수락한 날은 61세 생일이었다.그는 1941년 2월6일 경남 하동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오너의 친인척이나 창업공신이 아닌 손회장이 대기업 총수를 거쳐 마침내 재계총리 격인 전경련 회장에 올랐다. 새삼 샐러리맨들의 꿈과 희망봉으로 불릴 만하다. ●결단에는 조건이 있다 손회장은 전경련 회장직을 수락하면서 4가지 과제를 전경련에 주문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상류층의 도덕적 의무)를 발휘하는 재계로 변화하고,대화와 토론을 통한 회원사 이해조정,회원사와 회장단의 적극적인 지원,그리고 동북아 중심국가를 만드는 생산적인 싱크탱크로의 변화 등이다. 자신의 ‘전공’인 동북아경제협력체제 구축을 위한 정부와 재계의 협력,재계 내부의 화해와 협력,그리고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한 자기혁신을 요구한 것이다. 손회장은 이날 “재계와 전경련이 신정부 정책에 적극 협력하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발휘해 국민의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수락배경에 대해서는 “기업경영에 전념해야 할 시점이지만 재계 원로와 회원사 회장단 여러분의 간곡한 요청을 외면할 수가 없어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전제조건을 제시한 것은 전문경영인 출신으로서 전경련을 순탄하게 이끌기 위해서는 오너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룹 경영기획실장 20년 지내 손회장의 수식어 가운데 ‘직업이 기조실장’이라는 얘기가 있다.SK그룹 경영기획실장을 20년간 지낸 데서 비롯된 표현이다.1965년 선경직물(현 SK글로벌)에 공채1기로 입사한 이래 78∼98년 그룹 경영기획실장으로 근무했다.이사·상무·전무·부사장·사장·부회장으로 승승장구했다.‘기획경영의 달인’이라는 평가도 분명하다. 경영기획실장으로서 워커힐호텔,유공(현 SK㈜),SK증권,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SK생명 등 그룹의 명운을 가른 주요 계열사 인수를 주도,SK의 성장을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지난 98년 최종현(崔鍾賢) 회장 타계후 회장에 취임한 그는 오너인 최태원(崔泰源) SK㈜ 회장과의 ‘투톱체제’를 이끌면서 파트너십 경영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쪽 사업확장에 주력하면서 한·중·일 경제협력의 필요성을 주창하는 동북아경제공동체론의 ‘전도사’ 역할도 맡고 있다. 경남 진주고(29회)와 인재가 많기로 소문난 서울대 상대 59학번이자 ROTC 1기 출신이어서 재계의 리더 역할을 한다.박용성(朴容星) 대한상의회장(두산중공업 회장), 진념(陳) 전 경제부총리,이필곤(李弼坤) 전 삼성물산회장,박재윤(朴在潤) 전 재무부장관 등이 대학 동기다.부인 박연신(朴姸信) 여사와 2남. 박홍환기자 stinger@kdaily.com ★손길승-손병두 어떤 사이 재계총리인 전경련 회장에 손길승(孫吉丞) SK 회장이 추대됨으로써 앞으로 손병두(孫炳斗·사진) 부회장과 함께 끌어갈 것으로 전망된다.이들은 경남 진주 출신의 동갑나기로 50년간 우정을 다져온 절친한 막역지우다.재계에 오래전부터 ‘찰떡 궁합’으로 알려진 터다.진주중 동기인 이들은 고교시절 잠시 떨어져 있다가 서울대 상대에 진학하면서 1년 선후배로 다시 만나 ROTC 선후배로서도 각별한 우정을 쌓았다.손회장은 진주고,손부회장은 경복고를 졸업했다. 이들의 우정은 대학 졸업후 각기 다른 회사에 취직한 뒤에도 지속됐으며 전경련 회장단으로 함께 일하면서 더욱 빛을 발했다.두 사람은 전경련에서 활동하면서 정치자금 제공원칙 표명 등 현안을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양손 궁합’을 과시했다.손회장이 고사 방침을 번복하고 회장직을 수락한 배경에는 손부회장의 집요한 요청과 설득이 뒷받침됐다. 특히 손부회장을 전경련에 천거한 것도 바로 손회장이었다.손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면 손부회장도 유임될 것이란 관측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손부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절친한 친구인 손회장과 함께 일하기에 껄끄럽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누가 회장으로 오더라도 회장을 제대로 보좌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직책에 맞게 처신한다면 문제될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손부회장이 그동안 새 정부의 재벌정책을 둘러싸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잦은 마찰을 빚는 등 독단적 행동을 취해온데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데다,두 사람의 ‘각별한 관계’가 전경련의 업무추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전광삼기자 hisam@kdaily.com ★막전막후와 재계 반응 재계는 손 회장이 전경련을 무난히 이끌 것이라며 대체로 반겼다. 재계 관계자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새 정부와 갈등을 잘 풀어갈 것”이라며 “현장 경험이 많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유도해낼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비오너 출신이어서 총수들의 이해관계를 아우르기엔 적잖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선대 회장 선영 ‘결단행’ 손 회장은 5일밤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손병두(孫炳斗) 전경련 부회장을 만나 재계 입장을 설명들은 뒤 밤새 장고를 거듭했다.이어 6일 새벽 서울 서린동 SK본사에 출근,오전 7시30분 긴급 사장단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손 회장과 최태원(崔泰源) SK㈜ 회장과 주요 계열사 전문경영인 21명이 참석했다.일부 인사는 “현재의 여건상 전경련 회장 취임은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2시간여의 마라톤 토론 끝에 결국 ‘수용’쪽으로 가닥을 잡고 이를 전경련에 통보하는 것으로 회의는 끝났다.손 회장은 최 회장과 20∼30분 정도 독대한 뒤 경기도 화성에 있는 최종건(崔鍾建) 1대 회장,최종현(崔鍾賢) 2대 회장의 선영을 찾아 ‘결단’의 마음을 다졌다. ●삼성이 ‘산파역’ 손 회장의 전경련 회장직 수락에는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당초의 또다른 유력 후보였던 ‘이건희 카드’가 여의치 않자 전경련 김각중(金珏中) 회장은 지난달 이 회장에게 손 회장 지지를 요청하고 나섰다. 이 회장은 지난달 15일을 전후해 손 회장에게 두차례 전화를 걸어 “회장을 맡아 달라.내가 물심양면으로 돕겠다.”고 다짐했다.이어 20일 이 회장은 이학수(李鶴洙) 구조조정본부장을 직접 보내 전폭 지원 의사를 거듭 전달했다. 이 본부장은 최태원 SK㈜ 회장도 만나 손 회장의 회장직 수락을 설득해 달라고 부탁했다.이에 최 회장은 손 회장에게 개인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결국 그가 회장직을 수락하기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환 전광삼 김경두기자
  • 무도의 전설과 신화/흥미진진 동양무술 뿌리찾기

    무술이 동양사회와 문화에 끼친 영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생존과 투쟁을 위해 만들어진 무도는 정신과 육체의 조화를 추구하면서 마침내 생활철학의 길을 걷게 됐다.일상 깊숙이 스며든 무도는 좌선이나 기공 같은 수련법을 낳았고,심지어 종교를 만들어 우리 정신생활을 지배한다.동양의 모든 무술에서 채택해 수련하는 기(氣)라든가 선(禪)은 곧 진정으로 열린 마음을 만들기 위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세계가라테연맹 국제심판을 지낸 영국 출신 작가 피터 루이스가 쓴 ‘무도의 전설과 신화’(김일현 옮김,황금가지 펴냄)는 가라테·백학권·취권·스모·태극권·유도 등 수많은 무술의 뿌리를 밝히고 무술 창시자의 일화와 그들의 지혜를 담은 색다른 책이다.국내엔 잘 알려지지 않은 무술들의 내력과 역사를 소상히 수록해 자료적 가치도 적지 않다. 빠른 연속 공격과 접근전이 강점인 영춘권,티베트 라마승이 창시한 백학권,족쇄를 찬 탓에 기이한 발차기를 주된 공격 방법으로 삼는 흑인 노예의 무술 카포에라,우연히 벼랑에서 떨어졌다가 옛도인이 남긴 문헌을 발견하고 태극권을 터득한 복건 수도승 등의 일화를 통해 무술의 기원을 밝혔다. 무술의 역사를 살펴 보면 무도가들은 힘을 바탕으로 정권에 항거하거나 공익을 위해 활동했음을 알 수 있다.황산벌 전투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싸운 신라 화랑 관창,강희제의 정권 유지에 일익을 담당한 소림사,일본 전국시대에 암살과 첩보활동을 수행하며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닌자(忍者·둔갑술을 쓰는 사람),1824년 미얀마를 침략한 영국군에 대항한 렛훼이 전사들,19세기 말 무도가인 홍희관이 조직해 구미 제국주의에 대항한 의화단 등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귀가 솔깃해지는 이야기는 ‘소림사 전설’.소림사는 중국영화 등을 통해 그 이름이 널리 알려졌지만 실상은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 있다.중국 허난(河南)성의 소림사는 기원후 495년을 전후로 북위의 효문제가 발타선사를 위해 숭산에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소림사 수도승들은 당 태종을 도와 반란세력을 토벌,‘천하제일관’이라는 이름을 부여받기도 했다.이런 소림사가 어떻게 무참히공격받고 파괴됐을까.곳곳에서 쟁의와 분쟁이 일어나는 시기,혁명의 중심이 될 소지가 있는 소림사의 영향력에 두려움을 느낀 만주의 통치자가 사원을 부수고 수도승들을 죽인 것이다.살아남은 사람은 단지 다섯명.황허(黃河)를 타고 내려가 겨우 목숨을 구한 이들은 이른바 소림오로(少林五老)로,중국의 비밀 범죄조직인 삼합회를 창립한 사람들로 알려져 있다. ‘소림사 학살’에서 살아남은 수도승 가운데 한 사람이 매화권의 달인인 비구니 오매다.영춘권은 중국 남부 복건성의 처녀 엄영춘이 오매의 인도 아래 완성한 권법이다.다른 중국권과는 달리 직선적인 움직임이 특징인 영춘권은 유일하게 여성이 창안한 무술이며,이소룡이 처음 배운 무술로도 유명하다.이소룡은 영춘권을 바탕으로 각종 격투기의 장점을 보태 절권도(截拳道)라는 무술을 만들어냈다.중국 무술의 남상(濫觴)이 된 소림사.숱한 우여곡절 속에서도 소림사는 건재하다.역사 기념물을 보존하려는 중국 정부의 재건사업으로 지금도 세계의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동양무술과 관련한 이야기로 빼놓을 수 없는 게 스모와 ‘주신구라(忠臣藏)’.현존하는 씨름 종류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 중 하나가 스모다.20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모는 초기 동양무술의 선배 격인 셈이다.씨름은 사실상 전 세계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고대 스포츠로,고대 로마·스코틀랜드·몽골·구 소련·터키·스위스·아프리카 등지에서 유행했다. 이 책에는 이밖에 강철 같은 복부로 상대방의 주먹을 부술 정도였던 형의권의 대가 상운상,우연히 술을 먹고 시비를 걸다 생긴 취권,이소룡의 스승이자 영춘권을 현대화한 엽문 노사,1초에 8.3번의 주먹을 날린 윌리엄 청,중국 권법을 배운 뒤 패망한 일본에서 쇼린지켄포(少林寺拳法)를 퍼뜨려 야쿠자에 대항한 도신 소,주변국가와의 싸움에서 당당히 나라를 지킨 샴(현재의 태국)의 국기 무에타이의 고수 나이 카놈 톰 등 숱한 무술가 이야기가 펼쳐진다.흥미롭게 읽는 가운데 무도가들의 노력과 긍지를 엿볼 수 있다.8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베이징은 지금] 中 풍도와 고건 총리 지명자

    고건(高建) 총리 지명자는 중국의 역사적 인물인 풍도(馮道)와 너무도 닮은 점이 많다.두 사람이 걸어온 역사적 환경과 정치적 궤적이 그렇고 엇갈리는 평가까지도 비슷하다. 풍도(882∼954)는 당나라 말기부터 송(宋)나라 통일 전까지의 혼란기에 5왕조(후당·후진·요·후한·후주)를 거치면서 11명의 천자(天子)를 섬긴 인물이다.30여년간 권력 주변에 머물면서 일인지하(一人之下) 만인지상(萬人之上)이라는 재상 자리만 무려 20년을 지켰다.5000년 중국 역사는 물론 세계 역사에서 풍도는 최장수 재상 기록 보유자임이 분명하다. 고 총리 지명자의 경력도 풍도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37세 나이로 최연소 도지사(전남)에 임명된 이후 30년 가까이 무려 6명의 대통령을 보필한 인물이다. 정권교체 때마다 중용돼 세번의 장관과 두번의 서울시장,그리고 이번까지 합치면 두번의 국무총리를 지내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중국 국민들 사이에 풍도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그리 너그럽지 못하다.절의(節義)를 중시하는 유교사관의 영향 탓일 것이다.중국의 일부역사서는 한족(漢族)인 그가 한족들이 오랑캐라 부르는 요(거란)나라에 재상으로 출사한 대목에선 ‘염치없는 자’라는 비난을 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최근 들어 그에 대한 새로운 역사적 조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구왕조의 재상이 신왕조의 황제에 봉사함으로써 혼란을 줄이고 백성들에게 ‘안녕’을 제공했다는 평가이다. 베이징의 몇몇 역사학자들은 요왕조가 허난(河南)을 점령하고 대학살을 자행하려 할 때 목숨을 걸고 막은 것이 풍도라고 말하며 그의 재평가작업을 하고 있다. 고 총리 지명자도 풍도처럼 엇갈린 세평을 받고 있다.돋보이는 청렴성과 행정의 달인이란 최고의 찬사 뒤에 ‘보신주의’와 ‘무사안일’의 처세술이란 시각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그도 후세에 ‘처세의 달인’이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아니라 진정한 행정가라는 평가를 받게 되기를 기대한다. oilman@
  • 고건, 무엇이 늘 그를 선택하게 하나

    고(故)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의 유신시절(4공)에는 만 37세의 나이로 전남지사를 지냈다.신군부의 위세가 높던 때에는 청와대 정무수석을 하고있었다.또 전두환(全斗煥) 대통령 때에는 교통부·농수산부·내무부장관을,노태우(盧泰愚) 대통령 때에는 관선 서울시장을 각각 역임했다.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의 말기에는 총리로 발탁됐고,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국민회의(현 민주당) 총재를 겸했던 1998년에는 국민회의 후보로 출마해 민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노무현(盧武鉉) 정부의 초대 총리로 사실상 내정된 고건(高建)씨의 화려한 경력이다. ●명문가의 후손 고 총리내정자는 경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부친은 야당 국회의원도 지낸 고형곤(高亨坤) 전 전북대총장이다.아버지 형곤씨는 대표적인 철학자로 꼽힌다.명 수필가로 꼽히는 고 이양하씨는 연희전문 재직시절 동료였던 형곤씨의 집을 자주 드나들었고,그때마다 재롱을 피우는 두 아들 경이와 건이를 눈여겨봤다가 지난 40년 수필로 엮어냈다. ‘경이 건이’라는 제목의 이 수필은 지난 75∼83년 중학교 국어교과서에도 실렸다.여기에 나오는 건이가 바로 고 내정자다. ●직업이 장관,시장,총리 고씨는 ‘행정의 달인(達人)’이라는 평을 듣지만,공직사회에서는 ‘기록제조기’로 통한다.그는 직업이 장관이고,서울시장이고,총리라고 해도 별로 지나치지 않다.고씨는 지난 75년 전남지사에 오른 뒤 30년 가까이 이처럼 경력을 쌓아왔다.61년 고등고시 행정과 13회에 합격해 인재가 많다는 내무부의 관료로 공직에 입문한 이후 40여년을 ‘상승곡선’을 그리며 살아왔다. 관운(官運)이 좋기로 소문난 나웅배(羅雄培)·진념(陳)·한승수(韓昇洙) 전 경제부총리도 고씨에게는 명함을 내놓는 게 쉽지 않다.그는 보통 정무직으로 불리는 장·차관급(도지사와 수석 포함)을 이미 8번 지냈다.이번에 총리인준을 받으면 9번으로,우리 역사상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고등고시 행정과 14회 출신인 진념 전 부총리가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 장관 등 8번의 정무직을 거쳐 고씨의 기록에 도전할 여지가 남아 있기는 하다. 고 내정자는 1985년 총선 때에는 민정당 후보로 고향인 전북 군산·옥구에서 출마해 금배지도 달았다. ●본인이 말하는 장수비결 고씨의 부친은 공직생활을 시작하는 아들에게 세 가지를 당부했다고 한다.‘돈 받지 말라,누구 사람이라는 얘기를 듣지 말라,술 마신다고 소문내지 말라.’는 게 부친의 가르침이었다.본인도 시류에 따라 줄서지 않는 것을 장수비결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서울시 김우석 행정 1부시장도 “안정감과 청렴성이 고 내정자의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고씨는 “돈 받지 말고,시류에 영합하지 말라는 것은 잘 지켰는데,술 문제는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한다.그는 술을 꽤 좋아한다.혼자서 폭탄주를 마시는 것도 취미 아닌 취미다.김영삼 전 대통령은 당시 고건 총리에게 “술을 많이 마신다는 소문이 있다는데….”라고 말할 정도였다. ●공사(公私)구별은 고 내정자의 고향 후배인 행정자치부 이승우 국장의 얘기다. 이 국장은 “지난 87년 당시 전북 순창 군수로 발령이 나 고향인 옥구 군수로 가고 싶은 마음에 고 내정자를 찾아가 부탁했으나,그는 ‘인사발령이 났으면 보내준 대로 가라.’고 단호하게 거절해 섭섭했다.”고 말했다.고씨는 87년 잠시 내무장관을 지냈다. 그는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에도 동향이나 학교 후배를 챙겨주지 않기로 유명해 원성을 사기도 했다. 공사구별과 관련해 물론 다른 의견도 없지 않다.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장 임기가 끝날 무렵 호남 출신 후배 공무원들을 많이 챙기는 등 정실인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안정과 개혁 정권이 바뀌더라도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행정을 잘 알게 돼 무리수를 두지 않는 점이 장수의 이유로 꼽힌다.고 내정자는 개혁성이 뒤진다는 일각의 평에도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그는 서울시장 재직시절에 부패추방을 위해 구청별 민원실의 부패지수를 측정,공개하면서 부패지수를 없앴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씨가 지난 2001년 3월 국제투명성기구가 주는 ‘올해의 세계 청렴인상’을 받은 것은 이러한 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복마전이라는 서울시의 오명이 자신의 부임 이후 차츰 사라지면서 이제는 ‘복마전 서울시’라는 명칭을 쓰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좋아했다고 한다. ●소신도 있는 듯한 남산재(南山齋) 그는 대체로 모나지 않는 스타일이다.튀지도 않는 편이다.하지만 지난 80년 정무수석 시절에는 신군부의 5·17비상계엄 확대조치에 반대해 사임하는 ‘결단’도 보였다.정무수석을 그만두고 남산의 국토개발원에 고문으로 근무했다.고향사람이나 찾아오곤 하던 외로웠던 당시에 사무실 밖에 ‘남산재’라는 현판을 달았다.20층 사무실 창으로 보이는 풍경이 정말 좋아 호를 지으면 남산재로 하겠다고 지인들에게 밝히기도 했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 관선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한보그룹에 수서아파트 건축허가를 내주라는 외압을 끝까지 거부하다가 경질됐다. ●총대를 매지않는다(?) 고씨가 서울시장을 할 때 공보관이었던 박성중 서초구 부구청장은 “고 내정자는 정책을 결정할 때 자문위원회 개최 등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이 충분히 논의될 수 있도록 했다.”면서 “답답하게 보일 때도 있었으나 실수를 거의 하지 않고 안정적인 시정 운영을 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다른 정부 관계자는 “서울시의 주요 조달업무도 조달청에 아예 위임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씨는 서울시장 재직시절 중요한 결정은 대체로 시정개혁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하는 편이었다.물론 본인이 중요한 정책결정에 개입하는 것을 최소화하고,위원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기 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이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듯한 모습으로 보는 곱지 않은 시각도 없지 않다.말많은 서초구의 화장장과 관련한 결정을 후임인 이명박(李明博) 시장에게 사실상 미룬 것은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행태라는 지적도 있다. 노 당선자의 한 핵심측근이 “고 내정자는 중요하거나 본인에게 영향이 있을 듯한 결정은 하지 않는 경향이 있던 게 아니냐.”고 말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일부에서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 게 고건”이라고 혹평하는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곽태헌 박현갑 조현석기자 tiger@
  • 盧당선자 오늘 양당 방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22일 오전 한나라당과 민주당 당사를 각각 방문,각당 지도부에 고건(高建·65) 전 총리의 새 정부 총리 내정 사실을 직접 통보하고 총리인준 및 대통령직인수위법 처리에 대한 정치권의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노 당선자는 특히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와 정국현안과 향후 정국운영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총리후보 지명자의 공식 발표와 인사청문회는 인사청문회법 개정안과 대통령직인수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대로 실시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이규택 총무는 이와 관련,“고건 전 총리가 ‘행정의 달인’이라고 좋은 평가를 받아왔지만 공개적으로 국회 검증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장상(張裳),장대환(張大煥)씨도 청문회 이전에는 훌륭하다고 인정받았으나 인사청문회에서 잘 안됐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개혁파 모임인 ‘국민속으로’ 소속 의원 10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고건씨는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부터 정부 요직을 다 거친 인물로,무사안일의 표본이고 처신에 대해서 의아한 점도 많다.”면서 “나라의 정치적 기강을 해이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내정 철회를 촉구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盧당선자·北대표 금명 면담 가능성

    북한 핵 파문 해소가 남북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21일 개막된 제9차 남북 장관급회담 기간중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북측 대표단 면담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김영성 북한 내각 책임참사 등 장관급회담 북측 대표단 일행은 이날 오후 3시10분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기자들과 만나 “어디까지나 북남 상급회담을 위해 왔기 때문에 우리의 임무를 잘 수행한 다음 여유가 있으면,노무현 당선자가 만나고자 하면 만날 것”이라고 말해 금명간 면담이 이뤄질 개연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낙연(李洛淵) 노 당선자 대변인은 면담 성사 여부에 대해 “오늘밤이 지나면 접견이 이뤄질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면담문제는 남북 대표간 논의되는 것이 적절하며,직접 협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북측 대표단이 어느 시점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노 당선자를 만날지,노 당선자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측은 회담에서 북핵 문제에 관한 정부와 국제사회의 우려를 전달하고 북측이 ‘스스로 조속한 시일 안에’ 핵 문제를 풀도록 설득할 방침이다. 이날 저녁 회담장인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김석수(金碩洙) 국무총리 주최 환영만찬사에서 남측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합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핵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자고 촉구했다. 정부는 22일 오전 열리는 제1차 전체회의에서 핵 문제와 별도로,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차기 정권으로 이어 간다는 차원에서 노 당선자 취임 다음 달인 오는 3월 제10차 남북장관급 회담을 개최할 것을 북측에 제의할 방침이다. 그러나 김영성 단장은 도착 성명에서 “외부압력이 크고 정세가 엄혹할수록 우리는 열렬한 민족관,더 뜨거운 동족관을 가지고 함께 난국을 타개,민족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만찬 답사에서는 6·15회담을 거듭 강조하며 “앞으로 북남관계를 보다 활성화해 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도록 성의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민족공조’ 원칙 위에서 핵문제를 북·미간의 현안으로 돌리며 남측과의 핵 논의를 회피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이번 회담이 난항을 겪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Anycall프로농구/솟구치는 블랙 “내가 아트 덩커”

    ‘최고의 아트 덩커는 나.’ 02∼03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선 화려하고 호쾌한 덩크슛이 심심치 않게 터지고 있다.때론 골밑에서 몸을 솟구치며,때론 몸을 뒤틀며 림을 부숴버릴 듯이 내리 꽂는 슬램 덩크슛은 농구를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용병들의 주무기지만 최근 들어서는 국내 선수들도 높이와 파워에서 모두 용병에 뒤지지 않는 덩크슛을 구사한다. 올 시즌 최고의 덩커는 LG의 테런스 블랙(192.5㎝).국내무대에 첫 선을 보인 그는 35경기에서 모두 81개의 덩크슛을 팬들에게 선사했다.한경기 평균 2.3개나 되며 지난해 12월25일 TG전에서는 7개를 폭발시킨 ‘덩크의 달인’.돌고래를 연상시키는 서전트 점프(104㎝)가 강점이며 노련한 포인트가드 강동희의 어시스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특히 강동희가 높이 띄운 패스를 골밑을 향해 뛰어들며 바스켓에 꽂는 앨리웁 덩크는 가히 환상적이다. 블랙의 현란한 덩크슛은 팬들을 불러 모으는데도 큰 몫을 하고 있다. 블랙의 뒤를 쫓는 선수는 TG의 데릭 존슨(205㎝·46개)과 동양의 마르커스 힉스(44개).평균 1.3개 정도로 블랙의 기록에는 거의 절반에 그친다. 하지만 이들도 폭발력에선 블랙 못지않다.특히 존슨은 TG의 전신인 나래에서 뛸 당시인 지난 99년 1월9일 대우(현 SK 빅스)전에서 역대 최고인 9개의 덩크슛을 성공시킨 적도 있다. 힉스도 최근엔 3점포에 맛을 들였지만 한경기 최고 5개를 넣는 등 최고 덩커의 잠재력은 충분하다. 이밖에 아비 스토리(삼성)아이지아 빅터(모비스·이상 평균 1.2개) 리온 트리밍햄(SK 나이츠·평균 1개) 등도 한경기 평균 1개 이상의 덩크슛으로 팬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국내 선수 가운데는 김주성(TG·205㎝)이 최고의 덩커다.35경기에서 15개,평균 0.4개로 전체 13위. 높이와 탄력,순간 판단력에서는 용병들에게 뒤지지 않지만 정규리그 중반을 지나면서 공격보다는 수비에 주력하느라 기회를 많이 갖지 못했을 뿐 공격에 치중할 경우 ‘빅5’에 들 수 있다는 평가다. 김주성외에 정재근(KCC)이 2개,박재일(동양) 정훈(모비스)이 1개씩의 덩크슛을 기록중이다.국내 최장신 서장훈(207㎝)은 단 한개도 기록하지 못해외곽을 맴도는 센터임을 드러냈다. 곽영완기자 kwyoung@
  • 주목받는 새 사장 4인

    ‘올해 재계는 이들을 주목하라.’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투명한 가운데 삼성·LG·현대차 등 주요 그룹들이 새해 벽두 대규모 인사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실무형 최고경영자를 대거 발탁했다.이들을 앞세워 불황의 터널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올해 승진한 CEO 가운데 주요 대기업들이 향후 한국경제와 기업의 ‘성장 엔진역(役)’으로 추천한 인사들의 저력을 소개한다. ◆호텔신라 이만수 사장 호텔신라 신임 이만수(李萬洙·53) 사장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는 삼성의 경영방침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로 꼽힌다. 오랜 해외근무를 통해 얻은 국제감각과 마케팅 능력을 갖춘 것이 그의 가장 큰 장점.사내에서도 “세계적인 체인호텔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마케팅과 영업능력이 탁월한 그야말로 더없는 적임자”라며 큰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그는 1975년 삼성물산 입사 후 삼성맨 생활의 절반 이상을 미국,파나마 등 해외지사에서 보냈다. 특히 95년에는 삼성물산 미국 현지법인(SAI) 법인장으로 일하며 힙합캐주얼의류 ‘후부(FUBU)’를 탄생시켰다.‘후부’는 힙합 본고장인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힙합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마케팅 능력을 인정받아 99년 1월 ‘자랑스런 삼성인상’을,2000년 11월에는 ‘무역의 날 대통령상’을 받으며 그룹내 ‘영업의 달인’으로로 불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호텔신라로 스카웃된 뒤 공격적인 경영으로 호텔신라 객실판매율을 업계 4위에서 2위로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하며 마케팅 능력을 재확인시켜줬다. 그는 “앞으로 연회·식음·면세점 등 전 사업부문을 연계한 토탈 마케팅을 구현할 계획”이라며 “안정적인 객실판매율을 유지하고 최적의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신라호텔을 세계적인 명문호텔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대대적인 공격경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정순원 사장 정순원(鄭淳元·51) 현대자동차 기획총괄본부장은 ‘현장 경영’을 중시하는 현대가(家)에서 보기 드물게 연구원 출신으로 사장에 오른 인물이다. 1986년 현대경제연구원(당시 현대경제사회연구원)에 입사하면서‘현대맨’이 됐다.해박한 경제이론과 치밀한 분석력을 토대로 정몽구(鄭夢九·MK) 현대차 회장이 그룹 회장을 맡기 전부터 자문역할을 해왔다.MK를 비롯해 이계안(李啓安) 현대캐피탈 회장 등으로 대표되는 현대차내 ‘경복고 인맥’의 한 축을 형성하며 MK의 정책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2000년 ‘1차 왕자의 난’을 거치는 과정에서 MK의 핵심 참모로 부각되기 시작했다.‘1차 왕자의 난’은 현대건설·현대상선 등 현대그룹을 장악한 정몽헌(鄭夢憲·MH) 회장측이 고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MK측으로 넘어간 현대차 경영권을 차지하려 들자 MK 계열에서 반기를 들었던 일을 말한다.이 때 정 본부장과 최한영(崔漢英) 현대차 부사장,김익환(金翼桓) 기아차 부사장 등이 MK의 경영권 방어에 일익을 하며 새 핵심 측근으로 부상했다. 정 본부장에 대한 MK의 신임은 현대차그룹으로 분리된 뒤 더욱 강해졌다.현대차가 수출시장에서 삼성과 함께 한국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한 것도 정 본부장을 중심으로 한 기획총괄본부의 경영전략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정 본부장은 “밖에서 벌어 안을 살찌우자는 게 경영전략”이라며 “2008년 세계 자동차시장 ‘빅5’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LG 화학 배윤기 사장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열린 생각과 열정이 중요하다.” 배윤기(裵允璂·58) LG화학 산업재본부장은 다소 늦게 사장에 올랐지만 탁월한 경영능력과 리더십으로 대표적인 저부가가치 품목인 산업재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변모시킨 주역이다. 석유화학·산업재·정보전자소재 등 3개 사업부문으로 구성된 LG화학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국내 최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산업재의 부가가치 향상에 힘입은 바 크다. 배 사장의 승진은 ‘1등 LG’를 추구하는 LG그룹의 철저한 성과주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지난 2001년 산업재사업본부장을 맡은 이후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해외시장 개척에 전력 투구,지난해 매출을 회사 전체의 40%,영업이익의 42%까지 끌어올렸다. 배 사장은 경복고·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71년 LG화학에 입사,LG와 인연을 맺은 뒤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영업통이다. 배 사장은 “진정한 리더는 직원들이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인화가 없으면 기업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그의 지론을 구체화한 것이 바로 ‘3무(無)의 날’이다.매주 수요일을 회의·보고·잔업이 없는 날로 정해 직원들이 오후 6시 이후에는 모두 가정으로 돌아가도록 하고 있다.LG화학 관계자는 “‘3무의 날’ 실시 이후 실제로 직원들의 사기와 집중력이 크게 높아졌다.”고 전했다. ◆한화증권 안창희 사장 한화증권 안창희(安彰熙·55) 사장은 빠른 대세 판단과 과감한 추진력이 돋보이는 정통 ‘증권맨’이다.한화가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그를 한화투자신탁운용에서 한화증권으로 포진시킨 것도 이같은 경영스타일 때문이었다. 그는 최근 한화증권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대규모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중·소형 증권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운용자산규모가 큰 회사와 합치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고 보고 있다. 안 사장의 진가는 위기에서 더욱 빛이 난다.1999년 한화투신 시절 그는 대우 사태의 큰 위기를 기회로 바꿔 놓았다.당시 흑자도산 기업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안 사장은 채권의 만기 축소를 진두지휘하며 업계 하위권이던 수탁고(1조 5000억원)를 지난해 말 현재 4조 2000억원으로 끌어 올렸다.이 덕분에 한화투신은 업계 11위권의 중견 투신사로 떠올랐다. 안 사장의 탁월한 위기관리는 인재 경영에서 나온다.회사를 떠나려는 직원을 만류하기 위해 직접 집으로 찾아간 일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그때마다 그의 집요한 설득에 직원들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그만큼 인재 확보에 열과 성의를 다한다는 것이다.그는 건강을 위해 등산과 마라톤을 즐긴다.특히 마라톤은 강한 지구력과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증권사 경영과 흡사하다고 말한다. 안 사장은 “올해 한화증권은 합병을 통해 대형화를 이룰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브랜드 파워’를 키워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하겠다.”고 다짐했다. 전광삼 최여경 김경두기자 hisam@
  • [씨줄날줄] 토론 공화국

    미국 정치에서 전파매체를 통해 국민에게 설득을 처음 시도한 것은 루스벨트 대통령의 노변 정담(Fire-side Chat)이었고 처음으로 TV토론을 통해 대권 향방을 결정지었던 것은 닉슨을 굴복시킨 케네디 대통령이었다.그러나 치밀한 논리와 현란한 말솜씨를 갖춰 국민설득의 달인으로 통했던 것은 역시 클린턴 대통령이었다고 할 수 있다.클린턴 대통령은 온갖 스캔들로 궁지에 몰리면서도 경제,교육 등 국정 현안에 대해서는 국민 앞에 직접 나서 공감을 끌어내는 ‘국민과의 대화’(Town Meeting)를 활용함으로써 가장 성공적인 대통령의 반열에 설 수 있었다. 한국 정치에서 지금까지 토론과 설득의 가장 큰 수혜자라면 노무현 대통령당선자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노 당선자는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던 시점의 3차 TV토론회에서 여론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과감히 설득해 승부의 분수령을 넘었다.또 정몽준씨가 지지철회 선언을 한 절체절명의 순간에는 사이버 상에서 일어난 불꽃 튀기는 네티즌 토론 덕에 극적으로 표지키기에 성공하기도 했다.그런 노 당선자가 대한민국을 ‘토론공화국’으로 만들자고 했다고 한다.토론을 통한 국정 운영 제안이다.그는 또 18일에는 TV에 출연해 국민들과 직접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지금까지 노당선자의 역정을 돌아 볼 때 충분히 예측되던 내용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현 국민의 정부초기 ‘국민과의 TV대화’,문민정부 시절의 ‘국무회의 토론장화’ 등의 삽화가 상기되는 것은 왜일까.두 정부의 출범 당시에도 토론 활성화 제안이 있었고 토론장으로 변한 국무회의 모습이 생생히 보도됐지만 그런 소식은 곧 뜸해졌고 국정은 권위주의적으로 고착돼 갔다. 토론의 전제는 비판적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민주적 분위기 보장이다.눈치보기와 권위주의가 결합될 때 다양한 견해의 충돌이 빚어내는 창조적 결론 도출은 무망해진다.또한 건설적 토론 문화 및 경험 부재도 하루아침에 극복될 문제가 아니고 보면 지금부터라도 관료지망생은 토론 과외공부라도 하는 것이 어떨까. 신연숙 논설위원 yshin@
  • 새총리 개혁인물 기용 시사

    노무현 대통령당선자는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이 오는 22일 국회를 통과하면 23일쯤 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를 지명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 당선자는 12일 SBS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새 정부의 총리 인선과 관련,“국민의 여론을 들어보니 압도적으로 개혁적이고 깨끗한 사람을 원하더라.”며 관료경험보다는 개혁적인 인물을 총리로 기용할 뜻을 밝혔다.노 당선자는 호남 출신 고건 전 총리의 총리 임명설과 관련,“내가 ‘안정 총리’를 얘기하니까 그런 추측이 나오는 가 보다.”며 “아직 아무런 결정을 내린 게 없다.”고 말했다.노 당선자는 고 전 총리한테 내정 사실을 통보한 적도 없다면서 “지금 여러 사람을 만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노 당선자는 또 ‘영남 대통령·호남 총리’의 구도와 관련,“지역 안배보다는 능력 있고 청렴한 인물을 인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노 당선자의 말은 ‘여론조사를 보니까 그런 것도 있더라.’ 수준”이라며 “개혁 대통령-안정 총리의 기조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아직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노 당선자는 ‘개혁 대통령-안정 총리’ 인선원칙을 밝혔었다.이에 따라 고건·이홍구·이수성 전 총리,진념 전 경제부총리,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초대 총리감으로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거론되어 왔다. 현 단계에서는 ‘행정의 달인’이라는 평을 받는 고 전 총리가 그래도 유력한 듯하다.선대위 기획본부장을 지낸 이해찬 의원은 “노 당선자가 고 전 총리의 투명행정에 관심을 표명하는 등 후보시절부터 고 전 총리를 총리로 마음에 두고 있었다.”며 “그래서 안정총리를 얘기해온 것”이라고 고 전 총리 낙점 가능성을 점쳤다. 그렇지만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더 적격이라는 말도 당선자 주변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고 전 총리가 내정상태에 이른 것처럼 알려지자 그에 대한 여러 비판적 얘기가 당선자에게 들어가고,고 전 총리 스스로도 아직은 고사중이라는 전문이다. 곽태헌 김상연기자 tiger@
  • 우리구 살림 이렇게/정영섭 광진구청장

    “역세권을 중심으로 지역개발사업을 본격화 할 것입니다.” 정영섭(70) 광진구청장은 ‘구정의 달인’답게 역동적인 개발사업을 마련하는 등 빈틈없는 새해 살림살이 계획을 세웠다. 정 구청장은 8일 “급속한 사회변화 만큼 구민의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올해 구정 초점을 ‘한차원 높은 복지와 아름답고 깨끗한 미래도시 건설’에 뒀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역세권을 중심으로 5개 상업지역을 올해부터 본격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먼저 건대지구의 경우 60층 이상의 초고층 주상복합빌딩과 백화점 등 주민 편의시설을 유치,‘강북의 압구정’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야심이다. 능동로와 화양지구는 학생의 거리,패션의 거리 등 젊음이 넘치는 거리로 특화한다.또 중곡과 구의지구는 업무와 행정,유통과 첨단산업이 조화를 이루는 활기찬 거점지역으로 가꿀 생각이다. 그는 또 “깨끗한 도시환경으로 보다 양질의 복지구정을 실현하겠다.”며 구민체육센터 건립과 한강수변의 환경친화적인 구민체육공원 조성 등을 약속했다. 특히 “군자동어린이대공원 앞 일명 ‘도깨비 건물’을 철거해 1700여평의 부지 지하에 주차장을 만들고 지상에는 구를 상징하는 ‘광장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화양동 느티나무 주변 1500여평을 매입해 문화복지관과 정자마당을 건립,주민 휴식공원으로 꾸미고 아차산성길을 관광명소로 개발하기 위한 종합 개발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광장사거리 남쪽에 운동장 부지와 연결하는 구름다리 건설 등 광장동 사거리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거리 조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630억원이 투입되는 능동로 확장공사 2차구간인 건대역∼어린이대공원간 도로를 넓혀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들고 건대역 주변 화양동 일대 뒷골목은 활력이 샘솟는 대학문화의 거리로 각각 가꾸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 구청장은 저소득 주민과 여성,노인·청소년·장애인 등을 위해 수급자 중심의 주민복지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먼저 수준높은 보건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첨단 시설을 갖추고 건강관리시스템 구축과 방문진료 등에 보다 많은 행정력을 쏟을 계획이다.오는 5월 완공되는 군자동 노인종합복지관을 비롯해 치매시설 등을 갖춘 노인복지시설을 확충해 나갈 복안이다. 더불어 정 구청장은 구민들이 즐겨 찾는 정보도서관,광진문화원,동문화복지관 등의 내실있는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행복한 광진 건설’을 앞당기겠다고 다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씨줄날줄]보병과 기병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20일쯤 지났다.해도 바뀌었다.승리의 칭찬에 몰두했던 세상이 패배의 원인에도 눈길을 돌리게 됐다.한 대학 교수가 승자의 선거 캠프가 기병(騎兵)이었다면 패자의 그것은 보병(步兵)이라고 비유했다고 한다.기병 특유의 기동성을 부각시켜 선거 조직의 경직성을 비판한 것으로 짐작된다.역사를 바꾼 고대의 전투는 기병의 전쟁이었다.그러고 보면 역사는 기병이 쓰나 보다. 기병의 달인은 뭐니뭐니해도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일 것이다.한니발은 10명을 기본 단위로 편성된 무적의 로마 군대에 보병으론 대적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그리고 기병을 생각해 냈다.한니발은 한발 더 나가 말 대신 코끼리를 사용했다.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앞만 보고 달리는 코끼리의 저돌성을 십분 활용했다.로마의 대군을 향해 코끼리를 돌진시켜 전열을 흩뜨려 놓고 그 틈을 이용해 공격하는 전략을 구사했다.그 유명한 칸나이 전투다. 그러나 한니발은 패장이 된다.기병 때문에 졌다.로마의 스키피오 장군에 당했다.자마전투에서 스키피오는 코끼리가 돌진을시작하면 쉽게 방향을 바꾸지 못하는 점에 착안했다.한니발의 코끼리 부대가 진격해 오자 앞길을 일시에 비웠다가 옆에서 공격하는 전법을 구사했다.기병은 언뜻 보면 무적처럼 보이지만 그 빠른 기동성이 바로 결정적인 맹점이 된다.또 기병은 말을 탔을 때 기병이지 말에서 떨어지는 순간 오합지졸이 된다.뿐만 아니다.확 트인 벌판이어야 기병이지 골짜기에서 기병은 아무 짝에도 못쓴다. 새로운 변화에는 때를 놓치지 않고 적응해야 한다.그러나 기동성이 능사는 아니다.빠르게 움직이다 보면 주위를 살피지 못할 수도 있다.변화에 급급하다 보면 근본을 망각할 수도 있다.고대 국가들이 기병 양성에 역점을 두면서도 전체 군대의 90%는 보병으로 편성했던 까닭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보병 전투력의 뒷받침이 없는 기병은 결코 힘을 쓰지 못한다.우리 사회를 이끄는 세대가 확실히 바뀌고 있다.30,40대가 전면에 나섰다.말하자면 기병 세대일 것이다.박수를 보낸다.그러나 한마디 해두고 싶다.‘90% 보병’을 잊어선 안 된다고.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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