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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인·명물을 찾아서] “中企이지만 기술력은 대기업급 R&D 늘려 세계적 강소기업으로”

    [명인·명물을 찾아서] “中企이지만 기술력은 대기업급 R&D 늘려 세계적 강소기업으로”

    “회사 설립을 기획한 1월부터 정식 창업한 4월까지 넉달 동안 교통사업에 필요한 12개에 달하는 각종 인증서와 면허 등을 확보했습니다. 다른 회사 같으면 1년도 더 걸리는 일을 우리 직원들은 열정과 집중력으로 최단기간에 할 수 있었습니다.” ㈜에스트래픽이 짧은 기간 동안 큰 성장을 하게 된 배경에는 직원들이 오랫동안 축적한 기술력과 기동력, 그리고 문찬종(55) 대표의 탁월한 영업력이 한몫하고 있다. 문 대표는 1986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철도시스템 개발과 국내외 철도영업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2002년 삼성SDS 최초 공공분야 해외사업인 중국 광저우 지하철 역무자동화시스템을 수주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등 이 분야에서만 10억 달러 이상의 해외 수주를 달성한 ‘영업의 달인’으로 불린다. 그는 “우리회사는 중소기업이지만 대기업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면서 “해외시장에서도 우리 기술력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연말이면 중국에서 국내 연간 전체 매출을 상회하는 대형 수출공급계약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2~3년 후에는 새로운 개념의 기술을 선보이고 선도하는 세계적인 회사가 될 것”이라면서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비중을 점차 늘려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작지만 강한 회사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에스트래픽 공동체가 지향하는 회사의 미래 모습은 ‘우리 자녀들이 근무하고 싶어하는 회사’이다. 고객에 대한 신의를 끝까지 유지하고 투명한 경영으로 자식에게 부끄럽지 않은 ‘기업문화’를 만들겠다는 게 문 대표의 각오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서울광장] 20세기 영·러·일, 21세기 미·중·일/문소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20세기 영·러·일, 21세기 미·중·일/문소영 논설위원

    전 세계 식민지 개척으로 ‘해가 지지 않는 나라’임을 자랑하던 영국은 19세기 말부터 러시아의 남하정책에 상당히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다. 1885년 영국 해군이 거문도를 불법 점령한 이유도 조선과 러시아 간 밀약설(1884년 조러수호조약)이 흘러나온 탓이었다. 요즘 ‘외교의 달인’처럼 소개되는 고종은 당시 국제정세에 둔감했다. 청일전쟁 후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를 끌어들이더니 러시아공사로 아관파천(1896년)을 했고, 1904년까지 친러정책을 폈다. 영국 입장에서 역린(逆鱗)이었다. 조선이 러시아의 손에 떨어지길 원하지 않았던 영국은 러시아 견제를 위해 일본을 끌어들였다. 영국이 먼저 1901년 7월 주영 일본공사를 불러 1902년 1월 제1차 영일동맹을 맺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이익 보호’는 받아들여졌다. 제1차 영일동맹은 1905년 8월 제2차 영일동맹으로 강화됐다.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한 을사늑약 3개월 전으로, 일본은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뒤 당시 세계 최강국이었던 영국에 한국 지배를 외교적으로 용인받은 것이다. 이 동맹은 비극으로 끝났다. 1차 세계 대전에서 영국과 함께했던 일본은 2차 세계 대전에서는 영국을 배신했고 세계의 평화와 인류의 안전을 위협했다. 21세기 최강국 미국의 신경을 건드리는 나라는 G2로 떠오른 중국이다. 소련을 중심으로 한 냉전시대는 20세기 말에 막을 내렸지만, 미국의 힘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중국의 팽창은 또 다른 위협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G2 중국의 등장 이후 동북아시아에서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올 초부터 아베 정부는 제2차 세계 대전의 패전국으로서 받아들인 일명 ‘평화헌법’을 개정해 집단 자위권을 획득하겠다는 입장을 꾸준히 주장했다. ‘보통국가’가 되겠다는 의미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나라가 되겠다는 것이다. 한데 평화헌법은 맥아더 장군이 2차 세계 대전의 책임을 물어 패전국 일본에 부여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과거 침략전쟁에 대해 사과하기는커녕 “침략의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정해지지 않았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 어느 쪽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요설을 늘어놓았다. 잘못된 역사 인식에 기반한 아베 정부의 일본 재무장에 대해 일제에 피해를 입은 한국과 중국의 우려와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 자신감의 배경은 미국의 지지였다. 한국의 ‘혈맹’ 미국은 한국정부와 국민의 우려, 걱정에 동조하지 않고 일본의 손을 들어준 것 같다. 미 존 케리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지난 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에서 “미국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포함한 일본의 방위력 증강 구상을 환영한다”고 공동성명을 내 일본의 재무장을 공식화했다. 집단적 자위권은 일본이 직접 공격받지 않아도 미국이나 한국 등 동맹국이 공격을 받으면 반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아베 총리가 주장하는 바 “적극적 평화주의”인 것인데, 한반도 유사시에 일본군대가 진주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 결과를 두고 우리 정부나 외교부 등은 ‘아차’ 싶겠지만, 이미 깨진 항아리다. 한국인들의 반발을 우려한 우리 정부는 “아니다”라고 반박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안보를 강조하는 한국의 보수는 아이러니하게도 본인은 물론 자녀도 군 복무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정부는 전시작전권도 미국에서 찾아가라고 하는데 연기를 요청했다. 전시작전권 연기와 연계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편입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중국에 던져줘 갈등의 소지도 남겼다. 복잡하게 변화하는 국제정세를 제대로 읽고, 대처할 수 있는 외교적 능력이 절실한 시기이다. 100여년 전 개항 과정에서 잘못된 판단과 선택으로 겪은 어려움을 21세기에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symun@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 속으로(KBS1 토요일 오전 9시 40분) 기괴한 모양의 용암들이 한없이 펼쳐져 있는 아이슬란드 서부의 끝 스나이페들스네스 반도. 쥘 베른의 소설 ‘지구 속 여행’의 배경이 된 이곳은 ‘지하세계로 가는 관문’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반도의 남쪽, 바튼셰들리르 동굴은 8000년 된 용암지역에 자리 잡은 오래된 동굴로 마치 지구 속 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인데…. ■왕가네 식구들(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광박은 상남에게 계속 전화를 해도 받지 않자 자존심이 상한 데다 왕돈으로부터 영달이 결혼한다는 말까지 듣자 앙금에게 선을 보겠다고 말한다. 대세는 상남이 엄마를 만난 사실을 알고 순정에게 집을 당장 나가라고 말한다. ■사랑해서 남주나(MBC 토요일 밤 8시 45분) 유라는 아버지 현수를 찾아가 과거에 현수가 저질렀던 외도에 대해 비난하고, 현수는 충격을 받고 쓰러진다. 한편 하경은 VVIP 파티에서 호평을 받은 가방 디자인의 아이디어가 재민의 것이었음을 혜신에게 알린다. ■다문화-사랑(EBS 토요일 오전 7시) 수원 다문화도서관에서 ‘지구별 요리강좌’를 진행 중인 곽홍우씨를 만난다. 세상의 모든 요리사가 저마다 요리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을 테지만 곽홍우씨의 경우는 더욱 특별하다. 그가 말하는 요리는 소통이다. 언어, 문화, 국가, 인종 등 이 땅 위에 존재하는 수많은 장벽을 허물 수 있는 그만의 특별한 무기가 바로 요리라고 털어놓는다. ■강연 100℃(KBS1 일요일 밤 8시) 2001년 어느 날. 주영봉씨의 몸에 이상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잠을 이루기 어려울 정도로 소변을 참기 힘들어졌고, 혈뇨까지 나타났다. 검사 결과는 전립선암이었고, 전립선 제거 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생활의 달인(SBS 일요일 오전 10시 45분) 자동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394회에서 셀프 세차의 신세계를 보여준 황태윤 달인을 비롯해 ‘내 차에 지문조차 허락할 수 없다’는 김성일 도전자, 그리고 생활 속 세차 노하우의 달인 정광재 도전자가 출연해 기상천외한 미션을 수행한다. ■명불허전(OBS 일요일 밤 9시 15분) 2003년 귀화해 한국인이 된 호사카 유지 교수가 출연한다. 공학도였던 그가 이웃 나라 한국의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된 사연과 한 학생의 질문을 계기로 시작된 그의 독도 사랑 이야기를 들어본다. 또한 독도 문제는 물론 위안부 문제, 야스쿠니 신사 문제 등 한·일 사이의 뿌리 깊은 갈등을 연구하고 알리고 싶다는 포부도 밝힌다.
  • ‘클템’ 이현우 은퇴…해설로 전향할까?

    ‘클템’ 이현우 은퇴…해설로 전향할까?

    인기 온라인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1세대 프로게이머 ‘클라우드 템플러’(클템) 이현우가 은퇴를 선언했다. 소속팀인 CJ 엔투스 프로스트는 14일 정글러 포지션을 담당했던 클템 이현우의 은퇴 소식을 전했다. 프로스트에서 정글러 포지션을 담당했던 클템 이현우는 전신인 Mig의 창단 멤버로 리그 오브 레전드 초창기부터 프로게이며 생활을 해왔으며 팀이 아주부를 거쳐 CJ 엔투스로 편입될 때까지 꾸준히 자리를 지켜왔다. 상대방을 급습하는 대신 정글에 있는 중립 몬스터를 잡으며 성장하는 이른바 ‘초식형’ 정글러의 달인으로 알려진 클템 이현우는 스카너, 마오카이, 녹턴 등 다양한 챔피언을 사용하면서 인기를 끌어왔다. 지난 2012년 국내 첫 리그인 LOL 인비테이셔널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스타덤에 올랐으며, 프로스트가 상위권을 유지하는데 힘을 보탰다. 또 ‘롤드컵’으로 불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시즌2’에서 한국 대표로 나가 준우승을 차지하는가 하면 IEM 월드 챔피언십 우승 등 해외 대회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얼마전 끝난 롤드컵 시즌3에서는 객원 해설로 출연, 날카로운 분석을 자랑하며 해설가로서의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은퇴를 선언한 클템 이현우는 “나 자신과 팀이 서로 발전할 수 있는 결정이라고 판단한다. 지금까지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클템 이현우는 잠시 휴식을 취한 뒤 향후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72개어 달인 伊 추기경·65개어 구사 獨 외교관…그들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언어의 천재들/마이클 에라드 지음/박중서 옮김/민음사/503쪽/2만원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언어 습득의 비법부터 말해야겠다. “언어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도파민을 관리하고 몰입해야 한다.” 6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는 다중언어 구사자를 연구해 ‘언어의 천재들’(원제 Babel, no more)을 펴낸 지은이는 이렇게 말한다. 도파민은 즐거운 일을 하면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로서 즐거운 일을 했다는 사실을 알려줘 사람들이 계속 즐거운 일을 하게 한다. 여러 가지 언어를 배우는 사람은 좋아서, 재미있어서, 즐거워서 언어의 세계에 빠져들었다고 말한다. 산만하고 충동적인 상태는 언어 습득의 장애 요인이다. 이를 해소하려면 몰입 상태에 빠져야 한다. 평범해 보이지만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전 세계 다중언어 구사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얻은 결론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 언어를 배우려는 절박한 동기를 가져라, 언어 감각을 발달시켜라 등의 조언도 있다. 그러나 ‘아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이 낫고, 좋아하는 것보다 즐기는 것이 낫다’는 공자의 ‘지지자(知之者), 호지자(好之者), 낙지자(之者)’론처럼 ‘즐기고 몰입하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저자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 전·현직 다중언어 구사자를 찾아나서고 언어 습득과 관련된 신경과학을 공부하고 다중언어 지역을 순례했기 때문이다. ‘전설적인 언어 천재’는 이탈리아의 추기경 주세페 메조판티(1774~1849)로 72개 언어를 구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외국인 전용 고해신부 시절에는 사형수 2명의 모국어를 밤새워 공부해 다음 날 아침 처형되기 전 이들의 죄를 사해줄 정도로 뛰어난 언어 습득 능력을 지녔다. 메조판티는 30개 언어에는 통달했지만 11개는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었으며 14개는 공부는 했지만 사용한 적이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60~65개의 언어를 아는 것으로 전해진 독일의 외교관 에밀 크렙스는 사후 뇌를 해부한 결과 언어 발달과 관련이 깊은 좌뇌의 브로카 영역이 과도하게 발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은이는 이 영역의 발달이 유전적으로 타고난 것인지, 크렙스가 본격적으로 언어를 습득하기 시작한 12세 전후에 형성된 것인지 규명되지 않았다며 언어와 브로카 영역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신중한 자세를 보인다. 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 “내가 다이어트 왕!” 견공 다이어트 ‘비포 & 애프터’ 화제

    “내가 다이어트 왕!” 견공 다이어트 ‘비포 & 애프터’ 화제

    사람도 힘든 다이어트에 멋지게 성공한 개의 비포앤드애프터 사진이 화제로 떠올랐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사는 오비(Obie)는 닥스훈트 종(種)으로, 과거 몸무게는 무려 35㎏에 달했다. 본래 대형견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비만 상태였다. 비대해진 몸집 때문에 다리가 휘는 것은 물론, 걸어다니는 것이 불가능한 정도가 되어 거의 누워서 생활해야 했다. 움직일때마다 배가 바닥에 끌려서 지저분해지는 것은 기본이었고, 이 같은 생활 패턴은 오비를 더욱 살찌게 했다. 보다 못한 주인 노라 바나타는 “오비의 전 주인이 너무 과하게 먹이를 주고 산책이나 운동을 시키지 않아 비만이 됐다”면서 “건강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다이어트를 시키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라는 우선 오비에게 규칙적인 식사와 엄격한 칼로리 제한을 통해 몸무게를 18㎏까지 감량시키는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하루도 빼놓지 않는 강도 높은 운동으로 몸 곳곳의 지방을 태워 몸무게가 정상범위로 돌아올 수 있도록 했다. 균형잡힌 식단과 꾸준한 운동은 오비를 건강한 몸으로 되돌렸다. 35㎏이었던 몸무게는 1년 2개월 여 만에 12.2㎏까지 줄었다. 닥스훈트 종의 평균 몸무게가 14.5㎏인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체중미달인 셈이다. 오비의 주인은 다이어트에 성공한 애완견을 위해 늘어진 뱃가죽을 축소시키는 수술도 받게 했다. 덕분에 여느 개보다도 늘씬한 몸매를 자랑할 수 있게 됐다. 현지 언론은 오비의 드라마틱한 다이어트가 한 TV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일약 스타견으로 급부상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오비의 건강을 위한 서포터를 자청했다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프로축구] ‘대세 부활’ 수원, 데얀 빠진 서울 잡나

    [프로축구] ‘대세 부활’ 수원, 데얀 빠진 서울 잡나

    올 시즌 K리그클래식에 둥지를 튼 ‘인민 루니’ 정대세(수원)는 지난 3개월간 개점휴업 상태였다. 7월 울산전에서 오른쪽 발등을 다친 이후 꼬박 치료와 재활에 몰두한 것이다. 수원은 상위 스플릿(그룹A)에 올랐지만 팀의 공격을 책임지는 에이스의 공백에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돌아온 정대세는 지난 5일 선두 포항을 상대로 혼자 두 골을 퍼부으며 특급 스트라이커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그리고 9일 오후 1시, 안방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올 시즌 세 번째로 FC서울을 상대한다. ‘슈퍼매치’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팬들의 관심이 뜨거운 수원-서울전에 나서는 정대세의 각오도 대단하다. 그는 지난 7일 미디어데이에서 “지난해까지 서울전에서는 수원이 모두 이겼다던데 공교롭게도 내가 합류한 뒤 (1무1패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특히 4월 자신의 서울전에서는 퇴장당해 팀에 폐를 끼친 안 좋은 기억도 있다. 그는 “이번에 골을 넣으면 퇴장에 대해 사죄하는 의미로 무릎을 꿇는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이번에는 수원이 유리하다. 정대세가 골맛을 봤고 ‘왼발의 달인’ 염기훈도 경찰에서 제대해 팀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서울은 최근 13연속 무패(9승4무)를 달리고 있지만 지난 3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지난 6일 리그 경기까지 치른 터라 체력이 바닥났다. 데얀이 몬테네그로 국가대표에 차출돼 공격력에도 구멍이 뚫렸다. 수원이 서울을 잡을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울산, 포항(이상 승점 55), 전북(승점 53)이 치열한 ‘빅 3’를 형성한 가운데 4위 서울(승점 51)과 5위 수원(승점 47)이 맞붙는 ‘슈퍼매치’는 K리그클래식 순위표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타이거즈와 울고 웃은 32년 광주 무등야구장 역사속으로

    타이거즈와 울고 웃은 32년 광주 무등야구장 역사속으로

    광주 무등야구장이 4일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 무등경기장은 이날 타이거즈와 함께한 32년 세월에 마침표를 찍었다. KIA는 내년 시즌부터 바로 옆에 신축 중인 새 야구장으로 안방을 옮긴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무등야구장은 지역민들에게 단순한 체육시설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곳이다. 사람들은 여기서 기쁨과 서러움을 환호성으로 쏟아냈다. 5·18민주화운동 때는 수많은 택시와 버스 기사가 이곳에 집결해 전남도청으로 향했으며, 군부독재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세를 듣기 위해 구름 청중이 몰렸다. 타이거즈가 우승할 때마다 ‘목포의 눈물’ 등을 합창했다. 무등경기장은 1965년 제46회 전국체전을 치르기 위해 축구장과 야구장을 건립하면서 탄생했다. 당시 이름은 광주 공설운동장이었다. 첫 전국체전 개회식날 관중이 몰리면서 압사사고가 발생, 14명이 목숨을 잃는 아픈 기억도 있다. 1977년 제58회 전국체전 때부터 무등경기장이란 이름이 사용됐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해태 타이거즈 홈구장’이란 새 이름이 붙었다. 1983년 해태 우승 이후 KIA까지 정규리그 6회와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을 거머쥐면서 프로야구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타이거즈는 1983~1986년 전무후무한 4연패를 달성했다. 1991·1993년 징검다리 우승, 1996~1997년 2연패했다. 12년 만인 2009년에 통산 열 번째 우승을 따냈다. 그럼에도 무등경기장에서 우승 축포가 터진 적은 1987년 한 차례밖에 없다. 1982년 26만 1182명이 경기장을 찾았고 2011년에는 역대 최다 관중인 58만 2653명이 몰렸다. 지난 3일 현재 누적 관중은 1030만 7887명에 이른다. 무등경기장은 야구팬들과 함께 전설을 키운 곳이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을 비롯해 ‘홈런왕’ 김봉연, ‘오리궁둥이’ 김성한, ‘타격의 달인’ 김종모,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 ‘재간둥이’ 이순철, ‘해결사’ 한대화, ‘핵 잠수함’ 이강철, ‘노지심’ 장채근 등 많은 전설을 만들어 냈다. 또 아마추어 야구의 산실로 자리 잡았다. 광주일고, 동성고, 진흥고 출신의 숱한 스타들이 이곳에서 야구의 꿈을 키웠다. 이상윤, 선동열, 이순철, 이종범, 임창용, 박재홍 등을 비롯해 서재응, 김병현, 최희섭 등 메이저리거들도 배출했다. 그러나 노후화로 새 구장 건설에 대한 여론이 확산됐다. 때마침 기아자동차가 2009년 우승을 기점으로 300억원을 투자했고 국민체육진흥기금 출연과 광주시 지원 등 1000억원을 확보해 새 야구장 건립에 착수했다. 새 야구장은 2만 2000석 규모로 오는 12월 완공된다. 넉넉한 의자공간과 편안한 관전 시야, 여성과 장애인 배려 편의시설 등이 갖춰졌다. 내년부터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라는 이름으로 새 역사를 시작한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아스날 박주영과 아론 램지의 ‘잔인한’ 공통점

    아스날 박주영과 아론 램지의 ‘잔인한’ 공통점

    달라도 너무 다르다. 한 선수는 뛰는 경기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팀을 뛰어넘어 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성장하고 있다. 또 한 명은 출전기회를 잡는 것조차 어렵다. 같은 팀에서 뛰지만 정반대의 신세에 놓인 아론 램지와 박주영의 이야기다. 그러나 두 선수에겐 아주 흡사한, 또 ‘잔인한’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계약직전까지 갔던 다른 팀을 버리고 아스날에 합류했다는 점이다. 램지는 자신이 소년 시절 팬이었던 퍼거슨 전 감독의 맨유를 버리고 벵거 감독의 아스날을 택했으며, 박주영은 당시 프랑스 리그 챔피언 릴과 메디컬테스트까지 받은 상태에서 벵거 감독의 전화 한 통화에 축구인생의 운명을 바꿨다. ‘하이재킹’으로 널리 알려진 타 팀과 계약을 눈 앞에 둔 선수를 낚아채는 이적방식은, ‘로또’를 맞듯 대성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팀과 선수 모두에게 두고두고 후회할 실수가 되기도 한다. 똑같은 과정을 거쳐 아스날 유니폼을 입은 램지와 박주영의 전혀 다른 결말이 이를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아론 램지? 2008년(카디프 -> 맨유 계약근접 -> 최종 아스날 이적 아론 램지가 전방에 침투해 직접 골을 넣거나, 중앙에서 멋진 패스를 뿌려줄 때마다 가슴이 아픈 축구팬들이 있다. 이번 시즌 9월을 리그 12로 마감한 ‘디펜딩 챔피언’ 맨유의 팬들이다. 맨유는 최근 몇 년간을 창의적인 중앙 미드필더의 부재로 골머리를 썩혔다. 은퇴한 폴 스콜스를 다시 불러들이기까지 하며 여러 방법을 썼지만, 이번 시즌에도 마찬가지로 바로 이 부분에 약점을 보이며 충격적인 리그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울며 겨자먹기로 이적시장 마지막 날 펠라이니를 데려왔지만, 그는 맨유에 가장 필요한 ‘제2의 폴 스콜스’ 같은 유형의 선수가 아니다. 맨유가 몇 년을 찾아 헤매는 그 포지션에 정확히 들어맞는 선수가 바로 아론 램지다. 그리고 맨유 팬이기도 했던 아론 램지는, 벵거 감독의 ‘마술’같은 하이재킹이 없었다면, 그대로 맨유 선수가 됐을 터였다. 2007-2008시즌 카디프에서 최고의 유망주로 성장한 램지에게 퍼거슨 감독이 눈독을 들였고, 아직 도장을 찍기도 전에 계약이 성사됐다는 보도자료가 돌기도 했다. 국내 언론사를 통해서도 맨유가 램지 영입에 성공했다는 기사가 나기도 했다. 맨유 입단이 기정사실화 됐던 분위기 속에 훈련장을 방문했을 때는, 당시 퍼거슨 감독이 부재중이었기 때문에, 게리 네빌이 ‘곧 같은 팀 선수가 될 것으로 알려졌던’ 램지에게 팀 시설을 소개했다. 벵거 감독은 달랐다. 당시 유로2008 해설자로 스위스에 머물고 있던 벵거 감독은 직접 전용기를 보내 램지와 그 가족을 스위스에 초대하기에 이른다. 맨유가 램지의 출장기회가 적을 경우를 대비해 1시즌 더 카디프에 임대보낼 것을 구상하고 있던 반면 벵거 감독은 16세에 데뷔했던 파브레가스의 예를 들며 램지에 주전 출장까지 약속한 끝에 램지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한다. 그 후 램지는 ‘맨유 대신 아스날을 택한 선수’라는 사실 하나로, 당시 리그에서 고전 중이던 아스날 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런던에 입성헸고 그 후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과 긴 슬럼프에도 불구하고 벵거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최고의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맨유는 바로 그 램지 같은 선수를 구하지 못해 헤매고 있다. *박주영? 2011년(모나코 -> 릴 계약근접 -> 아스날 최종 이적 한국 팬들에겐 씁쓸한 일이지만, 박주영의 하이재킹 케이스는 선수 입장에서도, 구단 입장에서도 두고두고 하이재킹을 섣불리 해서는 안 되는 증거로서 남을 전망이다. 모나코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며 프랑스 리그에서 널리 인정받던 박주영은 2011년 리그 챔피언인 릴 입단을 앞두고 메디컬테스트까지 받았다. 당시 릴에는 ‘유럽 최고의 유망주’로 불리던 플레이메이커 에당 아자르를 비롯해 뛰어난 2선 자원들이 포진해 있었고 이는 스트라이커에게 매우 좋은 조건이었다. 또한 릴이 챔피언스리그 출전권까지 확보하고 있었기에 한국 팬들도 곧 챔피언스리그에서 뛰는 박주영의 모습을 기대했다. 그러나, 벵거 감독의 전화 한 통이 모든 것을 바꿔놨다. 당시 팀내 No.1 공격수였던 반 페르시의 백업공격수가 필요했던 벵거 감독은 맨유에 당한 치욕적인 8-2 패배 후 ‘패닉바이’라고 불리는, ‘영입의 달인’으로 불리는 벵거 감독의 영입리스트에 불명예로 남을 영입을 단행한다. 그리고 그 날 영입됐던 4선수(메르테자커, 아르테타, 산토스, 박주영) 중 가장 안 좋은 결론을 낳은 것이 바로 박주영이다. 불운이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박주영이 영입되기 전 해까지 한 번도 한 시즌을 온전히 치른 적이 없는 반 페르시가, 단 한 번의 부상 없이 매 경기 나서 미친 듯 골을 넣었던 것이다. 불운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아스날의 성적이 아주 좋거나, 아주 나빴다면 박주영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아스날은 그 시즌 내내 4위 싸움을 치루느라 단 한 경기도 반 페르시를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상태가 리그 마지막 경기까지 이어졌던 것이다. 박주영은 프랑스 리그 최고수준의 공격수에서, 정규리그 경기 출장조차 못하는 공격수로 전락했으며, 아스날은 후보명단에도 올리지 못 하는 선수에게 꾸준히 주급을 지급하고 있다. 아스날과 박주영의 만남은 선수에게도, 팀에게도 치명적인 실수가 될 수 있는 하이재킹의 리스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이성모 스포츠 통신원 london_2015@naver.com
  • 아스날 구단주 “또 다른 10년도 벵거와 함께하고 싶다”

    아스날 구단주 “또 다른 10년도 벵거와 함께하고 싶다”

    스탄 크론케 아스날 구단주가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아르센 벵거 감독을 극찬하며 “또 다른 10년도 벵거와 함께 하고 싶다”는 말을 통해 재계약을 암시했다. 크론케 구단주는 “(아스날 감독직에) 벵거보다 적합한 인물은 없으며 나는 그에 대해 의심해본 적이 없고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EPL 감독 중 최장수 감독인 벵거 감독은 올해 최근 맺은 3년 계약의 마지막 해를 맞았다. 그는 이 기간 동안 레알 마드리드, 파리생제르망 그리고 프랑스 국가대표팀 감독 등의 제의를 받았지만 이를 모두 거부하며 아스날에 충성심을 보인 바 있다. 바르셀로나 역시 꾸준히 벵거 감독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크론케 구단주는 “축구 감독은 엄청난 부담을 갖는 직업이며 아스날 수준의 클럽은 더욱 그렇다”며 “그러나 벵거는 그만의 철학을 가지고 이를 강하게 이겨내는 최고의 감독이다”라고 말을 이었다. 그는 또 아스날의 경영은 매우 건실하며 곧 맨유 수준의 연간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장담하며 자연스럽게 외질 수준의 플레이어를 또 영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스날의 구단 부채 청산 및 매출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이 다름 아닌 벵거 감독임은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크론케 구단주는 “모두가 벵거에게 큰 돈을 쓰라고 압력을 가하는 것은 좋다”며 “그러나 벵거는 자기만의 철학을 갖고 돈을 지출하는 사람이며 무엇보다도 그의 선택이 최고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공짜로 영입한 플라미니가 최고의 활약을 보이며 영입의 달인 벵거 감독이 다시 한 번 찬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아스날 팬들은 흔히 “아스날은 벵거다”라는 말로 그들의 감독에 대한 믿음을 보이고는 한다. 이번시즌 좋은 출발을 보인 벵거 감독이 세계의 다른 유수 클럽의 유혹을 뿌리치고 아스날에 남는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이성모 스포츠 통신원 london_2015@naver.com
  • 셰브첸코는 구단주 애완동물”이라던 에투, 본인은?

    셰브첸코는 구단주 애완동물”이라던 에투, 본인은?

    ‘득점기계’라는 별명을 가진 ‘발롱도르’ 수상자. 당당히 프리미어리그에 등장했던 안드레이 셰브첸코가 첼시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던 2006년, 당시 바르셀로나 소속이던 사무엘 에투는 셰브첸코에게 모욕적인 말을 남기며 세계의 축구팬들에게 비난을 샀다. 어떤 의도로 그 말을 했는지를 떠나, 동료선수에게 하기에는 심한 말이었다는 것이 대부분의 반응이었다. 그 에투가, 그 첼시 유니폼을 입고, 같은 감독의 지휘아래 중요한 일전에서 팬들과 언론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상대팀은 5라운드까지 최소실점을 기록하고 있는(1실점) 지역 라이벌 토트넘(현재 2위)이다. 에투의 앞으로의 커리어에 큰 갈림길이 될 수 있는 경기다. 이 경기에서 득점을 한다면, 전성기의 기량이 아주 녹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며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그는 EPL 데뷔 첫 달인 9월을 무득점으로 마감하게 되며(4경기 연속) 언론과 팬, 그리고 첼시 최고의 권력자이자 토레스를 총애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압박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에투는 데뷔전이었던 에버튼과의 경기 시작 전 자신만만한 성격답게 방송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며 웃음을 보였다. 그러나 그 여유가 사라지는 데는 28분이면 충분했다. 골키퍼가 자리를 비운 상황, 전성기의 그였다면 가볍게 성공시킬 수 있는 완벽한 찬스에서 날린 슛이 골문을 커버하러 들어왔던 가레스 베리의 다리에 막혀버린 것이다. 지금까지 에투는 총 3경기 선발출전에서 골을 기록하지 못했으며 같은 기간, 그를 직접 영입한 무링요 감독 또한 선수기용에 대한 비판에 직면했다. 다른 팀이라면 3~4경기쯤 골 못 넣을 수도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EPL 최고의 2선을 지녔다고 자부하는 첼시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설상가상으로, 캐피털원컵에서 선발 기회를 잡은 포지션 경쟁자 토레스는 1골 1도움을 기록 MOTM(맨오브더매치)에 선정되며 선발 자리를 노리고 있다. 토레스가 첼시에서 아무리 부진하더라도, 영국 팬들이 그를 기다려주는 이유는 그들이 리버풀 시절 토레스의 기량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투는, 셰브첸코가 그랬듯이, 영국에서 입증된 것이 없다.에투의 첼시에서의 성공여부는 또 다른 한 사람에게도 매우 중요한 이슈다. 바로 그를 직접 영입한 무링요 감독이다. 과거 셰브첸코가 부진했을 당시는 무링요 감독은 비난에서 빗겨갈 수 있었다. 셰브첸코는 “감독이 아닌 구단주가 원해서 영입된” 선수로 낙인 찍혔으며 때때로 경기력이 부진할 때도 “셰브첸코 영입으로 인해 팀워크가 깨졌다”는 면죄부가 주어졌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은 경우가 완전히 다르다. 에투는 자신이 직접 영입한 선수이며 심지어 지휘해본 경험도 있는 선수다. 또한 첼시는 결코 돈이 부족한 구단이 아니다. 더 많은 돈을 내서 더 뛰어난 공격수를 노릴 수도 있는 첼시이지만 무링요는 첼시의 현재 공격수와 에투면 충분하다는 판단을 했고, 뛰어난 공격자원인 루카쿠를 에버튼으로 임대까지 보냈다. 시즌 초반 골 부족으로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계속된다면 그 책임이 온전히 감독 본인의 것이 되는 것이다. 영국 현지에서도, 국내에서도 이미 많은 팬들로부터 “토레스가 에투보다 낫다”라거나 “에투를 도대체 왜 영입한 거야”라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에투는 올해 33세(만 32세)다. 세계 정상급 공격수가 전성기를 지나면 얼마나 폼이 떨어질 수 있는지를 가장 잘 아는 것이 첼시 팬들이다. 발롱도르 수상자 셰브첸코의 몰락을 직접 지켜봤기 때문이다. 한국시간 28일(토) 오후 8:45분에 열리는 첼시와 토트넘의 경기. 냉정한 시험대에 오른 에투가 골을 기록하는지 여부는 프리미어리그 6R 최고의 관심사인 동시에, 첼시와 무링요 감독의 이번 시즌 행보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요소이다. 만일 그가 비성공적인 첼시 커리어를 보내게 된다면, 셰브첸코에게 했던 “첼시로의 이적은 실수였다”는 말은 그 자신에게로 돌아올 수 있다. 이성모 스포츠 통신원 London_2015@naver.com
  • [씨줄날줄] 날개 꺾인 샐러리맨 신화/문소영 논설위원

    국내 3위 휴대전화기 생산업체 팬택은 맥슨전자의 영업사원이던 박병엽 부회장이 1991년 4000만원으로 창업한 무선호출기 회사다. 1997년 휴대전화기 생산으로 확대했고, 2001년 현대큐리텔을, 2005년 SK텔레택을 인수해 휴대전화기 업계에 떠오르는 별이 됐다. 벤처신화를 쓰던 그는 한때 국내 30위 주식부자 반열에도 올랐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과 경쟁하기에 팬택은 역부족이었다. 실적 악화로 2007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그가 지분을 모두 포기하고 백의종군해 팬택은 2011년 12월에 워크아웃을 졸업했지만,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 부회장은 24일 경영에서 퇴장을 선언했다. 한국의 ‘샐러리맨 신화’를 썼던 주인공들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탓에 몰락하고 있다. STX의 강덕수 회장은 1973년 시멘트 회사 쌍용양회 평사원으로 시작해 재무담당임원(CFO)까지 올랐다. 2001년 쌍용중공업이 매물로 나오자 전 재산 20억원을 털어 경영권을 인수했고 STX로 개명했다. 범양상선과 대동조선 등을 인수해 해운·조선을 중심으로 그룹을 수직계열화해 재계 13위까지 차고 올라갔다. 당시 조선산업은 호황이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는 중국 다롄에 대규모 조선소를 건설하던 강 회장에게 치명타였다.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면서 올해 그룹이 해체됐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1971년 한국 브리태니커 영업사원으로 출발했다. ‘영업의 달인’ 윤 회장은 1980년 자본금 7000만원으로 도서출판 헤임인터내셔널을 설립했다. 웅진그룹의 모태로, 1995년 상장한 웅진씽크빅의 전신이다. 학습지를 팔던 그는 웅진코웨이 정수기 사업으로 승승장구했다. 현금장사였다. 학습지, 정수기 등의 소비재가 아닌 건설·금융과 같은 중후장대한 사업의 기업가를 꿈꿨던 윤 회장은 극동건설과 서울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재계 순위 32위로 올라갔지만 몰락의 시작이었다. 샐러리맨 신화를 쓴 또 다른 기업가로 신선호의 율산그룹과 김우중의 대우그룹, 정태수의 한보그룹 등이 있었다. 모두 내실을 기하지 못한 채 과도한 인수합병과 차입경영 등으로 몸집을 불리다 위기에서 날개가 꺾였다. 샐러리맨의 신화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의 개천에서는 용이 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가난한 집 수재가 고졸로 사법·행정고시로 고급관료의 길에 들어서듯이 말이다. 현재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만이 남아 있다. 사회이동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롯데, 효성 등 재벌기업만 살아남고 창업이 멸종하는 풍토가 될까 우려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英매체가 꼽은 英 ‘최고 프리킥’ 달인 톱10

    英매체가 꼽은 英 ‘최고 프리킥’ 달인 톱10

    지난 주말 ‘펠레스코어’로 끝난 에버튼 대 웨스트햄 전이 며칠 지났지만, 아직도 영국의 축구팬들은 베인스의 프리킥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1-0, 2-1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터진 유사한 위치에서 서로 다른 반대쪽 포스트 구석에 꽂아 넣은 두 골은 수비수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수준의 프리킥이었다. 루니도 이번 시즌 벌써 프리킥 골을 2번 기록한 상황에서,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이 영국 최고의 프리킥 ‘달인’들을 선정했다. 1) 데이비드 베컴 ‘프리킥’을 논하는데 절대 빠질 수 없는 이름, 데이비드 베컴. 심지어 그의 킥에서 따온 영화제목(Bend it like Beckham)이 있을 정도다. 베컴은 다른 선수들이 모두 훈련장을 뜬 뒤 몇 시간씩 홀로 남아 프리킥을 연습하곤 해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으로부터 “다른 선수들은 신경 쓰지 않는 미세한 부분을 연습하는 선수”라는 평을 들었다. 2001년 그리스와의 월드컵 예선전에서 탈락 직전의 잉글랜드를 구해낸 그의 프리킥은 지금까지도 프리킥의 교본으로 꼽히고 있다. 2) 폴 게스코인 ‘영국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불렸던 폴 게스코인(현재 ‘영국의 미래’로 불리는 아스날의 잭 윌셔가 ‘제2의 폴 게스코인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는 뛰어난 기술적 능력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터지는 프리킥도 일품이었다. 특히 1991년 FA컵 아스날과의 준결승전에서의 프리킥 골은 지금까지 웸블리 구장에서 나온 가장 멋진 프리킥으로 불린다. 그 프리킥에 힘입어 토트넘은 라이벌을 꺾고 결승에 진출, 그 해 FA컵을 들어올렸다. 3) 앨런 시어러 260골로 프리미어리그 통산 최다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뉴캐슬의 영웅’ 앨런 시어러. 그의 골 기록에는 프리킥 실력도 한몫했다. 그의 프리킥은 베컴과 같이 절묘하게 휘어차는 슛이 아닌, 현재 호날두 등이 보여주는 강력하게 직선으로 뻗어나가 상대팀 골대에 꽂히는 유형의 킥이었다. 당시의 해설자들은 “시어러의 프리킥이 골대속에 들어갈 때는 골대그물이 찢어지지 않나 걱정이 될 정도”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4) 스튜어트 피어스 레이튼 베인스와 같은 포지션에서 뛰었던 피어스. 그는 좀처럼 프리킥을 놓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역시 프리킥의 달인으로 앞서 언급했던 폴 게스코인과 스튜어트 피어스는 묘한 인연이 있다. 아스날을 꺾고 결승전에 오른 토트넘의 폴 게스코인이 피어스에게 파울을 했고, 이 프리킥을 피어스가 성공시켰던 것이다. 결국 그 날의 승자는 토트넘이 됐지만, 게스코인은 자신의 특기를 상대선수에게 내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5) 스티븐 제라드 대포알 같은 중거리슛이 떠오르는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 스티븐 제라드. 그러나 프리킥 상황에서의 제라드는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며 상대팀 키퍼를 긴장하게 만든다. 직선으로 쭉 뻗는 프리킥을 찼다가 선수벽 사이 좁은 틈을 노리고 프리킥을 차기도 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프리킥을 구사하며 중요한 순간마다 팀을 끌어올리고 있다. 6) 글렌 호들 토트넘 출신의 또 한 명의 천재 글렌 호들. 그는 양발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킥의 달인이었다. 어떤 각도에서도 골대 안으로 공을 보내는 능력이 일품이었기 때문에, 상대팀 선수들은 페널티박스 인근에서 파울을 범할 때마다 후회를 해야 했다. 7) 매트 르 티시에 가레스 베일, 티오 월콧, 알렉스 옥슬레이드챔벌레인 등을 배출한 유망주의 보고 사우스햄튼에서 선수생활 전체를 보낸 왕년의 ‘원클럽맨’ 매트 르 티시에. 그는 클럽을 위해 뛰는 내내 정확한 프리킥을 날리며 상대적 약체인 자신의 팀을 그 누구도 우습게 보지 못하게 만들었다. 또 그는 최고의 PK 기록도 보유하고 있는데 프로선수로 약 50회의 PK를 차는 동안 단 1회의 실축을 기록했다. 8) 보비 찰튼 잉글랜드와 맨유의 원로이자 레전드인 보비 찰튼.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 공격, 미드필드, 수비진 전 지역을 누비며 영웅적인 활약을 보였다. 특히 먼 거리에서 직접 차서 골대에 꽂아 넣는 중거리 프리킥은 그를 따라올자가 없었다고 전해진다. 9) 스탄 보울스 한국인에게는 애증의 팀 Q.P.R의 전성기를 열었던 공격수 스탄 보울스는 1972년 Q.P.R이 최초로 10만 파운드 이상의 이적료를 지급하며 영입했던 선수이다. 팀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팬들에게 뽑힌 선수이기도 했던 그는 당대 최고의 프리키커로서도 명성을 날렸다. 10) 웨인 루니 오픈 플레이에서는 저돌적인 탱크처럼 돌진하다가, 프리킥 상황에서는 침착해지고 정교해지는 웨인 루니. 왕성한 수비가담까지, 만능형 공격수로 평가받는 웨인 루니는 이번 시즌에도 프리킥으로만 2골을 성공시켰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8-2’라는 스코어를 낳았던 2011~12 시즌 맨유 대 아스날 경기에서 루니는 프리킥으로만 2골을 넣으며 아스날 팬들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남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이성모 스포츠통신원 london_2015@naver.com
  • [주요 군 수뇌부 프로필] 박선우 연합사 부사령관

    [주요 군 수뇌부 프로필] 박선우 연합사 부사령관

    합동참모본부의 작전 분야 주요 직위를 두루 역임한 합동작전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뛰어난 작전 감각과 전술적 식견을 갖춘 데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한·미 동맹 강화 등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구비해 연합사 부사령관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번에 1군사령관에 내정된 신현돈 합참 군사지원본부장과 함께 육사 35기 가운데 처음으로 대장으로 진급했다.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비한 ‘한·미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의 수립을 주도했다. 업무 처리가 치밀한 데다 강온을 겸비한 탄력적 리더십으로 선후배들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이다. 이강희씨와 2녀. ▲광주(56) ▲육사 35기 ▲합참 작전계획과장 ▲이라크평화재건사단장 ▲2군단장 ▲합참 작전본부장
  • ‘달인 도둑?’…접착테이프로 염소23마리 훔쳐

    ‘달인 도둑?’…접착테이프로 염소23마리 훔쳐

    도둑이 20마리가 넘는 염소 암컷을 접착테이프와 밧줄만을 이용해 훔쳐가 놀라움을 주고 있다. 미국 하와이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킬 폰틴(23)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아침 평소처럼 농장에 나왔다가 애지중지 기르던 염소들이 사라진 것을 보고 충격을 금치 못했다. 당시 염소 우리 옆에는 밧줄로 묶인 수사슴 2마리와 강력한 접착테이프로 입을 꽁꽁 묶인 염소 몇 마리가 고통스러움에 신음하고 있었다. 폰틴이 도둑맞은 염소 23마리 중 20마리는 새끼를 밴 암컷이며, 이중 10마리는 곧 출산을 앞두고 있었다. 폰틴은 “친구들과 함께 1년 남짓 농장을 운영해왔다. 도둑이 훔쳐간 암컷 중 10마리는 곧 새끼를 낳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도둑이 ‘염소 납치’에 밧줄과 소리를 내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접착테이프를 썼을 것이며, 특히 암컷들이 출산을 앞둔 만큼 몸값이 비싸다는 것을 아는 사람의 소행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폰틴은 경찰에 이를 신고하고 피해보상금 1만 달러(약 1100만원) 상당을 신청하는 한편, 언론을 통해 ‘염소를 돌려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나는 농장을 운영하는 것을 좋아하며, 염소들은 내 생활의 일부나 다름없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임종룡 회장은 누구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임종룡 회장은 누구

    임종룡(54)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6월 회장 내정 사실이 알려졌을 때부터 금융계 안팎으로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 간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거물급’ 인사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관치금융 논란을 제기했던 KB금융지주 노조와 달리 농협 노조는 큰 반대를 보이지 않았다. 임 회장은 1981년 행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정경제부에서 은행제도과장, 증권제도과장, 금융정책국장을 거쳐 기획재정부 1차관 등 주요 보직을 두루 맡았다. 올 초 국무총리실장(장관급)을 마지막으로 33년 공직 인생을 마무리했다. ‘행정(중재)의 달인’이라는 수식어는 오랜 관료 생활을 하며 얻은 별칭이다. 임 회장은 소통 경영을 강조한다. 회장으로 내정된 다음 날 바로 농협중앙회 노조를 찾아간 것은 유명한 일화다. 관치금융 논란이 확산되기 전에 일찌감치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한 ‘소통’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또 중앙회와의 갈등을 고려해 스스로 조정자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중앙회의 의견을 존중하는 한편 부당한 경영 간섭엔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취임 초기 업무 파악을 마친 후부터는 현장을 찾고 있다. 직원의 조찬간담회를 비롯해 실무진들과의 티타임도 허물없이 진행하고 있다. 지난 달 7일 서울 가락시장지점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매월 두 차례씩 영업점을 방문할 계획이다. 영업 환경을 파악하고 지역의 숨은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임 회장은 능력을 우선하는 인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지난달 말 산전후대체직으로 근무했던 직원 두 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산전후대체직은 임신·출산으로 휴직을 하면 임시로 투입되는 텔러들을 말한다. 이번에 발탁된 두 직원은 계약 기간이 끝났지만 우수 직원 우대 방침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임 회장은 직원들과의 소통에서 ‘열정’(熱情)과 ‘야성’(野性)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환경이 어려울수록 직원 개개인의 열정과 야성이 생존에 밑바탕이 된다고 보고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후폭풍] “채총장 감찰 지시 배경에 의문” 檢 내부 술렁… 일부 제2검난 우려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후폭풍] “채총장 감찰 지시 배경에 의문” 檢 내부 술렁… 일부 제2검난 우려

    채동욱(54) 검찰총장의 사퇴 표명으로 검찰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일선 검사들은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평검사회의 등을 통해 채 총장의 사퇴 재고와 해명을 촉구하는 등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법무부가 지난 14일 “사퇴를 종용한 일이 없다”고 밝힌 데 이어 청와대가 “채 총장의 사표를 아직 수리하지 않았다. 진실규명이 우선”이라고 밝혔지만 검찰 내부 반발 기류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5일 검찰 안팎에서는 조선일보가 보도한 채 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에 대해 황 장관의 감찰 지시가 내려지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여당 등의 부당한 압력이 있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채 총장이 사퇴한 일련의 과정을 ‘검찰 흔들기’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채 총장 사퇴 발표 직후인 지난 13일 서울서부지검 검사들은 밤늦게까지 평검사회의를 열었다. 서부지검 평검사들은 “총장의 중도 사퇴는 재고돼야 한다”는 집단 의견을 모아 내부 통신망(이프로스)에 올렸다. 이들은 “법무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감찰을 지시한 이후 곧바로 검찰총장이 사퇴함으로써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는 상황으로 비쳐지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총장은) 사의 표명을 거두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을 이끌어 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어 이날 수원지검과 서울중앙지검, 서울북부지검 등 전국 각 검찰청에서도 평검사들이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청와대의 발표로 연기됐다. 평검사회의는 2003년 처음 비검찰 출신 법무부장관인 강금실 장관이 임명될 당시 개최된 이래 2005년 형사소송법 개정, 2011년 검·경수사권 갈등, 2012년 검사비리, 성추문 사건 등 검찰의 이해관계와 관련된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열렸다. 지난 14일에는 김윤상(44·연수원 24기) 대검찰청 감찰1과장이 채 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부당한 감찰 압박을 비판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어 박은재(46·연수원 24기) 대검 미래기획단장도 법무부의 감찰 지시 결정을 비판했다. 김 과장은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법무부가 대검 감찰본부를 제쳐 두고 검사를 감찰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법무부에서 이렇게 중차대한 사안을 협의할 때 함량 미달인 나를 파트너로는 생각하지 않은 것”이라고 자책한 뒤 “아들, 딸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물러난다”고 밝혔다. 김 과장의 연수원 동기이자 대검 중간간부인 박은재 미래기획단장도 ‘장관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총장의 언론보도 정정청구로 진정국면에 접어든 검찰이 오히려 장관 결정으로 동요하고 있다”면서 “지금 대다수의 국민은 특정 세력이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정권에 밉보인 총장의 사생활을 들추어 흔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중에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주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도 “감찰관이 해외 출장 중인 상황에서 국장이 검찰의 독립성을 위해 막았어야 한다. 너무도 안타깝다”고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중간 간부급 검사들의 연이은 반발에 이어 일선 평검사들도 평검사 회의를 열어 채 총장의 사퇴에 대해 ‘부당하다’는 의견을 모으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제2의 검난(檢)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삶은 원본없는 악보들의 변주… 크게 절망도 낙관도 안해

    삶은 원본없는 악보들의 변주… 크게 절망도 낙관도 안해

    별명의 달인/구효서 지음/문학동네/296쪽/1만 2000원 단편 ‘화양연화’에서 봉한은 오랫동안 연모한 송주를 만나기 위해 구례로 향한다. 매화를 보고 싶다는 핑계로 송주를 만난 자리에서 봉한은 이미 결혼한 송주 역시 그에게 마음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봉한은 뒤늦게 송주가 보낸 마흔여섯 통의 이메일을 발견하지만 읽지 않고 모두 지워버린다. 이메일을 여는 순간, 아스라한 사랑의 감정은 그렇고 그런 전경(前景)으로 화석화될 것이다. 봉한은 매화가 피고 지듯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한때(花樣年華)도 덧없이 멀어질 것을 알고 있다. 소설가 구효서의 여덟 번째 소설집 ‘별명의 달인’에서 삶은 좀처럼 닿지 않고 물러선다. ‘나뭇가지에 앉은 새’의 누나는 “늘 뭔가를 꿈꾸고 궁리”하며 고향 해남과 서울, 파주, 강릉, 무주, 곡성을 떠돌다 사이판에 다다르지만 “아무것도 안 보인다”고 고백한다. 삶은 늘 여기 아닌 저기에 있다. ‘모란꽃’의 화자는 “어딘가에 내 진짜 삶이 준비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바로 이거다! 라는 기분을 언제나 목말라”하지만 그럴수록 이유 모를 상실감을 느낀다. 그렇다면 표류하는 존재의 불안을 어떻게 견딜 것인가. 인물들은 사물에 이름을 붙이고, 말을 걸고, 글을 써본다. ‘별명의 달인’ 라즈니시는 놀라운 언어적 감수성으로 주변인을 단번에 꿰뚫는 별명을 지어낸다. 그러나 화자는 라즈니시가 새로 별명을 지을 때마다 엄청난 고통과 공포에 시달리는 것을 목격한다. 언어의 상징체계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라즈니시는 그것을 벗어나는 낯선 실재를 마주할 때 토악질을 하고 경련을 일으킨다. 소설과 인간이 가 닿으려는 ‘진짜’는 없거나 있더라도 불가해하다. 정작 ‘라즈니시’라는 별명의 기원은 없다. 펄 벅이 쓴 소설 ‘모란꽃’의 원본을 찾는 ‘모란꽃’의 화자는 모든 책들이 “번역본이며 복사본”에 그친다는 것을 깨닫는다. 작가는 삶이 원본 없는 악보들의 변주이고 변주들이 모여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는 사실(‘바소 콘티누오’)에 크게 절망하지도, 근거 없이 낙관하지도 않는다. 다만 “삶의 중압과 죽음의 공포마저 개의치 않는”(‘6431-워딩.hwp’) 말을 찾아 쓰고 또 쓰면서 “앞에서 부는 바람이 좀 수그러들어 자전거가 제대로 나아가길 바랄 뿐이다.”(‘작가의 말’ 중)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에 김윤상 대검 감찰과장 사의 표명…평검사들도 “사퇴 재고”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에 김윤상 대검 감찰과장 사의 표명…평검사들도 “사퇴 재고”

    대검 감찰과장이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부당한 감찰 압박을 비판하며 사의를 표명해 파장이 예상된다. 김윤상(44·사법연수원 24기) 대검찰청 감찰1과장은 ‘혼외 아들’ 논란에 휘말린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부당한 감찰 압박을 비판하며 14일 사의를 표명했다. 채동욱 총장의 사의 표명 이후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이 전날 밤 회의를 열어 “총장의 중도 사퇴는 재고돼야 한다”는 집단 의견을 표출한 데 이어 중간간부급 검사가 사표를 던지겠다고 나서면서 일선 검찰의 반발 기류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윤상 감찰과장은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후배의 소신을 지켜주기 위해 직을 걸 용기는 없었던 못난 장관과 그나마 마음은 착했던 그를 악마의 길로 유인한 모사꾼들에게 내 행적노트를 넘겨주고 자리를 애원할 수는 없다”면서 법무부의 감찰 결정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대검에서 감찰 업무를 담당한 김윤상 감찰과장은 “법무부가 대검 감찰본부를 제쳐두고 검사를 감찰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검사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기 전에는) 상당기간 의견 조율이 선행된다. 법무부에서 이렇게 중차대한 사안을 협의할 때 함량미달인 나를 파트너로는 생각하지 않은 것”이라고 자책하기도 했다. 김윤상 감찰과장은 “차라리 전설 속의 영웅 채동욱의 호위무사였다는 사실을 긍지로 삼고 살아가는 게 낫다”며 “아들딸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물러난다”고 덧붙였다. 서울 출신으로 대원외국어고, 서울대 법대를 나온 김 과장은 1998년 수원지검 검사로 임관해 법무부 법무심의실 검사, 서울중앙지검 검사, 법무부 상사법무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을 거쳐 대검 감찰1과장으로 보임됐다. 한편 전날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은 평검사 회의를 열고 “채동욱 총장의 중도 사퇴는 재고돼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은 13일 밤 늦게까지 이번 채동욱 검찰총장 관련 사태에 관해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의견을 모아 검찰 내부 게시판(이프로스)에 ‘서울서부지검 평검사 회의 개최 결과’라는 제목의 글을 ‘평검사 일동’ 명의로 올렸다. 채동욱 총장의 사퇴와 관련해 평검사 회의가 열린 것은 서부지검이 처음이다. 서부지검 평검사들은 글에서 “일부 언론의 단순한 의혹 제기만으로 그 진위가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총장이 임기 도중 사퇴하는 것은 이제 막 조직의 안정을 찾아가는 상황을 고려할 때 재고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법무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감찰을 지시한 이후 곧바로 검찰총장이 사퇴함으로써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는 상황으로 비쳐지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평검사들은 또 “감찰 지시의 취지가 사퇴 압박이 아니고 조속히 의혹을 해소하고 조직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면 사표의 수리 이전에 먼저 의혹의 진상이 밝혀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채동욱 검찰총장에게도 직접 사의 표명을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평검사들은 “총장께서는 말씀하신 바와 같이 의혹이 근거 없는 것이라면 사의 표명을 거두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을 이끌어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날 평검사 회의에는 서부지검 평검사 대부분이 참석했으며 일부 사정상 참석하지 못한 검사들은 전화로 뜻을 같이하겠다는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지검을 시작으로 다른 청에서도 평검사들이 회의를 열어 의견 표명을 이어갈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서울 지역에 근무하는 한 평검사는 “이런 일을 당하고도 아무 생각 없는 사람들로 보일 수는 없다”며 “평검사들이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윤상 대검 감찰과장 - 내가 사직하려는 이유(전문)

    김윤상 대검 감찰과장 - 내가 사직하려는 이유(전문)

    김윤상(44·사법연수원 24기) 대검찰청 감찰1과장이 ‘혼외 아들’ 논란에 휘말린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부당한 감찰 압박을 비판하며 14일 사의를 표명했다. 채 총장의 사의 표명 이후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이 전날 밤 회의를 열어 “총장의 중도 사퇴는 재고돼야 한다”는 집단 의견을 표출한 데 이어 중간간부급 검사가 사표를 던지겠다고 나서면서 일선 검찰의 반발 기류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음은 김윤상 대검 감찰과장이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사의 표명 전문. <내가 사직하려는 이유> Ⅰ 또 한번 경솔한 결정을 하려 한다. 타고난 조급한 성격에 어리석음과 미숙함까지 더해져 매번 경솔하지만 신중과 진중을 강조해 온 선배들이 화려한 수사 속에 사실은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아온 기억이 많아 경솔하지만 창피하지는 않다. 억지로 들릴 수는 있으나, 나에게는 경솔할 수 밖에 없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법무부가 대검 감찰본부를 제쳐두고 검사를 감찰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다. 그래서 상당 기간의 의견 조율이 선행되고 이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검찰의 총수에 대한 감찰착수사실을 언론을 통해서 알았다. 이는 함량미달인 내가 감찰1과장을 맡다보니 법무부에서 이렇게 중차대한 사안을 협의할 파트너로는 생각하지 않은 결과이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내 본연의 고유업무에 관하여 총장을 전혀 보필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책임을 지는게 맞다. 둘째, 본인은 소신을 관철하기 위해 직을 걸어놓고서 정작 후배의 소신을 지켜주기 위해 직을 걸 용기는 없었던 못난 장관과 그나마 마음은 착했던 그를 악마의 길로 유인한 모사꾼들에게, 총장의 엄호하에 내부의 적을 단호히 척결해 온 선혈낭자한 내 행적노트를 넘겨주고 자리를 애원할 수는 없다. 차라리 전설속의 영웅 채동욱의 호위무사였다는 사실을 긍지로 삼고 살아가는게 낫다. 셋째, 아들딸이 커서 역사시간에 2013년 초가을에 훌륭한 검찰총장이 모함을 당하고 억울하게 물러났다고 배웠는데 그때 아빠 혹시 대검에 근무하지 않았냐고 물어볼 때 대답하기 위해서이다. ‘아빠가 그때 능력이 부족하고 머리가 우둔해서 총장님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단다. 그래서 훌훌 털고 나왔으니까 이쁘게 봐줘’라고 해야 인간적으로나마 아이들이 나를 이해할 것 같다. Ⅱ 학도병의 선혈과 민주시민의 희생으로 지켜 온 자랑스런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권력의 음산한 공포속에 짓눌려서는 안된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내 아들딸이 ‘Enemy of State’의 윌 스미스처럼 살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된다. 모든 것은 분명해졌다. ‘하늘은 무너져도 정의를 세워라’는 경구를 캠퍼스에서 보고 다녔다면 자유와 인권, 그리고 정의를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쳐야 한다. 어떠한 시련과 고통이 오더라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위한 절대가치는 한치도 양보해서는 안된다. 미련은 없다. 후회도 없을 것이다. 밝고 희망찬 미래를 만들기 위해 난 고개를 들고 당당히 걸어나갈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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