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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표 ‘들쭉날쭉’… 경기 ‘시계제로’

    지표 ‘들쭉날쭉’… 경기 ‘시계제로’

    경기가 ‘시계(視界) 제로(0)’의 상태다. 지표들이 달마다 들쭉날쭉해 한두달 앞의 경기 움직임조차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정부는 경기가 이미 저점을 통과했다고 강조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중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생산은 1년전보다 5.5% 늘었다.6개월째 증가했으나 7월의 7%보다는 성장세가 둔화됐다. 재정경제부는 현대자동차 파업에 따라 산업생산이 전년대비 0.5%포인트 떨어져 자동차 부문을 제외하면 8월 생산증가율은 6%라고 강조했다. 분기별 생산 증가율도 1·4분기 3.8%,2·4분기 4%에서 3·4분기에는 5%대로 올라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기회복의 관건인 설비투자는 8월에 다시 0.9%포인트 감소했다. 박병원 재경부 차관은 “투자 관련 지표는 회복세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분기별로도 1·4분기의 4%와 2·4분기 1.4%에서 3·4분기에는 ‘제로’ 가까이 떨어질 전망이다. 다만 선행지표인 기계류 수주는 2개월 연속 증가했다. 또 재고지수가 떨어지면서 생산이 둔화돼 기업들이 일단 소비재 판매 증대에 맞춰 재고정리 쪽에 집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재고 증가율은 6월 7.9%,7월 8.5%에서 지난달에는 5.3% 떨어졌다. 지난달 소비재 판매는 6%의 증가율을 기록,2003년 1월 7.8% 이후 가장 높았다. 분기별로도 1.2%에서 3.2%에 이어 3·4분기에는 5%로 크게 개선될 조짐이다. 하지만 지난 8일 통계청이 밝힌 6개월 뒤의 소비자 기대지수와 현재 수준의 소비자 평가지수가 모두 5개월 연속 하락했다. 따라서 소비재 판매가 증가한 것은 주가 급등에 따른 부(富)의 증대효과가 ‘불안한 소비’로 나타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경기동행지수는 0.1%포인트 감소, 올 들어 매월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반복했다.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경기선행지수가 4개월 연속 상승한 것도 따지고 보면 주요 평가요인인 종합주가지수 때문이다. 시장의 반응도 엇갈린다. 생산지수가 당초 기대치 7.9%에 훨씬 못 미쳤다는 부정적인 시각과 재고율이 하락하면서 생산 증가세가 이어갔기에 4·4분기부터는 경기회복의 추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섞여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한국야구·농구 ‘승리 달마중’

    고향가는 길에 흐뭇하게 나눌 얘깃거리가 하나 늘었다. 한국 야구와 농구가 한가위를 기다리는 고국 팬들에게 나란히 승리 소식을 전해온 것. 한국야구대표팀은 네덜란드에서 열리고 있는 제36회 야구월드컵에서 숙적 일본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고 농구대표팀은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23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난적 이란을 꺾고 함께 대회 4강에 올랐다. ■ 일본 꺾고 7년만에 4강 진출 김정택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5일 네덜란드 에인트호벤 야구장에서 열린 야구월드컵 8강전에서 선발 투수 최대성(20·롯데)의 쾌속투를 앞세워 우승 후보 일본을 5-1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02부산아시안게임 9-0 승리 이후 빠졌던 일본과의 국제경기 5연패 수렁에서 벗어나면서 1998이탈리아대회 이후 7년 만에 준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한국은 오는 17일 새벽 예선전에서 2-6 역전패의 아픔을 안겼던 개최국 네덜란드와 결승행 티켓을 다툰다. 이변이었다.A조 4위로 간신히 8강에 턱걸이한 한국은 B조 1위 일본에 객관적 전력에서 밀렸다. 하지만 한국에는 최대성이 있었다. 지난해 부산고를 졸업하고 롯데에 2차 9순위로 입단한 우완 정통파 투수 최대성은 최고 구속 151㎞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예리하게 꺾이는 변화구로 8이닝동안 9피안타 10탈삼진 1실점으로 일본타선을 막아내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한국은 2회초 선두타자 김상현(상무)이 사카모토 다모쓰의 공을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긴 것을 시작으로 연속안타로 2점을 더보태 3-0으로 앞서갔다. 일본은 3회말 1점을 만회했지만 더이상 최대성의 공을 공략하지 못했고 한국은 8회초 또다시 2점을 보탰다. 한국은 9회말 일본에게 무사 만루의 위기를 내줬지만 구원 등판한 장원삼(경성대)이 후속 타자를 삼진과 병살타로 막아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한국은 준결승에서 네덜란드를 누르면 미국을 11-3으로 누르고 4강에 오른 ‘디펜딩챔프’ 쿠바와 니카라과를 2-1로 물리친 파나마전 승자와 대회 패권을 두고 다투게 된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디펜딩챔프 중국과 한판승부 전창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5일 새벽 카타르 알 가라파의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농구선수권 8강리그 1조 최종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맏형’ 문경은(34·전자랜드)의 슛이 폭발하며 난적 이란을 87-75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카타르(3승)에 이어 조2위로 4강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은 16일 새벽 2시45분 ‘디펜딩챔프’ 중국과 결승행 티켓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이번 대회 3위까지 쥘 수 있는 2006일본세계농구선수권대회 출전 티켓이 걸려 있는 데다 야오밍(229㎝·25·휴스턴 로키츠)에 맞설 하승진(223㎝·20·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선전이 이번 대회 최고의 하이라이트. 힘든 승부였다. 지면 아시아선수권 출전 45년 역사상 최초로 4강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하게 되는 한국은 초반 슛 난조로 한때 8점차까지 뒤졌다. 한국의 구세주는 문경은(26점 3점 7개). 문경은은 4점차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고 있던 3쿼터 종료 3분전 3연속 3점포를 작렬시키며 13점차까지 점수를 벌렸다. 또 ‘포인트포워드’ 현주엽(18점 7어시스트 3리바운드)과 ‘성실맨’ 추승균(18점 4어시스트 4리바운드)도 4쿼터 막판 위기상황에서 중장거리포를 잇달아 터뜨리며 문경은의 분전을 거들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98-10이라는 기록적인 점수차로 가볍게 일축하고 2조 1위로 4강에 선착했고 레바논도 일본을 77-59로 누르고 2승1패로 중국에 이어 2위로 4강행 막차를 탔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9) ‘중국의 차’ 유래와 풍습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9) ‘중국의 차’ 유래와 풍습

    “가을바람에 객을 보내며 마시는 고로차, 혓속 깊이 특이한 맛과 향이 남아 무한한 옛정을 느끼게 한다.” 고온(高溫)에서 불에 쬐고 말리는 홍배(烘焙)를 하는 고로차는 마치 옛정을 간직한 가을바람을 닮은 향과 맛이 풍긴다. 먼바다에서 불어오는 태풍을 한잔의 찻속에 떨어뜨린다. 차는 근원적으로 ‘평상심(平常心)’을 나누는 것이다. 그것이 혼자가 되었던 둘이 되었던 차는 ‘평상심’을 나누기 위한 ‘고요함’(靜)과 ‘맑음’(淸)을 근본으로 하고 있다. 차의 어머니는 물이다. 그 따뜻한 물속에 담겨서 찻잎이 맑은 색과 향을 뱉어내며 퍼지는 것을 한번 살펴보라. 마치 삶의 윤회를 보는 것 같지 않은가. 찻잎은 기쁘게 ‘열반’에 들며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해 버린다. 차 한잎에 한 인간의 일생이, 한 사회의 역사가, 온 우주가 담겨 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닌 것이다. 차의 본향은 중국이다. 중국인들은 대략 5000년 전부터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그리고 저 산간오지까지 차가 없는 중국과 중국인은 상상할 수 없다. 중국의 다점(茶店)에 가면 차 한잔을 시켜놓고 한없이 대화를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을 정도로 차는 일상의 생활속에 깊이 침투해 있다. ●상류층선 차만 다루는 노비 두고 음용 중국의 음다풍속이 일상화된 것은 전한(前漢)시대로 본다.‘사기´에는 춘추전국시대 전한 선제때 차에 관한 기록이 있다. 왕포는 어떤 과부로부터 양혜라는 편료(便了:차를 다루는 노비)를 1만 5000냥에 사들였다.‘동약’이라는 노비매매 문서에는 편료가 해야 할 일을 적고 있다. 먼저 무도(武都)에 가서 차를 사오는 일, 손님이 오면 차를 달여 접대하는 일등을 구체적으로 적고 있다. 편료의 존재는 전한시대에 이미 쓰촨 일대에서 차가 지배층들을 중심으로 일상화되어 있음을 알게 한다. 차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노비의 매매가가 1만 5000냥이란 거금이라면 차도 매우 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시대의 고전인 ‘삼국지´는 그같은 사실을 잘 일깨운다. 위진시대 직전 유비 현덕은 누상촌에서 돗자리를 짜고 있었다. 돗자리를 팔러간 현덕은 당시 명차였던 ‘옥로’를 사들이고 싶었다. 그러나 그 옥로 값은 터무니없이 비쌌다. 효심이 지극했던 현덕은 어쩔 수 없이 집안대대로 물려내려오던 보검과 맞바꿨다. 그런 현덕에게 어머니는 “그 까짓 차가 뭔데 조상을 팔았는가.”하며 한탄했다 한다. 현덕이 가보인 보검과 맞바꿀 정도로 차는 귀하디귀한 품목이었음에 틀림없다. 쓰촨성을 중심으로 한 남쪽에서 주로 음용되던 차는 남북조시대를 마감하고 중국을 통일한 후 수나라가 대중화의 물꼬를 텄다. 중국의 원활한 통치와 물자교류를 위해 운하를 건설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이다. 당대에 보편화된 것은 차의 가공이다. 단병차뿐만 아니라 떡차, 조차, 산차, 말차 등 여러 제다법이 개발, 보급되기 시작했다. 중국 명차의 주인공은 사찰과 스님들이다. 중국의 차 문화는 대부분 불교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음용품으로서 차와 정신문화의 최고봉인 ‘선’이 만나 일궈낸 차문화는 이른바 ‘다선일미’라는 독특한 선차문화를 탄생시켰다. 중국에서는 “천하명산에 승려가 많고 높은 산에는 좋은 차가 난다.”고 했다. 그같은 선차문화를 통한 중국명 차와 차문화의 탄생은 마조 도일선사와 백장 회해선사에서부터 시작된다. 농경시대 중요한 생산동력인 ‘농선결합’의 자급자족적인 생산공동체는 ‘백장청규’를 만들어 냈다. 백장청규의 정신은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를 먹지 않는다(一日不作,一日不食)”로 철저한 농선결합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사찰의 ‘백장청규’는 사찰에서 차를 마시는 음다풍속과 함께 차의 재배, 제다, 그리고 상품화까지 지속적인 차 생산활동을 촉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큰 절에선 茶僧이 생산·관리 맡아 조동종의 조사중 한 분인 도응 선사가 주석했던 장시성 영수 운거산의 진여선사(眞如禪寺)에서는 1000년 동안 차를 재배해 왔다고 한다. 그 재배면적은 무려 100무(畝:1무는 300평)였고 그 차밭에서 해마다 생산되는 찬림차는 1000근이나 됐다. 또 다른 기록도 전해온다. 푸젠성 무이사에서 생산되는 무이암차 이야기다. ‘민산이록’이란 책에서는 “무이사의 승려들은 대부분 진강 출신으로 차밭을 삶터로 삼는다. 각 사찰마다 천주 사람을 차 스승으로 삼는다. 청명이 지나고 곡우가 되기까지 장시 일대에서 차를 채취하는 사람은 1만여명에 이른다.”고 적고 있다.“남조(南朝)의 480개 사찰에서는 얼마나 많은 누각이 차를 찌는 연기에 휩싸여 있나.”라는 시구(詩句)가 있을 정도다. 차에 대해 상상을 초월할 만한 기록들이다. 차를 재배한 사찰뿐만 아니라 거기에 투여된 인원, 차 생산량 등이 가공할 정도로 어마 어마하기 때문이다. 사찰에서는 명차의 생산이 당연했다. 대규모 사찰에서는 다승(茶僧)을 두고 차의 생산과 관리책임을 전문화시켰다. 차나무의 재배부터 제다까지 풍부한 경험은 대대로 이어져 왔고 그것은 명차를 만들 수 있는 기본조건을 충족시켜 준 것이다. 대표적인 명차의 산지들을 대강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웅이산 달마묘탑, 몽정산의 몽정차, 청성산의 태안사, 서안 차문화의 발상지인 종남산 정업사, 안후이성 구화산의 김지장선차, 천태산 만년사의 천태차, 천주산 마조암·장시성 석문사·보봉사·공공산 보화사·산동성 무염원지·항저우고려사지의 용봉차. 이밖에도 천목산 사자암지, 경산사, 하무산, 천호암 등 명차를 생산한 사찰들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지경으로 많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것이든 정신을 동반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차도 마찬가지다. 약용과 음용으로 출발한 차는 중국 선불교와 만나 그 화려한 꽃을 피운 것이다.‘다선일미’로 시작되는 중국 선차의 출발은 “스님들의 가풍을 이루는 석 잔의 차”로 통할 정도로 강력한 것이었다. 사찰에서는 불법을 강론하고 대중들을 초대해 차를 음미하는 상설적인 차 공간인 ‘다당’(茶堂)을 설치했다. 또한 사찰 법당의 왼쪽 모퉁이에 ‘다고’(茶鼓)를 설치해 시간에 맞춰 다고를 울려 차를 마셨고 다두(茶頭)를 두어 찻물을 긷고 차를 우려 손님을 접대하는 일을 시켰다. 한 명 내지 몇 명의 다두는 매일 이른 새벽에 찻물을 끓여 차를 준비한다. 그들은 아침, 점심 공양이 끝난 스님들에게 차를 공양했다. 또한 수행을 하던 선승들은 좌선을 하면서 매번 향 하나가 탈 때마다 차를 마시고 정신을 집중시켰다. 차에 관한 의례도 발전했다. 새벽에 일어난 사찰의 주지 스님이 불전에 찻물을 봉양하는 ‘차탕’(茶湯), 부처님과 조사에게 올리는 ‘전차’(奠茶), 수계를 전후해 마시는 ‘계랍차’(戒臘茶), 공동으로 함께 마시는 ‘보차’(普茶) 등 차탕회를 할 때 정해진 점차(點茶)와 점탕(點湯)의식이 있었다. 중국 선사들과 사대부의 교류는 위진 시대 이래로 형성된 중요한 지적 교류의 전통이 이미 형성되었다. 이같은 전통은 선차와 문인사대부의 만남을 주선했고 민간에도 선차의 폭넓은 문화가 전파된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도 했다. ●손님 격에 따라 접대차 달라 저장성 여향의 천목산맥에 자리잡고 있는 경산사의 ‘경산의 다연’은 그것을 잘 입증하고 있다. 유명한 차 산지였던 경산사에서는 해마다 봄이 되면 사찰에 귀한 손님을 초청해 다연을 열었다. 경산의 다연에는 헌다(獻茶), 문향(聞香), 관색(觀色), 상미(嘗味), 약차( 茶), 서의( 誼)로 이어지는 절차에 따라 차를 음미한다. 가장 먼저 주지 스님이 직접 차를 우려 경의를 표시한 다음 ‘다두’에게 명하여 다연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음미하게 하는 ‘헌다’를 한다. 다연에 참석해 차를 받은 대중들은 먼저 다완의 뚜껑을 열어 향을 맡고, 다시 다완을 들어 올려 빛깔을 살핀 다음 맛을 세 번에 걸쳐 음미한다. 그런 후 차의 향기와 빛깔에 대해 품평하고 주지 스님의 품행을 칭송한 후 불경을 독송하며 다연을 끝냈다. 경산의 다연에 참석했던 명대의 명문장가였던 왕홍 왕기 왕주 왕기 등은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다. “높이 걸린 등불 아래 봄비 내리는 승방에서/차 이야기 나누노라니 마음은 한층 그윽하다/만길 용담에는 나는 듯 폭포수 쏟아지고/오봉의 학수에는 구름이 모였구나/빗돌에 새긴 황제의 글귀엔 푸른 이끼 가득한데/경산에 피어난 우담바라가 계절조차 잊게한다/능소화 마냥 아름다운 풍경에/긴 강은 동쪽 바다로 흐른다.” 당시 사찰에서는 손님들에게 차를 대접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차 대접에도 차등이 있었다. 최상품은 부처님께 공양을 하고, 최하품은 스님들이 마셨으며 보통 손님에게는 보통차를, 최상위 손님에게는 고급차를 접대했다. 송나라때 안탕산의 한 사찰에 낙향을 한 소동파가 방문했다. 다두를 맡은 스님은 소동파의 초라한 행색을 보고 등받이도 없는 나무의자를 가리키며 “앉게.”라고 했다. 그리고 동자승에게 “차”라고 명령을 했다. 소동파와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눈 그 다두는 그가 예사롭지 않은 인물을 알아차렸다. 다두를 맡은 그 스님은 소동파를 객사로 안내하고 “앉으시지요.”권하고 동자승에게 “차를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결국 그 스님은 그가 유명한 소동파임을 알게 됐다. 방장에게 소동파를 인도한 그 스님은 “위로 앉으십시오, 위로 앉으십시오.”라며 환대를 했다. 동자승에게는 “향차를 올리거라.”고 명령했다. 방장과 차담을 마친 소동파가 떠나려 하자 그 스님은 글귀를 소동파에게 청했다. 소동파는 빙그레 웃으며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다.“앉게! 앉으시지요! 위로 앉으십시오!/차! 차를 가져와라! 향차를 올리거라!”다두를 맡은 그 스님과 차 문화를 통절하게 비판하는 소동파의 기가 막힌 반전이 차인의 진정한 묘리가 어디에 있음을 알게 한다. ■ ‘분차’와 ‘나한공차’이야기 송나라 때는 투차(차의 맛과 향기 등을 품평하는 대회)의 풍속이 있었다. 투차는 본래 당나라 조정 관료들이 차의 품질을 품평하던 것이었으나 송나라 때 이르러 민간의 풍속으로까지 자리잡았다. 그런 점에서 투차는 매우 대중적인 행사였다. 이에 반해 차를 홀로 즐기는 분차(分茶)의 풍속도 있었다.‘분차’는 끓는 물에 차를 우린 다음 작은 대나무 조리로 저어 찻물의 표면에 사람, 금수, 화조, 산수, 글씨 등 묘한 형상의 무늬를 만드는 것으로 당시 차를 고급스럽게 마시던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했다.‘분차’의 진수는 ‘나한공차’의 전설 같은 이야기속에 담겨있다.11세기 무렵 천태산 나한당에서는 매일 500나한상에 헌다를 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차를 올리던 동자승은 그 모든 찻잔에 여덟 잎의 연꽃무늬가 만들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찻잔속에 새겨진 여덟 잎의 연꽃 소식에 여러 문인들이 시를 지어 찬미했다. 결국 그 소식은 그 지역의 관리에게까지 알려졌고 조정에서는 재상을 파견하기에 이르렀다. 그 재상이 나한당에 도착하자 신기하게도 그 찻잔에서는 ‘대사응공(大士應供)’이란 네 글자가 나타났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나한공차’의 이야기다. 분차는 또 차백희(茶百戱)라고도 불렀다. 도곡의 ‘천명록’에서는 “근세 이래로 일부 사람들은 차탕으로 날짐승 들짐승 곤충 물고기 화초 따위의 무늬를 만들 수 있다. 마치 그림처럼 섬세한데 순식간에 사라진다. 사람들은 이를 차백희라고 부른다.”고 그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천명록’에서 말하는 ‘차백희’는 바로 물속의 그림이란 뜻을 가진 ‘영단청’(永丹靑)으로 불리는 ‘분차’를 가리키는 것이다. 당시에 분차에 가장 뛰어났던 스님의 한 일화가 전한다. 복전이라는 스님은 ‘분차’를 통해 그 어떤 형상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스님은 또 순식간에 시 한 구절을 지어내는 특출한 재주가 있었다. 어느 날 분차의 신묘한 재주를 배울 것을 간청하자 그 스님은 이렇게 답을 했다. “찻잔에 수단청 만들어지니/묘한 솜씨는 배워서 됨이 아니라/지난날 육우마저도 비웃으며/차를 우려 좋은 명성 얻는다.” 남송시대의 시인인 육우도 ‘분차’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다.“작은 종이에 비스듬히 초자 몇자 끌쩍이다/맑은 세유로 분차놀이를 즐긴다.” 분차놀이는 일상속에서, 의례속에서 차의 화려함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분차’에 대한 이야기는 단순한 전설을 넘어 여러 가지 기록속에서 사실로 보여진다. 그러나 마치 ‘신의 손’ 같은 차 우려내는 기술은 안타깝게도 지금은 볼 수가 없다.
  • 펄펄뛰는 숭어·망둥어 맨손으로 잡아보세요

    ‘맨손으로 숭어나 망둥어를 잡아 보세요.’ 전남 해남군 송지면 땅끝(송호리)해수욕장과 이웃한 대죽리 어촌계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 동안 개매기 체험장을 운영한다. 개매기는 ‘개막이’의 사투리로, 갯고랑에 그물을 쳐 놓고 밀물을 따라 들어오는 물고기를 썰물 때 가둬 잡는 전통 어업 방식의 하나이다. 그동안 조개잡이 관광체험 어장을 운영, 인기를 얻은 대죽리 어촌계는 올해부터 조개잡이 체험장 앞에 2000평 규모의 개매기 체험어장을 조성해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특히 이 곳은 바닷물의 조수 간만의 차로 열리는 신비의 바닷길을 체험할 수 있고, 일몰(해넘이)도 장관을 이룬다. 또 개매기 체험어장에서 산세가 뛰어난 달마산이 10분 거리에 위치, 가족 등반도 가능하다. 개매기 체험장 입장료는 1인당 5000원이며, 고무장화, 면장갑, 고기를 잡을 수 있는 조그만 그물과 여유로 입을 수 있는 옷을 준비해야 한다. 어촌계 관계자는 “갯장어나 가오리 종류 등은 이빨이 날카롭거나 꼬리 부분에 독침이 있어 면장갑 등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곳에서 직접 잡은 고기는 현장에서 가족과 함께 회로 먹을 수 있도록 어촌계에서 다양한 편의를 제공한다. 이 마을 이효석 이장은 “이곳은 바닷물이 깨끗하고 다양한 종류의 어패류가 서식하고 있어 이를 채취하려는 외지인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며 “이번에 마련한 개매기 체험장에서도 풍성한 추억을 만들고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Q여사에게 물어보셔요 (14)

      사연 : 엄마에게 드릴 선물 동생과 뜻이 맞지 않아요 우리 엄마는 학교 선생님입니다. 저는 국민학교 3학년. 제 동생은 1학년이에요. 둘이서 1년간 돼지저금통에 모은 돈이 9백원인데 엄마에게「크리스마스」선물을 드리고 싶어요. 엄마는 양말이 매일같이 줄이 간다고 속상해 합니다. 양말을 사드릴까 합니다. 그런데 동생은 예쁜「브로치」를 사겠대요. 어제는 그래서 싸웠습니다. Q여사님,「브로치」가 좋겠어요? 양말이 좋겠어요? <서울 청량리 영아> 의견 : 의좋게 둘 다 사세요 꼬마 아가씨, 9백원이라면 양말 두 켤레(3백원)와 예쁜「브로치」한 개를 살 수 있답니다. 싸우지 말고 동생과 영아양이 사고 싶은 걸 다 사서 함께 싸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Q> 사연 : 달마다「귀찮은 일」고민 17세의 고교 1년생입니다. 그런데 바로 사흘 전 여자는 누구나 매달 당하는 귀찮은 생리가 시작되었습니다. 친구들에게 고백했더니 한약 7첩만 먹으면 이런 일이 생전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약을 먹으면 몸에 다른 영향은 없는지 걱정이 되는군요. <전북 이리에서 화> 의견 : 어리석은 짓 마셔요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할 생각은 아예 마세요. 여자에게 그런 일은 조금도 부끄러운 일이 아닐 뿐더러 이제는 당당한 어른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그 한약은 몸에 몹시 해로울 거에요. 당연히 있어야 할 몸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이니 이로울 리가 있습니까? 이런 일은 얼른 엄마나 언니에게 의논하는 것이 제일입니다. 엄마 언니도『우리 화가 벌써 그렇게 컸나?』하고 기뻐하면서 보살펴 주실 거에요. <Q> [ 선데이서울 68년 12/22 제1권 제14호 ]
  • X마스 카드 12만장을 그린 인간 옵세트

    X마스 카드 12만장을 그린 인간 옵세트

      『인간이란 초극(超克)되지 않으면 안될 그 무엇이다』란「니체」의 말에 심취, 바로「초극」을 위해 만 1년 동안에 정확히 12만 3천 장의「크리스마스·카드」를 그려낸 사나이가 있다. 그러니까 하루 평균 337장의 그림을 그려낸 셈. 가위「니체」도 혀를 내두를 만한 초인적 작업량이다. 무념무상(無念無想)의 경지에서 선을 하는 자세로 그려 이 초인의 이름은 한 국(韓 國)(30) - 본명은 봉호(鳳浩)였으나「세상에 나와보니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아예 한 국으로 고쳐버렸다는 이 초인의 고향은 전북 완주군 용진면 산정리. 지금도 어머님이 고향에 계시다. 딸 없는 5형제 중 넷째. 국민학교 5학년 때 만화를 그려 친구들에게 회람을 시키고 학교 환경정리를 도맡을 만큼「그림 재주는 남에게 알려진 것」이란다. 그러다 철이 들면서부터는「동서고금, 각종각색의 만권서적」을 독파하고 비로소「문학이란 신천지가 눈앞에 보여」시를 쓰기 시작했다. 자신의 말을 빌면「일찍이 19살 때 전북대에서 특강을 한 바 있으며 지방방송국에서 장자(莊子), 노자(老子), 논어(論語) 등을 강론」했다는 것. 그리고 전주에서 20세 전후 해 시화전을 두 번 가졌다고. 『지금도 시작(詩作)은 계속하고 있다』며 빽빽이 앞뒤로 시가 쓰여진 대학「노트」10여권을 풀어 내놓는다. 나이가 들면서부터 동양철학에 깊은 흥미를 느껴 법혁경(法革經), 열반경(涅槃經), 화엄경(華嚴經) 등 불경을 읽고 다음엔 노·장 철학, 그러다 27세 되던 해 달마선사(達磨禪師)가 소림사(小林寺)서 9년 동안 면벽(面壁)하고 난 후에 쓰여진「선문염령(禪問拈領)」을 읽고 선(禪)에 심취하게 됐다고. 그림 그리는 자체가 선(禪), 하루에 10시간씩 작업 「정신과 육체의 고도의 조화」가 즉 선이라는 이 청년은 이때부터「무념무상의 경지에서」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좌선(坐禪)이 앉아 견디는 것」이듯「선화(禪畫)란 그림 그리는 자체가 선」이라는 것. 12만 3천 장이란 어마어마한 양의 그림을 그려내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지난해 모 주간지에 4만여 장의「크리스마스·카드」를 손수 그려냈다는 사람의 기사를 읽고 나서부터. 새벽 4시쯤 일어나 호롱불 밑에서 시작, 5시간 그리고 아침을 먹고 나서 10시부터 12시까지 2시간, 낮에는 충분히 쉰 뒤 밤 9시부터 시작, 12시까지 작업을 계속했다. 그러니까 하루에 10시간을 그림 그리기에 소비한 셈. 최고로 많이 그려 본 것은 하루 820장. 좀「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3, 4백장을 그렸단다. 물론 가끔 쉬는 날도 있지만. 이렇게 해서 서울, 전주, 산정, 세 곳을 1년 동안 전전하며(장소를 옮긴 건 새로운 분위기를 위해서) 그려낸 그림이 모두 12만 3천 장. 가위「인간 옵세트」라 불릴 만하다. 몸엔 온통 채색 투성이고 여름이면 손바닥에 물집이 생겨 한지(韓紙)를 손바닥에 붙이고 그려야 했다. 붓을 쥔 손가락마다 굵은 못이 박히고 온몸이 돌덩이처럼 굳어져 버렸다. 그래도 새 기록을 세우고 싶어 작업을 계속했다. 붓을 놓은 건 11월 초순. 한간방 가득히 그림이 쌓이고서야 붓을 멈췄다. 세어보니 12만 3천 장. 처음엔 흰 종이에 동양화 소재들을 골라 그리고 때때론 추상화나 구상화도 그렸다. 그러나 묵화(墨畵)로 돌아 매란국죽(梅蘭菊竹)만 그렸다. 물론 그림마다 전혀 다를 수야 없고 비슷하게 50~60점. 그러나 가다 싫증나면 또 바꾸곤 했다.「동양화에 입체감을 준 건 내가 사상 최초」라는 이 사나이는『죽(竹)은 곧고 바른 애정의 불변성, 란(蘭)은 유현한 우정과 깨끗한 사랑, 국(菊)은 서릿바람에도 싱싱·굳은 절개, 매(梅)는 눈 속에서도 피는 깊고 높은 사랑』을 의미한다고 한바탕 자랑. 「동양화에 입체감」이란 건 매(梅)에 붙은 눈송이를 짙은「화이트」로 점묘(點描), 양감(量感)을 주었다는 얘기. 게다가 이 사나이는「창조만이 예술이라고 할 때 올 데까지 다 온 현대 미술의 마지막 탈출구는 양(量)의 미학」이라며 인간「옵세트」화가 지상의 미학임을 주장하기도. 어쨌든 엄청나게 그려놓고 보니 마음이 달라졌다. 이것들을 상품화해 볼 생각이 난 거다. 그래서 시골처녀 20명을 40여 일간 동원해「예쁘게 상품화」했다.「크리스마스·카드」로 판매하겠다는 것. 이래서 4만 7천 장의「카드」가 모여졌다. 나머지 것들을 모두「카드」화 하고 싶었지만「돈이 모자라서」고향인 산정에 남겨두었다. 머리 뜨거워 쇠베개 베고 선화(禪畵)라면 그림 그린 것으로 족하지 판다는 건 좀 이상하지 않으냐니까. 『그림 팔아 공공사업에 쓸 수 있지 않느냐?』며 이익금으로 고향에 도서관을 마련하고픈 게 현재로선 지상의 욕심이라고. 자신을 평해「비비파(非非派)」라고 부르는 이 인간「옵세트」는 아직 미혼-. 『현실세계에 처음 부딪쳐 본 것이 첫 사랑이었는데 결국은 만신창이가 되어버리고 말았다』결혼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노라고. 학력을 밝히길 굳이 거절하는 이 청년은『「사르트르」가「노벨」상 수상을 거부한 것과 같이 그런 류의 권위를 인정하기 싫어』안 밝히는 것이라고. 장차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니까『어렸을 땐「예수」가 되고 싶었는데 이젠 한국의 장자(莊子)가 되고 싶다』 한시(漢詩)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황혼녘의 산책을 좋아한다. 체중 57kg, 키 172cm. 다소 마른 편인 이 인간「옵세트」는 뒷머리가 뜨거워 베개를 베고 자지 못하고 칼등이나 쇠붙이를 베고 자야만 잠이 든다는 괴짜. 그래도 잠이 오느냐니까『그래야만 잠이 온다』며 아예 베개마저 철제(鐵製)로 특별주문해 만들어 두었으니 올 겨울부턴 푹 단잠을 자게 되었다고-. 이 괴짜의 정신세계를 엿보기 위해 자작시 일부를 소개하면-. 심측(深測)으로 매혹(魅惑)하는 그대 눈 바라보면 악마(惡魔)도 뉘우치게 할 어떤 힘에 이끌려 아름다히 만물(萬物)을 치장하는 맑은 햇살 대하듯 천심(天心)의 원광(元光) 사위게 할 가슴속 진홍(眞紅)의 장미(薔薇)! …… 죽은 자를 되살리고 간 자 죽이던 가이없는 사랑이여! 그 고운 눈의 비밀(秘密)이란 색채(色採)짙은 내 환상(幻像) 빼고나면 그 미쳐난 화인(畵人)이여! 해골(骸骨)쪽들 어수선히 웃고 있을 뿐인가? (『반역자(叛逆者)』첫 연(聯)과 마지막 연 ) [ 선데이서울 68년 12/15 제1권 제13호 ]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3)차는 어떻게 인간 곁으로 왔나

    중국 천목산에는 원숭이들을 ‘희롱’해 채다(採茶)해낸 원우차(猿愚茶)라는 차가 있다.500∼600년 된 차 나무는 그 키가 매우 크다. 원숭이들은 그 차나무에 올라가 맛있는 찻잎을 따먹고 살았다. 도저히 차를 딸 재주가 없던 사람들은 원숭이들에게 돌멩이 세례를 퍼붓고 약을 올렸다. 사람들의 돌멩이 세례에 화가 난 원숭이들은 차나무 가지 중 오래된 것을 꺾어 사람들에게 던졌다. 사람들은 또 일부러 원숭이들을 다른 나무로 옮겨가게 했다. 그래야 새로운 차나무 가지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원숭이들이 꺾어 던진 차나무 가지의 찻잎을 모아 귀한 차를 만들어 팔았다. 그것이 바로 세계적으로 희귀한 명차로 손꼽히는 원우차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차나무의 나이는 어떻게 될까. 그 답은 중국의 윈난성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 윈난성 사모지구 진위안현 애뢰산에는 2700년 된 차나무가 ‘생존’해 있다. 현재까지 지구상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차나무인 것이다. 세대와 세대를 넘어, 역사와 역사를 넘어 2700년을 살아온 차나무가 있다니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다.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듯한 ‘품세’(品勢)를 가진 그 차나무는 오랫동안 한 마을을 지키며 ‘공존’과 ‘화해’의 다리를 놓고 살아온 촌로의 후덕함을 그대로 닮아 있다. 넓고 넓은 긴 팔을 벌리고 세상의 온갖 번뇌를 다 담아낼 듯한 품세를 지닌 그 차나무를 중국에서는 ‘과로’(瓜蘆)라고 부른다. 오래고도 오랜 차나무란 뜻이다. 차나무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나무 중 인간에게 그 효용가치가 가장 뛰어난 것이다. 나무, 잎, 꽃, 향기 등 식물로서 갖출 수 있는 모든 것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식용으로도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기 때문이다. 육우는 ‘다경’에서 “차나무는 남쪽 지방에서 자라는 상서로운 나무다. 나무의 높이는 한 자나 두 자나 수십 자에 이르기도 한다. 파산과 협천에는 두 사람이 함께 껴안아야 하는 것도 있는데 이런 차나무는 가지를 베어야만 잎을 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차의 근원은 어디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슴없이 중국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말은 사실 적당하지 않다. 그것이 차나무에 대한 근원인가, 아니면 하나의 음료문화의 근원인가를 먼저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식물학적 특성으로서 차의 근원을 따진다면 중국이 될 수 없다. 지정학적으로 차나무는 북위 42도에서 29도인 남아프리카까지 넓게 분포되어 있고 식물학적으로는 사철 푸른 다년생 종자식물로 약 6500만년 전에 출현했다고 알려져 있다. 나라별로 살펴본다면 중국을 비롯해 일본, 인도, 스리랑카, 코카서스, 남아메리카 일부 등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차나무의 존재로 그 근원을 따지기 매우 어려운 대목인 것이다. 차는 나무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존재해 왔다. 단순히 차나무와 관련된 식물학적인 특성으로 그 근원을 밝힐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 점에서 중국은 차를 인류의 삶과 결합시킨 문화로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그 발원지이며 근원지라는 데 이의를 달 수 없는 것이다. 중국에서 발원했다고 하는 차의 기원은 다양한 이론(異論)이 있다.‘신농씨설’(神農氏說),‘편작설’(篇鵲說),‘달마설’(達磨說),‘기바설’(嗜婆說) 등이 그것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것들이 나름대로 ‘신화’(神話)적인 전설을 통해 우리에게 각인되어 있는 것처럼 차의 기원 역시 마찬가지다. 차의 기원은 그 약리성에 먼저 바탕을 둔다. 지금처럼 병든 인간의 육신을 다스릴 수 있는 약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고대인들은 자연에서 그 치료제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차의 발견과 보급 역시 마찬가지로 그 약리성에 바탕을 둔 신화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되어 있다. 차를 발견해 인류에게 전한 사람은 중국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전설의 삼황오제중 한 사람인 ‘신농씨’라는 점에 많은 사람이 크게 이의를 달지 않는다. 신농씨는 백성을 교화해 농업을 일으킨 사람이다. 인간에게 불을 사용하는 법을 가르쳤다고 해서 ‘화덕왕’(火德王) 또는 염제(炎帝)라고도 한다. 그는 ‘농업의 신’답게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풀들을 씹어서 맛을 본 후 그 약성을 가리고 약을 만들어 백성들을 치료했다. 신농은 뱃속이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배를 갖고 매일 산하대지를 누비며 하루에 100가지가 넘는 풀을 맛보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그날도 마찬가지로 산을 누비며 갖가지 풀을 맛보던 신농은 그만 독초에 중독되고 말았다. 지금껏 풀잎을 맛보며 크고 작은 독초에 중독될 때마다 해독약을 만들어 먹었던 신농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어찌된 일인지 그가 만든 갖가지 해약도 소용이 없었다. 해독할 방법을 찾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던 신농은 향긋한 냄새가 나는 나뭇잎을 따서 먹었다. 뱃속으로 들어간 그 녹색잎은 신기하게도 들어가자마자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돌며 뱃속을 깨끗하게 청소해 버리는 것이 아닌가. 이름을 알 수 없는 그 녹색잎이 위장을 돌며 독초의 독성을 깨끗하게 청소해 버린 것이다. 신농의 배는 곧 씻은 듯이 나았다. 그뒤 신농은 녹색잎을 품에 넣고 다녔다. 그리고 백초를 맛보며 독을 만날 때는 꼭 그 녹색잎을 마시고 해독했다. 신농은 신비로운 약효를 지닌 그 녹색잎에 대해 ‘검사하다’란 뜻을 가진 ‘사’(査)라고 불렀다. 지금도 중국에 가면 후난성 주저우시 옌링현 당전향 녹원파에 신농이 누워있다고 전해지는 거대한 ‘차릉’(茶陵)이 있다. 청나라때 크게 중수했다는 차릉은 베이징의 자금성과 그 격을 같이할 만큼 정성들여 지어졌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신농을 역사의 주인공으로 내세우기를 꺼린다. 신농이 동이족이기 때문이다. 동이족의 시조 신농은 4500여년전 지금 중국 후베이성 쑤이현 역산에서 태어난 실제 역사인물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다. 중국의 위대한 문자학자 뤄빈지(駱賓基)는 갑골문자보다 1000년 앞서 동이족 수장이라는 ‘신농’이 문자를 만들었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해 중국 문자학회를 들끓게 한 적이 있다. 만약 뤄빈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차 문화의 종주국은 중국이 아닌 우리 ‘동이’(한국) 문화가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차가 하나의 어원으로 자리잡은 것은 8세기경 당나라 때로 알려져 있다. 그 이전에 ‘차’는 ‘도’( )로 불리어졌다. 중국에서 ‘다’는 산스크리스트 글자로 소리나는 대로 표현하면 ‘투’(tu)로 발음된다. 그 발음을 한문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도’였다. 전한시대까지 ‘차’는 ‘도’자로 쓰여졌다. 글자는 ‘도’로 썼지만 발음은 ‘차’로 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후한때부터 ‘도’자의 한 획을 떼어버리고 그대로 ‘차’(茶)로 썼다고 한다.‘도’를 글자 그대로 풀이해 보면 ‘쓴맛 나는 풀’이 된다.‘쓴맛 나는 풀잎’이라는 것은 차가 지금처럼 음용으로서보다는 약용으로서 그 가치가 더 높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도’가 아닌 ‘차’(茶)라는 글자가 담고 있는 뜻도 무궁무진하다. 차는 한자의 초(艸=草)와 나무(木)사이에 사람(人)이 있는 모양으로 상형화되어 있다. 또 다르게 풀이해 본다면 인간과 자연을 이롭게 하는 상서로운 ‘풀’(草)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것이다. 좀더 한발짝 나아가 본다면 ‘차’라는 글자가 가진 상징성과 효용성이 어디에 있는지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육우는 ‘다경’에 이같은 차의 명칭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차는 가(價), 설( ), 명(茗), 천( )이라고도 하는데, 주공은 ‘가’라고 하는 것은 쓴차(苦茶)라 했고, 양집극은 서남쪽 사람들은 차를 ‘설’이라고 한다고 하였으며, 곽홍농은 일찍 딴 것을 ‘차’라고 하고 늦게 딴 것을 ‘명’이라 하며, 혹은 전부를 ‘천’이라 할 뿐이라고 했다.” 신농이 독을 치유할 수 있는 상시적인 약으로 복용했다고 하는 ‘차’는 그후 중국인들에게 모든 질병을 치유하는 ‘만병통치약’으로 사용되며 귀하게 취급되었다. 중국인들은 ‘귀하디 귀한 차잎’과 함께 파·생강 등 귀한 약재들을 혼용해 죽을 끓여 먹었다. 이같은 음다풍속은 차의 약리성에 기반을 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들이 차가 하나의 음용으로 상용화되기 전에 독특한 음용법을 개발해 ‘귀한 단방약’으로 사용했던 것이다. 차의 식물학적 학명은 차나무과(Theaceae) 차나무속(Thea) 차나무(Sinensis)로 6500만년 전에 출현한 사철 푸른 다년생 종자식물이다. 나뭇잎은 약간 두꺼우며 윤기가 있고 긴 타원형으로 질기며 그 끝은 뾰족하며 잎 둘레 주위에 톱니가 있다. 땅속으로 바로 깊이 들어가는 직근성이다. 신기하게도 차나무는 인간이 가장 최적의 조건으로 살 수 있는 곳에만 분포한다는 사실이다. 먼저 사계절이 존재해야 하고, 온도 날씨 강우량 등이 적정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 그런데 그러한 조건을 가진 지역대가 바로 인간의 가장 쾌적한 환경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우리의 오랜 결혼풍습중에 봉채(封采)라는 것이 있다. 봉차(封茶)라고도 불렸던 이 풍습은 고려시대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결혼하기 전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차를 보냈다. 봉차를 결혼 전에 보내는 것은 차나무가 가진 성질대로 평생을 살아가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차나무는 성질이 씨앗으로 심어야만 잘 자라고 직근성으로 세근(細根)이 없기 때문에 옮기면 잘 자라지 않아 한번 결혼하면 절대 움직일 수 없는 정절을 의미한다. 또한 씨앗을 따로 심어도 한 나무로 합해져 나오므로 신랑과 신부가 천생연분임을 상징한다. 그런 점에서 결혼예물의 봉채로 차 씨앗을 보내는 것만큼 완벽한 것이 없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어졌던 봉차의 풍습은 일본에도 전해져 지금도 혼숫감에 차 씨앗 2개를 신부집에 보내기도 한다. 차나무는 또 두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겨울에 순백의 하얀 꽃잎을 피운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꽃과 열매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실화상봉수’(實花相逢樹)라는 점이다. 마치 구름처럼 피어난다고 해서 ‘운화’(雲花)라고도 부르는 차의 꽃잎은 5장으로 차의 다섯가지 맛인 고(苦), 감(甘), 산(酸), 삽(澁), 함(鹹)에 비유하기도 한다. 이말을 풀이해 보면 너무 인색하지 말고(鹹), 너무 티(酸)내지도 말며, 복잡(澁)하게도, 너무 쉽고 편(甘)하게도, 어렵게(苦)도 살지 말라는 깊은 뜻을 담고 있다. 차가 가진 깊은 정신세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대목이다. 신농에 의해 ‘발견’됐다는 차가 인간과 접목된 것은 바로 그 약리성 때문이다. 약효가 뛰어나다고 하는 중국의 명차 중 하나인 몽정차 이야기를 한번 해 보자. 수행을 하다 그만 중병에 걸린 늙은 스님이 있었다. 여러 가지 약을 써봤으나 허사였다. 그러던 어느날 한 노인이 스님에게 말했다.“춘분 전후로 봄 천둥이 처음 칠 때 몽산에서 증정차를 제다하여 그곳의 물로 달여 마시면 숙환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 노인의 말을 들은 스님은 몽산에서 제일로 치는 상청봉에 석실을 짓고 봄 천둥이 치길 기다렸다. 마침내 봄 천둥이 치자 그 스님은 노인이 가르쳐준 방법에 따라 몽정차를 채집했다. 그 차를 달여서 복용하자 과연 병이 낫고 눈썹도 검은색으로 변했다. 뿐만 아니었다. 신체도 건강해져서 그 모습이 30여세로 보일 정도였다. 사람들은 처음에 차를 병을 낫게 하고 몸을 튼튼하게 하려는 약용 목적으로 마시기 시작했다. 중국의 다성인 육우는 ‘다경’을 지을 때 차의 약리적인 가치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었다. 육우는 “만약 열이 나서 갈증이 생기거나 고민이 있거나, 머리가 아프거나, 눈이 깔깔하거나, 사지가 번거롭거나, 뼈마디가 쑤시면 네댓 모금만 마셔도 제호 감로와 더불어 손색이 없다. 또한 차를 음료로 삼은 것은 신농씨로부터 시작되어 주공에 이르러서 널리 알려졌다.”고 말하고 있다. 초기 양쯔강 하류지역 차산지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음용됐던 차는 수나라시대 대운하의 개통으로 본격적인 ‘개화’를 하게 된다. 초의 스님은 이같은 차의 역사에 대해 ‘동다송’에 “천인과 신선 인간세상 귀신까지 다같이 사랑하고 아끼었으니, 그대(차) 타고 난 성품이 참으로 기이하고 절묘함을 알겠구나. 차의 신 신농도 일찍이 너(차)를 맛보고 식경에 실었나니…제호와 감로라 불리며 예부터 그 이름 전해왔다네.”라고 찬탄하고 있다. 차에 대해 이런 말이 예부터 전해온다.“새는 날고 짐승은 달리고, 사람은 입을 벌려 말한다. 이 셋은 함께 하늘과 땅 사이에 태어나 먹고 마시면서 살아간다. 마신다는 것은 그 의미가 참으로 깊고 멀다. 목이 마르면 장을 마시고 근심과 번뇌를 벗어버리려면 술을 마시고, 정신을 맑게 하고 잠을 깨려면 차를 마시면 된다.”
  • 영화속 휴양지 Best10

    영화·드라마 촬영지는 뭔가 특별함이 있다. 화면속에서 보았던 세트장은 여행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세트장을 둘러보는 재미도 있지만 무엇보다 주변에 펼쳐진 풍광이 아름답다. 전국에서 가볼 만한 영화·드라마 촬영지 10곳을 소개한다. (1) 국내 최초 드라마 기념관…올인의 제주 섭지코지 넓고 푸른 바다에 웅장한 성산 일출봉이 한눈에 보이는 제주 섭지코지의 올인하우스는 국내 최초의 드라마 기념관이다. 이병헌·송혜교 주연으로 지난 2003년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올인 세트장이 당시 태풍 매미로 철거되자 지난 6월 사업비 30여억원을 투입해 복원했다. 지하 2층, 지상 1층의 연건평 270평 규모의 올인하우스는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성당과 야외공원은 물론 촬영당시의 소품, 카지노를 재현해 관광객들이 직접 드라마속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또 ‘수연(이병헌) 이야기’,‘인하(송혜교) 이야기’ 등 주인공과 관련된 전시장도 있다. 주변에 있는 신양해수욕장은 적당한 수심과 수온, 바람, 안전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는다. 남제주군 관광진흥과(064-730-1720). (2) 예배당과 김민준 나무… 폭풍속으로의 아름다운 울진 앞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절벽에 정성스럽게 지어진 현준(김석훈)과 현태(김민준)의 집. 돛대에 샌드백을 걸어놓고, 그 옆에 있는 한 그루의 나무는 벌써부터 김민준 나무라 불리고 있다. 멀리 보이는 빨간색 지붕이 매력적인 그림 같은 예배당도 세트장이다 죽변항 주변에는 덕천리 백사장, 봉평해수욕장 등 동해의 푸른 물과 깨끗한 모래는 해수욕장으로 즐기기에 좋은 곳들이 많다. 주변 명소로는 덕구온천, 유황온천, 성류굴, 민물고기 전시관 등이 있다. 울진군 문화관광과(054-782-1501). (3) 끝없는 백사장… 파이란의 강원 고성군 화진포해수욕장 화진포 해수욕장은 영화에서 파이란(장백지 역)이 백사장에서 자전거를 끌고 서 있었던 장면이 촬영된 곳이다. 화진포해수욕장은 주변에 울창한 소나무숲, 맑은 호수, 기암괴석 등이 잘 어우러져 있어서 자연풍광이 수려하다. 화진포에 매료된 남북의 최고 권력자들은 앞다투어 전용 별장을 세우기도 했다. 김일성 별장과 이승만, 이기붕 별장 등이 각기 들어서 있다. 주변에는 백도해수욕장, 삼포해수욕장, 송지호해수욕장, 건봉사, 세계잼버리수련장, 고성왕곡마을, 울산바위, 통일전망대, 간성향교, 청간정, 청학정, 화암사 등이 있다. 고성군 문화관광과 (033-680-3352). (4) 竹 펼쳐졌네… 청풍명월의 전남 담양 대나무골 테마공원 인조반정을 소재로 한 무협영화의 무대인 전남 담양군 금성면 봉서리 대나무골 테마공원(061-383-9291·www.bamboopark.co.kr)은 청정호수 담양호를 중심으로 고지산 골짜기에 부채살처럼 펼쳐진 분지에 자리잡았다. 때문에 청량한 대숲 바람속에서 시원한 죽림욕을 즐길 수 있다. 영화 포스터의 배경으로 등장할 정도로 경관이 아름답다. 드라마 ‘다모’와 영화 ‘흑수선’, 전설의 고향 ‘죽귀’를 비롯해 수많은 CF이 촬영된 곳으로 유명하다. 주변 관광지로는 금성산성과 추월산, 담양호, 소쇄원, 가사문학관 등이 있다. 담양군청 문화레저관광과 (061-380-3150). (5) 나 다시갈래…박하사탕의 충북 제천 진소마을 ‘나, 다시 돌아갈래!’ 영화 첫 장면에서 영호(설경구)가 양팔을 벌리며 철교위에서 절규하며 기적의 기차소리에 묻힌 그 장소. 충북 제천시 백운면 애련리 진소마을은 고즈넉한 산자락 등 자연상태 그대로 남아 있는 곳으로 여름철 피서지로도 좋은 곳이다. 특히 영호가 20년전 첫사랑과 함께 소풍갔던 충북의 동강인 제천천(영화속 진소천)은 여름 무더위를 날리기 충분하다. 주변에는 월악산과 청풍문화재 단지, 배론성지, 청풍호반 수경분수와 번지점프장 등이 있다. 제천시 문화관광과(043-640-5681). (6) 바다세트의 제왕…해신의 전남 완도군 위대한 해상제국을 꿈꿔왔던 장보고의 파란만장한 인생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 ‘해신’은 완도군 볼목리 세트장(신라방)과 소세포세트장(청해포구) 등 두곳에서 주로 촬영됐다. 볼목리 세트장은 중국거리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으로 붉게 칠한 외벽과 건물, 도로 등이 벽돌로 만들어져 마치 중국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소세트세트장(청해포구)은 1만 6000여평의 부지에는 부두와 선박, 저잣거리, 군영 막사, 망루 등 42동의 건물이 완공되어 있다. 앞 바다 풍경은 1200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마치 장보고의 시대로 돌아와 있는 듯하다. 바다 멀리에는 보길도 등 섬이 있어 풍광이 아름답다. 주변에는 장도 청해진 유적지와 난대수목원, 예송리해수욕장, 금일해수욕장, 중리해수욕장 등이 있다. 완도군 문화관광과(061-550-5224). (7) 끝없는 갈대밭 사이…JSA의 충남 서천군 신성리 영화의 첫머리에 남한 이수혁 병장(이병헌)이 비무장지대를 수색하던 중 한치 앞도 안보이는 우거진 갈대밭에서 오줌을 누려고 대열을 이탈했다가 지뢰를 밟고, 이를 북한 오경필 중사(송강호)가 구해주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 바로 충남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 갈대밭이다.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금강 하구둑에서 29번 국도를 타고 부여 방면으로 14㎞가량 달리다 보면 만날 수 있다. 금강하구둑 주변에는 놀이시설인 리버사이드 파크랜드와 자동차 야외극장 등 즐길거리와 마량리 동백나무숲, 비인관광농원, 춘장대해수욕장이 있다. 서천군 문화관광과(041-950-4224). (8) 슬프도록 아름다운…엽기적인 그녀의 강원 정선 백운농장 ‘엽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이 영화에서 견우(차태현)와 그녀(전지현)가 헤어지면서 큰 나무아래에 타임캡슐을 묻는 장면을 촬영했던 곳은 강원도 정선군 함백면 세비재의 백운농장. 고랭지 채소밭 사이로 서 있는 ‘엽기 소나무’는 젊은 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파란 하늘과 맞닿는 고랭지채소밭 풍경을 찬찬히 살펴 본다면 그 목가적인 아름다움에 눈을 지그시 감게 된다. 주변에는 화암동굴과 몰운대, 용마소, 화암약수, 소금강, 광대곡의 12용추폭포, 정암사, 가리왕산, 아우라지, 민둥산 등이 있다. 정선군 문화관광과(033-560-2365). (9) 조용한 산사…달마야 놀자의 경남 김해 은하사 스님과 조폭(조직폭력배)의 유쾌한 소동을 담은 이 영화가 촬영된 무대는 경남 김해시 삼방동 은하사(055-337-0101·www.eunhasa.net)다. 신어산 기슭에 위치한 이 곳의 높은 계단을 올라 가면 영화속 조폭 재규(박신양)와 청명 스님(정진영)이 기와 많이 깨기·깨진 물독 채우기 등 서로 기싸움을 벌이던 대웅전 등을 만날 수 있다. 가락국 수로왕때 장유화상이 중건한 이 절은 가야불교의 성지로 도유형문화재 238호로 지정된 사찰이다. 주변 명소로 신어산 산림욕장, 동림사, 가야랜드, 장척계곡 등이 있다. 김해시 문화체육과 (055-330-3251). (10) 웅장한에 압도되다…태조왕건의 경북 문경새재문경새재의 제 1관문인 주흘관을 지나면 나타나는 ‘태조 왕건’ 드라마 촬영지는 2만평에 왕궁 2동과 기와집 41동, 초가집 40동을 지어 그 규모가 마치 민속촌을 방불케 한다. 고증을 통해 고려왕궁과 백제왕궁, 고려의 서민가옥과 양반가옥 등 후삼국 시대와 고려시대의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아이들과 배우는 여행을 하고 싶은 가족에게 인기가 특히 많다. 문경새재관리사무소(054-571-0709). 인근에 문경온천과 문경도자기전시관, 석탄박물관 등도 둘러보면 좋다. 문경시 문화관광과 (054-550-6393).
  • 단원 김홍도 미공개화첩 경매

    단원 김홍도의 미공개 화첩이 오는 7월6일 평창동 서울옥션하우스에서 경매된다. 이 화첩은 단원이 60세 전후의 말년에 그린 것으로 보이는 10폭의 수묵 담채화를 담고 있다.기존에 알려진 단원의 말년작 대부분이 산수·화조화인데 비해 이 화첩에는 인물 위주의 풍속화가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끈다.석가모니 부처님의 10대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인 수보리가 참선하는 가운데 포말이 이는 물을 바라보는 장면을 그린 ‘수보리구경’,‘달마의 면벽좌선 모습을 그린 ‘구년면벽좌선’, 웃통을 벗고 부채를 든 남자가 잡은 물고기를 응시하는 장면을 포착한 ‘계색도’, 호방하고 원숙한 필치가 돋보이는 ‘지팡이를 든 두 맹인’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일본의 개인 소장자가 경매에 내놓은 이 화첩은 37.8×33.8c㎝ 크기로 10억원부터 경매가 시작된다. 지난해 12월 열린 서울옥션경매에서 국내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인 10억 9000만원에 팔린 ‘청자상감매죽조문매병’의 기록을 경신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번 경매에는 단원의 화첩 외에 겸재 정선의 ‘해산정’과 연담 김명국의 4폭짜리 ‘인물산수도화첩’ 등 모두 170여점이 출품된다.출품작들은 경매에 앞서 7월 1∼6일 서울옥션하우스에서 전시된다.(02)395-0333.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강북-강남의 인기 화장품 다를까? 같을까?

    화장품 인기상품은 강남과 강북이 다를까. 정답은 ‘예’, 그리고 ‘아니오’다. 브랜드숍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브랜드숍을 비교한 결과, 강북에선 유행을 타지 않는 색상과 기초 제품이, 강남에선 디자인과 색상이 독특한 트렌드 제품이 인기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캔디숍 강북 매장에선 베이지, 브라운, 핑크 등 튀지 않는 색상의 립글로스, 아이섀도, 매니큐어가 잘 팔린다. 주부층이 많아 메이크업베이스, 투웨이 케이크 등 피부 메이크업도 인기다.그러나 강남 매장에선 유행 색상과 기초 제품 판매가 많다. 봄엔 그린, 옐로가 여름엔 블루가 히트상품. 집에서 쉽게 피부관리하는 팩 제품도 많이 찾는다. 뷰티크레딧 강남 매장에선 뷰티솔트의 판매가 월등히 높다. 유행에 민감한 고객들이 감각적인 디자인과 예쁜 색감에 매료된 것으로 회사는 분석했다. 강북에선 기초 화장품도 인기다. 더바디숍 명동점과 코엑스점도 비슷한 차이를 보인다. 전국 매출 1위인 명동은 스테디셀러의 판매비중이 높다. 아프리카 보디 솔트 스크럽, 화이트 마스크 샤워젤, 티트리 오일 등이 대표적. 반면 매출 2위인 코엑스 매장은 매달 진행되는 기획상품에 민감한 편이다. 베스트셀러가 달마다 바뀌는 것. 반면 미샤나 더페이스숍처럼 매장이 많은 브랜드숍에선 별다른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연령별 차이가 뚜렷한 편이다.20대는 색조에 민감해 아이섀도나 립글로스도 컬러별로 다양하게 구입한다. 반면 30대는 색조 제품은 하나면 족하다. 오히려 기초제품이나 마사지제품을 많이 찾는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클래식 ■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리사이틀 30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 이번 공연은 한국의 클래식 스타 시리즈 공연중의 하나로 지난 4월 첼리스트 정명화씨의 공연에 이어 두번째 공연. 한국 바이올린계의 스승으로 불리는 김씨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음악원장으로 재직하며서 제자들을 키우고 있다. 그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하노버 국제콩쿠르 등 국제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며 한국 음악계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인물. 이번 공연은 로맨틱한 낭만파 음악에서부터 프로코피예프, 황성호의 최근 작품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로 꾸며졌다.(02)1588-7890. ■ 김지미·태정화 피아노 콘서트 23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리사이트홀 (02)1588-7890. ■ 양인영 피아노 독주회 26일 오후 3시 예술의 전당 리사이트홀 (02)780-5054. ■ 조지 윈스턴 내한공연 22일 오후 7시30분 국립극장 해오름 (02)548-4480. ■ 조혜린 바이올린 독주회 2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586-0945. 콘서트 ■ 마야 and JK 김동욱 콘서트 25일 오후 4시·7시 평택청소년문화센터 (031)655-4020. ■ 뜨거운 감자-LIVE ADDICTION 2005 25일 오후 10시30분 서울 정동극장 (02)751-1535. ■ 김종환 7집 발매 기념 빅 콘서트-둘이 하나되어 25·26일 오후 7시 세종대학교 대양홀 (02)511-6745. 무용■ 정미란 창작발레 ‘나의 빛깔 하나의 움직임’ 28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02)2263-4680. 뮤지컬 ■ 인당수 사랑가 8월15일까지 발렌타인극장3관. 고전소설 ‘심청전’과 ‘춘향전’을 재해석한 신세대식 사랑이야기에 판소리와 도창 등 전통의 옷을 입힌 한국형 퓨전 뮤지컬. 박새봄 작·최성신 연출, 서정금 강은경 출연.(02)741-9141. ■ 헤드윅 26일까지 라이브극장. 이지나 연출, 조승우 오만석 김다현 송용진 출연. 여성과 남성의 경계에 선 록가수 헤드윅과 앵그리인치 밴드의 파워풀한 콘서트.1588-7890. ■ 오페라의 유령 9월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19년간 한결같은 사랑을 받아온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흥행 뮤지컬.1588-7890. ■ 갓스펠 7월3일까지 한전아트센터. 김학민 연출, 류정한 소냐 출연.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히기 전 7일간의 이야기를 다룬 록뮤지컬.(02)3446-9820. ■ 더 씽 어바웃 맨 무기한 대학로 신시뮤지컬극장. 한진섭 연출, 성기윤 이정열 김경선 출연. 뮤지컬 ‘아이 러브 유’의 작가 조 디피트로와 지미 로버츠 콤비의 야심작.1544-1555. ■ 리틀 샵 오브 호러스 7월3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이항나 연출, 김학준 양소민 박지일 출연. 식인식물을 내세워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풍자하는 코믹호러극.(02)556-8556. ■ 그리스 8월7일까지 충무아트홀. 이지나 연출, 로큰롤 선율에 실린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의 꿈과 사랑.(02)556-8556. 미술 ■ 밀레와 바르비종파 거장전 8월28일까지 예술의 전당. 밀레, 코로 등 19세기 바르비종파 작가를 비롯한 화가 31명의 작품 106점이 전시됐다. 바르비종파는 19세기 파리 교외의 퐁텐블로 숲 어귀에 있는 작은 마을인 바르비종에 모여 살며 작업을 한 작가들을 일컫는다. 농부들의 일상을 화폭에 담아낸 밀레의 ‘우물에서 돌아오는 여인’‘밭에서 돌아오다’, 프랑스 낭만주의 풍경화가로 평가받는 코로의 ‘해질 무렵 어망을 끄는 어부’등을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02)580-1300. ■ 김류현의 달마도 전시회 30일까지. 강남 교보문고 (02)375-7722. 국내 첫 여류 달마작가로 10년째 달마도를 그리는 김씨의 작품을 통해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다. 단순히 달마도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이 구도생활을 하기에 그의 달마도에서는 특별한 기가 느껴진다. ■ 금동원 작품전 29일부터 7월5일까지. 공평동 공평아트센터화랑 (02)733-9512. 작가 특유의 초가 풍경이 돋보이는 전시회.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초가 풍경 외에 들꽃 등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을 화폭에 담아냈다. 연극■ 비 7월17일까지 아리랑소극장. 세 할머니의 갈등을 통해 전쟁범죄의 참혹함을 고발한다.199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2004년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재미작가 김정미씨의 작품. 방은미 연출, 김용선 조한희 윤혜영 출연.(02)741-5332. ■ 코리아 환타지 23일∼7월3일 연우소극장. 최치언 작·최용훈 연출, 홍성경 최현숙 출연. 시대별 인간유형에 대한 보고서.(02)764-3380. ■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 7월17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손기호 작·연출, 김학선 염혜란 장정애 출연. 가진 것 없고, 내세울 것 없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심성을 지닌 선호네 가족의 가슴시린 사랑이야기.(02)762-9190. ■ 벽속의 요정 7월24일까지 우림청담시어터. 배삼식 극본, 손진책 연출. 벽속에 숨어살게 된 아버지와 그의 아내, 딸이 그려내는 가슴따뜻한 가족이야기. 마당놀이 스타 김성녀의 첫 모노드라마.(02)569-0696. ■ 셜리 발렌타인 7월17일까지 산울림소극장. 윌리 러셀 작·글렌 월포드 연출, 손숙 출연. 홀로서기를 꿈꾸는 40대 중년여성의 유쾌한 일탈.(02)334-5915. ■ 라이방 무기한 정보소극장. 송민호 작·문삼화 연출, 이진우 오민석 출연.386세대의 꿈과 좌절. 그래도 세상은 살아볼 만하다는 그들의 이야기.1544-1555. 어린이■ 완희와 털복숭이괴물 7월14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세모극장.(02)382-5477. 주인공 완희가 털복숭이괴물을 만나 두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을 그린 성장드라마. ■ 돌아온 리틀 드래곤 7월3일까지 라트어린이극장(02)560-0999. 어린이 영어연극으로 처음 선보였던 ‘리틀 드래곤’의 업그레이드 버전.  
  • 양천구·주민 보상비 갈등 심화

    양천구청과 땅 주인들이 ‘땅값 전쟁’을 치르고 있다. 서울시는 물론 다른 자치구들도 양천구의 땅값 전쟁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상시비에 휘말릴 소지가 있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양천구는 지난 2001년부터 목 2·3·4동이 서로 접한 1만여평의 야산에 ‘달마을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엄청난 보상비시비에 휘말려 사업추진을 못하고 있다. 보상비를 둘러싸고 구청은 ‘자연녹지지역으로 보상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땅주인들은 ‘용도 변경 이전의 주거지 가격으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녹지지역이냐, 주거지역이냐. 야산인 목동 946의 2일대 10필지는 1966년 땅 용도가 일반주거지역으로 고시됐다. 당시에는 인근 안양천부지, 용왕산 등도 포괄적으로 주거지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1971년 도시계획시설상 공원 용지로 조정했다. 이후 예산 문제로 공원 조성을 미뤄오다 1997년 자연녹지지역으로 용도 변경됐다. 문제는 ‘공익사업 시행을 직접적인 목적으로 용도를 변경했을 때 변경 전의 용도지역을 기준으로 보상해야 한다.’는 건교부 규정이다. 양천구는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자치구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용도가 변경된 것이어서 녹지 기준으로 보상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토지주들은 공원 조성을 위해 용도를 변경한 만큼 건교부 규정에 의해 녹지가 아닌 일반 주거지역으로 보상비를 책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지토위 승리, 중토위 패배 보상협상에 난항을 겪자 양천구는 지난해 서울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 달마을공원 보상금을 결정해 줄 것을 요청해 47억 5000여만원의 수용재결을 받아 그해 7월 소유권을 이전받았다. 그러나 토지주들은 이에 불복, 중앙토지수용위원회와 서울행정법원 등에 이의를 신청했다. 중토위와 서울행정법원은 지토위와는 달리 이곳이 71년부터 공원 용지로 지정됐고, 집행을 위해 용도 지역이 변경된 만큼 주변 대지를 기준으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결정, 땅 주인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보상비가 기존의 4배 가까운 189억 1000만원으로 급증했다. 양천구는 이에 따라 중토위를 상대로 이의재결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이번달 말까지 서울행정법원에 항소할 방침이다. 양천구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대지로 변경되지 않은 주거지역을 대지 기준으로 보상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례 등에도 어긋난다.”면서 “항소 등을 통해 적정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땅주인측 변호사인 길기관 변호사는 “헌법 23조 정당 보상의 원칙에 따라 특정 지역의 개발을 위해 개인 소유자가 부당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토지주들이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닌 만큼 보상비 문제가 매듭지어져 사업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빌딩 X파일] 방이동 올림픽파크텔

    [빌딩 X파일] 방이동 올림픽파크텔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은 그야말로 88올림픽의 산실이라는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주소에서부터 ‘88’이라는 번지가 달렸다. 물론 88올림픽을 상징한다. 무엇보다 빙 둘러싼 올림픽공원의 경관이 아주 빼어나 숲속 유스호스텔에 온 듯한 기분을 자아낸다. 공원 안 생태자원인 성내천, 인공호수 몽촌해자와 88호수에는 천연기념물 제324호인 소쩍새를 비롯해 딱따구리, 왜가리, 쇠백로, 흰뺨검둥오리, 검은댕기해오라기, 꾀꼬리, 꿩, 다람쥐, 개구리, 청서, 밀잠자리 등 동물들이 살고 있다. 대지 1만 1570㎡(3500평)에 지하 1층, 지상 18층인 파크텔은 다양한 규격의 온돌방 등 238개의 객실을 갖췄다.10∼30명 수용 규모의 소연회장 8개,70∼120명 수용 규모의 중연회장 5개, 한꺼번에 500명이 행사를 가질 수 있는 대연회장도 있다. 대연회장인 올림피아홀에는 5개 국어 동시통역 시설과 이동무대 등 최첨단 장비를 두루 갖춰 대규모 국제행사를 치르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청소년에게도 좋은 환경이다. 백제 초기의 역사를 정립해주는 사적지 몽촌토성과 움집터가 곁에 자리했다. 특히 1000여평에 이르는 88마당과 지구촌광장, 음악분수대 등 4개의 야외 이벤트 무대는 어린이들에게 사생대회 및 야외공연장으로 알맞다. 달마다 갖가지 행사로 넘쳐난다. 오는 29일엔 최근 인기몰이에 성공한 ‘SG워너비’ 라이브콘서트 등 6개 행사가 마련된다. 다음달에는 ‘참살이 바비큐 페스티벌’ 등 4개의 굵직굵직한 프로그램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1층에 위치한 양식당 겸 커피숍은 두 부분으로 나뉜다. 아름다운 올림픽공원을 바라볼 수 있는 안쪽은 감미로운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200여권의 스포츠 관련 서적 및 다양한 읽을거리를 비치해 다른 사람을 기다리는 동안 심심풀이로 보도록 배려한 게 특징이다. 입구 쪽은 밝고 활기찬 분위기로 간단한 개인모임이나 사교모임에 좋다. 오전 7∼10시엔 웰빙 트렌드에 맞춰 채소를 위주로 식단을 짜 야채 코너와 디저트 등 뷔페를 싼 값에 맛보는 즐거움도 주어진다. 갈비 우거지국과 북어국 등 한식도 있다. 180개 좌석의 웨딩홀은 사용료가 20만원으로 비교적 싼 편이다. 예식 시간도 하객이나 결혼식을 올리는 가족들이 쫓기지 않게 3시간을 배정, 여유로움 속에 새 출발을 하도록 돕는다.(02)410-2114.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어떻게 지내세요] 위암·심장병 투병생활 ‘산장의 여인’ 권혜경씨

    ‘산장의 여인’이라는 추억의 노래가 있다.‘아무도 날 찾는 이 없는 외로운 이 산장에/단풍잎만 채곡채곡 떨어져 쌓여 있네/세상에 버림받고 사랑마저 물리친 몸/병들어 쓰라린 가슴을 부여안고/나 홀로 재생의 길 찾으며 외로이 살아가네’ 누가 불렀을까. 권혜경(75)씨. 충북 청원군 남이면 외천리.‘산장의 여인’을 부른 업보 때문인지 노랫말처럼 아무도 찾는 이 없이 홀로 지내고 있었다. 수소문 끝에 권씨의 집을 찾았다. 가요평론가인 박성서씨와 ‘잘 있거라 나는 간다’로 시작되는 ‘대전부르스’의 안정애(70)씨가 동행했다. 병마와 싸운다는 권씨에게 잠시나마 위로를 하겠다는 마음에서였다.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두시간여 지나 청원 톨케이트를 빠져나왔다. 남이 파출소에 들러 권씨의 집을 물었더니 “아, 산장의 여인 그 분요.”하면서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꼬불꼬불 시골길을 걸어 막다른 산골짜기 외딴집에 도착했다. 앞마당에는 5월의 풀이 무성했다.“권 선생님” 하면서 대문을 두들겼다. 두번째 소리를 듣고서야 “누구요?”하면서 문을 열었다. 백발이었다. 이윽고 “나 이렇게 살아, 어여 들어와.”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진을 찍지 말라고 몇번 당부했다. 집안에는 달마대사 그림이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권씨는 “밤에는 부처와 예수가 찾아오지.”하면서 득도의 경지에 이른 사람처럼 툭 뱉었다. 권씨는 지난 1994년 5월에 이곳으로 이사왔다고 했다. 시장기를 느꼈는지 “동네 자장면집에 가자.”고 했다. 대문밖으로 나왔다.10여평의 마당 한 쪽에 움푹 팬 구덩이가 눈에 들어왔다. 권씨는 “저긴 직접 내가 팠지, 나중에 누워야 할 곳이거든.”이라고 했다. 이어 중식당. 마침 비가 쏟아졌다.‘배갈’ 술잔이 오고 갔다. 옆에 앉은 안씨가 권씨에게 “언니는 그때 은행원 출신으로 가요계에 데뷔해 여러가지로 품격을 높였지.”라고 했다. 권씨는 “야, 그러지 마라. 요즘 젊은 사람들 우쭐대면 안돼, 함께 살면서 좋은 분위기 만들어야 해.”라고 했다. 권씨는 또 “나 많이 아팠거든, 하지만 이렇게 멀쩡해 걱정하지 마.”라는 말로 안심을 시켰다. 권씨는 강원도 삼척 출생. 세무서장을 지낸 부친을 따라 어릴 적 경기도 의정부에서 자랐다. 서울대 성악과를 나온 그녀는 조흥은행에 입사했다. 하지만 타고난 끼는 못 속였다.26세때 KBS라디오 전속가수 모집에 ‘대니보이’를 불러 뽑혔다. 이른바 오페라 가수에서 ‘딴따라’로 변신했던 것. 워낙 목소리가 좋아 작곡가 이재호씨가 ‘산장의 여인’을 권씨에게 선물했다. 이 때가 56년 6월. 이 노래를 부른 지 6일 만에 권씨는 일약 스타가 됐다. 이어 ‘호반의 벤치’ ‘동심초’ ‘물새 우는 해변’ 등으로 60년대를 주름잡았다. 노래인생 50년. 흔한 연애 한번도 하지 않았다. 두시간여 얘기를 나눴다. 권씨는 “공기 좋은 곳에 살다 보니 위암과 심장병도 다 나았어.”라고 거듭 말했다.‘산장의 여인’을 듣고 싶다고 했더니 기꺼이 목청을 돋운다.75세의 원로였지만 목소리는 20대였다. 박수소리가 끝나자 “서울 가거든 소식 전하지 말라.”고 했다. 청원 김문기자 km@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동작구, 장애인과 함께하는 등반대회

    동작구(구청장 김우중)는 21일 오전 10시30분 국립묘지 뒤편 흑석3동 서달산에서 ‘제5회 장애인과 함께하는 사랑의 등산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동작구장애인단체협의회 주최로 장애인들의 체력과 재활의지 증진을 목적으로 열린다. 관내 장애인과 가족 및 주민 200여명을 비롯, 자원봉사자 등 모두 400여명이 참석한다. 이들은 장애인 1명, 장애인 가족 및 주민 1명, 자원봉사자 1명 등 3인이 1조가 돼 총신대 동쪽 운동장에서 학수체육동산-동작정-달마배드민턴장까지 3㎞ 구간을 오를 예정이다. 대회 뒤에는 노래·장기자랑 행사 등 흥겨운 시간도 마련된다. 동작구 관계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의 마음의 벽을 허물고 함께 한 가족으로 어울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마음으로 먹는 밥 공양/호산 지음

    공양(供養). 불교에서 말하는 밥 먹는 일, 곧 식사다. 그러나 단순히 밥 먹는 행위만 뜻하는 것은 아니다.‘우리 이웃에게 필요한 어떤 물건이나 참다운 진리의 가르침을 베풀어주는 것’이라는 보다 넓은 의미가 담겨 있다. 굳이 공양의 큰 뜻을 말하지 않더라도 밥은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함과 어머니의 정을 느끼게 한다.‘부처님 오신날’(15일)을 맞아 달마사 주지 호산 스님이 공양에 얽힌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 ‘마음으로 먹는 밥 공양’(북로드 펴냄)을 펴냈다. 한평생 공양하며 몸과 마음을 수행해온 주지스님의 밥에 얽힌 이야기는 무엇일까? “인생이란 밥공부이자 마음공부”라고 말하는 호산 스님에게 공양은 곧 수행이자 일종의 의식이다. 그러나 그가 엮은 44편의 이야기는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공양이라는 소재를 통해 음식과 인생에 대한 경험담과 생각을 재미있게 풀어낸다. 특히 이야기 곳곳에 지은이가 직접 그린 포근한 수채화들이 글의 감칠맛을 더한다. 출가하면 절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기초예절인 발우공양. 발우는 스님의 밥그릇이다. 공양을 하면서 한끼 밥이라도 탐심을 버리고 도를 닦기 위해 먹으라는 뜻을 담아 외우는 암송 ‘오관게’와, 공양이 끝났을 때 발우를 씻은 물을 지옥의 아귀에게 나눠주는 암송 ‘절수게’를 통해 한 알의 밥에도 만 사람의 노고가 담겨 있으며, 아귀에게도 베푸는 삶의 깊이를 느끼게 한다. 하루 일을 하지 않으면 공양을 하지 않고 두문분출했다는 노스님의 일화는 ‘밥값’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지은이는 ‘한평생 살면서 우리는 도대체 얼마만큼의 밥값을 하고 있는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적어도 ‘밥도둑’은 되지 않도록 수행해야 한다는 것. 그렇다고 해서 밥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면으로 만든 음식을 유난히 좋아하는 스님의 자장면에 대한 사랑은 돼지고기를 뺀 맛있는 자장면을 만들어냈다. 수육을 뺀 냉면도 즐기지만 종업원에게 수육을 밑에 깔아달라고 몰래 부탁했다는 스님의 애교(?)도 미소를 자아낸다. 속세에서 칼국수 장사를 하다 망한 공양주 보살에게 칼국수 해먹자는 소리를 못하고 다른 곳에서 몰래 먹고 오는 스님의 모습은 친근한 이웃모습 그대로다. 특히 어머니와 누나, 선후배들과 얽힌 밥에 대한 이야기는 힘들었던 지난날의 따뜻한 인간애를 전해준다. 이제는 세상에 없는 빈털터리 선배가 밥 한끼 대접하겠다며 낯 모르는 이의 장례식장에 데려가 밥을 권했던 기억,‘부실도시락’ 파문을 보면서 학창시절 친구들과 양철물통에 밥과 반찬을 모두 모아 비벼먹던 정겨운 추억들도 따뜻하다. 특히 어머니가 사고로 죽은 큰형을 잊지 못해 한평생 “네 형, 따뜻한 밥 한그릇 제대로 못 먹이고….”라며 후회한 모습에 대한 스님의 애절한 추억은 밥에 대한 회한으로 이어진다. 건강을 위한다며, 다이어트를 위해 단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비워야 할 것은 위장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교훈을 새겨주는 책.1만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공주 마곡사 캐나다 출신 ‘파란눈의 비구니’ 자은 스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공주 마곡사 캐나다 출신 ‘파란눈의 비구니’ 자은 스님

    번뇌와 망상, 머리카락을 무명초(無明草)라 했다. 태자 시다르타(석가모니)는 마부에게 “지금 나는 사람들과 더불어 고(苦)에서 해탈할 것을 서원(誓願)하는 뜻으로 삭발을 하겠노라.”며 수행을 떠났다고 전해진다.‘무명(無明)’이란 세속의 번뇌로 진리에 어둡고, 불법을 이해하지 못하는 마음의 상태. 그래서 ‘삭발’은 수행 출가자의 정신자세이자 청정수행 의지의 표현으로 여긴다. 훌륭한 교수가 되려고 생화학 박사학위까지 받은 한 캐나다 여인이 어느날 문득 사람들이 왜 평화롭지 못할까 하는 물음에 부딪혔다. 자신의 연구활동에 대한 회의도 생겨났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을 택했다. 발길을 돌려 머문 곳은 한국땅. 그렇게 이역만리에서 속세의 길다란 무명초를 잘라내고 고행의 길이 시작됐다. ●교도소 실상통해 인간에 환멸감 충남 공주시 산곡면 운암리 마곡사(麻谷寺). 절간 입구에는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숲속 길따라 연등이 쭉 내걸려 있었다. 새들의 소리도 신이 난 듯 요란했다. 대웅전을 바라보며 산속으로 500m쯤 더 올라갔다. 적막 산속의 ‘은적암’이 눈에 들어왔다. 얼핏 평화로운 시골집처럼 느껴진다. 뒤로는 신록이 우거진 태화산 품에, 앞마당에는 철쭉 등 온갖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그래서 춘마곡추갑사(春麻谷秋甲寺)라고 했을까. 잠시 후 자은(慈隱·비구니·40) 스님과 찻잔을 놓고 마주 앉았다. 나이보다 훨씬 젊어보인다고 하자 들은 척도 안한다. 그저 차 한잔을 권할 뿐이다. 서울에서 찾아온 속세의 불쌍한 중생이려니 생각했을까. 순간 모든 것이 궁금해진다. 캐나다에서 어떻게 오게 됐으며 삭발은 왜 했는지, 하필 또 한국일까 등등. “한국에는 왜 오셨나요?” “인연대로.” “지나온 인생을 돌아보면 뭐가 보이나요?” “어깨뿐입니다.” “꽃이 만발한 5월입니다.” “겨울에는 죽은 것 같지만 수행을 시작하면 새 잎이 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삶이란 무엇인가요?” “바로 이 순간입니다. 과거도, 미래도 잡을 수가 없어요.” “화(禍)는 어디에 있나요?” “마음에 있습니다.” “그럼, 가르침은 뭔가요?” “안다는 것은 습관입니다. 많이 알면 배울 수가 없어요. 모르는 상태로 모든 것한테 배워야 합니다.” “스님의 집은 어딘가요?” “내 발밑에 있습니다.” 자은 스님은 아직 한국말조차 능숙하지 못한 데다 밀알처럼 ‘작은 스님’일 뿐임을 강조했다. 인터뷰를 해봤자 소용이 있겠느냐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작은 인연도 소중하지 않느냐고 했다. 얘기가 계속 이어졌다. “(자신의 수행을 일컬어)씨앗을 뿌리고 이제 막 새싹 하나가 돋아나고 있을 뿐입니다. 나중에 과일이 될지 뭐가 될지 모릅니다. 또한 신맛일지, 단맛일지 알 수가 없어요. 더 멀리 가야 합니다.” 그는 198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유명한 캐나다 캘거리에서 1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속가의 이름은 조안 메이슨. 아버지(82)는 선불교에 관심이 많았고, 어머니(77)는 기독교 성향을 가진 집안이었다. 부모는 현재 고향에서 함께 노년을 보내고 있다. 조안은 어릴 적부터 공부를 무척 좋아했다. 다섯살 때 초등학교에 진학하는 오빠(리처드)를 보고 같이 학교에 보내달라며 한참동안 울었을 정도였다. 조안은 퀸 엘리자베스 고등학교에 진학후 1학년때 교회를 다녔으나 곧 그만뒀다. 학창시절에는 과학 수학 심리학 물리학 등에 푹 빠졌다. 지난 83년 앨버타대학에 진학해 생화학을 공부했다. 대학원에서도 역시 생화학 분야인 ‘바이러스학’을 전공했다. 대학원 재학때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의 자원봉사자로 일했다. 이때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비인간적 사건 등을 접하면서 인간에 대한 환멸 같은 것을 처음 느꼈다. 또한 바이러스를 연구하면서도‘이 연구를 통해 인간의 모든 질병을 없어지게 할지라도 고통이 끊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모든 고통은 몸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라는 고민을 하게 됐다. 아울러 바이러스 자체가 질병의 예방과 치료목적도 있지만 결국 전쟁에도 사용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걸렸다. ●공주대 영어강사로 1998년 한국행 95년 앨버타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조안은 미국 플로리다주립대로 건너가 연구과학자로서 ‘바이러스학’ 연구활동을 계속했다. 이때 불교에 점차 관심을 둔다. 틱낫한 스님의 저서 등 불교관련 책들도 많이 읽었다. 특히 캐나다 출신으로 1950년대에 미얀마에서 출가한 남쟐 린포체를 만나면서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불교공부와 수행의 방법을 배웠으며, 동방으로의 출가를 권유한 것도 린포체였다. 조안은 인터넷을 통해 동방으로 가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결국 공주대학에서 실시하는 영어강사 프로그램을 알게 되면서 98년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출가한 지 2년쯤 됐을 때 캐나다에 갈 일이 있었지요. 그때만 해도 저는 한국생활에 매우 힘들어했습니다. 마침 린포체께서 캐나다에 계시더군요. 찾아가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상의했지요. 린포체께서는 웃으시면서 ‘한국에 돌아가 있으라.’고만 하더군요.” 마곡사와 인연을 맺은 까닭은 공주대 강사시절 알게 된 지인들과 함께 마곡사를 찾으면서 시작됐다. 자연스럽게 은적암 암주인 성호 스님도 알게 됐다.99년 봄 성호 스님을 은사 스님으로 머리를 깎게 된 것도 이같은 인연 덕분이었다. “저는 출가하기 전 학교에서 공부를 많이 해서 그런지 아는 것이 아주 많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건 한낱 ‘지식’일 뿐이었어요. 저한테는 지혜가 별로 없었지요. 출가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남의 잘못을 보지 말고 자신의 잘못을 봐야 해요. 숭산 큰스님의 가르침도 그랬듯이 모든 것이 ‘only don’t know’입니다.” ●“씨하나 심어 물주고 풀뽑고 있을뿐” 자은 스님은 현재 청암사 승가대학 3학년에 재학중이다. 요즘에는 방학을 맞아 친정격인 마곡사에서 ‘금강경’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승가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몇년 동안 본격적인 참선 수행을 거친 뒤 포교활동을 하고 싶다고 귀띔했다. 선진국에는 부자나라들이 많지만 마약과 자살사건 등이 많아 결코 부자가 아니라는 것을 평소부터 잘 알고 있던 터였다. 또한 “마음이 부자여야 한다는 것을 불교를 통해서 새삼 깨닫고 있다.”면서 마음속의 평화가 없으면 밖에서도 평화를 찾을 수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자신의 평화는 가족과 이웃, 조국과 세계를 평화롭게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리고 싶단다. “한국 스님들은 마음이 넓어요. 저는 이제 씨 하나 땅에 놓고 물주고 풀 뽑고 있을 뿐입니다. 돈오점수(頓悟漸修)라고 할까요.” 출가 전에는 영화관람을 즐겼다. 한국에서 감명깊게 본 영화는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과‘집으로’‘공동경비구역 JSA’ 등이다. 아울러 한국의 역사와 문화도 점점 알게 됐다고 했다. 독도를 아느냐고 하자 “한국인은 일본사람보다 따뜻하다. 왜 (일본이)역사왜곡을 하는지 좀 바보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고향의 부모에게는 이메일로 안부를 전한다는 그는 “캐나다에 살고 있는 올케언니가 한국인”이라면서 “한국과 인연이 깊어졌다.”며 활짝 웃었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65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 출생 ▲83년 퀸 엘리자베스 고교 졸업 ▲87년 앨버타대학 생화학과 졸업 ▲95년 동대학에서 생화학 박사학위 취득 ▲95∼97년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 연구과학자 역임 ▲98년 공주대학 영어강사 ▲99년 마곡사 성호 스님 은사로 출가 ▲99년 5월∼2000년 3월 화계사 행자생활 ▲2000년 4월 사미니계(해인사) ▲2003년 청암사 승가대학 입학(현재 3학년 사교반)
  • [Zoom in 서울] 서울 버스대란은 넘겼지만…

    서울시 버스 노사 협상이 파업을 하루 앞둔 8일 새벽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에 따라 ‘버스대란’의 위기는 넘겼지만 추가발생비용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가 숙제로 남게 됐다. 서울시는 서울 시내버스노동조합과 서울 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 노사 양측이 서울지방노동위원회 6차 조정회의에서 2005년 임금단체협약에 최종 합의했다고 8일 밝혔다. ●노조 주장 대부분 반영 서울버스 노사는 ▲10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의 주 40시간 근무제 1년 조기 실시 ▲상여금 지급시기 개선 ▲전 사업장 정년 61세 보장 등 쟁점사항을 놓고 지난 7일 오후 2시부터 8일 새벽 3시15분까지 13시간 동안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협상결과 노조의 요구사항은 대부분 수용됐다. 주 40시간 근무는 오는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 외에도 300인 미만 사업장에도 도입돼 61개 전 사업장에서 실시된다. 이에 따라 버스기사들은 현재 주 44시간·월 26일 근무에서 주 40시간·월 22일로 처우가 개선된다. 임금도 3.8% 인상돼 3년 경력의 운전기사 기준으로 약 257만원이던 월평균 임금이 약 265만원으로 오른다. 또 분기별 150%씩 모두 600%를 지급하는 상여금도 짝수달마다 100%씩 지급하기로 했다. 전 사업장이 정년을 61세로 정하자는 노조의 요구는 사업장별 노사협의회 등을 통해 별도로 협의하기로 정했다. ●변형근무 해법될까 이번 협상을 통해 타결된 임금인상·근무시간 단축 등으로 올해 추가로 발생할 비용은 176억여원에 달한다. 서울시는 요금인상이나 재정지원 없이 변형·교대근무제 등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는 서울시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서울버스노조 방선재 홍보부장은 “변형·교대근무제 도입에 대해 협의하겠다는 것일 뿐 합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분란의 소지를 남겼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7월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누적된 적자다. 환승 요금 등으로 1000억여원의 손실이 났다. 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세금 부담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서울시는 여기에 대해 구체적인 분석은커녕 해결책조차 내놓지 못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적자를 보전해 버스서비스의 공공성을 담보하는 것이 준공영제의 기본취지”라면서 “이번 협상으로 변형·교대근무제 도입 근거를 마련한 만큼 앞으로 배차간격이나 운행횟수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면 적자폭과 추가비용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산하기관 탐방] 인천 서구문화회관

    [산하기관 탐방] 인천 서구문화회관

    인천 서구문화회관은 내실있는 문화공연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시설관리공단(서구)이 운영하는 공공기관이기에 으레 ‘그렇고 그런 공연’이라고 속단하면 오산이다. 지난해 14건의 기획공연을 가졌는데, 모두 2만 8000여명이 찾아 성황을 이뤘다. 민간단체 공연이 1000명의 관객도 끌어들이지 못한 채 끝나는 사례가 허다한 점을 감안하면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악극 ‘울고 넘는 박달재’와 뮤지컬 ‘블루 사이공’, 가수 ‘팀’의 콘서트 등이 지난해에 치러진 주요 공연이다. 민간단체의 행사나 공연을 위해 장소를 빌려준 것도 150건에 이른다. 지난 3∼5일에는 어린이날 특선으로 가족뮤지컬 ‘미녀와 야수’를 무대에 올렸다. 오는 15일에는 중년층 대상의 창극 ‘춘향전 남원연가’를 공연하는데, 스태프를 포함해 출연진이 100여명에 달하는 대형 기획물이다. 서구문화회관은 공익성을 고려, 저렴한 입장료를 추구한다. 성인 기준 1만원 안팎으로 민간 공연장의 40% 수준이다. 또 장애인·국가 유공자·노인 등에게는 할인 혜택을 주고, 시설수용 장애인들은 무료 입장시킨다. 두 달마다 회관 대공연장에서 2∼3일씩 상영하는 영화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개봉관에서 막 끝난 영화를 시중의 절반 가격인 3000∼4000원에 상영하기에 매 편마다 3000명이 넘는 관객이 찾는다. 서구에 영화관이 단 한 곳도 없는 것도 이곳이 성시를 이루는 요인이다. 지난 3월에는 ‘말아톤’이 상영됐으며 이달 6∼8일에는 만화영화 ‘유희왕’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회관이 운영하는 문화강좌도 주민들에게 한번쯤은 들어야 할 필수코스로 인식되고 있다. 어학·민요·댄스·요가·부동산 경매 등 모두 24개의 강좌가 각각 4개월 코스로 주 2회 회관 내 강의실에서 펼쳐져 주민들의 삶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수강료는 4만∼7만원으로 일반학원에 비해 크게 저렴한 편. 원칙적으로는 18세 이상 서구 주민만 수강할 수 있지만 정원 미달시에는 타 구민들에게도 개방한다. 아울러 별관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프로그램은 ‘청소년 문화의 산실’이다. 최소한의 비용만 받는 댄스·풍선만들기·마술 등 문화교실과 스키·비행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동아리 활동을 위한 공간은 무료 제공이어서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다. 장애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은 별도로 설치돼 사회적응 능력을 키워주고 있다. 1995년 가정3동에서 문을 연 서구문화회관은 지하 2층, 지상 2층, 연면적 1만 4237㎡ 규모로 대공연장·소공연장·전시장·회의실·야외 놀이마당 등을 갖췄으며,15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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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넷페스티벌 새달1일 개막 전주영화제 사회자 선정 시호 카노 작품등 특별전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국제영화제인 ‘서울넷페스티벌’ 6회 행사가 새달 1일 개막한다. 올해는 역대 최다인 27개국 572편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이중 초청작으로 선정된 90여편이 국제경쟁부문 디지털 익스프레스와 국내경쟁부문인 넥스트 스트림 등의 각 섹션에서 상영된다.6월30일까지 벌어질 서울넷페스티벌 경쟁부문의 모든 작품은 세네프 홈페이지(www.senef.net)에서 무료로 감상할 수 있으며, 수상작은 오는 9월 오프라인영화제인 서울필름페스티벌에서 상영된다. 올해 10회를 맞는 ‘인디포럼 2005’의 해외특별전에 미국 언더그라운드 실험작가 요나스 메카스와 일본의 실험영화 작가 시호 카노의 작품 15편이 선보인다. 요나스 메카스는 1960년 뉴아메리칸 시네마그룹을 결성해 ‘Birth of Nation’등 을 발표했으며, 시호 카노는 일본 실험영화 그룹 FMIC의 멤버로 ‘A Book’ 등을 만들었다. 행사는 5월28∼6월6일 서울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와 인사동 ‘갤러리175’에서 열린다. 오는 28일 개막하는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사회자로 영화배우 정진영과 장신영이 선정됐다. 지적인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배우 정진영은 ‘약속’‘황산벌’‘달마야 서울 가자’ 등에 출연했고, 배우 장신영은 ‘꽃피는 봄이 오면’과 ‘레드아이’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렀다. 개막식에는 재즈 싱어 나윤선과 독일 재즈 피아니스트 프랑크 뵈스테의 축하공연에 이어 개막작 ‘디지털 삼인삼색 2005’가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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