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달마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 수교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 군산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 강서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 성기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83
  • “걱정이 많다옹”...’八 눈썹’ 새끼 고양이 화제

    “걱정이 많다옹”...’八 눈썹’ 새끼 고양이 화제

    무언가 ‘걱정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고양이 한 마리가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잉글랜드 그레이터맨체스터 볼턴에 사는 생후 8주 된 새끼 고양이 ‘게리’가 독특한 외모 덕분에 주목받고 있다. 마치 처진 눈썹을 한 생김새 때문에 ‘걱정하는 새끼 고양이’로 불리고 있는 이 귀여운 고양이는 루나(2)라는 이름의 어미 고양이로부터 태어난 네 새끼 중 한 마리다. 루나는 흰 바탕에 검은색 반점을 가지고 있어 ‘달마티안 고양이’로 불리고 있으며, 다른 새끼들 역시 어미를 닮아 흰 바탕에 검은색 반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 고양이의 주인인 앤디 엔트위슬(40)은 “게리는 태어났을 때부터 이마에 작은 두 반점이 있었다”며 “반점은 자라면서 더 커졌고 선명해졌다”고 말했다. 앤디와 그의 아내 캐롤라인(45)은 게리가 어찌할 줄 모르며 걱정하는 듯한 얼굴로 보여 그때부터 ‘걱정하는 새끼 고양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사실 게리라는 이름 역시 그 독특한 눈썹과도 연관성이 있는데 영국 가수 게리 발로우가 노래할 때 표정과 닮아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슬하에 네 자녀를 둔 부부는 최근 다른 두 새끼 고양이는 입양을 보냈다. 이들은 인터넷상에서 눈썹을 그려 조작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절대 그런 짓은 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또 원하면 보는 앞에서 문질러 확인시켜주겠다고 말하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한국 불교술어 1차 결집” 지관 스님의 유지 받들어

    “한국 불교술어 1차 결집” 지관 스님의 유지 받들어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은 2500년 불교사에 있어서 세계 최다 표제어를 수록한 불교대백과사전으로 평가받는 ‘가산불교대사림(伽山佛敎大辭林)’ 제15권(오른쪽)을 발간했다. ‘가산불교대사림’의 15권에는 표제어 ‘심로절(心路絶)’부터 ‘엄흔(嚴欣)’까지 6865개의 항목이 담겼다. 십이연기(十二緣起),십지(十地),쌍계사(雙磎寺), 아뢰야식(阿賴耶識), 아미타경(阿彌陀經), 아미타불(阿彌陀佛), 아비달마(阿毘達磨), 아함(阿含), 약사여래(藥師如來) 등이 대표 항목으로 꼽힌다. 원고량만 200자 원고지 2만 160여장으로 신국판 2000매 10권 분량에 해당한다. 상근 전문연구자 등 40명이 편찬작업에 참여하는 등 그동안 연인원 1만 4600명이 투입된 것으로 집계된다. 불교대사림은 잘 알려진 대로 불교학 연구의 최고 권위자였던 전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2012년 입적·왼쪽)의 유지를 받들어 편찬 중이다. 지관 스님은 지난 1982년 “한국정신사의 자존을 일깨우고 나아가 한국의 불교술어의 일차 결집이라는 사명아래 소중한 결과물이 되도록 정진하겠다”는 편찬발원문을 지은 것으로 유명하다. 1991년 사단법인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을 설립하고 입적할 때까지 대사림 완성을 위해 쉼 없이 정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전은 1999년 제1·2권이 출간된 뒤 매년 1권씩 순차적으로 출간되고 있다. 가산불교대사림의 큰 특징은 한국인에 의해 서술된 새로운 형태나 개념의 불교술어, 인명, 사찰, 사지, 문헌, 문화재, 전통적 불교의례, 역사적 사건 등 1700여년간 전승된 한국불교 술어를 종합적으로 서술했다는 점이다. 한 항목에 대한 필자 견해의 서술보다 용례·참고문헌을 다양하게 밝히며, 독자에게 해석 공간 및 지평을 확대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많은 정보를 실었다. 특히 세계 불교학의 연구 성과를 종합적으로 반영, 한국 불교학·인문학 연구전통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은 2019년까지 본책 20권을 모두 펴내고 2022년 색인 및 연표부, 보유편 2권을 출간해 총 22권의 ‘가산불교대사림’ 편찬사업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대기업들 물품대금 통큰 조기 결제…“돈 가뭄 중소협력업체 설 전 자금난 덜어주자”

    대기업들 물품대금 통큰 조기 결제…“돈 가뭄 중소협력업체 설 전 자금난 덜어주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오는 18일부터 시작되는 설 명절을 앞두고 돈 가뭄에 시달리는 중소 협력사를 위해 지급할 자금을 앞당겨 주는 등 긴급 지원에 나선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달마다 초순과 중순 두 차례에 걸쳐 나눠 지급하는 물품 대금을 조기 지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17개 계열사가 함께하고 물품대금은 7800억원 규모다. 삼성그룹은 또 경제 활성화와 전통시장 살리기에 동참하기 위해 온누리 상품권 200억원어치를 구매해 설 연휴에 근무하는 직원과 협력사 직원에게 나눠 주기로 했다. 현대차그룹도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4개사에 부품과 원자재, 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2000여개 협력사에 대해 예정 지급일보다 최대 1주일 앞당겨 1조 2300여억원의 납품대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설 명절을 맞아 2주간 18개 계열사 그룹 임직원과 협력사 임직원이 함께 결연시설을 방문해 명절 선물과 생필품을 전달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LG그룹도 LG디스플레이가 5000억원을 조기 지급하는 것을 비롯해 LG전자 등 9개 주요 계열사가 모두 1조 1000억원 규모의 납품대금을 6~17일 협력회사에 일괄 지급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중소 협력사에 지급할 대금 약 1170억원을 설 연휴가 시작되기 이전에 지급하기로 했다. 또 약 60억원 규모의 지역특산품을 구매해 고객과 협력업체 직원에게 선물로 증정할 계획이다. 유통업계도 이에 동참한다. 롯데그룹은 5개 계열사가 모두 4000억원 규모의 상품대금을 미리 지급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협력업체 가운데 중소기업 600여곳에 지난달 납품 받은 상품대금 약 3000억원을 결제일을 4일 앞당긴 오는 16일 미리 줄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도 달마다 23일 결제하던 상품 대금을 이번 달은 1주일 빠른 17일, 6300여개 중소 협력사에 150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도 대기업을 제외한 4600여개 중소 협력사가 2620억원 규모의 대금 등을 설 전에 미리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는 애초 결제일이 매월 10일이라 설 연휴 전 대금 지급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폐교 위기서 마을 희망으로… 해남 시골 분교의 기적

    폐교 위기서 마을 희망으로… 해남 시골 분교의 기적

    학생이 없어 폐교될 위기에 몰린 시골 분교가 주민과 교사들의 힘으로 본교로 승격된다. 남도의 땅끝마을인 전남 해남군 송지면 달마산 아래에 있는 작은 시골 학교인 송지초등학교 서정분교장은 다음달 1일 서정초등학교로 승격된다. 현재는 8명의 교사만 있지만 앞으로 교장과 행정실장, 교무행정사 등의 인력이 지원된다. 1965년 군곡국민학교(현 초등학교) 서정분교로 출발한 이 학교는 한때 학생수가 1000여명이 넘어 1969년 서정국민학교로 독립했다가 학생수가 급격히 줄면서 1994년 분교로 격하됐다. 급기야 2003년에는 학생수가 5명으로 줄어 사실상 폐교 위기에 처했다. 학교가 사라지면 마을이 사라진다는 위기감을 느낀 주민과 교사들은 이때부터 힘을 합쳐 학교 살리기에 나섰다. 학부모회를 중심으로 ‘서정분교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이 시작돼 해남읍에 사는 학생을 전입시켰다. 해남군이 추진하는 귀농 정책이 인기를 얻으면서 귀농 자녀들도 자연스레 이 학교로 전학 왔다. 학교는 가족과 함께 하는 뒤뜰 야영, 농사 체험, 교과서에 나오는 강진도자기 견학 등 특성화된 프로그램과 다양한 학습과정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전교생이 외발자전거 타기에 도전하고 아침에는 차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방과 후에는 목공예, 축구, 생활 도자기, 바이올린 등 다양한 취미활동도 할 수 있다. 또 작은 학교 살리기에 뜻을 같이하는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지원해 근무 기간 4년을 넘어 1~2년간 더 머물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2005년 학생수가 37명으로 늘더니 2008년 55명, 2012년 70명, 지난해 80명으로 늘었다. 3월 새 학기에는 8명이 입학할 예정이다. 통학버스도 있다. ‘구름이’(45인승)와 ‘하늘이’(35인승)라 이름 붙인 통학버스는 26㎞ 떨어진 해남읍까지 다닌다. 구름이는 가수이자 작곡가인 노영심씨가 2008년 학교 근처에 있는 미황사에서 가진 연주회 실황 녹음 CD 판매 대금을 기부하고 금호고속이 협조해 구입한 버스다. 하늘이는 학부모들이 바자회 수익금으로 샀다. 전교생 가운데 버스로 25분 정도 걸리는 읍내 아이들 63명이 혜택을 본다. 김해운 송지초교 교장은 “이런 큰 성과는 주민들과 교사, 도교육청의 교실 증축 등 각계의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며 “공교육 교육과정을 내실화하는 등 진정으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도록 더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해남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人生, 고통 덕에 눈물겹게 아름다울 수 있다”

    “人生, 고통 덕에 눈물겹게 아름다울 수 있다”

    “위암 발병과 수술 그리고 투병이라는 문제를 푸실 답을 찾으셨습니까?”(하창수) “먼 산머리 조각구름에 거처가 있습니까?”(이외수) 지난해 위암 수술을 받으며 생사를 넘나들었던 소설가 이외수(69)는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생겼다 사라지고 사라졌다 또 생기는 ‘조각구름’처럼 죽음은 결코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른 차원으로 이동해 삶이 계속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조각구름엔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면 불행이나 불안 같은 것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소설가 하창수가 묻고 이외수가 답한 ‘이외수의 존버 실천법 뚝,’(김영사)은 이처럼 이외수가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터득한 지혜가 오롯이 담겨 있다. 2013년 10월 마음과 마음의 소통을 논한 첫 대담집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후 1년 3개월여 만에 나왔다. 제목부터 눈에 띈다. 하창수는 “살면서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을 때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많았는데 답변이 전체적으로 열심히 버텨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뚝’은 슬픔, 회한, 절망 등 부정적인 것들을 그치게 하는 의미로 한마디 던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목에 굳세게 버틴다는 뜻의 ‘존버’와 엄마가 칭얼거리는 아이에게 울음을 그치라는 의미로 말하는 ‘뚝’을 붙인 이유다. 질문은 모두 125개다. 죽음, 행복, 깨달음, 고통, 성공, 사랑, 분노, 욕심, 용서, 결혼…. 살면서 풀어야 할 것들이지만 답하기는 쉽지 않은 질문들이다. 첫 질문부터 간단치 않다. 사람들이 왜 질문을 하고 질문을 통해 얻은 답변을 삶에 적용하려고 하는지를 짚어보는 것으로 대담을 시작한다. 하창수는 “질문이 까다로워 선생님이 대답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명쾌하게 나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가장 어려운 질문으로 ‘예수는 광야에서 40일간 고행을 하는 동안 악마로부터 받은 세 가지 유혹을 거부했는데, 선생님이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습니까’, ‘달마는 왜 동쪽으로 갔을까요’ 등 종교적인 물음을 꼽았다. 가장 괴로운 질문으론 ‘자신의 처지가 어려운 순간에 누군가로부터 뇌물과 청탁을 받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들었다. 둘은 첫 대담집 출간 이후 세상을 살면서 부닥치는 여러 상황에 대해 대담을 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지난해 봄부터 가을까지 문답을 주고받았다. 그해 10월 이외수의 위암 발병 소식이 전해지면서 출간이 2개월 정도 늦춰졌다. 원고를 정리하던 하창수는 발병 소식을 듣고 위암 수술 질문을 추가했다. 이외수는 위암 3기 판정을 받고 지난해 10월 수술했다. 지난 5일부터 강원도 춘천 성심병원에서 3차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치료를 받으면서 몸무게가 14㎏이나 줄어 뼈만 앙상하다. 항암치료는 8차까지 이어진다. 이외수는 말한다. “고통은 필요하다. 아프지 않으면 썩어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고통을 받아들이는 태도다.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고통의 무게도 줄어든다. 고통 때문에 인생이 ‘눈물겹게 아름다울 수’도 있다.”(277쪽) 하창수의 바람도 이와 무관치 않다. “죽음과 가까이 있는 이외수의 ‘존버’ 정신이 암 환우 등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뚝’이 이외수의 아픔, 절망을 끊어내는 것일 수도 있지만 어려움을 겪는 많은 사람의 고통, 슬픔, 회한, 절망을 끊어내게 하는 희망이 됐으면 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맹물수능·돈스쿨·식스포켓… 씁쓸한 교육 신조어

    올해 교육 분야에서 ‘맹물 수능’ ‘돈스쿨’ ‘식스 포켓’ 등이 신조어로 주목을 받았다. 영어교육업체 윤선생은 11일 ‘2014 교육분야 신조어 베스트 10’을 선정, 발표했다. 신조어들은 업체가 두 달마다 교육트렌드를 조사하면서 인터넷 등에서 포집해 정리한 것이다. 선정된 말들은 교육과 청소년 현실을 풍자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입시 분야에서는 변별력을 잃은 수능을 가리키는 ‘맹물 수능’과 입시제도가 자주 바뀌어 수험생만 피해를 본다는 의미의 ‘마루타 수험생’이 꼽혔다. 또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려면 자신의 실제 학년보다 4개 학년을 앞서 공부해야 한다는 ‘4당3락’도 새로 만들어졌다. 경제·취업난 분야에서는 ‘돈스쿨’ ‘빨대족’ 등이 선정됐다. ‘돈스쿨’은 학비가 연간 2000만원이 넘는 로스쿨을 뜻하고, ‘빨대족’은 취업난으로 직장을 찾지 못해 계속 부모님의 지원을 받는 30대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가족 관계·교육관 분야에서는 나를 위해 흔쾌히 지갑을 열어줄 부모, 조부모, 외조부모 등 어른 6명을 지칭하는 ‘식스 포켓’과 세월호 참사 등 부조리한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맞서는 40∼50대 주부를 뜻하는 ‘앵그리 맘’ 등이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이 밖에 외동으로 태어나 공주·왕자 대접 받는 아이를 뜻하는 ‘골드 키드’, 좋은 스펙을 지녔음에도 급여가 낮고 항시적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를 ‘이케아 세대’를 꼽았다. 실용적이고 세련되지만 값이 싸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윤선생 측은 “치열한 입시경쟁, 쉬운 수능, 갈수록 심해지는 취업난 등으로 올해도 교육 시장에서 신조어가 많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달마 이전에 中서 禪문화 융성”

    “달마 이전에 中서 禪문화 융성”

    중국 선불교(禪宗)의 창시자인 보리달마 이전, 중국에 선(禪) 문화가 융성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불교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념과는 달리 중국 선불교의 역사가 남북조시대 인도에서 건너간 보리달마 이전으로 확장된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화제의 주인공은 동국대 외래교수 형운 스님. 형운 스님은 양나라 혜교의 ‘고승전’ 속 선 용어를 분석해 펴낸 ‘달마 이전의 중국선’을 통해 달마 이전에 이미 ‘선종’의 종파적 의식이 가미되지 않은 선 수행법을 비롯해 다양한 선적 용어와 문구들이 있었음을 밝혀냈다. 고승전에는 후한 영평 10년(67년)부터 양나라 천감 18년(519년)까지 453년간의 대표 고승 257명의 업적과 수행이 기록돼 있다. 선종이라는 종파 의식이 들어 있지 않은 선 수행법을 살펴볼 수 있는 불교 문헌인 만큼 스님의 파격 주장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학계에선 거의 의심 없이 중국 선종의 초조라는 달마를 중국 선의 연원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형운 스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승전에는 인도에서 전래된 선을 닦은 인물이 상당수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역경승 아나마저(阿那摩低)가 항상 사원의 나무 아래에서 좌선에 매진했고, 7000명의 제자를 배출한 법통 스님은 30년간 종산에서 좌선에 임했다는 기록이 전한다. 달마보다 앞선 선사들이 좌탈 입적했다는 기록들도 상당수 나타났고 정림사나 정관사, 선각사 등 선수행 공간임이 확실한 선찰 이름도 곳곳에 들어 있다고 한다. 형운 스님이 가장 주목한 부분은 고승전 시대에 이미 선 어휘들이 풍부했다는 점이다. 선나(禪那)·선정(禪定)·입정(入定)·돈오(頓悟)에 심지어는 총림·선림·선원 같은 용어도 눈에 띄었다고 한다. 이같은 사실을 감안할 때 지금 통용되는 ‘선’은 고승전 당시나 인도의 선 전체를 포함하지 않고 보리달마 이후의 선을 지칭하는 극히 제한적 용어라는 것이다. 형운 스님은 “선종에서 최상승선을 추구하는 경향은 대중이 접근할 수 있는 문자나 방편들을 거부했고 결과적으로 최상의 근기만이 행하는 간화선을 탄생시켰다”며 “간화선의 대중화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라도 달마 이전의 풍부한 선어들이나 선법을 통한 교화방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新 국토기행] 멋:유교문화의 보고

    [新 국토기행] 멋:유교문화의 보고

    안동은 유교문화의 보고다. 보유한 지정 문화재만도 307점에 이른다. 국가지정 문화재 87점(국보 5점, 보물 39점 등), 경북도도지정 문화재 220점(유형 69점, 무형 5점 등) 등이 있다. 이 때문에 안동을 찾는 많은 관광객은 무엇을 돌아봐야 할지를 몰라 난감해한다. 하지만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봉정사와 한국국학진흥원의 유교목판, 하회별신굿탈놀이 등이 하회마을에 이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돼 이들 문화재만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회마을 연간 100만명이 찾는 명실상부한 안동 관광의 1번지이다.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방문과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탔다. 강이 곡선을 그리며 감싸는 하회는 풍산 류씨가 600여년간 살아온 동성마을이다. 마을에는 조선 5대 명재상으로 이름 높은 서애 류성룡(1542~1607) 선생이 7년 동안 겪은 임진왜란의 전황을 기록한 징비록(국보 제132호) 등 많은 보물급 유적이 있는 충효당(보물 414호), 풍산 유씨의 대종가 양진당(보물 36호) 등 중요문화재 18점이 있다. 1984년 마을 전체가 국가 중요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됐다. 160여채의 전통 기와집과 210여채의 초가집이 끊어질 듯 연결되는 길, 돌담과 어울려 있다. 마을 서북 쪽에는 해발 64m의 절벽인 부용대가 있다. 하회마을은 물 위에 핀 연꽃처럼 보이는데 그 연꽃을 보는 자리라 해서 이름 붙여졌다. 마을에는 서민들의 ‘하회별신굿탈놀이’와 선비들의 ‘선유줄불놀이’가 전승되고 있다. ■도산서원·병산서원 도산서원은 사적 제170호로 조선 최고의 유학자였던 퇴계 이황(1501~1570)의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동서재 정면 3칸, 측면 2칸의 홑처마 맞배집으로, 전체적으로 간소하다. 당초 퇴계가 1561년에 도산서당을 건립, 후학양성에 힘썼던 ‘성리학의 성지’였으나 선생이 타계하자 후학들이 서당이 있던 자리에 서원을 건립했다. 서원 안에는 400여종에 달하는 4000권이 넘는 장서와 장판 및 이황의 유품이 남아 있다.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살아남았다. 선조는 도산서원이란 현판을 사액했는데 그 편액은 명필가인 석봉 한호(1543~1605)의 글씨다. 도산서원 앞에는 낙동강이 유유히 흐른다. 강 건너편에는 과거시험을 보던 곳인 시사단이 있다. 서원 인근에는 퇴계가 태어나고 묻힌 태실과 묘소, 종부가 손님을 맞는 퇴계종택, 제자 금난수(1530∼1604)가 지은 고산정, 퇴계의 14대 후손으로 독립운동가이자 민족시인인 이육사(1904~1944)의 묘소와 문학관이 있다. 병산서원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권율 등 명장을 등용한 문신 겸 학자 서애 선생이 후학들을 양성하던 곳이다. 제자들이 ‘존덕사’를 지어 위패를 모셨다. 사적 제260호이다. 서원의 만대루나 입교당에 올라서면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진다. 병산이 이름 그대로 병풍처럼 자리하고 낙동강이 그 앞을 잔잔하게 흐른다. 고미술연구가들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원 건축의 백미로 꼽는 이유다. 두 서원은 2011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됐으며 유네스코 실사를 거쳐 2016년쯤 등재가 확정될 전망이다. ■봉정사 신라 문무왕 12년(672)에 의상대사(625~702)의 제자 능인 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천년고찰이다. 우리나라 목조 건축 중 가장 오래된 건물인 극락전으로 유명하다. 하회마을처럼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다녀간 뒤 세계적인 유명세를 탔다. 사찰 입구 솔 숲길은 여왕이 다녀간 길이라고 해서 ‘퀸스로드’로 이름 붙여졌다. 1987년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동승’ 등 영화를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고려 태조와 공민왕이 다녀간 곳으로 국보와 보물이 가득하다. 극락전(국보 제15호)을 비롯해 대웅전(국보 제311호), 화엄강당(보물 제448호), 고금당(보물 제449호), 대웅전 후불탱화(보물 제1614호), 목조관음보살좌상(보물 제1620호), 영상회 괘불도(보물 제1642호), 아미타설법도(보물 제1643호) 등 14점이 있다. 경내 영산암은 사찰이라기보다 사대부가의 아름다운 정원처럼 뛰어난 미를 갖춰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가까이서도 아름답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더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 같은 절집이다. 안동시는 2018년까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킨다는 계획이다. ■국학진흥원 유교목판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쓴 책을 찍어내기 위한 목판 기록물로 우리나라 유교문화를 대표하는 기록유산 중 하나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2월 한국국학진흥원이 소장하는 718종의 유교책판 6만 4226장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국내 후보로 최종 결정했다. 내년 6월쯤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이들 목판의 유형으로는 문집류가 583종(81.2%)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성리서 52종, 족보류 32종, 예학서 19종, 역사·전기류 18종, 몽훈·수신서 7종, 지리 3종, 기타 4종으로 유학자들이 만든 기록물이 대부분이다. 유학 집단의 사회적 공론을 거쳐 후손이나 후학이 자발적으로 경비를 모아 책을 인쇄하기 위해 목판을 제작했다는 점과 주요 등재 기준인 진정성, 독창성, 세계적 중요성이 뛰어나 등재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 목판은 현재 자동통풍시스템, 자동항온항습시설, 가스식 자동소방시스템, 출입통제 및 도난방지시스템 등 첨단시설을 갖춘 목판 전용 수장 시설인 장판각에 보관 중이다. 사전 예약(054-851-0764)해야 관람할 수 있다. ■하회별신굿탈놀이 하회마을에서 800여년의 긴 역사를 이어 전승돼 온 탈에 담긴 웃음, 풍자, 해학으로 민중의 희로애락을 대변한다. 지배계층인 양반과 선비의 허위성을 폭로하는 서민들의 애환을 풍자적으로 그려 내는 게 특징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 하회에 사는 허 도령이 제작했다는 하회탈은 모두 14개였으나 3개가 분실되고 현재 10종 11개가 국보 제121호로 지정됐다. 탈놀이 전 과정은 모두 10개 마당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상설공연(1~2월 매주 토~일, 3~12월 매주 수·금·토·일요일)에서는 6개 마당만 무료 공연된다. 영국 여왕이 하회마을을 방문했을 당시 직접 관람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우리나라 대표 축제 중 하나로 꼽히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근간이기도 하다. 예술성과 민중성이 뛰어난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평가된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뉴논스톱 멤버 12년 만에 다 모였다..조인성부터 김영준까지 ‘故정다빈-김정화 언급’

    뉴논스톱 멤버 12년 만에 다 모였다..조인성부터 김영준까지 ‘故정다빈-김정화 언급’

    ‘뉴논스톱 김영준, 정다빈, 김정화’ 시트콤 ‘뉴논스톱’의 배우들이 12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배우 정태우는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12년 만에 한자리에 모인 ‘뉴논스톱’ 식구들. 하늘나라 가있는 정다빈 누나와 미국에 있는 김정화 빼고는 다 모인 듯. 추억을 안주 삼아 오랜만에 즐거운 수다의 시간. 박경림, 양동근, 김영준, 조인성, 장나라, 정태우”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2002년 종영한 MBC 인기 시트콤 ‘뉴논스톱’ 주요 멤버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고인이 된 정다빈과 지난해 결혼 후 미국에 머물며 6월 출산한 김정화를 제외한 오랜만에 뭉친 정태우, 박경림, 조인성, 김영준, 장나라, 양동근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변함없는 우정을 자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뉴논스톱’ 방영 당시 신인이었던 조인성은 박경림과 커플을 이루며 스타덤에 올랐다. 깜찍한 외모의 어리바리한 캐릭터로 인기를 끈 장나라도 극 중에서 양동근과 커플을 이루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오랜만에 사진을 통해 근황을 알린 김영준은 ‘타조알’이란 별명을 얻으며 故 정다빈과 커플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김영준은 이후 영화 ‘신라의 달밤’, ‘달마야 놀자’, 드라마 ‘보디가드’, ‘황태자의 첫사랑’ 등에 출연하며 연기활동을 해왔다. 정태우가 언급한 故 정다빈은 지난 2007년 2월 10일 27살의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네티즌들은 “뉴논스톱 김영준 김정화 정다빈 오랜만이네”, “뉴논스톱 김영준, 타조알을 잊고 있었다”, “뉴논스톱 김영준, 활동중단 정다빈의 영향 있을까”, “뉴논스톱 김영준, 정다빈, 김정화.. 다 생각난다”, “뉴논스톱 조인성 박경림 장나라 양동근 정태우 우정 대단하네. 김정화와 정다빈도 잊지 않고”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정태우 인스타그램(뉴논스톱 김영준, 김정화, 정다빈)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희귀 질환’ 3살 유아, 몸무게가 무려 70kg!

    ‘희귀 질환’ 3살 유아, 몸무게가 무려 70kg!

    희귀한 질환 때문에 고도의 비만을 앓고 있는 어린아이가 남미 언론에 소개됐다. 브라질에 살고 있는 미사엘은 올해 만 3살이다. 얼굴만 보면 미사엘은 귀여운 유아지만 몸무게만 보면 미사엘은 이미 성인이다. 미사엘이 체중계에 올라서면 바늘은 훌쩍 돌아가 70kg를 가르킨다. 나이에 비해 너무 뚱뚱해 미사엘은 걷기와 숨쉬기가 불편할 정도다. 도대체 얼마나 먹길 래 아이는 이렇게 살이 찌는 것일까. 아이의 엄마는 "절대로 못 먹을 걸 먹는 법도 없고, 특별히 많이 먹는 편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래도 미사엘이 계속 살이 찌는 건 비만 또는 학습장애를 유발하는 유전질환 프래더윌리증후군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미사엘은 정상 체중으로 태어났다. 출생 직후 몸무게는 3.750kg였다. 하지만 급속도로 몸무게가 불어나기 시작했다. 한달마다 300g씩 체중이 불기 시작하더니 이젠 한달에 평균 1kg씩 살이 찌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 부모는 미사엘을 병원으로 데려가 검진을 받게 했다. 병원은 프래더윌리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확진을 위해선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지만 문제는 돈이었다.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는 부모에게 미화 600달러(약 64만원)에 달하는 검사비는 큰돈이었다. 부모는 브라질 보건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미사엘의 부모는 "아들이 잠을 자다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의사들의 경고가 있었다."면서 보건부가 신속히 검사비를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글로보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손녀 바보’ ‘눈물 자국’… 최인호의 민낯 엿보기

    ‘손녀 바보’ ‘눈물 자국’… 최인호의 민낯 엿보기

    22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영인문학관. 지난해 9월 25일 침샘암으로 세상을 떠난 최인호 작가의 서재를 고스란히 옮겨온 책상 위에 흰 조약돌 두 개가 ‘반짝’ 웃고 있었다. 작가의 외손녀 정원과 친손녀 윤정이 삐뚤빼뚤 눈, 코, 입을 그려넣은 조약돌 곁에 정원이 솜과 헌 단추로 만든 눈사람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할아버지 최인호’가 늘 책상 앞에 두고 보던 손녀들의 선물이다. 작가의 지극한 손녀 사랑은 최근 출간된 에세이집 ‘나의 딸의 딸’(여백)에도 응축돼 있다. 월간 샘터에 1975~2010년 연재한 ‘가족’ 가운데 딸 다혜와 딸의 딸인 외손녀 정원에 대한 글만 추린 것으로, 작가가 작고하기 4년 전에 이미 제목을 정해두고 출간을 고대하던 책이다. 책에는 화가로 활동하는 딸 다혜가 아버지의 책 표지, 내지를 배경으로 활용한 그림들도 함께 실어 고인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전한다. 책에는 외손녀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사탕이나 초콜릿을 미끼로 몰래 주다가, 유아원에 가기 싫다는 외손녀의 말에 함께 백화점에 가서 땡땡이를 치다가 딸에게 된통 혼이 나는 할아버지 최인호의 민낯이 담겼다. 그런 손녀를 작가는 인생 최고의 보물찾기 쪽지라 일컬으며 주체할 수 없는 사랑과 감동을 고백한다. ‘이제 열흘 뒤면 정원이가 온다. 정원이가 오면 나는 손가락도 베어먹고, 발가락도 잘라먹고, 깨소금 나도록 뽀뽀도 하고, 번쩍 안아서 함께 검둥개 앞세우고 달마중갈 것이다. (중략) 정원이는 지금까지 인생의 풀밭에서 내가 한 번도 발견하지 못하였던 하느님이 주신 보물쪽지 중에 그 으뜸이다.’(282쪽) 이처럼 오는 25일 최인호 작가의 1주기를 맞아 문단에서는 추모전, 산문집 출간 등으로 ‘영원한 문청’의 자취를 되짚어보고 있다. 고 김상옥·박완서 작가에 이어 12세 연하, 띠동갑인 최인호의 1주기전을 마련한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은 “작가들의 1주기전을 열 때마다 한 인간, 한 예술가의 사라짐이 한 왕국, 한 성채가 사라짐과 같다는 아픔을 느낀다”며 “‘소설가는 남의 얘기를 주워 쓰는 사람이니 거지’라며 늘 소년의 눈, 개척자의 눈으로 새것 찾기에 골몰했던 최인호의 문학적 향취를 전시에서 느껴가시길 바란다”고 했다. ‘최인호의 눈물’이라는 이름을 내건 1주기전에는 투병 중이던 작가가 마지막 작품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쓰다가 촉이 비뚤어져버린 만년필, 항암 치료로 손톱이 빠져 손에 끼우고 글을 써나가던 고무 골무, 고통과 절망으로 쏟아낸 눈물 자국이 포도송이처럼 남은 서재의 책상 등 글에 매달린 작가의 사투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품들이 전시돼 있다. 고인이 아내, 딸, 손녀 등 가족, 동료 문인 등과 나눈 편지, 데뷔작인 ‘견습환자’부터 ‘개미의 탑’, ‘별들의 고향’, ‘지구인’ 등의 육필 원고도 눈길을 끈다. 전시는 오는 11월 8일까지 계속된다. (02)279-3182. 월요일 휴관.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중랑구 건물 주차장 야간 개방…홈플러스, 100면 더 제공키로

    중랑구가 주차난 해소를 위해 홈플러스 면목점과 이달부터 추가로 주차장 100면을 더 개방하는 협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구는 주택가 인근 대형 건축물의 부설주차장과 학교 주차장을 야간에 개방해 인근 주민들이 이용하도록 하는 ‘건축물(학교) 부설주차장 야간개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홈플러스 면목점, 국일교회, 금란교회, 면동초등학교 등 7곳이 현재 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주민들이 달마다 2만~5만원의 주차비를 내면 야간에 주차할 수 있다. 특히 홈플러스 면목점은 2007년부터 주차장 야간 개방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현재 개방 중인 7곳 외에도 많은 건물주가 주차장 야간 개방 사업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면서 “주차난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차장 야간 개방 사업에 참여를 바라는 건물주는 구 교통지도과(2094-2635)나 시설관리공단(1577-3325)으로 문의하면 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극락전 등 국보·보물 14점 보유… 2018년까지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명인·명물을 찾아서] 극락전 등 국보·보물 14점 보유… 2018년까지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경북 안동의 천년고찰 봉정사(鳳停寺)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추진되면서부터다. 오랜 역사와 전통, 아름다운 건축미를 자랑하는 봉정사는 영국 여왕의 방문과 영화를 통해 세계인들로부터 주목받은 바 있다. 문화재청, 대한불교조계종, 안동시는 2018년까지 봉정사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기 위한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를 위해 최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추진위원회 발족식을 갖고 준비에 들어갔다. 2017년까지 등재를 위한 연구와 조사, 국내외 학술대회를 열어 유네스코 현지 실사를 마칠 계획이다. 봉정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전통사찰의 위상뿐만 아니라 한국불교의 사상·의식·생활·문화 등을 잘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신라 문무왕 12년(672)에 의상대사의 제자인 능인 스님이 창건한 사찰로 전해진다. 의상이 영주 부석사에서 도력으로 종이 봉황을 접어 날렸는데, 그 봉황이 내려앉은 곳에 절을 세웠다는 설화가 있다. 고려 태조와 공민왕이 다녀갔다는 봉정사는 국보와 보물로 가득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인 극락전(국보 제15호)을 비롯해 대웅전(국보 제311호), 화엄강당(보물 제448호), 고금당(보물 제449호), 대웅전 후불탱화(보물 제1614호), 목조관음보살좌상(보물 제1620호), 영상회 괘불도(보물 제1642호), 아미타설법도(보물 제1643호) 등 문화재를 무려 14점 보유하고 있다. 특히 극락전은 가공석 및 자연석으로 쌓은 기단 위에 정면 3칸, 측면 4칸의 맞배지붕 겹처마로 구성, 매우 간결한 아름다움을 지녔다는 평가다. 기둥은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마찬가지로 가운데가 볼록한 배흘림 형태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은 부석사의 무량수전이었다. 그러나 1972년 봉정사 극락전을 해체, 수리하는 과정에서 지붕 서까래를 건 도리에서 ‘1368년에 중수했다’는 기록이 발견됐다. 무량수전의 중수 시기보다 8년 앞섰다. 이로써 봉정사 극락전이 최고의 목조 건축물로 학계 인정을 받게 됐다. 봉정사는 1999년 4월 21일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다녀가면서 유명해졌다. “가장 한국적인 것을 보고 싶다”는 여왕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여왕은 봉정사 극락전을 둘러보고는 “거대하고 아름다운 나무 조각이 주위 경관과 잘 어울린다”며 감탄했다. 이어 방명록에 ‘조용한 산사 봉정사에서 한국의 봄을 맞다’라는 글귀를 남겨 봉정사에 스토리를 더했다. 여왕은 극락전 앞에서 돌멩이 하나를 주워 돌탑에 쌓고 “돌탑을 쌓았으니 복을 많이 받겠다”며 환하게 웃음 짓기도 했다. 사찰 입구 솔 숲길은 여왕이 다녀간 길이라고 해서 ‘퀸스로드’로 이름 붙여졌다. 봉정사 관계자는 “여왕이 봉정사를 방문한 직후 평일 1000여명, 주말과 휴일 2000~3000명의 관광객이 몰린 것을 시작으로 지금도 국내외에서 꾸준히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웅전 오른편의 가파른 언덕에 자리 잡은 영산암은 한국 영화사에 길이 빛날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1989년 배용균 감독), ‘동승’(2003년 주경중 감독)이 촬영된 곳으로 유명하다. 여유롭게 퇴락을 즐기는, 곱게 늙어 가는 절집의 자연주의 미학에 세계인이 공감한 바로 그 현장이다. 특히 ‘달마가 동쪽으로’는 제42회 로카르노영화제에서 그랑프리인 황금표범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영산암은 바위 속에 자라는 소나무가 일품이다. 사찰이라기보다 사대부가의 아름다운 정원처럼 뛰어난 미를 갖춰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가까이서도 아름답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더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 같은 절집이다. 어느 건축가는 영산암을 놓고 “축복이며 신비”라고 격찬했다. 가을이면 봉정사 일대는 온통 샛노란 국화꽃 세상으로 변한다. 서후면 금계리에서 봉정사까지 8㎞ 구간은 각양각색의 국화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때맞춰 ‘봉정사 국화 대향연’도 열려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김재교(57) 안동시 문화예술과장은 “봉정사는 우리나라 목조 건축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 주는 대표적 건축물로 건축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종교사와 문화사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물론 세계적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글 사진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방글라데시 여객선 침몰 “150명 실종…직접 수영해 빠져나온 사람만 생존”

    방글라데시 여객선 침몰 “150명 실종…직접 수영해 빠져나온 사람만 생존”

    방글라데시 여객선 침몰 “150명 실종…직접 수영해 빠져나온 사람만 생존”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남부 문시간지 지역 파드마 강에서 4일(현지시간) 250여 명이 탄 여객선이 침몰, 2명이 숨지고 150여명이 실종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카우라칸디 터미널을 출발해 마와로 가던 여객선 피낙 6호가 오전 11시 쯤 강 가운데에서 침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문시간지 경찰 부국장인 사이풀 하산은 “오후 7시 30분까지 100명 이상이 인근 주민 등에 의해 구조됐으며 다른 승객은 여전히 실종 상태”라고 현지 인터넷언론 ‘데일리스타’에 말했다. 하지만 구조된 인원 대부분은 침몰 초기에 직접 수영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빠져나온 이들이고, 초기 구조 인원을 제외하고는 몇 시간 째 구조에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육군, 해군, 소방, 해안경비대, 내수면운항국 등 관련 부서 모두가 구조 활동에 임할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현장의 물살이 거세고 비도 오는 등 기후가 나빠 구조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아직 정확한 탑승인원과 실종자 수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선박 탑승자 목록을 제대로 작성하지 않으며 통상적으로 정원을 초과해 승선하기 때문이다. 마와 선주연합회는 피낙 6호에 200명 이상이 승선했다고 말했으며 한 생존 탑승객은 300명이 넘게 승선했다고 취재진에 말했다. 방글라데시에는 250개 강이 얽혀 있어 여객선이 주요한 교통 수단이다. 하지만 배의 유지 보수가 제대로 되지 않고, 정원보다 많은 승객을 태우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참사가 잦다. 문시간지 지역에서만도 여객선 침몰로 지난 5월 58명이 숨졌고 2012년 3월 138명이 사망했다. 네티즌들은 “방글라데시 여객선 침몰, 우리나라보다 더하네”, “방글라데시 여객선 침몰, 정말 안타깝다”, “방글라데시 여객선 침몰, 사고가 몇달마다 계속 일어나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원 있는 현장 발로 뛰는 시장 ‘소통과 협치’로 지역현안 술술~

    민원 있는 현장 발로 뛰는 시장 ‘소통과 협치’로 지역현안 술술~

    ‘소통과 협치.’ 권영진 대구시장이 취임 직후 밝힌 시정 추진 방침이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권 시장은 현장을 다니며 자신의 말을 실천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현장소통 시장실’을 운영하고 있다. 현장 시장실은 현안이 있는 곳에 시장이 직접 나가 관계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권 시장은 이와 별도로 시정 전반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구·군을 다니며 달마다 1∼2일씩 여는 ‘구·군 순회 현장 시장실’도 운영할 방침이다. 첫 현장 시장실은 지난 15일 북구 칠성시장에서 열렸다. 이곳은 대형 식자재 마트 입점 문제로 마트와 시장 상인들이 수개월째 갈등 중이었다. 권 시장은 마트 입점 예정 건물에 시장 상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업종을 입점시키고 2층은 식당으로 활용한다는 중재를 성사시켰다. 칠성시장 재개발 방안도 찬성 측과 반대 측을 중재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두 번째 현장 시장실은 22일 달서구 대구생활체육회 사무실에 차렸다. 8개 구·군 생활체육회장과 종목별 연합회장 등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다음날인 23일에는 북구 복현동 대구시의사회에서 세 번째 현장 시장실을 개최했다. 대구시의사회·치과의사회·한의사회·약사회·간호사회 등 지역 5개 의료단체, 메디시티대구협의회 관계자들을 만나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와 의료관광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24일에는 달서구 이곡동 성서행정타운 내 차량등록사업소 서부분소 주차장에 천막을 쳤다. 성서행정타운 부지 활용 방안에 관한 공무원·시민 의견을 듣고 차량등록 관련 민원 해결 방안도 논의했다. 같은 날 저녁에는 서구 내당동 대구시민센터에서 지역 23개 시민사회단체 실무 대표를 만나 민선 6기 대구시 시정방향과 주요 현안을 설명하고, 시정 추진에 관한 협조를 요청했다. 29일에는 대봉2동 주민센터에서 현장 시장실을 열었다. 남산대봉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 현장을 살펴보고 주민들의 의견을 들었다. 권 시장은 “변화와 혁신에 대한 250만 대구 시민의 열망을 시정에 반영하고 ‘시민행복, 창조 대구’를 건설하기 위해 민생 현장에서의 시장실 운영과 시민사회단체 방문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씨줄날줄] ‘펀’(Fun) 민방위 훈련/정기홍 논설위원

    “여기는 민방위 훈련본부입니다. 훈련경계경보가 발령됐습니다. 국민 여러분은…”으로 시작하는 ‘민방위훈련 날’의 라디오방송을 모르는 국민은 거의 없다. 1972년 ‘방공·소방의 날’을 정한 뒤 달마다 들었으니 친근함으로는 이만한 게 없을 듯하다. 오늘도 40년 전과 같은 민방위 훈련이 실시된다. 394번째의 ‘사이렌’도 울린다.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첫 훈련이니 남다른 면도 있다. 1980년대의 사이렌 소리는 국민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했었다. 북한 전투기의 귀순과 중국 민항기 불시착이 잇따랐던 때다. 민방위 훈련이 걸어온 길은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 때 되면 하는 의례적 행사로 전락한 지 오래다. 억지로 참석한 교육장은 조는 장소이고, 훈련은 ‘보여주기’와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식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대의 60%가 민방위 훈련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있었던 화재 대피훈련은 이런 인식을 제대로 드러냈다. 입주자의 25%만 참가했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잡담하며 시간을 때웠다. 이러니 아파트 베란다에 위급할 때 옆집으로 대피하는 칸막이벽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는 민방위 본부입니다”는 식으론 한계가 분명함을 보인 사례들이다. 최근 한 대학에서 설문 조사를 했더니 83.9%가 ‘민방위 교육과 훈련이 실생활에 도움이 안 된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지금의 민방위 교육과 훈련의 매뉴얼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과정에 ‘펀’(fun·재미)이 없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학교 공부가 그렇듯이 흥미가 가미된 체험은 오래 남는다. 예비군 훈련장에 서바이벌 게임을 도입했더니 강의와 훈련 시간에 조는 사람들이 상당히 줄었다고 한다. 재난 캠페인과 마라톤을 연결지은 미국의 ‘프리페어톤’ 행사도 비슷한 좋은 본보기다. 행사내용이 축제를 즐기는 것과 같아 주민 참여율이 상당하다고 한다. 도시화와 산업화로 대형 화재나 기상이변 등의 생활 재난이 늘고 있다. 위험이 닥쳤을 때 몸에 익어야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은 아는 사실이다. 성인에게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을 줬더니 지능지수(IQ)가 5~6세 어린아이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말 그대로 ‘훈련을 실전같이, 실전은 훈련같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방위 당국이 흥미를 돋우는 사례들을 모으고 연구해야 할 때다. 최근 재난관련 학과도 잇따라 생기니 좋은 협력 모델을 찾을 수 있다. 민방위 교육과 훈련을 지역의 각종 축제에 접목하는 것도 방법이다. ‘국민행동요령’만 읊는 민방위는 국민의 관심을 더 이상 끌 수 없는 시대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꿈속의 짝 찾아 바다 건넌 소녀 평생해로 부부 역사가 된 사랑

    꿈속의 짝 찾아 바다 건넌 소녀 평생해로 부부 역사가 된 사랑

    얼추 2000년 전쯤이다. 인도 아유타국(아요디아)의 공주가 극동의 작은 나라 가락국을 찾아 긴 항해를 시작한다. 하늘이 정해준 피앙세, 김수로왕을 찾아 나선 길이다. 공주의 이름은 허황옥. 16세(추정) 가녀린 소녀가 벌인 대항해의 여정은 삼국유사 ‘가락국기’편을 통해 조금씩 세상에 알려졌다. 신화와 역사가 뒤섞인 소녀의 여정이 이제 테마길로 태어날 예정이다.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알알이 맺힌 ‘허황옥 신행길’이다. 부산과 경남 창원(옛 진해)을 거쳐 김해에 닿은 소녀의 여정을 따라가 봤다.  옛 가락국의 수도, 김해에 들면 물고기 조각상이 종종 눈에 띈다. 이른바 신어(神魚) 신앙을 상징하는 조각들이다. 수로왕릉 정문의 문설주에도 두 마리 신어가 조각돼 있다. 물고기는 인도 드라비다어로 ‘가야’, ‘가라’ 등으로 불린다고 한다. 500년 동안이나 실재했으나 역사 속에선 완벽하게 사라진 나라 가야의 국호 또한 이 단어에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그 신어 신앙의 중심에 허황옥이 있다. 우리나라 첫 국제결혼·연상연하 커플  허황옥의 고향은 인도 갠지스강 중류의 아유타국이란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아유타에선 쌍어문장(雙魚紋章)을 흔히 볼 수 있다고 한다. 경찰 계급장, 택시 번호판 등에도 쌍어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것. 이 신어 사상이 허황옥을 통해 가락국에 전파됐다는 것이다.  먼저 김수로와 허황옥 사랑이야기의 얼개를 살피자.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결혼’이니 이야깃거리도 많을 터. 그 내용이 삼국유사의 ‘가락국기’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어느 날 허황옥의 아버지, 그러니까 인도 아유타국의 왕이 꿈을 꾼다. 천제가 나타나 배를 타고 동쪽 끝까지 올라가 닿는 나라에 딸의 배필이 있다고 알려준다. 왕은 곧바로 허황옥을 배에 태워 보낸다. 서기 48년께 일이다. 이때 동행하는 인물이 오라버니 장유화상이다. 현 김해 장유신도시 명칭도 장유화상 이름에서 따왔다.  이때부터 16세 소녀의 대항해가 시작된다. 허황옥은 ‘돌배’ 위에 파도를 잠재운다는 ‘파사석’을 싣고 가락국으로 향한다. 같은 시기, 가락국의 왕 김수로도 비슷한 꿈을 꾼다. 수로왕은 꿈에서 자신의 배필이 멀리서 배를 타고 올 것이라는 천제의 가르침을 듣는다. 수로왕은 신하 유천간을 망산도로 보내 피앙세를 맞는 한편, 자신은 명월사 인근에 행궁을 차리고 허황옥 일행을 기다린다. 그 명월사가 있던 곳이 현 명월산 자락의 흥국사(명월사 터가 따로 있다는 주장도 있다)다. 그리고 마침내, 둘은 이곳에서 첫날밤을 보낸다. 이때 수로왕의 나이 6세. 무려 2000년 가까이 앞서 요즘 ‘대세’라는 연상녀 연하남 커플이 탄생한 셈이다.  수로왕과 허황옥은 10명의 아들과 2명의 딸을 낳는다. 이 가운데 첫째 아들은 2대 거등왕에 오르고, 둘째와 셋째는 허왕후의 요청에 따라 김해 허씨의 시조가 된다. 여태 김해 김씨와 김해 허씨가 결혼을 하지 않는 건 이 때문이다. 나머지 7명의 아들은 장유화상을 따라 승려가 된다. 그곳이 바로 경남 하동의 지리산 자락에 있는 칠불사다. 두 딸 중 첫째는 신라 석씨 왕의 시조가 되고, 둘째 딸은 일본국 초대 천황의 모후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 온다. 둘의 러브 스토리는 여기서 해피 엔딩으로 끝이 난다.  이제 그들의 실제 흔적을 좇을 차례다. 들머리는 망산도다. 허황옥 일행이 첫발을 디뎠다는 섬이다. 망산도는 경남 창원과 부산의 경계에 걸쳐 있다. 현재 대부분의 검색 사이트에서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으로 기록하고 있지만, 실제는 부산 강서구 송정동에 속한다. 그러니까 망산도를 둘러싼 땅은 창원, 망산도와 주변 바다는 부산으로 보면 틀림없겠다.  망산도는 작은 섬이다. 주변 땅이 간척되기 훨씬 이전, 그러니까 신화의 시대엔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외로운 섬이었을 게다. 망산도는 흘낏 봐선 진면목을 알 수 없다. 섬 안에 들어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특히 바다 쪽에서 보는 망산도의 바위들은 정말 독특하다. 하나같이 거북의 등껍질처럼 쫙쫙 갈라졌다. 필경 풍화작용이 진행 중일 터. 돌로 태어나 2000년 전 신화 시대의 아득한 이야기를 후세에 전한 뒤, 먼지가 되어 홀연히 사라지기 직전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유주암, 유주비각 등 설화와 관련된 유적들도 망산도 주변에 산재해 있다.  망산도 앞의 정자 유주정에 앉아 있자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곧잘 눈에 띈다. 결혼 이민으로 꾸려진 다문화 가정 또한 부산 서쪽과 김해 일대에 펵 많다고 한다. 이 지역은 2000년 전에도 ‘국제적 항구’였으니 허황후 이야기는 결국 ‘오래된 미래’에 대한 예고편이었던 셈이다.  허황옥이 실제 인도 아유타에서 왔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유주비각에 새겨진 ‘보주태후(普州太后) 허황옥’이란 문구는 이 같은 의구심을 부채질했다. 이와 관련해 김병모 한양대 명예교수의 해석이 명쾌하다. 김 교수는 저서 ‘허황옥 루트’를 통해 허황옥이 몰락한 아유타 왕국의 후손이고, 그들이 정착한 곳이 중국 보주, 현 쓰촨성 안웨현(安岳縣)이란 견해를 편다. 보주는 신어신앙을 가진 소수민족이 살던 곳으로 전해진다. 당시 허황옥의 선조들이 다스렸던 아유타 왕국이 정정불안으로 붕괴됐고, 유민으로 전락한 지배층이 보주 지역으로 흘러들었다는 것이다. 이 해석이라면 허황옥의 인도 공주설과 중국 출신설 등 상충되는 두 난제가 자연스레 해소된다. 첫날밤 보낸 명월사의 후신 흥국사  긴 항해 끝에 뭍에 닿은 소녀는 하늘이 점지한 피앙세를 만나기 위해 길을 재촉한다. 산 넘고 물 건넌 허황옥은 이윽고 부산 지사동의 명월산에 닿는다. 허황옥은 자신의 옛것을 버린다는 뜻에서 입고 있던 바지를 벗고 산신령께 폐백을 올린 뒤 수로왕과 첫날밤을 보낸다. 수로왕은 허황옥의 빼어난 자태를 달에 비유해 산 이름을 명월산이라 짓고, 첫날밤을 보낸 자리에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뜻을 담아 명월사도 짓는다. 그 명월사의 후신으로 추정되는 곳이 바로 흥국사다.  흥국사 극락전엔 명월사 석탑에 사용됐던 것으로 추정되는 기단 면석이 남아 있다. 부산박물관에서 펴낸 ‘명월사지(현 흥국사) 현장조사 보고서’는 “석탑 기단 면석에 조각된 보살상 옆으로 천의(天衣)자락이 위로 날고 있는 모습으로 미뤄볼 때 9세기대에 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고 있다. 기단 면석이 허황옥의 인도 도래설을 뒷받침하는 인도 남부의 사왕석(蛇王石) 문화라는 일부의 주장을 부정하는 결과다. 하지만 부분적으로는 명월사가 실재했다는 근거로도 인식된다. 가락국 태평성대 이룬 봉황대  이튿날, 수로왕과 허황옥은 현 김해 응달동 태정마을을 거쳐 가락국의 수도 김해로 환궁한다. 현재의 봉황대로 추정되는 곳에 정착한 이들은 평생 해로하며 가락국을 태평성대로 이끈다. 수로왕과 허왕후가 근거지로 삼은 곳이었던 만큼, 김해엔 강력한 철기문화를 꽃피웠던 ‘글로벌 국가 가야’의 위상을 새길 만한 유적지가 많다. 수로왕릉(사적 제73호)과 수로왕비릉(사적 제74호)이 첫손 꼽힌다. 특히 수로왕비릉이 인상적이다. 수로왕릉에 견줘 규모는 작지만 무게감에선 결코 뒤지지 않는다. 허왕후가 인도에서 싣고 왔다는 파사석탑도 허왕후릉 바로 앞에 전시돼 있다.  수로왕비릉 옆은 구지봉이다. 6개의 알에서 태어난 가야의 왕들 가운데 가장 먼저 세상에 나온 김수로왕의 건국신화 시작점이 바로 이곳이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놓아라’라는 고대가요 ‘구지가’가 불리워진 역사의 장소이기도 하다. 영화 ‘달마야 놀자’의 주무대였던 은하사도 볼만하다. 장유화상이 세웠다는 절집으로, 대웅전 수미단에 쌍어문양이 남아 있다. 아울러 가락국 외부를 둘러쳤던 분산성과 성벽 안쪽의 해은사, 가락국 2대 거등왕이 신선을 초대해 국정을 논했다는 초선대, 가락국 왕자들의 탯줄을 묻었다는 태정마을 등도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명소들이다. 글 사진 부산·창원·김해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남해고속도로 서김해으로 나와 금관대로, 분성로를 따라 가면 김해 민속박물관이다. 박물관 주변에 구지봉과 수로왕비릉 등이 몰려 있다. 김수로왕릉과 봉황대 등은 예서 각각 한 블록씩 떨어져 있다. 경전철로 한 정거장 거리다. 망산도를 먼저 보려면 남해고속도로 가락 나들목으로 나와야 한다. 부산 신항 방면으로 가다 창원의 용원버스정류장을 찾아가면 된다. 서울에서 하루 세 차례 고속버스도 오간다. 흥국사는 망산도에서 12㎞ 정도 떨어져 있다. 산속에 있어 걷거나 승용차로 가야 한다. 맛집: 김해 구산동 쪽에 보리밥집 골목이 있다. 김해 문화의 전당 옆 내외동 먹자골목에선 돼지뒷고기를 맛볼 수 있다. 동상동 전통시장 음식단지엔 칼국수로 이름을 날리는 집들이 여럿 늘어서 있다. 수로왕릉 옆 김해 한옥체험관에서 맛보는 한정식도 좋다.
  • 성형·환경오염에 빠진 디즈니 주인공들…현실로 나오니 ‘경악’

    성형·환경오염에 빠진 디즈니 주인공들…현실로 나오니 ‘경악’

    동화같은 세상, 동화같은 배경, 동화같은 결말에 익숙한 디즈니 속 주인공들이 현실로 나온다면 어떤 반응과 모습을 보일까? 미국 뉴욕에서 일하는 애니매이션 아티스트 제프 홍은 현실로 나온 디즈니 캐릭터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예컨대 디즈니의 대표작 ‘인어공주’ 속 주인공인 에리얼은 맑고 푸른 바닷속, 푸른 하늘 아래 파도가 넘실거리는 모래사장이 아니라 기름이 잔뜩 유출된 거무튀튀한 바다에 엎드려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다. 어린이들 사이에서 여전히 큰 인기를 자랑하는 ‘곰돌이 푸’ 속 주인공 역시 평소 극중에서 지내던 울창한 나무숲이 아니라 무분별하게 벌목돼 잡초만 남은 허허벌판에 망연자실하게 앉아있다. 중국을 배경으로 펼쳐진 ‘뮬란’ 속 주인공 뮬란은 스모그에 시달린다. 그녀의 뒤로는 희뿌연 스모그와 오염된 공기로 가득 찬 톈안먼 광장이 서 있고, 뮬란은 마스크를 쓴 채 이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명장면의 주인공은 바로 ‘미녀와 야수’ 속 주인공 벨이다. 그녀는 더욱 아름다운 외모를 위해 성형외과를 찾아 수술 받을 부위를 미리 펜으로 그린 뒤 거울을 바라보고 있다. 그녀 뒤에는 병원의 하얀 수술대와 각종 도구들이 즐비해 있다. 이밖에도 동물원 안에 갇힌 ‘라이온 킹’의 심바, 서커스단의 노리개로 전락한 ‘아기코끼리 덤보’, 동물병원 우리에 갇힌 ‘101마리 달마시안’ 등 동물들의 수난도 이어진다. 일명 ‘Unhappily Ever After’(그 후로 오랫동안 행복하지 않은)라는 제목의 시리즈로 디즈니 속 캐릭터들을 현실세계로 불러들인 작가는 “어느 날 갑자기 디즈니 속 주인공들이 자신과 전혀 연관이 없는 환경에 처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이 시리즈를 본 뒤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에 대해 다시 한 번 인지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디즈니 공주가 ‘현실’로 나온다면 이런 모습

    디즈니 공주가 ‘현실’로 나온다면 이런 모습

    동화같은 세상, 동화같은 배경, 동화같은 결말에 익숙한 디즈니 속 주인공들이 현실로 나온다면 어떤 반응과 모습을 보일까? 미국 뉴욕에서 일하는 애니매이션 아티스트 제프 홍은 현실로 나온 디즈니 캐릭터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예컨대 디즈니의 대표작 ‘인어공주’ 속 주인공인 에리얼은 맑고 푸른 바닷속, 푸른 하늘 아래 파도가 넘실거리는 모래사장이 아니라 기름이 잔뜩 유출된 거무튀튀한 바다에 엎드려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다. 어린이들 사이에서 여전히 큰 인기를 자랑하는 ‘곰돌이 푸’ 속 주인공 역시 평소 극중에서 지내던 울창한 나무숲이 아니라 무분별하게 벌목돼 잡초만 남은 허허벌판에 망연자실하게 앉아있다. 중국을 배경으로 펼쳐진 ‘뮬란’ 속 주인공 뮬란은 스모그에 시달린다. 그녀의 뒤로는 희뿌연 스모그와 오염된 공기로 가득 찬 톈안먼 광장이 서 있고, 뮬란은 마스크를 쓴 채 이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명장면의 주인공은 바로 ‘미녀와 야수’ 속 주인공 벨이다. 그녀는 더욱 아름다운 외모를 위해 성형외과를 찾아 수술 받을 부위를 미리 펜으로 그린 뒤 거울을 바라보고 있다. 그녀 뒤에는 병원의 하얀 수술대와 각종 도구들이 즐비해 있다. 이밖에도 동물원 안에 갇힌 ‘라이온 킹’의 심바, 서커스단의 노리개로 전락한 ‘아기코끼리 덤보’, 동물병원 우리에 갇힌 ‘101마리 달마시안’ 등 동물들의 수난도 이어진다. 일명 ‘Unhappily Ever After’(그 후로 오랫동안 행복하지 않은)라는 제목의 시리즈로 디즈니 속 캐릭터들을 현실세계로 불러들인 작가는 “어느 날 갑자기 디즈니 속 주인공들이 자신과 전혀 연관이 없는 환경에 처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이 시리즈를 본 뒤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에 대해 다시 한 번 인지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제 해충 잡기도 친환경 시대다!] 모기 쫓아내는 ‘독한 마늘’

    [이제 해충 잡기도 친환경 시대다!] 모기 쫓아내는 ‘독한 마늘’

    동작구가 마늘대를 활용해 모기 등을 퇴치하는 친환경 방역을 꾀해 눈길을 끈다. 구는 오는 6~8월 흑석동 서달산 사자암과 상도동 달마사 공중화장실 주변 녹지, 상도3동 주택가를 대상으로 이 같은 천연 방제를 실시한다고 20일 밝혔다. 5~6월은 햇마늘 출하 시기인데 마늘대는 대개 버려진다. 하지만 마늘의 알리신과 황 성분이 살충·살균 효과를 지녔다는 데 착안해 방제용액을 만드는 것이다. 재래시장과 판매처에서 수거한 마늘대를 잘게 잘라 합성 알코올 제품을 첨가한 뒤 상온에서 3~5일 발효하면 완성된다. 구는 용액을 휴대용 분무기에 담아 매주 월요일 살포할 예정이다. 액체 추출 뒤 남은 찌꺼기는 공원 등의 녹지공간 주변에 거름으로 뿌린다. 천연 방제는 빠듯한 구 살림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마늘대 쓰레기 처리 비용(100ℓ당 1820원)과 방제약품 구입비(1ℓ당 3만원)를 아낄 수 있다. 성과가 있으면 내년에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농산물 쓰레기를 활용해 해충을 매개로 한 감염병을 예방함으로써 쾌적한 생활 환경을 조성하는 데다 살충제 남용도 억제해 생태계 보호에도 큰 몫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