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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도 운동이 싫은 사람에게… 늙으면 퇴보한다는 편견에게

    아직도 운동이 싫은 사람에게… 늙으면 퇴보한다는 편견에게

    제가 아는 어떤 형님은 일주일에 3회 이상 꼬박꼬박 운동합니다. 굉장히 바쁜데도 시간을 쪼개 체력 관리를 하는구나, 참 대단하다 생각했습니다. 정작 형님은 “살고 싶어 운동한다”고 합니다. 젊음만 믿고 운동을 하지 않았다가, 너무 지치고 힘들어 어느 날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답니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예전보다 인생도 길어졌습니다.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지치게 마련입니다. 이를 이겨낼 방법을 알려 주는 책 두 권이 나왔습니다. ‘젊어서도 없던 체력 나이 들어 생겼습니다’(해의시간)는 늦깎이 육상선수로 활약 중인 94세의 올가 코텔코 할머니를 조명합니다. 코텔코 할머니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각종 대회에 참가해 100m 달리기 높이뛰기, 해머던지기, 창던지기 종목 등에서 26개 세계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일부 종목은 남자들과 겨루기도 했습니다. 코텔코 할머니가 육상을 비롯해 운동을 본격적으로 배운 나이는 77세였습니다. 저자인 브루스 그리어슨은 코텔코 할머니를 몇 년 동안 따라다니며 노년의 건강 비결을 기록하고 ‘우리 몸의 유통기한을 늘리는 9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석세스 에이징’(와이즈베리)은 노화를 인지과학적 시각에서 분석한 책입니다. ‘정리하는 뇌’로 유명한 대니얼 레비틴은 이번 책에서 60세 이상을 유아기나 청소년기와 마찬가지로 발달의 한 단계임을 강조합니다. 노화로 말미암은 기억력 감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 정도가 훨씬 작고,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추상적 사고와 실용 지능, 이른바 ‘연륜’이 생겨난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토대로 호기심, 개방성, 관계성, 성실성, 건강한 습관이라는 5가지 요소를 제시하고, 건강한 노년기를 계획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제안합니다. 저자는 신경과학, 심리학, 뇌과학에 이르기까지 각종 근거를 두루 제시하면서 노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장점을 극대화하라고 강조합니다.책을 읽으면서 너무 게을렀음을 반성합니다. 이제 운동을 좀 하자고 결심도 해봅니다. gjkim@seoul.co.kr
  •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돌고래들…1000여 마리 모인 장관 포착(영상)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돌고래들…1000여 마리 모인 장관 포착(영상)

    “돌고래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란 없다!” 1000여 마리의 돌고래가 떼를 지어 이동하는 드문 장관이 포착됐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6일 미국 뉴포트 해안 탐사협회 측이 캘리포니아주 남부 해안에서 발견한 돌고래 떼는 그야말로 ‘역대급’에 달하는 대규모였다. 협회 측 대표인 라이언 롤러에 따르면 라구나 비치에서 약 5㎞ 떨어진 바다에 등장한 이 돌고래 떼는 쉴 새 없이 물 위로 점프를 하거나, 마치 달리기를 하듯 빠른 속도로 앞을 향해 헤엄쳐 나갔다. 이번에 포착된 대규모 돌고래 떼는 긴부리참돌고래(Long beaked common dolphin)들이었으며, 이를 눈앞에서 포착한 사람들은 마침 막 떠오르기 시작한 태양 아래에서 눈부시게 헤엄치는 돌고래 떼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롤러는 폭스뉴스 등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당시 돌고래 떼 주위에는 거대한 멸치 떼가 헤엄치고 있었다. 돌고래들은 이 멸치를 잡아먹기 위해 한 곳에 몰려들었고, 멸치를 잡아먹기 위해 몰린 바닷새의 수도 엄청났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돌고래들이 매우 좁은 간격으로 빠르게 헤엄치고 있어서 어느 한 마리가 다른 방향으로 헤엄치는 등 흩어지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돌고래가 떼로 헤엄치는 장면은 종종 목격된다. 전문가들은 돌고래가 적게는 20마리, 많게는 50마리까지 무리를 이루어 헤엄치기도 하는데, 이렇게 대규모 무리가 발견된 적은 많지 않다. 이번에 모인 돌고래 떼는 각기 다른 돌고래 가족들이 멸치 떼를 잡아먹기 위해 한 장소로 몰려든 결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자동차 실험 유튜브 채널 ‘픽플러스’의 무한도전 [인기 급상승 크리에이터]

    자동차 실험 유튜브 채널 ‘픽플러스’의 무한도전 [인기 급상승 크리에이터]

    ‘마티즈에 쏘나타 얹고 주행하기’, ‘타이어 빼고 휠로 달리기’, ‘앞 유리창 떼고 운전하기’ 등 국내에서는 좀처럼 시도하기 어려운 자동차 실험으로 인기를 끄는 유튜브 채널 ‘픽플러스’. 신선하면서도 다양한 자동차 실험 콘텐츠 때문에 콘텐츠 제공 업체라 생각하기 쉽지만, 픽플러스(대표 임정빈)는 중남미·아프리카·중동 아시아 등에 연간 2000여 대의 차량을 수출하는 중고차 직수출 전문 업체다. 덕분에 협력 폐차장의 협조를 얻어 폐차 직전 차량으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게 픽플러스 측의 설명. 다소 무모한 실험으로 보이지만, 실험 결과와 함께 그런 결과가 나오게 된 원리를 내래이션이나 인포그래픽을 통해 설명하는 점은 인기 요인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픽플러스가 제작하는 콘텐츠에서 일종의 스턴트맨으로 출연하고 있는 ‘스피더’를 만나 자동차 실험 콘텐츠를 실제 만들며 느끼고 경험한 얘기들을 들어봤다. Q. 현재까지 가장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는? 작년에 촬영했던 디젤차에 식용유를 넣어서 주행하는 영상이 18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Q. 위험한 실험도 꽤 많던데 두렵지 않나 솔직히 두려운 거는 별로 없다. 제가 겁이 좀 있긴 한데 촬영 전에 엔지니어에게 실험이 위험하지 않은지 자문을 구한다. 혹시 위험해지더라도 회사에서 산재처리를 해주지 않을까? (웃음) Q. 그래도 촬영하면서 가장 무섭거나 걱정됐던 실험이 궁금하다 폐차장 협조를 구해서 마티즈 위에다 쏘나타를 올리고 제가 운전을 한 적이 있다. 촬영하면서 앞유리가 계속 깨지니까 천장이 혹시라도 내려앉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많이 했다. Q. 중고차 직수출 전문 업체에서 이런 실험 콘텐츠를 진행하게 된 게 흥미롭다 기존에도 회사 유튜브 채널은 있었지만, 실험을 본격적으로 진행한 건 2019년 1월부터다. 입사하고 나서 한 3년 정도 지났을 때 대표님께서 갑자기 “유튜브를 해야겠다. 근데 너가 해야겠다”라고 말씀하셨다. 초반에 실험 영상 찍었을 때는 ‘폐차장이냐’ 아니면 ‘중고차를 실험한 다음에 되파는 거 아니냐’ 이런 댓글들이 정말 많았다. 실험 차량은 대부분 협력 폐차장에서 협조를 받은 다음에 폐차가 이뤄지기 전 차량으로 진행한다. 영상에서도 몇 번 언급했었는데 저희는 그냥 일반 회사원이다. 저는 원래 국내 영업하고 마케팅 쪽을 했었다. Q. 그럼 유튜브 촬영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가장 힘든 건 아무래도 유튜브를 운영한 분들이라면 다 똑같을 거다. 콘텐츠를 만들어낸다는 게 쉬운 게 아니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서 어렵다. 복장 때문에도 힘들다. 영상을 보시는 분들도 ‘보는 것 만으로도 더워 보인다’며 댓글을 많이 달아주신다. 한여름에는 속옷까지 다 젖을 정도다. Q. 실험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나생각보다 회의를 많이, 그리고 자주 한다. 대표님도 회의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주신다. 중고차 수출 회사치고는 직원이 되게 많은 편인데 직원들도 아이디어를 많이 준다. 다른 영상들도 참고한다. 요즘 유튜브가 워낙 포화상태다 보니 주제가 겹치는 경우도 있지만, 저희 만의 색깔로 영상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Q. 촬영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 먼저 회의를 통해 소재가 정해지면 촬영일자를 잡는다. 그다음에 촬영할 때 보통 한 개에서 두 개 정도의 주제로 촬영을 진행한다. 촬영 할 때 별도의 대본은 없다. 대신에 영상을 찍을 때 인트로 부분에 빠지지 말고 전달해야 할 내용을 협의한다. 위험한 촬영이 있을 때는 엔지니어의 자문을 얻어 진행한다. Q. 인기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차가 있어도 이런 걸 찍기 어렵지 않나. 차를 망가뜨려야 하고, 고장이 나면 비용도 많이 든다. 저희도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는데도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줘서 가능하다. 쉽지 않은 실험이기에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실험을 하더라도 보통은 설명으로 끝나는 부분들이 많은데 저희 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하면 차가 이런 증상이 나옵니다’까지 보여줘서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Q. 실험결과와 함께 원리를 설명해주는 장면도 인상 깊은데 저희도 고민을 많이 했다. 실험만 보여주고 끝나기에는 뭔가 아쉬웠다. 이런 실험을 하는 이유가 도대체 뭐냐 이런 얘기들도 나왔다. 그래서 실험과 함께 내레이션이나 인포그래픽까지 곁들면 조금 더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 해서 정보가 담긴 영상들을 제작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영상들이 조회 수가 훨씬 더 많이 나온다. Q. 많은 분이 얼굴을 궁금해하시던데얼굴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 계획이 없다. 그리고 그냥 평범한 아저씨다. 유튜브 하는 거는 제 가족도 모른다. 아직은 죄송하지만, 얼굴 공개보다는 더 많은 정보를 드리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처럼 실험 위주로 하되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데 노력하겠다. 실험 말고도 다양한 콘텐츠를 지금 준비하고 있다. 중고차와 관련한 팁이나 수출회사와 관련된 이야기, 차량 용품 리뷰와 같은 콘텐츠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그래서 차를 잘 모르는 분들도 차에 대해 쉽게 접근하고 알아갈 수 있도록 계속 열심히 촬영을 하는 게 목표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임승범 인턴 seungbeom@seoul.co.kr
  • 조깅 중 백인 총격에 사망한 흑인청년이 ‘망치로 무장했다‘?

    조깅 중 백인 총격에 사망한 흑인청년이 ‘망치로 무장했다‘?

    백인 父子가 흑인 청년에 이유없는 총격오바마 “질문 답 없으면 총 쏠수 있다 생각”극우진영은 흑인 청년이 ‘망치 무장’ 주장현장 동영상엔 반바지에 런닝화 신고 조깅경찰 늑장조사와 인종차별 시위 확산되며해당 사건 오는 11월 대선 변수로 떠올라지난 2월 조깅을 하다가 이유 없이 백인 부자의 총격을 맞고 숨진 흑인 청년 아머드 아버리(25) 사건에 대한 분노가 확산하면서 미국 대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경찰의 늑장수사와 처벌에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이 사건의 부당함을 언급해 전국적인 이슈로 확산하고 있다. 이에 맞서 극우진영에선 피해자가 사망 당시 맨몸이 아니라 무장하고 있었다는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등 인종대결 양상도 벌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중동미디어연구소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아버리가 사망 당시 망치를 들고 있었다는 허위 사실을 극우 집단에서 유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0일 아버리가 반바지에 런닝화를 신은 채 조깅을 하고 있는 당시 상황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됐는데 사실왜곡을 위해 가짜뉴스를 양산 중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아버리에게 총격을 가한 그레고리 맥마이클(64)과 그의 아들 트래비스(34)를 피해자로 둔갑시키려는 공작도 펼치고 있다. 캐시 밀러 남부빈곤법센터 선임연구위원은 WP에 “백인민족주의 단체들은 미국에서 흑인범죄가 성행하고, 흑인 남성은 선천적으로 폭력적이어서 백인 여성에게 특별히 위협이 된다는 주장을 여전히 하고 있다”며 “아버리의 사망을 이런 관점에서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부자는 지난 2월 23일 오후 조지아주의 사틸라 쇼어스 마을에서 달리기를 하던 아버리에게 세 발의 총탄을 발사했다. 맥마이클은 마을에 침입했던 용의자와 닮아 뒤쫓아갔고 총을 쏜 것은 아버리의 공격에 대항하기 위한 것으로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다. 경찰 출신인 맥마이클은 체포조차 되지 않았고 사건은 묻히는 듯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4월 말 해당 사건을 보도하면서 전국적인 반향이 일어났다. 이달 5일엔 강도를 쫓는 줄 알고 이들 부자를 뒤따라가며 사건 현장을 찍었던 이웃의 동영상이 공개돼 아버리의 억울한 사망이 확인되자 조지아주 수사국이 직접 수사에 나선 상태다. 여기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전날 진행된 한 졸업식 축사에서 이 사건을 흑인차별 사례로 언급, 향후 수사 결과에 따른 파급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그는 코로나19가 흑인의 근본적인 불평등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말하면서 “흑인이 조깅을 할 때 일부 사람들은 그 흑인을 세울 수 있고, 질문에 답하지 않을 경우 총으로 쏠 수 있다고 느낀다”고 아버리 사건을 건드렸다. 미 언론들은 해당 발언에 대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흑인 표심을 결집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봤다. 이 사건에 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기자가 논평을 요구하자 “우울했다. 내가 보기에도 좋지 않아 보인다”며 선을 그은 뒤 언급을 삼가고 있다. 대신 ‘오바마게이트’를 운운하며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을 묶어서 공격하고 있다. 하지만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슈퍼볼 광고를 내고 트럼프를 위한 검은 목소리라는 온라인 모임도 매주 열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흑인층이 특히 큰 피해를 입으면서 흑인 유세가 벽에 부딪혔다”고 평가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씨줄날줄] 국제기구 수장 수난시대/장세훈 논설위원

    [씨줄날줄] 국제기구 수장 수난시대/장세훈 논설위원

    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임기를 1년여 남겨 둔 상황에서 조기 사임 계획을 전격 밝혔다. 유엔 산하 전문기구로 분류되는 WTO는 1995년 출범 이후 국가 간 무역 마찰과 분쟁을 조정하는 역할을 해 왔다. 지난해 우리 정부가 일본의 부당한 수출 규제에 맞서 WTO에 제소하는 문제를 검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렇듯 WTO는 관세를 낮추고 무역 장벽을 제거해 교역국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체계를 관리하는 게 존재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다자 간 자유무역’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할 국제기구 수장이 중도하차를 결정했지만 정작 그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WTO의 이른바 ‘존재론적 위기’가 사임 배경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2017년 촉발된 미중 무역전쟁과 그에 따른 주고받기식 ‘관세 폭탄’ 등은 미중 양국은 물론 WTO마저 딜레마에 빠지게 했다. 세계 최대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이 ‘게임의 룰’을 깼음에도 WTO는 조정자로서 영(令)이 서지 않고 있다. 일례로 WTO에서 분쟁 해결의 최종심을 담당하는 상소기구가 지난해 12월부터 제구실을 못 하고 있다. 미국의 반대에 부딪혀 위원 선임이 번번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미중 무역전쟁이 재확산될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WTO의 존재론적 위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 보호무역 조치 때문인지, 2001년 WTO에 가입하고도 무역규범을 교묘하게 활용해 자국 이익을 극대화한 중국 때문인지 단정 짓기는 어렵다. 개인적인 고뇌의 산물이든 국제사회에 보내는 경종이든 WTO 사무총장의 중도퇴진을 국제무역 질서 재편의 신호탄으로 보기에는 섣부르다. WTO 존립 위기가 결과라기보다는 과정에 가깝기 때문이다. 국제기구의 수난은 비단 WTO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앞서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보건 분야 유엔 전문기구인 세계보건기구(WHO)도 여론의 거센 뭇매를 맞았다. 늑장 대응 논란과 중국 편중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퇴진 압력에 시달리기도 했다. WTO와 WHO 등 국제기구의 위기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스스로 자초한 측면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세계 무역과 인류 보건 등을 매개로 한 미중 양국의 패권 경쟁보다 그 책임이 더 크다고 하기는 어렵다. 기존 질서를 흔드는 포퓰리즘이 횡행하고, 이를 부추기는 권위주의적 국가 지도자들이 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시스템이 망가질 수 있으니 최종적으로 위협받는 것은 국제사회 전체의 신뢰가 아닐지 우려스럽다.
  • [다이노+] 티라노사우루스는 ‘걷기왕’…에너지 효율 위한 진화

    [다이노+] 티라노사우루스는 ‘걷기왕’…에너지 효율 위한 진화

    ‘공룡의 제왕’ 티라노사우루스(티렉스)가 전력질주 보다는 빠르게 걷기를 선호하는 '걷기왕'이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있는 마운트마티칼리지 연구진은 지금까지 발견된 수각아목 공룡(육식성이며 두 발로 보행) 70여 종의 화석을 정밀 분석했다. 수각아목 공룡에는 티라노사우루스뿐만 아니라 날렵하고 사납기로 유명한 벨로키랍토르와 알로사우루스 등이 포함돼 있다. 연구진이 이 공룡들의 사지 비율과 체질량, 걸음걸이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소 규모의 공룡들은 다리가 길수록 더 빨리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 등 몸집이 큰 공룡들은 긴 다리가 신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데 도움을 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티라노사우루스와 같은 포식자가 사냥을 할 때 빨리 뛰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에너지는 사냥감을 찾기 위해 돌아다닐 때 주로 사용된다. 따라서 덩치가 큰 이러한 공룡들은 작은 공룡들처럼 빨리 움직이지 않는 대신, 비교적 빠른 속도로 걷는 것이 신체 에너지를 더욱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일 수 있다. 연구진은 수각아목 공룡에게서 특별한 다리의 진화를 찾아보긴 어려웠지만, 대신 몸집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진화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예컨대 중소형의 다리가 긴 공룡의 경우 더 빨리 달려서 사냥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면, 몸무게가 톤 단위인 큰 공룡의 경우 최고 주행속도가 몸집에 의해 제한되기 때문에 뛰는 것보다는 걷는 것이 에너지 효율 면에서 더욱 유리하다. 연구진은 “긴 다리를 움직일 때 더 낮은 속도로 움직일 경우 에너지 소비 측면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위험하고 시간 소모적인 사냥을 할 때 이러한 효율성이 매우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천적이 없었던 최고의 포식자인 티라노사우루스와 같은 대형 공룡에게는 일평생이 ‘단거리 전력질주’가 아닌 ‘마라톤’과 같았을 것이다. 다리가 팔에 비해 불균형 적으로 긴 것도 사냥 능력과 관련된 진화적 특성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티라노사우루스 등 공룡이 멸종된 후 현대에서도 일부 포유류에게서 사지(四肢)의 길이와 속도, 에너지 효율 면에서 유사한 특징이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가장 큰 육상 포유동물인 흰코뿔소와 코끼리의 경우, 이들의 달리기 최고기록은 사지 길이가 더 짧은 작은 동물들보다 훨씬 뒤쳐진다. 이러한 특징은 과거 티라노사우루스 등 몸집이 큰 공룡들이 전력질주보다 마라톤을 선호했던 것과 유사한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티라노사우루스 최강 공룡 비결은 ‘롱다리’

    [달콤한 사이언스] 티라노사우루스 최강 공룡 비결은 ‘롱다리’

    모든 이들이 그렇지는 않지만 다리가 긴 사람은 보폭이 넓어 달리기나 걷기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유리하다. 중생대 백악기 말에 살았던 티라노사우루스가 최강 육식공룡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도 ‘롱다리’ 덕분이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마운트마티대 생물학과, 메릴랜드대 지리학과, 국립자연사박물관 고생물학부, 서던캘리포니아대 의대 통합해부학과, 캐나다 맥길대 자연사박물관 공동연구팀은 티라노사우루스가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최강 공룡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롱다리’ 때문이라고 17일 밝혔다. 긴 다리가 하루 종일 먹이를 찾아 헤맬 때 에너지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게 도와줬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14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70종 이상의 수각류 공룡의 사지비율 체질량, 걸음걸이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공룡의 최고 속도와 걸을 때 속도와 에너지 소비량을 추정했다. 수각류 공룡은 2족 보행을 한 공룡으로 거의 대부분이 육식성이다. 그 결과 몸무게가 1000㎏에 못 미치는 중소형 수각류들은 다리가 길면 달리기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1t이 넘는 대형 수각류의 경우 최고 달리기 속도는 신체 크기에 의해 제한되지만 다리가 길어지면 걸을 때 소모되는 에너지양이 적어진다는 것을 연구팀은 밝혀냈다.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거대 육식공룡들은 단거리 스프린터가 아닌 마라토너 라는 말이다. 거대 육식공룡에게서는 지구력과 에너지효율성을 고려해 다리가 길어진 것이라는 설명이다.백악기 말 사실상 천적이 없었던 티라노사우루스는 빠르게 달리는 것보다 천천히 어슬렁거리다가 먹잇감을 봤을 때 순간적인 속도로 낚아챘다는 것이다. 현재 지구에서 가장 빠른 동물로 알려진 치타처럼 계속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는 어슬렁거리며 에너지를 축적했다가 먹잇감을 발견했을 때 폭발적인 속도를 내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토머스 홀츠 주니어 메릴랜드대 교수(고생물학)는 “육식공룡들은 먹는 시간보다 먹이를 찾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 때문에 이동을 할 때도 에너지효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먹이를 찾아 헤메는 동안 적은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도록 롱다리로 진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9대1이 1대9 될 때까지… 여성독립영화인 ‘판’ 키운다

    9대1이 1대9 될 때까지… 여성독립영화인 ‘판’ 키운다

    영화진흥위원회 ‘2019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개봉작 기준 감독의 성비는 남자 85.9%, 여자 14.1%였다. 2015년 여성 감독이 8.1%였던 것에 비하면 늘어났지만 여전히 정상적인 비율은 아니다. 감독뿐 아니라 제작자, 주연 배우, 각본가, 촬영 감독 등 주요 스태프의 성비 역시 크게 차이 난다. 다행히 최근 여성 영화는 약진하고 있다. 2015년을 전후로 페미니즘과 여성 인권에 대한 논의가 증가하면서 여성 감독들의 활동도 이전보다 활발해졌다. 또 여성 감독이나 여성 배우가 주연한 영화나 여성 서사에 대한 관객의 관심과 수요 역시 눈에 띄게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영화인에 대한 영화 제작자와 투자자들의 편견은 공고하다. 여성 감독은 리더십이 부족해 현장을 제대로 지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여길 뿐 아니라 여성적인 이야기나 여성적인 시선이 담긴 작품은 ‘작은 이야기’라고 치부하는 등 불신이 깊다. 이런 까닭에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선보일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여성 영화인이 부지기수다. 이에 여성들을 위한 ‘판’을 직접 만들겠다고 나선 이들이 있다. 그간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던 여성독립영화를 소개하고 여성 감독들이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들이 주류로 진입할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하기 위함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막을 올리는 서울여성독립영화제팀이다. 2016년 ‘#영화계_내_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을 계기로 출범한 페미니스트 영화·영상인 모임 ‘찍는페미’에서 만나 이번 영화제를 함께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활동가 문아영, 박소희, 안정윤, 오유진, 위정연, 한온리씨를 만났다. 이들은 현재 대학과 대학원을 다니거나 본업인 일을 하면서 짬을 내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6월 26일부터 사흘간 서울 성북구 아리랑시네센터에서 열리는 영화제를 앞두고 이들을 만나 ‘여성과 영화’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여성 영화제작 여성 독려하려 시작 -서울여성독립영화제의 출발이 궁금합니다. 어떤 계기로, 무엇을 목표로 영화제를 개최하게 되었나요. 박소희 대학에서 영화과에 진학한 이후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어요. ‘이렇게 많은 여자들이 이렇게 재밌는 영화를 만들고 있는데 왜 영화제에서는 여자들이 만든 재미있는 영화가 별로 없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거든요. ‘저 사람은 진짜 영화인이구나’ 하는 여자 선배들이 영화를 그만두고, 영화계 내 성폭력 사건이 터지면서 문득 ‘내가 계속 영화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창작의 고통을 버티는 것과는 다른 거대한 벽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영화를 그만두기 싫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증명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여성독립영화인들이 이렇게 재밌는 영화를 많이 만들고 있다고요. 그러니까 포기하지 말자고요. 제 목표는 역설적이지만 ‘영화제 해체’예요. ‘여성’독립영화제가 따로 있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재미있고 좋은 여성독립영화들을 많이 보고 싶습니다.-‘여성이 ( ) 만든다’라는 영화제 슬로건과 여성의 신체가 부각된 포스터가 인상적입니다. 오유진 슬로건의 괄호 안에 글을 넣으면 그대로 말이 만들어져요. ‘영화’를 넣으면 ‘여성이 영화를 만든다’가, ‘영화제’를 넣으면 ‘여성이 영화제를 만든다’가, 또 ‘국회’를 넣는다면 ‘여성이 국회를 만든다’ 등 괄호 안에 무엇이든 들어갈 수 있죠. 여성은 무엇이든 만들 수 있고,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슬로건에 담고 싶었어요. 안정윤 처음에 디자이너분들께 ‘물결’과 ‘여성의 신체’를 활용하면 좋겠다는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전달했어요. ‘물결’이라는 테마를 제안한 이유는 해일이나 파도의 이미지가 투영됐으면 하는 바람에서였어요. ‘해일이 몰려오는데 조개를 줍고 있느냐’는 한 남성 지식인의 말에 대항해 ‘우리가 해일이다’라고 외쳤던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고 싶었습니다. 또 여성들 간의 연대가 연상될 수 있도록 이어달리기를 디자인 테마로 잡았습니다. 서울여성독립영화제는 찍는페미 행사팀이 기획한 행사에서 비롯됐다. 찍는페미는 2018년 하반기 여성 영화를 소개하는 상영회를 준비하던 중 여성 창작자가 설 자리를 넓히기 위해서는 상영회보다는 더 ‘큰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이 영화제다. 영화제 팀은 올해부터 찍는페미와는 독립된 조직을 꾸려 새롭게 출발했다. 보다 다양한 영화를 관객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지난해보다 엄격한 출품 기준을 내세웠다. 연출자가 여성이어야 하고, 스태프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어야 하며, 작품의 주제나 소재가 여성과 관련된 것이어야 한다. 지난해와는 달리 작품 제작 시기도 2019~2020년으로 제한했다. 출품작 수가 저조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생각과는 달리 250여편이 영화제 팀 앞에 당도했다. 기준을 충족하는 출품작 중 최종 상영작 18편을 선정했다. 독립영화 투쟁·진보하는 여성 담아 -이번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들의 경향이나 특징이 있나요. 박소희 올해 영화제 상영작 가운데 자신이 속한 사회를 바꾸기 위해 투쟁하는 여성들 이야기가 많아서 가슴이 벅찼어요. 출품작 ‘일하는 여자들’과 ‘해일 앞에서’를 보고 있으면 저와 제 동료들이 생각나더라고요. 또 여성과 여성 퀴어의 삶,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다룬 영화들이 많아서 ‘지붕 찾아 삼만리, 여성 퀴어의 가족구성원’이라는 포럼도 별도로 마련했습니다. 안정윤 작년까지만 해도 여성의 삶에 존재하는 문제를 소리 내어 말하는 것, 가시화하여 보여 주는 것 자체에 목적을 둔 작품들이 많았어요. 올해 출품된 작품들은 그것에서 더 나아가 내일의 삶을, 미래의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떤 쪽이 더 옳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 땅의 여성들이 한 걸음씩 진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었다는 의미예요. ‘여성들의 삶에 이러한 문제가 있다’라고 말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는 이러한 현실을 딛고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는 방향성이 보여서 좋았습니다.영화진흥위원회가 2018년 발표한 ‘소수자 영화정책 연구-성평등 영화정책을 중심으로’ 보고서의 여성 영화산업 종사자 심층 인터뷰 내용을 들여다보면 여성 영화인들이 현장에서 겪는 성차별이 적지 않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다. 조직의 상부로 갈수록 여성 비율은 크게 낮아지는 데다 분장과 의상처럼 여성이 많이 담당하는 직무는 숙련이 필요하지 않은 일이라고 치부된다. 또 남성 중심적인 권위 체계 아래 여성 혐오 발언이나 성희롱과 성추행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영화 제작 현장을 경험한 서울여성독립영화제 팀의 활동가들 역시 영화계 내에서 성평등한 환경을 위한 노력은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젠더 감수성이 떨어질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장벽 남성 위주 제작… 입지 좁아져 -여성 영화인들이 현재의 영화 제작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데 장벽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위정연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할 때 교수들이 대부분 남자였고 그들에게 페미니즘 영화를 만들겠다고 설득하는 것부터가 큰 과제였어요. 단편·장편 영화를 만드는 현장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분위기가 매우 폭력적이고 소수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분위기더라고요. 영화에 투자하거나 제작 지원금을 결정하고 영화제 상영을 결정하는 심사위원들 대다수가 여전히 남성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여성 영화인이 설 자리가 늘지 않는다고 봐요. 박소희 당장 영화 구직 관련 커뮤니티에만 들어가 봐도 ‘남성분만 지원 가능’, ‘일이 힘들어 남성분만 구인하고 있습니다’, ‘여성분은 이미 많아서 남성분만 지원해주세요’ 같은 글이 정말 많아요. 사실 현장에 가 보면 힘든 일은 여성이고 남성이고 다같이 하거든요. 여성은 못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여성이 영화계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지 못하게 하는 것 같아요. 오유진 저는 운좋게 여성이 연출을 맡은 현장에도 가보고 남성이 연출을 맡았지만 여성 영화를 찍는 현장도 경험해봤어요. 그래도 여성은 의상이나 미술, 남자는 촬영이나 조명을 맡는 경향이 뚜렷하더라고요. -여성들이 지속적으로 영화계에서 일할 수 있으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위정연 실질적으로는 여성 영화인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 사업이 대폭 늘어나야 해요. 창작 활동을 하려고 해도 예산이 부족해서 제작 자체가 불발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박소희 영화를 예술이라고 하지만 영화 하나를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은 사람들의 노동과 시간이 들어가요.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년까지 많은 이들이 영화 하나만 바라보고 노동을 하죠. 예술보다는 생존 노동에 가까워요. 노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계속 노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는 게 중요하겠죠. 영화도 똑같아요. 오로지 영화 노동만 해도 먹고살 수 있는 정당한 임금, 오로지 영화 노동만 할 수 있는 성폭력 없는 안전한 노동 환경, 좀더 많은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 나아가서는 여성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관객들까지요. 여성 영화의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여성 영화인이 영화계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대다수의 영화제가 여성 서사가 중심이 된 영화나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를 우선적으로 주목하지는 않는 가운데 서울여성독립영화제와 같은 작은 영화제가 지닌 의미는 남다르다. 유수의 국제영화제처럼 큰 규모는 아니지만 오랫동안 좋은 여성독립영화를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영화제 활동가들의 소망이다. 미래 꾸준한 창작의 ‘버팀목’ 되길 -개인적으로 이 영화제를 개최하는 것의 의미를 어디에서 찾으시는지요. 한온리 독립 영화도 별로 없고, 여성 영화도 별로 없는데 여성독립영화는 얼마나 없겠어요. 더 많은 여성독립영화들이 생산되고 소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이 중에서 좋은 영화들이 잘 소비될 수 있게끔 돕는 역할을 하는 거고요. 위정연 여성 영화인들이 설 자리를 단 한 개라도 더 늘리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꾸준히 창작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옆에서 든든히 버팀목처럼 서 있는 영화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안정윤 최근 들어 규모가 큰 영화제 관계자분들이 ‘여성 감독의 또는 여성에 관한 출품작이 늘었다’고 언급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그런 말을 접할 때마다 일면 뿌듯하다가도 남성 일색의 극장가가 떠오르며 씁쓸해져요. ‘정말 여성 감독이, 여성 영화가 많은가’, ‘남성 감독들만큼 여성 감독이, 여성 영화가 극장가를 가득 채운 적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떠오르기 때문이죠. 2005년부터 2016년까지 개봉한 한국 영화의 남녀 감독 성비가 9대1이라고 해요. 서울여성독립영화제는 9대1이 1대9가 되는 날까지 여성 영화인들의 설 자리가 되고 싶어요. 작은 여성영화들이 한 번이라도 더 상영되고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학생들 잇단 사망에… 중국 “체육시간에 N95 마스크 금지”

    학생들 잇단 사망에… 중국 “체육시간에 N95 마스크 금지”

    코로나 사태 완화로 부분 개학 뒤예상 못한 부작용에 당국은 고심중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점진적으로 개학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체육시간에 마스크를 쓰고 달리기 수업을 하던 학생들이 잇따라 숨지자 교육부가 체육시간 중 고성능 마스크 착용을 금지했다. 13일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전날 교육부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감염병 확산이 완화하면서 중국 전역에서 40%가량 학생이 학교로 돌아갔다”고 발표했다. 왕덩펑 교육부 코로나19 대응 주임은 “11일 기준 1억명이 넘는 학생이 등교 개학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대부분 지역에서 수업이 재개됐다”고 말했다. 왕 주임은 최근 발생한 체육수업 사망 사고에 대해 “N95 마스크는 통기성이 매우 낮다. 체육 시간에 착용하는 것은 몸에 좋지 않다”면서 “앞으로 체육시간에 학생들의 N95 마스크를 착용을 금지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N95 마스크는 공기 중 떠다닐 수 있는 0.3㎛ 미세입자를 95% 이상 걸러낼 수 있는 필터를 갖춘 마스크다. 지난달 30일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는 14세 학생이 체육수업 도중 사망해 문제가 됐다. 유족들은 사망한 학생이 N95 마스크를 쓰고 중3 학생들이 치르는 고입 체육시험(1㎞ 달리기 등) 시험을 치른 것이 사망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20일에는 허난성 저우커우에서 15세 학생이, 14일에는 저장성 원저우에서 16세 학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하다가 쓰러져 사망했다. 왕 주임은 “교사와 학생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아 등교 계획을 마련했다”면서 “안전하게 등교 개학을 시작할 수 있게 조치하고 시기 적절하게 세부 정책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중국인줄” 샤넬 가격 인상 예고에 구매 대기줄만 3시간

    “중국인줄” 샤넬 가격 인상 예고에 구매 대기줄만 3시간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의 가격 인상을 앞두고 12일 전국 유명 백화점에서는 매장이 문을 열자마자 뛰어가는 ‘오픈런’부터 가방을 사기 위한 장사진까지 갖가지 진풍경이 펼쳐졌다. 샤넬은 오는 14일 클래식백·보이백 등 일부 인기 핸드백의 값을 지난해 10월 이후 약 8개월 만에 또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인상 폭은 7~17% 가량으로 대표 제품인 ‘클래식 미디엄 핸드백’은 715만원에서 15%가량 더 많은 820만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가격 인상 소식에 소비자들은 각 백화점 매장을 돌아다니거나 줄을 서며 경쟁적으로 샤넬 가방 구매에 나서 그동안 코로나19 자택격리로 쌓인 스트레스를 ‘보복 소비’로 푸는 경향을 보였다. 부산의 한 백화점에서는 백화점 철제 문이 열리지마자 줄을 서서 기다리던 소비자들이 매장으로 뛰어가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서울의 백화점에서는 가방을 사기 위한 대기 시간만 3시간에 이르기도 했다. 하지만 긴 대기시간 끝에 매장 입장에 성공해도 원하는 제품을 구하기란 별따기에 가깝다.가격인상이 예고된 인기제품인 클래식백이나 보이백은 아예 재고가 없거나 선호 색상인 검정색 대신 유색 제품만 남아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명품업체들은 계속 가격을 올리기 때문에 ‘샤테크’(샤넬+재테크), ‘오늘이 제일 싸다’ 등의 말이 이미 일반화되어 있기도 하다. 특히 코로나19 확산방지 조치에 따른 국제이동 봉쇄로 면세점 이용이 차단되면서 더욱 샤넬 열풍에 불이 붙었다. 코로나로 세계 경제가 침체를 맞은 상황에서 명품 업체의 가격 인상에 비난 여론도 있지만 격리에 지친 소비자들은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가격 인상은 명품업계에 오히려 소비 심리 유발 요인으로 작용해 샤넬 외에도 이달 들어 루이뷔통·티파니·셀린 등 LVMH 계열의 명품 브랜드들도 잇따라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특히 루이뷔통은 코로나 확산세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3월 3~4% 제품값을 인상한 데 이어 두 달 만에 또다시 가격을 올렸다. 네티즌들은 “백화점 문 열릴때 가방사려고 뛰어가는 장면보고 중국인줄 알았다”, “나도 한때 샤넬 사랑했지만 코로나 시국에 딴세상 이야기같다”, “사서 다시 프리미엄 붙여 파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고 샤넬 줄서기에 대한 의견을 남겼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SOS 초시생-⑫관세]“마약 차단·원산지 검증·FTA 업무도 수행…무역 최전선서 뛴다”

    [SOS 초시생-⑫관세]“마약 차단·원산지 검증·FTA 업무도 수행…무역 최전선서 뛴다”

    ‘관세 공무원’ 하면 공항에서 근무하는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이 모습이 전부는 아니다. 관세 공무원은 통관 과정에서 마약류 밀반입을 차단하고 원산지 표시 검증,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업무 등을 담당한다. 관세법과 무역법 등에 대한 전문 지식은 물론 국민 건강과 사회안전을 도모한다는 사명감까지 갖춰야 하는 직업이다. 이번 주 ‘SOS초시생’에서는 시험을 주관하는 인사혁신처 협조로 서울세관의 신수민 자유무역협정2과 관세행정관, 김지윤 심사8관실 관세행정관에게 현장 이야기와 시험 준비 과정을 들었다.-관세 직류를 고른 이유가 있나. 신수민(이하 신) 공무원이 되기 전 관세사로 일하며 통관·심사·조사 등의 분야에서 관세 행정을 추진하는 공무원을 지켜봤다. 무역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며 전문성을 기르고 공익에 이바지하는 관세직 공무원의 모습이 매력적이어서 선택했다. 나처럼 관세사를 하다가 관세 직류 공무원시험에 도전하는 사람이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김지윤(이하 김)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다. 관세사를 준비하는 선배와 동기가 많아 그쪽 분야로 취업을 생각하던 중 관세 직류 공무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관세 공무원이 된 친구에게 들어 보니 전문성, 업무 다양성 면에서 만족도가 높아 선택하게 됐다. ●외근·출장 잦아 새 환경서 새 사람 만나 매력적 -현재 어떤 업무를 수행하고 있나. 신 수출입 물품의 원산지 검증을 담당하고 있다. FTA 관세 특혜를 적용받은 물품이 한국과 다른 나라가 체결한 FTA 협정문에 따라 원산지 결정 기준을 충족했는지, 기타 필요조건을 충족했는지 등을 검증한다. 상대국에서 검증 요청이 들어오면 수출자 공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하고, 수입 물품은 필요하다면 상대국을 방문해 현지 검증을 하는 일도 있다. 김 심사국에서 원산지 표시 검사를 맡고 있다. 업무 특성상 외근과 출장이 잦아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최근 원산지 표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 보람을 느낀다. -합격 전 생각했던 업무와 실제 업무에 차이가 있나. 신 이론으로만 접했던 관세법이나 무역학, 특히 시험공부를 할 때 무조건 외우기만 했던 관세법이 실제 현장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체험할 수 있어 흥미롭다. 김 관세 공무원이라고 하면 늘 정복을 입고 공항에서 세관 신고를 받는 모습을 떠올렸다. 하지만 입사해 보니 관세 공무원의 업무에는 기업 심사, 마약 수사, FTA 등 흥미로운 분야가 많다. 최대한 많은 분야를 체험해 볼 생각이다. -어떤 이들이 관세 공무원에 적합할까. 신 관세나 물류, 무역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적합하다. 무언가를 해내겠다는 적극성,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겠다는 열의가 있다면 관세 공무원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김 무역에 관심이 많고 흥미를 느끼는 분들이 지원하면 잘 맞을 것 같다. 평소 이런 분야에 관심이 있었다면 관세 공무원의 업무에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시험공부는 어떻게 했나. 특별한 공부법이 있다면. 신 월 단위, 세부적으로는 하루 단위로 계획을 세워 공부량을 반드시 채우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또 매일 모든 과목을 골고루 봤다. 오늘 과목별로 1~3챕터를 공부하기로 했다면 잠을 줄여서라도 계획을 이루려고 노력했다. 부득이하게 달성하지 못하면 다음날 계획에 더해 공부량을 채웠다. 김 기본기를 튼튼히 다졌다. 수험 생활 초반에는 최대한 이론서를 많이 해독했다. 이론을 숙지한 뒤 모든 과목의 기출문제를 적어도 세 번 이상 봤다. 잘 모르거나 틀린 문제는 표시하고 왜 틀렸는지 정리했다. 특히 관세법을 공들여 공부했다. 문제집을 두 권 사서 한 권은 강의를 들으며 필기하는 용도로, 나머지 한 권은 문제 풀이용으로 썼다. 또 법조문에서 자주 오답으로 출제되는 부분을 지우고 그 빈칸을 채워 보는 연습을 했다. -일하는 데 특별히 도움이 되는 자격증이 있을까. 신 이미 관세사 자격증이 있었던 터라 관세사로 일하며 쌓은 경력이 관세 공무원으로 첫발을 내딛는 데 도움이 됐다. 원산지 관리사도 취득했는데, 그때 공부한 지식이 지금 담당하는 FTA 원산지 검증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김 회계 관련 지식이 있다면 심사 업무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심사국에서 근무하며 전산회계 자격증을 취득하는 이들도 있다.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했든지 무역에 관한 기본적인 관심만 있다면 다 잘할 수 있다. -면접은 어떻게 준비했나. 실제 면접에선 어떤 질문이 나왔나. 신 학원 강의를 수강하면서 면접 스터디 두 개를 병행했다. 학원 강의에서는 기초 지식을 익히고 실제 면접에 나올 만한 최신 시사상식을 공부하는 데 초점을 뒀다. 스터디에서는 모의면접을 진행하며 어려운 질문을 던져 보기도 하고, 질문에 답을 하면서 감을 익혔다. 실제 면접에서는 기존 출제 경향과 유사한 질문이 나왔다. 주어진 상황에 대한 찬반 집단토의와 함께 특정 주제에 관한 의견과 경험을 묻는 개별 면접도 했다. 김 관세 직류 면접을 함께 준비할 수험생을 모아 직접 스터디를 꾸렸다. 기출문제를 토대로 질의응답을 주고받고 서로 평가했다. 실제 면접에서는 관세청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관련 질문과 관세법 질문이 나왔다.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했나. 신 친구들은 직장 생활을 하는데 나 혼자 공부하고 있으니 뒤처진다는 느낌이 들어 불안하기도 했다. 늦은 나이에 공부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됐다. 하지만 시험에 붙고 나니 이런 걱정은 소용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슬럼프가 왔을 때는 운동을 꾸준히 했다. 일주일에 2~3번 스피닝을 하며 땀을 흘리고 스트레스를 해결했다. 김 1년 3개월 정도 공부했는데, 수능 이후 이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 시험공부를 한 건 처음이었다. 초반에는 공부 습관을 들이는 게 힘들었다. 우선 내가 왜 시험에 합격해야 하는지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고, 처음부터 무리하게 책상에 앉기보다 가볍게 하루에 2~3시간씩 공부했다. 무리하면 장거리 달리기를 할 때처럼 중간에 지칠까 봐 단계적으로 했다. 이렇게 공부 습관을 들인 후에는 오히려 공부에 재미를 느꼈다. ●외우기 어려운 내용은 나만의 암기식 만들길 -수험생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면. 신 ‘넘치게 공부하자’는 게 좌우명이다. 평소 150% 이상을 준비해야 어떤 변수가 생기더라도 시험장에서 100%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다. ‘이 정도면 됐다’가 아니라 ‘더 볼 게 없다’고 느낄 정도로 넘치게 공부한다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을 것이다. 김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차근차근히 하면 된다.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다 보면 합격에 이를 수 있다. 외우기 어려운 내용은 나만의 암기식을 만들어 공부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바라는 공무원상은. 신 ‘넘치게 공부하자’는 좌우명을 공직 생활에도 적용해 항상 열정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공무원이 되겠다. 김 전문적인 세관 공무원이 되고 싶다. 관세 직류 공무원의 전문성이 매력적이어서 지원했기 때문에 글로벌 무역 전문가로 성장하는 게 꿈이다. 세계관세기구(WCO)와 같이 큰 무대에서도 일해 보고 싶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안철수는 왜 계속 달려야만 하는가

    안철수는 왜 계속 달려야만 하는가

    안철수(58) 국민의당 대표는 왜 계속 달리는 것일까. 2012년 9월 정치에 입문한 후 해외 생활을 뺀 약 6년의 국내 정치 활동에서 받았던 수많은 환호와 비난을 뒤로한 채 안 대표는 오늘도 다시 뛰겠다고 말했다. 4·15 총선 기간에 435.24㎞의 국토 대종주를 했고 코로나19가 확산됐던 대구에 두 차례 의료 봉사활동을 다녀온 안 대표를 지난 7일 서울 합정동의 한 북카페에서 만났다.-건강은 괜찮나. “염증이 생겨서 한 달쯤 있다 뛰라고 했는데 2주 만에 뛰어 보니 괜찮은 거 같아요. 지금도 틈틈이 뛰고 있습니다. 근데 발을 다친 쪽은 아마 발톱이 빠질 거 같아요. 아직 후유증을 앓고 있는 중이죠.” -왜 달리기를 시작했나. “처음 달리기를 시작한 건 딸 때문이었어요. 2016년 8월 여름휴가 때 딸과 같이 있는데 평소처럼 새벽에 나가서 뛰려고 하는 거예요. 혼자선 위험하다 싶기도 해서 딸과 같이 뛰러 나갔죠. 100m만 뛰어도 힘든 줄 그때 처음 알았어요. 처음엔 만만하게 보고 같이 뛴다고 했던 제가 헉헉대면서 겨우 한 바퀴를 돌았어요. 그때부터 꾸준히 뛰게 됐죠. 건강보다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어요. 처음엔 자기 숨소리, 쿵쾅 뛰는 심장 소리, 헉헉대는 호흡 그리고 토닥 토닥하는 발자국 소리만 들렸어요. 어느 정도 익숙해지니 그런 것을 배경으로 다른 잡념은 사라지고 본질적인 것만 남아 생각을 하게 됐어요. ‘나’라는 사람의 본질이 무엇인지, 자기 자신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온전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게 달리기였어요.” -달리기와 인생이 닮은 듯한데. “마라톤이 인생과 닮았단 생각이 들 때가 여러 번 있었어요. 우선 1㎞ 앞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모릅니다. 처음엔 컨디션도 좋고 날씨도 좋고 옷도 기온에 딱 맞춰서 입은 거 같지만 뛰다 보면 1㎞ 후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질 때도 있어요. 갑자기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아플 때도 있고 너무 힘들어질 때도 있고요. 코스를 완주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없는 거예요. 매 순간 달리기를 시작하는 것 자체도 용기가 필요해요. 항상 실패할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죠. 시도를 하지 않으면 실패도 없겠지만 용기를 갖고 시도해야 된다는 점도 인생과 닮았어요. 전 비록 실패하더라도 ‘시도하자’는 주의거든요. 왜냐하면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과정 중에서 배울 수도 없고 어떤 것을 변화시키거나 결과를 만들 수도 없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 인생관을 갖고 있다 보니 최선을 다했으면 결과가 성공이든 실패든 받아들일 수 있게 되죠.” -달리기를 통해 배운 점이 있다면. “자기 페이스대로 뛰는 게 중요하다는 거예요. 외부 시선이나 누구의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말고 자기 페이스대로 꾸준히 갈 때 목표에 도달할 수 있어요. 오버페이스를 하면 그 순간엔 빠르게 갈 수 있겠지만 결국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도 인생과 닮았어요. 제가 뛸 때 요령이 하나 있는데 멀리 있는 목표만 보고 가지 않고 힘들수록 제 발만 보고 뛰는 거예요. 멀리 있는 목표만 보고 뛰면 가도 가도 좁혀지지 않으니 금방 지치게 되는데, 자기 발을 보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최선을 다하면 어느 순간 그 목표에 가 있는 자기를 발견하게 돼요. 살아가면서 거대한 목표도 좋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작은 성취라도 하나씩 계속 해나가는 게 중요해요. 제가 지금까지 어려운 일을 헤쳐 나오면서 했던 일이기도 하고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구 의료 봉사활동을 다녀왔는데. “저희가 가기로 결심했던 날이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최대치에 이르렀을 때였어요. 아내와 저는 처음 만난 곳이 의료 봉사활동 현장이었고 그 이후로도 꾸준히 기회가 되면 어려운 분들 도와주는 일을 같이 했어요. 이번에도 가는 게 당연했어요. 현장에 가 보니 다들 공포에 휩싸인 상태였죠. 대구의 가장 상징적인 장소인 서문시장이 문을 닫을 정도였습니다. 의료진도 굉장히 지쳐 있고 환자들도 고통스러운 상황에 가게 됐어요.”-정치인 안철수보다 ‘의사 안철수’에 더 많은 격려를 받았는데. “위험을 무릅쓰고 봉사한 의미를 생각하신 거 같아요. 사실은 목숨을 걸고 간 거잖아요. 목적 자체도 봉사였고요. 코로나19 의료봉사뿐 아니라 우리 사회 다른 분야에도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고 많은 분들이 느꼈던 거 같아요.” -의사, 백신 개발자, 최고경영자(CEO), 교수, 정치인 안철수를 관통하는 인생관이 있다면. “제 마음속에 의사라는 정체성을 갖고 다른 일을 계속 해 왔던 거 같아요. 의사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봉사와 문제 해결이거든요. V3를 만들어 무료로 배포한 것도 그 봉사와 문제 해결이었죠. 벤처기업 CEO로서도 깨끗하고 정직해도 사업에 성공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정치도 똑같다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퍼블릭 서비스, 공공을 위한 봉사여야 되고 사익을 추구하는 정치 때문에 많이 실망하잖아요. 또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를 국민들이 원하는데 싸움만 하는 정치에 실망하죠. 싸움만 하고 결국 자기 이득만 추구하는 정치를 바꾸고 싶다는 게 처음 정치를 시작하면서 생각했던 방향이었어요.” -국민 멘토라 불리던 시절도 있었는데 지금의 안철수는 그때와 무엇이 달라졌나. “제가 가졌던 생각은 변함이 없어요. 굉장히 짧은 시간에 정치 쪽에서 못 해 본 경험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정말 다양한 경험을 했죠. 근데 일을 하려면 국민의 지지가 있어야 하는 게 정치 아니겠어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를 만나 들었던 이야기가 있어요. 자기가 총리가 됐을 때 국민적 인기는 하늘을 찔렀는데 아는 게 하나도 없더래요. 영국에 대한 중요한 결정 사안을 가져오는데 도대체 판단이 안 서더라는 겁니다. 세월이 지나 어떤 문제도 빠르고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는 경험과 연륜을 쌓았는데, 그땐 인기가 바닥이어서 총리를 그만두고 나와야만 됐다는 이야기였어요. 정치인의 숙명이 그런 거 같아요. 처음엔 아무런 경험이 없을 수밖에 없잖아요. 근데 경험을 쌓아 가는 과정에서 동서고금 어느 정치인을 막론하고 국민의 지지도는 떨어지는 법이거든요. 자기의 능력을 기르면서 동시에 지지율을 유지한 상태에서 자기의 경험과 지식을 갖고 국가를 올바른 방향으로 만들어 나가야만 하는 게 정치인이 해야 하는 일 같아요. 저도 이제 경험을 많이 쌓았는데 국민들로부터 다시 신뢰를 얻어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과제인 거죠.” -과거에 양보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안철수는 다른 모습이었을 거란 이야기도 있는데. “제가 중요한 순간의 일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 그 사건 자체에 대한 중요도보다 제 설명이 널리 퍼져 있지 않다 보니 오해가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2011년 서울시장 선거 때는 정치할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제가 정치할 생각이 없는데 왜 그걸 지지도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하겠어요. 2012년 대선 출마 선언은 그 후 1년 이상 고민한 결과였죠. 2012년 대통령 선거 때는 제 모든 것을 걸고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했기 때문이에요. 구체적 단일화 논의가 불가능한 상황이 됐을 때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 결정을 한 거였어요. 세월이 많이 흘러서 여전히 왜 양보했냐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안타까움에서 그 말씀을 하신 거 아닌가 싶은데, 저는 사실대로 설명드리는데 전달이 잘 안 되더라고요.”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천주교 한마음한몸운동본부 가난한 나라, 가난한 사람 돕기 모금운동

    천주교 한마음한몸운동본부(운동본부)가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특별 모금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12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운동본부는 코로나19로 생존 위협을 받는 동남아시아 빈곤층을 위해 해외긴급구호 자금 5000만원을 지원키로 결정, 오는 24일까지 특별 모금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 아프리카 등 보건의료 시스템이 열악한 나라들은 진단능력이 부족해 감염에 대한 대처로 지역 자체를 봉쇄하고 있다. 운동본부는 긴급지원을 요청해 온 필리핀 천주교 칼로오칸 교구를 통해 메트로 마닐라의 빈민지역 주민 5000명에게 쌀, 라면 등 열흘치 식량을 제공하기로 했다. 식량 부족으로 굶주리는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등을 위해선 우선 4만 가구에 위생용품과 감염예방 교육자료를 배포하고 지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운동본부는 이달 31일까지 운동을 하면서 기부금도 전하는 ‘#나혼자뛴다’ 캠페인을 실시한다. 참가자가 걷기, 달리기 목표를 실천한 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에 인증샷과 해시태그(#)를 남기고 목표달성 거리에 맞춰 운동본부 ‘코로나19 해외긴급구호 모금’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캠페인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길섶에서] 마스크 자국/김균미 대기자

    지난 6일부터 일상으로 돌아왔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 지 거의 두 달 만이다. 회사들이 대부분 재택근무에 들어가고 약속과 외출을 최대한 줄이며 집에서 가족과 보낸 시간이 많았던 지난 두 달이었다. 돌아오기는 했지만 코로나19 이전의, 예전 일상으로의 완전한 복귀는 아니다.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는 최소한의 거리를 유지하며 조심한다. 마음가짐도, 긴장도도 차이가 난다. 방역의 생활화를 앞두고 느슨해진 마음의 고삐를 조여 본다. 그동안 집에서 일을 했건, 사무실에 나와 일을 했건,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이전의 일상에서보다는 긴장감이 덜하지 않았을까 싶다. 또 다른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했겠지만. 할 일이 있고, 돌아갈 일상이 있다는 데에 감사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상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솔직히 아직 손에 잡히지는 않는다. 이런 변화를 실감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럴듯한 글보다 얼굴에 선명하게 남은 마스크 자국이 세상이 변해 가고 있다고 알려 준다. 일상이 된 마스크 자국을 보면서 느슨함에 익숙해져 가던 마음의 끈을 고쳐 매어 본다. 하나 둘 셋, 다시 시작이다. kmkim@seoul.co.kr
  • “N95 마스크 쓰고 달리기 시험” 중국 중학생 사망

    “N95 마스크 쓰고 달리기 시험” 중국 중학생 사망

    중국에서 체육 시간에 마스크를 쓰고 달리기를 하던 학생이 갑자기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6일 중국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후난성의 한 중학생은 지난 1일 체육 시간에 N95 마스크를 쓴 채 1㎞ 달리기 테스트를 하다 사망했다. 이 학생은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허난성에서 다른 중학생이 체육 수업에서 일반 마스크를 쓰고 달리다 숨졌다. 이 학생의 부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학교 규정에 따라 마스크를 쓰고 달리기를 한 것을 아들의 사망 원인으로 의심했다. 이런 사건이 잇따르자 중국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체육 수업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은 위험하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마스크를 쓰고 달린 것이 사망을 초래했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중일우호병원의 호흡기 전문가 장수난은 마스크를 쓴 채 운동하는 것이 반드시 돌연사를 직접 초래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의 사망이 다른 질병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코로나19 확산 기간 오랫동안 신체 활동을 하지 않았거나 달리기 전에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은 것 등이 사망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루이창 쑤베이 인민병원 중증의학과 주임은 건강시보 인터뷰에서 “운동할 때 인체의 산소 소비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매우 많은 양의 산소를 들이쉬어야 하는 데 마스크를 쓰면 산소를 즉시 호흡할 수 없어 심각한 산소 부족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폐뿐만 아니라 전신에 손상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일우호병원의 장수난은 저위험 지역 학교는 운동장 같은 야외 공간에서 수업할 때는 학생들이 서로 사회적 거리만 유지하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체육 시간 마스크 착용의 위험에 대한 우려 속에 저장성과 상하이를 비롯해 다롄시와 푸저우시 등이 고등학교 입학시험의 체육 과목을 취소했다. 광둥성 포산 등 일부 도시는 야외 활동 시 상호 안전거리를 유지하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대구서 70일째… 군인정신은 코로나보다 강하다

    대구서 70일째… 군인정신은 코로나보다 강하다

    경기 이천 특전사령부 소속 간호장교 238㎞ 달려와 하루 8시간 검체 채취 가장 먼 곳서 와 가장 오랜 기간 근무 “일과 후 운동하며 버틸 체력 만들어 전역 후에도 국민 위해 일하고 싶어요”“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한다는 생각에 오랜 기간 근무에도 힘든 줄 몰랐습니다.” 김태은(26) 중위는 제2작전사령부 위병소 인근에 설치된 대구·경북 지역 외래전담병원 선별진료소에서 4일 현재 70일째 코로나19 방역 업무를 하고 있다. 대구·경북에 파견된 간호장교 중 가장 오랜 기간 근무하고 있는 것이다. 김 중위는 또 가장 먼 거리에서 왔다는 기록도 가지고 있다. 김 중위가 이 병원에 온 것은 지난 2월 24일이다. 경기 이천의 특수전사령부에서 의료인력 지원을 위해 238㎞를 달려왔다. 동료 간호장교 5명과 함께 하루 8시간 동안 코로나19 유증상자와 부대 출입자들의 검체 채취를 담당하는 게 주 업무다. 지금까지 검체 채취 건수만 580여건에 이른다. 하루 최대 60여건의 검체를 채취했다. 김 중위는 이와 함께 다친 일반 장병들 치료도 함께 한다. 김 중위는 “점심시간을 제외한 하루 8시간 이상 방호복과 마스크를 착용해 좋아하는 커피는 물론 물도 마시지 못한다”면서 “더욱이 마스크가 이빨 교정기를 압박해 입안과 볼 살에 상처가 나 갈수록 불편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중위는 “코로나19 현장에서 땀 흘리는 의료진과 방역 작전을 지원하는 장병들을 생각하면 불편함보다는 더욱 힘을 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일과 후나 휴무일에는 체력단련에 매진한다. 장기 임무수행에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만들기 위해서다. 부대 체력단련장에서 꾸준히 운동하고 주 2회 산악 달리기도 한다. 국군간호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2018년 임관한 김 중위는 생도 때부터 보육원 원생 목욕, 호스피스 간호, 노숙인 무료배식, 백혈병 아동 머리카락 기부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했다. 임관 뒤에는 병원 특성상 방문 봉사활동이 제한돼 서울소방재난본부에서 재능기부를 했다. 전북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한 김 중위는 “군 의료 발전과 미래에 일조하고 싶어 간호사관학교에 들어갔다”면서 “전역한 뒤 여건이 된다면 국민 건강을 위한 일을 할 생각도 있다”고 했다. 대구·경북 지역 외래전담병원 보건간호장교 권재은 대위는 “낯선 타 부대에서 힘들다는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고된 선별진료소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김 중위는 주변에 모범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지역 외래전담병원은 코로나19로 인해 국군대구병원이 국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됨에 따라 개설됐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중국 자금성 3개월만 문열어, 하루 5000명만 입장

    중국 자금성 3개월만 문열어, 하루 5000명만 입장

    중국 베이징의 자금성이 1일 코로나19 사태 이후 약 3개월 만에 재개장해 하루 5000명의 관광객을 받고 있다. 원래 자금성의 하루 입장객은 8만명까지 가능했다. 1~5일 중국 노동절 연휴가 시작되면서 중국 주요 관광지가 문을 연 가운데 교통운수부는 노동절 연휴 기간 중국인 1억 1700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금성은 지난 1월 25일 코로나 확산 우려로 운영을 잠정 중단한 지 무려 3개월여 만에 문을 열었다. 미리 온라인으로 관람 예약을 한 다음 검표소에서 코로나 건강 상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무증상자임을 확인하고 체온을 측정한 뒤 입장할 수 있다. 중국국가박물관도 1일부터 문을 열고 하루 3000명만 사전 예약제로 입장하도록 했다. 제1회 베이징 국제가든축제도 지난달 28일 베이징 세계원예박람회 공원에서 시작됐으며 이날 건강 달리기 행사도 열렸다. 코로나가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의 대표 관광지 황학루도 지난달 29일 재개방했다. 입장권은 인터넷으로만 예매할 수 있으며 입장객은 30분당 300명으로 제한했다. 중국은 이날 12명의 새로운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으며 이가운데 6명은 해외에서 온 사례다. 16일째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중국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8만 3000여명이며 사망자는 공식적으로 4633명이라고 발표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선수들 홈런 치고 팔꿈치 터치, 심판진은 마스크·위생장갑 착용

    선수들 홈런 치고 팔꿈치 터치, 심판진은 마스크·위생장갑 착용

    이강철 감독, 이성열 향해 “거리 두자” 경기중 습관처럼 침 뱉는 선수도 없어“진풍경이네요. 선수 시절까지 통틀어서 처음 보는 모습입니다.”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연습경기가 열린 21일 낮 수원 kt위즈파크에 경기 전 인터뷰를 하기 위해 등장한 한용덕 한화 감독은 코로나19로 취재진과 그물망을 사이에 두고 하는 인터뷰가 생소한 듯 이렇게 말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인터뷰 도중 자신을 향해 인사를 건넨 한화 외야수 이성열을 향해 “(코로나19 때문에) 거리를 두자”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오랜만에 다른 팀 선수를 보니 반갑다”고 했다. 코로나19로 한 달 넘게 멈춰 있던 프로야구가 다음달 5일 개막이 정해진 데 이어 이날 팀 간 연습경기가 시작되며 선수들과 감독들의 표정에는 생기가 돌았다. 하지만 예년에는 볼 수 없던 모습들이 곳곳에서 포착돼 아슬아슬한 ‘코로나19 시대’임을 실감케 했다. 경기장으로 들어오는 통로는 1, 3루 쪽 엘리베이터가 유일했고 취재진 등 경기장에 출입하려는 외부인들은 문진표를 작성하고 발열 체크를 한 뒤에야 입장할 수 있었다. 예외 없이 마스크를 쓰고 출근한 선수들은 오랜만에 만난 다른 팀 선수들과 반갑게 인사하면서도 거리두기를 유지했다. 경기 전엔 달리기 훈련을 하는 선수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마스크를 끼고 투구, 타격 훈련에 임했다. 평소 더그아웃에서 하던 감독 인터뷰도 관중석에서 이뤄졌다. 그라운드로 이어지는 길은 곳곳이 통제됐고, 최소한의 구단 관계자만 선수단과 함께했다.심판진도 모두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등장했다. 2회 말 0-0으로 팽팽한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멜 로하스 주니어가 한화 선발 채드 벨의 2구째를 홈런으로 연결시키자 kt 선수들은 박수를 치면서도 서로 끌어안거나 악수하는 등의 접촉행위는 삼갔다. 로하스가 홈으로 들어오자 유한준은 서로의 발끝을 터치하며 하이파이브를 대신했다. 이닝 교대 때 하이파이브와 엉덩이를 토닥이는 평소 모습도 사라졌다.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는 팔뚝을 맞부딪치며 손으로 하는 스킨십을 대신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비말 전파를 막기 위해 경기 중 침 뱉는 행위를 금지함에 따라 침 뱉는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무관중으로 치러진 경기답게 평소라면 팬들의 함성에 가려 들리지 않았을 더그아웃의 목소리가 그라운드에 울리는 것도 이상한 경험이었다. kt가 4-2로 승리를 거뒀지만 kt 선수들은 얼싸안고 기쁨을 나타내는 대신 그라운드에 모여 짤막하게 인사를 나눈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니 반가웠지만 관중의 희로애락이 사라진 경기는 중요한 뭔가가 빠진 것처럼 허전한 느낌을 줬다. 팬들이 목이 터져라 부르는 응원가를 들으며 타석에 섰던 선수들의 허전함은 더하지 않을까.한편 이날 SK 와이번스는 홈런 3방을 앞세워 키움 히어로즈를 6-3으로 제압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10안타를 터뜨리며 NC 다이노스를 8-0으로 완파했다. LG 트윈스는 두산 베어스를 5-2, 삼성 라이온즈는 KIA 타이거즈를 4-2로 제쳤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코로나19 예방, 걸을 때 4~5m, 자전거 10m 떨어져야”

    [핵잼 사이언스] “코로나19 예방, 걸을 때 4~5m, 자전거 10m 떨어져야”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한 공동 연구를 통해 이동하는 사람 부근에서 발생하는 ‘슬립 스트림’이라는 현상 탓에 바이러스가 널리 확산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코로나19는 재채기와 기침 등에 의한 비말 감염이 주요 감염 경로 중 하나이므로, 감염 확산을 막는 대책으로 2m 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꼭 필요하거나 급하지 않은 외출을 삼가는 것이지만,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해야 할 때도 있고 면역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권장한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의 에인트호벤공대와 벨기에의 루벤 가톨릭대 공동연구팀은 달리기를 할 때 호흡이나 기침 등에 의해 발생한 타액 비말의 움직임을 시뮬레이션해 ‘온화한 날씨 아래에서 2명의 주자가 시속 14㎞의 속도로 달리기를 했을 때’의 영향을 조사했다.공개된 이미지는 비말이 전방의 주자로부터 후방 주자의 옷에 부착하는 모습을 시뮬레이션했을 때의 모습이다. 전방 주자에서 나온 안개 모양의 무지개색의 점들이 바로 비말로 빨간색에 가까운 것은 지름이 큰 것, 파란색에 가까운 것은 지름이 작은 것을 나타낸다. 에인트호벤공대의 공기역학 전문가인 버트 블로큰 교수는 “시뮬레이션 결과, 주자가 공간에 남기는 비말의 영향을 명확하게 알았다. 이런 비말은 재채기나 기침으로 크게 발생하지만 단순히 숨만 쉬어도 발생한다”면서 “이미지에서는 붉은 점이 원래 큰 비말 입자를 나타내고, 이런 입자는 비교적 빨리 떨어지지만, 푸른 점으로 나타난 미세 비말은 후방 주자의 옷에 달라붙는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비물은 단순히 그 자리에 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동하는 물체의 뒤에 발생하는 기류인 슬립 스트림을 타고 뒤쪽 사람에 그대로 부착해 버리는 것이다. 블로큰 교수는 “슬립 스트림은 이동하는 사람의 바로 뒤에 생기는 영역으로 공기 흐름이 흐트러져 공기의 압력이 줄어든 것 같은 상태를 만든다. 이런 슬립 스트림은 사이클 선수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졌지만 걷거나 달리고 있는 사람의 뒤에서도 발생한다”면서 “우리는 연구를 통해 슬립 스트림이 생기면 어떤 경우에도 비말이 그 공기의 흐름에 올라타 버리는 현상을 알 수 있었기에 이동하는 사람 뒤에 생기는 슬립 스트림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뿐만 아니라 시속 4㎞로 걷는 상황에서도 한숨 등에 의해 발생한 비말이 뒤쪽에서 걷는 사람에게 닿는 결과가 나왔다. 블로큰 교수는 “이 연구는 바이러스학이 아니라 공기역학 전문가에 의해 행해진 것이다. 따라서 어디까지나 비말 속을 이동하게 되는 위험을 평가한 것이며, 실제 감염 위험에 대해 논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연구 결과의 논문은 아직 동료 검토를 받지 않았기에 심사를 기다리고 공개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8일(현지시간) 발표를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끝으로 블로큰 교수는 “사람의 뒤를 걷는 경우는 적어도 4~5m는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이것이 달리기나 자전거를 천천히 타는 속도라면 10m, 자전거를 빠르게 타는 속도라면 20m”라면서 “또 누군가와 엇갈릴 경우에는 상당히 앞에서부터 옆으로 벗어나 움직여 사람 앞을 걷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으며 마찬가지로 자전거로 앞 사람을 추월하는 경우도 꽤 뒤에서부터 옆으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버트 블로큰/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라이드온] 군살 쫙~~ 뺐네… 몸짱 SUV 난 네게 반했어

    [라이드온] 군살 쫙~~ 뺐네… 몸짱 SUV 난 네게 반했어

    더 커진 몸집… 곡선→직선 강렬함 뿜뿜사각 송풍구·8단 듀얼변속기 효율성 쑥쑥첨단기능 풀장착·뛰어난 승차감은 그대로 통통했던 기아자동차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쏘렌토’가 혹독한 다이어트를 하고 몸짱이 돼 돌아왔다. 온 가족이 함께 탈 수 있는 새로운 SUV를 기다려 온 ‘밀레니얼 대디’들의 마음도 들썩이고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친환경차 연비 기준에 미달해 판매가 중단되는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쏘렌토의 인기는 전혀 식지 않았다. 지난 3월 17일 본격적인 판매 시작에 앞서 이뤄진 사전 계약만 2만 6368대를 기록했다.●외부 디자인: 밀레니얼 대디들 마음 훔친 강렬한 얼굴 신형 쏘렌토는 얼굴에서부터 강렬함을 뿜어낸다. 구형 모델이 곡선을 많이 사용해 동글동글한 이미지였다면 신형 모델은 직선을 많이 사용하면서 군살을 쫙 뺀 모습이다. 일체형으로 연결된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그리고 눈 밑 화장을 한 듯한 주간주행등이 하나로 어우러져 강인한 인상을 준다. 후미등은 두 줄로 분리된 세로형 빨간색으로 디자인됐다.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기아차 북미 전략 모델 텔루라이드에 적용된 후미등의 디자인 요소를 섞어놓은 듯한 형태다. 사이드미러가 앞문 창문이 아닌 문짝에 달려 대각선 방향 사각지대의 시야를 확보하기가 편해졌다. 쏘렌토의 몸집은 더 커졌다. 전장·전폭·전고가 10㎜씩 늘어났다. 특히 축간거리가 35㎜ 길어지면서 내부 공간이 더욱 넓어졌다. 외장 색상은 시그니처 색상인 ‘미네랄블루’, ‘스노화이트펄’, ‘플라티늄그라파이트’, ‘오로라블랙펄’, ‘에센스브라운’ 등 5가지로 출시됐다.●내부 디자인: 효율적인 방패 모양 송풍구 인상적 실내에서는 방패 모양의 사각형 송풍구가 가장 눈에 띈다. 각각 위쪽과 아래쪽을 향하고 있어 에어컨과 히터의 효율성을 높여 준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25인치 유보 내비게이션은 같은 눈높이로 연결됐다. 변속기는 사용하기 편하고 정확한 변속이 가능한 다이얼 방식의 전자식 변속기(SBW)가 장착됐다. 은은한 빛깔의 앰비언트 라이트도 적용됐다. 가죽 시트와 대시보드는 기존 일반 중형 SUV보다 더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마감됐다. 이번 4세대 쏘렌토부터 신규 플랫폼이 적용되면서 2열과 3열 공간(트렁크)은 더욱 넓어졌다. 중형 SUV이면서 준대형 SUV 못지않은 넉넉함을 자랑한다. 내부 색상은 ‘새들 브라운’과 ‘블랙’ 두 가지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새들 브라운을 선택하면 블랙과 브라운 두 가지 색이 어우러진 운전대가 장착된다.●성능: 8단 습식 DCT가 핵심… 조용하고 강하다 현재 신형 쏘렌토는 2.2 디젤 엔진 모델만 판매되고 있다. 8단 습식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가 탑재됐다는 점이 핵심이다. 최고출력은 202마력, 최대토크는 45.0㎏·m, 복합연비는 14.3㎞/ℓ다. 지난달 26일 쏘렌토 디젤 모델을 타고 서울 영등포구 서울마리나에서 경기 양주의 한 카페까지 왕복 93㎞ 거리를 시승했다. “승차감 하나는 끝내준다”는 쏘렌토의 유전자는 그대로 이어진 듯했다. 디젤 모델임에도 엔진 소리는 가솔린차 못지않게 조용했다. 고속 주행 시에는 엔진 소음보다 노면 소음이 더 크게 들렸다. 습식 DCT의 변속감은 아주 부드러웠다. 물론 쏘렌토가 짜릿한 가속력을 보여 주진 않았다. 달리기 위해 태어난 고성능 SUV가 아니기에 ‘힘 부족’ 자체를 단점으로 꼽긴 어려웠다. 쏘렌토가 ‘패밀리카’를 지향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정도 성능도 부족한 수준은 아니었다. 만약 2.2 디젤 모델의 힘이 약하다는 이유로 구매가 꺼려지는 고객이라면 올해 3분기에 출시될 2.5 가솔린 터보 모델을 기다려 봄 직하다. 다만 복합연비가 9.0㎞/ℓ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첨단 기능: ‘다중 충돌 방지 제동 시스템’ 첫 적용 트림과 선택 품목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긴 하지만 최근 신형 현대·기아차에 적용된 첨단 기능 대부분을 빠짐없이 장착할 수 있다.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기아 디지털 키, 기아 페이(차량 내 간편 결제),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충돌 사고가 발생해 운전자가 일시적으로 차량을 통제하지 못할 때 자동으로 차량을 멈춰 세워 2차 사고를 방지해 주는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MCB)이 현대차그룹 모델 최초로 적용됐다. ●판매 가격: 시그니처 모델 풀옵션 4700만원선 개별소비세 1.5%를 적용하면 ‘트렌디’ 2948만원, ‘프레스티지’ 3227만원, ‘노블레스’ 3527만원, ‘시그니처’ 3817만원이다. 여기에 사륜구동(4WD) 시스템을 적용하면 230만원이 추가된다. 3열 시트를 장착하면 트림에 따라 70만~120만원을 더 내야 한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115만원,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70만원, KRELL 프리미엄 사운드는 65만원이다. 시그니처 모델 풀옵션 가격은 4700만원 정도 된다. 사전계약 고객에게만 판매되는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의 가격은 개소세 5% 기준으로 3693만~4243만원이다. 이미 올해 판매량이 모두 동났고 기아차는 당분간 계약을 재개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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