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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정 - 김사랑 ‘셔틀콕 최고’ 도전

    김기정 - 김사랑 ‘셔틀콕 최고’ 도전

    내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진정한 시험무대가 될 전통의 ‘전영 오픈배드민턴 슈퍼시리즈 프리미어’가 8일 개막된다. 지난 6일 전초전 격인 독일오픈대회를 마친 한국 대표팀은 대회가 열리는 영국 버밍엄으로 향했다. 총상금 35만 달러(약 3억 9000만원)가 걸린 전영오픈은 112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셔틀콕’ 최고 권위의 대회. 따라서 세계 톱랭커들이 빠짐없이 참가해 진정한 강자를 가리게 된다. 오는 5월부터는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한 ‘포인트’ 쌓기가 시작된다. 성한국 감독 체제의 새 대표팀은 금메달을 겨냥한 최고의 복식조 재구성까지 염두에 두고 이 대회에 나섰다. 지난주 독일오픈에서 남자복식의 간판 이용대-정재성(이상 삼성전기) 조가 우승, 기대에 부응했다. 무엇보다 결승에서 이용대-정재성에게 졌지만 김기정(왼쪽·원광대)-김사랑(오른쪽·인하대) 조가 성장세를 지속, 코칭스태프를 한껏 고무시키고 있다. 김기정-김사랑은 올해 처음으로 짝을 이룬 신예. 랭킹도 없는 철저한 무명이다. 하지만 둘은 지난 1월 코리아오픈에서 최대 파란을 몰고 왔다. 16강전에서 인도네시아의 마키스 키도-헨드라 세티아완을 2-0으로 완파한 것. 키도-세티아완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최강이어서 세계를 더욱 놀라게 했다. 독일오픈 결승에서 1-2로 아쉽게 졌지만 이용대-정재성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특히 단식에서 복식으로 과감히 변신한 김사랑은 빠른 발놀림과 날카로운 네트플레이로 과거 ‘셔틀콕 황제’ 박주봉(일본대표팀 감독)을 연상시킬 정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김기정과의 호흡이 녹아들면서 위력을 더하고 있는 것. 국제무대 경험이 없는 것이 단점이다. 이용대-정재성이 유독 올림픽 등 큰 경기에서 아쉬움이 많았던 터라 코칭스태프도 기대를 감추지 못한다. 2008년 우승했던 이용대-정재성은 3년 만에 패권 탈환을 노린다. 여기에 김기정-김사랑이 물오른 기량을 과시한다면 한국 남 복식조끼리 결승에서 격돌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김기정-김사랑이 진가를 입증할지 주목된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데스크 시각] 통큰 정책·통큰 기업이 물가를 잡는다/김성곤 산업부 전문기자

    [데스크 시각] 통큰 정책·통큰 기업이 물가를 잡는다/김성곤 산업부 전문기자

    “전셋값 폭등과 관련해 조만간 일선 고위 공무원 중에 희생양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물가와 관련해서도 정부의 기업 손보기가 본격화할 텐데 걱정이네요.” 구제역에다가 중동·아프리카 정정불안에 따른 물가 불안과 지난겨울 서민들을 괴롭힌 전셋값 폭등으로 온갖 소문이 난무한다. 정부 역시 지난해 가을부터 몰아친 이들 악재를 물리치기 위해 각종 대책을 줄줄이 내놓았다. 통신비와 기름값에 내재된 왜곡된 가격구조를 바로잡겠다든가, 공정거래위원회가 물가잡기에 가세한 것도 여기에 속한다. 전셋값 대책도 연초부터 잇따라 내놓았다. 통신비와 관련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비의 일부를 문화비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스마트폰 시대에 통신비 가운데 상당부분이 여가비 성격이 있는 만큼 통계청에서 통신비 산정 시 이를 감안해 달라는 것이다. 정부로서는 고육지책이지만 눈가리고 아웅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여전히 고삐가 잡히지 않고 있고, 전셋값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외곽지역은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대책들이 대증적 요법에 그치거나, 아니면 현실과 동떨어진 장밋빛 청사진인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마음이 급하다. 의식주 문제 해결은 치자(治者)의 기본 소임인데, 이것이 흔들리면 민심이 흔들리고, 이는 곧 선거에서 표 이탈로 이어진다. 과천 관가나 기업에 희생양이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도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정책에서 속죄양을 찾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삼국지에서 조조의 군량미 대처가 대표적 사례다. 너른 중원을 놓고 위촉오(魏蜀吳)가 패권을 다툴 때 조조는 군량미가 부족하자 배급량을 줄이도록 명한다. “배급량을 줄이면 군졸들의 불만이 높아질 것”이라는 참모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되의 크기를 줄이도록 강행한다. 이로 인해 군졸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을 때 조조는 군량미 담당자에게 “네 목을 빌리자. 대신 네 가족의 후일은 걱정하지 말라.”며 ‘횡령죄’로 목을 벤다. 조조는 이를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 물론 정부가 시중의 우려처럼 희생양을 찾을지는 알 수 없다. 또 정부의 고민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 최근의 물가나 전셋값 오름세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촉발됐다. 해외 정정 불안은 불가항력이고, 전셋값 역시 집값을 잡는 과정에서 나타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같은 풍설이 난무하는 것은 상황이 그만큼 급박하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는 전전긍긍하고 있지만 기업은 느긋한(?) 편이다. 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물가와 관련해서는 내리는 시늉만 하고 있다. 철 지나 가격요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난방용 등유가격 인하로 생색을 내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오히려 기름값이나 통신비와 관련해서는 반발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중동 정정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110달러를 넘어서면서 기업의 이런 주장에 날개를 달아주다시피 하고 있다. 특히 대형 할인점 등은 ‘통큰’ 시리즈를 벌이고 있지만 소비자를 영업점으로 유인하기 위한 판촉전의 일환일 뿐 소비자 물가 인하와는 거리가 있다는 게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물가와 관련해 정부나 기업의 행태를 보면서 양자 모두 자기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한 진정한 의지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업을 압박하면서도 정부는 유류세 인하에 대해서는 인색하다. 기업에서는 ‘시장 이기는 정부 봤나? 이러다가 말겠지.’하는 기미가 엿보인다. 이런 자세로는 물가를 잡을 수 없다. 정부도 유류세 등 세금을 내릴 부분이 있으면 내리고, 기업은 생색내기에서 한걸음 나아가 ‘통큰 자세’를 보여야만 물가를 잡고 서민 가계의 주름살을 펴줄 수 있다. sunggone@seoul.co.kr
  • [글로벌 시대] 중국과 미국, 갈등을 넘어서야 한다/류진즈 베이징대학 국제관계학 교수

    [글로벌 시대] 중국과 미국, 갈등을 넘어서야 한다/류진즈 베이징대학 국제관계학 교수

    중국의 국력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초강대국 미국과 부상하는 대국 중국 사이에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009년 1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중·미 관계를 개선하겠다며 중국을 방문해 전면적인 관계 개선 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에 사인했다. 그렇지만 2010년 내내 중·미 관계는 흔들리고 표류했다. 상호 불신과 감정의 골은 더 깊게 파였고, 협력 기반도 약화됐다. 미국은 그해 벽두부터 중국 주권의 ‘레드 라인’을 건드렸다. 64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타이완에 팔았고, “시사·난사군도 문제에 핵심 이해를 가졌다.”면서 발을 집어 넣었다. 환율 및 무역 문제를 걸어 중국의 팔을 비틀기도 했다. 북한 도발 행위를 구실 삼아 한국, 일본과 각각 군사동맹을 강화했고, 대북 영향력 발휘를 주문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지난달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으로 이뤄진 워싱턴 정상회담 및 공동 성명도 2009년 오바마의 방중 이후처럼 갈등 심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일까. 두 나라가 전략적 상호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난제가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제도와 이념, 국가 상황이 다른 데다 전략 구상과 구체적인 국가 목표도 같지 않다. 미국은 중국에 “희망한다.”는 외교적 수사로 주문을 쏟아낸다.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 속에서 중국이 하위 행위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을 요구했다.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할 때마다 상응하는 조치들을 내놨다. 중국의 감정이나 핵심적 국가이익에 대한 배려를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것인가. 미국은 중국을 “국가이익을 위협하는 불투명한 전제 국가며 경쟁자이자 개조 대상”으로 본다. 반면 중국은 미국을 “패권 유지를 위해 전쟁도 마다 않고, 중국을 억제·포위하려 하며, 국가 통일과 주권행사를 방해하는 세력”으로 여긴다. 미국이 자신의 이념과 제도를 최선의 진리인 양 강요한다고 중국은 불쾌해한다. 불신과 인식의 괴리는 두 나라가 전략적 협력 파트너로 발전하는 것을 가로막는다. 중국은 기존 세계질서에서 경제발전을 이뤄냈고, 기존 체제 아래서 지속적인 경제 발전과 정치·경제 개혁을 이뤄 나가려고 한다. 미국의 주도적인 위치를 받아들였고, 중국에 대한 미국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나름대로 애쓰고 있다. 중국의 패권 지위로의 부상이나 G2라는 양대 강국 시대의 도래는 실제와는 거리가 멀다. 중·미 협력은 전략적 수준으로 발전하지 못했고, 효율적인 분쟁 조정의 제도화도 이뤄내지 못한 상태다. 두 나라의 미래와 인류 발전을 위한 보다 장기적인 목표와 협력을 설계하면서 이해관계를 조정하지도 못하고 있다. 정치·경제적인 각종 제약 요소 탓에 중·미 관계의 곡절은 앞으로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두 나라 관계가 충돌과 파국으로 가기에는 너무나 많은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중·미 관계가 다양한 상호 의존 상태에 있고, 인적·물적 교류는 갈수록 그 폭과 속도를 더하고 있다. 중·미는 이견과 위기를 처리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각 분야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교류협력의 물결을 안보 등 전략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에도 공감하고 있다. 두 나라 관계의 불확실성과 제약 요인을 통제하고 관리해 나간다면 중·미 두 나라가 공동 번영의 장을 열어 나가는 것도 공념불은 아니다. 한반도는 중·미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닿아 있는 곳이다. 그런 만큼 중·미 관계의 향배가 한반도·동북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경계하고 노력하는 일이 한국에는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일 것이다. 더 나아가 한반도의 긴장·갈등이 중·미 관계의 악재로 전환되지 않도록 하는 데 있어서 한국의 역할을 과소 평가해서도 안 된다. 중·미 관계가 제로섬 게임으로 빠지지 않고 공동 번영의 장을 열어 나가는 긍정적인 발걸음들이 한반도에서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의 창조적이며 역동적인 균형 외교와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한다.
  • [씨줄날줄] 노키아의 역습/주병철 논설위원

    북유럽 발트해 연안의 핀란드는 전 국토의 75%가 삼림이고 10%가 호수인 나라다. 산업구조는 1차산업 의존도가 높고, 공업은 주로 펄프·제지·제재 등 임산자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인구 500만명 남짓의 이런 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2009년 기준)를 웃도는 부자나라가 된 데는 노키아(Nokia)와 같은 기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노키아는 1865년 종이를 만드는 제지회사로 출발했다. 이후 1980년대에는 컴퓨터 제조, 2000년대에는 통신회사로 탈바꿈하는 등 상황에 발빠르게 변신해 세계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1위 회사로 성장했다. 핀란드 전체 매출액의 2%, 연구·개발비(R&D) 60%, 국내총생산(GDP) 기여도 25% 등의 수치로 볼 때 노키아는 핀란드의 효자기업임에 틀림없다. 노키아의 급성장은 ‘미래 준비’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앞으로 어떤 산업이 유망한 주력산업이 될 것인가를 끊임없이 연구해서 비즈니스 모델로 삼은 결과라고 한다. 다국적 석유회사인 네덜란드의 셸도 비슷하다. 셸은 1969년부터 미래예측연구소를 운영해 왔는데, 1970년대 초부터 원유값이 폭등할 것이란 내부 전망에 따라 값싼 유전을 많이 확보해 뒀다. 이후 73년의 1차 오일쇼크, 79년의 2차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셸은 세계 메이저 석유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70년대까지 세계 으뜸의 필름카메라 회사였던 코닥과 이동통신회사 AT&T는 미래 예측을 잘못해 실패한 사례로 꼽힌다. 코닥은 더 이상 필름을 사용하지 않는 디지털카메라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내부 보고서를 무시했고, AT&T는 이동전화의 가치를 과소평가해 타사보다 먼저 개발한 제조기술을 모토롤라에 넘긴 대가를 혹독하게 치렀다.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점유율에서 근소한 차이로 구글 안드로이드에 밀려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주는 굴욕을 맛본 노키아의 스티븐 엘롭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주말 구글과 애플 주도의 모바일 시장 패권을 되찾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핀란드 본사도 미국 실리콘밸리로 옮길 것이라고 전해진다. 그는 MS와의 제휴에 앞서 사내 통신망을 통해 “노키아는 불타고 있다. 애플·구글이 고급·중급 점심을 먹는 동안 우리는 주변만 맴돌고 있다.”고 말했다. 뼈저린 반성과 비장한 각오가 묻어난다. 노키아의 역습이 주목받는 게 이 때문만은 아니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라는 미래학자들의 말이 새삼스럽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데스크 시각] ‘신종 샌드위치’ 한국의 생존전략/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신종 샌드위치’ 한국의 생존전략/오일만 경제부 차장

    2006년 4월 20일,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 과정에서 벌어진 해프닝 하나가 중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당시 백악관 환영식장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후진타오 주석의 소매를 ‘기분 나쁘게’ 잡아당기는 모습이었다. 식전 행사가 끝난 것으로 착각한 후 주석이 단상으로 내려가는 것을 막는 과정에서 부시 대통령의 오만한 표정과 후 주석의 일그러진 얼굴이 오버랩됐다. 미국은 이날 타이완(Republic of China)의 호칭을 사용했고, 중국 당국이 극도로 기피하는 파룬궁 시위마저 방치했다. 미국은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중국인들은 한동안 ‘굴욕감’에 치를 떨어야 했다.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절치부심, 5년의 세월이 흘렀다. 19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언론들은 ‘세기의 담판’이라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중국의 위상이 불과 5년 만에 주요 2개국(G2)으로 우뚝 섰고, 미국도 최상의 예의를 갖춰 손님맞이에 한창이다. 달도 차면 기울 듯, 전후 팍스 아메리카나(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를 구가하던 미국도 중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다. 2극, 다극체제로의 변화는 어찌할 수 없는 대세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샌드위치’ 형국이 된 한국의 자화상이다. 샌드위치라는 말은 2007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신흥 중국과 기술력에서 앞선 일본 사이에 끼여 있는 한국의 어려움을 빚댄 말이다. 하지만 2011년의 상황은 당시보다 더욱 엄중하다. 전문가들은 향후 10년 한국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변수로 G2(미·중)의 글로벌 경제패권 전쟁을 꼽는다. 원하든, 원치 않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는 환율과 금리, 재정 등 모든 경제전략을 놓고 불꽃 튀는 대결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11월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의 환율 갈등은 길고 긴 경제전쟁의 서막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안보 측면에서도 한반도 냉전체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충돌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진행형’이다. 미국의 아시아 중시전략을 중국은 대중 포위전략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분간 한·미·일 3국과 북·중·러 3국이 대립하는 구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안보적 입지는 더욱 좁아들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안보의 최대 파트너(미국)와 경제의 최대 협력자(중국) 사이에서 한국은 어떤 생존 전략을 펴야 하는가. 우선 한국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는 경제적으로 ‘소규모 개방경제’의 모순이 집약된 곳이다. 온갖 외풍이 곧바로 우리 경제에 직격탄으로 날아오는 구조다.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온몸으로 견뎌야 했다. 우리의 무역 의존도는 2009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82.4%로 G20 국가 중 가장 높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규모(1168억 달러)는 이미 미국과 일본을 합쳐 놓은 액수보다 더 커졌다. 중국시장을 포기하는 것은 우리로서는 재앙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중국의 길목을 선점해서 역량을 집중하는 수밖에 없다. 바로 손자병법 36계 가운데 18계인 ‘금적금왕’(擒賊擒王)의 전략이다. 적을 제압하기 위해 가장 핵심부인 적장부터 잡아야 한다는 의미다. 다행히 중국은 산업재편 과정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차 5개년 경제개발 규획(規劃)을 통해 신재생 에너지와 바이오, 신소재 등 6대 분야를 핵심 전략산업으로 결정했다. 중국기업들도 일본과 한국기업의 성장 경로를 따르지 않고 곧바로 첨단 산업에서 승부를 보는, ‘도약형 성장’을 택했다. 중국이 향후 10년 동안 집중투자에 나설 6대 미래 지식기반 산업을 우리가 빨리 선점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거대중국과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지만 중국이 한국에서 기술과 지식을 사가도록 경제 지형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필상 고려대 교수는 “고래등(중국)을 타고 태평양을 건너야 한다.”고 일갈한다. 결국 용중(用中)의 국가전략은 ‘샌드위치 한국’이 피할 수 없는 외통수인 것이다. oilman@seoul.co.kr
  • 中 ‘200억弗 경협’ 선물… 印 구애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15일부터 사흘간 100여개 기업, 400여명의 기업인들을 이끌고 인도를 공식 방문한다. 원 총리의 인도 방문은 2005년 4월 이후 5년 8개월 만이다. 원 총리의 인도 방문이 주목되는 것은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등 서방 강국 지도자들의 인도 방문 ‘러시’ 직후라는 점 때문이다. 중국은 서방 각국이 인도를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려 한다는 의혹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런 점에서 원 총리의 이번 방문은 아시아 패권 경쟁자이자 수십년간 지속되고 있는 국경분쟁 상대국인 인도를 향한 중국의 관계개선 제스처로도 평가된다. 중국은 경제협력을 통해 인도를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는 듯하다. 원 총리가 사상 최대 규모인 400여명의 기업인들로 구매사절단을 구성한 것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엿보인다. 원 총리 방문 기간에 양국은 전력, 제약 등 45개 항목에서 200억 달러(약 23조원) 규모의 경협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0월 인도를 방문했을 때 미국과 인도가 체결했던 100억 달러 경협 계약의 두 배 규모다. 하지만 아시아의 맹주를 꿈꾸는 인도가 이런 선물 보따리에 쉽사리 중국에 손을 내밀지는 불투명하다. 양국은 1962년 전쟁까지 치른 해묵은 국경분쟁으로 여전히 갈등하고 있다. 최근 국경분쟁 해결을 위한 회담이 재개됐지만 서로 상대방 국경 지역의 병력증강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인도는 특히 중국이 파키스탄과 밀월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불만이다. 파키스탄을 통해 인도를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원 총리는 인도 방문을 마친 뒤 파키스탄을 들러 19일 귀국한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데스크 시각] 차이메리카 시대 살아가기/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차이메리카 시대 살아가기/오일만 경제부 차장

    ‘차이메리카’(차이나+아메리카) 시대는 돌이킬 수 없는 시곗바늘인 것 같다. 2010년의 G20 서울정상회의는 팍스 아메리카(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를 출범시킨 1944년의 브레턴우즈회의나 제2의 경제대국 일본의 몰락을 예고한 1985년의 플라자 합의처럼 역사의 한 획을 그은 회의로 기록될 것이다.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퇴조로 압축된 서울 정상회의는 이렇게 G2(미국과 중국) 시대를 개막시킨 신호탄이 됐다. 하지만 이는 중국 지도부가 생각하는 계획표를 앞지르는 속도다. 중국의 개혁·개방 설계사인 덩샤오핑은 평소 “2030년까지는 미국과 맞서지 말라.”고 그의 후계자들에게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미국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로서 미국과의 충돌을 가급적 피하면서 경제대국으로 가는 길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덩샤오핑의 유언은 지켜지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급변하는 국제정세는 덩샤오핑과 장쩌민의 대외전략인 도광양회(韜光養晦·자신의 힘을 드러내지 않고 실력을 키움)를 수정하는 쪽으로 흘러간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달러를 대신하는 기축통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을 정면으로 비난하며 중국의 파워를 전세계에 각인시켰다. 10년 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해 미국에 비굴할 정도로 굽신거렸던 과거의 중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의 ‘굴뚝’에서 금융제국으로의 변신을 꾀하는 경제대국 중국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1978년 개혁·개방을 선언한 이후 32년간 치밀하게 공들여 온 작품이다. 1960~70년대 한국의 수출제일주의를 연상시킬 정도로 중국 전역에서 저임금의 수출산업을 통해 2조 5000억 달러의 외환보유국이 됐다. 중국이 보유한 7400억 달러어치의 미 국채는 이제 미국의 목줄을 조이는 무기로 변했다. 중국 지도부가 지향하는 궁극적 목적은 위안화를 국제 기축통화로 만드는 작업이다. 우선 대형 금융기관을 설립해 힘을 비축하는 것이 1단계다. 중국의 3대 국유은행인 공상은행과 건설은행, 중국은행이 전세계 금융기관의 시가총액 1~3위를 휩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단계 전략은 미·영 중심의 국제 금융질서를 흔드는 일이다. 이번 서울회의를 통해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분율 3.69%를 확보, 세계 6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선봉에 선 중국이 브라질과 멕시코, 러시아 등 신흥경제국들과의 ‘연합전선’으로 IMF로 대표되는 국제금융질서를 개혁하겠다는 전략이다. 3단계로는 위안화를 거래하는 국가를 늘려 미 달러와의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우선 아시아를 중심으로 역내 지역통화(regional currency)로 발전시킨 뒤 서서히 달러를 대체하는 국제 기축통화로 자리잡도록 하겠다는 야심이다. 중국의 급부상으로 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G2 시대는 우리에게 기회이자 위기로 다가온다. 국제역학 구도상 미·중의 충돌은 불가피한 일이고 두 나라 사이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하느냐가 중요하다. G20 정상회의에서 우리가 발휘한 중재 역할이 G2의 대결 와중에서도 빛을 발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최근 희토류의 무기화를 선언한 것처럼 중국이 패권주의를 지향하는 돌돌핍인(咄咄逼人·기세가 등등하여 남에게 압력을 가하는 모양) 전략으로 나올 경우 우리에게는 격심한 시련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미 관계와 한·중 관계는 제로섬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북한 문제까지 얽혀 돌아가는 한반도 정세는 천안함 사태에서 확인된 것처럼 자칫 한국과 미국 대 북한과 중국의 대결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한·미·중 3개국이 비공식적 차원에서 삼각대화의 틀을 만드는 것도 의미있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결국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조율기능을 강화해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방안이 G2 시대 한국의 생존 전략일 것이다. oilman@seoul.co.kr
  • [포스트 G20 도약과 나눔] (2) ‘글로벌 파워’ 재편

    [포스트 G20 도약과 나눔] (2) ‘글로벌 파워’ 재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는 두 가지 패러다임의 변화를 체험하고 있다. 하나는 작은 정부와 시장 만능주의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렀던 ‘신자유주의’의 퇴조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중심의 1극 체제가 무너지면서 다극체제로 바뀌는 역사적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는 일시적 우연성이 아니라 세계 금융위기에 대처하면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기존의 G7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는 필연성이 겹쳐진 결과였다. 중국과 러시아, 인도, 한국 등 신흥시장국들의 발언권과 역할이 커지는 방향으로 세계 경제·정치의 역학구도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이번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는 이런 세계사의 흐름을 전세계에 확인시켜 준 무대라고 할 수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미국 중심(G1) 의 G7체제가 G2(미국과 중국) 중심의 G20 체제로 세계경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이번 G20 서울 정상회의의 역할과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정상회의의 가장 큰 특징으로 외신들은 미국의 몰락과 중국의 부상을 꼽았다. AP통신은 “미국은 자신의 양적 완화정책을 옹호하다가 심지어 독일에까지 공격을 받는 등 미국 권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면서 “G20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세계경제 회복의 키를 쥐고 있는 나라가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회의에서 중국의 위세는 대단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은 “주요 통화의 발행국은 통화 가치의 안정성을 유지해야하고 통화정책을 책임있게 운용해야 한다.”고 미국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그는 “(달러화를 대체할) 글로벌 기축통화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 제조업 중심지로 우뚝 솟은 중국이 이제 세계 금융시장에서 달러화를 밀어내고 경제 패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표현인 것이다. 남미를 대표하는 브라질 룰라 대통령은 “국제 무역거래에서 달러화를 대체하는 방안을 협의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중국의 편에 섰다. 미국에 대한 ‘포위전략’이 앞으로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년 G20 의장국인 프랑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부터 미·영 중심의 국제금융시스템 개혁을 요구해 온 나라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미 “내년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기축통화 문제를 주요 의제로 설정하겠다.”고 도전장을 던졌다. 미국 중심의 G7 내부에서도 이미 프랑스와 독일이 반미의 목소리를 내고 있고 중국과 브라질,아르헨티나 등의 남미국가들이 합세하는 모습이 이미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경제 헤게모니 전쟁에 직면한 미국이 반격할 카드가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이번 양적 완화정책에서 증명됐듯 당분간 미국은 자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국제적 비난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서울회의에서 합의 도출에 실패한 경상수지 가이드 라인 설정을 둘러싼 반목과 갈등, 내년 1월로 예정된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가치결정 통화 발표 등으로 향후 세계 경제는 혼란의 과도기를 겪을 것이란 지적이다. 일극에서 다극체제로, 선진국에서 신흥경제국으로의 경제파워가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이번 서울회의에서 개발의제와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등 코리아 이니셔티브를 주도적으로 행사했던 한국에게 절호의 기회라는 분석이다.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번 회의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의 경제성장의 경험을 최대한 활용해 G20 체제 내에서 선진국과 신흥국의 중재 역할뿐 아니라 G20 체제 밖의 많은 개도국 사이의 가교 역할을 통해 국제적 위상과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도 “서울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글로벌 거버넌스에 본격적으로 편입돼 목소리를 내게 된 만큼, 앞으로 다양한 글로벌 어젠다에 대해 능동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다자외교 시스템을 갖춰 나가는 것도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밝혔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열린세상]미·중 간 ‘국력의 전이’가 의미하는 것/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열린세상]미·중 간 ‘국력의 전이’가 의미하는 것/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국제정치학에서 국가의 대외 행위를 상대국과의 국력관계에서 설명하려는 이론 중 ‘국력의 전이’ 가설이 있다. 가치와 이익이 대립하는 두 국가 간에 국력의 격차가 줄어들면 들수록 양국은 협력보다는 갈등관계가 되기 쉽다는 가설이다. 부상하는 중국이 미국에 버금가거나 맞설 수 있는 국력을 가질 때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도전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반대로 도전 받는 미국은 국력의 격차가 더 좁혀지기 전에 도전국가를 제재하려는 행동을 취하기 쉽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 사회과학원은 2050년이 되면 종합적 국력과 경쟁력에서 미국에 이어 진정한 세계 주요 2개국(G2)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아·태 지역에서 미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국제사무를 처리하기 위한 첫 시도는 1972년 닉슨과 저우언라이(周恩來) 공동성명이다. 아·태 지역에서 미·중이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성명에 삽입했다. 이후 미·중 관계를 복기해 보자. 화해의 배경에는 소련 견제를 위한 공동의 이익이 있었다. 1979년 초 중국은 미국과 전략적 제휴 하에 소련의 동맹국인 베트남에 대한 단기 응징전을 감행한다. 명분은 소패권주의 확대의 견제였다. 긴밀한 안보협력은 옛 소련 붕괴와 톈안먼 사태가 발생하는 1980년대 말까지 계속된다. 이 기간 미국은 중국에 우방국에 준하는 비 살상 군사장비와 군사기술을 넘겼다. 중국은 신장(新疆)에 소련의 핵실험을 모니터할 수 있는 여러 개의 감청기지 설치를 미국에 허용했다. 미국은 단교와 미군 철수에도 타이완에 무기판매를 계속했다. 중국은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란에 실크웜 미사일 등 수십억 달러의 무기를 판매했다. 중국은 이 기간 중 북한의 도발로 야기된 한반도 위기사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한국편을 들지 않았다. 1983년 중국은 양곤 폭파사건이 유엔 안보리에 상정 되었을 때 북한을 지목, 비난하지 않았다. 1987년 북한이 민항기 폭파 사건을 저질렀을 때 중국은 유엔 안보리 의제 채택을 거부했다. 의제 상정은 한반도의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변명했다. 천안함 사태를 둘러싼 중국의 북한 감싸기는 한·중 국교 수립 이전이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이른 지금이나 지속되는 그 정책의 일관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중국은 미국과 세 번의 군사 분규를 겪는다. 1993년 화학무기 제조 물질의 적재를 의심받았던 중국 화물선 은하호는 공해상에서 미국 군함의 정선명령을 받고 검색을 당했다. 주권 제약의 수모를 겪었던 이 사건은 덩샤오핑의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미래를 기다린다)를 대외전략의 방침으로 삼는 계기를 만들었다. 1999년 유고 베오그라드 소재 중국 대사관에 대한 미 전폭기의 공습, 2001년 남중국해에서 미국 정찰기와 이를 추적하던 중국 전투기의 충돌사건 등이 발생했을 때도 중국은 타협했다. 이 기간 중 중국은 소련으로부터 첨단 전투기와 잠수함을 도입했다. 또 2005년 중국군은 연합훈련을 하면서 훈련의 성격을 미국과 그 동맹국을 견제하려는 것임을 숨기지 않았다. 아·태 지역의 역학구도는 ‘1초 다강체제’에서 ‘2초 다강체제’로 전환 중이다. 중국은 미국 주도 동맹체제의 약화를 노리며 역내 안보문제에 미국의 간섭을 배제하려 한다. 그러나 중국은 주변국과의 반미 연합 결성에는 신중하다. 미국은 지역안정을 위해 공공재를 제공하고, 대중 견제를 목적으로 한 지역국가의 결속과 지역질서 유지를 위한 중국의 협조 추구라는 모순된 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은 거대한 경제력에도 달러화를 대체할 국제통화를 창출할 수 없다. 중국의 대미 군사적 균형 달성도 장기 과제이다. 앞으로 영토문제 등 핵심 이익문제에 중국은 강경태도를 지닐 것이나 역내질서 재편은 미국과 장기간 조정과정을 거칠 것이다. 미·중의 세력 각축에 민감한 한반도는 현상유지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G20 반열에 오른 강국이다. 과거의 피해 의식을 떨쳐버리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외교적 주도권 확립과 국론통일의 과제를 명심해야 한다.
  • 오바마 “印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지”

    오바마 “印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지”

    인도 공식방문 마지막 날인 8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인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유엔 개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뉴델리에서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의회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추구하고 있는 정당하고 지속가능한 국제적인 질서는 유엔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동시에 신뢰와 정통성을 갖추는 일도 포함된다.”면서 “앞으로 수년 내에 인도가 유엔 상임이사국에 진출하는 개혁된 안보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인도는 유엔 개혁을 통해 자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인도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지지는 최근 아시아에서의 패권을 놓고 접전을 벌이고 있는 중국 정부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와 관련, 신경전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美·印 경협확대·테러대처 합의 이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싱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을 확대하고 세계 테러에 공동대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두 나라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심화,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두 정상은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교육, 반(反)테러리즘, 핵비확산 문제 등 공통가치를 토대로 21세기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도는 떠오르는 나라가 아니라 이미 (경제강국으로) 떠올랐다.”면서 “향후 양국 간 경제협력은 ‘윈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지역인 카슈미르 문제와 관련해서는 “양국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역할을 기꺼이 하겠으나 미국이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는 없다.”며 직접적인 간섭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에 싱 총리는 “파키스탄이 테러를 조장하는 국가로 남아있는 한 그들과 대화에 나설 수는 없다.”면서 파키스탄을 테러국으로 지정하지 않는 미국 정부와의 인식차를 드러냈다. ●파키스탄 테러국 인식엔 시각차 인도 여론은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 방문 첫날인 지난 6일 2008년 뭄바이 테러사건에 대한 성명을 발표할 때 테러 배후로 지목된 파키스탄을 언급하지 않은 사실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한편 양국은 정상회담에서 청정 에너지 기술 개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위한 연구·개발센터를 인도에 설립해 태양광, 바이오 연료 등의 신기술을 연구·개발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인도 방문은 중간선거 참패로 위기에 처한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역전의 카드가 됐다는 외신분석들이 잇따르고 있다. 방문 첫날 뭄바이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내 5만개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내는 100억 달러 규모의 무역거래 20개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흘간의 인도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9일 오전 다음 방문지인 인도네시아로 향한다. 대통령 취임 이후 해외에서 사흘 밤을 내리 묵기는 인도가 처음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년시절을 보낸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뒤 한국, 일본을 차례로 찾아 정상들과 세계경제 불균형 문제 등을 중점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시론] 중국도 스마트 외교를 배워라/김승채 서울평화상 기획·연구실장 고려대 겸임교수

    [시론] 중국도 스마트 외교를 배워라/김승채 서울평화상 기획·연구실장 고려대 겸임교수

    중국 차기 최고지도자로서 입지를 굳힌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지난달 24일 한국전쟁에 대한 중국의 참전을 “평화를 지키고 침략에 맞서기 위한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말했다. 뒤 이어 중국 정부도 “중국 정부의 정론 (定論)”이라고 못박고 나섰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학자들을 동원해 한국전쟁과 중국 인민의용군이 참전한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은 다르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스탈린과 마오쩌둥(毛澤東)의 인정과 지원 아래 이뤄진 김일성의 남침이라는 사실은 옛 소련 등에서 비밀해제된 다양한 문건을 통해 이미 규명된 것이다. 중국의 초·중·고교 역사 교과서는 한국전쟁에 대해 “6·25전쟁이 발발했고 미 제국주의가 침략했다.”는 표현으로 남침인지 북침인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중국이 자국의 평화·안전을 위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한의 급변사태를 막으려 북한을 지원하고 입장을 두둔하는 것은 현실정치적인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진정으로 중국이 강대국으로 신뢰를 얻으려면 최소한 한국전쟁이 남침이었음을 인정하고, 한국전 개입은 1949년 건국한 신생 중국이 자국 보호를 위한 부득이한 결정이었다는 정도까지는 인정해야 되는 것이 아닐까. 중국이 일본의 과거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하면서 정작 자신의 문제를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는다면 누가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겨루는, G2 시대에 걸맞은 국격을 갖춘 나라라고 인정할 것인가.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가 “지각 있는 사람으로 강한 감정 절제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한 시진핑 부주석이 격에 맞지 않게 중국의 힘을 과시하고 주변국들의 감정에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2년 뒤에 국격 있는 중국을 만드는 데 앞장설 최고 지도자로서 아쉬움이 남는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세계 2위가 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최근 심화되고 있는 계층·지역·세대 간 불균형과 민족문제, 정치개혁 문제 등 내부 모순이 고조되는 와중에 외부 모순까지 만들려고 하는가. 경제력과 군사력으로 대변되는 중국의 하드 파워는 이미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최근 중국은 소프트 파워까지 증대시켜 선진국으로 진입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6자회담, 상하이협력기구(SCO) 같은 다자외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 내뿐만 아니라 해외에 공자학원 등을 세워 유교문화 등 중국의 전통 문화를 적극 홍보하려고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 중심, 미국 표준의 ‘워싱턴 컨센서스’에 대항하는 중국적 가치와 규범을 세계 표준으로 하려는 ‘베이징 컨센서스’를 전파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를 결합하여 권위를 증대시키는 21세기의 종합국력인 스마트 파워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군사력과 경제력은 막대한 달러 자산과 전세계가 군침을 흘리는 거대한 소비시장, 세계 최대 규모의 제조공장으로 충족될 수 있다. 그러나 공자상을 세우고, 중국 전통 가치를 선양하고, 중국어를 교육하는 것만으로는 중국의 가치와 문화가 우월하다고 느끼게 할 수 없다. 보편적인 행동 규범, 올바른 역사인식에 근거한 외교활동이 충족되어야 한다. 중국은 이미 평화로운 발전(和平發展), 조화로운 세계(和諧世界), 대국책임론이라는 훌륭한 말들을 만들어 냈다. 이 수려한 언어를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실천해 보여야 한다. 이미 30년 전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은 중국 지도부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결코 패권을 가지려 하지 마라. 나서지 마라.(決不當頭)” 그의 말은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행동 방침이 돼 왔다. 그것이 오늘의 중국을 있게 한 뿌리이다. 중국 지도부는 역사와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것이 책임 있고, 국격을 갖춘 중국, 친해지고 싶은 중국을 만드는 길이다.
  • [新 차이나 리포트] (3) 중국 경제를 말하다 ③ 환율전쟁 부른 ‘위안화 매직’

    [新 차이나 리포트] (3) 중국 경제를 말하다 ③ 환율전쟁 부른 ‘위안화 매직’

    세계 경제를 양분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환율전쟁을 시작했다. 광속(光速)에 비유되는 중국 경제의 무한질주를 결코 좌시할 수 없다는 1등 경제국 미국과 중화 부흥을 통해 과거의 영화와 패권을 되찾겠다는 중국 간에 벌어지는 일종의 헤게모니 다툼이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미·중 간에 얽히고설킨 정치·경제적 갈등이 ‘위안(元)화’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경제력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된 위안화를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는 미국의 공세에는 위안화의 ‘농간’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1990년대 저임금을 기초로 한 ‘세계의 공장’에서 단시간 내에 일약 세계 2강(G2)으로 올라 선 중국 경제의 이면을 보면 정교하고 교묘한 ‘위안화의 매직’이 숨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밀물처럼 들어오는 세계 각국의 천문학적인 직접투자(FDI)와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국제 수출시장 석권 등은 저평가된 위안화 때문에 가능했다. 위안화의 마술이 시작된 것은 17년 전인 1993년이다. 당시 중국 경제사령관인 주룽지(朱鎔基) 부총리는 92년까지 1달러 당 5.7619위안이었던 환율을 93년 8.6187위안으로 떨어뜨렸다. 한꺼번에 33.1%의 평가절하를 한 것이다. 달러의 구매력이 3분의1이나 높아진 것이다. 물론 세계는 깜짝 놀랐지만 당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1.2배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에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였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땅덩어리만 크고 후진 개도국에 불과한 중국이 위안화를 아무리 평가절하해도 세계 경제에 대한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는 경제대국을 향한 중국의 심모원려(深謀遠慮)를 과소평가한 것이었다. 평가절하 이후 벌어진 결과를 놓고 세계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선언한 78년부터 93년까지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연 평균 16%에 불과했다. 하지만 위안화의 평가절하가 단행된 이듬해부터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무려 30.2%에 달했다. 중국의 전면적인 수출 드라이브 정책이 시작된 것이다. 환율의 마술은 곧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은 세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가장 높은 상품으로 변했다. 외국자본의 대 중국 투자도 급속도로 늘어났다. 한국 기업들이 앞다퉈 달러를 싸들고 몰려간 것도 당시의 이런 상황과 깊은 연관이 있다. 수교(1991년) 이전부터 중국시장에 진출했던 김동진 포스코 중국법인 고문은 당시를 회상하며 “생산 기지를 옮긴 의류, 신발, 가죽 제품 분야의 한국 기업들이 짭짤한 재미를 보기 시작했고 중국 역시 이 시기에 저임금을 토대로 경제적 기초를 닦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급상승은 승승장구하던 아시아의 네마리 용(한국, 싱가포르, 홍콩, 타이완)에게는 불행의 시작이었다. 중국에 세계 수출시장이 잠식당한 이 국가들은 대규모 무역적자를 보기 시작했고 급기야 해외 차입으로 적자를 메웠다. 대외 부채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97년 아시아에 몰아쳤던 외환위기 역시 위안화의 평가절하로 촉발된 ‘환율게임’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근 미·중 간 ‘2차 환율전쟁’ 역시 위안화의 평가절하에서 비롯됐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무제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내용의 ‘공정무역을 위한 환율개혁 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켜 중국을 압박했다. 미국은 무역 불균형의 원인에 대해 중국 위안화의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실제보다 최대 40%까지 저평가됐으며, 중국 당국이 이를 방치하는 것은 사실상 수출보조금을 지급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논리다. 중국은 미국의 이런 공세에 대해 70~80년대 욱일승천하던 일본경제를 한방에 무력화시켰던 플라자 합의(1985년)를 떠올린다. 장쥔(張軍) 중국경제연구센터 주임은 “당시 미국 등 서방 선진국들은 엔화의 과도한 평가절상을 밀어붙여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끌어내렸고 이것이 근본적으로 일본경제의 장기 침체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정세판단 하에 중국의 ‘버티기 전략’도 만만치 않다. 장융창(强永昌) 푸단(復旦)대 교수(경제학)는 “중국에서 경제성장률이 1% 떨어지면 일자리가 800만 개 이상 사라진다. 중국의 중소 수출업체들의 마진율은 매우 낮기 때문에 최근 근로자 임금 인상과 맞물려 위안화가 지속적으로 평가절상되면 수만개의 중소기업들이 채산성 때문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2005~2008년 사이 이미 20% 이상 위안화 평가절하가 이뤄졌지만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2020억 달러에서 2680억 달러로 오히려 늘었다.”며 “미국의 최근 환율 공세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들의 책임을 중국에 전가하려는 정치적 쇼”라고 몰아쳤다. 최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최전선에서 배수진을 치고 미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공세에 맞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베이징·상하이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CEO 칼럼] 투자는 타이밍이 생명/홍기준 한화케미칼 사장

    [CEO 칼럼] 투자는 타이밍이 생명/홍기준 한화케미칼 사장

    올 상반기 한국은 세계로부터 글로벌 금융위기를 가장 빠르게 극복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사상 최대 수준인 2800억 달러를 넘겼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2008년 3분기 적자 이후 여섯 분기 연속으로 국제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경기침체가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주요 대기업들은 앞다퉈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이런 성과는 한국이 지금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성장을 일궈 낸 사례가 셀 수 없이 많았으니, 새삼 놀랄 것도 없다. 그렇지만 현재의 상황이 눈길을 끄는 것은 기업들이 성과를 적극적인 투자전략으로 연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의 규모에 상관없이 글로벌 리더 도약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태양광 에너지가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으며 세계 각국이 패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정책을 등에 업고 전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며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투자 규모만 보더라도 지난해만 38조원이 투입된 데 이어 2020년까지 78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20여년 전 태양광 사업을 검토했지만 당장의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투자를 하지 않았다. 그 사이 중국은 이미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멀리 달아나 버렸다. 우리가 기회를 놓친 것이다. 뒤늦게 경쟁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지 모르지만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는 거대한 기회를 결코 놓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우리 회사는 최근 약 4300억원을 투자해 세계 4위권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인 중국의 ‘솔라펀 파워홀딩스’를 인수했다. 태양광 사업은 특성상 조기에 수직 계열화된 생산 라인을 구축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넓은 해외 판매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연간 30㎿의 태양전지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울산에 가지고 있지만, 중국 현지 공장을 인수한 것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었다. 중국에 비해 한발 늦긴 했지만 현지의 유력한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그들과 벌어진 시간의 격차를 줄이며,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조선업 등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한 발 앞선 과감한 투자였다. 경쟁업체들이 불황으로 투자를 꺼리고, 미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때 국내 기업들은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결국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었다. 머지 않아 녹색산업의 시대가 올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세계 무대에서 지금보다 한층 위상이 높아진 경제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 에너지, 2차 전지, 바이오 의약품 등 녹색산업에서의 세계적인 경쟁력이 필수다. 최근 몇 년간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는 모습을 우리는 생생히 보았다. 이는 오늘의 성공에 도취해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구라도 금세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냉정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 우리 기업들은 시시각각 진화하는 산업 패러다임을 예측하고 미래의 블루오션이 될 신성장 동력 개발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야 할 때다. 10년, 20년 또는 그 이후를 내다보는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당장 내일, 내년을 걱정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혼자만의 의지로는 쉽지 않다. 정부 및 유관 기관 등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으로 투자의욕을 고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혜안, 그리고 과감한 투자가 맞물린다면 한국 경제가 세계 경제의 흐름을 좌우할 날도 멀지 않으리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 [요동치는 동북아 패권경쟁] 환율 넘어 관세로 美·中 보복 대응

    [요동치는 동북아 패권경쟁] 환율 넘어 관세로 美·中 보복 대응

    위안화 절상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이 관세전쟁으로 번졌다. 미 상무부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중국산 동파이프에 대해 최고 61%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미국산 닭고기에 대해 최고 50.3~105.4%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지 하루만에 나온 조치다. 미국은 지난 5월부터 이미 중국산 동파이프에 대해 잠정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왔으며 이번에 최종 관세율을 확정했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는 2억 2300만달러 상당의 중국산 동파이프가 수입, 판매됐다. 미 상무부는 이와 함께 멕시코산 동파이프에 대해서도 24.89~31.43%의 반덤핑 관세를 확정했다. ●美, 中 동파이프 반덤핑관세 부과 앞서 중국 상무부는 미국산 닭고기에 대해 향후 5년간 최고 105.4%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말에는 미국산 구이용 닭고기에 4~30.3%의 상계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양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조치는 이미 오래전부터 조사가 진행해 오던 사안으로 이번에 확정된 것이지만, 중국의 위안화 절상 문제를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앞으로 미·중 간에 보복 대응이 계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주 유엔 총회에 참석한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환율문제를 거론하면서 중국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 다른 수단을 동원할 것임을 분명히 해 양국 간 통상분쟁의 확대 가능성을 예고했었다. ●이번주 미하원 보복관세안 표결 이런 가운데 미 연방하원의 세입위원회는 지난 24일 중국을 겨냥, 환율을 조작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국가들로부터 수입되는 상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가결했다. 미 하원 전체회의는 이번 주 중 이 법안에 대해 표결을 실시한다. 로이터통신은 이 법안이 하원 전체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크지만 상원을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갈등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양국은 지난해 타이어와 특수강관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문제를 놓고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무역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산 아트지에 대해 최고 313.8%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했으며, 강관 파이프에 대해서도 고율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미국산 자동차 수입에 대해 예비 조사를 실시하는 등 일종의 보복조치를 취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에서 중국 담당 부대표보를 지냈던 팀 스트래트포드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간의 통상갈등이 계속되고, 미 의회가 중국을 겨냥한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중국도 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中도 美자동차 예비조사 등 강공 스트래트포드는 중국 정부와 국민들은 통상과 관련된 미국의 잇단 불만 제기에 식상해 있고, 양국의 정치적 긴장에 민감하기 때문에 통상마찰이 이어질 경우 미국 대신 일본과 독일, 브라질 등으로 수입선을 돌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 경기, 특히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면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보호주의 조치들을 추가로 취하지 않기로 한 합의가 무색해지고 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서울광장] ‘동북 4성론’을 경계한다/노주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동북 4성론’을 경계한다/노주석 논설위원

    여름내 중국과의 외교갈등이 극심했다. 천안함 사건과 한·미 서해 연합군사훈련이 표면적인 이유였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가 인터넷 여론조사를 하면서 ‘한국을 힘으로 제압할 것인가’ 아니면 ‘설득해서 중국 편으로 끌어들일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누리꾼의 95%가 제압을 택했다고 한다. 이 신문은 “한국과 일본은 경제적으로 중국이라는 급행열차에 타려고 하면서도 군사적으로는 미국에 의존해 중국을 견제하려고 한다.”고 공격적인 기사를 실어 판매 부수를 늘렸다. 한국을 바라보는 중국인의 시각이 곱지 않은 게 사실이다. 지난달 24일은 한·중 수교 18주년이었다. 올해 양국의 교역규모는 17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는 수교 첫해보다 무려 22배 늘어났다. 한·미, 한·일의 교역량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두 나라를 오가는 방문객이 500만명에 이르고, 6만명 이상의 유학생이 상대국에서 공부하고 있다. 우리 무역흑자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나온다. 한반도의 반쪽, 북한의 중국 경제의존도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북한은 원유의 90%, 소비재의 85%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자원의 70% 이상을 중국에 판다. 대외교역의 75%를 중국에 기대고 있다. 중국은 매년 2억~3억달러의 대북 무역흑자를 올린다. 중국과 남·북한은 과거 역사와 마찬가지로 불가분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동북 3성 방문은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5월 방문 이후 3달 만의 갑작스러운 재방문 경위도 그랬지만, 방문 목적과 후계자 김정은의 동행 여부가 궁금증을 자아냈다. 북한은 권력 대물림 승인과 대규모 경제지원을 얻는 대신 동해 나진항을 중국에 내주고, 6자회담 복귀를 약속한 것으로 보인다. 손익계산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만 만성적 식량난에, 수해가 겹친 데다 김 위원장의 건강마저 좋지 않은 북한 쪽의 사정이 더 다급했던 것 같다. 60년 전 마오쩌둥에게 군대파견을 호소했던 아버지 김일성처럼 서른 살도 안 된 아들을 위해 중국 최고지도자를 만나러 간 김 위원장의 총총걸음은 현대판 조공·책봉 외교라는 비아냥을 들을 만했다. 김 위원장의 동북 3성 방문 이후 북한을 중국 일개 자치주로 편입시키자는 ‘동북 4성론’의 목소리가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굵어지고 있다. 랴오닝성, 헤이룽장성, 지린성 등 기존 동북 3성에 북한성을 더해 동북 4성이라는 얘기다.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하면 중국군이 투입돼 친중국 정권을 세우고 이후 중국에 예속시킨다는 터무니없는 설에 불과하다. 북한의 중국 경제예속이 가속화되면서 한국은 제압하고, 북한은 편입시키려는 중화 패권주의의 본색이 드러난 것인지도 모른다. 동북 4성론은 동북공정의 다른 이름이다. 동북공정이란 알려진대로 고조선, 고구려, 발해를 한국사에서 지우고 중국의 지방정부화해 중국사에 넣으려는 대대적인 국책사업이다. 우리 역사를 시간상으로 2000년, 공간적으로 한강 이남에 몰아넣는 동북공정은 동북 4성론의 이론적, 역사적 배경이기도 하다. 고려대 남성욱 교수는 “동북 4성론은 동북공정의 경제 버전”이라고 단정 짓는다. 실제 중국은 공산당 주도로 지난 2004년 ‘신 조선전략’이라는 비밀문건을 작성했다. 40억~50억달러의 거금을 투입해 북한을 경제식민지화하고서, 궁극적으론 정치, 군사, 외교적으로도 ‘중국과 북한을 일치’시킨다는 계획이다. 중국이 사고뭉치 북한을 사사건건 싸고도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단순히 혈맹이라고 보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다. 중국은 ‘북한땅도 중국땅’이라는 동북공정의 큰 틀 속에서 북한을 조직적으로 관리하고, 포섭하고, 종속시키고, 일치시키려 하고 있다. 북한은 세자책봉과 경제지원에 눈이 어두워 동북4성론의 함정을 간과하고 있다. 까딱 잘못하면 한국도 편입시키자는 ‘동북 5성론’이 등장할지 모른다. joo@seoul.co.kr
  • ‘西出南下’ 맞대응하는 中

    ‘西出南下’ 맞대응하는 中

    스리랑카 남부의 함반토타 항구가 15일 완공됐다. 중국이 총 건설비의 85%인 4억 2000만달러를 지원했다. 중국은 이 항구에 수백만t의 원유 저장시설을 세웠다. 중동과 아프리카로부터 수입하는 원유 등의 중계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중국이 과연 이런 경제적 이유만으로 스리랑카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했을까. 중국은 함반토타 항구의 2기 건설공정에도 8억달러를 지원키로 한 상태다. 일각에선 미국의 ‘동남봉쇄’ 전략에 맞선 ‘서출남하(西出南下)’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미국과의 충돌이 잦아지면서 인도양 등 서쪽을 통해 남하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은 함반토타 항구 이외에 파키스탄의 과다르, 방글라데시의 치타공, 미얀마의 카육푸 항구 건설을 지원하고 있다. 파키스탄과는 과다르 항구와 신장(新彊)위구르자치구의 카스(喀什) 사이에 철로를 건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미얀마의 카육푸 항구도 중국 남부 윈난성과 철로로 연결된다. 미국과의 충돌로 동·남중국해의 해안선이 봉쇄된다 해도 대양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 확보되는 셈이다. 안정적인 원유 수송도 가능해졌다. 인접국인 인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이 이른바 ‘진주목걸이’ 전략으로 주변국들에 이어 인도양의 패권을 차지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인도의 한 군사전문가는 “중국이 이들 항구를 군사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국 인민해방군의 인줘(尹卓) 해군소장은 지난해 말 해외 군사기지 건설 필요성을 제기, 논란을 빚기도 했다. 중국은 인도양은 물론 이미 동해 진출길도 열었다. 비록 민간기업이 획득하긴 했지만 북한의 나진항 부두를 20년 동안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홍콩의 남화조보(南華早報)는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 “미국과의 충돌이 잦아지면서 중국은 앞으로 해양 관할권을 더욱 확대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중국의 외교전략이 덩샤오핑 이래의 도광양회(韜光養晦·재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림) 시대를 끝내고 돌돌핍인(咄咄逼人·기세가 등등함)으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 中해군력 강화 주변국 영향

    아시아가 세계 군비경쟁의 뜨거운 무대가 되고 있다. 중국이 불씨를 댕기자 일본, 호주, 인도, 베트남 등이 적극 가세하고 있다. 중국을 기준으로 동중국해, 남중국해의 파고가 예사롭지 않다. 특히 각 국의 해군력 강화 움직임이 뚜렷하다. 중국은 최근 20년간 매년 두 자릿수 이상 국방예산을 늘리며 해군력 증강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중요성을 감안,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에 제2세대 핵잠수함을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중국은 또 이미 항공모함 건조에 착수, 2~3년 안에 항모전단을 갖추게 된다. 2020년까지는 5~6만t급의 항모 2척과 훈련용 항모 등을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국경분쟁을 겪었던 인도와 베트남도 적극적인 군비확충에 나섰다. 인도는 지난해 초 30대의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는 4만t급 항공모함을 2014년까지 독자 건조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데 이어 같은 해 7월에는 아시아에서 두 번째,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핵잠수함 보유 국가가 됐다. 베트남도 지난해 말 러시아와 20억달러 규모의 무기구매 계약을 체결, 킬로급 잠수함 6척과 SU-30MK2 전투기 12대를 구매했다. 잠수함은 올해부터 매년 1대씩 넘겨받는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도 잠수함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호주는 향후 20년간 5세대 전투기 100대, 탄도미사일 요격능력을 갖춘 7000t급 대형 구축함 8척, 잠수함 12척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전통적으로 중국과 아시아 패권을 겨루고 있는 일본도 군비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만 8000t급 헬기 탑재 호위함을 지난해 3월 실전배치한 데 이어 14대의 헬기를 탑재할 수 있는 1만 9500t급 대형 호위함 건조도 추진 중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분석에 따르면 아세안 10개 회원국과 인도·호주 등의 연평균 군사비 지출 증가율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세계 평균치를 훨씬 웃도는 7%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베이징의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이 신흥 해양대국의 길을 걷는 이상 중국발(發) 군비경쟁 도미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 G2 중국, 세계를 호령하다 ⑥ 美 패권 넘보는 군사력

    [新 차이나 리포트] G2 중국, 세계를 호령하다 ⑥ 美 패권 넘보는 군사력

    중국이 군사력의 첨단화,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세계 2위의 군사비 지출 국가로 올라선 중국은 국방비의 상당 부분을 인민해방군의 현대화, 무기체계의 첨단화에 쏟아붓고 있다. 타이완에 대한 패트리엇(PAC)-3 미사일 판매 문제로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던 1월 초 중국은 자국 군사력과 관련된 의미 있는 실험을 통해 미국을 상대로 사실상 ‘무력시위’에 나섰다. 중국은 1월11일 미사일 요격실험에 성공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렸다. 지상발사형 중간비행단계(GMD) 미사일 요격 실험으로, 가상의 적으로부터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미사일을 이용해 대기권 밖에서 폭파했다. 그만큼 정교한 레이더 시스템을 갖췄다는 얘기다. 중국 외교부는 “실험은 방어적인 것이었으며,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추진 중인 미사일방어(MD) 체계를 중국도 갖추기 시작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과 군사적으로 경쟁할 준비가 돼 있으니 타이완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낸 셈이다. ●국방비지출 20년간 연평균 16% 증가 미사일 요격실험 성공 소식을 전한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1월17일 중국은 세 번째 베이더우(北斗) 항법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중국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인 베이더우(영문명 COMPASS) 시스템 구축 계획은 2012년까지 10여개의 위성을 쏘아올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2020년까지는 5개의 정지위성과 30개의 궤도위성을 배치해 전 세계의 위치정보를 확보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지난 2일 네 번째 위성을 쏘아올렸다. 서방 측은 군사적 활용에 주목하고 있다. 군 최고위급 인사가 언급한 대로 ‘우주무기’ 개발 및 배치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미사일 요격 실험에도 베이더우 위성을 활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올 국방예산은 5321억 1500만위안(약 93조원)에 이른다. 지난 20년간 연평균 16%대였던 국방예산 증가율이 올해 처음으로 한 자릿수인 7.5% 증가에 그쳤지만 군사전문가들은 숨겨진 예산이나 실제 집행과정에서의 예산추가 등을 감안하면 올해도 실제로는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군사비를 많이 지출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돈은 다 어디에 쓰이는 것일까.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업무보고에서 “국방과학 연구와 무기장비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2009년 연감에 따르면 중국은 2004년부터 5년간 전 세계 무기시장에서 거래되는 무기의 11%를 사들여 1위에 올랐다. 중국이 2000년 이후 러시아로부터 사들이는 무기체계 및 군사기술 비용은 연평균 2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경보기 등 공개… 항모 건조 착수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인민해방군의 현대화 작업은 특히 2000년대 들어 방향을 크게 틀었다. 1980년대 후반 100만명의 병력을 감축하고, 지역 군을 축소하는 등 비대한 구조를 슬림화하는 데 중점을 뒀던 것과는 달리 최근 들어서는 장비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순항미사일 등 다양한 신형무기체계를 생산, 배치하는 한편 외국무기 및 군사기술의 도입을 확대하고, 정보전 능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0월1일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진행된 건국60주년기념 열병식은 그동안의 성과를 만천하에 과시하는 자리였다. 핵을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조기경보기 등이 처음으로 선보였다. 하지만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중국은 최첨단 전투기인 젠(殲)-11, 미 대륙까지 날려보낼 수 있는 ICBM 둥펑(東風)-41 등을 갖추고 있고, 항공모함 건조에도 착수했다. 핵추진 잠수함 대부분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전략 핵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의 최고 책임자 징즈위안(靖志遠) 사령원은 지난해 초 “신형 핵무기와 장비의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 과학기술 강군 전략을 완성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바로 직전 공개한 국방백서에서는 “신형 핵무기 개발을 중단했다.”고 밝힌 중국이다. 군사대국의 길을 걷고 있는 중국에 대해 미국, 일본 등 서방은 ‘중국 위협론’을 제기하며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어떤 경우에도 선제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며 오로지 주권과 영토를 지키기 위한 방어적 국방 개념을 고수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자원의 저주로 최빈국 전락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북동쪽으로 3500㎞ 떨어진 나우루공화국. 국가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작은 21㎢ 면적에 인구는 고작 1만 3000여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국민 절반이 비만이고, 매일 당뇨병과 합병증으로 2명씩 죽어 나간다. 그러나 이곳 사람들은 한때 세계 최고의 부자였다. 1970년대 1인당 국내총생산은 2만달러에 육박했다. 하지만 지금은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다. ‘나우루공화국의 비극’(뢰크 폴리에 지음, 안수연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은 한 프랑스 기자가 현장취재로 담아낸 탐사보고서다. 19세기 후반부터 경제적, 생태학적, 그리고 인간적 ‘재앙’이 겹치면서 나우루가 오늘에 이르게 된 과정을 적나라하게 그렸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인산염 때문이다. 수천년 동안 나우루는 북반구와 남반구를 오가는 철새들에게 점령당한 땅이었다. 철새들의 똥은 오랜 세월 나우루의 땅과 산호에 스며들었고, 그 결과 막대한 양의 인산염 매장층이 형성됐다. 인산염은 비료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성분이다. 1896년 나우루에 정박했던 한 배의 선장 헨리 덴슨은 돌멩이 하나를 호주 시드니로 가져갔다. 그 돌에서 순도 100%에 가까운 인산염이 검출된다. 이 발견으로 나우루의 운명은 달라졌다. 당시는 서구 열강들이 패권 다툼을 벌이던 시기.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나우루의 지배자도 인산염에 눈독을 들인 독일과 영국, 일본, 호주 등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지배자들이 인산염 채굴로 얻은 이익을 나우루 국민들에게 돌려준 것은 극히 적은 액수에 불과했다. 나우루 사람들이 인산염 채굴권을 확보한 것은 1968년 독립 이후부터. 갑작스레 부를 움켜쥔 나우루 사람들의 생활은 완전히 바뀌었다. 먹고, 즐기고, 끝없이 소비 했다. 여기에 위정자들의 무능력과 부패가 더해졌고 인산염이 고갈되자 절망이 찾아왔다. 책은 2009년 국제저널리즘회의에서 수여하는 조사 및 탐구 부문 최고도서상을 수상했다. 9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 중국의 급부상, 위협이 될 것인가

    중국이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빠른 속도로 부상하고 있다. 연구기관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는 2030년대, 구매력지수(PPP) 기준으로는 2020년 무렵이면 중국의 경제규모가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된다. 경제력에 있어서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이다. 이런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은 1989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의 백분율로 국방예산을 증액하는 등 그 어느 나라보다 군사력 증강에 힘쓰고 있다. 이를 두고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이 경제대국에 이어 군사대국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고 해석한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이 향후 주변국에 위협이 될 것인지, 미국을 능가하는 또 하나의 패권국가가 될 것인지에 대해 전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대한 중국 측의 시각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능력도, 의지도 없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경제력은 규모면에서 커 보이는 것으로 실제 1인당 국민소득 기준으로는 아직 4000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소수민족 문제, 빈부격차, 간부부패 등 다양한 사회 불안정 요인을 안고 있을 뿐 아니라, 에너지 부족이나 정체된 농촌 사회 등과 같이 지속성장을 어렵게 하는 문제들도 적지 않다고 주장한다. ‘종합국력’면에서 중국은 아직 한참 열세에 있다는 논리이다. 중국의 지도자들도 기회 있을 때마다 국제사회를 향해 중국이 결코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가에서는 끊임없이 중국을 의심의 눈으로 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갈수록 중국의 발언권이 커지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적 가치와 규범이 널리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중국은 현재 전 세계 약 400곳에 공자학원을 설립, 중국어 및 중국문화 보급에 진력하고 있다. 또한 일당지배체제의 유지와 고도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룩한 ‘중국식 발전모델’(中國模式)은 이를 추종하고자 하는 일부 중남미 및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증진의 주요 자산으로 활용된다. 지구 환경, 에너지, 인권 등의 측면에서도 중국은 미국과 다른 전략적 입장과 가치관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기존의 다극화 전략 추구에 이어 최근 조화세계(和諧世界)의 건설을 부쩍 강조하는 것도 미국 중심의 구도를 타파하고 국제질서의 ‘새판 짜기’ 행보에 나선 것이 아닌지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주변국 한국으로서는 미국과 같은 이런 강대국의 입장과는 달리 중국의 강한 민족주의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 30여년간 이룩한 성과는 지식인을 포함해 대부분의 중국 인민들로 하여금 현 체제와 공산당 통치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게 했다. 이런 높은 체제만족도를 바탕으로 중국인들은 아편전쟁 이후 가장 강한 민족적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중국의 이런 자긍심이 중화민족주의의 정서와 혼합되어 자칫 공세적 대외 행태로 나타난다면 주변 국가들과 큰 마찰을 일으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의 부상이 자국의 대내단결과 체제안정을 도모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보다 고민해야 한다. 중국의 부상에 따른 동아시아 시대의 개막을 반기는 역내국가들이 중국의 그런 노력 여하를 지켜보고 있다. 전성흥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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