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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대만과 단교한 솔로몬제도 제재 검토…中 “내정간섭 말라”

    美, 대만과 단교한 솔로몬제도 제재 검토…中 “내정간섭 말라”

    美 “내년 솔로몬제도 대한 원조 재검토” 펜스, 이달말 예정된 총리와 회담도 취소 수교 조건으로 100억원 제공 약속한 中 태평양 요충지 확보…“작은 전투서 승리”남태평양의 소국 솔로몬제도가 미중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대만과 단교한 솔로몬제도를 미국이 강력히 비난하며 사실상 제재를 검토하자 중국이 “내정에 간섭 말라”고 반발했다. 두 나라가 무역전쟁과 홍콩 시위에 이어 대만 문제로 힘겨루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대외 원조기구인 국제개발처(USAID)의 글로리아 스틸 아시아국 부국장 대행은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2020 회계연도에 솔로몬제도에 대한 원조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나라에 대한 지원을 줄이거나 없애겠다는 것으로 사실상의 제재 조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머내시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와 이달 말로 예정된 회담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솔로몬제도 측 요청으로 다음주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에 맞춰 워싱턴DC에서 회동할 계획이었다.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도 성명을 통해 “미국은 크게 실망했다. 중국이 대만과의 단교를 압박하는 것은 역내 안정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솔로몬제도가 중국과의 수교를 선택한 것에 대해 강한 배신감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무슨 자격으로 중국과의 수교에 대해 왈가왈부하는가”라면서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다.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반박했다고 인민일보는 전했다. 화춘잉 대변인도 “우리는 솔로몬제도가 대만과 외교적 관계 단절을 결정한 것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 솔로몬제도가 역사적 기회를 잡은 것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2차 세계대전 승전국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위상이 커지자 1971년 유엔에서 탈퇴했고, 시간이 갈수록 외교적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SCMP에 따르면 미국은 대만과 외교 관계를 단절하는 국가를 제재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등 비공식적 동맹인 대만의 위상을 지키고자 노력하지만 성과는 크지 않다. 솔로몬제도는 인구 63만명, 1인당 국내총생산(GDP) 2130달러의 빈국이다. 중국은 수교를 조건으로 개발기금 850만 달러(약 100억원)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으로서는 홍콩 시위로 흔들리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고 태평양 지역에 전략적 요충지도 확보했다. 미국과의 패권전쟁의 작은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막으려고 지난해 6월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호주와 일본, 대만, 동남아시아, 인도를 연결하는 전략)에 균열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광장] 한미 통화스와프 필요하다/전경하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미 통화스와프 필요하다/전경하 논설위원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11월 11일 엄낙용 당시 재정경제원 차관보는 ‘미스터 엔’이라 불리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대장성 차관을 만났다. 일본 금융기관의 한국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 체결 등 도움을 구하기 위해서다. 통화스와프는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속한 환율로 일정 시점에 교환하는 거래다. 즉 다른 통화로 된 마이너스 통장에 가깝다. 결과는 불가였다. 외환위기 관련 이런저런 기록에 나오는 내용이다. 알려진 대로 한국 정부는 그해 11월 21일 국제통화기금(IMF)에 긴급구제자금을 신청했다. 재경원 출신 관료는 IMF에서 자금이 들어오기로 했는데도 미국 금융기관의 대출 회수는 계속됐다고 회고했다. 결국 재경원 간부가 로버트 루빈 당시 미 재무부 장관을 만나 도움을 요청했고 루빈 장관이 나서자 미 금융기관들 움직임이 멈췄단다. 국제금융시장은 미국이 좌지우지한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확인한 뼈아픈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11년 뒤인 2008년 9월 15일 미국의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다. 원달러 환율은 뛰었고 국제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이 위험하다는 소문이 돌았다. 또 외환위기를 겪어서는 안 되기에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를 한 달여간 설득해 통화스와프를 맺었다. 체결된 통화스와프 규모는 300억 달러. 당시 한 달 수입액이 300억 달러 전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지 않은 규모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체결 소식에 10월 30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1427원)보다 달러당 177원 떨어진 1250원에 마감됐다. 사상 최대 변동폭이다. 한국 원화는 국제금융시장에서 결제 통화인 기축통화가 아니다. 기축통화인 미 달러화나 유로화, 엔화에 비해 변동폭이 크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폭은 4.9원으로 7월(3.4원)보다 커졌다. 올 들어 변동폭이 계속 커지고 있다.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넘고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대되고, 일본의 무역보복이 실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 상승은 수출기업에 유리하지만, 변동폭이 커지면 기업 경영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져 문제다. 가뜩이나 일본의 무역보복으로 높아진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3월 시작된 미중 무역분쟁이 오래갈 거라고 본다. 세계 패권을 다투는 문제이고, 기술전쟁으로까지 번진 상태라 장기적 관점에서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애석하게도 원화는 중국 위안화에 연동돼 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지난달 5일 원달러 환율은 하루 사이 17.3원 올랐다. 변동폭을 줄이는 것은 물론 위기 상황을 막기 위해 외환안전망을 확대해야 한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8월 말 기준 4015억 달러로 전달보다 16억 달러 줄었다. 달러화가 강세라 유로화 등 다른 통화로 표시된 자산가치가 줄어서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라지만 지난달 말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채권 652조원(약 5500억 달러)보다 적다. 외국인 투자자가 다 팔지는 않겠지만, 한국 금융시장은 그들에게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간주된다. 다른 신흥국에 비해 증권을 팔아 현금으로 찾기 쉽기 때문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아르헨티나 등 남미 신흥국의 금융불안 등 세계 경제에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퍼지고 있어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태다. IMF는 2016년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타당성’이란 보고서에서 주요 신흥국이 위기시 활용할 수 있는 유동성 조달 수단 중 통화스와프가 가장 유용하다고 제시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신흥국인 한국은 스위스, 캐나다, 호주, 중국 등 7개국과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다. 2008년 체결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는 2010년에, 2011년 체결한 일본과의 통화스와프는 2015년에 각각 끝났다. 지금의 통화스와프로는 달러화나 엔화를 조달할 수 없다. 중일은 지난해 2000억 위안(약 28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지만 한일 통화스와프는 재개될 가능성이 극히 낮다. 미국과는 해 볼 여지가 있다. 정부가 호르무즈해협에 파병할 가능성도,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으로 기업의 대미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한미 간 경제적 신뢰 관계는 더 돈독해질 수 있다. 존재만으로 심리를 안정시키는 한미 통화스와프를 사태가 터진 뒤 나서기보다 미리 시도해 보자. 그래야 안 될 경우에 대비한 차선책에 들일 노력을 계산할 수 있다. lark3@seoul.co.kr
  • 美·대만 보란듯… 中, 동중국해서 대규모 군사훈련

    美는 남중국해 中인공섬 12해리 내 항해 中 건국 70주년 때 사상 최대 열병식 개최 美소매업계 “트럼프 추가 관세 취소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9월 1일부터 예정대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무역전쟁 재개 후폭풍 속에 미중 간 안보 위기마저 고조되고 있다. 미 신발업계 등 소매분야 업체 수백곳이 추가관세 부과를 취소해 줄 것을 요구하고, 미군과 중국군이 무력시위에 나서는 등 미중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 27일부터 미국이 대만에 무기 판매를 승인한 것을 직접 겨냥해 동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고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29일 보도했다. 훈련 범위는 주로 저우산다오 주변 해역으로 저장성 저우산시 동남쪽, 타이저우시 동북쪽이다. 대만 자유시보는 훈련 지역이 대만 푸구이자오에서 400㎞쯤 떨어진 곳이라고 전했다. 자유시보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 국방안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강온 양면 전략과 함께 군사훈련과 여론 조작으로 교란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미 해군 7함대 소속 미사일 구축함인 웨인메이어함이 28일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한 인공섬 인근을 항행했다고 CNN이 전했다. 리안 몸젠 7함대 대변인은 웨인메이어함이 “국제법의 수로 접근권을 지키고 (중국의) 과도한 해양 영유권 주장에 도전하기 위해 (인공섬이 건설된) 피어리 크로스(중국명 융수자오)와 미스치프(중국명 메이지자오) 암초 12해리(약 22㎞) 이내로 항해했다”고 밝혔다. 미 함정이 중국 인공섬 12해리 이내로 항해한 것은 인공섬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은 패권을 절대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28일 “중국은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가 추구했던 국강필패(國强必覇·국가가 강대해지면 반드시 패권을 도모한다)의 옛길을 절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은 건국 70주년을 맞아 열리는 국경절(10월 1일) 행사에서 새로운 무기를 선보이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연다고 왕샤오후이 당중앙선전부 부부장이 29일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 업체 수백곳이 추가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해 줄 것을 호소하면서 추가관세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신발업체 200여곳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관세 취소 촉구 서한에서 “중국산 신발 대부분에 관세를 부과하면 미 소비자가 연간 40억 달러(약 4조 8500억원) 규모의 비용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미소매협회와 소매업지도자협회, 장비제조업협회 등에 속한 160여 기업들도 연말 쇼핑시즌에 미 중산층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추가관세를 연기해 줄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부과 중인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의 관세율을 10월부터 25%에서 30%로 인상할 계획이어서 6∼9개월 뒤 글로벌 경기 침체마저 우려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저스틴 토머스 181억원 쥘까

    저스틴 토머스 181억원 쥘까

    이번 주말 약 181억원(1500만 달러)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18~19시즌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이 2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 골프클럽(파70·7385야드)에서 시작된다. 2차전인 BMW 챔피언십 결과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30명만 출전해 ‘잭팟’의 주인공을 가리는 대회다. 우승자는 보너스 1500만 달러(약 181억원)를 받고 꼴찌인 30위도 4억 8000만원가량 되는 39만 5000달러의 출전비를 챙긴다. BMW 챔피언십까지 페덱스컵 1위를 달린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10언더파를 받았다. 2위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은 8언더파, 3위 브룩스 켑카(미국)는 7언더파 등 페덱스컵 랭킹에 따라 순차적으로 ‘어드밴티지 타수’를 받고 1라운드에 돌입한다. BMW 대회를 공동 11위로 마쳐 페덱스컵 포인트 24위가 된 임성재(21)는 1언더파를 받고 한국선수로는 다섯 번째로 ‘뭉칫돈’에 도전한다. 13번째 페덱스컵의 주인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큰 선수는 2017년에 이어 2년 만에 패권에 도전하는 토머스다. 우승하면 우즈(2007년·2009년)에 이어 페덱스컵을 두 차례 제패하는 선수가 된다. 우즈는 페덱스컵 랭킹 42위에 그쳐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한다. 지난해 챔피언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페덱스컵 순위 17위를 기록, 2언더파에서 대회를 시작한다. 2016년 페덱스컵 주인이었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페덱스컵 순위 5위의 대가로 5언더파를 미리 받았다. 올 시즌 상금왕인 ‘메이저 사냥꾼’ 켑카(미국)도 생애 첫 페덱스컵 정상을 두드린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G2, 중거리 미사일 亞배치 ‘정면충돌’…패권 전쟁, 안보로 확산

    G2, 중거리 미사일 亞배치 ‘정면충돌’…패권 전쟁, 안보로 확산

    볼턴 “中, 수천개 미사일 배치했기 때문” 中, 한일 등 거론하며 “좌시 않을 것” 경고 항공모함 vs 군사훈련… 남중국해 ‘긴장감’ 美, 北 핵개발 자금 지원 中 은행 3곳 조사 中 농산물 압박에 트럼프 “농가 추가 지원”무역으로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환율에 이어 안보까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 후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를 시사하자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는 등 동북아 패권을 둘러싼 주요 2개국(G2)의 군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서 “중국은 이미 수천 개의 그런(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해놨다”며 포문을 열었다. 볼턴 보좌관은 이어 “중국은 INF 조약의 일원이 아니었다. 그래서 자유롭게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었다”면서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그 조약에서 탈퇴한 하나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의 위협을 이유로 아시아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추진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이다. 이에 푸총 중국 외교부 군축사 사장(국장급)은 일본과 한국, 호주를 거명하면서 “신중하게 숙고해 영토에 미국의 미사일 배치를 허용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면서 “중국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중국의 문간에 미사일을 배치하면 중국은 대응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영유권 분쟁을 앓고 있는 남중국해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해역에 항공모함을 보냈다고 AP통신이 최근 전했다. 중국도 맞대응으로 남중국해 일대에서 군사훈련을 전개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또 미중 간 확전에 “진짜 문제는 중국의 잘못된 행동”이라며 지식재산 절도 등의 그릇된 행동을 멈추지 않으면 벌칙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이어 북핵 개발 자금 관련 중국은행 3곳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검찰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중국 대형은행 3곳의 수억 달러 규모의 금융거래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 3개 은행은 중국교통은행과 중국초상은행, 상하이푸둥발전은행으로 알려졌다. 일본을 방문 중인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도쿄의 총리관저에서 가진 회담에서 중국에 대해 “군사적 행동과 계획적으로 하는 약탈적 경제 행위가 우리가 지키려는 국제 룰(규칙)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 정부의 강온 전략도 감지된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이날 CNBC에 “우리는 오는 9월 중국 협상팀이 오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대중 관세와 관련한 것도 변경될 수도 있다”며 재협상 여지를 남겼다. 2020년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필요하다면 내년에도 (미 농가를 위한) 지원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금지로 타격을 받은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중서부 팜벨트(농업지대) 표심을 다독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농가에 120억 달러(약 14조 5000억원)를 지원한 데 이어 올해도 추가로 16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문 대통령 “가전·전자·조선 日 차례로 극복…할 수 있다”

    문 대통령 “가전·전자·조선 日 차례로 극복…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가전·전자·반도체·조선 등 많은 산업 분야에서 일본의 절대우위를 하나씩 극복하며 추월해왔다”며 “우리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분업 체계에서 평등하고 호혜적인 무역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산업 경쟁력 우위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됐다”며 ‘극일’(克日)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자유무역 질서를 훼손하는 기술 패권이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신기술의 혁신 창업이 중요한 해법이 될 수 있다”며 “특히 부품·소재 분야 혁신 산업과 기존 부품·소재 기업의 과감한 혁신을 더욱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 분야에서도 유니콘 기업과 강소 기업들이 출현하길 기대한다”며 “정부는 지금의 어려움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제조업 혁신을 위해 국가적 차원의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기업도 중소기업과 상생 협력을 강화해 달라”며 “지금까지 중소기업이 국산화 기술을 갖추거나 제품 개발에 성공해도 공급망에 참여하지 못해 사장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우리 부품·소재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와 대·중소기업이 함께 비상한 지원 협력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외경제 여건이 악화하면서 수출·설비투자 부진으로 성장률이 하향조정되는 등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혁신벤처투자와 창업이 빠르게 증가해 우리 경제에 희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연도별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수년간 1조원 정도였다가 작년 1조 6000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는 작년보다 16.3% 증가한 1조 9000억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벤처투자 중에 창업기에 해당하는 7년 이내의 기업 투자가 크게 늘어 전체 투자의 74%를 차지한 것도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벤처 시장에서 모험투자가 확대되는 것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 수도 1년 만에 3개나 증가했고, 유니콘 기업 수로만 보면 세계 6위로 매우 빠른 성장 속도”라며 “단시일에 성과를 낸 것은 벤처기업인들의 신기술·신산업에 대한 도전과 열정이 만든 결과이며 정부가 제2벤처붐 조성 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한 것도 크게 기여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출범 직후 추가경정예산으로 모태펀드 재원을 8000억원으로 확대하고 적극적인 창업지원·규제완화·세제혜택 등으로 벤처투자 활성화 기반을 마련했다”며 “세계경제 무대에서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우리의 가장 큰 강점인 역동성을 최대한 살려 산업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제 제2벤처붐이 현실화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만큼 정부는 ‘주마가편’(달리는 말에 채찍질하기) 자세로 초일류 창업 국가를 통한 혁신성장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또 “규제혁신·혁신금융·인재육성 등 창업에 도전할 환경을 적극적으로 만들고 이미 발표한 12조원 규모의 스케일업 펀드 조성, 5조원 규모의 신규벤처투자 달성 등 제2벤처붐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 “세계 경제 여건이 악화하고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더해져 우리 경제에 대해 국민께서 걱정이 많으실 것”이라며 “성장동력에서 수출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길은 국내 소비와 관광을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 해외로 나간 우리 국민 관광객 수는 3000만명에 가까웠지만, 방한 관광객 수는 절반 수준으로 관광수지 적자가 132억 달러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 관광을 즐기는 국민 수가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국내에도 한류 붐과 함께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 등 좋은 관광상품이 많기에 이를 잘 활용해 더 많은 외국 관광객이 한국으로 오도록 하고 더 많은 국민이 국내에서 휴가를 사용한다면 우리 경제를 살리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정부·지자체가 협력해 휴가철 국내 관광 활성화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휘청이는 한국 반도체… 일본이 때리고 미국이 웃는다?

    휘청이는 한국 반도체… 일본이 때리고 미국이 웃는다?

    일본 정부가 지난 4일부터 대(對)한국 수출 규제를 시작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레지스트(감광재),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에 대한 기존 포괄수출허가를 개별수출허가로 전환한 것이다. 일본은 이어 안보 우방국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공급 체계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은 “너무 앞선 얘기”라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현재로선 ‘시계 제로’에 가깝다. 한국 경제에 미칠 충격파는 얼마인지, 규제 이면에 깔린 숨은 의도는 무엇인지 등을 짚어 봤다.●규제 대상·수위·기간에 따라 충격파 달라져 반도체는 한국 경제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지난해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1%, 수출 성장 기여율은 92%다. 그만큼 반도체 산업 의존도가 높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반도체 산업은 물론 경제 전체에 충격파가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가장 먼저 불을 지핀 곳은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다. 조경엽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0일 ‘일본 경제 제재의 영향 및 해법’ 긴급 세미나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로 반도체 핵심 소재 공급이 30% 부족할 경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2.2%, 소재 부족이 45%로 확대되면 GDP는 4.2~5.4%가 각각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이틀 뒤인 지난 12일 현안 토론회에서 한경연의 분석이 ‘무리한 가정’에 근거한 것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서진교 KIEP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반도체와 LCD 패널 연간 수출액을 합치면 1000억 달러 정도”라면서 “일본의 수출 규제로 수출의 절반인 500억 달러가 줄었다고 하고, 전후방 산업에 영향을 미쳐서 1000억 달러 손실이 났다고 가정하자. 지난해 우리나라 GDP가 1조 5000억 달러인데 1000억 달러 손실은 대략 0.5~0.6%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도 지난 14일 “반도체 공급 차질로 인한 영향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 생산이 10% 줄어들 경우 한국 GDP는 0.4%, 경상수지는 100억 달러(약 11조원)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본의 수출 규제가 가전 등 비반도체 부문과 자동차·화학 등의 분야로 확산한다면 경상수지 감소 폭은 135억 달러로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출 규제의 대상과 수위 못지않게 기간도 중요한 변수다. KB증권은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국의 수출 물량이 10% 감소한다고 가정했을 때 수출 규제가 3분기까지만 이뤄지면 경제성장률이 0.19% 포인트, 3~4분기에 지속되면 0.37% 포인트, 내년 말까지 유지되면 0.74% 포인트 각각 떨어지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재철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한일 양국 간 신뢰 관계가 상당히 훼손됐다는 점, 한일 양국의 정치 일정,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 기조 등을 고려할 때 한일 무역 갈등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시장 주도권 경쟁 속셈? 수출 규제의 원인을 놓고 일본 정부는 ‘안보상의 이유’를 내세우고, 국내에서는 한일 역사 갈등에 대한 경제 보복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렇다면 안보상의 이유나 역사 문제가 해소되면 무역 갈등이 사라질까.일본 정부가 규제 대상에 올린 극자외선(EUV) 레지스트를 보면 속단하기 어렵다. EUV 레지스트는 우리 정부가 지난 4월 30일 야심 차게 비전과 전략을 발표한 시스템 반도체와 연관이 있다. 시스템 반도체는 비메모리 반도체의 또 다른 이름이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중심의 편중 구조다. 메모리 반도체가 정보 저장을 담당한다면 비메모리 반도체는 정보 처리에 사용된다. 지금까지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성장세가 메모리 반도체의 전성시대를 만들어냈다면 자율주행차와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비메모리 반도체의 폭발적인 수요를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계획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8년 ‘시스템 반도체 2010’, 2011년 ‘시스템 반도체 2015’ 계획이 각각 추진되기도 했다. 일부 성과도 있었지만 근본 체질을 바꾸지는 못했다. 지금도 비메모리 반도체의 세계 시장 규모가 메모리보다 2배가량 큰 상황에서 이번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전략은 반도체로 먹고사는 한국으로서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이자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더욱이 반도체 분야는 일반적으로 대규모 시설 투자가 전제돼야 하는 ‘머니게임’이자 경쟁 기업이나 국가보다 앞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속도 전쟁’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지난 4월 EUV 공정으로 생산한 7나노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에 돌입했다. EUV 레지스트 수출 규제는 결국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현재가 아닌 미래를 볼모로 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정부와 기업의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계획이 외부에선 ‘약자의 몸부림’이 아닌 ‘강자의 포효’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고, 조만간 꽃망울을 터뜨릴 것으로 예상되는 최첨단 기술 분야에서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순한 정치 보복 차원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주도권 또는 차세대 산업을 둘러싼 갈등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전략적 규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재 대신 침묵하는 미국, 차도지계? 우리 정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미국의 역할론에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까지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나 개입 의지는 찾아볼 수 없다. 그 이유를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경쟁 구도에서 살펴볼 필요도 있다. 2017년 기준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시장 점유율은 58%,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미국이 70%로 절대 강자다. 또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는 게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와 스마트폰용 CPU인 AP다. 이 중 CPU 분야는 미국 기업인 인텔과 AMD가 시장을 장악한 상황이라 다른 기업이 끼어들 여지가 거의 없다. AP 분야는 퀄컴(미국), 미디어텍(대만), 애플(미국), 삼성전자(한국) 등의 순이다. 또 비메모리 분야는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와 제조를 담당하는 파운드리로 분업 구조를 갖는 게 특징인데, 현재 세계 1위는 각각 퀄컴과 TSMC(대만)다. 하지만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동시에 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AP 설계 기술은 퀄컴 수준을 따라잡았고 공정 기술에서는 AP 파운드리 3사(TSMC·글로벌파운드리·삼성) 중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한국을 비롯해 기술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 부품·소재를 내다 파는 처지에서 재도약을 꿈꾸는 일본, 강력한 정부 지원을 토대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중국, TSMC라는 글로벌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대만 등의 각축장인 셈이다. 1984년 촉발돼 1996년까지 13년 동안 지속된 미일 반도체 분쟁 사례도 있다. 핵심은 급성장하는 일본 반도체 산업에 미국 정부가 제동을 건 것이다. 이 과정에서 1987년만 해도 반도체 시장 점유율에서 10위였던 인텔이 1992년부터는 1위로 도약했다. 반대로 NEC와 도시바, 히타치 등 수년간 1~3위를 점유했던 일본 기업들은 속절없이 무너져내렸고, 지금은 존재감마저 지워졌다. 미중 무역분쟁 역시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그 이면에는 천문학적인 무역적자(2017년 기준 3750억 달러)가 깔려 있고, 본질적으로는 중국의 급성장에 대한 견제가 자리하고 있다. 김학주 한동대 ICT창업학부 교수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단순히 감정적이라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일본이 미국의 자동차 관세를 피하기 위해 반도체 주도권을 삼성전자에서 미국의 마이크론으로 옮기려는 전략적 계획이 숨어 있다면 우리에게는 심각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shjang@seoul.co.kr
  • 허창수 “요즘 같은 때 굳건한 한미동맹 필요”

    허창수 “요즘 같은 때 굳건한 한미동맹 필요”

    “오늘날 한국을 둘러싼 상황이 조선 말 개화기를 떠올리게 한다. 이럴 때일수록 굳건한 한미 동맹이 필요하다.”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미국 전직 하원의원단을 만나 최근 미중 통상 갈등과 북미 대화 교착 등의 현안을 논의한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의 말이다. 한국인 최초 미국 하원의원을 역임한 김창준 이사장이 이끄는 김창준미래한미재단과 전경련이 공동으로 민간외교 활동의 일환으로 20일 개최한 ‘미국 전 하원의원단 초청 한미 통상 및 안보 현안 좌담회’에서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상원의원의 사돈인 마조리 마골리스 전 의원을 비롯해 루이스 페인 주니어, 데니스 로스, 도나 에드워즈, 필 깅그리, 댄 마페이 전 의원이 좌담회에 참석했다. 허 회장은 개회사에서 “한미 동맹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 79달러의 작은 나라가 오늘날 3만 달러 국가로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둘러싼 안보·통상 상황을 개화기에 빗댄 허 회장은 “경제와 안보 모든 면에서 많은 지성의 혜안은 물론 굳건한 한미 동맹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좌담회 중 첫 번째 통상 세션에선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주제발표를 맡았다. 박 원장은 미중 무역전쟁 배경이 중국의 과도한 대미 무역 흑자에서 시작해 기술 패권 경쟁으로 가고 있다며,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서밋에서 양국 쟁점 사항이 일부 논의될 가능성이 있지만 협상이 결렬된다면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진 토론에선 화웨이 사태와 같이 미국과 중국 중 선택을 종용받는 한국의 딜레마가 다뤄졌다. 참석자들은 중국의 사드 보복과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면 안 된다는 경계심을 공통적으로 표시했고,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은 다자간 협상 방식으로 미중 갈등이 다뤄져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두 번째 안보 세션 주제발표를 한 안호영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북미 하노이 회담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한 현 상황에서는 실무자 간 논의를 통한 상향식 의사결정으로 비핵화 로드맵을 완성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최악 시나리오는 확전… 대중관세 25% 인상땐 수십억 달러 증발

    최악 시나리오는 확전… 대중관세 25% 인상땐 수십억 달러 증발

    이달 말 전 세계의 이목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로 쏠린다. 글로벌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의 향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전망은 밝지 않다. ‘전격 타결은 불가능하다’는 비관론이 지배적이다. 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이 재개되는 게 현재로서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다. 중국도 ‘결사항전’의 기세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는 미중이라는 고래 싸움에 낀 ‘새우’ 신세다. 향후 전개될 시나리오와 그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살펴본다.[장기화] 미중 정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G20 정상회담에서) 타결 자체가 쉽지 않고, 설사 타결이 된다고 해도 이후 실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수출은 지난해 12월 -1.3%를 시작으로 올해 5월(-9.4%)까지 6개월째 마이너스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G20 상품교역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한국 수출은 1386억 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7.1% 감소해 G20 국가 중 가장 타격이 컸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서, 중국에 소재·부품을 수출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수출도 쪼그라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5월까지 대중국 수출액은 55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 감소했다. 또 전체 반도체 수출은 21.9%, 석유화학은 10.5% 줄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의 장기화가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니라고 진단한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비중이 줄면서 한국의 대미 수출이 늘어나는 등 제한적이지만 반사이익을 얻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미중 무역분쟁의 수출 영향’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의 중국 제재품목 수입시장에서 중국산 수입 증가율은 -24.7%를 기록한 반면 한국산은 20.5%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기계류, 플라스틱·고무제품, 전기·전자제품, 석유제품 등의 대미 수출이 늘었다. 미국의 중국 제재품목 수입 증가국은 대만(29.1%), 베트남(28.3%), 한국 순이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일부 반사이익이 있다지만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이 소재·부품이기 때문에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좋지는 않다”면서 “다만 최악은 아닌 것으로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확전] 우리로서는 가장 나쁜 시나리오다. 한국의 G2(미국·중국) 수출 비중은 38.9%로 절대적이다. 여기에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 비중은 79.0%에 이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이 3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추가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세계 경제성장률이 0.5%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해 기존 10%에서 25%로 관세를 올렸을 때 중국산 제품의 대미 수출 감소에 따른 한국의 수출 감소액만 4억 1000만 달러에 이르고, 소비 부진과 세계 교역 침체 등을 고려했을 땐 피해가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병기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미중이 입을 타격도 적지 않기 때문에 확전이 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하지만 무역전쟁이 지금보다 전선이 넓어지고 실제 보복 관세를 주고받는 상황이 되면 세계 경제가 휘청일 수 있다”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의 확전이 세계 교역량과 경제성장 둔화를 넘어서 세계 경제의 패권 전쟁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중국과 전면전을 벌인다는 것은 단순히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세계 경제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은 최근 군사 안보 등을 이유로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데, 안보 등을 매개로 각국에 자신들의 제재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에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미국 편에 선다고 정부가 공식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미중 무역전쟁이 확전되면 계속해서 정부는 물론 기업도 ‘너는 누구 편이냐’는 질문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중 무역전쟁의 확전이 세계 경제의 블록화를 더 촉진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종전] 가장 가능성이 낮지만, 우리에게는 ‘최선’으로 꼽히는 시나리오다. 가능성이 가장 낮다고 보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전에도 수차례 만나 무역전쟁의 종전 가능성을 밝혔지만, 실무진 협의 과정에서 번번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종전이 어려운 이유로 미국이 원하는 게 단순히 대중국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것이 아닌 것으로 분석해서다. 김정식 교수는 “1980년대 미국이 일본을 다루는 방식이나, 1990년대 우리가 대미 무역흑자를 많이 낼 때 다루는 방식을 살펴보면 단순히 ‘미국 물건을 더 사라’는 요구를 넘어 환율이나 자본시장을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것을 강요한다”면서 “그런데 이렇게 미국의 요구를 들어줬다가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한국은 ‘외환위기’를 겪는 것을 중국이 봤기 때문에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실행이 된다면 우리 수출과 경제는 현재보다 나은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미국으로 가는 중국 수출품에 대한 제재가 풀리면, 중국산 제품을 만드는 데 쓰이는 우리의 소재·부품 수출도 활로를 찾을 수 있어서다. 중국의 대한국 가공무역 수입 비중은 2014년을 기준으로 반도체 65.2%, 전기기기 61.1%, 플라스틱 40.9%, 철강제품 40.2%, 화학제품 27.7%, 기계류 20.7% 등이다. 주원 실장은 “대중 수출품 중 80% 가까이가 중간재”라면서 “결국 미국에 중국산 제품이 많이 팔리는 것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확실한 종전보다 현재보다 낮은 수준의 미중 간 긴장 완화가 우리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문병기 수석연구원은 “적당한 긴장감이 유지돼 대미 수출에선 반사이익을 보고, 대중 수출 여건은 개선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혈투’도, ‘화해’도 아닌 어정쩡한 긴장관계를 선호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측면에서 현실화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본질은 ‘기술 패권경쟁’

    美, 1980년대 무역적자 줄이려고 日 압박 현재는 “中 첨단기술, 美안보 위협” 주장 미중 무역전쟁은 1980년대 미국이 대일 무역 적자에 반발해 진행했던 ‘일본 때리기’와 일부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미중 무역전쟁은 무역 역조 때문만이 아닌 패권경쟁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미국은 1980년대 일본산 전자, 자동차, 철강 제품을 대거 수입하면서 일본의 대미 무역 흑자, 국가보조금 정책 등을 미국 경제의 가장 큰 위협으로 간주했다. 1981년 미국의 무역 적자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42%였으며, 지난해 미국의 무역적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8%에 달한다. 미국이 과거 일본과 현재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무역 흑자를 내는 원인을 보호주의 정책, 환율 조작, 지적재산권 절취 등 부당한 방법에 있다고 지적하는 점도 비슷하다. 현재 미중 무역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980년대 USTR 차석대표로 일본과의 통상 협상을 주도한 인물이다. 미국은 대일 무역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1985년 달러화 가치를 내리고 일본 엔화 가치를 높이는 ‘플라자 합의’를 체결한다. 이를 통해 1988년까지 일본 엔화 가치는 86% 상승했고, 미국은 달러화 약세에 힘입어 수출 경쟁력을 회복해 나갔다. 하지만 정치·외교적으로 보면 미국의 동맹으로 안보 의존도가 높은 일본과 중국의 상황은 다르다. 일본은 1980~90년대 미국의 무역 보복을 피하기 위해 미국에 자동차와 전자제품 공장을 설립하는 등 비위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지만, 중국은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 중 하나인 미국 농업 부문을 겨냥한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등 맞대응하고 있다. 미국이 1980년대 일본에 대해 동반자적 관계를 염두에 두고 무역적자 해소에 역점을 뒀다면, 현재 미중 무역전쟁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서 보듯 기술 전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세계 경제 패권을 차지하려는 중국의 야심을 꺾어 놓겠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송의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18일 “현재 미국 엘리트층은 중국의 반도체, 철강, 통신 기술 등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때 최고였던 소더비, 프랑스 거부에게 인수

    1744년 창업... 업계 최초 글로벌 기업으로크리스티에 역전... 1997년엔 비리 수사 받아연매출 64억불... 패트릭 드라히 37억불에 인수 한 때 예술품 경매 시장의 패권을 쥐었던 소더비 경매가 경쟁자인 크리스티 경매에 빼앗긴 최고 자리를 되찾지 못한 채, 프랑스 거부에게 넘어가게 됐다. AFP 통신은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재계 거물인 패트릭 드라히가 37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소더비 경매의 영욕을 돌아봤다. 소더비는 1744년 영국 기업가 사무엘 베이커가 설립했다. 19세기말 다른 분야로 확장하기 전까지 베이커는 책 판매에 집중했다. 소더비가 급성장하게 된 건 1917년 런던 스트랜드에서 메이페어로 이전하면서부터다. 당시 스트랜드는 출판 거점이었고, 메이페어는 예술의 중심지였다. 이전 이후 소더비의 성장은 가속화됐고, 미국으로 뻗어나가 1955년엔 뉴욕지점을 열었다. 1964년엔 미국 대표 경매장인 파케 베르넷을 매수하며 뉴욕 상류 사회에 진출했다. 1952년부터 22년간 소더비를 이끌었던 피터 윌슨은 경매를 중요한 사교행사로 변모시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영화배우와 팝스타들을 끌어들이며 경매장을 영국풍의 신중함과 결별시켰다. 특히 1958년 런던에서는 골드슈미트 컬렉션 판매가 있었는데, 여기엔 영화배우 커크 더글라스, 앤서니 퀸과 작가 윌리엄 서머셋 모옴 등 유명인이 참석했다. 소더비는 경매장 최초로 글로벌 기업이 됐으며, 1973년 홍콩, 1988년엔 러시아, 1992년엔 인도에서도 판매를 진행했다. 1977년엔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됐으며, 1983년엔 미국 사업가 알프레드 타우브먼에게 인수됐다. 폴란드계 유대인 사업가 타우브먼은 자신의 부를 축적한 쇼핑몰 사업 경험을 살려 크리스티의 위협에 맞서 고군분투했다. 그 덕에 소더비는 때로 크리스티보다 앞서나가긴 했지만, 1990년대까지 크리스티가 줄곧 이 시장 1위를 차지했다. 특히 1997년엔 소더비가 크리스티와 결탁해 고객 수백만명을 속였다는 사실을 당국이 밝혀내 큰 위기를 겪었다. 타우브먼은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있는 여성이었던 다이애나 브룩스도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크리스티는 2010년대 들어서도 살바토르 문디, 록펠러 컬렉션을 판매하는 등 뛰어난 마케팅과 홍보로 소더비를 앞섰다. 주요 수집가들과 컬렉션 판매를 유치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이 시장에서 크리스티가 1위를 차지하는 건 일상이 됐다. 지난해엔 매출 70억 달러를 기록하며 64억 달러에 그친 소더비를 따돌렸고 전년도에도 11억 달러의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2000자 인터뷰 17] 박병광 “미중 갈등, 로키 기조 속 원칙·기준 세워 대응을”

    [2000자 인터뷰 17] 박병광 “미중 갈등, 로키 기조 속 원칙·기준 세워 대응을”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미국과 중국의 대립과 갈등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중 사이에 끼어 양측으로부터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한국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같은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 전문가인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미중 갈등이 장기화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정부는 국가이익의 개념규정을 분명히 하고 원칙과 기준을 세워 양국과 소통하며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연구위원과의 일문일답 내용. 中 도전 좌시 못하는 美, 갈등 장기화 공산 커 Q: 무한대결적 성격으로 비화한 미중 대결을 경제, 군사안보, 외교 등으로 나눠서 설명하면. A: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분은 대중국 무역 적자 해소였다. 2017년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5056억 달러이지만, 미국의 대중 수출액은 1304억 달러에 지나지 않았다. 대중 무역적자 누적분은 3조 달러가 넘는다. 트럼프는 무역적자를 이유로 무역전쟁을 시작했지만 그건 빌미에 불과했다. 미국은 1980년 이후 무역적자에서 탈출한 적이 없다. 적자를 쌓아온 나라이다. 그런 미국이 왜 중국과 무역전쟁을 하는가. 그건 경제, 군사안보, 외교 영역에 걸쳐 패권 전쟁으로 가기 위한 것이었다. 무역전쟁의 실체는 기술 전쟁이다, 무역적자는 표면적 이유였다. 중국이 제조 대국에서 첨단기술 대국으로 발전하는 가운데 미국의 첨단기술을 절취한다거나 스파이칩을 심어서 빼내가는 일이 있었다. 일부 중국 기업의 경우, 미국 기술의 턱밑까지 접근하는 사례가 생겼다. 대표적인 게 화웨이다. 그래서 화웨이가 타깃이 된 것이다. 화웨이 사장이 인민해방군 출신이다. 중국의 지도부, 공산당, 군부와 상당한 연계가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화웨이는 중국 기업 중 기술개발(R&D) 투자가 많다. 세계적으로 특허가 제일 많은 중국 기업이기도 하다. 화훼이의 강점은 5G인데, 기본적으로 통신장비 회사이다. 스마트폰도 만들지만 애플, 삼성이 그 분야에선 세계 최고이고, 통신장비에선 화웨이가 세계 최고다. 기지국 만들려면 장비가 들어가는데, 화웨이가 만든다. 안보 사안이 되는 것이다. 기지국 장비를 통해 정보가 소통되는데, 화웨이 장비를 쓰면, 화웨이가 의도할 경우 가로챌 수 있다. 경제 아닌 군사안보 사안 돼버려  미국이 왜 민감하냐 하면 자기들이 그런 일을 해왔기 때문이다. 미국은 국가안보국(NSA)의 주도로 수십년 전부터 세계 모든 통신을 도청·감청을 하는 애쉬론이라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해봤기 때문에 아는 것이다. 그냥 두면 중국이 자기들과 같은 방식으로 군사안보 정보를 빼내고, 도·감청하거나 정보가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을 아는 것이다. 경제문제라기보다 군사안보 사안인 것이다. 그것이 외교로 발전하게 되면 양국의 전략적 각축 내지는 구조적 경쟁관계를 넘어 패권경쟁으로 가는 것이다. 구조적 경쟁, 전략적 경쟁은 늘 있어왔던 것인데, 패권경쟁은 조금 다르다. 기존의 패권국이 도전해오는 경쟁국가를 굴복시키는 것이다. 도전 세력으로 역량을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미국의 목적은 중국이 미국에 도전하는 세력으로 성장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대미 무역흑자 해소 차원에서, 대두를 구입한다거나 미국 상품을 많이 구매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미국의 목적은 거기에 있지 않다. 일본이 과거 경제성장을 할 때 플라자합의에 의한 환율절상으로 미국이 일본을 좌절시켰던 것처럼, 지금의 기술규범 전쟁에서의 미국 목표는 ‘중국제조 2025’(2025년까지 기술강대국화 달성)를 포기하라는 것이다. 미국으로선 중국이 기술 강대국이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세계적 시스템, 기술의 규범을 중국이 주도하면, 미국이 중국에 끌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미중 패권경쟁의 초입에 불과 Q: 미국과 중국이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듯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지금의 대결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A: 두 인물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가 대조적이다. 오바마는 중국을 협력의 파트너로 설정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의 국제 이슈에 협력자로서 견인하려고 했다. 이상주의적인 현실주의자였던 셈이다. 트럼프는 아메리카퍼스트(미국제일주의)를 기축으로 하는 스트롱맨이다. 미국이 뭣 하러 세계질서를 위해 부담을 져야 하나 하는 국가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후진타오 전 주석은 유약한 지도자인 반면, 시진핑은 스트롱맨이다. 혁명 후 세대다. 개혁개방의 세례를 받고 자라난 세대다. 발전하는 중국을 봤기 때문에 자부심이 강하다. 아편전쟁 이전 중화민족의 영화를 재현하겠다는 의지와 책임감이 강하다. 트럼프는 미국의 패권을 중국에 양보할 생각이 없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겸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 같은 반 중국적인 인맥에 둘러싸여 있다. 시진핑은 국가주석 연임 조항을 없앴다. 임기 중에 못하면 임기를 연장해서라도 중화민족의 영광을 달성하겠다는 생각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양보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미국 의도는 3가지이다. 첫째, 중국을 압박해 굴복시키겠다. 둘째, 굴복시키지 못하면, 중국과의 격차를 최대한 벌려, 중국의 패권화를 최대한 지연시키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이 입는 상처를 최대한 늘리겠다. 셋째, 그것도 안되면 대중 무역적자를 대폭 삭감시키는 선에서 협상을 마무리짓겠다. 물론 중국으로선 셋째 방안이 가장 유리하다. 미국 상품을 많이 사서 무역흑자를 줄이지만, 미국이 선도하는 기술규범의 추격은 계속한다는 게 중국 전략이다. 하지만 미중 갈등은 협상을 한다고 해서 끝날 사안이 아니다. 패권 경쟁의 초입에 들어선 것에 불과하다. 어설픈 선택은 위험, 양국 소통 늘려야 Q: 화웨이를 둘러싼 대립이 한국에도 불똥을 튀기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 제재에 동참할 것을 한국에 요구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등 정부가 삼성, SK 등 글로법 기업을 불러 “미국 압박에 협조하지 말라”고 엄포를 놨다. 중국은 미국 주도의 제재에 한국이 동참하면 한국 기업의 손실은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사드 때와 비슷하게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국내에서 ‘전략적 모호성’으로 기계적인 중립을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사드의 교훈을 살려,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A: 단기간에 끝날 게 아니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첫째, 우리의 국가이익에 대한 개념규정을 제대로 해야 한다. 그간 우리는 약소국 정체성을 갖고 있다.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하는 기회주의적 입장을 취하는 나라인데 그런 나라들은 양쪽 모두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할 수 있다. 중국은 핵심이익을 강조한다. 중국이 절대로 양보 못하는 핵심이익이란 주권, 영토, 사회안정, 경제발전이다. 미국의 경우 사활적 이익으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주의, 인권을 강조한다. 핵심이익이든 사활적 이익이든 한국에게 핵심적인 국가이익은 무엇이냐. 그걸 정하고 외교에 있어서 우리의 원칙과 기준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 그게 없으니 전략적 모호성으로 줄타기를 하면서 사드 보복을 당한 것이다. 국내적으로도 이런 일이 발생하면 국론 분열이 발생한다. 원칙과 기준이 없으니 흔들리는 것이다. 미국, 중국에 일방적으로 편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중 전쟁은 지속될 것이다. 미중이 화해하고 협력할 수도 있다. 일방적 편승은 위험하다. 사드 사태처럼 전략적 모호성에 따른 줄타기는 위험하다. 양측에 기대감을 높여서, 종국에 어설프게 하나를 선택하면 양자에게서 다 버림받을 수 있다. 로키로 양국과 소통을 해야 한다.그게 쌓이면 한국은 이런저런 기준과 원칙으로 가는 나라이기 때문에 미중 모두가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학습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Q: 화웨이 관련 설비를 우리가 수입하지 않는 등 미국 제재에 동참하면 어느 정도의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가. A: 복잡한 문제다. 삼성이 반도체의 3%를 화웨이에 수출한다. SK하이닉스가 10~15%정도. 큰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반도체라는 게, 풍선효과처럼 다른 데서 시장이 창출될 수 있는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이라기보다 반도체의 가격이다. 반면에 화웨이의 장비는 세계에서 35%를 점유하고 있다, 삼성도 장비를 만든다. 삼성은 시장점유율이 3% 밖에 안되었다가, 지난 분기 미국의 화웨이 봉쇄로 35%로 늘어났다. 걱정되는 것은 사드 때처럼 폭넓은 보복이 펼쳐지는 것이다. 갈등 오래 끌면 북핵 방치될 수도 Q: 미중 대결이 북한의 비핵화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A: 비핵화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미중은 동아시아 안보 사안에 있어서 대립구조이다.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해협에서 그렇다. 유일하게 협력적 태도를 유지하는 게 북핵 문제이다. 미중이 우호관계이고 관리가능한 수준이면 북핵협력이 가능하지만 갈등이 심해지고 대립구조로 가고 협력보다는 대결 일변도로 가게 되면, 현상유지 차원에서 북핵문제를 방치할 가능성이 높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서울광장]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져드는 미중 무역전쟁/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져드는 미중 무역전쟁/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미중 무역전쟁이 벌써 1년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3월 2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신호탄으로 양국은 보복과 보복이 꼬리를 물면서 피 튀기는 백병전에 돌입했다. 미국의 보복관세 발효에서 시작된 공격은 기술, 정보기술(IT), 안보, 환율, 동맹국, 문명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양측 모두 생명줄을 끊어 놓겠다는 살기가 가득하다. 패권국가와 신흥 강대국이 부딪치는 전형적인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무역전쟁 개전 초기 대부분 전문가들은 중국의 조기 항복을 예상했다. 미국 시장에서 먹고사는 중국 경제구조의 취약성과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에 불과한 대미 경제력 등을 고려한 추론이었지만, 이번 싸움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본질은 바로 정치전쟁이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의 패권 유지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칼을 빼어든 것이다. 반면 중국은 공산당 지배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있다. 경제가 망가져도 중국 공산당의 권위가 무너지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세계 최강의 국가를 꿈꾸는 중국으로선 미국과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본때를 보여 줘야 장기적으로 중국에 유리하다’는 예방전쟁의 논리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대중 전략은 중국을 국제경제 분업 체제에서 하청공장쯤으로 생각했다.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승인한 이유는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과 광대한 시장을 이용해 미국의 일극 패권과 자유무역 체제를 유지하려는 계산이 컸다. 하지만 GDP 2위 국가로 떠오른 2010년을 기점으로 미국의 전략적 목적은 중국의 대국굴기를 저지하는 방향으로 자리매김했다. 바로 아시아 회귀 전략으로 돌아선 것이다. 중국은 어떤가. 고작 인건비나 따먹는 하청공장 신세에 만족하지 않았다.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을 꿈꾼 것이다. 중국 국무원이 2015년 발표한 `중국제조 2025’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2025년까지 제조업 강국 대열에 진입하고, 2035년까지 선진국과 어깨를 견주며, 신중국 100주년인 2049년 세계 최강 국가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을 꺾고 패권국가가 되겠다는 것을 국가 목표로 정한 것이다. 이런 중국을 향해 트럼프가 포문을 연 것이 바로 이번 무역전쟁이다. 중국이 첨단제조업 발전 전략인 ‘중국제조 2025’, 일대일로 프로젝트, 정보기술 산업 등의 급속한 발전으로 G1인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것을 막는 것이 국가 목표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미중 무역전쟁이 앞으로 20~30년 동안 지속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았다. 이미 경제적 합리성에서 벗어난 양국의 무역전쟁이 단기적으로 봉합되거나 일시적으로 합의점을 찾더라도 장기적인 패권 전쟁은 멈추지 않는다는 의미다. 미중 양국이 한국 무역의 36%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무역전쟁의 여파는 우리로선 감당하기 힘든 파고다. 당장 수출이 급락하고 있고, 경상적자는 7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 경제성장률 목표(2.4%)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세계경제 역시 직격탄을 맞고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내년도 세계경제가 4500억 달러(약 530조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의 국익은 분명 미국이나 일본과 다르다. 동맹국인 미국과 최대 경제협력국인 중국 사이에서 있는 만큼 사생결단식 싸움을 냉철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직접 나서기보다는 독일처럼 기업의 이익을 스스로 결정하게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세상의 관점을 하나로 보면 안 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사회주의 독재 체제의 전쟁이라는 이분법적 시각은 위험하다. 미중 무역전쟁은 본질적으로 양국의 정치적 패권전쟁이라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도식적인 진영 논리를 앞세워 특정 국가에 줄을 서라는 일각의 주장은 참으로 단견이다. 군사 동맹국 미국과 최대 경제협력국 중국 사이에 놓인 우리의 앞날은 험난하다. 우리는 동북아 중견국으로서 숙명적인 지정학적 딜레마를 극복하고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높아진 국제적 위상과 경제 발전을 토대로 특정 국가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으면서 우리의 길을 찾아야 한다. 종합적인 사고로 보다 냉철하게 국익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oilman@seoul.co.kr
  • 애플 주가 뚝, 화웨이는 고사위기…패자만 있는 미중 무역전쟁

    애플 주가 뚝, 화웨이는 고사위기…패자만 있는 미중 무역전쟁

    美 “中 백서, 무역협상 본질·경과 왜곡” 中 “美영화, 다음 희생양” 비난전 여전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경제를 넘어 기술·안보·사회·문화 등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미중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트럼프발 관세폭탄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미 내수시장뿐 아니라 애플 등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미 기업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은 ‘결사항전’을 외치면서 ‘아직 관리가 가능하다’고 큰소리치고 있지만 중국 최대 통신장비기업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사실상 고사 위기에 처하는 등 무역전쟁의 먹구름이 본격적으로 중국 경제에 드리워졌다. 중국은 전날 미국 유학 경계령에 이어 4일 미국 관광 주의보를 내리는 등 세계 최대 인구를 발판으로 보복 수단을 하나씩 행사하고 나섰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는 당장 지표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장중 한때 2.07% 아래로 떨어지며 2017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30년물 금리도 2016년 10월 이후 가장 낮았다. 이날 하락폭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이후 최대 수준이었다. 관세폭탄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로 자금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여 수요가 몰려 가격이 오르면 금리는 떨어진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5월 한 달간 애플 주가는 17%나 하락해 시가총액 1700억 달러(약 201조원)가 증발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발 관세폭탄이 세계 최고 기업인 애플과 인텔의 발목을 잡는 등 중국과 거래하는 상당수 미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 “승자는 없고 패자만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은 이날도 무역전쟁 포성을 이어갔다. 미 무역대표부(USTR)와 재무부는 공동성명에서 ‘무역협상을 패권국의 횡포로 규정한 중국의 공식 입장’을 정면 반박했다. USTR은 “미국은 중국이 백서와 최근 공식성명을 통해 무역협상의 본질과 경과를 왜곡하는 비난전을 추진하려고 한 데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와 문화여유부는 미국으로 가는 중국인에게 안전에 주의하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외교부는 중국인의 미국행에 대해 안전 경고를 발령하고, 최근 미 법 집행 기구가 미국을 방문한 중국인을 출입국 단속과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문화여유부는 최근 미국에서 총격·절도 사건이 빈발해 미국 여행을 가는 중국인들은 목적지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안전 예방 의식을 가져야 한다면서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지난해 기준 미국으로 여행한 중국인은 290만명에 달해 미 관광업의 주요 수입원이다. 중국 관영언론은 또 미 할리우드 영화가 미중 무역전쟁의 다음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미 영화·TV 업계의 가장 큰 해외시장으로 ‘쥬라기월드: 폴른 킹덤’은 지난해 해외 판매 수입 10억 7000만 달러(약 1조 2600억원) 가운데 4분의 1을 중국에서 올렸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미국의 제재로 흔들리고 있는 화웨이를 살리기 위해 5세대 이동통신(5G) 조기 상용화에 나섰다.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가까운 장래에 5G 상용 허가를 발급해 중국이 공식적으로 5G 원년을 맞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中의 하와이’ 하이난 첨단산업·남중국해 수호기지 용틀임

    ‘中의 하와이’ 하이난 첨단산업·남중국해 수호기지 용틀임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섬은 한국 제주도의 18배에 이르는 광활한 면적에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지만 실은 군사적 요충지다. 지난해 중국 최초의 자유무역항으로 지정된 하이난은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하려 용틀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 선전처럼 발전하기에는 배후 산업단지와 기술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신문은 제주도의 제주시와 비슷한 성격의 도시인 하이난 하이커우에 중국 최초의 블록체인 시범단지를 조성해 최첨단 기술 기업이 밀집한 관광지역인 미국 캘리포니아처럼 키우려 하는 중국의 야심을 들여다 보았다. 중국에서 가장 큰 섬인 하이난은 한국의 제주도와 지난 1995년부터 교류를 이어왔다. 제주도청이 있는 제주시는 하이난의 성 정부가 있는 하이커우에 해당하며, 관광지가 밀집한 서귀포는 세계적 호텔 체인이 총집합한 하이난의 산야와 비슷하다. 하이커우와 산야는 고속철로 연결되어 약 45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기자가 최근 방문한 하이커우에 자리 잡은 푸싱청 인터넷 혁신파크에는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알리바바를 비롯해 중국의 유튜브라 불리는 아이치이, 인공지능(AI) 뉴스로 유명한 미디어 기업 진르토우티아오 등 대부분의 중국 유명 인터넷기업의 지사가 있다. 세 개의 공원이 모인 하이커우만에 있어 최고의 조망을 자랑하는 푸싱청은 52㎢ 면적의 복합업무단지로 2015년 문을 열었다. 야자수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이 모여 토론하는 중국 인터넷 기업의 모습은 미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푸싱청 입구에는 ‘창업이 제일동력이며 인재가 제일가는 자원(創新是第一動力 人材是第一資源)’이라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말이 새겨져 있다. 푸싱청에는 현재 중국 유명 인터넷 기업의 지사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연구개발센터, 창업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처쿠카페와 각종 벤처투자기금 등 약 40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푸싱청 입주 허가가 통과되면 하이난성의 장려금 50만 위안(약 8500만원), 하이커우시의 장려금 20만 위안이 주어진다. 기업 소득세율은 25%에서 15%로 감면되는 등 각종 혜택과 법률 및 행정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푸싱청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은 점심은 주로 ‘와이마이’라 불리는 음식 배달 서비스로 해결했다. 사무실 내부에 탁구대, 헬스기구 등이 있는 공용 운동 공간이 있었지만 이용하는 사람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다. 알리바바와 같은 큰 기업 이외에도 3~4명이 일하는 작은 벤처 기업도 푸싱청 내부에 많았다.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이다. 푸싱청 바로 옆에는 하이난 특산품인 침향을 가공 판매하는 향 거리가 있었지만 문을 닫은 가게가 대부분이었다. 향 거리에서 4대째 100년 된 향 가게를 하는 왕하이중(32)은 “2~3년 전에는 한 달 수입이 6만 위안을 넘었지만 지금은 10분의 1로 줄었다”며 “오래된 단골손님들이 선물로 우리 가게 제품을 찾아 근근이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섬 전체를 중국 특색 자유무역항으로 지정했지만 인터넷 기업이나 블록체인 기술과 같은 첨단 산업에만 지원이 쏠리면서 전통 소상공인들은 오히려 힘들어졌다”고 지적했다. 푸싱청이 생겨나면서 차와 향을 파는 전통 가게도 같이 성업하길 하이난 성 정부와 하이커우시는 기대했지만 결과는 향 거리의 쇠락이었다. 젊은이들로 북적대는 푸싱청과 달리 바로 곁 향 거리에는 한 집 건너 한 집이 폐점 상태였다. 정부의 보조금도 먼저 푸싱청을 통해 향 거리로 배분되면서 향 거리의 상인들은 정부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지난해 4월 하이난을 중국 특색 자유무역항으로 지정한 데 이어 10월에는 하이커우에 중국 최초의 블록체인 시범지역을 승인했다. 중국 인민대, 영국 옥스퍼드대 블록체인 연구소 등이 참여했으며 가상화폐 거래소 후어비의 중국 본사도 하이커우 블록체인 시범지역에 있다. 왕징 하이난성 산업·정보기술부 장관은 서울신문에 “시범 지역은 전 세계 블록체인 업계의 재능 있는 인사들을 끌어들일 것”이라며 “하이난이 블록체인 연구기관들과 산업계 주요 인사들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하이난은 연구 및 기술인력이 부족한 단점을 보완하고자 영국의 해로우 공립학교뿐 아니라 베이징 명문고인 베이다부중, 인민대부중 등과 병원을 유치해 첨단 업종 인재를 끌어모으고 있다. 하이난 전체 인구가 900만명 밖에 안 돼 인재 확보에 어려움이 있지만 인재 100만명 유치 계획을 세우고 월 5000위안의 주택 임대 보조금을 성 정부에서 제공한다. 하이난성은 지난해 자유무역항으로 지정된 이후 관광과 첨단기술 산업 발전에 치중하면서 부동산 가격 통제에 나섰다. 그 결과 하이난성의 첨단 기술 기업은 381개로 증가해 전년 대비 46.1% 성장세를 보였다. 외국인 투자도 늘어 한국의 JK성형병원이 보아오 러청 국제 의료관광 시범지역에 세워졌다. 2018년 외국자본 투자는 재작년보다 112% 늘어 7억 3300만 달러(약 8700억원)를 기록했고, 올 1분기 투자액은 6761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배 증가했다.자유무역항 하이난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은 펑황다오다. 중국 최초로 국제유람선을 위해 2002년 공사를 시작해 2016년 완공된 항구지만 실제로는 유람선이 아니라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해양경찰 경비함이 펑황다오에 정박해 있었다. 중국 해양경찰은 300척 이상의 경비함을 보유하고 있는데, 펑황다오에 경비함이 있는 것은 하이난이 난사군도·시사군도 등 남중국해를 관할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무역전쟁을 통해 미국과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데 양국 간 치열한 ‘안보 전쟁터’가 바로 남중국해다.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의 지역 안보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은 사실상 대중국 봉쇄 작전에 다름없는데 이에 대응하는 최전선이 바로 하이난인 것이다. 올 들어 미 군함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한다며 남중국해의 중국 영해를 통과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미 군함이 남중국해를 지날 때마다 중국 국방부와 외교부는 강력하게 반발한다. 중국의 해군력은 항공모함을 11대 보유한 미 해군의 10분의 1도 안 되지만 해양경찰까지 합하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경비 선박을 갖고 있다. 배수량이 1만 2000t인 세계 최대 크기의 연안경비함도 중국 해경이 운용하고 있다.하이난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면세점, 세계에서 3곳밖에 없는 7성급 호텔 아틀란티스 등으로 명실상부한 국제관광지로 부상 중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크루즈항에 해양경찰 경비함이 정박한 것처럼 하이난은 해양강국을 건설하겠다는 중국의 핵심 전략 기지이기도 하다. 롱옌송 하이난성 상무청 부청장은 서울신문에 “하이난성은 외국 투자에 대해서는 하나의 창구만을 거치면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두바이, 싱가포르, 홍콩 외에 다른 유명 자유무역항의 경험을 배워 하이난의 비즈니스 환경을 더욱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글 사진 하이난·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김균미 칼럼] ‘기술 냉전시대‘와 한국의 선택

    [김균미 칼럼] ‘기술 냉전시대‘와 한국의 선택

    ‘기술 냉전시대’ ‘디지털 철의 장막’ ‘2개의 세계 경제사슬’ 등. 연일 고조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표현들이다. 현재의 미중 무역전쟁이 단순히 천문학적 규모인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세전쟁으로 시작했지만, 최근 중국의 대표적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를 발표함으로써 미중의 기술전쟁, 기술냉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금융시장은 미국의 대중국 조치와 중국의 맞조치에 따라 연일 출렁인다. 미국은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에서 앞선 화웨이와의 서비스 제휴 및 부품 공급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다음 타깃으로 중국 드론업체를 겨냥해 기밀유출 가능성을 경고했다. 중국도 질세라 600억 달러어치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물리고 희토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 누가 선두에 서느냐는 경제적뿐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 핵심에 기술이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미 대통령으로서는 ‘중국 제조 2025’를 발표하며 바짝 추격해 오는 중국을 두고 볼 수 없다며 자기식으로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외교나 국내 정치에서는 사사건건 각을 세우는 미국 민주당도 중국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트럼프의 ‘파격’적인 접근에 여간해서는 토를 달지 않고 있다. 중국 분위기도 지난해 미중 무역갈등 때와는 천양지차다. 정면 대응을 자제해 왔던 것과 달리 관영매체들과 국영기업들이 나서서 ‘기술자립’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전문가들 분석에도 미국과 중국 경제의 디커플링(탈동조화), 두 개의 기술경제권이 자주 등장한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구글의 화웨이에 대한 서비스 중단 결정을 ‘디지털 철의 장막’의 신호탄”이라면서 지금까지는 중국이 스스로 벽을 쳤지만, 이제는 미국 등이 중국의 기술을 차단하는 장막을 둘러치게 될 것으로 보도했다. 새 냉전시대의 도래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국을 둘러싼 현 상황의 심각성을 국제통상 전문가인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최근 펴낸 ‘미중전쟁의 승자, 누가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미국편’에서 비유를 들어 쉽게 설명하고 있다. 요약하면 이렇다. 미국은 중국의 고속도로 진입(2001년 세계무역기구 가입)을 후회하고 있다. 협상할 때는 과속운전, 반칙운전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더니 과속과 반칙을 밥 먹듯 한다. 감시해야 할 경찰은 무능하고 과태료는 턱없이 싸며 고지서를 발부해도 중국은 납부를 거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속도로에 경찰과 순찰차를 더 투입해도 소용없고, 중국을 고속도로에서 끌어낼 수도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트럼프는 고속도로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그와 생각을 같이하는 국가들에만 진입을 허용하는 새 길을 만들려 한다는 것이다. 미국 혼자 새 길을 낼 수는 없다. 트럼프는 유럽 국가들도 화웨이 등에 같은 조치를 취해 주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상황이 다른 유럽 국가들은 아직 그럴 생각이 없다. 중국을 견제할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동맹이든 아니든 국익만 내세워 시도 때도 없이 관세 카드를 꺼내는 트럼프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미중 무역전쟁이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그러나 무역분쟁이 봉합돼도 패권 경쟁은 계속될 것이며, 미중 경제의 디커플링으로 두 개의 ‘세계 경제 사슬’, 경제 블록이 구축될 것으로 본다. 트럼프 생각처럼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고립이 실제 가능할지는 모르겠으나 이를 위해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편에 설지 선택을 요구하는 불편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이 전체의 39%를 차지하고,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한국에게는 어려운 선택이다. 미중 사이에 끼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를 겪어 봤기에, 운신의 폭이 좁다는 걸 잘 아는 국민은 그래서 더 불안하다. 다행이라면 사드 때와는 달리 한국 앞에만 놓인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산업 정책, 기술혁신 정책 차원이 아닌 외교·안보와 맞물린 국가의 장기 생존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다른 나라보다 앞서 결정할 필요는 없지만 확고한 원칙을 세워 미중 무역갈등 너머에 대비해야 한다. kmkim@seoul.co.kr
  • 무역전쟁에서부터 화웨이 퇴출까지…미중 新냉전시대

    무역전쟁에서부터 화웨이 퇴출까지…미중 新냉전시대

    미중 간의 갈등이 무역협상 난항에서부터 화웨이 퇴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두 나라의 격돌에 자국 경제는 물론 주변국의 경제까지 출렁이고 있지만 양국의 파워게임의 뚜렷한 출구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코노미스트는 16일(현지시간) 작금의 상황을 ‘승자가 없는 새로운 종류의 냉전’이라고 명명했다. 미국은 지난 10일 중국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여하고, 15일에는 행정명령을 통해 중국의 화웨이를 미국에서 퇴출하는 결단을 내렸다. 화웨이가 5G 네트워크를 이용해 중국 정부를 위한 스파이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화웨이 측은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부정해왔으나 이튿날 미 상무부는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사실상의 블랙 리스트인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리며 쐐기를 박았다. 리서치회사 IHS에 따르면 통신 인프라 시장에서 화웨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6%에 이른다. 그에 반해 미국을 포함한 북미 시장 점유율은 6%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번 조치로 미국 기업과 거래가 원칙적으로 제한됨에 따라 인텔이나 퀄컴 등으로부터 핵심 부품을 조달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인 ‘기린 980’ AP를 개발해 최신 제품에 탑재하는 등 국산화율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품 조달에 실패할 시 생산 가동이 멈출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물론 화웨이에 대한 압박이 지난해부터 시작됐다는 점에서 당장 생산 라인에 차질에 생긴 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17일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 측이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수개월에서 1년치의 부품을 쌓아뒀다고 전했다. 또 2년안에 미국 업체들에 많이 의존하는 반도체 장치를 자체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일각에서는 미국이 정보 기술(IT)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수출과 수입이 각각 5390억달러와 1203억달러라는 점에서 무역적자가 크게 나고 있다며 중국으로부터 들어오는 20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몇몇 경제학자들은 무역 적자는 강대국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으로 미국 시민들의 소득 수준과도 맞물려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일자리 측면에서 받는 영향도 미미하다. 미국 국민들은 무역업보다 자국 내 소매업이나 복지 산업 등 서비스 산업 종사 비율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갈등을 2020년 대선에서 승리카드로 쓰려는 속셈이라고 전했다. 당장의 경제적 고통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반(反)중 전략이 대선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후보자 시절 때 미중의 무역 관계에 대해 “중국이 미국을 강간(rape)하고 있다”며 이를 재정립하겠다고 맹세한 바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정보기술 경쟁은 양국 갈등의 단면에 불과하다. 두 나라는 반도체에서부터 잠수함, 블로버스터 영화, 달 탐사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패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기술을 훔치고 남중국해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한편 캐나다와 스웨덴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들을 위협한다고 본다. 중국은 아시아에서 정당한 위치를 얻겠다는 꿈과 스스로 쇠락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중국의 성장을 방해하는 미국에 대한 두려움 사이에 갇혀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과거 소련을 전면 배재하던 방식대로 중국의 성장을 저해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미중의 무역 규모가 미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클 뿐더러, 중국의 통치 체제가 IT기술을 개발하는 데 있어 장애물이 될 거란 전제부터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자국민의 고통을 가중하기보다 기존에 미중의 노선인 상생 방안을 다시금 정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망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미국 “안보위협 연루” 화웨이 ‘거래 제한’… 5G패권, 무역보복

    미국 “안보위협 연루” 화웨이 ‘거래 제한’… 5G패권, 무역보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정보통신을 보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직후 상무부가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華爲)와 70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는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결렬 직후 양국이 서로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보복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조치여서 미중 간의 갈등 수위가 한층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상무부는 미국 기업과 거래하려면 당국의 허가를 먼저 취득해야만 하는 기업 리스트(Entity List)에 화웨이 등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명단에 오른 기업들은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 미국 기업들과 거래할 수 없다. 미 관리들은 이번 조치로 화웨이가 미국 기업들로부터 부품 공급을 받는 일부 제품들을 판매하는 것이 어려워지거나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조치는 조만간 발효 예정이다.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상무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기업이 미국 국가안보와 대외 정책 이익을 침해할 수도 있는 방식으로 미국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예방할 것”이라며 지지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대표적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는 5G 기술의 선두주자로서 미국의 견제를 받아왔다. 미국은 화웨이가 민간기업을 표방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중국 공산당의 지령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가 수출한 통신부품에 백도어(정보유출 뒷구멍)를 마련해뒀다가 나중에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기밀을 수집할 수 있다며 경계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화웨이가) 미국 국가안보나 대외 정책 이익에 반대되는 활동에 연루됐다”는 결론을 내릴 만한 타당한 근거가 있다고도 말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2016년 3월 또 다른 중국 통신장비 업체 ZTE(中興通訊·중싱통신)에 대해서도 미국의 제재를 받는 국가에 미국 제품을 재수출한 사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근거로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ZTE는 당시 미국 제품을 공급받지 못하다가 미 정부가 이를 여러 차례 유예해 주다가 1년 뒤 합의에 이르면서 이 조치가 해제됐다. 미 상무부의 이번 조치가 발표되기 직전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와 ZTE 등이 미국에 제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정보통신 기술 및 서비스 공급망 확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은 이들 기업의 미국 판매를 직접 금지하지는 않지만, 미 상무부에 중국과 같이 ‘적대 관계’에 있는 기업들과 연계된 기업들의 제품과 구매 거래를 검토할 수 있는 더 큰 권한을 주는 것이다. 미국은 이란제재 위반을 이유로 화웨이에 대한 수사를 강화해 왔으며 주요 동맹국들을 상대로도 화웨이의 5G 등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않도록 보이콧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행정명령으로 5G 네트워크를 둘러싼 지배력 전투가 한층 고조됐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통신업체 임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미국이 반드시 5G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미국 기업 중에는 5G 인터넷 트래픽을 통제할 핵심 스위치를 만드는 곳이 없다는 얘기를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화웨이가 미국에서 퇴출당하더라도 전 세계에서 40∼60% 네트워크를 점유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500억달러·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각각 25%·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지난 10일엔 이중 10%를 25%로 인상했다. 이에 맞서 중국도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해왔고, 다음달 1일부터는 600억달러 규모 미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5∼25%로 인상한다고 발표하는 등 보복을 하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통상 전문가가 본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

    통상 전문가가 본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양국뿐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했고 세계 경제 성장에도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연일 추가 관세폭탄 카드를 흔들며 대중 압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도 미국에 굴복할 수 없다며 미 기업의 대중 투자를 ‘국가안보’ 이유로 정밀 감시하는 외국인투자법을 만드는 등 강한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2개국(G2)인 미중이 벌이는 총성 없는 전쟁에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으로 미중 무역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언제쯤 타결될지,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을 미중 통상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들어봤다.“25% 관세폭탄 주고받은 미중…서로 협상 우위에 있다고 오판” 니콜 비벤스 콜린슨 STR 국제통상본부장 미국 통상 전문 로펌 STR의 니콜 비벤스 콜린슨 국제통상본부장은 14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미국뿐 아니라 중국도 빠른 타협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중 양국의 경제 상황도 있지만 미측은 특히 미중 무역협상이 내년 대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콜린슨 본부장은 지난 30여년간 미무역대표부(USTR) 등 정부 내 통상 관련 조직에서 일했으며, 1990년대 미 측 대표로 중국과 협상을 한 경험이 있다. 그는 현재 미 의회 통상 자문위원으로 활약하는 등 워싱턴DC에서 손 꼽히는 통상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지난 10일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노딜’로 끝난 원인은. “미중이 각각 서로에 대해 오판했다. 미국은 돼지열병 등으로 인한 중국의 경기 침체를,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을 경기 하락으로 예상했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미중 모두 자신들이 협상의 우위에 있다는 판단에 따라 한치도 양보하지 않으면서 합의가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강경파는 온건파인 류허 부총리의 협상 방식과 결과에 대한 불만이 생각보다 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갑작스러운 합의 번복이 내부 불만 때문이라는 것인가. “그렇게 볼 수 있다. 류 부총리가 이끄는 협상단의 보고를 받고 중국 내부에서 대미 강경파들이 미국에 너무 굴복했다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협상단이 미 측에 그간 협상의 뒤집는 문서를 보내면서 다시 무역전쟁이 재개된 측면도 있다.” -미중이 25%의 관세폭탄을 주고받고 있다. 글로벌 경제와 한국 등에 미치는 영향은. “미중의 관세폭탄이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미중뿐 아니라 세계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또 글로벌 경제 성장에도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특히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 또 미중이 국내 경기 부양을 위해 자국의 통화를 조정하기 시작하면 글로벌 경제에 혼란이 가중될 것이다.” -한국처럼 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더욱 어렵다는데. “한국은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중국의 반가공 제품을 수입해 원산지를 바꿔서 미국에 수출한다든지, 미 현지 공장의 가동을 높여서 미국 내 중국의 빈자리를 채운다면 불행을 행운으로 만드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미중 무역협상이 내년 대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협상 결과에 따라 다르다. 결과가 미 경제를 하락세로 이끈다면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미 기업에 이익을 주고 지적재산권 보호와 강제 기술이전 금지 등을 분명히 얻어낸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할 수 있다. 어찌됐던 미중 무역협상이 내년 미 대선의 한 요소라는 것은 분명하다.”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 가능성과 시기는. “미중 모두 타결 의지가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다. 시기는 명확히 이야기할 수 없지만 중국도 빠른 타결을 원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중국은 미중 무역협상으로 내년 미 대선에 개입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 베이징에서 재개될 고위급 협상과 6월 말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이 무역전쟁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美, 中경제 속도 늦출수 있지만 中 주저앉지 않고 더 강해질 것” 김동수 산업연구원 베이징지원장 김동수 산업연구원 베이징지원장은 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지부진한 미중 무역협상은 중국이 시간을 버는 상황이며, 한국으로서는 4차 산업 업종을 고도화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무역협상을 통해 길어야 5년 정도 중국 경제를 주춤하게 할 수 있으며 결국 중국은 더 강해져서 돌아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어 한국은 포기할 수 없는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업종별 경쟁력을 분석해 중국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무역협상으로 중국을 꺾을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1985년 플라자합의로 일본에 경제불황이 닥쳤듯 중국 위안화 가치를 반 토막 낼 수 있는 합의를 과연 중국이 미국과 하겠는가. 중국 경제는 1980년대 일본만큼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다. 34년 전 일본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37%였고, 2017년 중국은 19%에 불과하다. 게다가 중국은 과거 일본의 10배가 넘는 시장이자 공장이며 양국 경제의 상호의존성이 높다. 플라자합의 이후에도 미국의 무역적자는 더 확대됐고 지난해 양국의 보복 관세 공방 이후에도 중국의 2018년 대미 무역 흑자는 10년 만에 가장 많았다. 관세 부과, 지적재산권 보호, 금융시장 개방 압력 등이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최선의 것들이다. 관세 때문에 중국 경제가 확 주저앉아 세계 2위 경제가 3위 경제가 되는 일은 없다. 특히 무역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되더라도 중국 금융시장을 완전히 개방하기는 어렵다.” -중국 금융시장 개방은 왜 어렵나. “어마어마한 국유기업의 의결권을 미국 자본이 행사하겠다고 하면 중국은 더 괴로울 것이기 때문에 금융시장을 당장 개방하기는 힘들다. 중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자본 비중이 3~4%밖에 되지 않는데 한국의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외자 비중을 30~40%로 확대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금융시장 개방을 빨리 또는 많이 하라는 요구를 중국은 들어줄 수 없다.” -위안화에 대한 중국 당국의 개입을 미국이 억제할 수는 없나. “중국 정부는 환율과 같은 금융시장에 개입할 때 은행에 달러를 매입 또는 매각하라는 명령만 내린다. 정부가 직접 달러를 사고파는 물량은 매우 적다. 당국이 실질적인 개입을 하지만 어느 통계에도 정부 개입이라고 볼 수 있는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 중국 당국이 정말 필요한 곳에만 달러를 공급해 전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막더라도 은행들이 잘 따른다. 막연하게 금융시장에 정부의 개입이 있으니 하지 말라고 요구하면 중국은 시장에 정부 개입이 어디 있었느냐며 발뺌할 공산이 크다.” -미중 정상이 6월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서 합의할 가능성은. “상징적 의미에서 일종의 큰 틀 또는 부분적 합의 이후 물밑 협상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로 완전 합의를 보더라도 그게 끝은 아니다. 미국은 시장 개방을 계속 물고 늘어질 것이고 특히 금융시장 개방은 시기 등을 놓고 정상 간 담판 이후에도 계속 수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이런 가운데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업종별 경쟁력을 분석해 중국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국에 반사이익이 있더라도 중국은 곧 더 강해져서 돌아올 것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통상 전문가가 본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

    통상 전문가가 본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양국뿐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했고 세계 경제 성장에도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연일 추가 관세폭탄 카드를 흔들며 대중 압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도 미국에 굴복할 수 없다며 미 기업의 대중 투자를 ‘국가안보’ 이유로 정밀 감시하는 외국인투자법을 만드는 등 강한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2개국(G2)인 미중이 벌이는 총성 없는 전쟁에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으로 미중 무역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언제쯤 타결될지,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을 미중 통상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들어봤다.“25% 관세폭탄 주고받은 미중…서로 협상 우위에 있다고 오판” 니콜 비벤스 콜린슨 STR 국제통상본부장 미국 통상 전문 로펌 STR의 니콜 비벤스 콜린슨 국제통상본부장은 14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미국뿐 아니라 중국도 빠른 타협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중 양국의 경제 상황도 있지만 미측은 특히 미중 무역협상이 내년 대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콜린슨 본부장은 지난 30여년간 미무역대표부(USTR) 등 정부 내 통상 관련 조직에서 일했으며, 1990년대 미 측 대표로 중국과 협상을 한 경험이 있다. 그는 현재 미 의회 통상 자문위원으로 활약하는 등 워싱턴DC에서 손 꼽히는 통상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지난 10일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노딜’로 끝난 원인은. “미중이 각각 서로에 대해 오판했다. 미국은 돼지열병 등으로 인한 중국의 경기 침체를,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을 경기 하락으로 예상했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미중 모두 자신들이 협상의 우위에 있다는 판단에 따라 한치도 양보하지 않으면서 합의가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강경파는 온건파인 류허 부총리의 협상 방식과 결과에 대한 불만이 생각보다 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갑작스러운 합의 번복이 내부 불만 때문이라는 것인가. “그렇게 볼 수 있다. 류 부총리가 이끄는 협상단의 보고를 받고 중국 내부에서 대미 강경파들이 미국에 너무 굴복했다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협상단이 미 측에 그간 협상의 뒤집는 문서를 보내면서 다시 무역전쟁이 재개된 측면도 있다.” -미중이 25%의 관세폭탄을 주고받고 있다. 글로벌 경제와 한국 등에 미치는 영향은. “미중의 관세폭탄이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미중뿐 아니라 세계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또 글로벌 경제 성장에도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특히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 또 미중이 국내 경기 부양을 위해 자국의 통화를 조정하기 시작하면 글로벌 경제에 혼란이 가중될 것이다.” -한국처럼 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더욱 어렵다는데. “한국은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중국의 반가공 제품을 수입해 원산지를 바꿔서 미국에 수출한다든지, 미 현지 공장의 가동을 높여서 미국 내 중국의 빈자리를 채운다면 불행을 행운으로 만드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미중 무역협상이 내년 대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협상 결과에 따라 다르다. 결과가 미 경제를 하락세로 이끈다면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미 기업에 이익을 주고 지적재산권 보호와 강제 기술이전 금지 등을 분명히 얻어낸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할 수 있다. 어찌됐던 미중 무역협상이 내년 미 대선의 한 요소라는 것은 분명하다.”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 가능성과 시기는. “미중 모두 타결 의지가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다. 시기는 명확히 이야기할 수 없지만 중국도 빠른 타결을 원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중국은 미중 무역협상으로 내년 미 대선에 개입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 베이징에서 재개될 고위급 협상과 6월 말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이 무역전쟁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美, 中경제 속도 늦출수 있지만 中 주저앉지 않고 더 강해질 것” 김동수 산업연구원 베이징지원장 김동수 산업연구원 베이징지원장은 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지부진한 미중 무역협상은 중국이 시간을 버는 상황이며, 한국으로서는 4차 산업 업종을 고도화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무역협상을 통해 길어야 5년 정도 중국 경제를 주춤하게 할 수 있으며 결국 중국은 더 강해져서 돌아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어 한국은 포기할 수 없는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업종별 경쟁력을 분석해 중국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무역협상으로 중국을 꺾을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1985년 플라자합의로 일본에 경제불황이 닥쳤듯 중국 위안화 가치를 반 토막 낼 수 있는 합의를 과연 중국이 미국과 하겠는가. 중국 경제는 1980년대 일본만큼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다. 34년 전 일본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37%였고, 2017년 중국은 19%에 불과하다. 게다가 중국은 과거 일본의 10배가 넘는 시장이자 공장이며 양국 경제의 상호의존성이 높다. 플라자합의 이후에도 미국의 무역적자는 더 확대됐고 지난해 양국의 보복 관세 공방 이후에도 중국의 2018년 대미 무역 흑자는 10년 만에 가장 많았다. 관세 부과, 지적재산권 보호, 금융시장 개방 압력 등이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최선의 것들이다. 관세 때문에 중국 경제가 확 주저앉아 세계 2위 경제가 3위 경제가 되는 일은 없다. 특히 무역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되더라도 중국 금융시장을 완전히 개방하기는 어렵다.” -중국 금융시장 개방은 왜 어렵나. “어마어마한 국유기업의 의결권을 미국 자본이 행사하겠다고 하면 중국은 더 괴로울 것이기 때문에 금융시장을 당장 개방하기는 힘들다. 중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자본 비중이 3~4%밖에 되지 않는데 한국의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외자 비중을 30~40%로 확대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금융시장 개방을 빨리 또는 많이 하라는 요구를 중국은 들어줄 수 없다.” -위안화에 대한 중국 당국의 개입을 미국이 억제할 수는 없나. “중국 정부는 환율과 같은 금융시장에 개입할 때 은행에 달러를 매입 또는 매각하라는 명령만 내린다. 정부가 직접 달러를 사고파는 물량은 매우 적다. 당국이 실질적인 개입을 하지만 어느 통계에도 정부 개입이라고 볼 수 있는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 중국 당국이 정말 필요한 곳에만 달러를 공급해 전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막더라도 은행들이 잘 따른다. 막연하게 금융시장에 정부의 개입이 있으니 하지 말라고 요구하면 중국은 시장에 정부 개입이 어디 있었느냐며 발뺌할 공산이 크다.” -미중 정상이 6월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서 합의할 가능성은. “상징적 의미에서 일종의 큰 틀 또는 부분적 합의 이후 물밑 협상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로 완전 합의를 보더라도 그게 끝은 아니다. 미국은 시장 개방을 계속 물고 늘어질 것이고 특히 금융시장 개방은 시기 등을 놓고 정상 간 담판 이후에도 계속 수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이런 가운데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업종별 경쟁력을 분석해 중국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국에 반사이익이 있더라도 중국은 곧 더 강해져서 돌아올 것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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