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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 & WHAT] ‘위험천만 美우주왕복선의 비행’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 & WHAT] ‘위험천만 美우주왕복선의 비행’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이달 28일 인류과학의 큰 별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미국의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호가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를 박차고 올라 마지막 비행을 하고 나면 파란 하늘이 아닌 까만 우주를 날아다녔던 ‘스페이스 셔틀’은 박물관에서 관람객들과 여생을 보내게 된다. 1981년 4월 12일 컬럼비아호가 처음으로 하늘을 난 이후 챌린저, 디스커버리, 애틀랜티스, 엔데버 등 대항해시대 유명 탐험선들에서 이름을 따온 5형제가 비행한 횟수는 총 135회. 거리는 8억 5000만㎞에 이른다. 그러나 우주왕복선의 탄생이 사기극에 가까웠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69년 대통령에 오른 리처드 닉슨은 막대한 예산이 투자되는 우주개발 계획을 탐탁지 않아 하며 항공우주국(나사)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나사는 한번 쏘면 재사용할 수 없는 로켓 대신 얼마든 재활용이 가능한 우주왕복선을 제작하겠다고 제안했고, 이에 솔깃한 닉슨은 이를 받아들였다. 심지어 나사는 1주일에 1회, 연간 50회씩 비행이 가능하다고 닉슨을 속였다. 우주왕복선은 ‘돈 먹는 괴물’이었다. 한번 사용한 부품은 대부분 교체해야 했다. 지금까지 미국이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에 투입한 돈은 1500억 달러(약 162조원)가 넘는다. 1986년에는 챌린저호가 발사 73초 만에 폭발하는 장면이 전 세계로 생중계됐고, 2003년에는 컬럼비아호가 귀환 중에 역시 폭발하면서 미국과 과학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 이번 호 주인공은 퇴역하는 우주왕복선 3대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먼(1918~1988)이다. 아인슈타인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로 꼽히는 파인먼은 ‘파인먼씨 농담도 잘하시네’ 등 저서를 통해 대중과 호흡하는 학자로 이름을 떨쳤다. 특히 1986년 챌린저호 폭발 사건의 조사위원회에 참여, 원인을 규명하기도 했다. 우주왕복선을 만난 파인먼은 그들이 얼마나 위험한 비행을 했는지 그 비밀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파인먼:이렇게 무사히 만나게 돼 반갑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애틀랜티스를 제외하고는 이제 편히 쉴 일들만 남았네. 엔데버 자네는 내가 세상을 떠난 후에 만들어졌는데, 나 같은 물리학자가 왜 우주왕복선의 모임에 나타났는지 궁금하지 않나? 엔데버:제가 1992년에 태어났으니까 1988년에 돌아가신 선생님을 뵐 기회가 없었죠. 그래도 그 명성만큼은 익히 들었습니다. 1986년 챌린저 형님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 조사위원회인 로저스위원회(국무장관을 지낸 윌리엄 로저스가 당시 위원장을 맡았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위원장의 이름을 따 위원회 이름을 부른다. 부위원장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이었다)에 참여하셨죠? 그때 얘기를 좀 듣고 싶은데요. 파인먼:사실 나한테도 우주왕복선은 TV로나 보던 존재였지. 그래서 처음에 나사에서 전화를 받았을 때는 거부할 생각이었어. 그런데 집사람(기네스 파인먼)이 “모두가 몰려다니면서 정치를 할 게 뻔한데, 제대로 조사를 할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했고, 난 멍청하게 우쭐해서 그 말을 받아들였지. 디스커버리:그래도 사고 원인을 찾아내셨잖아요. 파인먼:글쎄. 세상에는 내가 챌린저가 발사되던 날의 기온이 크게 낮았고, 그 때문에 연료통의 틈새를 메우는 고무 O링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연료가 유출됐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져 있지. 하지만 그 문제를 처음 알아낸 것은 국방부의 커티나 장군이었어. 난 단지 그 문제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애썼을 뿐이지. 애틀랜티스:선생님이 다른 사람들이 회의를 하는 동안 얼음물을 달라고 해서 실제로 O링을 넣어 뒀다가 보여 줬던 그 장면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공개회의였는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그러신 건가요? 파인먼:아무도 나한테 O링을 주지 않았는데, 회의장의 모형에 O링이 있었고 그걸 실험할 수 있는 곳이 거기뿐이었거든. 사실 조사 과정에서 나사와 관련 회사들이 얼마나 일을 엉망으로 하고 있는지를 뼈저리게 느꼈고, 수많은 부분을 감추려 하고 있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어. 챌린저 폭발의 원인이 단순히 O링 때문이라고만은 할 수 없지. 디스커버리:이제 뭐 다 지난 일이고 정권도 여러 차례 바뀌었으니 구체적으로 좀 얘기를 해주시죠. 파인먼:120일이 조금 넘는 조사기간 동안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거기에 가서는 안 됩니다. 우리랑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라는 말이었지. 누군가 자기들을 파헤치고 다니는 게 불편했던 것이지. 무엇보다 우주왕복선은 사람이 만들고 탄 물건 중에 가장 위험했거든. 너희들은 실제로는 폭탄이나 다름없지. 우주왕복선의 설계상 사고 확률은 100~450회 비행당 1건으로 돼 있어. 군용기가 2만 2000회 비행당 1회, 민간 여객기가 100만건당 1회로 계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말도 안 되게 높은 위험도지. 그런데 나사는 이걸 민간 여객기와 같은 100만분의1이라고 발표했거든. 엔데버:어떻게 그런 계산이 나왔죠? 파인먼:“우주왕복선에는 사람이 타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 때문이야. 숫자 조작을 한 거지. 실제로 우주공간에서의 임무를 제외하고, 비행과정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착륙할 때 바퀴를 꺼내는 버튼 하나를 누르는 것밖에 없거든. 그 밖에도 부품들에 생기는 문제를 규정 변경을 통해 허용치로 바꾸거나 엔진 터빈에 생긴 균열도 ‘파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용 가능으로 판정하기도 했어. 조사 과정에서 보니까 엔진, 부품, 연료 등 많은 부분에서 현장 기술자들이 발사를 반대했는데 윗선에서 묵살했더라고. 디스커버리:그런데 왜 무리해서 발사를 한 거죠? 파인먼:챌린저가 폭발한 1986년 1월 28일은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가 예정돼 있었지. 영화배우 출신답게 쇼를 좋아했던 레이건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챌린저호의 우주인과 교신을 하려고 했던 게 무리한 발사의 원인이었다고 봐야지. 특히 챌린저에는 일반인이었던 과학교사 매컬리프 부인이 타고 있었는데 극적 효과로는 최고였겠지. 챌린저가 얼마나 무리한 발사를 하는지 알고도 탔을 만큼 매컬리프 부인이 용감했는지는 별개로 쳐야겠지만 말야. 애틀랜티스:결국 그때 나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제안을 하셨고, 실제로도 많은 개선이 이뤄졌잖아요. 그런데 2003년에 큰형님인 컬럼비아호가 또 불행한 사고를 당했어요. 왜 그런 일이 일어난 거죠? 파인먼:그건 내가 세상을 떠난 후여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우주왕복선이 워낙 위험한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 같군. 외부적으로는 발사 단계에 타일이 떨어져 나가면서 돌아올 때 열을 견디지 못해 폭발했다고 하던데. 일각에서는 나사가 1990년대 후반에 구조조정을 심하게 하면서 관리와 정비 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하더구먼. 자, 사고 얘기는 이쯤에서 마치고, 이제 30년간의 우주비행을 마치고 각자의 안식처(디스커버리는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 엔데버는 캘리포니아과학센터, 애틀랜티스는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로 옮겨지게 됐는데 마지막으로 각자 일생에서 가장 보람찼던 순간을 되돌아볼까? 디스커버리:전 ‘지구의 눈’으로 불리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1990년 4월에 우주로 올려놨죠. 사람들이 총천연색 우주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 것은 제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지금까지 우주왕복선 5대가 기록한 우주비행 135회 중 39회가 제 차지였습니다. 애틀랜티스:저 역시 허블망원경의 수리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2003년 2월 컬럼비아 형님이 허블망원경을 수리하고 돌아오다가 사라진 이후 나사는 “국제우주정거장(ISS) 이외에는 우주왕복선을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했죠. 하지만 미국 과학자들은 물론 전 세계에서 허블망원경을 계속 보게 해 달라는 운동이 벌어졌고, 그 결과 제가 다시 허블망원경으로 향할 수 있었죠. 그리고 전 가장 마지막으로 하늘을 난 우주왕복선으로 역사에 남을 겁니다. 이달 말 비행으로 말이죠. 엔데버:하늘에 떠 있는 가장 큰 인공구조물인 ISS는 제가 주도한 작품입니다. ISS 내 우주인 투입이나 우주인들이 체류하는 데 필요한 물품 공급, 배터리 교체, 로봇 팔 설치 등이 모두 저를 통해 이뤄졌죠. 2007년에는 저를 타고 우주로 간 우주인들이 선생님이 돼 지구의 아이들에게 과학교실을 열기도 했죠. 이젠 모두 지나간 추억이 됐지만 말이에요. 언젠가 제 후배들이 태어난다면 이런 얘기들은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의 에피소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저희 형제들과 수백명의 우주인들이 만들어낸 도전의 역사는 영원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파인먼:우주를 날아서 비행기처럼 자유롭게 활주로에 착륙한다. 정말 공상과학 소설 같은 얘기를 현실에서 보여준 자네와 나사의 과학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네. 물론 보이저(1977년 발사된 나사의 행성 탐사선. 목성과 토성을 찍었고 현재 태양계 끝에 도달해 있다)처럼 사람들의 기대를 뛰어넘어 태양계 밖 미지의 세상을 탐험하지는 못했지만 말이야. 하지만 난 여전히 자네들이 여기에서 나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한다네. 위험한 비행을 하며 형님 둘(컬럼비아·챌린저)을 먼저 보내고 자네들은 살아남지 않았는가 말일세. 우주왕복선이 이뤄낸 수많은 업적보다 내가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그들의 죽음이, 세상에 홍보용으로 전락한 과학이 얼마나 비참한 결과를 낳는지 보여 줬다는 점이라고 말하겠네. 아직도 지구 어딘가에서는 그런 일이 계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일세. 오늘 즐거웠어. 각자의 자리에서 미래의 과학자들에게 더 많은 교훈을 주기 바라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리처드 파인먼(1918.5.11~1988.2.15)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미국의 이론물리학자로 양자전기역학을 재정립한 공로로 1965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 20세기의 거시 물리학이 아인슈타인으로 대표된다면, 미시 물리학은 파인먼의 영역. 금고털이와 드럼 연주, 그림에 재능이 있었고 형식과 권위를 거부했던 것으로 유명. ●도움말 주신 분 이주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과학팀장 정홍철 스페이스스쿨 대표 이학명 과학칼럼니스트 ●참고문헌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리처드 파인먼·김희봉/ 사이언스북스) 남이야 뭐라 하건!(리처드 파인먼·홍승우/ 사이언스북스) 우리는 이제 우주로 간다(채연석/ 해나무)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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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간기획W&W] 파인먼씨, 우주왕복선을 부탁해

    [주간기획W&W] 파인먼씨, 우주왕복선을 부탁해

     이달 28일 인류과학의 큰 별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미국의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호가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를 박차고 올라 마지막 비행을 하고 나면 파란 하늘이 아닌 까만 우주를 날아다녔던 ‘스페이스 셔틀’은 박물관에서 관람객들과 여생을 보내게 된다.  1981년 4월 12일 컬럼비아호가 처음으로 하늘을 난 이후 챌린저, 디스커버리, 애틀랜티스, 엔데버 등 대항해시대 유명 탐험선들에서 이름을 따온 5형제가 비행한 횟수는 총 135회. 거리는 8억 5000만㎞에 이른다. 그러나 우주왕복선의 탄생이 사기극에 가까웠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69년 대통령에 오른 리처드 닉슨은 막대한 예산이 투자되는 우주개발 계획을 탐탁지 않아 하며 항공우주국(나사)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나사는 한번 쏘면 재사용할 수 없는 로켓 대신 얼마든 재활용이 가능한 우주왕복선을 제작하겠다고 제안했고, 이에 솔깃한 닉슨은 이를 받아들였다. 심지어 나사는 1주일에 1회, 연간 50회씩 비행이 가능하다고 닉슨을 속였다.  하지만 우주왕복선은 ‘돈 먹는 괴물’이었다. 한번 사용한 부품은 대부분 교체해야 했다. 지금까지 미국이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에 투입한 돈은 1500억 달러(약 162조원)가 넘는다. 1986년에는 챌린저호가 발사 73초 만에 폭발하는 장면이 전 세계로 생중계됐고, 2003년에는 컬럼비아호가 귀환 중에 역시 폭발하면서 미국과 과학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 이번 호 주인공은 퇴역하는 우주왕복선 3대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먼(1918~1988)이다. 아인슈타인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로 꼽히는 파인먼은 ‘파인먼씨 농담도 잘하시네’ 등 저서를 통해 대중과 호흡하는 학자로 이름을 떨쳤다. 특히 1986년 챌린저호 폭발 사건의 조사위원회에 참여, 원인을 규명하기도 했다. 우주왕복선을 만난 파인먼은 그들이 얼마나 위험한 비행을 했는지 그 비밀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파인먼  이렇게 무사히 만나게 돼 반갑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애틀랜티스를 제외하고는 이제 편히 쉴 일들만 남았네. 엔데버 자네는 내가 세상을 떠난 후에 만들어졌는데, 나 같은 물리학자가 왜 우주왕복선의 모임에 나타났는지 궁금하지 않나?    ▲엔데버  제가 1992년에 태어났으니까 1988년에 돌아가신 선생님을 뵐 기회가 없었죠. 그래도 그 명성만큼은 익히 들었습니다. 1986년 챌린저 형님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 조사위원회인 로저스위원회(국무장관을 지낸 윌리엄 로저스가 당시 위원장을 맡았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위원장의 이름을 따 위원회 이름을 부른다. 부위원장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이었다)에 참여하셨죠? 그때 얘기를 좀 듣고 싶은데요.    ▲파인먼  사실 나한테도 우주왕복선은 TV로나 보던 존재였지. 그래서 처음에 나사에서 전화를 받았을 때는 거부할 생각이었어. 그런데 집사람(기네스 파인먼)이 “모두가 몰려다니면서 정치를 할 게 뻔한데, 제대로 조사를 할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했고, 난 멍청하게 우쭐해서 그 말을 받아들였지.    ▲디스커버리  그래도 사고 원인을 찾아내셨잖아요.    ▲파인먼  글쎄. 세상에는 내가 챌린저가 발사되던 날의 기온이 크게 낮았고, 그 때문에 연료통의 틈새를 메우는 고무 O링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연료가 유출됐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져 있지. 하지만 그 문제를 처음 알아낸 것은 국방부의 커티나 장군이었어. 난 단지 그 문제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애썼을 뿐이지.    ▲애틀랜티스  선생님이 다른 사람들이 회의를 하는 동안 얼음물을 달라고 해서 실제로 O링을 넣어 뒀다가 보여 줬던 그 장면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공개회의였는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그러신 건가요?    ▲파인먼  아무도 나한테 O링을 주지 않았는데, 회의장의 모형에 O링이 있었고 그걸 실험할 수 있는 곳이 거기뿐이었거든. 사실 조사 과정에서 나사와 관련 회사들이 얼마나 일을 엉망으로 하고 있는지를 뼈저리게 느꼈고, 수많은 부분을 감추려 하고 있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어. 챌린저 폭발의 원인이 단순히 O링 때문이라고만은 할 수 없지.    ▲디스커버리  이제 뭐 다 지난 일이고 정권도 여러 차례 바뀌었으니 구체적으로 좀 얘기를 해주시죠.    ▲파인먼  120일이 조금 넘는 조사기간 동안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거기에 가서는 안 됩니다. 우리랑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라는 말이었지. 누군가 자기들을 파헤치고 다니는 게 불편했던 것이지. 무엇보다 우주왕복선은 사람이 만들고 탄 물건 중에 가장 위험했거든. 너희들은 실제로는 폭탄이나 다름없지. 우주왕복선의 설계상 사고 확률은 100~450회 비행당 1건으로 돼 있어. 군용기가 2만 2000회 비행당 1회, 민간 여객기가 100만건당 1회로 계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말도 안 되게 높은 위험도지. 그런데 나사는 이걸 민간 여객기와 같은 100만분의1이라고 발표했거든.    ▲엔데버  어떻게 그런 계산이 나왔죠?    ▲파인먼  “우주왕복선에는 사람이 타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 때문이야. 숫자 조작을 한 거지. 실제로 우주공간에서의 임무를 제외하고, 비행과정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착륙할 때 바퀴를 꺼내는 버튼 하나를 누르는 것밖에 없거든. 그 밖에도 부품들에 생기는 문제를 규정 변경을 통해 허용치로 바꾸거나 엔진 터빈에 생긴 균열도 ‘파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용 가능으로 판정하기도 했어. 조사 과정에서 보니까 엔진, 부품, 연료 등 많은 부분에서 현장 기술자들이 발사를 반대했는데 윗선에서 묵살했더라고.    ▲디스커버리  그런데 왜 무리해서 발사를 한 거죠?    ▲파인먼  챌린저가 폭발한 1986년 1월 28일은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가 예정돼 있었지. 영화배우 출신답게 쇼를 좋아했던 레이건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챌린저호의 우주인과 교신을 하려고 했던 게 무리한 발사의 원인이었다고 봐야지. 특히 챌린저에는 일반인이었던 과학교사 매컬리프 부인이 타고 있었는데 극적 효과로는 최고였겠지. 챌린저가 얼마나 무리한 발사를 하는지 알고도 탔을 만큼 매컬리프 부인이 용감했는지는 별개로 쳐야겠지만 말야.    ▲애틀랜티스  결국 그때 나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제안을 하셨고, 실제로도 많은 개선이 이뤄졌잖아요. 그런데 2003년에 큰형님인 컬럼비아호가 또 불행한 사고를 당했어요. 왜 그런 일이 일어난 거죠?    ▲파인먼  그건 내가 세상을 떠난 후여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우주왕복선이 워낙 위험한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 같군. 외부적으로는 발사 단계에 타일이 떨어져 나가면서 돌아올 때 열을 견디지 못해 폭발했다고 하던데. 일각에서는 나사가 1990년대 후반에 구조조정을 심하게 하면서 관리와 정비 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하더구먼.  자, 사고 얘기는 이쯤에서 마치고, 이제 30년간의 우주비행을 마치고 각자의 안식처(디스커버리는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 엔데버는 캘리포니아과학센터, 애틀랜티스는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로 옮겨지게 됐는데 마지막으로 각자 일생에서 가장 보람찼던 순간을 되돌아볼까?    ▲디스커버리  전 ‘지구의 눈’으로 불리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1990년 4월에 우주로 올려놨죠. 사람들이 총천연색 우주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 것은 제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지금까지 우주왕복선 5대가 기록한 우주비행 135회 중 39회가 제 차지였습니다.    ▲애틀랜티스  저 역시 허블망원경의 수리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2003년 2월 컬럼비아 형님이 허블망원경을 수리하고 돌아오다가 사라진 이후 나사는 “국제우주정거장(ISS) 이외에는 우주왕복선을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했죠. 하지만 미국 과학자들은 물론 전 세계에서 허블망원경을 계속 보게 해 달라는 운동이 벌어졌고, 그 결과 제가 다시 허블망원경으로 향할 수 있었죠. 그리고 전 가장 마지막으로 하늘을 난 우주왕복선으로 역사에 남을 겁니다. 이달 말 비행으로 말이죠.    ▲엔데버  하늘에 떠 있는 가장 큰 인공구조물인 ISS는 제가 주도한 작품입니다. ISS 내 우주인 투입이나 우주인들이 체류하는 데 필요한 물품 공급, 배터리 교체, 로봇 팔 설치 등이 모두 저를 통해 이뤄졌죠. 2007년에는 저를 타고 우주로 간 우주인들이 선생님이 돼 지구의 아이들에게 과학교실을 열기도 했죠. 이젠 모두 지나간 추억이 됐지만 말이에요. 언젠가 제 후배들이 태어난다면 이런 얘기들은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의 에피소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저희 형제들과 수백명의 우주인들이 만들어낸 도전의 역사는 영원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파인먼  우주를 날아서 비행기처럼 자유롭게 활주로에 착륙한다. 정말 공상과학 소설 같은 얘기를 현실에서 보여준 자네와 나사의 과학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네. 물론 보이저(1977년 발사된 나사의 행성 탐사선. 목성과 토성을 찍었고 현재 태양계 끝에 도달해 있다)처럼 사람들의 기대를 뛰어넘어 태양계 밖 미지의 세상을 탐험하지는 못했지만 말이야. 하지만 난 여전히 자네들이 여기에서 나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한다네. 위험한 비행을 하며 형님 둘(컬럼비아·챌린저)을 먼저 보내고 자네들은 살아남지 않았는가 말일세. 우주왕복선이 이뤄낸 수많은 업적보다 내가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그들의 죽음이, 세상에 홍보용으로 전락한 과학이 얼마나 비참한 결과를 낳는지 보여 줬다는 점이라고 말하겠네. 아직도 지구 어딘가에서는 그런 일이 계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일세. 오늘 즐거웠어. 각자의 자리에서 미래의 과학자들에게 더 많은 교훈을 주기 바라네.     도움말 주신 분 이주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과학팀장 정홍철 스페이스스쿨 대표 이학명 과학칼럼니스트   참고문헌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리처드 파인먼·김희봉/ 사이언스북스) 남이야 뭐라 하건!(리처드 파인먼·홍승우/ 사이언스북스) 우리는 이제 우주로 간다(채연석/ 해나무)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저스틴 비버, 고메즈 ‘마사지’ 사진에 팬들 흥분

    저스틴 비버, 고메즈 ‘마사지’ 사진에 팬들 흥분

    캐나다 출신 아이돌 팝스타 저스틴 비버(17)와 연인 셀레나 고메즈(18)의 하와이 휴가 사진이 차례차례 유출되면서 비버 팬들의 인내치도 한계에 다다랐다. 지난주 비버와 고메즈의 진한 키스 사진이 언론에 보도돼 팬들을 울린데 이어 이번엔 ‘발 마사지’ 사진이 유출됐다. 이 사진은 트위터에 올려진 사진으로 호텔 실내에서 비버가 고메즈의 발을 마사지 해주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이 사진이 공개되자 비버의 여성 팬들은 “고메스가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며 흥분이 극에 달한 상태다. ’아이돌 팝스타’ 비버의 전세계적인 인기를 고려한다면 이같은 여성팬 들의 반응은 어느정도 예상됐던 일. 셀레나 고메즈는 지난달 초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숨기는 것이 싫다. 나는 열여덟 살이고 사랑에 빠질 수 있다.” 며 “(비버의) 팬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당당히 열애 사실을 고백한 바 있다. 한편 비버는 최근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에서 ‘영향력 있는 유명인 100인’ 중 3위를 차지했다. 올해 처음으로 순위에 오른 비버는 지난해에만 5300만달러(572억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레이디 가가에 이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960만명)도 가지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군수 재벌’ 록히드 마틴 해킹으로 전산망 장애

    세계 최대 군수업체인 미국의 록히드 마틴이 해커들의 공격을 받아 내부 컴퓨터 시스템 장애를 겪고 있다. 록히드 마틴은 27일(현지시간) “지난주 해커들이 회사 컴퓨터 정보시스템에 대해 집요하고 중요한 공격을 가했다.”면서 “현재 직원들이 접속을 재개하기 위해 점검 중”이라고 해커 공격 사실을 확인했다. 로이터통신은 록히드 마틴을 포함해 미 군수업체 여러 곳이 해킹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대표적 군수업체인 보잉과 로드롭 그루맨 등은 해킹 여부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21일 발생한 록히드 마틴이 사이버 공격을 당한 사실을 파악해 놓고 있다면서 현재 국토안보부 정보기술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록히드 마틴 측과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측은 “미군에 대한 피해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3월 록히드 마틴의 시스템 보안을 맡고 있는 EMC의 정보보안사업부 RSA가 해킹 공격을 받았고, 해커들이 당시 유출된 정보를 이용해 록히드 마틴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인증 번호(SecurID)를 복제했다고 말했다. 인증번호는 사용자가 시스템에 접근하기 위해 비밀번호와 함께 입력해야 하는 것으로 1분마다 번호가 바뀐다. 이번 해킹으로 전투기 F16, F22, F35 등을 만드는 록히드 마틴에서 어떤 정보들이 유출됐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록히드 마틴은 개발 중인 첨단 무기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용되는 첨단무기 및 군 기술 등 극도로 민감한 정보들을 보유하고 있어 유출시 엄청난 파장이 우려된다. 앞서 지난 2009년 해커들은 록히드 마틴의 3800억 달러 규모 F35 개발 프로젝트 관련 자료들이 들어있는 미 국방부 컴퓨터망에 침입한 적이 있다. 한 보안업체 대표는 지난 3월 발생한 EMC 해킹이 군수업체와 정부기관, 금융기관 등을 대상으로 했고, 이후 해커들이 악성 소프트웨어를 통해 특정 데이터를 수집한 점을 감안하면 록히드 마틴 전산망 장애도 같은 해커들의 소행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달라진 시대 배경 속상하냐고요? 난 원작자일 뿐… 참견할 순 없죠”

    “달라진 시대 배경 속상하냐고요? 난 원작자일 뿐… 참견할 순 없죠”

    어릴 때부터 만화라면 사족을 못 썼다. 미국에 살던 고모가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선물로 한 권씩 갖다 준 마블 사(社)의 ‘코난’은 꼬마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책 표지가 해질 때까지 보고 또 봤다. ‘코난’은 야만족의 전투와 모험, 사랑을 다룬 ‘19금(禁)’ 만화였지만, 어른들의 무신경 덕(?)에 소년은 일찌감치 눈을 떴다. 20여년이 흐르고서 그의 만화를 원작으로 6000만 달러짜리 영화가 만들어졌다. 한국만화로는 처음 할리우드에서 영화화된 SF액션 영화 ‘프리스트’(Priest·새달 9일 개봉)의 작가 형민우(38)가 주인공이다. 그의 대표작 ‘프리스트’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모두 16권이 출간됐다. 국내에서 50만부를 비롯해 전세계 33개국에서 100만부가 팔렸다. ‘웨스턴 호러’라는 독특한 장르와 무국적 이야기는 물론, 그만의 독특한 그림이 어필했다. 영화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북미에서 개봉해 2368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제작비의 3분의1은 거둬들였으니 무난한 출발인 셈. 23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형민우 작가를 만났다. 1200㏄짜리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와 깔끔하게 민 머리, 양팔의 거대한 문신-오른팔에는 ‘정의’(JUSTICE), 왼팔에는 십자가와 ‘자비’(MERCY)가 새겨져 있다-은 ‘프리스트’의 묵시록적인 이미지와 곧잘 어울렸다. 하지만 막상 대화를 나눠 보니 수줍음을 많이 타면서도 엉뚱한 구석이 많은 사내였다. “요즘 만세를 부르고 다녀도 시원치 않을 판인데 (욕먹을까 봐)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영화자막에 본인의 이름이 뜨는 걸 본 기분이 어떤가. -꿈만 같다. 할리우드에서 열린 입체영상(3D) 시연회에서는 3D안경을 닦는 새 내 이름이 입체로 튀어나와 버렸다(웃음). 처음에는 꿈만 같았고 비현실적인 느낌이었는데 개봉이 다가오니 부담도 된다. 내가 (한국만화로 만들어진 할리우드 영화의) 첫 타자니까 잘돼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처음 할리우드 제안을 받은 게 2003년이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것 같은데. -미국에서 ‘프리스트’를 출판한 ‘도쿄팝’이란 곳에서 처음부터 영화화를 염두에 뒀다. 2~3년 안에 영화화를 추진할 테니 다른 곳에 판권을 팔지 말라고 하더라. 흔쾌히 수락했지만, 마음을 비우고 있었다. 제작사에서도 무명작가 원작이라 이것저것 따지고, 감독과 배우도 몇 번씩 바뀌고 했던 것 같다. →시대 배경이나 주인공이 복수하는 대상 등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원작자로서 기분이 안 좋을 수도 있을 텐데. -원작은 고전적인 느낌이라면 영화는 현대적인 SF물이다. 지인들도 ‘기분 나쁘지 않으냐.’고 묻는다. 그러면 ‘너라면 할리우드에서 네 만화를 영화로 만드는데 기분이 좋겠냐, 나쁘겠냐.’고 되묻는다(웃음). 내가 감독이거나, 권한을 줬다면 치열하게 싸워서 원작을 100% 담으려고 했겠지만 나는 원작자일 뿐이다. 감 놓아라 배 놓으라 하고 싶지도 않았고 그럴 상황도 아니었다. →전공을 하거나 견습생을 거치지도 않았다. 어떻게 만화가가 된 것인가. -전업작가가 될 거라고는 꿈도 못 꿨다. 1996년 만화잡지의 신인공모전에 입상하기 전까지 내 인생의 암흑기였다. 골방에 틀어박혀 2~3년동안 그림만 그렸다. 폼 나게 살고 싶었기 때문에 만화는 안 하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이율배반적으로 습작은 했다. 마치 ‘엄마처럼 무당 안 될래.’ 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무당이 된 소녀 같다. 어릴 때부터 미국만화에 빠졌다. 대사는 이해를 못 하니까 그림과 연출법만 집중적으로 봤다. 덕분인지 지금도 몇십 쪽은 대사 없이도 연출할 수 있는 능력은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프리스트’는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화실에 다니거나 따로 만화를 배운 적도 없어서 처음에는 기술적으로 고생을 했다. 초기 작품인 ‘태왕북벌기’를 보면 거칠고 (일본 만화를) 베낀 티도 난다. 그렇게 몇 년간 우왕좌왕하다가 처음 제대로 그린 작품이 ‘프리스트’다. ‘프리스트’는 내가 가진 문화적 자양분을 집대성한 작품이다. 잔인하게 비판한다면 ‘할리우드 키드 같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B급 영화·소설들, 언더그라운드 문화에 대한 오마주를 담았다. →원작은 16권을 끝으로 중단됐다. 미완으로 남길 것인가. -일부에선 ‘(영화판권도 팔리고 나니) 배가 불러서 안 한다’라고도 하지만 말도 안 된다. 작품을 위해서 과감하고 쿨하게 그만뒀다. 당시 너무 지쳤다. 감정 몰입이 안 된 상태에서 억지로 눈물 짜는 연기를 하는 것처럼 될 수도 있었다. 흐지부지 끝낼 생각은 없다. 언젠가 다시 이어갈 것이다. →최근 만화 원작의 영화가 국내에서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만화의 영화 콘텐츠로서 경쟁력은. -외국 관계자들을 만나 보면 한국만화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 일본만화가 매운맛을 흉내 내는 소스를 잘 만든다면, 한국만화는 (일본 만화를 따라하는 것에서 출발했지만) 날것의 매운맛을 낸다는 점에서 다르다. 할리우드가 소재의 빈곤에 시달려 관심을 두는 게 아니라 한국의 만화 콘텐츠 자체가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다. →한국만화계가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신진세력들이 커 나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예비작가들이 게임 쪽으로 많이 유출되고 있다. 웹툰으로 새 시장이 열린 건 사실이지만 즉각적인 댓글과 그에 따라 반응하는 등 소모적인 로테이션이 이뤄지면서 작가들이 대접을 못 받고 있다. →인덕대(만화영상애니메이션과)에서 강의하던데. -강의는 2년쯤 됐다. 학교에서는 기술적인 부분을 가르치길 원하는데 나는 다른 얘기들을 많이 한다. 중요한 건 이미지나 심상을 어떻게 드러내느냐인 것 같다. 그런 것들을 강조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서울 외국인직접투자 69% 증가

    서울시는 올해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69% 증가한 8억 3500만 달러(약 8926억원)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외국인직접투자는 4억 9500만 달러였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7억 8000만 달러로 지난해 4억 6600만 달러보다 67.4% 늘었으며, 제조업은 5500만 달러로 96.4% 증가했다. 대륙별로 보면 유럽이 2억 9400만 달러(35%), 아시아 2억 7400만 달러(33%), 미주 2억 5900만 달러(31%) 등의 순이었다. 투자 유형별로는 기존 투자기업의 증액투자가 전체의 58%를 차지했으며, 신규투자 41%, 장기차관 1% 등이었다. 같은 기간 건당 평균 투자금액은 155만 달러에서 갑절 이상인 335만 달러로 커졌다. 시는 “외국인직접투자가 주식투자 등에 비해 일시적·단기적 자본유출 위험이 적고 기술 이전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시는 올해 FDI 목표인 45억 달러 달성을 위해 5월부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및 컨설팅 업체, 로펌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신흥 시장의 잠재 투자자를 적극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앞으로도 도심 및 강남 등 외국인 투자 밀집지역에 대해 현장방문 및 간담회를 강화하고,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원목 시 투자유치과장은 “앞으로도 과도한 규제를 철폐하고 인센티브 제도를 개선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소니 7700만명 정보유출…PSN 가입자 신용카드 정보 샜을 수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PSN) 가입자 7700만명의 정보가 해킹으로 대량 유출되면서 2006년 PSN 서비스가 시작된 이래 최악의 피해를 낳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27일(현지시간) 지난 수년간 발생한 해킹 가운데 최악의 사건 가운데 하나인 이번 해킹으로 소니가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니의 PSN과 큐리오시티가 해커의 침입을 받은 것은 지난 17~19일로, 소니는 해킹 직후 두 서비스 모두 폐쇄했다. 해킹으로 장기간 접속장애가 발생한 것도 전례 없는 일이다. 이번에 해킹당한 사용자는 세계 59개국에 분포해 있으며, 미주 지역 3600만명, 유럽 3200만명 등이며 나머지 900만명은 아시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보안업체 등은 지난해 해킹 사건에서 데이터 건당 피해액이 318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소니의 피해액이 240억 달러(약 26조원)를 웃돌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에 따르면 소니의 PSN으로 게임을 즐기는 국내 이용자는 하루 평균 5만~8만명에 이른다. 특히 한국 방송통신위원회는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와 큐리오시티의 국내 이용자 가운데 대다수가 청소년으로, 게임 구매에 사용한 신용카드 정보 등 금융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소니사에 대해 개인정보 유출 경위 및 유출된 정보, 암호화 저장 여부 등 관리 실태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커들이 실제로 신용카드 정보를 빼내 갔다면, 이번 사건은 사상 최대 금융정보 절도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소니를 공격한 해커의 정체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4월 소니에 선전포고를 한 해커집단 ‘어노니머스’(Anonymous)가 용의자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이들은 사이트를 통해 “이번 사고와 어노니머스는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PSN은 비디오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 사용자가 영화나 음악, 게임을 내려받거나 운영체제(OS)를 업데이트할 수 있게 해 주는 전산망이다. 큐리오시티는 영화·음악 콘텐츠를 웹으로 연결해 소니 TV인 브라비아TV나 블루레이 재생기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소니는 최근 PSN 고객 정보를 큐리오시티와 통합했다. 박찬구·안동환기자 ckpark@seoul.co.kr
  • 해외 해킹피해 사례…‘이메일 마케팅’ 美 엡실론사 뚫려

    미국이나 영국 등 외국의 유수한 금융기관과 기업들도 ‘나는’ 해커들에게는 속수무책이다. 21일(현지시간) 버라이즌 비즈니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개인 정보를 해킹한 사건은 모두 760건으로 2009년 140건의 5배가 넘는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건으로는 지난달 31일 미국과 영국 등의 50개 대기업 고객들의 이메일 주소가 유출된 사건을 꼽을 수 있다. 전 세계 2500개 기업의 이메일 마케팅을 담당해 온 미국의 엡실론사의 전산망이 해커들에게 뚫려 JP모건체이스, 시티뱅크, 바클레이스, 유에스뱅크코프, 디즈니, 매리엇, 베스트바이, 막스앤드스펜서 등 50개 주요 기업의 고객 명단과 이메일 주소를 도난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2007년 미국의 유명 해커 앨버트 곤잘레스 일당은 카드 결제업체 허트랜드 페이먼트를 해킹해 미국의 소매유통업체에서 쇼핑한 고객 4000여만명의 카드 계좌 1억 3000만여개의 정보를 빼내 범죄 조직 등이 운영하고 있는 세계 각지의 서버로 전송했다. 개인 계좌에서 실제 현금을 빼내는 해킹도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한 범죄 조직은 해커를 모집해 JP모건 등 투자은행 고객들의 계좌 비밀번호를 빼내 고객들의 계좌에서 돈을 훔쳤다. 피해액은 영국에서 950만 달러, 미국에서 3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에는 말레이시아계 해커 린먼푸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홈페이지를 해킹해 40만건 이상의 신용카드 계좌 정보를 빼내고 네트워크 전산망에 악성코드를 심은 혐의로 기소돼 10년형을 선고받았다. 나스닥의 전산망도 지난해 해킹을 당했으나 보안검사에서 악성소프트웨어가 발견돼 피해를 막았다. 한편 버라이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근 들어 해킹 건수는 급증한 반면 의외로 유출된 개인 정보량은 2010년 400만건으로 2008년 3억 6100만건, 2009년 1억 4400만건보다 크게 줄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日 방사능 공포] “3~6개월간 엔화 약세 달러당 90엔 넘을 수도”

    [日 방사능 공포] “3~6개월간 엔화 약세 달러당 90엔 넘을 수도”

    엔화의 전망치를 정확히 예측해 ‘미스터 엔’으로 불리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아오야마가쿠인대학 교수가 4일 수개월 내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달러당 90엔을 돌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도쿄의 일본 외국특파원협회에서 가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경제’라는 제목의 토론회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엔화가 약세를 나타낼 수 있다.”며 “엔화에 대한 평가절하는 앞으로 3~6개월 동안 지속될 것이어서 달러-엔이 90엔을 넘어서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日경제 6개월 정도 마이너스 성장 불가피” 일본 재무성 재무관 시절부터 외환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사카키바라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태로 인해 일본에서 해외 투자금이 유출될 것을 예상해 이런 전망치를 내놨다.”고 덧붙였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지난 1월 서울신문과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올해 엔화 가치가 1달러당 70엔대가 될 확률이 높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1995년 4월 19일의 79.75엔의 기록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현실로 입증된 바 있다. 당시 1달러당 엔화 환율은 83~84엔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그의 예상이 틀릴 것으로 보였지만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직후인 지난달 14일에 이 기록이 수립됐다. 그는 올해 일본의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약간 비관적”이라고 규정한 뒤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정도의 소비와 생산 침체는 불가피해 국내총생산(GDP)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겠지만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는 복구 수요가 본격적으로 반영돼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日국채 최소 5~6년은 문제없어” 사카키바라 교수는 “피해지역의 마을 전체를 재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 복구작업은 상당히 큰 규모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대량의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의 대외 순채권은 작년 말 현재 GDP의 180%인 270조엔에 달하지만 자산은 GDP의 240%인 360조엔에 달한다.”며 “재정 상황이 열악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과 개인 등 민간 부문은 아직도 세계 최고 수준의 자금 동원력을 지니고 있어 최소한 앞으로 5~6년은 국채에 대한 우려는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이어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발행하는 10조엔 규모의 국채도 일본은행이 모두 소화할 여력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함께 참여한 바클레이 증권의 모리타 교헤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진 피해와 후쿠시마 원전 여파가 오래될수록 한국과 타이완의 기업들이 이 공백을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단 1명 근무해도 편의장비 지원 텔레워크의 장점 보여줘야 성공”

    “단 1명 근무해도 편의장비 지원 텔레워크의 장점 보여줘야 성공”

    “대중들의 인식이 가장 큰 문제였다. 하지만 우리는 원격근무를 위한 장비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혜택여부를 인원 수로 따지지 않는다. 단 1명이 원격근무를 해도 불편함이 없도록 편의시설 등을 얼마나 지원하고 있느냐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 국방부의 CAP(Computer Accommodations Program) 책임자인 디나 코언의 발언이다. 우리나라처럼 미국에서도 원격근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으나 원격근무 정책의 성공여부를 양적인 측면에서 찾지 않는 점은 우리와 달랐다. 지난달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제26회 ‘장애인을 위한 보조공학 국제박람회(CSUN)’에서 만난 그녀는 내후년 정년퇴직을 앞뒀지만 자신의 일에 열정적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방부 예산 매년 900만불 지출 →프로그램은 언제 시작됐으며 부처간 협조는 잘 이뤄지는가. -1990년 국방부 내 장애인 고용 지원에서 출발했다. 시작은 조그마했지만 각 부처, 공공기관별로 양해각서를 맺고 지원 대상을 늘려 나갔다. 예산은 국방부에서 현재 매년 900만 달러를 지출한다. →지금까지 CAP 프로그램의 수혜인원은. -우리는 인원 수로 따지지 않는다. 1명의 원격근무를 지원하는 데 여러 개의 편의장비와 지원인원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약 10만여개(1명당 중복가능)의 편의장비가 근로자들에게 지원됐다. →추진과정에서 장애물도 많았을 텐데. -대중들의 인식이 가장 큰 문제였다. 또 한 가지는 기술이 계속 진화한다는 점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원격근무 시스템에 접속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보편적 설계(UI)가 중요하다. 그러나 기술 진보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기 때문에 항상 ‘접근성의 갭(차이)’이 생긴다. 보조공학기술이 이를 보완해 장애인이나 상이군인, 노령자 등 누구나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부가적으로 기업의 인식도 바뀌었는지. -우리가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보잉사 등 대기업 인사담당자 순회교육도 했다. 자연히 이 기업들의 상이군인, 장애인 고용도 늘어나는 추세다. 우린 목표치를 따로 갖고 있거나 의무사항으로 규제하지 않는다. 다만 오바마 정부가 지난해 7월 26일 장애인법(ADA) 20주년 기념식에서 향후 5년간 10만명의 장애인을 고용하겠다고 약속할 정도로 관심과 의지를 갖고 있다. ●정보유출 대비 USB 사용 금지 →해킹이나 정보유출에 대비한 보안문제 해결은 어떻게 하고 있나. -우리는 3중에 걸쳐 보안을 확인한다. 첫번째로 전화번호, VPN(가상사설망)을 통해 이용자가 단독으로 서버에 접속한다. 두 번째로 방화벽이 보호해 준다. 세 번째로는 개인의 컴퓨터 접속 카드를 따로 부여받는다. 정보유출을 막기 위해 USB도 쓰지 못한다. 또 공공기관별로 조금씩 다른 보안체계를 갖고 있는데 보안이 특히 중요한 국방부는 얼굴과 지문인식까지 동원한다. →한국의 스마트워크는 육아지원을 위한 유연근무제, 환경친화적 근무에 치우친 감이 있다. 취약계층의 근로 지원은 아직 미약한 편인데. -저출산 문제나 가족의 삶을 배려한 근무 배려도 매우 좋은 생각이자 출발점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사례(good example)’를 만드는 것이다. 텔레워크가 충분히 생산성이 있고 돈도 아낄 수 있고 무엇보다 성과가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국방부의 카렌 사례가 대표적이다. 2년 전까지 요양원에 있었고 두 팔을 쓰지 못했지만 지금은 마우스 스틱을 이용해 성공적으로 일하고 있다. 한국 역시 그런 성공사례를 만드는 게 관건이다. 글 사진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2월도 11억8000만弗 1년째 경상 흑자

    2월 경상수지가 11억 8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12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2003년 4월~2005년 3월 2년간 흑자 행진을 기록한 이후 최장 기간이다. 3월 경상수지도 지난달 수준의 흑자 규모를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이 29일 내놓은 ‘2월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는 전월 대비 10억 3000만 달러 늘어난 11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상품수지는 15억 8000만 달러 흑자로 전월보다 2000만 달러 늘었다. 2월 원유의 배럴당 도입단가는 95.8달러로 전월(89.9달러)보다 상승했다. 서비스수지는 적자 규모가 5억 7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10억 7000만 달러 줄었다. 자본·금융계정은 순유출 규모가 전월 12억 8000만 달러에서 22억 6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슈퍼엔고 막자” G7 공동개입… 글로벌 증시 반등

    주요 7개국(G7)은 18일 일본 대지진으로 촉발된 ‘슈퍼 엔고’를 막기 위해 일본과 함께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한다고 밝혔다. G7은 긴급 화상회동을 끝내고 내놓은 성명서에서 “과도한 외환시장의 변동성과 무질서한 환율 움직임은 경제와 금융시장의 안정을 해친다.”면서 “외환시장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며, 적절히 협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일본을 방치할 경우 일본발(發) ‘경제 쓰나미’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할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G7의 외환시장 개입 선언은 ‘핵 공포’에 짓눌렸던 글로벌 금융시장에 즉각적인 반향을 불러왔다. 전날 미국 뉴욕 전자거래시스템에서 장중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낮은 76.25엔을 기록했던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일본 도쿄 외환시장 기준으로 81.75엔까지 급등했다. 일본 엔화의 가치는 이날 미국 달러화 외에 다른 16개 주요국 통화 대비 급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엔화의 약세 여파로 전날보다 8.7원 내린 1126.6원에 마감됐다. 글로벌 증시는 반등했다.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지수는 전일 대비 244.08포인트(2.72%) 오른 9206.75로 마감했다. ‘방사능 공포’로 급락한 지 사흘 만에 9000선을 회복한 것이다. 코스피지수도 전날보다 22.10포인트(1.13%) 오른 1981.13에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33% 상승)와 타이완 가권지수(1.35% 상승) 등 아시아의 주요국 증시도 대부분 오름세를 기록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① 16년 만의 개입 의미 주요 7개국(G7)이 18일 외환시장 공동개입 의지를 천명한 것은 1995년 고베 대지진 이후 16년 만이다. 1985년 당시 G5(미국, 서독, 일본, 영국, 프랑스)가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외환시장에 개입해 미 달러화의 약세, 이에 따른 독일 마르크화와 일본 엔화의 강세를 용인하기로 한 ‘플라자 합의’와는 달리 엔화 약세를 유도했다는 점에서 ‘역플라자 합의’라고 불린다. 16년만의 ‘역플라자합의’는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고 강하게 나왔다. 첫 ‘역플라자합의’는 고베 대지진이 발생한 지 3개월이 지나서였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합의)관측이 있긴 했지만 빠르게 가시화됐다.”고 평가했다. 대지진을 겪은 일본에 엔화 강세까지 겹쳐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 세계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 이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회복세로 접어든 세계 경제가 더블 딥에 빠질 수도 있다. 일본보다 금리가 높은 세계 각국에 투자된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규모가 커져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1995년 말 일본의 대외투자 잔액은 270조엔(약 3722조원)에서 2009년 말 555조엔(약 7651조원)으로 배 이상 늘어났다. 환율 안정에 대한 국제공조가 이뤄짐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도 안정을 찾아갈 전망이다. ② 엔-달러 환율 어디까지 G7이 개입했지만 엔·달러 환율이 급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개입 공조가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80엔이 붕괴된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은 당분간 80엔을 전후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본중앙은행(BOJ)이 개입을 단행한 18일 엔화는 81엔선에서 움직였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G7이 개입한 만큼 단기적으로 80엔 전후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재건비용 등으로 일본 정부의 재정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엔화 약세로 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80엔대에서 움직이며 개입 강도가 약해질 것”이라고 덧붙엿다. 이 연구위원도 “단기적으로 80엔선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이달 말 결산을 앞둔 일본 기업들의 이익송금 영향이 끝나면 4월초 엔화가 약세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진 복구를 위해 BOJ가 20조엔 넘게 방출한 긴급자금이 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데도 일정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이번 G7합의는 급격한 엔화 강세를 막는 데 그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대지진이 발생하기 이전의 엔·달러 환율인 80엔대 중반을 넘어서기는 힘들 전망이다. ③ 원-달러 환율 전망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 압력이 더 클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점진적으로 안정되면 나라별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따라 환율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또 국내 물가의 상승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환율 상승보다 환율 하락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일본의 시장개입 이슈보다 우리 정부의 개입 여부나 강도에 따라 방향성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원화 가치는 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반면 시장에서는 원화의 대외 변수 취약성을 고려하면 환율 하락 기조가 더욱 늦춰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풍부한 달러 유동성 등을 감안하면 향후 환율 하락세가 맞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확실한 대형 변수들이 생긴 만큼 예상보다 ‘원고(高) 현상’(환율 하락)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시중은행 딜러는 “원화 가치는 그동안 대외 변수가 생길 때마다 떨어졌다.”면서 “이는 경제 펀더멘털과 환율이 같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외변수가 잠잠해질 때까지 환율 하락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④ 국내 엔화 이탈 가능성 국내의 일본계 투자자금은 아직 눈에 띌 만한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한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주말을 제외한 3일간 우리나라의 일본계 주식·채권 투자자금 중 1000만 달러가 각각 순매수 또는 순매도 됐다. 이는 지진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에서 1000만 달러가량의 순매매는 미미한 수준으로 일본계 자금의 회수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특히 규모가 작은 채권투자도 거의 거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외국계 증권 투자자금 중 일본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2%대로 작아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호주나 브라질 등 일본계 투자비중이 높은 국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우리나라에 주는 간접적인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영환 국제금융센터 연구원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일본 투자자금 회수비율이 높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대량의 자금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경하·황비웅기자 lark3@seoul.co.kr
  • 日, 남유럽같은 위기 우려 세계 경제 영향은 제한적

    日, 남유럽같은 위기 우려 세계 경제 영향은 제한적

    이성한 국제금융센터 소장은 진도 9.0의 일본 지진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소장은 13일 일본 지진과 관련해 서울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남유럽 재정위기, 중동사태로 인한 고유가 등 ‘글로벌 경제 3대 악재’는 경제적 불확실성을 동반하지만 지진은 자연재해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세계 경제를 괴롭히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복구 비용은 일본 내부의 재정적자를 심화시키고 이로 인해 일본이 남유럽과 같은 경제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제기했다. 하지만 이 경우도 최근 일본이 세계 경제의 성장에 거의 기여를 하지 않는 ‘제로 성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세계 경제에 큰 여파는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 지진 피해가 속속 집계되고 있다. 일본 내 경제 피해는 어떻게 예측하나. -일단 단기적으로는 일본 경제에 많은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액수로 적게는 수백억 달러, 많게는 수천억 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지진이 발생해 많은 피해를 본 미야기현의 지역 내 총생산(GDP)은 일본 전체의 1.7% 수준이다. 핵심 산업 지역인 도쿄의 남부와 서부 지역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재정적자 부분에서는 심각한 사태가 올 수 있다.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200% 이상이 재정적자인 상황에서 복구 비용은 재정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지금은 일본 내 저축률이 높아 국채를 외국에 매각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지만, 복구비용을 마련하려다 보면 남유럽과 같이 국채를 해외에 매각하게 된다. 이 경우 재정적자가 외부에 드러나면서 국가부채 증가로 인한 악재를 맞을 수 있다. →세계 경제에 파급력도 제한적일까. -일본 경제는 2009년 크게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작년에는 기저효과로 플러스 성장을 했지만 금년에는 높은 성장을 기대하지 않는 상태였다. 쉽게 얘기해 일본이 세계 경제를 이끄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은 신흥국과 미국이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의 둔화가 세계 경제 성장의 큰 악재가 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지진 규모를 볼 때 글로벌 인플레이션, 남유럽 재정위기, 유가 급등과 함께 4대 악재로 대두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자연재해는 경제적 불확실성을 갖는 경우가 드물다. 나머지 ‘글로벌 3대 악재’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확실성 때문에 세계 경제를 계속 괴롭히는 것이다. 지진은 피해 규모가 산정되고 복구를 하는 명확한 수순이 있다. 잠재적이고 장기적인 경제리스크까지는 아니다. 따라서 세계금융시장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이 자금을 회수하는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인가. -외국인이 국내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것은 일본 지진으로 인해 세계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크게 일어난다는 뜻이다.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글로벌 3대 악재라면 모를까 일본 지진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그렇게 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단기적 충격은 있을 수도 있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최근에 우리나라 환율이 널뛰기를 하는데 일본 지진으로 엔화의 약세와 강세가 번갈아 일어나면서 우리 환율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은. -최근 환율이 출렁댄다고 하는데 사실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하루에 몇십원씩 움직이던 것에 비하면 현재는 10원 내외의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간 정부에서 자본유출입 변동방안을 만드는 등 체력을 비축했기 때문에 다른 악재들이 와도 예전보다 잘 견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금리 인상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우려도 일부에서 제기되는데. -신흥국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 성장이 3% 이하이면서 물가가 고공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지금 수준은 금융위기 이후 크게 낮췄던 금리를 정상화하는 과정이다. 특히 선진국에 비해 신흥국이 지난해 크게 성장했으니 금리를 올리는 것이다. 2010년 이후 중국이 5.31%에서 6.06%로 올렸고, 브라질은 8.75%에서 11.75%로, 인도는 4.75%에서 6.5%로 높였다. 우리나라도 2%에서 3%로 올린 것으로, 이 정도로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일본 지진 외 올해 글로벌 경제 3대 악재가 어떻게 작용할지. -최근 무디스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3단계 하향 조정하고 스페인도 신용 등급을 내린 데 이어 포르투갈은 4월에 장기국채만기가 50억 달러 이상 돌아온다. 남유럽 재정위기가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크게 경제 성장한 신흥국이 높은 물가에 시달려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있어 세계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유가는 미국 경제 호전과 맞물려 수요가 많아진다면 올해 내내 세계 경제 회복세에 높은 가격으로 부담을 줄 수 있다. 일본 지진으로 수요가 적어진다는 예측도 있지만 국제유가는 적어도 기존에 예측한 연평균 가격인 배럴당 85달러는 넘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유동성이 증가된 것이 인플레 우려의 주원인이라는 의견이 많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원자재 투기 수요가 있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메가트렌드’(Mega Trend)로 봐야 한다. 신흥국의 산업화로 중국의 원유 수요는 2000년 하루 480만 배럴에서 지난해 917만 배럴로, 인도의 수요는 213만 배럴에서 322만 배럴로 늘었다. 곡물 수요도 급격히 늘어 ‘원자재 블랙홀’이 생긴 셈이다. ‘굴뚝 산업의 복수’도 이유다. 인구는 증가하는데 산업선진화로 신규 유전 및 광산의 개발 등에 투자가 크게 줄었다. 곡물도 70년대 농업혁명 이후 특별한 농업 기술의 비약적 발전이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이런 큰 틀에서 대비해야 한다. →최근 인도에서 열린 금제금융협회(IIF) 연례 콘퍼런스에 다녀왔는데, 외국에서는 한국 경제를 어떻게 보나. -우리나라의 경우 상대적으로 유가가 오르는 가운데서도 환율이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 자본이 다소 증시에서 빠져나가고 있지만 선진국의 경제 발전으로 전세계적 투자 자금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다소 흘러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큰 위험요소로 보지는 않았다. 골드만 삭스는 한국이 중동 사태에도 산업생산의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고, 옥스퍼드 애널리티카도 한국의 가계부채 부실위험이 급등할 가능성을 낮게 보는 상황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日本 침몰’ 최악 강진·10m 쓰나미

    ‘日本 침몰’ 최악 강진·10m 쓰나미

    고베 대지진을 능가하는 대지진이 11일 일본 열도를 강타했다. 일본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오후 2시 46분쯤 도쿄에서 북동쪽으로 391㎞ 떨어진 도호쿠(東北) 지방 부근 해저에서 리히터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10m 높이의 대형 쓰나미가 태평양 연안을 덮치고 선박과 차량, 건물이 역류하는 바닷물에 휩쓸리면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쓰나미가 강타한 이와테현 해변가의 교민 30여명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현지 민단 단장이 전해 왔다.”고 말해 우리 교민들의 많은 피해가 우려된다. ☞[포토]최악의 대지진…일본열도 아비규환의 현장 [피해] 이날 강진으로 미야기현의 센다이시 와카바야시구 아라하마에서는 약 300구의 익사체가 한꺼번에 발견됐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교토지방에서는 승객을 싣고 노리루역 인근을 달리던 열차가 쓰나미에 휩쓸려 실종됐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정확한 탑승객 수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 전역에서 희생자가 늘고 있어 사망자 수는 수백명에 이를 전망이다. 센다이시 주민 6만여명은 200여곳의 대피소로 긴급 대피했다. 후쿠시마현의 한 원자력발전소에서는 방사성 물질의 유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본 정부는 발전소 반경 3㎞ 이내에 살고 있는 주민 2000명에게 긴급 대피 권고 조치를 내렸다. 북부 홋카이도에서부터 최남단 오키나와에 이르는 동부 해안 전역에 쓰나미가 몰아닥치고 도쿄 등 주요 도시에 규모 4~5의 강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도쿄에서 동북부 도심으로 연결되는 신칸센과 도쿄 주변 열차 운행이 정전으로 인해 전면 중단됐고, 주요 고속도로와 나리타 등 주요 공항, 항만도 폐쇄됐다. 도쿄 등 상당수 도시의 유·무선 통신이 두절됐고, 고층 빌딩의 엘리베이터 운행도 중단됐다. 미야기현 센다이시 등 도호쿠 지방 도시 곳곳에서는 화재와 건물 붕괴가 잇따랐다. 지진으로 도쿄 도심 고층 빌딩에서는 몇분 동안 선반의 물건이 쏟아질 정도로 강한 충격이 감지됐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2호기의 연료봉이 노출될 우려가 있다며 반경 3㎞ 이내의 주민들에게 신속 대피를 요청하는 등 원자력 긴급사태를 발령했다. 일본 경제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강진과 쓰나미 직후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1달러당 82.81엔에서 83.30엔으로 떨어졌다. 경제컨설팅업체인 액션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코언 애널리스트는 “지진피해로 인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1% 가까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GDP대비 3% 이상 손실을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발생] 지진은 오후 2시 46분 23초 센다이 동쪽 130㎞, 후쿠시마 동북동쪽 178㎞ 지점의 해저 24.4㎞에서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지진 규모를 당초 7.9에서 8.8로 높였다. USGS 관측 자료에 따르면 지진 규모 8.8은 지난 100여년간 전 세계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7번째로 강력한 지진이고, 일본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 2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발생한 지진의 8000배가 넘는 규모라고 영국 지질연구소는 전했다. AP와 교도통신, NHK방송 등에 따르면 도호쿠 지방의 강진 이후 여진이 이어졌으며, 이와테·미야기·아오모리는 물론 도쿄 부근인 이바라키현 연안에 최고 10m 높이의 대형 쓰나미가 몰아닥쳤다. 하와이의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일본과 러시아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고, 타이완과 필리핀·인도네시아·하와이·괌 등 태평양 연안의 섬도 쓰나미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간 나오토 총리는 오후 5시 총리 관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상당한 인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유대근기자 jrlee@seoul.co.kr
  • [기고] 국회 정보위와 국정원에 바란다/염돈재 성균관대 국가전략대학원장

    [기고] 국회 정보위와 국정원에 바란다/염돈재 성균관대 국가전략대학원장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잠입 의혹 규명을 위해 지난 금요일 개최된 국회 정보위원회 결과를 보면 좀 더 진지하고 생산적인 회의가 될 수 없었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국민은 이 회의가 국익과 관련된 의혹을 해소하고 국가차원에서 정보업무를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으나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또 많은 국민은 이 회의에서 중요한 국가이익이 걸린 문제가 왜 그렇게 가볍게 처리되었는지에 대한 의문도 함께 규명하기를 기대했다. 처음 이 사건을 인지하게 된 인도네시아 주재 국방 무관과 국방부가 이 일을 처리한 방법이 적절했는지, 의혹을 받은 국정원의 대응방식은 적절했는지, 국정원의 개입을 기정사실화하는 것 같은 경찰청장의 발언은 적절했는지 등이다. 이런 문제의 재발방지 대책은 무엇인지 등도 함께 논의하기를 기대했으나 초점이 빗나가고 말았다. 정보위원들은 국정원이 이 의혹에 연루되었음을 인정하라고 윽박지르는 데 치중했고 일부 의원들은 국정원장의 ‘NCND’(Neither Confirm Nor Deny, 긍정도 부정도 아님) 태도를 문제 삼아 사퇴를 요구했다. 국정원장이 NCND 태도를 보였다 해서 사퇴하라는 것은 옳지 않다. 정보기관이 중요한 국익이 걸린 문제에 대해 NCND의 입장을 취하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인정되는 관행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NCND 관행이 정착된 것은 CIA 국장이 국가이익을 고려한 의회증언 때문에 형사처벌을 받았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1973년 헬름스 CIA 국장이 상원 외교위원회 공개회의에서 칠레 아옌데 정권 전복공작에 간여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간여하지 않았다.”라고 답변했다가 위증혐의로 기소되어 2000달러의 벌금과 징역 2년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공개회의에서 부인하고 나중에 비공개회의에서 사실대로 증언하는 방법도 있으나 그때는 미국의회에 정보위가 설치되기 전이어서 의원들의 비밀유지를 확신할 수 없었다. 결국, 국익을 위해 헬름스 자신이 형사처벌을 감수하는 길을 선택했던 것이다. 우리는 정보위가 설치된 지 16년이 지났지만, 보안의식에 관한 한 정보위원들은 아직도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국가안보나 중요한 국익이 걸린 사항도 정보위에 보고하는 즉시 언론에 유출된다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국정원장의 NCND 태도를 문제 삼아 사퇴하라고 윽박지르기 전에 정보위원들이 먼저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또 만에 하나 국정원 직원이 이 의혹사건에 연루됐다 하더라도 국정원장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보기관에서는 국익을 위해 매일 수십건, 많게는 수백건의 정보활동이 수많은 저항요소와 마주치는 가운데 비밀리에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이러한 정보활동은 사례마다 상황과 여건이 다른 고도로 비정형화된 업무여서 항상 높은 실패 위험 속에서 추진된다. 이 많은 정보활동 가운데 일부 실패가 있었다고 지휘자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정보기관은 소심하고 무사안일한 사람들로 가득차게 될 것이다. 지금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있는 정보 지휘관, 그리고 국민의 격려가 필요한 때이다.
  • [디도스 공습] 해외 피해사례

    사이버 테러가 전 지구적인 현안으로 부상한 지는 오래됐다. 사이버보안에 많은 공을 들이는 선진국도 예외가 아니다. 2009년 4월 미국에서는 국방부(펜타곤) 보안 시스템이 뚫리면서 3000억 달러짜리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의 개발 정보가 정체불명의 해커들에게 유출된 적도 있다. 같은 해 7·7 디도스 공격 때도 미 백악관과 재무부, 연방무역위원회 등이 피해를 입었다. 초창기 사이버 테러는 주로 호기심이나 돈을 목적으로 한 개인에 의해 벌어졌다. 하지만 갈수록 정치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사이버 테러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신종 악성코드인 스턱스넷이 이란 원자력발전소를 사이버 공격해 원심분리기 1000여대를 고장 낸 사례에서 보듯 은밀히 타국을 공격하는 무력 시위로 이용되기도 한다. 스턱스넷의 파괴력은 이란에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쯤에는 독일 지멘스 시스템을 사용하는 중국 내 컴퓨터 600만대와 1000여개 산업시설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 사이버 공격을 전쟁의 한 형태로 수행하기 위해 해커부대를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스턱스넷은 미국·이스라엘 정보기관이 비밀리에 개발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중국은 2003년부터 베이징, 광저우 등지에 해커 2000여명으로 구성된 ‘전자전 부대’를 창설,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도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의 후신인 연방보안국(FSB)에 사이버전 전담 부서를 두고 사이버 무기 개발과 전문가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2008년 8월 러시아 해커들은 그루지야의 주요 정부 사이트와 통신서비스 등을 공격해 대통령 홈페이지와 20여개 금융·방송사 사이트를 다운시킨 바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시론] 중동정세 불안과 한국 경제정책/김중관 동국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시론] 중동정세 불안과 한국 경제정책/김중관 동국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튀니지 재스민 혁명으로 시작된 중동 지역 봉기가 심각한 사태로 진전되고 있다. 세계 경제에 파장을 일으키고, 우리 경제도 영향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건설 수주에 비상이 걸렸다. 건설업계는 올해 해외수주 목표를 800억 달러로 예측했으나, 중동에서의 시위 격화에 따른 피습사태와 공사 차질, 발주 취소 등으로 연초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이다. 리비아 사태는 내전으로 확대돼 현지에서 진행돼 온 각종 대규모 공사의 유지와 건설 중장비 관리의 손실은 불가피하다. 리비아의 정정불안 사태가 내전으로 격화되면서 코스피지수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1949.88로 장을 마쳤다. 25일에는 미국 뉴욕증시의 급락 추세가 다소 진정된 데 힘입어 전날보다 13.55포인트(0.69%) 오른 1963.43으로 마감했다.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95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작년 12월 1일 이후 처음이다. 증시 급락은 원유 수급 불안이 주요 요인이며, 리비아 사태가 극적인 전환을 하더라도 뚜렷하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 단기간 지수는 시장 평균 주가수익배율(PER) 9.5배 수준(1960)을 기점으로 PER 0.5배 안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다. 중동의 정정불안에 따라 우리나라 석유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 문제는 이런 원유 상승세가 쉽게 가라앉기 어렵다는 것이다. 확산 일로의 중동 사태에 투기적 수요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리비아 사태가 생산 및 수송 시설 파괴로 이어지면, 두바이유가 120달러 이상 상승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유가는 국내 경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며, 석유 수급 문제는 우리 경제 전반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원유가격 상승으로 국내 원자재가격이 오르면 한국 경제는 크게 취약해진다. 물가가 오르면 임금 인상 압박이 커지면서 경기는 침체될 수 있다. 여기에 원유 수입대금이 추가로 늘면 경상수지가 악화된다. 중동 정정 불안으로 두바이 원유가격이 110달러 수준에서 장기화할 경우, 우리나라 원유 수입대금은 올해 170억 달러가 늘고,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과 단기 외채 1500억 달러의 상환 압력으로 이어진다. 유가 변동폭에 따라서 한국 경제는 위기관리 체제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국제 유가는 국내 물가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석유가 우리 산업구조에 직접적 투입요소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국제 원유가격이 배럴당 90달러 중반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측하고 3% 물가 안정과 5% 성장률을 목표로 경제 운용 계획을 세웠다. 정부가 기업의 가격 인상을 억제했지만 이미 4%대 물가에 더해 국제유가 상승까지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12%포인트 증가하고 GDP는 0.21%포인트 감소한다. 두바이유가 3월 첫주에도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면 유류세 인하를 통하여 국내 공급 원가를 조절하는 것이 당연하고, 차제에 지속적 인하를 통하여 현재 50%에 가까운 세율을 정상화하여 물가를 안정시켜야 할 것이다. 물가 문제는 현 시점에서 우리 경제 안정에 가장 중대한 현안이다. 중동 사태가 산업 부문에 미칠 파장과 함께 유가 문제 등으로 국민 경제에 직접적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정부는 최적의 정책을 내려야 한다. 이를 위해 전문가의 정확한 예측과 균형 있는 정보 수용이 중요하다. 우리 상식 기준의 무분별한 예단이 아니라, 현지 사정에 정통한 전문적 견해가 필요하다. 정부는 원유 도입처 다변화 추진, 비축유의 긴급 방출 검토 등과 같은 제도적 조치와는 별개로 국제 평균 수준의 유류세를 모색해야 한다. 이번 사태로 인해 성장 잠재력이 위축돼서는 안 된다. 중앙아시아를 포함하여 아라비아반도, 북아프리카의 지역경제 연구 활성화와 핵심산업 전문화 연구, 신성장동력 개발 연구 등 세개의 축에 집중하여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지속적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 2.3억달러 ‘흑자’ 겨우 면한 ‘적자’

    2.3억달러 ‘흑자’ 겨우 면한 ‘적자’

    1월 경상수지가 겨우 적자를 면했다. 전월 대비 무려 18억 8000만 달러 줄어든 2억 3000만 달러의 흑자로 집계됐다. 국제 원자재값 상승 등이 흑자 감소의 원인으로 꼽혔다. 다만 1월 기준으로는 2008년 1월(2000만 달러) 이후 3년 만에 흑자다. 2월 경상수지는 치솟는 국제유가에도 불구하고 수출 호조 등으로 1월보다 흑자 규모가 다소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전월대비 흑자 18억8000만달러↓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2억 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1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지만 흑자 규모는 지난해 2월 적자(3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제 원자재값 상승으로 상품수지의 흑자 규모가 전월 36억 8000만 달러에서 16억 3000만 달러로 급감했다. 원유 수입은 국제유가 상승과 겨울철 수요 증가로 전년 동월 대비 30.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수입은 총 411억 1000만 달러로 2008년 7월(419억 4000만 달러) 이후 역대 두번째를 기록했다. 수출은 427억 4000만 달러로 역대 세번째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는 적자 규모가 전월 11억 5000만 달러에서 16억 4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겨울방학을 이용한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인한 여행수지 적자(11억 6000만 달러)가 2년 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전소득수지는 대외송금이 늘면서 적자 규모가 전월 3억 9000만 달러에서 4억 7000만 달러로 커졌다. ●국제 원자재값 대폭상승 영향 이영복 국제수지팀장은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더 오를 수 있지만 2월에 큰 폭으로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수입이 늘어나고 있지만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수출도 증가하고 있어 2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달보다 다소나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본·금융계정은 순유출 규모가 전월 3억 4000만 달러에서 16억 5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직접투자는 해외 직접투자 증가 등으로 순유출 규모가 17억 3000만 달러로 전월(16억 1000만 달러)보다 늘었다. 증권투자는 외국인의 채권 투자가 순유입으로 돌아서면서 전월 24억 1000만 달러 순유출에서 9억 달러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요동치는 중동] 무바라크 측근 자산 동결 추진

    이집트 군부가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측근들의 자산을 동결해줄 것을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요청하면서 해당국들이 동결조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최대 700억 달러(약 78조원)로 추정되는 무바라크 전 대통령과 그 일가의 해외 은닉 재산에 대해서는 이집트 군부가 아직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이집트 군부가 무바라크 전 정권의 권력실세들이 소유했던 자산들에 대해 동결조치를 요청해 왔다는 사실을 하원에서 공개하고 15일 열리는 EU 회원국 재무장관회의에서 이 문제를 토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집트 국영 텔레비전도 자국의 새 정부가 영국에 이집트 공직자들의 자산을 동결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정부 관계자 역시 무바라크 전 대통령 핵심 측근들의 미국 내 자산 동결 요청을 받았으며 현재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무바라크 전 대통령 본인의 미국 내 자산 동결 요청은 받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EU의 한 소식통도 “이집트 군부가 국부 유출을 막기 위해 무바라크 정권 고위 인사 6~7명이 EU 역내에 은닉한 자산에 대해 동결 조치를 요청했다.”면서 “무바라크 전 대통령과 그 일가는 요청 명단에 들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프랑스 당국자는 이집트군이 일부 인사들의 EU 역내 자산을 동결할 것을 요청해 왔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무바라크와 그 일가에 대한 언급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털어놨다. ●군부, 8월 권력 민간이양 재천명 한편 이집트 군부는 앞으로 선거를 통해 새로 구성될 민간 정부에 오는 8월까지 권력을 이양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군부는 15일 성명을 통해 “군 최고위원회는 6개월 내에 평화적이고 자유로운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대통령과 민간 정부에 권력을 넘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8명의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개헌 위원회가 열흘 내에 헌법 개정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집트 최대 야권 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은 정치적 정당을 세울 계획임을 밝히고 향후 재편되는 이집트 정계에서 합법적인 정치 활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中, 자국기업 인수 외자 감시 강화

    중국이 자국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외국 투자자들에 대한 ‘감시망’을 구축했다.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외국 투자자들을 사실상의 ‘간첩’ 반열에 놓고 감시하겠다는 뜻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국무원 판공청은 12일 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 기업 인수합병 외국 투자자 보안검사 제도 수립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통지서를 발표했다. 30일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다음달 13일부터 시행된다. 통지서에 따르면 중국 기업을 인수하는 외국 투자자들은 거의 모두 보안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만큼 대상이 광범위하다. 국방 및 국가안보와 관련된 군수기업과 군수부품기업, 군사보호시설 주변 기업은 물론 주요 농산품 , 에너지 및 자원, 기초시설, 주요 기술 등이 모두 포함된다. 보안검사 내용도 인수합병이 국방 및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국가경제 및 사회질서에 미치는 영향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중국 기업을 인수하려는 외국 투자자는 즉시 상무부에 신청해야 하고, 상무부는 5일 이내에 연석회의를 열어 보안검사를 해야 한다. 일반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인수합병안에 대해서는 특별검사를 하도록 했다.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인수합병안에 대해서는 상무부가 관련 기관과 협의해 인수합병을 중지시킬 수 있다. 이미 교역이 이뤄진 주권이나 시설물 등에 대해서도 원상회복을 명령할 수 있게 했다. 중국은 지난해에만 400억 달러 규모의 해외기업을 인수합병했지만 같은 규모로 외국 투자자들에 의해 자국 기업이 인수합병됐고, 이 때문에 주요 기술의 해외유출 우려가 높아 가고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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